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우도
    2026-06-22
    검색기록 지우기
  • GT
    2026-06-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5,973
  • V라인 만들려다 턱 염증… 못 믿을 체형관리

    V라인 만들려다 턱 염증… 못 믿을 체형관리

    서울에 사는 40대 여성 김모씨. 지난해 3월 한 경락마사지 업소의 20회 이용권을 180만원에 구입했다. 하지만 8회 이용하고 나자 얼굴이 심하게 부어 올랐다. 이를 진정시키려고 진정 마사지를 받았지만 오히려 얼굴은 더 부풀어 올랐고 급기야 치통까지 생겼다. 결국 턱뼈에 염증이 생겨 6주간 병원신세를 졌다. 잇몸 파열로 값비싼 임플란트 치료까지 받아야 했다. 최근 ‘얼짱’, ‘몸짱’ 열풍을 타고 100만원 이상의 고가 피부·체형 관리서비스 이용자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피부염, 부종 등 부작용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9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피부·체형 관리 서비스로 인해 발생한 소비자 피해 접수가 2011년 135건에서 지난해 191건으로 41.5% 늘었다. 올 들어서도 6월까지 82건의 피해 사례가 들어왔다. 유형별로 계약을 해지할 때 생기는 업체와의 갈등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피해구제 사례 가운데 57.1%(156건)가 계약해지 처리를 거부하거나 위약금을 너무 많이 청구해 발생했다. 박피술, 미세침 시술 등 불법 의료 행위에 의한 피해도 16.5%(45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피부 염증이 46.7%(21건)로 가장 많았고 부종(얼굴이 붓는 병) 4건, 두통 2건 등이었다. 너무 강한 마사지로 잇몸이 파열되거나 속눈썹 연장 때 눈을 다친 경우도 각각 1건씩 발생했다. 서비스에 드는 비용은 매우 높았다. 지난 1년 6개월 간 피해구제 사례 가운데 100만원 이상이 51.1%이었으며 300만원 이상도 17.7%에 달했다. 1000만원 이상도 1.5%였다. 성별로 여성이 93.0%였고 연령별로는 20대 39.6%, 30대 36.5%, 40대 9.1% 순이었다. 이진숙 소비자원 서비스팀장은 “피부·체형관리 서비스 업소들은 대부분 자신들이 법을 위반한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여성들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나 가격도 높고 피해정도도 심한 만큼 보건복지부·공정거래위원회 등 관련 부처들이 표준약관이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원은 피부·체형 관리업소 이용할 때 반드시 계약서를 받고 부작용이 생기면 피해 사진이나 의사 소견서 등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마음을 쉬게하는 독서가 학교폭력 줄이죠”

    “마음을 쉬게하는 독서가 학교폭력 줄이죠”

    “꽤 오래전부터 학교를 무대로 10대가 주인공인 작품을 쓰고 싶었어요. 소년과 소녀가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작품은 많이 썼지만, 그들의 사생활을 통해 학교 생활을 정면으로 그린 작품은 써본 적이 없었거든요.” 일본 미스터리 소설의 대가 미야베 미유키(53)는 9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5년 만에 내놓은 신작 ‘솔로몬의 위증’에 대해 이렇게 입을 열었다. 소설은 중학교와 중학생에 관한 이야기다. 크리스마스 아침 교정에서 2학년 남학생 가시와기 다쿠야가 시신으로 발견되고, 경찰은 그가 자살한 것으로 결론 내린다. 끝난 줄 알았던 사태는 다쿠야가 불량 학생들에게 살해 당했다는 고발장이 학교로 날아들면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다. 전작 ‘화차’가 다중채무에 빠진 여자의 실종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의 서늘한 이면을 파헤쳤 듯 이번 작품 역시 학교 안에만 머물지는 않는다. ‘솔로몬의 위증’은 학교에서 교육으로, 교육에서 다시 일본 사회로 외연을 확장해 간다. 소설의 배경은 버블 붕괴 이후 1990년대의 도쿄지만, 학교와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은 놀라울 만큼 지금의 한국과 닮았다. 공교육은 흔들리고, 가족은 무너진다. 관계가 표피화되면서 개인은 한없이 내면으로 침잠한다. 죽은 다쿠야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는 부모와 형제조차 명확히 알지 못한다. “언제부터 일본 사회에 이런 일이 생겼는지는 저도 뭐라고 답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어떤 명확한 선 하나가 있어서 그것을 전후로 사회의 무엇인가가 결정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명확한 선’을 긋는 것만이 문제의 원인을 찾는 최선의 방법은 아니 듯 소설도 범인을 찾는 것에만 관심을 갖지는 않는다. 그보다 작가가 집중하는 부분은 무너진 교육 체계의 세밀한 층층과 일본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발생하게 된 전반적 과정이다. 학생과 교사, 가족, 경찰, 이웃의 시점으로 번갈아 이야기를 진행해 나가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솔로몬의 위증’은 미야베가 처음으로 쓴 법정 추리극이다. 학교도, 경찰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학생들은 직접 진실을 알아내기로 하고 교내 재판을 연다. 여기에는 1990년 지각해서 뛰어오던 여학생이 교사가 갑자기 닫아버린 교문 틈에 끼여 사망한 사건이 영감이 됐다. 이 학생의 불행한 죽음을 두고 고베의 한 고등학교에서 실제 모의 재판이 열린 것이다. 이번 작품은 2002년부터 9년여에 걸쳐 연재한 대작이다. 원고지 분량만 8500매에 이른다. 작가는 “세부적인 인물 설정이나 등장 시점 등은 처음과 비교해 꽤 달라졌다”면서 “구상 단계에서는 조연이었던 인물이 작품을 쓰면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법률 사무소에서 일한 경험과 함께 “무엇 하나 잘하는 것 없이 눈에 띄지 않았던” 학생 시절의 기억도 녹여냈다. “학교 폭력 같은 문제가 왜 이렇게 심각해졌는지는 답하기 어려운 질문입니다. 하지만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 아침마다 시간을 정해놓고 학생들에게 독서를 시켰더니 상황이 나아졌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어요. 독서는 단순히 책을 읽는 게 아니라 마음을 쉬게 하고 고독과 친해지는 행위잖아요. 학교를 비롯한 현실에서 독서와 반대되는 현상들만 넘쳐나는 것이 원인의 하나는 아닐까요.”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정신과 부담 덜고 속마음 열고… 영등포의 ‘대나무 숲’

    정신과 부담 덜고 속마음 열고… 영등포의 ‘대나무 숲’

    서울 영등포에 사는 30대 주부 A씨는 남편과의 불화 때문에 이혼까지 고려할 만큼 마음고생을 심하게 겪었다. 누군가와 대화하고 싶었으나 딱히 고민을 털어놓을 곳도 없었다. 마침 지역 소식지를 통해 힐링 캠프 상담실을 알게 됐다. 그는 주기적으로 상담실을 방문,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되돌아보며 마음을 추스르게 됐다. 생활의 활력을 찾은 것은 물론이다. 이제 A씨는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는 지인을 보면 힐링 캠프를 찾아가라고 권유한다. 영등포구가 현대인, 도시인들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마련한 힐링 캠프 상담실이 인기를 끌고 있다. 9일 영등포구에 따르면 지난 5월 초 보건소 청사 5층에 정신적 스트레스로 전문가 상담을 받아보고 싶지만 병원 정신과를 찾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캠프를 마련했다. 사무실 하나에 상담실 2개, 임상심리 전문가와 정신보건 사회복지사 각 1명으로 꾸려진 캠프는 이미 200건 이상을 상담했다. 정기적으로 상담받는 경우도 50명가량 된다. 힐링 캠프에 방문하면 불안, 강박, 대인 기피 등 심리 문제부터 인터넷 중독, 학교 부적응 등 청소년 문제, 이혼 및 자녀와의 갈등 등 가족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민을 털어놓고 상담받을 수 있다. 만약 정신질환 수준으로 판단될 경우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보건소 내 정신보건센터 등으로 연결해 준다. 매주 수요일에는 사무실을 벗어나 지역 곳곳을 찾아가 이동 상담을 하거나 정신건강 교육을 실시한다.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운영한다. 상담을 원할 경우 전화 예약을 해야 한다. 전성규 임상심리 전문가는 “요즘 정신적인 고통을 겪는 사람이 한층 많아지고 있는데, 이에 적극 대응하지 않으면 충동 범죄나 자살이 급증하는 등 사회병리학적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씨줄날줄] 표절과 인용 사이/문소영 논설위원

    “표절 시비에 패가망신 리스크는 높아지는데 논문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하다.” 지난 3월 특수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던 후배는 이런 장탄식을 날렸다. 한창 논문 표절문제가 사회적 화두가 되고 ‘지식 도둑질’에 대한 응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던 때였다. 자기계발 강사 김미경, 방송인 김미화씨가 석사 논문 표절 의혹으로 방송에서 하차하고, 배우 김혜수씨 또한 석사논문 표절을 시인하고 학위를 반납한 것도 그 무렵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 이성한 경찰청장,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 등은 표절 논란에 대해 구두 사과로 어물쩍 넘어갔지만 명백히 공인(公人)의 반열에 드는지도 불분명한 방송인들은 비교적 가혹한 대가를 치른 셈이다. 표절을 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대해 명확하게 답을 내놓을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듯하다. 어려서부터 글쓰기에 단련된 서양과 달리, 우리는 남의 글을 인용해 글을 쓸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조차 제대로 훈련이 돼 있지 않다. 논문을 작성할 때도 인용한 논문의 출처를 밝혀야 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세부사항에 들어가면 헷갈리기 일쑤다. 미국에서는 관사(a, an, the)와 오브(of)와 같은 전치사를 포함해 6개의 단어를 연속 인용하면 안 되고, 단어 6개 이상을 인용할땐 반드시 큰따옴표(“ ”)를 사용하도록 돼 있다. 출처의 페이지는 물론 재인용의 경우도 원래의 출전을 밝힌 뒤 재인용자를 밝혀야 한다. 40단어 이상을 따올 때는 큰따옴표는 별도의 블록을 만들어 주고 글자의 크기도 변경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와 관련,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2011년 인용의 원칙을 인터넷을 통해 제시한 바 있다. “출처를 밝혔더라도 원문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면 따옴표 등 직접 인용 방법을 통해 표현해야 하고, ‘간접 인용’ 방법을 사용하려면 한 문장에 두 단어 이상을 연속으로 동일하게 써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런 그가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누군가가 영국 액시터대학에서 경찰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의 논문을 살펴본 뒤 ‘26곳에서 따옴표를 사용해 직접 인용해야 할 부분이 간접 인용으로 처리됐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그러자 표 전 교수의 논문을 심사한 영국 지도교수가 “인용 부호 오류”라며 표절 의혹을 일축하는 이메일을 보내왔다고 표 전 교수가 블로그에 9일 밝혔다. 아직 대학 측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시대는 학위 논문에 대해 한층 엄정한 검증을 요구한다. 그러나 비전문적 입장에서 학문의 잣대를 떠나 스토킹 수준으로 시시비비를 가리겠다고 나서는 것은 삼가할 일이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서울 아파트 부조리 조사하니 ‘多 걸렸다’

    서울시가 6월 한 달 동안 시내 아파트 단지 11곳을 대상으로 관리 실태 시범 조사를 벌인 결과 부조리 168건을 적발해 이 가운데 10건을 수사 의뢰키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입주자대표회의 회의록 부실 작성 등으로 행정지도 73건, 입찰규정 위반·장기수선 계획 미수립 등으로 인한 시정명령 및 과태료 83건, 무자격업체와 계약·공사 입찰 방해 등으로 수사 의뢰 10건의 조치가 취해졌다. 공사·용역 관련 부조리가 압도적이었다. 10개 단지에서 200만원 한도를 초과해 수의계약을 남발한 사례가 56건(39억원) 적발됐다. 한 단지의 경우 공사비를 200만원 이하로 쪼개 무자격업체와 수의계약한 사례도 42건(9억 7000만원)이나 됐다. 아예 입찰참가 자격이 없는 무자격 업체와 수의계약한 사례가 2개 단지 2건(11억 2000만원), 공정 입찰을 방해하고 담합하는 등 공사비를 과다 산정한 사례가 2개 단지 11건(38억 7000만원), 공사물량 과다 산출 등으로 관리비가 낭비된 사례가 4개 단지 10건(2억 7000만원) 등 부조리가 줄을 이었다. 어떤 단지에선 권한 없는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직접 계약한 사례가 16건(1억 9000만원)이나 적발되기도 했다. 관리비도 계획 없이 쓰거나 장기수선충당금과 관리비를 구분하지 않은 채 혼동해 운영하고, 재활용품 매각 등 잡수입 운영을 부실하게 하는 등 입주자대표회의가 쌈짓돈처럼 사용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견됐다. 주민에게 혜택이 돌아가기는커녕 부담을 늘리는 경우도 잦았다. 장기수선 계획과 장기수선 충당금도 부실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계획은 아파트 준공 때 사업 주체가 수립하고 이후 3년마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조정해야 하나 전문성 없이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또 충당금 적립액이 턱없이 부족해 제때 수선되지 않는 바람에 건물이 노후화되고 부족한 충당금을 관리비로 때우는 문제점도 있었다. 입주자대표회의 내부적으로는 수의계약을 하거나 관리비를 전용하는 등 이권 다툼이 심각한 것은 물론 다수파와 소수파 간 분쟁, 선거관리위원회와의 분쟁으로 아파트 관리가 파행으로 치닫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아파트 부조리를 없애려면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며 “서울시도 아파트 관리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제도 개선 등 모든 조치를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퇴비촌이 아파트촌 둔갑… 못 믿을 분양 광고

    퇴비촌이 아파트촌 둔갑… 못 믿을 분양 광고

    집값 하락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아파트 분양 허위 광고를 둘러싼 시공사·입주민 간 분쟁이 늘고 있다. 단지 내 녹지비율 같은 주변환경부터 조망권·상권·바닥소재까지 분쟁 소재도 다양하다.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 완료라고 속인 일도 있다. 지난해 소비자원의 주택 관련 피해구제 건수 가운데 아파트 관련 건수가 88.8%를 차지하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허위광고에 대한 아파트입주민회의 신고·문의전화가 최근 부쩍 늘었다”면서 “공정위에 신고하지 않고 바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예도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7일 공정위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2006년 8월~2008년 12월 2년 4개월간 홈페이지·카탈로그 등에 경남 진주 금산면에 들어서는 두산위브아파트 북쪽이 대규모 아파트 주거지역이라고 광고했다. 하지만 진주시청에 따르면 이곳은 비닐하우스 재배단지로 아파트가 들어설 계획조차 전혀 없던 곳이었다. 이 아파트 입주민들은 “퇴비 냄새로 주거환경이 열악하다. 허위광고로 피해를 입었다”며 지난해 9월 신고, 공정위는 이날 두산건설㈜에 대해 경고조치했다. 지난해 11월 ㈜한양도 부당광고행위로 공정위 제재(시정명령)를 받았다. 2009년 10월~2012년 1월 김포한강신도시 한양수자인 1차 아파트 분양 광고에서 단지 내 자연녹지면적 비율이 56%로 ‘한강신도시 내 최고 녹지율’이라고 광고했다. 하지만 2009년 김포시청에 제출한 자료의 녹지율은 50.39%에 불과했다. 이 비율은 인근 다른 아파트보다 높지 않았다. 분양률을 속인 경우도 있다. DSD삼호㈜는 2008년 6월~2009년 3월 9개월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 있는 일산자이 분양광고를 하면서 ‘4블록 분양 완료 성원에 감사합니다’라고 광고했다. 하지만 4블록(1288가구) 분양률은 광고를 시작한 2009년 6월 71.3%에 그쳤고, 2009년 9월에도 90.8%에 불과했다. 허위 광고했지만 100% 분양률을 달성하지 못한 것이다. 결국 지난해 4월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정남향이라는 광고도 의심해 봐야 한다. 남광토건㈜은 2007년 11월~2008년 5월 인천 계양구 박촌동의 계양하우스토리 아파트 분양광고에서 ‘전 가구가 남·동향으로 채광이 좋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257가구 가운데 137가구는 남서향, 60가구는 남향, 60가구는 동향으로 나타났다. 이태휘 공정위 서울사무소 소비자과장은 “도로 구조·대통교통 편의 여부 등 주변환경 실태는 소비자가 직접 방문해 확인하고 학교·지하철역·백화점 등 앞으로 들어선다고 하는 시설의 진행사항은 반드시 관할 기관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아파트 분양 등에서 분양 현황·조망권 등에 대한 허위과장광고에 대해 지속적인 감시활동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열린세상] 중국과의 관계개선의 득과 위험/한순구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중국과의 관계개선의 득과 위험/한순구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삼국지를 보면 제갈공명이 관우에게 형주 땅을 맡기면서 부탁하는 장면이 나온다. 형주와 맞닿아 있는 두 나라인 위(魏)나라와 오(吳)나라를 대함에 있어 오나라와는 친선관계를 유지하고 위나라와는 대립적인 관계로 가라는 것이다. 하지만 관우는 이런 제갈공명의 말을 무시하고 위나라와 오나라를 동시에 적대시하다가 결국 형주 땅도 빼앗기고 자신도 목숨을 잃게 된다. 개인의 인생이나 조직의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누구와 친하고 누구와 대립하느냐이다. 이를 제대로 파악했다는 점에서 제갈공명의 진정한 위대함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며 미국과 더불어 주요2개국(G2)을 형성하고 있는 중국을 박근혜 대통령이 방문하여 양국 우호 증진에 크게 기여한 것은 정말로 의미 있고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관우가 위나라·오나라와 모두 적대 관계를 만든 것에 비하면, 현재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국·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쌓고 있으니 정치·경제적으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게 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해결방법을 전혀 찾지 못했던 대북관계도 이제는 희망이 보인다고 할 수 있고, 미국에 이어 중국과도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 경제적으로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게 될 것이다. 이렇듯 중국과의 관계 개선은 우리의 미래에 정말 중요한 대사건이지만, 한편 우리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양날의 칼이 될 수 있음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첫째, 이번에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미국과 중국이 북한 문제 등을 놓고 의견의 합치를 볼 수 있어서 양대국 간의 외교관계가 좋아졌다는 사실이 엄연히 존재한다. 문제는 차후 미국과 중국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면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라는 점이다. 물론 가장 간단하고, 어찌 보면 안전한 방법은 한쪽으로 확실하게 편을 드는 것이다. 그러면 고민할 일도 없고 오해를 살 것도 없다. 사실 이렇게 확실하게 미국과의 관계를 우선시하는 것이 지금까지 우리의 외교 전략이었고, 지난 6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런 외교 전략을 통하여 우리는 큰 이득을 보았다. 그런데 이러한 간단하고 확실한 외교 전략을 벗어나 미국과 중국 양쪽과 우호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훨씬 복잡하고 위험한 외교 전략이다. 두 마리 토끼를 쫓다가 두 마리 모두 놓치는 상황이 충분히 벌어질 수 있어서다. 이런 점에서 우리 정부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기뻐할 상황이 아니라 이제부터는 더욱 복잡하고 조심스러운 외교 상황을 다루어야 한다는 경계심과 부담감부터 느껴야 할 것이다. 이는 비단 정부뿐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가 주지하고 조심해야 할 사항이다. 둘째, 다수의 강대국과 친교가 맺어지면 국론이 분열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구한말에도 근대화 추진에 갈 길이 바빴던 우리 정부가 친청파, 친러파, 친일파 등으로 나뉘어져 싸우다가 결국 멸망했던 경험이 있다. 이는 물론 아주 극단적인 상황의 예이지만, 가까운 장래에 우리 국민들도 친미국과 친중국으로 의견이 나뉘어 대립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내가 잘 아는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이미 미국과의 FTA를 반대하던 경제학자가 중국과의 FTA는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경우도 많으며, 그 반대의 경우도 자주 볼 수 있다.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학문이라는 경제학자들도 미국에 더 호감을 느끼는 쪽과 중국에 더 호감을 느끼는 쪽에 따라서 의견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 한 국가 안에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것은 아주 바람직한 일이다. 국내에 친미파와 친중파가 있어서 둘이 서로 잘 협력하여 각자 미국과 중국과의 외교에 노력한다면 국익은 크게 신장될 것이다. 문제는 다양한 의견을 가진 집단들이 국익이라는 큰 대의명분을 위해 일하지 않고 서로 갈등하고 대립하는 경우가 생기기 쉽다는 점이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은 우리에게는 큰 기회이다. 하지만 우리가 더욱 조심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면 큰 기회는 큰 위기로 바뀔 수 있는 것이다.
  • 인천 시민도 모른 실내&무도대회 내년 아시안게임 불안불안

    내년 인천아시안게임의 리허설 무대인 인천 실내&무도 아시아경기대회가 8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막을 내렸다. 한국 대표팀은 안방에서 종합 2위를 달성했다. 하지만 홍보 부족에 따른 무관심과 미숙한 대회 운영으로 내년 아시안게임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과제를 남겼다. 지난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폐막한 대회에 대표팀은 금메달 21개, 은메달 27개, 동메달 19개로 중국(금 29, 은 13, 동 10)에 이어 종합 2위를 차지했다. 종합 순위 3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하지만 대부분 관중석이 텅 빈 채 경기가 펼쳐져 흥행에는 실패했다. 젊은 층에 인기가 많은 e스포츠 스타크래프트2 결승전도 4000석이 넘는 관중석 중 700여석만이 찼고, 실내카바디는 50여명이 관전하는 데 그치기도 했다. 인천시민조차 대회를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입장권 강매에만 열을 올리고, 홍보를 소홀히 한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조직위는 개막식이 열린 지난달 26일 개·폐회식 2~3등석과 풋살, 킥복싱 등 일부 종목이 매진되는 등 2만 5000여장의 입장권이 사전 예매됐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29일에는 입장권 판매액이 당초 목표 3억 9700만원을 초과한 4억 4000만원에 달했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상당수가 인천시와 산하단체, 상공회의소, 송도 인근 쇼핑몰 등을 상대로 판매한 것이었다. 억지로 입장권을 구매한 이들은 경기장을 찾지 않았고, 온라인에서는 입장권을 반값에 되파는 경우도 있었다. 대회 운영도 미숙했다. 인천 송도 컨벤시아나 안산 상록수체육관 등 접근성이 떨어진 곳에서 경기가 열렸고, 차유람이 출전했던 지난 2일 여자 개인볼 10볼 32강전은 운영상 문제로 무려 1시간이나 지연됐다. 조직위와 취재진과의 마찰도 종종 빚어졌다. 조직위는 오는 18일 자체평가회의를 개최하고, 문제점을 보완해 인천 아시안게임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씨줄날줄] 조용필 상표권/정기홍 논설위원

    몇년 전 서울 종로 북촌 한옥마을에서 ‘북촌’ 명칭을 둘러싼 등록상표권 논란이 있었다. 이 일대에서 북촌이라는 상호를 사용하던 상인들이 북촌 상표권을 선취한 이로부터 사용료를 내라는 통보를 받은 것이 발단이 됐다. 서울시에 상호 등록을 한 상인들은 지역명인 북촌이 상표 등록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서울시에 문의했다. 돌아 온 답은 북촌은 서울, 종로 등과 달리 현저한 지리적 명칭으로 보기 어려운 만큼 특허법상 상표 등록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결국 북촌이라는 이름을 달고 영업하던 칼국수집들은 간판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대법원은 2012년 국립대인 진주 경상대와 사립대인 창원 경남대 간의 ‘교명 상표등록’ 소송에서 경남대의 손을 들어 줬다. “경남대학교는 지리적 명칭인 경남과 보통 명칭인 대학교를 표시해 식별력은 없으나 오랫동안 사용해 식별력을 가진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판결 요지다. 현행 특허법상 ‘현저한 지역명’이 명칭 사용의 기준이 된 사례다. 경우는 좀 다르지만 미국 하버드대가 ‘하버드’라는 명칭을 쓰는 한국의 병원들에 대해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 승소한 적도 있다. 병원 측은 할 수 없이 이름을 바꿨다. 공짜 지적재산권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 특허권이나 저작권, 상표권, 실용신안권 등 지적재산권을 보다 더 많이 갖는 사람이 돈을 버는 세상이 됐다. 지적 재산권 문제는 사회 전반의 주요 이슈가 된 지 오래다. 단순한 지역명이나 사람 이름을 넘어 온갖 유·무형의 지적재산권에 이르기까지 영토를 넓히고 있다. 인터넷 기술이 발달하면서 지적재산권 침해 구제 혹은 사용 권리를 요구하는 사례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스마트폰 측면의 곡선 디자인 모방을 둘러싼 ‘세기의 소송’을 아직도 진행 중이다. 인터넷 도메인 선점 경쟁도 결국 지적재산권 확보를 위한 것이다. 가수 조용필씨가 최근 특허청에 자신의 이름을 상표로 출원했다고 한다. 한글 이름과 함께 영문, 이니셜, 한자 등 4건을 한꺼번에 신청했다. 음반과 서적, 공연 기획, 전시 등 70여개 업종과 상품도 상표 등록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별다른 생각 없이 유명 이름들을 빌려 써온 우리로선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엔 상표 자체뿐만 아니라 서비스 브랜드를 동시에 등록하는 영민한 경우도 급증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 상표권 침해 사례를 찾아내 합의금을 요구하는 상표 브로커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이러다간 유명 가수의 이름을 딴 시장통의 각설이타령도 듣기 힘든 각박한 세상이 올까 저어된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경제 브리핑]

    국민·수출입銀 ‘최우수 수출입 금융’ 국민은행이 영국의 무역금융 월간지 ‘트레이드 파이낸스’가 선정한 ‘2013년 한국 최우수 수출입 금융은행’으로 3년 연속 선정됐다고 4일 밝혔다. 한국수출입은행도 ‘2013년 최우수 아시아·태평양 수출신용기관’으로 선정됐다. ‘유로머니’가 발행하는 트레이드 파이낸스는 매년 부문별로 최우수 금융기관을 선정한다. 하나SK 해피포인트 더블 체크카드 하나은행과 하나SK카드는 모든 해피포인트 가맹점에서 현금 캐시백 20%와 해피포인트 5%를 적립해 주는 ‘하나SK 해피포인트 더블 체크카드’를 4일 출시했다. 기존 해피포인트 카드 회원이 아니어도 자동으로 가입돼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등 전국 5500여 가맹점에서 이용할 수 있다. LIG, 암 진단비 5회 지급 보험 출시 LIG손해보험은 암 종류에 따라 진단비를 최대 5회까지 받을 수 있는 ‘무배당 LIG110메디케어 건강보험’을 4일 출시했다. 최대 5차례에 걸쳐 최고 1억 2300만원의 암 진단비를 주는 것이 특징이다. 생존기간이 6개월 이내라는 전문의 진단이 있으면 사망 보험금의 50%를 선지급한다. 농협카드, 워터파크 최대 40% 할인 NH농협카드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대명 오션월드 등 워터파크 20여곳에서 자사 카드로 현장에서 결제하면 최대 40%를 깎아주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휴가용품을 오는 31일까지 G마켓 등 주요 인터넷 쇼핑몰에서 농협카드로 결제할 경우도 11%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 마을사람 다 모르는 ‘마을변호사’

    마을사람 다 모르는 ‘마을변호사’

    “마을변호사요? 처음 듣는데요. 정부에서 좋은 제도를 만들었다고 자화자찬해 봤자 실제 이용하거나 도움받는 주민이 없으면 탁상행정 아닌가요.” 출범 한 달을 맞는 ‘마을변호사’ 제도의 도입 취지가 무색할 지경이다. 정부는 지난달 5일 농어촌 등 법률 서비스 사각지대 지역 주민들의 법률 문제 해소를 위해 변호사가 없는 전국 246개 지역에 414명의 마을변호사를 배정했지만 혜택을 받아야 할 지역 주민 대다수는 마을변호사 제도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4일 서울신문이 마을변호사 시행 한 달을 맞아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마을변호사를 배정받은 여주군에서 실태조사를 한 결과 대부분이 마을변호사 제도를 모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재팀은 지난 3일 오후 1~4시 여주군의 번화가인 여주읍 중앙로 상가거리에서 ‘마을변호사, 알고 계신가요’라는 제목으로 현장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에 응한 성인 남녀 104명 중 102명이 “모른다”고 답했다. 읍에서 식당을 하는 이모(53)씨 등은 “들은 적도 없고 홍보 포스터를 본 적도 없다”고 했다. 오히려 취재팀에 마을변호사 제도에 대해 묻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홍문리의 이장도 “모른다. 포스터나 공문을 본 적도 없다”고 했다. 마을변호사 제도에 대해 아는 사람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김모(43)씨는 “지난해 관리비 납부 소송 건으로 여주읍의 대한법률구조공단에 갔었는데 형식적으로 상담해 정식 변호사를 선임했다. 무료여서 책임감이 덜한 것 같았다”면서 “전화로 상담한다는 마을변호사는 더 겉치레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여주군 관계자는 “시행 초기여서 공무원 중에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했다. 여주읍 관계자는 “군에서 주관하는데 특별히 하는 게 없다”고 했다. 여주군에는 여주읍·가남면·흥천면·금사면·대신면·북내면 등 6곳에 20명의 마을변호사가 배정됐다. 군은 지난달 군민의 법률 복지가 향상될 것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실상은 정반대였다. 다른 지역들도 별반 차이가 없었다. 강원 홍천군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김모(54)씨는 “처음 듣는다”면서 “지역민 중 마을변호사를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전북 완주군에서 식당을 하는 이모(43·여)씨는 “상담을 하라고 했으면 최소한 변호사가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하는지를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열린세상] 금융감독의 독립성 확보가 더 중요하다/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금융감독의 독립성 확보가 더 중요하다/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지난달 21일 금융위원회의 ‘금융감독 체계 선진화 태스크 포스(TF)’는 금융감독원의 금융소비자보호처를 내부 준독립기구화하는 금융감독 체계 개편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은 금융소비자 보호 방안으로는 미흡하다고 지적하면서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독립기구로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하였다. TF의 ‘업적’(?)을 무색하게 하는 이례적인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발표와 지적이 금융감독 체계 개편의 본질적인 쟁점을 다루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행 금융감독 체계의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금융감독의 독립성 확보가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외국의 연구 결과(마시안다로 등, 2008)에 의하면 우리나라 금융감독 독립성 순위는 선진국(25개국)과 개발도상국(30개국) 55개 국가 중에서 거의 최하위인 48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금융감독 체계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왜 금융감독의 독립성이 중요한가. 그것은 정치권이나 정부로부터 독립된 금융감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금융 불안정이 발생하여 금융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 국가도 감독기구를 정부로부터 독립된 ‘특수 공법인’ 형태로 만들고, 감독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확보하는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우리나라 현행 금융감독 체계는 어떤가. 정부기구인 금융위원회가 금융감독 정책 권한을 갖고 있으니 독립된 금융감독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더구나 금융위원회는 금융산업 정책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금융산업 정책과 금융감독 정책 사이의 견제와 균형이 유지되지 못하고 있다. 2003년 신용카드 사태, 2011년 저축은행 부실 사태 등은 금융감독 정책이 금융산업 정책에 압도되어 제대로 감독이 이루어지지 않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더욱이 감독기구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으로 나누어져 있는 이원적인 체제로서,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기이한 현상이다. 그래서 두 기관 사이에 갈등과 마찰이 일어나고, 서로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 전형적인 감독의 비효율성이 나타난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금융위원회의 제재권 강화와 금융소비자보호처의 준독립기구화 방안을 제시한 TF 보고서는 졸작 중의 졸작이다. 애당초 TF가 출범할 때부터 이런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것은 이 분야 전문가라면 거의 예상할 수 있었다. 이해 당사자인 금융위원회가 TF 위원을 선임하였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가 터지고 나서 국무총리실 산하에 설치된 ‘금융감독혁신 TF’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심지어 국무총리실이 발주한 2012년 연구 용역 보고서는 금융감독기구를 정부 조직으로 해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렇게 되면 ‘관치금융’이 심해질 것이 뻔한데도 불구하고 정부 입맛에 맞는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는 금융감독 체계의 근본적인 개편 방안을 모색할 수 없다. 금융감독 체계 개편 논의에서 이해 당사자인 금융위원회와 정부 관련 부처는 배제되어야 한다. 대통령이 결단을 내리든가 아니면 국회가 주도하여야 한다. 전문가로 구성된 대통령 직속의 특별위원회를 설치하든가 아니면 국회에 특별위원회를 설치하여 민간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한 올바른 금융감독 체계 개편 방안을 모색하여야 한다. 외국도 민간 전문가 위원회를 설치하여 성공한 사례가 많다. 영국, 호주, 캐나다의 사례를 들 수 있다. 그러지 않으면 문제투성이인 현행 금융감독 체계를 바로잡을 수 없다. 정부는 금융감독권을 계속 가지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정부는 금융산업정책 업무만을 수행해도 충분하다. 금융감독 업무는 ‘공적 민간 기구’가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게 해야 금융감독의 기본 원칙인 독립성·전문성·책임성을 확보할 수 있고, 효율적인 금융감독이 이루어질 수 있다. 제2의 금융위기를 막으려면 하루빨리 현행 금융감독 체계를 고쳐야 한다. 다음 정부까지 기다려서는 안 된다.
  • “美·阿 원조에서 동반자 관계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아프리카의 관계를 ‘원조’에서 ‘동반자’ 관계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아프리카 3개국 순방 마지막 일정으로 탄자니아를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자카야 키크웨테 탄자니아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새로운 아프리카’ 관계를 천명하며 이같이 제안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단순히 원조와 지원에 기대지 않고 교역과 동반자 관계에 근거하는 새로운 관계모델을 모색 중”이라며 “궁극적인 목표는 아프리카가 스스로 아프리카인들을 위한 아프리카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예를 들어 단순히 탄자니아인들에게 식량을 제공하기보다는 탄자니아인들이 스스로 곡식을 키우도록 돕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순방 마지막 날인 2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탄자니아 주재 미국 대사관을 방문, 1998년 폭탄 테러 사건으로 숨진 11명을 기리며 함께 헌화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연구소’가 주최하는 아프리카 여성 관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탄자니아를 방문했다. 미국 경기침체 등에 대한 책임을 두고 비난전을 벌이며 사이가 벌어졌던 두 사람은 이날 서로 공적을 치켜세우는 등 모처럼 훈훈한 모습을 연출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피싱사기 피해액 1인당 992만원

    피싱사기 피해액 1인당 992만원

    보이스피싱 등 피싱 금융사기로 인한 1인당 피해금액이 거의 1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2%는 5000만원 이상을 사기당했다. 경제활동이 활발한 30~50대와 수도권 지역에서 피해자가 많았다. 금융감독원은 2006년부터 올 5월까지 경찰청에 신고·집계된 피싱사기 피해 규모가 총 4만 1807건에 4380억원에 이른다고 2일 밝혔다. 2011년 12월 피싱 사기에 대한 환급을 시작한 이후 환급 건수는 3만 2996건, 환급 액수는 336억원으로 조사됐다. 피해금이 일부 환급된 사례를 분석한 결과, 1인당 피해 금액은 평균 992만원이었다. 전혀 환급이 이뤄지지 못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실제 피해 규모는 이보다 클 것으로 추정된다. 금액별로 1000만원 미만이 전체의 72.2%(1만 1233명)로 가장 많았지만 5000만원 이상 고액 피해자도 2.1%(331명)나 됐다. 연령별로는 경제활동 계층인 30~50대가 74.5%를 차지했지만 20대 이하도 6.6%였다. 피해발생 지역은 서울 28.3%, 인천·경기 30.3% 등 수도권이 58.6%를 차지했다. 금감원은 경기와 서울, 부산이 인구 대비 피해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밝혔다. 발생 시간대는 금융사의 영업시간이자 피해자의 업무시간인 오전 9시에서 오후 4시 사이가 68.4%를 차지했다. 금감원은 인터넷뱅킹 이용 때 악성코드 탐지 및 제거를 주기적으로 하고, 출처가 불분명한 파일 다운로드나 이메일을 클릭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최근 들어 피싱사이트, 파밍 등 인터넷을 이용해 금융 정보를 빼낸 뒤 피해자의 계좌에서 돈을 직접 빼가는 범죄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장홍재 금감원 서민금융사기대응팀장은 “금융회사는 어떤 경우에도 보안카드 번호 전체를 입력하도록 요구하지 않는다”면서 “보안카드 번호 전체를 요구하는 경우는 100% 사기”라고 밝혔다. 피해가 발생할 경우 경찰청이나 금융사에 즉시 지급 정지를 요청해야 한다. 신고가 늦을수록 피해금을 환급받기가 어려워진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국적은 달라도 야생동물 살리기 앞장”

    “국적은 달라도 야생동물 살리기 앞장”

    “사라져 가는 서울의 야생동물 살리기에 앞장서겠습니다.” 2일 초대 서울동물원 명예원장으로 취임한 일본 자동차 기업 토요타의 한국대표 나카바야시 히사오(53)는 이렇게 첫 소감을 밝혔다. 도시의 발전에 따른 그늘인 환경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어릴 적 꿈이 동물원 원장이었다는 나카바야시 대표는 토요타를 지난해 6월부터 서울동물원 멸종위기 야생동물보호 후원기업으로 등록한 뒤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는 “서울이 인간뿐 아니라 동물도 배려하는 도시여야 한다”면서 “서울 근교 야산에 다람쥐와 담비 등이 사라져가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또 “애완동물이나 반려동물을 위한 시민의 기부문화는 확산하고 있지만 멸종위기에 놓인 야생동물을 위한 보살핌은 거의 없는 실정”이라면서 “국적은 다르지만 서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명예동물원장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국민과 기업의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외국의 동물원과는 달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울대공원 동물원은 예산 부족 등 탓에 생태동물원으로 변화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따라서 기업의 참여가 절실했다. 나카바야시 대표는 “명예동물원장으로서 시민뿐 아니라 거주 외국인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동물원 환경개선, 시민들의 야생동물 보호에 대한 관심을 키우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단순한 동물원 후원에서 한걸음 나아가 동물 보존을 주제로 활동하는 작가에 대한 후원, 야생동물 보호 캠페인에도 나서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1월 10일부터 쇼셜네트워크서지스(SNS)를 통해 시민과 서울대공원 직원들로부터 추천된 분야별 저명인사 가운데 본인의 활동 의지 등을 고려해 명예동물원장으로 나카바야시 대표와 영화배우 박상원, 홍수아를 선정했다. 또 홍보대사로 버스킹(길거리 공연) 등을 통해 야생동물 사랑을 노래하는 가수 박희수와 아역 탤런트 강민지·민서 쌍둥이 자매를 위촉했다. 이들은 1년 동안 동물원의 이미지 변신과 멸종위기동물 보존 등 활동을 펼친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치아 급속교정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중요

    치아 급속교정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중요

    보통 치아교정은 2~3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므로 마음을 단단히 먹지 않으면 치료가 쉽지가 않다. 교정 기간 도중 사정이 생겨 치료를 못하는 때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대학 수험생들의 경우도 선택하기 어려울 수 있다. 때문에 돌출 입 등 치아교정을 짧은 시간에 할 수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에는 빠르고 안전한 급속교정 치료 법이 주목받고 있다. 항공사 승무원, 연예인 지망생, 아나운서, 모델, 예비신부 등 업무와 일상으로 바쁜 사람들이 급속교정 치료를 찾는 추세다. 급속교정은 잇몸 뼈에 긍정적인 자극을 가하는 코티코토미(corticotomy, 피질골 절단술)에 의한 생리적인 반응과 미니 스크루(mini-screw, 일명 미니 임플란트) 등을 적절히 이용한 치료법이다. 치조골이라는 잇몸 뼈에 긍정적인 자극을 주면 잇몸 뼈를 이어주는 치주 인대의 재배열도 활성화되며 이에 따라 치아의 이동속도가 매우 빨라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어 대부분 1년 안에 치아교정을 마무리할 수 있다. 하지만 급속교정은 최첨단의 치료법인 만큼 정밀한 진단과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극히 일부의 치과의사만이 시술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단기간에 치아교정을 끝내기 위해서는 서두르지 말고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한 뒤 치아교정을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길섶에서] SNS 조문시대/박현갑 논설위원

    살다 보면 애경사 챙길 일이 많다. 하지만 다 갈 수는 없는 일. 불가피하게 마음만 표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애경사 장소가 사는 곳과 멀리 떨어진 곳이라면 더 그렇다. 이런 경우라도 장례식은 가급적 참석하려 한다. 무엇보다 슬픔에 빠진 유가족과 정서적으로 공감하는 게 인간적이라 생각해서다. 얼마 전 조의 답례글을 문자메시지로 받은 적이 있다. 부음이나 결혼 등을 알리는 문자를 받은 적은 많지만 답례 글은 처음이었다. 혼례 답례는 떡으로, 장례의 경우는 대개 편지로 받은 터라 다소 의외였다. 알고 보니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알린다고 한다. 전문 업체도 많단다. 다양한 조의 답례글 샘플에 수백명에서 수천명까지 동시에 단체문자 전송도 가능하다. 상조회사를 중심으로 장례를 대행해 주는 것은 물론 답례글도 맞춤형으로 생산·유통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셈이다. 모바일 시대에 맞는 행동양식이라 생각하면서도, 불합리한 경조사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속도로만 내몰리는 현대인의 일상을 보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행복한 100세를 위하여] (3부)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⑨ ‘뉴시니어’ 등장

    [행복한 100세를 위하여] (3부)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⑨ ‘뉴시니어’ 등장

    45년을 외교관의 아내로, 두 자녀의 어머니로 살아온 이오영(69·경기 수원시)씨. 지난해 1월부터 모델 활동을 시작하면서 인생이 확 달라졌다. 매주 수요일 오후 2시면 떨리는 마음으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뉴시니어 라이프’ 모델 연습실로 향한다. 자신이 짠 대본에 맞춰 워킹 연습을 하고 후배 시니어(senior·연장자) 모델들에게 노하우도 알려 준다. “새로운 환경에서 일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사귀는 게 좋아요. 자신만만해질 수 있고 자식, 손주들도 아주 좋아하네요.” 이씨의 좌우명은 ‘남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자’이다. “있는 듯 없는 듯한 사람이 아니라 눈에 띄는 사람이 돼서 사람들이 나를 찾아와서 의논하고 싶게끔 만들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수동적인 노인의 모습에서 벗어나 이씨처럼 적극적으로 자기 자신을 가꾸면서 살아가는 50~60대를 ‘뉴시니어’ 혹은 ‘액티브 시니어’라고 부른다. 굳이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신개념 연장자’, ‘적극적인 연장자’쯤 되지 않을까 싶다. 안신현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뉴시니어의 특징을 ▲젊고 ▲향수에 이끌리고 ▲자아실현 욕구가 강한 것으로 요약했다. 안 연구원은 “전통적인 어르신들은 은퇴 후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이미지인 데 비해 뉴시니어는 과거의 감성과 가치를 향유하면서도 젊어지려고 노력하고, 창의적이며 사회활동도 열심히 하는 특징을 갖는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다른 세대와의 공감능력’이 뉴시니어의 특징에 추가됐다. 63세의 가수 조용필이 지난 4월 19집 음반 ‘헬로’(hello)를 내면서 ‘조용필 신드롬’이 일었다. 발매 두 달 만에 음반 판매량이 22만장을 넘어서 국내 음반 차트에서 연간 음반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샤이니·소녀시대를 넘어선 기록이다. 올 5월 시작된 전국 콘서트 티켓은 가는 곳마다 매진 기록을 세우고 있다. 김윤수 유니버셜뮤직 과장은 “몇 년 전 쎄시봉 열풍이 1970~80년대 향수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지금 조용필 신드롬은 젊은 세대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또 다른 현상”이라면서 “콘서트에 오는 관객의 80% 이상이 20~40대라는 점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31일~6월 2일 서울에서 열린 조용필 콘서트의 연령대별 예매 상황을 보면 50대 이상(13.6%)보다도 40대(29.0%), 30대(27.6%), 20대(25.5%)가 훨씬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런 특성의 배경에는 시대상이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이 청년기였던 1960~70년대는 해외 대중문화가 유입됐고, 유현목 감독의 영화 ‘오발탄’이나 ‘신중현과 엽전들’ 같은 대중문화가 융성했다. 또 1970~2000년은 연평균 국민총생산(GDP) 성장률이 19.6%에 달했던 고도 성장기였다. 안 연구원은 “10~20대 때 다양한 문화를 접했고, 이후 경제적으로 급격한 성장을 경험하고 견인한 세대는 지금의 50~60대가 유일하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세대는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금 이 세대가 문화적 향수를 누릴 수 있는 건 그간 자기 문제를 주변 도움 없이 스스로 해결해 왔고 가시적 성과를 낸 경험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든든한 재력도 과거와 달라진 특징이다. 지난해 말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5분위(소득 상위 20%) 중 60대 이상 가구주 가구의 평균 소득이 1억 359만원으로 5분위 중 가장 높았다. 50대가 1억 358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 때문에 올 초 통계청은 은퇴한 부유층 대상 사업을 ‘블루슈머’로 선정하기도 했다. 여기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곳이 유통업계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들어 구매액 상위 20% 이상 고객 중 60대 이상만을 별도로 관리한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여기에 해당하는 고객 수는 2008년 5만 6000명에서 지난해 10만 2000명으로 거의 2배가 됐다. 1인당 연간 구매액도 750만원 정도로 4년 사이 20% 정도 늘었다. 온라인 쇼핑에서도 시니어들이 주 타깃층으로 자리 잡았다. 소셜커머스에 따르면 지난해 50대 이상 고객의 1인당 구입 단가는 12만 7432만원으로 20대(8만 3193원), 30대(11만 2644원)를 웃돌았다. 이 때문에 50대 이상 고객을 위한 전용 인터넷 쇼핑몰도 나왔다. GS샵의 ‘오아후’(오십대부터 시작하는 아름답고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쇼핑몰)가 대표적이다. 기존보다 홈페이지 글자 크기를 키우고 상품 사진도 2배 확대했다.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시니어의 비중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문화센터의 경우 2001년에는 50대 이상 수강자의 비중이 전체의 0.5%(668명)에 불과했지만 2006년 2.4%(3212명)에 이어 지난해에는 18.9%(5710명)로 커졌다. 이에 따라 2001년 14개에 불과했던 강좌 수도 지난해 251개로 크게 늘었다. 류미란 신세계백화점 문화팀 과장은 “요즘 시니어들은 자기 계발을 중시하고 새로운 만남에 대한 욕구가 강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사회 진출도 활발해졌다. 50대 취업자 수는 2000년 289만 9000명에서 2007년 409만 3000명, 지난해 535만 3000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2007년부터는 20대 취업자 수(399만 2000명)를 추월했다. 60대 이상 취업자 수도 2000년 196만 3000명에서 지난해 310만 8000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를 반영해 올 4월에는 노년 세대 노동조합인 ‘노년 유니온’이 출범하기도 했다. 노년층의 정치세력화도 눈에 띈다. 지난해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을 당선시킨 주역도 50~60대였다. 당시 50~60대 투표율은 20~30대에 비해 11% 포인트 이상 높았다. 안 연구원은 “일하고 싶어 하는 노인들은 늘고 있지만 그들이 일할 만한 곳은 아직 많지 않다”면서 “사회 일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 등의 적극적인 노인 역할 발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재능 기부 독려하는 착한 아파트가 뜬다

    전 국민의 65%가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살고 있지만 옆집 이웃의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것이 예사다. 남을 배려하기보단 개인 사생활을 더 중시하다 보니 층간 소음 문제 등으로 다툼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 같은 갈등을 해소하고자 최근에는 아파트를 진정한 공동체를 위한 공간으로 가꾸기 위한 노력이 활발하다. 특히 아파트 분양 시 재능기부 공간 및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아파트 입주민 가운데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면 임대료를 지원해 주거나 봉사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앞서 정부도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행복주택’ 일부 시범지구에 이 같은 ‘재능기부형’ 아파트를 조성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30일 대우건설과 동부건설은 김포에 분양 중인 ‘김포풍무 푸르지오센트레빌’에 입주민 재능 참여 프로그램 방식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스포츠·교육·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입주민이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에서 이웃 주민에게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면 강사비를 받는다. 이를 위해 시행사인 스카이랜드가 시설관리비를 제외한 커뮤니티 운영자금을 1년간 2억원 지원할 예정이다. 두 건설사는 현재 모델하우스에서 재능 참여 입주민을 모집하고 있다. 모집분야는 ▲태권도·검도·골프·요가·에어로빅 등 스포츠 ▲요리·꽃꽂이·바리스타 등 취미활동 ▲인문학·미술·음악·부동산·독서토론 등 교양강좌 ▲어린이 생활영어·서예· 컴퓨터 등 교육 ▲법률·세무·회계 등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5000여 가구의 대규모 단지로 조성되기 때문에 입주민 가운데 재능기부 지원자도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재능 있는 입주민은 경제활동을 할 수 있고 일반 입주민은 무상으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이 일정 기간 무상으로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입주민 자녀에게 재능기부를 하는 경우도 있다. 삼성물산은 서울 마포구 현석동에 공급하는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에 재능기부 프로그램인 ‘래미안 튜터링 서비스’를 실시한다. 장학생으로 선발된 대학생은 임대료를 지원받는 대신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에 마련된 강의실 등에서 영어나 수학·음악·미술 등을 가르치는 방식이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커버스토리-열정 노동 강요하는 사회] 남보다 3배 더 일하고 월급은 3분의1

    [커버스토리-열정 노동 강요하는 사회] 남보다 3배 더 일하고 월급은 3분의1

    지난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해외봉사단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신모(25·여)씨는 고민 끝에 올해 지원을 포기했다. 지난번 경험에서 학교나 종교단체 등을 통한 해외봉사 경력이 없으면 서류 통과도 어렵다는 점을 깨달았다. 신씨는 28일 “다들 소규모 해외봉사단에 참여한 뒤 그 경력을 디딤돌 삼아 더 큰 기관이 주관하는 해외봉사를 하더라”고 말했다. 해외봉사단 지원 수요가 늘다 보니 봉사활동에도 주관 기관에 따라 ‘급’이 생긴 셈이다. 지난해 현대차·LG·포스코·G마켓 등 기업 주관 해외봉사단의 평균 모집 경쟁률은 50대1을 넘었다. 해외봉사단이 인기인 이유는 자기소개서에 쓰는 ‘한 줄’로 기업이 원하는 열정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4년제 대학 졸업 후 구직 중인 김모(28)씨는 “아무리 좋은 스토리를 준비해도 첫 질문에서 면접관 마음을 얻지 못하면 면접 내내 질문을 못 받는다”면서 “해외봉사단 경험은 서류 전형 통과에도 유리하고, 면접에서 인상적인 첫 대답을 할 때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봉사단 경험이 ‘선택’이라면 요즘 청년인턴제는 ‘필수’ 덕목으로 여겨진다. 이미 인턴 경험이 있지만 올해 또 인턴을 지원한 강인(27)씨는 “요즘은 다들 인턴 경력이 있어서 인턴을 하지 않았다면 그 직종에 대한 열정이나 준비가 부족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1990년대 세계화 구호와 함께 영어 학습 바람이 불면서 기업이 토익 점수를 요구하고, 곧이어 구직자 영어 점수 인플레이션 현상이 생겼던 것처럼 인턴 역시 구직의 필수 코스가 된 셈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 5월 10만 2200여명 수준이던 청년층 인턴 경험자는 2010년 22만 7400명, 2011년 162만 7000명으로 급증했다. 정부와 기업은 인턴 직원에게 ‘열정’을 기대하지만, 청년들의 열정은 사실 억지 춘향인 측면이 있다. 인턴제가 본격 활성화되던 2011년 인크루트가 20대 구직자 65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1.6%가 인턴제의 단점으로 ‘저임금 노동착취’를 꼽았다. 이어 25.5%가 ‘정규직이 되지 못했을 때 받는 물리적·심리적 피해가 매우 크다’고 답했다. 지역 언론사에서 3개월간 인턴을 한 김모(29)씨는 이 단점들을 모두 경험했다. 김씨는 인턴 기간을 “잃어버린 3개월”이라고 불렀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채용될 것”이란 회사 측의 설명을 들으며 100만원 남짓 월급에 쉬는 날 하루 없이 일했고 근무 성적도 좋았지만 최종 탈락했다. 탈락 이유가 지방대 출신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김씨는 “지방대가 ‘큰 변수’라고 미리 말해 줬다면 도를 넘는 부당한 근무 지시는 거부하고 당당하게 경험 삼아 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씁쓸해했다. 인턴 경험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0개월 정도 이어진다. 편법이지만 2년 가까이 인턴으로 고용되는 경우도 있다. 구직자들은 인턴 경험을 살려 정규직으로 입사하기를 꿈꾼다.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 일자리를 갖게 될 경우 중산층 이상 생활이 어렵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턴 경험 기간 자체가 이들이 공포스러워하는 ‘임금을 턱없이 적게 받지만 열정으로 버티는 기간’이 되고 있고, 인턴 이후 정규직 처우가 크게 개선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연예기획자를 꿈꾸며 지난해 인턴으로 연예기획사에서 일하던 이모(27·여)씨가 결국 꿈을 포기한 이유는 자신의 사수였던 정규직 대리의 월급이 자신과 몇십만원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씨가 “생활이 나아질 것이란 희망도 없고, 1년 내내 주말 없이 일하니 건강이 나빠졌다”며 사표를 내자 회사 측은 “열정을 높이 샀는데 안타깝다”고 대꾸했다. 회사 선배들이 “이번 생은 아닌가 보다”라며 스스로를 ‘열정 노동자’로 칭하는 것을 귓등으로 들었던 이씨이지만, 사표를 만류하는 단어로 ‘열정’이란 말이 나올 줄은 몰랐다. 김정근씨 등이 쓴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라는 책에서 유래한 ‘열정 노동자’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열정을 보답으로 생각하며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를 이르는 말이다. 게임 업계 역시 일꾼들의 열정을 볼모로 열악한 근무 환경이 유지되는 일터로 분류된다. 게임 회사에서 캐릭터 디자인과 3D 화면 구축 업무를 담당하는 4년차 디자이너 윤모(32)씨는 “내 캐릭터에 대한 애착과 디자인을 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이 이 업계에 아직도 남아 있으려는 이유”라고 말한다. 거꾸로 말해 근무환경과 직원에 대한 복지는 이 일을 그만두고 싶은 이유 중 하나다. 게임 출시 반년 전부터는 매일같이 야근과 특근, 주말 근무가 이어지지만 초과수당은 먼 나라 얘기다. 윤씨는 “이런 열악한 환경을 뻔히 아는 상사들은 오히려 ‘다 알고도 들어온 것 아니냐’고 묻는다”고 말했다. ‘면접 때는 붙여만 주면 회사에 뼈를 묻겠다고 하더니’로 시작되는 상사들의 우스갯소리는 열정을 저당 잡힌 윤씨의 뒤통수를 때린다. 이씨와 윤씨는 “아직 결혼도 안 했고 그렇게 사는 게 힘들지는 않았다”면서도 “그래도 남들보다 3배는 더 일하면서 3분의1의 보상도 받지 못하는 것은 극복하기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처럼 제대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열정은 잘못이라는 ‘각성’이 일어나기까지 20년 가까이 걸렸다. 1995년부터 실용음악과, 방송연예과, 사진학과 등 문화 서비스 관련 이색 학과가 우후죽순 신설될 당시만 해도 1990년대 ‘신(新)인류’가 ‘신(新)직업인’으로 진화할 것이란 기대가 넘쳤다. 2001년 굶주려 사망한 최고은 감독도 당시 새로 생긴 학과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았다. 최 감독의 죽음 뒤 강우석 영화감독은 “영화계가 다 수용하지 못할 만큼 너무 많은 인력이 공급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탄했다. “영화 쥐라기공원 한 편으로 버는 달러가 승용차 150만대 수출액과 맞먹는다”는 분석에 모두 스필버그를 꿈꾸었을 뿐 ‘돈벌이’란 현실 문제를 논하면 열정이 모자란 것처럼 취급한 관행이 문제라는 것이다. 비단 영화계뿐이 아니다. 수도권 4년제 사진학과 졸업생(29)은 “졸업 직후 60% 정도는 사진과 관계없는 일을 한다. 쇼핑몰을 운영하거나 PC방을 차리기도 하고, 시민단체로 가기도 한다. 사진으로는 먹고살기 어려우니 교수님들도 다양한 직업을 생각해 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고등학생이 꿈을 좇아 사진학과를 선택한 것 자체가 열정을 증명한 일 아니냐”면서 “하지만 입학할 때 예술사진을 찍고 싶어 하던 열정가들은 작가로 성공한 선배를 봐도 생활이 어렵고 사람 자체도 어두우니 점점 회의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꿈에 대한 열정 자체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던 학과생들의 자부심은 취업 준비와 함께 사라지기 일쑤다. 기업은 공식적으로 “스펙보다 열정”이라고 하지만, 토익과 경영학 전공 이수 과목이 없는 이들은 초라한 ‘스펙’ 때문에 열정을 보여 줄 면접 기회조차 갖기 어렵다. 이 때문에 예술대 취업률은 50%대인 일반 대학 취업률 평균의 반 토막 수준이다. 최근에는 폐과되는 영화학과도 생겨 영화 관련 학과 수는 2010년 100곳에서 2011년 99곳, 2012년 96곳으로 줄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가 열정을 찬미하며 개인에게 한시도 쉬지 않는 폭주기관차 인간이 되기를 바라고 있는데 이것이 가능한가”라면서 “사회가 적절한 보상 없이 개인에게 열정을 강요하는 건 의도가 순수하지 못하다. 폭주기관차는 언젠가 열을 받아 폭발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열정 노동처럼 한 사람에게 과도한 노동을 요구하는 건 개인의 노동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나누는 요즘 시대 상황과도 맞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이 내놓은 창조경제도 창의성을 통해 사회 시스템을 바꾸겠다는 뜻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