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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전통 덮은 건축… 디자인 서울 길을 잃다

    [커버스토리] 전통 덮은 건축… 디자인 서울 길을 잃다

    구글어스를 통해 대한민국 서울 중구의 흥인문과 광희문 사이를 보면 전에 없던 대형 구조물이 눈에 들어온다. 구렁이가 똬리를 튼 것 같기도 하고, 시내 한복판에 불시착한 UFO(미확인비행물체)처럼 보이기도 한다. 인공위성에서도 식별이 가능한 이 건축물은 옛 동대문운동장 부지에 들어서 오는 3월 개관할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앤 파크(DDP)다. 오세훈 전 시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디자인 서울 프로젝트’의 역점 사업이자 서울의 랜드마크로 삼고자 했던 곳이다. 하지만 이 건물이 창조와 변혁의 아이콘으로 서울을 전 세계 디자인의 중심도시로 만들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단정짓기엔 설계부터 건설공사 과정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미 5000억원에 육박하는 엄청난 혈세가 투입됐을 뿐 아니라 앞으로 운영과정에서 또 얼마나 많은 세금을 더 쏟아부어야 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도심 흉물로 전락한 서울시 신청사, 세빛 둥둥섬과 함께 오 전 서울시장이 추진한 디자인서울 프로젝트가 또다시 여론의 도마에 오를 조짐이다. 거대한 조감도와 허황된 표어를 앞세운 프로젝트가 시민 모두의 자산이자 살아 꿈틀거리는 서울 도시디자인의 본질적 가치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이제라도 메가시티 서울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도시공간’을 만들려면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는 공공 프로젝트 진행절차상의 문제들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시급하다. 개관을 앞둔 DDP의 사례에서 우리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 너무나 많다. 동대문운동장과 그 주변지역을 재개발하는 계획은 2000년대 중반 이전에 이미 세워져 있었다. 민선 4기 오 전 시장은 관광객 1200만명을 목표로 하는 도시마케팅 정책을 내세워 2006년 이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문화로 돈을 번다’는 컬처노믹스를 강조하며 광화문축, 인사동-명동축, 세운상가 녹지축, 동대문디자인축을 근간으로 하는 도심재창조사업을 시작했다. 그 결과 2007년 월드디자인플라자 건설계획을 추가했고, 이를 위해 국내외 건축가 8명을 지정한 가운데 국제설계공모를 진행했다. 그해 8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 건축상을 수상한 자하 하디드의 ‘환유의 풍경’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그 일대의 역사성을 살려 공원화하려던 계획은 명품 건물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예산규모도 900억원에서 3700억원으로 늘어났다. ‘동대문 잔혹사’는 동대문운동장 철거과정에서 600년 도읍 한양의 역사 유적이 발굴되면서 클라이맥스를 맞는다. 2008년 겨울 DDP 건설현장에서 청계천 물길이 성곽 밑을 관통해 흘러가도록 만든 이간수문(二間水門) 등 총 123m에 이르는 한양도성 성곽과 조선시대 최대 군영인 훈련도감의 부속기관인 하도감 터 유적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서울성곽은 일제강점기에 경성운동장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멸실된 것으로 추정됐지만 최고 잔존 높이 4.1m에 바닥 폭 8~9m에 이르는 규모로 남아 있다는 게 확인됐다. 서울시는 일단 공사를 중지하고 자하 하디드와 협상을 벌인 끝에 1000억여원을 다시 들여 설계를 약간 변경해 공사를 강행했다. 서울성곽 안쪽에 있던 하도감을 성곽 밖으로 이전시키고, 그 터에 있던 유적들도 여기저기로 옮기고 터를 덮어버렸다. ‘주변과도 어울리지 않는 기괴한 외관’이라는 비난은 디자인의 독창성이니 덮어 두더라도, 서울의 유구한 역사를 무시한 채 올라선 건물에 서울시민들이 애정어린 시선을 보내주기를 기대하기는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5000억원짜리 애물단지’를 떠안게 된 박원순 시장은 DDP의 콘셉트를 ‘세계 디자인 메카’에서 ‘함께 만들고 누리는 디자인’으로 바꾸고 운용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에 들어갔다. 공공건축물이란 용도와 목적이 먼저 있고 그에 맞게 건축물을 구상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인데, DDP의 경우는 그 반대가 된 셈이다. 7년여에 걸쳐 3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세운 서울시 신청사의 건물디자인 공모부터 완성까지의 과정을 담은 다큐영화 ‘말하는 건축 시티:홀’은 시청사 디자인 선정을 둘러싼 논란을 개괄하고, 대형 시공사가 설계부터 시공까지 일괄적으로 맡아 계약하는 턴키 방식으로 인한 상업주의와 관료주의의 폐해를 꼬집는다. 이 영화를 만든 정재은 감독은 “시청사가 완성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공공건축물이 진영논리에 갇혀 그 속에 어떤 가치를 담아야 하는지의 가치가 실종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사람들은 흉물이 된 시청사 건설에 많은 돈이 들어갔다는 것을 문제 삼을 뿐 정작 어떤 가치를 위해 돈을 들여야 하는지, 우리에게 어떤 공간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았다”면서 “DDP의 경우도 세계적인 위대한 건축가의 예술작품을 갖고 싶다는 요구와 욕망이 있었지만 그것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디자인 서울’로 가시화되고 본격화된 공공프로젝트에 대한 비난의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추적해 보자. 발주의 주체인 공무원 혹은 국가기관의 무능과 무지, 리더의 정치적 야심이 그 단초를 제공했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공무원들에게 건축의 전문성을 갖추라고 요구할 수는 없을지라도 다른 방식으로 전문성을 갖춰 이를 극복할 것을 주문할 수는 있다. 건축비평가 이종건 경기대 건축대학원 교수는 “공공프로젝트의 성패와 관련한 모든 공과는 주체능력의 한계가 그 원인”이라며 “부족한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동원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공공프로젝트의 추진과정에서 윤리적인 기준과 전문적 안목을 갖춘, 제대로 된 전문가들을 배제한 채 안일하게 대처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신청사의 디자인 결정도 그렇고, DDP의 공모당선작 결정도 한국건축문화와는 거리가 먼 인물들을 최종심사에 참여시켜 정치적인 결정에 거수기 역할을 하게 한 결과 시민혈세만 낭비하고 비루한 외형물이 탄생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미국 오하이오대학에서도 건물을 짓는 데 모든 학생과 전문가들이 모인 가운데 공개심사를 하며 문제점을 검토하는 등 결정과정을 거친다”면서 “공공프로그램은 절차가 가장 중요하며 공무원들의 전문성이 없을수록 모든 절차는 더 투명하게 열려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름다운 도시공간을 만들려면 앞으로 추진될 공공프로젝트는 전체 절차 안에 검증·비판·감시가 상시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무엇보다도 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할 수 있는 인물을 부지런히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절차상의 문제도 문제지만 정치적인 야심에 휘둘려 조급증을 부린 것도 앞으로의 공공프로젝트 추진에서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대목이다. 서울시 신청사를 짓는 데 7년, DDP를 추진하는 데 7년 6개월이 각각 소요된 사실은 세계적으로는 뉴스거리가 될 만하다. 가까운 일본을 예로 들어보자. 일본 오사카 시립역사박물관 건물터는 고대궁궐 유적지 궁터 일부였다. 유적 파괴 논란이 일자 오사카 시는 전문가들과 시민들이 토론하며 의견을 수렴하는 데만 7년을 보냈다. 그리고 유적을 훼손하지 않고 그 자체를 지하에 보존키로 했다. 그 위에 건설된 고층 박물관은 오사카의 랜드마크가 되어 있다. 서울시 디자인 서울 총괄본부장을 지낸 권영걸 서울대 교수는 “서울을 디자인 도시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게 한 점은 인정해야 하지만 너무 성급하게 추진한 측면이 있다”며 “장·단기 계획을 투트랙으로 진행하면서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커버스토리] 전통 덮은 건축… 디자인 서울 길을 잃다

    [커버스토리] 전통 덮은 건축… 디자인 서울 길을 잃다

    구글어스를 통해 대한민국 서울 중구의 흥인문과 광희문 사이를 보면 전에 없던 대형 구조물이 눈에 들어온다. 구렁이가 똬리를 튼 것 같기도 하고, 시내 한복판에 불시착한 UFO(미확인비행물체)처럼 보이기도 한다. 인공위성에서도 식별이 가능한 이 건축물은 옛 동대문운동장 부지에 들어서 오는 3월 개관할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앤 파크(DDP)다. 오세훈 전 시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디자인 서울 프로젝트’의 역점 사업이자 서울의 랜드마크로 삼고자 했던 곳이다. 하지만 이 건물이 창조와 변혁의 아이콘으로 서울을 전 세계 디자인의 중심도시로 만들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단정짓기엔 설계부터 건설공사 과정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미 5000억원에 육박하는 엄청난 혈세가 투입됐을 뿐 아니라 앞으로 운영과정에서 또 얼마나 많은 세금을 더 쏟아부어야 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도심 흉물로 전락한 서울시 신청사, 세빛 둥둥섬과 함께 오 전 서울시장이 추진한 디자인서울 프로젝트가 또다시 여론의 도마에 오를 조짐이다. 거대한 조감도와 허황된 표어를 앞세운 프로젝트가 시민 모두의 자산이자 살아 꿈틀거리는 서울 도시디자인의 본질적 가치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이제라도 메가시티 서울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도시공간’을 만들려면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는 공공 프로젝트 진행절차상의 문제들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시급하다. 개관을 앞둔 DDP의 사례에서 우리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 너무나 많다. 동대문운동장과 그 주변지역을 재개발하는 계획은 2000년대 중반 이전에 이미 세워져 있었다. 민선 4기 오 전 시장은 관광객 1200만명을 목표로 하는 도시마케팅 정책을 내세워 2006년 이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문화로 돈을 번다’는 컬처노믹스를 강조하며 광화문축, 인사동-명동축, 세운상가 녹지축, 동대문디자인축을 근간으로 하는 도심재창조사업을 시작했다. 그 결과 2007년 월드디자인플라자 건설계획을 추가했고, 이를 위해 국내외 건축가 8명을 지정한 가운데 국제설계공모를 진행했다. 그해 8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 건축상을 수상한 자하 하디드의 ‘환유의 풍경’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그 일대의 역사성을 살려 공원화하려던 계획은 명품 건물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예산규모도 900억원에서 3700억원으로 늘어났다. ‘동대문 잔혹사’는 동대문운동장 철거과정에서 600년 도읍 한양의 역사 유적이 발굴되면서 클라이맥스를 맞는다. 2008년 겨울 DDP 건설현장에서 청계천 물길이 성곽 밑을 관통해 흘러가도록 만든 이간수문(二間水門) 등 총 123m에 이르는 한양도성 성곽과 조선시대 최대 군영인 훈련도감의 부속기관인 하도감 터 유적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서울성곽은 식민지 시대에 경성운동장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멸실된 것으로 추정됐지만 최고 잔존 높이 4.1m에 바닥 폭 8~9m에 이르는 규모로 남아 있다는 게 확인됐다. 서울시는 일단 공사를 중지하고 자하 하디드와 협상을 벌인 끝에 1000억여원을 다시 들여 설계를 약간 변경해 공사를 강행했다.서울성곽 안쪽에 있던 하도감을 성곽 밖으로 이전시키고, 그 터에 있던 유적들도 여기저기로 옮기고 터를 덮어버렸다. ‘주변과도 어울리지 않는 기괴한 외관’이라는 비난은 디자인의 독창성이니 덮어 두더라도, 서울의 유구한 역사를 무시한 채 올라선 건물에 서울시민들이 애정어린 시선을 보내주기를 기대하기는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5000억원짜리 애물단지’를 떠안게 된 박원순 시장은 DDP의 콘셉트를 ‘세계 디자인 메카’에서 ‘함께 만들고 누리는 디자인’으로 바꾸고 운용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에 들어갔다. 공공건축물이란 용도와 목적이 먼저 있고 그에 맞게 건축물을 구상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인데, DDP의 경우는 그 반대가 된 셈이다. 7년여에 걸쳐 3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세운 서울시 신청사의 건물디자인 공모부터 완성까지의 과정을 담은 다큐영화 ‘말하는 건축 시티:홀’은 시청사 디자인 선정을 둘러싼 논란을 개괄하고, 대형 시공사가 설계부터 시공까지 일괄적으로 맡아 계약하는 턴키 방식으로 인한 상업주의와 관료주의의 폐해를 꼬집는다. 이 영화를 만든 정재은 감독은 “시청사가 완성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공공건축물이 진영논리에 갇혀 그 속에 어떤 가치를 담아야 하는지의 가치가 실종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사람들은 흉물이 된 시청사 건설에 많은 돈이 들어갔다는 것을 문제 삼을 뿐 정작 어떤 가치를 위해 돈을 들여야 하는지, 우리에게 어떤 공간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았다”면서 “DDP의 경우도 세계적인 위대한 건축가의 예술작품을 갖고 싶다는 요구와 욕망이 있었지만 그것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디자인 서울’로 가시화되고 본격화된 공공프로젝트에 대한 비난의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추적해 보자. 발주의 주체인 공무원 혹은 국가기관의 무능과 무지, 리더의 정치적 야심이 그 단초를 제공했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공무원들에게 건축의 전문성을 갖추라고 요구할 수는 없을지라도 다른 방식으로 전문성을 갖춰 이를 극복할 것을 주문할 수는 있다. 건축비평가 이종건 경기대 건축대학원 교수는 “공공프로젝트의 성패와 관련한 모든 공과는 주체능력의 한계가 그 원인”이라며 “부족한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동원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공공프로젝트의 추진과정에서 윤리적인 기준과 전문적 안목을 갖춘, 제대로 된 전문가들을 배제한 채 안일하게 대처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신청사의 디자인 결정도 그렇고, DDP의 공모당선작 결정도 한국건축문화와는 거리가 먼 인물들을 최종심사에 참여시켜 정치적인 결정에 거수기 역할을 하게 한 결과 시민혈세만 낭비하고 비루한 외형물이 탄생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미국 오하이오대학에서도 건물을 짓는 데 모든 학생과 전문가들이 모인 가운데 공개심사를 하며 문제점을 검토하는 등 결정과정을 거친다”면서 “공공프로그램은 절차가 가장 중요하며 공무원들의 전문성이 없을수록 모든 절차는 더 투명하게 열려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름다운 도시공간을 만들려면 앞으로 추진될 공공프로젝트는 전체 절차 안에 검증·비판·감시가 상시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무엇보다도 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할 수 있는 인물을 부지런히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절차상의 문제도 문제지만 정치적인 야심에 휘둘려 조급증을 부린 것도 앞으로의 공공프로젝트 추진에서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대목이다. 서울시 신청사를 짓는 데 7년, DDP를 추진하는 데 7년 6개월이 각각 소요된 사실은 세계적으로는 뉴스거리가 될 만하다. 가까운 일본을 예로 들어보자. 일본 오사카 시립역사박물관 건물터는 고대궁궐 유적지 궁터 일부였다. 유적 파괴 논란이 일자 오사카 시는 전문가들과 시민들이 토론하며 의견을 수렴하는 데만 7년을 보냈다. 그리고 유적을 훼손하지 않고 그 자체를 지하에 보존키로 했다. 그 위에 건설된 고층 박물관은 오사카의 랜드마크가 되어 있다. 서울시 부시장 시절 디인서울 총괄본부장을 지낸 권영걸 서울대 교수는 “서울을 디자인 도시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게 한 점은 인정해야 하지만 너무 성급하게 추진한 측면이 있다”며 “장·단기 계획을 투트랙으로 진행하면서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현 정부 임명 절반이 관료·PK

    현 정부 임명 절반이 관료·PK

    현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 2명 중 1명이 공무원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의원 출신 기관장은 상대적으로 전문성을 인정받는 기업인 출신보다 많았다. 전문가들은 ‘낙하산 근절’이 공공기관 개혁의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9일 서울신문이 78개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의 기관장 중 박근혜 정권에서 임명된 38명(5곳은 공석)을 분석한 결과 48.5%(16명)가 관료 출신으로 가장 많았다. 국회의원 출신은 15.2%(5명)로 기업인(6.1%·2명)보다도 많았다. 교수 및 국책연구원 등 학계와 내부 승진이 각각 15.2%(5명)를 차지했다. 출생지도 여전히 경상도(45.5%·15명)에 집중됐다. 전라도가 15.2%(5명)로 뒤를 이었고, 서울이 12.1%(4명)였다. 제주도와 경기도 출생이 각각 9.1%(3명)였고, 충청도·강원도·해외 출신이 각각 3%(1명)였다. 대학별로는 서울대가 42.4%(14명)에 달했다. 물론 관료 출신을 낙하산으로 못 박기는 힘들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결국 중간평가에서 경영자가 어떤 성과를 냈는지 검증이 될 것”이라며 “지금 비판받았던 분들도 능력을 보여 주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이라고 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현 정권 들어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 김학송 도로공사 사장, 김성회 지역난방공사 사장, 현명관 마사회 회장 등 전문성에 의문이 제기되던 인사들이 기관장 자리에 올랐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공기업 임원추천위원회가 청와대의 의중을 먼저 묻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미 낙점된 이사가 있는데 유력 인사를 들러리 세울 경우 반감을 살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대책이라고 말한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하점을 받은 경우 추천한 이들까지 밝히면 전문성 없는 이들을 낙하산으로 내려보내는 경우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데스크 시각] 오보의 추억/이종락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오보의 추억/이종락 사회부장

    ‘100건의 특종보다 1건의 오보를 조심하라.’ 언론사에서 선배 기자가 후배 기자들에게 늘 해주는 말이다. 기자의 신념이나 편견이 본질을 가려 잘못된 보도를 할 수 있다. 취재원에게 속거나 고의로 오보를 내는 경우도 있다. 특종은 기자의 영예이고, 오보는 기자에게 치명상이 된다. 하지만 기자에게는 지금껏 자랑스러워하는 오보에 얽힌 추억이 있다. 지난 2000년 10월 서울지검을 출입하던 기자는 지난해 서울중앙지검장을 퇴임한 최교일 당시 외사부 부부장검사에게서 부탁을 받았다. 외사부는 한강에 독극물인 포름알데히드를 방류토록 지시한 미8군 용산기지 영안실 부소장 앨버트 맥팔랜드에 대한 신병 처리를 놓고 고심하던 터였다. 맥팔랜드의 죄질로 봐서는 기소해 법원의 재판을 받게 해야 하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미국 측의 엄청난 압력을 받고 있던 정부는 한국 사법기관 최초로 주한미군 관계자를 환경범죄로 처벌하는 결단을 내리기가 어려운 실정이었다. 정부 고위층은 불기소 벌금형을 선택하고 이를 검찰에 요구하는 상황이었다. 최 부부장에게는 본인의 양심과 소속 검사들의 반발, 국민들의 저항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결국 최 부부장은 친분이 두터운 기자를 통해 어려움을 해결해 보겠다는 심산이었던 같았다. 검찰이 맥팔랜드에 대해 기소가 아닌 벌금형을 결정할 것이라는 기사를 보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기사가 나간 뒤 검찰 내부와 시민단체 등의 반발을 등에 업고 기소하는 방향으로 분위기를 바꿔 보겠다고 했다. 기자는 오보에 대한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을 거듭한 끝에 애국심을 택했다. 서울신문 2000년 10월 5일자 25면에 ‘검찰 맥팔랜드 사실상 벌금형 결정’이라는 기사가 보도되자 예상대로 검찰과 시민단체, 시민들의 강력한 반발이 잇따랐다. 불평등한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대한 불만이 팽배한 상황에서 불법이 명백한 이번 사안마저 기소하지 않으면 한국 사법기관과 한국민들의 자존심이 커다란 상처를 입는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검찰은 서울신문의 기사가 오보이며 아직 맥팔랜드의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서둘러 발표했다. 이후에도 정부 고위층과 검찰의 갈등은 지속됐다. 5개월이 지난 뒤 검찰은 결국 외압에 굴복해 맥팔랜드를 수질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의도한 오보였지만 달갑잖은 특종이 된 셈이다. 하지만 이 사건은 법원이 정식 재판에 회부함으로써 새로운 양상을 맞았다. 사법부는 2004년 1월 재판에 참석하지 않은 맥팔랜드에게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듬해 항소심에서 맥팔랜드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이 사건은 아직 부족하지만 일방적으로 불평등했던 한·미 지위협정을 미·일 지위협정 수준으로 끌어올린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후 미군이나 미 군속들의 범죄행위는 한국법에 저촉됐을 때 당연히 처벌을 받았다. 지난 2002년 효순·미선양 사건을 비롯해 각종 성범죄를 저지른 미군들이 SOFA보다는 한국법의 기준에 따라 처벌을 받고 있다. 기자는 진실만을 보도해야 한다는 기자 윤리를 위반했지만 지금도 국익에 자그마한 보탬이 됐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23년 기자 인생에 ‘자랑스러운 오보’를 하려 했다는 특이한 이력을 내세우는 이유다. jrlee@seoul.co.kr
  • 연 4300만원 연금 전 공군대령 노숙자 전락한 사연

    연 4300만원 연금 전 공군대령 노숙자 전락한 사연

    최고의 경력을 자랑했던 베테랑 영관급 장교가 현재는 집도 없이 자동차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노숙자로 전락해 네티즌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뉴욕데일리뉴스의 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해당 사연의 주인공은 전직 미 공군 대령 로버트 프레니에르(59)다. 프레니에르는 아이티, 소말리아, 파나마 등 다양한 지역에서 파병생활을 했고 미 국방부(펜타곤)에서 미국 통합특수전사령부(Special Operation Command-SOCOM) 사령관과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을 지낸 스탠리 매크리스털 장군의 보좌관으로 활약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했다. 뿐만 아니라 군 복무 중 세 가지 분야(정치학, 형사학, 국가 안보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다. 지난 2006년 30여년에 달하는 군 생활을 끝내고 전역한 프레니에르는 국방부 계약사원으로 근무해왔지만 2012년 계약종료 이후부터는 직업이 없었다. 물론 연간 4만 달러(약 4300만원)에 달하는 군인연금이 그에게 남아있었지만 이마저도 그가 직업을 잃은 2012년 아내와 이혼하면서 반 토막 났고 대학생인 두 아들의 학비를 빼고 나면 결국 아무것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집을 나올 수밖에 없었던 프레니에르는 소중한 미니밴을 몰며 펜실베니아에서 거주하는 중이다. 종종 사정이 나아지면 모텔에서 숙식을 해결하거나 친구 집에서 기거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차 안에서 시간을 보낸다.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주변인들은 프레니에르에게 “경비원이나 청소원이라도 해보지 그래?”라며 충고하지만 그는 “지원해봤지만 다 떨어졌다”며 씁쓸한 미소를 보였다. 하지만 프레니에르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내겐 수많은 경험이 있고 사랑스런 두 아들이 있으며 든든한 미니 밴도 있다.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도 많기에 지금 상황을 소중히 여기려한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재향군인 노숙인 연합(National Coalition for Homeless Veterans) 조사에 따르면, 5만 8000명의 전직군인들이 길거리에서 생활 중이며 이들의 비중이 미국 전체 노숙인의 13%에 해당한다. 사진=뉴욕데일리뉴스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씨줄날줄] 효도와 요양원/문소영 논설위원

    슈퍼주니어 이특의 아버지가 치매에 걸린 자신의 노부모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참담한 사건에 한국이 발칵 뒤집혔다. 이 참담한 사례는 이특 가족만의 특수성에 기인한 것이 아니다. 고령화사회로 빠르게 진행하는 한국에서 치매노인이 급증하고 있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 취약하다는 것은 보편적인 문제로 인식된다. 특히 연로한 부모를 돌보지 않으면 불효자와 같다는 죄의식이 사회안전망 이용을 막고 있어 안타깝다. 맞벌이가 일상화된 현대사회에서 치매 환자나 뇌졸중 환자 등 만성질환자를 핵가족화된 가정에서 돌볼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 노무현 정부는 2007년 4월 ‘장기요양보험제도’를 도입했고, 2008년 7월부터 시행해왔다. 스스로 일상생활이 곤란한 65세 이상의 노인이나 65세 이전이라도 치매 환자, 뇌졸중 등 뇌혈관성 환자, 파킨슨병 환자 등이 그 대상자다. 장기요양보험의 대상이 되면 월 비용 150만~180만원인 요양원을 이용해도 정부가 120만원을, 개인은 30만~60만원만 내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도 적다. 문제는 장기요양보험을 신청한다고 모두가 혜택을 받지 않는다는 것. 등급 산정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현재 치매 환자는 57만 6000명.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 중 18만 7000명만이 장기요양보험 적용대상자다. 정부가 올 7월 특별등급을 신설해 5만명에게 추가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이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특히 노인의 5.8% 정도밖에 보장하지 못해 사각지대가 발생한다. 박사학위를 가진 여성이 경증 치매인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결혼도 포기하고 비정규직으로 10여년을 고생한 경우도 봤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가 “2월 국회에서 치매관리법을 개정해 치매 판정 기준을 완화하는 등 국가가 책임지고 돌보겠다”고 약속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정서적인 장벽을 깨야 한다고 말한다. 치매환자가 된 부모를 돌보지 않으면 불효를 했다는 자괴감 때문에, 부모들도 자식에게 버림받았다는 두려움 때문에 요양시설 이용을 꺼린다. 대안으로 보건복지부는 방문요양이나 방문간호과 같이 집에서 관리를 받는 방안도 고려하길 요망하고 있다. 현재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는 요양병원이 앞으로 장기요양보험에 편입될 필요가 있다. 치매 환자나 뇌졸중 환자 중에는 다른 질병 때문에 요양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요양병원을 이용하면 환자 가족들의 부담이 월 150만원 이상으로 크고, 환자에 대한 관리·감독도 요양원보다 부실하기 때문이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문화 In&Out] 문화재 환수 너무 값비싼 대가 ‘돈으로 맞바꾸기’ 언제까지…

    [문화 In&Out] 문화재 환수 너무 값비싼 대가 ‘돈으로 맞바꾸기’ 언제까지…

    파리 센 강변의 기메 동양박물관. 이곳에는 1000점이 넘는 한국 유물이 소장돼 있다. 신라시대 금관이나 불상을 비롯해 국보급인 고려시대 ‘수월관음도’, ‘천수관음상’, 조선시대 김홍도의 풍속화 등이 지하 수장고에서 조용히 먼지를 덮어쓴 채 있다. 현재 해외에 나가 있는 우리 문화재는 15만 2000여점으로 추정된다. 이 중 일본과 미국에 각각 6만 6000여점과 4만 2000여점이 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가운데 최근 5년간 환수 실적은 30건에 못 미친다. 문화재 당국이 유출 문화재의 실태를 어느 정도나 파악하고 있는지는 아직 알려진 바 없다. 유물들은 대부분 파손 위험을 안고 방치되다시피 한 상태다. 깨지고 부숴지고 벗겨진 채 창고 한쪽에 쌓여 있거나 개인이 소장한 경우도 많다. 소유권이 없으니 당장 우리가 나서 보존 문제를 놓고 왈가왈부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지난 7일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일본에 강탈된 뒤 100년 가까이 해외를 떠돌던 조선시대 ‘석가삼존도’를 되찾았다. 가로세로 3m가 넘는 불화는 파격적 도상(圖像) 덕분에 학술적 가치가 큰 희귀 그림으로 간주됐다. 훼손 위기에 놓인 문화재를 찾아왔다는 점에서 쾌거였고, 안휘준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은 “국보급으로 보인다”며 사뭇 흥분했다. 이번 환수는 2012년 7월 문화재청 산하에 출범한 재단의 첫 ‘작품’이다. 부족한 인력과 예산 탓에 “지금껏 제대로 한 일이 없다”는 안팎의 비난을 받아 온 재단으로서는 불화가 첫 해외 환수 사례였던 셈이다. 그런데 과정이 다소 께름칙하다. 해외 소재 문화재의 실태를 연구하던 재단이 불화를 접한 계기는 한 계약직 직원의 인터넷 서핑이었다. 우연히 유튜브에 올라온 관련 동영상을 보고서야 존재를 알게 된 것이다. 성대한 환수 설명회도 그동안 안 이사장이 내세웠던 운영 원칙과는 다소 동떨어진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 이사장은 평소 “(환수는) 사자가 사슴을 노릴 때처럼 조용하게, 전쟁에서 장군이 작전을 세우듯 거시적이고 치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상대방 국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는 “문화재 한두 점의 환수로 ‘북 치고 장구 치며’ 좋아라 할 일은 아니며 해외 소재 문화재가 모두 환수 대상이라는 인식 역시 바뀌어야 한다”고 말해 왔다. 대신 소장 국가, 제작 시대, 유출 경위 등 실태 파악에 집중해 환수가 아닌 해외 활용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 왔다. 불화 반환은 미국 허미티지 박물관 측에 3억원 가까운 기부금을 내놓는 방식으로 성사됐다. ‘1문화재 1지킴이’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계 게임회사가 기부하는 형식을 빌렸다. 일각에선 “대가를 치르고 되돌려 받을 수밖에 없다 하더라도,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지 말아야 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부액은 미국 박물관 측이 자체 평가한 가치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비록 국고가 투입되진 않았지만 암묵적으로 행해져 온 ‘돈으로 맞바꾸는’ 방식이 문화재 환수의 새로운 대안이라고 마냥 손뼉 칠 일만은 아니다. ‘기부금 거래’의 선례들이 앞으로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선화 신임 문화재청장도 9일 기자간담회에서 “돈으로 환수하는 방식에 전적으로 찬성할 순 없다”며 “우리 유물의 국제적 가치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방의 요구에 휘둘릴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열린세상] 어떤 준비들을 하고 계신지요/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열린세상] 어떤 준비들을 하고 계신지요/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갑오년이 밝았습니다. 120년 전의 갑오년을 기억하며 걱정들이 봇물 터지듯합니다. 필자 역시 걱정이 앞섭니다. 1년간의 논의에도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기초연금, 별다른 개혁 움직임이 없는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 불발에 그친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이 마음에 걸립니다. ‘걱정도 팔자야’라는 반응도 적지 않으나 국내외 동향을 보노라면 우려가 커집니다.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의 ‘가네코’ 부장 말을 들어보죠. 노인 빈곤율이 높은 한국과 달리 일본 노인의 삶 만족도는 높답니다. 고도 성장기에 축적한 자산 외에 후한 연금 때문이라네요. 반면에 젊은 층 삶의 만족도는 낮답니다. 예전처럼 취업하기 쉽지 않고 고용은 보장되지 않으면서 월급이 노인 연금보다도 적기 때문이랍니다. 그러다 보니 결혼을 피하고 급기야 직장까지 포기해 부모 연금으로 살아가는 젊은이가 늘어간답니다. 직장에 다니지 않는 50대 자식이 80대 부모와 함께 사는 경우도 있다 하네요. 부모 연금이 충분하니 같이 살 만해서랍니다. 부모가 사망하면 연금이 끊길 터인데 연금이 없는 자식이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이라네요. 장수 국가 일본이 겪는 고령사회 후유증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일본도 연금에서는 우리보다 앞서 갑니다. 10년 전 경제?인구 변화에 연금액이 자동으로 연동하도록 개혁했기 때문이죠. 소위 말하는 자동안전장치를 도입한 겁니다. 독일, 스웨덴, 노르웨이도 자동안전장치를 도입했지요. 일본은 내년부터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과 동일한 제도로 개편합니다. 연금 일원화가 빠른 속도로 퍼지는 것 같습니다. 오스트리아는 공무원연금에도 자동안전장치를 도입했습니다. ‘90년대 초 65세 이상 노인 93%에게 전액 기초연금을 지급했던 핀란드는 10년 만에 수급 대상을 반으로 줄였습니다. 현재 노인 절반이 기초연금을 받고 있으나 전액 기초연금 수급자는 8%에 불과합니다. 경제 사정이 좋지 않고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다 보니 발 빠른 대응에 나선 것이죠. 이러한 상황에서도 지금의 연금제도가 지속 불가능하다는 판단하에 2017년 연금개혁에 정치권이 합의했다 합니다. 참 부러운 대목입니다. 2년 전 헬싱키에서 만났던 노학자는 ‘문제가 드러나기까지 장시간이 걸리는 연금’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하더군요. 북유럽은 시민의식이 강한 반면 남유럽은 그런 것 같지 않다고 하네요. 자기책임을 다한 뒤 국가에 요구하는 것이 북유럽 국가들 모습인데 남유럽 국가는 그런 것 같지 않다면서요. 철저한 시민의식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연금이 국가 재앙의 근원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인 것 같습니다. 필자와 자주 연락하는 핀란드연금센터 이즈모 매니저의 말도 마음에 걸립니다. “인구구조와 사회변화 추이를 고려할 때 한국 연금제도가 지속 불가능해 보이는데 한국에서 어떤 논의가 진행되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1년 반 전 캔버라에서 열띤 논쟁 끝에 들었던 호주 관료 말도 귓가를 맴돕니다. 잘 운영된다던 호주 기초연금이 지속 불가능하다고 실토했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적당한 수준의 연금을 주면서도 지속 가능한 제도는 없다 하더군요. 2014년 638만명인 65세 이상 인구가 2040년 1650만명, 2050년에는 1799만명으로 급증합니다. 2040년과 2050년이 너무 멀다고요. 2040년은 26년, 2050년은 36년 남았습니다. 2060년은 국민연금 기금이 소진되는 해입니다. 도입 후 54년이 지난 공무원연금은 개혁 필요성만 제기할 뿐 제대로 개혁을 못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빨리 흘러가는 것이 세월입니다. 지금 우리 세대 위주로 노후소득보장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일까요. 제도를 책임질 후세대 목소리는 누가 대변하나요. 제대로 대변하지 않으면 세대 갈등이 불가피합니다. 이미 일본에서는 그런 징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이러한 문제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잘 준비하고 있는지요. 갑오년 새해 우리 모두에게 한 번 묻고 싶습니다.
  • 조수 손 빌린 작품…예술윤리에 맞나, 일종의 사기인가

    조수 손 빌린 작품…예술윤리에 맞나, 일종의 사기인가

    팝아트의 선구자인 앤디 워홀,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가’ 제프 쿤스, 죽음과 욕망의 예술가 데미안 허스트, 현대 미술의 아이콘이자 ‘오타쿠 1세대’인 무라카미 다카시…. 이 현대 미술가들은 완전히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스스로 브랜드가 됐으나 조수의 힘을 빌려 작품을 생산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공장’ 혹은 ‘주식회사’라 불리는 작업실에 많게는 100명이 넘는 미술가들이 함께 일하며 노동력을 제공한다. ‘톱스타’ 작가들은 그저 아이디어만 내는 경우도 많다. 데미안 허스트는 대표작 ‘스팟 페인팅’(물방울 무늬)의 대부분을 조수가 그렸다. 뉴욕 가고시언 갤러리에서 열렸던 전시 오프닝에서 “여기 전시된 그림 중 내가 그린 것은 단 한 점도 없다”고 공언했을 정도다. 기호나 문자 등을 적극적으로 동원하는 ‘개념미술’이 득세하면서 국내 화단에도 최근 조수를 활용한 협업 시스템이 도마에 올랐다. 작가가 조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윤리적인지, 어디까지 예술로 허용돼야 하는지 고민이 이어진다. 특히 작가의 ‘손맛’이 중시되는 회화 쪽에서 고민은 더 깊다. 선과 점의 조합으로 이뤄진 회화에서 대리노동이 투입된다면, 그것이 과연 작가의 진짜 작품이 될 수 있냐는 의문이다. 미술 관계자들은 “이름난 원로 및 중견 화가는 말할 것도 없고 명성이 나기 시작하는 신진작가들까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 조수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조수는 미술계에서 영문 ‘어시스트’를 줄여 ‘어시’로 통한다. 간단한 업무만 도와주는 것부터 작가의 지시에 따라 직접 그림을 그리기까지 활동 영역은 다양하다. 원로 화가인 A씨는 밑그림 정도만 그릴 뿐 나머지 채색은 조수들이 거의 다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색 그림으로 잘 알려진 서양화가 B씨도 조수들이 작업한다. 친근하고 귀여운 캐릭터 작품으로 몸값 높은 인기작가 C씨는 얼마 전 작업실을 방문한 기자들에게 조수들의 작업 과정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미대를 갓 졸업했거나 무명 화가인 조수들은 작품마다 많게는 10여명씩 달라붙는다. 일부 작가의 경우 조수의 도움을 받지 않은 옛 작품이 최근 작품보다 더 비싸게 팔리기도 했다. 조수를 활용하는 작가들은 “디자인과 설계를 직접 도맡는 만큼 내 작품이 맞다”고 주장한 화가 C씨는 “조수들은 작업을 돕는 차원을 넘어 작품을 배우는 문하생 개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미술계 내부 의견은 분분하다. 설치미술가인 서도호(52)나 대형 설치작가인 최정화(53) 등이 천의 바느질이나 제작을 전문업체에 맡기는 것은 용인되는 분위기다. 현대미술에선 그리기 실력보다 아이디어 개념이 중요하므로 기술적인 부분을 조수에게 맡겨도 상관없다는 의견이 많다. 이들은 “다빈치나 루벤스, 렘브란트, 김홍도 같은 옛 화가들도 조수의 힘을 빌려 작업했다”고 덧붙인다. 반면 진정한 작가라면 화폭 전체를 손수 메워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높다. 극사실주의 초상화가인 강형구(59) 작가는 최근 간담회에서 “조수가 그림을 그려주는 대가들이 많은데, 컬렉터에게도 조수가 그렸다고 말하는가. 말할 수 없다면 그것은 일종의 사기”라며 쓴소리를 했다. 조환 성균관대 예술학부 교수도 “조수의 도움을 받으라는 주변 조언이 많은데, 나는 (조수를) 믿을 수 없어 직접 작업을 한다”고 강조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유해동물 전락한 제주도 노루… 공존의 길은 없는 걸까

    유해동물 전락한 제주도 노루… 공존의 길은 없는 걸까

    제주도의 청정한 자연환경을 상징하던 노루는 이제 유해 동물로 전락하고 말았다. ‘제주특별자치도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 조례’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3년간 노루 포획이 가능해진 것이다. 시행 6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말까지 포획돼 죽은 노루는 총 1160여 마리에 달한다. 하지만 제주 노루의 개체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9일 밤 10시에 방영되는 KBS 1TV ‘KBS 파노라마 - 무너진 전설, 한라산 노루’ 편에서는 노루와 인간의 갈등을 해소할 방안을 모색한다. 한라산과 인접한 제주의 마을에서 노루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없는 마을을 찾기 힘들다. 콩, 더덕, 무, 메밀, 조경나무 등 피해 작물의 종류도 다양하다. 노루에 대처하는 농민들의 방법도 가지가지다. 밭에 그물이나 철조망을 치는가 하면 태양열 전등을 이용해 노루를 쫓아내기도 한다. 밤마다 경작지 주변을 돌며 호랑이, 사자 등 맹수 울음소리를 들려주는 농민도 있다. 어떤 방법으로도 노루를 막지 못한 농민들은 총기 포획을 신청하기도 한다. 노루가 왜 인간의 마을에 내려오기 시작했는지는 1975년과 2002년 제주 지역 위성사진을 비교하면 짐작해 볼 수 있다. 30~40년 만에 농경지 면적이 두 배가량 늘어난 데다 개간되는 땅이 증가하며 중산간의 초지, 덤불 등이 사라졌다. 원래 노루의 땅이었던 해발 400~600m 중산간 지역에는 이제 골프장, 대형 리조트 등 상업시설까지 쉴 새 없이 들어서고 있다. 서식지에서 쫓겨난 노루는 인간의 마을까지 밀려 내려와 그물에 걸리거나 들개의 공격을 받아 죽기도 한다. 로드킬을 당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포획 허가의 중요한 근거는 노루의 수가 급격하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정말 노루 개체수가 늘어난 것인지는 미지수다. 개체수 조사가 이뤄진 것은 2009년(약 1만 2000마리 추정)과 2011년(약 1만 7000마리 추정) 단 두 차례뿐이다. 몇몇 연구자들은 제주 전역이 아닌 일부 표본지역 조사를 바탕으로 개체수를 추정한 값일 뿐이라며 이 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한다. 그동안 제주에서 영물로 여겨졌고 20여년 넘게 보호받았던 한라산 노루에 대해 서식지 조사 등 정밀한 과학적 조사를 하지도 않고 포획 결정이 내려졌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절차상의 문제뿐만 아니라 이러한 방법으로 농민 피해를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KBS 파노라마’는 체계적인 조사를 바탕으로 노루 피해를 막을 근본적인 대책이 없는지 화두를 던진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화폭에 담는 ‘산꾼 화가’ 곽원주씨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화폭에 담는 ‘산꾼 화가’ 곽원주씨

    ‘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는 말이 있다. 즉, ‘미쳐야 미친다’라는 뜻이다. 남이 이루지 못할 경지에 도달하려면 그 일에 미치지 않고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조선 후기의 화가 우봉 조희룡(1786~1856)은 한평생 매화에 미쳐 살았고 매화 그림으로 이름을 날렸다. 침실에 매화가 그려진 병풍을 세워놓고 매화로 만든 차를 마셨다고 한다. 또 매화 벼루에 매화 먹을 갈아서 매화 시를 썼을 만큼 광적으로 매화를 좋아했다. 그는 추사 김정희보다 세살 연하였으나 스승으로 깍듯이 예를 갖췄다. 우봉은 추사의 심복으로 지목돼 신안 임자도에서 3년간 유배생활을 했다. 그는 유배지에서 오두막집을 짓고 ‘만구음관’(萬鷗吟館·갈매기 1만 마리 우는 집)이라는 편액을 내걸어 화아일체(畵我一體)의 경지까지 체험하기에 이르렀다. 힘찬 용틀임과 곳곳에 흐드러지게 꽃을 피운 매화가 조화를 이루는 용매도(龍梅圖)라는 그림도 이곳에서 그린 것으로 알려진다. 곽원주(64) 화백은 ‘산꾼 화가’로 통한다. 그저 단순한 산꾼 화가가 아니다. 평생 산에 미쳤고 그림에 미쳐 사는 사람이다. 국내 섬산을 두루 거쳤고 백두대간, 낙동정맥 등 국내 산 1000여곳을 올랐다. 이어 중국과 일본의 명산 100여곳까지 올랐다. 그 다음 히말라야 14좌를 모두 다녀왔으며, 지금은 그 히말라야의 8000m급 14좌의 힘찬 모습을 열심히 화폭에 담고 있다. 올해 9월이면 전시를 할 예정이며 동양화가로는 최초의 일이다. 그가 이렇게 산과 그림에 미친 계기는 섬산을 다닐 때 임자도에서 만난 우봉의 ‘불광불급’ 정신에서 비롯됐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동 화실에서 곽 화백을 만났다. 붓을 들고 화선지에 그림을 그리다가 잠시 멈추고 “일출을 보기 위해 동대산(오대산 국립공원 내)을 다녀왔다. 일출이 너무 아름다워 올해는 좋은 일이 많을 것 같다”며 자리에 앉는다. 먼저 왜 히말라야인지 물었다. “삶이 무료하고 답답하다고 느낄 때 대부분 여행을 떠나지요. 정보가 부족한 오지로 떠나는 여행은 처음 접하는 신비감 때문에 삶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다가 혼자 상상했던 것과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면 한없는 환희와 걷잡을 수 없는 희열을 느끼게 됩니다.” 그림 하나를 보여주면서 다시 설명을 한다. “카트만두에서 포카라를 거쳐 딩보체에서 바라본 마차푸르레입니다. 물고기 꼬리를 닮았지요. 이곳은 신의 영역입니다. 일본 등산객 5명이 주민들 허락 없이 이곳에 갔다가 조난당했습니다. 신성스러운 곳인데 인간이 함부로 발을 디뎌 그랬다고 하더군요.” 히말라야 그림은 바로 그 신들의 파노라마를 그리는 작업이라고 했다. 묵묵히 세상을 바라보면서도 아무 말 없는 히말라야를 우리 인간 세상에 내려놓는 일이라고 했다. 네팔 쪽에 있는 히말라야 7좌 14폭의 병풍그림을 이미 마무리했고 현재는 파키스탄 쪽에 있는 히말라야를 그리고 있다고 했다. 히말라야는 고대 산스크리트어로 눈(雪)을 뜻하는 히마(hima)와 거처를 뜻하는 알라야(alaya) 2개 낱말이 결합된 복합어라는 설명도 곁들인다. 왜 히말라야인지 다시 물었더니 “불광불급이다. 그 신들과의 만남이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곽 화백은 2011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낭가파르바트, K2, 브로드피크 등 히말라야 14좌의 베이스캠프를 다니며 사진을 찍고 스케치를 했다. 해발 3700m에서 6000m에 이르는 베이스캠프에서 바라본 정상의 아름다운 광경들을 화폭에 담았던 것. 안나푸르나, 다울라기리, 에베레스트, 로체 등의 절경을 고스란히 재현해 내고 있다. 처음에는 히말라야가 동양화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발을 내딛는 순간 흠뻑 매료됐다. 눈앞에 펼쳐진 형형색색의 야생화, 짙은 녹음과 가을, 설경 등 한 시야에 4계절이 펼쳐지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망설일 것도 없었다. 동양화가 가지고 있는 모든 기법을 총동원할 수 있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다시 말해 ‘히말라야 산수화’인 셈이다. 신들이 잠든 모습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로 표현되는 관념성을 접목시켰다. 중국의 산수화는 먹의 농담(濃淡)으로 산의 형상을 표현하고, 일본의 경우 채색 산수화, 그리고 우리나라 산수화는 실경에 주자학적 관념성을 반영한다고 그는 설명한다. “산꾼으로서 히말라야를 가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동양화에는 안 맞는다고 생각했지요. 산이 각지고 음영이 심하잖아요. 그런데 막상 가보니 붓을 저절로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곽 화백의 화풍은 전통 산수화에서 현대적 실경 산수화로 바뀌었다. 히말라야의 바람, 느낌, 풍경, 그리고 오묘한 신들의 메시지를 담아야 했기 때문이다. 히말라야를 혼자 가는 경우도 있지만 등정 원정대와 같이 가는 경우도 있다. 히말라야 10좌를 등정한 한국도로공사 소속 김미곤씨와 동행할 때가 많다. “네팔의 히말라야가 지리산에 비유해 여성적이라면 파키스탄 발토르 빙하에 솟아오른 히말라야 산군은 한겨울 설악산을 빼닮아 강한 남성적 느낌을 갖게 합니다. 그래서 히말라야를 걷다 보면 제가 히말라야를 오르는 것이 아니라 히말라야 산들이 저를 오르게 한다는 사실을 느끼게 합니다.” 처음에는 히말라야에 대해 두려움이 어느 정도 있었지만 막상 가보니 한국의 지리산, 설악산과 비슷한 느낌이었다는 것이다. 특히 해발 4000~5000m의 트레킹 코스는 한국의 여러 둘레길처럼 친숙하게 다가왔다고 했다. 힘든 경우는 없었을까. “히말라야를 가려면 세 가지 조건이 있어야 합니다. 고지대를 걸을 수 있는 체력, 경제적인 문제, 그리고 30일 정도 걸리는 시간이 허락돼야 합니다. 그것만 해결된다면 한국의 산을 오르는 것과 크게 다를 것이 없습니다. 아마 다른 화가들도 히말라야를 가고 싶어 하겠지만 이런 문제 때문에 주저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가 스케치하던 베이스캠프 인근에서 탈레반의 습격을 받아 아찔했던 순간도 있었고 강력한 거머리를 보고 섬뜩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면서도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열악하게 살아가지만 행복하고 만족하는 현지인들의 표정이었다. 그가 히말라야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11년 5월 ‘한·중·일 3국 명산전’, 그러니까 우리나라 백두대간, 낙동정맥, 중국과 일본 명산 50곳을 화폭에 담아 전시할 때였다. 우연히 전시장을 들른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에게서 ‘히말라야를 가봤느냐. 히말라야를 그릴 생각이 없느냐’는 적극적인 권유를 받고 시작됐다. 그가 산꾼이 된 것은 1969년 제주 여행을 갔다가 한라산을 오르면서였다. 산 중턱에 있는 나무 숲과 백록담을 보고 스케치를 하고 그림을 그렸다. 이전부터 그림을 틈틈이 취미로 그렸으나 한라산을 보고 난 뒤 산 그림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어 비금도, 거문도, 욕지도, 임자도 등 남도 섬산을 찾아 화폭에 담았다. 임자도에서의 기억을 잠시 더듬는다. “임자도(荏子島)는 한자 뜻에서 보듯 들깨섬을 말합니다. 이곳에서 우봉 조희룡의 마음을 헤아려본 적이 있습니다. 한양에서 불원천리 임자도까지 온 우봉은 바닷가 밝은 달을 쳐다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외로운 마음을 달래려고 그림에 미친 불광불급을 떠올려 봤지요.” 이런 마음으로 백두대간과 낙동정맥 등 국내 산들을 스케치북을 들고 섭렵했다. 이렇게 그의 산꾼 인생은 섬산에서 시작돼 국내를 거쳐 중국과 일본, 그리고 히말라야로 이어진다. 중국의 경우 무이산, 안탕산, 장가계, 숭산, 화산, 태산 등 우리가 흔히 들었던 명산을 다니면서 화폭에 담았다. 그는 전남 고흥 출생이다. 어릴 때부터 스케치북을 들고 등산하는 것을 좋아했다. 임진왜란 당시 성터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호연지기를 키웠다. 대학 다닐 때에는 낙수회라는 문학동호회를 결성해 시화전 등을 주관했다. 또 산과 그림에 대한 책을 많이 읽었다. 이 가운데 김찬삼의 여행기를 읽고 감동을 받아 제주도로 무전여행을 떠난 것이 산과의 인연이 됐다. 군복무를 마치고 제약회사에 다니면서 산악회를 조직해 전국의 산을 찾아다녔다. 그러다가 전업작가가 된 것은 40세 때였다. 그는 지금도 주말이면 ‘산예모’(산과 예술을 사랑하는 모임) 멤버들과 가벼운 산행을 하면서 산과 예술에 대해 공감을 나눈다. 올해는 어떤 계획이 있을까. “오는 9월 히말라야 전시가 끝나면 킬리만자로로 갈 것입니다. 아시아에서 아프리카와 남미까지 말의 해를 맞아 말처럼 달리면서 멋진 고봉들을 화폭에 담아볼 생각입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곽원주 화백은 전남 고흥 출신이다. 순천대학을 졸업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중국 시안(西安) 섬서미술관 초대작가이다.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대한민국 신미술대전, 동아 국제미술대전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백두대간을 화폭에 담아’가 있다. ‘3국 명산전’ 등 개인전 20회, 한·중문화교류 3인전 등 국내외 단체전 150여회를 가졌다. KBS1 TV ‘학자의 고향’에 그림 연재를 했다. 현재 국민예술협회이사, 한국미술협회 회원, 현대한국화협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박대통령 신년회견] “불법 떼쓰기에 원칙 대응했는데 소통 안 된다고 하면 잘못”

    박근혜 대통령은 6일 기자회견에서 ‘진정한 소통’을 화두로 던졌다. ‘불통’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자 “소통과 관련해 많은 얘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우리 모두가 소통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런데 진정한 소통이 무엇인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운을 뗐다. 박 대통령은 “단순한 기계적 만남이나, 국민의 이익에 반하는 주장이라도 적당히 수용·타협하는 것은 소통이 아니다”라면서 “과거에 불법으로 떼쓰면 적당히 받아들이곤 했는데 이런 비정상적인 관행에 대해 원칙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두고 ‘소통이 안 돼서 그렇다’고 말하는 건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소통을 위한 전제조건은 모두가 법을 지키고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법이 공정하게 적용되고 집행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며 ‘소통론’을 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부족한 점은 있지만 그동안 국민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해 왔다”고 해명했다. 틈나는 대로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했으며 전국 각계각층의 국민들과 만나고 목소리를 들었다는 얘기다. 15년 전 사망한 딸의 사인을 규명해 달라는 부친의 민원을 15년 만에 해결한 것도 민원을 중시한 결과였다는 사례도 들었다. 그러면서 특정한 방식의 소통에는 거부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정부가 철도 민영화가 아니라고 누차 말해도 들으려 하지 않고 불법 파업을 이어갔는데 이런 상황에서 직접 만나는 방식의 소통이 가능할 것인가 생각해 봤다”면서 “제가 어떤 분들도 못 만날 이유가 없고 앞으로 소통에 더욱 힘쓰겠지만 불법 파업 등은 법과 원칙에 의거해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소통에 대해 이처럼 자세하게 공개적으로 얘기한 것은 처음이지만,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대통령에게 진정한 소통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공격했다. 문재인 민주당 의원은 “국민적 갈등이 많이 남는 회견이었다”고 말했다고 문 의원의 대변인 격인 윤호중 의원이 전했다. 윤 의원은 “불통의 책임을 국민에게 돌리고 정작 국민이 듣고 싶고 원하는 말은 한마디도 안 한 채 모두 건너뛴 회견이었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역사 교과서 문제와 관련, “사실에 근거한 균형 잡힌 교과서로 배워야 하고, 이념적 편향도 있어선 안 된다”면서 “일부 교과서에 불법 방북 처벌을 탄압으로 표현하고, 독일 통일을 부정적 측면만 부각시킨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동물 통로마다 올무·그물… 30분만에 수십개 수거

    동물 통로마다 올무·그물… 30분만에 수십개 수거

    전국 22개 수렵장이 2월 말까지 개장돼 운영 중이다. 수렵장 안에서는 야생동물 포획이 가능하지만 그 외 지역에서의 수렵은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야생동물로 인한 농가 피해를 줄이기 위해 도입한 ‘유해 조수 구제 제도’가 시행되면서 농촌지역은 사계절 모두 사냥터로 변했다. 유해 조수 구제는 멧돼지를 비롯, 고라니, 까치 등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동물을 포획할 수 있도록 허가해주는 제도이다. 제도가 시행되면서 엽사들로 구성된 협회가 난립하고, 수렵지역도 무분별하게 확대돼 주민들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특히 일부 회원단체는 밀렵감시단으로 행세하면서 밀렵을 합법화하거나 사이비 신분증을 발급해주고 돈을 받는 등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 합동으로 벌인 밀렵 단속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포천 이동면 쪽에 올무와 새 그물 등이 눈에 많이 띕니다. 며칠 전 50여개를 수거했는데 걷어낸 곳에 또 설치돼 있어 대대적인 점검이 필요합니다.” 서울 중랑구 용마산로에 위치한 야생생물관리협회에 도착하자, 유선을 타고 중계되는 밀렵감시반의 숨가쁜 정보 보고가 이어졌다. 협회 관계자는 정기적인 합동 단속이 이뤄지는 날이라 해당지역 회원들이 동원돼 출동 준비를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밀렵 합동단속은 한강유역환경청과 지자체, 협회 관계자들로 팀이 꾸려졌다. 김철훈 협회 밀렵감시단장은 “평소에 협회에서는 야생동물 불법 포획자에 대한 고발과 올무·덫과 같은 불법 도구를 수거하는 작업을 벌인다”면서 “밀렵에 대한 현장 점검은 사법권을 가진 환경청, 지자체 공무원들과 합동으로 정기적으로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합동단속은 경기 포천군 이동면 일대에서 실시됐다. 마을 어귀에 차량을 세운 뒤 산행이 시작됐다. 눈덮인 산을 한참 오르자, 여기저기 야생동물 이동통로에 설치된 올무들이 보였다. 감시단원들이 산개해서 올무를 수거하기 시작했다. 30여분 지났을까, 수십개의 올무와 새 그물 등 다양한 밀렵도구들이 수거됐다. 조금 깊숙한 곳에서는 올무에 걸려 죽은 너구리도 발견됐다. 목이 걸려 널브러진 사체 주변은 올무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발버둥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원경수 경기북부 밀렵감시 기동대장은 “단속반들이 밀렵도구를 수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겨울철 동물들이 다니는 통로에는 거의 올무나 덫들이 널려 있기 때문에 전량 수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산 중턱 곳곳에 뱀을 잡기 위해 쳐놓은 그물들도 보였다. 최고 8㎞까지 쳐놓아 뱀을 싹쓸이해 가는 경우도 있다고 단속반은 설명했다. 그물을 쳐서 뱀을 포획한 뒤 뱀탕집 등으로 팔아 넘기면 몇 억원대의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밀렵에 맛을 들인 전문 꾼들은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밀렵자에 대한 처벌 규정이 있지만, 그동안 어떤 처벌을 내리고 벌금 액수가 얼마인지 구체적인 집계조차 없다. 밀렵은 ‘유해 야생동물 구제’ 제도가 시행되면서 성행하고 있다는 게 단속반원들의 지적이다.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멧돼지, 고라니, 까치 등을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해 사냥지역과 포획 허가를 내주는 제도이다. 유해 야생동물 포획과 사냥 허가 구역은 지자체장 권한으로 일임돼 있다. 일부 지자체는 민가나 생태보호지역까지 유해조수 구제 구역으로 허가해줘 총기 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겨울철 4개월 동안 22개 수렵장을 지정해 개장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농촌지역 야산은 연중 내내 수렵이 허가된 셈이다. 유해 조수 포획 포상금은 고라니 1만~2만원, 청설모와 까치 5000~1만원 선이다. 광역자치단체 중에서는 충남도가 올해부터 이 제도를 시행한다. 밀렵 단속반을 가장한 각종 협회가 난립해 있는 것도 문제다. 현재 법정단체로는 야생생물관리협회가 유일하다. 하지만 신고된 유사 단체만 80개가 넘는다. 포획 허가를 받은 수렵인이 9000여명인데 이 중 5000명이 각종 협회에 소속돼 있다. 단체 중 일부는 합법을 가장해서 밀렵에 깊숙이 관여한다는 것이다. 신분증에는 환경부장관 직인과 함께 밀렵·밀거래 단속원이라는 문구를 새겨넣은 뒤 행세를 하고 다닌다.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2011년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밀렵행위에 대한 처벌기준을 강화했다. 개정된 법 시행 후 단속 건수가 급격히 줄었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밀렵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법 개정 전에 밀렵단속은 법정단체와 연계해서 이뤄졌지만, 관련 예산과 단속 업무 등이 유사 단체로 확대되면서 단속에 대한 효율성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 포천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잠시만요” 신호등 조절하는 천재 맹도견 ‘화제’

    “잠시만요” 신호등 조절하는 천재 맹도견 ‘화제’

    주인을 대신해 신호등에 설치된 시각장애인용 알림버튼을 눌러주는 영리한 맹인 인도견의 모습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일간지 데일리메일의 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화제의 주인공은 올해 4살인 맹인 인도견 ‘밀러(래브라도 리트리버 종)’다. 밀러는 20대 초반부터 시각 장애를 앓아온 크리스 마이클(68·영국 서포크 거주)씨의 4번째 맹도견이다. 시내에 조그만 식물원을 운영 중인 마이클은 언제나 밀러와 함께 길을 나서는데 그 영리함에 매번 고마움을 느낀다고 전한다. 마이클은 “밀러는 횡단보도에서 지금 정지신호인지 주행신호인지 정확히 판단한다”며 “때때로 시각장애인용 알림버튼을 앞다리로 직접 눌러 차량들을 먼저 정지시킨 뒤 안전한 보행이 되도록 돕는 경우도 있다”고 전한다. 단 1대의 차량이라도 위험이 감지되면 즉시 뒷발로 서서 신호등 버튼을 누르고 도로 한복판으로 나아가 안전성을 충분히 감지한 뒤 주인을 인도하는 밀러의 천재적 영리함에 지역 주민들도 매번 놀라움을 표시한다. 한편 밀러의 견종인 래브라도 리트리버(Labrador Retriever)는 본래 캐나다 뉴펀들랜드가 원산지로 19세기에 영국으로 건너가 1903년 영국 애견협회(UKC)에 공인됐다. 방수성이 좋은 짧은 털과 알맞은 근육질이 특징으로 가슴 폭이 넓고 발은 작고 단단하다. 꼬리는 뿌리가 굵고 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는데 모양이 수달의 꼬리와 비슷하여 오터테일(ottertail)이라고도 불린다. 지능이 높아 훈련이 쉽고 천성이 성실해 맹도견·경찰견·마약탐지견 등으로 각광받으며 사람과 매우 친밀해 가정 애완견으로도 인기가 높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씨줄날줄] 팝콘 브레인/정기홍 논설위원

    휴대전화 제조사인 노키아가 스마트폰 중독증후군 사례들을 내놓은 적이 있다. 스마트폰을 하루 16시간 동안 150번 들여다보는가 하면 열에 일곱은 울리지 않는 단말기에서 진동이나 벨소리를 느끼기도 한다고 한다. 이른바 ‘유령진동 증후군’이다. 수면 중에도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황당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하고, 심지어 공포감까지 갖게 되는 ‘노모포비아’ 현상의 단면들이다. 스마트폰 신조어는 더 있다. 지적 능력은 갖췄지만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사회적응력이 떨어지는 ‘아스퍼거 증후군’, 옥수수 튀김 팝콘이 곧바로 튀어오르는 것처럼 스마트폰의 즉각적이고 강한 신호에만 반응을 보이는 ‘팝콘 브레인(popcorn brain) 현상’도 그런 예다.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이 뇌의 피로도를 높여 기억력 감퇴 등 업무 효율을 떨어뜨린다는 실험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에 중독된 어린이에게 깜빡이는 불빛에 맞춰 손뼉을 치고 발을 구르도록 했더니 반응 속도가 현저히 떨어졌다고 한다. 스마트폰 과다 사용자의 뇌를 연구해 봤더니, 좌우 뇌 활동의 불균형으로 시각과 청각반응이 일반인보다 현저히 낮았다는 결과도 있다. 뇌 기능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면 생각과 인지, 예측과 행동을 지시하는 우측 뇌의 기능이 지극히 낮아지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신년 벽두에 ‘스마트폰 감옥’에서 탈출하자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일고 있다. 첨단 스마트기기 사용으로 인한 독을 빼자는 ‘디지털 디톡스’가 금주와 금연, 살빼기와 더불어 화두로 등장했다. 스마트폰의 편리함에 밀려 뒤편으로 밀려난 아날로그 감성을 되찾는 한편, 탈진한 뇌를 쉬게 하자는 것이다. 디지털 금식 혹은 단식운동인 셈이다. ‘잃어버린’ 2G(2세대)폰을 손에 다시 쥐어야 한다는 움직임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런 흐름 때문인지 최근 지하철과 버스에서는 책을 든 승객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내용을 요약해 메모하고, 인물 등의 관계도를 그리는 등 좀 더 깊고 길게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자는 움직임이다. 미국 CNN 방송은 ‘팝콘 브레인 퇴치법’으로 스마트폰 내려놓고 최소 2분간 창밖 응시하기, 업무가 끝난 오후 6~9시 온라인에서 해방된 자유시간 갖기, 문자와 메일 대신 전화걸기 등을 제안한 바 있다. 아날로그적인 것과의 조화로운 교류만이 첨단 스마트 시대를 제대로 살아갈 수 있다는 역설적인 뜻이 담겼다. ‘역사는 아(我) 비아(非我) 간 투쟁’이라는 명제는 비단 역사이론에만 적용되는 말이 아님을 실감케 하는 요즘이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응답하라1994(응사) 마지막 촬영은 ‘눈물바다’…김성균 “끝나기만 바랐는데…”

    응답하라1994(응사) 마지막 촬영은 ‘눈물바다’…김성균 “끝나기만 바랐는데…”

    ‘응답하라 1994’(응사)의 마지막 촬영 현장은 초대박 드라마를 마무리하는 기쁨과 아쉬움 그 자체였다. 지난 4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의 ‘현장토크쇼 택시’에는 응답하라 1994(응사)에서 쓰레기 역을 맡았던 정우와 삼천포역을 맡았던 김성균이 게스트로 나와 ‘응답하라 1994’ 특집으로 꾸며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응답하라 1994(응사)의 마지막회에 나왔던 2002년 한일 월드컵 장면 촬영 현장이 정우와 삼천포의 소개로 공개됐다. 응답하라 1994(응사) 마지막 촬영현장인 신촌하숙에 모인 출연배우들은 촬영이 완전히 끝난 후 북받치는 감정을 억누르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나이가 가장 어린 도희는 가장 격하게 눈물을 쏟아냈다. 다른 멤버들 역시 서로 포옹과 악수를 나누며 종영에 대한 서운함을 달랬다. 김성균은 “끝나기만을 바랐는데 정말 끝나니까 아쉽다. 지난 촬영 현장이 스쳐지나간다”고 말했다. 바로는 “시청해 주신 분들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유연석은 “이렇게 촬영 마무리를 해보기는 처음이다. 새삼스러운 것 같다”고 밝혔다. 정우도 “응사 마지막 촬영현장에서 눈물이 나려고 했는데 참았다. 그런데 감독님과 포옹하니까 눈물이 나오더라”며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응답하라 1994(응사)의 후속으로는 송지효, 최진혁, 이필모, 최여진, 클라라 등이 나오는 ‘응급남녀’가 방송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응답하라1994(응사) 마지막 촬영 현장…가장 펑펑 운 사람 예상대로…

    응답하라1994(응사) 마지막 촬영 현장…가장 펑펑 운 사람 예상대로…

    ‘응답하라 1994’(응사)의 마지막 촬영 현장은 초대박 드라마를 마무리하는 기쁨과 아쉬움 그 자체였다. 지난 4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의 ‘현장토크쇼 택시’에는 응답하라 1994(응사)에서 쓰레기 역을 맡았던 정우와 삼천포역을 맡았던 김성균이 게스트로 나와 ‘응답하라 1994’ 특집으로 꾸며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응답하라 1994(응사)의 마지막회에 나왔던 2002년 한일 월드컵 장면 촬영 현장이 정우와 삼천포의 소개로 공개됐다. 응답하라 1994(응사) 마지막 촬영현장인 신촌하숙에 모인 출연배우들은 촬영이 완전히 끝난 후 북받치는 감정을 억누르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나이가 가장 어린 도희는 가장 격하게 눈물을 쏟아냈다. 다른 멤버들 역시 서로 포옹과 악수를 나누며 종영에 대한 서운함을 달랬다. 김성균은 “끝나기만을 바랐는데 정말 끝나니까 아쉽다. 지난 촬영 현장이 스쳐지나간다”고 말했다. 바로는 “시청해 주신 분들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유연석은 “이렇게 촬영 마무리를 해보기는 처음이다. 새삼스러운 것 같다”고 밝혔다. 정우도 “응사 마지막 촬영현장에서 눈물이 나려고 했는데 참았다. 그런데 감독님과 포옹하니까 눈물이 나오더라”며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응답하라 1994(응사)의 후속으로는 송지효, 최진혁, 이필모, 최여진, 클라라 등이 나오는 ‘응급남녀’가 방송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간제 일자리-길을 묻고 답을 찾다] 하르츠 개혁의 심장 獨 폭스바겐 공장 가보니

    [시간제 일자리-길을 묻고 답을 찾다] 하르츠 개혁의 심장 獨 폭스바겐 공장 가보니

    독일 니더작센주 볼프스부르크 중앙역. 고속철도 이체에(ICE)에서 내리면 붉은색 굴뚝 4개가 우뚝 솟은 웅장한 규모의 공장이 눈에 들어온다. ‘하르츠 개혁의 심장’으로 불리는 폭스바겐 본사 공장이다. 이 공장은 단일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이곳 볼프스부르크 지역 경제의 상징이기도 하다. 본사 공장을 둘러보려면 먼저 폭스바겐 테마파크인 아우토슈타트(자동차 도시)에서 유람선을 타야 한다. 폭스바겐은 단순 생산 기능에만 그치지 않고 ‘국민 자동차’의 명성을 살려 공장 일대에 2000년 아우토슈타트를 개장했다. 특히 독일 국민 및 인근 유럽 국가 국민들은 폭스바겐 차량을 계약한 뒤 이곳을 직접 방문해 차량을 인도받는 것을 가족 행사로 여길 정도다. 볼프스부르크 공장은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1939년 완공된 공장으로 자체 발전소까지 갖췄다. 세계 최대 규모의 공장답게 일일 최대 3500대의 자동차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공장은 하루 3개 조로 24시간 가동된다. 1993년 말 폭스바겐은 경영 실적 악화 위기 속에서 직원 해고 대신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실험을 강행했다. 당시 주당 36시간이었던 노동시간을 28.8시간으로 줄이고 임금 10%를 삭감하는 대신 2만명 이상의 해고를 막았다. 익명을 요구한 폭스바겐 한 임원은 “당시 그런 변화가 없었다면 폭스바겐이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지금의 위상에 오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은 노동 유연성 확보와 더불어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도 강화했다. 100% 자본금을 투입해 설립한 인력 운용 자회사 ‘아우토 비전’을 통해 파견직, 하도급, 시간제 노동자 등을 공급받고 있다. 폭스바겐 독일 내 공장 총인원 10만여명 중 4%에 해당하는 4000여명이 아우토 비전에서 파견한 노동자들이다. 이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기본급 기준으로 정규직의 90%에 해당하는 임금을 받고 있다. 부품 조립 라인의 한스 윌러는 “1999년 파견직으로 이곳에서 일을 시작했지만 2년 뒤 정규직으로 전환돼 안정적으로 일하고 있다”면서 “2000년대 초반 한때 회사가 어려운 시기도 있었지만 노사가 유연하게 협의해 해고의 위기를 잘 넘겼다”고 말했다. 글 사진 볼프스부르크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한국인의 밥상(KBS1 밤 7시 30분) 2014년 새해를 맞아 살을 에는 듯 혹독한 극한의 겨울 추위를 겪으며 살아가는 한계령 사람들을 만나본다. 집집마다 다양한 형태로 자리 잡은 곳간은 1년의 반이 겨울인 한계령을 이겨내는 지혜의 상징이다. 곳간 곳곳에는 어머니의 땀과 눈물이 배어 치열한 삶을 방증한다. 우리네 어머니들의 노고와 정성이 스며 있는 겨울나기 저장음식을 맛본다. ■세상의 모든 다큐(KBS2 밤 12시 45분) 우주는 대폭발을 통해 탄생된 이후로 끊임없이 팽창을 거듭해 왔다. 우주가 팽창할수록 비중이 줄어드는 암흑물질에 비해 암흑 에너지는 우주 팽창과 같은 비율로 커진다. 그런 원리로 우주 팽창은 오늘날까지 거듭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볼 수 없는 영역이 대부분인 우주의 크기는 과연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글로벌 홈스테이 집으로(MBC 밤 11시 15분) 험난한 아마존 홈스테이는 계속된다. 용맹함을 겨루기 위한 와우라만의 전통 씨름 우까우까는 시작에 불과했다. 더욱더 강렬하고, 더욱더 처절하게 벌어지는 경기 현장을 엿보고 있으면 경악할 정도다. 특히 여자만을 위한 축제 따뚜에 현장이 그렇다. 경기를 앞두고 공포의 느낌이 전해오고, 아찔한 아마존 생존기가 시작된다. ■내 마음의 크레파스(SBS 오후 5시 15분) 전북 군산시에 어린 여자아이치고는 놀랄 만큼 우아한 몸짓으로 발레를 하는 13세 소년 미르가 있다. 어릴 적부터 발레 팬이었던 엄마를 따라 자연스럽게 발레를 접하게 된 미르. 매일 3~4시간씩 이어지는 연습에도 새로운 발레 동작을 배울 수 있어 그저 즐겁기만 하다. 그런데 발레를 시키려면 경제적인 뒷받침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극한직업(EBS 밤 10시 45분) 1년 내내 넓은 초지가 펼쳐지는 제주도의 말 육성 목장. 이곳에서는 망아지부터 종마까지 150여마리의 말들이 자라고 있다. 그리고 말이 태어나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하며 최고의 경주마를 생산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사람들이 있다. 무게 500㎏을 넘나드는 육중한 말을 다루다 보면 큰 부상을 입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경찰 25시(OBS 밤 11시 5분) 한낮의 주택가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중년의 여성으로 바닥에 떨어진 핏자국들이 그날의 처참함을 짐작하게 한다. 피해자가 알몸으로 발견돼 성범죄까지 의심되는 상황. 수원 서부경찰서 강력 1팀이 촉각을 세우고 수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범죄 현장 주변에는 제대로 된 폐쇄회로(CC)TV도, 현장을 목격한 목격자도 없는데….
  • 이연희 특훈 3종세트, 물구나무+엉덩이 걸음까지..‘배우도 고생’

    이연희 특훈 3종세트, 물구나무+엉덩이 걸음까지..‘배우도 고생’

    이연희 특훈 3종세트가 화제다. MBC 수목 드라마 ‘미스코리아’에 출연하고 잇는 배우 이연희의 특훈 3종 세트 사진이 공개돼 네티즌 사이 화제다. 이연희의 특훈 사진은 지난달 31일 MBC에 공개된 것으로, 공개된 사진 속에는 회색 상의와 검은색의 핫팬츠를 입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 속 이연희의 물구나무를 선 모습과 앉은 채 엉덩이를 이용해 앞으로 나아가는 장면은 남성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다. 또한 거울 앞에 등을 붙이고 서서 땀을 흘리는 이연희와 이연희의 어깨에 막대를 가져가는 이미숙이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1일 방송 예정인 ‘미스코리아’에서는 완벽한 미스코리아의 S라인 몸매를 위해 미용실 원장 이미숙의 특훈을 받는 장면이 연출될 예정이다. 이연희 특훈 3종세트 사진을 접한 네티즌은 “이연희 특훈 3종세트..이연희가 물구나무를?”, “이연희 특훈 3종세트,.배우들도 고생한다”, “이연희 특훈 3종세트..다른 특훈은 뭐가 있을까?”, “이연희 특훈 3종세트..다들 예쁘네”등 반응을 보였다. 사진 = 서울신문DB (이연희 특훈 3종세트) 연예팀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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