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우도
    2026-06-16
    검색기록 지우기
  • 반려
    2026-06-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5,965
  • 韓·中 ‘이어도 문제’ 고위급 담판 주목

    韓·中 ‘이어도 문제’ 고위급 담판 주목

    한국과 중국이 22일 서울에서 배타적경제수역(EEZ) 협상을 위한 해양경계획정회담을 7년 만에 재개하기로 하면서 이 회담이 추후 양국 관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에는 협상 격을 차관급으로 높여 조태열 외교부 2차관과 류전민(劉振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협상 테이블로 나가는 등 양국이 타결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갈등의 불씨 역시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중은 해양경계획정회담을 1996년부터 이어 왔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2008년 이후 잠정 중단했다. 하지만 양국 EEZ 중첩으로 그 경계에 있는 이어도의 관할권 문제, EEZ 내 불법 조업 등이 이어지며 회담 마무리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됐다. 그러다 지난해 7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협상 재개를 합의하면서 양국은 올해 준비 협의를 했다. 논란의 핵심은 EEZ 중첩 수역 경계를 어떻게 나누느냐다. 우리는 국제법상 관례에 따라 양국 해안선에서 같은 거리에 있는 중간선을 경계로 삼자고 주장하지만 중국은 총해안선의 길이와 인구 규모 등을 따지자며 ‘형평의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중국 측 주장에 대해 한 외교부 관계자는 20일 “국제법상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경계에 있는 이어도 역시 EEZ 획정과 별개로 우리 수역에 있다는 게 외교부의 입장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등거리 원칙이 국제법상 꼭 정설인 건 아니라고 말한다. 사안에 따라서는 형평의 원칙이 받아들여진 경우도 있어 결국 양국 합의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이 문제가 미·중 간 갈등이 첨예한 남중국해 건과 비슷하게 진행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은 국제법보다 양국 정상의 정무적 판단에 따른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장급 회담에서는 법적 문제만 이야기할 수밖에 없고 차관급 회담 역시 어떤 전략적 결단을 내리기는 아직 어려운 구조”라며 “결국은 양국 정상의 전략적 결단을 기대하는 수순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30번 퇴짜 맞고 임시 경비로… 그렇게 한달 또 버틴다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30번 퇴짜 맞고 임시 경비로… 그렇게 한달 또 버틴다

    가장 오랫동안 일하지만 가장 가난한 노인들. 한국 노년층의 서글픈 ‘역설의 자화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실질 은퇴 연령은 72.9세로 가장 늦지만 65세 이상 노인의 평균 소득은 전체 근로자 평균임금의 3분의1 수준(서울 노인 기준)에 불과하다. 양질의 일자리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에다 운 좋게 일을 구해도 1년 이상 버티기가 힘들다. 이재갑(70)씨는 이런 대한민국 빈곤 노인의 초상이라고 할 만하다. 하루아침에 해고당했지만 낙담할 시간조차 없었다. 서울신문 특별기획팀은 이씨와 한달간 함께하며 그의 구직 분투기를 관찰했다. “모레가 이자 내는 날인데, 허 참….” 경비원 모자를 눌러 쓴 노인은 허공에 혼잣말을 뱉었다. 아파트 경비실 벽에 걸린 달력을 올려다 본다. 11월 23일. 취업한 지 고작 20일 만이었다. 이씨는 이틀 전 경비원 채용을 맡고 있는 용역회사 사장에게서 해고 통보를 받았다. 왜 잘린 건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사장한테 그랬어. 무슨 일 때문인지 몰라도 무조건 내가 잘못했다고. 근데 막무가내야. 잘리는 이유라도 말해 달라고 했지. 그랬더니 그냥 이곳과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하래.”  힘없는 노인을 일터 밖으로 밀어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채용 뒤 2개월은 수습 기간이어서 일방적으로 해고해도 된다는 논리였다. 이씨와의 동행은 이렇게 시작됐다. [업체 바꾼다고, 나이 많다고… 7번 해고] 해고 통보 다음날, 이씨는 이력서를 인쇄했다. 근로 경험만큼 눈에 띄는 건 여러 줄을 차지하고 있는 해고·퇴직 경력이었다. ‘2013년 12월 관리업체 변경으로 강동 ○○아파트에서 퇴직/ 2014년 6월 연령 초과로 송파 XX아파트에서 해직/ 9월 관리업체 변경으로 경기 △△아파트 퇴직….’ 2013년 처음 경비 일을 시작한 뒤 2년 새 7차례나 옷을 벗었다. “왜 그렇게 많이 잘렸나요.”  젊은 기자의 조심성 없는 질문에 이씨가 답했다. “이유야 만들면 다양하지. 용역회사 바뀌면 잘리고, 쏟아지는 졸음 참으려고 신문 보다가 잘리고, 모친이 아프다고 보고까지 했는데도 출근 안 했다고 잘리고… .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같은 경비원들끼리 음해를 하는 경우도 많아.” 그는 해고 사유들을 받아들일 수 없어 4차례 고용노동부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냈고 모두 승소했다. 그러나 합의금 조로 업주로부터 건당 50만~60만원씩 받았을 뿐 복직하진 못했다. “나나 되니까 싸워서 돈이라도 받았지. 그냥 쫓겨나는 노인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 [사흘간 소개소 20곳 전화…대답 없어] 일자리를 찾으려고 가장 먼저 펴 든 건 생활정보지다. ‘청소 아주머니 급구’ ‘파출부 환영’ ‘노래방 도우미 모십니다’ ‘25~40세 어선 선원 모집’…. 노인을 위한 일자리는 보이지 않는다. 생활정보지조차 70세 노인은 관심 밖이었다. 겨우 ‘경비원 모집’이라는 문구를 발견했지만 밑줄 친 글이 이씨를 낙심하게 만든다. ‘67세 이하, 급여는 상담 후 결정.’ 이튿날부터는 민간 직업소개소에 무작정 전화를 돌렸다. “네, 안녕하세요. ‘이제 옵니다’가 아니라 ‘이제 갑니다’ 해서 이재갑이에요.” 60세 때 구청에서 퇴직한 뒤 일자리를 구하며 수백 번은 했을 법한 능숙한 자기소개였다. “사장님과 통화하니 좋은 일이 생길는지 오던 비도 그치네요. 우리 ○○인력 통해 꼭 취직하고 싶어요. 부탁합니다.” 그렇게 사흘간 직업소개소 20여곳에 전화했고, 그중 네 번은 사무실에 직접 찾아갔지만 모두 허사였다. 그의 바람은 단순했다. 직종 불문하고 월급 140만원을 받는 일. 모아 둔 돈 없이 마이너스 통장 이자와 카드 대금으로 월 50만~60만원씩 내야 하는 형편에 아내와 사는 원룸 월세 50만원이라도 안 밀리려면 사실 이 돈으로도 모자랐다. 치매를 앓는 구순 노모의 요양원 비용도 이씨의 몫이었다. 아들이 있지만 이제 막 취업한 아이에게 손을 벌릴 수는 없었다. [“이자·생활비 낼 월140만원이면 되는데”] 이씨도 ‘중산층’일 때가 있었다. 풍족하지는 않아도 급여가 끊긴 적은 없었다. 허투루 쓰지 않고 모아 서울 송파의 40평(132.2㎡) 아파트도 샀다. 하지만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게 해 주면 매월 150만원씩 주겠다”는 말에 속아 집을 잡혔다가 수익은커녕 그 아파트마저 날렸다. 60세에 정년퇴직한 뒤로는 살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했다. 1960년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40대 때 정당 중앙연수원에서 ‘교수’라는 직함도 가졌다. 50대에는 서울의 모 구청 연구위원 등으로 근무한 이씨지만 노인 구직자에게 ‘스펙’은 별 무기가 못 됐다. 고분고분한 태도와 한살이라도 젊은 나이,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 “먹고살려니까 늘 투잡(2개의 직장)을 뛰었어. 몇 년 전에는 아파트 2곳에서 동시에 경비 일을 했어. 밤새 일하고 다음날엔 다른 아파트에 출근해 근무하고. 새벽에는 4~5시간 쪽잠 잘 수 있으니 괜찮아.” [“65세 넘으면 일자리 없고 급여도 깎여”] 해고 20일째. 노인은 기자의 권유로 서울시가 운영하는 노인일자리센터를 찾았다. 일자리 주선 때 첫 월급의 10%를 떼어 가는 민간 직업소개소와 달리 공공 일자리센터는 수수료가 없다. 20대 후반쯤 된 여성 상담사는 경비나 청소 일을 원한다는 말에 사업장 1~2곳을 추천했다. 하지만 매일 9시간씩 주 6일을 일하고 나오는 돈이 110만원이라는 말에 이번에는 이씨 쪽에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대충 살 만한데 소일거리 찾는 거라면 50만~60만원 벌어도 좋아. 근데 나는 지금 그 돈 벌어서는 방세도 못 내고 밥도 못 먹어. 그래도 올해는 최저임금이 올라서 140만원짜리 경비 일자리가 있잖아. 나 잠 안 자도 되니까 더 일하고 더 받는 자리 좀 구해 줘.” 상담사는 난감해했다. 그는 “업체들이 60세부터 65세 사이에서만 뽑으려 하고 65세 넘어가면 급여 조건이 확 나빠진다”고 전했다. 30일 동안 이씨는 모두 30여곳의 직업소개소를 돌았다. 하지만 칠순 노인에게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아준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그나마 한 민간 직업소개소가 임시로 아파트 경비직을 주선해 줘 한달은 더 버티며 일자리를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절망적일 만했지만 이씨는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다.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 못 해 준다는데 뭐. 아프지만 않으면 버틸 수 있어. 아프지만 않으면….” 특별기획팀 tamsa@seoul.co.kr ■ 특별기획팀 유영규 팀장 whoami@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기억잡기’ 관찰하고 상담하라

    ‘기억잡기’ 관찰하고 상담하라

    10년째 치매에 걸린 친정어머니를 부양하는 A씨는 하루하루 전쟁을 치른다. 식사를 차렸는데도 밥을 안 주고 굶겨 죽이려 한다며 욕을 하기 일쑤고, 방문요양보호사에게는 ‘쌀을 훔쳐갔다, 반지를 훔쳐갔다’고 소리를 지른다. 밤이면 치매 증상이 더 심해져 쉬지 않고 돌아다니며, 심지어 칼을 들고 와서는 돈을 내놓으라고 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A씨의 언니와 동생은 어머니를 요양원에 보내라고 하지만, A씨는 그럴 수 없다. 이렇게 하루하루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편하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B씨는 6년 전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받은 아버지가 자꾸 운전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려 고민이다. 운전을 하다 크고 작은 사고가 여러 차례 났는데도 아버지는 운전을 만류하는 가족에게 되레 화를 낸다. 더는 운전을 못 하게 하려고 차 열쇠도 숨겨 보고 차를 다른 곳으로 옮겨도 봤지만 당장 차를 제자리에 가져다 놓으라고 호통을 치는 바람에 돌려줄 수밖에 없었다. A씨와 B씨의 사례는 치매상담전화센터(1899-9988)에 걸려온 실제 상담 내용이다. 2013년 치매상담전화센터가 개통되고 나서 지난해 12월까지 1만 7763건의 상담 사례가 접수됐다. 그만큼 치매 환자를 부양하는 가족의 고통이 크다. 치매상담전화센터는 A씨에게 “이런 증상은 많은 치매 환자들이 보이는 증상으로, 특히 의심과 도둑이라는 망상, 공격적 행동, 잠을 안 자는 모습 등은 약물치료로 나아질 수 있는 경우가 많다”며 병원 주치의와 먼저 상담해 보길 권했다. 또 “혼자서 어머니를 모시는 것만이 최선이 아니고 주위에 도움받을 곳을 찾아보아야 한다”며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든 극한의 상황에서 혼자 어머니를 모시면 감정이 더 나빠질 수 있으니 가족들과 부양 부담을 덜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말했다. 운전을 고집하는 아버지 때문에 고민인 B씨에게는 “차가 고장 나서 수리를 보냈다거나 다른 사람이 잠깐 차를 빌려갔다는 등 적당한 이유를 둘러대 운전을 못 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다만 “운전을 못 하게 하면 우울해질 수 있으니 아버지를 조수석에 태우고 바람을 쐬러 다니시라”고 조언했다. 더는 운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운전면허 해지도 고민해 봐야 한다. 운전면허 해지는 내가 직접 해야 하지만 사전에 수시 적성검사장과 상의해 검사장에서 바로 불합격 통보를 받은 뒤 환자 스스로 열쇠와 차를 반납하게 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C씨는 남편이 잠자는 도중 비명을 지르면서 자신의 얼굴을 때리고는 정작 기억을 못 하는데 치매인 것 같다며 상담을 요청해 왔다. 잠든 상태에서 소리를 지르고 팔을 휘두르거나 다리로 차는 등 심한 움직임을 보이는 증상은 ‘렘수면 행동 장애’다. 증상은 다양한데 아무 원인 없이 나타나는 특발성도 있고, 다른 질환이나 약물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치매상담전화센터는 “렘수면 행동 장애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치매가 온다고 할 수는 없다”며 “다만 파킨슨병이나 치매의 전조증상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자세히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병원 진료를 받기 전에 최근 수면의 변화, 병력과 생활습관, 복용하는 약물, 손 떨림이나 걸음걸이 이상증상 등 신체적 변화, 인지기능 변화 등을 모두 기록했다가 상담하면 도움이 된다. 경도인지장애 증상을 보이는 50대 후반 D씨는 기억력이 자꾸 떨어지는데 치매는 아닌지 너무 두렵다며 상담 전화를 걸어왔다. 집에서 두뇌 활동에 좋다는 책만 몇 권 읽으며 지냈지만 최근에는 단어가 잘 떠오르지도 않는다. 예를 들어 ‘번지점프’, ‘역류성 식도염’ 같은 단어는 한참을 생각해야 기억이 나고 아침에 반찬을 뭘 먹었는지도 한참 생각해야 하며 신문을 읽고도 내용이 바로 기억나지 않는다. 치매 전 단계라 불리는 경도인지장애는 아직 치매라고 볼 수는 없으나 치매 예방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필요는 있다. 운동, 식사, 독서, 절주, 금연, 건강검진 등을 실천하면 치매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독서와 운동이다. 신문이나 책을 열심히 읽고 문화·취미 생활을 하는 게 좋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서울에서 일하는 노인으로 산다는 건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서울에서 일하는 노인으로 산다는 건

    서울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은 약 124만명이다. 이 중 3분의1가량인 46만명이 은퇴 후에도 손에서 일을 놓지 못한다. 다들 편안한 노후가 꿈이지만, 경제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현실이 발목을 잡는다. 서울연구원이 노인 99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노인 실태조사에는 외줄을 타듯 불안한 삶을 이어 가는 서울 노인의 현실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월평균 소득 146만 7000원] 조사 결과 서울에서 일하는 노인(자영업자+임금근로자)의 월평균 근로소득은 146만 7000원이었다. 누군가에게 고용돼 일하는 노인은 약 122만원, 자영업자는 159만원을 벌었다. 하지만 10명 중 3명(28.3%)은 한 달에 채 100만원을 못 번다. 이 가운데 8.3%의 벌이는 50만원 이하로 나타났다. 남성 노인들의 소득은 월 159만원인 반면, 여성들의 소득은 115만원으로 44만원이 낮았다. 평균 소득이 낮다 보니 노인의 맞벌이 비율도 30%에 달했다. 43.2%가 맞벌이를 하는 젊은 층에 견줄 만하다. 비교적 형편이 낫다고 여기는 노인 자영업자 역시 실제 소득은 최저임금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시간당 수입이 최저 임금의 기준인 5580원을 넘지 못하는 노인 자영업자가 55.7%로, 절반을 넘었다. 특히 종업원 없이 일하는 1인 자영업자 중 73.4%는 시간당 수입이 최저임금에 못 미쳤다. ‘직업 선택의 자유’라는 말은 사치였다. 남에게 고용돼 일하는 노인 임금근로자의 85.4%는 경비, 미화원, 택배원, 활동보조인, 가사도우미, 운전사 등 ‘단순노무 종사자’였다. ‘사무직’(1.2%), ‘관리직’(0.6%), ‘전문직 종사자’(0.6%) 등 고된 육체 노동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일자리는 극소수였다. [노후 준비 충분한 사람 2.1%뿐] 일을 놓지 못하는 것은 당장의 생활비 마련과 부족한 노후준비 탓이다. 서울의 일하는 노인 중 ‘노후 준비가 안 돼 있다’(전혀 준비 안 돼 있다 또는 별로 준비 안 돼 있다)는 응답은 64.4%로 ‘노후가 준비됐다’(충분히 준비됐다 또는 어느 정도 준비됐다)는 응답률 35.6%의 거의 2배에 달했다. 특히 ‘충분히 준비됐다’는 응답자는 전체 995명 중 21명(2.1%)에 불과했다.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근로계약도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었다. 법에 정해진 권리지만 근로조건을 명시한 근로계약서를 주고받는 경우는 노인 임금근로자 3명 중 1명꼴(32.7%)에 그쳤다. 서면계약 없이 구두계약만 하는 경우도 30.4%에 달했다. 근로계약을 한 노인도 계약 기간이 ‘1년’인 경우가 10명 중 7명꼴(69.4%)에 달했다. 이어 ‘1년 초과~2년 미만’ 9.7%, ‘6개월 이상~1년 미만’ 9.0% 순이었다. 지금 있는 직장에서의 근무 기간은 평균 5년 남짓(61.8개월)이었다. 평균적으로 볼 때 1년 이하의 근로계약 기간을 5회 이상 반복하면서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셈이다. [21.4% “기초연금 포함해 소득 전무”] 한 달 생활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주거 관련 비용’(34.7%)이었다. 다음으로 ‘보건 의료비’(27.1%), ‘식비’(15.1%), ‘자녀 지원비’(9.8%) 순이었다. 기초연금을 포함해 전혀 소득이 없는 노인도 21.4%로 조사됐다. 개인 근로소득, 연금 소득 이외의 다른 소득에 대해서는 ‘없다’는 답이 78.1%에 달했다. 자녀에게 정기적으로 용돈이나 생활비 지원을 받는 경우는 10명 중 1명(10.8%)에 그쳤다.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걸 꺼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어려워도 도움을 바라지 않는다’는 응답이 63.6%로 가장 많았다. 도움을 원하는 경우는 ‘아들’(17.1%)과 ‘사회·정부’(17.1%)를 선호했다. ‘출가외인’이라는 전통적 관념 탓인지 ‘딸의 도움을 원한다’는 답은 단 1%에 그쳤다. 윤민석 서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노인들의 다수가 노후 준비를 못 한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은퇴해 이전보다 더 열악한 직종으로 이동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tamsa@seoul.co.kr ■ 특별기획팀 유영규 팀장 whoami@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27] 낯설지만 무서운 신경근육질환 주의보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27] 낯설지만 무서운 신경근육질환 주의보

    아주 낯설지만 그래서 더 무서운 병이 있습니다. ‘근디스트로피’ ‘샤르코 마리 투스병’ ‘폼페병’ ‘파브리병’ 등이 그런 병입니다. “그런 병도 있어?” 하고 묻는 사람도 있겠지요. 비교적 익숙한 루게릭병을 떠올리면 이해가 빠를까요. 이 병의 한 유형인 근위축성 측삭경화증을 흔히 루게릭병이라고 부르니까요. ‘근육질환’이라면, 대부분 피로나 무리한 활동으로 근육이 뭉치거나 결리는 증상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말하는 근육질환은 이런 일반의 생각과는 크게 다릅니다. 근육이 지속적으로 약해지다가 마침내 소실되면서 환자들이 근육을 이용하는 모든 활동을 못하게 되는 중증 질환이니까요. 여기에 ‘신경’이라는 용어를 하나만 더 붙이면 ‘신경근육질환’이 됩니다. 말초신경과 근육에 문제가 생기는 질병을 뜻하지요. 말초신경이란 두개골이나 척추 속에 들어 있는 중추신경계에서 갈라져 나와 근육이나 피부 등 멀리 떨어진 말단 장기를 중추신경계와 연결 시켜주는 신경, 즉 우리 몸을 감싸고 있는 신경을 ‘그물망’이라고 말할 때 그 그물망에 해당되는 최전선의 신경을 뜻합니다. 이 말초신경은 중추신경계가 결정한 명령을 근육 등 모든 장기에 전달하고, 통각(통증) 등 곳곳의 장기가 감지한 감각 정보를 중추신경계에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런 신경과 근육에 문제가 있는 것을 신경근육질환이라고 합니다. 유소년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에서 나타날 수 있고, 유병률도 세부 질환에 따라 많게는 2500명에 1명, 적게는 4만 명에 1명까지 다양합니다. 신경근육질환은 거의 모든 다른 병과 마찬가지로 병의 진행될수록 장애의 범위와 정도가 악화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처음에는 감각이 무뎌지거나 사소하다고 여길 수도 있는 통증이 발생하다가 점차 팔과 다리의 근육 소실로 이어져 움직이기가 어렵게 되지요. 의사들은 환자들에게 희망을 줘야 하니까 가능하면 좋은 방향으로 말을 하지만, 근육 소실만 하더라도 얼마든지 심각성을 부여할 수 있는 증상입니다. 호흡을 담당하는 근육이 소실되면 자기 능력으로는 숨을 쉬지 못하게 되고, 소화기 근육이 소실되면 음식을 먹거나 소화시키지 못하게 됩니다. 그로인한 결과는 따로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전문의들은 이런 신경근육질환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조기진단’을 꼽습니다. 일단 병증이 진행 단계에 접어들면 환자의 신체 기능이 빠르게 떨어져 노동력을 상실하게 되고, 이에 따라 개인의 삶의 질은 형언하기 어려운 나락으로 빠져들게 되지요. 사회적으로도 노동력 상실에 따른 부담에다 출산 및 장애인 문제 등으로 복지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됩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신경근육질환은 완치를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의사들은 조기진단을 통해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하면 증상의 진행 속도를 늦추거나 합병증과 장애를 어느 정도는 제어 또는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물론 조기에 진단을 받아 적극적으로 치료할 경우 국가나 사회단체 등에서 의료 비용 등을 상당 부분 지원·보조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자기 부담이 적은 것은 아닙니다. 될대로 되라고 방치하지 않을 바에야 환자의 치료와 관리에 장기적으로 엄청난 부담이 따르는 건 불문가지의 사실이지요.  영양 때문이 아니라 유전자 이상이 원인 증상을 육안으로 살피는 것 말고는 다른 진단 방법이 없었던 19세기에는 근육이 위축되는 신경근육질환을 영양상태가 나빠서 생기는 문제(dystrophy)라고 생각했습니다. 근육질환에 근디스트로피(muscular dystrophy)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이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대부분의 신경근육질환은 영양의 문제가 아니라 근육 단백질을 합성하는 유전자의 이상으로 발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현재 근디스트로피로 불리는 질환도 신경근육질환의 한 종류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사실, 한 가지로 묶어서 신경근육질환이지 세부적으로는 많은 병들이 있습니다. 그 종류를 먼저 말하는 게 좋겠습니다. 왜냐 하면 개별 질환에 따라 다른 원인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신경근육질환은 근육 소실을 유발하는 원인에 따라 다양한 하위질환으로 나눠지며, 개별 원인을 찾아 최종 진단에 이르는 것이 치료의 첫 걸음이기 때문입니다.  신경근육질환의 종류 대표적인 신경근육질환으로는 국내 신경근육질환 중 환자가 가장 많은 근디스트로피를 들 수 있습니다. 또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유병률 증가를 보인 샤르코 마리 투스병, 최근 특이적인 치료제가 개발되어 치료를 통한 증상 개선이 가능하게 된 폼페병과 파브리병, 그리고 척수성 근육위축, 루게릭병, 중증근무력증 등이 모두 신경근육질환에 포함됩니다.  -근디스트로피: 모든 연령대에서 발병할 수 있으며, 오랜 시간 진행되면서 사지 몸통을 움직이는 근육뿐 아니라 호흡근육까지 단계적으로 약화·소실되는 병. 국내에서 진행된 실태조사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약 3500명의 환자가 근디스트로피로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남. 진료를 받지 않은 사람은 통계에 잡혀있지 않음. -샤르코 마리 투스병: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이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손상되는 병. 손발의 근육들이 점점 위축돼 힘이 약해지고 발 또는 손 모양이 변하는 것이 특징임. 유병률은 2,500명당 1명 꼴로, 유전되는 희귀질환 중에서는 비교적 높은 편이며, 국내에서도 최근 10년간 환자수가 3.3배 가량 증가했음. -폼페병: 당을 분해하는 효소인 ‘α-글루코시타아제(GAA)’의 결핍으로 발생함. GAA의 결핍 상태에서는 섬유조직에 당이 쌓이게 되는데, 이 병이 어려서 발병하면 심근육에, 성인이 된 뒤에 발병하면 사지 근육에 당이 쌓이면서 근력을 약화시킴. 특히 영아기에 발병할 경우 보통 1년 이내에 심부전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음. 최근에는 치료제가 개발되어 GAA를 대신하는 효소를 대체함으로써 근력 개선이 가능하게 됨. -파브리병: 폼페병과 마찬가지로 GAA의 결핍으로 ‘GL-3’이라는 인지질이 신장·심장·혈관·신경계에 축적되면서 발생함. 사지 통증과 발열이 초기 증상의 특징이며, 이 밖에 한쪽에 치우친 마비 또는 운동실조, 팔다리의 심한 급성 통증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데 전문의들은 이를 ‘파브리 위기’ 증상이라고 지적함. 나이가 들면서 GAA의 활성도가 더 떨어지면서 신장과 심장, 뇌혈관에 영향을 미치는 모계 유전병으로, 보인자의 경우에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 특징임. -척수성 근육위축: 운동신경세포가 점차 퇴화하는 유전성 신경근육병으로, 팔다리의 근육이 점차 위축되면서 근력 저하가 나타남. 대부분 어릴 때 발병해서 매우 느리게 진행됨. 주로 어깨와 엉덩이를 중심으로 양쪽 근력이 대칭적으로 약화되고, 삼킴장애와 혀가 경련이 일어나듯 떨리는 부분 수축이 나타남. -근위축성 측삭경화증(루게릭병): 운동신경이 점차 퇴행한다는 점에서 척수성 근육위축과 비슷하지만, 성인에게서 발생하고, 진행이 매우 빠르며, 환자 중 10%만 유전에 의해 발생한다는 점이 척수성 근육위축과 다름. 일반적으로 팔다리 움직임이 어눌해지는 비교적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되지만, 말기에는 거동을 못하게 되면서 호흡근육까지 마비되어 사망에 이름. 이 병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환자의 절반 가량에서 인지기능 저하가 동반된다는 점임. -중증근무력증: 신경의 명령이 근육으로 전달되는 접합 부위에 생긴 장애. 근력 약화와 근육 피로가 나타나는 병으로, 다른 신경근육병과는 달리 피곤하면 증상이 심해지고, 쉬면 호전되는 특징을 보임. 초기에는 눈꺼풀 처짐과 사물이 겹쳐 보이는 복시현상, 발음이나 목넘김에 문제가 생기는 입주변의 마비 현상이 주요 증상임. 증상이 심해지면 기계를 통해 인공호흡을 해줘야 하는데, 이 때문에 과거에는 많은 환자들이 호흡부전으로 사망했으나 최근에는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정상 생활도 가능함. 국내에서도 최근 10년 새 환자 70%나 늘어 문제는 최근 들어 환자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덩달아 전체 의료비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한신경근육질환학회가 분석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5~2014년 신경근육질환 환자수 및 진료비 변화 추이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주요 신경근육질환의 국내 환자수는 2005년 8059명이던 것이 2014년에는 1만 3609명으로 약 70% 증가했습니다. 이에 따른 진료비는 2005년 약 149억원에서 2014년에는 4배 이상 증가한 642억원으로 집계됐더군요. 환자 수가 늘어난 것은 예전과 달리 증상이 나타나면 적극적으로 진료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뜻이기도 하고, 진료 수준이 발전하면서 보다 정밀하게 환자를 가려내기 낼 수 있어서일 것이기도 할 겁니다. 여기에 환경 요인 등 후천적인 발병 원인이 작용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아쉽게도 아직 국내에 이를 입증할만 한 근거 자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진료비가 10년 사이에 4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환자들의 치료 의지가 적극적이라는 뜻인데, 이는 아직 만족할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지만 분명히 치료 효과에 대한 믿음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기에다 새로운 치료 방법과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는 것도 진료비 증가에 한 몫을 하겠지요.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실은 실제로 국내에는 더 많은 환자들이 있지만, 이들은 병원 치료를 받지 않아서 통계에 잡히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신경근육질환에 대한 낮은 인지도, 다른 병으로의 오해, 그리고 정확한 진단이 이뤄지기 전에 병원을 전전하며 증상의 원인을 찾는 과정이 길고 어렵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폼페병의 경우 예상 발생률은 인구 4만명당 1명이어서 국내에는 최소한 1250명의 환자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이 병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30여명에 불과합니다. 폼페병 환자의 진단 시점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환자들이 평균적으로 확진을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약 8년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고요.  진단이 늦어서 생길 수 있는 문제들 대부분의 신경근육질환은 완치보다 병증의 진행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치료 목적으로 삼습니다. 그래서 조기진단을 매우 중요시하는데, 진단이 늦어져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근육의 기능 저하 및 괴사가 팔다리와 몸통 근육은 물론 호흡근까지 침범, 결국 휠체어와 호흡 보조기구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자발적으로는 일상 생활을 영위할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 드렸지만, 대부분의 신경근육질환은 희귀질환인 탓에 질환에 대한 연구자료가 많지 않습니다만, 분명한 사실은 진단이 늦을수록 환자의 삶에서 잃어버리는 것이 많다는 점입니다. 신경근육질환자의 연령과 유병 기간에 따른 문제를 분석한 한 연구에 따르면, 유병 기간이 5년 미만인 환자의 휠체어 및 호흡 보조기구 사용률은 30% 이하인 데 비해 유병 기간이 15년 이상인 환자의 휠체어 사용률은 70%, 호흡 보조기구 사용률은 약 60%로 나타나 경과에 따른 장애 정도가 생각보다 커지는 것으로 확인되기도 합니다. 이는 진단 시점이 1년 지연될수록 환자의 휠체어 사용률은 연 13%씩, 호흡 보조기구 사용률은 연 8%씩 증가한다는 뜻입니다. 신경근육질환의 또 다른 문제는 후유증입니다. 대부분의 후유증은 신체의 변형이나 행동 및 지각능력의 결손으로 나타납니다. 병증이 나타난 뒤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보조기구 의존도가 높아지며, 이는 환자 개인의 자발적 활동의 제약을 뜻합니다. 이로 인해 환자는 신체적 고통은 물론 노동력 상실로 인한 경제력 어려움, 심리적 위축을 함께 감당해야 합니다. 환자의 가족 또한 자발적으로 일상 생활을 할 수 없는 환자를 돌보느라 시간적, 경제적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을 쉽게 삶의 질 저하라고 말하지만 속속들이 들여다 보면 후유증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장애 상태에 빠져 갈수록 상태가 심각해진다면 어느 누가 이런 상황을 쉽게 받아들이겠습니까. 국내 신경근육질환 실태조사에 따르면, 신경근육질환 환자 중 94.7%가 장애인으로 등록되어 있답니다. 이런 장애인 등록 비율은 신경근육질환의 조기진단과 치료가 간병·치료비 및 보조기구 지원 등의 장애인 복지 문제와 직결되는 사안임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충분하지는 않지만 환자를 위해 다양한 지원제도가 가동되고 있기는 합니다. 의료비의 경우, 입원 및 외래 본임부담금은 등록일로부터 5년간 10%만 내면 됩니다. 보조기대여비 및 간병비 등 환자와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경제적 지원 규모도 매월 120만원 가량 됩니다. 그러나 이런 지원이 필요없는 상황이 가장 이상적이겠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조기에 진단을 받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의사들이 ‘조기진단’ ‘조기치료’를 강조하면 더러는 “의사들이 제 배 불리려고 저런다”며 삐죽거리기도 합니다만, 그렇게 생각한다면 잘못입니다. 신경근육병이라도 조기에 진단해 적절하게 치료하면 장애와 합병증을 줄여 환자 스스로 일상 생활과 사회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연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이 병을 가진 환자라도 보다 오랜 시간 자신의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고, 가족들의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신경근육병이 오로지 절망 뿐인 것은 아닙니다. 정확한 진단만 이뤄지면 치료가 가능한 신경근육병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폼페병이나 파브리병은 비교적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유전 여부와 진단이 가능할 뿐 아니라 효소 대체치료라는 방법으로 손상된 근육을 회복시켜 생명 연장이 가능합니다. 이런 유형의 신경근육병이라면 진단이 곧 치료와 직결된다고도 할 수 있지요. 그러니 이상하면 의심하고, 의심되면 전문의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모든 병은 징후와 조짐을 보인다 낯설고 막막한 신경근육질환이지만, 치료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치료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조기진단인데, 조기진단은 ‘뭔가 이상하다’는 의구심에서 비롯됩니다. 아무리 중증이라도 ‘그럴 수 있다’고 여기면 진단으로 이어질 턱이 없으니까요. 조기진단을 위해서는 징후와 조짐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당신이나 또는 당신의 소중한 누군가가 이런 증상을 보인다면 신경근육병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가우어(Gower’s sign) 및 트렌델렌버그(Trendelenburg’s sign) 징후라는 게 있습니다.  이 증상은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부자연스러운 걸음걸이를 보이는 게 특징입니다.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불편하고, 걷기나 달리기가 어려운 현상은 거의 모든 신경근육질환 환자들에게서 가장 흔히 나타나는 초기 증상이지요. 여기에서 더 심해지면 제자리에서 일어서기가 어렵고, 그 과정에서 자주 넘어지게 됩니다. 이는 하지 근육이 없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인데, 걸음을 걸을 때 이상이 생겨 엉덩이를 좌우로 뒤뚱거리는 트렌델렌버그 징후를 보이거나 앉은 자세에서 일어설 때 손으로 바닥과 무릎을 짚으며 힘겹게 일어나는 가우어 징후를 보이게 됩니다. 숨이 가쁘고, 이로 인해 수면장애를 겪는 것도 중요한 증상입니다. 이런 증상은 신경근육병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증상 중 하나로, 호흡근육이 약해지면서 숨쉬기가 어려워지는 것인데, 특히 누워있을 때 호흡이 더 어렵기 때문에 자는 동안 숨가쁨이 심하게 나타나는 것이지요. 이런 호흡 장애는 밤 시간에 숙면을 어렵게 해 낮에 유난히 졸립고, 두통·불면증 등이 나타나게 됩니다. 원인 없이 혈액 수치가 높아지는 것도 경계해야 하는 증상입니다. 신경근육질환 환자는 간기능 관련 효소 수치가 올라가는데, 만약 혈액검사에서 특별한 원인 없이 간수치가 상승하고 근력 약화가 동반되는 경우라면 혈액검사를 통해 신경근육질환 여부를 가릴 필요가 있습니다. 또 퇴행된 근육에서 혈액 안으로 근육효소가 빠져 나오기 때문에, 혈액검사에서 크레아틴 키나아제의 농도가 높은 경우에도 추가 검사를 해볼 것을 권합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얼굴 근육에 부조화가 나타나거나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장애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얼굴 부위에서 신경근육질환이 발현되는 경우 눈을 뜬 채로 잠을 자거나 휘파람이 잘 불어지지 않게 됩니다. 또 혀의 근육이 위축돼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이른바 연하장애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필자가 거론한 이런 신경근육질환은 많은 사람들에게 아주 낯선 질환들입니다. 낯설다는 건 흔하게 생기지 않기 때문이지만, 그래서 관심을 가지기 어렵고, 조기에 병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비록 희귀하고 낯선 질환이지만 한번 발병하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기 쉽고, 후유증도 어떤 징환보다 심각합니다. 만약, 당신에게 소중한 누군가가 이런 질환을 앓고 있다면, 더구나 증상을 겪고 있으면서도 아직 정확한 진단을 못 하고 있다면 이 글을 통해서 뭔가를 얻었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jeshim@seoul.co.kr
  • 세계 과학논문 첫 장 쌓으면 ‘킬리만자로산’ 높이

    세계 과학논문 첫 장 쌓으면 ‘킬리만자로산’ 높이

    2014년 전 세계에 발표된 논문은 146만 5814편에 달한다. 이 숫자는 SCI급 저널에 실린 과학분야 논문에 한정된 것이기 때문에 비SCI 저널에 실린 논문을 비롯해 사회과학논문과 예술 및 인문과학논문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난다. 연구자가 자신의 성과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대표적인 수단이 논문이다. 이런 이유로 많은 연구자는 좋은 논문, 영향력 있는 논문을 쓰고 싶어 한다. 그렇지만 톱 100위에 드는 우수한 논문을 쓰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연구자의 대표적인 성과지표인 논문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까. 흔히 과학논문을 이야기할 때 거론되는 ‘SCI’는 학술정보전문 민간기관인 톰슨로이터가 매년 전 세계에서 출판되고 있는 과학기술저널 중 엄격한 전문가 심사를 거쳐 등록된 국제학술지 목록이다. SCI 등록 여부는 전 세계의 학술지 평가기준이 되고 있기 때문에 과학논문의 질뿐만 아니라 국가 및 기관 간 과학기술 연구수준을 비교하고 연구비 지원, 학술상 심사, 학위인정 등의 자료로 활용된다. 이 때문에 많은 연구자는 SCI 지수가 높은 우수한 저널에 논문을 발표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난해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는 학술정보전문 민간기관인 톰슨로이터의 자료를 바탕으로 1900년부터 2014년 10월까지 나온 과학논문의 첫 페이지만 모아 쌓을 경우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킬리만자로산(해발 5895m)의 높이에 육박하는 5800m에 가깝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중 다른 연구자에게 전혀 인용되지 않거나 10회 미만 인용된 논문을 쌓은 높이가 절반을 훌쩍 넘는 4400m나 된다. 반면 1만 2000회 이상 인용된 ‘Top 100’에 속하는 논문을 모아놓은 높이는 1.5㎝에 불과하다. ●2014년에는 17.5%가 제목에 ‘낚시성 단어’ 사용 수백만 건의 논문이 매년 발표되면서 연구자들은 자신의 연구를 더 눈에 띄도록 하기 위해 ‘논문 제목 낚시질’도 서슴지 않는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의대 크리스티앙 빈커스 교수팀은 1974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 국립의학도서관의 논문데이터베이스인 ‘펍메드’에 등록된 논문을 전수조사한 결과 ‘놀라운’(novel), ‘획기적인’(amazing), ‘혁신적인’(innovative) ‘전례없는’(unprecedented) 등 자극적인 25가지의 형용사들이 제목에 많이 들어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영국의학저널’ 14일자에 발표했다. 특히 1974~1980년에는 이런 단어가 쓰인 논문이 전체 논문의 2%에 불과했지만 2014년에는 낚시성 단어가 제목에 들어간 논문이 17.5%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빈커스 교수는 “그동안 많은 연구자가 과학논문은 제목보다는 내용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지만 최근 1년 사이에 나오는 논문이 140만편 넘게 발간되면서 자신의 성과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이 같은 제목을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과학 영재’로 주목받았던 송유근(17)군이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이 ‘저작권 위반’에 따른 표절 문제로 철회됐다. 지도 교수인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위원의 학회 발표자료(프로시딩) 상당 부분을 그대로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용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는 이유다.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표절은 다른 연구자의 독창적 아이디어나 논문을 인용하면서 적절한 출처 표시를 하지 않아 제3자에게 본인의 창작물인 것처럼 인식하도록 만드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내용 표절, 아이디어 표절, 번역 표절, 2차문헌 표절, 말바꿔 쓰기 표절, 짜깁기 표절, 논증 구조 표절 등 7가지 기준으로 표절을 판단하고 있다. 말바꿔 쓰기 표절은 다른 사람의 저작물 문장 구조를 일부 변형 또는 단어를 추가하거나 동의어로 대체해 사용하면서도 출처를 표시하지 않거나 일부만 하는 경우를 말한다. 짜깁기 표절은 출처를 표시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저작물을 조합해 활용하거나 자신과 다른 사람의 문장을 결합하는 표절이다. 논증 구조 표절은 구체적인 연구대상이나 문장은 다르더라도 결론 도출 방식 등 논리전개구조를 다른 사람의 저작물에서 그대로 사용하면서 출처를 밝히지 않는 것을 말한다. ●전체 33쪽 중 24쪽이 ‘저자 이름’으로 채워진 경우도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1980년대까지는 100명 이상 공동 저자가 참여한 논문은 거의 없었지만 2009년 이후 100명이 넘는 저자가 등재된 과학논문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지난 5월 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는 5154명이 저자로 참여한 힉스입자 검출 실험 관련 논문이 실렸는데 전체 33쪽 중 24쪽이 저자 이름만으로 빼곡히 채워졌다. 논문의 저자는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한 연구자를 1저자로 하고 2저자, 3저자 순으로 배열하되 연구를 주도한 1저자가 여러 명일 경우는 알파벳 순서로 배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과학논문에서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영국의 출판윤리위원회(COPE)의 저작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가장 앞에는 연구에 기여도가 가장 큰 사람으로 배치하고 ‘공동 저자의 공동결정’에 따라 순서를 정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렇듯 저자 간 합의만 이뤄지면 순서를 정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외국의 일부 논문 저자는 종신 교수직(테뉴어)을 얻을 가능성에 따라 저자 순서를 정하거나 저자끼리 볼링이나 크로켓 등 스포츠 경기를 열어 순위에 따라 1저자를 정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사설] 구직 청년 가슴에 피멍 들이는 ‘두산 명퇴극’

    갓 입사한 사원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회사의 처사가 가혹하다는 질타가 쏟아지자 박용만 그룹회장이 1~2년차 사원은 예외로 하라며 수습했다. 회장의 긴급 지시에 ‘20대 명퇴극’은 외견상 제동이 걸렸지만 현실이 달라질 것은 없다.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은 여전하다. 대기업들의 감원 칼바람은 갈수록 거세질 기미다. 지금 같은 무더기 희망퇴직 권고가 계속된다면 2030 청년세대라고 외풍을 당해낼 재주는 없을 것이다. 여론에 노출된 대기업이 이런데, 중소기업 쪽의 상황은 오죽하겠는가 싶다. 구조조정 한파는 기업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피부로 실감하는 현실이다. 갑작스런 구조조정으로 하루아침에 거리로 내몰렸던 1997년 외환위기 때를 떠올리게 된다는 불안한 목소리가 높아진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도 사무직의 40%를 감원한다는 목표로 신입 사원까지 무리하게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한 모양이다. 올 들어 네 번째 희망퇴직을 진행했다고 하니 기업 사정이 얼마나 어려운지 짐작할 만하다. 이례적으로 대규모 희망퇴직을 추진하는 삼성을 비롯해 업계 전반에 감원 바람이 불어닥쳤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실적이 악화된 기업들에는 생존을 위한 자구책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바 아니다. 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런 절박함을 알면서도 ‘두산 방식’에 비판이 쏠리는 까닭은 분명하다. 사회병(病)이 되고 있는 실업 문제에 대기업의 좌표에 걸맞은 고민을 했다는 흔적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유사 이래 최고라는 암울한 청년실업 시대가 아닌가. 20대 신입 사원을 명퇴시키겠다는 발상을 하기까지 몇 번이나 숙고했는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벼랑에 내몰린 구직 청년들에게는 희망의 싹을 자르는 횡포가 아닌지 짚고 넘길 문제다. 희망퇴직 불응 사원에게는 날마다 회고록을 쓰라며 압박했다고도 한다. 실직이 누구에게도 남의 일이 아닌 현실에서 참담한 마음마저 든다.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더라도 기업의 자세가 먼저 달라져야 한다. 신성장 동력에 과감히 투자하고 사업 재편을 통한 개혁의 노력부터 보여 줘야 할 것이다. 만만한 인력이나 줄이고 보겠다는 식의 안이한 처방은 기업 불신과 사회 갈등에 더 깊은 골을 파는 일이다.
  • NASA 세계 공기오염 지도 ‘서울·베이징 이산화질소 농도 최악’ 왜?

    NASA 세계 공기오염 지도 ‘서울·베이징 이산화질소 농도 최악’ 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지난 15일 공개한 전 세계 공기오염 수준 위성사진에 서울이 중국 베이징,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과 함께 최악의 공기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NASA 연구진은 대기 환경 측정 위성인 ‘아우라’를 통해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세계 195개 도시의 이산화질소 농도를 추적한 결과 중국 베이징과 광저우의 평균 이산화질소 농도가 19.9, 일본 도쿄 19.2, 미국 로스앤젤레스 18.9였으며 서울은 중국 상하이와 함께 18.6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NASA 연구진이 이산화질소 농도를 이용해 대기질 평가를 한 것은 다른 대기오염 물질보다 위성을 이용해 비교적 간단하게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용표 이화여대 화학신소재공학부 교수는 16일 “이산화질소와 미세먼지, 황사 등은 위성을 활용해 다른 오염물질보다 상대적으로 쉽게 관측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연구자가 대기오염 지표 연구에 많이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산화질소는 경제활동 정도와 이에 따른 대기오염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다. 상온에서 적갈색의 반응성이 큰 이산화질소는 일산화질소가 대기 중에서 산소와 반응해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산화질소는 대기 중에서 포름알데하이드 같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과 만나 햇빛을 받으면 광화학 반응을 일으킨다. 이를 통해 오존 등 대기오염 물질을 만들어 광화학 스모그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 김 교수는 “이산화질소는 미세먼지나 황사처럼 다른 대기오염 물질과 달리 외부에서 유입되기보다는 해당 지역 내에서 자체적으로 발생하고 소멸하는 경향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에 이산화질소 농도가 높은 곳으로 나타난 지역은 대부분 공업 지역이거나 인구밀도와 자동차 이용률이 높은 곳들이 많다. 전권호 환경부 기후대기정책과 사무관은 “이산화질소 농도는 자동차가 많은 나라들의 경우 일반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대기질 측정 요소 중 하나인 이산화질소 농도가 높다고 해서 해당 지역의 전체 공기질이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NASA의 분석을 보면 미국 동부 지역과 서유럽의 경우도 이산화질소 배출량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2005년과 비교했을 때 많게는 50% 가까이 줄었다”며 “이산화질소 배출량은 친환경 자동차 보급이나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환경규제 등으로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무늬만 수도권’ 연천·동두천 규제 확 푼다

    ‘무늬만 수도권’인 경기 북부 지역과 동부 지역에 대한 수도권 규제가 완화된다. 정부는 16일 내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경기 동북부 낙후지역 등에 대해서 기업 투자여건 개선 및 입지 지원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완화 범위는 아예 수도권에서 제외하는 것과 현행 규제 틀은 유지하되 지역 낙후도를 감안해 일부 규제를 해제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수도권 규제는 1982년 수도권정비계획법이 제정되면서 도시 팽창을 막고 지역경제를 균형 있게 발전시키기 위해 공장총량제 적용, 입지허용 규제, 대학 신설 등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행정구역 단위로 묶여 지역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연천·동두천·포천 등 경기 북부 접경 지역도 수도권이라는 이유만으로 사실상 일률적인 규제를 받고 있다. 수도권 규제 완화는 비현실적인 규제를 푼다는 것으로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꾸준히 추진해 온 정책이다. 전임 국토교통부 장관들도 현실성이 떨어지는 지역의 규제는 풀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특정 지역을 수도권 규제에서 풀기 위해서는 법률 개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행정구역 단위로 해제된다면 연천·동두천 등이 해당될 가능성이 크다. 양평군의 경우도 강원도와 맞닿은 지역 등은 사실상 수도권으로 규제하는 게 의미가 없다. 지역 단위 해제가 아닌 규제 일부를 완화한다면 공장총량제 적용 완화, 기존 공장의 증설 허용 등의 조치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군사보호시설구역·상수원보호구역 등 이중삼중으로 작용받는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예상할 수 있다. 정병윤 국토부 국토도시실장은 “경기 동북부는 장기간에 걸친 군사·환경 규제로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아 기업 투자 수요가 있어도 실제 투자를 하지 못했다”며 “발전 혜택을 누리지 못한 지역에 대해 최소한 규제는 개혁해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도권 규제 완화는 총선을 앞둔 선거용 정책이라는 비판, 비수도권의 강력 반발 때문에 해제 지역·규제 완화 범위 확정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존스킨 천안피부과 “몸 내부 순환장애 해결해야 효과적인 탈모·여드름치료 가능”

    존스킨 천안피부과 “몸 내부 순환장애 해결해야 효과적인 탈모·여드름치료 가능”

    겨울이 되면 특히 여드름한의원이나 탈모한의원, 탈모치료병원 등을 찾는 이들이 많아진다. 겨울철의 춥고 건조한 기후는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어 다양한 피부질환을 일으키기 때문. 대표적인 것이 건성 습진이나 건조성 습진으로, 가려움증을 동반하면서 붉고 거친 습진이 나타난다. 평소에 피부 보습에 신경 쓰는 것이 우선이며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여드름이나 안면홍조, 탈모 등도 겨울에 증상이 더욱 악화되는 피부질환들이다. 여드름의 경우 피부가 건조해지며 각질이 과다하게 생기면 각질이 모공을 막아 피지 배출을 막기 때문에 여드름 증상이 심해질 수 있고, 겨울에는 유난히 실내외의 온도차가 커지기 때문에 모세혈관의 확장과 수축이 반복되면서 안면홍조가 잘 발생한다. 낮은 기온과 실내 난방 등으로 두피 또한 예민해지기 때문에 모발이 가늘어지거나 빠지는 탈모가 진행되는 경우도 많아 평소 탈모 예방에도 힘 써야 한다. 천안 여드름/탈모 전문 존스킨 한의원 천안점 강병조 원장은 “각종 피부질환들은 단순 피부의 문제가 아니라 내부 순환장애로 인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면서 “질환의 원인을 제거하여 재발률을 낮추는 방식의 여드름 치료 및 탈모 치료 하는 병원을 찾아야 확실하게 피부질환을 해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천안 한의원 존스킨 천안점은 3비 자연주의(비화학/비수술/비이물질)를 바탕으로 존스킨한방피부탈모연구소에서 연구 개발한 오행침법과 청정한약, 시술제품, 홈케어를 실시, 인체의 자연치유력을 높이는 통합치료를 진행한다. 강 원장은 “특히 존스킨 한의원 천안점만의 화침/약침요법은 울체된 열과 독소를 피부 밖으로 배출시키는 방식으로 타 천안한의원과는 차별화되는 여드름 및 안면홍조 치료법으로 손꼽힌다”면서 “탈모 치료 시에는 줄기세포배양단백질치료와 배독요법을 병행, 재발률을 낮추고 효과적으로 발모를 유도한다”고 전했다. 한편, 존스킨 한의원은 천안점을 포함해 전국 11개 네트워크(잠실, 분당, 노원, 신촌, 영등포, 일산, 안양, 수원, 천안, 울산, 서면)를 운영하고 있다. 도움말 : 존스킨 한의원 천안점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제 블로그] ‘능력만큼 대출’ 정책에 서민들 한숨

    [경제 블로그] ‘능력만큼 대출’ 정책에 서민들 한숨

    정부가 지난 14일 가계대출을 옥죄는 대책을 내놨습니다. 대출자의 빚 갚을 능력을 깐깐히 따지고 처음부터 원금을 갚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인데요. 내년 2월(수도권)부터 새 기준이 적용되면 소득 증빙이 힘든 자영업자나 빚을 많이 진 대출자는 집을 담보로 돈 빌리기가 어려워집니다. 물론 정부가 퇴직, 행방불명, 의료비, 학자금 등 불가피한 사정을 예외로 두긴 했습니다. 하지만 생활자금 용도로 쓰는 돈 중에는 일상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생활비나 자녀 결혼자금처럼 증빙하기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미국발 금리 인상 후폭풍이 어느 정도일지 예견하기 힘든 현시점에서 가계빚을 줄여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래도 당장 쓸 돈이 빠듯한 서민들은 ‘능력만큼’ 빌리라는 정부의 선언 앞에 한숨이 깊어집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금리가 더 높은 2금융권이나 대부업체로 이동할 것으로 보입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모바일 간편결제 수단 경쟁 등으로 설 자리가 좁아진 신용카드사들이 카드론(장기카드대출)으로 이들을 유혹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꼭 기후변화협약을 보는 것 같다”고도 말합니다. 기후협약은 ‘산업화 단물’을 다 맛본 선진국과 이제 시작하는 개발도상국이 협력해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내용인데요. ‘부동산 버블’ 때 재미를 볼 만큼 본 부자들과 빚내서 집 한 칸 겨우 마련한 서민들이 동일하게 손잡고 노력해야 하는 과정이 비슷하다는 겁니다. 물론 가계빚을 줄이고, 빚내라고 권했던 정책을 이제라도 바로잡는 것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다만 2금융권 ‘풍선효과’나 소비 위축 등의 부작용에 대해 좀 더 꼼꼼한 모니터링과 사후관리가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요. 어찌 됐든 대출 옥죄기가 서민 목죄기가 되면 안 되니까요.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공공기관 재취업해 월급 747만원 넘으면 공무원연금 중단

    내년 1월부터 공무원연금을 받는 사람이 공공기관에 재취업해 고액 연봉(전체 공무원 평균 월소득의 1.6배·올해 기준 747만원 이상)을 받는 경우 공무원연금에선 제외된다. 15일 이런 내용을 포함한 공무원연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통과됐다. 시행령은 재취업 급여가 747만원 미만일 때 공무원연금 수령액을 최소 50%부터 시작해 반비례해 지급하도록 세분화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연금 전액정지 기준을 기존 ‘공무원으로 재임용’에서 ‘선거직 및 정부 전액 출자·출연기관 취업’을 추가한 데 따라서다. 개정안은 최근 3년간 결산 결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지분의 100%를 갖고 있거나 재산·자본금의 100%를 출연한 기관을 매년 1월 25일 고시하도록 규정했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6월 공포, 내년 1월 시행되는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에서 위임한 사항을 뒷받침하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이혼한 배우자에게 공무원연금을 나눠주는 분할연금을 받으려면 가족·혼인관계증명서, 주민등록 등·초본을, 비(非)공무상 장해급여의 경우 진단서와 장애경위서를 각각 공무원연금공단으로 제출하도록 절차를 구체화했다. 또 공무원연금공단으로 하여금 연금수급권의 변경 등을 확인하기 위해 수급자의 사망, 이혼, 생계유지 여부 등에 대해 조사를 하거나 관련된 자료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선출직 공무원에 취임한 경우도 연금지급을 중단하도록 해 내년부터는 국회의원 등으로 일할 경우 공무원연금을 받지 못한다. 공무원연금을 받는 사람 중 선출직 공무원은 4000명 남짓으로 알려졌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연봉 줄다리기 ‘FA 미리보기’

    연봉 줄다리기 ‘FA 미리보기’

    ‘이제 연봉 싸움이다.’ 자유계약선수(FA)를 둘러싼 거센 바람이 한 차례 휩쓸고 간 ‘겨울 야구판’에 이번에는 연봉을 놓고 치열한 ‘샅바 싸움’이 전개된다. 올 시즌 활약상을 앞세워 자신의 진가를 연봉으로 인정받으려는 선수들이 구단과의 팽팽한 힘겨루기로 오픈시즌의 대미를 장식한다. 특히 이번 연봉 줄다리기에는 내년에 자격을 얻는 씨알 굵은 ‘예비 FA’가 즐비해 분위기가 더욱 달아오를 태세다. 이는 공공연한 비밀인 ‘FA 프리미엄’ 탓이다. 전년도 연봉의 200%+보상선수 또는 300%를 내줘야 하는 FA 보상금 규모를 한껏 부풀려 이들의 이탈을 막는 최소한의 수단이다. 이미 FA 몸값이 100억원에 육박하는 터라 무의미하다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해당 선수의 마음을 사는 고가 이상의 ‘당근’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 구단의 판단이다. 따라서 예비 FA의 내년 연봉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전망이어서 진통이 불가피하다. 주요 예비 FA는 올해 연봉 6억원을 받은 SK 에이스 김광현을 비롯해 KIA 에이스 양현종(4억원), 삼성 주포 최형우(4억원), 롯데 3루수 황재균(3억 1000만원), 삼성 투수 차우찬(3억원), LG 투수 우규민(3억원) 등이다. 이들은 FA 프리미엄까지 감안해 협상의 고삐를 조일 태세지만 소속구단은 그 인상폭을 두고 벌써 고심하고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선수는 김광현이다. SK가 내년에 반드시 잡아야 하는 선수다. 그는 올해 14승6패, 1홀드, 평균자책점 3.72로 맹활약했다. 게다가 프리미어12 대표팀에서도 개막전과 결승전 선발로 나서 한국의 대표 선발 입지를 굳혔다. SK는 김광현의 연봉을 2014년 2억 7000만원에서 올해 두 배가 넘는 6억원으로 파격 인상했다. 물론 예비 FA 프리미엄이 포함됐다. KIA 양현종도 김광현과 같은 이유로 올해 연봉 4억원을 받았다. 간판스타인 데다 올해 15승6패, 평균자책점 2.44(1위)로 호투해 인상폭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삼성 4번타자 최형우도 타율 .318에 33홈런 123타점으로 최고의 해를 보냈다. 박석민의 NC 이적으로 타선에서의 가치가 더욱 커져 연봉도 예상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삼성 선발 차우찬도 마찬가지다. 불법 해외원정 도박 혐의로 붕괴 위기의 삼성 마운드를 이끌어야 할 선수다. 또 프리미어12에서 한국의 ‘닥터 K’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협상에서 목소리를 높일 기세다. LG 선발 우규민과 봉중근, 롯데 황재균도 자신의 가치를 충분히 입증한 만큼 쉽게 물러서지 않을 생각이다. 두산 우승의 주역인 유격수 김재호도 연봉 수직 상승을 벼른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스트레스 금리, 대출액 산정에만 적용… 실제 이자 안 올라

    스트레스 금리, 대출액 산정에만 적용… 실제 이자 안 올라

    14일 정부가 발표한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갚을 준비가 돼 있는 사람한테만 돈을 빌려주겠다는 것이다. 그 빚도 나중에 한꺼번에 갚는 게 아니라 즉시 쪼개 갚도록 유도한다. 뭐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문답으로 짚어 봤다. →내년 2월 1일(지방은 5월 2일)부터 신규 대출은 대출 즉시 무조건 원리금을 나눠 갚아야 하나.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대출 시점으로부터 최장 1년까지는 빚 갚기를 유예할 수 있다. 하지만 1년 뒤부터는 무조건 분할 상환해야 한다. 실제 소득도 증빙해야 한다. →소득 증빙이 힘든 전업주부나 학생은 어떻게 돈을 빌릴 수 있나. -그간 전업주부나 학생 등은 최저생계비 기준으로 산출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이제 신규 대출을 받으려면 소득금액증명원 같은 객관적 소득자료가 없는 만큼 신용카드 사용액(신고소득)이나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등으로 추정되는 인정소득 자료를 제출하면 된다. 증빙소득의 경우 부부 합산도 가능하다. 이전에 활용되던 최저생계비는 3000만원 이하의 소액 대출 때만 사용할 수 있다. →상승가능금리(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되면 대출 이자가 올라갈 수도 있나. -아니다. 스트레스 금리는 앞으로 금리가 오를 것을 감안해 대출 규모를 산정할 때 적용되는 수치로 실제 고객의 이자 계산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예컨대 연소득 3000만원인 직장인 A씨가 3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2억 1000만원(만기 10년, 금리 2.5%)을 변동금리로 대출한다고 치자. 이때 총부채상환비율(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비율·DTI)은 79.2%이다. 하지만 지금의 스트레스 금리 수준인 2.7% 포인트를 적용하면 DTI가 89.9%로 80%를 초과하게 된다. →그러면 대출 한도가 줄어들게 되나. -사실상 그렇다.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한 DTI가 80%를 넘게 되면 그 밑으로 떨어뜨려야 하는데 그러자면 대출금액을 줄여야 한다. A씨의 경우 1억 8000만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하다. 단, 변동금리 대신에 고정금리를 선택하면 스트레스 금리 적용 전의 2억 1000만원을 그대로 빌릴 수 있다. →기존 대출을 만기 연장하는 경우도 신규대출로 보나. -단순한 만기 연장이나 금리 조건 변경 등은 기존 대출로 인정한다. 하지만 기존 대출금을 늘리거나 다른 은행으로 갈아탄 경우는 신규대출로 간주된다. →비거치식을 선택하면 소득공제 혜택을 준다던데. -비거치식 분할상환 방식으로 갚거나 10년 이상 고정금리를 선택하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2억 5000만원을 대출받아 비거치식으로 10년 분할상환하면 10년간 이자 절감액과 소득공제 혜택을 합쳐 총 3500만원을 아낄 수 있다. →금융권 모든 부채를 망라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대출 관리에 활용한다는데 대부업 대출도 조회 가능한가. -카드론, 보험, 저축은행 등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에서 조회되는 대출은 모두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다만 대부업 대출은 소액인 만큼 적용 여부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DSR 비율은 대출 심사 시점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DSR이 80%를 넘으면 사후관리 대상으로 선정돼 금융권의 모니터링 대상이 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용어 클릭] ■스트레스(상승가능) 금리 대출금리를 산정할 때 향후 3~5년간 금리 변동폭을 고려해 금리 상승에 대한 위험성을 미리 반영하는 것이다. 원리금 상환액을 따질 때 실제 금리에 스트레스 금리를 더한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신규 취급 가계대출 가중평균금리의 최근 5년 내 최고치에서 매년 11월 공시된 가중평균금리를 뺀 수치다. 은행연합회가 은행권과 협의해 제시한다. 지금은 2.7% 포인트다.
  • [단독] 서울시 10가구 중 1가구 “돈 없어 난방 중단해 봤다”

    [단독] 서울시 10가구 중 1가구 “돈 없어 난방 중단해 봤다”

    서울시에 사는 10가구 중 1가구는 돈이 없어서 난방을 중단했다. 현금이 없어 공과금을 연체한 경우도 10가구 중 1가구꼴이었다. 한 달 적정 생활비로 월 200만원도 지출하지 못했다. 서울시민들은 특별시에 살지만 기초적인 생활보장도 어려울 만큼 팍팍했다. 도시 빈곤과 ‘결핍’을 실감할 수 있다. ●가구 9.7% 공과금 연체 경험 13일 서울연구원의 보고서 ‘서울시민의 삶과 복지실태’에 따르면 경제적인 이유로 공과금을 연체한 경우는 총 3019가구 중 9.7%였다. 난방을 중단한 경우도 9.2%였다. 의료비 미납(4.1%), 집세 연체(3.9%), 결식·감식(2.3%)도 있었다. 적기는 하지만 건강보험료 미납(1.7%), 공교육비 미납(0.6%)도 있었다. 서울시에서 살려면 생활비를 월 310만원은 써야 적정하다고 응답했고, 적어도 230만원은 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평균 지출액은 월 227만원이었고, 월 생활비가 200만원 미만인 경우가 절반에 가까운 44.4%였다. 예상과 달리 300만원 이상을 쓰는 가구는 29.4%에 불과했다. 소득 상위 20%가 하위 20%보다 7배나 수입이 많았다. 수입이 부족하고 집값, 교육비 등으로 지출도 팍팍하니 자신을 중상층 및 상류층이라고 여기는 비율(17%)은 10명 중 2명도 안 됐다. 중산층 기준은 월수입 555만원이라고 응답했지만, 가구 총수입은 지난해 평균 4538만원이었다. 2년 전(4485만원)보다 1.2% 증가해 거의 제자리걸음이었다. ‘중산층’이라면 1인 가구 477만원, 2인 가구 517만원, 3인 가구 764만원, 4인 이상 가구 784만원 등을 벌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나는 중·상류층” 17% 그쳐 힘든 삶에 대한 지원, 즉 복지는 국가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가구(35.5%)가 자기 자신(29.8%)보다 더 많았다. 복지 재원 마련은 부자 증세(38.6%)나 기업의 세금·기부금(35.3%)으로 하자고 했다. 보편적 세금은 16%에 불과했다. 건강도 적신호였다. 만성질환(3개월 이상)을 앓는 가구주(11.1%)는 10명에 1명꼴이다. 65세 이상 노인은 10명 중 4명이 만성질환 상태였다. 우울 경험을 한 가족이 있는 가구도 10.3%였다. 자살 시도를 한 가족이 있는 가구는 2.7%였다. 구별로 보면 동작·관악 권역은 2가지 이상의 ‘결핍’을 경험한 가구가 12.5%로 가장 많았다. 서초·강남·송파·강동 권역은 빈부 격차가 극심했다. 김경혜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처음 복지조사를 해 보니 시민들의 삶이 예상보다 더 팍팍했다”면서 “‘맞춤 복지’를 위한 꾸준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내년 2월부터 주택대출 어려워진다…“소득 심사 대폭 강화”

    내년 2월부터 서울 등 수도권에서 주택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진다. 올 들어 활기를 되찾은 부동산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전국은행연합회는 14일 대출 구조를 처음부터 나눠 갚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수도권은 내년 2월 1일, 비수도권은 내년 5월 2일부터 적용된다. 이날 가이드라인은 지난 7월 정부가 내놓은 가계부채 대책을 구체화한 후속조치로 실제 은행권이 현장에서 참고하는 업무지침서 성격을 띤다. 가이드라인은 담보능력 심사 위주였던 기존 은행권 대출심사를 소득에 연계한 상환능력 심사에 중점을 두는 쪽으로 바뀌는 내용을 핵심이다. 한 마디로 ‘갚을 능력’을 중점적으로 확인한다는 것이다. 가이드라인의 주요 내용을 보면 은행은 우선 채무상환 능력을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 모든 주택대출 신청자를 상대로 소득을 면밀히 파악한다. 소득 증빙은 원천징수영수증(근로소득), 소득금액증명원(사업소득) 등 객관성이 있는 증빙 소득을 제출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증빙 소득으로 확인이 어려울 경우 국민연금, 건강보험료를 바탕으로 추정한 소득(인정소득)이나 신용카드 사용액, 매출액 등으로 추정한 소득(신고소득)을 활용하도록 했다.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비수도권은 최저생계비를 소득자료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았으나, 최저생계비는 집단대출, 소액대출(3천만원 이하)에 한해 영업점장 관리 아래에 제한적으로 허용키로 했다. 주택구입 자금을 위한 대출은 원칙적으로 처음부터 원리금을 나눠갚는 방식(비거치식 분할상환)만 가능해진다. 원칙적으로 비거치식 분할상환이 적용되는 대상은 신규 주택구입용 대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또는 DTI가 60%를 넘는 대출(DTI가 30% 이하인 경우는 제외), 주택담보대출 담보 물건이 신규대출 포함 3건 이상인 경우, 신고소득을 적용한 대출 등이다. 이런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 대출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만기 일시상환 대출이나 거치식 대출을 여전히 할 수 있다. 또 대출자의 부담을 덜기 위해 다양한 예외 규정도 마련했다. 재건축 아파트 등의 중도금 집단대출이나 불가피한 채무 인수, 일시적 2주택 처분 등 명확한 상환 계획이 있는 경우는 예외로 인정된다. 의료비·학자금 등 불가피한 생활자금으로 본부 승인을 받은 경우는 비거치식 분할상환 원칙에서 배제된다. 신규로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할 때는 ‘상승 가능 금리(stress rate)’를 추가로 적용해 대출한도 산정에 활용하기로 했다. 상승 가능 금리는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신규취급 가계대출 가중평균금리의 최근 5년 내 최고치에서 매년 11월 공시된 가중평균금리를 차감한 수치로,은행연합회가 은행권과 협의해 제시하기로 했다.이달을 기준으로 한 상승가능금리는 2.7%다. 은행권은 상승가능금리를 토대로 산정한 DTI가 80%를 초과하는 대출은 고정금리 대출로 유도하거나 80%를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 대출 규모를 안내하도록 할 방침이다. 손병두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DTI 규제가 적용되고 있지 않은 비수도권의 경우 소득증빙 강화 관행이 자연스럽게 안착할 시간이 필요해 시행 시기를 5월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합정 ‘메세나폴리스’, VIP 및 외국인을 위한 주택으로 눈길

    합정 ‘메세나폴리스’, VIP 및 외국인을 위한 주택으로 눈길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의 증가로 이를 대상으로 한 주택 임대시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2005년 국내 거주 외국인은 50만 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8월 행정자치부가 발표한 ‘2015년 외국인 주민 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174만 1,919명으로(2015년 1월1일 기준) 3배 가량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3.4% 수준으로 2014년(156만 9470명)과 비교해 11% 증가했다 이러한 이유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주택임대시장도 점차 확장되고 있다. 기존에는 서울 한남·이태원이 미군기지, 대사관과 가까워 외국인 대표 주거지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서울 마포·강남, 인천 송도 등도 글로벌 기업체, 국제교류단지, 외국인 학교가 포진해있어 이 지역으로도 외국인 주거지가 확장되는 추세다. 주택 유형도 단독주택이나 빌라에서 단지 내에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주상복합아파트, 오피스텔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이는 외국인 직업군이 주한미군, 외교관에서 기업 임직원, 사업가, 유학생, 근로자 등으로 다양화된 것이 주요인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주택임대는 월세 연체에 대한 우려가 덜해 투자에 부담이 적다. 외국인 대상 임대는 일반적으로 보증금 없이 1~2년 치 월세를 미리 받는 ‘깔세’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번에 목돈을 받을 수 있어 체감 수익률도 높게 나타난다. 여기에 입주민이 근무하는 기업체나 해당 국가 등에서 임대료를 대신 내주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최대 1000만원이 넘는 높은 월세에도 크게 저항을 느끼지 못한다. 실제 외국인 전용 임대 아파트로 유명한 서울 용산구 ‘한남힐사이드’는 월 500만원~1000만원에 임대료가 형성돼 있다. 외국인이 선호하는 서울 대표 지역으로 급부상하는 곳은 마포구다. 마포구는 공항이 가깝고 용산국제업무단지로 이동이 용이하다.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센터를 다리 하나만 건너면 이용할 수 있어 외국인들의 주거지로 인기가 좋다. 미국 뉴욕의 명문사립학교 분교인 ‘서울 드와이트 외국인 학교’를 비롯 일본인학교 등 외국인 학교가 밀집해 있는 점도 인기 비결이다. 또한, 인근에 한성화교학교도 있다. 이러한 가운데 마포 한강변에 랜드마크 단지가 외국인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GS건설이 마포구 서교동의 합정역 인근에 분양중인 고급주상복합 ‘메세나폴리스’다. 합정역 메세나폴리스는 지하 7층 ~ 최고 39층, 3개 동, 총 617세대의 전용면적 122~148㎡ (구49~59평형)로 구성됐다. 단지는 주거와 상업시설이 함께 있는 대규모 복합단지로 개발돼 쇼핑과 문화, 여가 생활을 원스톱으로 누릴 수 있다. 홈플러스, 롯데시네마 영화관 등 대규모 상업시설이 단지 내에 있다. 메세나폴리스는 주요업무지구로 이동이 용이한 사통팔달의 뛰어난 교통여건을 자랑한다. 마포 한강변과 가깝고, 단지와 이어진 합정역은 2,6호선이 함께 지나는 더블 역세권이다. 지하철 한 정거장만 가면 2호선과 경의중앙선, 공항철도를 이용할 수 있는 홍대입구역이 나온다. 당산역(2호선, 9호선)도 한정거장 거리다. 메세나폴리스에서 30분 내외로 시청, 종로, 강남 출퇴근이 가능하다.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공항도로, 내부순환로 등도 이용이 수월하다. 합정역 메세나폴리스는 조망권 및 자연환경도 뛰어나다. 한강과 인접한 위치로 한강조망이 가능해 조망권 프리미엄이 크다. 근처에 위치한 한강 선유도공원을 도보로 이용 가능하다. 상암 월드컵공원, 평화의 공원, 하늘공원, 노을공원, 난지천공원이 인근에 있어 쾌적한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다. 메세나폴리스의 내부는 최고급 아파트답게 대리석, 원목마루 등 대부분이 고급 수입자재로 설계됐다. 빌트인 가전인 냉장고, 전기오븐, 식기세척기, 쿡탑 등도 독일 명품 브랜드로 제공된다. 메세나폴리스의 분양 관련 상담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사전예약제로 진행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26] 된장·소주로 소독?…‘모르면 독’되는 민간요법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26] 된장·소주로 소독?…‘모르면 독’되는 민간요법

    “머리가 터졌으면 된장을 발라야지, 뭐 하고 있어? 얼른 된장 한 주먹 퍼 와.” 상처에 된장을 바르는 일, 아주 오래 된 얘기 같지만 사실 그리 오래지 않은 기억입니다. 우리가 흔히 ‘빨간 약’이라고 불렀던 머큐로크롬 같은 서양식 소독제가 민간에 보급돼 소주와 된장을 대체한 게 그리 오래 전이 아니니까요. 사실, 요즘처럼 소독의 개념이 정립되기 전에는 상처에 바를 약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상처가 좀 크다 싶으면 된장을 바르는 게 고작이었고, 연필을 깎다가 베이는 손가락 상처 정도면 헝겁 조각을 찢어 묶거나 개구장이들은 고운 흙먼지를 뿌려 상처 부위를 말리는 식으로 지혈하는 게 전부였습니다. 그러나 소독이 된장으로 설명되는 것은 아닙니다. 깨끗한 물이나 알코올로 씻거나, 서부 영화를 보면 총상 환자의 환부를 불에 달군 나이프로 갈라 총알을 빼낸 뒤 독한 위스키를 부어 소독하는 장면처럼 임기응변 식이 소독의 전주가 아닙니다. 소독용 알코올이 없으니 독한 술로 대신한 것인데, 아마 효과가 전혀 없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요즘도 병원을 찾을 수 없는 극한상황에서 응급 외상을 입었을 때는 알코올 도수가 높은 위스키 등의 술을 사용할 수 있다고 가르치기도 하니까요. 이 뿐이 아닙니다. 끓이거나 불에 달구기도 했고, 햇볕에 말려서 세균에 의한 오염 가능성을 낮추려고 시도하기도 했으며, 상처 부위를 쑥물에 담그거나, 소금물로 씻어낸 것도 모두 우리가 기억하는 소독의 역사입니다.  ●아는 것도 아니고 모르는 것도 아닌 소독 그렇지 않은 것 같지만, 우리 전통문화에도 틀림없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소독의 역사가 존재합니다. 지금처럼 병원 출산이 보편화되기 전에는 모든 산모들이 집에서 애를 낳았습니다. 이 때, 산모의 출산을 돕는 산파는 탯줄을 자를 때 쓰는 가위를 끓는 물에 소독해 사용했지요. 이 단순한 사실에서 산파가 산모와 태아의 감염 위험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또 아기를 낳은 집에는 금줄을 쳐서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습니다. 산모와 태아를 감염 위험에 노출시키지 않으려는 인식의 산물이었습니다. 물론, 그 산파가 어떤 세균이 어떻게 틈입해 어떤 문제를 일으킨다는 식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인식은 못 가졌겠지만, 단순한 초보적 ‘소독관’은 갖고 있었음에 틀림없습니다. ‘몸에서 피가 나면 상처가 생긴 것이고, 상처는 더럽게 다루면 덧나며, 잘못 다루면 최악의 경우 목숨줄까지 놔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일상적으로 소독이 필요한 상황은 많습니다. 타박 등 ‘외상 없는 상처’도 흔하고, 얻어맞아 피멍이 들거나 불에 데이고 살을 베이는 일은 누구나 겪는 일입니다. 이런 상처를 유형에 따라 처치하는 현대적 진료체계가 마련되지 않는 예전에는 그런 문제를 상처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그러니 민간에서는 매 맞아 골병 든 사람이든, 일하다가 괭이에 발등이 찍힌 사람이든 독한 화주(火酒)를 먹여서 재웠고, 불에 데이거나 멍이 든 곳에는 녹두를 갈아 붙였지요. 소싯적 일입니다. 늦은 오후가 되자 동네 아이들이 우르르 떼를 지어 들로 나섭니다. 소 먹일 꼴을 베기 위해섭니다. 개구쟁이들이 들로, 산으로 몰려가면 해찰 부릴 일이 많았지만, 꼴 베러 나선 그 또래에 가장 어울리는 일이 낫치기였습니다. 잘 벼린 낫을 핑그르르 하늘로 던져 땅에 맵시있게 꽂히면 이기는 놀이인데, 어줍잖은 놈 하나가 제 머리 위로 낫을 던져 가마꼭지에 맞는 바람에 사단이 벌어졌지요. 상처가 어지간하면 흙먼지라도 끼얹고 꼴을 벴겠지만, 이건 손바닥으로 싸안아도 꿀꿀 피가 흐르니 도리없이 들쳐 없고 마을로 내달렸지요. 한바탕 난리가 났습니다. 얼굴이 피칠갑이 된 떠꺼머리를 업어다 제 집 마룻장에 부려 놓으니 어른들이 더 놀라 천방지축 어찌할 바를 몰라합니다. 허둥지둥 달려온 애 아버지가 낫날에 찍힌 상처를 살펴보더니 된장을 한 줌 떠다가 척 붙이고는 질끈 동여 묶습니다. 그것으로 모든 처치가 끝났습니다. “된장 발랐으니 까당까당 아물면 괜찮아질 것”이라며 다친 놈 한번 쥐어박지도 못 하고 혀만 끌끌 차고 맙니다. 생각해보면, 요즘도 감기 기운이 들면 “소주에 고춧가루 타서 마시고 푹 자라”는 말을 예사로 합니다. 감기를 유발하는 바이러스와 세균은 전혀 다른 개체이지만, 소독(消毒)이라는 말이 ‘독성을 없앤다’는 뜻이고 보면 박테리아든 바이러스든 다스릴 방법이 있다고 믿었다는 점에서는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그 시절에 병이든, 상처든 원인을 알고 치료한 게 얼마나 되었겠습니까.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에 따라 처방과 시약이 달랐으니 여항에서야 아프면 아픈 것이고, 안 아프면 안 아픈 것이지 지금처럼 머리카락에 홈을 파듯이 이런 저런 검사에 원인, 증상, 후유증 등을 가려 따지지를 않았지요. 알고 보면, 소독의 범주는 넓습니다. 상처에 된장을 바르고, 고춧가루 소주를 마시는 일부터 모기, 파리 잡는다며 골목길을 소독차가 쓸고 다니고, 비행기에서 내린 승객들이 소독약을 적신 매트 위를 딛도록 하는 것까지, 목적과 방법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요. 단지 범주가 넓을 뿐 아니라 갈수록 중요성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올해 국내에서 발생해 충격울 줬던 메르스를 상기해 보면 소독의 중요성이 실감이 날까요. 메르스 사태 때 익숙해진 격리는 물론 휴교조치 등이 모두 소독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연결된 조치이니까요. 이처럼 의료나 건강의 관점에서 중요하지만, 우리의 일상 속에서는 소독이라는 개념을 체감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소독을 위해 사회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손씻기 등 청결이 더 실체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독을 청결과 동일시하기는 어렵습니다. 감염을 방지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전문적으로 검증된 약물이나 방법을 사용하는 소독이 단순히 손을 씻는 행위와는 다르니까요. 이렇듯 조금만 과거로 돌아가 우리가 거쳐온 60∼70년대를 돌이켜보면, 누구나 소독을 생각했지만, 누구나 정확하게 소독을 하면서 살았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고도 별 일 없이 살아냈지만, 그 때문에 모두의 삶이 위태위태했지요. ●‘옥도정기’, ‘다이야찡’ 그리고… 소독제가 빨갛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옥도정기’라는 약도 널리 사용된 외용 소독제입니다. 일본말로 옥도정기지만 의료계에서는 ‘요오드틴크’ 또는 요오드 용액으로 불리는 약입니다. 피부에 바르면 불그레한 노란색을 띠는데,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물론 곰팡이균까지도 제거할 수 있어 요즘도 수술실에서 흔히 사용합니다. 수술 해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수술 직전에 간호사가 수술 부위에 널찍하게 바르는 소독약이 바로 요오드틴크입니다. 과산화수소 용액도 있었습니다. 상처 부위에 바르면 마치 발포되듯 하얀 거품이 이는 말간 소독제지요. 지금처럼 걸핏하면 병원을 찾는 세상과 달리 예전 민간에서는 소독이 외상 치료의 전부였습니다. 요즘처럼 상처가 나서 병원에 가면 진단을 거쳐 상처 부위를 세척하고, 소독하고, 망가진 조직을 복원하고, 정교하게 꿰매고, 다시 소독하고, 덮는 방식이 아니어서 상처가 나아도 흉터가 남아 두고두고 놀란 기억을 되돌리곤 했지요. 그 때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유난히 흉터가 많은 것은 이 때문입니다. 소독을 몰랐던 탓에 사소한 상처 때문에 곡경을 치르는 사례도 드물지 않았습니다. 어느 해 가을, 이웃 마을에서 벼타작을 하는데, 젊은 일꾼 하나가 마당에서 굽은 못을 잘못 밟아 발바닥에 꽂혔답니다. 반반한 흙마당에서 하는 일이니 거추장스러운 신발을 벗고 했겠지요. 맨손으로 쑥 못을 빼내고는 어찌어찌 일을 마쳤는데, 저녁이 되자 상처 부위가 벌겋게 부어오르고 욱씬거려 견딜 수가 없더랍니다. 소금물로 씻은 뒤 ‘다이야찡’ 가루를 바르고 밤을 넘겼는데, 그 다이야찡이라는 게 아마 당시 개발된 소독제제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물론 어려서 자주 들었던 하얀 가루약이지만, 직접 써보지는 않았습니다. 그게 필요한 일엔 흙먼지를 뿌리면 됐으니까요. 며칠 뒤, 그 장정은 상처가 심해져 대처 병원을 찾아가 파상풍 진단을 받고 다리를 잘라냈는데, 그러고도 며칠 못 가 그만 죽고 말았답니다. 생각해보면, 못에 찔린 직후 적절한 소독 등 상처 관리를 하지 못했고, 그 후 오염된 못이 살속을 파고 들었는데도 겉에다가 다이야찡 가루만 뿌렸댔던 것도 한심한 대처였지요. 나중에 병원에 가서야 파상풍이란 걸 알았고, 그 때문에 한쪽 다리를 절단했지만 끝내 숨졌으니 그 사이에 패혈증으로 발전했음을 추측하기는 어렵지 않은 일인데, 안타깝지만 거기까지가 그 시절의 소독에 대한 인식과 의료적 처치의 한계였겠지요. 결국, 소독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몰랐던 몽매한 시절 탓에 젊은 장정 하나가 속절없이 세상을 떠나야 했던 그런 일들이 그 시절에는 더러 있었습니다.  ●사소한 찰과상에서 증증 화상까지 상처에 된장을 바르는 게 얼마나 살균소독 효과 있을까, 또 화상 부위에 소주를 바르고, 입으로 상처를 빨아내는 게 얼마나 무서운 일일까. 이런 문제를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 봐야할 때입니다. 특히, 요즘에는 예전과 달리 소독 의식이 많이 개선돼 미필적 안전사고는 주는 듯 하지만, 가정 안팎에서는 오히려 화상 등 안전사고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어린이 안전사고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3년 연속 증가했으며, 그 중 가정 내 사고가 전체의 67.5%로 가장 높았습니다. 문제는 어린이 안전사고의 경우 대부분이 크고 작은 상처를 만든다는 점인데, 이를 사소하게 여겨 방치하거나 습관적으로 엉뚱한 조치를 취하는 탓입니다. 가정에서 흔하게 겪는 화상을 볼까요. 화상을 입을 경우 소주를 바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소독할 목적도 있고, 화상 부위를 차갑게 식혀 화상의 열기를 낮추기 위해서이지요. 그러나 2도 화상 이상인 경우 이미 소주로 소독할 상황이 아닐 뿐 아니라 화상 부위에 엉뚱한 약들을 발라 정작 병원 치료를 어렵게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 상처 부위에 알코올을 바르면 기화하면서 일정 부분 열을 빼앗아가는 효과는 있지만 소주보다는 팩으로 감싼 얼음을 사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지요. 예전에는 화상 부위에 간장이나 참기름을 바르거나 메밀 또는 밀가루를 반죽해 붙이기도 했지요. 이런 민간요법은 소독이나 화상 치료와 전혀 관련이 없을 뿐 아니라 자칫 감염으로 이어지면 혹 떼려다 혹을 붙이기 십상인 방식입니다. 화상을 입었을 때 가장 현명한 방법은 병원을 찾는 것입니다. 그 전에 환자나 보호자가 할 일은 화상 물집을 터뜨리지 말 것, 부득이하게 터졌다면 물집 주머니를 제거한 뒤 살균소독을 하고 항생제 연고를 발라주는 것 등입니다. 나머지는 의사에게 맡기는 것이 최선입니다. 물집이 생기지 않았거나 물집이 생겼더라도 화상 부위가 작아 굳이 병원을 가지 않아도 되는 화상이라면, 환부를 노출시키고 피부 보습제를 발라주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물집이 생긴 경우라면 기본적으로 2도 화상으로 분류하는데, 이 때는 멸균 드레싱이 필요합니다. 화상 부위를 깨끗하게 씻고 항균제를 바른 뒤 거즈를 덮어주면 됩니다. 요즘에는 병원에서 마른 거즈 대신 메디폼 등의 습윤드레싱재를 붙이는 것이 대세라는 점도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화상이 아닌 일반 상처도 알고 관리해야 합니다. 출혈이 있다면 무엇보다 지혈이 우선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상처를 입으로 빨아 지혈을 시도하는 사례가 종종 있습니다. 모르긴 해도 외부에 노출된 인체 부위 중에서 가장 많은 세균이 서식하는 곳이 입이라는 사실을 알면 내 상처든, 남의 상처든 함부로 입을 갖다 대기는 어렵겠지요. 지혈이 필요하다고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연고나 분말형 약제를 바르는 것도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오히려 상처의 치유를 돕는 분비물 유지와 오염 제거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까요. 넘어지거나 날카로운 곳에 부딪혀 생긴 출혈 열상은 먼저 깨끗한 수건이나 거즈로 상처 부위를 덮고 가볍게 눌러 지혈한 뒤 상처 부위를 깨끗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이 때 흐르는 물에 상처를 씻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런 다음 살균소독을 해야 하는데, 소독제를 구입할 때는 세포를 덜 손상시킬 뿐 아니라 세포 재생에 효과적인 걸 고르는 게 바람직하겠지요. 요즘에는 예전의 빨간약을 개선한 용액 및 분말 제제가 많으며, 스프레이 타입도 나와 있으므로 필요에 따라 골라 사용하시면 됩니다. 단, 약제를 고를 때는 미리 살균력의 범위를 살펴 상처 부위를 감염시킬 수 있는 박테리아나 곰팡이균은 물론 바이러스까지 제압할 수 있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유용할 것입니다.  ●소주와 된장, 그 무지의 기억을 넘어  이제는 아무도 소독을 모른다고 말하지 않는 세상입니다. 필요성도 그렇고, 중요성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소독은 여전히 ‘사소한’ 문제로 치부되고 있고, 이 때문에 소독에 대해서는 ‘모두 다 알지만, 아무 것도 모르는’ 이상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최근에 서울의 한 병원에서 주사기와 주사 바늘을 재사용하다가 수많은 환자들이 C형 간염에 집단 감염되는 ‘희한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문제를 일으킨 의사의 가족들까지 이런 방식으로 주사를 맞았다니 더 우스운 일입니다. 이 정도면 그 의사는 터진 머리에 된장을 바르는 옛날의 무지몽매한 사람들보다 못하면 못했지 나을 게 없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옛날 사람들이야 소독의 필요성을 속속들이 알지도 못 했고, 또 소독하고 싶어도 할 방법이 없어 불가피하게 검증도 안된 민간요법을 동원했지요. 하지만, 그 의사는 의대에서 전문 교육을 받은 뒤 국가자격시험을 거쳐 의사가 됐고, 큰 돈을 들여 병원을 차린 사람일텐데, 그런 방식으로 환자를 대했다면 적어도 다음의 둘 중 하나에는 해당되는 부류이지 않겠습니까. 의대를 뒷구멍으로 드나든 얼치기 ‘의사(疑詐)’이거나, 돈에 맛들여 환자들 건강이나 목숨을 파리처럼 여기는 고급 파렴치한이거나. 소독이 비단 비전문가인 일반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은 틀림없습니다. 어떤 점에서는 전문가의 무지와 무관심이 더 심각한 위협입니다. 일반인들의 무지나 무관심은 한 사람의 피해에 그치지만 전문가의 그것은 수많은 사람들이 불이익을 받는 사회적 피해가 되니까요. 우리 사회가 다원화, 다변화의 속도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건강이나 위생의 측면에서 소독의 중요성을 새삼 환기합니다. 소독은 다른 말로 바꾸면 ‘예방’이고, ‘방어’이며, ‘진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 큰 우환을 막는 최선의 방책이라는 뜻이지요. 그러니 차제에 소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보는 건 어떨까요. 그냥 닥치는 대로 대충 하는 소독이 아니라, 사소하고 작은 상처라도 정확하게 알고 대처하면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옛말도 있지 않습니까.‘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는다’고요. 중요하고도 확실한 것은, 이제 화상에 소주 붓고, 상처에 된장 바르는 수준의 소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대처는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이것도 대처라고, 한번 해놓고 나면 ‘어찌 되겠지’ 하는 생각에 병원을 찾거나 약을 쓸 생각을 안 하게 되거든요. 거울 앞에서 필자의 앞머리를 들추면 보이는 상처가 하나 있습니다. 어렸을 때 시골의 지붕 모서리에 받혀 찢어진 곳인데, 여기에도 누군가가 된장을 발랐습니다. 다행히 상처는 아물었지만, 팥알만 한 흉터가 무지의 흔적처럼 남아있습니다. 제 두 딸의 무릎과 복사뼈 근처에도 상처가 있습니다. 모두 필자가 소홀해 전문가에게 치료를 맡기지 않은 결과입니다. 지금 생각하니 후회가 됩니다. 여러분은 이런 경험 없으십니까. jeshim@seoul.co.kr
  • 호텔 발레파킹 직원은 안다, 국산 대형차 탄 당신은 기업의 별

    호텔 발레파킹 직원은 안다, 국산 대형차 탄 당신은 기업의 별

    지난 9일 제네시스 이큐나인헌드레드(EQ900)가 출시되며 국내 대기업의 임원들이 쓰는 업무용 법인 차량 구매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많게는 수백명에서 수십명씩 매년 새롭게 ‘별’을 다는 대기업 임원들은 어떤 자동차를 선호하고 어떻게 차량을 선택할까. 대기업 임원 차량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올해 승진 임원들을 대상으로 지난주부터 업무용 차량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삼성그룹의 경우 상무급은 3000㏄ 미만, 전무급은 3500㏄, 부사장급은 4000㏄, 사장급은 5000㏄대 차량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규모는 예년에 비해 줄었지만 삼성그룹의 이번 인사에서 임원으로 승진한 사람만 294명이다. 국내 완성차업체 영업본부에서 법인 차량의 판매를 담당하는 ‘특판팀’은 삼성그룹 외에 LG그룹과 GS그룹, 한화그룹 등 이미 임원 인사를 실시한 주요 대기업 임원들에게 ‘선택’을 받기 위해 어느 때보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임원 업무용 차량 3만대 추산… 인사철 수요 커 대기업 임원들의 업무용 차량은 연간 3만대 정도로 추산된다.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한꺼번에 많은 수요가 있고, 대기업 임원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에서도 적지 않은 긍정적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자동차업체들은 판매 확대를 위해 총력전을 펼친다. 다만 매년 말 인사철과 함께 벌어지는 이 ‘총성 없는 전쟁’에서 수입차업체들은 열외다. 외부에 보여지는 이미지가 중요한 국내 대기업 임원들이 국산차가 아닌 수입차를 선택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각 기업 임원용 차량 선택 기준에 배기량과 함께 가격이 포함돼 있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법인용 차량을 많이 판매하는 한 수입차업체 딜러는 “국내에서 수입차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뀐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대기업 임원들이 수입차를 선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수입차를 사더라도 개인적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또 서울시내 호텔에서 대리주차(발레파킹)를 담당하는 한 직원은 “중요한 인사들이 참석하는 행사가 있는 경우에는 비싼 수입차를 가져오는 손님보다 국산 대형차에서 내리는 손님에게 더 많은 신경을 쓰게 된다”면서 “국산 대형 세단에서 내리는 손님들은 대부분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는 경우가 많아 더욱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대기업 신규 임원들은 조직개편이 끝난 뒤 본격적으로 차량을 선택하게 된다. 삼성그룹의 경우 전무급 이상은 기사도 함께 제공된다. 업무상 기사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있어 조직개편과 함께 담당 업무가 정해진 뒤에 차량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삼성 사장급 체어맨·제네시스 EQ900 선호 각 임원들은 사규상 정해져 있는 차량 중에서 각 브랜드 영업팀에서 제공한 모델별 홍보책자 등을 보고 비교한 뒤 차량을 선택한다. 삼성그룹의 경우 현대차 그랜저와 기아차 K7, 한국GM 임팔라, 르노삼성 SM7 등에서 선택할 수 있다. 사장급으로 올라가면 쌍용차 체어맨이나 이번에 출시된 제네시스 EQ900 등으로 선택 범위가 넓어진다. 이 중 새롭게 출시된 제네시스 EQ900는 최고경영자(CEO)급 임원들에게 가장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차종이다. 사실상 사장급 이상 임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차종이 현대차 에쿠스나 쌍용차의 체어맨 정도였기 때문에 새롭게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제네시스 EQ900는 출시 전인 지난 8일까지 국산 대형 세단 사상 가장 많은 사전계약 실적이자 에쿠스 대비 4배 이상 높은 사전계약 대수인 1만 700대를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쌍용차의 체어맨은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업무용 차량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롭게 유명세를 탔다. 삼성그룹 측은 이 부회장이 체어맨을 이용하는 데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지만 국내 재계 1위 그룹의 오너가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쌍용차는 이미지 상승효과를 얻었다. ●3000㏄ 미만 상무차 최고 인기는 그랜저 3000㏄ 미만의 차량 중 가장 인기가 많은 모델은 단연 현대자동차의 그랜저다. 가장 무난하고 차량이 빨리 나온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올해 한국GM의 임팔라(2.5 모델)가 추가되면서 신임 임원들 사이에서 임팔라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팔라는 3.5(3500㏄) 모델도 있지만 2.5(2500㏄) 모델의 판매 비중이 80% 가까이 된다. 그러나 임팔라는 미국에서 수입해 들여오는 차종인 만큼 한국GM에서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워 2~3개월가량 기다려야 차량을 받을 수 있어 선택을 망설이는 임원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GM 관계자는 “국내에서 임팔라의 인기가 예상보다 너무 높아 초반에 물량이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그러나 임원용 법인 차량의 경우 미리 확보해 놓은 물량이 있었고 12월부터는 공급이 좀 더 원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LG, 계열사 배터리 들어간 하이브리드 차 지급 기아차도 신형 K7으로 임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공식 출시는 내년 1월 예정이지만 출시 전에 미리 각 기업 승진 임원들을 대상으로 판촉을 벌이고 있다. 이례적으로 출시 전에 외부 디자인도 미리 공개했다. ‘형님’ 격인 현대차의 그랜저에 늘 밀렸던 임원차 시장에서 신차를 앞세워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목표다. LG그룹은 지난 11월 말 인사를 통해 임명된 신임 임원들에게 업무용 차량으로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지급했다.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LG화학에서 만드는 자동차용 배터리가 현대·기아차에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LG그룹은 신임 임원들에게 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기아 K7 하이브리드 중 업무용 차량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비운의 모델 아슬란, 선택 사양 높여 재도전 대기업 임원들의 업무용 차량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비운의 모델도 있다. 현대차의 아슬란이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아슬란은 그랜저보다 상위 모델로 법인용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야심 차게 출시했지만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삼성그룹의 임원 차량 선택지에서 빠졌던 아슬란은 올해도 업무용 차량 선택 차량에 들지 못하며 굴욕을 겪었다. 아슬란은 올 한 해 11월까지 8061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지난 11월에는 전월 대비 59.8% 늘어난 598대를 판매해 체면치레를 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8180대를 판매한 그랜저에는 한참 못 미치는 실적이다. 현대차는 기존 모델 대비 가격을 낮추고 선택 사양을 높인 2016년형 아슬란을 출시하며 적극적인 판촉에 나서고 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히치하이킹, 인도 경제] 영화로 본 삶과 기업 환경

    [히치하이킹, 인도 경제] 영화로 본 삶과 기업 환경

    인도는 보편적이며 특수한 나라다. 인류의 여러 종교가 인도에서 탄생했을 뿐 아니라 카레나 요가와 같은 인도의 문화가 세계 각지에서 자연스럽게 수용되고 있다. 역으로 카스트 제도, 종교적 금식, 합리적인 동시에 폐쇄적인 비즈니스 문화와 같은 인도 특유의 색채는 여전히 이방인에게 낯설다. 세계로 뻗어 나간 한국 기업들에 인도가 불모지로 남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보편적인 인류 정서와 특유의 현지 문화를 함께 묘사해 우리에게도 인기를 끌었던 인도 영화 3편을 통해 본 ‘인도’에 대해 현지인들에게 물었다. 지난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 취임 뒤 본격적으로 국가 브랜드가 서서히 변하고 있듯이, 영화에 드러난 인도의 기업 환경과 현지인의 삶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세 얼간이’ 주입식 교육 인도의 천재들만 간다는 명문 공대에서 주변 기대에 부응하는 대신 자신의 꿈과 적성을 좇아 삶을 개척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세 얼간이’(2009년)는 인도의 성취 지향 주입식 교육의 폐해를 비튼다. 소모적인 교과서 외우기, 낙제 공포에 자살하는 학생 등이 등장한다. “인프라 없어 고작 암기가 최선” 사우라브 싱(네루대 일본어과 학생) 인도의 교육열은 한국을 능가한다. 5000명을 뽑는 인도공과대학(IIT) 입학시험에 35만명이 몰리고, 1200명이 입학하는 인도경영대학(IIM)에 25만명이 응시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그래도 교육이 삶을 바꿀 열쇠라고 생각하기에 경쟁을 멈추지 않는다. 어학 명문인 네루대마저 예외가 아닐 정도다. 단어를 하루에 100개 정도씩 외운다. 어학을 암기 위주로 배우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만 기자재도 부족하고 학습을 할 때 암기만큼 빠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토론도 병행… 세계서 통해” 이현경(네루대 한국어과 교수) 인도의 주입식은 한국의 그것과 다르다. 예컨대 인도의 초·중·고교 학생들은 교과서 한 단원을 통째로 외우기도 하는데, 학교 시험이 주관식이기 때문이다. 인도 학생들은 암기한 것을 토대로 주관식 답을 쓰고, 토론을 한다. 토론을 통해 인도 학생들은 암기한 지식을 체화하면서 자신만의 의견과 신념을 가다듬는다. 인도 대학생들에게 사회 이슈에 대해 물어보면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피력한다. 암기와 토론이 병행되기에 세계무대에서 통하는 인재가 많이 길러진다. ■‘슬럼독’ 빈민층의 희망 18세 고아 자말의 비참한 삶과 자말이 100만 달러 상금을 내건 퀴즈쇼에서 승승장구하는 장면을 교차시킨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2008년)는 인도 빈민층의 희망 없는 삶을 사실적으로 그렸다. 영화 초반 퀴즈를 맞히는 자말에게 사기죄를 덧씌우는 경찰의 모습에선 하층민을 향한 뿌리 깊은 편견이 보인다. “낮은 계급이 되레 취업 유리” 산드야 케샤바라지(UVCE 전자통신학과 졸업생) 현대화될수록 인도에서 카스트(신분제)의 영향력은 줄고 있다. 오히려 낮은 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인도에는 대입, 취업에 카스트별 쿼터가 있다. 그러다 보니 카스트에 따른 역차별 현상도 나타난다. 아무래도 높은 카스트일수록 평균적으로 성적과 능력이 높지만 쿼터 때문에 낮은 카스트가 대입, 취업에서 유리한 경우가 종종 있다. IIT 등 명문대의 경우 상·중위 카스트 쿼터의 합격선은 하위 카스트 쿼터의 합격선보다 훨씬 높다. 공적 영역에서 높은 카스트임을 드러내는 성을 일부러 쓰지 않는 경우도 많다. “계급별 출발선 여전히 달라” 다라멘드라 초우한(UVCE 컴퓨터공학과 교수) 카스트가 빈부 격차로 연결되며 기회의 불평등이 생기기도 한다. 인도에서 엔지니어는 선망의 직업이기에 부모들은 자녀가 공대를 졸업하길 원하지만 공대 등록금은 중산층 이하가 대기에 부담스럽다. 사교육비도 만만치 않다. 치열한 입시 경쟁 때문에 공대나 의대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은 거의 다 입시 학원에 다닌다. 보통 학원비는 6개월에 평균 10만 루피(약 176만원) 정도 돼 저소득층은 꿈도 꾸기 어렵다. 카스트별로 여전히 시작 지점이 다른 셈이다. ■‘…무뚜’ 고유의 정신적 가치 상영 시간이 132분에 이르는 ‘춤추는 무뚜’(1995년)엔 노래, 춤, 만화적인 해프닝이 끝없이 이어지는 ‘마살라’(인도 향신료)라 불리는 인도 영화의 특성이 전부 담겨 있다. 영화엔 전통 결혼식과 같은 고유의 풍습 장면 속에 ‘경제적 가치와 다른 정신적 가치를 찾자’는 주제 의식이 녹아 있다. “공단 들어선 마을 텃세 심해” 박성흠(포커스텍 대표) 기업들은 인도와 글로벌 스탠더드 간 격차에 부담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인도의 문화를 이해한다면 인도에서의 경영 애로는 다른 해외 국가에서 겪는 애로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 가지 조언을 하자면 먼저 내 일처럼 기업을 관리해 줄 인도 사람을 찾아야 한다. 인도인들은 서구식 합리주의 문화에 익숙한 데다 능력이 출중해 동기부여가 된다면 헌신적으로 일한다. 또 공장 직원을 채용할 때 공단에서 먼 마을 사람들을 우선 채용해야 한다. 공단이 들어선 마을에선 텃세가 있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은 이미 해외 여러 곳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우리 기업들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부패·기업 환경 점점 좋아져” 아푸르바 찬드라(마하라슈트라주 산업부차관) 나렌드라 모디 총리 취임 뒤 인도의 기업 환경은 나날이 개선되고 있다. 공무원들이 정시 출퇴근을 하고 있고, 부패의 문제 역시 나아질 것으로 본다. 주 정부도 자신의 주에 해외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세일즈 외교를 펼치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도입해 기업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물론 인도처럼 큰 나라가 변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분명 변할 것이다. 뉴델리·벵갈루루·뭄바이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