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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족저근막염’ 환자 5년간 2배 증가, 비수술적 통증치료 효과적

    ‘족저근막염’ 환자 5년간 2배 증가, 비수술적 통증치료 효과적

    때로는 운동도 병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은 족저근막에 유연성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갑자기 움직이면 염증이 생기기 쉽다. 특히 체중이 늘어난 중년 여성이라면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 족저근막은 발뒤꿈치뼈에서 시작하여 발바닥 앞쪽으로 5개의 가지를 내어 발가락 기저 부위에 붙은 두껍고 강한 섬유띠를 말한다. 발의 아치를 유지하고 충격을 흡수하여 체중이 실린 상태에서 발을 들어 올리는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족저근막이 반복적으로 미세 손상을 입어 근막을 구성하는 콜라겐의 변성이 유발되고, 염증이 발생한 것을 족저근막염이라 한다. 최근에는 주5일제 등의 영향을 야외활동을 즐기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족저근막염 환자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0~2014년 건강보험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족저근막염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인원이 2010년 9만1천명에서 2014년 17만9천명으로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환자가 남성에 비해 1.4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인마취통증의학과 방배이수점 김기석 원장은 “족저근막염은 갑자기 운동량이 늘어나거나, 걷기를 오래한 경우 잘 발생한다. 장거리 마라톤이나 조깅을 한 경우, 바닥이 딱딱한 장소에서 발바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운동을 한 경우는 물론 과체중, 딱딱한 구두나 하이힐 등을 착용한 경우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족저근막염이 40~60대 여성에게서 많이 발병하는 이유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체중이 증가하고, 운동량이 줄어들어 족저근막의 유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족저근막에 염증이 발생하면 아침에 일어나 첫 발을 디딜 때 심한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 보통이다. 통증은 주로 발꿈치 안쪽에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경우에 따라 발뒤꿈치뼈 안쪽을 누르면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발가락을 발등 족으로 구부리면 통증이 심해지기도 하며, 진행된 족저근막염의 경우 서 있을 때 뻣뻣한 느낌이 지속되고, 저녁시간이 될수록 통증이 심해는 경우도 있다. 김기석 원장에 따르면 족저근막염의 90% 이상은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회복이 가능하다. 다만 회복기간이 6개월 이상 걸리기 때문에 좀 더 빠르게 통증 완화하고 싶다면 PDRN(DNA주사), 리젤씰 주사, 체외충격파 등 조직재생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도수치료, 물리치료 등을 병행하면 족저근막염의 원인이 되는 골반 틀어짐, 무릎 변형 등을 개선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김기석 원장은 “족저근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동 전 반드시 스트레칭을 하고, 평소 쿠션이 있는 신발을 신는 것도 도움이 된다”면서도 “이미 통증을 느껴지는 경우라면 일단 무리하지 않고 쉬는 것이 중요하며, 이후에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비수술적 통증치료를 시행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화인마취통증의학과 방배이수점은 이수역 부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신경외과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비수술적 통증 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진실과 속설 사이…뇌를 둘러싼 오해 6가지

    진실과 속설 사이…뇌를 둘러싼 오해 6가지

    ‘인간의 평균 두뇌 사용량은 10%에 불과하다’는 것은 오래된 상식에 속한다. 하지만 이는 속설에 불과할 수도 있다. 뇌과학의 영역은 지금도 미지의 진리를 찾아 헤매고 있다.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진 세상의 속설과 맞서 싸우면서 말이다. 인간 두뇌에 대한 ‘속설’을 사실로 가정하는 사례는 우리 일상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과학전문지 ‘파퓰러사이언스’는 2일(현지시간), 많은 이들이 사실로 믿고 있지만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뇌에 관한 오해’ 몇 가지를 해명했다. 그 중 일부를 발췌해 소개한다. 1. 인간은 두뇌의 일부만을 활용할 수 있다.앞서도 언급된 이 유명한 속설의 ‘발단’이 된 사람은 1900년대에 활동한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다. 1907년에 그는 “인간은 주어진 정신적·신체적 역량의 극히 일부만을 활용하고 있다”고 발언했는데, 이후 한 기자가 이 말을 ‘평범한 인간은 전체 정신 능력의 10%만을 개발할 수 있다’고 와전한 이래 이러한 오해가 널리 퍼지게 됐다. 그러나 현대 의학 장비를 이용해 개인의 두뇌 활동을 조사해보면 인간이 자기 두뇌의 전 영역을 고루 활용한다는 사실이 명확히 드러난다. 두뇌의 일부분만 손상돼도 전반적 정신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2. 클래식 음악은 자녀 두뇌 발달에 좋다이러한 믿음은 1993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어바인 캠퍼스 연구팀이 진행했던 실험에서 비롯됐다. 당시 연구팀은 대학생들을 세 그룹으로 나눠 각각 모차르트 음악을 듣거나 긴장완화 체조를 실시하거나 침묵 속에서 대기하도록 한 뒤 IQ 테스트를 치르도록 했다. 연구팀은 실험결과 모차르트의 음악을 청취한 학생들의 점수가 가장 높다는 점을 들어 이 같은 이론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후 여러 과학자들이 이 실험을 반복해 보았지만 이 중 동일한 연구 결과를 얻었던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오히려 1999년 하버드 대학교의 한 연구팀은 유사 연구 16건을 분석한 뒤 이른바 ‘모차르트 효과’가 거짓에 해당한다고 결론내린 바 있다. 3. 성인이 되면 뇌세포 성장이 중단된다1998년, 스웨덴 과학자들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장기기억을 관장하는 두뇌영역인 ‘해마’에서 새로운 뇌세포가 생성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최근 2014년에도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과학자들이 운동능력 및 자의식에 관여하는 신경조직인 ‘선조체’가 평생에 걸쳐 새로운 뉴런을 형성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4. 남녀의 특기가 다른 이유는 두뇌구조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남녀가 서로 다른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생물학적 이유보다는 사회적 이유가 더 크게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이를 잘 드러내는 예시로 1999년 워털루대학교 사회심리학자들이 진행한 실험이 있다. 이 실험에서 연구팀은 남녀 집단에게 동일한 고난도 수학문제를 풀도록 했다. 이 때 첫 시험에서는 여성 참가자들의 성적이 남성들보다 낮았다. 그러나 두 번째 시험에서는 시작 직전 참가자들에게 ‘과거 동일 시험을 진행한 결과 남녀들 사이에 성적차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언급했고, 그러자 여성들의 성적이 남성들과 동일해지는 현상이 관찰된 바 있다. 5. 술을 마시면 뇌세포가 파괴된다.과거 덴마크 바톨린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사망한 알코올중독자들의 뇌와 일반인들의 뇌를 서로 비교, 그 뉴런 수가 거의 동일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물론 과다하게 복용했을 경우 알코올이 뇌세포를 어느 정도 파괴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다른 화학물질의 경우도 마찬가지며, 적당량의 음주는 뇌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6. 좌뇌가 우세하면 논리적 사람, 우뇌가 우세하면 창의적 사람이 된다좌·우뇌 중 더 우세한 쪽에 따라 개인의 성향이 논리적, 혹은 창의적으로 굳어진다는 믿음은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지만 이를 명확히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는 현재까지 제시되지 않았다. 오히려 이를 부인하는 결과가 종종 발표되는데, 일례로 2012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 연구팀은 창의적 사고에 있어 좌·우 중 어느 한쪽이 아닌 두뇌 전체의 신경계가 활용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블랙홀의 모든 것…사실과 이론과 정의

    ​[이광식의 천문학+] 블랙홀의 모든 것…사실과 이론과 정의

    블랙홀은 우주에서 가장 기이하고도 환상적인 천체라 할 수 있다. 물질밀도가 극도로 높은 나머지 빛마저도 빠져나갈 수 없는 엄청난 중력을 가진 존재다. ​ 이 괴이쩍은 존재를 최초로 예언한 사람은 1783년, 영국의 과학자 존 미첼이었다. 그는 뉴턴 역학을 기반으로, 충분히 무거운 별의 경우 탈출 속도가 광속보다 더 커, 빛마저도 탈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13년 뒤 피에르시몽 라플라스도 비슷한 제안을 한 데 이어, 그로부터 1세기를 훌쩍 뛰어넘어 1916년,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 이론에서 블랙홀을 이론적으로 선보였다. ​일반 상대성 이론은 중력을 구부려진 시공간으로 간주하며, 질량을 가진 천체는 주변 시공간을 휘게 만든다는 이론이다. 사실 이전에는 ‘블랙홀’이란 이름조차 없었다. 그 대신 ‘얼어붙은 별’, ‘붕괴한 별’ 등의 이상한 이름으로 불려왔다. '블랙홀'이란 용어를 최초로 쓴 사람은 미국 물리학자 존 휠러로, 1967년에야 처음으로 일반에 소개되었으며, 블랙홀의 실체가 발견된 것은 1971년이었다. 그 존재가 예측된 지 거의 60년이 지나서야 이름을 얻고 실체가 발견되었으니, 그 또한 심상한 일은 아니다. 블랙홀에도 종류가 있다 그런데 이 블랙홀에도 종류가 있다는 사실을 일반 사람들은 잘 모르고 있는 듯하다. 블랙홀이라고 다 같은 것은 아니고, 세 가지 유형이 있는데, 곧 항성 블랙홀과 초대질량 블랙홀 그리고 중간질량 블랙홀이 그것들이다. ♦항성 블랙홀— 작지만 강하다 항성이 생애의 마지막에 이르러 남은 연료를 다 태우고 나면 중력붕괴를 일으킨다. 내부에서 더이상 에너지가 생성되지 않기 때문에 천체 자체의 압력을 감당하지 못해 내부로 무너지는 것이다. 이때 태양 질량의 약 3배가 못되는 별은 중성자별이 되거나 백색왜성이 된다. 하지만 그보다 덩치가 큰 별들은 중력붕괴가 극도로 진행되어 항성 블랙홀을 만든다. 개별적인 별이 중력붕괴를 일으켜 만들어지는 블랙홀은 대체로 작지만 물질밀도는 놀라울 정도로 높다. 태양질량의 3배 정도 되는 별이 한 도시 크기 로 압축된다. 이 천체의 중력은 끔찍할 정도로 강해서 주위의 모든 가스와 먼지들을 끌어당겨 삼킴으로써 덩치를 키워간다.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 센터에 따르면, 우리은하에 이러한 항성 블랙홀이 수억 개 정도는 된다고 한다. ♦거대질량 블랙홀— 어떤 가설이 맞을까?작은 블랙홀들은 은하의 곳곳에 존재하지만, 거대질량 블랙홀은 은하 중심부에 자리잡고 그 은하를 중력적으로 지배한다. 그 덩치는 놀랍게도 태양 질량의 수백만 배 또는 수십억 배에 달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름의 크기는 우리 태양과 비슷하다. 어마어마한 물질 밀도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블랙홀이 거의 모든 은하의 중심부에 있는 것으로 보이며, 우리 은하의 중심부에도 똬리를 틀고 있다. 이런 거대질량의 블랙홀이 어떻게 생성되었는가에 대해서 과학자들은 아직까지 정확한 답안을 작성하지 못하고 있다. 어쨌든 이런 블랙홀이 은하 중심에 자리잡고 나면 주변에 풍부한 물질들을 닥치는 대로 탐식하고, 그 결과 엄청난 질량의 블랙홀로 성장한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과학자들은 이 같은 거대질량 블랙홀이 무수히 많은 작은 불랙홀들의 합병 결과물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다. 또는 거대한 가스 구름이 급격한 중력붕괴를 일으켜 이런 블랙홀로 발전한 것일 수도 있다고 본다. 세번째 가능성은 성단을 이루던 별들이 한 점으로 대함몰을 일으켜 블랙홀이 되었다는 가설이다. 나라면 어떤 가설에 손을 들어줄까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중간질량 블랙홀— 블랙홀도 中庸의 미덕이?원래 과학자들은 블랙홀이 아주 작은 것과 엄청 큰 것, 두 종류만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최근 블랙홀에도 미디엄 사이즈(IMBHs)가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이런 블랙홀은 성단 안에서 별들이 연쇄충돌을 일으킨 결과 태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블랙홀들이 같은 지역에서 여럿 만들어지면 결국에는 합병과정을 밟게 되는데, 은하 중심의 거대질량 블랙홀은 이 같은 경로를 거쳐 생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2014년에 마침내 천문학자들은 한 나선은하의 팔에서 중간질량 블랙홀이 탄생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오랫동안 물증을 찾지 못했던 천문학자들이 애타게 기다리던 발견이었다. 블랙홀 존재 — 어떻게 알 수 있나?블랙홀은 엄청난 질량을 갖고 있지만 덩치는 아주 작다. 그만큼 물질밀도가 극도로 높다는 뜻이다. 따라서 중력이 극강이어서 어떤 것도 블랙홀을 탈출할 수가 없다. ​ 지구 탈출속도는 초속 11.2km이며, 빛의 초속은 30만km다. 블랙홀의 중력이 너무나 강해 탈출속도가 30만km를 넘기 때문에 빛도 여기서 탈출할 수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블랙홀을 볼 수가 없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블랙홀의 존재를 확인할 수가 있다. 어떻게? 블랙홀이 주변의 가스와 먼지를 강력히 빨아들일 때 방출하는 X-선 복사로 그 존재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은하 중심부에 있는 거대질량 블랙홀은 두터운 먼지와 가스로 뒤덮여 있어 X-선 방출을 막고 있다. 물질이 블랙홀로 빨려들어갈 때 블랙홀의 사건지평선 입구에서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스쳐지나가는 경우도 더러 있다. 블랙홀이 직접 보이지는 않지만, 물질이 함입될 때 발생하는 강력한 제트 분출은 아주 먼 거리에서도 볼 있다. 블랙홀은 특이점과 안팎의 사건 지평선으로 구성된다. 특이점이란 블랙홀 중심에 중력의 고유 세기가 무한대로 발산하는 시공간의 영역으로, 여기서는 물리법칙이 성립되지 않는다. 즉, 사건의 인과적 관계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특이점을 둘러싸고 있는 것이 안팎의 사건 지평선으로, 바깥 사건지평선은 물질이 탈출이 가능한 경계이지만, 안쪽의 사건 지평선은 어떤 물질이라도 탈출이 불가능한 경계다. 기존의 고전 역학에서 볼 때 빛까지도 이 중력장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양자역학으로 오면 사정이 좀 달라진다. 블랙홀도 무언가를 조금씩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블랙홀이 완전히 검지는 않다'​ 1970년대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블랙홀이 양자 요동(quantum fluctuation)으로 인해 무언가를 내놓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론을 완성했다. 양자론에 따르면, 아무것도 없는 진공에서 난데없이 입자와 반입자(antiparticle)로 이루어진 가상 입자 한 쌍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 한 쌍은 매우 짧은 시간 존재하다가 쌍소멸된다. 대부분의 상황에서 이들 입자 쌍은 관측하기 힘들 정도로 매우 빠르게 생겼다가 소멸는데, 이를 양자 요동 또는 진공 요동이라 한다. 과학자들은 실제로 이 양자 요동의 존재를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이 양자 요동 가운데 하나가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 근처에서 일어난다면, 한 쌍의 입자가 사건 지평선 근처에서 생겨날 때는 블랙홀의 강한 기조력 때문에 헤어지기 쉽다. 즉, 두 입자 중 하나는 지평선을 가로질러 떨어지는 반면, 다른 하나는 밖으로 탈출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탈출한 입자는 블랙홀에서 에너지를 가지고 나간 것으로, 이 과정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 외부의 관측자는 블랙홀에서 나오는 빛의 연속적인 흐름을 보게 된다. 호킹의 주장에 따르면, 이 같은 양자 요동 효과 때문에 블랙홀이 빛을 방출한다는 것이다. 이를 '블랙홀 증발'이라 하고, 이때 빠져나오는 빛을 '호킹 복사(Hawking radiation)'라 한다. 그래서 호킹은 '블랙홀이 실제로는 완전히 검지 않다'는 말로 이 상황을 표현했다. 호킹의 이론대로 블랙홀이 계속 증발한다면, 수조 년의 시간이 흐르면 블랙홀 자체가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블랙홀에는 질량과 전하, 각운동량 외에는 아무 정보도 얻을 수 없다. 그래서 흔히들 블랙홀에는 세 가닥의 털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처럼 인류는 아직까지 블랙홀에 대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은만큼 블랙홀은 21세기 천문학과 물리학에서도 여전히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폭행 피해 가출했는데 ‘집으로’만 돌려보낸다

    폭행 피해 가출했는데 ‘집으로’만 돌려보낸다

    ① 중학교는 관리 책임 없어 ② 폭력 조사 않고 부모 인계 ③ 경찰·기관 협업 잘 안 돼 지난해 3월 목사인 아버지에게 5시간을 내리 맞은 부천 여중생 이모양은 가녀린 숨이 끊어지고, 이후 11개월 동안 작은방에서 미라 상태가 될 때까지 학교의 관리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가출 청소년’이기 때문이었다. 현재 우리 교육 당국은 가출 청소년을 어떻게 관리하고 보호해야 할지에 대한 변변한 매뉴얼 하나 없다. 또 학대를 피해 가출했던 이양을 아무 정황도 모르는 상태에서 다시 학대의 현장인 집으로 돌려보냈다. 이 과정에서 관련 기관 간 협업 시스템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시스템이 제대로 됐더라면 막을 수 있었을 열세 살 아이의 소중한 생명. 이양의 사망에서 드러난 가출 청소년 관리 시스템의 세 가지 문제점을 짚어 봤다. ●“가출한 학생이에요. 부모가 경찰에 가출 신고를 했는데 학교에서 더이상 뭘 어떻게 하나요.” 숨진 이양에 대한 관리를 학교와 교육 당국이 좀더 철저히 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이양이 다녔던 중학교 관계자에게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가출 학생을 관리하는 매뉴얼이 없으니 학교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뜻이다. 현재 각급 학교들은 학생이 가출할 경우 일단 ‘장기 결석자’로 처리할 뿐이다. 가출 청소년을 학교로 데려오기 위한 매뉴얼은 없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25조에 따르면 정당한 사유 없이 7일 이상 출석하지 않으면 학교는 보호자에게 2회 이상 독촉한 뒤 교육지원청장(교육장)에게 보고를 하도록 돼 있다. 그것만 하면 다른 책임은 지지 않아도 된다. 그나마 초등학생의 경우는 학교가 교육지원청장뿐 아니라 읍·면·동장에게 통보하도록 돼 있다. 이 경우 지방자치단체에도 장기 결석 학생에 대해 관리 책임이 생긴다. 하지만 중학교는 그마저도 없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가출 청소년에 대한 학교의 매뉴얼은 없다”며 “교육장에게 보고하는 기준인 ‘정당한 사유’에 대한 판단도 대부분 교사의 재량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같은 가출이라도 이유가 분명하면 교육장에게 보고하지 않는다. 그 판단은 순전히 교사의 몫이다. 이양이 다니던 A중학교가 교육장에게 보고를 하지 않은 것도 이양의 가출이 부모 차원에서 인지되고 관리되고 있다는 오판 때문이었다. 이양의 부모가 직접 경찰에 가출 신고를 했다는 사실을 지나치게 믿었던 것이다. 박윤조 성균관대 아동청소년발달증진센터 연구원은 “학교는 단순히 학생의 출결 상황만 확인하고 가출 청소년들이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 관심이 없고 살필 의무도 없는 상황”이라며 “학교가 가출 청소년을 돌보려는 의무와 의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학교든 기관이든 가출 청소년을 찾으면 집으로 돌려보낼 생각만 한다. 그게 가장 큰 문제다.”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오승윤 팀장은 “이양이 가출했을 때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이양을 찾아서 한 조치는 지옥 같은 집으로 아이를 돌려보낸 것”이라며 “아이의 사정이나 가정폭력 등 여부를 따지기 전에 먼저 보호자에게 인계하고 집으로 보내는 시스템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는 부모가 가출 신고를 하면 경찰은 해당 청소년을 ‘실종 아동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등록한다. 경찰은 가출 청소년을 찾으면 부모에게 인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길거리의 가출 청소년 중에는 부모의 학대와 폭행이 무서워 노숙을 마다 않는 경우도 많다. 가출 청소년들이 많이 모이는 서울 신림역 인근에서 만난 최모(15·가출 6개월)군은 “아빠라는 사람이 초등학교 때는 주먹으로 때리더니 언젠가부터 일주일에 한 번은 쇠파이프를 휘두르곤 했다”며 “영하 20도라도 밖에서 친구들과 함께 있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관계자는 “가출 청소년을 찾으면 경찰은 집에 보내기 전에 청소년지원단체와 상담하도록 주선해 이들의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며 “기본적으로 가정폭력을 의심하고 학생 본인의 의지를 묻는 단계를 가출 청소년 관리 시스템에 포함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학교, 경찰, 청소년 지원센터 간 협업이 되지 않아 가출 청소년을 다시 학교에 적응하도록 하기가 힘들다.” 가정폭력으로 집을 떠난 청소년을 찾으면 다시 학교에 적응하도록 만드는 시스템이 있느냐고 묻자 여성가족부 학교밖청소년지원과 김숙자 과장이 전한 답이다. 가출 청소년을 상담하고 교육하는 기관으로 교육부 산하 ‘위(WEE)센터’와 여가부 산하 ‘학교밖지원센터’가 있다. 하지만 기관 간에 정보 공유가 어렵고, 학교와 정보도 단절돼 있다. 학생 본인이 개인 정보 제공에 대해 동의해야만 센터에서 안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밖지원센터 관계자는 “학교나 가정에서 센터로 인계해 주지 않으면 가만히 앉아서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부천 초등학생 폭행치사·시신 유기 사건 이후 장기 결석 아동 관리 매뉴얼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가출 청소년에 대한 규정을 따로 둘 계획은 없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경찰이나 지자체의 도움 없이 가출 청소년에 대해 조사하기는 어렵다”며 “가출 학생에 대해 체계적으로 파악이 안 되다 보니 관리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가볼만한 박물관] 재미 있는 박물관

    [가볼만한 박물관] 재미 있는 박물관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맞아 박물관에선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온 가족이 오붓한 시간을 보내며 설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가득하다. 원숭이 탈 만들고 봉산탈출 얼쑤 국립민속박물관은 6~10일 설 연휴 기간 ‘설 한마당’을 개최한다. 원숭이해를 맞아 원숭이와 관련된 민속체험을 비롯해 민속놀이, 특별공연, 설 세시 체험 등을 준비했다. 원숭이 탈 만들기, 조물조물 원숭이 만들기 등 원숭이의 전통 이미지를 활용한 다양한 만들기 체험활동, 윷점 보기, 토정비결 보기, 설빔 입기, 차례 지내고 세배하기 등 37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별도 접수 없이 현장에서 바로 참여할 수 있다. 야외 행사에 참여하는 관람객들은 떡국, 가래떡 등 명절 음식도 맛볼 수 있다. 박물관 측은 “원숭이는 인간을 가장 많이 닮은 영리하고 재주 많은 동물이자 귀신을 물리치고 인간에게 건강과 성공을 가져다주는 동물”이라며 “‘설 한마당’을 통해 원숭이해의 의미도 짚어 보고 가족의 무사와 행운도 기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공연도 마련했다.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전국 각지의 공연단을 모아 병신년 새해를 여는 문화 공연을 한다. 6일 경기도당굿을 시작으로 7일 전라도 걸립농악으로 유명한 필봉농악과 원숭이 탈이 등장하는 해학 마당인 봉산탈춤, 8일 경상우도 걸립농악을 대표하는 경상도 진주·삼천포 농악과 전통의 새로운 해석을 선보이는 전통 예술단 ‘호연’의 무대, 9일 경기 남부 지방 농악의 특징을 신명나게 보여주는 경기도 오산외미걸립농악과 경기도 마당극의 정수인 경기도 양주별산대놀이가 펼쳐진다. 팔산대 열풍의 주역 ‘소문만복래’ 공연 국립중앙박물관과 전국 12개 국립 지방박물관도 설 연휴 전통공연과 민속놀이 체험, 가족영화 상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꾸렸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설 당일인 8일 서울 용산구 박물관 내 열린마당에서 여성농악단 연희단팔산대의 ‘소문만복래’ 공연을 한다. 연희단팔산대는 2012년 여주엑스포 전통마당 공연 이후 팔산대 열풍을 일으켰다. 그해 10월 영국 템스축제에 초청받았으며 이탈리아 피렌체 공연에선 ‘세상 유일무이한 팀’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전통놀이 체험과 버블쇼’, 국립공주박물관은 ‘사물놀이 체험’, 국립진주박물관은 ‘십이지신 탁본 체험’, 국립대구박물관은 ‘공예체험과 민속공연’, 국립김해박물관은 ‘연하장 보내기와 참숯손난로 만들기’, 국립제주박물관은 ‘제주떡 만들기’, 국립광주박물관은 ‘부적찍기 체험’, 국립전주박물관은 ‘설-대보름맞이 작은 문화 축전’, 국립부여박물관은 ‘가훈 써주기’ 등을 진행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볼만한 영화] 꽃미남 사기꾼, 무술하는 팬더와 맞짱 뜬다니

    [볼만한 영화] 꽃미남 사기꾼, 무술하는 팬더와 맞짱 뜬다니

    한국 사람은 일 년에 적어도 네 차례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본다고 한다. 분기별로 한 편은 본다는 이야기인데 관람 횟수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바쁜 일상을 보내다가 오랜만에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명절 연휴에 함께 극장 나들이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번 설 연휴에는 어떤 영화가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을까. 연휴는 가족이 먼저 떠오르는 기간이기 때문에 관람층이 제한적인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는 제외했다. 한국 영화 신작으로는 3일 개봉한 범죄 코미디물 ‘검사 외전’(15세 관람가)이 가장 관심을 모은다. 최근 흥행 파워가 후끈 달아 오른 황정민과 강동원이 처음 만났다는 점에서 한껏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억울한 누명을 쓴 열혈 검사가 교도소에서 만난 꽃미남 사기꾼과 의기투합해 누명을 벗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 강동원이 사기꾼 역할을 맡았다. ‘검은 사제들’, ‘전우치’ 등 다소 헐렁한 캐릭터를 연기한 작품이 대박을 터뜨려 왔다는 점에서 기대를 더욱 부풀리고 있다. ‘검사 외전’이 재미를 앞세웠다면, 지난달 말 개봉한 ‘오빠 생각’(12세 관람가)과 ‘로봇, 소리’(12세 관람가)는 가슴 뭉클함으로 버무려진 작품이다. 임시완·고아성 주연의 ‘오빠 생각’은 6·25 전쟁 당시 실재했던 어린이 합창단을 그리며 관객들에게 눈물과 감동을 선물한다. 이성민 주연의 ‘로봇, 소리’는 10년 전 잃어버린 딸을 향한 가슴 절절한 부성애로 관객들을 무장해제시킨다. 한국 영화에서는 보기 힘든 로봇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상당히 귀엽고 앙증맞아 관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가족 영화 하면 단연 애니메이션이다. 지난달 28일 개봉한 ‘쿵푸 팬더3’(전체 관람가)가 강력 추천작이다. 토실토실한 팬더 몸매에 어울리지 않는, 빼어난 무술 실력을 지닌 용의 전사 포가 5년 만에 돌아와 더욱 강력해진 적과 한판 승부를 벌인다. 1000만명을 넘어선 ‘겨울왕국’을 제외하면 국내에서 개봉한 애니메이션 중 최고 흥행작이다. 1편과 2편이 각각 467만명, 506만명을 동원했을 정도로 국내에서도 팬층이 두텁다. 3편도 벌써 200만명이 관람했다. ‘무한도전’에 나와 국내 TV 시청자를 사로 잡은 잭 블랙을 비롯해 앤절리나 졸리, 청룽, 더스틴 호프먼, 세스 로건, 루시 리우, 케이트 허드슨, J K 시몬스 등 초호화 성우진이 관객의 귀까지 즐겁게 한다. ‘쿵푸 팬더3’를 이미 봤다면 4일 나란히 스크린에 걸린 ‘앨빈과 슈퍼밴드: 악동 어드벤처’(전체 관람가)와 ‘최강전사 미니특공대: 영웅의 탄생’(전체 관람가)도 있다. ‘앨빈과 슈퍼밴드’는 아이돌 스타가 된 다람쥐 삼총사가 네 번째로 펼치는 좌충우돌 모험담이다. ‘최강전사 미니특공대’는 국내 유아용 TV 애니메이션의 극장판으로, 슈퍼 히어로로 변신하는 동물 구조대의 활약을 그렸다. 예술 영화, 다양성 영화를 원한다면 ‘유스’(15세 관람가), ‘바닷마을 다이어리’(12세 관람가)를 추천한다. 각각 지난달, 지난해 12월 개봉한 뒤 장기 상영되며 꾸준히 관객을 불러들이고 있는 작품들이다. 최근 각각 관객 7만명, 9만명을 돌파했다. ‘유스’는 인생의 황혼녘에 선 예술가를 통해 젊음의 의미는 무엇인지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일본의 한 작은 마을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네 자매의 일상을 잔잔하게 그리며 감동을 주고 있다. 이 작품들은 상영관이 적어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다. 요즘 트렌드인 재개봉 영화 관람도 괜찮을 듯. 겨울에 제격인 일본 멜로 영화 ‘러브레터’(전체 관람가)가 대표적이다. 첫사랑에 대한 애틋한 기억을 담은 이 작품은 1999년 첫 개봉 당시 140만명(비공식)을 끌어모으며 일본 영화는 국내에서 애니메이션만 흥행한다는 편견을 무너뜨렸다. 영화 속 대사인 ‘오겡끼데스까’(잘 지내나요)가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지난달 14일 세 번째 개봉 뒤 가랑비에 옷 젖듯 벌써 1만명 이상 보고 갔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자비의 시작은 배려심”

    “자비의 시작은 배려심”

    “그동안 쌓였던 노하우도 전수해 주고 같은 일을 하는 비구니 스님들과 정보도 공유하며 불법을 함께 펴 나가자는 것입니다.” 최근 창립된 한국비구니복지실천가회(한비복회) 초대 회장에 추대된 상덕 스님(64·옥수복지관장). 이른 아침 서울 옥수동 옥수복지관 사무실에서 기자를 맞은 스님은 “그리 요란한 일도 아닌데 주목받아 송구하다”며 “여법하게 출가 비구니 복지 수행자의 사명을 이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상덕 스님은 어릴 적 옥수동의 천년 고찰 미타사 정수암과 인연을 맺어 사회복지에 천착해 살아온 독특한 비구니다. 1997년 서울 옥수종합사회복지관을 위탁 운영하면서 최초의 복지시설 관장이 된 이후 20여년간 출가승이면서 사회복지가로 활동해 왔다. 한비복회는 상덕 스님이 주도해 지난달 21일 창립한 비구니 단체로 전국 복지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비구니 관장 스님 50여명이 참여했다. 20년 전이라면 불교계에선 복지라는 개념조차 생소하던 시절. 스님은 어떻게 절집들에선 생각도 못 하던 사회복지에 뛰어들게 됐을까. 느닷없이 동진 시절부터 자신에게 각별한 애정과 교훈을 전했다는 은사 법성 스님 이야기를 꺼낸다. “은사 스님은 생전 삭발하고 승복 입을 때마다 복 짓는 일을 하라고 말씀하셨어요.” 지금까지도 은사 스님의 말씀을 새겨 살고 있단다. 명성여중고를 삭발한 채 다녔던 스님은 18세 때 은사 스님이 입적하면서 절집 살림을 맡았다고 한다. 그때부터 ‘법의 꽃을 피워 보겠다’는 원을 세웠다. 그 다짐 아래 어린이·청소년 포교와 영등포교도소, 구치소 법회를 줄곧 이끌었고 성동구청, 한국은행불자회, 한국전력불자회, 동대문시장 직품계불자회 등 수많은 신행단체 법회를 창립해 지도법사로 활동했다. 동국대 승가학과를 졸업한 이후에도 30여년간 불교 교리와 사회복지 공부에 매달렸다. 동국대 입학과 졸업 횟수가 무려 7번에 이르며 대학원 3곳을 수료하고도 사찰 경영, 최고경영자(CEO) 과정에 도전했다고 한다. 그 이력으로 해서 불교계에선 ‘공부하는 비구니, 실천하는 스님’으로 유명하다. “입으로 남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아요. 밝은 표정과 부드러운 말만으로도 많은 갈등과 아픔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질병과 빈곤, 고독, 결손가정으로 고통받는 이웃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들에게 소외받지 않고 안정된 정서를 갖게 해 주는 일이야말로 종교계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요.” 수행과 포교는 분리된 게 아니라 함께 행해야 하는 것이라는 말과 함께 ‘모든 악은 짓지 않으려 노력하고, 많은 선을 받들어 행하라’라는 ‘제악막작 중선봉행’(諸惡莫作 衆善奉行)의 교훈을 귀띔한다. “자비 실천의 시작은 배려심이지요. 자비야말로 말만으로 그칠 게 아니라 살면서 행동해야 하는 것입니다.” “행위 없는 신심은 이 사회에서 아무 소용 없다”는 스님은 말미에 이런 말을 남겼다. “우리 주변에는 선을 실천하려 힘겹게 사는 성직자들, 특히 비구니, 수녀들이 많아요. 절실한 그들이 더 많이 나누고 베풀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협조했으면 합니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톡!톡! talk 공무원] ‘자격증 24개’ 고용부 안산지청 장석훈 주무관

    [톡!톡! talk 공무원] ‘자격증 24개’ 고용부 안산지청 장석훈 주무관

    전산기기 익혀 직업상담 ‘출발’…전문성 높이려 꾸준히 자기개발 전산·출판 등 만능 재주꾼 통해 고용노동부 안산지청에 ‘장가이버’로 불리는 이가 있다. 1985~1992년 국내에서 인기리에 방영됐던 미국 드라마 ‘맥가이버’의 주인공처럼 주변에선 전산과 상담, 출판, 기획 등 다양한 분야의 만능 재주꾼으로 통한다. 1998년부터 취득한 자격증이 무려 24개다. 전산 관련 업무가 막히면 동료들은 그를 먼저 부른다. 그러나 ‘장가이버’ 장석훈(45) 주무관의 인생이 처음부터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장 주무관은 3일 인터뷰에서 “1990년대 초 대학을 다닐 때만 해도 전산과 관련한 기기를 거의 써 보지 못했다”면서 “1996년 군대를 제대하고 갑자기 외환위기 사태가 오자 막막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단 ‘워드프로세서’ 같은 문서 편집 프로그램 자격증에 눈을 돌렸다고 했다. 컴퓨터 조작이 서툴러 키보드 자판조차 익숙하지 않았을 때였다. 하지만 이를 악물고 공부했더니 자격증은 어느새 10개 이상으로 늘어났고, 프로그래밍까지 넘보게 됐다. 2000년 경기 평택고용센터에 직업상담원으로 채용됐고, 꿈에 그리던 직장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2007년에는 탁월한 직업 상담 능력을 인정받아 특채로 고용부 공무원이 됐다. 그런데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늘 직업 상담을 하다 보니 전문성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고민했다고 한다. 그래서 주말과 야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직업상담사 1, 2급’ 자격을 취득했다.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자격증이 쌓이면서 노하우도 함께 늘었다. 소식지를 만들다 보니 ‘전자출판기능사’가 필요했다. 민원인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고객만족(CS)관리사’ 자격도 얻었다. 시각디자인산업기사, 컴퓨터그래픽운용기능사, 사무자동화산업기사 등 자격증이 ‘훈장’처럼 차곡차곡 쌓였다. 장 주무관은 “매번 동료에게 물어보고 일할 수는 없다”며 “업무에 부족함이 없도록 꾸준히 능력 개발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지금은 다른 동료에게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을 정도는 됐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현재는 구직자를 대상으로 한 직업상담 대신 조직 내 직업상담 프로그램 기획과 강의 등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외환위기 사태나 금융위기처럼 사회구조적인 문제는 내가 변화시킬 수 없겠지만 한편으로는 스스로의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것도 분명히 존재한다”며 “조바심 갖지 말고 차근차근 준비하고 노력해야만 기회가 왔을 때 무리 없이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직자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장 주무관은 “구직자들을 교육하다 보면 뭘 해야 할지 모르고 ‘그냥 다른 사람들이 자격증을 따니까 나도 딴다’는 식으로 말한다”며 “막연하게 자격증을 따지 말고 무엇을 위해 딸지 목표부터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거리로 나온 아이들, 온전한 사회 복귀 도와요”

    “거리로 나온 아이들, 온전한 사회 복귀 도와요”

    순간적 일탈 행위 대한 법률지원… 인문학 강의 등 프로그램 운영 “범죄 저지른 근본 원인 물어야 더이상 길거리 배회하지 않아” “아이들이 왜 범죄를 저질렀는지 이유를 살펴 그 원인을 해결해 줘야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습니다.” 경기 부천시가 2014년 10월 범법 청소년들에 대한 법률구조 및 회복 지원을 위해 전국에서 처음 설립한 ‘부천시청소년법률지원센터’가 집을 나온 길거리 청소년들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센터는 경제·사회적으로 취약한 상태에서 발생한 청소년들의 순간적 일탈 행위에 대해 법률 지원을 한다. 유관 기관 간 협력·교화·복지 프로그램 운영까지 가미해 온전한 사회 복귀를 돕는다. 2일 센터 김광민(변호사) 소장에 따르면 지난 한 해 형사사건에 연루된 청소년 140여명을 상대로 477건의 국선변호전문위원 지원 및 상담 등을 했다. 현재 1665명에게 인문학 강의 등 회복 프로그램을 지원했고, 회복 프로그램 운영을 도울 1114명의 진행자를 양성했다. 센터는 법무법인 도담 소속이면서 센터 운영위원장을 맡은 김익태 변호사가 미국 시카고 에번스톤시에서 본 청소년 대상 민간형사법률구조공단(모란센터)을 벤치마킹해 김만수 부천시장에게 제안하면서 설립됐다. 반응은 뜨겁다. 센터가 다른 청소년지원단체와 함께 부천역 상상마당에서 매주 금요일 오후 7시부터 이튿날 오전 1시까지 문을 여는 ‘아웃리치’(찾아가는 거리상담)는 매회 집을 나온 청소년 30여명이 찾는다. 설문조사 대가로 5000원짜리 상품권을 주는 날이면 100여명이 몰려들 때도 있다. 청소년들은 임시 천막 3동에 제 발로 찾아와 간식이나 늦은 식사를 한다. 상처를 치료하고 약을 받아 가기도 하지만 어느새 ‘형’, ‘언니’가 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카드놀이 등을 하며 굶주린 ‘정’을 채우기도 한다. 가슴 속에 꾹꾹 눌러 감춰 온 고민을 털어놓거나 울분을 토하며 응어리진 마음을 풀기도 한다. 이곳을 찾는 청소년 중 절반은 매주 찾는 ‘단골’이고 소문을 듣고 찾아온 경우도 많다. 10대 중반에서 20대 초반이 대부분이고 절반가량은 가출했거나 가출한 경험이 있다. 학교를 그만둔 경우도 절반에 이른다. 김 소장은 “집을 나온 청소년 대부분이 밤새 거리를 배회하다 낮에 공원 벤치나 건물 계단 한구석에서 쪽잠을 자면서 밤을 무서워한다”며 “아이들이 절도 등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그들만의 마지막 ‘생존 수단’이다. 범죄를 저질렀을 때 단순한 법률 지원뿐 아니라 왜 집을 나오게 됐는지, 왜 나쁜 짓을 했는지 근본 원인을 찾아 해결해 주지 않으면 곧 또다시 길거리를 배회하고 범죄의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리우행, 우승 한 번이면 ‘뒤집기 샷’

    리우행, 우승 한 번이면 ‘뒤집기 샷’

    순위 요동 쳐 김경태 - 송영한 31점 차 우승 시 최대 50점… 최경주도 가능성 한국 남자 골프 선수들의 리우올림픽 티켓 경쟁이 여자골프 못지않게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올림픽에 나갈 선수는 안병훈(25·CJ그룹)과 김경태(30·신한금융그룹)로 굳어지는 듯했지만 새해 들어 순위가 요동치면서 리우행 티켓이 누구에게 돌아갈지 아무도 확신할 수 없게 됐다. 세계랭킹 15위 안에 드는 선수가 없는 한국 남자 골프는 오는 7월11일까지 순위에 변함이 없으면 리우올림픽에 국가별 기본 쿼터인 2명까지만 출전할 수 있다. 세계랭킹은 최근 2년간 성적을 토대로 산정돼 상위 랭커는 그만큼 잃을 위험이 많고, 하위 선수는 우승 한 번이면 크게 상승할 수 있다. 2일 현재 안병훈은 세계랭킹 26위, 김경태가 62위다. 60명의 올림픽 출전 선수의 순위를 매기는 올림픽 랭킹에서는 2일 현재 각각 16번째와 30번째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최근 최경주(46·SK텔레콤·137위), 김시우(21·CJ오쇼핑·171위), 송영한(25·신한금융그룹·113위)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안병훈, 김경태와의 차이가 큰 것처럼 보이지만 우승 한두 번이면 얼마든지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대표팀 코치로 선임된 ‘베테랑’ 최경주는 2일 미국프로골프투어(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포인트 32.4점을 따내 지난주 334위에서 단숨에 137위로 도약했다. 2위 김경태와 최경주의 포인트 차이는 불과 48.13이다. 앞으로 최경주가 꾸준히 상위권에만 들어도 경기당 10~15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고, 우승을 하게 되면 28~50포인트를 따낼 수 있기 때문에 최경주로서는 리우올림픽에 코치가 아닌 선수로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시우도 새해 들어 PGA 투어 두 대회 연속 ‘톱10’에 들며 23.18포인트를 획득, 상승세를 타고 있다. 송영한은 지난 1일 싱가포르 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포인트 28점을 따내 세계 랭킹을 204위에서 113위로 끌어올렸다. 김경태와의 격차도 31.39로 바짝 좁혔다. 현재 올림픽 포인트에서 김경태(103.24점)와 송영한(71.85점), 최경주(55.11점)의 간격은 크지 않다. 올림픽을 향한 박빙 승부는 이제 시작이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탈북자가 아닙니다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내래 동포 돕는 데 가만있을 수 있간”… 봉사로 통일 당기는 사람들

    [탈북자가 아닙니다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내래 동포 돕는 데 가만있을 수 있간”… 봉사로 통일 당기는 사람들

    “고생해서 한국 온 아이들 보면 반찬 몇 개 만드는 건 일도 아냐”탈북민 삼삼오오 모여 5년 넘게 봉사 “내래 집에서 밥만 먹고 있을 수는 없디 않갔어. 내 손이 가만히 있딜 못하지.” 지난달 30일 오전 10시쯤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한빛종합사회복지관 식당. 탈북자 출신 20여명이 바쁜 손놀림으로 북한식 순대와 김치 등을 만드는 중에 최고령자인 김태실(76·여·가명)씨가 큰 목소리로 너스레를 떤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새로 오는 탈북자들을 돕는 소망두레봉사단 단원들이다. 한 달에 한 번씩 복지관 식당에 모여 북한 음식을 만들어 새내기 탈북자들을 찾아간다. 박예성(43·여·가명)씨는 “한국 음식은 상대적으로 북한 음식보다 자극적이기 때문에 탈북자들이 정착 초기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며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북한 출신들끼리 돕고 싶은 마음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봉사단원은 “(한국에 오느라) 고생한 아이들을 생각하면 여기서 고작 반찬 몇 개 만드는 건 일도 아니다”라며 소매를 걷어붙이고 북한식 영양죽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옥수수와 팥으로 만든 북한식 영양죽에는 소금과 설탕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이들이 만든 음식은 탈북자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독거노인이나 장애인, 저소득층 가구에도 전달된다. 가톨릭 계열 사회복지법인인 한빛종합사회복지관은 ‘선배 탈북자가 후배 탈북자를 돕는 것이 가장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지원책’이라는 취지에서 봉사단을 결성했다. 이금안 복지사는 “2010년 봉사단을 만들었을 때는 단원이 3명이었는데, 5년 넘게 활동하면서 이제는 20여명으로 성장했다”면서 “요즘엔 정착 초기에 도움을 받았던 탈북자가 자기도 후배 탈북자들을 돕겠다며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탈북자를 위한 음식 봉사뿐 아니라 소외계층의 복지사업비 마련을 위한 바자회도 열고 있다. 유봉희(40·여·가명)씨는 “동네 사람들이 탈북자라고 무시하지 않고 도와준 것을 생각하면 당연히 우리가 지역사회에 보답을 해야 한다”며 “처음에는 내 몸 하나도 건사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다른 사람들을 돕다 보니 완전히 한국 생활에 정착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고 밝혔다. 봉사단은 2014년 서울시 봉사상 우수상을 받았다. 이 복지사는 “탈북자끼리 돕는 차원을 넘어 남북한 주민 간 벽을 허무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남북하나재단에 따르면 탈북자의 자립을 돕거나 지역사회의 소외계층을 돕는 탈북자 단체는 2000년대 중반까지 거의 없었지만 2010년 말 12개에 이어 지난해 말에는 40여개까지 늘어났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건강을 부탁해]지금 의자에 오래 앉으셨나요? 나쁜 증상과 대처법…

    [건강을 부탁해]지금 의자에 오래 앉으셨나요? 나쁜 증상과 대처법…

    오랜 시간 앉아 있는 자세가 우리 몸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자세가 몸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냥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도 많은 게 사실입니다. 미국 캔자스주립대의 리처드 로렌크란츠 교수는 “온종일 앉아 있으면 신체 곳곳에 이상이 발생해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오래 앉아 있는 것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요. 미국 매체 리틀띵스닷컴의 작가 필 무츠가 여러 의학 매체에서 수집한 정보를 통해 장시간 앉아 있는 자세가 건강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소개했으니 확인해봅시다. 1. 결장(Colon) 온종일 앉아있으면 대장의 일부인 결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국가암연구소의 자료를 바탕으로 계속 앉아만 있으면 결장암과 유방암, 자궁내막암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고 밝혔다. 장시간 앉아있는 것은 인슐린 과다 분비를 유발해 암세포 증식을 촉진할 수 있다고 한다. 규칙적으로 적당한 운동을 하면 잠재적인 암 유발 물질인 활성 산소를 막고 세포 손상을 막는 천연 항산화제가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2. 허리(Lower Back) 장시간 앉아있으면 당연히 허리에 통증이 생긴다. 앉아 있는 자세는 서 있는 자세보다 허리에 더 큰 부담을 주기 때문. 컴퓨터 앞에서 등을 구부리고 앉아있는 것은 가장 좋지 않은 상태라고 미국 접골 전문의 조지프 머콜라 박사는 경고하고 있다. 허리 통증이 있는 사람들의 40%는 매일 컴퓨터 앞에서 장시간 앉아있었다는 사실이 연구 조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3. 목(Neck) 나쁜 자세로 앉아 있으면 목에 통증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그런 목 상태 때문에 잠을 못 잘 수 있다. 건강 블로그 더웰스오브헬스(The Wealth of Health)는 앉아 있는 자세는 혈액을 다리로 쏠리게 했다가 잠자리에서 머리로 이동한다. 이때 수면 무호흡 상태가 되기 쉽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건강 사이트 헬스라인(Healthline)은 장시간 앉아있는 자세는 뻣뻣한 어깨와 목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4. 심장(Heart) 장시간 앉은 자세는 심장과 전체 순환계에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 국제 학술지 ‘미국심장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에 따르면,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심혈관계질환의 위험이 커진다. 운동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 5. 췌장(Pancreas) 췌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기서도 워싱턴포스트는 인슐린 생성에 앉아 있는 자세가 좌우한다고 말한다. 근육의 움직임이 적은 세포는 인슐린에 반응하지 않는다. 따라서 췌장은 더 많은 인슐린을 생산한다. 이는 당뇨병 등의 발병 요인이 되는 것이다. 6. 엉덩이(Hips) 엉덩이는 허리와 마찬가지로 장시간 앉아있는 자세와 나쁜 자세에 의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헬스라인에 따르면, 오래 앉아 있으면 엉덩이와 허리가 아플 수 있다.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의자에 앉게 되면 통증은 훨씬 더 빨리 온다. 이는 또한 연골의 조기 퇴화를 유발해 만성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7. 다리(Legs) 다리 또한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웰스오브헬스에 따르면, 앉아 있는 동안 피가 다리로 몰린다. 혈류가 원활하지 못하면 피로와 권태감을 비롯해 모든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웹엠디(WebMD)는 이와 함께 하지정맥류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8. 머리(Head) 장시간 앉아있는 자세는 또한 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킨다. 웰스오브헬스에 따르면, 너무 오래 앉아 있으면 혈전(핏덩이)이 생겨 혈액 순환이 나빠지고 더 나아가서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다. 어렴풋이 예상한 분들도 있겠으나 그렇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정기적으로 일어나서 움직이거나 간단한 운동을 하면 앞서 설명한 모든 사항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필 무츠가 함께 공개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간단한 운동 법 5가지입니다. 시간 날 때 수시로 따라 하면 건강에 좋을 듯합니다. 운동 1. 책 들기(Book Press) 사전처럼 약간 두꺼운 책을 준비한다. 첫 번째는 책을 머리 위로 들고 선다. 그다음은 머리 뒤로 책을 낮춰 팔꿈치 각도를 90도로 구부린다. 다시 책을 머리 위로 올린다. 이런 동작을 10회 반복한다. 운동 2. 목 돌리기(Neck Roll) 목 결림을 막고 혈액 흐름을 개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서서 턱을 가슴 쪽으로 내린다. 그다음 머리를 천천히 오른쪽으로 한 바퀴 돌린다. 이런 동작을 5회 반복한다. 이어서 같은 방법으로 머리를 왼쪽으로 돌린다. 똑같이 5회 반복한다. 이 동작을 30초 동안 계속한다. 운동 3. 발 풀기(Foot Flex) 앉아 있는 자세로 인한 악영향을 막는 좋은 방법이다. 앉거나 서서 발을 바닥에 평평하게 놓는다. 뒤꿈치를 붙인 상태에서 당겨짐이 느껴질 때까지 발가락 쪽을 천장을 향해 올린다. 다시 발을 바닥으로 내린다. 이번에는 발가락을 땅에 닿게 한 상태에서 뒤꿈치를 당겨짐이 느껴질 때까지 올린다. 다시 발을 바닥으로 내린다. 양측을 10번씩 반복한다. 운동 4. 허리 비틀기(Torso Twist) 시선을 끌지 않아 직장에서도 손쉽게 할 수 있다. 우선 의자 측면으로 돌아 앉는다. 어깨와 가슴, 머리를 일직선 상에 놓은 상태에서 똑같이 한쪽으로 허리를 비튼다. 그대로 10초간 유지한 뒤 원상태로 복귀한다. 이때 억지로 너무 비틀면 안 된다. 이번에는 반대편으로 앉아 같은 방식으로 몸을 반대편으로 비튼다. 이런 동작을 10회씩 반복한다. 운동 5. 걷기(Walk) 일단 의자에서 일어서는 것이 중요하다. 걷기는 앉아 있는 자세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날려버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기분 전환도 할 겸 시간을 정해 걸어보자. 사진=리틀띵스닷컴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드론에 주어진 특명, 생명을 살려라

    드론에 주어진 특명, 생명을 살려라

    최근 드론의 보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드론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군사 정찰은 물론 재난 감시, 농업용, 물류 수송 등 아주 다양한 분야에서 드론이 도입되고 있는데, 인명 구조 목적으로도 드론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드론이라는 주제는 아직 어색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현실이 될지도 모릅니다. #생존자 수색을 위해서 어디든 가는 드론 하늘에서 정찰을 통해서 사고 생존자를 수색하는 일은 이제 상상의 영역이 아닙니다. 하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서 기존의 항공기로는 불가능한 수준의 수색 능력을 부여하려는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오클랜드 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룬 콥터(Loon Copter)는 평범한 쿼드롭터처럼 생겼지만, 실제로는 하늘을 나는 것은 물론 잠수나 항해도 가능합니다. 비결은 방수처리 된 본체와 내부에 부표입니다. 만약 잠수가 필요할 때는 내부의 부표 안에 물을 넣어 가라앉고 다시 공기를 넣어 표면으로 부상할 수 있습니다. 바다에서 발생하는 해난 사고나 비행기 사고의 경우 매우 넓은 지역에 생존자 및 유류품이 흩어지기 때문에 신속한 수색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때로는 항공 정찰만으로는 식별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룬 콥터는 하늘과 바다를 오가면서 넓은 지역을 동시에 수색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수색이 어려웠던 장소를 수색하는 드론도 등장했습니다. 스위스 로잔에 본사를 둔 플라이어빌러티(Flyability)는 빙하 사이의 틈새인 크레바스에 빠진 조난자를 수색할 수 있는 짐볼(Gimball)이라는 독특한 드론을 만들었습니다. 기존의 드론과는 달리 둥근 망이 드론을 보호해서 좁은 얼음 틈 사이를 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크레바스는 매우 깊고 긴 균열이기 때문에 사람이 직접 들어가서 생존자를 수색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사람이 직접 내려가서 수색하기에 매우 위험한 지형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사람 대신 드론이 수색할 수 있다면 매우 획기적인 일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환자를 살리는 드론 이런 의료용 드론은 선진국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놀랍게도 아프리카 오지에서도 드론을 의료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진행 중입니다. 다만 응급처치보다는 검체, 혈액, 약품을 신속히 수송하는 경우라는 점이 차이점입니다. 도로와 교통 사정이 매우 열악하고 의료 인프라가 잘 갖춰지지 않은 지역에서 제때 검사를 하거나 치료에 필요한 약품을 구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혈액 검사를 하려고 해도 가까이 있는 일반 진료소에서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드론을 이용해서 검체를 인근의 큰 병원으로 옮기고 응급 처치를 위해 필요한 약품이나 혈액 등을 수송하는 일은 그래서 가능성이 있습니다. 더욱이 접근이 어려운 오지에서 인도적 의료 지원을 하는 경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두 얼굴의 드론 사실 드론은 인명 구조보다는 살상용으로 사용된 역사가 더 긴 문명의 이기입니다. 드론을 이용한 항공 정찰의 역사는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으며 21세기 초에는 드론을 이용한 공습으로 적을 살상하는 일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로 인한 도덕성 논란도 불거졌습니다. 하지만 드론 자체가 잘못이기보다는 인간이 드론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겠죠. 드론은 인간이 만든 피조물로 인간의 의도에 따라 움직일 뿐입니다. 선의에 사용하느냐 나쁜 목적으로 악용하느냐는 모두 우리들의 선택입니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미국과 유럽여행시 모두 사용가능한 ‘쓰리유심’ 화제

    미국과 유럽여행시 모두 사용가능한 ‘쓰리유심’ 화제

    두꺼운 가이드북과 복잡한 지도, 무거운 카메라를 가방에 짊어지고 다니던 해외여행객들의 모습이 한결 가벼워진지 오래다. 작은 스마트폰 하나면 해외에서도 골목 구석구석까지 지도를 찾아보거나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숨은 맛집을 소개받을 수 있고, 그곳에서 만난 아름다운 풍경들을 카메라에 담아 바로 백업하거나 한국의 지인들에게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꼭 필요한 것은 바로 데이터. 국내 통신사의 데이터 로밍 서비스를 이용하면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지만, 로밍 요금제를 사용하더라도 하루 1만원에 100MB밖에 사용이 안되는것에 반하여 비용이 너무비싼게 사실이다. 보다 저렴한 방법은 현지 선불폰이나 임대폰을 사용하는 것이지만 기존의 스마트폰에 비해 기능이 떨어지거나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기존의 주소록이나 사진 등을 사용하기에 불편이 따르는 단점이 있다. 이때 기존의 스마트폰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데이터 요금은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바로 해외 유심칩이다. 유심칩 구입비용과 데이터 사용료를 합해도 국내통신사의 데이터 로밍요금에 비해 훨씬 저렴한 데다, 사용 중인 스마트폰에 유심칩만 교체해 끼우고 사용하면 되는 간편함이 특징이다. 유럽과 미국, 아시아 등 해외여행객들이 주로 찾는 지역의 유심칩들은 국내 업체를 통해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어 여행에 앞서 미리 알아보고 구입하면 해외에 나가는 즉시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특히 유럽의 경우 다수의 국가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 유럽유심칩의 종류가 다양한 유럽유심칩의 경우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유럽유심칩의 경우 종류에 따라 서비스 가능국가와 데이터 사용량, 사용방법 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여러 유럽 국가를 돌아볼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2개 이상의 유심칩을 구입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유심칩 전문 회사의 도움은 필수적이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유심칩 판매회사들이 1~2개의 유럽유심만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보니, 수익만을 목적으로 고객에게 맞지 않는 유심을 판매하는 사례가 자주 발생되고있어, 유심칩을 구입한 고객들이 정작 현지에서 곤란을 겪는일도 비일비재하므로 신뢰할 수 있는 국내 유심칩판매 업체의 선택 또한 매우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국내의 대표적인 해외유심 전문판매회사이면서 미주지역 통신기업 이기도한 유심월드(대표 이준희, www.usimworld.co.kr)는 다양한 유럽유심칩을 국내에서 판매하고있으며, 통신전문회사답게 유럽유심칩 전 제품을 보유, 판매한다. 유럽에서 사용되는 유심칩으로는 오렌지유심칩, 베이스유심칩, 쓰리유심칩, 오르텔유심칩, 보다폰유심칩 등이 대표적이다. 쓰리유심칩은 유럽 12개국에서 12기가 데이터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베이스유심칩은 30일간 500메가 또는 1기가 데이터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오렌지유심칩은 100메가당 2천원대로 이용 가능하다. 다양한 유심칩 가운데, 많은 데이터를 사용할 것이 아니라면 유럽36개국에서 사용이 가능한 오렌지유심칩을 추천할 만하다. 오렌지유심칩은 최근 유럽 방문객 대다수가 선택하는 유럽유심칩으로, 하루 1유로에 100메가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저렴하면서도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편 유심월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미주지역에 통신사를 보유, 13년째 직접 운영하고 있는 통신전문기업이다. 유럽유심칩(쓰리유심칩, 베이스유심칩, 오렌지유심칩, 보다폰유심칩 등), 미국유심칩 (티모바일 유심칩 등), 아시아유심칩(일본유심칩, 홍콩유심칩, 대만유심칩, 태국유심칩, 중국유심칩, 호주유심칩, 뉴질랜드유심칩 등)을 포함해 전세계 대부분 국가의 유심칩을 판매한다. 여행기간과 예산, 방문국가에 따라 다양한 데이터 이용 플랜을 마련하고 있으며, 한국에서 사용하던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의 착신서비스를 비롯해 저렴한 국제전화 서비스도 부가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성이 남성보다 살 빼기 어려운 이유가 밝혀졌다

    여성이 남성보다 살 빼기 어려운 이유가 밝혀졌다

    여성이 남성보다 살 빼기 어려운 이유가 밝혀졌다. 원인은 남녀에 따라 뇌에서 분비되는 특정 호르몬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 애버딘대 로라 하이슬러 교수팀은 쥐 실험을 통해 뇌에서 분비되는 ‘프로오피오멜라노코르틴(POMC) 펩티드’로 불리는 호르몬의 작용이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POMC 펩티드는 식욕 제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과학자들은 이를 통해 새로운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하이슬러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비만율은 여성이 남성보다 더 높으며 심지어 일부 지역에서는 그 차이가 두 배까지 벌어져 있다”면서 “우리는 여성이 더 살찌기 쉬운 이유를 찾아내길 원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분자 대사학 저널’(journal Molecular Metabolism)에 실린 이 연구논문에서 비만 상태로 만든 쥐가 이 호르몬을 생성할 때 살이 빠지는 것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 효과는 성별에 따라 달랐다. 수컷 쥐들은 살을 상당히 많이 빼 다시 한 번 건강한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암컷 쥐들은 살이 일부분 빠지긴 했지만 비만이라는 범주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 연구진은 여러 실험을 통해 POMC 펩티드가 성별에 차이 없이 식욕을 중단시키지만 남성의 경우 신진대사가 더 빨라지고 더 활동적으로 만들어 체중 감량의 핵심이 되는 ‘여분의 칼로리’를 태우도록 이끌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이 우리 인간에게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이번 결과가 왜 많은 여성이 살과의 전쟁을 매번 하는지 설명하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남녀 차이에 따른 맞춤 비만 치료제의 개발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대해 교수는 “신약 개발도 중요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이 무엇을 얼마나 먹는지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신의 몸무게를 계속 지켜봐라. 서서히 몸무게가 늘어나고 있다면 매일 몸이 요구하는 것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만장일치 국민참여재판’ 뒤집은 대법원

    1심 “살인의 고의성은 없었다” 2심·대법 “평소 형에게 악감정… 흉기에 힘 실려 살해 의도 있어” 친형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을 받았던 고교생에게 대법원이 유죄를 확정했다. 1심 배심원들은 그가 살인의 고의성을 갖고 있지 않다고 봤지만, 상급심 재판부들은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임모(17)군에게 단기 2년 6개월, 장기 3년의 징역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임군은 지난해 4월 1일 새벽 2시쯤 강원 춘천 집에서 술에 취해 자신을 구타하는 형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임군은 어릴 때부터 형에게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해 심리치료 상담을 받았다. 임군은 “범행 당시 형을 다치게 해서라도 폭력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지 살해하려 한 것은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1심 재판에 참여한 배심원 9명은 모두 임군에게 “미필적으로도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며 무죄 판단을 내렸다. “흉기로 찌를 당시 특별히 힘을 세게 줬다고 보기 어렵다”는 법의관의 의견과 “형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못했다”는 임군의 진술 등에 따른 것이었다. 재판부도 배심원의 평결을 존중해 무죄로 판결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살인에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면서 원심을 깼다. 임군이 형에 대해 평소 나쁜 감정을 갖고 있었고, 방 밖으로 나가 흉기를 가지고 다시 들어온 것 등을 근거로 삼았다. 1심 법의관은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흉기에 찔린 연골이 절단되기 위해서는 피하조직 등을 관통하는 것보다 강한 힘이 필요하다”는 새로운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다른 전문가 역시 비슷한 견해를 피력했다.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과 배심원의 평결을 기초로 삼은 사실관계와 반대가 되는 사정이 새롭게 드러난 만큼 미필적 고의에 대한 1심 평결을 고수할 수 없다”며 실형을 선고하고 임군을 법정구속했다. 법원 관계자는 “배심원의 평결이 상급심에서 바뀌는 경우도 있지만 상급심이 되레 수용하는 사례도 있어 배심원 평결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국민참여재판에서 내려진 배심원 평결과 재판부 판결 간 일치율은 95.2%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탈북자가 아닙니다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중) 탈북자 감쌀 수 없나

    [탈북자가 아닙니다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중) 탈북자 감쌀 수 없나

    말투·문화 차이로 ‘왕따’ 많아 발육 늦고 사회적 인맥도 부족 “차이 인정하고 어울리게 해야” “탈북 청소년이 다니는 대안학교에서 2년 동안 공부하고, 지난해 중학교 졸업 검정고시에 합격했어요. 다음달 부산의 일반 고등학교에 들어가요. 고교 생활이 많이 기대되긴 하지만, 북한 말투나 문화적 차이 때문에 따돌림을 당하진 않을까 걱정도 되는 건 사실이에요.” 1일 오전 10시 서울 관악구 신사동 우리들학교에서 만난 김민수(16·가명)군은 “부모님이 탈북할 때 중국에서 태어났고, 2013년 7월 한국에 들어왔는데, 그때만 해도 한국어를 전혀 할 줄 몰랐다”며 “언어 소동이 전혀 안 될까봐 우선 대안학교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날 학교에서는 탈북 청소년 15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한 개학식이 열렸다. 곧 학교를 떠나게 될 김군은 오랜만에 친구들 얼굴을 보기 위해 나왔다. 2011년 11월 문을 연 우리들학교는 탈북 과정에서 학업 기회를 놓친 청소년들에게 맞춤 교육을 제공하는 대안학교다. 초·중·고교 전 과정을 학생의 수준과 속도에 맞춰 맞춤형으로 가르친다. 우리들학교의 정원은 36명. 초등학교 과정 2명, 중학교 과정 10명, 고등학교 과정 24명이다. 정규 교육과정이 아니다 보니 이날 개학식에는 전체 학생의 40% 정도가 불참했다. 윤동주 우리들학교 교장은 “한국에 들어온 탈북 청소년들이 가장 먼저 부딪치는 장벽은 언어”라면서 “특히 한국어에는 북한말과 달리 외래어가 많아 무척 생소해한다”고 말했다. 탈북 청소년 이용희(14·가명)군은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많은 간판들을 읽을 수가 없었다”며 “탈북 과정에서 2~3년간 중국에서 거주하다 보면 어린 나이에 한국말을 잊게 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선생님의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으니 진도를 못 따라가는 게 당연하죠. 선생님께서 친절하게 알려주시면 좋겠지만, 저 말고 다른 학생들도 가르쳐야 하니까 그게 잘 안 되죠.” 박성숙(18·가명)양은 탈북자라는 낙인이 학교생활을 적응하는 데 가장 힘들었다고 기억했다. 박양은 중학교 2학년 때 부모가 준 휴대전화를 갖고 학교에 갔다가 문자를 보내는 법을 모른다고 반 아이들에게 면박을 당했다. 이를 계기로 탈북자라는 사실이 알려졌고, 결국 아이들의 놀림감에 되면서 3개월 만에 대안학교로 옮겼다. 부모가 돈 벌기에 바빠 사실상 방치되는 탈북 청소년도 많다. 윤 교장은 “다양한 이유로 탈북 청소년들은 한부모 가정의 비율이 높은 편”이라며 “아무래도 양부모 가정보다는 경제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북하나재단의 2014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탈북 청소년의 한부모 가정 비율은 46.1%에 이른다. 신체 발육도 늦다. 중학교 남학생의 경우 탈북 청소년의 평균 신장은 158.5㎝로 남한 출생 학생(163.9㎝)보다 5.4㎝ 작았다. 몸무게는 49.4㎏으로 남한 출생 학생보다 57.4㎏보다 8㎏ 모자랐다. 문제는 탈북청소년이 부모의 가난을 물려받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중학생 아들을 둔 탈북자 이호식(40·가명)씨는 “아이는 똑똑한데 형편이 어려워 사교육을 못 시키고 있다”며 “가정 배경과 사회적 인맥도 없는데 대학마저 제대로 못 가면 신분 상승의 탈출구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이정옥 인천 장수초등학교 탈북코디네이터는 “한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한 탈북 청소년은 대개 다른 학교로 옮기더라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며 “탈북 청소년과 급우 모두 ‘차이’를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어울릴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에서 지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주방의 화학자가 만들어낸 ‘씹어 먹는 칵테일’

    주방의 화학자가 만들어낸 ‘씹어 먹는 칵테일’

    요리, 온도·압력 등 다루는 과학 활동 외국선 요리사·과학자 협업 연구 늘어가열 없이 독한 술로 상온서 달걀 응고 “새로운 요리의 발견은 새로운 별의 발견보다도 인간을 더 행복하게 만든다.”(18~19세기 프랑스 법관이자 미식가인 장 앙텔름 브리야사바랭) “금성과 화성의 온도를 잴 수 있는 기술을 갖고도 수플레 내부를 들여다보지 않는 것은 이상하지 않은가.”(영국 옥스퍼드대 물리학자 니컬러스 커티) 평소 맛보기 어려운 음식과 유명 맛집, 요리법 등을 다루는 이른바 ‘쿡방’(요리하는 방송), ‘먹방’(먹는 방송)이 넘쳐나고 있다. 그 영향으로 요리학원에 사람들이 넘쳐나고, ‘요리사’가 초등학생의 장래 희망 3위로 뛰어올랐다. 일반인들의 요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새롭고 맛있는 요리’에 대한 직업 요리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 음식의 질감과 조직,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과학적인 시각으로 접근해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 내는 ‘분자요리학’이 주목받고 있다. 분자요리학은 영국 옥스퍼드대의 물리학자 니컬러스 커티와 프랑스 국립농학연구소(INRA)의 화학자 에르베 디스가 처음 주장한 개념이다. 요리와 조리과학, 식품과학을 총괄해 음식뿐만 아니라 음식을 만드는 조리 과정을 과학적 연구와 실험을 통해 철저히 분석함으로써 음식의 다양성과 조리 방식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자는 것이다. 요리는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말하는 것이고, 식품과학은 음식보다는 음식이나 식재료를 분석하는 과학 분야이며, 조리과학은 조리를 하는 과정을 다루는 기술 분야다. 분자요리라고 하면 흔히 요리사들이 화학 실험실 같은 주방에서 과학자처럼 스포이트나 사이펀 같은 실험기구로 이상한 음식을 만들어 내는 것을 떠올린다. 그렇지만 화학자들은 요리 자체가 열로 단백질 분자를 응고시키거나 물질을 혼합해 이온화시키는 전형적인 물질의 변화 과정이기 때문에 ‘분자요리’는 한때의 유행이 아니라 요리가 처음 생길 때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외국에서는 요리사와 과학자의 협업이 늘고 있는 추세다. 분자요리의 대가로 알려진 프랑스 요리사 티에리 막스는 파리11대학 화학과 라파엘 오몽 교수와 함께 ‘요리혁신센터’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물리화학적 지식과 도구를 요리에 적용해 보기 좋고 맛도 있는 음식을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다. 그 성과는 ‘부엌의 화학자’ ‘부엌의 꼬마화학자’ 등의 책으로 나오기도 했다. 요리는 식재료를 먹기 좋게 변형하는 화학적·물리적 과정이다. 식재료는 과일과 채소 같은 식물 계열과 생선, 육류, 유제품 등 동물 계열로 나뉜다. 식재료에는 다량의 수분이 들어 있는데 이 때문에 요리를 할 때는 산도, 확산, 용해, 흡수, 투과 등 물과 관련된 화학현상이 중요하다. 요리할 때에는 무엇보다도 시간과 온도, 압력이 중요한데 이는 재료 속 수분을 조절하는 데 필수적인 변수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맛을 느끼는 것은 맛 분자가 혀의 미뢰, 입천장, 뺨 안쪽 벽, 목구멍 안쪽의 수용체를 자극하고, 거기에서 나온 정보가 전기신호로 바뀌어 뇌에 전달됨으로써 가능하다. 음식에서 향을 풍기는 분자는 바로 코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입으로 들어간 뒤 목으로 삼켜지는 과정에서 코로 전달되는 ‘역후각’ 과정을 통해 전달되기도 한다. 어려서 처음 맛본 음식에 대한 기억이 강렬한 이유도 이렇게 전달받은 다양한 자극이 뇌에 이미지와 감정, 감각의 형태로 기록하기 때문이다. 요리의 대가들이 음식에 대해 강렬한 자극을 남기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달걀 하나를 삶을 때에도 시간과 온도에 따라 다양한 결과가 나타난다. 달걀을 지나치게 익히면 황화철이 생겨 노른자 표면이 푸르스름하게 변하거나 수분이 완전히 빠져나가 퍽퍽해진다.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황화수소가 발생하면 냄새가 심하게 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달걀을 삶을 때 펄펄 끓는 100도에서 10분 이상 삶는데, 과학자들이 말하는 달걀 삶기에 가장 이상적인 온도는 72도다. 삶은 달걀이나 달걀 프라이는 모두 열을 이용해 노른자와 흰자를 굳히는 것이다. ‘익힌다는 것=응고시킨다는 것’으로 개념을 확장하면 일반 상온에서도 달걀을 익힐 수 있다. 독한 술이나 에탄올을 날달걀의 흰자나 노른자에 붓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이것들은 열에 익힌 것처럼 굳게 된다. 분자 요리사들은 이런 현상을 이용해 독주로 달걀을 요리하기도 한다.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각광받고 있는 한천(우뭇가사리)과 칵테일용 술을 섞어 끓이면 액체가 고체 사이에 분산돼 있는 젤 상태로 변하게 되는데, 틀에 넣고 부은 뒤 식히면 씹어 먹는 칵테일이 만들어진다. 이처럼 요리 속 과학을 이해할 수 있다면 음식점에서 이런 식으로 주문할 수도 있지 않을까. “사카로스와 안토시안이 고농도로 함유된 그물 구조의 다당류와 에어로젤 상태의 글루텐 덩어리를 좀 주시겠습니까.” 언뜻 복잡해 보이지만 “블루베리잼과 비스코트(두 번 구워 딱딱하고 바삭한 빵) 주세요”라는 얘기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사전 제작 연타석 홈런… 고질병 ‘생방송 드라마’ 사라질까

    사전 제작 연타석 홈런… 고질병 ‘생방송 드라마’ 사라질까

    여유 갖고 촬영… 연기력·제작 여건 개선 “中 심의·시청자 눈높이 맞게 변화 필요” 방송계의 오랜 고질병인 ‘생방송 드라마’가 이제는 사라질 수 있을까. 사전 제작제는 쪽대본이 난무하고 각종 방송 사고를 유발하는 생방송 드라마에 대한 대안으로 일찌감치 거론됐지만 대부분 시청률이 저조하고 시청자들의 반응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다는 것이 한계점으로 지적되면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드라마 ‘미생’을 시작으로 올해 ‘치즈 인더 트랩’(치인트)과 ‘시그널’ 등이 줄줄이 성공을 거두면서 사전 제작 드라마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치인트’는 평균 시청률 7.1%, 최고 7.3%로 tvN 월화 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고 ‘시그널’은 평균 8.4%, 최고 시청률 10.1%를 기록해 전작인 ‘응답하라 1988’의 초반과 비슷한 시청률 추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월부터 촬영을 시작한 16부작 드라마 ‘치인트’는 절반인 8부가 방영된 지난달 26일 종방연을 가졌다. 기존의 드라마가 방송 3회 만에 생방송에 돌입하고 방송 당일까지 촬영을 찍어 내보내는 것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촬영에 들어간 ‘시그널’ 역시 현재 후반부를 촬영 중이다. 영화와 드라마의 중간쯤 되는 반 사전 제작 드라마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촬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PD, 배우, 스태프 등 제작 주체들이 반기고 있다. KBS 드라마 ‘추노’, ‘한성별곡’에 이어 OCN 드라마 ‘동네의 영웅’을 사전 제작하고 있는 곽정환 PD는 “국내 드라마 시장은 기득권을 쥔 작가들이 방송 직전까지 최대한 시간을 확보하는 상황에서 배우와 연출, 스태프들이 희생돼 왔다”면서 “연출과 배우도 다음 이야기나 자신의 감정선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방향성을 모른 채 드라마를 만든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짚었다. ‘시그널’에서 천재 프로파일러 박해영 역으로 열연 중인 이제훈은 “시간에 쫓기던 전작에 비해 여유를 갖고 연기에 몰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치인트’의 제작을 맡고 있는 CJ E&M의 박호식 총괄 프로듀서는 “재촬영이 가능한 사전 제작 드라마에 비해 ‘생방송 드라마’는 시간에 쫓겨 촬영 일자가 줄어들고 제작비가 오히려 적게 들기도 한다”면서 “하지만 지상파와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한 편에 100억원 넘게 들어가는 미국이나 영국 드라마에 맞춰진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맞추려면 사전 제작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방송계에서는 올해가 사전 제작제의 성패를 가르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사전 심의를 받기 위해서는 사전 제작제가 반드시 필요한 데다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 드라마 제작사 이사는 “사전 제작 드라마는 기획이 확실해야 하는데 현재 지상파 드라마의 경우 편성의 불확실성 때문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하지만 중국 시장은 물론 웰메이드 드라마에 길들여진 국내 시청자들의 입맛에 맞추려면 사전 제작제는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뻥 뚫린 인천공항] 인력·비용 줄이려고 만든 자동심사대… ‘밀입국 통로’로 전락

    [뻥 뚫린 인천공항] 인력·비용 줄이려고 만든 자동심사대… ‘밀입국 통로’로 전락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에 최근 보안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31일 허술한 시설 및 인력 관리와 보안 의식 약화 등이 겹쳐진 탓이라고 진단했다. 우선 지적되는 것이 허술한 시설 문제다. 지난 21일 새벽 일본에서 인천공항을 거쳐 중국으로 가던 30대 중국인 부부가 공항 3층 면세구역을 통해 3번 출국장까지 빠져나오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14분 남짓이었다. 닫혀 있어야 할 공항 상주직원 전용 출입문은 자동으로 열렸고 보안구역과 일반구역을 나누는 최종 출입문도 9분가량 흔들어 대자 잠금장치 나사못이 뽑혔다. 또 다른 문제는 밀입국자들이 공항을 빠져나가는 사이 보안 경비요원의 제지를 한 번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출국장의 보안요원은 정중앙에서 근무하라는 수칙을 어기고 구석에서 자리를 지키다가 이들을 놓쳤다. 지난 29일 공항 보안구역을 뚫고 나간 20대 베트남인 사건도 보안 시스템의 문제점을 보여 준다. 그는 이날 오전 7시 24분쯤 공항 2층 입국장에서 자동 입국심사대 스크린도어를 강제로 열고 나갔다. 사람의 힘만으로 열렸다는 것도 문제지만 강제 개방했을 때 경보음이 울려도 이를 제지할 근무자가 없었다는 게 더 큰 문제였다.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운영 시간은 아니었지만 보안경비 근무자를 배치하지 않아 구멍이 뚫릴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광 안동과학대 항공보안과 교수는 “인력을 줄이고자 자동 입국심사대를 만들었다면 대비책으로 항시 감독할 수 있는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항상 관찰했어야 한다”며 “입국 시간이 아니라고 인력을 배치하지 않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인천공항의 보안인력은 줄잡아 2000명이 넘지만 용역업체 중심의 관리에 따른 인력들의 책임감 부족과 기강 해이의 문제가 효율성과 안전성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상당수 전문가가 경비·보안 업무를 민간업체에 용역을 준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공항 여객터미널 면세구역과 검색장 등 보안 지대의 경비·보안은 공개입찰을 통해 선정된 업체 3곳이 나눠 맡고 있다. 이 업체가 뽑은 인력이 인천공항으로 파견돼 근무하는 형식이다. 대부분이 계약직이고 저임금과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허술한 근무 기강과 높은 이직률 등은 국정감사 때마다 논란이 돼 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보안요원은 “비정규직이다 보니 업무에 대한 자부심, 책임감이 많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면서 “제대로 된 처우도 못 받는데 누가 필요 이상으로 일을 하겠느냐”고 털어놨다. 정윤식 경운대 항공운항과 교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보안 업무를 용역업체에 맡기는 게 과연 타당한지의 문제로 귀결된다”며 “용역업체에 맡기면 전문성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낙하산’ 인사가 한몫했다는 지적도 있다. 2013년 6월 인천공항공사 사장으로 임명된 정창수 전 국토교통부 1차관은 취임한 지 10개월도 안 돼 강원도지사에 출마한다며 사퇴했다. 다음으로 취임한 박완수 전 창원시장도 지난해 말 4·13 총선 출마를 위해 사직했다. 다행히 지난 29일 정일영 전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이 사장에 내정됐지만 이미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이었다. 최연철 한서대 항공학부 교수는 “최근에 임명된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전문성이 부족해 세심하게 관리·감독을 해야 할 부분을 건드리지 못했을 뿐 아니라 임기 중간에 떠나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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