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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양치기‘ 일몰제/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양치기‘ 일몰제/임창용 논설위원

    지난해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12월 8일 국회 본회의장. 무더기로 통과된 각종 법안 중에 자유한국당 홍문표 의원이 대표 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개정안’이 끼어 있었다. 개정안에는 약 1900만명에 달하는 농·수협 등 상호금융기관 조합원과 준조합원에게 예탁금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을 3년 연장해 주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혜택 연장으로 이들은 예탁금 3000만원과 출자금 1000만원까지 이자 소득세 14%를 계속 감면받는다. 어려움을 겪는 농어업인들을 돕는다는데 뭐가 문제란 말인가. 한데 조금만 뜯어 보면 이상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 농어업인이 1900만명이나 된다고? 이들 중 현업에 종사하는 실제 조합원은 220여만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출자금 1만원만 내면 자격을 주는 준조합원이다. 준조합원만 되면 비과세 통장에 가입할 수 있고, 조합원과 동일한 세제 혜택을 받게 돼 있어 일반인들이 대거 가입한 것이다. 실제 농어업과 거리가 먼 농협 준조합원만 1735만명이고, 수협과 산림조합까지 포함하면 1900만명을 넘는다. 정부도 이런 허점을 알고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혜택을 축소하기 위한 일몰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엄청나게 불어난 준조합원들의 표를 의식한 국회의원들은 일몰을 계속 연장했다. 일몰(日沒)제는 해가 지듯이 일정 시기가 지나면 각종 규제나 혜택, 법의 효력이 자동으로 없어지도록 한 제도다. 한시적 사업을 시행할 때 일몰제를 적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해진 시간이 지나도 일몰되지 않는 규제나 혜택이 적지 않다. 공공기관이 매년 정원의 3% 이상을 청년 미취업자로 채우도록 한 청년고용촉진특별법도 지난해 일몰 예정이었지만, 청년 취업난 등의 이유로 5년 연장됐다. 올해 말 일몰 시한이 끝나는 각종 지방세 감면만 해도 97건으로 1조 7000억원이지만,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과연 이 중 몇 개나 일몰 시한을 지킬 수 있을까. 약 1000만명이 혜택을 본다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일몰이 다시 3년 연장됐다. 1999년 도입 후 벌써 아홉 번째 연장이다. 일몰 시한이 다가올 때마다 월급쟁이들은 “사실상의 증세”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정부와 국회 모두 ‘과표 양성화’ 등 도입 당시의 목적을 이룬 터라 카드 공제 폐지에 공감하면서도 1000만명의 유권자에 밀려 여기까지 온 측면이 크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해 국회청문회에서 카드공제 폐지를 언급했지만, 결국 스타일만 구겼다. 이쯤 되면 정부도 더이상 ‘양치기 소년’이 될 게 아니라 차라리 카드공제를 기본공제로 돌리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일몰 없는 일몰제’가 딱해 보여서 하는 소리다. sdragon@seoul.co.kr
  • 당선자 중 86명 무더기 ‘위법’… 돈 냄새 더 짙어진 조합장 선거

    당선자 중 86명 무더기 ‘위법’… 돈 냄새 더 짙어진 조합장 선거

    4년 전보다 8.9% 증가… 21명 재판 넘겨금품 사범 61%… 연고 중시 지역 특성 탓 “5곳 이상 단위조합 통폐합 등 개선 필요”지난 13일 전국에서 일제히 치러진 농협·수협·산림조합장 선거에서 당선자 86명이 선거법 위반으로 적발됐다. 불법적인 금품 제공 등 구태가 여전히 기승을 부린 것으로 파악됐다. 대검찰청은 ‘제2회 3·13 전국동시조합장선거’와 관련해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402명을 입건하고 이 중 21명을 재판에 넘겼다고 14일 밝혔다. 2015년 제1회 조합장선거 당시 적발된 369명보다 8.9% 늘었다. 입건된 명단 중에는 당선자 86명도 포함돼 있다. 수사 경과에 따라 기소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금품 선거 사범은 247명으로 전체 입건자의 61.4%를 차지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구속된 6명 모두 금품 제공 혐의를 받는다. 금품 제공이 당락을 좌우할 것이란 후보자의 잘못된 판단, 연고 관계가 중시되는 지역사회의 특성 등이 맞물리면서 ‘돈 잔치’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경북 한 축산농협 조합장 후보자 A(60)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수행원을 시켜 조합원 100명에게 1인당 20만∼100만원씩 모두 5000여만원을 살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조합원 1700여명의 친분 및 성향을 분석해 돈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의 한 축협 조합장 후보자는 지난 1월 조합원과 그 가족 등 12명에게 5만원권 지폐를 돌돌 말아 악수하는 척하며 건네는 등 모두 650만원을 전달한 혐의로 기소됐다. 부인 및 핵심 측근을 동원해 돈을 살포하는 경우도 많았다. 광주의 한 농협 조합장은 부인과 함께 지난 1월부터 지난달 초까지 조합원 11명에게 635만원 상당의 현금과 음식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B(59)씨는 지난 4일 경남 창녕의 한 농장에서 모 조합장 선거 후보자인 지인으로부터 조합원 명부와 현금 630만원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현직 조합장이 기부했다가 수사받는 경우도 있다. 경기 파주의 한 현직 조합장은 지난 1월 지인 집을 방문해 13만원 상당의 양주를 건넨 혐의로 고발당했다. 충북 증평 모 조합 당선자는 조합장 때인 2017년 1월 조합원 15명에게 10만원 상당의 한우 선물 세트를 보낸 혐의로 고발됐다. 전북 전주에서도 한 조합장이 선거를 앞두고 조합원에게 3만~6만원짜리 선물세트 200개를 돌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상대 후보자 비방, 가짜뉴스 살포 등 거짓말 사범은 77명(19.2%)으로 1회 선거 당시 48명(13.0%)보다 크게 늘었다. 검찰 관계자는 “금품 사범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징역형 또는 100만원 이상 벌금형 등 당선무효형을 구형하고 증거 인멸 등을 시도하면 구속 수사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 사범 공소시효는 오는 9월 13일 만료된다. 검찰은 ‘선거범죄 전담수사반’을 가동해 신속한 수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김기형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은 “탈·불법이 많은 것은 선거가 현직 조합장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고 선거운동 방법에 제약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파주에서 낙선한 한 전직 농협 임원은 “단위농협의 경우 지방으로 갈수록 조합원수가 적어 금품 등으로 환심을 사기 쉽다”면서 “시군별로 5곳 이상 되는 단위조합은 통폐합하고 축산인구 감소로 조합원수가 급감한 축협은 인접 시군과 합치는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VR로 바뀐 좀비 슈팅게임에 마니아도 ‘오싹’

    VR로 바뀐 좀비 슈팅게임에 마니아도 ‘오싹’

    실제 몸 움직이며 체험하는 형태 많아 레이싱 등 명작 게임에 VR 모드 추가 닌텐도 새달 ‘라보 VR 키트’ 국내 출시 5G와 만나면 장소 제약 한계 뛰어넘어 서로 다른 곳에서 멀티플레이 VR 가능게임의 목적이 현실에선 이루지 못하는 성취나 실제 나와 다른 자아로서의 삶을 간접경험하는 데 있다면, 가상현실(VR) 게임은 현재로서 그 목적을 가장 충실하게 이뤄줄 수 있는 분야다. VR 게임 시장은 기술 발전으로 최근 몇 년 새 급성장했다. 특히 올해는 각 통신사들이 상용화된 5G망을 사용자가 쉽게 체감할 수 있게 하는 콘텐츠로 너도나도 VR 게임을 선택했으니, 올해 안으론 5G VR 게임도 해 볼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VR 게임들을 접할 기회는 많지 않다. 장비와 장소가 갖춰져야 하는 태생적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일반인들은 그동안 VR 게임이 얼마나 많이 나왔고 발전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VR 게임장은 머리에 쓰는 영상표시장치인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와 컨트롤러 등을 갖춘 실내 공간으로 최근 그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노래방, PC방 등 실내 오락 공간의 새로운 형태로, 기존 오락실이 VR 게임장으로 바뀌는 경우도 많다. 앞서 언급한 장소와 장비 제약을 해결한 곳이라서 젊은층 중심으로 많이들 찾고 있다.VR 게임장에서 해볼 수 있는 게임들은 여러 명이 팀을 이루거나 편을 나눠 즐기는 슈팅이나 실제 몸을 움직이며 체험하는 형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내용이 심각하고 오랜 시간을 들여 플레이하는 게임들보다는 비교적 쉽고 한번에 승패가 결정되는 종류가 많다. PC와 콘솔용으로 나온 가정용 VR 게임은 이보다 복잡한 형태를 가진 것들이 많다. 특히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VR(PSVR)은 플레이스테이션4(PS4) 플랫폼에 연동되는 기기로 HMD와 다양한 컨트롤러, 동작 인식용 카메라로 구성돼 있다. 국내엔 2016년 처음 출시됐으며, 업그레이드와 꾸준한 타이틀 출시로 현재 큰 인기를 끌고 있다.PSVR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명작 게임 시리즈에 VR 모드를 추가하거나 VR 전용 타이틀도 속속 출시하며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인기 레이싱게임 ‘그란투리스모 스포트’나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인 ‘에이스 컴뱃 7 스카이즈 언노운’ 등이 기존 작품에 VR 모드를 추가한 경우다. 특히 1인칭(3인칭) 좀비 슈팅 호러게임인 ‘바이오하자드(레지던트이블) 7’은 VR 모드 완성도가 매우 높아, 마니아 게이머들조차 공포에 떨었다는 경험담이 전해진다.최근엔 국내에서도 VR 게임장에서 커다란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 ‘비트세이버’가 PSVR용으로 국내에 정식 출시됐다. 양손에 가상의 광선검(세이버)을 들고 음악 박자와 화살표 방향에 맞춰 날아오는 블록을 자르는 방식의 리듬 게임으로 세계적인 인기작이다. 컨트롤러에 동작 인식 기능을 탑재하고 전통적인 콘솔을 골판지 키트와 결합해 피아노, 낚싯대 등 새로운 방법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닌텐도 스위치’로도 조만간 VR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닌텐도는 다음달 ‘닌텐도 라보 VR 키트’를 국내에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라보 시리즈처럼 골판지 키트 형태로 HMD를 제공한다. VR 게임은 게임장과 가정용 게임으로 이미 많은 발전을 이뤘지만 5G를 만나면 가장 큰 한계인 장소 제약이 없어진다. VR 게임의 활동적인 특성에 제약이 되는 기기 선을 없앨 수 있다. 고사양 게임을 멀티플레이 모드로 즐길 때도 끊김 없이 상대 플레이어 쪽에서 나온 데이터를 수신할 수 있다. 통신사들이 5G 상용망을 사용자들에게 체감시키기 위해 VR 콘텐츠를 활용하려 하는 이유다. SK텔레콤은 넥슨과 협업해 ‘카트라이더’, ‘크레이지아케이드’, ‘버블파이터’ 등 넥슨의 대표 장수 게임들을 VR용으로 상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캐주얼 게임들이라 5G의 특성이 어디까지 필요할지는 아직 의문이지만 많은 사용자들이 경험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KT는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폐막한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19’에서 ‘VR 스포츠 : 야구편’을 선보였다. 앞서 소개된 PC나 콘솔용 VR 게임들에 비해 매우 단순한 게임이지만 “5G 망을 이용해 여러 사용자가 서로 다른 공간에서 함께 접속해 멀티플레이 VR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VR 게임이 ‘정말 현실 같은 가상현실’을 제공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VR 게임을 위해서는 주변 3m 공간에 장애물이 없는 것이 좋고, 최소한 2m 공간이 필요하다. 장시간 이용하면 어지럼증, 구토 등의 증세를 호소하는 사용자가 많기 때문에 중간중간 휴식을 취해야 한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정준영 동영상’ 찾는 사람들… “#지금 당신이 멈춰야 합니다”

    ‘정준영 동영상’ 찾는 사람들… “#지금 당신이 멈춰야 합니다”

    단순히 찌라시 전달만 해도 처벌 가능 작년 방통위 음란물 시정 요구 7만여건 SNS ‘2차 가해 경고장’ 등 자성 목소리“혹시 정준영 동영상이나 찌라시(사설 정보지) 좀 줘봐.” 기업 홍보담당자 김모(32)씨는 최근 지인들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이런 요구를 자주 하자 대화방을 나와 버렸다. 그는 “미투 운동 이후 피해자를 엿보려는 음성적인 문화가 나아질 줄 알았는데 별 차이가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가수 정준영(30)이 불법 동영상 촬영·유포 혐의로 경찰에 소환된 14일에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는 동영상에 대한 관심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왜곡된 성의식과 관음증이 빚어낸 비이성적 현상 탓에 피해자만 마음 졸이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피해자를 2차 가해하는 행태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트위터·페이스북 등 SNS에서는 이번 사건의 2차 피해를 막자는 경고장 이미지가 내걸리고 있다. “우리는 피해자가 궁금하지 않습니다. ‘피해자를 추측하는 모든 동영상 유포=2차 가해’ 지금 당신이 멈춰야 합니다”라는 내용이다. 계정 프로필 사진을 경고장 사진으로 바꾸거나 단체 대화방에 이런 경고장을 전송하는 경우도 있다. 동영상이 유포되면 피해자는 회복 불가능한 상처를 입는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의 상담 유형(2017년 기준)을 보면 전체 상담 206건 중 성적 촬영물 비동의 유포 피해가 100건으로 48.5%를 차지했다. 영상이 유포되는 경로는 SNS(40.9%)와 불법 포르노 사이트(39.4%)가 가장 많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지난해 시정조치를 요구한 성매매·음란 게시물은 7만 9710건에 달한다. 이번 사건에서는 찌라시를 통해 사건과 무관한 여성 연예인 이름이 피해자인 것처럼 돌아다니며 피해를 키우고 있다. 위은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장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에 주목해야 한다”며 “특히 피해자를 특정하거나 연상시키는 언론 보도는 2차 가해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찌라시를 돌리는 것도 2차 가해에 해당한다. 장윤미 변호사는 “찌라시를 유통하는 당사자는 하나의 놀이라는 인식이 크다”면서 “찌라시 유통은 정보통신망법상 불법이고 심각한 범죄라는 인식이 더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준영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관계자도 “찌라시 등을 통한 허위사실 유포, 불법 촬영물 유포·제공 행위가 확인되면 적극적이고 철저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삼키기만 했을 뿐인데 위가 훤히 들여다보이네

    삼키기만 했을 뿐인데 위가 훤히 들여다보이네

    수면으로 하면 깨어난 뒤 멍한 느낌이 싫고, 맨정신으로 했다가는 토할 것 같고…. 위와 식도의 건강을 확인하기 위해 내시경검사를 앞둔 사람들의 공통적인 고민이다. 수면내시경으로 하자면 편하기는 한데 검사시간보다 회복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수면내시경으로 하려하니 가느다란 호스가 목구멍을 넘어가는 것이 끔찍하다는 것이다. 쉽게 검사 받는 방법은 없을까. 국내 연구진이 인체통신기술을 활용해 식도와 위를 효과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캡슐내시경 기술을 개발해 국내 의료기기 업체에 기술이전을 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지능형반도체연구본부는 인바디 인체통신기수를 활용해 기존 영상전송속도와 비교해 4배나 빠른 초당 24장의 영상을 전송해 식도와 위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캡슐내시경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기존에도 캡슐내시경 기술이 있기는 했지만 내시경을 삼켰을 때 식도와 위를 순식간에 지나가기 때문에 정밀하게 촬영하기가 어렵고 사람의 몸 속에 있기 때문에 외부로 영상을 전송하는데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도 잦아 널리 쓰이지 못하고 있다. 연구팀은 신호변조방식 기술과 아날로그 회로의 수신기 구조 변경기술, 그리고 사람 몸을 매질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인바디 인체통신기술로 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져 위와 식도를 빠짐없이 자세히 관찰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캡슐의 크기는 가로 세로 각각 1㎝, 3.1㎝이다. 캡슐은 송신기 역할을 하고 내부에는 LED램프, 두개의 전후방카메라, 코인형태 배터리, 자석으로 구성돼 있다. 캡슐이 촬영한 영상은 몸에 붙이는 전극이나 벨트형태의 수신부를 통해 바깥에 있는 휴대전화 크기의 수신기로 전송되고 저장된다. 해상도는 320X320dpi 수준이며 배터리는 2시간 동안 지속 가능하다. 또 의사가 더 자세히 보고 싶은 부위가 있을 때는 몸 바깥에 마그네틱 조종기를 이용해 캡슐을 이동시킬 수도 있다. 캡슐내시경에 적용된 인바디 인체통신기술은 최대 10Mbps의 데이터전송속도를 갖고 있어 이론상으로는 초당 최대 50장까지 촬영이 가능하다.ETRI SoC설계연구그룹 박형일 박사는 “이번 기술로 유선 내시경으로 검사 받을 때 나타날 수 있는 각종 환자의 불편함을 보완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기술을 더욱 고도화시켜 식도, 위 뿐만 아니라 십이지장, 소장, 대장 등 소화기관 전체를 검진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국내 의료기기 전문업체인 인트로메딕에 기술이전해 고해상도 캡슐내시경 시제품 개발에도 성공했다. 이번 기술은 내년 중에 시스템 검증과 인증시험을 완료한 다음 본격적인 사업화에 들어가게 된다. 이병석 인트로메딕 연구소장은 “위장질환 발병률이 높은 중국과 식도질환 발병률이 높은 영국과 유럽에 우선 진출할 계획”이라며 “현재 캡슐내시경 시장은 북미와 유럽 등이 64% 정도를 점유한 상태인데 뛰어난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우리 기술도 분명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데이터 경제 거버넌스 구축 기반 마련”

    “데이터 경제 거버넌스 구축 기반 마련”

    최근 빠른 배송이 유행이다. 저녁에 제품을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에 집 앞에 택배가 도착하는 시대. 주문한 지 몇 시간 만에 이렇게 택배가 배송되는 시스템, 이걸 가능한 게 한 건 무엇일까? 빠른 배송은 2005년 미국 아마존에서 시작했다. 아마존은 유료서비스인 ‘아마존프라임’을 선보이며, 고객이 언제, 어디서, 어떤 제품을 구매할지 그동안의 판매데이터를 분석해 빠른 배송을 예측하고 도입할 수 있었다. 그 덕에 아마존은 미국 이커머스 시장의 49.1%를 점유하고 있다. 소비자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롱테일 비즈니스가 아마존의 수익 창출의 비결인 것이다. 글로벌 검색엔진의 8.2%를 점유하는 구글 역시 전 세계에서 수집되는 막대한 검색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윤을 창출하고 있다.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1이 사용하는 페이스북은,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사람들을 연결하고 관련 광고를 보여줌으로써 돈을 벌고 있다. 이렇듯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데이터기술(DT, Data Technology)로 관심이 집중되면서 데이터가 신자본(New Capital)인 ‘데이터 경제’ 시대가 도래했다. 쌓이는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서 적용하느냐가 기업 생존 및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부각된 것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위원과 한국문화정보원, 한국정책학회는 ‘공공데이터 혁신 및 활성화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한국문화정보원 이현웅 원장의 ‘데이터 경제 시대, 국내·외 데이터 관련 법 동향과 데이터 경제 3법 개정(안) 방향’에 관한 기조발표가 진행됐다. 이현웅 원장은 “빅데이터·인공지능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흐름 속에서 데이터는 원유와도 같은 중요한 자산이다”며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만들어낸 수많은 데이터를 통해 정보를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과정 속에서, ‘데이터 경제’(Data Economy)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만큼 이를 위한 제도적 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데이터센터 솔루션 제공업체인 ‘디지털 리얼리티(Digital Reality)’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G7 국가의 데이터 가치는 캐나다, 한국, 러시아보다 앞선 세계 10번째 큰 경제 규모를 나타낸다고 한다. 또 유럽의 데이터 경제 가치는 2016년 382조원에서 2020년 943조원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아직 국내 데이터산업 시장규모는 G7이나 유럽에 비해서는 작은 규모인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 국내 데이터산업 시장규모는 15조1545억원, 전년 대비 5.6% 성장했으며, 광고·운영관리 매출을 제외하고, 데이터와 관련된 직접매출 규모도 6조9862억원으로 전년 대비 6.4% 성장했다. 세계는 데이터 경제로의 변화에 만반의 준비를 더 하고 있다. 데이터 경제를 가속화하기 위해 유럽과 일본은 2016년·2017년 각각 관련 법률을 제정해, 데이터 활용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데이터 관리·이용의 주도권을 기업이 갖고, 개인정보 활용 자유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안보 관련 정보를 제외하고는 산업정보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일본과 유럽은 데이터 관리 이용 주도권이 개인에게 있으며, 개인정보 사용을 위해서는 본인 동의를 필수로 하고 있다. 산업정보의 경우 미국과 마찬가지로 안보 관련 정보를 제외한다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중국은 아직 개인보다는 국가가 관리하고 있는 추세다. 데이터 관리 이용 주도권과 개인정보, 산업정보를 모두 제한하고 국가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도, 데이터 규제 혁신과 개인정보보호 거버넌스 체계 정비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3개 법률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데이터 경제 3법은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등이다. 그동안 공공데이터의 개방은 양적인 면에서는 성장했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미흡한 면이 많이 있었다. 2018년에 발간된 정보화통계집에 따르면, 공공데이터 미활용 사유의 대다수 의견이 ‘필요한 공공데이터가 없다’(53.4%), ‘공공데이터 확보 방법을 모른다’(22%)라는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공공데이터의 많은 양을 개방하고 있지만, 민간에서 활용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으로 해석됐다. 개인정보보호 규제도 데이터 활용을 낮게 하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의 ‘2018 세계 디지털 경쟁력’은 세계 14위인데 반해, 빅데이터 활용 및 분석능력은 31위에 그치고 있다. 또한 테크프로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의 29%가 빅데이터를 활용한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한국은 기업의 5% 정도만이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현웅 한국문화정보원 원장은 데이터 경제 3법의 개정 방향에 대해 “개인정보 관련 규제의 행정적 제재 수단과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는 강화하되 활용 가능성을 저해하는 요소는 철폐되어야 한다”며 “개인정보는 가명 또는 익명 정보로의 변환되어 활용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데이터 경제 시대에 맞추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 동등한 데이터 이용권한을 부여해 지역 데이터에 기반을 둔 정책과 실질적으로 기업들의 활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데이터 거버넌스’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
  • ‘미국판 스카이캐슬’… 입시 코디, 수년간 뒷돈 283억원 챙겼다

    ‘미국판 스카이캐슬’… 입시 코디, 수년간 뒷돈 283억원 챙겼다

    유명배우·CEO 학부모 등 50명 연루 예일대 등 명문대학 7곳에 부정입학 대입시험 감독관·코치 감독 등 매수 성적 바꿔치기에 운동경력 위조까지 브로커 소유 비영리재단서 뇌물세탁지난 8년간 2500만 달러(약 283억원)에 달하는 뒷돈을 받고 미국 부유층 자녀를 명문대에 부정 입학시킨 입시 브로커의 행각이 드러나 미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조지타운, 예일, 스탠퍼드,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UCLA) 등 유명 대학 7곳과 유명 TV 스타, 기업체 최고경영자(CEO) 등이 연루됐다. 수단을 가리지 않고 자녀의 명문대 입학을 성공시켜 부를 대물림하려는 미 상류층 부모의 엇나간 욕망이 불러온 전대미문의 입시 비리로 평가된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메사추세츠주 연방지방검찰청이 공개한 수사 결과에 따르면 학부모 33명, 대학 코치 10명, 대입시험 관리자 4명, 입시 브로커 3명 등 50명이 이번 사건에 연루됐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검찰은 이들을 사기공모·공무집행 방해·탈세 등 12개 혐의로 기소했다. 유죄가 인정되면 최대 징역 20년형에 처해지는 중범죄다. 다만 검찰은 이번 사건을 입시 브로커를 통한 학부모와 대학 코치·대입시험 관리자 간 공모로 보고 부정 입학한 학생과 대학 측은 입건하지 않았다. 미국 사상 최대 규모 입시 비리의 중심엔 입시 브로커 윌리엄 싱어(58)가 있다. 그는 대입 컨설팅 회사 ‘엣지 칼리지 앤드 커리어 네트워크’와 비영리재단 ‘키월드와이드’를 운영하는 입시 컨설턴트지만 미 대학수학능력시험(SAT)·학력고사(ACT) 감독관과 대학 코치·종목 감독 등을 매수해 성적을 위조하고 운동 경력이 전무한 학생을 체육특기생으로 조작한 대가로 2011년부터 지난달까지 학부모들로부터 모두 2500만 달러를 챙겼다. 부정 입학을 위해 시험지 유출과 살인까지 저지르는 국내 드라마 ‘스카이캐슬’ 입시코디 김주영과 닮았다. 싱어는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고 유죄 확정 시 최대 징역 65년형과 벌금 125만 달러 등이 선고될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싱어가 소유한 비영리재단은 학부모가 건넨 뇌물을 세탁하는 통로였다. 세탁된 돈은 스탠퍼드·조지타운 등 대학 측 공모자에게 건네졌다. 예일대에 축구 특기자로 합격한 여학생의 부모는 120만 달러(약 13억 6000만원)의 뇌물을 건넸으며 이 중 40만 달러가 대학 축구팀에 전해졌다. 비리가 집중된 전공 종목은 배구, 수구, 요트 등이라고 NYT는 전했다. 한 학부모가 제공한 최대 뇌물액은 650만 달러였다. 싱어의 조언에 따라 학습장애가 있는 것으로 위장한 학생은 사전에 매수된 감독관이 있는 특별시험장에서 시험을 치고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 합격했다. 감독관의 성적 바꿔치기 덕분이었다. 그 대가로 부모는 7만 5000달러를 냈다. 심지어 싱어는 다른 사람을 내세운 대리 시험을 치게 하기도 했다. 성적 바꿔치기나 대리 시험은 한 건당 1만 5000~7만 5000달러에 거래됐다.싱어에게 자녀의 부정입학을 의뢰한 학부모 가운데 인기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에 출연한 펠리시티 허프먼과 시트콤 ‘풀하우스’에 나온 배우 로리 러프린 등 TV 스타·할리우드 배우도 포함됐다. 러프린은 두 딸을 USC 조정팀에 넣어주는 대가로 찬조금으로 가장한 사례금 50만 달러를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밖에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의 CEO 더글라스 호지 등 기업 CEO들도 다수 있었으며 변호사, 의사, 교수 등 직군이 대부분이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확실한 경기부양 위해 10조 이상” vs “예산 늘고 세수 증가 폭 줄어 6조~8조”

    “확실한 경기부양 위해 10조 이상” vs “예산 늘고 세수 증가 폭 줄어 6조~8조”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 정부에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권고하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에 호응하면서 추경 편성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남은 과제는 추경 규모다. 경기 부양 효과를 내려면 IMF가 제안한 9조원보다 늘려야 한다는 주장과 세수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9조원보다 줄여야 한다는 요구가 엇갈리고 있다. 13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올해 추경은 상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IMF는 전날 “단기 성장을 지원하고 리스크를 막기 위해 재정 지출을 확대해야 한다”며 약 9조원(국내총생산의 0.5%) 규모의 추경안을 우리 정부에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추경 규모인 3조 9000억원의 2.3배 수준이다. 홍 부총리도 “미세먼지 추경이 고려된다면 경제 상황에 대한 판단을 거쳐 추경을 함께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시한 ‘미세먼지 추경’에 ‘경기 활성화 추경’까지 더해 판을 키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IMF의 추경 제안에 적극 호응하는 배경에는 수출과 내수의 동반 침체로 올해 목표로 정한 경제성장률(2.6~2.7%)을 달성하는 게 쉽지 않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학계에선 재정 1조원을 투입할 경우 4500억원가량의 GDP 증가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 경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민감한데 최근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도 올해 세계 경제 전망치를 낮춘 만큼 추경이 필요한 시점인 것은 맞다”면서 “IMF 권고에 따라 9조원을 투입하게 되면 0.2% 포인트 정도의 성장률을 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은 숙제는 추경을 어느 규모까지 늘리고, 재원을 어떻게 조달하느냐다. 지난해 25조원의 초과 세수가 생겼지만 지방교부세 정산과 공적자금 출연, 국채 상환 등으로 이미 써버렸다. 더욱이 올해는 지난해와 비교할 때 세수 상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여 적자 국채 발행을 통해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 한국재정학회장인 황성현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남는 세수가 아닌 적자 국채를 발행해 경기를 활성화하는 것은 좀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추경 규모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이유다. 우선 10조원 이상의 ‘통 큰 추경’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파이 자체를 키워야 경기 부양 효과를 확실히 낼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지난해 추경 규모가 3조 9000억원으로 너무 작았던 반면 세수는 25조원이나 더 걷혀 실제적으로는 재정 정책이 경기 부양 효과를 내지 못했다. IMF 권고와 미세먼지라는 특수 상황을 감안해 최소 10조원은 편성해야 한다”면서 “개인소비세 면제 등 세금 감면 정책을 함께 진행하면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정식 교수도 “2015년부터 10조~11조원가량을 매년 편성해 효과를 봤다”면서 “세계 경기가 둔화 국면이지만 재정 건전성이 나쁘지 않은 만큼 모자라게 편성하기보다 규모 있게 편성하는 게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올해 예산이 428조원으로 지난해보다 9.5%가량 늘었고, 세수 증가 폭도 줄어드는 상황이라 ‘중폭 추경’이 적당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황성현 교수는 “IMF가 9조원을 제시했다고 꼭 따를 필요는 없다”면서 “올해 예산을 지난해보다 많이 늘려놨기 때문에 경기 상황을 지켜보다 6조~8조원 정도의 추경만 해도 충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IMF가 경기 예측을 잘 못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더이상 재정 지출을 늘이게 되면 재정 건전성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규모 만큼 방향과 방법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 정부는 일자리나 복지 쪽으로 추경해서 성장 효과가 크지 않다”면서 “IMF의 주문이 투자 활성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건설이나 제조업 쪽으로 재정이 투입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서울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강사들 “해고에 우울증 호소”...학생들 “수강신청 대란 역대 최악”

    강사들 “해고에 우울증 호소”...학생들 “수강신청 대란 역대 최악”

    “고려대 등 학생 휴학... 학습권 침해 심각”강사들, 10년 맡은 강의 잘리고 우울증 호소도“대학 기업화 문제... 교육부, 적극 제재해야”“이번 학기 강의수가 236개 줄었다. 수강신청의 고통은 더 심해졌다. 수업이 없어진 학생들은 졸업을 미루고 있다” 8월 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대학들이 시간강사를 해고하면서 수강신청 대란이 곳곳에서 발생하는 가운데 학생들이 새 학기 학습권 침해가 심각하다고 호소했다.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학강사 대량해고와 수강신청 대란 원인과 해법’ 토론회에서 이진우 고려대 부총학생회장은 “2019학년도 1학기 교양과목은 128개, 전공도 108개 줄었다”며 “실제로 3개의 분반이 있는 강의에서 강사가 맡은 2개 강의가 사라지면서 나머지 학생들이 수강 신청을 아예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의자놀이’ 를 방불케하는 수강신청 대란은 각 대학에서 벌어지고 있다. 연세대 강사법관련구조조정저지 공동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연세대는 올 1학기 선택교양 66% 감축을 감행하면서 학생들의 90%가 교육권 침해를 겪었다고 밝혔다. 경희대, 성공회대, 중앙대 등 사립대 대부분이 비슷한 강의 축소와 수강신청 대란을 겪고 있다는 게 학생들의 주장이다. 학생과 더불어 가장 큰 피해자는 해고의 직격탄을 맞은 강사들이다. 4년 동안 경제학 시간강의를 하다가 이번 학기 해고됐다고 자신을 소개한 김모씨는 “이번에 강사 10만명 중 2만 5000명이 해고됐다”며 “대학이 교양·순수 기초 학문의 강사들을 대거 해고하는 교양없는 대응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최근 우울증을 호소하는 시간강사들이 많다”며 “10년을 강의하다 쫓겨나도 퇴직금조차 받지 못하는 강사들에 대해 긴급 구제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참석자들은 문제의 근본 원인이 그동안 진행돼 온 대학의 기업화에 있다고 지적했다. 비용 절감과 수익 창출에 몰두한 대학들이 강사법을 계기로 비정규직 교수를 해고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섰다는 것이다. 임순광 전 비정규직교수노조위원장은 “강사법은 시간 강사가 천민을 벗어나는 수준의 미미한 대책이지만 최소한의 처우를 개선하는 발판이 되어야 한다”며 “근본적으로는 대학 공공성 확보와 내부 민주화가 확보되지 않으면 해고 사태는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학원생 및 신진 연구자들은 강의 기회가 박탈될 것을 우려했다. 강태경 전국대학원생노조 수석부지부장은 “전에는 지도교수나 학계의 네트워크를 통해 강의를 할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가 있었지만 이마저도 끊길 것이라는 걱정을 많이 한다”며 신진 연구자들을 위한 공개 채용 제도와 쿼터제를 제안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경유지 싱가포르에서 860g의 아기 조산했는데 치료비 2억원

    경유지 싱가포르에서 860g의 아기 조산했는데 치료비 2억원

    여행 중에 곤경을 당했다고 도움을 청하는 이들이 종종 있다. 진정성이 의심스러울 때도 있고, 본인들의 부주의나 실수로 벌어진 일에 사회와 국가의 도움을 바라는 경우도 있어 이건 아니다 싶을 때마저 있다. 그런데 이 영국인 커플 정말 딱하다. 전직 보조교사인 클로이 윌킨슨(30)은 남자친구 파트라익 월시 카바나(27)와 아시아 국가들을 거쳐 체류하던 호주 빅토리아주에서 급히 귀국해야 했다. 임신 24주가 돼 영국에서 아이를 낳으려고 돌아가려 했다. 그런데 경유를 위해 이틀 체류할 목적이었던 싱가포르에 지난달 19일(이하 현지시간) 도착한 뒤 산기(産氣)를 느껴 병원에 실려갔다. 이틀 뒤 병원 측은 임신 24주의 몸이라 귀국 비행기를 탈 수 없다고 했다. 지난달 26일 아들 로르칸이 태어났는데 체중이 860g 밖에 되지 않았다.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야 했고, 수많은 검사 끝에 감염 증세를 치료하기 위해 약물 치료 등을 해야 했다. 싱가포르 병원은 치료비로 14만 파운드(약 2억 760만원)를 청구했다. 커플은 영국을 떠나기 전 여행자 보험에 들었는데 출산에 따른 비용은 커버되지 않는다고 했다. 취업해 돈을 벌어 치료비를 대려고 해도 싱가포르는 법으로 외국인 취업을 막는다. 설상가상으로 로르칸의 건강이 회복될 때까지 3개월 더 체류해야 한다는 얘기를 의료진으로부터 들었다. 호주에서 모은 돈으로는 병원 근처 값싼 월세 방을 구해 머무르며 병원을 오가며 로르칸을 돌보는 것만 충당할 수 있다. 윌킨슨은 “로르칸은 온힘을 다해 싸우고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그가 보여준 힘만으로도 자랑스러워 가슴이 터질 것 같다.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불과 14시간 비행 거리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데도 부모 노릇을 시작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영국 BBC는 이들 커플이 14만 파운드를 모으기 위한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했다고 12일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여기는 남미] 아직도 어린이를 제물로…볼리비아 왓타차 종교의식

    [여기는 남미] 아직도 어린이를 제물로…볼리비아 왓타차 종교의식

    남미 볼리비아에서 아직도 어린이를 제물로 바치는 의식이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볼리비아 검찰은 최근 지방도시 오루로부터 약 2km 떨어진 산호세 금광에서 버려진 어린이를 발견했다. 3살로 추정되는 이 어린이는 다운증후군 아이다. 검찰이 사건에 주목하는 건 아이가 발견된 곳이 금광이라는 점. 검찰은 "금이 더 나오길 기원하며 어린이를 제물로 바치는 '왓타차'라는 종교의식이 있다"며 "이 아이가 제물로 바쳐질 예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루로의 어린이보호국은 "처음엔 단순한 유기사건인 줄 알았지만 정황을 볼 때 종교의식을 준비했다는 게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발견된 어린이는 라파스에서 태어난 아이다. 누군가 아이를 제물로 바치기 위해 멀리 라파스에서 산호세 금광까지 데려왔다가 확인되지 않은 이유로 미수에 그쳤다는 것이다. 아이가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이런 추정의 근거라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2018년 8월 볼리비아에선 언어 장애를 가진 어린이 8명이 납치된 사건이 발생했다. 알고 보니 금광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벌인 일이었다. 조사에서 범인들은 '왓타차' 종교의식을 치르면서 아이들을 '땅의 신'에게 바치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제물로 바칠 아이들을 돈을 주고 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현지 언론은 "광부들이 거액을 주고 어린이를 사 제물로 바치기도 한다"며 "이런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검찰이나 경찰을 매수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보도했다. 공공연히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지만 세상에 알려지는 사건이 소수에 불과하다. 지난해 검찰이 공식적으로 확인한 '왓타차' 사건은 총 4건에 불과했다. 현지 언론은 "아직도 미신을 믿고 아이들을 제물로 바치는 행위가 자행되고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이라며 보다 적극적인 감시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셰이딩, 핑크 틴트, 레드브라운 아이섀도…누나, 화장 가르쳐 드려요?

    셰이딩, 핑크 틴트, 레드브라운 아이섀도…누나, 화장 가르쳐 드려요?

    프라이머, 컨실러, 파운데이션, 눈썹, 림밥, 셰이딩…. 오전 6시, 늦잠을 포기한 한 고등학교 3학년생이 자신의 화장대 앞에 앉았다. 프라이머로 피부 결을 정돈하고 컨실러로 잡티를 가린 후 파운데이션을 얹고 셰이딩으로 콧대를 세우면 등교 준비 끝. 외모에 민감한 여학생의 화장법이라고 해도 대단해 보이는데 이 화장대의 주인은 남학생인 김슬기찬(18)군이다. 그는 주중 5일 중 3일은 화장을 하고 시험기간에는 피부 보호를 위해 기초제품만 쓴다. 늦잠을 자는 날에는 파우치를 꼭 챙긴다. 1교시 종료 10분 전 스킨·로션을 바르기 시작해 2교시 수업 시작 전에 셰이딩까지 마무리 짓는다. 하교 후 놀러 가는 날이면 점심시간을 활용해 색조까지 한다. 김군은 “생기를 주려고 핑크나 오렌지 립틴트를 바르고 볼 터치를 한다”며 “레드브라운 아이섀도로 눈에 음영감을 준 뒤 반짝이는 펄을 바른다”고 설명했다. 체육수업 전에는 화장이 덜 지워지도록 파우더를 하고 수정 화장도 필수다.김군은 지난해부터 뷰티 유튜브 채널을 찾아보면서 화장을 시작했다. 외모를 가꾸고 싶은 마음이 컸다. 얼굴에 그림자를 넣는 셰이딩에서 두 달 만에 색조도 시작했다. 그는 “화장한 티가 확 나는 색조부터 사람들의 시선이 확연히 달라진다”며 “색조는 피부관리와 달리 부모님 반대가 심하다”고 했다. 처음에 김군을 부담스러워하던 친구들도 1년 정도 지나니 익숙해졌다고 한다. 지금은 증명사진을 찍기 전에 김군에게 간단한 화장을 부탁하는 남학생들도 있고, 화장에 대해 묻는 여학생들이 많다. 그는 “자존감이 높아지면서 불편해하는 시선도 이길 수 있게 됐다”면서 “SNS에서는 특정 메이크업 요청을 하는 팬들도 있다”고 웃었다. 이어 “2주에 7건 정도는 요청받은 메이크업을 해서 SNS에 올린다”며 “여성들은 이목구비를 살리는 색조화장, 남성분들은 데일리하게 할 수 있는 화장 위주로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김군은 외모에 대한 또래 남자들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는 것을 실감한다고 했다. 남녀공학 특성화고에 다니는 김군은 “같은 학년 남학생 약 180명 중 절반은 눈썹과 BB크림을 바른다”고 말했다. 물론 학교마다 사정은 다르다. 인문계 남고의 한 교사는 “화장한 남학생을 아직 본 적이 없다”고 했다.●“남자도 화장한다” 외친 남고 졸업식 올해 남고를 졸업한 구상혁(19)씨는 졸업식날만을 기다려 왔다. 이날 구씨는 화장을 하고, 맞춤 제작한 귀걸이를 찬 상태로 졸업장을 받았다. 구씨는 “화장을 하고 학교를 끝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서 “전교생과 학부모님들이 모일 때 남자도 화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비록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지만 몇몇 여선생님들은 “꿈이 뭐니. 용기가 대단하다”고 말해 줬다고 한다. 구씨는 90㎏까지 체중이 나갔던 고2 때 처음 화장을 하고 학교에 갔다. 친구들은 “돈가스 밀가루 반죽했냐”고 놀렸다. 충격을 받은 구씨는 64㎏까지 감량했지만 외모에 대한 자신감을 쉽게 찾지 못했고 다시 화장품을 구매해 발랐다. 아이라인으로 눈매를 만들고 틴트를 바르니 훨씬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어색했던 화장도 매일 집에서 연습한 결과 두 달 만에 자신감이 붙었다. 외모에 대한 자신감도 올라갔다. 하지만 외부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 3학년에 올라가던 날 눈화장까지 하고 학교에 갔는데 선생님과 친구들은 기겁했다. 귀에 못이 박이도록 “게이냐?”라고 몰아붙였다. 구씨는 “사실상 아웃팅을 당했다”면서 “그래, 나 게이니까 이제 제발 그만하라고 말해버렸다”고 했다.아웃팅을 당한 구씨의 옆을 지켜준 친구들도 있었다. 그들은 “네가 화장을 한다고, 성소수자라고 배척할 이유는 없다”며 “너도 똑같은 남자다”라고 말해줬다. 구씨는 “25명 중에 내게 용기를 준 친구들은 3분의1도 안 됐지만 화장을 통해 진짜 친구들도 얻게 됐다”며 고마워했다. 화장에 대한 구씨의 시선도 넓어졌다. 그는 진한 화장을 좋아했지만 친구들이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도 있어서 연한 화장도 하게 됐다. 구씨의 꿈은 드래그(Drag) 아티스트다. 드래그는 사회적으로 고정된 자신의 성 역할과는 다른 성에 맞춰 겉모습과 행동거지 등을 꾸미는 행위다. 흔히 드래그퀸은 여장 남성을, 드래그킹은 남장 여성을 의미한다. 그는 “아름다운 색, 선, 옷과 화장의 조화를 드래그 메이크업으로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군대에서 화장에 눈떴지 말입니다 군대에서 외모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화장을 시작하는 남성들도 있다. 훈련할 때 자외선에 많이 노출되고, 군용품이 위생적이지 않아서 피부 트러블이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생활관마다 걸린 거울은 안 좋아진 피부를 자꾸 비춘다. 휴가 나갔다 복귀한 동기들이 화장품을 사오면 제품 이야기로 꽃을 피우기도 한다. 대학생 이동준(22)씨도 군대에서 처음 피부관리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씨는 “군대에서 머리를 밀고 얼굴을 봤는데 충격을 받았다”며 “군대에서 피부관리를 시작해 제대 후 색조까지 배웠다”고 말했다. 이씨는 군대 내 PC방에서 화장품 정보를 찾아 노트에 적은 다음, 휴가를 나와 직접 구입해 연습하는 데 재미를 붙였다. 제대 후에는 복학할 때 더 세련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아이라인, 볼 터치, 펄도 시도했다.여학생들과도 화장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나눌 만큼 남성 화장에 대한 거부감도 줄었다. 이씨는 “대학에서도 남자들이 피부 커버를 하고 자연스러운 립을 바르는 것까지는 괜찮은 분위기”라며 “주변 남자들을 보면 5명 중 1명은 기본적인 화장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자신의 메이크업 노하우 등을 올리고 있다. 화장이 흔한 일이 되면서 대학에서 본격적으로 미용을 배우는 남학생도 늘었다. 서경대 미용예술과의 경우 남학생수가 10년 전 3% 수준에서 올해 15%까지 증가했다. 신세영 서경대 미용예술학과 교수는 “화장 등 뷰티에 대한 성별 편견이 많이 없어지면서 직업으로 선택하려는 남학생들이 계속 늘고 있다”면서 “남성 디자이너들이 나름대로 희소성이 있고 감각에서 차별적인 부분이 있어 직업적으로도 유망한 편”이라고 말했다. 남성 화장품 시장도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7년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은 1조 2808억원 규모로 전년보다 4.1% 성장했다. 2020년에는 1조 4000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특히 스킨 로션만 바르던 남성들이 색에 눈뜨면서 남성 색조 시장이 최근 급성장했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2018년 남성 색조 화장품 매출은 전년 대비 30% 늘었다. 쿠션·BB크림은 30%, 컬러 림밥 등 립케어는 무려 16배 상승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화장이 남성미와 자신감의 도구가 되면서 색조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색이 들어간 컬러 립밤 제품이 눈에 띄게 성장 중이고 눈썹 제품도 인기”라고 귀띔했다.●편견 지우는 아이돌과 뷰티 크리에이터 김군과 구씨, 이씨는 유튜브와 SNS로 화장을 배우고 자신의 모습을 적극적으로 올리고 있다. 이처럼 유튜브와 SNS는 남성 화장 저변을 넓히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남성 뷰티 크리에이터들이 등장하면서 남성도 언제든 자신에게 맞는 화장을 배울 수 있게 됐고, SNS로 제품도 쉽게 접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렇게 배운 화장을 직접 해보고 공유하며 남성들은 스스로를 표현하고 자신감을 찾고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패션 및 뷰티 콘텐츠를 올리며 32만여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크리에이터 준콩(20)씨는 “남성이 꾸민다는 게 부끄럽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에 10~20대 남성의 화장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남성 아이돌은 남녀 모두의 편견을 지워냈다. 이씨는 “화장에 관심이 없는 친구도 강다니엘 화장을 알 만큼 아이돌 메이크업의 영향이 확실히 크다”고 했다. 신 교수도 “전에는 남성들이 화장을 진하게 하면 ‘게이’냐며 오해하기도 했지만 이런 편견은 확실히 줄었다”며 “남성 아이돌의 화장이 진해지면서 남성 화장에 대한 수용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76%가 병원 객사…이제는 ‘더 나은 죽음’ 생각해야

    76%가 병원 객사…이제는 ‘더 나은 죽음’ 생각해야

    한국인 10명 중 9명이 객사(客死)한다. 악담이 아니다. 현실이다. 28만 5000명. 2017년 사망한 한국인 수다. 그러나 집에서 임종을 맞이한 이들은 4만 1000명(14.4%)에 그쳤다. 언제부턴가 우리나라에선 병원에서 임종을 맞이하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처럼 됐다. 실제로 병원에서 숨을 거둔 이들은 같은 해 21만 7000명(76.2%)이다.의료기술 발달로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는 사람은 줄어들었다. 임종기 환자에겐 일종의 인저리 타임이 생겼지만, 늘어난 시간의 질까지는 높이지는 못했다. 최악의 경우 임종 직전까지 치료에만 매달리다가 가족과 마무리할 시간도 없이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임종기가 길어지면서 고통을 견뎌야 하는 시간도 늘었다.지난해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된 이후 무의미한 연명의료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지만, 말기 환자 5만명가량은 여전히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다가 삶을 마감한다. 더 나은 죽음을 준비하기보다는 죽는 순간까지 죽음을 치료하겠다고 매달리기만 하는 나라,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병원에서 죽음을 맞는 한국인, 이른바 병원 객사자 수는 사망장소 통계를 낸 1990년대 초반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과연 자연스러운 걸까. 2002년까지만 해도 병원 객사(43.4%)보다 재택 임종(45.4%)이 더 많았다. 그러나 다음해 역전된 이후 차이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2004년 재택 사망자 비율은 38.8%에서 2017년 14.4%로 줄었고, 병원 사망자 비율은 46.6%에서 같은 기간 76.2%까지 상승했다. 특히 암 환자가 병원에서 사망하는 비율은 압도적이다. 2017년 병원에서 사망한 암 환자 비율은 92.0%, 자택은 6.3%였다. 죽음이 임박한 환자는 거동이 불편하고 수발을 들어야 하기에 집에서 돌보기 부담스럽다. 가족 수가 적고 맞벌이하는 가정에선 더더욱 그렇다. 환자들도 가족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집을 떠나 병원으로 간다. 문제는 병원에 오는 순간 죽음은 치료 대상이 된다는 점이다. 더는 치료할 수 없는 상태인데도 의사들은 환자를 포기할 수 없다. 의대에서 포기하는 방법을 배운 적도 없고, 치료를 포기하는 건 의무를 저버리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학적으로는 무의미하더라도 치료 자체를 중단하기는 매우 어렵다. 지난해 2월부터 연명의료 중단 시행으로 1년간 3만 6000명이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중단했다. 그러나 한 해에 만성 질환으로 23만명가량이 사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10명 중 9명은 죽음을 치료하다가 굴복당하는 셈이다. 호스피스·의료윤리 분야의 권위자인 허대석 서울대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병원 객사는 부정적인 면도 크다. 우리 사회는 고도 경제성장으로 ‘Yes you can!(그래 할 수 있어!)’이란 문화가 지배하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암으로 죽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이를 실패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환자, 가족, 의사도 열심히 노력을 안 해서 죽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모두가 불행할 수밖에 없다. 죽음을 자연현상이라 받아들여야 하는데 의료 집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윤석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우리는 사실상 식물인간 상태 수준의 뇌질환이나 패혈성 쇼크로 인한 심정지가 발생했을 때 인공호흡기나 항생제로 치료를 하겠다는 비율이 76%에 이른다”면서 “같은 유교권 국가는 7%에 머물러 있는 점을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병원에서 사망한다고 통증 조절이 잘되는 것도 아니다. 말기 환자들이 죽음보다 더 두려워하는 것은 통증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는 데 극히 보수적이다. 통증정책연구그룹(Pain & Policy Studies Group)이 발표한 2017년 국가별 마약성 진통제 소비량을 보면 우리나라의 1인당 마약성 진통제 소비량은 연간 55㎎이다. 경제협력기구(OECD) 평균 258㎎과 미국 678㎎와는 비교 자체가 안 되는 수준이다. 윤영호 서울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지속적인 통증은 삶을 붕괴시킨다. 이 상태가 지속하면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게 된다”면서 “그럼에도 환자와 가족은 통증관리에 필수적인 마약성 진통제의 사용에 대해서는 주저한다. 의료진도 환자에 대한 통증평가나 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마약중독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하고 부정적 태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말기 환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견딜 수 없는 고통이 턱밑까지 차오르지만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은 꺾이면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이다. 2016년 국내 자살자는 1만 3020명. 이 가운데 2768명(21.3%)은 ‘육체적 질병’ 문제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정신 질병 문제(36.2%), 경제생활 문제(23.4%)에 이어 자살 동기 중 세 번째다. 특히 고령일수록 육체적 질병 문제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들의 비율은 높았다. 31~40세는 2.9%, 41~50세는 8.9%에 그쳤지만, 51~60세는 16.6%, 61세 이상은 46.0%에 이르렀다. 61세 이상에서는 자살 동기 중 육체적 질병 사유가 가장 높다. 또 중앙자살예방센터가 2017년 응급실에 실려온 자살 시도자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육체적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답이 절반가량이었다. 응답자 9451명 중 신체적으로 건강하다고 답한 이들은 58.0%(5486명)였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만성질환 또는 지속하는 장애’는 26.4%(2498명), ‘일상생활에 지장이 별로 없는 만성질환 또는 지속하는 장애’가 13.6%(1282명), ‘최근 급성질환’ 2%(185명)였다. 더 큰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존엄한 죽음에 대한 진지한 논의도 사회적 합의도 없다는 점이다. 한때 ‘웰다잉’ 열풍이 불었지만, 사회적 합의나 국가 정책으로 나아가진 못했다. 대부분의 한국인은 지금도 당장 먹고살기에 바빠 죽음에 대한 생각을 못하다 말기 환자가 돼 병원에서 치료에 매달리다 사망한다. 이 과정에서 가족과 지인들에게 작별인사를 할 여유는 당연히 없다. 윤영호 교수는 “치료가 불가능한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를 포기하는 게 아니라 돌보는 것으로, 죽음은 개인과 가족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사회가 책임지는 것으로 패러다임의 전환되야 한다”면서 “연명의료 중단 제도가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우리 사회에서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 이를 위해 정부의 예산과 인력이 얼마나 투입됐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탐사기획부 유영규 부장, 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
  • ‘추적60분’ 1인 방송, 담배꽁초 씹어 먹는다? ‘충격 실태’ [종합]

    ‘추적60분’ 1인 방송, 담배꽁초 씹어 먹는다? ‘충격 실태’ [종합]

    ‘추적60분’ 1인 방송 실태를 방송했다. 8일 KBS1 시사 교양프로그램 ‘추적60분’에서는 ‘1인 방송 전성시대, 축복인가 재앙인가’ 편이 방송됐다. 개인이 영상을 기획하고 제작해 다양한 인터넷 방송 매체를 통해 유통하는 1인 방송이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매월 전 세계 19억 명이 방문한다는 한 인터넷 방송 매체의 경우, 1분 동안 업로드 되는 동영상이 무려 400여 시간에 달할 정도다. 문제는 고수익을 내기 위해 1인 방송 진행자들이 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영상을 쏟아낸다는 점이다. 그 과정에서 욕설과 폭행을 일삼는 것은 물론, 심지어 성범죄까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지난 2월, 한 1인 방송 진행자를 고발한다는 내용의 제보가 ‘추적60분’에 연이어 들어왔다. 담배꽁초를 씹어 먹거나, 자해를 하는 등 1인 방송을 통해 엽기적인 행위를 일삼는다는 A 씨에 관한 내용이었다. 심지어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해 입에 담지 못할 비하 발언까지 했다는 A 씨. 이를 목격한 시청자 최수미(가명) 씨가 시정을 요구하자, 그의 사진을 1인 방송 화면에 띄워놓고 외모를 비하하는 등 공개적으로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는데. 1인 방송으로 인한 폐해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최근 유행한다는 일명 ‘헌팅 방송’에 가벼운 마음으로 출연했다가 술에 취해 유사 성행위를 당했다는 김진희(가명) 씨. 해당 영상이 유출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큰 충격에 빠졌다. 시간이 갈수록 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영상을 생산하고 있다. 2015년 당시 18살 미성년자와의 성관계를 방송해 물의를 빚었던 1인 방송 진행자 B 씨. 당시 14분 가량 해당 방송을 송출해 약 600만 원의 수익을 얻었다는데. 결국 한 시청자가 경찰에 신고한 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징역 1년 6개월 형에 처해졌었다. 그런데 최근 다시 1인 방송에 복귀했다는 B 씨. 그는 교도소 생활 역시 방송 소재로 삼는가 하면, 한 여성과 유사 성행위를 하는 등 반성의 기미 없이 여전히 과거와 유사한 형태의 선정적인 방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최근엔 아예 ‘1인 성인 방송 진행자’를 양성한다는 기획사까지 등장했다. 실제 제작진이 만난 한 기획사의 관계자는 ‘1인 성인 방송 진행자’가 되면 방송 콘셉트, 대본, 촬영 장소 등을 자신들이 직접 제공하고, 한 달 수백만 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기획사 역시 한 달에 1,500만 원가량의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제작진을 유혹했다. 실제 한 1인 성인 방송 진행자의 방송 내용을 살펴본 결과, 속옷을 탈의한 채 유사 성행위를 하는 등 자극적인 영상을 여과 없이 내보내고 있었다. 사진 = KBS 연예부 seoulen@seoul.co.kr
  • 판다 한쌍 짝짓기 앞두고 일본 열도가 들썩

    판다 한쌍 짝짓기 앞두고 일본 열도가 들썩

    일본인들이 도쿄 중심부 우에노 동물원의 자이언트 판다들의 짝짓기 소식을 목을 길게 빼고 기다리고 있다. 이 곳의 자이언트 판다 한 쌍이 번식기에 들어서면서, 암컷 판다의 임신과 새 생명의 희소식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자이언트 판다의 번식기는 1년에 단 1번, 2월부터 5월까지 인데 실제 임신의 최적기는 그 가운데 단 3일 정도 밖에 없다. 우에노 동물원측은 지난 6일 “올 봄에 13세 된 수컷 릴리와 동갑네기 암컷 신신에게 발정 징조가 보이면, 이들의 첫 아이인 샨샨(20개월)을 포함해, 3마리의 전시를 일시적으로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일년에 단 3~4일 밖에 찾아오지 않는 번식 적기인 발정 시기에 생식에 전념하도록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다만, 판다들에 대한 내방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고려, 20개월 된 샨샨에 대해서는, 전시 중지 기간중에도 이들 부부 판다와는 별도로, 인터넷과 동물원내 대형 tv 등을 통해 일거수 일투족, 생활상을 라이브 영상으로 계속 전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우에노 동물원에 따르면 현재 수컷 릴리는 이미 발정기에 들어선 행동을 보이고 있다. 반면 암컷 신신에게는 아직 발정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신신에게 발정 기미가 나타나면, 릴리와 바로 동거시켜 교배를 유도할 계획이다. 현재는 3마리 모두 각각 떨어져서 생활하고 있다. 자이언트 판다는 번식기에 이성의 냄새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고, 평소와는 다른 울음 소리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냄새와 울음소리는, 판다의 번식 행동에 중요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NHK 등은 지적했다.동물원에서 사육된 판다들은 야생종 자이언트 판다들에 비해 적응력 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인공적인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란 개체들은 새끼를 가진 뒤 출산하더라도 새끼들을 잘 안아서 기르거나 심지어 수유 방법도 잘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갓 태어난 자이언트 판다 새끼는 크기는 15.5cm, 몸무게는 75g으로 매우 취약한 상태이다. 이 때문에 사육사들은 인공적인 환경에서 수유방법 등 비상 사육을 위한 만반의 준비도 해 놓고 있다. 릴리와 신신이 우에노 동물원에 온 것은, 2010년이다. 중국측이 대여 형식으로 보내온 것으로 두 마리 사이에 2012년 새끼가 태어났지만 생후 7일만에 죽어 버렸고, 2017년 6월 12일에야 샨샨이 태어났다. 일본 수도권 시민들의 귀여움을 받아온 우에노 공원 판다들의 교배와 출산에 이목이 집중돼 있는 것은 동갑내기 자이언트 판다 한 쌍인 리리와 신신 사이에 2017년 6월에 태어난 샨샨이 있지만, 이 아기 판다는 일본측이 중국측과 맺은 약속에 따라 있는 생후 2년에 중국에 반환하게 돼 있다. 시기는 오는 6월이다. 이 때문에 새로운 아가 판다가 태어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에는 고베시립 동물원, 와카야마현 어드벤처 월드 등에 모두 9마리의 자이언트 판다가 있지만 , 수도권이란 점에서 단연 도쿄 우에노 동물원의 판다 가족에 가장 큰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전세계적으로 사육 환경 아래의 판다 개체 총수는 471마리로 지난 10동안 2배가 늘었고, 세계 야생 동물기구이 추정하는 야생 판다는 1,864마리가 생존해 있다. 세계 야생 동물기구에 따르면 전세계에 남아있는 판다는 약 1,800마리로 추정된다. 판다의 자연적 포식자가 많지 않더라도 서식지에 해를 입히는 인간의 활동들로 인해 여전히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현재 멸종위기 등급은 취약으로 간주된다. 우에노 동물원이나 어드벤처 월드에 한하지 않고 세계적으로 자이언트 판다의 사육 환경 하에서의 번식은, 미국의 스미소니언 국립 동물원 등, 2016년 시점에서 55마리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 일본, 미국, 스페인, 벨기에, 오스트리아에서 성공해, 최근 10수년간 2배로 증가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특파원 생생 리포트]“걸으면서 먹는 게 죄냐?”…日관광지 ‘보행 중 취식금지’ 논란

    [특파원 생생 리포트]“걸으면서 먹는 게 죄냐?”…日관광지 ‘보행 중 취식금지’ 논란

    관광객이 너무 빠르게 늘면서 이런저런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 이른바 ‘관광 공해’로 불리는 여러 문제들 중 많은 일본인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것 중 하나가 걸으면서 음식을 먹는 행위다. 언뜻 생각하면 마음껏 즐기자고 관광지에 와서 맛있는 음식 사들고 다니며 먹는 것이 뭐가 그리 대수인가 싶기도 하지만 해당 지역 상인과 주민들은 ‘실질적으로 피해가 크다’며 자제를 호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쿄 인근 대표적 관광지 가마쿠라에서 보행 중 음식을 먹는 행위와 관련한 조례 제정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는 보행 중에는 음식을 먹지 않도록 하는 조례안을 마련, 조만간 확정할 계획이다. 음식을 먹으며 걸어다니는 관광객들에 대한 불만이 지역 상인 등으로부터 줄기차게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대표적으로 문제가 되는 곳은 ‘고마치도리’라는 상점가다. JR가마쿠라역 동쪽에서 스루가오카하치만구까지 이어지는 길이 300m 정도의 골목으로, 기념품샵이나 음식점 등이 좌우로 빼곡히 늘어서 있다. 이곳 상점회의 다카하시 노리카즈 회장은 “음식을 길바닥에 흘리거나 아무 데나 쓰레기를 버리기도 할뿐 아니라 음식 묻은 손으로 진열된 상품을 만지는 문제도 심각하다”며 “손님들이 음식을 구입한 상점 내부나 바로 앞에서만 먹도록 해달라고 음식점주들에게 요청하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말했다.자기 돈으로 음식을 사서 누구나 다니는 길거리에서 먹겠다는데 벌칙을 부과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관광객들을 불쾌하게 했다가는 자칫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따라서 조례에는 단지 ‘음식을 먹으며 산책하는 것은 남들에게 폐를 끼치는 행위’라는 정도만이 명문화된다. 가마쿠라시 관계자는 “관광객들이 남에게 폐가 되지 않도록 매너에 신경을 쓰기를 바랄뿐, 먹으면서 걷는 것 자체를 못하게 할 의도는 없다”고 아사히에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에 대해 관광객들의 반대는 물론이고 상인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나오고 있다. 고마치도리에서 튀김을 판매하는 남성은 “주변이 더러워지지 않도록 싸서 버리는 종이까지 제공하고 있다”며 “먹으면서 걷는 것을 즐기러 오는 손님도 많은데, 행정기관에서 관광객 행동에까지 간섭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도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절인 센소지가 있는 아사쿠사 지역에서는 이미 몇해 전부터 관련 규제가 시행되고 있다. 아사쿠사 입구 가미나리몬에서 센소지를 잇는 ‘나카미세도리’ 인근 ‘이치후쿠코지’와 ‘덴보인도리’에서는 각각 2016년과 2017년부터 먹으면서 걷는 것이 금지됐다. 교토 니시키 시장에서도 지난해 가을부터 현지 상인회에서 보행중 취식의 자제를 촉구하는 스티커를 붙였다. 아사히는 “음식을 먹으며 걷는 게 확산된 것은 대략 2010년 이후 TV 정보 프로그램에서 그런 사람들의 모습이 자주 소개되면서부터”라면서 “최근에는 관광지에서 음식을 먹는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리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규제 움직임과 반대로 먹으면서 걸을 수 있는 환경을 일부러 조성하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도쿄 시나가와구 도고시긴자 상가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지역 활성화 차원에서 2009년 고로케를 특화해 ‘도고시긴자 고로케’로 브랜드화했다. 동시에서 걸으며 먹는 문화를 활성화했다. 손님들에게 전용봉투도 나눠주고 있다. 토·일요일에 찾는 3만명 정도의 손님 중 2만명이 관광객이다. 상가연합회 관계자는 “쓰레기 무단투기를 하더라도 우리 상가에서 구입한 것들은 우리 상인들이 처리하면서 ‘손님들은 그저 즐겨만 달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스스로 봉투를 챙겨오는 손님들도 있는데, 이러한 자발적 움직임이 확산되는 것이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한국인이 선택한 워크캠프 국가는? 1위 아이슬란드

    한국인이 선택한 워크캠프 국가는? 1위 아이슬란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 간 한국인 참가자가 가장 많이 선택한 워크캠프 국가는 아이슬란드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워크캠프기구가 8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전체 한국인 참가자 중 약 22%가 아이슬란드에서 열리는 워크캠프에 참가하고, 뒤이어 독일, 프랑스 순으로 참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베트남이 한국인 워크캠프 참가자의 선택을 가장 많이 받았고, 몽골, 대만이 뒤를 이었다. 1999년부터 해외 워크캠프에 한국인 참가자를 파견하고 있는 국제워크캠프기구의 김용한 실장은 “불과 몇 년 사이에 한국인 대학생, 청년들의 워크캠프 선호 국가에 많은 변화가 나타나 전통적인 인기국가였던 일본의 자리를 아이슬란드가 대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지리적으로 가까워 쉽게 갈 수 있는 국가보다 멀지만 꼭 한 번 가고 싶은 국가를 선택하는 양상이 더욱 뚜렷해졌다”고 밝혔다. 참가자의 대다수가 대학생이었던 점에도 변화가 나타나 지난 3년 간 참가자 중 약 25%는 직장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직장인의 휴가 패턴이 다양해지면서 단순한 여행을 넘어서서 봉사와 여행, 체험이 결합된 워크캠프를 선택한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국제워크캠프기구의 김정현 팀장은 “대학생들은 개별 여행과 워크캠프를 결합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직장인들은 휴가를 이용해 워크캠프에 참가하는 경우가 많아서 단기 워크캠프에 대한 수요와 요청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직장인들이 퇴사 후 또는 이직을 앞두고 ‘퇴사여행’으로 워크캠프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워크캠프는 서로 다른 문화권의 청년들이 모여 2~3주간 함께 생활하며 봉사활동과 문화교류를 하는 100년 역사의 국제교류 프로그램으로, 매년 전 세계 80개국에서 3만 여 명의 청년들이 참가하고 있다. 국제워크캠프기구는 올해 개최되는 2천 여 개 워크캠프를 오는 12일 공개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숨통 트인 카풀업계…택시 월급제·감차 재원 마련은 새 불씨로

    숨통 트인 카풀업계…택시 월급제·감차 재원 마련은 새 불씨로

    불완전 카풀 서비스 제도권 가는 길 열려 월급제 도입에 택시기사 처우개선 기대 초고령 택시운전자 감차는 수조원 필요 정부·택시업계 참여 TF 재원 마련 논의 카풀(승차공유) 업계와 택시업계의 갈등이 7일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의 중재로 일단락됐다. 그동안 전면 금지를 고수하던 택시업계가 평일 출퇴근 시간에 한해 카풀을 허용하는 것으로 한발 물러서면서 승차공유 서비스를 중단했던 카풀업계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하지만 이날 합의한 택시 월급제와 초고령 운전자 개인택시 감차 등에 대한 재원 마련이 향후 새로운 불씨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이날 중재안은 정부와 여당, 카풀업계, 택시단체 등이 머리를 맞대고 대타협을 시작한 지 45일 만에 나왔다. 앞서 카풀업계와 택시업계의 갈등이 지속됐다. 카풀 이용자수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그동안 택시 플랫폼으로 성공을 거둔 카카오가 지난해 카풀 사업에 뛰어들자 택시업계가 크게 반발하며 차량 공유 서비스의 국내 정착을 막아 왔다. 지난해 하반기 카카오가 카풀 서비스 시작을 선언하며 ‘드라이버’를 모집, 베타 서비스를 시작하자 택시기사들이 잇달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카카오는 정식 서비스 계획을 전면 중단했다. 택시업계는 지난달 11일엔 브이씨앤씨(VCNC)의 승합차 공유 플랫폼 ‘타다’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달 25일에는 카풀 스타트업인 ‘풀러스’를 같은 혐의로 고발했다. 쏘카와 타다, 풀러스는 가격 인하 등을 통한 서비스 강화와 강경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지난달 “업무 방해와 무고로 강력히 법적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쏘카는 택시집회가 있었던 지난해 12월 ‘비상 이동 대책’으로 차량 대여 비용을 최대 87%까지 할인하는 특별 지원을 실시했다. 양측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업계가 참여해 지난 1월 22일 대타협기구를 출범했으나 당초 활동 시한이었던 지난달 말을 넘겨 이날까지 논의를 이어 왔다. 기구는 출범 이후 4차례 회의를 가졌지만 입 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민주당이 ‘1일 2회 출퇴근 경로에 한해 카풀 허용’을 중재안으로 제시했지만 택시업계가 ‘카풀 전면 폐지’를 고수하면서 협상은 난항을 거듭했다. 카풀업계는 이번 합의로 일단 택시업계와의 갈등이 종식될 계기가 마련된 데다 법적 지위가 불완전했던 카풀 서비스가 제도권 안으로 들어갈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안도하는 분위기다. 카풀 서비스 시행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카카오는 8만명의 카풀 기사를 확보해 둔 상태이고 시범 서비스를 통해 운영 노하우도 갖춘 상황이다. 가격은 시범 서비스 당시 책정됐던 기본요금 3000원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택시와 협력해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진화시키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이번 합의안에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은 초고령 운전자 개인택시 감차와 택시 월급제 시행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원칙적으로 개인택시 면허를 정부와 자치단체에서 매입하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초고령자의 기준 나이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개인택시 면허 보유자 16만 3000여명 가운데 65세 이상이 5만 6000명에 달해 감차에는 수조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월급제 도입 등 택시노동자 처우 개선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정부와 여당, 택시업계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와 기구에서 논의하기로 했지만 재원 마련도 숙제로 남았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서울특별시 공공디자인 진흥 조례안」 가결

    3월 4일 열린 제285회 서울특별시의회 임시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서울시 문화본부 안건심사에서 「서울특별시 공공디자인 진흥 조례안」이 일부 조문을 수정해 가결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2016년부터 「공공디자인의 진흥에 관한 법률」을 통해 국가차원의 공공디자인 체계를 담당하고 있으며, 서울시는 2006년부터 그동안 「서울특별시 도시디자인 조례」를 통해 도시디자인을 공공디자인 개념 중 하나로 인지하고 관련 사업을 시행 중에 있었다. 이번에 가결된 공공디자인 조례안은 기존 도시디자인 조례를 포함해 사회문제해결디자인, 범죄예방디자인, 유니버설디자인 사업의 체계를 하나로 묶고, 서울시의 공공디자인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서울시는 디자인과 관련한 정책을 총괄하는 문화본부 디자인정책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공디자인 관련 업무를 서울시 도시공간개선단에서 진행하고 있었고, 범죄예방디자인, 유니버설디자인 등 여러 사회문제와 관련된 디자인 조례들이 서울시 여러 실국으로 쪼개져 있어 업무의 일원화된 체계가 잡혀있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서울시 자치구마다 공공건축물, 시설물에 대한 디자인이 통합되지 않아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지하철이나 버스 등 공공시설에는 안내판 표기법이 달라 오히려 혼란을 야기하는 경우도 많았다. 한 예로 서울역의 경우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서울교통공사, 공항철도가 구역을 나누어 관리를 하는 까닭에 시설, 안내표지 등이 중구난방이어서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미로’라는 오명을 얻고 있는 실정이다. 각 기관마다 안내하고 있는 비상대피 출구도 달라 유사시에는 시민들의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어 기준의 통일이 시급히 필요하지만 협치는 고사하고 각자의 표준을 고집하고 있다. 또한 약자 배려 및 사회문제의 해결을 위한 유니버설디자인, 범죄예방디자인 관련한 사업들도 각 자치구, 기관마다 표준이 정해져있지 않아 시민들이 사용법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없어 사전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관리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계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이번 공공디자인 조례안이 통과되면서 서울시 문화본부는 서울시 전체 도시기반 시설을 포함한 사회문제해결디자인, 범죄예방디자인, 유니버설디자인과 관련된 사업을 일괄적으로 사전 검토 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었다. 서울시 정보시스템담당관의 경우, 서울시와 관련한 모든 홈페이지,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될 때마다 정보화예비타당성심사를 통해 온라인 웹·앱의 콘텐츠를 심의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사전 검토의 과정이 공공디자인 조례안에 담겨있어 서울시 전체 디자인 관련 사업의 통일성을 담보할 수 있게 되었다. 김창원 위원장은 “기존의 도시디자인 조례와 달리 서울시 문화본부에서 사전자문 권한을 갖게 되어 통합적인 체계의 공공디자인 관리가 가능하게 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며 “향후 문화본부에서 책임감을 갖고 본 사업 관리를 시행해 시민들의 혼란을 감소시키고, 공공디자인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시의 선도로 유니버설디자인과 같은 우리 사회의 약자를 위한 디자인이 의무화되는 초석이 되도록 사명감을 가져줬으면 좋겠다”며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동맥경화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하는 기술 나왔다

    동맥경화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하는 기술 나왔다

    고지혈증, 당뇨, 흡연 등 다양한 이유로 발생하는 동맥경화는 심근경색, 뇌졸중 같은 각종 심장질환과 뇌혈관 질환의 원인이 된다. 동맥경화는 전형적인 노화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생활습관 변화로 인해 젊은 나이에 발생하거나 평소 증상이 없어 자각하지 못하다가 갑자기 뇌혈관 동맥경화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정확하고 빠른 진단이 필요하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자기조립연구단 장영태(포스텍 화학과 교수) 부연구단장과 유전체교정연구단 김진수 수석연구위원, 싱가포르 과학기술처 국제공동연구팀은 체내 염증발생시 나타나는 활성화대식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염색할 수 있는 형광물질을 개발해 동맥경화 증상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게 됐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7일자에 실렸다. 체내 면역을 담당하는 대식세포는 외부에서 병원균이나 이상물질이 감지됐을 때 활성화대식세포로 분화하며 항원을 만들면서 염증반응을 유발시킨다. 이 때문에 알츠하이머나 간염, 암 같은 염증성 질환을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활성화대식세포를 빠르고 정확하게 검출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에도 활성화대식세포를 염색할 수 있는 물질이 있었지만 생체 내 활용이 어려워 활성화대식세포만을 선별해 내는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자체개발한 8200여 종류의 형광유기분자 라이브러리를 탐색해 활성화대식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염색하는 화합물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이번에 발견한 ‘CDg16’은 활성화대식세포 내 리소좀이라는 세포내소기관을 염색시키고 세포독성도 거의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동맥경화를 유발시킨 생쥐에게 CDg16를 주입한 결과 동맥경화가 발생한 위치를 정확하게 찾아낸다는 것을 알아냈다. 장영태 부연구단장은 “활성화대식세포는 각종 질환을 유발하는 염증부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가장 좋은 타겟”이라며 “이번에 개발한 활성화대식세포 선택적 염색형광물질은 다양한 염증성 질환의 진단 및 약물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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