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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안의 은행’ 문턱 못 넘는 노년층…금융비용 더 내고 덜 받는다

    ‘손안의 은행’ 문턱 못 넘는 노년층…금융비용 더 내고 덜 받는다

    은행고객 절반 디지털뱅킹으로 입출금·이체 모바일뱅킹 이용률 20대 74% 60대는 5.5% 60대 이상 스마트폰 금융거래에 부담 느껴 지점 방문 시 수수료 발생… 모바일은 면제 인터넷 특판 상품·혜택 몰라… 금리 손해도 디지털 금융교육 통해 노년층 소외 줄여야서울 강남구에 사는 60대 김모씨는 계좌이체 등 간단한 금융 거래를 위해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찾는다. 스마트폰에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으면 손쉽게 송금할 수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실제 써본 적은 없다.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고 금융 사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있기 때문이다. 삼성페이 등 간편 결제를 사용해 본 적 있냐는 질문에도 고개를 저었다. 모바일뱅킹 사용법을 배울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김씨는 “교육을 받더라도 적응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너무 급하게 모바일 위주로 변하면 따라가기 어렵다”면서 “노안 때문에 글씨가 가득한 스마트폰 화면을 보면서 돈이 오가는 중요한 일을 하는 것은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디지털 금융이 발전할수록 노년층이 소외되는 ‘금융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대다수 노인들은 인터넷·모바일뱅킹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60대 이상 노년층을 대상으로 실생활에서 꾸준히 금융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국내 은행의 인터넷뱅킹 등록고객수(중복 합산)는 1억 4067만명, 모바일뱅킹 고객수는 9977만명이다. 특히 인터넷 전문은행 2곳이 출범한 2017년 모바일뱅킹 고객수가 전년 말보다 16.0% 급증했다. 스마트폰 확산에 따라 모바일뱅킹 이용이 늘면서 인터넷·모바일뱅킹을 통한 입출금·자금이체 거래 건수가 전체의 49.4%로 절반에 육박한다. ‘손 안의 은행’이 대세로 떠올랐지만 노년층은 아직 디지털 금융 소비자에서 벗어나 있다. 지난해 4월 발간된 한은 지급결제보고서에 따르면 60대 이상 노년층의 모바일뱅킹 이용률은 5.5%에 불과했다. 20대(74.0%), 30대(71.8%), 40대(61.2%)와 차이가 컸다. 노년층은 모바일뱅킹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 ▲구매 절차 복잡 ▲인터넷 사용 미숙 ▲개인정보 유출 우려 ▲안전장치에 대한 불신 등을 꼽았다.모바일뱅킹을 이용하지 않는 노년층은 금융 거래를 할 때 더 많은 비용을 내야 한다. 은행연합회 공시를 보면 은행 창구에서 다른 은행으로 송금할 경우 100만원 이체는 2000원, 1000만원 이체는 3000~4000원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하지만 모바일로 송금하면 수수료가 500원에 그친다.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수수료를 아예 면제해 준다. 노년층은 디지털 금융 서비스의 금리 혜택도 누리지 못한다. 시중은행들은 금리가 높은 모바일 전용 예·적금 상품을 팔거나 앱을 이용하면 창구에서 가입할 때보다 금리를 얹어준다. KEB하나은행의 ‘하나더적금’은 온라인 채널을 통해 가입하면 연 0.2% 포인트 금리를 더 준다. 하지만 주로 은행 영업점만 이용하는 60대 이상 고객은 이런 혜택이 있는지조차 모른다. 노년층이 디지털 금융에 적응하려면 교육이 필요하지만 쉽지 않다. 노인들이 체계적으로 금융교육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노인들이 은행 영업점에 방문할 때마다 앱 사용 방법을 가르쳐주는 등 실생활에서 지속적으로 배울 수 있어야 한다”면서 “디지털 금융에 대한 노인들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고 발생도 낮춰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미국처럼 금융사고 책임을 금융사에 더 무겁게 묻는다면 은행 등이 스스로 사고 예방과 노년층 금융교육을 위해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점포가 없는 카카오뱅크는 만 65세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고령자 전용 콜센터를 마련해 ‘느린 말, 쉬운 설명’이란 개념 아래 상담 서비스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여신은 대출로, 수신은 예·적금으로 풀어 설명한다. 콜센터에는 카카오뱅크 가입과 휴대전화 본인 인증 방법, 앱 삭제 후 재설치 때 기기변경 방법, 카카오톡 친구에게 이체하는 방법 등의 질문이 가장 많이 들어온다. 한 콜센터 직원은 “처음 앱을 내려받는 것부터 상품 가입까지 상담하는 경우가 많아 한 번에 2시간 이상씩 통화하며 알려 준다”면서 “고객이 미안해하며 끊으려는 경우도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도 지난해 노년층을 대상으로 서울노인복지센터 등에서 세 차례 디지털 금융교육을 진행했다. 200여명이 강의를 들었고 올해는 더 확대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노년층의 디지털 금융 소외 현상을 완화하고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금융교육 교재와 동영상을 개발해 6개 금융협회 홈페이지 등에 게시하고 있다. 해당 교재는 노인복지관과 평생교육원 등에도 배포했고 올해부터는 평생교육진흥원과 연계한 금융교육에 참여하는 노인들에게도 무료 배포할 계획이다. 교재에는 노후자금 관리를 위한 금융상품 활용법, 금융사기 사례와 예방법, 모바일뱅킹 이용 방법 등을 담았다. 큰 글씨를 사용하고 이미지와 삽화를 활용해 노년층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동영상도 노년층의 흥미를 끌기 위해 5부작 드라마 형식으로 제작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지난해 부동산 허위매물로 중개업소 2078곳 `제재’

    지난해 부동산 허위매물로 중개업소 2078곳 `제재’

    지난해 허위매물을 올렸다가 제재를 받은 공인중개업소가 전년보다 3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부동산 매물 검증 기구인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부동산매물클린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2078개 중개업소가 부동산 허위·과장 광고에 따른 제재를 받았다. 2017년 1614개소와 비교했을 때 약 28.7% 증가했다. 허위 과장 매물로 적발된 건수는 4185건으로, 중개업소당 2건의 허위 매물 등이 적발됐다. 적발 건수도 2017년 2627건 대비 59.3% 늘었다. 사례별로 살펴보면 일부 중개업소는 고객의 문의 전화를 유도하기 위해 낮은 가격의 경매 매물을 광고로 등록하고 매물 설명란에 거래가 가능하다는 내용을 기재했다. 매물 가격이 낮아 보이게 하려고 아파트 전용 면적을 실제보다 크게 기재한 경우도 있었다. 지난해 매물 등록 제한 조치를 받은 중개업소는 지역별로 서울시(1898건)가 가장 많았고 경기도가 1865건으로 뒤를 이었다. 허위매물 등록 제한 페널티를 받은 중개업소가 가장 많이 소재한 지역은 경기도 용인시로 총 제재 건수가 404건이었고 경기도 화성시(268건), 서울시 강남구(252건), 서초구(245건), 경기도 성남시(237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KISO 부동산매물클린관리센터는 “부동산 시장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허위매물 신고도 감소하는 추세”라며 “유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정례적인 허위매물 모니터링을 시행해 부동산 자율규제를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중국경제 악화 신호…알리바바 성장 둔화, 디디 감원

    중국경제 악화 신호…알리바바 성장 둔화, 디디 감원

    지난해 6.6% 성장률이라는 28년만의 최악 성적을 보인 중국 경제에 연초부터 심상찮은 신호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중국의 제조업 경기 위축 추세도 2개월 연속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31일 올해 1월 제조업구매관리자 지수(PMI)는 49.5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PMI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국면에, 밑돌면 경기 위축 국면에 있음을 뜻한다.중국의 월간 PMI는 지난달부터 두 달 연속 50 미만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12월 PMI는 49.4로 2016년 7월 이후 2년여 만에 50 밑으로 떨어졌다. 1월의 PMI 지수 악화는 4일부터 시작되는 설연휴 탓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많은 기업은 공식 설 연휴에 앞서 가동을 중단하며 특히 올해는 미국과의 무역전쟁 탓에 아예 공장 문을 닫는 경우도 있다.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을 속속 내놓고 있다.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알리바바의 지난 30일 실적 발표도 3년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1172억 8000만 위안(약 19조 5000억원)이라고 발표했으며 매출 증가율은 3년 만에 가장 낮았다. 알리바바의 매출은 중국 소비의 척도로 여겨진다. 알리바바의 세계 최대 온라인 판매 행사인 지난해 11월 11일 광군제(솽스이)에서 사상 최대인 2135억 위안 어치의 상품이 거래됐으나, 전년 대비 증가율은 26.9%로 10년 역사상 최저 수준이었다. 알리바바의 지난해 솽스이 매출은 동남아 최대 인터넷 기업 라자다를 2016년 인수한 덕이다. 알리바바측은 ‘동남아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라자다의 지난해 솽스이 매출 비중이 얼마인지 공개하지 않았다. 2017년 솽스이 행사에서 알리바바는 라자다 실적을 반영하지 않았으며 2018년 처음으로 라자다의 매출이 알리바바 실적에 포함됐다. 장융(張勇)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는 “‘농촌타오바오’를 비롯해 농촌 시장과 클라우드 서비스, 엔터테인먼트 등 새 영역의 사업을 확대해 경제 둔화의 영향을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공유자동차 업체인 디디추싱도 최대 20% 인원 감축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감원은 주로 마케팅, 인사 등 지원 부서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디디추싱의 직원은 1만여명에 이른다. 한편 디디추싱측은 안전 강화를 위해 인력 조정을 할 예정이라며 대규모 감원 계획을 부인했다. 안전, 매출 확대, 운전자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인력에 대한 보상을 늘릴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몇 명이 퇴출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글·사진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저주 불렀다” 인도서 또 ‘마녀 사냥’…일가족 5명 사망

    “저주 불렀다” 인도서 또 ‘마녀 사냥’…일가족 5명 사망

    인도에서 또다시 ‘마녀사냥’이 벌어졌다. 영국 BBC는 30일(현지시간) 인도에서 ‘마녀’로 몰려 습격을 당한 여성과 아이들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6일 인도 오디샤주 선디가르 지역의 한 부족 거주지에서 이 마을에 살던 미혼모 문다와 아이들이 시신으로 발견됐다. 시신은 문다의 집 근처 우물에서 나왔으며, 문다를 포함해 네 살, 일곱 살 난 아들 두 명과 일곱 살, 열두 살 난 딸 두 명 등 모두 5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경찰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체포된 주동자는 자신을 마녀 잡는 주술사라고 밝혔으며 죽은 문다와 자녀들이 저주를 불렀다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마녀 사냥을 주도한 이 주술사는 지난 25일 한 무리의 남자들을 끌고 문다의 집에 침입했다. 도끼와 각목 등 흉기를 들고 습격한 이들은 문다와 자녀들에게 무차별 공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오디샤주 동부에서 6명의 용의자를 체포했지만 가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 사건을 담당한 얄란 수사관은 “우리는 이번 마녀사냥에 연루된 용의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이들의 행방을 쫓고 있다”고 밝혔다. 마녀사냥은 무고한 여성을 마녀로 몰아 괴롭히는 광신도적 현상으로 16세기 말부터 17세기까지 횡행했다. 인도에서는 최근까지도 마녀사냥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인도 북부 자르칸트 주에서 마녀로 몰린 모녀가 집단 구타와 성희롱을 당하는 일이 있었다. 인도 경찰은 2017년 한해에만 99건의 마녀사냥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BBC는 이런 마녀사냥이 미신에서 비롯되기도 하지만, 과부의 토지와 재산을 노린 계획적인 범죄인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열린세상]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보내는 공개 제안/조성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열린세상]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보내는 공개 제안/조성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국회 정개특위가 예정된 시한을 훌쩍 넘겨서도 선거제도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야 3당, 시민사회, 학계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요구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유불리 계산에 바쁘다. 한국당은 아직 당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지역구를 도시는 중선거구제로, 농촌은 소선거구제로 재편하는 도농복합선거구제를 내심 바라는 듯하다. 중선거구제가 거대 정당의 동반 당선을 보장하는 방법임은 박정희 유신과 전두환 시대를 통해 이미 검증된 바 있다. 즉 한국당은 수도권 대도시에서는 민주당과 의석을 나눠 가지고 대구 등의 우세 지역에서는 의석 독점도 기대하는 눈치다. 금권 및 파벌 정치의 문제가 있지만 개의치 않는다. 그러나 이 제도를 실행하고 있는 국가는 아프가니스탄, 인구 21만명의 바누아투와 인구 48명의 영국령 핏케언제도뿐이다. 민주당의 속내는 좀더 복잡한 듯하다. 지역구 200석과 비례대표 100석을 기준으로 권역별 변형 연동제 세 가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준연동제는 100석의 비례의석 중 50석은 연동형, 나머지 50석은 병립형으로 배분하는 안이고, 복합연동제는 비례의석 배분 기준을 ‘지역구 득표율+비례대표 득표율’로 삼는 안이며, 보정연동제는 지역구 득표 대비 의석의 차이를 비례의석으로 보정(추가 혹은 삭감)한 후 나머지를 병립형으로 배분하는 안이다. 계산식이 복잡한 이유는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소수 정당 배려제’가 될 우려가 있어 연동 수준을 낮췄다는 언급에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듯이 연동형 비례제를 가미하나 거대 정당에 조금이라도 더 유리하게 만들려는 계산속 때문이다. 그런데 복합연동제와 보정연동제는 위헌 소지가 있는데, 비례의석 배분 기준에 지역구 득표율 혹은 지역구 의석을 사용하기에 지역구 선거에서 표출된 국민 의사를 비례대표 의석 배분의 기준으로 활용하면 위헌이라는 2001년 헌재 판결과 정면으로 부딪치고 있다. 준연동제만이 그나마 현실적이다. 현재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둘러싼 주요 갈등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제대로 된 연동형을 도입하려면 의원 정수 확대가 불가피하고, 반대로 현행 정수로 시행하려면 지역구 의석을 축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 반대하는 국민 여론이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난망하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의원 정수 확대에 반대하는 여론이 59.9%에 달했다. 후자의 경우도 선거법 개정의 당사자인 현역 의원들의 저항이 불을 보듯 뻔한 상태다. 따라서 의원 정수 확대나 지역구 수 축소를 피하면서 연동형 비례제를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을 구해야 한다. 한 가지 대안으로 영국의 런던, 스코틀랜드, 웨일스 의회가 실행하고 있는 영국식 의석추가형 비례제를 들 수 있다. 각 정당의 지역구 의석수와 비례대표 정당 득표를 기준으로 비례의석을 돈트식으로 할당해 나가는 제도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각 정당의 지역구 당선자수가 결정되면 각 정당의 비례대표 정당 득표수를 ‘지역구 당선자수+1’로 나눈다. 이때 ‘1’을 더하는 이유는 배당될 추가 의석을 의미한다. 그 결과 각 정당의 1석당 평균 비례대표 정당 득표수가 나온다. 이때 비례의석 1석을 평균 득표수가 가장 많은 정당에 배분한다. 다음은 새로 조정된 의석수를 기준으로 다시 평균 득표수를 계산해 추가로 비례 1석을 배분한다. 계산을 반복하며 비례의석을 끝까지 배분해 나가면 각 정당의 총의석수가 결정된다. 이 제도는 의원 정수를 확대하지 않아 국민의 원성을 사지 않고, 지역구 수를 줄이지 않아 현역 지역구 의원들의 기득권을 침범하지 않는다. 심지어 적은 수의 비례의석을 가지고도 비례성을 향상시켜 군소 정당들도 만족할 만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물론 비례의석이 많을수록 각 정당의 1석당 평균 정당 득표수는 동일하게 수렴돼 비례성은 증가한다. 그동안 한국 선거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득표 대비 의석의 불균형에 있었다. 이를 시정하는 그 어떤 노력도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정개특위는 거대 여당의 유불리 계산, 의원 정수 확대에 대한 국민적 불신, 그리고 현역 지역구 의원의 기득권이라는 복잡한 요인들이 얽히며 교착에 빠져 있다. 서로 한발씩 물러서는 타협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이중섭·박수근 위작 유통, 매우 심각…검증 없는 레조네, 위작이 진품 둔갑하는 통로 우려”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이중섭·박수근 위작 유통, 매우 심각…검증 없는 레조네, 위작이 진품 둔갑하는 통로 우려”

    최명윤 이사장이 말하는 근현대 미술 거장의 ‘위작 감정’“이중섭, 박수근이 한국 근·현대를 대표하는 작가이지만 이미 나와 있는 책을 정리하는 수준의 ‘카탈로그 레조네’(작고한 작가의 작품 전체를 사진으로 싣는 도록·이하 레조네)는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기왕에 나와 있는 수십권의 책을 단순 정리하는 레조네는 왜 거액을 들여서 만들어야 하느냐 말입니다. 특히 정부가 나서서 이들의 레조네를 만드는 것은 결단코 반대합니다. 그런 것은 정부가 나설 일이 아니라 이중섭이나 박수근 작가의 기념재단이 할 일이지요.” 미술계에서 최근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박수근(1914~1965), 이중섭(1916~1956)의 카탈로그 레조네 제작 사업에 대해 미술 감정 및 문화재 복원 전문가인 최명윤(70) 한국미술과학연구원 이사장은 반대 목소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이중섭·박수근 뿐만 아니라 이우환(82) 등 한국 근현대 미술 거장들의 작품 위작 문제와 관련해 ‘과학적 감정’을 제시해 왔다. 이에 미술계 일부는 미운털이 박힌 것처럼 그를 탐탁잖게 본다. “레조네, 정부 아닌 기념재단 사업과거 출판 도록 작품, 진위 논란 많아레조네 게재작, 명확한 근거 입증해야”최 이사장은 “레조네가 자칫하면 위작을 진품으로 인정하는 통로가 되고, 정부가 만든 레조네에 실린 위작은 정부가 진품으로 보증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라며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레조네라고 하면 거기에 실린 그림들에 대해 명확한 근거와 자료가 있어야 하는데, 그냥 먼저 출판된 자료가 있어서 게재한다는 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먼저 출판된 자료의 그림이 박수근 진품이라는 근거가 있어야 하지 않나요. 지금도 진위 논란이 되는 그림도 많은데….” 수개월간 인터뷰를 조른 끝에 지난 24일 서울 성북구 개운사길에 있는 한국미술과학연구원에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의 사무실에 들어서자 한쪽 벽면은 화학 실험실처럼 약품과 물감, 유리병으로 가득 차 있다. 다른 벽면엔 캔버스에 노랑 물감을 묻혀 걸어둔 게 보였다. “이게 뭐냐.”라고 물어보니 그는 “시장에 나온 물감을 종류별로 그림을 그려두고 먼지도 날아드는 일반적 실내에서 얼마나 빨리 굳는지를 테스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품 사진은 찍지 말라고 했다.그러면서 레조네 제작을 반대하는 이유를 계속 말했다. “현재 예술경영지원센터 사이트에는 박수근, 이중섭 카탈로그 연구팀이 진행한 연구 결과물이 공개되어 있습니다. 공개된 박수근의 자료를 보면 1953년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출품작으로 소개된 그림의 경우 국전에 출품됐다는 참고자료를 찾아볼 수 없고, 또한 박수근 사후 20주년, 30주년 전시기념으로 제작된 화집에 실린 기록만을 진품의 근거로 제시한 경우도 있습니다. 박수근 사후 만들어진 화집의 예를 들면 전시회 도록에는 200여 점이 실려 있지만, 실제 전시공간에는 불과 30~40점밖에 걸릴 수 없어 전시회 도록에 실린 그림들에 대한 검증절차가 꼭 필요합니다.” 그의 설명은 계속됐다. “현재 진행된 레조네 사업은 과거의 모든 전시화집에 실린 그림들이 아무런 검증 없이 선행 연구결과로 채택되어 있어 박수근의 진품으로 세탁하는 통로로 악용될 수도 있습니다. 정부가 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또 현재 카탈로그 레조네 사업은 공식적으로는 끝났으나 결과물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할지에 대한 답이 없는 상태입니다. 어디, 거장들의 작품이 보통 가격입니까. 레조네를 만들어야 한다고 기를 쓰고 주장하는 이들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레조네 용역비로 정부가 댄 돈도 세금인데….” “미술계 싸움닭?…먼저 시비 걸지 않아위작 감정에 ‘과학적 감정’…희비 엇갈려검경 감정의뢰에 답할 뿐…이게 나의 일”엄정한 위작 판별로 그에게 미술계의 ‘싸움닭’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그는 “쌈닭? 관심 없다”고 했다. “제가 먼저 어떤 작품에 대해 진위를 말하지 않았습니다. 어느 화랑에서 가짜 그림을 팔고 있다고 한 번도 이야기한 적이 없어요. 그들이 뭘 팔든지 관심이 없어요. 검찰이나 경찰의 감정의뢰가 오면 제 나름의 과학적 방법을 동원해 검증한 결과를 수사기관에 넘겨줄 뿐입니다.” 그러면서 “나를 욕하고, 씹는 사람 절대 대다수는 한 번도 나를 만나 보지 않았고, 내가 어떻게 감정을 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모른다. 내가 먼저 시비를 걸지 않는데 왜 싸움닭인가. 그러나 걸어오는 싸움(작품 진위 논쟁)에 대해선 물러서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의 책상 뒤에 죽도와 목도가 보였다. “이런 게 왜 여기 있느냐”라고 묻자 “건강을 위해 검도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이가 들어서 젊은 사람을 당할 수가 없어. 가만있다가 상대가 죽도를 치켜들고 들어올 때 재빨리 반격하지.” 검도 기술 설명에 위작 논란과의 싸움이 연상됐다. “작품 진위 판별에는 손해 보는 사람이 있고, 이익 보는 사람도 생기는데 어떻게 그 사람들 모두 다 나를 좋아하겠어요.”이중섭·박수근의 작품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것이다. 가히 ‘국민 화가’로 부를만하다. 최 이사장에게 위작 유통이 얼마나 심각하냐고 직설적으로 물었다. 그는 한참을 말하지 않다가 담배에 불을 붙이더니 “매우 심각”이라고 짧게 말했다. ‘요즘 유통되는 작품 과반이 위작이냐.’라고 직설적으로 묻자 그는 “박수근은 더 심각하다”고 에둘러 답했다. 그리곤 “더 이상 말할 수 없다”며 입을 꾹 닫았다. 이중섭·박수근 화백 작품 2800여 점이 모두 위작이라는 대법원의 최종 결론이 2017년 났다. 이와 관련해 그는 2005년부터 12년 동안 지난한 싸움을 해왔다. 한국 미술계 사상 최대의 위작 스캔들이 밝혀지는 데에는 그의 감정결과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그의 ‘과학적 검증’에 대해 물어봤다. “내가 가진 인문학 지식과 과학 기법을 합쳐서 가겠다는 것입니다. 내가 판단해서 ‘진짜다’, ‘가짜다’ 이럴 수는 없는 거잖아요. 그런데 가짜라고 판단을 했으면 왜 이게 가짜인가에 대해 객관적인 이유를 대야 하는데 그럴 때 과학 기기의 도움을 받습니다. 눈으로 보고 말로 설명해도 충분하지만, 과학 기기를 써서 동질성을 확인시켜주면 객관적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잖아요. 언제까지나 ‘척 보니 좋아’, ‘척 보니 진품 맞아’ 이런 것 하지 말고 객관적으로 가자는 것이고, 그렇게 노력하자는 겁니다.” “‘척 보면 좋아, 진품 맞아’ 하지 말고과학 기법 동원해 객관적 입증 노력감정 기법, 위조범 탓에 메모하지 마라”위작 감별에 동원되는 기기가 질량분석기, 원소분석기, 시편제작기, 고배율 현미경 등이라고 했다. 이런 고가의 기기를 갖출 수 없어 일부 전문기관과 협약을 맺고 있다고 했다. 설명이 계속됐다. “그림이 세월의 흐름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노후화와 진품처럼 보이게 하기 위한 급속한 인위적 노후화에는 차이가 납니다. 액자의 변형과 스타일, 못에 쓴 녹, 캔버스에 낀 먼지, 물감의 상태 …. 그래도 첨예하게 대립하면 소장자와 이해 당사자의 동의 아래에 그림의 아주 일부를 떼어내 조사합니다. 그러면 캔버스 조사뿐만 아니라 작가 특유 습관이 나옵니다. 위작범은 바깥으로 드러난 색깔만 따라하니 적발됩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분석 기법이 새나가면 위작범에게 피해갈 길을 알려주는 것”이라며 메모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국과수가 위조 서명을 감별하듯 화가 특유의 필압(筆壓)도 분석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감정 기법을 설명하면서 쓰지 말아 달라고 세 번 이야기했다.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사람들에겐 알려줘도, 일반인에겐 입도 벙긋하지 않습니다.” 그는 감정 결과를 수사기관에 “위작임” “위작으로 판단됨” “감정불가” “진품”으로 회신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박수근은 가난한 화가라는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수근은 한국전쟁 직후인 1953년, 문짝에 거적때기만 있어도 집이라고 하던 시절에 서울 숭인동에 기와집을 샀고, 1963년 전농동에 2층 양옥집을 사서 이사했습니다. 이게 박수근이 가난했을 것이라는 위작범의 생각과 내가 보는 박수근에 대한 생각의 차이점이자 위작 감정의 시발점입니다.” 그는 쉼없이 말을 이었다. “이중섭도 마찬가지로 돈이 없어서 담뱃종이에 그림을 그린 것이라기보다는 표현을 위해 담뱃종이를 쓴 것이라고 봅니다. 종이 살 돈이 없어 장판지 찢어서, 아무 종이나 막 찢어서 주야장천 그렸다는 이야기는 웃기죠. 대부분의 담뱃종이 그림에는 이중섭이 서명하지 않았거든요. 다음에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한 소품 스케치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요게 재미있으니깐 전시할 때 몇 개 담뱃종이에 그려낸 것이 있습니다만. 화가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어 겉모습만 보고 따라 그리니 위작이 금방 들통나지요.”사무실 안쪽으로 더 들어가자 한쪽 벽면에 가위, 펜치, 드릴, 핀셋, 줄톱 등의 공구가 빼곡히 걸려 있었다. 감정을 의뢰받은 그림의 액자를 해체할 때 쓰이는 것으로 보인다. 그의 책상 뒤 작은 서가에는 CD가 빼곡히 쌓여 있었다. “그동안 분석했거나 감정했던 미술, 복원했던 고미술품의 자료와 감정 및 복원 과정을 담아둔 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위작 다툼 상대와 관련해 “매너가 좋은 최고의 화상에 유명 대학교수와 같은 일류 평론가, 예리하게 파고드는 변호사가 붙은 거대한 카르텔 같은 집단”이라고 평했다. “위조범, 작가에 대한 충분한 이해 부족자연적 노후화, 인위적 급속한 노후화 차이” 왜 그림 진위 감별 업무를 하느냐고 묻자 그는 “그게 나의 일”이라며 “대학원에서 작품평가방법론, 감정방법론 이런 것을 가르치는데, 그럼 난 뭘 해야 하나요.”라고 되물었다. “감정을 하지 말고, ‘입 닥치고 있으라’라는 것이겠지만 난 그들에게 오히려 ‘나쁜 짓을 하지 말든지, 걸리지 말든지 하라’고 역으로 말합니다. 경찰이나 검찰에 걸려 압수된 물품에 대해서는 검경은 진위에 대해 정의를 내려야 합니다. 압수를 당하지 않았으면, 검경이 나한데 안 물어볼 거잖아요.” 그가 ‘과학적 감정’에 빠져들게 된 계기는 ‘박수근, 이중섭 대규모 위작사건’과 박수근의 ‘빨래터’ 작품이다. 박수근의 ‘빨래터’는 서울옥션이 2007년 5월 경매에서 판매한 작품으로 45억 2000만원에 낙찰됐다. 당시 국내 미술품 경매로는 최고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격주간지 미술잡지 ‘아트레이드’가 2008년 1월 창간호에서 ‘대한민국 최고가 그림이 짝퉁?’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문제의 작품이 위작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빨래터’는 한국미술품감정협회의 20명 이상의 위원이 진품이라고 한 작품을 그는 과학검증을 통해 확인하자고 주장했다. 결국 법정까지 갔다. “법원의 주문은 ‘원고의 모든 청구는 기각한다. 피고의 재판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입니다. 또 대법원에 사건검색을 하면 사건 일반 내용에 원고 패소로 확인됩니다. 그런데 대다수 일반인은 문제의 빨래터가 법정에서 ‘진품이라고 추정된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잘못 알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그는 홍익대 미대를 졸업했다. 그의 부친은 1940~1960년대 서울에서 몇 곳 안 되는 화방 가운데 두 곳을 운영했다. 최 이사장은 어려서부터 화방 심부름을 많이 하면서 찢어지고 물감이 엉겨붙어 실려 온 ‘사고 작품’을 많이 봤다. 미대생이어서 작품 손보는 일을 자연스럽게 접했다. 작가가 자신의 길이 아님을 깨닫고 보존과학 쪽으로 진로를 바꿨다. 대학 졸업 후 한양대 대학원에서 미술사 석사, 프랑스 8대학 조형미술대학원, 랄페르복원기술연구소에서 복원기술을, 고등장식미술학교인 아르데코에서 벽화를 청강생으로 접했다고 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고미술품이나 문화재 복원에 일가견을 갖고 있다. “훼손된 작품을 복원하는 것은 작품에 사용된 재료를 분석하고, 훼손 요인을 파악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훼손 요인을 분석하는 상태조사 방법과 작품의 진위를 판단하기 위해 진행하는 과학적 분석 방법은 일맥상통하기에 그림 감정을 할 수 있는 것이죠.” “노련한 전문가 사후 감정 어렵다는 건 오해미술재료 기술사 정리 중…정확히 감정 가능”2016년 문제가 된 원로 작가인 이우환 작품 3점에 대해서도 그는 “위작”이라고 결론을 내렸지만 정작 작가인 이우환은 “내 작품이 맞다”고 했다. 문제의 작품은 1978년, 1979년에 그린 것으로 돼 있다. 법원도 모사품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최 이사장은 문제 그림의 캔버스 재료의 제작기술을 토대로 2010년대 제작된 것임을 입증해 보여줬다. 이런 최 이사장에게도 난감할 때가 있다. “밑도 끝도 없이 어떤 그림의 진위를 밝혀달라고 합니다. 그 작가에 대한 비교 대상의 그림도 없이 말입니다. 저도 답답합니다. 그래서 ‘미술 재료 기술사’를 정리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에 서양화가 도입된 지 100년 남짓합니다. 초기의 30~40년은 작품 수도 적고 하니 다음으로 미루고, 50년대에서 현재에 이르는 60~70년 정도를 정리하고자 합니다.” 두꺼운 바인딩 파일을 가져와서 쑥 내밀었다. 열어보니 물감, 캔버스 등의 실물 일부가 표본으로 붙어 있었고, 연도 작가 등이 쓰여 있었다. 작가들을 찾아다니며 그림을 시작한 연도, 재료를 구입하는 곳, 어떤 미술 재료를 사용하는지를 취재해 모은단다. “재료기술사는 개인이 하기에는 버겁지만 시작한 일이니 앞으로 10~20년쯤 뒤에는 완성될 것으로 봅니다. 일부 잘 못 생각하고 있는 소장자들은 현재 위작 감정에 경험이 있는 사람이 죽고 나면, 감정이 어려울 것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재료 변천에 대한 작가별 과학재료 기술사가 정립되면 지금보다 훨씬 더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감정할 수 있을 겁니다.” 인터뷰를 마치니 저녁 시간이 되었다. 감정 뒷이야기를 더 들을까 해서 같이 저녁을 하자고 했더니 최 이사장은 “검도 승단 심사에 참석해야 한다”며 주차장으로 향했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갈등하는 국회 정개특위에 보내는 공개 제안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갈등하는 국회 정개특위에 보내는 공개 제안서

    국회 정개특위가 예정된 시한을 훌쩍 넘겨서도 선거제도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야 3당, 시민사회, 학계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요구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유불리 계산에 바쁘다. 한국당은 아직 당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지역구를 도시는 중선거구제로, 농촌은 소선거구제로 재편하는 도농복합선거구제를 내심 바라는 듯하다. 중선거구제가 거대 정당의 동반 당선을 보장하는 방법임은 박정희 유신과 전두환 시대를 통해 이미 검증된 바 있다. 즉 한국당은 수도권 대도시에서는 민주당과 의석을 나눠 가지고 대구 등의 우세 지역에서는 의석 독점도 기대하는 눈치다. 금권 및 파벌 정치의 문제가 있지만 개의치 않는다. 그러나 이 제도를 실행하고 있는 국가는 아프가니스탄, 인구 21만명의 바누아투와 인구 48명의 영국령 핏케언제도뿐이다.민주당의 속내는 좀더 복잡한 듯하다. 지역구 200석과 비례대표 100석을 기준으로 권역별 변형 연동제 세 가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준연동제는 100석의 비례의석 중 50석은 연동형, 나머지 50석은 병립형으로 배분하는 안이고, 복합연동제는 비례의석 배분 기준을 ‘지역구 득표율+비례대표 득표율’로 삼는 안이며, 보정연동제는 지역구 득표 대비 의석의 차이를 비례의석으로 보정(추가 혹은 삭감)한 후 나머지를 병립형으로 배분하는 안이다. 계산식이 복잡한 이유는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소수 정당 배려제’가 될 우려가 있어 연동 수준을 낮췄다는 언급에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듯이 연동형 비례제를 가미하나 거대 정당에 조금이라도 더 유리하게 만들려는 계산속 때문이다. 그런데 복합연동제와 보정연동제는 위헌 소지가 있는데, 비례의석 배분 기준에 지역구 득표율 혹은 지역구 의석을 사용하기에 지역구 선거에서 표출된 국민 의사를 비례대표 의석 배분의 기준으로 활용하면 위헌이라는 2001년 헌재 판결과 정면으로 부딪치고 있다. 준연동제만이 그나마 현실적이다. 현재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둘러싼 주요 갈등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제대로 된 연동형을 도입하려면 의원 정수 확대가 불가피하고, 반대로 현행 정수로 시행하려면 지역구 의석을 축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 반대하는 국민 여론이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난망하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의원 정수 확대에 반대하는 여론이 59.9%에 달했다. 후자의 경우도 선거법 개정의 당사자인 현역 의원들의 저항이 불을 보듯 뻔한 상태다. 따라서 의원 정수 확대나 지역구 수 축소를 피하면서 연동형 비례제를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을 구해야 한다. 한 가지 대안으로 영국의 런던, 스코틀랜드, 웨일스 의회가 실행하고 있는 영국식 의석추가형 비례제를 들 수 있다. 각 정당의 지역구 의석수와 비례대표 정당 득표를 기준으로 비례의석을 돈트식으로 할당해 나가는 제도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각 정당의 지역구 당선자수가 결정되면 각 정당의 비례대표 정당 득표수를 ‘지역구 당선자수+1’로 나눈다. 이때 ‘1’을 더하는 이유는 배당될 추가 의석을 의미한다. 그 결과 각 정당의 1석당 평균 비례대표 정당 득표수가 나온다. 이때 비례의석 1석을 평균 득표수가 가장 많은 정당에 배분한다. 다음은 새로 조정된 의석수를 기준으로 다시 평균 득표수를 계산해 추가로 비례 1석을 배분한다. 계산을 반복하며 비례의석을 끝까지 배분해 나가면 각 정당의 총의석수가 결정된다. 이 제도는 의원 정수를 확대하지 않아 국민의 원성을 사지 않고, 지역구 수를 줄이지 않아 현역 지역구 의원들의 기득권을 침범하지 않는다. 심지어 적은 수의 비례의석을 가지고도 비례성을 향상시켜 군소 정당들도 만족할 만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물론 비례의석이 많을수록 각 정당의 1석당 평균 정당 득표수는 동일하게 수렴돼 비례성은 증가한다. 그동안 한국 선거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득표 대비 의석의 불균형에 있었다. 이를 시정하는 그 어떤 노력도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정개특위는 거대 여당의 유불리 계산, 의원 정수 확대에 대한 국민적 불신, 그리고 현역 지역구 의원의 기득권이라는 복잡한 요인들이 얽히며 교착에 빠져 있다. 서로 한발씩 물러서는 타협안이 필요한 시점이다.글: 조성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 [고든 정의 TECH+] 항공기 표면 기어다니며 정밀 검사하는 로봇 개발

    [고든 정의 TECH+] 항공기 표면 기어다니며 정밀 검사하는 로봇 개발

    20세기 후반에 산업 현장에 등장한 로봇은 인간이 일하는 방식을 크게 변화시켰습니다. 위험한 화학 물질을 다루는 도장 작업이나 용접 작업이 자동화되면서 인간은 더 안전해지고 작업 속도와 생산성도 높아졌습니다. 자동화는 공장은 물론 사무실과 물류를 넘어 이제는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항공 분야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하늘을 누비는 대형 여객기는 지구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은 교통 혁명이지만, 만약 사고가 날 경우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는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어 항상 철저한 검사와 정비가 요구됩니다. 대형 여객기에 문제가 없는지 꼼꼼히 살피는 일은 상당 부분 수작업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데, 최근 이 작업을 자동화하려는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로봇과 드론을 이용해 큰 항공기 외부를 철저하게 검사하고 문제가 있는 부분을 자동으로 알아내 수리하는 것입니다. 유럽항공안전국(EASA)은 항공기의 빠르고 정확한 비파괴 검사를 위한 연구인 콤프이노바 프로젝트(CompInnova project)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연구에 참여한 5개 유럽 연구팀 가운데 스웨덴의 룰레오 공과대학과 영국 크랜필드 대학 연구팀은 항공기 표면을 기어 다니면서 정밀 검사를 할 수 있는 로봇을 선보였습니다. 이 검사 로봇은 일반인도 쉽게 조립할 수 있는 아두이노 기반 로봇인 보텍스 로봇(Vortex Robot)을 기반으로 개발했습니다. 다만 항공기 표면은 곡면도 있는 데다 수직으로 올라가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로봇을 동체 표면에 붙일 방법이 필요합니다. 연구팀은 마치 제트 엔진 같은 공기 흡입 시스템을 이용해 로봇이 항공기 표면에 붙어서 이동하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로봇 아래에는 검사를 위한 카메라는 물론 비파괴 검사를 위한 초음파 센서 등 여러 장치를 설치할 수 있습니다.보잉 737 표면에서 진행된 테스트에서 이 로봇은 평면이 아닌 곡면에서도 마치 동체에 자석으로 붙은 것처럼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습니다. 현재는 유선으로 조종하지만, 연구팀의 목표는 청소 로봇처럼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무선 로봇 여러 대가 항공기 전체를 빠지는 곳 없이 빠르고 정확하게 검사할 수 있게 개발하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드릴 등 공구를 부착해 간단한 수리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입니다. 현재는 초기 개발단계지만, 최근 로봇 기술을 발전을 생각하면 로봇에 의한 항공기 점검 및 수리가 먼 미래의 일은 아닐 것입니다. 가까운 미래에 작은 로봇들이 대형 참사를 막고 더 안전한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김동욱 키이스트와 재계약..키이스트 “전폭적인 지원 이어가겠다”

    김동욱 키이스트와 재계약..키이스트 “전폭적인 지원 이어가겠다”

    김동욱이 현 소속사 키이스트와 재계약을 체결했다.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로 쌍 천만 배우에 오른 김동욱이 2016년 전속계약 이후 또 한 번 키이스트와 손잡고 활동을 이어나간다. 키이스트 매니지먼트 부문 대표 홍민기 부사장은 “연기적 재능이 뛰어나고 대중에게 호감도 높은 배우로 사랑받는 김동욱과 재계약을 체결하게 됐다”면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는 김동욱이 앞으로도 열일 행보를 이어갈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07년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귀여운 바람둥이 진하림 역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김동욱은 이후 ‘국가대표’, ‘후궁: 제왕의 첩’, 드라마 ‘못 말리는 결혼’, ‘하녀들’, ‘자체발광오피스’, 뮤지컬 ‘온에어’, ‘형제는 용감했다’ 등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로 대중과 만나 배우로서 입지를 다져왔다. ‘신과 함께-죄와 벌’ 뿐만 아니라 ‘신과 함께-인과 연’ 또한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쌍 천만 배우에 등극한 것은 물론 춘사영화제와 황금촬영상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관객의 전폭적인 지지와 평단의 인정을 받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김동욱은 OCN 오리지널 ‘손 the guest’를 통해 또 한 번의 연기 변신으로 시청자를 매료시켰다. 영매의 운명을 타고난 윤화평 역을 맡아 극 중 캐릭터를 실제 인물처럼 묘사해내는 탁월한 연기로 이른바 신들린 연기력을 펼쳐 보인 것. 이처럼 김동욱은 명품 연기로 자신의 진가를 증명해내며 대세 배우로 업계의 지대한 관심을 받던 상황. 이러한 김동욱은 현 소속사 키이스트와 재계약을 체결하며 2019년에도 대세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2월 27일 개봉을 앞둔 영화 ‘어쩌다, 결혼’과 4월 방영 예정인 MBC 새 월화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이 라인업으로 대기 중이다. 특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에서는 주인공 조진갑 역을 맡아 독보적 캐릭터 소화력으로 인생 캐릭터 경신에 기대를 모은다. 한편, 김동욱이 재계약을 체결한 키이스트는 배용준, 손현주, 주지훈, 김현중, 김수현, 정려원, 소이현, 우도환 등이 소속되어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이번 설 연휴 때 떠오르는 영종국제도시 놀러갈까?

    이번 설 연휴 때 떠오르는 영종국제도시 놀러갈까?

    민족 대명절 ‘설날’이 다가왔다. 과거와 달리, 집안에서 명절을 보내기보다 가까운 곳으로 나들이를 가거나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면서 명절 연휴 기간 동안 관광지는 휴가철 못지 않는 성수기 기간으로 통한다. 인천 경제자유구역인 영종국제도시(영종도)도 새로운 관광지로 떠오르면서 사람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곳 중 하나다. 영종국제도시는 청라국제도시와 송도국제도시와 함께 인천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도시이다. 아파트 공급이 본격화 되고, 도로 교통망이 개선되면서 인구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영종국제도시 경제를 이끌어가는 다양한 관광산업도 들어서고 있다. 운남동 ‘영종자이’ 인근에는 해변을 따라 길이 약 7.8㎞, 면적 177만㎡의 수도권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해양공원인 ‘씨사이드파크’(2016년 7월 개장)가 있다. 이곳에는 레일바이크(왕복 5.6㎞), 텐트캠핑장, 카라반 캠핑장, 자전거 대여소, 인공폭포, 족욕장 등의 다양한 시설들이 마련돼 있다.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도 2017년 4월 1차 시설을 개장한 것에 이어 지난해 9월 2차 시설을 개장했다. 일명 ‘차(car)덕후를 위한 놀이터’라 불리는 BMW드라이빙센터도 2014년 개장해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에는 시저스 코리아 복합리조트(2022년 예정)와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2022년 예정), 파라마운트 테마파크(2023년 예정) 등 대규모 복합리조트도 순차적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다양한 관광시설 개장과 함께 교통여건도 개선되고 있다. 2016년에 공항철도 영종역 개통으로 김포공항까지 20분 대, 서울역까지 40분 대 이동이 가능해졌다. 공항고속도로와 인천대교를 통해 송도국제도시까지 20분 대, 서울 마포구 상암동까지 40분 대, 여의도까지 50분 대로 오갈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제3연륙교(영종~청라 연결도로, 총 4.66km)가 오는 2020년 착공에 들어가 2025년 완공될 예정이다. 국철 1호선 인천역에서 인천국제공항을 연결하는 제2공항철도 건설도 논의되고 있어 앞으로 교통 여건은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영종국제도시 지역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영종도 내 다양한 문화·레저시설들이 생겨나면서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방문하는 사람들도 늘고, 아파트 입주도 시작되면서 인구도 증가하고 있다”며 “영종도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던 사람들도 이 곳으로 놀러왔다가 이사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종도 인구는 크게 증가했다. 인천 통계연보자료를 보면 영종도 인구는 지난 2018년 12월 기준 7만 4704명으로 지난 2013년 12월(5만 2145명) 대비 약 43% 가량 증가했다. 2015년 기준 기업체수와 근로자수도 2010년 대비 각각 60.74%, 80.18%로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이렇다 보니 영종도 일대 아파트를 사려는 수요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GS건설이 인천 중구 운남동에 공급한 ‘영종자이’는 영종도 내 놀이·문화시설을 즐기기에 적합한 위치에 있다. 인천 바다와 인접하고 백운산도 가까워 쾌적한 주거환경도 누릴 수 있다. 아파트 매매가도 서울이나 인근 수도권 지역보다 저렴해 은퇴 후 노후를 보내는 50~60대 이상의 장년층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퍼트 때 캐디가 뒤에 있었다고… 보기로 바뀐 버디

    퍼트 때 캐디가 뒤에 있었다고… 보기로 바뀐 버디

    3위서 12위… 1억 넘는 상금 허공에2019년 골프룰 가운데 가장 많이 바뀐 것은 그린에서 플레이할 때다. 최근 ‘괴짜 골퍼’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홀에서 깃대(핀)를 뽑지 않은 상태에서 퍼트를 해 화제가 됐다. 그는 지난해 ‘깃대를 제거하지 않고 퍼트를 해도 (2)벌타를 받지 않는다’는 새 골프규칙이 예고될 당시 “새해 첫 대회에서 이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고, 실제로 올해 첫 대회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센트리 토너먼트에서 이를 실행에 옮겨 짭짤한 재미를 봤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바뀐 ‘룰’을 알고도 순발력 있게 대처하지 못한 경우다. 28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에미리츠 골프클럽에서 끝난 유러피언프로골프(EPGA) 투어 오메가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 4라운드 마지막 18번홀(파5). 디섐보와 챔피언 조에서 라운드를 치른 디펜딩 챔피언 리하오퉁(중국)은 세 번 만에 ‘온 그린’한 뒤 1m도 안 되는 짧은 거리의 버디 퍼트를 남겨 뒀다. 가볍게 버디 퍼트를 홀에 떨군 리하오퉁은 만족한 듯 공을 꺼내 들고 박수를 보낸 갤러리에게 답례했다. 최종합계는 16언더파 272타.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이언 폴터(잉글랜드) 등과 함께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치는 듯했던 리하오퉁은 그러나 경기위원으로부터 2벌타를 부여받고 순식간에 공동 12위로 내려앉았다. 퍼트 당시 캐디가 그의 뒤에 서 있던 것이 화근이었다. 캐디가 쪼그려 앉은 선수 바로 뒤에 서서 공의 정렬 상태를 봐 주는 모습은 지난해까지 흔히 볼 수 있던 모습이었지만 새 규정에선 허용되지 않는다. 새 골프규칙은 “선수가 스탠스를 취하기 시작하고 스트로크를 할 때까지 캐디는 어떤 이유에서든 퍼트라인 후방 연장선상이나 그 선 가까이에 서 있어서는 안 된다”고 적고 있다. 선수 뒤에 서 있던 캐디는 리하오퉁이 퍼트 자세를 잡으려고 하자 바로 옆으로 비켜섰지만 경기위원은 이미 리하오퉁의 퍼트 얼라인먼트에 도움을 줬다고 판단했다. 18번홀 버디가 보기로 바뀌어 최종 14언더파가 된 리하오퉁은 1억원이 넘는 상금도 허공으로 날렸다. 공동 3위 상금은 13만 5774유로(약 1억 7300만원), 리하오퉁에게 돌아온 건 4만 5234유로(약 5764만원)뿐이었다. 미국 USA투데이는 “리하오퉁이 2019년 변경된 규정으로 벌타를 받은 첫 선수가 됐다”고 전했다. 한편 디섐보가 2위 매트 월레스(잉글랜드)에게 7타나 앞선 합계 24언더파 264타로 일방적인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미국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스 골프클럽(파72)에서 끝난 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에서는 세계랭킹 1위 저스틴 로즈가 시즌 첫 승이자 개인 통산 10승째를 신고했다. 잉글랜드 선수로는 닉 팔도(9승) 이후 PGA 투어 최다승의 주인공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지진 발빠른 초기 대응에도 이재민 숙소·복구 등 지원 부족

    지진 발빠른 초기 대응에도 이재민 숙소·복구 등 지원 부족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은 규모 5.4, 역대 2위급이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포항시에 따르면 재산 피해는 총 850억여원, 1797명의 이재민과 135명의 부상자를 냈다. ‘전파·반파’ 주택 956곳, ‘소파’ 주택 5만 4139곳, 학교 등 공공시설·도로 피해는 421건 등이다. 한반도 지진 관측 사상 최대(규모 5.8)였던 2016년 9월 경주 지진 때보다 위력은 4분의1에 불과했지만, 피해 액수는 약 8배 많고, 인명 피해도 6배가량 많았다. 서울신문은 한반도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을 때 반복될 피해와 대처상의 실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건축 및 재해 위기관리공학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구했다. 강수민(이하 강·왼쪽) 충북대 건축학과 교수와 라정일(이하 라·오른쪽) 전 일본 돗토리대 공학연구과 교수가 도움말을 줬다.-사고 원인과 피해가 커진 이유는. 강 포항 지진은 우선 진원 깊이(심도)가 매우 얕았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추정 진원 깊이는 3.5㎞, 기상청에 따르면 6.9㎞에 불과했다. 경주 지진이 지표면에서 15㎞ 안팎 깊이에서 발생한 것과 대조된다. 또 진앙지인 포항시 흥해읍이 인구 밀집 지역이었다. 인구 3만 5000명의 소도읍으로 도심지까리 거리(진앙 거리)도 불과 수㎞ 이내였다. 지진 발생 지점과 건축물이 밀집한 도심까지 거리가 매우 짧아 피해가 클 수밖에 없었다. 포항 지진이 역단층으로 수진 운동을 해 건축물에 가해진 충격도 더 커졌다. 여기다 포항 지역은 해안가 연약지반, 퇴적암층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경우 지진파 또는 지진가속도가 증폭돼 건축물 피해를 심화시킬 수 있다. 경주 지역은 화강암 등 비교적 단단한 암반으로 이뤄져 있다. -사고 당시 초동 대처는 . 라 경주 지진 당시 긴급재난문자 발송 지연으로 국민 불안과 빠른 대응에 대한 요구가 많았던 영향으로, 이번에는 일부 지역에선 지진을 느끼기 전에 도착할 정도로 시스템이 개선됐다. 그러나 이후 추가 이재민 정보 발신, 상황 복구, 피해 산정 내역 정보 제공 등에서 창구가 일원화되지 못했다. 정부 및 각 기관에서 발표하는 정보가 서로 달라 이재민 당사자들은 물론 국민에게 혼란과 불신감을 초래했다.대피 기간이 장기화되다 보니 임시 대피소 및 지원 시설 운영 매뉴얼이 사실상 무기력화되고, 이 과정에서 이재민들 의견이 제대로 수렴되지 못해 불편이 커진 데 대한 지적도 나왔다. 한 포항 주민은 “지진 첫날 대도중학교에 있다가 학교 운영 때문에 다시 1주일 만에 근처 교회로 옮겨 가는 등 지친 몸이 천근만근 됐다”고 했다. 강 이재민 응대 및 재산 피해 조사에서 전문성 및 대처 능력이 확연히 떨어졌다. 자연히 주민 신뢰도 낮아졌다. 지진 발생 사나흘 후부터 피해 조사가 시작됐으나, 워낙 범위가 방대해 조사 전문가 확보조차 애를 먹었다. 흥해읍 대웅파크맨션은 첫 조사 때 거주 가능한 C등급이 나왔는데, 지난해 3월 추가 정밀검사에서야 ‘이주 대상’인 E등급 판정을 받았다. 100여 차례 반복된 여진 탓도 있겠지만, 그보다 주민들은 “육안 위주로 관찰하고 마는 주마간산격 조사 탓”이라고 원성을 높였다. -재난 대처 과정에서 또 다른 문제점은 없었나. 라 주민 지원이 주민 수요와 눈높이에 맞춰 이뤄졌다기보다 시혜자인 정부 입장, 경과 보고에 맞춰진 측면이 크다. 지진 재난의 특성상 복구, 지원이 전례없이 장기간에 걸쳐 이뤄질 수밖에 없었다. 정부가 앞서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나 이재민에게 구호 서비스 전달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국가재난 정보관리 시스템에 피해 내역 입력, 구호성금 전달 등이 완료되기까지 최소 4개월이 걸렸다. 효율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 정부가 집중한 대책이 정작 현장에서는 잘 모르는 경우도 나왔다. 정부는 지진 직후 대규모 트라우마 극복 지원 체계를 총괄 가동했지만, 주민들과의 체감 차는 확연했다.포항시는 지진 발생 이튿날 재난 심리지원단을 발족, 취약 계층 중심 ‘찾아가는 심리 지원’을 하고, 5월 흥해읍 보건소에 재난 심리센터를 열었다. 센터 측은 심리 지원 사업 전후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변화율이 정상군 77.6%에서 93.1%, 위험군·고위험군 22.4%에서 6.4%로 유효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평가는 다르다. 의약사, 재난피해 전문가 없이 일반심리치료사만으로 약물·물리적 치료가 불가능해 실제적인 재난복지와는 동떨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취재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 중 심리상담을 이용했다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이곳을 두어 차례 이용한 주민은 “언론 보도와 달리 실제로 도움이 필요한 주민들의 발걸음이 뜸했고, 정작 항우울제 처방도 안 된다”면서 “최근에야 홍보가 좀 되고 어르신 방문 체크·상담을 하더라”고 했다. 소상공인 지원금 70만원도 몰라서 못 받는 경우가 속출했다. -당시 컨트롤타워는. 라 동남아 순방 중이었던 대통령이 비행기 안에서 보고받고 신속한 구호·복구를 지시한 점, 국무총리가 5일 만에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조기 현장 방문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한 것은 ‘정부 수장이 재난의 컨트롤타워’라는 점을 보여 줬다. 여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수험생 안전을 고려해 다음날로 예정됐던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전격 연기한 것도 신속한 결정이었다. 대통령이 복구 작업에 차질을 줄이고 피해 지원 대응책을 세우기 위해 시간을 두고 방문 시점을 조율한 것도 유효했다. 그러나 컨트롤타워의 존재와 별개로 현장에서 이재민들이 느끼는 대응은 분명히 시간차가 있었다.-사고 이후 정부 대책에 대한 평가. 강 정부는 기존 지진 대책을 재검토해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고, 국가 내진통합대책 마련을 위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학교 등 공공시설에 대한 내진 보강 지원을 확대하고, 공공 시설물 내진 보강 시기를 기존 2045년에서 10년 앞당겨 2035년까지 완료할 방침이다. 전국 활성단층 조사도 당초 완료 시기였던 2041년보다 5년 앞당기기로 했다. 포항 지진을 계기로 당시 피해가 심각했던 필로티(1층 전체 혹은 일부를 벽면 없이 기둥만으로 떠받친 구조) 등 지진 취약 건축물의 내진 성능 확보 지침도 배포했다. 부실 시공으로 인한 필로티 기둥 파손 등을 막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설계예시, 상세시공 내역을 기록하고, 외장 벽돌 등 비구조재의 내진설계 의무를 법령으로 명확히 했다. 5층 이하 필로티 건축물의 설계·시공 때 건축구조기술사의 설계 확인, 감리를 의무화하는 건축법도 시행된다. 포항 지진은 보, 기둥, 벽체 등 건축 주요 구조재보다 외부 벽돌, 마감석재 등 건축 비구조재에 의한 피해가 컸다는 점도 특징이다. 정부는 건축 비구조재의 내진설계 기준도 제정 중이다. 그러나 아직도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은 건축 비구조재의 보강 방안에 대한 대책은 거의 없다시피 한 실정이다. 1988년 건축물 내진설계 기준 정립 이전에 지어진 건축물, 이후에 지어졌어도 내진설계가 적용되지 않는 소규모 건축물은 내진 성능이 취약하다. 특히 내진설계가 적용된 건축물도 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거나 시공이 부실한 경우가 허다한데, 이에 대한 실태 파악도 시급하다. 라 정치권이 앞다퉈 지원을 외쳤지만 뚜렷하게 남긴 역할이 거의 없다. 국회 재난안전대책특위가 지진 발생 직후부터 지난해 5월까지 6개월간 운영됐지만, 입법권도 없어 법안은 물론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 이재민에게 혼란을 초래했던 ‘지진피해 시설물 위험도 평가’도 개선돼야 한다. 보여 주기식 예산 낭비도 지적된다. 지역 정치권은 국비 1000억원을 들여 포항시 흥해읍에 ‘국가지진방재교육관’을 세우겠다는 계획으로, 용역비 1억원을 지난 연말 국비로 확보했다. 재난 학습장과 체험관, 교육장, 역사관 등으로 운영하겠다는 입장이나 차라리 직접적인 지역 재생, 주민 사후 지원에 쓰는 게 효율적이라고 본다. 사후 운영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전형적인 ‘지역구 예산 따내기’의 사례가 될 수 있다.-보완해야 할 대책은. 강 포항시가 지진백서를 만들고 있다. 무엇보다 대피소 운영 등 대응 매뉴얼이 분야별로 세부적으로 정착돼야 한다. 홍수, 태풍, 산불 같은 자연 재해 구호는 상대적으로 단기적이다. 반면 지진은 이번처럼 ‘장기간에 걸쳐 동시 다발적인 대량의 구호’가 필요한 특성이 있다. 구호 대상 피해자 산정부터 구호금품·성금 지원, 세탁·샤워 시설, 급식소, 이동 화장실, 휴대폰 충전센터 등까지 그대로 보고 따라하면 되는 수준의 매뉴얼이 구비돼야 한다. 당장 내진설계된 대피소(학교 등)를 마련하는 것부터 어려웠던 점을 반면교사로 삼으면 된다. 또 이주 및 재건축 대책을 세울 때는 단순한 도시 경관의 재생이 아니라 삶의 터전을 종합적으로 다시 세우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라 진앙 근처에 있는 지열발전소가 지진 원인이라는 주장에 대한 정부 조사 결과가 오는 2월쯤 나온다. 지진 원인에 대한 논란 규명도 정확히 해야 사후 대처를 정확히 할 수 있다. 활성단층 활동에 대한 장기간 추적 조사도 필요하다. 현행 법규로 지원 불가능한 이재민의 고충도 어느 정도 다독여야 한다. 이주 지원 대상이 아니어서 대피소를 전전하는 분들에게 사회의 관심은 점점 적어지고 감정의 골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지역 복구·부흥 지원기금’을 조성, 이주를 간접 지원하는 방안 등도 고려해 볼 만하다. -유사 사례가 있나. 라 일본 돗토리현은 2016년 10월 6.6 규모 지진으로, 사망자는 없었지만 1만 4000동의 건축물 피해가 났다. 재해 및 도시 규모가 모두 포항과 비슷하다. 당시 지진 발생 3분 만에 총리 관저에 대책실이 설치돼 피해 상황 실시간 파악, 구조 등 응급 대책, 대피 정보 제공 등이 실시간으로 이뤄졌다. 또 1시간 30분 만에 기상청을 통해 상황 정보가 일원화됐다. 현 정부는 피해 지역에 재해 구조법 적용을 결정했고, 도지사가 단수 발생 지역 등에 자위대 파견을 요청했다. 인근 지자체에서 토목·건축·보건 전문직원이 파견되고, 피난소는 수십 곳에 개설돼 초기 약 3000명을 수용한 뒤 2개월 뒤 폐쇄됐다. 일본은 일반적으로 피난소 운영 기간이 1주일 이내지만, 고령자 등을 배려해 기간을 연장했다. 지진 2주 후부터 주택 전·반파 이재민을 대상으로 공영주택 입주가 이뤄졌다. 또 전국 최초로 손괴율이 20% 미만인 주택 일부 파손에도 최대 30만엔을 지원하는 주택재건제도를 실시했다. -미래 지진 발생시 피해를 줄이려면. 라 지진 예측은 풍수해 등 다른 자연 재해와 달리 현재 과학기술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감재 정책이 관건이다. 지진 규모별 인명·재산 피해 시뮬레이션에 기초해 감재 목표를 로드맵으로 설정해야 한다. 그리고 체계적이고 중장기적인 대비 계획의 수립, 집행이 뛰따라야 한다. 민간 건축물, 전기·가스·상하수도·도로 등 인프라 시설의 내진화 같은 하드웨어 정책은 물론 국민 재난 의식 및 대응 능력을 높일 수 있는 지역 차원 방재 교육·훈련 등 소프트웨어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비장한 한용운·처연한 유관순… 감시받은 4858명의 흔적

    비장한 한용운·처연한 유관순… 감시받은 4858명의 흔적

    처연하지만 어딘가 결연해 보이는 유관순의 눈빛, 파르라니 깎은 머리로 정면을 차갑게 응시하는 한용운의 비장함, 대형 태극기 앞에서 무표정하게 자세를 취한 이봉창…. 국사편찬위원회가 소장하고 있는 ‘일제 주요감시대상 인물카드’(등록문화재 제730호) 중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독립운동가들의 면면이다. 1920~1940년대 조선총독부 경기도경찰부가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일제 주요감시대상 인물카드’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일제 경찰이 감시했던 4858명에 대해 작성한 신상카드다. 안창호, 이봉창, 한용운, 유관순, 김마리아 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독립운동가를 포함해 한때 독립운동에 매진했으나 후일 친일 활동에 나선 이광수, 주요한, 최린 등도 포함돼 있다. 카드 중에는 ‘고등과 수배용’, ‘형사과 수배용’이라고 적힌 경우도 있는데 중요 범죄자의 사후 관리를 위한 용도로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감시대상 인물은 4858명이나 사람에 따라 카드가 복수로 작성된 탓에 전체 카드 매수는 6264매다. 카드 앞면과 뒷면에는 상반신 사진(경우에 따라 전면 혹은 측면 사진)과 나이, 키, 본적, 출생지, 주소 등 기본적인 인적 사항 외에도 죄명, 형기, 언도관서(재판소 명), 언도 연원일, 입소 연월일, 출소 연월일, 형무소 명 등의 수형 정보가 펜으로 적혀 있다. 죄명을 살펴보면 ‘보안법’, ‘치안유지법’, ‘국가총동원법’, ‘폭탄투척사건’, ‘안녕 질서에 관한 법’, ‘출판법’, ‘육군형법’, ‘주거침입’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사진은 대부분 서대문형무소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전면 상반신 사진의 경우 현재 백과사전 등에서 해당 인물을 소개하는 사진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희귀한 사료로서 항일 민족운동가나 독립운동가들을 조사하거나 연구할 때 신빙성 있는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국사편찬위원회 관계자는 “1919년 3·1운동 이후 각종 사회 사상운동과 비밀결사 운동이 증가하면서 일제가 대상자들을 신속하게 검거하고 탄압하기 위해 제작한 카드로, 어떤 사람들을 감시 대상으로 삼았고, 어떤 명목으로 감시했는지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6000여장에 달하는 방대한 양이지만 카드의 보존상태는 양호한 편이다. 1980년대 치안본부(현 경찰청)에서 국사편찬위원회로 이관돼 앨범에 보관돼 있다.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 데이터 베이스(http://db.history.go.kr)에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아직도 신경안정제 없인 잠 못 자… 공포는 여진으로 남았다

    아직도 신경안정제 없인 잠 못 자… 공포는 여진으로 남았다

    “지진도, 대처도 모든 게 처음이었습니다. 이런 규모의 재해가 닥친 유례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집으로 돌아왔지만, 예전의 일상은 사라졌습니다.” 2017년 11월 15일 오후 2시 30분. 경북 포항시 흥해읍에 사는 박형철(39·가명)씨는 그날 오후가 지금도 생생하다. 꿈에서도 그의 가슴을 옥죈다. 그날을 기점으로 박씨의 건장했던 인생은 통째로 달라졌다. 점심 직후였다. 자영업을 하다 새 일을 준비하고 있던 그는 맑은 하늘 어디선가 거대한 천둥소리를 들었다. 순간 전쟁이 났다고 생각했다. 이윽고 땅이 흔들렸다. 지진은 포항시 북구 북쪽 8㎞ 지역에 5.4 규모로 찾아왔다. 한반도에서 역대 두 번째로 큰 지진이었다.무의식적으로 네 살짜리 조카가 있는 근처 영일어린이집으로 냅다 뛰었다. 선생님들이 그나마 아이들을 대피시킨 뒤 진정시키고 있었지만 여기저기 우는 아이들이 보였다. 영문을 모르는 조카는 삼촌을 보더니 환히 웃었다. 아이를 품에 안고 나오는 순간, 바로 옆 건물 빨간 벽돌이 와르르 무너지면서 어린이집 차량을 덮쳤다. 1m 차이로 화를 면했다. 경림뉴소망아파트 1층인 집은 아수라장으로 변해 있었다. 배낭에 급한 짐을 구겨 넣고 어머니, 동생 내외를 수소문해 근처 흥해초등학교 운동장으로 향했다. 사이렌은 울렸지만 그때까지도 대피 안내방송이 나오지 않았다. 일단 학교로 가면 뭔가 안내가 있을 거라고만 짐작했다. 동네 사람들 800여명이 뒤엉켰다. “작년 경주 지진이 더 심했다는데 어째 우리 동네가 더 무너진 것 같아”라며 옆에서 웅성거렸다. 한참을 기다려 구호품 키트를 받았다. 당장 잠을 잘 데가 없는데 지급된 텐트도 모자랐다. 그날 밤 가족 5명은 차마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승용차에서 쪽잠을 잤다. 대피소는 어느 정도 질서정연했지만 밤이 되면 달라졌다. 구호품과 텐트를 받아 급식만 먹고 사라지는 이들, 술 먹고 남의 텐트에 쓰러지는 이들, 사생활이 없었다. 지진 후 사나흘이 지나자 “22일까지 피해 사실을 동사무소에 접수하라”고 했다. ‘집합건물은 전파, 개인주택은 반파’ 이상 판정받아야 이주시켜 준단다. 부서진 건물이 워낙 많은데, 대개 육안으로만 관찰하고 판정을 내렸다. 박씨 아파트도 처음엔 전파 판정을 받지 못했다. 90가구 중 65세 이상 어르신이 35%가량 사는 곳이다. 전기 스파크 튀는 소리, 벽 갈라지는 소리가 끊임없이 났다. 27일, 조심스레 지하실에 내려가 기둥을 만졌다. 콘크리트가 우수수 떨어져 내리고 철근이 다 드러났다. 시청은 이튿날 전파 판정을 내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불면증이 찾아왔다. 대형 트럭이 지나갈 때 흔들리는 창문 소리, 휴대전화 진동에도 소스라치게 놀랐다. 극도의 공포감에 바깥출입을 할 수 없었다. 집에서 5분 거리인 동사무소를 가는 데 동생의 부축을 받고서 한 시간이 걸렸다. 숨이 차 서 있을 수조차 없었다. 일상은 사라졌다. 2018년 2월 11일 새벽, 규모 4.6의 여진이 또 찾아왔다. 대피소 15곳도 철수하고 주민들도 일상에 서서히 복귀하려던 시점이었다. 그날 이후 증세가 더 심해졌다. 박씨는 다음달 갑자기 찾아온 가슴 통증에 결국 119에 실려갔다. 4월, 공황장애 판정을 받았다. 흥해보건소에 새로 생긴 재난심리센터에서 상담과 심리치료를 받긴 했지만, 전문의가 없어 약 처방은 받지 못했다. 그는 “지진보다 트라우마가 100배는 더 무섭다”고 했다. 박씨는 지진 감지 애플리케이션 3개를 동시에 쓰고 있다. 행정안전부 재난 안내문자의 속도가 가장 느리다며, 2월 여진 당시 문자 전송 시간을 보여 줬다. N사의 재해 발생 속보보다 7분이 늦었다. 그는 “흥해 사는 분들은 대부분 N사 앱을 쓴다”고 했다. 11월, 한동대에서 하는 지진 트라우마 극복 심리상담교육을 1주일에 2번 받기 시작했다. 항우울제 처방과 병행하니 다행히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그는 “모든 게 처음인 탓에 주민도, 공무원도 헤맸다”고 했다. 정작 지원받아야 할 주민들이 뒤로 밀리는 경우도 많이 봤다. 역대 2위급 지진에다 현재까지도 운영 중인 대피소 관리부터 이재민 구호, 건물 파손 판정, 이주계획, 재난심리지원 등 모든 것이 장기간에 걸쳐 이뤄져야 했다. 반면 건축·재난 관련 전문가는 모자랐던 데다 주민 의견 수렴이 현장에서 잘 안 되다 보니 복구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었다. 지진 대피·구호소 운영 매뉴얼은 있지만 사후 현장과는 괴리가 컸다.신순옥(69·여)씨는 포항 흥해실내체육관 2층 2평(6.6㎡) 남짓 하는 텐트에서 남편과 단둘이 생활하고 있다. 딸과 아들이 있지만 “폐를 끼치느니 죽겠다”고 했다. “컴퓨터와 냉장고, TV, 세탁기, 세간살이가 다 산산이 부서졌는데 어디 가서 말도 못 한다”고 했다. 그가 살던 흥해읍의 한미장관 맨션은 C등급으로 ‘소파’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벽체에 여기저기 금이 간 집에 차마 들어가 살 용기가 나지 않았다. 신씨와 비슷한 200여가구가 이곳에서 텐트 생활을 하고 있고, 상주인구는 30명가량이다. 주민들은 2월 재정밀 안전점검 당시 현행 건축기준 전파 판정에 해당되는 D, E등급이 나왔는데도 시가 준공 당시인 1988년 건축기준으로 C등급을 내렸다고 주장한다. 또 개정된 시설물안전특별법에 따르면 이 아파트가 ‘3종 건축물’로 지정 고시돼 현행 법규에 따른 정밀안전진단 기준을 적용받아야 하는데도 시가 고시를 하지 않아 현행법도 따르지 않았다는 것이다.공기업에 다니던 남편 퇴직 후 아파트를 팔아 귀농하려 했지만, 노후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아침에 일어나 병원 가서 진료받고 친구들과 동네 사우나에서 만나 수다 떨고 점심 먹고 산책하던 일상은 이제 돌아오지 않는다. 여기저기 쑤시는 통증,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만 새로 찾아왔다. 한의원에서 침 맞고 돌아오면 하루 종일 텐트에 누워 지낸다. 병원을 전전했지만 뇌와 심장에는 이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신씨 웃옷 주머니에는 약봉지가 가득하다. 신경안정제가 없으면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나날이 1년이 넘었다. 신씨 텐트 앞 조그만 어항에는 싸구려 열대어 ‘구피’ 몇 마리가 노닐고 있다. “귀하게 키우던 놈들도 어항이 깨지는 바람에 다 죽었네. 얘네라도 들여다봐야 위안이 되지….” 딸에게서 휴대전화가 걸려왔다. “김치했다니 가서 맛봐야겠네.” 얼마 전에 찾아온 손녀는 집 현관 앞에서 안을 들여다볼 뿐 망부석이 됐다. “할머니 무서워서 들어갈 수가 없어….” 올해도 혹한의 추위가 찾아왔지만, 누전 염려 때문에 전기요를 쓰지 못한다. 두꺼운 매트 2개를 겹쳐 깔았지만 한기는 사방에서 올라온다. 지병인 암 진료를 위해 남편과 고속버스를 탔는데 선잠이 들었다가 혼비백산해 깼다. 버스 진동이 여진인 줄 알았다. “다들 먹고살기 바쁘다 보니 심리상담 같은 건 받을 생각들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그 역시 “시에서 한다는 얘기만 들었지 상담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다 필요없이 그냥 예전 집으로만 돌아가고 싶네.” 신씨가 혼잣말로 읊조렸다. “주민 주도형 복구, 그리고 단순한 ‘도시 풍경의 재생’이 아니라 주민 마음·터전의 재구성이 절실합니다.” 포항시 북구 환호동의 대동빌라주택재건축 정비사업조합설립 추진위원회를 맡고 있는 김대명(49) 위원장은 1년 넘게 휴직 중이다. 새 보금자리 만드는 일이 시급하다 보니 생업을 잠시 미룰 수밖에 없었다. 전파 판정을 받은 대동빌라는 지난해 11월 철거가 시작됐다. 아침에 들른 빌라 입구 한복판에는 죽은 쥐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힘없이 바스라진 벽체와 엿가락처럼 휘어진 창틀, 널브러진 깨진 유리창들이 고스란히 그날의 충격을 말해 준다. 개인 주택과 달리 공동 주택 주민은 내부 수리도 이웃 동의를 얻어야 하고 재건축 의견 수렴 과정 역시 기나긴 진통의 연속이다. 이런 이유로 지진 피해를 입은 공동주택 대부분이 아직 철거 여부가 정해지지 않았다. 반면 대동빌라 주민들은 지난해 10월 부영주택㈜, 포항시와 함께 재건축 등 주택정비사업을 공동 추진키로 합의했다. 충돌을 최대한 피하고 주민 상생을 우선해 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덕분이었다. 같은 동 주민끼리 시비가 붙었다는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청와대 제도개혁비서관을 어렵게 면담했다. “지원 법규가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고 하소연했다. 우선 국토교통부의 재해주택복구기금은 여지껏 공동주택을 지원한 사례가 없었다. 우리은행을 통해 ‘20년간 1.5% 장기 저리 지원’ 등 내규를 만드는 데만도 몇 개월이 걸렸다. 다들 “이런 규모의 지진과 피해가 처음이라 전례가 없어 그렇다”고만 반복했다. 포항 지진을 계기로 이재민에게 주는 재난지원금 기준도 ‘전파 900만원→1300만원, 반파 450만원→650만원’으로 상향됐지만, 정작 소급이 안 돼 포항 시민들은 지원받을 수가 없다. 정치인들이 지진 재해로 인한 재난복구·지원특별법 통과 등을 장담했지만, 주민들 피부엔 와닿지 않았다. 재건축만 확정됐을 뿐 분담금, 이주 기간 협상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철거 판정을 받은 아파트는 대부분 1억원 이하인데 재개발하려면 1억 6000만원씩 내라는 게 시의 입장이었다. 이 돈을 감당할 수 있는 주민은 많지 않다. 분담금을 낮추는 협상은 계속 진행 중이다. 임시 주택 거주 기간도 당초 6개월이었다가 2년으로 연장됐다. 재건축 완료까지 앞으로 최소한 3년 이상 걸리는데, 올해 말에는 여기서 나가야 한다. 포항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측과 계속 협상 중이니 올봄까지 기다려 보라고 한다. 재난 피해 지역을 특별재생지역으로 복구하는 ‘도시재생활성화 및 지원 특별법’이 지난해 4월 개정돼 포항이 특별재생지역으로 포함된 것 외, 포항 지진 관련 지원법은 지난해 국회서 통과된 게 전무하다. 예산 역시 올해 국가 지진 방재 교육관 용역비 1억원(전체 사업비 1000억원)이 반영된 게 전부다. 임시 이주한 주택은 포항시 반대편 끝에 있어 중학교 3학년 아들과 함께 매일 새벽 등교를 한다. 친구들과 헤어지기 싫어 왕복 3시간 통학 거리를 감수하는 아들이 안쓰럽다. 김 위원장은 “주민들은 그저 새집이 아니라 삶을 지탱한 터전으로의 복귀를 간절히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한가인 닮은꼴, 전지현 도플갱어, “제 눈엔 다 보입니다”

    한가인 닮은꼴, 전지현 도플갱어, “제 눈엔 다 보입니다”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3 티걸(예선에 통과된 합격자에게 티셔츠 건네는 역할을 하는 여성을 일컫는 말) ‘유진아‘, 슈퍼스타K4 티걸인 전지현 도플갱어 ‘임미향’, 배우 한가인을 닮아 관심이 집중됐던 섹시 한가인 ‘고두림‘, 모델과 인터넷 방송 BJ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1세대 페이스북 스타 ‘채보미’, 화성인 바이러스 두 번째 V걸 ‘한규리‘씨. 이들의 공통점은 정식으로 데뷔하기도 전에 단지 유명 배우와 많이 닮았을 뿐 아니라 일반인들보다 훨씬 ‘우월한’ 몸매와 노출로 이슈를 받아 포털 실검 상위에 랭크됐던 다소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라는 점이다. 물론 급작스럽게 이슈가 된 대상들에겐 꼬리표처럼 비난도 늘 함께 하는 법. 결국 야심차게 활동을 이어가던 몇몇은 비난조의 악플들을 견디지 못했고 그 결과 대중의 관심에서 시나브로 멀어져 갔다. 하지만 전지현 도플갱어 임미향씨처럼 자신만의 ‘주특기’를 성실하게 연마해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모델들도 다수 있다. 대중의 관심과 비난 사이를 조심스럽게 오가는 이들 뒤엔, 이들이 이슈화 될 수 있도록 ‘애쓴’ 전문 이슈메이커 김진수 팀장이라는 사람이 있다. 일 자체의 성격상 ‘성의 상품화’라고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도 있을 터. 하지만 그는 지금 이 순간도 그런 부담감의 시선들을 넘어 새로운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을 찾아내고 이슈화하기 위한 고단한 과정들과 많은 매체를 상대로 철저한 ‘을’의 입장이 되어 매체의 ‘갑질‘을 견뎌야 하는 강력한 멘탈을 소유하기까지. 그가 일하면서 경험하고 느꼈던 많은 것들을 지난 22일 강남구 논현동 스튜디오에서 만나 얘기를 나눴다.(Q) 일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우연치 않게 엔터테인먼트사 매니저로 들어가게 됐다. 제가 볼 때 앞으로 잘 될 것 같은 친구들이 많이 있었는데 단순 활동만 하고 끝나는 게 아쉬웠다. 직접 바이럴 마케팅과 온라인 마케팅을 배웠고 한두 번 일은 진행해보다 보니깐 재미도 생기고 성과도 잘 나오고 해서 지금까지 계속 해오고 있다. (Q) 대중들에게 큰 이슈가 됐던 분들을 소개한다면슈스케3 티걸을 했던 유진아, 슈스케4 티걸을 했던 전지현 도플갱어 임미향이란 친구가 있다. 섹시한 한가인 닮았다고 해서 이슈를 많이 모았던 고두림이란 친구도 있다. 페북여신 채보미, 화성인바이러스 2대 V걸인 한규리씨가 있다. (Q) 좋은 반응을 얻었을 때 기쁨이 남다를 거 같은데마케팅되어 있고 이미 인지도가 있는 친구들과 작업 하는 것보단 아예 아무것도 없는 친구들과 일하는 게 더 재밌다. 일단은 시작을 같이했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만일 그분이 잘 됐을 때는 저와 계속 같이 일을 하던 다른 소속사에서 일을 하던 그건 그다음의 문제다. 실검이 네이버에 떠 있는 거 보면 그 친구한테도 좋은 일이겠지만 나 스스로의 기분도 말할 수 없을 정도다. 한 마디로 성취욕은 대단하다. (Q) 큰 관심을 받았던 분들이 대중으로부터 쉽게 잊혀지는 경우도 많았을텐데순간적으로 관심이 몰리다 보니깐 큰 부담감을 가진 친구들도 있었다. 결국 활동을 줄이게 되고 평범한 일반인으로 돌아간 경우도 많다. 그런 분들에겐 일정 부분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일을 처음 시작하려는 친구들의 경우엔 노출로 관심을 받은 친구들이 악성 댓글로 많이 시달리는 걸 잘 알고 있어 겁을 많이 먹는다. 이 분야에서 활동하려면 그런 것들을 이겨낼 수 있는 멘탈은 있어야 된다고 조심스럽게 얘기하는 편이다. (Q) ‘젊은 여성’이라는 이슈 콘텐츠의 한계성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소속사에 속해 지금도 중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임미향씨 경우엔 자신만의 콘텐츠를 개발했기 때문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섹시 콘텐츠나 노출 쪽이 많이 부각됐던 게 사실인데 그런 것들에 대한 부담감은 지금도 갖고 있다. 일반적인 뷰티 콘텐츠와 노출과 관련 없는 콘셉트로 다양하게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Q) 어떤 경로를 통해 인물을 발굴해 내며, 그 과정에서 애로점은 없는지한가한 시간에는 SNS를 많이 집중하는 거 같아요. 해시태그를 치고 들어가면 일반인, 모델 콘텐츠가 쫙 뜨기 때문에 전체적인 사진이나 느낌을 보고 저희가 생각하는 기획안 중의 하나를 제안을 해보고 이 친구가 오케이를 하면 실물미팅을 진행하고 대형기획사가 아닌 이상에는 사실 지금도 저희가 메시지를 보내거나 뭔가에 대한 요청을 하면 거부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만났을 때도 서로 경계하는 것도 눈에 보이고 그런 것들은 조금 애로점인 거 같다. (Q) 일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하나만 소개해 준다면‘어느 정도’ 노출을 해줘야 이슈를 만들 수 있다. 그래야 나중에 이미지 변신을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출 관련 얘기를 하면 상당히 기분 나빠하는 모델도 많다. 다수의 사람들이 있는 상태에서 미팅을 하면 좀 많이 민망하기도 하다. 어떤 분은 “저는 비키니까지만 생각하고 왔는데 왜 다른 사진들을 보여주시느냐”며 화를 내기도 한다. “백퍼센트 이 사진으로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런 식으로 진행을 할 거고 이런 느낌이 났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해도 서로 간에 상당 부분 오해가 생기기 마련이다. 많은 신뢰를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Q) 일반인들의 숨겨진 매력을 찾아낼 수 있는 본인만의 노하우가 있다면‘저 회사는 얘들을 벗겨서 띄운다’, ‘저 회사에 가면 무조건 벗어야 한다’라고 소문이 난 회사도 제가 하던 방식으로 일을 진행했지만 그 회사는 이슈를 받지 못했고 저는 많이 받았던 경우가 있다. 하지만 ‘내가 보는 눈이 다르다’ 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어떤 아이디어가 떠오른 면 바로 다음날 실행해 보려는 것이 다른 분들의 차이점이라 생각한다.(Q) 이슈 콘텐츠화하는 과정에서 ‘섹시 콘셉트’에 국한되는 점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지금은 연예인들도 스스럼없이 비키니 사진 등을 많이 노출하고 있다. 때문에 노출이라고 해서 무조건 되는 시장은 아니다. 최근 어떤 걸그룹 멤버 중 한 명이 시상식 중 야한 의상을 입고 나와서 실시간 검색이 높게 올라온 경우가 있었다. 그런 식은 어쩔 수 없이 순간 이슈화가 될 수는 있겠지만 한계가 있다. 섹시 콘셉트로 국한된 것이 아쉽지만 다양한 변화를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Q) 결국 ‘성의 상품화 아닌가’라는 질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어떻게 생각하는지사실 성의 상품화라는 게 어떻게 보면 생각하는 사람의 기준에 따라서 많이 다른 거 같다. 무조건 노출했기 때문에 성의 상품화라고 말한다면 저는 할 말이 없겠지만 어차피 욕을 할 사람은 욕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은 노출 콘셉트의 친구들이 아무리 단정하게 옷을 입고 나와도 욕을 한다. (Q) 일 하면서 가장 힘이 들었던 때가 있다면 처음부터 함께 고생해왔던 친구들이 다른 곳으로 갈 때다. 이제 ‘ 친구와 나와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겠다’고 생각할 때, 더 좋은 회사로 갈 때는 정말 정신적으로 큰 타격을 받는다. (Q) 이슈화를 시키려면 많은 언론매체에 의존해야 한다. 어찌 보면 ‘을’의 입장일 텐데이 친구가 이번에 잘 됐을 때 다음에 어떻게 풀어 나갈 거고 하는 것들에 대한 모든 계획표는 내 머릿속에 있다. 이런 말하면 매체 관계자들이 욕하겠지만, 제가 지금은 을의 입장이 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언론사도 많고 방송국도 많고 자체 방송들도 많이 하기 때문에 나중엔 제가 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꿈대중적인 콘셉트와 기획으로 친구들이 편하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의 소속사를 만들어 주는 것이 꿈이다. 개개인들의 매력과 콘셉트를 잘 발굴해서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기자 sungho@seoul.co.kr
  • [미투 1년]“보복 고소·여론전 된 미투…잊혀질까 두려워 오늘도 싸웁니다”

    [미투 1년]“보복 고소·여론전 된 미투…잊혀질까 두려워 오늘도 싸웁니다”

    제자 “2015년 H교수, 강제 입맞춤·사과” 폭로하 교수 즉각 명예훼손 맞고소… 여과없이 보도커뮤니티·댓글선 피해자 겨냥 “꽃뱀” 마녀사냥인권위 “교수 지위 이용해 강제추행” 수사 의뢰檢 9개월 만에 기소… 학교측 ‘직위해제’ 처분만피해자, 무료 법률지원 다 소진… 소송비용 걱정첫 재판 앞둬… “지난한 싸움 했는데 이제 시작”“정의가 승리했다.” 지난 23일 서지현 검사가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징역 2년형 선고 소식을 듣고 내놓은 일성이다. 그는 수년 전 안 전 국장으로부터 성추행당했음을 지난해 1월 29일 검찰 게시판을 통해 폭로했다. 국내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의 시작이었다. 이후 법조계와 학계·문화계·종교계 등에서 “나도 피해자”라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고발자 대부분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마음을 졸이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회적 관심도 시들해졌다. ‘동덕여대 H교수 사건’도 그중 하나다. 지난해 3월 ‘H’가 하일지라는 유명 소설가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주목을 받은 것도 잠시뿐. 학생들은 유명인이자 교수인 피고인과의 법적 공방은 물론 2차 가해와도 싸우고 있다. 이들이 버텨낸 지난 1년은 어땠을까. “사람들의 관심이 없어질까, 학내에서조차 잊힐까, 앞으로 기사로 다뤄줄까… 이 모든 게 사실 두려워요.” ‘동덕여대 H교수 제자 성추행 사건’은 2018년 봄을 뜨겁게 달군 이슈였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공방은 핑퐁 게임처럼 전개되며 매일 생중계됐다. 그러나 이후 잇단 고소로 확전된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 피해자들은 여전히 지난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약 9개월 만인 지난달에야 경찰·검찰의 수사가 모두 마무리됐고 이제 겨우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지난 1년간 피해자와 함께해 온 사람들은 학생 10여명으로 꾸려진 연대체다. ‘동덕여대 H교수 사건 비상대책위원회’ 문아영 공동의장은 지난 시간이 “힘겨운 공방이 오간 지난한 싸움이었다”면서도 “그런데도 이제야 시작이라는 게 참…”이라며 한숨지었다. ●10여명 연대체 꾸려 대응… “관심 없어질까 불안” 사건의 단초는 ‘안희정 성폭력 사건’을 두고 벌어진 설전이었다. 지난해 3월 14일 동덕여대 익명 게시판에는 고발성 글이 하나 게시됐다. 이날 문예창작학과 수업에서 하 교수가 ‘안희정 사건’ 피해자 김지은씨와 관련해 “결혼해 준다고 했으면 안 그랬을 것. 질투심 때문”이라면서 “피해자가 알고 보니 이혼녀더라. 이혼녀도 욕망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는 내용이었다. 또 “(소설) 동백꽃은 처녀가 순진한 총각을 성폭행한 내용인데 얘도 미투 해야겠네”라는 하 교수의 말도 언급됐다. 하 교수의 발언은 교내에서 ‘미투 폄훼’ 논란을 일으켰다. 폭로는 이튿날 터져 나왔다. 이 대학 학생인 A씨는 대학 커뮤니티를 통해 ‘2015년 12월 H교수가 자신에게 강제로 입을 맞추고서 사과했다’며 교수의 성추행을 폭로했다. 여론은 들끓었고, A씨의 용기에 대한 지지가 잇따랐다. 교수의 대응은 빨랐다. 4일 만인 같은 달 19일 기자회견에 나서 “미투라는 이름으로 무례하고 비이성적인 고발이 자행되고 있다”며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그리고 피해자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및 상습협박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여론은 변했다. 대중은 직접 카메라 앞에 서 제자와 주고받은 애정 어린 이메일을 공개한 하 교수에게 힘을 실어줬다. 당당하니 고소까지 했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했다. 언론은 그의 말을 그대로 받아 적었다. 문 공동의장은 “피해자를 공격하는 가해자의 말을 여과 없이 받아 적은 데다 심지어 단독 인터뷰를 내보낸 매체들은 해당 발언이 사실인지 여부를 피해자에게 묻지 않았다”면서 “피해자에 대한 최소한의 취재 시도조차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때부터 A씨는 교수를 갈취하려 한 ‘꽃뱀’이 됐다. 비인격적 표현이 피해자와 그와 연대하는 학생들에게 쏟아졌다. 댓글창과 커뮤니티는 마녀사냥의 장이 됐다. 4월 20일 A씨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수사당국과 인권위는 피해자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지난 7월 가해 교수가 피해자를 고소한 명예훼손 사건에 대해 ‘혐의 없음’이라고 결론 내렸다. 검찰도 지난 12월 피해자를 불기소 처분했다. 한편,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지난 7월 검찰총장에 이 사건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신문이 비대위를 통해 입수한 인권위 결정문에 따르면 인권위는 “대학교수라는 업무관계에서의 지위를 이용해 학생인 진정인에게 육체적, 성적 언동을 한 행위는 성희롱 행위에 해당한다”면서 “피진정인의 키스 행위가 강제추행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북부지검은 지난달 13일 하 교수를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강한 반발에 피해자 숨기도… 일상 다 바쳐야 하는 싸움” 그러나 이 같은 진행 상황을 아는 사람도, 궁금해하는 사람도 많지 않다. 대부분의 기억은 교수의 반박 기자회견과 고소, 그 어딘가에 멈춰 있었다. 학교도 적극적이지 않다. 해당 교수가 사임 의사를 표했지만 학교는 “사법당국의 판단을 지켜본 후 결정하겠다”며 직위해제에서 처분을 멈췄다. 그 사이 가해는 계속됐다. 피해자를 꽃뱀으로 규정한 프레임 속에서 피해자는 고소당한 ‘가짜 미투자’로 낙인찍혔다. 한 시인은 공개적으로 하 교수를 ‘가짜 미투’의 피해자라고 옹호하며 피해자의 얼굴과 실명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했다. 어려운 싸움 끝에 이들은 가해자에 대한 기소 처분을 받아냈고 허위사실 유포 혐의도 벗었다. 문 공동의장은 “그나마 이 사건은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대학가의 다른 사건은 상황이 너무 어렵더라”면서 “미투 운동 때 나온 피해자가 분명 다수였는데 법적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사람은 적었고, 소송을 행동에 옮긴 사람은 더 소수였다”고 전했다. 실제로 수많은 대학가 미투가 잊혀지고 있다. 여러 대학은 가해 교수에게 솜방망이 징계를 내렸다. ‘정직 3개월’은 대학본부가 학내 성폭력에 대응하는 가장 손쉬운 도구였다. 강력한 백래시(반발)에 피해자가 다시 수면 아래로 숨어버리기도 했다. 문 공동의장은 “여성들이 말하기 시작했지만 백래시가 너무 컸다”고 돌아봤다. 그는 “피해자가 사실을 말하고 당사자를 고소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힘든데, 보복성 고소와 여론전까지 더해지면 정말 견딜 수 없어진다”면서 “피해자가 온 일상을 다 바쳐야 하는 게 이 싸움”이라고 말했다.이런 상황은 대학가만 겪는 일이 아니다. 한때 뜨거웠던 미투 운동에 대한 관심은 야속할 만큼 식어버렸다. 안희정·이윤택 사건 등 유명인 사건 정도만 세간의 관심을 받는다. 유명세가 덜한 가해자들은 하나둘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오고 있다. 또 성폭력 사건의 특성상 익명 폭로가 상당수였기 때문에 폭로가 사실로 드러났더라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일지 성폭력 사건은 10개월이 지났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 사건 재판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2심을 거쳐 3심까지 가며 기나긴 법정 다툼을 이어가야 할 수도 있고, 피해자를 겨냥한 또 다른 고소가 들어올지도 모른다. 피해자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피해자 A씨는 이미 국가로부터 받는 무료법률지원도 제한된 횟수만큼 다 써버려 소송 비용도 걱정이다. 하지만 이들은 진실이 언젠가 명명백백 드러날 것이라는 믿음으로 버티고 있다. 문 공동의장은 “전엔 ‘나마저 꽃뱀으로 여겨질까’ 우려해 목소리 내지 못했던 여성들이 이젠 ‘네가 꽃뱀이라고 말하는 행위는 잘못된 거야’라고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수그러드는 관심에 불안과 두려움이 있지만, 조금 더 좋은 세상에서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이 피해당하지 않고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버티고 또 버틴다”고 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흔들의자나 해먹에서 자면 기억력 좋아진다고?

    [달콤한 사이언스] 흔들의자나 해먹에서 자면 기억력 좋아진다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는 잘 알려진 ‘100일의 기적’이라는 단어가 있다. 태어난 지 100일이 지나야 비로소 밤잠을 잘 이뤄 부모들이 한 시름 놓는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물론 백일이 지난 뒤에도 밤낮이 뒤바뀌어 있어 부모들이 힘들어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럴 때도 아이를 안거나 그네 형태의 침대에 눕혀 흔들어주면 스르르 잠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생물학자들이 어른들 역시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깊이 잠들지 못할 경우 아이들의 경우처럼 흔들의자나 해먹에서 약간 흔들리는 분위기에서 잠들면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더군다나 잠자는 동안 기억력과 관련된 중추를 강화시킨다는 부가적 효과도 있다고 한다. 스위스 로잔대 생물학 및 의학부, 통합유전체학센터, 스위스 정서과학센터, 제네바대 의대, 제네바대학병원 수면의학센터 공동연구팀은 잠자는 동안 약간씩의 흔들림이 숙면과 기억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24일자에 두 편의 논문으로 발표했다. 연구팀은 수면시 규칙적으로 흔들리는 움직임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생쥐와 사람에 대해 각각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18명의 젊은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부드럽게 흔들리는 침대에서 잘 때와 일반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잠자리에서 잘 때의 잠에 빠져드는데 걸리는 시간과 숙면시간, 그리고 자는 동안의 뇌파를 함께 측정했다. 그 결과 평소 잠을 잘 자는 사람이라도 흔들리는 상황에서 더 빨리 잠이 들었고 더 긴 시간 깊이 잠들었으며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 역시 쉽게 잠에 들고 숙면을 취하는 시간이 길어졌다는 것이 확인됐다. 또 연구팀은 기억력 측정을 위해 실험 참가자들에게 잠들기 전에 일련의 새로운 단어들을 외우도록 했다. 흔들리는 침대와 그렇지 않은 침대에서 잠들게 한 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단어를 얼마나 빨리, 그리고 많이 기억해내는지 측정했다. 그 결과 흔들리는 침대에서 잠든 사람들이 더 많은 단어를 더 빨리 기억해 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사람 이외의 종에서도 마찬가지 효과가 나타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생쥐를 대상으로 똑같은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생쥐들도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흔들리는 환경이 더 빨리 잠들게 만들고 깊이 잠들게 만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지속적이고 규칙적인 흔들림이 수면과 기억의 통합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뇌 시상피질에서 발생하는 신경활동을 돕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에 앞서 45분 정도의 낮잠을 자는 동안에도 약간씩의 흔들림이 피로를 회복하는데 훨씬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로렌스 바이엘 제네바대 의대(수면과학) 교수는 “숙면이라는 개념은 빨리 잠들고 중간에 깨지 않고 깊이 잠들 수 있는 상태”라며 “이번 연구는 약간씩의 흔들림이 숙면을 취하거나 불면증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을 보여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엘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가 수면 부족이나 기억력 장애를 겪는 사람은 물론 밤잠이 부족해 고생하는 노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의협, “홍역 전국 유행 아냐”

    의협, “홍역 전국 유행 아냐”

    의사협회가 “홍역이 전국적 유행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회장은 25일 대한의사협회가 제작하는 한 인터넷 방송에서 “대규모 홍역발생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아 보이고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으나 면역에 문제가 있을 만한 분들은 접종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홍역이 일부 유행하고 있으나 메르스 사태와는 달리 차분히 대응하고 전문가와 상담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경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도 “우리나라는 2014년도에 ‘홍역 퇴치 인증을 받았으며, 현재 홍역 감염은 지역사회 내 감염보다는 외국 유행 바이러스가 유입된 것이다”라고 설명하며, “불완전한 접종을 하거나 성인의 경우 전형적인 홍역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며, 1차 접종으로 93%, 2차 접종으로 97% 면역력을 획득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2차 이상의 예방접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질본도 이날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등 보건의료단체와 간담회를 가지며 최근 발생한 홍역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당부했다. 질본은 병원에 내원하는 내원자의 여행력 등 확인을 철저히 하고, 홍역 관련 증상이 있는 경우 관할 보건소에 신고하고 감염관리 조치를 충실히 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백신 접종력이 없는 의료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홍역 예방접종을 권고하고,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홍역과 관련하여 정확한 정보를 안내하는 등 홍역 대응에 적극 협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단독]“성폭행 처벌 못해도 외쳐야 했다”… 동네 체육관의 미투 절규

    [단독]“성폭행 처벌 못해도 외쳐야 했다”… 동네 체육관의 미투 절규

    “관장이 지시 안 따른다며 1년간 폭행” ‘해고 협박’과 함께 성폭행까지 이어져 경찰 “목격자 없어 기소 어렵다” 판단 해당 관장 “폭행·성폭행 사실 아니다” “범죄 특성상 객관적 증거확보 어려워” 수사기관 접수 성폭행 사건 절반 불기소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한국체대) 선수의 고발로 체육계에 ‘미투’ 바람이 불어닥친 이후 서울신문은 태권도 사범 A(여)씨로부터 제보를 받았다. “함께 일하던 관장에게 1년간 상습 폭행은 물론 성폭행까지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법적으로 다퉈 보려 경찰서를 찾았지만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법정에 서 보지도 못했다. 그는 “더이상 태권도를 할 수 없게 되더라도 마지막으로 내 이야기를 알리고 싶다”고 했다. 본인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은 이름 없는 체육인들이 많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가 겪은 악몽 같은 1년에 대해 들어 봤다. “최근 체육계 미투를 보면서 ‘저 같은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하고 생각했어요. 유명하지도 않고, 가해자를 처벌할 증거도 없는 사람들이요.” 2016~2017년 자신이 겪은 일을 털어놓던 A씨는 언론의 문을 두드린 이유를 “억울해서”라고 했다. A씨는 지방의 한 태권도장에서 일할 당시 관장 B씨에게 상습 폭행과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일을 시작한 직후인 2016년 12월 가벼운 폭행이 시작됐고 4개월쯤 지나자 손바닥으로 뺨이나 머리를 구타하는 등 강도가 세졌다.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 “군대식 말투를 쓰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A씨는 “관장과 사범 관계는 시합하는 선수와 지도자 관계 못지않게 위계적”이라고 말했다. 부당한 대우를 당해도 침묵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관장은 A씨에게 “내 말을 듣지 않으면 태권도계에 발붙이기 어렵고, 사범 생활도 그만둬야 한다”는 말을 곧잘 했다고 한다. A씨는 ‘사범 생활이 힘들다’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지만 폭행 사실은 차마 말하지 못했다. A씨는 “폭언, 폭행하던 관장이 꾹 참는 나를 보고는 어느 날 성관계까지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2017년 3월 수업이 없는 점심 시간 때 일이었다. A씨는 “성관계를 거절하니 ‘너 여기서 나가고 싶냐’며 뺨을 때렸다”면서 “더이상 저항하지 못하자 강제로 성관계했고, 이후 2차례 더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2017년 8월 도장을 그만뒀다. 이후 A씨의 삶은 황폐해졌다. 길거리에 태권도복을 입은 아이나 노란 차(태권도장 버스)만 봐도 손이 떨렸다. 병원에서 우울증 치료도 받았다. 변호사에게 성폭행 피해 사실을 털어놓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사건을 회상하는 게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A씨는 2017년 9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B씨가 상습 폭행과 성폭행 등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가해자를 법의 심판대에 세우고 싶었다. 하지만 경찰은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고, 검찰은 지난해 5월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사건을 다시 살펴봐 달라”며 항고와 재정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도장 안에는 폐쇄회로(CC)TV가 없었고, A씨가 폭행이나 성폭행 이후 남긴 SNS나 문자메시지 기록도 없었다”며 “참고인 조사에서도 ‘그랬다고 하더라’는 증언만 일부 있고, 직접 목격한 사람이나 추가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허위 주장을 하는 것으로 판단하지는 않았지만, 수사의 단초가 될 만한 증거가 없어 기소 의견을 내긴 어려웠다”고 말했다. A씨가 일했던 도장에 아이들을 보냈던 한 학부모는 “아이들에게 ‘관장이 사범을 사무실 안으로 데려가 가끔 때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제가 직접 본 게 아니라 증거가 될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사정이 안타까워 경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관장 B씨는 A씨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폭행과 성폭행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공개된 공간인 도장 안에서 그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겠나”라며 “제가 잘못한 것이 있었으면 경찰 수사에서 이미 밝혀졌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금이라도 ‘증언하겠다’는 목격자 나타났으면…”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수사기관에 접수돼 처리된 성폭력 범죄 3만 78건 가운데 재판에 넘겨진 경우는 48%(1만 4404건)에 그친다. 전체 사건 중 절반 가까이가 법원 문턱조차 넘지 못하는 것이다. 법무법인 예강의 안주영 변호사는 “성폭력 사건은 범죄 특성상 증거 확보가 어려워 불기소되는 경우가 있다”며 “CCTV와 같은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면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증거가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전직 유도선수 신유용씨도 참고인들이 진술을 거부하는 바람에 증언 확보에 실패했고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이 검찰에 송치됐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혼자서 증거를 찾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면서 “증거 없이 경찰에 신고하고 조사받다가 불기소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과 교수는 “성폭행 이후에는 기억이 조각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경찰 조사 등에서 피해자가 정확하게 논리적으로 설명한다는 게 힘들 수 있다”고 전했다. A씨는 “지금이라도 체육관 내 폭행을 본 목격자 중 누군가 ‘증언하겠다’며 연락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학폭위 이대로는 안된다] “잘잘못 따지기도 전에 가해자 낙인… 학폭위, 전문성 강화해야”

    [학폭위 이대로는 안된다] “잘잘못 따지기도 전에 가해자 낙인… 학폭위, 전문성 강화해야”

    학교폭력이 학교 안에서 해결되지 못하고 법정 다툼으로 커지는 가장 큰 이유는 교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가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부모와 교사,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학폭위가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학폭위가 학생을 ‘가해자’와 ‘피해자’로 나눠 처벌을 내리는 법정과 같은 역할을 하지만, 전담교사나 위원으로 참여한 학부모가 폭력사건에 대한 명료한 판단력과 학생의 감수성에 대한 이해를 모두 갖추기 힘들다는 것이다. 특히 학부모 위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학부모 위원의 공정성을 위해 학부모 전체회의에서 직접 선출된 대표들이 참여하도록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지만, 학부모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칠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주로 나온다. A씨의 아들은 자신을 먼저 밀친 친구와 싸웠지만 가해자로 학폭위에 넘겨졌다. A씨는 “학폭위는 아이들의 잘잘못을 따지기도 전에 처음부터 우리 아들을 가해자로 낙인찍었다”면서 “아직 어린아이를 범죄자 취급하는 위원들의 말투에 가슴이 미어졌다”고 말했다. 지적장애를 가진 딸이 괴롭힘을 당했던 B씨는 “학부모 위원이 아이에게 ‘언제 어디서 누가 뭐라고 놀렸는지 정확히 설명하라’고 해 아이의 말문이 막혔다”면서 “지적장애에 대한 기본 이해도 없는데 문제가 해결되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현석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수석부지부장은 “학부모 위원들이 시·도교육청에서 학교폭력 연수를 받는 등 전문성을 높이려는 노력은 꾸준히 이뤄져 왔지만, 여전히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면서 “청소년 지도자나 청소년 상담 전문가 등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성이 결여된 위원회의 결정은 반드시 불복이 따른다. 학폭위부터 불복에 이르는 과정에는 당사자인 학생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도 못한다. 아이들 싸움이 학폭위로 넘어간 뒤부턴 어른 싸움이 되는 것이다. 최희영 청소년폭력예방재단(청예단) 유스랩 센터장은 “학생들은 이미 화해를 했는데 피해 학생의 학부모가 가해 학생의 처벌을 더 강화해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아이들의 의견을 더 많이 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폭위에서 넘어온 사건을 담당하는 행정재판부 법관들은 “학교에서 일어난 사건을 판사가 최종 판단을 하는 게 바람직한가”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한 법원의 행정재판부 재판장은 “학교폭력이 일어나면 무조건 학폭위에 넘기다 보니 교사들에겐 재량권이 없다”면서 “교사가 화해를 유도해도 학부모가 다시 문제 삼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 법관은 “학교전담 경찰관이 초기에 개입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조사하면 사건의 왜곡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법에서 행정재판을 맡은 부장판사도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학폭위 규정이 오히려 재판에선 실체를 밝히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학교폭력예방법이 지나치게 촘촘한 규정을 두고 있어 사건의 본질과 무관하게 절차적 하자 때문에 법원에서 뒤집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법관은 “학폭위가 시작되면 정작 교사와 학교는 뒤로 빠진 채 학부모가 직접 학폭위 결론과 싸우는 구조가 된다”면서 “학교가 좀더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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