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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앵님 컨설팅’ NO… 관악구민은 누구나 서울대 강의 들어요

    ‘쓰앵님 컨설팅’ NO… 관악구민은 누구나 서울대 강의 들어요

    서울 관악구 주민이라면 대한민국 최고의 지성인들이 모인 서울대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서울대 사범대 교수진이 진행하는 다채로운 교양강좌 프로그램 ‘관악시민대학’이 열리기 때문이다. 관악구는 다음달 13일 개강해 6월 19일까지 구 평생학습관에서 진행되는 ‘제29기 관악시민대학’의 수강생을 모집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서울대의 우수한 인적 자원과 수준 높은 교육 콘텐츠를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관악구만의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관악시민대학은 2005년 첫발을 떼 28기까지 1500명이 넘는 수료생을 배출할 만큼 주민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서의식 교수의 ‘동북아 역사 전쟁과 우리의 진로’, 권오량 교수의 ‘세계화 시대에 외국어 배우기’, 김덕수 교수의 서양사 강의, 최승언 교수의 ‘인간과 우주’ 등 정치, 역사, 문화, 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내공 있는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정규 수업 외에도 서울대 탐방 등이 교육 과정에 포함돼 현장감을 높였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관악시민대학은 구민, 구청, 서울대로 이뤄진 민·관·학 협력이 돋보이는 평생교육 통합의 장”이라며 “제29기 관악시민대학생이 돼 세계와 우리의 현재를 조망하는 깊이 있는 통찰과 교양을 쌓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봄의 전령, 우리 땅의 미선나무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봄의 전령, 우리 땅의 미선나무

    입춘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복수초와 매화의 개화 소식이 들려온다. 머리론 아직 봄이 멀었다는 걸 알면서도, 한편 꽃들도 피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봄이 빨리 오지 않으려나 막연한 기대를 하게 되는 계절이다. 매실나무, 벚나무, 개나리, 진달래. 저 앞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봄꽃 나무들이다. 그중엔 미선나무도 있다. 국립수목원에서 일할 때 좋아하던 관목원 언덕배기에는 미선나무 서너 그루가 있었다. 이름도 미선. 초등학교 때 가장 친했던 나의 친구 이름과 같아 어쩐지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미선’은 사실 열매가 ‘미선 부채’와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수목원의 미선나무는 흰 꽃을 피웠다. 전국적으로 종종 분홍빛이거나 상아색을 띠는 개체도 있으나 수목원의 것은 미색에 가까운 흰색이었다. 이들은 어느 해엔 3월에 꽃을 피우기도, 또 어느 해에는 4월에야 꽃을 피우기도 했다. 꽃이 희고 작아 눈에 띄지 않을 것만 같으면서도, 이 계절에는 다른 모든 것이 흑빛이라 그 안에서 이들의 백색 개화가 유독 빛나 보였다. 미선나무의 진한 꽃향기가 퍼지듯 수목원 내에 이들 꽃이 피었다는 소문이 퍼지면 직원들은 점심시간에 미선나무 꽃을 보러 산책을 나왔다. 그러면 꽃 주위를 뱅 둘러싸고 사진을 찍거나 가만히 들여다보곤 했다. 미선나무는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1속 1종의 한국특산식물이고, 그래서 연구자들에게 유독 애틋하게 여겨졌다.내 외장 하드에도 2009년부터 매해 찍어 둔 미선나무 꽃 사진이 있다. 한국특산식물이니 언젠가는 그려야 하겠지란 일념으로 기록해 둔 것이다. 미선나무의 꽃은 꽃잎이 보통 다섯 개지만 여섯 개인 것도 있다. 암술은 1개, 수술은 2개다.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개나리처럼 암술이 수술보다 긴 장주화와 암술이 수술보다 짧은 단주화의 두 가지 형태가 있다. 다른 식물들이 연둣빛 잎을 틔우고 화려한 봄꽃을 피울 즈음이면 미선나무 꽃은 지고, 여름이 되면 연둣빛 열매가 옅은 분홍색으로 익기 시작한다. 장주화와 단주화가 고르게 있어야 열매가 많이 달린다. 다들 미선나무의 꽃을 좋아하지만 나는 여름의 열매를 가장 좋아한다. 아름답다기보다는 곱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색. 옅은 연두와 분홍의 열매는 가을이 되면 갈색으로, 그 안에는 두 개의 종자가 익는다. 안타까운 건 이들의 내역을 잘 아는 사람이나 연구자 외에는 수목원의 미선나무를 그냥 지나치기 일쑤란 것이다. 사람들의 눈에 띌 만큼 나무가 거대하거나 꽃이 화려하지도 않고, 우리 음식이나 약으로 활용되는 일도 없어 아직 사람들에게 크게 와닿지 않는 식물일 수 있다. 현재 다양한 층위에서 미선나무에 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특산식물 대부분은 희귀식물임과 동시에 멸종위기식물이기 때문에 보존을 위한 증식부터 자원화 연구까지 연구자 외에도 비전문가와 지자체 등에서 이들의 존재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 미선나무 자생지 중 5곳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존· 관리되고, 주 자생지인 충북 괴산군에서는 매해 미선나무 축제가 열린다. 이런 노력 덕분에 미선나무의 존재가 사람들에게 점점 알려지고, 대량 증식 연구 끝에 도시 관상수로도 종종 볼 수 있게 됐다. 현재는 관상식물로서의 가치를 넘어 화장품이나 세제 원료로 활용되기 위한 연구, 음식 냄새를 없애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식품으로서의 연구 등 미선나무의 기능성을 증명해 도시로 가져오는 데에 몰두하는 중이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한국특산식물 360종 중 미선나무는 가장 적극적인 연구의 대상인 셈이다. 언젠가 이탈리아 정원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사회자가 이탈리아 북부의 한 식물원에 있는 거대한 담벼락을 소개하며 원래 처음 식물원을 만들었을 때는 아무도 이곳을 찾지 않아 담을 만들지 않았으나, 식물원 식물의 약용 효과가 하나둘 연구되고, 그 내용이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식물원에 식재된 식물들을 훔쳐 가는 사람들이 많아져 외부인의 침입을 막기 위해 나중에 담을 세웠다고 했다. 이 정도는 과하지만, 언젠가 사람들이 수목원의 미선나무나 그 옆의 매자나무, 앵도복사나무의 존재를 알아준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이달 말 미선나무를 비롯한 우리나라 특산식물에 관한 산림청 주최 심포지엄도 열린다. 삼월엔 괴산미선나무축제도 있다. 한국특산식물은 우리나라에만 있기에 우리는 이들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고, 반대로 우리는 이 식물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행운 또한 가진 셈이다. 세계 어디에도 없을 미선나무축제에서 우리는 이들을 보고 즐길 수 있는 행운을 가졌으니, 그 행운을 많이 누리길 바란다.
  • ‘독립운동 거점’ 연해주에 고려인 민족학교 생긴다

    ‘독립운동 거점’ 연해주에 고려인 민족학교 생긴다

    인천시교육청, 예산 3000만원 투입 우스리스크 건물 빌리거나 별도 마련 평생교육기관 형태로 올해 설립 목표 강제이주 전 존재했던 민족학교 계승 인천시교육청은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 거점이었던 러시아 연해주에 민족학교를 세우기로 했다. 13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우선 예산 3000만원을 투입해 올해 설립을 목표로 연해주 우스리스크에 고려인 민족학교를 세우기로 했다. 연해주에 살던 한인들이 1937년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됐다가 구 소련 붕괴 이후 다시 돌아온 사람들을 위해서다. 시교육청은 우스리스크에 있는 고려인문화센터 건물 일부를 빌리거나 별도 장소를 마련해 민족학교를 평생교육기관 형태로 운영할 방침이다. 학교에서는 고려인 4∼5세와 한국문화에 관심이 있는 러시아 청소년들에게 한국어와 문화를 가르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고려인문화센터에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는 프로그램이 있지만, 학교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기관은 없어 민족학교 설립을 구상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인 강제이주 전에는 연해주로 망명한 우국지사들이 세운 민족학교 32개가 있었다. 이번 민족학교는 그 당시의 민족학교를 계승하는 개념이다. 한국어와 러시아어에 능통한 고려인이나 러시아인 현지교사가 민족학교 강사를 맡게 된다. 현재 연해주에 거주 중인 고려인 4만여명 가운데 젊은이는 물론 노인 상당수가 한국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처지다. 조선시대인 1860년에 함경도 주민 13가구가 착취와 기근을 피해 러시아 연해주로 이주한 이후 한인들의 이주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우국지사들이 연해주로 몰려든 것은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고 1910년 한일강제병합이 이뤄진 이후였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임정, 中 국민당 도움받아 충칭 정착…中 공산당, 조선의용대 탈영 부추겨 팔로군 편입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임정, 中 국민당 도움받아 충칭 정착…中 공산당, 조선의용대 탈영 부추겨 팔로군 편입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1919년 출범해 1945년 해방 때까지 중국에서 활동했다. 1932년 윤봉길 의거 뒤 일본의 추격을 피해 상하이에서 항저우로 옮겼다. 1937년 중일전쟁 이후로 중국 국민당 정부의 도움을 받아 각지를 떠돌았다. 임정이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은 서남부 쓰촨성의 작은 도시 충칭이었다. 임정은 1945년 11월 한국에 돌아올 때까지 여기서 5년 넘게 독립을 준비했다. ●임정, 충칭서 5년 넘게 한국 독립 준비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취재의 최종 목적지 충칭. 1937년 11월 중국이 일본에 수도 난징을 빼앗기자 임시 수도로 정한 곳이다. 주민 수가 3100만명에 달해 중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이자 유비와 제갈량이 천하를 제패하기 위해 세력을 길렀던 촉(蜀)의 옛 땅이다. ‘안개 도시’라는 별명답게 한겨울에도 뿌연 안개가 도시 전체를 휘감고 있었다. 서울신문 취재에 동행한 김주용(53) 원광대 교수는 “예전에 이곳은 안개와 매연이 결합해 공기 질이 나빴다고 한다. 김구(1876~1949)의 맏아들 인(1917~1945)도 여기서 폐병을 얻어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임정은 중일전쟁으로 난징이 함락되자 후난성 창사로 피신했다가 1838년 7월 광둥성 광저우로 내려갔다. 국민당 정부가 충징으로 간다는 소식을 듣고 동행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이곳은 인구 20만명 정도의 소도시였지만 국민당 정부가 오자 100만명이 넘는 대도시로 탈바꿈했다. 주택과 학교, 도로 등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해 임정이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결국 중국의 도움으로 류저우(1938년 10월~1939년 3월)와 치장(1939년 3월~1940년 9월)을 거쳐 2년 뒤인 1940년 9월에야 입성할 수 있었다. 김 교수는 “임시정부에 있어 중국 국민당 정부의 지원은 절대적이었다. 이 사실을 외면하고 독립운동 성과를 우리만의 노력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국뽕 사관’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임정의 리더십 회복과 좌우합작 성사 일본은 지상군 병력이 닿지 않는 이곳을 파괴하려고 5년여간 200여 차례에 걸쳐 공습을 감행했다. 영화로도 제작돼 잘 알려진 충칭 대폭격(1938~1943)이다. 독립운동가 양우조(1897~1964)·최선화(1911~2003) 부부의 임정 기록을 외손녀 김현주(47)씨가 정리한 ‘제시의 일기’(1999)를 보면 당시의 공포가 잘 묘사돼 있다. “(공습경보를 듣고 대피소인 동굴에 들어가자마자) 일본 비행기가 폭탄을 수없이 떨어뜨렸다. 석굴이 심히 흔들리며 당장 무너지는 듯했다. 동굴 안에서는 천둥·번개 치듯 불빛이 번쩍였고 천장이 내려앉는 듯 작은 돌 부스러기가 떨어졌다. (폭격이 끝나고) 굴 밖으로 나왔더니 처참한 광경이 펼쳐졌다. 우리가 있었던 집의 앞과 뒤, 오른쪽, 왼쪽이 불바다였다. 참혹한 시신도 많았다.”(1938년 12월 5일) 역설적이지만 임정은 공습에 시달리던 충칭 시기에 리더십을 회복했다. 중국이 모든 독립운동 세력을 임정 중심으로 합작해 나설 것을 촉구했고, 한인 내부에서도 일본의 패망이 머지않았다고 느껴 단결에 나섰기 때문이다. 임정은 처음으로 청사에 ‘대한민국 림시정부’ 간판도 내걸었다. 독립운동 중심체로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의미다. 1940년 5월 김구의 한국국민당과 조소앙(1887~1958), 홍면희(1877~1946)가 주도한 한국독립당, 이청천(1888~1957)이 이끈 조선혁명당은 충칭에서 우파 통합정당을 만들었다. 임 정 여당인 한국국민당의 지분이 가장 컸지만 당명은 ‘한국독립당’을 계승했다. 한독당은 해방 뒤 한국에서도 민족주의 정당으로 활동했다. 임정에 비판적이던 사회주의 계열도 태도를 바꿔 1941년부터 하나둘 합류했다. 임정이 설립 20여년 만에 제대로 된 위상과 권위를 갖추게 됐다. 승려 출신의 사회주의자로 1942년 임정 내무차장이 된 김성숙(1898~1969)의 증언이다. “우리나라 독립운동 단체 가운데 권위로 보나 영향력으로 보나 임시정부만한 것이 없었거든. 임정이 계속해서 일본하고 대립하고 싸웠기 때문에 ‘(진정성을 인정해) 임정을 중심으로 모여야겠다’ 이렇게 생각했지.”●조선의용대, 팔로군 주둔 화베이 이동 1939년 말 중국 후베이성 라오허커우. 중국의 지원을 받아 사회주의 단체들이 조직한 조선의용대의 부대장 김학무(1912~1944)가 동료들에게 언성을 높였다. “우리 손으로 적(일본군)들을 쓰러뜨려야 하는데 지금 우리는 여기서 뭐하고 있는 겁니까. 이런 ‘가짜 항일’ 전선에 계속 머무르는 것이 너무도 수치스럽소이다.”조선의용대는 임정이 만든 한국광복군보다 2년 앞선 1938년 10월 결성됐다. 대원 상당수가 중국 군관학교나 일본의 유명 대학을 나온 엘리트였다. 이들은 일본군과 직접 싸우기를 원했지만 중국은 인원이 많지 않은 의용대에 전투 대신 정보 수집과 선전 공작 등 보조 업무를 맡겼다. 이들은 후방에서 선전전이나 하는 현실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결국 전체 대원 300여명 가운데 대다수가 1941년 3~5월 중국 공산당 팔로군이 있던 화베이 지역으로 떠났다. 우리 역사학계에서는 이들이 한반도와 가까운 지역에서 세력을 키워 국내에 진격하려고 북상한 것으로 본다. 하지만 충칭에서 만난 이선자(55) 전 충칭임시정부기념관 부관장은 “중국 공산당의 치밀한 계획이 숨어 있었다”고 전했다. 공산당이 조선의용대를 팔로군에 편입시키고자 의용대에 밀정을 심어 탈영 분위기를 부추겼다는 것이다. 이 내용은 중국 공산당 출신 역사학자 쓰마로(100·미국 거주)가 홍콩에서 출간한 회고록(2004) 등에 수록돼 있다. 취재에 동행한 이원규(72) 작가는 “한국에 전혀 알려져 있지 않은 내용”이라고 놀라워했다.조선의용대 주요 전력이 화베이로 올라가자 최고 책임자였던 김원봉(1898~1958)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를 따르는 대원이 100명도 남지 않았다. 이 관장은 쓰마로의 회고록을 토대로 “당시 김원봉도 남은 부대와 함께 화베이로 가려고 했지만 중국 공산당 저우언라이(1898~1976)가 이를 막았다. 화베이 부대의 새 리더로 김무정(1904~1951) 등을 세운 뒤여서 더는 김원봉이 필요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갈 곳을 잃은 그는 한국광복군 합류를 고심했다. 임정과 김원봉 간 통합 협상이 길어지자 중국군사위원회가 직접 나섰다. 1942년 5월 광복군에 부사령관 직제를 신설하고 그를 임명했다. 조선의용대는 광복군 제1지대에 편제됐다. 군사 분야에서도 좌우합작이 성사됐다. 늘 대원이 부족했던 광복군으로서는 이들이 그야말로 단비 같은 존재였다. 임시정부 좌우통합 과정에서 반드시 짚고 가야 할 이슈가 있다. 바로 김구의 ‘백색 테러’(우익에 의한 테러) 논란이다. 그가 일본군이나 친일파를 상대로 ‘의열 투쟁’을 벌인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가 이념이나 성향이 다른 일부 독립운동가에게도 같은 방식의 폭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있다. 김구가 ‘대한민국의 국부’로 추앙받고 있어 언급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언젠가는 공론화가 이뤄져야 할 부분이다. 김구는 상하이 임정에서 초대 경무국장(경찰청장)을 맡아 반민족주의자에 대한 처형을 주도했다. 1922년 2월 사회주의자 김립(1880~1922) 살해 사건이 대표적이다. 백범 자신이 “김립이 (소련이 준) 임시정부 공금을 사사로이 사용해 처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공개된 러시아 문서 등에 따르면 당시 소련은 임정이 아닌 한인 사회주의 진영에 자금을 제공했다. 김구가 주장하듯 김립이 이 돈을 사적으로 썼다는 증거도 없었다. 임경석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는 “김립 암살 사건은 임정이 잘못된 정보와 판단에 근거해 단행한 국가 폭력”이라며 “같은 독립운동가라도 정견과 조직이 다르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의심을 갖게 해 독립운동계에 큰 해를 끼쳤다”고 비판했다. 해방 뒤인 1945년 12월 말 동아일보 주필이자 한국민주당 초대 당수 송진우(1890~1945)는 김구가 살던 경교장에서 한반도 신탁통치 문제를 두고 얼굴을 붉히며 논쟁을 벌였다. 그는 우파진영이 미국을 적으로 돌리면 공산당이 어부지리를 본다는 생각이 컸다. 그래서 반탁을 고수하던 김구를 비판했다. 송진우는 밤샘 토론을 마치고 자택에 돌아가자마자 살해됐다. 브루스 커밍스(76) 시카고대 석좌교수는 의심할 여지 없이 이 사건의 배후를 김구로 본다. 김구는 안중근의 동생 안공근(1889~1939)과 안창호(1878~1938)의 후견인 옥관빈(1887~1933)의 암살에도 간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미 군정은 친일파 출신으로 한국민주당 정치부장이던 장덕수(1894~1947)가 살해되자 김구가 개입했다고 보고 재판정에 세웠다. 좀더 객관적인 연구가 필요한 대목이다.
  • 일상화된 고용 참사… ‘공공기관 채용 확대’ 다시 꺼냈다

    일상화된 고용 참사… ‘공공기관 채용 확대’ 다시 꺼냈다

    제조업 17만·도소매업 7만 일자리 증발 건설업도 29개월 만에 첫 감소세로 전환 ‘경제 허리’ 3040 취업자 감소폭 두드러져 올해 공공 채용 2000명 늘려 2만 5000명 “줄어든 주력 산업 일자리 메우기 역부족” “무리한 확대로 향후 재정 부담” 우려 나와올해 1월 실업자수가 122만명을 넘기며 같은 달 기준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상화된 고용참사’에 정부는 공공기관 채용 확대라는 ‘진통제’를 다시 꺼내 들었다. 하지만 주력 산업에서 줄어드는 일자리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이고, 무리한 공공일자리 확대가 향후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수는 2623만 2000명으로 지난해 1월보다 1만 9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8월 3000명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적은 것은 물론 올해 정부가 목표로 삼은 15만명의 8분의 1 수준이다. 실업자는 1년 전보다 20만 4000명 늘어난 122만 4000명으로 1월 기준으로 2000년(123만 2000명) 이후 가장 많았다. 실업률은 4.5%로 1년 전보다 0.8% 포인트 올랐다. 1월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후폭풍이 있던 2010년(5.0%)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다. 지난달 취업자는 제조업에서 전년 동월보다 17만명 감소했다. 건설업도 1만 9000명이 줄어 2016년 8월 이후 29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동향과장은 “컴퓨터, 통신, 영상 장비들과 반도체 완성품을 포함하는 전자부품 등에서 취업자수 감소 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업종들의 고용 감소도 두드러졌다. 도·소매업에서 6만 7000명이 감소했고, 숙박·음식점업에서 4만명이 줄었다. 다만 정부 재정이 투입된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수는 17만 9000명이 증가해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농림·어업 취업자수는 10만 7000명 늘었다.연령대별로는 경제의 ‘허리’인 30대와 40대에서 취업자 감소폭이 컸다. 30대와 40대 취업자는 전년 대비 12만 6000명, 16만 6000명씩 줄었다. 40대 취업자는 1991년 12월에 25만 9000명이 줄어든 이후 27년 만에 최대 감소폭이고, 30대 취업자는 2009년 12월에 15만 1000명 감소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달 실업자수는 전년 동월보다 20만 4000명 늘었다. 실업자 가운데 13만 9000명이 60세 이상이고, 50대도 4만 8000명을 차지했다. 50대 이상이 늘어난 실업자의 92%를 차지한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지난달 시작된 노인 일자리 사업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채용된 인원은 지금까지 14만명이다. 올해 채용 계획은 18만명으로 지난해(4만명)의 4배가 넘는다.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이날 정부는 당초 2만 3000명 수준이었던 올해 공공기관 채용을 2만 5000명으로 2000명 늘리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단기 공공일자리 대책을 통해 전통시장 화재 감시, 라돈 측정 서비스 등 단기 공공일자리를 공급했다. 그 결과 11월 취업자 증가폭이 16만 5000명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사업이 끝난 지난해 12월 취업자 증가폭이 3만 4000개로 쪼그라들었다. 이번에 내놓은 공공기관 채용 확대는 지난해 단기 공공일자리와는 성격이 다르다. 하지만 고용참사를 견디기 위한 ‘진통제’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김상헌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불과 몇 달 만에 인원을 10% 가까이 더 뽑겠다는 것은 공공서비스 개선보다 일자리를 위해 공공기관에 자리를 더 만들겠다는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재정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실제 공공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질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고용 상황 악화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고용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력 산업의 경쟁력 약화에 비용 충격으로 가해진 노동비용 상승으로 인해 노동시장 상황이 전방위적으로 나빠졌다”면서 “일자리 정책의 근본적인 궤도 수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일상화된 고용 참사… ‘공공기관 채용 확대’ 다시 꺼냈다

    일상화된 고용 참사… ‘공공기관 채용 확대’ 다시 꺼냈다

    제조업 17만·도소매업 7만 일자리 증발 건설업도 29개월 만에 첫 감소세로 전환 ‘경제 허리’ 3040 취업자 감소폭 두드러져 올해 공공 채용 2000명 늘려 2만 5000명 “줄어든 주력 산업 일자리 메우기 역부족” “무리한 확대로 향후 재정 부담” 우려 나와올해 1월 실업자수가 122만명을 넘기며 같은 달 기준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상화된 고용참사’에 정부는 공공기관 채용 확대라는 ‘진통제’를 다시 꺼내 들었다. 하지만 주력 산업에서 줄어드는 일자리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이고, 무리한 공공일자리 확대가 향후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수는 2623만 2000명으로 지난해 1월보다 1만 9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8월 3000명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적은 것은 물론 올해 정부가 목표로 삼은 15만명의 8분의 1 수준이다. 실업자는 1년 전보다 20만 4000명 늘어난 122만 4000명으로 1월 기준으로 2000년(123만 2000명) 이후 가장 많았다. 실업률은 4.5%로 1년 전보다 0.8% 포인트 올랐다. 1월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후폭풍이 있던 2010년(5.0%)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다. 지난달 취업자는 제조업에서 전년 동월보다 17만명 감소했다. 건설업도 1만 9000명이 줄어 2016년 8월 이후 29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동향과장은 “컴퓨터, 통신, 영상 장비들과 반도체 완성품을 포함하는 전자부품 등에서 취업자수 감소 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업종들의 고용 감소도 두드러졌다. 도·소매업에서 6만 7000명이 감소했고, 숙박·음식점업에서 4만명이 줄었다. 다만 정부 재정이 투입된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수는 17만 9000명이 증가해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농림·어업 취업자수는 10만 7000명 늘었다. 연령대별로는 경제의 ‘허리’인 30대와 40대에서 취업자 감소폭이 컸다. 30대와 40대 취업자는 전년 대비 12만 6000명, 16만 6000명씩 줄었다. 40대 취업자는 1991년 12월에 25만 9000명이 줄어든 이후 27년 만에 최대 감소폭이고, 30대 취업자는 2009년 12월에 15만 1000명 감소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달 실업자수는 전년 동월보다 20만 4000명 늘었다. 실업자 가운데 13만 9000명이 60세 이상이고, 50대도 4만 8000명을 차지했다. 50대 이상이 늘어난 실업자의 92%를 차지한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지난달 시작된 노인 일자리 사업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채용된 인원은 지금까지 14만명이다. 올해 채용 계획은 18만명으로 지난해(4만명)의 4배가 넘는다.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이날 정부는 당초 2만 3000명 수준이었던 올해 공공기관 채용을 2만 5000명으로 2000명 늘리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단기 공공일자리 대책을 통해 전통시장 화재 감시, 라돈 측정 서비스 등 단기 공공일자리를 공급했다. 그 결과 11월 취업자 증가폭이 16만 5000명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사업이 끝난 지난해 12월 취업자 증가폭이 3만 4000개로 쪼그라들었다. 이번에 내놓은 공공기관 채용 확대는 지난해 단기 공공일자리와는 성격이 다르다. 하지만 고용참사를 견디기 위한 ‘진통제’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김상헌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불과 몇 달 만에 인원을 10% 가까이 더 뽑겠다는 것은 공공서비스 개선보다 일자리를 위해 공공기관에 자리를 더 만들겠다는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재정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실제 공공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질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고용 상황 악화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고용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력 산업의 경쟁력 약화에 비용 충격으로 가해진 노동비용 상승으로 인해 노동시장 상황이 전방위적으로 나빠졌다”면서 “일자리 정책의 근본적인 궤도 수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권력자와 친분 과시하는 수상한 남자… 실화탐사대, 영화 같은 이야기

    권력자와 친분 과시하는 수상한 남자… 실화탐사대, 영화 같은 이야기

    MBC ‘실화탐사대’는 세계 정상급 권력자들과 친분을 과시하며 투자자를 모집하는 수상한 남자의 정체와 매일같이 남편 뒤만 졸졸 쫓아다니는 81세 아내의 속사정을 공개한다. 13일 방송되는 실화탐사대에서는 먼저 자신을 UN의 사무총장, 문재인 대통령, 월드뱅크 총재 등 세계 정상급 권력자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지하세계’와 연결돼 있다고 주장하는 한 남성의 정체를 밝힌다. ‘실화탐사대’에 따르면, 해당 남성은 자신을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의 뒤를 잇는 2인자이자, ‘사무차장’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제작진에게 자신의 과거에 대해 북파공작원 출신이자 미군 부대 교관으로서 미군을 훈련시키다가 미군 장교 소개로 UN 사무총장을 알게 되었다는 등 한 편의 영화를 방불케 하는 스토리를 들려줬다. UN의 비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듯 그는 UN 로고가 적힌 신분증 등을 보여줬다. 심지어 사무총장과 영상통화까지 해 보였다. 그러면서 ‘UN 봉사단’에 1억을 내고 가입하면, UN 신분증을 받고 봉사 활동을 하는 대가로 매달 500만원의 월급을 받는 국제공무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UN 직원 목록에서는 남자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고, 그가 내민 모든 문서들은 UN 본부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완벽한 ‘허위’였다. 결국 모든 것이 거짓말이라는 것이 밝혀진 후에도 그는 ‘UN 사무총장이 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거짓말을 지켜본 신동엽은 “뻔뻔하게 우기는 게 정말 대단하다”며 경악했다. 한편, 이날 ‘실화탐사대’에서는 매일같이 남편의 뒤만 졸졸 쫓아다니는 81세 아내의 속사정이 공개된다. 반백 년을 함께 살았는데도 불구하고 남편의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하는 데에는 안타까운 사연이 담겨 있었다. 오늘(13일) 오후 8시 55분에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수상한 남자의 정체와 80대 노부부의 따뜻한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잇딴 AI와 구제역 발생…정월 대보름 행사 직격탄

    잇딴 AI와 구제역 발생…정월 대보름 행사 직격탄

    최근 수 년째 잇따르는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발생으로 정월 대보름 행사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13일 경북도와 시·군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 안성과 충북 충주에서 발생한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오는 19일 개최될 예정이던 시·군 단위 정월 대보름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 일부 지역에서 마을 단위 소규모 행사만 열린다. 행정안전부가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행사 자제를 요청했고 5000명 이상이 참여하는 행사를 열 경우 구제역 확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시·군별 거점소독시설을 운영하고 공동방제단 등을 투입해 구제역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로써 도내 상당수 시·군이 수 년째 AI와 구제역으로 정월 대보름 행사를 아예 열지 않거나 대폭 축소했다. 김천시는 2017년과 2018년에 AI 확산 방지를 위해 취소했던 정월 대보름 행사를 올해는 구제역 발생으로 취소했다. 인근 구미시도 정월 대보름인 오는 19일 금오산 잔디광장·낙동강체육공원에서 열 예정인 ‘2019 정월대보름 민속문화축제 및 달집태우기’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 구미는 2017년부터 3년 연속 구제역과 AI 확산 방지를 위해 정월대보름 행사를 열지 못하게 됐다. 청도군도 ‘2019 정월대보름 민속한마당’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 군은 애초 오는 19일 청도천 둔치에서 전국 최대 규모의 달집을 태우며 군민의 안녕과 화합, 풍년 농사를 기원할 예정이었다. 앞서 군은 2017 정월 대보름을 앞두고 달집태우기, 도주줄당기기 행사를 한창 준비하다 AI 확산이 우려되면서 전격 취소한 바 있다. 김종수 경북도 관계자는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행사 자제를 요청했고 각 시·군이 차단 방역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어 정월 대보름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하는 곳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배민아의 일상공감] 역, 그 거꾸로의 즐거움

    [배민아의 일상공감] 역, 그 거꾸로의 즐거움

    지난해 겨울 혹독한 추위에 된통 혼이 났다. 한적한 산골 초입에 위치한 전원주택에서의 겨울나기는 유례없었던 사상 최저 기온과 연일 기록을 경신하던 폭설과 한파를 감당하기에는 너무 매서웠다. 골짜기로 몰아치는 찬바람을 오롯이 정면으로 맞아야 하는 단독주택에서 기름보일러로 따뜻한 겨울을 지내기에 난방비가 너무 많이 들었고, 기름이 타들어갈 때 속까지 까맣게 태우며 따뜻하게 한다 해도 넓은 창틈으로 들어오는 외풍은 어쩔 수 없이 전기 히터로 보조 난방을 하게 만들었다. 특히나 집을 자주 비우는 일이 많았던 터라 외출 후 다시 실내를 데우기까지 모자 달린 기모 스펀지밥 의상으로 자주 원치 않는 귀요미가 돼야 했다. 몇 차례 몸살감기를 앓으며, 또 떨리는 손으로 기름값과 전기세 고지서를 움켜잡으며 다짐한 것이 다시 추워지기 전에 반드시 이사 가자는 것과 내년 겨울에는 꼭 따뜻한 나라에서 지내자는 것이었다. 결국 찬 바람이 불기 전에 이사를 마쳤고, 이제 겨울이 돼 따뜻한 나라에 와 있다. 한 달여간의 일정으로 떠나온 더운 나라, 지금 여자는 자연 난방이 빵빵하게 돌아가는 작열하는 태양 아래서 지난해 쏟아부은 난방비만큼의 예산으로 뜨거운 겨울나기를 하고 있다. 태국 남부의 어느 도시, 한여름 삼복 같은 기온인데도 이곳 계절은 겨울이다. 여기서 만난 지인은 이 더위에도 나름 겨울이라며 솜털이 보송보송한 반팔 티를 입고 나왔고, 거리를 걷는 현지인 몇몇은 털 달린 쪼리를 신고 다닌다. 반면 추위를 피해 이곳을 찾은 외국인들은 민소매 티는 기본이고, 물이 있는 곳이면 바다든, 수영장이든 주저 없이 첨벙첨벙 뛰어든다. 오래전 LP판으로 들었던 노래가 흥얼거려지는 풍경이다. “한여름에 털장갑 장수, 한겨울에 수영복 장수~.” 김광석의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로 리메이크돼 더 알려졌지만 외국곡을 번안해 원 가수가 불렀던 이 노래의 제목은 ‘역’(逆)이다. 소녀 시절 그 심오한 은유와 역설의 아이러니는 이해하지 못한 채 단지 가수의 독특한 음색과 창법, 그리고 삐딱이 같은 가사가 재미있어 자주 따라 불렀던 노래다. 역설적인 풍자로 말도 안 되는 모순된 사회를 고발하는 가사였지만 지금에 비춰 보면 그다지 엉뚱하지만도 않다. 아직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는 보지 못했지만 동남아시아 곳곳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것이 세 바퀴 자동차이고, 레일을 따라 달리는 네 바퀴 자전거는 관광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으며, 치료를 위해 남자처럼 머리 깎은 엄마, 여자처럼 머리 긴 남동생, 가방 없이 학교 가는 조카, 번개 소리보다도 데시벨이 약한 마누라 소리에 기절 직전인 남자와 천둥소리에 하품하는 여자의 가족들 면면이 요즘 시대에는 그다지 특별나지 않은 까닭이다. 그러고 보니 요즘은 역을 즐기는, 혹은 거꾸로, 때로는 삐딱하게 살려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 속도와 목표 지향의 사회에서 느리게 가려는 사람들, 혹은 거꾸로 가려는 사람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스카이캐슬에 오르려는 사람들을 추앙하기보다 반전을 거듭하며 결국에는 오르기를 포기하고 모두가 행복하게 살았더라는 조금은 통속적이고 우화 같은 드라마 엔딩에 유쾌하게 박수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역(逆), 거꾸로 살기의 한 모습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득 불안한 느낌도 밀려온다. 남들처럼 살지 않는 건 뒤처지는 것이 아닌지. ‘역’으로 번안된 원곡은 밥 딜런의 ‘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이다. 가사를 그대로 번역하지 않고 멜로디만 가져온 곡이라 두 가사의 연관성은 전혀 없지만, 원곡의 제목에서 위로를 삼는다. 그래, 두 번 생각하지 말자. 모든 것이 다 괜찮으니까.
  • 느지막이 ‘가갸거겨’ 배웠더니 덧없는 삶이 온통 시가 되었네

    느지막이 ‘가갸거겨’ 배웠더니 덧없는 삶이 온통 시가 되었네

    시인 새뮤얼 울만은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의 상태”라고 했다. 청춘은 “장밋빛 뺨, 붉은 입술, 그리고 유연한 무릎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 풍부한 상상력, 열정을 말한다”고. 울만의 청춘론에 따르면 삶에서 환희를 얻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한 우린 언제까지나 젊다. 그래서일까. 평생 까막눈으로 살다가 자신의 삶을 시로 옮기기 시작한 할머니들의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시인 할매’(5일 개봉)와 ‘칠곡 가시나들’(27일 개봉) 속 할머니들은 파릇파릇한 청춘 같다. 칠순, 팔순이 넘어 배우기 시작한 글자에 삶의 이야기를 담는 ‘청춘들’ 얼굴엔 호기심이 그득하다.이종은 감독이 연출한 ‘시인 할매’는 전남 곡성의 작은 도서관에 모여 한글을 배우고 자신의 삶과 가족에 대한 애정을 시로 써내려간 김막동(84), 김점순(80), 박점례(72), 안기임(83), 윤금순(82), 양양금(72) 할머니의 사계절을 담았다. “가장 어려운 시기에 태어나서 가장 약한 자로 살았던 어머니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는 이 감독은 “오히려 관객들이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어머니가 해 준 한 공기의 밥 같은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녹음이 우거진 마을의 정겨운 풍경과 마을에 두런두런 모여 사는 할머니들의 일상을 보고 있자면 마음이 절로 편안해진다. 땡볕에도 자식들에게 줄 농작물을 거두고,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해 쓴 편지를 소리 내 읽고, 아들이 묻혀 있는 무덤 앞에서 속상해하는 모습은 할머니들의 세월이 어떻게 시가 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할머니들에게 글을 가르쳐 준 김선자 길작은도서관장 말에 따르면 “처음엔 다른 사람이 아는 게 두려워 자신의 개인사를 글로 풀어내지 않으려던” 할머니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의 문을 열었다. ‘사박사박/장독에도/지붕에도/대나무에도/걸어가는 내 머리 위에도/잘 살았다/잘 견뎠다/사박사박’(윤금순 할머니의 시 ‘눈’)‘해당화 싹이 졌다가/봄이 오면 새싹이 다시 펴서/꽃이 피건만/한번 가신 부모님은/다시 돌아오지 않네’(양양금 할머니의 시 ‘해당화’) 길가에 핀 예쁜 해당화를 보고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며 ‘해당화’를 썼다는 양양금 할머니는 “고생만 하다 돌아가신 어매는 언제까지 생각해도 눈물이 나더라고. 하늘에서 ‘우리 딸이 이렇게 시를 썼구나’ 생각하시겠지”라고 소회를 전했다. “선생님이 시를 써오라고 하면 뭘 또 써가지고 가야 할꼬 생각이 안 나서 가슴이 두근두근하다”(김점순 할머니)고는 했지만, 할머니들은 앞서 2016년 시집 ‘시집살이 詩집살이’와 2017년 그림책 ‘눈이 사뿐사뿐 오네’를 펴낸 ‘곡성 대표 작가’다. 김 관장은 “새벽부터 일어나서 일하시고 오후 7~9시에 부랴부랴 도서관에 와서 수업을 들으시는 할머니들을 보면 삶이 힘들다고 투정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트루맛쇼’, ‘미스 프레지던트’를 연출한 김재환 감독의 ‘칠곡 가시나들’은 난생처음 한글을 배워서 더없이 즐거운 인생을 즐기는 경북 칠곡 ‘일곱 시(詩)스타’의 일상을 조명한다. “‘쉘 위 댄스’의 칠곡 버전”이라고 작품을 소개한 김 감독은 2016년부터 3년 동안 할머니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재밌게 나이듦’이라는 키워드를 작품에 담았다. “과거를 바라보는 회고적 존재, 죽음을 묵상하는 존재 등 미디어에서 노년층을 바라보는 편견을 깨고 노년의 건강한 욕망과 설렘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것. 그래서인지 유난히 까르르 웃는 할머니들의 모습이 화면에 자주 잡힌다. 주인공은 경북 칠곡군 약목면 복성2리 배움학교에서 한글을 배우는 박금분(89), 곽두조(88), 강금연(85), 박월선(89), 안윤선(83), 이원순(82), 김두선(86) 할머니다. 칠곡 할머니들 역시 앞서 시집 ‘시가 뭐고?’(2015)와 ‘콩이나 쪼매 심고 놀지머’(2016)를 출간한 어엿한 시인이다. ‘유쾌한 시인’들이 길가에 나란히 선 채 상점 간판을 더듬더듬 읽고, 자식에게 처음으로 손 편지를 쓰고, 받아쓰기 시험을 보다가 커닝을 하며 웃음꽃을 피우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절로 흐뭇해진다. 한글을 공부하는 시간만큼 하루를 팔팔하게 보내는 할머니들의 얼굴에는 찌든 기색이라고는 없다. 빨래터에서 방망이질하다가 막걸리 한잔 기울이고, 평생 품었던 가수의 꿈을 이루려고 동네 노래자랑대회에 나가며 재미있게 사는 덕분에 할머니들의 문장에선 삶의 에너지가 느껴진다. “가마이 보니까 시가 참 많다. 시가 천지삐까리다”(박금분 할머니), “지금 이래 하마 한자라도 늘고 조치 원투쓰리포 영어도 배우고 한번 해보자”(안윤선 할머니)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KDI 넉 달째 ‘경기 둔화’ 분석… “올 2.5% 성장 전망”

    전문가들 “수출 부진 하반기까지 지속 정부 2.6~2.7% 성장 전망보다 낮을 것” 연간 취업자수 증가도 11만명 그칠 듯 연초부터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한국개발연구원(KDI)이 4개월 연속 전반적인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정부 예상치보다 낮고, 수출 부진도 하반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12일 ‘경제동향’(2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생산과 수요 측면에서 경기둔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KDI가 경기 둔화 상황이라고 평가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넉 달째다. KDI는 지난해 11월 “전반적인 경기는 다소 둔화된 상황”이라고 평가한 이후 12월에는 “경기가 점진적으로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올 1월에는 “경기 둔화 추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경기가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근본적인 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에 내놓은 평가는 1월과 비슷하지만, 경기 둔화의 범위가 ‘내수’와 ‘수출’에서 ‘생산’과 ‘수요’로 확대됐다. KDI는 산업 활동과 관련, “생산 측면에서는 광공업 생산과 서비스업 생산이 낮은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건설업 생산도 부진한 모습”이라고 봤다. KDI는 지난해 12월 소매판매액이 11월보다 3.0%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연평균 증가율(4.2%)을 밑돌았고, 지난해 12월 제조업 재고율이 116.0%를 기록한 것을 근거로 “수요 측면에서도 내수와 수출 모두 위축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수출에 대해선 “1월 수출(금액 기준)은 반도체, 석유류 등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감소폭이 확대된 가운데 세계 경제 둔화도 수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DI는 설비투자 부진도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설비투자지수는 지난해 10월 1년 전보다 10.0% 상승했으나 11월 9.3% 하락했고 12월에는 14.5% 떨어지는 등 낙폭을 키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한국의 경기선행지수(CLI)의 하락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CLI는 12월 99.19로 전월(99.20)보다 0.01포인트 떨어졌다. 2017년 4월 이후 21개월 연속 하락세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1999년 9월부터 2001년 4월까지 20개월 연속 하락을 넘어선 최장 기록이다. OECD의 CLI는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선행지표다. 100을 넘으면 경기 상승, 100 이하면 경기 둔화로 해석된다. 한국의 CLI는 지난해 5월부터 8개월 연속 100을 밑돌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2.5%로 정부 전망치인 2.6~2.7%보다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KDI가 국내 경제 전문가 22명(응답 2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 수출 증가율은 2.2%,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589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설문조사 결과에 비해 수출 증가율은 1.9% 포인트, 경상흑자는 22억 달러 줄어든 것이다. 연간 취업자수 증가도 11만명으로 3개월 전보다 1만명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직전 예상치인 1.8%보다 0.3% 포인트 낮은 1.5%로 예상됐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에픽하이, 1년 5개월 만에 컴백 “3.11.6PM” 포스터 깜짝 공개

    에픽하이, 1년 5개월 만에 컴백 “3.11.6PM” 포스터 깜짝 공개

    믿고 듣는 음원강자 에픽하이(Epik High)가 돌아온다. 에픽하이(타블로, 미쓰라, 투컷)는 12일 0시 공식 SNS 채널들을 통해 오는 3월 11일 새 앨범 발매를 예고하는 컴백 포스터를 깜짝 공개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공개된 포스터 이미지 속에는 별다른 문구 없이 팀명과 ‘3.11.6PM’이라는 신보 발매 일시만 심플하게 적혀있어 팬들의 궁금증을 한층 더 높이고 있다. 이로써 에픽하이는 지난 2017년 10월 발매한 아홉 번째 정규앨범 ‘WE‘VE DONE SOMETHING WONDERFUL’ 이후 약 1년 5개월 만에 새 앨범을 들고 컴백한다. 그동안 완성도 높은 곡들로 빼곡히 채운 웰메이드 음반을 선보였던 에픽하이는 이번에도 팬들에게 보다 더 좋은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다양한 음악적 시도 및 심혈을 기울인 작업을 펼치고 있다는 후문이다. 매번 발표하는 앨범마다 차트 줄세우기와 올킬을 기록했던 에픽하이는 지난 정규 9집 역시 발매와 동시에 전 온라인 음원차트를 석권하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던 만큼, 이번 신보에도 많은 기대감이 쏠릴 전망이다. 한편 새 앨범 발매 날짜를 공식 확정짓고 컴백 초읽기에 들어간 에픽하이는 컴백 막바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외식하는날’ 홍윤화 “김민기, 살 찌더니 안 하던 행동해”

    ‘외식하는날’ 홍윤화 “김민기, 살 찌더니 안 하던 행동해”

    ‘외식하는 날’ 홍윤화가 김민기의 변화를 전했다. 최근 진행된 SBS Plus ‘외식하는 날’ 촬영에서 홍윤화-김민기 부부는 개그우먼 윤효동, 김기쁨과 함께 핵인싸들의 메카 서울 을지로의 숨겨진 맛집을 찾았다. 이들은 떡볶이와 파스타를 주문했고, 행복한 먹방을 선보였다. 이 모습을 확인한 MC 강호동은 “김민기가 살이 쪘다”고 운을 뗐다. 홍윤화는 김민기가 살이 쪘다는 말에 동의하며 “(김민기가)살이 찌면서 안하던 행동을 한다”고 폭로했다. 이어 “자꾸 ‘밥 좀 더 줘’라고 이야기 한다”며 “김민기가 중간에 물을 안 마셔서 물어보니 ‘괜히 물 배 채우기 싫어’라고 하더라. 이 사람이 하는 소리가 맞나 싶을 정도다”고 덧붙였다. 홍윤화의 말대로 김민기는 결혼 전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홍윤화가 김민기에게 떡볶이 추가 주문을 묻자 “나쁘지 않다”고 거부 하지 않았다. 김민기의 반응에 놀란 홍윤화는 기립 박수를 치며 “축하한다. 김민기가 완전히 우리와 하나가 됐다”고 행복해 했다. 홍윤화-김민기 부부와 윤효동, 김기쁨이 외식하는 모습은 12일 화요일 밤 9시 ‘외식하는 날’ 26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취객 주먹 언제 날아올지…” 공포 속 택시 기사

    “취객 주먹 언제 날아올지…” 공포 속 택시 기사

    운전사 3명 중 1명꼴 승객 폭언 경험 승차거부 신고·사납금 탓에 취객 태워 지자체 보호벽 시범 설치 단발성 그쳐 “블랙박스 설치 의무화 등 대안 필요”“택시 기사치고 취객하고 시비 안 붙어 본 사람이 있을까요? 그냥 눈을 피하는 게 상책이죠.”(50대 서울 택시 기사 임모씨) 지난 10일 만취 승객이 여성 택시 기사를 무차별 구타해 뇌출혈 상태에 빠뜨렸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11일 취재진과 만난 택시 기사들은 “남 일 같지 않다”며 착잡해했다. 취객은 택시 기사들이 꼽는 ‘기피 고객’ 1순위다. 고립된 차 내에서 폭언·폭행을 일삼는 취객들로부터 기사를 보호할 제도적 장치가 절실하다는 의견이 빗발쳤다. 택시 기사들은 술 취한 손님을 상대하는 일상적 두려움을 취재진에 털어놨다. 임씨는 “크게 맞지 않는 한 경찰서에 가도 별수 없다”면서 “반말과 욕설로 화풀이하는 밤손님이 많아 가급적 말을 안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택시 기사 원모(61)씨는 “차에 토해 그날 영업을 못 하게 만들거나 돈 내지 않으려고 택시가 멈추기도 전에 문을 열고 도망가는 취객도 많다”면서 “비틀거리는 승객이 보이면 안 태우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3~2017년 5년간 경찰에 접수된 운전자 폭행 사건은 1만 5422건에 달했다. 이복임 울산대 간호학과 교수가 2016년 발표한 ‘택시운전원의 고객응대 노동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택시 기사는 3명 중 1명꼴(33.7%)로 승객으로부터 언어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위협이나 굴욕적 행동을 경험한 비율은 12.3%, 신체적 폭력 경험도 6.1%였다.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택시 기사를 보호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일본에서는 승객이 타는 보조석·뒷좌석과 운전석을 분리하는 보호벽 설치를 법으로 의무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17년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부산지부에서 택시 140여대에 보호벽을 시범 설치해 운행했다. 서울시도 2014년 여성 운전자 30명을 대상으로 택시에 보호벽을 설치했다. 하지만 단발성 사업에 그칠 뿐 보호벽 전면 도입을 시행한 지방자치단체는 없다. 승객과 기사에게 모두 불편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김영만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장은 “취객의 폭언·폭행이 빈번하지만 기사는 승차거부 신고를 당하거나 사납금을 채우기 어려울까 봐 안 태우기 어렵다”면서 “최소한 보호벽이나 블랙박스 설치를 의무화하거나 앞좌석과 뒷좌석 사이를 최대한 떨어뜨린 택시용 차량을 개발하는 등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있지(ITZY), 케이팝 데뷔 그룹 신기록… ‘달라달라’ MV 24시간 1393만뷰

    있지(ITZY), 케이팝 데뷔 그룹 신기록… ‘달라달라’ MV 24시간 1393만뷰

    JYP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걸그룹 있지(ITZY)가 데뷔곡을 내놓자마자 신기록을 달성했다. 12일 0시 기준 있지의 데뷔곡 ‘달라달라’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조회수 1393만뷰를 넘어서며 신인 그룹으로는 이례적으로 폭발적인 추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0시에 최초 공개한 지 24시간 만에 달성한 것으로 케이팝 그룹 데뷔곡 중 가장 빠른 기록이다. 있지는 지난해 10월 아이즈원이 ‘라비앙로즈’ 뮤직비디오로 세운 24시간 455만뷰 기록을 3배 이상 넘어섰다. 아이즈원에 앞서 있지와 같은 소속사 보이그룹인 스트레이키즈가 ‘디스트릭트 9’으로 24시간 기록(427만뷰)를 세우기도 했다.‘달라달라’는 EDM, 하우스, 힙합 등 여러 장르의 장점을 모은 퓨전 그루브 장르의 곡으로 있지 멤버들은 뮤직비디오에서 레오파드 패턴 의상, 스팽글 드레스, 스포티룩 등 화려한 스타일링을 소화한다. 댄스 브레이크 부분에서는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걸크러쉬 매력을 뿜어낸다. 류진(신류진), 채령(이채령), 예지(황예지), 유나(신유나), 리아(최지수) 등 5명으로 구성된 있지는 11일 데뷔곡 뮤직비디오를 공개하고 하루 종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한편 있지는 12일 오후 6시 타이틀곡 ‘달라달라’와 데뷔 디지털 싱글 ‘IT’z Different’의 수록곡을 각종 음원사이트에 공개하고 정식 데뷔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홍준표 불출마 선언에 배현진 꽃사진 “죽은 줄 알았던 튤립”

    홍준표 불출마 선언에 배현진 꽃사진 “죽은 줄 알았던 튤립”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11일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유감”이라며 2·27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배현진 전 비대위 대변인이 꽃사진을 올리며 심경을 전했다. 배현진 전 대변인은 유튜브 TV홍카콜라의 제작자를 맡고 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홍 전 대표를 태그하며 튤립 사진을 올렸다. 배 전 대변인은 “시들어 죽은 줄 알았던 튤립이 겨우 다시 살아났다. 창원에서 서울까지 물도 없고 날은 춥고, 품에 안고 와서 애지중지했더니 대를 뻗었다”라는 글을 시작했다. 그는 이어진 글에서 “(튤립이) 우리 당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며 “탄핵 정국을 거쳐 삶은 시금치같이 만신창이가 됐던 당이 겨우 숨통을 틔우기 시작했는데… 당 최고의 축제인 전당대회는 당권 주자는 물론 전 당원의 위로와 축하의 마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배 전 대변인은 “세간에 돌고 있는 당 선관위를 둘러싼 흉흉한 공천보장 소문, 누구의 추대전대라는 설왕설래는 낯뜨겁기 그지없다”면서 “당은 이 순간이 전 당원의 권리이자 노고를 함께 축하하는 자리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가까스로 다시 하는 우리의 전대를 아침에 식은 밥 먹은 듯 해치워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당 선거관리위원회는 2차 북·미 정상회담 첫날인 27일로 예정됐던 전당대회를 일정 변경 없이 치르기로 했다. 홍 전 대표를 포함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심재철·정우택·주호영·안상수 의원 역시 당 지도부가 전대를 연기하지 않을 시 불출마하는 방향으로 뜻을 모았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섀클턴 탐사대가 100여년 전 버렸던 인듀런스호 찾기 시작

    섀클턴 탐사대가 100여년 전 버렸던 인듀런스호 찾기 시작

    어니스트 섀클턴 대장이 1915년 남극 근처 베델 해에서 버려야만 했던 ‘인듀런스 호’의 잔해를 찾기 위한 탐사가 시작됐다. 영국 베델 해 탐사대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쇄빙선 SA 아굴하스 2호로 10일(현지시간) 인듀런스 호의 프랭크 보슬리 선장이 남위 68°39’30.0 서경 52°26‘30.0로 표시한 얼음 밑 수심 3000m 바다 속에서 탐사 활동을 벌인다. 자동 언더워터 비히클(AUV)을 작동해 바다 밑을 마치 잔디깎기 기계처럼 샅샅이 뒤지게 된다. 이 비히클에는 로봇과 사이드스캔 소나(음향탐지기) 등이 탑재돼 있어 한 번 잠수할 때마다 45시간씩 수색한다. 인듀런스 호를 찾아내더라도 인양을 시도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 다만 침몰 지점의 3D 모델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닷새로 예정된 탐사 기간 가장 큰 걸림돌은 몰려드는 유빙일 것이다. 아굴하스 2호는 얼음 밑으로 AUV 등을 넣은 구멍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주기적으로 위치를 바꾸게 된다. 이 대목에서 100년도 전에 이미 유빙에 짓뭉개져 형체만 남은 탐사선 잔해를 왜 비용을 들여 찾아야 하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 섀클턴 선장과 선원들은 이곳에서 인듀런스 호를 버리고 얼음 위를 걸어 500여㎞를 행군하고 구명선을 타고 표류하다 우여곡절 끝에 27명 전원이 무사 귀환했다. 극지 개척 역사에 다시 없을 전원 구조의 신화가 가능했던 것은 섀클턴의 리더십과 대원들의 희생과 펠로우십이 어우러져 가능했다. 최근 몇년 동안 경영인들을 중심으로 섀클턴 배우기 열풍이 일었던 배경이다. 여기에 스콧과 아문센의 업적에 가려진 섀클턴의 탐험 정신을 오롯이 살려보자는 뜻도 곁들여졌다. BBC는 이 소식을 전하며 100여년 만에 처음 베델 해의 얼음을 헤치고 나아간 것만으로 대단한 일이라고 했다. 섀클턴 선장과 다른 점이라면 베델 해 탐사대는 위성 얼음 차트의 도움을 받는 점이다. 해양 고고학자인 멘순 바운드는 “섀클턴과 부하들 이후 여기에 처음 온 사람들이 우리”라고 들떠 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먹다 보면’ 돈 스파이크, 레시피 개발 도전 ‘결과는?’

    ‘먹다 보면’ 돈 스파이크, 레시피 개발 도전 ‘결과는?’

    돈 스파이크가 레시피 개발에 나선다. 8일 방송되는 MBC ‘돈 스파이크의 먹다 보면’에서는 북유럽의 동화같은 나라 발트 3국으로 떠난 돈 스파이크와 동준의 두 번째 이야기가 펼쳐진다. 지난 주, 에스토니아에 도착하자마자 초대형 갈비찜과 4kg 빵을 먹어치운 돈 스파이크와 동준은 라트비아로 넘어가 제대로 된 여행을 시작한다. “새로운 나라에 오면 시장을 가야한다”는 돈 스파이크의 여행 철학에 따라, 라트비아 리가 중앙시장을 찾은 두 사람. 거대한 시장 규모에 정신을 놓은 돈 스파이크는 ‘돈 쓰는 돈스’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식재료 폭풍 쇼핑에 열중했다. 쇼핑에 이어서 본격적인 레시피 개발을 위해 라트비아 현지인의 집을 방문한 먹보 형제. 라트비아 가정식을 배우기 위해 방문한 그곳에서 동준은 운명의 여인을 만나며 한순간에 예비사위로 등극하게 된다. 동준의 처갓집에서 배운 라트비아 가정식은 과연 어떤 모습일지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레시피 개발을 위한 돈 스파이크의 노력은 숙소로까지 이어졌다. 드디어 시작된 발트편 첫 번째 레시피 개발에 돈 스파이크의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킨 재료가 나타난다. 그 정체는 바로 토끼 고기. 고기 장인 돈 스파이크는 망설임 없이 토끼를 손질해 돈 스파이크의 손맛이 듬뿍 담긴 한국과 라트비아의 퓨전 음식을 완성한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괴생물체 재료 등장으로 먹보형제는 기겁을 하게 되는데, 과연 돈 스파이크는 첫 번째 레시피 개발을 무사히 끝낼 수 있을까? 결과는 방송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한편, MBC ‘돈 스파이크의 먹다 보면’은 8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 충북범도민위원회 출범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 충북범도민위원회 출범

    ‘3·1운동,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 충북 범도민위원회’가 8일 출범했다. 도내 보훈, 종교, 시민사회, 장애인, 여성, 문화, 노동, 농민 등 각 분야 150여개 단체가 참여했다. 서상국 광복회 충북도지부장, 곽동철 충북민주화운동 계승사업회 이사장, 음태봉 충북기독교연합회장, 유철웅 충북민간사회단체 총연합회장, 정승희 충북여성연대 대표, 이화련 충북새마을회 회장, 임승빈 충북예총 회장 등 33명이 상임공동대표로 추대됐다.이들은 과거 기록, 현재의 성찰과 기념, 새로운 미래 100년 비전제시 등을 활동목표로 잡았다. 이를 위해 다음달 1일 청주 일원에서 만세행진과 도민대회를 개최한다. 오는 4월11일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식을 갖는다. 역사바로세우기 운동, 새로운 100년 실천방안 시군 순회 토론회, 3·1 운동 역사순례도 진행한다. 3·1운동 자료 발굴 및 지역 만세운동 역사기록 편찬, 기록화 작업, 청주장터 만세공원 조성과 기념조형물 건립, 독립투사 추모제도 추진한다. 이들은 도민들의 폭넓은 참여를 위해 오는 4월까지 참여단체 및 추진위원을 모집한다. 개인추진위원은 1만원 이상, 단체 회원은 3만원 이상 회비를 내야 한다. 정지성 공동대표는 “100주년이라 100개 단체 참여를 목표로 했는데 예상보다 반응이 뜨겁다”며 “개인회원은 1000명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리갈하이’ 진구X서은수, 반전 매력 스틸 “원작엔 없는 새로운 설정”

    ‘리갈하이’ 진구X서은수, 반전 매력 스틸 “원작엔 없는 새로운 설정”

    ‘리갈하이’가 진구와 서은수의 반전 매력이 돋보이는 첫 방송 스틸 컷을 공개했다. 오늘(8일) 밤 11시 짜릿한 법정극이 펼쳐질 JTBC 새 금토드라마 ‘리갈하이’(극본 박성진, 연출 김정현, 제작 GnG프로덕션, 이매진 아시아)가 첫 방송을 앞두고 공개한 스틸컷에는 지금까지 공개된 이미지와는 다른 매력을 지닌 고태림(진구)과 서재인(서은수)의 모습이 담겨 본방사수의 욕구를 상승시킨다. “나한테 의뢰를 하려면 돈을 가져와, 돈!”이라며 당당하게 거액의 수임료를 요구하는 승소율 100% 괴물 변태, 일명 ‘괴태’ 변호사 고태림. 그간 화보를 찍거나, 바이올린을 켜거나, 난해한 패션으로 조깅을 하는 등 진구의 파격 연기 변신을 기대케 하는 스틸컷이 차례로 공개됐다. 그렇다면 법정에 선 고태림은 어떤 모습일까. 절대 뒤집을 수 없다는 사건도 승리로 이끄는 변호사답게, 진지한 태도로 변론을 준비하고 있는 고태림. 천상천하 유아독존으로 그저 돈만 밝히는 줄 알았는데, 변론에 몰입하고 있는 반전 모습은 오만할 정도의 자신감에 되레 강한 신뢰감이 든다. 반면 연수원 성적은 최하위지만 정의감은 100% 초보 변호사 서재인의 색다른 모습 역시 시선을 끈다. 단정한 오피스룩에 언제나 정의를 믿으며 의뢰인의 말에 귀 기울였던 그녀. 그런데 운동복에 권투 글러브를 착용한 채 땀을 흘리고 있다. 앞서 서은수는 “원작 캐릭터에는 없는, 새로운 설정이 있다. 재인이 주체적인 힘을 키우기 위해 복싱 등으로 스스로를 단련한다”고 전했던 바. 복싱에 흠뻑 빠진 서재인의 모습을 보니 그녀의 답변이 단번에 이해된다. 무엇보다 단정하고 정의로운 이미지의 변호사에서 복싱을 즐기는 서재인의 모습까지, 종잡을 수 없는 반전 매력이 기대를 모은다. 제작진은 “오늘(8일) 밤 11시, 방송되는 첫 회에서는 법‘좀’ 만질 줄 아는 승률 100% 괴물 변호사 고태림과 법‘만’ 믿는 정의감 100% 초짜 변호사 서재인의 이야기가 베일을 벗는다”라며 “공개된 스틸컷처럼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반전 매력이 가득하니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리갈하이’는 지난 2012년과 2013년 승소를 위해서라면 기상천외한 방법도 동원되는 소위 웃기는 법정극으로 인기를 모은, 일본 후지TV 동명의 드라마가 원작이다. 드라마 ‘강력반’, ‘MISS 맘마미아’의 박성진 작가와 ‘구가의서’, ‘미세스캅2’, ‘화유기’를 공동연출한 김정현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오늘(8일) 금요일 밤 11시 JTBC에서 첫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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