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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들어! 결혼해줄래?” 총 겨누고 프러포즈하는 러시아 남자들

    “손들어! 결혼해줄래?” 총 겨누고 프러포즈하는 러시아 남자들

    러시아 여성 아나스타샤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공항에 남자친구가 마중 나올 줄 알았다. 도착한 뒤 문자가 왔는데 급한 일이 생겨 못 나오고 대신 친구가 태우러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 친구의 자동차를 타고 자신의 아파트에 도착했을 때 검은색으로 온통 코팅 된 미니버스가 길을 막더니 마스크에 중무장을 한 남자들이 튀어나와 자신을 끌고 갔다.다시 자동차 트렁크 앞으로 그녀를 끌고온 일행은 흰 가루가 가득 들어있는 봉지를 건넸다. 자신들이 미리 ‘심어 둔’ 것이었다. 남자들은 특수부대원 복장 일색이었고, 평복 차림의 여자 형사가 아나스타샤에게 “당신, 뭔가 금지된 물품을 공급하려는 거지”라고 물었다. 일순 아나스타샤의 얼굴이 파리해졌다. 억지 미소를 지으며 “오해하는 것 같다. 내가 아니다”라고 답하자 한 남자가 “그럼 누구 짓이냐? 장난 그만해라!”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한동안 질문 공세가 이어졌고 앞의 남자가 봉지를 여니 뭔가 핑크빛 작은 상자가 나왔다. 그는 “이게 뭐게?”라고 물었다. 그녀가 “몰라요!” 답하자 남자가 크게 웃더니 무릎 한쪽을 꿇고 마스크를 벗은 뒤 외쳤다. “나랑 결혼해줄래!” 남자친구 세르게이 로드킨(36)이었다. 실제 결혼 승락을 받은 것까지 진짜였다. 하지만 그는 요즈음 러시아에서 ‘뜨는’ 직업인 “극한 프러포즈” 서비스 ‘스페스나츠(특별작전)’ 쇼 기획자다. 다른 일행은 그의 회사 직원들이었다. 끝만 좋으면 모든 게 좋다고? 물론 수락한 아나스타샤는 “어떻게 이런 일에 화를 내겠느냐?”고 되물었다.극한 프러포즈는 30분 정도에 사진 촬영까지 곁들이면 700 루블(약 1만 7200원), 가짜 보안요원이 더 많이 동원되면 6만 루블(약 109만 5600원)까지 가격이 올라간다. 세르게이는 이번 장난에 3만 루블(약 54만 7800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애초 이번에는 진짜 요원들을 동원할 생각이었다. 연방보안국(FSB) 요원들에게 부탁했다가 퇴짜를 맞았는데 결과적으로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런 사람들은 극단까지 치달아 뭔가를 박살낼 수도 있다. 정말 무서워질 수 있다!” 2010년 친구의 프러포즈를 위해 쇼를 꾸며줬는데 반응이 좋았다. 갈수록 덩치가 커져 다음해에는 아예 돈을 받고 쇼를 꾸미기 시작했다. 극한 프러포즈를 처음 한 것은 2014년이었다. 이듬해부터 러시아 전역에 프랜차이즈 점포가 세워지기 시작해 지금은 14곳이 됐고 경쟁 프랜차이즈도 생겼다. 사실 공권력을 사칭해 이런 돈벌이를 하는데도 아무런 제지가 없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물론 모두가 즐거워하는 것만은 아니다. 펜자 출신 알렉산더는 약혼녀가 이런 충격적인 프러포즈에 놀라 심장마비를 일으킬 뻔했다며 원망을 잔뜩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랴잔 출신 율리아는 남편이 서른살 생일을 맞아 이런 장난을 꾸미자 화가 나 욕지거리를 퍼붓고 부케 꽃으로 남편 얼굴을 후려 갈겼다. 실제로 BBC가 이 회사가 자랑하는 동영상을 살폈더니 수갑을 채우기도 하고, 얼굴을 길바닥에 짓이기고, 집안을 뒤지거나 차 보넷에 몸을 부딪치게 하는 등 완력을 행사하는 사례까지 있었다. 상황을 오해한 이들이 뛰어들어 엉뚱한 사건으로 비화할 소지도 있어 우려된다. 어린이들의 생일 잔치에까지 뛰어들어 “손 들어, 꼼짝 마!” 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세르게이는 자신의 모스크바 본사에서는 지난 5년 동안 단 한 사례만 프러포즈를 거절할 정도로 프러포즈의 성공 확률이 높다고 자랑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트럼프 두 차례나 “카다피를 보라”, 볼턴 비난하며 ‘北에 안전보장’

    트럼프 두 차례나 “카다피를 보라”, 볼턴 비난하며 ‘北에 안전보장’

    “그는 김정은에게 리비아 모델을 얘기하며 매우 큰 실수를 저질렀다. 무아마르 카다피(리비아 전 국가원수)에게 일어난 일을 보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질 배경을 설명하며 ‘리비아 모델’에 관한 발언을 주된 이유로 내세워 주목된다. 볼턴 보좌관이 카다피 국가원수의 몰락으로 막을 내린 리비아 모델을 제시하며 북한을 압박하는 큰 실수를 저질러 “우리 모두를 후퇴하게 만들었다”는 것인데, 북한과의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안전보장에 관해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볼 수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최근 많은 이들의 죽음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향(加香) 전자담배를 판매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과정에 볼턴 보좌관의 경질 이유를 묻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김정은에게 리비아모델을 얘기하며 매우 큰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카다피에게 일어난 일을 보라”고 말했다. 이어 볼턴 보좌관의 리비아 모델 언급을 ‘큰 재앙’이라고까지 표현하며 “카다피에게 일어난 일을 보라”고 되풀이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볼턴 보좌관의 리비아 모델 언급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며 거리를 두려고 했던 것에 대해서도 비난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런 말(리비아 모델)을 하는 건 터프함의 문제가 아니라 현명하지 못함의 문제”라고도 했다. 주목할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이 “카다피에게 일어난 일을 보라”고 거듭 발언한 대목이다. 카다피는 리비아가 핵무기를 폐기하고 몇 년 되지 않아 서방의 군사작전을 등에 업은 반군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르면 이달 중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카다피의 말로가 김 위원장에게 재연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해 일종의 강력한 ‘안전보장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 모델을 일축한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도 “리비아모델은 우리가 북한에 대해서 생각하는 모델이 전혀 아니다”라며 김 위원장에게 기꺼이 안전보장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반년 넘게 북미 간 실무협상 테이블이 마련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할 때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협상 동력 마련에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판문점 북미 정상회동 때 볼턴 보좌관을 몽골로 보내 일종의 거리 두기를 했는데 그보다 한 단계 더 높여 그를 백악관에서 쫓아냄으로써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보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북러정상회담에서 “대북 안전보장이 핵심”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재해제도 중요하지만 2차 북미정상회담이 제재해제 문제로 성과를 내지 못한 만큼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안전보장 관련 상응조치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성장 잠재력도 또다시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지리적 이점을 강조하면서 “믿기 어려울 정도의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했다. 장 믿기 어려울 정도의 실험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발언도 했다. 비핵화 협상에서 진전이 이뤄질 경우 북한이 안보·경제적 상응조치를 확보할 수 있음을 강조, 김 위원장의 전략적 결단을 촉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리비아와 2003년 협상 끝에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 포기 선언을 이끌어냈고 2006년 외교관계를 회복했다. 단계마다 여행금지령 해제와 부분적 경제제재 완화 등의 상응조치가 이뤄지기는 했지만 ‘선(先) 핵폐기, 후(後) 보상’의 상징적 모델로 꼽힌다. 그러나 2011년 10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군사작전으로 국가원수였던 카다피가 목숨을 잃으면서 북한이 가장 격렬하게 반발하는 비핵화 모델이 됐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볼턴 보좌관의 리비아 모델 언급 등을 비난하며 “북미정상회담에 응할지 다시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볼턴의 축출은 그와 파워게임을 벌여온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위상이 한층 강화되는 등 내부 권력 구도에 변화를 몰고 온 가운데 주요 외교 현안에서 사사건건 ‘노(No)’를 해온 볼턴의 퇴장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 스타일’이 ‘브레이크’ 없이 가속화될 수 있는 관측도 고개를 들었다. 특히 재선 국면에서 내세울 외교적 치적에 목말라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걸림돌’로 작용한 볼턴을 ‘제거’한 뒤 북한·이란 문제 등과 관련, 대외 성과로 내세우기 위해 섣부른 합의에 나설 위험도 있다고 일부 미국 언론이 지적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갑자기 꽉 막히고 뻥 뚫리고… 고속도로 ‘유령정체’ 왜

    갑자기 꽉 막히고 뻥 뚫리고… 고속도로 ‘유령정체’ 왜

    옆 차들이 자기차 가로질러 간다고 생각 조바심에 잦은 차선 바꾸기·끼어들기로 다른 차에 영향 미쳐 ‘이상한 정체’ 유발 폭탄의 연쇄 반응처럼 시작되면 못 멈춰 도로 신설·확장해도 효과는 오래 못 가 “운전자 태도따라 도로 정체 여부 달라져”올해도 어김없이 민족 대명절 ‘한가위’ 연휴가 찾아왔다. 자동차를 이용해 고향으로 내려가야 하는 사람들은 꽉 막힌 도로를 떠올리면 벌써부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된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당일 고속도로를 이용한 차량은 607만 2525대다. 대체휴일을 제외한 추석 연휴 사흘 동안 고속도로 이용 차량 수는 1565만 571대로 하루 평균 521만 6857대였다. 차들이 한꺼번에 도로로 쏟아져 나오는 때에 운전을 하다 보면 이상한 교통 현상들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옆 차로의 차들이 내가 있는 차로보다 더 잘 달리는 것 같고 쌩쌩 달리던 도로가 갑자기 꽉 막혀 움직이지 않다가 다시 뻥 뚫리는 일 등이 대표적이다. 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원활한 교통 소통을 위해 도로를 새로 만들거나 확장하지만 그 효과가 오래가지 못한다. 이 때문에 교통 분야를 연구하는 공학자, 물리학자, 수학자, 실험심리학자들은 ‘교통은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예측 불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한다.캐나다 토론토대 전염병학자와 미국 스탠퍼드대 통계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은 몇 년 전 교통 정체가 잦은 2차로 고속도로에서 운전자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 결과 운전자 대부분은 자신이 차로를 바꿔 다른 차들을 앞서간 것보다 옆 차로에서 자기를 앞질러 간 차가 더 많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이야기한 ‘손실 혐오’ 심리가 발동한다는 것이다. 손실 혐오란 자신이 얻은 이익보다 손해를 더 심각하게 생각하고 집착하는 심리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연구팀 역시 도로가 막힌다고 차로를 계속 바꿔 가면서 운전하는 것이 차선을 바꾸지 않고 이동하는 것과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시간에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조바심과 손실 혐오 심리에 의한 잦은 차선 바꾸기와 끼어들기는 다른 차선의 차량까지 영향을 미쳐 느닷없이 차가 밀리는 ‘유령정체 현상’을 일으킨다. 이 같은 유령정체 현상은 폭탄의 연쇄반응처럼 일단 시작되면 멈추기 어렵고 없애는 게 불가능하다. 한편 평소에는 조용하고 순한 사람이 운전대만 잡으면 난폭해지는 경우도 많다. 특히나 차들이 꽉 막혀 있는 정체 구간에서는 이 같은 경향이 더 강해지기도 한다. 실험심리학자들은 이런 ‘도로 위 분노’를 ‘커뮤니케이션의 불균형’ 때문으로 보고 있다. 운전 중 다른 운전자를 볼 수는 있지만 말을 들을 수 없고 앞차의 꽁무니만 바라보고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구걸하는 듯한 느낌을 받아 좌절감과 함께 적대감을 쉽게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또 도로를 새로 만들거나 확장하면 교통 정체가 덜할 것 같지만 그 효과는 오래가지 못한다. 도로의 교통 수용량이 한정돼 있어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다가 수용 능력이 새로 만들어지면 숨겨져 있던 잠재 수요가 밖으로 표출되면서 새로 만들어진 부분을 다시 메우기 때문이다. 교통공학자들은 이를 ‘잠재 수요 출현 현상’이라고 부른다. 과학자들은 “도로는 자동차를 위한 서비스 상품인데 이를 사용하는 운전자의 태도에 따라 서비스 품질은 완전히 달라진다”며 “도로가 인공지능으로 통제되고 자동차가 모두 자율주행차로 바뀌기 전까지 도로 정체 현상은 사라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선생님, 외할머니는 왜 ‘외’가 붙죠?

    선생님, 외할머니는 왜 ‘외’가 붙죠?

    ‘도련님’ ‘처남’ 등 성차별 용어 의견 나눠 고학년은 영어와 비교하면서 배우기도 교사 “성평등 시각 갖추도록 수업 준비”추석을 앞두고 성차별적인 가족 호칭을 바꿔 부르자는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초등학생들에게 평등한 호칭과 관련된 수업을 마련하는 교사들이 늘고 있다. 사회적 통념과 어른들의 고정관념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전에 호칭에 담긴 의미와 대안을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자는 취지에서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5학년 수업을 맡고 있는 김모 교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학생들에게 성평등적 관점이 반영된 호칭이 적힌 손바닥 크기의 유인물을 나눠 줬다. 학생들이 1학기 때 ‘새말사전’을 직접 만들며 ‘도련님’, ‘처남’ 등 성차별적 요소가 있는 호칭을 바꾼 것을 정리한 것이다. 김 교사는 “어떤 호칭이 옳다 그르다고 단정하기 전에 여성 보호자와 남성 보호자에 따른 친척들의 명칭을 비교하게 한다”면서 “아이들 스스로 차이를 발견하고 차별이 잘못됐다, 평등하게 바꿔쓰자는 등 의견을 낸다”고 설명했다. 성평등 호칭 수업은 교과서나 정규 교과과정에 포함돼 있지는 않다. 가족의 개념을 배우는 1~2학년 수업 중 교사가 시간을 할애하거나 명절을 맞아 1~2시간 정도 자율적으로 진행한다.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담임을 맡은 양모 교사도 지난 설 연휴 전에 ‘성 평등 호칭’ 수업을 진행했다. 칠판에 ‘시댁’과 ‘처가’를 적고 ‘댁’과 ‘가’에 담긴 차이를 고민해 보게 하는 방식이었다. 아이들은 “왜 외할머니에만 ‘외’가 붙나요”, “‘님’ 자가 붙은 친척은 왜 아버지 쪽에 더 많은가요” 등의 질문을 던졌다. 양 교사는 “호칭이 한쪽 편만 높여 준다고 이야기하거나 수업 내용을 부모님과 공유하는 아이들이 많다”면서 “학부모들로부터 ‘다양한 관점을 갖게 도와줬다’는 반응을 받기도 한다”고 전했다. 고학년(4~6학년)은 영어와 비교하며 배우기도 한다. 예컨대 조부모를 가리키는 ‘grand parents’를 배우면서 우리말로 통일할 수 있는 호칭을 정해 보는 방식이다. 성평등 호칭 목록을 냉장고에 붙인 뒤 인증 사진을 내기도 하고 직접 부모 각각의 가계도를 그려서 같은 위치에 있지만 남녀에 따라 호칭이 다르다는 점을 찾아 표시한다. 경기도의 안모 교사는 “호칭은 사고를 형성하는 큰 역할을 한다”면서 “어른들의 용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미리 성평등 시각을 갖도록 돕기 위해 수업을 준비한다”고 했다. 이상화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대외협력본부장은 “학교 교육과 미디어를 통해 재생산될 수 있는 성차별적 관점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아이들에게 영향을 주는 어른들을 대상으로도 성평등 호칭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0회]“하나부터 열까지 이해 안 되는 공소사실…강요하지 말라“ 원세훈 보고서 작성한 판사의 항변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0회]“하나부터 열까지 이해 안 되는 공소사실…강요하지 말라“ 원세훈 보고서 작성한 판사의 항변

    ‘원세훈 상고심’ 쟁점 정리 보고한 前심의관 “예상 쟁점 언급은 당연·정당한 업무”“외부 기관 대상으로 한 판결 분석 및 상소심 예상 보고서, 대외 ’무마·마사지용’”쟁점 분석보고서 대법원 재판연구관에게 전달됐으나 “재판 영향 의도·결과 없어”검찰의 신문에 “생각 강요하지 말라···보고서는 오히려 사법부 재판 독립 위한 것” “하여튼 하나부터 열까지 다 이해할 수 없는 공소사실입니다.” 법정 곳곳에서 이따금씩 피식거리는 얕은 웃음들이 삐져나왔다. 법정에 나온 15번째 증인이 그 앞의 14명의 증인들에 비해 가장 강한 어조로 단호하게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공소사실을 반박했기 때문이다. “대법원 특별조사단 보고서가 그런 식으로 나와서 전혀 동의할 수 없지만”, “저한테 생각을 강요하지 마십시오”, “듣도 보도 못했습니다”. 단호한 어투에 불편함을 숨기지 않는 ‘까칠’한 증인에 재판부와 검찰, 변호인들이 마주한 법정 앞쪽에는 한껏 긴장이 높아졌다.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29회 재판에는 2013년 2월부터 2015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 심의관으로 일한 박성준 서울고법 판사가 증인으로 나왔다. 이날 재판에서는 특히 박 판사가 작성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대선개입 사건 항소심 관련 보고 문건이 쟁점이 됐다. 국정원의 댓글공작으로 대선에 개입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원 전 원장은 1심에서 국정원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돼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2015년 2월 9일 당시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김상환)는 심리전단 직원의 이메일에서 발견된 파일 등의 증거능력을 인정해 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유죄로 보고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원 전 원장은 법정 구속됐다. 박 판사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당시 기획조정실장)과 윤성원 전 사법지원실장에게 1, 2심 판결문을 분석해 상고심에서 예상되는 핵심 쟁점과 그에 대한 의견 등을 정리해 2월 10일 보고했다. 박 판사는 검찰의 진술조서에 쓰인 내용이 자신이 한 진술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진정성립에서부터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조서를 다 읽고 날인한 것은 분명하고요. 형사소송법상 진정성립을 물으신다면 부인은 안 합니다. 다만 1회 조서 같은 경우 문답 내용이 실제 조서에 적힌대로 이뤄지지 않았고요. 제가 10시간 가까이 조사받으면서 그냥 이런저런 얘기한 걸 나중에 검사님이 재구성해서 만든 조서인데 제가 충분히 검토를 해봤고 그에 대해 적어도 제가 진술한 부분은 동의하기에···” ●‘원세훈 상고심’ 쟁점 정리한 前심의관 “예상 쟁점 언급은 당연·정당한 업무” 이렇게 시작된 검찰의 주신문을 통해 박 판사는 사법지원실에서 심의관으로 일하며 각종 대외기관을 상대로 한 현안보고와 중요사건 등에 대한 쟁점 분석 등의 업무를 맡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청와대는 생각해 본 적 없고 국회와 언론, 검찰, 변호사협회, 기타 모든 기관을 대상으로 한다고 생각했다”며 청와대와 판결 관련해 소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문건을 작성하기 위해 재판부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했거나 선고 전 재판의 진행상황이나 쟁점을 보고하기 위해 재판부의 의중이나 심리방향을 확인한 경우는 없다고 잘라 말하며 일선 재판부에 대한 재판개입 의혹도 차단했다. 아직 선고가 되지 않은 상급심의 결론을 보고서에 언급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그러나 아직 진행 중이거나 진행될 예정인 상급심 사건의 쟁점에 대해서는 “예상 쟁점을 언급한 것은 당연히 정당한 업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검찰이 “상급심의 예상 쟁점이 외부에 설명되거나 알려지면 외부의 입장이나 견해가 재판부에 전달될 수 있어서 (통상적으로는) 공정한 재판을 위해 외부에 설명하지 않는 것 아닌가”라고 묻자 박 판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검찰 공소사실의) 전제가 잘못됐다. 쟁점을 알려준다고 재판부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외부에 설명된다고 해도 외부 의견이 재판부에 들어간 적이 없다는 건가?”라고 검찰이 재차 묻자 박 판사는 “제가 알기로는 그렇다”면서 “예상 쟁점을, 설명자료로 하는 것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한 마디로 기대를 품게 하는 거다. 원세훈 사건의 경우 1심은 야당(당시 민주당)이 반발했고 2심은 여당이 반발했다. 극렬히 반발하는 정치적 집단에게 ‘다음 쟁점은 이거니까 기다려보라’는 게 설명자료의 의미”라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은 박 판사가 작성한 보고서의 맥락이 정다주 당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이 원 전 원장의 2심 선고 전날인 2015년 2월 8일 쓴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건 검토‘ 보고서와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항소심에서 공직선거법 유죄 선고시 청와대가 불만 표시했던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효력정지 사건 등 관심사안에 대한 암시를 전달하고 국정원 사건 상고심을 조속히 선고해 청와대의 불만과 오해의 기간을 최소화하는것이 바람직하며 선고 직후 적당한 비공식 라인 통해 사법부 진위가 곡해되지 않도록 절차 거쳐야’라는 내용이 있다.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청와대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정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판결이 선고됐으니 이에 대한 ‘유화적 제스처’를 법원이 청와대에 취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보고서 작성자인 정다주 의정부지법 부장판사는 지난 7월 23일 증인으로 나와 임 전 차장의 지시로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판결 분석 및 상소심 예상 보고서, 대외적으로 ’무마·마사지용’” 박 판사가 선고 직후 쓴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 항소심 선고 보고’ 문건에는 특히 목차 가운데 ‘심각성’이라는 카테고리가 있고 그 아래 ‘국정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확정되면 국가기관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비난 뿐만 아니라, 선거 자체가 불공정한 사유가 개입했다는 폭발력을 가질 수 있음’, ‘대법원 구성이 정치적으로 논란이 있을 수 있음’ 등의 내용이 담겼다. 박 판사는 기조실 보고서와 자신이 쓴 보고서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른 것은 아니다. 아 다르고 어 다른 건데, 왜 했냐고 말씀하시면 근본적으로는…최소한 설명자료는 ‘우리 법원 좀 그만 비판하라’ 이거다. 기다려봐라. 그걸 노골적으로 얘기하면 유화적 제스쳐이고 당시에 저희가 생각하기로는 무마인데, 만날 국회에서 비판성명 때리며 재판부가 날로 모든 비판을 다 받아야 하니까 우리(행정처)가 중간에서 완화시키는 그런 의미의 설명”이라고 말했다. 재판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판결 내용을 비판하고 의문을 갖는 외부를 상대로 법원에 대한 비판과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목적으로 정리를 했을 뿐이라는 얘기다. 박 판사는 이 문건의 내부용 보고서를 먼저 작성했다가 대외용 보고서를 다시 만들었다. 이 가운데 빠진 내용이 있는데 바로 박 판사가 ‘사견(私見)’이라며 적은 증거능력에 대한 판단 부분이었다. 박 판사는 “사견이라는 게 저, 기조실장, 사법지원실장, 차장, 처장, 이 몇 명 사이에서만 하는 말이다. 나를 믿으시는 거니까 내가 그 분들에게만 이 말을 하는 것이고 다른 사람이나 누가 보는 게 부적절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 보고용으로 특정 사건의 쟁점을 분석하면서 “이건 순전히 내 개인 생각이니 (틀리더라도) 야단치지 말라. 당신들이 내 생각을 궁금해 하니까 적은 것”이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내부용 보고서는 당시 윤성원 사법지원실장, 임종헌 기조실장, 강형주 법원행정처 차장, 박병대 법원행정처장, 그리고 양승태 대법원장에게까지 보고됐다고 말했다. “제가 대법원장한테 보고한 건 아니고 보고된 건 알고 있다”면서 “저는 대법원장 방 자체에 단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이후 원 전 원장의 상고심이 진행되던 도중 박 판사는 신모 당시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부터 “보고서를 아주 잘 썼던데, 내가 종이로 가지고 있어서 그런데 파일로 줄 수 있느냐”는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누구인지도 몰라 실제로 재판연구관이 맞는지 검색을 해본 뒤 선배 법관인 것을 알고 대외용 파일을 보내줬다고도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이 “보고서가 넘어가면 재판연구관에게 사건에 대해 예단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문제점은 없느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박 판사는 “저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에게 전달된 쟁점 분석 보고서 “재판 영향 의도·결과 없었다” 박 판사가 보고서에 쓴 ‘상고심 쟁점 검토사항’에는 증거능력과 선거운동 인정 여부가 사건의 핵심이라고 거론됐다. 특히 다음의 문구들이 재판개입이 의심되는 대목으로 지적됐다. -‘이 사건 파일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가 절대적인 핵심 쟁점일 듯. 지논 파일과 시큐리티 파일로 인정되는 사실관계는 너무나도 구체적임. 그러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단순히 전제법리 만으로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는 쉽지 않아 보임’ -‘1심과 2심 판결이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 포섭 범위에 대한 법리 해석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법리가 본질적으로 다른 게 아니라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른 것이고 사실인정이 달라진 것은 증거능력 인정여부에 따라 달라진 것이므로 당연한 논리적 흐름’ 지난해 5월 대법원 특별조사단의 조사보고서에는 박 판사의 문건에 대해 ‘보고연구관이 사법행정담당자가 작성한 문건을 검토보고서 작성에 참조한다는 것은 사법행정 담당자가 가지고 있던 사건에 관한 지식 내지 시각이 소송 외적인 통로를 통해 유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실제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를 떠나 부적절함’이라고 지적됐다. 검찰도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이 임 전 차장과 공모해 원 전 원장 사건의 핵심 쟁점을 신속히 파악하고 상고심 재판부와 담당 재판연구관에게 전달하기로 마음먹고, 이를 박 판사에게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했다고 공소사실에 적시했다. 그러나 박 판사는 재판연구관에게 영향을 주려는 의도가 아니었고 실제로 영향을 미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보고서에) 제 사견이나 쟁점에 대해 이렇게 해야한다, 저렇게 해야한다는 등의 한 쪽 방향을 설명한 게 아니다. 다른 분들의 보고서를 언급해서 죄송하지만 ‘기각이 아니라 각하가 되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넘어갔으면 예단이지만 제 보고서에는 (2심에서 증거능력이 인정된) 증거를 날려야 한다… 뭐 그렇게 보고 싶은 분은 그렇게 볼 수 있지만 재판 연구관은 그렇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초면인 분한테 내가 쟁점을 이렇게 뽑았는데, 자기가 검토해보니 그게 아닐 수 있어 부끄러워서 사견을 알려주지 않고 대외용 보고서를 보내줬다. 재판연구관의 예단에는 상관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판사는 “대법원 특별조사단 자체도 보고서에 그렇게(재판연구관의 판단에 영향을 줬다는 취지로) 판단해 뒀는데 판결만 비교해보면 누구나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거라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안 본다”고 말했다.검찰은 이어 “하나만 보충하면 이 보고서는 재판연구관 입장에서 대법원장에까지 보고된 보고서라는 것을 알고, 그 보고서에 이 사건의 심각성이라든지 대법원이 정치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으면 그 자체로 검토하는 연구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질문을 더했다. 그러자 박 판사는 “그건 당연히 알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라고 맞받아쳤다. 사건의 중대성을 어떻게 재판연구관이 모를 수 있냐는 취지다. 약간 당황한 듯 검찰이 다시 “당연히 알아야 되는 거지만, 지휘부에 보고된 보고서라는 건 다른 것 아닌가?”라고 묻는 동안 박 판사와 두어 번 말이 엉켰고 박 판사는 이내 “아니, 저한테 생각을 강요하지 마십시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생각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여쭤보는 것”이라는 검찰의 말에 박 판사는 다시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너무나 당연한 내용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에 “생각을 강요하지 말라…하나부터 열까지 이해 안 되는 공소사실” 기조실과 사법지원실에서 국정원 사건을 두고 보고서가 잇따라 나왔고 특히 정 부장판사가 작성한 기조실 보고서에 판결과 관련된 ‘각계 동향’에 청와대 입장도 있었던 것을 들어 검찰은 “증인도 당시 청와대의 입장이나 청와대 입장에 대한 행정처의 대응방안에 대해 알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박 판사는 “듣도 보도 못했다”고 말했다. 오후에 이어진 반대신문에서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이 박 판사가 보고서에 작성한 ‘심각성’이라는 표현과 함께 증거능력을 배척해야 한다는 취지로 읽힐 소지가 있어 오해를 받는 것 같다고 하자 “이 보고서가 이렇게 공개될 거라고는 당연히 생각을 못했고, 만약 공개될 거라고 알았다면 지금 제가 제일 후회되는 게 목차를 ‘심각성’으로 고친 거다. ‘판결의 파장’이라고 했으면 아전인수격 해석을 덜 할 수 있었을 텐데, 왜 내가 심각성이라고, 굳이 후회할 만한 표현을 썼을까 후회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보고서에 상고심 심리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로 작성한 것에 대해서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강행 규정으로 2개월씩 심리기간이 다 정해져 있어 상고기간을 빨리 하는 게 왜 잘못된 것인지”라면서 “하여튼 하나부터 열까지 다 이해할 수 없는 공소사실이다”라고도 말했다. “검찰의 공소사실대로 대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장, 차장 등이 보고서를 대법원 재판부에 전달하는 뜻이 있다는 어떤 종류의 느낌이라도 받은 적 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도 “없다”고 했다. 반대신문 과정에서 박 판사는 이런 말을 남겼다. “검찰에서 또는 지금 소위 말하는 ‘법원행정처 무용론자’들이 말하는 건 판사가 왜 이런 일을 해야 하냐는 건데, 저희는 판사로서 하는 게 아니라 사법행정 담당으로 한 것이다. ‘왜 법관 신분이 그런 일을 해야하냐’는 사법행정의 효율성과 재판독립성은 언제나 충돌할 위기가 있다. 재판독립을 우위에 두고 있는 게 법원인 것은 당연하다.” 박 판사는 검찰 조사에서 “현안보고는 국회나 언론에 대응해 재판부 또는 재판의 독립을 보호하기 위함이 목적이지 재판에 영향을 행사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판사는 이날 법정에서 “왜 이런 말을 했냐면, 지금 (검찰이) 무슨 의심을 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의심이 현안보고가 재판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이라면 정반대라고 말한 것이다. 법관 신분을 가진 사람으로서 법관 독립이 최우선이었고, 현안보고하는 이유는 재판부가 어떤 판결을 했을 때 저희(행정처)가 중간에서 속된 표현으로 마사지 기능이라고 하는데요. 극렬하게 비판하고 있는 반대편을 향해서 처장이나 차장님이 직접 화살을 맞아주지 않으면 그 사람들이 재판부에 직접 화살을 돌린다. 신상 털리고 그러는 건 당시엔 없었는데. 처장, 차장이 나와서 재판부가 이렇게 해서 법리에 따라 판단한 거고, 또 어떻게 보면 최종적으로 상급심이 남아있다고 말해줌으로써 일종의 진정효과가 있는 거다. 재판부 개개인이 예뻐서 보호해주는 게 아니라 공격받지 않도록 보호해야 사법부 재판이 독립되기 때문에 그게 궁극적 목표라는 의미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달콤한 사이언스]긍정적 경험 많은 아이가 멘탈 강한 어른된다

    [달콤한 사이언스]긍정적 경험 많은 아이가 멘탈 강한 어른된다

    서점에 가보거나 TV대중강연 프로그램을 보면 요즘 들어 ‘자존감’에 대한 내용이 많이 나온다. 이들 책이나 강연은 자존감을 키워야 사회생활을 잘 할 수 있으며 인생의 굴곡에서도 잘 대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자녀를 둔 부모들도 아이들의 자존감을 키워주려고 하지만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이나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어렵다. 문제는 자존감을 키워주려다가 자의식만 강해져 타인을 배려하지 않고 오히려 어려운 상황에서 어쩔줄 몰라하는 아이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하소연을 하는 부모들도 많다. 그런데 미국 연구진이 자녀가 ‘멘탈’이 강한 사람으로 자라게 하기 위해서는 추상적인 자존감 키우기보다는 어려서 긍정적인 경험을 많이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훨씬 좋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 아동·청소년·공중보건학부, 밀워키 가정상담센터, 몬태나주립연구소, 터프츠대 의대 임상연구·보건정책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가족과의 상호작용, 다양한 친구와 교우,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활동 같은 긍정적인 유년시절 경험이 성인이 돼서 우울증이나 좌절감, 패배감 같은 정신적 취약성을 감소시키고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갖게 해준다는 연구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미국 의학협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AMA 소아과학’ 최신호(9월 10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위스콘신주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성인남녀 6188명을 대상으로 ‘행동 위험요인 조사’라는 유선과 무선 전화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문항은 건강 관련 위험행동 여부, 건강상태 등 현재 보건 및 생활환경과 어린 시절 감정 표현, 가족이나 친구, 학교, 지역사회에서 느꼈던 소속감 등 현재 정신건강과 어린 시절 경험을 파악하기 위한 것들로 구성됐다.연구팀은 어린 시절 육체적, 정신적 학대나 방치, 부모의 이혼, 제한된 교우관계, 지역사회에서 무관심에 노출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우울증, 자살충동, 폭력성, 사회부적응 같은 정신적, 사회적 문제를 경험할 가능성이 2배 이상 높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어린 시절 부정적인 경험이 모두 성인이 돼서 정신적 문제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가정에서 긍정적 경험을 하지 못하더라도 지역사회나 다른 공동체, 친구들과의 관계가 좋았던 사람들은 부정적인 경험을 충분히 상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티나 베델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다양한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은 아이들이 성장해서도 타인과의 건강한 관계를 가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울증, 좌절감, 열등감 같은 부정적 감정에 쉽게 빠지지 않는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어린 시절 긍정적 경험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개인 뿐만 아니라 사회가 다함께 나서야 하며 공중 정신보건에서도 중요하게 접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결혼 이민자 적응 도와요”...강동구, 이심전심 행복프로젝트

    “결혼 이민자 적응 도와요”...강동구, 이심전심 행복프로젝트

    서울 강동구가 낯선 환경에 적응이 어려운 결혼 이민자들을 보듬는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강동구는 오는 18일부터 새달 23일까지 매주 수요일 결혼이민자들의 지역사회 적응을 돕는 ‘이심전심 행복 프로젝트’를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 2006년 첫발을떼 올해 22기를 맞는 프로그램은 결혼이민자들에게 다양한 체험으로 우리 문화를 알리고 행복한 가정 생활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전한다. 올해는 기존 참여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평소 관심이 높은 취업과 창업에 대한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다양한 직업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직업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한다. 강동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교육장이나 외부 현장에서 진행되는 교육은 일자리 목표 세우기, 다문화 관련 사업 기업 탐방, 멘토와의 만남, 구 특화 사업인 가죽공예 체험 등 5회에 걸쳐 진행된다. 프로그램을 마친 뒤에도 강동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과 연계해 한국어 교육, 취업 지원, 가족 상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후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앞으로도 결혼이민자 분들이 지역사회의 어엿한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정착을 돕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이소연 국가기록원장 “대통령기록은 개인의 것 아닌 국민의 것”

    이소연 국가기록원장 “대통령기록은 개인의 것 아닌 국민의 것”

    국가기록원이 문재인 대통령을 시작으로 개별 대통령기록관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일부 언론에서 ‘나랏돈’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예산 낭비라는 식으로 부정적으로 평가하는가 하면 시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에 이소연 국가기록원장은 “대통령기록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국민의 것이고 국가의 것”이라면서 공공물인 대통령기록물의 안정적·체계적인 관리를 위해서라도 개별 대통령기록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소연 원장은 1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2007년 대통령기록물법(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이 통과된 이후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 법의 영향을 받아 대통령기록물을 이전보다 열심히 생산했고, 이 때 생산된 대통령기록물들을 (청와대로부터) 이관받아 저희(국가기록원)가 관리하고 있다”면서 “그 전에 15명의 대통령 때는 대통령기록물이 국민과 국가의 것이라는 인식이 사실상 없었기 때문에 퇴임 후에 많이 태우기도 하고, 아무래도 불안한 내용들이 담겨 있을 수 있으니까 많이 가져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불행한 건, 요즘도 온라인 경매사이트에서 대통령기록물들이 올라오고 있다”면서 “대통령기록물이라고 해서 대통령이 혼자서 생산하는 기록물이라고 볼 수 없고 대통령비서실, 청와대 경호실, 대통령 보좌기관·자문기관들의 기록물이 다 포함돼 있어서 대통령기록물 생산자는 굉장히 많다. 이게 (외부에) 흘러흘러 관리가 안 될 정도”라고 전했다. 이 원장은 “대통령기록물법이 제정된 때가 2007년 4월(시행은 2007년 7월)이었는데, (이 법 시행 이후 이 법에 따라) 대통령기록물을 첫 번째로 이관해야 되는 시점은 2008년 2월이었다. 8개월 정도밖에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당시는 통합 대통령기록관이든 개별 대통령기록관이든 별도의 대통령기록관을 짓는 것조차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지 않아서 당시 국가기록원 서고에 임시로 공간을 만들어 (대통령기록물을) 일단 이관하고, 이후 통합 대통령기록관을 설립하다보니 2015년에야 개관을 했다”면서 과거에 개별 대통령기록관을 설립하지 못했던 배경을 설명했다. 2007년 4월 제정된 대통령기록물법은 ‘중앙기록물관리기관의 장(국가기록원장을 가리킴)은 특정 대통령의 기록물을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개별 대통령기록관을 설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렇게 개별 대통령기록관 설치 근거는 오래 전에 마련됐지만 그동안 설립이 추진되지 않았다가 국가기록원이 문 대통령 기록관을 시작으로 개별 대통령기록관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이 원장은 “국가기록원이 지난 10여년 동안 믿음직하게 대통령기록물, 특히 지정기록(대통령지적기록물)을 보호하지 못했다”면서 “제가 취임하고 나서는 국민들께 최대한 (대통령기록물 보호에 있어) 안심을 드리려고 했지만 이전에 열리면 안 되는 대통령기록물들이 너무 많이 열렸다”고 밝혔다. 사회자가 ‘NLL 대화록 파문’을 언급하자 이 원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군사·외교·통일에 관한 비밀기록물, 대내외 경제정책 또는 무역거래, 재정에 관한 기록물, 대통령의 정치적 견해나 입장을 표현한 기록물 등에 대해 열람·사본제작 등을 허용하지 않거나 자료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을 수 있는 기간(보호기간)을 따로 정한 대통령기록물이 ‘대통령지정기록물’(지정기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2년 대선 과정에서 정문헌 당시 새누리당 의원과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2007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고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남북정상회담에서 NLL 포기 발언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됐다. 이 사건을 조사한 국가정보원 개혁위원회는 2009년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 지시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중 일부 내용을 추려 만든 ‘NLL 대화록’ 발췌본이 청와대에 보고됐고, 대선을 앞둔 2012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누군가가 대화록을 외부에 유출했다는 조사 결과를 2017년 11월 발표했다. 자유한국당은 전날 원내대변인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들의 기록물을 관리하는 현 대통령기록관과는 별개로 자신만의 기념관을 따로 짓겠다며 내년 예산에 32억이 넘는 돈을 편성했다”면서 예산 낭비라는 식으로 비판했다. 하지만 이 원장은 “대통령기록물은 공공의 것인데 민간에서 관리하라고 관리권을 넘겨주는 일은 생각하기 어렵다”면서 “흔히들 ‘역사의 평가에 맡기겠다’랄지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이런 표현을 많이 쓰는데, 공과 과를 단순히 당사자들의 주장이 아니라 당시에 업무를 하면서 만들었던 기록에 근거해서 평가할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져야만 가능한 얘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여러 대통령기록물이 한 곳에 있는 것이 갈등과 불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지금 법(대통령기록물법)에 이미 제정 당시 있었던 조항이 뭐냐하면, 대통령기록관의 관장은 전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돼 있었다. 믿을 만한 사람에게 지정기록을 포함해서 맡기자는 취지였다. 그런데 그 원칙은 1년 만에 무너져서 지금은 사실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정기록은 최장 15년까지 보호되지만, 15년까지는 불가능하다고 하더라도 퇴임직후에 가장 취약해져 있는 상태에서의 기록은 책임지고 최대한 보호할 수 있는 사람에게 열쇠를 맡기는 취지라고 생각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전날 국가기록원 관계자는 “대통령기록물 증가 추세가 예상을 뛰어넘어 보존 공간이 부족해졌다. 통합 대통령기록관 증축 비용보다 개별 대통령기록관을 짓는 것이 훨씬 예산이 적게 든다”면서 “전임 대통령도 요청한다면 개별 대통령기록관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일반고 강화 위한 ‘고교학점제’ 도입 탄력 받는다

    정규 교과 위주 재편 위해 수업 혁신 필요 절대평가도입, 자사고 폐지 갈등 커질 듯 문재인 대통령이 ‘고교 서열화’와 ‘대입 불공정’을 하나로 묶어 교육 개혁 의지를 밝히면서 정부의 일반고 강화 정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반고의 교육력을 높이는 구상이 서열화된 고교체제 개편과 맞물릴 수밖에 없어 특수목적고·자율형사립고 폐지를 둘러싼 교육계의 갈등이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계에서는 고교 서열화와 대입 제도의 불공정을 동시에 해소하는 것은 ‘고교학점제’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25년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를 통해 일반고의 교육과정을 다양화하고, 변화하는 일반고의 교육을 뒷받침하는 대입 제도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교육 개혁이 추진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공정성 강화를 위해 학종의 비교과 요소를 대폭 줄이고 정규 교과과정 위주로 재편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한 가운데 정규 교과과정을 중심으로 학생들을 평가하고 기록하려면 고교학점제를 통한 수업의 혁신이 동반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고교학점제가 실현되려면 고교 내신에 성취평가제(절대평가)가 도입돼야 하는데, 고교 서열을 없애 모든 학교의 내신을 동등하게 비교할 수 있다는 조건에서 가능하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국장은 “특목고와 자사고가 상위 학생들을 ‘입도선매’하는 현실에서 특목고와 자사고의 벽을 허물지 않으면 일반고의 상향 평준화는 공염불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2025년 이전까지 특목고·자사고 폐지에 대한 현실적인 로드맵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특목고와 자사고의 존립 근거가 되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조항을 삭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 경우 내년에 고교체제 개편을 둘러싼 갈등이 정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지정 취소 처분을 받은 자사고들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고 신입생 모집에 나선 데 이어 내년 재지정 평가를 받는 학교들이 지정 취소가 되더라도 같은 방식으로 교육당국에 맞설 가능성이 크다. 한편에서는 특목고와 자사고가 유명무실해지도록 대입 제도를 손질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서울의 한 일반고 교장은 “학종 등 수시를 확대하면 특목고·자사고 중에서도 다양한 교육과정을 편성한 학교는 살아남을 것이고, 지금처럼 수능에 집중하는 학교는 학생 모집이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지정 취소를 통해 사회적 갈등을 키우기보다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에 따라 자연스럽게 체제 변화를 유도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조국 대전’ 끝낸 文, 극일 기술독립 행보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서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와 대한상공회의소 내 ‘소재·부품 수급대응 지원센터’를 찾아 우리 연구진과 일본 수출규제 대응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극일(克日) 차원뿐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 차원에서 소재·부품·장비 분야는 중요하다”며 “기술 자립을 해 나가면서 특허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국산화를 해 나가며 발생할 수도 있는 특허 출원 문제 관련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달 여에 걸친 이른바 ‘조국 대전’을 끝낸 직후 다시 극일 기술독립 행보로 발걸음을 옮긴 것이다. 문 대통령은 초진공 상태에서 원자 단위 반도체를 합성해 차세대 나노 반도체를 생산하는 ‘MBE 실험실’을 방문해 보고받고 “차세대 반도체를 미래 먹거리로 가져가려면 양산을 위한 전문 인력이 필요하지 않나”고 물었다. 장준연 차세대반도체연구소장이 “여전히 인력이 모자라 이 부분을 신경 써 주셔야 한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동행한 신임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가리키며 “반도체 석학을 과기정통부 장관으로 모셨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문 대통령은 “이 공정에도 일본의 부품·소재가 필요한가”라며 국산화 현황에 관심을 보였다. 동행한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을 언급하며 “차세대 반도체는 노 실장이 전문가”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방명록에 ‘추격국가에서 선도국가로, 과학기술의 힘으로!’라고 적었다. 이어 KIST 내 국제협력관에서 현장 국무회의를 마친 문 대통령은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 마련된 소재·부품 수급대응 지원센터를 깜짝 방문했다. 이곳은 일본의 수출보복에 따른 우리 기업 어려움을 원스톱으로 해결하기 위한 민관 합동 조직이다. 직원들 박수 속에 입장한 문 대통령은 상담받으러 온 화학업체 직원에게서 “정부가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가교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는 건의를 들었다. 이날 현장 국무회의에서는 ‘대통령 직속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안이 심의·의결됐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결혼 이민자 적응 도와요”...강동구, 이심전심 행복프로젝트 가동

    서울 강동구가 낯선 환경에 적응이 어려운 결혼 이민자들을 보듬는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강동구는 오는 18일부터 새달 23일까지 매주 수요일 결혼이민자들의 지역사회 적응을 돕는 ‘이심전심 행복 프로젝트’를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 2006년 첫발을떼 올해 22기를 맞는 프로그램은 결혼이민자들에게 다양한 체험으로 우리 문화를 알리고 행복한 가정 생활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전한다. 올해는 기존 참여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평소 관심이 높은 취업과 창업에 대한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다양한 직업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직업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한다. 강동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교육장이나 외부 현장에서 진행되는 교육은 일자리 목표 세우기, 다문화 관련 사업 기업 탐방, 멘토와의 만남, 구 특화 사업인 가죽공예 체험 등 5회에 걸쳐 진행된다. 프로그램을 마친 뒤에도 강동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과 연계해 한국어 교육, 취업 지원, 가족 상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후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앞으로도 결혼이민자 분들이 지역사회의 어엿한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정착을 돕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지난해 8월 이정훈(왼쪽 앞줄 다섯 번째) 강동구청장이 ‘제21기 결혼이민자 이심전심 행복프로젝트’ 참여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강동구 제공
  • 文 ‘교육 개혁’에 힘 얻는 ‘일반고 강화’ … 특목고·자사고 폐지 갈등 극심해질 듯

    문재인 대통령이 ‘고교 서열화’와 ‘대입 불공정’을 하나로 묶어 교육 개혁 의지를 밝히면서 향후 정부가 고교체제 개편과 대입제도 개편을 어떻게 추진해나갈지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부분적인 손질을 넘어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와 자율형 사립고 진학이 명문대 입학으로 이어지는 체계를 허무는 대대적인 교육 정책이 추진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특목고·자사고 폐지를 둘러싼 갈등이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계에서는 고교 서열화와 대입제도의 불공정을 동시에 해소하는 열쇠는 ‘고교학점제’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25년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를 통해 일반고의 교육과정을 다양화하고, 변화하는 일반고의 교육을 뒷받침하는 대입제도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학종의 공정성 강화를 위해 학종의 비교과 요소를 대폭 줄이고 정규 교과과정 위주로 재편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한 가운데, 정규 교과과정을 중심으로 학생들을 평가하고 기록하려면 고교학점제를 통한 수업의 혁신이 동반돼야 하기 때문이다. 서열화된 고교체제의 개편은 일반고의 교육력 강화라는 밑그림을 실현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국장은 “특목고와 자사고가 상위 학생들을 ‘입도선매’해 일반고를 황폐화시키는 현실에서 특목고와 자사고의 벽을 허물지 않으면 일반고의 상향평준화는 공염불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교학점제를 가능하게 하는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 역시 서열화된 고교체제 아래서는 도입에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크다. 교육부는 외고와 국제고, 자사고에 대한 재지정 평가를 거친 내년 하반기부터 고교체제 개편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특목고와 자사고의 존립 근거가 되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조항을 삭제하거나, 특목고·자사고의 지정 취소 권한을 시도교육감에 완전히 이양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내년에는 고교체제 개편을 둘러싼 갈등이 정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지정 취소 처분을 받은 자사고들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 자사고 지위를 유지한 데 이어 내년 지정 취소되는 학교들도 같은 방식으로 교육당국에 맞설 가능성이 크다. 한편에서는 특목고와 자사고가 유명무실해지도록 대입제도를 손질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특목고·자사고가 강세를 보이는 수능의 영향력을 낮추고 학종 등 수시전형을 확대해 특목고·자사고가 대입에 유리하지 않은 환경이 조성되면 이들 학교의 자발적인 일반고 전환을 유도할 수 있다는 논리다. 서울의 한 일반고 교장은 “학종 등 수시를 확대하면 특목고·자사고 중에서도 다양한 교육과정을 편성한 학교는 살아남을 것이고, 지금처럼 수능에 집중하는 학교는 학생 모집이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정부의 지정 취소를 통해 사회적 갈등을 키우기보다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에 따라 자연스럽게 체제 변화를 유도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고교 서열화와 대입제도의 불공정 해소는 대학 서열화의 개선과 맞물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고교 서열 뿐 아니라 대학의 서열도 해소돼야 한다”면서 “학력과 학벌의 기득권 해체 방안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마음 척척 한국·바른미래…‘조국 파면’ 장외투쟁에 靑 규탄집회

    마음 척척 한국·바른미래…‘조국 파면’ 장외투쟁에 靑 규탄집회

    한국, 신촌서 文정권 규탄연설회나경원 “피의자 조국 당장 파면”“해임건의안·국조·특검 관철한다”‘曺 사퇴 천만 서명운동’도 전개바른미래, 靑앞 의총에 규탄집회“범야권 함께 조국 퇴진행동 돌입”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 임명 규탄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국 파면’을 내건 한국당은 대학가 주변에서 조 장관 딸의 입시 의혹을 제기하며 규탄집회에 들어갔고 바른미래당은 청와대 앞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조 장관의 퇴진을 압박하는 규탄 집회를 열었다. 10일 양당은 전날 조 장관 임명을 강행한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의 정당 연설회를 시작으로 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을 규탄하는 순회 장외투쟁에 나섰다. ‘살리자 대한민국’이라고 이름 붙인 정당 연설회에는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60명 가까운 의원이 집결해 조 장관 임명의 부당함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특히 신촌이 대학가임을 의식한 듯 조 장관의 딸을 둘러싼 입시 특혜 의혹을 부각했다. 의원들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조국 임명, 정권 종말’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연단에 오른 황 대표는 “(조 장관은) 말로는 공정, 정의를 이야기하면서 실제로는 불공정, 불의의 아이콘이었다”면서 “불법과 탈법으로 황태자 교육을 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딸의 입시 의혹에 대해 집중 난타했다. 황 대표는 “딸이 시험도 한 번 안보고 고등학교 가고, 대학교 가고, 의학전문대학원을 갔다. 55억원을 가진 부자가, 딸이 낙제했는데 장학금을 받았다”면서 “자녀를 가진 어머니의 가슴이 찢어진다. 청년의 억장이 무너진다. 이런 정부, 심판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나경원 원내대표는 “저는 죽어도 ‘조국 장관’이라는 말은 못하겠다”면서 “피의자 조국을 당장 파면시켜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가세했다.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 국회의원은 비록 110석밖에 안되지만, 반드시 해임건의안, 국정조사, 특검을 관철하도록 하겠다”면서 “시민 여러분들의 힘만이 막 가는 정권을 반드시 끝낼 수 있다. 도와달라”고 말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아들딸 허위 표창장, 허위 인턴경력, 모든 것들이 조국이라는 이름이 아니면 불가능했을 특권과 반칙임을 우리는 안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신촌에 이어 이날 오후 성동구 왕십리역 앞, 서초구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정당 연설회를 추가로 열고 오후 6시부터는 광화문에서 퇴근길 시민을 상대로 여론전을 펴기로 했다. 당 지도부는 오는 11일에는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을 돌며 ‘조국 파면’ 투쟁에도 나선다. 이와 함께 한국당은 조 장관이 사퇴 때까지 ‘위선자 조국 사퇴 천만인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황 대표는 연설 장소 옆에 설치된 서명운동 천막에서 직접 서명에 참여했다.바른미래당은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현장 의원총회를 열고 문 대통령의 조 장관 임명을 강력히 규탄했다. 한국당이 밝힌 것과 같이 범야권 의원들과 함께 장관 해임건의안·국정조사·특검 도입 등을 통한 ‘조국 퇴진 행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오신환 원내대표를 비롯한 바른미래당 의원 10명은 이날 오전 의총에서 이러한 내용의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국민의 자존심을 되살리고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되살리기 위해 ‘조국 퇴진 행동’ 돌입을 선언한다”면서 “우선 조국 임명강행에 반대하는 모든 정당, 정치인과 연대해 법무장관 해임건의안의 국회 의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 수사와 별개로 국정조사를 통해 조국 일가족의 불법 비리 의혹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겠다”면서 “문재인 정권이 검찰 겁박과 수사 방해를 멈추지 않으면 특검 도입으로 정권의 진실은폐 기도를 좌절시킬 것”이라고 말했다.오 원내대표는 의총 모두발언에서 “대통령은 특권과 반칙으로 점철된 ‘피의자 장관’ 조국 임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뜻을 함께하는 교섭·비교섭단체 야당 의원들과 함께 조국 퇴진 운동을 펼쳐나가겠다”면서 “바른미래당은 검찰 수사로 조국 일가의 비리 의혹이 낱낱이 밝혀질 때까지 퇴진 투쟁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은 “문 대통령은 경제를 망치고 외교·안보를 망친 데 이어 이제는 우리 국민들의 정신세계를 망쳐 놓고 있다”고 조 장관 임명을 비판했다. 유 의원은 “과거 독재정권보다 더한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국민들은 헌법이 정한 대통령에 대한 저항권으로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의원은 “법무부를 영어로 하면 Ministry of Justice, 즉 ‘정의부’인데 조국 때문에 불의부, 반칙부가 됐다”면서 “조국 때문에 진정한 조국이 울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정권은 문조(文曺) 공동정권이라고들 한다. 청와대에 대통령이 둘이 있고 영부인도 둘이 있다는 지적”이라면서 “국민과 싸운 박근혜 전 대통령이 몰락하는 것을 지켜봤는데, 이제 문 대통령도 국민과 싸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현장 의총에는 오 원내대표를 비롯한 9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이들은 왼쪽 가슴에 ‘정의’라는 문구가 적힌 근조 리본을 달았고 하얀 국화도 한송이씩 손에 들었다. ‘정의는 죽었다’는 소형 팻말도 동원됐다. 이날 황 대표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찾아가 비공개 회동을 하며 조 장관 파면에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황 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손 대표는 조국 장관 임명에 대해 반대하는 뜻을 명확히 했기 때문에 뜻을 같이 할 수 있겠다 싶어서 상의했다”면서 “당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가 조국 파면이기 때문에 ‘뜻을 같이 하는 모든 정당이 함께 힘을 합하는 게 좋겠다’고 말씀 드렸다”고 전했다. 황 대표는 앞서 국회 기자회견에서 “조국 파면과 자유민주 회복을 위한 국민연대를 제안한다”면서 “문 대통령의 독선과 이 정권의 폭주를 막아내려면 결국 자유민주의 가치 아래 모든 세력이 함께 일어서야 한다”며 바른미래당에 손을 내밀었다.손 대표도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통령의 ‘조국 임명 철회’ 결단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매주 토요일 광화문에서 열겠다”고 밝혔다. 이어 “당장 12일부터 추석 전야제 성격의 촛불집회를 할 것”이라면서 “우리의 작은 기도가 횃불이 돼 나라를 밝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동작구, 사당역 상권 ‘활기’ 불어넣는 묘책은

    동작구, 사당역 상권 ‘활기’ 불어넣는 묘책은

    서울 동작구가 지역을 대표하는 골목상권을 키우기 위해 사당역 상권 활성화 사업을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사당역 7~10번 출구 주변은 지하철 2·4호선과 버스 28개 노선이 다니는 교통의 요지로 유동인구가 많아 상권을 이용할 잠재 수요가 많은 곳이다. 사당1동 먹자골목 상점가를 비롯해 생활업종 점포 328곳이 자리해 있다. 그간 구는 상권의 주체인 상인회, 지역 주민과 사업 설명회, 회의를 여러 차례 열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활성화 방안을 찾았다. 이에 이달부터 구비 2억 1300만원을 투입해 상권 지원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우선 사당역 8번 출구 및 동작대로 39 앞에 상가 시설을 홍보하는 대형 키오스크를 2대 설치한다. 키오스크에는 상가 위치, 메뉴, 연락처, 홍보 영상 등 다양한 정보를 담아 상권을 시민들에게 알릴 계획이다. 사당역 인근 유휴공간은 소규모 상설 공연장으로 꾸며 버스킹 공연, 이벤트 행사 등을 통해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방문객과 주민이 소통하는 거리로 만든다. 사당어르신종합복지관 등 사당역 먹자골목 진입로 3곳에는 상권 홍보 문구를 표출하는 고보조명과 트릭아트를 세운다. 거리 곳곳에 쉬어갈 수 있는 벤치와 주차 안내 표지판을 설치해 편의도 높인다. 이상성 동작구청 생활경제과장은 “이번 사업으로 사당역 주변 상권에 활력이 더해지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역 경제의 중추 역할을 하는 골목상권 등 소상공인 지원 사업을 통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한 해 270억원 번 美 8세 유튜버, 공정거래 위반 적발

    한 해 270억원 번 美 8세 유튜버, 공정거래 위반 적발

    매달 수 십 억원을 벌어들이는 미국의 8세 유튜버가 조사 대상에 올랐다. 폭스 뉴스 등 현지 언론의 9일 보도에 따르면 올해 7세인 라이언 카지는 자신의 채널 ‘라이언 토이 리뷰’에 출연하고 있으며, 지난 한 해동안 2200만 달러(260억6000만원)를 벌어들이며 전체 유튜버 수익 1위에 올랐다. 구독자 2080만 명을 거느린 카지는 한국에서 '미국판 보람튜브 브이로그’로도 유명한 어린이 유튜버이자 백만장자로 여러 언론에 소개돼 왔다. 최근 독점을 규재하고 공정거래를 촉진하기 위해 설립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는 카지가 자신의 어린이 구독자들에게 자신을 후원하는 업체의 장난감을 사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제보를 접하고는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연방거래위언회에 따르면 최근 광고의 공정성을 감시하는 단체인 ‘트루스 인 에드버타이징’(Truth in advertising) 측이 카지가 자신의 채널을 통해 월마트와 같은 브랜드의 유료후원을 명확하게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카지와 그의 부모가 함께 제작하는 영상의 90%에는 유료 후원을 받은 제품이 등장하지만, 모든 제품에 대한 후원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월마트 측은 2017년 파산 수순을 겪은 장난감 유통 체인 ‘토이저러스’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카지의 채널과 손을 잡고 ‘라이언의 월드’(Ryan’s World)라는 라인을 론칭, 함께 사업을 벌여왔다. 트루스 인 에드버타이징 측은 동영상에 심어진 광고 수익료의 45%를 가져가는 구글도 이러한 관행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주장하고 있다. 구글 측이 해당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구글은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카지와 그의 가족은 2017년 법인 회사를 세우고 텍사스에 여러 부동산을 구입하는 등 부를 축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광고와 후원을 명시하지 않은 채 엄청난 고수익을 거둬들이는 카지 일가족의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며, 이와 유사한 사례를 쉽게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마포, 은퇴세대 ‘도서관 지혜학교’ 운영

    마포, 은퇴세대 ‘도서관 지혜학교’ 운영

    서울 마포구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도서관협회와 서울대 인문대가 주관하는 ‘2019 도서관 지혜학교’를 시범 운영한다고 8일 밝혔다. 도서관 지혜학교는 인생 전환기를 맞은 중장년층이 삶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을 통해 인생의 두 번째 50년을 풍요롭게 가꿀 수 있게 돕는 프로그램이다. 이번에 시범 운영 기관으로 선정된 마포중앙도서관은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서 공존하는 지혜를 모색하는 강좌인 ‘공존의 지혜: 닮음과 다름에서 배우기’를 진행한다. 참여자들은 닮음과 다름을 대하는 인간 마음의 구조를 이해하며 관계에서 빚어지는 문제를 토론하게 된다. 강의는 오는 11월 28일까지 12회로 매주 목요일마다 열린다. 구형찬 서울대 종교학 박사, 박한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등이 강연을 맡는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기존의 인문학 강좌보다 한 단계 심화된 프로그램을 주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로봇 작동 시연하는 학생들

    로봇 작동 시연하는 학생들

    8일 오전 서울 마포구민체육센터에서 열린 ‘2019 전국 창의소프트웨어 경진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로봇을 시연하고 있다. 마포구가 주최하고 서강초등학교와 숭문중학교가 주관한 이날 행사는 구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창의적 인재를 키우기 위해 2017년부터 이어 온 것으로, 600여명의 전국 초중고생이 참가해 로봇 축구, 로봇 씨름 등의 분야에서 경합을 펼쳤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 로봇 작동 시연하는 학생들

    로봇 작동 시연하는 학생들

    8일 오전 서울 마포구민체육센터에서 열린 ‘2019 전국 창의소프트웨어 경진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로봇을 시연하고 있다. 마포구가 주최하고 서강초등학교와 숭문중학교가 주관한 이날 행사는 구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창의적 인재를 키우기 위해 2017년부터 이어 온 것으로, 600여명의 전국 초중고생이 참가해 로봇 축구, 로봇 씨름 등의 분야에서 경합을 펼쳤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 전석기 서울시의원 “장사 조례개정으로 온전한 망우공원 변화 견인”

    지난 6일 서울시의회 전석기 의원(더불어민주당, 중랑4)이 단독 발의한 ‘서울특별시 장사 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본회의 의결을 통과해서 서울시장의 공포 및 시행을 앞두고 있다. 전 의원이 발의한 ‘서울특별시 장사 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서울시 시립묘지에 매장된 묘지를 개장하는 경우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개정안을 발의한 전 의원은 “묘지를 돌보기 어려운 유족이 개장을 원하는 경우 비용의 일부를 서울시로부터 지원받게 되고 주민들은 분묘 수가 감소함으로써 보다 자연 친화적으로 공원을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유족과 주민들 모두에게 유익한 사업이 될 것이라고” 조례 개정의 취지를 설명했다. 망우공원은 1973년 매장이 종료되어 약 3만기의 분묘가 있었으나 이 후 약 1만 2000기의 분묘가 이전되었고 2007년부터 2011년까지는 중랑구에서 한시적으로 비용을 지원하여 약 1000기의 분묘를 추가적으로 개장해 7376기(2019.4 기준)의 분묘가 남아 있는 상태이다. 전 의원은 “망우공원을 보다 주민 친화적인 공원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서 인문학길 조성사업, 웰컴센터 건립 추진 등 많은 노력을 기하고 있으나 오랜 세월동안 국민에게 인식되어온 대표적인 공동묘지의 상징을 지우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비용을 지원하여 묘지의 수를 제도적으로 감소시키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 의원은 “상위법인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4조에서 국토 훼손 방지를 위하여 지방자치단체가 시책을 강구하고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서울시가 기존의 분묘를 개장하고 화장해 국토를 온전하게 복구하는 부분에는 적극적으로 정책을 시행하지 않아 이번 개정조례안을 발의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시립묘지는 서울지역에 망우리, 경기지역에 용미리, 벽제리, 내곡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약 5만 8000기의 분묘를 서울시설공단이 관리 중에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0명 중 3명은 ‘가향담배’…달콤함에 가려진 담배 회사의 마케팅

    10명 중 3명은 ‘가향담배’…달콤함에 가려진 담배 회사의 마케팅

    흡연하는 사람이 줄면서 담배 총 판매량은 감소했지만 달콤한 향을 입힌 가향담배 판매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입법조사처의 ‘국정감사 이슈 분석’자료를 보면 담배 총 판매량이 2013년 43억 1000갑에서 2018년 34억7000갑으로 감소할 동안 가향담배 판매량은 4억4000갑에서 10억 5000갑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담배 총 판매량 대비 가향담배 판매량은 30.3%다. 담배를 피우는 10명 중 3명은 가향담배를 찾는 셈이다. 가향담배는 담배 제품에 특정한 맛과 향이 나도록 향료 등을 첨가해 만든 담배다. 가향물질이 담배 특유의 매캐하고 독한 향을 감추고 거부감을 둔화시켜 흡연을 유도한다. 2017년 보건복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흡연경험자의 70% 이상이 흡연을 처음 시도할 때 담배의 향이 영향을 주었다고 답했다. 가향담배로 처음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흡연자가 가향담배를 계속 사용할 확률은 일반담배로 시작해 가향담배를 피운 확률보다 10.4배 높았다. 또 가향담배로 흡연을 시도해 현재도 가향담배로 흡연하는 사람은 70%에 달했다. 달콤한 향 때문에 마치 몸에 덜 해로울 것이란 착각이 들지만, 담배 첨가물은 쉽게 흡연할 수 있게 해 담배 중독을 초래한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금연이슈리포트’를 보면 멘톨향은 신경 말단을 무력화시켜 담배연기를 들이마실 때 느껴지는 자극을 감소시킨다. 이 때문에 흡연자들은 멘톨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해롭지 않고 덜 위험하다고 인식하게 된다. 향긋한 커피·코코아맛 담배에 포함된 카페인은 기관지를 확장해 니코틴이 흡연자의 폐에 더 잘 흡수되도록 한다. 결과적으로 흡연자는 니코틴에 더 강하게 중독될 수밖에 없다. 궐련담배에 든 설탕이 연소할 때는 2급 발암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나오며, 이는 니코틴 중독 위험을 높인다. 흡연을 유인해 더 많은 담배를 팔기 위한 담배 회사들의 전략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런 이유로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가이드라인은 당사국에 가향물질 첨가를 규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브라질은 2012년부터, 캐나다는 2017년부터 모든 가향물질 첨가를 금지했다. 유럽연합(EU)은 내년부터 금지한다. 한국에도 캡슐담배 판매를 금지하고 가향물질 함유량을 제한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담배 유해성분 검사체계와 성분 공개 방안을 마련해 새롭게 출시되고 있는 가향담배의 유해성을 알릴 필요가 있다”며 “더 나아가 가향물질 제한 또는 가향 담배 판매 금지 등의 규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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