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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색 도시락과 함께하는 즐거운 나들이

    이색 도시락과 함께하는 즐거운 나들이

    봄 소풍때 엄마가 정성스레 싸 준 도시락 뚜껑을 열었을 때의 기분은 엄마의 가슴만큼 포근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기온이 슬슬 올라가는 여름 초입의 요즘은 나들이 하기에 딱 맞는 때이다. 한낮이면 더운 기운으로 콧등에 땀이 맺히지만, 나무 그늘 아래 자리를 펴면 세상사를 잊고 한나절을 즐길 수 있다.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면 더없는 행복한 시간이 된다. 나들이 자리엔 먹을거리가 있어야 제격. 바로 ‘도시락!’이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떠난 나들이에 뭘 먹든 맛이 있겠지만, 도시락만큼은 빠질 수 없는 감초다. 할인점 등 판매점에 나가면 이색 도시락 제품이 다양하게 나와 있다. 독특한 도시락 용기에 맛깔스러운 음식들을 담았다면 나들이의 ‘깜짝 이벤트’로 손색이 없다. 싱거운 일상에 청량 음료같이 상큼한 자극이 될 만한 소풍을 준비해 보자. 싼값에 도시락 통을 새로 마련하면 뚜껑을 열었을 때 또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음식 메뉴로는 유행하는 ‘삼각 김밥’이나 각종 디저트 메뉴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한 가지 더. 따가운 자외선을 차단하는 도구와 앙증맞은 나들이용 테이블 세트도 준비해야 할 필수품이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생물에 푸름을 더하고, 더위가 적당히 느껴지는 계절, 주말에 집에 있으면 왠지 억울한 생각이 든다. 멀리 여행을 가면 더욱 좋지만 가까운 공원으로 산책만 나가도 기분은 한결 나아진다. 요즘엔 집 근처에 크고 작은 공원이 많아 가족·친지와 함께 시간을 내면 어렵지 않게 휴일 여가를 즐겁게 보낼 수 있다. 기왕 집을 나서기로 했다면 색다른 피크닉을 준비해 보자. 시쳇말로 나들이엔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김밥·음료수에다 돗자리는 기본이지만, 색다른 음식 메뉴와 야외 도우미 도구도 매장에 많이 나와 있다. 도시락 세트 하나 바꾸는 것도 주부와 가족의 나들이 기분 전환에 큰 영향을 준다. 가족 나들이나 연인들의 소풍에 빠지지 않는 먹거리는 바로 김밥이다. 옆구리 터지지 않게 조심스레 말았지만 썰다 보면 모양이 깨지게 마련.‘김밥틀 세트+삼각김밥 틀’(1만∼2만원대,G마켓)은 이런 불편함을 해결하면서 예쁜 김밥을 만들 수 있게 도와준다. 삼각 하트 문양 등 간편하게 틀에 김을 올린 뒤 밥을 눌러 담으면 김밥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동그란 김밥에 싫증을 내는 아이들에게 소풍용으로 싸 주면 안성맞춤이다. ●다양한 도시락통으로 센스 발휘 시원한 음료수와 도시락을 함께 넣으면 도시락이 식기 마련이다. 찬 음식은 아이스 박스에 담아 시원하게 유지할 수 있지만, 따듯한 밥은 보온통에 넣지 않는 한 식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줄만 당기면 순간 발열로 즉석에서 따뜻하게 데워 주는 이색 도시락도 있다. 밥마트에서 파는 일명 ‘발열도시락’(카레, 양송이, 불낙, 자장 4500∼5000원,www.babmart.com)은 순간 발열로 뜨겁게 데워준다. 단, 아이들이 혼자 사용하도록 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아이들에겐 눈높이에 맞는 상품을 골라 주어야 한다. 키티, 호빵맨, 토머스 등 캐릭터 도시락(6000∼1만 7000원선,www.mommom.co.kr), 꽃무늬·토끼 등 다양한 모양의 데코레이션 김밥 틀(2000∼3000원) 등 아이들을 겨냥한 상품이 인터넷에 다양하게 나와 있다. 저렴한 값에 도시락통이나 소품으로 분위기를 바꿔보고 싶다면 ‘천원숍’을 찾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다이소에서는 돗자리 위에 깔면 이국적인 분위기가 나는 체크무늬 테이블 덮개(1500원), 다채로운 색의 종이컵 홀더(종이컵 포함,20개 들이 1000원), 꽃무늬 접시 꾸밈 시트(2000원)가 인기 상품이다. 찬합 도시락(2000원), 이쑤시개와 함께 포장된 일회용 젓가락(40개 들이 1000원), 음식을 시원하게 유지시켜 주는 쿨러백(사이즈별 1000∼2000원), 음식을 간편하게 다듬을 때 쓸 수 있는 도마시트(1000원)도 필수 용품으로 꼽힌다. ●색다른 메뉴로 입맛을 돋우려면 도시락에 일일이 음식을 준비해 담는 게 번거롭다면 야외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메뉴를 이용한다.‘간편족’을 위해 식품업체들이 밥부터 반찬, 별미요리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나들이용 먹거리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샐러드는 야외에서 입맛을 돗우는 데 최고다.㈜오뚜기는 참치와 야채, 드레싱이 혼합된 ‘오뚜기 참치샐러드’를 4종 출시했다. 야채와 드레싱, 참치가 동시에 포장된 제품으로 ‘키위&요구르트’,‘어니언&타타르’,‘허브&이탈리안’ 등 4가지 맛이 나와있다.150g,1800원. CJ ‘프레시안 샐러드’는 양상추, 치커리, 파프리카, 브로컬리 등 친환경 채소로 구성됐으며 씻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다.200g,3300∼3800원. BBQ 구슬김밥은 샐러드, 우엉치즈, 고추볶음, 전주비빔밥 등 24가지 종류의 주먹밥. 낱개로 포장돼 있어 원하는 양만큼 조절해 먹을 수 있고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낱개 가격은 550원.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밖에서 즐기기 알맞게 내놓은 곳도 있다. 배스킨라빈스 ‘해피팩 세트’는 피크닉을 위한 패키지 제품으로 들고 다니기 편리하도록 특별 제작됐다.3가지 아이스크림을 선택할 수 있는 파인트 사이즈(4900원) 4개와 아이스크림 접시 2개, 스푼 등이 포함됐으며, 가격은 1만 9800원. ●피크닉 업그레이드 보조용품 음식을 모두 준비했다면 근사하게 차리거나 보관해 놓고 먹을 수 있는 보조 용품이 필요하다. 인터파크에서는 운치 있는 피크닉을 위한 간이 테이블+휴대용 등받이 의자 세트(1만 7900원), 가방처럼 접어서 이동이 가능한 피크닉 테이블+파라솔 세트(4인용 4만 5000원), 쉽게 접을 수 있는 휴대용 의자(3900원), 원터치 형식으로 한번에 설치를 끝내고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주는 그늘막(7∼8인용 1만 9800원)을 판매하고 있다. 차량 시거잭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냉온장고(7만 8000원, 옥션)도 비교적 고가이지만 완벽한 피크닉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곧잘 팔려나간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9) ‘중국의 차’ 유래와 풍습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9) ‘중국의 차’ 유래와 풍습

    “가을바람에 객을 보내며 마시는 고로차, 혓속 깊이 특이한 맛과 향이 남아 무한한 옛정을 느끼게 한다.” 고온(高溫)에서 불에 쬐고 말리는 홍배(烘焙)를 하는 고로차는 마치 옛정을 간직한 가을바람을 닮은 향과 맛이 풍긴다. 먼바다에서 불어오는 태풍을 한잔의 찻속에 떨어뜨린다. 차는 근원적으로 ‘평상심(平常心)’을 나누는 것이다. 그것이 혼자가 되었던 둘이 되었던 차는 ‘평상심’을 나누기 위한 ‘고요함’(靜)과 ‘맑음’(淸)을 근본으로 하고 있다. 차의 어머니는 물이다. 그 따뜻한 물속에 담겨서 찻잎이 맑은 색과 향을 뱉어내며 퍼지는 것을 한번 살펴보라. 마치 삶의 윤회를 보는 것 같지 않은가. 찻잎은 기쁘게 ‘열반’에 들며 자신의 모든 것을 헌신해 버린다. 차 한잎에 한 인간의 일생이, 한 사회의 역사가, 온 우주가 담겨 있다는 말이 과언이 아닌 것이다. 차의 본향은 중국이다. 중국인들은 대략 5000년 전부터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베이징이나 상하이 그리고 저 산간오지까지 차가 없는 중국과 중국인은 상상할 수 없다. 중국의 다점(茶店)에 가면 차 한잔을 시켜놓고 한없이 대화를 하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을 정도로 차는 일상의 생활속에 깊이 침투해 있다. ●상류층선 차만 다루는 노비 두고 음용 중국의 음다풍속이 일상화된 것은 전한(前漢)시대로 본다.‘사기´에는 춘추전국시대 전한 선제때 차에 관한 기록이 있다. 왕포는 어떤 과부로부터 양혜라는 편료(便了:차를 다루는 노비)를 1만 5000냥에 사들였다.‘동약’이라는 노비매매 문서에는 편료가 해야 할 일을 적고 있다. 먼저 무도(武都)에 가서 차를 사오는 일, 손님이 오면 차를 달여 접대하는 일등을 구체적으로 적고 있다. 편료의 존재는 전한시대에 이미 쓰촨 일대에서 차가 지배층들을 중심으로 일상화되어 있음을 알게 한다. 차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노비의 매매가가 1만 5000냥이란 거금이라면 차도 매우 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시대의 고전인 ‘삼국지´는 그같은 사실을 잘 일깨운다. 위진시대 직전 유비 현덕은 누상촌에서 돗자리를 짜고 있었다. 돗자리를 팔러간 현덕은 당시 명차였던 ‘옥로’를 사들이고 싶었다. 그러나 그 옥로 값은 터무니없이 비쌌다. 효심이 지극했던 현덕은 어쩔 수 없이 집안대대로 물려내려오던 보검과 맞바꿨다. 그런 현덕에게 어머니는 “그 까짓 차가 뭔데 조상을 팔았는가.”하며 한탄했다 한다. 현덕이 가보인 보검과 맞바꿀 정도로 차는 귀하디귀한 품목이었음에 틀림없다. 쓰촨성을 중심으로 한 남쪽에서 주로 음용되던 차는 남북조시대를 마감하고 중국을 통일한 후 수나라가 대중화의 물꼬를 텄다. 중국의 원활한 통치와 물자교류를 위해 운하를 건설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이다. 당대에 보편화된 것은 차의 가공이다. 단병차뿐만 아니라 떡차, 조차, 산차, 말차 등 여러 제다법이 개발, 보급되기 시작했다. 중국 명차의 주인공은 사찰과 스님들이다. 중국의 차 문화는 대부분 불교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음용품으로서 차와 정신문화의 최고봉인 ‘선’이 만나 일궈낸 차문화는 이른바 ‘다선일미’라는 독특한 선차문화를 탄생시켰다. 중국에서는 “천하명산에 승려가 많고 높은 산에는 좋은 차가 난다.”고 했다. 그같은 선차문화를 통한 중국명 차와 차문화의 탄생은 마조 도일선사와 백장 회해선사에서부터 시작된다. 농경시대 중요한 생산동력인 ‘농선결합’의 자급자족적인 생산공동체는 ‘백장청규’를 만들어 냈다. 백장청규의 정신은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를 먹지 않는다(一日不作,一日不食)”로 철저한 농선결합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사찰의 ‘백장청규’는 사찰에서 차를 마시는 음다풍속과 함께 차의 재배, 제다, 그리고 상품화까지 지속적인 차 생산활동을 촉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큰 절에선 茶僧이 생산·관리 맡아 조동종의 조사중 한 분인 도응 선사가 주석했던 장시성 영수 운거산의 진여선사(眞如禪寺)에서는 1000년 동안 차를 재배해 왔다고 한다. 그 재배면적은 무려 100무(畝:1무는 300평)였고 그 차밭에서 해마다 생산되는 찬림차는 1000근이나 됐다. 또 다른 기록도 전해온다. 푸젠성 무이사에서 생산되는 무이암차 이야기다. ‘민산이록’이란 책에서는 “무이사의 승려들은 대부분 진강 출신으로 차밭을 삶터로 삼는다. 각 사찰마다 천주 사람을 차 스승으로 삼는다. 청명이 지나고 곡우가 되기까지 장시 일대에서 차를 채취하는 사람은 1만여명에 이른다.”고 적고 있다.“남조(南朝)의 480개 사찰에서는 얼마나 많은 누각이 차를 찌는 연기에 휩싸여 있나.”라는 시구(詩句)가 있을 정도다. 차에 대해 상상을 초월할 만한 기록들이다. 차를 재배한 사찰뿐만 아니라 거기에 투여된 인원, 차 생산량 등이 가공할 정도로 어마 어마하기 때문이다. 사찰에서는 명차의 생산이 당연했다. 대규모 사찰에서는 다승(茶僧)을 두고 차의 생산과 관리책임을 전문화시켰다. 차나무의 재배부터 제다까지 풍부한 경험은 대대로 이어져 왔고 그것은 명차를 만들 수 있는 기본조건을 충족시켜 준 것이다. 대표적인 명차의 산지들을 대강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웅이산 달마묘탑, 몽정산의 몽정차, 청성산의 태안사, 서안 차문화의 발상지인 종남산 정업사, 안후이성 구화산의 김지장선차, 천태산 만년사의 천태차, 천주산 마조암·장시성 석문사·보봉사·공공산 보화사·산동성 무염원지·항저우고려사지의 용봉차. 이밖에도 천목산 사자암지, 경산사, 하무산, 천호암 등 명차를 생산한 사찰들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을 지경으로 많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것이든 정신을 동반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없다. 차도 마찬가지다. 약용과 음용으로 출발한 차는 중국 선불교와 만나 그 화려한 꽃을 피운 것이다.‘다선일미’로 시작되는 중국 선차의 출발은 “스님들의 가풍을 이루는 석 잔의 차”로 통할 정도로 강력한 것이었다. 사찰에서는 불법을 강론하고 대중들을 초대해 차를 음미하는 상설적인 차 공간인 ‘다당’(茶堂)을 설치했다. 또한 사찰 법당의 왼쪽 모퉁이에 ‘다고’(茶鼓)를 설치해 시간에 맞춰 다고를 울려 차를 마셨고 다두(茶頭)를 두어 찻물을 긷고 차를 우려 손님을 접대하는 일을 시켰다. 한 명 내지 몇 명의 다두는 매일 이른 새벽에 찻물을 끓여 차를 준비한다. 그들은 아침, 점심 공양이 끝난 스님들에게 차를 공양했다. 또한 수행을 하던 선승들은 좌선을 하면서 매번 향 하나가 탈 때마다 차를 마시고 정신을 집중시켰다. 차에 관한 의례도 발전했다. 새벽에 일어난 사찰의 주지 스님이 불전에 찻물을 봉양하는 ‘차탕’(茶湯), 부처님과 조사에게 올리는 ‘전차’(奠茶), 수계를 전후해 마시는 ‘계랍차’(戒臘茶), 공동으로 함께 마시는 ‘보차’(普茶) 등 차탕회를 할 때 정해진 점차(點茶)와 점탕(點湯)의식이 있었다. 중국 선사들과 사대부의 교류는 위진 시대 이래로 형성된 중요한 지적 교류의 전통이 이미 형성되었다. 이같은 전통은 선차와 문인사대부의 만남을 주선했고 민간에도 선차의 폭넓은 문화가 전파된 가장 중요한 요인이기도 했다. ●손님 격에 따라 접대차 달라 저장성 여향의 천목산맥에 자리잡고 있는 경산사의 ‘경산의 다연’은 그것을 잘 입증하고 있다. 유명한 차 산지였던 경산사에서는 해마다 봄이 되면 사찰에 귀한 손님을 초청해 다연을 열었다. 경산의 다연에는 헌다(獻茶), 문향(聞香), 관색(觀色), 상미(嘗味), 약차( 茶), 서의( 誼)로 이어지는 절차에 따라 차를 음미한다. 가장 먼저 주지 스님이 직접 차를 우려 경의를 표시한 다음 ‘다두’에게 명하여 다연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에게 음미하게 하는 ‘헌다’를 한다. 다연에 참석해 차를 받은 대중들은 먼저 다완의 뚜껑을 열어 향을 맡고, 다시 다완을 들어 올려 빛깔을 살핀 다음 맛을 세 번에 걸쳐 음미한다. 그런 후 차의 향기와 빛깔에 대해 품평하고 주지 스님의 품행을 칭송한 후 불경을 독송하며 다연을 끝냈다. 경산의 다연에 참석했던 명대의 명문장가였던 왕홍 왕기 왕주 왕기 등은 다음과 같은 시를 남겼다. “높이 걸린 등불 아래 봄비 내리는 승방에서/차 이야기 나누노라니 마음은 한층 그윽하다/만길 용담에는 나는 듯 폭포수 쏟아지고/오봉의 학수에는 구름이 모였구나/빗돌에 새긴 황제의 글귀엔 푸른 이끼 가득한데/경산에 피어난 우담바라가 계절조차 잊게한다/능소화 마냥 아름다운 풍경에/긴 강은 동쪽 바다로 흐른다.” 당시 사찰에서는 손님들에게 차를 대접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 차 대접에도 차등이 있었다. 최상품은 부처님께 공양을 하고, 최하품은 스님들이 마셨으며 보통 손님에게는 보통차를, 최상위 손님에게는 고급차를 접대했다. 송나라때 안탕산의 한 사찰에 낙향을 한 소동파가 방문했다. 다두를 맡은 스님은 소동파의 초라한 행색을 보고 등받이도 없는 나무의자를 가리키며 “앉게.”라고 했다. 그리고 동자승에게 “차”라고 명령을 했다. 소동파와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눈 그 다두는 그가 예사롭지 않은 인물을 알아차렸다. 다두를 맡은 그 스님은 소동파를 객사로 안내하고 “앉으시지요.”권하고 동자승에게 “차를 가져오라.”고 명령했다. 결국 그 스님은 그가 유명한 소동파임을 알게 됐다. 방장에게 소동파를 인도한 그 스님은 “위로 앉으십시오, 위로 앉으십시오.”라며 환대를 했다. 동자승에게는 “향차를 올리거라.”고 명령했다. 방장과 차담을 마친 소동파가 떠나려 하자 그 스님은 글귀를 소동파에게 청했다. 소동파는 빙그레 웃으며 다음과 같은 시를 남겼다.“앉게! 앉으시지요! 위로 앉으십시오!/차! 차를 가져와라! 향차를 올리거라!”다두를 맡은 그 스님과 차 문화를 통절하게 비판하는 소동파의 기가 막힌 반전이 차인의 진정한 묘리가 어디에 있음을 알게 한다. ■ ‘분차’와 ‘나한공차’이야기 송나라 때는 투차(차의 맛과 향기 등을 품평하는 대회)의 풍속이 있었다. 투차는 본래 당나라 조정 관료들이 차의 품질을 품평하던 것이었으나 송나라 때 이르러 민간의 풍속으로까지 자리잡았다. 그런 점에서 투차는 매우 대중적인 행사였다. 이에 반해 차를 홀로 즐기는 분차(分茶)의 풍속도 있었다.‘분차’는 끓는 물에 차를 우린 다음 작은 대나무 조리로 저어 찻물의 표면에 사람, 금수, 화조, 산수, 글씨 등 묘한 형상의 무늬를 만드는 것으로 당시 차를 고급스럽게 마시던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했다.‘분차’의 진수는 ‘나한공차’의 전설 같은 이야기속에 담겨있다.11세기 무렵 천태산 나한당에서는 매일 500나한상에 헌다를 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차를 올리던 동자승은 그 모든 찻잔에 여덟 잎의 연꽃무늬가 만들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찻잔속에 새겨진 여덟 잎의 연꽃 소식에 여러 문인들이 시를 지어 찬미했다. 결국 그 소식은 그 지역의 관리에게까지 알려졌고 조정에서는 재상을 파견하기에 이르렀다. 그 재상이 나한당에 도착하자 신기하게도 그 찻잔에서는 ‘대사응공(大士應供)’이란 네 글자가 나타났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나한공차’의 이야기다. 분차는 또 차백희(茶百戱)라고도 불렀다. 도곡의 ‘천명록’에서는 “근세 이래로 일부 사람들은 차탕으로 날짐승 들짐승 곤충 물고기 화초 따위의 무늬를 만들 수 있다. 마치 그림처럼 섬세한데 순식간에 사라진다. 사람들은 이를 차백희라고 부른다.”고 그 사실을 적시하고 있다.‘천명록’에서 말하는 ‘차백희’는 바로 물속의 그림이란 뜻을 가진 ‘영단청’(永丹靑)으로 불리는 ‘분차’를 가리키는 것이다. 당시에 분차에 가장 뛰어났던 스님의 한 일화가 전한다. 복전이라는 스님은 ‘분차’를 통해 그 어떤 형상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스님은 또 순식간에 시 한 구절을 지어내는 특출한 재주가 있었다. 어느 날 분차의 신묘한 재주를 배울 것을 간청하자 그 스님은 이렇게 답을 했다. “찻잔에 수단청 만들어지니/묘한 솜씨는 배워서 됨이 아니라/지난날 육우마저도 비웃으며/차를 우려 좋은 명성 얻는다.” 남송시대의 시인인 육우도 ‘분차’에 대해 이렇게 적고 있다.“작은 종이에 비스듬히 초자 몇자 끌쩍이다/맑은 세유로 분차놀이를 즐긴다.” 분차놀이는 일상속에서, 의례속에서 차의 화려함이 어디까지 미칠 수 있는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분차’에 대한 이야기는 단순한 전설을 넘어 여러 가지 기록속에서 사실로 보여진다. 그러나 마치 ‘신의 손’ 같은 차 우려내는 기술은 안타깝게도 지금은 볼 수가 없다.
  • [佛心 in 山寺] 만불사서 평안 빌다

    [佛心 in 山寺] 만불사서 평안 빌다

    오는 15일은 부처님오신날. 굳이 불제자가 아니더라도 두 손을 맞대고 고개라도 숙이고 싶어지는 요즈음이다. 이토록 많은 죄를 씻어달라고, 마음과 육신의 병을 좀 고쳐달라고, 상처받은 영혼에 안식을 달라고 대롱대롱 매달려보고 싶은 존재. 부처! 그는 절대자이면서 또한 절대자가 아니다. 저멀리 관념의 언덕이 아닌 바로 우리 곁에 바싹 다가와 있는 부처, 나의 눈물을 함께 울며 닦아주는 부처가 여기에 있다. 경북 영천시 북안면 고지리 만불산 만불사. 속없는 이들이 구복(求福)이라 하면 어떻고 또 기복(祈福)이라 하면 어떠랴. 만불사는 쌍사자의 위용처럼 당당하게 자리행(自利行) 이타행(利他行)을 실천해가는 그런 절이다. 이제 만불의 세계에 들어 우리 모두 나를 이롭게 하고 또 남을 이롭게 하는 삶을 살아보자. ●하늘의 복문 열리는 계좌터 경북 영천시 북안면 고지리 산46번지. 만불산 기슭 10만여평 너른 부지에 자리잡은 만불사는 들어가는 초입부터 예사롭지 않다. 일주문 자리부터 도량 전체를 극락정토 아미타부처님이 장엄하고 있다. 깨달음 이후 중생교화의 길을 떠난 부처님, 한평생 길 위에서 거룩한 삶을 산 부처님의 뜻을 기려 이곳에 황금빛 아미타부처님이 서 있는 것이다. 만불산은 풍수지리상 하늘의 복문이 열린다는 계좌(癸坐)터다. 남산·사룡산·구룡산·치악산·오봉산 등 5대 명산에 둘러싸여 있는 종요로운 곳으로, 부처님이 누워 있는 와불상의 형세까지 띠고 있으니 가히 ‘불국정토’라 할 만하지 않은가. 재단법인 만불회(회주 학성 스님) 만불사. 거대한 토목공사 끝에 이곳에선 지난 1992년 역사적인 만불보전 기공식이 열렸다. 이어 1998년 마침내 발원 10여년만에 만불보전 일만 옥불을 모시는 점안 대법회가 봉행돼 도량의 기초를 닦았다. 화엄불국토를 현세에 이루기 위해 실천하는 불교, 열린 불교, 대중불교를 표방하는 만불사는 전국 주요 도시에서 법회를 열며 ‘만불회 운동’을 전개, 현재 등록 가구수만 37만에 이르는 대찰로 성장했다.87년 대구,88년 부산, 그리고 89년에는 서울 서초동에 포교원을 열어 도심 포교의 새로운 장을 펼치고 있다. ●미소짓는 용천지 석가모니부처님 기자가 영천 만불산 만불사를 찾은 것은 지난 3일. 만불산 참배는 일반에 잘 알려진 코스대로 만불보전을 시작으로 관음전, 극락도량, 아미타대불, 대웅전 터 등의 순으로 이뤄졌다. 만불산 입구 오른 편엔 만불사가 들어서기 이전부터 자연적으로 생겨난 용천연못이 있다. 당시 청도 용천사 주지이던 학성스님이 용천골에 자리잡은 것부터가 깊은 인연이 아닐 수 없다. 용천은 부처님 감로의 가르침이 샘물 솟듯 솟아오른다는 뜻. 정신과 물질이 둘이 아닌 해인삼매의 깨달음을 이 시대에 구현하기 위해 개산한 만불사의 대역사는 이렇게 아주 조그만 인연에서 비롯됐다. ●법신·보신·화신의 삼존불 만불보전은 만불산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로 각종 법회가 봉행되고 있다. 보전에 들어서면 먼저 그 휘황함에 압도당한다.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온통 단아한 부처님의 모습. 층층이 칸칸이 모셔진 부처님의 광휘가 보전을 찾는 이들을 두루 비춘다. 보전 상단에는 청전법신 비로자나불을 주불로, 원만보신 노사나불과 천백억 화신 석가모니불을 좌우에 모셔 놓았다. 높이 3m의 거대한 세 분 부처님의 인자함이 법당을 온화하게 이끈다. 만불보전 안에는 삼존불과 함께 약사여래부처님이라 불리는 유리광여래불도 봉안돼 있다. 유리광여래불을 친견하거나 만지면 병으로 고통받는 이는 건강을 회복하고 무병장수를 누린다는 경전 말씀 따라 이곳 만불산에서는 수정 유리광여래를 조성했다. 수정 유리광여래를 세 번 만지는 것은 부처님을 손수 매만져 보는 것과 같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보전 안에는 참배객들이 끊이지 않는다. 보살님들은 공양미를 머리에 이고, 처사님들은 그것을 어깨에 멘 채 수정구슬에 비친 유리광여래를 간절히 어루만지는 모습이 처연하기까지 하다. 차라리 인간의 몸을 입고 태어나지 말것을…. 스치는 상념에 어느새 하얗게 정화되는 자신을 느끼는 것은 이곳을 찾는 이들만의 조촐한 행복이다. ●1만여 옥불에 원력 넘쳐 만불보전에는 현재 1만 7000분의 부처님이 자리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부처님을 한자리서 만나다니 다생겁(多生劫)의 인연이 아니고 무엇이랴. 경전에 따르면 부처님을 위해 불상을 조성한 이들은 모두 성불한다고 했다. 그 공덕은 수미산보다 높다고 했던가. 옥으로 빚어져 금옷으로 갈아 입은 부처님을 불자들은 저마다의 인연과 근기에 따라 선택해 모실 수 있다. 깨달음의 상징인 비로나자부처님, 정죄하는 이를 위한 석가모니부처님, 병고자를 위한 약사여래부처님, 고통받는 이를 위한 관세음보살, 보살행을 위한 보현보살, 부모님을 위한 아미타불, 내세를 위한 미륵부처님, 수험생을 위해선 지혜의 문수보살, 돌아가신 영가를 위한 지장보살, 사업하는 이를 위한 대일여래불.200평 남짓한 법당 가득 모셔진 옥불 하나하나에 불자들의 원력이 넘쳐 흐른다. ●화엄세계 형상화한 이상향 만불보전 참배를 마친 뒤 오른쪽 뒤편 입구로 들어서면 해인화장(海印華藏)의 세계가 펼쳐진다. 화엄의 세계를 형상화한 이상향이다. 다함없이 크고 넓은 연화장 세계를 체험하며 걷는 길이라니. 부처님과 중생이 둘이 아니고 번뇌와 지혜가 둘이 아니며 나와 남이 둘이 아님을 말없이 일러주는 현장이다. 만불보전 벽에는 수만의 원력으로 조성된 인등불이 봉안돼 있고, 외벽 기둥에는 화엄사상이 응축된 신라시대 의상 스님의 법성게를 새긴 주련(柱聯)이 걸려 있어 눈길을 끈다. 법성게를 친견하면 묵은 업장이 눈녹듯 사라지고 커다란 공덕이 된다고 했으니 화엄의 진리를 되새겨볼까나…. ●21세기 장묘문화 선도 도량 만불사 황동와불열반상 옆에는 또 하나의 전각이 세워져 있다. 영가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극락정토원이다. 극락정토원은 다른 절의 명부전과 같은 곳으로 저승의 유명계를 상징하는 전각이다. 이곳에는 국내 최초의 불단식 납골당인 왕생단이 자리잡고 있다. 왕생단은 화장한 뒤 나오는 유골을 지장보살이 상주하는 법당에 안치해 영가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도록 한 곳이다. 지장보살은 모든 인간을 구제할 때까지 부처가 되는 것을 미루겠다는 서원을 세우고 천상에서 지옥에 이르는 육도 중생을 낱낱이 교화하는 보살. 왕생단에는 하나의 왕생기마다 아미타부처님이 조성돼 있고 옥으로 조성된 왕생함에도 지장보살상이 새겨져 있어 영가를 극락으로 이끈다. 왕생단은 개인단과 부부단으로 구분해 안치할 수 있으며, 각각 6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관리비는 무료. 한가족이 하나의 단을 지정해 안치하면 선산을 준비한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묘지법 개정으로 2001년부터 납골이 의무화됨에 따라 왕생단은 불교적 납골문화의 유력한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영가들의 극락왕생 기원 극락정토원에는 또한 만년위패가 봉안돼 있다. 만년위패는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영가를 극락으로 천도하기 위한 불사다. 위패를 모시는 것은 유교적 관습이지만 불교에서 이를 받아들여 신앙생활의 하나로 정착시켰다. 만년위패는 관세음보살이 새겨진 판에 영가의 위패를 붙이도록 돼 있으며, 위패마다 옥수정으로 조각한 지장보살이 인등으로 불을 밝히고 있다. 집안 사정으로 집에서 제사를 모실 수 없는 사람들이 만년위패를 봉안하면 사찰에서 영구히 조상의 영가를 모시고 극락왕생하도록 축원을 올린다. ●스님들의 부도 일반에 분양 불교 장묘문화를 선도하는 만불산 만불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부도탑묘다. 만불산에서는 1996년 재단법인 만불지장회를 구성해 부도탑묘 공원인 극락도량을 조성했다. 부도는 스님들의 육신을 다비한 뒤 나온 사리나 유해를 안치한 탑. 만불산에서 조성해 분양하는 부도탑묘는 스님들만 쓸 수 있던 부도를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도탑묘에 안치될 유골함은 천년 동안 보존되는 화강석을 사용한다. 전면에 지장보살을 조각해 영가를 극락으로 천도하도록 했으며, 상판 뚜껑엔 불법수호의 상징인 쌍룡을 새겼다. 생전에 미리 묘터를 마련하듯 부도탑묘를 예약하면 매장의 경제적 부담과 이장의 번거로움, 관리의 어려움을 한꺼번에 해소할 수 있다. 부산에서 올라왔다는 한 보살은 “부도탑묘는 일반 납골시설과 달리 사찰 경내에 있어 영가들이 부처님 품안에서 영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특히 설이나 백중, 추석같은 명절 때는 무료로 합동제례를 올려줘 좋다.”고 말했다. 부도탑묘가 조성된 만불산 극락도량으로 가는 호젓한 숲길은 삼림욕을 하기에도 제격이다. 문의 전국 대표전화 1600-0101.(054)335-0101. ■ 100개 석등 밝은 관세음 33m 아미타불 높은 뜻 이제 관세음보살의 대자대비를 느껴보자. 관음전에는 관세음보살이 모셔져 있다. 이름 그대로 관세음보살은 중생이 괴로워하는 소리를 듣고 그 고통을 삼키시는 분이다. 관음전에는 중생의 괴로움과 고뇌를 두루 살펴 극락으로 이끄는 아미타부처님도 함께 봉안돼 있다. 스라랑카에서 모셔온 부처님 치(齒)사리가 모셔진 사리탑도 만날 수 있다. 관음전에서 무엇보다 특이한 것은 관세음보살 좌우로 모셔져 있는 복주머니다. 어느 절에도 법당 안에 복주머니를 모셔놓은 곳은 없다. 이 복주머니는 만불회 회주 학성 스님의 영험담과도 같은 기인한 현몽에서 비롯됐다. 꿈 속에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의 화현인 복주머니를 본 스님은 이내 은행나무를 깎아 관세음보살 양편에 상징적인 복주머니를 조성토록 했다. 서로서로 복을 많이 짓고 베풀라는 뜻이다. “자연이 그대로 설법하고 있는데 따로 이야기할 게 무엇이 있겠느냐.”며 인터뷰를 극구 꺼리던 학성 스님이 유독 강조하는 견성성불, 자리(自利) 이타(利他)의 상생 정신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하기야 부처님도 자리와 이타가 둘이 아닌 대원(大圓)의 삶을 살도록 우리에게 가르치지 않았던가. 만불보전에서 관음전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5m 높이의 석조 관세음보살상이 무수한 관세음보살 석등으로 에워싸여 있다. 화강암으로 조성된 석등은 기존의 화사창으로 이뤄진 석등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연꽃 좌대 위에 관세음보살을 모셔 놓은 점이 이채롭다.8각의 기둥은 부처님의 성스러운 진리인 팔정도를 상징한다. 관음전 바깥에는 유자(幼子)영가동자상, 법성게 법륜 등이 놓여 있다. 유자영가동자상은 낙태나 유산 등으로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어린 생명을 천도하기 위한 것이다. 부모로서의 죄업을 참회하고 원한맺힌 영가들을 지장보살의 서원으로 극락왕생토록 하는 자리다. 동자상마다 빨간 색 모자와 턱받이, 가방 등이 씌워져 있다. 피지도 못하고 시들어버린 꽃 같은 생명을 저 세상으로 보낸 숙업을 이렇게나마 풀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관음전 앞에 가면 법성게가 조성된 원통형 법구를 돌리며 옴마니반메훔 진언을 외우는 불자들을 볼 수 있다. 법성게 법륜은 티베트의 기도 용구인 마니차에서 유래한 것. 티베트인들은 마니차 안에 경문이 들어 있어 이것을 한번 돌릴 때마다 경전을 한번 읽는 것과 같은 공덕을 쌓는다고 믿는다. 사람들이 연신 법륜을 돌리며 진언을 외운다. 그러면 흩어진 마음이 모아지기라도 할까. 그들은 진정 무엇을 바라는 것일까. 관음전을 둘러보고 비스듬한 윗 길로 올라갔다. 거대한 황동와불열반상이 객을 맞는다. 국내 최대 규모라는 이 열반상은 길이가 13m, 높이가 4m로 어른 키의 두 배가 넘는다. 열반상의 모습을 곽시쌍부(槨示雙趺)라 한다. 세존이 쿠시나가라 사라쌍수 아래서 입멸하자 입관했는데, 가섭이 다른 지방에서 이 소식을 듣고 그곳에 이르러 슬피 우니 세존이 두 발을 관 밖으로 내보여 자신의 마음을 가섭에게 전했다는 고사에서 유래됐다. 이 모든 진리를 깨친 정각자의 발바닥에 새겨진 형상이 바로 천폭륜상이다. 천폭륜상은 모든 법이 원만함을 나타낸다. 이 부처님 발바닥을 세 번 만지고 절을 하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한다. 만불산 꼭대기에는 극락세계에서 삼천대천 세계로 친히 나투신 33m의 아미타대불이 조성돼 있다. 금빛 가사를 두른 아미타대불의 팔각좌대에는 극락정토를 기원하는 불자들이 서원을 담아 소불을 만들어 놓았다. 좌대 가운데에 놓인 관세음보살과 남순동자에게 기도객들이 뭔가 소원을 빌고 있다. 밤에 불을 밝히면 멀리 경부고속도로에서도 올연히 서 있는 아미타대불의 모습이 보인다. 만불산 극락도량에서 마주 보이는 곳에 대웅전 터가 자리잡고 있다. 만불산 전경을 굽어볼 수 있는 자리다. 현재 대웅전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사찰측 한 관계자는 “대웅전 건물은 최첨단 공법이 동원된 유리 건축물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순수 기도공간으로 쓰일 이곳에는 또한 10만 석불전이 조성될 계획이어서 또 하나의 ‘성역’을 예고하고 있다. 만불사 앞마당을 훤히 밝히는 인등대탑과 4층 범종각 안에 안치된 4m 높이의 황동만불대범종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특히 부처님이 깨달음을 이룬 인도 부다가야 마하보디사원의 대탑을 본뜬 인등대탑에는 한 기마다 1만 4000분의 관세음보살 인등이 봉안돼 있어 시종여일 진리의 불을 밝히고 있다. 만불사에서는 누구든 성물과 친숙해질 수 있다. 부처님도 만져보고 범종도 직접 쳐볼 수 있다. 만불사는 대중과 함께 하는 만발공양에도 열심이다.1000여 명이 한자리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공양소가 24시간 무료로 개방돼 있다. 정토세계를 구현하는 불사와 참배를 통해 신행과 전법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는 만불사는 이제 세계 불교를 이끌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세계 불교네트워크의 중심역할을 할 만불총림과 함께 만불세계불교회관 건립도 추진중이다. 만불사는 고속도로로 대구, 부산, 울산 등지에서는 1시간 미만, 서울에서는 4시간 정도 걸린다. 영천 인터체인지나 건천 인터체인지에서 10분이면 갈 수 있다. 글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MD의 훈수-기능성 주방 가전]”고생많은 당신 이번 설엔 디지털찜기…”

    [MD의 훈수-기능성 주방 가전]”고생많은 당신 이번 설엔 디지털찜기…”

    주방에서 주부들의 수고를 덜어 주는 기능성 가전 제품이 신세대 주부들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손이 많이 가는 설 차례상 준비를 앞두고 기능성 가전을 찾는 신세대 주부들이 부쩍 늘고 있다. 기능성 가전 제품은 기존 가전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특정 기능을 부각시킨 제품을 말한다. 김치 냉장고·화장품 냉장고 등이 가장 일반적인 기능성 가전 제품이다. 최근에는 주방 가전 제품인 슬로쿠커·디지털찜기·다용도 오븐기·핸드블랜더 등이 인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들 제품들은 일반적인 찜기, 오븐, 믹서기에 비해 조리 시간을 줄일 수 있고 기능도 다양한 데다 사용이 간편해 기능성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주부들을 중심으로 갈수록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슬로 쿠커’는 요술 냄비 ‘요술냄비’라고 불리는 슬로 쿠커는 이름 그대로 천천히 오랜 시간을 두고 요리할 때 유용한 제품이다. 저온 가열 방식이어서 계속 저어 주지 않아도 음식물이 눋거나 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일 손을 줄여주는 대신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전력 소비가 많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마이 프랜드 슬로쿠커’는 4단계 스위치 조절, 자동 보온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조리시 온도가 지나치게 상승하지 않도록 하는 온도 퓨즈가 부착돼 있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값이 저렴하고, 용량(4ℓ)이 커 부피가 큰 음식도 조리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 가격은 2만 4000원. ‘엔유씨 디지털 슬로쿠커(4ℓ)’는 디지털 방식으로 타이머 기능, 예약 조리, 보온 기능을 한번에 설정할 수 있다.1일 8시간 사용시 월 1500원 정도의 전기료로 가계 부담을 최소화했다. 가격은 7만 9000원. ●2∼3가지 요리를 한꺼번에 척척 ‘디지털 찜기’ ‘찜’은 재료의 영양가를 그대로 보존해주는 조리 방식으로 비타민과 미네랄의 손실을 막아주고 기름기 없이 조리되는 방식으로 건강식에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일반 찜기에 찜을 하려면 불도 조절해야 되고 시간도 많이 걸려 주부들에게는 매우 귀찮은 조리방식이기도 하다. 디지털찜기를 이용하면 자동으로 조리가 되는데다 2∼3가지 요리를 한번에 할 수 있어 시간이 절약된다. 구입할 때 증기가 얼마나 골고루 강력하게 분사되는지, 또한 여러 층으로 된 제품의 경우에는 분리 판이나 물받이 팬이 내장돼 음식의 맛과 향이 섞이지 않는지 확인해 보아야 한다. ‘테팔 전기 스팀 찜기 이지스터어’는 30초 내에 스팀을 분사하는 터보링과 스팀이 고르게 확산되는 미세한 망의 찜 판이 부착돼 있어 음식을 빠르게 익힐 수 있다.3층으로 된 찜통은 분리가 가능해 2∼3가지 요리를 한꺼번에 할 수 있다. 찜 판을 떼어 내면 통닭과 같은 부피가 큰 음식도 조리가 가능해 다용도로 활용 가능하다. 가격은 11만 5000원. ‘브라운 전기 찜기 FS20’은 층별 물받이 팬이 따로 있어 음식물의 풍미가 섞이지 않고 조리 종료시 종료 벨과 동시에 전원이 자동으로 차단돼 태울 염려가 없다. 가격 8만 6000원. ●활용도 높은 ‘다용도 오븐’ 다용도 오븐기는 구이·찜·볶음·제빵 등 다양한 조리 기능을 갖추고 있고, 음식물의 건조 및 소독·해동 등에도 사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특히 일반 오븐기보다 값이 오히려 저렴한 제품들이 많아 부담없이 구입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불의 세기 조절이 간단하고 내부 공간이 넓은 것이 사용하기에 편리하며, 내부가 복잡하거나 홈이 많이 파인 것은 씻기 어렵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요즘에는 요리할 때 생기는 기름기나 찌꺼기를 자동으로 태워주는 자가세척기능이 있는 제품도 있다. ‘웰빙 닥터쿡’은 공기 순환 방식으로 기존 열 전달식 오븐보다 음식의 제 맛을 살리는 데 효과적이다. 음식물을 뒤집을 필요가 없어 요리 시간을 단축시켰다. 온도와 시간만 조절하면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고, 자가 세척 기능이 있어 편리하다. 뚜껑이 열리면 전원이 차단되는 등 안전에도 신경 쓴 제품. 가격은 6만 4500원. 모닝전자의 ‘할로겐 오븐기’는 할로겐 히터로 위, 아래, 겉과 속을 동시에 익혀 맛이 좋고 영양의 손실을 막는 데 탁월하다. 조리 후 3시간 정도 자동 보온 기능이 있으며,13시간 예약 기능으로 원하는 시간에 맞춰 요리가 가능하다. 가격 9만 9000원. ●고기전, 부침개 만들땐 ‘핸드 블랜더’ 핸드 블랜더는 믹서기보다 사용이 간편하고 믹서·분쇄·혼합·다지기·주서·거품내기 기능 등 활용도가 높아 주방 필수품으로 각광 받고 있는 제품이다. 믹서기로는 갈기 힘든 견과류 및 치즈, 초콜릿 등 부드러운 식품을 균일하게 갈아 주고 끓는 냄비, 컵, 병 등 어떤 용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구입할 때는 모터의 출력은 어느 정도인지, 칼날의 모양이 얇고 날카로운지 살펴보는 것이 우선이다. 손의 피로가 덜하고 기구가 용기 밑면에 닿지 않도록 가벼운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장이 플라스틱으로 돼 있으면 고춧가루 등 물이 들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 필립스의 ‘쿠치나 핸드블랜더’는 250W 모터 출력에 벽걸이 용 고리가 달려 있어 보관이 편리하다. 순간 작동 방식에 휘젓기, 슬라이스 등 이중 칼날 구조로 돼 있으며, 세척기에 사용할 수 있어 설거지 부담을 줄일 수 있다.3만 7700원. ‘부원 도깨비 방망이’는 야채나 과일은 물론 통후추, 통깨 등 견과류 및 마른 식품까지 가공할 수 있어 사용범위가 넓다는 것이 장점이다. 가격 5만 9800원. 와와컴 권여정
  • 오늘은 만두 어때요?

    오늘은 만두 어때요?

    만두는 사람을 살리자는 데서 유래됐다.소설 삼국지에선 제갈공명이 운남성(雲南省)의 여수(濾水)에서 죽은 원혼을 달래기 위해 사람의 머리 대신 밀가루를 빚고 소·양고기로 속을 채워 만두를 제물로 썼다고 전한다.이곳에 사는 만이(蠻夷)족의 머리를 대신했다고 하여 만두(蠻頭)라고 부르다가 만두(饅頭)가 됐다는 것이다.인간애가 가득한 게 만두다. 만두가 우리나라에 전해진 것은 고려시대로 추정된다.당시의 이름은 상화.밀가루에 술을 넣어 반죽을 만들고 야채나 팥 등을 넣어 찐 음식인데 요즘의 찐빵에 가까워 보인다.고려사엔 충혜왕때 궁궐 주방에서 상화를 훔쳐 먹은 사람을 처벌했다는 기록도 보이고,“만두집에 만두 사러 갔더니만/회회 아비 내 손목을 쥐더이다…”로 시작하는 악장가사 ‘쌍화점’도 전해온다. 이렇듯 궁중에서 저잣거리로 나온 만두는 추운 북한 지역에서 더욱 발달했다.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만두는 평양식과 개성식.평양식은 두부를 기본으로 숙주나물·부추·파·돼지고기를 소로 넣은 것으로 어른 주먹만하게 크다.만둣국은 양지머리와 사태를 삶아서 그 국물에 만두를 말아냈다.개성 만두는 한 입에 쏙 들어갈 정도로 앙증맞다.두부나 김치를 적게 넣는 대신 야채를 많이 넣어 퍽퍽하지 않고 깔끔하다. 우리의 만두는 본산지 중국의 만두와는 좀 다르다.중국인은 만두를 ‘만터우’로 발음한다.만터우는 겉이나 속이 밀가루뿐이고 내용물이 없어서 대개 다른 음식과 같이 먹는다.대표적으로 우리가 꽃빵이라고 부르는 ‘화쥐안(花卷)’,실가닥처럼 벗겨지는 ‘인쓰쥐안(銀絲卷)’이 있다. ‘자오쯔’로 읽히는 교자(餃子)가 우리의 만두와 매우 비슷하다.밀가루를 반죽해 얇게 민 다음 고기나 야채를 다져 넣고 찐 것이다.익히는 방식에 따라 물만두와 흡사한 수이자오(水餃),쪄내는 증자오(蒸餃),구워내는 궈톄(鍋貼)가 있다. 야채나 고기를 밀가루 반죽에 싸서 먹는 음식은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공통된 조리법이다.인도에는 감자와 야채를 소로 넣어 튀긴 ‘사모사’,이탈리아의 ‘라비올리’도 유명하다.남미에는 ‘엠파나다’,폴란드에는 ‘피에로기’가 있다. ‘만두파동’때문에 속터지는 주부들을 위해 안승춘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장이 ‘편수’와 ‘오징어 찐만두’ 조리법을 보여줬다.결혼 5년차·10년차인 주부 정성임(33),박복희(39)씨는 “여름 만두 편수는 처음 듣는다.”며 “만두 가게에서도 못봤다.”고 입을 모았다.만두피를 칼로 4각형으로 자르던 안 회장은 “편수는 개성지역의 향토음식이에요.변씨라는 사람이 처음 만들어 ‘변씨 만두’라고도 하지요.”라고 설명했다.“입맛없던 여름철 수라상에도 올렸던 궁중음식인 편수는 여름 재료인 호박·표고버섯·쇠고기를 속재료로 썼지요.”라며 편수를 빚었다.만두피 끝에 물을 묻히면 잘 붙는다는 게 안 회장의 설명이다. 안 회장은 “시중에 팔지 않는 편수를 집에서 만들어 찬 육수나 장국에 띄워 먹으면 한결 맛이 좋아진다.”고 덧붙였다. 고개를 끄덕인 두 주부는 편수와 만두 만들기에 자신감이 붙었다.만두 때문에 더 이상 속 터질 일 없을 듯했다. ■ 장소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02-833-1623) ■ 안승춘과 만두 요리 조리 ●편수 재료 만두피 40장(밀가루 2컵,식용유 1큰술),쇠고기 300g,표고버섯 10장,애호박 1개,숙주나물 150g,육수 4컵,간장·참기름 1작은술씩,잣·다진 파·다진 마늘 1큰술씩,후추 15작은술,소금 약간 만드는 법 (1)만두피는 밀가루 2컵,물 ⅔컵,식용유 1큰술, 소금 약간 넣고 반죽해 밀어 8㎝ 정사각형으로 잘라 놓는다.(2)쇠고기는 곱게 다져 간장·후추·마늘·파로 양념해 팬에서 익힌다.(3)표고버섯은 물에 불려 자루를 떼고 가늘게 채썬 다음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뜨거워지면 소금·후추로 양념해 살짝 볶는다.(4)숙주나물은 끓는 물에 삶아 물기를 꼭 짜 놓는다.(5)애호박은 채썰어 소금에 절였다가 물기를 꼭 짠다.(6)쇠고기·호박·숙주나물·표고버섯을 담고 파·다진마늘·후추·참기름을 넣고 양념해 소를 만든다.(7)만두피에 소를 한 숟가락 놓고 잣을 2개씩 넣어 삼각이나 사각 모양으로 빚는다.(8)양지머리 육수는 간을 맞추어 끓인 다음 (7)을 넣고 끓여 편수가 떠오를 때 냉수 2큰술을 넣고 끓여 담아낸다. ●오징어 찐만두 재료 만두피 60장,오징어 300g,부추 100g,다진 마늘·깨소금·참기름·청주 1큰술씩,소금 ½작은술,다진 파 2큰술,후춧가루 약간 만드는 법 (1)오징어는 내장과 껍질을 제거한 후 살만 곱게 다져 소금·깨소금·참기름·청주를 넣어 양념한다.(2)부추는 다듬어 씻은 후 0.5㎝ 길이로 썰어 놓는다.(3)오징어와 부추를 섞은 다음 다진 마늘·소금·후춧가루·깨소금을 넣고 양념하여 만두소를 만든다.(4)만두피에 (3)의 만두소를 한 숟가락씩 넣고 만두피를 마주 덮어 꼭꼭 눌러 난꽃모양을 만든다.(5)찜통에 물이 끓으면 물을 축인 면보를 깔고 빚은 만두를 놓아 10∼12분간 찐다.(6)찐만두는 초간장에 찍어서 먹는다. ●군만두 재료 만두피 40장,다진 돼지고기 200g,부추 150g,다진 마늘 ½큰술,다진 생강·맛소금 (@)작은술씩,물 2큰술,후추 (C)작은술,간장·참기름 1큰술씩,식용유 만드는 법 (1)돼지고기는 살만 준비해 곱게 다진다.(2)부추는 깨끗이 다듬어 씻어 1㎝ 길이로 썬다.(3)(1)의 돼지고기를 그릇에 담고 간장·맛소금·후추·참기름·마늘·생강·물을 넣고 끈기가 나도록 젓는다.(4)(3)에 부추를 섞어 만두소를 만든다.(5)만두피에 (4)의 만두소를 한 숟가락씩 놓고 반으로 접어 주름을 잡아 군만두 모양을 만든다.일부는 반으로 접어 손가락 사이에 넣고 눌러 물만두 모양을 만든다.(5)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만두를 접시에 둥글게 담아 한번에 팬으로 밀어 넣고 한면이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면 온수 ⅓컵을 붓고 뚜껑을 닫아 수증기에 의해 만두가 익도록 하여 구워낸다. ●물만두 만두를 끓는 물에 넣고 삶아내어 냉수에 씻은 후 접시에 담아 낸다. ●만두피(군만두용) 재료 밀가루 3컵,뜨거운 물 ⅔컵,냉수 ⅓큰술,소금 약간 만드는 법 (1)밀가루에 소금,뜨거운 물을 붓고 섞어 익반죽한다.(2)반죽에 냉수를 붓고 치댄다.(3)(2)를 물을 축인 면보에 싼 다음 30분가량 두었다가 다시 치대 만두피를 만든다. 초간장 간장 3큰술,식초 1큰술,설탕 ½작은술 ■이북만두 드셔보시라요 서울신문사 뒤쪽의 리북 손만두(776-7350)는 어른 주먹만한 평양식 만두로 유명하다.1인분에 만두는 달랑 세 개다.주인 박혜숙(64)씨는 “처음 오시는 분들은 만두 한개에 2000원 꼴이라며 항의하지만 먹고 나면 조용히 셈을 치른다.”고 자랑했다.큼지막한 만두의 속을 헤집어 보니 두부·숙주나물·파·돼지고기가 나왔다. 올해로 문을 연지 16년째.그는 어머니에게서 배운 그대로 만두를 빚어낸다.접시만두(6000원)를 주문하면 참기름이 살짝 뿌려져 나온다.이 집의 만두에는 평양만두에 꼭 들어가는 김치가 안 들어간다.“처음에는 김치를 넣어 만들었지요.젊은 손님들이 ‘만두가 쉰 것이 아니냐.’고 항의하는 통에 이젠 김치를 넣지 안 넣습니다.” 여름엔 김치말이밥(5000원)도 많이 찾는 식단.얼음과 시원한 육수에 식은 밥을 김치에 띄워낸 것이다.개운하면서도 시원하다.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맞은편의 만두집(544-3710)은 시장 골목 같은 분위기다.만두만 23년째 빚고 있다.만둣국(6000원)엔 양지머리를 곤 육수에 고춧가루를 풀어 약간 얼큰하다. 서울 장충동 경동교회 맞은 편의 평양면옥(2267-7784)은 냉면 못지않게 평양식 만두로도 널리 알려졌다.두부·숙주나물·파를 많이 넣어 만드는 만두는 담백하고 만두피는 졸깃하다.일인분에 여섯개가 든 만둣국과 접시만두는 각 6500원.이밖에 대치동 현대아파트 맞은 편 어랑손만두(566-2959)는 남양주의 서울리조트 부근 만두집의 분점이다.리조트 나들이객들 사이에 이름이 알려지면서 서울로 진출했다.만두를 터뜨려 뚝배기에 담고 국물을 부어 육개장처럼 빨갛게 끓여낸 어랑뚝배기(5500원)가 별미다.얼큰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입맛을 당긴다. 용두동 사거리의 개성집(923-6779)은 아기자기한 개성식 만두의 전통을 그대로 잇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김포공항옆 메이필드호텔 한식당 봉래정(6090-5800)은 다음달 말까지 여름 보양식으로 숭어를 포 떠 만두피로 만든 숭어만두(5만원) 코스를 내놓는다. ■손만두 손맛 보세요 ‘한여름 흰 모시를 입은 여인네 같다.’는 편수.세검정에서 북악스카이웨이로 가는 길목에 있는 만두 전문점 손만두(379-2648)가 여름 만두 편수를 내놓고 있다.박혜경(45) 사장은 “우리의 전통 음식이자 여름 별미인 편수를 하는 곳은 우리집밖에 없을 것”이라고 자부했다.이 집의 편수는 오이·소고기·표고버섯 등으로 소를 만들었다.야채가 비교적 많이 든 까닭에 담백하면서 상큼했다.4각형의 모양도 깜찍하지만 만두피는 쫄깃하다.편수찬국(1만 1000원)은 찬 육수에 편수를 담아낸 것.육수는 소나무 숲속의 한 줄기 바람처럼 여름의 열기를 은은히 식혀주는 것이 특징.약간 신맛이 나면서 부드럽다.편수(8000원)는 쪄 낸 것으로 찐 만두와 맛이 비슷하다. 손만두집은 편수보다 만두로 더 먼저 유명세를 탔다.개성식으로 둥글고 귀엽게 빚은 만두에는 소고기의 사태 살코기를 쓴다.비계는 쓰지 않지만 감도는 기름기는 참기름이다.색동 만두도 금방 눈에 띈다.노란색은 당근,분홍색은 홍채두(비트),초록색은 시금치의 즙을 짜 반죽에 넣어 색을 냈다.물만두나 찐만두·소(야채)만두·만둣국·떡만두는 6000∼8000원이다. 저녁에는 만두 전골을 찾는 사람이 훨씬 많다.어른 서넛이 즐길 수 있는 만두전골(4만원)은 이북식 만두쟁반을 응용했다.팽이버섯·미나리·파·조랭이떡 등을 띄워 아기자기한 게 눈부터 즐겁다.전골 육수는 양지머리를 곤 것이다. 맛이 자극적이지 않다.손수 빚은 색동 만두와 조랭이떡을 포장 판매하기도 한다.주방에 인공 조미료통이 아예 없다고 말하는 박씨는 “음식은 정성과 재료가 기본”이라고 말했다.재료에 정성을 다하면 구태여 조미료를 더할 필요가 없다는 대단한 자신감이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오늘은 만두 어때요?

    만두는 사람을 살리자는 데서 유래됐다.소설 삼국지에선 제갈공명이 운남성(雲南省)의 여수(濾水)에서 죽은 원혼을 달래기 위해 사람의 머리 대신 밀가루를 빚고 소·양고기로 속을 채워 만두를 제물로 썼다고 전한다.이곳에 사는 만이(蠻夷)족의 머리를 대신했다고 하여 만두(蠻頭)라고 부르다가 만두(饅頭)가 됐다는 것이다.인간애가 가득한 게 만두다. 만두가 우리나라에 전해진 것은 고려시대로 추정된다.당시의 이름은 상화.밀가루에 술을 넣어 반죽을 만들고 야채나 팥 등을 넣어 찐 음식인데 요즘의 찐빵에 가까워 보인다.고려사엔 충혜왕때 궁궐 주방에서 상화를 훔쳐 먹은 사람을 처벌했다는 기록도 보이고,“만두집에 만두 사러 갔더니만/회회 아비 내 손목을 쥐더이다…”로 시작하는 악장가사 ‘쌍화점’도 전해온다. 이렇듯 궁중에서 저잣거리로 나온 만두는 추운 북한 지역에서 더욱 발달했다.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만두는 평양식과 개성식.평양식은 두부를 기본으로 숙주나물·부추·파·돼지고기를 소로 넣은 것으로 어른 주먹만하게 크다.만둣국은 양지머리와 사태를 삶아서 그 국물에 만두를 말아냈다.개성 만두는 한 입에 쏙 들어갈 정도로 앙증맞다.두부나 김치를 적게 넣는 대신 야채를 많이 넣어 퍽퍽하지 않고 깔끔하다. 우리의 만두는 본산지 중국의 만두와는 좀 다르다.중국인은 만두를 ‘만터우’로 발음한다.만터우는 겉이나 속이 밀가루뿐이고 내용물이 없어서 대개 다른 음식과 같이 먹는다.대표적으로 우리가 꽃빵이라고 부르는 ‘화쥐안(花卷)’,실가닥처럼 벗겨지는 ‘인쓰쥐안(銀絲卷)’이 있다. ‘자오쯔’로 읽히는 교자(餃子)가 우리의 만두와 매우 비슷하다.밀가루를 반죽해 얇게 민 다음 고기나 야채를 다져 넣고 찐 것이다.익히는 방식에 따라 물만두와 흡사한 수이자오(水餃),쪄내는 증자오(蒸餃),구워내는 궈톄(鍋貼)가 있다. 야채나 고기를 밀가루 반죽에 싸서 먹는 음식은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공통된 조리법이다.인도에는 감자와 야채를 소로 넣어 튀긴 ‘사모사’,이탈리아의 ‘라비올리’도 유명하다.남미에는 ‘엠파나다’,폴란드에는 ‘피에로기’가 있다. ‘만두파동’때문에 속터지는 주부들을 위해 안승춘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장이 ‘편수’와 ‘오징어 찐만두’ 조리법을 보여줬다.결혼 5년차·10년차인 주부 정성임(33),박복희(39)씨는 “여름 만두 편수는 처음 듣는다.”며 “만두 가게에서도 못봤다.”고 입을 모았다.만두피를 칼로 4각형으로 자르던 안 회장은 “편수는 개성지역의 향토음식이에요.변씨라는 사람이 처음 만들어 ‘변씨 만두’라고도 하지요.”라고 설명했다.“입맛없던 여름철 수라상에도 올렸던 궁중음식인 편수는 여름 재료인 호박·표고버섯·쇠고기를 속재료로 썼지요.”라며 편수를 빚었다.만두피 끝에 물을 묻히면 잘 붙는다는 게 안 회장의 설명이다. 안 회장은 “시중에 팔지 않는 편수를 집에서 만들어 찬 육수나 장국에 띄워 먹으면 한결 맛이 좋아진다.”고 덧붙였다. 고개를 끄덕인 두 주부는 편수와 만두 만들기에 자신감이 붙었다.만두 때문에 더 이상 속 터질 일 없을 듯했다. ■ 장소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02-833-1623) ■ 안승춘과 만두 요리 조리 ●편수 재료 만두피 40장(밀가루 2컵,식용유 1큰술),쇠고기 300g,표고버섯 10장,애호박 1개,숙주나물 150g,육수 4컵,간장·참기름 1작은술씩,잣·다진 파·다진 마늘 1큰술씩,후추 15작은술,소금 약간 만드는 법 (1)만두피는 밀가루 2컵,물 ⅔컵,식용유 1큰술, 소금 약간 넣고 반죽해 밀어 8㎝ 정사각형으로 잘라 놓는다.(2)쇠고기는 곱게 다져 간장·후추·마늘·파로 양념해 팬에서 익힌다.(3)표고버섯은 물에 불려 자루를 떼고 가늘게 채썬 다음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뜨거워지면 소금·후추로 양념해 살짝 볶는다.(4)숙주나물은 끓는 물에 삶아 물기를 꼭 짜 놓는다.(5)애호박은 채썰어 소금에 절였다가 물기를 꼭 짠다.(6)쇠고기·호박·숙주나물·표고버섯을 담고 파·다진마늘·후추·참기름을 넣고 양념해 소를 만든다.(7)만두피에 소를 한 숟가락 놓고 잣을 2개씩 넣어 삼각이나 사각 모양으로 빚는다.(8)양지머리 육수는 간을 맞추어 끓인 다음 (7)을 넣고 끓여 편수가 떠오를 때 냉수 2큰술을 넣고 끓여 담아낸다. ●오징어 찐만두 재료 만두피 60장,오징어 300g,부추 100g,다진 마늘·깨소금·참기름·청주 1큰술씩,소금 ½작은술,다진 파 2큰술,후춧가루 약간 만드는 법 (1)오징어는 내장과 껍질을 제거한 후 살만 곱게 다져 소금·깨소금·참기름·청주를 넣어 양념한다.(2)부추는 다듬어 씻은 후 0.5㎝ 길이로 썰어 놓는다.(3)오징어와 부추를 섞은 다음 다진 마늘·소금·후춧가루·깨소금을 넣고 양념하여 만두소를 만든다.(4)만두피에 (3)의 만두소를 한 숟가락씩 넣고 만두피를 마주 덮어 꼭꼭 눌러 난꽃모양을 만든다.(5)찜통에 물이 끓으면 물을 축인 면보를 깔고 빚은 만두를 놓아 10∼12분간 찐다.(6)찐만두는 초간장에 찍어서 먹는다. ●군만두 재료 만두피 40장,다진 돼지고기 200g,부추 150g,다진 마늘 ½큰술,다진 생강·맛소금 (@)작은술씩,물 2큰술,후추 (C)작은술,간장·참기름 1큰술씩,식용유 만드는 법 (1)돼지고기는 살만 준비해 곱게 다진다.(2)부추는 깨끗이 다듬어 씻어 1㎝ 길이로 썬다.(3)(1)의 돼지고기를 그릇에 담고 간장·맛소금·후추·참기름·마늘·생강·물을 넣고 끈기가 나도록 젓는다.(4)(3)에 부추를 섞어 만두소를 만든다.(5)만두피에 (4)의 만두소를 한 숟가락씩 놓고 반으로 접어 주름을 잡아 군만두 모양을 만든다.일부는 반으로 접어 손가락 사이에 넣고 눌러 물만두 모양을 만든다.(5)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만두를 접시에 둥글게 담아 한번에 팬으로 밀어 넣고 한면이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면 온수 ⅓컵을 붓고 뚜껑을 닫아 수증기에 의해 만두가 익도록 하여 구워낸다. ●물만두 만두를 끓는 물에 넣고 삶아내어 냉수에 씻은 후 접시에 담아 낸다. ●만두피(군만두용) 재료 밀가루 3컵,뜨거운 물 ⅔컵,냉수 ⅓큰술,소금 약간 만드는 법 (1)밀가루에 소금,뜨거운 물을 붓고 섞어 익반죽한다.(2)반죽에 냉수를 붓고 치댄다.(3)(2)를 물을 축인 면보에 싼 다음 30분가량 두었다가 다시 치대 만두피를 만든다. 초간장 간장 3큰술,식초 1큰술,설탕 ½작은술 ■이북만두 드셔보시라요 서울신문사 뒤쪽의 리북 손만두(776-7350)는 어른 주먹만한 평양식 만두로 유명하다.1인분에 만두는 달랑 세 개다.주인 박혜숙(64)씨는 “처음 오시는 분들은 만두 한개에 2000원 꼴이라며 항의하지만 먹고 나면 조용히 셈을 치른다.”고 자랑했다.큼지막한 만두의 속을 헤집어 보니 두부·숙주나물·파·돼지고기가 나왔다. 올해로 문을 연지 16년째.그는 어머니에게서 배운 그대로 만두를 빚어낸다.접시만두(6000원)를 주문하면 참기름이 살짝 뿌려져 나온다.이 집의 만두에는 평양만두에 꼭 들어가는 김치가 안 들어간다.“처음에는 김치를 넣어 만들었지요.젊은 손님들이 ‘만두가 쉰 것이 아니냐.’고 항의하는 통에 이젠 김치를 넣지 안 넣습니다.” 여름엔 김치말이밥(5000원)도 많이 찾는 식단.얼음과 시원한 육수에 식은 밥을 김치에 띄워낸 것이다.개운하면서도 시원하다.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맞은편의 만두집(544-3710)은 시장 골목 같은 분위기다.만두만 23년째 빚고 있다.만둣국(6000원)엔 양지머리를 곤 육수에 고춧가루를 풀어 약간 얼큰하다. 서울 장충동 경동교회 맞은 편의 평양면옥(2267-7784)은 냉면 못지않게 평양식 만두로도 널리 알려졌다.두부·숙주나물·파를 많이 넣어 만드는 만두는 담백하고 만두피는 졸깃하다.일인분에 여섯개가 든 만둣국과 접시만두는 각 6500원.이밖에 대치동 현대아파트 맞은 편 어랑손만두(566-2959)는 남양주의 서울리조트 부근 만두집의 분점이다.리조트 나들이객들 사이에 이름이 알려지면서 서울로 진출했다.만두를 터뜨려 뚝배기에 담고 국물을 부어 육개장처럼 빨갛게 끓여낸 어랑뚝배기(5500원)가 별미다.얼큰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입맛을 당긴다. 용두동 사거리의 개성집(923-6779)은 아기자기한 개성식 만두의 전통을 그대로 잇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김포공항옆 메이필드호텔 한식당 봉래정(6090-5800)은 다음달 말까지 여름 보양식으로 숭어를 포 떠 만두피로 만든 숭어만두(5만원) 코스를 내놓는다. ■손만두 손맛 보세요 ‘한여름 흰 모시를 입은 여인네 같다.’는 편수.세검정에서 북악스카이웨이로 가는 길목에 있는 만두 전문점 손만두(379-2648)가 여름 만두 편수를 내놓고 있다.박혜경(45) 사장은 “우리의 전통 음식이자 여름 별미인 편수를 하는 곳은 우리집밖에 없을 것”이라고 자부했다.이 집의 편수는 오이·소고기·표고버섯 등으로 소를 만들었다.야채가 비교적 많이 든 까닭에 담백하면서 상큼했다.4각형의 모양도 깜찍하지만 만두피는 쫄깃하다.편수찬국(1만 1000원)은 찬 육수에 편수를 담아낸 것.육수는 소나무 숲속의 한 줄기 바람처럼 여름의 열기를 은은히 식혀주는 것이 특징.약간 신맛이 나면서 부드럽다.편수(8000원)는 쪄 낸 것으로 찐 만두와 맛이 비슷하다. 손만두집은 편수보다 만두로 더 먼저 유명세를 탔다.개성식으로 둥글고 귀엽게 빚은 만두에는 소고기의 사태 살코기를 쓴다.비계는 쓰지 않지만 감도는 기름기는 참기름이다.색동 만두도 금방 눈에 띈다.노란색은 당근,분홍색은 홍채두(비트),초록색은 시금치의 즙을 짜 반죽에 넣어 색을 냈다.물만두나 찐만두·소(야채)만두·만둣국·떡만두는 6000∼8000원이다. 저녁에는 만두 전골을 찾는 사람이 훨씬 많다.어른 서넛이 즐길 수 있는 만두전골(4만원)은 이북식 만두쟁반을 응용했다.팽이버섯·미나리·파·조랭이떡 등을 띄워 아기자기한 게 눈부터 즐겁다.전골 육수는 양지머리를 곤 것이다. 맛이 자극적이지 않다.손수 빚은 색동 만두와 조랭이떡을 포장 판매하기도 한다.주방에 인공 조미료통이 아예 없다고 말하는 박씨는 “음식은 정성과 재료가 기본”이라고 말했다.재료에 정성을 다하면 구태여 조미료를 더할 필요가 없다는 대단한 자신감이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35)내 마음의 등잔불빛(下)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35)내 마음의 등잔불빛(下)

    전기가 없었던 예전,예전이라 해봐야 기껏 5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사람의 8할 정도는 가난한 생활을 했고 방안의 어둠을 밝히는 데 등잔불을 켰었다.불을 밝히는 기름은 주로 식물성이었는데, 가장 널리 사용된 들기름을 시작으로 아주까리기름,산초기름 등 우리나라 산하에서 자라는 나무 열매들을 볶아서 기름을 얻었다. 기름을 담아 보관하는 기름병이 발달하고,심지를 넣어 불을 켜는 그릇은 접시 또는 작은 잔 형태였다.가난한 집에서는 아주 드물지만 쇠고기국을 끓이게 되면 등잔기름으로 쓸 굳기름을 걷어내느라 각별한 조심을 했고,기름 한 숟갈이라도 얻어가기 위해서 아낙들은 부산을 떨기도 했었다. ●호형 도자기등잔 처음엔 궁궐서 사용 그러다가 1876년(고종13)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석유가 들어오게 되었는데,석유를 등잔 기름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고안된 것이 호형(壺刑,아가리가 좁고 복부가 나온 항아리 형태)으로 만든 도자기 등잔이었다.석유의 인화성 때문에 등잔 뚜껑 위로 심지를 뽑아 올려 사용하도록 만들었다.초기에는 주로 궁궐에서 쓰여지다가 점차 양반집,중인들에게로 보급되어 일반 서민들이 널리 사용하게 된 것은 일제시대를 거치면서였다. 석유와 호형 도자등잔은 우리나라 조명 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새벽이었고,이같은 신문물의 위력을 돋보이게 한 것은 1885년 영국인에 의해 처음으로 성냥공장이 들어서서 생산된 성냥과 조화였다. 호형 등잔은 일제 때 일본의 고미술 수집상인들에 의해 대부분 일본으로 빠져나갔다.그 대신 일본 상인들은 그들의 대표적인 가마인 아리다가마(有田窯)에서 대량 생산한 저질의 등잔 서너개와 우리것 한 개를 맞바꾸는 속임수를 썼다.제대로 굽혀지고 모양도 괜찮은 도자등잔 대부분은 일본인 소장가들의 소유가 되고 우리나라에는 그다지 남아 있지 않다.흔히 민속품 전시장 같은 데서 볼 수 있는 도자등잔 열 개 중 아홉은 일본인들이 우리를 속일 때 썼던 물건들이다.등잔 하나도 제대로 지니지 못한 민족이니 무슨 민족사며 정통성을 제대로 지니고 있을지 새삼 두렵고 아프다. 한국등잔박물관 김동휘 관장이 등잔에 쏟고 있는 열정은 세월에 걸리지 않고 섣부른 지식 따위에 흔들리지 않는 굳건하고 뿌리 깊은 또 하나의 등잔처럼 느껴졌다. ●90%가 日이 빼돌린 명품 대신 받은 저질 문:이곳에 들어서면서 보니까 이곳 박물관 명칭을 적은 글자가 좀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韓國의 등잔 博物館’이라 되어 있더군요.왜 ‘등잔’이란 말만 한글로 적으셨는지요. 金:유식한 사람은 등잔을 燈盞이라 씁니다.또 어떤 유식한 이는 old lamp라고도 합니다.제가 박물관을 세운 뒤 이름 짓는 문제를 여러분들께 자문을 구했지요.고등기(古燈器),옛불빛 그릇 등 여러 가지 이름을 권하더군요.저는 옛 선인들의 생활문화가 지녔던 지혜를 현대사회는 물론 미래 세대들에게도 전해주고 싶어서 더 좋은 이름을 생각했습니다.그때 한 외국인이 쓴 글을 읽게 되었지요.아,그런데 놀랍게도 그곳에는 ‘DEUNG-JAN’이라 적혀있더군요.등잔은 등잔이라 부르고 적어야 옳다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저는 어려서부터 예술가가 되고 싶었는데,일제 때 일본인들 앞에서 머리 숙이지 않기 위해 의학 공부를 했고,새 생명이 태어나는 일과 어머니의 고결함을 생각하면서 의사 일을 했습니다.중국인,일본인들이 이곳에 와서 볼 때 ‘등잔’이 지닌 우리 것을 느끼도록 해줘야겠다는 뜻도 조금은 들어 있다고 볼 수 있겠지요. 문:이렇게 귀한 것들을 수집하고 박물관을 세우게 된 데는 남다른 애정과 노력이 필연적이었겠지요.그 동안의 과정을 좀 들려주시지요. 金:조상들의 얼이 묻어 있는 민속자료들을 관심 깊게 지켜보아 왔는데,1971년 당시 국립박물관 학예실장이시던 최순우 선생께서 큰 격려를 해주셨습니다.제가 수집하고 있는 등잔을 보시고는 한국 최초·최고의 등잔사라고 칭찬해 주셨습니다.용기가 생기더군요.수원에서 등잔만 가지고 첫 전시회를 열었는데 우리나라 등잔전시회의 효시가 된 셈이었지요.그 후 국립박물관과 공동으로 열거나 독자적으로 전시회를 가져왔습니다. 그걸 보러 오는 사람이 그렇게 많다는 사실에 저는 거듭 놀라기도 하고 보람을 느끼기도 했지요.정신없이 살다보니 잃어버리게 된 자신들의 역사이자 자기의 한 부분이기도 한 등잔 앞에 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가 봅니다.돈으로 치자면 몇 푼도 안되는 등잔이지만,인간에겐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더 많은 소중한 추억과 역사와 자존심,순수성,영혼 같은 것이 있다는 것을 등잔 앞에서 다시 떠올리게 되는가 봅니다.제가 등잔을 볼 때마다 우리 어머니를 만나게 되듯이 말이지요. 문:등잔전시회를 하면서 그 외에 특별하게 깨달으신 것도 많으실텐데요. 金:전시회를 열면 관람객들의 편리를 위해 밝은 전기 조명을 하게 됩니다.전기 불빛은 등잔을 상하게 합니다.또한 많은 관람객들의 시선도 등잔을 상하게 합니다.전시회를 마치고 박물관으로 돌아오면 일정 기간 등잔들을 지하층 어둠 속에다 모셔둡니다.정양(靜養) 즉,몸과 마음을 편하게 하여 피로나 병을 용향하는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만 합니다.그런 다음 다시 꺼내어 보면 등잔 본래의 모습으로 회복되어 있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문:등잔에겐 어둠이라는 휴식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신데,매우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金:이곳 박물관의 시설이 비교적 어두운 이유도 그렇습니다.등잔불빛이 지닌 상징성을 한번 생각해보세요.등잔불빛은 전깃불처럼 공격적이지 않아요.전깃불에서는 어둠이라는 상대에게 항복받으려는 적극적 공격성과 아주 없애버리겠다는 섬뜩함도 느껴지거든요.그러나 등잔불빛은 어둠과 공존 상생합니다.어둠은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에게 필요한 절대조건입니다.또한 어둠과 밝음의 중간도 필요하지요.먼동이 터올 때의 그 절묘한 빛과 어둠의 상생을 한번 떠올려 보세요.우리가 서로 사랑할 때는 은은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적당한 어둠이 필요하지요.신록의 숲속에서 맛볼 수 있는 자연의 그늘,여름날 시냇가에 어리는 오후 산그늘,저녁의 기운이 짙어질 때 고향가는 산 언덕에서 바라본 그 기막힌 어둠과 빛의 조화,이런 것들이 모두 등잔불빛에서 맛볼 수 있는 아름다움이지요.등잔불은,어느 시인도 말했지만 별이 되고 별빛이 되기도 합니다.지치고 목마른 나그네의 먼 여정에서 등잔불빛은 구원이자 희망의 상징이기도 하거든요. ●해마다 5월5일에는 어린이들 초청 문:박물관을 경영하시면서 느끼신 아름다움,감동적인 일을 소개해주세요. 金:해마다 어린이날이면 어린이들을 초청합니다.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아이들을 앉혀 놓고 전깃불을 끄고 등잔불을 켜는데,등잔불 구경을 하는 프로그램이라 말할 수 있겠지요.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전깃불 아래서는 그렇게도 떠들어댑니다.그러다가 전깃불을 끄고 등잔불 하나만 켜놓지요.캄캄한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등잔불을 보면서 아이들은 신기할 만큼 고요해집니다.어쩌면 세상에 태어나기 전 어머니 자궁 속에 있을 때의 그 자연의 고요와 생명의 빛을 기억해내고 있는지도 모르지요.저는 그때 느낍니다. 지금 세상의 전깃불은 너무 밝다고.등잔은 반드시 제 그림자를 안고서 빛을 냅니다.그러나 전깃불은 제 그림자를 없애버리지요.등잔은 존재의 상생관계를 가르치지만 전깃불은 제 자신밖에 모르도록 가르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그리고 어른들은 전깃불을 끄고 등잔을 켜두면 떠들면서 고함도 칩니다. 문:관장님의 삶은 분명 또 하나의 등잔이 되어 있습니다.경영의 어려움이 크실텐데,우리들이 등잔의 고향인 이곳을 자주 와서 잃어가는 어둠의 미학을 더 늦기 전에 배워야만 관장님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거들어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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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가 없었던 예전,예전이라 해봐야 기껏 5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사람의 8할 정도는 가난한 생활을 했고 방안의 어둠을 밝히는 데 등잔불을 켰었다.불을 밝히는 기름은 주로 식물성이었는데, 가장 널리 사용된 들기름을 시작으로 아주까리기름,산초기름 등 우리나라 산하에서 자라는 나무 열매들을 볶아서 기름을 얻었다. 기름을 담아 보관하는 기름병이 발달하고,심지를 넣어 불을 켜는 그릇은 접시 또는 작은 잔 형태였다.가난한 집에서는 아주 드물지만 쇠고기국을 끓이게 되면 등잔기름으로 쓸 굳기름을 걷어내느라 각별한 조심을 했고,기름 한 숟갈이라도 얻어가기 위해서 아낙들은 부산을 떨기도 했었다. ●호형 도자기등잔 처음엔 궁궐서 사용 그러다가 1876년(고종13)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석유가 들어오게 되었는데,석유를 등잔 기름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고안된 것이 호형(壺刑,아가리가 좁고 복부가 나온 항아리 형태)으로 만든 도자기 등잔이었다.석유의 인화성 때문에 등잔 뚜껑 위로 심지를 뽑아 올려 사용하도록 만들었다.초기에는 주로 궁궐에서 쓰여지다가 점차 양반집,중인들에게로 보급되어 일반 서민들이 널리 사용하게 된 것은 일제시대를 거치면서였다. 석유와 호형 도자등잔은 우리나라 조명 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새벽이었고,이같은 신문물의 위력을 돋보이게 한 것은 1885년 영국인에 의해 처음으로 성냥공장이 들어서서 생산된 성냥과 조화였다. 호형 등잔은 일제 때 일본의 고미술 수집상인들에 의해 대부분 일본으로 빠져나갔다.그 대신 일본 상인들은 그들의 대표적인 가마인 아리다가마(有田窯)에서 대량 생산한 저질의 등잔 서너개와 우리것 한 개를 맞바꾸는 속임수를 썼다.제대로 굽혀지고 모양도 괜찮은 도자등잔 대부분은 일본인 소장가들의 소유가 되고 우리나라에는 그다지 남아 있지 않다.흔히 민속품 전시장 같은 데서 볼 수 있는 도자등잔 열 개 중 아홉은 일본인들이 우리를 속일 때 썼던 물건들이다.등잔 하나도 제대로 지니지 못한 민족이니 무슨 민족사며 정통성을 제대로 지니고 있을지 새삼 두렵고 아프다. 한국등잔박물관 김동휘 관장이 등잔에 쏟고 있는 열정은 세월에 걸리지 않고 섣부른 지식 따위에 흔들리지 않는 굳건하고 뿌리 깊은 또 하나의 등잔처럼 느껴졌다. ●90%가 日이 빼돌린 명품 대신 받은 저질 문:이곳에 들어서면서 보니까 이곳 박물관 명칭을 적은 글자가 좀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韓國의 등잔 博物館’이라 되어 있더군요.왜 ‘등잔’이란 말만 한글로 적으셨는지요. 金:유식한 사람은 등잔을 燈盞이라 씁니다.또 어떤 유식한 이는 old lamp라고도 합니다.제가 박물관을 세운 뒤 이름 짓는 문제를 여러분들께 자문을 구했지요.고등기(古燈器),옛불빛 그릇 등 여러 가지 이름을 권하더군요.저는 옛 선인들의 생활문화가 지녔던 지혜를 현대사회는 물론 미래 세대들에게도 전해주고 싶어서 더 좋은 이름을 생각했습니다.그때 한 외국인이 쓴 글을 읽게 되었지요.아,그런데 놀랍게도 그곳에는 ‘DEUNG-JAN’이라 적혀있더군요.등잔은 등잔이라 부르고 적어야 옳다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저는 어려서부터 예술가가 되고 싶었는데,일제 때 일본인들 앞에서 머리 숙이지 않기 위해 의학 공부를 했고,새 생명이 태어나는 일과 어머니의 고결함을 생각하면서 의사 일을 했습니다.중국인,일본인들이 이곳에 와서 볼 때 ‘등잔’이 지닌 우리 것을 느끼도록 해줘야겠다는 뜻도 조금은 들어 있다고 볼 수 있겠지요. 문:이렇게 귀한 것들을 수집하고 박물관을 세우게 된 데는 남다른 애정과 노력이 필연적이었겠지요.그 동안의 과정을 좀 들려주시지요. 金:조상들의 얼이 묻어 있는 민속자료들을 관심 깊게 지켜보아 왔는데,1971년 당시 국립박물관 학예실장이시던 최순우 선생께서 큰 격려를 해주셨습니다.제가 수집하고 있는 등잔을 보시고는 한국 최초·최고의 등잔사라고 칭찬해 주셨습니다.용기가 생기더군요.수원에서 등잔만 가지고 첫 전시회를 열었는데 우리나라 등잔전시회의 효시가 된 셈이었지요.그 후 국립박물관과 공동으로 열거나 독자적으로 전시회를 가져왔습니다. 그걸 보러 오는 사람이 그렇게 많다는 사실에 저는 거듭 놀라기도 하고 보람을 느끼기도 했지요.정신없이 살다보니 잃어버리게 된 자신들의 역사이자 자기의 한 부분이기도 한 등잔 앞에 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가 봅니다.돈으로 치자면 몇 푼도 안되는 등잔이지만,인간에겐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더 많은 소중한 추억과 역사와 자존심,순수성,영혼 같은 것이 있다는 것을 등잔 앞에서 다시 떠올리게 되는가 봅니다.제가 등잔을 볼 때마다 우리 어머니를 만나게 되듯이 말이지요. 문:등잔전시회를 하면서 그 외에 특별하게 깨달으신 것도 많으실텐데요. 金:전시회를 열면 관람객들의 편리를 위해 밝은 전기 조명을 하게 됩니다.전기 불빛은 등잔을 상하게 합니다.또한 많은 관람객들의 시선도 등잔을 상하게 합니다.전시회를 마치고 박물관으로 돌아오면 일정 기간 등잔들을 지하층 어둠 속에다 모셔둡니다.정양(靜養) 즉,몸과 마음을 편하게 하여 피로나 병을 용향하는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만 합니다.그런 다음 다시 꺼내어 보면 등잔 본래의 모습으로 회복되어 있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문:등잔에겐 어둠이라는 휴식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신데,매우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金:이곳 박물관의 시설이 비교적 어두운 이유도 그렇습니다.등잔불빛이 지닌 상징성을 한번 생각해보세요.등잔불빛은 전깃불처럼 공격적이지 않아요.전깃불에서는 어둠이라는 상대에게 항복받으려는 적극적 공격성과 아주 없애버리겠다는 섬뜩함도 느껴지거든요.그러나 등잔불빛은 어둠과 공존 상생합니다.어둠은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에게 필요한 절대조건입니다.또한 어둠과 밝음의 중간도 필요하지요.먼동이 터올 때의 그 절묘한 빛과 어둠의 상생을 한번 떠올려 보세요.우리가 서로 사랑할 때는 은은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적당한 어둠이 필요하지요.신록의 숲속에서 맛볼 수 있는 자연의 그늘,여름날 시냇가에 어리는 오후 산그늘,저녁의 기운이 짙어질 때 고향가는 산 언덕에서 바라본 그 기막힌 어둠과 빛의 조화,이런 것들이 모두 등잔불빛에서 맛볼 수 있는 아름다움이지요.등잔불은,어느 시인도 말했지만 별이 되고 별빛이 되기도 합니다.지치고 목마른 나그네의 먼 여정에서 등잔불빛은 구원이자 희망의 상징이기도 하거든요. ●해마다 5월5일에는 어린이들 초청 문:박물관을 경영하시면서 느끼신 아름다움,감동적인 일을 소개해주세요. 金:해마다 어린이날이면 어린이들을 초청합니다.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아이들을 앉혀 놓고 전깃불을 끄고 등잔불을 켜는데,등잔불 구경을 하는 프로그램이라 말할 수 있겠지요.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전깃불 아래서는 그렇게도 떠들어댑니다.그러다가 전깃불을 끄고 등잔불 하나만 켜놓지요.캄캄한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등잔불을 보면서 아이들은 신기할 만큼 고요해집니다.어쩌면 세상에 태어나기 전 어머니 자궁 속에 있을 때의 그 자연의 고요와 생명의 빛을 기억해내고 있는지도 모르지요.저는 그때 느낍니다. 지금 세상의 전깃불은 너무 밝다고.등잔은 반드시 제 그림자를 안고서 빛을 냅니다.그러나 전깃불은 제 그림자를 없애버리지요.등잔은 존재의 상생관계를 가르치지만 전깃불은 제 자신밖에 모르도록 가르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그리고 어른들은 전깃불을 끄고 등잔을 켜두면 떠들면서 고함도 칩니다. 문:관장님의 삶은 분명 또 하나의 등잔이 되어 있습니다.경영의 어려움이 크실텐데,우리들이 등잔의 고향인 이곳을 자주 와서 잃어가는 어둠의 미학을 더 늦기 전에 배워야만 관장님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거들어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15) 한국의 마음으로 빚은 사발(상)

    양산 통도사 안 용화전(龍華殿) 앞 마당에는 돌로 만든 큼직한 그릇이 있다.봉발대(奉鉢臺)라 부르는 매우 귀한 그릇이다. 매표소를 지나 절 안으로 들어서면 아름드리 솔숲 사이로 두 갈래 길이 나온다.오른쪽 길은 걸어서 절에 오르도록 한 옛길이고,왼쪽 길은 자동차가 다니도록 새로 낸 길이다. 옛길을 따라 걸어서 일주문을 향한다.길 왼편 계곡으로 돌돌 맑은 물 흐르는 소리가 한낮의 고요를 씻고 있다.물 위엔 소나무 푸른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고 흰구름 몇 조각이 소나무 그림자 위로 지난다.소나무는 미동도 않는다.마른 낙엽 하나가 떠내려 오다가 파문을 일으키자 잠시 소나무 그림자도 흰구름도 함께 흔들린다.잠시 뒤 소나무는 고요한 그림자로 다시 돌아와 나그네를 달랜다. 용화전까지 왔다.용화전 안에 모셔져 있는 불상은 흰 빛깔이다.황금색의 다른 불상들과는 퍽 대조적이다.희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석가모니가 미륵에게 남긴 발우 형상화 그 불상은 미륵불이다.그리고 용화전이라는 그 전각의 용화(龍華)라는 말은 미륵신앙에서 예언하고 있는 신성한 장소를 뜻한다.미륵은 인간의 미래와 인연된 구원불이다.용화전 앞 마당에 있는 봉발대도 이 미륵불과 직접 관련된 종교적 상징물이다.미륵신앙,즉 석가모니불에 의하여 구원되지 못한 사람은 석가모니불 다음의 부처로 인간세계에 강림할 미륵불에 의하여 구원될 것이라는 오랜 역사를 먹고 자라온 신앙이다. 용화는 용화수(龍華樹)를 말한다.미래에 미륵불이 하늘에서 내려와 인간들에게 세 차례에 걸쳐 구원의 법문을 하게 될 자리를 뜻한다. 옛 한국인들은 현재의 불행과 고난을 극복하기 위하여 미래의 예언자를 상정해 놓고 기다리는 신앙을 전통으로 간직해 왔다.그 구원자는 지금 도솔천에 머무르고 있는데,그 분을 미륵이라 여겼다.옛 사람들은 미륵이 장차 인간세상에 강림하면 어떤 방법으로 인간을 구원해야 할 것인지를 명상하는 모습을 만들어 놓고 미륵신앙을 키워왔는데,미륵이 미래 일을 생각하는 모습을 미륵반가사유상이라 불렀다. 이렇듯 미륵신앙은 한국인이 대를 물리면서 기다리고 있는 구세주다.삼국시대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으니 서양인들,특히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들의 구원신앙과 매우 유사한 신앙체계라 말할 수 있다. 옛 한국인들은 미륵을 기다리는 세 가지 의식을 신앙으로 표현해 왔다. 첫째는 미륵삼부경,증일아함경 같은 경전을 중심으로 기도하면서 신앙을 키우는 것이다. 둘째는 향목(香木)을 땅에다 묻어 놓고 미륵이 오면 선물하리라 여기며 기다렸다. 셋째는 경전에 기록된 바에 따라 석가모니가 사용하던 발우(鉢盂)가 미륵에게 전해짐으로써 인간 구원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석가모니가 미륵에게 전해주기 위하여 남긴 발우를 형상화하여 모시고 있는 것이 통도사 봉발대다. 이같은 미륵신앙은 삼국통일의 혼란기인 후고구려,후백제 때 크게 일어났고,신라와 고려의 교체기와 고려 조선의 교체기에 민중들의 불안과 고통을 달래기 위해 크게 번창했다는 특징이 있으며,조선 말엽의 개항기와 일제시대에도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구원사상으로 자리잡아왔다. 현대사회에 와서도 핵의 위기와 불안,생태계의 교란과 생명사상의 혼돈,에너지와 식량부족의 두려움,치유가 힘든 각종 질병으로부터의 고통과 공포,기후변화의 심각성,전통을 생각하는 이들이 더러 있는 것 같다. 통도사 봉발대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형태의 조형물이다.유일함만큼이나 그 생김새와 그곳에 안치된 역사적 배경 또한 예사롭지 않다. 보물 제471호인 봉발대는 봉발(奉鉢),바리,바릿대를 모시고 있다는 뜻이므로,봉발대는 발우를 보셔둔 자리라고 할 수 있겠다.어떤 특별한 목적에 따라서 돌로 발우를 만들어서 모셔두고 경배하면서 미륵이 강림하시기를 기다려 온 종교적 상징물인 것이다.특별한 목적이란 미륵불에 의하여 구원됨으로써 영원히 살 수 있는 하늘나라에서 태어나고 싶은 간절한 소망이다. ●봉발대는 1000년간 민중의 소망 응축한 걸작품 발우(鉢盂)는 인도에서 중국으로 전래된 승려들의 식기(食器)이면서 신성한 법물(法物)의 하나인데,산스크리트 파트라(patra)를 음역하여 발(鉢)이라는 새로운 글자를 만들었다.그런 다음 중국문화에서 그릇을 말하는 중국 고유의 글자인 그릇 우(盂)자를 덧붙여서 ‘발우’라는 말을 만들어 썼는데,이는 중국 문화가 외래 문화를 받아들여 중국화시키는 무서운 중화(中華)사상의 한 증거이기도 하다. 아무튼 통도사의 봉발대만큼 한국인의 역사와 정서,특히 민중들의 집단적인 소망과 시대의 표정을 한꺼번에 형상화시켜낸 조형물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고려 선종(宣宗,재위 1083∼1094)의 문화적 업적으로 평가되는 이 봉발대는 1000여년이라는 역사와 함께 이 땅의 주인이자 머슴으로 살아온 민중들의 간절한 소망인 농사의 풍년,자손의 번성과 건강,그리고 죄를 용서받고 하늘나라에 가서 영원한 삶을 누리고 싶은 마음이 응축되어 승화된 우리나라 민족 미술의 최고 걸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봉발대가 사찰 경내에 있다하여 불교라는 특정 종교의 상징물로만 국한하는 견해는 이 조형물이 지닌 역사성과 예술성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한계로 지적할 수 있다. 통도사는 이른바 미륵도량이 아닌데도 한국 유일의 이 석조물이 통도사에 모셔진 것은 통도사가 만법을 통달하여 일체 중생을 구원한다는 뜻을 지녔을 만큼 높은 격조를 지닌 사찰이어서 당대에 크게 풍미했던 미륵신앙을 국가 차원에서 끌어안은 것으로 보인다. ●남해안 사발 1450년 전후 日로 전래 봉발대의 봉발,즉 돌로 만들어진 이 발우는 뚜껑을 포함하여 높이가 1m,지름은 90cm가량인데,발우의 굽에는 별다른 장식도 없지만 빼어난 균형감을 보이고 있으며 매우 아름다운 곡선을 지녔다. 뚜껑을 제외하면 실제 발우 높이는 90cm인데,굽의 높이가 발우 전체 높이의 3분의1에 가깝다.그만큼 굽의 형태가 강조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와 같은 돌 발우의 형태가 새롭게 조명되기 시작한 것은 미륵신앙에 대한 관심 때문이 아니라 일본 다도(茶道) 역사에서 ‘미(美)의 종교’로까지 추앙받는 조선의 사발(砂鉢)인 ‘이도차완(井戶茶碗)’과의 관계 때문이다. 이도차완의 조형적 기원이 이 돌 발우와 어떤 관련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새로운 문제가 제기되면서부터다. 문제의 이도차완이라는 사발은 14~15세기 조선시대에 경남 남해안에 인접한 어느 가마에서 그 지역 흙으로 만들어졌는데,1450년을 전후한 시기로부터 일본으로 흘러나간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정확한 이름이 없었으나 일본에 가서 ‘이도(井戶)’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정확하게 1587년부터 ‘이도’라는 이름으로 사용된 이 사발은 일본 중세사에 혜성처럼 등장하여 일본의 최고 권력자들과 지배계층으로부터 열광적인 사랑을 받아 전설적인 미술품이 되었으며,그 중 하나인‘기자에몬이도’는 일본의 국보로까지 지정되어 특별한 보호를 받고 있다. 일본 역사에서 차문화를 종교적 차원으로까지 승화시킨 다도는 곧 일본의 정신사이기도 하다.특히 13~15세기의 가마쿠라막부,무로마치막부 시대의 정치사회적 위기를 극복하는 데 영향을 끼친 조선시대 서민들의 가옥 구조와 청빈한 승려들의 생활문화에 뒤이어,15~16세기의 일본 통일에 기여한 초암차(草庵茶)의 상징적 도구인 이도차완은 그 후 일본 다도역사에서 불멸의 아름다움을 지닌 찻사발로 칭송되기 시작했다. 일본의 차문화 전통이 결정한 10점의 국보 찻사발은 한국의 이도차완 한 점,중국의 천목차완 6점,일본의 라쿠차완 3점인데,아름다움으로는 첫째 이도차완,둘째 천목차완,셋째 라쿠차완 순으로 꼽고 있을 만큼 이도차완의 명성은 놀랍다. 약 200여점이 남아 있는 이 신비의 사발 이도차완과 양산 통도사 봉발은 과연 어떤 연관이 있을까?˝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15) 한국의 마음으로 빚은 사발(상)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15) 한국의 마음으로 빚은 사발(상)

    양산 통도사 안 용화전(龍華殿) 앞 마당에는 돌로 만든 큼직한 그릇이 있다.봉발대(奉鉢臺)라 부르는 매우 귀한 그릇이다. 매표소를 지나 절 안으로 들어서면 아름드리 솔숲 사이로 두 갈래 길이 나온다.오른쪽 길은 걸어서 절에 오르도록 한 옛길이고,왼쪽 길은 자동차가 다니도록 새로 낸 길이다. 옛길을 따라 걸어서 일주문을 향한다.길 왼편 계곡으로 돌돌 맑은 물 흐르는 소리가 한낮의 고요를 씻고 있다.물 위엔 소나무 푸른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고 흰구름 몇 조각이 소나무 그림자 위로 지난다.소나무는 미동도 않는다.마른 낙엽 하나가 떠내려 오다가 파문을 일으키자 잠시 소나무 그림자도 흰구름도 함께 흔들린다.잠시 뒤 소나무는 고요한 그림자로 다시 돌아와 나그네를 달랜다. 용화전까지 왔다.용화전 안에 모셔져 있는 불상은 흰 빛깔이다.황금색의 다른 불상들과는 퍽 대조적이다.희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석가모니가 미륵에게 남긴 발우 형상화 그 불상은 미륵불이다.그리고 용화전이라는 그 전각의 용화(龍華)라는 말은 미륵신앙에서 예언하고 있는 신성한 장소를 뜻한다.미륵은 인간의 미래와 인연된 구원불이다.용화전 앞 마당에 있는 봉발대도 이 미륵불과 직접 관련된 종교적 상징물이다.미륵신앙,즉 석가모니불에 의하여 구원되지 못한 사람은 석가모니불 다음의 부처로 인간세계에 강림할 미륵불에 의하여 구원될 것이라는 오랜 역사를 먹고 자라온 신앙이다. 용화는 용화수(龍華樹)를 말한다.미래에 미륵불이 하늘에서 내려와 인간들에게 세 차례에 걸쳐 구원의 법문을 하게 될 자리를 뜻한다. 옛 한국인들은 현재의 불행과 고난을 극복하기 위하여 미래의 예언자를 상정해 놓고 기다리는 신앙을 전통으로 간직해 왔다.그 구원자는 지금 도솔천에 머무르고 있는데,그 분을 미륵이라 여겼다.옛 사람들은 미륵이 장차 인간세상에 강림하면 어떤 방법으로 인간을 구원해야 할 것인지를 명상하는 모습을 만들어 놓고 미륵신앙을 키워왔는데,미륵이 미래 일을 생각하는 모습을 미륵반가사유상이라 불렀다. 이렇듯 미륵신앙은 한국인이 대를 물리면서 기다리고 있는 구세주다.삼국시대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으니 서양인들,특히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들의 구원신앙과 매우 유사한 신앙체계라 말할 수 있다. 옛 한국인들은 미륵을 기다리는 세 가지 의식을 신앙으로 표현해 왔다. 첫째는 미륵삼부경,증일아함경 같은 경전을 중심으로 기도하면서 신앙을 키우는 것이다. 둘째는 향목(香木)을 땅에다 묻어 놓고 미륵이 오면 선물하리라 여기며 기다렸다. 셋째는 경전에 기록된 바에 따라 석가모니가 사용하던 발우(鉢盂)가 미륵에게 전해짐으로써 인간 구원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석가모니가 미륵에게 전해주기 위하여 남긴 발우를 형상화하여 모시고 있는 것이 통도사 봉발대다. 이같은 미륵신앙은 삼국통일의 혼란기인 후고구려,후백제 때 크게 일어났고,신라와 고려의 교체기와 고려 조선의 교체기에 민중들의 불안과 고통을 달래기 위해 크게 번창했다는 특징이 있으며,조선 말엽의 개항기와 일제시대에도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구원사상으로 자리잡아왔다. 현대사회에 와서도 핵의 위기와 불안,생태계의 교란과 생명사상의 혼돈,에너지와 식량부족의 두려움,치유가 힘든 각종 질병으로부터의 고통과 공포,기후변화의 심각성,전통을 생각하는 이들이 더러 있는 것 같다. 통도사 봉발대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형태의 조형물이다.유일함만큼이나 그 생김새와 그곳에 안치된 역사적 배경 또한 예사롭지 않다. 보물 제471호인 봉발대는 봉발(奉鉢),바리,바릿대를 모시고 있다는 뜻이므로,봉발대는 발우를 보셔둔 자리라고 할 수 있겠다.어떤 특별한 목적에 따라서 돌로 발우를 만들어서 모셔두고 경배하면서 미륵이 강림하시기를 기다려 온 종교적 상징물인 것이다.특별한 목적이란 미륵불에 의하여 구원됨으로써 영원히 살 수 있는 하늘나라에서 태어나고 싶은 간절한 소망이다. ●봉발대는 1000년간 민중의 소망 응축한 걸작품 발우(鉢盂)는 인도에서 중국으로 전래된 승려들의 식기(食器)이면서 신성한 법물(法物)의 하나인데,산스크리트 파트라(patra)를 음역하여 발(鉢)이라는 새로운 글자를 만들었다.그런 다음 중국문화에서 그릇을 말하는 중국 고유의 글자인 그릇 우(盂)자를 덧붙여서 ‘발우’라는 말을 만들어 썼는데,이는 중국 문화가 외래 문화를 받아들여 중국화시키는 무서운 중화(中華)사상의 한 증거이기도 하다. 아무튼 통도사의 봉발대만큼 한국인의 역사와 정서,특히 민중들의 집단적인 소망과 시대의 표정을 한꺼번에 형상화시켜낸 조형물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고려 선종(宣宗,재위 1083∼1094)의 문화적 업적으로 평가되는 이 봉발대는 1000여년이라는 역사와 함께 이 땅의 주인이자 머슴으로 살아온 민중들의 간절한 소망인 농사의 풍년,자손의 번성과 건강,그리고 죄를 용서받고 하늘나라에 가서 영원한 삶을 누리고 싶은 마음이 응축되어 승화된 우리나라 민족 미술의 최고 걸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봉발대가 사찰 경내에 있다하여 불교라는 특정 종교의 상징물로만 국한하는 견해는 이 조형물이 지닌 역사성과 예술성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한계로 지적할 수 있다. 통도사는 이른바 미륵도량이 아닌데도 한국 유일의 이 석조물이 통도사에 모셔진 것은 통도사가 만법을 통달하여 일체 중생을 구원한다는 뜻을 지녔을 만큼 높은 격조를 지닌 사찰이어서 당대에 크게 풍미했던 미륵신앙을 국가 차원에서 끌어안은 것으로 보인다. ●남해안 사발 1450년 전후 日로 전래 봉발대의 봉발,즉 돌로 만들어진 이 발우는 뚜껑을 포함하여 높이가 1m,지름은 90cm가량인데,발우의 굽에는 별다른 장식도 없지만 빼어난 균형감을 보이고 있으며 매우 아름다운 곡선을 지녔다. 뚜껑을 제외하면 실제 발우 높이는 90cm인데,굽의 높이가 발우 전체 높이의 3분의1에 가깝다.그만큼 굽의 형태가 강조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와 같은 돌 발우의 형태가 새롭게 조명되기 시작한 것은 미륵신앙에 대한 관심 때문이 아니라 일본 다도(茶道) 역사에서 ‘미(美)의 종교’로까지 추앙받는 조선의 사발(砂鉢)인 ‘이도차완(井戶茶碗)’과의 관계 때문이다. 이도차완의 조형적 기원이 이 돌 발우와 어떤 관련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새로운 문제가 제기되면서부터다. 문제의 이도차완이라는 사발은 14~15세기 조선시대에 경남 남해안에 인접한 어느 가마에서 그 지역 흙으로 만들어졌는데,1450년을 전후한 시기로부터 일본으로 흘러나간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정확한 이름이 없었으나 일본에 가서 ‘이도(井戶)’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정확하게 1587년부터 ‘이도’라는 이름으로 사용된 이 사발은 일본 중세사에 혜성처럼 등장하여 일본의 최고 권력자들과 지배계층으로부터 열광적인 사랑을 받아 전설적인 미술품이 되었으며,그 중 하나인‘기자에몬이도’는 일본의 국보로까지 지정되어 특별한 보호를 받고 있다. 일본 역사에서 차문화를 종교적 차원으로까지 승화시킨 다도는 곧 일본의 정신사이기도 하다.특히 13~15세기의 가마쿠라막부,무로마치막부 시대의 정치사회적 위기를 극복하는 데 영향을 끼친 조선시대 서민들의 가옥 구조와 청빈한 승려들의 생활문화에 뒤이어,15~16세기의 일본 통일에 기여한 초암차(草庵茶)의 상징적 도구인 이도차완은 그 후 일본 다도역사에서 불멸의 아름다움을 지닌 찻사발로 칭송되기 시작했다. 일본의 차문화 전통이 결정한 10점의 국보 찻사발은 한국의 이도차완 한 점,중국의 천목차완 6점,일본의 라쿠차완 3점인데,아름다움으로는 첫째 이도차완,둘째 천목차완,셋째 라쿠차완 순으로 꼽고 있을 만큼 이도차완의 명성은 놀랍다. 약 200여점이 남아 있는 이 신비의 사발 이도차완과 양산 통도사 봉발은 과연 어떤 연관이 있을까?
  • 택지지구 청약시장도 ‘찬바람’

    택지지구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마저 청약 열기가 가라앉고 있다. ‘10·29대책’이후 집값 하락과 거래 실종으로 주택경기가 급랭하면서 인기를 끌었던 택지지구 아파트 청약시장도 서서히 얼어붙고 있다. 급기야 파주 교하지구에서도 1순위 마감 결과 미달사태가 발생,건설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연말까지 수도권 택지지구에서 9000여가구가 추가 공급될 계획이지만 대규모 미달 사태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분양시장 실수요자 위주 재편 파주 교하지구에서 600가구를 내놓은 우남건설은 2순위 청약까지 88가구만 신청,512가구가 3순위로 넘어갔다.모델하우스에 3만여명이 몰렸던 동문건설 아파트(3003가구)도 1순위에서 1000가구 이상 미달돼 2순위 청약자를 대상으로 추가 청약을 받게됐다. 친환경단지로 개발되는 대규모 택지지구라서 수요자가 많이 몰릴 것으로 기대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미분양을 걱정하는 사태까지 몰렸다. 많은 사람들이 모델하우스를 찾고도 1순위에서 미달된 것은 실수요자가 아니면 청약을 거들떠보지 않는다는 것을의미한다.교하지구 청약결과는 분양권 전매를 통한 투자 목적의 청약이 사라지고 분양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업체들은 미분양을 우려,분양 타깃을 실수요자에 맞춰 중도금 무이자 또는 이자 후불제 등의 좋은 조건을 내놓고 있다.30평형대 아파트에 거실과 방 3개를 전면으로 향하도록 하는 등 신상품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10·29대책의 영향에 겨울 비수기가 겹쳐 분양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보이고 있다.”며 “건설사들이 분양가 인하 등에 적극 나서지 않는 한 분양시장 침체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내 수도권 택지지구 9000가구 분양 내집마련정보사에 따르면 연말까지 수도권 9개 택지지구에서 쏟아지는 아파트는 모두 9143가구이다.그러나 청약경쟁률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 남부에서는 화성,용인이 주도한다. 화성 발안지구에서는 우림건설이 ‘우림루미아트’ 940가구(29,32평형)를 공급한다.용적률을 200% 미만으로 설계,주거환경이 쾌적한 편이다.서해안고속도로 발안IC에서 3분 거리에 있다.인근에 개발되는 향남 신도시와 함께 수도권 서남부의 새로운 주거단지로 떠오르고 있다.평당 분양가는 510만원선이며,2006년 2월 입주 예정이다. 죽전지구 마지막 아파트도 나온다.LG건설은 용인 죽전지구 35블록에 주상복합 LG죽전자이 275가구(36∼63평형)를 분양한다.이미 사업승인을 받아둔 것이라서 한 차례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광명주택은 죽전지구 5블록에 93가구짜리 민간 임대아파트를 공급한다.청약저축가입자가 청약할 수 있다.입주 2년6개월 뒤 분양전환이 가능하다.분당 신도시와 붙어있다. 용인 동백지구 주택공사 아파트도 눈에 띈다.32,33평형 1088가구가 공급된다.청약저축 가입자들이 전용면적 25.7평 아파트를 청약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수도권 남부지역 청약저축 가입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하지만 1순위 마감은 낙관할 수 없다. 수도권 북부에서는 파주 교하지구 2차 분양을 앞두고 있다.효성·대원은 1240가구(39,44평형)를 분양키로 했다.하지만 1차 분양에서 1순위 청약률이 저조했고,실수요자가 줄어들면서 분양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류찬희기자 chani@
  • [향락산업 퇴폐로 달리는 사회] 2.술 권하는 사회 비대해지는 향락산업

    ★강남 룸살롱 마담이 말하는 실태 “주머니 사정이 어렵다며 손사래를 치다가도 괜찮은 아가씨가 새로 들어오면 빚을 내서라도 오더라고요.” 6일 밤 서울 강남구 삼성동 M룸살롱에서 만난 마담 정모(29)씨는 “경기가 아무리 나빠도 강남의 ‘밤 세계’에 뿌려지는 돈은 언제나 상상을 초월한다.”고 말했다. 강남에서만 5년째 잔뼈가 굵었다는 정씨는 룸 38개에 여종업원 150여명을 거느린 이른바 ‘정통 강남식’ 룸살롱을 운영하고 있다.수입을 묻는 질문에 한참을 머뭇거리던 정씨는 “아무리 적게 벌어도 한 달에 순수익 2000만원은 손에 들어온다.”고 말했다. 정씨는 “경기 침체와 대선 후 눈치보기의 여파로 접대비가 줄면서 단골이었던 대기업,벤처회사 직원들의 발길은 부쩍 줄었다.”면서 “그러나 요즘 떼돈을 벌고 있는 성형외과·피부과 의사,변호사,부동산업자 등 개인 손님이 빈 자리를 채워주고 있다.”고 귀띔했다.새롭게 뜨는 손님들 덕택에 정씨는 지난 연말 1인 손님용 룸 5개를 만드는 등 내부를 새로 단장했다. 정씨에 따르면 최근 강남에는 룸살롱 2,3곳을 잇따라 돌며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이들은 처음에는 가격이 비교적 저렴해 여종업원과 가볍게 술을 마실 수 있는 ‘텐프로(10%)’ 룸살롱에서 출발한다.‘텐프로’는 여종업원에게 지불되는 팁의 10%를 마담이 가져간다고 해서 생긴 은어다. ‘텐프로’를 거친 뒤에는 여종업원과 ‘2차’를 갈 수 있고 좀더 세련된 룸살롱으로 향한다.통상 ‘점오(0.5%)’ 룸살롱으로 불린다.이곳에서는 ‘2차’비용 35만원 가운데 3만원을 마담이 챙긴다. 주머니 사정이 두둑한 손님들은 세번째로 ‘이점영(2.0%)’으로 불리는 특급 룸살롱을 찾는다.정씨는 “‘점오’ 룸살롱에서 3명이 술을 마시면 2차비용까지 포함해 240만원 정도가 든다.”고 전했다. 룸살롱 여종업원들도 많이 변했다. 예전처럼 빚이나 가정형편 때문에 룸살롱을 기웃거리는 여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정씨는 “이곳에 한번 발을 들여놓은 여성들은 돈의 유혹을 떨치지 못해 낮에는 직장이나 학교에 나가고 밤에는 룸살롱으로 출근하는 이중생활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새벽 영업을 마치고 오전에 아가씨를 구하려고 길거리로 나가 ‘헌팅’을 하는 일이 하루 일과였는데 지금은 지원하는 아가씨들이 넘쳐 면접을 봐야 할 정도”라고 밝혔다. 면접에서 탈락한 여성 가운데는 성형수술로 몸을 새롭게 만든 뒤 ‘면접 재수’를 하는 경우도 있다.정씨는 “여종업원 중 80%는 대학 재·휴학생 또는 졸업생이며 명문대 여대생도 몇몇 있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요즘 강남에도 강북의 ‘북창동식’ 저질 나체쇼가 확산되고 있다며 고민을 털어놨다.그녀는 “고급 이미지를 고수하던 강남 룸살롱이 강북에서 유입된 ‘육탄공세식’ 룸살롱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이미 서초동쪽은 ‘신고식’과 함께 ‘벗고 노는’ 문화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이영표기자 tomcat@kdaily.com ★안먹고 버리는 술 많다 “돈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버리지 못할 겁니다.” 7일 밤 서울 강남구 논현동 N룸살롱.밤이 깊어갈수록 이미 ‘1차’를 하고 오는 듯한 ‘폭탄주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40개나 되는 방마다 쉴틈없이 양주와 맥주가 배달됐다.경력 10년의 베테랑 웨이터 김모(36)씨는 “독한 술을 마시다 보면 음료수 잔이나 물수건에 술을 버리는 손님이나 여종업원이 많다.”고 말했다.그는 하루 평균 양주 200병과 맥주 500병 이상 소비되는 이 룸살롱에서 양주 20병,맥주 100병 정도가 이같이 버려진다고 했다. 김씨는 “양주는 30% 이상 남으면 보관해 주지만 맥주는 뚜껑을 따면 버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향락문화는 술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술이 없는 유흥과 접대는 상상하기 어렵다.‘원샷’으로 시작한 술은 늘 과음과 강권(强勸)으로 이어진다.그러다보니 손님이나 ‘아가씨’나 마시기 싫은 술을 마셔야 할 때가 적지 않다.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가 2000년 10월 전국의 성인 3000명을 조사한 결과 66.6%가 “술자리에서 술을 남길 수 있다.”고 대답해 술낭비가 널리 퍼져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술을 남기거나 버리는 또다른 이유는 술값이 어차피 ‘접대비’인 경우가 많고 술집 마담이나 아가씨들이 매상을 올리기 위해 주문을 강요하기 때문이다.국내 위스키의 대부분은 수입완제품이기 때문에 위스키를 버리는 것은 곧 달러를 버리는 것이다. ‘홀딱쇼’와 ‘계곡주’가 곁들여진 질펀한 ‘신고식’으로 유명한 무교동과 북창동 일대 술집에선 마시는 술 못지않게 신고식용으로 쓰이는 술이 많다.북창동 S단란주점 웨이터 정모(21)씨는 한 룸에 들어간 12년산 국산 양주 3병과 맥주 20병 가운데 양주 1병과 맥주 5병 이상이 버려졌다고 말했다.이곳 마담은 “쇼는 화끈하게 벌이되 가능한 한 술을 많이 버려 매상을 올릴 것을 여종업원들에게 주문한다.”고 털어놓았다. 대한주류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소비된 위스키와 맥주의 양은 500㎖ 기준으로 각각 6430만 5684병과 40억 8000만병에 이른다.관련 업계와 연구기관 등은 이 가운데 위스키의 10%,맥주의 20% 안팎이 그냥 버려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돈으로 따지면 2000억∼3000억원 규모다.2억∼3억달러의 외화가 하수구로 버려지는 것이다. 황장석기자 surono@kdaily.com ★위스키 하루평균 17만병 소비 주류업계가 유흥업소를 상대로 벌이는 마케팅 전쟁은 상상을 초월한다. 하루 평균 17만병이 소비되는 위스키의 90% 이상이 룸살롱이나 단란주점,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에서 소비되기 때문에 주류업계로서는 전방위 공세를 펼칠 수밖에 없다. 서울 강남의 ‘물좋은’ 업소 주인이나 지배인은 골프 접대에 초대되고,유명 마담은 손가방 등 수백만원짜리 외제 명품을 선물로 받는다. 한 주류업체는 오는 4월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전국 유흥업소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상금 2000만원을 내걸고 축구대회를 갖는다. 주류업체의 ‘육탄공세’는 룸살롱 단골손님에게도 쏟아진다. 최근 18년산 위스키를 새로 내놓은 한 업체는 강남의 대형 룸살롱 단골 1만명에게 술 한 병씩을 선물했다.한 병의 출고가는 3만원 안팎이지만,강남 업소에서는 30만∼35만원에,강북에서는 20만∼25만원에 팔린다. 강남의 고급 바에서는 자사 위스키를 마시는 고객을 대상으로 해외여행을 보내주는 응모행사를 갖거나,복권과 가방 등을 나눠주는 사은행사를 벌이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한편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산 주류 수입액은 11월 기준으로 3억 4800만달러에 이른다.이는 52억달러를 웃도는 석유 수입액의 13분의1 수준이다. 또 대한주류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는 3조 2000억원,소주는 2조 8000억원,위스키는 1조 5000억원어치가 팔려 국내 3대 주류시장의 규모가 7조원대에 이른다. 국민 1인당 한 해 음주량은 소주 59병,맥주 86병,위스키 1.3병꼴이다.매일 맥주 1000만병,소주 800만병,위스키 17만병이 비워지는 셈이다. 지난해 주류 판매액은 전년보다 6.9%,2000년보다 16.8% 늘었다. 윤창수기자 geo@kdaily.com ★접대부 소득세 어떻게 유흥업소와 접대부들도 과세를 피할 수는 없다.그러나 ‘눈먼 돈’이 유통되는 유흥업소의 특성상 탈세의 여지가 많아 세무서와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이 이어진다. 유흥업소의 사업주는 접대부를 고용하면 봉사료(팁) 지급에 따른 세금 처리를 위해 ‘봉사료 지급대장’을 작성한다.국세청은 사업주가 작성하는 봉사료 지급대장을 토대로 세금을 물린다. 사업주는 접대부에게 지급한 봉사료가 전체 매출액의 20%를 초과할 경우에 한해 접대부가 받은 전체 봉사료의 5%를 매월 소득세로 원천징수해 세무서에 낸다.매월 5%를 원천징수당한 접대부는 매년 5월 종합소득세를 신고할 때 보험료나 가족사항 변경(미혼에서 기혼으로) 등에 따른 공제 등을 감안,연간 원천징수액과 종합소득세를 비교해 원천징수액이 더 많으면 돌려받고,그 반대면 덜 낸 만큼 더 내야 한다.그러나 이러한 과정이 투명하게 이루어져 세금이 조정되는 경우는 거의 보기 어렵다. 사업주는 전체 매출액에서 봉사료를 제외한 금액에 대해 부가가치세와 특별소비세(각 10%)를 낸다.사업주는 이때 봉사료 지급액을 실제보다 부풀려 매출액을 줄이는 수법으로 탈세를 할 여지가 있다.신용카드 결제가 아닌 현금으로 받은 매출액을 누락하는 것과 함께 동원 가능한 편법이다.유흥업소가 매년 의사·변호사 등의 전문직 사업자와 함께 국세청의 중점관리 대상으로 지정되는 것도 이런 점을 감안해서다. 오승호기자 osh@
  • 책꽂이/ 북한정치의 시네마폴리티카 등

    [인문·교양] ◆북한정치의 시네마폴리티카(신일철 지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통치술을 이데올로기가 아닌 철학적 시각으로 분석.저자는 허구의 드라마 연출에 자가도취하고 있다는 뜻의‘시네마폴리티카’라고 결론지은 뒤 나름의 통일방안도제시한다.이지북.1만 2000원. ◆산중에서 길을 물었더니(서화동 지음,김형주 사진) 현종교담당 기자가 만난 큰 스님 33인 이야기.조계종 종정인 법전스님,전 종정 서암스님 등의 치열한 구도과정을 따라가다보면 현대를 살아가는 지혜를 캘 수 있다.은행나무.1만 5000원. ◆길을 묻는 그대에게(이정우 법사 지음) 선사들이 남긴말 가운데 현실에 도움이 될 만한 경구를 골랐다.어려운선문답을 쉽게 풀면서 불교의 진리를 땅으로 내려오게 만든다.씨앗을 뿌리는 사람.8000원. ◆생명을 살리는 수학(배종수 지음)팬터마임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쳐 ‘피에로교수’로 통하는 저자가밝히는 독특한 수학교수법.한없이 문제풀이만 되풀이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며 활동하는 즐거운 수학’을 통해원리를깨우치는 수학을 강조한다.김영사.8900원. ◆나무처럼 자라는 집(임형남 지음)집이야기의 형식을 빌어 쓴 한 건축가의 성장기.저자는 우연히 시골로 내려가는 한 전교조 교사부부의 집을 설계하게 된 것을 계기로 건축의 사회성과 정신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직접 그린 삽화가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시야.1만2000원. ◆지식의 다른 길(존 브룸필드 지음,박영준 옮김) 현대 문명의 위기의식을 벗어나려면 지적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인과율에 바탕한 단선적 시간관 대신 서로 연결된 다차원적 세계,과거와 미래를 상호 침투하는 시간 개념의 도입 등을 주장한다.양문.1만 2000원. 실용 ◆혈액형 공부방법으로 수능을 즐기자(노미 도시타카 지음,정성호 옮김) 혈액형에 따라 성격을 분류한 뒤 그에 걸맞는 학습방법을 소개.풍부하고 구체적 사례를 들면서 혈액형에 관한 지식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동서고금.7500원. ◆스포츠마사지 30분(송기택·전병효 지음) 최근 인기를끌고 있는 스포츠마사지 소개서.상세한 그림을 곁들여 마사지 동작을 따라하기 쉽게 했고 신체 부위별 마사지 방법을 곁들였다.넥서스북스.1만 5000원. 경제·경영 ◆성공하는 여자들에겐 분명한 이유가 있다(iwillb.com 엮음) 이름만 대도 알 수 있는 여성 리더 14인이 들려주는성공담.주인공의 이야기만 펼치는 게 아니라 셀프 테스트,액션 플랜 등의 코너를 마련하여 실제 삶에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담았다.청하.9000원. ◆쉽게 알자! 경제지식(한진수 지음) 가장 자주 접하면서도 막상 뚜껑을 열면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 가운데 하나가 경제.이 알듯 모를듯한 세계를 쉽게 풀이했다.다양한 문답을 통해 거시·미시경제를 머리 속에 쏙쏙 집어 넣어준다.더난출판.1만 3000원. ◆창조적 사고(Creative Thinking)(로저 본 외흐 지음,정주연 옮김) 창조적 사고가 특별한 일에만 필요한 게 아니라 가정·학교 등 일상 공간에서 필요함을 역설.어려운 논리를 전개하는 대신 즐겁고 흥미진진한 게임을 풀 듯 창조력을 키우는 방법을 제시.에코 리브르.9500원.
  • [막오른IMT2000선정대회전](2)베일드러낸 사업권 심사기준

    *배점·세부항목 공개 ‘잡음' 사전 차단. 미래의 통신패권을 향한 사업자들의 경쟁이 불붙게 됐다.그동안 베일에 가려있던 IMT-2000(차세대 이동통신) 사업권의 심사기준이 14일 발표됨에 따라 한국통신,SK텔레콤,LG,한국IMT-2000컨소시엄 등 ‘4용(龍)’들은 구체적인사업신청서 작성에 착수했다. ■뚜껑 열렸다 정보통신부 심사기준안이 확정되려면 공청회와 전문기관 심의 등 많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그러나 이미 각계각층의 의견수렴과 정밀심사를 거친 끝에 나온 안이기 때문에 기본 틀은 유지될 전망이다.업계는 이날개별 평가항목이 자신들에게 미칠 손익을 따져보며 ‘선택과 집중’을 위해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공정성 확보에 최선” 정통부는 이번에 22개 세부적인 계량·비계량 항목을 공개하면서 배점까지 명시했다.배점은 물론,세부항목도 전혀 공개하지않는 일본 핀란드 스웨덴 등 외국심사 방식과 대조된다. 특히 객관적 계량화 점수를 기존 5점에서 17점으로 대폭 높였다.대대적인검찰수사로 이어졌던 96년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 선정때와 같은 잡음을완전히 차단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컨소시엄 구성 안하면 탈락 정통부는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와 주식의 분산정도에 각각 4점씩,8점을 배정했다.PCS 사업권선정 때 소수점 단위로 당락이 갈렸던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으면 떨어진다는 얘기다. ■돈 많아야 선정된다 정통부는 재정능력에 30점을 배정했다.특히 전문기관이 평가하는 신용등급까지 항목에 추가,AAA인 기업에만 만점인 3점을 주기로 했다.또 당초 상한 1조3,000억원,하한 1조원 등으로 설정됐던 출연금도 전체 신청 사업자들이 제시한 액수의 평균점 이상을 받아야한다는 등의 기준을삽입,더욱 강화했다. ■업계,예상대로 심사항목을 받아든 업체들은 대체로 ‘예상했던대로’라는반응이다.그러나 사업권 단독입찰을 계획했던 SK텔레콤 관계자는 “다른 항목들은 예상했던 대목들이지만 컨소시엄 구성은 8점으로 대폭 강화돼 상당히 부담스럽게 됐다”면서 “그러나 지금까지 컨소시엄 구성에 대한 준비도 함께 해왔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石鎬益국장 일문일답 “경영권 안정 수준 국민株 권장”.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으면 위험할 것입니다” 정보통신부 석호익(石鎬益) 정보통신지원국장은 14일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사업자 선정을 위한 심사기준 초안을 발표하면서 이렇게 경고했다.다음은 일문일답. ■단독으로 신청하면 어떻게 되나 다른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 되겠지만 주주구성(8점짜리)이 0점으로 처리되면 상당히 위험할 것이다.컨소시엄구성이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강력 유도하겠다는 뜻이다. ■SK텔레콤이 출자총액 제한에 묶여 제1주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기 어렵게됐는데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경영 안정성은 어떻게 평가하나 대주주가 10%이고 나머지 주주들이 1%대라면 안정성이 있다고 본다.대주주가 40%라도 다른 주주가 30%대로 있다면 안정성은 없는 것이다. ■국민주에 대한 방침은 경영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의 국민주를권장한다. ■그런데 왜 지난번 한국IMT-2000컨소시엄측의 국민주 모집을 못하게 했나국민주를 반대한 것이 아니고 사업권,즉 물건도 없는 상태에서 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분야 중소기업을 우대할 것인가 주주구성에서 특별히 우대하지는않는다.다만 정보통신분야에 종사하면서 기술이 좋고,재무구조가 튼튼한 중소기업이라면 각 항목에서 점수가 올라가게 된다. ■2곳 이상의 컨소시엄에 주주로 참여할 수 있나 겹치기 출연은 빼야 된다. ■이 방안이 바뀔 가능성은 있나 물론이다. 박대출기자 dcpark@
  • 아파트 청약열기 다시 살아난다

    서울 동시청약 아파트를 비롯해 수도권 일부 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이 극심한 침체속에서도 입지여건과 상품성이 뛰어난 아파트를 중심으로 꿈틀대고있다. 주택건설업계는 일단 “입지여건이 뛰어난 곳을 중심으로 아파트 분양시장이 다시 살아나는 조짐”이라며 수도권 아파트 공급계획을 앞당기고 있다. □청약열기 살아나나 최근 삼성물산주택부문이 경기도 용인시 구성면 마북리에서 분양한 아파트 래미안은 1순위 청약 결과 최고 8.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코오롱건설이 일산 호수공원에 짓는 ‘레이크폴리스’오피스텔도 90%이상 청약했다. 특히 용인 마북리 삼성아파트 청약결과는 삼성뿐만 아니라 이 지역에 주택사업을 펼치고 있는 업체들 모두에게 관심사였다.삼성이 ‘총대’를 멨는데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올해들어 용인지역에 아파트를 분양한 업체들이 ‘죽을 쑤던’것과 딴판이었기 때문이다.그래서 건설업체들은 삼성 아파트 청약열기를 용인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에 새 바람을 가져다 줄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호재가 있었다수도권 일부 지역의 아파트 분양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준요인은 건설업체의 치밀한 홍보전략과 부동산 정책의 변화를 들 수 있다. 건설업체마다 다양한 ‘무기’를 들이대고 홍보전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첫째 무기는 다양한 평면개발.방 3칸과 거실을 전면으로 배치하는가하면 입면을 차별화하는 등 다양한 상품을 들이밀었다.1층과 최상층 평면을 특이하게한 것도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환경친화 아파트를 내세우는 것은 이제 보편화 된 전략.지상 주차장을 없애고 그 자리에 공원을 꾸미거나 첨단 자재 사용도 소비자들의 눈을 현혹시키기에 충분했다.견물생심(見物生心)작전도 잘 먹혔다.다양한 이벤트를 통해수요자를 끌어들인 뒤 청약으로 연결시키는데 성공한 것이다. 준농림지 마구잡이식 개발을 막기 위한 개발요건 강화,서울시 도시계획 조례 강화 움직임도 신규 아파트 청약률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당분간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것을 걱정하는 수요자들의 심리를 자극,이들을 청약 현장으로 나오게 만드는 작전도 적중했다. □아파트 공급 앞당긴다 건설업체마다 수도권 아파트 공급계획을 수정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하반기로 미뤄뒀던 분양계획을 가능한 앞당겨 소화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마북리 삼성 아파트 시행사인 수원의 삼호건설은 분위기를 살려 이번에는용인 서천리 일대에서 LG건설과 손잡고 아파트를 분양한다. 현대건설,고려산업개발 등 10여개 업체가 5,6월에 분양하는 아파트만 1만여가구가 넘는다.마북리,신봉리,보라리 등에 집중돼 있다. 특히 30∼40평형대 아파트가 전체 공급물량의 60%정도를 차지한다.인기 평형을 골라 수요자들을 끌어모으자는 전략이다. 또 내적으로는 입지여건이 좋은 죽전지구 아파트 분양이 봇물을 이루기전분양을 마쳐야 한다는 위기감도 깔려 있다. □지역 편차,업체 차별화 심하다 그러나 모든 지역이 분양이 잘 되는 것은아니다.또 아파트를 내놓는다고 무조건 잘 팔린다고 할 수 없다. 같은 지역이라도 입지여건에 따라 청약경쟁률이 심한 편차를 보인다.삼성과 함께 용인에서 맞붙은 모 건설사는 의외의 낮은 청약률에 화들짝 놀랐다. 건설업체 지명도도 무시할 수 없다.잘 팔리던 시대는 ‘네임밸류’가 큰 문제가 안됐으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한 중견건설업체는 용인에서 자기 이름을 붙여 분양에 나섰다가 쓴 맛을 다셨다.이 업체는 대형 건설사 이름으로분양하라는 주변 충고에도 불구하고 자기 이름을 고집,분양에 나섰다가 뚜껑도 열어보지 못한채 참패를 감수해야 했다. *청약률 지역·업체별 큰 차이. 올해 아파트 청약경쟁 모습은 지역별·업체별 편차가 큰 것이 특징이다. 1∼4차 서울 동시분양 아파트 청약결과를 보면 ▲입지여건▲업체 지명도▲저렴한 분양가에 따라 청약률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동 한일 아파트,서초동 금호베스트빌,방배동 금강아파트 등은 입지여건이 뛰어나다는 점수를 얻어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3차분양때의 대치동 롯데캐슬,서초동 극동아파트를 재건축 한 삼성 래미안아파트 등도 입지면에서 최고 점수를 얻어 수요자가 몰렸다.4차분양에서 최고의 경쟁률을 보였던 용산구 서빙고동 금호아파트도 교통이 편리하고 도심진입이쉽다는 장점 때문에 인기리에 분양됐다.자양동 현대아파트는 한강을바라볼 수 있는 여건을,성산동 대림아파트는 발전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청약자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4차분양때 나온 아파트 중 상계동 양우,목동 정은,방배동 청광 아파트 등은 좋은 입지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1순위 청약경쟁이 매우 낮았다.업체 지명도가 청약경쟁률에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지를 잘 보여준 사례다. 최근 용인지역에서 분양된 아파트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난다.지명도는 비슷해도 입지여건에 따라 청약률은 큰 차이를 보였다.아예 분양을 포기한 업체도 있다. 이에 따라 땅을 사둔 중견건설업체들과 지명도가 높은 건설업체와의 짝짓기가 유행하고 있다.용인,광주지역에 주택사업을 하는 중견업체들 대부분이 대형 업체의 이름을 빌려 아파트를 분양하고 있다.대형 업체는 시공 일감을 따서 좋고 중견 업체는 다소 이익이 떨어진다고 해도 초기 분양성을 올려 자금회전이 빠르다는 메리트가 있기 때문이다. *청약 이것만은 알아두자. 당분간 아파트 공급이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일부 지역에서 ‘묻지마 투자’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들의 눈을 현혹시킬 정도로 요란한 건설업체의 이벤트,그럴듯한 광고에 신중한 판단을 못한 채 청약에 뛰어드는 사람이 많다. □청약전 치밀한 계획을 세워라 청약통장은 한 번 사용하면 그만이다. 더구나 아파트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가장 큰 재산이다.따라서 청약에 뛰어들기전치밀한 준비와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우선 청약전 전체 주택시장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주택값 동향도 살펴야한다. 최근의 상황만해도 그렇다.각종 개발억제 정책이 나오면서 아파트 공급이 금방 끊기고 값이 폭등할 것으로 생각하는 수요자도 많다.분양권 전매를 통해 한 몫 챙기려는 투자자(?)도 눈에 띈다. 그러나 무주택자라도 조급해서는 안된다.과거처럼 집값이 큰 폭으로 뛰는일은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한다.공급도 올스톱되는 것이 아니다.자금과 가족관계 등을 고려,지역과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 □공고와 모델하우스를 꼼꼼히 챙겨라 모집공고를 볼때는 전용면적 기준으로 분양가를 따져봐야 한다.분양가자율화이후 분양면적과 전용면적간 차이가큰 아파트도 많다.주변 시세와 최근 분양한 업체의 분양가도 참고사항이다. 모델하우스는 말 그대로 아파트를 짓기전 모습을 설명하기 쉽게 만들어 놓은 견본 주택에 불과하다.현장 지형과 거리,교통여건 등을 입체적으로 살피기는 부족하다.따라서 반드시 현장 확인이 필요하다. 현장에 도착하면 주변여건을 살펴야 한다.지금은 전망이 좋다고해도 앞에 높은 건물이 들어서서조망을 가릴 수 있다. 택지개발지구 또는 지하철역세권이니 하는 광고문구를 그대로 믿어서도 안된다.택지개발지구는 공공기관의 계획적인 개발로 이뤄지므로 도시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택지지구 주변에 위치한다고 모두 택지개발지구 아파트는 아니다. 역세권도 되새겨 이해해야 한다.실제 걸어서 이용할 수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마을버스 등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이 따르는 곳도 많다. □입주전에도 관심을 가져라 분양후에는 공사를 제대로 하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중도금을 내더라도 약속한공기를 맞추고 있는지 알아보는 적극성을보여야 한다.입주전에는 하자 발생여부를 꼼꼼히 살피고 이사준비를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특별 취재팀 박성태 차장 류찬희 김성곤 전광삼 기자
  • 인기추락 용인지역 재기 ‘기지개’

    ‘용인,수원 흐림,광주 맑음’ 올들어 시작된 수도권 남부지역의 아파트 신규분양 기상도다.지난해까지만해도 용인과 광주,수원 등은 서울·수도권에서 아파트 분양이 비교적 잘됐던 지역이다.특히 용인은 지난해초 아파트 분양을 선도하다시피 했던 곳이다.광주군 일대는 상대적으로 분양경기가 나은 상태다.분당과 가깝고 용인에 비해 교통이나 환경 등이 양호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수원은 역시 실수요자들이 외면을 하면서 분양열기가 식은 상태다. 올들어 막상 신규분양 뚜껑을 연 결과 용인에서 미분양이 속출하는 등 신규분양 열기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용인지역 미분양은 교통문제가 부각된데다가 지난해 이 일대에서 분양했던아파트의 분양가가 너무 높아 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용인에서도 노른자위에 속하는 죽전분양이 임박하면서 그나마 남아있는 수요자마저 죽전을 기다리며 청약을 기피하고 있는 것도 용인지역 미분양의 주요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처럼 용인의 분양경기가 냉각되면서 지난해 실수요자를 중심으로분양경기가 유지되면 수원 역시 올들어 분양경기가 신통치 않은 상태다. ◆용인 재기 노린다=갑작스레 인기지역에서 기피지역으로 추락한 용인은 현재 분양권 가격도 폭락하고 음성적으로 거래되던 지역거주자 청약통장도 거래가 끊어진 상태다. 이에따라 이 일대에서 분양을 준비중이던 주택업체들은 분양시기를 결정하지 못한채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또 일부업체는 실수요자를 겨냥해 분양평형을 줄이는 등 분양전략 수립에 골몰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인기가 추락했다고 해도 용인은 여전히 수도권에서 가장 입지여건이 좋은 지역으로 발전가능성이 무한하다는게 주택업계와 지역 부동산중개업소의 얘기다. 용인지역의 교통여건이 약점이지만 문제가 불거진 만큼조만간 용인일대를 관통하는 광역교통망 확충계획의 수립이 불가피하고 이렇게 되면 용인은 다시 부상할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5∼6월께 분양 본격화=오는 5,6월쯤 죽전에서 조합아파트 조합원 모집을시작으로 분양이 본격화되면 다시 용인의 분양열기는 뜨거워질 전망이다. 용인에서 올해 분양대기중인 아파트 물량은 무려 4만여가구에 달한다.따라서 주택업체들은 용인의 분양경기 회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죽전지구의 전체단지 규모는 대략 1만7,000여가구.이 가운데 올해 분양가능성이 있는 물량은 택지지구 지정이전부터 이곳에서 추진중이던 주택조합이공급할 8,000여가구 정도다. 죽전지구는 말 그대로 수도권 남부지역에서 최우량주거지.그런만큼 분양가가 높더라도 수요자가 몰려 경쟁률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경기도는 용인일대의 광역교통계획 수립을 정부에 요구하며 그 이전까지는 죽전의 실시계획 승인을 내주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시기가 문제지 광역교통계획은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이 계획이 수립되면 죽전은 조합아파트 일반분양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분양에 들어가게 된다. ◆분양회복 근거 2가지=주택업체와 지역중개업자들이 죽전분양이 용인 분양경기 회복의 계기로 분석하고 있는 근거는 2가지다.첫째는 죽전의 분양은 곧 이 일대 교통난의 완화를 의미해 죽전뿐아니라주변지역으로 분양열기가 확산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꼽히는 것이 실수요자나 투자자들의 주요 공략대상인 중대형평형이 조합아파트에 집중돼 있는데 반해 그 물량이 많지 않아 이들 물량이 소진되면 그동안 죽전분양을 기다려온 수요자들이 상현리 등 다른 지역으로 관심을 돌릴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구성면 보정리 뱅크라인부동산 김상근(金湘根)대표는 “용인의 백미라 할수 있는 죽전이 용인 분양경기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죽전분양을 시작으로 용인의 분양경기는 다시 불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봄에만 2,300여 가구의 아파트가 공급되는 상현리의 경우 지금은죽전의 그림자에 가려 기를 펴지 못하고 있지만 교통계획이 수립되고 죽전분양이 시작되면 이곳에도 다시 열기가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이밖에 구성면에서도 상반기중 3,000여 가구의 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용인에서 분양대기중인 4만여가구의 아파트가 수요자들의 발길을 이끌것으로 전망된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대한매일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작(II)

    ◆이슬털기-편혜영고양이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라니.그는 짧은 대답을 마치고 운동화의 끈을 여덟 개 구멍에 천천히 넣어 X 자 모양으로 만든 후에 이제 모든 준비가 다 끝났다는 듯이 현관에서 발을 몇 번 굴렀다.오랫동안 물청소를 하지 않은현관에서 뿌옇게 잔먼지가 일었다.남편이 먼지를 없애기 위해 손사래를 치면서 현관을 나섰다. 남편이 아파트 단지까지 산책을 갔다가 돌아오는 것을 실은 한 번도 본 적이없었다. 산책을 마치고 돌아온 남편의 츄리닝 바지춤에서 부석거리는 잔모래가 떨어지거나,바지 끝에 풀섶 이슬이 묻어 있거나,저 아파트 앞으로는 8차선 도로공사를 하고 있어,라거나,아파트 외벽이 이만큼이나 높아졌어,팔을 벌리며설명하는 것을 듣고는 짐작했을 뿐이었다. 산책을 나가지 않고 집에 있을 때도 남편은 곧잘 베란다 창을 통해 새로 시공 중인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았다.남편은 지은 지 20년이 다 되어 간다는,좁은 마당에 쥐가 들끓어 고양이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 아파트 단지를끔찍하게 여겼다. 베란다 창문을 뚫고 들여오는쥐며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들을 때마다 남편은 쥐새끼는 소리라도 안 내는데 저 놈의 도둑 고양이 새끼가 질러대는 소리는 시끄러워서 살 수가 없다고 투덜거렸다. 고양이들은 아파트 마당을 소리없이서성여 대다가, 발정기가 되면 길고 끊이지 않는 소리로 암컷을 불러 대곤했다.그 소리는 부쩍 떨어진 기온으로 잔뜩 냉랭해진 아스팔트 위로 길게 솟구쳐 올랐다.야생에 사는 쥐는 스스로 독초를 먹는다는 거야,부엉이나 올빼미가 얼씬하지 못하도록 내성을 기르는 거지.아파트 마당에다가 먹고 죽지 않을 정도로 쥐약을 뿌려야겠어,결국 쥐약을 먹은 쥐를 잡아먹다가 고양이가 죽게 될꺼야,그러면 저 지겨운 소리를 안 들어도 될테지,남편은 시선을 이제 반 너머 지어지고 있는 길 건너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며 말했다. 남편이 시선을 거둘 줄 모르는 아파트는 최신 설계에 따라 시공 중이며 아파트 내부는 입주자가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고 했다.높은 층에 살꺼야,베란다를 아주 넓게 하고,창은 아무 소리도 새어들지 않게 5mm 유리를 두장 쯤달겠어.남편은 밤이면 철근 뼈대가 그대로 드러나 보여 괴괴하기 짝이 없는 아파트 단지를 보며 꿈에 부푼 아이처럼 유리에 입김을 불어 조감도를 그리기도 했다.저 아파트 말이야,35평 분양가가 1억 4천이라는 거야,어디 급전쓸 데 없을까? 그는 꼭 내게라고 할 것 없이 베란다 유리창에 바짝 붙어 서서 시선을 여전히 주공 아파트 단지에 고정한 채 말했다.나는 그 말에는 대꾸하지 않고 몸 속에 켜켜이 쌓이는 독약을 어쩌지 못하고 자꾸 쓴 침만 삼켜대는 쥐를,그 쥐를 먹고 고통스러워 할 고양이를 상상하며 몸서리쳤다. 그러나 아파트 공사는 중단된 지 두 달이나 되었다.남편은 그것을 모르는 걸까.산책을 나갔다 오면 어김없이 저 아파트 말이야,마치 그쪽으로 산책을 나갔다 온 사람처럼 얘기를 했다.오늘은 저기 뒷동의 외벽이 유난히 높아 보이는 거야,어쩐지 퇴근 무렵에 인부들이 유난히 몰려 있더라고.현장 사람들이그러는 데 석달 정도면 외관 공사는 마무리 될 것 같다는군,석달이면 말이야. 나는 이미 8층에 사는 반장 여자를 통해,저 아파트 공사장에서 인부가 하나떨어져 죽었는데,회사측에서 보상액을 턱없이 낮게 책정하는 바람에 임금 노동자들이 반발하고,노동쟁의까지 일으키는 바람에 일손을 놓고 있다고,게다가 회사 간부가 계약자들한테 받은 착수금을 갖고 해외로 도망쳐서 회사측에서는 더할 수 없이 자금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들어 알고 있었다.그런데도,나는 남편의 말에 간혹 대거리까지 해가며 짐짓 그 사실을 모른 척 했다. 수정이 나를 부르러 왔다.마당에 상청이 다 마련되었다고 했다.울었는지 수정의 눈이 잔뜩 충혈되어 있었다. 병풍을 친 마당에는 조상상과 망자를 위한 상이 따로 놓여 있었다.무녀는 도사중의 영력으로 임신하여 ┌欲屛? 제석님네 맏딸아기가 아들을 낳아 남편을 찾아간다는 내용의 소리를 하고 있었다.맏딸아기가 찾아가자 곧 제석이 중노릇을 파하고 큰 법당은 헐어내어 몸채 팔간을 짓고 큰 장삼은 뜯어내어 홑이불이 제격이며 목탁은 쪼개내어 장종지로 쓰고 장죽장은 분질러서 부지깽이로 쓰시어어,하는 긴 소리의 사설이 이어졌다.소리가 끝나자 무녀가 관중과고인을 상대로 재담을하기 시작했다.주발 뚜껑을 땡땡 치면서 염불도 하고,업도 불러들이고,바라춤을 추기도 했다.마당에 둥굴게 모여 구경을 하던 마을 사람들도 무녀와 하나가 되어 신나게 춤을 추었다.고인들도 아까의 오열을 잊고 일어나 어느 샌지 흐흐 웃음을 흘리며 덩더쿵,사람들과 함께 춤을추었다.수정도 박수로 박자를 돕고 있었다.나도 어색하게 두리번거리다가 수정을 따라 박수를 쳤다.춤은 사람들의 웃음 속에 한참이나 계속되었다. 춤을 추고 난 후에 무녀가 천막을 친 기둥에 무명 한 끝으로 쌀 담은 주발을 묶어 맨 후 나머지 헝겁에 일곱 개의 매듭을 만들었다.무녀는 신칼을 들고 서서 고풀이 무가를 잠시 불렀다.불쌍하신 최씨망제,최씨망제가 새앵전에 매애치인하안으을 고오로로 푸우러러 가시오오,축원한 후 고를 들고 춤을 추며 너울지게 흔들어서 하나씩 매듭을 풀어갔다.왠일인지 고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이승에서 풀지 못하고 저승까지 가져간 한을 뜻한다는 고를 풀기 위해 애쓰는 무녀를 보자,아직 예 남아 있는 그의 영혼이 저 고를 놓지 않는가 보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은이도 왔구나. 누군가 어깨를 툭,치며 알은 체를 했다.강호 선배였다.나는 반가운 마음보다 강호 선배가 왔으면 은미도 오지 않았을까 싶어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가까이에 은미는 보이지 않았다. 예정일이 언제니,배가 많이 나왔다,은미도 임신해서 못왔어. 강호 선배는 내가 왜 두리번거렸는지를 알아채고 말했다.은미와 강호선배는 작년에 결혼을 했다. 강호 선배 어디 있었어요?수정이 다가왔다.아까 수정이 그의 방 문앞에서 만난 사람이 강호 선배였던듯,수정과 강호 선배는 오랜만일텐데도 안부 인사가 없었다.아직도 무녀가 쩔쩔매며 풀리지 않는 매듭을 잡고 있자,그의 큰 누이가 나가 고를 푸는 것을 도왔다.드디어 첫 번째 고가 풀렸다.사람들이 와아,길게 환호성을 질렀다. 첫번째가 풀리니 나머지는 쉬웠다.무녀가 모두 풀어진 고를 든 채 염불로 망자의 극락왕생을 빌고 식구들을 축원해 주었다. 드디어 고가 풀렸다고,정말로 그가 생전에 한이라도 남기고 갔으면,다 풀렸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덩달아 박수를 쳐대다가 나는 다시 배를 잡고 허리를 구부렸다.뭔가가 뭉클,아랫도리로 쏟아지는 느낌이 났다. 나는 다시 그의 방으로 왔다.수정은 강호선배를 내보내고,마당에서 아까 나를 부축했던 아주머니를 찾아 데리고 왔다.아주머니는 내게 밑에 뭐시 묻었소? 라고 물었다. 나는 축축한 팬티를 벗어 보았다.피가 섞인 끈적끈적하고 맑은 점액 덩어리가 묻어 있었다. 이슬이라요,이것이.아가 나오기 전에 자궁이 벗개지면서 쪼께 피가 나는 것이요,배 많이 아프요? 곧 아가 나올 수도 있겠어라요.나는 몸을 활처럼 휘고 잠깐 누워 있었다.마당에서 다소 느린 흘림 장단이 들려왔다.나는 이미 사라져버린 진통을 털고 문을 열었다.수정이 바람도 찬데,나오지 말라고 두꺼운 이불을 꺼내어 덮어 주려고 하였으나,나는 마당으로 나갔다.영혼으로라도 그가 돌아가는 것을 보고 싶었다. 그가 갑작스럽게 며칠 전,그는 잔뜩 신이 나서 임신 4개월 밖에 안 된 주제에 아기의 배냇저고리를 사겠다고 남대문 시장을 돌아 다녔다.나는 아기를 가졌다는 말 이후로 몰라보게 달라진 그가 환멸스러워서 모든 것이시큰둥해 있었다.그게 그거인 좁은 시장통을 몇 바퀴 도는 동안 너무 지쳐 버려서 세 시간쯤이 되자 아무 옷이나 사 버렸다.커다란 테디 베어가 조악하게 프린트된 옷이었다.순면도 아니어서,갓난아기에게는 도무지 입힐 수가 없는 것이었다. 신세계 백화점 앞에서 나는 아기의 배냇 저고리가 담긴 비닐 봉투를 그의 손에 쥐어주고,아기 지울꺼야,혼잣말처럼 중얼거리고 마침 도착한 좌석 버스를 탔다.그가 버스를 타려는 나를 잡았으나 있는 힘껏 그의 팔을 뿌리치고 재빨리 뒷좌석에 몸을 파묻고 눈을 감았다.버스는 바로 출발했다.눈을 떴을 때 그가 지하보도로 느릿느릿 걸어들어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점점 어두운 구멍 속으로 빠져 드는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나는 너 때문에 충분히 불행하다 ,네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나쁜 공기처럼 늘 우리 곁을 떠돌게 마련인 죽음의 신에게 음울하고 갈라진 목소리로 중얼거리고는 곧 병원으로 가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정말 그가 죽어 버렸다.횡단보도에서 유아들을 태운 12인승 미니 버스에 치이던 날 같이 있던 성우선배는 이상하다고,건너 편에 선 나를 보고 길을 건너던 기환이가,갑자기 판화처럼 멈추어 서더라고,그리고는 가깝게 다가오는 노란색 버스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고,신호등도 없는 횡단보도여서 사람들은 기환의 곁을 빠르게 걸어 지나갔다고,그런데도 기환은 조금도 움직이려 들지 않았다고 그의 학생증 사진을 확대해서 만든 영정 사진 앞에서 울먹이며 말했다. 그가 죽자 없던 입덧이 생겨났다.입덧이라니.터무니없었다.이미 내 자궁은 내게 음식 냄새를 거부할 만한 어떤 것도 담고 있지 않았다. 수술은 봄날의 낮잠처럼 짧고도 평온한 것이었다.얇은 가운만을 걸친 채 벌린 다리가 수술대의 차가운 난간에 가끔씩 부딪쳤다.그럴 때마다 나는 언젠가 과학잡지에서 보았던,혈관이 그대로 드러날 정도의 얇은 살갗을 가진 16주된 태아가 씨앗같은 눈을 감고 있는 사진을 떠올리며 몽롱하게 마취되어 갔다.4개월 된 태아의 죽음에는 암울한 흑백 사진도,값싸고 아린 만수향내도 나지 않았다.눈물도 아까울 만큼 수술은 금방 끝났다. 나는 우욱,먹은 것을 토해내고 질질 침을 흘렸다.대학 병원 전체가 장례식장인 듯 어딜가나 전을 지지는 기름내와 비릿한 육계장 냄새,만수향내가 났다. 포르말린 냄새가 지독해서 물도 마시지 못하다가 그의 하관식 날,나는 정신을 잃었다. 굿을 시작하면서 안방의 병풍에 걸려 있던 그의 한 벌뿐인 양복을 내려 마치 산 사람이 입은 것과 꼭 같이 만들어서 가마니 위에 펼쳐 놓고 이를 말아 일곱 매듭을 묶어 세웠다.그 위에 술을 만드는 누룩을 놓고 다시 사람 모양으로 오린 넋을 놋쇠 주발 속에 넣어 뚜껑을 덮은 다음 그 위에 바가지를 덮었다. 무녀가 신칼로 솥뚜껑을 두드렸다.저승문을 두들겨 여는 것이라고 했다. 선배가 가려나 보다. 나직하게 한숨짓는 목소리로 수정이 말했다. 나는 그가 가는 길은 어딘가,혹 그가 죽은 후,마음 속으로 그의 무덤 곁에묻었던 우리의 4개월 된 아이와 함께 가는 것은 아닌가,아득하게 눈을 돌려 영혼이 올라간다는 바닷길이 있는 쪽을 보았다가,먼 하늘에 돛대도 없는 쪽배인 듯 조금 차 오른 상현달을 보았다.무녀가 그의 옷을 넣어 만든 영돈을 쑥물,향물,청계수 순서로 빗자루에 묻히어 머리로부터 아래로 씻겨가기 시작했다.진양조의 긴 소리가 이어졌다.나야아 시러어어어 에에 헤이이이히로오 넋이로오오고나아아아 넋이이로오고나아.장구와 징만으로 된 진양조의 가닥이 슬프게 들리는지 그의 작은 누이가 울음을 터뜨렸다.그의 어머니가 손을 맞대고 빌면서,부디 이승에서 맺힌 원한풀고 맑은 물로 깨끗이 씻겨 극락왕생하소서 기구하는 짧은 소리를 했다.망자는 마르고 깨끗해야 환생할 수 있는데 망자의 원한이 이슬이 되어 젖어 있기 때문에 이를 씻겨 주어야만 극락왕생할 수 있다고 해서 이슬털기라고 한다는,씻김이 지나가고 있었다. 사람들 꿈에 선배가 나타난대,그의 어머니도 여러 번 꿈을 꾼 모양이야,아무래도 선배가 떠나지 못하는 것 같다고 굿할 날을 받았다는 거야,실은 우리가 떠나보내지 못한 걸텐데 말이야.수정이 잠깐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었다.나도 선배의 꿈을 꾼 적이 있어,꿈에 선배가 얼마나 인상을 쓰고 있던지 무서워서 잠이 깼어,그 눈이 얼마나 무서운지,아직도 가끔 생각이 난다.나도 딱한 번,꿈 속에서 그를 만났다.꿈 속의 그는 나를 등지고 서서 어디론가 걸어 가고 있었다.뒷모습에 불과한 남자의 영상을 그라고 생각한 것은,내가 그의 이름을 부르자,사내가 멈칫 걸음을 멈추고,이내 서서히 돌아섰기 때문이었다.나는 돌아서는 남자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잠이 깨었다.지은아,가자,난선배 넋도 풀고,빚진 것 같은 내 마음도 풀고 와야겠다.너한테 수술하라고 다그친 게 내가 아니니.아무래도,선배가 그것 때문에 넋을 놓고 죽어 버린것 같아서 말이야.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수정의 목소리가 조금씩 잦아들었다. 무녀가 솥뚜껑을 연 후에 신칼로 바가지를 쳐서 독에 담긴 물 위로 떨어지게 하였다. 넋이 담긴 주발을 다시 한 번 쑥물 향물 비누 맑은 물로 씻기고 바가지 위에 얹어 놓았다.바가지는 배가 되고 독안의 물은 저승으로 가는 강이 된 것이다.망자는 쪽박 배를 타고 이승을 떠나 저승으로 가는 것이다.천천히 무녀가 신칼로 바가지를 돌리자 무녀를 돕던 다른 무녀가 아,배삯을 내야 저승으로 가지,하고 소리를 질렀다.그의 누이와구경꾼 몇이 바가지 속에 돈을 놓으니 쪽배는 금방 속력을 내어 빠른 속도로 회전하며 저승으로 가버렸다.그는잠깐이라도 들렀던가,다시 빠른 속도로 떠나 버렸다. 진통은 언제라도 내게 닥칠 수 있다는 기미를 팬티에 흘려 놓고 사라져 버렸다.사방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처럼 때없이 닥치는 진통으로 나는 미처 내게닥친 진통이 몇 분 간격인가를 헤아리지 못하다가,진통은 20분이 채 못되는시간꼴로 한 번씩 오는 것을 깨달았다.만약 여기서 아기를 낳는다면…나는갑자기 두려워져서 가만히 방으로 들어가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이미 새벽세 시가 가까워오고 있었고,긴 산책 후 돌아와서는 깊은 잠에 골아 떨어지는 남편은 전화도 받지 않았다.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주지 않는 남편을 잠깐원망하며 나는 어두운 방에 오도카니 앉아 치마 아래로 이슬이 비친 팬티를 벗어 버리고 몽골한 새 팬티로 갈아 입었다.그 때,진동으로 해두었던 핸드폰이 울렸다.남편이었다.자다 깬 듯 졸려운 목소리였다. 이왕 간 거니 어쩔 수 없쟎아,조심해서 있다 오라구. 굿이 끝나는 대로 출발할 생각이예요. 재촉하려는 뜻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도 나는 지레 그렇게 대답했다.아니야,한숨도 못자고 운전하는 당신 친구도 생각하라구.다만 몇 시간이라도 좀 자 둬. 나 때문에 깬 거예요?미안해 할 필요 없어,산책을 안갔다 와서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고 있었어.당신,산책을 안 나갔어요?좀 의심스럽다는 듯이 되물었다. 그래,고양이 죽이는 일도 지겨워,사방에 쥐약 뿌리는 짓을 몇 번 했더니 어제는 드디어 죽은 고양이를 네 마리나 보았어,당신 생각대로 신축 아파트 공사장 따위는 가지도 않았다구.애기가 저 고양이 소리를 안 듣게 되서 기분이 좋아.난 좀 자야겠어,당신도 좀 자두지 그래.남편이 선하품을 하며 전화를 끊었다.나는 밤이슬 젖은 풀섶을 뒤적이며 쥐는 죽지 않을 만큼,종내는 고양이가 죽을 만큼의 쥐약을 흩뿌리고 있었을 남편을 떠올려 보았다.어이없고 황당한 마음 한켠으로 고양이 소리 따위에 마음 속에서 확확 불길이 치솟는 그의 마음을 몰랐던 것 같아 안쓰러워지기도했다. 무녀가 대바구니 속에 쌀이며 망자의 옷,넋을 담고 지전으로 장식한 넋상자를 다리 위에 올려 놓고 쌀을 천 위로 뿌리면서 신칼을 들고 소리를 했다.안방에서는 그의 작은 누이가 무명천으로 만든 질베의 한 끝을 잡고 마당에서는 동네 아주머니가 한 끝을 잡고 있었다.무녀가 신칼과 넋상자를 다리 위로 조금씩 움직여 닦으면서 염불을 했다. 가족에게 하직 인사를 하고 저승 고개를 넘어가는 것이라고 했다.넋상자를 질베 밑으로 넣어 한 바퀴 돌린 후 망자가 편히 저승에 갈 수 있도록 길을 닦은 후 마당 쪽에서부터 베를 걷어 안방에서 들고 가족들 축원을 잠깐 했다.이제 망자는 극락으로 천도했고,자손들 발복하게 축원도 했으니 한 번 놀고 가자면서 무녀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동네 사람들도 덩달아 장단을 맞추며 춤을 추었다. 춤은 오랫동안 계속 되었다.수정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선배며 후배들을 만나고 있는 모양이었다.사람들이 하도 많아서이기도 했지만,사람들마다 춤사위가 워낙 커서 나는 점점 뒤로 밀리고 있었다.옆에 서 있던 아주머니 한 분이 발을 구르고 크게 팔을 내두르는 손짓에 슬쩍배가 맞았다.팽팽한 고무줄처럼 바짝 조여 있던 배가 약하게 떨려 왔다.무녀가 굿상의 음식을 조금씩떼어 바가지에 담고 있었다.왼손에 바가지 오른손에는 빗자루에 손대를 들고 마당에 서서 굿에 따라든 잡귀에게 풀러 먹인 후 대문을 활짝 열고 바깥에다 버렸다.나는 가늘게 밑에서부터 거슬러 올라오는 통증에 잠깐 휘청였다. 마당 가운데 그의 옷 넋을 태우기 위한 불꽃이 길게 퍼져 올랐다.벌써 저편으로 연하게 동이 터 오고 있었다. 그의 어머니가 불꽃 속에 그의 옷가지며 책들을 던져 넣었다.그의 누이가 누런색 곰인형을 들고 나오더니 거리낌없이 불길 속에 던져 버렸다.인형은 솟아오르는 불기둥 근처에 떨어져 타박타박,날라오는 불씨에 조금씩 타고 있었다.나는 허적이며 인형을 향해 손을 뻗쳤다.인형은 태우지 마세요,말은 입속에서만 크게 울렸다.사람들 몇이 춤을 추다 말고 나를 쳐다보았다.그 때,몸이 찢겨지는 듯한 통증이 다시 아래로부터 솟아올랐다.진통은 아까보다 더 지독한 것이었다.나는 휘청거리는 것으로는 막지 못하고 바닥에 스러져버렸다.초겨울 바람에 잔뜩 얼어 있던 땅이 임부복을 입고 있는 내 몸에 닿자,나는 진통 때문인지 추위 때문인지 다시 한번 몸을 웅크렸다.아슴하게 사람들이 서서히 내게로 다가오는 게 보였다.진통은 멈추지 않았다.누런 곰인형은 여전히 날아드는 불씨에 조금씩 타 올라 이제는 불꽃을 내뿜는 전설 속의 용처럼 온통 붉은 빛을 발하고 있었다.아랫도리로 뭔가가 뭉텅,빠져나오는 느낌이 들면서 원피스가 따뜻하게 젖어갔다.왠일인지 흙바닥이 더이상 차갑게 느껴지지 않았다.다리 사이에서는 뜨거운 액체가 연신 흘러나오고 있었다.나는 따뜻하게 젖어가는 땅 위에서 혼몽하게 정신을 놓칠 것만 같아서,이를 꽉 물고 내게로 다급하게 모여드는 사람들을 쳐다 보았다.누군가,어째야 쓰까나,양수가 터져 버렸네,크게 소리를질렀다.자꾸만 감기는 눈을 똑바로 뜨고 나를 안아 일으키려는 얼굴을 바라보려고 미간을 찌푸렸다. 누군지,그 사람의 얼굴 뒤로 보이는 달은 아까보다 조금 더 차오른,상현이다.
  • 음식쓰레기 줄이기 본상 14개 업소­본사 선정

    ◎효자문­전주시 고사동/쓰레기 발생량 70% 줄여 기본 반찬 덜어먹기,소형 찬그릇 사용,폐식용유 재활용 등을 실천해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을 3분의 1로 줄였다. 남은 음식물 쓰레기는 퇴비화 기기를 설치,퇴비로 처리하고 있다. ‘내가 남겨 버린음식 환경오염 원인된다’라는 플래카드와 포스터를 제작해 식당 입구 등에 내걸어 손님들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홍보전단도 만들어 배포했다. 종업원과 함께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방안을 연구하고 자체 교육을 실시했다. ◎암소한우촌­마산시 동성동/반찬 덜어 먹고 남지않게 자율 배식대를 설치하고 반찬 가지수를 줄이는 대신 음식값을 내렸다.반찬 그릇도 소형화하고 복합화해 적적량을 덜어 먹고 남기지 않도록 했다. 남긴 음식은 식당에 비치한 봉투에 담아 집에서 먹을수 있도록 포장해주고 있다.음식물 쓰레기는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뒤 퇴비 공장에 위탁·처리하고 기름은 여과해 재활용했다. 종업원들에게 매일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교육을 실시하고 ‘먹고 남기지 않을 만큼 적정량을 요구합시다’는 등의 포스터를 부착했다. ◎석정가든­가평군 가평읍/남은 음식물 손님에 싸줘 재료 구입부터 계획을 세워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있다. 재료구입때 식사인원을 미리 파악해 적정량을 구입하고 손님에 따라 남기지 않을 만큼 음식물을 차 등 제공한다.은박지와 위생팩을 준비해 갈비 등 남은 음식물을 포장해 싸준다. 감자껍질 등 야채 부산물과 음식물 찌거기 등은 식당에서 직접 운영하는 목장에 가축 먹이로 활용하고 폐식용유는 비누를 만들어 사용했다.1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녹말 이쑤시개는 사료로 재활용하고 있다. ◎진주집­부산시 부평동/식탁마다 공동 반찬그릇 기본반찬은 손님들이 스스로 적정량을 덜어 먹을수 있도록 식탁마다 공동반찬그릇을 놓아 두었다. 먹고 남은 음식물은 손님에게 포장해 주고 일회용품은 가급적 사용을 자제했다.음식물 쓰레기는 95년 2월부터 자체 발효기기를 설치,퇴비로 처리하고 있다.특히 쓰레기 발생량을 일일히 점검,기록표에적으며 조리 방법 등을 개선했다. 손님들의 눈에 잘 띄는 곳에 전단이나 포스터를 붙여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제주가든개발­대구시 범어2동/음식쓰레기 100% 재활용 좋은 식단제를 운영하며 밑반찬을 9가지에서 5가지를 대폭 줄였다.반찬량도 줄여 손님이 원할 경우에 더 주는 방식을 택했다.그 결과 음식물 쓰레기발생량이 1일 평균 300㎏에서 200㎏으로 감소했다. 매일 아침 종업원에게 친절 교육과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교육을 함께 실시한다.특히 술 병마개는 주류회사에서 수거할 수 있도록 분리하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 고속발효기에 나오는 찌꺼기는 가축사료로 만들어 농가에 보내는 등 음식물 쓰레기를 100% 재활용하고 있다. ◎그린하우스­대전시 봉명동/쓰레기 퇴비화 기기 가동 89년부터 원자력연구소와 공동으로 음식물 쓰레기 퇴비화 기기를 개발,가동하고 있다.여기에서 나오는 퇴비 및 사료는 모두 농가에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반찬 가지수를 줄이는 대신 가격을 인하했다.자율배식대 운영과 함께 기본반찬 덜어먹기를 실시,음식물 쓰레기를 최대한 줄이고 있다.쓰레기를 발생시키는 일회용품은 사용하지 않는다. 폐식용유 등 조리에 사용한 재료는 재활용한다.손님이 먹다 남긴 음식은 포장해주고 있다. ◎예터골갈비­의왕시 내손동/다먹는 손님엔 무료식권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여러가지 지혜를 짜냈다. 배추 무 등 채소를 다듬고 남은 줄거리는 사골우거지국이나 해장국 재료로 쓴다.사과 배 껍질은 비닐봉지에 넣어 냉동 보관한 뒤 파·양파 등 야채부산물과 함께 고기를 부드럽게 하는 소스를 만드는데 이용한다.일부는 육수를 끓일때 자연 조미료로 쓴다.음식을 남기지 않은 손님에게는 무료 이용권을 준다. ‘한알의 밥알도 버리지 않았던 우리 선조들의 근검·절약 정신을 생각하자’는 대형 플래카드를 내걸고 있다. ◎강릉한식부페­강릉시 포남동/음식물 남기면 벌금 물려 ‘음식물 남기면 2천원 벌금’표어를 부착,손님은 물론 종업원들에게 음식물 낭비의 심각성을 일깨우고 있다. 14가지씩 제공하던 반찬류도 손님의 식성에 알맞게 10가지로 줄여 남기는 반찬이 없도록 유도했다. 조리에 사용하고 남은 폐식용유는 부녀회와 협조,무공해 비누를 만든다.연간 1천300ℓ로 1만여개의 비누를 만들어 부녀회와 자선단체 등에 공급하고 있다. 하루 110㎏씩 나오던 쓰레기를 50㎏이나 줄였다. ◎여명회관­아산시 온천동/반찬수 14개서 7개 줄여 등심 불고기 등 주로 고기류와 한식을 메뉴로 하다보니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이 엄청났다. 음식물 쓰레기를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그릇을 작은 것으로 바꿨다.반찬 수도 14가지에서 7가지로 줄였다.먹고 남은 음식은 손님에게 싸주었다.손님들의 반응도 좋았다. 그 결과 음식물 쓰레기가 기존 발생량의 3분의 1로 크게 줄었다.절감된 원가는 손님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쓴다.또 남은 음식물은 전량가축 사료로 재활용하고 있다. ◎풍년회관­광주시 화정동/반찬수 줄이기 적극 실천 소형 반찬그릇을 사용하고 반찬 가지수 줄이기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지난3월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모범업소로 지정됐다. 특히 서구청에서 시범 실시중인 ‘음식물 쓰레기 실명제’에 따라 물기를 제거한 뒤 전용 봉투에 담아 실명스티커를 붙여 배출하고 있다.‘실명 쓰레기’는 사료화공장으로 옮겨져 재활용된다. 전에는 하루 1백20여명의 손님이25㎏의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했으나 요즘은 15㎏에 불과하다.무려 40%나 감축한 것이다. ◎원지원­울산시 창평동/소형·복합 반찬그릇 사용 손님들이 음식물을 남기지 않도록 소형·복합 반찬그릇을 사용하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의 발생 원인을 미리 점검,수급량과 조리 방법 등을 개선했다.현재 음식 쓰레기 발생량은 다른 업소의 절반수준이다. 먹다 남은 음식물은 손님에 포장해준다.음식물 쓰레기는 퇴비로 만들어 자체 농장에서 쓰고 있다. 일회용품인 종이컵 접시 나무젓가락 등은 사용하지 않는다. 이쑤시개는 계산대에 비치,원하는 손님에게만 준다. ◎유화회관­북제주군 한림읍/채소류 말려 농장에 기증 음식물쓰레기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채소류는 따로 건조시킨뒤 농장의 거름으로 활용하고 갈비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지방 등을 비료생산업체에 이송해 위탁처리했다. 비닐 병뚜껑 등은 별도 용기에 모은뒤 종량제봉투에 담아 배출했다.일반음식물쓰레기는 물기를 뺀 뒤 퇴비화용기에 발효제와 함께 넣어 처리,실제 배출되는 쓰레기를 거의 없앴다. 손님들을 상대로 홍보 활동과 함께 좋은식단제를 실시해 발생량을 원천적으로 줄였다. ◎잔치뷔페­인천시 도화동/남은음식 퇴비로 만들어 94년부터 각종 표찰과 플래카드를 식당 안에 부착하고 직원과 손님들을 대상으로 하루 2∼3차례 음식물 안남기기 실천을 유도하는 안내방송을 실시했다. 예약인원을 근거로 당일 음식물의 양을 추정해 적당량의 음식을 준비함으로써 음식물쓰레기 발생을 원천적으로 줄였다. 손님들이 남긴 음식물쓰레기는 다른 생활쓰레기와 철저하게 분리,하루 처리능력 150㎏짜리 감량화 기기에서 발효시켜 퇴비로 만들었으며 폐식용유는 비누로 만들어 재활용했다. ◎부산한식당­경주시 황오동/메뉴별 자율배식대 만련 순두부·된장찌개 등 메뉴별로 5∼6종의 소형 그릇을 이용해 반찬을 제공하고 모자라는 음식은 자율 배식대에서 덜어먹도록 해 음식 쓰레기 발생량을 하루 5㎏ 미만으로 줄였다.남은 음식물쓰레기도철저히 분리 수거해 개먹이 등으로 재활용하고 있다. 식당안에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홍보물과 좋은 식단 모형을 만들어 게시,손님들의 참여 분위기 조성에 앞장섰다.일회용품 안쓰기,알뜰장보기 등의 캠페인에도 적극 동참했다.
  • 히트상품 퍼레이드­제2차 14종

    ◎주택은행­파워알찬 상호부금/71일만에 23만계좌·1조원 납입 기록 주택은행(행장 신명호)이 지난 4월부터 시판한 상품.창립 30주년이 되는 해를 맞아 저금리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개발했다. 시판 71일만에 23만2천계좌에 납입액 1조원을 돌파한 ‘최단기간 최고 납입액’ 기록을 세웠다. 계약기간에 따라 9∼10.5%인 기본이율에 0.5∼2.5%의 우대이율을 더하는 등 고수익 확정금리를 보장하고 있다. 고객이 과세종류(종합,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고 세금우대혜택(거래기간 1년 이상,저축원금 1천8백만원 이내)이 기본적으로 적용되는 장점이 있다.계액기간의 4분의1만 납입해도 총 계약금액의 4분의3까지 대출받을수 있는 ‘부금급 대출’을 비롯,만기해지 이후에도 1년까지는 해지금액 범위에서 최고 5천만원까지 이용할 수 있는 ‘만기부금 편리대출’ 등의 각종 특별 부대서비스도 제공된다. 가입대상에 제한이 없으며 계약기간은 6개월∼5년으로 월 단위.정액적립식과 자유적립식 등 두가지의 저축방법이 있다.정액적립식은 월 1만원 이상(만원 단위),자유적립식은 월 1만∼3백만원(만원 단위)이다. ◎애경산업­퍼펙트/초고농축 세제… 사용량 25% 감소 바이오 계면활성제를 주성분으로 한 초고농축 항균 세탁세제로 탁월한 세척력과 다양한 부가기능이 특징이다.바이오 성분은 기름때,찌든때 등 빼기 힘든 유성오염의 내부에 스며들어 오염 자체를 물에 녹이는 것으로 기존 농축 세제보다 사용량이 훨씬 적어 경제적이다. 애경측은 기존 농축세제보다 사용량은 25% 감소하고,같은 규격일 경우 사용회수가 33% 증가한다고 밝혔다.세탁후 배출되는 하수에도 음이온 계면활성제의 농도가 타제품보다 30% 적게 함유돼 있어 환경보호에도 기여하고 있다. 애경은 지난 93년부터 7차례에 걸쳐 각종 소비자 여론조사를 거쳐 제품의 성격을 결정했다.기존 농축세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세척력과 경제성에 있다는 조사결과를 토대로 기본 기능을 최대한 강화했다.여기에 항균 및 표백효과를 발휘하는 항균성분을 첨가하고 찬물에도 잘 용해되도록 하는 한편 헹굴때 거품이 많이 나지 않도록 했다. 출시후 두달동안 약80억원의 매출을 올려 히트상품 반열에 올랐다. ◎삼정인버터­인버터 주택조명/빛떨림 대폭 감소… 눈 피로 거의없애 조명기구 전문업체인 삼정인버터(주)가 지난해 제품화에 성공한 주택용 조기구로 날로 인기를 더하고 있다.인버터회로를 사용해 빛의 떨림 현상을 크게 개선한 조명기기로 삼정인버터가 지난 90년 국내 처음으로 개발 크게 히트시킨 인버터 스탠드의 후속타자격이다. 인버터 조명기구는 기존의 형광등의 경우 초당 120회 정도 깜빡거리는데 비해 초당 9만번 깜빡거리기 때문에 깜빡거림을 육안으로는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미세해 눈의 피로를 크게 덜어준다.특히 인버터조명기구에 사용되는 3파장 램프는 한낮의 자연광에 유사한 빛을 연출해 빛의 밝기를 2∼3단계로 조절할 수 있어 일반 형광등에 비해 약 20%의 절전효과도 있다. 거실과 큰방 작은방 주방 식탁 등 방의 크기와 용도에 따라 조명을 알맞게 설치할 수 있도록 개발됐고 디자인도 다양하다.가격은 20만∼50만원 정도로 일반 조명기기에 비해 다소 비싼 편이다. 거실과 방에쓰는 제품들의 경우에는 리모콘으로 빛의 밝기를 조절할 수 있어 벽면의 스위치 위치까지 걸어가지 않아도 돼 편리하다. ◎대동­황토방 아파트/“건강아파트” 인기… 올 만여가구 공급 아파트 바닥에 시멘트 대신 황토로 시공하는 것이 이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이다.황토에서 나오는 원적외선과 열에너지의 전달로 세포의 생리작용을 활성화시켜 혈액흐름과 발한작용을 촉진시킨다.통증완화와 탈취·방균효과 등도 있다.고른 열전도와 원적외선 복사에너지 발생은 난방비도 절감할 수 있다.황토의 효소에는 카탈라아제(독소제거)와 디페놀눌옥시다아제(분해력),사라카제(비료요소),프로테아제(정화작용) 등 4가지의 미생물학적 성분이 포함돼 있다.또 황토에는 탄산칼슘도 많이 함유돼 있다. 대동주택은 건설경기 침체로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도 지난 해 6월 마산 삼계지구에 국내 최초로 황토방 아파트를 공급했다.그 이후 지난 5월까지 전국에 13차에 걸쳐 4천여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했다. 대동주택은 올해에 총1만3천여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앞으로 바닥뿐 아니라 벽체까지도 황토로 시공해 분양할 계획이다. 대동주택은 지난 95년에는 한국건축문화대상을,96년에는 고객만족경영대상과 건설경영대상 최고경영자상을 각각 수상했다. ◎삼성전자­독립만세 냉장고/냉각기 2개… 건조·냄새퍼짐 제거 냉동실과 냉장실이 별도로 작동하는 독립만세 냉장고는 냉장고 시장의 베스트셀러로 월드 베스트급.냉각기가 2개여서 ‘따로따로’ 냉장고로 불리며 기존 냉장고가 냉장실과 냉동실의 21도나 되는 온도 차이를 조절하지 못해 일으킨 ‘냉장­냉동불균형’ ‘보관식품의 건조’ ‘냄새퍼짐’현상을 완벽하게 해결했다. 특히 3차원 설계로 입체감이 뛰어나고 불편함 없이 왼손과 오른손으로 자유롭게 문을 여닫을 수 있도록 손잡이가 편리하게 디자인돼 있다.97년형은 신세대 주부의 발랄함에 맞춘 색감으로 더욱 호평받고 있다. 첨단 마이콤센서가 음식물의 보관량과 보관상태를 감지하는 냉기분해 시스템,0.5도 단위로 온도를 제어하는 미세온도제어 시스템,냉장고 문을 열어 놓는 시간 정도를 감지하는 도어열림 회수 및 시간감지 시스템 외에 냉장고 주위온도 감지,냉장실 과냉각방지,냉각기 온도감지,강력냉장냉동 기능 등도 갖췄다. ◎기아자동차­엔터프라이즈/6월 67,700대 판매… 대형차부문 선두 출시후 대형차 부문에서 3개월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6월에만 내수 2만7천600여대,수출 4만90여대 등 총 6만7천700여대가 팔렸다. 주행시 60㎝ 이내에 장애물이 나타나면 경보음이 자동으로 울려 충돌사고를 예방해준다.경보음도 차와 장애물간 이격 거리는 물론 센서설치 부위별로도 다른데다 경보음이 시끄럽다고 판단될 때는 버튼 하나로 끌 수도 있어 운전자들이 사용하기에 편리하다. 또 뒷좌석에는 자동안마기를 설치,장거리 및 교통체증지역 주행시나 운동 뒤에 차를 타는 사람의 피로를 풀어줄 수 있게 했다. 운전자의 체형에 맞도록 운전석 시트,스티어링 휠,백미러의 위치 등을 두종류로 기억시켜 두면 단추 하나로 자동조절되는 AMS장치와 주변의 밝기에 따라 전조등이 자동으로 켜지고 꺼지는 자동헤드램프까지 설치돼 있다. ◎LG정보통신­휴대폰프리웨이/세계최장 통화대기… 실통화 6시간 디지털 휴대폰의 선두주자로서 국내 최초의 플립형 휴대폰으로 개발됐다.특히 고품질의 통화감 실현,세련된 디자인,다양한 기능 및 초경량화와 초소형화를 지속적으로 추구해 경쟁브랜드보다 우수한 제품력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욕구에 부응해왔다. 통화대기시간에 대한 소비자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1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탄생한 ‘SD­2000’은 아날로그­디지털 겸용으로 세계 최장 통화대기 4박5일(95시간),실통화 6시간을 실현했다. 현재 디지털 휴대폰중에서 가장 오래가는 배터리를 제공,배터리 충전시간에 대한 소비자의 불편을 해소했다.무게도 165g(소형 배터리부착시)으로 초경량화를 이룩했다. ◎SK텔레콤­디지털 011/가입자 140만… 하루평균 7천명 늘어 한국이동통신에서 SK텔레콤으로 회사명을 바꾼 SK텔레콤은 지난 96년 1월부터 인천·부천지역에서 세계 최초로 CDMA 디지털 이동전화 상용서비스를 시작함으로써 국내에서 고품질의 디지털 이동전화시대를 열었다. 5월말 현재 디지털 011 이동전화를 사용중인 가입자는 1백40만명으로 지난해 말 60만명에서 5개월만에 무려 80만명이 늘어난 숫자다.하루 평균 약 7천명꼴로 신규 가입자가 늘고 있는 셈이다. 날로 심화되는 이동전화 서비스 산업에서 디지털 011이 이같은 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것은 SK텔레콤의 안정된 서비스에 근거한다. SK텔레콤은 앞선 기술력과 차별화된 고객서비스로 가입자들을 확보해가고 있다.고객만족 서비스 중에 이동전화 실적에 따라 고객에게 이익을 주는 CALL PLUS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또 최첨단 시설과 많은 상담요원을 확보,고객센터를 운영중이다. 고객만족경영 10대 과제를 선정하고 7개 비전 슬로건을 채택하는 등 고객만족 경영을 표방하고 있으며 ‘소리샘서비스’‘음성인식 다이얼링 서비스’ 등 각종 부가서비스를 개발,상용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빠르면 하반기부터 서비스에 들어가는 PCS에 대비,광대역 CDMA기술을 조기에 완료해 데이터와 동화상까지 서비스가 가능한 꿈의 통신을 실현하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 ◎빙그레­욥닥터캡슐/장에서만 녹는 특수캡슐요구르트 유산균은 장에서 활동하면서 해로운 부패균을 억제하고 이로운 균을 증식시켜 장을 건강하게 해주는 좋은 균이다.그러나 유산균은 위산에 약해 실제로 요구르트를 먹어도 유산균이 장까지 살아서 갈 확률을 매우 희박한 것이 약점. 빙그레의 ‘닥터 캡슐’은 이같은 약점을 보완해 성공한 대표적인 히트상품이다. 원래의 효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위에서는 녹지않고 장에서만 녹는 미세한 특수 캡슐에 비피더스 유산균을 담아 위와 식도의 위산을 피해 장까지 도달하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그 결과 닥터캡슐의 비피더스 유산균의 생존율은 최소 12∼35%로 이것은 일반 비피더스 유산균의 약 12만배 이상에 달하는 수치라고 회사측은 설명한다. ◎OB맥주­카프리/신세대 겨냥 감각적 프리미엄 맥주 국내 프리미엄 맥주의 효시라 할 수 있는 OB의 카프리 맥주는 ‘눈으로 마시는 맥주’라는 광고 카피로도 유명하다.신세대를 겨냥한 맥주답게 투명한 병과 파란색·황금색이 어울린 레이블이 눈에 띈다.일반 라거맥주보다 알콜도수는 낮은 4.2도.고급맥주답게 최고급 맥아와 아로마호프를 사용했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95년 처음 등장할 때만해도 20대가 많이 찾는 대학가 주변의 록카페나 고급 레스토랑,호텔 등에 한정적으로 제공됐으나 점점 소비계층을 늘려가고 있다. 맥주 성수기가 아닌 5월 한달동안만 56만 상자(330㎖ 1천6백80만병)가 판매돼 4월에 비해 무려 150%나 늘었다.병따개 없이 손으로 직접 뚜껑을 비틀어 딸수 있다. ◎대우전자­공기방울 세탁기/3차원 돌개물살… 세탁력 크게 향상 비대칭 회전판을 채용해 3차원 입체물살인 ‘돌개물살’을 일으켜 세탁력을 크게 향상시켰다.상하물살 회전물살 좌우물살 등 3차원 돌개물살을 만들어내 세탁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했다.세탁력을 기존 대우전자의 ‘공기방울 세탁기’보다 13% 향상시켰다.세탁균일도에서도 10%가 증대됐다.엉킴현상은 20%,옷감손상도는 23% 줄었다.기존 세탁기 물살의 수십배나 되는 좌우물살의 압력을 발생시키는 세탁 최적물살인 돌개물살을 생성시켜 상하좌우로 세탁물에 골고루 영향을 주도록 했다는게 대우전자의 설명이다. 비대칭 회전판위에 공기방울이 올라오는 출구를 대형 2개,소형 4개를 추가로 설치해 세탁에 미치는 공기방울 세탁효과를 높였다.가정에서는 세탁하는게 쉽지 않았던 양복과 실크류 등 드라이마크 표시의류도 간편하고 깨끗하게 세탁할 수 있다.기존의 불림 세탁기능으로도 깨끗히 세탁되지 않던 찌든 때와 세탁물을 불리는데 시간이 많이 드는 단점도 보완했다. ◎현대자동차­쏘나타Ⅲ/월평균 13.522대 판매… 중형차 1위 국내 최고를 자랑하는 중형차이다.‘다이내믹한 스타일과 최고의 안정성’을 겸비한 고급 중형세단으 위치를 확고히 굳히고 있다. 지난해 2월에 출시,월평균 1만3천522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지난 연말에는 누계 19만6천860대를 팔아 전 차종 가운데 판매실적 1위를 차지했다. 올해도 연초 3개월간 매월 7천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다가 지난 4∼5월 두달간은 월별 판매량이 1만6천여대와 1만3천400여대로 폭증했다.7월 1일까지의 누적 판매량은 7만9천848대로 여전히 전 차종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쏘나타Ⅲ의 기술과 스타일은 다른 차종에 비해 여러모로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최적의 차체 설계로 안전성을 갖추었다.2.0급은 에어백이 기본으로 들어있다.품위와 독특한 개성을 지닌 앞면 모습,세계적 수준으로 평가받는 뒷면 디자인이 돋보인다. 이같은 우수성은 다양한 대내외적 수상경력이 뒷받침한다.지난해 모스크바 모터쇼에서 ‘최우수 디자인상’을 받았다.한국능률협회로부터는 ‘VE 고객만족 가치상품상’을 수상했다.미국 고속도로 교통안전국(NHTSA)이 실시한 안전도 테스트도 완벽하게 통과했다. ◎대현­짜식이/음식물 탈수건조기… 냄새 제거·살균 대표적 음식물 탈수건조기이다.일반 세탁기계의 4배 이상의 회전력을 갖추고 탈수중 최고 110도의 열풍을 발생시켜 음식물의 수분을 빼는데 탁월한 성능을 지녔다.오존 살균기능에 의한 냄새제거와 살균기능도 뛰어나다. ‘짜식이’는 단순히 음식물 쓰레기가 사회문제화됐기 때문에 유명해진 것은 아니다.이 상품을 만든 대현코퍼레이션은 지난 14년간 포장기계 메이커로 국내외에 잘 알려져 있다.87년부터는제조업을 발판으로 기술을 축적,자동포장기계 기술의 정상급 회사로 발돋움했다.짜식이는 바로 이같은 기술을 밑바탕으로 개발에 성공한 제품이다. 개발과정에서는 회사주변 음식점에 시제품을 공급,흠을 조기에 찾아내 보완하는 노력도 했다.지금도 주방장 및 음심점 주인들을 회사로 초청,제품시연회를 열면서 성능개선에 힘쓰고 있다. 이같은 우수한 기능은 음식물 탈수기 시장에 즉각적인 반향을 불러왔다.주방에서 짧은 시간에 다량의 젖은 음식물을 처리하는데 효과가 매우 컸기 때문이다.주방의 마지막 일거리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이다.짜식이는 실제로 15㎏의 젖은 쓰레기를 5분만에 처리,40분이상 걸리던 음식물 쓰레기 처리시간을 절반으로 줄였다. 짜식이를 쓰면 쓰레기 봉투값을 30∼50% 줄일수 있다. ◎대우통신­복사기 DCP­8070/속도·성능 향상… 사무실·복사점 적합 월 복사량이 3만∼7만장인 대기업 사무실이나 복사전문점용으로 가장 적합한 제품이다.속도가 뛰어나고 성능이 좋은 강력 복사기다. 간접정전방식으로 원고대를 고정할 수 있으며 분당 60장의 최고 복사속도를 자랑한다.복사농도를 자동 및 수동으로 조정할 수 있으며 첫복사시간은 3초이며 예열에는 300초가 걸린다. 용지보급을 전면에서 하는 프런트 로딩방식을 채택해 좁은 공간에서도 설치가 가능하다.500장의 용지를 넣을수 있는 2개의 카세트와 2천500장의 용지 장착이 가능한 대용량의 카세트를 이용해 모두 3천550장의 종이를 동시에 공급할 수 있어 일손을 덜수 있다.1대1 복사도 실현했다. 특시 대우는 NMT현상방식을 채택해 고화질을 실현했다.자동와이어 감기로 대전기의 청결을 유지하며 AIDC센서를 채용해 자동으로 화질을 보정한다. 50∼200% 와이드 줌 기능은 대우복사기 DCP­8070의 최대 장점.
  • 중 고고학자가 재해석한 백제금동대향로

    ◎윗부분의 새는 봉황아닌 백제 천계/천계가 밟고있는 알은 동명왕 「난생설화」 상징/악기 연주상의 머리모양은 마한처녀의 모습 세기적 보물로 평가받은 국보 287호 「백제금동대향로」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중국 고고학계에서 나와 주목을 끌었다.중국 원로고고학자 웬위청(온옥성)은 현지 고고학전문지 「중국문물보」 최근호에 실은 「백제금동대향로에 대해」라는 글에서 한국학자들 시각과는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지난 93년 12월 충남 부여군 부여읍 능산리에서 발굴한 이 향로는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그는 먼저 윗부분에 새를,아랫부분에 용을 형상화한 백제대향로는 아름다울 뿐 아니라,중국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그러나 윗부분의 새는 한국학자들 주장처럼 봉황이 아니라는 것이다.봉황 머리에 나타나는 깃털이 없을 뿐 아니라,닭벼슬 계관이 뚜렷한 것으로 미루어 천계라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그 밑에 작은 5마리의 새들이 다섯 방향으로 배치되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천계와 5마리의 새는 왕과 백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설명했다.천계는 물론 왕이고,바로 아래 작은 새들은 오부의 백성이라는 논리를 폈다.백제의 오부는 중국 북조때 사서인 「주서」 백제조에 나온다.「도아래 만가가 있고,5부로 나뉜다」는 귀절이 그것이다.다섯이라는 숫자는 천하의 오방을 의미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리고 천계의 꼬리에 주목하고 있다.꼬리가 무척 길다는 것인데,그런 생김새의 닭은 바로 백제의 특산물이라는 것이다.그 근거는 「후한서」 동이전 마한조와 「삼국지」 등에서 찾았다.이들 중국의 사서가 백제의 특산물로 「꼬리가 5자나 되는 닭」을 꼽았다는 기록을 들추어내고,천계와 관계된 또다른 해석 하나를 더 곁들였다. 그것은 천계가 목을 휘어 주둥이 아래 끌어안은 둥근 물체와 발로 밟고있는 큰 둥근 물체다.그는 둥근 물체를 알로 보았다.그리고 고구려 동명왕의 어머니 유화가 「햇빛을 받아 잉태하고 알을 낳았다」는 「삼국유사」기록에 연관시켰다.백제를 세운 온조왕은 동명왕의 세째 아들.그러니까 알을 통해서 선조들이 태어난 이야기 난생설화를 향로에 담아냈다는 것이다. 이 금동향로에 나온 악기와 연주자인 악인(낙인)을 살핀 그는 우선 완함(●함)과 배소(배소)를 제외한 다른 악기는 모두 백제 고유의 것으로 가려냈다.향로에 나오는 소(소)와 고(고),다섯 줄의 금이 백제악기라는 기록을 「수서」 동이전 백제조에서 확인하고 있다.또 악인들 머리형태는 마한지역 처녀들 헤어스타일로 추정했다.이는 「머리를 한가닥으로 땋아 오른 귀쪽으로 늘어뜨린다」는 「주서」의 백제조와 일치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또 「주서」에서 「백제의 왕은 하늘과 오제신,시조묘에 제사지낸다」는 내용을 찾아내고 제사와 금동향로의 연관성을 살폈다.그런 제사때 쓴 기물이 바로 금동향로라는 것이다.그리고 악인상의 헤어스타일로 보아 제사때 음악연주는 미혼의 처녀들이 맡았을 것이라는 견해를 덧붙였다. 금동향로 뚜껑에 삐죽삐죽 나온 뫼뿌리는 동양인들이 이상적으로 상상한 봉래산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한국학자들이 내놓았던 봉래산설을 부정한 그는 금마산으로 보는 것이 옳다면서「삼국유사」권1의 내용을 상기시켰다.「옛날에 마한이 일어나고 세상이 융성하여 백제가 금마산에서 건국했다」는 줄거리가 「삼국유사」에 들어있다. 그는 여러가지 정황을 토대로 향로의 제작연대를 백제 위덕왕에서 무왕에 이르는 시기인 AD554∼641년으로 잡았다.그리고 걸작의 보물 이름을 「백제금동천계금마산제대향로」로 바로잡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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