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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해병, 방탄조끼 안바란다며 원했던 장비가…

    北 해병, 방탄조끼 안바란다며 원했던 장비가…

    탈북자 인터넷 매체 뉴포커스(www.newfocus.co.kr)가 19일 ‘연평해전 10년’을 앞두고 당시 해전에 참전했던 북한 해병의 증언을 소개했다. 장진성 뉴포커스 대표가 2002년 6월 29일 해전 직후 취재했던 내용을 옮긴 것이다. 평양음대와 김일성종합대학을 나온 장 대표는 2004년 탈북할 때까지 5년 넘게 북한 통일전선부 간부로 일했다. 2002년 교전 보도가 나온 후 직장에 출근했는데 당비서가 나 외 3명을 급히 찾았다. 그는 이제 곧 조선인민군11호병원으로 가야 한다면서 서약서를 내밀었다. 취재 대상들의 발언을 외부로 절대 발설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평양시 대동강구역 문수동에 위치한 조선인민군 11호 병원에 도착하니 외과병동 중 건물 하나를 해군사령부 8전대 부상병들을 위한 특별 병동으로 봉쇄하고 무력부 보위사령부 군인들이 지키고 있었다. 그 이유는 아군의 승리만을 선전하는 북한에서 처참한 상처를 가진 부상병들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단 교전 참전자들을 회의실에 모두 모이게 했다. 12명 정도였는데 18세~19세 군인들이 그 중 5명이나 되었다. 함께 갔던 국장이 통전부에서 나왔고 교전 경험을 위에 보고하기 위해서라고 간단히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웅담을 듣기 위해 나온 것이 아니니 교전 소감을 솔직하게 말하라고 덧붙였다. 이 때 문이 열리며 온 몸에 붕대를 감은 한 해병이 휠체어에 실려 왔다. 그러자 그를 가리키며 모두가 합창하듯 말했다. “저 애는 온 몸에 맞은 파편이 230개예요” “???” 경악하는 우리에게 군의관이 뢴트겐 필름을 한 장 보여줬다. 파편 흔적으로 보이는 점들이 가득했다. 교전 참전자들 중 군관이 말했다. “파열탄에 맞았습니다. 위에서 터지는데 파편 수백 개가 우박 떨어지듯 합니다.” 가장 나이 어린 해병이 끼어들었다. “정말 솔직하게 말해도 됩니까?” “그래 그래 그냥 너희들 생각을 편하게 말하면 돼.” “사실 다 무섭지 않은데 그 파열탄이 제일 무섭습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한 마디씩 했다. “놈들은 ‘전투 준비!’하면 모두 갑판 밑으로 사라지는데 우리는 ‘전투 준비!’하면 모두 갑판 위로 올라가요. 그런 상황에서 저 파열탄만 터지면 전투 능력이 우선 1차적으로 상실돼요.” “영화에서 보면 전투 중 이름들을 서로 부르는데 당해보니깐 그건 완전한 거짓말이예요. 일단 포소리만 한번 울리면 귀에서 ‘쨍’하는 울림밖에 더 없어요. 그래서 우린 서로 찾을 때 포탄깍지로 철갑모를 때리며 소통했어요.” 자기를 상사로 소개한 해병이 말했다. “한 가지 제기해도 좋습니까? 놈들 배는 부럽지 않은데 제일 부러운 게 방탄 조끼입니다. 방탄 조끼는 비싸니깐 우리에게 목화 솜옷이라도 주면 파편이 덜 들어가겠는데….” 내 옆에 서있던 국장은 그의 말을 특별히 줄까지 쳐가며 메모했다. 전투 전반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해보라는 국장의 말에 군관이 입을 열었다. “그 날 함장이 평양에 갔다 온 날이어서 우리는 느슨하게 출항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함장이 그날 따라 배에 기름을 가득 채우라고 지시하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물었다. “평일엔 기름을 가득 안 채웁니까?” “사실 채울 기름이 없습니다. 그나마 기름이 정상적으로 보장되는 함선이란 것이 구축함뿐입니다. 현재 우리 해군에 소련 50년대 구축함이 두 대 있는데 한 대는 동해에, 한 대는 서해에 있습니다. 그런데 기름이 없어서 순찰을 못하고 작전 지역에 진입하면 정박한 채 레이더 감시만 하다 돌아오곤 합니다. 우리 경비함 같은 경우엔 기름 공급이 더 부족한 형편입니다. 순찰이 아니라 근처에 나갔다 오는 정도입니다. 그리고 항에 도착하면 남은 기름을 군관들이 몰래 빼서 난방용으로 집에 가져가기 때문에 처음부터 연유부에서 절반씩 밖에 안 준지 오래됐습니다.” 상사 해병이 불만조로 보탰다. “우린 도색감도 받아본지 오래됐습니다.” “그건 뭔데요?” “배는 물 위에 항상 떠 있기 때문에 선체에 골뱅이와 같은 해류들이 가득 달라붙습니다. 그럼 속도가 느려지죠. 도색감을 정기적으로 발라주어야 해류 방지도 되고 속도에도 제한이 없겠는데 그것도 없다니깐요.” 그 말이 끝나기를 기다리던 군관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날 함장이 기름뿐 아니라 포탄과 탄약들도 만장탄하라고 지시하였습니다. 그리고 배 앞에 붙인 레루(레일)도 확인하더니 다시 더 단단하게 용접하라고 하였습니다.” “배 앞에 웬 레루요?” “전번 1차 때 충돌 싸움부터 시작했었는데 그 애들 철갑이 굉장히 단단해서 우리 배가 찢어지더라구요. 그래서 고심하던 함장이 창안한 겁니다. 레루를 붙이면 승산 있을거라면서요.” “그럼 그 철의 강도 문제는 전번 1차 때 제기 안했었습니까?” “했죠. 장군님께도 보고돼서 장군님께서 세상에서 가장 강한 철갑으로 무장해주라고 지시하여 연형묵 자강도당책임비서를 비롯해서 자강도 군수공장 기술자들이 몇 번이나 우리 배에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해결 안됐는가요?” “장갑을 두텁게 하면 함선이 기울기 때문에 대신 탱크포를 내려야 하는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사실 우리 함선의 위력은 탱크포입니다. 아무리 파도가 심해도 정조준을 유지할 수 있고 또 포탄의 위력이 쎄서 놈들 함선에 구멍이 펑펑 납니다. 그런데 그런 위력을 없애면 속도도 상대적으로 느린데 싸움이 됩니까? 그래서 고심 끝에 철의 강도대신 화력을 더 보강하는 쪽으로 채택됐습니다. 놈들 자동포는 분당 3000발씩 나오는데 우리는 600발 정도거든요. 그래서 1차 교전 후 소련 4구경 발칸포를 올려놨습니다. 그거면 우리도 분당 1500발을 쏠 수 있거든요.” 이 때 나이 어린 해병이 재잘거렸다. “그것도요, 우린 다 갑판 위로 올라가서 쏘는데 그 놈들은 어디서 쏘는지 보이지도 않아요. 그 놈들 함선 무섭게 발전했어요.” “조용 못해 이 xx야!” 상사가 침대에 있던 베개를 집어던졌다. “야, 너도 찍소리 마!” 군관이 상사의 과격한 행동에 이렇게 일침을 가하고 나서 다시 이어갔다. “기름과 탄약들을 가득 채우고 쉬고 있는데 이상하게 배를 꼼꼼히 점검하던 함장이 이번엔 격분해서 기관장을 소리치며 불렀습니다. 보조 조타가 고장났는데 당장 수리하라면서요, 보조 조타란 기본 조타가 고장 났을 때 수동적으로 배를 움직일 수 있는 장치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만약 함장이 그 보조 조타 수리를 지시하지 않았으면 우린 살아오지 못했을 겁니다.” “왜요? 그 보조 조타 덕이란 게 무엇인데?” “놈들 폭탄에 기관실이 맞았는데 기본 조타가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함선은 한동안 한 자리에서 빙빙 돌기만 했습니다. 아마 놈들도 이상하게 생각했을 겁니다.” 막내 해병은 이번에도 못 참고 끼어들었다. “그때 봤어요,? 놈들이 갑판에 나와 쭉 서서 구경하더라구. 아, 그 때 쏴야 하는건데....” 그러나 나이 든 해병들만은 침통한 얼굴이었다. “전투상황을 좀 설명해보게” 국장의 질문에 군관이 먼저 입을 열었다. “우린 놈들 배에 접근해서 충돌을 시도했어요. 함장이 지시해서 발포도 우리가 먼저 시작했구요, 근데 놈들 첫 포탄에 함장이 먼저 죽었어요. 우리 함선 규정엔 싸움을 시작할 땐 함보위 지도원의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함보위 지도원이 정치 지도원을 겸하거든요. 그래서 함장 대신 그 때부터 보위 지도원이 지휘했습니다. 그날은 우리가 작심하고 나갔으니 놈들 배가 손실이 컸습니다. 작전이 더 길어지면 화력 우세나 함선 우세에서 우리가 밀리기 때문에 손실은 불가피했습니다. 마침 전대 사령부와 실시간으로 통신하던 조타수가 달려와 전대의 철수명령을 전했고 우린 보조 조타로 조종하며 돌아왔습니다. 이상한 것은 함장 딸이 세 명이거든요, 근데 죽은 함장 몸에서 세 개의 파편이 나왔습니다.” 국장이 의미심장하게 물었다. “이제 다시 싸우라면 싸울 용기가 있어? 어때? 할 수 있지?” 해병들은 군인식으로 일제히 “예!”하고 합창했다. 그러나 그 날 해병들의 용기에서 나는 다른 점도 엿볼 수 있었다. 나이 어린 해병들은 영웅 심리에 들떠 있었지만 나이 든 해병들일수록 한국군의 선진화에 당황하고 겁을 먹은 눈치였다. 우리가 나올 때 군관은 따라 나오면서까지 애원하다시피 말했다. “정말 방탄 조끼는 아니라도 좋으니 목화 솜옷을 좀 해결해주십시오. 그것만 입어도 애들 저렇게까지 심하게 부상당하지 않습니다.” 2차 교전 결과를 보고받은 김정일은 ‘1차 교전은 진 전투였다면 2차는 이긴 전쟁’이었다며 8전대 해병들에게 감사와 선물을 보냈다. 함장은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았고 보위 지도원은 국기 훈장 1급을 수여받았다. 다른 해병들에게도 국기 훈장 2~3급과 함께 김정일 이름이 박힌 컬러 TV가 선물로 하달됐다. 그 후 함장은 세 딸에게 아버지가 남긴 복수의 유산이란 내용을 담은 연극 ‘세 파편’의 주인공으로 부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 해병, 방탄조끼 안바란다며 원했던 장비가

    北 해병, 방탄조끼 안바란다며 원했던 장비가

    탈북자 인터넷 매체 뉴포커스(www.newfocus.co.kr)가 19일 ‘연평해전 10년’을 앞두고 당시 해전에 참전했던 북한 해병의 증언을 소개했다. 장진성 뉴포커스 대표가 2002년 6월 29일 해전 직후 취재했던 내용을 옮긴 것이다. 평양음대와 김일성종합대학을 나온 장 대표는 2004년 탈북할 때까지 5년 넘게 북한 통일전선부 간부로 일했다. 2002년 교전 보도가 나온 후 직장에 출근했는데 당비서가 나 외 3명을 급히 찾았다. 그는 이제 곧 조선인민군11호병원으로 가야 한다면서 서약서를 내밀었다. 취재 대상들의 발언을 외부로 절대 발설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평양시 대동강구역 문수동에 위치한 조선인민군 11호 병원에 도착하니 외과병동 중 건물 하나를 해군사령부 8전대 부상병들을 위한 특별 병동으로 봉쇄하고 무력부 보위사령부 군인들이 지키고 있었다. 그 이유는 아군의 승리만을 선전하는 북한에서 처참한 상처를 가진 부상병들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단 교전 참전자들을 회의실에 모두 모이게 했다. 12명 정도였는데 18세~19세 군인들이 그 중 5명이나 되었다. 함께 갔던 국장이 통전부에서 나왔고 교전 경험을 위에 보고하기 위해서라고 간단히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웅담을 듣기 위해 나온 것이 아니니 교전 소감을 솔직하게 말하라고 덧붙였다. 이 때 문이 열리며 온 몸에 붕대를 감은 한 해병이 휠체어에 실려 왔다. 그러자 그를 가리키며 모두가 합창하듯 말했다. “저 애는 온 몸에 맞은 파편이 230개예요” “???” 경악하는 우리에게 군의관이 뢴트겐 필름을 한 장 보여줬다. 파편 흔적으로 보이는 점들이 가득했다. 교전 참전자들 중 군관이 말했다. “파열탄에 맞았습니다. 위에서 터지는데 파편 수백 개가 우박 떨어지듯 합니다.” 가장 나이 어린 해병이 끼어들었다. “정말 솔직하게 말해도 됩니까?” “그래 그래 그냥 너희들 생각을 편하게 말하면 돼.” “사실 다 무섭지 않은데 그 파열탄이 제일 무섭습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한 마디씩 했다. “놈들은 ‘전투 준비!’하면 모두 갑판 밑으로 사라지는데 우리는 ‘전투 준비!’하면 모두 갑판 위로 올라가요. 그런 상황에서 저 파열탄만 터지면 전투 능력이 우선 1차적으로 상실돼요.” “영화에서 보면 전투 중 이름들을 서로 부르는데 당해보니깐 그건 완전한 거짓말이예요. 일단 포소리만 한번 울리면 귀에서 ‘쨍’하는 울림밖에 더 없어요. 그래서 우린 서로 찾을 때 포탄깍지로 철갑모를 때리며 소통했어요.” 자기를 상사로 소개한 해병이 말했다. “한 가지 제기해도 좋습니까? 놈들 배는 부럽지 않은데 제일 부러운 게 방탄 조끼입니다. 방탄 조끼는 비싸니깐 우리에게 목화 솜옷이라도 주면 파편이 덜 들어가겠는데….” 내 옆에 서있던 국장은 그의 말을 특별히 줄까지 쳐가며 메모했다. 전투 전반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해보라는 국장의 말에 군관이 입을 열었다. “그 날 함장이 평양에 갔다 온 날이어서 우리는 느슨하게 출항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함장이 그날 따라 배에 기름을 가득 채우라고 지시하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물었다. “평일엔 기름을 가득 안 채웁니까?” “사실 채울 기름이 없습니다. 그나마 기름이 정상적으로 보장되는 함선이란 것이 구축함뿐입니다. 현재 우리 해군에 소련 50년대 구축함이 두 대 있는데 한 대는 동해에, 한 대는 서해에 있습니다. 그런데 기름이 없어서 순찰을 못하고 작전 지역에 진입하면 정박한 채 레이더 감시만 하다 돌아오곤 합니다. 우리 경비함 같은 경우엔 기름 공급이 더 부족한 형편입니다. 순찰이 아니라 근처에 나갔다 오는 정도입니다. 그리고 항에 도착하면 남은 기름을 군관들이 몰래 빼서 난방용으로 집에 가져가기 때문에 처음부터 연유부에서 절반씩 밖에 안 준지 오래됐습니다.” 상사 해병이 불만조로 보탰다. “우린 도색감도 받아본지 오래됐습니다.” “그건 뭔데요?” “배는 물 위에 항상 떠 있기 때문에 선체에 골뱅이와 같은 해류들이 가득 달라붙습니다. 그럼 속도가 느려지죠. 도색감을 정기적으로 발라주어야 해류 방지도 되고 속도에도 제한이 없겠는데 그것도 없다니깐요.” 그 말이 끝나기를 기다리던 군관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날 함장이 기름뿐 아니라 포탄과 탄약들도 만장탄하라고 지시하였습니다. 그리고 배 앞에 붙인 레루(레일)도 확인하더니 다시 더 단단하게 용접하라고 하였습니다.” “배 앞에 웬 레루요?” “전번 1차 때 충돌 싸움부터 시작했었는데 그 애들 철갑이 굉장히 단단해서 우리 배가 찢어지더라구요. 그래서 고심하던 함장이 창안한 겁니다. 레루를 붙이면 승산 있을거라면서요.” “그럼 그 철의 강도 문제는 전번 1차 때 제기 안했었습니까?” “했죠. 장군님께도 보고돼서 장군님께서 세상에서 가장 강한 철갑으로 무장해주라고 지시하여 연형묵 자강도당책임비서를 비롯해서 자강도 군수공장 기술자들이 몇 번이나 우리 배에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해결 안됐는가요?” “장갑을 두텁게 하면 함선이 기울기 때문에 대신 탱크포를 내려야 하는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사실 우리 함선의 위력은 탱크포입니다. 아무리 파도가 심해도 정조준을 유지할 수 있고 또 포탄의 위력이 쎄서 놈들 함선에 구멍이 펑펑 납니다. 그런데 그런 위력을 없애면 속도도 상대적으로 느린데 싸움이 됩니까? 그래서 고심 끝에 철의 강도대신 화력을 더 보강하는 쪽으로 채택됐습니다. 놈들 자동포는 분당 3000발씩 나오는데 우리는 600발 정도거든요. 그래서 1차 교전 후 소련 4구경 발칸포를 올려놨습니다. 그거면 우리도 분당 1500발을 쏠 수 있거든요.” 이 때 나이 어린 해병이 재잘거렸다. “그것도요, 우린 다 갑판 위로 올라가서 쏘는데 그 놈들은 어디서 쏘는지 보이지도 않아요. 그 놈들 함선 무섭게 발전했어요.” “조용 못해 이 xx야!” 상사가 침대에 있던 베개를 집어던졌다. “야, 너도 찍소리 마!” 군관이 상사의 과격한 행동에 이렇게 일침을 가하고 나서 다시 이어갔다. “기름과 탄약들을 가득 채우고 쉬고 있는데 이상하게 배를 꼼꼼히 점검하던 함장이 이번엔 격분해서 기관장을 소리치며 불렀습니다. 보조 조타가 고장났는데 당장 수리하라면서요, 보조 조타란 기본 조타가 고장 났을 때 수동적으로 배를 움직일 수 있는 장치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만약 함장이 그 보조 조타 수리를 지시하지 않았으면 우린 살아오지 못했을 겁니다.” “왜요? 그 보조 조타 덕이란 게 무엇인데?” “놈들 폭탄에 기관실이 맞았는데 기본 조타가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함선은 한동안 한 자리에서 빙빙 돌기만 했습니다. 아마 놈들도 이상하게 생각했을 겁니다.” 막내 해병은 이번에도 못 참고 끼어들었다. “그때 봤어요,? 놈들이 갑판에 나와 쭉 서서 구경하더라구. 아, 그 때 쏴야 하는건데....” 그러나 나이 든 해병들만은 침통한 얼굴이었다. “전투상황을 좀 설명해보게” 국장의 질문에 군관이 먼저 입을 열었다. “우린 놈들 배에 접근해서 충돌을 시도했어요. 함장이 지시해서 발포도 우리가 먼저 시작했구요, 근데 놈들 첫 포탄에 함장이 먼저 죽었어요. 우리 함선 규정엔 싸움을 시작할 땐 함보위 지도원의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함보위 지도원이 정치 지도원을 겸하거든요. 그래서 함장 대신 그 때부터 보위 지도원이 지휘했습니다. 그날은 우리가 작심하고 나갔으니 놈들 배가 손실이 컸습니다. 작전이 더 길어지면 화력 우세나 함선 우세에서 우리가 밀리기 때문에 손실은 불가피했습니다. 마침 전대 사령부와 실시간으로 통신하던 조타수가 달려와 전대의 철수명령을 전했고 우린 보조 조타로 조종하며 돌아왔습니다. 이상한 것은 함장 딸이 세 명이거든요, 근데 죽은 함장 몸에서 세 개의 파편이 나왔습니다.” 국장이 의미심장하게 물었다. “이제 다시 싸우라면 싸울 용기가 있어? 어때? 할 수 있지?” 해병들은 군인식으로 일제히 “예!”하고 합창했다. 그러나 그 날 해병들의 용기에서 나는 다른 점도 엿볼 수 있었다. 나이 어린 해병들은 영웅 심리에 들떠 있었지만 나이 든 해병들일수록 한국군의 선진화에 당황하고 겁을 먹은 눈치였다. 우리가 나올 때 군관은 따라 나오면서까지 애원하다시피 말했다. “정말 방탄 조끼는 아니라도 좋으니 목화 솜옷을 좀 해결해주십시오. 그것만 입어도 애들 저렇게까지 심하게 부상당하지 않습니다.” 2차 교전 결과를 보고받은 김정일은 ‘1차 교전은 진 전투였다면 2차는 이긴 전쟁’이었다며 8전대 해병들에게 감사와 선물을 보냈다. 함장은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았고 보위 지도원은 국기 훈장 1급을 수여받았다. 다른 해병들에게도 국기 훈장 2~3급과 함께 김정일 이름이 박힌 컬러 TV가 선물로 하달됐다. 그 후 함장은 세 딸에게 아버지가 남긴 복수의 유산이란 내용을 담은 연극 ‘세 파편’의 주인공으로 부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계를 무대로 한 한국인의 쾌거] 용접공 출신, 최고의 과학저널을 품다

    [세계를 무대로 한 한국인의 쾌거] 용접공 출신, 최고의 과학저널을 품다

    1998년 2월, 물리학자가 되고 싶었던 19살의 대구 청년 남구현은 갈 곳이 없었다. 능인고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지만 집안 형편 탓에 진학은 포기했다. 1년 동안 이삿짐센터를 전전하던 청년은 다음 해 병역특례를 위해 인천 남동공단의 레미콘 회사에 들어갔다. 용접, 산소절단, 중장비 운전도 마다하지 않았다. 생활에 쫓겼지만 청년은 기계공학에 흥미를 느꼈다. 병역특례의 나머지 1년은 과천정부청사 프로그램 개발 업체에서 일했다. 고교 때 땄던 정보처리기능사 자격증 덕분이었다. 2002년 일주일에 2~3일 출근하는 조건으로 잡지사에서 근무했다. 한 달에 40만원을 받고 다른 아르바이트도 함께하면서 기계공학자의 꿈을 키웠다. 2003년 미국 샤봇 컬리지에서 입학허가서를 받았다.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알게 된 항공대의 고(故) 황명신 교수의 “공학을 하려면 미국에 가라.”는 조언이 크게 작용했다. 고교 과정과 대학 2년제 과정을 동시에 마치고 대학 편입도 가능하다고 판단해서다. 2005년 청년은 명문 캘리포니아 버클리대(UC버클리)에 편입했다. 당초 매사추세츠공대(MIT)를 겨냥했지만 재정문제까지 있는 청년을 MIT는 거부했다. 석사를 1년에, 박사를 2년 반 만에 마치며 불과 5년 만에 미국 유학 생활을 끝냈다. 이화여대 초기우주과학기술연구소에 연구교수 자리를 얻었다. 그리고 2년, 용접공 청년이었던 남구현은 교수로서, 과학자로서 우뚝 섰다. 청년의 연구성과가 10일(현지시간) 과학자라면 꿈꾸는 과학저널 ‘네이처’ 표지를 장식했다. 국제 공동연구가 아닌 국내 연구로 네이처 표지에 실리기는 2000년 유룡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이후 12년 만이다. ●쓸모없는 ‘균열’로 ‘신세계’ 열어 남 교수의 연구는 본인의 인생과 닮았다. 모두가 쓸모없다고 여기고 피하거나 방지해야 하는 것으로 여기는 ‘재료의 균열’에 주목한 탓이다. 균열에 대한 관심은 2007년 석사 1학기 때 우연히 재료가 규칙적으로 금이 간 것을 발견하면서부터다. 당시 박사후연구원으로 있던 고승환 KAIST 기계공학과 교수에게 의논하자 “가능성이 있는 연구이니, 꽁꽁 숨겨서 혼자 연구해 봐라.”고 격려했다. 고 교수는 한국에서도 가장 큰 지원군이다. ●“초소형 바이오칩 개발·반도체 공정에 전환점” 남 교수는 균열이 물질이 파괴되는 과정의 쓸모없는 부산물에 불과하다는 고정관념을 깨려 했다. 미세하게 일어나는 균열을 조절할 수만 있다면 기계적으로 깎아서는 만들 수 없는 아주 작은 구조물을 쪼개는 방식으로 만들 수 있다는 아이디어였던 것이다. 실리콘으로 된 웨이퍼 위에 100만분의1m에 불과한 구조물을 계단식으로 얇게 쌓아 자연스럽게 균열이 발생하도록 유도했다. 결국 머리카락 굵기보다 가는 나노크기의 채널(수로 모양의 구조물)을 만들어 냈다. 균열의 모양을 자유자재로 변화시키거나 방향을 정하고 균열을 막을 수도 있는 방법 등 다양한 원천기술을 확보한 것이다. 남 교수는 “깎아 만드는 기존의 기술로 나노채널을 만들기 위해서는 20년 이상이 걸리지만 균열 방법을 이용하면 몇 시간이면 가능하다.”면서 “비용도 몇 만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네이처지는 남 교수의 연구 성과에 대한 해설 기사에서 “혈액 한 방울로 질병을 진단하는 초소형 바이오칩 개발이나 반도체 공정에 획기적인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근·현대 조각 첫 문화재 등록예고

    근·현대 조각 첫 문화재 등록예고

    문화재청은 근현대기에 제작된 조각 중 ‘최송설당 상’(왼쪽·1905)과 ‘러들로 흉판’(오른쪽·1938)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한다고 16일 밝혔다. ‘최송설당 상’은 영친왕 이은의 보모로 궁중생활을 한 후 전 재산을 내놓아 김천고등보통학교(1931년)를 설립한 최송설당(1855~1939)의 전신상이다. 동경미술학교에서 목조각을 전공한 후 홍익대에서 후학을 양성한 윤효중(1917~1967)이 제작했다. 국내 현존하는 전신 동상 중 가장 이른 시기에 만들어졌다고 알려졌다. 용접기술이 발달하기 전 동상 제작에 사용한 기술을 추측하는 자료로서 높이 평가된다. ‘러들로 흉판’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조각가 김복진(1901~1940)이 26년간 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 교수 등을 지낸 알프레드 어빙 러들로(1875~1961) 박사의 모습을 새겨 만든 작품이다. 원래 세브란스 외과병동에 걸려 있던 이 작품은 현재 연세대 동은의학박물관로 옮겨져 보관되고 있다. 인물 표현이 사실적이면서 섬세한 것이 특징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우리나라 조각품 대부분이 일제강점기에 반출되고 6·25 전쟁으로 사라졌다.”면서 “근현대시기 조각품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현재 이 시기 조각품 중 30여개 작품을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시기상 오래된 것부터 문화재 등록을 할 계획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중동 르네상스 현장을 가다] “한국건설 경쟁력 10년은 유지 될것”

    [중동 르네상스 현장을 가다] “한국건설 경쟁력 10년은 유지 될것”

    “중국과 터키 업체 등이 따라오고 있지만 해외건설에서 GS건설 등 한국 업체의 경쟁력은 앞으로 10년은 유지될 것으로 봅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루와이스 정유공장 확장(RRE) 공사 현장 담당 안국기(54) GS건설 상무는 플랜트에서만큼은 선진국 업체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안 상무는 20년 이상을 국내외 플랜트 현장에서 누빈 베테랑 엔지니어이다. 그를 지난 2일 루와이스 현지에서 만났다. 안 상무는 한국업체의 경쟁력으로 엄격한 공기 준수, 우수한 시공능력, 가격 경쟁력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이 분야에서만큼은 유럽이나 일본 등 선진국 업체도 따라올 수 없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안 상무는 “플랜트 설계·구매·시공 일괄 수행(EPC)에서 비교 우위에 있다고 자만해서는 안 된다.”면서 “UAE에서도 앞으로 정유 등은 공사가 적지만 가스 플랜트는 전망이 밝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애로사항도 털어놓았다. 그는 “한국인 인력은 물론 제3국 인력 수급도 만만치 않다.”면서 “필리핀 등 제3국 인력도 숙련공의 경우 용접은 1500~2000달러, 전기 등은 700달러를 줘도 구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좀 급여를 많이 주더라도 기술 숙련도가 높은 한국 인력이 필요하지만 쉽지 않다.”면서 “현장 인력 확충 계획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 상무는 또 “한국업체는 물론 선진국 업체도 품질이 좋은 한국산 자재를 사가고 있어 요즘 들어 자재 조달에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며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응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글로벌 시대] 호주의 이민 정책 적극 활용했으면/황중하 코트라 시드니 무역관장

    [글로벌 시대] 호주의 이민 정책 적극 활용했으면/황중하 코트라 시드니 무역관장

    호주는 남한의 약 77배에 해당하는 면적에 인구는 우리나라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인구 저밀도 국가이다. 이런 호주가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하려면 숙련 인력의 이민자 수용이 필수 조건이다. 집권당인 노동당 정부는 호황을 보이는 광물자원 분야의 개발붐을 유지하기 위해 기술인력의 이민 유입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호주는 이민자의 나라이다. 호주 총인구의 약 27%인 600만명이 해외 200여개국에서 태어나 호주로 이주해 살고 있다. 해외에서 태어난 호주 국민 600만명을 국적별로 보면 영국 120만명, 뉴질랜드 54만명, 중국 38만명, 인도 34만명, 이탈리아 22만명이다. 호주 통계청에 따르면, 호주 인구는 2010년 6월 기준으로 1년 전보다 37만 7100명이 늘어난 2230만명이다. 1년간 늘어난 인구 중 이민 거주자가 21만 5000명으로, 호주 국내의 자연 인구 증가수 16만 2100명을 웃돈다. 2009년 6월 기준으로는 1년 전보다 호주의 순수 인구증가 인원은 43만 2600명으로 이 중 약 64%가 이민자이다. 2000년대 이후 호주의 이민 수용인원 중 약 68%가 숙련 인력이며, 직업별로는 회계사가 가장 많고 컴퓨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관련 정보통신 기술자, 간호사, 전문관리직 등의 순이다. 최근 호주 이민부가 발표한 국가별 이민자 통계를 보면, 2010~11 회계연도(2010년 7월~2011년 6월) 기준으로 중국(2만 9547명), 영국(2만 3931명), 인도(2만 1768명) 순이다. 한국은 4326명으로 9위다. 호주가 영국인보다 중국인 이민자를 많이 받아들인 것은 호주의 223년 백인정착 역사 이래 처음이다. 호주 이민자 상위 10개국 중 영국, 남아공, 아일랜드를 제외한 7개국이 아시아 국가이며, 최근에는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장점을 살려 인도인의 광산분야 기술인력 진출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숙련노동인력의 원활한 공급을 위한 정책조언기관인 스킬 오스트레일리아에 따르면, 호주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매년 18만명 이상의 이민자를 수용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2051년 호주 인구는 현재보다 약 60% 늘어난 36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호주 정부가 목표로 하는 연간 3%대의 실질 경제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광산자원 개발 열기를 유지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광산개발 현장을 비롯해 각종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을 해외에서 적극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영어 구사능력, 현장에서의 근무 경험 및 지질, 토목관련 엔지니어링 기술 등이 필요한 광산 현장에는 현재로선 인력파견이 쉽지 않다. 향후에 대학 재학중이거나 졸업한 청년인력을 체계적으로 교육한다면 호주 기업이 광산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인력을 공급할 수 있다. 광산·금속·지질학과가 있는 국내 (전문)대학이 호주의 대학, 기술전문학교(TAFE)와 교환학생 또는 호주 국내연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함으로써 해당 분야의 현장 기술, 영어구사를 겸비한 전문인력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 광산·금속·지질학 등을 전공하는 국비 유학생을 선발해 호주의 대학교나 기술전문학교의 해당학과에서 공부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면 좋을 것이다. 호주의 주요 광물자원 생산기업은 이 분야의 엔지니어 구인난을 겪고 있어 외국인이라도 일정한 자격이나 기술이 있으면 졸업 직후 바로 취업비자(일명 457 비자)를 발급하기 때문이다. 숙련 인력의 만성적인 부족 현상을 겪는 직종으로는 지질학 전문가, 토목·건축·화학 엔지니어, 중장비 전문기사, 용접·금속 가공 관련 기능공을 들 수 있다. 정보통신, 회계, 간호 분야의 인력 진출 전망도 밝다. 해외 전문인력을 필요로 하는 호주 대기업, 해외로부터 유학생을 유치하려는 호주의 대학교, 기술전문학교 등과 협력해 한국 청년인력의 호주 진출을 도모하는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할 시점이다.
  • 부산 “체납세금 461억 강력 징수”

    “체납세 꼼짝 마.” 부산시가 체납 지방세 징수를 위해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았다. 시는 공정사회 구현과 조세 정의 실천을 위해 강력한 지방세 체납액 징수 시책을 마련, 적극적으로 추진한다고 2일 밝혔다. 시의 지방세 체납액은 강력한 징수 활동으로 매년 줄고 있지만 올해도 이월 체납액이 자동차세 등 1526억원에 달한다. 시는 올해 체납액의 30%에 해당하는 461억원 이상을 징수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방세 체납자에 대해 전국 재산조회 후 재산압류와 공매를 추진하고 고질·상습 체납자는 신용불량자 등록, 출국금지, 명단 공개, 관허사업 제한 등 강력한 행정규제에 중점을 둔 지방세 체납정리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특히 지방세 체납액의 33%를 차지하는 자동차세 징수를 위해 구·군과 함께 합동영치반을 편성해 번호판 영치를 추진한다. 야간에 집중 번호판 영치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번호판 영치가 불가능한 차량(번호판 용접, 차량을 벽면에 밀착한 차량)에 대해서는 차량운행 잠금장치(일명 차량용 족쇄)를 이용해 집중적으로 단속한 뒤 공매해 체납액을 징수할 계획이다. 생계형 체납자에 대해 체납자의 능력에 맞는 분납 유도, 신용회생 기회 부여, 사업목적 출국자에 대한 선택적 출국금지 해제도 병행해 체납자와 시가 상생하는 전략으로 체납세를 징수할 방침이다. 구·군 간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는 차원에서 체납세 징수 실적에 따른 포상금 인센티브 제도, 체납액 정리 특별운영기간 설정 등 새로운 시책을 추진한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아주 싸고 좋은 중고차는 없다… 그러나 똑똑한 구입법은 있다”

    “아주 싸고 좋은 중고차는 없다… 그러나 똑똑한 구입법은 있다”

    30일 중고차 사이트 SK엔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중고차로 이전 등록된 자동차는 332만 3000대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신차 등록 대수 159만 9000대의 약 2.1배다. 국내 중고차 시장은 2009년 신차 시장보다 1.4배, 2010년 1.8배, 지난해 2배로 빠르게 커지고 있다. 1년 정도 지난 차량은 가격이 신차 대비 10~20% 낮아지기 때문이다. 또 보통 내비게이션, 선루프 등 옵션이 이미 갖춰져 있어서 경제적이다. ●시세 등 정보수집 후 매장 찾을 것 가장 경제적인 중고차는 출고 3년 후 무사고 차량이다. 국내 차량 교체 주기가 평균 3년이기 때문에 공급 물량도 가장 많고 신차 대비 감가율도 적당하다. 연간 평균 2만㎞ 내외를 운행했다면 엔진에도 무리가 없다고 보면 된다. 중고차를 사기 전에 먼저 인터넷을 통해 각종 자료를 알아보자. SK엔카, 보배드림 등 인터넷 중고차 거래 사이트를 통해 원하는 차량의 시세를 확인하고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야 ‘바가지’를 피할 수 있다. 또 아주 싸고 좋은 중고차는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중고차 시장에서 동급 매물보다 시세가 저렴한 경우는 거의 없다. 시세 범위보다 저렴하게 올라온 차는 허위 매물이거나 숨겨진 하자가 있을 확률이 높다. 또 사고가 났던 차라면 무조건 꺼리는 경향이 있지만 중고차는 사고 여부보다 현재 성능이 더 중요하다. 즉 사고가 났던 차라도 수리가 잘 됐고 성능에 이상이 없다면 오히려 저렴하게 살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사고가 났던 차는 반드시 사고 이력을 판매자로부터 받아야 한다. 보험개발원에서 제공하는 사고 이력 조회 인터넷 사이트인 카히스토리(www.carhistory.or.kr)를 이용하는 것도 요령이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이용해 차량 번호를 입력하면 사고 이력을 검색할 수 있다. 차량에 따라 다르지만 1회 보험처리 금액이 200만원 이상이라면 사고 차라고 본다. ●계약서 쓰기 전 주요 서류 점검을 이렇게 사고와 침수, 주행거리 조작 여부 등을 꼼꼼히 따지고 차를 골랐다면 계약서를 쓰고 대금을 내면 된다. 하지만 계약서를 쓰기 전에 꼭 받아야 할 서류가 있다. 첫째가 성능점검기록부다. 차량 명, 차량 번호, 연식, 최초등록일 등 차량의 기본 정보와 함께 오일, 모터, 변속기 등 차량 내외부의 이상 유무를 표시하는 차량 진단서다. 성능점검기록부에서 가장 중요하게 확인해야 할 부분은 자동차 상태 표시다. 교환(X), 판금 및 용접(W)의 표시가 있는 차량은 사고 차량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것은 단순히 차량 정보나 사고 여부 판단의 기초도 되지만 구매 후 문제 발생 시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둘째는 압류·근저당 여부를 알 수 있는 자동차등록원부 확인이다. 구청이나 차량등록사업소에서 확인할 수 있으므로 미리 상대방에게 요구해 확인해야 한다. 셋째가 소유주와 판매자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인감과 자동차등록증 확인이다. 차량 명의자와 판매자가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판매자가 다를 경우 인감도장을 찍은 위임장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자동차등록원부와 함께 보면 더욱 확실하다. 최현석 SK엔카 이사는 “중고차 거래 전에 차량등록증 등 꼼꼼한 서류 확인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차량 진단과 사후 보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고차 전문거래 업체를 통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해외봉사단, 국제기구에도 보낸다

    정부가 해외봉사단원의 활동 범위를 국제기구 등으로 확대하고 전문 인력 파견을 늘리기로 했다. 15일 국무총리실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부터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등 국제기구에 봉사단원을 파견키로 했다. 교육공무원도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해외봉사단으로 파견될 경우 연수 휴직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봉사단의 사업파급 효과 등을 감안, 중장기 사업 규모를 늘리고 대학생 단기봉사단의 비중을 줄여 나가기로 했다. 올해 해외 파견 봉사단 규모는 모두 4113명에 이른다. 대학생 해외봉사단 2300명, KOICA 해외봉사단 800명, 정보통신기술 봉사단 550명, 퇴직 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중장기 자문단 160명 등이다. 이들은 정부 지원 아래 45개국에서 봉사활동을 펼친다. 올해 처음 시작되는 국제기구 봉사단 파견은 18명이며 성과를 봐 가면서 인원과 대상 기관을 늘려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온두라스, 볼리비아, 우간다 등 저소득국에 대한 파견도 늘려 나가기로 했다. 봉사단원에 대한 전문 교육도 강화된다. 작물재배 및 낙농업, 수산업, 용접 및 건설, 전기·전자 및 컴퓨터교육 등 수혜국들의 요구가 늘고 있는 실용적인 전문분야의 봉사활동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봉사단의 사업 효과를 감안해 현재 2~3주씩 시행되는 ‘대학생 해외봉사단’ 등 단기봉사단의 비중을 줄여 나가기로 했다. 대신 6개월 이상 체류하면서 봉사하는 중장기 프로그램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또 기초 인프라 및 고급 인적자원이 부족한 최빈국 및 저소득국에 대한 파견을 늘리고 발전기반이 이미 구축된 국가에 대해선 전문인력 및 특수분야 봉사단원으로 대체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은 지난해보다 2000억원이 늘어난 1조 9000억원이다. 1990년 이후 분야별 파견 인원은 교육(32%), 정보통신(18%), 보건의료(14%), 농어촌개발(11%) 순으로 집계됐다. 나라별로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몽골 순이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컴퓨터 전공인데 공장만 전전” “해외 취업준비생에 좋은 기회”

    “컴퓨터 전공인데 공장만 전전” “해외 취업준비생에 좋은 기회”

    “너무 많이 몰려오다 보니 자기 전공을 찾아 실습하기도 어렵고 일부 탈선 얘기도 들리고….” 호주 시드니에서 건축업을 하는 교포 김모(57)씨는 14일 서울신문과의 국제전화에서 “컴퓨터를 전공한 한국 고교생이 내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며 ‘특성화고 해외 인턴십’의 문제점을 이렇게 지적했다. 국내 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실시 중인 특성화고 해외 인턴십 효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고졸 채용이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고졸이 해외 일자리까지 뚫는다.”며 박수를 받던 제도가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실효성 논란도 커지고 있다 이 제도는 충남도와 도교육청이 2008년 8월 논산공고와 천안공고생 10명을 호주로 보내면서 시작됐다. 현지 기업에서 기술과 영어를 배우고 인턴으로 일하게 해 글로벌 인재로 키운다는 것이 목표다. 대상자는 학교 성적과 자격증 등을 기준으로 선발했다. 도는 2009년 40명, 2010년 47명, 지난해 62명으로 해마다 선발 인원을 늘렸고 실습 대상국도 호주에서 미국, 일본, 캐나다 등으로 넓혔다. 3개월간 1인당 1500만~2000만원씩 지원했다. 광주 등이 이를 벤치마킹해 2010년부터 매년 특성화고 학생 10~15명에게 비용을 지원하며 호주로 인턴십을 보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부터 친서민 교육정책으로 이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시켰고 국비 지원도 하고 있다. 이후 전남과 대구 등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10~20명씩 해외 연수를 보냈다. 대전은 오는 19일 충남기계공고에서 호주 브리즈번시 관계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첫 ‘해외 인턴십 설명회’를 연다. 대전 또한 올해 30여명을 호주로 보내고 1인당 1200만원씩 지원할 계획이다. 현지 기업에서 일하는 학생들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충남 인턴십 참가생 24명은 실습 기간 3개월 이후에도 주급 400~720달러를 받으며 호주의 한인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워킹홀리데이비자’로 실습 기간 이후에도 2년간 체류할 수 있다. 호주기술전문대(TAFE)에서 요리를 전공 중인 첫 인턴십 참여생 조윤식(22·천안공고 졸)씨는 “해외에 와보니 확실히 시야가 넓어졌다. 인턴십은 해외 취업을 준비하는 특성화고 학생에게 좋은 기회다. 국내로 돌아가도 취업에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인업체 말고는 취업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호주만 해도 현지 기술전문대를 나와 자격증을 따야 한다. 인턴십으로 딸이 호주에서 미용실습을 하고 돌아왔다는 한 아버지는 “호주로 다시 보내려고 해도 취업이 안 된다고 해 포기했다.”면서 “인턴십이 연말까지 이어져 대학 수능시험만 놓쳤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현지 실습 과정도 문제다. 장기 체류가 가능한 호주로 많이 가면서 실습 현장이 부족해졌다. 용접 등이 전공인 학생이 청소 용역·타일 제조 업체에서 일하기도 한다. 한인끼리 일해 영어 습득도 쉽지 않다고 교포 김씨는 귀띔했다. 그는 “10~20명밖에 오지 않은 처음과 달리 지난해는 한꺼번에 100명 넘게 시드니로 몰려와 전공에 맞는 실습업체를 찾기가 어려웠다.”면서 “특히 한 유학원만을 통해 호주로 보내다 보니 학생이 어디서 일하는지 제대로 파악이 안 되는 경우까지 있다. 유학원만이라도 여럿 선정해 학생 관리를 제대로 하게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대전 이천열기자·전국종합 sky@seoul.co.kr
  • 기계공구 전문 ‘툴신문’ 창간

    국내 최초 기계공구 및 산업용품 관련 전문신문이 창간됐다. 대구 중구 남산동에 본사를 둔 툴신문은 27일 16쪽 분량의 타블로이드판 창간호 ‘툴신문’(TOOL NEWS)을 발행했다. 매월 2회 3만부씩 발행될 이 신문은 기계공구 및 산업·안전용품, 용접기자재 등 툴 관련 분야의 뉴스를 전문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창간호에는 업계유통시장에 파급을 끼칠 일본 대형 툴전문 유통업체의 국내 상륙소식을 머리기사로 전했다. 박현정 발행인은 “현재 툴 관련 잡지매체는 20~30종이 있지만 감시견 역할을 하는 전문신문은 전무하다.”며 “50만명의 공구인들을 위한 다양한 툴 정보와 지식의 보고, 제조사·유통업·소비자를 잇는 소통의 창구, 건전한 업계시장질서 유지를 위한 파수꾼, 업계 이익과 상생발전을 추구할 것”이라고 독자에게 약속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김의석 애틀랜타 한인회장 “총기난사 가해자 한인사회 겉돌아”

    김의석 애틀랜타 한인회장 “총기난사 가해자 한인사회 겉돌아”

    “조용하고 평온하던 애틀랜타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한인회 김의석 회장은 22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전날 벌어진 총격 사건을 언급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김 회장은 “원래 애틀랜타 교민들은 대부분 온순한 성격에 다투는 일이 없어 강력 범죄가 거의 일어나지 않았는데, 최근 끔찍한 사건이 잇따르는 바람에 애틀랜타 한인들이 이상한 사람들로 오해받을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12월 여성전용접객업소(호스트바) 한인 남자 종업원이 살해당한 데 이어 이번엔 한인 가족 간 갈등으로 5명이 총격으로 사망하는 등 강력 사건이 연이어 터지자 교민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고 한다. ●한인인구·유흥업소 늘며 잇단 범죄 그는 “애틀랜타에 외부에서 들어온 한인 인구가 많아지면서 범죄도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애틀랜타는 1980년대만 해도 한인 인구가 2만~3만명에 불과했지만 1996년 올림픽 개최와 1992년 로스앤젤레스(LA) 폭동 등으로 캘리포니아 등지의 한인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지금은 한인이 10만여명으로 늘었다.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에 이어 세 번째로 한인이 많이 사는 곳으로 성장한 것이다. ●“한인 전체 오해 받을까 걱정” 여기에 현대·기아차 공장 등 한국 대기업 지사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요식업소와 유흥업소도 늘었다고 김 회장은 전했다. 김 회장은 전날 총격 사건의 가해자 백모씨 역시 몇년 전 다른 주에서 애틀랜타로 이주한 사람이라고 했다. 백씨는 60대 초반의 나이에 머리를 염색하고 다니고 한인사회와 잘 어울리지도 않는 등 “한인 같지 않은 한인이었다.”고 김 회장은 말했다. 애틀랜타에 한인들이 몰리면서 업소 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고 한다. 총격 사건이 일어난 ‘수정사우나’는 한때 한인 사회에서 큰 인기를 끌었으나 주변에 더 큰 한인 사우나가 들어서면서 경영난을 겪게 됐으며, 그로 인한 돈 문제가 이번 사건의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고물 자전거로 묘기를?…장비 탓 않는 ‘달인’

    고물 자전거로 묘기를?…장비 탓 않는 ‘달인’

    고수는 장비 탓을 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고물 자전거를 타고도 각종 묘기를 선보이는 자전거 달인이 소개돼 화제다. 13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는 자전거 묘기 전문가 미카엘 듀폰이 낡은 숙녀용 자전거를 타고 벌이는 각종 묘기 모습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이 남성은 낡다 못해 녹슨 고물 자전거를 타고 벽에서 뛰어내리거나 공중제비를 도는 등 각종 묘기를 선보인다. 특히 충격이 심한 묘기를 선보였을 때는 자전거가 부러질 듯 휘어졌고 그 때마다 그는 휜 부위를 피거나 용접을 한 뒤 실패했던 묘기를 다시 멋지게 성공해냈다. 이를 본 해외 네티즌들은 “엄청난 실력이다” “역시 고수는 장비를 탓하지 않는다” “버려진 자전거 주워서 시도해 봐야겠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사진=유튜브 캡처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여도 야도 봇물 터진 20·30대책

    여도 야도 봇물 터진 20·30대책

    20·30대를 겨냥한 4·11 총선 공천 경쟁을 벌였던 새누리당(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이 이번에는 젊은 층을 사로잡을 정책 대결을 통한 ‘표심 잡기’에 뛰어들고 있다. 귀를 솔깃하게 만드는 공약도 적지 않다.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다. 자칫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는 사라지고, 정치 혐오증만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이 쏟아내고 있는 20·30 정책을 들여다봤다. ■ 與, ‘중핵기업’ 입사땐 장학금 새누리당이 졸업 후에 중소기업 중 중요 산업에 포함되는 이른바 ‘중핵기업’에 입사하기로 약속한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방안과 고교 의무교육을 위한 재원조달 방안을 총선 공약에 넣는 것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새누리당 총선공약개발본부 일자리창출 부문 공약개발팀장인 손범규 의원은 이날 “국가산업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중소기업을 중핵기업으로 선정할 것”이라면서 “4년제 대학생 기준으로 졸업 후에 중핵기업에 입사할 뜻을 밝힌 3학년 이상 재학생에게 2년간 장학금을 지원하기로 전날 당 총선공약 개발회의에서 논의가 모아졌다.”고 밝혔다. 명칭은 ‘88장학금’이다. 중소기업이 전체 고용의 88%를 책임진다는 의미에서 붙인 것이다. 88장학금을 받는 재학생은 졸업 후 4년 동안 중핵기업에서 의무적으로 근무하게 된다. 졸업한 뒤 입사하지 않거나 의무 근무기간을 채우지 않고 중도에 퇴사하면 받은 장학금을 물어내야 한다. 손 의원은 “주조·금형·용접 등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뿌리산업’ 분야 중소기업에 입사할 경우 장학금뿐만 아니라 생활비까지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청년들의 대기업 선호 현상으로 중소기업의 인력 부족이 심각해졌고, 특히 이 분야 구인난은 위험 수위를 넘었다는 게 당의 판단이다. 현재 9만원 선인 일반 사병들의 월급도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재정 문제를 감안해 일률적으로 똑같이 올리지 않고 복무지에 따라 월급을 차등화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뢰제거병,수색대 등 위험성이 높은 특수보직의 경우 더 높은 월급을 주는 식이다. 당 일각에서는 20만~40만원까지 월급을 높이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최종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이와 함께 80대가 된 6·25 참전 유공자들의 수당도 현행 12만원 선에서 20만~30만원 선으로 대폭 인상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당은 또 최근 새 정강·정책에 명시한 ‘고교 의무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재원 조달 방안을 마련해 총선 공약으로 내놓는 안을 검토 중이다. 대학등록금 인하 방안도 총선 공약으로 구체화할 예정이다. 당은 소득 하위 70% 계층에 대해 대학등록금을 절반으로 낮추는 방안과 ‘취업 후 학자금 상환대출’(ICL) 금리를 2%대로 낮추는 방안 등을 이미 검토한 바 있다. 그러나 신율 명지대 교수는 “총선용 공약을 마구 내놓는다고 이미지가 바뀐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비판했다. 이영표·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野, 대기업 청년고용할당제 민주통합당은 2일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대기업에 매년 3%의 추가 고용 의무를 부과하는 대기업 청년고용의무할당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공공기관 및 지방공기업에 권고하고 있는 3% 이상 청년 미취업자 고용 의무를 300인 이상의 민간기업 및 공공기관으로까지 확대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정책위원회와 보편적 복지특별위원회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의 ‘청년 고용·노동·사회보장 정책’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대기업 청년고용의무할당제를 통해 300인 이상 사업체에 매년 3%의 추가고용 의무를 부과할 경우 31만 7000여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은 청년 미취업자를 고용한 기업에 조세 감면이나 보조금 지급 등의 혜택을 주도록 하고 있지만 실제 고용률은 3%에 못 미친다.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배포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0년 말 공공기관 청년 고용률은 2.53%, 지방공기업의 청년 고용률은 1.48%에 그쳤다. 강제성을 높이기 위해 민주당은 청년 고용 의무를 지키지 않는 기업에는 부과금을 물도록 하고, 이 재원으로 청년희망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매년 법인세의 0.5%도 청년희망기금으로 조성해 자립이 필요한 청년들에게 지원할 계획이다. 김용익 민주당 보편적복지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대학생 반값등록금을 추진하는 것처럼 대학에 가지 않은 청년들도 대학생이 받는 이런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대학 대신 취업을 선택한 청년들에게 반값등록금 평균 수준인 1200만원을 2년 안에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월 50만원씩 2년간 1200만원의 임금을 보조하고 개인 창업을 할 경우 목돈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한 번에 최대 120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공공임대주택 10만호 중 5000호를 공공 원룸텔 방식으로 대학생 등 주거취약 단신 가구에 지원하고 군 복무자에게는 사회복귀지원금으로 제대할 때까지 매월 30만원씩 적립해 종잣돈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재정 문제를 고려해 2017년까지는 단계적으로 매월 21만원(70%)을 지원하고 2022년까지는 목표 지원액의 100%를 적립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유류운반선 폭발 충남서도 있었다

    인천 앞바다 유류 운반선 폭발사고와 비슷한 사고가 14일 전에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해양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1시 15분쯤 충남 대산항에 정박 중이던 폐유 운반선 우진호(150t급)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기관장 A(63)씨가 바다에 빠져 실종된 뒤 이틀 만에 숨진 채 발견됐고, 선장 B(49)씨 등 2명이 다쳤다. 기관장 A씨는 갑판에 장착된 크레인을 고정하기 위해 용접작업을 하고 있었고, 그 옆에는 빈 유류탱크의 입구가 열려진 상태였다. 선장은 경찰 조사에서 “탱크 속 유증기를 제거하기 위해 입구를 열어놓은 상태에서 식사를 하고 돌아온 뒤 기관장이 용접작업을 시작하자마자 불꽃이 2번 튀면서 폭발했다.”고 말했다. 한편 해경은 이날 바다 밑으로 잠긴 두라3호 선체에 대한 수색작업을 폈으나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해경은 또 실종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훼손된 시신 일부를 파손된 선체 부분에서 거둬들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감식 등을 의뢰했다. 사망자와 실종자 가족으로 구성된 사고대책위는 사망자 빈소를 부산에 마련하기로 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러 핵잠수함 화재… 방사능 누출은 없어

    러시아의 핵 잠수함에서 화재가 발생해 방사능 누출 등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 당국은 일단 방사능 누출은 없었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화재는 러시아 북부 무르만스크 지구 로슬랴코보 조선소에서 수리 중이던 1만 8200t의 핵잠수함 예카테린부르크호에서 일어났다. 화재가 나자 러시아 당국은 헬리콥터와 예인선 등을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였고, 핵잠수함 일부를 물속에 가라앉혀 불길을 잡았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화재 당시 핵잠수함에서는 10m 높이의 거대한 화염이 9시간 남짓 치솟았고, 소방관 100여명이 투입돼 진화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비상사태부 소속 대원 2명이 유독 가스에 중독됐으며, 잠수함 승조원 7명도 유독가스를 많이 마셔 병원에 입원 중이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외신들은 잠수함 선체 일부를 용접 수리하는 도중에 불꽃이 목제 비계에 옮겨붙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화재가 난 잠수함은 탄도미사일 16개를 탑재할 수 있으며, 각 미사일은 4개씩의 탄두를 갖추고 있다. 비상사태부는 “방사능 누출은 없었으며 화재도 국지적이었다.”고 밝혔다. 또 화재 직후 핵 원자로를 폐쇄했고, 모든 무기류도 안전지역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이 일대의 방사능 수치도 정상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외신들은 “러시아 해군의 잠수함 원자로는 엄청난 충격과 고온을 지탱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도 해군본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어떤 위험의 징후도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러시아 당국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방사능 누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러시아에서는 2000년 10월 쿠르스크 핵 잠수함이 침몰해 118명의 해군이 숨지는 최악의 잠수함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아라온호 남극 일정 차질 불가피

    아라온호 남극 일정 차질 불가피

    우리의 극지 쇄빙 연구선 아라온호가 남극해에 도착, 조난당한 러시아 어선 스파르타호의 구조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훼손 상태가 예상보다 심각해 수리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당초 장보고 기지 건설을 위한 사전 조사 작업을 위해 남극으로 출발한 아라온호의 일정도 상당기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26일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아라온호는 빙하와 충돌한 뒤 좌초한 스파르타호를 옆으로 견인, 구멍난 배 밑부분을 수리하기 위해 배 안의 기름을 빼내는 작업을 벌였다. 기름을 빼내 구멍난 부분이 드러나야만 수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현율 아라온호 선장은 “아라온호에는 충격에 민감한 연구장비가 실려 있기 때문에 스파르타호와 나란히 붙이는 작업이 초긴장 상태에서 진행됐다.”며 구조작업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게다가 지름이 최대 80㎝에 달하는 구멍이 여러 개 뚫려 있는 데다가 선수 부분의 훼손도 심각해 예정보다 수리 기간이 더 걸릴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구멍난 부분에서 기름을 빼내고 나면 손상 부위에 용접을 한 뒤 시멘트를 바를 계획”이라면서 “선수 부분의 손상이 심하지만 스파르타호 측이 ‘기름을 뒤로 옮기면 선수는 수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보이는 등 약간의 이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라온호가 구조에 매달리면서 당초 27일쯤 남극에 도착해 장보고기지 건설을 위한 사전 조사작업을 마치고 내년 1월 10일쯤 귀환하려던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귀환 일정을 며칠 늦추는 방안을 극지연구소 측과 협의할 계획”이라면서 “화물 하역지 물색이나 운석 조사 등 당초 아라온호의 목표 달성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자연을 닮은 의자 예술·과학을 품다

    자연을 닮은 의자 예술·과학을 품다

    의자의 틀 자체를 ‘뼈’에서 가져왔단다. 선뜻 앉기가 망설여진다. 유리구슬이나 긴 막대기 하나쯤은 쥐고 앉아야 할 것만 같다. 그런데 설명을 듣고 보니 그런 마법적인 이미지와는 오히려 정반대다. 미래 공상과학(SF)적 이미지다. 출발점은 자동차 디자인이었다. 자동차 디자인이다 보니 조건은 간단하다. 공간과 연비를 위해 날렵하고 가벼우면서도, 안전성을 위해 탄탄해야 한다. 동시에 양산을 위해 대중적인 소재를 써야 한다. 이런 조건을 적당히 배합시켜 미리 제작해 보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썼다. 작가는 이 프로그램에 흥미를 느껴 예술작품을 만들기 적당한 방식으로 고쳤다. 최소 요소로 최대 안전을 뽑아내면서, 동시에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작가의 대답은 인간의 뼈대였다. 사각형 입방체를 두고 조건을 주입하면 뼈대 모양만 남기고 깎아내고 녹여내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프로그램에 일정 조건을 투입한 뒤 거기에 나온 대로 작품을 만들어낸다. “사실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따른 것이라 저도 어떤 모양이 나올지 알 수 없어요. 미학적으로 아름다운 모양이 나올 때까지 계속 반복하는 겁니다. 컴퓨터와 제가 계속 핑퐁게임을 하는 거죠.” 자신의 작업실을 ‘스튜디오’가 아니라 랩(Lab·연구실)이라 부르는 이유를 짐작할 만하다. “과학자, 기술자들의 작업을 조사한 뒤 그들의 실험을 디자인 언어로 전환하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자동차 디자인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은 앉아보면 알 수 있다. 등받이가 뒤로 누운 각도와 몸통을 잡아주는 탄탄함이, 시동을 걸면 내 몸 안의 뼈대와 내 몸 밖의 자동차 뼈대가 같이 울리는 스포츠카 같다. 후반작업도 만만치 않다. 용접 없이 일체형으로 만들기 때문에 틀에 찍어내야 한다. 재료도 “예술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해 조금 덜 대중적인 재료를 쓴다.”는 말처럼 각종 대리석, 합성수지, 텅스텐, 알루미늄 같은 것들이다. 이를 갈고 닦아 최종적으로 다듬고 광을 내려다 보니 후반 작업에만 “작품당 기본 200시간 이상 들어간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을 거쳐 처음 작품이 나온 것이 2004년. 본(Bone) 시리즈의 탄생이다. 이 작품들로 미국 뉴욕현대미술관 전시 등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기존 디자인 개념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실용적이고, 실용적이면서도 미학을 느끼게 해준다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내년 1월 20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한국 첫 개인전을 여는 네덜란드 작가 요리스 라르만(32) 얘기다. 전시에 맞춰 내한, 기자들과 만났다. 라르만이 힘을 빌린 곳은 자동차 디자인만이 아니다. 뼈 성장에 대한 학자들의 연구논문도 참고했다. “인체의 성장에 따라 필요한 뼈는 더 강화되고 불필요한 뼈는 축소되고 사라지는 과정이 경이로웠어요.” 작가가 자신의 작업을 ‘진화론적’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과정을 통해 최적을 찾아가는 것이 “자연적 의지의 진화과정”과 비슷하다는 얘기다. “만약 의자라는 것이 자연진화 과정을 통해 지금 시대에까지 이르렀다면 저런 모습을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요.” 2층으로 올라서면 눈이 한결 더 상쾌해진다. 탁자들이 쭉 놓여 있다. 최근작 숲(Forest) 시리즈다. 여기서도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빠지지 않는다. 작가는 “세포분열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에서 착안했다.”고 하는데 그렇게 만들어진 나뭇가지와 나뭇잎의 모양새가 마치 유명한 바실리 칸딘스키의 추상화작업과도 닮아 있다. 프랙털(작은 구조가 전체 구조와 비슷한 형태로 끝없이 되풀이되는 형상)도 떠오르지만, 테이블이란 점을 감안하면 말풍선 같기도 하다. 예술에, 과학에, 인문학까지 한데 모아둔 셈이다. 탁자 밑은 더 환상적이다. 큰 나무기둥을 본떠 만들었다. 덕분에 테이블 사이를 걷노라면 소인국에 온 걸리버가 된 것 같은 기분까지 맛볼 수 있다. (02)735-8449.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풋풋한 文靑, 희망버스 오르기까지

    ‘시위자’.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이다. 중동부터 유럽, 미국을 장악했던 시위대가 역사의 물줄기를 바꿨고, 미래 또한 그러하리란 점을 높이 샀다. 올해 한국에서도 특이한 형태의 시위를 볼 수 있었다. ‘희망버스’다. ‘김진숙의 고공 크레인 농성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버스를 타고 한진중공업으로 향한다.’는 게 희망버스의 요체다. 이 같은 특이한 방법의 시위를 고안한 이는 송경동 시인이다. 그는 지금 갇힌 신세다. ‘문제의’ 희망버스를 기획한 혐의다. 영어의 몸이 된 시인이 산문집을 냈다. ‘꿈꾸는 자 잡혀간다’(실천문학사 펴냄)이다. 시인의 출생과 성장, 그리고 가족사 등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담았다. 송경동은 흔히 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하던 평택 대추리, 비정규직 투쟁을 위한 기륭전자 등 수많은 시위 현장에서 만났던 열혈 투쟁가의 모습으로만 기억된다. 그러나 아무리 노동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그라 한들, 살아 낸 세월 속에 ‘애정이 꽃피던 시절’ 한 자락 없을까. 그도 한때는 시와 노래를, 풋풋한 사랑을 꿈꾸던 푸른 시절이 있었다. 시인은 읍내 장터의 진창길, 악다구니를 쓰며 사는 사람들, 장터 둘레로 술 팔고 몸 파는 집들이 즐비한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의 잦은 도박과 가정불화로 집안은 늘 어두웠다. 하지만 중학교 1학년 때 미술과 문학을 좋아하던 여선생님의 영향으로 문학책을 읽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문예반 시절엔 시화전을 앞두고 ‘광주천 물을 붉다고 표현한 죄’로 교감에게 불려가 난생 처음 검열과 체벌을 받기도 했다. 팬시용품 공장 지하 창고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던 시절엔 풋사랑에 가슴 저미기도 했다. 시인은 청년 시절, 밤낮없이 일했다. 하지만 돈이라는 녀석은 결국 아무것도 남겨 주지 않는 허상이라는 잔인한 현실만 깨닫게 된다. 이후 그는 구로노동자문학회와 전국노동자문학연대에서 활동하며 노동문학운동에 대한 꿈을 키우기 시작한다. 책은 모두 5부로 구성됐다. 1부 ‘꿈꾸는 청춘’과 2부 ‘가난한 마음들’은 어린 송경동에서 청년, 중년을 살아오는 동안 목수 조공이나 배관공, 혹은 용접공 등으로 살며 시인과 노동문학의 꿈을 키워간 이야기를 담고 있다. 3부 ‘이상한 나라’와 4부 ‘잃어버린 신발’에서는 산재 사망자, 비정규직 노동자를 비롯해 거대 자본과 권력에 짓밟힌 사람들의 이야기, 5부 ‘CT85호와 희망버스’에서는 한진중공업 김진숙과 희망버스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 1만 2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산학연 협력현장을 가다] (하)日 용접기업 ‘도세이 일렉트로빔’

    [산학연 협력현장을 가다] (하)日 용접기업 ‘도세이 일렉트로빔’

    도쿄도 외곽 니시타마군 미즈호정에 위치한 도세이 일렉트로빔. 제조업 위주의 중소기업 밀집 지역에 있는 이 회사는 직원 70여명의 작은 용접 회사다. 여느 회사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전자 빔과 레이저를 이용하는 세계에 몇 곳 없는 특수 용접회사로 미국 등 해외 수주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매출액 연간 10억엔(약 148억원) 남짓. 설비시설과 직원 인건비를 제외하고는 달리 들어가는 비용이 크게 없어 부가가치가 높다. 우주선과 항공기 및 원자로에 들어가는 부품과 반도체, 정밀 공작기계들을 전자 빔과 레이저로 전자 미세 절단 및 용접, 기계 가공 작업을 한다. 용접, 절삭 제품은 주로 레이저를 사용하고, 보다 품과 시간이 많이 드는 초정밀 용접 절삭에는 진공 상태에서 전자 빔으로 작업한다. 일본의 주요 전자, 자동차, 제강, 중공업 회사들이 주 고객이다. 미 항공우주국, 미 국방부, 웨스팅하우스도 주요 고객 명단에 들어 있다. 경주용 자동차대회 F1에 참가하는 일본의 주요 경주차들도 이곳 기술로 마무리됐다. 아담한 본사 건물 2층 접견실에는 미국 나사 우주인들의 사진과 각종 감사장, 일본 총리 및 경제산업상 등이 수여한 상장들과 국제적인 국가항공·방위산업인증(Nadcap)과 국제환경경영시스템(ISO14001) 등의 각종 인증서가 빼곡하다. 벽 한편 진열장에는 알루미늄과 동, 세라믹과 철 등을 특수 용접한 F1 전투기와 각종 항공기 부품과 원전에 들어가는 특수 베어링과 부품들이 진열돼 있었다. 부사장 우에노 구니코(42)는 적잖은 일본 중소기업들이 그러하듯 대를 이어 가업을 이끌고 있는 2세다. 사장인 아버지 우에노 다모스가 창업한 회사의 후계자다. 일본의 장인정신을 보여주듯 이 회사도 기술 지상주의를 내세우며 성장해 왔다. ‘업계 최고’가 창업정신이다. 그렇다고 창업 35년동안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한 대기업이 도세이의 몇몇 기술자들을 빼내 자체적으로 부서를 만들어 미세 용접과 절삭 등에 도전했지만 결국 도세이를 다시 찾게 된 일도 있었다. 끊임없이 기술을 개량해 더 좋은 버전을 만들면서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한 덕택이었다. 도세이 같은 작은 기업들이 기술력을 유지하고 건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중소기업의 초기 정착을 뿌리내리게 돕는 공공기관의 제도적인 지원이 있다. “이 업종은 일종의 장치 산업이다. 고가의 초정밀 제조 설비를 들여놓아야 하는데 중소기업으로선 힘이 부친다. 그런 상황에서 통산성의 중소기업 지원사업이 힘이 된다.” 1억엔(약 14억 8000만원)짜리 기계 설비를 들여올 때 통산성의 중소기업 지원사업의 하나인 초기장비 지원 비용이 60% 이상이나 된다. 제도적으로 중소기업들이 생존과 특화된 기술력을 보호해주는 셈이다. 우리 중소기업청의 연구장비 공동이용사업과도 비슷한 기능을 한다. 통산성의 중소기업 장비 지원사업은 “우수한 하청기업 없이는 국제경쟁력을 지닌 대기업이 있을 수 없고, 고부가가치 상품도 없다.”는 산·학·연 협력의 강력한 공감대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일본 대기업들도 무리하지 않고 중소기업들과의 공생을 선택하고 있다. 우에노 부사장은 “대기업들도 가격 경쟁력보다 품질을 더 중시한다. 무리하게 가격을 낮추려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도세이의 또 다른 생존 비결은 영역이 차별화되는 다른 일등 중소기업들과의 연합전선이다. 미세 용접 및 절삭에서는 독보적이지만 차별되는 영역인 표면처리, 판금, 열처리 등에서 각각 최고의 중소기업 10곳과 전략적 제휴를 하고 있다.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대부분 남 밑에 들어가기를 싫어한다. 독자성을 유지하며 내 손으로 최상의 제품을 만들어내는 게 보람이다.” 최고를 고집하는 중소기업과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주는 관련 부처의 지원사업, 가격 경쟁력보다는 품질 우수성에 더 무게를 두는 대기업. 산·학·연 협력은 기술 강국 유지의 원동력이 되고 있었다. 글 사진 니시타마군(도쿄도) 이석우 편집위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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