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용인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회식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임상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이용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중장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1,033
  • [정찬주의 산중일기] 불두화 꽃그늘 아래서

    [정찬주의 산중일기] 불두화 꽃그늘 아래서

    산방 연못가에 불두화가 탐스럽게 피어 있다. 마치 백자 밥그릇에 수북하게 담긴 쌀밥 같다. 부처님오신날 전후로 핀다고 해서 불두화(佛頭花)란 이름이 붙었겠지만 실제로는 어버이날 무렵에 피기 시작해서 스승의 날부터 만개하는 꽃이다. 나는 낙향해서 한동안 불두화와 수국을 구분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 불두화는 수국과 꽃 모습은 흡사하지만 잎끝이 세 갈래로 갈라져 있는 것이 다르다. 산중에서 살다 보니 관찰력이 배가된 느낌이다. 불두화를 보고 있으려니 세 분의 스승이 생각난다. 모두 내 인생의 신호등이 돼 주신 분들이다. 문학의 스승이신 동국대 전 총장 고우(古雨) 홍기삼 박사님은 나에게 고결한 문학정신과 문장의 조화가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셨고, 불가의 스승이신 법정 스님은 방대한 불경 속에서 불법의 핵심을 짚어 주셨고, 인생의 스승이신 아버지께서는 나의 사춘기 방황을 멈추게 해 주셨으며 남을 위해 살라고 유언하셨던 것이다. 그러니 이 세 분은 나의 문학관, 종교관, 인생관에 크게 영향을 미친 분들이 아닐 수 없다.며칠 전이 어버이날이었으므로 아버지 이야기를 짧게나마 하고 싶다. 돌아가신 지 11주년이 넘었다. 폐암 3기 판정을 받은 선친께서는 병상에서 몇 개월 누워 계시다가 돌아가시기 2개월 전에는 의사 권유로 퇴원하셨다. 광주 집으로 가지 않고 내 산방으로 오셨다. 나와 함께 살기 위해서였다. 어머니와 나, 아내는 하루 8시간씩 3교대로 간병하기로 했다. 퇴원하신 아버지는 워낙 애연가였으므로 담배를 다시 피우셨다. 나는 엄했던 아버지의 유일한 친구가 되어 농담하곤 했다. 그러다가 아버지는 무심한 성격인 내게 접빈객(接賓客)을 잘하라는 말씀을 남기시고는 곡기를 끊으신 지 2주 만에 눈을 감으셨다. 새벽에 팔다리를 주물러 드리고 나서 잠시 나란히 누웠다가 일어나 보니 직감한 대로였다. 편안하게 주무시는 모습을 보니 좋은 곳으로 가신 것이 분명했다. 희미하게 웃고 계셨다. 그래서인지 슬프지 않았다. 아버지의 일생이 미소 속에 다 들어 있는 듯했다. 나처럼 사춘기 때 방황을 많이 한 사람도 드물 것 같다. 중2 때부터는 학교공부를 아예 하지 않고 우리 집에 전세 들어 살던 월부책 장사의 책만 읽었다. 톨스토이의 ‘인생독본’을 읽은 뒤 친구들에게 개똥철학자 행세를 하고 다녔다. 재수 시절에는 가출을 했다. 어느 낯선 도시에서 낭만과 불안의 하루하루를 되풀이하다가 아버지에게 붙들려 귀가하고 말았지만. 그때 나는 불벼락이 내릴 줄 알고 몹시 위축돼 있었는데, 아버지는 내게 라이터를 주시면서 뜻밖에 목소리를 낮추어 자애롭게 훈계하셨다. “새 옷으로 갈아입어라. 벗은 옷은 마당으로 가지고 나가 태워라. 너는 이제 어제의 네가 아니다.” 아버지의 훈계는 그뿐이었지만 어머니와 동생들을 볼 면목이 없어서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었다. 당장 도서관으로 달려가 나를 숨겼다. 아버지를 생각할 때마다 또 하나 늘 떠오르는 일화가 있다. 아버지와 큰아버지의 우애인데 삼국유사에나 나올 법한 일화가 아닌가 싶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두 분이 돌아가시고 나자 아버지께서는 친족이 모인 자리에서 “앞으로 나는 형님 내외분을 아버지 어머니로 생각하면서 모시겠다”고 선언했다. 형제들의 우애를 강조하고자 하신 빈 말씀이 아니었다. 실제로 아버지께서는 미국에 사는 여동생 집에서 6개월 동안 사실 일이 생겼을 때 큰아버지를 남모르게 위로한 일이 있었다. 당시 농사를 짓던 큰아버지께서는 지병이 있어 광주의 딸 집에 와 계셨는데, 아버지는 큰아버지께서 좋아하시는 단팥빵을 6개월 동안 배달하도록 한 제과점에 계산하고 떠나셨던 것이다. 훗날 이 이야기를 들은 법정 스님께서 아버지에게 드리라고 두툼한 겨울 내의 한 벌을 주신 적이 있다. 신도가 보내 준 내의였겠지만 스님께서는 형님을 대하는 아버지의 마음에 자못 감동하셨던 듯하다. 불두화만 보고 있으려니 함박꽃이 ‘나도 여기 있어요’ 하고 소리친다. 법정 스님께서 사랑했던 모란 꽃잎이 봄바람에 너울너울 하늘거린다. 용인에 계시는 고우 선생님 댁에는 무슨 꽃이 피어 선생님의 속뜰을 환하게 비추고 있는지 궁금하다.
  • 가천대, SW 전문기업과 채용연계형 인턴십 운영

    가천대, SW 전문기업과 채용연계형 인턴십 운영

    가천대는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들과 손잡고 매년 20여명 규모의 채용연계형 인턴십을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 가천대는 채용연계형 인턴십 운영을 위해 8일 엠로와 대학 가천관 중회의실에서 채용연계형 소프트웨어 교육과정 운영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오는 15일 DSPOne과 17일과 18일에는 더존ICT그룹, 마인즈랩과 MOU를 체결한다. 가천대 소프트웨어학과는 지난 수년 간 여러 소프트웨어 기업들과 채용연계형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4학년 학생들이 여름 방학 중 인턴십을 수행하고, 그 중 80%가 정규직 소프트웨어 인력으로 채용되었다. 기업과 졸업생이 모두 만족도하는 채용 방식으로 자리매김했다. 가천대는 네 기업과 협력해 소프트웨어학과를 비롯해 경영학과, 공과계열 학과, 응용통계학과, 금융수학과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 기업에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소프트웨어학과가 기업과 협력하여 개설 및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기초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4학년 여름방학 중 기업에서 인턴십을 수행하게 된다. 인턴십 수행 결과에 따라 정규직으로 채용된다. 채용방식은 채용인원의 1.5배를 인턴십으로 공동 선발하며, 인턴십 후 채용절차에 따라 정규직으로 채용할 예정이다. 엠로와 더존ICT그룹은 각각 5년, 3년 연속으로 매년 가천대 소프트웨어학과 학생 3명을 채용 연계형 인턴십으로 선발, 정직원으로 채용했다. 두 기업은 모두 가천대 학생들의 역량에 만족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회사 만족도도 높다. 이러한 취업 사례를 바탕으로 가천대 소프트웨어학과 졸업생들의 직무 역량에 대한 기업의 높은 신뢰도가 쌓였고,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MOU 체결을 하게 되었다. 가천대 소프트웨어학과는 실무중심형 교육과정 및 교육방식으로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실전형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취업률은 한 명의 졸업 유예자도 없이 90%에 달한다. 가천대는 모든 학과의 교과과정 전면 개편 작업을 통해, 우선 금융수학과, 경영학부, 디자인전공 등 16개 학과의 전공 교과과정에 8개 이상의 소프트웨어 과목을 전공과목으로 포함해 소프트웨어융합 학과로 운영하고 있다. 김원 소프트웨어중심대학 사업단장은 “가천대는 채용 후 소프트웨어 기초 재교육 없이 바로 업무에 투입될 수 있는 우수한 소프트웨어, 소프트웨어융합 인재를 키우고 있다”며 “이러한 성공 모델을 소프트웨어융합 학과 학생들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경기도교육청 학교 평생교육 프로그램 185교, 329개 운영

    경기도교육청 학교 평생교육 프로그램 185교, 329개 운영

    경기도교육청은 14일 도내 초·중·고 및 특수학교에서 내년 2월까지‘학교 평생교육 프로그램’ 329개를 운영한다고 밝혔다.학교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학생, 학부모, 지역주민에게 평생교육 기회를 제공하기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에는 초 133교, 중 36교, 고 13교, 특수 3교, 총 185교가 참여한다. 올해는 분야별로 ▲주민과 함께하는 특성화고 직업교실 3교 9개 ▲특수학교와 함께하는 장애인 평생교육 3교 6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학교 평생교육 67교 133개 ▲학교 자체 계획에 따른 평생교육 112교 181개로 총 185교에서 329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히 광명 충현중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으로 ▲학교와 함께 회복적 생활교육 워크숍 운영 ▲지역과 함께 순환빵굼터 ▲아이들과 함께 캘리그라피 ▲아빠와 함께 뚝닥뚝닥 목공교실을 개설했으며 , 학교 자체 평생교육 프로그램으로 ▲순환빵굼터 ▲캘리그라피 교실 ▲회복적 생활교육교실을 개설하는 등 모드 7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또 용인바이오고는 특성화고의 교육기반및 지역 특성을 반영해 ▲지게차 운전기능사 ▲굴삭기 운전기능사 ▲가축 인공수정사 면허취득과정 등의 자격증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경기도교육청 김명희 평생교육과장은“학교 평생교육 프로그램으로 지역주민의 자아실현, 학부모의 역할 정립, 자녀 교육 역량 강화 등의 평생교육의 장이 펼쳐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역사 속 행정] 소장파 청요직의 기득권 견제책

    [역사 속 행정] 소장파 청요직의 기득권 견제책

    정당성 강변 위해 일시 사직 ‘피혐’ 5품 이하 신원·도덕성 검증 ‘서경’ 비리 소문만으로 처벌 ‘풍문 탄핵’조선시대 청요직이란 홍문관과 사간원, 사헌부, 예문관 등 주요 부처의 당하관(중하위직) 관직이었다. 당상관(임금이 회의를 열 때 당상에 오를 수 있는 고위직)에 오르기 전 실무를 책임지는 소장파 관료들이었다. 이들은 국왕과 공신 등 기득권 세력이 국정 운영에서 독점적으로 권력을 행사하지 못하게 강한 연대를 구축하고 공정성을 명분 삼아 정치적 영향력을 키웠다. 특히 청요직들은 다양한 형태로 언론(국왕에게 직언하는 것)개혁을 추진했다. 언론관행은 법전에 규정된 고유 권한은 아니지만 대간 활동과정에서 그 필요성이 인정돼 사실상 대간의 권한으로 자리잡았다. 대간이란 언론기관을 지칭하는 것으로서 감찰관 계열의 대관과 간쟁관 계열의 간관(국왕의 과오를 지적하는 일을 하는 관리)을 합친 용어다. 성종 때 정착된 대표적 언론관행으로는 피혐과 서경, 풍문 탄핵을 들 수 있다. 피혐은 자신에게 가해지는 비난을 피하고자 일시적으로 사직 상태에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대간만이 피혐을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대간에서 피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왕권 견제에 나섰다. 실제로 대간은 자신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집단적으로 피혐을 요청해 정당성을 강변했다. 동료가 어떤 사안을 주장하다가 국왕의 노여움을 사 처벌받으면 대간 전체가 피혐을 청해 연대 책임을 졌다. 대간 내부 회의 모임인 ‘원의’ 석상에서 동료들과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할 경우 소수 의견을 가진 이가 피혐을 통해 자진 사퇴했다. 이를 통해 형식적이나마 대간의 주장이 만장일치 공론으로서 위상을 갖게 됐다. ‘처치’는 대간의 피혐에 대해 그 적절성을 따져 사직(벼슬에서 물러남)이나 체직(벼슬을 바꿈)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를 말한다. 처음에는 국왕이 처치의 주체였지만 16세기를 넘어서면 홍문관(왕실 문헌 관리기구)이 맡게 된다. 처치의 주체가 왕에서 언관으로 바뀌면서 피혐에 따른 대간의 교체가 그만큼 잦아져 조선 후기에는 폐단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서경’은 대간에서 5품 이하 관직에 임명된 관료들의 신원을 조사해 그 적절성을 가리는 일을 뜻한다. 성종대에 이르러 청요직들은 서경을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활용했다. 예를 들어 간쟁에 소극적이거나 국왕과 대신에 아부를 일삼는 이들의 관직 임명 시 대간에서는 그에 대한 서경을 거부해 결국 임명이 취소되게 했다. 또 일상생활에서의 청렴도와 도덕적 흠결 여부도 서경의 통과 요건에 포함시켜 도덕적 권위가 갖는 위상을 높였다. 청요직 당하관들은 서경에 통과하고자 언론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지 않는 수준의 도덕성도 갖춰야 했다. 풍문 탄핵은 말 그대로 실제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채 소문만으로 관리를 탄핵하는 것이다. 조선 초기만 해도 왕의 입장에서는 대신에게 일부 비리가 있다고 해도 자신의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려면 이를 눈감아 줘야 해 풍문 탄핵이 어려웠다. 하지만 성종 때부터 언론이 활성화되면서 풍문에 입각한 탄핵활동이 크게 늘었다.결국 대간의 대표적인 언론관행인 피혐과 서경, 풍문 탄핵 등은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언로를 넓혔고 언론을 활성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보다 본질적인 것은 이들의 노력이 왕권을 도덕적 권위와 대비시켜 상대화함으로써 공적 정치 운영의 기초를 마련했다는 데 있다. 청요직들은 공론으로 표방되는 언론을 매개로 ‘도덕적 권위’를 강조하며 국정 현안에 대해 시비 분별의 주도권을 장악했다. 이 때문에 왕권은 도덕적 권위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행사될 때 그 정당성이 용인된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한국행정연구원 ‘역사 속 행정이야기’ 요약 송웅섭 연구원(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소)
  • 그린피 걱정하던 소녀… 4년 만에 그린의 여왕으로

    그린피 걱정하던 소녀… 4년 만에 그린의 여왕으로

    연장 2차전서 끝내기 2m 버디 와이어 투 와이어로 트로피 안아 “힘 빼고 치는 데만 3년 걸려”지옥과 천당을 오간 험난한 최종 라운드였다. 초반 징검다리 보기와 어이 없는 더블 보기로 우승 경쟁에서 멀어지는 듯하다 후반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하지만 ‘갑툭튀’ 김소이(24)의 등장으로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마침내 연장 2차전에서 2m 오르막 버디 퍼팅을 집어넣은 인주연(21)이 감격에 겨워 눈물을 펑펑 쏟았다. ‘힘주연’ 인주연이 ‘와이어 투 와이어’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생애 첫 챔피언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지난 시즌엔 생애 첫 우승자가 11명이었는데 올해는 인주연이 첫 테이프를 끊었다.인주연은 13일 경기 용인시 수원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3라운드에서 버디 4개를 보기 2개, 더블 보기 1개로 맞바꿔 이븐파 72타를 쳤다. 최종 합계 9언더파 207타로 김소이와 연장 승부에 들어갔다. 연장 1차전에선 파를 기록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2차전에서 인주연이 버디를 낚아 파에 그친 김소이를 제치고 프로 데뷔 4년 만에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그는 “이틀 연속 긴장한 탓에 잠을 못 이뤘다. 오늘도 전반에 실수를 했지만 기회가 올 것으로 믿고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간 게 우승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2타 차 선두로 출발한 인주연은 우승에 대한 부담감 탓에 초반에 흔들렸다. 1번홀에 이어 3번홀에서도 보기를 범했다. 티샷은 짧았고 어프로치샷은 길었다. 결국 3.5m의 부담스러운 파 퍼팅도 놓쳐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그제서야 긴장이 풀려서인지 파5인 4·8번홀에서 버디를 낚아 까먹은 타수를 회복했다. 그러나 9번홀에서 투 온 뒤 4퍼트로 더블 보기를 저질렀다. 다행히 11번홀에서 버디를 낚아 다시 공동 선두로 복귀했고, 승부처인 파5 17번홀에서 5m짜리 버디 퍼팅을 홀컵에 떨어트렸다. 8번홀 첫 버디 이후 파 행진으로 타수를 지키며 조용히 따라오던 김소이는 18번홀에서 환상적인 두 번째샷으로 홀 1m에 붙인 뒤 다시 버디를 잡아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지만 거기까지였다. 인주연은 이날 미디어센터에서 가진 인터뷰에서도 감정이 복받쳐 울먹였다. 우승 후 떠오른 생각을 묻자 “열심히 하는데 성적이 안 나와서 힘들었다”며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 골프를 했던 지난 과거를 털어놨다. 그는 “그린피와 카트비 걱정을 했던 시절이 있었다. 고3 때는 골프를 포기해야 할 상황이었는데 최경주재단 장학생이 되면서 금전적으로 큰 도움을 받았다”며 “우승 상금 1억 4000만원을 부모님께 드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티샷부터 퍼팅까지 힘으로만 쳐 “힘 빼는 데 3년이 걸렸다”는 그는 흔들릴 때마다 야디지북에 적은 ‘차분하게’라는 글을 보며 마음을 다스렸다. 그는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을 얻은 만큼 앞으로 약점을 보완해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고 밝혔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연구 장비 빌려 쓰세요”…용인시 대여료 70% 지원

    경기 용인시는 관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연구장비 공동활용 지원사업’ 신청을 받는다고 13일 밝혔다. 시는 관내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을 향상하고 연구기관이나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장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과 함께 연구장비 공동활용 지원사업을 추진해 왔다. 중소기업이 제품이나 기술을 개발할 때 대학·연구기관이 보유한 첨단장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용인시가 장비대여료 70% 최대 800만 원을 지원한다. 대상은 본사·연구소·공장 중 한 곳이 용인지역에 있는 중소기업으로, 도내 연구기관과 대학 등 33곳에서 보유한 1천430점의 장비와 43종의 전문기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신청은 오는 10월 12일까지 할 수 있지만, 예산이 소진되면 사업이 마감된다. 사업 신청과 이용 가능 연구장비는 연구장비 공동활용사업 홈페이지 (http://gginfra.gbs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모래알이 깨지면 뭐가 될까… 쉽게 푼 입자물리학

    모래알이 깨지면 뭐가 될까… 쉽게 푼 입자물리학

    물질의 탐구/짐 배것 지음/배지은 옮김/반니/384쪽/2만원 “바윗돌 깨뜨려 돌덩이, 돌덩이 깨뜨려 돌멩이, 돌멩이 깨뜨려 자갈돌, 자갈돌 깨뜨려 모래알.”아이들은 동요 ‘돌과 물’을 신나게 부르다가도 “모래알이 깨지면 뭐가 되는 거야”라는 질문을 던져 어른들을 당황스럽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이들의 이런 질문은 인류 역사와 함께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대 그리스 자연철학자 중 데모크리토스, 에피쿠로스 같은 원자론자들부터 현대 입자물리학자들까지도 ‘물질을 한없이 쪼개다 보면 뭐가 나오고 어떻게 될까’라는 의문을 끊임없이 던져 왔다. 물리학의 발전사를 살펴보면 물질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긴 여정이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뉴턴 이후 ‘가장 작은 입자’ 존재를 찾는 것은 우리 세계를 만들어 낸 질량의 속성을 찾는 것과 맞물려 왔다. 그래서 이 책의 원제도 ‘질량: 그리스 원자부터 양자장까지 물질을 이해하기 위한 질문’이다. 사실 현대 물리학의 난해성도 입자의 존재와 질량이 연결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2012년 발견돼 2013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 업적인 ‘힉스 입자 발견’이 대표적인 사례다. 과학자들은 힉스 입자가 없다면 우주는 질량이 없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모든 입자에 질량을 부여하는 힉스 입자를 ‘신의 입자’라고 불렀던 것이다. 저자는 고대 그리스 원자 개념부터 현대 물리학 양자장 개념까지 이 모든 것들을 능숙하게 엮어 독자들을 입자물리학의 세계로 이끌어 나간다. 영국 레딩대 화학과 교수 출신이면서 석유화학제품을 다루는 다국적 기업 ‘셸’의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다시 과학커뮤니케이터로 변신한 저자의 독특한 경력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과학을 잘 모르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교양과학서라도 자연법칙과 물질의 특성을 설명하는 가장 강력한 언어인 수학을 완전히 제외한다는 것은 ‘허세와 가식’일 뿐이라고 꼬집으며 자신은 변수와 상수를 포함해 3개 이상의 기호가 등장하는 수식을 사용하지 않고도 멋지게 글을 풀어나갈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또 하나, 이 책의 장점을 꼽자면 매 장의 끝부분에 ‘이 장에서 배운 다섯 가지’를 배치했다는 점이다. 과학책을 호기롭게 집어든 사람들도 책을 다 읽고 나면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해 해당 장에서 중요한 부분만을 콕콕 집어내 마지막에 정리해 놨다. 물론 중·고등학교 과학 교과서나 참고서를 보는 것 같아 거부감이 드는 이들도 있겠지만 말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장하나, 3승 향해 산뜻한 출발

    장하나, 3승 향해 산뜻한 출발

    우승 없는 인주연 6언더 깜짝 선두 이정은, 9홀 돌고 팔 통증에 기권장하나(26)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3승을 향해 순조롭게 첫발을 내디뎠다. 장하나는 11일 경기 용인시 수원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1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엮어 3언더파 69타 공동 6위에 자리했다. 2주 연속 우승을 노리는 김해림(29), 디펜딩 챔피언 김지영(22)과 한 조로 10번홀부터 출발한 장하나는 전반 9홀에서 보기 2개와 버디 1개를 기록했지만 후반 6~9번홀에서 4연속 버디로 상큼하게 1라운드를 마쳤다. 그는 현재 대상포인트(166점), 상금(4억 532만원), 평균타수(69.939타)에서 모두 1위다. 김해림은 버디 2개와 보기 1개로 1언더파 71타, 김지영은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맞바꿔 이븐파 72타로 각각 공동 32위, 공동 48위에 자리했다.KLPGA 투어 우승이 없는 인주연(21)이 6언더파 66타로 조윤지(27)에게 한 타 앞선 ‘깜짝 선두’에 올랐다. 그는 4번홀 보기로 주춤했지만 14~17번홀 4연속 버디를 포함해 7개의 버디를 쓸어 담았다. 올해 출전한 7개 대회에서 네 차례 컷을 통과했고 지난 3월 한국투자증권 챔피언십에서 9위, 지난주 교촌 허니 레이디스오픈에서 11위를 기록했다. 그는 “오늘 티샷을 멀리 잘 쳤다. 두 번째 샷은 좀 아쉬웠지만 퍼팅이 잘 따라 줘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웃었다. 이어 “정규 투어 3년간 단독 선두에 오른 적이 몇 번 있었지만 지킨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올해는 기술도 많이 발전하고 멘탈 트레이닝도 열심히 한 만큼 앞으로 남은 라운드를 잘 마무리하고 싶다. 내일은 날씨가 좋지 않다니 좀더 수비적으로 경기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고국 무대에 선 김효주(23)와 이미림(28)도 2언더파 70타 공동 16위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1라운드를 마쳤다. ‘슈퍼 루키’ 최혜진(19)은 버디 2개, 보기 2개로 이븐파 72타를 쳤다. 한편 해외 출전이 빈번했던 ‘핫식스’ 이정은(22)은 전반 9홀을 소화한 뒤 오른팔 통증으로 기권했다. 매니지먼트사 측은 “팔 통증은 부상이 아니라 근육이 뭉쳐서 생긴 것 같다”며 다음 대회인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출전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전지적 참견 시점’ 진상 조사에 세월호 유족도 참여

    ‘전지적 참견 시점’ 진상 조사에 세월호 유족도 참여

    MBC가 세월호 유족을 희롱해 물의를 빚은 MBC ‘전지적 참견시점’ 진상조사위원회 활동에 세월호 가족이 참여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MBC 측은 문제의 단체 카톡방에 세월호를 언급한 대화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MBC 측은 11일 “‘전지적 참견시점’ 진상조사위원회 1차 현장조사를 마무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어 “진상조사위원회는 오세범 변호사를 외부 전문가 조사위원으로 모시고, 사내 5인 등 총 6인으로 구성하여 지난 5월 10일 사실관계 조사를 진행하였다”며 “1차 조사 이후, 보다 투명하고 객관적인 검증을 위해 세월호 가족이 조사위원회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가족 측에 참여를 요청한 상태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언론을 통해 유포되고 있는 ‘제작진 카카오톡’에 대해 언급하며 “현재까지의 조사과정에서 밝혀진 바로는 단체 카톡방에서 세월호를 언급한 대화는 존재하지 않음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전지적 참견 시점’은 개그우먼 이영자가 어묵을 먹는 장면에 세월호 참사 당시 뉴스 특보 화면을 삽입해 논란이 일었다. 이후 MBC는 최승호 사장을 포함해 3차례 사과문을 내놨고 이날 외부 변호사가 포함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사고 발생 경위를 조사하고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하 MBC 측 입장 전문. MBC <전지적 참견시점> ‘진상조사위원회’는 1차 현장조사를 마무리하고, 2차 조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오세범 변호사를 외부 전문가 조사위원으로 모시고, 사내 5인 등 총 6인으로 구성하여 지난 5월 10일 사실관계 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오세범 변호사는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세월호 참사 진상 특별위원회’ 위원을 역임했고, 세월호 가족 대책위 변호인단으로 활동한 법률 전문가입니다. 이날 조사에서 제작과정에 대한 현장조사와 관계자들에 대한 면담 조사 등이 이루어졌습니다. 조사위원회는 1차 조사 이후, 보다 투명하고 객관적인 검증을 위해 세월호 가족이 조사위원회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가족 측에 참여를 요청하였습니다. 아울러 노동조합에도 참여를 요청하였습니다. 이 같은 요청에 세월호 가족 측에서는 참여를 결정해 주셨습니다. 2차 조사에서는 1차 조사의 결과를 검토, 공유하고 미진한 부분을 점검할 계획입니다. 조사위원회는 현재 일부 언론을 통해 유포되고 있는 보도에 우려를 표합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제작진들이 단체 카톡방에서 세월호 뉴스 자료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대화를 주고받은 것처럼 영상을 만들어 보도하고 있습니다. 마치 실제 카톡방 내용인 것처럼 오인케 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의 조사과정에서 밝혀진 바로는 단체 카톡방에서 세월호를 언급한 대화는 존재하지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조사가 끝날 때까지 추측성 보도를 자제해 주기를 요청합니다. 조사위원회는 신속하고 정밀한 조사를 통해 한 점 의혹도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후 조사결과도 시청자와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겠습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임산부 안전을 부탁해

    골절·화상 등 1000만원 보상 市 보험 중복 피해 조례 제정 경기 용인시가 용인시에 사는 임산부 전원에 대해 시 예산으로 보험료를 내주고 그들이 보험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추진하기로 했다. 용인시는 9일 관내 모든 임산부를 대상으로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우발적 안전사고에 대해 맞춤형으로 보장하는 내용의 생활안전보험 가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오는 11월까지 ‘임산부 생활안전보험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연말까지 예산을 확보해 내년에 보험에 가입할 계획이다. 예산으로 임산부에게 안전보험을 들어주는 지방자치단체는 용인시가 전국에서 처음이다. 생활안전보험은 임산부의 안전사고 상해로 인한 사망·후유장해, 입원·통원 일당, 의료사고 법률비용, 골절·화상 진단비 등 7개 항목을 보장한다. 보험금은 ▲안전사고 상해 사망 시 1000만원 ▲안전사고 상해 후유장해 시 1000만원 내에서 3~100% ▲골절·화상 진단비 10만원 ▲안전사고 상해 입원시 1일 2만원씩 180일까지 ▲통원시 1일 2만원씩 30일까지 각각 지급된다. 용인시에 주민등록을 둔 임산부가 병원에서 발급해주는 산모수첩 등 증명서를 시에 제출하면 자동적으로 보험에 가입되며 출산과 동시에 보험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임산부가 다른 유사 보험에 가입했더라도 중복 보장을 받는다. 용인시는 당초 ‘임산부 복지 단체보험’ 가입을 추진했으나, 보건복지부가 “정부의 의료비 지원 정책 등과 중복되는 부분이 있다”며 반대 의견을 내자 생활안전보험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임산부 대상 생활안전보험은 복지부의 사회보장협의 대상이 아닌 데다, 보장항목도 각종 재난·범죄피해를 보장하는 ‘용인시 시민안전보험’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현행 ‘용인시 저출산·고령사회 대응과 지속발전을 위한 조례’ 제7조는 시장이 저출산 극복을 위해 임신·출산 지원 사업을 추진할 수 있으며 필요 경비를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찬민 시장은 “맞춤형 임산부 생활안전보험은 저출산 극복을 위해 시가 시행하는 다양한 출산장려 정책 가운데 하나”라면서 “임산부들이 안심하고 아기를 낳아 기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추진하게 됐다”고 했다. 한편 용인시는 올해부터 자녀를 낳는 모든 가정에 10만원 어치의 출산용품을 지원하고 있다. 또 셋째아이를 낳으면 100만원, 넷째아이 200만원, 다섯째 이상 300만원의 출산장려금도 준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성희롱 민원전화 1회만 경고… 막무가내 상담 30분 내 제한

    “법적 조치” 고지 후 통화 끊기로 녹음시설·CCTV 민원실 설치 앞으로는 민원인이 공무원과 통화 중 성희롱을 할 경우 한 차례 경고한 뒤 이후에도 멈추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고지하고 통화를 끊는다. ‘국민신문고’(epeople.go.kr) 등으로 온라인 민원을 할 때도 폭언 등을 하면 법적 조치를 알리는 경고문을 받는다. 행정안전부는 폭언·폭행 등 특이민원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공직자 민원 응대 지침’을 개정해 모든 행정기관에 배포한다고 9일 밝혔다. 최근 경기 용인에서는 50대 주민이 복지급여를 주지 않는다며 담당 공무원을 흉기로 찔러 다치게 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수시로 공무원에게 전화해 평균 1시간 이상 통화하며 “권익위원장을 바꿔 달라”고 윽박지르는 민원인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천 부평에서는 한 주민이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지 못한 것에 불만을 품고 2016년 6월~12월에 주민등록등·초본 1만통을 발급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처럼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서 폭행이나 폭언·반복 민원 등 특이민원이 해마다 3만건 넘게 발생한다. 하루 평균 100건 안팎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소송 등 법적 조치에 나서는 경우는 전체의 0.1%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 행안부의 설명이다. 지금까지는 민원인이 전화로 성희롱할 경우 3회 이상 중단을 요청하고 그래도 성적인 발언을 계속하면 전화를 끊게 했다. 하지만 개정 지침은 1차 경고에도 성희롱을 계속할 경우 곧바로 법적 조치를 경고하게 해 악성 민원인에게 경각심을 준다. 통화 내용을 모두 녹취해 성희롱 여부를 확인하고 법적 조치 시 증거 자료로 삼는다. 민원실과 상담부서에는 폐쇄회로(CC)TV와 전화 녹음이 가능한 시스템을 설치한다. 온라인 민원상 폭언이나 성희롱에도 법적 조치를 설명하는 문구가 포함된 경고문이 발송된다. 여기에 같은 내용을 반복하는 전화에는 상담 시간을 10분으로 제한하고, 행정기관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사안임에도 ‘막무가내식 해결’을 요구하는 민원 전화도 통화 시간을 30분을 넘기지 않도록 했다. 민원 현장에는 청원경찰을 배치하고 사전에 민원실 직원 간 경찰 신고나 방범봉 사용 등 역할을 분담해 빠르게 대응하도록 했다. 폭언이나 2시간 이상 장시간 상담으로 심적 고충이 큰 민원 공무원에게는 부서장이 휴식 시간(60분 이내)을 줄 수 있도록 했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은 “폭언과 폭행 등 민원을 가장한 무책임한 행동은 진정한 국민의 목소리와 구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길섶에서] 차 안의 두 여자/김성곤 논설위원

    그녀는 참 고집이 세다. 자기주장을 끝없이 반복한다. 순발력도 뛰어나 변화무쌍하다. 내비게이션 속 그녀 얘기다, 지난 5일 아침 8시. 부모님이 계신 전북 완주를 향해 출발했다. 도착해서 점심 먹고, 쉬다가 저녁때 올라올 요량이었다. 그런데 외곽순환고속도로에 차가 가득하다. “그렇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낀 5월 연휴지….” 마음이 급해졌다. 용인~서울고속도로를 타자. 중부고속도로로 가자는 아내의 주장은 무시했다. “왜 저 여자 얘기만 들어.” 그때는 “내비게이션 속 그녀 목소리가 더 젊다”며 서로 웃었다. 그런데 그곳도 주차장이다. 분위기가 이상해진다. 내비게이션은 줄곧 빠른 길로 인도하지만, 거리는 그대로다. 화성까지 4시간. “내 얘기 안 듣더니 잘한다.” 대꾸가 궁해진다. 내비게이션이 빠른 길만 찾다가 수도권을 맴도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말이 사라진다. 8시간 만에 시골집에 도착했다. 두 노인네가 환하게 웃으시며 맞는다. “차 밀리면 돌아가라”던 말씀은 잊으신 모양이다. 올라올 때 물었다. “여보, 어디로 갈까.” “고속도로….” 그래 앞으론 그녀 말고 아내 말을 따르자. 돌아오는 길 말이 살아났다.
  • 김지영, NH 트로피 지킬 수 있을까

    김지영, NH 트로피 지킬 수 있을까

    김해림, 동일 대회 3연패 일궈 장하나, 최초 상금 4억 돌파 김지영 “첫 승 반드시 올린다”16년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동일 대회 3연패를 일군 김해림(29)이 오는 11~13일 경기 용인시 수원컨트리클럽 뉴코스(파72)에서 열리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에서 2주 연속 우승을 노린다. 안정된 샷과 기다릴 줄 아는 여유가 돋보인다. 지난주 교촌 허니 레이디스오픈 4라운드 17번홀처럼 기회를 만나 상대를 압박하고 낚아채는 능력도 뛰어나다. 김해림의 2연승을 저지할 1순위 후보로 장하나(26)가 꼽힌다. 출전 6개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과 한 차례의 준우승을 일궜고 가장 먼저 시즌 상금 4억원을 돌파했다. 평균타수(69.94타) 1위와 드라이브 비거리 7위(261야드), 그린 적중률(85.49%) 1위에서 엿보이듯 장타력과 정교한 샷 감각이 절정이다. 디펜딩 챔피언 김지영(22)도 만만찮다. 시즌 첫 승을 못 올렸을 뿐 상금 4위(1억 4900만원), 대상포인트 3위, 평균타수 3위(70.49타), 드라이버 비거리 4위(263야드) 기록은 언제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느낌을 준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리스 KLPGA 챔피언십’에서 1∼3라운드 내내 선두를 달리다, 최종일 압박감에 짓눌려 2타 차 준우승에 그친 게 아쉬운 대목이다. 그러나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물러나지 않겠다고 벼른다. 이들은 1·2라운드 같은 조로 출발해 뜨거운 샷 대결을 펼친다. 상금과 대상 포인트, 평균타수에서 장하나를 바짝 쫓는 ‘슈퍼 루키’ 최혜진(19)도 시즌 2승 사냥에 나선다. ‘핫식스’ 이정은(22)도 일본에서 돌아와 시즌 첫 승에 도전한다. 올해 잦은 해외 원정으로 샷 감각이 들쭉날쭉한 게 단점이지만 지난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살롱파스컵 3위에 오르는 등 현재 컨디션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이소영(22)과 홍란(32), 김지현(27)도 ‘2승 출사표’를 던졌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는 김효주(22)와 이미림(28)도 경쟁을 벌인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거리예술제로 바꿔 예산 아끼고 시민 참여 문 넓혔죠”

    “거리예술제로 바꿔 예산 아끼고 시민 참여 문 넓혔죠”

    시청광장 넘어 창동·망원동 등으로 크레인 활용 대형 공연에 반향 커 예산 규모 28억원서 절반 수준 줄어 “‘하이서울페스티벌’을 두고 예산이 너무 많이 투입된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예산을 절감하는 동시에 시민의 발길이 이어질 수 있을지 고민한 끝에 거리예술축제로 방향을 잡았습니다.”김종석(52·용인대 연극학과 교수) 서울거리예술축제 예술감독은 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이서울페스티벌’은 올해로 3회째인 서울거리예술축제의 전신이다. 2013년부터 하이서울페스티벌에 이어 서울거리예술축제의 총 기획·연출을 맡아 온 김 감독은 “굳이 시간과 돈을 들이지 않아도 양질의 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일상을 찾아가는 게 거리예술축제의 핵심”이라면서 “야외 거리에서 공연이 펼쳐지기 때문에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고 했다. 거리예술의 가장 큰 특징은 열린 공간에서 펼쳐지는 만큼 관객 참여가 열려 있다는 점이다. 서울 시청광장, 세종대로, 청계천 등이 그동안 고정 무대였다. 김 감독은 “해마다 새로운 공간을 발굴하려고 한다. 창동, 망원동, 길음동 등 마을을 찾아가기도 하고 지난해엔 문화비축기지, 서울로 7017 등 재생 공간에서 공연했다”고 말했다. 거리예술 무대를 넓혀 가고 있는 셈이다. 예산은 줄었지만 국내외 반향은 오히려 커졌다고 그는 말했다. 김 감독은 “공중 크레인에 매달려 배우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청계천변을 2000개 불화분으로 장식한 채 음악 연주를 하는 등 대형 공연이 펼쳐지니 예산 규모도 클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2012년에는 예산이 28억여원이었는데 지금은 그 절반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적인 ‘축제의 도시’의 공연팀들이 줄줄이 한국을 찾고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은 “프랑스 68혁명 이후 유럽에서 성장한 거리예술축제는 최근 경제 위기를 겪으며 그 규모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면서 “이에 아시아 시장을 뚫고 싶어 하는 유럽 유수의 공연단이 대형 퍼포먼스를 들고 한국을 찾고 있다”고 했다. 한·불 수교 100주년이던 2016년에는 프랑스 카라보스 극단이 청계천변에서 설치 퍼포먼스인 ‘흐르는 불, 일렁이는 밤’을 개막작으로 선보였다. 한·호주 공동창작품인 ‘시간의 변이’는 영국 스톡턴시에서 열리는 국제강변축제에 초청받았다. 김 감독은 수년째 전 세계 축제를 돌며 해마다 초청할 해외 작품을 고르거나 국내 공연단이 초청받을 수 있도록 이른바 ‘축제 세일즈’를 해 왔다. 그는 “프랑스 샬롱 축제에 가장 많은 축제 감독이 모인다”면서 “한국에 초청해 달라는 요청뿐만 아니라, 협업해서 공연을 창작하자는 요청도 적지 않다. 그만큼 국제적 위상이 올라간 것”이라고 했다. 거리예술축제의 주인공인 시민의 태도도 달라졌다. 김 감독은 “촛불 혁명 이후 시민들이 자발적인 열기를 어떻게 소화시킬지 궁금했는데, 지난해 축제 때 거리로 나온 130만명의 시민들은 전에 비해 굉장히 적극적이었다”면서 “거리예술의 성패는 관객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달라진 시민들 덕분에 축제도 성공리에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삼성SDI ‘네 쌍둥이’ 아빠 회사로 첫 나들이

    삼성SDI ‘네 쌍둥이’ 아빠 회사로 첫 나들이

    “다둥이를 키울수록 나눔의 가치를 새록새록 느끼게 돼요. 아이들에게 아빠가 일하는 회사와 이웃들을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지난 연말 네 쌍둥이를 낳아 삼성SDI 사내에서 화제가 됐던 정형규 책임이 어린이날을 맞아 온 가족을 데리고 회사 나들이에 나섰다. 지난 5일 경기 용인 기흥사업장에서 열린 임직원 가족초청 행사에 시우, 시환, 윤하(딸), 시윤을 데리고 나타난 것. 네 쌍둥이의 첫 나들이에 정 책임 부부는 물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까지 총출동했다. 정 책임과 부인 민보라씨는 지난해 12월 9일 아들 셋에 딸 하나인 이란성 네 쌍둥이를 낳았다. 큰딸 서하(5)양을 낳고 한참 만에 다시 가진 둘째가 네 쌍둥이가 된 것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전영현 삼성SDI 사장을 비롯해 임직원들이 출산·육아 선물과 격려 메시지를 쏟아냈다. 민씨가 갓난아이들의 일상을 올린 인스타그램은 팔로어가 1만 4000명을 넘으며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 책임 부부는 “네 쌍둥이를 낳고 나서 회사의 배려에 이어 사회적인 관심과 도움까지 받다 보니 나눔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됐다”면서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모습을 동료들에게 보여 주고 싶어 150일 맞이 첫 나들이로 회사 행사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전 사장은 “가정에서의 행복과 즐거움이 활기 넘치는 직장 생활로 연결된다”면서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춰 가족과의 시간을 늘리는 근무 문화를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씨줄날줄] 민병두 ‘미투쇼’/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민병두 ‘미투쇼’/최광숙 논설위원

    마이클 팰런 영국 전 국방장관은 2002년 한 여기자의 무릎에 손을 올려 성추행했다는 폭로가 나오자 지난해 말 물러났다. “10년 전이라면 나의 행동이 용인됐을지도 모르지만, 이제는 절대 용인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사퇴변이다.미국에서 시작된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전 세계로 확산됐다고는 하나 팰런 장관의 전격 사퇴는 한순간의 ‘나쁜 손’에 대한 잘못치고는 놀라운 결정이었다. 오죽하면 당사자인 줄리아 하틀리 브루어도 “충격적이다. 그의 사퇴가 15년 전 내 무릎에 손을 올렸던 일 때문이라면 가장 어리석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고 당혹감을 나타냈을까. 지난 3월 성추행 의혹을 받던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 포기와 함께 의원직 사퇴를 선언할 때 팰런이 떠올랐던 것은 영국 여기자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추행 의혹을 받는 그에게 면죄부를 줄 생각은 없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끝까지 ‘오리발’을 내미는 다른 정치인들과 비교하면 그의 행동은 깔끔했다. 의혹이 불거진 지 불과 1시간 만에 의원직을 내려놓겠다는 결정은 쉽지 않다. 그는 시시비비부터 가리자는 흔한 변명도 하지 않았다. 성추행 의혹을 받는 다른 인사들이 ‘음모론’을 들먹이며 궁지에서 빠져나가려 한 것과는 달랐다. 그렇기에 그의 의원직 사퇴 선언은 불미스러운 일이 초래한 것이긴 해도 한편으론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민병두를 모르는 이들에게도 괜찮은 정치인으로 인식되는 계기가 됐다. 특히 그의 부인 목혜정씨가 “여성분이 기분 나쁜 일이 있었다면 잘못이고 사과해야 한다”며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한 것은 잔잔한 감동을 주기 충분했다. 이 모습은 그동안 높은 도덕성을 강조해 온 대표적인 운동권 출신 커플이 아니라면 보여 주기 어려운 장면이지 싶다. 목씨가 “남편의 의원직 사퇴 의사에 1초도 망설이지 않았고. 그렇게 하는 것이 (남편이) 자신에게 엄격함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믿는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랬던 민 의원이 의원직 사퇴 의사를 번복했다. 당과 유권자의 뜻이란다. 원내 1당과 지방선거 기호 1번 사수에 사활을 거는 여당으로서는 의원 한 명이 아쉬운 상황이다. 그는 자신의 의원직 사퇴 번복을 ‘선당후사’(先黨後私)의 고육지책이라고 강변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가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수많은 국민들을 실망시켰다는 점이다. 차라리 의원직 사퇴를 꺼내지나 말 것을. bori@seoul.co.kr
  • ‘1박2일’ 황치열 정준영, 개구리 공중부양 포착 ‘무슨 일?’

    ‘1박2일’ 황치열 정준영, 개구리 공중부양 포착 ‘무슨 일?’

    ‘1박 2일’ 속 개구리를 연상시키게 하는 정준영-황치열의 공중부양 모습이 순간 포착됐다. 발에 스프링이 달린 듯 보는 이들의 두 눈을 휘둥그레 만드는 점프력이 시선을 사로잡는다.6일 방송되는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 시즌3’는 황치열-김영철과 함께 경기도 광주에서 용인까지 경기도 일대 행사를 총망라하는 ‘봄맞이 페스티벌’ 두 번째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런 가운데 정준영-황치열이 공중부양을 하고 있는 순간이 포착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개구리처럼 뛰어오른 두 사람의 자태가 담겨있어 폭소를 자아낸다. 팔다리가 전부 공중에 둥둥 떠있는 정준영-황치열의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데 순간 포착에도 굴욕없는 두 사람의 8등신 기럭지가 눈길을 끌고 있어 무슨 상황인지 궁금증을 자극한다. 이는 저녁 복불복을 걸고 단체 훌라우프에 한창인 정준영-황치열의 모습.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멤버들은 고된 행사의 늪에서 벗어나 꿀맛 같은 저녁을 맛볼 수 있는 단 한 팀으로 선정되기 위해 사력을 다할 예정이다. 특히 사전 게임에서부터 남다른 점프력을 과시하던 정준영과 황치열. 단체 훌라우프가 시작되자 마자 두 사람은 이내 개구리에 빙의된 듯한 남다른 고공점프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는 후문이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훌라우프와 함께 하늘 높이 솟아오른 두 사람의 자태에 멤버들은 정준영의 기럭지와 황치열의 민첩성에 혀를 내두르며 넘사벽 강적임을 인정했다는 후문. 이처럼 승리를 위해 집념을 불태운 두 사람의 모습을 통해 과연 성공했을지 궁금증이 고조되고 있다. 이처럼 거침없이 공중부양을 하는 정준영-황치열의 개구리 자태와 함께 공중부양까지 대동한 두 사람의 의욕 넘치는 단체 훌라우프는 6일 방송되는 KBS2 ‘1박2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진=KBS2 ‘1박2일’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사형제 폐지’를 주장한 18세기 사형집행관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사형제 폐지’를 주장한 18세기 사형집행관

    올해 들어 검찰의 사형 구형이 부쩍 늘었다. 검찰은 용인 일가족 살해사건, 양평 전원주택 살인사건, 일명 어금니 아빠 등 5명의 피고인에 사형을 구형했다. 2017년 사형 구형이 10명인 것을 감안하면 증가 속도가 빠르다고 할 수 있다. 살인죄에 미성년자 납치나 성폭행 등 강력 범죄가 결합하면 기본 무기징역, 최대 사형까지 구형한다는 ‘살인범죄 처리기준 합리화 방안’을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명 경시 풍조에 대한 검찰의 고육책이겠지만 반론도 만만찮다. 검찰 구형 후 법원에서 사형이 선고된다고 해도, 우리나라는 1997년 이후 사형 집행을 하지 않는 ‘실질적 사형폐지국’이기 때문이다. 사형이 집행되지 않는 마당에 사형 구형과 선고가 무슨 의미가 있냐는 지적이다.사형의 제도적, 사회적 측면을 다룬 책도 제법 여럿이지만 관련해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왕의 목을 친 남자’(책 사진)라는, 다소 독특한 제목의 책이다. ‘왕의 목을 친 남자’는 혁명기 프랑스에 대해 주로 저술해 온 일본 작가 아다치 마사카쓰의 책으로, 당대 실존 인물인 사행집행관 샤를 앙리 상송의 파란만장한 삶을 추적한다. 파란만장이라는 표현마저도 상송의 삶을 다 훑어내지는 못한다. 기록에 따르면 그는 15살에 아버지를 이어 사형집행인이 됐고 16살에 첫 사형을 집행했다. 루이 15세 암살 미수사건의 범인 다미앵을 처형한 것도 바로 상송이다.그는 루이 16세 집권 당시에도 사형집행관으로 숱한 정적들의 목을 베었고, 새로운 사형도구의 개발과 실용화에도 깊이 관여했다. 그가 개발한 사형도구가 그 유명한 기요틴이다. 알려지기로는 “혁명의 정신에 따라 사형수의 무익한 고통을 줄이고 확실한 처형을 위해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설계되었지만, 실상 기요틴 설계도면의 완성자는 루이 16세다. 상송 등이 개발한 사형도구는 본래 반달형이었는데, 루이 16세가 비스듬한 칼날을 제안했다고 한다.비스듬한 칼날의 기요틴으로 숱한 정적들을 제거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칼날은 루이 16세의 목에도 떨어졌다. 혁명의 기운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 등이 단두대에 올랐다. 절대왕정이 무너지고 1년이 채 안 되는 혁명정부 통치 기간에 무려 1만 7000여명이 단두대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 현장에 상송이 있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루이 16세가 단두대 앞에서 “나는 망했다”라는 말을 반복했다고 한다. 하지만 상송의 기록에 의하면 기독교적 수련으로 단련된 루이 16세는 “최후의 순간까지 왕으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았고 존엄하고 침착한 태도로 모든 절차를 받아들였다”. 역사는 또다시 굴절되었고 상송에 의해 프랑스 혁명의 거두 조르주 당통은 물론 로베스피에르까지 기요틴의 칼날 앞에서 생을 마감했다. 사형집행인 가문 출신으로 상송은 어려서부터 사회의 차가운 시선을 온몸으로 받아냈다. 가문의 기록에 따르면 그럼에도 그는 절대왕정과 혁명정부의 대의명분에 좌우되어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안타까워했으며 사형제 폐지까지 주장했다고 한다. 18세기 사형집행인의 숙명은 21세기 사형제 찬반 혹은 존폐 논의에 별다른 시사점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 다만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지금, 여기서’ 우리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할 기회를 준다. 장동석 출판평론가·뉴필로소퍼 편집장
  • 주인도 모르게 퍼가는 당신의 SNS사진 안녕하십니까

    주인도 모르게 퍼가는 당신의 SNS사진 안녕하십니까

    ● 내 사진이 왜 여기에? 도둑맞는 SNS 사진 “내가 찍은 사진하고 너무 똑같아서 확인해보니 내 사진이더라”하지홍(33)씨는 맛집을 소개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보다가 자신이 찍은 사진을 발견했다. 백화점에 들렀다가 찍은 사진을 아내가 블로그에 올렸는데 업체 측에서 무단으로 사진을 도용해 자신들의 콘텐츠 제작에 활용한 것이다. 하씨는 “고객인척 전화해 해당 페이지에 콘텐츠를 만들어 올려줄 수 있냐고 물어보니 20만원 정도 달라고 하더라. 사진까지 찍어줄 수 있냐고 했더니 추가 비용이 든다고 했다”면서 “남의 사진을 도용해서 본인들이 찍은 척 쓰는데 그걸 또 비용청구를 하는 걸 보고 황당했다. 이런 식으로 돈을 버는 게 양심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이용자들이 찍어 올리는 사진들이 많아지면서 기업이나 개인이 SNS상의 사진을 재가공해 쓰는 경우가 많아졌다. 구하는 입장에서는 손쉽게 필요한 콘텐츠를 구할 수 있고 비용도 줄일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그러나 개인의 창작물을 무단으로 도용하는 등 저작권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법적으로는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이 인정되면 저작권이 적용된다. 김가람 변호사(법무법인 린)는 “저작권은 특허권, 상표권 등 다른 지적재산권과 달리 등록하지 않아도 보호받는다”면서 “특별한 의도 없이 단순하게 찍은 사진의 경우는 창작성이 없어 저작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지만 요건을 충족하면 저작권이 인정된다. 저작물을 도용하면 법을 몰랐다고 해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씨의 경우 스마트폰으로 가볍게 촬영한 사진이 아니라 전문 장비를 가지고 제대로 찍은 사진이었다. 화각이나 구도 면에서 하씨가 전문성을 발휘해 찍은 만큼 도용된 사진은 엄연히 하씨의 저작물이다. 하씨가 문제제기를 하자 해당 업체는 사진을 도용한 게시물을 삭제했다. ● ‘기프티콘 줄게 사진 좀’ 헐값 매겨지는 사진들 무단도용만이 문제는 아니다. 개인의 수고가 들어간 저작물을 헐값에 구해 상업적으로 활용하려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사진을 취미로 하고 있는 직장인 김상일(26)씨 역시 최근 이런 경험을 했다. 한 여행관련 업체가 김씨가 올린 일본여행사진을 보고 인스타그램 메시지(DM)로 일본여행을 주제로 낼 책의 후보사진으로 섭외해도 되겠냐고 물어온 것이다. 김씨가 황당해 한 부분은 타인의 사진을 활용해 상업적으로 쓰겠다면서 지불하는 비용 때문이었다.김씨는 “기프티콘으로 내 사진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겠다는 게 문제였다”면서 “책으로 낸다는 것은 사진을 계속 쓰면서 금전적인 이득을 얻겠다는 건데 기프티콘 하나로 때운다는 건 심각한 문제다. 아무리 작은 매거진 회사라도 상업적인 책에 사용하겠다면 10만~20만원 정도 받는 게 정상인데 5000원짜리 기프티콘으로 때우겠다는 건 잘못됐다”고 말했다. 기프티콘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개인이 찍어 올린 SNS사진으로 콘텐츠를 재가공해 사업에 활용하면서 아무런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곳도 많다. ‘출처는 밝히겠다’고는 하지만 사진을 공들여 찍은 입장에서는 상업적 이용에 무료로 제공해주는 것도 난감하다. 김씨는 “출처를 밝히겠다고 해도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면서 “요청하는 쪽에서 보상을 제시하는 곳도 거의 없다. 정말 아끼고 좋아하는 사진인 만큼 제대로 권리를 인정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문제시 삭제하겠습니다”는 아무 문제가 없을까 인터넷에 올라오는 게시물 중에는 타인의 저작물을 자신의 콘텐츠에 활용하면서 ‘문제시 삭제하겠습니다’, ‘문제시 연락주세요’라는 설명을 붙이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일단 올려놓고 문제가 되면 조치하겠다는 뜻이다. 이렇게 처리하면 정말 문제가 없는 걸까. 2015년 A씨는 OOO(브랜드명) 골프웨어를 입은 자신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OOO(브랜드명)’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게시했다. B회사는 A씨의 사진을 자사 페이스북에 올리며 ‘위 사진들은 사진 공유 SNS인 인스타그램의 OOO 해시태그 이미지입니다. 문제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를 기재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A씨가 B회사에 항의하자 B회사는 게시물을 즉시 삭제했다. A씨는 B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주며 B회사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김 변호사는 “기업이 영리 목적으로 무단도용하면 법 위반에 해당한다”면서 ”초상권은 헌법에서 보장되는 권리이고 저작물의 경우도 무단으로 사진을 도용하면 저작권법에 의해 침해에 대한 구제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뿐 아니라 개인이 콘텐츠를 무단으로 쓰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저작권법에서는 타인의 저작물을 무단 도용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비영리 목적으로 개인적으로 쓴다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인터넷 게시글은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는 만큼 게시물을 올려놓고 ‘문제시 삭제하겠습니다’라고 설명을 달아도 문제가 될 수 있다. ● 너나없이 가져다 쓰는 SNS캡처 괜찮은 걸까 인터넷 기사들을 읽다보면 ‘○○○캡처’라고 쓴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온라인을 통해 전파되는 뉴스가 많고 네티즌들이 만든 콘텐츠를 기사에 가져다 써야할 때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보도를 위한 정당한 범위 안이라면 인정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사진 저작물 자체를 다루는 기사인지, 기사를 쓰면서 필요한 사진을 가져다 쓰는 보도인지에 따라 허용 정도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가령 강원도 삼척의 솔섬 사진을 놓고 영국의 사진작가 마이클 케냐와 대한항공이 소송한 내용을 다루는 경우라면 사진을 가져다 쓸 수 있지만 여행지나 기상현상을 설명하면서 타인이 찍은 사진을 무단으로 가져다 쓰는 경우라면 문제가 될 수 있다.정치인과 같은 공인들의 사진은 어떨까. 김 변호사는 “공인인 경우에는 초상권이 침해되는 정도를 조금 더 폭넓게 용인하기도 한다”면서 “특히 정치인들의 SNS사진은 보도를 목적으로 쓸 때가 많기 때문에 수용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연예인들은 퍼블리시티권이 있기 때문에 재산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내 사진이 도용됐다면? 네이버와 다음에서는 저작권침해 신고센터를 운영해 신고접수를 받고 있다. 많은 이들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타인의 저작물을 무단 도용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본인의 저작물이 무단으로 도용됐을 경우 신고하면 게시물이 중단되고 도용 당사자가 추가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삭제된다. 다른 SNS 역시 저작권이 침해받았다고 생각되면 신고를 통해 조치 받을 수 있다. 법적으로는 손해배상청구, 부당이득반환청구, 침해행위정지, 침해예방청구, 폐기청구 등을 제기할 수 있다. 저작권은 저작물을 창작한 때부터 특별한 절차나 형식없이도 발생하기 때문에 자신의 사진이 무단도용됐다면 항의해 삭제를 요구할 수 있다. 사진에 워터마크를 박거나 게시물을 올릴 때 ‘무단도용을 금지한다’고 명시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이슈]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 40%…10·20대 ‘절반’

    [이슈]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 40%…10·20대 ‘절반’

    강남역·광화문역 일대 6398명 조사 일반보도 40.7% 횡단보도 23.9% 4년 동안 서울 도심의 행인을 조사한 결과 40%가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20대는 절반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횡단보도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행인도 4명 중 1명 꼴이었다. 4일 김태호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박사가 중독포럼에 제출한 ‘스마트폰 사용과 교통사고 위험’ 보고서에 따르면 2013~2016년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과 5호선 광화문역 일대에서 행인 6398명을 조사한 결과 일반보도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비율은 40.7%나 됐다. 연령별로 10~20대는 50.4%, 30~40대는 31.8%, 50~60대는 7.2%로 연령이 낮을수록 스마트폰 사용 비율이 높았다. 횡단보도를 걷는 행인을 조사한 결과 23.9%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0~20대는 29.8%, 30~40대는 19.9%, 50~60대는 4.1%였다. 횡단보도 스마트폰 이용자 중 시각방해가 심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비율은 48.0%나 됐다. 일반보도에서는 42.8%였다. 인간의 위험정보 취득경로 중 시각이 차지하는 비율은 90%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걸으면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 주변의 위험을 인지하지 못해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 2015년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며 길을 걷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 ‘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인 ‘스몸비족’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2016년 연구소가 보행 중 스마트폰을 보는 초등학생의 사용기능을 조사한 결과 게임(23.2%), SNS(21.7%), 문자메시지(12.7%), 인터넷(12.5%) 등 시각방해를 유발하는 행동이 70%에 이르렀다. 최근 서울시는 보행자가 많은 횡단보도 바닥에 스마트폰 사용 위험성을 경고하는 내용의 안전 표지판을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은 서울, 경기 수원·용인·남양주, 대구, 전남 순천 등 전국 10곳에서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바닥 신호등 설치 시범사업을 시행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