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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어장 내준 대가가 이건가”

    “황금어장 내준 대가가 이건가”

    “이게 사람 사는 마을입니까.” 경남 진해시 웅촌동 괴정·수도·삼포마을 462가구 주민 1200여명은 해만 지면 몰려드는 깔따구떼에 3개월째 시달리고 있다. 마을 옆 신항만 준설토 투기장에서 번식한 깔따구떼가 시도때도 없이 달려들기 때문이다. 이 곳 100여개의 횟집은 개점휴업 상태로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11㎜길이의 깔따구는 모기처럼 생겼지만 물지는 않는다. 서식지의 오염정도 등을 가늠하는 지표동물로 화학적산소요구량(COD) 6이상인 4급수에서 살며, 해질녘에 떼지어 다닌다.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10일 준설토 투기장 1공구에 ‘곤충성장억제제(IGR)를 뿌렸지만 피해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참다 못한 주민들이 지난 12일 깔따구 시체를 포대에 담아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환경부, 보건복지부 등으로 소포로 보내기에 이르렀다. ●해질녘 나타나는 ‘용오름’현상 21일 오후 5시30분쯤 진해시 웅촌동 괴정마을. 해가 저물자 깔따구가 떼를 지어 날아들기 시작했다. 낮에 숲 등지에 숨어있다 불빛을 찾아 날아 든 것이다. 새까맣게 떼지어 회오리 모양으로 다니는 것으로 보고 주민들은 ‘용오름’이라고 불렀다. 어판장 앞 횟집 수족관에는 깔따구가 새까맣게 달라붙어 있었다.40대의 횟집주인은 “누가 회를 먹으러 오겠느냐.”면서 “지난 여름부터 장사를 망쳤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주민들은 “황금어장을 내줬더니 돌아온 것은 환경파괴뿐”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준설토 투기장 맞은 편 수도마을도 형편은 똑같았다. 진입로에는 ‘환경오염행위 조장하는 해수부를 해체하라’는 현수막이 10여m 간격으로 걸려 있었다. 투기장 옆 깔따구 시체 더미에서는 악취가 코를 찔렀다. ●악취 풍기는 준설토 투기장 신항만 공사가 시작되기 전 이 일대 앞바다는 황금어장이었다. 해수부는 당초 준설토를 먼 바다에 버릴 계획이었으나 지난 1992년 우리나라의 ‘런던협약’ 가입으로 바다투기가 어려워지자 1997년 이 해역 195만평을 준설토 투기장으로 고시했다. 하지만 생계터전을 순순히 내준 주민들만 그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마창환경운동연합 수질분석 결과에 따르면 준설토 투기장에 고인 물의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23.9으로 나타났다. 방류구 주변 해역도 12.5으로 측정돼 인접한 진해만의 2.24에 비해 5∼10배에 달했다. ●마땅한 대응책 없어 문제는 해결책이 마땅찮다는 것이다. 약품 방제는 2차 오염 우려가 있을 뿐 아니라 195만평의 광활한 지역에 약제를 살포하기도 쉽지 않다. 고압선이 많아 헬기 살포도 쉽지 않다. 습지여서 선박이나 인력 투입도 어렵다. 지난 17일 현장을 찾은 강무현 해수부 차관은 “대책위를 구성, 공사를 앞당기는 방안 등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매립지의 지반이 안정되려면 통상 5∼10년이 걸려 그 동안의 피해는 불가피하다. 결국 이주와 보상 외에 대안이 없다는 분석이다. 진해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월가의 법칙/정명수 지음

    매일 아침, 전세계 경제는 뉴욕 월가(Wall Street)의 심기를 살피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자본주의 심장부의 맥박 수치를 확인함으로써 자국 경제의 안녕을 예측하는 일은 우리나라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월가의 법칙’(정명수 지음, 용오름 펴냄)은 날마다 총성없는 전쟁이 벌어지는 뉴욕 현장에서 한국인의 눈으로 월가의 시스템과 메커니즘을 읽어낸 책이다. 인터넷 경제통신사 뉴욕특파원으로 근무하는 저자가 2년여의 월가 취재에서 얻은 정보와 교훈들이 다양한 사례들과 함께 담겨 있다. 월가는 철저하게 ‘돈의 법칙’이 지배하는 사회다.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지만, 또 언제든 적으로 표변하는 곳이 월가다. 스승이 제자를 버리고, 제자가 스승을 버리는 배은망덕·후안무치의 행위도 월가에서만큼은 군소리 없이 통한다. 책은 ‘오늘 잡아먹지 않으면, 내일 잡혀먹힌다.’는 월가의 냉혹한 돈의 법칙을 M&A라는 프리즘으로 고찰한다.M&A 전쟁에서 승자는 천당으로, 패자는 지옥으로 직행한다. 저자는 M&A의 달인인 시티그룹의 샌퍼드 웨일과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두 사람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월가의 M&A를 생생하게 묘사한다. 합병 후 시티그룹의 CEO가 된 샌퍼드 웨일은 자신의 회사 트레블러스와 시티콥을 합병하는 데 반독점법인 글레스·스티걸 법이 방해가 되자 워싱턴에 전방위 로비를 벌여 결국 합병을 이뤄냈다. 하지만 저자는 먹고, 먹히는 M&A가 월가의 전부는 아니라고 말한다. 정글의 법칙을 벗어난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돈벌이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 월가에선 예측의 정확성이 돈을 버는 법칙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정책, 경기순환의 저점과 고점, 돈을 넣을 때와 회수할 때 등을 정확히 예측함으로써 실물경제를 ‘반발짝’ 앞서가는 투자자만이 월가의 부를 손에 얻는다. 책은 월가의 미래에 대한 전망에도 눈을 돌린다. 애널리스트들이 월가를 읽는 눈은 미국경제와 글로벌마켓을 보는 관점에 따라 낙관론파와 비관론파로 갈린다. 낙관론자들은 세계 경제의 중심인 미국경제가 높은 생산성 덕분에 인플레이션 없이 얼마든지 성장이 가능하다고 여긴다. 반면 비관론자들은 ‘글로벌 불균형’을 걱정한다. 미국은 소비에 치중하고, 중국·일본·한국 등 다른 나라는 미국에 대한 수출에 지나치게 의존함으로써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월가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모색한다. 월가의 돈버는 비법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리스크 매니지먼트’다. 올인에 익숙한 한국 투자기관들에 제대로 된 매니지먼트 시스템의 구축을 촉구하고, 한국 정부에는 수출 이외의 대안 경제정책 개발, 부동산 시장의 모기지제도 활성화 등을 제안한다. 특히 미국의 모기지제도는 중앙은행의 금리정책이 시장에 강력한 힘을 갖고 파급되는 ‘파이프 라인’임을 강조한다.1만 2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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