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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교조 가입·시위 전력자/교원 신규임용서 제외”

    ◎경기도교위,협조 공문서 밝혀 【수원연합】 경기도교위가 타시도로부터 현직 교사 및 임용 대기자를 충원하면서 해당 시도교위에 『전교조 가입활동 교사와 대학 시위전력자들은 미리 제외시켜 줄 것』을 요구하는 협조공문을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4일 도교위에 따르면 지난달 3일 타 시도에 초·중등 교사 충원요청을 하면서 보안심사위원회의 탈락 기준과 동일한 ▲대학 재학시 시위 전력자 ▲전교조 가입교사 등을 제외시켜 달라는 내용의 협조공문을 발송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달 29일 도교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환교육감이 『지난 88년 이후 보안심사위원회를 통해서 교사를 선발한 적이 전혀 없다』고 주장한 것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대부분의 교사를 타 시도로부터 전입받는 도교위가 교사선발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보안심사를 통하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 외언내언

    일본에서 야쿠자라고 하는 폭력단체로 인한 피해는 크게 2가지. 조직폭력의 속성대로 이들이 유흥가를 지배하면서 마약밀매나 밀수·인신매내 등의 불법행위와 이권개입으로 사회를 멍들게 하거나 조직폭력간의 세력다툼을 위한 피의 전쟁으로 선량한 시민들이 해를 입는 것. ◆피의 전쟁은 지난 몇년 동안 일본내에서 치열하게 벌어져 왔다. 최대 조직인 야마구치(산구)파의 조장 다오카(전강일웅)가 지난 78년 피격당하면서 전쟁은 시작됐고 그 뒤를 잇는 조장자리를 둘러싸고 숱한 파벌 싸움이 있어 왔다. 지난 3년여 동안만을 보아도 3백17건의 「전투」에서 모두 95명이 죽었다. 주로 시내 한복판의 총격전이어서 인근 주민들의 불안은 이만저만 아니었다. 한창 때 언론은 총선거 뉴스보다 이 전투소식을 더 크게 보도할 정도로 관심의 대상. 동남아에서 젊은 여자들을 데려다 팔아넘기거나 마약·총기류를 밀반입,거래하고 자릿세로 일반시민을 괴롭히는 것은 이미 오래된 사회문제다. ◆그러나 이런 폭력조직에 대한 일본내의 대응도 만만치가 않다. 경찰은 폭력단 사무실에 드나드는 인물은 누구나 컴퓨터에 입력시켜 동향을 체크한다. 이들이 방뇨라도 한번 눈감아 줄 것도 연행해서는 조직상황을 캐묻고 벌을 준다. 행동을 철저히 제한하겠다는 의도. 또 범법자에 대해서는 끈질기게 추적하고 그 중에서도 두목이나 간부급의 범법행위는 사소한 것이라 해도 용납되지 않는다. 조직과 격리시키기 위해서다. 이에 못지않게 일반시민들의 폭력배 추방운동도 만만치가 않다. 시민단체들이 폭력배 사무실을 마을에서 몰아내고 있는 것. 은퇴한 노인·부녀자들이 앞장서고 있다. 지난 한해만 2백17개 사무실이 문을 닫았다. ◆그 야마구치파 소속 폭력배들이 대거 우리나라에 오고 있다. 이들에 대해서는 입국조차 못 하도록 원천봉쇄가 가장 바람직하다. 그것이 어려울 땐 국내에서의 활동이 제한되어야 한다. 조그만 범법행위라고 용서돼서는 안된다. 이들에 대한 대책을 서두를 때다.
  • 낙태죄/“기소하느냐 마느냐” 고심

    ◎검찰,수술한 아내 고소사건 놓고 넉달째 “끙끙”/형법엔 처벌규정… 전례 없어 “사문화”/법과 현실사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형법에는 죄로 돼있으나 지금까지 처벌예가 없는 낙태죄를 놓고 검찰이 기소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서울지검 형사2부 임안식검사는 최근 가정불화로 이혼소송중 낙태수술을 받았다가 남편에게 낙태혐의로 피소된 민모씨(27)와 산부인과 의사 이모씨(43) 등 4명을 기소할 것인지를 두고 넉달이 넘도록 결심을 굳히지 못하고 있다. 낙태죄는 형법에 징역형이나 벌금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실제 이 법조항이 적용된 사례가 없어 거의 사문화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사건은 단순한 인지사건이 아니라 고소인이 있는 사건이기 때문에 기소를 하지 않을 경우 법을 무시했다는 반발을 살 우려가 크고,반대로 기소를 하자니 지금껏 형사처벌을 해온 관례가 없었던 점에 비추어 법 집행의 형평을 잃었다는 비난을 받을 공산이 크다. 민씨는 남편과 가정불화 끝에 이혼소송을 당한 뒤 임신중인 태아를 낙태시켰다가 『내아이를 아무런 동의없이 마음대로 지운 것은 용서할 수 없다』는 남편의 고소에 따라 지난 7월24일 입건됐으나 집을 나가 수배를 받고 있다. 형법 제2백69조와 2백70조에는 「부녀 및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은 자가 약물 기타의 방법으로 낙태를 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4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의사의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낙태수술로 임산부가 숨졌을 때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반면 현행 모자보건법은 유전질환이나 법정전염병,강간·근친상간에 의한 임신,산모의 생명에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더구나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온 인구억제 정책에 따라 인공유산이 사실상 묵인 또는 방조돼 국민들은 낙태행위가 법률에 위배되는지 조차 거의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검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형법에 처벌규정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아직까지 형사처벌한 전례가 없고 그동안 수백만건에 이르는 낙태 가운데 유독 이번 사건만을 처벌할 경우 법 집행의 불균형이 되기 때문에 기소여부를 쉽사리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낙태와 관련,불법 의료행위를 감독하는 보사당국 역시 정부의 가족계획시책을 감안,낙태수술을 한 의료인이나 의료시설을 적발해 행정조치를 한 예는 거의 없었으며 형사고발한 예도 없는 실정이다. 이에대해 보사부 관계자는 『모자보건법은 낙태의 허용범위에 대해 전적으로 전문인인 의사에게 재량권을 주고 있다』고 말하고 『하루 3천∼5천명씩 태아가 유산되고 있으나 모두 묵인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경희대 법대 이재상교수는 이와관련,『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1백20만∼2백만명의 태아가 인공유산 되고 있는 반면 70만명 정도의 신생아가 태어나고 있다』고 밝히고 『사회적으로 낙태에 대해 죄의식이나 윤리적 인식이 낮아지고 있는데다 한자녀갖기 운동이 일고 있는 최근에는 우리사회 고유의 남아선호 사상이 되살아나 인공유산이 급증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교수는 이어 『형법에 규정된 낙태죄가 비록 국민의 법감정과 부합하지 않더라도 이 법 자체를 폐지하기 보다는 모자보건법에 있는 낙태허용 범위를 보다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YMCA 청소년 성상담실 한명섭간사는 『낙태문제는 청소년의 성문제와 바로 직결되며 미혼모 문제와도 관계가 있다』면서 『낙태에 대한 정확한 실태와 폐해정도,위법성을 널리 알리고 공개적·공식적으로 사회문제화 시켜 여론을 형성하는 것만이 법의 실효성을 회복하고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농산물 국제경쟁력 갖게 지원 강화”/김영삼대표 국회연설 요지

    ◎지자제선거 공명보장할 법적 장치 마련/투기에 의한 불로소득 없게 감시 철저히 오늘날 우리 주변에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그 가운데서도 정치의 복원과 신뢰회복이 1차적인 과제라고 본다. 나는 이 자리에서 새 정치시대의 개막을 다시 한 번 제창한다. 지난달 우리의 정치를 얼룩지게 했던 반목과 대립을 극복하고 화해와 신의로 새로운 정치질서를 건설해나가야 한다. 각계각층의 상충된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종해나가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펼쳐나가자. 이제 가파른 대립을 해왔던 여야 관계도 달라져야 한다. 야당은 국정운영의 책임을 나누어지는 우리의 중요한 정치적 동반자다. 새 정치는 화합과 균형의 정치여야 한다. 국민과 정부,사용자와 근로자,대기업과 중소기업,그리고 지역간·계층간·세대간의 화합과 균형을 이루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한 안정은 잘못된 제도나 관행의 개혁을 통해 얻을 수 있으며 앞으로 개혁을 통한 안정을 이룩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국정 전반에 대한 대개혁이 시급하다. 그동안 권력구조 개편문제와 관련하여 내각제개헌 문제가 제기되어 왔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이 원하지 않고 동의하지 않는 권력구조 변경을 위한 개헌을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앞으로 지방자치제선거가 사회적 갈등이나 지역감정을 증폭시키지 않도록 여야가 서로 노력해나가야 한다. 지자제선거가 공명선거의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필요한 법적 장치를 우리 국회에서 마련해야 한다. 국가보안법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제약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국가의 안보를 유지하는 데 필요불가결한 법률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대폭개정하고 남용과 오해의 소지를 없애겠다. 국가안전기획부법도 국민을 감시·사찰하는 기관이라는 과거의 인상을 씻고 국가안보라는 본연의 업무에만 전념하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정치적 중립과 국회에 의한 감독이 가능하도록 개정할 것이다. 이번에 민간인 사찰 파문으로 국민들에게 커다란 실망과 우려를 안겨주었던 보안사도 군대 내부의 보안,방첩업무에만 전념하도록 제도적장치를 강구할 것이며 보안사 명칭도 금년내로 바꾸도록 하겠다. 지금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는 경제의 안정기조 회복과 기업활동을 증진시키는 일이다. 우리 당은 앞으로 통화재정정책의 최우선순위를 물가안정에 두고 운용해나갈 것이다. 또한 어떠한 경우에도 부동산 투기에 의한 불로소득이 없도록 보다 철저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나갈 것이다. 당면한 우루과이라운드협상에 있어서는 농가소득의 기반이 되는 쌀을 위시한 주요 농축산물은 수입자유화현상에서 반드시 제외되도록 우리의 협상력을 집중시키겠다. 또한 수입개방이 불가피한 품목이라 하더라도 충분한 유예기간을 확보해 이 기간중 우리 농산물이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노태우 대통령이 범죄소탕과 민생안정 확립을 위해 10·13선언을 발표한 것은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민생치안과 사회질서를 확립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앞으로 범죄의 척결을 위한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다. 이 선언의 효과가 점차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국회에서도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조직폭력과 흉악범에 대해 중벌에 처하는 법률을 제정할 계획이다. 특히 우리 당은 사치와 향락 그리고 낭비풍조 등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퇴폐풍조를 일소하고 건전한 가치관을 확립하기 위한 새질서새생활실천운동에 적극 앞장서 나갈 것이다. 우리는 지금 국내 정치세력끼리 서로 반목하고 적대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지난날의 과오를 용서하고 상대방을 이해해줄 수 있는 포용력과 아량이 필요한 시기다. 우리는 북방정책을 더욱 내실화하면서 북한도 서서히 개혁과 개방의 길로 돌아서도록 유도하는 노력을 인내심을 갖고 착실하게 기울여가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남북대화가 여러 측면에서 실질적으로 진전되는 가운데 상호불신을 완화시키면서 동질성을 회복해나가도록 힘쓰겠다. 아울러 미국·일본 등 기존 우방국가들과도 대등한 동반자의 관계 속에 더욱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나가야 할 것이다. 노 대통령도 며칠 전 시정연설에서 우리 모두의 슬기를 모으고 힘을 합칠 것을 호소한 바 있지만 특히 우리 의원들이 앞장서서 이번 정기국회가 대내적 화합정치와 대외적 초당외교의 기틀을 다지는 계기를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새 정치의 기반을 확고히 다져나가자. 그동안의 진통으로 국민 여러분께 실망과 우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다시 한 번 사죄드린다.
  • 대사와 마술사와 정치인/이재근 논설위원(서울칼럼)

    대사와 마술사와 정치인이 한자리에 모여 직업상의 기능겨루기를 한다. 물론 가상의 일이지만 「거짓말 대회」라도 좋다. 누가 이기고 질 것인가는 문제밖이다. 직무상 기능의 공통점에 관심이 가는 것이다. 먼저 대사란 무엇인가. 서양의 한 익살을 빌리면 『거짓말을 하기위해 외국에 파견된 정직한 사람』이다. 그럴듯한 간판에도 불구하고 어차피 다른 나라들을 상대로 하는 외교 「도박판」에 출전하는 공직이라 볼 때 그럴듯한 비유가 된다. 그러고 보니 외교관과 마술사가 공개적인 장소에서 각각 그 직무(외교와 마술)를 수행할 때 똑같이 실크해트를 쓰는 관례는 전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자국의 이익을 위한 대사의 공인된 거짓말이나 관객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마술사의 공개적인 속임수는 그 정상이 참작돼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똑같이 국가사회에 봉사하는 공인으로서의 정치인은 국가가 파견한 거짓말쟁이라는 대사와는 다르다. 제대로 된 정치인은 무엇보다 거짓말을 하지말고 약속을 지켜야 한다. 정치인 최대의 덕목은 바로 정직성이다. 영ㆍ미인들이 그들의 정치적 지도자나 대통령감에게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바로 정직성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어떤 경우건 거짓을 말하거나 약속을 어겨서는 안된다. 수년전 미국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감으로서 유력했던 게리 하트의 급속한 탈락과정을 지켜보던 그의 한 절친한 친구는 『하트가 고향으로 돌아가야했던 원인은 여자 때문이라기 보다 염문설을 부인한 거짓말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거짓과 위약을 결코 용서하지 않는 청교도들의 도덕적 결백증이 여기서도 엿보인다. 그러나 너무 정직하여 무방비 상태에서 자기 속을 내보였다가는 살아남기 어려운 경쟁터가 바로 정치마당이다. 그 정치판에서 거짓말(식언ㆍ허언)을 부끄러워 않고 헛소리(실언)도 곧잘 하며 막말(망언)도 불사하는 정치인들이 손가락질 받을 때 곧잘 둘러대는 무기가 있다. 즉 『사람들이 믿을 만큼 훌륭한 거짓말이 정치인에게는 필요하다』고 플라톤이 주장했다는 「거짓말」이다. 일본 수상을 지낸 미키(삼목)에게 언젠가 한 친구가 『나는 거짓말하는 정치인이 제일 싫다』고 했다. 그러자 미키는 대뜸 『거짓말 않는 정치인이 어디 있는가,나는 어떻게 하면 「성실하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는가로 늘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청렴결백하다고 해서 별명까지 합쳐 「클린미키」로 통하던 그였다. 나중에 이 말을 전해들은 어느 기업인이 한 말도 재미있다. 『기업의 세계에서는 거짓말이나 위약을 한번만 해도 기업이 망한다. 그런데 정치에서는 그것들을 잘 해야되는 모양이다』 사람 사회란 묘한데가 있어서 거짓말의 경우 그것이 남에게 손해를 끼칠때만 거짓말쟁이로 규탄받게 된다. 다시말해 거짓말 자체가 문제되는 것이 아니라 그 의도나 동기가 문제로 되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피해를 주기 위해 진실을 왜곡ㆍ은폐할 때에 한해 특히 거짓말이라 여기는게 보통이다. 결과적으로 이익을 주는 거짓말 즉 중의에 의한 거짓말은 일종의 필요악으로까지 치부되는 수도있다. 약속도 그러하다.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 이 원칙을 전제로 개인과 사회 국가간에는 갖가지의 계약이 체결된다. 그러나 계약 당시의 제반사정이그후 현저하게 변경되어서 당초의 약속대로 이행되는 것이 오히려 현실에 반하고 공평치 못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럴땐 계약의 내용을 달라진 사정에 맞추어 변경할 수 있도록 하거나 아예 그 계약을 파기함이 마땅할 수도 있다. 각종 계약에서의 「사정변경의 원칙」이다. 근자에 우리 현실 정치를 크게 왜곡시키면서 시끄럽게 했던 민자당의 이른바 내각제 각서파동은 어느쪽일까. 분쟁의 한쪽 당사자가 서로 다른 상대를 「거짓말쟁이」 「위약자」로 매도하고 너섰다. 분당 직전에 사태는 가까스로 수습됐지만 「사실」은 어디에 있건 어리둥절하고 피곤하고 짜증난 쪽은 국민이었다. 민자당의 각서파동,다시말해 「위약내전」은 약속 당시의 정치지도자들이 심사원려하는 치밀함을 결여했던데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약속 당시에 약속 당사자들이 약속사항에 관하여 약속 이행을 신뢰할 수 있게끔 필요한 과정을 거치지 못했다는 얘기도 된다. 다시말하면 만일 사정변경으로 그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지 못할 경우 그 파급효과가 어떨 것인가를 계산할수 있는 정치적 혜안을 가졌어야 했던 것이다. 내각제 그 자체가 의회민주주의의 내용과 명분에 가장 근접한 권력구조 형태라는 점에 공감하는 사람은 많다. 또 대통령제를 선호하는 사람도 적지않다. 각기 장단점이 있는 것이고 따라서 권력구조의 변경을 중심으로 한 개헌문제를 놓고 된다느니 안된다느니 할 일도 물론 아니다. 어떤 제도든 완벽할 수는 없는 것이고 현행제도에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 다만 이 시기에 집권여당이 장기적인 권력구조의 개편문제를 놓고 그것도 분당위기로까지 몰리며 그런 혼란상을 보였어야 하는가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약속의 경위와 과정은 어떠했건 공인으로서,공당의 지도자들로서 약속들을 했다면 그에 대한 공적 해명이 있어야 한다는 점 또한 지적돼야 한다. 싫든 좋든 그 난리통을 지켜봐야 했던 국민들은 정말 피곤하고 괴로웠다. 정치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정말 그래도 되는가고 야단맞아도 할말 없을 것이다. 그 무렵의 일이다. 우리 사회의 지도급 인사들로 구성된 「자유지성 3백인회」가 매우 공감을 갖게하는 선언을 발표했었다. 그들은 『국민 여망을 외면하는 무능력 부도덕 정치현상을 개탄한다. 오늘날의 국가적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정치질서의 정상화가 시급하다 』고 역설했다. 그들은 이어 『대통령제냐 내각제냐하는 평면적인 시국접근만으로는 오늘날의 총체적 위기를 궁극적으로 극복할 수 없다』며 『오늘날 가장 시급하고 긴요한 지상과제는 무능력 부도덕 정치를 총체적으로 어떻게 개선하느냐에 귀착된다』고 지적했다. 여야 정치인들 특히 내분의 홍역을 겪은 민자당 사람들이 귀 기울여 간직할 만한 대목이다.
  • 「운영의 묘」에 달린 「민자호」의 항진/「각서파동」 이후의 과제

    ◎「대표중심」 새 체제 성공여부가 관건/각 계파 순순히 따를지는 미지수로 분당위기까지 치달았던 민자당의 내분이 가까스로 수습된 현시점에서 정가는 물론 국민의 관심은 「민자호의 순항」 여부에 모아지고 있다. 이 문제는 결국 김영삼 대표가 요구하고 노태우 대통령이 약속한 「대표 중심의 일사불란한 당운영 체제」의 성공여부에 달려 있다. 그러나 노­김간의 약속이 착오없이 이행되고 민자호에 탄 많은 사공들이 두 지도자의 고육지책성 결정에 순순히 뒤따를 것이라는 판단은 아직 이른 것으로 보여진다. 외견상 노 대통령과 김 대표는 당내분의 근인이었던 내각제문제와 당기강 확립문제에 인식을 같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내분 수습이 새로운 문제의 출발이라고 보는 시각은 노 대통령과 민정ㆍ공화계가 「최고의 선」으로 치부했던 내각제를 포기하고 김 대표에게 당운영권을 약속한 것은 당이 깨질 경우 차기 정권 창출은 물론 현정권의 위기까지 초래할 것이라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는 분석 때문이다. 또 김 대표도 당을 깰 경우 김대중 평민당 총재가 리드하는 야권에 복귀하거나 정계은퇴외에는 별다른 선택의 카드가 없었기 때문에 이같이 「겉다르고 속다른」 합의를 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현재 민정ㆍ공화계가 내각제개헌을 완전포기했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며 속으로 분을 삭이고 있는 상태로 알려져 있고 민주계 일각에서도 당기강 확립의 불확실한 전망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그러나 합당 10개월 동안 민자당의 인기도가 한번도 상승국면에 접어든 적이 없고 계속 하종가 수준에서 맴돌았던 현실정치 상황에서 볼 때 당내 3계파는 적어도 내년초까지는 새로 태어난 민자당의 모습을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여진다. 파행국회,산적한 정치현안,민생문제 등에 대한 국민적 불안이 민자호를 좌초 정도가 아니라 아예 침몰시켜버릴 것이라는 점을 사공들 스스로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자당은 이 기간중 「당헌개정」 「전당대회를 통한 경쟁」 「계파간 상호비방」이라는 극약처방보다는 서로를 다독거리는 수준에서 대표중심체제 운영을실험해나갈 것으로 여겨진다. 노 대통령이 6일 청와대회동에서 『김 대표가 중심이 돼서 당을 운영해달라』면서 『대표의 위상을 훼손하거나 음해할 경우 대통령 자신에게 하는 것으로 간주해 단호히 용서치 않겠다』고 말한 대목이나 김 대표가 『제도보다는 운영의 묘가 중요하다』고 한 대목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노 대통령도 자기 자식을 먼저 나무람으로써 김 대표의 「당기강 칼날」에서 비켜서도록 유도했고 김 대표도 분당을 결심하지 않는 한 더이상 다른 계파들을 자극,적대감을 갖도록 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김 대표는 대표 중심의 일사불란한 당기강 확립의 승패가 오로지 노 대통령과 자신의 신뢰관계가 어느 정도인가를 각 계파 의원들이 인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김 대표는 노 대통령이 심정적으로는 내각제 포기나 부분적 당권이양에 동조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현실상황이 자신의 요구사항을 안 들어줄 수 없게 만들었다고 분석,향후 자신의 입지도 현실상황의 토대 위에서 넓혀나갈 속셈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노대통령이 어쩔 수 없는 현실상황에서 김 대표에게 당운영 책임을 지우는 한 민정계는 김 대표에게 도전보다는 협조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정가에서는 김 대표 당권행사의 첫 징후로 정순덕 사무총장의 기용을 꼽고 있다. 김 대표가 지난 1일 거제도 생가를 방문했을 때 『3공과 5공이 나를 박해해 거제도에 도로포장도 안됐으나 2년 전 정 의원이 민정당 경남도 당위원장 시절 예산을 확보해 포장을 시작했다』고 말했고 정 총장이 김 대표의 통영중학 후배인 데다 꾸준한 교분을 유지해왔던 관계로 천거했을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지구당 분파행동은 용서치 않겠다』 『사조직은 절대 없어져야 한다』는 당무복귀에 즈음한 김 대표의 발언도 이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단죄용 칼날」이라기보다는 「엄포용 칼날」일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김 대표나 민주계가 자신들의 고사작전의 진원지로 생각하고 있는 박철언 의원 중심의 월계수회나 세대교체를 대비하고 있는 이종찬 의원 등의 전국조직과 자신의 민주산악회 등에 칼날을 댈 경우얻는 것보다는 잃을 것이 많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이들 조직이 스스로 활동을 정지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계 의원들의 분당주장의 핵심요인인 지구당 분파행동에 대해서도 철저한 당무감사활동은 벌이되 즉각적인 강력조치보다는 「스스로 활동을 포기하게 하는 여건조성」→「각 계파 보스들의 설득」→「경고」→「출당 등 제재조치」의 결코 무리하지 않는 단계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민자당은 내각제문제ㆍ향후 대권구도에 대한 극단적인 시각차에서 비롯된 당내분을 장기적인 「한약처방」보다는 내각제 포기와 당기강 확립이라는 단기적인 「신약처방」으로 봉합한 셈이다. 상처가 아물지 않는 한 3계파간의 갈등은 여전히 민자당의 풀리지 않는 숙제일 것이 분명하며 약효가 계속되는 동안에도 김 대표 중심의 당기강 확립이 당의 역학구조를 뒤바꿔놓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민자호의 조심스런 항해 도중에도 3계파는 자신들의 명분축적을 위해 보안법ㆍ안기부법 개정 등 「민주개혁조치」를 둘러싸고 치열한 정책노선 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 “계파활동 사조직 없앨 것”/회동 끝낸 김 대표 일문일답

    ◎“장시간 대화로 오해는 모두 풀렸다/제2창당 정신으로 새 모습 보일터” 김영삼 대표는 이날 밤 10시45분쯤 상도동 자택으로 돌아와 상당히 밝은 표정으로 청와대회동에 대해 『전체적으로 잘 됐다』면서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 ­소감은. 『민자당 내분사태와 관련,국민 여러분과 당원동지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 오늘 회동에서 가장 깊이 논의된 것은 서로간의 신뢰문제였다. 3당통합이 구국적 결단이었다는 생각에는 지금도 변화가 없다. 내각제는 제도상 좋은 점도 있고 지도자끼리 협의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국민이 반대하는 한 안 하겠다고 완전히 합의했다. 일부에서는 14대 국회에 가서 한다는 얘기도 있는데 「안 한다」고 결말지었다. 노 대통령이 대표가 중심이 돼서 당을 책임지고 운영해 달라고 특별히 당부했다. 기강 확립문제는 철저히 다루겠다. 노 대통령은 대표의 위상을 훼손하거나 음해할 경우 대통령 자신에게 하는 것으로 간주해 용서치 않겠다고 했다』 ­신뢰회복이 되겠는가. 『오해가 있었던 점에 대해 장시간 얘기했고 정말로 믿음을 가지고 해 나가자고 했다. 서로 진실로 믿고 통합정신으로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각서유출 사건에 대한 해명은. 『물론 있었다. 그러나 내부적인 이야기는 일일이 하지 않겠다. 사무총장을 이번주중 경질키로 했다』 ­회동결과에 만족하나. 『모든 얘기를 다했다. 만족한다』 ­3계파 의원들도 만족할 것으로 생각하나. 『그렇게 되리라고 믿는다. 내일중 두 최고위원을 만나겠다. 또 「제2의 창당」이란 의미로 7일 당무회의를 늦춰 9일 청와대에서 갖기로 했다』 ­3최고위원간의 신뢰문제는. 『그것도 다 잘될 것이다. 여러 가지 얘기하겠다』 ­대표중심으로 당운영을 하겠다고 했는데 당헌개정 등이 포함되는가. 『일부 언론에서 당헌개정을 거론한 것은 나를 욕되게 한 것으로 생각한다. 당이나 정부ㆍ사회에서 제도보다는 운영의 묘가 제일 중요하다』 ­향후 청와대 면담 계획은. 『당 총재와 대표간의 주1회 회동은 차질없이 게속할 것이다. 한달 또는 3주에 한번 정도 두 최고위원도 함께 만나기로 했다』 ­당내분의 재발우려는 없는가. 『일본 자민당도 합당 후 2년 동안 내분이 계속됐다. 앞으로 다른 모습의 민자당을 보여주겠다』 ­대야관계는 어떻게 되나. 『평민당과의 관계는 변함없다. 총무가 계속 정국정상화를 위해 야당과 협상토록 할 것이다』 ­3최고위원 합의제를 협의제로 바꿀 것인가. 『제도보다는 운영의 묘가 더 중요하다. 정치적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향후 대권문제나 당권 운용문제는. 『그런 것은 묻지 말라』 ­내각제문제 합의부분에 야당에 대한 언급이 없는데. 『국민 속에 야당도 들어간다. 안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민자당내 계파모임이나 사조직 문제는. 『절대 없어져야 한다. 지구당 분파행동은 단호히 처리하겠다. 계파모임도 지양해야 옳다』 ­오늘 합의사항을 민주계 강경파의원들이 수용할 것으로 보나. 『과거 3당 소속의원 모두가 수용할 것으로 생각한다. 국가 이익이 어디 있느냐가 판단기준이다』 ­평민당이 등원하지 않을 경우 단독국회를 하겠는가. 『최후의 순간까지 야당과 절충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 ­각서유출의 진상을 규명할 것인가. 『조사가 진행될 것이다』
  • “절도범을 선처해 주오”/박홍기 사회부기자(현장)

    ◎고아청년 선도에 애태우는 갱생위원 『죄는 밉지만 스스로 죄값을 치르고 새사람이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2일 서울 동부경찰서에서 절도혐의로 조사를 받고있는 김승진씨(26ㆍ무죄)의 담당경찰관에게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의 고광옥씨(54ㆍ사업)가 선처를 호소하고 있었다. 고씨와 김씨와의 인연은 지난해 9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영등포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던 고씨의 둘째아들(26)을 면회갔을때 부터였다고 했다. 아들의 소개로 만난 김씨는 은평구 응암동 「소년의 집」에서 고아로 자라 검정고시를 거쳐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봉제공장에 다니다 자취를 하던 옆방 대학생들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아들은 자기와 동갑내기인 김씨가 모대학 법과에 다니는 딱한 고학생이라고 도와줄 것을 부탁하더군요』 마침 법무부 갱생보호원을 맡고있던 고씨는 아들의 부탁에 따라 김씨를 뒷바라지 해주기로 결심했다. 그뒤 고씨는 부인과 함께 김씨를 한달에 한두번씩 면회를 가 2만여원씩의 용돈을 주기도 했으며 부산으로 이감된 뒤에도 내려가 면회하는 등 한 젊은이를 참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정성을 다했다. 지난 9월11일 출감한 김씨는 고씨 부부를 「아버지」 「어머니」라고 부르며 매주 한두번씩 찾아와 즐거운 하루를 보내곤 했다. 김씨는 어린이대공원의 매점 등에서 잔일을 돕는 등 성실하게 생활했다. 그러던 지난14일 고씨 집에 놀러왔던 김씨는 담배심부름을 보내려고 돈을 꺼내던 고씨의 양복 안주머니에 고씨가 전세보증금으로 받은 2백만원이 든 것을 보게됐다. 담배심부름을 갔다온 김씨는 고씨가 방을 비운사이 이 돈을 훔친뒤 유흥업소를 돌아다니며 술값 등으로 모두 탕진했다. 『대학생이 아닌줄도 알았으나 새사람을 만들겠다는 생각에 지금까지 노력해왔는데… 서운함과 배신감으로 눈앞이 캄캄하더군요』 김씨의 배신에 실망이 컸던 고씨는 지난달 31일 상오5시쯤 건국대앞 버스정류장에서 우연히 김씨와 마주쳤다. 마음같아서는 멱살이라도 잡고 화풀이를 하고 싶었지만 고씨는 『모든 것을 용서한다』고 조용히 말했다. 고씨를 만난지1시간이 지난뒤 김씨는 112다이얼을 돌려 자수했고 고씨는 이날 다시 뉘우친 김씨를 경찰서로 찾아온 것이었다. 절도죄로 구속된 김씨는 참회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 외언내언

    외국에서 솜씨를 키웠다는 한 코미디배우가 모델로 나오는 광고가 있다, 제품선전을 하고 난 그에게 젊은 여성이 느닷없이 『확실히 혼자 사세요』하고 묻는 장면이 들어 있는 광고다. 그렇게 묻는 여성에게 코미디배우는 느글느글한 표정으로 직접 와서 확인하라고 한다. 아마도 외국식의 「진한 농담」을 흉내낸 광고인 것 같다. ◆젊고 순진한 한국여성을 혀 짧은 발음으로 희롱하는 것 같은 이런 광고가 정말 효과가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미국 만화영화의 주인공 스티카가 붙은 어린이 신발 광고도 억세게 나온다. 콧소리가 나는 프랑스식 발음의 어린이 옷들이 어른처럼 깜찍한 모델들에 의해 수도 없이 광고되기도 한다. 음식에서 화장품 냄새가 날 때처럼 비위가 상한다. ◆유치원생이 눈을 치떴다 내리떴다 하며 「어버이수령」에게 감사하고,통일타령을 하는 북한 어린이 모습이 TV에 비춰질 때면 분노가 치민다. 그 어린 것들을 어떻게 해서 저런 기형상태를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용서할 수 없다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이념이라는 도깨비에게전족을 당한 듯한 북쪽 어린이도 가슴 아픈데 우리의 상업주의가 우리 어린이를 오염시키는 정도도 적지 않은 것 같아 속이 상한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상품에 따라 외국인 모델을 쓰거나 상표를 빌려온 것이 훨씬 많은 이문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그 차이가 워낙 커서 판권료를 물고도 몇 배로 이익을 남겨주므로 그 유혹을 뿌리칠 수가 없다는 것. 장사꾼에게 이문 많은 것을 단념하라는 주문은 별 효과가 없는 법이다. ◆상공장관이 TV와 인쇄매체 등에 외국인 모델 광고를 자제해 달라고 부탁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답답하니까 해보는 주문이겠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 시민이 「뜻」을 지녀야만 타락한 상업주의는 막을 수 있다. 다함께 그런 노력이라도 개발했으면 좋겠다.
  • 국교생 유괴살해범/첫 공판서 사형 구형

    ◎기소 28일만에 서울지검 강력부 양재택검사는 23일 국민학교 어린이 유괴살해범 김무경피고인(27ㆍ무직)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약취유인) 및 미성년자약취유인ㆍ살인ㆍ사체유기죄 등을 적용,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이 기소된지 28일만에 이처럼 중형을 구형한 것은 유괴살인ㆍ강도강간 등 흉악범들에 대해서는 신속히 중형을 구형해 엄벌해야 한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검찰은 이날 서울형사지법 합의24부(재판장 정극수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첫 공판에서 『범행을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돌로 머리를 때리고 목을 조르는 등 잔인하게 어린이를 살인한 뒤에도 몸값까지 요구한 피고인의 행위는 용서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우리사회의 믿음과 사랑의 풍토를 송두리째 부정한 극악한 범죄에 대해 법질서수호 차원에서 극형을 구형한다』고 사형구형 이유를 밝혔다. 김피고인은 지난 8월25일 낮12시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전자오락실에서 놀던 김희성군(9ㆍ청담국민교 3년)에게 오락게임요금을 대주고 선심을 산뒤 다음날 인 26일 낮12시40분쯤 서초동 예술의전당 뒤에 있는 우면산으로 데리고 가 머리를 돌로 때리고 목을 졸라 살해,암장하고 가족들에게 2천만원을 요구한 혐의로 지난달 25일 구속기소됐었다.
  • 권기진특파원 총리회담 취재기(90년 가을의 평양:하)

    ◎“우리식대로”… 개방물결 막기 안간힘/말마다 “위대한 수령”… 「주체교」에 도취/곳곳 거대한 건물… 시민도 「전시용」 역할 평양은 북한이 작심하고 건설한 거대한 전시장이었다. 고층의 빌딩과 살림집(아파트)ㆍ인문문화궁전ㆍ천리마동상ㆍ개선문 등 각종 규모있는 시설들은 하나같이 「위대한 수령」 교시에 따라 조립됐다는 것이다. 특히 높이 1백70m의 주체사상탑,1백5층의 유경호텔(현재 골조만 완공된 채 공사가 중단),15만명 수용의 5ㆍ1경기장 등은 세계 최고ㆍ최대 규모라는 안내원들의 자랑이다. 이러한 시설들과 널직한 도로가 조화를 이뤄 평양은 겉보기가 잘 정돈돼 있었다. 그러나 고층살림집의 외장이 매끄럽지 못하는 등 전체적으로 단조롭게 느껴졌다. 밤에는 중심가에 네온사인과 가로등이 켜져 있었으나 대체로 어두운 분위기였다. 시민들은 전시장에서 김일성 주석의 연출에 따라 행동하는 충직한 「인민배우」 같았다. 도시전체 분위기는 이 때문에 생동감이 없어 보였다. 개성에서 평양사이의 농촌모습과 평양모습은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집들은 대부분 단층 기와집이었고 일부 살림집(아파트)은 3∼5층 규모로 내외장 처리가 잘돼 있지 않았다. 산에는 나무가 거의 없었는데 안내원들은 전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나무를 심을 수 있었을 텐데…』라고 하자 『혁명과업 수행에 몰두하다 보니 나무를 심을 수가 없었다』고 답한다. 추수가 끝난 논들은 대부분 방치돼 있었는데 땅힘을 돋우기 위해 휴작한다는 얘기였다. 경지나 농수로 정리도 제대로 돼있지 않은 것 같았다. 시골길에는 인적이 뜸했고 통행차량도 별로 없었다. 판문점에서 개성까지는 2차선 고속도로가 훤히 뚫려 있었다. 안내원은 현재 개성∼평양간 고속도로는 노면공사가 끝났으며 마무리작업 중이라고 알려준다. 평양의 대규모 시설들을 보면서 기자는 다른 산업수준들은 어떨까고 생각해봤다. 그러나 거리의 낡은 트럭이나 숙소의 가전제품들을 보고 자동차ㆍ철강ㆍ전자산업 등은 낙후됐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숙소에 비치된 TV와 냉장고ㆍ1회용 면도칼 등도 모두 일제였다. 지금 평양전시장은 온통 김일성숭배와 혁명구호로 가득차 있는 것 같았다. 주민들은 동구권의 개방물결에 주체사상으로 대응,「우리 식대로 산다」고 외치고 있다. 동구권 변혁은 지도자들이 부패해 인민의 배반을 당했기 때문에 일어났지만 북조선은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위대한 수령」이 혁명과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지상낙원」을 이뤘고 부지런하고 똑똑한 「위대한 지도자 김정일 동지」가 계승,혁명과업의 완수를 지향하고 있다며 김일성 부자의 세습을 정당화시키고 있었다. 한국과 수교한 소련에 대해서는 심한 배신감을 토로하면서 그들이 없어도 잘살 수 있다고 큰소리다. 백화원 초대소 접대원은 『소련은 미제가 제공한 달러를 남조선을 통해 받고 동맹국을 배반한 나라』라고 매섭게 성토했다. 어떤 행인은 소련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통일과업을 위해 와서 왜 그런 얘기만 하느냐. 우리는 의리를 23억달러에 팔아먹은 소련의 배신에 눈하나 깜짝 않습네다. 우리는 우리 식대로 살아갑네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일본과의 수교움직임에 대해선 『일본이 과거잘못을 사과했기 때문에 용서한다』는 논리로 주민들을 이해시키고 있었다. 『과거 잘못했더라도 진실로 사과하면 받아줄 수 있다. 흰 기를 들고 왔는 데 박대할 수 있느냐』는 외교부의 한 부국장의 얘기였다. 평양주민들은 세상돌아가는 것을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최근의 북경아시안게임이나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 최후 등도 정확히 알지 못했다. 당고위간부 등 극히 일부는 그런대로 바깥소식을 알고 있는 것 같았으나 일반 주민들은 너무나 깜깜했다. 노동신문ㆍ민주조선ㆍ통일신보 같은 신문과 중앙 TV가 있으나 바깥소식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있는 실정. 라디오와 TV는 사이클과 채널이 고정돼 그들 방송만 듣도록 돼 있었다. 지난 18일 아침 기자는 백화원초대소 정원에서 혼자 서울서 갖고 갔던 라디오로 그쪽 방송을 듣고 있었다. 어느 틈에 한 안내원이 달려와 『뭘 듣고 있지요』라며 라디오를 쳐다보다가 평양방송임을 알고 멋적게 웃었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한 평양주재 외신기자는 『그들은 문을 열면 체제가 붕괴된다는 위기의식에서통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체제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철저한 외부차단으로 가능한 것 같습니다』고 전해준다. 해외방송은 청취가 불가능해 혹 접시 안테나라도 설치하면 웬일인지 그날로 고장이 난다는 얘기였까. 그는 이곳에서 외국방송을 청취하다 발각되면 8∼12년 징역을 살 정도로 중형에 처해진다고 알려줬다. 이같이 외부세계와 철저히 벽을 쌓는 반면 내부적으론 통일을 체제결속 이념으로 활용하는 데 혈안이 돼 있는 것 같았다. 「통일원무곡」 「우리의 소원은 통일」 「우리는 한겨레」 「이제 더 못참아」 「조선은 하나다」는 등 통일을 주제로 한 노래책자를 발간하고 각종 공연 때 이들 노래를 제창토록 하고 있다. 「해방의 감격에 춤추던 강산이/외세에 분렬된 기나긴 반세기/아 이젠 더 못참아/외세를 내몰고 통일을 이루자」 「반만년의 피줄을 이어온 우리는 하나의 민족/백두산의 줄기가 내리여 이땅은 하나의 강토/갈라져 몇해더냐 헤어져 몇해더냐/겨레여 나서라 통일의 한 길로 조선은 하나다」­통일가요인 「이젠 더 못참아」와 「조선은 하나다」의 1절 가사다. 이같은 노래들은 『90년대를 통일의 연대로 빛내이자』는 각종 통일구호와 함께 북쪽을 「통일열병」에 들뜨도록 하고 있었다. 그들의 정치적 속셈을 읽고 우리의 순수한 통일염원을 생각할 때 가슴만 답답했다. 그렇더라도 계속 두드려야 할 통일의 문이지 않는가. 그 언젠가는 폐쇄의 벽에 틈새가 생겨 민주화와 자유화바람이 솔솔 스며들 날이 오겠지 기대해 본다.
  • 잠롱시장식 청백리/송정숙 본사 논설위원(서울칼럼)

    잠롱 방콕시장이 인기배우처럼 서울을 다녀갔다. 그가 강연을 하러 갔던 대학에서는 입추의 여지없이 몰려든 대학생들이 「잠롱!」을 연호했고,사인공세를 펴는 바람에 진로가 막히는 지경도 이뤘다고 한다. 잠깐 기회를 얻어 가까이서 바라본 그의 인상은,여분의 살이 전혀없는 몸매와 보리빛 살갗,낡은 작업복의 모습에서 수행중인 수도사같은 것이었다. 미담을 많이많이 만들며 성자가 되는 꿈을 꾸는 다소 기인같은 인상도 품고 있었다. 범인이 할 수 없는 어려운 일을 하는 사람은 존경받을 자격이 있다. 그러나,그러나 그는 현직 시장이다. 8백만 시민이 살고 있는 거대한 현대도시의 시장이다. 그는 서울에 초청되어 와서 한국공직자들의 부패상에 대해 준열한 충고도 했다고 한다. 그의 청렴정도라면 그럴 자격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는 현직 시장이다. 자기도 공직자인 남의나라 시장에게서 그런 충고를 듣는 일은 서글프다. 서울에서 열린 어느 환영잔치에서 그가 「서울시장」으로 출마하면 당선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농담을 하자 청중들이우뢰같은 박수를 보냈다고 한다. 이 대목은 「아마도 동감」을 나타낸 것이었으리라고 풀이한 문필가도 있었다. 문득,만약에 지방자치제가 실시되어 민선시장을 뽑게 되었을 때 「잠롱시장」을 흉내내어 위선적 행각를 하는 「가짜 잠롱」이 출현한다면 그걸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당선되어 「잠롱식」 청백사로 인기만을 얻고 시정에는 별 기여를 하지 않는다면…. 그렇다고 잠롱 방콕시장이 무능하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그에 관해서는 「미담만을 한없이 만들고 다니는 사람」의 행적만이 알려졌으므로,그가 얼마큼 능력있게 근대도시행정을 수행해 나가는지는 잘 모르겠다. 잠롱시장의 소문을 처음 외신으로 접했을때,그의 헌신적이고 희생적인 행적은 참으로 신기하고 존경스러웠다. 그런 잠롱시장을 통해서 연상되는 방콕시는 가난은 하지만 깨끗하고 절도있게 살 수 있는 평화롭고 소박한 도시같았다. 사람의 연상작용이란,때로 터무니없이 무책임하고 어리석기까지 한 것 같다. 지난 여름,한 모임이 그곳에서 열려 처음으로 방콕에 가 보았다. 그 도시에서 1주일쯤 있는 동안,단 한번도 그곳이 잠롱을 시장으로 둔 도시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던 사실을,이번의 「잠롱시장 서울나들이」를 통해서야 상기했다. 「잠롱시장의 방콕」과 「직접 가본 방콕」은 전혀 별개의 도시처럼 무의식속에 새겨져 있었음을 비로소 깨닫고 실소를 머금고 말았다. 매연이 세계에서 몇째 안가도록 심각하고,세계의 차종이란 차종은 다 수입되어 굴러다니는 듯한 도심의 쳇증은,아무리 겸손하게 말해도 서울보다 나을 것이 없다. 무질서한 야시장에 가짜 외제상품이,우리 이태원상가는 『저만큼 가라!』고 할만큼 쌓여있다. 도심 한복판에 적나라한 그림과 실물이 호객을 하는 유흥가가 즐비한데 안에는 옛날 대만에 있던 특수구역과 방불한 연기와 무대가 있다고 한다. 그것이 실제의 방콕이었다. 일본의 백화점들이 진출하여 금싸라기 같은 요지에 엄청난 쇼핑센터를 지어놓고 성업중이며 온갖 국제상표들이 제휴하여 진출해 있다. 기술이전 문제같은 것으로 까다롭게 따지지 않고 싼 노임만을 팔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투자자가 아주 유리해한다고 한다. 우리처럼 부품수가 「10」외 하이테크 산업사회를 지향하여,깨인 머리로 민주화를 지향하는,만만치않고 따지기 좋아하는 시민수준도 아닌 것 같았다. 유니세프 보고에서 『15세 미만 소녀의 매춘이 가장 심각한 도시』로 지목되고 있는 이 도시가,11년째 부부생활도 하지 않고,월급의 대부분을 청소부와 가난한 사람에게 대주며 감동적인 금욕생활을 하고 있는 잠롱시장에게 해결을 고대하고 있는 현실문제는 너무도 많아 보인다. 우리도 부정부패에는 이제 넌덜머리가 나는게 사실이다. 민선이든 임명이든,우리가 원하는 서울시장이 부정하고 부패한 것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 시장이 수도사처럼 살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기왕이면 그렇게 금욕적이고 청결하게 살기를 바라기는 하지만,그것이 도저히 어려울 터인즉 봐주기 위해서라는 뜻이 아니다. 공직자의 역할이 성자같다고 해서 「좋은 공직자」일 것이라는 기대는 온당하지가 않다는 뜻이다. 서울시장쯤 되는 공직자라면 국제적 교양과 품위를 유지해야 하는 직위다. 걸맞는 사택과 어울리는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것이 시민의 자부심과도 관계가 있다. 하루 한끼만 먹으면서 근검절약하여 일부 가난한 이를 돕는 일보다는 조찬회ㆍ만찬회 등의 외교까지 충분히 하여 시의 위상도 높이고,품위에 적절한 환경에서 좋은 정책을 구상하여 많은 시민의 삶의 질을 개선해주기를 바란다. 그러기에 합당한 대우와 능력을 우리는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건강하고 정당한 방법으로 좋은 아버지,유능한 남편,멋있는 가장이 될 수 있어야 상식적이고 양식있는 시민생활도 파악하고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도시개발 때문에 생업에 지장을 받는 사람들이 가슴아파서 도심조성 자체를 유보하는 성직자같은 시장 보다는 최선의 대안을 찾아내어 주변서민대책도 세우고 개발계획도 관철할 수 있는 유능한 공직자가,보다 많은 시민을 위할 수 있다. 더욱이나 다가올 지방자치시대에 표와 연결된 인기를 조성하기에 더 많은 공을 들이는,미담행정만 눈독들이는 공직자가 생긴다면 그건 참 곤란한 일일 것 같다. 잠롱시장은 방콕시장이다. 그를 빗대어 서릿발같이 우리 공직자를 질타하는 인사들이 활자매체에도 전파매체에도 수두룩 했었다. 「내 탓이오」 대신 남의 탓에만 서슬이 퍼런듯한 그런 힐책 때문에 건강하게 창의적으로 자기 직분에 임하고 있는 유능한 공직자들까지 참담하게 기운 빠지는 서글픔을 맛보지나 않았는지 모르겠다. 우리에겐 뜻있고 성실하며 유능한 숨은 공직자가 얼마든지 있으리라고 믿는다. 그렇지 않다면 잠롱시장이 배우러왔다는 우리의 『…근면성과 인내심 그리고 단결력으로 세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나라로 부상한 한국』은 만들어지지 못했을 것이다. 잠롱 방콕시장은 분명히 훌륭하다. 그러나 부정부패 안하고 유능한 공직자가 우리에게는 더욱 소중한 사람들이다.
  • 고문 전 보안사대위 형량높여 법정구속

    ◎“수사권 남용”… 구형1년에 2년선고 서울지법 남부지원 이석형판사는 25일 군복무 당시 수사과정에서 피의자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징역 1년을 구형받은 전 해군보안대소속 대위 이성만피고인(45ㆍ회사원ㆍ영등포구 여의도동 삼부아파트 3동102호)에게 검찰의 구형량보다 형량이 많은 징역 2년을 선고,이씨를 법정구속했다. 법원이 형사피고인에게 검찰구형량보다 형량을 높여 선고하거나 실형을 선고하더라도 1심 판결과 함께 불구속 피고인을 법정구속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또 피고인이 군수사관의 신분으로 저지른 범죄행위 때문에 전역후 일반법원에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은 것도 특수수사기관의 불법적인 수사월권에 대한 법원의 강력한 척결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평가된다. 재판부는 이날 판결문에서 『법질서를 수호해야하는 국가기관의 종사자가 윤리성ㆍ공정성ㆍ양식을 저버리고 가혹행위를 한 것은 용서할 수 없다』면서 『특히 대공ㆍ보안사건에만 수사권을 발동할 수 있게 돼 있는 실정법의 규정을 무시하고 일반사건에 대해서도 보안부대의 수사권을 발동했다는 점에서 명백한 수사권의 남용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피고인은 해병 모사단 보안부대의 대위로 근무하던 지난83년 3월 같은 사단 근무지원대소속 주임상사 정명룡씨(52ㆍ목축업ㆍ서울 성동구 화왕십리2동) 등 10명에 대한 군용물 횡령사건을 수사하면서 부대지하실로 끌고가 1주일동안 불법 감금하고 각목 등으로 마구 때려 정씨의 온몸을 멍들게 하고 앞니 3개를 부러뜨리게 했다는 것이다. 이피고인은 또 정씨를 의자에 묶어 놓고 잠을 재우지 않으면서 엄지손가락을 전화선으로 묶어 전류를 흐르게 하는 등 전기고문을 가해 휘발유 7백드럼을 횡령했다는 허위자백을 받아낸뒤 헌병대로 넘긴 혐의도 받고있다. 정씨는 이피고인의 고문에 못이겨 작성한 진술조서에 따라 군법회의에 넘겨져 업무상 군용물횡령죄로 징역 1년6월을 선고 받았으며 이 사건에 연루된 사병 9명도 징역 1년6월∼4년까지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정씨는 군형무소에서 복역한뒤 지난88년 불명예 전역,지난해 3월 이피고인을 고문혐의로 국방부 검찰부에 고소했었다.
  • “가난이 죄”… 안타까운 모정/성종수 사회부기자(현장)

    ◎“어미약값 마련하려 친구돈을 훔쳤다니… ” 『세상에 착하기만 한 내딸이 못난 에미의 약값을 마련하기 위해 친구 돈을 훔치다니…』 22일상오 서울 마포경찰서 형사계에는 전남 목포에 사는 임옥임씨(45)로부터 애절한 사연의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서울에서 직장에 다니는 딸이 친구의 돈을 훔쳤다가 경찰에 붙잡혀왔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도무지 믿어지지 않아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건 전화였다. 그 시간 형사계보호실 철창안에는 자그만 키에 수척한 얼굴을 한 임씨의 큰딸 김모양(21)이 구석진 곳에 쪼그려 앉아 울먹이고 있었다. 목포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김양은 어머니의 치료비와 세동생의 학비를 벌기 위해 지난6월 서울로 올라와 L사 전자부 판촉사원으로 취직했다. 25만원의 월급을 쪼개 적금붓고 남은 돈을 생활비로 집에 부치고 나면 교통비조차 부족할 만큼 빠듯한 생활이었지만 편치 않은 몸을 이끌고 파출부일을 마다않고 하시는 어머니에 비하면 그래도 나은 처지라 여기며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그녀에게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슬픔이 닥쳐왔다. 지난10일 지병인 담석증이 악화돼 서울 원자력병원에서 진찰을 받은 어머니가 자궁암으로 밝혀진 것이다. 그러던 지난17일 몸이 아파 직장에 나가지 않고 있던 김양의 머리에는 함께 자취하고 있는 친구의 현금카드가 떠올랐다. 김양은 생각이 미치자 말자 방안 진열장 속에 있던 친구의 현금카드를 훔쳐 은행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4차례에 걸쳐 모두 1백80만원을 꺼냈다. 김양은 한꺼번에 돈을 보내면 어머니가 의심을 할까봐 우선 자궁암에 좋다는 약 15만원어치를 사서 소포로 부치고 나머지 돈은 다락속에 숨겨두었다. 그러나 『한푼 두푼 애써 모아 온 돈을 잃어버렸다』며 매일같이 비통해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김양은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김양은 이내 나머지 돈을 돌려주고 용서를 빌었다. 그러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이미 김양의 범행을 확인,김양을 연행했다. 김양의 딱한 형편을 알게된 친구도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담당형사에게 호소했지만 구속영장이 신청된 뒤였다. 『모든것이 내탓이니 차라리 나를 처벌해 주십시오. 딸이 이 일로 직장에서 쫓겨나면 우리 가족은 어떻게 살라는 말입니까』 흐느끼면서 담당형사에게 애원하는 김양 어머니의 전화에는 안타까운 모정이 가득했다.
  • 「내 탓이오」의 의식구조(사설)

    잘못은 모두 남이 저지르고,잘된 공은 모두 「내차지」여야 한다는 생각이 우리 사회에는 너무 가득차 있다. 정치인은 정치인대로 모든 책임은 남에게 전가하고 이득만을 챙기려고 든다. 지금 현안중인 모든 정치적 갈등도 거기서 비롯된다. 사회에서는 목청 크게 외치는 것으로 어떤 무리한 요구도 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집단난동이 끊이지 않는다. 훌륭한 외모의 자가운전자들이 차선을 침범하여 머리만 디밀고,붉은 신호등이 들어왔거나 말거나 진행하는 앞차의 꼬리를 물고 멈출줄을 모르고 밀어붙인다. 그러다가 완전히 교차로가 마비되면 삿대질을 하며 남의 핑계로 돌린다. 서로가 어깨동무하여 수렁에 빠지듯 해놓고 그 안에서 싸움질만 하는 형국이 조직 안에서,기업 안에서,캠퍼스 안에서,고속도로에서,터널입구에서,주택가의 골목길에서 끊임없이 거듭되고 있다. 남에게 뒤집어 씌우기를 빨리 서두르지 않으면 어떤 봉변을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무슨 일이 생기면 허겁지겁 「남의 탓」을 찾아내는 생리가 보편화해버렸다.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협의회는 삶의 현장에서 실천하는 신앙의 자세로 「내 탓이오」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는 천주교 신자가 일상을 성찰하는 기도의 한 구절이다. 아무리 절박한 핑계가 있더라도,그 안에는 반드시 스스로의 불찰이 내포되어 있게 마련이다. 그것은 반성하지 않고는 진실로 용서받고 영원한 구원의 길을 갈 수 없다는 신앙적 가르침이다. 이 가르침을 삶을 통해 실천하는 것을 카톨릭신뢰회복운동의 근간으로 삼겠다는 뜻에서 갖가지 실천방안도 모색되고 있다고 한다. 이 운동이 종교차원을 넘어서 범시민적인 것으로 확산될 수 있기를 우리는 기대한다. 지난 시대에 겪은 독재와 권위주의의 피해는 우리에게 「민주훈련의 결핍」이라는 상처를 남겼다. 이 상처가 하루아침에 주어진 방대한 자율의 폭을 감내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모든 자유가 책임의 보증이 없이는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기 전에 「욕구」만 비대하게 만든 이상증상을 만연시켜 사회를 혼란과 갈등속에 파묻히게 만들었다. 내 책임을 깨닫는일,그것이 『내 탓이오』를 인정하는 일이다. 남의 탓으로만 돌리고 원망하고 한탄하고 불화하는 것으로는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모든 일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해결도 남이 해주기를 요구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해결할 「나」가 아무 데도 없으니 누구도 나서서 책임을 져줄 수가 없다. 그렇게 쌓여진 미해결의 덩어리가 우리 사회를 숨막히게 하고 있다. 「내 탓이오」를 성찰의 표어로 삼아 제창하고 있는 카톨릭평협측에서는,이 운동의 실천을 거창한 곳에서 찾지 않겠다고 한다. 옳은 말이다. 수재민 돕는 일이 「내탓」에 맡길 수 있는 일이듯,수재민이 시련을 딛고 일어서는 용기도 「내탓」 속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교통질서에서야말로 「내탓」을 생각하며 운전을 하고,길을 건너고,주차질서를 지키고,사람 다니는 길을 가로막지 않는다면 남을 다치기 이전에 자신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 기업이 어린이 먹을 우유 제조일을 속이고,비밀통로로 공해물질을 방류하는 따위 파렴치한 짓도 「자신의 탓」은 모두 감추고 이득만 챙기려는 욕심에서 비롯된 일이다. 잘못된 일이 「나의 어떤 탓」 때문인가를 반성하면,다시는 같은 「탓」을 저지르지 않는다. 그 탓의 원인을 알게 되면 시정하고 치유할 방법도 찾아낼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도 「내탓」을 성찰하는 일은 인간을 성숙시키는 가장 훌륭한 덕목이다. 훌륭한 시민정신이 정착한 사회는 타락하지 않고 후퇴하지 않는다. 그런 사회 만들기를 서두르지 않으면 안될 처지에 지금 우리는 놓여 있다. 다함께 가슴에 손을 얹고 「내 탓이오」를 되뇌며 자기성찰을 해볼 때이다.
  • 현장근무 훈련원생 「기간」 끝나자 4백명 임용서 제외 말썽/대우자

    ◎“탈락자중 2백명 연내 취업” 【인천=이영희기자】 대우자동차회사가 직업훈련생을 모집,6개월동안 생산현장에서 작업을 시켜오다 훈련기간이 끝나자 무더기로 불합격판정,임용에서 탈락시켜 물의를 빚고 있다. 14일 김광민씨(25ㆍ인천시 남구 용현동) 등 직업훈련생에 따르면 대우자동차는 지난3월 6개월과정의 직업훈련생 6백명을 공채로 모집,3개월동안 거제도 대우조선에서,나머지 3개월동안은 대우자동차 부평공장의 생산현장에서 작업을 시켜오다 지난1일 이중 4백명을 무더기로 불합격 판정,임용에서 탈락시켰다는 것이다. 모집생들은 대부분 다른 직장에 있다가 대우가 좋은 대우자동차 직원이 되기위해 어려운 경쟁을 뚫고 들어갔다 임용에서 탈락돼 『전 직장까지 잃게됐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대우측은 『직업훈련생을 꼭 취업시킨다는 보장은 없다』고 밝히고 『6백명의 훈련생중 2백명을 합격 채용했고 나머지 2백명은 예비합격자로 분류,금년중 취업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 강석진특파원,「아랍뉴스」 편집국장 인터뷰

    ◎“후세인 권좌에 있는한 철군은 없을 것”/“외교공세 성과 없으면 대안은 전쟁 뿐/쿠웨이트주권 회복이 원유지키는 길” 중동사태의 해결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중동에서 발행되는 가장 권위있는 아랍뉴스지의 칼리드 Aㆍ알 마이나 편집국장으로부터 현 사태 및 중동문제에 관해 폭넓게 의견을 듣는 기회를 마련했다. 아랍뉴스지는 사우디ㆍ이집트ㆍ영국ㆍ미국에서 동시 발행되며 중동지역에서는 가장 많은 분수와 종합적인 보도로 호평을 받고 있는 신문이다. ­중동사태에 대한 앞으로의 전망은…. 평화적 해결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평화적인 해결은 이라크가 유엔 결의에 따르는 길 뿐이다. 또 쿠웨이트가 입는 피해에 대해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이런 조건이 충족돼야 평화적 해결이 가능하다. 그러나 평화적 해결이 이뤄진다 해도 쿠웨이트 뿐만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외국인에게 입힌 물질적ㆍ심리적 피해를 간과해서는 안되며 또 역사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후세인이 권좌에 있는한 평화적 해결은 불가능하다. 개인적 생각으로는이라크의 전격적 침공ㆍ합병,점령하의 비인도적인 행동으로 미뤄볼때 평화적 해결은 힘들 것으로 본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원인은 무엇인가. 아랍권 국가간의 빈부격차가 원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가. ▲후세인의 탐욕이다. 역사적 관점에서 본다면 빈부격차 때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라크는 몇가지 점에서 부유한 나라다. 무엇보다 물을 갖고 있다. 또 교육수준도 높다. 원유도 나온다. 인구도 많다. 국력의 요소를 골고루 갖추고 있다. ­이라크가 주변국가나 다국적군에 대해 선제공격을 할 것으로 보는가. ▲이라크의 행동은 예측불허다. 이라크는 전통적으로 아랍문화의 중심지였는데 불행하게도 현재 이라크 정권은 극단적인 이데올로기를 갖고 있으며 전혀 인명을 귀중하게 다루지 않고 있다. 다국적군의 진주가 그로 하여금 한번 생각할 것을 두번 생각토록 만들었다고 본다. 그러나 누구도 그의 행동을 예측할 수는 없다. ­많은 쿠웨이트인들이 호텔에 기거하면서 조국을 찾기 위한 싸움엔 나서지 않고 있다. 그들은 미국이 만들어 주는해결책을 기대하고 있는가. ▲쿠웨이트의 인구는 70만에 불과하다. 또 쿠웨이트의 지형은 평평해 쿠웨이트군이 다시 침투하기에도 어렵다. 아울러 쿠웨이트가 아무런 준비없이 당했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그들이 나라만 찾을 수 있다면 전쟁을 통해서든 평화적이든 미국에 의하든 어떤 해결책도 바라지 않겠는가. 그들이 호텔에 있는 것은 돌아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부유한데다 많은 지원을 받고 있어 난민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미국등 다국적군 없이 쿠웨이트 주권회복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이라크군이 철수할 때까지 쿠웨이트군의 재정비는 불가능하다. 주권회복을 위해서는 미군등 다국적군의 무력사용이 불가피하다. 쿠웨이트의 주권회복은 세계경제의 생명선인 원유의 원활한 공급을 지키는 길이기도 하다. ­쿠웨이트의 주권회복을 위해 사우디정부가 하고 있는 일은. ▲우선 유엔ㆍ아랍연맹ㆍOIC(Organization of Islamic Countries) 등 국제무대에서 외교적 공세를 취하고있다. 외교적 공세가 비록 시간이 걸리더라도 포기하지 않을것이다. 그러나 이라크는 전체주의 국가다. 따라서 외교적 노력이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대안은 전쟁뿐이다. 사우디정부는 또한 쿠웨이트난민을 보호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사담이 스스로 철수하리라고 보지 않으며 철수한다해도 그는 전범으로 처형돼야 한다. ­사우디에 외국군이 오래 주둔하면 문화적 충격이 클텐데. ▲외국군의 주둔을 장ㆍ단점의 관점에서 보고 싶지 않다. 세계가 하나가 됐고 긴밀하게 영향을 주고 받기 때문에 외국군이 부정적인 영향을 주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들은 특별한 임무를 띠고 왔기 때문에 그 임무를 벗어난 영향을 주리라고는 보지 않는다. ­많은 분석가들이 이번 페만위기를 계기로 약한 군사력,부족적인 전통,여성의 사회진출 차단,제3국인 노동력의 과도한 유입 등 사우디 사회의 약점이 노출됐다고 말하고 있다. ▲모든 사회는 강점과 약점이 있게 마련이다. 사우디의 강점은 사회의 응집력과 가족생활에 있다고 본다. 약점은 변화에 빨리 적응하지 못하는 것,전문기술교육ㆍ기술인력의 부족 등이라고 생각한다. 군사력이 약한 것은 인구가 적기 때문이다. 부족적인 전통이 있으나 모두 사우디의 공동목표를 향해 집결돼 있다. ­이슬람국가들은 이스라엘의 점령지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힘을 모으지 못했다. 이라크는 이란과 전쟁을 벌이고 쿠웨이트를 침공했다. 가난한 회교국들은 부유한 나라의 인색함에 불만을 품고 있다. 팔레스타인 문제해결에 대한 귀하의 전망은. ▲팔레스타인 문제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50,60년대에는 국제적인 주목을 끌지 못한채 단순히 난민문제로 여겨졌다. 이란­이라크전,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지만 팔레스타인인이 국가를 세우겠다는 인티파다운동으로 팔레스타인 문제가 더 이상 단순한 난민문제로 인식되지는 않게 됐다.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에는 미국의 중동정책 변화가 중요하다고 본다. 또 팔레스타인인도 인티파다운동을 지속해야 한다. 팔레스타인 문제해결의 노력은 미국내에서 전개돼야 한다. 여기에는 팔레스타인인의 평화적인 투쟁방식이 긴요하다. ­사우디 여성들이 사회에기여할 수 있도록 사회활동의 길을 열 가능성은 없는가. ▲여성진출이 활발하지 못한 것은 이슬람 때문이 아니다. 단지 사우디의 문화적 전통이다. 사우디여성들의 사회활동이 봉쇄된 것은 아니다. 기자도 있고 박사도 있고 은행과 전문기술 영역에서 일하는 여성도 많다.
  • 허위공문서 작성/전경찰관 구속

    서울지검 김종수검사는 29일 전 서울 서부경찰서 수사과 형사계소속 순경 김종섭씨(37)를 공용서류은닉 및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구속했다. 김씨는 서부경찰서 순경으로 근무하던 지난해 7월12일 서울시경이 단속한 서울 은평구 대조동 대물오락실의 사행성 유기장영업행위에 관한 서류를 넘겨받아 조사하면서 주인 김모씨의 부탁을 받고 사건을 축소하기 위해 김씨의 자술서를 없앤뒤 검찰에 『불구속 수사하겠다』는 내용의 신병품신서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 페만사태로 「정치대국」 꿈 깬 일본/엉거주춤 대응의 속사정

    ◎함선 파견못해 「선언적대응」일관/“우린 어차피 마이너리그”자조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불법점령한 직후 부시 미국대통령과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 일본총리사이에 오간 전화협의 내용은 중동사태에 대한 일본측의 대응자세와 입장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 ▲부시 미대통령=일본이 페르시아만연안의 석유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일본ㆍ이라크사이에 채권ㆍ채무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런 일로 일본의 행동이 제약받지 않기를 희망한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을 이대로 두어서는 안된다. 용서하면 또다른 행동을 취할 것이다. ▲가이후 일본총리=일본으로서도 미국을 비롯한 다른 서방제국이 취하고 있는 조치와 같은 입장에 서서 가능한 수단을 강구하려하고 있다. ▲부시=총리의 말을 듣고 큰 힘을 얻었다. 후세인을 용서해서는 안된다. 일본이 유엔 안보리결의를 기다리지 않고 이라크ㆍ쿠웨이트로부터의 석유수입금지를 포함한 4대 경제제재를 결정하게된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지난 4일의 이같은 미일 수뇌전화회담의 결과였다. 지난 79년 테헤란에서 미대사관원 인질사건이 발생했을 때 일본이 대 이란 비난성명을 발표하는데만 1개월이 걸렸던 것에 비추어 볼 때 이번 일본의 대응은 재빨랐다. 일본정부가 취한 제재의 내용은 ▲이라크ㆍ쿠웨이트로부터의 석유수입의 금지 ▲양국에의 수출금지 ▲양국에의 투ㆍ융자 기타 자본거래를 정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 ▲이라크에의 차관공여등 경제협력의 동결의 4가지였다. 일본은 이라크ㆍ쿠웨이트의 석유에 전석유수입량의 12%정도를 의존하고 있다. 이라크에는 재벌급 상사를 중심으로 약 6천억엔의 채권도 갖고 있다. 석유공급이 핍박되고 대 이라크채권을 회수 못하게 될 염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분적으로는 유럽공동체(EC)를 능가하는 대이라크 경제제재를,그것도 유엔안보리결의를 기다리지 않고 결정한 것은 파격적인 것이었다. 부시 미대통령도 그후 가이후총리가 전화를 걸었을 때 『일본의 조치는 세계전체에 고무적인 일』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순조로웠던 것은 여기까지였다. 미국을 위시한 영국ㆍ프랑스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맹국 및 나토에 가맹치 않고 있는 오스트리아 마저 함정ㆍ항공기 등의 군사력을 페르시아만에 투입했으며,이라크가 국내주재 외국인의 출국을 인정치 않고 「인질작전」을 펴기 시작하자 일본정부의 대응은 엉거주춤 하게 되어 버렸다. 거기에는 「경제대국」은 될지언정 「정치대국」은 될 수 없는 일본의 「현실」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첫째로 일본은 국제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자위대를 해외에 파견할 수 없다. 기껏 재정지원의 형식을 취하게 되지만 유엔의 평화유지활동(PKO)이외의 다국적군에의 재정지원은 야당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에 이 역시 힘들다. 둘째로 일본은 중동지역에서 「손이 더럽혀지지 않은」(외무성간부의 표현) 대신 외교적인 축적도 없다. 아랍제국자체가 분열돼 있는 현상에서는 조정국의 역할을 맡거나 화평에 공헌하는 것 등 실제문제에서 불가능하다. 『중동문제에서는 어차피 일본은 마이너리그의 멤버일 뿐』이라고 외무성간부는 자조적으로 말한다. 취임이래 외교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또 그 때문에 공전의 지지율을 받고 있는 가이후 일본총리가 15일부터 예정되었던 사우디아라비아ㆍ이집트 등 중동5개국 순방을 10월중순으로 연기하고 대신 나카야마 다로(중산태랑)외상을 특사로 17일부터 파견키로 결정하고 상대국에 통지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 나온 고육책이었다. 급변하는 중동사태에 대한 구체적인 공헌책을 내놓을 수가 없으며 오히려 미지의 위험부담만 크다는 판단이 섰던 때문이다. 일본총리의 외유가 이처럼 각의 결정후 취소된 것은 처음이며,이로인한 가이후 총리자신의 이미지 해손은 불가피하게 되었다. 거기에는 방문예정국 뿐만 아니라 미국등 서방제국으로부터의 기대,휴스턴 서미트(선진국수뇌회의)에서 「세계에 공헌하는 일본」을 제창했던 외교적 입장도 포함된다. 이번 가이후총리의 중동순방을 놓고 『가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적극론도 없던 것은 아니었으나,역시 실제로 방문했을 경우 구미와 중동제국이 이미 군대를 파견하고 있는 가운데 「다국적군」에의 지원등 구체적협력을 요청받게 되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럴경우 일본의 입장을 설명하는 것만으로 과연 이해를 얻을 수 있는가. 구제책을 내놓지 못하고 대신 신뢰를 잃게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컸다. 일본은 현재 중동지역의 평화와 질서 회복에 대한 구체적인 공헌을 위해 정부의 기본방침을 마련하고 있다. 그 내용은 헌법상의 제약에 따라 군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대 이라크 제재의 영향으로 경제적 타격을 받은 중동 각국에 경제지원을 행하며,기타 국가에도 경제면 이외의 지원책을 검토한다 ▲다국적군에의 자금원조에는 신중히 대처하며 함선의 파견은 해상자위대는 물론 해상보안청도 포함해 행하지 않는다 ▲인원 파견은 의료관계를 중심으로 검토한다는 것 등이다. 그러나 이것 역시 세계평화에 공헌하는 구체책일 수는 없다. 이번처럼 일촉즉발의 군사적 긴장의 한복판에서 무엇을 이루어야 할 것인가라는 상황은 일본에 있어서는 이례의 시련이다. 경제대국 답게 유류파동에 대처하기 위해 관공서의 냉방을 28도로 유지하고 전등의 3분의 1을 소등하며 고속도로는 80㎞주행,이같은에너지절감책을 민간에도 유도하는 것(13일 에너지절약대책추진회의 결정)만이 일본의 대책일 수 만은 없기 때문이다.
  • 소련산 시멘트 국내반입/쌍용서 1만t 수입계약… 빠르면 이달 시판

    소련산 시멘트가 국내에 처음으로 들어온다. 쌍용은 최근 소련의 대외수출입공단인 다린토르그와 시멘트 1만t을 수입키로 계약을 체결하고 빠르면 이달중에 국내에 반입,시판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이번에 반입되는 소련산 시멘트는 50㎏짜리 20만부대(1만t)로 수입가격은 t당 56.5달러이다. 이는 중국산 시멘트와 비슷한 가격이다. 쌍용은 소련산 시멘트가 인천항에 도착하는대로 국내산보다 다소 낮은 가격으로 건설업체등 실수요자들에게 직접 판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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