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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한총련 긴장 고조 / 30일 11기 출범식 비상령

    5·18 기념행사 불법시위 이후 경찰과 한총련 사이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오는 30일 연세대에서 열리는 11기 한총련 출범식을 전후해 양측의 대치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특히 경찰이 시위 연루자를 전원 검거키로 하는 등 강경 대응하고 있어 출범식을 앞두고 양측의 물리적 충돌도 우려된다. ●긴장하는 경찰 경찰청의 한 간부는 20일 “당시 5·18 행사장 주변에서 피켓 시위는 용인해줄 방침이었는데도 한총련이 기습적으로 대통령의 행사참여를 저지한 것에 경찰 수뇌부가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기류를 전했다.최기문 경찰청장이 한총련 출범식과 관련,“그동안 한총련의 전력과 이번 사건을 참고해서 냉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관할 경찰서에는 ‘출범식 비상령’이 떨어졌다.서대문경찰서 관계자는 “정부와 한총련의 화해무드가 무르익으면서 대(對)학원 활동의 긴장이 느슨해졌던 게 사실”이라면서 “모든 정보활동의 초점을 연세대 출범식에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현재 6명으로 구성된 정보과 학원팀을 증원하는 것도 검토중이라고 귀띔했다. ●한총련도 비상 출범 10년째를 맞아 ‘한국 대학생 5월축전 및 학생운동 공동출범식 준비위원회’를 구성,지난달 말부터 행사준비에 힘을 쏟아왔던 한총련도 행사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한총련은 이날 “대통령께 위협을 가하려던 것도 아니고 대통령을 모욕하고 타도 대상으로 삼았던 것도 아니다.”라는 요지의 ‘노무현 대통령께 보내는 편지’를 공개하는 등 사태 진화에 부심하고 있다.한총련 관계자는 “언론이 일제히 ‘한총련 때리기’에 나서면서 합법화에 우호적이던 여론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면서 “정부와 연세대측이 이번 행사를 불허할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엇갈리는 보수·진보 진영 시각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총련을 바라보는 각계각층의 상반된 의견이 표출되고 있다. 대한민국재향군인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대통령의 길을 막고 조화를 짓밟은 행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면서 “불법시위 주동자를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반면 전국민중연대,통일연대,여중생 범대위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태를 한총련 이적규정 철회문제와 연계시킨다면 더 큰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밝혔다. ●“범사회적 해결 의지 필요” 사회원로와 학자 등은 한총련에 합법화 시대에 걸맞은 투쟁방식을 요구하고,정부도 이번 사태를 한총련 합법화나 수배해제 문제와 연계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정현백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한총련은 과거 독재정권에 대응해서 싸우던 방식을 지양하고 정부도 의장이 사과의사까지 밝히고 문제점을 인정한 만큼 마녀사냥식으로 한총련 전체를 문책하는 식의 단순한 대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충고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정부는 이번 사태를 ‘난동’으로 규정,강경 대처하기보다는 이성적인 대화를 통해 오해와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한총련에는 “잘못을 시인하고 국민과 대통령에게 분명하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택동 구혜영 이세영기자 taecks@
  • “야당의원 개입설은 물타기”/ 한나라, 나라종금·월드컵휘장 수사 비난

    한나라당은 최근 검찰의 나라종금 로비의혹 및 월드컵 휘장사업 등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구여권 핵심인사뿐만 아니라 야당의원도 개입했다는 설이 제기되자 ‘물타기 수사’라며 강력 반발했다. 박종희 대변인은 18일 논평을 통해 “월드컵 휘장사업 수사과정에서 검찰이 관련자들을 상대로 ‘야당의원이 개입해 뇌물을 받았다고 자백하면 석방시켜 주겠다.’고 회유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이어 “검찰이 야당의원에게 혐의가 있는 것처럼 언론에 흘리는 것은 치명적인 명예훼손이며 ‘청부 사정’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검찰은 설 흘리기를 중단하고 야당의원들이 돈을 받았다면 누구에게 얼마를 받아 사용했는지 분명히 밝히라.”면서 “이 정당한 요구를 거부한다면 전·현직 대통령 측근들이 연루된 권력비리를 희석하기 위해 검찰이 물타기 수사를 하고 있다고 단정하고 강력한 대여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나라종금 수사와 관련,당 소속 의원 3∼4명의 주변 인물들이 계좌추적 등 수사선상에 올랐으나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난 것으로 안다.”면서 “그럼에도 검찰은 끊임없이 야당 의원 연루설을 퍼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배용수 부대변인은 이회창 전 총재의 부인 한인옥씨가 기양건설로부터 10억원을 받았다고 주장한 이교식씨의 구속과 관련,“터무니없는 허위사실로 야당의 대선후보를 음해한 데 따른 당연한 결과”라면서 “정권 연장 욕심에 눈이 먼 민주당 정권의 범죄행위는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지운기자 jj@
  • [씨줄날줄] 어긋난 5·18 행보

    1980년 5월,사건기자이던 필자는 광주를 취재하지 못했다.경찰서를 출입하는 사건기자로서 피 맺힌 민중의 함성과 울부짖음이 천지에 메아리치던 광주를 취재하지 못한 아쉬움과 죄책감은 아직도 남아있다.광주에 가지 못한 이유는 기자의 출신 지역까지 선별해 보내던 데스크의 방침 때문이었다. 당시 광주에 갔던 기자들도 총격전이 벌어지던 현장을 가까이서 취재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그나마 보이는 상황을 취재해 송고했더라도 보도 되지 않으니 더 미칠 노릇이었을 것이다.현지로 파견된 한 선배와 현지주재이던 선배는 총소리가 콩볶듯 요란한 금남로의 여관에서 상자째 소주를 사두고 마시기만 했다고 한다.밖에서는 “적군이 쳐들어오고 있으니 시민들 모두 나와서 싸우자.”고 차를 타고 다니며 울부짖는 한 처녀의 비명이 울리고 그렇게 도청에 모인 항쟁지도부는 처참하게 죽어갔다.언론이 총알을 피해 만취해 있는 사이 광주 민중의 꽃들은 한송이,두송이 꺾여 떨어지고 있었다. 정부 주관의 5·18기념식이 처음 열리던 1997년까지만 해도 광주·전남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동참하는 곳이 거의 없었다.지역감정을 정권유지의 도구로 악용하던 권력과 그 권력에 눌려 제 역할을 하지 못하던 언론에 의해 각인된 그릇된 시각이 남겨놓은 유산 때문이리라.그 5·18이 20주년을 맞던 2000년 5월에는 국내외 인권 운동가와 학자들이 전남대에서 국제학술대회를 열고 ‘5월 항쟁은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민주주의의 실천이었으며 민주주의와 인권을 표방하는 광주정신은 광주를 넘어 전세계로 퍼져 나갈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광주선언’을 채택하기에 이른다.지역을 넘어 세계를 향한 선언이다. 2003년 5월,광주를 찾은 민주당 신·구주류의 두 지도자는 서로 자신이 5·18을 계승한 ‘적자’임을 외치며 상대방을 비방한다.한 사람은 “5·18정신에 무임승차해온 사람은 5·18정신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하고,다른 사람은 “신당은 5·18정신을 계승하면서 새로운 정치질서를 구축해 낼 것”이라고 한다.민생은 뒷전인 채 분당으로 치닫는 여당 지도자들이 보여주고 있는 광주에서의 모습이다.왜곡된지역감정을 뛰어넘어 용서와 화해를 바탕으로 국민통합과 통일을 이루고 세계로 나아가야 하는 때다.그것이 진정한 5·18민중항쟁의 정신일 것이다. 최홍운 수석논설위원 hwc77017@
  • [오늘의 눈] 상생으로 승화하는 5·18

    광주 5·18국립묘역에 하얀 국화송이가 늘고 있다.뇌리에서 잊혀져 있다가도 장미가 울타리를 넘는 5월마다 묘역은 광주의 한(恨)을 가슴에 묻은 유족이나 시민들 곁으로 진행형으로 다가선다. 영령들이 가신 지 23년째인 올해 이곳 묘역은 절망과 한에서 상생의 장으로 승화하고 있다.15일 부산 출신 국회의원 10명이 영령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부산시의회 의장 등 시의원 10명도 동행했다.영·호남 지역갈등의 골이 파일 대로 파인 이후 영남쪽 의원들이 대거 참배하기는 처음이다.이들은 기념탑 참배 이후 묘역을 순례하고 유영봉안소(영정 384위 안치)를 찾았다.‘묘지참배’라는 추모사에서 “낡은 지역감정의 틀에서 벗어나 진정한 동·서 화합을 통해 21세기 화합의 새 조국을 만들자.”며 참배가 정권 차원이 아닌 순수한 마음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도 헌화했고 17일에는 민주당내 유력 대통령 주자였던 이모 의원도 묘지를 찾는다.이달 들어 이곳을 다녀간 국회의원만도 10여명이다.18일 기념식에는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여·야 정치인 40명 안팎이 참석한다. 신당 창당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고 있는 민주당도 묘역에서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던 계획을 접었다고 한다.민주당 내 ‘열린개혁 포럼’의 ‘5·18 정신에 입각해 희생자 넋을 추모하고 그 뜻을 계승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해석될 만한 행사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존중키로 했다 한다.올 초에는 5공 때 경호실장을 지낸 장세동씨가 대선출마에 앞서 묘역을 찾아 용서를 빌었다.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도 대선을 앞두고 2번이나 묘역을 찾았다. 그동안 광주만의 아픔을 상징하던 5·18 국립묘지가 이제는 모든 이를 보듬어 안는 화해의 마당으로 자리잡고 있다.여·야 정치인들도 이번에 헌화하면서 다시 한번 국가의 백년대계를 다지는 각오를 추슬렀으면 한다. 남기창 전국부 기자kcnam@
  • [마당] 부처보다 훌륭한 어버이

    이 풍진 세상에 살면서도 나는 여전히 효는 모든 것의 근원이라 생각하는 사람 중의 하나이다.하지만 나 역시 마음뿐,효의 방법을 모르기는 마찬가지이다.올해는 어버이날과 석가탄신일이 겹쳐서 오랜만에 어진 마음으로 하늘을 우러르는 좋은 날이 될 것 같다. 거리 곳곳에 붙어있는,가족을 부처님처럼 대하라는 문구를 볼 때마다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자비로운 마음으로 용서하는 마음으로 가장 가까운 내 가족을 대하라는 말일진대,그보다 어려운 일이 또 있을까? 때는 바야흐로 이혼 시대라 뿔뿔이 흩어진 가족들이 유랑의 슬픔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것이 흔한 일이 되었다.아니 너무 흔해서 그리 슬플 것도 없을지 모른다.평생직장이라는 오래된 개념이 무너지면서 평생 가족의 무게도 그만큼 가벼워진 걸까? 아무리 그렇다 해도 엄마 아빠의 이혼의 기억을 가진 수많은 아이들이 눈물겹게 어린이날을 맞는 5월,자식들에게 홀대받는 수많은 어버이들이 시름에 잠겨 어버이날을 맞는 5월은 잔인한 달이다.바쁜 데 찾아오지 않아도 괜찮다.돈도 없을 텐데 선물같은 건 필요 없단다.부모님의 이런 말씀은 모두 거짓말이다.양말 한 켤레라도 단 돈 얼마라도 주머니에 넣어드릴 일이다.마음 있는 곳에 물질 있다는 성경 말씀이 이런 뜻으로 씌어진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아무래도 우리가 부모님께 표현할 수 있는 사랑의 메시지는 작은 것이나마 물질의 힘을 빌릴 수밖에는 없을 것 같다. 그렇게 가까운 가족 사이에서조차 물질의 위력과 그 파괴력은 또 얼마나 큰 것일까? 딸의 카드 빚 때문에 자살한 가난한 아버지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가족을 부처님처럼 대할 수만 있다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가족사는 다시 씌어질 것이다.아니 그 누구의 부모님이 부처님보다 훌륭하지 않을까? 잠시 눈을 감고 5월의 꽃 향기를 들이켜며 우리가 어렸을 적 젊은 어머니 아버지를 떠올려보자.물론 그들은 늘 옳지만은 않았다.사는 일이 힘겨워 터무니없이 화를 내기도 하였으며,무능하여 자식의 인생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는지도 모른다.초라한 행색으로 학교를 찾아오는 어머니가 창피해서 숨어버리고 싶었던 어린 날의 추억을 가진 이들은 또 얼마나 많을까? 하지만 바로 그런 까닭에 당신은 이 풍진 세상을 씩씩하게 헤치며 걸어가는 용감한 생활인이 되었을지 모른다.돈과 사랑과 세상의 모든 것들을 다 주어 기른 자식들이 제 앞길 찾아가는 작은 나침반 하나 간직하지 못하여,길을 잃고 쓰러지는 모습을 어디 한두 번 보았던가? 어버이가 자식에게 물려주어야 할 것은 세상의 수많은 골목길들을 잃고 헤맬 때마다 옳은 방향을 가리켜주는, 바로 그 정신의 나침반일 것이다.하루아침에 수많은 돈을 날리기는 너무도 간단하다.어느 쓸쓸한 날에 그저 한 목숨 끊어버리는 일도 그리 어렵지 않을지 모른다.하지만 부모님이 주신 귀한 목숨을 질기게 뿌리내리고 강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일상이야말로 어버이가 내게 주신 가장 소중한 유산이 아닐까? 나는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부처님 오신 날에는 늘 절에 간다.환하게 밝혀진 연등 밑을 걸으며 연등 하나에 어머니,연등 둘에 또 어머니…그렇게 수없이 어머니의 만수무강을 빈다.어쩌면 그 기도조차도 자식의 이기심에서 나오는 것일지모른다.항상 내 곁을 따뜻하게 보살펴주는 우리 어머니는 정말 부처님을 닮았다.누구의 어머니인들 그렇지 않으랴? 그리고 환한 연등 아래를 걸으며 이제는 세상에 계시지 않는 내 아버지를 떠올린다.문득 예전에 아버지가 내게 주신 나침반이 요즘 혹시 고장이 난 건 아닐까 조금쯤 걱정을 하면서…. 황주리 화가
  • 日 월드컵경기장 10곳중 8곳 운영적자·건설빚 상환 ‘2중고’

    |도쿄 황성기특파원|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가 치러진 일본의 10개 경기장 가운데 삿포로와 고베를 제외한 8개 경기장이 적자와 건설·개수비 상환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요미우리 신문이 5일 보도한 8개 경기장의 2003년도의 적자 총액은 25억엔에 달할 것으로 어림된다.게다가 경기장 활용을 비롯한 뾰족한 적자 해소방안이 없어 2004년도 이후 흑자 전망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다. 2003년 예상적자액은 요코하마 경기장이 가장 많은 5억3800만엔,사이타마가 4억8000만엔으로 뒤를 잇고 있다. 지난 해 6억9000만엔의 최대 적자를 낸 사이타마의 연간 가동일수는 36일에 불과했다.운영주체인 사이타마 현은 올들어 J리그의 우라와 렛즈의 시합유치를 위해 뛰었으나 본거지인 고마바 스타디움의 운영주체인 사이타마시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결국 두 지자체가 조정 끝에 사이타마현은 시합 일정의 절반 정도를 유치하는데 그쳐 경기장 가동은 60일로 줄었다.5억엔 가까운 적자가 예상되면서 현청에는 “서민의 혈세로 만들어 놓고 적자라니 용서할수 없다.”는 항의 e메일이 잇따르고 있다. 시즈오카의 경우 월드컵 이후 경기장이 만원을 이룬 것은 인기 보컬그룹 ‘스마프’ 등의 공연밖에 없었다.2002년도 수입은 고작 6700만엔이었으나 지출은 잔디관리비 등 7배 가까운 4억6300만엔에 달했다. 지방채 상환도 큰 고민이다.10개 경기장 소재지의 지방자치단체는 건설·개수를 위해 2983억엔을 지출했는데,이 가운데 2039억엔이 빚에 해당하는 지방채로 충당됐다.지방채 상환은 고베시의 경우 2033년까지 계속돼 수십년간 재정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marry01@
  • 매맞는 여성 보호시설 르포 / 가정폭력 ‘집안 일’ 아니다

    5월은 어린이 날과 어버이 날이 든 ‘행복한 달’이지만 여성단체가 정한 ‘가정 폭력없는 평화의 달’이기도 하다.가정이 중요하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아내가 남편의 폭력에 일방적으로 희생당하면서 유지하는 가정은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흔히 가정 폭력을 ‘숨겨진 범죄’라고 한다.그러나 이제 그것은 더이상 부부간의 ‘내밀한 일’도 ‘집안 일’도 아니다.“맞을 짓을 했을 것”이란 피해자에 대한 선입견도 잘못된 것이지만 폭력이 ‘술김에’‘홧김에’휘두른 실수로 용서받아서도 안된다.가정 폭력은 피해자인 여성은 물론 가해자인 남성,그리고 아이들까지 모두 병들게하는 사회적인 병이다.특히 국내의 가정 폭력 발생률(31.4%)은 미국(16.1%),일본(17.0%)의 2배 가까이 되는 등 그 심각성을 인식해야할 때다. ‘그곳’은 멀지 않았다.남편의 폭력에 병든 여성들이 몸과 마음을 누이기 위해 잠깐 찾아드는 곳,그 ‘쉼터’는 서울의 주택가에 있었다.팻말도 없었고,끝내 전화번호를 가르쳐주지 않아 담당 사회복지사의 휴대전화에의지,물어물어 찾아갈 수 있었다. ●피해 여성들의 친정같은 ‘쉼터’ 23일 오전,‘쉼터’에 들어서자 가지런히 책이 꽂힌 서가와 정돈된 분위기는 여느 집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그러나 어제 집을 나왔다는 김영자(가명·45)씨의 시퍼렇게 멍든 눈두덩과 그늘진 얼굴에선 고단한 삶이 단숨에 읽혀졌다.쉽게 말문을 열지 못하던 김씨는 22년 결혼생활의 어려움을 조금씩 털어놓았다. “…내가 이렇게 맞다가 죽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그래서 누군가 듣고 경찰에 신고라도 좀 해주길 바라며 소리를 내기도 했지만,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았어요.”김씨는 결국 여성긴급전화 ‘1366’에 전화하면서 집을 나왔다고 했다.“경찰은 피해자인 나를 보호해 주기는커녕 ‘우리가 할 일은 끝났다.’면서 남편과 함께 집으로 가라고 했어요.경찰에 신고한 나를 남편이 더 심하게 때릴 게 겁나 그길로 나올 수 밖에 없었어요.그런데 왜 피해자인 내가 이렇게 숨어야 하나요?”숨죽인 그녀의 울음은 처연했다.더욱이 우울증을 앓기도 했던 딸을 염려하면서 울음은 오열로변했다. 마주앉은 여성,양윤정(가명·38)씨의 양 볼에도 눈물이 흘러내렸다.남의 일이 아니라는 침묵은 강한 긍정의 표현이었다.양씨는 13년간 맞고 살았던 자신을 되돌아보면 “벌레같이 느껴진다.”고 말했다.난생 처음 집을 떠나 ‘쉼터’에 여윈 몸을 맡긴 지 2개월,“난 많이 변했다.”며 “무엇이든 트집 잡는 남편이 돌아올 시간이면 가슴이 너무 뛰어 어지러울 정도였다.”고 지난날을 회고했다.남편의 기분을 맞추려고 노력했던 지난날의 자신은 ‘노예였다.’고 말하길 주저하지 않았다.“아무리 청소를 열심히 해도,아무리 음식을 잘 만들어도 남편은 단 한번도 만족해하지않고 다른 것을 트집삼았고,상을 뒤엎으면서 그 지긋지긋한 일은 시작됐어요.” 맨몸으로 뛰쳐 나왔지만 보모 교육을 받았고 난생 처음으로 돈을 벌었다는 양씨는 “나도 사람이라는 사실,그걸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끝내 자신의 이야기를 한 마디도 털어놓지 못할만큼 가슴 속 상처가 큰 또다른 여성들도 ‘남의 일같지 않은 슬픔’을 함께 공유하고 있어 분위기는 참 무거웠다. ●학력·재산·나이와 무관 피해 여성과 24시간을 함께 기거하며 상담을 맡고있는 사회복지사 김성숙씨는 “눈물은 아픔을 씻어내는 정화기능을 한다.”며 “남편의 마음에 맞도록 자신을 바꾸려고 10∼20년씩 노력했던 여성들이 ‘더이상 남편의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이 내렸을 때 어쩔 수 없이 도움을 청한다.”고 말했다.또한 이곳을 이용하는 피해 여성은 30∼50대가 주류를 이루지만 10대부터 70대까지 구별이 없고,학력과 재산 유무와도 관계없다고 설명했다.김재엽 연세대 교수는 “소득이 전혀없는 집단의 27.5%,월 300만원 이상의 소득자 28.3%에서 가정폭력이 일어난다.”며 항간의 저소득,저학력층에서 가정 폭력이 있다는 오해에 대해 꼬집었다. 24일,여성의 전화연합 사무실에서 만난 두 피해여성은 ‘쉼터’에 머문 지난 2개월동안 “나 자신을 찾았다.”고 말했다.의외로 밝아 보이는 얼굴에 안도감이 느껴졌지만,한켠에서는 ‘이렇게 밝은 성격인데 당하기만 했을까?’라는 피해여성에 대한 편견이 떠올랐다.이런 속마음을 들여다 보기라도 한듯 동행한 사회복지사 배인숙씨는 “폭력에 노출돼 무기력했던 여성들이 쉼터에서 함께 피해자들과 지내면 자신에게만 있었던 일이 아님을 알게 되고 서서히 치유돼 예전의 밝은 성격을 되찾는다.”고 설명했다. 보험회사의 교육담당자였다는 이정희(가명·43)씨는 “밖에서는 당당했지만 ‘남편을 무시한다.’며 던진 밥그릇에 이마가 터져도 남편의 마음만 풀어주려고 비굴하게 노력했던 약한 여성이었다.”고 자신의 과거를 고백했다.“너무 맞으니까 ‘차라리 빨리 때려라.’는 식으로 체념하게 됐지요.어차피 내가 맞아야 끝날 일이라면 빨리 끝나는 게 낫다는 식으로 생각이 길들여졌어요.”.그는 중학생인 아들이 “옥상에서 아버지를 밀어버리고 싶다.”는 말을 듣고서야 더이상의 불행을 막기 위해 이혼할 것을 결심했다. 때로 피해 여성들은 ‘내 얼굴에 침뱉기’라거나 ‘남편을 고발했다.’는 사실 때문에 괴로움에 젖기도 한다.자신이 가정을 떠남으로써 ‘가정이 깨어졌다.’는 현실은 더 큰 죄의식을 안겨준다. 그래서 피해자들이 함께 만나고,자신들을 추스르는 과정이 어떤 전문가의 상담보다 더 효과적이라 한다.‘쉼터’를 통해 자신과 남편,가정을 객관적으로 보게 된 여성들은 성큼 성장하게 된다.그래서 쉼터에 머물렀던 여성들 중 35%는 집으로 복귀,가정에 변화를 불러일으키는데 성공하기도 한다. ●전국 32곳뿐… 세대별 보호시설 늘려야 87년 처음으로 쉼터의 문을 열었던 여성의 전화연합은 90년 구타 남편이 ‘인신매매집단’이라고 경찰에 고발,실무자 3명이 경찰에 연행·조사를 받기도 했었다고 한다.또한 쉼터가 집안에 머물렀던 아내들을 집밖으로 유도한다거나 이혼을 부추긴다는 엉뚱한 오해를 받기도 했다. 쉼터는 현재 서울 8곳,전남·경남 3곳,부산 2곳 등 전국 32곳에서 운영되고 있다.대부분 10명 내외를 보호할 수 있는 작은 규모라 다 합쳐도 한꺼번에 332명밖에 보호할 수 없다.더욱이 아이들을 데리고 입소할 수 없는 곳이 대부분이고 2∼3개월 머무르면 퇴소해야 하기 때문에 피해 여성들에게 안정적인 거처가 되지는 못한다. 여성부는 올해 어머니와 아이가 함께 지낼 수 있는‘세대별 보호시설’을 충북에 시범적으로 설립,15세대 규모로 운영할 계획이다. 허남주기자 hhj@ ■가해자 위탁상담 프로그램 “나도 처음부터 폭력 남편은 아니었다.”고 폭력의 원인을 아내의 잘못으로 돌리는 40대 남편,“때려서라도 고쳐서 데리고 살려고 했다.”며 가부장적인 의식을 내세우는 30대 남편,하물며 “때리는 것도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고 강변하는 남편.폭력을 휘두르는 이유도 가지가지이다. 그러나 가정폭력은 성격장애이자 분노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가정법원으로부터 가정보호사건 처분을 받은 가정폭력사건 중 일부는 상담위탁을 명령받는다.서울 여의도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등 상담기관에서는‘가정폭력 행위자 상담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일단,잘못을 인정하자 곽모(45·공무원)씨는 술을 마시면 상습적으로 행패를 부리고,아내를 폭행했다.참다못한 아내가 경찰에 고발하자 “공무원 신분인 나를 망신시켰다.”며 처음엔 아내를 원망했다.그러나 3개월간의 위탁상담을 받은 후 술을 끊고,아내와 원만한 관계를 회복했다.“진작 이렇게 하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고까지 말했다. 박모(37·대학강사)씨는 결혼 2년,오히려 자신의 성격을 이기지못해 펄펄 뛰는 아내를 밀쳤을뿐인데도 고발,상담을 받게 되자 처음에는 분노가 치밀었다한다.“12살 연하의 아내는 불같은 성격에 걸핏하면 친정으로 달려갔다.화가 나면 벽에 자신의 머리를 찧을만큼 극단적인 성격이었는데 임신중 아이를 잃으면서 결국 결혼생활은 금이 갔다.”고 아내 탓을 했던 그가 상담이 거듭되면서 “나 자신의 책임도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어떻게해서라도 아내를 달래지 않고 가만히 있어서 아내의 화를 돋웠던 것같다.”고 자신의 잘못을 인식하게 됐다는 것이다. “상담을 받으면서 남의 결혼생활을 통해 많은 생각을 했고,결혼생활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고 말하는 박씨는 이혼은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때,내가 조금이라도 노력했다면…”이란 생각만으로도 지난 결혼이 준 상처가 치유되는 것같다고 말했다. ●부부간 대화법과 스트레스 해소법도 가르쳐 위탁상담은 개인·집단상담은 물론 1박2일의 부부캠프를 실시한다.일정이 끝나면 대체로 폭력을 인정하고,가정폭력방지법을 이해할 뿐 아니라 부부간의 의사소통법 등을 알게 된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박소현 상담위원은 “상담을 받았다고 모든 사람들이 반성하고 새롭게 가정을 이끌지는 못한다.어쩔 수 없이 이혼에 이르기도 하지만 자신에게도 잘못이 있었음을,조금더 노력했으면 달라졌을 것이란 것을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허남주기자
  • [길섶에서] 용 서

    세상사 용서만큼 어려운 일은 없으리라.미움으로 용서하지 못하는 경쟁자를 둔 한 상인에게 천사가 나타나 소원을 물었다. 그의 경쟁자는 자신이 이루는 소원의 두배를 얻게 된다는 조건에서였다.상인은 곰곰 생각하다 “내 한쪽 눈을 멀게 해 주십시오.”라고 했단다. 영국의 유명한 웰링턴 장군에겐 탈영을 밥먹듯 하던 부하가 있었다. 아무리 버릇을 고쳐주려 해도 안 되자 사형선고를 내리는데,보좌관이 나선다.“장군님이 시도하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용서하는 일입니다.” 탈영병은 장군의 무조건적 용서 덕분에 용맹스러운 병사로 다시 태어났다고 한다. 아프리카의 한 부락에서는 세계 유일의 ‘용서 의식’이 전해져 오고 있다고 한다.날씨 좋은 날을 택해 실시되는 이 행사는 어떤 잘못이라도 용서해주고 용서 받는다는 것이다.용서의 아름다운 결과를 알고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톨스토이는 용서를 하면 행복해진다고 했다. 남을 용서하는 것은 남을 경영하는 것이다.사랑하듯 용서하자. 이건영 논설위원
  • 편집자에게/ 日 야스쿠니 신사는 부인 못할 전범 봉안소

    -‘야스쿠니에 전범없다' 기사(대한매일 4월24일자 5면)를 읽고 일본은 최근 8만여개의 신사를 관리하는 신사본청에서 ‘외국 언론 야스쿠니 견학회’를 개최하고 외국 언론인에게 야스쿠니에 관해 경악할 궤변을 털어놓아 한국,중국 등 과거 피침략국 국민들을 격분케 하고 있다.도쿄 시내에 있는 이 신사는 한국 등을 침략해 살상,납치,고문을 자행하던 A급 전범의 위패가 안치되어 있는 ‘범죄집단 수용소’와 다름없는 악명높은 침략자의 근거지인 것이다.이를 일본 극우파의 어떤 교수는 전범이 아니라 전쟁에서 죽은 사람으로 간주해 신으로서 모시고 있다.”는 엉뚱한 궤변을 제시하고 있어 어안이 벙벙해진다. 며칠 전에는 한국을 잘 알고 있다는 자민당의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전 총리와 야마자키 다쿠(山崎拓) 간사장 등 70여명이 이곳을 찾아 정중히 참배했다는 보도도 있었다.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금년 1월 중순에도 예복 차림의 근엄한 얼굴로 이웃나라의 거부감을 조롱하듯 찾아 경례하는 등 3번 연속 참배했다니 그 속셈이 무엇인지 궁금하다.황국사관에 패도주의 군국침략성을 새삼 부각시키려는 게 아닌가 하는 위험성을 노출하고 있어 크게 우려된다. 그 안에는 한국인으로 강제 연행돼 희생된 분들이 합사되어 있는데 이 또한 늘 주장하듯이 분사,구분되어야 마땅한 일이다.일본 지도층은 일등 국민다운 모범행동을 보여야 세계가 과거를 용서해 줄 것이다. 이현희 성신여대 명예교수·한국사
  • [사설] 나라종금 연루 정치인 밝혀라

    나라종금 퇴출저지 로비의혹사건이 권력층과 연계된 ‘게이트’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당사자들은 돈을 주고받은 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지난 1999년과 2000년 초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대규모 로비설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수사 주체인 대검 중앙수사부가 광범위한 계좌 추적에 나선 만큼 로비 실체는 조만간 규명되리라 본다.노무현 대통령의 ‘성역 없는 수사’ 지시를 재론치 않더라도 검찰로서도 이 사건에 쏠린 국민의 시선을 의식해 한점 의혹없는 수사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한다. 노 대통령 측근의 금품수수 의혹에서 촉발된 이 사건은 금력과 권력이 결탁해 나라종금의 퇴출을 저지하려 했다는 것이 항간의 의혹이다.한쪽에서는 국가 경제를 살린다는 명목으로 공적자금을 쏟아부으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뒷거래가 이뤄졌다는 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다.검찰은 지난해 공적자금 비리수사팀처럼 ‘대가성이 없다.’라든가 ‘인사치레 또는 용돈’이라는 수식어로 돈이 오간 사실을 호도하려 해선 안 된다.‘대가성 없는 돈 거래는 없다.’는 것이 수사 경험에서 확인된 진리가 아닌가.국민들이 여망하는 정치개혁의 불씨를 지피기 위해서라도 로비과정에서 검은 돈을 챙긴 정치인들을 모두 걸러내고 사법처리해야 한다. 그럼에도 나라종금 대주주인 김호준 전 보성그룹 회장과 정치인들의 금품거래 사실이 변호인의 입을 통해 공개됐다는 점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확인되지 않은 피의사실 공표 역시 ‘무죄추정원칙’에 반하는 범죄이기 때문이다.검찰이든 변호인이든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되 법 절차도 존중해야 하는 것이다.정치적 사건에 더이상 왜소해지지 않는 새 검찰상을 기대해 본다.
  • 이런책 어때요 / 페어플레이는 아직 이르다

    루쉰 지음 / 취추바이 엮음 루쉰읽기모임 옮김 / 케이시아카데미 펴냄 1918∼32년 신문·잡지에 발표된 루쉰의 잡감(雜感),즉 시사성이 강한 정론문 가운데 73편을 골라 실었다.글을 엮은 취추바이는 근대 중국의 변혁운동을 이끈 공산당 지도자.책 제목은 본문에 있는 ‘페어플레이는 응당 천천히 행해져야 한다’라는 글에서 뽑은 것.루쉰은 당시 여론을 주도하던 보수적 지식인 그룹을 ‘정인군자(正人君子)’라고 비아냥거렸는데 위의 제목은 이 ‘정인군자’들의 행태와 죄상을 쉽사리 망각하고 또 쉽사리 용서하려는 중국인의 ‘중용적’ 문화심리를 겨냥해 쓴 말이다.루쉰의 ‘투창과 비수’가 번뜩이는 선집.1만 5000원.
  • 하나로통신 VS 데이콤 / 초고속인터넷 ‘격돌’

    하나로통신과 데이콤의 초고속인터넷 시장 쟁탈전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동안 KT와 하나로통신과의 전장(戰場)으로만 여겼던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데이콤이 가세하면서 벌써부터 하나로통신과 데이콤간의 중장기 싸움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하나로통신은 ‘어림없다.’며 폄하하고 있다. ●데이콤 “주력사업 육성” 의욕 데이콤은 이달 10일 증권거래소에서 기업설명회를 갖고 지난해 말 인수한 파워콤의 HFC망(광동축혼합망)을 활용,인터넷분야를 주력사업으로 키우겠다고 발표했다.다분히 하나로통신을 겨냥한 것이다. 올해 이 분야 매출 목표는 지난해보다 26.9% 증가한 5741억원으로 잡았다.전화사업이 주력인 데이콤이 파워콤과의 시너지를 앞세워 단단한 목표를 설정한 것이다.특히 인터넷분야에 향후 5년동안 1065억원을 투자,2007년까지 270만명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7월부터 자사의 초고속인터넷인 ‘보라홈넷’에 인터넷전화(VoIP)와 DMC(디지털미디어센터) 등을 묶은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도 제공할 것임을 선언했다.자금도 지난해(1124억원) 대비 46.8% 증가한 165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관계자는 “요금과 속도경쟁을 벌이고 있는 기존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경쟁사업자와 똑같이 참여해서는 승산이 없어 이같은 번들 서비스를 다양한 형태로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예컨대 기존 업체가 활용하는 유통 대리점을 통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직접 가입할 경우 추가 할인해 주는 방식을 도입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나로통신, 긴장속 “수성 자신” 지난 3월 말 현재 가입자 300만명을 확보하고 있는 하나로통신은 데이콤의 공세를 폄하하고 있다.그동안의 노하우와 탄탄한 시장 확보를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말 시작한 차세대 초고속인터넷 개발 프로그램인 ‘하나포스 V100 프로젝트’를 내세워 지난 1월 20Mbps급 VDSL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상용화해 이용자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고 판단한다.전국 서비스 커버리지를 2100여개 아파트단지로 대폭 확대해 기반이 탄탄하다는 것.하나로통신은 대도시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우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하나로통신은또 1월에 서울 장안동 삼성쉐르빌과 도림동 동아아파트를 대상으로 50Mbps급 VDSL 서비스를 시작했다.4월 말 본격적인 상용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하나로통신은 파워콤의 광동축혼합망을 내세운 데이콤의 적극 공세에 내심 긴장하고 있다.특히 최근 신윤식 회장의 사퇴로 조직이 다소 침체돼 있다는 점과 LG의 경영권 간섭도 신경이 쓰인다.관계자는 “데이콤을 앞세운 LG가 전방위 압박 공세로 나오면 ‘수성’으로 방향을 틀어 기존 시장을 지킬 수 있다.”고 밝혔다.특히 최근의 혼란스러운 회사 분위에도 불구,기존 가입자가 늘고 있다는 데서 자신감을 찾고 있다. 정기홍기자 hong@
  • 무너진 후세인 / 포로 처리 어떻게 하나 / 美, 국제·군사 재판소 곧 설치

    바그다드 함락으로 전쟁이 종반에 접어듦에 따라 7000명에 이르는 이라크 포로들의 처리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9일 BBC방송 인터넷판에 따르면 이라크가 확보하고 있는 연합군 포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연합군이 현재 수용하고 있는 이라크 포로는 7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군은 이미 이라크 남부의 한 비밀장소에 4000명이 들어가는 포로수용소를 만들었고 추가로 4000명을 더 수용할 수 있도록 확장공사를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현재 연합군이 수용하고 있는 포로는 3가지 부류로 나눠진다.민간인 신분으로 군대에 의해 강제로 끌려나온 비전투요원과 군복을 입은 정식군인,정규군과 마찬가지로 전투에 참가했지만 외곽공격에 주력한 게릴라 등이다. 제네바 협정은 원칙적으로 정식군대만을 포로로 인정한다.그러나 크리스 이슬리브 미군대변인은 모든 포로들에게 정식포로 대우를 해주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수용된 모든 종류의 포로가 다 제네바협정에 따른 대우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이번 전쟁 과정에서 이라크군은미군 포로들을 바그다드 방송을 통해 전세계에 노출시킴으로써 제네바협정을 위반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라크 국민으로부터 침략군이라는 오명을 씻고 해방군으로서 자리를 잡으려는 미군들은 전쟁 중의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서는 용서하고 대부분의 포로들을 석방할 것으로 추측되고 있지만 항복을 위장하거나 민간인 복장을 하고 미군을 공격한 죄질이 무거운 포로나 후세인을 도와 끝까지 항거한 주요 인물 등은 전범자로 처벌할 것으로 예상된다.미국은 이들을 다룰 특별국제재판소와 일반 포로들을 재판하기 위한 군사재판소를 곧 설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합
  • 질투는 나의 힘 / 두번씩이나 애인 빼앗긴 남자가 당신이라면?

    국내 개봉에 앞서 국제영화제에서 먼저 ‘뜬’ 국산영화에겐 말 못할 고충이 있다.‘영화제가 선호하는 영화는 재미없다.’는 편견 때문이다. 18일 개봉하는 박찬옥 감독의 데뷔작 ‘질투는 나의 힘’(제작 청년필름)은 장담컨대 ‘재미’있다.‘연기파’라는 수식어가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문성근과 배종옥,거기에 신인 박해일이 가세해 3인 구도를 이루는 이 영화는 장르상 멜로다.한 여자와 두 남자가 삼각관계를 이룬 극의 모양새도 영락없는 멜로 틀거리.감독의 역량을 새삼 돌아보게 만드는 묘미는 바로 거기서 시작된다.빤한 구도로 관객을 해이하게 풀어놓나 싶은 순간 허를 찌르는 돌발성.밀고 당기다 어느 한쪽으로 짝을 맞춰주는 사랑이야기가 아니란 얘기다. 잡지사 편집장인 윤식(문성근)에게 애매한 잔소리를 듣고도 꾹 참는 원상(박해일)은 첫눈에도 적극형 캐릭터와는 거리가 멀다.그렇지만 윤식은,여자친구를 그에게 뺏긴 원상이 의도적으로 접근한 ‘목표물’.이제 원상의 복수극을 보여주겠구나 싶던 영화는 계속 딴전만 피운다. 원상은 새로 취직한 잡지사에서 만나 좋아하게 된 연상의 사진작가 성연(배종옥)까지도 윤식에게 뺏긴다.그러나 복수의 일격을 가하기는커녕 별 거부감 없이 온갖 심부름에,윤식의 운전기사 노릇까지 한다. 난감한 딴전 피우기는 끝까지 이어진다.흥미로운 것은,원상의 엉뚱한 대응자세가 어중간한 반전장치보다 드라마를 한결 더 맛깔나게 살려낸다는 점이다.복수도 못하고 그렇다고 깨끗이 용서도 못하는 우유부단한 원상의 모습은,‘사랑만이 구원’이라고 매달리는 세상의 로맨스를 값싼 낭만이라며 오히려 코웃음치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영화의 목소리는 점점 또렷해진다.영화가 주목한 것은 질투라는 감정의 본질이 아니라,서로 다른 저마다의 ‘삶의 방식’이다.윤식을 힐금힐금 훔쳐보는 원상의 불안한 시선을 통해 질투가 묘사되는데,그것은 허약한 한 인간을 움직이는 삶의 작은 동력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삶의 방식에는 정답이나 절대선이 없다고 세상을 위로하고 싶은 걸까.주인공들이 삶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묘사하는 데도 영화는 무척 관용적이다.예컨대 바람둥이 유부남 윤식.상대방을 배려하는 대사를 지나가듯 툭툭 던지는 가운데 그의 속물근성은 봄눈 녹듯 용서가 되곤 한다. 주인공들의 연기는 흠잡을 데가 없다.가진 자를 선망하며 현실에 승복하다가도 문득문득 싸늘한 경계의 눈을 치뜨는 박해일의 내면연기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황수정기자 sjh@
  • 무너진 후세인 /권좌 빼앗긴 후세인 생애/ 첨단무기에 붕괴된 ‘철권24년’

    미·영 연합군이 10일(이하 한국시간)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를 완전 점령함에 따라 1979년 이라크 대통령에 오른 사담 후세인의 24년 철권통치도 막을 내리게 됐다. 역사에 길이 남을 ‘범아랍권 지도자’를 꿈꾸며 많은 적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자신의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대량 살상은 물론 각종 극단적인 조치들을 서슴지 않았던 그는 결국 ‘인류의 적’으로 지목돼 처참한 말로를 맞았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명성과 권력에 대한 끈질긴 갈망을 버리지 않았던 후세인의 삶은 한마디로 도발과 극단의 연속이었다. ●쿠데타 집권… 한때 진보정책 추진 1937년 4월28일 바그다드 북쪽 중앙 이라크의 시골마을인 티크리트에서 태어난 후세인은 10대 때 바그다드로 옮겨가 아랍바트사회당에 가입하면서 이라크 정치세계에 발을 들였다. 이라크 총리의 암살을 시도,이집트로 도피하는 등 시련의 시기를 거쳐 63년 2월 이라크로 돌아왔지만 64년 다시 투옥됐다.옥중에서 바트당 부총재로 선출된 그는 67년 탈옥,이듬해 쿠데타를 일으켜 같은 바트당원이자 그의 사촌인 아흐메드 하산 알-바크르가 이라크의 새 지도자로 등극하게 됐다. 혁명지휘위원회(RCC)부의장을 맡은 사담은 사실상 권력의 2인자였으며,1960년대 말과 1970년대 초 많은 진보적인 정책들을 진행했다. 이라크 내 석유회사들의 국유화작업을 진행했던 그는 병원시설을 개선시키고,여성들에게 더 많은 자유를 허용했으며,국가적인 문맹퇴치 프로그램을 추진했다.또 이라크 사회간접시설 확충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외딴 지역에 전기와 깨끗한 식수를 공급하고 도로를 개설하는 등 개혁적인 정책을 통해 민심 획득에 성공했다. ●대통령 취임뒤 정적 처형 오랜 시간에 걸쳐 권력을 다진 후세인은 1979년 대통령으로 취임했다.알 바크르는 질병을 이유로 하야한다고 발표됐다. 후세인은 취임행사가 녹화되고 있는 가운데 고위급 인사들이 가득한 회의실에서 현정부를 전복시키려는 음모를 적발했다고 말하고 가담자들의 이름을 하나씩 불렀다.66명이 잡혀갔고 22명은 즉시 처형됐다. 그는 이어 400명의 바트당원을 처형하고 당을 재정비했다.본인의 권력기반을 강화하고,정적들의 힘을 약화시키며,자신에게 반대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화학무기등 사용 대량살상 자신의 체제에 반대하는 시아파를 지원한다는 이유 등을 들어 1980년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했다. 이라크와 이란 국경 부근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소한 충돌에서 비롯된 전쟁은 8년간 계속됐으며 이라크인 50만명과 이란인 1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뒤 끝났다. 유엔 발표에 따르면 사담 후세인은 1986년 이라크 군대에게 이페릿 같은 독가스와 신경가스를 이란병사들에게 살포하라고 명령했다. 이어 1988년에는 이라크 북부에서 반항하던 쿠르드족 거주지역에 군사공격을 감행했다. 미 국무부는 화학무기 살포,대규모 사형집행 등을 통해 5만∼10만명이 희생됐다고 발표했다. ●비밀경찰 동원 언론·국민 통제 80년대 이란과의 전쟁에서 후퇴하고 1991년 걸프전에서는 미군 주도의 다국적군에게 패한 뒤 사담을 암살하려는 시도가 빈번히 일어났고,이라크는 오랫동안 유엔의 경제제재조치를 받아왔다. 이런 일련의 상황들에도 불구하고 사담 후세인은 여전히 이라크에서 강력한 권력을 유지했다.비밀경찰이 국민들을 감시했으며 후세인에 반하는 말이나 행동을 하는 경우 가차없는 처벌을 가했다. 이라크 국민들은 자신들에게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표현하지 못했다. 그런가 하면 후세인은 자신의 이미지를 잘 유지하기 위해 철저한 이미지 관리와 선전을 이용했다.그는 대중들 앞에서 절대 노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노안으로 돋보기 없이는 글을 읽을 수 없어도 그는 대중 앞에서 안경 쓴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며 TV카메라도 허리디스크 이상으로 절뚝거리는 그의 걷는 모습을 절대 방영하지 못했다. ●비리폭로땐 가족까지 총살 항상 암살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던 그는 일부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그는 밤에 비밀 장소에서 4∼5시간만 자고 모든 음식은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 준비되고 검사를 거치도록 했다. 많은 적들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가족들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사담의 사위 중 2명은 95년 이라크를떠나 이라크 정부가 화학무기,생물학무기,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증거를 숨기고 있다고 서방 국가에 말했다. 이런 행동을 너그러이 용서해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다시 이라크로 돌아왔던 그들은 결국 총살 당했다. 함혜리기자 lotus@ ■후세인 이라크 통치 일지 ▲1979년 △7월16일=사담 후세인 이라크 혁명지휘위원회(RCC) 부의장 이라크대통령 취임,집권 바트당서기장 겸 혁명지휘위원회 의장취임 ▲1980년 △3월18일=4년간의 위임통치를 위한 헌법승인 △9월22일=이란·이라크전 발발 ▲1981년 △6월7일=이스라엘 공군 오시라크 핵원자로 공격(바빌론작전) ▲1988년 △3월17∼18일=이란을 지지하는 쿠르드족에 대한 화학무기 공격으로 5000여명 사망△8월20일=이란·이라크전쟁 종료 ▲1990년 △8월2일=이라크군 쿠웨이트 침공 ▲1991년 △1월17일=미국주도 이라크 공격(사막의 폭풍작전)△2월28일=이라크전 종료 ▲1995년 △10월15일=79년 취임이후 첫 국민투표서 99.96% 지지 획득 ▲1998년 △12월16∼19일=미국 이라크에 500여발의 미사일 공격 ▲2002년 △10월15일=7년 임기 대통령에 100%투표와 100%지지로 당선 ▲2003년 △3월20일=미·영연합군 공격시작 △4월9일=미군,바그다드 함락
  • 세풍 돈유용 의원 실명보도에 발끈

    몇몇 한나라당 의원이 세풍(稅風) 돈을 개인용도로 썼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한나라당측은 10일 국회 대정부질문 등을 통해 “검찰이 허위사실을 흘렸거나 출처불명의 괴문서를 일방 보도했다.”고 발끈했다. 사회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나라당 장광근 의원은 고건 총리와 강금실 법무장관을 상대로 “내사자료 유출 관련자를 수사하고 유출 목적과 배후를 가리라.”고 촉구했다.같은 당 권영세 의원도 “검찰 관계자가 취재에 응한 사실을 보고받았느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강 장관은 “기사도 아직 못 봤다.”고 답한 뒤 “만약 자료유출이 적법하지 않다면 조사를 지시하고 필요하면 문책도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나라당 박종희 대변인은 논평에서 “의원들이 당시 당에서 나온 자금을 기억하기도 힘든데 자금출처를 어떻게 알 수 있느냐.”고 반박한 뒤 검찰과 해당 신문사에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박희태 대표권한대행은 “이회창 죽이기 수사가 실패로 끝나자 부산물로 나온 문제를 다시 정치에 이용하려 한다.”고 성토했다.김영일사무총장은 내년 총선과 4·24재보선을 겨냥한 정치공작으로 규정하며 “코드가 맞는 특정 언론에 의원들의 실명을 흘려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은 ‘국민혈세 반납’을 요구하면서 검찰에 세풍 배후와 자금사용처 규명을 촉구하는 등 대야 압박에 나섰다.장전형 부대변인은 “한나라당 의원 10여명이 많게는 5억원,적게는 1000만원까지 세풍자금을 받아 주택개조비,가족회식비 등 개인적으로 유용한 것이 밝혀졌는데도 검찰이 얼렁뚱땅 넘어가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며 철저한 추가 수사를 촉구했다. 박정경기자 olive@
  • Book소리/ ‘저작권 수출’ 희망을 심자

    만화 형식의 감성에세이 ‘파페포포 메모리즈’(심승현 지음,홍익출판사 펴냄)가 최근 일본 문예춘추에 선(先)인세 150만엔·러닝로열티 6%란 좋은 조건으로 팔려 저작권 수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일본 출판물의 국내 저작권이 보통 20만∼30만엔,빅 타이틀의 경우도 100만∼200만엔 선에서 계약됨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우리 출판계도 이제 저작권 수출에 희망을 가져도 좋을까. 비록 컴퓨터나 어학 등 실용서에 치우치긴 했지만 최근 들어 저작권 수출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은 사실이다.종합출판미디어사인 영진닷컴은 지난 한해 42권의 IT도서 저작권을 중국과 대만 등에 25만달러에 팔았으며,싱가포르에 현지 법인도 세웠다. 김영사의 ‘토익 답이 보인다’의 저작권은 일본 고단샤에 팔려 현재 일본 온라인 독서시장에서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고 있다.소설가 최인호의 ‘상도’ 또한 일본과 중국,대만에 수출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의 이같은 성과는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한다.현지출판 시장을 고려해 일러스트 등을 꾸민 ‘파페포포…’의 경우에서 보듯,저작권 수출을 위해선 책의 기획 단계서부터 ‘마케팅 지능’을 발휘해야 한다.해외 시장에서도 통할 만한 소재를 택하고,편집과 장정 등을 국제적 감각에 맞게 해야 함은 물론,저자를 섭외할 때부터 국내외 시장을 동시에 겨냥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저작권이 해외에 팔리고 있지만 그 무대는 주로 아시아권이란 점에서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유럽,특히 영미권은 난공불락이다.프랑크푸르트 같은 국제도서전에 형식적으로 전시만 해놓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미국의 독서시장에는 rightscenter.com 같은 시스템이 있다.거기에 책에 관한 모든 자료가 입력돼 있어 누구나 궁금한 사람은 접속할 수 있도록 돼 있다.책과 독자,출판사간의 보편적인 연계망을 구축한다는 차원에서 검토할 만한 장치다. 김종면기자 jmkim@
  • [발언대] 증권·선물거래소·코스닥 통합 재고돼야

    정부가 최근 증권거래소,코스닥,선물거래소 3개 거래소와 증권관련 기관들을 지주회사 체제로 묶는 방식의 증권·선물시장 운영체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체제 개편의 필요성으로 Kospi200의 선물거래소 이관,저비용 고효율 시장구조 이행,거래소간 연계 강화 등을 들고 있다.또 이를 통해 시장경쟁력을 제고,동북아 선도시장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담았다.앞으로 공청회 등 의견수렴 절차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현 단계에서 정부의 개편안은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우선 정부 발표안대로라면 선물거래소는 110명 조직에서 전산·청산·감리·상품개발 등 시장고유업무가 떨어져 나가고 시장 운영기능만 남게 돼 20명 내외 조직으로 축소된다.이렇게 되면 독립된 조직,독자적인 거래소로 운영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증권거래소나 코스닥의 경우 상장·등록업무·공시업무 등 시장운영과 관련된 본연의 역할을 하게 되지만 선물거래소는 팀장을 포함,인원 7명의 시장운용서비스기능만 남게 된다.보다 심각한 것은 선물시장이 갖는 본래적 기능과국민경제적 역할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게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선물은 투자측면도 중요하지만 본래의 기능은 위험관리이다. 선진국과 후진국을 구별하는 대표적인 잣대가 위험이나 안전에 대한 인식이다.선진국일수록 각종 재난예방에 대한 의식이 높다.우리 나라가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이 되려면 선물시장을 육성,선물시장이 증권시장의 하부시장이라는 인식을 털어내고 국민 경제의 위험관리 역량을 높여 나가야 한다. 또 주식과 선물이 증권회사에서 거래되고 거래양태도 비슷한 것으로 보이지만 전산·청산·상품개발 등 내용은 크게 다르다.통합을 해도 시스템이나 인력의 시너지효과가 적다. 외국의 예를 보자.홍콩의 경우 통합 뒤 시장규모가 세계 30위에서 32위로 미끄러졌고,싱가포르도 선물시장의 위상은 쪼그라들었다.또 세계 1등시장 유렉스는 독일거래소의 100% 자회사지만 매매체결,청산,상품개발,홍보,마케팅전략 등을 모두 독자적으로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통합을 해야만 현·선물간 연계감시 기능이 확보될 수 있다는 주장과 관련,연계감시는 시장간의 정보 공유로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미국처럼 금융감독원이 3개 시장의 정보공유시스템을 구축,각 거래소가 필요한 만큼 쓰면 된다. 외환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얻은 중요한 교훈은 개개 구성원이 독립적으로 건실해야 한다는 것이다.통합 논의의 대상이 되는 모든 기관을 실질적인 주식회사로 전환해 서로 경쟁하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강 정 호 한국선물거래소 이사장
  • ‘교장 자살’ 갈등 안티 전교조 조짐/ 교단 충돌

    충남 예산군 보성초등학교 서승목(57) 교장 자살사건이 교육계 갈등의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전국교직원노조(전교조)와 기성 교육계,전교조-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학사모) 등 관련 단체간에 성명전으로 비화되는 등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안티 전교조’의 후폭풍이 불고 있는 셈이다.7일에는 보성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전교조 가입 교사로부터 수업을 받게 할 수 없다며 자녀들을 하교시켜 수업거부 사태가 빚어졌다. ●교장·여교사는 사제지간 보성초등학교 학부모 30여명은 이날 오전 학교에 와 자녀들의 수업을 막고 10시15분쯤 모두 하교시켰다.학부모들은 수업 중인 학생들을 급식실로 모이게 한 뒤 수업거부 이유를 설명하고 귀가시켰다.홍모 교감은 “아침에 1∼6학년 61명이 모두 등교해 1교시 수업을 하던 중 학부모들이 학교에 와 자녀들의 수업을 막고 집으로 데려가겠다고 해 설득했지만 결국 정상 수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5학년 아들을 둔 김정도(42)씨는 “교장의 죽음과 관련이 있는 전교조 교사들이 떠나길 바라고 이런 비도덕적인 선생들에게 아들을 맡길 수 없다.”면서 “전교조 교사들이 학교를 떠날 때까지 아들을 등교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다.학부모들은 지난 5일 긴급 학부모회의를 열고 “차 심부름 논란을 빚은 기간제 여교사뿐 아니라 전교조에 가입한 2명의 여교사가 근무하는 한 아이들을 등교시키지 않겠다.”고 결의했었다.이날 전교조 교사 2명은 출근했으나 인터넷에 글을 올린 진모(28) 교사는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진 교사는 지난 1988년 서 교장이 평교사로 예산초등학교 6학년1반 담임일 때 4반 학생으로 사제간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장례식 후 관련자 소환 예산경찰서는 서 교장의 미망인 김모(53)씨의 고소내용을 검토하는 등 본격 조사에 나섰다.경찰은 서 교장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사무일지(메모)를 교장실에서 발견,전교조 충남지부 관계자 등을 상대로 확인작업을 벌이기로 했다.이 일지에는 ‘3월22일 오전 11시30분쯤 전교조 충남지부로부터 전화’라는 메모 아래 ‘묻는 말에 똑바로 답하라.허위로 밝혀질땐 용서하지 않겠다.…우리가 갈 것이다.’라고 적혀 있다. 서 교장에게 서면사과를 요구했던 전교조 충남지부 이모(42) 사무처장은 “3월28일 오전 9시쯤 서 교장이 전교조 충남지부 사무실로 직접 찾아와 서면사과하기로 약속한 뒤,그날 있었던 예산지역 교장단 회의에서 교장들로부터 ‘왕따’당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서 교장의 죽음은 오히려 교장단의 압력이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서 교장의 장례식 후 고소인과 피고소인을 차례로 조사할 계획이다.경찰 관계자는 “사건이 교육계에 큰 파장을 몰고 온 예민한 사안인 데다,일부 고소내용은 서로의 진술이 크게 엇갈리고 있는 만큼 철저히 조사한 뒤 검찰과 협의해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교원단체간 비난전 서 교장의 죽음은 교원단체간의 공방전으로 번지고 있다.교총과 학사모,한국국공사립 초·중·고등학교장협의회 등이 일제히 전교조 비판 성명을 내고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교총은 “이번 사건은 전교조의 월권행위에서비롯된 것으로,교장에게 업무상 과실이 있다면 정당한 행정절차에 의해 교육당국이 처리해야지 전교조가 서면으로 사과를 요구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면서 철저한 진상조사와 해당자의 엄중 문책을 촉구했다. 14개 교장단 모임인 한국국공사립 초·중·고등학교장협의회는 “교육현장은 이미 현행법을 어겨가며 자행되는 전교조의 투쟁적 활동들로 질서가 무너지고 교육의 위상이 추락한 지 오래지만 교육당국은 이를 방관하거나 축소 파악하는 데 급급해 왔다.”고 교육부를 비판했다.교장협의회는 “전교조의 투쟁일관주의 행태를 척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조만간 ‘고 서승목 교장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해 유족에 대한 소송비 지원과 진상파악,고인의 명예회복에 나서기로 했다.학사모 등 학부모단체는 전교조가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전교조 교단축출 운동을 펼치기로 했다.교장단 1000여명은 8일 장례식에 참석,성명을 발표한 뒤 전교조에 항의하는 침묵시위를 벌일 예정이다.한편 전교조는 이날 “고인의 죽음은 우리 교육현장에 만연한 잘못된 관행과 그로 인한 불행한 대립의 결과”라고 안타까워하면서도 “일부 언론 등에서 이번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면 그것은 고인을 두 번 욕되게 만드는 일이 될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예산 이천열·김재천기자 sky@
  • [기고]독일과 프랑스 그리고 韓·日

    지난 겨울을 런던에서 보내며 진기한 광경을 목격하였다.TV에서 독일과 프랑스 양국의 우호조약체결 4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방영해 주었는데 그것은 나에게는 충격이었다.독일 프랑스 양국민은 다투었던 역사로 사이가 좋지 않아 상대국 언어조차도 쓰려들지 않는다고 들었기 때문에 그들의 우정에 우선 놀랐고,그 친선과 화해를 위한 쌍방의 노력이 이미 40년이나 됐다는 사실에 또한 놀랐다. 영원히 미워하는 우리와 일본사이 한·일관계를 생각할 때 서로 미워하고 배척하던 그들이 가슴속에 자리잡은 반독,반불의 감정을 억제시키고 어떻게 협력하고 존중하는 사이로 발전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고 부러웠다.세계대전이 1945년에 끝났으니 그로부터 18년 지나 1963년에 뿌리깊은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고 양국선린을 위한 대화합의 새 장을 연 것이다.불행하게도 우리의 한·일관계는 전후 58년이 지나도록 변함없이 그 자체다. 독일과 프랑스는 유럽대륙을 두고 숱하게 싸워서 역사적으로 반목의 골이 깊다.30년전쟁과 보·불전쟁 외에도 근현대에 와서 1차2차 세계대전에서 서로 치고받았다.또 정치·군사적 대결외에도 사회경제적 문화적 자존심경쟁에서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양보가 없다.그런 그들이기에 40년전 프랑스 드골대통령과 독일(서독) 아데나워 총리에 의한 양자 협력의 약속 즉 엘리제조약 체결은 경이롭다. 이번에 양국의 정상 프랑스의 시라크와 독일의 슈뢰더가 조약 40돌을 기념하여 발표한 청사진은 놀랄 만한데,정기적으로 양국 합동각료회의를 개최하고,자국 거주 상대 국민에게는 이중 국적을 허용하며,국제규모 체육대회를 위해서 대표선수를 공동으로 선발하겠다는 것이다.우리 처지로서는 한·일간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 아닌가. 적대와 반목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보면 유럽의 독·불관계는 아시아의 한·일관계와 흡사하다.한·일관계는 독·불처럼 맞서 치고받았던 관계라고 볼 수는 없으나 서로 미워하고 불신하는 것은 한가지다. 미워하는 이 관계를 우리는 정작 청산할 수는 없는 것일까? 독·불이 했던 것처럼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오해는 풀고 용서해 줄 수 있는 것은 용서해 줄 수는없겠는가? 왜 우리는 이 미움과 증오의 역사를 세대를 넘어서까지 물려주는가? 나도 일본이 싫지만 한편으론 싫음의 역사를 접고 일본을 좋은 이웃으로 두고 싶다.교과서를 왜곡 기술하는 것이나 정신대해결에 대한 소극적 자세나 재일동포에 대한 부당한 처우나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이르기까지 일본은 진짜 맘에 들지 않는다.최근 군위안부 조기보상에 관한 유엔의 권고를 거부한 것도 우리를 더욱 성마르게 한다.독·불의 지도자들이 보여주었던 용서와 화합의 리더십을 일본의 지도자들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못마땅한 것은 그들의 이런 자세에 대해서 우리 지도자들이 대응해왔던 외교적 역량과 처신이다.그간 우리나라 지도자들은 한·일 양국관계의 화해와 개선을 위해서 무엇을 하였던가.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비판도 하고 설득도 하고 요구도 하고 때로는 참고 달래고 타협하려 들지 않는가.막말로 양국관계 개선이 보다 절실하고 아쉬운 것은 그들인가 우리인가? 새 정부는 남북문제는 물론 한·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이다.더 이상 우리가 반일의 정신적 멍에에 갇히는 것을 방치하지 말라.정치지도자들은 나서서 독·불동맹 못지않은 한·일동맹을 만들라. 이제 우리가 일본과 독·불처럼 하나되어 다가오는 태평양시대를 리드해야 하는 것은 1억 한민족의 시대적 지상과제다. 황 필 홍 단국대 교수 명예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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