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용상
    2026-06-12
    검색기록 지우기
  • 설악
    2026-06-12
    검색기록 지우기
  • 지선
    2026-06-12
    검색기록 지우기
  • 소화
    2026-06-12
    검색기록 지우기
  • LG화학
    2026-06-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202
  • [발언대] 심각한 청년실업, 방치 안된다/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

    2005년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7.3%를 기록,1년 전과 비교하여 0.4%포인트 하락해 실업률을 기준으로 한 청년층의 고용상황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동기간 중 청년층 취업자 수는 435만 5000명을 기록해 전년 동월대비 17만 9000명이 감소하였다. 이는 청년실업률 하락이 ‘채용 증가’ 등 순수 일자리의 창출보다 ‘눈높이 취업’을 위해 고시나 자격증 시험 등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는 취업준비생이 증가한 데 영향을 받은 것임을 의미한다. 취업하려고 대기 중인 사람은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로 분류되지만 취업을 포기하고 취업준비에 들어가면 비경제활동인구가 되어 실업률이 낮아지는 것이다. 그럼 이렇게 최근 청년취업자 수가 감소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고령화’라는 인구구조의 변화가 노동시장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통계청 인구추계를 기준으로 2005년 15∼29세의 인구는 19만 7000명 감소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노동력 공급부문의 변화가 예상외로 빠르게 커지고 있어 구조적으로 청년층 취업자의 증가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두 번째는 한국교육이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를 육성하지 못해 미스매치(mis-match)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과거에 비해 대학 진학률이 급증, 고학력 구직자가 큰 폭으로 양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는 구직자와 구인자 눈높이 간의 괴리를 크게 발생시켜 노동시장 수급상황의 불균형을 가중시키고 취업을 위한 대기기간도 연장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대졸 구직자들은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동시에 자신이 원하는 직장, 직업, 그리고 작업 환경까지 고려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어 청년 취업난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의 확대 등 고용환경의 차이는 청년실업과 중소기업의 구인난이 상존할 수 있게끔 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세 번째 노동시장의 복층화로 노동이동률이 저하되는 최근의 상황을 들 수 있다. 현재 대기업, 공기업 등 좋은 일자리를 점유하고 있는 근로자들은 대부분 경직된 노사관계로 인해 정규직의 임금수준과 고용보호의 수준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규직 근로자들의 입직률 및 이직률을 낮추고 청년층 일자리가 큰 폭으로 창출되지 못하게 하며 청년층 구직자들이 비정규직화될 확률을 높이는 이유가 된다. 향후 청년층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정부는 청년층을 위한 맞춤형 취업지원 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이미 경기도에서 도입한 밀착상담(6주), 직장체험(9개월), 그리고 직장알선(3개월)으로 이어지는 소위 한국형 ‘청년 뉴딜사업’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노동시장 정책에는 명확한 사업평가의 지표개발과 공정한 실제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기업의 투자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 및 정책의 불확실성 해소, 그리고 노사관계 안정 등 좋은 투자환경과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데 앞장서야 한다. 대학에서는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커리큘럼을 개발해야 한다. 일부 대학들이 도입하고 있는 전공과목 중심의 교육수행 검증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 한편 대학에서 시행하고 있는 상담 프로그램들은 구직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분석되면서 상담원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 또한 눈높이를 낮추어 취업하려는 청년층을 위해 직업교육을 강화하고 다양한 기업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해외취업 프로그램을 개발, 해외취업을 원하는 청년층 구직자들을 도와주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
  • [클릭 이슈] 4대 영향평가제 2007년 통폐합 논란

    [클릭 이슈] 4대 영향평가제 2007년 통폐합 논란

    정부가 4대 영향평가제를 오는 2007년부터 ‘환경영향평가제’로 단일화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그 동안 논란을 빚어온 영향평가제 통합문제는 일단락을 짓게 됐다. 하지만 정부의 개선안에 대해 환경단체측은 “영향평가의 실효성 문제는 제도 자체가 아닌 운영상의 허점 때문에 문제가 돼온 것인데 정부는 제도만을 축소하기에 급급해한다.”면서 평가 부실과 사업개발에 따른 환경훼손을 우려하고 있다. 개선안을 둘러싼 논쟁의 재점화를 추측케 하는 대목이다. ●평가중복에 따른 부작용 현행 영향평가제의 가장 큰 문제는 각종 평가의 중복과 난립으로 인한 부작용들이다. 개발사업의 선행조건으로 사업자가 의무적으로 받아야 할 각종 평가가 너무 많고, 또 평가들이 중복돼 시간·비용상의 낭비가 국가 전체적으로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우선 수도권 지역의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초래되는 인구영향을 예측, 분석하는 인구영향평가의 경우 그 내용이 환경영향평가와 중복된다. 환경영향평가의 인구항목에서 검토 가능한 부분을 인구영향평가에서 재차 검증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통영향평가도 건축법 등 개별 법령에 따라 사업자가 수립, 제출하는 ‘교통처리계획’으로 대체할 수 있고, 재해영향평가 역시 자연재해대책법으로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비용대비 실효성 의문 또 평가항목이 중복되더라도 효과가 확실하다면 또다른 얘기가 되겠지만 문제는 실효성마저 기대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최근 공개된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환경영향평가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인구영향평가서를 작성하기 위해 사업자가 들이는 비용은 건당 6700만원에 달한다. 그런데 1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들여 사업자가 작성한 내용은 대부분 실익이 없다. 또 수도권의 인구억제책을 사업자에게 마련하도록 하는 것부터가 난센스라는 지적이다. 건당 평균 7800만원이 드는 재해영향평가 역시 시공계획이 확정된 후에나 평가할 수 있는 토사유출량이나 사면안정성 여부를 예측하도록 해 실질적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오히려 재정적 낭비를 초래하고 있어 국제전시장 건립을 추진한 경기도 고양시의 경우, 재해영향평가로 인해 불필요한 저류지 설치에 47억여원을 쏟아부어야 했다. 교통영향평가도 마찬가지다. 최고 1억원 이상 투자되지만 교통영향평가서 상의 개별대책을 실제 적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부, 영향평가 축소 때문에 정부는 실효성이 의문시되는 인구·재해·교통영향평가제를 폐지키로 했다. 또 존치되는 환경영향평가 역시 중복되는 평가항목을 폐지해 손질할 방침이다. 정부는 “환경영향평가 가운데 교통과 문화재 항목을 폐지키로 했다.”면서 “그 외에 평가절차 등도 간소화해 사업이 지연되지 않도록 처리기간을 단축하겠다.”고 밝혔다.3개 영향평가제 폐지와 함께 환경영향평가제도 축소하겠다는 얘기다. 부실평가에 대한 우려는 부실방지대책을 마련해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영향평가서 작성 표준지침을 사업 유형별로 만들 것”이라며 “사업 유형별 세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 그 동안 형식적으로 만들어졌던 평가서의 부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환경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평가대행기관을 지정해 평가대행제도를 활성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환경부는 테스크포스팀을 가동해 내년 상반기까지 이 같은 내용의 보완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실효성 강화방안 마련해야” 하지만 환경단체에서는 정부의 접근방법부터가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환경부문은 단순화해야 할 일반행정 규제와 달리 충분한 정도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환경운동연합의 맹지연 부장은 “실효성이 없다고 해서 제도 자체를 없애기보다는 실효성을 강화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순서가 아니겠느냐.”고 반문하며 “환경영향평가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대안도 없이 영향평가제를 폐지하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녹색연합 서재철 국장도 “영향평가의 실효성 논란은 제도적 한계 때문”이라며 “다소 중복되더라도 환경훼손이 우려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절차를 밟아 제도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정부의 접근 방법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발레 하이라이트’로 여는 2006 희망의 새해

    강수진, 유지연, 배주윤, 이원국, 김주원, 이원철…. 발레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할 화려한 무대가 신년 벽두부터 열린다. 새해 1월4일과 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립발레단(예술감독 박인자) 주최로 선보이는 ‘2006 희망의 새해를 여는 스페셜 신년 갈라’. 해외에서의 활약이 눈부신 한국 출신의 스타 무용수들이 한자리에서 기량을 겨루는, 한해에 두번 만나기 어려운 프로그램으로 공연계의 화제이다. 국내 최고의 발레리나이자 세계적으로도 명성이 높은 강수진(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이 출연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반색할 팬들이 많을 듯. 거기에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에서 뛰고 있는 배주윤, 러시아 키로프 발레단의 유지연 등 ‘해외파’가 가세한다. 지난해 12월 ‘호두까기 인형’을 끝으로 무대를 떠났던 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이원국을 오랜만에 만날 수 있어 반갑다. 또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주원, 이원철, 장운규 등도 탄탄한 기본기로 개성을 뿜어낼 예정이다. 무대를 더욱 역동적으로 다듬어줄 해외 스타들도 눈에 띈다. 최근 몇년 동안 국내 팬들도 꽤 많이 끌어모은 러시아 키로프 발레단의 이고르 콜브, 볼쇼이 발레단의 안드레이 볼로틴 등이 온다. 화제작들의 하이라이트만을 간추린 덕분에 한눈 팔 틈이 없다는 점은 갈라 프로그램 최고의 미덕. 이번에도 국내 관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들이 엄선됐다. 이틀간의 공연에서 소개될 레퍼토리는 각각 11편. 장운규가 주도한 40여명의 국립발레단 단원들이 발란신의 대표작 ‘심포니 인 C’로 막을 연다.9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국립발레단 정단원으로 발탁된 신인 김리회의 기량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강수진의 대표작 ‘카멜리아 레이디’ 중 블랙 파드되, 배주윤의 ‘에스메랄다’ 중 그랑 파드되, 김주원·이원철의 ‘차이코프스키 파드되’, 김지선·이원국의 ‘스파르타쿠스’ 중 아다지오, 전효정·정주영의 ‘스프링 워터’, 홍정민·김준범의 ‘파리의 불꽃’ 중 그랑 파드되, 윤혜진·김현웅의 ‘돈키호테’ 중 그랑 파드되,‘바우치사라이의 샘’ 등이 공연된다. 이들 가운데 최대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 해도 강수진의 블랙 파드되일 것이다.1999년 강수진에게 ‘브누아 드 라 당스’의 최고 여성무용상을 안긴 작품으로, 이번에는 프랑스 파리오페라 발레단의 마뉴엘 레그리와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이처럼 한국, 독일, 러시아, 프랑스 발레단원들의 역량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점도 이 공연의 매력포인트로 꼽힐 만하다. 협연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 후쿠다 가즈오. 만 5세 이상.5만∼15만원.(02)587-6181.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피부과개원의협의회장 조경환씨

    대한피부과개원의협의회는 최근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제8차 추계학술대회 및 총회를 열고 새 회장에 조은피부과 조경환 원장을 선임했다. 또 부회장에는 김계욱·한승경·김정·김용상 원장을 각각 선임했다.
  • [여담여담] 성희롱/주현진 산업부 기자

    술자리가 많은 연말을 맞아 회식 자리의 성희롱에 관한 설문이 나와 눈길을 끈다. 한 취업사이트에서 여성 직장인 200여명을 상대로 ‘회식 자리에서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응답자의 54.1%가 ‘있다.’고 답했다. 원하지 않는 신체 접촉(50.6%)이 가장 많았고 성적 농담(22.8%), 외모·몸매 등에 대한 비하 발언(12.3%)이 뒤를 이었다. 성희롱을 가하는 상대로는 직장 상사가 84%로 압도적이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해석을 빌리면 성희롱은 대등한 지위를 가진 사람이나 동료로부터도 성립된다. 당초 ‘남녀차별금지 및 구제법’에서 규정한 성희롱은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해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혐오감을 주거나, 성적 요구 등에 불응했다며 고용상 불이익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등한 입장’에서 사람을 자주 만나는 기자도 식사 자리에서의 성적 농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남성 성기 모양의 열쇠고리를 보여주며 이것을 만져서 자신이 운이 좋다며 으스대는 이가 있는가 하면, 태국에선 바람 핀 남편을 거세하는 사건이 많다는 뉴스(?)를 세세하게 설명하는 업체 간부도 있다. 당사자는 상대방이 느낄 불쾌감에 아랑곳하지 않고 마냥 즐거운 눈치다. 우리 사회가 성적 농담에 대해 관대한 탓에 설문에서도 신체 접촉(50.6%)이 성적 농담(22.8%)을 압도한 게 아닐까 싶다. 특히 설문에서 성희롱을 당한 뒤 대응 방법으로 ‘그 자리에서 직접 사과를 요구했다.’(59.6%)는 응답이 ‘그냥 넘어갔다.’(28%)는 답보다 훨씬 많아 놀라움을 준다. 막상 대응이 생각만큼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번은 식사 자리에서 여배우와 관련한 이야기가 주제가 됐는데 갑자기 일면식도 없는 한 참석자가 다른 참석자들에게 기자를 겨냥,“그만하지. 몸매 신경 쓰느라 밥도 못 먹지 않느냐.”고 농을 걸었다.“재미 없으니 신경 끄고 식사나 잘 하시라.”고 대응하자 일순 분위기가 썰렁해졌다. 설문에서 ‘대응했다.’는 답이 100% 나올 때쯤이면 성희롱을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을까, 기자는 엉뚱한 기대를 걸어본다. 주현진 산업부 기자 jhj@seoul.co.kr
  • [새만금 ‘계속’ 판결] 담수호 수질 “순차 개발로 농업용수 사용 가능”

    [새만금 ‘계속’ 판결] 담수호 수질 “순차 개발로 농업용수 사용 가능”

    새만금 간척사업 취소를 주장하며 4년4개월 전 농림부를 상대로 소송을 낸 환경단체들의 주장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새만금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한 공유수면(국가 소유의 수면) 매립면허 처분을 무효화하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원고 신형록씨 등이 2001년 농림부장관에게 한 매립면허 취소신청을 받아들여 달라는 것이다. 1심 재판부는 이 가운데 두번째 주장만을 인용했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2가지 주장 가운데 1개만을 받아준 것에 불과하지만,1심은 환경단체측의 ‘사실상 승소’로 평가됐다. 농림부장관이 매립면허를 취소하거나 변경해야 하는 것은 새만금 사업이 계속 추진될 수 없을 정도로 큰 결함을 지닌 채 추진되고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1심을 뒤집은 이번 판결은 형식상으로나 내용상으로나 새만금 계획에 정당성을 부여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1심 재판부가 ▲부실한 환경평가 ▲정부의 사업계획 은닉 ▲식량안보를 내세운 정치적인 사업추진 등 원고측이 내세운 새만금 사업의 모순을 모두 인정한 반면,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특별4부(부장 구욱서)는 원고측 주장이 명확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새만금사업의 환경생태적 결함이나 경제성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은 명백하게 입증되지 않았고, 사업을 취소·변경할 정도로 중대한 문제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선고에 앞서 “새만금 문제는 환경과 개발이 대립하는 철학의 문제이고 국토이용 계획을 어떻게 만들어가는지에 대한 정책선택의 문제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환경과 개발 어느쪽이 국가이익에 부합하는지는 정책선택의 문제이며, 법적 판단만이 법원이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결국 재판부는 국책사업에 있어서 환경문제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면 ‘개발’을 위한 정책논의 과정과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농림부가 매립면허를 취소 또는 변경해야 할 정도로 사업계획이 변경되었는지 여부를 둘러싼 각론에서도 1,2심 재판부는 시각차를 보였다. ●수질문제 원고측은 새만금 간척지 안에 조성될 담수호의 수질예측 결과, 매립면허처분 당시 수질대책만으로 당초 목표한 농업용수 4등급을 만족시킬 수 없다고 주장했다.1심 재판부는 이 주장과 함께 1998년 감사원 특별감사 결과를 인용해 담수호 수질관리가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1,2심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큰 변수 하나가 바뀌었다. 새만금 담수호 계획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는 시화호의 수질개선이 이루어졌다. 시화호 수질개선은 정부조치에서 잘못된 점이 발생하더라도 후속조치를 통해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재판부 판단에 힘을 실어줬다. 재판부는 1999년부터 이뤄진 민관공동조사단이 분석한 수질분석 예측 결과, 여러 조건을 조절하면 담수호를 농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는 데도 주목했다. 정부가 수질관리가 용이한 동경강 유역부터 개발하는 ‘순차적 개발방식’을 채택키로 했으니, 이런 후속조치를 통해 수질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경제성 원고측과 피고측이 가장 첨예하게 다퉜고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사업의 경제성 문제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섣부른 우려를 경계했다. 민관공동조사단의 경제성 분석 결과,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경제효과라는 것이 분석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감사원 특별감사에서 새만금 사업에서 얻게 될 이익이 과장됐다는 결과가 제출됐지만, 이를 경제성이 없다는 평가로 단정짓기 어렵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1심에서는 수질개선 비용이 들고 수질관리를 위해 주변지역이 녹지지역으로 묶이는 등 이 사업의 경제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지조성 목적 재판부는 정책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원고측은 쌀이 남아도는 상황에서 농지조성의 필요성이 없어지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지구온난화 등 이상기후, 쌀수입 개방 등으로 인한 식량위기, 남북통일 등 국내 여건에 대비해 식량 자급률 제고의 필요성 등에 대해 공감을 표시했다. 재판부는 미래의 실익을 정확하게 재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시대적인 변화로 인해 예상하지 못한 계획의 변경이 생겼다고 해도 새만금사업 자체를 취소하는 것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갯벌의 가치 새만금 소송이 진행되면서 새롭게 부각된 것이 갯벌의 가치이다. 원고측은 갯벌이 농지의 100배 이상의 가치를 갖는다는 네이처지 발표 논문을 제시하며, 생태보고와 자원으로서의 갯벌의 가치를 소개했다. 하지만 재판부를 납득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재판부는 갯벌의 가치가 제대로 산출돼 비용으로 계상되지 않았고, 아직까지 체계적 조사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피고측이 항소심에서 네이처지 논문이 갯벌에 주안점을 두고 작성되었기 때문에 농지의 가치 부분이 폄하되었다며 반박을 펼치는 등 네이처 논문을 증거로 삼기에는 부족한 측면도 있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弱달러’ 고착화 되나

    ‘弱달러’ 고착화 되나

    ‘1달러=1000원´이 무너지나? 환율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10월말만 해도 달러당 1050원대를 오르내렸던 원·달러 환율이 두달만에 1010원선을 위협하는 선까지 주저앉았다. 15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4원 내려 1014원으로 마감했다. 전날(14일)보다 하락폭은 줄었지만 사흘간 무려 20원이나 떨어진 셈이다. 지난 8월18일 이후 4개월만에 1010원대를 고착화하는 분위기다. 이대로라면 새해를 불과 보름여 앞둔 시점에서 1000원 선이 무너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올 법도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일단 연말까지는 1010원선 안팎에서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내년 1·4분기를 전후해 원·달러 환율 1000원대가 깨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것은 ‘금리인상’이라는 호재가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정책금리를 올리기는 했지만, 금리인상 기조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강력하게 전달했다.FOMC는 발표문에서 ‘경기부양적(accommodative’이라는 문구를 삭제, 금리인상 필요성이 낮아졌음을 내비쳤다. 때문에 거의 유일한 요인이었던 ‘금리인상’ 재료가 사라지면서 달러는 더 이상 강세를 유지하기 어려워 보인다. 미국이 사상 최대치의 무역적자를 기록하는 점 등을 감안하면 달러는 약세로 돌아설 요인이 더 커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원·달러 환율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기의 문제일 뿐 내년에는 ‘달러약세 전환, 원화 강세’현상이 더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일단 미국의 금리인상 행진이 4.75% 정도를 정점으로 내년 상반기쯤 마무리되면서, 점진적으로 원화는 올해보다 강세 현상을 나타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경제의 내년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원화강세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반해 달러는 글로벌 약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선임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현 수준에서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내년 전체로는 원화가 강세를 보이며 원·달러 환율이 1005원선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내에 1000원선이 무너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원·달러 시장에는 ‘쏠림현상’이 있다는 점을 들어 1000원선이 무너질 수도 있겠지만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며, 추세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국금융연구원 신용상 거시경제팀장은 “원·달러 환율하락은 미국이 금리인상 기조를 중단할 것이라는 점이 시장에서 선(先)반영된 측면이 있다.”면서 “내년 1분기를 지나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 움직임은 더욱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교보생명-故신용호 창립자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교보생명-故신용호 창립자家

    “이 사통팔달, 한국 제일의 목에 방황하는 청소년을 위한 멍석을 깔아줍시다. 와서 사람과 만나고, 책과 만나고, 지혜와 만나고, 희망과 만나게 합시다. 이곳에 와서 책을 서서 보려면 서서 보고, 기대서 보려면 기대서 보고, 앉아서 보려면 앉아서 보고, 베껴 가려면 베껴 가고, 반나절 보고 가려면 반나절 보고, 하루종일 보고 싶으면 하루종일 보고, 그리고 다시 제자리에 꽂아 놓고 사지 않아도 되고, 사고 싶으면 사 들고 가도 좋습니다.” 고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는 ‘대산(大山) 신용호’라는 평전에서 당시 세인의 반대를 무릅쓰고 금싸라기 땅인 종로 1가 1번지 교보빌딩 지하에 교보문고를 세운 일에 대해 이같은 논리로 동의를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한국의 미래를 모토로 만든 교육보험에도 청소년들의 지적 수준과 나라의 성장은 비례한다는 확신이 담겨 있다. 창업 이념도 국민교육진흥과 민족자본 형성이다. ●독립운동 집안에서 태어난 다섯째 아들 신 창립자는 1917년 8월 전남 영암군 덕진면 노송리 솔안 마을에서 부친 신예범 선생과 모친 유매순 여사의 6남 중 5남으로 태어났다. 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하며 잦은 옥살이를 하는 바람에 어머니가 가장 노릇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곱살 때는 폐병에 걸려 죽는다는 선고도 받았다. 열살 즈음 병이 나았지만 학교를 가진 못했다. 형편이 어려운 데다 형들이 각종 애국 운동으로 집안을 돌보지 않아 어린 마음에도 그가 살림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낮에는 밭에서 일하는 대신 ‘책속에 길이 있다.’는 어머니의 가르침에 따라 밤에는 책을 읽었다. 동생의 책은 물론 주변에 보이는 책은 닥치는 대로 가져다 보았다. 겨울엔 잠과 싸우기 위해 방에 불도 때지 않고 책을 읽다 동상에 걸리기 일쑤였다. 당시 ‘천일독서’를 목표로 각종 위인전, 철학서, 고전, 사서를 섭렵했다. 비록 학교 문턱에는 가지 못했지만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독서철학으로 스스로 내실을 다졌다. 함께 교보생명 창업을 도운 막내 동생 신용희(83) 전 회장을 제외하고 다른 형제들은 대부분 애국운동에 몸담았다. 큰형인 고 신용국옹은 일제시대에 항일운동을, 광복 후에는 청년 노동운동을 했다. 그 큰아들인 신동재씨가 2000년까지 교보의 부동산관리 전문 자회사인 교보리얼코의 회장을 지냈다. 둘째 형 고 신용율씨도 항일운동에 몸담았으며, 그의 둘째 아들 신평재(67)씨가 현재 교보생명 교육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한일은행 상무로 재직하다 1991년 제의를 받고 교보생명 사장 등을 역임했다. 셋째 형 신용원옹은 도쿄 음악학교를 졸업한 뒤 항일음악가로 활동하다 납북했다. 넷째 형 고 신용복옹은 일제 당시 조선생명지사장을 지냈다. 막내 동생 신용희 전 회장은 목포상고를 나와 산업은행에서 일하다 한국전쟁 이후 줄곧 신 창립자를 도와 함께 일했다.1967년 교보생명 창립 이후에는 30년간 교보에 몸담으며 부사장, 회장 등을 지냈다. 그의 아들인 신인재(39) 보드웰 인베스트먼트 사장(8%)과 함께 교보생명 지분을 13.25% 갖고 있다. 신 사장은 고 신 창립자로부터 경영권을 승계받은 큰아들 신창재(52) 교보생명 회장으로부터 함께 일하자는 제의를 받기도 했지만 자신의 길을 고집했다. 신 사장은 최근 이동통신사에 솔루션을 공급하는 코스닥 상장업체 무선인터넷솔루션 회사인 필링크의 대표이사 직함도 얻게 됐다. ●교육열을 사업으로 연결한 기지…교육보험의 탄생 문학가를 꿈꿨지만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사업에 뜻을 세웠다. 약관이 되던 해에 서울로 갔고 이어 1936년 중국에서 양곡 수송 사업을 벌였지만 광복과 함께 10년간 닦은 기반을 버리고 빈손으로 귀국했다.1946년. 귀국후 첫 사업으로 전북 군산에 ‘민주문화사’란 출판사를 냈으나 외상 책값이 회수되지 않아 간판을 내렸다. 그렇게 몇 차례 사업에 실패한 뒤 문득 중국에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지만 한국에서는 논 한 뙈기 없어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강한 교육열이 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한국 부모들의 교육열은 무형원자재인 것이다.‘생·로·병·사’중 유일하게 보험이 빠져 있는 ‘생’ 부문에 교육보험을 끼워넣어 상품화하기로 했다. 당시 보험에 대한 인식은 형편 없었다. 일제시대 보험은 수탈 방식이자 보신(保身) 방편이었다. 더욱이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이 50달러도 미치지 못해 보험에 들 여유가 없었다.1954년 정부가 보험업을 재개시켰으나 기존 생명보험 회사들이 대부분 휴면상태에 있을 만큼 보험업은 쑥대밭이었다. 그러나 세상이 험난해서인지 국민의 80%가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때 그의 재기가 번뜩였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찾아가 “담배를 끊고 그 돈으로 보험을 들면 아들을 대학에 보낼 수 있다.”고 설득한 것이다. 창업 당시에는 ‘교육보험’이란 이름을 넣지 못했다.1958년 종로1가 60번지 2층짜리 건물에서 직원 46명과 함께 먼저 ‘태양생명보험주식회사’를 설립했다. 교육보험이란 업종상 생명보험으로 분류돼 상호에 교육보험이란 이름을 넣을 수 없었다. 교육열을 자원으로 만든 상품이었고 당시 생명보험에 대한 인식도 열악해 ‘교육보험’이란 이름을 포기하지 않았다.1958년 1월 창업한 뒤 관계 공무원을 끊임없이 설득, 같은 해 7월 상호변경 승인을 얻어 ‘대한교육보험’(현 교보생명)을 출범시켰다. ●슬하 2남2녀의 혼맥 1943년. 중국에서 한창 양곡수송 사업을 크게 벌이던 신 창립자는 당시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전보를 받고 급히 귀국했다. 도착해 보니 아버지는 건강한 모습으로 그를 맞아주셨다. 더욱 놀라운 것은 “내일 모레가 네 장가가는 날이다.”는 아버지의 한마디. 결혼을 시키려고 거짓 소식을 보낸 것이다. 당시 남자 26세는 혼기를 놓친 나이였지만 그는 벌인 사업 때문에 아직 결혼할 때가 아니라고 여겼다. 도망칠 마음까지 먹었다고 고백하며 배려를 바랐으나 아버지가 식음을 전폐하고 드러눕는 바람에 결혼식을 치렀다. 부인 유순이(81)씨는 당시 보통학교를 졸업하고 2년제 전수학교까지 마친 명문가 출신 규수. 사업에 전력을 쏟느라 가정에 소홀했던 남편을 탓하지 않고 어려운 형편 속에서 묵묵히 2남2녀를 길러냈다. 자녀들의 혼사도 그와 비슷하다. 막내 아들을 제외하고 모두 중매 결혼이다. 명문 대가와의 정략 결혼은 눈에 띄지 않는다. 큰딸 신영애(56)씨는 전 서울대학교 의과대 의학과 마취과학교실 교수 함병문(58)씨와의 사이에 현진(32), 지훈(31), 세훈(25) 등 2남 1녀를 두었다. 신영애씨는 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지분 평가로 지난 2004년부터 단번에 350억원대 자산을 보유, 연말마다 언론에서 선정하는 여성 부호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둘째 딸 신경애(54)씨는 법조인에게 시집가 1남1녀를 낳았다. 남편 박용상(61)씨는 서울대 법대에서 박사까지 마친 뒤 사법시험에 합격, 서울고등법원 등에서 판사로 활약한 뒤 방송위원회 위원,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국회 공직자윤리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변호사박용상법률사무소를 운영중이다. 박용상씨의 큰형 용설씨는 내외빌딩관리㈜ 대표, 동생 용삼씨는 내외엔지니어링 대표다. 고 신 창립자의 자리를 이어받은 큰 아들 신창재(52) 교보생명 회장은 부인 정혜원(48) 봄빛여성재단 이사장과의 사이에 중하(24)·중현(22)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서울대 의대 교수 출신인 신 회장은 불혹이던 지난 1993년 교보에 발을 들여놓은 뒤 현재 직계 중 유일하게 교보에서 일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이화여대 영문과를 나왔다. 막내 신문재(44)씨는 이정숙(44)씨와의 사이에 딸 혜진(18)을 두고 있다. 형제들 중 유일한 연애 결혼이다. 미국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1991년부터 2005년 8월까지 광화문 교보문고내 문구 액세서리 음반 팬시용품 등을 판매하는 400여평 매장의 문보장을 비롯해 전국 6개 교보문보장을 운영해 왔다. 교보문고가 직접 문보장을 운영하기 위해 신씨로부터 지난 8월 문보장 사업권을 회수했다. 현재 새 사업을 구상중이다. ●지독한 완벽주의와 파격 인사 고 신용호 창립자는 지독하다 싶을 만큼 완벽하고 집요하다는 평을 받는다. 땅을 고를 때도 좋은 날, 궂은 날, 비온 다음날 등 두루 살피는 완벽주의자다.77년 명예회장,85년 창립자 등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도 1990년대 후반까지 신입사원 면접에 직접 들어왔다. 사업을 시작한 지 3년이 지나도 실적이 저조해 본사 부장, 실장, 중역까지 나서 손을 들라고 권하자 그들을 나가게 한 뒤 ‘급료는 후불로 주겠다.’는 광고를 통해 간부 사원을 다시 구한 일화는 아직도 회자된다. 창업 10년 만인 1967년 회장으로 물러난 뒤 2000년 아들 신창재씨가 교보생명 회장에 취임하기까지 33년간 무려 사장이 19번이나 바뀌었다. 평균 수명이 1.7년이었다. 경영 안정을 위해 최고경영진을 쉽게 바꾸지 않는 업계의 관행과는 다른 것이다. 교보의 임원 인사는 상식을 뛰어넘어 기발하고 파격적이란 평이 나오는 이유다. 신창재 회장의 인사 스타일도 재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02년 5월 취임한 장형덕 대표이사 사장의 경우 사장직을 폐지하는 형식으로 취임 10개월 만에 퇴임시켰다. 단일 지도체제가 더 효과적이라며 사장을 없애고 대신 부사장 3명을 임명해 집단경영체제로 개편했던 것. 그때부터 ‘대표이사 회장’ 밑에 ‘대표이사 사장’ 없이 ‘대표이사 부사장’ 체제로 가고 있다. 이어 지난 2004년 2월 박성규 부사장을 선임,‘집단경영체제’는 다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맨손으로 생나무를 뚫어라’ 고 신용호 창립자는 ‘죽고 나면 손해’란 보험에 대한 당시 인식을 바꾸는데 초점을 맞춰 교육보험 1호인 ‘진학보험’을 세계 처음 내놓았다. 죽어야 혜택을 주는 게 아니라 부모가 돈을 적립해 자녀가 초·중·고등학교를 진학할 때마다 학자금을 주는 상품이다. 먼저 단체들을 공략했다. 군인 단체 저축성 보험인 일명 ‘화랑계약’을 고안했다. 잦은 군의 이동에 탈락계약이 늘어 성과는 없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군 이동에도 추적·관리되는 시스템을 도입,1967년 육군과 170억원의 단체 계약을 맺었다. 파죽지세로 해군·한전 등 대형 단체들과 꾸준히 계약하는 개가를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판매 창구도 강화했다. 종로기독청년회관(YMCA)에서 대학생을 모아 보험강좌를 실시한 것을 계기로 대학지부를 설치, 대학생도 판매 채널로 끌어들였다. 지방유지를 직접 찾아다니며 기관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상품에도 그의 기지가 엿보인다. 암 상품은 그가 처음 개발했다. 뿐만 아니라 보편적인 성인병도 하나씩 보험상품으로 만들었다. 보험업계 전산화 발상을 추진한 최초의 인물도 바로 그였다.1974년 학자금 선지급 업무를 처음 전산화했고 “컴퓨터를 모르면 간부가 될 수 없다.”며 전 사원을 상대로 ‘컴퓨터 활용능력 자격인증제’도 실시했다. 그가 인생을 이야기할 때 전반은 ‘맨손가락으로 생나무를 뚫는 과정’이고 후반은 ‘생나무 뚫는 것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보인 과정’이라 비유했다. 인생은 장애의 연속이지만 강한 정신력만 있다면 아무리 높고 힘든 목표라도 달성할 수 있다는 게 그만의 철학이다. 이같은 열성과 집념으로 1958년 당시 6대 생보사 중 막둥이로 태어난 교보생명은 창립 5년 만에 보유계약 56억원으로 업계 3위,1964년엔 보유계약 100억원 돌파로 업계 2위에 오른 뒤 1967년 설립 9년 만에 업계 정상에 섰다.‘맨손가락으로 생나무를 뚫은’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인생의 다른 한 축…교보문고 교육 보험은 대세가 아니었다.80년 들어 경제성장과 함께 늘어나는 사교육비를 감당할 수 없는 시절이 오면서 보험만으로 교육비를 해결할 수 없게 됐다. 변하는 고객 욕구에 따라 양로보험, 종합보장생활보험 등 일반 생명보험 상품의 비중이 커졌다. 교육보험만으로 경쟁력이 떨어지자 1995년 ‘교보생명’으로 사명을 바꾸었다. 삼성생명의 약진으로 교보는 1974년부터 업계 1위에서 2위로 밀려났다. 자산이 늘어나면서 관련 계열사도 속속 설립했으나 모두 보험으로 맡긴 고객의 돈을 운용하기 위한 금융 계열사였다. 부동산관리 전문회사인 교보리얼코(1979), 교보증권(1994) 등 총 9개 자회사를 세우면서 교보를 오늘날 35조원 규모의 금융 자본으로 성장시켰다. 그 중 금융과 동떨어진 업종이 하나 있다. 바로 교보문고(1980)다. 교육을 통한 민족부흥을 창업 이념으로 삼고 있는 만큼 따지고 보면 업종의 본질은 같다는 설명이다. 1980년 종로 1가 1번지에 사옥 교보빌딩이 세워지자 그는 지하에 서점 설립을 제안했다. 온갖 연줄을 동원하며 지하아케이드 자리 쟁탈전이 벌어지던 때였다. 간부들은 채산성이 약하다며 서점이 들어서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는 의견을 냈고, 손해가 나면 보험회사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당시 허가관청인 재무부도 반대하고 나섰다. “우리 회사가 돈벌이를 목적으로 한다면 이 자리에는 당연히 으리으리한 고급상가를 들여야 합니다. 하지만 이 값진 땅에 책방을 크게 열어 청소년과 시민이 자유롭게 이용토록 한다면 그 효과가 어느 정도나 될지 상상해 보시오.” 손해가 나더라도 청소년의 정신역량을 키우는 일인 만큼 자신이 떠맡겠다고 설득했다.1985년에는 일반 독자뿐 아니라 학자들을 위해 80만종의 세계 논문도 공급했다. 지방사옥이 세워질 때마다 학생과 시민들이 교보문고 지점 설치를 요구했을 정도다. 대전, 성남, 대구, 부산, 부천, 강남 등에 속속 지점을 열었다. 광화문에 있는 교보문고를 찾는 고객 수는 일평균 4만 5000여명, 연간 1500만명에 달한다. 삶의 두 축이 교보생명과 교보문고라고 지적했을 정도로 애착도 컸다. 그러나 말년을 맞아 또다시 병마가 찾아 왔다.77세가 되던 1993년. 회사 정기건강 검진에서 간 기능에 석연치 않은 증후가 발견됐다. 담도암이었다. 의사들은 그에게 맛있는 음식 많이 먹고, 기운 있을 때 여행을 다녀오라는 처방을 내렸다. 사형 선고였던 셈이다. 그는 암과 싸우며 여생을 보내느니 살든 죽든 결판을 내겠다고 마음먹고 불가능하다는 담도암 수술을 감행했다. 수술후 그는 중환자실에서 목에 구멍을 뚫고 2개월이나 암흑 속에서 지내야 했다. 중환자실에서 나온 뒤 재활물리치료 반년 만에 골프장에 다시 나갈 수 있었다. 근력운동과 식이요법으로 건강을 유지하면서 90년대 후반까지 업무를 보고받는 등 경영에 관여했다. 그러나 8년 뒤 암이 간으로 전이되면서 몸이 약해졌다. 결국 2003년 9월 19일 오후 6시1분 서울대병원에서 노환으로 숨을 거두었다. 그의 나이 86세였다. jhj@seoul.co.kr ■ 신창재회장과 정혜원 여사 “내조만 하며 살아온 탓에 사회공헌 사업은 꿈도 꿔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남편의 제의로 사회공헌 사업을 시작하게 됐지요. 내조와 아이들 뒷바라지에도 벅차지만 소명으로 여기며 열심히 하고 있어요.” 신창재(52) 교보생명 회장의 부인 정혜원(48)씨는 요즘 사회활동에 바쁘다. 그는 남편과 두 아들을 돌보는 일에 전념해온 전업 주부였다. 남편 신 회장으로부터 사회공헌 사업을 해보라는 제의를 받고 2004년 4월 성매매 피해여성 보호단체를 지원하는 봄빛여성재단을 창립,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순전히 남편 신 회장의 사재로 시작한 사회공헌 사업이다. 서울 종로구 적선동 사무실로 매일 출근하면서도 아이들이 완전히 홀로서기할 때까지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며 걱정이 많다. 그는 한사코 취재를 거부했다. 사회 활동은 하고 있지만 언론 대응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화여대 영문과 출신인 그는 소탈하면서도 적극적인 성격으로 책임감이 강하다는 평을 받는다. 중매를 통해 남편을 만났다고 밝혔다. 평범한 집안에서 데려온 며느리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고 신용호 창립자의 수수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는 남편 신 회장이 양복도 맞추러 갈 시간이 없을 만큼 바쁘다고 했다. 실제로 신 회장은 아버지의 유업인 교보문고와 교보생명을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 고민이 많다. 아버지만큼 골프를 좋아하지만 교보로 옮긴 이후 거의 필드에 나가지 못할 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다. 교보생명은 지난 2000년 5월 신 회장 취임과 함께 ‘질´경쟁을 선언하면서 업계 2위에서 3위로 밀려난 뒤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먼저 교보문고는 교보생명이 증자해 전자책 등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는 지식문화 전문회사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는 포부다. 출판업이 사양산업으로 전락하다 보니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교보문고는 현재 부채비율이 416%로 은행으로부터 신규 여신이 어려운 처지다. 교보생명은 기존 주주가 여력이 없어 제3자 배정 방식으로 5000억원을 증자할 계획이다. 다른 생보사보다 상대적으로 지급여력비율(160%)이 낮다. 자기자본 확대가 이유다. 그러나 2대 주주인 자산관리공사가 난색을 표명하고 있어 문제다. 자산관리공사 소유·관리지분(41.26%)의 가치가 희석되지 않는 상태에서 잘 팔릴 수 있도록 협조해야 증자에 동의한다는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업계는 신 회장이 과연 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교보생명의 한 임원은 신 회장에 대해 “아버지를 닮은 완벽주의자”라고 말했다. 경기고, 서울대 의대를 나와 서울대 의대 산부인과 교수로 살아오다 불혹이던 지난 1993년 아버지 고 신용호 창립자의 뜻에 따라 그간 배운 의학 공부를 포기하고 대산문화재단 이사장으로 교보생명에 발을 들여놓았다.1996년 11월 교보생명 부회장,2000년 5월 교보생명 회장으로 취임한 뒤 변화와 혁신을 기치로 삼고 전력 질주 중이다. 박성규 교보생명 부사장은 “과연 의사 출신이 기업을 어떻게 경영할지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를 보면 답이 나온다.”고 전했다. 의사 출신답게 깊은 통찰력과 분석력을 갖춘 데다 책을 많이 읽는 덕분에 멀리, 넓게 보는 안목이 있다고 평가했다. jhj@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Doctor & Disease] 듀오피부과 홍남수 원장

    [Doctor & Disease] 듀오피부과 홍남수 원장

    “‘의술 만능’이라든가, 외모지상주의를 말하는데, 그건 자신의 용모에 콤플렉스나 열패감을 느껴보지 않는 사람의 생각입니다. 세상은 온통 용모의 잣대를 들이미는데 보통 사람들에게 그걸 초월하라고 하는 것은 영원히 패배자로 살라는, 일종의 학대입니다.”듀오피부과 홍남수 박사. 그는 ‘누구든 용모 제한이라는 엉뚱한 가치관에 희생되지 않아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과잉만 아니라면 의술을 통해 얻는 자심감도 개인의 경쟁력이요, 자아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를 만나 최근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자가지방이식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먼저 지방이식술을 설명해 달라. -‘미세지방이식’이나 ‘지방이동술’ 등 다양한 용어를 쓰지만 모두 비숫한 개념이다. 자기 몸속의 지방을 빼내 주름이나 노화에 의한 피부변형을 개선하는 방법이다. 이 시술법의 적용 목적은 무엇인가. -우선 상대적으로 비대한 부위의 체적을 줄인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그걸 이용해 자기 몸의 문제를 개선한다는 점이다. 후자의 경우 선천적 혹은 후천적인 미용상의 문제나 신체 불균형 완화가 주된 목적이다. 특히 성형에 자가지방 이식술이 적용되는 범위를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눈자위의 다크서클이나 눈 위가 꺼진 경우, 이마나 미간의 주름, 관자놀이나 입술, 턱 부분의 볼륨감 부여, 코 형태와 얼굴 및 입가의 팔자주름은 물론 미세하게는 흉터나 여드름 자국 개선에도 활용된다. 이 방법이 의료윤리적 관점에서 문제의 소지는 없나. -의료환경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최소 의료시대’였던 과거에는 질환치료가 의료의 주요 기능이었으나 이제는 ‘최대 의료시대’가 되어 질병 예방과 건강증진 등 ‘웰빙-라이프’를 적극적으로 추구한다. 지방흡입이나 자가지방 이식도 이런 필요에 따라 개발된 치료법으로, 윤리적 문제가 있을 수 없다. 수술이 어렵지는 않은가. -환자의 몸에서 지방조직을 떼어내 원심분리로 정제한 뒤 해당 부위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의 관건은 주입한 지방조직의 생착인데,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주의와 기술력이 요구된다. 이런 자가지방 이식술을 통해 얻는 이점은 무엇인가. -자신의 지방세포를 이용하므로 부작용이 없다. 또 비대해진 군살 부위의 지방을 빼내 체형의 균형감을 갖게 하는 것도 좋은 점이다. 이 방법을 흔히 필러와 비교하는데, 인공보형물을 삽입하는 필러에 비해 저렴하고 안전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판단이다. 이런 치료법이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긴다고 여기지는 않는가. -그런 측면이 없지는 않겠지만 그것은 개인적인 선택의 문제이며, 시류이지 의료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최근의 추세를 설명해 달라. 또 경향상의 특이점은 무엇인가.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젊은 층의 경우 다이어트나 직장생활에서 오는 피로감으로 꺼진 눈가나 가슴성형을 원하는 사례가 많다. 노인층은 목과 얼굴의 주름과 꺼진 볼, 관자놀이 부위의 시술 사례가 많다. 경향상의 특징은 이 시술에 남성들의 관심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수술 기준이 따로 있나. -계량화된 기준을 적용하지는 않지만 지나치게 마른 체형의 사람이 자가지방으로 유방성형을 할 때 자가지방을 충분히 채취하지 못할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만 아니면 대부분 가능하다. 이 수술법이 인체 혹은 건강의 문제를 자칫 의료기술로만 해결하려는 풍조를 낳지는 않겠는가. -바쁜 현대인이 항상 충분한 수면과 운동, 균형잡힌 식사를 하고 살기는 어렵다. 나도 환자들에게 이런 점을 강조하지만 그래도 문제가 되는 경우라면 삶의 질을 위해 뭔가 해결책이 있어야 하며, 자가지방 이식술은 그 중 한 가지 유효한 방법으로 보면 된다. 자가지방 이식술이 갖는 한계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자가지방은 살아있는 생체조직이어서 인체의 거부감이 없지만 세월이 흘러 노화가 진행되는 것 자체를 막아주지는 못한다. 또 이식한 지방이 시간이 지나면서 줄지만 그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사실 모든 의술은 발전 과정에 있으므로 어느 것도 완벽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문제보다 장점을 보는 시각도 필요하다. 이 시술법은 자신의 용모에 콤플렉스를 느끼며 사는 사람들에게 자신감과 만족감을 준다는 장점이 있다. 이 점은 한 개인의 삶에서 무척 중요하다. 이식한 지방의 생착에는 문제가 없는가. -의료진의 기술상 문제만 없다면 지방 생착은 예후가 매우 좋다. 시술후 부기가 있거나 약간의 멍 자국이 남는 것은 일반적인 문제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현재의 의료시스템에 드러난 문제는 없나. -일부 미용실이나 찜질방, 심지어는 목욕탕에서도 불법 이식이나 보형물 삽입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런 경우 부작용이 생기면 구제받을 길이 없다. 최근에 보도된 ‘선풍기 아줌마’의 사례가 이를 잘 말해주지 않나. 단순히 비용만을 문제삼아 내용물이 뭔지도 모르는 시술을 받는다는 것은 정말 위험천만한 일이다. 실제 이런 부작용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적지 않다. 홍 박사는 이렇게 인터뷰를 마무리했다.“자신의 외모를 개선하려는 욕구를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목적과 한계를 스스로 인식할 필요는 있습니다. 아무리 해도 ‘홍남수’가 ‘브래드 피트’가 될 수는 없으며, 그럴 필요도 없으니까요.”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자가지방 이식 이렇게 한다 자가지방 이식술을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상세한 시술 과정을 궁금해 한다. 과연 고통은 없으며, 수술 자국이나 남지 않을까 해서다. 홍 박사는 “그런 점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첨단 장비를 이용해 고통이나 흉터를 거의 남기지 않는다는 것. 시술의 첫 과정은 자가지방 채취. 국소마취 상태에서 하복부나 허벅지, 엉덩이 등 군살 부위를 2㎜ 정도 절개한 뒤 끝이 뭉특해 출혈이나 멍이 들지 않게 만들어진 주사기 모양의 캐뉼라를 삽입해 지방조직을 빼낸다. 최소 절개로 흉터는 거의 남지 않는다. 이렇게 채취한 지방은 생리식염수로 정제한 뒤 원심분리로 수분이나 오일 성분 등을 걸러낸다. 이때 원심분리를 잘못하면 세포막이 터져 생착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다음 단계는 지방이식. 캐뉼라로 원하는 부위에 생체지방을 이식하는데, 시술 부위가 얼굴일 경우 부위에 따라 대략 20∼30㏄ 정도, 유방 확대의 경우는 200∼300㏄ 정도의 정제된 생체지방이 필요하다. 시술하고 남은 지방은 리터치(보완수술)가 필요한 경우에 대비해 냉동 보관하게 되는데, 통상 6개월 이내에는 재활용이 가능하다. 1차 시술을 받은 환자의 20∼30%는 가벼운 성형 보강을 위해 보통 시술 후 2개월여가 지난 뒤에 리터치 시술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 홍남수 박사 ▲피부과 전문의(의학박사)▲경희의료원 피부과 임상 강사▲가톨릭의대 피부과 교수▲대한피부과학회 회원▲대한피부과 개원의협의회 이사▲현, 가톨릭의대 피부과 외래교수▲현, 듀오피부과 원장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못갚을 카드사용 ‘사기죄’

    적법하게 발급받은 신용카드라도 갚을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사용하면 사기죄에 해당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잇따라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강신욱 대법관)는 29일 상환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해 현금 서비스를 받는 등 2570만원을 빚진 혐의로 기소된 안모(35)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기죄에 해당된다며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같은 재판부(주심 고현철 대법관)는 1660여만원어치 카드빚을 진 혐의로 기소된 박모(42)씨 사건도 유죄 취지로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2부(주심 이강국 대법관)도 신용카드로 2000여만원어치를 사용하고도 갚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이모(42)씨에 대해 원심의 무죄를 깨고 유죄 취지로 광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이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은 카드 회원이 카드사에 대금을 성실히 갚을 것을 전제로 한다.”면서 “한때 자금이 부족해 연체되는 것이 아닌, 과다한 채무 누적으로 카드빚을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는 상황에서 카드를 사용했다면 사기죄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들은 “신용카드는 그 속성상 카드회사가 고객의 신용상태를 엄격히 평가해 일정 범위의 신용을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카드를 발급 받을 당시 카드회사를 속이지 않고 적법하게 발급 받았다면 사용한도 내에서 카드를 사용할 수 있고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카드회사에 자신의 신용상태를 고지할 의무도 없다.”며 사기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대법원은 ‘현금 자동인출기를 통해 현금 서비스를 받는 것은 사람을 속인 행위가 아니어서 사기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일부 항소심의 판단도 받아들이지 않았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동해 바다 속 지형 18곳 공식지명 부여

    동해 바다 속 지형 18곳 공식지명 부여

    ‘한국대지, 강원대지, 울릉분지, 이사부해산’ 육지에 있는 지명으로 생각하기 쉽겠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바다속 지명이다. 국립해양조사원은 25일 사상 최초로 동해 바다속 지형 18개소에 대해 공식 해양지명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관할 해역 해저지명을 표준화하여 사용상 혼란을 방지하고 세계지도에 공식화된 해양지명을 표기토록 하기 위함이다. 이번에 제정된 동해 해저지명은 대지 3개소, 분지 3개소, 해산 6개소, 해곡 및 간극 4개소, 해저절벽 1개소, 퇴 1개소 등 모두 18개소다. 특히 해산(海山) 지명에는 울릉도 및 독도와 관련된 역사적 인물인 이사부, 안용복, 심흥택, 김인우, 이규원의 이름을 붙였다.(예로 안용복해산) 해양조사원 관계자는 “해저 지명은 발견한 인물이나 선박명을 붙이는 것이 국제 관례이나 독도 소유권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점을 감안, 우리 영토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분들을 기리기 위해 명명했다.”고 밝혔다. 해양조사원은 앞으로 우리나라 전해역에 대해 해양지명을 꾸준히 제정하고, 주요지명은 유엔지명회의 등 지명 관련 국제기구에 등록을 추진, 우리의 지명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도록 할 계획이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동해 바다 속 지형 18곳 공식지명 부여

    ‘한국대지, 강원대지, 울릉분지, 이사부해산’육지에 있는 지명으로 생각하기 쉽겠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바다속 지명이다. 국립해양조사원은 25일 사상 최초로 동해 바다속 지형 18개소에 대해 공식 해양지명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관할 해역 해저지명을 표준화하여 사용상 혼란을 방지하고 세계지도에 공식화된 해양지명을 표기토록 하기 위함이다. 이번에 제정된 동해 해저지명은 대지 3개소, 분지 3개소, 해산 6개소, 해곡 및 간극 4개소, 해저절벽 1개소, 퇴 1개소 등 모두 18개소다. 특히 해산(海山) 지명에는 울릉도 및 독도와 관련된 역사적 인물인 이사부, 안용복, 심흥택, 김인우, 이규원의 이름을 붙였다.(예로 안용복해산) 해양조사원 관계자는 “해저 지명은 발견한 인물이나 선박명을 붙이는 것이 국제 관례이나 독도 소유권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점을 감안, 우리 영토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분들을 기리기 위해 명명했다.”고 밝혔다. 해양조사원은 앞으로 우리나라 전해역에 대해 해양지명을 꾸준히 제정하고, 주요지명은 유엔지명회의 등 지명 관련 국제기구에 등록을 추진, 우리의 지명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도록 할 계획이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제2의 전병관’ 올림픽 金 기대주 이종훈

    [스포츠 라운지] ‘제2의 전병관’ 올림픽 金 기대주 이종훈

    갈색으로 물들인 파마 머리와 왼쪽 귀에서 반짝대는 귀고리, 씨익 입꼬리를 올리는 미소만 보면 그냥 튀는 10대처럼 보인다. 하지만 꿈틀대는 핏줄이 잔뜩 곤두선 팔뚝과 날카롭게 찢어진 눈매, 근육으로 꽁꽁 뭉친 허벅지는 그가 예사롭지 않은 완력을 지닌 사내임을 보여준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만난 그에게 역도를 시작한 이유를 물었더니 “팔씨름에서 누구한테도 지기 싫었거든요.”라는 의외의 답이 돌아온다.155㎝,56㎏의 이 청년은 지난 10일 도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낸 ‘제2의 전병관’ 이종훈(19·충북도청)이다. ●팔씨름 지기 싫어 역사(力士)의 길로 충북 제천시 제천동중학교 1학년 교실. 키는 작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헬스 기구를 갖춘 친구 집을 일주일에 2∼3일 들락거리며 완력기를 매만진 종훈이는 교내 팔씨름대회에서 몸집 큰 친구들의 손목을 사정없이 꺾어댔다. 평소 높이뛰기 같은 탄력과 하체 힘이 필요한 운동에서 늘 또래 가운데 으뜸이던 종훈이에게 친구들은 환호성을 질러댔다. 하지만 4강에서 아쉽게 무릎을 꿇었고 방금까지 응원하던 친구들은 곧바로 그를 외면했다. 풀이 죽어 지내던 어느날 학교 역도장의 헬스 기구가 눈에 들어왔고 일주일 동안 어머니 최명자(50)씨를 조른 끝에 종훈이는 역사(力士)의 길로 접어들었다. 중학교 3학년 때 전국소년체전 은메달을 시작으로 숨겨진 재능이 하나 둘 빛을 보기 시작했지만 그를 본격적인 ‘헤라클레스’로 만든 건 충북체고 1학년이던 2001년이었다. 당시 코치는 종훈이를 자극시키기 위해 일부러 1년 동안 공식 대회에 출전시키지 않았다. 이종훈은 “나보다 기록이 못한 선수들이 대회 입상 성적을 자랑하는 걸 보고 너무 속상했다.”고 돌아봤다. 그때부터 이를 악문 종훈이는 하루 6∼7시간 힘든 단체운동을 끝내고도 밤이슬이 내리는 시간까지 역기를 들었다 놨다 몸을 담금질했다. 2002년 3월 전국춘계대회 3관왕과 4월 전국주니어선수권대회 3관왕,10월 전국체전 고등부 용상 우승 등으로 본격적인 ‘이종훈 시대’를 열기 시작했다.2003년에는 6차례의 대회 모두 3관왕을 석권했고 지난 5월 부산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선 용상과 합계에서 한국주니어신기록을 세우며 동메달 셋을 따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난 10월 전국체전에서 용상과 합계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3관왕에 올라 한국 1인자에 올랐고 지난 10일 세계 무대 데뷔전에선 합계 종목에서 1㎏ 차이로 아깝게 은메달을 따내며 세계 정상급 실력까지 이르렀음을 한껏 뽐냈다. ●전병관에 이어 16년 만의 올림픽 금메달 노려 이종훈의 꿈은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닮은꼴 ‘작은거인’ 전병관(36)의 뒤를 잇는 것. 같은 56㎏급에서 1992바르셀로나올림픽과 1994히로시마아시안게임을 제패한 전병관과 같이 2006도하아시안게임과 2008베이징올림픽 금빛 메달을 품에 안기 위해 오롯이 땀을 흘리고 있다.85㎏급 대표팀 선배들과의 팔씨름에서 이길 만큼 타고난 장사인 데다 순발력과 근지구력이 좋아 약점인 엉덩이 근육과 집중력만 보강한다면 섣부른 꿈이 아니다. 국가대표팀 박태민 코치는 “항상 긍정적으로 열심히 운동하기 때문에 용상과 인상에서 5㎏씩만 끌어올린다면 세계 제패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를 번쩍 들어올린 19살 청년 역사의 땀방울에 16년 만의 역도 올림픽 금메달의 꿈도 함께 무르익는다. 글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이종훈은 ●생년월일 1986년 2월19일 충북 제천 출생 ●신체조건 155㎝,56㎏ ●출신학교 제천 중앙초-제천동중-충북체고 ●가족 이계광(55)-최명자(50)씨의 2남2녀 중 막내 ●취미 컴퓨터게임 ●별명 코알라 ●주요경력 2002년 11월 전국체육대회 고등부 용상 금메달,2004년 10월 전국체육대회 일반부 3관왕,2005년 5월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동메달 3개,2005년 10월 전국체전 3관왕(용상 및 합계 한국신기록),2005년 11월 세계선수권대회 합계 은메달(용상 및 합계 한국신기록)
  • [파산자의 희망찾기] (5) 韓·美 파산학자 대담

    [파산자의 희망찾기] (5) 韓·美 파산학자 대담

    서울신문은 탐사보도 ‘파산자의 희망찾기’를 마무리하며 한국과 미국 파산 학자의 이메일 대담을 마련했다. 세계에서 파산에 가장 관대하다는 미국과 이제 걸음마 단계인 한국의 파산을 보는 사회의 시각, 파산자를 대하는 법적·제도적 차이를 통해 우리의 파산 제도가 나아갈 길을 모색해 본다. 미국 텍사스대의 제이 로런스 웨스트브룩 교수와 이화여대 오수근 교수가 대담했다. ●파산을 보는 한·미의 시각 오수근 교수 미국이 채무자에게 관대한 파산법을 갖게 된 사회·문화적 배경은 무엇인가. 제이 로런스 웨스트브룩 교수 미국은 건국 후 지금까지 줄곧 ‘새 출발’의 나라였다. 대다수 미국인의 종교인 기독교 정신과 신분에 따른 제약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추구하는 개척정신이 그 바탕이다. 경제적으로 실패한 사람들에게 파산 면책으로 새 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생각은 자연스럽게 미국 문화의 일부가 됐다. 오 교수 미국과 비교하면 파산을 보는 한국인의 정서는 매우 부정적이다. 한국은 미국의 개척정신과 같이 파산 면책을 긍정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역사적 배경과 종교적인 바탕이 없다. 경제적으로 실패한 사람을 파산상태로 두면 이들이 열심히 일할 이유가 없어진다. 버는 것의 대부분을 채권자가 가진다면 열심히 일해도 빚을 갚을 수 없다. 자포자기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국민총생산은 줄게 되고 그만큼 누군가는 더 일을 해야 한다. 면책을 받은 사람들이 경제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어야 사회 전체적으로 유익하다. 웨스트브룩 교수 미국에서도 1800년에 파산법이 처음 만들어진 뒤 논란이 계속됐다.3차례나 폐지하고 제정하는 일을 되풀이했다.1898년에서야 지금의 안정적인 법이 만들어졌다. 오 교수 한 사회가 파산 면책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한국은 그렇게 오래 기다릴 형편이 못된다. 신용불량자가 전체 국민의 7.5%인 350만명 정도로 어림된다. 경제활동인구로 따지자면 14%에 해당된다. 많은 국민이 장래 소망을 갖지 못하고 산다는 것은 당사자는 물론 사회 전체의 손실이다. 시장경제체제에서 경쟁을 하면 승자도 나오고 패자도 나온다. 경쟁이 심할수록 승자보다는 패자가 더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 사회가 패자에게 다시 기회를 주지 않으면 사회 전체의 동력이 떨어진다. 그런 점에서 최근 한국 경제의 어려움과 신용불량자의 문제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국에서 파산 면책 문제가 나오면 항상 등장하는 것이 ‘도덕적 해이’이다. 미국에서도 논란이 있나. ●파산자의 도덕성 논란 웨스트브룩 교수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실증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 오히려 우리 팀이나 다른 연구자들의 조사 결과는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는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파산을 신청할 때는 이미 엄청난 빚에 허덕인다. 그들이 결코 가볍게 파산신청을 결정한 것이 아니다. 또 이들이 파산하는 주요 원인은 갑작스러운 실직이나 가족들의 사고·질병 또는 이혼이다. 파산 면책이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가져온다는 주장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 오 교수 한국은 사회 안전망이 탄탄하지 않아서 파산하는 사례가 많다. 가족이나 본인의 교통사고, 갑작스러운 질병, 사기, 실직 등 단 한번의 실패나 불운이 결국 멀쩡한 사람을 파산으로 가게 한다. 갚을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빚이라면 속히 파산신청을 하면 좋은데, 대부분의 파산 신청자들은 어떻게든 자신의 힘으로 빚을 갚으려고 애쓰다 다시 빚을 지는 일이 허다하다. 도덕적 해이가 있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지나치게 자존심을 강조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그런데 관대한 파산 면책이 금융기관의 부실을 초래하고 신용질서를 무너뜨린다는 우려를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웨스트브룩 교수 파산 면책제도와 금융산업의 관계는 미국의 현실을 보면 한번에 이해할 수 있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채무자에게 가장 관대한 파산 면책 제도를 갖고 있는 동시에 규모가 가장 크고 질적으로 가장 단단한 금융산업과 소비자 신용 제도를 갖고 있다. 파산법이 신용질서나 금융제도에 악영향을 준다고 할 수 없다. 오히려 금융산업 내부를 들여다 보면 정반대 현상이 나타난다. 미국의 대형 은행들은 소비자 금융, 특히 신용카드에서 많은 수익을 얻고 있다. 지난 10여년 동안 파산 신청은 계속 늘었지만 소비자 금융 역시 계속 증가했다. 파산 면책이 늘어나는데도 불구하고 금융기관은 다른 영업 부문보다는 소비자 금융에서 분명히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오 교수 한국도 마찬가지다. 은행은 계속해서 가계대출을 늘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00∼2001년 한국의 신용카드 회사들은 길거리에서 신용카드를 나눠줬다. 카드회사 스스로 신용평가 없이 빚을 권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돈 쓸 일이 있는 개인이 돈 빌려 주겠다는 제안을 무시하기 어렵다. 반면 파산 면책이 활성화되면 금융기관이 신용평가를 엄격히 해서 신용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들이 돈 빌리기가 어렵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긴 하다. 웨스트브룩 교수 정반대다. 미국의 은행이나 카드회사들은 지속적으로 신용공여의 기준을 낮추고 있다. 신용상태가 나쁜 사람들에게까지 돈을 빌려주고 있어 가난한 사람들이 전보다 더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다.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은행이나 카드 회사가 신용이 나쁜 사람에게도 돈을 빌려 주려는 것은 그만큼 장사가 잘 되기 때문이다. ●파산자의 재기 오 교수 이야기를 파산 면책을 받은 채무자로 옮겨보자. 회사가 파산을 하면 남은 재산으로 빚을 갚고 회사를 접지만 개인은 파산한 뒤에도 계속 생활을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파산 면책 후에 채무자가 생활할 수 있도록 파산제도가 설계되고 운영되어야 한다. 한국에서는 채무자가 받는 임금의 절반까지 채권자가 압류할 수 있다. 월급의 액수에 관계없이 절반을 압류하기 때문에 나머지 절반으로 생활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미국은 파산자의 임금은 어떻게 처리하나. 웨스트브룩 교수 일반적으로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첫째, 파산자는 전 재산을 포기하는 대신 현재 임금은 모두 갖게 하는 방식이다. 다만 올해 개정된 파산법은 고액 임금자인 경우 일정한 제한을 가했다. 둘째, 채무자의 가용소득을 모두 변제에 사용하는 것이다. 매달 소득에서 필요한 생활비를 제외하고 모든 소득을 변제에 사용한다. 집을 지키려는 사람들에게 적용하는 방법이다. 변제기간은 보통 3∼5년이다. 오 교수 한국에서는 채무자들이 파산면책을 받은 뒤 취업이나 금융거래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산자의 자격을 박탈하기도 하고, 파산을 해고 사유로 규정하기도 하며, 파산자를 고용하길 꺼리는 경우도 많다. 채권자였던 금융기관은 물론이고 다른 금융기관에서도 금융거래를 거절한다. 금융기관에서 신용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사설 신용평가회사들이 개인의 신용정보를 팔고 있다. 파산자의 신용 정보가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사회적·경제적 차별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웨스트브룩 교수 미국은 파산법에서 파산자 차별을 금지하는 조항을 두고 있다. 정부는 파산자에게 어떠한 종류의 면허증이나 허가증을 발급하는 것을 거부해서는 안된다. 또 기업에서는 파산자에게 취업상 불이익을 주어서도 안된다. 더 중요한 것은 파산자들을 위한 금융시장도 따로 있다는 사실이다. 오 교수 미국의 파산자들은 특화된 금융시장에서 새롭게 신용을 쌓아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그런데 한국은 미국에 비해 금융산업 기반이 약해서 금융기관이 파산자를 상대로 영업을 시작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염려된다. 올해 개정된 미국 파산법이 채무자의 권리를 다시 제한하고 있다고 들었다. 웨스트브룩 교수 유감스럽게도 대출업계가 의회의 다수를 설득해서 미국에서 파산제도가 남용된다고 믿게 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연구는 그런 주장이 거짓이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 정리 안동환 이효연기자 sunstory@seoul.co.kr
  • 이재용상무 내년1월 전무 승진

    이재용상무 내년1월 전무 승진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37) 삼성전자 상무가 내년 1월 초 단행될 예정인 삼성그룹의 정기 임원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한다.2003년 1월 상무로 승진한 지 꼭 3년만이다. 삼성 관계자는 20일 “이 상무가 올해로 상무 3년차인 만큼 전무 승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내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 상무가 승진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상무는 올해 일본 소니와 합작사인 ‘S­LCD’ 등기이사로 활동하며, 높은 인사고과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계 안팎의 여러 악재 때문에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이 상무의 전무 승진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전망들이 세간에 나돌았지만 ‘고과대로 인사를 하겠다.’는 삼성의 원칙에 따라 승진 명단에 포함됐다. 이 상무는 경복고와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했으며,1991년 12월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이후 일본 게이오대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했으며, 미국 하버드대에서 박사과정을 거쳤다. 이 상무는 2001년 삼성전자 상무보로 발령났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감사원 올초부터 ‘오포괴담’

    오포개발비리 의혹의 한 축으로 지목되고 있는 감사원은 터질 게 터졌다는 분위기다. 불똥이 언제 튈지 몰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감사원 관계자 A씨는 17일 “사실 광주 오포개발건은 처음 나온 얘기가 아니라 연초부터 흘러나와 우리 직원도 관련됐다는 소문이 있었다.”고 말했다.이같은 소문은 지난 6월 오포지구개발 사업자인 정우건설 브로커 이 모씨가 구속되면서 더욱 구체화됐다.이미 지난 5월 말 일부 언론에서는 감사원을 겨냥해 광주 대단위 개발 특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브로커 이씨가 검찰 수사에서 청와대와 감사원측에 로비를 했다는 증언이 흘러나온 시점이었다.이와 관련, 감사원 관계자 B씨는 “당시 언론 보도는 광주시의 대단위 아파트 건설사업이 편법으로 승인을 받았는데 감사원이 개입했기 때문이라는 내용이었다.”면서 “하지만 원에서는 감사내용상 아무 문제가 없어 떳떳하다는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소문의 핵심은 감사착수 배경에 있었다. 비슷한 시점에 행담도개발 비리의혹 사건이 불거지자 감사원 내에서는 “감사원의 ‘아킬레스건’은 광주건이며, 고위층과 연관있다.”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행담도 사건과 마찬가지로 오포개발건 역시 권력형 비리로 비화될 수 있음을 우려한 걱정이었다. 6개월이 지난 이즈음 검찰 수사가 진척되면서 ‘뜬소문’이 아닌 것 같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 주목된다.청와대 인사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언급되는가 하면, 감사원도 로비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의 소환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도 이를 방증한다.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파산하면 금융거래 차별받나요

    투자 목적으로 대출을 받아 아파트 5채를 샀습니다.IMF사태 때 집값은 폭락하고 대출이자율은 2배로 올라 아파트를 모두 경매로 넘겼습니다. 그래도 빚이 남았습니다. 지금은 연체이자까지 붙어서 갚아야 하는 빚이 3억원을 넘습니다. 월급 130만원으로 세 식구 월세내고 살기도 힘든데, 파산신청을 하려고 하니 주변에서 말립니다. 파산을 하면 신용상 불이익이 생기니 빚을 약간이라도 갚는 개인회생을 하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여유돈이 월 10만원도 안생기니 답답할 따름입니다. -서진식(42) 채권자 단체는 고객 금융거래나 연체실적에 관한 정보를 전산망에 올려 공동으로 활용합니다. 파산 신청으로 면책을 받은 사실도 채권자는 기록해 두고, 기록을 7년 정도는 유지하는 듯합니다. 이는 사업자들의 공동행위(boycott)에 해당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의해 금지할 수도 있고, 국가의 공적자금을 받은 금융기관이 이같은 행위를 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되는 차별행위로 불법이라고 하겠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대다수 사람들의 인식이 변하기 전까지는 쉽게 고쳐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신용정보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은 빚을 갚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과거 금융채권자들은 채무이행을 못하면 바로 신용불량자로 등록해 이들을 차별했습니다. 파산 선고를 받았든, 받지 않았든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빚을 갚지 못한 사람의 파산·면책 기록이 자신의 신용정보에 포함된다고 해도, 이미 손상된 신용에 대해 다른 분류를 적용받는 것일뿐 새롭게 신용에 손상에 생긴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겠습니다. 오히려 파산·면책을 받는 것이 받지 않은 것보다 신용정보상 개선이 이루어집니다. 파산·면책을 받는다면 7년 동안 기록이 유지되지만, 면책을 받지 못해 연체된 채무가 계속 남아 있다면 신용정보상 손상도 남게 됩니다. 채권자는 소멸시효 완성을 방치하지 않고 판결을 받아 채권의 만기를 연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신용기록은 채무자가 죽을 때까지 유지됩니다. 즉 파산·면책은 영구히 유지될 신용불량정보를 7년으로 단축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 금융채무로부터의 해방인 파산·면책은 새롭게 생길 수 있는 채무에 대한 상환능력이 높아지는 것을 뜻합니다. 그 자체로 신용이 늘어나는 것입니다. 많은 신용카드 회사가 면책을 받고 꾸준히 금융거래를 한 사람에게 새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라고 제의합니다. 파산·면책을 받지 않은 채무자에게는 결코 신용카드를 발급할 수 없을 것입니다. 금융기관의 신용등급 면에서 개인회생보다 파산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8년까지, 보통 5년 동안 총 채무액의 일부를 갚게 하는 개인회생 제도에서는 변제기간을 마쳐 면책을 받은 채권자에게도 다시 7년 동안 신용 손상 상태가 지속됩니다. 파산보다 3∼8년 더 불리하다고 하겠습니다.
  • 상병 月 7만 5000원으로

    내년도 사병봉급(상병 기준)이 7만 5000원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국회 국방위는 16일 전체회의를 열어 내년도 국방부 예산안에 대한 심사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국방위는 애초 8만원으로 인상하기로 잠정 합의했지만 비용상승 부담이 너무 크다는 지적을 감안, 인상폭을 다소 낮췄다.7만 5000원은 현 사병봉급(4만 6000원)보다 63% 인상된 금액으로 예산 637억원이 추가 배정됐다.국방위는 또 특수지 근무수당 지급을 위한 예산 249억원을 배정하고, 부사관 처우 개선과 군의관의 군법무관 수준 봉급인상을 위해서 각각 67억원과 7억원을 추가 반영했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세계 여자역도계 평정… ‘장미란 시대’ 활짝

    세계 여자역도계 평정… ‘장미란 시대’ 활짝

    ‘미란의 전성시대’ 당분간 세계 여자 역도계는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22·원주시청)이 주도할 전망이다. 이제 그의 앞에 남아 있는 것은 세계신기록을 향한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뿐이다. 장미란은 지난 15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제17회 세계여자역도선수권대회 최중량급(75㎏ 이상) 용상과 합계에서 2개의 금빛 바벨을 번쩍 들어올렸다. 금메달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만큼 세계신기록을 경신하지 못한 것이 오히려 아쉬울 따름이다. 용상 3차시기에서 178㎏에 성공했다면 합계 306㎏으로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내준 중국 탕공홍의 세계기록(합계 305㎏)을 뛰어넘을 수 있었다. 그러나 막판 떨어뜨려 아쉬움을 더했다. 원주공고 1학년 때 처음 바벨을 든 장미란은 타고난 자질과 성실함으로 곧바로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2000년 전국선수권 당시 올림픽 대표이던 문경애의 용상 한국기록과 똑같은 무게를 들어올리며 ‘무서운 신인’으로 급부상한 것. 그리고 이듬해 4월 아시아주니어대회에서 용상 145㎏을 들어올려 처음으로 한국신기록을 세우더니, 거침없는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4년 동안 장미란이 일궈낸 한국신기록만 1∼3차 시기를 통틀어 무려 27개. 이처럼 장미란은 일찌감치 국내 무대를 평정했고 세계무대에 도전해왔다. 그의 최고 기록은 합계 302㎏. 연습 때 곧잘 306㎏ 이상을 들어올려 세계기록 전망도 밝다. 현재 그와 겨룰 만한 상대는 찾아보기 힘들다. 맞수 탕공홍은 지병을 앓고 있고, 세계 3위 딩메이유안(26·중국)도 지난 동아시아대회에서 장미란에게 합계 15㎏의 큰 차이로 패했다.2위 셰릴 하워드(미국),5위 아가타 로벨(폴란드) 역시 합계 290㎏ 안쪽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다만 이번 선수권 인상에서 금메달을 딴 무슈앙슈앙(21·중국)이 위협적인 존재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기량면에서 장미란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한다. 장미란이 세계신기록 경신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다면 그의 시대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 틀림없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세계여자역도선수권] 장미란 세계를 들었다

    [세계여자역도선수권] 장미란 세계를 들었다

    한국 역도의 간판이자 최근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장미란(22·원주시청)이 세계를 번쩍 들어올렸다. 장미란은 15일 카타르 도하 알 사드 스포츠클럽에서 열린 제17회 세계여자역도선수권대회 여자 최중량급(75㎏이상)에서 인상 128㎏, 용상 172㎏, 합계 300㎏을 들어올려 용상과 합계에서 2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인상에서는 130㎏을 기록한 무슈앙(중국)에 아깝게 밀려 은메달에 그쳤다. 무슈앙은 용상에서 170㎏을 들어 합계에서 장미란과 같은 300㎏을 기록했으나 체중이 131.77㎏으로 장미란(115.12㎏)보다 많이 나가 금메달을 내줬다. 지난해 아테네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세계 정상 정복의 가능성을 살려왔던 장미란은 세계 각국 정상급 선수들이 모두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함으로써 드디어 명실상부한 세계 최정상에 올랐다. 한국 여자 역도에서 세계선수권자가 나온 것은 지난 1999년 아테네 대회에서 김순희가 용상 금메달을 딴 이후 두 번째이며, 합계 금메달은 사상 처음이다. 남자 역도까지 포함하면 전병관(현 대한역도연맹 이사)이 지난 91년 독일 대회에서 용상과 합계 타이틀을 틀어쥔 뒤 무려 14년 만에 이룬 금빛 쾌거다. 장미란은 “전국체전, 동아시아대회 출전을 포함해 역도선수로서는 특이하게 한달 사이 세 경기나 치렀고 몸이 100%가 아니어서 어려운 상황이었다.”면서 “인상에서는 약간 아쉬운 면이 있었지만 용상 경기 내용은 만족한다.”고 말했다. 장미란의 세계 최정상 등극은 이미 예고된 성격이 짙다. 올초 동계훈련을 착실히 수행한데다 연습 때 세계기록을 곧잘 들어올리기도 해 일찌감치 금빛 기대를 부풀려왔었다. 또한 지난달 울산전국체전과 이달초 마카오 동아시아대회를 잇따라 휩쓰는 강행군 속에서도 컨디션을 조율한데 따른 결과다. 특히 동아시아대회에서 세계 1인자로 평가받았던 중국 딩메이유안을 꺾은 점도 ‘금빛 바벨’의 예고편이었다. 대표팀 관계자는 “3∼4개월에 한 차례씩 기량이 최고점을 치는 역도 훈련의 사이클을 감안하면 장미란의 파워는 이번에 절정으로 치달았다.”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이날 장미란은 용상 3차 시기에 178㎏을 신청, 합계 306㎏으로 세계기록(중국 탕공홍·305㎏)의 경신을 노렸으나 막판에 바벨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장미란의 개인 최고 기록은 인상 130㎏, 용상 172㎏으로 합계 302㎏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