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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8)노벨문학상 수상자 파블로 네루다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8)노벨문학상 수상자 파블로 네루다

    ‘그러니까 그 나이였어…/ 시가 나를 찾아왔어’(‘시’ 일부) ●시인의 영원한 근원은 사랑과 자연 칠레 출신의 세계적인 시인 파블로 네루다(1904~1972). 열 살의 네루다는 사랑하는 새어머니를 위해, 뭔지도 모르면서 운율 있는 편지를 써내려갔다. 그리고 열네 살, 그는 잡지 ‘달려라-날아라’에 시들을 게재하고, 이듬해 두 차례 백일장에서 수상한다. 열아홉, 네루다는 드디어 첫 시집 ‘황혼 일기’를, 이듬해에 출세작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를 출판했다. 이 모든 건 두 뮤즈, 자연과 여성 덕분이다. “사랑과 자연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내 시의 근원이다.”(‘사랑하고, 노래하고, 투쟁하다’) 자연에 둘러싸여 보낸 유년기, 그리고 수많은 여성들 사이를 전전하며 보헤미안처럼 살았던 그의 삶은, 시에서 통합되어 생생하고 뜨거운 형상이 된다. 요컨대 네루다는 자연과 여성을 통해 숨 쉬듯 자연스럽게 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는 샘솟는 사랑을 고스란히 다른 이들에게 전했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모든 시는 일종의 연애편지다. 그 시를 통해 촉발받지 않을 수신자는 없었다. 20세기 칠레의 사랑은 이 한 명의 시인에 의해 불 붙어 활활 타올랐다. 1936년은 네루다의 생에 있어 일종의 변곡점이다. 자연에 대한 찬탄과 더불어 사랑, 외로움, 우울 등을 노래하던 네루다는 이 시기 ‘가슴 속의 스페인’을 집필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듬해 ‘반파시즘 세계작가 대회’를 조직하고, 잡지 ‘세계 시인들은 스페인 민중을 지지한다’를 발간하며, 반파시즘 예술가와 지성인 단체 ‘문화 수호를 위한 칠레 지식인 동맹’을 창설한다. 대체 1936년,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2년 전인 1934년으로 가야 한다. 이 해에 그는 두 명의 운명적 상대를 만난다. 스페인 시인 로르카, 그리고 아르헨티나 출신의 여성 델리아. 첫 번째 부인과 결혼 생활 중이었지만, 네루다는 스무 살 연상에 지적이고 아름다운 델리아로부터 헤어날 수 없었다. 그의 지인들은 훗날 네루다가 공산당원이 된 것도 전투적 공산주의자였던 델리아의 영향이 컸다고 회고한다. 또 한 명의 운명적 인물 로르카와는 시, 정치, 그리고 시답잖은 농담을 함께 나누며 그야말로 ‘절친’이 된다. 그러나 1936년 스페인 내전에서 파시즘 진영에 의해 로르카는 총살당하고 만다. “스페인에서 전쟁이 발발하기 전에 작가들을 알고 지냈는데 한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공화파였습니다. 그리고 나에게 공화국은 스페인에서 문화, 문학, 예술의 부활을 의미했지요.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는 여러 세기에 걸친 스페인 역사에서 가장 폭발적인 시 세대의 표현입니다. 따라서 이 모든 이들의 육체적 파괴는 나에게 한 편의 드라마였지요. 내 삶의 한 부분이 통째로 마드리드에서 끝났어요.”(애덤 펜스타인, ‘파블로 네루다’) ●“대낮 광장에서 읽는 시가 돼야 한다” 네루다의 ‘첫 번째 프롤레타리아 시’는 이로 인해 탄생한다. 시는 사건 당일로부터 두 달 후 잡지에 실렸고, 훗날 스페인 내전 희생자들에게 바치는 시집 ‘가슴속의 스페인’에 수록된다. 그해 가을, 네루다는 정치 집회에서도 이 시를 낭송한다. 이 시기에 이르러 네루다는 군중이 밀집한 광장으로 나간다. 바야흐로 ‘광장의 시인’의 시간이 열린 것이다. “대낮에 광장에서 읽는 시가 되어야 한다. 책이란 숱한 사람들의 손길에 닳고 닳아 너덜너덜해져야 한다.” 그는 짐작만 하던 독자들의 얼굴을 드디어 마주본다. 그의 이름이 불리자 모자를 벗는 청중들, 그의 시를 들으며 눈물 글썽이는 노동자, 그의 시를 함께 외우는 학생. “햇볕이 이글거리는 대낮에 힘겨운 노동으로 얼굴이 상하고 먼지 때문에 두 눈이 벌겋게 충혈된 광부가 흡사 지옥에서 올라온 사람처럼 로타 탄광의 갱도에서 나오더니 나를 보자마자 대번에 투박한 손을 내밀고 눈동자를 반짝거리며 ‘오래전부터 당신을 알고 있었습니다’라고 말하는 그런 묵직한 순간이 바로 내가 받은 상이다.” 라틴아메리카에는 수천만 문맹자들이 존재했다. 이는 현실적으로는 불행이지만 시인의 입장에선 행운일 수 있었다. 네루다는 자기에게 독자를 창조할 임무가 있다고 여겼다. 그의 연애편지는 이제 민중을 향해 쓰이기 시작한다. 자신을 바라보는 천만 개의 검은 눈동자 앞에서 시를 낭송하는 네루다의 모습이 눈에 선하지 않은가. 듣도 보도 못했지만 강하게 마음을 때리는 낯선 언어는 광산 노동자들을 네루다의 독자로 변모시키기에 충분했으리라. “내가 연애시를 쓰고 있을 때 말야, (…) 그때 그들은 나한테 말했어 : “당신 참 굉장하군요, 테오크리투스! (…)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사나 보려고 광산의 갱 속으로 다녔지. 그리고 내가 나왔을 때, 내 손은 쓰레기와 슬픔으로 얼룩져 있었고, 나는 손을 들어 그걸 장군들한테 보여주며 말했지 : “나는 이 죄악의 일부가 아니오.” 그들은 기침을 하기 시작했고, 역겹다는 표정을 지었고, 인사도 하지 않았고, 나를 테오크리투스라고 부르는 것도 그만두었고, 결국 나를 모욕하기에 이르렀으며 전 경찰력으로 하여금 나를 체포하도록 했는데 왜냐하면 내가 주로 형이상학적 주제에 매달리는 걸 계속하지 않았기 때문이야” (‘카라카스에 있는 미겔 오테로 실바한테 보내는 편지’ 일부) ●인간 소외와 고립을 낳는 관계가 그의 주적 네루다는 요주의 인물이 되었으며, 스스로 그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는 정부의 심기를 건드리고, 체제를 불안하게 할 수 있었다, 무엇도 아닌 시를 통해. 그의 시는 사람들을 긴장하게 하고, 깊이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1945년 3월, 네루다는 광산 노동자들의 지역 타라파카-안트파가스타의 상원의원으로 당선된다. 이 또한 그의 큰 자랑거리였다. 그는 노동자들의 표를 받았고, 그들의 형제로 받아들여졌던 것이다. 같은 해 7월에는 드디어 칠레 공산당에 가입한다. 물론 이때도 시 쓰기는 중단되지 않았다. 그는 9월부터 ‘마추픽추 산정’의 집필을 시작했고, 1947년에는 ‘지상의 거처’ 제3권을 출간했으며, 그 외에도 강연문이나 칼럼 등을 써댔다. 매일 일정 시간 글을 쓰고 읽는 것은 도망자 생활에서도 포기되지 않았다. 1948년 1월, 상원 연설에서 그가 강경하게 날린 정부 비판은 다음 달 ‘국가원수 모독죄’라는 죄명으로 발급된 체포영장으로 돌아왔다. 네루다의 망명 생활은 이때부터 3년에 걸쳐 지속된다. 사람들은 기꺼이 그를 숨겨주고, 먹을 것을 주고, 재워 주고, 차를 태워 주었다. 이 시기 그의 시는 점점 더 어두워졌고, 때론 분노 때문에 시로서 덜 익은 듯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바로 그 시’였기에 동시대 사람들은 울었다. 그들은 네루다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마음으로 알 수 있었다. 연애편지 쓰는 네루다와 혁명시인이자 공산당원인 네루다는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소재가 무엇이건 그가 지향하는 바는 명확하다. 그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던 해인 1971년, 초로의 노인이 되어서도 우리의 가능성은 사랑에 있다고 서슴없이 말했다. 사랑을 막는 사회, 서로 간 소외와 고립을 낳는 관계는 그의 주적(主敵)이다. ‘1844년의 경제학 철학 초고’에서 마르크스는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 안에 있는 한, 사물과 인간 사이의 소외는 피할 수 없는 귀결이라고 썼다. 마르크스에게 있어 혁명이란 다양한 관계를 개발하는 과정 그 자체였다. 그런 면에서 네루다의 모든 시는 마르크스스의 혁명론과 근거리에 있다. 사랑이라는 키워드는 그로 하여금 떨어진 밤(栗)을 기리며, 언덕 같고 이끼 같은 여자를 그리며 노래하게 했다. 그가 시에서 던진 빛을 통해 우리 주위의 평범한 사물은 우리와 새로운 관계를 맺었고, 그만큼 세계는 확장될 수 있었다. 정치적 혼란기 속에서도 시인의 사랑은 지속된다. 오히려 그의 사랑은 다른 존재들의 고통에 대한 공감으로 확장되었다. 심화되는 갈등 속에서 어린 학생과 노동자들은 총탄과 고문으로 죽어갔고, 전세계적으로 파시즘이 들끓었다. 그러니 이를 고발하지 않는 시를 쓰기란 불가능했다. 네루다는 소로코의 봉기자들, 죽은 의용병, 학살당한 사람들을 노래했다. 그의 공감, 그것이야말로 곧 사랑이고 혁명이고 또 시다. ‘아픔보다 넓은 공간은 없다/ 피를 흘리는 아픔에 견줄 만한 우주도 없다’(‘점’(點) 전문) 안명희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 [지방시대] 굿바이 하야리야(부산주둔 미군부대名)/김형균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

    [지방시대] 굿바이 하야리야(부산주둔 미군부대名)/김형균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

    부산 도심에 아주 넓은 빈 땅이 있다. 부산의 번화가인 서면 주변 53만㎡ 넓이의 이곳에는 작년까지 하야리야 미군부대가 주둔했다. 이름의 유래는 분명하지 않다. 인디언 말로 ‘아름다운 초원’으로 초대 사령관의 고향 이름이라는 설도 있다. 일본 강점기에는 일본인들의 경마장으로, 또 징용병의 훈련소로 활용됐다. 그러다가 해방이 되고 미군이 진주하면서 미군부대로 바뀌었다. 이후 지속적인 부산시민의 반환 요구에 힘입어 2010년에 비로소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100여 년 만에 돌려받은 애환 서린 장소다. 반환이 되자 그 용도에 대해 갑론을박하던 부산시는 아파트 건축의 유혹을 물리치고 고심 끝에 이곳을 공원으로 만들기로 했다. 현재 세계적인 공원 조성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도심 한가운데에 이처럼 넓은 공원이 조성된다면 여느 곳 못지않은 명작이 될 것이다. 그런데 공원을 추진하는 과정에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바다를 끼고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부산의 지형에서 연유하는 부산사람들의 공원에 대한 독특한 인식이다. 부산은 어느 도시보다 많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특성 탓에 항상 산과 녹지를 함께 볼 수 있다. 이러한 여유 때문인지 집 주변에 녹지와 공원을 만들려는 갈급함이 그동안 비교적 덜했다. 집만 나서면 10분 이내에 산을 마주해 녹음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기도 하지만, 공원 확산에는 한계가 될 수밖에 없는 양면성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최근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평지형, 근린형 공원에 대한 수요가 확산되고 있다. 그리고 부산사람들의 다이내믹한 기질을 반영하듯 완전 녹지형의 평면적인 공원보다는, 일정시설과 테마가 있는 공원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다. 하야리야부대 내 50여개소의 건물과 시설을 재생하고 활용해 역사와 콘텐츠가 있는 공원을 조성하기로 시민적 합의를 이룬 건 이같은 맥락에서다. 많은 논의 끝에 이 공원은 ‘부산시민공원’이라는 이름이 붙게 됐다. 식민지와 미군 주둔의 어두운 기억이 많은 세대는 하야리야라는 명칭에 부정적이다. 또 이 땅을 반환받는 데 크게 이바지한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시민공원’이라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어쨌든 하야리야부대는 이로써 영욕의 세월을 끝내고 역사의 뒤꼍으로 사라진다. 그런데 이 공원 조성 과정에도 서울과 지방의 차별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용산의 미군기지에 조성되는 용산공원은 특별법까지 만들어 정부가 전적으로 그 비용을 부담하고 있으나, 하야리야 부지는 지방정부가 알아서 조성해야 한다. 분단의 짐을 나눠야만 했던 냉전시대의 피치 못할 사정은 감안한다 하더라도, 부산의 도심 발전을 기형적으로 만들고 주변을 슬럼화시켜 주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킨 도시적 과제는 어떡할 것인가. 국가가 공원 하나라도 조성해 피해주민과 시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안 그래도 재정상황이 열악한 지방정부에 1000여억원의 공원 조성 비용을 떠맡기는 건 아무래도 바람직스럽지 않다. 공원을 누릴 권리는 보편적 시민권리이기에 서울과 지방을 차별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 일하는 차별보다 나쁜 것이 노는 것의 차별이다. 하야리야를 보내면서 지역차별도 함께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 국적은 ‘자본’ 전쟁 괴물 숙주를 찾다

    국적은 ‘자본’ 전쟁 괴물 숙주를 찾다

    #장면1 2004년 3월 31일 이라크 팔루자 10번 고속도로 위에서 네 명의 ‘민간 계약자’가 매복 공격을 받아 숨졌다. 팔루자는 미국에 대한 적개심이 하늘을 찌르는 이라크 반미 저항세력의 주요 거점지다. 미군이 이곳을 통과하는 일은 없으며, 통과해야 할 때는 헬리콥터의 지원과 장갑차량을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인 ‘민간 계약자’들은 그 한복판을 장갑차량의 호위도 없이, 무방비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몰고 지나갔다. 미 국무부는 위험지역 임무에는 최소 여섯 명이 한 팀을 이루도록 돼 있다. 그들은 매복해 있던 저항세력들에게 ‘짓밟히고 찢겨’ 살해되고 만다.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이 전쟁 종결을 선언한 지 11개월이 된 시점이었다. 이 사건 이후로 미국 내에서 보복 여론이 들끓었고, 미군은 곧바로 공격해 600여명의 이라크 민간인 사상자를 냈다. #장면2 2007년 9월 16일 이라크 바그다드 서부 니수르 광장에서 미국 외교관을 호위하던 요원들은 차량이 심하게 밀리자 주변에 마구 총질을 했다. 무장하지 않은 여자와 어린아이 등 민간인 17명이 살해됐다. 이들은 처음에는 이라크 게릴라들의 공격을 받아 대응 사격을 하는 과정에서 사건이 벌어졌다고 주장했지만 미 국무부 조사 결과, 이라크인의 공격은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조사과정에서 미 국무부 소속 외교안보국으로부터 범죄와 관련한 진술을 해도 형사 처벌에 이용될 수 없도록 하는 특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기까지 했다. ● 민간 군 기업 블랙워터 USA 실체 파헤쳐 이라크 저항세력에 살해당한 ‘미국 민간 계약자’들과 이라크 민간인들을 살해한 미국 경호원들은 모두 ‘블랙 워터 USA’라는 민간 전쟁 대행회사에 소속된 용병들이었다. 이들은 군복은 따로 없이 자율복장이다. 그러나 공통점은 있다. 프로레슬러를 떠올리는 탄탄하면서도 거대한 근육질 몸집, 늘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탄창 달린 조끼를 입으며, 경 기관총을 들고 다닌다. 공식적으로 경비 및 경호를 맡는다고 하지만 ‘팔루자 사태’에서 보여지듯 저항세력의 움직이는 표적이 되거나 온갖 이라크 내 살인과 고문 등 사건에 연루돼 있다. ‘블랙워터’(제러미 스카힐 지음, 박미경 옮김, 삼인 펴냄)는 부시 정부의 긴밀한 지원과 협력 속에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용병 부대로 자리 잡은 ‘블랙 워터’에 대한 모든 것을 꼼꼼히 담아내고, 수면 아래에 묻혀 있는 실상들을 폭로한 책이다. ‘네이션’ 등에 기고하는 미국의 독립 기자 제러미 스카힐은 ‘블랙워터’의 시작, 폭발적 성장의 배경, 활동 실상 등을 꼼꼼히 취재하고 기록했다. 앞서 언급한 두 번째 민간인 학살의 장면은 이 책이 2007년 미국에서 출간된 직후에 벌어진 일이었다. ●美 군의 민간화 추진… 살인면허도 가져 책에 따르면 ‘세계 제일의 민간 군사기업이라는 괴물’을 낳은 숙주는 다름 아닌 미국이다. 1990년대 초반 부시 행정부의 딕 체니, 럼즈펠드 등 네오콘은 미군을 직접 해외로 배치하는 데서 오는 여러 문제를 해결할 방편으로 ‘군의 민간화’를 추진했다. 여기에 2001년 9·11 테러는 ‘블랙 워터’가 단기간에 급성장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됐고 부시 행정부의 여러 고위 관료를 임원으로 영입하며 탄탄대로을 걸었다. 계약직 민간 군인들의 기소를 면제하는 내용의 ‘살인 면허’ 법령마저 따로 갖게 될 정도였다. 창립자 에릭 프린스는 기독교 가치를 앞세운 극우파이다. 미국 해군 특수부대 출신으로 ‘블랙 워터’를 ‘네오 십자군’으로 자처한다. 그동안 소규모 민간 군사기업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블랙 워터’의 규모는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한다. 언제든 소집 가능한 전직 특수부대 요원을 비롯해 군인 및 은퇴 경관 등 2만 1000여명의 데이터를 갖고 있으며 중무장 헬리콥터, 감시 비행기 등 20여대의 항공기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미국 정부와 정식 계약을 맺고 세계 9개 나라에 2300명 이상의 민간 용병을 파견한다. 해마다 미 연방 경찰, 우방국 군대를 훈련시키는 군사교육센터 역할도 맡고 있다. 이라크 민간인 학살 등에 대한 미국 안팎의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블랙워터 월드와이드’로, 또 다시 ‘지 서비스’(Xe Service LLC)로 이름을 바꿔달았지만 맡고 있는 일은 마찬가지다. 미국 정부와 계약을 해지했다고는 하지만 다른 여러 자회사 이름으로 여전히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만 5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프로농구] KT, 먼저 웃었다

    프로농구 동부는 장점이 분명한 팀이다. 막강 트리플 포스트를 자랑한다. 김주성-윤호영-로드 벤슨이 골 밑을 지킨다. 6강 플레이오프 LG전에서 보여준 위력은 대단했다. LG 문태영과 용병의 공격을 압도적인 높이와 스피드로 무력화했다. 한명이 뚫려도 다음 선수가 도움수비에 들어가면서 상대를 찍어버렸다. 말 그대로 난공불락이었다. 동부 특유의 3-2 드롭존(앞선에 세명 뒷선에 2명이 서는 지역방어)의 압박도 여전했다. 김주성이 앞선 가운데에 서면서 패싱라인 자체를 차단한다. 골밑으로 공이 투입돼도 스피드가 빠른 윤호영과 김주성이 다시 따라붙는다. 도대체 구멍이 없는 수준의 수비력을 보여줬다. 공격에서도 6강 플레이오프 3차전, 페이스를 급격히 끌어올렸다. 4일 부산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첫 경기. KT로선 이 트리플 포스트를 어떻게 상대하느냐가 관건이었다. KT 전창진 감독이 경기 직전 해법을 제시했다. “동부의 핵심은 윤호영”이라고 했다. 의외로 김주성에 대해선 혹평했다. “김주성이 체력에 문제가 있는지 많이 안 움직인다. 윤호영을 잡으면 경기를 잡을 수 있다.”고 했다. 연막인지 진심인지는 가늠하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경기는 실제 그런 양상으로 흘렀다. 초반 동부가 17-12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2쿼터부터 KT 외곽포가 터지기 시작했다. 4쿼터까지 두팀의 접전이 계속됐다. 문제 장면은 2쿼터 종반에 나왔다. 쿼터 종료 2분여를 남기고 윤호영이 넘어졌다. 치고 들어가는 조성민을 따라가려다 자세가 뒤틀렸다. 혼자 넘어지면서 왼쪽 무릎을 다쳤다. 윤호영은 잠시 쉰 뒤 3쿼터부터 다시 코트에 섰다. 그러나 스피드가 현저히 줄었다. 코트를 오가면서 절뚝거리는 모습도 여러 차례 포착됐다. 전 감독이 말했던 트리플 포스트의 ‘핵심’에 균열이 생겼다. 벤슨도 전력에서 이탈했다. 3쿼터 시작 1분여 뒤 리바운드를 다투다 쓰러지면서 오른쪽 발목이 접질렸다. 동부로선 엎친 데 덮쳤다. 즉시 교체됐고 경기 끝까지 나서지 못했다. 마음 급한 김주성은 4쿼터 1분 44초 남은 시점에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테크니컬 파울까지 받았다. 4점 차던 점수가 61-68까지 벌어졌다. 패배의 빌미를 내줬다. 결국 동부 트리플 포스트를 무력화한 KT가 73-68로 이겼다. 4강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의 챔피언전 진출 확률은 78.6%다. 부산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열린세상] 재스민 혁명의 교훈/서재진 통일연구원장

    [열린세상] 재스민 혁명의 교훈/서재진 통일연구원장

    작년 12월 17일 튀니지에서 시작된 민주화 시위의 불길이 이웃 나라 이집트를 거쳐 리비아로 옮겨붙었다. 리비아의 42년 독재자 카다피가 용병까지 고용하여 민주화 시위대에 군사력으로 강경 대응하자 재스민 혁명의 불길이 주춤하는가 했더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의한 연합군의 군사 개입 이후 재스민 혁명의 불꽃은 북아프리카를 넘어 중동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시리아, 쿠웨이트, 예멘, 바레인, 요르단과 중앙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까지 불꽃이 튀었다. 가장 오랜 기간 정권을 잡은 카다피는 끈질기게 정권을 지키기 위하여 대포, 비행기, 미사일까지 동원하여 자국민을 살상하고 있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을 방치할 수 없어 유엔이 군사개입을 하기에 이르렀다. 유엔 헌장은 기본적으로 내정불간섭이다. 그런데 1990년대 보스니아 내전 및 르완다 내전 시 대규모 집단학살에도 국제사회가 이를 막아 내지 못한 데 대한 반성이 제기되자, 유엔이 군사적 내정개입의 가능성을 열었다. 2005년 유엔 총회 결의 형식으로 채택된 세계정상회의 결과에 의하면 집단학살, 전쟁범죄, 인도에 반한 죄 등으로부터 국가가 자신의 거주민들을 보호할 책임을 방기하거나 실패한 경우 유엔은 헌장 제7장에 근거하여 시의적절하고 단호하게 집단적 강제제재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보호책임 (responsibility to protect, R2P)을 규정하였다. 리비아에 대한 연합군의 군사개입은 이러한 유엔의 보호책임 규정에 의한 것이다. 유엔은 2월 26일 유엔 안보리 결의 1970을 통해 해외자산동결, 무기금수조치, 카다피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 회부 등의 조치를 취하였다. 그럼에도 카다피가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자, 3월 17일 유엔 헌장 7장에 근거하여 비행금지구역 설정 및 회원국 무력사용 허가의 내용을 담은 안보리 결의 1973을 채택하여 군사적 개입을 결의하였다. 이 결의에 따라 프랑스, 영국, 미국, 캐나다, 이탈리아 등 10여개국이 즉시 카다피 군대에 대한 공습을 시작하였다. 보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 카다피 정부군의 군사력은 거의 궤멸되었고, 리비아 사태도 이제 끝내기 수순에 들어간 듯하다. 카다피 독재권력의 최측근이었던 무사 쿠사 외무부장관 등 수명이 영국과 국외로 망명하였고, 카다피 아들의 최측근은 영국을 방문하여 출구전략을 둘러싸고 한창 협상을 하고 있다고 한다. 프랑스의 국제관계연구원장이 서울에서 한 말이다. 동아시아에서 재스민 혁명이 일어나는 것은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어디인지는 분명하다고. 재스민 혁명이 우리에게 주는 몇 가지 교훈을 진지하게 생각해 볼 만하다. 우선, 북한 주민에게 주는 파장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북한 주민들은 불만은 팽배해 있지만 정치·사회적 의식으로 각성되지는 않고 있다. 귀를 막고 눈을 막고 입을 막는 우민화정책을 펼치고 있는 데다 체제저항에 대한 처벌이 더 없이 엄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의 재스민 혁명의 파고가 워낙 세계사적이고 장기적이기 때문에 북한에 미칠 영향이 없을 수 없다. 외부 소식이 전달되고 인식의 각성이 일어나는 데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재스민 혁명이 가장 필요한 곳은 북한이라는 인식이 높아질 것이며, 특히 리비아 사태는 북한주민에게는 혼자가 아니라 국제사회가 함께 있다는 점을 깨닫는 계기가 될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재스민 혁명의 영향은 한국에도 강하게 미치고 있다. 우리 국민이 북한을 보는 시각을 바꾸고 있다.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독재정권들이 국민의 저항에 스러지는 것을 보면서 재스민혁명이 가장 필요한 곳이 북한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북한 주민이 재스민 혁명을 주도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북아프리카의 재스민 혁명만큼 우리의 대북정책의 방향을 명백하게 시사해 주는 사례도 없을 것이다. 우리 국민은 지금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우왕좌왕하면서 분열되어 있는 상황이다. 재스민 혁명의 교훈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이다.
  • “코트디부아르 시가전서 민간인 1000명 숨져”

    대선 결과 불복으로 내전이 벌어진 코트디부아르에서 대통령 측 정부군과 당선자 측 반군이 경제 수도 아비장에서 최후의 결전을 벌이고 있다. 정부군과 반군의 치열한 격전으로 도시 한 곳에서만 민간인 1000명 이상이 숨졌다고 가톨릭 국제구호단체 카리타스가 2일(현지시간) 밝혔다. ●국제구호단체 “시신 수백구 발견” AP에 따르면 카리타스의 패트릭 니콜슨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서부지역의 두에쿠에를 방문한 직원들이 총과 칼로 살해된 시신 수백구를 발견했다. 민간인 사망자 수가 1000명 이상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그는 “집단 학살의 주범이 누구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알라산 와타라 대통령 당선인 부대가 장악한 곳에서 일어났다.”고 말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의 도로테아 크리밋사스 대변인도 지난달 29일 두에쿠에를 장악하려는 전투가 벌어져 8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을 ICRC 대표단이 확인했다고 밝혔다. 코트디부아르 유엔평화유지군(UNOCI)은 두에쿠에의 희생자 대부분이 와타라 군대에게 살해됐다고 밝혀 국제사회로부터 당선자로 인정받은 와타라 진영이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희생자 다수 와타라측 소행으로 추정 이런 가운데 대선에서 패배한 로랑 그바그보 대통령의 거점인 아비장의 대통령 관저 등지를 중심으로 반군과 정부군 사이에 밀고 밀리는 일전이 거듭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와타라를 지지하는 반군이 전 국토의 90%를 확보했으나, 그바그보 측 정부군이 정예부대 2500여명과 용병부대를 중심으로 아비장에서 강하게 저항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트디부아르에서는 지난해 11월 그바그보 대통령이 대선 패배를 받아들이지 않고 총리를 역임한 와타라에게 권력 이양을 거부하면서 극심한 유혈사태가 일어나 지금까지 1500여명이 사망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프로축구] ‘디펜딩챔피언’ 서울 이름값 언제…

    ‘서울의 봄’은 언제쯤 올까. 4월이 됐지만 프로축구 FC서울은 아직 K리그 1승도 거두지 못했다. 3라운드까지 1무2패(승점 1·골득실 -5)로 15위에 처져 있다. 홈 개막전부터 라이벌 수원에 완패(0-2)하며 불안하게 출발하더니, 2라운드 대전전에서는 자책골 덕에 겨우 1-1로 비겼다. 전의를 가다듬은 뒤 나선 전남전에서도 0-3으로 힘없이 무너졌다. ‘디펜딩챔피언’의 초라한 성적표다. 시즌 전에는 ‘장밋빛 전망’이 대세였다. ‘F4’ 데얀·아디·몰리나·제파로프는 K리그 역대 최강의 용병라인업으로 손꼽혔다. 최효진·김치우(이상 상주) 등이 떠났지만 박용호·이승렬·하대성 등 ‘영광의 주역’이 건재했다. 남부럽지 않은 화려한 진용. 황보관 신임 감독은 “좋은 재료(선수)가 있으니 요리사(감독)가 손맛을 내기만 하면 된다.”고 자신했다. 너무 만만하게 본 걸까. 리그가 시작한 지 겨우 한달, 팬들은 들끓고 있다. ‘행보관’, ‘관 때문이야’ 등 노골적인 비난이 대세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F조 1위(2승)지만,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FC서울 팬들은 “졌다고 이러는 게 아니다. 황보관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색깔이 안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세뇰 귀네슈-넬로 빙가다 감독을 거치며 궤도에 오른 ‘FC서울의 축구’를 계승하지 못했다는 이유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FC서울은 K리그 휴식기 동안 춘천에서 3박 4일간 구슬땀을 흘렸다. 침체했던 분위기가 다져졌고, 챔피언의 위용을 되찾자는 의욕도 되찾았다. 그러나 2일 홈에서 열리는 K리그 4라운드 상대는 ‘하필’ 전북이다. 최근 2연승으로 기세가 올랐다. 특히 지난달 20일 부산전 대승(5-2)으로 막강 화력을 뽐냈다. 벼랑 끝에서 ‘강적’을 만난 만큼 결의는 어느 때보다 뜨겁다. 황보 감독은 1일 구리챔피언스파크에서 미디어데이를 갖고 “3월이 불운했다면, 7경기가 있는 4월에는 대반격의 신호탄을 쏘겠다. ‘필사즉생’(必死則生·죽기를 각오하면 살 것)의 각오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씨줄날줄] 청부 해커/박대출 논설위원

    블랙 컨슈머(black consumer). 나쁜 소비자를 일컫는다. 고의로 상품의 하자를 문제삼는다. 보상금을 노리기도 한다. 생산자에겐 무서운 존재다. 자칫하면 치명적인 피해가 따른다. 지난해 쥐식빵 파문은 여기서 진화한 사건이다. 빵가게 주인이 소비자처럼 위장했다. 이웃 빵가게의 식빵에 쥐를 넣어 거짓 고발했다. 경쟁업체에 타격을 주려는 잔꾀였다. 소비자 주권을 범죄 수단으로 악용했다. 자작극은 블랙 컨슈머의 변형이다. 블랙 해커(black hacker). 이를테면 나쁜 해커다. 갖가지 사이버 폭력을 일삼는다. 남의 컴퓨터를 침입하는 존재다. 인터넷 시스템을 파괴한다. 악의(惡意)를 담고 있다. 크래커(cracker)로도 불린다. 화이트 해커(white hacker), 즉 착한 해커와 대비된다. 프랑스 외인부대는 용병으로 운용된다. 이를 글로벌 기업화한 회사가 있다. 블랙 워터(black water). 미국의 용병 회사다. 이를테면 전쟁 청부회사다. 세계 최대의 규모를 자랑한다. 무대는 국경을 초월한다. 사이버 범죄가 지능화되고 있다. 디도스(DDos·분산 서비스 거부)가 요즘엔 골칫거리다. 정부기관, 기업체, 개인 PC 등을 무차별 공격한다. 네트워크 공격 가운데 3분의1에 이른다. 그러다 보니 요즘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 생겼다. 디도스 공격을 당하면 경쟁업체부터 의심한다고 한다. 디도스 공격은 주로 중국발(發)이다. 청부 해커들이 그 일을 맡는다. 한글로 운영되는 중국 사이트들에서 거래가 이뤄진다. 해커를 구하는 광고를 버젓이 올린다. 디도스 공격용 등 용도를 적시하기도 한다. 청부 바이러스 제작도 등장했다. 사이버 범죄는 끝 모르게 진화 중이다. 아이템베이의 디도스 사건을 보자. 2008~2009년 게임업계를 뒤흔들었다. 피해액은 무려 14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말에야 전말이 드러났다. 경쟁사 사주를 받은 중국 지린성 해커들의 소행이라고 한다. ‘블랙’의 종합판이다. 블랙 해커를 동원했으니 청부 범죄다. 경쟁업체를 위협했으니 블랙 컨슈머의 변형이다. 블랙 워터처럼 국경을 넘나든다. 사이버 블랙 마켓(black market). 블랙들이 날뛰는 공간이다. 개인 정보를 불법 거래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대형화하고 조직화하는 추세다. 오프라인 범죄까지 가세하고 있다. 두 경계가 무너지면 더 위험하다. ‘크라임 웨어’, 즉 범죄 소프트웨어는 더 다양해진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사이버 인터폴이 필요하다. 국제 공조를 서둘러야 한다.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 ‘神’이라 불린 사나이 레더 KBL에 러브레터

    ‘神’이라 불린 사나이 레더 KBL에 러브레터

    ‘봄의 축제’ 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가 25일부터 시작한다. 각 팀은 단기전을 앞두고 ‘족집게 공부’에 한창이다. 그런데 단골손님이 빠졌다. 지난 2007년 한국무대를 노크한 후 세 시즌 연속 PO무대를 밟았던, 더 정확히는 세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앞장섰던 외국인 선수 테렌스 레더다. 올 시즌 SK 유니폼을 입은 레더는 6강PO행에 실패했다. 지난 20일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끝내고 이튿날 오전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레더는 KBL에 구구절절한 러브레터를 남겼다. ●SK에서 PO진출 첫 실패 떠나기 전 다짜고짜 올 시즌 소감을 물었다. 씁쓸한 미소가 터져 나왔다. “실망감이 제일 큰 시즌이다. 정말 정말 우승하고 싶었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안 돼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 2007~08시즌 외국인드래프트 6순위로 삼성에 둥지를 튼 레더의 첫 ‘실패’였다. 레더는 애매한 신장(200.3㎝)에도 적극적인 몸싸움과 정확한 슈팅으로 KBL을 접수했다. 첫 시즌부터 삼성의 준우승을 이끌더니 2008~09시즌에는 KBL 최초로 득점상과 리바운드상을 석권했다. 외국인 선수상도 레더 몫. ‘삼성 썬더스’는 ‘삼성 레더스’로 불렸다. ‘레더신(神)’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팀은 준우승에 머물렀다. 2009~10시즌에는 이승준과의 역할분담 등으로 헤매다 KCC에 트레이드 됐다. 레더는 ‘다혈질’ 아이반 존슨과 시너지를 내기도 했기만, 또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준우승만 세 번째. 레더는 ‘우승청부사’가 아닌 ‘챔프전 청부사’였다. 그리고 올 시즌 SK에 둥지를 틀었다. 우승반지를 끼기 위해서. 김효범·주희정·김민수·방성윤 등 선수들 면면은 화려했다. 레더는 “SK에는 훌륭한 선수가 많다. 삼성 이상민, KCC 추승균과 뛰었지만 SK는 그들과 비교할 수 없는 좋은 선수들이 있다.”고 말했다. 바로 자책이 이어졌다. “이런 좋은 자원을 살리지 못한 게 한이 된다. 내가 아니라도 어떤 용병이든 이만큼은 했을 것 같다.” 레더의 기록은 나쁘지 않았다. 전 경기에 출전해 평균 31분 41초를 뛰면서 20.8점 9.43리바운드 1.65어시스트를 올렸다. 그러나 이미 장단점이 낱낱이 읽혔다. 국내 선수들의 줄부상과 조직력 부재도 아쉬웠고, 제2 외국인 선수 자시 클라인허드의 기량도 워낙 처졌다. 레더는 “어떤 것을 지적해도 다 (PO실패의) 타깃이 될 수 있다. 특정 선수나 코칭스태프의 작전, 심판콜 등 이유를 찾기 시작하면 끝도 없다. 내가 제일 못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삼성시절 KBL 최고 용병 어쨌든 레더는 떠났다. KBL 최고 용병으로 군림하면서도 우승트로피는 결국 가질 수 없었다. 앞으로 KBL 무대에서 못 볼 가능성도 크다. 다음 시즌부터 외국인 자유계약제도가 부활하기 때문. 몸값도, 기량도 높은 선수들이 들어온다. 10개 구단 중 레더를 탐내는 곳은 현재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계속 KBL에서 뛰고 싶으냐는 질문에 레더는 “누가 날 원한다면.”이라고 짧게 답했다.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적극적인 홍보가 시작됐다. “솔직히 1년차 때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런데 지금은 플레이도, 한국문화도 완벽하게 알 것 같다. KBL을 정말 사랑한다. 한국에서 내 농구인생을 마치고 싶다.” 진지했고 강렬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프로배구] 박철우 vs 소토 누가 먼저 터질까

    프로배구 V-리그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 지난 2005년 프로배구 출범 뒤 6시즌 동안 항상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났던 ‘역사적 라이벌’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플레이오프에서 만난다. 23일 오후 7시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5전 3선승제로 시작하는 플레이오프에 무엇보다 눈길이 가는 것은 양팀을 구성하는 스타플레이어들의 맞대결 구도다. 가장 관심이 가는 포지션은 라이트. 지난해 이적시장의 ‘뜨거운 감자’였던 삼성화재 박철우와 ‘특급 용병’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던 현대캐피탈 헥터 소토의 활약 여부에 양팀의 사활이 걸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둘 다 정규시즌에는 기대 이하였다. 가끔 잘했다. 꾸준하지 못했다. 득점 순위에서도 박철우는 7위, 소토는 8위에 그쳤다. 결국 단기전에서 먼저 터져주는 쪽이 승기를 가져간다. 잔 부상에 시달렸던 소토는 충분한 휴식을 취했고, 범실이 많았던 박철우는 준플레이오프로 경기감각을 유지했다. 양팀은 프로배구 사상 가장 화려한 레프트를 보유하고 있다. 정규시즌 초반 최하위까지 내려가는 이변의 희생양이었던 삼성화재는 가빈 슈미트 덕분에 ‘디펜딩 챔피언’의 체면을 유지했다. 그리고 가빈으로 먹고살았다. LIG손해보험과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현대캐피탈 문성민은 소토의 부진 속에 팀의 에이스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높이와 힘에서는 가빈이 앞선다. 그러나 쉬지 못했다. 코트의 ‘야전 사령관’ 세터의 맞대결도 흥미진진하다. 지난 시즌까지 삼성화재의 주전 세터였던 최태웅은 이제 친정팀을 향해 공격을 지휘한다. 최태웅의 백업 세터였던 유광우는 삼성화재의 주전이 됐다. 수싸움에서 최태웅이 한수 위다. 유광우도 준플레이오프를 통해 물오른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유광우의 고질적인 발목 부상이 변수다. 삼성화재의 고희진과 현대캐피탈의 윤봉우가 맞서는 센터는 기량으로는 호각세다. 그런데 고희진은 유독 현대캐피탈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스스로 “미칠 준비가 돼 있다.”고 장담했다. 하지만 윤봉우도 혼자가 아니다. 매 시즌 블로킹상을 독식했던 이선규가 함께다. 해볼 만하다. 수비의 중심 리베로는 여오현이 있는 삼성화재가 유리한 형국이다. 현대캐피탈 오정록은 부상까지 안고 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프로축구] ‘삼바 용병’ 박은호 대전 구세주 될까

    [프로축구] ‘삼바 용병’ 박은호 대전 구세주 될까

    초콜릿색 피부에 뽀글거리는 아줌마 파마. 영락없는 외국인 선수다. 그런데 ‘박은호’라고 했다. 9번이 새겨진 대전 유니폼에도 박은호 세 글자가 또렷하게 박혀 있다. 국가대표가 되고 싶어 귀화라도 한 걸까. ●대전 박성호 와 형제로 불리기도 지난 6일 울산 문수경기장에 선 22명 선수 중 가장 ‘튀었던’ 박은호는 결국 주인공이 됐다. 프리킥으로만 2골을 뽑아 ‘다크호스’ 울산을 무너뜨렸다. 대전은 2002년 7월 20일 이후 13경기(4무 9패) 동안 이긴 적이 없던 울산 땅에서 9년 만에 승점 3을 챙겼다. 프로축구 K리그 개막전 최고의 히트상품 박은호에게 관심이 집중됐다. 친근한 이름 때문에 더욱 그랬다. 박은호는 브라질 출신. 본명은 케리누 다 시우바 바그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바그너로 불렸다. 대전 선수들이 한국식으로 “근호야.”라고 부르던 게 시작이었다.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감독이 ‘히동구’라고 불린 것과 비슷한 발상. 박은호는 통역에게 “선수들이 나를 ‘근호야’라고 부른다.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바그너의 한국 발음이다.”고 설명하자 박은호는 “재밌다. 앞으로 나를 박은호로 불러 달라. K리그 선수등록도 그렇게 해달라.”고 말했다. K리그 최초로 한국이름을 단 외국 선수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174㎝, 75㎏의 탄탄한 체격의 박은호는 정확한 킥과 저돌적인 플레이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골을 넣고 선보인 공중제비 세리머니도 팬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대전 간판공격수 박성호와 함께 ‘호호라인’, ‘박씨형제’ 등으로 불리게 된 것도 시너지 효과다. 사실 대전은 ‘약체’ 이미지가 강하다. 성적도 하위권을 맴돌았던 데다 특출 난 스타선수도 없다. 시민구단이라 환경도 열악한 게 사실. 왕선재 감독은 간단 명료한 작전을 꺼냈다. 수비에 치중하다 역습으로 몰아쳤다. 수비가 파울로 끊으면 프리킥으로 골망을 갈랐다. 지난해 남아공월드컵을 강타했던 ‘실리축구’와 판박이다. 박은호가 없었다면 이런 작전은 불가능했다. 확실한 ‘해결사’ 없이는 세트피스도 ‘그림의 떡’일 뿐이다. ●“컨디션 상승… 공격포인트 20개 목표” 박은호는 “운 좋게 프리킥을 찰 기회가 왔고 골을 성공시켰다. 대단히 만족한다.”고 활짝 웃었다. 겸손했다. 프리킥으로 찬 두골은 결코 ‘행운’이 아니었다. 전반 19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찬 프리킥에 골키퍼의 움직임을 무력화시킨 ‘기교’가 녹아 있었다면, 후반 9분, 30m 가까이 되는 먼 지점에서 날린 빨랫줄 프리킥에는 ‘파워’가 담겨 있었다. 심지어 컨디션이 아직 100%가 아니라고 했다. 경남 남해 전지훈련 중 무릎부상을 당해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그래서 더 무섭고, 더 기대된다. 박은호는 “컨디션이 올라가고 있다. 입단 목표였던 20개의 공격포인트도 달성할 자신이 있다. 동료들과 함께 꼭 이루겠다.”고 말했다. 왕 감독은 “박은호가 서글서글해 팀원들과 잘 지낸다. 적응에 힘들어했던 지난해 용병과 비교하면 좋은 징조다.”고 흐뭇해했다. 올 시즌 구세주로 등장한 박은호가 해묵은 대전의 한을 풀어줄 수 있을까.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경기중 부엉이 걷어차 죽인 축구선수 결국…

    경기중 부엉이 걷어차 죽인 축구선수 결국…

    남미 콜롬비아의 한 축구선수가 동물사랑에 대한 특별교육을 받게 됐다. 이 선수가 속한 프로팀은 6일(이하 현지시간) 동물보호 캠페인을 벌인 데 이어 동물을 위한 자선경기를 갖기로 했다. 콜롬비아 1부 축구리그 페레이라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파나마 출신의 외국인 용병 루이스 모레노. 그는 지난달 27일 바랑킬라 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그라운드로 날아든 부엉이를 축구공처럼 걷어찼다. 경기장 안에 있던 안전요원이 불쌍한 부엉이를 얼른 수습, 동물병원으로 데려갔지만 결국 24시간 만에 죽었다. 동물보호단체를 중심으로 콜롬비아 사회가 모레노를 강력히 비난하고 나선 건 당연한 일. 콜롬비아 축구협회는 이를 동물에 대한 잔학행위로 규정하고 그에게 2경기 출장금지령을 내리고 560달러(약 62만원) 벌금을 물렸다. 하지만 그래도 비난이 수그러들지 않자 가해자 선수와 팀은 동물보호캠페인에 나서기로 했다. 모레노는 동물보호협회가 합동으로 실시하는 동물사랑 특별교육을 받기로 했다. 프로팀 페레이라는 6일 “동물에게 신사적으로 대해줍시다.” “동물학대는 장난이 아닙니다.”라고 앞뒤로 적은 유니폼을 선보인 데 이어 동물사랑 캠페인을 위한 자선경기를 갖기로 했다. 동물보호 캠페인을 위해 제작되는 영상물에도 팀의 선수들이 무료로 출연, “동물을 사랑합시다.”고 목청껏 외치기로 했다. 한편 부엉이 사건이 난 경기에서 1대2로 패하면서 페레이라는 콜롬비아 프로리그 꼴찌에서 두 번째로 떨어졌다. 일각에선 ‘부엉이의 저주’가 시작됐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국가委 “우리가 리비아 대표”

    리비아 반정부 세력이 짜임새 있는 조직 체계를 갖추면서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를 압박하고 있다. 반정부 시위대의 과도정부인 국가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자신들이 리비아를 대표하는 유일한 집단이라고 선언했다. 국가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무스타파 압델 잘릴 전 법무장관은 벵가지에서 첫 비밀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가위원회가) 리비아 전역의 유일한 대표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30명으로 구성된 국가위원회의 첫 회의 장소와 시간은 카다피 친위대의 암살 위협 때문에 비밀에 부쳐졌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국가위원회는 이날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3명으로 구성된 비상위원회를 꾸렸다. 로이터통신은 지식인으로서 민주 정부 설립을 위해 반정부 세력에 합류한 마흐무드 제브릴이 비상위원장을 맡았다고 전했다. 1969년 카다피 내각에 들어갔다가 후에 감옥살이를 한 오마르 하리리가 국방 분야를, 알리 에사위 전 인도대사가 외교 분야를 책임지기로 했다. AFP통신은 벵가지 반정부 세력의 말을 인용해 국가위원회가 국제사회로부터 정통성을 인정받길 원하며 정부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외교 활동과 세수 확보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국가위원회는 압둘라만 샬감을 ‘합법적인 대표’로 유엔에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전 유엔 주재 리비아 대사였던 샬감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카다피 정권에 대한 제재안을 요구했던 인물로 지난달 반정부 세력에 합류했다. 국가위원회는 각국에 주재하는 리비아 대사들과 연락을 취하며 정통성 확보에 나섰다고 dpa통신이 보도했다. 국가위원회는 또 외국 군대의 리비아 주둔은 거부하되 카다피 친위대에 대한 공습과 리비아 상공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 용병 진입의 통로가 되고 있는 남부 공항 폐쇄 등을 국제사회에 촉구하기로 했다. 잘릴 위원장은 “카다피가 자신을 위해 싸울 외국인을 고용하는데, 우리는 왜 (외국 군대의 지원 수용을) 못 하느냐는 정서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리비아를 해방시킬 인원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가능한 빨리 그 일을 하기 위해 공습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카다피 운명 친위대 충성심에 달렸네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시민들이 4일(현지시간) 또다시 금요예배 시위를 천명한 가운데 반정부 대표단체 국가위원회도 3일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퇴진해야만 대화에 나서겠다.”며 결사항전에 돌입했다. 결국 카다피의 운명은 친위대의 충성심이 언제까지 버텨줄지에 달렸다. 현재 카다피는 자신이 속한 카다파 부족과 대대로 정치인을 배출해 온 알아와퀴르 부족 등의 지지와 용병 6000명(국제인권연합 추산)의 호위로 비교적 안전을 보장받고 있다. 아들 카미스와 무아타심이 각각 지휘하는 제32여사단과 대통령경호대로 모을 수 있는 군인만 1만~1만 2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카다피 일가를 호위하는 혁명수비대도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할 충성심 높은 조직이다. 하지만 내전이 장기화하면서 부족 간의 분열과 석유자원 파괴, 거주민 600만명의 대규모 엑소더스가 리비아를 파탄으로 몰아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 카네기평화연구소의 중동국장 마리나 오타웨이는 “카다피는 이미 사면초가에 빠졌다.”면서 “카다피 사람들이 얼마나 오래 그를 방어해줄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알리아 브라히미 런던정경대(LSE) 교수는 “아직 카다피에게 충성하는 군인 수천명이 남아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시민들로 이뤄진 반정부군이 조직력과 전투력이 취약하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문제는 카다피 친위대 역시 전문적인 훈련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데다 서열싸움 때문에 맨파워가 취약하다는 것이다. 정부군과 반정부군 모두 사정이 이렇다 보니 힘의 균형이 어느 한 쪽으로 기울지 않고 내전이 지지부진하게 이어지고 있다. 카다피가 군부 쿠데타의 싹을 미리 잘라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군대의 힘을 약화시켜 온 것이 부메랑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의 앤서니 코데츠먼은 “현재 군수품을 쓸 능력이 있는 군인은 대략 5만명으로, 무기 재고량이 사용 규모의 3배 이상으로 남아돌고 있다.”고 말했다. 리비아에 투입된 용병도 국제사회의 제재로 돈줄이 끊기면 카다피의 곁을 떠날 수밖에 없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AFC 챔피언스리그] 용병F4의 힘…서울 기분 좋은 첫 승

    프로축구 K리그 ‘디펜딩 챔피언’ FC서울이 올 시즌 첫 공식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FC서울은 3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아인의 타논 빈 모하메드 스타디움에서 끝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알아인과의 1차전 원정경기에서 데얀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FC서울은 아시아 정상을 향해 기분 좋게 출발했고, 시즌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은 황보관 감독은 공식 경기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두는 기쁨을 누렸다. 이 경기를 통해 올 시즌 K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동시 우승을 노리는 황보 감독의 기본 전술이 첫선을 보였다. 4-2-3-1 전형을 들고 나온 황보 감독은 팀 전술의 중심적 역할을 맡은 이른바 ‘F4’(판타스틱 4)를 풀가동했다. K리그 최강의 외국인 선수들로 평가받는 데얀(몬테네그로)-몰리나(콜롬비아)-제파로프(우즈베키스탄)-아디(브라질)가 모두 선발로 나왔다. 아디는 중앙 수비를 견고하게 이끌었고, 제파로프는 폭넓은 시야로 적재적소에 공을 뿌렸다. 결승골을 터트린 데얀의 골 결정력은 지난해보다 더 위력적인 모습이었다. 다만 성남에서 옮겨 온 몰리나는 아직 팀에 완벽히 녹아들지 못했다. 경기 초반 왼발 발리슛이 하늘로 날아간 뒤 패스 실수가 이어졌다. 제파로프와의 호흡도 합격점을 받기에는 부족했다. 좌우 윙백의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포백 시스템의 이점을 살린 반면, 수비 전환 속도가 느렸다. 번번이 수비 뒷공간이 뚫렸다. 이런 약점은 후반 19분 상대에게 페널티킥 찬스를 제공, 위기를 초래했다. 골키퍼 김용대의 눈부신 선방으로 데얀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킬 수 있었다. 컨디션 조절 때문에 엔트리에서 빠진 최태욱, 하대성, 현영민, 박용호 등 베테랑들이 돌아오면 중원과 측면의 공수 전환이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구석구석 약점을 노출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문제는 얼마나 짧은 시간에 전력을 극대화하느냐다. 황보 감독이 오는 6일 열리는 수원과의 K리그 최고의 라이벌 매치에서 3-2 승리를 공언했기 때문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리비아 내전] 정부군 대반격… 동부도시 최소 2곳 탈환

    리비아 정부군과 반정부 세력이 주요 도시에서 연일 공방전을 벌이는 가운데 정부군이 용병을 추가로 투입하고, 반정부 세력은 조직적 저항을 위해 군사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대규모 결전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정부군은 2일(현지시간) 최소 2곳의 수도권 도시를 탈환하고 동부 도시 브레가를 집중 공격했다.정부군은 이날 반정부 세력이 장악한 동부 지역의 도시 2곳을 공격하고 수도권 도시를 탈환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알자지라 방송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정부군이 시위대가 차지한 동부 도시 브레가에 진입, 격렬한 전투를 벌였다. 정부군은 정유 시설이 위치한 브레가의 공항을 빼앗고 시위대와 공방전을 벌였으며, 2대의 전투기로 인근 아즈다비야 외곽 지역을 폭격한 것으로 알려졌다.전날 정부군과 반정부 세력은 트리폴리 인근 주요 도시 3곳인 미스라타, 자위야, 진탄에서 격렬하게 충돌했다. 반정부 세력은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50㎞ 떨어진 자위야를 사수하는 데 성공했다. 반정부 세력은 탱크, 기관총, 대공포를 동원해 6시간에 걸친 교전 끝에 정부군을 물리쳤다. 이 과정에서 10여명의 용병과 군인이 숨졌다.카다피가 자위야의 부족장을 불러 반정부 세력이 떠나지 않으면 전투기 공격을 감행하겠다고 경고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자위야의 한 주민은 “카다피가 자위야에서 영향력이 큰 부족장인 모하메드 알막투프를 불러 메인광장에서 시위대가 물러나지 않으면 전투기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말했다.정부군은 트리폴리 동쪽 미스라타의 공군기지를 점령한 데 이어 지난달 반정부 세력이 장악한 산악도시 진탄을 탈환하기 위해 두 번째 공세를 펼쳤다. 진탄 시민들은 “중무장한 군인들로 가득 찬 탱크가 도시를 에워쌌다.”고 증언했다. 정부군의 군용차량 40여대가 진탄으로 들어가는 광경도 목격됐다. 이미 정부군은 지난 주말 기습공격으로 트리폴리를 굽어볼 수 있는 가얀의 산을 탈환했고, 수도 서쪽의 사브라타도 장악했다.카다피는 아프리카 출신 용병도 새로 수혈했다. AFP는 말리와 니제르에서 온 투아레그족 수백명이 카다피 친위대의 용병으로 기용됐다고 말리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말리의 키달주 의회 의장인 압둘 살람 아그 아살랏은 “이들이 (리비아에서) 떠나도록 설득하고 있지만 달러와 무기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말했다.이에 맞서 반정부 세력은 이날 동부 도시 벵가지에서 전국적이고 조직적인 저항 전선을 구축하기 위해 군사위원회를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벵가지 시민위원회 위원인 살와 부가이기는 “군사위원회가 조직됐으며, 압델 파타 유니스 전 내무장관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리비아 국경지대는 폭력의 블랙홀에서 빠져나가려는 난민들로 아비규환을 이루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지금까지 리비아 국경을 빠져나간 난민이 14만명에 이른다고 이날 밝혔다. UNHCR 관계자들은 무장 괴한들이 앰뷸런스에 숨어 있다가 환자들에게 총격을 가하고 있다며 “난민 규모가 위험수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프로축구] 성남 ‘신태용 매직’ 올해도 계속될까

    [프로축구] 성남 ‘신태용 매직’ 올해도 계속될까

    “6강 플레이오프(PO)는 무조건 간다. 결국 마지막에는 열매를 따지 않을까.” 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만난 프로축구 성남 신태용 감독은 여전히 당당했다. 주변의 우려에는 눈도 깜짝하지 않았다. “감독 부임 후 지난 2년간 잘 달려왔다. 올해 다들 힘들 거라지만 동계훈련을 하면서 희망을 봤다.”고 목소리에 바짝 힘을 줬다. 신 감독은 2009년 성남 사령탑에 앉은 뒤 ‘매직’이라고 불릴 만큼 굵직한 성적을 거둬왔다. 변변한 지도경험이 없었던 데뷔 첫해 K리그와 FA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키더니, 지난해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정상에 올랐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도 4위로 알차게 한 해를 마무리했다. ●“용병 적응하는 후반기 올인” 그러나 올해 성남은 ‘날개 꺾인 천마’다. ‘아시아 챔피언’을 일궜던 몰리나(FC서울)·정성룡·최성국(이상 수원)·전광진(다롄 스더)·조병국(베갈타 센다이) 등이 모두 빠졌다. 라돈치치와 홍철은 부상을 당해 리그 초반 결장이 불가피하다. 영입 직전까지 갔던 지오반니와의 계약이 불발돼 아직 ‘용병농사’도 매듭짓지 못했다. 사샤·조동건·김성환·남궁도 등이 있지만 지난해보다 중량감이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성남은 주력 선수들이 이탈해 많이 힘들 것 같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신 감독은 “고민이 많아 탈모관리를 받고 있다.”며 속앓이를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라돈치치가 부상이고 몰리나와 파브리시오가 떠나 화력은 약해졌지만 조동건과 남궁도가 연습 때처럼 해주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 곧 합류할 브라질 용병이 얼마큼 적응하느냐도 관건”이라고 ‘희망’을 얘기했다. “동계훈련에서 전력을 100%로 맞춰 본 적이 없어 전반기에는 삐걱대겠지만 용병이 적응하고 조직력이 강화되는 후반기에는 치고 나갈 거라 믿는다. PO는 무조건 간다.”고 장담했다. ●“PO 무조건 갈 것” 사실 성남은 지난해에도 이랬다. ‘축구판 큰손’으로 군림하던 성남은 갑자기 모기업의 지원이 줄어 허리띠를 확 졸라맸다. ‘중원의 핵’ 김정우(상주)와 이호(울산)가 동시에 빠졌다. 변변한 전력수급도 없었다. 그러나 신 감독의 ‘형님 리더십’과 ‘삼각편대’ 몰리나·라돈치치·파브리시오의 화끈한 공격력, 어린 선수들의 겁없는 플레이가 어우러지며 ‘기적’을 일궜다. 2011시즌 개막을 앞두고 의심의 눈초리가 많지만 어깨를 쭉 펴는 이유다. 이날 공개한 새 시즌 유니폼에도 이런 각오가 녹아 있다. AFC 챔스리그 우승 때 입었던 ‘노란 상의, 빨간 하의’가 홈 유니폼이다. 지난해 검은 바지를 입던 성남은 챔스리그 결승을 앞두고 한국축구를 대표한다는 의미로 빨간 바지로 갈아입었고, 아시아 1등에 올랐다. 박규남 성남단장은 “아시아 정상의 기운을 담은 유니폼으로 좋은 경기를 펼치길 기대한다.”고 응원했다. 성남은 5일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포항과의 어웨이 경기로 올 시즌을 열어젖힌다. 신 감독은 “팀 전력이 100%가 아니라 힘들 수 있지만 첫 단추를 멋지게 잘 꿰겠다.”고 여유 있게 말했다. ‘한국판 과르디올라’ 신 감독의 욕심은 눈앞의 ‘1승’이 아니라 K리그 최다우승(7회)으로 북두칠성이 그려진 유니폼에 ‘별 하나’를 더 다는 것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프로농구] KT 전창진의 용병술 KBL 석연찮은 판정

    프로농구 2010~11시즌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팀당 7~8경기가 남았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하다. 선두권 순위 싸움이 끝나지 않아서다. 아직 최종 순위표의 모양새를 짐작하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지난주엔 리그 판도를 뒤흔들 사건이 여럿 발생했다. KT 제스퍼 존슨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시즌 내내 석연찮은 판정에 시달리던 LG 강을준 감독은 끝내 폭발했다. 지난주 프로농구를 베스트와 워스트로 정리해 보자. ●존슨 공백에도 3연승 기염 외국인 선수 존슨이 빠졌다. 보통 선수 하나 이상의 의미가 있다.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 MVP였다. KT의 모션오펜스는 존슨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승부처에서 믿고 맡길 선수도 무조건 존슨이다. 상대는 알면서도 당한다. 그런 존슨이 빠지자 전창진 감독은 표정이 변했다. 지난 25일 인삼공사전을 앞두고는 한숨만 쉬었다. 평소 달변인 그답지 않았다. “며칠 잠을 못 잤더니 정신이 없다.”고도 했다. 사실 선두 자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2위 전자랜드는 좀체 떨어지질 않는다. 전 감독은 “지금처럼 힘든 적이 없었다. 존슨이 빠지면서 기존 패턴을 모두 바꿔야 한다. 그런데 시간이 없다.”고 했다. 흔들릴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다. KT는 지난주 3연승했다. 존슨이 빠진 뒤 2경기를 모두 이겼다. 전 감독의 힘이다. 흔들리는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었다. 존슨 중심 패턴에 조금씩 변형을 가미했다. 찰스 로드에겐 20리바운드당 특별 보너스를 주겠다는 당근을 제시했다. 팀은 급격히 안정됐다. 지난주의 베스트다. ●참다 못한 LG 강을준 감독 폭발… 퇴장 사실 하루이틀 문제는 아니다. 어느 종목 어느 팀을 막론하고 심판 판정에 만족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올 시즌 LG는 유난히 억울한 일을 많이 당했다. 한두번이면 실수거나 우연이다. 그게 자꾸 쌓이면 의심이 생긴다. 뭔가 석연찮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개막전부터였다. 지난해 10월 31일 LG-전자랜드전. 경기 막판 전자랜드 문태종이 3점슛을 쐈다. 3점 라인을 밟았지만 인정됐다. 승부처였다. 미묘한 상황이었지만 유야무야됐다. 1월 25일 LG-모비스전에선 희대의 오심이 나왔다. 78-76, LG가 2점 앞선 상황에서 모비스 송창용이 버저비터 3점슛을 쐈다. 역시 3점 라인을 밟았다. 2점이지만 심판은 다시 3점을 인정했다. 그대로 경기가 뒤집혔다. 지난 13일 전자랜드전에선 문태영이 1쿼터에 퇴장 지시를 받았다. 두 번째 테크니컬 파울의 경우 애매한 상황이었지만 가차없었다. 지난 27일 강을준 감독은 KCC전에서 퇴장당했다. 이날 상대 크리스 다니엘스는 문태영에게 파울성 플레이를 대놓고 펼쳤다. 심판은 더블 파울을 불었다. 강 감독은 항의했고 퇴장당했다. 하나만 강조해 보자. 강 감독은 평소 점잖기로 유명하다. KBL 심판진, 지난주의 워스트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중동 민주화의 열풍 어디까지 갈까

    중동 민주화의 열풍 어디까지 갈까

    튀니지에서 시작해 이집트를 거쳐 리비아에 이른 중동의 거대한 민주화 물결이 중동 지역뿐 아니라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치솟는 유가, 세계 증시의 충격에 이어 아랍 세계에 대한 기존의 시각을 뒤흔드는 역사적 국면이 형성되고 있는 것.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하야 이후 한층 탄력받은 중동의 민주화 열기는 이웃 리비아로 번져 내전과 대규모 유혈 참사로 이어졌다. 권력의 사유화에 반발하는 시민들의 요구는 리비아를 넘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1일 밤 10시 방영되는 KBS 1TV ‘시사기획 10-중동 민주화 폭풍, 세계를 흔들다’에서는 중동에서 거세게 부는 민주화 열풍을 진단하고 민주화 이후의 후폭풍이 어디까지 미칠 것인지, 중동 질서가 재편될 가능성이 있는지, 제3의 오일쇼크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한반도에 미칠 영향은 무엇인지 등을 진단해 본다. 이집트가 무바라크 퇴진 이후 새로운 이집트 건설 준비라는 홍역을 치르고 있다면 리비아는 독재와 부패, 빈부 격차라는 이집트와 공통된 문제점 외에도 부족 간 갈등과 차별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노출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권력의 사유화를 거부하는 시민의 목소리는 이웃 중동 나라들을 강타해 모로코, 요르단, 이란, 알제리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시사기획 10 제작진은 이집트 시민혁명의 진원지인 카이로와 수에즈 운하 일대, 홍해와 지중해가 만나는 항구도시 포트사이드, 자발린 빈민가 지역과 같은 주요 현장을 밀착 취재해 중동 민주화 폭풍의 도화선에 대해 조명한다. 리비아로 옮겨 간 민주화의 폭풍은 대규모 유혈 참극 양상을 띠고 있다. 리비아 국가 원수인 카다피의 강경한 진압으로 리비아 내 사상자 수는 현재 수천명에 달한다. 탱크는 물론 전투기까지 동원해 친위대와 용병들의 무차별적인 시위대 진압을 허용했다. 잔혹한 살상으로 점철된 리비아 사태는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일부 유전지대의 가동이 중단되고 리비아에 있던 외국 기업들이 속속 철수하면서 유가는 치솟고,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이는 등 중동 사태의 파장이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중동 정책의 지각변동은 우리에게 사고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중동에서 주요 사건이 벌어졌을 때 한반도에선 오일쇼크와 경제위기론이 부각하며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핵 문제와 평화 정착 문제 등 주변 4강이 얽힌 외교 안보적 주요 사안들이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지루한 평행선을 달렸다. 제작진은 이번 사태가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조명해 본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카다피 가족·측근 16명 해외여행 금지

    카다피 가족·측근 16명 해외여행 금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26일(현지시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리비아 제재 결의안은 무아마르 카다피 일가와 측근의 손발을 묶고 동시에 유혈 진압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국제사회의 의지를 담았다. 유엔 안보리는 이례적으로 토요일 회의를 열고 10시간여의 논의 끝에 리비아 카다피 정권의 시위 진압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 1970’을 15개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유엔은 지난 15일부터 지금까지 리비아에서 1000명가량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민간인 살상 ‘반인도적 범죄’ ICC 회부 안보리가 ICC에 사건을 회부한 것은 수단 다르푸르 내전 과정에서 발생한 반인도적 범죄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미국이 기권했기 때문에 만장일치로 채택된 것은 처음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결의안 통과에 대해 “기본적인 인권을 침해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번 결의안에는 추가 유혈 사태 방지를 위해 회원국에 모든 종류의 군수품과 그 부속품 수출을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단, 방탄 조끼와 헬멧 등 보호 장비 반입은 일시적으로 허용했다. 용병 제공을 포함해 군사 및 무기 공급·유지 활동과 관련된 모든 기술적·금전적인 지원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했다. ●방탄조끼·헬멧 제외 모든 군수품 금수 카다피와 그의 자녀 8명, 그리고 유혈 진압 과정에 개입한 고위 관리 7명 등 16명에 대해 여행 금지 조치를 내렸다. 또 카다피와 자녀 5명 등 6명의 해외자산을 동결시키는 조치가 포함됐다. 리비아의 반대파 지도자들은 이와 관련, 카다피 일가의 자산이 최대 1500억 달러(약 169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고 dpa 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해외로 빼돌린 재산이 정확히 얼마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여행 금지 대상의 경우 초안에는 22명이었지만 16명으로 축소됐다고 유엔 관리들은 전했다. 만장일치로 ICC 회부가 결정되기까지는 진통이 있었다. 영국과 프랑스가 적극적으로 ICC 회부를 결의안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중국·인도·브라질·포르투갈 등이 즉각적인 회부에 반대하면서 논의가 길어졌다. 또 초안에서 “리비아에 구호 단체가 들어갈 수 있도록 하고 즉각적이고 안전한 인도적 도움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수단(all necessary measures)을 취할 것을 촉구했다.”라는 문구도 논란의 대상이었다. 군사 개입을 시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최종 통과된 안에는 “…을 가능하게 하고 지원하는 데(facilitate and support) 함께 협력할 것을”로 수정됐다. 즉각적인 군사 개입은 향후 과제로 남겨진 셈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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