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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축구] 호니 결승골… 경남 6강 ‘희망’

    프로축구 K리그에는 6개 시·도민구단이 있다. 팀 분위기와 경기 스타일도 다르지만 6개 구단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돈이 없다. 그래서 시즌 초반에는 다른 대기업 구단과 마찬가지로 큰 포부를 가지고 리그에 돌입하지만, 중반이 지나면서 힘이 빠진다. 돈이 없으니 선수층이 얇고, 주전과 비주전의 실력 차가 뚜렷하다. 또 시즌 중반 팀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하는 선수에 대해서는 어김없이 대기업 구단의 이적 제의가 들어온다. 구단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적지 않은 이적료를 거부하기 힘들다. 이렇게 주요 골잡이들이 빠져나가고, 주전 선수들은 한 경기도 쉬지 못하고 계속 뛰어야 하다 보니 시즌 초반에는 돌풍을 일으키던 팀도 막판에는 힘이 빠진다. 결국 올 시즌도 포스트 시즌을 구성할 6개 팀은 모두 대기업 구단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경남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이용래를 수원에, 올 시즌 골잡이 김동찬을 전북에, 루시오는 울산에 팔았다. 전력 누수가 심각했다. 기대를 모았던 수비수 김주영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었다. 윤일록 등 눈에 띄는 젊은 선수들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믿을 만한 선수는 중원의 윤빛가람밖에 없었다. 그런데 윤빛가람도 시즌 중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에 불려다녔다. 사실 누더기 전력이었다. 이런 경남이 한국프로축구연맹 정몽규 회장이 구단주인 6위 부산이 사실상 포스트 시즌 진출을 확정 지을 수 있는 상황에서 발목을 잡았다. 최진한 감독이 이끄는 경남은 2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부산과의 정규리그 27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전반 16분 터진 호니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경남은 10승6무11패로 승점 36을 기록, 6위 부산을 승점 4점 차로 추격하며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불씨를 되살렸다. 시즌 후반 영입한 경남의 용병 공격수 호니는 K리그 데뷔골을 터뜨렸다. 경남은 후반 42분 강승조가 퇴장을 당하며 수적 열세에 놓인 상황에서도 귀중한 승점 3을 따냈다. 제주를 홈으로 불러들인 포항은 2-1로 승리를 거두며 2위 자리를 굳혔고, 대구는 인천을 2-0으로 꺾었다. 광주와 울산은 득점 없이 비겼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씨줄날줄] 식스 밀리언/박대출 논설위원

    추석 연휴 때 한 숫자가 자주 등장했다. 600만 기록이다. 프로야구가 올들어 관중 600만명을 넘었다. 1982년 출범 후 처음이다. 국산 영화는 관객 600만명을 또 돌파했다. ‘최종 병기 활’이 해냈다. ‘써니’에 이어 올해 두번째다. 돌파 속도는 써니보다 2배 빨랐다. ‘600만불의 사나이’가 있었다. 1973년 제작된 미국 TV 시리즈다. 주인공은 인간과 로봇의 합성체. 이때의 ‘식스 밀리언스’(Six Millions). 꿈의 숫자였다. 이론으로만 가능했다. 멀게만 느껴졌다. 이제 그 숫자는 가까이 있다. 스포츠, 영화에 실존하는 대박이다. 두 가지 공통분모가 있다. 첫째, 개방이다. 1985년 영화법이 개정됐다. 3년 후 미국 UIP사는 한국지사를 설립했다. 할리우드 영화를 직접 배급했다. 국내 영화업계엔 난리가 났다. 국산 영화가 고사한다고 반발했다. 극장에 불을 지르고, 뱀도 풀었다. 그래도 직배를 막지 못했다. 국산 영화는 죽지 않았다. 경쟁력은 오히려 높아졌다. 이전까지는 국산 영화는 빈약했다. 100만 관객은 꿈이었다. 1984년 고래사냥 40만, 1986년 깊고 푸른밤 60만, 1988년 매춘 43만, 1989년 서울무지개가 30만 정도였다. 1993년 서편제를 시작으로 100만 시대가 열렸다. 이젠 1000만 기록도 다섯 편이다. 프로야구는 1998년 용병시대가 열렸다. 초창기엔 구설도 많았다. 외국 용병은 ‘귀한 몸’이었다. 심기 경호는 기본이었다. 국내 야구는 그동안 성장했다. 이젠 수출까지 한다. 박찬호, 추신수, 이승엽 등 줄줄이다. 그들에게 ‘식스 밀리언’은 오래된 얘기다. 문을 열면 경쟁력이 높아진다. 글로벌시대의 생존술이다. 자유무역협정(FTA)과 오버랩된다. 둘째, 스타들이 초석을 다졌다. 그들이 있었기에 팬이 있었고, 시장이 열렸다. 정창화 감독도 그중 하나다. 그는 액션영화의 선구자다. 서편제로 100만 시대를 연 임권택 감독의 스승이다. 대표작은 죽음의 다섯 손가락(1972년). ‘사이트 앤 사운드’는 ‘세계영화사 걸작 베스트 10’에 올렸다. 영국영화협회가 발간하는 영화잡지이니 공신력을 인정할 만하다. 마침 오늘부터 정창화 회고전이 열린다. 서울영상자료원이 무료로 제공한다. 야구엔 장효조, 최동원이 있다. 장효조는 ‘영원한 3할타자’ ‘타격의 달인’. 최동원은 야구계의 또 다른 전설. 한국시리즈 4승은 전대미문의 기록이다. ‘무등산 폭격기’ 선동렬과의 15이닝 완투 무승부 역시 신화다. 고교 때 어깨 보험에 가입했던 무쇠팔이었다. 장효조에 이어 고인이 됐다. 삼가 명복을 빈다.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 카다피 3남 등 측근 32명 니제르로

    리비아 국가원수에서 도망자 신세가 된 무아마르 카다피의 셋째 아들 알사디가 리비아와 남쪽 국경을 접한 니제르로 탈출했다. 반군은 새 정부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중국 정부도 태도를 바꿔 반군 대표기구인 국가과도위원회(NTC)를 합법 정부로 인정했다. 반면 카다피 측 반격도 계속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AI)는 카다피군뿐만 아니라 반군도 전쟁 범죄에 해당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AFP통신은 알사디를 포함한 카다피 정권 핵심 인사 32명이 리비아와 남쪽 국경을 접한 니제르에 입국했다는 사실을 브리기 라피니 니제르 총리가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현지 주재 외교단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일행 중에는 알사디뿐 아니라 군 장성 3명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라피니 총리는 “니제르에 입국한 32명 중 국제 사법당국이 체포영장을 발부했거나 수배령을 내린 사람은 없다.”고 덧붙였다. 리비아의 반군 대표인 무스타파 압둘 잘릴 NTC 위원장은 같은 날 트리폴리 중심지에 위치한 순교자 광장에서 1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처음으로 연설을 하면서 향후 정국 구상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는 법치국가를 추구하며 온건 이슬람에 기반한 민주국가를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카다피 정권 치하 가해자들을 법에 따라 처리해야 하며 이들의 가족들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여성권익 향상을 약속했다. 이와 관련, NTC 2인자인 마무드 지브릴 총리는 지난 11일 기자들에게 “새 정부가 7~10일 사이에 출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군 측이 자신감을 보이는 반면 카다피 친위부대는 리비아 최대 유전지대인 라스 라누프 정유시설을 공격해 17명이 숨지는 등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 NTC 석유부 관리인 압달릴 살라는 “이 공격은 카다피군의 소행”이라면서 “정유시설 경비원들에게 공포를 주고 원유 생산을 방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카다피군의 거점인 바니 왈리드, 시르테 등지에서는 반군과 카다피군의 교전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인권단체인 AI는 13일 리비아 반군 역시 카다피를 축출하는 과정에서 살인과 고문 같은 범죄를 저질렀으며 이 중 일부는 전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니컬러스 베거 앰네스티 유럽 지부장은 특히 “지난 2월 카다피가 흑인을 용병으로 고용했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라면서 그 결과 이제는 무고한 이들까지 집과 일자리를 빼앗기고 거리로 쫓겨나 고문당하고 목숨을 잃을 위험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과 세계은행(WB)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가운데 마지막으로 NTC를 리비아를 대표하는 합법 정부로 인정한다고 밝혔했다. 중국은 내전 발생 이전까지 석유개발과 사회기반시설 건설 등에서 3만 5000여명에 이르는 인력을 파견해 188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50개를 진행하는 등 리비아와 적지 않은 경제협력 관계를 맺어 왔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카다피 “니제르 도주?… ‘쥐떼’의 심리전”

    리비아 반군과 미국이 ‘포위설’과 ‘망명설’이 나돌고 있는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퇴로를 차단하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하지만 카다피는 8일 자신이 이웃나라 니제르로 도주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거짓말과 심리전에 기대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면서 강력히 부인했다. 카다피는 이날 시리아 아라이TV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는 트리폴리와 리비아 전역에서 쥐떼(반군)와 용병(다국적군)을 상대로 공격을 가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과 과도국가위원회(NTC)를 격퇴할 것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현재 리비아에 있다면서 “조상의 땅을 절대 떠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반군의 트리폴리 점령 이후 카다피와 유일하게 접촉 중인 아라이TV의 소유주 미샨 알주부리도 그가 아들 사이프 알이슬람과 함께 아직 리비아에 있다고 AFP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BBC도 이 인터뷰가 리비아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전날 NTC의 파티 바자 정치위원장은 “우리는 모든 국가에 카다피를 받아들이지 말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NTC는 이와 함께 카다피 측근들도 리비아로 돌려보내라고 촉구했다. 이들이 호송차량에 카다피의 자산으로 추정되는 금과 현금을 싣고 가는 것이 목격됐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니제르 정부는 국경 봉쇄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모하메드 바줌 니제르 외무장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국경지대가 너무 넓어 폐쇄할 방법이 없다.”면서 “카다피가 입국을 요청한다면 받아들일지 아니면 국제형사재판소(ICC)로 넘겨줄지는 나중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역시 카다피 정부 관리들이 니제르 국경을 넘었다는 것은 확인했지만 카다피나 그의 아들들이 니제르로 이미 들어갔거나 입국 시도를 했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카다피의 음성 메시지가 전해진 지 수시간 뒤 반군이 이번 주말까지 전투 시한을 연장한 바니 왈리드에 카디피 친위대가 최소 10여차례의 로켓포를 발사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나지 바라캇 과도정부 보건장관은 지난 6개월간의 전쟁으로 리비아 국민 3만명이 죽고, 4만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한편 루이스 모레노오캄포 ICC 수석검사는 카다피 체포를 위해 인터폴에 회원국에 발령하는 체포명령인 적색 경보를 카다피에 대해 발령해 달라고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MACAU-축제예감, 마카오 산책

    MACAU-축제예감, 마카오 산책

    축제예감, 마카오 산책 마카오가 좋았던 건 오랜 세월, 정치와 종교와 문화가 이리저리 흔들리고 뒤섞였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불뚝거리지 않고 조화롭게 자리잡은 그 흔적들이 유독 돋보였기 때문이다. 미묘한 세월의 색감으로 채색된 마카오의 길 위에서 고집스럽게 내 것만을 고집하던 강퍅한 마음이 여유로운 축제 예감에 절로 들썩거렸다. 글·사진 한윤경 기자 취재협조 마카오정부관광청 kr.macautourism.gov.mo 2, 3 마카오 콜로안섬은 바다와 어우러진 파스텔톤의 길과 건물들이 밤낮으로 아름다운 감흥을 자아낸다. 콜로안의 거리 풍경은 채색 그림동화, 그 자체다 4 마카오의 파란 하늘 위로 축제의 흥을 돋우는 색색의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5 세나도 광장 맞은편에는 중국풍 느낌이 물씬한 ‘펠리시다데 거리’가 자리한다. 일명 ‘행복 거리’인 이곳은 과거 홍등가였던 것을 특별한 관광명소로 재구성하였다. 현재는 음식점과 숍 등이 들어와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street 걸어서 만나는 즐거움 마카오는 유독 즐길거리가 많기로 유명한 여행지다. 여러 나라의 음식문화가 유입되어 특유의 맛으로 더욱 맛깔나게 업그레이드되었다는 먹거리에, 하룻밤 대박을 꿈꾸게 하는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휘황한 카지노, 갖가지 테마로 치장한 화려한 호텔과 다채로운 쇼까지, 힘들이지 않고 여행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대표 관광지로 자리잡은 지 이미 오래다. 하지만 마카오의 진수를 맛보려면 먼저 편한 신발을 신고 거리로 나서 보아야 한다. 어수선한 듯 묵직하게 자리한 오래된 거리 속을 여유롭게 걸어서 돌아다녀 보자. 천천히 걸어 다니며 감흥을 얻기에 이만한 도시가 없다. 마카오 거리로 나서면 먼저 시간이 스며든 회색톤의 건물들과 물결치는 광장 위로 쏟아지는 뜨거운 태양을 만날 수 있다. 무채색 건물 위로 밝게 떠오르는 희고 노란 파스텔톤의 색감과 종종 강렬함을 드러내는 원색의 배치는 그림인 듯 어우러지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크고 작은 호텔들 주변의 길 한 켠에는 어김없이 전당포들이 즐비하고 복닥복닥 어둑한 어느 골목으로 스며들면 먹고 사는 풍경과 소리만으로도 신명나는 재래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그 거리에 현지인들이 바쁘게 오가고 호기심 어린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켜켜이 가볍게 섞여든다. 마카오가 포르투갈의 통치에서 벗어나 중화인민공화국 마카오특별행정구로 도시 형태를 바꾼 것이 1999년. 포르투갈이 동양 진출의 교두보로 마카오에 진출한 지 400여 년 만의 일이다. 홍콩을 통해 서양문물이 들어오기 전까지 서양문화가 들어오는 통로 역할을 한 마카오는 서양의 문물과 문화가 요동치듯 뒤섞이고 들썩거리는 현장이었을 것. 그 결과, 오늘의 마카오 거리는 유럽 속의 동양인 듯, 동양 속의 유럽인 듯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1 아름다운 색감과 동화 같은 구성이 매력적인 <자이아> 2, 6, 8 파티마 성모 축제의 행렬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카오 구석구석에 자리한 문화유산들을 만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들이 함께 염원하는 지향에 귀기울이는 기회도 갖게 된다 3, 7 콜로안섬의 탐쿵 축제는 탐쿵신을 기리는 행사로 동네 단합과 화합의 장이 된다 4 빗속의 공중곡예뿐 아니라 고난이도 다이빙에 오토바이 묘기까지 <더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는 관람 내내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5 세나도 광장은 아침부터 술 취한 용의 축제 참가자들이 품어대는 술 세례에 취기가 가득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festival 흥겹게 함께 어우러지는 순간 지역에 따라 모양새를 달리할지언정 축제를 준비하고 참여하는 마음의 바탕은 대동소이하다. 매일매일이 똑같아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고 싶을 때도, 힘든 노동의 결과로 즐거움을 맞았을 때도, 미약하고 어려운 시작에 도움을 청하고 마음을 다잡을 때도, 심지어 죽은 이를 보내는 순간이나 믿음을 고백하는 순간에도 우리는 또 ‘축제’를 준비한다. 이채로운 축제를 엿볼 때면 흥미롭고 신나는 한편, 그들 또한 내가 품고 있는 그 바람을 품고, 내가 사는 바로 그 일상을 살아가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어찌 보면 거리를 걷다가 반가운 사람을 만나는 그 순간도, 오래 벼르던 공연을 관람하며 색다른 기쁨을 맛보는 그 순간도 실은 축제의 씨앗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일상의 발걸음 속에 고비고비 축제의 순간들을 끼워 넣으며 잠시 잠깐씩 호흡을 고르는 것일 터이다. 따지고 보면 축제는 하루하루의 삶과 다름 아니다. 가을로 접어드는 마카오에는 봄 축제만큼이나 다채로운 계절 축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9월의 국제불꽃놀이대회와 10월의 마카오 음악축제부터, 11월의 마카오그랑프리, 12월의 국제마라톤대회까지 연중 다양한 축제로 들썩이는 마카오를 만날 수 있다. 술 취한 용의 축제 세나도 광장 분수대 주변은 아침 일찍부터 축제의 설렘이 그득하다. 골목 안 콴 타이 사원에서는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매캐하게 향을 태워 올리며 신 앞에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한편 벌써부터 얼굴이 불콰해진 축제 참가자들은 나무로 만든 용을 들고 한껏 흥을 돋운다. 입에 머금었다 뿜어대는 술 세례에 용도 취하고 넋 놓고 구경하던 빳빳했던 일상들도 함께 취해 돌아간다. 광장에서 시작된 행렬은 부두로 이어지며 늦게까지 마시고 취해 거나한 저녁으로 마무리된다. 애초에 용에게 술을 올리며 바라 마지않던 고기잡이 뱃사람들의 안녕과 수확, 그리고 역병 퇴치의 염원은 굽이굽이 흥겨운 몸짓으로 휘청휘청 완성되어 간다. 부처님 오신 날 열린다. 탐쿵 축제 콜로안섬 골목 안쪽에서는 잘 익은 통돼지 한 마리를 바닥에 놓고 사람들이 수런거린다. 알록달록 퍼레이드 옷을 맞춰 입은 동네 아주머니들은 깃발을 흔들며 흥을 내고 2층 높이의 건물 사이에 쳐놓은 줄에는 지나갈 용을 위해 간식으로 걸어놓은 배추쪼가리가 앞뒤로 흔들거린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사자 한 마리가 에그타르트로 유명한 로드 스토우 가게 안으로 꿈틀꿈틀 머리를 들이밀며 축복을 해주고 곱게 차려입은 어린아이 둘이 가마에 기웃하니 올라서서 행진을 준비한다. 콜로안섬에서는 병자를 치유해 주고 날씨를 관장한다는 아기 신 ‘탐쿵’의 탄생을 기념해 해마다 5월8일이면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 축제를 벌인다. 이 기간 중 밤이면 탐쿵 사원에서는 경극도 올리고 각종 전통놀이와 폭죽놀이 등도 펼쳐 뱃사람들의 수호신 탐쿵신을 기리는 축제에 신명을 다한다. 파티마 성모 축제 성도미니크성당 주변은 미사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인파로 번잡하다. 저녁 6시 무렵 성당을 나와 거리로 나선 행렬의 맨 앞에는 깨끗하게 차려입은 화동 세 명이 붉은 꽃을 뿌리며 길을 열고 흰 옷에 미사포를 쓴 여인들이 옮기는 꽃가마 위에 성모님이 자리했다. 그리고 그 뒤를 사제와 신자들이 줄지어 따라간다. 촛불을 손에 든 행렬은 기도를 올리며 마카오대성당을 지나 약 2km에 이르는 거리를 1시간30분가량 행진하는데 펜하 성당에 이르러 다시 미사를 올리고 마무리하게 된다. 파티마 성모 축제는, 가톨릭이 동양에 들어올 때 그 출발지가 되었던 마카오에서 종교를 떠나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축제로 자리잡았다. 포르투갈의 파티마에서 세 명의 어린아이들에게 발현했다는 성모의 기적을 기념하는 축제로 해마다 5월13일에 열린다. 환호로 함께하는 축제, 서커스 서커스를 보는 마음은 롤러코스터를 타듯 들쭉날쭉이다. 급격하게 흥분되고 짜릿하다가도 애잔한 감성으로 뚝 떨어지는 것이, 짧은 시간에 다양한 빛깔의 감흥을 체험할 수 있기에 더욱 흥미롭다. 보고 있는 순간만큼은 100% ‘몰아의 순간’을 체험할 수 있다. 대형 서커스 공연으로 유명한 마카오에서 대표적인 공연을 꼽으라면 역시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The House of Dancing Water>와 <자이아ZAIA>일 것. 그동안 베네치안 마카오의 세계적인 서커스 <자이아>가 몽환적이고 동화 같은 스토리와 구성으로 큰 평가를 받았다면 지난해 시티 오브 드림즈가 새롭게 선보인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는 무대를 구성하는 놀라운 규모와 박진감으로 관람객을 사로잡는다. 특히 맨바닥 무대 위로 장대비가 쏟아지다가 한순간에 10여 미터 높이에서 다이빙을 선보이는 등, 다이내믹한 무대에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 관람요금 | VIP석 HKD1,380 A석 어른 HKD880, 어린이 HKD620 B석 어른 HKD680, 어린이 HKD480 C석 어른 HKD480, 어린이 HKD340 문의 | 시티 오브 드림즈 853-8868-6688 www.thehouseofdancingwater.com 자이아 | 관람요금 | VIP석 HKD1,288 일반석 어른 HKD388~788 어린이 HKD194~394 문의 | 베네치안 마카오 853-2882-8818 www.venetianmacao.com 나차 사원과 성 바오로 성당 유적은 오랜 세월 서로 사이좋게 이웃해 있다. 나차 사원 안에서 바라본 성 바오로 성당 유적 heritages 평화로운 공존의 가치 마카오에는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 30곳에 이른다. 하나하나의 장소를 떠나 동서양 문화교류의 흔적을 가장 넓은 지역에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도시 자체가 그 가치를 그대로 인정받고 있다. 그에 더해 다양한 문화와 종교가 혼재되어 이루어진 사회임에도 오랜 시간 서로 대립하지 않고 평화롭게 공존해 온 그 조화로움이 큰 점수를 얻은 것. 내 것 아닌 것, 나와 다른 것에 유난히 배타적인 우리네와 비교해 보면 이상할 정도의 관대함이라 아니할 수 없다. 다양한 축제의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문화유산들은 축제의 감흥까지 얹어져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더구나 대부분의 문화유산들이 마카오 구시가지를 중심으로 자리해 있어 하루 정도면 걸어서 돌아볼 만하니 환상의 도보여행 코스라 할 만하다. 01 성 바오로 성당 유적 1580년 지어진 성 바오로 성당은 1835년 화재로 모두 불타고 정문과 정면계단, 건물 토대만 남았다. 전면부의 조각과 건축 양식 등에 동서양의 문화가 조화롭게 드러나 있어 마카오에서만 볼 수 있는 소중한 유적으로 손꼽히고 있다. 마카오의 대표 이미지. 02 기아 요새 마카오에서 가장 높은 송산松山에 자리한 기아 요새는 1622년에 건축되었다. 요새에는 기아 등대와 예배당이 자리하고 있으며 동서양의 양식이 혼재된 건축 양식과 은은한 색감의 예배당 프레스코 벽화가 유명하다. 개방시간 | 요새 오전 9시~오후 5시30분, 예배당 오전 10시~오후 5시(등대는 내부 관람 불가) 03 아마사원 마카오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유교, 도교, 불교뿐 아니라 토착 신앙의 흔적도 발견할 수 있는 사원. 마카오라는 이름도 이 사원 이름에서 나왔다고. 개방시간 | 오전 7시~오후 6시 04 나차 사원+구시가지 성벽 1888년 전염병을 막기 위해 나차신에게 바쳐진 사원으로 작지만 우아하고 섬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불어 나차 사원 옆에 자리한 구시가지 성벽은 1569년부터 포르투갈인들이 쌓은 성벽으로 현재는 성벽 잔해 일부만 남아 있다. 개방시간 | 오전 8시~오후 5시 05 마카오대성당 1622년 건축된 가톨릭 성당으로 제단 아래 16, 17세기 주교의 유품들이 매장되어 있다. 마카오 반환 전까지 새로 부임하는 마카오 총독은 이 대성당 성모 마리아 앞에서 의식을 치루는 것이 전통이었다. 개방시간 | 오전 7시30분~오후 6시30분 06 만다린하우스 1869년 건축물로 중국의 사상가 정관잉의 고택이었다. 창과 지붕 등 중국 전통방식으로 설계되었으며, 인도풍의 천장과 문틀 등, 이국적 건축양식이 혼합되어 눈길을 끈다. 개방시간 | 오전 10시~오후 6시(화, 수요일 휴관) 07 성도미니크성당 1587년 도미니크회 사제들이 지은 성당으로 중국에 지어진 첫 번째 성당. 성당 내부는 화려하고 바로크풍 제단이 아름답다. 성당 앞 광장은 볼거리 많은 세나도 광장으로 이어진다. 개방시간 | 오전 10시~오후 6시 08 릴 세나도 빌딩+세나도 광장 릴 세나도 빌딩은 1784년 마카오 정부청사로 건축된 신고전주의 건축양식의 건물로 고가구로 장식한 도서관이 들어서 있다. 포르투갈풍의 도기 타일 ‘아줄레조Ajulejo’로 꾸민 인테리어와 내부 정원이 눈에 띈다. 릴 세나도 빌딩에서 내려다보면 세나도 광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광장 주변으로 19~20세기에 지어진 건물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특유의 물결무늬 광장은 1993년 조성한 것. 개방시간 | 전시관 오전 9시~오후 9시(월요일 휴관), 정원 오전 9시~오후 9시 09 무어리시배럭 1874년 건축된 건물로 무굴제국의 영향을 받은 디자인이 돋보인다. 마카오 치안을 맡았던 인도인 용병들을 수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지금은 마카오 해상행정국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다. 개방시간 | 오전 9시~오후 6시 T clip. 마카오 가는 길 인천과 마카오를 에어마카오가 매일, 진에어가 주 3회 운항하고 있다. 비행시간 3시간30분 정도. 홍콩을 거쳐 페리로 들어갈 수도 있다. 화폐 마카오 공식 화폐는 파타카MOP로 1파타카는 150원 정도. 파타카와 더불어 홍콩달러가 통용된다. 시차 한국보다 1시간 늦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갈 곳 잃은 카다피軍 시르테로…반군 진격 맞춰 시민 깨어날 것”

    “갈 곳 잃은 카다피軍 시르테로…반군 진격 맞춰 시민 깨어날 것”

    “시르테는 이미 유령도시가 됐다. 반군이 진격하면 시민들이 반길 것이고 (카다피가 속한) 카다파 부족만 결사항전할 것이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마지막 요새이자 고향인 시르테는 시간이 멈춘 지 오래다. 지난 2월 첫 반정부 시위 이후 인터넷은 차단됐고 갈 곳 잃은 카다피 세력이 이 도시로 모여들었다. 그러나 시르테 출신의 트위터리안(트위터 사용자) 하나 살레(28·여·아이디 hanayat82)는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시르테 역시 혁명의 무풍지대일 수 없다.”고 전했다. 영국 웨스트요크셔에서 유학 중인 그는 고향 친구들과 위성전화로 통화하며 시르테 소식을 가장 빨리 트위터로 퍼뜨리고 있다. 영국 스카이뉴스 등 세계 유명 언론의 정보원인 그에게 반군의 진격을 눈앞에 둔 시르테 상황에 대해 물었다. →시르테의 현 상황은. -지난 2월 이후 리비아 전역에서 쫓겨난 카다피 정부 관료와 상류층 인사들이 시르테로 피신했다. 때문에 보안이 무척 살벌하다. 시민들도 무차별적으로 탄압당한다. 카다피의 용병들이 중무장한 채 거리를 배회해 시민들이 두려워하면서 동시에 분노하고 있다. →전기나 식량, 물 등은 충분한가. -트리폴리가 해방된 뒤 전기가 완전히 끊겼다. 식량 공급이 원활한지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고립 상황이 1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식량난 등) 심각한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는 점이다. →시르테 시민들은 카다피에 대한 충성심이 높다는데. -시르테가 카다피 근거지 중 한 곳인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반카다피 성향의 지역민도 존재한다. 물론 수는 많지 않다. 반군이 시르테에 진입하면 숨죽이던 많은 시민이 그들을 도울 것이다. 또 많은 카다피 추종자들이 코너에 몰리면 항복할 것으로 추측된다. →카다피가 시르테에 숨어 있다는 소문도 돈다. -카다피나 그의 가족이 시르테에 머문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 하지만 그의 넷째 아들 무아타심이 시르테에 있다는 소문은 마을에 계속 퍼지고 있다. →카다파 부족의 움직임은. -카다파족은 (유목 민족) 베두인 사람들로 구성돼 소떼나 양떼를 몰며 살았다. 그러다가 1969년 (카다피의) 혁명 이후 정권 덕에 부유해졌고 호화 주택에 살게 됐다. 충성심이 강할 수밖에 없다. 카다피의 귀환을 위해 어떤 무자비한 일도 할 태세다. →지역 방송들은 어떤 소식을 전하고 있나. -국영 TV는 방송을 중단했지만 지역 라디오는 계속 방송 중이다. 또 카다피 측은 시르테 중심부에 있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카다피의 메시지를 퍼뜨리고 있다. 반군에 대한 증오를 표하면서 최후의 순간까지 시르테를 지키라고 촉구하고 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카다피 일가, 흩어져야 산다?

    카다피 일가, 흩어져야 산다?

    리비아 반정부군의 추격을 받고 있는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가족 일부가 29일(현지시간) 이웃 국가인 알제리로 도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카다피와 다른 자녀들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정황상 이들은 리비아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반군은 30일 카다피 측에 나흘 안으로 항복하라고 최후 통첩을 전달했다. 알제리 외교부는 카다피의 부인 사피야와 장남 무함마드, 5남 한니발, 딸 아이샤, 그리고 손주들이 알제리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유엔 주재 알제리 대사는 인도적 차원에서 카다피 가족의 입국을 허용했으며, 이 같은 사실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알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다피의 알제리행 가능성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마흐무드 샤만 과도국가위원회(NTC) 대변인은 “우리는 카다피 가족에게 공정한 재판을 보장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그들에게 피신처를 제공하는 것은 적대행위”라며 알제리 측에 송환을 요구했다. 알제리는 리비아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데다 반정부 시위 초기부터 카다피 측에 용병을 보내는 등 친(親)카다피 국가로 알려져 트리폴리 함락 이후 카다피 가족의 유력한 도피처로 거론돼 왔다. 알제리가 카다피와 그 가족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한 국제형사재판소(ICC) 가입에 관한 로마조약을 비준하지 않은 국가라는 점도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이들의 도피는 카다피가 완전히 힘을 잃었다는 확고한 증거”라고 보도했다. 카다피와 차남 사이프 이슬람, 3남 사디는 리비아를 빠져나가지 않았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제이 카니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카다피가 리비아를 떠났다는 어떤 징후도 없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안사통신은 리비아 외교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들이 트리폴리와 시르테 사이에 있는 바니 왈리드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반군 측은 그동안 몇 차례 사망설이 제기됐던 막내 아들 카미스가 지난 27일 트리폴리 근처 타르후나에서 반군의 공격을 받아 숨졌다고 밝혔으나 사실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반군의 심리전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ICC가 카다피와 차남 사이프에 이어 카미스 역시 1급 수배자 명단에 올려 체포영장을 발부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카다피 진영의 마지막 저항도 계속되고 있다. 반군은 시르테의 부족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이 부족들은 항복할 기미 없이 삼엄하게 무장한 채 결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29일 시르테로 진입하는 길목과 남서부 도시 세바, 바니 왈리드 등지에서는 심각한 교전이 벌어졌다. 카다피 측은 시르테 진입로에 지뢰를 매설하고, 정예 부대를 배치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의 인권단체인 ‘인권을 위한 의사회’(PHR)는 카다피 친위부대가 리비아 제3의 도시인 미스라타에서 어린이를 ‘인간방패’로 이용하고 살인과 고문 등 각종 인권 침해와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는 보고서를 30일 발표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FA컵] 퇴로없는 ‘단판승부’ 킬러들의 ‘한방승부’

    이제 딱 두 경기 남았다. 두 번만 이기면 내년 아시아 챔피언에 도전할 수 있다. 막바지에 다다른 FA컵 얘기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아우르는 축구팀의 정상에 올랐다는 자부심에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에 따라 지갑까지 두둑이 채울 수 있어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경기다. ●성남 라돈치치 vs 포항 모따 용병 대결 24일 FA컵 준결승에서 성남-포항, 수원-울산이 대결한다. 포인트는 역시 ‘킬러’다. 단판전인 만큼 검증된 골잡이들의 한 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K리그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먹구름이 잔뜩 낀 성남은 FA컵 우승에 올인했다. 믿을 건 라돈치치다. 성남 신태용 감독은 지난 20일 경남FC전(1-1 무)에서 라돈치치를 대기 명단에서까지 제외하며 FA컵에 배수의 진을 쳤다. 지난해 12월 십자인대 부상을 당해 반년 넘게 재활에만 매진했던 라돈치치는 지난달 27일 부산과의 FA컵 8강전에서 결승골(2-1승)을 터뜨리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컨디션은 여전히 100%가 아니지만 복귀 후 3경기에서 2골을 몰아치며 여전한 공격 본능을 뽐내고 있다. 후반기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에벨톤-에벨찡요가 스피드와 테크닉으로 좌우 측면을 휘저으며 라돈치치의 뒤를 받칠 계획이다. 라돈치치에 맞서는 ‘포항 킬러’는 모따다. 팀 내 최다골(8골)을 기록 중인 ‘용광로 축구’의 믿을맨. 2005년부터 5시즌 동안 성남에서 생활한 터라 친정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게 강점이다. 포항은 모따뿐 아니라 아사모아·고무열 등 위협적인 공격수에 김재성·신형민·황진성 등 촘촘한 미드필더가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지난 주말 선두 전북과 수적 열세 속에 육탄전을 벌인 터라 체력 문제가 부담이지만 단판전인 만큼 난타전이 예상된다. 지난해 부산 지휘봉을 잡고 FA컵 준우승에 머물렀던 황선홍 감독이 팀을 바꿔 우승에 재도전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수원 염기훈 vs 울산 설기현 자존심 대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는 수원과 울산이 격돌한다. ‘국내파 킬러’ 염기훈과 설기현의 자존심 대결이 주목된다. 염기훈은 최근 3경기 2골 4어시스트로 컨디션이 절정이다. 덕분에 수원도 3연승을 달렸다. 7개월 만에 국가대표에 복귀하는 등 물이 올랐다. ‘전통 명가’ 울산은 3연패로 부진하지만 역시나 큰 경기에 한 방이 있다. 베테랑 설기현은 부산과의 지난달 리그컵 결승에서 1골 1어시스트(3-2승)를 터뜨리는 등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주말 K리그에서 바로 격돌하기 때문에 기선 제압을 위해서도 중요한 일전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오늘 DJ 2주기] ‘40년 그림자’ 한화갑 평민당 대표에게 듣는다

    [오늘 DJ 2주기] ‘40년 그림자’ 한화갑 평민당 대표에게 듣는다

    한화갑(72) 평화민주당 대표는 ‘리틀 DJ(김대중)’로 불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67년 6·8 총선 때 목포에서 출마할 당시 선거운동원으로 인연을 맺은 뒤 김 전 대통령의 ‘40년 그림자’로 함께했다. 18대 총선 공천 탈락과 탈당, 낙선의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4월 ‘김대중 정신’ 계승을 내세워 평화민주당을 창당했다. 김 전 대통령 서거 2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한 대표는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김대중 정신은 인권과 민주주의, 약자를 위한 삶”이라면서 “김대중 정신은 정치권이 아니라 국민이 계승할 때 완성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 서거 2주기다. 한 대표가 생각하는 ‘김대중 정신’은 무엇인가. -한평생을 인권과 민주주의, 자유를 위해 싸우고 항상 약자의 편에 서서 그들을 보호했다. 한국 복지의 틀을 완성시켰다.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고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뤘고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이다. 평생 곁에서 모신 데 대해 자부심을 갖는다. →리틀 DJ로 불린다. 한 대표는 ‘김대중 지분’을 얼마나 갖고 있다고 생각하나. -정작 김 전 대통령은 한번도 나를 그렇게 안 불렀다. 대통령이 불러 줘야 인정받는 것 아닌가. 오히려 나는 그런 별명으로 견제와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우려했다. →정치세력으로서 동교동계의 존재감이 많이 미약해졌다. -맞다. 그런 점에서 친노 세력과 동교동계는 비교된다. 노무현 대통령을 만든 사람들은 취임 이후 내각이나 청와대로 갔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을 만들려고 했던 공신들은 그러지 못했다. 거기에 불참한 사람은 인정을 못 받았다. 동교동계는 정치적 인격이 완성되지 못했다. 우리는 거울에 비춰 보고 김 전 대통령과 같으면 발언하고 틀리면 발언하지 않았다. 개성이 없다. 동교동계가 주체성을 가진 존재가 되길 원한다. 야권 내부에서 용병처럼 여기저기 선거운동만 하는 건 보기 안 좋다. →현 민주당은 김대중 정신을 이어받고 있나. -정치를 시작한 뒤 지금까지 계보도 소신도 바꿔 본 적이 없다. 그러나 나는 민주당을 떠났다. 민주당은 나 같은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민주당은 김 전 대통령을 팔아는 먹되 섬기지는 않는다. 손학규 대표가 민주당 대표가 되는 데에는 김 전 대통령의 힘이 컸다. 그런데 민주당은 18대 총선에서 김 전 대통령의 아들도 공천하지 않았다. 한나라당 사람이 주인으로 오면서 정통성이 훼손됐다. 김 전 대통령이 손학규 대표를 밀 때 나는 반대했다. 뿌리는 있는데 가지와 열매도 없는 야권의 현실이 슬프다. →김 전 대통령은 민주당을 중심으로 단결하라고 하지 않았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대북송금 특검부터 했다. 김대중의 자식이 아니라고 선언한 것이다. 햇볕정책도 평화번영 정책이라고 했다. 2006년 남북 정상회담도 2차가 아니라 10월 정상회담이라고 명명했다. 김대중의 흔적을 지우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열린우리당은 아들이 정권 잡아도 아버지 사람들을 절대 쓰지 않을 정당이라고 했다. 열린우리당이 민주당 옷을 입고 주인 행세를 했다. 민주당의 정체성은 없어진 지 오래다. →그래도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다. -개인적으론 호형호제한다. 잘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정당을 바꿔 성공한 예는 영국의 처칠 정도고 미국에서는 없다. 한국 정치사도 마찬가지다. →내년 총선, 대선을 앞두고 야권의 통합 논의가 분분하다. -통합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인위적으로 할 필요는 없다. 현재 야권 통합 논의는 정당과 정치인 자신을 위한 것이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다. →김 전 대통령이라면 야권 통합(연대)을 어떻게 할까. -김 전 대통령도 전부 힘을 합치라는 거지 통합하라고 한 건 아니다. 1992년 대선 패배 후 민주당에 결합하지 않고 창당했다. 김 전 대통령은 연합을 통해 정권교체를 이뤘다. 무조건 통합만이 지상명제가 아니다. 경쟁하면서 국민의 선택 폭을 넓혀 주고 좋은 인물을 끌어들여야 한다. →호남 물갈이론이 통합(연대)의 변수가 되고 있다. -선거 때마다 나온다. 이래서는 전라도 정치력이 성장할 수 없다. 다선 의원들의 경험에서 대국민 설득력이 나오고 타협의 지혜도 나온다. 정당은 지역 당부터 시작해야 성공한다. 김 전 대통령도 그 기반 위에서 정권교체를 이뤘다. →평화민주당 창당 1년이다. 한 대표는 지역 정체성을 앞세우는데 김 전 대통령을 호남에 가두는 것 아닌가. -정치는 지역 때문에 존재한다. 평민당 창당은 정치 소비자들에게 문호를 개방한 면도 있다. 정치 독점을 타파해야 한다. 공천 독점, 국회 독점, 투표 독점이 정치 독점의 요체다. 공천권을 주민에게 줘야 한다. 평민당은 김대중 정치의 표본을 계승하면서도 구정치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다. →2012년 총선에 출마하나. -내년 총선에 전남 무안·신안 출마를 준비 중이다. 고향 사람들의 정치력을 회복할 것이다. 김 전 대통령 시절엔 전국을 다니느라 지역민에게 소홀했다. 새 출발을 할 것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17) 당나라 고문(古文)운동의 리더 한유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17) 당나라 고문(古文)운동의 리더 한유

    세상에 백락이 있은 연후에 천리마가 있으니 천리마는 항상 있으나 백락은 항상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비록 준마가 있더라도 노예의 손에 모욕을 당하다 (보통 말과 함께) 마굿간에서 나란히 죽어 끝내 천리마로 일컬어지지 못한다.(중략) 천리마를 채찍질하되 그 도로써 하지 아니하며 이를 먹이되 능히 그 재주를 다하게 하지 못하며, 울어도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채찍을 들고 말에 임하여 말하되 “천하에 좋은 말이 없노라.”하니 슬프도다. 참으로 말이 없느냐, 참으로 말을 알아보는 자가 없느냐?(‘잡설·雜說 중’) ●천리마, 백락을 찾아 나서다 송대(宋代)의 문장가 소식이 “문장으로써 8대 동안의 쇠미한 풍조를 진작시키고 도의로써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천하를 구제했다.”고 칭송했던, 당대(唐代) ‘고문(古文)운동’의 리더이자 송대 ‘신유학’(新儒學)의 계보를 논할 때 맨 앞자리에 놓이는 사상가 한유(韓愈·768~824). 그러나 한유의 청년 시절은 곤궁하고 암울했다. 당나라 대종 연간에 태어난 한유는 조실부모하고 형님마저 일찍 세상을 떠나 의지할 가문도 어른도 없었던, 실질적인 소년가장이었다. 집안을 일으키고 세상에 이름을 남길 방법은 과거(科擧) 합격을 통한 출세밖에 없었다. 그러나 과거를 보려 해도 추천이 있어야 했고 명문가의 자제들은 특채로 임용되었다. 한유는 자존심을 내던지고 재상의 집 근처에 머물며 자신의 추천을 부탁하는 편지를 연거푸 보낸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그는 한순간도 자부심을 버리지 않는다. 스스로 천리마임을 자처하고, 세상에 그 천리마를 알아주는 이가 없음을 탄식한다. 천리마는 여기 있으나 백락은 여기 없구나! 그럴진대 천리마가 스스로 백락을 찾아 나서는 수밖에 없지 않은가. 한유가 살았던 시대는 당나라가 경제, 문화적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던 성당 시절에서 중당으로 넘어가던 때였다. 이 전환의 결정적 계기는 755년에 일어난 안사(安史)의 난이었다. 대규모 용병을 지휘하며 세를 키워가던 군벌의 잦은 반란으로 정치는 불안했고 유랑민이 속출했다. 당 제국은 일시에 혼란에 빠졌지만, 귀족들은 조정의 관직을 세습하면서 도교의 양생술이나 불교의 마음 수행에 빠져 백성들의 고통을 나 몰라라 했다. 도대체 세상을 걱정하고 경영하는 자는 누구인가. 이런 탄식 속에서 한유는, 마음을 다스리고 뜻을 바로 하는 것이 천하 국가를 위한 일이라는 유학의 도(道)를 종주(宗主)로 삼아 스스로를 ‘유학자’로 정립한다. 당시의 사상적 조류는 불교와 도교였으며, 유학의 도는 쇠미해진 옛날의 도[古道]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한유는 이 유학의 도(道)야말로 백성을 구제하고 시대를 쇄신할 수 있는 무기라고 생각했다. 이런 신념하에, 어찌할 수 없는 신분의 특권을 인간의 능동적인 배움으로 뛰어넘고자 스승 되기를 자처했다. 그는 “옛날 성인은 보통 사람을 능가하는 데도 스승을 찾아 물으러 다녔고 지금의 사람은 성인보다 한참 부족한데도 스승에게 배우는 것을 부끄럽게 여긴다.”(사설·師說)라고 말하며 스승과 제자로 이어지는 배움을 강조한다. 벼슬길에 나아가면 성인의 도를 실천하고, 물러나면 성인의 도를 전파하는 것이 유학자였기 때문에 제자를 키우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장유(長幼)와 귀천(貴賤)에 상관없이 누구든 배우면 성인의 도에 이를 수 있다는 그의 주장은 당시의 견고한 귀족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었다. 한유에게 유학은 고리타분한 ‘옛 학문’(古之學)이 아니라 가장 혁신적인 ‘현재의 학문’(今之學)이었던 것이다. ●뿌리를 길러 열매 맺기를 기다리시오 새로운 사상은 새로운 글쓰기를 낳는 법. 한유가 귀족주의에 대항한 또 다른 방법은 글쓰기를 혁신하는 것이었다. 당대 글쓰기의 조류는 성당 시절의 화려함이 그대로 드러나는 변려문(?儷文) 형식이었다. 변(?)은 두 마리 말이 나란히 수레를 끈다는 뜻이고, 려(儷)는 한 쌍의 남녀라는 뜻으로, 글을 쓸 때 글자와 성조(聲調)를 고려하여 나란하게 대구를 맞춰 쓰기 때문에 변려문이라 한다. 변려문은 한자의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중국 문학의 예술성을 한껏 높이는 글쓰기였다. 그러나 미적인 아름다움만 추구하는 변려문은 당시의 어지러운 현실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귀족들의 자족적인 글쓰기가 되고 말았다. 한유는 변려문의 알맹이 없는 공허함을 비판하면서 성인의 도를 드러낼 수 있는 고문(古文)으로 문풍의 변혁을 꾀한다. 한유의 주장은, 내용은 없고 화려하기만 한 지금의 글(時文)을 배척하고 누구나 읽을 줄만 알면 그 뜻을 이해할 수 있는 예전의 문장을 쓰자는 것이다. 고문이란 당나라 이전 선진(先秦), 양한(兩漢) 시대의 산문적 글쓰기를 지칭한다. 맹자(孟子) 이후로 단절된 성인의 도를 계승할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고 자부하던 한유에게 고문은 옛 성인의 도가 담긴 모범적 글쓰기였다. 따라서 그의 ‘고문 운동’은 단순한 문장의 개혁을 넘어서, 귀족주의적 세계관에 대항하는 사상투쟁의 일환이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한유의 고문 운동은 중소 지주층, 과거 수험생인 젊은 지식인 계층에게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남에게 보여주었을 때 남이 비웃으면 나는 기뻤고, 칭찬하면 근심했다.”라고 할 정도로, 한유는 전력을 다해 당시의 문장과 거리를 둔다. 그 결과 한유의 문장은 전고(典故)도 없고 성운(聲韻)도 없는 기이한 것이 되었다. 한유 문장의 특징을 한 글자로 요약하면 ‘기(奇)’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변려문의 인습에 얽매이지 않는, 그의 독창적 글쓰기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한유는 고문의 담백한 문체와 명징한 내용 전달을 본받으면서도, 시를 산문처럼 쓰기도 하고, 글자를 반복해서 리듬감을 살리는가 하면, 참신한 소재를 글쓰기의 주제로 삼는 등 자신만의 파격을 감행한다. 그가 내세웠던 ‘유학의 도’는, 전통과 혁신이 통일된 글쓰기 속에서 효과적으로 되살아날 수 있었던 것이다. 기존의 문장을 답습하는 것은 사유 자체를 답습하는 것이다. 언제까지 귀족적 질서에 종속되어 살 텐가. 새롭게 생각하고, 새롭게 써라! 한유의 고문 운동은 자기 시대 안에서 자기 시대를 극복하고자 했던 한 지식인의 처절한 ‘반시대적 고찰’의 산물이었다. ●마음이 편치 않으면 운다(不平則鳴) “대개 만물은 평정을 얻지 못하면 소리를 내게 된다. 초목은 소리를 내지 않지만 바람이 흔들면 소리를 내고, 물은 소리가 없지만 바람이 움직이면 운다. 만물이 뛰어 오르는 것은 무엇인가가 그것을 쳤기 때문이고 그것이 내달리는 것은 무엇인가가 그것을 막았기 때문이고 그것이 끓어오르는 것은 무엇인가가 데웠기 때문이다. 소리를 내지 않는 쇠나 돌을 무엇인가가 치면 소리를 낸다. 말에 있어서 또한 이와 같아서 사람은 부득이한 일이 있은 뒤에야 말을 하게 된다. 노래하는 것은 생각이 있어서이고 우는 것은 가슴에 품은 것이 있어서이다. 입에서 나와 소리가 되는 것은 모두 마음에 편안하지 못한 것이 있어서일 것이다(不平則鳴).” 한유는 평생 소리를 냈다. 청년 시절의 불우함, 유학자를 자처하며 많은 사람들과 논쟁하는 과정에서 시달렸던 비방, 두 번의 유배 생활, 생계를 위해 써준 묘지명 때문에 무덤에 아첨했다는 불명예까지, 그야말로 “평정을 얻지 못한” 한평생이었다. 56세에는 장안의 행정과 사법을 담당하는 장관인 경조윤의 자리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한유는 평생토록 시대의 부침 속에서 민감하고도 과감하게 “소리를 냈다(鳴)”. 깊은 울림을 주는 그의 문장에 공명(共鳴)한 이들은 새로운 지식인 계층을 형성했고, 그가 내세운 ‘도’(道)는 훗날 후학들이 걸어가는 길이 되었다. 백락이 없음을 한탄하던 천리마의 고성(高聲)은 지금 우리에게까지 전해진다. 우리는 천리마인가, 백락인가. 천리마가 되지 못할 바에야, 천리마를 알아보는 백락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 세상 모든 소리(鳴)에 귀 기울이면서, 그 안에 담긴 ‘불평심’(不平心)과 공명해야 하지 않을까. 홍숙연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 [평창 2018 이렇게] 히딩크 같은 용병술 붉은악마 끓는 열정

    [평창 2018 이렇게] 히딩크 같은 용병술 붉은악마 끓는 열정

    “인내가 성공을 거뒀다.”는 뉴욕타임스의 평가처럼 은근과 끈기로 세 차례 도전한 끝에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게 됐다. 대한민국 모두가 힘을 합쳐 만들어낸 성과다. 평창과 체육계, 정부, 재계, 국민이 대회 유치에 한마음이었다. 동계올림픽 개최는 많은 전문가가 평가하는 것처럼 우리나라 동계스포츠를 폭발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다. 아시아 동계스포츠의 저변 확대에도 커다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일본을 빼고는 아시아는 동계스포츠의 불모지다. 이번 대회 유치를 계기로 평창이 동계스포츠의 명소가 될 수 있는 획기적인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꿈을 이룬 기쁨을 실컷 만끽했으니 이젠 현실을 들여다볼 때가 됐다. 동계스포츠의 변방이나 다름없는 우리나라가 평창동계올림픽을 ‘남의 잔치’로 치르지 않으려면 남은 7년 동안 준비해야 하는 일이 많다. 동계스포츠의 저변 확대는 물론 국민들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선수층을 두껍게 만드는 것도 시급하다. 인프라 구축에 대해서는 유치위원회가 심혈을 기울여 청사진을 만들었다. 프레젠테이션 등을 통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을 감동시킬 만큼 훌륭했다. 계획대로만 진행되면 흠잡을 데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림픽 경기장 시설은 가능한 한 빨리 지을 필요가 있다. 대회 개막 전이라도 많은 종목별 대회를 유치해 치르면 동계스포츠의 저변이 넓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경기가 많이 열리면 해당 스포츠가 발전하고 팬들도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이는 선수들이 힘을 얻어 경기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울러 무관심과 적은 지원 속에 악전고투해 오던 동계스포츠 선수들에게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동계스포츠는 전문적인 기술이 중요한 종목이 많아 선진국과 후진국의 경기력 격차가 심한 편이다. 자주 전지훈련을 내보내 선진국 선수들을 보고 배울 기회를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외국인 지도자와 전문가들을 받아들이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스키나 바이애슬론 등에서 코치는 물론이고 기록에 큰 영향을 주는 왁싱 기술자들을 불러들여 비법을 전수받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이스하키도 아시아리그에서 더 적극적으로 일본과 교류하면서 북미나 유럽 쪽으로 눈을 돌리는 방법이 있다. 한라에서 뛰는 재미교포 공격수 알렉스 김(32)의 사례처럼 북미에서 꿈을 키우는 한국계 선수들에게 한국 아이스하키 진출 가능성을 타진한다면 단기간에 더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또 경기장을 세팅하는 아이스메이커의 영향력이 큰 컬링에서는 외국에서 유학 중인 한국인 아이스메이커들에게 일자리를 주면서 세계적으로 커 나갈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나아가 선수층을 두껍게 만드는 작업도 중요한 과제다. 대다수 동계스포츠는 그동안 비인기 종목 신세를 면치 못했기 때문에 그만큼 선수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우선 학교 체육이 동계스포츠로까지 외연을 넓히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동안 봅슬레이나 바이애슬론, 컬링 등은 물론이고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스키 종목도 학교 체육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지리적 제한이 크다 보니 강원도나 전북 등 산간 지역 학교만 선수 수급의 ‘병참’ 노릇을 했다. 강원도에 세계 수준의 경기장이 들어서고 교통 사정도 원활해진다면 수도권을 비롯한 다른 지역 학교에서도 동계스포츠가 뿌리를 내릴 수 있다. 여기서 배출되는 선수들은 2018년 동계올림픽은 물론이고 그 이후로도 한국 동계스포츠를 이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또 종목별로 국가대표 선수들만 길러낼 것이 아니라 탄탄한 상비군 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는다. 각 종목은 평창 유치 이후 꿈나무-청소년-국가대표 후보-국가대표 등 4단계나 3단계 체제로 선수 육성 시스템을 갖출 계획을 세워 두고 있다. 지난해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을 맡아 ‘빙속 신화’를 지휘했던 김관규 대한빙상경기연맹 전무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은 ‘신화의 재현’이 아니라 전체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경기장 시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지를 미리 고민해야 한다. 평창이 한국과 아시아 동계스포츠의 요람이자 복합 레저타운이 될 수 있도록 교통망 구축 등도 신경 써야 유종의 미를 얻을 수 있다. 그래야 평창 유치의 슬로건인 ‘새로운 지평’(New Horizons)을 열어 꿈을 현실화시킬 것이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노예보다 포로가 낫다”

    리비아 반군들은 지난주 카다피군이 진을 치고 있는 트리폴리 인근 카와리시 마을을 급습하다 황당한 상황을 맞았다. 격렬한 총격전을 예상하며 한껏 긴장한 채 마을로 쳐들어 간 반군은 곧바로 카다피 정부군 200여명과 맞닥뜨렸다. 그런데 러시아산 칼라슈니코프 소총으로 무장한 이 카다피군 병사들은 반군을 보자마자 일제히 소총을 땅에 내려놓고는 두 손을 치켜들며 항복했다. 단 한 발의 총도 쏘지 않았고, 오히려 반군을 기다렸다는 듯 순순히 투항했다. 반정부 시위로 시작된 리비아 내전 사태가 5개월 넘게 계속되면서 카다피 친위부대원의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애초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에 대한 충성심이 없던 용병은 물론 리비아 국적의 군인들조차 수개월째 임금을 받지 못하자 전장을 탈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반군이 장악한 리비아 서부 진탄의 임시 교도소에는 14일(현지시간) 147명의 정부 측 포로가 수감돼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대부분 최근 몇 주 사이 붙잡힌 카다피 정부군 병사들로, 용병도 25명 포함돼 있었다. 17세 소년에서 47세 중년 남성까지인 이들 포로는 교도소 신문 과정에서 “카다피 측의 감언이설에 속아 노예처럼 생활했다.”고 털어놓았다. 반군의 대공세에 밀려 수도 트리폴리 수성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카다피 정권은 “수도가 반군에게 점령된다면 도시를 폭파해 버리겠다.”며 반군과 국제사회를 위협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정 이병 “성경 태우고 전투복에 불… 가혹 행위 당했다”

    정 이병 “성경 태우고 전투복에 불… 가혹 행위 당했다”

    해병2사단 총기사건 수사본부는 7일 해병대 총기 사건의 공모 혐의로 전날 긴급체포한 정모(20) 이병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총격으로 병사들을 살해한 김모(19) 상병은 수류탄에 의한 파편상이 심해 대전 국군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수사를 받고 있다. 수사본부는 이번 사건이 소속부대원과 무기, 부대 내 관리가 허술해 발생한 총체적 문제로 잠정 결론냈다. 부대 내 가혹행위와 부대관리가 허술했던 점 등에 대한 조사도 강도 높게 진행 중이다. ●가혹행위·총기관리 허술 고강도 조사 수사본부 관계자는 브리핑을 통해 “김 상병과 정 이병이 지난 6월 초순께 ‘힘들다. 휴가 때(7월 말) 사고 치고 도망가자’는 내용의 대화를 통해 두 사람이 (사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사건의 실질적인 범행 모의는 사건 발생 당일인 4일 오전 이뤄진 것으로 두 사람의 발언이 일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상병은 사고 당일 오전 7시 30분께 창고에서 소주 한 병을 마신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김 상병은 정 이병을 창고로 불러내 함께 범행을 모의했다. 김 상병이 “○○○을 죽이고 싶다.”고 말하자 정 이병은 처음엔 “그러지 마십시오.”라고 말렸지만, 잠시 후 “소초원들 다 죽이고 탈영하자.”고 제안했다. 자신 역시 평소 괴롭힘과 무시당한 것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지금 죽이자.”면서 함께 창고 밖으로 나왔다. 당초 고가초소의 경계 근무자로부터 총기를 탈취하려 했지만 실패 가능성이 크자 상황실로 향했다. 김 상병은 오전 11시 20∼35분께 K모 일병의 K2소총과 탄약(실탄 75발, 공포탄 2발, 수류탄 1발)을 훔쳤다. 초기 조사과정에서 발표된 탈취 시간 ‘오전 10시∼10시 20분’은 김 상병과 정 이병의 진술 없이 다른 병사들의 진술에 의존해 추정한 것이라고 조사본부 측은 설명했다. 당시 상황실 근무자는 3명이었지만 2명은 자리를 이탈해 있었다. 생활관 복도에 있던 총기 보관함은 근무자 교대를 위해 열려 있었다. 관행대로였다. 실탄이 들어 있는 탄통은 간이탄약고 안이 아닌 위에 놓여 있었다. 역시 근무자의 편의를 위한 것으로 수사본부는 판단하고 있다. 당직병인 슈미트(관측장비의 일종) 운용병은 김 상병의 절취 상황을 알아채지 못했다. 김 상병은 정 이병에게 수류탄 1발을 주고 고가초소를 폭파하라고 지시했다. 정 이병은 고가초소 근처까지 갔지만 총성을 듣고는 두려움에 돌아왔다. 공중전화 부스 부근에서 김 상병이 쏜 총에 맞아 쓰러진 이승렬 상병을 발견하고는 고가초소 근무자에게 이를 알려준 뒤 계속 피해 다녔다. 정 이병과 만나 그가 수류탄을 터트리지 못한 것을 안 김 상병은 “너랑 나랑 같이 죽자.”면서 안전핀을 뽑았다. 하지만 정 이병은 순간적으로 문을 열고 달아났다. 정 이병은 현재까지 “김 상병과 대화를 나누고 수류탄을 받아 들었지만 실제 범행을 실행할 것에 대해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범행을 제의한 정 이병은 그동안 자신이 당한 가혹행위에 대해 진술했다. ●김 상병, 소주 한 병 마시고 범행 수사본부의 조사에서 정 이병은 “김모 병장이 병장은 하나님과 동급”이라면서 “성경책을 읽지 말라고 압박하고 성경책에 불을 붙였다.”고 밝혔다. 또 “성기를 태워버리겠다.”면서 전투복 지퍼에 살충제를 뿌린 후 불을 붙이는 가혹행위를 했다고 진술했다. 정 이병이 당한 가혹행위에 대한 진술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또 다른 김모 상병은 이유 없이 정 이병을 상황실에 3시간 정도 앉혀 놓고 자극적인 연고를 목과 얼굴에 바르고 씻지 못하게 했다. 신모 상병은 자신이 몇 번째로 좋아하는 선임이냐를 묻고 이모 상병을 좋아한다고 답한 정 이병을 폭행했다. 조사본부는 이어 김 상병에 대한 2차 조사에서 “처음에 기수열외와 구타, 왕따가 없어져야 한다고 답한 것은 조만간 자신이 기수열외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후임병들에게 무시당하는 등 기수열외에 대한 공포감 때문이란 것이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프로야구] LG 선발 주키치 ‘깜짝 마무리’

    [프로야구] LG 선발 주키치 ‘깜짝 마무리’

    프로야구 LG 박종훈 감독의 또 다른 ‘깜짝 카드’는 주키치였다. 주키치는 7일 대전 한화전 8회 말 마무리로 등판해 24개의 공을 던지며 삼진 2개를 잡아 팀의 4-1 승리를 도왔다. 불과 이틀 전 한화전에 선발로 나와 8이닝까지 올 시즌 자신의 최다 투구 수인 123개의 공을 던진 상태였다. 박 감독은 전날에도 선발 박현준을 불펜으로 경기에 내보내는 1차 깜짝 카드를 선보였다. 4연패 늪에 빠졌던 터라 앞뒤 가릴 형편이 아니었다지만 이틀 연속 선발 로테이션의 흐름을 뒤흔드는 용병술을 쓴 것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이기는 게 능사는 아니기 때문이다. 주키치도 훌륭했지만 이날 선발로 나섰던 또 다른 외국인 에이스 리즈도 나무랄 데 없는 플레이를 보여 줬다. 지난 1일 두산전에서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2와3분의2이닝만 던지고 강판됐던 위태로움은 찾아볼 수 없었다. 리즈는 주키치에게 바통을 넘겨주기 전까지 안타는 4개만 내주고 삼진은 8개나 잡으며 호투했다. 비록 7회 말 대타 박노민(한화)에게 115m짜리 솔로홈런을 내주면서 1실점했지만 150㎞ 중반을 넘나드는 특유의 빠른 직구가 살아난 게 고무적이었다. 반면 한화는 4번타자 최진행이 허리 부상으로 빠진 데다 그 자리를 메운 가르시아마저 피로 누적을 호소하며 6회 경기에서 빠지는 이중고를 겪었다. 가르시아는 한화로 오자마자 홈런 6개를 몰아치며 6월 최우수선수(MVP)로까지 선정됐지만 이달 들어서는 홈런 없이 안타만 4개 기록하며 숨을 고르고 있다. 군산에서는 KIA가 넥센을 7-5로 누르고 1위 삼성을 반 경기차로 바짝 쫓았다. 두산-롯데(잠실), SK-삼성(문학)전은 비 때문에 취소됐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프로야구] KIA 로페즈, 완벽 싱커… 밸런스 굿

    [프로야구] KIA 로페즈, 완벽 싱커… 밸런스 굿

    KIA 아퀼리노 로페즈가 최고 용병으로 돌아왔다. 지난 시즌 많이 부진했었다. 시즌 뒤엔 퇴출설도 돌았다. 그러나 재계약에 성공했고 준비를 많이 했다. KIA의 선택이 옳았다. 올 시즌엔 다시 2009년 같은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리그 최고 이닝이터에 승리의 보증수표다. 지난 5일 군산 넥센전에서 9승째를 올렸다. 다승 공동선두. 지난 시즌과는 수치상으로나 내용상으로나 완전히 달라졌다. 어떻게 얼마나 달라졌을까. ●숫자가 증명한다 가장 단순한 것부터 비교해 보자. 지난해 딱 이 시점(7월 5일)까지 로페즈는 15경기에 나서 1승에 그쳤다. 극단적으로 부진했다. 올 시즌엔 역시 15번 경기에 나서 9승을 거두고 있다. 페이스가 완전히 다르다. 수치를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자. 두드러지는 점이 있다. 홈런이 줄었다. 지난해 같은 시점까지, 로페즈는 홈런 19개를 맞았었다. 당시 피홈런 1위였다. 올 시즌엔 현재, 9개 홈런만 맞고 있다. 좋은 징조다. 로페즈의 트레이드마크는 싱커를 이용한 땅볼 유도다. 지난 시즌엔 이 싱커가 제대로 말을 듣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땅볼보다 뜬공이 많아졌다. 지난 시즌 땅볼/뜬공 비율은 1.20이었다. 올 시즌엔 1.40이다. 땅볼이 많이 나오고 있다. 구위가 정상으로 돌아갔다는 얘기다. 땅볼이 많아지니 홈런 수도 줄고 장타도 적게 허용한다. 지난 시즌 로페즈의 피장타율은 .466이었다. 올 시즌엔 .361로 줄었다. 이닝이터로서의 능력도 좋아졌다. 지난 시즌 평균 6이닝을 책임졌다. 올 시즌엔 7이닝으로 늘어났다. 15번 선발 등판 가운데 5회를 책임지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온 적이 한 번도 없다. 완투도 3번 기록했다. ●무엇이 달라졌나 2009시즌 맹위를 떨쳤던 주무기를 찾았다. 오른손 타자 몸쪽으로 떨어지면서 휘는 싱커가 부활했다. 지난 시즌엔 이 공이 밋밋했다. 싱커가 밋밋하면 장타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치기 좋은 몸쪽 공에 불과하다. 이러면서 악순환이 시작됐다. 싱커가 통하지 않자 승부를 바깥쪽으로 옮겼다. 바깥쪽 직구와 슬라이더로 승부했다. 그러나 직구의 위력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직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슬라이더는 힘을 쓰지 못한다. 수싸움은 단순해졌고 위력은 떨어졌다. 장타를 많이 맞을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엔 싱커가 완벽해졌다. 빠르고 예리하다. 알고도 못 치는 수준이다. 전담 포수 차일목은 “안타를 많이 맞아도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다. 싱커가 제구되면 다음 타자를 병살로 잡으면 그만”이라고 했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 시즌 전 훈련을 많이 하면서 투구 밸런스가 좋아졌다. 상체와 하체 중심이동이 자연스러워졌다. 체력과 근력도 완벽한 상태다. 조범현 감독은 “로페즈의 근육은 공을 던지기에 최적화된 상태다. 투구 수 100개를 넘어가도 구위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자기조절을 못해 스스로 무너지던 모습도 사라졌다. 지금 로페즈는, 리그 역사상 최고 용병 자리를 향해 달리고 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와인에 흠뻑 젖어봐” 스페인의 와인 전투

    흥겨운 전쟁놀이 ‘와인 전투’가 29일(현지시간) 성황리에 개최됐다. 와인 전투는 스페인 북부 라리오하 지방 아로에서 매년 이맘때 열리는 포도주축제로 올해는 외국인을 포함해 5000여 명이 참가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등지에서 와인을 사랑하는 ‘용병들’이 다수 스페인으로 원정, 참전했다. 와인 전투는 표현 그대로 와인을 사용하는 물싸움 놀이다. 와인을 발사하고 뿌리는 한바탕 전투가 벌어지면 전장은 핏빛(레드 와인)으로 물든다. 올해 전투에선 와인 5만 리터가 총탄으로 사용됐다. 물론 값비싼 고급 와인을 길바닥에 뿌릴 수는 없는 일. 전투에는 2등급 와인이 사용된다. 총탄은 와인으로 정해져 있지만 발사도구에는 제한이 없다. 올해 전투에는 20리터들이 물통, 분사기, 물총, 물대포, 대야, 물받이 등 다양한 무기가 등장했다. 현지 언론은 “온도가 12도까지 낮아져 와인으로 몸을 적시기엔 쌀쌀한 날씨였지만 전투현장은 와인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알카에다 동아프리카 지도자 사망

    알카에다 최고 지도자인 오사마 빈라덴이 미국 특수부대원들에 의해 사살된 지 한 달여 만에 알카에다의 동아프리카 지도자 파줄 압둘라 모하메드(37)가 소말리아군에 의해 사살됐다. 11일(현지시간) 케냐 현지 언론들과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들은 1998년 240명이 죽고 5000여명이 다친 케냐·탄자니아 미국 대사관 동시 폭탄 테러의 주범인 모하메드가 지난 7일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 인근에서 사살됐다고 보도했다. 소말리아 과도정부와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DNA 테스트 결과 모하메드의 사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모하메드가 사살된 것은 알카에다와 추종세력, 이들의 동아프리카 활동에 중대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모하메드는 지난 7일 밤 자신이 이끌고 있는 테러 조직 알샤비브의 무장요원 1명이 운전하는 검정색 도요타 SUV를 타고 소말리아 보안군의 통제구역으로 잘못 들어갔다가 정지 명령을 무시하고 총격전을 벌이다 사살됐다. 모하메드가 타고 있던 차에서는 현금 4만 달러와 약품, 랩톱 컴퓨터, 휴대전화 등이 발견됐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모하메드에 대해 5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어 놓은 상태다. 컴퓨터와 변장의 귀재로 알려진 모하메드는 아프리카 섬나라 코모로에서 태어나 케냐와 코모로 국적을 보유하고 있다. 알카에다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자살폭탄 등 테러 전술을 개발하고 아랍권에서 테러 자금을 모으는가 하면 외국으로부터 무장용병 등을 모집하는 등 알카에다 내에서 중책을 맡아 왔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강국진 순회특파원 중동을 가다] (4) 민주화 무풍지대’ 중동 산유국

    [강국진 순회특파원 중동을 가다] (4) 민주화 무풍지대’ 중동 산유국

    어디에서도 소형차를 찾아볼 수 없고, 어디에나 초고층 빌딩이 즐비한 곳.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선 중동을 휩쓸고 있는 민주혁명의 긴장감을 전혀 느낄 수가 없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아랍의 봄’은 없다고 단언한다. 오히려 북아프리카로 가려던 관광객과 해외투자가 행선지를 자신들 쪽으로 돌리고 있다며 즐거운 표정을 숨기지 않을 정도다. 민주화 요구가 중동을 뒤흔들지만 걸프만 인근 산유국엔 먼나라 얘기일 뿐이다. ●“지혜로우신 술탄·왕세자 덕택에…” 아부다비의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인터뷰하던 와엘 사브 회장의 블랙베리 전화기가 울렸다. 레바논 출신으로 아부다비 유력 가문 소유의 대기업인 마즈코프 전문경영인인 그는 잠깐 통화를 하더니 황급히 밖으로 뛰어나갔다. 곧이어 문틈으로 하얀색 전통 복장을 입고 명품 선글라스와 시계로 치장한 남성이 보였다. 회장도 꼼짝 못하게 하는 이 남성은 바로 ‘왕족의 개인사무실 매니저’였다. 쉽게 말해 왕족의 재산관리인이다. 이들은 왕족의 재산을 어디에 투자할지 결정하기 때문에 왕족 못지않은 권세를 누린다. UAE에서 왕족이나 그들의 대리인들에게 사전 예약이란 없다. 가고 싶을 때 가고 오고 싶을 때 온다. 인터뷰를 재개하려는데 왕족의 개인 고문은 양해도 없이 한국에서 찾아온 기자가 흥미롭다며 사브 회장 옆자리에 앉았다. 그는 아부다비의 최근 경제상황에 대한 답변을 마저 이어가던 사브 회장의 말을 가로채더니 한참을 아랍어로 떠들어댔다. 말인 즉슨, “지혜로우신 우리 술탄 셰이크 할리파 빈 자이드 알나하얀과 그의 아들이신 왕세자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빈 술탄 알나하얀의 지혜와 영도로 안 좋은 사태에서 벗어났다.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산유국 지배계급은 석유라는 생산수단을 독점함으로써 이를 바탕으로 국가와 국민을 통제한다. 생산에 따른 재화 분배도 국가, 즉 왕족 차지다. 막대한 오일머니 일부를 국민들에게 배분함으로써 혁명의 싹을 잘라 버린다. 국민들은 석유 중심 경제구조를 대체하거나 도전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 국민들은 “현명하시고 위대한 우리 지도자”만 외치며 왕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러기를 수십 년. 이제 걸프 산유국 국민들은 오일머니의 단맛에 취해 변화도, 개혁도 잊은 채 1년 내내 쇼핑과 휴가를 즐기며 ‘석유의 가을’을 누리고 있다. 적어도 UAE 515만명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사람들은 마르크스가 꿈꿨던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필요한 만큼 분배하는’ 공산주의 사회 속에서 살고 있다. 물론 외국인들에겐 해당사항이 없다. 가난한 사람들은 정부가 건립하는 상가를 무료로 분양받거나 서민용 주택을 무료로 제공받는 등의 방법으로 생계를 유지한다. ‘내국인’ 가운데 먹고사는데 곤란을 느끼는 사람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은 물론 해외 유학까지 무상이고 취업도 쉽다. ●유학까지 무상 교육… 일 안해도 월급 정부 공무원으로 취업하기만 하면 곧바로 억대 연봉을 받을 수 있고 ‘스폰서제도’ 덕분에 막대한 돈을 앉아서 벌 수 있다. 외국인 투자기업이 법인이나 지사 등을 설립할 때 반드시 자국민 스폰서를 지정하도록 한 덕분에 멋들어진 서명 한 번이면 해마다 막대한 배당을 챙길 수도 있다. 기야스 괴켄트 아부다비 중앙은행 수석경제학자도 스폰서제도를 정부가 세계화를 시도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할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UAE 국민들은 인생의 쓴맛도 모르고 사회비판의식도 없다. 돈만 많고 예의 없는 족속이 돼 간다. 한 한국 기업의 현지 사무소 직원은 아부다비에 있는 한 영화관에서 목격한 장면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직원이 몇 번이나 정중하게 재료가 다 떨어져서 팝콘을 팔 수 없다고 하는데도 내국인 젊은이는 ‘팝콘을 달라’고 소리치며 ‘시위’를 하고 있었다. 몇십 분 동안 지치지도 않고 그러고 있더라. 과자 사 달라며 떼 쓰는 유치원생을 보는 것 같았다.” ●아이폰·블랙베리 함께 가진 젊은이들 두바이에 거주하는 한 한국인은 “이곳 학교에 다니는 한국인 학생 가운데 누구도 성적이 하위권으로 떨어질까 걱정하지 않는다. 그건 언제나 자국 학생들 몫이기 때문이다.”고 귀띔했다. 코트라 두바이지사 박정현 과장은 “내국인들은 공공기관에 주로 취업한다. 근무시간은 똑같이 8시간이지만 근무 강도가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기관의 경우 채용 할당제 때문에 자국민을 채용한 뒤 월급은 그대로 지급하고 출근을 하지 말아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유인 즉슨 일을 잘하지도 못하는 데다 열심히 하지도 않고 직장 분위기만 해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UAE 국민들 중에서도 지위 차이는 있다. 육체노동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느냐가 그 기준선이 된다. 대부분 힘들게 일할 필요도 없고 돈도 넘쳐나니 이곳 젊은이들은 쇼핑을 하고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것으로 하루를 보낸다. 이들은 어떻게 먹고 마시고 놀지 고민할 뿐이다. 대형 쇼핑몰이나 커피숍에서는 삼삼오오 모여앉은 젊은이들이 대낮에 몇 시간씩 수다를 떠는 광경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과시욕도 엄청나다. 세계 최고층인 부르즈 칼리파, 세계에서 가장 큰 모스크인 아부다비 ‘그랜드 모스크’ 등 뭐든 세계 최고여야 직성이 풀린다. 한 국내 대기업 아부다비 본부장은 “주말이면 두바이 번화가는 두바이나 아부다비는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 번호판을 단 고급 차량들로 넘쳐난다.”면서 “대부분 환락시설에서 질펀한 음주 가무를 즐기는 사람들”이라고 귀띔했다. 아이폰과 블랙베리를 함께 갖고 다니는 내국인이 적지 않은데 사용법도 독특하다. 블랙베리는 이메일을 보내고 받는 데 쓰고 아이폰으로는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즐기는 식이다. 심지어 번호가 똑같은 아이폰을 두 대나 들고 다니는 경우도 있다. 한 여행가는 “대학생들이 자동차를 시원하게 유지하기 위해 강의를 듣는 두 시간 내내 에어컨을 켜두곤 한다.”고 꼬집었다. 보수적인 사회분위기를 보여주듯 UAE 여성들은 대부분 눈이나 얼굴만 남기고 전신을 가리는 전통의상인 니카브를 입고 있다. 하지만 소비욕구에서는 여성도 예외는 아니다. 천편일률적으로 검은색을 입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끝부분에 화려한 금박 자수를 입혀 멋을 냈다. 특히 핸드백은 과시욕구를 충족시키는 필수품목이다. UAE는 최소 몇 백만원 하는 루이뷔통·구치 등 명품 핸드백의 전시장이나 다름없다. ●외국인 노동자가 유일한 혁명 열쇠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UAE의 돈줄을 쥔 건 내국인이지만 국가를 움직이는 건 인구 80%를 차지하는 외국인들이다. 한 한국 기업인은 “정부 고위 관료 중에도 외국인이 상당수”라면서 “심지어 경찰과 군대까지도 자신들은 관리자 구실만 할 뿐 실질적인 업무는 모두 외국인을 고용해서 운용한다.”고 전했다. 고위직 상당수는 영국계와 인도계가 차지하고 있다. 대학에는 이집트에서 건너온 학자들이 부지기수고 집단 거주지에 모여 사는 하층노동자 대부분은 인도, 파키스탄, 필리핀 출신들이다. 지금까진 막대한 부를 바탕으로 군림하는 위치에 있는 내국인들. 하지만 석유자원이 고갈되고 나면 어떻게 될까. 적어도 지금처럼 흥청망청 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고 마땅한 노동 경험도 없는 이들의 생활상을 볼 때 앞으로도 UAE의 주인 노릇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한국기업 관계자는 “몇 년 전 이주노동자들이 며칠 동안 파업을 벌인 적이 있었는데 하루도 안 돼 말 그대로 국가 시스템이 마비돼 버렸다.”면서 “UAE에서 민주혁명이 일어난다면 그건 내국인이 아니라 이주노동자들 몫이다.”라고 전망했다. 지난 1월에는 두바이에서 대규모 폭동이 일어나 버스 여러 대가 파손되는 등 상당한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UAE 정부도 하층 노동자들을 잠재적 위협 세력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한 달 동안 두바이에선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을 벌여 노점상 350명을 포함한 500여명을 체포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미국 사설군사업체 블랙워터 창립자인 에릭 프린스가 아부다비 왕세자 요청으로 정원 800명 규모로 용병 특수부대를 만들었으며 이들의 주요 임무 가운데 하나는 시위 진압이라고 지난달 14일 보도했다. 개혁이 필요할 때 스스로 개혁하지 못하면 언젠가 남에 의해 개혁을 강요당하게 된다. 아부다비를 떠나기 위해 공항에 앉아서 언젠가 UAE 국민들은 자신들 땅에서 이방인이 돼 버린 아메리카 원주민 같은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고 있을 때 옆자리에 한 청년이 앉았다. 흰색 전통의상을 입고 아이폰과 블랙베리를 함께 들고 있는 게 영락없는 UAE 사람이다. 그런데 머리엔 야구모자를 쓴 게 눈길을 끈다. 이 청년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허름한 옷차림을 한 노인에게 자기 자리에 앉으라고 권한다. 노인이 괜찮다고 사양했다. 이 젊은이는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UAE 젊은이답지 않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글 사진 아부다비·두바이 강국진 순회특파원 betulo@seoul.co.kr
  • [프로야구] ‘무명 곰’ 서동환 첫 선발승 ‘감격’

    [프로야구] ‘무명 곰’ 서동환 첫 선발승 ‘감격’

    무명 서동환(25·두산)이 5년여 만에 눈물겨운 승리를 맛봤다. 서동환은 31일 문학에서 열린 프로야구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허용했지만 삼진 3개를 곁들이며 3안타 2볼넷 1실점으로 버텼다. 2006년 7월 9일 문학 SK전 이후 4월 10개월 21일 만에 선발 등판한 서동환은 이로써 2006년 4월 16일 잠실 삼성전에서 구원승을 따낸 이후 무려 5년여 만에 감격의 승리를 챙겼다. 서동환의 선발승은 생애 처음이며 통산 2승째(1패). 서동환은 직구 최고 구속이 144㎞에 그쳤지만 포크볼과 슬라이더가 위력을 발휘하며 SK 강타선을 잠재웠다. 서동환은 새 용병 페르난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난 28일 1군에 등록했다. 2008년 4월 25일 이후 3년여 만의 1군 복귀. 불펜 등판 한 차례 없이 곧바로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서면서도 눈부시게 활약했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서동환은 2군에서 꾸준히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감을 유지해 왔다. 올 시즌 2군에서 9경기에 등판해 2승 무패 2홀드, 평균자책점 1.95다. 신일고 시절 강속구로 주목 받았던 그는 2005년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에 입단, 기대를 부풀렸다. 하지만 그동안 통산 성적은 32경기에 나서 1승1패(평균자책점 6.88)가 전부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가 주무기이지만 ‘새가슴’으로 불려 안타까움을 샀었다. 3회말이 끝난 뒤 비로 19분간 중단됐던 이 경기에서 두산은 3안타에 그친 SK를 5-1로 물리쳤다. 두산의 2연승은 지난 4월 24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롯데는 사직에서 강민호의 천금 같은 끝내기 안타로 넥센을 8-7로 따돌렸다. 롯데는 7-7로 맞선 9회 말 선두타자 손아섭의 2루타와 이대호의 고의볼넷으로 맞은 무사 1·2루에서 강민호의 극적인 끝내기 안타로 혈전을 마무리했다. 롯데 이대호는 1회 2점포(13호)를 터뜨려 홈런 단독 선두를 지켰다. LG는 잠실에서 리즈의 역투와 1회 터진 이병규(2점)·윤상균(1점)의 홈런을 앞세워 KIA를 4-1로 꺾었다. 2위 LG는 선두 SK에 2게임차로 다가섰다. 리즈는 7과 3분의1이닝 동안 4안타 2볼넷 1실점으로 막아 4승째를 움켜쥐었다. 삼성은 대전에서 한화를 3-2로 제쳤다. 카도쿠라는 5와 3분의2이닝 동안 5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막아 3승째를 거뒀다. 9회 등판한 오승환은 15세이브째로 구원 선두를 질주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히딩크, 이번엔 첼시서 어퍼컷?

    2555년 전 태어난 부처는 “우주 만물은 항상 돌고 변한다.”고 했다. 또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다.”고도 했다. 틀림없는 진리다. 특히 요즘 유럽 프로축구 무대에 딱 들어맞는 이야기다. 그 ‘돌고 변할’ 대상은 각 팀의 감독들이고, ‘원인’은 다름 아닌 성적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석가탄신일인 10일 “프리미어리그 우승에서 멀어진 첼시의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을 대신할 후임 감독 선정에 고심하고 있다.”면서 “거스 히딩크 터키 대표팀 감독과 FC포르투(포르투갈)의 안드레 비야스 보아스 감독이 유력한 후보다.”라고 보도했다. 첼시는 2010~11시즌 정규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나란히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 막혀 우승에 실패했다. 또 가디언은 “히딩크 감독이 최고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면서 “그는 2009년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을 대신해 첼시의 지휘봉을 잡아 FA컵 우승을 이끄는 등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이 요청을 터키와의 의리를 이유로 정중히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고, 첼시는 그를 기술 고문으로라도 ‘모시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시즌에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정상을 지켜낸 FC바르셀로나의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은 팀을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8년 사령탑에 올라 유럽 무대의 모든 타이틀을 차지한 과르디올라 감독의 새로운 도전지는 이탈리아 세리에A인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인 축구의 전설적 존재인 루이스 수아레스는 이탈리아의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도전을 원하는 과르디올라는 이탈리아를 잘 알고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인테르 밀란행은 올바른 선택이 될 것이다.”면서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이미 지난해 12월 논의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수아레스의 말이 현실이 된다면 올 시즌 초라한 성적을 거뒀지만 인테르 밀란에 남기 원하는 레오나르두 감독도 안첼로티 감독과 같은 신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레알 마드리드의 조제 모리뉴 감독은 다음 시즌에도 ‘타도 바르셀로나’를 목표로 ‘지략과 독설’을 이어 갈 전망이다. 어떤 변화에도 장수하는 감독이 있다. 1986년 취임한 뒤 26년째 맨유를 이끄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위상은 전혀 흔들림이 없다. 위기는 있었지만 경질설이 나온 적은 없다. 오히려 고령(70세)에 따른 은퇴설만 간간이 흘러나왔다. 올 시즌에도 신기의 용병술로 첼시의 추격을 물리치고 팀 통산 19번째, 개인 통산 11번째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챔스리그까지 ‘더블’을 노린다. 그런데 퍼거슨 감독은 자신이 수많은 감독이 겪은 고통의 원인 제공자라는 사실을 알까. 어쨌든 열정의 화신인 그가 후배들에게 “모든 고통의 원인은 집착”이라고 가르칠 자격은 없어 보인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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