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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력범죄부터 경범죄, 추태까지... 제주도는 지금 中 관광객 때문에 몸살

    중국인 관광객 첸모(50)씨가 지난 17일 제주의 한 성당에서 기도하던 여성을 살해하면서 중국인 관광객의 범죄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도내 중국인 범죄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2011년 58건에서 지난해 260건으로 4년 만에 5배 가까이 폭증했다. 올해는 8월까지 279건으로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다. 무단횡단 또는 쓰레기 투기, 노상방뇨 등 경범죄도 심각한 수준이다. 외국인 경범죄 적발 건수는 지난해 1267건에서 올해 8월까지 3750건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경찰에 따르면 범죄를 저지른 대부분은 중국인이다. 뿐만 아니라 웃통을 벗고 공공장소를 활보하거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시끄럽게 떠드는 등 추태도 일삼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민 강모(37·여)씨는 “다른 나라에 와서 관광하려면 적어도 기본적인 에티켓은 지켰으면 좋겠다”면서 “티셔츠를 반쯤 걷어올려 배를 드러낸 채 관광지를 다니거나 아예 웃통을 벗어젖힌 중국인들이 부지기수”라며 불괘해했다. 최근에는 용두암 주변에 자연석을 중국인들이 무단으로 가져가 논란이 일었다. 이경용 제주도의회 의원은 “용을 숭상하는 중국인들이 용두암 자연석을 가져갔다가 적발되는 일이 매일같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한 상자 분량의 돌이 적발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해 단속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음식점과 주점 등에서도 중국인 추태는 이어진다. 지난 9일 제주시 연동의 한 음식점에서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50대 여주인을 집단 폭행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다른 일반 음식점에서도 소량의 음식을 시킨 뒤 함께 나온 밑반찬에다 편의점에서 사 온 즉석밥인 ‘햇반’으로 공짜 식사를 때우려는 중국인들로 인해 업주들이 골머리를 앓기도 한다. 중국인들은 도로를 무단횡단하거나 길거리에 각종 오물을 버리고 공중화장실에서 뒤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나와 다른 이용자들을 곤욕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일부 중국인들은 신발을 신은 채 양변기 위에 올라가 용변을 보기도 한다. 용두암 등 도내 대표적인 관광지 화장실에는 양변기 사용법에 대한 안내문이 중국어로 붙어 있다. 성추행 등 성범죄도 적지 않다. 지난해 4월에는 40대 중국인 관광객이 공항 검색대 여직원을 성추행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여름철 물놀이하는 여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카메라로 몰래 촬영하다 검거되는 중국인들도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경찰은 중국인 관광객의 무질서 행위를 집중 단속하고 있지만 단속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중국 정부 역시 지난해부터 관광지나 비행기 기내에서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한 자국민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하고 있지만, 이들의 추태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생각나눔] 공중화장실 아니라서 여성 용변 훔쳐본 남성이 무죄?

    회사원 강모(35)씨는 2014년 7월의 어느 날 오후 9시쯤 전북 전주시 한 음식점 부근에서 실외화장실로 향하는 20대 여성의 뒤를 밟았다. 여성이 화장실의 용변을 보는 칸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한 강씨는 바로 옆 칸으로 들어갔다. 이어 칸막이 사이의 공간으로 머리를 들이밀고 여성의 용변 장면을 훔쳐보다 적발됐다. 강씨는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공중화장실 등의 공공장소에 침입하면 안 된다’는 성폭력범죄 처벌 특례법 제12조에 따라 기소됐다. 하지만 법원은 1심 판결부터 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사건이 일어난 음식점의 실외화장실은 성범죄 처벌법이 규정한 ‘공중화장실’이 아니라는 이유에서였다. 공중화장실법은 ‘공중이 이용하도록 제공하기 위해 국가, 지방자치단체, 법인 또는 개인이 설치하는 화장실’로 정의하고 있다. 법원은 지방자치단체 사실조회 등을 거쳐 범행이 벌어진 화장실을 공중의 이용을 목적으로 제공된 장소가 아닌 ‘음식점 주인이 불특정 다수의 자기 손님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설치한 화장실’이라고 봤다. 검찰은 “법원이 성범죄 처벌법의 제정 취지를 외면하고 공중화장실의 개념을 너무 좁게 해석했다”며 불복했지만 항소심과 대법원의 판단도 마찬가지였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씨에게 무죄를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대법원은 “원심은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신체적인 접촉이 없었기 때문에 강씨에게 성추행 혐의는 적용하지 못하더라도 입법상의 공백 탓에 당연히 처벌해야 할 범죄를 처벌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만약 성별이 구분된 음식점 화장실에서 남성이 여성 화장실에 따라 들어가 엿봤다면 성범죄 처벌법 대신 현주건조물 침입죄를 적용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성별이 구분되지 않는 음식점 화장실의 경우 별도로 처벌할 법 조항이 미비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법이 규정한 성범죄 처벌 가능 장소를 기존의 공중화장실과 개방화장실, 이동화장실, 간이화장실 등으로 국한할 게 아니라 설치·제공 목적과 관계없이 모든 화장실로 넓힐 수 있도록 정치권에서의 별도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딸의 어릴적 사진을 본인 동의없이 페이스북에 올렸다면?

    딸의 어릴적 사진을 본인 동의없이 페이스북에 올렸다면?

    자녀가 사랑스러운 나머지 그 모습을 페이스북에 올려 페북 친구들과 공유하려는 부모들이 적지않다. 하지만 자녀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소셜 미디어에 자녀 모습을 올리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16일 오스트리아의 영자지 더 로컬에 따르면 카린씨아라는 18세 소녀는 부모님들이 지난 7년동안 자기가 동의하지 않았는데도 자기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려 자신의 사생활을 침해했다며 부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카린씨아는 2009년 이후 부모가 자기를 찍은 사진을 꾸준히 페이스북에 올려 자신의 삶을 불행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부모가 올린 이미지는 그녀의 어린 시절 모습들을 찍은 것으로 용변보는 모습이나 기저귀 가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그녀의 변호사인 마이클 라미씨는 카린씨아 부모가 카린씨아 동의없이 소셜 미디어에 지금까지 모두 500개의 카린씨아의 이미지를 올렸다면서 법정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린씨아는 더 로컬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부모님들은 내 사진을 올리는 데에 대해 어떤 수치심이나 한계도 갖고 있지 않다. 그리고 화장실 변기 위에 앉아 아이가, 간이침대에서 기저귀를 가는 아이가 자신들의 딸인지에 대해서는 신경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녀의 부모가 올린 카린씨아 사진은 그녀의 부모의 친구 700명이 공유했다. 이에 딸은 사진삭제 요청을 했으나 부모는 이를 거절했고 결국 딸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카린씨아는 이와관련, “부모님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는 것에 대해 지쳐있다”고 말했다. 반면 그녀의 아버지는 자기가 사진을 찍었기 때문에 사진을 일반에 공개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믿고 있다. 부모가 자녀 이미지를 동의없이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가 사생활 권리를 침범했다고 제기된 소송은 오스트리아에서는 처음있는 일이다. 카린씨아의 변호사는 해외의 유사한 사례를 감안하면 카리티아 부모들이 소송에서 패해 그녀의 정신적 고통에 대해 보상을 해야 하고, 소송비용도 책임져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송은 11월에 시작될 예정이다. 만약 부모가 지게 된다면 자녀들 동의없이 소셜 미디어에 자녀들 사진을 올린 부모들에게 큰 파장을 줄 것이다. 소셜미디어에 관한 한 오스트리아의 사생활 보호법은 다른 나라만큼 엄격하지 않다. 예를 들어 프랑스는 동의 없이 다른 사람의 이미지를 출판하거나 배포했다가 기소되면 최고 1년간 징역형과 4만 5000유료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아이들의 동의없이 아이들 사진을 올리는 부모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프랑스 사법당국은 페이스북에 자녀 사진을 공유하는 행위가 성범죄자들을 부추킬 수 있고 지극히 개인적이고 보기에 당황스러울 수 있는 사진들이 광범위하게 유포돼 나중에 자녀들이 사회적이며 심리적인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며 경고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두 다리 잃은 전날 패럴림픽 금 딴 F1 레이서 자나르디

    두 다리 잃은 전날 패럴림픽 금 딴 F1 레이서 자나르디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1(F1) 드라이버였던 알레산드로 자나르디(50·이탈리아)가 리우데자네이루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5년 전 비운의 사고로 두 다리를 잃었던 하루 전날이어서 더욱 뜻깊은 금메달이었다. 핸드사이클 선수로 이미 런던패럴림픽에서 2관왕에 오른 자나르디는 지난 14일(현지시간) H5 등급 도로 추발 경기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20㎞ 코스를 28분36초81에 주파해 은메달리스트 스튜어트 트립(호주)보다 3분 가까이 앞섰다. 15일에는 리우 시내 폰타우 해변 도로에서 펼쳐진 도로 레이스에 나서 에른스트 반 딕(남아공)과 나란히 1시간37분49초에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판독 결과 은메달에 머물러 2관왕 2연패에 실패했다. 옛제 플라트(네덜란드) 역시 같은 시간 결승선을 통과했으나 더 약간 뒤져 동메달에 그쳤다. 카트 레이서 출신인 그는 1988년 F3에 얼굴을 내민 뒤 꾸준히 기량을 끌어올려 1991년 마침내 F1 데뷔의 꿈을 이룬다. 그러나 1994년까지 20차례 F1 출전에 단 한 차례도 수상의 영예를 누리지 못했다. 1996년 다시 카트의 세계로 돌아간 그는 예전의 명성을 되찾았지만 1999년 F1에 재도전한다. 16차례 중 10차례나 리타이어할 정도로 부진이 이어지다 2001년 9월 15일 독일 라우시츠에서 열린 아메리칸 메모리얼 500 대회 우승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온 상황에 스핀, 다른 차량과 충돌하며 목숨만 건지고 두 다리를 잃었다. 그러나 그는 사고 2년 만인 2003년 투어링카 대회에 출전해 올해의 재기상을 받을 정도로 불굴의 투혼을 보였다. 그리고 2009년 핸드사이클 선수로 변신해 여덟 차례나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했다. 자나르디는 14일 리우 대회에서의 첫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영국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보통 신은 걱정해야 할 조금 더 중요한 일들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이런 종류의 일 때문에 신에게 감사를 드리거나 하지 않는데 오늘은 많이 그래야 하겠다. 두 눈을 들어 그에게 감사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운이 아주 좋다고 느낀다. 내 삶이 결코 끝나지 않는 자존감으로 가득차 있는 느낌이 든다”라고 말한 그는 “오늘 내가 서 있었던 올림픽 스타디움은 예전에 인디카 대회 서킷으로 이용됐던 곳이기도 하다. 그곳에서 난 가장 먼저 출발하는 폴포지션을 차지한 적이 있는데 나처럼 낭만적인 친구에게 매우 특별한 일처럼 여겨진다”라고 덧붙였다. “심지어 내 사고도, 내게 일어난 일들도 내 삶에 가장 커다란 기회가 됐다”며 “내가 오늘 하는 모든 일들은 내 삶의 새로운 조건들에 연관돼 있다“고 털어놓았다. 또 ”어떤 상황에 놓인 당신 자신을 발견하려면 당신이 어디로 가고 싶어하는지를 알아내고, 주어진 날에 당신이 성취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작은 일이건 큰 일이건 하나하나 밟아가면 그 일들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레이스 선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화장실로 가 내 힘으로 용변을 보는 일인데 그걸 할 수 없었다는 것”이라고 털어놓은 자나르디는 “처음엔ㄴ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했으며 그것이 내 첫째 우선순위였다. 날마다 통제력과 힘, 약간의 확신을 되찾으며 다른 것들에 집중하면서 여기 오늘의 내가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회사 상사 주재 회식 후 용변보다 실족사…법원 “업무상 재해”

    회사 상사 주재 회식 후 용변보다 실족사…법원 “업무상 재해”

    회사 상급자 주재로 회식을 하고 귀가하던 중 실족사한 근로자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강석규)는 A씨의 아들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부지급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11일 밝혔다. 경남 밀양의 한 공장에서 일하던 A씨는 2014년 12월 일을 마친 뒤 공장장이 주관한 팀별 회식에 참석했다가 오후 8시 40분쯤 회사가 출퇴근용으로 제공하는 스타렉스 차를 타고 귀갓길에 올랐다. 스타렉스 차량은 택시가 여러 대 정차해 있는 김해의 한 버스정류장 근처에 A씨를 내려줬지만, A씨는 행방불명됐다가 며칠 뒤 동료 직원들에 의해 버스정류장 근처 옹벽 아래 공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술에 취해 높이 6.5m짜리 옹벽에서 소변을 보다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실족해 의식을 잃고 저체온증으로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유족은 A씨에 대한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신청했지만, 공단이 ‘친목을 위해 마련된 자리일 뿐 회사의 공식적 행사로 볼 수 없고 업무와 인과관계도 인정할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자 소송을 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가 참석한 회식은 업무와 관련성이 있고, 사고 발생 지점이나 장소, 귀가 경위 등을 고려할 때 사고는 회식과 관련돼 있다”며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 회사의 회식은 총괄책임자인 부사장과 A씨가 소속된 팀원 전체가 참석했고, 회사에서 받은 지원금으로 회식비를 충당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US오픈테니스] 경기 도중 졸도한 콘타, 거짓말처럼 회복해 3라운드 진출

    [US오픈테니스] 경기 도중 졸도한 콘타, 거짓말처럼 회복해 3라운드 진출

    조안나 콘타(25·영국)가 경기 도중 졸도하고도 거뜬히(?) 3라운드에 진출했다. 콘타는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플러싱 메도우의 13번 코트에서 열린 츠베타나 피론코바(28·불가리아)와의 US오픈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2라운드 2세트 12게임째 세 번째 세트 포인트 상황에 갑자기 무릎을 꿇고 푹 쓰러졌다. 그는 1세트를 6-2로 이겼으나 2세트 5-6으로 수세에 몰린 상황이었다. 그는 몇분 뒤 응급처치를 받고 거짓말처럼 회복했다. 졸도했을 때는 갑자기 눈앞이 흐릿해지고 호흡이 가빠졌다고 털어놓았다. 치료를 받은 뒤에도 화장실에 다녀오느라 상당한 시간을 흘려보낸 콘타는 결국 2세트를 더블 폴트로 내줘 5-7로 졌으나 3세트를 6-2로 이겨 세트 스코어 2-1로 승리, 3라운드에 진출해 2일 24번 시드 벨린다 벤치치(스위스)와 격돌한다. 그는 경기 뒤 “기본적으로 매우 당황스러운 일이었다”면서 “심장 박동이 엄청나게 치솟고 정말로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숨이 막히기 시작했고 몸이 떨렸다. 몹시 폭력적으로 몸이 떨린 것이 그라운드에 넘어진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커리어 중 가장 높은 13번 시드를 차지한 콘타는 다른 세계적인 클래스의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1세트를 가볍게 출발했다. 하지만 2세트 위기에 몰렸다. 1시간30분 정도 덥고 습한 날씨에다 피론코바가 쫓아오는 상황에 콘타는 극심하게 쪼들렸다. 심판은 그가 타월 위에 눕게 하고 아이스백을 이용하도록 배려했다. 의자에 가까스로 앉은 콘타는 달려온 의료진에게 “온몸이 쇼크먹은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콘타는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청해 상당히 긴 시간 라커룸에 다녀왔다. 그가 라커룸으로 갈 때는 코트에 돌아올 수 있을지도 의심스러운 상황이었으나 경기를 재개한 지 50분 만에 3세트를 마칠 정도로 정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경기 뒤 “우리는 우리 몸을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밀어붙이곤 한다”면서 “분명히 난 한계 중 하나에 다다랐다. 그래서 내 몸이 그런 식으로 반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11차례 시도해 두 차례만 3라운드에 진출해 필사적으로 경기에 매달렸던 세계랭킹 71위의 피론코바는 콘타의 몸 상태에 대해선 동정하지만 두 번째 타임아웃을 걸고 라커룸으로 향해 오랜 시간을 기다린 바람에 완전히 리듬을 빼앗겼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용변을 보러 갈 때만 화장실 타임아웃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분명 어떤 선수들은 정신을 다시 차리기 위해 타임아웃을 이용한다. 그들이 그렇게 사용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임금 체불·月100만원 수습…밥벌이 걱정하는 ‘육두품 변호사’

    임금 체불·月100만원 수습…밥벌이 걱정하는 ‘육두품 변호사’

    #개업 4년차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변호사 A씨는 2년간 열심히 근무했던 법무법인에서 얼마 전 나오면서 황당한 경험을 했다. 300만원 남짓한 월급은 두 달째 밀려 있었고, 2000여만원의 퇴직금도 받지 못했다. 퇴직 뒤 두 달 동안 혼자 끙끙 앓던 A씨는 결국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 근로분쟁 조정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두 달여의 조정 끝에 전 회사는 반년 동안 나눠 A씨에게 퇴직금과 밀린 급여를 주기로 했다. #개업 4년차의 사법연수원 출신 B변호사도 올해 초 3개월간 근무한 법무법인에서 임금 1000여만원 중 400만원을 받지 못했다. 3개월간 법무법인에 직접 항의하던 B변호사는 결국 근로분쟁 조정을 신청해 한 달 만에 미지급 임금을 돌려받았다. 임금·퇴직금 문제를 직접 해결하지 못한 젊은 변호사들이 서울변회의 변호사 근로분쟁 조정센터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운영된 조정센터에는 6건의 근로분쟁 조정이 신청돼 3건에서 조정이 성립됐다. 서울변회 관계자는 “로스쿨 도입으로 법조인 시장에 신규 진입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중소형 법무법인에서 활동하는 대다수의 젊은 변호사들이 과거에는 상상하기 힘든 일들을 당하고 있다”며 젊은 변호사들이 겪고 있는 임금 체불 실태를 전했다. 얼마 전까지 고액 연봉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전문직이었던 변호사 업종의 위상이 크게 추락하고 있다. 수습 기간에는 고작 100만원의 월급으로 생활해야 하는 일이 허다하고, 종종 임금을 떼이는 일도 있다. 이런 현상의 배경에는 법조인력의 급격한 증가가 자리하고 있다. 사법시험 정원이 연 200명대에서 1000명 선으로 대폭 늘어난 데다 로스쿨 도입으로 변호사 시장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2009년 법조인력 양성 시스템이 사법시험과 사법연수원에서 로스쿨과 변호사시험으로 바뀐 뒤 전체 변호사 숫자는 현재 2만명에 가까워졌다. ●전체 개업변호사 37%는 5년 이하 신참 특히 5년 이하 신참 변호사는 벌써 전체 시장의 40%에 육박한다.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전체 개업 변호사 1만 7894명 중 개업한 지 5년 이하의 신참 변호사는 모두 6624명으로 전체의 37.0%다. 법조인 시장에 신규 진입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가장 큰 변화를 겪은 곳은 변호사 업계다. 선호도가 높은 법원, 검찰이나 대형 로펌, 대기업 등으로 진출하지 못한 대다수의 젊은 변호사들이 중소형 법무법인에서 ‘고용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취업에 성공한 이들이지만 업무 환경과 처우는 당초의 기대에 턱없이 못 미치는 게 현실이다. 중소 법무법인의 초봉은 최근 5년 사이에 기존의 70% 정도로 떨어졌다. 개업 5년차의 한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로스쿨 1기 변호사가 2012년 처음 배출된 뒤 서울 서초동의 변호사 사무소에 취직할 때 월급으로 적어도 세후 400만원에서 450만원을 받았지만 이제는 300만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직접 채용을 진행하다 보면 유명하지도 않은 법률사무소에 쟁쟁한 경력의 변호사들이 이력서를 낼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고도 했다. 한마디로 변호사가 ‘널렸다’는 것이다. 선배 변호사들이 자랑했던 고액 연봉은 사라졌는데도 야근과 주말 근무 등 격무는 여전하다. 6개월의 의무 연수를 받는 수습 변호사들은 박봉에 시달리기도 한다. 2년 전 로스쿨을 졸업한 한 변호사는 “로스쿨·사법연수원 출신 가릴 것 없이 지위가 하락하고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는 정도가 훨씬 심해졌다”며 “변호사시험 출신 변호사는 90% 이상이 수습 기간에는 정식 급여를 받지 못하고 대체로 월 100만원을 받는다”고 털어놨다. ●고용변호사 ‘집사 노릇’ 강요받아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적지 않은 변호사가 본연의 변호 업무와는 거리가 먼, 피고인 접견만 담당하는 ‘집사변호사’를 강요받기도 한다. 교도소에 수감된 ‘고객’의 잔심부름을 하거나 면회를 가 말벗을 해 주는 게 이러한 집사변호사의 역할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접견을 하고 한 달에 200만원 정도 받는 집사변호사가 적지 않다”면서 “얼마 전 대한변협에서 한 달에 수백건씩 접견한 변호사들을 징계했지만 생계가 어려워져 ‘편법 수입’에 기대는 변호사들을 근절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근로자로서의 정당한 권리조차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한 대기업 소속 사내 변호사는 “중소형 로펌에 근무하는 주변 변호사들은 근로자의 지위조차 인정받지 못해 육아휴직도 제대로 못 쓰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들의 근로조건은 웬만한 직장인들보다 못하다”고 밝혔다. 변호사들이 로펌에 취업할 때 여간해서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관행도 문제를 일으킨다. 경력 3년차의 한 변호사는 “이직을 결심한 뒤 다니던 법무법인에 사직서를 제출했는데 이직할 회사의 대표가 출근을 며칠 앞두고 갑자기 급여를 깎는 바람에 울며 겨자 먹기로 이를 받아들여야 했다”며 “계약서를 쓰지 않다 보니 급여나 퇴직금 문제도 고용변호사는 대표변호사의 눈치만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개업 후 사무실 월세 내기도 빠듯해 결국 법무법인에 취직하지 못하고 단독 개업 변호사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도 상당수다. 그러나 이들 중 적지 않은 변호사가 자금 여력이 넉넉하지 못해 사무실이나 사무장을 두지 못하고, 아예 자신의 집을 사무실로 등록하기도 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여러 곳에 원서를 넣어 봤지만 취직이 되지 않아 호기롭게 사무실을 개업하고 변호사로 출발했는데 사무실 월세 내기도 만만찮다. 의뢰인에게 받지 못한 성공보수와 수임료를 생각하면 ‘정말 소송이라도 해야 되나’ 싶다”고 말했다. 예전이라면 낮은 수임료 때문에 맡지 않을 사건도 적극적으로 따내려는 분위기다. 경험을 쌓기 위해 작은 사건도 마다하지 않는다. 서울변회는 최근 ‘민사소액사건 소송지원 변호사단’을 출범시켰다. 변호사 수임료를 마련하지 못해 ‘나홀로 소송’을 진행하는 약자들을 지원하는 동시에 일감이 없어 생활고에 시달리는 변호사들에게 일거리를 마련해 주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다. 변호사단은 청구 금액 2000만원 이하의 소액사건에서 대법원에서 규정한 수임료인 최소 50만원에서 150만원의 수임료를 받게 된다. 일반적인 민사사건 최저 수임료인 300만원의 6분의1에서 절반 수준이다. 서울변회 관계자는 “소위 돈 버는 일감이 아닌데도 일주일 새 500여명의 변호사가 민사소액 지원 변호사단에 지원했다”면서 “이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는 걸 실감했다”고 밝혔다. 국내 법률 소비 시장의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변호사들도 나오고 있다. 법무부와 대한변협이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청년 법조인 해외 진출 아카데미’가 창구의 하나다. 올해에만 변호사 경력 10년 이내의 청년 변호사 170명이 참여하고 있다. 약 10개월간 국제 법무 전반에 대해 교육을 받고 이후 한국무역협회나 대한상공회의소 등의 법률자문관, 국내 로펌 해외사무소의 장기 인턴으로 일하는 프로그램이다. 1기 아카데미 수강생 중에서는 10명이 미국과 유럽, 아시아의 법률사무소로 파견됐다. ●SNS 등 가장 중요한 트렌드는 홍보 온라인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트렌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블로그를 이용해 홍보하는 변호사들이 부쩍 늘었다. 정보기술(IT) 관련 소송을 주로 맡고 있는 5년차 변호사는 “변호사 수가 굉장히 많은 상황에서 ‘홍보’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정기적으로 쓰고 있는 법률 블로그를 보고 사건과 관련된 문의 전화나 이메일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나쁘지 않은 변호사들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치열한 노력들을 경주하고 있다. 사법연수원 출신의 개업 15년차 변호사는 “요즘은 고객들이 하도 전문 변호사를 찾다 보니 관심 있는 분야의 강의나 연수를 찾아 듣고 있다”며 “200만원 정도 내고 6개월가량 강의를 듣는 등 적지 않은 돈과 시간을 지불해야 하지만 ‘무한 경쟁’ 상황에서는 전문성만 한 ‘무기’가 없다”고 밝혔다. 10년 가까이 소형 로펌을 운영하다 공공기관 소속으로 자리를 옮긴 한 변호사는 “젊은 변호사나 전관 출신이 아닌 이른바 ‘육두품’ 변호사는 고객들에게 내세울 게 없으니 사무장도 같이 일하려고 하지 않는다. 당장 수입이 늘진 않지만 변호사단체나 대학원 등 수단을 가리지 않고 교육을 받는 것밖에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브라질 경찰 록티 정식 기소 “리우 법정에 나와야 한다”

    브라질 경찰 록티 정식 기소 “리우 법정에 나와야 한다”

     브라질 경찰이 25일(이하 현지시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기간 ´양치기 소년´이란 별명을 얻은 미국의 수영 스타 라이언 록티(32)를 허위 신고 혐의로 정식 기소했다.    록티를 비롯한 미국의 수영 대표 4명이 리우의 한 주유소에서 시설을 파손하고 용변을 보는 등 경호요원들과 실랑이를 벌인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브라질 경찰은 이날 기소 사실을 밝히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윤리위원회에도 이를 통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브라질 법에 따르면, 허위 범죄 신고죄가 인정될 경우 최대 18개월형에 처해질 수 있다.    클레멘테 브라우니 형사는 록티가 미국에서 진술하는 것으로는 안되고 직접 리우에 가서 브라질 법무부가 여는 청문 심리에 응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브라질 ESPN이 전했다. 브라우니 형사는 “사법공조 절차에 따라야 하겠지만 록티는 브라질에 와서 법정 증언을 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록티가 출두하지 않으면 궐석인 상태에서 형사 재판이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우올림픽 남자 800m 계영에서 금메달 하나를 목에 걸어 올림픽 메달만 12개를 수집한 록티는 지난 14일 지미 페이건, 잭 콩거, 군나르 벤츠 등과 파티에 참석했다가 선수촌으로 돌아오는 길에 주유소에 들렀다가 화장실 문이 잠겼다는 이유로 파손하고 길가에 용변을 봤다. 출동한 무장 경호원들과 화장실 문 변상 문제로 실랑이를 벌였고 50달러를 건네고 현장을 떠났다. 그리고 미국 선수단의 엄격한 선수촌 출입 규정을 어겼다는 것이 문제가 될까봐 노상 무장강도를 당했다고 거짓말을 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록티는 주유소의 물적 피해를 변상하라는 소송을 제기당할 수도 있다. 주유소 주인은 다음주까지 경찰에 배상 요구 내역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브라질 ESPN은 전했다. 매체는 또 록티 측의 답변을 들으려 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1일 스피도와 랄프로렌 등 후원사 네 곳이 후원 계약을 취소하거나 재계약을 거부당했던 록티가 이날 새로 후원사 한 곳을 얻었다. 감기약 업체인 파인 브러더스는 그가 사과했으므로 재차 기회를 주는 것이 마땅하다며 후원 계약 사실을 공표했다고 미국 ESPN이 전했다. 록티는 인쇄 광고에 등장해 “당신의 목을 용서해주세요”란 문구로 약을 광고하게 된다.    라이더 맥도웰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모두 실수를 하지만 그들은 신문 전면에 낱낱이 까발려지는 게 다르다“면서 ”자선단체들과 믿을 수 없는 일을 해온 대단한 선수다. 난 팬들이 라이언에게 두 번째 기회를 줘야 한다는 우리 결정을 지지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파인 브러더스가 제공하는 후원금은 전날 리얼리티쇼 ´댄싱 위드 더 스타즈´에 출연한다는 소식과 맞물려 록티에게 작지 않은 격려가 될 것 같다고 ESPN은 전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록티가 이런저런 말을 바꾼 경위를 요약해 실었다. 사고 당일 NBC 인터뷰에서 그는 택시를 타고 가다 정차 신호를 받아 멈췄고 머리에 총구를 겨눈 강도들에게 돈을 털렸다고 말했다. 사흘 뒤 역시 NBC에 그의 일행은 ”희생자“이며 자신은 얘기를 꾸며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 사건에서의 내 역할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며 몇가지 가치있는 교훈을 배웠다”고 잘못을 시인하는 듯했다. 그러나 다음날 NBC ´투데이´ 인터뷰에서는 사고 당시 취해 있었으며 “얘기를 과장했을 뿐”이라고 했다. 무장 경호원에게 돈을 빼앗겼으니 강도당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식으로 둘러댄 것이다. 반면 먼저 귀국한 록티와 달리 브라질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풀려난 세 선수는 모두 잘못했다며 용서를 비는 성명을 발표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마을버스 기사에게 ‘30분 점심·쉼터’는 사치일까

    마을버스 기사에게 ‘30분 점심·쉼터’는 사치일까

    “마을버스 종점에 에어컨이 나오는 컨테이너 휴게실이 생긴 지 이제 닷새 됐습니다. 점심시간도 30분간 보장받았어요. 이 일을 2008년부터 시작했는데 인간답게 일하고 싶어서 처음으로 한 달간 파업이란 것을 해 봤습니다.” 한남상운 소속 금천 06번 마을버스(구로디지털단지~금천 노인종합복지관) 운전기사 정윤호(65)씨는 “아직 마을버스 운전기사의 98%는 폭염에서 다음 배차를 기다리고, 15분간 컵라면이나 빵으로 점심을 때우며 일하고 있으니 우리는 운이 좋은 편”이라며 “사측이 식사시간 30분 보장, 휴게실 설치 등을 약속해 지난달 20일 파업을 종료했다”고 15일 말했다. 동네 골목을 누비는 마을버스 기사들이 과도한 업무, 열악한 처우 등에 내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9대를 운행하겠다고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한 뒤 8대만 운행하며 업체가 추가이익을 챙길 때 기사들은 더위와 피곤에 찌들고, 승객의 안전은 뒷전으로 떠밀렸다. 전문가들은 서울시가 나서서 최소한의 처우라도 보장하는 조례를 마련하라고 조언했다. 이날 영등포구의 한 마을버스 종점에서 만난 기사 김모(54)씨는 “종점에 도착하면 쉬는 시간은 5분밖에 안 되고 저녁식사 시간도 20분만 허용돼 보통 빵과 우유로 끼니를 때울 때가 잦다”며 “총 7개의 마을버스에 2교대로 근무하는 데다가 주말에도 2대씩만 쉬다 보니 한 달에 사나흘 쉬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폭염에도 에어컨은커녕 휴게실을 갖춘 곳도 드물었다. 운전기사들은 ‘뺑뺑이’ 배차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남상운은 구청에 06번 마을버스 9대를 운영하겠다고 등록했지만 실제로는 8대만 배치했다. 당연히 운전기사는 쉴 새 없이 버스를 몰아야 한다. 도로 사정에 따라 종점에서 화장실도 들르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통상 버스 한 대당 월급 200만원인 기사를 2명씩 고용해야 하니 산술적으로 회사는 인건비만 연 4800만원을 아낄 수 있다. 통상 기사들은 오전 근무(오전 5시~오후 2시)와 오후 근무(오후 2시~밤 12시)의 2교대로 근무하며 버스를 1시간 운행한 뒤 8분 정도의 휴식시간을 갖는다. 문제는 사고 위험의 증가다. 지난 4일 경기 용인 수지구의 한 내리막길에서 마을버스가 운전기사도 없이 150m가량을 굴러 내려간 끝에 행인 5명을 치어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났다. 마을버스 회차 지점이었는데 기사가 급하게 용변을 보려다가 사이드브레이크를 제대로 잠그지 않아 일어난 사고로 추정되고 있다. 마을버스 교통사고는 2012년 202건에서 2014년 263건으로 2년간 61건(30.2%)이나 늘었다. 서울의 마을버스 업체(올해 5월 기준)는 134개(노선 244개)로 1557대의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운전기사는 총 3422명으로 이 중 정규직은 1779명(52%)으로 절반 정도다. 계약직이 774명(22.6%)이었고, 65세 이상을 1년 단위로 고용하는 촉탁직이 865명(25.2%), 견습생이 4명이었다. 마을버스 운전기사 평균임금은 올해 215만 7300원(세전)이었다. 마을버스 기사의 목표는 시내버스로 이직하는 것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시내버스 노조 간부들이 취업을 대가로 적게는 30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까지 관행적으로 받아 챙긴다는 게 기사들의 전언이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해당 관행에 대해 알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은밀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막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영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은 “마을버스 기사의 적정 인원과 임금, 근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서울시가 구체적인 조례를 제정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지키지 않는 마을버스는 퇴출하는 등 자정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또 행인 덮친 車

    경기 용인에서 마을버스 기사가 용변을 보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버스가 비탈길로 굴러내려 7명이 사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5분쯤 용인 죽전디지털밸리 내리막길 위에 정차된 39-2번 마을버스가 아래로 굴러 내려가면서 행인들을 덮치고 차량 5대를 들이받은 뒤 멈췄다. 이 사고로 김모(42)씨가 숨지고 곽모(39)씨 등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목격자 A(28)씨는 “식당으로 밥을 먹으러 가는데 ‘쿵쿵’ 소리가 나서 옆을 보니 버스가 가로수 몇 그루를 들이받고 인도로 올라 행인을 덮쳤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마을버스 기사 이모(67)씨는 회차 지점인 비탈길에 버스를 대놓고 용변을 보기 위해 자리를 비웠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버스 근처로 돌아와 휴대전화를 보던 중 버스가 움직이자 다급히 뒤쫓았지만 따라잡지 못했다. 그 뒤 버스는 무서운 속도로 비탈길을 질주해 내려갔다. 움직이기 시작한 지 18초 만에 150여m를 굴러 내려간 버스는 인도로 향했고 점심식사를 하러 가던 행인들을 뒤에서 덮쳤다. 버스는 이들을 치고도 다시 200여m를 더 밀려 내려가 주정차돼 있던 다른 차량 5대와 충돌하고 나서 멈춰 섰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운전기사가 용변 보러 간 사이 마을버스 저절로…

    운전기사가 용변 보러 간 사이 마을버스 저절로…

    4일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죽전디지털밸리 내리막길에서 운전기사가 정차하고 잠시 용변을 보러간 사이 마을버스가 아래로 굴러내려 가는 사고 발생.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스페인 최고 뚱뚱남, 200kg 감량 도전…첫 걸음은 수술

    스페인 최고 뚱뚱남, 200kg 감량 도전…첫 걸음은 수술

    비만으로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하는 청년이 정상적인 삶을 살겠다며 수술대에 올랐다. 스페인에서 가장 뚱뚱한 남자 후안 마누엘 엘레디아(29)가 스페인 남부 그라나다의 한 병원에서 비만대사수술을 받았다고 현지 언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나 엘레디아는 빠르면 이번 주에 퇴원할 예정이다. 병원 관계자는 "엘레디아가 200kg 감량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수술의 도움을 받은 그가 이제 의사의 지도를 잘 따른다면 18~24개월 안에 목표한 감량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술을 집도한 의사 카를로스 바예스타는 "처음엔 월 평균 15kg 정도로 몸무게가 급속히 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페인 카디스의 알헤시라스에 살고 있는 엘레디아가 수술을 결심한 건 이미 위험 수위에 달한 비만이 올해 들어 더욱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엘레디아는 올해 들어 몸무게 300kg를 돌파하면서 일어나기, 용변보기 등 기본적인 행동조차 스스로 하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게다가 당뇨, 고혈압, 지방간염 등 질환을 갖고 있어 더 이상 비만을 방치할 수 없었다. 스페인 최고 뚱보로 불리게 된 엘레디아가 수술을 결심하자 의사들도 적극적인 돕기에 나섰다. 주치의는 그라나다의 한 병원을 소개했고, 이 병원은 '특별한 환자'를 위해 맞춤형 수술을 약속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병원은 300kg가 넘는 엘레디아의 체중을 견딜 만한 수술대, 환자이송에 사용할 기중기 방식의 이송도구, 더블침대, 초대형 환자복 등을 특별히 준비했다. 의사 바예스타는 "환자가 불편하지 않게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모든 시설을 환자의 특별한 체격에 맞췄다"고 말했다. 성공적으로 수술이 마무리됨에 따라 이제 남은 건 식단 관리와 운동이다. 병원은 "감량속도를 월 4~5kg 정도로 맞춰 꾸준히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성공적인 감량을 위해 병원이 엘레디아를 끝까지 돌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엘레디아는 수술에 앞서 "식사량을 줄이라는 의사를 말을 듣지 않은 게 후회된다"며 "수술 후엔 의사의 처방을 잘 따라 반드시 감량에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문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226,495,969字 ‘이야기보따리’ 풀리면 제2·3의 명량 뜬다

    226,495,969字 ‘이야기보따리’ 풀리면 제2·3의 명량 뜬다

    지난해 개봉작 ‘사도’에서 영조의 둘째 아들 사도세자는 뒤주에 갇혀 죽음을 맞이한다. 영조 17년(1741) 6월 22일 오후 1~3시의 풍경은 훗날 부자간 비극적인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영조가 경덕궁 경현당에서 사도세자에게 동몽선습을 읽게 하는 장면을 기록한 ‘승정원일기’를 보면 영조는 영락없는 ‘아들 바보’였다. 박필간: 어떤 자가 ‘귀’(貴)자입니까? 세자: (글자를 가리키며) 이 자. 박필간: 어떤 자가 ‘친’(親)자입니까? 세자: 이 자. 영조: ‘보’(輔)가 어려울 것 같으니, 한번 물어보라. 박필간: 어느 자가 ‘보’자입니까? 세자: (책장을 한 줄 한 줄 자세히 보더니 이내 손으로 가리켜 말하였다) 이 자. 영조: 배운 지 여섯 달이 지났는데도 잊지 않았구나. 사도세자의 나이는 일곱 살. 영조가 총명한 세자를 보고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기꺼워하는 모습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생생하다. 국보 303호로 조선의 기록문화를 대표하는 승정원일기가 없었다면 결코 알지 못했을 역사의 한 장면이다. 1700만명이 넘는 관객을 울린 영화 ‘명량’에 등장하지 않는 이순신 장군의 최후도 승정원일기에서 확인된다. 인조 9년(1631) 4월 5일 노대신 이원익은 경덕궁 홍정당에서 인조와 대화를 나눈다. 이원익: 고 통제사 이순신 같은 사람은 얻기 어렵습니다. 요즘에는 이순신 같은 자를 보지 못하였습니다. 인조: 왜란 당시에 인물이라고는 이순신 하나밖에 없었다. 이원익: 왜란 때에 이순신이 죽음에 임박하자 이예(이순신의 아들)가 아버지를 안고서 흐느꼈는데, 이순신이 적과 대치하고 있으니 죽음을 알리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이예는 일부러 죽음을 알리지 않고 아무 일도 없는 듯이 전투를 독려하였습니다. 오늘날의 대통령 비서실 격인 승정원이 편찬한 승정원일기는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70여년이 흘렀지만 완역까진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올해는 승정원일기가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지 15주년이 되는 경사스러운 해다. 한국고전번역원은 단일 기록으로 세계 최대 분량인 2억 2649만자(3243책)의 승정원일기 완역 시점을 단축하기 위해 땀을 쏟고 있다. ●조선왕조실록보다 4.5배 많은 분량 서울대 규장각 지하서고에 보관된 국보급 문헌 중 가장 방대한 분량으로 ‘조선왕조실록’보다 4.5배나 많은 승정원일기는 임금의 하루 일과를 시간대별로 기록한 문서다. 왕의 전교나 조정 문서, 상소문뿐 아니라 왕과 신하의 대화, 왕의 용변이나 몸 상태 등 일거수일투족이 가감 없이 담겨 있다. 지난해 12월 국사편찬위원회가 승정원일기 원문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작업을 15년 만에 끝냈는데, 이 때문에 한국고전번역원의 승정원일기 번역 작업의 효율성도 높아지게 됐다. 1994년부터 번역되기 시작한 승정원일기의 전체 완역 예상 기간은 당초 100년에서 70년으로 단축돼 2060년을 완역 목표 시점으로 잡고 있다. 현재와 같은 번역 속도라면 앞으로 45년 뒤에는 승정원일기 완역본을 우리 국민 모두가 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김태훈 한국고전번역원 승정원일기번역팀장은 “고종대 210책과 인조대 76책, 순종 6책의 번역 작업이 끝났다”면서 “현재 영조대 798책 중 164책까지 번역됐고 승정원일기 전체의 공정률은 약 20%”라고 말한다. 산술적으로 계산해 보면 번역자 1인당 매일 8시간 420자, 전체 56명이 연간 43책으로, 매년 총원문의 1%씩 번역되는 ‘세월과 마주하는 인고의 작업’이다. 승정원일기 완역에 이토록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탈초(脫草)된 승정원일기 원문을 우리말로 옮길 수 있는 번역 인력이 국내에 희귀하기 때문이다. 승정원일기 역자 1명이 탄생하는 데 최소 10년의 세월이 걸린다. 석·박사를 거쳐 시험에 합격하고도 최소 3년 이상 실무 경험을 쌓아야 번역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국내 한문 번역자의 처우도 그리 좋지는 않다. 번역자 1명이 1년간 꼬박 번역하는 양은 200자 원고지로 1800장, 번역료는 장당 평균 1만 6000원이다. 1년 내내 해도 수입은 3000만원을 넘지 않는다. 김 팀장은 “국내 전통 한학의 맥은 이미 끊어졌다”며 “역자들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고전번역교육원을 대학원대학교로 바꾸고, 번역료를 인상하는 등 처우도 개선해야 한다”고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임진왜란 등으로 조선초 ~ 광해군 분량은 소실 현재의 승정원일기는 임진왜란과 이괄의 난으로 조선 초기~광해군 분량이 소실된 채 인조 원년(1623)부터 순종 4년(1910)까지 288년간의 기록이다. 만약 소실되지 않았다면 조선 전 시기에 걸쳐 6300여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강성득 선임연구원은 “같은 역사적인 기록이라도 승정원일기가 조선왕조실록보다 어떤 기사는 20배까지 더 자세한 경우도 있다”면서 “조선왕조실록에는 1637년 1월 30일 병자호란에서 패한 인조가 삼전도(지금의 서울 송파구 삼전동)에서 청 태종에게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리는 ‘삼배구고두례’(三拜九叩頭禮)를 1차례 한 것으로만 기록돼 있지만 승정원일기에는 황제가 있는 곳에 도착해 1번, 의식이 진행될 단상에 오르기 전에 다시 1번을 한 것으로 자세하게 묘사돼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인조가 단상에 좌정했지만 청 태종이 갑자기 단에서 내려가 소변을 보자 인조는 단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간다. 삼배구고두례를 두 번 하고 의식 도중 황제가 소변을 보러 가는 황당한 일을 겪은 인조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승정원일기 번역은 국내 웬만한 한자 전문가에게도 어려운 도전이다. 하지만 이 기록 유산이야말로 대한민국 문화 콘텐츠의 보고다. 매일 기록한 조선의 날씨와 천문 자연현상, 영조 이후 170년간 승지들이 담은 강우량 측정 통계, 왕과 신하가 눈앞에서 얘기하듯 생생한 대화 내용, 각종 질환과 사건·사고 기록들은 영화와 드라마의 소재가 된다. 역사가뿐 아니라 수많은 창작자가 승정원일기 완역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대법 “재건축 비용변경 3분의2 동의 없으면 무효”

    재건축 공사 계약에 앞서 실시한 조합원 총회의 결의가 요건을 갖추지 못해 무효가 됐다면 공사계약 자체도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조합 총회 결의의 유·무효를 따져본 후에 계약을 하라는 취지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서울 반포주공3단지 재건축조합이 GS건설을 상대로 낸 약정금 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반포재건축조합은 2001년 11월 GS건설을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했다. 조합원에게 우선 분양하고 남은 가구를 일반 분양할 때 일반분양금 총액이 예상 가격을 10% 이상 초과하면 그 초과분을 조합원의 수익으로 하는 파격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조합은 곧바로 조합원 86%의 동의를 받아 재건축 결의를 마쳤다. 이듬해 조합은 GS건설과 재건축공사 가계약을 했다. 다만, 가계약에는 정부의 정책 변경 등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하면 공사 변경을 협의할 수 있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이후 GS건설은 정부 정책 변경으로 인해 추가 공사비용 2000억원이 발생했다며 변경 협의를 요청했고, 양측은 조합원이 일반분양가 10% 초과분의 수익을 포기하는 대신 추가 공사비를 GS건설이 부담하기로 했다. 양측은 2005년 조합원 55%의 결의를 통해 이 내용으로 재건축 본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일부 조합원이 2005년 본계약의 총회 결의가 무효라며 소송을 냈다. 이들은 2002년 결의로 정한 비용 분담 조건을 바꾸려면 조합원 3분의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데도 55%의 동의만으로 기존 결의와 다른 본계약을 한 것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법원이 2010년 이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2005년 본계약에 앞선 총회 결의는 무효가 됐다. 조합은 이 판결을 근거로 또 다른 소송을 냈다. “재건축 본계약이 무효이므로 당초 GS건설이 내건 조건에 따라 일반분양가가 예상 가격을 10% 이상 초과한 부분의 수익 36억원을 조합원에게 달라”고 했다. 1·2심은 앞선 판결의 결론과 상관없이 조합과 시공사의 계약은 유효하다고 봤으나 대법원은 “무효인 총회 결의에 의한 본계약은 법률에 규정된 요건인 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은 것이므로 무효”라고 뒤집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마음의 근심까지 푸는 곳… 산사의 뒷간 ‘해우소’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마음의 근심까지 푸는 곳… 산사의 뒷간 ‘해우소’

    법정 스님의 마지막 거처는 강원도 오대산 깊은 산골의 오두막이었다. 돌벽으로 쌓아 올리고 허리에 서툴게 기와를 쌓아 멋을 낸 해우소에는 작은 판자 하나가 끈에 걸려 있었다. 앞뒤에 ‘open’과 ‘closed’라고 써서 카페나 레스토랑에 달아놓은 푯말과 비슷하다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스님은 해우소에 들어갈 때는 ‘나 있다’를 걸었고, 나올 때는 ‘기도하라’는 글자가 보이도록 돌려놓았다. 둥글게 벽을 말아 둘러친 해우소는 바람이 드나들 수 있도록 문짝을 달지 않았다. 이 푯말이 있어 드나드는 사람들이 마주쳐 어색한 미소를 짓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겠지만, 해우소에 들어서는 스님들의 마음은 가볍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보석사의 ‘시유불다’ 거꾸로 하면 ‘다불유시’(WC)? 그런가 하면 충남 금산 보석사의 해우소에는 ‘시유불다’(時有不多)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시간이 있는 것 같아도 많은 것이 아니다’쯤으로 읽을 수 있으니 뭔가 철학적 냄새가 풍긴다. 더욱 깊은 뜻이 있다는 것은 ‘다불유시’라고 거꾸로 읽어 보면 안다. 영어의 WC(water closet)를 이렇게 쓴 것이다. 임진왜란 당시 의승군을 이끌고 청주성을 탈환한 영규 대사가 수도한 절이다. 유서 깊은 절, 참신한 감각을 지닌 스님의 위트가 놀랍다. 요즘엔 누구나 산중 사찰의 뒷간을 해우소라 부른다. 하지만 생각보다 오래된 표현은 아니라고 한다. 통도사 극락암의 조실이었던 경봉(1892~1982) 스님은 1950년대 어느 날 화장실에 해우소(解憂所)와 휴급소(休急所)라는 푯말을 내걸었다. 큰일을 보는 공간이 해우소, 작은 일을 보는 공간이 휴급소다. 스님은 “휴급소에서 급한 마음을 쉬어 가고 해우소에서 근심 걱정을 버리고 가면 그것이 바로 도를 닦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경봉은 “세상에서 가장 급한 일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찾는 것인데 중생은 화급한 것은 잊고 바쁘지 않은 것을 바쁘다고 한다”면서 “해우소는 쓸데없이 바쁜 마음을 쉬어 가라는 뜻”이라고 했다. 마음의 근심까지 푸는 여유를 찾으라는 뜻이다. 법정이 해우소에 들어서면서 ‘기도하라’고 다그친 것도 본질에 충실하라는 뜻에서는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절의 화장실로는 전남 순천 선암사 측간(厠間)과 강원도 영월 보덕사 해우소가 시·도 문화재 자료로 지정되어 있다. 모두 산지 사찰의 지형적 특성을 이용해 누각식으로 지었다. 용변을 보는 곳과 배설물이 쌓이는 곳의 고저 차이가 매우 크다. 선암사에는 ‘정월 초하루에 힘을 주면 섣달그믐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다. 여기에 산바람이 사시사철 부니 코를 막는 수고로움은 필요하지 않았다. 이런 이치를 잘 보여 주는 절이 전북 완주 화암사다. 불탑을 쌓아 올리듯 해우소를 높다랗게 지어 놓았다. 해우소 배설물은 퇴비가 되어 자연으로 돌아간다. 언젠가 찾은 전북 남원 실상사의 해우소는 새로 지었음에도 이런 원리를 살려 놓아 기억에 남아 있다. 월정사 원행 스님의 산문집에도 비슷한 얘기가 있다. 겨울을 나는 김장 채소는 해우소 거름으로 큰다는 것이다. 그의 은사는 구겨진 포장지를 일일이 다리미로 다린 뒤 손바닥 크기로 오려 해우소에 매달아 놓았다. 옆에는 ‘일회삼매이상불가’(一回三昧以上不可)라고 적었다. 한 번에 석 장 이상 쓰지 말라는 검약의 가르침인데, 삼매(三枚)가 아니라 깨달음의 경지인 삼매(三昧)라고 쓴 것이 묘미다. 해우소에서도 수행 정진을 게을리하지 말라는 농중진담이다. ●길상사 ‘정랑’은 도시락 먹어도 될 만큼 깨끗 역시 법정 스님이 머물던 서울 성북동 길상사는 해우소 대신 정랑(淨廊)이라고 부른다. 겉보기에는 별다른 특징 없이 콘크리트로 새로 지은 혼해 보이는 현대식 건물이다. 그런데 이곳은 특이하게 전실(前室)에서 신발을 갈아 신도록 만들어 놓았다. 그런데 그 간단한 절차가 마치 세속의 공간에서 정화된 공간으로 들어서는 일종의 의식처럼 느껴진다. 내부는 둘러앉아 도시락을 먹어도 좋을 만큼 깨끗하다. 다른 사람의 느낌도 나와 다르지 않았으니 이토록 정결할 수 있었을 것이다. 깨끗하기 어려워 깨끗함을 강조한 정랑이라는 표현이 결코 역설이 아니다. 길상사 정랑은 그저 흔하게 볼 수 있는 공중화장실의 모습이지만, 자연스럽게 실천행(實踐行)을 이끈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문화재적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끝없는 조작… 그 공시생, 수능에서도 부정행위

    대학 땐 진단서 위조해 출석 인정 인사혁신처에 침입해 공무원시험 성적을 조작한 혐의로 구속된 송모(26)씨가 2010년과 2011년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 대학에서 성적을 받는 과정에서도 일부 편법을 썼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4일 이 사건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송씨가 허위로 약시(弱視) 진단서를 발급받은 뒤 ‘저시력 특별대상자’로 선정돼 2011학년도와 2012학년도 입시 수능시험에서 과목당 1.5배씩 시간을 더 부여받았다”고 밝혔다. 2010년 3월 제주의 한 대학에 입학한 송씨는 서울의 명문대 진학을 위해 그해 8월 허위로 약시(교정시력 0.16) 진단서를 발급받아 11월에 치른 2011학년도 수능에서 시험 시간을 연장받았다. 송씨는 한 과목이 끝나면 바로 인터넷에 해답이 게시되는 것을 이용해 화장실 쓰레기통에 미리 휴대전화를 숨겨둔 뒤 일반 시험 시간이 끝나면 용변이 급하다면서 화장실에 가 답안을 확인하는 수법을 썼다. 그 결과 언어영역(5등급)을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1등급을 받았지만 원하던 대학에 들어가는 데는 실패했다. 송씨는 2012학년도 수능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다시 도전했지만 시험 직후 인터넷에 답안을 게시하는 행위가 금지되면서 또 실패했다. 송씨는 이 허위진단서를 이용해 공무원 지역인재 7급 서류전형에 필요한 한국사능력 검정시험(2015년 1월)과 토익(TOEIC·2015년 2월)에서도 시험 시간을 1.2배씩 연장받았다. 토익 시험의 경우 최근 서류를 요구하자 컴퓨터를 이용해 진단서 날짜를 조작하기도 했다. 대학 3학년이던 지난해 공무원시험 준비 때문에 수업을 빠지게 되자 컴퓨터로 군 복무 때 발급받은 허리협착증 진단서를 ‘중증 상태’로 위조해 4개 과목 교수들에게 6차례 제출해 출석을 인정받았다. 올 1월에는 서울 관악구 M공무원학원에서 지역인재 7급 교내 선발을 위한 공직적격성평가(PSAT) 모의고사 문제지와 답안지를 훔쳤다. 그는 지난 2월 28일부터 4월 1일까지 5차례 정부서울청사에 몰래 침입해 공무원시험 성적과 합격자 명단을 조작했다가 적발됐다. 경찰은 송씨에게 건조물 침입, 절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공전자기록변작, 공문서 부정행사, 야간건조물침입절도, 사문서 위조·행사 등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한편 교육부는 “수능 시험 특별관리대상자의 허위 진단서 발급에 대해 장애 유형별로 방지책을 강화하고 시험 시간 중 화장실을 이용하는 경우도 부정행위 가능성을 점검해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화장실 큰일 볼 때 스마트폰 가져가지 마세요”

    “화장실 큰일 볼 때 스마트폰 가져가지 마세요”

    사실을 알면 도움되지만 막상 알게 되면 다소 찝찝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애리조나 대학 환경보건학과 찰스 제르바 교수와 케리 레이놀즈 박사 연구팀은 화장실에서 '큰 일'을 볼 때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말라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이제는 생활의 일부가 된 스마트폰을 적어도 화장실에서 만큼은 자제하라는 이 권고는 우리의 건강을 해칠 수도 있는 가능성 때문이다. 제르바 교수가 주목한 것은 주로 대변으로 인한 스마트폰의 오염이다. 일반적으로 대변에는 세균, 병원균, 박테리아 등이 가득하다. 게다가 이 세균들은 주로 변기에서 물을 내릴 때 공기 중으로 퍼져 화장실 곳곳에 내려앉는다. 연구에 참여한 레이놀즈 박사는 "변기의 물을 내리거나 소변을 볼 때 세균이 각 방향으로 1.8m나 퍼져나간다"면서 "스마트폰의 경우 화장지 홀더 등에 올려두는 버릇이 있어 특히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구팀은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조사한 결과 10대 중 9대는 잠재적으로 병을 야기할 수 있는 미생물에 오염됐으며 이중 16%에서는 대변 물질이 검출됐다고 지적했다. 제르바 교수는 "화장실에서는 손잡이, 수도꼭지, 바닥 등이 가장 오염된 곳"이라면서 "용변을 본 후 손을 깨끗히 씻었더라도 다시 손잡이 등을 만져 재오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특히 공공 화장실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이같은 상황을 염두해두고 올바른 이용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미국 퀴니피악 대학 연구팀은 화장실에 비치된 칫솔이 대변에 오염될 확률이 무려 60%라는 다소 충격적인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연구팀은 9명 이상 공동으로 쓰는 화장실의 경우 무려 80%의 칫솔이 오염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이유로 전문가들은 변기 사용시 반드시 뚜껑을 덮은 상태에서 내릴 것을 권고하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낡은 학교 화장실 리모델링… 용산구, 6곳에 7억원 투입

    “공부보다 화장실 가는 게 더 힘들대요.” 올해 초등학생 학부모가 된 정미애(40·서울 용산구)씨는 아이 때문에 고민이 깊다. 학교 화장실 변기가 쪼그려 앉아 일을 보는 화변기여서 초교 1학년인 아이가 불편함을 호소하며 집에 와 급히 용변을 보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불편하고 불결한 학교 화장실은 아이들에게 결코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 용산구가 편하고 깨끗한 화장실을 만들기 위해 개선 작업에 나선다. 용산구는 올해 모두 7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역의 6개 학교(보광초, 이태원초, 후암초, 보성여중, 보성여고)의 화장실을 리모델링한다고 21일 밝혔다. 쓰기 불편한 화변기를 좌변기로 바꾸고 낡은 바닥 타일과 칸막이 등을 교체할 예정이다. 구는 교육경비보조금 심의위원회를 연 뒤 이달 말까지 각 학교에 사업비를 교부한다. 구는 지난해에도 13억원을 들여 모두 8개 학교(금양초, 보광초, 서빙고초, 용암초, 원효초, 보성여중, 오산중, 신광여고)의 화변기를 모두 좌변기로 교체했다. 용산구 관계자는 “화장실이 불편하다는 학생, 학부모의 민원이 학교를 통해 많이 접수됐는데 개선 공사 이후 반응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락스 학대 계모’ 8개월 동안 6천만원 게임머니로 써…카드 사용내역 ‘충격’

    ‘락스 학대 계모’ 8개월 동안 6천만원 게임머니로 써…카드 사용내역 ‘충격’

    계모에게 학대 당해 결국 숨진 신원영(7)군의 계모가 8개월 동안 무료 6000여만 원을 ‘게임머니’로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원영 군 학대사망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기 평택경찰서 박덕순 형사과장은 15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계모 김모(38)씨가 게임에 몰두해 있었다는 점을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계모 김씨의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조사한 결과 8개월 동안 6000여만 원 상당의 게임머니를 산 것으로 확인됐다. 박 형사과장은 “김씨가 돈을 엄청 많이 소비했는데 그 소비된 내용을 보니까 주로 게임머니 아이템이었고 그걸 사느라고 돈을 많이 썼다”면서 “8개월 간 6000만원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돈 전부를 아이템을 사는데 소비했는지 더 확인해 봐야 하지만 게임과 관련된 계좌로 돈이 빠져나갔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남편 신모(38)씨 외에는 다른 살마들과 사회적인 관계도 거의 맺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통화내역 조사 결과에서도 김씨는 남편 외의 어느 누구하고도 전화통화를 한 기록이 없었다. 박 과장은 “계모에게 정신적 문제가 없느냐”는 물음에 “정신적 문제는 없는 것 같지만 가정환경이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자기도 완전 따로 살면서 사회 관계가 단절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김씨는 오직 남편 신씨만을 위해서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사람 같았다”고 덧붙였다. 친부 신씨가 계모의 학대 사실을 방관해 왔던 점도 추가로 확인됐다. 신씨는 경찰 조사에서 “김씨가 학대 사실을 인지한 뒤 어떤 대처를 했느냐”는 질문에 “얘기를 하면 김씨가 아들을 더 괴롭히고 난리를 칠 것 같아 처음에는 얘기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박 과장은 “저도 제가 경찰관 생활을 25년 하면서 이런 아버지는 처음 봤다”며 “아들이 화장실에 있는 상태에서 어떻게 거기에서 자기 용변을 보고 그럴 수 있었는 지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핫뉴스] 조양호 회장“조종사가 힘들다? 개가 웃어요”댓글 논란 ▶[핫뉴스] 이세돌·장그래·최택 그리고 알파Go!…“우린 모두 미생”
  • 中 공자의 고향…화장실도 공자 시대?

    中 공자의 고향…화장실도 공자 시대?

    중국 관광을 총괄하는 국가여유국(國家旅遊局)의 화장실 문화 개선 사업이 본격화된 지 1년이 지났지만, 화장실 관리 수준 및 이용 문화 수준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선정한 국가 최고급 관광 풍경구(5A급)인 산둥성(山東省) 취푸(曲阜)일대에는 공자 선생을 기리는 공묘, 공부, 공림 등이 자리해 있어 중국 정부로부터 전국중점문물보호단위 관광 특구 지역으로 지정 받은 바 있다. 불과 인구 10만명에 불과한 소도시이지만, 지난해 기준 5만여 명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방문했다. 하지만 '공자고향(孔子故里)'이라는 명패가 무색하게, 관광지 곳곳에 설치된 화장실 칸막이 문은 대부분 떨어져 나갔고, 그나마 제자리에 붙어 있는 문은 닫히지 않아 제 기능을 못하는 실정이다. 악취도 악취지만, 칸마다 설치된 문이 제 기능을 못해 대부분 이용객들은 문짝을 잡고 용변을 보는 경우가 상당하다. 겨우 용변을 보고 나온 이용객들은 세면대 수도 꼭지가 고장나 누수되거나, 그나마 물이 나오지 않아 또 한번 화장실 수모를 겪는 일이 다반사다. 화장실 관리자에게 문의하니, "잔디밭 위의 스프링클러로 나오는 물에 손을 씻으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지난해 2월 중국정부가 '관광 굴기(崛起)'를 선언하며 개선해 나가겠다는 공공화장실 시설물들이 관계자들과 이용객들의 관리 소홀로 '화장실 혁명'이 수포로 돌아갈 공산이 커 보인다. 한편, 중국 정부는 오는 2017년까지 관광지와 휴게소 등 전국 3만3000여 곳에 공공화장실을 추가로 설치하고, 2만 4000여 곳의 시설을 개선해 나갈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임지연 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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