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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제 가죽가방·은 액세서리 전문점 ‘씽’

    수제 가죽가방·은 액세서리 전문점 ‘씽’

    창업을 할 때 먼저 생각해야 할 것 중 하나가 점포의 위치다. 보통 유동인구가 많고 뚜렷한 소비계층이 있어 상권이 제대로 형성돼 있고, 문턱이 없어 출입에 불편이 없는 가게를 최고로 친다. 아무리 상권이 좋아도 구석지고 외진 곳은 성공에 대한 불안감이 큰 신규 창업자들은 외면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수제 가죽가방과 은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가게 ‘씽’을 운영하는 박윤영(32·여)씨는 불리한 가게 입지를 실력으로 극복한 좋은 사례로 꼽힌다. ●불리한 점포 입지 실력으로 극복 이대 정문에서 신촌 기차역 사이에는 의류·액세서리 가게들이 밀집해 있다. 이 길 뒤편 좁은 골목길에도 가게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어 한번 들른 가게를 되찾아 나가는 일도 어려울 정도다. 박씨의 가게는 골목길 막다른 모퉁이에 있다. 과연 이곳에서 장사가 되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3년 전 이대 앞에 가게를 구하고 싶었지만 임대료와 보증금이 높아 여기에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외진 곳이지만 좋은 제품을 만들어 단골 고객을 확보한다면 불리한 입지조건도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 믿었죠.” 가게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주로 소가죽으로 만든 지갑, 다이어리, 가방, 목걸이 등이다. 여동생 박지은(24)씨가 만든 귀걸이, 목걸이 등 액세서리류도 지난해부터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가죽제품은 2만∼30만원, 은제품은 1만 5000원∼3만 5000원선이다. 대부분의 제품이 손으로 직접 만들고 다듬기 때문에 동일한 디자인 제품은 고객이 특별히 요청하지 않는 한 만들지 않는다. 박씨를 통해서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나만의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같은 디자인 없어… 하나뿐인 제품이 매력 “구매력이 있는 20∼30대 여성을 중심으로 단골 손님들이 만들어졌고, 입소문이 돌면서 매출이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홍보나 광고를 하지 않았는데도 일본 관광객들을 위한 여행 안내책자에 소개돼 뜻하지 않게 ‘수출의 역군’도 됐지요.” 대학에서 공예디자인을 전공한 박씨는 1996년 졸업후 3년간 한 의류업체에서 넥타이 디자이너로 근무했다. 하지만 해외 패션흐름을 거스르지 못하는 정형화된 디자인을 고집하는 척박한 풍토에 쉽사리 적응할 수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가죽의 질감이 좋아 가죽으로 물건을 만드는 피색장(皮色匠)이 되고 싶었던 꿈을 실현시키고도 싶었다.IMF 경제위기로 실업자가 거리에 쏟아지던 지난 98년 박씨는 잘 다니던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 그리고 손수 만든 가죽 동전지갑을 들고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앞에 좌판을 펼쳤다. “하고 싶은 것을 못하는 것이 저에게는 큰 스트레스였죠. 돈이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더욱 정성을 들일 수 있었나 봅니다.” ●찬바람 맞으며 3년 고생끝에 점포 마련 가게를 마련할 때까지 만 3년간을 대학로 거리에서 찬바람 맞아가며 보냈다. 때로는 노점 단속에 나선 공무원을 피해 좌판을 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자릿세 운운하며 돈을 걷는 사람들과 맞서 싸우기도 했던 시련의 시간들이었다. “노점상을 하면서 돈도 벌었지만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습니다. 원래 약골이었는데 어느새 신체적으로도 건강해 진 것이 제일 큰 소득이었습니다.” ●상표등록 마치고 월 350만원 챙겨 지금도 박씨는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용돈을 모아 일본과 유럽 등으로 여행하면서 감각을 익히고 색다른 재료를 구입해 오기도 한다. 이런 노력 덕분에 박씨가 만든 제품은 가죽공예 전문가들로부터도 “기존의 틀을 깨는 색다른 시도”로 평가받았다. 가게 이름인 ‘씽’은 3년 전 상표등록까지 마쳤다. “내 이름을 걸고 만드는 제품이기에 상표등록을 마쳤습니다. 애프터서비스도 철저하게 해드립니다.” 현재 월소득이 300만∼400만원에 달하는 박씨는 내년쯤 대학로나 홍대쪽에 분점을 열 계획이다. 홈페이지도 내년쯤 구축해 먼 지역에서도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직장 다닐 때는 주말이나 쉬는 날만 기다리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지금은 명절 외에는 제대로 쉬지 못하지만 하고싶은 일을 하는 재미에 힘든 줄 몰라요.” 글 사진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서울광장] 연기금, 난파선의 반란/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연기금, 난파선의 반란/우득정 논설위원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의 인터넷 글로 촉발된 연기금 논란이 봉합국면에 접어들었다. 연기금 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 문제를 환기시켰다는 점에서 정치인 김 장관은 ‘남는 장사’를 했다는 손익계산서도 나오고 있다. 과연 그럴까. 당정간의 알력, 복지부와 재경부 그리고 여야의 공방, 재계의 의결권 문제 제기, 노무현 대통령의 진노 등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지만 정작 고민하고 해법을 모색해야 할 핵심과제는 모두 비켜갔다. 바로 국민연금의 재정 건전성 확보 방안이다. 연기금 논란은 곧 국민연금 논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국민연금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지난해 말 현재 55개 기금이 운용하는 여유자금 190조원 가운데 국민연금이 112조원에 이른다. 게다가 국민연금은 2010년 242조원,2020년 497조원,2035년 603조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돼 있다. 김 장관이 연기금 논란에서 선봉장으로 등장하게 된 배경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동시에 시한폭탄이 장착된 화약고다.1988년 출범 당시 강제 가입에 따른 저항을 줄일 목적으로 낸 돈의 최고 19배까지 타도록 설계된 기형구조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2047년이면 국민연금 재원이 완전 고갈된다며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개편을 서두르는 이유다. 지금 문제가 된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도 연금 요율 개편에서 비롯됐다. 국민들로서는 어느날 갑자기 연금 재정이 바닥나게 생겼다며 부담은 대폭 올리고 수급액은 용돈 수준으로 떨어뜨리려 하니 기가 찰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최근에는 채권 수익률 급락으로 정부의 개편안보다 부담률은 더 올리고 수급률은 더 낮춰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이번 논란 과정에서 어느 누구도 국민연금의 재정 건전성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점수 깎일 일에 앞장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열린우리당 유시민의원이 대안을 제시했다지만 이는 참여정부 임기내에는 욕얻어 먹을 짓을 피하겠다는 ‘꼼수’의 성격이 짙다. 비단 우리나라만 아니라 연금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모든 국가들의 고민이 재정 건전성문제다. 가장 인기 없으면서 피할 수도 없는 문제다. 갈수록 수명은 늘어나는데 출산율은 낮아지고 수익률은 떨어지니 그럴 수밖에 없다. 해법은 더 내고 덜 받고 좀 더 나이 들어 받으라는 것뿐이다. 지난 7월 일본의 고이즈미 내각이 총선 패배의 위험을 무릅쓰고 연금 부담을 늘리는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일본도 과거 20년 동안 땜질식 처방만 거듭했다. 이탈리아는 우리처럼 적게 내고 많이 받는 구조를 방치했다가 연금제도 존립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정부도 인정하듯이 연금 개혁은 늦출수록 더 큰 저항에 부딪히게 된다. 늦춘 만큼 부담은 늘어나고 수급액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머잖아 좌초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침묵하는 것은 미래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파렴치한 행위나 다름없다. 여권이 전면에 나서 국민에게 이해를 구하고 개혁을 독려해야 한다. 노동계의 거센 반발과 집권당의 총선 패배라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끈질긴 설득으로 연금개혁에 성공한 프랑스나 영국에서 ‘사즉생’(死卽生)의 리더십과 뚝심을 배워야 한다. 특히 김 장관은 지난 개각에서 복지부장관 자리를 기피한 이유가 국민연금 개혁에 있었음을 숨기지 않는다. 그러면서 ‘김근태가 전사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한다. 김 장관이 ‘꿈’을 품은 정치인이라면 국민연금 개혁의 난관을 먼저 돌파해야 한다. 인기 없다는 이유로 본류는 외면한 채 곁가지 문제로 점수를 얻으려고 해선 ‘꿈’을 이룰 수 없다. 다시 강조하지만 국민연금 개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수능문제 유출의혹 2건 수사

    수능시험 부정행위를 수사중인 경찰은 24일 인터넷에 수능 문제지와 답안지를 입수해 판매한다는 글을 올린 사례 2건에 대해 추가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이 수사, 혹은 내사에 착수한 수능 부정행위 사건은 △서울청 사이버범죄수사대 8건 △광주 동부경찰서 1건 △광주 남부경찰서 1건 등 모두 10건으로 늘어났다. 최기문 경찰청장은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수능시험 부정행위 루머 등이 확산되고 있는 것과 관련,“인터넷 게시판 등을 정밀 검색해 관련 글의 게시 사례를 확보하고, 각종 루머의 근원지를 파악해 실제 부정행위로 실행됐는지를 확인, 철저히 수사하라.”고 전국 지방경찰청에 특별 지시했다. 광주남부경찰서는 이날 광주지역 수능 부정행위 사건의 주범급인 광주 K고교 H(18)군 등 6명을 추가로 구속, 이번 사건 관련 구속자는 모두 12명으로 늘어났다. 이번 사건에 가담했다가 양심에 가책을 느껴 지난 16일 112를 통해 전모를 경찰에 제보했던 광주 A고 B(19)군은 이날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03학년도와 2004학년도 수능에서 우리 학교 학생 10여명이 휴대전화로 부정시험을 치렀고 상당수가 좋은 점수를 받아 수도권 및 광주지역 대학에 진학했다.”며 수능부정 대물림 사실을 털어놓았다. B군은 “이번 사건의 주모자 2∼3명이 지난해 도우미로 활동했기 때문에 내용을 정확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리시험 1명 검거 한편 광주에서 수능시험을 대신 치른 K(23)양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검거돼 광주로 압송된 뒤 “광주 S여고 출신 삼수생 J(19)양으로부터 대리응시 사례비조로 9월3일부터 7차례 걸쳐 계좌이체를 통해 620만원을 받았으며 생활비와 동생 용돈으로 모두 썼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광주시교육청이 수능 10여일 전인 지난 6일부터 매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라온 수능 부정행위에 대한 수험생들의 절박한 경고와 제보 내용 등 20여건을 ‘허위사실 유포’라며 모두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삭제된 글에는 이번 수능부정을 주도한 것으로 밝혀진 C고교 학생의 제보, 전국 규모의 커닝조직, 대리시험 가능성 등이 포함돼 있었고 제보 내용이 경찰의 수사 결과와 거의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최치봉 남기창·서울 안동환기자 cbchoi@seoul.co.kr
  • [삶과 경영 이야기] (35) 에이스침대 2세 경영인 안성호 사장

    [삶과 경영 이야기] (35) 에이스침대 2세 경영인 안성호 사장

    안성호(37) 사장은 앳된 얼굴에 소박함이 엿보이는 최고경영인(CEO)이다. 그러나 늘 점퍼를 걸치고 공장에서 기계에 고개를 들이밀고 일하는 모습은 창업주인 아버지 안유수(71) 회장을 빼닮았다는 말을 듣는다. 그는 ‘침대는 과학’이라는 안 회장의 경영철학을 이어받아 최첨단 자동화공정을 완성한 데 이어 신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1등 침대기업은 안 회장이 만들었으나 세계 5등 기업은 경영권을 물려받은 지 3년째 되는 안 사장이 달성했다. 그는 온돌 문화권인 한국에서 세계 최고의 침대전문기업을 꿈꾸고 있다. 안 사장은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가업을 잘 키워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지만 제 자신이 제일 잘 아는 게 침대고, 그래서 침대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즐겁다.”고 말했다. 에이스침대 안성호 사장은 세계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꼽히는 침대전문기업을 이끄는 2세 경영인이다. 그는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기 위해 생산현장에서 몸이 부서져라 일에 몰두하는 과학자와 다를 바 없다. 이는 아버지 안유수 회장으로부터 장인 정신을 물려받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자랑이 쑥스럽다.”는 안 사장으로부터 ‘에이스만의 정신’을 들어봤다. ●공장은 나의 놀이터 아버지의 고향은 북한 황해도 사리원이다. 지금도 고모 등이 북한에 살고 있다. 아버지는 학생시절 혼자 남쪽으로 내려와 독학으로 대학까지 마쳤다. 그리고 창업을 해서 회사를 정상에 올려놓았다. 말 그대로 자수성가한 분이다. 아버지가 침대사업에 뛰어든 것은 1963년이다. 서울 인사동의 가구골목에서 미군들이 침대를 구하러 다니는 것을 보고 출발했다고 한다. 성동구 금호동에 작은 공장을 마련했다. 말이 공장이지 조금 큰 집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나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집 근처에 있는 공장에서 매일 살다시피했다. 아버지 손을 잡고 공장을 돌아다니는 것이 좋았다. 공장 아저씨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면서 스프링을 갖고 노는 것도 재미있었다.TV에 방영되는 외국영화에서 본 침대를 연필로 그려 아버지께 보여드렸더니 아버지께서 칭찬하신 뒤 진짜 침대로 만들었다. 그런데 잘 팔리지는 않았다. 당시엔 침대 제작이란 게 사람이 손으로 매트리스에 헝겊을 씌우는 식으로 공정이 엉성했다. 공장에 불이 났을 때 아버지가 허겁지겁 불을 끄시던 모습도 떠오른다. 장사가 잘 되었는지 1975년쯤 성동구 성수동의 제법 넓은 곳으로 공장을 옮겼다. 이때부터 설비도 들여놓았다. 나는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일주일에 한두번씩은 꼭 공장에 들러 직원들의 일을 거들었다. 아버지는 78년 성남에 큰 공장을 짓고, 최초로 한국공업규격(KS)을 받은 뒤 어머니와 무척 기뻐했다. 어릴 적부터 공장을 돌아다닌 일이 지금 공장을 운영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때 따로 생산공정에 대한 설명을 들을 필요도 없이 금방 이해했다. 학교 다닐 때 나는 모범생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말썽을 부리는 학생도 아니었다. 공부는 수학과 과학 과목을 잘 했다.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 담임교사가 “집에서 알파벳을 배우고 온 사람은 손을 들어보라.”고 했을 때 나를 포함해 단 두명만이 손을 들었다. 부모님께서는 “자신의 일은 스스로 하는 것”이라고 가르쳤다. 대학에 들어와서 용돈은 주급으로 3만원씩 받았다. 책값은 어머니께서 영수증으로 처리해주었다. 그때도 틈틈이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등짐을 지는 등의 허드렛일이 대부분이었다. 직원들에게 혼이 난 적도 있다. 대학 졸업 후 광고회사에 입사했다. 통계분석과 시장조사 일을 했는데 역시 지금 회사를 운영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신제품을 개발할 때 어떤 제품을 만들어 어떻게 시장에 접근할 것인가를 연구하는 법을 배웠다.1년 정도 경험을 쌓았는데, 아버지가 “어차피 네가 할 일이라면 빨리 일을 배우라.”고 권해 에이스침대로 옮겼다. ●침대는 과학이다 기획이사를 맡으면서 원가와 외주(外注)관리를 했다.25살이라는 어린 나이 때문에 부담이 컸다. 무조건 열심히 일했다. 원가관리는 신제품을 생산했을 때 마진을 어떻게 산정하는지를 결정하는 일이다. 시장의 상황과 회사의 재정운영 등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생산공정도 잘 알고 있어야 제품의 수요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수요예측은 판매 추이 등에 대한 통계처리로 한다. 나는 원래 숫자에 강하다. 침대산업은 인건비 싸움이다.1990년대에 우리나라는 임금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경쟁력이 약한 기업들이 도태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자동화를 서둘렀다. 기계는 사람에 비해 오차가 적고 정확하다. 침대는 스프링 등의 균일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침대산업은 자동화가 가장 필요한 업종이다.92년 업계 최초로 침대공학연구소를 만들었다. 인체공학 전문가 등 17명이 뇌파시험기 등 14종의 첨단장비를 동원해 가장 편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척추곡선 등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도록 실험 로봇인 ‘컴퓨맨’도 만들었다. 충북 음성에 침대 단일공장으로는 세계최대 규모인 14만평의 부지에 본사 공장을 지었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무인생산시스템을 채택했다. 컨베이어벨트가 천장에 깔려 매트리스가 공중에 떠다닌다.19종의 특허기술도 개발했다. 신기술 개발과 공장자동화를 내가 혼자 한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많은 설계에는 직접 참여했다. 침대속까지 항균처리를 하는 기술, 스프링의 이중 열처리 기술은 부끄럽지만 내가 만들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얼른 메모하고 이를 제품으로 연결하려고 노력했다. 프랑스, 독일 전문가들이 공장을 둘러본 뒤 놀라면서도 “과잉투자가 아니냐.”고 묻곤 한다.“그렇게 생각지 않는다.”고 대답한다. 침대산업은 과학이다. 철저하고 완벽한 인간중심의 제품을 만드는 일이다. 사람이 옷장을 쓰는 시간은 하루에 10분도 안 되겠지만 침대는 일생의 3분의1을 함께 보내는 가구다. 이는 아버지의 정신이기도 하다. ●탁월한 1등이 되라 에이스(ACE)는 고객을 위한 ‘예술적이고 편안한 환경(Artistic Comfortable Environment)’에서 따온 말이다. 아버지는 평소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도 말라. 남의 비교 대상조차 되지 말라. 탁월한 1등이 되라.”고 강조하신다. 아버지는 젊었을 때 해외출장을 가면 투숙한 호텔의 침대 매트리스를 칼로 뜯어 샘플을 가져오는 바람에 호텔에서 곤욕을 치른 일도 많은 분이다.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에도 공장에 남아 일하다 12시가 다 돼서야 귀가하는 분이다.1980년에는 국내 가구업체들이 납품하는 목물(木物)이 마음에 안 든다며 가구전문인 ‘리오가구’를 설립한 분이다. 지난 1993년 중국 광저우(廣州)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10년 동안 시장적응을 마친 만큼 올해부터 3배 이상의 투자를 한다. 하루 300개의 침대를 만들어 5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2008년까지 공장 2곳을 더 늘릴 예정이다.10년 안에 공장 8∼9곳이 더 있어야 한다. 성(省)단위에 1개씩의 공장을 짓는 게 꿈이다. 북한 사리원에도 곧 대규모 침대공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국내 침대시장은 완숙기에 접어들었다. 수요확대가 어렵다는 말이다. 그래서 중국 진출이 절대적인 대안이다. 국내엔 200여개 영세업체가 난립하고 있으나 3개 대형 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에이스침대는 지난해 12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시장점유율 35%를 달성했다. 시몬스침대가 400억원의 매출로 2위 업체다.(미국계 회사인 시몬스침대는 에이스침대가 국내 독점 생산·판매권을 지닌 회사로 안 사장의 친동생인 안정호 사장이 경영하고 있다. 형제가 국내 침대시장의 1·2위업체를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성장 과정이 비슷해 우애가 돈독한 안 사장 형제는 하루에도 몇 차례씩 전화통화를 하며 자재구입 문제 등을 상의하지만 디자인 개발 등에서도 서로 감춘다고 한다. 안 사장은 형제가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는 구설이 싫어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말하길 꺼렸다.) 내가 회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보다 지금은 매출이 3배로 늘었다.2002년부터는 무차입경영을 하고 있다. 생산자동화 덕분에 직원 한 사람이 하루에 20개의 매트리스를 생산한다. 프랑스 등에서도 아직 1인당 10개를 생산하지 못한다. 매출 등은 아직 세계 최고가 아니지만 생산설비와 연구력은 이미 세계 1등인 셈이다. ●베푸는 기업철학 ‘기업은 이익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게 아버지의 지론이다. 그래서 지난 1994년 경기도 성남에 5억원을 들여 경로회관을 지었다. 모든 위락시설과 건강검진 등이 무료다. 매년 근육병재단을 후원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멀었다는 것이 아버지의 생각이다. 창업주들 중에는 훌륭한 분들이 많다. 고생을 많이 한 만큼 뚜렷한 국가관과 사회에 대한 책임의식이 강하다.2세 경영인들도 요즘은 다르다. 직원들보다 2배,3배 일하지 않으면 무시당한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회사가 망한다. 다른 회사의 2세 경영인들과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있다. 주제를 정해놓고 토론하고 정보교환도 한다. 언젠가 에이스침대를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은 뒤 나도 ‘돌려주는 일’을 하고 싶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수능 끝! 훌훌 털고 떠나자

    수능 끝! 훌훌 털고 떠나자

    수능 잘 보셨어요? 수고하셨습니다. 오랜만에 자유를 만끽하세요. 그런데 뭘 할지 결정하셨나요? 목적도 없이 어두컴컴한 밤거리를 헤매기만 한다면 사실, 자유도 별로 향기롭지 않답니다. 고3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리고, 귀한 자유를 느끼고 싶다면 여행을 떠나세요. 적은 용돈에 차도 없어서 멀리 갈 수 없다고요? 꼭 멀리 가야만 여행은 아니지요.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까운 바다로 떠나세요. 기차여행도 얼마나 멋스러운가요. 또 우리를 위해 시내 곳곳에서 각종 이벤트도 한창입니다. 마음맞는 친구와 함께 수능 애프터데이를 한껏 즐기자고요. ■영종도 강화 석모도·영종도·무의도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고, 경비가 저렴하게 들면서도 마음껏 바다의 아름다움과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서울에서 1시간이면 닿을 수 있고 철지난 바닷가를 산책한 후 친구들과 함께 해수온천에서 물놀이도 할 수 있는 영종도는 여러모로 매력적인 곳이다. 서울에서 갈 때는 1호선 지하철을 타고, 인천역에서 내려 버스로 인천 월미도까지 가야 한다. 월미도선착장에서 영종선착장(구읍배터)까지는 배를 타고 가는 것이 좋다. 이렇게 가면 전철이긴 하지만 기차도 타고 배도 타며 여행의 기분을 한껏 만끽할 수 있다. 영종도는 가깝지만 큰 섬이다. 체력에 자신 있으면 자전거를 빌려 타고 다녀도 되고 아니면 버스를 타고 을왕리 해수욕장이나 무의도중에 한 곳을 다녀 오는 것도 좋다. 일단 자전거를 빌리고 싶다면 월미도에서 배를 이용하는 편이 좋다. 영종도에서 자전거를 빌릴 수 있는 유일한 곳이 영종선착장 앞에 있기 때문이다. 자 이제 신나게 달려보자. 자전거로 10분 거리에 용궁사가 있다. 흥선 대원군이 아들을 임금이 되게 하기 위해 10년 동안 기도를 올린 곳이다. 대원군이 직접 쓴 현판과 둘레 5.63m, 수령 1000년이 넘는 느티나무도 있다. 자전거를 타고 1시간 달리면 영종도 서쪽의 바닷가에 도착한다. 철지난 해수욕장은 을씨년스럽지만 더욱 멋있다. 을왕리해수욕장이 있는 용유도 해변이다. 해변을 따라 을왕리 해수욕장, 선녀바위 해변, 왕산유원지, 마시란 유원지가 잇따라 붙어 있다. 을왕리 해수욕장에선 선녀가 목욕을 하고 갔다가 바위로 변했다는 선녀바위와 기암괴석의 아름다움은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더욱이 썰물시간은 환상적이다. 끝을 알 수 없는 갯벌이 펼쳐지며 수평선은 어느새 바다와 하늘이 하나돼 보이지 않는다. 이젠 돌아가야 할 시간, 그 전에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 영종도 해수피아(032-886-5800)다. 바다속에서 끌어올린 암반수를 이용하는 대형 온천이다. 친구의 등도 밀어주고 같이 몸을 씻으며 색다른 추억을 만들어 보자. 입장료 6000원. 월미도 선착장(032-762-8880)에서 영종선착장(032-746-0740)까지 가는 배는 오전 7시부터 저녁 9시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학생 1500원, 어른 2000원. 영종선착장에서 나오는 배도 같다. 인천공항에서 영종선착장까지 가는 버스 203번는 매시 10분에 인천공항을 출발해 선착장으로 온다.45분 정도 걸린다. 학생 700원, 어른 1200원. 자전거 대여료는 시간당 3000원. 을왕리쪽으로 가는 버스는 영종선착장에 있고 약 50분 걸린다. 인천공항에서는 301,306번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10분 간격. ■석모도 가까워서 더욱 아름다운 곳이 석모도다. 강화도 외포리 선착장에서 눈앞에 보일 만큼 가까워 섬이 주는 외로움은 덜하지만 정취만큼은 어느 곳에 비해도 빠지지 않는다. 이정재·전지현 주연의 영화 ‘시월애’,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의 무대이기도 했던 이곳은 서해에서도 일몰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또 도로가 잘 나 있고 차량통행이 드물어 자전거를 대여하거나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석모도 여행은 보통 신촌로터리 버스터미널에서 시작한다. 강화 외포리행 버스를 타고 평균 2시간이면 석모도가 눈앞에 보이는 강화 외포리 선착장에 도착한다. 여기서 배를 타는 시간은 10분 남짓. 짧지만 섬 여행의 기분만큼은 느낄 수 있다. 새우깡에 길들여진 갈매기들의 묘기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석모도 역시 걸어다니기에는 무리다. 자전거를 빌리자. 인라인을 신고 달려보는 것도 재미있다. 친구와 장난쳐도 누구도 말리지 않는다. 석모도 일주도로를 자전거로 한바퀴 도는데는 3시간이면 족하다. 석포선착장 앞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50분정도 가면 삼랑염전과 민머루해수욕장이다. 약 30만평에 달하는 염전은 이국적인 분위를 느끼게 한다. 길을 따라 염전을 구경하고 김장을 앞둔 어머니를 위해 천일염(1만원 정도)도 살 수 있다. 검은 갯벌이 속살을 드러내는 썰물에는 조개나 게를 잡을 수도 있고, 밀물 때면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놀 수도 있다. 바닷가에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다면 다시 자전거에 올라 천년고찰 보문사로 가자. 신라 선덕여왕 때 세워진 것으로 전해지는 보문사는 바다와 육지의 아름다움이 조화된 절. 석굴법당과 절뒤 암벽에 새겨진 높이 6.9m의 마애석불이 일품이다. 그윽한 향냄새와 장엄한 불상 앞에서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는 기회를 갖는 것도 좋다. 이번엔 서쪽 끝 하리저수지로 가보자. 영화 ‘시월애’ 촬영지는 이미 철거됐지만, 영화 속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로 정식했던 아카시아 나무는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영화 속의 세트는 사라졌지만 자연풍경과 황홀한 낙조는 여전히 아름답다. 서울 신촌 버스터미널(02-324-0611)에서 평일 1시간, 주말 30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외포리 행 버스를 이용한다. 학생 3900원. 일반 5900원. 외포리 선착장(032-932-6007)에서 평일 30분, 주말 5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카페리호를 타고 석포리 선착장까지 가면 된다. 첫 배는 오전 7시30분, 마지막 배는 오후 6시30분. 석모도에서 나오는 배 시간도 같다. 승선료는 왕복 1200원. 차량은 1만 4000원. 자전거는 하루 빌리는 데 1인용 8000원,2인용 1만 4000원. 자전거를 원하는 곳까지 배달 해주고 수거도 한다(011-9774-0091). ■무의도 드라마 ‘천국의 계단’과 영화 ‘실미도’의 무대가 되어 단번에 유명해진 곳이다. 무의도에서 볼 만한 곳은 하나개해수욕장과 큰무리(실미)해수욕장, 호룡곡산 등이다 일단 영종도 잠진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무의도로 향한다. 소요시간은 5분. 무의도 큰무리선착장에 도착하면 마을버스로 해수욕장으로 이동한다. 그중 제일 먼저 찾는 곳이 하나개해수욕장이다. 선착장에서 섬을 한 바퀴 도는 마을버스를 타거나 자전거로 이동하면 된다. ‘하나밖에 없는 큰 갯벌’이라는 뜻의 하나개해수욕장은 폭 100m에 달하는 백사장이 1㎞ 넘게 펼쳐져 놀기에 그만이다. 또한 남쪽 언덕 위에 예쁜 집이 하나 있다. 그 집이 ‘천국의 계단’에서 최지우가 어린시절 살던 곳이다. 별로 볼 것은 없지만 그래도 디카에 추억을 담는 것은 필수. 다시 마을버스를 타고 실미도로 가보자. 실미도는 무의도 실미해수욕장과 마주하고 있다. 썰물 때 해수욕장과 실미도 사이에 거대한 갯벌과 모래톱이 드러나 2시간가량 길을 내준다. ‘실미도’ 촬영 세트장은 없어졌지만 고된 훈련을 받은 부대원들의 숨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서둘러 길을 되짚어 무의도로 향하자. 시간을 지체하면 자칫 혼자 섬에 갇혀서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도 지는 석양은 역시 아름답다. 잠진도선착장에서 무의도로 가는 배는 아침 7시30분부터 30분 간격으로 있다. 물때에 따라 하루 2∼3시간씩 결항되므로 미리 결항시간을 알아보는 게 좋다. 뱃삯은 왕복 2000원. 학생할인은 없다. 무의도해운(032-751-3354). 무의도에서는 마을버스를 이용하자.30분에 한번씩 다니며 섬을 일주하기 때문에 어디든지 갈 수 있다.1000원. 또 인천 연안부두 여객터미널(032-887-2893)에는 무의도행 배가 오전 9시30분에 한번 있으며 뱃삯은 어른 8900원, 학생 8150원.50분 걸린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錢錢긍긍

    “그만 가져가려고 해도…동전이 계속 나오더라고요.” 빈 가정집에 들어가 장롱 밑에 있던 동전을 훔쳐 나오던 도둑이 경찰에 붙잡혔다.‘좀도둑’이라고 손가락질할지 모르지만 그가 이날 꺼내온 동전은 백만원이 넘는다. 구두미화원에게 구두를 모아주는 대가로 일당을 받아 살아가는 유모(33)씨는 최근 불경기로 구두를 닦는 사람마저 줄어들어 돈벌이가 어려워지자 빈집털이를 결심했다. 범행장소를 물색하던 유씨는 서울 성북구 장위동의 골목을 지나다가 주인 김모(51·여)씨가 열쇠를 문 옆 신발장에 넣어두고 외출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유씨는 바로 열쇠를 꺼내 집으로 들어갔지만 살림살이는 소박했다. 그나마 가져갈 것이 없나 하고 집안을 뒤지던 중 장롱바닥에서 동전이 반짝거렸다.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장롱 아래로 납작 엎드린 유씨의 눈 앞엔 수천여개가 넘는 동전이 빛나고 있었다. 눈이 휘둥그레진 유씨는 급한 마음에 동전은 주워 담았지만 동전은 꺼내고 꺼내도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조금만 더, 조금만….” 자꾸 욕심이 나는 통에 한참이나 시간이 흘러갔음에도 유씨는 차마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다만 짧은 팔이 원망스러울 따름이었다. 결국 장롱 구석에 박힌 동전들은 포기하고 집을 나서는 순간 유씨는 때마침 들어선 김씨의 맏아들과 마주치는 바람에 경찰에 넘겨졌다. 이불 장사를 하는 집주인 김씨는 평소 동전이 생기면 장롱 밑에 던져뒀다가 몇 달에 한번씩 꺼내서 손자에게 용돈으로 주곤 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장롱 밑에는 100원짜리와 500원짜리 동전이 수천개가 넘어 어림잡아도 100만원이 넘었다.”고 말했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유씨를 절도 혐의로 입건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결혼이야기]김관우(29·㈜탠코) 구수현(25·㈜탠코)

    [결혼이야기]김관우(29·㈜탠코) 구수현(25·㈜탠코)

    나의 평생 짝꿍이 될 사람. 김·관 ·우. 이름이 이쁘다. 회사에 입사해 본부 회식 때 오빠를 처음 봤다. 별 느낌 없었다.‘그냥 성실해 보인다.’라는 것밖에는. 잠바, 청바지, 가방 다 촌스러웠다. 그런데도 은근히 자세히 보았나 보다. 그런 소품까지 생각나는 걸 보면. 후훗. 언제부터 좋아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못되게도 그 당시 남자친구가 있었는데도 간혹 이런 생각을 했다.‘관우 오빠가 내 남자친구라면….’ 그런데 생각이 간절하면 이루어진다고, 사귀던 사람과 헤어지고 얼마 되지 않아 관우 오빤 나한테 서울랜드로 놀러 가자고 했다. 단 둘이. 그렇게 데이트 신청을 받고 나서 얼마나 설레고 기뻤는지, 지금까지 살면서 그 때만큼 설렌 적이 없는 것 같다. 서울랜드에서 우린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손을 잡고 다녔다. 잡은 두 손에 땀이 흥건한데도 놓지 않았다. 내가 너무 조그마해서 잃어버릴까봐 그랬단다. 시커먼 속을 누가 알랴만은, 그땐 그게 싫지만은 않았다. 그일을 계기로 우린 사내 커플이 되었다. 하지만 사귀기 전 설렘과는 반대로 처음엔 참 많이도 싸우고 울고 속상했다. 계속 만나야 할까도 고민하고 헤어지자고도 해보고…. 한 8개월 정도는 그랬던 것 같다. 드라마에 나오는 그런 자상한 남자를 꿈꿨지만, 오빤 너무도 달랐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오빠가 날 사랑하는 방식을 조금씩 알 것 같다. 표현할 줄도 모르고 내색도 하지 않지만, 마음 속으로 날 얼마나 아끼고 생각하는지, 그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주말에 오빠가 나랑 안 놀고 친구랑 논다고 하면, 난 화내고 질투할 텐데, 내가 친구랑 만난다고 하면, 오빤 재밌게 놀다 오라면서 용돈 줘서 보내는 사람이니까. 남들은 사내 커플이라 매일 봐서 좋겠다며 부러워하지만, 그건 모르시는 말씀. 남들 입에 오르내리지 않으려고 서로 모른 척할 때가 더 많았다. 어떨 땐 서로 말 안하고, 너무 사무적으로 대하니까 정말 남 같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가슴 한쪽에 구멍이 뻥 뚫린 것처럼 휑한 느낌. 하지만 이제 결혼하면 그런 답답한 생활에서 해방이다. 관우 오빠! 우리 회사에서 티 내지 않으려고 더 조심하고 표현 못했던 거, 결혼해서 만회하자. 행복하게 살자고 손가락 걸고 약속! 모두들 지켜봐 주세요. 김관우(29·㈜탠코) 구수현(25·㈜탠코)
  • “지독한 불황…안먹고 안쓴다”

    “지독한 불황…안먹고 안쓴다”

    음식점, 학원 등 서민들의 체감경기를 반영하는 서비스업종이 빈사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골 깊은 경기침체 탓에 있는 사람도, 없는 사람도 모두 허리띠를 바짝 죄고 있다. 워낙 장사가 되지 않자 시장상인들의 한숨 소리도 멎은 듯하다.‘불황 무풍지대’로 불려온 학원가도,‘부자1번지’라는 서울 강남에도 불황의 짙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젊음의 거리도 돈이 안 돈다 5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혜화동. 주말이면 젊은이들이 몰려들어 그나마 활기가 넘치는 대학로의 한 식당 앞에서 전문 도우미들이 ‘메뉴 한 개를 시키면 또다른 안주를 하나 더 준다.’는 전단을 행인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하지만 호주머니에 두 손을 찔러넣고 종종걸음을 치는 행인들의 시선을 끌기에는 역부족이다. 근처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홍모(42)씨는 “낮에는 3000원짜리 밥을 파는 식당으로, 저녁에는 맥주집을 운영하면서 겨우 폐업을 면하고 있다.”며 “청년 백수들이 늘면서 용돈이 빠듯해 돈을 쓰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오후 11시 ‘사교육 1번지’로 꼽히는 서울 대치동 학원가. 올해 초만 해도 자녀를 데리러 오는 학부모들의 차들로 근처 교통이 막힐 지경이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사정이 확 바뀌었다. 한산하기 그지없다. 이곳에서 영어전문학원을 10여년째 하고 있다는 황모(48)씨는 “1년 전보다 수강생이 절반 가량으로 줄었다.”며 “학원비를 제때 내지 않는 학생도 10명 중 한 명꼴”이라며 경기침체의 여파를 실감하는 듯했다. 이 때문에 문닫는 학원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한다. 학원매매 사이트인 아카데미119의 이기붕 부장은 “매주 신규 매물이 나오고 있고, 계약기간이 남았는데도 권리금 없이 매물을 내놓는 학원들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데다 정부가 사교육비 경감대책으로 EBS의 수능방송이 시작된 게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풀죽은 강북의 상가 음식점, 헬스장 등이 밀집해 있는 서울 신촌 D상가는 시쳇말로 죽을 맛이다. 이곳에서 족발장사를 하는 유모(42·여)씨는 “손님이 한 명도 없는 날이 일주일에 두번은 된다.”며 “요즘은 월평균 매출이 50만∼60만원에 불과해 월세(40만원), 관리비 등을 내고 나면 밑지고 장사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상가 내 헬스클럽의 코치 김모(27)씨는 “너무 안된다. 지난해 말부터 한달에 회원이 10%씩 떨어져 나가자 헬스이용료를 30∼40% 내렸다.”며 “6개월에 헬스, 스쿼시 등을 할 때 42만원 받던 것을 30만원으로,1개월짜리는 8만원에서 4만원으로 각각 내려받고 있다.”고 말했다.“클럽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지난해 말부터 봉급도 20∼30% 삭감돼 100만원 남짓 받는데, 소주 마시기도 어렵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고기 먹다가 라면 먹어요 서울 수유동에서 이불장사를 하는 최모(35)씨는 “성수기인 겨울철이 다가오는데도 매출은 오히려 3∼4년 전에 비해 절반 가량 줄어들고 있다.”며 예전에는 점심 때 고기도 먹었지만, 지금은 장사가 너무 안돼 라면으로 때울 때가 잦다.”고 털어놓았다. 실직자가 늘어나면서 가게가 무분별하게 많이 늘어난 것도 장사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미아리에서 분식집을 하는 이모(40)씨는 “성매매특별법 시행으로 새벽에 라면이 거의 팔리지 않고 있다.”며 “유흥음식점이 있는 곳은 라면집과 미용실에 발길이 뚝 끊겼다.”고 전했다. 속옷가게를 하는 노모(45)씨는 “2000년에는 카드매출이 꽤나 됐었다.”며 “지금은 신용불량자가 많이 생겨서 그런지 그때보다 카드 매출이 30%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부동산중개소 폐업 속출 지난해 10·29대책 이후 부동산 거래가 끊기다시피하면서 중개업소에도 찬바람이 거세다. 대치동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이모(52) 대표는 “올들어 임대료 내기도 빡빡한 상황”이라고 한숨을 지었다.‘부동산중개업소 최다(最多)지역’인 서울시 강남구는 최근 3개월 사이 부동산 중개업소 2000여곳 가운데 124곳이 자진 폐업신고를 했다. 김유영 박지윤기자 carilips@seoul.co.kr
  • 원어민 교사 3인의 솔직토크

    원어민 교사 3인의 솔직토크

    영어라면 이제 신물이 난다는 회사원 A씨. 올해 스물 여섯인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알파벳을 배운 후 정규교육과정을 따라 14년 동안 영어를 공부했다. 영어를 정복하기 위한 그의 노력은 눈물겨웠다. 중학교 때는 매일 한 시간 이상 영어 단어를 외웠다. 영어 수업 시간에는 20∼30개씩 단어 받아쓰기 시험을 봐, 철자가 틀린 개수만큼 선생님에게 회초리로 손바닥을 맞기도 했다. 고교 입학 후에는 영문법 교과서의 대명사격인 ‘성문기본·종합 영어 시리즈’를 2∼3차례 정독했다. 수능 외국어 영역 문제집은 셀수도 없이 많이 풀었다. 사전을 찢어 단어를 외우고는 이를 질겅질겅 씹으며 대입의 독한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취업을 앞두고는 토익 시험에 매달렸다. 영어실력이 원어민 수준임을 인정하는 토익 800점 획득을 책임진다는 학원만 찾아다녔다. 토익시험에 10여차례 응시 끝에 고득점을 획득했지만 외국인을 만나면 5분 이상 대화를 이끌어가기가 힘들다. 엄청난 시간과 돈, 노력을 투자해도 외국인만 만나면 벙어리가 되어버리는 우리나라 영어교육의 문제는 무엇인가. 한국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원어민 강사 3인이 느끼는 우리 영어교육의 문제를 들어본다. ‘부모(parents)’,‘테스트(test)’,‘암기(memorizing)’. 우리나라 영어 교육의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 원어민 강사 3명이 공통적으로 짚어낸 키워드는 의외로 간단했다. 한국의 독특한 사회·문화적 특징이 우리 영어 교육의 방법과 초·중·고교생의 영어 실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사실에도 이견이 없었다. 이들은 모두 한국인이 노력과 지력, 열정이 부족해서 영어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 구조가 영어를 어렵게 배우도록 한다고 한결같이 말했다. 또 우리 영어 교육의 목표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규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엄청난 사교육비를 들여가며 영어를 배워도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가문의 영광’위해 자녀교육에 헌신하는 한국 학부모 강남구 일원본동 대모초등학교에서 방과 후 특기적성 교육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앰버는 요즘 고민이다. 그는 학생들이 영어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대한 쉽고 그림이 풍부한 교재로 영어를 가르친다. 단어나 문장을 외우기보다는 교재를 이해하고 학생들이 스스로의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숙제를 내주기 보다는 수업시간에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비중을 둔다. 그러나 생각하지도 못했던 학부모들의 건의가 이어졌다. 요구사항은 간단했다. 더 어려운 교재로 가르치고 더 많은 과제를 주고 더 공부를 시켜달라는 것이었다. 그는 “한국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원어민 강사에게 영어를 배우면 하루 아침에 영어를 모국어처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학부모들의 이런 불가능한 요구 때문에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 UC리버사이드 강사 제레미는 한국 학생들의 대부분이 부모의 강요에 못이겨 영어학원에 등록하고 억지로 공부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그에게 더 낯선 것은 부모로부터 독립해야할 나이인 대학생들이 부모에게 학비와 용돈을 받는 것은 물론 학원비까지 받으면서 영어학원에 다닌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교육에 과도하게 관심을 가지고 많은 돈을 자녀의 학원비로 지출하고 있지만 사실 학생들의 영어실력 향상에는 크게 도움이 안 된다.”면서 “차라리 몇년치 학원비를 모아 영어권 국가에 여행을 다녀오거나 학원 갈 시간에 친구들과 어울려 놀거나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는 것이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영어마을 안산캠프 원어민 강사 셔먼은 한국의 학벌주의와 가족주의의 결합이 이런 사교육의 과열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학부모들은 모든 것을 헌신해서 자녀들의 교육에 투자한다. 개인의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국과는 달리 조상을 공경하고 집안의 어른을 존중하며 부모가 자녀를, 형제와 자매가 서로를 보살피는 문화는 한국 학생들의 강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한국 학생들은 부모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공부하기 때문에 만 18세가 되면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미국, 캐나다 학생들 보다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명문대에 진학해야만 이 사회에 주류를 이루는 파벌에 합류할 수 있고 집안에서 명문대생이 한 명이라도 나오면 ‘가문의 영광’이 되기 때문에 온 가족이 자녀의 명문대 진학에 매달린다는 것이다. 그는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내 아이는 더 나은 교육을 시켜 명문대에 진학시키겠다는 생각으로 경쟁적으로 이 학원 저 학원에 보내는 악순환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이런 사회적 특징은 공부하는 학생들 간의 순수한 학문적 경쟁을 유도하지 못하고 결국 가족 대 가족의 재력 대결 구도를 만든다.”고 말했다. ●한 번의 테스트로 인생을 결정짓는 수능식 영어 교육 제레미는 “한국 정부는 학생들에게 수능 시험을 위한 영어 교육을 시킬 것인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영어 교육을 시킬 것인지 선택해야한다.”고 말했다. 수능 시험을 위한 영어 교육과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영어 교육은 분명 다르다는 것이다. 셔먼은 “한국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만 15세부터 모든 교육 패턴이 변한다.”고 말했다. 단 한번의 수능 시험이 학생의 평생을 결정지을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오로지 수능 시험에만 매달린다. 앰버는 “이 테스트는 자신 뿐만 아니라 가족의 미래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학생들은 자신을 보살펴주는 부모님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수능 시험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능 시험이 모든 교육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는 순수하게 학문적 호기심에 따라 공부하고 자신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참된 공부를 할 수 없다는 것이 원어민 강사들의 생각이다. 또 언어는 사용하는 도구가 돼야지 테스트의 기준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셔먼은 “한국의 영어 과목도 수능 시험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학생들이 고교에 입학한 뒤에는 ‘죽은 영어’만 배우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국 학생들은 영어권 국가들의 사회·문화적 특징을 이해하고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활용하며 영어를 배우려하지 않고 또 그렇게 영어를 공부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도 없다. 때문에 학생들은 오로지 수능 시험에서 측정하는 영어 능력인 ‘읽기(Reading)’기술을 향상시키는데 매달리는 것이다. ●테스트를 위한 영어교육은 암기법만 가르친다 단기간에 수능 최고점을 얻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공부법은 ‘암기(memorizing)’다. 단 1점의 점수 차이로 진학 대학과 학과가 바뀌고 이는 학생의 미래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학생들에게 암기하는 법만을 가르쳤다는 것이 원어민 교사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앰버는 “한국 학생들은 매우 성실하고 열심히 공부하지만 교재를 주면 이를 무조건 외우려드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교과서를 외우면 내용이 무슨 뜻인지 이해는 하겠지만 책의 내용을 조금만 변형시켜 질문하면 학생들은 대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암기 역기 중요한 공부 포인트이긴 하지만 암기만 해서는 언어를 배울 수 없다.”고 말했다. 제레미는 이런 암기 중심의 교육이 한국 학생들을 수동적으로 만든다고 생각한다. 한국 학생들은 교사가 시키는 것은 잘하지만 혼자서 공부하는 능력은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대학생들에게 자유 주제를 주고 영어 발표를 시켜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대학생들은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컴퓨터 게임이 재미있다는 내용을 발표했는데 영어 발표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사고 능력이 미국의 중·고교생 수준보다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완벽한 발음과 문장 구조를 갖추어 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영어를 배우는 것은 국제 무대에서 세계인과 대화를 나누기 위한 것”이라며 “결국 대화의 깊이와 내용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한국 학생들은 창의력과 능동적인 공부 태도를 갖추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교육 논리는 정치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돼 셔먼은 “한국 사회의 이 같은 교육 풍토는 영어권 국가의 원어민 교사들에게 돈 벌 수 있는 기회만 제공할 뿐”이라고 말했다. 돈을 벌기 위해 원어민 강사를 지원하는 미국인들에게 이제 한국은 ‘꿈의 나라’가 됐다. 원어민 강사들의 인성과 자질에 대한 검증 절차가 없기 때문에 대학을 졸업한 원어민이면 3∼4주 만에 한국에 와 바로 학원 강사로 설 수 있다. 또 그는 한국의 학부모들이 공교육 보다 더 신뢰하고 있는 사설 학원의 영어교육이 사실 엉망인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영어를 전공하지 않은 자격 미달의 강사가 바람직하지 못한 방법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학원이 태반인데도 학부모들은 사교육만이 공교육의 대안이라고 믿고 매달린다는 것이다. 제레미는 “한국 교육은 오로지 상자 속의 엘리트만을 키워왔지 상자 밖의 세상을 상상할 수 있는 인재를 키워내지는 못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초·중·고교에 자질이 검증된 원어민 강사를 배치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앰버는 “영어를 사용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생활할 수 없는 영어교육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최근 늘고 있는 영어마을과 같은 교육 기관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셔먼은 “교육의 논리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치인들이 유권자의 인기를 의식한 교육 정책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씨줄날줄] 스팸의 공격/김경홍 논설위원

    정보는 돈이다.‘시간이 금’이니 하는 인간의 성실성에 입각한 말들은 정보화시대에 접어들면서 옛말이 됐다. 남보다 먼저 정보를 선점하고 이용하는 것이 경쟁력이다. 성실보다는 비밀스럽고 영악해야 살아남는 시대다. 고물시장에서 고교, 대학 등의 동창회 명부가 불티나게 팔린다는 얘기에 놀란 적이 있다. 본인과 관계없는 동창회 명부를 왜 수집하는 것일까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수집이 아니었다. 그 명부에 적힌 주소와 직업, 연락처 등을 이용해 동문인 척하며 물건 등을 팔려는 상술이라고 한다. 이 정도는 애교스러울 수도 있다. 부유층이 많은 특정지역에서는 초·중·고 학생들의 주소록을 사가는 일도 있다고 한다. 학원이나 학습지 등 사교육과 관련된 장사꾼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란다. 얄팍한 상혼이 어린 학생들에게 용돈을 주고 친구들의 인적사항을 수집하는 데 이르면 화가 치민다. 그런데 최근 전체인구의 8분의1에 이르는 637만명의 개인정보가 인터넷에서 무방비로 악용되고 있는 사실이 적발됐다. 이제 들켰으니까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된 일들이 분명하다. 앞으로 더 큰 규모의 정보유출이 예고돼 있다고 봐도 틀림없을 것이다. 더욱이 개인의 정보를 다루는 통신회사, 보험회사, 인터넷 쇼핑몰 등의 핵심 관계자들이 개인정보를 사고팔았다는 점은 경악할 일이다. 국민들은 이제 몇몇 악덕 정보사냥꾼들로부터 발가벗겨졌다. 보통 직장인은 출근하면 먼저 컴퓨터를 켠다. 그런데 하루에도 수백통에 이르는 스팸메일을 감당하기 힘들다. 개인정보가 이렇게 무차별로 악용된다.90% 이상이 음란, 상품, 사설금융 등의 광고메일이다.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이들의 무차별 공격에 당하고만 있어야 하는지 안타깝다. 지금 정보통신부, 검찰, 경찰 등에 사이버관련 신고센터가 있고, 신고프로그램도 있지만 스팸메일이 줄어들지 않는 것을 보면 단속이나 신고 부분에서 분명히 문제가 있을 것이다. 단속과 처벌을 최대한 강화하고, 신고정신을 드높여 보이지 않는 적들을 공격해야 한다. 발가벗고 살 수는 없지 않은가.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길섶에서] 아름다운 노후/이목희 논설위원

    김영삼 전 대통령 정부에서 청와대수석비서관을 지낸 M씨는 공직을 떠난 직후 낙향했다.검찰에서도 고위직을 지냈지만 변호사 업무 또한 사양했다.고향도 아닌 강원도 해변 도시에 자그마한 서민 아파트를 얻었다.“가끔 서울을 오가면서 손주들에게 용돈 줄 정도만 있으면 되지 않겠나.” 큰 욕심을 안부리는 삶이 오히려 풍요롭게 보였다. 회사에서 모셨던 K선배는 모든 일에 열정적이다.중앙아시아의 한 나라에 심취했다.한국과 친선협회를 만드는 문제,개발투자하는 문제 등 관심사가 남다르다.일주일에 한번은 대학 강의를 나가 청년들과 호흡한다.젊어 보일 수밖에 없다. 가을이 깊어지면서 인연을 맺었던 얼굴들을 떠올려 본다.‘아름다운 노후’를 보내고 있는 분들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언젠가 닥칠 노후가 나쁘지 않게 비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숙고해 봤다.자식 교육·결혼과 자립지원,은퇴 후 생활비….돈으로는 도저히 계산이 나오지 않았다.결국 ‘아름다운 노후’를 보내는 분들의 공통점을 따르기로 했다.욕심을 버리고,무슨 일이든지 진취적으로 하자고….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고교생 사기단 ‘기가막혀’

    친구들과 집단으로 짜고 일부러 교통사고를 내 수천만원의 보험금과 합의금을 뜯어낸 10대 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남부경찰서는 6일 일방통행 도로를 역주행하는 차에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타고 일부러 뛰어들어 사고를 낸뒤 합의금 명목 등으로 돈을 챙긴 어모(19·고교3년)군 등 9명에 대해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김모(19·고교3년)군 등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경찰은 또 달아난 조모(19)군 등 7명을 쫓고 있다. 어군 등은 지난달 29일 0시 20분쯤 관악구 사당1동의 일방통행 도로에서 역주행하는 승용차를 발견한 뒤 2∼3명이 오토바이를 타고 뛰어들어 충돌,자해한 뒤 돈을 받아내는 등 지난 2002년 8월부터 31차례에 걸쳐 합의금과 보험금 6300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조사결과 이들은 학교 선·후배나 친구 사이로 금천구,관악구,영등포구,서초구 일대를 돌며 이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모두 10대로 용돈 마련을 위해 범행을 했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눈에 띄네~ 이 얼굴]‘꽃피는 봄이 오면’ 윤여정

    “아들 같은 사람들이랑 일하니까 화도 못내고,늙으니까 불편한 게 많더라구요.(웃음)” 조용히 흥행 중인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감독 류장하)에서 남자주인공 최민식의 극중 엄마로 나온 중견배우 윤여정(57).기자시사회장의 무대인사에서 그는 후배들과 함께 작업한 소감을 그렇게 말했었다.나이를 먹어가는 사실을 사심없이 먼저 입에 올릴 수 있는 여배우는 많지 않을 거다.“저는 극중 이름도 없어요.그냥 엄마예요,엄마.” 그러면서 또 슬몃 웃었다. 중견 여배우들의 스크린 진출은 심심찮다.그런데 대부분 엇비슷한 캐릭터들이다.몰염치하고 뻔뻔한 동네아줌마,혹은 질펀하게 욕지거리를 쏟아뱉는 남녀주인공의 엄마 역할이 십중팔구.하지만 ‘꽃피는‘에서의 윤여정의 역할은 단순조연 비중을 넘어선다. ‘꽃피는‘의 주인공 현우는 순수음악만 고집하는 트럼펫 연주자.학원강사 자리도 심드렁해하니 서른을 한참 넘긴 나이에 용돈벌이조차 변변찮을 수밖에.그런 아들 하나만 바라보고 혼자 사는 엄마이지만,단 한번도 한심하다느니 닥달하지 않는다.실연한 아들이 탄광촌 관악부 임시교사로 갑자기 짐을 싸서 나서도,기별도 없이 현관문을 쓱 밀고 들어와도,엄마의 낯빛과 목소리는 한결같다.그저 배웅해주고,또 맞아주고.삶의 패배감에 젖어 허우적대는 아들과 나란히 누워 낮은 목소리로 이렇게 다독여주는 엄마다.“그 나무,봄이 되면 알겠지… 어떤 나무인지…”“넌 이제부터 시작이야…” “대단히 튈 것같은 이미지인데도 주변 캐릭터를 편안히 받쳐주는 신비한 연기력의 소유자”라고 최민식은 찬사를 날렸다.‘꽃피는‘이 그저 그런 연애담이 아니라 ‘인생을 이야기하는 영화’로 의미확장할 수 있었던 듬직한 밑그림이 그녀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임영숙 칼럼] 고령사회, 심판의 날

    [임영숙 칼럼] 고령사회, 심판의 날

    8순의 할머니는 손자들이 내미는 봉투를 받으며 “내가 많이 늙었구나.”라고 말했다.얼마전까지만 해도 할머니가 주는 용돈을 받으며 좋아하던 손자들이 의젓한 회사원이 돼 거꾸로 할머니에게 용돈을 드리게 된 것이다. 그 할머니의 대학교수 아들은 65세 정년을 몇년 앞두고 노후의 삶을 어떻게 생산적으로 보내야 할지 가족들 앞에서 고민을 털어 놓았다. 그 아들의 사회초년생 조카는 숙부의 이야기를 ‘행복한 고민’으로 받아들였다.연금도 없이 ‘3·8선’‘사오정’신세가 되는 일반 회사원들에게 월 200만∼300만원의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직종의 종사자들은 부러움의 대상이라는 것이다.미혼의 그 조카는 결혼해도 아이를 갖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40대에 직장을 그만두고 80대까지 살아야 하는데 어떻게 아이를 잘 키울 수 있겠느냐는 걱정 때문이었다. 지난 추석,남도의 한 읍내에서 마주친 정경이다.통계청은 추석 연휴가 끝난 후 그 읍내를 포함해 전국의 30개 지역이 초고령사회에 이미 진입했다는 통계를 발표했다.주민 5명 가운데 1명이 65세 이상 노인인 지역이 그토록 많다는 것이다. 노인 인구가 많아진다는 것은,노동력이 감소하고 저축률이 하락하며 사회복지 비용 부담과 소비율은 늘어나 국가 성장동력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퇴직 후에는 그동안 투자했던 자산을 현금화해서 생활자금으로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회 고령화 속도에 따라 주식과 자산가치도 떨어지게 된다는 분석도 있다. 이같은 고령사회 문제는 전세계적인 ‘재앙’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심판의 날이 눈앞에 닥쳤다.”(브루스 바틀릿 미 국민정책분석센터 선임연구원)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한국보다 고령화 속도가 늦은 중국도 최근 가구당 한자녀만 낳도록 하는 정책을 폐지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 사회가 늙어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문제는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미국과 유럽,일본이 길게는 115년,짧게는 24년이 걸렸던 고령사회에 한국은 불과 19년만에 도달하고 초고령사회에도 7년만에 진입한다.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늙어 가는 나라인 것이다. 고령사회 해법으로 복지정책 확대,저출산 문제 해결 등이 흔히 제시되지만 가장 현실적인 대책은 노인이 계속 일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한다.노인인구가 젊은이의 부담이 되지 않고 스스로 부양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지난해 방한한 미국 노인학협회 존 헨드릭스 회장은 “노령층이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일자리를 주거나 기존의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한국개발연구원(KDI)도 한국사회 노령화의 근본대책으로 정년기준의 상향조정,고령자고용촉진제도 개선,노인의 고용기회 확대 등을 제안한 바 있다.노인이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평생학습 사회가 되어야 하고 환경영향 평가처럼 정부의 각종 정책에 ‘노인영향평가제’가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추석명절 고향을 찾은 젊은 회사원의 고민처럼,아이를 낳아 키우기도 두려운 조기퇴직 사회에서 근로자의 연령층을 높이는 이 해법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그러나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못한 청년실업자들에겐 조기퇴직 걱정마저도 행복한 고민으로 보일 것이다. 결국 우리사회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황혼의 반란’에서처럼 일자리와 예산배분을 둘러싼 세대간의 전쟁 상태에 조만간 돌입하게 될지 모른다.‘황혼의 반란’의 주인공은 노인 저항운동을 이끌다 진압군에 붙잡혀 죽어가면서 말한다.“너도 언젠가는 늙은이가 될 거다.” 모든 젊은이들이 기억해야 할 말이다. 주필 ysi@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中 대학생 아르바이트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中 대학생 아르바이트

    중국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 문화(兼職文化)’가 바뀌고 있다.개혁·개방의 물결이 중국 대륙을 휩쓸면서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 영역까지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전통적으로 가정교사나 번역 아르바이트 등에서 최근엔 보험대리인,PC방 관리원,시장조사연구원은 물론 ‘창업 대학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여기에 황금 만능주의와 성(性) 개방 풍조까지 가세해 이른바 ‘링레이젠즈주(類兼職族·특별 아르바이트족)’까지 출현했다.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충칭(重慶)사범대학 4학년생인 장카이이(張凱一)는 보험 대리인이다.보통 아르바이트생과 달리 그는 10여명의 부하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그는 “졸업에 앞서 사회 경험으로 시작한 보험 업무가 이제 직업이 될 것 같다.”며 활짝 웃는다. 우한(武漢)대학교 3년생인 정빈(鄭斌)은 올해초 학교 근처에 호프집을 열었다.친구들과 돈을 모아 자금을 만든 그는 “대학교가 학생들의 자주적 창업을 돕는 차원에서 일정한 금액을 빌려 주고 있다.”고 밝혔다. 창업은 대학생 아르바이트의 새로운 영역이 되고 있다.국가에서도 ‘근공조학(勤工助學·일을 통해 학비를 조달)’의 차원에서 대학생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대학교 관련 규정을 고치고 있다. 국가에서도 실사구시(實事求是)적 차원에서 아르바이트가 사회 경험과 실천능력을 키워 전공지식을 강화시킨다는 입장이다.취업난에 직면한 중국 대학생들의 실업구제도 겸하는 일석이조를 겨냥하는 측면도 적지 않다. 베이징 인민대학교의 계산기학과(컴퓨터학과) 3년생인 우옌핑(伍燕平)은 PC방에서 네트워크 관리원으로 일한다.보수는 많지 않지만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실제로 활용하면서 공짜로 온라인 게임을 마음껏 즐길 수 있어 더없이 좋은 돈벌이라고 즐거워한다. 중국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 다원화 경향은 목적의 변화에서 기인된 측면이 크다.과거에는 학비와 용돈 벌기 등 주로 경제적 문제였지만 지금은 취업난에 직면한 상황에서 대학 재학 때부터 사회 진출을 위한 예비 적응 수단이 된 것이다.대학당국도 아르바이트가 학생들의 자주적인 도전 의식을 키운다는 점에 주목,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피라미드 판매 피해 속출 하지만 이런 순기능과 달리 중국 사회에 만연된 물신(物神)주의 풍조는 대학생 아르바이트 영역까지 침범했다.최근 충칭에서 적발된 ‘어우리만(歐麗曼)’ 촨샤오(傳銷·다단계 피라미드 판매) 사건이 대표적이다. 일확천금을 꿈꾸던 중국 13개 대학의 2000여명의 대학생들은 프랑스 어우리만 화장품 회사의 ‘회원’으로 가입,주로 동료 대학생들과 친척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다가 공안에 철퇴를 맞았다. 주범으로 체포된 허난성(河南省) 농촌 출신 친융쥔(秦永軍)은 ‘아르바이트 소개’나 ‘컴퓨터 전시회 참가’ 등의 명목으로 외지 출신 대학생을 모집,집단 합숙을 시키면서 회원으로 끌어들였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1인당 3350위안(약 50만원)을 내고 화장품 한 세트를 구입해 피라미드 회원 자격증을 취득한 뒤 신규 회원 유치 실적이 좋으면 3개월 만에 2만위안(300만원)을 벌 수 있다며 대학생들을 유혹했다.학생들도 직접판매 방식의 새로운 사업에 뛰어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고 한다. 충칭시 공안국 관계자는 대학생들이 ▲눈앞의 이익 추구 ▲보다 나은 생활에 대한 높은 기대감 ▲사회경험 부족 등으로 다단계 판매망의 함정에 쉽게 빠져든다고 지적했다.정샤오볜(鄭曉邊) 화중(華中) 사범대학 심리학과 교수는 “취직이 안된다고 한숨 짓는 중국 대학생들에게 다단계 판매는 벗어나기 어려운 유혹”이라고 분석했다. 사건 직후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대학생을 상대로 피라미드 판매조직 가입의 위험성에 대해 철저한 교육을 지시할 정도로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부정적’ 아르바이트 출현 일부 대학생들의 경우 ‘낮과 밤’의 변화가 너무나 현격하다.대학생 신분과는 전혀 동떨어진 가수나 모델,심지어 ‘접대부’로 나서는 이른바 ‘링레이젠즈주’가 출현한 것이다. 술집에서 판촉요원으로 일하는 바메이( 妹)와 부자들과 놀아주는 페이주(陪族·동반족)들도 비슷한 유형이다. 바메이의 면접조건은 간단하다.어리고 외모가 예쁘면 무조건 ‘오케이(OK)’다.호프집이나 카페의 바메이는 보통 저녁 7시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월급은 300위안(4만 5000원) 안팎이지만 실적이 좋으면 보너스도 두둑하다.맥주 1병에 1위안,포도주는 10위안을 번다. 하지만 일부 바메이들은 손님과 합석해 술을 마시고 일부는 퇴근 후 손님들과 ‘2차’를 가는 경우도 있다.베이징 중앙재정대학교 왕즈산(王志山) 교수(사회학과)는 “2년전부터 등장한 바메이는 시장경제하의 새로운 판촉 아르바이트”라며 “사회의 다양화와 개성화란 측면도 있지만 성적 서비스가 가미됐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동반 아르바이트’ 성황 최근 학원이나 대학가 주변의 게시판에 등장하기 시작한 ‘페이광가오(陪廣告·동반광고)’가 주목을 받고 있다. ‘페이랴오(陪聊·채팅 동반)’‘페이완(陪玩·놀이 동반)’ ‘페이창거(陪唱歌·가라오케 동반)’ 등 내용도 다양하다.일부 대학교의 여학생 숙소 앞에는 ‘인생을 논할 수 있는 여학생 구함.시간당 보수는 200위안’,‘함께 수영할 수 있는 여학생을 찾습니다.충분한 보수 보장’ 등의 의미심장한 광고도 심심치 않다. 시간당 15위안(2250원)∼20위안(3000원)을 받는 가정교사나 5위안(750원)∼10위안(1500원) 안팎의 패스트푸드 아르바이트와 비교하면 동반 아르바이트 여학생에게 주는 시간당 200위안(3만원)은 엄청난 금액이다. 이런 구인광고를 내는 사람들은 대부분 개혁·개방 이후 ‘돈벼락’을 맞은 졸부들이다.이들은 동반자의 조건으로 가장 먼저 쾌활한 성격과 외모를 따지지만 명문대 여대생을 더욱 선호한다.졸부들끼리 ‘누구의 동반자가 학력이 더 좋고 얼굴이 예쁜가?’를 서로 비교하며 자랑한다는 것이다. 중국신문사는 “동반 아르바이트생의 ‘수고비’는 천차만별이지만 하루에 1000위안(15만원)까지 버는 학생들도 많다.”며 “이들이 봉건시대에나 존재했던 부자들의 ‘체(妾·첩)‘와 무엇이 다른가?”라고 질타했다.동반 아르바이트를 하는 한 여대생은 “집안이 가난해서 어쩔 수 없이 이런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매번 돈을 받을 때마다 죄책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중국신문사는 “일부 여대생들이 주말에 호화 승용차에 실려 다니는 현상은 이미 보편화됐고 같은 과의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전했다.일부 학생들은 “동반 아르바이트가 위법도 아니고 외모를 이용해 돈을 버는데 무슨 문제”냐고 항변하지만 ‘인격을 돈과 바꿀 수 없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oilman@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中대학생 아르바이트 의식구조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 대학생들은 젠즈(兼職·아르바이트)를 어떻게 바라볼까. 중국 사회과학원의 최근 ‘중국사회조사 보고’에 따르면 대학생들이 희망하는 아르바이트로 22%가 컴퓨터 회사를 지목했고,19%가 시장조사 연구원,13%가 영업직을 선호했다.가정교사를 희망하는 대학생은 4%에 불과했다. 대학교 1년생의 아르바이트 비율은 13.5%이며 2,3학년은 점차 높아지는 추세이고 대학 4학년의 경우 41.2%에 달한다. 아르바이트의 목적으로 사회에 대한 경험(59.9%)이 1위를 기록했고,학비와 용돈 조달(24.1%),향후 취업 기회 마련(12.5%) 순으로 나타났다.학과 지식의 실천은 3.5%에 불과했다. ‘아르바이트에 가치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적어도 사회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74%)는 반응과 함께 ‘가치가 없다.그 시간에 책이라도 읽는 것이 낫다.’는 답변도 14%가 나왔다. 아르바이트생의 76.9%가 주말 휴식 시간을 이용하고 있다. 보수는 50% 정도가 시간당 15위안을, 15.4%가 시간당 30위안을 받고 있다.보수는 적지만 88.4%가 자신의 선택에 만족감을 표시했다.아르바이트를 찾는 과정은 46.1%가 친구 또는 친척의 추천에 의한 것이고 26.2%가 스스로 구했다. oilman@seoul.co.kr
  • 고속도로 탈까, 우회도로 갈까

    고속도로 탈까, 우회도로 갈까

    올 추석연휴는 주말을 끼고 있어 전체적인 교통상황은 예년에 비해 양호할 전망이다.그러나 추석인 28일과 29일 이틀간의 귀경길은 극심한 정체가 예상된다. 한국도로공사와 교통개발연구원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1.2%가 추석 전날인 27일(월)에 귀성길에 오르고,45.1%가 29일(수)에 돌아올 것으로 나타났다.교통수단은 79.1%가 자가용을 이용하며,자가용 이용자의 69.0%가 고속도로를 타겠다고 했다.따라서 귀성은 27일 오전에,귀경은 29일 오후에 큰 혼잡이 예상된다. ●서울∼부산 귀성 10시간,귀경 11시간 이번 추석연휴는 교통이 분산되는 귀성길보다 귀경길이 더욱 혼잡할 것으로 보인다. 귀경길은 서울∼대전 5시간20분,서울∼부산 11시간,서울∼광주 8시간20분 정도 예상된다.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하는 차량은 1시간 정도 절약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특별소통대책기간(24∼30일)에 주요 고속도로 인터체인지(IC) 진출입 통제를 실시하고 주요 국도확장구간 22곳을 임시개통한다.또 25일 낮 12시부터 29일 밤 12시까지 경부고속도로 서초IC∼신탄진IC구간에서 상·하행선 모두 버스전용차로제를 실시한다.9인승 이상 차량 중 6인 이상 승차한 차량만 이용할 수 있다. ●고속도로 막히면 돌아가라 대구·경북지역 귀성객은 영동선을 탄 뒤 만종분기점에서 중앙선을 이용할 수 있다.또 중부내륙선을 이용,충주까지 간 다음 36번 국도를 이용해 중앙선을 타거나 충주에서 3번 국도를 타고 다시 중부내륙선을 이용해 북상주에서 구미까지 갈 수도 있다. 서해안선 이용자 중 강북 도심 귀성객은 기존의 서부간선도로와 석수·광명IC 등으로 진입하거나 진입이 곤란할 경우 과천∼의왕간 고속화도로를 이용해 서울외곽선 학의분기점에서 진입할 수도 있다.서울 동부지역 및 경기 서북부(고양·일산)에서 출발하는 귀성객은 서울외곽선을 타고 조남분기점을 거쳐 서해안선으로 진입할 수 있다. 영동선 이용 귀성객은 수원∼신갈∼용인∼이천∼여주∼문막∼원주를 지나서 영동선 새말IC로 연결되는 42번 국도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또 서울에서 6번 국도를 타고 양평을 거쳐 영동선 여주IC나,중앙선 홍천IC로 진입하는 방법도 있다.성남∼광주∼곤지암∼이천∼장호원을 지나는 3번 국도를 이용해 고속도로 정체를 피해갈 수도 있다. 충남·호남권 귀성객은 중부선 일죽·음성IC에서 빠져나와 17번 국도를 타고 진천∼오창∼청주∼대전을 지나 전주까지 갈 수도 있다.경부선시 회덕분기점 정체가 심하면 청원IC에서 빠져서 17번 국도를 탈 수도 있다. ●고속도 휴게소에서 무상정비점검 자동차 제작사와 정비업계는 차량고장으로 인한 교통장애를 막기 위해 고속도로 주요 휴게소에서 정비요원을 투입,25∼29일 무상점검정비 서비스를 실시한다. 운전자는 출발 전에 인터넷 등을 이용해 실시간 교통정보를 확인한 후 출발시간과 노선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장시간 운전해야 하는 점을 감안,구급약·식음료·쓰레기 봉투 등도 준비해야 한다. 김용수기자 dragon@seoul.co.kr ■빠른길? 핸펀에게 물어봐 ‘귀향·귀경길,막히는 도로의 승용차 안에서 부모님에게 내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려드리고 싶다.추석 용돈도 부모님 계좌에 넣어드리고,친지에게는 추석 선물로 상품권을 선물해야 한다.어젯밤 PC에 작성해 두고 깜박 잊은 이메일도 친구에게 전송하고 싶다.’ 분주한 추석 연휴,시간도 벌고 ‘발품’도 줄여주는 휴대전화 서비스가 많다.이동통신 업계가 제공 중인 ‘귀향·귀경길 맞춤서비스 상품’ 이용 방법을 알아본다. ●“곧 도착합니다.” 어디쯤 가는지 기다리는 부모님에게 현재 자신의 위치를 문자메시지로 알리고 싶다면 SK텔레콤의 ‘안심귀향 서비스’ 기능을 이용해 보자.KTF와 LG텔레콤도 ‘친구찾기’ 기능을 이용하면 설정해 놓은 시간대별로 현재 자신의 위치를 부모님에게 자동 전송할 수 있다.가격은 건당 50원과 별도의 데이터 이용료가 든다.이용자간의 휴대전화에서 사전 신청 및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은행 업무도 휴대전화로 인터넷이나 ARS 전화로 은행업무를 보듯 휴대전화를 은행 창구로 활용할 수 있다.SK텔레콤의 ‘M뱅크’,KTF의 ‘K뱅크’,LG텔레콤의 ‘뱅크온’ 등 서비스가 그 것.모바일뱅킹 전용 휴대전화를 구입하고,은행에 가서 금융칩을 발급받아 휴대전화에 부착해야 한다. ●“앗차!휴대전화 두고 왔네.” 귀향 준비로 바빠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왔거나 배터리가 떨어졌는데 꼭 받아야 할 전화가 있다면 착신전환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고향집의 유선전화 등 사용가능한 전화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로 걸려오는 전화를 받는 것이다.LG텔레콤의 경우 유선전화나 휴대전화로 019-200-8282에 걸어 서비스를 받으면 된다. ●아웃룩 이메일도 휴대전화로 PC의 아웃룩 메일도 휴대전화에서 사용할 수 있다.다음,야후,라이코스,드림위즈,하이텔 등 일반 포털에서 이용하는 웹 메일을 휴대전화에서 이용하는 것과 똑같다. 휴대전화를 집에 있는 PC에 연결,PC의 아웃룩 메일 프로그램에서 이메일을 주고 받으려면 사전에 PC에서 ‘My PC’ 서비스에 가입해야 한다.3사 모두 서비스 중이다. ●“빠른 길을 알려드려요.” SK텔레콤 네이트의 ‘CCTV 영상정보’를 이용하면 19개 한강다리와 18개 주요 터널,6개 주요 간선도로,강남대로 등 7개의 주요 대로까지 총 50여곳의 교통상황을 그래픽과 동영상을 통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LG텔레콤 ‘이지아이’ 교통정보의 수도권 교통상황 메뉴에서도 주요 대로,터널,교량 등의 교통상황과 상습 정체지역 교통정보를 얻을 수 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 주연 최민식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 주연 최민식

    배우 최민식(42)이 휴식같은 영화를 찍었다.23일 개봉하는 ‘꽃피는 봄이 오면’(제작 씨즈엔터테인먼트)을 두고 그는 “면도날처럼 날선 감성을 사포로 쓱쓱 문지르는 기분으로 찍은 영화”라고 했다. 류장하 감독의 데뷔작 ‘꽃피는‘은 별 볼일 없는 트럼펫 연주자가 탄광촌 관악부 임시교사로 부임하면서 음악과 삶에 대한 열정을 되찾는 줄거리다.그의 역할은,용돈벌이조차 제대로 못하면서 순수음악에 대한 고집을 꺾지 못하는 주인공 현우. “지금까지는 한 작품이 끝나면 무작정 쉬었어요.그렇게 휴식을 취했죠.그런데 그 정도론 전작 ‘올드보이’의 강렬함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겠더라고요.관객도,제 스스로도.” “실연의 상처는 새 애인을 만나 치유하는 게 가장 빠른 길이라더니 (영화가) 제대로 걸렸다.”며 웃었다.‘올드보이’에서의 잔혹한 감성을 떨쳐야 했던 그에게 격랑없이 잔잔한 드라마 ‘꽃피는‘은 새 애인이었던 셈이다. “감독에게 물어본 적 있어요.현우 역을 왜 내게 줬냐고.센 듯하면서도 바보같은 구석이 제게 있다나요.” 뚜껑이 열리기도 전에 ‘딱 걸려든 영화’에 “완벽하게 흡족하다.”며 자신감에 넘친다.신경 날 세울 일이 없는 감성드라마여서 무척 편안했지만,복병은 딴 데 있었다.“나팔(트럼펫)을 너무 만만하게 본 게 탈이었죠.정신없이 연습하다 보니 나중엔 입술의 결이 다 없어지더군요.” 주제곡과 김현식의 곡 ‘다시 처음’을 직접 연주해 OST에 넣기까지 했다.촬영장에서 가만히 가슴으로 확인한 진실이 있다. “사람들이 곧잘 물어봐요.내지르며 발산하는 연기가 어려운지 안으로 머금는 연기가 어려운지.둘 다 똑같이 힘들다는 생각을 새삼 했습니다.트럼펫을 불면서 느낀 거죠.관현악에서 정확한 화음이 중요하듯 연기도 장면마다 정확한 감정의 음계를 잡을 수 있어야 합니다.”휴식같은 영화라지만,그는 대목대목에서 ‘뜨거웠다’(박찬욱 감독이 뜨거운 연기를 가장 잘할 배우로 그를 꼽은 적 있다).탄광촌으로 들어간 현우가 오며가며 들르는 수연의 약국에서 깜빡 잠이 드는 대목 등.뜨거운 덩어리를 품은 그라서 고요하되 강렬했을 장면들이 많다. 연기에 에너지를 다 쏟아부어서일 것이다.생활인으로 돌아온 그는 게으르단다.“집사람이 제발 피부관리 좀 받으라고 채근하는데,꾸미고 가꾸는 건 도무지 생리에 안 맞다.”고 했다. 그에게도 자극을 주는 배우가 있을까.“있죠.‘살인의 추억’의 송강호,‘오아시스’의 설경구를 보면 속으로 ‘쟤들,끝내준다.’ 싶어요.” 그는 자신을 “이기적인 배우”라고 표현했다.스스로의 만족을 목표로 작품을 고른다는 점에서다.자기만족은 자기확신이다.이번 영화의 부족한 몇몇 대목을 꼬집자 확신에 찬 변론을 폈다. “이삿짐을 싸다가 우연히 낡은 사진을 발견할 때의 그 기분 있죠.모든 게 너무 촌스럽지만 ‘내게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하며 갑자기 흐뭇해지는 느낌,바로 그걸 발견할 영화죠.” 숨돌릴 겨를 없이 새 작품 ‘주먹이 운다’(감독 류승완)의 준비작업에 들어갔다.아들을 위해 매맞으며 돈버는 전직 복싱 은메달리스트가 된다. 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강동초등 학생 신동우 구청장 인터뷰

    강동초등 학생 신동우 구청장 인터뷰

    “구청장 아저씨,취임하신 지 석달쯤 됐는데 소감이 어떻습니까?” 신동우(51) 서울 강동구청장이 15일 아주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다름 아니라 천호4동 강동초등학교 방송반 학생들의 ‘기습방문’ 을 받은 것이다. 지난 6·15 보궐선거로 부임한 신 구청장은 4명의 꼬마 손님들과 오후 4시30분부터 한시간 남짓 짜릿한 ‘직격 인터뷰’ 기회를 가졌다.카메라맨 이동규군과 프로듀서(PD) 김필선군,아나운서 겸 리포터 심지혜·임지원양이 깜짝 방문의 주인공으로 모두 6학년이다. 업무 가운데 가장 힘드는 때가 언제냐는 물음에 그가 “예컨대 용돈이라도 챙기려고 도로 위에서 채소를 파는 할머니의 경우 통행에 불편을 끼치기 때문에 못하도록 해야 하는데 원칙만 따지다 보면 할머니가 안쓰럽고….”라고 말끝을 흐리자 어린이들은 하나같이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주차난 문제도 마찬가지였다.“짧은 시간이라고 그 많은 사람들이 아무 곳에나 자동차를 세우는데,불편한 이들은 왜 단속을 안하느냐고 거칠게 따진다.이럴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은 뒤였다.이들은 학교로 돌아가서 이러한 문제를 놓고 끼리끼리 토론을 벌이고,지혜가 모이면 귀띔해주겠다고 약속했다. 10개 항목의 인터뷰는 신 구청장의 여가시간 활용법,취미,건강관리 비결 등으로 이어졌다.그러나 즉석 질의·응답 방식으로 ‘애드리브’도 나와 간간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는 “내 꿈은 어려서부터 공무원이 되는 것이었는데 이뤄져 행복하다.”면서 “나라의 미래인 여러분들의 꿈이 착착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또 “그러기 위해서는 약속을 지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자랑하는 것 같아 뭣하지만,결혼 전 아내에게 업무시간 외에는 함께 보내겠다고 약속을 했기 때문에 지금도 영화,전람회 등 문화 프로그램을 같이 즐기고 있다.”고 소개했다. 50대 초로의 신사와 12세 아이들이 웃음꽃을 피우게 된 뒷얘기 한가지 더.신 구청장이 “마지막으로 건의하거나 물어볼 말이 없느냐.”고 하자,어린이 한 명이 주춤거리다 “교무실에는 에어컨이 두대 있는데 바로 옆 방송실에는 선풍기도 없다.”고 했다. 그가 “교무실 에어컨 한 대를 옮기면 어떨까?”라고 맞받았다.이에 학생은 “선생님 것을 뺏는 것은 안된다.”고 못박았다.신 구청장이 “내가 책임지고 해결해주겠다.하지만 문제점으로 여겨지는 것들은 망설이지 않고 지적해야 한다.강동초등 파이팅!”이라는 말로 다음을 기약하면서 이들의 만남은 조용히 마무리됐다. 흔하지 않은 초등생들의 구청장 방문은 지역발전을 위해 과연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 지를 또래들에게 방송을 통해 알려주자는 야무진 생각으로 이뤄졌다.곧 15분짜리로 편집을 거쳐 교내 방송을 내보낼 계획이다. 글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잠 때문에…

    훔친 승용차로 강도짓을 하려던 30대가 소방도로에 세워둔 차에서 잠이 드는 바람에 쇠고랑을 찼다. 박모(31·경남 창원 남양동)씨는 지난 4월28일 오후 3시쯤 창원 사림동 박모(33·회사원)씨 집앞에 세워둔 아반테 승용차를 훔쳐 달아났다.몇달간 훔친 차를 몰고 다니던 박씨는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 주택가를 털기로 했다.흉기와 스타킹,장갑 등을 마련한 박씨는 범행장소를 물색하기 위해 창원 중앙동 일대 주택가를 배회했지만,여의치 않았다.지난달 28일 새벽 계속되는 ‘야간작업’(?)에 피곤했던지 박씨는 사림동 주택가 소방도로에 차를 세워둔채 깜빡 잠이 들었다. 오전 4시30분쯤 순찰하던 경찰은 차적조회 결과 박씨의 범행 행각을 밝혀냈다.경남 창원 중부경찰서는 강도예비 등 혐의로 박씨를 구속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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