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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탕아(蕩兒)「시내트러」의 여성편력 그 전부(全部)

    탕아(蕩兒)「시내트러」의 여성편력 그 전부(全部)

    돈·여자·주먹- 남자라면 어느 하나도 선망의 과녁이 아닐 수 없는 3가지를 한 손에 쥔채, 노래·영화·「쇼」의 세계를 세상이 좁다고 30년간 가로 세로 주름잡던 연예계의 왕자「프랭크·시내트러」(55)-바로「프랭키」가 스스로 왕좌를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아무래도 미남 아닌데 국제적 플레이·보이로 『웨스트·사이드·스토리』의 소년들처럼 하고한날 싸움이나 하고 다니던,「뉴저지」주「호버케인」시 빈민가의 똘만이가 노래로 몸을 일으키더니 이제는 정치를 하겠단다. 하기야 노래보다 사업가로 더 커버린 자신을 돌이켜, 늙으막의 정리도 바람직한 것이지만 여자라면「마릴린·몬로」, 남자라면「프랭키」- 하던 그가 노래와 여자를 빼면 과연 무엇이 남을는지......? 한세상을 내노라 지내던 국제적「플레이·보이」인「프랭키」지만 그에게 아무리 점수를 잘 줘도 결코 미남이라고는 할수 없다. 작은 키에 얼굴도 어딘가 원숭이를 닮았다. 「일대의 탕아」된 요인은 천성적인 불량성 때문 도대체 무엇이 1940연대 여자들의 가슴을 태우도록 인기를 불러 일으켰을까. 물론 최대의「포인트」는 그의「달콤한 목소리」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빙·크로스비」따위를 멀리 아래로 굽어 보게 한것은 그가 지닌「불량성」과「호색성」의 숨은 무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여자란 것이 또한 묘한 동물로,「안방골 선생」「타이프」나「신사의 얼굴」로는 선량한 줄을 알아도「섹시」한 매력은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이 불량성은「플레이·보이」의 자격구비를 위해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건. 그에게는 무엇보다 돈을 쓸줄 아는「논다니」로서의 천성적 불량성이 보배가 된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로하여금「일대의 탕아」로 만든 요인. 아무리 돈을 벌어「할리우드」에서 손꼽히는 백만장자가 되었어도 그의 몸에 배어있는 불량성은 빠지지 않았다. 좋게 말해「서민적」이라 할수 있을지 모르나「서민적」치고는「깡패적」이었다. 그가 공식적으로 결혼한것은 3번. 1951년「낸시·밸버드」와 이혼한 후 바로「에바·가드너」와 결혼, 5년을 채 못살고 헤어졌다. 혼외정사 수가 없어도 여자끼리 싸우겐 안해 「시내트러」치고는 긴 편이었는지 모르나, 아뭏든 61년엔「줄리에트·프라우즈」와 약혼했다 파혼, 66년「미아·패로」에 정착했는가 했더니 2년만에 다시 깨지고 말았다. 결혼생활은 그렇다치고 혼외의 정사는 어떠했을까. 그가 꺾고 그가 지나간 여자들, 아마 그 자신도 일일이 기억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가 감독으로「하와이」에서『용감한 사람만이』라는 영화를「로케」한적이 있었다. 「시내트러」는 전용 별장에 미국 본토에서 미녀를 불러들였는데, 들고 나고 그 수가 10명 남짓. 불과 40일간의 체재중의 일이다. 그녀들은 한결같이 촬영현장을 구경하러 왔기 때문에 함께 있던 사람들의 눈에 띄게된 셈인데 이들은 이틀 정도로 돌아가기도 하고 5~6일씩 묵는 아가씨도 있었다. 아뭏든 어떻게 교묘하게「스케줄」을 짜는지 아가씨들끼리 얼굴을 맞닥뜨려 싸우는 일을 볼수가 없었다는 후일담. 스타들은 모조리 거쳐「그레이스」와도 염문 「시내트러」감독은 어떤 여자에게도 부드러운 얼굴로 환대하곤, 오는대로 순서 있게 돌려 보낸다. 비행기「티케트」는 물론 여비 일체에다 용돈까지, 두둑하게 얹어 보낸다. 이렇게 수많은 여자를 거의 매일처럼 바꿔가며 즐겨도 도무지 체력에 축이 나는 줄 모른다니, 감탄할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에바·가드너」는 지금껏 그의 매력을 잊지 못해 한숨을 짓는다고 하지만 그녀이래 그의 여인 편력은 한말로 다 할수 없다. 『밤의 표범』,『황금(黃金)의 딸』에서 공연한「킴·노박」과도 정을 통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로렌·바클」과도 소문이 자자했다.『상류사회』에서 공연한「그레이스·켈리」와는 어떠했을까? 확실한 것은 모르지만 워낙 놀라운 솜씨라 일단 가능성이 있었다고 보는것이 옳다.「도로시·프로바인」과도 어울려 다닌것이 한두번이 아니다. 「리타·헤이워즈」,「라너·터너」와의 염문도 자자했었다. 조강지처 못잊는 늙음 파티참석도 이젠 싫어 영화제작에「네트·워크」「텔레비전·프로」제작,「레코드」회사, 연주회,「호텔」경영, 광고선전회사등등…「시내트러」집안에서 직접 경영하는 것만 해도 영화「프러덕션」, 항공회사,「미사일」공장, 비행기 부품공장,「라스베이거스」의「산즈·호텔」따위가 있고, 전 미국에 걸쳐 토지, 부동산에 투자하기도 하고 세계적으로도 20여가지 일에 손을 대고 있다. 그러면 도대체 그의 수입은 얼마나 될까. 줄잡아 한해 3백50만$. 한화로 계산 12억원이 되는 셈이다. 「레코드」는 얼마나 팔렸을까. 이것도 또한 수백만장. 한장 한장 쌓아 올리면 실로 1만7천5백「피트」.「매디슨·스퀘어·가든」에 하루 밤 나가 노래만 불러도 10만$쯤은 거뜬히 벌수가 있었다. 이러한 일세의「플레이·보이」도 나이에는 어쩔수 없는지 이제는 한물 간듯「파티」에 나가는것도 싫어한다고. 29살이나 나이가 아래인 딸자식뻘 밖에 안되는「미아·패로」와의 파경도 그런데 있었던거나 아닌지. 2년 남짓한 교제끝에 맺어진 부부지만 그후의 2년간의 부부생활중「별거」가 많았다. 젊은 시절을 실컷 바람을 피우다 늙으막에 돌아온 탕아 처럼「시내트러」도 조강지처는 잊지못하는 듯, 첫아내「낸시」에게 되돌아 왔다. 환갑을 앞두고 이제 겨우 철이 들었는지『모험이나 젊은 여자들과의 불장난에 싫증이 났다. 역시 이해력 많고 가정적인 여자가 최고』라는 것이었다. [선데이서울 71년 4월 4일호 제4권 13호 통권 제 130호]
  • [열린세상] 불법과 초법의 차이/성석제 소설가

    [열린세상] 불법과 초법의 차이/성석제 소설가

    거리의 교통 표지판에 ‘불법’ 주정차 금지라는 말은 있어도 ‘탈법’,‘무법’ 주정차 금지는 없다. 불법, 탈법, 무법은 법을 어긴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불법에 비해 탈법은 조금 더 고의성을 가지고 위법을 저지른다는 의미가 있다. 탈법은 능동적인 법규 위반이 상습화된, 이를테면 무허가 도박장 같은 ‘탈선의 현장’으로 일컬어지는 곳에 해당된다. 그러므로 주정차 금지처럼 ‘금지’가 붙어서 ‘하지 말 것(부작위)’을 강조하는 곳에는 불법이 탈법보다 잘 어울린다. ‘없다’는 의미의 무(無)와 법이 결합하여 ‘무법천지’가 되면 아예 법이 없는 상태가 된다.‘무법자’는 자신이 살아가는 공간이 무법천지라도 되는 양 법이 있든 없든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을 형용하는 말이다. 무법자의 행동이 무시가 아닌 무지에서 출발한 것으로 간주되면 상대적으로 탈법보다는 약하게 처벌받는 게 보통이다. ‘불법 주정차 금지’라는 표지판은 불법적인 주정차가 많이, 자주 일어나는 위치에 세워지게 되어 있다. 오래된 상가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거리의 편도 2차선 도로의 바깥 차선이 늘 불법 주정차한 차들로 채워져 있는 게 좋은 예이다. 불법 주정차를 하는 이유는 대부분이 생업이다.‘먹고 살자니 주차장 찾아서 차 세우고 물건 내리고 할 시간도 없고 돈도 없어서’ 불법을 무릅쓰고 주정차하는 경우는 충분히 상정할 수 있다. 지난 시절에는 당연하게 여겨지던 불법적 관행이 있었다. 이를테면 ‘촌지’니 ‘전별금’이니 ‘떡값’ 같은 게 그런 것들이다.‘떡값’에는 못 끼지만 한 핏줄을 나눈 먼 친척지간인 ‘떡고물’도 있었고 ‘성의 표시’라는 말도 있었다. 다 큰 어른들이 ‘장학생’이 되어 ‘스폰서’에게서 용돈을 받기도 했다. 일을 매끄럽게 잘하는 데는 ‘기름칠’이 필요하고 빠르게 하는 데는 ‘급행료’가 드는 게 당연하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었다. 관행이 달라졌다. 한 주체의 이익과 편의를 위해 사사롭게 주고받는 돈은 뇌물이며 범죄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떡값’과 ‘촌지’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주고받는 사람들이 있다면 거기에는 어떤 잣대를 들이대야 할까. 불법인가 탈법인가 무법인가. 혹시 자신들만은 예외라는 생각에 법을 자기 편한 대로 위반하는 초법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닌가. 법과 제도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고 그 그물이 성글어서 빠져나갈 구멍이 많던 시절에는 무법자가 많았다. 법에 걸리면 재수 없는 것이고 운수 나쁜 일일 뿐이었다. 이런 의식을 앞 세대로부터 물려받은 데다 자수성가한 앞 세대의 부와 권력을 세습 받은 경우에는 준법 관념 자체가 희박할 수 있다. 시대의 변화를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데다 주변에 있는 사람이 그게 틀렸다, 잘못되었다고 말하지 못하는 분위기라면 사실상 고정관념이 바뀌기는 어렵다. 당장의 불편과 장애를 없애는 데 상식에 따라 한 단계씩 진전을 이뤄나가는 게 아니라 돈과 인맥을 동원해서 빠르고 경제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죄를 처벌하는 데는 고의냐 과실이냐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법을 어기는 줄 모르고 어긴 사람들, 생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법을 어긴 사람들에 대해서는 처벌 수위를 감경할 이유가 있다. 하지만 남들은 다 죄가 된다 해도 나는 상관없다는 식으로 법을 어긴 이 사회의 ‘특별한’ 사람들의 초법적인 위법 행위는 특별한 잣대에 의해 특별하게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 특별한 잣대는 실상 평범한 것이니 뭇사람의 입에서 근자 자주 오르내리는 법과 원칙이 그것이다. 성석제 소설가
  • [여성&남성]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

    [여성&남성]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

    수백만∼수천만원짜리 오디오나 자동차, 컴퓨터를 보면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남자와 명품가방과 옷을 보면 ‘지름신’이 발동하는 여자는 서로가 ‘이해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이다. 굳이 굵직한 씀씀이가 아니더라도 남과 여의 씀씀이는 확연히 다르다. 지난해 7∼8월 국민카드의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20대와 30대 남성은 각각 카드사용액의 가장 큰 부분인 17.3%와 16.3%를 일반음식점에서 사용했다. 반면 20대 여성은 사용액 중 11.9%를 전자상거래에 썼고 30대 여성은 대형할인점(16.92%)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때로는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씀씀이가 부부나 연인 사이의 갈등을 일으키거나 갈라 놓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남과 여는 서로의 소비행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들의 속마음을 살짝 들어봤다. ■ 남 ●첨단 전자제품만 보면 지름신 발동하는 남친 직장인 김모(25·여)씨는 남자친구가 새로 나온 IT제품만 보면 ‘미치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자칭 ‘얼리 어답터’라는 남자친구는 용도도 알 수 없는 최신 제품이 나오는 족족 사들였던 것. 휴대전화를 사도 꼭 최신식을 고집하는 남자친구를 보면 김씨는 “저 인간 돈이 남아도나?”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고 한다. “고장만 안 나면 되지, 뭐하러 돈 주고 쓸데없는 기능만 잔뜩 있는 새 휴대전화를 사는지 모르겠어요.” 물론 남친의 ‘얼리 어답터 기질’을 이해 못하는 김씨에게도 열광하는 ‘머스트해브 아이템’은 있다. 바로 귀고리다. 귀고리를 하면 1.5배 예뻐 보인다는 속설을 믿기 때문이란다. 업무 중에도 김씨는 틈만 나면 인터넷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귀엽고 특이한 귀고리를 찾는다. 얼마 전엔 구름 모양의 귀고리를 샀는데, 남자친구가 “유치하다.”는 반응을 보여 크게 싸웠다.“제가 남자친구의 최신기계 구입을 돈낭비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남자친구도 제 귀고리 수집벽이 한심한가 봐요. 서로 열광하는 분야가 다르니 어쩔 수 없지만, 속상한 건 사실이죠.” 직장인 손모(26·여)씨도 새로운 IT제품이 나오면 사족을 못쓰는 남자친구를 이해할 수 없다. 손씨의 눈에는 ‘사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신제품 광고를 보면 몸이 근질근질하대요. 본인도 돈이 많지 않으니 계속 고민을 하다가도 결국 사더라고요. 전에 쓰던 것도 괜찮은데 굳이 또 사려는 것을 보면 이해를 할 수가 없다니까요.” 손씨의 남자친구는 덕분(?)에 남들 다 한다는 재테크는 꿈도 꾸지 못한다. 손씨는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다고 털어 놓았다. “원래 남자친구가 기계에 관심이 많았어요. 처음에는 남자답고 보기 좋다고 생각했는데 한창 젊은 나이에 미래를 생각해서라도 돈을 모아야 하지 않나요?그러니 한심한 거죠.” ●애들도 아니고 게임에 왜 미치니? 직장인 김모(24·여)씨의 전 남자친구는 게임 마니아였다. 새로운 게임기가 나오거나 소프트웨어가 나오면 모조리 사야 직성이 풀렸다. 한 번은 플레이스테이션을 하다가 과부하로 텔레비전이 터져 버린 적도 있다. “다 큰 남자가 게임에 빠져 지낸다는 게 이해가 안돼요. 영화관에 놀러가도 영화관 옆에 있는 플레이스테이션존에서 영화 시작 전까지 게임을 하고 있으니 정이 붙겠어요?” 김씨가 가장 이해하기 힘든 것은 어렵게 돈을 모은 뒤 그걸 다 게임기 사는데 써버리는 것.“나 같으면 그렇게 살진 않아요. 차라리 게임 줄이고 조금 더 풍족하게 살 텐데 그렇게 못하더라고요. 결국 헤어졌죠.” 직장인 이모(25·여)씨와 남자친구 서모(28)씨는 서로의 ‘서식지’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경우다. 이씨는 “남자친구는 내가 스타벅스에서 수다떠는 게 그렇게 싫대요. 별로 중요한 얘기도 아닌데 3시간도 넘게 노닥거리는 모습이 시간낭비 같다고요.” 반면 이씨는 남자친구가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를 하는 시간이 더 아깝게 느껴진다.“오빠가 스타크래프트를 할 땐 딸깍거리는 마우스 소리조차 싫어요. 그게 그렇게 재미있어요?” 사귄 지 한 달 남짓된 ‘풋내기 커플’이지만, 데이트할 때 커피숍에 갈지 PC방에 갈지를 두고 다툰 게 한 두번이 아니다. 직장인 정모(30·여)씨는 아직도 전 남자친구의 선물을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네가 첫 사랑이야.’라고 속삭였던 남자친구의 첫 생일선물은 바로 컴퓨터 ‘램(RAM)’이었던 것. “제가 노트북이 너무 느리다고 불평을 했었거든요. 남자친구가 말하길 램의 용량이 부족해서 생기는 오류라는 거예요. 생일날 깜짝 놀랄 만한 선물을 가져왔다고 기대하라고 하더군요. 선물 포장지를 뜯어보는 순간 웃음밖에 안 나왔죠.” 정씨는 첫 생일이니 이벤트까지는 아니더라도 꽃과 반지처럼 낭만적인 것을 생각했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 이하였던 것. 정씨는 계속 푸념을 늘어 놓았다.“실용적인 것이 좋다고 하더군요. 꽃 같은 선물은 아깝다는 거예요. 정말 낭만을 모르더군요. 남자들은 왜 이런 낭만에 돈을 아까워하는 거죠?” ●술값 물쓰듯… 이해못해 직장인 김모(26·여)씨는 술값으로 물쓰듯 돈을 쓰는 남자들을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몸에도 좋지 않은 술에 돈다발을 쏟아 붓는 것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남자들 좋은 양주 보면 미치잖아요. 술 많이 먹으면 간도 안 좋아지고, 살도 찌고 득될 게 하나도 없는데 무리를 해서 하룻밤에 수 십만원씩 쓰는 게 이해가 안 돼요.” 김씨가 더 이해할 수 없는 ‘족속’들은 비싼 양주를 맥주에 타먹는 ‘폭탄주’를 즐기는 부류다. 천천히 술 맛을 음미하며 마시는 것도 모자랄 판에, 맥주에 타 훌쩍 들이켜는 것은 ‘국력 낭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회식 때 맥주에다 비싼 양주를 타먹는 걸 볼 때마다 눈살을 찌푸리게 돼요. 외국에서 비싸게 들여오는 양주를 왜 맥주에다 타먹죠? 이러니 한국인이 ‘양주밝힘증’에 걸렸다는 말이 나오는 거 아닌가요.” 임일영 신혜원기자 argus@seoul.co.kr ■ 여 ●밥 굶어가며 명품 화장품 사는 이유가 뭘까? 누나가 둘이나 있는 직장인 이모(25)씨는 누나들의 ‘화장품’을 볼 때마다 입이 벌어진다. 화장품 양은 둘째치고, 가격이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누나들은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에서 건너온 ‘명품 화장품’을 고집한다. “가족 중에 누구 한 명 외국에 나가면 면세점에 가서 화장품 사기 바빠요. 제가 지난 번 외국에 다녀왔을 때 화장품만 거의 40만원어치를 샀습니다.” 그러나 이씨의 누나들은 다른 것에는 심할 정도로 돈을 아낀다. 교통비 아끼기 위해 웬만한 거리는 걸어다니고, 끼니도 거를 때가 많다. “누나들은 항상 ‘화장품은 얼굴에 직접 닿는 것이니 비싼 걸 사야 한다.’고 하는데, 사실 이해할 수가 없어요. 교통비나 식비는 없어서는 안되지만, 화장품은 기호품이잖아요. 그런데 굳이 비싼 걸 사려는 것을 보면 이해를 못하겠어요.” 직장인 민모(26)씨는 하루에 두번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을 찾는 여자친구가 한심하다. 점심식사와 저녁식사가 끝나면 민씨의 여자친구는 항상 커피 전문점을 찾는다. 커피를 ‘밥먹듯’ 먹는 셈이다. “지난해에 ‘된장녀 논란’이 있었잖아요. 딱 제 여자친구 얘기였습니다. 한 잔에 4000원이 넘는 커피를 항상 먹는 겁니다. 쉽게 말해 하루에 책 한권씩 길에 버리는 거죠.” 솔직히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여자 친구의 커피 값이 당황스럽다.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커피를 먹는 여자 친구의 모습에 쓴웃음밖에 안 나온다. “몸에 좋지도 않은 커피를 허구한 날 먹어야 되는지 모르겠어요. 여자친구는 ‘하루에 한 번 커피를 마셔야 직성이 풀린다는데 솔직히 이해가 안 돼요.” ●그 많은 잠옷·모자·구두는 어디에 쓰려고… 직장인 박모(26)씨의 여자친구는 잠옷에 유난히 집착했다. 그것도 키티나 미키마우스와 같이 유치한 캐릭터가 있는 귀여운 잠옷을 보면 꼭 사야 직성이 풀렸다. “비싼 잠옷도 서슴지 않고 사곤 했습니다. 정말 사기 싫은데 커플 잠옷을 사자고 졸라서 입지도 않을 미키마우스 커플 잠옷을 산 적도 있죠.” 박씨의 여자친구는 티셔츠만큼이나 잠옷이 많다. 봄부터 겨울까지 4계절 잠옷이 각양각색이다.“잠옷을 입고 자야 마음이 편하다고 합니다. 본인이 편하다는데 어떻게 하겠어요.” 직장인 김모(26)씨는 패션 소품에 광적인 여자친구가 답답하다. 모자만 20개가 넘으니 옷을 헤아리는 것은 불가능할 지경이다. 아직 학생이라 부모님께 용돈을 타 쓰는 처지이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패션상품을 수집한다. “처음엔 매일 입고 나오는 옷이 달라 ‘패션감각이 뛰어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여자친구 집에 놀러 갔던 날 입을 다물 수가 없었죠. 이건 방이 아니라 옷가게를 차려도 되겠더라고요.” 김씨는 그 뒤 ‘옷값에 너무 많은 투자를 하는 게 아니냐.’고 진심어린 충고를 했지만 ‘쇠귀에 경읽기’였다. 여자 친구의 수집행각은 멈출 줄 몰랐고, 그의 컬렉션은 끊임없이 늘어났다.“자기에게는 옷 사는 일이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법이래요. 그런데 주변에 이런 친구들이 많다며 ‘너는 여자를 모른다.’고 도리어 면박을 주더군요. 여자들은 대체 왜 그런가요?” 직장인 이모(28)씨는 선물로 꽃을 요구하는 여자친구에게 불만이 많다. 어차피 하루이틀 책상에 올려 뒀다가 시들면 버릴 것인데 돈주고 사달라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 “꽃은 가격에 비해 효율이 낮잖아요. 보통 꽃다발 하나에 몇만원씩 하지만, 정작 값어치는 2000원도 안 될 것 같거든요. 그런데 여자친구한테 이 말을 했더니 어이없어 하더군요.” 그러나 꽃을 요구하던 여자친구의 집념(?)은 끝이 없었다. 여자친구는 직접 꽃을 사서 이씨에게 쥐어준 뒤 되돌려 받기까지 했다. 엎드려 절받는 격이다. “결국 바라던 꽃을 사주게 됐죠. 하지만 아직도 이해가 안 가요. 왜 여자들은 꽃만 보면 미치는지….” ●마른 사람이 왜 ‘경락마사지’에 돈을 쏟아 붓지? 직장인 이모(25)씨는 다이어트를 위해 돈을 쓰는 여자 친구가 때로는 한심하다. 전혀 살 뺄 이유가 없어 보이는 데도 한 번에 수만원을 호가하는 경락 마사지를 받으러 가는 것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전혀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에요. 우리나라에서는 유난히 여성의 외모에 대한 압박이 강하잖아요. 그런데 여자친구는 정말 마른 체형이거든요. 살빼겠다고 비싼 돈 들이면서 경락마사지 받는 것을 보면 너무하다 싶어요.” 이씨는 여자친구가 경락마사지로 팔이 시퍼렇게 멍이 들어 며칠 고생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본인이 워낙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그만 하라고 말하기가 무척 어렵다고 말한다. “본인이 절실히 원하는데 어쩌겠어요. 지금도 저는 ‘돈 낭비’로 보이지만, 여자친구가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 게 더 급한 것일 수도 있겠죠.” 이경원 김정은 황비웅기자 leekw@seoul.co.kr
  • 결혼생활 13년동안 가출 27번 한 아내

    결혼생활 13년동안 가출 27번 한 아내

    한해 두차례씩 26번 집을 나간 가출「챔피언」의 아내를 13년동안 남의 힘도 빌지않고 매번 찾아낸 남편이 있다. 여기 또다시 가출광 아내는 27번째 가출을 단행(?), 남편을 애태우고 있는데 결혼 13년에 숨바꼭질 27번으로 세월을 보낸 어느 중년부부의 얘기. 뛰어난 미모 명석한 두뇌…한해 두번씩 정기적 증발(蒸發) 화제의 주인공은 충남 부여군 부여읍 관북리 G여관 주인 장혜곤(張惠坤)씨(49)와 그의 아내 박유하(朴榴夏)여인(36). 이들 부부가 결혼한 것은 지금부터 13년전. 13년동안 한해에 꼭 두차례씩 그러니까 26번이나 집을 나간 가출광 아내를 책하기보다 주위의 주소까지 받아가며 가출광아내를 새 사람으로 만들어 주겠다는 집념으로 남의 힘도 빌지 않고 전국 방방 곡곡을 뒤져가며 26번을 모두 찾아낸 탐색「챔피언」남편 장혜곤씨. 이 탐색「챔피언」인 장씨도 지난 3월 15일 27번째로 집을 나간 아내의 가출에는 몸과 마음이 지쳐 그냥 쓰러져 눕고 말았다. 『아무래도 병적인 것만 같습니다. 지금이라도 좋아요. 마음만 잡고 돌아와 준다면 기꺼이 맞아들일 생각입니다』 아내를 찾기에 지쳐서 그런지 나이에 비해 이마의 주름살이 많은 남편 장씨의 하소연이다. 매사에 집념이 아주 강한 장씨는 고향이 평북 의주(義州). 해방과 더불어 홀로 남하, 자수성가 해야겠다는 굳은 신념아래 맨 주먹으로 일을 했다. 평소 익혀온 토목측량기술과 양조기술로 여러업체를 전전, 꽤 많은 돈을 모았다. 모은 돈으로는 관광객이 들끊는 백제의 고도 부여에 제일 규모가 큰 숙박시설을 갖추었다. 남부럽지 않은 가정생활을 누려오던 장씨가 박여인과 결혼한 것은 지금부터 13년전인 58년 이른봄이다. 이때 장씨의 나이 36세, 박여인은 23세였다. 이 결혼은 장씨에겐 세번째 결혼. 첫부인은 43년 이북에서 사별했고 6·25동란 이듬해 김(金)모여인과 재혼했다. 김여인의 몸에선 3남매를 얻었다. 세번째 아내인 박여인은 경북 영덕에서 태어나 부산H여고를 졸업, 23세 때 부여S다방「레지」로 직업전선에 나섰던 여인. 예쁜 얼굴과 명석한 두뇌, 수완이 좋아 다방을 찾는 손님들은 모두가 박여인을 보고 호감을 가졌다. 다방에서 일하기엔 너무나 아까운 여성이라고 손님들의 칭찬을 받았다. 장씨도 이런 손님중의 한사람. 「저런 아가씨를 여관종업원으로 있게 하면 수완이 좋아 영업이 잘 될 것 아니냐?」고 마음먹은 장씨는 박여인을 설득, 여관종업원으로 데려왔다. 여기서부터 단란했던 장씨의 가정에는 금이 가기 시작했다. 주위의 비웃음도 “나몰라” 나가면 데려오기 26차례 부인 김여인과의 불화가 잦고 급기야는 종업원인 박여인과의 관계에 까지 색안경을 쓰고 불만을 품은 김여인은 자진해서 이혼해 버렸다. 김여인과의 이혼으로 안방주인이 된 박여인은 결혼해서 5개월이 채 못된 53년전 7월 여관에서 모은 돈을 가지고 첫번째로 자취를 감췄다. 남편 장씨는 경찰에 가출신고를 내고 신문광고,「라디오」등을 통해 박여인을 찾아나섰다. 장씨는 손수 집을 나서 박여인의 친척 혹은 각처의 직업소개소를 찾아 수소문도 했다. 이때 논산 S소개소에서 박여인이 전주(全州)시내 모 다방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 말을 들은 남편 장씨는 전주시내 다방이란 곳을 전부 뒤져서 H다방에서 비로소 박여인을 찾았다. 꾸중에 앞서『과거를 묻지 않겠다』고 다짐한 남편 장씨는 그 길로 박여인을 집에 데려왔다.남편을 따라 집에 돌아온 박여인은 다시는 집을 나가지 않겠다고 남편에게 맹세까지했다. 이렇게해서 이들 부부는 즐거운 나날을 보내 넉달이 지났다. 59년 3월 이른 봄. 또다시 박여인은 첫번째 집을 나갈 때처럼 돈을 한뭉치 안고 자취를 감춰버렸다. 장씨는 주위사람들로부터 비웃음도 많이 샀다. 『세상에 여자가 그 여자 하나냐? 집을 나간 여편네를 무엇때문에 찾으려 하느냐?』등등 귀가 시끄러울 정도였다. 그러나 이런 남편의 속마음을 모르는듯 박여인은 한해 두번씩 꼬박꼬박 집을 나갔고 남편 장씨 역시 꼬박꼬박 같은 방법으로 다방가에서 찾아내곤 했다. 아기를 낳으면 마음을 잡을까 하고 10번째로 찾았을 땐 유달리 박여인의 거동을 살펴 64년봄 딸(지금 8살)을 낳았다. 딸아이가 돌이 가까와오자 박여인은 또 자취를 감춰버렸다. 숨바꼭질「술레비용(費用)」자그마치 2천(千)만원 남편 장씨는 이때가 박여인과의 결혼생활중 가장 오래 있은 때였다고 말한다. 꼭 20개월을 같이 살았기 때문이다. 결혼생활이 어린아이들의 술레잡기처럼 변해 이들 부부는 몸을 감추고 다시찾고 또 감추고 또 다시 찾았다. 『지금까지 경찰에 가출신고를 낸 것은 아마 국내에서 최고기록일 겁니다. 그사람 때문에 없어진 돈을 따지면 2천만원이 넘습니다. 보통사람같으면 벌써 알거지가 되었지요. 남들은 그사람이 성적인 매력이 있어 찾는다고들 합니다만 천만의 말씀입니다. 버려진 사람을 새로운 여성으로 만들기 위해 열성을 다하고 있는 것입니다. 서울 정신병원에도 보내 요양도 시켜봤읍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허사였읍니다』 26번째 집을 나간 작년 2월에는 서울에서 김모씨(40)와 간통한 사실까지 드러나 서울 서대문형무소에 수감까지 되었었다. 물론 남편 장씨의 마지막 수단인 고발로 형무소신세까지 지게 된 것. 박여인의 수감생활을 보다 못한 장씨는 그길로 상경, 고소를 취하, 박여인을 출감시켰다. 작년2월 박여인이 출감하던날 남편 장씨는 맛있는 음식을 사주고 용돈까지 주어『부디 좋은 사람 만나 행복하게 살아다오』석별의 행복을 나누고 아주 헤어졌다. 그뒤 몇 달이 지난 작년 여름. 난데없이 박여인으로부터 엽서가 날아왔다. 『지금까지의 모든 것을 참회하기위해 대구 C교에 입교 강습을 받고 있으니 면회를 와달라』는 내용이었다. 『편지를 받고 자주 면회를 갔읍니다. 이제 정말 그 사람은 새 사람이 된 것으로 알았읍니다. 딸 아이도 같이 엄마인 박여인을 자주 만났읍니다. 6개월의 강습소 생활을 끝내고 주위의 이목도 있고 해서 우선 가까운 인근 논산 H동에 전셋방을 얻어 지금까지 생활을 같이 했읍니다』 오늘이나 내일 박여인을 논산집에 데려가려고 마음먹었던 장씨의 뜻은 지난 3월 15일 27번재 가출로 산산조각이 났다. 남편 장씨에게 아무런 불만이 없다고한 박여인은 과연 가출증 환자일까? [선데이서울 71년 3월 28일호 제4권 12호 통권 제 129호]
  • 사모님·사장님 불꽃 합주(合奏)

    사모님·사장님 불꽃 합주(合奏)

    3월 초순 어느날 부산 서부서 형사실에는 세련된 한 중년여인이 취조경찰관의 심문에 연방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떨군채 앉아 있었다. 그 옆에는 여인보다 한두살 나이가 적은듯한 중년의 남자가 모든것을 체념한양 자신들의 지난날을 되새기며 취조경찰관의 심문에 응하고 있었다. 이들의 머리위에 씌워진 죄의 굴레는 간통으로 누구나 손가락질하는 사건이었다. 40대의 허전함 메우려고 가게 차린게 불씨 될줄야 긴 인생에 한번쯤의 실수는 없으랴마는 이들의 실수에는 큰 사회적 책임이 따랐다. 자신의 죄를 짓씹으며 눈물짓는 강애련(姜愛戀·45·가명·서구 초장동)여인은 부산에서는 누구라하면 알 정도로 잘알려진 모 여학교 교장선생님의 사모님으로 남부러울것 없는 8남매의 어머니이자 아내. 이 여인과 같은 죄를 짓고 나란히 앉은 이진수(李鎭秀·43·가명·부산진구 당감동)씨는 탄탄한 회사의 상무로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인생의 원숙기에 접어들어 주위로 부터 믿을만한 인물로 손꼽히고 있는 처지였다. 이들이 서로 만나기는 지난해 12월이었다. 이때 강여인은 중년여인의 허전한 마음을 달래고 용돈도 벌겸 학교 맞은편에 조그만 문방구와 담배가게를 차려 놓고있었다. 매일매일 들어오는 잔돈푼의 수입과 담배사러 오는 남자들의 체취에서 야릇한 흥분을 느끼며 그전같지 않은 남편과의 잠자리의 쓸쓸함을 달래고 있었다. 남편과의 잠자리를 생각할때마다 강여인은 담배사러오는 손님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떠올려 보며 긴 겨울밤을 원망했다. 그러든 어느날-이날은 몹시도 추운날이었다. 자주 담배를 사러오던 이웃 모「피아노」사의 상무인 이진수씨가「오버」깃을 세우며 담배를 사면서『몹시 춥군요』하고 말을 건네왔다. 강여인의 가슴은 어느날 보다 파르르 떨렸다. 날씨탓으로 돌리기에는 강여인의 갱년기 마지막 불꽃이 너무 강했던 탓인지 강여인은 서슴없이 자기가 깔고앉아 있던 방석을 내밀며 두 사람이 마주앉으면 꽉 찰 점포안 좁은방으로 이씨를 끌어들였다. 조그만 화로를 사이에 둔 이들 40대 남녀는 스스럼없이 서로의 처지에 대한 얘기를 주고 받았다. 이야기도중 화로위에 얹은 손들이 서로 부딪칠때엔 이들은 서로가 깜짝깜짝 놀라면서도 가까와지는 마음을 어쩌지 못했다. 8남매의 어머니 답잖게 새로운 세계에 정신잃어 이날 이들은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강여인은 학교일에 매달려 매일처럼 출장을 가고 자기를 돌보지않는 남편을 원망했고 이씨는 경남도내 모 중학교에서 교편을 잡고있다가 수업중에 고혈압으로 졸도, 지금은 반신불수가 되어 누워있는 아내가 있어 가정생활은 극히 삭막한 처지라고 했다. 이들은 서로 주고받은 이야기속에서 비슷한 처지임을 느꼈다. 그렇게 느끼는 순간, 이들의 숨결은 가빴지만 밝은 태양아래서는 그 이상 대담해질수 없었다. 그날 저녁 이씨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강여인의 욕망에 들뜬 끈덕진 눈동자를 의식하면서 추위를 달랜다는 핑계로 한잔 술을 걸쳤다. 술에 얼근히 취한 이씨는 용기를 북돋아 강여인의 담배가게문을 두드렸다. 가게를 막 치우고 집으로 돌아가려던 강여인은 반색을 하면서 이씨를 맞았다. 『밖이 추우니 안으로 들어와 좀 몸을 녹였다 가세요』 이심전심의 이들은 곧 어울렸다. 8남매의 어머니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팽팽한 강여인의 육체는 2년동안 공규를 지켜온 이씨를 사로잡기에 족했다. 서로 맡붙여 가게꾸미고 밤마다 아담과 이브처럼 물불을 가릴수 없게된 이들의 몸을 불태우기에는 담배가게 안방은 너무 작았다. 좀 더 넓은 방이 필요했다. 강여인은 남편인 교장선생님에게 떼를 썼다. 지금의 점포는 너무 적고 규모가 작아 수입이 적으니 아래쪽 새로 생긴 연쇄상가로 옮기겠다고 졸랐다. 강여인은 이곳에 잡화점을 차리고 점포안쪽에 새로운 사랑의 보금자리를 꾸몄다. 밖에서는 여간해서 안이 잘 들여다 보이지않을 정도로 어둠침침하게 꾸몄다. 남편과 아내를 속인 이들의 사련은 계속됐다. 하루 한번 안보면 잠이 안올 정도로 이들의 마음은 들떠 마치 사춘기를 새로 맞은 것 같이 불탔다. 이씨는 잡화점에 자주 들르는 것이 남의 눈에 띨 염려가 있다고 생각하고 자기의 점포도 강여인의 점포옆으로 아주 옮겨버리고 강여인의 방과 마주 붙도록 방을 꾸몄다. 간단한「노크」로 안보고도 서로의 의사가 통하도록 해놓았다. 이렇게 이들이 사련을 불태운지 2개월째 되던 어느날 강여인은 남편이 서울에 출장가고 없는 틈을 타 마음놓고 이씨와 정사를 벌였다. 거리낄 것 없는 이들은 발가벗은채 이들 정사가 점원에게 발견되고 있는줄도 까맣게 모르고 마음껏 서로를 즐겼다. 이 사실을 안 어린 점원은 여주인의 파렴치에 깜짝놀라 자기가 본 사실을 강여인의 남편에게 귀띔했다. 눈앞이 캄캄해진 남편은 은밀히 자기의 동생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의논했다. 형수의 부정을 전해들은 한교장의 동생은 기가 찼지만 뒷수습을 위해 나셨다. 한교장을 출장핑계로 서울로 보내고 자기는 형수인 강여인을 지켜봤다. 지난 3월1일 새벽 2시 강여인이 남편이 서울로 출장가고 없는 틈을 타 벌인 이씨와의 정사로 피곤한 몸을 쉬고 있을때 점포문이 벼락치듯 부숴져 나갔다. 시동생 한씨가 들이닥친것이다. 있을수는 있지만 없어야했던 교장사모님의 탈선은 이들 가족에게 심각한 후유증을 남겼다. 남편인 교장은 얼굴이 뜨거워 사회적 활동을 그만 둘수 밖에 없었고, 학교에 다니던 8남매는 부정한 어머니를 둔 죄로 학교문을 들어설수 없게 된 것이다. [선데이서울 71년 3월 28일호 제4권 12호 통권 제 129호]
  • 과일 가로수가 ‘최고’

    과일 가로수가 ‘최고’

    ‘가로수에 주렁주렁 열린 과일들은 누가 먹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자치단체들의 ‘선행’용이다. 각 자치단체는 가을에 이 과일을 따 불우이웃을 돕고 있다. 충북 충주시의 경우 사과나무 가로수에서 15㎏들이 230 상자의 후지사과를 최근에 따 보관 중이다. 시는 이번 주에 승덕재활원과 성심맹아원 등 관내 27개 불우시설에 이를 전달할 계획이다. ●유실수, 사랑과 함께 소득 증대 일익 시는 지난달 사과나무 가로수에서 홍로사과 15㎏들이 80상자를 따 시설에 건네고 위로한 바 있다. 가로수에 열렸던 홍옥사과는 지난달 초 있은 충주무술축제 때 외국인들에게 나눠 주면서 충주의 인정을 뽐냈다. 3종의 사과나무 가로수는 1000여 그루. 서울에서 진입하는 달천로터리에서 건국대 부근까지 총 2.9㎞(양쪽 5.8㎞) 길이로 심어져 있다.1997년 ‘충주사과’를 알리기 위해 처음 사과나무를 가로수로 심었다. 지난해는 사과에 스테이지를 붙여 익어가면서 ‘충주사랑’‘평화’ 등 글씨가 새겨지게 했으나 올해는 금방 먹을 것, 예산을 아끼자는 뜻에서 없앴다. 충북 영동군은 경부고속도로 주변 마을에 감나무 가로수를 심었다. 고속도로에서 훤히 보이는 용산면 한곡·구촌리, 황간면 노근리, 추풍령면 사부·계룡리 등 11개 읍·면 진입로나 안길이다. 모두 7135그루 가운데 현재 4000여 그루에서 감을 따고 있다.‘둥시’ ‘봉옥’ ‘당감’ 등 종류도 다양하다. 감나무 가로수에서 해마다 거둬들이는 감은 모두 50t에 이르고 있다. 영동군 관계자는 “주민 1인당 4∼5그루씩 맡아 감을 따 시골 노인들의 용돈으로 짭짤하다.”고 전했다. ●고장 홍보에도 좋아 일석이조 충주시는 2000년부터 5곳에 원두막을 세워 ‘사과 도둑’을 막고 있다. 매년 10월 말까지 15명의 순찰원이 24시간 3교대로 지키고 있다. 영동군도 직원들이 순찰반을 편성, 매년 10월부터 감나무 가로수 지키기에 나서 ‘감도둑’과 전쟁을 벌인다. 사과와 감은 홍보대사 역할도 톡톡히 한다. 차를 타고 지나던 외지인들이 잠깐 내려 탐스러운 과일 가로수 밑에서 사진을 찍거나 만지면서 그 고장에서 추억을 만들기 일쑤다. 충주는 ‘충주사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고 영동은 충북도 전체 감 생산량의 76%를 차지하는 곳이다. 익은 과일을 지키는 과정에서 임산부에게 사과를 따 주거나 사과와 감서리를 하다 들킨 학생에게 한 상자를 따 건네는 훈훈한 얘기도 전해진다. 영동군 관계자는 “매년 ‘곶감을 만들려면 일찍 따야 한다.’는 주민과 ‘홍보용으로 좀더 놔두자.’는 군청간에 승강이가 벌어진다.”고 귀띔했다. ●대추나무 가로수도 새로 들어서 충북 보은군은 올 봄에 대추나무 900그루를 심어 지난달 있은 ‘대추사랑 속리축전’ 때 큰 재미를 봤다. 탄부면 이만∼상장리 2.5㎞ 대추나무 가로수에서 ‘대추따기 행사’를 가진 것이다. 보은은 충북 대추 생산량의 88%를 차지하는 지역이다. 보은군은 내년 1.7㎞ 구간에 850그루의 대추나무 가로수를 조성, 이를 수확해 불우이웃을 도울 계획이다. 영동군도 내년에 8000만원을 투입해 2000그루의 감나무 가로수를 추가로 조성한다. 지난해는 1000그루를 심는 등 수량을 늘려가고 있다. 이병훈 충주시 농정기획담당은 “도로변에 심어져 먼지는 많지만 오염이 되지 않아 품질이 좋은 편”이라며 “불우이웃도 돕고 고장을 알리는데 이만한 가로수들이 없다.”고 자랑했다. 충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깔깔깔]

    ●고참으로 변해가는 과정 -편지보낼 때 이병:“어머님 전 상서. 전 잘 먹고 건강히 잘 있사오니….” 일병:“힘들지만 견딜 만하오니 제 걱정은 마시고….” 상병:“이곳은 살 곳이 못 되며 빡셀 뿐 아니라….” 병장:“용돈이 다 떨어져 지금 굶어 죽을 지경에 이르러….” 말년:“역전다방 미스 박 보아라. 내일 외박 나가니까 내 사복 챙겨서 터미널로….” -간부가 부를 때 이병:“넷, 이병 ○○○. 부르셨습니까!” 일병:“넷, 일병 ○○○!” 상병:“상병 ○○○….” 병장:“저 말입니까?” 말년:“또 왜요?”
  • 아이에게 저축 통장 만들어 주기

    아이에게 저축 통장 만들어 주기

    금전의 일을 결코 경솔하게 처리하지 마라. 금전은 곧 품행이다. -릿톤- 어느 생명 보험회사의 사장은 딸과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5-5법칙’을 가르쳤다고 한다. 용돈 중 절반은 무조건 떼어 내 저축하라고 가르친 것이다. 5-5법칙은 청년기에 속칭 때밀이와 골프장 인부 등으로 학비를 벌었던 사장 자신이 직접 실천한 습관이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그 법칙에 반발도 하고 낯설어하기도 했지만 5-5법칙에 익숙해지니까 자연스럽게 절약하고 아끼는 생활 습관이 몸에 배게 되었다고 한다. 나중에는 소풍 비용도 절반은 뚝 떼어놓더라는 것이다. 저축도 일종의 습관이고 절약도 습관이다. 그 반대쪽의 낭비나 사치 역시 습관이다. 돈에 관한 한 아이들에게 엄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부유층 자녀들은 어릴 때 금전 학교에 다닌다고 한다. 그곳에서 돈 관리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 학교에서 그들은 깨끗한 돈을 많이 버는 것이야말로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배운다. 노력해서 돈을 벌고, 그 돈을 안전하게 모으며, 현명하게 돈을 쓰고, 투자하고 기부하는 돈 관리법... 아이가 받아야 할 필수적인 교육이 아닐까 한다. 저축 통장을 만들어 주어 용돈 모으는 습성을 길러 주고, 그 돈으로 자신이 꼭 필요한 것으 구입하거나 불쌍한 교우를 돕게 하는 것도 좋다. 또 목돈이 모이면 미래를 위해 어떻게 그것을 투자할 것인가에 대해 함께 얘기를 나눠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어느 쪽이든 아이들의 선택을 존중하면서 어른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조언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돈을 낭비한 아이에게는 절대 정해진 용돈 외에 더 주는 일이 없어야 한다. 돈의 책임감에 대해 가르쳐 줘야 하기 때문이다. 만일 일주일에 한 번 정해진 용돈을 주는데 그 돈을 이틀만에 다 써 버렸다면 절대 다시 돈을 주지 않는 게 좋다. 그것은 돈을 낭비한 쪽을 선택한 그 아이에게 책임이 있지. 용돈을 주는 부모에게 그 책임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돈은 악한 것이 아니다. 돈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것이 나쁠 뿐이다. 아이에게 돈에 대한 개념을 정립해 주고, 돈을 잘 관리하는 법에 대해 가르쳐 줄 일이다. 오늘 당장 아이에게 통장을 만들어 주는 건 어떨까. 그리고 5-5법칙이든 3-7법칙이든 무조건 용돈의 몇 퍼센트를 저금하는 습관을 길러 주는 건 어떨까. 또한 돈에 대해 정직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단돈 10원이라도 남의 것을 탐내거나 부모의 주머니에서 몰래 돈을 꺼내는 아이는 호되게 야단을 쳐야 한다. 남의 돈을 탐내는 것도 습관이요. 정직하지 못한 것도 습관이다. 그리고 돈 관리 교육에 ‘나눔’도 접목시켜 볼 일이다. 매달 1만 원이라도 사회복지단체에 기부금을 보내는 습관을 기르는 게 좋겠다. 물론 아이의 이름으로 기부해 아이에게 나눔의 기쁨을 갖게 하자. 돈은 현악기와 같다고 칼릴 지브란도 일찍이 말했다. 그것을 적절히 사용할 줄 모르는 사람은 불협화음을 듣게 된다. 또 돈은 사람과 같다고 했다. 이것을 잘 베풀려 하지 않는 이들을 천천히, 그리고 고통스럽게 죽인다는 것이다. 반면에 타인에게 이것을 베푸는 이들에게는 생명을 준다고 했다. 요즘 젊은이들 중에는 부모에게 손말 벌리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청년들이 많다. 돈의 가치관과 돈 관리법을 가르치지 않는 한, 언젠가 우리 아이가 신용 불량자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글 송정림 그림 유재형     월간 <삶과꿈> 2007.09 구독문의:02-319-3791
  • 5000만弗 이상 수출입기업 송금서류 면제

    5000만弗 이상 수출입기업 송금서류 면제

    미국으로 두 자녀를 유학보낸 나홀로(가명)씨. 나씨는 다음달 미국에 부치려던 첫째아들 학비와 용돈을 한 달 뒤로 미뤘다. 내년부터는 연간 미화 5만달러까지는 지금처럼 여러 장의 구비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자유로이 송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은행창구에서 송금 목적과 내용을 정확히 설명만 하면 된다. 특히 1000달러 이내의 자녀 용돈은 연간 합산액에 포함되지 않아 실제로 더 많은 금액을 서류 없이도 송금할 수 있다. 특히 나씨는 국내 증권사를 통하지 않고 중국 주식시장에 직접 투자할 경우에도 같은 혜택을 볼 수 있어 기대가 크다. 나씨는 미국에서 태어나 시민권을 가진 딸에게 학비를 보낼 때도 복잡한 수고를 덜게 됐다. 내년부터는 외국국적의 자녀도 ‘해외 유학생’으로 간주돼 송금 절차가 간편해진다. 나씨는 ‘유학생 계좌’도 개설할 생각이다. 처음 한번만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이후엔 자유로이 송금이 가능하다. 국내 신용·현금카드와 연계해 자녀에게 용돈을 보낼 수도 있다. 중소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이무역(가명)씨도 많은 혜택을 기대하고 있다. 이씨는 중국 거래처와의 대금 결제를 한달 미뤄 다음달 이후에 할 작정이다. 앞으로 기업이 50만달러 이내의 채권·채무를 상계(相計)할 때 한국은행 신고 없이 은행에서 간단한 서류만 제출하면 된다. 이씨의 경우 40만달러 수출 채권과 60만달러 수입채권을 갖고 있는데, 지금처럼 따로 신고할 필요 없이 이를 합산한 20만달러만 한번 송금하면 돼 편해진다. 특히 이씨는 그동안 무역대금을 결제할 때마다 일일이 증빙서류를 갖춰야 해 불만이 컸다. 현행 증빙서류 면제 기준은 연간 수출입실적이 ‘1억달러’이상이지만, 이씨 회사 실적은 5000만달러를 조금 넘어 혜택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기준이 5000만달러로 낮아져 수고를 덜게 됐다. 해외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은 김주택(가명)씨는 벌써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베벌리힐스나 뉴욕의 고급 주택 구입을 구상하고 있다.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현행 300만달러인 해외 부동산 취득 한도가 무제한으로 풀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김씨는 해외 부동산을 살 때 신고 전 최대 10만달러(매입예정액 10% 이내)까지 송금이 가능하게 된 점이 반갑다. 앞으로는 해외 부동산 가계약금이나 청약금 등을 송금할 경우 매매계약서를 제출할 수 없어 낭패를 보지 않아도 된다. 단 3개월 이내에 부동산을 취득하지 못하면 사전 송금액은 전액 회수된다. 이밖에 해외여행, 유학 등 한국을 떠나 있을 때도 해외 긴급경비송금제도 혜택을 볼 수 있다. 여권분실이나 사고 등을 당하면 재외공관을 통해 먼저 필요경비를 지원받고 나중에 정산하면 된다. 내년부터는 우체국, 신협, 저축은행 등에서도 환전할 수 있게 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해외송금 年5만弗까지 자유화

    내년부터 연간 5만달러까지는 은행에 서류신고를 하지 않고 해외로 송금을 할 수 있다. 해외 부동산 투자도 금액 제한이 없어진다. 재정경제부는 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시장중심의 외환거래시스템 구축을 위한 외환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연간 5만달러까지는 은행에 별도의 증빙서류 제출 없이 말로만 설명하면 해외에 송금을 할 수 있다. 개인적 용도는 물론 기업의 금전대차, 증권매입 등 자본거래에도 적용된다. 특히 건당 1000달러 이내의 송금은 합산 범위에서 제외돼 해외 가족을 위한 용돈 송금 등은 보다 자유로워진다. 단 건당 송금액이 1000달러를 넘으면 관세청과 금융감독원에, 연간 1만달러가 넘으면 국세청에 통보되는 등 사후 모니터링은 강화된다. 현재는 액수와 관계 없이 해외에 돈을 부치려면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개인이 해외에 갈 때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갖고 나갈 수 있는 한도는 미화 1만달러다. 또 기업은 50만달러 이하 채권과 채무를 합산해 한번만 신고하면 되며 한국은행 신고 절차는 필요 없다. 서류제출 없이 무역대금을 지급하고 받을 수 있는 조건도 수출입실적 1억달러에서 5000만달러로 낮춰진다. 특히 해외에서 공부하는 자녀가 외국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땄더라도 한국 국적의 유학생으로 간주해 별도 규제 없는 유학생 송금절차를 적용받을 수 있다. 300만달러로 묶인 투자목적의 해외부동산 완전자유화 시기도 1년 앞당겨 내년 중 실시한다. 아울러 해외직접투자나 부동산투자를 할 때 신고 전 1만달러까지 지급할 수 있고, 부동산 계약성사 이전이라도 예비신고만 하면 청약금 등을 최대 10만달러까지 사전에 송금할 수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중구 전국 첫 ‘효도 특구’ 됐다

    중구 전국 첫 ‘효도 특구’ 됐다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효도 특구’가 탄생한다. 중구는 8일 예관동 구청광장에서 사단법인 한국효도회와 함께 효도 특구를 선포하고 ‘효 헌장탑’제막식을 갖는다. 7일 중구에 따르면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동일 중구청장 등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6m×3.8m 규모의 화강석·마천석으로 만들어진 헌장탑을 제막한다. 효 헌장탑은 최남진(동서울대학 디자인학부 교수)작가의 작품으로 ‘효’를 형상화한 조형물이다. 최 작가는 한국미술협회, 서울조각회 회원이다. 효 헌장탑 앞면에는 ‘효 헌장 문안’이, 뒷면에는 ‘효 헌장탑 건립 취지와 위원 명단’이 담겨 있다. 제작 비용은 주민 성금으로 충당했다. ●‘효 실천 운동’전개 중구는 효행을 장려하고 효 의식 확산을 위해 조직 체계를 갖추고 시범 사업에 나선다. 우선 한국효도회와 동(洞) 주민자치위원장, 주민대표 등 143명으로 구성된 ‘효(孝) 실천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추진위에는 김종필ㆍ이수성 전 국무총리와 지역구 국회의원인 한나라당 박성범 의원, 오영교 동국대학교 총장, 장경순 전 대한민국헌정회장, 임방현 헌정회 부회장 등이 고문으로 참여한다. 효 실천 운동을 전개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하기 위해 신당4동을 ‘효 실천 시범동’으로 지정했다. 이와 함께 청소년 인성교실을 운영하고 효행 교육과 ‘효 백일장’ 행사 등을 연다. 독거노인 지원 의사가 있는 개인과 독거노인을 연결하는 ‘수양자녀’ 사업을 벌이고,‘효의 달’과 ‘효의 날’도 지정한다. 매월 월급날에 부모님께 용돈을 드릴 수 있도록 ‘효도통장 드리기 운동’도 펼친다. 아울러 ‘효 헌장 및 효도특구 선언문’을 채택하고 청소년에 대한 인성과 효행 교육을 실시할 방침이다 효 운동 확산을 위한 인센티브도 마련했다. 효행 표창은 물론 ‘효행 카드’ 발급,‘효 문패’ 달아드리기 등을 실시한다. 정동일 구청장은 “정부가 지난 8월 공포한 ‘효행장려 및 지원에 관한 법률’(효행법)이 내년 8월부터 시행되면 효 가정에 적극적인 예산 지원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구는 효 선도하는 노인천국 이처럼 효 운동을 추진하는 배경은 최근 급속한 핵가족화로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부모에 대한 공경과 효 의식, 경로효친 사상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높은 노인 인구도 효 운동에 나서게 했다. 중구의 노인 인구 비율은 서울시 전체(8.0%)보다 3.2%포인트 높은 11.2%.25개 자치구 가운데 노인 인구 비율이 가장 높다. 구 관계자는 “내년에 효행법이 시행됨에 따라 ‘효 선도 구’로 알려진 중구가 효 확산을 위해 나섰다.”면서 “효행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지원하는 분위기 조성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데스크시각] 한국은 비리 공화국인가/백문일 경제부 차장

    지방에서 건설업을 하는 한 후배가 찾아왔다.“제발 신문에서 정·관계 로비 어쩌고 쓰지 말아줬으면 좋겠어요. 우리만 죽어나요.” 업계 특성상 관련 공무원을 만나다 보면 향응을 제공하고 용돈도 준다고 했다. 뇌물로 치부할 수 있지만 영업상 관행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런 보도가 나가면 공무원들은 전화조차 받지 않는다고 했다. 인·허가를 받는 절차가 3∼6개월 늦어지고 그럴수록 접대의 수준만 높아진다는 것. 10년 전만 해도 면허증 밑에 만원짜리 지폐를 넣어 교통경찰에 건넸다. 그러면 속도나 신호 위반을 눈감아줬다. 그렇게 챙긴 뒷돈의 일부는 위로 올라가 ‘상납의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지금 거의 사라진 얘기지만 당시에는 교통계가 최고의 ‘꽃 보직’으로 불렸다. 그 고리를 자른 것은 성숙한 시민의식과 고발정신, 일벌백계의 법적용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복마전’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국정감사 직후 과학기술정보통신위 소속 국회의원들이 피감기관으로부터 향응을 받았다고 해서 시끄럽다. 빙산의 일각이다.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낸 A씨의 전언이다.“일부 의원은 국감을 앞두고 피감기관과 증인채택을 무더기로 신청한다. 다른 의원들의 2∼3배에 이른다. 해당 기관들은 그 의원들을 찾아가 돈봉투를 내놓는다. 정치후원금이라고 하지만 잘 봐달라는 청탁이다.” 이번 국감에서도 모 의원이 1000만원을 받았다는 얘기가 나돈다. 칼만 안 들었을 뿐이다. 제약회사들이 병·의원에 의약품을 넣으려고 수천억원대의 로비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환자들은 의사와 간호사를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큰 수술이라도 하면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을 ‘감사비’로 준다. 그래야만 의사나 간호사들이 눈길을 한번 더 준다고 한다. 전부 그렇지는 않겠지만 병원에서 ‘유전무병, 무전유병’이 적용되고 있다. 치료비를 정산할 때 병원 관계자와 연줄이 닿는 사람을 알면 커다란 행운이다. 처음 청구됐던 치료비 중 일부가 마술처럼 빠지기 때문이다. 학교는 어떤가. 촌지 준 학부모의 자녀를 포상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서울시교육청의 방침은 교사가 ‘뇌물사슬’의 꼭대기에 있음을 보여준다. 돈 맛을 알아서일까. 고위층이나 부유층일수록 ‘촌지’의 액수가 높다고 한다. 연세대 총장 부인이 편입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은 그렇게 충격적인 것은 아니다. 대학가에서는 1억∼2억원만 내면 모 대학의 예체능계에 입학할 수 있다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나돈다. 돈 많은 사람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곳은 검찰이 아니라 국세청이다. 징역은 살아도 억울한 세금은 못 내겠다는 게 부자들의 심사다. 국세청이 코너에 몰렸다. 전군표 국세청장이 지방국세청장으로부터 6000만원을 받았다는 논란 때문이다. 사실이라면 이는 국가기강을 흔드는 심각한 문제다. 세금을 놓고 뒷거래한 검은 돈을 ‘세리(稅吏)’끼리 나눠먹었다는 게 아닌가. 선거 때면 늘 등장했던 ‘비자금’이 다시 화제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차명으로 맡겼던 돈이 시중에 돌아다니고 있다는 얘기는 연초부터 나왔다. 노 전 대통령의 병세가 악화되자 친지들이 자금을 회수하려 한다는 얘기다.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의 집에서 나온 60억원대나, 김용철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의 차명계좌 50억원 관리설은 무엇을 뜻하는가. 현대차와 두산 등 재벌가 회장이 회사 돈을 빼돌린 사례는 약방의 감초처럼 끊이지 않는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비리척결’이 강조되지만 일회성 캠페인으로 끝나고 있다. 해법은 쉽다. 안 주고 안 받으면 된다. 하지만 뭔가 줘야만 일이 풀린다면, 그래서 현실적으로 ‘뇌물의 비용’이 ‘정직의 비용’보다 싸다면 검은돈의 유혹은 모두에게 끊이지 않을 것이다. 정부의 규제나 투명하지 못한 기업의 회계제도, 일확천금을 노리는 풍토 등이 원인일 수 있다. 비리공화국의 사슬이 언제쯤 풀릴지 궁금할 뿐이다. 백문일 경제부 차장 mip@seoul.co.kr
  • [HAPPY KOREA] (25) 남원시 대산면 ‘구름다리 마을’

    [HAPPY KOREA] (25) 남원시 대산면 ‘구름다리 마을’

    가을걷이가 한창인 황금 들판에는 풍요로움이 넘친다. 공기가 유난히 맑아 자꾸만 들이마시고 싶다. 코스모스가 하늘 거리는 마을 안길은 눈이 시리도록 정겹다. 마을 앞 운교천은 생수처럼 깨끗하다. 전북 남원시 대산면 ‘구름다리’마을은 전형적인 농촌마을. 하지만 이 마을은 여느 농촌과는 달리 활기가 넘친다. 교룡산과 풍악산 품에 안기듯 자리잡은 이 마을에는 지난해부터 ‘제2의 새마을운동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로 뭉쳐 일어선다. 구름다리 마을은 주민들의 공동체 의식이 전통적으로 강한 곳이다. 우리나라 농협운동의 발상지가 바로 이곳이다.1972년에는 새마을운동에 모범을 보여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다른 지역은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슬레이트로 지붕개량을 할 때 구름다리 마을은 주민들이 스스로 기와공장을 건립해 집을 지었을 정도다. 평생을 고향에서 뿌리를 박고 살아가기 때문에 품앗이 등 아름다운 미풍양속도 잘 보존돼 있다. 지난 70년대에 비해 변한 게 있다면 주민들의 나이다. 당시 30∼40대였던 새마을운동의 주역들이 이제는 60∼80대가 됐다. 151가구,303명의 주민 가운데 115명이 65세 이상이다. 그러나 이들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젊은이 못지 않게 정신적·육체적으로 건강하다. 살기좋은 지역만들기에 나선 주민들은 요원의 불길처럼 타올랐던 새마을운동의 정신을 되살리기로 했다.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친 것이다. 잠시 시들해졌던 공동체 의식을 되살려 새로운 소득원을 개발하고 이를 상품화해 삶의 질을 높이기로 결의했다. 우선 자체적으로 내집 가꾸기에 나서 생활공간에 개혁을 시도 하고 있다. 도회지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큼 집 단장을 잘 해야 농촌체험을 하려는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지역 특산품도 잘 팔린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양해주(65) 추진위원장은 “제2의 마을 발전을 이룩하자는 의식이 되살아나면서 그동안 잠재돼 있던 공동체 의식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며 살기 좋은 마을 청사진을 펼쳐보였다. ●유·무형 자산을 상품화 이 마을 주민들은 매일 저녁 마을회관에 모여 진지한 토론을 벌인다. 살기좋은 지역 추진위원회, 노인회, 부녀회, 청년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발전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우선 가장 큰 자산인 청정 자연환경을 상품화하기로 했다. 주민들이 모두 장수하는 비결인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을 공해에 찌든 도시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마을 앞에 있는 산림청 지정 아름다운 숲인 ‘왈길숲’을 트레이드 마크로 내세울 계획이다. 왈길숲에는 아름드리 느티나무와 은행나무가 장관을 이루고있다. 이장 진상호(70)씨는 “교룡산과 풍악산 소나무숲에서 불어오는 공기는 최고의 보약”이라면서 “도시 사람들에게 내집처럼 편안하게 쉴곳과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 살거리,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마을 모두가 하나로 뭉쳤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친환경 고품질 쌀인 스테비아 허브미 생산단지 33㏊와 아스파라거스 재배단지를 조성했다. 노인회는 웰빙식품인 검은 콩과 고사리를 재배해 힘을 보태고 있다. 부녀회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향토음식을 개발할 계획이다. 흑염소와 토종 미꾸라지를 양식해 건강식단에 올리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앞으로 전주∼광양간 고속도로가 개통되고 마을 주변에 2개의 골프장이 들어서면 접근성이 좋아져 향토음식점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렇다고 살기좋은 만들기 과정에서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노인층은 폐쇄된 마을 도정공장을 정비해 소득사업으로 연계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젊은층은 이를 반대한다. 하지만 이는 마을 발전을 위한 건강한 의견 제시일 뿐 결코 갈등은 아니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양해주 추진위원장은 “소득을 높이고 삶의 질을 향상 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면서 “정부와 자치단체에서 자금지원을 확대하고 자율성을 준다면 주민들의 사기가 더욱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원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강춘성 남원 부시장 “지리산 연계 문화관광도시 목표” “남원은 청정 자연환경과 유무형의 풍부한 문화유산을 간직한 관광도시입니다.” 강춘성 남원 부시장은 “지리산을 끼고 있는 청정 환경이 최고의 자산”이라며 “이를 토대로 세계적인 문화관광도시를 만드는 것이 지역발전의 목표”라고 소개했다. 청정지역에서 생산된 농특산물을 수출하고 식품산업을 육성하며 건강·휴양과 문화·예술이 연계된, 돌아와 살고 싶은 ‘귀향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이를 위해 차별화된 식품산업으로 미꾸라지를 소재로 한 추어산업 클러스터, 오리 브랜드 개발, 멜론 명품화, 오디 기능성 식품, 허브식품 연구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리산 청정연수 레저 관광도시’를 육성해 내실 있는 관광산업을 육성하기로 했다. 지리적 특성을 살려 공공기관과 대기업의 연수시설을 유치하고 전문체육강화 훈련장의 메카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3개 고속도로와 전라선이 교차하는 서남권 내륙의 교통 요충지이고 지리산, 광한루, 혼불문학관 등 풍부한 관광자원이 있기 때문에 사계절 관광지, 기업형 레포츠단지, 전문 연수도시로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들기 위해 지역을 재디자인 해 아름답고 쾌적하고 특색있는 마을 환경을 조성할 방침입니다.” 강 부시장은 “구름다리마을을 모델로 남원시 전역을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자연친화형 귀향도시로 구축하는 체계적인 방안을 견실하게 추진하겠다. 고 말했다. 남원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구름다리 마을은‘구름다리 마을’은 동네 형상이 마을 북쪽과 남쪽에 있는 풍악산과 교룡산을 이어주는 다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제법 멀리 떨어진 두 산을 이어주는 마을 이름처럼 이곳 주민들의 공동체 의식은 끈끈하기로 유명하다. 1960년대에는 마을 어른이신 복태봉(83)할아버지가 중심이 돼 농협운동을 이끌었다. 주민들이 출자해 조합원이 됐고 공동창고를 지었다. 당시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단결된 힘을 과시했다. 새마을운동 역시 이 마을이 전국적인 모범이 됐다. 주택개량, 마을길 넓히기, 청소, 새로운 영농기술 도입 등 모든 면에서 앞서 나갔다. 주민들이 함께 모은 재산도 적지 않다. 임야 135㏊, 논 2만㎡, 현금 1억 1000만원을 공동 운영한다. 수익금으로는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70세 이상 노인에게 매월 5만원씩 용돈을 준다. 애경사에는 쌀 2∼3가마씩을 전달한다. 매년 5월1일 개최되는 리민의 날에는 효부상, 근로상을 주고 어려운 이웃에게는 땔감도 지원한다. 리민의 날은 38년의 전통을 자랑한다. 거동이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 농사도 대행해준다. 농번기에는 일손을 덜어주기 위해 마을 주민들이 모두 함께 식사를 하는 공동배식제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전통적인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삶의 질이 높은 부자 마을을 만들기 위해 또 다시 일어서고 있다. 남원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출생~대졸 자녀양육비 2억3199만원

    출생~대졸 자녀양육비 2억3199만원

    자녀 1명을 4년제 대학 졸업 때까지 키우는 데 2억 3199만 6000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교 졸업까지만 드는 양육비는 1억 7334만원으로 추산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해 6∼8월 전국 6787가구에 사는 18살 미만(대학생 및 재수생은 20살 미만) 1만 1816명을 대상으로 가족 보건복지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지난해 기준으로 아이를 낳아 대학을 마칠 때까지 들어가는 양육비는 2003년 조사 때의 1억 9870만 8000원과 비교해 16.8% 증가했다. 양육비에는 공교육비는 물론 사교육비도 포함했다. 사교육비에는 개인과외, 학원과외, 학습지 방문지도, 피아노·미술학원비 등이 모두 포함됐다. 가구 소득 대비 자녀양육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46.4%에 이르렀다. 가구 소비 지출 중에서 자녀양육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56%로 조사됐다. 조사 가구의 월평균 자녀양육비는 158만 5000원에 이른다. 자녀 1인당 월평균 양육비는 86만 5000원이며, 이 가운데 자녀 개인비용은 55만 6000원, 가족공동 경비 중 자녀 몫은 30만 9000원이다. 개인비용 가운데는 사교육비가 1인당 20만 3000원으로 가장 많았고, 공교육비는 13만 1000원으로 조사됐다. 공교육이 무너지고 사교육이 활개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2003년과 비교해 개인 용돈 등은 16만원이나 더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애별 연간 양육비는 대학생이 1216만원으로 가장 많이 들어가고 고등학생 1194만원, 영·유아 1132만원이었다. 소득이 높을수록 자녀 양육비를 많이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나 자녀 양육에도 양극화가 뚜렷이 나타났다. 1인당 양육비는 월평균 99만원 이하 저소득 가구가 54만 1000원을 지출한 반면 월평균 500만원 이상 고소득 가구는 150만 5000원을 썼다. 저소득층은 소득의 54%를 양육비로 지출하고 있어 저소득층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김승권 사회정책연구본부장은 “자녀 양육비가 가장 많이 들어가는 대학생을 둔 경우 노후 준비 시기와 겹쳤지만 일찍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분위기 때문에 자칫 사회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서로의 부족함 채워 자립 이뤄요”

    “서로의 부족함 채워 자립 이뤄요”

    “스스로 돈을 벌면서 마음가짐도 이전과 달라졌어요.” 종로구 봉익동 ‘구립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일하는 장애우들이 한가족처럼 공동작업을 하면서 자립심을 키우고 있다. 15일 종로구에 따르면 공동작업장에서 일하는 장애인은 2·3급 장애인 27명. 다리가 불편한 지체장애인 12명, 정신지체 10명, 기타 5명이다. 이들은 아침에 출근해 함께 비닐봉투 등을 만들고 스스로 판매까지 하면서 돈벌이를 하고 있다. 장애 때문에 오토바이는 탈 수 없지만 지하철을 이용, 택배 일도 하고 있다. 비닐봉투를 만드는 임모(66·지체4급)씨는 월 118만원을 벌고 있다. 지체·언어2급 장애인 조모(68)씨는 지하철택배로 80만원을 거뜬히 벌고, 시각장애 6급이면서도 공동작업장의 취사 일을 하고 있는 유모(42·여)씨는 73만원을 받는다. 장애인 식구 중 17명이 80만원대 수입을 올리고 있다. 종로구는 몇 년전 파출소를 이전하고 빈 건물을 장애인을 위한 공동작업장으로 제공했다. 처음에는 몇명이 모여 종이봉투 제조, 금속 세공 등을 했지만 정성을 다한 제품이 인정을 받자, 동대문종합시장 근처에 봉투판매점을 열어 주었다. 영업용 자동차를 지원하고 시설보조금도 우선 배정했다. 장애인 식구들은 지하철 무료탑승의 잇점을 살려 얼마 전부터는 택배도 시작했는데, 손님들의 반응이 기대보다 훨씬 좋았다고 한다. 순식간에 공동작업장 식구가 27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서울시가 주관한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우수사례 발표회에서 최우수상도 받았다. 장애인 공동작업의 장점은 몸이 불편한 이들끼리 모여 있으니까 장애를 불구로 느끼지 않고 꿋꿋하게 맡은 일을 완수한다는 점이다. 일에 능률이 오르고 소심했던 마음도 밝아진다는 것이다. 새 식구는 상담을 통해 뽑는다. 정신지체3급 김모(33)씨는 “부모에 의존해 집에서 지낼 때에는 대인기피증에 시달렸다.”면서 “지금은 농담도 하고, 번 돈으로 조카들에게 용돈도 준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고시생 그들은 누구인가] (하) 신림동 ‘평균 고시생’ K씨의 24시

    [고시생 그들은 누구인가] (하) 신림동 ‘평균 고시생’ K씨의 24시

    서울 관악구 신림9동 고시촌에서 행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김고시(24·여)씨. 그는 아침 6시면 잠자리에서 일어난다. 세수를 하자마자 근처 고시식당에서 아침을 해결한다. 식당 분위기와 음식이 입에 맞지 않지만 저렴한 가격에 아침 일찍 식사를 제공하니 이만한 곳도 없다. 자습을 하다 오전 9시부터는 학원 수업을 받는다. 오전, 오후 각각 한 과목씩 강의를 들은 뒤 근처 독서실로 발을 옮긴다. 집, 학원, 독서실, 식당 모두 걸어서 10분내 거리에 있어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서너시간 집중적으로 공부를 한다. 피곤이 몰려오면 스트레스도 풀 겸 여성전용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1시간 정도 이용한다. 저녁 때 식당에서 마주친 한 친구는 “더 이상 부모님께 손을 벌릴 수 없다.”면서 “올해까지만 고시공부를 해야겠다.”고 한숨을 짓는다. 그도 그럴 것이 원룸, 학원비, 식비와 그 외 용돈을 합치면 한달 생활비가 100만원가량 들기 때문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겁다. 나도 내년엔 꼭 합격해야 할 텐데…. 김고시씨의 하루는 서울 신림동 고시촌에서 공무원의 꿈을 키우는 여성 고시생들의 평균적인 삶이다. 서울신문이 지난 9월8일부터 12일까지 신림동에서 고시공부를 하고 있는 고시생 27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시생들은 하루 평균 9.89시간을 공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1%가 3~5시간 학원 수강… 한달 생활비 100만원 응답자 가운데는 하루 10시간 이상 13시간 미만을 공부한다는 사람들이 146명(54%)이나 됐다. 다음으로 7시간 이상∼10시간 미만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86명으로 32%였다.13시간 이상 16시간 미만이라고 답한 사람도 20명(7%)이나 된다. 고시생들의 하루 공부시간은 합격을 위해 얼마나 공부해야 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루 공부 시간은 학원 강의시간과 자습시간으로 나눠 조사했다. 학원 강의 의존도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설문 결과 학원 강의는 하루 평균 3.55시간을 듣고 자습시간은 하루 평균 6.34시간으로 나타나 학원보다는 자습시간에 2배가량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학원 강의를 전혀 듣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22명으로 8%밖에 되지 않아 많은 부분을 학원 수업에 의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루 평균 3∼5시간의 학원강의를 듣는다고 답한 응답자가 81%에 달했다. 한 과목 수업이 일반적으로 3시간 정도라고 할 때 평균 1∼2과목은 듣는다고 볼 수 있다. ●고민은 장래·수험 비용·성적·건강 순 장래에 대한 불안은 고시생들의 고민 제1순위(36%)였다. 수험비용 부담(20%), 노력한 만큼 나오지 않는 성적(16%), 체력·건강(14%)이 뒤를 이었다. 학업 또는 직업을 1∼2년 중단하고 고시공부에 ‘올인’하는 만큼 반드시 합격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월 평균 70만원 이상 드는 수험비용을 부모님께 의존하고 있는 상황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기타 응답으로 ‘인간관계 중단’‘군대문제’‘잠’‘가사와 병행’‘주변 친구들의 유혹’ 등을 들기도 했다. ●음악·영화·운동으로 스트레스 풀어 술과 담배는 2007 고시생들에게는 어울리지 않았다. 응답자 가운데 85%인 231명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고 했고,269명 가운데 68%인 180명은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 스트레스 해소 방법으로 영화나 음악 감상을 들었다.‘스트레스 해소 방법’(복수응답)을 물었더니 28%가 ‘영화나 음악’이라고 답했다. 다음은 ‘운동’ 23%,‘수다로 푼다’ 17%,‘게임·오락’ 13% 등 순이었다. 수면, 독서,TV, 종교, 산책, 인터넷, 골프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푸는 고시생들도 있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서울대, 가계소득 연 2000만원 이하 학생에 月10만원 용돈

    가정 형편이 어려운 서울대생들은 내년부터 매월 10만원씩 ‘용돈’을 받고 학교를 다니게 된다. 서울대는 2008학년도부터 농협 서울대지점에서 생활비를 대출받는 학생들에게 최대 10만원을 생활비로 무상 지원하기로 농협측과 협의를 마쳤다고 9일 밝혔다. 월 10만원을 무상으로 지원받는 학생은 소득 수준이 재학생 전체 10분위에서 하위 3분위(가계소득 연 2000만원 이하) 안에 속하는 1200여명(8%)으로, 농협에서 월 30만원을 대출받으면 이 가운데 10만원을 학교 측에서 갚아준다. 나머지 20만원은 졸업 후 2년 뒤부터 갚으면 된다. 하위 3분위에 속하지 않은 학생들도 대출을 받으면 가정 형편에 따라 이자(연 7∼8%)를 학교가 차등해 부담할 계획이다. 이정재 학생처장은 “생활비 지원 자금은 서울대 장학금확충위원회가 기업체 등에서 후원받은 연간 10억원 정도의 기금을 활용해 사용할 계획”이라면서 “‘나몰라 대출’이 되지 않도록 대출과 지원을 모두 합한 액수가 30만원을 넘지 않도록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헉! 독극물사건 꾸민 범인은 10살짜리 소년

    “뭐요,한 가족을 완전히 몰살시키기 위해 ‘독극물’사건을 꾸민 주인공이 이제 겨우 10살짜리 소년이었다구요?” 중국 대륙에 10살짜리 소년이 학교에서 자신을 왕따시키고 괴롭히는 친구 가족들을 모두 살해하려고 찻물에 농약을 타는 사건이 발생하는 통에 충격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충격적인 농약 사건’의 장본인은 중국 중부 안후이(安徽)성 쑤쑹(宿松)현 류핑(柳坪)향 추산(邱山)촌에 살고 있는 우(吳·10)모군.초등학교 3학년생인 그는 부모가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나가 뜬벌이 생활을 하는 바람에 할머니와 함께 살다보니 손버릇이 나빠져 여러차례 남의 물건을 후무리다 들켜 학교 내에서는 문제아로 찍힌 상태였다. 이런 문제아인 우군은 학교에서 자신을 왕따시키고 괴롭히는데 대해 친구에게 앙심을 품고 그 친구의 가족을 몰살시키기 위해 찻물에 농약을 타는 사건을 저지른 혐의로 붙잡혀 주변 사람들에게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고 안휘상보(安徽商報)가 20일 보도했다. ‘독극물 농약 사건’은 지난 15일 발생했다.그날 오후 류핑향 추산촌의 한 집에서 절도사건이 일어난데 이어 저녁에는 이들 가족 모두 농약에 중독사건이 발생했다고 이곳 공안(경찰)당국이 제보를 받았다. 공안당국이 고대 사건 현장에 출동해보니 그 집의 화장실 창문이 뜯겨져 있어 범인이 이곳을 통해 침입한 것으로 보였다.이에 정밀 현장조사를 하던 공안당국은 사건 현장에 남아 있는 흔적으로 볼 때 체격이 작으며 나이도 비교적 적은 것으로 보였다. 특히 그 집의 안방에 있던 담배 6갑과 현금 약간이 없어졌고 사건 현장에는 보온 찻병과 농약병이 하나 나뒹굴고 있었다.이 때문에 범인이 가족을 몰살시키기 위해 찻물에 농약을 탄 것임이 사실로 드러났다. 공안당국은 즉각 정밀 수사활동을 펼친 결과 사건 현장의 흔적 등을 감안해볼 때 ‘농약 사건’의 범인은 8살에서 14살 사이의 초등학생으로 모아졌다.이에따라 인근 마을에 사는 우군도 자연히 용의선상에 올랐다. 곧바로 공안당국에 불려간 그는 처음에 ‘범죄 사실’에 대해 완강히 부인했으나 2시간여에 걸친 공안당국의 끈질긴 추궁에 결국 사건의 전말을 모두 밝혔다.특히 지금까지 5건의 절도 사실까지도 털어놨다. 우군에 따르면 지난 15일 용돈이 궁하던 그는 도심(盜心)이 발동해 친구의 집에 몰래 들어갔다.친구의 집에 들어가보니 주방에 차를 먹기 위해 끓여놓은 물병을 봤다.이때 마침 학교에서 그 친구가 자신을 왕따를 시키는 등 괴롭히는 생각이 갑자기 떠올라 가족 모두를 죽여 복수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집안을 이리저리 톺아보니 농약병 하나가 눈에 띄었다.이에 농약병을 들고 나와 끓은 찻물에 농약을 부어넣는 일을 저질렀다.공안당국은 우군의 죄질이 나쁘지만 아직 미성년자인 점을 감안해 일단 훈방 조치했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노령연금 월2만~8만4000원 지급

    내년부터 월수입이 40만원 이하인 독신 노인은 매달 기초노령연금으로 2만∼8만 4000원을 받는다. 월소득이 64만원 이하인 노인 부부는 4만∼13만 4000원을 받을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노령연금 선정 기준액을 이같이 잠정 확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금은 70세(1937년 12월31일 이전 출생) 이상이 내년 1월부터,65세 이상은 7월부터 지급된다. 수혜자는 301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연금 신청은 70세 이상을 대상으로 다음달 15일부터 11월16일까지 읍·면·동사무소와 국민연금공단지사에서 받는다.65∼69세 노인은 내년 4∼5월 신청을 받는다. 다음달 초 기초노령연금 홈페이지(bop.mohw.go.kr)에서 수급자격 여부, 신청기간 등을 알 수 있다. 노인 본인과 배우자의 소득과 재산만을 기초로 한다. 소득은 ‘근로+사업+재산+기타 소득’으로 한정했다. 재산은 부동산(전세 보증금 포함), 금융재산, 부동산 취득권, 증여재산(5년 이내) 등이며 공적 연금·개인연금·보훈급여금 등은 기타 소득에 들어간다. 부양 의무자의 능력은 고려하지 않았다. 자녀가 주는 용돈·생활비 등은 소득에 포함하지 않고 300만원까지는 소득으로 치지 않는다. 재산의 소득 환산율은 부동산은 연 5%, 금융재산은 연 3%를 적용한다. 예컨대 9000만원(공시가격 기준)짜리 집을 갖고 있다면 연리 5%를 적용한 뒤 12월로 나눠 월 37만 5000원의 소득이 있는 것으로 본다.5000만원짜리 전세에 살고 있다면 매달 21만원의 소득자로 간주한다. 주택연금 가입자는 집값에서 연금액을 부채로 뺀 뒤 나머지만 재산으로 인정한다. 독신노인은 소득인정액이 32만원 이하면 8만 4000원을 모두 받는다.32만원 이상 34만원 소득이 있으면 8만원,34만∼36만원 소득자는 6만원만 연금으로 받는다.36만∼38만원 소득자는 4만원,38만∼40만원 이하는 2만원만 받게 된다. 노인 부부는 소득인정액이 60만∼64만원은 4만원이 지급된다.56만∼60만원일 때는 8만원이지만 52만∼56만원과 52만원 미만 부부는 합산금액에서 20%를 빼고 각각 12만원과 13만 4000원을 받을 수 있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20&30] 이럴때 학력위조 유혹 느낀다

    [20&30] 이럴때 학력위조 유혹 느낀다

    학력 위조 파문이 계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학력 위조 이후 학력 위조 파문은 학계, 예술계, 연예계 등 사회 각계 각층을 뒤흔들고 있다. 이러한 학력위조 논란은 자연스럽게 학벌만 중시하는 사회 풍조를 비판하는 것으로 모아진다. 그러나 유명인이냐 아니냐일 뿐이지 학력 위조는 우리 주변에 만연돼 있다. 학력 위조 유혹을 느낄 때는 더 일상적이다. 직장에서 ‘짧은 가방끈’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거나 무시를 당할 때, 명문대 재학생으로 포장하면 과외 등을 더 쉽게 구할 수 있을 때 학력위조의 유혹을 느낀다.20&30이 직면하는 학력위조 유혹에 대한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유혹은 차별을 타고… 많은 사람들이 학력 때문에 차별을 받을 때 학력위조 유혹을 느낀다. 최근 불거진 학력위조 논쟁에 대해서도 ‘나도 학력위조했으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었을 텐데….’라는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정보통신(IT)분야 벤처기업에서 과장으로 일하는 정모(32)씨는 창립멤버임에도 고등학교 졸업 학력 때문에 숱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믿는다. 근속연수가 10년에 이르지만 과장 승진 심사에서도 두 번이나 떨어져 창립멤버 중에서 가장 늦게 과장이 됐다. 자기보다 나중에 입사한 사람 중 상당수가 자기보다 직위가 높다. 대학 졸업하고 첫 직장으로 입사한 동료들 초임이 자기보다 많은 경우도 있었다. “대놓고 말은 안 해도 내가 고졸이라는 것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대졸이라고 속이고 입사했으면 지금보다 대우가 훨씬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죠.” 모 대학 지방캠퍼스를 졸업한 임모(33)씨는 사회 생활을 하고 나서 자신의 학력 때문에 좌절한 적이 적지 않다.“전에 일했던 회사에서는 동료 50명 중에서 지방대 출신이 5명이 안 됐어요.35살이 되기 전에는 대학원에 가서 석사학위라도 받아야겠다는 마음이 저절로 들더라구요. 공부를 해야겠다는 게 아니었어요. 오로지 ‘가방끈’을 늘려야겠다는 생각인 거죠.” 모 정당 정책연구원으로 일하는 한모(36)씨도 비슷한 의견이다. 그는 “능력도 있고 경력도 있는데 단지 박사학위가 없다는 이유로 연구책임자가 못 되죠. 정작 일은 제가 다 했는데 보고서에 대표 집필자 이름은 박사학위자로 나갈 때 솔직히 짜증스럽죠.” ●잊고 싶은 학력위조(?) 경험 차별을 피하기 위해, 혹은 더 좋은 대우를 받기 위해 실제 학력을 위조해 봤다는 이들도 있다. 학력을 위조해 교수가 된다는 식으로 사회적 지위를 얻는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학력을 둘러싼 이중잣대는 오늘도 사람들을 학력위조로 내몰고 있다. 이모(23·여)씨는 그 날을 생각하면 지금도 얼굴이 화끈거린다.A대학 한문학과 수업 시간, 다른 학과 학생으로 보이는 이씨를 향해 담당 교수가 “무슨 과에서 왔느냐.”고 물었다. 이씨는 이 대학 지방 캠퍼스 출신이지만 이중전공 신청을 본교로 한 학생. “서울 캠퍼스와 지방 캠퍼스는 학과 이름이 달라요. 그런데 지방 캠퍼스에서 온 티가 날 것 같아서 걱정이 되는 거예요. 결국 서울 캠퍼스에 있는 과 이름으로 얼버무려 말해버렸죠.” 거짓말은 오래가지 못했다. 며칠 뒤 출석부를 보던 교수가 “우리 학교에 이런 과도 있나?” 하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바람에 지방 캠퍼스 출신인 게 들통나버렸기 때문.“그 때 사람들이 ‘어쩐지’ 하는 표정으로 절 쳐다보던 표정을 생각하면 아직도 진땀이 나요.” B대학 경제학과에 다니는 정모(24)씨도 비슷한 유혹에 빠진 적이 있다.“복학하면서 용돈도 벌 겸 과외를 구하려고 했지만 잘 안 되더라고요.” 고민 끝에 정씨는 서울대생이라고 프린트 된 전단지를 뽑아서 인근 아파트에 붙였다.“어차피 철저하게 확인하지 않는 데다 서울대라고 하면 평균 과외비부터 달라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전단지를 보고 연락이 왔을 때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바쁘니 다른 대학 후배를 소개시켜 주겠다.”고 말을 바꾸긴 했지만 정씨는 과외 시장에서 학벌이 차지하는 위상을 실감했다.“요즘 과외 연결 업체에서 학생증, 재학 증명서까지 요구하는 것도 이런 유혹 때문에 학벌을 속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학력만 좋으면 만사 OK? 직장인 장모(28)씨는 대학시절 학력위조(?)를 한 경험이 있다. 방학 때 돈도 벌 겸 학원강사를 하려고 했지만 대학생을 받아주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설령 있더라도 처우가 열악해 벌이가 시원찮았다. 결국 장씨는 “군대를 갔다 오고 대학도 졸업했다.”고 속여 학원 강의를 시작했다. 장씨는 학원이야말로 ‘학력위조의 천국’이라고 느꼈다고 한다. 학원에서 명문대 출신을 선호하다 보니 대부분의 동료 선생들이 자신의 대학을 거짓으로 속이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말했다.“선생님들 대부분이 이력서에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를 나왔다고 써요. 그런데 실제 나온 대학은 그게 아니죠. 학생들을 끌어 모으는 게 목적이니 학원 측에서 알더라도 쉬쉬하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출신 대학에 관계없이 ‘계급’이 신분을 결정하는 군대에서도 취업준비생 박모(26)씨는 학력 위조의 유혹을 받았다. 자대로 배치되고 행정병을 선발한다는 얘기를 듣고 손을 번쩍 들었지만 Y대학을 나온 동기에게 밀렸던 것. 결국 박씨는 힘들다는 포병으로 군생활 2년을 마쳤다.“가장 먼저 물어보는 게 ‘어느 대학 나왔냐.’더군요.” 박씨는 대학 이름을 속일까 망설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사실대로 말했고,Y대학을 다니고 있는 동기에게 행정병 자리가 돌아갔다. 박씨는 이 순간만 생각하면 아직도 억울하다고 말한다.“별 생각을 다 했습니다.‘차라리 S대학 나왔다고 말할걸. 그러면 행정병으로 뽑힐 수 있었을 텐데….’ 학벌이 중요하지 않다는 군대도 이런데 사회 나가면 어떨까 실감을 많이 했습니다.” ●유학생은 학부 졸업 숨겨 미국에 유학했다 얼마 전 귀국한 한모(35)씨는 미국 대학원에 다니는 한국 유학생들 사이에서는 국내 대학(학부) 학력은 밝히지 않는 게 관례라고 말한다. 서로 부담스러우니까 ‘학력 숨기기’를 하는 셈이다. 물론 학부 학력을 드러내놓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서울 강남에서 초등학교를 나왔거나 명문대를 졸업한 사람들 얘기다. “일종의 콤플렉스죠. 학력 위조라기보다는 학력 숨기기입니다. 보통 자기가 졸업한 대학을 얘기하지 않고 물어보지도 않습니다. 나이도 물어보지 않는 게 불문율이지요.” 한씨는 “그런 와중에도 지방대 출신들은 웬만하면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 대충 알게 되기 때문에 유학생들 사이에서 지방대 출신은 업신여기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자신이 졸업한 학부보다 석사 학위를 받은 대학이 더 좋은 경우 후자를 강조하게 되는 것이다. 그는 “같은 명문대를 나와도 서울 강남 출신들은 자기들끼리 반창회를 할 정도”라면서 “미국에서도 학벌 풍조는 그대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강국진 이경원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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