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용돈
    2026-02-15
    검색기록 지우기
  • 리커창
    2026-02-15
    검색기록 지우기
  • 분권
    2026-02-15
    검색기록 지우기
  • 달빛동맹
    2026-02-15
    검색기록 지우기
  • 전도연
    2026-02-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274
  • 웃겨야 사는 남자 신동훈 “제가 돌+아이?”

    웃겨야 사는 남자 신동훈 “제가 돌+아이?”

    ‘돌+아이’는 신동훈을 설명하는 한 단어다. 소녀시대의 제시카를 좋아한다고 수줍게 말할 때는 영락없는 스무 살 순수청년이지만 웃음을 위해서는 눈빛부터 돌변하는 천상 ‘돌+아이’다. 신동훈은 어쩌면 돌+아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독특했다. ‘제 2의 노홍철’로 불리기보다는 밥을 사준 정준하가 더 좋아 차라리 ‘제 2의 정준하’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신동훈은 그동안 봐온 연예인의 틀을 한참 벗어나 있었다. 그러면 어떠랴. 정치인도 예능인이 되는 유쾌한 연예계에서 신동훈과 같은 독특한 캐릭터는 언제든지 환영이다. 연예인 데뷔를 선언하고 첫 인터뷰를 한 신동훈과 1시간 동안 엉뚱한 수다를 나눠봤다. ▶ 특이한 정신세계를 드러낸 것인가. 외모가 한눈에도 확 튄다. (이날 신동훈은 머리카락을 고무줄로 가닥가닥 묶고 입술에는 보라색 립스틱을 바르고 왔다.) 창피하진 않나. 전혀 창피하지 않아요. 조금 망가지면 창피한데 심각하게 망가지면 오히려 편안해요. 광고 촬영 때문에 미용실에서 외계인처럼 하고 온 거예요. (삐죽 솟은 머리카락을 가리키며) 이게 안테나래요. ▶ 웃지도 않고 대답하는 걸 보니 진심인 거 같다. 학창시절에 모범생은 아니었을 거 같은데. 아니에요. 저 공부 잘했어요. 나름대로 엘리트 코스를 밟았어요. 개근상도 탔고 학업 우수상도 탔어요. 고등학교 때는 공부 잘하는 애들만 따로 모은 ‘심화반’이었죠. 우뇌가 없는 건지 수학은 잘 못했지만 국어와 한문은 잘했어요. 보통 반에서 10등정도 했고요 가장 잘했을 땐 4등이요. ▶ 장난기가 많았을 거 같은데 의외다. 그렇다면 여자들에게 인기도 많았나. 저 의외로 여자들에게 인기 있어요. 여자들이 잘생긴 사람 아니면 재밌는 사람 좋아하는 거 알죠. 전 후자예요. 태어나서 고백 세 번이나 받았어요. 많이 받아봤죠? 방송 나오고는 방명록에 사귀자고 하는 여자들도 있어요. 대단하죠? ▶ 스무 살이면 한창 이성에 관심이 많을 때 아닌가. 여자친구는 있나. 여자친구는 없어요. 중학교 1학년 때 실연 당한 이후로 한명도 못 사귀어 봤어요.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여자친구는 좋아하던 여자애의 단짝 친구였어요. 제가 ‘나쁜 남자’여서 잘해 준 기억이 별로 없네요. ▶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 패러디부터 박진영 ‘이랬다가 저랬다가’ 영상, G-드래곤의 ‘하트 브레이커’를 따라한 영상까지 재밌는 UCC를 제작해 주목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사이트에 UCC를 처음 올린 건 JYP 엔터테인먼트 온라인 공개 오디션에서 였어요. ‘총 맞은 것처럼’을 2배속으로 패러디한 거였죠. 솔직히 90%가 장난이었어요. 악플의 시작이었고 모든 것의 시작이었어요. ▶ 주옥같은(?) 영상들 중에서도 가장 반응이 폭발적이었던 것을 꼽자면. 고추냉이를 먹는 영상이 있어요. 그게 그렇게 인기를 끌었어요. 저는 점잖게 웃기고 싶거든요. 사람들이 그럼 재미가 없대요. 제가 눈썹을 밀거나 못 먹는 걸 먹어야 웃어요. 그래서 마음이 아파요. 고통스럽지 않게 사람들을 웃기고 싶어요. ▶ UCC 스타가 되서 팬도 꽤 생겼겠다. 팬클럽도 있다던데. 팬클럽 있어요. 회원수가 506명이에요. 어제 확인했어요. 팬클럽 이름은 그냥 ‘신동훈’이에요. 이름 하나 만들자고 했는데 회원들이 제 말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아요.(웃음) ▶팬클럽도 스타만큼이나 특이한 것 같다. 고향에서 올라와 혼자 산다고 들었다. 성남 중원구 금광동에 ‘러브러브 옥탑방’에 살아요. 혼자 사니까 아이디어 떠오를 때마다 UCC를 제작해요. 용돈은 받지 않고 생활해요. 워낙 돈을 아끼는 게 몸에 베어있어서. 하루에 삼각 김밥 하나 먹어요. 얼마 전에 선덕여왕 엑스트라로 출연해서 8만원 벌었는데 요즘은 그 돈으로 생활하고 있어요. ▶ MBC 버라이어티 ‘무한도전’ 돌+아이 특집에 나갔다. 공식 돌+아이로 인증을 받은 것인데, 길에서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나. 세상에 돌+아이가 많잖아요. 제가 돌+아인지 아닌지를 알아보고 싶어서 출연했어요. 실물이 은근히 잘생겨서 분장 안하면 ‘무한도전’ 나온 신동훈 인지 잘 몰라요. 알아보는 사람들은 “와, 돌+아이다.”고 소리를 지르죠. 그럴 때 기분이 좋아요. ▶ 솔직히 스스로를 돌+아이라고 생각하나. 일반인들의 돌+아이 지수가 50점이라고 하면 전 한 1400점정도 되겠죠. 스스로 돌+아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그냥 남들 웃기는 게 재밌어요. “웃다가 X 쌀 뻔했다.”는 댓글을 봤을 때 너무 행복했어요. 가끔 절 좋아해주시는 분을 보면 저도 이해가 안가요. 그냥 고마워요. ▶ UCC를 제작하는 특이한 일반인에서 연예인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어떻게 선택을 하게 됐나. 19세 때부터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일이 적성에 잘 맞아서 평생 이 일을 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JYP 엔터테인먼트 공개 UCC오디션을 보고 유명해져서 생각지도 못한 기회가 온 거예요. 오디션에서는 떨어졌지만 지금 소속된 엔터테인먼트의 대표를 만나 데뷔를 하게 됐어요. 솔직히 연예계에서 실패하더라도 괜찮아요. 돌아갈 편의점이 있으니까. 지금은 기회가 되는 한 실컷 꿈을 꿀 거예요. ▶ ‘제 2의 노홍철’이라는 수식어로도 불린다. 또 데뷔를 앞두고 ‘유재석과 같은 MC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도 밝혔다. 이 꿈은 아직 유효한가. 유재석처럼 되는 게 꿈이라니요. 그건 완전 언플(언론 플레이)이에요. 유재석 형이 100이면 전 4 정도 될까요. 갈 길이 아직 멀어요. ‘제 2의 노홍철’이란 수식어도 저와는 안 어울려요. 노홍철 형은 워낙 입담과 재주가 뛰어난 분이잖아요. 얼마 전에 정준하 형이 밥을 사줬거든요. 정준하 형이 더 좋아요. (그럼 ‘제 2의 정준하’로 불리는 건 어떠냐고 묻자) 네. 그럼 ‘제 2의 정준하’라고 불러주세요.(웃음) ▶ 밥 사준 게 정말 고마웠나 보다. 앞으로 신동훈이 어떤 연예인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그냥 웃기는 사람이요. 아직 돈 욕심도 없고요. 돈은 25세부터 밝히려고요. 군대는 현역 2급 받았어요. 다리 한쪽이 없어지지 않는 이상 군대갈 거예요. 조금 걱정은 되지만 남자라면 가야죠. 그래야겠죠? ▶ 마지막으로 소망이 있다면. 요즘은 KBS 드라마 ‘아이리스’를 즐겨 보고 있는데요. 거기서 이병헌 씨가 “이 동상에 슬픈 전설이 있다.”고 말하는 장면을 패러디하고 싶어요. 소녀시대의 제시카나 카라의 한승연 씨 같은 여자친구가 생기면 같이 웃긴 UCC 한번 만들어 보는 게 꿈입니다. 사진·동영상=김상인 VJ bowwow@seoul.co.kr     글=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강지원 좋은세상] 효(孝)백일조 받으세요

    [강지원 좋은세상] 효(孝)백일조 받으세요

    매서운 찬 바람이 불면 사람들은 가을이 지나 겨울이 다가옴을 느낀다. 또 이런 계절의 변화는 자신의 전성기를 보내고 은퇴기를 맞이하는 삶을 생각하게 한다. 인생을 1막과 2막으로 구분한다면 그 경계점은 언제일까. 생물학자인 최재천은 50세라고 본다. 여성의 완경기를 기준 삼은 것이다. 좀 빠른 것 아닐까. 사회경제적으로는 55세에서 65세사이에 퇴직하는 이들이 많다. 또 1갑자(甲子)를 논하는 이들은 60세를 기준으로 한다. 그래서 2번째 갑자는 또 다른 60년으로 예비한다. 어쨌든 대충 이런 시기를 전후해서 사람은 인생2막을 맞는다. 그런데 문제는 그 2막의 기간이 엄청 늘어났다는 사실이다. 또 이처럼 고령층이 급증하고 있음에도 그 2막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연구해 온 바가 별로 없다는 사실이다. 한 고령자모임에 초청받아 강연하는 자리에서 아무래도 인생2막은 봉사적 삶을 사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1막에서는 먹고살아야 하고 자식도 낳아 길러야 하므로 일벌레처럼 일하고 돈도 벌어야 했다고 치자. 그러자면 아무래도 눈앞의 이익에 매달리게 되고 그러다 보면 다분히 이기적인 면이 앞설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그런데 만일 우리가 이처럼 이기적으로만 살다 혹시 죽어 심판이라도 받을 참이면 그 얼마나 부끄러울까. 그러니 인생1막은 아무리 피하려 해도 이기적인 면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면 2막에서는 마치 벌충이라도 하듯 이타적이고 봉사적인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삶이라면 어떤 삶일까. 우선 첫 갑자를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두 번째 갑자는 앞뒤도 살펴보고 좌우도 살펴보며 다소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나아가는 것 아닐까. 또 젊은 시절 자신도 모르게 돈, 권력, 명예, 인기 따위를 좇았다면 그 무서운 욕망들을 내려놓는 것이 아닐까. 그 욕망의 짐들을 내려놓는 순간 우리들 앞엔 새로운 세상이 보이기 시작하지 않을까. 요즘 노인 일자리 창출이라며 여러 방안들을 강구하고 있으나 이에 반대한다. 고령층에는 일자리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 일자리는 돈을 벌기 위한 경제적 일자리가 아니라 봉사적 일자리였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이때쯤이면 자식들도 대체로 사회에 나가 독립할 때이므로 더 이상 큰 돈이 필요하지 않을 시기이기도 하다. 만일 이처럼 사회의 상층부인 고령층의 삶이 봉사적 삶으로 변화하면 그 아래의 젊은이들은 그들을 바라보며 롤모델로 삼게 되지 않을까. 이런 제안에 대해 참석자들은 대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그중 한 분이 손을 번쩍들었다. “말씀은 참 좋은 말씀인데 용돈이 필요한데요.”라고 했다. 그래서 “계속 노욕 부리기보다 연금 가지고 사세요.”라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연금이 없는데요.”라는 게 아닌가. “그러면 역(逆)모기지에 가입하세요.”라고 했더니 다른 한 분이 나섰다. “나는 은행에 잡힐 집 한 채도 없는데요.”라고. 그래서 할 수 없이 “그러면 국가에 손을 내미세요.”라고 했다. 그런 다음 “정말 좋은 방법이 있다.”고 운을 뗐다. 모두들 귀를 쫑긋 세웠다. “효(孝) 백일조를 받으세요.”라고 했다. “예?” “네. 매달 자식들의 월급에서 100분의1씩을 받아내세요.”라고. 자식들이 졸업하고 취직을 하면 그때부터 매달 100분의1을 받고 조금 더 나이 들면 50분의1, 더 나이 들면 10분의1씩 받자는 주장이었다. 사실 우리가 자식들 키울 때 얼마나 고생, 고생했는가. 그에 비하면 자식들의 이런 헌금은 턱도 없는 소액이다. 이렇게 매달 효(孝) 헌금을 해 온 자식들은 그러지 않은 자식들에 비해 분명 다른 구석이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의 효 의식은 세계적이다. 잘 살려나가면 최고의 동력이 될 것이다. 효 백일조는 자녀들에게 효 습관을, 고령층에는 자식양육의 보람을 느끼게 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봉사적 삶에도 다소 보탬이 될 것이다. 변호사
  • 수험생 ‘알바 전쟁’

    수능이 끝난 뒤 용돈과 대학 입학금 마련을 위한 ‘아르바이트 구하기’ 전쟁이 시작됐다. 일선 고등학교측이 시험을 치른 3학년 학생들의 방과 후 아르바이트에 대해 제재를 하지 않는 데다 다음달 대학생들의 겨울방학을 앞두고 일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학생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인천에 사는 장모(18)군은 12일 수능이 끝난 직후부터 지금까지 인터넷에 구직 이력서를 올리고 있다.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대학 등록금의 일부라도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인터넷 구직사이트에는 장군과 비슷한 처지의 수험생들이 재빠르게 이력서를 올리고 있었다. 대부분 식당 서빙, 편의점, 패밀리레스토랑 아르바이트를 선호한다. 남학생의 경우 배달 구인이 많지만 워낙 몸이 힘들고 사고 위험도 많기 때문에 기피 직종이다.알바천국, 알바몬 등 인터넷 구직 사이트에서는 수능 직후 고3 학생들이 올린 이력서로 넘쳐나고 있다. 알바천국은 포털서비스에서 ‘고3 알바’라고 검색하면 바로 연결되도록 링크를 걸어놓았다. 이 사이트에는 15일 현재까지 고3인 만 17~18세 학생들이 올려놓은 이력서만 250건이 넘는다. 온라인쇼핑몰 G마켓이 3일부터 일주일간 수험생 1127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아르바이트를 하겠다는 의견은 스타일 변신, 건강관리 등에 이어 5위(10%)를 차지하기도 했다.하지만 아직 세상물정에 어두운 고등학생들을 노린 위험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지방학생들에겐 ‘다단계 사기’가 위협하고 있다. ‘고수익 보장’ ‘서울근무’라며 일반 기업으로 포장한 불법 다단계 업체들이 활개를 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고등학교 선·후배 등 인맥을 내세워 500만~1000만원씩의 투자금을 받은 후 불법 금융다단계 교육을 시켜 새로운 사람을 끌어모으도록 유도하고 있다. 박건형 김민희기자 kitsch@seoul.co.kr
  • [4일 TV 하이라이트]

    ●산너머 남촌에는(KBS1 오후 7시30분) 농산물 품평회에서 재곤, 진석의 벼와 순호의 사과가 최우수 작물로 선정된다. 마을에서는 풍년을 맞아 한바탕 잔치가 벌어지는데, 그 기쁨도 잠시. 풍년 때문에 농산물 가격이 떨어지면서 마을사람들의 근심이 쌓이기 시작한다. 순호는 사과를 트럭에 싣고 직접 팔러다니다가 봉변을 당하는데…. ●한밤의 문화산책(KBS2 밤 12시45분) 변화를 예측할 수 없는 관객의 취향은 한국영화 감독들의 영원한 숙제다.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로 연타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김용화 감독, ‘거북이 달린다’의 이연우 감독, ‘펜트하우스 코끼리’의 정승구 감독을 만나 감독으로서의 삶, 그들의 행복과 고충을 들어본다. ●살맛납니다(MBC 오후 8시15분) 유진은 민수에게 두고 간 휴대전화를 돌려주러 태권도장을 찾아갔다가 민수와 함께 술잔을 기울인다. 취기가 오른 두 사람, 유진은 무엇에 홀린 듯 민수에게 다가가 뽀뽀를 한다. 한편, 창수는 경수가 용돈을 올려주지 않자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려고 알아본다. 나리는 전복을 사들고 유진네 집을 찾아간다. ●뉴스추적(SBS 오후 11시15분) 올들어 사채 때문에 목숨을 끊은 사람만 10여명에 이른다. 경찰의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사채업자들의 수법은 더욱 교묘해지고, 이에 따라 피해자는 늘어가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또 다시 늘고 있는 불법 사채 시장의 실태를 집중 취재하고 영세 서민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본다. ●리얼리티쇼 유아독존(EBS 오후 8시) 우리 고향의 맛과 멋, 소식을 전하기 위해 유아독존 아이들이 1일 리포터로 전격 나섰다. 열심히 대본을 들여다 보고 달달 외웠지만 자꾸 대사를 잊어버린다는 아이들. 계속되는 NG 열전에 이어 동네어르신들을 만나러 간 1일 리포터들이 전하는 정겨운 고향 소식을 만나본다. ●리얼메디컬 다큐 병원(OBS 오후 11시) 소리 없이 생명을 위협하는 복부대동맥류의 위험성을 알아본다. 복부대동맥류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대표적인 혈관인 대동맥 중에서 심장에서 복부로 지나가는 대동맥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이렇다 할 증상도 신호도 없이 찾아와 뱃속에서 풍선처럼 커져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태로 진행되는 게 특징이다.
  • 문화의 향기 흐르는 안성

    문화의 향기 흐르는 안성

    속절없이 깊어만 가는 가을이다. 소슬한 바람이 불면 애써 묻어뒀던 가슴 속 애잔함이 스멀스멀 새어나온다. 더이상 멈칫거릴 수 없다. 세상은 남자의 가을을 단순히 치기어린 감상(感傷) 정도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매일 잔소리로 들볶던 아내라면 남편을 위해, 용돈타령 일삼던 자식이라면 아버지를 위해, 장가 안 가서, 아들을 안 낳아서 늘 걱정이던 노모라면 아들을 위해,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애인이라면 자신의 남자를 위해, 뭔가 슬쩍 눈감아 줘야 하는 계절이다. 간단히 배낭 꾸리고 꼭꼭 씹어 읽을 시집 한 권 집어넣고 떠나는 나만의 여행을 가져보자. 멀리 떠나도 좋지만 가까워도 나쁘지 않다. ‘지금, 여기’의 나는 ‘그때, 거기’의 나로 인해 만들어진 모습이다. 가을은 나를 직시(直視)하는 여행의 시간이다. 이것저것 재지 말고 훌쩍 떠나라. 중요한 것은 한 걸음, 한 걸음 나를 찾아가는 그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남자의 가을이다. 안성이 바로 안성맞춤이다. 서울에서 한 시간 남짓이면 닿는 가까운 곳에 있다. 코스는 칠장사, 또는 석남사 들러 고삼 호수 언저리가 좋다. 멀리 떠나도 금세 돌아와야 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그리 바쁘게 돌아다니지 않아도 애써 하룻밤 머물러 볼 필요가 있는 곳이 있다. 안성이 바로 그런 곳이다. 물안개 자욱히 피어오르는 고삼 호수의 새벽 풍경은 꼭꼭 묻어둔 인생의 비의(秘意)를 다시금 되새겨보게끔 만든다. 가을 남자의 여행에 빠트릴 수 없는 절실한 것 아닌가. 늘 그렇듯 중요한 것은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느냐다. 한 걸음 한 걸음씩 뚜벅뚜벅 걸어야 한다. 빛바래고 너덜너덜한 표지의 박두진 시집을 들고 아련했던 문청의 기억을 떠올려볼 수도 있다. 그러다가 운이 좋으면 어느 숲 어귀에서, 호수 언저리에서 ‘해’ 또는 ‘호수’를 떠올리며 박두진의 시 감성을 맞닥뜨릴 수도 있다. 고은의 시집 또한 어떤가. 23년에 걸쳐 쓰였으며 30권 완간으로 치닫고 있는 ‘만인보’ 중 아무거나 하나 움켜쥐고 다니다가 고은의 사람들을 나의 사람으로 끄집어내는 것도 즐거운 일이 되겠다. ●조병화·박두진… 시인들의 흔적을 따라서 안성은 시인의 고향이다. 어디를 가도 조병화(1921~2003), 박두진(1916~1998)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다. 박두진은 이곳에서 나고 자랐다. 시인이자 화가였던 조병화 역시 안성에서 태를 묻고 뼈를 묻었다. 조병화의 거의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난실리 조병화 문학관에는 그의 육필 원고, 만년필, 모자, 럭비공(그는 럭비를 무척 좋아했다.) 등 여러 유품, 생활했던 공간 등이 잘 보존돼 있다. 며느리 김용정씨가 대표로서 문학관을 관리하고 사람들을 안내한다. 늘 공개하지는 않는 집필실을 김 대표를 따라 들어가 보니 마치 글을 쓰다가 잠시 자리를 비운 듯 책상 위에는 원고지와 펜이 놓여 있고, 옷걸이에는 코트와 모자가 편안하게 걸려 있다. 벽난로를 좋아했다는 시인의 취향대로 문학관 실내마다 벽난로가 만들어져 있다. 추운 겨울밤 창밖의 삭풍 몰아치는 소리 중간중간에 타닥타닥 나무 타는 소리 섞이면 참 운치있었겠구나 하는 부러움이 슬며시 든다. 안타깝게도 박두진의 문학관은 아직 온전히 마련되지 않았다. 안성문예회관 자료실에 관련 자료들이 있고 시비(詩碑)가 세워져 있는 정도다. 아쉬움을 달래려 금광면 오흥리 생가를 찾았지만 이곳 역시 이정표 되는 간판만 있을 뿐 외부인에게 친절한 내용을 갖고 있지는 않다. 오후 저물어가는 햇살에 반짝거리는 금광호수만이 그 어느날 시인의 발걸음을 말없이 기억해 내고 있는 듯했다. 뿐이랴. 매년 노벨문학상을 발표하는 10월 즈음이면 문학기자들이 진을 쳤다가 아쉬움에 발길 돌리던 시인 고은이 지내는 곳이 있다. 벌써 십수년 넘게 살고 있으니 아예 안성 사람이 다 됐다. ●고즈넉한 칠장사 은행나무길 걸어보셨나요 칠장사는 여러 얘깃거리를 품고 있는 아주 재미있는 절이다.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 칠현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게다가 산 속에 푹 안겼으면서도 내려다보이는 넉넉한 전망까지 함께 갖고 있어 그저 휙 둘러보는 맛도 충분하다. 칠장사까지 다다르는 길은 호젓하기만 하다. 17번 국도에 올라선 뒤 차창 열고 상쾌한 공기를 10분 남짓 들이켜다 보면 칠장사 외곽 주차장과 함께, 제법 예술을 이해할 법한 근사한 일주문과 은행나무길이 나온다. 대웅전 바로 아래쪽까지 차로 갈 수 있지만 이곳에서 내려 천천히 걸어오르는 것이 칠장사를 즐기는 첫걸음이다. 평일임에도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알고 보니 이곳은 대구 팔공산 갓바위 못지않은 수험생들의 단골 기도 장소란다. 천안 살던 ‘과거 수험생’ 박문수가 한양 가는 길에 하룻밤 묵으며 시험을 잘 보게 해달라며 기도를 올리고 잠이 들었는데 그날 밤 꿈에 시험의 시제(試題)를 보았다고 한다. 장원급제는 당연지사였다. 이른바 ‘몽중등과시(夢中登科詩)’의 전설이다. 수능시험을 코앞에 둔 수험생들의 어미들은 혜소국사비 앞의 나한전에 모여 치성을 드리고 있다. 이 밖에 갓바치 스님의 제자였던 임꺽정이 공들여 깎았다고 전해지는 ‘꺽정불’ 이야기, 어린 궁예의 활 연습장 터, 혜소국사에게 교화돼 일곱 도적에서 일곱 나한으로 해탈한 이야기 등 천천히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석남사 역시 여름철 무성하던 물과 사람은 간데없고 고즈넉하다. 석남계곡 물줄기를 따라 만들어진 차 한 대 간신히 지나갈 길을 굽이굽이 돌아가면 오밀조밀 예쁜 가람배치를 보여주는 석남사가 나타난다. 경내에서 노스님을 만나면 누군지 몰라도 일단 살갑게 인사하고 한 말씀을 구해 보라. 주지인 정무 스님의 재미있는 말씀과 맛난 차를 얻어먹을 수 있다. 이때 즈음이면 슬슬 혼자보다는 누군가 함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치민다. ■가족과 함께라면 훌쩍 떠난 것이 가족에게, 애인에게 미안했다면 아쉬워하지 말라. 미리 가족 여행 답사 다녀왔다고 씩씩하게 얘기하면 된다. 나를 찾을 수도 있는 절대적 모색의 시간을 만들 수도 있는 곳이지만 아이와 함께 즐겨도, 애인과 서로 어깨 나눠주며 다니기에도 모두 좋은 곳이지 않은가. 사실 그들 역시 당신의 짧은 일탈을 충분히 이해하고 눈감아주고 있다. 고독과 사색의 공간이었던 칠장사가 아이들과 함께라면 오랜 시간의 역사를 한 몸에 지니고 있는 이야기 보따리가 되고 박두진, 조병화 등 시인의 순수함과 아름다움은 함께 읊조려도 충분히 흥겨운 것들이다. 특히 너리굴 문화마을은 하룻밤 머물면서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천연비누 등 각종 문화예술 체험 프로그램이 많다. 사슴 목장과 산책로 등은 자연 생태계를 바로 곁에서 볼 수 있어 더욱 좋다. ‘대안미술공간 소나무’가 만든 호랑이가 우글우글하는 복거 마을도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곳이다. ●여행 Tip 매주 토요일 안성시에서 운영하는 당일치기 시티투어가 있다. 남사당 공연, 각종 볼 곳들을 둘러볼 수 있다. 또한 역시 매주 토요일 그린투어가 진행된다. 관광보다는 주로 인삼조합, 포도농원, 배농장, 한우농장 등 농촌체험이다. 시티투어는 1만 8000원(어린이 1만 5000원)이고, 그린투어는 2만원(어린이 1만 7000원)으로 오전 9시 서울남부터미널 앞에서 출발한다. 예약 (02)588-7464. 글 사진 안성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토요 포커스] 인터넷 게임에 빠졌던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토요 포커스] 인터넷 게임에 빠졌던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서울에 사는 중학교 3학년의 김한수(15)군.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루에 13시간씩 인터넷 게임을 하는 게임광이었다. 정밀검사 결과 인터넷 중독에 근접한 ‘잠재위험군’이라는 판정이 내려졌다. 그는 “PC방에서 친구들과 사람을 총으로 쏴 죽이는 슈팅게임에 빠지면 시간가는 줄 몰랐다.”고 했다. 그런 그가 요즘은 “친구들과 공놀이하고 운동하는 것이 제일 재미있다.”고 말한다. 경기도 군포에 사는 최순호(14)군은 매일 5시간 이상 즐기던 게임을 어느 날부터 접고 바둑에 빠졌다. 그는 ‘바둑 프로기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며 활짝 웃었다. 그들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 “하루 13시간 게임했지만 이젠 직업군인이 꿈” 한수군은 올 초까지 거의 매일 인터넷 게임을 하면서 “친구들과 얘기하고 게임 상에서 노는 것이 가장 재미있었다.”고 한다. 그를 이해해 주는 것은 채팅으로 만나는 ‘얼굴없는 친구들’뿐이었다. 부모는 모두 생계전선에 뛰어들어 새벽 4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일해 얼굴 보기도 쉽지 않았다. 학교에 갔다가 집에 돌아오면 할 일이 없어 접한 것이 인터넷 게임이었다. ●부모님 생계전선…“집서 할일없어 게임” 순호군도 마찬가지였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채무 관계 때문에 이혼을 한 상태였다. 부부 사이의 갈등은 아이를 방황하게 만들었고, 가난한 살림에 인터넷 게임이 아니면 특별히 즐길 거리도 없었다. 한수군은 초등학교 때 운동을 좋아해 친구들과 넓은 운동장에서 뛰어놀길 좋아했지만 게임에 빠져들자, 활동공간은 집과 PC방으로 압축됐다. 컴퓨터가 부모님 방에 있었던 탓에 야간에 집에서 게임을 하기는 어려웠지만 휴일에는 새벽부터 저녁까지 온종일 게임을 하기도 했다. 순호군도 올해 중순까지 하루 5시간씩 집에서 게임을 즐겼다. 성적은 중위권에 친구들과의 대인관계도 비교적 좋은 편이었지만 그는 “집에서 정말 할 일이 없었다.”고 예전 기억을 되살려 들려줬다. 척박한 환경에서 생계를 꾸려나가는 한수와 순호군의 부모에게는 아이들의 행동을 제어할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보다 못한 학교 선생님과 부모들은 한국청소년상담원이 운영하는 ‘인터넷 레스큐 스쿨’의 전문가 치료를 권유했다. 둘은 이때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지난 8월 11박12일의 일정으로 프로그램에 동참한 두 학생은 “나와 같은 처지에 놓인 많은 친구들을 보고 불안했던 마음이 처음으로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1:1 개인상담이 있었지만 집단상담 프로그램이나 역할극이 마련돼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자유롭게 표출하는 시간이 많았다. 따분한 상담만 받을 것으로 생각했던 그들은 본격적으로 각 프로그램의 단계를 밟아 나가기 시작했다. 인터넷 중독으로 인한 금단증상을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규칙적인 생활’이다. 아침 7시30분에 일어나 각종 상담 활동과 스네이크보드, 방송댄스, 삼림욕, 천체관측, 요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다보니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특히 운동을 좋아하는 한수군에게는 활동적인 프로그램은 안성맞춤이었다. 순호군도 상담가들이 꾸준히 정서적인 안정을 주자, 새로운 목표의식을 갖기 시작했다. 레스큐 스쿨에 들어오기 전 한수군의 꿈은 슈팅게임 ‘프로게이머’였다. 그런데 프로그램 이후 그의 꿈은 ‘직업군인’으로 바뀌었다. 90㎏에 182㎝의 우람한 체형을 본 상담사들이 “군인이 제격이겠다.”고 말하자,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꿈으로 궤도를 선회했다. 긍정적인 꿈을 심어주는 것도 게임 중독에서 벗어나게 하는 좋은 방법이 된다. 한수군은 “사회적으로 인정도 받고 높은 지위도 생길 것 같아 다른 꿈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순호군도 치료 프로그램을 접한 뒤 바둑에 취미를 붙이면서 게임을 하루 1~2시간 이내로 줄였다. ●부모도 함께 중독치료 교육 받아야 한수와 순호군의 부모는 따로 교육을 받았다. 아이와 부모를 함께 교육하는 것은 인터넷 중독치료 프로그램의 필수사항이다. 두 학생의 부모에게는 방과 후 자유롭게 내버려두는 ‘방임’이 중대한 문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모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용돈을 주고 아침, 저녁을 차려주는 것만 부모의 역할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지금도 보이지 않는 치료는 계속되고 있다. 그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무관심의 영역에 방치되지 않도록 청소년 동반자와 상담가들이 시간이 날때마다 1~2시간씩 방문해 직접 진로와 현재 생활 상태를 상담한다. 현재 한수군의 청소년동반자로 도움을 주고 있는 서울 문래청소년지원센터 오충환씨는 “(한수군은) 조기에 치료와 상담을 받아 고위험군까지 가지 않은 행운아”라면서 “정신건강의 80~90% 정도는 회복됐다.”고 말했다. 순호군의 동반자인 군포청소년지원센터 나한나 상담사는 “현재 50% 정도 상태가 완화됐다고 본다.”면서 “어디까지나 잠재위험군이었기 때문에 완화가 가능했던 것이지 고위험군으로 가면 훨씬 더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서울 55세이상 가구 절반 적자

    서울 55세이상 가구 절반 적자

    서울지역 55세 이상 고령자 가구의 절반 이상이 소득보다 지출이 많은 ‘적자가계부’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18일 내놓은 ‘2009 서울시 고령자 가계재정 분석과 지원정책 방안’에 따르면 55세 이상자가 가구주인 표본가구 401가구 중 적자 가구가 51.1%로 나타났다. 월 평균 소득별 적자가구 비율은 100만원 이하 가구는 74.0%, 100만원 초과~200만원은 46.1%, 200만원 초과~300만원은 40.4%, 300만원 초과는 12.8%가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월 평균소득 100만원 이하 가구 중 적자 가구의 평균 소득은 47만원에 불과했다. 이들은 매달 평균 57만원의 적자폭을 드러냈다. 연령대는 65~75세, 학력은 중졸 이하, 직업이 없는 2인 가구가 다수였다. 연령대별로는 55~64세 가구의 42.0%와 65~74세의 55.8%, 75세 이상 가구의 60.5%가 적자로 나이가 많을수록 적자 가구 비율이 늘어났다. 전체 고령자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201만원이었다. 근로소득이 126만원(60.2%), 국민연금과 노령연금 등 공적이전소득 20만원(9.7%), 자녀용돈 등 사적이전소득 18만원(8.4%), 부동산소득 16만원(7.7%) 순이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은퇴자 한달 소득은 평균 50만원

    우리나라 은퇴자의 한달 소득은 얼마나 될까. 평균 5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중 18만원은 자식 등에게서 받은 용돈이었다.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이 5일 내놓은 ‘중고령자의 은퇴 결정요인 분석’ 보고서에 투영된 은퇴자들의 ‘슬픈 자화상’이다. 이 보고서는 한국노동연구원이 1만 254명을 표본조사해 2005년 기준으로 작성한 ‘고령화 연구 패널자료’를 재분석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은퇴 후 평균 소득은 1인당 월 50만 8000원이었다. 이중 가족·친지에게서 받은 용돈이 18만 7000원으로 전체 용돈의 36.9%를 차지했다. 용돈 조달내역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금융소득이 11만 7000원(23.1%), 공무원연금소득 11만 1000원(21.8%), 국민연금소득 4만원(7.8%), 사회보장소득 3만 2000원(6.4%), 부동산소득 1만 4000원(2.7%) 등이었다. 은퇴자의 1인당 평균 순자산액(자산-부채)은 1억 242만 9000원이었다. 부동산 순자산이 9365만원, 금융순자산이 770만 1000원을 차지했다. 보고서는 “은퇴자의 85.4%가 거주 주택을 포함해 2억원 미만의 순자산을 보유하는데 그쳤다.”고 소개했다. 은퇴 나이는 남자 59.5세, 여자 53.2세로 평균 57.0세였다. 보고서를 작성한 손종칠 과장은 “경험이나 노하우가 있는 고령자는 임금피크제 도입 등을 통해 노동시장에 오랫동안 머물게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의료, 간병, 노인요양 등 사회서비스업과 중소기업 등의 일자리를 적극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데스크시각]대통령의 머슴론, 총리의 가마꾼론/임창용 정책뉴스부장

    [데스크시각]대통령의 머슴론, 총리의 가마꾼론/임창용 정책뉴스부장

    정운찬 총리가 진통 끝에 취임했다. 정 총리는 인사청문에서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어느 하나도 명쾌하게 해명하지 못한 채 중책을 수행하게 됐다. 병역 고령 면제, 용돈 1000만원 수수, 소득 누락, 탈세의혹 등 법상·국민정서상 이해하기 쉽지 않은 사안들이다. 고위 공직자라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자격요건에 발목이 잡혀 막상 총리로서의 국정운영 철학이나 주요 현안에 대한 전략 등에 대해선 제대로 검증조차 받지 못했다. 이번 인사청문은 1970년대에 치러졌던 대학입시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당시 수험생들은 대학별 본고사를 보기 위해 반드시 예비고사를 거쳐야 했다. 예비고사에 낙방하면 대학 입학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대학 공부에 필요한 최소한의 능력을 검증하는 절차였던 것이다. 인사청문에서 총리와 장관 후보자들이 곤욕을 치른 사안은 딱 대입 예비고사 수준이었다. 결국 총리와 장관 후보자들은 예비고사 합격에 전전긍긍하느라 본고사는 치르지도 못한 격이 됐다. 이미 총리로 취임한 마당에 더 이상 지난 사안에 대해 지적하고 싶지는 않다. 예비고사 점수는 시원찮아도 본고사선 강할 수 있다. 또 대학에서 더 열심히 공부해 뛰어난 성적을 올릴 수도 있지 않은가. 그러나 정 총리는 취임 일성부터 개운찮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취임사에서 “‘가마를 타게 되면 가마꾼의 어깨를 먼저 생각하라.’는 어머니의 마지막 당부를 가슴에 되새기겠다.”고 했다. 우선 총리가 ‘가마를 탔다.’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 설사 내심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국민을 가마에 태운 가마꾼이 되겠다.’고 하는 게 총리로서의 적절한 발언일 것이다. 좀 더 보탠다면 ‘어깨가 짓무르더라도 가마에 탄 국민을 위해 가마가 흔들리지 않게 쉬지 않고 길을 가겠다.’고 해야 하지 않겠는가. 여기서 정 총리가 지칭한 가마꾼이 누구인지 궁금해진다. 설마 국민을 가마꾼으로 여기고 있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본인이 탄 가마를 국민이 멘다는 생각을 감히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믿고 싶다. 그렇다면 공무원을 가마꾼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이것도 개운치 않다. 공무원이라도 국민들을 태우는 가마꾼일지언정 총리를 태우는 가마꾼일 수는 없지 않은가. ‘가마꾼론’은 이미 수년 전 김성호 전 국정원장이 펼친 바 있다. 참여정부에서 법무장관을 거쳐 이명박 정부의 초대 국정원장을 지낸 그는 평소 지인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30년 공직생활 동안 공직자는 국민을 모시는 가마꾼이 돼야 한다는 마음을 다지면서 살아왔다.’고 소신을 밝힌 바 있다. 정 총리의 가마꾼론과는 사뭇 다르다. 총리의 가마꾼 발언은 자연스레 그가 자서전에 쓴 어머니의 ‘정승이 되어라.’란 말씀을 연상케 한다. 정 총리는 그 말씀에 가출 결심을 포기하고 공부에 매진했다고 회고했다. 행여나 어머니께서 당부하신 ‘정승’을 국민 위에 군림하는 자리로 잘못 받아들이지 않았기를 바란다. 총리의 ‘가마꾼론’은 이명박 대통령의 ‘머슴론’과 비교돼 미묘한 여운을 남긴다. 대통령은 국민의 머슴을 자청하는데 총리는 가마를 탄다고 생각하는 게 국민들 눈에는 어떻게 비칠까. 몇 단계를 접고 생각해도 총리의 가마꾼 발언이 이상적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미리 준비한 취임사인 만큼 단순한 말실수로 치부하기도 어렵게 됐다. 그렇더라도 적절한 설명은 필요하다. ‘어려운 환경에서 고생하는 서민들을 다독이겠다는 순수한 다짐을 표현한다는 게 비유가 잘못됐다.’ 지금이라도 이렇게 설명한다면 꼭 이해하지 못할 일은 아니다. 임창용 정책뉴스부장 sdragon@seoul.co.kr
  • ‘고공인기’ 통장도 선출직 시대

    ‘고공인기’ 통장도 선출직 시대

    행정구역 단위인 통(統)을 대표해 일을 맡아 보는 통장의 ‘선출직 시대’가 개막됐다. 주민 투표를 통해 통장을 뽑는 곳이 늘고 있는 추세다. 통장 희망자가 많아지면서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생겨난 신풍속도다. 경제난 속에 한 푼이라도 벌어야겠다는 사람이 많아진 여파다. 30일 충북 청주시에 따르면 시는 오는 4일을 전후해 전체 946명의 통장 가운데 602명을 교체해야 한다. 대폭적인 통장교체 요인이 발생한 것은 청주시가 조례개정을 통해 통장 연임을 3번으로 제한(1회 임기는 2년)하면서 수백명이 무더기로 이 규정에 걸려 통장을 더 이상 계속할 수 없어졌기 때문이다. 기존 통장들의 반발 속에서 연임제한 규정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지만 신임 통장을 선출하는 절차와 과정이 만만찮은 상황이다. 청주시 122개 통에서 2명 이상이 통장 후보로 나섰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동장의 중재로 한 명을 통장으로 추대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55개 통은 후보들이 양보하지 않아 주민투표를 통해 이미 통장을 뽑거나 뽑을 예정이다. 용암2동의 경우 후보가 복수이면 동장이 봉사활동 평가와 면접심사 후 특정 후보를 통장으로 임명할 수 있다. 그러나 후보들이 모두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을 받은 뒤 양보하지 않으면 투표를 하도록 내부지침이 마련돼 있다. 결국 8명을 투표로 뽑았다. 심사규정이 없는 율량사천동은 희망자들을 소집해 “통장이 놀고먹는 자리가 아니라 생각보다 일이 많다.”고 설명해 줬다. 통장의 주요 업무는 행정시책 홍보, 동행정 업무협조, 필요시 여론을 파악해 보고하는 일 등이다. 그래도 희망자들이 뜻을 굽히지 않아 통장 7명을 주민투표로 뽑았다. 율량사천동 관계자는 “통장이 힘든 자리라는 것을 알게 되면 출마자들이 포기할 줄 알았는데 예상이 빗나가 주민투표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투표절차는 규모만 작을 뿐 간단치가 않다. 후보 지지자 가운데 선거참관인을 선임하고 투표소를 설치해야 한다. 선거구 곳곳에는 후보자와 선거 실시를 알리는 벽보도 붙여야 한다. 투표는 가구당 1명만 참여할 수 있다. 단 선거 공고일 현재 19세 이상으로 주민등록상 거주지가 해당 통이어야 한다. 1개 통에 대략 250가구가 거주하는데 용암2동 통장 선거 평균 투표율은 40% 수준이었다. 용암2동 관계자는 “투표를 하게 되면 주민간 갈등과 행정력 낭비가 발생할 수 있지만 주민들이 통장 얼굴을 분명히 알게 되고, 통장의 책임감이 커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면서 “투표에 필요한 각종 장비들을 선관위에서 무상으로 빌려 쓰기 때문에 따로 들어가는 예산은 없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용돈을 벌며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통장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활동하기가 편한 아파트지역은 통장의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한편 청주지역 통장은 한달 급여 20만원에 회의수당(1회 2만원), 추석과 설날 상여금(각각 20만원), 자녀들의 성적 장학금 등 1년에 300여만원에서 최대 400여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정윤수의 종횡무진] ‘스포츠인권 가이드라인’ 근원적 해결책 아니다

    이런 경우를 상상해 보자. 어떤 아이가 하굣길에 불량배를 만나 얻어터지고 돈까지 빼앗겼다. 이 사태의 ‘근원적’인 해결 방안은 무엇일까. 다급한 응급책이나 일시적인 미봉책이 아니라 사태 재발를 막기 위해 어떤 조치가 필요할까.가) 필요 이상으로 용돈을 지니고 다니다가 당한 일이니 앞으로 절대 용돈을 주지 않는다. 나) 두 번 다시는 그쪽으로 다니지 말고 불량배를 만나면 무조건 반대 방향으로 뛰라고 가르친다. 다) 학교, 학부모, 경찰 등이 합심하여 불량배가 어슬렁거리게 된 학교 안팎의 구조와 상황을 개선한다.상식 있는 독자라면 1초 안에 다)를 선택할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근원적’인 해결 방법이라고 부른다. 물론 피해 학생을 긴급히 구제하거나 앞으로 조심하라고 당부하는 일도 마땅히 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미봉책일 뿐만 아니라 사태의 원인을 아이의 부주의한 태도로 전가시키는 위험이 있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가장 괴로워 하는 것 또한 이런 경우다. ‘왜 한밤중에 나다니느냐.’는 식의 서투른 충고는 비통한 피해자에게 케케묵은 윤리의 주홍글자를 새기는 일이 되는 것이다.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용돈을 주지 않거나 뜀박질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폭력 등이 일어나는 구조를 분석,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처럼 지극히 상식적인 견해를 적은 까닭은 최근 ‘대한체육회’가 발표한 ‘스포츠인권보호 가이드라인’의 내용이 맨 앞에 제시한 문제에 대하여 가) 아니면 나)와 같은 방안만 열거하고 있기 때문이다.스포츠 ‘인권’ 가이드라인이라고 하면 보편적 인권 개념을 스포츠 현장에 구체적으로 관철시켜 파악하고 이 엄정한 원칙에 근거하여 폭력 등의 문제를 판단하며 따라서 학생선수와 지도자, 학부모, 체육계 전체가 ‘왜 그리고 어떻게’ 반인권적 상황을 개선해 나갈 것인가를 찾아나가는 지침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가이드라인이라는 용어에 맞는 일이다.그런데 대한체육회의 가이드라인은 폭력이나 성폭력에 대한 개념이나 정의에 대해 무엇보다도 스포츠 현장에서 왜 폭력이 끊이지 않는가에 대한 심각한 상황 판단을 현저히 결여하고 있다. 폭력이나 성폭력의 사례만 줄줄이 나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대처 방법에 대해서도 ‘범죄가 일어날 우려가 있는 장소에는 가지 않습니다.’ 같은 무성의하고 실효성 없는 제안만 할 뿐이다.최근 발생한 배구대표팀 박철우 선수 경우처럼 스포츠 현장의 ‘범죄’는 바로 그 ‘현장’, 즉 경기장이나 합숙소에서 벌어지고 있으니 선수 생활을 하지 말라는 권유와 같은 것이다. 스포츠계에서 폭력이 빈발하는 실질적인 이유, 그러니까 상명하복의 위계질서에 따른 성적 지상주의와 비인권적인 성장 과정에 대해서는 냉철한 진단이 거의 없는 편이다.‘박철우 파문’으로 인하여 대한체육회 박용성 회장은 ‘폭력 근절’을 선언했다. 최고 책임자가 단호히 선언한 만큼 가시적인 효과가 틀림없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진실로 스포츠 현장의 ‘인권’을 향상시키고자 한다면 폭력과 그것의 재생산 구조부터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가해의 구조가 결여된 현재의 가이드라인은 ‘재수 없게 걸린’ 피해자의 응급책도 되지 못한다.스포츠 평론가 prague@naver.com
  • [사설] 정운찬 총리 인준 이후가 중요하다

    정운찬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이 민주당·자유선진당 등 야당 의원들이 표결에 불참한 가운데 어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중도실용을 앞세워 진보 성향의 학자를 새 총리로 지명한 만큼 인준 과정이 순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한나라당은 야당의 발목잡기라고 비난하지만 도덕성 측면에서 정 총리의 자기 관리가 소홀했다. 정 총리는 인준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을 깊이 새겨야 한다. 총리로서 깨끗한 몸가짐은 물론 결격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업무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정 총리는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난 뒤 새벽에 집에 들어가니 아내와 아들딸들이 눈물을 흘리며 맞더라고 했다. 존경받던 학자로 여기던 남편, 아빠의 도덕성이 공격받는 게 마음 아팠을 것이다. 고위공직자의 길은 그렇게 어려워야 한다. 세금 신고를 대충하고, 용돈을 받아쓰고 해서는 안 된다. 정 총리는 “내가 부족한 사람인 건 맞지만 나쁜 짓을 한 몹쓸 사람은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몹쓸 사람’은 아닐지 몰라도 ‘부족한 사람’이 되어서는 여론의 긍정 평가를 끌어내기 어렵다. 국민 앞에서 이번에 깎인 점수를 만회하려면 정 총리가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정 총리는 정책적인 면에서 새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중도실용주의에 걸맞은 정책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고집을 부려서도 안 되고, 이전 정책을 답습해서도 안 된다. 정 총리가 청문회 답변 과정에서 일부 소신을 고수하면서도 정책적 유연성을 보인 점은 일단 기대를 갖게 한다. 너무 우경화한 정책은 정 총리가 앞장서 서민을 위하는 쪽으로 조절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본인이 소신이라고 강조한 세종시 대안찾기 역시 설득력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야당 의원들은 포괄적 뇌물죄, 위증죄 고발 등으로 정 총리를 식물총리로 만들려 하고 있다. 국민들의 인식이 좋아져야 그를 극복할 힘이 생긴다.
  • [서울광장] 사면초가에 몰린 정운찬/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사면초가에 몰린 정운찬/오일만 논설위원

    2006년 겨울로 시곗바늘을 돌려 보자. 당시 정운찬 총리 후보자는 대선 가도에서 ‘이명박 대항마’로 주목을 받던 시기다. 그즈음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제치고 독주를 시작했다. 당황한 범여권의 러브콜이 본격화된다. 충청권 출신 ‘정운찬’의 몸값이 치솟았다. ‘호남+충청’의 연합구도와 경제학자로서 서울대 총장을 지낸 참신한 이미지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기존 정치권을 혐오했다. 스승인 조순 전 서울시장의 교훈이 컸다. 그래서 그는 독자 세력화를 염두에 둔다. 전국을 도는 ‘강연정치’가 수순이다. 그러나 2007년 4월 “정치 세력화를 추진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대선 출마의 꿈을 접었다. 이전투구의 정치판은 상아탑 학자에게 감당하기 힘겨운 진흙탕이다. 2년 반이 지나 그는 총리 후보자의 이름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전격적으로 손을 잡는다. 영원한 동지도, 적도 없다는 정치판의 생리를 다시 확인했다. ‘중도강화·친서민 정책’의 이념적 동지로 변신한 것이다. 충청권 프리미엄을 업은 그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껄끄러운 박근혜 전 대표의 ‘견제마’로서 가치가 컸다. 그로서도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직감했을 것이다. 화려한 데뷔를 꿈꾸며 던진 승부수가 고립무원의 악수가 되는 조짐이다. 당초 많은 국민들은 개혁 성향의 경제학자로서의 명성과 서울대 총장 시절 그가 보인 뚝심에 박수를 보내는 분위기였다. 이틀간의 인사 청문회로 상황은 급변했다. 강점인 청렴성과 도덕성에 너무도 많은 상처를 입었다. 병역면제 의혹이나 위장전입, 탈루 ‘용돈 1000만원’, 3억 6200만원의 ‘근거 없는 소득’ 등의 공세는 그가 평생 쌓아 올린 정치적 자산의 많은 부분을 소진시켰다. 혼탁한 한국 사회에서 홀로 독야청청하기는 쉽지 않다. 그에게 쏟아진 도덕적 비난이 억울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총리직 무게의 엄중함 때문에 국민들의 실망도 커졌다. 정후보자를 둘러싼 정치판은 살기가 감돌고 있다. 향후 대선구도의 역학구도 때문이다. 그래서 여야 모두에 협공을 당하는 양곤마(兩困馬)의 신세다. 흑돌인 야당은 그를 살려두기가 어렵다. 자기 진영의 대선 카드를 빼앗겼다는 울분과 언제 적으로 돌변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겹쳐 있다. 투석(자진사퇴)을 요구하는 전방위 압박이 너무도 거세다. 탈세와 국가공무원법, 공직자 윤리법, 주민등록법 등 실정법 위반자로 낙인찍었다. 개혁성향 이미지에 호의적이었던 일부 시민단체들도 그를 ‘총리자격 미달자’로 몰아붙이고 있다. 우군으로 믿었던 백돌(한나라당)도 양패로 갈렸다. 특히 친박 계열은 청문회에서 드러난 그의 도덕적 결함을 은근히 즐기는 분위기다. 일부에선 ‘이 정도라면 1년 정도 쓸 수 있는 불쏘시개’라는 비아냥도 있다. 일종의 사석 작전이다. ‘정운찬 해법’은 현재로선 고난도의 사활 문제다. 한나라당 다수의 힘으로 간신히 두 집을 내고 사는 길(총리인준 통과)과 야당의 물리적 저지로 ‘총리 서리’의 불명예를 짊어지거나 인준거부로 정치권 무대에서 쓸쓸히 퇴장하는 상황이 놓여 있다. 어떤 길이 됐든 현재 그에게 필요한 것은 출사표를 던질 당시의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조이구승자다패(燥而求勝者多敗·조급하게 이기려고 욕심을 부리면 패한다)와 사소취대(捨小就大·작은 것을 버리고 큰 곳으로 나가라)의 바둑의 교훈은 사면초가에 몰린 그에게도 적용될 듯하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한국 유일의 남자 복싱 세계챔피언 슈퍼페더급 김지훈

    [스포츠 라운지] 한국 유일의 남자 복싱 세계챔피언 슈퍼페더급 김지훈

    ‘4전5기’의 생소한 낱말을 보통명사화시켰던 홍수환(59)이 아널드 테일러를 물리치고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라고 전화기에 대고 외친 건 1974년 7월. 멀고도 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더반이었다. 그리고 김지훈(22)이 요하네스버그에서 국제전화로 조용히, 그리고 침착하게 어머니 박순옥(46)씨에게 챔피언이 됐음을 알린 건 35년이 흐른 지난 9월13일. 도시는 달랐지만 35년 간의 세월을 사이에 두고 같은 남아공에서 승전보를 전한 둘 사이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후자가 한층 더 싸늘하고 냉철하다면 과장일까. 또 떠들썩하지 않게, 조용히 알릴 수밖에 없는 다른 이유는 없었을까. ●아버지 지방발령 틈타 도장 다녀 국제복싱기구(IBO) 슈퍼페더급 세계챔피언 졸라니 마랄리(남아공)는 6회까지 경기를 리드했다. 변칙 공격을 하던 마랄리가 7회부터 본래의 왼손잡이 자세로 돌아왔다. 순간 지훈은 아버지를 떠올렸다. 고교 3년 때부터 본격 복싱에 맛을 들인 탓에 공부는 제쳐뒀던 터였다. 아버지 원한(49)씨는 “공부가 아니면 절대 안 된다.”고 노발대발했다. 때마침 아버지가 지방 발령이 나 집을 비운 틈을 타 도장에 나가 샌드백을 두들겼다. 그러길 1년. 그러면서 다짐했다. “한국 챔피언, 동양 챔피언, 그리고 세계 챔피언이 되면 떳떳하게 챔피언 벨트를 보여드리며 아버지의 아들이 이것들을 가져왔다고 말하겠노라.”고. ●데뷔 2년만에 동양챔프… 22세에 24전 지훈은 상대의 깊은 곳을 파고들었다. 그리고 9회 중반 묵직한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마랄리의 관자놀이에 터뜨렸다. 승리를 확신한 그는 왼손 어퍼컷과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연타로 퍼부었고 챔피언은 무너져 내렸다. 2년 2개월 만에 한국 남자복싱 유일의 세계챔피언은 그렇게 탄생했다. 김지훈의 표정은 ‘냉혈한’에 가깝다. “애써 웃으려 해도 웃을 일이 없다. 특히 링 위에선 더욱 그렇다.”는 게 그의 말이다. 마랄리의 버팅으로 왼쪽 눈두덩이의 부기가 아직 뚜렷한 그에게 취미가 뭐냐고 묻자 “복싱”이라는 말로 헛웃음을 나오게 만들었다. 그가 링에 첫발을 들인 건 우연이었다. 고교 2학년 여름방학 직전 학교에는 복싱 만화 붐이 불었다. “운동 삼아 한 번 가 보자.”며 김형렬(55) 관장이 운영하는 일산 주엽체육관을 찾았다. 그러고는 그만이었다. 하지만 김 관장은 “서울대 안 갈 거면 차라리 운동으로 승부를 내자.”며 역설했다. 이듬해 4월부터 링에서 비지땀을 흘린 그는 10월 프로에 정식 데뷔했다. 그의 성장은 빨랐다. 이듬해 9월 페더급 한국챔피언에 오르더니, 1년 뒤 10월에는 범아시아권투위원회(PABA) 동양챔피언 벨트를 둘렀다. 당시 챔피언의 유고 사태로 잠정 챔피언 자격이었지만 1년 뒤 정식 챔피언으로 인정받았다. 지훈은 복싱에 관한 한 모든 방면에 능하다. 188㎝의 긴 팔은 최고의 강점. 스트레이트와 훅, 어퍼컷 어떤 기술로도 KO승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인파이터다. 경쾌한 리듬으로 상대를 압박할 줄 안다. 김 관장은 “22세밖에 되지 않았지만 김지훈은 벌써 24전을 치른 선수다. 특히 두려움이 없다. 상대를 밀고 들어가는 근성이 보통 선수에 견줘 다르다.”고 평가했다. 김지훈의 세계챔프 등극은 우리를 고무시킨다. 35년 전 홍수환이 그랬던 것처럼 그가 한국 복싱의 중흥을 이끌어 줄 것이란 기대다. ●한국복싱 중흥 기대주… 스폰서도 없어 그러나 희망뿐일까. 홍수환과 김지훈이 또 닮은 건 남아공에서의 파이트머니가 나란히 1만달러 안팎이라는 사실. 김 관장은 “지훈이가 번 돈은 훈련비와 용돈을 쓰고 나면 남지 않는다. 세계챔피언인데도 아직 스폰서가 없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렇지만 지훈은 오늘도 링 위에서 땀을 쏟아낸다. “하루하루 신기록을 세운다.”는 게 그의 생활지표다. “오늘만 있고 내일은 없다. 에너지가 완전 연소될 때까지, 체력이 바닥을 보일 때까지 모조리 비우고 내일 새것을 채운다.”는 설명이다. 챔피언에 오르기 훨씬 전 그는 목표를 세웠다. “사분오열돼 있는 세계 복싱기구를 죄다 아우르는 통합 챔피언이 될 겁니다. 이제 겨우 한 개 따냈으니,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셈이죠.” 글 사진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김지훈은 누구 ▲출생 1987년 1월17일 서울 용산 ▲체격 177㎝, 67㎏ ▲가족 김원한(49), 박순옥(46)의 2남 중 첫째 ▲학력 일산초-일산중-신일정보산업고-부천대(2년 휴학중) ▲성적 24전19승(16KO) 5패 ▲주무기 좌우 스트레이트에 이은 어퍼컷 ▲경력 2004년 10월 프로 데뷔. 2005년 한국권투위원회 페더급 한국챔피언. 2007년 범아시아권투위원회(PABA) 페더급 동양챔피언. 2009년 국제복싱기구(IBO) 슈퍼페더급 세계챔피언
  • 정운찬 “대통령 생각 전혀 없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은 22일 이틀에 걸쳐 실시한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결과 정 후보자를 사실상 ‘부적격’으로 결론냈다. 이에 따라 다음주 본회의 임명동의안 처리 때 야권 공조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정 후보자에게 결정적인 결함은 없다고 보고 있어 실제로 임명동의안이 부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총리 임명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된다. 한나라당은 재적 과반수인 167석이다. 정 후보자는 이날 이틀째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지난해 Y업체 회장으로부터 1000만원을 용돈조로 받은 것과 관련, “너무 친한 사이여서 받은 것이지만 좀 더 청렴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이어 “민주당에서 대통령 (후보로) 나오라고 제안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면서 “대선후보를 생각해본 적이 없으며 대통령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정 후보자가 지난해 11월부터 총리로 내정된 직후인 지난 10일까지 서울지역 자립형 사립고인 하나고등학교의 법인 이사를 역임한 사실이 논란을 빚었다. 민주당 김종률 의원은 “국립대 교수를 지내며 자사고의 법인 이사를 겸직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자는 “겸직을 허가 받았다.”고 답했다. 이지운 허백윤기자 jj@seoul.co.kr
  • [정운찬 청문회] 靑 “정운찬 후보자 큰문제 없어보여”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와 백희영 여성부장관 후보자의 적격성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야당은 청문회에서 드러난 각종 의혹을 문제삼아 이들을 ‘부적격자’로 규정하고 내정 철회나 자진 사퇴를 촉구한 반면 여당은 내부의 자진사퇴론을 진화하느라 부심했다. 민주당은 ‘세종시 수정’ 발언뿐 아니라 장남의 이중국적, ‘용돈 1000만원’ 논란 등을 들어 정 후보자의 인준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2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비관적이고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총리 인준 불가’를 주장하는 자유선진당과 연대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이에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략적으로 흠집내기 공세를 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일축했다. 여대야소 상황에서 야당의 ‘인준 불가’ 주장은 여권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엿보인다. 백 후보자를 놓고는 민주당은 물론 한나라당내 중도개혁 그룹에서도 자진사퇴론이 불거졌다. 당내 개혁성향 초선 모임인 민본21의 한 의원은 “임명권자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라도 백 후보자 스스로 물러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국회 여성위원장인 민주당 신낙균 의원도 “경력면에서 여성부와 업무 적합성이 없어 청문경과보고서를 도저히 채택할 수 없다고 결론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정 후보자에 대해 “해명 내용을 보면 국민이 크게 받아들이지 못할 부분은 없어 보인다.”면서 “총리직을 수행하는 데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백 후보자에 대해서도 “상식에 어긋난 잘못은 없었던 것으로 본다. 직접 해명을 통해 오해가 많이 풀렸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미스·한신(韓信)무진」유현숙(劉賢淑)양-5분데이트(211)

    「미스·한신(韓信)무진」유현숙(劉賢淑)양-5분데이트(211)

    『한신무진상호신용금고의 전신 수납계에서 일하고 있어요』 맑고 예쁜 인상처럼 목소리도 투명하고 곱다. 이번주「커버·모델」인 유현숙양(21). 충북 음성에서 매괴(枚槐)여상(현 매괴고)을 작년에 졸업했다. 경기도 장호원이 고향., 홀어머니인 이업순씨(61)의 3남2녀중 막내딸. 『서울에 올라온 지가 얼마 안되기 때문에 거리 위치조차 잘 모를 때가 많다』며 귀엽성스럽게 말을 잇는 유양의 취미는 우표수집. 나다니는 것이 싫어서 쉬는 날은 대개 집에서 보내지만 서울에 함께 올라와 있는 고향친구들과 가끔 등산을 가기도 한다. 『보통 70만~80만원씩 하루에 만지게 되는데 도무지 돈이라는 실감이 안 들 때가 많아요』 월급은 모두 어머니께 드리고 한달 용돈 3천~5천원만 타쓰는 검약(儉約)파다. 착실히 직장생활을 하다가 『좋은 사람』만나면 결혼하려는 아담한「플랜」을 갖고 있다. 『겁이 많은 탓인지 변화가 잦은 생활은 싫어요. 고정적이고 안정된 살림을 해나가길 원하고 있죠』 이왕이면 『법과 공부』를 한 사람이었으면 싶다는 뒷말이 애교스런 여운을 준다. 「프랑스」소설가가 지은 『목걸이』를 감명 깊게 읽었다고. 채소와 과일을 즐겨먹는 편. 좋아하는 빛깔은「베이지」와 「커피」색. 혈액형은 A. 160㎝의 키. <원(媛)> [선데이서울 72년 11월 19일호 제5권 47호 통권 제 215호]
  • [정윤수의 종횡무진]스포츠계 폭력 불감증 유감

    오늘의 세태를 일컬어 바야흐로 ‘불감증 시대’라고 부르면 심한 표현이 될까. 하루도 끊이지 않는 갖가지 씁쓸한 풍경들을 보자면 불감증이라는 단어만큼 적절한 것도 달리 없어 보인다. 90년대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 이후에도 여전히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은 개선되지 않았고, 장관 청문회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위장전입·병역·세금 관련 기사들 또한 ‘도덕 불감증’이란 말을 깨끗하게 지우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웬만한 사고는 뉴스거리가 되지 못하거나 일반인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의혹이 제기돼도 큰 일을 해 온 사람의 작은 먼지처럼 치부되기 일쑤다. 국립서울대학교 총장이라는 신분으로 사기업 회장으로부터 1000만원을 받았음에도 이것이 ‘용돈’으로 표현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만약 어느 기업 회장이 ‘너무 궁핍하게 살지 말라.’면서 용돈을 건넨다고 하면 정중하면서도 의연하게 ‘국립서울대 총장이란 자리가 그리 궁핍하진 않습니다.’ 하면서 거절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것은 개인의 도덕적 태도를 떠나 국립서울대 총장이라는 자리의 권위와 관련된 문제다. 총장이 사기업 회장으로부터 용돈을 받는 일은 국립대 재학생과 동문들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일이다. 그러니까 안전이나 도덕 그 자체도 문제지만, 그런 사안이 발생했을 때 그것을 매우 절실하고도 긴급한 사안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불감증’이 더 큰 문제인 것이다. 잊을 만하면 급박하게 재발하는 스포츠계의 폭력 역시 같은 맥락의 문제다. 폭력 그 자체도 문제지만 그것을 어떻게 인식하느냐 하는 숙제를 이번 국가대표 남자배구팀의 사태가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알려진 바와 같이 배구 대표팀의 이상렬 코치가 박철우 선수에게 폭력을 행사했고, 이로 인해 당사자인 이 코치에 대한 징계는 물론 김호철 감독까지 사퇴하는 일로 번졌다. 박철우 선수가 얼굴에 피멍이 든 채로 기자회견을 가졌기 때문에 그 누구도 부정하기 힘든 일이 되고 말았는데, 중요한 것은 이를 바라보는 일부의 낡은 인식이다. 일부 배구인은 ‘맞으면서 운동 안 한 사람 있나.’ 하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가 하면 ‘과거에는 태극마크를 달면 영광스럽게 알았는데 요즘은 프로가 돼서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터무니없는 의견까지 내놓고 있다. 이것이 더 문제다. 실질적인 폭력 이상으로 위험천만한 불감증의 구조인 것이다. 과거에는 더러 맞으면서 운동했다. 그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것이 어떤 이유로든 미화되거나 성적을 냈다는 식의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와 같은 미화나 명분은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스포츠계 폭력의 비극적 씨앗이 되기 때문이다. ‘태극마크’ 운운하는 것도 위험천만하다. 이같은 인식은 제자들에게 손 하나 대지 않고 뛰어난 성적을 거뒀던 지도자들의 명예를 욕되게 하는 것이다. 과거 몇몇 지도자들이 폭력으로 기강을 잡고, 그로써 성적을 냈다고 해도 그것은 지도력이 아니다. 애국심은 더더욱 아니다. 단지 그릇된 지도 방법일 뿐이다. 선수들에게 손찌검을 해서라도 메달을 따겠다고 한다면 그런 지도자는 태극마크를 모욕하는 최악의 길을 택한 불감증 환자다. 스포츠 평론가 prague@naver.com
  • [사설] 정운찬 총리 청문회 기대에 못 미쳤다

    ‘정운찬 청문회’가 막이 올랐다. 정 국무총리 후보자에게 쏟아졌던 각종 의혹들 때문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청문회다. 야당은 병역기피, 위장전입, 세금탈루, 국가공무원법 위반, 다운계약서, 논문중복 게재 등 6대 핵심쟁점에 초점을 맞춰 정 후보자의 도덕성과 총리로서의 자질 검증에 나섰다.최대 쟁점인 세종시 논란과 관련, 정 후보자는 “현재 원안대로는 국가 전체적으로 비효율적이고 자족기능 도시가 될지도 의심스럽다.”며 원안 수정의 필요성을 고수했다. 병역기피나 위장전입, 세금탈루 의혹 등에 대해선 “고의로 국민으로서 의무를 피하거나 실정법을 어긴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세계최대 모자 회사인 Y사 회장에게 1000만원가량의 용돈을 받은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국민들은 학자로서 서울대 총장으로서 도덕적 신망을 쌓아 올린 정 후보자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청문회를 통해 각종 의혹들이 시원하게 해소되기를 바라는 심정이 컸다. 그동안 대선 후보는 물론 주요 공직 후보로 오르내렸던 정 후보가 자신의 관리에 있어 다소 국민의 실망을 준 측면이 있다. 하루 남은 청문회에서 정 후보자가 추가로라도 해명해야 할 것이다. 야권 역시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히는 정 후보자에 대한 의혹 제기에 골몰하며 ‘흠집내기’에 주력하는 인상을 줬다. 국정 운용에 대한 자질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4대강 사업과 한·미 자유무역협정, 규제 완화 등 굵직한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질의와 답변이 없었다.정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조화로운 사회 균형자’의 역할을 자임했다. “대통령에게 할 말을 하고 국민들에게도 요구할 것은 요구할 것”이라는 소신도 펼쳤다. 하지만 이러한 소신을 현실에서 실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국민의 신뢰가 기반이 돼야 한다. 오늘 이틀째 열리는 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이 해소되기를 기대한다.
  • [정운찬 청문회] 정운찬 4대 의혹과 해명

    [정운찬 청문회] 정운찬 4대 의혹과 해명

    21일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정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놓고 청문위원들과 정 후보자 사이에 진땀 나는 공방이 오갔다. ■ Y사회장 1000만원 수수 - “소액 용돈… 생각없이 받은 것 불찰” 정 후보자가 세계 최대 모자 생산업체인 Y사 회장에게서 지난해 1000만원을 받은 점이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됐다. 정 후보자가 “소액 용돈”이라며 금품을 수수한 사실을 시인하자 민주당은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었다. 최재성 의원은 “검찰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금품을 받았다며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했다.”면서 “공무원인 국립대 교수가 (돈을 받고) 직무상 관련 행위를 했다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자는 “생각없이 받은 것은 불찰”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 우제창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학생의 1년치 대학 등록금에 해당하는 거액을 ‘소액 용돈’으로 여기는 정 후보자의 인식에 기가 찬다.”면서 “총리가 돼서 비리 공무원이 ‘1000만원 이하의 선물과 뇌물은 소액에 불과하다.’고 하면 눈감아 줄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우 대변인은 “어떠한 대가를 보장해 주고 뇌물을 수수했는지 사법당국의 수사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 부인 그림신고 누락 - “잘 모르다가 최근 5점 팔았다 들어” 화가인 배우자가 자신이 그린 서양화를 팔아 5900만원의 소득을 올렸지만, 정 후보자가 이를 공직자 재산신고에서 누락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배우자가 미술품을 팔아 2004년 1300만원, 2005년 2400만원, 2007년 2200만원 등 모두 5900만원의 소득을 올렸지만 정 후보자의 재산신고 내역에는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률 의원은 “정 후보자의 재산신고 내역에서 부인의 미술품 보유·판매 내역이 전부 누락됐다.”면서 “미술품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신고 대상이고 팔아서 현금 재산이 된 것도 신고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재산 허위 신고는 1년 이하 징역에 처하는 위법행위”라면서 “아직 공소시효도 끝나지 않았다.”고 몰아붙였다. 최재성 의원은 “5점을 팔아 1점당 1200만원의 고가를 받은 셈”이라면서 “고가에 그림을 판매한 것은 아마추어 화가로서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대가성 매매 의혹까지 거론했다. 이에 정 후보자는 “사실 내가 그림을 팔았는지 잘 모르다가 최근 물어봤더니 5점을 팔았다고 해서 알게 됐다.”고 해명했다. ■ 소득세 탈루 - “준비과정서 실수 발견해 22일 납부” 소득세 탈루도 주요 쟁점이었다. 민주당 강운태 의원은 “지난 3년간 수입보다 지출이 4200만원 정도 많았고 금융자산은 오히려 3억 2000만원 이상 증가해 최소한 3억 6000만원의 수입이 빈다.”며 소득세 탈루 의혹을 제기했다. 사기업인 ‘예스24’로부터 자문료를 받고 종합소득세 신고에 포함하지 않는 방법으로 소득세 770만원과 종합소득세 1996만원을 탈루한 것과 해외 강연료 수입에 대한 소득세를 내지 않은 것도 문제가 됐다. 이에 정 후보자는 “종합소득세 누락은 실수였다.”고 시인하며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그런 문제점을 발견하고 오늘 아침 1000만원 가까이 세금을 냈다.”고 밝혔다. 김종률 의원이 정 후보자가 서울대 총장으로 재직할 때 7985만원의 인세 수입을 공직자 재산등록에서 누락했다고 의혹을 제기하자 정 후보자는 “신고했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의원이 인세수입이 누락된, 당시 관보를 제시하자 정 후보자는 “나중에 확인해서 답변하겠다.”고 물러섰다. ■ 국가공무원법 위반 - “예스 24 자문만… 채용은 확대해석” 정 후보자가 서울대 교수 재직 시절인 2007년부터 1년 10개월 동안 인터넷 서적 업체 ‘예스24’의 고문을 맡으면서 자문료 9583만원을 수령한 사실이 국가공무원법상 ‘영리목적 겸직 금지’ 규정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정 후보자는 “일련의 수당을 12차례에 나눠 받은 것에 불과하다.”며 ‘단순 자문료’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정 후보자는 급여대장에도 버젓이 등재돼 있어 정규직 직원이나 다름없었다.”면서 “후보자는 화장품도 팔고 유료 동영상 강의를 판매하는 사기업이자 온라인 학원에 채용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해 ‘예스24’의 광고모델을 한 셈”이라고 거들었다. 이에 정 후보자는 “‘예스24’가 어디 있는 회사인지도 모른다. 단지 책을 좋아하고 서적 보급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자문을 해줬을 뿐이다.”면서 “‘채용’이라는 표현은 확대해석”이라고 항변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김현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책을 좋아해서 고문직을 겸직했다는 정 후보자의 말을 들으니, 땅투기 의혹이 제기됐던 박은경 전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자연의 일부인 땅을 사랑했을 뿐’이라는 해괴한 주장이 떠오른다.”고 꼬집었다. 홍성규 김지훈기자 coo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