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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와의 전쟁」 이기는 길을 찾는다(질서있는 사회로:2)

    ◎날뛰는 흉악범… 설 땅을 주지말자/때ㆍ장소 안가리는 「충동범죄」 급증/강도ㆍ살인ㆍ강간등 매일 20여건 발생/투망순찰등 24시간 방범체제 갖춰야 살인ㆍ강도ㆍ강간 등 강력범죄가 판을 치고 있다. 때와 장소도 가림없이 사건들이 잇따라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공원ㆍ아파트단지 안에서 산책하던 젊은이들이 폭행을 당하고 귀가길의 여학생들이 차량으로 납치돼 봉변을 당하는가 하면 주택가에도 밤낮없이 살인강도가 뛰어든다. 치안본부 집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도 벌써 4천2백여건의 강력범죄가 발생,지난해보다 3.5%나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적으로 날마나 24건씩의 강력범죄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특히 살인과 강간 등 흉악범이 기승을 부려 살인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나 늘어난 2백36건이었으며 강간은 5.3%가 늘어난 1천4백43건이었다. 이에반해 단순강도는 2천44건으로 6.9%가 줄어들어 범죄자들이 갈수록 잔인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최근의 강력사건은 뚜렷한 원한관계나 범행동기도 없이마구 저질러지고 있다는데서 심각성이 더하다. 예전 같으면 단순절도범이나 좀도둑에 그칠 범죄자들도 걸핏하면 흉기를 휘두르고 인명을 가볍게 여기는 것이다. 14일 상오4시30분쯤 서울 구로구 독산동 신모양(23) 집에 침입한 강도만 하더라도 그저 장롱을 뒤지고 있다가 신양이 깨어나자 갑자기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히고 달아났다. 또 지난6일 부산 진구 부전2동 S식당에서 김광식씨(20) 등 6명은 식사도중 김모양(23) 등 6명이 그저 쳐다본다는 이유만으로 마구 때리며 이웃 여관으로 끌고가 욕을 보이기까지 했다. 3일 하오11시50분쯤 대전 은행동 H회관 앞길에서는 이모씨(20) 등 15명이 길가던 고모씨(23) 등 3명과 시비를 벌인 끝에 각목과 깨진 유리병 등을 마구 휘둘러 2명을 그자리에서 숨지게하고 1명에게는 중상을 입혔다. 강력사건들은 이와함께 주택가건 도심지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시장이나 상가는 물론 이제 학교나 교회,사찰에까지도 강력범이 날뛰고 있다. 걸핏하면 터지는 강도ㆍ강간 등의 흉악범죄는 또한 갈수록 연소화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4일 부산 부산진구 계금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허모군(18) 등 7명이 부모뻘이나 되는 박모씨(48)와 서모씨(46ㆍ여)가 산책하는 것을 보고,박씨를 마구 때려 실신시킨뒤 서씨를 욕보이는 만행을 저질렀다. 치안본부의 한 수사관계자는 『시민들은 그렇다치고 이제는 범인들마저 경찰을 우습게 안다』고 개탄했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에 팽배한 한탕주의ㆍ배금사상ㆍ인명경시풍조 등이 가치관의 혼란을 가중시켜 범죄발생을 부채질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우리사회가 이같은 범죄로부터 안전해지려면 경찰력의 강화가 시급하며 그보다 앞서 시민 스스로 자경의식을 갖추는 일이 무엇보다 우선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범인을 잡는 것은 경찰의 일이지만 보다 빨리 범인을 검거하려면 시민들의 신고가 그만큼 신속해야 하고 범죄의 예방에는 무엇보다도 스스로의 경계가 가장 효율적이라는 논리이다. 모든 시민이 범죄자를 주시할 때 범죄자들은 설 땅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한 검사는 『경찰의 수사력을 높이는 것은 단기적인 방법』이라면서 『근원적으로는 사회가 안정되고 범인은 반드시 잡힌다는 의식이 확산돼야 범죄로부터 자유스러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 강간죄/구조요청 가능하면 성립안돼/대법원

    ◎“여관서 끌려만 다닌건 납득 못해”/대학생에 3년선고한 원심 파기 대법원 형사3부(주심 박우동대법관)는 6일 김모피고인(25ㆍ충북 제원군)의 강간죄위반사건 상고심 공판에서 『외부에 구조요청을 할수 있는 상황에서 당한 성폭행은 강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보냈다. 대학 2년생인 김피고인은 지난해 7월12일 하오 같은 대학 4학년생인 김모양(21)과 함께 등산을 갔다가 13일 상오1시쯤 박양을 대전시내 여관으로 끌고가 강제로 욕을 보인뒤 같은달 18일과 8월2일 저녁에도 하숙방으로 끌고가 담뱃불로 허벅지와 배 등을 지지고 강제로 욕을 보인 혐의로 구속기소돼 1ㆍ2심에서 징역 5년과 3년을 선고받고 상고한 바 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박양이 여관에 끌려갔을 때 여관주인이 방을 안내했는데도 창피해서 구조를 요청하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대학 4년생으로 강간위험을 느꼈음에도 손쉬운 구조요청기회를 이용하지 않은 것은 일반인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아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고 원심파기 이유를 밝혔다.
  • 외언내언

    프랑스의 재사 볼테르가 어째서 의사를 싫어했던 것인지는 모른다. 어느날 한 청년이 찾아와 의사가 되는 게 어떻겠느냐고 동의를 구했다. 『그야 좋은 일이지』가 그의 첫 응답. 그러고서 덧붙인 말이 고약하다. 『자네도 잘 알지 못하는 약을 자네가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먹이는 장사꾼이 될 것 아니겠나』 ◆볼테르가 싫어하고 또 그런 사람이 있다 해도 볼테르 시대나 지금이나 의사는 인기직종. 인기가 있다는 것은 사회적인 명망과 수입이 보장되는 직종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것은 지금도 우리 모두가 보고 겪는 일. 가령 혼사 얘기가 나올 때만 해도 그렇다. 돈있는 집안이라면 병원을 차려 준다면서 딸을 맡기려 드는 풍조가 아니던가. ◆얼마전 노동부가 발표한 「89년도 직종별 임금 실태조사보고서」도 그를 뒷받친다. 여기에도 의사의 수입순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변호사보다는 낮은 것으로 되어 있지만 그 다음을 잇는다. 특히 치과의사의 경우는 단연 1위.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의사ㆍ변호사의 실수입이 조사보고서에 나타난 액수를 훨씬 웃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다. 사실이야 어떻든 간에. 더구나 병원을 경영하는 경우라면 월급쟁이 의사에 비길 일이 못된다 할 것이다. ◆그런데 그 의사들의 땅투기 소식이 잇따른다. 그렇게까지 설쳐대지 않아도 존경을 받으면서 살 만큼은 살 수 있는 우리 사회 상류층인 것을…. 지난번에도 그랬지만 이번의 의대교수를 포함한 의사들의 투기행위도 참으로 가증스럽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보통사람」들은 생각도 못할 엄청난 세금 포탈액. 돈을 벌면 돈 욕심은 더 자란다는 것일까. 이같은 상류층의 도덕성 상실 행위는 범법 그 자체보다 수많은 사람에게 위화감과 실의를 안긴다는 죄가 더 크다. ◆「명심보감」(안분편)이나 한구절 외어 보기로 하자. ­『자기의 족한 것을 알아 항상 만족하게 여기면 한평생 욕을 보지 않을 것이요,그칠 곳을 알아 항상 그치고 보면 한평생 부끄러움이 없을 것이다』.
  • 고교생이 여면도사 폭행ㆍ살해/포항/사체는 쌀부대넣어 강물에 버려

    ◎태연하게 등교… 금품도 훔쳐 【포항】 포항경찰서는 자기집에 세들어 사는 30대여자를 강간 살해한 뒤 부대에 넣어 강물에 버린 경주 모고교 2년 김모군(16ㆍ포항시 해도동)에 대해 22일 강간ㆍ살인ㆍ절도ㆍ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군은 세들어 살고 있는 권문희씨(33ㆍ여ㆍ면도사)를 평소 좋아하던중 지난19일 상오7시30분쯤 집에 아무도 없는 틈을 이용,권씨방에 들어가 흉기로 위협해 강제로 욕을 보인뒤 미리 준비한 전깃줄과 운동화끈 3개로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이다. 김군은 권씨를 살해한 뒤 방안에 있던 이불로 덮어 놓고 경주에 있는 학교에 등교,수업까지 받은뒤 이날 하오6시쯤 귀가,권씨의 장롱서랍을 뒤져 현금 9만2천원과 4돈쭝짜리 금팔찌 1개를 훔쳤다는 것이다. 이어 김군은 인근 쌀가게에서 부대 2개를 구입,알몸상태인 권씨를 부대에 넣어 집에 있는 생선운반용 플라스틱통에 담아 하오8시쯤 자전거에 싣고 친구 김모군(18)을 전화로 불러내 생선찌꺼기를 옮긴다고 속이고 도와줄 것을 요청,함께 집에서 2㎞떨어진 형산강 하류에 버렸다는 것이다.
  • 가정파괴범에 사형선고/마산지법 판결

    【마산】 마산지방법원 형사합의부(부장 이정구판사)는 1일 상오 열린 박모피고인(19ㆍ마산시 양덕2동)에 대한 강간치상 및 살인사건 선고공판에서 살인 등의 죄를 적용,법정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했다. 사형이 선고된 박피고인은 지난 5월12일 상오1시쯤 마산시 양덕2동 다세대주택 공동화장실에서 같은동네 김모양(21)을 흉기로 위협,강제로 욕을 보이려다 김양의 아버지 김모씨(54)에게 발각되자 김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지난 5월14일 구속기소 됐었다.
  • 성폭행 당한데 비관/여고생 음독자살

    【성주=김동진기자】 성폭행 당한 여고생이 고민끝에 음독자살한 사건이 뒤늦게 밝혀졌다. 29일 경북성주경찰서에 따르면 성주농고 3학년 김모군(18) 등 고교생 3명이 지난 5월1일 상오2시쯤 모고교 2학년 김모양(18ㆍ성주군 성주읍)을 성주읍 백전리 신모씨(58)의 참외재배용 비닐하우스로 데리고가 차례로 욕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를 고민해온 김양은 지난21일 상오11시쯤 자기집에서 농약을 마시고 자살을 기도했으나 가족들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아오다 27일 하오10시쯤 숨졌다.
  • 윤간ㆍ흉기휴대 강간 가중처벌/법무부,형법개정시안

    ◎「특수강간죄」 신설… 친고죄서 제외/합의했어도 3년이상 징역/“집단범죄행위 엄벌은 당연” 학계 여러명이 한 여인을 돌아가며 욕보이는 윤간이나 1대1이라 하더라도 흉기를 지닌 강간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가중처벌하게 된다. 법무부는 29일 윤간범과 흉기휴대강간범을 친고죄의 대상인 단순강간범과 구분,일반형사범인 「특수강간범」으로 규정해 가중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형법개정시안을 마련했다. 형사법개정 특별심의위원회(위원장 법무부차관)가 마련한 이 시안은 「특수강간죄」를 신설,「흉기를 휴대하거나 2인이상이 합동하여 강간죄를 범한 자는 3년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윤간이나 흉기휴대강간죄는 그동안 일반강간죄에 포함돼 있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한 친고죄이기 때문에 범죄행위가 아무리 악랄해도 처벌할 수가 없었으며 그 형량도 단순강간범과 구분이 없었다. 법무부는 최근 이같은 법적 허점을 틈타 윤간 등 악성강간범죄가 잇따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점을 중시,같은 강간죄라하더라도 죄질에 따라 구분해 처벌해야 한다는 판단아래 특수강간죄를 신설하게 됐다. 이에따라 앞으로는 이들 특수강간범은 비록 피해자와 합의를 하더라도 정상참작만 될 뿐 형사처벌을 면할 수는 없게 된다. 형법개정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특수강간죄의 도입과 관련,『단독범에 의한 단순강간과 비교해 윤간은 대부분 피해자가 도저히 반항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죄질이 극히 나쁘다』고 지적하고 『죄질이 나쁜 범죄에 대해서는 그만큼 엄하게 처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측면에서 특수강간죄가 도입되는 것』이라고 개정배경을 설명했다. 경희대 법대 이재상교수도 『전통적으로 여성의 정조개념이 중시되고 사생활이 침해받아서는 안된다는 점에서 강간죄를 친고죄로 규정해 왔으나 이제 윤간은 더이상 피해자개인의 의사에 따라 처벌여부가 결정될 수 있는 차원을 벗어나 심각한 하나의 사회적 폭력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교수는 또 『최근 청소년범죄가 집단화ㆍ흉포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고윤간도 상당수 이들에 의해 저질러 지고 있으나 청소년인 점을 감안,이들을 가중처벌하는데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범죄행위는 개인적 차원이 아닌 전체로 봐야하며 집단범죄행위는 단독범에 비해 무겁게 처벌하는 것이 법의 형평차원에서도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6월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이른바 「폭주족」 4명이 20대여인을 길거리에서 납치,여의도고수부지로 끌고가 욕을 보였던 사건은 우리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음에도 범인들은 그저 강간죄로만 기소됐다가 피해자의 고소취하로 모두 처벌없이 풀려나 충격을 주었었다.
  • 이 황폐해가는 성정…(사설)

    전화좀 짧게 걸라고 나무랐다가 칼에 맞아 횡사를 했다. 이런 일도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이 끔찍하다. 사람목숨을 성가시게 달려드는 파리 한 마리 만큼도 여기지 않는 풍조가 다시한번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사건이 일어난 공중전화박스는 번다한 대로변에 있다. 사람이 연락부절로 드나드는 유리상자 안에서 초저녁밖에 안되는 시간에 저질러진 일이므로 계획된 범죄도 아니다. 게다가 피해자는 젖먹이 어린 딸을 업은 부녀자다. 아무리 화가 나기로서니 그런 상대에게 어떻게 그리 쉽게 흉기를 휘두르는가. 어떤 직업의 사람이면 흉기를 그렇게 항시 휴대할 수 있는 것인가. 난폭성이 정신병 증세에 이르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런 일은 생길 수가 없을 것 같다. 우리의 불안은 바로 그런 점에 있다. 미친듯이 난폭한 우범자가 거리에 그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사건현장 근처에서 붙잡힌 가해자는 낚시를 가기 위해 구입했던 「칼」로 「홧김에」 우발적으로 저지른 일이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낚시에 이런 칼이 왜 필요한가. 또 필요한 것이 사실인들 밤중까지 그걸 왜 몸에 지니고 거리를 활보했는가. 경찰의 추리로는 강도짓같은 범행을 위해 이런 흉기를 지니고 다녔을 것으로 보고 추궁중이라고 한다. 강력범의 체질이 아니라면 그렇게 쉽게 흉기를 휘두를 수가 없다. 멀쩡한 날 길에 나섰다가 별로 잘못한 일도 없이 칼을 맞아 희생된 젊은 주부가 안쓰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피해자인 그가 지녔던 성정의 황폐함도 우리 마음에 걸린다. 바쁜 마음을 졸이며 전화 끝나기를 기다리는 때에 잡담을 해가며 긴 전화를 하는 앞사람은 짜증이 나게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거기다 대고 욕을 하는 거치른 짓을 아기까지 업은 젊은 엄마가 했다는 것은 조금 지나쳤던 것이 아닌가 싶다. 너나없이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거칠고 혹독하게 변해가는 것이 우리 시대의 무서운 병폐다. 난폭성과 난폭성이 부딪쳐 끔찍한 상승작용의 결과를 부른 것이 이번 사건이 아닌가 짐작되어 더욱 뒷맛이 우울하다. 우리 모두는 지금 「집단 난폭증세」에 이환되어 있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사회를 그렇게 만들어가는요인은 곳곳에 있다. 민주화과정에서 겪는 집단이기주의적 욕구의 분출이 폭력시위를 연달아 부르는 점도 그중의 하나이고 공권력의 누수현상이 초래한 권위의 상실 또한 중요한 원인이다. 운동권세력이 보이는 폭력논리도 사회의 이런 병리현상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현 체제를 「무장봉기」로라도 쳐부숴야 할 「악」으로 규정하고 폭력을 정당화시키는 논리는 파렴치범의 범죄를 정당화시키는 부작용을 낳는다. 농정에 불만을 품은 농민이 당국자에게 욕설을 퍼붓고 빈병세례를 준 것도 사회의 황폐화를 가중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농민에게 이런 원인을 제공하지 않을 정책능력이 긴급한 것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이런 시대에는 시민 개개인이 자기 성정을 다스리는 일도 자구책으로 노력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된다. 정부와 여당이 민생치안방안으로 조직폭력범에 대한 가중처벌및 보호감호대상 확대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국가차원의 다각적인 대처방안이 서둘러지지 않으면 정말로 안될 시점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 “통일일꾼” 전금철단장에게/황석현 북한부장(데스크 메모)

    전금철 단장선생. 평양에서 판문점까지 천리길을 내려왔다가 회담도 못한채 다시 돌아간 선생의 심경이 어떤지는 정확하게 헤아릴 수 없지만 조금은 미안하고 약간은 계면쩍은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아직 대면도 못한 처지에 이처럼 결례에 가까운 편지를 쓰는 것은 도리가 아닌줄 알지만 선생이 판문점까지 와서 저지른 방자한 행동을 생각하면 이 정도의 결례는 용서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회담하고는 전혀 관계도 없는 사소한 절차문제를 트집잡아 회담을 거부해버린 선생의 그 오만불손에는 울분을 금치 못했지만 한편으로는 가련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처음부터 성사 안믿어 우리 털어놓고 얘기해봅시다. 선생이나 선생을 판문점까지 내려보낸 선생의 위대한 수령은 애초부터 회담을 할 생각이 없었읍니다. 북한부장이란 자리에 앉아 그쪽 사정을 조금이라도 안다고 자부하는 나는 처음부터 이 회담이 성사되리라고 믿지 않았습니다. 선생은 회담을 하기위해 판문점까지 내려온 것이 아니라 어떤 트집이라도 잡아 회담자체를 무산시켜 버리고 그 책임을 남쪽정부에 전가시켜야 한다는 임무를 띠고 있었고 그 임무는 각본대로 진행된 것입니다. 선생의 심경이 「조금은 미안하고 약간은 계면쩍으리라」고 한 것은 바로 이때문입니다. 이른바 「판문점 범민족대회」란 것도 그렇습니다. 선생의 위대한 수령이나 선생이 부위원장이란 직책으로 몸담고 있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속셈을 내 나름대로 정리해 보지요. 오는 8월13일부터 17일까지 판문점에서 열기로 되어있는 「조국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범민족대회」는 북쪽의 「통일일꾼」들과 해외의 친북인사들만 모여 그쪽의 통일노선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기 위한 굿판아닙니까. 이 굿판에 남쪽의 반정부단체인 전민련이 참가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라고 생각했겠지요. 그래서 전민련을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써 왔지만 사실은 별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예정대로 「판문점 범민족대회」가 열리고 전민련이 이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막무가내로 실정법을 어기고 이때문에 몇몇 재야인사가 구속이라도 된다면 그쪽에서는 쾌재를 부르게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전금철 단장선생. 어떻습니까. 쓴웃음을 지을지언정 틀렸다고는 못할 것입니다. 만일 그쪽의 각본대로만 된다면 쾌재를 안 부를 수도 없겠지요. 「남조선의 반통일 음해」를 전세계에 소리높이 선전할 수 있고 남쪽정부와 재야단체간의 갈등을 부추켜 「남조선에서의 혁명역량」을 보다 성숙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남쪽 정부가 전민련 뿐만아니라 모든 단체에게 이대회의 참가를 권유하고 전민련도 이에 동의했을 뿐만 아니라 북쪽 대표와 전민련과의 예비회담을 적극 지원하고 나서자 그쪽의 각본은 뒤틀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비회담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회담을 거부한 선생의 태도가 너무 치졸하고 방자했습니다. 민간기구끼리의 회담인데 정부 당국이 개입하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전민련의 안내로 전민련이 정한 장소에서만 회담을 하겠다고 우기다가 전민련이 정부측안을 모두 수용하자 이번에는 일방적으로 접촉을 끊어버렸습니다. 그래놓고는 하루가 지난뒤 다시판문점에 나타나 억지를 부리다가 돌아가버린 것 아닙니까. 전금철 단장선생. 선생은 예비회담을 하루앞두고 그쪽의 연형묵 정무원총리가 한국의 강영훈 국무총리에게 예비회담에 참석하는 북쪽대표단의 신변안전과 회담에 필요한 모든 편의를 제공해 줄 것을 요청하는 전화통지문을 보낸 사실을 잊지는 않았겠지요. 그래서 그 요청대로 회담장소를 보다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편의시설도 완벽하게 구비해 것입니다. 그것이 남쪽정부의 부당한 놓은 간섭이고 개입입니까. 또 선생은 북쪽대표들과 전민련의 예비회담을 민간기구끼리의 만남이라고 우겼다는데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억지입니다. 선생이 모시고 있는 조평통의 허담위원장은 그쪽 권력서열로 11위에 올라있는 막강한 실력자이고 선생도 노동당내에서 만만찮은 지위를 확보하고 있지 않습니까. 북한에 진정한 의미의 민간기구나 재야단체가 없다는 사실은 선생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곳엠도 사로청이나 여맹 등 이런저런 단체가 많지만 모두가 노동당 영도하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행정부인정무원도 당의 지휘나 감독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북한의 체제가 어떻게 되어 있던 그 자체를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 우리의 사고방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그쪽으로서는 그것이 옳다고 믿고 45년간 그 체제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시시비비를 가릴 한가한 마음도 아닙니다. 그러나 남쪽에는 재야라고 일컬어지는 반정부단체가 엄연히 존재하고 그들 나름대로의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전민련이 재야단체라는 것은 선생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또 이 단체가 남쪽사회 일부계층의 의사를 대변하는 소수세력이라는 것도 알고 있을 것입니다. 남쪽사회에는 정부를 반대하는 단체도 있지만 정부를 지지하는 단체도 많고 중도적인 입장에 서있는 단체도 적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사고와 시각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같이 어울려 사는 「다원화의 사회」입니다. 그런데도 통일을 위한 범민족대회를 열겠다면서 그쪽에서 신뢰하는 단체만 참가시키겠다니 어불성설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범민족대회가 열린다고 해서 당장 통일의 길이 열리는 것은 아니잖습니까. 이 대회에는 우리민족이 하나로 되기 위한 갖가지 다른 목소리들이 한데 어울려 공감할 것은 공감하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면서 서로의 이해를 돕는 것이어야 합니다.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지만 통일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남북이 서로 동반자의 입장임을 계속 확인하면서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하나씩 하나씩 헤쳐나가야 합니다. 북쪽이 「판문점 범민족대회」를 정치선전이나 상투적인 평화공세의 장으로 이용할 뜻이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남쪽의 모든 단체들이 자유롭게 참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모든 단체에 문호 열라 전금철 단장선생. 평양에 가시거든 선생의 위대한 수령께 이점을 건의하십시오. 십중팔구 실패하겠지만 계속 건의해 보십시오. 진정한 「통일 일꾼」이라면 욕을 먹더라도,아오지탄광에 끌려가는 한이 있더라도 할말은 해야 합니다. 건승을 빕니다.
  • “물가서 외교까지”… 「보통사람」들과 국정토론

    ◎「국민과의 대화」 2시간34분/사회자없이 진행… 경제정책등 신랄한 질문 쏟아져/치안대책 호소하자 배석한 관계장관 다그치기도 6·29선언 3돌을 맞은 29일 저녁 노태우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 보통사람 1백2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각계 인사 12명과 국정전반에 관해 「국민과의 대화」를 가졌다. 노대통령은 이날 하오 7시부터 9시34분까지 2시간34분동안 별도의 사회자없이 직접 사회를 보면서 장바구니 물가에서부터 통일정책에 이르기까지 국정의 모든 분야를 훑어가 일면 축소판 국회같기도 하고 또 일면 도란도란 마을살림을 얘기하는 반상회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노대통령은 토론자들이 질문을 할때면 볼펜으로 열심히 메모를 하는가 하면 이따금 따가운 채찍질문이 나올 때는 왼손으로 가볍게 턱을 받치며 곤혹스런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날 노대통령은 「발전과 국민통합의 90년대를 향하여」라는 제목의 서두연설을 20분간에 걸쳐 한 뒤 토론자 좌석으로 걸어나와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는 『이런 자리는 처음 가지지만 대통령에게 묻고 싶은 얘기를 기탄없이 해달라』고 주문. 노대통령은 첫 질문자인 곽영훈씨(47·건축가)가 『6·29선언의 청사진대로 민주의 집이 제대로 완성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동안의 변화된 국제위상을 설명한 뒤 『민주주의는 결코 완성될 수 없는 것』이라며 최종평가는 역사에 맡겨야 할 것이라고 답변. 서경석목사(42·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회 사무총장)가 『정부는 KBS사태도 공권력으로 밀어붙이고 CBS방송에 대해 다시 규제하려든다』며 『다시 옛날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고 신랄하게 질문하자 노대통령은 그동안 비민주적인 요소가 있는 법 1백47개 가운데 1백39개가 여소야대 상황속에서 고쳐졌다고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며 선방. 노대통령은 부동산투기 문제에 답변하면서 『얼마전 MBC의 또ㅁ방각하라는 프로를 보았는데 허황된 부동산에 대한 투기심리가 잘 묘사되고 있더라』며 투기근절을 다짐. 서울대 철학과4년에 재학중인 이원영군(22)이 『저는 대학생의 대표는 아니고 아주 평범한 보통대학생가운데 한사람』이라고 말머리를 꺼내자 노대통령은『잘 만났군요. 보통대학생과 보통대통령이 만났으니…』하고 받아 장내는 폭소가 터졌다. 이군이 우리 사회의 도덕성 문제를 제기하자 노대통령은 로마의 역사를 예로 들어 『로마가 카르타고를 멸망시켰을 때 그 국력이 절정에 올랐지만 이를 고비로 멸망의 길로 걸었는데 게르만민족의 이동으로 망했다고 하지만 더 큰 내적인 원인은 바로 도덕성의 타락때문이었다』며 지도층의 수범자세를 강조. 노대통령은 주부 근로자 회사원 일반시민 등이 자리잡은 방청석을 향해 『도덕성 문제에 대해 토론자이외에 말씀하실 분 있으면 해보시지요』라고 요청하는등 여유를 보였으나 질문자는 나오지 않았다. 종업원 38명을 데리고 있는 중소기업인 풍국공업사장 최진식씨(48)가 제조업 분야의 인력난을 호소하자 『요즘 청와대에서는 몇개 공사를 하고 있는데 심지어 청와대공사에도 인부 구하기가 힘든 실정』이라며 공감을 표시. 권인숙양 재판특별검사로 이름을 날린 조영황변호사(49)는 『제가 이 자리에 나온다니까 많은 사람들이 거기 가면 들러리가 된다며 만류했다』면서 『오늘 이 자리가 진정한 대화의 장소가 되어야 저의 입장이 현상유지라도 된다』고 말해 장내는 또 웃음. 노대통령은 지난 85년에 여고를 졸업,서진전자 청주공장 생산진도조장이 된 이미영양(23)이 『여성근로자들이 일을 마치고 밤늦게 돌아갈 때 안심하고 다닐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하자 국무위원석에 있는 안응모내무장관에게 『공단주변에 고약한 폭력배들이 날뛰고 있는 상황을 잘 알고 있지요』라고 다그치며 『공단주변의 우선적인 치안확보 계획을 수립해 나에게 보고해 달라』고 즉석 지시. 신한은행대리인 은행원 송선열씨(34)는 질문에 앞서 『가까이에서 보니까 대통령의 귀가 정말 크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고 전교조에 가입했다가 탈퇴한 휘문고교사 임형재씨(41)는 과열입시 교육비부담 교원의 사기 전교조 등 교육문제에 대해 소나기 질문. 노대통령은 물가얘기를 하면서 『주가가 올라가더라도 대통령한테 고맙다는 소리 한마디 안하면서도 주가가 떨어지면 그렇게 욕이 많이 나와요』라고 말해 장내는 세번째 폭소가 터지기도. 노대통령은 8번째 질문자인 영농후계자 출신 이현복씨(32)가 개인사정을 곁들여 농촌의 어려운 실정을 설명하며 농촌대책에 대해 질문하자 『이군의 말은 나 자신 옛날에 농촌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가슴을 많이 울려준다』면서 『이번에 호우가 왔는데 수해는 없느냐』고 묻고 이씨가 『보편적으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대답하자 『다행이군요』라면서 이씨의 질문에 답변. 노대통령은 전세집에 살고 있는 동일재봉사 노조위원장겸 한국노총안산지부 사무국장 김천재씨(38)가 근로자의 주택문제등 어려움을 말하자 근로자주택 건설계획을 설명한 뒤 『50만∼60만원 봉급자가 자기돈 천만원으로 장기저리융자를 받아 집을 마련할 수 있으므로 김위원장도 곧 집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 노대통령은 12명의 질문자에 대한 답변을 마친 뒤 『오늘 많은 분들의 기탄없는 말씀을 겸허한 마음으로 경청했고 아주 유익한 말씀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감사의 뜻을 표명하고 『앞으로도 여러분들의 얘기를 듣고 만나고 또 여러가지 하시는 일들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여러분들과 고통도 기쁨도 같이 나누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 노대통령은 이어 『아까 서목사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국민의 뜻을 받드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을 6·29선언 3주년을 맞는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국민들에게 다짐한다』고 강조하고 「국민과의 대화」를 마무리. 청와대당국은 대통령과 직접 토론한 인사 12명 가운데 곽영훈씨와 유화선씨 등 2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10명은 KBS·MBC 양 TV사에 추천을 의뢰해 선정. 특히 유씨는 얼마전 신문에서 「국민과의 대화」 예고기사를 보고 청와대대변인실에 전화를 걸어 『내가 그 자리에 나가 꼭 한마디 할 게 있다』며 방청을 간청해 청와대측이 토론자로 선정했다는 후문.〈이경형기자〉
  • 청포입은 손님처럼/송정숙 논설위원(서울칼럼)

    그는 러시아에서 태어났다. 함경북도가 고향인 그의 가난한 아버지가 살곳을 찾아 그곳으로 갔고,혁명에 의해 땅도 생기고 「평등한 삶」도 보장받게 된 이 땅을 아버지는 사랑했다. 그래서 자식들은 공부도 많이 하고 훌륭하게 되어 러시아에 이바지하기를 바랐다. 한국계 소련지식인 송진파씨는 그 아들이다. 76살의 지팡이를 짚은 노인이다. MBC의 초청으로 서울에 닿던날 그는 이런 주문을 했다. 『…해운대를 보고 싶소. … 거기가서 퍼뜩퍼뜩 뛰는 도미생선으로 끓인 도미국을 먹고 싶소…』 난생처음 밟아보는 「남한땅」이면서 해운대의 도미국은 어떻게 알았을까. 그러나 의문은 금방 풀렸다. 『…나는 춘원 이광수,육당 최남선 같은이가 좋아요. 해운대 도미국도 춘원의 소설에 나오지요. 그 구절을 생각하면 입안에 지금도 츰(침)이 마구 생기니까…』 모국어로 씌어진 문학의 위력은 놀랍다. 그는 47년에 소련공산당의 특별파견으로 북한에 왔고 「정치경제 아카데미아」에서 세계사 강좌장을 지내며 김일성 홍명희 허헌같은 이를 가르치기도 했다. 6ㆍ25전쟁으로 아들을 하나 잃었고 57년까지 북한의 문화선전성 대외연락관같은 직위에 있다가 반당,반국가,반정부,반인민,반수령으로 몰려 출당을 당했다. 그리고 「그의 나라」인 소련측의 노력으로 탄광노동형을 면하고 소련으로 돌아갔다. 그의 조선에서의 삶은 이것이 전부다. 그런데도 그의 정서를 지배하는 것은 춘원이고 육당이며,외솔선생이 편찬한 한글사전이 있다면 갖고 싶은 소원을 지녔다. 그리고 본관이 은진인 송이라는 성에 자부심을 느끼며 송자대전을 한권 갖기를 소망한다. 북한서 출당 당하고 소련으로 돌아와서는 중앙고급당학교에서 가르쳤고 「레닌 기치」의 주필을 14년동안 했다. 그는 체격이 큰 편이고 북방계열의 성품답게 투박하지만 자존심이 강해 보인다. 그가 춘원이나 육당을 양식삼아 영혼을 깊이 갈며 살게 한 것은 러시아 땅이다. 러시아란 우리에게 무엇일까. 은둔의 조그마한 왕조에게 문호개방의 압력으로 다가온 나라 아라사. 춘원문학의 주인공을 통해 바이칼호수변 눈덮인 들녘을 헤매는 동경을 자극하여 반도의 청년들이탈출을 꿈꾸게 하던 나라 러시아. 긴 장화를 신고 김일성을 앞세워 우리의 북녘땅을 유린한 로스케. 경쟁상대인 미국을 비난하기 위해 대신 쥐어 박기에 제일 만만한 것이 한국이라고 생각하는 나라 소련. 러시아는 늘 그렇게 먼곳에 있었다. 함경북도 끝쪽에는 소련과 국경이 닿은 곳도 있다. 러시아 풍물이 적잖이 스며들었고 「얼마우제」라고 불리는 혼혈도 아주 드물지는 않을 만큼 연륙된 지리적으로는 이웃일 수도 있었던 나라였다. 그러나 늘 그들과 우리 사이에는 장애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와는 가까워질 기회가 없던 나라다. 그렇게 먼곳에 있었던 그들이 찾아오고 있기 때문에 반가운 모양이다. 먼곳에서 온 손님은 신선하고 반갑다. 그러나 여전히 그들은 아직은 손님이다. 거기 비하면 미국은 어떤가. 동독에서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리고 서방으로 넘어오던 민중들은 팔을 높이 흔들며 『우리는 아메리카 같은 자유를 원한다』고 외쳤다. 모든 나라의 망명을 원하는 사람들은 미국을 생각한다. 지구상에 미국이라는 나라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우리의 독립운동가들은 중국에도 있었고 소련에도 있었고 일본에도 있었지만 미국에서 돌아온 독립투사는 세계조류의 핵심적인 정보를 안고 돌아왔다. 질기고 강하지만 국제정보의 질서에 대한 파악은 미흡해서 신흥국가 건설에 도움이 되기에는 뒤졌던 다른 곳 출신의 독립운동가에 비하면 미국에서 돌아온 독립투사는 지도력을 가질 수 있었다. 사기꾼도 받아주고,독립운동가도 받아주고 화염병까지도 받아준다. 그 나라를 움직여야 모든 일이 가능하다고,세계시민들이 생각하고 있는 나라. 욕하고 비난하고 덤벼들고 원망하지만 그런 일로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을 믿고 있다. 목이 터지게 반미구호를 외치다가도 마침내 피신처를 찾아 그 나라로 가게 하는 나라,그 나라에는 「자유」가 있다. 미국과는 우리는 너무 가깝게 밀착되어 왔다. 밀착된 면적이 넓으면 애증이 칡덩굴처럼 엉킨다. 거기 기대서,그들을 졸라서,나눠가며,보채가며 살아왔고 살아가야 한다. 끊을래야 끊을 수 없이 질긴 관계의 우군에 지루해진 우리에게,청포입은 손님처럼 소련은 찾아오고 있다. 우리를 예사로 「한국동무들」이라고 부르고 『우리는 공산주의를 버리지 않는다. 그러나 스탈린주의 김일성독재는 원치않는다』라는 말을 진실이 듬뿍 담긴 말로 말하는 일흔살 여든살의 동포들. 그들을 앞세우고 소련이 찾아오고 있다. 그들을 그만큼 당당한 국민으로 포용하고,춘원과 외솔을 흠모하는 지식인으로 살게 여건을 마련해준 나라. 서로 사이에 놓였던 방해되던 구조들을 물리치고 오는 그들을 우리는 그저 손님으로 반겨도 좋을 것이다. 이육사의 시를 생각나게 하는 손님으로 러시아를 반겨도 좋을 것이다.
  • 취업준비 처녀 폭행/독서실 총무에 영장

    서울 노량진경찰서는 12일 강동진씨(25·재수생·전남 신도군 지산면 심동리 64)를 강간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강씨는 이날 상오5시30분쯤 자신이 총무로 일하는 동작구 노량진2동 312의29 B독서실에서 혼자 취업준비를 하던 박모양(27·D여대졸업)을 『소리치면 죽이겠다』고 위협,욕을 보인 혐의를 받고 있다.
  • 외언내언

    경기장 난동·폭력이 고질화 되고있다. 폭력선수·심판오심·난동관중이 뒤범벅이 돼 꺼떡하면 운동장은 난장판이다. 고교생들까지 심판에 삿대질·행패를 부리고 홈팀이 역전패 당했다고 불을 지르며 조금만 판정에 문제가 있어도 심판을 폭행하거나 퇴장부터 하고본다. 주로 축구·야구·아이스하키 등 몸이 부딪치는 경기나 기구를 사용하는 종목에서 빈발하고 있다. 대부분 인기종목이어서 더욱 문제다. ◆최근의 것만을 보아도 지난달 29일 대구경기에서 홈팀 삼성이 무기력한 경기를 벌인다는 이유로 관중들이 빈 깡통을 던지다 불을 지르는 소동이 있었다. 지난해 8월 럭키금성과 일화와의 프로축구시합에서 일화팀 박종환감독의 주심폭행사건이 박감독징계·감독사임으로 이어져 경기장 폭행의 대표적인 것으로 꼽히게 됐고 금년들어 잇단 농구장폭력도 보통문제가 아니다. ◆5일에는 서울 잠실의 프로야구시합에서 빈볼 시비로 또 집단난투극을 벌이는 불상사가 있었다. 빈볼 시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 삼성과 빙그레와의 대전에서도 선수들이싸움을 벌였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나 볼 수 있는 것으로 여긴 격렬한 편싸움이 우리나라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빈볼 시비의 본고장은 역시 미국. 미국의 프로야구선수들은 자기 몸에 가해지는 위해에는 참지를 못한다는 것. 다치게 되면 프로이기 때문에 결국은 그만큼 손해를 당하게 되는 것이어서 빈볼이다 싶으면 그대로 투수에게 달려가 주먹부터 날린다. 또 그래야 예방효과를 있다는 것. 미일의 프로야구선수들을 비교해 보면 미국선수들은 이같이 무조건 대응하고 보지만 일본선수들은 한두번은 참거나 욕을 하는 것이 대부분. 미국보다 일본선수들이 그만큼 감정을 자제한다고 한 통계는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관중들의 관전태도가 보다 문제다. 자기가 응원한다는 팀이 패배했다고 해서 빈병을 마구 던지는등의 불미스런 행위는 너무나 도를 넘는다. 요즘에는 지역감정까지 편승해서 폭발적으로 자기기분을 나타내고 더욱 과격해지고 있어 걱정이다. 스포츠는 「파인 플레이」에 묘미가 있다. 보는 것도 그래야 한다.
  • 새로 등장한 「폭주족」/노주석 사회부기자(현장)

    ◎거의 부유층 자제… 사회에 큰 충격 『붉은 스카프를 바람에 휘날리며 고속도로를 무리지어 질주하는 외국영화속의 젊은이들이 멋져 보였어요』 오토바이를 타고 백화점 여종업원을 납치,폭행한 김모군(19ㆍ대학생)의 말이었다. 4일 경찰에 구속된 김군 등 4명은 서울시내에 자기들 말고도 2∼3개 클럽의 「폭주족」 30여명이 더 있다고 털어 놓았다. 김군 등은 지난달 27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마포대교아래 한강고수부지에 친구와 함께 놀러왔던 김모양(22)을 오토바이로 둘러싸고 폭음을 내며 빙빙도는 등으로 겁을 준뒤 오토바이에 강제로 태워 납치했다. 이들은 이어 인적이 드믄 상암동 난지도 빈터까지 김양을 데려가 차례로 욕을 보였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모두 부유층자제로 집에서 무단 가출,낮에는 경주용오토바이를 떼지어 몰고 다니며 오토바이의 출입이 금지된 강변도로나 서울 외곽도로 등에서 난폭운전이나 과속ㆍ추월 등을 일삼아 왔으며 밤에는 여의도 고수부지 등지에 모여 노숙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주용 오토바이를 타고 자동차전용도로인 강변도로 등을 맘놓고 질주할 때의 기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면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순찰차를 저만큼 따돌리고 약을 올리며 도망칠 때의 기분도 그만이었다』고 했다. 이들이 「질주의 쾌감」을 맛보기 시작한 지난해 1월. 「터보클럽」이라는 오토바이클럽에 발을 들여 놓으면서였다. 오토바이경주 선수가 되어 대회에 참가하겠다는 허황된 꿈을 안고 여의도고수부지에 모여 연습을 해왔다. 그러나 오토바이경주 선수가되기 위한 고된 훈련보다는 오토바이를 타고 거리로 돌아다니며 청소년들의 부러움을 사거나 용돈이 떨어지면 부녀자들의 핸드백을 날치기 하는 일이 더 쉽고 재미있었다고 했다. 김군을 뺀 나머지 3명은 재수생ㆍ고교중퇴ㆍ중졸의 학력이 전부여서 가정은 부유하면서도 사회로부터 학교로부터 가족들로부터 냉대받는 문제청소년들이었다. 1대에 1백만원이 넘는 경주용오토바이를 몰고 다니며 부녀자를 납치ㆍ강간하고 용돈이 떨어지면 오토바이날치기까지 서슴지 않는 이들의 비뚤어진 행동은 오늘날 우리 사회의청소년문제가 어느 정도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듯 했다.
  • 10대 「폭주족」 넷 구속/오토바이로 부녀자 납치ㆍ성폭행

    서울시경 특수대는 4일 김모군(19ㆍ수원S대 1년) 등 10대소년 4명을 강간 및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달 27일 하오11시쯤 서울 마포구 성산동 마포대교아래 한강고수부지에 놀러나온 김모양(22ㆍ백화점종업원)을 경주용오토바이로 납치해 욕보인 혐의를 받고있다. 이들은 김양을 오토바이에 태우고 2시간동안 강변도로 등으로 다니다 다음날 상오1시쯤 인적이 드문 마포구 상암동 난지도쓰레기하치장 빈터로 데려가 차례로 욕을 보였다는 것이다. 대체로 부유층자제들인 이들은 지난해 1월 오토바이경주클럽인 「터보클럽」을 만들어 여의도고수부지 등에서 대회연습을 핑계로 지그재그운전,과속,추월운전 등을 하며 틈나는대로 오토바이날치기ㆍ강도ㆍ강간 등 범행을 저질러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또 미국의 펑크족이나 일본의 폭주족 등을 흉내내 5∼6명씩 떼지어 경주용오토바이를 몰고 다니면서 자동차전용도로나 심지어 고속도로에서까지 과속으로 난폭운전을 일삼고 밤에는 고수부지 등지에서 노숙해 왔다.
  • “용서하되 잊지는 말자”/5ㆍ18민주화운동 10주에 부쳐/조오현

    ◎“원을 원으로 풀순 없다” 법구경 되새겨야 5ㆍ18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지도 벌써 10년이 됐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의 세월,그러나 광주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은채 마치 악성종양처럼 우리 사회의 내부를 불신과 증오로 채워가고 있다. 광주문제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더 시간을 기다려야 하겠지만 그 아픔이 10년이 지나고도 치유되지 않았다면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그동안 광주문제를 정리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6공화국 출범이후 국회는 그동안 망월동에 묻어두었던 광주문제를 꺼내 진실을 밝히고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한 활동을 벌였다. 국민들을 모두 TV수상기 앞에 매달리게 했던 청문회를 통해 가려졌던 진실이 조금이나마 밝혀진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었다. 또 5공시절에는 광주문제를 단순히 「광주사태」로 부르고 희생자들도 「폭도」라고 매도했던 것을 「광주민주화운동」으로 의미를 규정하고 「폭도」가 「희생영령」이란 말로 바뀐 것도 변화라면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우리의 역사가 그만큼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표면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광주가 내장하고 있는 본질적인 몇가지 문제는 미결로 남아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그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 것이며 민주화를 어떻게 이루어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광주문제는 일부 정치군인의 권력장악에 맞서 긴 군부통치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민주화를 실현시키기 위해 일어난 민주항쟁이었다. 수많은 희생자를 내면서 목이 터져라 외쳤던 구호도 민주주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부는 무력으로 이를 진압했고 선량한 시민과 학생은 폭도로 매도되었다. 처참한 살육전이 우발적인 것이었는지 계획적인 것이었는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어찌되었건 이로 인해 광주는 현대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도시가 되고 말았다. 5월18일만되면 시내 전체가 죽은 사람을 위해 촛불을 밝히고 통곡하는 도시는 광주밖에 없다. 우리가 적어도 같은 하늘 밑에 사는 형제라면 광주의 이러한 아픔을 어떻게든 풀어주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데 진작 매듭을 풀고상처를 아물게 해야할,정치적으로 책임있는 사람들은 「광주의 아픔」을 미끼로 추악한 정치흥정만 계속하고 있는듯한 느낌이다. 보상문제만 해도 그렇다. 정부여당의 경우 광주문제에 보상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마치 무슨 항복문서에 도장찍는 일인 것처럼 주저주저하고 있다. 정부여당은 애써 광주문제의 본질과 진상이 밝혀지는 것을 원하지도 않을 뿐더러 무조건 덮어두자는 식이다. 광주문제를 빌미로 명분상 흠을 잡히지 않겠다는 속셈이다. 야당이라고 해서 이 문제 해결에 여당보다 적극적이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야당은 광주문제를 끝까지 물고 늘어져 6공화국의 입장을 난처하게 함으로써 정치적으로 우위에 서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좀 심하게 말하면 정치인들은 아무도 광주문제를 마무리짓고자 하는 의지가 없어보인다. 말로는 과거를 청산하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떠들면서도 청산방법이 당리당략에 어긋날듯 싶으면 여지없이 생트집을 잡고 돌아앉고 만다. 슬픔은 나눌수록 작아지고 기쁨은 나눌수록 커진다고 했다. 그러나 누구도 광주의슬픔을 진정으로 나누려고 하지 않고 사람의 목숨값을 무슨 물건값 흥정하듯이 밀고 당기기를 계속하면서 그 언저리에서 자기 이익만 챙기려고 할 뿐이다. 저간의 형편이 이러하고 보면 광주문제가 10년이 지나도록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작태는 죽은 사람들의 원혼을 달래지 않고 유가족들과 슬픔을 나누지 않는다는 단순히 도덕적인 이유로만 비난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더욱 큰 문제는 그로 인해 높아진 불신의 벽과 삭여지지 않는 분노의 감정이다. 광주에 가본 사람은 느끼겠지만 광주문제가 10년째 공산의 메아리마냥 울리기만 하고 실체가 잡히지 않자 이제는 분노를 넘어 증오감으로 치닫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또다시 어떤 비극적 사태로 발전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광주사람들은 차마 입밖에 이런 말을 내뱉지 않고 있지만 해도 너무 한다는 불만이 낙진처럼 누적되고 있다. 일을 자꾸 어렵게만 만들어가서는 안된다. 광주의 슬픔이 아무리 크다고해도 10년을 거기에 매달려 역사의수레바퀴를 헛돌게 해서는 곤란하다. 수많은 사람이 광주항쟁때 쓰러져간 것은 길을 잘못 든 민주주의의 수레를 바로 가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들은 민주주의를 위해 스스로 역사의 제단앞에 공양물이 되었다. 진흙에 빠진 수레를 건져 올리기 위해 돌이 되고 다리가 되었다. 지금 살아남은 사람이 할 일은 그 돌을 딛고 일어나 그 다리를 밟고 민주사회라는 피안에 도착하는 일이다. 그것이 죽은 사람의 죽음을 욕되지 않게 하는 길이요. 우리 모두가 사는 길이다. 만약 그렇지 않고 언제까지나 광주의 비극을 흥정만 한다면 광주의 역사적 의미인 민주화가 오히려 광주라는 걸림돌에 걸려 넘어지게 된다. 당장 우리가 서둘러 해야할 일은 우선 광주의 상처를 빨리 아물게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용서하고 청산하는 길밖에 없다. 개인적 감정으로야 도저히 용납할 수 없고 용서가 안될 수도 있다. 장승같은 자식 잃고 기둥같은 형제를 잃은 사람에게 용서하라고 말하는 것은 무례한 요구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쩔 것인가. 용서하지 않는다고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오는 것도 아니고 용서와 관용이 아니면 문제의 실마리를 찾아낼 수 없는 것을. 부처님은 「법구경」에서 우리들 중생에게 이렇게 가르친바 있다. 『원망은 원망으로 갚아지지 않는다. 원망은 또다른 원망을 낳기 때문이다. 원망은 용서함으로써만 갚을 수 있다』 어려운 때,마음이 상하는 때일수록 우리는 성인의 말씀을 삶의 표준으로 삼아야 한다. 그분들의 가르침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슬기가 담겨 있다. 광주문제도 마찬가지다. 용서하고 관용하는 것만이 참으로 이기는 길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과거를 잊자는 얘기는 아니다. 역사란 과거의 아픔과 경험을 바탕으로 전진하는 것이라면 간디의 말처럼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아야 한다. 그리하여 다시는 10년전 광주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한다. 중음으로 맴도는 광주의 원혼들도 그래야 하루속히 정토왕생 이고득락하게 될 것이다. □약력 스님ㆍ전불교신문 주필 1968년 문단데뷔 신흥사주지 역임
  • 어머니 정부 살해/10대에 영장

    【대구】 대구동부경찰서는 29일 어머니와 내연관계에 있는 남자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우모군(19ㆍ대구시동구신암동)을 상해치사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우군은 지난 28일 밤11시쯤 어머니 이모씨(45)의 정부 우정길씨(56ㆍ도장공ㆍ대구시수성구만촌2동982의6)가 집으로 찾아와 어머니에게 욕을 하며 행패를 부리자 쇠파이프로 우씨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다.
  • 동구변혁과 북한의 딜레마/서병철 외교안보연구원 교수(세평)

    공산권의 공동번영을 위하여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강력히 촉구 하는 개혁정책의 바람이 아직까지 북한과 알바니아에만 눈에 보이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으나 공산권의 최근 정세는 이 두나라로 하여금 나무의 뿌리가 뽑히기 전에 가지를 휘어 순응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인식을 갖게할 것이다. ○국내외서 개혁 압력 나라밖에서 일어나고 있는 천지개벽에 비유될 만한 근본적인 변혁이 보도관제로 봉쇄될 수는 없을 것이다. 예컨대 소련이 북한에 신예무기를 제공하면서 고성능기계를 착오없이 다루도록 기술지도를 하기 위하여 군사고문단을 파견하면 이들은 소련과 동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소식을 북한 군부에 전달하는 매체가 될 것이다. 외부로 부터 들어오는 소식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가 완전무결할 수는 없으며 단편적으로 입수되는 정보는 오히려 실제보다도 부풀리어 확산된다. 따라서 국민들의 요구가 표면화되기 전에 개혁추세에 동조하려 할 것이다. 낙후된 경제도 개혁을 촉진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국가가 국민을 잘 살게 해 주어야 한다는기본적인 존립 목적 조차 저버릴때 국민들은 집권층에 등을 돌리고 축적되는 불만을 기회만 있으면 폭발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위험을 인식한 알바니아의 예를 들어보자. 사회주의체제를 채택하고도 소련 및 중국과 국교를 단절하고 미국과는 수교조차 하지 않은 이 나라는 1976년 개정된 헌법에서 외국으로 부터의 차관도입까지 금지하였다. 이 알바니아에서 최근에 우선 헌법에 저촉 안되는 무상원조를 서방으로부터 받아들이기 시작하였다. 경제 상황이 비슷한 북한이 알바니아의 예를 따를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 북한의 변화는 국내상황에서도 가능성을 찾아볼 수 있다. 김정일은 김일성이 생존하고 있는 동안에 주석직을 맡는 등 후계자로서 권력기반을 굳히는 것이 세습통례상 안전하다고 느낄 것이다. 그는 정치적 카리스마도 없고 혼자의 힘으로 거센 바람을 막아내기도 어려워 부친의 후광을 최대로 이용하기 위하여 수렴청정을 해주기를 바랄 것이다. 이때 그는 혼자서도 무엇을 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 주어야 하며 이를 위하여 대세에 동조하는과감한 개혁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수렴청정 바랄지도 다당제를 채택하여 민주주의적 선거를 실시하면 공산주의 정당은 비공산세력과 경쟁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정권을 상실한다는 사실이 폴란드ㆍ동독 및 헝가리에서 확인되었다. 작년 6월 공산주의 국가에서 처음 실시된 폴란드의 제한된 자유총선거에서 자유노조가 허용된 하원 35%의석을 석권하였으며 그 결과 비공산정권이 창출된 이변이 발생하였다. 금년 3월18일 동독 총선거에서도 「사회주의」라는 명칭을 당의 이름에 붙이고 있는 모든 정당이 보수세력에 의하여 밀려나는 결과가 나타났다. 헝가리에서도 지난 4월8일 실시된 선거에서 공산주의 통치원칙을 포기하고 새롭게 변모한 사회당이 불과 8%의 득표에 그쳤으며 마르크스 주의를 고집한 공산당은 완전 탈락하였다. 동유럽 국가들의 잇단 선거에서 예외없이 나타난 국민들의 공산주의에 대한 혐오감은 현 집권당으로 하여금 탈바꿈을 유도하고 있다. 이는 공산주의를 고수하려고 버티는 북한에게는 고통스러운 일이며 동시에 북한이 늦기전에변화하도록 자극을 주는 요인이다. 공산권의 수많은 변화중에서도 북한에 가장 큰 충격을 준 것은 동독의 정권교체와 루마니아 「피의 혁명」이었을 것이다. 동독의 호네커는 고르바초프가 페레스트로이카(개혁)를 채택하도록 강력히 권유하였음에도 이를 외면하고 독자노선을 고집하는 오만을 보이다가 정권을 상실하고 말았다. 그는 공산권 최대의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코메콘(공산권 상호경제원조회의)내에서 발언권을 강화하여 왔으며 17년에 걸친 장기집권중 카리스마까지 구축하여 북한으로부터 가장 성공적인 사회주의 성취자로 평가받았었다. 김일성은 「주체사상」과 호네커의 독립노선을 기꺼이 비유하면서 동독모형을 표준으로 삼았었다. 결코 개혁하지 않겠다는 호네커의 옹고집이 결국에 가서는 정권을 교체시켰고 이제는 동독이 서독에 흡수되는 형태의 통일로까지 연결되었다. 다음으로 공산권에서 발생하는 심상치 않은 사태에 관한 소식이 국민들에게 알려지지 않도록 집안단속을 철저히 하는데 뜻을 같이했던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가 밑으로부터의 혁명에 의하여 무너지고 처형된 사실도 북한을 초조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다. 양국은 공산권 개혁은 사회주의를 욕되게 하는 일이므로 공동으로 이를 저지해야 한다고 선언하였으며 소련에 대한 독자성을 바탕으로 이념적 동맹관계를 굳혀왔다. 차우셰스쿠도 족벌정치와 정권세습을 시도하여 사회주의의 이단자로 빈축을 사오기도 했다. 루마니아 혁명당국이 차우셰스쿠를 실각시키고 군법재판에 회부하여 신속히 처형함으로써 추종자들의 반발을 봉쇄해버린 기민성을 보인 것은 소련 KGB의 도움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보도된 바도 있다. 이와같이 개혁에 소극적인 정책을 추구하다 불행을 자초한 나라들의 예는 비록 동유럽국가들과 북한과는 지정학적인 위치와 국민들의 정치문화가 다르다고는 하지만 북한으로 하여금 적합한 개혁방도를 찾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북한의 변화가능성을 열거하면서 한국은 이에 대비한 조치를 서둘러야 할 것이라는 느낌을 갖는다. 더구나 70년대초의 독일의 여건이 90년대초 한국의 상황과 흡사하기 때문에 20년전 서독이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기선을 잡아 오늘날 통일에까지 이르게 된 것과 같이 한국이 노력하면 결실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한국이 작년 헝가리ㆍ폴란드 그리고 유고슬라비아와 수교한 이래 금년에 체코슬로바키아ㆍ불가리아 및 루마니아와도 국교를 수립하여 북방정책에 결실을 가져온 것은 1970년 8월 서독이 소련과 무력행사포기조약을 체결하고 이어 12월에 폴란드와 관계를 정상화한 동방정책의 결실과 비유된다. 또한 국제정세면에서도 1970년은 동서진영간의 데탕트가 이루어진 해였으며 두번째로 미소간의 대화와 타협에 의한 긴장완화가 1990년에 되풀이되고 있다. ○독일 본받을 필요성 1971년 동독에서는 울브리히트에서 호네커로 정권교체가 있었으며 1991년안으로 북한에서는 김일성에서 김정일로 정권이양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와같이 20년의 시차를 두고 동ㆍ서양에서 전개되고 있는 분단국간 상황의 유사점은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따라서 국력을 바탕으로 동독을 대화에 유도하여 통일을 달성하는 서독의방법을 본보기로 삼을 만하다.
  • 도덕공황이 사회위기의 근원이다/윤남중 새순교회 담임목사(서울시론)

    ◎각계지도층의 각성없으면 파탄 초래 북한을 테러밀수를 포함한 「밀수왕국」이라고 비난하는 우리 대한민국이 「교통사고의 왕국」에 「범죄왕국」이라는 오명으로 불리고 있으니 참으로 기가막히는 일이다. 어느날 모 신문 사회면의 9가지 기사중 폭력 범죄와 부도덕 범죄가 7가지나 보도되었다. 날이 갈수록 잔인해지는 청소년들의 성폭행,대낮에 가정집을 13번이나 털다 잡힌 떼강도들,부모를 구타하는 파렴치범,자녀를 목졸라 죽이는 비정한 부모,뇌를 다쳐 수술을 받으려는 환자를 거절하여 죽게 한 비정한 병원,우편 집배원이 우편물을 고물상에 파지로 팔거나 불태워버리는 비행 등등. 정말 한심하고 답답하다. 이젠 대낮에나 밤중에 평화로이 거리를 산책하기 두려운 사회상이 되어 버렸다. 각 교회마다 밤 예배와,새벽과 금요심야기도회 집회율이 현저하게 떨어졌다고 목사들이 이구동성으로 탄식하고 있다. 무서워서 못 다니겠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왜 그리고 언제부터 비정하고 광포해 졌는지 모를 일이다. 우리 민족은 해방 후 고난과 역경을 잘 참아왔고 그 혼란의 와중에서도 아름다운 인정과 예절바른 동방예의지국의 긍지를 잘 지켰던 것이다. 점령군으로서 우리나라에 왔던 미국인들을 맞다 보면 「아주 유순한 양같은 민족」이라고 칭찬하는 것을 들었다. ○「범죄왕국」오명 기막혀 그러나 70년대의 급속한 경제 성장으로 배가 부르고 생활에 여유가 생기고 삶을 즐기게 되자 물질만능의 유물주의 사상이 우리 삶에 스며들고 빈부의 격차가 심화되자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간의 갈등이 적대관계처럼 되어 버리고 말았다. 이러한 대중속에 흐르고 있는 심리는 사회적 질병같은 허무주의 사상이다. 이 허무주의는 어느 철학자가 설명한 대로 인생과 세계가 허무하다는 감정이 생활과 심리와 윤리를 지배하고 있는 「기분적 허무주의」와 행동의 가치기준을 전적으로 부정하는 「실천적 허무주의」와 모든 사회질서를 부정하는 「정치적 허무주의」가 사회 밑바닥에 깔려 있다. 이 「허무주의」는 부정의 정신이요 반역의 정신이다. 현재의 일체의 기준ㆍ가치ㆍ질서ㆍ권위에 대해 「아니다」고 부정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지금 경제위기라고 말하지만 실은 경제위기가 아니라 정신적 도덕부재에서 온 위기이다. 경제공황이 아니라 도덕공황이다. 경제적 자원결핍이 아니라 정신적 영적 각성의 결여에 있다. 미국의 경제공황때는 그래도 교회와 교육계에 도덕적 각성이 있었고 교회가 그 사회에 방향을 제시하므로 잘 이끌어 갔다. 그런데 오늘날은 종교마저 물량주의적인 유신론적 유물주의에 빠져 허무주의 사상에 부채질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 도덕적 정신적 무정부 상태에서 오는 폭력과 비리는 신뢰받지 못하는 지도자들에 대한 도전이라고 보아야 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법이다. 지극히 평범한 이 진리를 무시하기 때문에 흙탕물이 된 아랫물에서 마음대로 광란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될대로 되라는 허무주의 사상에서 나온 열매이다. 이와 같은 사회의 질병이 치료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의 앞날은 참으로 암담하다. 어떻게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없을까? 장관들을 갈면 되는 줄 알지만 그 사람들이 옷만 갈아 입고 나온들 아무 쓸 데가 없다. 정책변경을 수십번 했으나 그것이 그 사람들에 의해 나온 것이니 마찬가지다. 구약성서 열왕기서에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북왕국 이스라엘에는 여호람이라는 왕이 12년간이나 악정을 하는 중 엘리사라는 선지자가 여리고성에 머물고 있을 때였다. 하루는 백성들이 엘리사에게 와서 『보시는 바와 같이 이 성읍의 터는 아름답지만 물이 좋지 못하므로 모든 토산물이 익지 못하고 떨어지고 있으니 도와달라』고 요청하자 엘리사가 말하기를 새 그릇에 소금을 가져 오라고 하여 물 근원으로 가서 소금을 그 가운데 던지면서 말하기를 『여호와 하나님의 말씀이 내가 이 물을 고쳤으니 이로 인하여 다시는 죽음이나 토산이 익지 못하고 떨어짐이 없을 지니라』하셨느니라 하니 그 물이 고쳐져서 오늘까지 이르렀다는 이야기다(열왕기하 2장19∼22절). 믿든 안 믿든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좋은 교훈을 준다. ○근본문제 처방은 뒷전 토산물이 떨어지고 물을 마시는 가축이 죽어갈 때 청정제와 같은 소금을 물 근원에 던져 근본적인 문제를 치료하고 그것이 하나님의 명령에 의한 것임을 선포한 것이다. 그러므로 첫째 우리나라 상층부의 지도자들이 치료받아야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사회에 팽배한 불신 풍조다. 지금은 어떤 말을 해도 믿지 않으려 한다. 이 불신 풍조는 지도자들의 언행이­이 언행이 곧 정책이기도 하지만­진실해야 한다. 지도자들의 입에서 『절대 그런 일이 없다. 사실무근이다. 그런 표현이 아니었다』는 말로 부인했다가 하루 아침에 그 취소된 말 그대로 밀고 나가고 있으니 불신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둘째로 이 사회에 좀더 평화롭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부드러운 말은 통치기구에서부터 보여 주어야 한다. 집안싸움은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없다. 본래 질서가 있고 우애있는 가정은 싸움이 없는 법이다. 아무리 가난해도 예의범절이 있기 때문에 웬만한 문제가 일어나도 곧 잠잠해지는 법이다. 그러나 부모들이 싸움이 잦은 가정은 그 집 아이들도 잘 싸우고 부모들이 욕을 잘하면 자녀들도 욕쟁이가 된다. 그리고 가정 분위기가 산만하면 자녀들이 안정되지 못하고 결국 가출까지하게 된다. 교회도 목사가 호전적이면 교인도 호전적이 되고 목사와 장로들이 싸우면 교인들도 싸우게 된다. 한 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 여소야대의 정치판도에서 싸움이 쉴 날이 없었다. 3당합당후로 여대야소가 되었으니 싸우지 않고 나라 일이 잘 되겠지 하는 기대를 걸었으나 이제 집안싸움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잃어 버렸다. ○무교양적 처신에 환멸 이 싸움은 국가이익이 걸린 천재일우의 좋은 외교현장에서 인기 수입을 노린 경쟁추태를 다룬 보도와 고십만화가 연재되더니 급기야 추한 일이 터지고 말았으니 국민들이 볼 때 우습게 보고 있다. 야당은 야당대로 젖먹던 힘까지 합해서 독주하는 정부를 견제해도 역부족일 터인데 보궐선거에 이겼다 해서 다 된것처럼 위세를 부리는 것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다. 셋째로,좀더 긴 안목으로 인내와 성실로 소외된 계층에 관심을 두는 나라 살림을 해야 할 것이다. 물론 하루 아침에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예를 들자면 전ㆍ월세법 같은 것은 잘 해보겠다는 것이겠지만 오히려 집 없는 사람들을 울리고자살하게 하는 죄악을 범하고 있다. 『3월 한달 사이에 서울과 성남시에서 전ㆍ월세집을 구할 능력이 없는 것을 비관,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이 5명이나 있었다』정부가 사후처방문으로 내놓은 것이 상투적으로 「세무조사」라는 것으로 다스리려고 한다. 세무조사나 자금출처 추적조사 등은 문제가 발생하기만 하면 으레 손오공의 여의봉을 휘두르듯 하고 있으나 과연 그것으로 해결이 되었던가? 뛰는 놈이 있으면 나는 놈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런 문제도 결국 도덕성의 결여 때문이다. 이 도덕성 부재가 사회악의 근원이 된다. 예언자 엘리사의 방법대로 소금구실을 하는 도덕성,영적 정신적 각성이 지도자들에게 하루빨리 회복되는 길만이 「범죄왕국」의 오명을 씻을 수 있다.
  • 보증금받고 전과자에 기자증 발급/사이비기자 실상과 공갈수법

    ◎“화보에 내주마”히로뽕 먹여 폭행/서로 「봉정보」교환…73명에 뜯긴 업체도 「대한산업신보」「청소년선도신문」「환경공업신문」등 그럴듯한 신문사이름을 내세우고 공해배출업소나 유흥업소,심지어 교사들까지 상대를 가리지 않고 협박해 금품을 뜯어온 사이비ㆍ공갈기자 33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지난 88년 언론자율화 조치이후 정기간행물이 급격히 늘어나면서(지난해말 통계로 일간지 70개,주간지 8백19개,월간지 2천1백37개) 일부 특수지들의 횡포와 탈법행위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이 철퇴를 가한 것이다. 무작정 설립된 이들 사이비언론사들은 최소한의 자본금을 갖추지 못한데 따른 변칙운영을 일삼아 왔다. 이들은 급료없이 기자를 채용,기자들이 구독료ㆍ광고료 명목으로 갈취해온 돈을 사주와 기자가 3대7로 나눠 먹는가 하면 거액의 보증금을 받고 전과자등 아무에게나 기자증을 판 것으로 수사결과 밝혀졌다. 더욱이 이번에 적발된 사이비기자들은 학력이 고졸이하로 낮을뿐 아니라 대부분이 전과자들이어서 이들 신문사의 설립목적이 처음부터 취재ㆍ보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기」와 「공갈」에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검찰은 지난 한햇동안 이들 사이비ㆍ공갈 기자들로부터 협박당해 금품을 뜯긴 업체가 5백여곳에 이르며 피해액도 5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이들의 횡포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말해주고 있다. 사이비기자들이 갈취대상으로 삼은 곳은 폐수등 공해를 배출하는 업소나 탈법행위를 일삼는 유흥업소,그밖에 무허가 건축업자,그린벨트 훼손업소,가짜휘발유를 파는 주유소,사생활이 문란한 공무원,무면허 의료행위자 등 다양하다. 이들은 특히 경기도와 강원도 일대의 업체들을 지역별로 「관할구역」을 나눠 순회코스를 정해놓고 매일 차례로 출입하며 정기적으로 금품을 뜯기도 했다. 경기도 가평군 S한의원 원장 김모씨(68)의 경우 무면허 진료를 하는 약점을 잡혀 사이비기자 73명으로 부터 한번에 2만원씩 갈취당한 사례도 있었다. 또 구속된 송인범씨(29ㆍ전과8범)는 지난해 9일부터 의약품제조업체인 주식회사 「자연생」을 경영하면서 개인사업의 약점을 보호하고 선전에 이용하기 위해 「한국문화신문」이라는 엉터리 신문사를 차려 사원의 명의로 몰래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은행으로부터 3천7백여만원을 가로채는 등 사기행각을 벌이다 적발되기도 했다. 또 「내외타임즈」취재부장 김승동씨(44)와 같이 부녀자를 『화보에 실어주겠다』고 꾀어 히로뽕을 함께 복용하며 욕을 보이고 나체사진을 찍은 경우 등도 있었다. 이밖에 청소년선도신문 취재부장 주영철씨(41)는 지난1월 경기도 남양주군 「천암사」의 주지를 만나 절 내부분규때 깡패를 동원했다고 트집을 잡아 책을 강제로 사도록 협박하다가 구속됐다. 검찰은 이같이 사이비ㆍ공갈기자들이 설치고 있는 것은 일부 특수신문사들의 광고할당제등 운영상의 비리에 대한 법적인 제재가 미흡하고 환경ㆍ건축ㆍ위생분야에 대한 행정력이 구석구석 미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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