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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에 이런일이](-_-)凸 때렸어女

    “대뜸 욕부터 하는데 아저씨라면 가만 있겠어요.” 대전 둔산경찰서는 18일 인터넷 채팅을 하다가 상대방이 욕을 했다는 이유로 불러내 집단 폭행한 정모(15)양 등 여고생 5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몰매를 맞은 여학생은 목뼈가 부러지고 온몸에 멍이 드는 등 심하게 다쳐 ‘전치 8주’의 진단을 받았다. 경찰은 “병원진단 결과 정상적인 치료가 끝난 후에도 피해자에게 장애가능성이 남아 있는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고등학교 1학년인 정양은 지난달 30일 오후 7시쯤 대전시 유성구 원내동 주택가 공터로 고입 재수생인 박모(15)양을 불러낸 뒤 같은 학교 친구 4명과 함께 박양을 1시간 이상 주먹과 발 등으로 마구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사건 전날 정양은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박양과 인터넷 사이트 ‘세이클럽’을 통해 채팅을 하던 중 박양이 자신에게 욕을 했다는 이유로 다음날 약속장소로 나오라고 협박했다. 정양은 이날 평소 학교 등에서 어울리던 친구 4명을 공터로 불러 박양을 둘러싼 채 함께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밝혀졌다. 담당 경찰관은 “폭행 이후에도 반성의 기미가 없는 모습을 보면 무섭기까지 하다.”고 혀를 찼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변리사·行試기술직 수석합격 두 여성의 성공담

    변리사·行試기술직 수석합격 두 여성의 성공담

    올해는 각종 자격시험 및 국가시험에서 여성들이 맹위를 떨쳤다. 행정·기술·외무고시뿐만 아니라 공인회계사, 변리사, 세무사 시험에서도 여성이 수석을 휩쓸었다. 이공계의 사법시험이라 불리는 변리사 시험과 행시 기술직에서 여성의 두각은 특히 이목을 끌었다. 행시 기술직 수석합격자 박정민(30·부산대 전자계산학과 졸)씨와 변리사 수석합격자 김미정(26·이화여대 화학과 졸)씨가 22일 서울신문에서 만나 ‘일과 여성’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차별 안 받기 위해 수험준비” 김미정 평생직장으로 삼을 만한 직업이 좋겠다 싶어 변리사 자격시험을 준비하게 됐다. 결혼과 출산 그리고 육아문제 등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반 기업에서는 결혼과 육아문제 때문에 사내에서 눈치를 받지 않나. 변리사는 법률사무소를 차릴 수도 있고 평생 내 직장이니까 육아를 위해 휴직을 한다 하더라도 커리어를 계속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박정민 나이가 많아서 결혼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웃음), 개인적으로 아이는 엄마가 키우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공직사회는 민간기업보다 환경이 낫지 않을까 기대한다. 하지만 공직사회 역시 만만치 않을 듯싶다. 수험준비를 하면서 알게 된 현직 공무원에게서 “모든 국장들이 여성 사무관을 데려가기 싫어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점수대로 진입은 했지만, 능력을 인정받기까지 통로 자체가 굉장히 좁겠구나 싶었다. 김 능력은 사람에 따라 다른 것 아닌가. 당차고 똑똑한 여자들이 얼마나 많나. 여자라서 남자보다 능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일 뿐이지 모든 능력은 개인차라고 생각한다. ●“능력은 성별차가 아닌 개인차” 박 그런데 여자가 당차고 똑똑하면 독하다는 얘기를 듣는다.(웃음) 김 비슷한 경험이 있다. 남학생들과 스터디를 했는데, 첫 시간에 한 남자의 말에 “그게 아니지 않나요.”라고 따져 물었더니 다들 당황했다. 박 맞다. 여자들이 그렇게 행동하면 독하다고 욕 먹는다. 같은 상황에서 남자들은 능력있고 주관있다고 칭찬받는데…. 그리고 여자가 능력있다 싶으면 심하게 경계를 한다. 김 반면 일단 능력을 인정받게 되면 여자들이 오히려 눈에 띄는 것 같다.“오, 여잔데 잘 하네.”하며 한 번 더 쳐다보는 식이다. 박 이공계로 진학을 한 뒤 항상 선입견이 따라붙는 느낌이다. 학부에 입학해서 1학년 때는 공부를 등한시했다. 물론 점수도 엉망이었는데, 그래서 그랬는지 남자들이 은연중에 “여자가 어쩌구….”하면서 무시하는 말들을 하더라. 당시 너무 화가 나서 다음 학기에 과 수석을 했다. 공부로라도 이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이번에 수석한 것도 그래서 속이 다 시원하다. ●“노력한 만큼 얻게 된다” 박 흔히들 고시는 ‘운발’로 붙는다고들 한다. 하지만 운이라는 것은 정말 노력한 사람들에게만 허락되는 것 같다. 지난해 아깝게 면접에서 떨어졌지만 운이 없어서가 아니라 실력이 모자랐기 때문이었다. 합격한 지금 열심히 한 만큼 얻게 된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 김 각자 정말 공부가 잘 되는 시간이 따로 있다. 다른 사람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 공부하고, 몇 시간만 잔다는 등의 얘기에 현혹될 필요가 없다. 자신만의 학습패턴을 충실히 따르는 것이 현명하다. 박 삼시세끼를 꼬박 챙겨 먹으면 합격한다는 말이 있다. 아침밥, 점심밥을 먹으려면 그만큼 부지런해야 하고 규칙적으로 생활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위에서 음주가무로 슬럼프에 쉽게 빠지는 경우를 종종 봐왔는데 규칙적인 생활이 수험생활을 좌우하는 것 같다. 정리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10년만에 살인범 잡았지만…

    10년만에 살인범 잡았지만…

    10년 미제 강간살인사건의 범인이 경찰관의 끈질긴 노력으로 붙잡혔지만 공소시효가 끝나 풀려나게 됐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지난 1994년 12월22일 오전 충남 서천군 서천읍 군사리 ‘은비정’이라는 주점 내실에서 업주 강모(43·여)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발견 당시 정황으로 볼 때 전날 밤 강씨와 술을 마시던 손님이 그를 성폭행한 뒤 해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빈 맥주병에서 지문을 찾아내 감정을 의뢰했지만 주인을 밝혀내지 못해 사건은 미궁 속에 빠져버렸다. 10년이 흐른 지난 2004년 2월25일. 서천경찰서 형사계에서 6년째 감식업무를 맡고 있는 장영현(41) 경사는 경찰서 내 문서고에 들렀다가 우연히 먼지 쌓인 서류철 가운데 ‘1994년 미제사건 파일’을 찾아냈다. 감정결과 지문은 김모(29·대전시 서구 내동)씨의 것으로 밝혀졌고, 사건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김씨가 ‘은비정’에서 500m 정도 떨어진 곳에 살았던 사실이 확인됐다. 또 김씨가 1995년 12월에 주민등록증을 만들었기 때문에 1994년 지문을 감정했을 때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장 경사는 지난달 16일 사건 파일을 찾아낸 지 9개월 만에 김씨를 강도살인혐의로 체포했다. 김씨는 “술을 마신 뒤 성관계를 가졌고 집에 가려는데 여자가 반말로 욕을 해 등을 발뒤꿈치로 두 번 밟았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10년 만에 범인을 밝혀냈지만 사법처리 문제로 난관에 부딪혔다. 김씨가 고의로 강씨를 때려 숨지게 했으면 ‘살인’ 또는 ‘강도살인’(공소시효 15년) 혐의로 기소할 수 있고, 강간한 점을 입증하면 ‘강간치사죄’(공소시효 10년)로 12월21일까지 기소할 수 있지만 고의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폭행치사’나 ‘상해치사’(공소시효 7년) 혐의가 적용돼 공소시효가 이미 끝나 김씨를 재판에 회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대전지검 홍성지청은 21일 범인 김씨에 대해 ‘상해치사’ 또는 ‘폭행치사’혐의를 적용, 공소시효 7년이 지났기 때문에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천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열린세상] 밀양 성폭력 사건, 무엇이 문제인가/심영희 한양대 사회대 학장

    이번 밀양 성폭력 사건을 보면서 시계 태엽이 거꾸로 돌아간다는 느낌을 받았다.1984년 경찰의 여대생 성고문 사건,1989년 변월수 사건,1992년 김보은 진관 사건, 김부남 사건 등 이후 지난 15년 넘게 성폭력 퇴치와 예방을 위해 쏟아온 여성계의 노력이 일순에 물거품이 된 것 같아 가슴이 답답하기 그지없다. 사건을 보면 휴대전화를 잘못해서 만나게 된 중학교 여학생 3명을 10대의 남학생들이 집단 성폭행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것이 일회성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 공개하거나 부모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하여 신고하지 못하도록 하고 1년간이나 성폭행을 해왔다는 것이다. 피해여학생들은 병원치료까지 받고 수면제 20알을 먹고 자살기도까지 해서 이틀이나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한다. 그런데 그 남학생들은 별로 죄의식도 없이 친구 따라 장난으로 그랬다고 한다. 게다가 학교도 가족도 아무도 눈치를 못 챘다고 하니 기가 막히다. 더구나 조사과정에서 경찰이 피해자에게 “밀양 물을 흐려 놨다.”고 폭언을 하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함께 두어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욕을 하게 놔두었고, 가해자 부모가 피해자에게 보복하겠다는 뜻의 협박성 발언을 하였으며 담당경찰이 노래방에서는 피해자 실명을 거론하며 폭언을 하는 등 ‘2차 피해’까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을 보고, 우리는 여러 번 충격을 받고 새삼 되묻게 된다. 그래도 그들은 신세대로서 성교육도 받았을 터이고 남녀평등사상도 교육을 받았을 터인데…. 왜 그랬을까? 그 여학생들은 자살까지 기도하면서 왜 1년씩 신고도 못하고 끌려 다녔을까? 경찰은 왜 그런 폭언을 했을까? 가해자 부모는 왜 그런 보복적 인상을 주는 말을 했을까? 1993년에 성폭력특별법이 제정되고 여러 차례 개정되면서 법 집행상의 여러 문제점들이 많이 개선되었다. 근친간, 미성년자 등에 대한 범죄의 처벌과 피해자 보호절차 강화, 신뢰할 수 있는 자의 동석, 카메라·비디오 등을 이용한 몰래 카메라 범죄 처벌, 여성경찰과 여성검사에게 성폭력문제를 담당하게 하는 등 제도가 개선되었다. 또 최근 개정에서는 소위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피해자가 수사 재판과정에서 인권침해를 받는 일이 없도록 미비점을 개선하였다. 게다가 의식 개혁을 위한 성교육도 많이 확대되고 개선되었다. 성교육이 확대되었고, 남녀평등 의식을 고취하는 철학교육도 도입되었다. 직장과 교육기관에 성희롱 예방교육도 실시되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성매매 방지법도 제정되어 이제는 성폭력문제는 한시름 놓아도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이러한 제도적 의식적 개선 노력이 모두 헛된 것임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도대체 왜 그동안의 모든 노력들이 헛되게 되었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만들어 놓아도 그 제도를 운영하는 것은 사람인데 그 사람이 제대로 의식개선이 안 되었기 때문이다. 성교육을 하긴 했겠지만 가해자, 피해자, 경찰, 가해자 부모 모두 제대로 성교육을 받았는지 의문이 든다. 성교육 내용이 제대로 된 것인지 또는 교육 방법이 현실의 일상생활과 맞물리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여성을 성적욕구의 대상으로 보게 하는 장치는 주위에 널려있다. 텔레비전, 인터넷, 포르노 등등. 이들은 접근이 쉬울 뿐 아니라 현실의 여성을 인터넷 포르노속의 여성과 동일시하여 인간으로 느끼지 못하게 하는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대한 해독교육을 하지 않는다면 학교의 성교육은 아무 효과도 없을 것이다. 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처음으로 되돌아가서 의식개혁을 위한 기본 노력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여성을 평등한 인간으로서 인정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기본적이고 중요하다. 이런 성교육을 강화하고 현실의 일상생활과 연결하도록 하는 생동감있는 교육을 해야 할 것이다. 심영희 한양대 사회대 학장
  • [★들에게 물어봐] 영화 역도산의 설경구

    [★들에게 물어봐] 영화 역도산의 설경구

    촬영이 한창이던 일본 히로시마의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만난 지 정확히 5개월 만이다. 촬영이 끝난 저녁시간 좁은 정종집에서 함께 술잔을 기울였던 기억이 이제는 희미해질 법도 한데, 기자를 보자 “아, 정종집”하며 반갑게 맞는다.‘역도산’의 배우 설경구(36).100㎏에 가까웠던 크고도 단단한 몸에 매섭던 눈매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그는 현재진행형 역도산이다. ●‘역도산’의 진짜 제목은 ‘설경구’라던데…? ‘역도산’의 진짜 제목은 ‘설경구’라는 농담으로 인터뷰를 시작했지만 그 말의 반은 진실이다. 특유의 독기 품은 ‘센’ 연기가 거침없이 화면에서 포효하기 때문.“내가 부각되면 잘못된 거 아닌가.”라며 그는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설경구가 아니라 설경구만이 표현한 역도산이 살아 꿈틀댄다. 칼에 찔리면서도 숨긴 채 대중 앞에 섰던 역도산. 한 클럽에서 찍은 첫 장면이 역도산의 이중성을 압축하는 것 같아 좋았다고 하자 그는 “좀 아파보이던가요?”라며 씩 웃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대놓고 야비해져서 일관성이 없어 보인다고 했더니 “원래 앞뒤가 안맞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콤플렉스 덩어리예요. 저도 처음엔 ‘너무 비열한 거 아니야.’란 생각을 했죠. 하지만 찍으면서 점점 그를 이해하게 됐어요. 역도산 얼굴 봐요. 그게 어떻게 30대 얼굴이야,50대 아저씨지. 자기 속에서 싸움을 얼마나 했으면 그런 얼굴이 나왔겠어요. 마음만은 모자라고 가난했던 슬픈 영웅이죠.” 관객들의 마음에 오래도록 각인될 이미지는 무엇보다 그의 육체. 몸과 몸이 처절히 찢기고 부딪치면서 빚는 울림이 크다.“몸이 중요한 영화예요. 제 살의 대표작이죠.” 그는 자신의 몸으로 표현한 3번의 링 장면이 “역도산의 인생 같더라.”고 했다. 무명에서 화려한 일본 영웅으로 서고, 이무라전에서 비겁하게 이겨 왕이 됐지만 실제로는 밀려 나가고, 마지막은 끝까지 발악하는 역도산. 특히 지기 위해 싸웠던 마지막 링 장면은 찍는 것도 힘들었지만 영화로 보면서도 슬펐단다. ●일본어로 애드리브도 한 ‘독한 배우’ 몸을 불리고 영화의 98%나 되는 일본어를 공부하기 위해 고생한 일화들은 이미 널리 알려진 얘기. 다만 대사 한 줄 안 외우고 현장에서 부딪치기로 유명한 그가, 어떻게 일본어 대사를 외워서 연기했는지가 궁금했다.“‘공공의 적2’도 전문용어가 많아서 다 외웠는데, 올해는 계속 외워서 하네요. 비참하게.” 하지만 그의 자존심은 ‘외우는 연기’만을 허용하진 않았다. 일본어 욕의 리스트를 써달라고 해서 머릿속에 담아뒀다가 애드리브로 활용했단다. 정말 독한 배우다. 그 독한 배우에게도 마음을 울리는 배우가 있었다. 칸노 회장 역을 맡은 ‘감각의 제국’의 배우 후지 다쓰야. 역도산의 이름을 받는 장면을 찍을 때의 일이다. 역도산만이 화면에 잡혔는데도 후지 다쓰야는 2시간 동안 꼬박 무릎을 꿇고 있었다.“처음엔 저게 편한가보다 했죠. 일어날 때 다리를 만지는 걸 보고 저린데 참았다는 걸 알았어요. 어찌나 감사하던지….” ●흥행? 안되면 말고… 아직 몰라요. 시사회 이후 반응들을 챙겨 보고 있느냐고 묻자 바로 “별로 안 좋던데….”라고 툭 내뱉는다. 이내 “상업적인 건 아직 모르는 거고 아님 말고”라며 심드렁한 태도로 돌아온다. 하지만 극적인 장치가 다소 부족하고 시나리오에 있던 감정신들이 많이 빠져 인물에 대한 공감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하자 “편집은 내가 할 일은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하면서도 아쉬운 속내를 감추진 못했다.“엄마가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술에 취해서 넘어지고 아야가 그걸 보고 칸노 회장에게 도와달라고 하는 장면이 원래 있었어요. 몇 장면은 재편집하는 거 같던데.(인터뷰는 개봉 일주일전에 진행됐다.)아∼ 불쌍한 송해성.” 오랜 준비기간과 연기인지 실제인지 모를 정도로 힘들고 아팠던 촬영과정을 거친 영화 ‘역도산’. 감독을 불쌍하다고 부르는 목소리엔 자신에 대한 연민도 포함돼 있지 않을까.“영화 정말 잘됐으면 좋겠어요. 한일 관계도 개선될 거고….” 이게 그의 진심인 듯하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나요? 잡식이죠 “한국 배우만큼 경쟁력있는 배우는 없죠.” 한국 최고의 배우로 꼽히는 설경구에게 존경하는 배우를 물으니 “나랑 같이 했던 배우들”이라며 “모든 배우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장황하게 이어지는 한국배우 예찬론! “한국 배우는 정말 위대해요. 항상 현장을 지키고 스태프들과 어울리죠. 시장이 좁은 못사는 나라에 태어난 게 죄지.” 그리고 “제발 ‘한국의 누구’라는 표현 좀 안썼으면 좋겠다.”며 쓴소리를 했다.“민식이형(최민식)이 어떻게 한국의 게리 올드먼이에요. 천배 만배 더 낫죠. 송강호도 주성치하고 비교가 안돼요. 차승원의 코믹함을 또 누가 쫓아와. 톰 크루즈가 미남 배우라고요? 원빈·정우성·장동건·배용준 등 우리가 훨씬 많아요. 요즘 르네 젤위거가 왔다고 다들 난리치는데, 이해가 안 가요. 영화 팔려고 온 거지.” 한국 배우에 대한 강한 자부심은 곧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기도 할 것이다. 다른 배우들 말고 자신의 연기도 한마디로 규정할 수 있는지 슬쩍 물어봤다.“나요? 잡식이지. 음∼. 분노인가? 아 이제 진짜 분노 좀 안 하고 싶어요.” 그 결심대로라면 다음 작품쯤에선 밝고 온화한(?) 그의 새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도로 아미打불

    “미안하다고만 했어도 안 그랬을 겁니다. 여자가 건방지게 욕을 하고 도망가잖아요.” 운전 중 도로에서 다툼이 일어났던 데 앙심을 품고 며칠동안 상대운전자를 쫓아다니다 흉기로 찌른 엽기적인 30대가 쇠고랑을 찼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진로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다툰 뒤 여성운전자를 사흘 만에 찾아내 흉기로 상처를 입힌 김모(32)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7월3일 오후 승용차를 타고 강남구 논현동의 한 술집 앞을 지나다 A(34)씨의 차량과 엉켜 실랑이를 벌였고 6일 친구의 차를 타고 논현동을 지나다 우연히 A씨의 승용차를 발견한 김씨는 그녀를 집 앞까지 따라가 현관에서 흉기로 가슴부위를 찔렀다.
  • [서울광장] 연기금, 난파선의 반란/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연기금, 난파선의 반란/우득정 논설위원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의 인터넷 글로 촉발된 연기금 논란이 봉합국면에 접어들었다. 연기금 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 문제를 환기시켰다는 점에서 정치인 김 장관은 ‘남는 장사’를 했다는 손익계산서도 나오고 있다. 과연 그럴까. 당정간의 알력, 복지부와 재경부 그리고 여야의 공방, 재계의 의결권 문제 제기, 노무현 대통령의 진노 등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지만 정작 고민하고 해법을 모색해야 할 핵심과제는 모두 비켜갔다. 바로 국민연금의 재정 건전성 확보 방안이다. 연기금 논란은 곧 국민연금 논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국민연금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지난해 말 현재 55개 기금이 운용하는 여유자금 190조원 가운데 국민연금이 112조원에 이른다. 게다가 국민연금은 2010년 242조원,2020년 497조원,2035년 603조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돼 있다. 김 장관이 연기금 논란에서 선봉장으로 등장하게 된 배경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동시에 시한폭탄이 장착된 화약고다.1988년 출범 당시 강제 가입에 따른 저항을 줄일 목적으로 낸 돈의 최고 19배까지 타도록 설계된 기형구조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2047년이면 국민연금 재원이 완전 고갈된다며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개편을 서두르는 이유다. 지금 문제가 된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도 연금 요율 개편에서 비롯됐다. 국민들로서는 어느날 갑자기 연금 재정이 바닥나게 생겼다며 부담은 대폭 올리고 수급액은 용돈 수준으로 떨어뜨리려 하니 기가 찰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최근에는 채권 수익률 급락으로 정부의 개편안보다 부담률은 더 올리고 수급률은 더 낮춰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이번 논란 과정에서 어느 누구도 국민연금의 재정 건전성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점수 깎일 일에 앞장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열린우리당 유시민의원이 대안을 제시했다지만 이는 참여정부 임기내에는 욕얻어 먹을 짓을 피하겠다는 ‘꼼수’의 성격이 짙다. 비단 우리나라만 아니라 연금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모든 국가들의 고민이 재정 건전성문제다. 가장 인기 없으면서 피할 수도 없는 문제다. 갈수록 수명은 늘어나는데 출산율은 낮아지고 수익률은 떨어지니 그럴 수밖에 없다. 해법은 더 내고 덜 받고 좀 더 나이 들어 받으라는 것뿐이다. 지난 7월 일본의 고이즈미 내각이 총선 패배의 위험을 무릅쓰고 연금 부담을 늘리는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일본도 과거 20년 동안 땜질식 처방만 거듭했다. 이탈리아는 우리처럼 적게 내고 많이 받는 구조를 방치했다가 연금제도 존립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정부도 인정하듯이 연금 개혁은 늦출수록 더 큰 저항에 부딪히게 된다. 늦춘 만큼 부담은 늘어나고 수급액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머잖아 좌초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침묵하는 것은 미래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파렴치한 행위나 다름없다. 여권이 전면에 나서 국민에게 이해를 구하고 개혁을 독려해야 한다. 노동계의 거센 반발과 집권당의 총선 패배라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끈질긴 설득으로 연금개혁에 성공한 프랑스나 영국에서 ‘사즉생’(死卽生)의 리더십과 뚝심을 배워야 한다. 특히 김 장관은 지난 개각에서 복지부장관 자리를 기피한 이유가 국민연금 개혁에 있었음을 숨기지 않는다. 그러면서 ‘김근태가 전사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한다. 김 장관이 ‘꿈’을 품은 정치인이라면 국민연금 개혁의 난관을 먼저 돌파해야 한다. 인기 없다는 이유로 본류는 외면한 채 곁가지 문제로 점수를 얻으려고 해선 ‘꿈’을 이룰 수 없다. 다시 강조하지만 국민연금 개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기획] 욕, 난세의 ‘문화코드’로…TV·문학 ‘점령’

    [기획] 욕, 난세의 ‘문화코드’로…TV·문학 ‘점령’

    ‘욕’. 그것은 저급한 소통수단인가, 필요악인가-. 우리사회의 정치권과 뒷골목에서 욕설이 난무하는 것 못지않게 문화예술계에서도 온갖 욕과 쌍소리가 넘쳐난다. 그 때문인지 극장 가기도,TV 보기도, 라디오 켜기도, 소설을 들추기도 겁이 난다. 말 그대로 욕의 홍수다. 아무리 문화가 당대의 시대상을 반영한다고 해도 이건 너무하다 싶다. 하지만 문화예술 각 장르에 만연한 이같은 욕들은 우리시대의 한 코드로 통용되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나게’ 스크린은 욕설 경연장? “내 입술 부빈 ×은 니가 처음이야.”“×나게 좋아한다.” 10대 청소년 대상의 영화 ‘그놈은 멋있었다’의 대사중 일부다. 인터넷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동명의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이 영화에서 욕은 분노나 위협 등의 격한 감정을 표현하는 특수한 용어가 아니라 10대들의 일상어로 등장한다. 새달 3일 개봉하는 ‘발레교습소’(15세)에서도 주인공 민재가 감정이 격해지면서 ‘18’이라는 말을 쓰고, 양아치들은 ‘×만한 게’‘×발년’같은 욕을 예사로 내뱉는다. 영화 ‘말죽거리잔혹사’(15세)에서는 “대한민국 학교 ×까라 그래!”라고 외치고,‘위대한 유산’(15세)에서는 ‘미친년아’‘변태 또라이 새끼’등 거친 표현이 쉴새없이 쏟아진다. 중년층을 겨냥한 ‘고독이 몸부림칠 때’(15세)에서도 ‘염병할 놈’‘우라질 놈’‘뭔 지랄이여’등이, 전쟁영화인 ‘태극기 휘날리며’(15세)에서도 ‘×팔’‘×나게’라는 표현이 수도 없이 나온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보리울의 여름’‘달마야, 서울가자’‘신부수업’등의 몇몇 영화는 욕설이 없는 무공해표 영화라는 점을 홍보문구로 내세웠을 정도다. 한국 영화에서 ‘이 자식’‘이 새끼’를 넘어서는 욕이 등장한 것은 90년대 초반부터. 욕설 표현의 금기를 깬 선구자는 여균동 감독의 ‘세상밖으로’(94년)다.‘×만아’같은 욕설을 무려 250회에 걸쳐 쏟아놓았다. 이후 송능한 감독의 ‘넘버3’를 시작으로 ‘친구’‘피도 눈물도 없이’등 잇단 조폭영화를 거치며 욕은 코믹한 수준을 넘어섰다. 폭력, 노출과 함께 욕설이 3대 심의 기준의 하나인 미국과 달리 국내 심의에서 욕설은 18세 관람가에서는 아예 문제시되지 않을 뿐더러 15세 이상 관람가에서도 관대한 편이다. ●안방까지 침범한 욕설 최근 방영된 MBC 드라마 ‘아일랜드’에서 에로배우 시연(김민정)은 ‘지랄’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이 상대적으로 엄격한 탓에 영화에서처럼 적나라한 욕설은 등장하지 않지만 비속어나 은어의 사용은 빈번해졌다.MBC FM 신해철의 고스트네이션(3월10일 방송)은 ‘맞장을 까고’‘쪽팔리는 얼빵함’‘지들이 구라치거나’등의 비속어를 사용해 방송위원회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았다. 대중가요에서의 욕설도 점차 강도가 세지는 추세다.SBS 심의팀이 올 11월까지 심의한 4675곡 가운데 방송불가 판정을 받은 가요는 총 143곡. 이 가운데 욕설을 포함한 비속어 사용이 문제가 된 경우는 70곡이었다. 조pd의 ‘SHOW MUST GO ON’은 ‘띨빡한’‘까발려진 개수작’‘fucker’‘god damn’ 등의 표현 사용으로 불가 판정을 받았다. 올해 나온 서태지의 노래 ‘F.M Business’에서는 ‘fucking’이 사용돼 방송불가 판정을 받았고,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2집에 수록된 ‘뒷담화’는 무려 35초 동안 온갖 욕설이 이어진 뒤 노래가 시작된다. 저항을 사명으로 하는 힙합 가수들의 경우 욕설은 거의 필수항목이나 마찬가지다. ●문학속의 욕 한국소설 속에서의 욕설은 오랫동안 ‘갖은 양념’ 같은 것이었다. 이문구 김주영 윤흥길 조정래 등 문단을 이끈 중진작가들은 주요 작품들 속의 등장인물들에게 거의 예외없이 질펀한 욕을 쏟아내게 해 독특한 작가적 질감을 일궈냈다. 예컨대 이문구의 대표작 ‘우리동네’같은 작품은 쉴새없이 끼어드는 욕설이 줄거리보다 더 선명하게 기억될 정도. 사정없이 내다꽂는 욕설이 주요한 문학적 장치가 되는 추세는 서사가 강한 중진작가들의 작품활동이 뜸해지면서 거의 사그라든 형편이다. 그러나 10대가 점령한 인터넷 소설쪽은 사정이 다르다. 아예 ‘욕설의 바다’ 수준이다.10대의 폭발적인 호응을 업고 문학시장 깊숙이 침투한 인터넷 소설은 거침없는 욕설과 원색적 비아냥이 이야기를 엮는 필수 소재가 돼버렸다. 최근 그 경향은 초등학생들쪽으로까지 침투해 내려갔다. 또래끼리 문화층을 갖춘 이들은 나름대로의 변형된 욕 글들을 주고받는다. 한글 자체의 글꼴을 변형하는가 하면 알 듯 모를 듯한 욕설을 일삼는다. 팍팍한 삶에 윤활유가 돼 주었던 욕이, 인터넷 소설판에서는 이제 특별히 감동적일 것도 없는 일상용어로 돌변해버린 셈이다. 연극에서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최근 막을 내린 뒤 앙코르 공연예정인 ‘청춘예찬’만 보더라도 극중 불우한 환경 속에 고등학교를 4년째 다니고 있는 22살의 청년과 친구들의 대화 속에는 “X발, 개새끼”는 양념 격으로 등장하기 일쑤다. 그런가 하면 “중삐리 관중 X나게 많은데서”“물레 돌리지마 이 X새끼야”“씨박 새끼 넌 술이 들어가냐?”같은 욕과 비속어가 즐비하다. 순수예술의 꽃인 연극의 이름이 무색할 정도다. 문화부 종합 coral@seoul.co.kr
  • 당당해진 욕…병든 사회의 ‘신음’

    당당해진 욕…병든 사회의 ‘신음’

    욕, 악장거리, 악구, 험담, 험구……. 우리말에는 욕설을 가리키는 말도 많고 욕 자체도 많다. 소설가 정태륭씨가 우리 욕을 수집해봤더니 일단 추린 것만 해도 6000개였다 한다. 욕이라 해봤자 ‘바카’(말과 사슴을 구별 못하는 바보),‘칙쇼’(畜生·짐승) 정도인 이웃 일본과 큰 차이다. 그만큼 욕은 우리의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표현양식 가운데 하나라는 의미다. 욕설의 범람 배경에는 아무래도 권위주의의 종말이 첫째 이유로 꼽힌다. 억눌렀던 힘이 사라지자 반사적으로 튀어나왔다는 설명이다. 그렇기에 욕을 하나의 유행으로 치부할 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 연세대 황상민 교수는 욕설을 “권위나 위계질서, 규범·비규범의 경계가 무너진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규정했다.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서는 민주화일 수도, 아노미상태일 수도 있다. 인터넷 문화와 대중매체의 상업주의가 부추기는 측면이 있지만 자율적이고 평등한 문화가 자리잡을수록 점차 사라지리라고 전망했다. ‘개인’이 사라지고 있다는 위기감 때문에 욕이 광범위하게 퍼졌다는 해석도 있다. 사실 ‘개성’이라고 불리는 문화적인 코드치고 유행에 떠밀리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다. 충남대 황인덕 교수는 이 때문에 “자기 존재에 대한 과잉의식”으로서 욕을 정의했다. 또 갱그룹(Gang Group·또래집단)을 찾게 된다. ‘범생이그룹’에 속하지 못하는 평범한 학생들이 ‘문제아그룹’에 억지로라도 끼기 위해 욕을 해대는 것이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 이 경우 기존 그룹 구성원들보다 더 ‘오버’할 가능성이 높다. 한동안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초선의원들의 막말행태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여기에다 비합리적인 우리 사회의 병폐도 욕을 부추긴다. 꽉 막힌 사회적인 의사소통을 욕은 단번에 뚫어주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욕은 상소리가 아니라 강조어법이나 효과적인 전달 방식으로 자리잡기도 한다.‘욕, 그 카타르시스의 미학’이란 책을 낸 계명대 김열규 석좌교수는 “커뮤니케이션의 포기 혹은 파괴로 인해 마지막으로 나오는게 욕”이라면서 “자위권의 발동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지적에 대해서 ‘어쨌든 욕은 욕일 뿐’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신대 김종엽 교수는 “기층 민중들의 생활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이 바로 욕”이라면서도 “바람직스럽지는 않다.”고 말했다. 욕은 어디까지나 우회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막말 퍼레이드’ 어디까지 모 야당 의원은 일국의 대통령과 총리를 공개적으로 ‘무식한 꼴통’이라고 했다. 그런가 하면 또다른 야당 의원은 현 정권을 ‘캄보디아 폴포트 정권’이라고 퍼부어 댔다. 막말을 하는 데는 물론 여야가 따로 없다. 헌법재판소를 ‘헌법제작소’, 헌법재판관을 ‘법복 입은 정치인’이라고 비아냥거린 여당 의원도 있다. 욕 권하는 사회 탓인가. 개인의 인격 부재인가. 새 정치에 대한 기대 속에 출범한 17대 국회의 ‘선출된 인재’들이 펼치는 험구정치에 국민은 피곤할 따름이다. 욕! 그것은 응달의 언어였다. 그런데 지금 욕은 벌건 대낮의 말이 됐다. 대한민국 한 복판에서 중인환시리에 당당히 토설하는 뻔뻔스러운 언어가 돼 버린 것이다. 어디 정치뿐이랴. 영화고 연극이고 소설이고 욕은 이미 문화까지 접수했다. 온통 막말 퍼레이드다. 어떤 이는 이 강파른 세상에 어떻게 욕 안하고 살 수 있느냐고 반문한다. 입 사나운 걸 탓하기 전에 세상 사나운 걸 탓해야 하지 않느냐는 얘기다. 욕은 필요악인가. 문제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어떤 욕을 하느냐 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언젠가 빛고을 광주에서는 전국 욕쟁이대회가 열린 적이 있다. 음습한 뒷골목에서 나뒹굴던 쌍소리가 양광에 삽상한 바람까지 쐬는 호사를 누린 것이다. 대회장은 문전성시를 이뤘고, 도 대표들의 옹골진 욕에 사람들은 배꼽을 쥐었다. 그 때 욕은 상스럽지도 더럽지도 않았다. 거기에 역사가 있고 문화가 있고, 민족의 얼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차라리 ‘욕의 복권’이었다. 욕을 하지 말아야 함은 당위에 속한다. 그럼에도 욕은 어지럽게 춤춘다. 대중문화 그중에서도 특히 영화는 욕설의 하치장이다. 조폭코미디의 유행이 지나면서 전체적으로 영화에서의 욕설 횟수는 줄었지만, 문제는 스토리 전개와는 전혀 상관없는 곳에 욕설이 습관적으로 끼어든다는 것이다. 요즘들어 12세·15세 이상 청소년 관람가 영화에서는 욕설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문자 씹으면 죽구, 전화 안 받으면 더더욱 죽는다.” 청소년들의 삼각 사랑을 그린 영화 ‘늑대의 유혹’의 한 대목이다. 욕설문화의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주범은 단연 인터넷 공간이다. 이른바 사이버 소설은 아예 10대들의 독천장이다. 인터넷 소설카페를 통해 또래문화를 형성한 이들은 온갖 욕설과 은어에 희한한 이모티콘까지 섞어 비문·오문 투성이의 ‘창작글’을 올리기 일쑤다.“그 뭬췐뇬이 나한테 꼬뤼쳤”“이런 뛰발”“이 새퀴들”“졸라”“아가리 묵념” 등의 낯 뜨거운 비속어들이 후렴구처럼 쓰인다. 욕 잘하는 캐릭터가 ‘쿨’한 주인공 대접을 받는 것은 물론이다.‘존나 머싯는 놈’‘존나 사랑해’ 등 아예 제목에 욕이 들어가는 사례도 줄줄이다. 예술이란 마당에서 ‘활용되는’ 욕은 때로 생명력을 불어넣는 키워드가 되기도 한다. 한 사회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거울 구실을 하기도 한다. 이제 욕은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그 순연한 카타르시스의 미학,‘욕의 힘’을 되찾아 줘야 할 때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새로 나왔어요]

    ■ 에미넴 4집 앨범 ‘앙코르’ “부시 욕하는 건 에미넴이 ‘짱’이지 않나?” 흑인 래퍼 제이더키스가 지난 7월 미국 뉴욕에서 있었던 존 케리 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비판한 노래를 불렀다는 기사에 대한 한 네티즌의 반응이다. 올 한해도 부시 대통령은 질리도록 욕을 얻어먹었는데 백인 래퍼 에미넴의 신보가 그 대미를 장식하지 않을까 싶다. 컨트리 음악의 대부 윌리 넬슨을 필두로 컨트리 그룹 딕시 칙스, 레니 크래비츠, 랩 그룹 퍼블릭 에너미·비스티보이스, 헤비메탈 그룹 메가데스, 네오펑크 그룹 그린데이 등 웬만한 가수들은 새 앨범을 낼 때나 콘서트를 할 때마다 부시를 도마 위에 올렸다. 브루스 스프링스틴은 부시를 비난하는 글을 뉴욕타임스에 실었다. 가장 큰 타격이 될 것처럼 보였던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화씨 9/11’까지 나왔지만 부시는 재선에 성공,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런 때, 평소 부시와 동료 가수들 ‘씹는데’ 일가견이 있는 에미넴이 2년만에 4집 ‘앙코르(encore)’를 냈다. 일명 ‘부시송’으로 알려진 ‘모시(Mosh)’는 비장한 사운드에 “대통령이 죽었으면 좋겠다. 오일 전쟁을 멈춰라.”라는 공격적인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다. 첫 싱글 ‘저스트 루즈 잇(Just Lose It)’은 마이클 잭슨을 조롱하는 곡. 잭슨의 아동 성추행과 성형수술 부작용을 비꼰 뮤직비디오 또한 파문을 낳고 있다.‘Puke’나 ‘My 1st Single’ 등에 삽입된 구토, 방귀, 트림 소리는 그의 분노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역시 에미넴은 ‘독설의 제왕’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재즈 역사 만화로 즐기세요 지난해 발간돼 큰 반향을 일으켰던 ‘재즈 잇 업(Jazz it up)-만화로 보는 재즈 역사 100년(고려원북스 펴냄)’ 제2권이 나왔다. 뮤지션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었던 1권과 달리 2권에서는 음악에 집중, 재즈 태동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재즈 스타일의 변천사와 그 시대를 풍미한 거장들의 삶, 음악관, 음악적 교류 등을 담고 있다. 재즈잡지 발행인이자 비평가로 활동하는 남무성 작가의 쉬운 설명은 재즈 알기의 ‘지름길’이 되고 있다. 전편에 넘치는 유머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것도 이 책의 장점. 김대환, 이정식 등 한국의 대표적 재즈 뮤지션들도 소개하고 있으며 이들의 작품을 담은 CD도 담겨 있다. 60년 역사의 일본 재즈 전문잡지 ‘스윙저널’에서 내년 1월부터 이 책을 연재하기로 확정할 만큼 만만찮은 내공을 갖추고 있다.1만5000원.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그것이 알고싶다] ‘공공의적2’ 막바지 촬영현장

    [그것이 알고싶다] ‘공공의적2’ 막바지 촬영현장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청사 입구로 검은색 승용차 4대가 미끄러지듯 들어온다. 순식간에 몰려드는 수십명의 취재진. 카메라 플래시가 사방에서 터지고,‘한말씀만 해달라’는 기자들의 아우성으로 현장은 금세 아수라장이 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익숙한 풍경. 비리에 연루된 거물급 인사가 검찰에 소환될 때마다 TV뉴스에서 질리도록 봐온 바로 그 장면이다. “컷, 거기 기자들 달려드는 게 너무 늦어. 질문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해야지.” 일요일인 지난 21일 오후, 평소 같으면 나른한 휴식에 빠졌을 서초동 서울지검 청사앞이 시장통처럼 소란스럽다. 영화 ‘공공의 적2’(제작 시네마서비스)의 막바지 촬영 현장. 가짜 취재진으로 동원된 100여명의 엑스트라와 촬영 스태프, 그리고 현장 취재에 나선 ‘진짜’기자들까지 대규모 인파를 헤치며 일사불란하게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이는 전편에 이어 메가폰을 잡은 강우석 감독이다. 3년만에 제작되는 ‘공공의 적2’는 강력계 형사에서 강력부 검사로 격상한 주인공 강철중(설경구)의 변신에서 짐작할 수 있듯 ‘적’의 실체가 정계와 재계의 핵심부로 한층 세졌다. 부조리를 못참는 다혈질 검사 강철중의 상대는 부와 명예, 권력을 한손에 쥔 한상우(정준호).“전편이 개인적인 코드였다면 2편은 좀더 사회성이 강한 드라마”라는 게 강감독의 설명이다. 정경유착을 파헤치는 검찰의 활약상을 그린 작품인 만큼 영화는 검찰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시나리오 작업에 강력부 검사가 직접 참여했고, 검찰청사를 처음으로 촬영 현장으로 개방했다. 이날 촬영분은 수뢰혐의로 소환된 중견 정치인(박근형)이 차에서 내려 로비 엘리베이터앞에서 강철중 검사와 대면하기까지의 장면. 두사람의 예사롭지 않은 눈빛이 향후 펼쳐질 수사과정의 험난함을 예고하는 듯하다. 영화 ‘역도산’을 위해 95㎏까지 불렸던 살의 흔적을 거짓말처럼 지워버린 설경구는 날렵했다. 점퍼 복장의 껄렁껄렁한 형사에서 말끔한 슈트 차림의 엘리트 검사로 탈바꿈한 그는 “전편에서는 막갈 수 있었는데 이번엔 검사다 보니 욕도 못하고 때리지도 못해 답답하다.”며 웃었다. 그러더니 “액션이 별로 없어 몸은 편하지만 대사가 너무 길고 전문 용어가 많아 힘들다. 대사를 완벽하게 외워서 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엄살을 부렸다. 그래도 왼쪽 눈밑의 상처 분장은 전편 못지않은 액션 연기를 예감케 한다. 연달아 코미디 영화에 출연하다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으로 돌아온 정준호는 “감독님도 그렇고, 나 자신도 처음엔 이미지가 맞지 않을까봐 걱정했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 보니 의외로 잘 맞는 것 같더라.”며 스스로의 연기 변신에 만족해했다. 스크린에서 5분 분량도 채 안 될 이날의 촬영은 4시간만에 끝이 났다. ‘공공의 적2’는 현재 90%가량의 촬영을 마쳤으며, 후반 작업을 거쳐 내년 2월3일 개봉할 예정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ADT챔피언십]소렌스탐 시즌 8승

    아무도 ‘여제’를 넘지 못했다. 미여자프로골프(LPGA) 시즌 최종전 ADT챔피언십 마지막날 경기가 열린 22일 플로리다주 트럼프인터내셔널골프장(파72).3일 내내 선두를 지키던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위기를 맞았다. 소렌스탐이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이는 사이 1타차로 쫓던 크리스티 커(미국)가 4타를 줄이며 승부를 연장으로 돌린 것. 44개홀 ‘무보기 행진’을 벌인 커는 자신만만해 보였고,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아깝게 버디를 놓친 소렌스탐은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욕심을 부린 커의 두 번째 샷이 워터헤저드에 빠졌다. 소렌스탐의 두번째 샷도 왼쪽으로 휘어지며 갤러리를 맞혔다. 둘 다 최악의 상황이었지만 커는 더블보기를 범하며 헤맸고, 소렌스탐은 침착한 보기플레이로 마지막 우승컵까지 차지했다. 소렌스탐이 시즌 8승을 올리며 여자골프의 ‘지존’임을 확인시켰다. 이로써 개인통산 56승을 챙긴 소렌스탐은 우승상금 21만 5000달러를 보태 시즌 상금도 254만 4707달러로 불렸다. ‘메이저퀸’ 박지은(25·나이키골프)은 2오버파 290타로 공동 15위에 그쳤으나 시즌 평균타수가 가장 적은 선수에게 주는 ‘베어트로피’를 차지했다. 지난 2002년까지 3시즌 연속 수상 등 역대 5번이나 베어트로피를 거머쥔 소렌스탐은 68.7타로 박지은(69.99타)보다 기록은 좋았지만 70라운드 이상의 출전 조항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박지은과 끝까지 경합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이날 4오버파 292타를 기록, 시즌 평균 70.02타에 그쳤다. 한국은 지난해 박세리(27.CJ)에 이어 2년 연속 베어트로피 수상자를 배출했다. 한편 장정(24)은 이날 이븐파 72타를 쳐 합계 1언더파 287타로 공동 9위에 올라 한국 선수 가운데 최고 성적을 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모차르트 협주곡 전곡연주 끝내는 피아니스트 김대진

    모차르트 협주곡 전곡연주 끝내는 피아니스트 김대진

    피아니스트 김대진(42·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손은 작고 오목하다. 그 힘찬 타건이 어디서 나올까 싶게 여린 손마디가 뜻밖에 시선을 잡아끈다. 그런 그가 긴 장정을 마친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전곡 시리즈 연주 마무리를 눈앞에 뒀다. 꼭 3년이 걸린 작업이었다. 지난 2001년 9월 막을 올린 전곡 연주는 새달 16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연주를 끝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모차르트와의, 관객과의 긴긴 교감에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을 터. “관객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먼저 들어요. 전곡시리즈를 감상할 땐 지난번 연주를 기억하고 있어야 하는데, 워낙 띄엄띄엄 공연이 이어지다 보니 그 점을 충족시키지 못했어요.” 김 교수는 “안타깝고 미안하다.”는 자성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다니엘 바렌보임은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지난해 6월 한달 동안 연주를 끝냈다.”는 아쉬움의 말을 덧붙였다. 욕심이 너무 많았던 탓이기도 했다. 연주요청을 잘라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이라 올 하반기에만도 30여회가 넘게 무대에 섰을 정도다. 학교 연습실에서 며칠씩 밤을 새우기도 했지만, 수확은 컸다. 무엇보다 악기들이 이루는 ‘수평적 조화’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이전엔 피아노 협주곡에서는 피아노가 최우선이어야 한다고만 생각했었다.”는 그는 “내 피아노도 무대에서 조화를 이뤄야 할 하나의 악기일 뿐이란 걸 이젠 안다.”며 웃었다. 새달 16일 마지막 무대는 전곡 시리즈에서도 가장 역점을 둬온 부분이다.‘협주곡 12번 A장조’와 ‘24번 c단조’‘20번 d단조’. 처음부터 마지막을 위해 남겨뒀던 것들이다.“27곡의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가운데 단조곡은 20번과 24번뿐입니다. 생애의 질곡과 무관하게 작곡활동을 한 모차르트이지만, 가장 솔직히 비애를 드러낸 작품이 그들인 셈이죠. 모차르트의 진면목을 마지막 무대에서 보여주고 싶었다고 할까요.” 마지막 연주회에 즈음해 기념음반(소니 클래식)도 내놓았다. 폴란드 국립방송교향악단을 직접 지휘하며 협연한 ‘협주곡 23번’과 ‘17번’을 녹음했다. 한 학기 안식년이 주어지는 새해에는 더 바빠질 것 같다. 내년 5월에는 뉴욕 링컨센터 독주회가 있고,7월엔 그가 1985년 우승한 클리블랜드 콩쿠르(옛 로베르 카사드쉬 콩쿠르)에 심사위원으로 참가한다. 한·일 수교 40주년을 기념한 삿포로교향악단과의 서울·도쿄 연주회에 이어 하반기에는 아일랜드 국립교향악단과의 협연도 준비중이다. 스케줄이 숨이 찬다. 그 자신, 솔직히 가장 설레는 프로그램이 지휘자로 데뷔하는 무대다. 내년 4월 수원시향과의 정기연주회 지휘를 그가 맡기로 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中네티즌 움직인 ‘美대선 드라마’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중국 젊은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서방세계에서 민주주의 불모지라고 지목받는 중국에서 미 대선은 중국민, 특히 젊은층에 ‘민주주의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진 듯하다. 중국에서도 실시간으로 방송된 미 국민들의 투표 행렬과 박빙의 승부, 패자의 승복 등으로 이어진 ‘미 대선 드라마’를 통해 중국 네티즌들은 ‘진정한 민주주의를 보았다.’고 고백한다. 중국의 포털 사이트인 시나(sina), 소후(sohu) 첸룽(千龍)망 등을 무대로 네티즌들은 미 대선 전후로 그들만의 솔직한 감흥을 여과없이 쏟아내고 있다. 당의 추천과 형식적 투표로 이어지는 선거방식과 최고 지도자가 막후에서 결정되는 비민주적 정치 시스템에 대한 불만도 묻어나온다. 관영 언론들의 판에 박힌 분석기사와는 사뭇 다른 세상이다. 소후의 한 네티즌은 “미 대선은 인민이 어떻게 주인이 되는지를 우리에게 분명히 보여주었다.”,“오로지 인민만이 영도를 결정하는 진정한 주인”이라고 톤을 높였다.“언제 우리도 권리를 행사하는 날이 올 것인가?”라고 직설화법의 네티즌도 있었고 “패권은 반대해도 민주는 학습하자.”는 구호성 외침도 보였다. “강자는 아무리 욕을 해도 죽지 않는다. 차라리 미국의 강대함을 배우자.”는 실사구시파와 “미국민들이 부럽다. 내세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싶다.”는 숭미(崇美)파들도 나왔다. 미 대선은 초등학생들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베이징 둥청(東城)구 펀스팅(分司廳) 소학교의 6학년 학생들이 미국 대선을 모방한 ‘자유선거’가 벌어져 화제가 됐다고 중국 청년보가 전했다. 학교측은 “4차 투표까지 가는 동안 극심한 경쟁과 상호비방, 성(性) 대결, 심지어 금전 공약까지 나왔지만 학생들에게 민주주의 교육을 실천했다는 자부감을 갖는다.”고 유익성을 강조했다. 점점 좁혀지고 있는 지구촌 시대에 갈수록 높아지는 중국인들의 인권과 민주에 대한 요구를 중국 공산당이 어떻게 수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oilman@seoul.co.kr
  • [1일 TV 하이라이트]

    ●건강 스페셜(SBS 오전 11시35분) 16년 전 서울을 떠나 충남 병천의 한 시골 마을에서 황토집을 짓고 사는 김정덕 할머니. 류머티즘 관절염과 위장병을 황토요법과 전통 먹거리를 통한 식이요법으로 물리치고 황토집에서 젊음과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비만과 다이어트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본다. ●사이언스+(YTN 오전 8시30분) 21세기를 선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사이버 신인류 중 한 유형,‘노마드’. 또 일상생활의 대부분을 온라인상에서 보내고 있는 ‘디지털 폐인’들 또한 사이버 신인류의 한 부분이다. 디지털화된 사회에서 새로운 직업을 창조해 활동하고 있는 이들을 만나본다. ●일과 사람들(EBS 오전 7시10분) ‘생생!직업속으로’에서는 선박의 속도 및 추진력을 좌우하는 프로펠러 등 선박의 각 부분에서부터 전체적으로 최상의 성능 조건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는 선박 설계 연구원에 대해 알아본다.‘탈출!청년실업’에서는 입사 9개월째인 선체 설계사, 김일호씨를 만나본다. ●리얼TV(경찰24시)(iTV 오후 10시50분) 인터넷 채팅으로 쉽게 만남을 갖은 청소년들은 단순히 놀기 위해 남자들을 만났다고 하지만 용의자들이 노린 것은 방황하는 가출 청소년들을 상대로 강간을 하는 것이었다. 한번의 채팅으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된 피해자. 용의자는 강간 이후에도 끊임없이 위협을 가한다. ●영웅시대(MBC 오후 9시55분) 공사 발주를 한 내무부 간부마저 더 손해 보지 말고 사업을 접으라고 충고하지만 태산은 공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자재와 돈을 구하느라 애를 쓴다. 결국 태산, 태희, 인규의 집까지 팔고 허름한 판잣집으로 이사한다. 자재상들도 태산이 망할 것이라는 소문을 들은 뒤 물건을 대주지 않고 등을 돌린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55분) 96세의 어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는 남창희(77)할아버지. 부인과 사별하고 어머니와 함께 산 지 벌써 40년째다.3년 전 다리를 다친 뒤부터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를 대신해 집안일과 식사는 모두 할아버지가 하고 있다. 그런 아들에게 어머니는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금쪽같은 내새끼(KBS1 오후 8시25분) 영란을 피해 시골에 내려가 살자고 요구하는 정희의 말에 은수는 난감해한다. 재민은 지혜를 깨어나게 할 수 있다는 한 가닥 희망으로 입양기관을 찾아가지만 거부당하고 실의에 빠진다. 지혜 걱정이 태산인 민섭은 또 다시 갑작스럽게 욕을 해대는 점순을 보며 망연자실한다.
  • ‘…7일간 춤여행’ 펴낸 배정혜 前국립무용단장

    ‘…7일간 춤여행’ 펴낸 배정혜 前국립무용단장

    “한국 춤은 누구에게 배우느냐에 따라 개인차가 큽니다. 습관에 의해서 배우다 보면 다른 사람의 춤이 들어오지 않고, 자기 것만 주장하게 되지요. 한국 춤에도 원칙론이 있어야겠다는 고민을 30대 초반부터 했었는데 벌써 30년이 흘렀네요.” 한국무용가 배정혜(60) 전 국립무용단장이 현장에서 후학들을 가르치며 터득한 한국 춤의 이론과 실전을 담은 ‘배정혜의 7일간 춤여행’(전 3권, 청아출판사)을 펴냈다. 그가 창안한 신체 훈련법의 핵심은 ‘바기본 훈련법’. 발레에서 ‘바(Bar·지지대)’를 잡고 기본 동작을 반복하듯 한국 춤의 기본이 되는 연습법이란 의미다. 선화예고 무용부장으로 재직하는 10년 동안 전통춤의 정수를 모은 12가지 상체호흡법과 하체호흡법으로 한국 춤의 일반화를 이뤄냈다. ●신체훈련 핵심 ‘바기본 훈련법’ 창안 “처음엔 고전 무용하는 애들한테 타이즈 입혀서 뭐하는 짓거리냐는 욕도 많이 먹었어요. 다행히 학교측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해줘서 마음껏 실험을 할 수 있었지요.” 신체 훈련에 대한 필요성은 스스로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학창 시절, 공부 때문에 잠시 춤을 접었던 그는 스승인 삼촌에게서 “옛날 춤이 안 나온다.”는 충격적인 얘기를 듣고, 몸의 훈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고 한다. 다섯살 때부터 발레와 한국무용을 시작한 그는 열두살 때 개인 발표회를 여는 등 ‘무용신동’소리를 듣고 자랐다.77년 안무 데뷔작인 ‘타고남은 재’가 그해 최우수 무용작품으로 선정되면서 안무가로도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80년대 ‘유리도시’,90년대 ‘불의 여행’,‘떠도는 혼’ 등 대작을 연이어 발표했다. 책 발간과 더불어 그는 요즘 리을무용단 창단 20주년 기념공연을 준비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춤 인생 55년을 정리하는 자리이기도 한 이번 공연에서 선보일 작품은 ‘법-타고남은 재 2’(11월15·16일 국립국악원 예악당). 오랜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극작가 겸 연출가 오태석씨가 대본을 쓰고, 여성 연출가 김아라씨가 연출을 맡았다. ●새달 15일 리을무용단 20주년 공연 그는 국립국악원 무용단 상임안무가, 서울시립무용단장, 국립무용단장 등 18년간을 직업 무용단의 수장으로 활동해왔다. 무용가로서 누가 봐도 성공한 인생인 셈이다. 스스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그는 “주위에선 관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부러워들 하지만 무용계가 너무 어렵다보니 가시밭길이었다.”면서 “한국 무용이 외면당하는 현실이 야속해서 책 쓰는 동안 많이 울기도 했다. 나보다 조건도 좋고, 실력도 뛰어난 후배들이 나타난다면 모를까 나같은 조건이라면 무용하는 걸 말리고 싶다.”는 말로 척박한 무용계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루쉰, 욕을 하다/팡시앙뚱 지음

    루쉰, 욕을 하다/팡시앙뚱 지음

    ‘아Q정전’ ‘광인일기’의 작가로 널리 알려진 중국 근대문학의 아버지 루쉰(1881∼1936). 그는 모든 억압과 허위에 맞선 자유인이었다. 불의에 저항했고 집단의 패권주의를 비판했다. 타협을 몰랐으며 논쟁을 함에 지칠줄 몰랐다. 그래서 그는 늘 외로웠다. 소수자의 편에 섰던 만큼 숱한 ‘적’들에 둘러싸여 사면팔방에서 공격을 받았다. 하지만 루쉰은 그것을 거뜬히 이겨냈다. 정신이 항상 깨어 있었기 때문이다. 루쉰은 그렇게 시대를 밝힌 영원한 프로메테우스의 불로, 신(新)중국 제일의 성인으로 사람들의 마음 속에 각인돼 있다. 이런 상황은 루쉰이 본격적으로 소개되기 시작한 90년대 이후 한국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그런 루쉰이 살아 생전에 봉건 유물, 허무주의자, 타락 문인, 변절자로 욕을 먹었고 심지어 사후에까지 비굴하고 낯두꺼운 소인배라는 말을 들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게다가 루쉰 역시 상갓집 자본가의 개니, 서구의 똘마니니, 기생충이니, 살진 머리통이니, 새대가리니 운운하며 상대에게 욕을 퍼부었다니 좀처럼 믿기지 않는 일이다. 그렇다면 루쉰은 화려한 수식어에 묻혀 그저 ‘교조적’으로 숭앙돼온 존재란 말인가. ‘루쉰, 욕을 하다’(팡시앙뚱 지음, 장성철 옮김, 시니북스 펴냄)는 바로 이런 ‘욕’을 전면에 내세워 루쉰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책이다. 책에 따르면 루쉰이 글 속에서 드러내놓고 욕을 퍼부은 사람만 100명이 넘는다. 루쉰 연구가이자 작가인 저자는 “루쉰은 다른 무엇이기에 앞서 한 명의 ‘전사’였고, 그 다음이 작가, 그리고 학자였다.”고 말한다. 책은 루쉰이 언어학자 전현동, 문필가 임어당, 사상가 호적, 시인 곽말약, 역사학자 고힐강 등 당대의 지식인 15명과 벌였던 설전을 소개한다. 루쉰은 수많은 사람과 논쟁을 벌이며 욕을 먹고, 또 먹은 만큼 되돌려줄 줄 아는 인물이었다.‘페어플레이는 뒤로 미루어야 한다’라는 글은 루쉰의 그런 기질을 잘 보여준다.“사람을 무는 개라면 전부 패도 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런 놈들은 먼저 물 속에 처넣어야 하고, 그런 다음 다시 두들겨 패야 한다.‘페어플레이’ 정신을 보편적으로 시행하려면 적어도 ‘물에 빠진 개’라는 자들이 인간다움을 띨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루쉰은 신해혁명 이래 오랜 투쟁을 거치며 얻은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당시 상황에서 ‘페어’만을 강조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이에 대해 임어당은 훗날 ‘타구석의(打狗釋疑)’라는 글에서 “사건의 추이는 나로 하여금 루쉰 선생의 ‘무릇 개는 먼저 때려 물에 빠지게 한 뒤에 다시 두들겨 패야 한다.’는 말을 더욱 신앙하게 만들었다.”며 탄복조로 “루쉰 선생이 귀신을 비추는 신기한 거울로 한번 비추자 온갖 추태들이 낱낱이 드러났다.”고 말한 적이 있다. 루쉰의 욕에는 중국 사회에 대한 애정과 미래에 대한 비전이 담겨 있다는 얘기다. 연세대 중문과 유중하 교수는 “루쉰이라는 인물은 한마디로 ‘독종’ ‘글 싸움꾼’이라고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고 지적한다. 일찍이 하나의 신, 즉 마오쩌둥과 함께 또 다른 신으로 추앙되기도 한 루쉰의 이런 면모가 과연 그의 본연의 모습일까. 이 책은 자칫 유명인에 대한 가십거리나 제공하는 호사취미의 책으로도 비칠 수 있다. 그러나 저자가 욕을 다루는 태도는 범상치 않다. 루쉰이 생전에 논적들과 주고받았던 욕을 중심으로 그가 어째서 욕을 했는지, 어떤 사람들을 대상으로 어떤 내용의 욕을 했는지 충실한 배경자료들을 들이대며 그 문화적 가치와 의미를 밝힌다. 욕이라는 주제를 통해 당시의 시대와 역사를 읽어낸다. 저자가 지적하고 있듯이 루쉰이 활동한 1920∼30년대는 ‘욕’이 난무한 시대였다. 세상이 어디로 갈지 모르는 암흑과 혼돈, 갈등과 모색의 시기에 누군들 격분하지 않을 수 있으랴.‘문학투사’ 루쉰이 당대 지식인들을 향해 던진 투창과 비수는 세상에 대해 제대로 욕을 할 줄 모르는,‘욕하는 사회’에 사는 우리에게도 타산지석이 될 만하다. 이 책은 욕이야말로 한 사회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거울임을 생생하게 보여준다.1만 38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하드코어 록밴드 슬립낫 첫 내한공연

    하드코어 록밴드 슬립낫 첫 내한공연

    지구상 가장 ‘사악한’ 밴드로 불리는 하드코어 록밴드 슬립낫이 드디어 한국에 온다.11월7일 오후 5시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첫 번째 내한공연을 갖는다. 극단적이고 과격한 무대 매너 탓에 이들의 공연을 라이브로 감상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접었던 록마니아들에게는 흥분된 소식임에 틀림없다. 폭발적인 헤비메탈 사운드를 구사하는 슬립낫은 일반 밴드의 규모를 훌쩍 뛰어 넘는 9명으로 구성돼 있다. 기타와 퍼커션이 각각 2명에 보컬, 드럼, 베이스,DJ, 샘플러까지 대규모다. 슬립낫은 한 편의 공포영화를 보는 듯 기괴한 공연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무대 위에서 서로를 0에서 8까지 번호로 지칭하는 이들은 무시무시한 가면을 쓰고 나타나 파워풀한 사운드와 상상을 초월하는 다이내믹한 퍼포먼스로 관객을 압도해 왔다. 공연 도중 단 한번도 얼굴을 노출시킨 적이 없다. 1995년 결성된 슬립낫은 콘과 림프 비즈킷을 키운 명프로듀서 로스 로빈슨의 지휘 아래 99년 발표한 데뷔 앨범 ‘SLIPKNOT’으로 전세계에서 250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하드코어계의 새 강자로 떠올랐다. 앨범 작업 외에 대부분의 시간을 라이브 공연에 할애하고 있는 이들은 “음반으로 우리의 음악을 평가하지 마라. 공연장에서 몸으로 느끼고 보고 그 다음 우리를 평가하라. 그러면 그게 욕이라도 좋다.”고 말해 왔다. 호언장담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기회다.(02)3141-3488.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내인생의 등대] 유인촌 서울문화재단 대표

    [내인생의 등대] 유인촌 서울문화재단 대표

    누구나 일상으로부터 탈출을 꿈꾼다. 하지만 누구나 끝내 실패한다. 드라마 ‘전원일기’의 양촌리 김 회장 둘째아들로, 방송 다큐멘터리 ‘역사 스페셜’의 진행자, 서울문화재단 대표로 유명한 유인촌(53) 중앙대 연극영화과 교수도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인지 “늘 쫓기듯 살아가는 현대인, 특히 서울사람들이 꼭 읽어볼만하다.”며 ‘단순하게 살아라’(2002년 김영사 간)라는 책에 얽힌 얘기 보따리를 풀었다. 평소 터놓고 지내는 서울의대 유태우 교수가 그에게 기막히고도 느닷없는 충고를 해왔다. 약속시간 지키지 않기, 가급적 빈둥빈둥 놀기, 낯 두꺼운 사람되기, 차라리 욕을 듣고 살기 등등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아주 해롭다는 말도 곁들였다. 유 교수는 “집안 내력이 있는 데다 매사 철두철미할 정도로 완벽주의자 축에 속하다보니 신경이 예민한 탓인지 평소 고혈압 환자로 불린다.”면서 “마음을 푸근하게 먹으라는 뜻에서 내려진 처방”이라고 귀띔했다. 저자 베르너 티키 퀴스텐마허는 누구나 공감하는 주제에 쉽게 접근해 밀리언셀러 반열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생각하고 따져야 할 것들이 널린 세상에서 성공하는 요인도 알고 보면 ‘단순화’하는 데 있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버릴 것은 버리고, 곁가지를 쳐내는 일이야말로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사실은 너무나 당연하지만 무한경쟁의 싸움터에서 어느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매달리기 쉽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진실은 늘 가까이 있다는 점을 이 책을 읽고서야 새삼 깨닫게 됐다. “대학강단이든 연극무대든, 재단 사무실이든 문화에 대한 일로 삶이 꾸려지고 있으니 단순하게 살라는 요청에 일면 부합한 게 아닐까요. 집안에 들어서는 순간 늘어져 지내는 등 숨통을 터주는 공간도 있으니 더욱….”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사설] 국민연금 개혁 결국 미룰것인가

    국민연금 수급액은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처럼 현행 평균 소득액의 60%에서 50%로 단계적으로 낮추되 연금 보험료는 그대로 유지하는 형태의 국민연금 개정방안이 여권 일각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더 내고 덜 받는’ 정부안이 국민적인 저항에 직면한 상황에서 우선 수급액만 줄이고 더 내는 부담은 2008년 다음 정부로 떠넘기자는 속셈이다. 이렇게 하면 2047년으로 추정되는 국민연금 재정 고갈시기를 3∼4년 정도 늦출 수 있다는 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 측의 설명이다. 저부담-고수급으로 첫 단추부터 잘못 꿴 국민연금 수급방식을 다시 짜야 한다는 논리에서 출발한 국민연금 개혁이 이처럼 편법으로 흘러서는 곤란하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올해 영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강행됐듯이 당장 욕을 먹고 정치적으로 부담이 되더라도 고령화사회에 대비하고 후세대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국민연금을 개혁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다. 그럼에도 맞벌이 부부 연금 제한규정 완화, 유족연금 수급자의 성차별 철폐 등 연금수급 혜택은 대폭 늘리면서 정작 전제조건인 보험료율 인상은 다음 기회로 넘긴다는 것은 조삼모사(朝三暮四)의 술수나 다름없다. 연금수급자가 130만명인 지금 국민연금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수급자가 300만명에 이르는 2008년에는 더욱 어려워진다던 지금까지의 논리와도 맞지 않다. 요즘 공직사회에서는 ‘님비’현상에 빗대어 내 임기 중에는 하지 않겠다는 뜻의 ‘님트(NIMT:Not In My Term)’라는 단어가 유행이라고 한다. 하지만 국민연금 개혁을 늦추다가 국가적인 위기까지 초래한 이탈리아의 교훈을 잊어선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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