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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구, 지적장애인 보호센터 개장

    서울 중구가 서울지적장애인복지협회와 손잡고 지적장애인을 위한 주간보호센터를 개장했다. 중구는 29일 지적장애인의 사회 적응력과 자립심을 키워주기 위해 최근 신당4동에 ‘파란마음 주간보호센터’의 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개장한 주간보호센터는 연면적 160㎡ 규모다. 2개층으로 나뉘어진 센터의 1층은 거실, 재활치료실, 집단 활동실, 조리실 등으로 사용된다. 2층은 상담을 위한 사무실로 활용된다. 센터에선 지적장애인들이 일상생활을 불편없이 하도록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의복 착·탈의, 손씻기, 양치질, 욕실 이용 등 일상생활에서 꼭 필요한 훈련들이다. 아울러 재활상담과 농구, 수영, 사물놀이 등 운동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점핑클레이, 컴퓨터교실, 음악듣기 등 사회적응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이밖에 여가생활 훈련 등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삶을 위해 지적장애인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그동안 중구에는 지적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없어 장애인과 가족에게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지적장애인을 위한 복지프로그램도 부족해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었다. 이에 구는 지적장애인들에게 사회적응훈련과 일상생활훈련 등을 제공하기로 하고 서울지적장애인복지협회 중구지부에 2억원을 지원, 주간보호센터를 설립했다. 정동일 구청장은 “파란마음 주간보호센터 개설이 장애인과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기를 바란다.”며 “장애인 복지 증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소름 끼치는 공포영화 음악 1위는?

    소름 끼치는 공포영화 음악 1위는?

    영화 ‘싸이코’의 샤워신에서 긴장감을 더한 날카로운 바이올린 선율이 가장 무서운 영화음악으로 뽑혔다. 영국 음악 저작권 협회(PRS for Music)가 음악인들을 대상으로 ‘가장 무서운 공포영화 음악’을 조사한 결과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싸이코’에 사용된 ‘The Murder’가 1위로 뽑혔다. 버나드 허만이 작곡한 이 곡은 극중 살인마가 살해하는 속도에 맞춰 고조되면서 욕실 살인 장면이 영화 역사에 남는 명장면이 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오컬트영화 ‘오멘’ 삽입곡 ‘Ave Satani’는 각축 끝에 2위로 밀려났다. 1976년 아카데미 영화제 최우수 주제가상에 노미네이트 된 곡으로 당시 음악을 맡은 제리 골드 스미스에게 음악상을 안겼다. 일본 영화를 리메이크한 ‘링’에서 아이 목소리로 긴장감을 배가시킨 ‘Samara‘s Song’은 3위에 올랐고 ‘오페라의 유령’ 주제곡이 5위로 뒤를 이었다. ‘엑소시스트’에 사용된 마이크 올드필드의 ‘Tubular Bells’는 4위를 차지했다. 영국 음악 저작권 협회 엘리스 리치 회장은 영화적 긴장감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평범한 공포물과 고전의 차이는 영화음악에서 생긴다.”고 이번 조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사진=영화 ‘싸이코’ 스틸 / 영상=유튜브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생태관광 명소 캐나다 앨버타주를 가다

    생태관광 명소 캐나다 앨버타주를 가다

    │앨버타 최여경특파원│캐나다 앨버타주 하면 캘거리를 거쳐 가는 웅장한 로키 산맥이나 밴프의 끝없는 설원에서 여유롭게 즐기는 스키 여행이 퍼뜩 떠오른다. 시선을 조금 더 위로 올려 보자. 앨버타 북부로 향하면 웅대하면서도 아름다운, 또 다른 자연이 펼쳐진다. 저 멀리 광활한 평야의 끄트머리 지평선에서 붉은 태양이 떠오른다. 문명의 이기인 자동차에 몸을 싣더라도, 자연의 속도로 달리면 곧게 뻗은 자작나무와 은빛 늑대가 반긴다. ‘천혜의 자연’이라는 말이 그대로 실현되는, 인간은 그저 자연의 일부가 되는 그런 곳이다. ■광활한 대자연 품속에서 황홀한 휴식 ●자연으로 가는 길목, 에드먼턴 앨버타주의 수도인 에드먼턴은 캐나다에서 여섯 번째로 큰 도시이자 가장 일조량이 많은 도시다. 서스캐처원 강이 동서로 흐르는 모습은 마치 서울 같다. 다른 점이라면 인간이 자연을 잠시 빌리고 있다는 말을 실천하는 듯 회색의 고층 건물보다 녹지의 비율이 훨씬 높다는 것. ‘로열 앨버타 박물관’에서는 이런 에드먼턴의 경향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회색늑대, 아메리카곰, 무스, 바이슨(들소) 등 포유류부터 세계에서 가장 큰 곤충, 캐나다의 광물, 원시부터 현대에 이르는 1만여년의 역사 등이 전시돼 있다. 특히 동물전시장이 인상적이다. 로드킬(야생동물이 차에 받혀 죽는 것)당한 동물들을 박제해 놓고, 섬세한 배경과 새끼를 돌보거나 먹이는 노리는 등의 설정을 자연스럽게 연출해 극도의 생동감을 재현했다. 살아 있는 것들을 원한다면 에드먼턴 시내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엘크 국립공원으로 가면 된다. 1906년에 만들어진 이곳은 아프리카 세렝게티 공원처럼 야생 그대로다. 엘크, 무스, 비버, 바이슨 등이 자유롭게 노닌다. 차로 공원 안을 다니며 야생동물을 만나고 캠핑도 할 수 있어 캐나다 사람들에게는 가족 여행지로 인기 있다. 도심 속 자연을 즐기려면 서스캐처원 강가가 딱이다. 강 주변에 조성된 공원은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의 22배에 달하는 넓이라니 규모를 짐작하기조차 어렵다. 160㎞에 달하는 산책길 주변은 넓은 공원과 바비큐 그릴, 벤치 등이 있는 휴식공간이다. 거버먼트 하우스 파크에서 에드먼턴의 명물로 떠오른 ‘세그웨이’를 타고 여행하는 투어 프로그램이 요즘 강력추천 코스다. 1~2시간 세그웨이를 타고 강가나 산 속 오솔길을 여행하면 몸과 마음이 저절로 상쾌해진다. ●자연과 역사의 만남, 애서배스카 에드먼턴에서 동북 쪽으로 1시간30분 정도 달리면 애서배스카 강가에 조성된, 인구 1만여명이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을 만난다. 과거에는 배를 이용한 무역이 활발했던 상업 도시이자 캐나다 북부로 들어가던 모피 사냥꾼들이 쉬어 가는 마을이었다. 오늘 우리에게는 자연과 역사를 만끽하는 즐거움을 준다. 머스케그 크릭 공원에는 2시간 정도 소요되는 하이킹 코스가 있다. 자작나무, 소나무 등 키 큰 나무부터 블루베리, 라즈베리 등 각종 식용 열매들이 즐비하다. 숲 가이드 활동을 하는 마을 주민 제니스 피트먼은 “가지 끝이 거칠게 잘린 것은 곰이 와서 먹었다는 증거”라면서 “이곳의 열매는 모두 동물들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종이, 불쏘시개, 약용 버섯인 차가버섯의 토양인 자작나무, 찰찰 소리를 내는 열매, 시냇가에 비버가 만들어 놓은 댐 등이 있는 이곳이야말로 자연이 만들어 놓은 학교다. 애서배스카에서는 20세기 초반부터 이곳에 정착한 이주민들의 삶도 엿볼 수 있다. 1904년에 지어진 호텔(한때 화재로 전소된 것을 복원했다), 초기에 설립된 공립 학교, 오래된 도서관, 당시 지역 유지의 집 등이 보존돼 있어 마치 과거 속으로 들어간 듯하다. 앤티크 투어, 헤리티지 투어 등을 이용하면 설명을 들으며 여행할 수 있다. ●호수인가 바다인가, 슬레이브 레이크 자연 여행의 절정은 앨버타 북쪽 슬레이브 레이크다. 에드먼턴에서 북쪽으로 2번 고속도로를 타고 쭉 올라가면 거대한 빙하 호수가 나온다. 가로 108㎞, 가장 넓은 세로 폭이 25㎞에 달해 전망대에 올라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곳에서는 못할 것이 없다. 햇살이 따사로우면 해수욕을 하고, 바람이 잦아들면 낚시와 카약을 즐긴다. 겨울이 되면 2~3m 두께로 얼어붙은 호수 위에 오두막을 짓고, 얼음에 구멍을 뚫어 낚시를 한다. 거친 땅에서는 산악 오토바이를 타고, 평야에서는 골프를 친다. 캠핑은 기본. 호수 주변에서는 세상의 모든 레저스포츠가 가능하다. 슬레이브 레이크의 지역 관광청 직원인 조지 라이트는 “소금기와 조개껍데기, 갈매기가 없을 뿐 이곳은 ‘해변’과 같다.”면서 “인터넷에서 놀랄 정도로 붐비는 한국의 해변 모습을 봤는데 이곳에 오면 정말 여유로운 해수욕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곳을 찾았다면 ‘보레알 조류 보존센터’도 꼭 들러야 한다. 새가 날개를 편 모습을 본떠 만든 건물이 보여 주듯 캐나다를 방문하는 온갖 종류의 철새들을 연구하는 곳이다. 새의 다리에 가벼운 표지를 달아 새의 건강 상태, 이동 경로, 개체 수 등을 파악하는 게 주요 업무다. 이곳을 방문하면 직접 새를 만져 보고, 마음에 드는 새를 연간 20~100캐나다달러에 입양할 수도 있다. 물론 가져가 키울 수는 없다. 대신 센터에서 알려 주는 ‘그 아이’에 대한 정보와 사진으로 안부를 확인할 수 있다. 캐나다 앨버타 북쪽으로 떠난 여행에서는 마냥 즐거움에만 빠져들지 않는다.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우리가 자연을 어떻게 지켜내야 하는지 큰 배움을 얻을 수 있다. 글 사진 kid@seoul.co.kr ■여행 Tip ●에드먼턴 - 전통적인 화이트街와 현대적인 재스퍼街 에드먼턴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공항 셔틀을 이용해야 한다(편도 15캐나다달러). 에드먼턴에서 대표적으로 가볼 만한 곳은 서스캐처원 강 남쪽 ‘화이트가(Whyte Avenue)’와 북쪽 ‘재스퍼가(Jasper Avenue)’가 대표적이다. 화이트가에는 ‘올드 스트라스코나’라는 옛 도시가 남아 있다. 1890년대부터 남아 있는 건물을 그대로 보존한 거리에는 독특한 매장과 커피점 등이 즐비해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다. 끝자락에 있는 시장에서 신선한 먹거리를 살 수 있다. 화이트가가 전통적이라면, 강북 재스퍼가는 현대적이다. 앨버타 아트 갤러리, 프랜시스 윈스피어 음악당, 오페라극장, 공공도서관 등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다. 에드먼턴의 동남쪽 ‘웨스트 에드먼턴 몰’은 세계 최대의 실내공간이다. 800여개 점포, 100여개 식당, 놀이동산 ‘갤럭시 랜드’, 내셔널 하키 리그가 열리는 아이스링크 등이 한 곳에 몰려 있다. 매년 11월 중순 에드먼턴에서는 ‘캐나다 로데오 파이널’이 개최돼 도시가 축제 분위기에 빠진다. www.edmonton.com ●애서배스카 - 가을낚시·카약하기 딱 좋아요 애서배스카 강을 따라 낚시와 카약을 즐기기도 한다. 가을이 낚시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로 알려져 있다. 낚시를 하기 위해서는 자격증이 필요하다. 낚시 패키지 가격은 반나절에 100캐나다달러부터 천차만별. 각종 관광 가이드를 담은 홈페이지(athabascacountry.com)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곳에 있는 호텔 4곳 중 3곳의 지배인이 한국인이라니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다. ●슬레이브 레이크 - 보레알 조류 보존센터 꼭 들러보세요 워낙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이라 숙박시설, 음식점 등이 잘 조성돼 있다. 현지인이 안내한 소리지 인(Saw Ridge Inn) 안에 있는 식당은 서비스와 맛이 일품이다. 이곳 호텔 메뉴 경연대회에서 꾸준히 2~3위를 차지하고 있는 유명한 곳. 호텔보다는 숲속에서 자연을 만끽하겠다면, 보레알 조류 보존센터의 네스트(nest·둥지)를 이용해 보자. 공동 식당과 거실, 침실 6개, 욕실 2개가 있는 아담한 시설이다. 밤하늘의 수많은 별을 보기에도 그만. 1박에 성인 35~40캐나다달러, 12세 이하는 17~20캐나다달러. borealbirdcentre.ca
  • [엄마와 읽는 동화] 슬픈 숨바꼭질/이붕

    [엄마와 읽는 동화] 슬픈 숨바꼭질/이붕

    동민이 할머니는 꾸꾸기와 숨바꼭질하는 걸 좋아했습니다. 꾸꾸기는 할머니를 위해 숨어야 할 때면 살짝 숨곤 했습니다. 꼭꼭 숨었다가 찾아지지 않으면 더럭 겁이 날 테니까요. 참, 꾸꾸기는 동민이네 텔레비전 리모컨의 이름입니다. 이름을 지은 사람은 할머니입니다. 리모컨이란 발음이 어려운 할머니는 채널을 바꾸거나 소리를 키울 때 꾹꾹 누르는 것이라서 그렇게 불렀습니다. “꾸꾸기 어딨냐?” 맨 처음 할머니가 이렇게 물었을 때 식구들은 물론 꾸꾸기도 누구를 부르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그땐 꾸꾸기 이름이 꾸꾸기란 걸 누구도 몰랐으니까요. 거실 탁자 밑에서 리모컨을 집어든 할머니가 함박 웃으며 말했습니다. “꾸꾸기 이 녀석, 나랑 숨바꼭질 하자는 게구나!” “꾸꾸기요? 할머닌 이름도 잘 지으시네요.” 동민이가 재미있어하자 아빠가 말했습니다. “할머니께서 이름 잘 짓는 거 이제 알았구나. 큰아빠가 아들 낳으니까 형민이라 지으시더니 네가 태어나자마자, 동생이니 동민이라 부르자고 하셨단다.” 동민이 아빠가 이번에는 할머니께 물었습니다. “어머니, 형민이 이름 지으실 때 동민이 이름까지 미리 지으셨던 거예요?” 아빠 말에 할머니께서는 칭찬 받은 아이처럼 좋아하며 대답했습니다. “내 손자들 이름 모르면 안 되니까…, 헷갈리지 않으려고 그랬던 거지.” 할머니는 이 말 끝에 얼굴을 찌푸리며 불평했습니다. “쉽게 지어주면 뭐 하니. 니차진지 내차진지, 어렵게 바꿔버렸다며.” 큰아빠네가 필리핀으로 이민을 간 후, 형민이 이름을 리차드로 부르게 된 걸 두고 하신 말이었습니다. 식구들은 아무도 대꾸하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할머니가 그 일을 마음에 담고 있다니 안타까울 뿐이었습니다. 꾸꾸기도 자기 이름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누구나 불리는 ‘리모컨’보다는 자기만의 이름을 갖게 되어 기뻤습니다. 꾸꾸기는 할머니와 숨바꼭질하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꾸꾸기 녀석, 또 어디 숨었니?” 할머닌 꾸꾸기가 원래 있던 자리에 있어도 꼭 이름을 불러주며 숨바꼭질 놀이를 했습니다. 꾸꾸기에게는 한 번도 술래를 시키지 않았습니다. 늘 할머니가 술래를 했습니다. “할머니, 나 여기 없어요.” 꾸꾸기가 숨을 죽이고 있어도 할머닌 어느새 찾아내고서 좋아했습니다. “꾸꾸기 너, 여기 숨어 있으면 내가 못 찾을 줄 알았지? 나는 우리 산골에서 찾기 대장이었단다. 고사리를 꺾으러 가도, 버섯을 따러 가도 내 바구니가 젤 먼저 그득 찼지. 나만큼 잘 찾아내는 사람이 없었거든. 뭐든 빨리 잘 했어. 자식을 얼른 못 낳아 구박을 받긴 했지만 말이다.” 할머닌 집에 혼자 남으면 하루 종일 꾸꾸기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빨래를 널고 와서도 꾸꾸기를 불렀고, 화장실에 들어갔다 나와서도 말을 걸었습니다. “내가 소화 안 되는 거 꾸꾸기 너도 알지?” “……?” 꾸꾸기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습니다. 할머니가 소화 잘 되는지 안 되는지 모르면서 아는 체할 수 없었으니까요. 어느 날부터 할머니는 이런 말도 하셨습니다. “나도 꾸꾸기 너랑 같은 신세구나. 식구들 나가면 집안 청소하고, 빨래하고, 혼자 밥 먹고........날마다 정해진 일만 해내니까 말이다. 너랑 이렇게 중얼거리기라도 하지 않으면 심심해서 어찌 살겠니.” 할머니와 꾸꾸기의 숨바꼭질은 계속되었습니다. 이제 식구들은 할머니께서 꾸꾸기를 찾는 것은 그냥 입에 달고 사는 말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아침이었습니다. “꾸꾸기 어딨냐?” 할머니의 목소리가 다른 때보다 크고 짜증이 섞여 있었습니다. 꾸꾸기는 할머니 기분을 풀어드리려고 얼른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하긴 숨어 있지도 않았습니다. 전날 밤 할머니가 놓아주신 대로 얌전히 있었으니까요. “할머니, 나 여기 있어요.” 할머니의 눈이 꾸꾸기와 마주쳤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방석 옆에 놓인 꾸꾸기를 할머니가 분명 보셨는데 집지 않고 소리를 지른 것입니다. “꾸꾸기 누가 가져갔냐?” 더 이상한 일은 그렇게 외치면서 꾸꾸기를 방석으로 얼른 덮은 것입니다. “빨리 꾸꾸기 찾아달라니까!” 할머니가 더 크게 외치자 욕실에 있던 동민이 아빠가 나왔습니다. 출근 준비를 하느라 면도기를 손에 들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만 쓰시는 꾸꾸기를 누가 가져갔다고 그러세요.” 동민이 아빠는 퉁명스럽게 말하고는 두리번두리번 꾸꾸기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할머니는 꾸꾸기를 찾을 생각도 않고 물었습니다. “아범은 오늘도 늦냐? 느이 이모도 나쁘지, 한 번도 안 와보고.” 동민이 아빠는 여기저기 뒤적거리며 무심결에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이모님 돌아가신 지가 언젠데…….’ 드디어 방석 밑에 있는 꾸꾸기를 찾아냈습니다. “여기 있었네요. ‘고향은 지금’ 틀어드릴게요.” 동민이 아빠가 채널을 맞춰드리자 할머니는 밝게 웃으셨습니다. “옛날 우리 집 뒤에도 저렇게 큰 감나무가 있었던 거 잊어버린 거 아니지?” “그런 거 잊어버리면 또 어때요, 바쁜 세상에.” 아빠는 급히 대답하고 다시 욕실로 들어갔습니다. 그 뒤로도 할머니는 꾸꾸기를 자주 숨겼습니다. 식구들은 할머니께서 관심을 끌려고 그러시는 거라고 짐작해냈습니다. 그래서 할머니와 꾸꾸기의 숨바꼭질을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할머니는 꾸꾸기를 점점 이상한 곳에 숨기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꾸꾸기는 냉장고 안에 숨겨져 하루 종일 꽁꽁 얼었습니다. 집에 돌아온 동민이 엄마가 겨우 찾아냈습니다. 다음 날은 세탁기 속에 숨겨놓았다가 회전 목욕까지 당했습니다. 결국 꾸꾸기는 기절하고 말았습니다. 드라이어로 말리고 건전지를 갈아 끼우는 등 야단법석을 떨고서야 겨우 깨어났습니다. 꾸꾸기는 이제 할머니와의 숨바꼭질이 무서워졌습니다. 놀이가 아니라 야단법석이 되었습니다. 이제 꾸꾸기는 할머니가 아니라 식구들과 숨바꼭질을 하게 되었습니다. 할머니가 숨겨놓고 찾아내라 떼를 쓰면 식구들은 그걸 찾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어머니, 제발 꾸꾸기 좀 숨기지 마세요.” 동민이 엄마가 애원하면 할머니는 이제 시치미까지 뗐습니다. “꾸꾸기가 누구냐?” 할머니는 꾸꾸기를 모른 체했습니다. 꾸꾸기는 너무 슬펐습니다. 할머니가 자기를 모른 체하다니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진짜로 꾸꾸기를 잊었는지도 모릅니다. 이제 할머니는 꾸꾸기를 못 볼 거라도 되는 양 꾹꾹 숨겼습니다. “리모컨 아무 데나 숨기지 마세요, 할머니 제발.” 동민이의 부탁에 할머니가 물었습니다. “느이 이모가 왔다고?” “이모라니요, 할머니. 저한테 무슨 이모가 있어요.” 그러면 또 엉뚱한 말을 했습니다. “느이 이모는 싫어. 내 아들 피리불서 얼른 데려 와!” 하루는 동민이 엄마가 아주 작은 소리로 아빠께 말했습니다. “요즘 어머님 정신이 흐려지셔서 리모컨을 아무 데나 두시는 거예요. 그러니 탁자 다리에 줄로 묶어둬야겠어요.” 이 말을 들은 할머니가 고래고래 소리 질렀습니다. “나쁜 것들, 나를 묶는다고? 아무리 늙은이가 쓸모없어도 그렇게는 못 한다!” 동민이 아빠와 엄마는 할머니가 불쌍해 울먹이면서 탁자 다리에 리모컨을 묶어 두었습니다. “어머니, 꾸꾸기 여기 매달아 놓은 거 보이시지요? 이렇게 잡아당겨 꾹꾹 누르면 텔레비전 켤 수 있어요.” 할머니는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끄덕했습니다. 그렇지만 1분도 안 돼 꾸꾸기를 불렀습니다. “꾸꾸가, 꾸꾸가! 얼른 이리 와서 아범을 풀어줘라!” 이렇게 소리소리 지르던 할머니는 기운이 떨어지고 몸도 아주 많이 아팠습니다. 오래도록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는 아주 슬픈 숨바꼭질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꾸꾸기에게 술래를 시키고 할머니가 꼭꼭 숨었습니다. 꾸꾸기가 영영 찾지 못할 곳으로 숨어버렸습니다. 장례를 마친 며칠 후, 동민이 아빠가 묶여 있는 꾸꾸기를 풀면서 꺽꺽 울었습니다. 엉뚱한 소리를 하시더라도 짜증내지 않고 들어드릴 걸 하는 후회가 밀려와 더 슬펐습니다. 함께 있어드리지 못한 일이 죄스러웠습니다. 묶여 있던 꾸꾸기는 풀리면서 울음을 꾹꾹 참았습니다. 할머니와 숨바꼭질을 하고 싶었습니다. 슬픈 숨바꼭질이라도 할 수 있었던 때가 그리웠습니다. 냉장고 속에 갇혀 꽁꽁 얼더라도 숨바꼭질을 하고 싶었습니다. 할머니는 먼 곳에 숨어서 누구도 찾아내지 못한다며 웃고 계실지 모르지만 꾸꾸기는 너무 슬펐습니다. 그래도 꾸꾸기가 안심되는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할머니처럼 숨어 있는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가셨다는 점입니다. 할머니 혼자가 아니니 심심하거나 무섭지는 않을 테니까요. 그리고 언젠가는 꾸꾸기도 가게 되는 곳이라니 말이에요. ●작가의 말 요즘 치매 어른이 늘어나면서 마냥 지켜볼 수밖에 없는 그런 가족들을 위로하고 싶었습니다. 돌아가시면 슬프고, 그립고, 좀 더 잘 할 걸 하는 후회가 남는 것이므로 동화를 통해 간접 경험함으로써 힘들 때라도 마지막까지 사랑을 잃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사소한 리모컨 이야기로나마 리얼한 상황으로 꾸며 누구나 겪는 일이니 잘 견디라고 전합니다. 누구나 한 번은 받아들여야 할 죽음에 대하여 어린이도 생각해보며 할아버지 할머니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작가약력 1987년 동화 ‘요요’로 월간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작가가 되었다. 제4회 대교 눈높이문학상과 제1회 한우리청소년문학상을 같은 해에 받았으며 ‘아빠를 닮고 싶은 날’ ‘물꼬할머니의 물사랑’ ‘5학년 10반은 달라요’ ‘그래서 행복해’ ‘반디야, 만나서 반가워’ ‘비틀거리는 아빠’ ‘우리 엄마는 걱정대장’외 많은 동화책과 여러 독서논술 교재를 집필했다.
  • 남자가 ‘여친’에 늘어놓는 거짓말 1위 ‘미안해’

     알면서도 속아 넘어간다고? 남자들이 늘어놓는 거짓말이란 주제는 조금 식상할 수도 있겠다.하지만 그래도 눈길이 가는 게 사실이다.  야후! 닷컴의 여성 전문 블로그 ‘샤인’이 남성들이 여자친구 등에게 늘 하는 거짓말 10가지를 뽑았다.순위는 가장 빈도가 적은 것부터 가장 자주 하는 거짓말까지 이어진다.  10. “아냐,전혀 뚱뚱해 보이지 않아.”  밤에 여자친구와 외출하기 전 당신은 이런 상황에 맞닥뜨릴 것이다.그녀가 그 길고도 긴 화장을 끝내고 침실 밖으로 나와 거울에 자신을 비춰보며 “뚱뚱해 보여?”라고 묻는 상황 말이다.최상의 답은 물론 “아냐,전혀 뚱뚱해 보이지 않아.”이거나 “당신 멋진데.”일 것이다.여자친구의 질문을 피할 수 없다면 유일한 방법은 이런 허튼 찬사를 늘어놓는 것이다.그밖의 다른 답들은 당신이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상황으로 몰아가거나 문을 꽝 닫고 나가는 썰렁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밑줄 쫙 그어라.그녀가 짝달막하다고 느끼더라도 당신은 그녀의 두려움을 잠재울 소명을 띠고 있다는 것을,  9. “난 스트립쇼 같은 데 발도 안 들여봤어.”  포르노극장처럼 스트립 쇼도 본능적인 성욕을 자극하는 장소로 남자들의 발길을 잡아끈다.남자들이 벌거벗은 채 춤추는 여성들을 바라보는 것을 즐길 수도 있다는 점을 여자친구들이 받아들일 수 없다면 부끄러운 일이다.그렇지만 누구도 그런 것에 환상을 품지 않는다는 점을 여자들에게 납득시켜야 하기 때문에 또다시 남자는 거짓말을 늘어놓게 된다.하지만 여자들이 장동건 같은 남자들의 로맨틱한 성애를 그린 연속극을 시청할 때는 남자들 눈치를 보아야 하는 것처럼 이런 종류의 오락을 즐기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8. “나중에 얘기합시다.”  논쟁이나 입씨름을 끝내고 싶을 때 곧잘 이런 짧은 문장을 동원하곤 한다.대다수 경우 이런 말은 나중에라도 얘기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주먹을 휘두를 가능성을 잠시 미뤄두면, 그런 사소한 일을 두고 언쟁한다는 게 아무런 쓸모가 없음을 깨닫게 된다.상대를 기죽일 수 있는 치명적인 무기를 쟁여 놓았다면 너무 자주 꺼내 쓰면 안된다.그렇지 않으면 당신의 숨은 의도가 드러나게 될 것이란 점을 명심하자.  7. “자기,꼭 김태희 같은데.”  여성에 대한 최고의 찬사는 가장 커다란 거짓말이 될 수 있다.믿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영화배우에 그녀를 빗대면 그녀는 기고만장해지겠지만 제대로 들여다 보아야 한다.진짜로 당신의 배우자나 여자친구가 김태희 뺨치게 생겼다면 축하받을 일이다.그러나 그렇다 해도 우리 모두 박수만 보낼 일은 아니다.우리의 여인들은 아름답지만 이런 입에 발린 소리를 늘어놓으면 득보다 실이 많다.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너무 자주 입에 발린 얘기를 늘어놓으면 그녀의 머리맡에 아침을 갖다주고 다소곳이 손을 모은 채 그 앞에 서있어야 할지 모른다.  6. “자기 요리,진짜 딱이야.”  일부 여성들은 요리책이 없으면 토스트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부엌일이란 만만찮은 과제에 매달리느라 머리가 세는 남자들이 있다.이런 때는 이를 싱긋 드러낸 채 웃어 보이고 넘기면 그만이다.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녀가 당신을 위해 요리를 하긴 한다는 거다.그러나 제산제(制酸劑)를 들이부어야 한다면 그냥 저녁을 스스로 차려먹겠다고 나서는 게 나을지 모른다.그렇지 않을 바에는 앞으로 몇년 동안 탄밥을 묵묵히 먹을 각오를 단단히 하는 게 좋을지 모른다.  5.”다른 여자는 꿈도 안 꿔”  얼마나 도덕적인 남성인지 관계없이 속마음과는 다른 표정을 짓는 거짓도 때로는 필요하다.여친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은지? 그렇다면 어떤 다른 여자도 (실제로든 상상 속에서든) 마음 속에 두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누차 강조하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없다. “난 당신보다 더 예쁜 여인을 본 적이 없어.”라고 말하는 것을 여자친구가 그대로 믿는다면 누워서 떡먹기다.하지만 10개 순위 가운데 7 위 밑에 포진하지 않은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늘 다른 여인들을 생각하는 것은 아니란 점을 감안하면 잡지 속의 날씬한 여인들 사진을 흘깃거린다고 해서 범죄는 아니다.심지어 정신과 의사도 이런 말을 해줄 것이다.  4. “그래,내 면도기로 당신 다리를 밀 수도 있는 일이지.”  여자친구의 다리에 털이 가득하다면 보기 좋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몇몇 남성들은 여자친구가 사용한 면도기를 재사용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이런 일로 그녀와 다투는 건 현명한 일이 아닐지 모른다.언쟁을 벌이다 보면 상황은 점점 이상한 쪽으로 치닫기 때문이다.차라리 당신 집에서 여자친구가 하루를 묵기로 했다면 면도기를 하나 장만해두고 당신 것은 감춰둬라.  3. “멕 라이언 나오는 영화 참 좋아.”  어떤 때는 상대의 기운을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 거짓을 말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로맨틱 코미디가 얼마나 비현실적이고 멍청하고 지겨운 것인지 떠드는 대신,영화가 나오는 동안은 입 꼭 다물고 있다가 영화가 끝난 뒤에는 행복하고 낭만적인 여자친구의 장점을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하는 게 낫다.욕실에 들어간 뒤 멕 라이언 영화를 좋아하는 모든 다른 남자들과 수다를 떠는 것처럼 소리를 질러 스트레스를 해소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  2. “자기 어머니와 시간 보내는 게 즐거워.”  때때로 여인의 마음을 얻으려면 비위는 상할지라도 그녀 가족을 통하는 방법이 있다.만약 그녀 마음을 사고 싶고 정말 함께 하고 싶다면 이런 걸 견뎌내야 한다.진짜로 그녀 부모 집에 저녁 먹으러 가는 것을 즐기고 있다는 점을 여자친구에게 보여라.정말 운이 좋은 남자라면 최고의 사윗감이 되겠지만 역사가 일러주듯이 그럴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장모될 분의 변덕,잔소리와 눈에 띄는 버릇들을 참아내면서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즐겁기만 하다고 떠벌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윗감 자질이다.  1. “미안해.”  난감한 상황을 빠져나가기 위해서든 언쟁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든 이 한마디는 상당히 손쉬운 방편이 된다.잘 아껴 써먹으면서 확신에 찬 어조로 이렇게 말하면 여친 얼굴에 미소가 번지게 할 수 있다.그녀는 당신의 기질 중 하나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말 뒤에 달라지겠다는 약속,그리고 비록 당분간이지만 모든 일이 잘 될 것이라는 약속이 따르게 된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이 말은 어렸을 때 엄마로부터 꾸중을 들으면 내뱉던 말과 신기하게도 닮았다.그런 식으로 거짓말이란,세월을 견뎌내면서 수많은 상처를 안게 된 남성들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무기로 남아있는 것이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이렇게 힘든 줄은…” 노인 불편 ‘오감체험’

    “이렇게 힘든 줄은…” 노인 불편 ‘오감체험’

    “노인 생활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노인체험을 위해 1일 대구 동구 신천동 대구시니어체험관을 찾았다. 지난해 10월 개장한 시니어체험관을 찾은 이는 1만 5000여명에 이른다. 도우미의 안내에 따라 파란색 생애체험복을 입자 일순간 몸이 80대로 변했다. ●생애체험복 입고 노인신체 경험 허리가 뻣뻣해지고 팔은 움직이지 않아 물건을 잡기조차 힘들었다. 또 보폭이 좁아져 제대로 걷기에는 힘이 부쳤다. 생애체험복에는 허리와 팔꿈치, 무릎을 펴지 못하게 하는 구속도구, 팔·다리의 근력을 떨어뜨리는 모래주머니…. 이런 장치가 달려 있다. 귀마개를 하자 옆 사람의 말이 거의 들리지 않았으며, 녹내장 안경은 시야를 좁게 했다. 장갑은 촉각마저 저하시켰다. 핀셋 타입의 젓가락을 이용해야 겨우 물건을 집을 수 있었다. 손 압력기를 이용해 근력체험을 하자 얼마나 힘이 없는가를 느낄 수 있었다. ●근력 등 저하… 야외 이동 어려워 야외 이동체험도 했다. 일반계단과 그것보다 조금은 낮은 계단을 오를 때 확연한 차이를 느꼈다. 계단 높이가 22.5㎝쯤 되는 일반계단은 노인들이 오르기에 버거웠고, 이보다 6.5㎝가 낮은 계단에서는 한결 이동하기 수월했다. 버스를 타는 것도 노인들에게는 힘든 일이었다. 버스 탑승구는 노인들을 위해 더 낮추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버스 손잡이도 너무 높았다. 좌석에 빨리 앉을 수 없어 버스가 출발을 빨리 할 경우 넘어져 부상을 당할 위험이 높았다. 버스를 타고 아무렇지도 않게 생활하는 일상이 노인들에게는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됐다. 한쪽에는 거동이 불편한 이들을 위해 출입이 용이하게 만들어진 욕조, 침대에서 떨어질 경우 경보음이 울려 가족들에게 알려주도록 만들어진 낙상방지 침대 등 다양한 고령침화제품이 전시돼 있었다. 모두 체험하는 데는 시간은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이어 들어선 곳이 시니어 주거 문화관. 현관을 비롯한 각 문은 휠체어를 타고도 쉽게 열 수 있도록 ‘이지 액세스 도어’가 설치됐다. 침실 천장에는 전동 리프트가 설치돼 욕실 등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세면대 싱크대 등은 높낮이가 조절돼 휠체어를 타고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또 곳곳에 첨단 노인용품들을 설치, 노인들이 도움의 손길을 최소하면서 스스로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안내 도우미 최정순씨는 “노인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직접 체험 할 수 있는 곳이다.”며 “생애체험복을 입고나서야 설거지, 의자에서 앉았다 일어나기 등이 고령의 노인들에겐 얼마나 힘든지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탁구대·지압산책로 등 조성 문화공간도 조성돼 있다. 노인의 신체적 특성을 고려해 만든 크기가 작은 탁구대와 당구대가 설치돼 있다. 노래연습실, 장기와 바둑을 즐길 수 있는 여가실, 지압산책로, 족욕카페 등을 갖추고 있다.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회원이 200명을 넘는다. 대구시니어체험관 정익재 팀장은 “체험관 운영을 계기로 지역 내 고령친화산업 분야 벤처기업 육성, 관련 핵심 원천기술 개발, 기업 마케팅 지원, 산업 전문인력 양성 등을 추진하고 이 사업을 지역의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일본 남성 33% “앉아서 소변 본다”

    일본 남성 33%는 앉아서 소변을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마이니치 신문은 25일 욕실용품 회사 토토가 일본 남성 500명을 대상으로 소변에 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33.4%가 ‘변기에 앉아 소변을 본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이는 지난 2004년 조사 때보다 9.7%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령별로는 50대 중 41%가 ‘앉아서 소변을 본다.”고 답했으며 40대(36%) 20대(31%) 30대(30%) 등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앉아서 소변을 보는 이유(복수응답)로는 ‘소변이 튀지 않아서’(69.5%)가 가장 많았고 ‘자세가 편해서’(45.5%) ‘청소가 편해지기 때문’(43.1%)이 뒤를 이었다.  변기 앞에 서서 소변을 본다는 답변은 57.2%로 지난 조사때 65.4%보다 8.2%포인트 감소했다.서서 소변을 보는 이유(복수응답)로는 ‘당연히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82.2%)가 대부분이었으며 그 외에 ‘자세가 편해서’(28.7%) ‘빨리 소변을 볼 수 있어서’(20.6%) 등의 대답이 있었다.  조사를 진행한 토토 사는 앉아서 소변을 보는 남성이 늘어나는 이유를 “깨끗한 것을 좋아하는 남성들이 증가하면서 인식이 바뀐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일본 남성 중 앉아서 소변 보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가 속옷 디자인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전했다.한 회사에서 판매하는 20가지 남성 속옷 중 절반 정도만 앞부분에 구멍이 나 있다는 것.  화장실 문화를 연구해온 치바 대학 요시유키 우에노 교수는 이런 추세는 비정상적이라고 분석했다.요시유키 교수는 “서양식 변기에 앉아서 소변을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지 않다.”며 “남자는 구조적으로 서서 소변을 보게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잘 가, 은고양이/이상교

    [엄마와 읽는 동화] 잘 가, 은고양이/이상교

    보름달이 아파트 뒤꼍을 환하게 비추었다. 부드러운 바람이 솔솔 불어와 머리카락을 흔들었다. ‘엄마가 보고 있으면 어쩌지?’ 10층 베란다 창문을 열고 엄마가 내다볼 것이 걱정되었다. 고개를 쳐들어 위쪽을 올려다보았다. 내다보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나는 줄넘기의 나무 손잡이를 두 손에 나눠 잡았다가 나무의자 위에 슬그머니 놓았다. 줄넘기는 정말이지 싫다. 나무 의자에 앉은 채 몸을 앞뒤로 흔들었다. 구름이 조금 떠 있긴 해도 달빛은 더없이 환했다. 한참을 자세히 올려보자 구름 사이로 별이 또렷또렷 보였다. 바람이 불어와 귀 앞머리카락을 쓸었다. ‘뭐, 줄넘기 백번 넘었다고 하면 그만이지.’ 백번 다 넘었다고 하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 것으로 해야 옳을는지 걱정이긴 했다. ‘어, 뭐지?’ 의자 아래로 내려뜨린 발에 무언가 닿았다. 털이 달린 말캉한 무엇. ‘강아진가.’ 주인을 따라 산책 나온 강아지가 다리를 건드렸나 했다. 궁금해진 나는 고개를 수그리고 나무의자 밑을 들여다보았다. “어, 고양이잖아.” 고양이는 아직 어린 새끼에 가까웠다. 온 몸이 흰 털로 덮인, 귀가 조뼛하고 눈이 동그란 고양이였다. 고양이는 늘어뜨려져 있는 줄넘기 줄을 앞발로 톡톡 건드렸다. “넌, 어디서 왔니? 줄넘기 하고 싶어서 그래? 너, 할 수 있어?” 나는 길쑴한 다리와 꼬리까지 온통 하얀 고양이에게 물었다. 고양이는 달아날 생각을 않고 줄을 주욱 당겨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그리 밤이 깊은 시간도 아닌데 다른 날에 비해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눈에 안 띄었다. “넌 줄넘기 못할 거야. 내가 한번 시범을 보여줄게. 참, 이름을 지어줄게. 은고양이, 어때?” 나는 줄넘기 줄을 주워들고 줄넘기를 시작했다. 한 번, 두 번, 세 번…. 스무번을 넘자 헉헉 숨이 찼다. “봐, 은고양이야, 이렇게 숨이 찬다니까.” 말을 마치고 돌아보았을 때 흰 고양이는 간 곳이 없었다. 내게 줄넘기를 하게 해놓고 슬그머니 가버린 듯했다. 달은 여전히 밝았다. 달빛을 받은 나뭇잎들이 초록 빛깔이 아닌 흰빛으로 보일 지경으로 희게 빛났다. 은고양이는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금요일이었다.? “야, 땡이!” 학교 가는데 정욱이가 뒤에서 불렀다. “왜애?” 화가 나서 소리를 꽥 질렀다. 아이들은 김동엽 이름을 두고 땡이 별명을 불렀다. 땡이는 그래도 낫다. 어떤 애들은 뚱땡이 아니면 뚠띠라고도 했다. 정욱이는 앞서 걷고 있는 내 가까이로 다가왔다.? “너, 숙제 했어?” 정욱이는 숙제 얘기부터 꺼냈다. “숙제? 아니.” “안 했어?” 정욱이는 가느다란 눈을 더 가늘게 뜨고 물었다. “저녁밥 먹은 다음 하려고 했는데 너무 졸려워서 그냥 잤어.” 너무 잠이 쏟아지는 바람에 내 방으로 가지도 못하고 거실 카펫에 누워, 엄마가 아침에 깨울 때까지 계속 잤다. “선생님한테 혼날걸.” “할 수 없지, 뭐.” 혼날 때 혼나더라도 혼날 일을 나는 미리 걱정하고 싶지는 않았다. “뭐든 먹고 금세 자면 땡이 되는 거 몰라?” 나는 주먹에 힘을 주었다가 스르르 풀었다. 말라깽이인 정욱이가 등에 멘 가방을 촐싹이며 앞장서 걸어갔다. 정욱이를 볼 때면 동생 세엽이가 생각난다.? 세엽이는 한 살이 아래인데 깽이, 깽이, 말라깽이다. 어디 특별히 아픈 데가 없는데도?아픈 아이처럼 바싹 마른 하얀 세엽이, 뭐든지 안 먹는 세엽이…. 나는 학교 공부 세 시간을 마치자마자 집으로 달음박질쳤다. 수요일은 엄마가 간식을 만들어 주는 날이다. 엄마가 만들어 주는 간식은 뭐든 다 맛있다. 피자, 김밥, 오징어튀김, 잡채, 어묵탕…. 아파트 정문 뒷길로 해서 집 쪽인 102동 입구로 들어가려는데 아파트 101동 쪽에서 뭔가 휘익 달아나는 것이 보였다. ‘뭐지?’?? 까망에 하양이 섞인 고양이 한 마리가 키 작은 쥐똥나무 밑으로 재빠르게 달아났다. 몸이 작은 걸 보니 새끼 같았다. ‘얼룩이 고양이네. 먹을 걸 찾나 본데…. ’ 그렇게 생각하자 배가 갑자기 많이 고파왔다. ‘저런 길고양이들은 뭘 먹고 살까?’ 언뜻 보았지만 얼룩이 고양이의 배는 훌쭉했다. 하루를 꼬박 굶었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이틀…. 땅바닥에 비친 그림자가 더 말라 보였었다. ‘저번에 본 흰 고양이는 어디 있을까?’ 내 그림자는 내가 보기에도 뚱뚱하다. 어깨도 뚱뚱, 목도 배도 허벅지도 발목도 뚱뚱, 어디든지 다 뚱뚱…. “에이!” 조금 걸었는데도 땀이 많이 나서 짜증은 더 났다. 424, 424, 99 현관 번호키를 누르고 안으로 들어갔다. 엄마도 세엽이도 집에 없었다. 냉장고 문을 홱 열었다. 현관 번호 424, 424, 99를 누를 그때 침은 벌써 꼴까닥 넘어갔다. 424는 사이다, 99는 치킨!?냉장고에는 사이다도 없고 치킨도 없었다. 그래서 사이다 대신 요구르트 다섯 개, 치킨 대신 언제 먹다 두었는지 모를 탕수육을 레인지에 돌려 먹었다. 정신없이 먹고 났을 때 전화벨이 따르르릉 울렸다. “동엽이니?” 엄마였다. “응.” “너, 또 뭐 먹었구나.” 엄마는 뭘 먹었는지부터 따졌다. “아니.” “뭐가 아니니? 뭘 먹은 목소리인데.” 엄마는 내가 뭘 먹었는지, 먹지 않았는지 목소리만 들어도 안다고 했다. 목소리가 텁텁하게 들리고 먹은 음식의 냄새까지 난다고 했다. “탕수육 남은 거 하고 요구르트.” 하는 수 없이 사실대로 말했다. “세엽이 자면 조용히 해라. 세엽이 깨지 않게.” 엄마는 자나 깨나 세엽이 걱정이다. 깽이, 깽이 말라갱이 세엽이. 세엽이는 유치원에 다니지 않고 그림 그리기, 만들기 같은 것을 가르치는 ‘푸른교실’에 다닌다. 세엽이네 선생님은 머리를 길게 기른 대학생 누나다. 엄마가 일이 있어 엄마 대신 세엽이를 푸른교실에 데려다 준 적이 있었다. “안녕하세요?” 나는 엄마가 시킨 대로 대학생 선생님에게 꼬박 인사를 했다. 그러자 대학생 선생님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보았다. “어머나, 세엽이 형이니? 맞아?” 대학생 누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네.” 그러자 대학생 선생님은 말했다. “어머나, 동생 먹을 걸 다 뺏어 먹었나 보네!” 그렇지 않아도 뚱뚱한 것에 대해 한마디 할 것 같았는데 단번에 말했다. 나는 기분이 나빠졌다. “그건 아닌데요.” 나는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뭐가 아냐? 뻔해.” 대학생 선생님은 놀리듯 빙글빙글 웃기까지 했다.? “나는 뭐든지 다 잘 먹고, 세엽이는 뭐든지 다 안 먹어서예요.” 억울하게 당할 수만은 없었다. 절대! “그건 그래. 여기서도 간식을 입에도 대지 않으니.” 나는 간신히 누명을 벗었다. 억울한 건 풀렸지만 다음부터 푸른교실에는 절대 가지 않겠다고 엄마에게 말해 놓았다. 그 뒤 정말로 한 번도 안 갔다. “목욕들 안 하니?” 저녁 먹고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는데 엄마가 불렀다. 세엽이가 쪼르르 밖으로 나왔다. “…난 조금 있다가.” 엄마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돌아보았다. 엄마가 눈을 갑자기 동그랗게 뜨고 바라볼 때면 좋지 않은 일이 발생하곤 했다.? “그래, 잘됐네.” 엄마는 다른 날과 달리 순순히 대답했다. “뭐가 잘됐는데, 엄마?” 나는 엄마 눈을 피해 소파에서 일어났다. “줄넘기 하고 들어와서 씻으면 되겠다.” “누가?” 모르는 척 물었다. “누군 누구야? 너지.” “싫어.” “싫긴 뭐가 싫어. 줄넘기하고 들어와서 씻으면 두번 씻지 않아 좋잖아. 서늘할지 모르니 웃옷 하나 더 걸치고.” 엄마는 마치 미리 준비해 놓은 것처럼 얇은 점퍼와 줄넘기를 내다주었다. “내기 제일 싫어하는 게 줄넘기인 거 엄마도 알잖아!” 나도 모르게 소리쳤다. .?? “줄넘기 백번 넘기 싫으면 아파트를 세 바퀴 달리고 오든지.” “달리기도 싫어하는 거 엄마도 알잖아!” “줄넘기도 싫고, 달리기도 싫고… 그럼, 팔굽혀 펴기 서른 번 할 테야?” 엄마는 쉽게 물러설 것 같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세엽이는 옷을 홀랑 벗고 욕실로 들어갔다. 세엽이의 벗은 궁둥이는 내 궁등이의 반도 안 되었다. “거실에서 하면 안돼?” 안 된다고 할 것이 뻔한데도 물었다. “네가 뛰면 102동 아파트 전체가 쿵쿵 울릴 걸 아마.” 엄마는 말하면서 현관문을 열고 점퍼와 줄넘기를 손에 쥐어주며 신도 제대로 못 신은 내 등을 떼밀었다. “왜 미는 거야?” 나는 밀리지 않으려 두 발바닥에 힘을 주었다. 아파트 뒤꼍으로 나온 나는 나무 의자에 앉아 줄넘기 줄을 무릎에 올려놓았다. ‘…엄마는 만날 나만 갖고 그래!’ ? 목욕탕에서 나온 세엽이는 요플레를 먹을 것이다. 나는 냉장고에 딸기 요플레와 키위 요플레가 있는 걸 보아 두었다. 냉장고 오른쪽 둘째 칸에. ‘보름달이 아파트 뒤꼍을 환하게 비추었다. 부드러운 바람이 솔솔 불어와 머리카락을 흔들었다. ‘엄마가 보고 있으면 어쩌지?’ 10층 베란다 창문을 열고 엄마가 내다볼 것이 걱정되었다. 고개를 쳐들어 윗쪽을 올려다보았다. 내다보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나는 줄넘기의 나무 손잡이를 두 손에 나눠 잡았다가 나무 의자 위에 슬그머니 놓았다.?줄넘기는 정말이지 싫다. 나무 의자에 앉은 채 몸을 앞뒤로 흔들었다. ‘어, 지난번에도 지금과 꼭 같았는데….’ 보름달이 환하게 떠올라 있었다. 나는 놀라 둘레를 두리번거렸다. ‘은고양이가 오지 않을까?’ 줄넘기 줄을 나무의자 아래로 늘어뜨려 놓고 삼십 분이 넘도록 기다렸다. “하나, 둘, 셋, 넷… 스물 하나….” 나는 하나 둘을 세며 타닥타닥 줄넘기를 넘기 시작했다. 어느새 달빛을 받아 털이 더 새하얀 은고양이가 나와 함께 줄넘기를 넘었다. “… 여든 하나, 여든 둘….” 백까지 다 세고 돌아보았을 때 은고양이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은고양이야, 잘가!” 언젠가 한번은 세엽을 데리고 나와 은고양이를 보여주어야 할 것 같다. 달빛을 받아 온통 새하얀 은고양이…. ● 작가의 말 몹시 배가 고파 보이는 길고양를 보았다. 길고양이에게 무엇이든 먹이려 슈퍼에서 참치 한 캔을 사 뚜껑을 따 주었다. 길고양이는 내가 멀리 떨어져 앉자 다가와 허겁지겁 먹었다. ‘잘가, 은고양이’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몸이 뚱뚱한 동엽이와 보름달밤 은고양이가 만난 이야기이다. 우리가 살을 빼야 한다든지, 숙제를 열심히 해야 한다든지 그런 자질구레한 일로 분주해 있을 때에도 ‘꿈결 같은 은고양이’는 우리 가까이에 와 있다. ● 작가 약력 서울에서 태어나 강화에서 성장했다. 1973년 소년 잡지에 동시가 추천 완료되었고, 197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부문 입선, 1977년 조선일보,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부문 입선 및 당선됐다. 지금은 한국동시문학회 회장과 한국아동문학인협회 부회장을 겸하고 있다.
  • 생일이 달라? 51시간 차이 나는 쌍둥이

    영국 선더랜드에 사는 헤일리 필립스(24·Hayley Phillips)는 지난해 낳은 쌍둥이 형제의 첫돌을 앞두고 눈코 뜰 새가 없다. 오는 23일(현지시간)부터 25일까지 3일동안 생일 파티를 열어야 하기 때문이다. 얼핏 보기엔 ‘못 말리는 엄마의 아들 사랑’으로 보이지만 사연이 있다. 형인 라이언과 동생인 루이스는 일란성 쌍둥이. 하지만 이들은 51시간 차이로 세상에 태어났다. 엄마는 형의 생일인 23일과 동생의 생일인 25일은 물론, 사이에 낀 24일엔 둘 모두를 위한 생일 파티를 열어줄 작정이다. 필립스는 지난해 8월 23일 출산예정일보다 11주 빠르게 진통을 느끼고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는 이를 출산징후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산모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집에 도착한 지 얼마 안돼 그녀는 약혼자가 곁에 있는 가운데 욕실에서 형 라이언을 낳았다. 그러나 뱃속에 든 동생은 태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병원에 다시 도착하자 진통이 멈춰 버렸다. 이틀을 기다려도 태어나지 않자 필립스는 퇴원했다. 그러나 다시 진통이 시작됐고 6시간에 걸친 산고 끝에 동생 루이스를 낳았다. 형보다 51시간 늦게 태어난 루이스는 신생아 집중보호실에서 8주를 보내야 했다. 다행히 쌍둥이 형제는 이제 아주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 쌍둥이 엄마는 두 아들과 처음으로 함께 한 순간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필립스는 “두 아이를 품 안에 함께 안으니 큰 축복을 받은 느낌이었다.”며 “아이들은 나에게 기적 같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문설주기자 spirit0104@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촛불 사용시 암 유발”…연구결과 논란

    “촛불 사용시 암 유발”…연구결과 논란

    로맨틱한 분위기나 편안한 휴식을 원할 때 자주 사용하는 소품인 촛불이 암이나 천식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의 에미드 하미디 박사 연구팀은 밀폐된 공간에서 초를 켜고 공기 중의 화학성분을 조사한 결과, 발암물질인 벤젠과 톨루엔 등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벤젠과 톨루엔은 국제암연구센터가 A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위험성분이다. 연구팀은 실험해 사용한 초는 일상에서도 쉽게 접하는 파라핀초이며, 이것을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곳에서 켤 경우 폐와 천식기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주장했다. 하미디 박사는 “아주 가끔씩 초를 켠다면 상관없지만, 몇 십 년 동안 통풍이 잘 되지 않는 욕실이나 방안에서 꾸준히 초를 켜는 것은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파라핀초 대신 밀랍초(벌꿀을 다 뺀 뒤 남은 밀랍으로 만든 초)나 콩으로 만든 초를 쓰는 것이 더 안전할 것”이라고 권했다. 그러나 영국의 암연구기금단체(charity Cancer Research)의 조안나 오웬 박사 등 일부 과학자들은 “매일 쓰는 양초가 암을 유발한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없다.”고 반박했다. 영국 폐재단(British Lung Foundation)의 노에미 에이서 박사도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초가 폐 건강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으나 “초에 화학물질이 첨가된 것은 사실이므로, 반드시 창문을 열어두고 최소한의 시간만 초를 사용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충고를 덧붙이기도 했다. 이 같은 연구결과가 발표되자 양초제조업체들의 반발도 이어졌다. 한 제조업자는 “모든 양초는 안전하다.”면서 “양초를 적당히 켰을 때 발생하는 것은 이산화탄소와 수증기 뿐”이라고 주장했고, 미국의 양초 제조업체 소속 과학자 롭 해링턴은 2007년 연구결과를 증거로 제시하며 “초가 탈 때 발생하는 화학물질은 기준치보다 훨씬 낮으며, 파라핀초와 밀랍초의 실험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한편 논란이 된 이번 연구결과는 19일 미국화학학회 연례회의에서 발표됐다. 사진=inquisitr.com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홈스테이 희망가정 찾습니다

    광주시가 국제행사의 성공적인 개최와 체험형 관광상품 개발을 위해 외국인 대상 홈스테이(민박) 희망가정 1000가구를 육성한다. 시는 17일 2015 여름유니버시아드대회 등 각종 국제행사에 대비해 부족한 숙박 시설을 확보하고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남도의 생활문화를 체험할 기회를 주기 위해 홈스테이 가정을 적극적으로 육성한다고 밝혔다. 시는 올해 50가구, 내년 100가구를 대상으로 홈스테이를 시범 운영한 뒤 2015년까지 1000가구로 확대한다. 이를 위해 외국인을 가족처럼 대하면서 독방과 아침식사, 욕실 등을 제공할 수 있고 가족 중 한 명이 최소한의 외국어 소통이 가능한 가정을 대상으로 홈스테이 호스트 희망신청에 들어갔다. 또 광주국제교류센터와 공동으로 홈스테이 운영 매뉴얼을 개발하고 홈스테이 희망 가정에 대해 외국인 응대 에티켓과 외국어 회화 등을 교육한다. 앞으로 한국관광공사, 국제교류단체, 인바운드 여행사 등과 연계해 외국인 민박관광 체험상품 개발과 해외 홍보 등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시 관계자는 “홈스테이 가정은 외국인에게 광주와 한국을 알리는 민간외교관의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며 “2015년 여름유니버시아드대회 등 대규모 국제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시민문화운동 차원에서 많은 가정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신청과 문의는 시 관광진흥과(062-613-3633).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현장 행정] ‘실버 요람’ 서초구 방배복지관

    [현장 행정] ‘실버 요람’ 서초구 방배복지관

    “40년간 일만 하다 지난해 은퇴했더니 갑자기 많아진 시간에 당황스럽기까지 했는데 이젠 복지관에서 새로운 친구도 사귀고 여유롭게 취미도 즐기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이세권·63·방배2동)17일 서초구 방배복지관. 손자를 안은 50대 ‘젊은 할머니’부터 일자리 상담을 받으러 온 ‘은발의 노신사’까지 발 디딜 틈이 없다. 댄스스포츠, 미니홈피 제작, 생활도예 등 80여개의 프로그램은 수강 첫날 전 강좌가 마감됐다. 총 122억원의 예산이 들어간 이 센터는 지난달 방배동 455의1에 문을 열었다. 지상 5층, 3124㎡ 규모다. 특히 이곳엔 손자를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까지 갖춰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인기다. 서초구가 급증하는 실버세대를 위한 문화·교육·보호 프로그램 등을 마련, ‘노인이 행복한 도시 만들기’에 나섰다. ●노인 인구 1만명당 복지관 1곳 우리나라 인구 10명 중 1명인 노인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여가생활부터 일자리 상담, 건강관리까지 제공하는 종합복지관이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 서초구는 양재·방배복지관에 이어 이달 말 중앙노인종합복지관을 개관한다. 대다수 자치구에 노인복지관이 1곳씩인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노인 인구 1만명당 1곳이라는 ‘지역밀착형 권역별 복지관’ 시대를 연 것이다. 복지관 3곳에는 ▲어린이 놀이공간 ▲보호·치료센터 ▲교육·체력단련실 ▲이·미용실 ▲카페테리아 등이 들어섰다. 내년엔 치매·중풍 등 노인성 질환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노인 전문요양원도 문을 연다. 200병상 규모의 이 요양원은 서울시 인재개발원 입구에 건립된다. 주간보호실, 물리치료실, 요양실, 기계욕실 등이 마련된다. ●보건소 주치의부터 원격보호 시스템까지 행복한 노년의 필수조건인 건강관리를 위해 보건소가 주치의 역할을 한다. 보건소 의사들이 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역내 노인들을 대상으로 고혈압, 우울증 등에 대한 조기 예방법을 교육한다. 노인복지관과 경로당을 순회하며 검진과 치료를 하고 맞춤처방을 내린다. 경로당은 ‘효 문화센터’로 변신한다. 구는 이용률이 낮은 경로당은 통폐합하고 권역별 노인종합복지관과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또 지역내 기업과 학교, 병원 등과 자매결연을 통해 문화센터 지원을 늘릴 계획이다. 박성중 구청장은 “어린이집처럼 노부모를 문화센터에 주야간 모셨다가 퇴근 후 함께 귀가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역내에 거주하는 5500여명의 저소득·홀몸노인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시행 중이다. 2007년부터는 유비쿼터스 기술을 활용해 혼자 사는 노인의 건강이나 위급상황 등을 24시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원격보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2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매일 하루에 한 번씩 안부전화를 건다. 지금까지 통화한 것만도 약 20만통에 달한다. 이밖에 구는 홀몸노인 생활관리사 파견, 노인 돌보미, 재가노인 식사 배달, 차상위노인 건강보험료 지원 사업 등 마치 가족처럼 노인의 안전과 건강을 지켜주는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현장 행정]성북 일자리센터 입주자 만족

    [현장 행정]성북 일자리센터 입주자 만족

    “하루하루 웃으며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게 해준 관계자들께 감사드립니다.” 3일 성북구 홈페이지의 ‘칭찬합시다’코너. 이 코너에는 최근 성북구 일자리센터 입주자들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센터에 입주한 뒤 싼값에 부담없이 사업을 번창시키고 있다는 감사의 글들이다. 센터는 지난 5월 말 지상 3층, 7323㎡ 규모로 개장했다. 32개 업체가 입주한 만큼 사연도 가지가지다. 1층에 자리한 온라인 쇼핑몰 ‘멋남’의 도진우 부장은 “이전 사무실에 비해 3배나 넓은 사무실을 사용하는데 비용은 오히려 5분의1 밑으로 떨어졌다.”며 “덕분에 성북구에 사는 직원 3명을 새로 뽑았고, 회사는 남성토털패션 쇼핑몰 1위로 올라섰다.”고 자랑했다. 3층 ‘윤플라워’의 윤석순 사장도 “인근에서 온라인 꽃배달 전문점을 운영하다가 입주 건물이 리모델링에 들어가 사업을 접을 뻔했다.”면서 “아무도 리모델링 기간만 가게를 빌려주려 하지 않았는데 센터를 소개받아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며 고마워했다. 3일 성북구에 따르면 성북 일자리센터에는 현재 32개 기업이 입주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일조하고 있다. 옛 삼선동5가의 성북구 임시청사 건물을 리모델링해 만든 센터에선 일반 사무실 건물의 5분의1에 불과한 사용료만 내면 당직과 건물청소까지 도맡아 해준다. 최적의 사업환경에도 불구하고 월 임대료는 ㎡당 1100원 안팎. 26.3㎡(8평)의 사무실을 사용하면 월 3만원, 208.3㎡(63평) 사무실은 월 23만원가량만 내면 된다. 물론 관리비와 보증금은 따로 받지 않는다. 사무실·창고 유지비가 낮아진 만큼 해당 기업은 지역 주민을 고용해 일자리창출에 도움을 주고 있다. 성북구도 12명의 운영인력을 새로 투입해 고용창출에 한몫했다. 낮 동안에는 청경과 희망근로자 등 12명이 일하고, 야간에는 시설관리자 2명이 투입된다. 덕분에 도·소매 14곳, 서비스업 5곳, 제조업 9곳, 건설업 2곳, 기타 2곳 등 모두 32개 업체가 성업 중이다. 유명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은 입주 자체를 제한받은 만큼 대부분 영세규모의 지역 업체들이다. 카드·식품·건설회사의 창고나 욕실용품회사의 제조공장부터 기업체 홍보·교육장, 컴퓨터수리실, 작업장, 극단 연습실, 연구실 등 용도도 다양하다. 매달 이들 업체가 내는 사용료는 3300여만원. 모두 일자리창출과 구 운영을 위한 재원으로 쓰인다. 성북구는 아울러 나머지 2곳의 입주공간에는 무료로 자활근로 작업장과 경영상담실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이런 배려 덕분에 입주와 함께 상승세를 탄 기업도 여럿이다. 2층에 자리한 화장실 용품제조사인 ‘하이쎈’의 경우, 중견기업 자회사에서 독립해 곧바로 해외 수주를 따내는 경사를 맞았다. 이 회사는 일자리센터 입주 전까지 다른 입주공간을 찾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남성패션 온라인 쇼핑몰 멋남도 기존 임차건물 대여기간 만료 뒤 입주건물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터였다. 도진우 부장은 “이곳은 임대료가 저렴하고 교통이 편리한데다 바로 옆에 관공서 건물이 입주해 경영수지 개선에 도움을 준다.”며 “관계자들께 감사할 따름”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STX ‘나눔의 집 6호’ 준공

    STX ‘나눔의 집 6호’ 준공

    STX 복지재단(이사장 강덕수)은 지난 27일 경남 진해 북부동에서 송우익(사진 가운데) STX엔파코 사장, STX조선해양 가족 봉사단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나눔의 집 6호점’ 준공식을 가졌다고 28일 밝혔다. 6호점의 주인은 어릴 때부터 지능저하 증세로 임시직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는 이모씨. 필리핀 이주 여성 빅토리아씨와 결혼, 두 자녀와 함께 살고 있다. 빅토리아씨도 갑상선질환으로 거동이 불편하다는 딱한 사정을 듣고 STX 복지재단이 나선 것이다. 새 집은 71.85㎡로 작지만 심야전기 온돌난방으로 연료비 부담을 낮췄고 컴퓨터가 설치된 공부방도 꾸몄다. 주방과 욕실 동선은 몸이 불편한 아내를 고려해 설계했고, 가전제품과 주방용품도 새로 마련해줬다. 이씨는 “집이 낡고 비좁아 생활하기에 불편했는데 새 집이 생겨 너무 감사하다.”면서 “먼 타국에서 시집 와 고생하는 아내에게도 큰 선물이 됐다.”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TV는 사랑을 싣고(KBS1 오후 7시30분) 1962년, 부산 경남상고에 재학 중이었던 한무. 첫사랑의 동생이었던 손일태의 환심을 사기에 여념이 없었던 한무는 단팥죽을 한 달간 사주기도 모자라 초등학생 일태의 방학숙제까지 해줘야 했다. 40여년이 흐른 지금, 코미디언 한무가 첫사랑의 얼굴보다도 더 기억 속에 생생한 악동 손일태를 찾는다. ●VJ특공대(KBS2 오후 9시55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 달아난 입맛 잡는다는 이색 면요리들을 공개한다. 특별한 휴가를 보내고 싶다면 미국으로 떠나보자! 침실, 욕실, 주방 갖추고 텔레비전, 냉장고 등 가전제품 완비! 여기에 무선인터넷까지 가능한 이곳은 다름 아닌 캠핑카. 캠핑의 천국 미국. 황홀한 캠핑의 세계를 소개한다. ●희망특강 파랑새(MBC 오후 6시50분) 미국 땅에서 IT 업계의 신화와 같은 성공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스티브 김. 2007년 미국 생활을 청산하고 영구 귀국해 장학재단과 사회복지 사업에 연간 20억원을 지원하며 자신의 경험을 전파하기 위해 강사로서의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제2의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스티브 김을 만나본다. ●아침드라마 녹색마차(SBS 오전 8시40분) 정원이를 가진 채로 결혼했다는 지원의 말에 도여사는 둘이 닮았다는 느낌이 드는 게 이상한 기분이 들기는 했다고 한다. 한편 성근은 형모가 못나긴 했어도 이유 없이 설치진 않는다며 갑자기 정하와 널 죽인다고 흥분한 데는 이유가 있을 거라며 무슨 일이냐고 지원에게 묻는데…. ●명의(EBS 오후 9시50분) 서울대 병원의 성숙환 교수를 단장으로 성형외과 민경원 교수, 안과 우세준 교수, 기생충학 교실의 홍성태 교수 등 서울대학교 병원, 보라매 병원과 개원 병원들의 의료진으로 구성된 ‘우즈베키스탄 의료봉사단’. 8박 9일 일정으로 120명의 환자들에게 인술을 베풀고 돌아온 ‘우즈베키스탄 의료봉사단’을 만나본다. ●YTN초대석(YTN 낮 12시35분) 요즘 한반도에선 남해안 끝자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당초 이달 말에서 다소 연기되기는 했지만 우리 기술로 처음 만들어지는 위성 발사체 ‘나로호’의 발사가 초읽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번 발사를 총괄 지휘하는 교육과학기술부 김중현 차관에게 나로호 발사 연기 이유 등을 들어본다.
  • ‘죽음의 가스’ 내뿜는 순간온수기

    가정집 욕실에서 ‘가스 순간온수기’를 켜고 샤워를 하던 초등학생 자매 2명이 질식사하는 비극이 또 발생했다. 가스온수기는 짧은 시간에 물을 데울 수 있어 중앙·지역난방이나 가스보일러를 쓰지 않는 지방의 단독가옥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사용이 편하게 밀폐된 욕실에 설치하면 불완전연소 탓에 일산화탄소(CO)에 중독되는 사고가 잇따라 사용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18일 오후 5시쯤 경북 군위군 부계면 동산리 최모(77·여)씨의 가정집 욕실에서 정모(10)양 자매와 김모(11)양 등 최씨의 외손녀 3명이 가스 순간온수기를 사용하다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가족들이 발견했다. 정양 자매는 발견 당시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이미 질식사를 했고, 김양은 의식을 잃고 중태에 빠졌다. 정양 자매의 어머니 김모(46)씨는 “욕실에서 신음소리가 나 문을 여니까 아이들이 쓰러져 있었고, 실내는 유독가스 냄새로 가득했다.”고 말했다. 가로 1.4m, 세로 1m의 욕실에는 가스온수기가 가동 중이었고 외부 창문은 닫혀진 상태였다. 손치용 군위경찰서 형사팀장은 “가스온수기를 오랜 시간 켜놓고 사용하다가 일산화탄소에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한국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밀폐된 실내에 설치된 가스온수기가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PG)를 완전히 태우지 못하면서 유독성 일산화탄소가 뿜어져 나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가스온수기에 의한 사고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에도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가정집 욕실에서 목욕하던 A(16)양이 가스 순간온수기를 장시간 사용하다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숨졌다. 또 2006년 12월 대구의 한 주택에서 가스온수기로 목욕하던 B(27·여)씨가 온수기에서 새어나온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숨졌고 2005년 6월 제주도에서는 일가족 3명이 사망했다. 가스온수기는 대부분 ‘개방형 연소기’여서 외부의 공기를 빨아들여 가스를 태운 뒤 배기가스를 곧바로 주변에 내뿜는 구조다. 그러나 욕실에는 공기가 모자라고 수증기가 많은 곳이라 가스가 불완전 연소되면서 일산화탄소가 발생하기 쉽다는 것이다. 가스안전공사 최윤원 검사팀장은 “사고를 예방하려면 반드시 전문가에게 온수기 설치를 맡겨야 하고 밀폐된 공간에서의 사용을 자제하며 경고등이 켜지면 즉시 환기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의 경우 지난 23년간 가스 순간온수기 사용 중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모두 220명을 넘어서는 등 사고가 끊이지 않자 지난 2006년 ‘소비생활용품안전법’을 개정, 안전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등 방지 대책에 나서기도 했다. 군위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선탠 화상 막으려면 20분간격 휴식해라 복제 마약탐지견 ‘투피’ 공항투입 ‘아버지의 병’ 전립선암 건물전체 솔라모듈… 세계 첫 ‘태양열 호텔’ 탈북자 공짜 진료비에 일부러 취업 기피
  • [단독]마이클 잭슨이 그린 자화상과 한국에 대한 연서(戀書), 국내에 있다

    [단독]마이클 잭슨이 그린 자화상과 한국에 대한 연서(戀書), 국내에 있다

    마이클 잭슨이 그린 자화상과 한국에 대한 연서(戀書), 국내에 있다 외환위기 당시 방한해 그림과 글 남겨/한국과 인연 많았던 마이클 잭슨 외환위기가 한창 고조되던 1997년 11월18일. 마이클 잭슨은 전북 무주군의 무조리조트에 묵고 있었다. 리조트 관계자와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측 관계자가 그를 초청한 데 응한 것이다. 그는 한국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기 위해 방한중이었다. 그 날 그가 묵은 곳은 무주리조트 내의 특급 티롤호텔 501호(사진). 침실과 거실, 별도의 욕실에, 수행원 방까지 딸린 방이었다. 1박에 3백60만원의 정가가 책정돼 있는 프레지덴셜 룸이었다. 당시 그를 뒷바라지 했던 호텔측 관계자들은 그 날 그가 유독 잠을 못 이뤘다고 전한다. 그 시간 그는 창문 건너로 한 눈에 들어오는 리조트의 설원을 오래도록 응시했을 것이다. 이 때 그는 마치 동심으로 돌아간 듯, 자신의 침실에 그림과 글을 남겼다. 볼펜의 철심을 이용해 그가 침대 옆 나무 협탁에 어렵사리 아로새긴 것은 무엇일까? 그림은 다분히 만화 캐릭터를 닮아 있다. 그러나 긴 머리와 오똑한 코, 그리고 날렵한 턱선을 보면 자신이 꿈꾸던 자신이 모습과 흡사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는 자신이 꿈꾸던 자화상을 마치 서명처럼 남겨 놓았다. 반면 글은 자신이 처음 방문한 낯선 나라에 대한 것이었다. 그가 꾹꾹 눌러가며 쓴 그 글귀는 이렇게 돼 있다. “우리 아이들을 아끼고, 구해주십시오. 한국은 ‘신’(good의 오기(誤記)일 수도 있으나, 선명하게 god라고 쓰여 있다)이고, 무주는 사랑입니다. 영원한 사랑을 담아( LOVE and SAVE OUR CHILDREN. KOREA IS GOD AND MUJU IS LOVE. LOVE always)”(아래 사진) 머나먼 이국 땅에서 낙서로 뒤척이던 그는 새벽녘 배가 고프다면서 룸서비스를 요청했다. 메뉴를 고심하던 호텔 관계자들은 고추장을 넣지 않은 비빔밥을 제공했다. 당시 비빔밥을 만들었던 구철호 현 총주방장(46, 아래 사진)은 “마이클 잭슨이 당시 처음 맛을 들인 비빔밥을 평생에 걸쳐 좋아했다는 얘기를 나중에야 알게 됐다”고 회고한다. 방한 이틀째도 호텔에서는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투자 양해각서 체결을 위해 전라북도 관계자들을 만나는 자리에 나갈 때였다. 그 자리에 입고 갈 옷을 서울에 두고 왔다는 것이다. 그는 한사코 사전에 정해둔 그 옷만을 고집했다. 호텔 관계자들은 부랴부랴 헬기를 동원해 서울에 다녀올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다. 호텔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가 단순히 까다로웠던 것만은 아니었다. 그만큼 한국인들에게 예의를 갖추고 싶어 했다. 한국에도 강한 애착을 갖고 있었다. 당초 그와 한국의 인연은 앨범 발표 후 잇단 세계 투어로 이어졌다. 그는 <BAD>(1987)나 <DANGEROUS>(1992) 등의 앨범을 발표한 후 세계 1백여개국을 돌아다녔다. 그러나 유독 한국과는 인연이 닿질 않았다. 1980년대 후반은 국내의 불안정한 정치 상황 때문에 공연이 무산됐다. 90년대 초반에는 한국 정부의 반대로 무대에 설 수 없었다. 1993년 미 로스앤젤레스(LA) 흑인 폭동 당시 한인과 흑인 사이에 갈등과 반목이 고조되자, 그는 재차 내한 공연가능성을 타진했다. 당시 미 정부까지 거들고 나서 성사 직전 단계까지 갔다. 김영삼 대통령은 외신과의 인터뷰 당시 마이클 잭슨의 서울 공연을 기정사실화 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공연을 허락한 시점은 이미 예정 일정을 한참 넘긴 후였다. 공연에서 비롯된 인연으로 그는 한국에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방한 이틀째인 19일에는 투자와 관련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이틀 뒤에는 서울 동교동을 찾아 김대중 당시 대통령 당선자와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김대중 당선자의 취임 후 남북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공연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한국이 최후의 분단 국가란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마이클 잭슨은 이듬해 김대중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했으나, 판문점 공연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안전에 대한 우리 정부측의 우려 때문이었다. 1999년 TV로 생중계 되던 잠실주경기장 공연 당시 그는, 한반도 통일이 이뤄질 때 다시 한 번 기념 공연을 하기로 한국민에게 약속했다. 그리고 오늘 새벽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그는 영원히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다. 서울신문NTN 이여영 기자 yiyoyong@seoulntn.com / 사진=이여영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中법원,성폭행 당 간부 살해한 여성에 “무죄”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중국 공산당 간부를 살해한 뒤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호텔 여종업원 덩위자오(鄧玉嬌·21)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AP통신이 16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후베이성(湖北)성 바둥(巴東)현 법원은 지난달 10일 자신이 일하는 호텔의 가라오케 바에서 시당 간부인 덩귀이다(鄧貴大)를 흉기로 살해하고 수행원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된 덩위자오의 행동은 정당방위라고 인정,무죄 방면했다.법원은 덩위자오가 자수한 점과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황을 참작했다고 밝혔다.당시 덩귀이다는 일행 3명과 함께 가라오케에 딸린 욕실에 그녀가 혼자 있는 것을 발견하고 강제로 소파에 눕히고 욕 보이려다 그녀가 핸드백 속에 넣어뒀던 과도로 찌르는 바람에 숨졌다. 영국 BBC는 재판 첫날인 이날 판결까지 2시간이 채 안 걸렸으며 법원 바깥에는 수많은 이들이 재판 결과를 기다렸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당초 덩위자오를 감옥이 아닌 정신병원에 가두고 사지를 침대에 묶어놓은 채 우울증에 시달려왔다는 사실을 시인할 것을 강요했던 것으로 전해졌다.사형을 면할 수 있을 뿐만아니라 정부도 궁지에 몰리지 않게 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는 풀이다.  하지만 누리꾼들이 그녀를 불의에 맞선 정의의 영웅으로 떠받드는 노래와 시를 인터넷에 띄우고 10만여명이 그녀의 사진이 들어간 티셔츠를 제작해 입는 등 석방을 요구해왔다.이에 따라 공안은 당초 살인죄에서 고의상해죄로 기소 내용을 변경,최소 10년형 정도가 선고될 것이라는 예측을 낳았으나 재판 시작과 동시에 선고까지 마쳐 신속히 논란과 반발을 잠재우려는 의중을 드러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목욕하다 3일 만에 구조된 90세 할머니

    목욕하다가 힘이 빠져 욕조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90세 할머니가 3일 만에 구조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혼자 사는 셜리 매드슨 할머니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끔찍한 일을 당했다. 오전에 친구들과 함께 빙고게임을 한 매드슨 할머니는 저녁에야 집에 돌아와 피곤한 몸을 욕조에 누였다. 하지만 이 목욕은 할머니 인생에서 마지막이 될 뻔 했다. 아침식사를 한 뒤로는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에ㅓ 목욕을 하다 힘이 빠져 욕조에서 나오지 못하게 된 것. 그녀는 “안간힘을 써서 나오려고 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너무 추웠고 이대로 죽을 것 같아 공포스러웠다.”고 말했다. 몸은 축 쳐졌지만 매드슨 할머니는 포기하지 않았다. 수도꼭지를 돌려 뜨거운 물을 계속 틀어 몸을 녹였고 고무 오리인형에 물을 받아 먹으며 허기를 채웠다. 할머니는 “이따금씩 욕실에 있는 전화기가 울렸지만 손이 닿지 않아 받지 못했다. 소리도 질러봤지만 인기척이 없었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털어놨다. 그렇게 할머니는 3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혼자만의 싸움을 했고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딸이 집에 찾아오면서 할머니는 구조될 수 있었다. 할머니는 타박상과 욕창, 탈수 등의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았다. 퇴원해 집에서 안정을 취한 그녀는 “내 인생에 이렇게 끔찍한 일은 없었다.”고 말하면서 “이제는 무서워서 죽을 때까지 혼자서 목욕은 못할 것 같다.”고 답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Let´s Go] 경북 영주 죽령 옛길

    [Let´s Go] 경북 영주 죽령 옛길

    경북 영주시 풍기읍 수철리 희방사역. 중앙선 철로를 오가는 기차가 하루 두번 방문객을 내리는 한적한 시골 역사에 도착했다. 무지개가 묘하게 일직선으로 소백산 봉우리 위에 걸쳐 있었다. 죽령 옛길을 찾아온 길손을 반기는 양인가 싶어 설렘을 감출 수 없다. 희방사역부터 해발 690m 높이의 죽령재(소백산 도솔봉과 연화봉 가운데)까지 2.5㎞ 이어지는 옛길은 서기 158년 신라 아달라왕 때 열렸다. 2000년간 소백산맥에 나란히 자리한 문경새재, 추풍령과 더불어 영남과 기호지방(충청도)을 잇는 3대 관문의 하나로, 연대와 높이, 쓰임에 있어서 단연 맏형의 역할을 해왔다. 근대 개화기에 접어들어서면서 점차 쓸모를 잃어가던 이 길은 1930~40년대 중앙선 철도와 5번 국도가 뚫린 이후 세상에서 완전히 잊혀졌다. 수십년간 발길이 끊기고 수풀만 우거졌던 이 길이 다시 열린 것은 10년 전. 푸근한 옛길의 가치가 다시 중히 여겨지는 시대의 흐름이 일면서 영주시에 의해 복원됐고 2007년 명승 30호로 지정됐다. 속도에 밀렸지만 사라지지 않고 버텨 주니 그 속도에 지친 사람들의 발길이 자연스레 이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이런 옛길 복원 노력들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어 반갑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재개발의 미명 아래 도심의 정겨운 골목길들이 하나둘씩 자취를 감추고 있는 걸 떠올리니 심사가 복잡해진다. ●영남·기호지방 잇는 3대 관문 중 하나 죽령 옛길의 방향을 택할 때 희방사역에서 출발해 죽령재에 오르거나 그 반대로 내려오거나, 걷는 사람 마음일 것이다. 안내를 맡은 박근식씨는 “희방사역에서 출발하는 것이 죽령 옛길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어 더욱 좋다.”고 말했다. 희방사역 앞에서 중앙선 철도와 함께 2001년 개통된 중앙고속도로가 한눈에 보인다. 지금은 소박한 오솔길에 지나지 않지만 100여년 전까지만 해도 교통 요지로 대접 받던 죽령 옛길의 위상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옛길은 향기부터 달랐다. 어떠한 인공도 배제한 채 울창한 나무, 어여쁜 꽃과 이름 없는 풀들이 한데 섞여 자아내는 그윽한 향기는 정신을 맑게 한다. 걸을수록 숨이 차오르고 온몸에 땀이 송글송글 배지만 세상의 어떤 조향사도 흉내낼 수 없는 자연의 향이 코끝을 스칠 때마다 기운이 불끈 다시 솟는 듯하다. 옛길이 뿜어내는 향기가 남다른 건 많은 사연과 역사를 품고 있어서이기도 하다. 이 길을 수없이 밟고 지났던 선조들이 옛 그림처럼 떠오른다. 청운의 꿈을 안고 한양길에 오른 영남 선비의 꼿꼿한 뒤태가 저 멀리 앞서가고 이 고을, 저 고을 무거운 봇짐을 메고 떠돌던 장사치가 내 옆을 지나가며 공무에 바쁜 관원들의 밭은 호흡이 바짝 뒤를 쫓는 것 같다. 이 속에는 요충지를 되찾기 전에 돌아오지 않겠다고 비장한 출사표를 던졌던 고구려의 온달 장군, 향가 ‘모죽지랑가’의 주인공 죽지가 탄생하게 된 배경, 퇴계 이황 선생이 그의 형과 나눈 진한 형제애, 안동에서 상원사로 옮겨지던 상원사 동종의 수구초심 등 구구절절한 역사적 사실이 담겨 있다. 사연을 설명해주는 안내판을 마주할 때마다 죽령 옛길이 예사 길이 아니었음을 다시 한번 알게 된다. 죽령(竹嶺)이란 이름만 보면 대나무가 많아야 하지만 정작 대나무는 찾기 힘들다. 오히려 일본잎갈나무라고도 불리는 낙엽송이 커다란 군락지를 형성하고 있다. 하늘을 향해 멋없이 뻗어 있는 이 나무에는 가슴 아픈 사연이 담겨 있다. 자원약탈에 열을 올리던 일제가 자생 소나무를 죄다 뽑아 옮기고 이를 숨기려 생장속도가 빠른 낙엽송을 심었다는 것이다. 한때 철도 침목으로 쓰였지만 쓸모가 그리 많지 않다고 하는데 그나마 직사광선을 막아주는 것으로 어느 정도 몫은 하는 셈이다. 사시사철 번잡했을 이 길에는 죽령재에 오를 때까지 쉬어가는 주막거리가 4곳이 있었다. 희방사역 자리는 가장 큰 무쇠다리 주막거리가 있던 곳. 길 중간에 있었던 주막 2곳은 안내판과 돌무더기만 남아 사람을 맞는다. 죽령재에 위치한 죽령 주막만이 그 자리에 재현돼 있다. 비교적 완만했던 길은 죽령재 마루를 코앞에 놓고 다소 가팔라진다. 숨을 몰아 쉬며 올라 길 건너 죽령 주막(054-638-6151)을 보니 반가운 마음이 샘솟는다. 소백산에서 나는 제철 나물 부침개와 더덕구이, 달달한 동동주 한사발에 내쳐 연화봉까지 오를 에너지가 빵빵하게 채워졌다. 죽령 고개에서 연화봉까지 7㎞, 해마다 이맘때면 소백산의 철쭉이 유명한데 아쉽게도 아직 붉은 옷으로 갈아입지 못했다. 아무래도 철쭉제(29~31일)에 맞춰 필 모양이다. 만개한 꽃을 보지 못했다는 아쉬움보다 그래도 소백산은 아직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덜 받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여행수첩 ▲가는 길:승용차 이용시 풍기나들목~5번 국도~소백산 방면 10분 주행~희방사역. 동서울고속터미널에서 영주나 풍기행 시외버스를 타고 영주 시내 또는 풍기역 앞에서 희방사 방면 시내버스 이용. 열차로 올 때 영주역·풍기역에서 하차하여 시내버스를 이용하거나 직접 희방사역까지 오는 열차를 이용할 수도 있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하루 두번 희방사역에 들르는 열차를 탈 수 있다. 오전 6시 안동행과 오전 8시 부전행이 있다. ▲주변 관광지:우리나라 최고의 목조 건축 기술을 보여주는 무량수전이 있는 부석사와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은 빼놓지 않고 들러야 할 곳이다. 350년의 전통 가옥과 고색창연한 외나무 다리가 있는 무섬마을은 새로운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태백산 발원 내성천과 소백산 발원 서천이 만나 마을을 한번 휘감아 흘러 마치 물 위에 뜬 섬 같다 해서 무섬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반남 박씨, 예안 김씨의 집성촌인 이곳은 문화재로 지정된 만죽재, 해우당 등 고색창연한 50여개 고택들이 고즈넉한 풍경을 자아내는 곳이다. 콘크리트 다리가 있지만 전통 외나무다리가 옛 정취를 느끼고픈 여행객들의 발길을 잡는다. ▲맛집:풍기IC를 바로 빠져나오자마자 만나는 약선식당(054-638-2728). 약선연구가를 자처하는 주인 박선화씨는 소백산에서 나오는 제철 나물과 풍기를 대표하는 인삼을 주재료로 건강에 좋은 메뉴들을 선보이고 있다. 정식은 1만 5000원부터 3만 5000원까지. 풍기역 앞에 위치한 인천식당(054-636-3224)은 청국장으로 유명하다. 어머니의 손맛을 이어받아 2대째 운영 중이다. 냄새 나지 않고 담백한 청국장이 6000원. 영주도 한우가 유명하기로 손꼽히는 곳. 영주 한우의 참맛을 알려준 곳은 영주축협한우프라자(054-631-8400)이다. 인삼만큼 풍기에서 유명해진 것이 찹쌀도넛을 파는 ‘풍기정도너츠’(054-636-0067). 생강, 허브, 인삼 등의 옷을 입힌 도넛이 전 국민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묵을 곳:경북 영주의 이름난 고택들을 재현해 놓은 선비촌(054-638-6444). 전통 가옥을 체험할 수 있어 외국인들이 특히 좋아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본래 체험관 용도로 지은 후 숙박 기능을 추가하는 바람에 화장실, 욕실 등이 숙소 바깥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급형 4인 기준 14만원. 도솔봉 기슭에 조성돼 있는 옥녀봉 휴양림(054-639-6543)도 사랑 받는 곳이다. 4인용 산막이 4만원으로 저렴해 성수기 때는 경쟁이 치열하다. 글ㆍ사진 영주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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