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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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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의 정원 작은 에덴 동산/가브리엘 반 쥘랑 지음(화제의 책)

    ◎고대∼현대의 정원의 역사·미학 고찰 고대 정원에서부터 현대의 절충주의적 정원에 이르기까지 정원의 역사와 미학을 고찰.낙원을 건설하려는 인간의 욕망은 인류 최초의 정원 에덴동산을 이상으로 하는 다양한 양식의 정원을 낳았다.이러한 정원예술은 그것을 배태한 사회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고대 그리스의 정원이 「신성한 숲」이라는 목가적 개념을 토대로 했다면,로마의 정원은 풍경속에 정원과 빌라를 통합시킨 것이 특징이다.또 수도원을 통해 보존·관리된 중세의 정원은 울타리가 쳐졌으며 로마양식에 비해 한결 단순하고 축소된 모습으로 발전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에 들어서는 고대의 미와 이상을 중시하는 인문주의자들에 의해 빌라의 중요성이 강조됐다.한편 17세기 프랑스는 자연경관을 균형잡히고 통제된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인식,자연에 대한 인간의 지배를 목표로 한 형식적인 정원양식을 창출했다.프랑스식 정원의 인위성을 공격하면서 등장한 것이 영국의 풍경화적 정원.이것은 고대의 목가적인 시골생활과 고전적인 신화로의회귀를 추구했다.19세기에는 이같은 두 흐름이 절충되는 양상을 보였으며 대중공원이 보편화됐다.풍부한 삽화가 정원미학의 진수를 엿보게 한다.시공사.변지현 옮김,6천원.
  • 종교의 기원/지그문트 프로이트(화제의 책)

    ◎유대교·토템 등 정신분석학적 접근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프로이트가 종교에 대해 정신분석학적으로 접근한 논문들을 수록.프로이트는 구약성서와 유대전설을 논거로 모세가 이집트인이었으며 모세가 히브리인에게 전한 유일신교는 이집트의 종교였다는 획기적인 주장을 편다.나아가 유대교의 성립과정을 정신분석학적 입장에서 고찰,유대인에 의한 모세 살해 및 그리스도의 고난을 토테미즘 시대의 살부 모티프와 동일시한다. 프로이트는 토템의 심리학을 토대로 토템과 터부에 대한 원시인들의 양가적인 감정습관을 분석해낸다.또 이 분석을 통해 태고적의 토테미즘이 어떤 식으로 유아기 신경증에 침윤하는지,또 현대인의 내면으로 회귀하는지 그 메커니즘을 밝히는데 힘을 쏟는다.프로메테우스가 불을 훔쳐 오는데 사용한 회향나무 대롱을 남근으로,독수리에게 파먹힐 때마다 새롭게 재생하는 프로메테우스의 간을 성적 욕망으로 해석한 점도 흥미롭다.프로이트는 심지어 헤라클레스가 퇴치한 머리가 아홉개 달린 뱀 히드라(Hydra)까지도 성욕을 상징하는 괴물로 해석한다.열린책들,이윤기 옮김,1만3천500원.
  • “솔제니친 출판자유 억압” 빈축

    ◎자신의 여성편력 폭로 전기출간 철회 압력/노벨상 명성 먹칠… 심장병 앓아 말년 불우 심장병으로 모스크바에서 병원신세를 지고 있는 올해 78세인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의 말년이 평화롭지만은 않다.노벨상 작가이며 현대 러시아의 대표적 지성으로 꼽히는 그가 자신에 대한 전기를 검열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다. 문제의 전기는 영국작가 D.M 토마스가 솔제니친의 일부 원고를 참고하고 주변인을 직접 인터뷰해 쓴 것으로 98년 1월 미국의 세인트 마틴 출판사가 출간할 「솔제니친」.모스크바 언론들에 따르면 솔제니친과 가족들은 전기작가인 토마스가 솔제니친의 첫부인을 인터뷰하는등 그의「깊은 사생활」이 폭로될까봐 출판철회를 요청하고 있다는 것이다.더욱이 솔제니친은 이 출판사가 계약을 끝내고 출간하기로 한 솔제니친의 다른 작품도 원고를 돌려줄 것을 출판사에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기의 일부는 솔제니친의 초기 결혼생활이 문제투성이였으며 그가 아이를 가지려는 첫부인의 욕망을 이기적인 것으로 간주한 것등을 묘사하고 있다.솔제니친의 여성편력도 세밀히 묘사하고 있으며 첫부인으로 부터 받은 미공개사진을 함께 실을 예정인 것으로 언론들은 밝히고 있다. 솔제니친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전기가 나올 것이라는 사실을 프랑스 파리의 한 출판광고를 보고 처음 알았다고 한다.솔제니친과 가족들은 즉각 세인트 마틴사로 전화를 걸어 『아직 출판할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며 계약도 하지 않은 상태』라면서『공개될 사진도 솔제니친으로 부터 나온 것』이라며 반박했다.이와 함께 세인트 마틴사가 출판할 러시아판 솔제니친소유의 책과 원고를 대리인들을 통해 회수에 나섰다.
  • 한국범죄방지재단 세미나 이순형 교수 주제발표

    ◎전통 가정교육서 절제하는 인간 육성/현대아동 욕구·감정 제어능력 약하고 공격적 한국범죄방지재단(이사장 정해창)은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전통가족 교육과 범죄예방」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전통적인 가정 교육법이 범죄욕구 절제에 기여하는 효과에 대해 토론했다.이날 세미나에서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이순형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전통교육이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독창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범죄의 유혹과 공격성을 절제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인간은 과거로부터 무엇을 배우는가.급변하는 시대에 오늘을 사는 우리들이 가져 봄직한 질문이다.특히 한국 사회는 전통 사회상이 왜곡된 부분이 있어 더욱 그렇다. 조선사회는 유학이 추구하는 인간상을 지향했다.유학이 지향하는 인간상은 바로 선비이다.학문을 통해 맹자가 말한 인의를 지향하는 것이다.의는 인륜이고 인륜은 삼강오륜이다.군자상은 곧 선비상으로 동일시됐다.선비는 조선사회가 지향한 인물상이다. 전통가정에서 아동은 3∼4세쯤 기저귀를 뗀 후에야 어머니의 방에서 조부의 방으로 옮겨진다.안채에서 사랑채로 거처를 옮기는 것은 비로소 가정교육이 시작되는 것을 의미한다.이 시기는 아동의 발달적 특성에 적합한 때로 선조들의 전통적 가정교육의 예지를 높이 평가하지 않을수 없다. 조선의 성리학자들은 교육사상과 목적을 제시했다.아동을 어떻게 선비상으로 가꿔 나갈 것인가가 이들의 관심사였다.이이는 격몽요결을 비롯한 저서에서 입지와 정성을 주된 교육의 목적이자 내용으로 제시했다. 교육 내용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원초적 욕구나 본능을 자유의지로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그러한 극복은 훈련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점을 가정하고 있다.단지 자신의 욕망을 억제하라고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주로 옛 습관을 없애고,의관을 바르게 차리고,학습자세를 바르게 하고,마음을 한 곳에 집중시켜 나날이 새롭게 공부하라는 등 극기를 행동규범으로 가르쳤다.한마디로 분수를 지키며 공부에 힘쓰는 군자를 만들기 위한 절제와 극기 훈련을 의미하는 내용들이다. 절제력은 욕구와 감정을 스스로의 의지로 제어하는 능력이다. 전통가정에서는 반복 훈련을 통해서 아동의 절제력을 길렀다.사회의 규범과 관습을 통해 내재화 시키는 방법으로 절제력 있는 인성을 형성했던 것이다.현대의 아동들은 일정한 목표를 추구하는 일관성이 부족하고 유혹에 약하며 감정을 통제하지 못해 공격적 성향을 갖기도 한다. 자기통제력은 우선 아동이 자기를 통제해야 하는 이유나 그 가치를 인식하는데서 길러진다.그리고 아동이 사회적으로 정해진 규범을 따를수 있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사회적 기술을 쉽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요인은 보상과 처벌,모델 동일시이다.모델 동일시는 그 모델과 신뢰가 있고 원만한 관계가 쌓인뒤 아동이 그 모델의 언어와 행동을 본받게 하는 것이다. 전통적 가정교육법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동일한 메시지를 전달해준다. 바로 「사람은 형성되는 것이다.환경을 통해서」이다.
  • 서방은 홍콩의 새지도자 헐뜯지 말라/랠프 A 코사(해외논단)

    ◎영·중이 합의한 협약이행여부 주시해야 서방은 홍콩의 자유와 번영을 위해 중국이 영국과 서명한 협약들을 지키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랠프 A.코사 미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태평양포럼 전무이사가 주장했다.「서방은 홍콩의 새 지도자를 헐뜯지 말고 지지해야 한다」는 제목으로 인터내셔날 헤럴드 트리뷴지에 실린 그의 기고문을 요약한다. 150여년 만에 홍콩의 첫번째 비영국인 지도자가 될 동건화의 자문위원들은 동에게 오는 6월30일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되기 전에 미국을 방문하지 말도록 설득한 것같다.이것은 아마 좋은 충고일 것이다.워싱턴이 귀기울일 필요가 있는 관용과 인내의 중요한 메시지를 동이 가지고 있을지라도 어떤 사람이 진지하게 들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요즘 워싱턴에서는 북경으로부터 축하를 받는 것보다 더 심한 욕설은 없는 것같이 보인다.따라서 동이 미국을 방문한다면 홍콩 민주당 의장인 마틴 리와는 대조적으로 심한 냉대를 받을 것이다.마틴 리는 지난 4월 워싱턴 방문때 한 미국하원의원이 「영웅에 대한 환영」이라고 부를 만큼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그 이유는 간단하다.미국인은 민주주의와 그것을 위해 투쟁한 사람들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유에 대한 이러한 도덕적 개입이 리와 북경에 대한 그의 대결적 자세를 자동적으로 지지하는 것과 동일시되어서는 안된다.미국회의사당에서 리는 홍콩에 대한 중국의 의도는 한마디 즉 「통제」로 요약될 수 있다고 의원들에게 말했다. 중국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자유롭게 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그러나 또한 그것을 죽이고 싶어하지도 않는다.우리는 홍콩의 운명을 통제하려는 중국의 욕구와 지금까지 누려온 정치·경제적 자유와 이익을 지속시키려는 홍콩인들의 욕망이 균형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 중국은 7월1일부터 주권을 되찾기 때문에 이러 자유를 부인할 힘이 있다.그러나 중국이 홍콩인들의 희망과 열망까지 바꿀 수는 없다. 중국의 욕구와 홍콩인들의 욕망을 균형잡도록 지명된 동은 리와 많은 미국의원들에 의해 그가 홍콩의 장래 안보와 자율을 확보하기보다는 북경을 만족시키는데 더 관심을쏟고 있다고 비난받았다.그러나 홍콩의 안보와 자율이 실현되려면 우선 북경이 만족해야 한다.동은 북경이 홍콩의 순조로운 이양과 일국양제의 타당성을 입증하는데 열심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여기에 걸린 정치·경제적 이해관계는 대단한 것이다.이것이 1984년 중국이 주권의 일부를 기꺼이 포기하면서까지 홍콩의 사회·경제·정치적 구조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약속함으로써 영국과의 공동선언에 서명한 이유이다. 1992년 중국은 홍콩의 입법원을 해산하고 인권법안의 일부를 무효화하기로 했다.중국은 이같은 결정이 1984년 공동선언의 위반이 아니라고 보고있다.그러나 이것이 중국의 행동을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북경은 홍콩민들에게 더 큰 자유를 주려는 패튼 총독의 변화시도가 진전을 이루지 못하게 함으로써 일국양제에 대한 약속을 이행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동의 진영은 정당의 금지,집회의 사전허가 등 북경이 요구한 변화를 이행해야만 하는데 있어 당황스럽고 사과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이런 형태의 중국의 압력은 중국이 홍콩에대한 주권을 행사할 때 북경의 행동에 대해 모든 사람이 가질수 있는 최악의 공포를 증폭시키고 있다. 1984년의 공동선언과 1990년의 기본법은 중국이 주권을 행사할 때 판단의 토대로서 사용하기로 합의한 기준들이다.그것들은 리나 다른 민주주의 옹호자들의 희망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다.그러나 그것은 중국의 나머지 지역에서의 삶에 대한 의미있는 개선이고 상호 합의된 출발점이다.홍콩반환이 초읽기에 들어간 지금 홍콩의 장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북경이 영국과 합의한 이런 기준들을 끝까지 살리도록 주장해야 한다. 북경은 자유에 대한 홍콩인들의 욕망을 바꿀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역으로 홍콩,미국 및 기타지역의 정치인들은 중국이 존중키로 한 합의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홍콩의 초대 행정장관으로 선출된 동건화는 북경을 만족시키면서도 그의 인민들이 자유와 번영을 보호해야 할 무거운 책임을 떠맡고 있다.〈미 CSIS 태평양포럼 전무이사/정리=유상덕 기자〉
  • 김형영씨,5번째 시집 「새벽달처럼」

    ◎“단순·투명한 언어로 만물을 수용”/빈번한 떠나감속 수식·기교없는 「초탈의 세계」 등단한지 31년이 된 중견시인 김형영씨(53)가 5번째 시집 「새벽달처럼」을 펴냈다. 지난 66년 등단한 김형경씨는 73년 첫 시집 「침묵의 무늬」를 낸 뒤 5∼8년에 한번씩 시집을 내는 과작시인이다. 그는 이 시집에서 수식과 기교없이 단순 투명한 언어로 세상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초탈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 「밤하늘에 구멍처럼 박혀있던 달이 박힌 자리에 흔적 하나 남기지않고 떠오르고 떠오르고 또 떠오르더니 새벽달이 되어 서녘으로 사라져가듯… …」 배반과 갈등,사랑과 욕망,탄생과 죽음,심지어 종교에도 이끌리지 않는 흔적없이 생겼다가 흔적없이 사라지는 바람과도 같은 세계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평론가 김병익씨는 이번 5번째 시집을 『40대에서 삶을 원숙하게 투시할 수 있는 50대 장년으로 진전함이 일으키는 시세계의 현저한 변별』이라고 평하고 있다. 40대에 발표한 4번째 시집 「기다림이 끝나는 날에도」의 시적 주어가 「기다림」이었다면 50대에 출간한 이번 5번째 시집 「새벽달…」에서는 「떠나감」의 표현이 빈번해졌다는 것이다. 「그대 내 숨이여 이제 아주 말뚝이 되어 쉬시라」며 저자가 자신의 고향 「부안」으로 형상화한 귀향의식은 「떠나감」을 뒤이은 불교적 윤회와 득도로의 시적 지향을 그리고 있다는 평이다.
  • 돈·명예·권력 드라마가 부추긴다

    ◎등장인물 왜곡된 가치관에 향락­소비… 지향적/“작가의식 부재에 어설픈 극작가도 한몫” 지적 TV드라마가 지나치게 소비지향적·향락적인 내용으로 흐르는가 하면,직업세계의 실상은 외면한 채 호화스런 겉치레만 드러내거나 돈·명예·권력에만 집착하는 왜곡된 가치관을 가진 인물군을 등장시키는 경향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는 한동안 잠잠하던 트렌디드라마가 다시 안방극장의 전면에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소재를 많이 채택하고 있는데 따른 현상.여기에 작가의식 부재에 따른 드라마 갈등구조의 무리한 비틀기와 연출자의 어설픈 극작술도 한몫 거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지난달 29일 끝난 MBC의 「별은 내 가슴에」.이 드라마는 재벌2세·디자이너·가수 등으로 분한 연기자들이 유명 디자이너가 협찬한 고급 의상을 걸친채 값비싼 외제 수입차에 몸을 싣고 내달리는 모습을 쉴 새 없이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일종의 허탈감에 젖게 했다.심지어 외제차를 생일선물로 받는 장면에서는 심한 박탈감마저 느끼게했다.비록 시청률에서는 성공했다고 하지만,작품의 완성도보다는 황당한 스토리와 현란한 카메라 워크에만 치중했다는 인상을 끝내 지울수 없었다는 것이 대다수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SBS의 「모델」은 드라마 자체가 패션모델의 세계를 다루고 있는 탓에 디자이너나 모델이 주요 등장인물이 될 수 밖에 없지만,너무 자주 등장하는 패션쇼 장면이나 20대 주인공들이 고급차를 타는 모습 등은 시청자들의 동화를 스스로 가로막고 있다. 한편 KBS-2의 「욕망의 바다」와 「폭풍속으로」는 상류층을 중심으로 하는 등장인물들의 왜곡된 가치관이 시청자들의 정서를 심하게 해칠 우려가 있는 드라마들.유형은 다르지만 목적달성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나 금전을 모든 갈등의 해결수단으로 삼는 인물,사회적 신분상승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인물들을 등장시키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여기에 무분별한 사랑을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애정지향적 인물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이와 관련,한국방송개발원은 최근 3개 공중파TV의 평일 및 주말드라마를 대상으로 「TV드라마에 나타난 과소비적 경향분석」을 통해 『TV드라마가 현실을 무시한 일탈적 모습으로 치닫는 것은 지나친 시청률 경쟁이 낳은 산물』이라면서 『여론의 지속적 문제제기를 위한 시청자운동을 강화하고,작품의 도덕성에 기반을 둔 작가와 제작자의 의식전환을 촉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 중­러,“다극화 세계 구축해야”/강택민­옐친 정상회담

    ◎미 패권주의 강력 견제 선언 강택민 중국 국가주석과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은 23일 중국과 러시아는 국제문제에서 절대적 지도자의 역할을 하려는 어느 누구의 욕망에도 반대한다면서 다극화 세계의 구축을 강력히 촉구했다. 두 정상은 이날 중·러 정상회담을 가진후 발표한 「새로운 세계질서에 관한 공동선언문」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이어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보다 주요한 역할을 떠맡을 것임을 강조하고 공명정대하고도 합리적인 새로운 국제질서를 증진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공동선언에 대해 많은 분석가들은 냉전후 미국의 힘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미국의 패권에 대한 중·러의 도전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앞서 전기침 외교부장,지호전 국방부장 등을 대동하고 22일 모스크바에 도착한 강주석은 도착성명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간의 새로운 형태의 관계정립은 새로운 국제질서 확립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주석은 23일 정상회담에 이어 24일에는 러시아를 비롯하여 카자흐스탄,키르기지스탄및 타지키스탄 등 옛 소련공화국들과 국경주둔병력을 상호 감축하기 위한 중요 조약에 서명할 예정다. 중국과 옛 소련공화국들간의 3백㎞에 달하는 국경선에 배치된 병력을 감축하기 위한 국경조약은 지난해 4월 상해에서 체결된 5개국 신뢰구축협정을 토대로 마련되는데 인테르팍스통신은 러시아와 옛 소련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중국과 접경한 1백㎞에서 병력을 15%까지 감축할 것이라고 전했다.
  • “한반도 평화정책 위해 여생 보낼터”/황씨 일문일답

    황장엽씨는 20일 서울공항에 도착,인사말을 한뒤 기자들과 간단한 일문일답을 가졌다. ­건강상태와 가장 생각나는 것은. ▲여러분들이 세심히 보살펴주셨기 때문에 제 건강상태는 매우 좋습니다.이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지금 서울에 도착한 제 마음은 정말 한마디로 말해서 감개무량합니다.여기에 오기까지 두달 남짓한 동안 유일한 목표는 서울에 도착하는 것이었고,이 문제로 매일 걱정을 해왔습니다.그러나 이렇게 도착,여러분들을 만나게 되니 사람의 욕망이 자라나서 제가 이렇게 늙은 몸으로 자기 조국,자기 민족을 위해서 얼마만큼이나 이바지하고 죽을까 하는 것,그것만이 걱정입니다.여러분이 잘 도와주십시오. ­서울에서 하고 싶은 일은. ▲중국에서 한 달 남짓 있었고,비율빈(필리핀)에서 한달 남짓 있었고 그 곳에서 여러가지 복잡한 문제가 제기됐으나 그 나라와 정부에서 세심히 보살펴주셔서 불편없이 지냈습니다.이전에 말한 바와 같이 전쟁을 막고 우리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서울행이 「망명」,「귀순」인지 「통일 수행」을 위한 것인지 밝혀 주시지요. ▲저는 갈라진 조국의 어느 한 부분만을 자기 조국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망명이다 귀순이다는 나하고 관계가 없습니다.난 단지 북쪽에 있다가 일을 잘못하고 사태를 바로잡지 못해 부끄럽습니다.여기와서 남쪽 형제들과 힘을 합해서 빨리 통일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선생의 망명으로 남북한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까. ▲어떤 영향을 미치겠는가는 두고봐야 겠습니다.제가 어떻게 일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요.
  •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24·25일 「세자매」

    ◎러시아 사실주의 연극의 ‘진수’ 지난해 전통연희와 실험극 등 두차례의 공연으로 일반관객에게 첫 선을 보인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원장 김우옥)이 오는 24,25일 이틀간 국립중앙극장 소극장에서 안톤 체호프의 원작 「세자매」를 공연한다. 지난해 공연들이 전통과 전위의 무대화였다면 이번 공연은 러시아 정통 사실주의극의 실현이다.이를 위해 연극원은 러시아 로스토프 극장의 예술감독이며 연출가인 블라디미르 치기셰프 교수를 초빙,연출을 맡도록 했다.치기셰프는 지난해 러시아에서 「세자매」를 연출해 러시아 최고연극상인 「황금가면」상의 작품부문과 연출부문 후보에 오른 연출가.관객들은 스타니슬라브스키로 대표되는 사실주의 본고장의 연출솜씨를 접할수 있을 것이다. 무대디자인과 의상디자인도 러시아 현지에서 온 니콜라이 시모노프,올가 레스니첸코가 각각 맡고 연극원 학생들이 배우와 각종 기술을 맡는다. 치기셰프는 『이번 공연은 러시아 리얼리즘 공연 스타일을 따르고 있으며 이는 무엇보다 배우를 통해 표현된다.즉 배우는 일상에서처럼 무대에서 행동하고 심적 체험을 한다.또 무대 공연전체의 스타일은 리얼리즘을 연극으로 상승시켜 형상화한 「과장 리얼리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자매」는 군대가 주둔해있는 러시아의 한 소도시에서 살고 있는 올가,마샤,이리나 등 세자매의 이야기다.이들은 11년전에 모스크바를 떠나왔지만 여전히 그곳을 그리워하며 자기들만의 욕망을 키워간다.올가는 지겨운 교사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마샤는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남편때문에,이리나는 화려한 생활을 하고 싶어 저마다 모스크바를 꿈꾸지만 이들에게 닥쳐오는 일상들은 갈수록 소도시에 발을 붙들고 만다.24일 하오7시30분,25일 하오4시·7시30분 공연.
  • 플라톤의 「국가」 전10권 출간/서광사,9년만에 희랍어 원전번역

    ◎소크라테스 중심 변증론에 의한 대화편/형이상학·인식론·윤리·정치사상 등 망라 「서양철학의 진수」인 플라톤의 대화편이 국내 학계에서는 처음으로 희랍어 원전을 토대로 번역됐다.철학전문 출판사인 서광사가 지난 88년 기획,해당분야 전공자들에게 작업을 맡긴지 9년만에 플라톤의 「국가(Politeia)」(박종현 옮김)가 첫 선을 보인것.플라톤(기원전 427∼347?)의 사상은 스승인 소크라테스의 연장선상에 있으며,저서 또한 모두 소크라테스를 주인공으로 한 변증론에 의한 대화편이어서 두 사람의 학설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국가」는 전체가 10권으로 이루어져 있다.1권은 초기 대화편들의 무리에 속하나 2권부터 10권까지는 중기 대화편들의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플라톤이 50대에 완성한 것이다.대화편의 전체 분량은 플라톤 전집의 약 18%를 차지하며 그 방대한 분량만큼이나 내용도 다양하다.형이상학·인식론·윤리학·정치사상·혼에 관한 이론(심리학)·교육론·예술론 등을 망라한다. 플라톤은 인간의 영혼은 육체와 결합된 충동적이며 감각적인 욕망을 추구하는 정욕과 육체와 결합되지 않은 순수한 이성으로 되어 있다고 본다.그런데 이성은 매우 순수한 것으로서 이 세계의 배후에 있는 지선의 실체계인 이데아를 직관할 수 없다는 것.이 이데아를 동경하는 마음이 에로스이며 현상을 보고 그 원형인 이데아를 떠올려 인식하는 것이 진리라는 지적이다. 한편 지혜와 절제,용기와 어우러진 덕론을 주장하는 플라톤은 개인의 덕을 달성하는 것만으로는 정의를 실현할 수 없다고 말한다.바로 이 지점에서 사회전체의 윤리설이 제기된다.이것이 「국가」에 나와있는 철인정치론이다.통치자는 「철인 치자로서 세상의 명예나 물욕에서 벗어나 있는 자」이며 「지성의 화신」이다.그러나 현실적으로 이같은 사람의 출현도,또 이런 사람을 수용하기도 어려운 일이다.때문에 최고 지성들의 중지를 모아 모든 법조문속에 지성을 최대한 반영,법치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앞머리에 「논의 전개」에 대한 개요 형태의 짧막한 글을 덧붙여 독자들의 이해를 도울뿐 아니라 뒷부분에는 본문과 주석에서다룬 장소나 유물,당시의 생활상 등을 담은 사진자료를 실어 자료가치를 더해준다.출판사측은 「국가」에 이어 「테아이테토스」「파르메니데스」「소피스테스」「티마이오스」「고르기아스」「정치가(Politikos)」 등 플라톤의 대화편 원전 역주서들을 잇따라 펴낼 계획이다.
  • 「우수마당극 퍼레이드」 오늘부터/한·일 4개극단 참가 26일까지

    전국민족극운동협의회와 한국연극협회는 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동숭동 마로니에공원 및 성균관대 금잔디광장에서 「우수마당극 퍼레이드」를 개최한다. 오는 9월에 열리는 제27차 ITI(국제극예술협회)총회및 「97 세계공연예술축제 서울·경기」를 알리기 위해 마련된 이 행사에는 일본의 가라구미극단과 국내 극단 등 모두 4개극단이 참가한다. 행사일정은 ▲「바다 휘파람」(일본 가라구미극단) 4·5일 하오7시 성균관대 금잔디광장 ▲「두지리 칠석놀이」(놀이패 우금치) 11·12일 하오4시 마로니에공원 ▲「동이풀이」(놀이패 한라산) 18·19일 하오4시 마로니에공원 ▲「밥」(극단 길라잡이) 25일 하오4시,26일 하오1시·3시 마로니에공원 등이다. 4·3사건 이후 일본으로 건너간 해녀의 후손을 소재로 삼은 「바다 휘파람」은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복잡한 심리를 파헤친다.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중인 배우 김경원이 주연을 맡았다.「두지리…」는 마을간의 갈등 및 화해를 통해 통일에 대한 민족적 열망을 담고 「동이풀이」는 4·3사건 전후의 민족적비극을,김지하 원작의 「밥」은 자연환경문제를 각각 다룬다.499­5725.
  • 작가 원재길씨 첫 작품집 「누이의 방」

    ◎일상의 욕망·근거없는 폭력의 피해자들/양념 안친 문체속 “섬뜩함” 던져 「오해」 「그 여자를 찾아가는 여행」 등의 장편,「별똥별」같은 우화소설을 통해 현실 인간들의 속물근성을 풍자했던 작가 원재길씨가 첫번째 작품집 「누이의 방」을 강출판사에서 펴냈다. 시집을 낸 시인인데다 번역 일거리도 마다않는 전천후 문인 원씨는 비단결같은 감성이나 투명한 문체를 구사하지 않는다.쉽게 뽑아내는 무명실같이 툭툭한 그의 어조는 비꼬는 듯 때론 의뭉스럽게까지 느껴진다. 그는 삶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작가가 아니다.이번 작품집에서도 일상속의 욕망과 근거없는 폭력에 다친 주인공들만을 그리고 있다.그렇다고 속물적 세계를 소리내어 야유하거나 극단적 파국을 그리지도 않는다.이기적인 세상에 만연한 자잘한 비극들을 양념도 별로 안친 문체로 드러내는 것 자체로 그의 소설은 왠지 명치끝을 아리게 하는 섬뜩함을 던져준다. 표제작은 무구한 타인의 삶을 파괴하는,인륜을 가리지 않는 추잡한 욕망을 보여준다.부모가 서로의 육체에 눈이 멀어근친상간에 이르렀다는 출생의 비밀을 알아챈 오빠는 더러운 피를 대물림 않으려 누이동생 곁을 떠나지만 동생은 애인의 이기심에 다시한번 버려져 자살을 기도한다.열살때 훔치지도 않은 풍선껌때문에 가게주인한테 얻어맞고 학창시절엔 범인으로 잘못 지목돼 선생한테 폭행당한 주인공의 살해충동을 그린 「대추나무 그늘」은 폭력이 순환하며 점점 커져가는 끔찍한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그해 여름 상수리나무가 엿본 것들」은 모두가 알몸으로 때를 벗기는 공중목욕탕에서만 편안해지는 한 여인을 등장시켜 고결한 옷을 입은 세상모두가 속에 시커먼 때를 품고 있다고 조소한다.
  • TV 드라마/비정상적 스토리 전개 여전/방송개발원 조사

    ◎사랑타령·입양­사생아 등 주류 TV 드라마들이 여전히 비정상적인 애정 및 가족관계라는 왜곡된 스토리텔링 형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방송개발원이 지난달 10일부터 16일까지 방송된 KBS·MBC·SBS 등 3개 공중파방송의 드라마를 서사구조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한 결과 이같은 문제점이 재확인된 것. 분석에 따르면 등장인물들간의 복잡한 감정을 무분별한 애정행각으로 드러내거나,한 인물을 중심으로 여러 이성이 밀고 당기는 사랑타령을 벌이는 등 비정상적인 애정관계가 여전히 두드러진다는 것.KBS­2의 「내 안의 천사」,SBS의 「꿈의 궁전」「연어가 돌아올때」,MBC의 「욕망」「의가형제」「길위의 여자」 등이 대표적인 드라마들. 또 입양아·이복형제·사생아 등 무리한 인물설정이 많이 눈에 띈다는 점도 지적됐다.「연어가…」에서는 사생아인 남자주인공과 계모의 혼전 딸을 연인 사이로 설정하고 있고,「의가형제」는 일종의 원한관계에 있는 집안에 입양된 주인공이 등장한다. 드라마의 필수요소라 할 수 있는 갈등구조또한 외도나 불륜 등에서 비롯된 남녀갈등(KBS­2 「유혹」,MBC 「길위의 여자」)이나 재혼·입양 등을 계기로 한 갈등관계(KBS­1 「하얀 민들레」「사랑할 때까지」)가 선호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전체 드라마 흐름상 별로 개연성이 없어 보이는 결말을 자주 만들어내는 것도 문제.KBS-2의 「내안의 천사」는 여주인공이 백혈병으로 죽으면서 끝이 났고,MBC 「의가형제」는 드라마 갈등의 한 축이었던 남자주인공을 느닷없이 폐암말기 환자로 만들어 버렸다. 이밖에 시청률 강세를 이어가거나 방송횟수 연장을 위해 자주 이용되는 조연배우들의 푼수연기나 흥미성 캐스팅도 문제점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 연극연출가 강유정(이세기의 인물탐구:123)

    ◎무대연출 금녀의 벽 허문 철의 여인/여성에 대한 모든문제 무대서 해답구해/파격적 전위성보다 연극의 정통성 고수 「연극의 모든 문제는 저 침묵을 뒤흔들어 놓는 일이다.저 침묵의 얼음덩어리를 녹여 도도히 흐르는 강줄기로 역행시켜야만 한다」.강유정은 「침묵의 객석」을 향한 장 루이바로의 열변으로 일찍이 연극의 철리를 깨친 연출가다. 아무도 그를 번뜩이는 천재라고 말하진 않는다.불꽃튀기는 재치와 새타이어의 현란성을 지녔다고도 생각지 않는다.다만 「오래 달군 쇠처럼 쉽게 식지않는 정열」이란 말이,그를 두고 적절하다.오랜 교분을 트고 있는 희곡작가 차범석씨는 『그의,연극에 대한 집념은 누구에게도 비교할수 없을만큼 깊고 강하다』고 전한다.「성격 자체도 크고 넓어서 웬만한 남자는 따라잡기 힘든 반면」「자상하고 다정다감한 여성적인 일면이 그의 매력」이라고 했다. ○「여인극장」 30년 이끌어 그의 겉모습만으로는 고집스럽고 뚝심이 세고 남성적일 거라고 사람들은 짐작한다.그러나 만사에 상처받기 쉬운 성격이 강유정의 면모다.대범한 듯하지만 섬세하고,감상적인 것 같지만 자기주장이 강하다.초창기엔 연극연습 과정에서 단원들과 잡다한 갈등을 빚기도 했으나 상대방을 「부드럽게 감싸고 이해하는 마음」으로 지난 30여년간 극단 여인극장을 「대과 없이」 이끌어왔다. 그의 연극에의 길은 결코 평탄한 직선을 긋고 있진 않다. 고교시절엔 세계명작을 무질서하게 읽으면서 「희곡작가」를 지망했으나 희곡을 쓰기 위해서는 「반드시 무대경험」이 필요하다는 이해랑씨의 충고를 받아들여 18살 되던 해 극단 「신협」에 입단했다.프롬프터에서 「살아있는 이중생각하」에 이르는 단역 대역을 마다하지 않았고 그때부터 희곡이나 연기보다 무대전체를 관장하는 연출자가 되고자 꿈꿨다.그러나 연극계의 철옹성같은 보수성은 그에게 연출의 기회를 주지않았고 다시 영화계로 눈을 돌려 홍성기·이강천 감독 밑에서 어려운 조감독생활을 거쳤지만 영화쪽에서도 그에게 감독의 기회를 내어줄 것 같진 않았다. 그는 극단과 영화계주변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극단 창단을 기획하고 자신이 읽었던 수많은 주옥편들을 무대에 올리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그렇게 탄생한 것이 극단 여인극장이다. 평소 친분이 두텁던 성곡 김성곤씨의 부인 김미희씨의 도움을 받아 66년 10월 서울 신문로에 있던 성곡댁에서 화려한 창단파티를 가졌을때 모든 것이 가난하기만 했던 연극계는 「여성연출가 탄생」과 함께 그에 대한 기대로 관심이 집중되었다. 하나의 연극을 시작하기 위해 2,3년전부터 작품을 고르고 끈질긴 탐구성과 선별의 명철함,마음속까지 꿰뚫는 예민성으로 취할 것과 버릴 것을 엄밀하게 가리는 것이 그의 연출포인트다.극중 인물의 사상과 성격을 도식적으로 또는 소묘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내부에 도사린 모순에 파고들어 피가 뛰는 인간상을 창조해 나간다.극적인 기교나 파격적인 전위성 대신 정통연극을 진솔하게 지키면서 「누가 뭐라고 하든 나의 시각과 나만의 해석으로 연극이 품고있는 내면의 정서를 전달한다」는 주장이 강하다. 그의 연극관은 「연극이 사회를 맑게 하는 샘물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며 여인극단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여성들이 받는 불이익과 사회의 잘못된 인식을 「여성의 편에서가 아닌,인간의 문제」로 파악하고 「오늘의 생존을 위해 고통당하는 인물」들이 「지나간 과거에 대한 용서와 화해,그리고 여인들의 억눌린 욕망의 문제를 시적 정서로 밀도있게 그려낸다」는 평이 그것이다.평론가 김방옥은 85년 대한민국연극제에서 동아연극상 희곡상을 수상한 「풍금소리」를 보고 「각 인물의 성공적인 성격창조라는 면에서 이번 연극제에서 가장 큰 감동을 준 작품」으로 평하고 있다. ○한때 영화계 눈돌려 그가 여성이 아닌 한 사람의 인간으로 살고싶어한 것은 경상도 특유의 집안의 보수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5대독자인 부친 강동수씨는 북경과 상해로 나돌며 풍운아처럼 군림하는데 비해 딸만 둘을 낳은 어머니는 그늘진 곳에 숨어 남편에게 무조건 순종하는 전형적인 현모양처였다.그는 「어머니처럼 되지 않기 위해」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고집이 센 성격으로 성장해 나갔다. 그가 연극에 미치는 이유는 「항상 남다른 삶과 만나는 즐거움」과 「배우의 발성과 무대의 열기와 극이 진행되는 동안의 긴장감」때문이며 그때마다 「자신이 싱싱하게 살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변한다. 「연극은 나의 생, 나의 생활」이라는 신조로 그가 좋아하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지난 여름 갑자기」등 테네시 윌리엄스에 집착하고 지난해 창단30주년 기념공연과 내년 상반기공연을 위해 뉴욕에 있는 윌리엄 모리스 에이전시와 올비의 「키 큰 세여자」,맥넬리의 「마스터 클래스」를 정식 계약하기도 했다. 그가 연극을 하기까지 부군 임영수씨의 외조와 인내심을 그는 잊지 못한다.서울대 상대출신에다 육사교관이던 부군은,걸핏하면 집을 비우고 통금시간을 밖에서 넘기는 그의 연극활동을 이해하여 처음엔 연극제작에 관련된 은행대출 등에 도움을 주기도 했으나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의 연극에 질려 언제부턴가 극장주변에는 얼씬거리지 않더니 88년 타계했다.자녀는 1남2녀. 동숭동 극장가에 가면 그를 만나기란 별로 어렵지 않다.커다란 숄더백을 어깨에 둘러메고 연극의 새로운 흐름을 알기 위해 그는후배들의 공연을 들여다보고 연극인들과의 토론·담론을 즐긴다.애연가에다 애주가지만 아무리 전날 술을 마셔도 새벽 5시면 일어나 작품분석에 전념하고 양직한 성품탓에 친구의 폭이 넓고 다양한 편이다. ○연극인들과 토론즐겨 『누가 가장 영광있게 산 사람인가.한번도 실패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인생의 모욕일 수 있다』.그대신 『실패할 때마다 조용히,그리고 힘차게 일어나는 것이 참된 인간의 영광이며,바로 그런 자세로 나는 한평생 나만의 연극인생을 만들어냈다』고 그는 감연히 말한다. 「여성연출가 1호」를 기록하고 「갈매기처럼,불꽃처럼 자유롭고 뜨겁게」 여성에 대한 모든 해답을 무대에서 구하게 했다는 자체만으로 그는 우리 연극사에서 「비중있는 배역」으로 또렷한 족적을 남긴 존재다. □연보 ▲1932년 경남 진양출생 ▲49년 극예술협회 입단 ▲50년 극단 신협입단 ▲55년 동국대 국문과 졸업 ▲57년 수도영화사 연출부 입사,이강천 감독 「생명」조연출 ▲64년 영화 「순교자」제작 ▲66∼현재 극단 여인극장 창단 대표 ▲68년 가르시아 로르카작 「베르나르드 알바의 집」첫연출 ▲73년 한국연극협회 이사 ▲75년 한국연극협회 감사 ▲76년 창단 10주년기념 테네시 윌리엄스작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연출,「창단10주년기념희곡집」발간 ▲79년 황석영 「산국」 미주 순회 ▲82년 한·미 수교 100주년기념 차범석작 「학이여 사랑일레라」 미주 순회 ▲86년 창단20주년 기념 노영식작 「강건너 너부 실로(넓은 들로)」연출 ▲91년 극단 여인극장 100회기념 셰익스피어작 「맥베스」연출 ▲92년 서울연극제심사위원·한국연극협회감사·아시아여성연극인대회 한국대표 ▲94년 한국여성연극인회 회장,세계여성희곡작가협의회 이사 ▲95년 한국연극협회 이사 ▲96년 창단30주년기념 에드워드 올비작 「키 큰 세여자」연출 〈연출대표작〉 「이구아나의 밤」「지난여름 갑자기」「올페」「하녀들」「부부」「다(아빠)」「아,아빠 가엾은 우리아빠!」「아내란 직업을 가진 여인」「모닥불 아침이슬」「풍금소리」「키리에」「맥베스」「세자매」등 100여편 〈수상〉 대한민국연극제작품상·희곡상·연기상(78년) 한국연극영화 텔레비전예술상 대상(85년) 서울시문화예술상(89년)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연출상(92년) 한국예총예술문화대상(93년)
  • 「선미술상」 수상작가 기념전

    ◎선화랑… 35∼45세 작가 독창적 작품세계 선화랑이 수여하는 선미술상 역대 수상작가 기념전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734­0458)에서 열리고 있다.18일까지. 선미술상은 35∼45세의 국내 작가 가운데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가는 인물을 선정,전시를 열어주는 제도.지금까지 오용길 손수광 고정수 황창배 이두식 김영원 서정태 이석주 신현중 김병종 황인기 홍성도씨가 받았다. 이번 전시는 선화랑이 개관 20주년을 맞아 지금까지 수상자 12명을 한 자리에 모은 자리.실경산수의 서양화적 실험을 인정받았던 오용길의 「송운」,인간의 내면적 잠재력을 조각으로 표현한 김영원의 「?­96­2」,한지위에 인간의 본질과 욕망을 담은 서정태의 「푸른 초상」,풍요롭고 신비로운 생명의 세계를 표현한 신현중의 조각 「치유하는 제천」 등이 모두 눈길을 끄는 작품들이다.
  • 최승호씨 여덟번째 시집 「여백」 펴내

    ◎시역20년 시인의 시작 자기성장/문명·욕망 비판서 자연·불교세계 심취/“시란 꿩이 날아간 뒤에 눈밭속 발자국” 시인 최승호씨(43)가 여덟번째 시집 「여백」을 솔출판사에서 펴냈다. 「대설주의보」「고슴도치의 마을」「진흙소를 타고」 등 80년대 첫 세권의 시집으로 오늘의 작가상,김수영문학상,이산문학상 등을 잇달아 훑었던 최씨는 자기만의 「경지」를 드러내는 시언어로 누구보다 주목받았다.현대 도시문명을 비꼰 그의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들은 묘하게도 불교나 노장의 상징에 잇닿곤 했다.도시적 욕망의 복판에서 허무를 건져내는 그 시세계는 많은 문학도들을 매료시켰고 최씨는 해마다 신춘문예 평론에서 가장 많이 다뤄지는 시인의 하나가 됐다. 문명과 욕망을 꼬집는게 일차였던 최씨의 시는 90년대 들어 쇳소리가 가시면서 더욱 선쪽으로 접근했다.「반딧불 보호구역」으로 자연친화를 노래하더니 지난해 시집 「눈사람」에선 순환과 무위가 삶의 이치인 불교적 세계를 한껏 드러냈다.「여백」은 「눈사람」때의 이같은 세계관의 연장선위에서시력 20년에 이른 시인의 시쓰기에 대한 중간성찰을 아우르고 있다.지난해말 출판사인 세계사 주간을 그만두고 원없이 시만 썼던 근작들을 묶었다는 점과도 무관치 않아뵌다. 〈바다!/얼마나 시원한 말입니까.입이 크게 열리고 눈이 확 트이며 가슴에 구멍이 뚫리는 듯한 말이 바로 바답니다.하지만 보이는 것은 별로 없군요.아마 보이지 않는 곳에 바다의 화엄이 있을 겁니다.뿌옇게 이글거리는 수평선,해일이 일면 허공도 넘실거리는 수평선엔 뚜껑이 없습니다.저기가 바로 눈사람들의 공동묘지 아니겠습니까.저기가 바로 눈사람들의 신생아실입니다.//수평선에서 넘어온 고기잡이 배 한 척.그 뒤를 갈매기들이 너울너울 따라옵니다.물고기 장례식을 치러주려고 만장 펄럭이며 상여 따르는 행렬처럼 항구까지 끼룩끼룩 울며 날아옵니다.부두는 장례식장처럼 부산하고 활기에 넘쳐 비린내 속에 북적댑니다〉(「바다」전문) 신생아실이자 공동묘지인 바다는 탄생과 죽음을 한 고리처럼 안고 있다.이같은 순환은 바다와 눈사람을 연결짓는 물의 이미지때문에 강화되고「장례식」을 북적대는 활기로 바꾸는 갈매기 울음소리에 지상으로까지 확장된다.죽음은 순환의 계기로 바뀐 뒤 어느덧 편안해지고 「시인의 죽음」은 시어의 증폭을 가져온다. 〈여백의 시학이란 씌어진 적도 없고 씌어진 것도 없는 시학의 텅 빈 여백을 말한다.그 여백은 말로 채워지지 않으면서 다양한 말들을 이미 품고 있다.말들이 불어나면 여백은 더 넓어진다〉(「시론에 대하여」중) 저자란 〈돌멩이처럼 날아온 한 영감에 얻어맞고 온몸이 진동〉하는 〈무수한 현을 지닌 텅 빈 악기〉이며 시란 꿩이 날아간 뒤 눈밭에 남은 발자국이라고 말하면서 시인은 문자와 백지,언어와 침묵,생성과 소멸이 구태여 구분지어지지 않는 「보이지 않는 화엄」의 세계를 그리고 있는 것 같다.
  • “황장엽 망명에 충격”… 전향간첩 깐수의 심경

    ◎“북,지식인 대대적 숙청 예상”/자유세계 발전상 보고 자괴감 느꼈을것/무력 적화통일 실현가능성에 회의 분명 아랍인 「무하마드 깐수」로 위장해 간첩으로 암약하다 체포돼 재판을 받던중 전향했던 정수일(63·전 단국대 교수)이 최근 북한 노동당 황장엽비서의 망명과 관련해 자신의 심경 등을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두 사람은 한 평생 공산주의와 주체사상을 신념으로 삼아온 지식인으로서 인생의 황혼기에 각각 「전향」과 「망명」으로 공산주의를 버리고 변신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최근 서울구치소에서 정을 접견한 김한수 변호사는 4일 『정이 「지난달 신문 등을 통해 황비서의 망명 사실을 알고 선뜻 믿기 어려울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고 전했다.정의 충격이 큰 것은 평양외국어대학 아랍어과 교수로 활동하던 지난 60년대 후반 인근 김일성 종합대학에서 총장으로 재직중이던 황비서의 위상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은 『황비서를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황비서야말로 주체사상을 실질적으로 완성한 정신적 지주로서 의심할 여지없는 북한 권력의 핵심이었다』고 회고했다. 김변호사에 따르면 정은 황비서의 망명에 대해 『한마디로 오늘날 북한의 지식층이 직면하고 있는 고민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은 『외국을 넘나들며 자유세계의 발전상을 본 황비서로서는 지식인의 양심에 비추어 심한 자괴감을 가졌을 것』이라면서 『특히 무력적화 통일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회의를 느꼈음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정은 자신의 전향 동기중 하나가 「학문에의 열정」이었던 점을 예로 들며 『지식인들은 자신의 족적을 후세에 남기고 싶은 욕망이 강하기 때문에 황비서 역시 뒤늦게라도 새로운 업적을 인정받고 싶었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정은 『황비서의 지위로 보아 김정일 등에게 정책 수정을 건의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것이 좌절돼 결국 망명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론했다. 이어 『황비서 망명을 계기로 향후 북한내 지식인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이 예상된다』면서 『김정일이 앞으로 지식인에게 중책을 맡기기 힘들것 같다』고내다봤다. 한편 정은 최근 구속 수감된 지 7개월여만에 19세기 영국인 동양학자인 「유리」의 저서 「중국,거기에로 가는 길」(영문본)을 완역하는 등 학문적 애착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김변호사는 『정이 독방에서 번역한 분량은 편지지 2천여장에 이른다』고 밝혔다.
  • 「등」이후 중국­동북아­세계:Ⅱ(지구촌 칼럼)

    ◎본사 지구촌칼럼 필진 4명 국내전문가 1명 공동진단/국제정세 영향/리처드 하스 미 브루킹스연 외교정책실장/당분간 대외마찰 최소화/정치안정·경제번영땐 영향력 확대 등소평의 죽음은 우리에게 대답보다는 질문을 더 많이 남기고 있다.그의 죽음은 중국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그리고 세계에는. 분명 등소평이 중국에 끼친 영향은 지대했고 지금도 지대하다.현재의 중국은 모택동보다는 등소평의 국가라고 말해도 결코 과장은 아니다. 그러나 중국의 미래는 탄탄대로라든가 분명하다는 것관 거리가 멀다.중국은 시장경제 변화의 도입과 세계경제와의 연계증대를 굳게 약속한 것처럼 보인다.그렇지만 등 시대에 이런 일들이 아주 점진적으로 이뤄진 사실은 곧 커다란 의문들이 상존함을 뜻한다.강택민 등은 힘있지만 비능률적이고 돈이 많이 드는 국영기업의 운명을 결정해야 한다.그들은 또 광범위한 부패,정부보조금의 축소,경제활동에 대한 국가통제의 완화지속 등을 헤쳐나가야 한다.이런 방향으로 움직여 나갈 때에만 중국은 세계무역기구에 합류할 수 있고세계에서 성공적으로 경쟁할 수 있다. 중국의 정치적 미래는 한층 불확실하다.공산당이 정부를 지배하는 상황에서 합법적인 후계를 위한 공식절차도 없고 민중의 반정부 시위를 다룰 법조항도 별로 없다.시간이 지나면 무엇인가가 주어져야 한다.경제개혁에 고삐를 물리고 중국의 잠재적이며 정치적인 개혁을 제한할 어떤 것이 나오던가 아니면 중국 지도자들의 힘을 제한하는 어떤 것이 나오든가 해야 할 것이다. 이 질문이 답해지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그러나 이것의 현실적인 파장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크다.정치적으로 안정되고 경제적으로 번영할 때만 중국은 국경선 너머로 심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국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장으로서는 등소평의 사망이 중국의 바깥 세계와의 관계에 미칠 충격은 작아 보인다.등소평이 몇년에 걸쳐 차근차근 퇴장한 결과로 그가 지목한 후계자들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세력 변수들로부터 지지를 얻을 시간을 가졌다는 사실은 의미깊다.후계는 그의 사망 이후부터가 아니라 이전부터 이뤄졌다. 그럼에도 등의죽음은 새로운 불확실한 상황들을 야기한다.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중국의 역사는 후계결정의 시기에 합법성을 얻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권위가 채 확고하지 못한 후계가능 인물들은 대담한 정책이나 폭넓은 타협책을 택하기를 꺼리게 된다고 일러준다. 이것은 결국 앞이 보이는 장래,최소한 올 가을의 당대회 이후 상당기간까지는 상황이 예전과 아주 비슷하게 돌아갈 것이란 점을 말한다.미국은 이 기간에 무엇을 해야 하는가.미국에는 예의 주시와 분명성과 일관성과 현실주의가 요구되는 때이다. 미국정부가 인권에 관해 장기적인 접근법을 택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중국지도자들이 갑자기 세계인권 규약준수를 다짐하고 반정부 인사를 석방하고 감옥에 대한 국제사찰을 허용할 리는 없다.변화는 오로지 시간이 지나야만,경제개혁과 중국지도자들의 자신감 확대의 결과로서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공개적인 압박보다는 은밀한 재촉이 진전을 이뤄낼 것이다. 마찬가지로 미국 관리들은 홍콩에 대해서도 현실주의자가 될 필요가 있다.홍콩의 이양은 시간표대로행해질 것이 확실하다.더구나 중국지도자들이 홍콩의 민주적 관행들이 계속되고 발전되도록 허용하리라고 기대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중국은 그러나 그들의 홍콩에 대한 태도가 많은 미국인들의 중국관에 큰 영향을 줄 것이란 점을 알아야 한다. 또다른 민감 사안인 대만 문제에서 중국은 자기의 권리주장에 절대적인 자세를 견지할 것이며 국제사회가 대만 정부와 어떤 관계라도 맺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할 것이다.대만에 전투기를 판매하려는 미국의 계획도 큰 저항을 받을 것이다.우리는 중국 군사력이 대만을 위협할 능력을 시범보인 지난해의 긴장사태가 어떤 식으로든 재연되는 것을 목격할 수도 있다.그럼에도 미국은 대만에 대한 의무를 완수하고 흔들림없는 자세를 지켜야 한다. 그밖의 지역에 대해 중국이 어떻게 나올까는 덜 분명해 보인다.그이유는 등 사망 이전에 관련 정책들이 정해지지 않은 것이 주요 원인이다.그래서 중국이 북한 식량난 문제에 개입해 대량의 식량지원에 나설지는 확실치가 않다.하지만 미국은 전쟁을 피하고 북한의 어떤 붕괴사태도 관리될 수 있도록 상호정책 협의를 할 만큼 중국을 개입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동아시아 경제/노조에 신이치 일 아세아대학 교수/중국도약은 아주발전 “핵”/개혁·개방의 흐름 단절 안될것 혁명가 등소평옹이 타계했다.그가 남긴 업적과 역할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할 생각은 없지만 다음과 같은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등이 주도한 개혁·개방정책은 사람들의 욕망에 불을 붙여 중국경제를 「거대한 용」으로 소생시키며 21세기에는 미국과 유럽,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경제의 잠재적 「핵」으로서 세계경제 틀 안으로 진입시킬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그러한 것은 중국인들에게 강한 희망과 자신감을 가져다주었다.중국의 개혁·개방 흐름이 등소평의 죽음에 의해 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판단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국경제가 시장경제로 이행함으로써 고도성장이 이룩됐다는 사실은 매우 시사적이다.인간의 욕망을 긍정하고 경쟁원리에 의해 움직이는 시스템의 도입으로 경재발전이 가능하게 된 것을 나타내기 때문이다.자본주의를 초월하는 것으로 등장한 사회주의경제 시스템이 사실은 규제의 덩어리로 발전을 저해했다는 것은 옛 소련이나 중국의 경험이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런 의미로 등소평 사망직전에 일어난 북한의 황장엽 서기 망명사건은 상징적이다.주체사상의 창시자라고 하는 황서기의 망명은 김일성체제의 종언을 의미한다고 할수 있다.더욱 주목해야할 것은 북한이 경제적으로는 이미 붕괴했다는 점이다.황서기도 「사람을 굶기는데 무슨 사회주의인가」라고 지적했다.북한은 80년대말 배급제도가 기능하지않아 계획경제체제는 붕괴되고 말았다.망명자의 속출은 인민이 자기체제를 포기했음을 의미한다.「인간이 주체」라고 계속 주장해도 인민을 철저히 지도자에 복종시키고 감시하지 않을수 없는 체제에서의 경제발전은 어렵다는 것이 분명하다.그러한 북한에 경제원조를 얼마나 하더라도 그것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에 지나지않는다.북한의 연착륙설은 환상이라고 말할수 밖에 없다. 그런데 위에서 지적한 중국경제의 세계경제로의 등장은 눈부신 발전을 하고 있는 동아시아경제에 거대한 충격을 주고 있다.일본을 선두로 아시아의 신흥공업경제군(NIEs),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 경제발전이 차례로 당구와 같이 연쇄반응해온 동아시아에 있어서 중국이라는 거대한 기관차의 등장은 동아시아경제의 발전가능성을 더한층 높이는 것이라 말해도 좋을 것이다.세계의 투자가의 눈이 아시아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중국경제의 거대한 가능성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론이 없을 것이다.그러나 중국경제가 앞으로 순조롭게 발전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논의가 있다.중국의 지금까지의 발전이 외자 유입에 주로 의존했다는 것은 명백하다.문제는 그 발전을 보다 내실있고 영속성 있는 것으로 할수 있는가하는 점이다.이를 위해서는 중국이 국제규범을 준수하고 경쟁원리에 의해 움직이며 투명성 있는 시장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불가피하다. 그런 의미로 ASEAN 국가가 중국에 투자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시장개방을 적극적으로 권장해온 것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그것이 ASEAN 국가의 계속적인 발전을 보증하고 있다.주목하고싶은 것은 그 문제가 ASEAN이나 중국에 국한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미국경제의 재생,일본경제의 어려움이라는 대조적인 현상도 그점에 깊이 관련돼 있다고 말할수 있다.다시말해 규제완화 등 보다 매력적인 투자환경 정비를 추진한 미국 경제가 부활한 반면 그것이 불충분하고 대응이 늦은 일본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어떤가.김영삼 대통령 정권은 출범과 함께 종래의 권위주의적인 정책운영방식에서 탈피,「국민의 자발적 참여와 능동적 창의」를 원동력으로 하는 새로운 정책운영방식을 추구할 것을 분명히 했다.그러한 아이디어는 상술한 세계적인 움직임에 대응한 것으로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한국경제의 약진은 그러한 아이디어의 실천에 의한 것이라고도 말할수 있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도 그 결과이다.그러나 한보철강 부정융자사건의 발생은 권위주의적 정책운영방식이 여전히 청산돼지 않은채 남아있음을 보여준다. OECD가입에 따라 한국은 앞으로 보다 개방적이고 투명성 높은 정책운영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그것은 한국경제에 큰 고통과 마찰을 가져다 주겠지만 그러한 진통을 극복하여 한국경제는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탈바꿈할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동북아 정세/예브게니 바자노프 러 외교아카데미 부원장/일 대외영향력 확대 제동/한반도 균형유지정책 계속 추진 중국 고대의 진시황제가 죽었을때 각종 희귀보물에 덮인 지하궁전과 거대한 석조전사등이 만들어졌다.살아있는 짐승과 사람까지 제물로 바쳐지기도 했다.1976년 혁명지도자 모택동이 죽었을때는 수천만 중국인들이 눈물을 흘리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중국에는 모의 초상화가 거대한 물결을 이루었었다.그러나 중국개혁의 원로 등소평은 특별한 거만도 떨지않고 조용히 역사속으로 사라졌다.거의 모든 중국인들은 울지 않았다. 등소평의 그러한 죽음은 중국의 많은 진전을 나타내는 것이다.(서방처럼) 곧바로 죽음을 알리고 당국은 장례위원회를 구성,그에게 경건한 조의를 표시했다.수천년 중국역사를 더듬어 보면 개혁주의자들은 처참한 말로를 맞았다.독살을 당하거나 능지처참을 당하는 경우가 허다했다.개혁주의자들을 용인하지 않는 전통은 중국만 그러한 것은 아니다.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려는 많은 선각자들은 당대 많은 학대를 받아왔다.고대 그리스·로마가 그랬고 독일·프랑스·러시아·이란등 현대국가에서도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났다. 세계의 관심은 등이 사라진후 그가 추진한 개혁들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첫번째 시나리오는 개혁의 중단이다.등의 개혁으로 심천 일부 해안지방의 도시들은 서방국가 도시 이상으로 성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반체제인사들은 탄압을 받고 소수민족문제가 악화되고 있다.이런 문제들이 중국개혁에 장애물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더욱이 후계자 문제가 통치위기로 까지 이어질지 모른다.지배엘리트가 분열되고 이것이 지방 작은 도시까지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 소수민족의 항거가 일부 국경에서 일어나고 있다.이것이 다시 대도시의 사회혼란으로 이어질지 모른다.1920∼1940년대 상황이 다시 일어날 수도 있다.일부는 러시아에서 동지를 구할 것이고 다른 일부는 미국과 미국의 협력자 대만에 손을 뻗칠지도 모를 일이다.이렇게 되면 중국은 더이상 한반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못할 것이다.힘도 없고 한반도문제에 간여할 욕심도 생기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등소평식 개혁이 무너질거라는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많은 어려운 문제가 있었음에도 중국은 이미 경제발전에서 두드러진 업적을 일궈냈다.가까운 장래에 「아시아의 큰 용」으로 변해있을지 모른다.홍콩이 반환되면서 용의 힘은 더 커질 것이다. 중국의 이러한 힘을 느끼는 쪽은 조만간 동남아시아가 될 것이다.이와함께 북경은 세계무대에서 정치적 군사적 입지를 확대하려는 일본의 영향력에 제동을 걸 것이다.중국과 일본은 동남아시아시장에서 주요 경쟁자가 될 것이다.이같은 두번째 시나리오 아래서 중국은 북쪽(러시아)에 대해 강경한 입장에 설 것이다.지금도 엄청난 수의 중국인 정착민들이 시베리아 지역과 극동지역으로 세력을 넓히고 있다.중국은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에 대해 러시아의 영향력을 대체하려 할 것이다.이렇게 되면 워싱턴과 모스크바,도쿄는 중국의헤게모니를 견제하기 위해 자연스레 뭉칠 것이다.그러나 동맹국가내 복잡한 사정때문에 실질적인 결속력은 강하지 못할 것이다.미국­일본의 무역분쟁,러시아­일본의 영토분쟁,미국­러시아의 유럽안보분쟁 등의 문제가 있다. 중국은 이러한 시나리오 아래서는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으로 남아있는한 북한쪽에 계속 남아있을 것이다.동시에 중국은 경제적 인센티브를 동원,한국을 가능한 한 미국과 떼어놓으려 할 것이다.두번째 시나리오에 상당수 전문가가 의견을 같이 한다. 그러나 이는 「제3의 시나리오」만 못하다.세번째 시나리오는 등소평식 개혁이 계속되며 중국은 안정과 경제성장을 지속한다는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은 남을 것이며 북경정부는 계속 현대화의 필요에 외교정책의 초점을 맞출 것이다.그러한 외교정책은 현실적이고 온건한 외교노선이다.이는 갈등과 대결을 피하면서 동·서방 모두에게 이로운 측면이 있다.이러한 전략의 틀내에서 중국은 한반도에 균형유지정책을 계속할 것이다.적대적인 두개의 한국을 가급적 머리를 맞대게 할것이다.북한이 만일 붕괴된다면 중국은 슬쩍 발을 떼내 현상에 순응할 수 있다.결론적으로 등의 사후에는 「제3의 시나리오」가 가장 이상적일 것으로 본다.
  • 최인호씨 10년만에 선보인 장편 「사랑의 기쁨」

    ◎「삼각관계」속 탁트인 모성애의 한축/연인향한 맹목적 연정보다 더 큰 자식사랑 예민한 감수성의 문체로 사랑받아온 작가 최인호씨가 모처럼만의 신작장편 「사랑의 기쁨」상·하를 도서출판 여백에서 선보였다.80년대의 가장 대중적 러브스토리의 하나인 「겨울나그네」를 쓴 작가가 10여년 더 익힌 붓끝으로 보다 난숙한 사랑을 탐색해본 작품이다. 연애소설에 양념과도 같은 삼각관계가 여기에도 등장하지만 이 작품의 삼각형은 성질이 좀 다르다.프랑스 현대문학자 지라르가 말한 숨막히는 욕망과 치정의 삼각형이 아니라 한 축이 모성애로 툭 트여 열린 형태다. 장유진과 그의 딸 김채희,유진의 연인 최현민이 삼각형의 각 꼭지점을 차지한다.아빠와 이혼하고 30여년을 혼자 살아온 엄마가 유방암으로 죽은 뒤 유품을 정리하다 우연히 채희는 엄마가 애인에게 남긴 편지 한장을 발견한다.추적끝에 밝혀진 애인의 정체는 한때 국내 명문대의 영문과 교수였던 현민.그가 이름없는 대역에 생계를 의지하던 유진에게 떳떳이 자기이름으로 번역소설을 출간하게끔도와주면서 존경과 감사로 시작된 두사람의 만남은 사랑의 불꽃으로 번진다.하지만 사랑의 결실을 코앞에 두고 아빠의 죽음에 충격받은 채희가 파괴적 거식증에 걸리자 유진은 딸을 위해 연인을 포기한다.연인을 향한 맹목적 연정보다 자식에 대한 애증이 엄마에겐 더 큰 사랑이었던 것이다. 영문학 전공자들끼리의 사랑이야기답게 책은 많은 영문학작품들을 덤으로 맛보여 준다.타고르의 「기탄잘리」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등 영시,포크너 소설 「에밀리에게 장미를」 등이 곳곳에 스며 자칫 청승맞은 중년의 정염으로 떨어지기 쉬운 이야기에 향기를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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