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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책꽂이]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정치 수업(이인미 지음, 위즈덤하우스) ‘인간의 조건’부터 ‘전체주의의 기원’까지 한나 아렌트의 대표 저작 15권을 통해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인간성 상실의 위기와 회복의 실마리를 짚어 본다. 현대 사회의 인간성 상실 원인이자 결과는 ‘외로움’이라고 진단하며 인간에게 내재한 사유와 소통의 힘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312쪽, 1만 7800원.과학의 과학(다순 왕·앨버트 라슬로 바라바시 지음, 노다해·이은 옮김, 이김) 과학의 발전을 수치화하고 재현할 수 있는 패턴으로 만드는 학문 분야가 ‘과학의 과학’이다. 다양한 사례와 데이터를 통해 과학자에게 전성기는 언제인지, 글로벌 공동 연구는 효과가 있는지, 어떤 과학기술에 투자해야 하는지를 명쾌하게 설명한다. 448쪽, 2만 9000원.치치새가 사는 숲(장진영 지음, 민음사) 2019년 ‘자음과 모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장진영은 서스펜스적 구성과 리드미컬하고 밀도 높은 문장, 예측 불가능한 전개로 독자와 평단의 눈길을 끌었다. 이번에도 20년 전 ‘나’의 목소리와 현재의 ‘내’ 목소리가 얽혀 무엇이 진실인지, 사회가 정한 기준과 경계의 극단까지 독자를 끌고 간다. 184쪽, 1만 4000원.한동일의 라틴어 인생 문장(한동일 지음, 이야기장수) 100쇄를 돌파한 ‘라틴어 수업’으로 한국인에게는 낯선 언어였던 라틴어 열풍을 일으킨 한동일 작가의 신작. 삶의 고비를 지나올 때 기도하듯 품고 외운 라틴어 문장을 통해 라틴어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삶의 지혜까지 얻을 수 있다. 376쪽, 1만 7800원.소리 없이 울다 간 사람(곽효환 지음, 문학과지성사) 특유의 예민함과 애정 어린 시선으로 시대의 풍경을 그려 낸다는 평가를 받는 시인 곽효환의 신작. 만주와 시베리아부터 베트남까지, 가까이는 광화문, 청계천까지 역사의 물길 속에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희미했던 모습들이 또렷한 인상으로 다가옴을 느낄 수 있다. 190쪽, 1만 2000원.예루살렘의 역사(뱅상 르미르 글·크리스토프 고티에 그림, 장한라 옮김, 서해문집) 지중해 한 귀퉁이의 작은 도시 예루살렘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3개의 유일신 종교가 탄생한 성지다. 현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의 뿌리는 예루살렘 정복의 욕망과 맞닿아 있다. 혼성의 도시를 둘러싸고 4000년 동안 벌인 투쟁의 역사를 알기 쉽게 그래픽 노블 형식으로 담았다. 256쪽, 2만 8500원.
  • 계곡이 빚은 옥빛 절경… 비극도 비껴가다

    계곡이 빚은 옥빛 절경… 비극도 비껴가다

    일본 세토 내해를 사이로 에히메현과 마주 보고 있는 곳이 히로시마현이다. 원폭의 그늘만 지우면 바다와 산으로 둘러싸여 어느 지역에 견줘도 뒤지지 않는 자연경관을 가진 곳이다. 일본에서도 종전의 여행 패턴에서 벗어나 다양한 매력이 있는 소도시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 늘었다고 한다. 우리 식으로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이른바 ‘소확행’이 인기라는 말로 대신해도 될 듯하다. 히로시마는 그 단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여행지 중 하나다.일본 특별 명승(1925년 10월 8일), 일본 100경, 삼림욕의 숲 100선, 일본 단풍명소 100선, 가이드 블루(프랑스어 여행 안내서)의 별점 3개. 모두 한 장소를 상찬하는 표현이다. 히로시마현 서북부의 산단쿄(三段狹·삼단협)가 그곳이다. 한데 히로시마 여행 안내서에선 산단쿄의 이름을 찾기 어렵다. 등장하는 책자가 있다 해도 끝자락에 한 줄 걸치는 정도가 전부다. 산단쿄를 알게 된 과정이 ‘웃프’다. 히로시마 공항에 도착해 짐을 기다리는 동안 벽면의 TV를 통해 히로시마 홍보 영상이 잠깐 나왔다. 마침 그 영상에 산단쿄가 포함돼 있었다. 한데 영상에선 명소라 해 놓고 정작 가이드북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이 이해 불가의 현실이 꼭 눈에 담아야겠다는 욕망에 불을 지폈다.●16㎞ 이어지는 절경 ‘산단쿄 협곡’ 결론부터 말해 산단쿄는 가벼운 트레킹을 즐기면서 깊은 휴양림에 온 듯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곳이다. 코스의 높낮이 차가 덜한 편이어서 오가기가 쉽고, 단풍나무 등 활엽수가 많아 성하의 초록과 만추의 붉은빛을 만날 수 있다. 선 굵은 암릉과 깊은 소가 어우러지는 풍경도 흔하다. 히로시마 도심에서 렌터카로 불과 40~50분 거리에 있다는 것도 놀랍다. 산이 높으면 계곡도 깊은 법. 산단쿄는 해발 1200m를 넘나드는 산자락 사이로 시바키강이 흐르며 빚어낸 협곡이다. 소수력발전 시설을 조성할 만큼 맑고 풍성한 계곡물이 협곡을 따라 흐르며 곳곳에 절경을 빚어 놓았다. 그 길이가 무려 16㎞에 달한다. 오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덕에 내밀한 느낌이 더하다. 관광객이라면 산단쿄 입구에서 구로부치(黑淵)까지만 다녀오길 권한다. 왕복 2시간 정도 거리인데 어지간한 볼거리는 죄다 눈에 담을 수 있다. 구로부치는 직벽으로 둘러싸인 에메랄드빛의 못이다. 깊은 곳의 물색이 검다 해서 ‘검을 흑’(黑) 자를 쓴다. 구로부치에선 줄배를 띄워 풍경을 감상하는 게 별미인데, 아쉽게도 이번 여정에선 경험할 수 없었다. 사공이 비 오는 날 술추렴이라도 하는지, 선착장 문을 닫아걸었기 때문이다.●갯벌에 세워진 ‘이쓰쿠시마 신사’ 산단쿄가 자연경관에서 가장 앞줄에 선다면 인문 경관으로는 미야지마섬의 이쓰쿠시마(嚴島) 신사가 단연 으뜸이다. ‘일본 3경(景)’ 중의 하나로, 산단쿄와 달리 어느 안내서에건 빠지는 경우가 없다. 이쓰쿠시마 신사는 바다에 인접한 갯벌에 세워졌다. 들물 때면 절집 회랑 하단이 물에 잠긴다. 가장 인상적인 건 바다에 뜬 붉은 도리이(鳥居)다. 높이가 얼추 17m에 달한다. 녹나무 노거수의 둥치를 베 그대로 기둥으로 썼다고 한다. 이쓰쿠시마 신사는 1996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먹거리로 히로시마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것도 재밌다. 우선 오코노미야키. 히로시마의 솔 푸드다. 이른바 ‘원조’를 주장하는 오사카의 오코노미야키와 쌍벽을 이룬다. 일본 사람들은 히로시마풍의 오코노미야키를 간단하게 ‘히로시마야키’라 부르기도 한다. 오사카로 대표되는 간사이 스타일이 모든 재료를 반죽처럼 버무려 지져 낸다면 히로시마풍은 햄버거처럼 하나하나 식재료 층을 만든다는 게 다르다. 우리 식으로는 ‘달고 짠 부침개’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하다. 오코노미야키는 패전 후 히로시마가 다시 일어서는 데 큰 도움을 준 음식이다. 그러니 히로시마에서 오코노미야키를 먹는다는 건 역사를 엿본다는 것과 의미가 통한다. 히로시마풍의 오코노미야키는 밀가루 반죽을 넓게 편 다음 양배추를 수북하게 쌓고 그 위에 숙주와 돼지고기, 소바(혹은 우동) 등을 넣고 지진다. 부침개나 피자 등이 얄팍한 것에 견줘 히로시마야키는 풍성한 볼륨을 자랑한다. 이는 당시 굶주림에 지졌던 히로시마 사람들의 애환을 함께 담았기 때문일 것이다.우리 부침개처럼 식재료에 따라 다양한 변주가 가능한 이 요리는 히로시마 전역에서 만나 볼 수 있다. 그중 잘 알려진 몇몇 식당은 줄 서서 기다려도 맛보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인기다. 관광객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은 ‘오코노미무라’다. 4층 건물을 통틀어 오코노미야키 식당만 운영되고 있는 곳으로, 히로시마 필수 방문 코스라 할 만하다. 히로시마에는 두 가지 스타일의 라멘이 있다. ‘오노미치(尾道) 라멘’과 ‘히로시마 라멘’이다. 각각의 도시 이름을 딴 두 라멘 모두 소유(간장) 계열로 분류된다. ‘히로시마 라멘’도 고정 팬이 많지만 현을 대표하는 라멘을 꼽으라면 역시 ‘오노미치 라멘’이다. 2차 대전 중 조선소에 동원된 화교들이 먹기 시작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국물은 맑은데 세아부라(지방) 등이 떠 있어 진한 느낌을 준다. 그렇다고 무겁거나 느끼하지는 않고 짜면서 가볍다. 미슐랭 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쓰타후지, 슈카엔(朱華園) 등이 맛집으로 꼽힌다. 두 집 모두 30~40분 대기가 기본일 정도로 인기다.●다크투어리즘 명소 원폭돔·평화공원 자, 이제 불편해 미뤄 뒀던 단어와 마주할 순간이다. ‘원폭’ 말이다. 히로시마는 원자폭탄이 투하되는 인류 최악의 비극을 경험한 도시다. 역사적 재난의 공간도 시간이 흐르면 명소로 변한다. 히로시마는 곳곳이 다크투어리즘 명소다.핵심은 시내 중심부의 평화기념공원이다. 이 일대를 정의하는 키워드는 ‘평화’다. 방문객이 접근하는 도로와 다리부터, 탑, 종 등 온갖 조형물들에 ‘평화’의 이름을 붙였다. 한국인 관광객이 불편해하는 건 바로 이 대목이다. 히로시마에서의 평화는 원인에 대한 반응으로 나온 일종의 결과물이다. 그런데 평화공원 어디를 돌아봐도 원인에 대한 서사는 빈약하다. 결과로서의 피해만 있고, 책임의식이 수반되는 원인은 증발된 거다. 원인 없이 아프기만 하다는 건데, 이를 세계 어느 누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 평화공원은 면적이 12만 2100㎡(약 3만 7000평) 정도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원폭돔, 평화기념관과 자료관, 희생자위령비(한국인 희생자 위령비는 공원 한편에 따로 조성돼 있다) 등으로 구성됐다. 공원 외부로는 노면전차가 오가는데 이 중 3대는 실제 원폭 피해를 입은 피폭 전차라고 한다. 원폭돔 맞은편은 오리즈루(종이학) 타워다. 원폭돔과 평화공원, 그 너머 히로시마 시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야경을 보기 위해 찾는 이들이 많다. ■취재협조 히로시마공항진흥협의회 ●여행수첩 -히로시마 시내 원폭돔 앞에서 미야지마까지 유람선이 운항한다. 아침 8시 30분부터 한 시간에 두 대꼴이다. 마지막 배는 오후 5시 35분. 미야지마까지 45분 소요된다. 어른 4000엔, 어린이 2000엔(이상 왕복). -히로시마 특산품인 굴 구이, 붕장어를 얹은 덮밥(아나고메시), 단풍 모양의 달달한 간식인 모미지 만주 등은 미야지마섬 입구의 상점가(오모테산도)에서 맛볼 수 있다. -인천∼히로시마 직항 항공편은 제주항공이 유일하다. 화, 목, 토요일 주 3회 운항한다. 오전 출발이라 시간대도 좋다.
  • 서울 “바다 진출길 얻고 물리적 확장”… 고양·구리·하남 등 인접 도시도 ‘들썩’

    서울 “바다 진출길 얻고 물리적 확장”… 고양·구리·하남 등 인접 도시도 ‘들썩’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서울 인접 도시를 서울에 편입하기로 하면서 서울과 경기도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 30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당 내부에서 검토한 결과 김포를 서울에 편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발언한 이후 구리, 광명, 하남, 과천, 성남, 고양, 부천 등 서울 인접 도시를 중심으로 서울 편입 요구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우선 검토를 해 봐야겠지만 인접 도시 편입이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다. 김포 등이 서울에 편입될 경우 서울이 북한과 국경을 맞닿게 되는 등 지리·안보적 변화가 적지 않고 많은 행정비용이 들지만 효과성도 크다는 것이다. 시 고위 관계자는 “김포가 서울에 편입되면 산악도시인 서울이 바다로 진출하는 통로를 얻게 된다”고 평가했다. 다른 관계자도 “서울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가 땅이 없다는 것”이라면서 “서울의 물리적 확장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서울 자치구에선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한다. A구 관계자는 “재정 여력이 떨어지는 곳들이 편입되면 여전히 낙후된 기존 서울 자치구가 손해를 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개발에서 소외됐다는 인식이 큰 고양, 구리, 하남, 광명 등에선 서울 편입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리의 한 지역 정치인은 “구리는 이명박 정부 때도 서울 광진구에 편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면서 “이번에 서울 편입 이슈가 재점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선 행정구역을 합치는 것이 과연 지역에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한 회의론도 나오고 있다. 개발은 되지 않고 외곽지라는 이유로 오히려 혐오시설이 들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남의 한 개발사 관계자는 “서울로 편입된다고 입지가 달라지는 것은 없다”면서 “서울 외곽에 장례식장이나 폐기물처리시설 등이 많이 들어오는데, 경기도에 있으면 이런 시설 설치를 놓고 서울시와 갈등하고 협의하는 구조가 되는데 서울시로 편입되면 일방적으로 혐오시설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이 장기적으로 어떤 비전을 갖춘 도시가 될 것인지에 대한 논의보다 집값 올리기라는 욕망에 부응한 포퓰리즘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꼬집었다. 중국 출장 중인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 제정을 위한 주민투표 실시 요청안까지 내놓은 상황에서 이 문제가 불거져 김 지사의 경기도 분도 구상은 뒤틀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 풍자 “MZ 목사님은 이별가요도 찬송가처럼 부르더라”

    풍자 “MZ 목사님은 이별가요도 찬송가처럼 부르더라”

    MBC에브리원 신규 예능 ‘성지순례’ MC 김이나·풍자·송해나·김제동이 첫 녹화 소감을 밝혔다. 김이나는 25일 ‘성지순례’ 제작진을 통해 “자극적인 환경을 통해 가장 순수한 웃음과 의미를 얻어내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첫 촬영 이후 “서로를 지극히 존중하고 배려하던 신부님과 목사님이 롤 티어를 두고 옥신각신했던 장면이 뇌리에 깊게 남았다”고 그는 전했다. 풍자는 프로그램을 통해 “종교라는 틀을 벗고 젊은 또래들의 일상을 체험하며, 대한민국의 한 청년으로서 속세에 녹아든 성직자들의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풍자는 이어 “우리 모두 알고 있는 이별 노래, 사랑 노래 등을 성직자들의 종교로 의미를 재해석해 부르는 부분이 재미 포인트였다”고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목사님이 가요를 부르실 때 찬송가처럼 부르는 부분에서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며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이와 관련해 송해나는 “개신교, 불교, 천주교 세 종교 속 성직자들의 모습이 아닌,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젊은 성직자들의 모습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제동은 ‘성지순례’가 “나의 마음이 어디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한지를 찾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성지순례’는 범인들의 욕망 가득한 성지를 찾아 나선 개신교·불교·천주교 성직자들의 속세 체험기를 담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 가을 극장, 공포로 물들다

    가을 극장, 공포로 물들다

    여름 대목을 지나 추석 이후 개봉하는 ‘가을공포’ 영화가 줄줄이 나왔다. 지난 18일 개봉한 ‘괴담만찬’은 6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옴니버스 영화다. 카카오페이지 웹툰 ‘테이스츠 오브 호러’를 원작으로 만들었다. 소원을 이루기 위한 댄스 챌린지, 목 꺾인 도플갱어가 알려 준 입시 비법, 절대 가면 안 되는 모텔 307호의 비밀, 아파트 입주민 전용 헬스장의 금기, 연구실에서 현재 진행 중인 잔인한 실험, 인기 먹방 BJ가 라이브 중 저지른 돌발 행동 등 욕망에 눈먼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배급사 측은 “코로나19 유행 때 12개의 단편을 제작했다가 일상과 밀착한 이야기들을 골라 가을공포 시즌에 맞춰 6편으로 묶어 개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개봉한 ‘엑소시스트: 믿는 자’는 걸작 공포영화 ‘엑소시스트’(1973) 50주년을 기념해 새로 제작됐다. 사진작가 빅터(레슬리 오덤 주니어 분)의 딸 앤절라와 딸의 친구 캐서린이 실종되고, 3일이 지난 뒤 기억이 모두 사라진 채 돌아온다. 두 아이는 이상 증세를 보이고, 몸에 들어간 악마가 존재를 드러낸다. 이후 한 명을 살리면 한 명이 죽는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밝혀진다. 원작과 유사하면서도 새로운 인물과 이야기로 재탄생했다. 빅터가 상담받는 엑소시즘 전문가 크리스 역으로 50년 전 원작에 출연했던 배우 엘런 버스틴이 합류하는 등 원작과의 연결 고리도 심었다. 다음달 1일 개봉하는 ‘톡 투 미’는 빙의를 소재로 한 공포영화다. 파티에 참석했다가 ‘90초 빙의 챌린지’에 충동적으로 도전하는 미아(소피 와일드)의 이야기를 그렸다. 사람 손 모양의 조각을 잡고 “톡 투 미”(내게 말해)라고 속삭이면서 빙의가 시작된다. 빙의 시간은 절대 90초를 넘기면 안 된다. 미아는 친구 라일리에게 50초 동안 도전하도록 했다가 빙의된 혼령과 자신의 관계를 알게 되면서 시간을 넘겨 버린다. 이후 라일리에게 끔찍한 사고가 벌어진다. 지난 7월 북미 개봉 이후 전 세계에서 제작비의 20배가 넘는 수익을 거뒀다. 오는 12월 개봉하는 일본과 달리 국내에는 한 달 앞서 들어왔다.
  • 김제동 ‘3년 만의 예능 복귀’… “시켜주신 게 고맙다

    김제동 ‘3년 만의 예능 복귀’… “시켜주신 게 고맙다

    김이나, 풍자, 송해나, 김제동 새로운 MC 조합에 기대가 쏠린다. 오는 31일 첫 방송 되는 MBC에브리원 신규 예능 ‘성지순례’는 범인(凡人)들의 욕망 가득한 성지를 찾아 나선 개신교, 불교, 천주교 성직자들의 경건한 속세 체험기를 담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성지순례’가 기대작으로 꼽히는 여러 이유 중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역대급 조합’으로 불릴 만큼 신선한 MC 진용이다. 김이나, 풍자, 송해나, 김제동이 한데 모여 이전과는 또 다른 색깔의 매력적인 토크를 펼칠 전망이다. 작사가 다운 이지적 언어 표현으로 토크에 품격을 더하는 김이나는 ‘성지순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김이나는 프로그램 합류 계기에 대해 “완전히 분리된 세 종교의 성직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웠다. 엄숙한 포장지 안에 가볍고 대중적인 내용, 그러나 주체가 되는 인물이 성직자라는 점에서 예측 불가 이야기들이 나올 것 같다. 재미도 있지만 의외로 깊은 이야기가 다뤄지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유쾌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로 상대가 누구든 화젯거리인 시너지 만들어 내는 풍자의 활약에도 기대가 모인다. 풍자는 ‘성지순례’가 “여태껏 그 어느 방송에서도 볼 수 없었던 포맷”이라고 자부했다. 이어 “처음 MC 제안이 왔을 때는 무교기도 하고 종교에 대한 지식이 없다 보니 ‘나와 잘 어울릴까’라는 생각도 많았다. 하지만 젊은 세 분의 성직자들이 속세 체험을 한다는 게 자극적이기도 하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키워드라 함께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발랄한 감성의 송해나가 대화에 흥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송해나는 “좋은 분들과 함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어 정말 설레는 마음”이라며 “종교라는 소재와 젊은 성직자분들의 생각, 그리고 생활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다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성지순례’를 통해 시청자분들이 성직자들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설렘을 드러냈다. 누구를 만나도 편안한 토크를 끌어내는 김제동이 프로그램의 중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제동은 프로그램 출연 제안에 설레었다며 “시켜 주신 게 고맙다. 먼 길 가까운 듯 함께 가겠다”고 소감과 의지를 밝혔다.
  • 갱스터에서 배우 겸 작가로 변신했던 데이브 코트니 의문의 죽음

    갱스터에서 배우 겸 작가로 변신했던 데이브 코트니 의문의 죽음

    영국 런던 뒷골목의 갱 단원 출신으로 나중에 배우로 전업했고, 작가로 도 여섯 권의 책을 써낸 데이브 코트니가 64세 삶을 접었다. 22일(현지시간) 이른 아침 플럼스테드의 체스넛 라이즈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글에는 극단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고인은 런던에서 악명을 떨쳤던 갱단 두목 크레이 쌍둥이의 동료였다고 주장해 왔다. 가이 리치 감독이 제이슨 스태덤과 스팅 등을 기용해 만든 갱스터 영화 ‘록 스톡 투 스모킹 배럴즈’(Lock, Stock, And Two Smoking Barrels, 1999)에 나오는 비니 존스란 캐릭터의 실제 모델이란 소문이 돌았다. 범죄의 손을 씻고 작가로 변신해 여섯 권의 책을 내놓았고 영화 ‘욕망의 대가’(Hell To Pay, 2005) 주연을 맡기도 했으니 배우로서도 상당한 성공을 거둔 셈이었다. 그는 사망 전날에도 잉글랜드 프로축구 찰턴 애슬레틱이 레딩을 4-0으로 제압한 경기를 관전하는 모습을 페이스북에 올릴 정도로 아무일 없는 것처럼 행동했다. 런던경찰청 경관들이 신고를 받고 그의 자택을 찾은 것은 오전 11시 25분쯤이라고 BBC는 전했다. 자택 벽에는 자신이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담은 벽화가 그려져 있는데 모두 방패를 들고 서 있다. 그는 평소 자택을 ‘캐멀롯 성’이라고 불러왔다고 했다. 이른 아침 절명했는데 왜 이렇게 신고가 늦어진 것인지 궁금해진다. 현장에서 곧바로 사망 판정이 내려졌다. 가족들에게도 사망 소식을 알렸다. 일단 경찰은 구체적인 사망 경위 등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아직 체포된 인물은 없다고 방송은 전했다.
  • ‘입벌구 尹정권’ 발언한 조국 “거칠어져 송구하나 그럴 수밖에”

    ‘입벌구 尹정권’ 발언한 조국 “거칠어져 송구하나 그럴 수밖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최근 자신의 말이 거칠어졌다는 언론의 분석에 대해 “윤석열 정권에 대해 부드러워질 수는 없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23일 페이스북에 자신이 최근 윤석열 정부를 향해 ‘입벌구’ 등 직설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에 주목한 기사를 링크하면서 “거칠어져 국민들께 송구하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할 것이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정국 현안에 대해 최근 들어 더 자주, 직접적으로 의견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일엔 “‘살아 있는 권력’ 수사의 구호를 내걸고 문재인 정부 대상 먼지털이 수사를 추진한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통령이 된 후 모든 방법을 동원해 ‘살아 있는 권력’ 수사를 막고 있는 윤석열은 같은 사람이다”라는 글을 올려 윤석열 대통령을 직격했다. 그는 이 글에서 “앞으로 이러한 일구이언(一口二言) 계속 보게 될 것이다. 윤석열은 원래부터 ‘두 개의 혀’를 가지고 있기에. ‘두 개의 혀’ 속에 일관된 것은 이익과 욕망”이라고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조 전 장관은 또 다른 글에선 어린이집 예산, 군 초급간부 처우 등과 관련한 윤 정부 정책 관련 기사 캡처 화면을 올리면서 “‘입벌구’ 윤석열 정권”이라는 직설적인 표현을 썼다. 조 전 장관의 이날 게시물에 지지자들은 “딱히 거칠지도 않다. 오히려 정중하다”, “더 거칠어지시면 좋겠다” 등 응원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 ‘괴담만찬’, ‘엑소시스트: 믿는 자’, ‘톡 투미’…‘가을공포’ 즐겨봐

    ‘괴담만찬’, ‘엑소시스트: 믿는 자’, ‘톡 투미’…‘가을공포’ 즐겨봐

    짙어가는 가을에 발맞춰 공포영화 3편이 관객을 맞는다. 여름 대목을 지나 추석 이후 개봉하는 이른바 ‘가을공포’ 영화들이다. 다양한 소재를 내세워 마니아층을 손짓한다. 18일 개봉한 한국영화 ‘괴담만찬’ 6개의 단편으로 구성한 옴니버스 영화다. 카카오페이지 웹툰 ‘테이스츠 오브 호러’를 원작으로 했다. 소원을 이루기 위한 댄스 챌린지, 목 꺾인 도플갱어가 알려준 입시 비법, 절대 가면 안 되는 모텔 307호의 비밀, 아파트 입주민 전용 헬스장의 금기, 연구실에서 현재 진행 중인 잔인한 실험, 인기 먹방 BJ가 라이브 중 저지른 돌출 행동 등 욕망에 눈먼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배급사 측은 “코로나19 때 12개의 단편을 제작했다가 이번 시즌에 맞춰 일상과 밀착한 이야기들을 골라 이번 하반기를 노려 개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같은 날 개봉한 ‘엑소시스트: 믿는 자’는 공포영화의 걸작 ‘엑소시스트’(1973) 50주년을 기념해 만들었다. 1980년대 슬래셔 무비의 전성기를 열었던 ‘할로윈’(1978)의 속편을 제작했던 데이비드 고든 그린 감독이 3부작으로 기획한 영화 가운데 첫 번째 편이다. 사진작가 빅터(레슬리 오덤 주니어)의 딸 앤젤라와 딸의 친구 캐서린이 실종되고, 3일이 지난 뒤 기억이 전부 사라진 채 돌아온다. 두 아이는 이상증세를 보이고, 몸 속에 들어간 악마가 존재를 드러낸다. 그리고 한 명을 살리면 한 명이 죽는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밝혀진다. 빅터가 상담받는 엑소시즘 전문가 크리스 역으로 50년 전 원작에도 출연했던 배우 엘렌 버스틴이 합류했다.다음 달 1일 개봉하는 ‘톡 투 미’는 동양의 분신사바, 서양의 위저 보드 등 악령을 부르는 의식과 빙의를 소재로 했다. 미아(소피 와일드)는 한 파티에 참석했다가 ‘90초 빙의 챌린지’에 충동적으로 도전한다. 사람 손 모양의 조각을 잡고 “톡 투 미(내게 말해)”라고 속삭이면 눈앞에 귀신이 나타나고 “널 들여보낼게”라고 말하면 귀신이 몸에 들어온다. 다만 빙의 시간은 절대 90초를 넘겨선 안 된다. 미아는 제이드의 남동생 라일리에게 50초 동안 도전을 하도록 하고, 라일리에게 빙의한 귀신이 자신의 엄마라는 걸 알게 된 이야기를 나누다 90초를 넘겨버린다. 이후 라일리에게 끔찍한 사고가 벌어진다. 450만달러(약 6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영화는 지난 7월 북미 개봉 이후 전 세계에서 8950만달러(1211억원)를 벌어들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일본은 오는 12월 개봉하지만, 한국은 한 달 앞서 들여왔다. 배급사 관계자는 “공포영화의 명가 A24가 배급을 맡은 만큼, 국내에도 충분히 통할 것으로 보고, 하반기 큰 영화들이 몰리기 전 가을공포 시즌에 맞춰 개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난 모르는 일이야’라고 말하는 이유 알고 보니 [달콤한 사이언스]

    ‘난 모르는 일이야’라고 말하는 이유 알고 보니 [달콤한 사이언스]

    곤란한 일에 맞닥뜨렸을 때 간혹 ‘나는 모르는 게 좋겠어’ 또는 ‘나는 모르는 걸로 할게’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사회적 파급력이 큰 사건에서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이 ‘나는 모르는 걸로 하는 게 좋겠어’라는 말을 하며 하급자에게 책임을 떠넘겼다는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바로 심리학에서 ‘고의적 무지’라고 부르는 행위다. 고의적 무지를 선택하는 이유가 단순히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서일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실험경제학 및 정치적결정 연구센터, 틸뷔히르대 사회심리학과, 독일 막스플랑크 인간 발달 연구소 인간·기계 연구센터 공동 연구팀은 사람들은 자기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있는 상황에서는 이기적으로 행동하기 위해 ‘고의적 무지’를 선택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런 연구 결과는 심리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심리학 회보’ 10월 20일자에 실렸다. 고의적 무지는 경제 행위에서도 나타난다.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노동력을 착취해 만들어지거나 환경을 파괴하는 식으로 제조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그와 관련한 정보를 무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연구팀은 고의적 무지와 관련한 22개의 기존 연구를 메타 분석했다. 22개 연구에 참여한 실험 대상자는 6531명이다. 연구팀이 분석한 실험 중 하나는 참가자들이 5달러를 받을지, 6달러를 받을지 선택하는 것이었다. 참가자들이 5달러를 선택하면 익명의 동료나 자선단체도 5달러를 받게 되고, 6달러를 선택하면 다른 사람이나 자선단체는 1달러만 받게 된다. 연구팀은 실험 대상자를 두 집단으로 나눠 한 그룹은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결과를 배울 수 있는 선택권을 제공받았고 다른 집단은 자동으로 결과를 알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선택권이 주어졌을 때 40% 사람은 자기 행동 결과를 배우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신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굳이 알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이기적으로 행동할 구실을 얻고 이타적 행위를 선택하지 못한 것에 대해 핑곗거리를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자기 행동이 가져오는 결과에 대해 배우기로 선택했던 사람들은 타인에 대해 관대하게 행동할 가능성이 7%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타적인 사람들은 자기 행동의 결과를 배우려는 태도를 가진다는 말이다. 연구를 이끈 샤울 샬비 암스테르담대 교수(행동 윤리학)는 “이번 연구는 이타적 행동의 많은 부분이 다른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행동하고자 하는 욕망에 따라 이끌어진다는 것을 암시한다”라고 말했다. 샬비 교수는 “사람들이 이타적으로 행동하는 또 다른 이유는 스스로 자신을 좋게 보고자 하는 욕구와 사회적 압력 때문”이라면서 “정의로운 행동은 시간과 돈을 포기하고 자기희생을 요구하기 때문에 고의적 무지는 이를 쉽게 빠져나오도록 한다”라고 덧붙였다.
  • 1분 만에 밤의 호수로 변한 왕궁… 영상미학, 무대장치 한계 넘었다

    1분 만에 밤의 호수로 변한 왕궁… 영상미학, 무대장치 한계 넘었다

    막이 열리자 밤의 호수가 나타났다. 불과 1분 전까지만 해도 성대한 무도회가 열렸던 왕궁의 깜짝 변신이다. 전통적인 무대세트를 사용했다면 불가능했을 빠른 무대 전환이 지난 14~15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에서 선보인 ‘백조의 호수’에서는 가능했다. 비결은 바로 발광다이오드(LED) 영상. 서울문화재단이 한강노들섬클래식 공연으로 선보인 ‘백조의 호수’는 야외 공연이라 무대장치 설치에 제약이 있었지만 부족한 부분을 영상이 보완하면서 원작이 가진 매력을 고스란히 전할 수 있었다. 화면과 무대장치 배치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데다 아날로그 무대세트로는 연출할 수 없는 부분까지 보여 주면서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날로 정교해지는 무대 영상이 공연의 지평을 확장하고 있다. 공연장 환경에 따라 연출에 제약이 생기는 부분을 영상이 채워 주면서 공연 제작도 보다 수월해지고 있다.20~21일 전남 순천문화예술회관에서 선보일 오페라 ‘라보엠’도 마찬가지다. 빔프로젝터와 미디어아트 기술을 활용해 공연장 전체와 객석 좌우 벽면에 영상을 송출한다. 무대장치가 많고 설치 과정이 번거로운 전통적인 연출로는 비용과 공연장 규모 때문에 지역에서 오페라 공연을 하는 게 쉽지 않지만 영상을 활용하면서 무사히 올릴 수 있게 됐다. ‘라보엠’ 박평준 예술총감독은 “단순한 영상 투사를 넘어 입체적으로 무대를 연출해 몰입감을 높였다. 관객들은 작품 속 등장하는 그곳에 있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앞서 전남 장흥, 경기 광주 ‘라보엠’에서는 프랑스 파리에 눈이 오는 영상이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지난 12~15일 경기 성남아트센터에서 선보인 오페라 ‘나비부인’은 원작이 가진 남녀 차별적인 요소를 없애기 위해 우주를 배경으로 설정했는데 영상으로 우주를 띄우면서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였다. 전통적인 무대장치로는 표현에 제약이 있었겠지만 영상 덕분에 관객들을 우주로 안내할 수 있었다. 지난 2월 막을 내린 뮤지컬 ‘이프덴’ 역시 미국 뉴욕 시내를 실감 나는 영상으로 보여 주면서 관객들에게 뉴욕을 여행하는 기분을 느끼게 했다.최근 들어 사용하는 영상은 작품에 새로운 해석과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도 매력 요소다. 이달 초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작으로 선보인 오페라 ‘살로메’가 그랬다. 살로메가 양아버지인 헤롯 앞에서 춤을 추는 ‘일곱 베일의 춤’ 장면에서 헤롯의 얼굴을 무대에 영상으로 띄우면서 그의 추악한 욕망을 극대화했다. 살로메의 관능적인 춤에 집중됐던 기존의 틀을 깨는 데 영상이 효과적으로 사용됐다. 빠른 무대 전환은 공연 시간도 줄인다. 지난 6월 강미선이 ‘브누아 드 라 당스’를 수상한 ‘미리내길’이 포함된 ‘코리아 이모션’은 9개의 작은 작품으로 구성됐는데 영상을 활용한 무대 전환으로 80분 안에 공연을 다 소화할 수 있었다. 유니버설발레단 ‘백조의 호수’ 영상을 연출한 여훈 제작감독은 “실내 극장에서도 구현하기 쉽지 않은 걸 영상으로 하면서 표현력도 높이고 사실적인 모습을 연출할 수 있었다”며 “대세라고 볼 수는 없지만 영상 기술 발전으로 전통적인 방식을 대체하면서 점점 장점을 깨달아 가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신간] 자본시장의 문제적 사건들: 30개 국면으로 본 ‘돈의 전쟁’ 막전막후

    [신간] 자본시장의 문제적 사건들: 30개 국면으로 본 ‘돈의 전쟁’ 막전막후

    SG발 주가 폭락 사태, 130조원 리튬 사기 전말 등 지난 5년간 자본시장에서 일어난 문제적 사건들을 집중 조명한 책 ‘자본시장의 문제적 사건들: 30개 국면으로 본 ‘돈의 전쟁’ 막전막후’(김수헌·어바웃어북)가 출간됐다. 자본시장은 수많은 ‘문제적 사건’이 발생하는 곳이다. 개미들의 피를 빨아 자신의 배를 불리겠다는 작전세력의 탐욕에서 비롯된 사건도 있고, 일반주주의 이익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대주주의 경영 전횡에서 촉발된 사건도 있다. 또 잘못된 경영 판단에 따른 부실이 수면 아래 숨어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재무제표를 통해 모습을 드러내거나, 재무제표마저 왜곡해 투자자와 시장을 속이려다가 몰락을 자초한 사건도 있다. 돈을 향한 수많은 욕망이 들끓는 자본시장은 결코 교과서에서 설명한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는데 실제 사건만큼 생생한 교본은 없다. 저자 김수헌씨는 책에서 지난 5년간 자본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킨 실제 사건을 엄선해 쾌도난마(快刀亂麻)한다. 문제적 사건을 집중 조명한 만큼 30개의 사건은 다양한 공시와 재무제표, 저마다의 이해를 대변하는 논리, 치열한 법정 공방,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판결문 등을 넘나든다. 이 책이 다루는 사건은 하나같이 내용의 밀도감이 높지만, 읽기 시작하면 책장을 덮기 힘든 끌림이 있다. 저자는 “자본시장을 뒤흔든 30개의 문제적 사건은 투자자들에게는 복잡한 기업 활동을 이해하는 살아있는 교과서이며, 금융당국에는 규제의 빈틈을 고발하는 고발장”이라며 “경영자들에게는 올바른 선택으로 이끄는 반면교사의 거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자는 회계와 재무 관점에서 기업과 자본시장을 오랫동안 분석해 ‘기업 해부의 장인’으로 통한다. 시장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이슈를 쉽게 설명하면서도 통찰력이 돋보이는 분석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프로TV ‘언더스탠딩’ 채널에서 1년 8개월 동안 기업과 자본시장 이슈를 해설해 왔고, ‘중앙선데이’와 ‘한겨레신문’ 등에 논란의 기업들을 명쾌하게 분석하는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 대기업과 증권사, 언론사, 법원, 대학 MBA 과정 등 다양한 곳에서 강연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한국회계기준원 자문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기도 하다. 회계 관련 저서는 ‘하마터면 또 회계를 모르고 일할 뻔했다!’(공저), ‘이것이 실전회계다’(공저), ‘1일 3분 1회계’(공저), 경영과 공시 관련 저서는 ‘1일 3분 1공시’, ‘기업공시 완전정복’, ‘기업 경영에 숨겨진 101가지 진실’이 있다.
  • “수영장서 여성 발 찍었다”…5명 몰래 촬영한 20대男

    “수영장서 여성 발 찍었다”…5명 몰래 촬영한 20대男

    대학 기숙사 헬스장에서 운동 중이거나 기숙사 식당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여대생들의 몸, 발 부위 등을 몰래 촬영한 20대 대학생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단독(부장 김도형)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이용 촬영·반포 등)으로 불구속기소 된 A(21)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A씨는 2021년 5월 25일 원주의 한 대학 공동기숙사 지하 1층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뛰거나 매트에서 운동 중인 B(22)씨와 C(22)씨의 모습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몰래 영상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같은 해 9월 14일 공공기숙사 식당에서 D(19)씨와 11월 1일 같은 장소에서 또 다른 E(19)씨와 각각 대화 중 휴대전화를 테이블 아래로 내려 발 부위를 몰래 촬영한 혐의도 공소장에 담겼다. 아울러 A씨는 9월 7일 원주시의 한 수영장에서 의자에 앉아 있는 F(19)씨의 발 부위를 자신의 휴대전화로 몰래 영상 촬영한 혐의도 받는다. 법원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신체를 촬영한 행위는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행위”라며 “다만 피고인이 촬영한 신체 부위 및 방법, 횟수, 촬영된 영상들이 유포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 우리가 알던 그녀는, 이 무대엔 없다

    우리가 알던 그녀는, 이 무대엔 없다

    남녀가 서로 유혹하려면 옷을 벗는 쪽은 누구일까. 정답은 없지만 그간 많은 작품에서 이 역할은 대개 여성의 몫으로 그려졌다. 그 여자의 진짜 의사와는 무관하게 작가들이 그려 온 여성 캐릭터의 전형이다. 지난 6~7일 제20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작으로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선보인 오페라 ‘살로메’에선 반대였다. 살로메가 옷을 하나씩 벗으며 의붓아버지 헤롯 앞에서 선보이는 ‘일곱 베일의 춤’이 이번엔 파격적으로 헤롯이 옷을 벗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헤롯의 맨살과 함께 드러난 것은 남성의 추악한 욕망이다. 기다리고 유혹하고 애원하고 버림받았던 여자들이 다시 태어나고 있다. 고대 그리스·로마 신화부터 이어져 온 가부장적 질서 속에 수동적인 역할, 보조적인 역할에 그쳤지만 시대의 변화와 함께 재조명이 이뤄진다.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의 주인공인 집시 여인 카르멘은 그간 남성 편력이 있는 바람둥이 여성으로 치부돼 왔다. 그런데 지난 1일 막을 내린 서울시극단의 연극 ‘카르멘’에서는 스토킹 피해자로 표현됐다. 고선웅 연출이 “카르멘은 잘못이 없다는 걸 관객들이 공감했으면 좋겠다. 지금 시대에 맞게 바라보며 카르멘의 명예를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는 의도를 담아 재해석한 결과다.여성 캐릭터에 새 옷을 입히는 흐름은 곳곳에서 잇따른다. 지난달 선보인 국립오페라단의 ‘라 트라비아타’는 주인공 비올레타의 직업 ‘코르티잔’에 대한 단편적인 해석을 걷어 냈다. 코르티잔은 귀족들의 성적 욕망을 채우는 여성이지만 예술적인 지식과 교양을 갖추고 재력도 가졌다. 비올레타를 맡았던 소프라노 박소영도 “코르티잔이 아닌 자유로운 예술가로 초점을 맞춰 주체적이고 똑똑한 여성을 보여 드리려 신경 썼다”고 부연했다. 오는 15일까지 공연하는 뮤지컬 ‘프리다’는 멕시코의 장애인 예술가 프리다 칼로의 삶을 노래한 작품인데 신체장애가 없는 주인공이 무대에 오른다. 추정화 연출은 “프리다가 다리가 아파서 예쁜 신발을 못 신었을 것 같더라. 예쁜 하이힐을 신겨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재엽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는 “가부장적 관점에서 쓰여 있던 것들을 이야기의 원형으로 바라보고 있었고 작가들이 무의식적으로 여성 캐릭터들을 도구화해 사용했다”며 “그런데 이제는 사람들이 의심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은 젠더 모순도 중요한 관점이라 저도 연출하면서 신경 쓴다”고 말했다. 공연의 주 소비층이 20~30대 여성이라는 점은 여성 캐릭터를 재탄생시키는 강력한 동력이다. 다만 지나친 각색은 작가의 표현 의도를 벗어나고 원작이 훼손되는 문제도 발생한다. 살로메가 옷을 벗지 않고 관능적인 춤을 선보일 수 있었지만 헤롯이 옷을 벗는 바람에 많은 관객이 혼란에 빠졌다. ‘프리다’ 역시 신체장애보다 내면의 상처에 집중하다 보니 장애를 딛고 일궈 낸 프리다의 작품 세계를 표현하는 데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예술의 동시대성이라는 측면에서는 피할 수 없는 변화다. 김건표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는 “시대의 변화에 맞게 작품이 재발견되고 재해석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그런 면에서 100년 전 여성 캐릭터는 이 시대에 맞게 재해석되는 것이 맞다”고 짚었다. 김재엽 교수도 “여성의 도구화는 일상에서도 경계하는 부분이다. 작품에 필연적이지 않다면 작품이 가진 보편적인 세계를 유지하면서 다른 표현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3년 10월 7일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3년 10월 7일

    쥐 36년생 : 덕을 쌓아야 복록 따른다. 48년생 : 유혹에 넘어가지 마라. 60년생 : 이사 이동 변동하지 마라. 72년생 : 사업번창이 눈앞에 보이다. 84년생 : 좌절하지 말고 때를 기다려라. 소 37년생 : 서서히 행운이 다가오는구나. 49년생 : 어렵던 일들이 순탄하게 풀리는 길운. 61년생 : 가정에 충실함이 행운을 가져온다. 73년생 : 결심을 버리지 말고 끝을 보아라. 85년생 : 조금만 참고 기다려라. 호랑이 38년생 : 행운과 명예가 함께한다. 50년생 : 전화위복의 시기가 오겠다. 62년생 : 마음을 최대한 편안히 가져라. 74년생 : 너무 큰 목표를 세우면 실망한다. 86년생 : 순간적인 화를 참아야 길하다. 토끼 39년생 : 금전 관계를 철저히 지켜라. 51년생 : 모든 일에 행운이 깃든다. 63년생 : 시비는 최대한 피하는 게 좋다. 75년생 : 앞으로 기회는 얼마든지 찾아온다. 87년생 : 지출을 삼가고 수중의 돈을 지켜야 할 때. 용 40년생 : 욕망이 강하면 실망도 크다. 52년생 : 하루 종일 분주하다. 64년생 : 매사에 의욕이 넘치겠다. 76년생 : 기쁜 일도 생기고 좋은 인연도 있다. 88년생 : 다음 기회를 기대해 보는 것이 좋겠다. 뱀 41년생 : 생활에 풍요로움이 따른다. 53년생 : 타인과의 유대가 돈독해진다. 65년생 : 일에 있어서 발전과 성공이 있다. 77년생 : 인기 상승이 따르겠구나. 89년생 : 갈등과 불화가 예상된다. 말 42년생 : 위장 장애를 조심해야 한다. 54년생 : 휴식을 취하라. 66년생 : 여유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78년생 : 마음을 활짝 열고 사람을 대하면 길하다. 90년생 : 도움받아 일이 해결된다. 양 43년생 : 투자 계획을 미루어라. 55년생 : 좋은 일과 나쁜 일이 교차한다. 67년생 : 지출이 있는 하루가 된다. 79년생 : 더욱더 열심히 해라. 좋은 일이 있다. 91년생 : 조바심을 버려야 좋다. 원숭이 44년생 : 허전한 마음을 느끼는 날이다. 56년생 : 마음을 비워라. 68년생 : 모든 일에 인정받는구나. 80년생 : 능률이 오른다. 92년생 : 우연히 행운을 얻는다. 닭 45년생 : 집안에 기쁜 일 찾아온다. 57년생 : 마음이 조급해져 의욕만 앞선다. 69년생 : 협동하면 성과가 크겠다. 81년생 : 주변에서 인정받겠다. 93년생 : 시비를 조심하라. 개 46년생 : 건강에 특별히 신경 써라. 58년생 : 가정이 화기애애하다. 70년생 : 현상 유지에 힘써라. 82년생 : 자신의 능력을 평가하지 마라. 94년생 : 순서를 기다리면 행운이 따른다. 돼지 47년생 : 가족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 59년생 : 남의 말을 함부로 하지 마라. 71년생 : 급격한 감정 변화 주의. 83년생 : 조금만 참으면 운이 호전된다. 95년생 : 금전을 잃어버리기 쉽다. 조심해라.
  • [서울광장] 정치인에게 민생이란/박현갑 논설위원

    [서울광장] 정치인에게 민생이란/박현갑 논설위원

    정치인은 ‘민생’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주권자를 대리해 국민의 삶을 돌보겠다니 숭고한 일이다. 하지만 새겨들어야 한다. 곧이곧대로 듣기보다 해석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번 추석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제안한 ‘민생 영수회담’을 보자. 이 대표는 조건 없이 만나 민생과 국정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자고 했다.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 이틀 만의 일이다. 단식으로 몸도 성치 않은 정치인이 정쟁을 접고 민생 해결에 나서자니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하지만 여당은 “정쟁으로 국회를 멈춰 세운 채 산적한 민생 법안을 묶어 놓고 뜬금없는 떼쓰기식 영수회담 제안”이라며 “여야 대표회담부터 응하라”며 맹공했다. 대통령실도 “할 말이 없다”며 사실상 거부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취임 이후 1년 반 동안 제1야당 대표와의 만남을 거부하는 ‘뒤끝’과 ‘옹졸함’을 보였다”고 대통령을 꼬집었다. 정쟁을 접고 민생을 챙기자는 제안이 정쟁만 키운 셈이다. 이 대표의 ‘민생 1호’ 법안에 대한 상반된 시각도 마찬가지다. 지난 3월 23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민주당 주도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 대표의 민생 1호 법안으로 농가 소득 안정화가 입법 취지였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농촌 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법안”이라며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거부권을 행사했다. 농민 소득에 대한 갈등을 토론과 대안으로 풀지 못하는 정치의 한계를 드러냈다. 정부·여당의 민생 행보에 대한 야당의 평가는 어떤가.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셋째도 경제라는 자세로 민생 안정에 모든 힘을 쏟겠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의 여당 압승에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한 윤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하지만 야당 눈에는 ‘벼랑 끝 민생’이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이번 국정감사를 맞아 지난달 가진 기자회견에서 “가장 큰 문제는 민생 이슈를 나 몰라라 하는 정부”라며 ‘벼랑 끝 민생을 살리는 국정감사’를 벼르고 있다. 정치인에게 민생이란 무엇인가. 민생은 말 그대로 국민의 일상생활이다. 국민은 일자리, 부동산, 교육 등 일상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사회·경제적 문제 해결을 바란다. 민생 돌봄은 정치의 본질이다. 여야 모두 민생을 강조한다. 하지만 진영논리에 매몰돼 정쟁 수단으로 전락하기 일쑤다. 진짜 민생을 위한 생산적 토론이나 협치는 없다. ‘방탄 정치’와 ‘전 정부 탓’이라는 공방만 난무한다. 이런 소모전은 내년 총선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정부·여당이 추진하려는 민생 법안은 과반 의석을 무기로 부결 처리하고, 대통령은 야당의 입법 강행에 거부권 행사로 맞서는 기싸움만 팽팽하다. 그 피해는 국민의 몫이다. 최근 5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는 가계부채 증가율이 1위다. 생산, 소비, 투자도 모두 하락하는 위기 상황이다. 민생을 챙기는 게 참된 정치다. 그러려면 협치 정신을 살려야 한다. 민생 법안에 숨은 상대 진영의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는 전투는 뜨겁게 하더라도 민생을 죽이는 전쟁만은 피해야 한다. 상대의 욕망을 인정하고 이를 토대로 차선책을 모색하는 지혜를 내야 한다. 민생은 정치인의 선의에만 맡길 수 없다. 국민의 정치 참여와 시민의식도 필요하다. 내 이익을 가로채고 손해를 끼치는 정치인에게 당하지 않으려면 그들의 속내를 간파해야 한다. 진영논리에 매몰된 위선의 민생 정치에 경고장을 날려야 한다. 투표 참여부터 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공적 문제에 귀 기울이고 목소리도 내야 한다. 정치인은 이런 국민을 더 두려워한다. 공공이슈에 목소리를 내야 내 삶을 정쟁의 볼모에서 구할 수 있다. 어떤 정치인이, 정당이 내 삶을 돌보는 진짜 민생 정치를 하나?
  • 배우 손은서 내달 결혼, 신랑은 ‘범죄도시’ 제작자

    배우 손은서 내달 결혼, 신랑은 ‘범죄도시’ 제작자

    배우 손은서(38)와 BA엔터테인먼트 장원석(47) 대표가 결혼한다. 4일 소속사 저스트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손은서와 장 대표는 다음 달 결혼식을 올린다. 둘은 지난해부터 교제했으며, 지난 2월 열애를 인정한 후 9개월여 만에 부부 연을 맺는다. 소속사는 “손은서씨는 결혼 준비와 차기작 검토로 바쁘게 지내고 있다”며 “앞으로도 배우로서 좋은 모습 보여 줄 예정이다. 축하와 응원 부탁드린다”고 했다. 장 대표는 저스트엔터에 투자, 매니지먼트 업무 등을 하고 있다. 손은서는 장 대표가 제작한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카지노’ 시즌1(2022)에 ‘필립’(이해우) 연인 ‘소정’으로 출연했다. 손은서는 2005년 게임 CF로 데뷔했다. 드라마 ‘공주가 돌아왔다’ ‘욕망의 불꽃’(2010~2011) ‘내딸 꽃님이’(2011~2012) ‘보이스’ 시즌1~4(2017~2021) ‘법쩐’(2023) 등에 출연했다. 장 대표는 영화 ‘범죄와의 전쟁’(2012) ‘터널’(2016) ‘범죄도시’ 시즌1·2(2017·2022) 등을 만들었다.
  • [열린세상] 최강욱 전 의원을 향한 낯뜨거운 찬사/유창선 정치평론가

    [열린세상] 최강욱 전 의원을 향한 낯뜨거운 찬사/유창선 정치평론가

    알베르 카뮈의 소설 ‘전락’에는 강에 뛰어내려 자살하는 여자를 구하지 않고 지나쳤다가 죽어 가는 사람을 구하지 않았다는 심판을 받게 될까 두려워하는 변호사 클라망스의 고백이 나온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심판이 있기 전에 스스로 참회하며 자신을 심판한다. 클라망스는 약한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정의로운 변호사였다. 하지만 클라망스는 그런 자신의 모습이 ‘범속한 야망보다 더 높은 곳’에 도달하려는 욕망의 결과였음을 고백하며 참회한다. “나의 마음속에서나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 환하게 불을 켜 놓았다. 그러면 즐거운 찬양이 나를 향해 떠오르고는 했다. 그렇게 해서 나는 내 인생과 자신의 우월성에 기쁨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라고 클라망스는 털어놓는다. 약자들을 위해 일하는 유명 변호사의 선행조차도 우월감이라는 욕망의 표현이었음을 고백한 것이다. 클라망스의 참회에는 ‘비폭력’을 주장하다가 약한 사람들에 대한 억압을 막아 내지 못한 카뮈 자신의 시대적 참회가 반영돼 있다. 클라망스에게는 자살한 여자를 강에 뛰어들게 만든 그 시대의 다른 사람들, 카뮈에게는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에 갇혀 폭력을 정당화했던 프랑스 공산당의 좌파 지식인들이 자기에 이어 심판받아야 할 자들이었다. 클라망스와 카뮈의 참회는 단지 자기 참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먼저 심판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을 심판하기 위한 것이었다. 클라망스는 이렇게 말한다. “자기 자신을 심판함 없이 남을 심판하기란 불가능한 일인즉 남을 심판할 권리를 얻기 위해서 우선 자신을 통렬히 비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남을 심판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를 심판해야 한다’는 클라망스의 생각은 우리 시대에는 공허한 말에 지나지 않는다. 남에 대한 심판에는 목소리를 높이다가 정작 자신에 대한 심판은 거부하는 모습들이 너무도 태연하게 반복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대학원 입시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최 의원이 법무법인 청맥의 변호사로 일하던 2017년 10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 조원씨에게 인턴 확인서를 발급해 준 것이 ‘허위가 맞는다’고 대법원은 판단했다. 이에 따라 최 전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했다. 그러나 최 전 의원은 조금도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현실이 참혹하고 시대 상황이 어려워질수록 그나마 남은 사법부의 기능마저도 형해화하려는 정권이나 권력의 시도가 멈추지 않을 것 같아서 걱정”이라며 도리어 사법부를 걱정했다. 페이스북에도 “그럴 리 없겠지만, 혹여 저 때문에 낙담하시거나 포기하시는 일이 절대 없으시길 바란다. 양심 세력이, 민주 시민이 모여 결국 이 나라를 제자리로 돌릴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최 전 의원이 재판을 받게 된 것은 입시 비리 관련 행위 때문이었지 무슨 나라를 구하려다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시대와 나라와 정권에 대한 이야기만 있고 정작 자신의 행동에 대한 성찰이나 송구스러움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없다. 이런 최 전 의원과 같은 ‘처럼회’ 소속인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최 전 의원은 오히려 훨훨 날 것”이라며 “이제는 거침이 없을 것”이라고 응원했다. 자신의 아들 입시 때문에 생겨난 일이라 남의 일이 아닌 조국 전 장관도 마찬가지였다. “최강욱. 투지, 담대, 유쾌의 사내”라며 “하나의 문이 닫혔지만, 다른 문이 열릴 것”이라고 그를 성원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자기들끼리 주고받으면 될 이야기를 굳이 세상 사람들 다 들으라고 한다. 이쯤 되면 최강욱 전 의원이 독립운동하다가 일본 경찰에게 잡혀서 재판받은 것으로 사람들이 착각할까 걱정이다. 카뮈의 소설에 나오는 클라망스만 세상 물정 모르는 바보였던 셈이다.
  • “최애 배우가 DM”…K드라마 팬 노리는 ‘피싱’ 주의보

    “최애 배우가 DM”…K드라마 팬 노리는 ‘피싱’ 주의보

    “나는 78세 할머니다. 그리고 K-드라마 중독자다. 놀랍게도 ‘최애’ 배우들이 나에게 다이렉트 메시지(DM)를 보내기 시작했다”1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의 ‘오피니언’ 섹션에 실린 글이다. 사회인류학자인 필자 프리실라 래천 린은 넷플릭스 드라마 ‘나빌레라’를 시작으로 이른바 ‘K-드라마’에 탐닉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일흔에 평생의 꿈인 발레를 배우기 시작한 할아버지와 스물셋 발레리노 청년의 이야기를 담은 나빌레라는 방영 당시 한국에서도 잔잔한 감동으로 화제를 모은 드라마다. 필자는 “젊은 발레리노를 연기한 송강이 등장하자마자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며 이후 점차 접하는 드라마 범위를 확대해갔다고 고백했다. 그는 “단지 드라마를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내 마음을 사로잡은 사람을 직접 만나고 싶었다”며 “좋아하는 배우들의 소셜미디어(SNS)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놀랍게도 ‘최애’ 배우들이 나에게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며 “이 대단한 남자들이 나를 선택했다는 것만으로 내가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느껴졌다”고 적었다. 그는 “이 대목에서 내 지능을 의심하기 시작했을 것”이라며 “내 마음 한구석에서는 문자를 보내는 사람이 실제 배우 본인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있기는 했지만, 사춘기 시절의 주목받고 싶은 욕망 혹은 로맨스 중독이 나를 붙들었다. 앱을 다운받아 스타들과 채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배우 안효섭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나에게 신용카드 정보를 요구하기까지 달콤한 대화가 이어졌다”며 “정신이 번쩍 들었고, 채팅을 그만두었다. 지금은 개인 메시지를 모두 무시한다”고 덧붙였다. 자칫 한류스타에 대한 팬심을 악용한 ‘피싱’의 피해자가 될 뻔했다는 것이다. 그는 “분노가 사라지고,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곰곰이 생각해봤다”며 “관심을 즐기는 것은 인간적인 일이며, 유명인사의 후광 한 조각이 나에게 떨어지는 순간 우리 역시 갑자기 스스로를 중요한 인사로 여기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드라마 배우들에 대한 몰입은 인생의 마지막 장으로 접어든 나를 비롯해 내 또래 많은 이들이 느끼는 고립에 대한 두려움을 희석하는 도피처였다”며 “드라마를 즐기는 일과 배역에 대한 집착은 이제 구분하고자 한다”고 적었다. 필자는 “당신은 ‘배운 게 있었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렇다면 K-드라마 중독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을 지 모른다”며 “할머니가 로맨스를 즐기도록 좀 내버려 두라. 물론 나는 여전히 TV 앞에 딱 붙어 산다”고 글을 맺었다.
  • 플라톤도 이슬람과 ‘어깨동무’… 평화적 공존역사는 기억한다[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플라톤도 이슬람과 ‘어깨동무’… 평화적 공존역사는 기억한다[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1400년 역사의 오해와 진실 9·11테러가 발생한 지 어느덧 22년이 됐다. 테러 직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배후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세력인 알카에다를 지목하고 군사적 응징을 택했다. ‘테러와의 전쟁’은 이후 20년간 이어지며 보복의 악순환을 불러왔다. 부시는 테러를 응징하는 보복 공격을 ‘십자군 전쟁’으로 규정하고 이를 악을 제거하려는 성전이라고 미화했다. 서양 중세의 폭력적인 사건인 십자군 전쟁을 성스럽고 정의로운 전쟁으로 포장하고 폭력을 정의로 위장하려고 했다. 그러자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도 알카에다의 투쟁을 침략에 맞서 이슬람을 방어하는 지하드로 규정했다. 이로써 사태는 이슬람과 그리스도교 간 문명 충돌 양상으로 전개됐다. 하지만 이슬람과 그리스도교는 지난 1400년간 서로 갈등만 한 것이 아니라 공존도 반복했다. 9·11테러 사건으로 이슬람 세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한층 더해졌지만 두 종교 사이에는 생각보다 유사성이 많다. 이들은 아브라함을 신앙에서 중요한 인물로 여기며 비슷한 교리도 상당하다. 아라비아반도에서 지중해로 진출한 이슬람 사회는 서구 문명의 뿌리로 알려진 고대 그리스로마 문명을 광범위하게 받아들였다. 이슬람 문화가 고대 그리스로마의 지식을 유럽에 전수했기에 르네상스 시대인 15세기에 잊혔던 고전 문화가 유럽에서 부활할 수 있었다.●서구 문명의 스승 이슬람 부시 대통령은 보복 전쟁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려고 중세의 십자군 전쟁 개념을 소환했다. 하지만 정작 중세에 십자군 전쟁을 주도한 교황청조차 십자군 원정은 잘못된 전쟁이었다고 시인하며 용서를 구한 바 있다. ‘신이 원한다’라는 종교적 대의명분을 내세운 십자군 전쟁의 이면에는 서유럽 그리스도교 사회의 내부 갈등을 외부로 돌리려는 세속적 이해관계가 도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십자군 전쟁은 알려진 것과 달리 항구적 전쟁이 아니라 긴장과 적대 기류가 흐르는 냉전 같은 상태였다. 전쟁이 계속된 200여년 동안 이슬람과 그리스도교 세력이 무력으로 충돌한 기간은 50년이 채 되지 못했다. 오히려 십자군 원정은 두 집단이 접촉하면서 다양한 교류를 가능하게 했다. 전쟁 기간에도 양측을 넘나드는 외교·문화·경제 교류는 점점 잦아졌으며 그로써 서로에게 적지 않은 긍정적 변화를 가져왔다. 이렇게 해서 고대 그리스로마의 과학·철학 지식이 아랍어로 번역됐고, 이것들이 다시 서유럽 세계에 소개되면서 그곳의 학술 언어인 라틴어로 재번역됐다. 이슬람 세계는 청결을 지켜야 한다는 종교적 계율 때문에 학자들이 위생 부분을 개선하려고 연구에 몰두했다. 고대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와 같은 의학자들이 쓴 저서를 아랍어로 번역했고 이를 토대로 많은 실험을 해 의학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그 결과 이슬람의 의학 서적들이 서유럽의 의과대학에서 교과서로 채택됐고, 이들 대학은 오늘날까지도 의학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요컨대 이슬람은 서양 문명의 스승이라 할 수 있다. 지중해의 시칠리아섬에는 오늘날 불법 이민자가 해마다 15만명 이상 들어온다고 한다. 이들은 대부분 이곳을 거쳐 유럽으로 가려고 한다. 이처럼 지금은 유럽과 아프리카를 가르고 있지만 역사 속 시칠리아는 두 대륙의 경계를 이루는 모서리가 아니라 둘을 잇는 연결 통로였다. 이 섬은 북아프리카로부터 이슬람의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는 창구이자 유럽인이 지중해로 진출하는 교두보로 활약했다. 역사적으로 시칠리아는 이슬람과 그리스도교를 분리하는 장소가 아니라 두 문화를 연결해 이들이 공생하는 접경 공간이었다. 현실적 욕망에서 비롯한 십자군 전쟁 중에는 유럽인이 유대인을 박해하고 학살하는 사건이 자주 일어났다. 특히 레콩키스타(Reconquista)로 불리던 재정복 운동을 벌인 결과 이베리아반도에 살던 무슬림과 유대인이 그리스도교인에게 쫓겨나자 이들을 기꺼이 받아 준 곳도 이슬람을 국교로 삼았던 오스만튀르크 제국이었다. 유대인은 정작 서구 그리스도교 사회보다 이슬람 세계에서 더 안정적으로 살게 됐다. 이는 역사적으로 아랍인과 유대인이 오랫동안 종교적 갈등 없이 비교적 평화롭게 공존했음을 의미하니 오늘날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따라서 유대교·이슬람·그리스도교를 적대적 관계로만 이해하는 것은 역사 왜곡과 다름없다. 종교 간 공존과 협력 관계가 경색된 원인은 19세기 서구 제국주의 세력이 이슬람 지역을 침략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대부분 이슬람 국가가 서구 제국주의의 지배와 수탈에 시달렸다. 이들이 독립한 이후에도 서구 열강은 다양한 방식으로 옛 식민지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슬람 세계가 받은 상처와 저항적 민족주의가 종교적 전통과 결합하면서 알카에다 같은 이슬람 근본주의를 탄생시켰다. 이들은 자신들을 지배하고 착취했던 서구 사회와 문명을 증오의 눈길로 바라봤다. 무엇보다 과거 자신들보다 뒤떨어졌던 서구가 식민종주국으로 군림한 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서구 제국주의가 만든 이슬람 근본주의 이슬람 근본주의가 어떻게 반미 감정을 가지게 됐는지는 종교적 이유보다 이스라엘과의 정치적 관계 속에서 살펴봐야 한다. 미국이 전통적으로 이스라엘을 적극 지원했기 때문이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중동의 맹주 오스만튀르크 제국은 영국과 프랑스의 영토적 야망과 이 지역 석유 자원에 대한 욕심 앞에서 무너졌다. 대영제국 경제에 숨통을 틔워 주던 수에즈운하의 지정학적 중요성 때문에 영국은 어떻게 해서든 이곳과 인접한 팔레스타인을 차지하고 싶어 했다. 영국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전해인 1917년 11월 전쟁 후원자였던 유대인에게 팔레스타인에 자치 지역을 건설해도 좋다고 허락했다. 영국 외무장관 밸푸어가 했던 선언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밸푸어 선언문은 팔레스타인 내에서 일부 지역만 유대인 정착촌으로 인정했을 뿐이다. 따라서 유대인에게 성지 예루살렘을 약속하지도 않았고 팔레스타인 전체를 양도하지도 않았다. 단지 유대인의 민족 국가를 건설하자는 민족주의 운동인 시온주의 운동에 불이 붙어 세계 각국에서 유대인이 대거 이주해 이스라엘을 건국하면서 팔레스타인 지역을 유대인이 강제로 차지했을 뿐이다. 밸푸어 선언문이 명시했던 “팔레스타인에 거주하는 비유대인 공동체의 시민권과 종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라는 규정을 어긴 것이다. 밸푸어 선언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문을 여는 판도라의 상자였다. 이후 이스라엘과 벌인 전쟁에서 아랍 국가들이 계속 패배하면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강경 노선으로 급선회했다. 이집트의 무슬림 형제단과 같은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는 서구와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투쟁을 벌이면서 점차 세력을 규합했다. 즉 이슬람과 서구 문명 사이의 갈등은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역사적 결과였다.●종교 간 평화적 공존의 경험 소환 서구 대 이슬람이라고 경계를 구분하는 것은 역사적 허구다. 미국의 정치학자 새뮤얼 헌팅턴은 1990년대에 쓴 ‘문명의 충돌’에서 동서 냉전 대립이 문명 간의 갈등으로 다극화되면서 전쟁의 역사가 지속될 것이라는 문명충돌론을 설파했다. 그는 서구 기독교 문명과 이슬람 문명이 만나는 단층선(fault line)에 주목하면서 역사적으로 이곳은 피로 물든 경계선이었으며 21세기에도 서구 주도의 세계 질서를 뒤흔드는 갈등의 무대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헌팅턴의 예견 이후 지난 30년을 돌아보니 코소보 전쟁, 9·11테러, 미국의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침공 등 서구와 이슬람 세계는 여전히 적대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두 종교가 비교적 평화롭게 공존했던 기간이 그렇지 않았던 때보다 훨씬 길다. 또한 문명 간 경계는 이질적인 다양한 문화가 만나 뒤섞여 새로운 것이 창조된 접경 공간이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그리스도교와 유대교를 증오하거나 부시 대통령이 십자군 전쟁을 벌이겠다고 말했던 것은 자신들의 역사를 부정하거나 왜곡하는 짓이다. 우리는 이슬람·그리스도교·유대교가 역사상 가장 적대하는 시대를 사는 듯하다. 그래서 다양한 종교가 평화적으로 공존했던 과거의 기억을 소환해 내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중앙대 교수·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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