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욕망
    2026-08-08
    검색기록 지우기
  • 1960년대
    2026-08-08
    검색기록 지우기
  • 수학
    2026-08-08
    검색기록 지우기
  • 김씨
    2026-08-08
    검색기록 지우기
  • 수원시
    2026-08-0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451
  • [씨줄날줄] 불경 재즈

    “욕망은 실로 그 빛깔이 곱고 감미로우나/이것은 내게는 재앙이고 종기이고/화이며 질병이며 화살이고 공포이니/모든 번뇌의 매듭을 끊어 버리고/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같이/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흙탕물에 젖지 않는 연꽃같이/무소의 뿔처럼 혼자가라.” 에세이나 소설,영화 등에 많이 인용되는 불교경전 ‘숫타니파타’의 한 구절이다. 숫타니파타는 불교경전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부처가 타계한 뒤 제자들은 부처의 말씀을 입에서 입으로 전했는데 기원전 인도에서 이를 채록한 것이 숫타니파타,법구경,아함경 등이다.이들 경전은 후기에 중국 등에서 만들어진 대승불교 경전들과 구별돼 원시불교경전이라고 불린다. 원시불교경전은 현학적이고 난해한 후기 경전들과 달리 단순 소박한 것이 특징이다.숫타니파타는 인간이 가야 할 길과 해탈에 이르는 길을 1149수의시를 통해 평이하게 풀어낸다.법정스님은 숫타니파타를 국내에 번역 소개하면서 “진리란 간단 명료한 것임을 이 경전을 통해서 알 수 있다.”고 말했었다. 철학자 도올 김용옥이 이숫타니파타에 곡을 붙여 재즈연주를 할 것이라 한다.EBS에서 매주 목·금요일 밤 ‘도올 인도를 만나다’란 제목으로 불교철학을 강의하고 있는 그가 오는 29일 마지막 방송 때 직접 노래까지 할 것이라 한다.이미 도올이 10편의 가사를 만들어 서울재즈아카데미 교수와 학생들의 작곡작업이 한창이다. 도올은 노자,공자에 이어 불교에 관한 TV강의를 재개하면서 가까운 시일 안에 영화감독과 작곡에 도전하겠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하지만 불경을 재즈로 읊는다는 발상은 그가 선언했던 ‘지식 엔터테이너’를 뛰어 넘는 또하나의 파격이 아닐 수 없다.도올은 이 부분을 “재즈와 불교는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재즈의 인간 본연의 자유로움에 대한 추구가 불교적 모티브에 닿아있다는 것이다. 악보 없이 리듬 사이를 종횡무진하는 현대의 ‘프리재즈’는 숫타니파타에 나오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 같은 음악일지 모른다.도올은 비틀스의 ‘렛잇비’가 노자사상을 담고 있다면서 TV에서 노래까지 불러 보인 바 있다.불교철학과재즈의 만남이 빚어낼 또 하나의 이색 퍼포먼스가 흥미롭다. 신연숙 논설위원 yshin@
  • 문화광장/ 무용

    ■2002 서울&뉴욕 재즈댄스 페스티벌Ⅳ-8일 오후8시,9일 오후 5시·8시,10일 오후5시 호암아트홀(02)766-5210.웨스벨딩,제이슨 파슨스,우현영 등의 재즈춤. ■빨간 부처-11일 오후8시 LG아트센터(02)2263-4680.댄스시어터 온의 창작현대무용. ■남자와 욕망-14·15일 오후7시30분 동덕예술센터(02)2263-4680.김명회 비젼발레단의 기획공연.폴 클로델의 원작을 현대무용과 클래식 발레의 혼합 형태로 각색.
  • “대통령 선거불개입 신뢰풍토 아쉬워”박지원 비서실장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비서실장은 1일 일부 대선 후보 진영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청와대의 정치개입설을 제기하고 있는 데 대해 “아무리 대선이 중요하다 해도 대통령이 선거 불개입과 공정한 선거관리를 약속했으면 이를 액면 그대로 신뢰하는 풍토가 참으로 아쉽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이날 오전 청와대 비서실 직원을 대상으로 한 월례조회에서 “대통령과 청와대가 탈정치를 선언했음에도 불구,마치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정치의 일선에 서있는 것처럼 대선후보 캠프에서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면서 “대통령이,청와대 비서실이,비서실장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무슨 풍(風)을 일으키고,어떤 후보와 ‘빅딜'을 한다는 등 참으로 얼토당토않은 비판과공세가 거듭되는 정치현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고 개탄했다. 그는 “5년 단임제 개헌 이후 불행히도 우리의 정치상황은 반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우리는 ‘망각이라는 욕망의 열차'를 타고 달리고 있기에 5년전,10년전을 잊고 있으며,이처럼 반복되는 정치상황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고 덧붙였다. 박 실장은 “대통령은 5년전 대선후보로 당시 현직 대통령을 비판하지 않았다.”면서 “국가상황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모두 함께 노력하자며 ‘준비된 대통령론'으로 정책을 제시,대선에서 승리했다.”고 상기시켰다.김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대선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는 일부 후보를 겨냥한 셈이다. 박 실장은 “최근 여러 곳으로부터 공직자의 기강확립 문제와 관련한 지적이 있었다.”면서 “청와대 비서실이 기강문제에 있어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김윤영씨 첫 소설집 ‘루이뷔똥’, 명품 거래 둘러싼 인간군상 일상에 숨겨진 욕망 파헤쳐

    “그가 가지는 의외의 새로움이자 단단함은 삶의 이야기를 나름대로 새롭게 구성하려는 실험적 형상화 방법론과 그로부터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독특한 자의식에 있다.”(평론가 임규찬) 지난 98년 창비 신인소설상을 수상하면서 문단에 발을 내디딘 소설가 김윤영(31)이 첫 소설집 ‘루이뷔똥’을 출간했다. 소설집에 붙여 평론가 임규찬이 눈여겨본 그의 문재(文才)는 실제적 완성도보다 오히려 ‘가능성에 무게가 있다.’는 평단의 시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명품 ‘루이뷔똥’을 불법으로 거래해 먹고 사는 인간군상의 물신적 행태를 이 정도 분량의 글로 축약하고 정리해 내기가 결코 쉽지 않았을 터이다. 그러나 한 신예 여류소설가의 폭넓은 현실인식과 체험세계가 빚어낸 신작소설 ‘루이비똥’은 능히 이를 감당해 낸다.작품은 ‘감당’을 넘어 가장 함축적이고 상징적으로 현대인이 가진 일상의 모습과 그 이면의 꿈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한때 서울에서,지금은 그가 경멸해 마지 않는 ‘좌파 떨거지’로 학창시절을 보낸 세미.프랑스 파리로 날아와 루이뷔똥 수집상으로 먹고 사는 그는 순전히 먹고 살고자 외인부대에 용병으로 입대,남미 가이아나의 아리앙 로켓발사기지에서 근무해 온 또 다른 ‘생활의 떨거지’ 판수와 만난다. 같이 살면서도 이들은 결코 정신적으로 교감해 신뢰를 갖는 관계로 설정되지는 않았다.‘짐승 같지는 않지만,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 영혼의 교감에는 다다르지 못한 사이다.그래선지 사랑을 말하는 판수를 두고 그는 “사랑이라니,지겨워 그런 말은.”이라며 선을 긋고 나선다. 여기에 조선족 출신 영변댁이 가세해 이야기를 이끈다.1인당 판매량이 제한된 명품 루이뷔똥을 사들인 뒤 이를 한국 같은 ‘거품 수요’의 나라로 넘기고 이문을 챙기는 일에 이들은 모두 발을 담그고 있다.불법인 만큼 이들의 프랑스 생활이라는 게 도무지 뿌리가 없어 불안정하다.이국에서 겪는 이들의 비애는,명품을 사들여 보관해 놓은 창고가 불로 타버린 뒤 반쯤 혼이 나가버린 영변댁이 서툰 현지어로 ‘노옹!장다름므!(경찰은 안돼.)’라고 외치는 절규에 절절히 녹아 있다. 김윤영의 작품은 일견 건조하고 단선적이다.더러 체험의 한계도 드러난다.그러나 군더더기없는 묘사가 오히려 사실적이고 긴장을 부추기는 효과를 준다. 그의 작품에서 수완 좋은 작가들이 엮어 놓은 ‘기성복 기분’을 느끼기는 쉽지 않다.그러나 체험세계에 견실하게 발 딛고 선 그의 신선한 저력은,독특한 문제의식의 생산능력과 함께 앞으로 그의 문학을 견인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점이 기대치다.니콜라이 오스트로프스키의 혁명소설 ‘강철은 어떻게 단련되는가’를 연상시키는 그다. 심재억기자
  • 이런책 어때요 300자 서평/ … 정전에 대한 반역 - 엘리트 문화에 대한 비판

    대중소설 장르에 이론적 접근을 시도한 연구서.저자는 문학이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담론으로서의 이니셔티브를 잃었으며,유력한 분과학문으로서 더이상 사회적 이슈를 생산해 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다.표제어로 쓴 ‘반역’은 귀족주의적 문화론자인 스페인의 철학자 오르테가 이 가세트의 ‘대중의 반역’을 역설적으로 차용한 패러디.현대사회에서 문화의 급속한 상업화와 타락을 대중의 저급한 욕망,이른바 ‘아래로부터의 타락’에서 찾으려는 가세트의 반자본주의적 엘리트주의 문화론에 대한 은근한 비판이다.1만 3000원. ▶ 조성면 지음 소명출판 펴냄
  • 어떤 영화 골라볼까, 사회이슈·동성애…테마 다양

    228편의 영화 목록만 봐도 눈알이 핑핑 돈다고? 그렇다면 테마별로 정리해보자. ◆ 성장영화=그리스 감독 파나요토풀루의 ‘힘든 이별’은 아버지의 죽음을 서서히 받아들이는 소년의 이야기.라트비아 출신 카이리스 감독의 ‘소년’은 아버지가 죽은 사실을 모르는 한 소년이 삶의 해답을 아버지에게서 듣고자 여행을 떠나는 내용이다. ◆ 동성애=게이인 두 장교의 비밀스러운 사랑을 그린 이스라엘 에이탄 폭스감독의 ‘요시와 자거’.본국에서 흥행에도 성공했다.필리핀의 단편 ‘훔쳐보기’는 청소년의 성적 호기심과 레즈비언 문제가 얽혀 있는 작품.곧 개봉을 앞둔 김응수 감독의 ‘욕망’도 먼저 접할 수 있다.현대인의 성적 욕망을 건조하게 잡아냈다. ◆ 러브 스토리=‘북경녀석들’의 실력파 감독 장 위엔의 ‘사랑해’는 자기파괴적으로 변해가는 젊은 남녀의 삶과 사랑을 그렸다.역대 미국에서 개봉한 코미디 영화 가운데 최고 수입을 거둔 조엘 즈윅 감독의 ‘마이 빅 팻 그릭 웨딩’은 그리스계 웨이트리스와 미 명문가 남성의 사랑을 다뤘다. ◆ 사회문제=젊은 여인들을 감금하고 노동과 속죄를 강요한 수녀원의 실상을 파헤친 ‘막달레나 자매들’은 ‘나의 이름은 조’로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피터 뮬란이 감독한 두번째 장편.영국 폴 그린그라스 감독의 ‘블러디 선데이’는 북아일랜드 분쟁을 다큐멘터리 기법으로 카메라에 담아 올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 로드 무비=도쿄의 타란티노라 불리는 사부 감독의 ‘행복의 종’은 직장을 잃은 한 남자가 발길 닿는 대로 떠돌아 다니는 이야기.이란의 아미르 샤합 라자비안의 ‘황혼의 여행’은 산과 사막지대로 마지막 여행을 떠나는 노인들의 여정을 아스라히 펼친다.
  • TV리뷰/ 야인시대 ‘폭력’ 미화만 할것인가

    SBS 대하드라마 ‘야인시대’가 승승장구하고 있다.6주째 시청률 1위 자리를 지키면서 동대문옷시장에서는 ‘야인시대’풍 중절모와 더블단추 양복,바바리 코트가 날개돋친듯 팔린다.대형서점에서도 소설 ‘야인시대’가 하루 40∼50권씩 팔려나간다.그 열광적인 인기의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30억원을 넘게 들였다는 촬영세트,지난 89년 김두한을 다룬 ‘무풍지대’로 팀워크를 검증받은 이환경 작가·장형일 감독 콤비,이원종(구마적)·박준규(쌍칼)·이재용(미와)같은 탄탄한 조연진 등등 이유는 많을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흥미거리를 잇따라 제공하는 줄거리 자체가 재미없었다면 폭발적인 인기가 가능했을까.최영묵 성공회대 신방과 교수는 “김두한이 난관을 하나하나 돌파해나가는 컴퓨터게임 형식의 전개방식이 흥미를 유발한다.”고 분석한다.주철환 이화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도 “복수,장애 제거 과정 등 극구조에 남녀노소가 좋아할 요소가 골고루 담겼다.”고 평가한다. 그런데 그 ‘장애’와 ‘난관’을 돌파해나가는 방법이 폭력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야인시대’의 주요갈등은 ‘주먹’들의 세력다툼이고,해결방법은 언제나 폭력이다.빈번하게 등장하는 폭력 자체를 문제삼자는 것이 아니다.폭력을 빼놓으면 ‘야인시대’의 재미는 사라질 것이다.문제가 되는 것은 그 폭력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야쿠자 조직에 맞서는 김두한의 통쾌한 액션,거리를 어지럽히는 불량배들에 대한 화끈한 응징,전설적인 주먹들과의 화려한 ‘맞장(일대일 결투)’등 ‘화려한’ 폭력과 그것이 가져오는 카타르시스는 이른바 협객물의 묘미다.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사회시스템에 무력감을 느끼면,합의과정을 생략하고 신속히 ‘일을 처리’하는 폭력에 매력을 느끼기 쉬운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제도로 어찌할 수 없는 ‘불의’를 어딘가에서 온 협객이 단칼에 해결한다.’는 설정은 분명 매력적이지만,매우 위험한 해결책이다. ‘야인시대’에 난무하는 폭력을 단순히 “시청자들의 욕망이 투영된 결과일 뿐”이라고 말해서는 안된다.‘제품’의 일차적인 책임은 제작자들에게 있다.한쪽에만 치우친 접근방식이 작품의 설득력을 떨어뜨린다.정당화·미화된 폭력만 보여주지 말고,상인들로부터 ‘자발적’인 ‘세금’을 걷는 비겁하고 추한 폭력도 가끔은 적나라하게 보여줘서 균형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채수범기자 lokavid@
  • 토요영화/ 맨하탄 外

    ◆맨하탄(EBS 오후10시) 두 번 이혼한 경력이 있는 방송작가 아이삭(우디 앨런)은 직업에 점차 회의를 느낀다.소설가의 꿈을 갖고 있지만 경제적인 안정감을 포기할 자신도 없다.전처(메릴 스트립)는 그와의 결혼생활을 폭로한 소설을 발표하고,17세 소녀 트레이시는 그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한다.한편 아이삭의 친구인 예일은 메어리와 바람을 피지만 아이삭의 충고로 헤어진다.오히려 서로의 예술적 취향에 경멸을 보내던 메어리와 아이삭은 차츰 사랑의 감정이 싹튼다. 사랑과 죄의식 사이에 있는 감정을 코미디 속에서 진지하게 탐색하는 작품.특히 복고적인 흑백화면에 담긴 도시 풍경과 재즈의 선율이 인상적이다.불만에 사로잡힌 뉴요커들의 삶을 해부하는 동시에 그 도시를 아름답게 잡아낸 것.뉴욕에 대한 우디 앨런의 애증을 엿볼 수 있다.1979년작. ◆디 엣지(MBC 오후11시10분) 백만장자인 찰스(앤서니 홉킨스)는 부인 미키와 사진작가인 밥(알렉 볼드윈)과 함께 알래스카 오지로 향한다.찰스는 밥이 자신의 재산을 노리고 있다고 생각한다.하지만 경비행기가 추락하고,위기에 처한 찰스를 밥이 구해준다.서로에게 마음을 여는가 싶더니,위기가 거듭되면서 본래의 욕망이 드러나는데….‘전사의 후예’로 주목받은 뉴질랜드 원주민 출신 리 타마호리 감독이 97년 할리우드 스릴러에 도전했다.광활한 알래스카에서 펼쳐지는 비정한 심리전이 돋보이는 작품. ◆007선더볼작전(KBS2 오후10시) 핵폭탄을 탈취한 스펙터 일당은 영국 정부에 7일 이내에 1억 파운드를 내놓으라는 메시지를 보낸다.정보부는 007에게 핵폭탄을 찾기위한 선더볼 작전의 임무를 맡긴다.본드는 스펙터 일당에게 오빠를 잃은 것도 모른 채 일당 두목의 여인이 된 도미노에게 접근한다.바하마,플로리다의 산호초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007시리즈의 4번째 작품. 김소연기자 purple@
  • [젊은이 광장] 대선과 대학가 선거

    바야흐로 대학가에도 선거의 계절이 다가왔다. 교정 곳곳에는 총학생회와 단대별 학생회 간부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를 알리는 포스터와 출사표가 나붙었다. 근래 몇년 동안 대학가의 선거는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투표율이 50%를 넘지 못해 투표기간을 하루 더 연장하는 모습은 전국 어느 대학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심지어 모 여대에서는 학생들을 투표에 끌어들이기 위해 선물 공세를 펴기도 했다.젊은 층의 선거 무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대학생 정치참여를 위한 대학언론인 운동본부’가 최근 전국 26개 대학의 학생 2285명을 대상으로 대선의식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대학생 10명 가운데 7명이 올 연말 대통령 선거 날짜를 모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또 응답자 가운데 무려 73.2%인 1673명이 지난 6·13지자체 선거 때 “투표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교내 총학생회 선거를 놓고 실시한 각 대학의 여론 조사결과도 대선의식 조사와 비슷하다는 점이다.후보가 아무리 외쳐도 유권자의 냉담한 선거판 분위기는 정치권이나 대학가나 다를 바 없다. 대학생의 정치 냉대와 선거 무관심 현상은 시대 상황과 신세대의 의식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회와 정치권에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미디어에 비친 정치권의 모습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그들은 소속 정당의 당리당략과 개인의 정치적 욕망을 추구하기 위해 끊임없이 이합집산을 되풀이한다. 국민의 갈증을 정책과 공약의 ‘그릇’에 담아야 할 시간에 선량(選良)이라는 국회의원들은 야합과 암투에 여념이 없다.자기를 뽑아준 국민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다는 식의 언행에 입이 벌어질 따름이다. 학생운동권에도 쓴소리 한번 하고 싶다.학생회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가 소속 학생운동 단체의 얘기만 길게 늘어놓는 모습을 보면 실망감을 떨칠 수 없다.운동권 안에서도 계파별로 공약과 주장이 갈리기 일쑤다. 한총련 쪽이면 ‘반미’,좌파 쪽이면 ‘신자유주의 반대’ 등 소속 단체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할 뿐 실제 대학생이 느끼는 문제점은 간과하고 있다.일반 대학생의냉소주의가 심화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때문에 최근 몇년간 비운동권 학생회가 학내 선거에서 선전했지만 평가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학생 운동권이 정치 구호를 외치지 말라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선후를 따져,학우들의 일상적인 걱정거리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먼저 고민해 달라는 것이다.정파와 노선은 차후의 문제이다. 최근 대학가에서는 선거참여를 설득하는 유권자운동의 바람이 서서히 불고 있다. 어떤 선거든 유권자가 무관심해 투표율이 저조한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자기를 둘러싼 세계에 대한 무관심은 더불어 사는 사회 속에서 자아와 정체성 없이 지내는 것과 같다.대학가 선거가 명실상부한 유권자의 잔치가 되려면 3류 정치의 아류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정효정 한국외대 신문사 편집장
  • 책꽂이/ 사비나의 에로틱 갤러리 外

    ◆사비나의 에로틱 갤러리(이명옥 지음,해냄 펴냄) 사비나 미술관 관장인 저자가 금기,사랑,유혹,열정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로 서양미술의 에로티시즘에 접근했다.첫 장 ‘두려움,금지된 욕망’에서는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달라지는 금기의 대상과 내용을,‘쉽게 지는 꽃,마르지 않는 샘’에서는 서양미술에 나타나는 다양한 사랑의 표현들을 소개한다.‘눈으로 만지는 몸’에서는 유혹에 관한 그림들을 다루며,마지막 장 ‘무모한 열정의 화가들’은 화가들의 그림에 대한 열정을 이야기한다.1만 2000원. ◆로켓이야기(채연석 지음,승산 펴냄) 로켓이라는 말은 ‘작은 실감개’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로케타(rochetta)에서 유래됐으며,그 시조는 중국의 화전,즉 불화살이다.중국에서 처음 개발된 로켓은 칭기즈칸의 군대를 통해 아라비아를 거쳐 유럽에 전파됐다.로켓의 어원과 역사에서부터 시작해 구조,숨겨진 에피소드에 이르기까지 로켓에 관한 사항을 총망라해 실었다.1만 5000원. ◆일본 NHK-TV 이렇게 즐겨라(윤희일 지음,시사일본어사 펴냄) 일본의 공영방송인 NHK 시청 가이드 북.NHK는 지상파 방송에 비해 융통성이 많은 위성방송을 활용,대형 프로그램의 집중 편성을 시도한다.저자는 일본 고유의 짧은시 하이쿠의 세계를 소개하는 ‘하이쿠 왕국’,일본의 전통의상을 다룬 ‘일본 기모노 기행’,야생조류의 생태를 담은 ‘야조백경’ 등을 볼 만한 교양프로그램으로 꼽는다.9000원. ◆바이탈 사인 2002(월드워치연구소 지음,환경정책연구회 옮김,도요새 펴냄) 1974년 창립된 월드워치연구소는 환경문제에 관한 한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싱크탱크다.매년 초 지구 곳곳의 환경오염과 생태파괴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지구환경보고서(State of the World)’를 발표한다.이 보고서의 기초데이터를 모아놓은 책이 바로 ‘바이탈 사인(Vital Signs)’시리즈다.이 책에 따르면 12억의 사람들이 하루 1달러에 못미치는 소득으로 연명하고 있으며 매년 300만명 이상이 에이즈로 사망한다.1만 5000원. ◆휴머니즘의 옹호(머레이 북친 지음,구승회 옮김,민음사 펴냄) 가이아 이론,신맬서스주의,생태신비주의,기술공포론,포스트모더니즘 등 생태운동에 널리 퍼진 반인간주의와 반이성주의를 비판.북친은 계몽과 이성에 대한 반동인 포스트모더니즘은 대중적 저항에 방향을 제시해주지 못하고 반생태적인 다국적 자본주의에 맞설 지적 수단을 마련해 주지 못한다고 비판한다.북친은 모든 지배에 반대하며 자유와 평등을 추구하는 아나키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를 사회문제로 인식한 최초의 ‘에코 아나키스트’다.1만 5000원. ◆마법사의 길(디팩 초프라 지음,김성연 옮김,호미 펴냄) 심신의학의 개척자인 저자가 제시하는 행복의 연금술.인도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느꼈던 연금술사에 대한 기억과 영국의 아서왕 전설에 나오는 마법사 멀린의 흔적을 더듬었다.저자가 말하는 연금술은 통상적인 연금술 개념과 다르다.우리는 흔히 연금술을 비금속을 금으로 바꾸는 물질적 개념으로만 인식한다.그러나 저자는 우리가 갖고 있는 두려움,무지,증오,수치 등을 가장 귀한 자질인 사랑과 충만으로 바꾼다는 상징적 의미로 사용한다.8000원. ◆눈뜬 장님 밥상(김영원 지음,소나무 펴냄) 근대 농법은 산업사회가 그 지역의 특성을 무시하고 농산물 생산을 늘리고자 전체를 획일화한 지속불가능한 농법이다.전국귀농운동본부 고문인 저자는 전통적인 유기농법을 되살려야 한다고 말한다.‘잡초찬가-고마운 잡초’‘상사화가 피면 가을이 일찍 온다’ 등 생명농업과 관련된 글들이 실렸다.9000원.
  • [젊은이 광장] 모조가 판치는 세상

    얼마전 친구의 가방을 사기 위해 동대문에 있는 한 대형 쇼핑몰에 간 적이 있다. 빽빽하게 들어선 가게들을 둘러보며 내심 동대문이라면 특이하고 예쁜 디자인이 있으리라 생각했던 우리의 기대는 이내 무너지고 말았다.가게마다 약속이라도 한 듯 똑같은 스타일의 가방만이 전시돼 있었기 때문이었다.가방들은 한결같이 ‘프라다 스타일’,‘구찌 스타일’,‘에뜨로 스타일’ 등 소위명품 가방의 모조품이었다. 실망해서 돌아서는 터에 한 가게 주인이 우리를 불렀다.어떤 가방을 찾느냐며 이것저것 설명하던 주인은 아주 조심스러운 말투로 “진짜 괜찮은 가방을 보여주겠다.”며 진열대 밑에서 무엇인가를 꺼냈다. 그가 우리 앞에 조심스럽게 내놓은 것은 ‘진짜 명품’으로 가득찬 일본 책자.주인은 “웬만한 사람들은 진짜와 구별하기 힘들다.”면서 “이 기회에 저렴한 비용으로 명품을 사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권유했다. 상품은 가격에 따라 A급과 B급으로 나뉘며 A급은 돈은 조금 비싸지만 완전명품과 똑같다고 강조했다.명품을 갖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노린 상술이었다.동대문에서 이렇게 물건을 파는 집은 이 집뿐만이 아닌 듯했다. 이는 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명품 바람’이 낳은 또 하나의 현상이다.요즘 명품의 인기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른다.특정한 수입이 없는 대학생들까지도 이제 명품은 하나 정도 갖춰야 할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300만원짜리의 코트,100만원짜리 가방 심지어 몇십만원 하는 머리핀을 사는 친구들을 주변에서도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그들은 “질 좋은 것하나 사서 오래 쓰는 것이 싼 물건 여러 번 사는 것보다 경제적이다.”는 이유로 비싼 명품을 고집한다. 제품의 질과 디자인도 뛰어나지만 명품을 갖고 있으면 괜히 기분도 좋아지고 우쭐해지기 때문에 명품이 좋다고 얘기한다.친구들이 대부분 명품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 주눅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명품을 산다는 이들도 있다. 돈은 없지만 명품은 갖고 싶은 심리를 노린 것이 바로 ‘짝퉁 명품’이다.요즘 길거리에서 혹은 쇼핑상가에서 이러한 ‘진짜’같은 ‘가짜’를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명품이라 불리는 상표의 로고를 부각시킨 ‘짝퉁’은 최대한 진짜처럼 보이게 포장돼 손님들을 기다린다.실제 이러한 ‘짝퉁’을 구입하는 사람들도 꽤 많다.‘짝퉁’으로라도 자신을 과시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일까? 명품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패션은 거의 비슷비슷하다.패션은 남과 다르게 자신을 드러내는 일종의 자기 표현이지만 좀 더 고급스럽고 특별하게 보이기 위해 명품을 사용했던 사람들은 결과적으로 몰개성적인 유행만을 양산해 내는 꼴이다. 값비싼 명품으로 치장하면 그것을 걸친 사람도 ‘명품’이 되는 것이라 믿는 것일까?명품의 열기를 방증이라도 하듯 ‘가짜 명품’의 열기 또한 후끈 달아올랐다.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명품바람은 이제 진부한 얘기가 되어버렸을 정도로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짝퉁’이라도 명품을 쓰고 싶은 사람들.그들의 욕망은 과연 어디까지일까.문득 “짜가가 판을 친다.”라는 노래 구절이 떠오른다.그 노래처럼 ‘명품’과 ‘짝퉁’이 공존하는 지금의 세상은 요지경인 것 같다. 제윤아 서울여대 신문사 편집장
  • 이기훈 역사문제 연구원 논문 “박정희 파시즘적 민족의식 일제사범교육서 비롯됐다”

    박정희의 파시즘적 민족의식은 대구사범학교 때 형성돼 이후 민주주의 이념과 공존하기 어려웠으며,그의 파쇼적 통치권 행사의 배경으로 사범학교 교육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역사문제연구소가 최근 주최한 ‘식민지 경험과 박정희 시대’를 주제로 한 학술토론회에서 이기훈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원은 ‘일제하 식민지 사범교육-대구사범학교를 중심으로’라는 연구논문을 통해 박정희의 경우 사범대에서의 일본식 교육과 이후 일본육사∼만주군관학교∼직업군인 등을 거치면서 일사불란한 군사적 질서체계가 몸에 배어 파쇼적 성향을 체질화하게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찍부터 탐독한 나폴레옹 전기와,일본식 강담(講談)형식으로 서술한 친일문인 이광수의 소설 ‘이순신’도 그의 파쇼적 성격 형성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됐다.이 연구원의 강연 요지를 정리한다. 사범학교 시절 박정희의 성적은 3학년부터 급락해 4∼5학년 때에는 거의 꼴찌였다.(3학년-67/74,4-73/73,5-69/70)그러나 교련이나 군사학 성적은 빼어났다.그의 군사적 규율이나 질서 적응력은 이때의 경험에 기초한 것이다.많은 사범학교 졸업생들이 자신의 ‘정신적 골격이 재학중 거의 형성됐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이는 그가 만주군관학교에서 군사훈련과 내무생활은 물론 학과에서 탁월한 성적을 보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 그는 청와대에서도 수시로 비서관이나 아들 방을 점검,정리정돈이 되지 않았으면 호되게 꾸짖곤 했다.모든 면에서 그는 군사적 규율과 일사불란한 명령체계를 선호했다.이런 집요한 군사적 근대성은 만주군관학교와 일본육사,오랜 직업군인 생활의 결과이겠지만,그 기초에 사범학교 시절의 교육경험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박정희가 꿈꾼 군인의 첫 모델은 나폴레옹이었다.본인도 보통학교 때부터 이광수의 ‘이순신’과 나폴레옹 전기를 읽고 군인의 길을 가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사범학교 입학후 이런 영웅숭배와 모방욕은 더욱 강렬해졌다.특히 나폴레옹에 집착해 사범학교 시절에는 자신과 나폴레옹을 동일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가 왜적을 물리친 이순신을숭배했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민족의 영웅’을 숭배한 그가 혈서까지 써가며 만주군관학교에 지원한 모순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는 당시 만연한 영웅숭배적 시류와 입신양명의 욕망이 작용한 결과일 것이다.박정희는 사범학교에서부터 ‘제국의 체제 내에서 입신출세한다.’는 야망을 키워간 인물이다.이런 그에게 이광수가 각색한 ‘이순신’은 매우 유효한 모델이 됐을 것이다.‘이순신’은 역사적 인물을 이광수가 자기식으로 해석한 일본식 강담에 가까웠다.그가 “우주는 힘이고,전쟁은 민족의 힘의 발현이나,우리에게는 힘이 없으므로 청년학생들은 사욕을 버리고 영웅적 지도자가 돼야 한다.”며 ‘열등한 민족을 개조할 영웅’으로 둔갑시킨 인물이 바로 이순신인 것이다. 결국 이광수의 ‘민족’은 일본 제국주의의 체제 내에서 유기적인 한 부분으로 존재하는 정치적 단위였으며,박정희도 이런 망상에 빠져들었다. 박정희의 민족 관념은 반제국주의적인 모티브가 아니라,체제 내에서 경쟁의식으로 전화한 대표적 사례였다.그가 문경보통학교 훈도 직을 그만두고 만주로 갈 때,민족을 배신했다는 죄책감의 흔적을 드러내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이런 박정희의 사고 형성에는,철저한 ‘황도주의자’로,일본 패망 직전까지도 “조선 독립의 망상을 품지 말라.”고 학생들을 몰아친 사범학교 역사담당 교사 사쿠마(佐久間)의 영향이 컸다. 결국 당시 사범학교 교육은 병영 같은 감시와 통제를 통해 충량한 교사를 양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진행했으며,박정희도 이런 과정에서 전체주의적 규율과 질서,그리고 힘의 논리를 앞세우는 파시즘적 이데올로기의 포로가 되어갔다.이런 그에게 민족의식이란 일제의 파시즘적 지배구조를 실천하는 소도구에 불과한 것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심재억기자 jeshim@
  • 아시안게임/ 근대5종 김미섭 ‘눈물의 2관왕’

    93년 국가대표에 뽑혀 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개인전 동메달,단체전 은메달을 따낸 이후 2년.김미섭(전남도청)은 월 9만원밖에 되지 않는 수당이 너무 빈약해 96년 애틀랜타올림픽을 끝으로 대표팀을 떠나 서울체고에서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약 3년 동안 선수가 아닌 코치로 근대5종 곁에 있긴 했지만 마음은 계속 대표팀으로 향했다.무엇보다 아시안게임이 다가올수록 아쉽게 놓친 금메달에 대한 욕심이 생겼고,자기 자신을 시험해보고 싶다는 욕망도 용솟음쳤다. 결국 지난해 1월 서른을 넘긴 나이에 다시 대표팀에 합류했다.하지만 4월 들어 장딴지 근육이 파열되면서 고생은 또다시 시작됐다.지난 6월에 결혼식을 올렸지만 훈련 일정 때문에 꿈같은 신혼생활은 한달만에 접어야 했다. 그렇게 출전한 부산아시안게임.김미섭은 마침내 11일 창원과 부산 일원에서 열린 근대5종 남자 개인전에서 5668점을 획득,팀 동료 양준호(울산시체육회·5604점)를 2위로 밀어내고 금메달을 목에 건 데 이어 양준호 한도령 김덕봉(대전시청)과 함께 출전한 단체전에서도 총 2만 2168점으로 중국(2만 1792점)과 일본(2만 1208점)을 따돌리고 금메달을 따내 대회 2관왕이 됐다. 금메달이 확정되자 끝내 참았던 눈물을 펑펑 터뜨린 임신 5개월째의 아내 성민정(29)씨 앞에서 김미섭은 그동안 아내를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 미안함에 눈시울을 붉혀야만 했다. 한편 한도령은 5540점으로 3위에 올랐으나 같은 국가 선수가 금·은·동메달을 모두 가져갈 수 없다는 대회 규정에 따라 4위 치앤전화(중국·5524점)에게 동메달을 양보했다. 부산 이두걸기자 douzirl@
  • [젊은이 광장] 북한 응원단 상품화 유감

    지난달 28일 부산 다대포항에는 북쪽에서 온 만경봉호가 도착했다.배에는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응원단 293명이 타고 있었다.인공기가 달린 배가 정박해 있다는 사실이 주는 긴장감은 잠시.만경봉호 주변에는 북쪽 응원단을 맞기 위한 엄청난 인파가 몰렸으며,응원단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최대의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단지 ‘북쪽에서 온 응원단’이라는 이유만은 아니었다.무엇보다 남쪽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된 그들의 미모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북쪽 응원단이 중년의 여성과 할머니,남성 등이 뒤섞인 ‘평범한’ 응원단이었다면 이 정도로 뜨거운 환영은 받지 못했을 것이다.응원단을 미모의 여성으로 구성한 북쪽 담당자도 이 같은 현상을 충분히 예측하고 있었을 것이다.결과적으로 북쪽의 선택이 외교적으로 탁월한 결정이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신성분이 좋고 빼어난 미모의 여성들’로 구성된 응원단이 썩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한 신문에 실린 것처럼 ‘북쪽의 미인계를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북쪽의 치밀한 계산보다 오히려 한국 언론의 상업적 태도를 지적하고 싶다.취재의 범위가 제한돼 피상적인 기사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북한 여성의 화장법과 최신 유행,심지어 신세대 여성의 성(性) 인식을 낱낱이 기사화하는 것이 남북 상호간의 이해 증진과 통일의 길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오히려 이 같은 접근 방식은 남북관계의 본질을 흐리게 하고,북쪽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더욱 위험한 것은 이번 북쪽 응원단을 보도하는 자세가 사회 일각의 잘못된 통일관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최근 인터넷을 통해 “빨리 통일이 돼서 북쪽 여자들과 사귀고 싶다.”는 노골적인 글을 읽은 적이 있다.이는 “통일을 해서 북쪽의 값싼 노동력을 효율적으로 이용해야 한다.”,“통일 전에 충분히 준비해서 소유권이 불분명한 북쪽의 토지를 차지해야 한다.”라는 식의 주장을 연상시킨다.이른바 ‘도구적 통일관’에 해당하는 이 같은 견해는 남북간의 본질적 차이를 무시하는 것이며,북쪽을 남쪽이 가진 욕망의 연장으로 인식하는 것이다.이들은 통일의 방해세력이 되기보다 욕망의 만족을 위해 적극적인 통일세력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통일을 위해 본격적으로 제도를 정비하고,통일 이후 민족간의 진정한 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 같은 견해가 철저히 비판받아야 한다.‘꽃바람’이라고도 불리는 이번 북쪽 응원단의 방문은 분명 향후 남북관계 진전에 긍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다.이를 애써 과소 평가하거나 무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상황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는 태도 또한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남쪽사회의 통일 관련 논의에는 다양한 시각이 뒤섞여 있다.자본주의의 욕망과 잃어버린 혈육에 대한 그리움,냉소주의 등도 여기에 포함된다.통일을 위한 작업이란 제도적인 차원을 넘어 이러한 다양한 시각을 적절히 거르고 모아내는 일이기도 하다. 지금 북쪽 응원단을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는 어떠한지 스스로 충분히 점검해야 한다.그래야 ‘꽃바람’을 진정한 통일의 바람으로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다음 기회에는 남북의 남녀노소가 함께 어우러진 응원단이 등장하길 기대해 본다. 란성호 서울대 인터넷신문 편집국장
  • 노벨경제학상 2인 업적/ 심리학 추론법 경제학에 접목 실험경제학 분야 개척 공로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대니얼 카너먼 교수와 버넌 스미스 교수는 각각 ‘심리경제학’과 ‘실험경제학’을 개척,전통 경제학의 약점을 보완하는 데 큰 업적을 남겼다. 때문에 오래 전부터 노벨 경제학상 후보로 거론돼 왔다. 카너먼 교수는 심리학과 경제학을 접목시켜 불확실한 상황에서 인간의 경제활동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연구했다.이를테면 “소득이 늘면 행복해진다.”는 경제학의 기존 가정 대신에 “수입이 늘면 인간의 욕망도 따라서 커지고,그 욕망이 수입에 비해 더 빠르게 증가할 경우 인간은 이전보다 더욱 불행해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특히 저서 ‘불확실한 상황에서의 판단’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판단과 결정을 내릴 때 여러 유형의 불확실성 때문에 사용하게 되는 추론법 등을 연구한 기념비적 작품으로 꼽힌다. 스미스 교수는 실제 경제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이 아닌 실험공간에서의 경제이론을 연구했다.실험실처럼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공간에서의 경제학연구는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는 기존 인식을 깨고 마치 자동차 ‘풍동(風洞) 실험장’ 같은 절대적인 실험환경을 가정,경제예측 모델을 연구했다.어떤 경제행위가 실행되기 앞서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를 미리 예측해 볼 수있는 이론들을 개발했다.이를테면 전력산업 규제를 푼다거나 공공부문의 민영화를 추진할 경우,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를 미리 보여주는 연구들이다.이는 경험적인 경제 분석을 하는 데 중요한 이론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
  • 韓·日 실험예술 한자리에 넥스트 웨이브 페스티벌 27일까지

    미디어시대에 무대예술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남을까. 오는 27일까지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열리는 ‘넥스트 웨이브 페스티벌 2002’는 ‘미디어±피지컬’을 주제로,공연예술의 기본인 몸과 미디어 테크놀러지가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에 관한 진지한 고민을 담았다.차세대 예술인을 자칭하는 한국과 일본 실험예술가들의 무대다. 장르도 다양하다.공식 초청작 5편은 연극·현대무용·마임·미디어퍼포먼스·크로스오버로 구성됐다.10일까지 공연하는 첫 작품은 극단 풍경의 ‘하녀들’(박정희 연출).프랑스 장 주네 원작에 형사란 인물을 새롭게 추가해 기억과 욕망의 문제로 재구성한 무대로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사다리움직임연구소는 13∼16일 1997년 초연작 ‘두 문(門)사이’(임도완연출)를 무대에 올린다.전쟁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영상과 움직임으로 표현한 마임극.18∼20일은 일본 퍼포먼스 그룹 아구아 갈라의 ‘Ultimate Museum’(아리사카 연출)이 아방가르드 공연의 진수를 보여준다.지난달 도쿄에서 발표된 신작으로,연극과 무용의 경계를넘어서는 무대.과잉폭력에 길든 위험사회를 뒤틀린 몸의 아름다움으로 표현한다. 22∼24에는 일본의 살 바닐라 무용단이 멀티미디어를 통해 근원적 의사소통의 복원에 대한 희망을 그린 ‘Inter/action’(기가 히즈메 연출)을 선보인다.비주얼과 초현실적 음악,속도감 있는 남성 군무가 한데 어우러졌다.잃어버린 자신의 반쪽을 찾아가는 성(性)으로의 긴 정신적 여행을 표현한 댄스컴퍼니 조박의 신작 ‘꼬리를 문 물고기’(박호빈 작·안무)는 26∼27일에 공연된다.오후 7시30분.(02)325-8150. 김소연기자 purple@
  • 책/ 최영순 지음,경제사 오디세이-‘딱딱한 경제’ 읽다보면 말랑말랑

    경제사는 문자 그대로 인류 경제생활의 발전 역사를 연구하는 학문이다.그것은 과연 인간의 삶에 얼마나 필요한 학문인가.지적 거장들의 평을 보면 그 중요성은 금세 확연해진다.“경제사는 문명을 이해하는 열쇠이다.”라고 말한 독일 사회학자 막스 베버,“경제사가 순전히 경제적일 수만은 없다.”고한 미국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경제사는 포괄적인 사회 진화의 일부를 제시해 준다.”고 강조한 영국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존 힉스.이들의 언급에서 도출되는 공통점은,경제사야말로 경제적 발전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학문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경제사라는 분야에 접근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는 점이다.경제학적인 사전지식이 필요할 뿐 아니라 자칫 딱딱해지기 쉽기 때문이다.그런 관점에서 볼 때 이 책은 새로운 체재의 경제사 입문서로 주목받을 만하다. 먼저 서술방식이 흥미롭다.우리에게 익숙한 인물이나 사건 혹은 소금·설탕·감자 같은 친근한 소재를 선택하되,단순한 경제적 사실의 나열이 아닌 역사적·사회적 맥락에서 접근한다. 예컨대 15세기 말에서 17세기 말까지 유렵 경제중심권의 이동을 다룬 ‘모든 경제 흐름은 유대인 손에!-유대인의 이동과 유럽경제의 변화’편은 재미있는 옛이야기처럼 읽힌다.15세기 말 이슬람 세력을 이베리아 반도에서 몰아낸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기독교 왕국 건설의 기치를 내걸고 유대인을 추방하기 시작한다.그때까지 유대인들이 전쟁비용을 대부분 부담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쫓겨난 유대인들은 결국 안트웨르펜·암스테르담을 거쳐 런던으로 유랑을 거듭한다.그 유랑경로는 당시 유럽 경제중심권의 이동경로와 일치한다.그렇다면 정말 모든 경제의 흐름이 유대인의 손에 달렸던 것일까. 누구도 확실하게 답할 수 없는 문제인 만큼 저자 역시 답변을 유보한다.다만 네덜란드에서는 1590∼1600년과 1621∼1650년을 ‘유대 대상인의 시기’라 할 정도라는 점,1690년 영국 거주 유대인은 400명 정도였으나 런던 증권거래소 중개인 중 12명이 유대인이었고 그것은 당시 런던에서 활동하던 중개인의 8분의 1에 해당한다는 사실 등을 지적할 뿐이다.아울러 1688년 런던으로 이동한 유대인들의 부(富)는 그다지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는 영국측 주장은 18세기 이후 이룩한 놀라운 경제적 성과를 영국인들만의 결실로 삼고 싶은 욕망이 반영된 것이라는 주장도 편다. 이 책은 거시적으로는 인류 5000년에 걸친 자본주의화의 전(全)과정을 조망하며,미시적으로는 여러 인물과 사건을 통해 경제와 생활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가를 보여준다.추상적인 개념에 의한 이론경제학이 아닌,우리의 삶과 맞물려 돌아가는 실물경제학을 체득하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그런 바탕에서 이 책은 ‘지금,우리’의 시각에 초점을 맞춘다.순수하게 아시아권을 다룬 항목은 많지 않다.‘빛의 신 칭기즈-칭기즈 칸과 몽골의 평화’‘근대 여명기 유럽의 공포-오스만 투르크와 지중해’‘팍스 시니카(Pax Sinica)를 위하여-정화의 원정과 중화의 대변모’‘선진국 따라하기 혹은 따라잡기-일본의 공업화’정도가 고작이다.하지만 동서양간의 교역과 관련된 항목이나,화폐 및 산업화와 관련된 항목에서는 아시아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온다.아시아를 별도 항목으로 다루는 대신,관련 사항이 나올 때마다 그것을덧붙여 설명하는 방식을 택해 ‘세계’경제사를 개관하도록 했다. 이 책은 단순히 경제적 변화만을 다루지 않는다.경제가 변화함으로써 생기는 사회적 변화에도 상당 부분 할애한다.예를 들면 ‘박탈되는 여성의 경제력-여성 경제력의 어제와 오늘’‘열두 개의 다리만 있어도 충분하다-결혼의 경제학’같은 항목에서 저자는 자본주의의 발달과 함께 여성의 경제적 활동은 제한되는,자본주의 정신과는 전혀 동떨어진 현상을 적시한다.한양대 경제학부 겸임교수인 지은이는 “우리의 삶과 가장 밀접한 경제활동을 역사 속에서 되짚어 보게 하는 경제사는 지금도 생생하게 우리의 삶과 연관되어 있다.”고 강조한다.1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문화광장/ 미술

    ◆백성혜 판화전◆김성복 초대 조각전:15일까지 세종문화회관(02)399-1772.‘바람은 불어도 가야한다’시리즈.물질주의로 가득한 현대의 경쟁사회 속에서 인간의 욕망과 쾌락의 허망함을 고발.충남 보령의 오석을 이용한 조각상. ◆ My Love,Our Story:8일까지 갤러리 라메르(02)730-5454. 이광택 김덕기 오관진 3인전.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 가족의 행복한 삶이 소재겸 주제. ◆박희숙전-대지 위에서:8일까지 백송화랑(02)730-5687.심상으로 바라본 대지의 쓸쓸한 아름다움. ◆김기정의 시내산전:6일까지 서울갤러리(02)2000-9736.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잘 알려진 작가가 수년 전부터 현지에서 담은 ‘시나이산’ 연작전.시나이산은 모세가 십계명을 받았던 곳.
  • 동성애… 청소년의 性… 불륜이야기…‘3色 性’ 충무로 달군다

    우연한 유행일까.의도된 결과일까. 한국영화계가 ‘섹스 이야기’로 시끌벅적하다.조폭코미디에 점령돼 있던 충무로가 성(性)이란 소재를 개성있게 변주한 작품들로 일대 분위기 전환을 노리고 있다. 현재 기획·제작되거나 개봉 대기중인 작품들을 꼽아 보면 그런 경향을 한눈에 알 수 있다.충무로가 주목한 성은 세가지 색깔.차마 스크린에 담을 엄두를 못 내던 ‘동성애’,보는 쪽도 만드는 쪽도 왠지 껄끄럽던 ‘청소년의 성’,은밀해서 변함없이 매혹적인 ‘불륜’. 기획자들끼리 사전담합했을 리야 만무한 터.“오랫동안 금기시해 온 얘깃거리가 좀 더 색다른 자극제를 찾는 충무로 사람들의 시야에 동시다발적으로 띈 결과”라고 관계자들은 풀이한다. 오는 18일 개봉하는 김인식 감독의 ‘로드 무비’는 ‘한국 최초’란 수식어가 붙는 동성애물.직장을 그만두고 방황하던 남자와,성 정체성으로 갈등하다 가족을 버린 동성애자의 파격적인 애정을 그렸다.두 남자가 전라로 펼치는 농도짙은 섹스신으로 애당초 제작사는 ‘제한상영가’등급을 각오(?)했을 정도.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18세 등급을 받아낸 제작사측은 “관객들의 유연해진 성 인식 덕분”이라고 안도했다. 김응수 감독의 ‘욕망’도 극을 끌어가는 모티브는 동성애다.남편이 젊은남자와 사랑에 빠지자 아내는 남편의 ‘남자 애인’을 유혹해 복수한다. 이전의 한국영화들에서 동성애 코드가 전혀 드러나지 않은 건 아니다.그러나 까놓고 중심소재로 올리진 않았다.‘내일로 흐르는 강’(1996년)에서는 동성애자의 가족이야기가 주제였고,지난해 개봉한 ‘번지점프를 하다’‘와니와 준하’,최근의 ‘연애소설’도 ‘긴가 민가’수준의 동성애 표현에 그쳤다. “우리라고 ‘아메리칸 파이’(할리우드산 청춘섹스 코미디)를 못 만들어?” 충무로의 관심은 마침내 10대의 성에도 초점을 맞추었다.정초신 감독의 청춘코미디 ‘몽정기’. 사춘기의 성 호기심을 얼마만큼 솔직하게 그릴지,제목이 먼저 귀띔해 준다.남자 중학생들이 여자 교생을 놓고 ‘무례’한 성적 호기심을 ‘발칙’하게 달래는 게 줄거리다. 그래도 아직은 부끄러운 걸까.코미디의 외피로가리기는 ‘동정없는 세상’(김종현 감독)도 마찬가지다.어떻게든 동정(童貞)을 떼겠다고 좌충우돌하는 19세 남자가 주인공이다.한창 찍고 있는 윤제균 감독의 ‘색즉시공’도 차력사인 남자 대학생과 여대생이 ‘성적 농담’을 대담하고도 코믹하게 엮는다. 멜로의 장르를 빌려 잊을만 하면 고개드는 소재가 불륜이다. 소설 ‘내 생에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이 원작인 변영주 감독의 ‘밀애’가 새달 초 개봉한다. 평범한 주부가 남편의 외도를 알아챈 뒤 우연히 만난 남자와 격정적인 사랑에 빠진다.‘빙의’라는 이색설정으로 불륜을 은근슬쩍 가린 작품도 있다.이미연·이병헌 주연,박영훈 감독의 ‘중독’.죽은 남편의 영혼이 시동생에게로 옮겨가자 그와 위험한 관계를 맺는 여자의 이야기다. ‘밀애’를 제작하는 좋은영화의 조윤미 마케팅 실장은 “몇년 전만 해도 불륜 드라마의 타깃은 30대였다.그러나 최근엔 영화의 주소비층인 20대로 낮춰 기획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성을 다양한 각도에서 해석한 작품은 이말고도 많다.주인공을 트랜스젠더로설정한 뮤지컬 코미디 ‘미스터 레이디’,남자들의 성을 집요하게 파헤친 ‘마법의 성’등이 있다. ‘마법의 성’을 연출한 방성웅 감독은 “영화를 처음 기획한 건 8년전이다.당시는 만들 엄두를 못냈지만 요즘 신세대는 이해할 거라고 판단했다.”고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한다.관객이 기대하는 이야기 소재도 따라서 다양해진다. 성을 화두로 붙든 충무로의 ‘실험’이 어느 정도까지 과감해질지,금기에서 풀려난 한국영화 속 섹스가 얼마나 긴 생명력으로 이어질지,즐겁게 지켜볼 일이다. 황수정기자 sjh@
  • 이대 국제학술회의서 주제발표한 佛석학 장 보드리야르

    지난 25일 내한한 프랑스의 석학 장 보드리야르(73)는 28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미디어­시티 서울 2002’국제 학술 심포지엄에서 ‘이미지의 폭력’이란 발제문을 통해 현대의 문화현상을 진단했다.보드리야르는 현대사회와 문화에 대한 독창적이고 극단적인 분석을 시도해 온 사상가.이미지의 폭력성을 중심으로 전개된 그의 논지는 여러 갈래로 뒤얽혀 난삽하지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다음은 주제발표 내용 요지다. 오늘날 모든 것은 이미지의 형태를 띠고 있다.현실은 과다한 이미지 아래 실종됐다.그런데 우리는 이미지 자체도 현실의 영향으로 사라진다는 점을 잊고 있다.이미지는 대부분 그 독창성,이미지로서의 고유한 존재를 빼앗긴 채 수치스럽게도 현실과 결탁한다. 비잔티움의 우상파괴론자들은 그 의미를 지우기 위해 이미지를 파괴하려 했다.오늘날은 그 반대의 모습으로 우리가 우상파괴론자가 됐다.의미를 퍼부으면서 이미지를 파괴하기 때문이다.우리는 의미로 이미지를 죽인다.보르헤스의 우화 ‘거울의 군중’에서는 각각의 닮음과 재현 이면에 정복된 적,쓰러진 기발함,죽은 대상이 있음을 읽을 수 있다.우상파괴론자들은 우상이 신을 실종시킨다는 것을 예감했다.오늘날에는 신이 아니라 우리가 이미지 뒤로 사라진다.누가 우리 이미지를 훔칠 위험,비밀을 강요할 위험은 더 이상 없다.여기에 바로 우리의 궁극적인 도덕성이자 외설성의 사인(死因)이 있다. 요즘 대부분의 미디어나 사진 이미지는 인간조건,즉 인간이 놓인 상황의 재난이나 폭력만을 반영한다.이 재난이나 폭력은 그 이미지에 의미가 부가되면 될수록 감동이 줄어든다.이미지는 그 자체로 존재해야 한다.이미지 고유의 언어를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재난과 폭력은 이미지를 통해 상업적으로 되풀이되는 주제다.패션과 사교계는 어떤 의미에서는 ‘죽음의 스펙터클’이다. 이미지에 가해지는 폭력 즉 이미지 왜곡은 바로 합성 이미지의 폭력과,영상이 드러내는 모든 최신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폭력으로 귀결된다.이미지의 상상력은 여기서 끝났다.이미지가 갖는 근본적인 ‘환상’이 끝난 것이다.합성과정에서 지시대상이 더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정보와 가상성의 폭력인 이미지의 폭력은 실재를 사라지게 만든다.모든 것은 가시적이어야 한다.이미지는 특히 이 가시성의 장(場)이어야 한다.그러나 대부분 실재가 사라지는 대가를 치른다.뭔가가 사라진다는 것은 이미지의 매력이지만,이것은 또한 이미지를 모호하게 만들기도 한다.심지어 상상하기도 끔찍한 폭력적인 현실을 드러내면서 실재적인 본질은 사라지게 만든다.그것은 마치 오르페가 유리디케를 보려고 돌아섰을 때,그녀는 사라져 지옥으로 다시 떨어지는 ‘유리디케의 신화’와도 같다.그렇게 이미지가 오고감으로써 현실 세계에는 거대한 무관심이 형성된다. 이미지의 희생자가 되어서는 안된다.사람들은 그 자신이 가혹하게 이미지로 변신한다.순간마다 읽히는 존재가 된다.정보의 조명에 과다하게 노출된 탓이다.미셸 푸코가 말한 대로 궁극적인 자아의 표현인 고백을 강요받는다.이미지를 만드는 것 그것은 자신의 일상생활,불행과 욕망,가능성을 드러내는 것이다.말하고 또 말하는 것,지치지않고 알리는 것이야말로 이미지의 가장 강한 폭력이다. 김종면기자 jmkim@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