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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레기 더미서 주운 ‘희망’

    쓰레기 더미서 주운 ‘희망’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시장 선거에서 당선이 유력한 현직 정치인이 만든 비자금 리스트가 그의 최측근에 의해 막대한 비자금과 함께 바깥으로 유출된다. 리스트에는 건설사, 정부, 성당, 다국적기업 등이 건넨 검은돈의 내역이 빼곡히 적혀 있다. 최측근은 결국 경찰에 붙잡혀 죽음을 맞게 되지만, 비자금 리스트가 있는 장소를 암호처럼 적어놓은 메모가 담긴 지갑을 쓰레기차에 던져 남겨 놓았다. 비자금 리스트를 회수하지 못해 패닉에 빠진 부패한 정치인은 경찰 등 공권력을 동원해 리스트를 본 사람은 모두 없애라며 전전긍긍한다. 뭔가 기시감이 느껴진다. 브라질을 배경으로 한 영화지만 마치 2015년 5월 한국사회를 깊숙이 들여다본 뒤 만든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흡사하다. 정부 실세의 이름과 검은돈의 액수가 적힌 리스트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리스트에 거론된 이들은 이를 일제히 부정한다. 영화 ‘트래쉬’다. 영화가 단순하게 정치인의 부패한 모습의 전형성을 슬쩍 건드리며 지나갔다면 그저 그런 영화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상투적인 태도로 그들을 냉소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어지간한 이라면 누구든 할 수 있는 일이다. ‘트래쉬’의 미덕은 정치권의 부정부패를 바라보는 시민이 가져야 할 ‘정치적 올바름’의 태도를, 시민사회가 취해야 할 행동의 대안을 엄중하게 제안한다는 데에 있다. 모든 대책을 관통하는 핵심 가치는 바로 분노하고 참여하는 것이다. 리우의 쓰레기 매립지 마을에서 분리수거로 연명하는 14살 소년 라파엘과 가르도는 쓰레기 더미 속에서 우연히 지갑 하나를 줍는다. 지갑 안에는 비자금 리스트와 비자금의 소재를 알리는 암호가 적혀 있다. 이때부터 권력의 하수인 노릇을 하는 부패한 경찰과 소년들은 박진감 넘치는 추격전을 펼치고, 첩보전을 방불케 하듯 비밀을 풀어낸다. 빈민가에서 한번도 돈을 가져보지 못한 채 쓰레기를 주우며 사는 소년들이지만 그들은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여야만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결핍이 욕망과 연결되는 것은 아님을 소년들이 몸으로 증명하는 장면은 영화적 판타지이거나 또 다른 사회적 대안이다. 아이들의 울타리 역할을 하는 줄리아드 신부(마틴 쉰)가 묻는다. “(아이들이)왜 이 일을 하는 거지?” 간명하다. 이미 아이들에게 질문한 적 있던 영어교사 올리비아(루니 마라)가 대신 답한다. “그게 옳은 일이니까요.” 사람 목숨을 길거리 가랑잎만큼도 취급하지 않는 부패경찰의 총구 앞에서도 소년들이 의연할 수 있는 이유는 거기에 있었다. 쓰레기 같은 세상을 헤치며 소년들이 주워 올리는 것은 좋은 세상에 대한 희망이자 자유로움이다. ‘빌리 엘리어트’, ‘디 아워스’ 등을 연출한 스티븐 달드리 감독의 작품이다. 14일 개봉. 15세 관람가.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길섶에서] 노욕(慾)/문소영 논설위원

    아는 분이 “늙는 게 좋다. 빨리 예순 살을 넘겨 가부장으로서의 책임과 부질없는 욕망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그때부터 오롯한 내 삶이 시작되리라”라는 글을 올렸기에 “나이만 먹는다고 순하게 그리 될 리 없다!”고 댓글을 남겼다. 공자가 나이 40세에 불혹을, 50세에 지천명을, 60세에 이순을 했다지만 “정말?”이라며 반문한다. 생물학적 나이에 도달한다고 해서 그 경지에 도달할 수 없다는 진실을 일찌감치 알아챘다. 틈을 내 욕망을 버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오히려 공자는 욕망이 들끓는 40대에 욕망을 끊겠다는 각오로, 끊임없는 잔소리로 한 살이라도 어린 사람을 만나면 가르치려 드는 50대에 하늘의 뜻을 읽으라는 조언으로, 인정욕구에 목말라 누군가 자신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에 버럭버럭 화를 내는 60대의 자신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저런 단어를 찾아내지 않았을까. 늙어 갈수록 새벽잠은 사라지고 시간마저 넘쳐나는데 ‘젊은 욕망’이 늙은 몸에 습관으로 고스란히 남았다면 서글플 것 같다. 그나저나 가부장적 책임은 60세에 내려놓는다고 치고, 현모양처의 책임과 의무도 60세부터는 면제해 줄 것인지가 문득 궁금하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공연리뷰]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

    [공연리뷰]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

    ‘소년이 그랬다’ ‘바람직한 청소년’ ‘복도에서’…. 최근 몇 년 사이 호평받았던 청소년극은 대부분 청소년들이 학교와 가정, 또래 안에서 겪는 고민과 방황, 아픔 등의 범주 안에 머물러 있었다.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가 내놓은 신작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는 ‘청소년극=청소년의 이야기’라는 도식을 과감하게 해체한다. 프랑스 작가 에드몽 로스탕의 ‘시라노 드베르주라크’를 쉽게 풀어낸 연극은 록산느라는 한 여인을 둔 세 남자의 구애라는 원작의 이야기에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짚는다. 즉 청소년들의 시선에 맞춰 재구성한 고전이자 ‘사랑’에 대한 성찰이라는 점에서 청소년극의 외연 확장이라 할 수 있다. 당대 최고의 검객이자 시인인 시라노와 그의 전우인 크리스티앙, 젊은 장교 드 기슈 모두 아름다운 여인 록산느를 향해 뜨거운 애정 공세를 펼친다. 그러나 이들 셋의 사랑 공식은 제각각이다. 시라노는 못생긴 코 때문에 록산느에게 고백할 용기조차 내지 못하고, 표현력이 부족한 크리스티앙의 편지를 대신 써 주며 대리 만족을 느낀다. 록산느가 크리스티앙과 사랑에 빠지자 드 기슈는 시라노와 크리스티앙을 전쟁터 최전방에 배치하며 복수에 나선다. ●청소년 눈높이에 맞춘 재기발랄한 연출 ‘삼인삼색’의 캐릭터와 사랑법을 통해 이야기하는 것은 사랑을 통한 성장이다. 질투와 복수, 거짓도 마다않던 세 남자는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록산느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욕망을 포기한다. 사랑은 소유함으로써 완성된다고만 생각했던 이들이 소유 너머의 더 큰 사랑을 발견한 것이다. “추남이라도 괜찮다”면서도 잘생긴 크리스티앙에게 반했던 록산느 역시 변화한다. 연극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처음 마주하는 청소년들이 한번쯤 고민해 볼 만한 화두를 유쾌하게 던진다.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재기발랄한 연출도 돋보인다. 무대에 설치된 줄을 타고 날아다니며 칼싸움을 하는 모습은 만화처럼 코믹하다. 첫 장면에서부터 세 남자의 캐릭터를 대사로 소개하는 등 극의 전개는 친절한 데다 최소한의 오브제를 최대한 활용하는 배우들의 움직임도 웃음을 자아낸다. 그러면서도 빛나는 보름달 아래에서의 사랑 고백, 시라노의 연애편지 속 단어 하나하나가 꽃으로 피어나는 장면 등 원작의 낭만성도 놓치지 않았다. ‘낭만 활극’이라는 장르명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원작의 낭만성도 놓치지 않아 세 남자가 모두 떠나간 뒤 이어지는 록산느의 독백은 보는 이에 따라 사족일 수도 있다. 극의 메시지를 청소년 관객에게 친절하게 정리해 주는 장치이겠지만 청소년극이라고 해서 반드시 교훈적인 대사로 마무리해야 하는지는 고민해 볼 대목이다. 오는 24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소극장 판. 전석 3만원, 청소년 1만원. 1688-5966.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시대의 고통 장르의 소통

    시대의 고통 장르의 소통

    1895년 이탈리아 국왕의 은혼식을 기념해 처음 창설된 이래 베니스비엔날레는 항상 그 시대 예술의 최전방에 있었다. 지난 9일(현지시간) 개막식과 함께 6개월 대장정에 돌입한 제56회 베니스비엔날레도 예외일 수 없다. 예술이 정치·사회·경제적 이슈를 다루는 게 시대적 요구라는 것은 이번 전시의 주제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2002년 독일 카셀도큐멘터, 2008년 제7회 광주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아 매번 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주제를 던졌던 나이지리아 출신 오쿠이 엔위저 총감독이 올해 제시한 주제는 ‘모든 세계의 미래’다. 본전시에 초청받은 53개국 136명의 작가와 국가관 전시에 참여한 89개 나라의 커미셔너 작가들이 나름의 방식으로 총감독이 던진 주제에 다양하게 응답했다. 산업사회에서 후기 산업사회로 넘어가면서 생긴 문제들, 개인의 소외, 환경 재난과 인종 갈등, 전쟁, 이민자 문제를 다룬 작품이 유독 많다. ●전쟁·인종갈등·환경·이민자… 묵직한 응답 이번 비엔날레에서 영예의 황금사자상 국가관상을 받은 아르메니아관 전시는 100년 전 있었던 아르메니아 대학살을 상기하며 오늘날의 평화를 갈구하는 뜻이 담겼다. 리비아, 시리아, 미국, 영국, 터키 등 아르메니아 출신으로 외국에 흩어져 사는 현대미술 작가들이 참여했다. 아르세날레 전시장 입구의 긴 통로에는 가나 출신의 이브라힘 마하마가 포대와 로프를 기워 만든 설치작품 ‘아웃오브바운즈’가 배치돼 있다. 석탄과 코코아 무역에 쓰였던 낡은 포대는 아프리카 내부의 공급과 수요 문제를 다룬다. 벽에는 미국 작가 브루스 나우먼이 ‘죽음’, ‘욕망’, ‘증오’라고 쓴 네온작품을 선보였다. 그 옆방에는 대포, 총기류, 탄피, 사슬톱이 늘어서 있다. 6년 만에 본전시에 초대된 한국 작가 3명의 작품도 하나같이 사회적 주제를 다루고 있다. ●영상·연극과의 결합… 퍼포먼스의 진화 미디어 아트 중 영상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상이 빠지면 작품이 안 될 정도다. 특이한 점은 미술과 영화의 경계가 다소 모호해지면서 임흥순의 ‘위로공단’처럼 영상 작품의 길이가 길어지고, 다분히 영화적이고 서사적인 측면이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영상물과 다른 여러 가지 표현 방식이 혼합돼 오감을 자극하는 하이브리드 예술의 급부상도 눈에 띈다. 이번 베니스비엔날레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그동안 ‘변방의 실험적인 장르’로 치부되던 퍼포먼스의 대약진을 꼽을 수 있다. 올해 공식 참가 작품 중 50개가 퍼포먼스를 포함하고 있다. 형식도 예술가 한 사람의 행위예술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의 퍼포먼스 실험이 진행 중이다. 주제관에는 아예 이런 장르의 작품을 소개하는 무대까지 갖춰 놓았다. 이곳에서는 영화감독이자 작가인 아이작 줄리언의 ‘자본론’ 낭독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퍼포먼스의 방식도 매우 다양하다. 본전시에 초대된 김아영은 중동에 근로자로 파견됐던 아버지와의 인터뷰 기록과 국제유가 추이를 통해 에너지원인 석유와 이를 둘러싼 국제외교 등을 다룬 ‘제페트, 그 공중정원의 고래기름을 드립니다, 쉘3’를 보이스 퍼포먼스와 함께 선보였다. 김아영이 대본을 쓰고 김희라 작곡가의 곡을 붙인 뒤 현지에서 섭외한 7명의 성악가가 지휘에 맞춰 소리를 낸다. 이용우 심사위원은 “올해는 유난히 퍼포먼스가 많이 등장했다”며 “미술이란 이런 것이라는 개념은 이제 사라지고 다양한 장르가 함께 호흡하고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하이브리드 예술로 현대미술이 진화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글 사진 베니스(이탈리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평판 사회(김봉수 외 지음, RHK 펴냄) 지난 연말 뜨거운 이슈로 부각됐던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을 계기로 기업경영의 변모상을 짚었다. 책 제목 ‘평판 사회’는 기업에 사회적 명분과 사회적 가치, 사회적 관계가 요구되는 사회라는 뜻. 경제신문 기자와 기업 컨설턴트, 변호사들이 지금 우리 시대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로 삼았다. 책의 큰 테마는 ‘평판이 기업의 생존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평판을 잃고 위기에 내몰린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땅콩 회항’이 다뤄진다. 최근 화제가 됐던 ‘크림빵 뺑소니 사건’‘박태환 도핑테스트 양성 반응’‘LG-삼성전자 간 세탁기 갈등’ 또한 법리와 경영의 영역에서 평판이 실질적 힘의 논리로 작용함을 보여주는 평판 사회의 장면들로 등장한다. 국내외 유수기업의 위기관리 사례가 풍부하게 소개된다. ‘땅콩 회항’ 사건의 전말을 다룬 ‘땅콩 회항의 24개 국면들’도 참고자료로 붙였다. 352쪽. 1만 5000원. 철학이 있는 식탁(줄리언 바지니 지음, 이용재 옮김, 이마 펴냄) 요즘 TV방송을 통해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게 음식·요리 프로그램이다. 지나칠 만큼 성행하는 이 같은 방송을 보자면 뭔가 빠져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적지 않다. 철학자인 저자 역시 그 대목에 착안했다. ‘무엇을 어떻게 먹는가’에 대한 성찰없이 유행 따라 먹는 행동을 반복하는 모습을 통해 먹는 법과 관련된 도덕성과 윤리, 실천적 지혜를 짚는다. 그렇다고 도덕성과 금욕에 방점을 찍지 않는다. 그 대신 지역에서 생산하는 식재료며, 식량 자급자족, 채식주의를 비판한다. 즐겁고 맛있게 먹되 더 나은 삶이 되도록 식탁에 철학을 담자는 것이다. 먹는 일에 철학적으로 접근하면서도 ‘감량-의지력’과 ‘체중유지-겸손’ 같은 주제를 통해 현실과 밀접한 논의도 전개한다. 각 장이 ‘새로운 식생활의 제안’-‘이를 위한 실천적, 윤리적 덕목’-‘실용적 레시피’로 구성되며 저자의 주장을 모은 음식조리법으로 책을 마무리한다. 376쪽. 1만 7000원. 전쟁에서 경영전략을 배우다(김경원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전쟁 사례에서 건져 올린 경영전략의 성공 공식 13가지를 추렸다. 국운을 쥔 중대한 전투에서 세계적 명장들이 보였던 전략과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 경영자들의 전략을 함께 놓고 살펴 전략의 본질적 기원이라는 전쟁, 그리고 전쟁의 현대적 확장형태로 볼 수 있는 기업경영을 비교한 것이다. ‘적의 약점에 나의 강점 들이밀기’‘유능한 전략스태프 확보’‘전쟁 승리의 궁극적 요인은 사랑’‘과거의 성공전략 답습은 금물’‘현장 목소리와 판단 중시’‘최악 상황을 버틸 수 있는 내 한계 고려’…. 각각의 교훈을 전쟁·경영 사례로 풀어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를테면 6·25전쟁 중 참모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병덕 장군과 혼다의 꿈을 실현시켜준 다케오를 연결한다. 그런가 하면 과거 성공 전술을 그대로 썼다가 낭패를 본 이스라엘군의 탱크 전술에 기존 사업 모델에 안주하다 몰락한 세계 기업 코닥과 노키아를 붙이기도 한다. 312쪽. 1만 5000원. 고독육강(쟝쉰 지음, 김윤진 옮김, 이야기가 있는집 펴냄) 현대사회에서 ‘마음의 큰 병’으로 불리는 고독에 대해 ‘미학의 대가’로 통하는 대만 시인 겸 소설가가 집중 탐구했다. 책에서 일관되게 강조되는 메시지는 ‘고독을 두려워하지 말고 완성하라’는 것이다. “고독은 또 다른 도전”이라는 저자는 무엇보다 고독은 피해야 할 어두운 그림자가 아니라 지금 현재를 살고 있는 나의 또 다른 모습임을 바로 보라고 말한다. 자신의 고독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람이 진정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으며 그런 사람만이 타인의 고독을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고독에 대한 사변 늘어놓기나 ‘고독은 나약한 마음의 징표’식의 설교에 머물지 않는다. 인간이 느끼는 고독 그 자체에 집중해 욕망의 결여와 소통 부재, 권력의 통제, 꿈의 상실, 관계의 거부, 집단의 폭력 등 6가지 테마로 설명한다. 문학과 철학, 미술, 영화, 중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도드라진다. 336쪽. 1만 5000원.
  • 백남준 후예들 베니스 홀리다…“건축과 하나 된 실험적인 영상미…시적이고 매혹적”

    백남준 후예들 베니스 홀리다…“건축과 하나 된 실험적인 영상미…시적이고 매혹적”

    “영상이 시적(詩的)이고 매혹적이다.”“한국관의 건축적 특성을 살린 놀라운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실험적인 미학과 혁신적 기술을 접목해 영상 작품의 새로운 차원을 열었다.” 제56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의 공식 개막을 사흘 앞두고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의 카스텔로 공원(자르디니)에서 전 세계 언론과 미술 관계자 및 전문가들을 상대로 막을 올린 한국관 전시에 찬사가 쏟아졌다. 이숙경 큐레이터가 커미션을 맡은 문경원·전준호 작가의 신작 ‘축지법과 비행술’은 종말적 재앙 이후 지구의 육지 대부분이 물에 잠기고 한국관이 부표처럼 떠도는 가운데 한 인물이 보내는 ‘어느 하루’의 경험을 담은 7채널(각 10분 30초) 영상설치 작품이다. ●건물 밖에서도 영상 관람… 한국관의 건축적 특성 살린 장소특정적 작품 한국은 1986년 베니스비엔날레에 처음 참가한 이후 전시관이 없어 이탈리아관 작은 공간을 배정받아 참가하던 중 1995년 자르디니 전시장에 27번째 국가관으로 독립된 전시공간을 갖게 됐다. 그러나 한국관은 기존의 벽돌건물을 살리고, 주변 경관을 가리지 말라는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유리벽과 곡선형 벽 구조, 여러 개의 다면체로 전체 공간이 될 수밖에 없었다. 건축적 특수성이 크게 부각되긴 했으나 결과적으로 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으로서는 적절치 않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숙경 큐레이터는 “한국관이 들어선 지 20년이라는 의미를 살리고, 한국관의 건축적 특성을 제약이 아니라 도전적인 요소로 활용해 자르디니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7개의 채널이 건축물과 함께 하나의 작품을 이루고 있는 장소특정적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영상 작품은 실내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지만 이번 작품은 유리로 된 곡면과 직각 벽을 적극적으로 살려 외부를 향해 2개의 고화질 LED 화면을 설치함으로써 건물 바깥에서도 관람이 가능하도록 했다. 3㎜ 크기의 극소형 전구를 사용한 LED 화면은 중소기업인 베이직 테크에서 만들었다. ●제작부터 편집까지 1년 6개월의 긴 여정… 시간과 공간의 중첩 ‘축지법과 비행술’은 공간의 안과 밖, 시간의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투과적 설정과 미래의 관점에서 현재를 돌아보는 독특한 서사 방식을 구사한다. 작품 구상부터 제작 및 편집까지 총 1년 반이 걸린 영상은 인류의 생존자로 보이는 한 인물(배우 임수경 분)이 미래의 실험실에서 보내는 일과를 담고 있다. 이 인물은 자신이 누구인지 모른 채 매일 리셋되어 하루를 살아간다. 그의 머리에는 모든 인류의 기억들이 내재된 ‘바이오 라이트’가 심어져 있다. 똑같이 반복되도록 프로그램된 일상에 오류가 나자 이 인물은 동요하고, 오류의 원인을 찾느라 여러가지 시도를 하면서 과거의 흔적들과 만난다. 구석진 방에 설치된 화면에서는 17세기 베니스에 살았던 여인이 등불을 들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모습이 보인다. 낯선 풍경이 이어지다 어느 순간 그가 돌아온 곳은 2015년 베니스의 자르디니다. 자신에 대한 자각 속에 현재를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문경원 작가는 “예술이 답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와 미래를 상상 속에서 오가면서 현재의 삶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시공간을 이동하고자 하는 욕망을 담은 ‘축지법과 비행술’이라는 은유적 표현을 택했다”고 말했다. 전준호 작가는 “예술이 미래의 인류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였다”면서 “우리가 우려하는 것처럼 기계적인 삶이 지배하는 미래가 아닌, 노동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나’를 잃지 않게 하는 기능을 예술이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작품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한국관 전시는 영국의 아트리뷰, 이탈리아 미술전문 온라인 매체 아트리뷴과 주요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해외언론에서 전시 개막 이전부터 주목할 만한 전시로 소개됐다. 특히 국제 미술계 주요 인사들이 한국관을 방문해 문경원·전준호 작가의 신작에 큰 관심을 보였다. 영국 런던 서펜다인갤러리의 한스울리히 오브리스트 디렉터는 “영상과 건축이 환상적으로 통합됐다. 이 전시를 봤다면 백남준이 무척 좋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의 팔레드도쿄 장 드 르와지 관장은 “전시관 안팎의 경계를 허물며 영상이라는 미디엄의 한계를 뛰어넘은 훌륭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세계적 아티스트인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와 아니쉬 카푸어도 전시장을 찾았다. 글 사진 베니스(이탈리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미술 한류의 미래 ‘물의 도시’서 묻다

    미술 한류의 미래 ‘물의 도시’서 묻다

    지구촌 최대의 미술잔치인 제56회 베니스비엔날레가 오는 9일(현지시간) 공식개막돼 11월 22일까지 6개월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올해는 1895년 베니스비엔날레가 탄생한 지 120년이 되는데다 개최 장소인 카스텔로 자르디니 공원 내에 한국관이 설치된 지 20년이 되는 해여서 더욱 각별하다. 1986년 첫 참가한 이후 꾸준히 존재감을 각인시킨 한국은 올해 회화부터 설치, 퍼포먼스까지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장르와 세대의 작가들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어서 기대와 관심을 모은다. 베니스비엔날레 행사는 크게 총감독이 그 해의 주제를 중심으로 기획하는 본전시, 각국이 자체적으로 작가를 선정해 작품을 소개하는 국가관 전시, 베니스비엔날레재단의 승인을 얻고 참가비를 납부한 후 갖는 병행전시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올해 본전시 총감독은 나이지리아 출신 오쿠위 엔위저(52·독일 하우스데어 쿤스트 디렉터)가 맡아 ‘모든 세계의 미래(All the World’s Futures)’를 주제로 제시했다. 53개국 136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하며 이 중 임흥순(46), 김아영(36), 남화연(36) 등 한국작가 3명이 초청됐다. 한국작가의 본전시 진출은 6년 만이다. 제주 4·3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비념’을 감독한 임흥순은 캄보디아, 미얀마, 베트남 등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작품 ‘위로공단’을 선보인다. 김아영은 중동에 파견됐던 작가 아버지의 기록에서 영감을 받은 설치와 퍼포먼스 ‘제페트, 그 공중정원의 고래기름을 드립니다, 쉘’을, 남화연은 17세기 네덜란드 황금시대의 튤립파동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한 영상작품 ‘욕망의 식물학’을 각각 선보인다. 6일 오후 개막하는 한국관 전시는 문경원(46)과 전준호(46)가 공동작업한 영상 설치작품 ‘축지법과 비행술’로, 이숙경(런던 테이트미술관 아시아태평양미술연구소 책임큐레이터)이 커미셔너를 맡았고 배우 임수정이 출연한다. 한국관의 구조적 특성을 살려 전시공간 전체를 아우르는 7개 채널 영상설치작업으로 종말적 재앙 이후 지구의 육지 대부분이 물에 잠기고 한국관이 부표처럼 떠도는 상황에서 한 인물이 겪는 경험과 의도된 만남을 표현한다. 1995년 26번째로 독립된 국가관으로 탄생한 한국관의 과거·현재·미래뿐 아니라 국가관의 경계를 넘어 베니스비엔날레의 역사적 서사를 담은 작품이다. 본전시 주제와도 잘 부합되고 이용우 세계비엔날레협회장이 한국인 최초로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심사위원에 초대돼 한국관 수상도 기대해 볼 만하다. 병행전시에도 한국 작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벨기에 보고시안재단이 주최하고 국제갤러리가 후원하는 ‘단색화’전(7일~8월 15일)이 팔라초 콘타리니 폴리냑에서 열린다. 박서보, 정상화, 하종현, 이우환, 고 정창섭 등 맹위를 떨치는 단색화 작품이 세계 미술관 관계자들과 큐레이터들이 집결한 베니스에서 소개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팔라초파카논에선 광주를 근거로 활동하는 비디오 아티스트 이매리가 상하이 히말라야 뮤지엄 소속 중국작가들과 함께 작품을 소개하고, 나인드레곤헤즈 주최로 팔라초로레단엘암바시아스토레에서 열리는 ‘점프인투언노운’에도 박병욱 등 한국작가 10명이 참가한다. 이 밖에 개막기간 중 베니스 일원에서 열리는 다양한 특별전시에서도 한국 작가들이 역량을 과시한다. 런던에서 활동하는 독립큐레이터 김승민이 저바수티재단 후원으로 기획한 전시 ‘베니스, 이상과 현실 사이’에는 구혜영 등 개성이 강한 한국의 젊은 작가 8명이 참여한다. 네덜란드 비영리재단인 GAAF가 주최하는 ‘개인적인 구축물’전에는 이이남, 한호 등의 작품이 소개되고 팔라초모라에선 프랑스 거주작가 남홍의 퍼포먼스가 열릴 예정이다. 한국화가 박병춘은 카포스카리 대학 초대로 이 대학 미술관에서 ‘채집된 풍경’이라는 주제로 한국화의 현대적 가능성을 선보인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서울대 지망생의 책장-읽어라, 청춘] (41)이창숙 ‘무옥이’

    [서울대 지망생의 책장-읽어라, 청춘] (41)이창숙 ‘무옥이’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4 세계 성 격차 보고서’에서 한국은 142개국 가운데 117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여성 노동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는 세계 최하위권 수준이며 해를 거듭할수록 성 격차 순위는 계속 하락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옥이가 살았던 1940년대보다 70여년이 더 지났음에도 여성의 지위는 크게 나아지지 않은 모양이다. 이 책은 1940년대 일제 강점기부터 1952년 한국전쟁 직후에 이르기까지 경기도 화성과 서울, 부산을 배경으로 한 소녀의 성장기를 다루고 있다. 학교를 다니고 싶어 하던 평범한 열네 살 무옥이가 스무 살 공장 노동자가 되어 역사의 순간을 껴안기까지의 과정은 파란만장하다. 그러나 격동의 세월을 산 무옥은 결코 요란하지 않다. 사건들은 호들갑을 떨지 않으며 신파적이거나 자극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오히려 담담하게 보여준다. 극적인 사건이 많음에도 맑은 수채화처럼 느껴지는 것은 무옥의 성정이 작가의 간결하고 담백한 문체로 형상화된 이유일 것이다. 여백이 느껴지는 삽화 또한 그러한 성정을 드러내는 데 한몫한다. 책 내용은 이십 리를 걸어 학교에 다니는 무옥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독립운동을 하던 아버지는 해방이 되고 나서야 겨우 집으로 돌아오지만 열여섯 무옥이 시집가는 날 집을 떠난다. 무옥의 결혼식 날 동생 무창은 복막염으로 죽고, 그 충격으로 신랑은 초례도 치르지 않는다. 이후 무옥은 고된 시집살이를 하다 열여덟 되던 해 시댁을 나온다. 서울로 올라온 무옥은 친구 순자의 도움으로 여공 생활을 하며 야학을 다닌다. 그러나 한국전쟁이 터지자 부산으로 피난을 가게 되고, 그곳에서 취직한 조선방직에서 파업투쟁이 일어나자 노동자 대오의 선두에 서게 된다. 성장소설이 기성사회에 대한 비판 의식을 바탕으로 주인공이 자신의 결핍을 채우고 회복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볼 때, 무옥은 기성사회를 무조건적으로 비판하기보다는 조용히 현실과 조응하면서 자신의 욕망을 놓지 않는 인물이다. 무옥은 여러 사건에 의해 균형이 무너진 삶을 끌어안으면서도 그것을 회복하고자 여러 적대적인 것과 맞서 나간다. 무옥이 삶의 균형이 깨진 이유는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당시 사회를 지배했던 관습과 이데올로기, 역사적인 사건들 때문이다. 아버지는 독립운동을 하러 집을 나가고, 당시 여자는 교육의 대상에서 제외되기 일쑤였고 시댁에서의 부당한 대우에도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분위기였다. 전쟁과 가난은 무옥을 공장으로 내몰았으며 부정부패한 정부는 무옥을 노동시위 현장에 앞장서게 한다. 이런 과정에서 고립되었던 어린 무옥은 사회적으로 개방된 존재로 나아가고 점차 인식이 확장된다. 무옥은 자신을 알아보기 위해 떠난 길에서 스스로를 시험하고 견디며 고유의 본질, 삶이 추구해야 할 것을 발견한다. 그것은 “인간은 누구나 귀한 존재”라는 자각이다. 그렇다면 무옥이 자신의 삶을 헤쳐 나갈 수 있었던 힘은 어디에 있었을까? 우선 무옥은 당면한 삶을 진정성 있게 마주하면서도 자신의 욕망을 외면하지 않았다. 결핍과 금지가 욕망을 낳고, 삶이 욕망 추구의 과정이라면 무옥이 당면한 문제는 당시 여성으로서 강요받는 삶의 문제일 것이다. 그것에 대해 무옥은 현실을 탓하지도 않지만 무조건적으로 순응하지도 않는다. 라캉은 ‘요구’에 의해 채워지지 않은 어떤 정신의 율동을 ‘욕망’이라고 정의하며 그것을 생명력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인간은 결핍을 지닌 존재이기 때문에 그것을 채우기 위해 어떤 ‘의미’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그 ‘의미’가 ‘욕망의 대상’이라고 볼 때 무옥의 욕망은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는, 누구나 평등하게 존중받는 삶을 사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 무옥은 성큼 삶 속으로 뛰어들 수 있었다. 또한 우리네 삶이 주변 사람들과 사회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영향받는다는 점에서 무옥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빌려 자신이 갈 길을 꿋꿋이 헤쳐 나갈 수 있었다. 대표적인 조력자는 아버지와 순자다. 무옥은 아버지가 거지를 대하는 모습을 보며 인간에 대한 존중감을 배우고, 책 읽기를 권한 아버지의 영향은 비록 아버지가 곁에 없을지라도 무옥에게 책의 힘으로 자신의 마음을 다독이고 버티고 치유할 수 있는 바탕이 되게 한다. 무옥이 발을 딛는 세계에 먼저 발 딛은 순자에게 무옥이도 동조하여 공장을 다니며 사회 불의에 맞선다. 시집살이를 할 때 책을 읽어 달라고 한 기와집 할머니 또한 무옥에게 큰 힘이 된다. 기와집 할머니의 호의는 비로소 책 읽기가 혼자 몰래하는 것이 아닌, 주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놀이이자 배움이 된다. 또한 무옥은 노동자 인권을 주장하다 쓰러진 재유의 모습을 보면서 세상과 당당히 맞설 수 있었다. 무엇보다 무옥에게 힘이 된 것은 책 읽기였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영향으로 책 읽기를 좋아한 무옥은 시집살이를 하면서도 사람들에게 책 읽어주는 기쁨을 느낀다. 이 책에는 무옥이가 읽은 많은 책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백석 시집’부터 ‘박씨 부인전’이나 ‘사씨남정기’ 같은 고전, ‘상록수’나 ‘탈출기’ 같은 근대소설까지 망라한다. 무옥에게 책은 친구이며 혈육이며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치유처였다. 그래서 동서에게 기와집에 가서 책 보는 것을 권하면서 “동서, 나두 여러 사람 앞에서 책을 보면서 자신감이 생겼거든. 괴로움도 조금 잊을 수 있었구”라고 말하며 “책은 힘이 있구나. 사람들을 울리고 웃기고 기쁘게도, 슬프게도 하는 구나”라고 읊조린다. 시대가 변했다고 우리네 사는 모습이 많이 달라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 소설은 근현대사를 거치는 한 여성의 삶을 다뤘지만 현재를 사는 우리 삶과도 닮아 있다. 어느 시대나 개인과 사회의 간극은 존재하기 마련이고, 개인의 삶은 나름의 고민을 겪으며 사회와 상호작용하면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여전히 나를 구속하는 이데올로기가 있고 도움을 주고받는 이웃이 있다. 나를 흔드는 사건들이 있다. 여전히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고군분투한다. 여러 사람들이 목소리를 모아 힘을 내기도 한다. 때론 무옥의 아버지나 순자처럼 희생자가 나오기도 하지만, 이웃에게 책 읽어주기가 동네 아낙네들에게 이야기와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 것처럼, 재유의 희생을 보며 무옥이 대오에 앞장서게 된 것처럼, 조선방직 노동자 시위가 실패했으나 노동법 제정 계기가 된 것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은 누군가의 헌신으로 좀 더 살기 좋게 만들어진다. 그래서 무옥이가 보여주는 삶의 여정은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자신의 삶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이 추구할 것을 놓치지 않는 것, 그것을 위해 용기를 내 실천하는 것”의 의미를 준다. 책 마지막 장면에 무옥은 쓰러진 채 겨울비를 맞고 있다. 공권력의 제압에도 겨울비에도 부디 무옥이가 일어났기를 바란다. 그리고 여전히 자신의 삶을 꿋꿋하게 살아갔으리라고 믿는다. 주어진 삶에서 도망치지 않고 진정으로 마주하며 말이다. 여성뿐만 아니라 모든 이가 인간답게 살 권리가 소중한 요즘, 문제를 회피하거나 남 탓하기 보다는 직면이 필요한 요즘, 여전히 무옥의 삶은 현재 진행형이다. 신운선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책임연구원 ●‘읽어라 청춘’은 격주로 게재됩니다.
  • 보톡스 이제 맞지 말고 바르자! 뿌리는 보톡스 화제

    보톡스 이제 맞지 말고 바르자! 뿌리는 보톡스 화제

    아름다움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한 오늘날,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을 채워주는 것이 있다면 단연 ‘성형’일 것이다. 흉터 등을 치료하기 위해 시도됐던 ‘성형’이 이제는 아름다움을 완성하는 하나의 도구로 사용된 지 오래다. 그 중에서도 특히 최근 인기 있는 ‘쁘띠성형’은 보다 간단한 시술, 빠른 회복기간, 저렴한 비용 등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쁘띠성형 중에서도 시술이 간편하고 수술에 대한 부담이 없다는 장점을 갖고 있는 ‘보톡스’는 보툴리늄톡신으로 근육을 마비시키고 움직임을 둔화시켜 근육이 이완되는 원리를 이용한 시술이다. 넓은 사각턱부터 푹 파인 주름까지 비교적 간편하게 개선효과를 누릴 수 있어 날이 갈수록 시술을 받는 이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시술이 보편화됐다고 해서 무턱대고 시술을 받는 것은 위험하다. 보톡스를 잘못 주입하게 되면 간혹 마비가 오기도 하며, 허가 받지 않은 불법 제품으로 시술을 받는 경우 붉기, 염증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 보톡스 시술은 영구적이지 않아 주기적으로 시술을 받아야 효과가 유지되는 특징이 있으므로 그에 따른 시간과 비용적인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보톡스 시술 결정은 신중하게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보톡스 시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최근에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집에서 하는 주름관리, 일명 ‘셀프 보톡스’ 제품을 활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 중에서 특히 제약회사 화장품 브랜드 ‘끌라삐엘’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Clapiel(끌라삐엘)은 제약/화장품 회사인 ㈜오스코리아의 코스메슈티컬 화장품 브랜드이다. 해당 브랜드의 주력상품인 뿌리는 에어 보톡스 ‘다이아셀앰플’, ‘메조테라피’는 셀프 ‘보톡스’로도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이 제품은 각각 줄기세포배양액30%, 줄기세포배양액 36.5% 성분으로 구성돼 맑은 혈색과 촉촉하고 탄력적인 피부 개선 효과가 있다. ‘다이아셀앰플’, ‘메조테라피’를 사용할 때 전용 메조 롤러(MTS)를 함께 사용하면 얼굴에 미세한 자극을 주며 피부의 각질이 제거되고 화장품의 영양 성분이 잘 흡수될 수 있는 20~30만 개의 작은 침투경로를 만들어준다. 이 때문에 영양분이 일반 도포보다 100배 이상 빠르게 피부에 흡수되며 콜라겐이 생성된다. 끌라삐엘의 인기 비결 중 하나는 민감한 피부 부터 트러블성 피부까지 케어가 가능한 데일리 6종 프로그램이다. 끌라삐엘 데일리 6종 프로그램은 미스트 겸용 ‘펩타이드 토너’, 피부의 수분을 채우는 ‘올인원 에센스’, 탱탱한 피부로 재생시키는 ‘올인원 크림’, 강력한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디펜스 썬블럭’, 피부결점을 커버하고 투명한 피부를 완성하는 ‘미네랄 블래미쉬 밤’, 피부 속과 겉을 케어하며 메이크업 효과까지 누릴 수 있는 ‘미네랄 CC크림’으로 구성돼 있다. (주)오스코리아 Clapiel(끌라삐엘) 관계자는 “뿌리는 에어 보톡스는 주름케어와 더불어 미백관리 등 피부의 근본적인 에너지를 활성화시키고, 피부재생능력을 향상시켜 피부 본연의 힘을 길러준다”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준비/정현종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준비/정현종

    준비/정현종 우리는 준비 없이 온다- 욕망은 준비 없이 움직이므로. 시작이 그러했듯이 평생의 일들은 한 번도 제대로 준비된 적이 없다. 물론 또한 경황없이 떠날 것이다.
  • 사유의 무대서 찾은 영화 속 인문학

    사유의 무대서 찾은 영화 속 인문학

    씨네샹떼/강신주·이상용 지음/민음사/880쪽/3만 3000원 대한민국에서는 한 해 1억명이 영화를 본다. 그런 가운데 ‘영화도 인문학’이라는 도발적인 선언을 한 이들이 있다. 철학자 강신주와 영화평론가 이상용은 영화를 텍스트 삼아 그 안에서 인간을 둘러싼 의미망을 포착해 내려 한다. 1895년 최초의 영화가 탄생한 이래 세계 영화사를 빛낸 걸작 25편을 추렸다. 저자들은 지금껏 감상과 향유의 대상이었던 이들 영화를 사유의 시선 앞에 두고 그 안에 투영된 인간과 사회의 맨 얼굴을 성찰한다. 히치콕의 ‘싸이코’에서는 나를 보는 시선이 가져다주는 근원적인 공포를 이해하고, 김기영 감독의 ‘하녀’에서는 한국 중산층 가정의 욕망을 들여다본다. 유럽의 네오리얼리즘 영화를 통해서는 전쟁의 참상을 창조적인 현실 인식으로 타개하려는 움직임을 찾아내기도 한다. 각 영화마다 줄거리를 단편소설처럼 재구성한 시놉시스와 작가에 대한 설명을 실었으며 철학자와 비평가의 시각을 대조해 보여 줘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뤼미에르 형제에서 시작해 ‘밀리언 달러 베이비’(클린트 이스트우드)까지 유명하거나 다소 생소한 작품들을 쭉 훑다 보면 120년 영화의 역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베베숲,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 통해 아기물티슈 1만개 기부

    베베숲,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 통해 아기물티슈 1만개 기부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프리미엄 아기물티슈 브랜드 베베숲도 아동학대 예방과 아동인권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베베숲은 4월 30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물티슈 1만팩을 증정했다. 베베숲은 그동안 아동학대 근절을 위해 ‘아이사랑 1만 서명’ 캠페인을 진행해 왔는데, 서명 하나당 물티슈 1개를 기부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이번에 전달된 물티슈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진행하는 어린이 구호활동에 활용될 예정이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UN의 ‘post 2015' 의제에 아동보호를 포함시키기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아동인권보호를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베베숲의 관계자는 “베베숲은 아기들이 안심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안전한 물티슈 생산은 물론이고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에 전달하는 물티슈 1만팩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좋은 곳에 사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베베숲은 그동안 아동인권보호 서명캠페인을 진행하는가 하면 각종 바자회와 뜻깊은 행사를 적극적으로 후원해 왔다. 가장 최근에는 방송인 박지윤이 주최하는 ‘아름다운 욕망나눔’ 바자회에 동참하기도 했다. 지난 4월 25일 강남관광정보센터에서 열린 ‘아름다운 욕망나눔’ 바자회는 스타들의 개인소장품과 여러 기업이 참여했다. 한편, 베베숲은 자체생산공장과 아기피부연구소를 통해 아기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물티슈를 생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제품에 대한 철저한 관리 덕분에 전세계 118개국 300여개 시험소를 운영하는 글로벌기업 인터텍으로부터 ‘물보다 자극없는 제품’으로 인증받았으며 아기물티슈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사용후 느낌, 향취, 엠보원단 등 3개 부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온전한 말도 인간적인 사귐도 기다린다, 익어 떨어질 때까지”

    “온전한 말도 인간적인 사귐도 기다린다, 익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린다, 익어 떨어질 때까지,/만사가 익어 떨어질 때까지,/(될성부른가)/노래든 사귐이든,/무슨 작은 발성(發聲)이라도/때가 올 때까지,/(게으름 아닌가)/익어/떨어질/때까지.’(익어 떨어질 때까지) ‘섬’의 시인 정현종(77)은 반세기 동안 어눌하게 더듬거리며 기다리고 기다렸다. ‘온전한 말’이 익어 떨어졌다. 등단 50년을 맞아 열 번째 시집 ‘그림자에 불타다’(문학과지성사)와 산문집 ‘두터운 삶을 향하여’를 냈다. 삶, 글쓰기, 인간관계, 분단 등 여러 주제가 익어 떨어진 말에 담겼다. 지난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 내 청자각에서 시인을 만났다. 성성한 백발이 오후 햇살에 반짝거렸다. 인터뷰 중간중간 터뜨리는 너털웃음이 시원했다. 문답은 2008년 아홉 번째 시집 ‘광휘의 속삭임’ 이후 7년 만에 낸 시집을 중심으로 주고받았다. 그는 “말이나 인간적인 사귐은 익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릴 줄 알아야 온전한 만남이 되고 온전한 말이 된다”며 말문을 열었다. “공자는 ‘인자한 사람은 말을 더듬는다’고 했다. 그간 말을 하면서, 글을 써 오면서 참 힘들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변인 데다 속사포처럼 말하는 건 전부 들을 필요 없다. 진짜 좋은 말, 진짜 옳은 말은 속사포처럼 얘기할 수 없다. ‘더듬는’ 것이야말로 진실, 참됨에 이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하는 태도다.” 시인은 “국립중앙박물관은 내 응접실이자 정원”이라고 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박물관을 찾는다. 오전 10시부터 1시간씩 박물관 주변을 산책한다. 박물관 곳곳을 거닐며 ‘나는 듯이 살짝 올라간/스물여덟 개의 모서리로/높이높이 날아오르고 있는’(석탑의 공기) 남계원 7층 석탑도 보고, 연못도 본다. ‘석불(石佛)이 석양빛을 받으며 환하게 살아나 미소 짓는’(석양 신비) 기이한 체험도 한다. “어느 날은 정원을 거니는데 뒤에서 기척 같은 게 느껴져 돌아봤다. 그 순간 석불이 석양을 받으며 미소 짓고 있었다. 모든 물상은 빛에 따라 달리 보이는데, 그때는 석불이 자신의 미소를 보라고 기척한 듯했다.” 등단 초기부터 천착해 온 ‘그림자’를 이번에도 파고들었다. 시집 곳곳에 보석 전시회 어두운 방에 가득한 그림자, 시간의 그림자, 화석 그림자, 이 순간에서 저 순간으로 넘어가는 그 사이의 그림자, 우수의 그림자, 구름 그림자 등 여러 모습의 그림자가 양각돼 있다. 그림자는 의식 속에서도 생성되지만 실생활에서도 시인을 따라다닌다. 대학 강단에 있을 때 학생들과 지리산 추성계곡에 갔다. 민박집에서 잠을 자다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깼다. 새벽 1시였다. 밖에 나가 보니 학생들이 잡아 비닐봉지 안에 넣어 둔 곤충이 내는 소리였다. 놓아주려고 길을 나섰다. 산이 깎이며 형성된 흙벽에 거대한 그림자가 일렁였다. 길가의 가로등 불빛을 받아 만들어진 그림자였다. 시인은 “그 그림자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내가 화석이 돼 거기에 박혀 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터키에서 버스를 타고 카파도키아로 가는 길에도 그림자가 나타났다. 드넓은 밀밭이 군데군데 검게 그을려 타 있었다. 가만히 보니 불에 탄 게 아니라 구름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여기서 발상을 얻어 한 편의 시로 발전한 게 표제작 ‘그림자에 불타다’다. ‘버스 타고/근동(近東) 지방을 구불구불 가다가/드넓은 밀밭을 검게 태운/구름 그림자를 보았다/구름 그림자에 타서! 대지는/여기저기 검게 그을려 있었다.//욕망-구름 그림자/마음-구름 그림자/몸-구름 그림자에/일생은 그을려,/너-구름 그림자/나-구름 그림자/그-구름 그림자/세계는 검게 그을려-.’(그림자에 불타다) 시인은 “그림자는 평생 따라다니는 것 같다. 내 작품의 중요한 화두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그림자의 의미는 작품, 문맥, 주제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하나로 뭉뚱그려 말할 순 없지만 모든 뚜렷하지 않은 걸 가리킨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의 느낌이나 생각은 뚜렷하지 않은 게 많다. 뚜렷하지 않은 생각, 느낌, 판단, 결정을 통과하는 게 우리의 일생이다.” 지천명, 이순을 넘어 올해 희수를 맞았지만 악(惡)에 대한 분노는 줄지 않는다. 시인은 ‘여기도 바다가 있어요!’에서 2010년 천안함 침몰로 순직한 장병 46명의 이름을 하나씩 호명하며 추모했고 ‘장엄 희생’에서 장병들을 구조하다 죽은 한주호 준위의 희생도 기렸다. 눈물 많은 시인은 304명(사망 295명, 실종 9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세월호 참사’에 대해선 시를 내놓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 이후 두 편의 시를 썼는데 분노 때문에 시가 손상됐다. 분노를 좀 가라앉히고 써야 하는데 분노가 너무 표면에 드러나 이번 시집에 싣지 않았다. 세월호 선장은 우리 모두의 삶을 너무 치욕적으로 만들었다, 생명을 그렇게 치욕스럽게 유지해도 되는 건가, 그런 내용이 들어가 있다. 선박회사, 관리들에 대한 분노도 다 있다. 온 국민이 그런 걸로 분통이 터지지 않았나.” 시인이 터득한 인생 공식도 살짝 엿보인다. ‘이뻐 보이려고 나는/썩은 연두색 바지에다/진회색 재킷을 입었다./필경 많은 걸 잃었기 때문일 것이다./얻기도 하였겠으나/더 많이 잃었기 때문일 것이다.’(이뻐 보이려고) “삶은 늘 결핍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잃어버리며 산다. 청춘도 가고 수많은 이별도 하고. 괴테는 평생 좋은 환경에서 안정되게 잘살았다. 문학적으로도 성공했다. 그런데도 괴테는 일생 중 근심 걱정 없이 마음이 편한 기간은 일주일밖에 없었다고 했다. 실감나는 말이다.” 산문집은 ‘생명의 황홀’ 이후 26년 만에 묶었다. 1987년부터 최근까지 시인이 쓴 글 39편이 실렸다. 동료 문인 등에 대한 에세이, 강연록, 발표문 등이 담겼다. 그는 1965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시간은 또 흘러가겠지. 시를 쓰면서 50년 흘렀고 앞으로 몇 년 더 흘러갈지, 시는 또 얼마나 쓸지 모르겠다. 그동안 좋은 시 몇 편을 얻었다면 그걸로 만족스럽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씨줄날줄] 국민행복지수의 역설/구본영 논설고문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했다는 소식에 오래전에 봤던 미국 영화가 생각났다. 테네시 윌리엄스 원작의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다. 영화는 어차피 다 채워질 순 없는 욕망을 좇는 사람들이 다다르는 종착역을 극적으로 보여 준다. 여주인공(비비안 리)은 결국 미친 사람으로 몰려 정신병원으로 끌려가는 비극을 맞았다는 기억이 난다. 며칠 전 유엔이 발표한 ‘2015년 세계 행복보고서’에서 한국이 세계 158개 나라 중 47위를 차지했다. 스위스가 가장 행복한 나라로 자리매김했고, 아이슬란드와 덴마크가 2, 3위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가장 불행한 나라는 토고가 꼽혔고, 기아와 질병, 그리고 내전으로 신음하는 부룬디·시리아·베냉·르완다 같은 국가들의 행복도가 낮았다. 여기까지는 수긍이 갔다. 하지만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세계 15위권인 한국이 47위라니! 물론 소득이 높아지는 것과 정비례해 행복감이 높아지지 않는다는 이론도 있긴 하다. 이른바 ‘이스털린의 역설’이다. 그렇다고 해도 경제대국 일본조차 46위에 그친다니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된다. 하긴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세계 행복의 날’(3월 20일)에 즈음한 조사에서는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바닥권이었다. 143개국 중 118위였으니 말이다. GDP와 건강수명, 부패, 자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유엔 행복지수에 비해 다분히 주관적인 갤럽 조사에서 한국인들의 행복감은 훨씬 낮게 나온 셈이다. 반면 파라과이, 과테말라 등 GDP가 높지 않은 중남미권 국민들의 행복도는 높았다. 옛 소련에서 독립한 키르기스스탄은 국민소득이 겨우 1000달러를 넘긴 나라다. 그런데도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어선 우리보다 출산율은 높고 자살율은 낮다고 한다. 우리가 그간 안분지족(安分知足)이란 전통적 미덕을 잊고 살고 있었다는 생각도 든다. 한 사회가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를 타고 질주하려는 사람들로만 넘쳐난다면? 결과는 뻔하다. 구성원들은 늘 욕구 불만에 시달리며 주관적 행복감도 낮을 수밖에 없을 게다. 어쩌면 성 전 회장의 비극도 이런 토양에서 배태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만일 기업을 키우고 살리려는 과정에서 절제를 모르는 정치권과 ‘거래’를 한 흔적의 일부가 ‘성완종 리스트’로 나타난 게 사실이라면. 이웃 일본의 경우 ‘달관 세대’(사토리 세대)까지 출현했단다. 낮은 보수의 비정규직 일자리지만 중저가 옷에 햄버거를 먹는 데 만족하는 ‘욕망 없는 젊은 세대’의 등장이다. 하지만 이제 와서 성장을 포기하고 빈곤했던 과거로 돌아가자고 할 수 없는 노릇이다. 국가가 물질적 풍요뿐만 아니라 개인의 자유와 인권, 복지와 안정감 등 내면적 가치를 종합한 ‘삶의 질’ 지표라도 제시해야 할 듯싶다. 21세기를 사는 국민들이 새로운 나침반으로 삼도록….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시론] 한국 정치와 소통의 복원/문상현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시론] 한국 정치와 소통의 복원/문상현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영국의 시인 T S 엘리엇은 ‘황무지’라는 시에서 4월을 가장 잔인한 달이라 표현했다. 문득 이 구절이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대한민국의 4월에도 딱 들어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1주년을 맞은 세월호 참사와 정경유착의 검은 거래를 폭로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완종 전 회장 사건의 여파로 온 나라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정경유착과 소통의 부재라는 한국 정치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사실 퇴행적 행보를 거듭하는 한국 정치를 보자면 냉소를 넘어 정치가 백해무익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나아가 개인과 공동체의 행복을 위해 정치에 대한 기대를 버리는 편이 낫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이 의문에 대한 답을 독일의 정치이론가 한나 아렌트로부터 구할 수 있다. 그에 따르면 정치행위란 언어를 매개로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자유로운 인간의 활동이며, 인간은 정치행위를 통해서만 인간답게 살 수 있다. 따라서 아렌트에게 진정한 의미의 정치는 권력 획득의 도구적 수단이 아니라 공공 영역에 참여한 시민들 간에 이루어지는 의사소통 행위다. 아렌트의 시각에서 보면 한국 정치의 고질적 병폐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즉 정치가 정치인들의 사적 이해를 추구하는 수단으로 전락했을 뿐 아니라 아렌트가 정치의 핵심이라고 본 시민참여와 소통의 원칙이 정치 시스템 내에 뿌리내리지 못한 것이다. 성 전 회장 사건은 정치가 사적인 이해관계에 복무할 때 어떤 비극적인 결과를 낳는지 잘 보여 준다. 망자에 대한 예의와 그가 한 폭로의 공적인 가치를 잠시 잊고 냉철하게, 그리고 양비론을 경계하며 이 사건을 바라보자. 억울하게 배신을 당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그는 자신이 폭로한 부패의 공모자이자 수혜자였다. 스스로 국회의원이 되기까지 했던 성 전 회장은 돈으로 매수한 정치권력을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는 데 이용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원망하며 정죄하고 싶어 했던 부패의 숙주(宿主)들이 괴물로 자라는데 그 역시 적지 않은 역할을 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유권자인 국민의 마음을 얻으려하기보다 은밀한 거래를 통해 권력을 얻고자 할 때 이미 그것은 진정한 의미의 정치가 아닌 것이다. 4월 16일로 1주년을 맞은 세월호 참사 역시 우리 정치가 소통이라는 정치의 본원적 가치에 얼마나 무감각한지를 잘 보여 준다. 300여명의 희생자를 낸 세월호 참사 앞에서 갈등과 반목을 거듭하던 한국 사회는 하나의 마음이 됐다. 어른들의 탐욕으로 꽃 같은 아이들의 생명이 희생됐고, 더이상은 이렇게 살아가면 안 되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유가족과 국민 앞에서 대통령이 흘린 눈물은 이러한 열망을 국가 개조를 통해 반드시 실현하겠다는 다짐이었을 테다. 그러나 1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국가 개조는커녕 진상 규명을 통한 유가족과 희생자들의 해원(解?)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대화와 관용적 배려를 통해 시민적 덕성을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었던 세월호 이슈는 정파적 이해와 진영 논리를 앞세우는 정치인들에 의해 사회 갈등과 분란의 원인으로 폄훼됐다. 잔인한 4월의 끝 무렵에 선 우리에게 두 길이 놓여 있다. 하나는 권력만 추구하는 정치인과 이들에 기생하는 모리배에게 정치를 맡기고 사적인 삶으로 침잠해 들어가는 편한 길이다. 또 다른 길은 정치적 냉소주의를 떨쳐 버리고 참여적 시민의 삶을 살아가는 수고스럽지만 가치 있는 길이다. 어떤 길이 인간다운 삶을 사는 길인지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소통의 시민정치를 복원하는 일이 시급하다. 진영 논리에 매몰돼 서로 비난하고 반목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다양성과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고 대화를 멈추지 않으려는 노력을 바로 나부터 시작해야 한다. 시민 한 명 한 명이 소통의 주체로 나서 ‘그들만의 리그’인 한국 정치를 개혁하는 것, 그것이 죽음의 그림자를 걷어 버리고 한국 사회를 생명과 희망의 땅으로 만드는 길이 아닐까.
  • 화정 차승원, 정명공주 살해 시도한 김여진에 분노 ‘정명공주의 운명은?’

    화정 차승원, 정명공주 살해 시도한 김여진에 분노 ‘정명공주의 운명은?’

    화정 차승원, 정명공주 살해 시도한 김여진에 분노 ‘화정 차승원 영창대군 정명공주’ ‘화정’ 광해군(차승원)이 자신의 이복 아우 영창대군과 정명공주의 살해를 시도한 김개시(김여진)에 분노했다. 27일 밤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화정’(극본 김이영 연출 김상호 최정규) 5회에서는 광해군의 왕좌를 지키기 위해 걸림돌인 영창대군과 정명공주의 살해를 지시한 김개시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불을 지배하는 자가 세상의 주인이 될 것이다’라는 격암 남사고의 예언을 알게된 이이첨(정웅인)은 순혈의 피 영창대군이 왕좌를 얻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에 이이첨은 광해군에게 “이 사실이 더 퍼져나가기 전에 영창을 죽여 화근을 없애야 합니다”라고 제안했다. 이이첨은 이어 “전하. 소신이 하겠습니다. 저에게 맡겨주십쇼. 세상이 알게 된다면 백성들이 흔들릴 것이고, 영창은 힘을 가지게 됩니다. 그 전에 싹을 잘라 이 일을 덮어야 합니다”라고 설득했다. 하지만 광해군은 “아무것도 하지 말라. 예언 따위 난 믿지 않는다. 고작 그따위 것에 휘말려 더는 용상 아래 피를 뿌리지 않을 것이야”라며 “공주한테 해주었던 영창을 해하지 않겠다는 그 약속만은 지켜주고 싶다. 날 오라비라 불러주던 그 아이한테 단 하나 그것만은”이라고 영창대군 살해 제안을 거부했다. 그러나 인목대비(신은정)가 정명공주를 빼돌리자, 김개시는 예언의 주인이 영창대군이 아닌 정명공주라는 사실을 알게됐다. 이에 김개시는 이이첨에게 “공주를 찾으세요. 그리고 반드시 그 숨을 끊어놔야 할 것입니다”라고 지시했다. 이후 김개시는 광해군을 찾아가 “곧 영창대군이 죽었다는 전갈을 듣게 되실 겁니다. 또한 공주가 궐에서 도망을 치다 죽었다는 소식도요”라고 전하며 정명공주가 예언의 주인공이라고 알렸고, 이에 충격을 받은 광해군은 눈물을 흘렸다. 이어 김개시는 “그러니 영창으로 끝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살려두었다간 언젠가 그 어린 계집아이가 전하의 숨을 조일 것이니까요”라고 설명했고, 광해군은 “그래서 그 아일 죽이라 했단 것이냐? 네가 그 아일... 네가 감히!”라며 그의 칼을 겨누고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했다. 한편 최상궁(김소이)과 이덕형, 그리고 홍주원(윤찬영)의 도움으로 정명공주는 통통배 하나에 의지하여 탈출을 감행한다. 하지만 정명공주는 그만 노를 바다에 빠트리는 실수를 범하며 불안한 앞날을 예고했다. 드라마 ‘화정’은 혼돈의 조선시대, 정치판의 여러 군상들을 통해 인간이 가진 권력에 대한 욕망과 질투를 그려갈 대하사극이다.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사진=MBC 화정 방송캡처(화정 차승원 정명공주)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열린세상] 공유사회로 가는 길/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열린세상] 공유사회로 가는 길/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인간의 소유에 대한 욕망은 끝이 없다. 끝없는 소유욕 때문에 열심히 일을 하는가 하면, 충족되지 않는 소유욕 때문에 번민하고, 부패에 연루돼 쇠고랑을 차기도 한다. 에리히 프롬은 오래전 ‘소유냐, 존재냐’라는 책에서 소유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참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소유가 아니라 존재를 중시하는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법정 스님이 쓴 ‘무소유’라는 책도 우리에게 큰 공감을 주었다. 주택은 오랫동안 한국에서 갈망하는 소유의 대상이었다. 집을 소유하고 그것을 통해 돈을 불리고자 했다. 아파트를 분양받아 상당한 프리미엄을 받아 재산의 기초를 마련하는 것이 모든 사람의 인생행로 같았다. 그런데 최근 집에 대한 소유의 관념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2014년 주거실태 조사에 따르면 ‘내 집을 꼭 마련하겠다’는 소유 의식이 2010년보다 4.6% 포인트 감소해 79.1%로 나타났다. 특히 가구주 연령이 34세 이하인 젊은 층에서는 소유하겠다는 비율이 가장 낮은 70.9%로 나타나 2010년에 비해 감소폭도 가장 크다. 주택에 대한 인식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유에서 거주의 개념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나아가 주거에 공유의 개념이 싹트고 있다. 공유는 한 번 생산된 제품을 여러 명이 함께 소유하고 사용하는 경제의 한 영역이자 방식이다. 이는 장기적 경기침체, 지구환경 보호, 고령화 및 1인 가구 증가 등의 사회적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나타난 글로벌 메가트렌드로, 2011년 미국 타임지가 세상을 바꿀 10가지 추세 중 하나로 선정한 바 있다. 주택이 소유의 대상에서 거주의 공간으로, 더 나아가 공유의 장으로 진화하는 모습은 큰 진전이다. 많은 사람들을 소유와 욕망의 늪에서 조금이나마 해방시켜 주고, 사회적으로는 엄청난 비용의 절감뿐 아니라 환경오염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게 해 준다. 우리나라에서 대학생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사회적기업이 셰어하우스 모델을 만들었다. 집이라는 하드웨어의 공유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려 출발했으나, 부가적으로는 거주하는 사람들 사이의 가치와 재능까지 공유하며 공존하는 주거 문화로 발전되고 있다. 한옥 및 노후 단독주택을 임대한 후 대학생이나 외국인, 사회 초년생들인 청년 1인 가구들에 재임대하는 방식의 셰어하우스로 개인 공간 이외에도 공동 사용의 거실, 부엌, 화장실, 다락방, 마당, 옥상 등을 공유한다. 공유 공간은 거주자들과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장소로 개인의 지식은 물론 라이프스타일 등의 사회 정서적 문화가 공유되면서 고차원적인 가치 창출을 가능케 한다. 공간에 대한 공유의 개념은 단순히 집에 대한 공유로 그치지 않는다. 잠자고 있는 유휴 공간을 찾아서 공간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연결시켜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협업소비도 나타났다. 공간 공유의 네트워크인 셈이다. 카페 한쪽을 공부방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교육의 공간으로 제공하는가 하면, 평일에는 이용자가 적은 웨딩홀이나 펜션을 기업이나 단체에 세미나나 워크숍 공간으로 저렴하게 빌려줘 서로가 윈윈하기도 한다.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리는 젊은 세대에게는 점점 소유 자체가 절대적이지 않다. 소유하여 독점하는 것보다는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에 접근해 어떻게 이를 사용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서울시는 ‘공유도시’를 선언한 바 있다. 서울 같은 거대하고 각박한 도시를 공유도시라 선언하니 조금은 어색하고 의아한 느낌도 있다. 돈과 미세먼지, 소유에 대한 이기심을 줄이고 따뜻한 공유의 사회로 만들고자 하는 취지일 것이다. 서울시가 발표한 ‘공유 서울 2기’ 정책에 따르면 2018년까지 300개의 공유기업을 육성함으로써 교통·주차, 주거 및 환경문제 등의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보육비와 차량유지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잘 추진만 한다면 이산화탄소 감축과 일자리 창출 효과보다 더 큰 인간다운 따스함이 서울에서 느껴질 것이다. 오늘도 출근하는 길에 나는 서울의 하늘을 보았다. 온통 미세먼지와 황사가 가득하고, 푸른 하늘을 잃어버린 느낌이다. 우리 모두가 무소유의 경지까지는 못 가더라도 공유의 아름다움을 나눌 수 있으면 저 회색빛 하늘조차 푸른 하늘로 되돌릴 수 있지 않을까.
  • [TV 하이라이트]

    ■화정(MBC 밤 10시) 혼돈의 17세기 조선시대 정치판의 여러 군상을 통해 인간이 가진 권력에 대한 욕망과 질투를 그린 조선의 파란만장 왕조사가 시작된다. 이덕형(이성민)을 비롯한 중신들은 역모로 쫓겨난 영창대군(전진서)의 억울함을 하소연하지만 광해(차승원)는 이들을 끝내 삭탈관직시킨다. 그렇게 편전 용상 위가 피로 물든 가운데 ‘지금의 성상은 왕좌의 주인이 아니다’라는 종이가 발견된다. ■브레인 게임 4(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밤 10시) 뇌의 놀라운 빈틈과 잠재력을 하나하나 파헤쳐 본다. 이번 시간은 귀신, 유령, 환각과 공포 등 초자연적 현상에 대해서 알아본다. 초자연적 현상이란 두뇌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을 말한다. 두뇌와 초자연적 현상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실험과 게임을 통해 뇌의 ‘식스 센스’에 대해 알아보고 초자연적 현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다. ■메이저 크라임(AXN 밤 9시 5분) 쓰레기 처리장 드럼통에서 젊은 남자의 시체가 발견된다. 남자는 여동생과 함께 유괴당해 실종된 한 변호사의 아들로 밝혀진다. 레이다 국장과 팀원들은 살아 있을 가능성이 있는 여동생을 찾기 위해 아들이 죽었다는 사실을 부모에게 숨기고 수사를 시작한다. 한편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혼을 당하고 아이들을 빼앗긴 한 남자가 연루됐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 금기된 욕망, 영화 ‘자매의 방’ 19금 예고편

    금기된 욕망, 영화 ‘자매의 방’ 19금 예고편

    한 남자를 사이에 둔 자매의 금기된 사랑을 그린 영화 ‘자매의 방’이 19금 예고편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예고편에는 사랑 앞에서 돌변하는 자매의 모습을 담았다. 언니와 동생이 아닌 여자 대 여자로 붙자며 양보할 수 없는 강한 집착을 표출하다가도 어느 순간 눈물을 보이며 사랑 앞에 한 없이 작아지고 약해지는 여자의 심리를 담아냈다. ‘먹이사슬’을 연출한 한동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자매의 방’은 송은진과 주연서가 동생 ‘미영’과 언니 ‘미혜’로 각각 분했다. 영화 ‘자매의 방’은 오는 30일 개봉된다.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97분. 사진 영상=노바엔터테인먼트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화정 광해군, 겁에 질린 동생 영창대군에 “나도 네가 무섭다” 무슨 뜻? ‘의미심장’

    화정 광해군, 겁에 질린 동생 영창대군에 “나도 네가 무섭다” 무슨 뜻? ‘의미심장’

    화정 광해군, 겁에질린 동생 영창대군에 “나도 네가 무섭다” 무슨 뜻? 표정보니 ‘화정 광해군’ 화정 광해군(차승원)이 아버지 선조(박영규)의 유일한 적통 왕자인 영창대군(전진서)에게 불안감을 드러내며 미래를 암시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20일 밤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화정’(극본 김이영 연출 김상호 최정규) 3회에서는 영창대군에게 숨겨둔 속내를 드러낸 광해군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정월대보름을 맞아 정명공주(정찬비)와 몰래 저잣거리를 구경 했던 영창대군은 이 일로 궐 안이 발칵 뒤집어졌음에도 또 다시 저잣거리를 탐닉했다. 이에 성곽 위에 올라 궐 밖을 구경하던 영창대군은 발을 헛디뎌 추락의 위험에 놓였다. 이때 광해군이 영창대군의 팔을 잡아끌며 위험에서 구해냈다. 이어 광해군은 “저런 큰일 날 뻔 했구나”라며 영창대군을 걱정했지만, 이내 “위험한 곳에 서려 했구나. 너한텐 너무 높은...”이라는 뼈있는 말을 내뱉었다. 광해군의 말에 영창대군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그의 손을 뿌리쳤다. 그러자 광해군은 그의 얼굴을 어루만지려 손을 뻗었지만, 영창대군은 뒷걸음질을 쳤다. 이에 광해군은 “내가 무서우냐? 그래. 나도 그렇단다. 이렇게 작고 어린 네가”라고 숨겨둔 속내를 드러낸 후 영창대군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한편, ‘화정’은 혼돈의 조선시대, 정치판의 여러 군상들을 통해 인간이 가진 권력에 대한 욕망과 질투를 그려갈 대하사극이다.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사진=MBC 화정 방송캡처(화정 광해군)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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