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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를 보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달과 토성의 ‘데이트 현장’

    [우주를 보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달과 토성의 ‘데이트 현장’

    지난달 29일(이하 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등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몇몇 국가에서는 지구의 달과 토성이 밤하늘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구에서 봤을 때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두 천체가 서로 닿을 듯 말 듯 완벽하게 나란히 선 것처럼 보이는 이 천문 현상을 이른바 ‘합’(合·conjunction)이라고 하며 비교적 흔한 일어나지만 좀처럼 촬영하기는 쉽지 않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이날 남아공 천체사진가 그랜트 피터슨은 자신의 스마트폰을 천체망원경에 달아 이 같은 천문 현상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이 2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피터슨은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이 멋진 사진을 찍은 뒤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했다. 그리고 “정말 멋졌다”면서 “미소가 멈추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진은 동이 트기 전 달의 뒤쪽으로 토성이 숨기 직전의 모습을 보여준다. 피터슨은 여러 천체사진가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촬영할 수 잇는 장소에서 다음에 일어날 대형 천문 이벤트를 끊임없이 찾는다. 이런 이벤트는 혜성이나 소행성 또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이 대상이 될 때도 있다. 또한 다음 이벤트를 확인하기 위해 그는 다양한 천문 애플리케이션과 다이어리를 이용한다. 이번 토성과 달의 합은 지난 1월부터 촬영 계획을 짰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이벤트가 시작될 때까지 흥분과 불안감이 교차했다”면서 “왜냐하면 전날 밤까지 요하네스버그에 비가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합이 시작될 무렵 흐렸던 밤하늘이 맑아졌다는 것이다. 이어 “이처럼 모든 것이 계획대로 돼고 기상 악화나 장비 고장, 또는 내 실수와 같은 문제마저 일어나지 않고 촬영에 성공하면 엄청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그는 이번 이벤트가 일어나기 약 2시간 전인 새벽 4시에 잠에서 깨 촬영 장비를 준비하고 테스트 촬영까지 마쳤다. 특히 그의 촬영 장비는 비교적 저렴하지만 크고 강력한 8인치 돕슨식 망원경과 갤럭시 S8 스마트폰, 이를 결합하는 어댑터 그리고 접안렌즈로 구성돼 있다. 토성이 달에 접근했을 때 그는 초당 60프레임으로 촬영을 진행했다. 그 뒤, 스태킹(stacking)으로 불리는 합성 기술로 이미지를 처리했다. 다수의 저화질 이미지를 합성해 더욱더 밝고 명확한 사진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이어 가장 좋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그는 “마치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게시물에는 “아폴로 임무 당시 촬영된 지구돋이를 떠올린다” 등 호평이 이어졌다.또한 그는 이날 달의 전체 모습과 토성을 비교한 사진도 촬영했다. 해당 사진은 달과 크기 비교를 통해 토성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준다. 참고로 토성은 지구에서 약 12억7700만㎞ 떨어져 있다. 이제 그는 다음번 대형 천문 이벤트를 노린다. 그는 “오는 11월 11일 수성이 태양 앞을 지날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벌써 기다려진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그랜트 피터슨/트위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우주를 보다] 토성을 품은 지구의 달…환상적인 ‘우주쇼’ 포착

    [우주를 보다] 토성을 품은 지구의 달…환상적인 ‘우주쇼’ 포착

    지구의 달이 거대한 토성을 삼키는 흥미로운 영상이 공개됐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은 토성과 달이 빚어낸 환상적인 '우주쇼'를 ‘오늘의 천체사진'(APOD)에 공개했다. 지구에서 볼 때는 거대해 보이는 달과, 작은 토성의 모습이 인상적인 이 사진에는 우주가 만들어 낸 천문현상이 담겨있다. 태양계에서 두번째로 큰 행성인 토성은 지름이 약 12만㎞에 달해 지구보다 9배는 더 크며 그 거리도 무려 15억㎞에 달한다. 이 때문에 사진에서처럼 토성이 우리에게는 작게 보이지만 특유의 고리만큼은 눈이 부시게 아름답다. 다만 이 사진(상단 사진)은 각각의 천체를 촬영해 만든 합성사진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이 사진에 주목한 이유는 토성의 엄폐 현상을 담아냈기 때문이다.지난달 29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 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는 흥미로운 토성-달 엄폐현상이 1시간 44분 동안 일어났다. 토성이 달 뒤로 사라졌다 나타나는 천문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이는 달과 토성이 지구에서 봤을 때 일직선상에 놓일 경우에 볼 수 있다. 이 모습을 촬영한 코리 슈미츠는 "정말 탄성을 자아내는 놀라운 우주쇼"라면서 "영상을 보면 달 뒤로 토성이 사라지는 모습을 명확히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달빛이 토성의 밝기보다 훨씬 밝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합성 이미지를 만들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남아공 베테랑 조종사 알고보니 자격 위조해 20년간 여객기 조종

    남아공 베테랑 조종사 알고보니 자격 위조해 20년간 여객기 조종

    조종사의 음주비행이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에서는 한 베테랑 조종사가 자격을 위조해 20년 이상 여객기를 조종해온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메일앤드가디언 등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조종사가 자격을 위조한 사실은 비행 중 준사고(incident)를 일으켜 보고를 위해 조사받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지난해 11월, 요하네스버그 국제공항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으로 향하던 남아프리카항공(SAA) SA206편 여객기가 스위스 상공에서 수차례 선회비행해 항공사 측은 조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이런 사고가 일어나면 항공사는 원인을 조사하고 향후 운항을 개선하거나 사고에 관한 징계 등을 내려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사 과정에서 윌리엄 챈들러 부기장이 소지한 운송용 면장(ATPL·Airline Transport Pilot Licence)이 위조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챈들러 부기장은 항공사에 조종사로 입사하는 데 필요한 상업용 면장(CPL·Commercial Pilot Licence)만 갖고 있던 것이다. 남아프리카항공에 따르면, 당시 비행 중에는 객실승무원들조차 이해할 수 없는 비정상적인 선회비행이 수차례 발생했다. 독일에 착륙한 뒤 안전보고를 해야 했고 거기서 당시 제어권을 갖고 있던 챈들러 부기장이 시행한 수차례 선회 비행으로 기체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항공사 측은 20년 넘게 근무한 베테랑 조종사의 면허가 위조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이를 처음에 공표하지 않았다. 일부 직원의 문제 제기로 부정행위가 세상에 드러난 것이었다. 남아공에서는 조종사로 고용된 뒤 5년 안에 최상위 면허인 운송용 면장을 취득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고용이 취소된다. 이를 취득하려면 필기시험뿐만 아니라 신체검사까지 합격해야 하며 전체적으로 1500시간(이중 야간비행 100시간) 비행이 필요하며, 취득 비용은 15만 랜드화(약 1183만원)에 달한다. 챈들러 부기장은 1994년 남아프리카항공에 조종사로 입사했으며 그 이전에는 항공기관사로 근무했다. 항공기관사 역시 5년차 이하 부기장처럼 상업용 면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는 1999년이 지나도 운송용 면장을 따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대해 남아프리카항공은 찬들러 부기장이 운송용 조종면허를 취득했다고 주장하기 시작한 시점에 대해 공개할 상황이 아니라면서 왜 그가 조종사로 계속 근무할 수 있었는지도 밝히지 않고 있다. 내부 정보에 의하면 이전에도 챈들러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 챈들러와 같은 시기에 들어온 조종사들은 2005년 기장으로 승격했으나 챈들러는 승급을 거부하고 부기장으로 남은 것이다. 진급 과정에서 조종사 면허를 제출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누구도 그가 왜 진급하려하지 않는지 수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챈들러는 이번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스스로 퇴사했다. 남아프리카항공은 챈들러의 위조 자격이 발각된 뒤 이를 은폐하려고 했던 관리자를 정직 처분했다. 하지만 업계 내부에서는 항공사는 물론 남아공 민간항공관리국(SACAA)도 왜 챈들러의 위조 자격증을 알아채지 못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조종사는 조종기능심사와 신체검사 등으로 매년 면허를 갱신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현재 남아프리카항공은 챈들러가 위조 자격으로 벌어들인 금액을 산출하고 있는데 그 액수는 복리후생을 포함해 수십억 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항공사 측은 사기 피해로 챈들러를 고소하지 않고 회사의 면허 관리를 강화하겠다고만 밝혔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초미세먼지 때문에 매년 880만명 더 죽는다

    초미세먼지 때문에 매년 880만명 더 죽는다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로 인해 유럽에서만 연간 80만명이, 전 세계적으로는 880만명에 이르는 추가 사망자가 발생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독일 막스플랑크 화학연구소, 요하네스 구텐베르크대 의대 심장센터, 국립심혈관센터, 사이프러스 국립연구소, 사우디아라비아 킹사우드대 공동연구진은 실외 대기오염의 다양한 원인이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2015년 기준 유럽 전체로는 79만명,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 기준으로는 65만 9000명의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했다고 유럽심장학회에서 발행하는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유러피언 하트 저널’ 12일자에 발표했다. 이들 분석에 따르면 대기오염으로 인한 주요 사망원인은 국가별로 차이는 있지만 40~80%가 심장발작이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 질환이었다. 이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호흡기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비율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450만명 정도로 추산했지만 이번 연구결과 2배 정도 많은 88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독일 마인츠 의대 심장의학과 토마스 뮌젤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보면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숫자가 훨씬 많고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추산한 2015년 전 세계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숫자인 720만명보다 훨씬 많다”며 “흡연은 피할 수 있지만 대기오염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더 심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육지와 바다에서 자연적으로 배출되는 오염물질과 발전, 산업, 교통, 농업 같은 사람의 인위적 행위로 인해 발생하는 오염물질 노출 정도와 인구밀도, 지리적 위치, 연령, 각종 질병으로 인한 위험요인 및 사망원인에 대한 정보를 종합해 분석했다. 연구팀은 특히 초미세먼지(PM2.5)와 오존이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에 중점을 두고 분석했다. 그 결과 전 세계적으로 대기오염이 인구 10만명당 120명의 추가 사망자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럽과 EU회원국에서는 각각 10만명당 133명, 129명의 추가사망 원인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국가별로 살펴보면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독일 154명(평균 수명 2.4년 감소), 폴란드 150명(평균 수명 2.8년 감소), 이탈리아 136명(평균 수명 1.9년 감소), 프랑스 105명(평균 수명 1.6명 감소), 영국 98명(평균 수명 1.5년 감소)으로 나타났다. 특히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루마니아, 우크라이나 같은 동유럽 국가는 인구 10만명당 200명이 훌쩍 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연구팀은 유럽이 세계적 추세보다 사망률이 높게 나타나는 것은 인구밀도가 높기 때문이며 동유럽의 대기오염 정도는 서유럽보다 심각하지 않지만 의료서비스 수준 등의 문제로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률이 더 높게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막스플랑크 화학연구소 요스 레이벨트 교수는 “대기오염 측면에서 초미세먼지는 호흡기와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라며 “초미세먼지의 대기오염 가이드라인을 WHO 기준에 맞춰 지금보다 더 엄격하게 정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유럽 국가들 대부분에서는 초미세먼지 연간 평균 한도를 25㎍/㎥인데 WHO 가이드라인은 연간 10㎍/㎥이다. 레이벨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추정치를 둘러싼 통계적 불확실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률은 실제로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대기오염은 흔히 생각하는 호흡기 질환 뿐만 아니라 혈압, 뇌졸중, 심장마비 같은 심혈관질환과 당뇨를 유발시키는 직접적 원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뮌젤 교수는 “유럽의 경우 대부분 대기오염물질은 화석연료의 연소로 비롯되는 만큼 깨끗하고 재생가능한 에너지 원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며 “파리기후협약을 통해 엄격하게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차단하면 대기오염 관련 사망률을 최대 55%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핼리 혜성을 ‘밝힌’ 핼리의 특이한 삶

    [이광식의 천문학+] 핼리 혜성을 ‘밝힌’ 핼리의 특이한 삶

    -다음 돌아올 핼리 혜성을 볼 수 있는 사람은? 남쪽의 튀코 우주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핼리 혜성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핼리 혜성의 존재를 최초로 밝힌 것으로 유명한 에드먼드 핼리는 영국의 천문학자로, 지구 물리학, 수학, 기상학 및 물리학 분야에서도 중요한 발견들을 해낸 다용도 과학자다. 1656년 11월 8일 영국 런던에서 부유한 사업가 집안에서 태어난 핼리는 어려서는 집에서 가정교사에게 공부하다가 17세가 된 1673년 옥스퍼드 대학에 입학했다. 핼리는 입지(立志)가 빨랐던 인물이다. 일찍이 천문학에 꽂혀 20살 때 그리니치 천문대에서 개인적인 관측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되자 다니던 옥스퍼드 대학을 그만두고 아프리카 서해안의 세인트헬레나 섬으로 가는 배에 올랐다. 1677년 11월 7일 수성이 지구와 태양 사이의 일직선상에 놓이는 태양면 통과(transit) 현상의 관측과, 아직까지 한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남반구 별들을 관측하기 위해서였다. 거기서 핼리는 수성의 태양면 통과를 관측하고 진자실험(振子實驗)을 했다. 22살 때 귀국한 그는 341개 남반구 별들의 정보를 실은 '남천 항성목록'을 출판한 데 이어, '행성의 궤도에 대하여'라는 논문으로 명성을 쌓았다. 영국와 찰스 2세는 옥스퍼드에 핼리에게 석사학위를 주라는 칙령을 내렸다. 중퇴자에게 석사학위를 준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대학 당국은 한동안 망설였지만 칙령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결국 핼리는 대학 중퇴자로서 석사학위를 받았을 뿐더러, 왕립협회 회원으로 천거되어 당당한 천문학자로 입신했다. 그때 핼리의 나이 22살로, 최연소 왕립협회 회원이었다. 왕실 천문학자이자 그리니치 천문대장인 존 플램스티드는 핼리를 ‘남쪽의 튀코’라고 불렀다. 덴마크의 천문학자로 역사상 최고의 육안 관측자로 꼽히는 튀코 브라헤에 비견한 것이다. 크리스마스 전날 밤에 돌아온 핼리 혜성 영국으로 돌아온 지 4년째가 되던 핼리는 그의 삶에서 전기가 된 천문학적 사건을 맞게 되었다. 장대한 꼬리를 가진 대혜성이 출현한 것이다! 오늘날 핼리 혜성이라 불리는 것이다. 고대로부터 혜성은 불길한 징조로 여겨져왔다. 핼리의 시대에도 혜성은 재앙을 알리기 위해 하늘로부터 파견된 사자라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었다. 하지만 뉴턴의 친구인 핼리는 누구보다 만유인력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우주의 모든 천체는 만유인력의 영향을 받는다. 이는 곧 혜성이 태양을 향해 떨어져가다가 이윽고 태양을 유턴할 것이다. 말하자면 타원형 궤도를 도는 것이다. 핼리는 헤성에 관한 과거의 기록들을 샅샅이 조사했다. 그 결과, 꼭 76년 전인 1607년, 그리고 다시 76년 전인 1531년에 밝은 혜성이 나타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또 그전의 기록들에도 밝은 혜성이 75년 내지 76년을 주기로 관측되었다. 1607년의 혜성에 대해 요하네스 케플러는 “무한에서 무한으로 직선으로 움직인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핼리는 위의 혜성들이 모두 같은 것이라고 확신하고, 이 혜성은 약 3/4세기의 공전주기로 거대한 타원을 그리며 태양 둘레를 도는 태양계의 일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주기가 좀 차이나는 것은 목성의 인력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핼리는 1705년 뉴턴의 역학을 적용해 그 궤도를 산정하여 '혜성 천문학 총론'>이란 책을 펴냈다. 핼리의 추측이 맞다면, 1682년 밤 인류에게 엄청난 흥분을 불러일으킬 혜성은 다음에는 1758년 말이나 1759년 초에 돌아올 것으로 예상되었다. 핼리가 그때까지 산다면 102살이다. 핼리는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만약 우리가 예측한 바가 맞다면, 이 혜성은 1758년경에 다시 돌아와야 한다. 그때 우리의 정직한 후손들은 이 혜성이 영국인에 의해 최초로 발견되었음에 감사히 여길 것이다.” 핼리 혜성의 다음 회귀년은 2061년 핼리는 86살로 세상을 떠났다. 따라서 자신의 예언이 맞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예언은 정말로 성취되었다! 1758년 천문학계는 혜성에 대한 기대와 흥분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윽고 혜성은 크리스마스 전날 밤 그 아름다운 모습을 나타내며 접근해왔다. 하늘에 나타난 ‘혜성의 귀환’을 맨 먼저 본 사람은 천문학자가 아니라, 아마추어 별지기인 독일의 한 농부였다. 그는 성탄 전야에 망원경을 들여다보다가 물고기자리 근처에서 빛나는 한 점을 발견했다. 그후 이 대혜성은 핼리 혜성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핼리의 공적에 의해서 혜성 중에 주기적인 것이 있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고대의 기록을 알아보면, 지금까지 29회의 출현기록이 남아 있는데, 가장 오래 된 기록은 기원전 467년 중국 주대(周代)의 문서에서 찾아볼 수 있다. 1910년에 이어 1986년 지구에 출현한 핼리는 소련의 베가 1호, 유럽 우주기구의 지오트 탐사기, 일본의 플래닛 탐사기 등의 카메라에 의하여 얼음에 덮인 핵과 꼬리를 선명하게 드러냈다. 핼리 혜성의 다음 방문은 2061년으로 예약되어 있다. 현재 지구 행성에서 살고 있는 70억 인구 중 2분의 1은 그때 핼리 혜성이 태양을 향해 달려가는 장관을 볼 수 없을 것이다. 핼리 혜성은 앞으로 약 1천 번 더 회귀할 것이며, 7만 6000 년 후에 수명을 다하게 된다. ​ 핼리가 천문학에 끼친 다른 큰 영향은 항성의 고유운동 발견이다. 그는 시리우스와 아르크투루스, 알데바란의 위치가 1850년 전 고대 그리스 천문학자 히파르코스가 기록했던 위치에서 30분(1/2도) 이상 움직인 것을 발견했다. 핼리는 이것을 바탕으로 별들이 움직였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고유운동의 발견은 수정구에 별들이 박혀 있다고 주장한 천동설의 관에 마지막 대못을 박은 것이나 같았다. 핼리는 다재다능하여 그의 과학적 업적도 여러 방면에 걸쳐 이루어졌다. 그중 하나는 최초로 과학적인 인간의 사망률표를 만든 것으로, 이는 그후 생명보험회사들이 보험료를 산출하는 데 기초가 되었으며, 인구 통계학의 시초가 되었다. 그밖에도 뉴턴의 '프린키피아'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도 바로 핼리였다. 성질 까칠한 뉴턴이 만유인력의 우선권을 놓고 로버트 훅과 마찰을 빚은 나머지 프린키피아 집필을 거부했다. 핼리는 뉴턴과 훅 사이를 원만히 조절하여 뉴턴으로 하여금 다시 집필하게 하고, 원고 교정을 기꺼이 떠맡았을 뿐만 아니라, 자금이 모자라는 왕립협회를 대신하여 사비로 책을 출판하기까지 했다. 핼리가 아니었다면 '프린키피아'는 자칫 햇빛을 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인류 과학 발전에 끼친 핼리의 공적은 적지 않다 할 것이다. 핼리는 1703년 모교인 옥스퍼드 대학의 천문학 교수가 되었고, 64살인 1720년에는 플램스티드의 뒤를 이어 2대 그리니치 천문대 대장에 취임했다. 1742년 1월, 그가 평생을 보냈던 그리니치 천문대에서 삶을 마감했다. 향년 86세. 손에는 포도주 한 잔이 쥐어져 있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목사님이 “일어나” 외치면 관 속 시신이 벌떡, 남아공 부활 챌린지

    목사님이 “일어나” 외치면 관 속 시신이 벌떡, 남아공 부활 챌린지

    도대체 이 사진 뭘까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알프 루카쿠 목사가 운영하는 알렐루이아 미니스트리스 인터내셔널 교회 밖에서 촬영된 사진이다. 푸른색 양복을 입은 이가 루카쿠 목사인데 그가 “일어나”라고 외치면 관 속의 죽은 남성이 벌떡 일어난다. 그런데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을 본 신도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환호하며 손뼉을 친다. 킹덤 블루, 킹스 앤드 퀸스 퓨네럴 서비스, 블랙 피닉스 등 남아공 장례업체 세 곳이 목사의 행동이 조작된 일이라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26일(현지시간) 전했다. 문화 종교 언어(CRL) 공동체를 위한 보호위원회란 시민단체는 목사와 교회가 “희망을 잃은 이들로부터 돈을 갈취하려 한다”고 말했다. 소웨토 언어 뉴스 매체는 교회를 추적 취재한 결과 죽은 남자가 크라머빌의 한 사유지에서 관 속에 들어갈 때 이미 살아 있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도 루카쿠 목사는 “신이 이미 시작한 기적을 난 마무리할 뿐”이라고 뻔뻔스럽게 말했다. 밀턴 은코시 BBC 기자는 이 나라에서 가짜 목사들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으며 기성 종교집단으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 남아공인들은 소셜미디어에 해시태그 #부활 챌린지를 붙이며 퍼나르며 재미있다고 이죽거리고 있다. 한 누리꾼은 “목사님이 그렇게 능력이 뛰어나면 넬슨 만델라, 스티븐 비코 등도 부활시켜보라”고 밝혔다. 지난해 한 목사는 암과 에이즈를 치유한다면서 가정용 살충제를 신도들에게 살포해 폭행 혐의로 유죄가 선고되기도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케플러도 못 본 수성 볼 기회 왔다!

    [이광식의 천문학+] 케플러도 못 본 수성 볼 기회 왔다!

    2월 밤하늘을 수놓을 행성들부지런한 사람이라면 이달에 8개 태양계 행성 중 7개를 보는 호강을 누릴 수 있다. 수성과 금성,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그리고 당신 발밑에 있는 지구 행성이다. 이달 상반기 동안 기울어가는 화성은 저물녘 행성으로 외롭게 빛나겠지만, 2월 중순 뒤로는 막 해가 진 서쪽 하늘에 밝게 빛나기 시작하는 수성과 만나게 된다. 한편, 동트기 직전 동남쪽 지평선 위로 금성과 목성 그리고 토성이 새벽의 하늘을 장식한다. 또한 2월 초의 첫 2~3일 사이에 그믐달이 마침내 이 행렬에 합류한다. 두 천체 사이의 각도를 측정할 때 팔을 쭉 편 채 주먹을 쥐면 주먹 크기가 약 10도가량 된다. 밝은 세 행성과 초승달이 얼마나 접근하는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자. 이들 행성과 달의 이상적인 관측 시간, 위치 등을 안내한다. 수성 2월이 시작되면, 수성은 외합(外合)을 지나 태양이 지면 바로 지기 때문에 보기 힘들다. 하지만 2월 12일, 이 작고 빠른 행성은 가장 밝은 별인 시리우스보다 3배 어두운 -1.3 밝기에 이르며, 다음 몇 주 동안, 이 은밀한 행성은 저물녘에 서녘 하늘 높이 서서히 올라가 근일점(태양에 가장 가까운 궤도 지점)을 지난 다음 날인 27일 동방최대이각에 도달, 태양으로부터 18도까지 떨어진 지점에 이른다. 이때가 북반부 관측자에게는 수성을 관측하기가 가장 좋은 기회다. 왜냐하면 저물녘에 수성은 태양의 바로 위에서 황혼의 끝을 장식하기 때문이다. 수성은 -0.4의 밝기가 되며, 주변에는 밝은 천체가 거의 없기 때문에 찾아보기도 쉽다. 그러나 다음 8일 동안 광도 2로 급속히 어두워져서 관측하기가 훨씬 어려워진다. 평생 천문학을 연구한 요하네스 케플러도 수성을 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회에 보기 어려운 수성을 한번 관측하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금성 금성은 2월 내내 어두운 하늘에서라면 언제든 금방 눈에 띄는 행성이다. 그러나 금성과 일출의 간격은 3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어든다. 지구에서 점점 멀어지지만(2월 1일의 1억3000만㎞, 월말 1억6000만㎞), 밝기는 -4.2로 평균보다 약간 낮아진다. 그런데도 금성의 밝기는 압도적으로, 목성보다 거의 9배 더 밝다. 화성-천왕성 화성은 해가 진 후 남서쪽에서 밤마다 멋진 경관을 보여준다. 그러나 더는 화려하거나 타는 듯이 붉게 보이지는 않는다. 이달 들어 화성은 태양 주위를 도는 더 크고 느린 궤도에서 지구보다 계속 뒤처지는 바람에 밝기가 +0.9에서 +1.2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화성은 여전히 오렌지색으로 보이며, 반짝거리는 별보다 밝고 차분하게 빛난다. 화성은 별자리를 가로질러 동쪽으로 긴 행진을 계속하며, 13일에는 물고기자리에서 양자리로 이동한다. 화성 오른쪽에는 천왕성이 있는데, 천체망원경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목성 행성의 왕인 목성은 2월 초 오전 3시 30분까지, 그리고 월말 오전 2시 직후까지 북반구 중위도의 별지기들이 관측할 만하게 하늘 높이 상승하지 않는다. 현재 목성은 황도 별자리가 아닌 뱀주인자리 경계 안 남쪽 낮은 곳에 있다. 목성이 거기서 나오면 북반구의 별지기들은 새벽하늘에 낮게 떠 있는 목성을 보게 될 것이다. 28일 아침 일출 2시간 전, 남동쪽 하늘을 보면 % 밝게 빛나는 초승달에서 2~3도의 낮은 왼쪽에서 밝게 빛나는 목성을 볼 수 있다.토성 토성은 해돋이와 함께 동녘에 떠오르는데, 이번 여름 느지막하게 저녁 행성으로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낼 것이다. 2월 3일 일출 전 한 시간쯤 전 동남쪽 지평선 바로 위에 아주 얇은 초승달이 토성의 왼쪽 아래에서 빛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쌍안경으로 보면 더 잘 볼 수 있다. 금성은 토성의 오른쪽 위에서 약 17도 떨어진 곳에서 눈부시게 빛난다. 다음 2주 동안 이 두 행성은 아침마다 1도씩 사이를 좁혀가 18일에는 금성과 불과 1도 떨어진 거리에까지 접근한다. 쌍안경으로 보면 아름다운 두 행성의 자태를 즐길 수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주말의 커튼콜]인생이 베를린필, 가족이 베를린필인 남자…플루티스트 안드레아스 블라우

    [주말의 커튼콜]인생이 베를린필, 가족이 베를린필인 남자…플루티스트 안드레아스 블라우

    최고 명문 베를린필 전후세대 대표하는 연주자46년간 악단 인생 마무리하고 독주자로 첫 내한 ※주말의 커튼콜’은 최근 화제가 됐거나 내한을 앞둔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아버지 직장의 최고위직 인사가 세상을 떠났는데 나라 전체가 추모의 분위기로 바뀌었다. 텔레비전, 라디오에서는 모든 프로그램이 중단됐고, 하루종일 클래식 음악만 흘러나왔다. ‘무슨 일이 났느냐’고 아버지에게 묻자 베를린필하모닉 상임지휘자 푸르트벵글러가 사망했다는 말을 들었다. 46년간 베를린필의 플루트 수석을 지낸 독일의 플루티스트 안드레아스 블라우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 베를린필에 대한 기억의 한 조각이다. 5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있는 첫 내한 리사이틀을 앞두고 만난 블라우는 “저는 베를린필과 함께 자랐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베를린필과 함께 자란 남자 세계 최고 관현악단 베를린필은 보통 연주자들에게는 다다를 수 없는 꿈과 같은 곳이지만, 블라우에게는 삶 자체였다. 아버지 요하네스 블라우는 베를린필 제1바이올린 주자로 활동했고, 어린시절 집을 오가며 만난 아버지의 지인들도 베를린필 단원들이었다. 그의 아내는 아버지 친구인 베를린필 트럼펫 수석주자의 딸이었다. 현재 베를린필 오보에 수석인 알브레히트 마이어는 그의 사위가 됐다. 크리스마스 같은 때 단원들끼리 서로 집으로 초대해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가족의 연으로 이어진 사이가 됐다. 말그대로 인생이 베를린필이고, 가족이 베를린필인 셈이었다. 아버지가 베를린필 단원이 된 때는 그가 태어나기 1년전인 1948년이었고, 그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베를린필 단원이 된 때는 1969년이었다. 예비단원이었던 20세의 블라우는 한 연주회를 앞두고 푸르트벵글러의 후임이자 ‘클래식계 제왕’ 카라얀 측의 연락을 받았다. 그날 저녁 연주회에서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을 연주할 수 있겠느냐는 제안이었다. 카라얀이 낸 ‘불시의 시험’을 통과한 그는 카라얀, 아바도, 사이먼 래틀 등 거장들과 함께 베를린필 전후 세대를 대표하는 연주자로 2015년까지 베를린필에 몸담게 된다.“연주자가 지휘자에 맞추는 것은 당연합니다. 음악적 견해가 다르더라도 따라야 합니다.” 지휘자의 리더십에 대한 존중. 블라우는 이를 오케스트라 단원으로서의 ‘직업정신’이라고 표현했다. 연주자들을 존중한다는 이유로 지시하지 않는 것보다는 적극적으로 연주자들에게 음악적인 아이디어를 요구하고 소통하는 지휘자가 더 낫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카라얀과의 모차르트 음반 레코딩 때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나중에 음반을 들어보니 (카라얀의 의도가) 이해가 됐다”고 소회하기도 했다. ●“자기만의 색깔 찾는 연주해야” 그가 46년간 베를린필에 몸담은 사이 환경도 많이 변화했다. 베를린 내에도 터키인 등 외국인이 많아졌고, 독일 내 오케스트라에도 아시아 등 외국 단원들의 숫자가 늘어났다. 내부적으로는 독일 고유의 사운드를 잃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블라우 역시 독일 악단의 ‘전통’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다. 그러면서도 아시아 연주자들의 성장에 대해서는 놀라움을 나타냈다. 그는 “유럽음악을 하는 한국학생들이 스스로 발전해 유럽 내에서 또 하나의 문화를 만드는 것 같다”며 “더불어 베를린필 소속으로 아시아투어를 왔을 때 객석의 젊은 관객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고 기쁨도 컸다”고 말했다. 블라우는 5일 리사이틀에 이어 6~8일 마스터클래스 일정도 소화한다. 그는 “콩쿠르 심사를 나가보면 젊은 연주자들의 스타일이 너무 한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물론 음반이나 유튜브를 참조하고 연주를 시작하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자기만의 색깔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와우! 과학] 인류 최고(最古)조상 ‘리틀 풋’…인간 뇌 진화 과정 밝히다

    [와우! 과학] 인류 최고(最古)조상 ‘리틀 풋’…인간 뇌 진화 과정 밝히다

    20년 전 과학자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인근 동굴에서 보존 상태가 가장 완벽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화석인 '리틀 풋'(Little Foot)을 발견했다. 이 화석은 기념비적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화석이자 인류의 조상 화석으로 유명한 루시보다 오래되고 더 잘 보존된 화석 표본으로 과학자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기반암과 너무 단단히 결합한 상태라 손상 없이 분리하는데 20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최근 리틀 풋을 온전하게 발굴하는 데 성공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비트바테르스탄트 대학의 연구팀은 마이크로 CT를 통해 이 화석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인 두개골을 상세히 연구했다. 루시의 경우 전체 골격이 상당히 잘 보존되어 있지만, 아쉽게도 두개골은 일부만이 보존돼 전체 모습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반면 리틀 풋의 경우 뇌를 보호하는 두개골의 모든 부분이 잘 보존되어 발견 당시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리틀 풋의 연대는 367만 년 전으로 루시보다 오래됐기 때문에 인류의 조상이 다른 유인원의 공통 조상에서 분리된 후 뇌의 진화가 어떻게 진행됐는지에 대한 결정적 정보가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비트바테르스탄트 대학의 아멜리에 뷰뎃 박사는 마이크로 CT 데이터를 이용해서 리틀 풋의 뇌가 현생 인류와 침팬지 같은 다른 유인원의 특징을 같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물론 뇌 자체는 화석으로 남기 어려운 부드러운 조직이라 직접 비교할 순 없지만, 뇌가 있었던 두개골 안쪽의 주름과 입체적 구조를 통해 뇌의 크기와 형태에 대한 추정이 가능하다. 이번 연구에서는 리틀 풋이 인간과 비슷한 중간 뇌막 혈관(middle meningeal vessel)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 이 혈관은 뇌에 산소를 공급하고 온도를 유지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초기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역시 현생 인류처럼 뇌 기능이 활발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리틀 풋의 뇌는 사실 인간보다는 침팬지에 가까운 크기지만, 이런 특징을 감안하면 침팬지보다 더 높은 지능을 가졌을 가능성이 크다.반면 침팬지와 비슷한 원시적 특징도 같이 발견됐다. 리틀 풋은 상대적으로 큰 시각 피질(visual cortex)을 지녔지만 두정엽(parietal cortex)은 작았는데, 이는 현생 인류보다는 침팬지와 비슷한 특징이다. 이는 인간 뇌의 진화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발견으로 이 연구는 '인간 진화 저널'(Journal of Human Evolution) 최신호에 발표됐다. 아마도 367만 년 전 리틀 풋은 지금 현생 인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지능을 지니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우리도 존재할 수 있다. 이들의 진화 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결국 지금의 우리를 이해하는 과정이다. 앞으로도 인류 진화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연구가 계속될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인류 최고(最古)조상은 ‘리틀풋’…“‘루시’와 달라” (연구)

    인류 최고(最古)조상은 ‘리틀풋’…“‘루시’와 달라” (연구)

    역사상 가장 완벽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화석이자 인류 최고(最古) 조상 화석으로 알려진 ‘리틀 풋’(Little Foot·StW 573)에 관한 연구 성과가 속속 발표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현지시간) 영국 과학전문 뉴사이언티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리틀 풋의 최초 발견자인 고인류학자 로널드 클라크 박사(남아프리카공화국 비트바테르스탄트대)가 각각 참여한 서로 다른 네 연구팀은 리틀 풋이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신종임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를 잇달아 발표했다. 물론 이들 연구는 아직 검토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관련 연구자들을 비롯한 고인류학계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리틀 풋은 지금으로부터 24년 전인 1994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인근 스터크폰테인 동굴에서 처음 발견됐지만, 동굴이 너무 어두운 데다가 콘크리트와 유사한 각력암에 묻혀 있어 두개골 등 화석이 부서지기 쉬워 화석을 손상하지 않고 분리하는 데만 무려 20년이 넘게 걸렸다. 이들 연구팀이 공개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리틀 풋 화석에는 사람처럼 이족 보행한 것으로 보이는 가장 오래된 흔적이 남아 있다. 이는 초기인류가 나무 위에서 땅 위로 이동을 시작한 중요한 단계라는 것이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400만 년에서 200만 년 전에 존재한 것으로 추정되는 멸종한 초기인류이다. 여기에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A. afarensis)에 속하는 ‘루시’(Lucy)도 포함된다. 리틀 풋은 지금까지 발견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속 화석들 중에서도 가장 온전한 화석으로도 유명하다. 왜냐하면 골격의 90%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클라크 박사는 리틀 풋이 루시처럼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에 속하지 않고 별개의 종이라는 것을 발견 당시부터 확신해왔다. 그후 본격적인 연구를 통해 리틀 풋은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100만 년 더 오래된 376만 년 전쯤 생존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320만 년 전 출현한 루시보다 약 50만 년 앞선 것으로 가장 오래 전에 출현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인 것이다.또한 리틀 풋은 나이 든 여성으로 그 키는 약 1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보다 후대에 나타난 젊은 여성 루시의 키 약 107㎝보다 훨씬 큰 것이기에 놀라울 수밖에 없다. 이밖에도 리틀 풋은 루시와 달리 얼굴이 납작하다. 게다가 치아가 커 위턱의 송곳니와 앞니 사이에 큰 틈새가 있다. 이런 특징은 리틀 풋이 잡식으로 추정되는 루시와 달리 주로 채식을 했음을 시사한다. 이뿐만 아니라 리틀 풋은 손발도 특징적이며 고관절(엉덩이뼈) 구조도 루시와 크게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분석 결과로부터 클라크 박사와 그의 동료들은 리틀 풋이 루시와 같은 아파렌시스가 아니라 좀 더 이전 세대 호모 속 아르디피테쿠스(Ardipithecus)와 좀 더 후 세대인 파란트로프스(Paranthropus) 사이 어딘가에 있는 중간 종이라고 주장한다. 리틀 풋의 특징으로 보면 이들이 나무 타기에서 이족 보행으로 넘어갈 때의 중요한 과도기에 있었다고 짐작할 수 있다. 다리가 팔보다 길고 두 발로 상당한 거리를 걸을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틀 풋에는 침팬지와 같은 특징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해부학적으로는 두 발로 걸으면서 물건을 나르기가 쉽지 않았을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는 침팬지 역시 마찬가지다. 또 두 발로 걸을 수 있었지만, 나무 타기도 능숙했다. 이는 리틀 풋이 숲과 초원이 혼재한 환경에서 살았음을 보여준다. 이런 사실과 그 연대를 함께 생각하면, 리틀 풋은 현생인류처럼 이족 보행을 막 시작한 초기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일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들 연구팀은 리틀 풋의 새로운 학명을 고안하는 것보다 과거에 한 번 사용됐다가 1948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A. africanus)에 묶인 이후 사용되지 않았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프로메테우스(A. prometheus)라는 학명으로 부르고 싶어한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반복하지만 이번 논문은 아직 동료 검토를 거치지 않아 그 정확성을 학계가 보증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반론을 제기한 학자도 있어 앞으로 그 평가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연구팀은 현재도 리틀 풋 연구를 계속하고 있으며 조만간 새로운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일련의 연구논문은 출판전 논문공유 사이트 ‘바이오리시브’(bioRxiv)에 게재됐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유엔 지원 아래 예멘 정부-후티 반군 협상 스웨덴에서 시작

    유엔 지원 아래 예멘 정부-후티 반군 협상 스웨덴에서 시작

    4년 가까이 이어져 근래 최악의 인도주의 참상을 초래한 예멘 내전을 끝내기 위한 협상이 저멀리 스웨덴에서 6일(이하 현지시간) 막을 올린다. 외신들은 마틴 그리피스 유엔 특사가 이날 후티 반군 대표들을 대동하고 스톡홀름에 도착해 전날 먼저 도착한 예멘 정부 대표들과 스톡홀름으로부터 북쪽으로 50㎞ 떨어진 림보의 요하네스베르크 성에서 마주 앉는다고 전했다. 일주일 가량 실무 협상이 이어질 예정이다. 예멘 내전은 2015년 초 후티 반군이 이 나라의 서부 대부분을 점령해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대통령이 국외로 탈출하면서 시작됐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해 다른 아랍 7개국이 예멘 정부 재건을 지원하고, 이란 정부가 후티 반군을 편듦으로써 해결의 가닥을 잡기가 쉽지 않다. 이번 협상은 2016년 8월 쿠웨이트에서 100일 동안 대좌했지만 빈손으로 돌아선 이후 처음 열리는 것이다. 지난 9월에도 양측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대좌할 예정이었지만 후티 반군 측이 나타나지 않아 무산됐다. 언론들은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홍해 연안 도시 후다이다(호데이다)에 대한 다국적군의 포위를 풀어 아사 위기에 직면한 이들을 구해내는 게 이번 협상의 최우선 과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유엔은 2700만명이 갇혀 있으며 840만명이 아사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은 이번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포로 수백 명을 석방해 신뢰를 쌓았다. 그리피스 특사는 50명의 후티족 부상자를 이웃 오만으로 탈출시켜 치료받게 만든 것도 성과라면 성과였다. 유엔은 휴전은 요원하다고 보고, 이번 협상에서 앞으로 어떻게 협상할지에 대한 틀만 확보해도 좋다고 보고 있다. 한 소식통은 “몇 가지 이슈에 대해 양측을 함께 앉힌 것만 해도 의미있을 것이다. 다른 이슈에 대해선 그룹으로 나뉘어 토론해도 좋겠다”고 말했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다국적군이나 예멘 정부 모두 후티 반군이 후다이다를 떠나면 내전을 끝낼 수 있다고 믿고 있으나 반군측은 이란이 내전에 더욱 깊숙이 개입해야 한다고 매달리고 있다. 그리피스 특사는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 우선 인도주의적 재앙부터 피하고 보자는 것이다. 양측 모두 겉으로는 공감하는 듯하지만 전쟁의 논리가 더 굳건하고 참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유엔에 따르면 지금까지 희생된 민간인 숫자만 6660명에 이르고 1만 560명이 다쳤다. 포격이나 총격 같은 전쟁 위험도 위험이지만 영양실조, 질병 등 예방할 수 있는 이유들로 수천명이 목숨을 잃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0월 콜레라 감염 사례가 매주 1만건씩 보고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은 예멘 인구의 75%에 해당하는 2220만명이 인도주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며 1780만명은 다음 끼니를 어떻게 때울지 모른다고 전했다. 1600만명은 안전한 식수와 기본적인 위생이 갖춰지지 않았으며 어린이 넷 중 한 명은 학교를 다니지 않고 200만명이 집 없이 떠돌고 있다고 참상을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터키 매체 “카슈끄지 살해 지시 ‘결정적 증거’ CIA가 갖고 있다”

    터키 매체 “카슈끄지 살해 지시 ‘결정적 증거’ CIA가 갖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한 배후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라는 것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증거’를 미국 정보당국이 갖고 있다고 터키 매체가 보도했다. 터키 최대 일간지 ‘휘리예트’의 친정부 필진 압둘 카디르 셀위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카슈그지 제거 지시’를 내리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통화 녹음을 갖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셀위는 이 정보의 출처를 ‘복수의 익명 소식통’으로만 제시했다. 휘리예트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터키에 급파된 지나 해스펠 CIA 국장이 CIA가 카슈끄지 사건과 관련, 무함마드 왕세자와 동생 칼리드 빈 살만 주미 사우디 대사 간 전화 통화 등 왕세자의 통화를 감청한 내용을 갖고 있다고 터키 측에 암시했다는 것이다. CIA가 통화 감청으로 “카슈끄지를 빨리 침묵시키라”는 지시를 내리는 무함마드 왕세자의 목소리를 포착했다는 것이다. 셀위는 “CIA가 일반에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통신감청 기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입이 쩍 벌어질 만한 증거들이 더 드러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국제 수사를 촉구했다. 한편 이날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요하네스 한 EU 확대담당 집행위원과 공동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사우디의 조처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비판하면서, 카슈끄지 살인 용의자들이 터키로 송환돼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살인 현장인 사우디 총영사관은 빈 협약에 따른 외교 공간이지만, 동시에 터키 땅에 있으므로 용의자들은 터키에서도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모게리니 고위 대표는 “철저히 투명하고 신뢰할 만한 수사로 완결됐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말해 사우디의 수사로 진상이 완전히 규명되지는 않았다는 입장을 표했다. 그는 “살인의 책임자들, 진정한 책임자들이 대가를 치러야 한다. 진짜 책임자들은…여기까지만 얘기하겠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 종합 문제해결 능력 키워야”

    “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 종합 문제해결 능력 키워야”

    유은혜 “인문·사회·예술 분야 소양도 중요”“현재의 기업들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은 미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판적 사고와 의사소통 기술을 갖춘 인재를 요구합니다. 이러한 교양을 키울 수 있는 교육 제도가 글로벌 고등교육 시스템 안에 자리잡아야 합니다.”(린 파스케렐라 미국대학협회장) 4차 산업혁명 등 미래를 대비한 대학들의 교양교육 방향을 찾기 위해 국내외 석학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교양교육이란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종합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가르치는 것을 뜻한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국제 교양교육포럼’을 개최했다. 교양교육 국제포럼은 국내에선 처음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축사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사회에는 전공 교육도 중요하지만 인문·사회·문화·예술 분야의 기초 소양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조연설을 한 파스케렐라 회장은 “탈산업 지식기반 경제사회에선 대학 교육이 변해야 한다”면서 “모든 대학은 학생들이 교육받은 내용을 직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교육을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도연 포스텍 총장은 강연을 통해 “다가올 시대에는 평균수명이 길어져 대학 졸업 후에도 5~6번 직장을 바꿔야 할 것”이라면서 “이런 시대에는 직장에서 일할 수 있는 능력을 넘어 새 직장을 찾고, 이를 위해 언제든지 배울 수 있는 능력을 키워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학 연세대 총장은 “우리나라는 학점 경쟁에 매달리다 보니 협동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다”면서 “기업 등이 학점보다 학생의 자질을 보는 등 사회적 변화가 같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오르그 크라우쉬 독일 요하네스 구텐베르크대 총장은 “구텐베르크대는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 실패를 통해 배움을 얻을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주는 ‘미래에 걸맞은 인재 양성’을 교육 모토로 삼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번 포럼은 22일까지 이어진다. 23~24일에는 대구 계명대에서 교양교육 국제학술대회가 연계행사로 개최된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쥬라기월드’ 속 벨로시렙터가 진짜 무서운 이유 알고보니

    [달콤한 사이언스] ‘쥬라기월드’ 속 벨로시렙터가 진짜 무서운 이유 알고보니

    1993년 여름 개봉한 영화 ‘쥬라기공원’은 지난 6월 ‘쥬라기월드:폴른킹덤’까지 5편이 만들어지면서 공룡 팬들을 열광시켰다. 5편이 만들어지는 동안 다양한 공룡들이 등장했는데 이 중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공룡이 다름 아닌 ‘벨로시렙터’이다. 공룡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서 렙터나 벨로시렙터로 불리는 벨로키랍토르는 7500만년 전~7100만년 전인 중생대의 후기 백악기에 살았던 육식공룡이다. 몽골과 중국지역에서 발굴된 벨로키랍토르는 ‘재빠른 약탈자’라는 의미처럼 몸집은 작지만 빠른 속도와 민첩성을 보이며 무리를 지어 사냥하기 때문에 자기보다 큰 몸집을 가진 먹잇감을 사냥하는데 유리했다. 많은 고생물학자들은 중생대에는 지금보다 산소가 부족했기 때문에 동물들이 빠르게 움직이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지만 벨로키랍토르는 시속 64㎞의 속도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돼 그 비밀을 풀기 위해 많은 연구자들이 골머리를 앓았다. 그런데 최근 벨로키랍토르의 비밀 무기는 날카로운 발톱이나 이빨이 아닌 다름아닌 대기 중 산소양과 상관없이 일정하게 산소를 전신에 공급해줄 수 있는 초고효율의 폐 덕분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중국 린이대, 산둥성 텐위자연사박물관, 난징 지질학·고생물학연구소, 중국과학원,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대 공동연구팀은 벨로키랍토르의 기동성과 사냥실력은 다름 아닌 강화된 폐 ‘슈퍼 렁’(Super Lung)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22일자에 실렸다.많은 생물학자들이 공룡에서 분화된 새들이 독특하고 정교한 호흡시스템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고생물학자들은 공룡들이나 초기에 분화된 새들도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을 벌이고 있다. 사람이나 다른 포유류들은 숨을 쉬면 폐가 팽창하고 수축하는 것을 반복하지만 새의 폐는 팽창과 수축하지 않고 경직돼 있는 상태이다. 새처럼 폐가 고정돼 있는 경우 산소의 지속적 공급과 흐름을 가능케 하고 폐의 팽창, 수축하는데 쓰는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새의 폐와 같이 움직임이 없는 ‘강화 폐’가 공룡들에게도 있었는지, 언제부터 나타나 진화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새와 날지 못하는 공룡들의 척추와 갈비뼈 같은 골격 형태를 비교하는 컴퓨터 모델을 개발해 분석했다. 그 결과 벨로키랍토르와 스피노사우르스 같은 육식공룡들도 조류와 비슷한 폐구조를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현재는 공기 중 산소가 20%에 이르지만 당시에는 10~15%에 불과해 산소를 충분히 흡수해 사용할 수 있는 동물들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런 강화 폐는 공룡들에게서 처음 발견됐으며 이후 비행을 하는 조류에게 전달돼 진화된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과학원 고척추동물·고인류 연구소 징메이 오코너 박사는 “공룡의 폐조직은 지금까지 보존될 수 없기 때문에 폐조직을 발견해 분석하기는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폐를 둘러싸고 있는 뼈의 구조를 보고 추정할 수 있는 것”이라며 “벨로키랍토르와 스피노사우르스 같은 공룡들의 폐는 다른 공룡들의 폐보다 효율성이 높아 발톱이나 이빨보다 빠른 기동성이 먹잇감들에게는 위협적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간디가 흑인 멸시” 말라위서 동상 반대 움직임 격화

    “간디가 흑인 멸시” 말라위서 동상 반대 움직임 격화

    아프리카 말라위 국민들이 인도의 독립 영웅 마하트마 간디(1869~1948) 동상을 자국 내에 세우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간디가 흑인을 멸시한 인종차별주의자였다는 이유 때문이다.14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말라위 정부가 경제중심 도시 블랜타이어에 간디 동상을 세우려는 계획을 반대한다는 온라인 청원에 현재 3000여명이 서명했다. 이들은 청원서에서 “간디는 인도인들이 아프리카인들보다 우월하다고 믿고 아프리카인들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많이 했다”고 지적했다. 간디 동상 건립에 반대하는 활동가 음코타마 카텐가-카운다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말라위와 아무 상관없는 간디를 기리는 것은 불쾌하다”고 말했다. 말라위 정부는 인도와의 외교관계를 염두에 두고 두 달 전부터 간디 동상을 세우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인도 정부가 말라위 남부 최대 도시인 블랜타이어에 1000만 달러를 투입해 아트콘퍼런스센터 건설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하자 말라위 정부가 이에 화답해 간디 동상을 세우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말라위 정부는 간디가 인도와 아프리카에서 식민주의에 맞서 투쟁한 역할을 인정해 동상을 건립하는 것일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간디는 아프리카에서만큼은 논쟁적인 인물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대의 애쉰 데사이 교수와 쿠아줄루 나탈대의 굴람 바헤드 교수가 공동 집필한 ‘남아공 사람 간디’는 간디가 21년 간 남아공에 거주하며 남아공 흑인을 ‘검둥이’라고 폄하하는 등 흑인을 차별했다고 적고 있다. 간디의 손자이자 전기작가인 라즈모한 간디도 “할아버지가 흑인에 대해 무지했고, 편견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이런 이유로 앞서 가나에서도 간디 동상 철거를 요구하는 운동이 일어났다. 2016년 가나대 교수들은 간디가 흑인을 차별한 점을 문제 삼으며 교내에 세워진 간디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칼럼니스트 박사의 사적인 서재] 민담의 역설, 그리고 삶의 역설… 그 안의 부조리

    [칼럼니스트 박사의 사적인 서재] 민담의 역설, 그리고 삶의 역설… 그 안의 부조리

    민담의 심층/가와이 하야오 지음/고향옥 옮김/문학과지성사/399쪽/1만 5000원‘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이라는 조건은 곰곰이 생각해 보면 놀랍다. 고정돼 있지 않은 바람결 같은 과정을 통해 이야기는 깎여 나가고 덧붙여진다. 그러나 가장 강렬한 장면, 인상적인 부분은 이야기의 척추처럼 깊고 단단하게 남는다. 무엇이 남고 무엇이 사라지는가. 그 기준은 논리도 아니고 교훈도 아니다. 그렇다면 민담을 오늘까지 전해지게 하는, 계속 읽히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저자 가와이 하야오는 일본에 융 심리학을 최초로 소개한 임상심리학자다. 일본 문화청 장관을 역임하는 등 일본 지성계의 거목으로 인정받던 그는 특히 아동문학, 그림책, 신화, 민담에 주목했다. 그 안에서 인간의 삶을, 무의식의 세계를 찾아보려 했다. 이 책에서는 그중에서도 그림동화 열 편을 핵심적으로 다룬다. ‘트루데 부인’, ‘헨젤과 그레텔’, ‘게으른 세 아들’, ‘두 형제’, ‘들장미 공주’, ‘충신 요하네스’, ‘황금새’, ‘수수께끼’, ‘지빠귀 부리 왕’, ‘세 개의 깃털’이 차례차례 관찰대 위에 오른다. 저자는 태어나고 성장하고 자기실현을 이루는 삶의 과정 하나하나를 민담과 견주어 이야기한다. 그는 이야기 속의 대화와 행동, 도구, 숫자 등을 분석하고 그 안에서 상징을 찾아내고 해석한다. 아무 말 대잔치 같던 이야기가 사실은 대단히 정교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게 드러난다. 민담의 역설은 삶의 역설을 반영하고, 민담의 부조리는 삶의 부조리를 선명하게 보여 준다. 민담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삶에서 늘 접하게 되는 선택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저자는 말한다. “민담은 어떠한 물음에 대해서도 대답을 마련해 두고 있다.” ‘헨젤과 그레텔’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이야기도 있고 처음 들어 보는 이야기도 있다. 주로 다루는 이야기는 뒤편의 부록에 따로 실어, 글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도왔다. 그러나 그 이야기 말고도 동서양을 망라하는 무수한 이야기가 불쑥불쑥 올라온다. 거기에 자신이 심리치료를 하면서 만났던 내담자들과의 경험이 겹치면서 이야기는 생생한 의미를 띤다. 민담이 그토록 강조하듯, 삶은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위험과 고난을 기꺼이 지불할 때 이루어지는 성장과 자기실현에 대해 민담처럼 효과적으로 알려 주는 장치는 흔치 않다. 이 책은 1977년에 출간돼 40년의 시간 동안 꾸준히 사랑받으며 일본인들의 ‘인생의 처방전’ 역할을 해 왔다. 이 책을 계속 찾게 하는 힘은 또 무엇일까. 민담의 힘은 이 책 안에도 담겨 있다.
  • 제46회 범음악제, 10/6~10/13 대구·전주·제주·서울서 개최

    제46회 범음악제, 10/6~10/13 대구·전주·제주·서울서 개최

    제46회 범음악제(Pan Music Festival)가 10월 6일 대구, 전주 공연을 시작으로 13일 서울 공연까지 7일 간 국내 4개 도시에서 개최된다. 국제현대음악협회(ISCM) 한국위원회가 주최하는 이 행사에서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국내 및 해외 작곡가의 작품과 위촉 작곡가의 작품 등 총 31 개 작품이 소개된다. 이와 함께 지난 7월부터 9주간 진행되었던 어린이 창작음악 프로젝트 OPUS1 음악회를 통해 미래의 작곡가를 꿈꾸는 어린이들의 작품이 발표된다. 문체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을 통해 이루어지는 이번 음악제의 무대는 전국 규모의 음악제로 10월 6일은 대구콘서트하우스와 전주대학교 콘서트홀에서 음악회를 개최하며, 7일 제주대학교 콘서트홀,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 동안 3회의 공연이 서울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리게 된다. 특히 올해는 독일의 청소년현대음악연주단체인 ‘LJNM Thühringen’을 초청하여 음악회를 개최하고, 어린이 창작음악 프로젝트 OPUS1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등 클래식 창작음악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각별한 교육적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국제교류의 일환으로 진행된, 일본작곡가협회의 작품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곡가 3인의 작품이 음악제 기간에 연주된다. P.부르디외가 ‘음악’을 대표 사례로 든 사회적 차별의 ‘구별짓기’ 즉, 교육, 특권, 계급화 이론은 여전히 문화와 정치, 경제관계를 다루는 이론분석에 대부분 인용되고 있고 현대음악 역시 고전음악과 더불어 지식층 차별화로 비판받아왔다. 그러나 20세기말부터 ‘음악잡식성(R.피터슨)’ 즉, 팝, 힙합, 클래식, 현대음악을 다양하게 소비하는 지식인의 음악소비양태로 인하여 음악의 ‘구별짓기’가 곧 사회적 차별이라는 등식이 무너지는 ‘계급적 전도’가 주목되면서 단지 음악계 뿐 아니라 사회학 등 기존 지식체계에도 충격을 주었다. 뿐만 아니라 2010년대에 접어들어 양극단적 혐오, 분노가 노골화되는 사회현상의 분석, 대안을 찾지 못하자 급기야 감정이 직접 표출되는 세상에 대해 인식이 아닌 ‘감정’에서 사유의 연결고리를 찾으려는 노력, 특히 ‘음악’적 사유를 비음악적 사회이론 전반에 도입해야 한다는 시도가 영국, 독일 등에서 시작되고 있다. ‘세계질서가 붕괴되고 나서야 비로소 그 질서를 고찰하기 시작한다’는 울리히 벡의 말이 현실이 되고만 것이다. 항상 우리 곁에 유령처럼 붙어 다니고 집단행사의 첫머리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음악이라는 감정양식은 ‘구별짓기’ 특권이 아닌 감정사회의 대안을 찾아가는 첫 실마리로서 사회학, 인류학 등 학문과 지식창고를 개방하는 임무가 눈앞에 와 있다. ‘음악숭배’(P.라쿠라바르트)라는 음악의 매혹과 그 일면의 음악상품화라는 이중구속의 심화 속에서 창작음악은 정말 사회이론적 대안 찾기를 횡단하고 강박적으로 물화되어가는 삶을 극복하는 필수영양소가 되어줄 수 있을까? 백승우(가천대 교수) 범음악제 운영위원장은 “범음악제는 매년 실험적이면서도 도전적인 시도를 통해 사회적 차별을 넘어선 남다른 음악제를 지향해왔습니다. 올해는 다양한 연령층에서 다양한 편성의 창작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음악제를 기획하였습니다. 국내 4개 도시에서 동시에 개최되는 음악제인 만큼 서로 다른 지역에서 살아가는 청중이 음악을 통해 시대의 흐름을 함께 느끼고 소통하는 것이 이번 범음악제이기도 합니다.”라며 기획 방향을 설명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헬무트 페터 랑(Helmut Peter Lang), 지오다노 브루노 도 나시멘토(Giordano Bruno do Nascimento), 요하네스 힐데브란트(Johannes Hildebrandt), 마코토 시노하라(Makoto Shinohara), 신 하시모토(Shin Hashimoto), 사토루 이케다(Satoru Ikeda), 데이비드 래퍼티(David F. Rafferty) 등의 해외 작곡가를 비롯하여 김광희, 김수호, 김영, 구자만, 박은경, 박정양, 백승우, 염미희, 이경우, 이문석, 이은화, 이일주, 이정연, 이재홍, 이한신, 이해미, 임승혁, 지성민, 정미선, 정승재, 최원석 등의 중견 작곡가 그리고 강상언, 박세종, 주은혜 등 신진 작곡가들의 작품이 연주된다. 또한 트리오 콘 스피리토, 화음챔버오케스트라, LJNM Thüringen, 대구 뉴 뮤직 앙상블, 앙상블 스턴 등 국내외 최고 연주단체가 함께하여 어린이 작곡가부터 국내외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의 창작 음악을 연주하며 세대를 아우르는 참여적인 공감의 무대를 선사한다. 범음악제에 대한 자세한 공연정보는 국제현대음악협회 한국위원회 홈페이지(www.iscm.or.kr)와 범음악제 페이스북(panmusicfestival)를 통해 알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주영의 구석구석 클래식] 영화 ‘클라라’가 선물한 흥미로운 상상

    [김주영의 구석구석 클래식] 영화 ‘클라라’가 선물한 흥미로운 상상

    독일 영화 ‘클라라’(2008) 는 ‘독일의 신사임당’인 현모양처의 표본 클라라 슈만의 이야기를 다룬다. 기둥 줄거리는 남편 로베르트 슈만의 마지막 모습과 혜성처럼 나타난 스무 살 청년 요하네스 브람스와의 만남 등을 담았지만, 내게 흥미로운 부분은 영화 중간에 등장하는 클라라의 지휘다. 슈만은 뒤셀도르프로 이사온 직후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게 되는데, 건강 문제와 레퍼토리 선정상의 갈등으로 단원들과 사이가 좋지 못했다.어느 날 아픈 남편을 대신해 오케스트라 리허설을 찾은 클라라는 포디엄에 오르기까지 적지 않은 실랑이를 벌인다. 이유는 단 한 가지. 여자가 지휘를 하는 경우는 없다. 이 장면의 결말은 교향곡 3번 ‘라인’의 한 부분을 멋지게 소화해 내는 클라라의 모습으로 마무리된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달랐다. 19세기 중반 유럽 여성의 활동 영역은 이른바 음악계의 ‘셀럽’이었던 클라라에게조차 지극히 제한돼 있었고, 정식 연주가 아니라 리허설이라도 그 자리가 쉽게 허용되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다. 여성에게 음악학교 입학조차 어려웠던 당시의 유럽 분위기가 조금 바뀌어 클라라가 더 많은 공부와 교류를 가졌다면 어쩌면 우리는 클라라 슈만이 아닌 클라라 비크(그녀의 결혼 전 이름)라는 걸출한 작곡가를 만났을지도 모른다. 현존하는 클라라의 많지 않은 작품들은 보석과 같은 아름다움을 품고 있으며 충분히 더 연주될 가치가 있다. 남편 로베르트 슈만의 이른 죽음도 안타깝다. 1856년 세상을 떠났지만 2년간 투병 생활을 해 실상 그의 인생은 44년 남짓이었다. 여러 명의 자식을 남기고 일찍 세상을 뜬 남편의 뒤를 이어야 했던 클라라의 인생, 그 후의 하이라이트는 프란츠 리스트와 리하르트 바그너를 포함한 표제음악 대가들과의 갈등이다. 슈만과 리스트는 한 살 차이의 절친인데, 피아니스트로 리스트와 호각세이던 클라라는 리스트의 쇼맨십적인 기질과 지나치게 화려한 연주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았다. 슈만이 그의 대표작 환상곡 C장조 작품 17을 리스트에게 헌정한 사실을 남편 사후에 알게 된 클라라는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슈만의 작품과 그가 지향했던 예술 세계를 충실히 대변하는 활동을 펼친 클라라는 1896년 77세로 사망하기까지 꼿꼿한 음악적 자존심으로 정상의 자리를 유지했는데, 이런 그녀를 리스트와 그의 제자들은 보수적이고 낡은 스타일이라며 비난하곤 했다. 그녀의 우군은 브람스였다. 그 역시 묘사음악에 주력하던 리스트의 반대편에 서서 음악 그 자체가 중심인 ‘순수음악’을 신봉했는데, 브람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대두된 라이벌은 리스트의 절친이자 훗날 사위가 된 바그너였다. 독일 악극의 시작이자 끝이라 할 수 있는 바그너는 당시로는 급진적인 화성 전개와 작곡법, 자신만의 철학이 담긴 독특한 드라마로 오페라를 만들어 엄청난 추종 세력을 거느렸다. 이른바 브람스파와 바그너파의 대립은 19세기 음악사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기도 한데, 제자들에게까지 이어진 이 갈등은 사실 클라라와 리스트의 대결에서부터 시작됐다고 보는 것이 옳을지도 모른다. 슈만의 부인과 친구가 빚어낸 흥미로운 대결의 역사가 아닐 수 없다. 이들의 대립은 음악사에서 부정적인 결말로 끝나지 않았다. 표제음악(바그너)과 순수음악(브람스)의 서로 다른 색깔과 목표점은 서로 견제하며 끊임없는 진화를 거듭했고, 20세기 초의 수많은 음악사조에 오롯이 영향을 끼쳤다. 요컨대 반드시 필요한 싸움이었다는 것은 분명하나, 그래도 여전히 하나의 가정은 이어진다. 만약 둘과 모두 가까웠던 음악가이자 문필가 로베르트 슈만이 70세 정도까지 생존했다면 우리가 아는 이 대립의 모양은 다른 형태로 나타났을까. 19세기 초 약 10년의 시간 차를 두고 태어난 낭만음악의 대가들을 생각할 때마다 드는 재미있는 공상이다.
  • 인니 강진 발생 순간 150명 구하고 목숨 잃은 관제사, 영웅으로

    인니 강진 발생 순간 150명 구하고 목숨 잃은 관제사, 영웅으로

    28일(이하 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에서 발생한 규모 7.5의 강진과 이어진 쓰나미로 인한 사망자 수가 420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150명의 추가 사상자를 막고 목숨을 잃은 한 항공교통 관제사의 사연이 공개됐다. 30일 현지언론과 외신 보도에 따르면, 규모 7.5의 강진이 발생한 28일 오후 중앙술라웨시주 팔루에 있는 무티아라 공항에서 관제사 한 명이 지진의 여파로 사망했다. 목숨을 잃은 관제사는 안토니우스 구나완 아궁이라는 이름의 21세 남성으로, 이날 지진이 일어나면서 관제탑이 심하게 흔들려 벽이 부서지기 시작할 때까지도 자리를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 국영 항공관제기구 에어나브(AirNAV)의 요하네스 시라이트 대변인에 따르면, 아궁 관제사가 마지막까지 관제탑에 남았던 이유는 당시 활주로에 여객기 1대가 이륙을 준비 중이었기 때문이다. 해당 여객기는 현지 저가항공사 바틱에어의 6321편(에어버스 A320-200)으로 승객과 승무원 등 총 150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시라이트 대변인은 “아궁 관제사의 이같은 결정이 그의 목숨을 앗아갔지만, 잠재적으로 수많은 다른 사람을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궁 관제사는 해당 여객기가 이륙하자마자 관제탑이 심하게 흔들려 건물이 언제라도 무너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4층 높이에서 뛰어내렸다. 하지만 그는 떨어질 때 받은 충격으로 그만 다리가 부러졌고 장기까지 손상되고 말았다. 동료 관제사들이 그를 즉시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급히 옮겼지만, 한 의사는 그의 목숨을 구하려면 다른 도시에 있는 더 큰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고 권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가장 가까운 칼리만탄 발릭파판에 있던 헬리콥터 1대를 현장으로 불렀지만, 아궁 관제사는 불행히도 헬기가 팔루에 도착하기 직전 숨을 거두고 말았다. 한편 아궁 관제사의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네티즌은 그에게 애도를 표했다. 일부 네티즌은 그가 수많은 목숨을 구하기 위해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는 점에서 그를 영웅으로 추대했다. 사진=에어나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다이노+] ‘체중 12t’ 2억 년 전 지상 최대 신종 공룡

    [다이노+] ‘체중 12t’ 2억 년 전 지상 최대 신종 공룡

    지금으로부터 약 2억 년 전인 쥐라기 초기에 아프리카 대륙에 살았던 신종 공룡이 발견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비트바테스탄트대 연구진은 남아공 프리스테이트주(州)에서 발견된 공룡 화석이 신종으로 확인됐다고 세계적 학술지 ‘셀’ 자매지인 ‘커런트 바이올로지’ 최신호(27일자)에 발표했다. 신종 공룡은 쥐라기 후기에 살았던 사족보행 초식공룡인 아파토사우루스(브론토사우루스)와 같은 용각류에 속하며, 그 몸무게는 무려 12t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오늘날 지상 최대 동물인 아프리카코끼리보다 2배 무거운 수치다. 연구진은 신종 공룡이 용각류의 진화를 엿볼 수 있고 그 몸집은 당시 지상 최대였던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남아공 원주민 말로 새벽의 거대한 천둥소리를 뜻하는 ‘레두마하디 마푸브’(Ledumahadi Mafube·이하 레두마하디)라는 학명을 붙였다.레두마하디 화석은 지난 2012년 처음 발견됐다. 이후 연구진은 발굴 조사를 통해 나온 뼈를 분석해 해당 개체가 14세 정도로 추정되는 완전히 자란 성체임을 확인했다. 특히 이 공룡은 앞다리 골격에서 용각류 진화 과정의 과도기에 드러나는 특징이 고스란히 확인됐다. 공룡의 앞다리는 뒷다리만큼 크지만 그보다 잘 구부릴 수 있는 구조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이 공룡이 당시 두 발로 걸었는지 아니면 네 발로 걸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공룡과 파충류 등 동물의 자료를 수집해 출토된 화석의 자료와 비교했고 이 공룡이 네 발로 걸었다는 것을 알아낼 수 있었다. 또한 이 공룡은 같은 시기에 아르헨티나에 살았던 거대 공룡의 근연종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쥐라기 초기에는 오늘날 모든 대륙이 하나로 통합돼 있었다는 가설인 초대륙 판게아의 존재를 뒷받침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어 “당시 공룡들은 오늘날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에서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쉽게 걸어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사진=비트바테스탄트대, 커런트 바이올로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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