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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희 기자의 B컷 월드] 소확행

    [김민희 기자의 B컷 월드] 소확행

    대학생 시절 캐나다로 1년간 워킹홀리데이를 갔었다. 그때만 해도 패기가 넘쳐흘렀던지 부모님에게 생활비를 지원받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비행기 편도 티켓과 200만원을 달랑 들고 갔다. 돈은 2개월 만에 바닥났다. 생존을 위해선 달러를 벌어야 했다. ‘쓰리잡’을 뛰었다. 오전 9시~오후 2시엔 서브웨이에서 샌드위치를 만들고, 오후 4시부터 10시까지 한국 식당에서 서빙을 했다. 1주일에 두세 번은 근처 대학 학보사에서 편집을 도왔다. 문화 체험을 하러 간 학생이라기보다는 생계형 외국인 노동자에 가까운 나날이었다. 몇 달이 지났고, 좀처럼 몸에 붙지 않던 육체노동도 제법 익숙해졌다. 서늘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가던 어느 날의 출근길, ‘정말 행복하다’고 문득 생각했다. 모든 일이 내 뜻대로 굴러가고 있었다. 최저임금이나마 따박따박 돈을 벌었고 내 한 몸 누일 방도 있었다. 오롯이 내 힘으로 내가 꿈꾸던 외국 생활을 현실로 만든 것이다. 그때의 강렬한 행복감은 신기하게도 오래오래 잊히지 않았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소확행’, 작지만 확실한 행복은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었다. 8일자 한국일보에 실린 ‘2030 비트코인 우울증’이라는 기사를 보면서 그때의 기억을 떠올렸다(아쉽게 묻힌 ‘B컷’ 국제 기사를 소재로 삼는 이 칼럼의 본래 취지와 살짝 어긋나지만 용서해 주시길). 기사는 가상화폐로 쉽게 큰돈을 버는 사람들이 생겨나면서 2030세대가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한 우울증을 호소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누군가 남긴 “쥐꼬리만 한 월급 받아 봤자 ‘헬조선’ 탈출하기 어려우니 비트코인에 매달리는 것 아니겠냐”는 댓글을 읽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맞다. 나 같은 밀레니얼 세대는 부모인 베이비붐 세대보다 인생이 팍팍하다. 천신만고 끝에 취직을 해도 더디 오르는 월급으론 쑥쑥 치솟는 물가와 집값을 감당할 수 없다. 베이비 부머가 동네 뒷산마냥 가뿐히 정복하던 결혼·출산·내집마련은 밀레니얼 세대에겐 멀고 아득한 에베레스트산 같은 것이 됐다. 이런 판국에 인생을 한 방에 바꿀지도 모르는 가상화폐에 빠져드는 마음은 이해한다. 겁이 나서 이제껏 주식도 못 사본 나도 엉덩이가 들썩인다. 그런데 가상화폐에 뛰어들어 돈을 번다고 해서 그게 행복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그럴 것 같지는 않다. 100만원을 벌면 1000만원을 번 사람을 따라잡지 못해 안달할 거다. 24시간 돌아가는 장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불안과 초조에 시달릴 거다. 가상화폐의 등락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 거기에 내 삶을 걸면 내 인생마저도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이 돼 버린다. 어느 날 아침 캐나다의 길거리에서 내가 얻은 깨달음에 비추어 보면 행복의 조건은 꽤나 단순하다. 내 인생의 주체로 완벽히 기능하는 것이다. 행복의 정도로 따지면 좋아하는 글을 쓰며 밥벌이를 하는 내가 가상화폐로 대박을 터뜨린 사람보다 훨씬 윗길일 거라고 굳게 믿는다. 내가 마음먹은 대로 인생을 온전히 리드하고 있다는 성취감만큼이나 중독성 있는 행복은 없으니까. 한 번 맛들이면 절대로 빠져나올 수 없는. haru@seoul.co.kr
  • [양진건의 유배의 뒤안길] 한반도의 본이 되려면

    [양진건의 유배의 뒤안길] 한반도의 본이 되려면

    산업연구원(KIET)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고도성장을 견인했던 서울이 쇠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고 했다. 인근 경기도와 충청 지역에 산업단지와 행정타운 등이 생기면서 인력이 많이 빠져나감으로써 서울의 소득증가율과 인구증가율이 전국 평균에 못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경기, 충남, 충북, 경남, 제주는 성장 지역으로 분류했다. 특히 제주는 높은 경제성장률에 따른 생산 가능 인구 유입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2006년 특별자치도로 승격된 이후 관광지 등 지역 개발 속도가 빨라진 효과라는 것이다. 제주관광객이 2005년 502만명에서 지난해 1475만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고, 귀농·귀촌 인구도 해마다 증가해 ‘일자리가 사람을 부른다’는 공식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고 했다. 이와 달리 전남, 경북은 생산 가능 인구를 늘릴 방법이 없어 쇠퇴 지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래서 전남은 제주도까지 해저터널을 뚫겠다는 황당한 계획을 잊을 만하면 발표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중앙집권적 정치제도가 확립돼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방 경시의 병폐가 누적됐다. 모든 것이 서울에 집중되고 서울의 중앙은 자기가 늘 전체인 것처럼 착각해 왔으며 지방에 대해 중앙사대주의를 조성해 왔다. 이런 점에서 서울의 쇠퇴와 유배지였던 제주의 성장은 의미가 크다. 러시아 시베리아도 요즘 저렴한 전기요금을 앞세워 비트코인 채굴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디지털 골드 러시’라고 할 정도로 비트코인 채굴을 본업으로 삼는 주민들이 늘어나면서 시베리아에 비트코인 광산을 건설하려는 계획까지 나오고 있다. 시베리아는 동방을 침략한 러시아제국이 지역의 지배권을 확고히 하기 위해 활용했던 유배지였다. 프랑스혁명의 영향으로 1825년에 일어난 ‘12월혁명’에 참가했던 귀족 청년 장교들의 유배를 계기로 이르쿠츠크는 ‘시베리아의 파리’로 불렸다. 20세기 초에 이르쿠츠크를 거쳐 간 유배인은 연간 2만여명에 달했으며, 소련은 시베리아 유배 정책을 더 강화했다. 이런 동토의 유배지 시베리아가 ‘컴퓨터 금광’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니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런 제주도의 성장과 시베리아의 변화가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유배지로 남아 있어야 한다는 말도 아니며 그럴 수도 없다. 그러나 감당하기 힘든 수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과잉관광’으로 발생하는 각종 문제는 이제 제주의 엄연한 현실이 됐으며, 가상화폐의 열풍으로 빚어지고 있는 노다지 꿈은 결국 시베리아를 투기장으로 만들 것이 불을 보듯 분명하기에 되물어보지 않을 수가 없다. “제주도는 탐라고국으로서 한반도의 본이 되게 하기 위하여 하늘이 여기에 둔 것이다. 제주도가 한반도의 본이고 한라산이 산의 본인 것마냥 제주도 사람들은 한국 사람의 본이 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말한 이는 민족교육운동의 대표이자 제주도의 마지막 유배인이었던 남강 이승훈 선생이다. 그는 변방의 유배지였던 제주도의 변화와 성장을 예감했던 것일까? 그러나 남강 선생이 예감하고 기대했던 제주도의 변화와 성장은 한반도의 본, 한국 사람의 본이 돼야 한다는 쪽이었다. 지금 제주도는 한반도의 본이고, 과연 제주도 사람은 한국 사람의 본인가. 본이 아니라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본이 돼야 하고, 될 수 있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제 제주가 나서서 대답해야 할 차례다.
  • [분권광장] 진정한 지방분권을 위해 스스로 역량 키워야/이재영 전남도지사 권한대행

    [분권광장] 진정한 지방분권을 위해 스스로 역량 키워야/이재영 전남도지사 권한대행

    지난해, 촛불이 타올랐다. 국정농단에 대한 뜨거운 분노였고, 적폐를 청산하자는 절박한 외침이었다. 촛불혁명으로 새 정부가 출범했고, 국민은 자신감을 키웠다. 지방분권 개헌을 원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지방분권에 대한 의견을 모으고 있는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우리의 지방자치는 어느 만큼 와 있는지 되돌아보았으면 싶다. 앨빈 토플러는 지방분권에 대해 “미래의 정치 질서이지만 적과 동지가 분명하지 않은, 전선이 따로 없는 힘겨운 전쟁”이라고 말했다. 분명 필요하지만 실현되기까지 길고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뜻이다. 그 점에서 대한민국 지방자치는 아직 ‘전쟁 중’이다. 1991년 지방자치제가 부활하고 사반세기가 넘었지만 갈 길이 멀다. 지자체의 인사, 조직, 재정권한이 제한되어 있고 재정자립도 역시 열악하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많은 기초자치단체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 또한 지방자치 발전에 걸림돌이다. 지방분권 개헌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이때, 정작 지방자치는 길을 헤매고 있다. 안정적이고 실질적인 지방자치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기반 구축이 필요하다.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지만 그중에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 시스템 구축, 지방재정 강화와 책임성 확보, 지방공무원의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진정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길은 가까이에 있다. 주민, 공무원 등 지방자치 주체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일본에 좋은 예가 있다. 규슈 지방 유후인이라는 마을의 주민들 이야기다. 이곳 주민들은 1970년대 거대한 골프장으로 바뀔 운명에 놓였던 마을을 힘을 모아 지켜 냈다. 이후에도 주민들은 ‘내일의 유후인을 생각하는 모임’을 통해 마을 가꾸기에 적극 나섰다. 마을 대표 길을 아름답게 만들고, 상가 간판도 예술작품처럼 꾸몄다. 문 닫는 골프장이 늘고 있는 요즘, 유후인은 일본 젊은이가 가장 가고 싶어 하는 마을이다. 한국에도 주민 중심 단체들은 있다. 자치단체 읍면동의 주민자치위원회는 주민이 직접 행정에 참여할 수 있는 장으로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다만, 활동 영역이 제한적이다. 행정을 이끈다기보다 부족한 부분을 돕는 정도이다. 진정한 지방자치를 위해서는 이런 단체들의 권한을 지금부터 조금씩 늘려 역량을 스스로 키우도록 해야 한다. 나중에 큰 권한을 받았을 때 혼란이 없도록 지금부터 연습하는 것이다. 지방분권으로 지방의 권한과 자율성을 늘리는 만큼 그에 걸맞은 재정능력과 그에 따른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 지방정부가 실질적으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지역별 불균형과 재정 편향성에 대한 조정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또 재정과 행정 관련 정보를 투명하고 상세하게 공개해 주민의 정책참여가 활성화될 수 있어야 한다. 공무원도 마찬가지로 역량을 키워야 한다. 지방분권이 되면 공무원의 업무와 재량권이 늘어나는 만큼 직무능력과 전문성이 요구된다. 바른 공직관을 지닌 유능한 인재를 뽑는 채용 시스템을 만들고 직군과 직렬별로 전문성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 근무 연차에 따른 맞춤형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 또한, 주민이 마을 발전을 위한 의견을 내놓았을 때 공무원은 이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열린 행정이 필요하다. 주민과 행정 사이에 벽을 허무는 것이다. 지방분권은 개헌으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그것을 이끌고 나갈 주체의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 주민과 행정이 꾸준히 역량을 키우면서 지방분권을 방해하는 잘못된 문화들을 뿌리 뽑아 나가야 한다. 바로 그 자리에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가 싹을 틔울 것이다.
  • [불어라 평창 신바람] 7년간 불태운 열정… 우리가 뛴다, 평창이 뜬다

    [불어라 평창 신바람] 7년간 불태운 열정… 우리가 뛴다, 평창이 뜬다

    ‘인프라도 턱없이 부족하고, 눈도 적게 내리는데 겨울올림픽 되겠어?’ 하던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2011년 10월 19일 출범해 지난 7년여를 쉬지 않고 달려왔다. 2003년 체코 프라하와 2007년 과테말라시티에서 개최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유치에 실패한 아픔까지 포함하면 20년 가까운 노고가 결실을 보기 직전이다. 조직위 직원이나 강릉시 등 개최도시 공무원들의 열정이 밑거름이 됐음은 물론이다. 다섯 분으로부터 대회 개막을 눈앞에 둔 절절한 감회와 성공 개최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들어 보고 국민들에게 바라는 점도 들어 본다. ■이재명 조직위 수송기획부장 ‘Go평창’ 앱 개발… 선수·관객의 든든한 발2015년 여름 조직위에 처음 파견됐을 때는 올림픽이 열리기는 하는 건가 하는 의구심과 씨름해야 했다. 철도나 도로, 주차장 등 공사는 진행 중이었지만 어느 정도 진척됐는지 파악하기조차 어려웠다. 인력도 부족해 발로 뛰어다니며 설득하고 통사정을 하기도 했다. 자동차 1만여대를 수용할 주차장 확보, 4500여대의 차량 공급 계약, 9000여명의 운전기사 확보 등 어느 하나 쉬운 일이 없었지만 이제 마무리됐다. 인프라 구축 못잖게 정교한 수송 시스템을 짜는 일도 중요해 선수와 경기 중심 수송, 편리하고 효율적인 수송이 되도록 하고 있다. 개최도시들의 교통통제와 올림픽전용노선(OL/ORN)을 지정 운영하고, 지능형교통시스템(ITS) 구축, 첨단 교통안내시스템 ‘Go평창’ 앱을 개발했다. 수도권 관람객의 심야 수송, 개최도시에서의 시내버스 무료 이용, 특별 제설대책 등도 마련했다. 이제는 준비된 계획이 차질 없이 실행되도록 세세히 점검하고 운영 인력들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국민들이 승용차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서 이동하며, 질서 유지와 교통약자 배려 등 개최국 국민과 개최도시 주민으로서 자부심을 보여 주는 일만 남았다. ■심상복 강릉시 공보관 바가지 숙박료 근절 노력… 친절 강릉 ‘스마일’참으로 멀리 달려왔다. 국격을 드높일 대회인데도 준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경기장 시설이나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분산 개최 논란이 일었고, 환경단체의 반대로 일부 시설의 착공이 지연됐다. 정부와 조직위, 개최도시의 불협화음은 물론 인프라 건설의 예산 문제, 서울~강릉 KTX 건설에 이르기까지 숱한 난관이 있었다. 그러나 7년이 넘는 시간 동안 꿋꿋이 매진해 온 결과 모두 마무리돼 최근에는 국내외 관람객들을 편안하고 친절하게 모시기 위한 세부적인 점검에 힘을 쏟고 있다. 빙상 경기가 주로 열리는 강릉에서는 차량 2부제, 대회 기간 노선버스 무료 운행, 셔틀버스 운행 계획을 완비하고 홍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적잖은 실망을 안긴 바가지 숙박요금에 대해 지속적인 단속과 계도를 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해 많이 진정됐음을 알리고 싶다. 물론 평소보다는 오른 가격이겠지만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는 염치없는 부탁을 드린다. 스마일(스스로 마음이 일어나는) 운동을 통해 친절한 서비스를 정착시켜 대회가 끝난 뒤에도 국내외 관람객들이 다시 찾고 싶은 강릉을 만들고 있다. 루지, 곤돌라, 대관람차 등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착실히 진행해 관광 일번지로 가꿔 나갈 계획이다. ■김만기 조직위 선수촌 국장 ‘내 집 같은 선수촌’ 화장실 변기까지 확인선수들의 잠자리와 식사, 휴식을 제공하는 선수촌 운영을 맡아 잠을 설치기 일쑤다. “쌍둥이 화장실로 입길에 오르거나 화장실 물이 제대로 안 빠져 입촌을 거부했다”는 다른 대회에서의 불평을 들을 때마다 온몸에 소름이 돋곤 한다. 개인적으로 2003년 프라하와 2007년 과테말라시티에서의 아픔을 모두 맛본 10년의 세월이 억울(?)해서라도 평창선수촌은 비슷한 불평이 나오지 않아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선수촌 운영 모토를 직원들의 의견을 모아 따뜻한 온돌방, 편리한 화장실, 밀집된 편의시설 등을 감안해 “내 집같이 편리한 선수촌”으로 정했다. 선수촌을 찾은 한 분은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조언해 가슴에 새기고 있다. 모든 가구에서 화장실 변기의 물을 동시에 내렸을 때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지만, 안주하지 않고 이달 중순 운영테스트를 비롯해 선수들의 문화 차이까지 감안해 확인하고 또 확인할 것이다. 지구촌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강원한우도 올여름 대관령의 청정 초원을 마음껏 뛰놀았고, 무엇보다 중요한 선수단 안전 확보에 관련 기관들의 공조시스템 또한 탄탄하다. 나머지 2%는 국민들이 열렬한 응원으로 채워 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곽기현 조직위 식음료기획부장 비빔밥·잔치국수·김밥, 입맛 잡을 비밀 병기식음료 부문 준비는 지난 연말에 이미 완료됐다. 22곳 식당에 주방 장비가 모두 들어가 언제든 서비스할 수 있다.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에 있는 차고지에는 지난달 26일부터 대회 준비 인력을 위한 식당의 문을 열었고, 강릉시 차고지에서는 지난 5일부터 식당 운영을 개시했다. 경기장별로 순차적으로 문을 열어 오는 20일쯤 22곳이 모두 운영된다. 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 선수단은 물론이고 관중과 운영 요원 등에게 모두 550만끼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8개 급식업체가 22개 식당에서 먹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선수촌 식단은 영양학적으로 균형이 잡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전문가 그룹과 논의하며 메뉴를 다듬는 데만 1년 이상 걸렸다.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는 것과 더불어 한국 음식 문화의 우수성을 보여 주려 한다. 1964년 도쿄올림픽을 통해 초밥의 세계화가 이뤄졌듯 한식도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 비빔밥, 잔치국수, 김밥이 3대 전략 음식이다. 햄버거보다 영양적으로 우수한 김밥이 세계적인 길거리 음식이 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 ‘페스티벌 누들’이라고 번역해 제공할 잔치국수는 서민적이고 저렴해 보편화될 수 있다. 이미 세계화된 비빔밥은 더욱 알리도록 하겠다. ■김강우 조직위 경기장운영부장 15일까지 눈 만들어… 새벽 5시부터 확인요즘은 새벽 5시에 하루 일과가 시작된다. 설상 경기장의 제설(製雪) 작업은 기온이 떨어지는 저녁에 시작해 밤새 이어지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 작업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경기장이 평창·강릉 곳곳에 있기 때문에 돌아보려면 매일 이동거리만 150㎞에 달한다. 정선 알파인스키 경기장은 제설이 100% 끝났고 나머지 설상 경기장도 오는 15일쯤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빙상 경기장도 이달 초 제빙 작업에 들어가 잘 마무리될 수 있을 것 같다. 최상의 시설을 준비했기 때문에 대회 기간 좋은 기록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대회까지 남은 기간에는 만들어 놓은 눈밭에 물꼬를 터 비가 오더라도 쉽게 빠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설상경기장의 눈은 120㎝만으로도 충분하지만 혹시 날씨가 따뜻해질 것에 대비해 30㎝를 더 다질 계획이다. 제설 작업이 계속되는 15일까지는 눈이 많이 오면 도움이 되지만 눈을 다 만들어 놓은 뒤에는 자연설이 내리면 이를 인공설 강도에 맞게 붙일 수가 없다. 본래 만들어 놓은 시멘트에 또 다른 시멘트를 덧붙이면 작업이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다. 추가로 내리는 눈은 인력으로 걷어내야 하는데 하늘이 도와 15일 이후에는 눈이 많이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 “평생 벌어도 집 못 사는데”… 2030 비트코인 올인

    “평생 벌어도 집 못 사는데”… 2030 비트코인 올인

    ‘일확천금’을 노리고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투자에 ‘올인’(다걸기)하는 2030세대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직장까지 내던지고 뛰어든 사례도 속출했다. “비트코인에 몇만원을 투자해 몇십억원을 벌었다”는 얘기가 이들을 ‘비트코인 좀비’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이런 세태의 원인은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극심한 취업난에, 평생 모은 돈으로 아파트 한 채 살 수 없고, 아무리 노력해도 결코 ‘금수저’를 이길 수 없는 현실의 벽에 부딪힌 20~30대들이 인생 역전을 위해 ‘비트코인 한탕주의’에 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계층 이동 마지막 통로’ 얘기까지 이처럼 경제적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가상화폐 투자가 계층 이동의 마지막 통로라는 얘기도 나온다. 취업준비생 A(30)씨는 지난해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든 뒤로 잠시 공부를 내려놨다. 실패를 거듭하는 취업에 매달리기보다 가상화폐 투자로 한몫 챙겨 지긋지긋한 취업 전선에서 벗어나 보겠다는 생각에서다. A씨는 9일 “일반 회사원이 10년 동안 한 푼도 안 쓰고 모아도 서울에서 내 집 하나 마련하기가 힘들다고 하니 취업해 봤자 암담한 미래는 바뀌지 않을 것 같다”며 한숨지었다.  정부의 규제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현행법상 아직 과세 근거가 없어 수백억원을 벌어도 세금은 0원이다. 거래 실명제 등 보호 장치가 도입될 움직임이 있지만 가상화폐 시장을 규제의 테두리 안으로 끌고 들어오려는 금융 당국의 시도는 오히려 광풍을 더욱 키우는 모양새다. 여기에 가상화폐 투자로 수십억원을 벌었다는 사례는 가상화폐 쏠림 현상에 기름을 부운 꼴이 됐다.  지난해 말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든 30대 직장인 B씨는 요즘 근무 중 수시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B씨는 “친구의 직장 동료가 가상화폐로 큰돈을 벌어 차를 대형차로 바꾸고 강남에 아파트를 살 돈까지 마련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주변 친구들도 너도나도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돈을 벌고 있다”면서 “인생을 바꿀 기회는 이번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상화폐 투자로 540억원을 벌었다는 글이 캡처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이 글을 올린 네티즌은 댓글에 사연을 적으면 10명을 뽑아 100만원씩 보내주겠다는 글을 잇따라 올렸다. 그러자 계좌번호와 함께 ‘반지하 고시텔에 살고 있다’, ‘개인회생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라며 번 돈을 좀 나눠 달라고 적은 댓글이 수백개가 달렸다. 가상화폐 광풍이 낳은 ‘웃픈’(웃기고 슬픈) 장면이다.  가상화폐 투자 정보 교환을 위해 만들어진 단체채팅방이나 인터넷 게시판에는 이름도 생소한 ‘잡코인’ 홍보가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거래소에 상장도 안 된 코인이지만 ‘로또 사는 셈치고 소액만 투자하라’는 유혹도 끊이지 않는다. 자칫 한순간에 폭락하거나 사라져 버릴 우려가 클 뿐만 아니라 사기 범죄의 대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젊은이들 게임처럼 즐겨… 규제 시급”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젊은 세대가 인터넷에 익숙하다 보니 가상화폐 거래를 거부감 없이 게임처럼 즐기고 있다”면서 “주식보다 변동성이 훨씬 크기 때문에 한탕주의를 노린 도박이나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상생활에 장애를 초래하는 등 부작용이 큰 만큼 규제장치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화장품 매장 테스트제품…기준치 최대 2000배 세균 ‘득실’

    화장품 매장 테스트제품…기준치 최대 2000배 세균 ‘득실’

    화장품 매장에서 제공하는 테스터 화장품에서 황색포도상구균 등 세균이 과다 검출됐다.한국소비자원은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함께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에 있는 16개 화장품 매장의 42개 테스터 화장품(아이섀도 16개, 마스카라 10개, 립 제품 16개)을 조사한 결과를 밝혔다. 조사대상 테스터 화장품 42개 중 14개 제품(33.3%)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미생물이 검출됐다. 테스터 제품은 모두 개봉된 제품이지만 개봉된 화장품에 대한 미생물 기준이 없어 개봉하지 않은 유통화장품 기준이 적용됐다. 립 제품 16개 중 4개 제품(25.0%)에서는 기준치 1000 이하인 총 호기성 생균이 1530∼214만cfu/g 수준으로 초과 검출됐고 3개 제품(18.8%)에서는 검출되면 안 되는 황색포도상구균이 나왔다. 총 호기성 생균 수는 살아있는 세균과 진균 수를 측정한 것으로, 세균·진균에 오염된 화장품을 사용할 경우 피부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며 상처가 있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경우 염증까지 발생할 수 있다. 황색포도상구균은 인체에 매우 흔한 감염증(피부질환, 구토, 설사, 복통 및 오심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세균이다. 아이섀도 16개 중 2개 제품(12.5%)에서도 총 호기성 생균이 510∼2300 cfu/g 수준으로 기준(500 이하)보다 더 검출됐고 1개 제품에서는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 마스카라 10개 중 5개 제품(50.0%)에서는 총 호기성 생균이 550∼2200 cfu/g 기준치(500 이하)를 초과해 나왔다. 소비자원은 “아이섀도·마스카라·립제품 등의 용기는 대부분 뚜껑을 열어 사용하는 단지 형태로,튜브 또는 펌프식 제품보다 교차오염 위험이 크다”며 “오염된 제품을 눈·입술 등과 같이 민감한 부위에 사용하면 피부질환·염증 등의 발생 가능성이 커 위생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조사대상 테스터 제품은 대부분 뚜껑 없이 개봉된 상태로 있었고, 개봉 일자도 없었다. 소비자원은 화장품협회에 테스터 화장품 안전성 확보를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을,관련 업체에는 테스터 화장품 위생관리 강화를 권고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어쩐지 불결해 보여 매장 테스터 화장품은 전혀 안 썼다. 집에서 쓰는 화장품도 관리를 못 하면 마찬가지로 세균 온상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edis****)”, “요즘 화장품이 천연 유행 탓에 방부제 등 약품을 안 쓰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세균이 생기는 것은 불가피한 결과(kyh4****)”라는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유 “연애스타일? 여자가 답답해 하는 타입”

    공유 “연애스타일? 여자가 답답해 하는 타입”

    배우 공유의 연애스타일이 재조명되고 있다.과거 MBC ‘섹션TV 연예통신’에 출연한 공유는 이상형과 연애 스타일에 대해 언급했다. 공유는 “어렸을 때는 자기만의 특별한 정서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 끌렸다면, 요즘은 편한 게 좋다”며 “감정 기복이 많으면 이제는 힘들 것 같다”며 구체적으로 말했다. 공유는 또한 자신의 연애스타일에 대해 “재밌는 사람도 아니라 애매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공유는 “(영화 ‘남과 여’를 함께 찍은)전도연 선배님께서 내가 왜 혼자인지 알겠다는 듯이 말씀하시더라. 여자 입장에서 답답해 할 스타일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공유와 정유미의 결혼설을 제기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에 대해 두 사람의 소속사인 매니지먼트 숲 측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이 시간 이후로 추가로 유포하거나 재생산하는 행위에 대해 어떠한 합의나 선처없이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사진=MBC ‘섹션TV 연예통신’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별별 이야기] 해맞이와 우주의 알쓸신잡/안상현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

    [별별 이야기] 해맞이와 우주의 알쓸신잡/안상현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

    새해 첫날 자정에 날짜가 바뀌는 순간 다른 나라 사람들은 불꽃놀이를 하며 신년을 축하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솟아오르는 해를 보며 새해를 맞는다. 일출을 하루의 시작으로 봐 왔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땅이 평평하다고 느낀다. 지표면에 붙어 사는 개미 같은 존재는 2차원을 초월해 둥근 지구를 상상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요즘은 삼척동자도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 나가면 온 세상 어린이를 다 만나고 오겠네”라고 노래를 부르고 다닌다. 지구가 둥그니까 한국과 반대편에 있는 나라로도 여행을 갈 수 있다. 둥근 지구의 자전 덕분에 한국인들은 새해 해맞이도 할 수 있다. 지구가 날마다 한 바퀴씩 자전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겨우 400년 정도에 불과하다. 이탈리아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종교 재판정을 나서면서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했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내려오지 않는가. 지구가 한 바퀴 자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날’이라고 한다. 달이 지구 둘레를 공전하는 동안 지구에서 볼 때 달의 모양은 지구가 약 29번 자전할 때마다 되풀이되며 변하는데 그 변화 주기를 ‘달’이라고 정했다. 마찬가지로 지구도 해의 둘레를 공전하는데, 지구에서 볼 때 해가 별자리에 대해 원래의 위치로 되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해’라고 했다. 지구의 자전축이 공전축에 대해 23.5도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동지, 하지, 춘분, 추분, 우수, 경칩 등 ‘24절기’ 개념이 생겼다. 고대 중국에서는 막대기 하나를 땅에 수직으로 꽂아 놓고 날마다 해가 정남쪽에 올 때 그림자 길이를 측정해 그림자가 가장 길어지는 날을 동지로 정하고, 그림자가 가장 짧아지는 날을 하지로 정했다. 동지에서 다음 번 동지까지를 ‘세실’(歲實)이라고 부른다. 2200년 전인 중국 한나라 초기에 한 해 동안 지구가 365바퀴를 돌고도 4분의1일을 더 돈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이다. 고대 이집트에서도 이런 막대기를 사용했는데 ‘노몬’이라고 불렀다. 또 그리스 델피에는 ‘그노티 세아우톤’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는데 바로 ‘너 자신을 알라’는 뜻이다. 영어에서 지식이라는 뜻의 ‘날리지’(knowledge)는 ‘k’가 묵음이어서 쓸데없는 글자처럼 느껴지지만 이 단어의 어원이 그리스의 그노시이며, 그 어원이 그림자 길이를 재던 노몬에서 온 것임을 알면 무릎을 칠 것이다. 당시 문명에서는 천문학이 지식을 대표했다는 말이다. 도구를 사용해 우주를 측정하면 그것은 지식이 된다. 이것이 과학의 출발점이고, 그 덕분에 과학은 색다르고도 성공적인 정신세계를 구축해 올 수 있었다. 무술년에는 한국이 과학 문명을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한 해로 발전시켜 나가면 좋겠다는 기대를 가져 본다.
  • [이상열의 메디컬 IT] 휴대용 혈당측정기의 신뢰성

    [이상열의 메디컬 IT] 휴대용 혈당측정기의 신뢰성

    필자는 지난 칼럼에서 의대 학생들과 디지털 헬스케어를 주제로 소통한 내용에 대해 소개했다. 이들은 디지털 헬스케어와 관련해 몇 가지 중요한 의문을 갖고 있었다. 이번 칼럼에서는 학생들의 여러 의문점 중 두 번째로 ‘디지털 헬스케어 장비의 신뢰성’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당뇨병 환자가 필자의 외래 진료실을 방문해 꺼내는 여러 질문 중에서 ‘자가 혈당 측정계’의 정확도와 관련한 내용이 많다. 일상생활에서 자가 혈당 측정계를 이용해 측정한 값은 때로 상당한 편차를 보이는데 환자들은 과연 이 값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 매우 궁금해한다. 지금은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구할 수 있는 장비이지만 사실 자가 혈당 측정계는 출시 초기인 1970년대만 하더라도 첨단 기술이 집약된 최고급 기기였다. 만일 이 장비가 최근 소개됐다면 요즘 말로 아마 ‘최고로 핫한 디지털 헬스케어 장비’라는 호칭을 얻었을 것이다. 첫 출시 후 50년이 돼 가는 현재 이 휴대용 혈당측정기의 정확성은 어느 정도일까. 핵심 기술이 충분히 안정화돼 있으므로 다양한 혈당측정기에서 측정한 값은 큰 편차 없이 거의 일정하지 않을까. 그런데 의외로 그렇지 않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서 발행한 ‘개인용 혈당측정 시스템 표준 시험방법 가이드라인’에 우리나라 자가 혈당 측정계의 정확성에 대한 허용 범위가 명시돼 있다. 이 규정은 국제 규정을 따른 것이다. 여기서 자가 혈당 측정계의 측정 오차는 포도당 농도 100㎎/㎗ 미만에서 ±15㎎/㎗, 포도당 농도 100㎎/㎗ 이상에서 ±15% 이내로 정해져 있다. 만일 환자의 혈당이 200㎎/㎗로 측정됐다면 이 환자의 실제 혈장 포도당 농도는 170~230㎎/㎗ 사이라는 것이다. 아마 독자들이 예상보다 큰 편차에 많이 놀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편차는 최근 널리 보급된 웨어러블 장비에서도 관찰되는 현상이다.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보급된 장비인 ‘활동량 측정계’의 측정 기술은 제조사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 제조사의 기술은 지적재산권으로 보호받기 때문에 기기별 측정 기술의 원리와 정확성에 대해 외부에 명확히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관련 분야 연구자들은 시판 중인 주요 활동량 측정계의 제조사별 정확성을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연구에서 상용화된 활동량 측정계 대부분이 제조사와 무관하게 비교적 높은 정확성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된다. 건강한 개인의 일상을 기록, 관리하는 데 큰 무리가 없는 수준의 정확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유명 제조사의 활동량 측정계라도 측정 조건에 따라 20~30% 내외로 제법 큰 오차를 보이는 경우가 있다. 이 정도의 오차는 결코 작지 않아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임상 경과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발표된 한 연구에서 걸음 수, 걸은 거리 등 관련 기술이 안정돼 있고 상대적으로 많은 사용자가 활용하는 지표의 측정 오차는 제조사가 다르더라도 장비 간 편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에너지 소비량, 수면 등 측정이 까다롭고 각 기기별 비교 평가가 어려운 생체 지표는 아직 상당한 편차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좀더 정확하고 정밀한 디지털 헬스케어 장비들이 출시돼 많은 사람들의 건강과 안녕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기를 소망한다.
  • “가상화폐 선진국도 하는데” VS “경제정책 어떻게 펴나” 규제에 대한 네티즌 반응

    “가상화폐 선진국도 하는데” VS “경제정책 어떻게 펴나” 규제에 대한 네티즌 반응

    정부가 가상화폐 투기 열풍에 대해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까지 검토한다는 단호한 소식이 알려진 8일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에 대한 찬반 의견이 분분했다. “가상화폐 거래를 선진국이 허용하는데 규제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규제 반대론에서부터 “가상화폐를 아무나 발행하면 경제정책을 어떻게 펼수 있느냐”며 규제 옹호론까지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최종구 금융위원장은 8일 “가상통화(화폐) 투기 열풍이 이어지고 있지만 지급수단으로서 기능을 수행하지 못 한다“면서 “자금세탁, 사기, 유사수신 등 불법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고 가상통화 취급업소(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해킹 문제나 비이성적인 투기과열 등 부작용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가상화폐 거래소가 타깃에 들어갔다. 그는 “가상통화 취급업소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체계가 사실상 없어 그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 어느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반대론자들의 의견이 많았다. “정부가 아무리 규제해봐라 그게 되는가? 선진국들 하는데로 따라해도 후진국은 면한다.그리고 무능한 정부가 나한테 십원짜리 하나 준 적 없이 매년 어마어마한 세금을 거두어가는 주제에 어디서 감히 내가 하는 가상화폐를 규제하려 들어!! 내돈가지고 한다는데 도박을 하든, 투기를 하던, 사치를 하든, 버리든, 불에 태우든, 자식에게 주던 간에 상관마라.”(zyui*) “지들은 부동산 투기해서 지금 이꼴 만들어 놓고 가상화폐는 규제한다고?”(mad7*) “가상화폐 규제가 먼저가 아니라 기관들이 장난치는 주식시장이나 똑바로 잡아야지, 그건 가만히 두면서 왜 가상화폐는 못잡아 먹어 안달이냐? 주식시장은 수십년간 작전세력이 개미들 지옥으로 보내도 다 그냥 당연한 측면이라고 생각하고, 가상화폐는 젠젠거리는 것들보다 훨씬 혁신적인 기술인데”(biso*) “범죄자 취급을 하고 있네. 참말로 이상한 나라야(polo*)”. “대한민국 부동산 문제 하나 해결 못하면서 전 세계가 사용하고 거래하는 암호화폐는 발전시키지 못할망정 규제하면서 4차 산업 발전 지향은 개뿔(wnsg*)” 등 규제에 반발하기도 했다. 규제 찬성론자들의 목소리도 만만찮았다. “가상화폐처럼 아무나 다 발행하면 어찌 경제 정책을 펼칠수가 있을까? 비단 우리나라만 아니라 세계가 공히 그러하다.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를 발행하는 미국이 인정할까? 결국 가상화폐는 규제를 통해서 정부가 직접 가상화폐를 발행하거나 정부가 인정하는 몇몇 가상화폐만 유통시키겠지.”(frie*) “비트코인에 검은 돈 많죠. 실명 거래가 아니니 불법 증여도 가능하고. 큰 세력들이 있을 것임(1imp*)”, “정부가 잘하고 있음. 비트코인으로 범죄조직, 재벌, 정치인들이 돈세탁 어마어마하게 할 듯(alie*)” “증권이 요즘 오르는 이유가 뭔 줄 아냐. 언제가 가상화폐가 규제 당할것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규제 당하면 증시로 올 것 뻔하니까. 그때부터 기관 총알 받이 되는거지”(mcc1)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역사 속 행정] 고려와 조선의 관료문화

    [역사 속 행정] 고려와 조선의 관료문화

    닮은 듯 다른 6부ㆍ6조 행정 조직 고려, 기능 나누고 유연한 가족형 조선, 엄격함 속 특성 살린 기업형 조선 행정조직의 중심은 6조였다. 고려에는 6부가 있었다. 6조와 6부는 기능이 같았다. 그렇다면 고려와 조선은 행정 시스템도 같았을까. 이 둘은 외형은 비슷해도 운영 방식이 달랐다.‘경국대전’을 보면 이조(오늘날 인사혁신처)에는 문선사(관직 임명, 과거 등을 담당)와 고훈사(훈작 포상), 고공사(출근, 휴가 담당) 등 3개 부서가 있었다. 고공사를 예로 들면 고려 때도 고공사는 있었다. 관원 조직도 비슷하고 임무도 같았다. 하지만 고려의 고공사는 당시 이부(조선의 이조)에 속하지 않은 독립부처였다. 현대인의 관점에서 볼 때 어떤 관청을 독립시킨다면 이는 다른 부처의 영향을 받지 않고 강하게 임무를 추진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하지만 고려 때는 이유가 정반대였다. 당시 관리들은 휴가가 일년에 100일에서 200일까지도 가능했다. 휴가도 부서장에게 말한 뒤 알아서 가면 됐다. 평소에는 특별히 할 일이 없었다. 그래서 이부 안에 있어야 할 부서임에도 다른 부서에 폐를 끼칠 수 있어 밖으로 빼 놓은 것이다. 다른 관서들도 같은 이유로 대부분 6부에 속하지 않고 독립돼 있었다. 고려와 조선의 차이를 요즘 말로 치면 ‘작은 정부’와 ‘큰 정부’라고 할 수 있다. 고려는 국가의 많은 기능을 지역사회와 종교단체에 맡겼다. 관원들은 혈연이나 친분으로 강하게 얽혀 있었다. 이런 관계의 사람들이 같은 관청에서 상관과 부하로 일하는데 굳이 출근부나 휴가 규정이 필요했을까? 일도 많지 않으니 상설로 운영하는 것은 예산 낭비이자 행정 과잉이었다. 반면 조선은 온갖 행정사무를 국가와 관청의 일로 가져왔다. 관청 업무가 크게 늘었기 때문에 엄밀하고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속아문’ 제도다. 임시관청들도 6조 산하로 편입하거나 6조의 소관 임무로 넣고 폐지했다. 상시행정 체제가 갖춰지면서 조선은 관리들 출근뿐 아니라 근무태도, 근무기한, 업무처리 방식 등을 엄정하게 관리해야 했다. 고려시대 관청이 가족문화였다면 조선은 기업문화였다. 조선의 대표적 언론기관인 사헌부와 사간원을 예로 들자. 조선시대 엘리트 관료라면 반드시 사헌부와 사간원을 거쳐야 했다. 대사헌, 대사간을 다 경험해야 판서가 되고 정승이 될 수 있었다. 성현(1439~1504)의 ‘용재총화’에 따르면 사헌부와 사간원의 분위기는 제조업과 정보기술(IT) 기업만큼이나 달랐다. 사헌부는 아주 엄해서 관원끼리 농담하는 것도 금했다. 상하질서는 더 엄해서 출퇴근 시간 엄수는 물론 근무태도까지 상하 간 구분이 엄격했다. 사간원은 정반대였다. 사간원은 근무시간에 궁중에서 술을 마실 수도 있었다. 상소할 내용을 정하는 오후 회의에서는 상하 구분이 없었다. 안건은 동등하게 만장일치로 정했다. 대사간이라도 이 절차를 무시하고 상소할 수 없었다. 사헌부는 오늘날 검찰 등 감찰기관이고 사간원은 언론사와 비슷하다. 그래서 이렇게 완전히 다른 부서 문화를 만들어 내고 관원들에게 요구했다. 조선이 간과하지 않았던 원칙은 ‘최적의 임무수행을 위한 최적의 문화’였다. 이 원칙에 따라 사헌부와 사간원같이 개성적인 문화가 용인됐다. 이 외에도 중요한 부서마다 독특한 문화, 인사관행, 풍속이 생기고 준수됐다.오늘날 우리 사회는 획일화의 유혹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어떤 이들은 획일화가 일제의 잔재라고도 하고 군사문화의 영향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것은 우리가 간직했었던 좋은 전통에 대한 기억과 경험을 잊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행정연구원 ‘역사 속 행정이야기’ 요약 임용한 대표(KJ&M인문경영연구원)
  • [커버스토리] 송년회·신년회 어땠나요…세종청사 시대 달라진 관가 풍경

    [커버스토리] 송년회·신년회 어땠나요…세종청사 시대 달라진 관가 풍경

    10여년 전만 해도 과천정부청사 일대 유흥가는 11월 하순부터 한 달 동안 예약이 꽉 찼다. 저녁 7시 무렵이면 고깃집, 술집, 노래방에서 빈자리를 찾기가 어려웠다. 관가 송년회가 꼬리를 물고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2년 말 세종청사 시대가 열리면서 연말연시 풍경도 크게 바뀌었다. 송년회와 신년회에서 술·격식·3차가 사라지는 ‘3무(無) 문화’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서울로 퇴근 직원들 많아… 3차 회식은 없다 정부 부처들 사이에서는 무(無)알코올 또는 저(低)알코올 송년회가 인기다. 경제부처 A 사무관은 “지난 송년회 때 획일화된 ‘삼겹살에 소주’ 공식을 탈피하고자 젊은 직원들이 좋아하는 뷔페 레스토랑에서 술 없는 회식을 했다”면서 “분위기가 화기애애했고 의외로 연차가 높은 선배들의 반응이 좋았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에는 연극 관람 등 좀더 재미있는 아이템을 가미하기로 동료들과 합의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B사무관도 “직원들과 영화감상, 볼링 등을 즐긴 뒤 간단히 술을 마시는 송년회가 대세”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세종청사 이전 초창기와 비교해도 송년회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졌다는 게 공무원들의 평가다. 해양수산부 C과장은 “2012년 말만 해도 세종청사 근처에 변변한 식당이 없어 아파트 공사 현장의 함바집에서 삼겹살과 소주 파티가 벌어졌다”면서 “최근에는 청사 가까운 곳에서 점심을 하거나 간단히 저녁을 먹는 것으로 송년회를 대체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송년회 문화가 달라진 것은 과천·서울에 비해 세종청사 주변 유흥가 규모가 작은 탓도 있지만 사생활과 가족을 중시하는 젊은 직원들이 많아진 이유가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송년회가 밤늦게까지 이어지면 서울이나 대전 등에서 출퇴근하는 직원들이 귀가하기 어려워 자연스럽게 술을 오래 많이 마시는 송년회가 사라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 “연말연시 가족과”… 서구식 문화로 변해 기획재정부 D과장은 “과천 주변에는 인덕원, 강남 등 유흥가가 많고 송년회를 하면 새벽까지 술자리가 이어지곤 했다”면서 “3차까지는 기본이고 4, 5차를 넘기는 경우도 적지 않았는데 세종에 온 뒤로는 대부분의 송년회가 밤 9~10시 사이에 끝난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 E과장은 “평소에도 퇴근 시간 이후에 사무실에 잘 남아 있으려 하지 않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는 젊은 직원들이 많다”면서 “연말을 가족과 함께 보내는 서구식 직장 문화로 옮겨 가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취기 어린 진한 송년회 문화가 사라진 것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다. 경제부처 F국장은 “술자리를 깊이 가져봐야 본성이 드러나고 속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요즘 젊은 친구들이 부담스러워한다”면서 “일만큼 가정과 사생활을 중시하는 변화에 적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업무 상황 때문에 송년회를 꺼리는 부처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곳이 농림축산식품부다. 겨울이면 기승을 부리는 조류인플루엔자(AI), 구제역 등 가축 전염병 때문에 2000년 후반 이후 제대로 된 송년회가 실종되다시피 했다. 농식품부 G국장은 “가축 전염병이 확산되고 농가들은 가축들을 파묻는 상황에서 담당 부처 공무원들이 ‘부어라, 마셔라’ 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부적절하지 않은가”라면서 “AI와 연관된 방역정책국, 축산정책국뿐만 아니라 다른 실ㆍ국도 송년 만찬을 자제하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경제부처들은 경기가 좋지 않거나 북한 리스크(위험)가 있으면 송년회를 취소하거나 최소화했다. 기재부 H과장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2011년 김정일 사망 등의 큰 사건이 터질 때에는 예정된 송년회도 모두 취소하고 비상 근무를 했었다”면서 “경기가 나쁘면 국무총리실의 공직기강 감찰 강도도 세져서 과음으로 인한 품위 손상 행위 등을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 기재부의 탈권위… 산하기관장 참석도 없애 새 정부 들어 할 일이 많아진 고용노동부도 송년회 규모를 예년에 비해 축소했다. 고용부 I 사무관은 “일자리 안정자금 집행, 최저임금 인상, 출퇴근 재해 인정 등 업무가 늘어나면서 회식 자체를 자제하거나 1차로 끝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전 직원이 강당에 모여 장관의 훈화를 듣는 시무식도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일 시무식 행사를 따로 치르지 않고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로 갈음했다.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기존 관행도 탈피하자는 김 부총리의 의중이 반영됐다. 시무식을 할 때마다 통계청, 조달청 등 외청장과 산하기관장이 참석하는 문화도 사라졌다. 직원들은 권위적인 관료사회 문화가 개선되는 것이라며 반겼다. 뜻깊은 이색 송년·신년회를 치른 부처들도 있다. 국토교통부는 2008년부터 송년회를 연말 소외계층 및 지역사회 기부를 위한 성금 모금 행사로 대체했다. 지난달 29일에도 국토부 직원들이 모여 덕담을 나누고 600여만원의 성금을 모았다. 모금에 앞서 직원들의 재능 기부 공연도 펼쳐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설 명절 등에 전통시장에서 물품을 구입해 소외이웃에 게 전달할 계획”이라면서 “상인도 돕고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도 좋은 일거양득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행복 저금통’ 나눔 행사와 충남대와의 ‘청년 산림일자리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으로 시무식을 대신했다. 직원들에게 나눠 준 행복저금통은 연말 이웃사랑 나눔 행사에 기증할 계획이다. 법제처는 학구적인 분위기의 송년회를 치렀다. 법제처 J 사무관은 “지난 1년간 매달 외부 교수를 초빙해 법철학 강의를 진행했는데 지난달 마지막 강의를 마치고 교수와 함께 국 송년회를 진행했다”면서 “술을 마시는 자리였지만 강요하지 않고 개개인이 원하는 음료를 마실 수 있어 편안했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서울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자치광장] 예방으로 주민의 ‘안전’에 ‘만전’을/조길형 서울 영등포구청장

    [자치광장] 예방으로 주민의 ‘안전’에 ‘만전’을/조길형 서울 영등포구청장

    최근의 재난사고들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속담을 저절로 떠올리게 한다. 경기 용인·평택 타워크레인 사고부터 29명의 사망자를 낸 충북 제천 화재 참사까지 각종 사건사고에 주민들은 불안과 아픔 속에 지내고 있다.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고인 만큼 아쉬움이 더 크다. 일을 그르친 뒤에 아무리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속담의 뜻이 더 가슴에 와닿는 요즘이다. 구민 모두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무엇보다 사고 예방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영등포구는 사고 예방에 초점을 두고 주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안심 울타리를 만들었으며, 구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영등포만의 새롭고 든든한 사업을 펼쳐 가고 있다.  먼저 영등포 구민들은 지역 내에서 발생한 재난상황에 대해 실시간 알림을 받을 수 있다. 영등포구가 서울시 최초로 자체 개발에 성공한 ‘내 손안에 안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서다. 쉽게 말해 행정안전부에서 보내는 긴급재난안전문자를 떠올리면 된다. 앱이 영등포만의 ‘안전 지킴이’ 역할을 하는 셈이다. 기존에는 재난 상황을 알기 위해 구민들이 직접 인터넷 검색을 통해 하나하나 찾아봐야 했다. 트위터에 올라오는 최신 영등포 재난 관련 상황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탭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주민 간 위험 상황을 공유할 수도 있어 주민들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영등포구는 빗물펌프장 가동 시 배출수에 의한 하천 이용 주민들의 고립사고 예방과 신속한 대피를 위해 도림천변 산책로에 ‘멀티 재난 예·경보시스템’을 전국 최초로 설치했다. 시스템이 설치된 곳은 도림천에 접해 있는 문래빗물펌프장, 대림2빗물펌프장 2곳이다. 구가 이번에 설치한 재난 예·경보시스템은 ?통행제한 문구 표출 풀컬러 대형전광판 ?음성경고 방송 ?경광등 ?폐쇄회로(CC)TV ?통행차단장치 등이 모두 결합된 멀티 예·경보시스템이다. 기존에 음성경보시설만 설치돼 있거나 경보시설 자체가 없는 곳과는 차이가 크다. 또한 경보시설과 50m 떨어진 곳에 사전우회경보장치도 도입했다.  이제 ‘설마 뭔 일 있겠어’라는 식의 안전 불감증은 대한민국에서 사라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안전사고 예방이 중요하고, 불가항력적인 사고 발생 시 빠른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모든 국민이 삶에 집중하고 내일의 희망을 꿈꿀 수 있도록 영등포는 신속한 사전 경보 시스템과 실시간 정보 제공을 통해 안전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
  • ‘백종원의 골목식당’ 추억의 Y2K 고재근 등장...“모아놓은 돈도 없고..”

    ‘백종원의 골목식당’ 추억의 Y2K 고재근 등장...“모아놓은 돈도 없고..”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고재근이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5일 방송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밴드 Y2K(와이투케이) 리더 출신 고재근이 등장했다. Y2K는 지난 1995년 데뷔, 고재근과 마츠오 유이치, 마츠오 코지 등 3명으로 구성된 한일합동 음악 밴드다. ‘비련’, ‘헤어진 후에’ 등으로 당시 큰 인기를 얻었다.한편 이날 방송에서 고재근은 “제가 활동한 시기가 1999년~2000년 밀레니엄 넘어갈 때라 요즘 학생들은 나를 못 알아본다”고 말했다. 그는 “제 나이가 42살이 됐다. 사실 불안하긴 하다”며 “모아놓은 돈도 없고 해서 ‘푸드트럭’을 많이 봤다. 내가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금 절실한 상황이고, 절실함이 열정을 만들 수 있지 않겠냐”며 의지를 드러냈다. 고재근은 이날 동업자로 코미디언 남창희와 함께했다. 고재근은 남창희와 첫 만남에서 “여자인 줄 알고 2시간이나 기다렸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한편 이날 고재근은 오랜만에 방송에 출연해 팬들의 반가움을 샀다. 고재근은 지난해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숨겨진 입담을 뽐내며 예능에 화려한 데뷔를 알리기도 했다. 앞으로 ‘골목식당’ 지원군으로 나서는 고재근의 모습은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20분 방송되는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죽어가는 골목을 살리고, 이를 새롭게 리모델링하는 과정을 담는 ‘거리 심폐소생 프로젝트’ 예능으로, 이날 첫 방송 했다. 사진=SBS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길섶에서] ‘탕진잼’/박건승 논설위원

    재래시장을 돌아보는 게 몇 가지 삶의 낙 중 하나다. 서울의 남대문시장도 좋고, 경동시장도 좋다. 서울 인근 오일장이야 두말할 나위 없다. 여기에선 조금이나마 어릴 적 시골 내음이 난다. 무엇보다 아주 싼 값에 물건 하나 둘 챙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끔은 저가 생활용품 판매점도 찾는다. 옛 정취가 있을 리 만무하지만, 1000원짜리부터 비싸야 5000원짜리 것들을 골라잡는 것은 색다른 맛이다. 요즘 유행하는 ‘탕진잼’이란 말은 돈을 흥청망청 다 써서 없앤다는 뜻의 ‘탕진’에 재미의 ‘잼’을 더했다. 말이 탕진이지 사실은 돈을 소소하고 재밌게 쓴다는 얘기일 것이다. 돈을 적게 소비해 보상받으려는 심리적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불안정한 사회구조가 탕진잼을 빚어냈다는 점이 씁쓸하다. 장기 불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서민과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의 팍팍한 삶과 무관치 않은 측면이 있다. 새해에는 비록 백화점 명품 코너는 가지 못해도, 외국에 나가 흥청망청 돈은 못 써도 ‘소소한 소비’의 즐거움이라도 맘껏 누릴 수 있는 서민들이 많아지길 간절히 소망한다. ksp@seoul.co.kr
  • “마트 대신 경매장 간다” 주부도 직장인도 도전!

    “마트 대신 경매장 간다” 주부도 직장인도 도전!

    부동산 경매 시장이 뜨겁다. 주부들 사이에서는 “마트보다 경매장을 자주 찾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부동산 경매에 관심이 높다. 경매 물건은 감소하는데 경매 참가자가 부쩍 증가해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도 올라가는 추세다. 경매는 흔히 ‘벌레 먹은 사과’에 비유한다. 썩은 사과는 아니다. 벌레 먹은 사과는 상품성은 떨어지지만 흠집만 도려내면 먹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경매 부동산은 금융기관에 담보로 잡혔다가 채권자가 제때 빚을 갚지 못해 강제로 처분하는 부동산일 뿐이다. 법률 관계만 정리하면 일반 부동산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경매로 나온 부동산의 최초 가격은 감정가격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시세보다 싼값에 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부동산 경매에 전문가는 물론 주부, 직장인 등이 대거 참여하는 이유다.●경매 초보 신혼부부, 4전 5기도 실패 결혼 2년차인 김순영(32)씨가 경매 도전에 나섰다. 지난해 8월부터 경매 관련 공부를 했다. 지금까지 네 번 응찰했지만 운은 따르지 않았다. 남편도 응원하고 있다. 현장에는 남편이 동행했다. 지난해 12월 12일 서울 서부지원 경매계. 김씨는 오전 10시 경매장을 찾았다.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춥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경매장은 벌써 투자자들로 붐볐다. 경매가 시작되기 전부터 투자자들이 몰려들어 경매장 좌석은 금세 꽉 찼다. 경매장 밖 복도에도 한 무리의 투자자들이 서성거리면서 적정 응찰가격을 따지며 ‘주판알’을 튕겼다. 오전 10시. 집행관이 개시를 알리고 간단한 설명이 끝나자 경매장은 한순간 고요해졌다. 하지만 잠시 뒤 한두명씩 서류를 집어들기 시작했다. 해당 부동산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를 이미 인터넷으로 확인했던 터라 응찰에 망설임이 없는 듯했다. 김씨도 머뭇거리다 점찍어 둔 주택 경매에 응찰했다. 법원이 제공하는 일반적인 권리관계에 만족해야 했던 시절에는 경매가 ‘꾼’으로 불리는 전문가, 투자 브로커의 전유물이나 마찬가지였다. 때문에 현장에서 눈치 보기가 극심했다. 일부 브로커들이 특정 물건을 경락받기 위해 일반인의 투자를 가로막거나 담합도 하는 사태가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요즘은 경매 전문 정보회사가 물건별로 세세한 권리까지 분석해 주고 투자 적정성까지 가이드라인을 해 주고 있어 일반 투자자들의 참여도 쉬워졌다. 김씨 역시 경매장에 나오기 전에 해당 부동산의 정보를 확인하고 나와 현장에서는 바로 도전했다. 김씨는 전세보증금 1억원과 대출금으로 내집을 마련할 요량으로 경매장을 찾고 있다. 김씨는 이날 작은 아파트 경매에 참여했지만 응찰가를 낮게 제시하면서 경쟁에서 밀렸다. 김씨는 “좀더 싸게 경락받으려고 응찰가를 낮추는 바람에 아직 낙찰받지 못했다”며 “좀더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단연 인기는 아파트… 수십대1의 경쟁률 경매에서 가장 뜨거운 물건은 역시 아파트다. 아파트는 상품이 정형화됐고, 권리관계가 비교적 복잡하지 않아 초보자들이 많이 도전하는 상품이다. 그러다 보니 낙찰가격이 높다. 최근 경매에 부쳐진 서울 강서구 염창동 84㎡짜리 아파트는 한 차례 유찰을 거쳐 다시 경매에 나왔지만 감정가(4억 2900만원)보다 높은 4억 3180만원에 낙찰됐다. 응찰자는 무려 32명이나 됐다. 물건이 괜찮다 싶으면 품목을 따지지 않는다. 경남 진주 지원에서 경매에 부쳐진 하동읍 임야는 감정가 4530만원보다 훨씬 비싼 1억 5100만원에 낙찰됐다. 33명이 몰리면서 감정가보다 무려 3배 이상 비싸게 팔렸다. 강원 춘천지법에서 경매로 나온 화천군 화남면 땅(대지)은 27명이 몰리면서 2600만원의 감정가를 뛰어넘어 45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성모(56)씨는 대전에서 알아주는 경매꾼이다. 부동산중개업을 하면서 확보한 고객을 대상으로 경매 알선을 해주는 게 그의 직업이다. 거의 한 달에 두세 건을 낙찰받게 도와주고 수수료를 받는다. 하지만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경매 진행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진행 절차도 민주적이라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길은 트였지만 여전히 어려운 분야다. ●섣부른 도전보단 전문가 도움 받는 게 유리 최근에는 경매 전문업체도 많이 생겼다. 초보자는 경매 대행 수수료나 정보 이용료를 아깝다고 여길 것이 아니라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아무래도 안전하고, 경락 이후 까다로운 뒤처리도 쉽다. 일반 부동산 거래는 중간에 부동산중개업자가 있어 적정한 가격을 흥정해 주고, 권리관계도 분석해 준다. 힘들이지 않고 사고 싶은 부동산 정보를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다. 만약 하자 있는 부동산을 소개했다면 중개업자가 법적으로 손해배상을 해주는 장치도 마련됐다. 경매는 일반 부동산 거래와 다르다. 일단 권리관계가 복잡하다. 법원은 기초적인 법률관계만 알려주고 드러나지 않는 법률 관계는 경락자가 처리해야 한다. 경매 물건 법률관계는 금융기관이 설정한 담보권과 세입자 현황 정도만 나와 있다. 경매 물건의 법률 관계는 고스란히 경락자가 파악해야 한다. 책임도 경락자의 몫이다. 부동산 경매 물건에는 15가지나 되는 특수 법률관계를 일일이 따져봐야 한다. 이런 권리관계를 등한시하고 욕심에 덜컥 경락받은 뒤 뒷감당을 하지 못해 경락을 포기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법적으로는 경락 이후 원주인이나 세입자가 부동산을 조건 없이 비워 줘야(양도)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집을 비워 주기로 한 날짜에 이사를 가지 않을 경우 별도의 이사비를 주어 내보내거나 법원의 힘(강제집행)을 빌려야 한다. 이럴 경우 추가 경비가 들어가고, 입주 예정일을 넘기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강은 지지옥션 실장은 “경매 투자 성패는 완벽한 권리관계 파악과 현장 확인에 달렸다”며 “흐름을 파악하고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글 사진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대북제재는 ‘중국 탓’... 북한 당국, 주민의 반중 감정 고취

    대북제재는 ‘중국 탓’... 북한 당국, 주민의 반중 감정 고취

    “일본은 백년 숙적, 중국은 천년숙적”김일성→김정일에게 한 말로 알려져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대북제재로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북한 당국이 타개책으로 주민들에게 반(反)중국 감정을 고취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차원에서 주민들에게 반중 감정을 자극하는 것은 악화된 경제 상황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란 분석이다.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것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중국의 배신 때문이라는 식으로 주민교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난으로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으로 원망이 높아지는 여론을 돌리기 위해 모든 책임을 중국으로 돌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지난해 12월 중앙의 지시로 열린 청진의 동단위 여성연맹회의에서 한 간부가 ‘일본은 백년 숙적, 중국은 천년 숙적’이라고 발언하자 참석자들이 술렁였다”고 전했다. ‘일본은 백년 숙적, 중국은 천년 숙적’이란 말은 김일성 주석이 자신의 후계자였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우방인 중국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는 취지로 한 발언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여기서 말하는 주변국이 중국임을 북한 주민들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좋지 않지만 오랫동안 혈맹관계를 유지해온 중국에 대해 절대 믿지 말라고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이 같은 당국의 태도에 대해 북한 내부 반응은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게 경제적으로 예속된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봐야 얻는 것 보다 잃는 게 많을 것이란 반응이 있는가 하면, 유엔에서 대북제재에 찬성하는 등 진짜 우방인가를 의심케 하는 중국을 마땅히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에서는 거의 모든 생필품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때 중국이 북한을 처절하게 외면한 것을 북한 주민들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렇지만 북한 스스로 살아갈 능력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유일한 우방인 중국마저 배척하면 앞으로 살아갈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탄식도 흘러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주지훈, ‘신과함께’ 관람한 부모님 “‘너도 잘해라 아들’ 발언에 뜨끔”

    주지훈, ‘신과함께’ 관람한 부모님 “‘너도 잘해라 아들’ 발언에 뜨끔”

    ‘신과함께-죄와 벌’이 국내 개봉 16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한 가운데 주지훈이 소감을 전했다.5일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이하 신과함께)에서 저승차사 해원맥 역을 맡은 주지훈이 소속사 키이스트를 통해 “1000만 관객의 선택을 받은 영화에 참여했다는 것 자체가 정말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주지훈은 “아무리 열심히, 최선을 다한 작품이어도 관객 분들의 공감을 얻고, 사랑을 얻어야 비로소 완전한 결과물이 나오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기쁘고, 감사하다”는 인사도 건네면서 “이분들이 꼭 올해 개봉하는 2편까지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특유의 너스레가 담긴 바람을 전했다. 주지훈이 분한 ‘해원맥’은 저승차사인 강림(하정우 분), 덕춘(김향기 분)과 지옥 재판을 받는 망자 자홍(차태현 분)의 호위를 담당하는 인물. 주지훈은 세 인물들과 티격태격하면서도 끈끈한 케미스트리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카리스마와 능청을 넘나드는 유연한 연기와 시원한 액션은 ‘신과함께2’에서 펼쳐질 주지훈의 활약에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 이어 “(‘신과함께’는) 눈으로 보는 즐거움도 크지만 마음에 남는 여운도 큰 영화”라며 아직 ‘신과함께’를 관람하지 않은 관객들의 관람 독려를 전하는 등 ‘신과함께’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눈길을 끈다. 이하 주지훈의 일문일답. ▶ ‘신과함께’ 천만 관객 돌파 소감? 1000만 관객의 선택을 받은 영화에 참여했다는 것 자체가 정말 자랑스럽다. 아무리 열심히, 최선을 다한 작품이어도 관객 분들의 공감을 얻고, 사랑을 얻어야 비로소 완전한 결과물이 나오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기쁘고, 감사하다. 이분들이 꼭 올해 개봉하는 2편까지 봐주셨으면 좋겠다. 1편, 2편을 함께 촬영했기에 촬영 기간도 길었고, 새로운 도전인 영화였기에 고생이 많았다. 김용화 감독님을 비롯해 함께 고생한 배우, 스태프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 가족은 ‘신과함께’를 관람 했는지? 어떤 이야기를 해주었는지? VIP 시사회 때 아버지, 어머니를 초대해서 보여드렸다. “고생했다”, “멋있는 영화다”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리고 “너도 잘해라 아들”이라고 하셔서 뜨끔했다. 연락을 자주 드리는 아들은 아니었는데, 좀 더 살가운 아들이 되려고 노력 중이다. ▶ 아직 ‘신과함께’를 관람하지 않은 관객들에게 ‘신과함께’를 추천하는 한마디는? 눈으로 보는 즐거움도 크지만 마음에 남는 여운도 큰 영화다. 아직 못 보셨다면, 극장에서 보시고 그 여운을 함께 나누고 싶다. 더불어 새해여서 올해의 계획이나 목표들을 세우실 텐데, 영화를 보시면 계획이나 목표가 좀 더 따뜻한 방향으로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 ▶ 2018년 계획은? 2017년에는 여러 작품을 열심히 촬영했다. 올해는 그 작품들로 관객 분들을 자주 찾아 뵐 수 있을 것 같다. ‘신과함께’의 좋은 기운이 ‘공작’, ‘암수살인’, ‘신과함께2’까지 이어졌으면 좋겠다. 요즘은 열심히 ‘킹덤’ 촬영 중이다. 넷플릭스라는 새로운 플랫폼에서 선보이는 시즌제 드라마라 배우로서도 기대감을 안고 촬영하고 있다. 좋은 작품과 좋은 연기로 2018년도 열심히 달리겠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애국 내세운 출산 장려는 위협일 뿐… 가족의 틀부터 깨야”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애국 내세운 출산 장려는 위협일 뿐… 가족의 틀부터 깨야”

    10년간 126조원을 쏟아부었는데도 세계 최하위 수준의 출산율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 가다간 곧 ‘인구절벽’이 닥칠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제6기 위원회가 출범했다. 이번 위원회는 정부위원을 기존 17명에서 10명으로 줄이고, 민간위원을 10명에서 17명으로 늘려 현장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처음으로 20대 위원이 위촉된 것이다. 1990년생으로 올해 스물여덟 살인 조소담 닷페이스 대표가 주인공이다. 지난달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출범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바로 옆자리에 앉아 주목받았다. 최연소 위원이 된 사연과 포부가 궁금했다. 요즘의 20대가 어떻게 생각하고, 살아가는지 생생한 목소리도 듣고 싶었다. 조 대표는 온라인 영상 미디어 스타트업 ‘닷페이스’를 창업한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4월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의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 30인’으로 뽑혔다. 그가 대한민국 20대 청춘을 대표하지는 않겠지만 20대의 삶과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하나의 창은 될 수 있으리라.→저출산고령사회위가 발족한 게 2005년 9월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저출산 문제 당사자인 20대 위원이 한 명도 없었다니 아이러니다. -저도 놀랐다. 다른 정부 위원회도 20대는 거의 없다고 하더라. 위원 구성을 다양하게 하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들었다. 재작년에 한국, 일본, 대만, 홍콩의 청년 주거 현실을 취재한 책(‘청년, 난민되다’)을 냈을 때 알게 된 분이 저를 위원회에 추천하셨다.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해 부모와 한집에서 사는 30~40대들을 만나면서 청년 주거 문제가 일자리, 결혼, 출산, 부모 봉양 등 다양한 요소가 얽힌 복합적인 사회 문제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저출산 문제에 평소 관심이 많았나. -위원회에서 연락이 오기 전까지 관심 밖이었다. 아이를 많이 낳아야 애국자라는 식으로 몰아붙이는 저출산 정책은 20대에게 위협적인 메시지일 뿐이다. 정부가 공개한 출산지도가 줬던 충격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2016년 12월 행정자치부는 전국 243개 자치단체의 출산통계를 담은 ‘대한민국 출산지도’에 지역별 가임기 여성 숫자를 공개해 ‘여성을 애 낳는 기계로 취급하느냐’는 비판을 받았다.) →그런데도 위원으로 참여한 이유는. -방관하기보다 뭐라도 이야기를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었다. 위원회 첫 모임에서 “저는 출산할 권리보다 낙태할 권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결혼, 출산이 더는 당연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각자 행복해지기 위해 고를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들을 인정하고, 한가지 길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 개인의 삶의 질을 고민하는 게 먼저다. 위원회에서 얼마나 받아들여질지 모르겠으나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도 필요하다고 본다. 위원회가 저를 잘못 데려왔다고 후회하지 않으실지 사실 걱정도 된다.(웃음) →저출산 정책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지금까지는 엄마, 아빠, 자녀로 구성된 ‘정상 가족’의 틀 안에서 출산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뒀다. 제 주변에는 한국에서 결혼을 할 수 없어 이민 간 성소수자 친구들이 있다. 같이 살지만 결혼은 하지 않겠다는 커플도 적지 않다. 비혼이든, 동성 가정이든 상관없이 아이를 키우기 좋은 사회를 만들어야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신혼부부 주거 지원이나 출산·보육료 지원처럼 이미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부모에만 집중돼 있는 정책 방향도 달라져야 한다. 20·30대 청년들이 왜 결혼하지 않으려 하고, 아이를 갖지 않으려 하는지 근본적인 문제점을 파악해 해법을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은 청와대 간담회에서 “국가 주도의 정책에서 사람 중심 정책으로, 출산과 자녀 양육을 인권으로 존중하고 청년과 여성의 기대를 높일 수 있는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해오던 대로 하면 저출산고령화 해결에 방법이 없다”면서 기존의 틀을 깨는 획기적인 대책을 주문했다.) →현재 미혼인데 결혼과 출산에 대한 계획을 물어봐도 되나. -아직 잘 모르겠다. 집도 있어야 하고, 여러 가지 갖춰야 할 조건이 많지 않나. 무엇보다 제 삶을 지키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고민이다. 유능하고 일 잘하던 여자 선배들이 결혼하고 아이 낳으면 사라지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 저도 그런 ‘사라진 언니’가 될까 봐 겁이 난다. →그래도 성공한 청년 창업가 아닌가. 닷페이스에 대해 설명해 달라. -20대에서 30대 초반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영상 뉴스 콘텐츠를 생산하는 미디어 스타트업이다. 기성세대의 상식이 아닌 우리 세대가 생각하는 상식에 대해 발언하자는 취지로 2016년 3월 시작했다. 성장기에 급격한 사회변화를 겪은 밀레니얼 세대는 누가 깃발을 대신 들어줄 필요가 없는 세대다. 광화문 촛불 집회에서 봤듯 각자가 깃발을 든다. 시위할 때도 운동권 투쟁가 대신 소녀시대의 히트곡을 부른다. 거대담론보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불합리, 부조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대다. 닷페이스는 개개인의 이런 문제의식을 중요하게 여기고, 적극적으로 대변한다. 저는 거창하게 세상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각자 자기 자리에서 3m 이내의 세상부터 변화시키면 되지 않을까. 닷페이스의 닷(dot)은 그런 의미의 점이다. (※닷페이스는 자체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페이스북 구독자는 10만 명이 넘는다.)→어떤 이슈들을 다루나. -인권, 페미니즘, 인종차별 등 20·30대가 관심을 두는 주제를 폭넓게 취재한다. 물론 정치, 사회 이슈도 중요하게 다룬다. 재작년 강남역 살인사건 때 포스트잇 릴레이 추모 현장을 페이스북 라이브로 생중계하면서 매체 인지도가 많이 올라갔다. 성소수자 자녀를 둔 부모들이 퀴어문화축제에서 프리허그를 하는 장면을 찍은 영상은 조회 수 500만을 기록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최근엔 10대 여성인권센터와 협업해 성매수 남성들을 고발하는 영상을 제작했다. 10대 여성을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로 취급하는 아동청소년법 개정을 촉구하는 서명운동과 피해 여성을 후원하는 크라우드 펀딩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기존 언론이 다루지 않지만 20·30대가 궁금해하는 이야기를 전달하고,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게 우리 목표이자 생존전략이다. →포브스가 아시아 여성 리더로 선정했는데. -제가 영향력 있는 인물이라기보다 매체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선정했다고 생각한다. 밀레니얼 세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매체를 신선하게 본 것 같다. 국내에서 몇 분이 저를 추천했고, 이메일 인터뷰와 대면 인터뷰를 거쳐 결정됐다. 같이 일하는 동료 10명 모두 사명감과 자부심을 갖고 있다. 조 대표와 인터뷰를 하면서 막연하게 알았던 밀레니얼 세대의 실체가 어느 정도 손에 잡히는 듯했다. 학생인권침해에 항의해 고교를 자퇴한 그는 연세대 심리학과에 입학한 뒤 인터넷매체 미스핏츠를 만들고, 제보 영상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 플랫폼 비트니스를 창립하는 등 다양한 통로로 자신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왔다. 녹록지 않은 불확실한 현실에서도 뚜렷한 주관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는 그의 모습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다른 이름, N포 세대의 희망이 엿보였다. coral@seoul.co.kr
  • “몸무게 더 늘려 30대엔 브람스 잘 연주하고 싶어”

    “몸무게 더 늘려 30대엔 브람스 잘 연주하고 싶어”

    “새해 첫 연주를 한국에서 할 수 있게 돼 기쁘고 떨립니다. 제가 태어났고 너무나 익숙한 곳인데, 그래서인지 오히려 더 긴장이 되네요.”세계가 주목하는 피아니스트 조성진(24)이 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드뷔시 영상 2집 ‘황폐한 사원에 걸린 달’과 베토벤 소나타 8번 ‘비창’ 2, 3악장을 차례로 선보이며 새해 인사를 건넸다. 2015년 10월 쇼팽 콩쿠르 우승 이후 국내에서는 조성진을 좀처럼 만나기 어려웠지만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공연이 예정돼 있다. 지난해 11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이후 그를 기다렸던 국내 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우선 오는 7일 부산 공연을 시작으로 올해 처음 피아노 리사이틀 전국 투어에 나선다. 이번 리사이틀은 고전파 대표 작곡가인 베토벤의 초기와 후기 경향을 잘 보여 주는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과 소나타 30번, 그리고 낭만파로 이어지는 쇼팽의 소나타 3번, 인상파 작곡가 드뷔시의 영상 2집까지 조성진의 다양한 음악적 해석을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성진은 “베토벤은 제가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작곡가로, 악보를 볼 때마다 놀라운 아이디어를 발견한다”면서 “흔히 베토벤에 대해서는 ‘이러할 것이다’라는 선입견이 있는 것 같은데 베토벤의 초기와 후기 작품이 얼마나 다른지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쇼팽이 마지막 피아노 소나타로 남긴 3번 역시 공식 석상에서는 잘 연주되지 않던 곡이라 클래식 팬들의 기대가 크다. 9월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듀오 리사이틀을 갖는다. 11월 안토니오 파파노가 지휘하는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12월엔 도이치그래모폰(DG) 120주년 기념 갈라 콘서트 무대에 오른다. 쇼팽 콩쿠르 우승은 조성진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됐지만, 그는 쇼팽 콩쿠르 타이틀로 기억되고 싶지는 않다고도 전했다. “언젠가는 쇼팽 콩쿠르라는 타이틀이 아닌 조성진의 음악으로 사람들의 기억에 남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 요즘 더욱 새로운 레퍼토리를 발굴하고 시도해 보고 있어요. 쇼팽만 치기에는 세상에 좋은 곡들이 너무 많거든요.” 이제 막 20대 중반에 접어들었지만, 그는 벌써부터 서른 이후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30대가 되면 거장도 아니고, 더이상 젊은 연주자도 아닐 테니까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생각을 해요. 몸무게도 더 늘리고, 연구도 더 해서 30대엔 브람스를 잘 연주하고 싶어요. 그리고 동양인 연주자에 대한 선입견을 깨뜨리는 것, 그것이 저의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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