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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로의 아침] 정자와 초소/손원천 문화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정자와 초소/손원천 문화부 전문기자

    지금은 천연기념물(제536호)이 된 경북 경주의 ‘양남 주상절리군’에 얽힌 이야기 한 자락.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부채꼴 형태로 ‘명성이 자자한’ 현무암 주상절리다. 이 독특한 형태의 주상절리가 발견된 과정이 꽤 극적이다. 양남 주상절리는 원래 해병대 초소가 자리를 튼 해안가 암벽 아래에 있었다. 당연히 민간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됐다. 그 탓에 주상절리의 존재도 세간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다 군부대가 철수하면서 일반인의 출입이 가능해졌다. 이때부터 주상절리에 관한 이야기가 솔솔 흘러나왔다. 그러다 서울신문(2010년 10월 7일자 20면)에 첫 게재되면서 본격적으로 세상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급기야 2012년에 천연기념물의 반열에 오른 데 이어 이제 주변의 관광 지형을 완전히 바꿀 만큼 명소가 됐다. 사람으로 치면 신분의 수직 상승을 이룬 셈이다. 예부터 경치 좋은 곳엔 정자가 세워져 있기 마련이었다. 요즘엔 다르다. 군 초소가 그 자리에 있다. 해안가 일대가 특히 그렇다. ‘통일이 되면 우리나라 해안 전역이 관광지가 될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그래서 나왔지 싶다. 새로 지은 바닷가 정자 가운데 좋은 자리를 타고 앉은 것도 물론 있다. 하지만 대개는 바다와 거리가 멀다. 안빈낙도를 꿈꿨던 옛사람들이 풍경과 거리를 뒀다고 보기는 어렵다. 바다에 바짝 붙은 절벽 곳곳에 수많은 정자를 세웠을 법한데 지금 동해안에 이런 곳은 없다. 군사적 이유로 출입이 통제됐던 지역을 개방하는 것은 관광산업에 관한 한 흥행 보증수표와 다름없다. 최근의 예가 강원 강릉의 바다부채길이다. 강릉 심곡항과 정동진 인근의 리조트 주차장을 잇는 약 3㎞ 거리의 해안 탐방로다. 바다에 바짝 붙어 가는 이 길은 1960년대부터 민간인 출입 통제 지역이었다. 군부대의 경계 근무와 정찰용으로만 활용됐다. 그러다 강릉시와 국방부, 문화재청 등이 협의를 벌여 2016년 문을 열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날씨가 좋은 날 일정 시간에 한해 탐방이 허용되는 등 여러 제약에도 불구하고 7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부채길을 다녀갔다. 올해 상반기 중에 100만명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찾는 사람이 많으면 문제도 생기기 마련이다. 강릉 부채길도 예외는 아니다. 관광객과 주민들 간에 불필요한 마찰이 빚어지고, 무질서한 주차나 쓰레기 배출 등의 문제도 단골손님처럼 등장한다. 군 입장에선 국가 안보에 관한 문제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관광객에게 마뜩하지 않은 일들도 생긴다. 존재하지 않았던 입장료가 난데없이 생기는가 하면, 무료 주차장이었던 곳을 슬쩍 유료로 바꿔 입장료보다 두 배 가까운 주차요금을 받는 ‘얌체 상혼’도 등장한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은 경계하고 해결해야 할 것들이지 무서워 피할 대상은 아니다. 길을 따라 걷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건 내 나라를 좀더 깊이 아는 이들이 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안보에 가려진 비경으로 향한 길들이 좀더 많아지고, 좀더 넓어졌으면 좋겠다. 이는 서해도 마찬가지고, 남해라고 다를 리 없다. angler@seoul.co.kr
  • 번민을 덜어내니, 차오르는 고요

    번민을 덜어내니, 차오르는 고요

    부처님오신날이 멀지 않았다. 불자든 아니든 절집을 찾을 때다. 수많은 절집 가운데 어디를 찾아야 할까. 딱히 떠오르는 곳이 없다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도전하고 있는 절집을 고려하는 건 어떨까. 문화재청에 따르면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이라는 이름으로 세계유산 등재에 도전한 사찰은 경북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경남 양산 통도사, 충북 보은 법주사, 전남 해남 대흥사, 순천 선암사, 충남 공주 마곡사 등이다. 이름만 들어도 자부심이 충만해지는 절집들이다.일곱 산사 가운데 부석사, 법주사, 통도사, 대흥사 등 4개 사찰은 등재가 확실시된다. 반면 봉정사, 마곡사, 선암사 등은 등재 권고 대상에서 제외됐다. 당최 이해하기 어려운 판단이다. 결과는 올 7월 초 바레인에서 나올 터. 아무렴 어떠랴. 세계유산에 오르지 못한다 해도 우리에겐 하나도 놓칠 수 없는 ‘보물 사찰’이다.역사가 오래되고 명성이 자자한 만큼 일곱 산사가 품은 문화재도 다양하다. 국보가 가장 많은 절집은 부석사다. 한국 목조건축의 백미로 꼽히는 무량수전(18호)을 비롯해 무량수전 앞 석등(17호), 조사당(19호), 소조여래좌상(45호), 조사당 벽화(46호) 등 모두 5개의 국보가 있다. 무량수전은 신라 문무왕(재위 661∼681) 때 처음 지어졌다. 고려 공민왕 7년(1358)에 불에 타 고려 우왕 2년(1376)에 재건됐다. 이어 1916년 대대적인 해체·수리 공사가 이뤄졌다. 무량수전 앞 석등은 통일신라시대 유물이다. 빼어난 비례미가 일품이다. 소조여래좌상은 무량수전 안에 있는 고려시대 불상이다. 조사당은 우왕 3년(1377)에 세워졌다. 개창 조사인 의상 대사의 초상화가 있다. 조사당 벽화는 불법의 수호신인 법천과 제석천, 사천왕을 그린 그림이다.법주사도 ‘보물 사찰’로 불린다. 부석사 다음으로 많은 3개의 국보가 있다. 목탑 형태의 팔상전(55호)은 언제 봐도 아름답다. 건물은 못을 쓰지 않고 나무를 덧대 짜맞췄다. 그 기술이 워낙 뛰어나 한 부분이 소실돼도 나머지는 끄떡없다고 한다. 팔상전 뒤엔 쌍사자석등(5호)이 있다. 사자 두 마리가 석등을 받치고 선 모양새다. 연꽃 모양의 석연지(64호), 옛날 3000여명의 승려들이 먹을 밥을 지었다는 철확, 독특한 모양의 희견보살상, 바위에 새긴 마애여래의상 등 경내에 독특한 볼거리가 많다. 마당에는 높이 33m의 거대한 미륵대불이 세워져 있다. 한때 개금불사(불상에 금칠을 다시 할 때 행하는 의식)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지만, 관람객을 굽어보는 시선은 여전히 고요하다. 봉정사는 국내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인 극락전(국보 15호)을 품은 절집이다. 고려 공민왕 12년(1363)에 지붕을 수리했다는 기록이 있어 국내 최고(最古)의 목조 건물로 확인됐다. 사람 ‘인’(人) 자 모양의 맞배지붕과 배흘림기둥, 고려시대의 대표적 석탑이라는 극락전 앞마당의 삼층석탑 등 익히 알려진 볼거리들이 많다. 조선시대 전기에 지어진 대웅전(311호)은 내부에 단청이 잘 남아 있다.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는 저 유명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봉정사 극락전의 이 간결하면서도 강한 아름다움은 내부에서 더 잘 보여 준다. 곱게 다듬은 기둥들이 모두 유려한 곡선의 배흘림을 하고 있는데 낱낱 부재와 연등천장이 남김없이 다 드러나면서 뻗고 걸치고 얽힌 결구들이 이 집의 견고성을 과시하듯 단단히 엮여 있다”고 적었다. 그러니 겉만 대충 훑을 게 아니라 목을 빼고 극락전 내부를 살필 일이다.대흥사는 고려시대 마애불인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308호)이 국보다. 다만 대웅전 뒤 급한 산길을 1㎞ 가까이 걸어 올라야 한다. 두륜산 입구에서 대흥사에 이르는 길의 이름은 장춘(長春)숲길이다. ‘명품’이라 부를 만한 숲이 4㎞ 정도 이어진다. 요즘엔 문재인 대통령이 고시공부를 했던 요사채가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스님들의 수행 공간 안에 있어 외부인의 출입이 금지됐었으나 방문 요청이 쇄도하면서 안거 기간을 제외하고 개방하고 있다. 주말이면 ‘대통령 특별한 기운’을 받으려는 발걸음으로 북적댄다고 한다. 서산대사 등의 사리를 모신 부도탑도 인상적이다. 통일신라 시대에서 조선으로 이어지는 탑의 양식을 볼 수 있다. 절집 초입에 있다.통도사는 대웅전과 대웅전 뒤편의 금강계단(290호)이 국보다. 부처의 진신사리가 있어 불보사찰로도 불린다. 은입사동제향로(보물 334호), 봉발탑(보물 471호) 등도 볼 만하다.선암사와 마곡사에는 국보가 없다. 그렇다고 볼 게 없다는 뜻은 아니다. 선암사 진입로에 있는 승선교(보물 제400호)는 무지개 모양의 아름다운 돌다리다. 건축 기법이 매우 정미하다. 각황전, 무우전 등 오래된 전각과 돌담 등의 운치도 빼어나다. 선암사엔 모두 14개의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가 있다.‘춘마곡 추갑사’(春麻谷 秋甲寺)라 했다. 마곡사의 신록이 그만큼 아름답다는 뜻이다. 마곡사는 주차장 입구에서 경내까지 1㎞ 정도 이어진 진입로가 아름답다. 바위 하나, 나무 한 그루를 찬찬히 엿보며 걸을 수 있는 길이다. 라마교의 영향을 받은 오층석탑, 백범 김구 선생이 기거했던 백범당 등 볼거리도 풍성하다. 특히 대웅보전과 대광보전 등 절집의 중심 건물이 두 곳인 점이 이채롭다. 절집 주변으로 백범명상길이 조성돼 있다. 마곡사엔 모두 5개의 보물급 문화재가 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천년을 덖다 마음을 닦다

    천년을 덖다 마음을 닦다

    신라의 문장가 고운 최치원은 자신의 시를 통해 경남 하동을 ‘호중별유천’(壺中別有天)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쉽게 풀자면 ‘호리병 속 별천지’라는 뜻입니다. 섬진강에서 화개장터를 잇는 좁은 길을 지나면 화개, 악양 등 입이 떡 벌어지는 거대한 풍경과 만나게 됩니다. 이를 두고 호리병 속의 별천지 같은 풍경이라고 상찬한 것이지요. 고운 스스로 인식했을지 모르겠으나, 그가 언급한 ‘호리병 지형’은 차를 키우는 데 최적의 여건이 됩니다. 하동 일대에 야생차밭이 많은 건 이 때문이지 싶습니다. 야생차는 생명력이 강합니다. 재배차와 달리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기 때문입니다. 그 덕에 다른 지역의 재배 차밭이 냉해로 시커멓게 타들어가도, 하동에선 형형한 푸른빛의 차밭과 만날 수 있습니다.하동을 찾은 외지인들에게 인상적인 풍경 중 하나가 야생 차밭이다. 꼭 푸른 융단을 깔아 놓은 듯하다. 특히 우리나라 차의 시배지로 알려진 화개면 일대에 야생차 재배지가 넓게 펼쳐져 있다. 신라 흥덕왕 3년(828년)에 당나라 사신으로 갔던 김대렴이 차나무 종자를 가져와 쌍계사 주변에 처음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요즘은 차 애호가들의 ‘로망’ 우전(곡우 전에 따는 차)을 지나 세작이 한창 출하되는 시기다. 정금차밭 등 지리산에 기댄 마을마다 여린 찻잎을 따는 일손들로 분주하다. ●화개지역 ‘호리병 지형’과 가내 수작업으로 만드는 명품 잎차 하동은 전남 보성, 제주 등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차 생산권역을 이룬다. 다른 지역에 비해 기계화된 대량생산보다 가내 수작업 형태의 고급 잎차 생산에 치중하고 있다. ‘명산에 명차 난다’는 말이 있듯, 지리산 화개지역은 ‘명차’가 날 수 있는 여러 조건을 갖췄다. 그중 하나가 이른바 ‘호리병 지형’이다. 호리병 안쪽엔 따뜻한 공기가 오래 머문다. 다른 지역보다 많은 강수량과 일조량도 차 성장에 적합한 조건을 제공해 준다. 여기에 가가호호 대를 이어온 덖음기술(제다법·製茶法)이 더해져 하동을 차 명산지로 만들었다. 차밭은 화개장터 입구부터 약 12㎞ 구간에 드문드문 걸쳐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은 정금차밭이다. 정금리 일대의 산자락에 넓게 형성된 야생 차밭이다. ‘차밭’ 하면 연상되는 정연한 풍경과 만날 수 있다. 하동군에서 관광휴양 단지로 개발 중이다. 내년까지 휴양과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각종 기반 시설이 구축될 예정이다.●신라 김대렴이 중국서 가져온 차 씨앗 처음 뿌린 ‘차나무 시배지’ 인근에 차나무 시배지가 있다. 약 1200년 전, 신라 김대렴이 중국에서 가져온 차 씨앗을 처음 뿌린 곳이라 전해진다. 차시배 기념석과 대렴공 차시배 추원비, 진감선사 차시배 추앙비 등이 세워져 있다. 정금차밭과 차나무 시배지를 잇는 2.7㎞ 길이의 ‘천년차밭길’도 조성돼 있다. 차 시배지 아래엔 하동야생차박물관이 있다. 방문 전 예약하면 전통 덖음차를 만들거나 다례시연 등에 참여할 수 있다. 너른 야생차밭에서 직접 차를 만들어 마실 수 있는 다원도 있다. 가족 나들이로 제격인 곳들이다. 그중 하나가 매암다원이다. 은은한 한국식 전통 홍차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잭살’도 맛볼 수 있다. 이 일대에서 몸이 아플 때 끓여 먹었다는 토속 발효차다. 다원은 지키는 이가 없다. 손님 스스로 차를 끓여 마신 뒤 3000원을 무인함에 넣으면 된다. 원형에 가까운 야생차밭 풍경과 만나려면 좀더 위로 올라가야 한다. 모암마을 맞은편 산자락에 야생차들이 너른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 일대의 야생차들은 보성 녹차밭에서 연상되는 정연함과 거리가 멀다. 사초처럼 몽글몽글 뭉친 모습이 꼭 수많은 해파리떼를 보는 듯하다.맑은 날 오후에 모암마을 일대의 찻집을 방문하면 차 덖는 장면과 만날 수 있다. 특히 ‘만수가 만든 차’의 차 덖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대부분의 제다 장인들이 가스 버너를 쓰는 것과 달리 이 집은 장작불을 쓴다. 흙으로 만든 아궁이에 무쇠솥을 올리고 장작불로 차를 덖는 모습이 시간을 거스른 듯한 느낌을 준다. 하동 일대에 신라시대 문장가 최치원의 고사가 전하는 곳이 많다. 쌍계사엔 최치원의 글이 담긴 진감선사 부도비, 꽃담의 글씨 등이 전한다. 범왕리엔 푸조나무가 있다. 최치원이 땅에 꽂은 지팡이에서 움이 터 자랐다는 노거수다. 푸조나무 건너편에 세이암이 있다. 최치원이 지리산에 들어가기 전 귀(耳)를 씻었다(洗)는 너럭바위다. 바위 위에 ‘세이암’이란 글자가 음각돼 있지만 알아보기는 쉽지 않다.인근의 칠불사도 돌아보는 게 좋겠다. 가락국의 시조 김수로왕의 일곱 왕자가 암자를 짓고 수행하다 103년 성불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다. 수로왕과 허 황후가 일곱 왕자를 만나러 왔다가 연못에 비친 그림자만 보고 돌아갔다는 영지 등 볼거리가 제법 있다. 다만 아자방(亞字房)은 문화재 발굴 공사 중이어서 볼 수 없다. 아자방은 한번 불을 때면 온기가 49일이나 갔다는 신비의 온돌방이다. 수채화 같은 초록빛과 만나려면 송림공원(천연기념물 445호)을 찾아야 한다. 조선 영조 21년(1745년)에 조성된 방풍림이다. 섬진강 주변의 너른 백사장에 소나무 노거수 750여 그루가 섬진강 맑은 물과 어우러져 있다. 오랜 세월을 버텨 온 ‘맞이 나무’, ‘원앙 나무’, ‘못난이 나무’ 등이 편안한 쉼터를 만들어 낸다.풍경 전망대 한 곳을 덧붙이자. 구재봉(728m) 정상 아래쪽에 활공장이 있다. 지리산이 품은 섬진강 물길과 악양 평사리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승용차로 오를 수 있다. 하동야생차문화축제가 19~22일 화개면과 악양면 일대에서 열린다. 지난해 11월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하동녹차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행사다. 이를 기념하는 볼거리와 먹거리, 체험 행사들이 다양하게 준비된다. 이번 축제에서는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중국 푸얼, 푸저우, 일본 시즈오카 차 전문가 초청 홍보관과 9개 지자체의 초청 홍보관이 함께 운영된다. 주요 행사로 세계 10개국의 차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세계 차 문화 페스티벌, 다례경연대회, 하동 티 블렌딩 대회 등이 열린다. 글 사진 하동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지역번호 055 찻집:화개면 일대에 실제 차를 맛볼 수 있는 찻집이 부쩍 늘었다. 제다집만 몰려 있던 예전과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비주제다(883-1696)는 모암마을 야생차밭을 소유한 업체다. 차밭에서 찻잎을 딴 뒤 모암마을의 ‘만수가 만든 차’로 가져와 덖어 판다. 상호와 동명의 차를 사거나 맛볼 수 있다. 특히 여러 제다 과정을 거치지 않고 덖은 뒤 곧바로 먹는 차맛이 별미다. 주인장에게 청하면 맛볼 수 있다. 윤슬당(010-8552-7061)은 한방차 전문점이다. 1층은 카페, 2층은 펜션이다. 일반 차보다는 건강식품을 곁들인 차를 주로 팔고 있다. 윤슬홍차, 미인차 등이 대표 메뉴다. 차와 관련된 소품도 판매한다. 정금차밭에서 강 건너 맞은편에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집은 쌍계명차(883-2440)다. 녹차, 발효차, 꽃차, 대추차 등 몸에 좋은 차와 복분자 빙수, 녹차 빙수 등 다양한 메뉴를 갖췄다.맛집:찻잎마술(883-3316)은 녹차를 활용한 한정식을 내는 집이다. 차꽃 와인과 차, 차씨 오일 등이 무료로 곁들여진다. 삼겹살을 녹차 소스로 쪄낸 삼겹살찜도 독특하다. 산골제다(883-2511)는 녹차냉면, 녹차국수 등을 내는 집이다. 녹차 특유의 향과 재첩으로 낸 육수가 담백하다. 하동 사람들은 봄 참게가 가을 전어보다 고소하다고 믿는다. 화개장터 일대에 참게를 내는 집들이 많다. 혜성식당(883-2140)이 그중 참게탕으로 이름났다. 고소한 참게 살과 진한 국물이 잘 어우러진다.
  • “가정의 달 선물, 무료 노인 보청기?” 보청기 보조금의 모든 것

    “가정의 달 선물, 무료 노인 보청기?” 보청기 보조금의 모든 것

    100세 시대에 접어든 요즘, 무엇보다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건강한 삶이다. 특히 나이가 들어가며 신경세포의 손상에 의해 나타나는 노인성 난청의 경우, 아직까지 손상 이전으로 회복시킬 방법이 거의 없기 때문에 그 예방과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증상을 보이는 난청은 의사소통에 불편함을 끼칠 뿐 아니라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기 쉽다. 또한 우울증과 치매와 같은 2차적인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진다. 이에 따라 노인성 난청을 겪고 있는 부모님을 모시는 자녀들이 가정의 달을 맞아 보청기와 같은 보조기기를 부모님께 선물해드리기 위해 알아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몇 백에서 몇 천에 이르는 높은 보청기 가격은 부담으로 다가오기 마련이고, 이 때문에 난청을 계속 방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이들이 많다. 이러한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지난 2015년 말부터 보청기 보조금을 기존 34만원에서 최대 13만원으로 확대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보청기와 관련해 ‘정부지원금으로 해결’, ‘100% 보청기 무료’와 같은 홍보문구들을 흔히 마주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부 보청기 지원금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에 최근 ‘49만원 보청기’로 주목받고 있는 딜라이트 보청기와 함께 보청기 지원금과 관련하여 알아봤다. ①보청기 보조금 대상자는 2~6등급 청각장애판정을 받은 난청인에 한정한다. ②차상위계층 또는 기초생활수급자인 경우에만 보청기 지원금 최대 액수인 131만원을 전액 지원받을 수 있으며, 일반 건강보험대상자는 131만의 90%에 해당하는 117만9천원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보청기 지원금 혜택은 5년에 1번만 받을 수 있다. ③보조금 혜택은 보청기 한 쪽에 대해서만 받을 수 있다. 단, 15세 미만 아동이면서 양쪽 청력이 80db 미만, 양측 어음명료도가 50%이상, 양측 순음청력역치 차이가 15db 이하, 양측 어음명료도 차이가 20% 이하에 다 해당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양측에 해당하는 262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④청각장애인 등록은 청력검사가 가능한 전문 병원에서 진단서와 검사결과지를 받아 주민 센터에 접수,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승인을 통해 등록가능하다. 청각장애 복지카드가 있다면 보청기 전문 업체를 방문하면 된다. 이밖에 보청기 구입부터 보조금 신청까지 자세한 사항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나 보청기 전문 업체를 통해 상세하게 상담 받을 수 있다. 딜라이트 보청기 관계자는 “보청기 지원금을 통해 보청기 구입을 하게 된다면 무엇보다 정밀한 검사와 상담이 중요하다”며 “상담 결과를 통해 어떤 종류의 보청기를 어느 쪽에 착용해야 하는지, 어떤 기능과 외형을 가진 보청기를 사용할지에 대해 신중하게 비교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보청기를 착용했다고 청력이 갑자기 좋아지는 건 아니다. 보청기를 꾸준히 착용하면서 단계별 적응기간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미세먼지 전쟁, 차라리 해외로 눈돌리면…청정주거지 필리핀 ‘클락’

    미세먼지 전쟁, 차라리 해외로 눈돌리면…청정주거지 필리핀 ‘클락’

    나날이 심각해지는 국내 미세먼지 문제로 주거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건설사마다 미세먼지 차감 기술을 도입하는가 하면 해외 이주를 고려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이다. 특히 미세먼지 해결의 근본적인 방법이 나오지 않으면서 어린 자녀가 있는 세대나 은퇴를 앞둔 가정에서 청정지역으로 관심을 두고 있다. 실제로 국내 미세먼지의 심각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주의보 및 경보 발령이 잦아지고 농도도 짙어지고 있다.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4월 10일 기준, 올 들어 경기도 4개 권역에 16일간 모두 42차례 미세먼지(PM10) 및 초미세먼지(PM2.5) 주의보와 경보가 발령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36차례 발령된 것과 비교하면 늘어난 수치이다. 더욱이 지난해 수치는 앞선 2016년보다 주의보 발령 횟수가 2배로 뛰어 해마다 문제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가운데 포스코건설이 분양 중인 필리핀 고급주거단지 ‘더샵 클락힐즈’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클락은 수도 마닐라에서 약 1시간 떨어진 광활한 녹지지역으로 공해 유발시설이 없어 맑은 공기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필리핀 대표 골프여행지인 만큼 쾌적한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필리핀 정부의 주도하에 진행되고 있는 “뉴클락시티”의 경우 클락이 가지고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다양한 인프라계발을 통한 친환경 국제신도시로 개발중에 있다. ‘더샵 클락힐즈’ 분양 담당자에 따르면 “필리핀 클락이 자녀교육에서 쾌적한 자연환경까지 좋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1차 분양이 마감되었고 2차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며 “홍보관을 찾는 사람들이 어린자녀가 있는 세대에서부터 은퇴자까지 다양하며 요즘 미세먼지가 문제가 되면서 더욱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영어사용 국가 중 상대적으로 투자금액이 크지 않고 쉽게 오갈 수 있는 지역이라는 점 등으로 투자자들의 인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이민이나 유학 등을 고려했을 때 실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더샵 클락힐즈’는 지하 1층~지상 21층, 콘도미니움 5개동, 스튜디오에서 4Bed와 펜트하우스까지 총 552가구로 구성된다. 이번에 선보이는 2차 분양은 국내에서도 화제를 모았던 세대분리형 평면이다. 2베드와 스튜디오 타입으로 구성된 세대분리형 평면으로 출입문과 주방, 화장실이 각각 세대에 배치되어 거주를 하면서 임대가 가능하고 거주하지 않을 경우 2세대를 임대할 수 있다. 단지 내부를 살펴보면 특급호텔을 닮은 부대시설이 국내 일반 아파트와 차별화된 점이다. 인피니티 풀을 비롯해 비즈니스센터, 피트니스&사우나, 도서관, 카페테리아, 퍼팅 그린 등을 조성한다. 은퇴 후 제2의 삶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이웃 간의 친목을 다질 수 있도록 단지 내에 ‘킨포크(kinfolk) 가든’을 조성해 커뮤니티 시설에 신경을 쓰고 단지 곳곳에 ‘워터필드’를 조성해 언제든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한다. 일몰을 즐길 수 있는 프라이빗 공간인 ‘선셋데크’도 만들어 진다. 또 전 가구에 넓은 발코니를 도입하며 일부 세대에서는 골프장 조망까지 가능해 천혜의 자연환경을 집안에서 마음껏 누릴 수 있을 예정이다. 입지도 우수하다. 먼저 클락국제공항과 5km 거리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단지 주변에는 세인트폴 국제학교, 노블레스 국제학교, 웨스트필즈, 리빙스톤 등 다양한 국제학교가 있고 시설이 우수한 4곳의 골프장 등이 있다. 또 지역 내에서 유일하게 해발 235m 위에 위치하고 인근에 타운하우스 및 풀빌라 등이 저층으로 계획돼 있어 조망권이 우수하다. 클락은 휴양과 교육, 치안, 생활편의시설, 자연환경 등 거주환경이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아 필리핀 현지 부호들도 선호하는 주거지 중 하나이다. 기본적인 인프라 여건의 우수성에 안전한 치안, 마닐라에 비해 공해 유발시설이 없어 쾌적한 공기 및 녹지 등 완벽한 생활편의시설이 갖춰진 지역으로 손꼽힌다. 실제로 클락은 정부차원의 체계적인 개발을 위해 설립된 대통령직속기관 ‘클락개발공사(Clark Development Cooperation:CDC)’에서 직접 관할해 살인, 강도와 같은 강력범죄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치안이 우수하다. 여기에 유해시설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어 매연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청정도시다. 교통여건도 좋아질 전망이다. 특히 교통이 좋아지면 수요가 확대되고 신흥주거지로 빠른 시간 내에 성장할 수 있어서 눈 여겨 볼 부분이다. 클락에서 마닐라 상업중심지구까지 55분에 주파할 수 있는 고속철도 공사가 추진 중이며 이 중 17개의 정차역에서 클락 내에서만 3개의 역이 개통될 예정이다. 또 클락의 배후도시로 조성예정인 ‘뉴클락시티’의 수혜도 예상된다. 이 지역은 분당신도시의 6배 규모로 개발될 예정이며 약 112만명의 주민과 약 80만명의 직원들이 상주하게 되는 친환경 주거 단지로 조성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 포스코건설의 ‘더샵 클락힐즈’ 국내 홍보관은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에 위치해 있어 상담 및 관람이 가능하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미스 함무라비’ 고아라X김명수 “온도가 다른 판사” 반전 케미

    ‘미스 함무라비’ 고아라X김명수 “온도가 다른 판사” 반전 케미

    ‘미스 함무라비’가 달라도 너무 다른 청춘 판사 고아라, 김명수의 흥미진진한 반전 케미로 ‘올바른’ 판사 콤비의 탄생을 예고한다. 오는 21일 첫 방송되는 JTBC 새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연출 곽정환, 극본 문유석, 제작 스튜디오앤뉴) 측은 9일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요즘’ 판사 박차오름(고아라 분), 임바른(김명수 분)의 첫 만남과 법원 24시를 담은 스틸컷을 공개해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미스 함무라비’는 ‘강한 자에게 강하고 약한 자에게 약한 법원’을 꿈꾸는 이상주의 열혈 초임 판사 박차오름, 섣부른 선의보다 원리원칙이 최우선인 초엘리트 판사 임바른, 세상의 무게를 아는 현실주의 부장 판사 한세상(성동일 분), 달라도 너무 다른 세 명의 재판부가 펼치는 생활밀착형 법정 드라마다. 거창한 사건이 아닌 우리 주위에 있을 법한 소소하지만 피부에 와 닿는 현실적인 이야기로 공감 지수를 높인다. 무엇보다 동명의 원작 소설 작가인 문유석 판사가 직접 대본을 집필한 만큼 리얼한 법정 드라마의 탄생을 기대케 한다. 공개된 사진은 박차오름과 임바른의 만만치 않은 법원 입성기를 생생히 담고 있어 호기심을 자극한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법원이 아닌 지하철. 똘망한 눈빛을 빛내며 러블리한 에너지로 주위까지 밝게 만드는 박차오름은 환한 미소와 함께 악수를 건넨다. 반면 예상치 못한 사람을 만난 듯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임바른의 놀란 얼굴이 궁금증을 유발한다. 첫 만남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을 뿜어내는 박차오름과 임바른의 특별한 인연 역시 궁금증을 자아낸다. 법원을 발칵 뒤집어 놓을 열혈 초임 판사 박차오름과 시니컬한 원칙주의 판사 임바른이 함께 한 법원에서의 하루도 흥미를 자극한다. ‘민사 44부’에 첫인사를 하는 두 사람은 긴장감 가득한 모습. 그러나 법정에서는 확 달라진 판사 포스를 내뿜는다. 골똘히 집중하며 열혈 눈빛을 반짝이는 박차오름과 포커페이스 안에서도 냉철함이 느껴지는 임바른의 서로 다른 에너지는 절묘한 시너지를 일으키며 두 사람이 펼칠 활약에 기대를 높인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남다른 공감 능력을 지닌 ‘이상주의’ 박차오름과 냉철한 ‘원칙주의’ 임바른은 달라도 너무 다른 물과 기름 같은 사이. 사사건건 부딪치며 갈등을 겪지만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처럼 서로를 보완하며 성장한다. 선입견을 깬 ‘진짜’ 판사이자 우리가 몰랐던 ‘요즘’ 판사 박차오름과 임바른, 종잡을 수 없는 두 사람의 만남이 불러올 나비효과가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한다. 여기에 ‘현실주의’ 한세상 부장판사가 노련함으로 중심을 잡으며 인간미 넘치고 진정성 가득한 재판을 만들어 나간다. ‘미스 함무라비’ 제작진은 “박차오름과 임바른은 온도가 다른 판사다. 이 ‘다름’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성장하며 흥미로운 시너지를 발생시킨다”고 두 사람의 관계를 설명했다. 이어 “고아라와 김명수의 영리한 연기와 각기 다른 매력이 어우러진 케미스트리가 흥미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있다. 두 사람의 호흡은 최고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기대해도 좋다”고 전했다. 한편 ‘미스 함무라비’의 중심이 될 ‘민사 44부’는 살인, 절도 등 형사 사건이 아닌 사람에 집중하는 민사 재판을 다룬다. 실제로 겪을 법한 현실적 사건을 중심으로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생생한 현실을 투영해 미처 깨닫지 못했던 다양한 삶의 얼굴을 보여줄 예정. 사람 냄새 가득한 민사재판부의 풍경은 때로는 씁쓸하고, 때로는 통쾌한 사이다를 선사하며 공감을 자아낸다. ‘미스 함무라비’는 오는 21일 월요일 JTBC에서 오후 11시 첫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호준의 시간여행] 보리 서리, 그리고 성냥의 추억

    [이호준의 시간여행] 보리 서리, 그리고 성냥의 추억

    천지간에 봄이 깊숙이 들어앉았다. 남도로 가는 길, 황토까지 푸르게 덧칠한 보리들이 우쭐우쭐 키를 재고 있다. 성급한 눈에는 곧 이삭이 패고 누렇게 익어 갈 것 같다. 보리만큼 많은 추억을 품고 있는 단어도 드물 것이다. 세월이 흐르니 보릿고개나 보리 서리라는 말조차 정겹다. 풍경을 그려 보는 것만으로 입가에 미소가 걸린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 채 여물지도 않은 보리를 몰래 잘라다 짚불에 익혀 손으로 비벼 먹던…. 그걸 보리 서리라고 했다. 먹어도 먹어도 배고프던 시절이었다. 보리 서리는 놀이이기도 했다. 불장난만큼 재미있는 놀이가 있을까. 겨울에 쥐불놀이를 하든, 늦봄에 보리 서리나 밀 서리를 하든 성냥은 필수 도구였다. 성냥이 귀한 시절에도 아이들은 어떻게든 하나쯤 갖고 싶어 했다. 불장난을 하다가 불을 내는 경우도 많았다. 논둑에 놓은 불이 산불이 되기도 했고 심지어 집 한 채를 홀라당 태운 아이도 있었다. 그렇게 위험을 품고 있었지만, 성냥은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었다. 인류와 오랫동안 함께했다고는 해도 부싯돌이 어찌 성냥을 따라갈까. 특히 불씨를 보존하는 것이 미덕이었던 이 땅의 여인들에게 성냥의 등장은 복음이었을 것이다. 최초의 성냥은 1827년 영국의 J 워커가 염소산칼륨과 황화안티몬을 발화 연소제로 써서 만든 마찰성냥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1880년 개화승(開化僧) 이동인이란 이가 일본에서 처음으로 가져온 것으로 기록돼 있다. 하지만 성냥이 들어왔다고 백성들이 바로 혜택을 볼 수 있었던 건 아니었다. 한일합병 후 일제가 인천에 ‘조선인촌’(朝鮮燐寸)이라는 성냥 공장을 세우고 대량 생산을 시작하면서 비로소 보급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일제는 수원·군산·부산 등에도 성냥 공장을 세웠는데, 조선인들에게는 제조법을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그렇게 시장을 독점하고 성냥 한 통 값이 쌀 한 되 값과 맞먹을 정도로 비싸게 팔았다. 아무리 비싸도 편리함에 익숙해진 이상 성냥은 외면할 수 없는 필수품이었다. 1970년대까지도 시골에서는 등잔불을 켜거나 밥을 짓기 위해 성냥이 반드시 필요했다. 담배 역시 성냥이 없으면 피우기 어려웠다. 성냥 공장들은 한때 최고의 호황 산업으로 각광받았다. 지역마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게 성냥 공장이었다. 유엔·아리랑·향로·기린표·새표·복표·야자수·대한·비사표·제비표·두꺼비표·토끼표…. 성냥의 종류도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많았다. 하지만 세월의 심술은 성냥이라고 비껴가지 않았다. 언제부턴가 누구도 찾지 않는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다. 굳이 성냥의 위상이 추락하게 된 시기를 따지자면 1980년대 후반부터였을 것이다. 궁벽한 곳까지 전기가 들어가고 전기밥솥에 가스레인지, 전자레인지까지 등장하면서 점차 찬밥 신세가 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값싼 1회용 라이터가 쏟아져 나오면서 담뱃불을 붙일 때마저 외면받게 되었다. 성냥이 그렇게 생활공간에서 퇴장하면서 이제는 구경조차 어려운 물건이 되었다. 마당에 미루나무들이 산더미처럼 쌓이고 수백 명의 직원이 일하던 성냥 공장도 하나둘 문을 닫았다. 요즘은 어느 산골 외딴집 쇠죽 쑤는 부뚜막에서나 구경할 수 있을까. 성냥이 다시 부엌으로 돌아올 날은 영영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성냥과 함께했던 기억은 여전히 멀지 않은 곳에 머물고 있다. 보리 서리의 추억을 엊그제 일처럼 간직한 세대가 살아 있는 한….
  • [자치광장] 사람과 자연이 함께 숨 쉬는 한강/윤영철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장

    [자치광장] 사람과 자연이 함께 숨 쉬는 한강/윤영철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장

    서울의 한복판을 가르며 흐르는 한강은 당초 한양도성 밖을 흐르는 문자 그대로 자연 하천이었다. 2014년 수립된 한강 자연성 회복 계획의 비전에서 제시된 대로 두모포에 큰 고니가 날아오르고 아이들이 멱을 감는 곳이었다. 그러나 1960년대 제1차 한강종합개발을 시작으로 수면 매립과 개발, 도로 조성이 이어지며 지금과 같은 제방으로 둘러싸인 곧고 넓은 강과 수변공원으로 이뤄진 인공하천이 됐다. 많은 사람들은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한강을 꿈꾼다. ‘2030 한강 자연성 회복 사업’은 이런 꿈을 현실화하기 위해 2014년 시작, 2030년까지 진행된다. ‘생태환경 개선’, ‘맑은 물 회복’, ‘친환경 이용’이라는 3개의 추진 전략과 한강 숲 조성, 자연형 호안(湖岸) 조성, 역사ㆍ문화 조망 및 체험 등 9개의 정책과제 아래 20개의 세부실행 과제로 이뤄져 있다. 현재 20여개 단위사업 중 8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한강 숲 조성사업’은 올해 말까지 단기계획 목표인 45만 1700㎡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요즘 한강 둔치에서는 사업 이전보다 훨씬 많은 나무와 꽃들을 볼 수 있다. 또한 서울의 한강변은 현재 콘크리트 대신 돌과 흙으로 이뤄진 자연형 호안으로 변하고 있다. ‘자연형 호안 조성 사업’을 통해 전체 한강 호안 78.7㎞ 중 39.8㎞가 이미 복원됐다. 지난 3년간 원효대교와 한강대교 구간(1.3㎞), 한강대교에서 동작대교 구간(2.1㎞)이 추가로 복원됐거나 진행 중이다. 호안사면 녹화를 위해 조기에 식생을 안정화시키는 다양한 방법들을 도입하고 있다. 물억새, 사초 등 초본류와 갯버들 같은 관목들이 우거진 호안사면은 곤충과 조류들의 은신처와 서식처 역할을 하는 생물서식공간(biotop)으로 매우 중요한 공간이다. 홍수로 인한 수위 상승 때 물의 충격으로부터 제방을 보호하고 안정시키는 역할도 한다. 하지만 완전한 자연호안을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한강공원 둔치엔 시민들 운동ㆍ휴식 공간이 있고, 지하엔 대형 상수도관과 분류하수관 등 다양한 시설들이 매설돼 있기 때문이다. 한강 자연성 회복 사업은 일반적인 조경 공사와 달리 그 자체로 완성품이 아니다. 생물들이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인공구조물을 걷어내고 서식 여건을 조성해 주면 그 나머지는 자연이 스스로 회복해 나감으로써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것이다. 60년대 여의도에 윤중제를 쌓기 위해 폭파돼 없어졌던 밤섬이 복원되었듯 자연의 복원력은 인간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놀랍고 위대하다. 한강 자연성 회복 사업은 2030년까지 진행되는 긴 여정인 만큼 기다림이 필요하다. 인간과 자연이 오롯이 공존하기 위해선 시민, 전문가, 공무원들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
  • N버튼 누르면 나타나는 ‘코너링 악동’

    N버튼 누르면 나타나는 ‘코너링 악동’

    터보엔진 품고 최고 275마력 출력 국산 첫 기계식 가변배기시스템 장착 일상 속 드라이빙 재미 느낄 수 있어 수동기어·가격 등 판매량 변수될 듯 현대자동차가 다음달 한국 시장에 흥미로운 차 하나를 내놓는다. ‘코너링 악동’(Corner Rascal)이라는 별칭을 붙여 선보이는 ‘벨로스터 N’이다. 고성능차 라인업인 ‘N’ 브랜드를 달고 유럽에 출시된 ‘i30 N’에 이어 국내에 처음 등장하는 고성능 모델이기도 하다. 현대차의 태도도 흥미롭다. 어느 순간부터 수입차라 할지라도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니면 고개조차 돌리지 않는 콧대 높은 한국 운전자들을 향해 감히 ‘이 차를 타고 운전의 재미를 느껴 보라’고 권한다. 지난 3일 경기 화성 남양기술연구소 내 주행시험장에서 악동 위에 올라 봤다.큰 기대는 없었다. 적어도 기자의 기억 속 1세대 벨로스터는 달리기 성능보다 짝짝이 문짝만 인상에 남았던 그저 그런 차였기 때문이다. 시동을 건 뒤 ‘N’(고성능) 버튼을 누르는 순간부터 전작으로 인한 편견은 사라지기 시작했다. 엇비슷한 생김새를 하고 있지만 순간 180도 다른 차로 변했다. 우선 중저음을 기반으로 한 금속성 배기음이 마치 중대형 모터사이클 위에 앉은 듯한 묘한 긴장감을 건넨다. 국산차 최초의 기계식 가변 배기시스템으로 소리에 그만큼 공을 들인 덕이다. 특히 고속에서 기어를 낮은 단으로 변속하면 순간 ‘파바팍’ 하며 팝콘 터지는 듯한 후연소음이 터져 나온다. 엔진의 열을 식히고자 실린더 밖으로 흘려 보낸 일부 연료가 배기관을 통해 흘러 나오다 머플러에서 산소와 만나 작은 폭발을 일으키는 소리다. 시승은 고속 핸들링 시험을 위해 만든 소형 서킷 주행과 코너링 능력을 시험하는 슬랄롬, 급차선 변경 코스 등으로 이뤄졌다. 남양연구소 서킷은 급회전 구간(헤어핀) 등 코너가 14개나 되고 일부 구간은 표고 차가 심해 코스에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가 속도 욕심을 내면 차가 실제로 날아갈 수 있는 위험한 코스다. 제법 속도를 붙여 트랙 코너를 도는 순간 이 차에 왜 악동이라는 이름을 붙였는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헤어핀 구간을 따라 운전대를 급히 돌리자 노면을 움켜쥐는 듯 차 앞머리가 곡선로를 짜릿하게 빠져나간다. 못 따라오고 미끄러질 것으로 예상했던 뒷바퀴 역시 어느새 재빠르게 궁둥이를 찰싹 들이민다. 코너를 돌기 전 운전자가 머릿속으로 그려낸 라인을 바퀴들이 그대로 따라 도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전자식 차동 제한장치(E-LSD)가 좌우 바퀴의 구동력을 주행 상황에 맞게 최적으로 배분해 주는 동시에 전자 제어 서스펜션(ECS), 피델리 타이어 등이 협력하며 극한 상황에서 차체를 잡아 주는 덕분이다. 벨로스터 N에 사용되는 엔진은 지난해 나란히 등장한 i30 N과 제네시스 G70 등과 같은 2.0ℓ 터보 엔진이다. 최고 출력은 275마력, 최대 토크는 38㎏·m까지 나온다. 400마력 이상을 내뿜는 최근 고가의 초고성능 차들과 비교하면 그리 놀랄 만한 숫자는 아니다. 하지만 벨로스터가 소형(B 세그먼트)에 전륜 구동 모델이라는 현실을 감안하면 결코 꿀리는 스펙은 아니다. 실제 ‘서민의 포르셰’라고 불리는 골프 GTI의 최고 출력이 230마력 수준이란 점을 봐도 어림짐작할 수 있다. 수동 기어를 단 고성능 차량이지만 운전은 까다롭지 않다. 코너링이나 급차선 변경을 해 보면 생각보다 쉽게 차체를 움직여 주고 자연스럽고 빠른 속도로 회전 구간을 빠져나간다. “내 운전 실력이 이 정도인가” 하는 착각이 들게 할 정도다. 벨로스터 N에는 코너링 과정에서 기어를 한 단 낮출 때 스스로 엔진의 분당 회전수(RPM)을 올려 주는 레브 매치 기능이 장착돼 있다. 덕분에 ‘힐 앤드 토’(heel & toe) 같은 발재간을 부리지 않아도 쉽게 급회전 구간을 빠져나올 수 있다. 힐 앤드 토란 오른발 발끝으로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동시에 뒤꿈치로 가속 페달을 조절해 제동 거리도 변속 충격도 줄이는 기술이다. 수동 차량에서 다이나믹한 드라이빙을 즐기고자 한다면 기본기에 속하는 기술이지만 해당 기술을 능수능란하게 발휘하는 아마추어 운전자는 극히 드물다. 하지만 차가 알아서 힐 앤드 토 기술을 구사해 주니 그냥 기어만 바꿔 주면 그만이다. 물론 아쉬운 대목도 있다. 이날 시승 시간이 짧아 한껏 내달려 보지는 못했지만 가속 성능이 뛰어난 편은 아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6.1초. ‘소형차치고는 매우 빠른 편’이라는 단서를 달아야 한다. 트럭에 버금가는 마력을 자랑하는 괴물 같은 고성능차가 즐비한 요즘 세상에 악동이라는 별명을 붙일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소위 자동차 기자라는 이들 중에서도 제대로 수동을 몰 줄 아는 이가 적은 한국 시장에서 얼마나 많은 양이 판매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물론 이달 말 공개될 출시 가격도 변수다. 그럼에도 분명한 건 국산 차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잘 만든 차고, 그만큼 재미난 차임에는 분명하다. 자동 모델도 만들어 달라는 요청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BMW에서 고성능차 M시리즈를 만들다 최근 현대차로 이직한 토마스 쉬미에라 고성능사업부 총괄 부사장은 “악동이라는 표현은 코너링의 정점에서 느끼는 즐거움을 강조한 것”이라면서 “벨로스터 N은 일상에서 즐기는 스포츠카로 어떤 다른 브랜드의 차와 견줘도 손색없다”고 말했다. 화성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어린이가 1년 365일 행복하게”… 놀기 좋은 시흥으로!

    “어린이가 1년 365일 행복하게”… 놀기 좋은 시흥으로!

    ‘아이들이 1년 가운데 단 하루가 아니라 365일 매일 행복할 수는 없을까.’ 어린이들이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날은 5월 5일 어린이날이다. 모든 아이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탄생한 날로 이날만큼은 실컷 놀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 시흥시가 ‘플레이스타트 시흥’을 선포하고 아동의 놀 권리를 찾아 주기 위해 나섰다. 1년 내내 어린이날을 만들어 주기 위한 것이다. 시흥시는 이를 위해 지난 3월 27일 ‘건강한 시흥 어린이! 놀이 시작으로!’라는 슬로건으로 플레이스타트 시흥을 선포했다.●부모들 “잘 노는 것 제대로 가르치자” 8일 시흥시에 따르면 플레이스타트 시흥은 놀 권리를 잃은 어린이부터 놀 여유를 갖지 못하는 어른, 놀거리가 필요한 노인까지 누구에게나 필요한 놀이문화를 시민사회에 보급하려는 놀이문화 전파 운동이다. 책 읽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책을 선물하는 북스타트 운동처럼 어린이에게 놀이를 선물하는 것이다. 어린이에게 놀 권리를 돌려주자는 취지다. 플레이스타트 시흥 추진단장 편해문 놀이터디자이너는 “아이들에게는 놀이가 밥”이라고 했다. ‘아이들이 세상에 온 까닭은 마음껏 놀기 위해서’라는 시를 써서 부모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조기 교육과 사교육에 열을 올리는 대한민국 부모들에게는 불편하게 여겨질 수 있다. 편 추진단장은 “그래도 아이들은 놀아야 한다”며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친구를 만나고 세상을 배우며 훨씬 더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타 지자체에서는 ‘놀이’ 문화 정책을 아동부서에서 단발적으로 진행하는데 시흥시에서는 ‘아이들에게는 놀이가 건강’이라는 취지로 접근한다”며 “특히 보건소에서 놀이 분야를 맡고 있는 게 특징으로 아이들 놀이문화를 다양하고 총괄적으로 운영하는 건 시흥시가 전국에서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시흥시는 크게 놀이 분야 추진 과제로 5개 정책을 내세운다. 이 중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장난감 생애주기별 플레이스타트 박스’ 개발과 부모들로 구성된 놀이활동가 ‘플레이스타터’ 양성 등 3개는 실행하고 있다. 미세먼지 걱정 없는 안전한 놀이터인 ‘공공형 실내놀이공간’은 오는 7~8월 완성된다. 남은 과제는 ‘생애주기별 플레이스타트 박스’ 개발이다. 아이들의 놀이문화를 확산하려면 무엇보다 부모의 인식 개선이 급선무다. 여전히 부모에게 ‘논다’는 것은 ‘공부를 안 한다’, ‘실력이 떨어진다’ 등 부정적 이미지를 갖게 한다. 그러나 내 아이를 건강하고 행복한 아이로 자라게 하려면 ‘잘 노는 것’도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이에 따라 시에서는 부모들이 주체가 돼 플레이스타터를 출범했다. 이들은 아이들에게 놀이기회를 더 많이 주는 데 관심 있는 사람들이다. 학교와 마을, 지역 내에서 놀이의 중요성을 전파하고 확산하는 일을 한다.●팝업놀이터 올해 권역별 6회 진행하기로 또 어디서든 누구에게나 놀이터를 선물하는 ‘팝업놀이터’를 운영한다. 공원이나 학교, 숲이 아니라 의외의 공간에 놀이터가 있다면 어떨까 하는 발상의 전환에서 나왔다. 주민참여 예산으로 시작된 정책이다. 임시로 운영하고 사라지는 팝업 스토어처럼 단기간에 반짝 놀이터로 구성된다. 지난해 갯골생태공원에서 열린 박스놀이터를 시작으로 지난 3월에는 소래산 놀자숲에서 팝업놀이터가 열렸다. 지난달에는 시청 뒷마당에서 팝업놀이터가 두 차례 열려 시민과 어린이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올해는 권역별로 골고루 분배해 모두 여섯 차례 팝업놀이터를 진행할 예정이다. 어느 곳에서 어떤 놀이를 주제로 할지는 주인공인 어린이들의 의견으로 정한다.놀이정책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구상하기로 했다. 시는 놀이정책의 실제 주인공인 초등학생 71명으로 구성된 ‘플레이스타트 어린이 추진단’을 모집했다. 이들은 지난 3월 오리엔테이션을 거쳤다. 지난달에는 자유로운 토의 방식으로 원탁회의를 가졌다. 어린이가 생각하는 놀이와 현재 놀이터 상황, 놀이문화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했고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어린이 추진단은 정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세계적 놀이터 디자이너가 기획 드로잉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노는 것에도 중점을 뒀다. 요즘 미세먼지가 농도가 높아지면서 비상이 걸렸다. 오전에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미세먼지 지수를 측정하는 일이 될 정도다. 특히 야외활동이 많은 아이에게는 심각한 문제다. 야외놀이터를 아무리 알차게 만들어도 미세먼지 때문에 아이들이 찾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미세먼지나 외부 환경과 무관하게 어린이들의 놀 권리와 놀 공간을 보장하려고 시흥시는 공공형 실내 놀이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현재 ABC행복학습타운 예술놀이터에 조성될 1호 놀이공간이 실시설계 막바지 단계에 있다. 예산 7억원을 들여 302㎡의 넓은 공간에 들어선다. 이 실내놀이공간은 전남 순천시에 있는 기적의 놀이터를 총괄디자인한 편 단장이 기획을 맡았다. 세계적인 놀이터 디자이너 독일의 귄터 벨치히가 기획 드로잉작업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시흥시교육지원청과 육아종합지원센터,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 다양한 기관이 협업했다. 시민추진협의체와 어린이 디자인캠프를 통해 당사자인 시민과 어린이도 직접 놀이터기획에 참여한다. 2호 실내놀이공간은 시흥국민체육센터 앞 어린이체육관에 조성될 예정이다. 예산 6억원도 확보됐다. 3호 실내놀이터는 지역에 고루 배치하기 위해 정왕권역에 조성될 계획이다.●누구에게나 생애주기별 장난감 보급 장난감은 아이들의 발달단계에 매우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이다. 생애주기별로 놀이와 교육을 위해 필요한 장난감이 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시기별로 적당한 장난감을 주는 일은 쉽지 않다. 특정 장난감은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가격이 비싸 아이들의 평등한 놀 권리를 빼앗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는 영아·유아·초등기 등 생애주기별 플레이스타트 박스를 개발하고 있다. 아이들이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놀이와 접할 수 있도록 놀잇감 키트를 개발해 내년까지 시범 보급할 예정이다. 시는 이를 위해 비정부기구(NGO)와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고품질의 놀잇감을 제작할 계획이다. 나아가 시흥시뿐만 아니라 전국에 널리 전파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앞으로 시흥시는 어린이가 주변 놀이터를 방문해 문제점을 직접 진단하는 ‘동네 놀이터 탐방’과 집마다 방치된 장난감을 선순환하기 위한 ‘장난감 플리마켓’을 운영할 예정이다. 어린이들에게도 정책 참여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팝업놀이터와 여러 놀이정책 의사결정도 어린이 추진단원과 함께 진행한다. ●놀이터 문제점 진단·개선에 어린이 참여 벨치히는 “재미없는 놀이는 일이고 재미있는 일은 놀이로 놀이는 온갖 가능성을 시험해 보고 경계에 다가서고, 경험을 하고 배우는 일”이라며 “플레이스타트 시흥은 어린이가 모든 가능성에 도전할 수 있는 경험을 하게 하고 위험을 배우며 최고로 재미있는 놀이로 여겨질 수 있도록 어린이 눈높이에서 건강한 놀이 문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했다. 박명희 시흥시보건소장은 “마지막 과제로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장난감인 생애주기별 플레이스타트 박스 개발을 하반기쯤 마칠 계획”이라며 “시흥시의 5대 놀이정책이 전국 시범모델이 돼 타 지자체로 확산해 감성이 풍부하고 몸도 튼튼한 어린이로 자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아침마당’ 김성환 “성이 다른 어머니 세 분 계신다”

    ‘아침마당’ 김성환 “성이 다른 어머니 세 분 계신다”

    배우 김성환이 ‘아침마당’에 출연해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8일 방송된 KBS1 ‘아침마당’에서는 김성환과 가수 진성이 게스트로 출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김성환은 “성이 다른 세 분의 어머니가 계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성환은 “놀라실 것은 없다. 낳아주신 어머니, 키워주신 어머니, 장모님이 계신다”고 설명했다. 김성환은 “어머니께서 8남매를 낳고 돌아가셨다. 난 그 중 장남이다. 새어머니가 오셔서 우리를 키워주셨다. 친어머니는 어린 나이에 자식을 많이 낳다 보니 쇄약해지셨다. 요즘 같았다면 이야기가 달랐겠지만, 그 당시 의술로는 역부족이었다. 40대 초반에 8남매를 낳으시고 눈을 감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내가 16살 때 돌아가셨다”고 전했다. 사진=KBS1 ‘아침마당’ 방송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화산 폭발은 불의 요괴 때문이야!”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화산 폭발은 불의 요괴 때문이야!”

    지난 3월에는 일본 규슈 지역의 화산이 들끓더니 요즘은 하와이 섬의 화산이 폭발해 많은 사람을 두렵게 만들고 있다. 화산 폭발이 나쁜 점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해도 붉게 터져 나오는 용암과 거칠게 쏟아지는 화산재, 치솟아 오르는 검은 연기는 보는 사람들까지 겁나게 한다. 그러니 그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두려움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거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가 그렇듯 환경이 열악하다고 해서 쉽게 그곳을 떠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조상 대대로 그곳에 뿌리내리고 살아왔기에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메마른 사막에서도, 나무 한 그루 자라지 않는 높은 고원에서도, 농사를 아예 지을 수 없는 초원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한반도의 북부에도 백두산이 있다. 심심치 않게 화산 활동에 대한 보고가 나오고, 폭발할지도 모른다는 보도 역시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보인다. 백두산은 우리 민족뿐 아니라 만주족에게도 성스러운 산이다. 천신의 후손인 아이신기오로 부쿠리용숀이 백두산에서 태어나 강물을 따라 내려와 만주족의 시조가 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주족이 거주하던 지역에서 백두산만 폭발했던 것은 아니다. 지금의 헤이룽장성 하얼빈에서 북쪽으로 400여㎞ 지점에 있는 우다롄츠(五大連池)의 화산도 청나라 때인 18세기 초에 마지막으로 폭발했다. 용암이 쏟아져 내리면서 강물을 막아 다섯 개의 호수가 형성됐고, 그 다섯 개의 호수가 서로 이어진 것처럼 보여 그런 이름이 생겼다. 용암이 순차적으로 굳은 모양을 그대로 볼 수 있는 현무암의 바다가 펼쳐진 그곳은 지금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지질공원’ 중의 하나가 돼 있다. 그런데 이 지역에 이렇게 분포돼 있는 화산들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폭발’의 기억을 각인시켰다. 만주족과 같은 민족 계통이면서 이 일대에 거주했던 시보족의 신화에는 그 기억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아득한 옛날 시보족 마을의 남자들이 사냥을 하러 나갔다. 그런데 남자들이 모두 나간 사이 불의 요괴가 마을을 덮쳤다. 마을에는 ‘시리마마’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와 늙은 아버지만 남아 아이들을 돌보고 있었다. 뜨거운 불의 요괴가 덮치는 바람에 마을엔 가뭄이 들었고, 모두가 지쳐 죽기 직전에 이르렀다. 시리마마는 용감한 소녀였기에 마을의 아이들을 구할 방법을 찾아 길을 떠났다. 그때 하얀 수염 할아버지가 나타나 정보를 주었고, 소녀는 천상으로 올라가 차가운 옥 허리띠를 구해 왔다. 차가운 옥은 불의 요괴를 물리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으니 시리마마는 그 허리띠를 차고 불 속으로 뛰어들어 요괴와 싸워 마침내 승리했다. 북방 수렵 민족에게 말을 타고 활을 쏘는 것은 남성들만의 일은 아니었다. 만주족 신화에도 말 타고 활 쏘는 여신들이 자주 등장하니 시보족의 시리마마가 불의 요괴를 물리친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후 시리마마는 아이들의 수호 여신이 됐고, 나아가 시보족의 시조 여신이 됐다. 그런데 이처럼 불의 요괴를 물리친 용감한 젊은이의 이야기는 만주 지역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인근의 내몽골 훌룬보이르(후룬베얼) 초원에도 전해진다. 불의 요괴가 초원을 휩쓸 때 훌룬과 보이르라는 이름을 가진 젊은 연인이 불의 요괴에 대항해 싸우다가 힘이 모자라 자신을 호수로 변하게 하여 그 물로 불의 요괴를 물리쳤다고 한다. 지금도 훌룬보이르 초원의 중심 도시인 하이라얼에 가면 활을 당겨 요괴를 물리치는 훌룬과 보이르의 상을 어디서나 만날 수 있다. 불의 요괴와 맞서 자신을 희생하며 자신들의 땅을 지킨 젊은이들이 있었기에 아름다운 우다롄츠와 훌룬보이르 초원이 있다고, 그 땅에서 지금도 살아가는 후손들은 조상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 [데스크 시각] 13년 전 평양에서 만났던 사람들/조현석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13년 전 평양에서 만났던 사람들/조현석 사회부장

    2005년 우연한 기회에 평양을 다녀왔다. 남북 간 화해 무드가 조성됐던 노무현 정부 때 평양 방문단에 끼어 평양 땅을 밟았다. 당시 인천공항을 출발한 대한항공 전세기는 서해 직항로를 따라 55분 만에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 내리자 고려항공 소속 버스가 터미널까지 안내했고, 수속은 통일부에서 내준 간단한 ‘방문 증명서’ 한 장이 대신했다. 갈 수 없는 아득한 곳이라고 생각했던 평양은 짧은 비행 끝에 너무도 쉽게 다가왔다. 3박4일간 대동강 한가운데 있는 양각도호텔에 숙박하며,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 중 하나인 고구려 고분군과 평양 인근에 있는 묘향산까지 다녀왔다. 여행자로서 1000여장이 넘는 평양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지금까지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평양에서 만났던 사람들이다. 비록 통제된 상황 속에서 평양 시민들과 자유로운 대화를 나눌 수는 없었지만 다른 여행지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뭉클함이 전해졌다. 관광버스에 동승했던 안내원은 “모르는 것은 정확하게 알도록 물어봐 주시라요”라며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만경대 학생소년궁전에서 방과후 활동으로 호랑이 자수를 놓던 한 여학생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두 달째 만들고 있습니다”라고 또박또박 답했다. 무용가와 과학자, 음악가, 바둑기사 등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점심을 먹기 위해 간 식당에서는 종업원들이 음식을 나른 뒤 ‘다시 만납시다’라는 노래를 불렀다. 노래가 좋다고 말하자 수첩에 ‘백두에서 한라로 우리는 하나의 겨레…’라는 가사를 직접 적어 줬다. 짧은 여행을 뒤로하고 평양을 떠나며 조만간 다시올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품었다. 그러나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과 함께 교류가 끊겼다.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으로 남북 교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판문점 선언’ 이후 평양냉면 집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경기 남양주에 있는 판문점 세트장과 파주시 DMZ 안보관광지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조만간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고 평양, 개성, 백두산 관광길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환담에서 “백두산에 가 보고 싶다”고 하자 김 위원장은 “편하게 다녀올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곧 남북 철도 연결사업이 추진돼 북한 지역을 통해 육로로 유럽과 중국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품게 한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북한의 비핵화 선언과 종전 선언, 평화협정 체결 등이 이뤄져야 한다. 남북 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만들어진 ‘판문점 선언 이행추진위원회’가 이달 중순 남북 고위급 회담을 열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이산가족 상설 면회소와 문화, 스포츠 교류 등 남북 민간 교류 활성화의 성사 여부가 관심을 끈다. 김 위원장은 남북 정상회담 이후 만찬에서 “멀리서 온 ‘평양냉면’…”이라고 말했다가 “멀다 하면 안 되겠구나”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실제 평양은 그리 멀지 않다. 서울에서 평양까지는 약 250㎞로 서울에서 대구보다 가깝다. 요즘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에는 북한을 여행한 외국인들이 찍은 북한 주민들의 일상 동영상과 사진들이 쏟아진다. 해외 여행박람회에 북한 여행 상품이 쏟아지고, 유명 여행 사이트에서는 북한 항공, 숙박도 예약할 수 있다. 전 세계인 누구나 갈 수 있지만 우리만 예외다. 13년 전 평양 사진을 다시 꺼냈다. 당시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대동강 풍경은 어떻게 변했을까. 만경대 학생소년궁전에서 꿈을 키우던 아이들은 지금쯤 자신의 꿈을 이뤘을까. hyun68@seoul.co.kr
  • 유해진 “생활 밀착형 애드리브 밤마다 고민한 연기죠”

    유해진 “생활 밀착형 애드리브 밤마다 고민한 연기죠”

    “연기 경력 21년 갈수록 어깨 무거워” 배우 유해진(48)에 대한 관객들의 믿음은 견고하다. 어떤 전형적인 장면도 현실에 살을 착 맞댄 섬세한 표현으로 맛깔나게 살려내기 때문이다. ‘럭키’(700만), ‘공조’(781만), ‘택시운전사’(1218만), ‘1987’(723만) 등 2년 새 출연작들이 줄줄이 흥행에 성공한 데는 ‘믿고 보는 배우’ 유해진의 노력도 깔려 있다. 9일 개봉하는 ‘레슬러’는 그의 매력에 한껏 기대 굴러가는 영화다.“갈수록 어깨가 무거워져요. 제 이름을 보고 시나리오를 건네고 투자하는 분도 많으니 제가 앞장서서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죠. 제 작품을 보러 일부러 극장까지 찾아오는 관객들의 믿음에 만족을 드려야 한다는 걱정도 크고요. 그래서 20년 넘게 연기 생활을 했는데도 새 작품을 낼 때마다 매번 겁이 나요. (비슷한 이미지에) 관객의 피로도가 쌓일까 고민도 되고요. 항상 새로울 순 없으니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 보는 거죠.” ‘레슬러’에서도 그의 남다른 분투가 장면 장면마다 엿보인다. 전직 레슬링 국가대표였으나 이제 정육점에서 고깃값 흥정하기에 바쁘고 색 고운 국산 고춧가루에 열광하는 ‘프로 살림꾼’이 된 귀보(유해진). 동네 체육관을 운영하며 레슬링 선수인 아들 뒷바라지에 전념하는 그는 레슬링을 그만두겠다는 아들 성웅(김민재)의 난데없는 반항과 아들 친구 가영(이성경)의 엉뚱한 고백으로 혼란에 빠진다. 영화에서 그는 평소 쌓아 둔 살림 내공을 발휘하며 재치 있는 애드리브로 관객을 웃긴다. 체육관에서 주부들에게 에어로빅을 가르치다 사무실로 슬쩍 도망쳐 구토라도 할 듯 가쁜 숨을 몰아쉬는 장면에선 유해진 특유의 친근하고 능청스러운 매력이 잘 드러난다. 영화 ‘블랙잭’(1997)에서 악역으로 연기에 발을 들인 지 21년째인데도 그는 밤잠을 설치며 연기 아이디어를 짜내는 데 골몰한다고 했다. “촬영 전날 유쾌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왜 이렇게 안 풀리지’하며 잠 못 자고 고민해요. 사소한 것이지만 그런 걸 모아야 된다는 생각이 있어요.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쾌감도 있고, 촬영 현장에서도 서로 좋다고 ‘으으’ 할 수 있어야 분위기도 좋아지거든요.” 그의 표현을 빌리면 ‘레슬러’는 부모와 자식의 성장, 배우로서의 성장을 일깨우는 작품이다. “영화는 아들의 성장뿐 아니라 부모의 성장이기도 해요. 서로 갈등을 겪은 뒤 여물어가는 과정이 짠하고 감동적인 작품이죠. 부모님 생각도 많이 나고요. 아버지께서 오십대 때 약주를 드시고 들어오신 밤에 ‘어머니’하고 목놓아 우셨던 기억이 있거든요. 삶에서 힘든 것이 갑자기 확 오셨던 것 같은데 요즘 그게 자꾸 기억이 나더라고요. 이번 영화는 어느새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된 저를 돌이켜보는 시간이기도 했죠.” 배우로서 그의 진통과 성장은 언제였을까. 그는 30대 초반을 기억에서 꺼냈다. “생활도 힘들고 배우로서 활동도 쉽지 않았던 30대 초반 연기를 가르쳐 주셨던 선생님을 찾아갔어요. 그때 선생님께서 해 주셨던 얘기가 배우 인생에 큰 힘이 됐어요. 맡고 싶은 배역이 안 오고 그래서 속상했을 땐데 그러셨죠. ‘해진아 넌 평생 연기할 것 같은데, 한 작품 가지고 왜 그래. 내가 70년 넘게 살아 보니 제일 중요한 건 하고 싶은 걸 했나 안 했나더라.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아.’ 그때 제가 성장했던 것 같아요.” 어느덧 ‘흥행 보증 수표’로 자리매김했지만 그에게 숫자는 순간의 기쁨일 뿐이라고 했다. “요즘은 너무 (영화에 대해) 숫자로 이야기하는 시대라…. 흥행은 기쁘긴 하지만 몇만의 의미보단 함께했던 사람들이 웃음 지을 정도면 좋은 것 같아요. 제일 기분 좋은 건 현장에 있을 때죠. 서로 손발이 잘 맞고 느끼는 걸 함께 이야기할 때가 참 행복하지 않나, 그게 연기하는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현장 행정] “놀고 쉴 권리”… 도시놀이터 구현하는 성북

    [현장 행정] “놀고 쉴 권리”… 도시놀이터 구현하는 성북

    놀 자유 누리는 ‘플레이 성북’ 韓 첫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모든 어린이는 충분히 쉬고 놀 권리가 있다.’유엔아동권리협약 일부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 어린이들은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 등으로 충분히 놀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에서는 어린이들의 놀 권리를 증진하기 위한 ‘2018 놀이정책 국제포럼’이 열렸다. 포럼의 주최는 성북구와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아이들의 놀 권리를 강조하며 ‘플레이 성북’ 사업을 소개했다. 플레이 성북이란 ‘도시가 놀이터’라는 이상을 가지고 모든 아동이 놀이에 대한 자유를 누리는 도시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 구청장은 “‘요즘 아이들에게 놀 권리가 있는가’라는 질문은 우리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질문이자 도전 과제”라며 “아이들이 시민으로서, 인간으로서 자신을 성장시켜 나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게 놀고 쉴 권리”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은 마음껏 놀면서 창의성을 기르고 도전에 대한 용기와 에너지도 얻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에는 국제적인 전문가들도 함께했다. 팀 길(영국) 놀이 컨설턴트는 “최근 수십년 동안 어른들의 통제와 간섭으로 전 세계 어린이의 자유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아이들이 잘 놀기 위해서는 함께 놀 수 있는 친구, 놀이 공간, 놀 수 있는 시간 그리고 어른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마노 히데아키 일본 유니세프 협회 위원은 “공원과 놀이터에 있는 모래밭은 무언가를 부술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이라며 “포장된 도로나 바닥이 있는 공원에서는 ‘파헤치고 싶다’는 욕구는커녕 ‘바닥을 판다’는 발상조차도 빼앗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놀이는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과정 그 자체”라며 “놀이를 통해 어린이는 스스로 생각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지혜와 생각, 협력, 집중력, 위험 감지 능력을 몸에 익힌다”고 강조했다. 편해문 놀이터 디자이너는 “2~3년 전부터 정부 각 부처와 기관마다 놀 권리에 관한 토론과 연구 용역이 많아지고 있지만, 놀 권리는 아이들로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이번 포럼을 계기로 놀 권리의 주체인 어린이를 주인으로 여기는 놀이정책의 물꼬가 트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성북구가 한국 최초로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고, 이후 재인증까지 받았다”며 “책임감을 가지고 아동의 놀 권리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소문 많던 넷플릭스 추리예능, 추리도 리얼도 놓쳤다

    글로벌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인 넷플릭스가 한국 제작진과 만든 국내 첫 오리지널(자체 제작) 예능 ‘범인은 바로 너!’가 지난 4일 공개됐다.국내 최고 제작진이 ‘국민 MC’ 유재석을 앞세워 100% 사전제작한 콘텐츠라는 점에서 화제가 됐고, 흔치 않은 추리 예능이라는 점도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매주 2편씩 총 10편의 에피소드를 선보이는 이 예능은 셜록 같은 탐정으로 변신한 유재석이 안재욱, 김종민, 이광수, 박민영, 엑소 세훈, 구구단 세정 등 6명과 탐정단을 꾸려 매회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며 진짜 범인을 찾아내는 형식이다. 아시아권에서 인기 높은 ‘런닝맨’을 비롯해 ‘패밀리가 떴다’, ‘X맨’ 등을 만들었던 장혁재, 조효진, 김주형 PD가 제작에 참여했다.첫회 ‘예고 살인’ 편만 놓고 볼 때 한껏 높아진 기대감을 채우기에는 다소 역부족이란 평이다. 출연자들이 정해진 각본을 쫓아가는 방식이어서 흥미를 유발하는 진정한 추리 예능이라기보다 어색한 역할극에 가까웠다.이날 내용은 화려한 파티에 초대된 탐정단이 그곳에서 갑작스레 발생한 살인 사건의 진범을 찾아내 다음에 예고된 살인을 막는 것으로 전개됐다. 탐정단은 진범에 관한 단서를 찾기 위해 팀을 나눠 미션을 수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폴댄스를 배우거나 진흙으로 뒤덮인 수백대의 차량 가운데 범인의 차량을 찾고, 여러 개의 방에 갇혀 문제를 풀어야만 했다.추리 예능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JTBC는 2014년 ‘크라임씬’을 선보여 마니아층을 형성했고, 지난해 시즌3까지 제작하며 추리 예능의 가능성을 입증한 바 있다. ‘크라임씬’이 고도의 심리전과 추리를 통해 범인을 골라내는 ‘마피아 게임’에 가깝다면, ‘범인은 바로 너!’는 요즘 유행하고 있는 방탈출 게임과 스릴러, 리얼 버라이어티를 접목해 보다 많은 볼거리로 무장한 것이 특징이다. 주목도를 유지하고자 유연석, 박나래, 박해진 등 매회 새로운 게스트까지 등장시킬 요량이다.그러나 추리 예능을 표방하면서도 정작 시청자들에게 ‘머리를 쓸’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재미의 한계를 드러냈다. 추리라고 해 봐야 숨겨진 보물찾기 수준인 데다, 제시된 단서 간 개연성도 찾기 어려웠다. 유재석과 이광수는 각각 ‘무한도전’과 ‘런닝맨’에서의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와 식상함을 줬고 일부 출연자들은 리얼이라고도, 극이라고도 할 수 없는 어정쩡한 상황 속에서 어설픈 연기를 남발해 몰입을 방해하기도 했다.그럼에도 넷플릭스 같은 공룡 기업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은 국내 방송사들과 콘텐츠 업계에 위협이자 도전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지상파 3사가 아니면 국내 예능 콘텐츠가 해외에 진출하기 쉽지 않았으나, 넷플릭스는 단숨에 190개국 1억 2500만명의 회원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올해 국내에 상주인력팀을 꾸린 넷플릭스는 올 하반기 또 다른 예능인 ‘YG전자’, 드라마 ‘킹덤’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소문 많던 넷플릭스 추리예능, 추리도 리얼도 놓쳤다

    소문 많던 넷플릭스 추리예능, 추리도 리얼도 놓쳤다

    추리 개연성 적고 보물찾기 수준 출연 캐릭터 ‘런닝맨’과 겹쳐 식상 공룡 기업 콘텐츠 제작은 위협적글로벌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인 넷플릭스가 한국 제작진과 만든 국내 첫 오리지널(자체 제작) 예능 ‘범인은 바로 너!’가 지난 4일 공개됐다. 국내 최고 제작진이 ‘국민 MC’ 유재석을 앞세워 100% 사전제작한 콘텐츠라는 점에서 화제가 됐고, 흔치 않은 추리 예능이라는 점도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매주 2편씩 총 10편의 에피소드를 선보이는 이 예능은 셜록 같은 탐정으로 변신한 유재석이 안재욱, 김종민, 이광수, 박민영, 엑소 세훈, 구구단 세정 등 6명과 탐정단을 꾸려 매회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며 진짜 범인을 찾아내는 형식이다. 아시아권에서 인기 높은 ‘런닝맨’을 비롯해 ‘패밀리가 떴다’, ‘X맨’ 등을 만들었던 장혁재, 조효진, 김주형 PD가 제작에 참여했다.첫회 ‘예고 살인’ 편만 놓고 볼 때 한껏 높아진 기대감을 채우기에는 다소 역부족이란 평이다. 출연자들이 정해진 각본을 쫓아가는 방식이어서 흥미를 유발하는 진정한 추리 예능이라기보다 어색한 역할극에 가까웠다. 이날 내용은 화려한 파티에 초대된 탐정단이 그곳에서 갑작스레 발생한 살인 사건의 진범을 찾아내 다음에 예고된 살인을 막는 것으로 전개됐다. 탐정단은 진범에 관한 단서를 찾기 위해 팀을 나눠 미션을 수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폴댄스를 배우거나 진흙으로 뒤덮인 수백대의 차량 가운데 범인의 차량을 찾고, 여러 개의 방에 갇혀 문제를 풀어야만 했다.추리 예능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JTBC는 2014년 ‘크라임씬’을 선보여 마니아층을 형성했고, 지난해 시즌3까지 제작하며 추리 예능의 가능성을 입증한 바 있다. ‘크라임씬’이 고도의 심리전과 추리를 통해 범인을 골라내는 ‘마피아 게임’에 가깝다면, ‘범인은 바로 너!’는 요즘 유행하고 있는 방탈출 게임과 스릴러, 리얼 버라이어티를 접목해 보다 많은 볼거리로 무장한 것이 특징이다. 주목도를 유지하고자 유연석, 박나래, 박해진 등 매회 새로운 게스트까지 등장시킬 요량이다. 그러나 추리 예능을 표방하면서도 정작 시청자들에게 ‘머리를 쓸’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재미의 한계를 드러냈다. 추리라고 해 봐야 숨겨진 보물찾기 수준인 데다, 제시된 단서 간 개연성도 찾기 어려웠다. 유재석과 이광수는 각각 ‘무한도전’과 ‘런닝맨’에서의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와 식상함을 줬고 일부 출연자들은 리얼이라고도, 극이라고도 할 수 없는 어정쩡한 상황 속에서 어설픈 연기를 남발해 몰입을 방해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넷플릭스 같은 공룡 기업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은 국내 방송사들과 콘텐츠 업계에 위협이자 도전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지상파 3사가 아니면 국내 예능 콘텐츠가 해외에 진출하기 쉽지 않았으나, 넷플릭스는 단숨에 190개국 1억 2500만명의 회원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올해 국내에 상주인력팀을 꾸린 넷플릭스는 올 하반기 또 다른 예능인 ‘YG전자’, 드라마 ‘킹덤’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마음의 눈으로 마음껏 뛸래요

    “장애는 얻었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 달려 더 단단해지는 것 같아요.”시각장애인 박준호(31)씨는 6일 서울 마포구 망원동 애능중앙교회 옆 카페에서 만나 마라톤 사랑에 빠진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창립 10년에 회원이 80명인 한국시각장애인마라톤(VMK) 클럽 회원 6명과 나란히 오는 19일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대회에 나선다. 올해 첫날 서울신문 해피뉴런에도 뛰었지만 이번 대회와는 첫 인연이다.시각장애인 신도가 90%인 교회에서 서로를 보듬는 VMK 회원 이민규(34)씨도 카페에 자리를 함께했다. 두 사람 모두 시신경 위축증으로 스무살 무렵 시력을 잃었다. 흐릿한 윤곽이 보이는 정도다. 휴대전화를 눈에 가까이 대면 글자나 사진을 볼 수 있다.이씨는 3년 전 아내가 에쓰오일 ‘감동의 마라톤’에 출전하자고 해 입문했다. 그리스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얘기에 혹해서였다. 그렇게 지금까지 17차례 대회에 출전했다. 이번 대회에서 두 번째 하프마라톤을 경험한다. 장애를 입기 전부터 운동을 좋아했던 이씨는 국내에 2명뿐인 시각장애인 트라이애슬론을 해 보고 싶어 수영을 4~5년 한 뒤 마라톤 익히기에 한창이다. 10차례 대회를 뛰었다. 지난주 제주 구좌읍에서 열린 텐덤 사이클(둘이 페달을 밟는 자전거) 대회도 함께 다녀왔다.박씨는 “건물과 도로의 형태는 보이지만 별 같은 게 많이 보이고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면 별이 더 크게 보여 힘들다”고 했다. 이씨는 “걸을 땐 2~3m 앞 형체가 흐릿하게 보이지만 달리면 1m 정도로 좁혀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두 “마라톤을 하면서 밝아지고 긍정적이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마라톤에 출전하며 가이드러너를 어렵게 찾는 점이 가장 안타깝다. 박씨는 “안전하게 주행하려면 저와 속도가 비슷한 가이드러너를 만나야 하는데 쉽지 않아 어떤 땐 출전선수 4명에게 한 가이드를 따라 붙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주최 측에 문의하면 10곳 중 9곳은 스스로 구하라고 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시각장애인 마라토너를 바라보는 비장애인의 인식에도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전맹인 마라토너가 음료 공급대에서 지체하면 시각장애인 조끼를 보면서도 빨리 비키라고 뒤에서 소리 지르는 이도 있다고 했다. 또 어느 대회 땐 기념품을 나눠 주는 텐트 한쪽에서 시각장애인끼리 도시락을 먹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가 핀잔을 들은 일도 있다고 털어놓았다.요즘은 사원 복지 차원에서 시각장애인을 안마사로 고용하는 기업들이 늘어 두 사람 모두 일하고 있다. 평일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주말 지방 대회에도 출전하고, 해외 대회에도 참가하고 싶은데 가이드러너의 도움이 절실하다.이들과 함께 달리고 싶다면 VMK 카페를 검색하거나 매주 토요일 오전 9시 남산 순환길 케이블카 주차장 근처 목멱산방 앞에 가면 된다. 특별한 일만 없으면 늘 훈련을 진행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②①①스무살 무렵 시신경 위축증을 앓아 시력을 잃다시피 한 박준호(왼쪽)씨와 이민규씨가 한 대회에서 함께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②이민규(앉은 사람 오른쪽)씨와 박준호(오른쪽 세 번째)씨가 VMK 클럽의 크루(함께 어울리는 이들)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준호씨 제공
  • 마음의 눈으로 마음껏 뛸래요

    마음의 눈으로 마음껏 뛸래요

    VMK클럽 박준호·이민규씨“장애는 얻었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 달려 더 단단해지는 것 같아요.” 시각장애인 박준호(31)씨는 6일 서울 마포구 망원동 애능중앙교회 옆 카페에서 만나 마라톤 사랑에 빠진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창립 10년에 회원이 80명인 한국시각장애인마라톤(VMK) 클럽 회원 6명과 나란히 오는 19일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대회에 나선다. 올해 첫날 서울신문 해피뉴런에도 뛰었지만 이번 대회와는 첫 인연이다. 시각장애인 신도가 90%인 교회에서 서로를 보듬는 VMK 회원 이민규(34)씨도 카페에 자리를 함께했다. 두 사람 모두 시신경 위축증으로 스무살 무렵 시력을 잃었다. 흐릿한 윤곽이 보이는 정도다. 휴대전화를 눈에 가까이 대면 글자나 사진을 볼 수 있다. 이씨는 3년 전 아내가 에쓰오일 ‘감동의 마라톤’에 출전하자고 해 입문했다. 그리스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얘기에 혹해서였다. 그렇게 지금까지 17차례 대회에 출전했다. 이번 대회에서 두 번째 하프마라톤을 경험한다. 장애를 입기 전부터 운동을 좋아했던 이씨는 국내에 2명뿐인 시각장애인 트라이애슬론을 해 보고 싶어 수영을 4~5년 한 뒤 마라톤 익히기에 한창이다. 10차례 대회를 뛰었다. 지난주 제주 구좌읍에서 열린 텐덤 사이클(둘이 페달을 밟는 자전거) 대회도 함께 다녀왔다. 박씨는 “건물과 도로의 형태는 보이지만 별 같은 게 많이 보이고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면 별이 더 크게 보여 힘들다”고 했다. 이씨는 “걸을 땐 2~3m 앞 형체가 흐릿하게 보이지만 달리면 1m 정도로 좁혀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두 “마라톤을 하면서 밝아지고 긍정적이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마라톤에 출전하며 가이드러너를 어렵게 찾는 점이 가장 안타깝다. 박씨는 “안전하게 주행하려면 저와 속도가 비슷한 가이드러너를 만나야 하는데 쉽지 않아 어떤 땐 출전선수 4명에게 한 가이드를 따라 붙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주최 측에 문의하면 10곳 중 9곳은 스스로 구하라고 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시각장애인 마라토너를 바라보는 비장애인의 인식에도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전맹인 마라토너가 음료 공급대에서 지체하면 시각장애인 조끼를 보면서도 빨리 비키라고 뒤에서 소리 지르는 이도 있다고 했다. 또 어느 대회 땐 기념품을 나눠 주는 텐트 한쪽에서 시각장애인끼리 도시락을 먹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가 핀잔을 들은 일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요즘은 사원 복지 차원에서 시각장애인을 안마사로 고용하는 기업들이 늘어 두 사람 모두 일하고 있다. 평일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주말 지방 대회에도 출전하고, 해외 대회에도 참가하고 싶은데 가이드러너의 도움이 절실하다. 이들과 함께 달리고 싶다면 VMK 카페를 검색하거나 매주 토요일 오전 9시 남산 순환길 케이블카 주차장 근처 목멱산방 앞에 가면 된다. 특별한 일만 없으면 늘 훈련을 진행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보고도 따라하지 못할 김남주의 다이어트 방법

    보고도 따라하지 못할 김남주의 다이어트 방법

    배우 김남주의 몸매 관리 비결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최근 방송된 채널A ‘풍문으로 들었쇼’(이하 ‘풍문쇼’)에서는 패널들이 최근 JTBC 드라마 ‘미스티’로 화제를 모은 김남주의 몸매 관리 비결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최정아 기자는 “김남주 몸매 관리 비법을 듣고 왔는데 듣고 너무 슬펐다. 저는 할 수 없는 방법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남주의 몸매 관리 비법에 대해서는 “일단 먹는 걸 즐기지 않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김남주는 촬영 중 영양소 균형을 위해 신선한 달걀 흰자 4개, 컵누들, 닭가슴살 큐브, 김밥 세 알 정도를 가지고 다니면서 하루 식사로 먹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저녁 6시 이후에는 물도 마시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묘성 기자는 “요즘에는 운동을 더 많이 하려고 한다고 들었다. 드라마 촬영 전에는 무조건 헬스장을 들렀다가 온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사진=채널A ‘풍문으로 들었쇼’ 방송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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