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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구와 대화? SNS로…스마트폰, 청소년 소통 방식 바꿨다 (美 조사)

    친구와 대화? SNS로…스마트폰, 청소년 소통 방식 바꿨다 (美 조사)

    어쩌면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일 듯싶다. 미국의 청소년들은 친구들과 의사소통할 때 가장 선호하는 방법이 SNS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비영리단체 커먼센스미디어는 10일(현지시간) 만 13~17세 청소년 약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5%가 이같이 답했다고 발표했다. 이 단체는 지난 2012년에도 같은 주제의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당시에는 대부분이 직접 만나는 것을 선호했다. 6년 만에 선호하는 의사소통 방식이 바뀐 것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요즘 청소년들은 불과 6년 전과 비교했을 때 훨씬 높은 비율로 SNS(16%)와 화상 채팅(10%)을 선호하며 직접 만나서 대화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3분의 1도 채 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과거와 현재 두 보고서를 모두 집필한 비키 라이드아웃 연구원은 “이는 미국에서 우리가 서로 의사소통하는 방법에 어떤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음을 의미할 수도 있다”면서 “특히 구글 이전 세대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지만, 요즘 청소년은 IT 기술 덕분에 자기 삶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SNS을 사용하면 기분이 어떻게 바뀌느냐는 질문에 약 5분의 1은 덜 외롭고 덜 우울할 뿐만 아니라 더 인기 있고 더 자신감 있게 해주는 것 같은 효과가 있다고 답했다. 반면 부정적인 답변은 아주 적은 비율이었다. 이에 대해 라이드아웃 연구원은 “가장 우울했던 청소년들조차도 SNS가 자기 기분을 더 좋게 만든다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보고서는 청소년들이 SNS의 부정적인 면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많은 청소년이 스마트폰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일부는 스마트폰 탓에 주변 사람들에게 신경쓰지 못하는 행위인 ‘퍼빙’(phubbing)이 인간관계에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거의 절반(44%)이 친구들과 어울리고 있을 때 친구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불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보다 많은 청소년(54%)은 다른 사람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순간에 SNS 탓에 주의를 빼앗긴 적이 있다고 인정했다. 응답자 중 약 3분의 1은 가족과 만나고 있을 때나 숙제할 때 또는 누군가와 밥먹을 때조차 스마트폰을 전혀 안 하거나 거의 안 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심지어 이보다 더 많은 청소년(55%)은 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때 스마트폰을 거의 항상 사용했다고 답했다. 또 현재의 청소년은 6년 전 청소년들보다 SNS를 더 자주 사용한다고 보고했다. 2012년에는 약 3분의 1이 하루에 1번 이상 SNS를 사용했다고 답했지만, 현재는 3분의 2 이상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런 변화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스마트폰 소지 비율이 늘어난 것이 분명히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2012년에는 41%가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현재는 거의 90%가 소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이번 조사에서는 많은 청소년(72%)이 IT 기업들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늘리기 위해 사용자를 제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만 아니라 이번 보고서에서는 청소년들이 페이스북에서 꽤 이탈했음을 보여주는 수치상 데이터도 제공한다. 2012년에는 거의 70%가 페이스북을 주로 한다고 답했지만, 현재는 15%만이 그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40% 이상은 스냅챗을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스냅챗은 페이스북이 한창 인기몰이를 하던 2011년 9월에 출시됐으며 이후 성장가도를 달렸다. 이렇듯 기술을 계속해서 빠르게 진화한다. 이에 대해 라이드아웃 연구원은 기술의 순 효과가 청소년들의 웰빙에 끼치는 영향을 이해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청소년들이 스스로 상황을 고려해 스마트폰을 내려놓도록 SNS를 의식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그녀는 권장했다. 사진=daisydaisy / 123RF 스톡 콘텐츠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아침마당’ 성진우, 대인기피증 고백 “내가 잘 지내는지 왜 궁금해?”

    ‘아침마당’ 성진우, 대인기피증 고백 “내가 잘 지내는지 왜 궁금해?”

    가수 성진우가 대인기피증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성진우는 11일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에서 과거 전성기 시절의 이야기와 근황을 전했다. ‘포기하지 마’로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린 성진우. 성진우는 이날 가수 데뷔 계기에 대해 “오디션을 보게 됐는데, ‘상태가 안 좋으니 다음에 보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그쪽에서 괘씸하게 생각하더라. 그래서 다음에는 진아기획에서 오디션을 보게 됐다”고 했다. 성진우는 “진아기획에 들어가서 연습생 생활을 1년정도 하고 앨범을 냈다. 데뷔하고 나서 몇개월 뒤에 제가 유명해졌다. 너무 어린 나이에 인기를 얻다 보니, 뭐가 뭔지를 잘 몰랐다”고 밝혔다. 그러나 ‘포기하지 마’ 성공 이후 몇곡의 히트곡을 낸 뒤, 성진우의 인기는 자연스레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당시 성진우는 대인기피증까지 앓게 됐다고. 성진우는 “제가 원래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한다. 그런데 제가 왕성하게 활동을 하다가 기분이 다운된 시기가 있었다. 그 시기가 길어졌다. 사람들이 저에게 말을 걸 때마다 예민해졌다. ‘요즘 어떻게 지내요?’, ‘요즘 방송 안나오던데?’라고 묻는데 나도 모르게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 왜 궁금한거야?’라고 생각하게 됐다. 그 분들은 저에게 한 번 묻는 거지만, 저는 여러 사람에게 똑같은 질문을 여러번 듣다 보니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싫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러다 보니 저의 사정을 아는 사람만 만났다. 굳이 제 사정을 다시 설명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면서 “그 때는 TV도 안 봤다. 내가 못 나가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몇개월 이상 집에 안나간 적도 있었다. 트로트 앨범을 내기 전까지 그랬다”고 전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간병하다 건강 해치고 생활고… 숨 좀 돌릴 여유 있었으면,제발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간병하다 건강 해치고 생활고… 숨 좀 돌릴 여유 있었으면,제발

    “밥은 꼭 갈아서 먹여야 하는데 자칫 기도로 넘어갈까 봐 늘 불안해요. 대변은 천천히 배를 밀어서 빼줘야 하고요. 요즘은 애 아빠가 갈비뼈를 다쳐 일을 하기 힘듭니다. 가장이 일을 못 하면 모든 게 멈춥니다.”(중증장애인 자녀를 돌보는 52세 여성) “뇌졸중 환자는 24시간 간병인이나 보호자가 붙어 있어야 합니다. 매달 병원비와 사설간병비로 수백만원씩 지급하다 보니 경제적 어려움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지원을 받는) 요양보호사를 쓰려 해도 간병하기 힘든 환자라며 아예 돌보려 하질 않아요.”(뇌졸중 부친을 간병하는 40세 여성)서울신문은 지난 7~8월 가족간병인 3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9월 4일자 7면>를 하면서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적어 달라고 부탁했다. 객관식 설문만 진행하면 이들이 진심으로 하고 싶은 말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A4 용지 16장 분량의 글이 모였다. 어려움을 호소하는 가족간병인의 목소리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담기 위해 ‘한국어 글분석 프로그램’(K-LIWC)을 이용했다. 이 프로그램은 사람이 쓴 글에서 형태소(의미가 있는 언어의 최소 단위)로 단어를 뽑아낸 뒤, 어떤 감정이나 생각 등이 자주 언급됐는지 분석하는 도구다.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1만 5000여개의 단어를 언어학적 분석에 따라 72개의 함축적 의미가 담긴 단어로 보여 준다. 학계에서 신뢰도가 높은 방식으로 서종한,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가 분석에 도움을 줬다. 가족간병인이 적은 글은 총 7729개의 단어로 구성됐다. 일상생활(자기영역)과 관련해 가장 많이 언급된 건 ‘직장·일’(169회), ‘학교’(155회)였다. 가족간병으로 직장이나 학업 등 사회활동에 제한을 받는다고 호소한 사람이 가장 많다는 것이다. ‘여가활동’(134회)에 대한 언급도 높았다. 끝 모를 사막 속에 갇힌 듯한 간병 터널에서 오아시스 역할을 할 수 있는 건 ‘휴식’뿐이다. “몇 분이라도 저만의 자유시간을 느끼고 싶어요.” “저도 쉴 시간이 필요합니다.” “제발 숨을 돌릴 여유를 좀 주세요.” 보통 사람에겐 너무 소박해 보이지만 가족간병인은 이런 생각조차 사치다. ‘몸 상태와 증상’(127회), ‘돈·재정적 이슈’(111회)와 관련한 단어도 많이 나왔다. 간병을 하다 본인 건강까지 해치고, 경제적 어려움에 빠졌다고 호소한 것이다. 서 교수는 “가족간병인이 종일 간병에만 매달리다 보니 휴식이나 생계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결국 생활비나 간병비 등 경제적 지원을 호소하게 된다”고 분석했다.서울신문은 설문 응답자 외에도 현재 아픈 가족을 간병 중인 30여명을 직접 만나 목소리를 들었다. 경기 일산에 사는 임순달(57·여)씨는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86)를 6년째 돌보고 있다. ‘잘’ 모시고 싶어 요양보호사 자격증까지 땄다. 다행히 시어머니는 증세가 심하지 않아 오전 3~4시간 정도 홀로 지낼 수 있다. 이 시간 임씨는 옆 동네 치매 노부부 집으로 가 ‘제2의’ 간병(방문요양서비스)을 한다. 시어머니까지 임씨 혼자 3명의 치매 환자를 돌보는 것이다. 임씨는 이들 노부부도 성심껏 간병해 가족 못지않게 가까운 사이가 됐다. 이런 임씨도 정부가 가족간병을 ‘그림자 노동’(대가를 받지 않고 당연히 하는 것으로 포장된 노동) 취급하는 것엔 분통을 터뜨린다. 임씨처럼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해 자신의 가족을 돌보는 사람을 가족요양보호사라고 한다. 돌보는 이가 가족이라는 것만 제외하면 요양보호사가 방문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급여를 지급한다.하지만 임씨가 급여를 청구할 수 있는 시간은 하루 1시간, 시급 1만 5000원 남짓이다. 게다가 한 달에 20일(20시간)까지만 청구할 수 있다. 임씨는 “오후에는 종일 시어머니를 모셔 실제 간병 시간은 10시간이 넘는다”면서 “1시간만 인정해 주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항변했다. 이어 “경제적 관점에서만 보면 시어머니를 타인 요양보호사에게 맡기고, 나는 다른 가정으로 방문요양서비스를 나가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임씨가 다른 치매 환자를 돌보면 시간제한 없이 시간당 1만원가량 받을 수 있다. 장상훈(50·가명)씨는 8년 전부터 만성 폐질환인 어머니(71)를 여동생(40)과 함께 모시고 있다.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는 어머니는 스스로 거동이 불가능하다. 어머니 집을 고쳐 2층짜리 주택으로 만들고 모두 합가했다. 자신 가족은 1층, 어머니와 여동생은 2층에서 생활한다. 여동생은 미혼이다. 낮에는 직장을 그만둔 여동생이 간병하고, 저녁에는 일을 마치고 퇴근한 장씨가 돌본다. “사실 환자의 육체적 병에 대한 지원 제도는 어느 정도 마련돼 있어요. 하지만 ‘마음’도 돌볼 필요가 있다는 건 아직 모르는 것 같아요. 어머니는 원래 그런 분이 아니었는데 정말 예민해졌어요. 예를 들면 실내 온도가 정확히 25도, 습도는 45%가 유지되지 않으면 신경질을 부려요. 몸이 아프니 마음도 병든 거죠. 그게 우리를 너무 힘들게 해요. 환자 정신건강에 대한 치료와 지원이 필요합니다.” 김미지(51·여)씨는 벌써 10년째 파킨슨병을 앓는 남편(57)을 돌본다. 파킨슨병은 노인성 질환인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모시고 있던 시어머니한테마저 치매가 왔다. 두 사람을 동시에 간병하는 건 도저히 불가능했다. 하는 수 없이 어머니는 요양시설로 모셨다. 김씨는 남편이 아프고 나서도 2년가량 회사를 더 다녔지만 결국 그만뒀다. 남편이 걷는 것조차 불가능해지면서 낮에도 곁에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논술 과외를 하면서 버텼지만, 줄어만 가는 통장 잔고에 한숨만 늘었다. 남편의 우울감이 커지고 생활도 어려워지면서 한창 청소년기에 있던 아이들과의 충돌도 잦아졌다. 아이들은 아버지가 이상해졌다고 했다. “일거수일투족이 어려웠어요. 애들이 있어 참았지만 이렇게 사느니 같이 죽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죠.” 암흑같은 터널에서 다행히 한 줄기 빛이 비쳤다. 파킨슨병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남편 증세가 호전된 것이다. 남편은 기적적으로 회복해 직장을 구했다. “가장인 남편이 쓰러졌을 때는 정말 막막했어요. 아직 젊다는 이유만으로 사회보장제도를 이용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죠. 특히나 저희 집처럼 부모가 아픈 경우에는 아이들 먹는 것을 비롯해 교육을 책임져 줄 제도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가족간병인들은 아무리 작은 도움이라도 정말 크게 느낍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 ‘야간개장’ 박하선 “출산 후 12kg 감량, 비법은...”

    ‘야간개장’ 박하선 “출산 후 12kg 감량, 비법은...”

    박하선이 SBS Plus ‘야간개장’에 출연해 근황을 전했다. 10일 방송된 SBS Plus ‘당신에게 유리한 밤! 야간개장’(이하 ‘야간개장’)에서는 배우 박하선은 출산 후 첫 예능 나들이에 나서는 모습이 그려졌다. 박하선은 “오래 쉬었다. 결혼하고 출산하고 하면서 몸이 안 좋아서 쉬다가 이제 영화 찍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하선은 이어 “살을 엄청 뺐다. 12kg 정도 뺐다. 운동으로 안되더라. 운동을 3개월을 벅차게 했는데 안 돼서 밥을 줄이니까 빠지더라”며 “운동은 클라이밍도 했고, 액티브 한 것을 했다. 요즘에는 영화 때문에 사이클 선수로 나와서 자전거를 좀 탔다”고 설명했다. 사진= SBS Plus ‘야간개장’ 방송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섹션TV’ 손예진, 정해인 닮은꼴 아나운서 등장에 보인 반응은?

    ‘섹션TV’ 손예진, 정해인 닮은꼴 아나운서 등장에 보인 반응은?

    배우 손예진이 MBC ‘섹션TV 연예통신’에 출연한다. 10일 방송되는 MBC ‘섹션TV 연예통신’에서는 정해인 닮은꼴로 알려졌던 김정현 아나운서가 손예진을 만나는 모습이 공개된다. 김정현 아나운서의 정해인 코스프레(?)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던 손예진은 이내 정해인과 김정현 아나운서의 닮은 구석을 세세히 짚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손예진은 영화 ‘협상’에서 호흡을 맞춘 현빈과 같은 건물의 다른 층에서 이원 생중계를 통해 연기를 했다며 “직접 만나지 않고 모니터로 배우를 접해 연기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게다가 상대방이 현빈이라는 생각에 굉장히 많은 집중이 필요했다는 고백이다. 촬영이 없는 휴식기간엔 여행을 가거나 주로 집에서 휴식을 취한다는 손예진은 평소 마피아 게임, 무언의 007빵 게임 등을 좋아한다며 “요즘 젊은 친구들은 어떤 게임을 즐기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의 호기심을 풀어주기 위해 ‘섹션TV’가 준비한 게임에서 손예진은 강력한 승부욕으로 현장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는 전언이다. 한편, MBC ‘섹션TV 연예통신’은 10일 오후 8시 55분에 공개된다. 사진제공=MBC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김성태 ‘출산주도성장’ 반대 여론 우세…“저출산은 청년 탓” 주장에 여론 악화

    김성태 ‘출산주도성장’ 반대 여론 우세…“저출산은 청년 탓” 주장에 여론 악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5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언급한 ‘출산주도성장’에 대한 비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미 여성단체로부터 ‘시대착오적이고 성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은 데, 이어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김 원내대표가 제시한 ‘출산주도성장’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7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0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반대 의견은 61.1%, 찬성 의견은 29.3%였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 비율은 9.6%였다. 대부분의 지역, 계층에서 반대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자유한국당 지지층에서는 찬반이 팽팽했다. 하지만 오차범위 내에서 반대가 조금 높았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저희가 질문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국회 연설이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당 지지층에서도 반대 의견이 절반 가량으로 나타났다”면서 “일단 국가 재정 문제를 걱정하는 분들도 있었던 것 같고, 또 ‘여성을 아이 낳는 기계로 생각하느냐’ 이런 비판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령대를 살펴보면 30대에서 반대 의견이 무려 73.8%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이어 50대와 40대, 20대와 60대 이상 순으로 반대 의견이 높았다. 앞서 김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과감한 정책전환으로 출산장려금 2000만원을 지급하고, 이 아이가 성년에 이르기까지 국가가 1억원의 수당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20년 간 1인당 연평균 400만원, 매월 33만원씩’ 지급해 출산주도성장 정책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지난 6일 논평을 통해 김 원내대표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저출산’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은 성차별적인 사회구조에 있다. 임신, 출산, 양육의 전 과정을 여성에게만 그 책임을 부과하고 있으며, 그것이 일터에서의 성차별로 이어지고, 여성을 비롯한 사회 전반의 성차별과 불평등이 출산을 할 수 없게 만들고 있는 것”이라면서 “‘저출산’ 문제를 돈으로만 해결할 수 있다는 그의 인식이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차별적인 사회 전반의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인구절벽은 해결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제1야당 대표는 여성들의 현실을 직시하고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라. 정치권과 정부 또한 제대로 된 현실 인식으로 성평등한 사회를 위해 힘쓰라”고 촉구했다. 그런데 며칠 전 김학용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도 김 원내대표의 주장과 비슷한 의견을 내놔 자유한국당에 대한 여론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가 주최한 ‘중소기업 일생활 균형 활성화 방안’ 포럼에 참석해 “요즘 젊은이들은 내가 행복하고 내가 잘사는 것이 중요해서 애를 낳는 것을 꺼리는 것 같다”면서 “우리 부모 세대들은 아이를 키우는 게 쉬워서 아이를 많이 낳았겠는가. 중요한 일이라는 가치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가치관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공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통계보정은 지난 7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다. 응답률은 7.6%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봄 소리는 새싹이 땅 뚫고 나오는 거친 사운드”

    “봄 소리는 새싹이 땅 뚫고 나오는 거친 사운드”

    세계 빅2 음반사와 잇단 데뷔 앨범 내일 DG 120주년 기념 국내 무대 “제 이름 ‘봄의 소리’는 새싹이 땅을 뚫고 나오는 에너지를 담은 ‘거친’ 사운드를 의미하는 게 아닐까요.”올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핫’한 연주자로 꼽히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각종 국제콩쿠르 입상으로 인지도를 얻은 뒤 이름처럼 여성스러운 외모로 유명세를 타며 그의 연주회장에는 늘 팬이 넘친다. 곡이 끝날 때마다 ‘삼촌 팬’들이 ‘브라보’를 외치는 등 뜨거운 반응이 나오는 것도 예사다. 공연계에서는 유독 객석에 남성이 많은 그의 연주회장을 유별나게 보기도 한다. 지난 7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김봄소리는 외모에 대한 팬들의 관심을 묻는 질문에 “오히려 제 음악을 듣지 않고 이미지만 보고 편견을 갖는 분들도 있다”며 “봄은 사실 계절 중에 가장 거친 계절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외모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고맙다”는 통상적인 답변을 예상했지만, 그는 오히려 ‘봄소리’가 결코 유약한 이름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가 좋아하는 곡도 실내악곡이나 소품보다는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과 같은 스케일이 큰 작품이다. 지난해 워너클래식에서 데뷔 앨범을 낸 그는 워너와 더불어 세계 양대 음반사로 꼽히는 도이체그라모폰(DG)과도 작업하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쇼팽 콩쿠르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와 함께 DG에서 데뷔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고 11일 서울에서 DG 12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첫 국내 공연 무대에도 선다. 워너에서 첫 앨범을 낸 그가 경쟁사의 ‘생일잔치’ 무대에 서는 셈이다. 세계 ‘빅2’ 음반사의 러브콜을 받은 이유에 대해 그는 “같이 협연한 오케스트라와 블레하츠의 도움이 컸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형음반사들이 아무 아티스트에게나 기회를 주는 것은 아니다. 음악성뿐만 아니라 주변 평판, SNS 활동, 음반 판매량과 같은 상품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지는 것이 비즈니스계의 엄연한 생리다. 김봄소리는 “(음반사 관계자들이) 연주회장에 직접 보러 오는 등 저를 ‘팔로업’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카네기홀 데뷔 리사이틀 티켓이 개표 10분 만에 매진되는 등 프로 연주가로서 성공적인 출발을 알린 그는 내년에는 루체른, 라인가우, 메뉴힌 페스티벌 등 유럽의 유명 페스티벌 데뷔라는 큰 시험대에 선다. “예전에는 ‘어떻게 연주하면 주목을 받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결국 그런 음악은 감동이 없었습니다. 끝없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이라는 선물을 ‘업’으로 삼고 청중과 공유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할 뿐입니다.” 1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5만~12만원. (02)3443-9342.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싫존주의 세대] 싫밍아웃 우리는 왜

    [싫존주의 세대] 싫밍아웃 우리는 왜

    “싫어!”는 말을 익힌 유아가 처음 뱉는 몇 가지 단어 중 하나다. ‘엄마’가 관계맺기에 관한 생애 첫 단어라면, 유아에게 ‘싫어’는 주변 위협요소를 차단시킬 가성비 높은 무기다. 강간죄 기본 구성요건인 ‘싫다면 싫은 것(노민스노·No means no) 규칙’은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으로서 지켜내야 할 금기를 규정한다. 이민을 모색하는 청춘을 그린 소설 ‘한국이 싫어서’는 ‘극복할 수 없는 싫음’이 결국 익숙한 터전에서 떠나야 할 숙명으로 작동하는 의식 흐름을 설명한다. ‘싫어’란 말이 ‘집단’이나 ‘낙인’이란 말과 결합해 ‘혐오’란 말로 진화하기도 한다. 20대가 선택한 ‘싫존주의’는 이처럼 복잡한 싫음의 여러 단계 중 어디에 머물고 있을까. 모두의 마음속에 있지만 사회적으로 대놓고 공표되지 않던 단어 ‘싫어’를 커밍아웃시킨 20대에게 ‘싫음의 이유’를 들었다.싫다고 말하기…나를 깨우다 그저 싫어서 싫다고 했을 뿐인데 개설 하루 만에 페이스북 팔로어 3만명을 모으며 ‘싫존주의’를 세상에 알린 ‘오싫모’(오이를 싫어하는 모임) 회원들에게 싫음은 “싫어!”란 한마디에서 멈추지 않는다. “냉면에 들어간 오이도 참을 수 없다”, “오이향이 싫어 오이 비누도 못쓴다”, “숫자 5와 2도 싫다”, “셜록에 나오는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도 오이 닮았다니 싫더라”며 꼬리를 문다. 그러다 돌연 소비자 취향대로 오이나 피클을 빼 주는 S샌드위치 체인점 예찬으로 빠지거나, 보기도 싫은 오이를 오자이크(오이+모자이크)한 페이스북 관리자에 대한 칭찬이 이어졌다. 10대 땐 급식에서, 20대 땐 군대에서, 더 커선 직장 상사 앞에서 싫다고 말 못한 ‘오.이.’를 품평하며 이들은 ‘오이와 결별한 나’란 존재감을 드러냈다. “회식 좀 그만”… 관행을 바꾸다 여전히 관행대로 작동하는 직장에서 회식이 싫다고 공개 선언하기는 쉽지 않다. 큰 맘 먹고 ‘회식이 싫다’고 했다 무위에 그친 직장인 박모(29)씨와 같은 사례는 흔했다. 박씨는 딱 한 번 용기를 내 “원래 술을 싫어하는데다, 오늘은 유독 몸이 좋지 않다”고 얘기했지만, 상사에게서 돌아온 건 “몸이 안 좋으면 고춧가루를 탄 소주를 마셔라”는 지시였다. 그날 술에 취해 상사 등에 업혀 집에 돌아간 이후 박씨는 “싫다”고 말하는 대신 회식에서 요령껏 술을 피한다. 3년차 직장인 임모(27·여)씨는 회식에 앞서 “술을 잘 못 마시고, 마시면 바로 얼굴이 빨개진다”고 돌려 말했다. 상사들은 “그래도 첫 잔은 원샷”이라고 대꾸했다. 그렇다고 ‘회식 싫존주의’ 선언이 꼭 공허한 것만은 아니다. 직장인 차민영(23·여)씨는 응답을 받은 경우다. 첫 회식자리에서 용기 내 “구운 고기를 싫어한다”고 하자, 상사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차씨는 “첫 회식에서 말하기 부담스러웠지만, 그래도 한 번 말해야 앞으로가 편할 거란 생각에 그냥 질렀다”면서 “그다음부턴 회식 장소를 정하기 전에 미리 ‘이 메뉴는 어떠냐’고 물어봐 준다”고 전했다. 올해 초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 이후 직장 회식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기도 했다. 비혼·비출산 선언… 관습을 벗다 결혼이나 육아처럼 때 되면 해야 되는 숙제처럼 치부되는 관습의 영역에서도 ‘싫존주의’가 작동했다. 자의에 의해, 혹은 사회에 떠밀리듯, 자포자기하듯 ‘결혼 싫어’나 ‘출산 안 해’를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디자인컨설팅 회사에 다니는 3년차 직장인 최희석(29)씨는 오랜 고민 끝에 비혼을 선택했다. 최씨는 “가정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대학원을 마치고 늦게 취업을 하니 경제적인 부담이 크다”면서 “책임질 수 없는 미래라면 ‘싫어’ 선언을 하는 게 현실에 대한 예의 같았다”고 했다. 아직 주변에 이 결심을 털어놓지 못했다. 가끔 부모님께 “혼자 살 거야”라는 장난 섞인 진심을 내비치지만 최씨의 어머니는 “그래도 남들 하는 건 다 해 봐야 하지 않겠니”라며 넌지시 결혼을 권한다. 반면 대학생 박도연(21·여)씨는 고등학교 시절 일찌감치 비혼을 선언했다. 멋있게 살겠다는 꿈을 결혼이란 제도가 해친다고 생각한 까닭이었다. 박씨는 “부모님이 제게 했던 희생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던 것도 비혼을 결심하게 된 큰 이유가 됐다”고 했다. 박씨는 “비혼 선언에 아빠는 ‘네 인생 살아라’고 응원해 주셨지만, 엄마의 반응은 지금도 좋지 않다”면서 “그래서 엄마에게 ‘엄마랑 난 다른 사람이야. 내가 엄마일 필요는 없어’라고 자꾸 말한다”고 덧붙였다. 기존의 엄마상(像)과 다른 삶을 살고 싶지만 아직 닮고 싶은 삶의 모델은 찾지 못한 박씨는 일단 싫어하는 것을 추려내는 데 열중한다. 그는 “싫은 것을 주변에 알리는 것은 내가 완성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혼 적령기도 아닌데) 반복해서 ‘결혼이 싫다’고 말하는 것은 설득이 아니라 나에게 익숙해지게 만드는 과정”이라면서 “반복적으로 내 가치관을 말해 말의 무게가 달라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도 힘든데”… 내 것을 지킨다 그동안의 진보·보수 이념 구분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싫은 감정’이 집단적으로 표출될 때도 있다. 선거나 여론조사 등에서 이주민·난민 등에 대한 ‘혐오 감정’이 발현되는 게 대표적이다. 난민 반대 시위를 하는 ‘난민대책 국민행동’ 스태프의 40~50%는 20대로 알려졌다.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의 싫음은 ‘이주민 자체’가 아니라 ‘이주노동자와 내국인 간 일자리 경쟁’에 초점을 맞춘 양상도 보인다. 난민대책 국민행동 관계자는 “고령사회가 되면서 노인 부양 등 안 그래도 젊은층이 책임져야 할 일들이 산더미인데 자기들 세금으로 외국인까지 거둬야 하느냐는 식의 본능적 위협을 느끼는 것 같다”고 청년층의 인식을 설명했다. 취업준비생인 박모(26·여)씨는 “요즘엔 최저시급이 올라서인지 알바 자리도 잘 구해지지 않는다”면서 “이 상황에서 난민까지 받아들이는 건 솔직히 싫다”고 털어놨다. 박씨는 “인도적 차원에서 난민을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나 제 마음이 이기적이란 것을 안다”면서도 “그래도 우리나라 경제 현실을 보면 우리도 먹고살기 힘든 상황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남들도 그래”… 익명에 기대다 온라인은 기존 관례를 신경 쓰지 않고 ‘싫음’을 발산할 수 있는 장소다. 오프라인에서 ‘싫음’이나 ‘혐오’를 드러내는 게 이례적인 일이라면, 온라인 게시판에선 ‘지지’를 드러낼 때 별종 취급을 받는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혐오표현 실태와 규제방안 실태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뉴스 기사나 영상 댓글에서 혐오 표현을 경험한 사람이 전체의 78.5%, 온라인 혐오 표현 가해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6.5%였다. 가해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41.6%는 ‘다들 그렇게 하니까’ 혐오 표현을 했다고 대답했다. 표현에 대해 입증·행동 책임을 잘 지우지 않는 온라인 게시판의 속성이 ‘싫음’의 속성과 닮았다는 분석도 있다. ‘좋음’을 일단 표현하면 그 대상과 계속 관계맺기를 이어가야 하는 반면, ‘싫음’을 일단 선언한 뒤엔 관계를 단절해도 무방하게 여겨진다.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싫음’이 빈번하게 표현되는 이유에 대해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사회정신건강연구소장은 “익명의 지지자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인 온라인 커뮤니티를 ‘내가 자유롭게 의사표현을 해도 안전한 곳’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온라인에선 상대가 온전한 인격체가 아닌 내 감정과 의견을 전달하는 하나의 객체로서만 간주된다”면서 “소통에 부담이 없으니 ‘싫다’ 혹은 ‘혐오한다’ 등의 감정이 더 잘 노출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싫존주의 세대] 난 오이가 싫어, 그게 어때서?

    [싫존주의 세대] 난 오이가 싫어, 그게 어때서?

    싫음을 넘어 과한 혐오 집회는 부작용 ‘억압된 것들에 반기’ 인정 필요하지만 ‘정도의 선’은 사회가 함께 고민해봐야“저 같은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안 뒤에는 당당하게 ‘오이 빼 달라’고 해요.”(이연지·22) “오이를 싫어하는 제가 회를 싫어하는 친구에게 ‘넌 저주받았어’라고 한 적이 있어요. 존중을 더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황지영·28) “저도 날파리에 질색하는 친구에게 핀잔을 준 적이 있어요.”(박주민·24) “고수가 싫다면 이의를 달지 않잖아요. 싫음을 수용하는 정도도 그 사회 문화의 영향을 받는 거죠.”(성수연·27) 페이스북 페이지 ‘오이를 싫어하는 모임’(오싫모)을 팔로잉한 사람은 현재 11만명이 훌쩍 넘는다. 지난해 3월 처음 개설된 이 페이지는 개설 하루 만에 팔로어 3만명을 기록했다. 오이를 싫어하는 게 용인되는 단계를 넘어 상식으로 취급받는 이곳에서 용기를 얻은 사람들은 이제 어느 자리에서든 주눅 들지 않고 ‘오이 빼 주세요’라고 말할 힘을 챙긴다. 오싫모는 요즘 20대를 설명하는 트렌드인 ‘싫존주의’(싫어하는 것도 존중해 달라는 뜻의 신조어)를 세상에 알린 모임 중 하나다. 올해 초 출간된 ‘20대 트렌드 리포트’에서 ‘싫존주의’란 개념을 처음 제시한 이재흔 대학내일 20대연구소 연구원은 “취향을 존중해 달라는 의미의 ‘취존’에서 더 나아간 개념이 싫존주의”라면서 “싫음을 표현하면 분위기 깨는 사람으로 치부되던 과거에서 벗어나 20대들이 더욱 ‘뾰족한 취향’을 갖고자 하는 경향”이라고 설명했다. 개인들이 ‘싫음’을 적극 표출하는 양상은 기존과 다른 사회 현상을 이끌고 있다. 특히 ‘싫음’을 집단적·공개적으로 분출해 싫은 대상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혐오 집회’는 일종의 부작용으로 취급된다. 그런데 이 ‘혐오 집회’에선 기존 이념 성향 구분으로는 설명되지 않던 감정들이 포착된다. 정치적 진보색이 강한 청년층 중 상당수가 기성 진보와 다르게 난민·이주노동자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고, 2016년 촛불집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싫어하며 현 정권 측과 나란히 섰던 일부 여성단체는 최근 시위에선 현 정권을 맹비난하는 쪽으로 돌변했다. ‘정치적 목적을 위한 결사’가 아닌 ‘싫음 표출을 위한 집회’가 늘어나면서 일부 내용에 불편함을 느낀 ‘제3 집단’의 반발로 행사 진행에 차질이 생기는 일도 늘었다. 촛불집회 당시 DJ DOC는 박 전 대통령 비판 노래인 ‘수취인분명’ 가사에 여성 폄하 표현이 있다는 반발로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고려대·연세대 스포츠 교류전인 고연전의 고대 응원가 중 ‘연세치킨’은 연대생을 닭에 빗대 튀긴다는 가사 때문에 올해부터 응원곡에서 빠질 전망인데, 이는 연대생이 아닌 채식주의자의 반발을 의식한 조치다. 지향 대신 싫음으로 사회적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20대에 대해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나치게 억압됐던 것에 대해 싫음을 표현하는 젊은이들의 용기를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어느 선까지 싫음을 표출해야 사회적 갈등을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해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1인 가구 소통 프로그램 만든 자치구] 사는 樂 공유하는 은평 ‘독거청춘’

    모든 연령대에서 1인 가구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은평구에서는 1인 가구의 절반가량인 46.3%가 20~30대다. 자유로운 생활에 만족하면서도 사회경제적 여건에 떠밀려 “혼자 사는 게 편하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은평구가 맞춤형 생활 노하우를 일러준다. 은평구에 사는 20~30대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썸 타기 좋은 날! 무슨 락(樂)으로 사니?’다. 오는 29일까지 진행되는 강의들은 혼자 사는 청춘들에 힘을 불어넣어 주는 내용들로 짜였다. ‘변화하는 결혼과 나의 미래’, ‘일과 삶의 균형’ 등의 강의는 직장과 일상생활의 균형을 찾으려는 요즘 청년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이들이 생각하는 가족의 구성, 결혼의 가치관 등을 공유하게 한다. ‘나를 지키는 호신술 배우기’, ‘나만의 간편 요리법’ 등으로 생활 비법도 건넨다. 구 관계자는 “20~30대 청년들이 균형 있는 삶을 영위해 나가고 새롭게 변화되는 결혼의 가치관을 성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참가비는 무료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신혜선♥양세종, 사랑하면 닮는다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신혜선♥양세종, 사랑하면 닮는다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속 ‘복붙’(복사-붙여넣기) 장면들이 꿀잼을 유발하고 있다. 비슷한 상황 속 같은 말-행동을 하는 ‘꽁설커플’ 신혜선-양세종의 모습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 매회 시청률 고공행진을 펼치는 하반기 주중 드라마 최고 흥행작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극본 조성희/연출 조수원/제작 본팩토리)(이하 ‘서른이지만’) 지난 방송에서는 우서리(신혜선 분)와 공우진(양세종 분)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본격적인 연애를 시작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더욱이 풋풋하고 달콤한 3단 입맞춤을 나누는 두 사람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심장을 콩닥거리게 했다. 이 가운데 서로에 대한 마음이 깊어질수록 닮아가는 ‘꽁설커플’ 서리-우진의 말과 행동이 포착돼 설렘을 배가시키고 있다. 이에 자체 복습을 유발하는 ‘서른이지만’ 속 복붙 장면들을 짚어본다. 복붙 장면#1. 전화 끊어버린 찬 보며 말잇못! “내가 언제 끊..!” 말 더듬기 작렬! 첫 번째 복붙 장면은 서리-우진이 전화를 끊어버린 찬의 행동에 당황감을 감추지 못하는 신이다. 7회, 우진과 갈등을 빚은 서리는 그에게 사과할 방법을 강구하며 머리를 쥐어 뜯던 중 우진과 통화중인 찬(안효섭 분)을 발견하고 서둘러 다가가 전화를 바꿔달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하지만 이를 오해하고 “나 끊어야 겠다. 아줌마가 끊으래”라며 해맑게 전화를 끊어버린 찬. 이에 서리는 “아니 언제 내가 끊..! 나는 아저씨 미안해서 사과.. 근데 끊..! 아 찬이 학생 정말.. 됐어요”라며 말을 더듬는가 하면, 뒤돌아가려다 다시 돌아와서 “진짜 내 말은 그 말이 아닌데.. 아 됐어요..”라며 끝내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그런가 하면 18회에서는 서리와 비슷한 언행을 보이는 우진의 모습이 담겨 폭소를 유발했다. 섬으로 출장을 간 서리가 풍랑주의보로 인해 돌아오지 못하자 걱정에 휩싸인 채 귀가하던 우진은 서리와 통화중인 찬을 발견하고 다급하게 뛰어들어갔다.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미스터 공이 끊으래요”라며 전화를 끊어버린 찬. 이때 우진은 “야 찬아, 내가 너 언제 끊..! 너 진짜 그렇게 끊..! 올라간다”라더니, 다시금 “너..!”라며 머리를 감싸 쥐었다.이는 7회 서리의 모습을 떠오르게 하며 시청자들을 배꼽 쥐게 했다. 복붙 장면 #2. 파출소 방문부터 현수막 문의까지! 서리 외삼촌 부부 찾아 삼만리! 두 번째 복붙 장면은 서리 외삼촌 부부의 행방을 찾기 위한 서리-우진의 데칼코마니 같은 여정이다. 3회, 13년간의 코마상태에서 깨어난 서리는 집을 팔고 행적을 감춘 자신의 보호자외삼촌 부부를 찾기 위해 파출소를 찾았다. 하지만 서리는 개인정보를 쉽게 조회할 수 없다며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경찰의 말에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이어 10회에서 서리는 여전히 행방이 묘연한 외삼촌을 찾기 위해 ‘사람을 찾습니다’ 현수막을 달고 있는 인부를 발견하고 현수막을 어떻게 하면 달 수 있는지 문의하는 모습으로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후 21회에서는 서리와 같은 코스를 밟는 우진의 모습이 그려져 눈길을 끌었다. 서리를 위해 외삼촌 부부의 행방을 찾기로 한 우진은 서리가 찾았던 파출소와 현수막 게시대를 찾아 서리와 똑같은 물음을 던졌다. 하지만 우진에게 돌아오는 말은 서리가 들었던 말과 동일한 말이었고, 이를 말하던 경찰과 인부 또한 “잠깐만 내가 왜 얼마 전에 누구한테 똑같은 얘길 한 거 같지?”라고 말해 깨알 웃음을 선사했다. 복붙 장면 #3. 서로에게 시선 고정 후 “예뻐서요” 담백한 칭찬 투척! 심쿵사 유발! 세 번째 복붙 장면은 서리-우진이 서로에게 “예뻐서요”라며 담백한 칭찬을 내뱉는 신이다. 20회, 우진은 바이올린 연습으로 인해 턱에 자리잡은 멍을 자랑하며 좋아하는 서리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특히 이때 우진은 “예뻐서요”라며 진심을 투척, 미소 짓는 모습으로 심쿵을 유발했다. 이에 21회에서 서리는 덕구와 닮은 강아지를 쓰다듬으며 해맑은 웃음을 짓는 우진에게 자신이 들었던 것과 똑같이 “예뻐서요”라며 칭찬을 이어가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더욱 설레게 했다. 이같이 ‘꽁설커플’ 서리-우진은 ‘사랑하면 닮아간다’는 말처럼 꼭 닮은 언행을 이어가며 안방극장을 핑크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이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에서는“서리-우진 닮아가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 잘 어울려”, “서로 ‘예뻐서요’ 하는데 내가 다 심쿵”, “꽁설커플 보면서 힐링하는 요즘~ 폭풍 꽁냥거림을 기대합니다”, “서리-우진 보면서 연애하고 싶어 졌어.. 어디 우진이 같은 남자 없나요?”, “서리-우진 둘 다 너무 귀여워”, “꽁설커플 때문에 매주 월, 화가 너무 기다려져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어, 연인으로 발전한 ‘꽁설커플’ 서리-우진이 앞으로 또 얼마나 달달한 면모로 연애 세포를 꿈틀거리게 만들지 기대감이 고조된다.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는 열일곱에 코마에 빠져 서른이 돼 깨어난 ‘멘탈 피지컬 부조화女’와 세상을 차단하고 살아온 ‘차단男’, 이들의 서른이지만 열일곱 같은 애틋하면서도 코믹한 로코로 ‘믿보작감’ 조수원PD와 조성희 작가의 야심작. 오는 10일 월요일 밤 10시에 25-26회가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1시간에 13명 ‘골목 담배’... 청소년 흡연 단속 동행해보니

    1시간에 13명 ‘골목 담배’... 청소년 흡연 단속 동행해보니

    지난 6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구민회관 앞. 교복을 입은 중학생 4명이 나오더니 구민회관 옆 주차장에 들어가 담배에 불을 붙였다. 20초 뒤, 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서울 영등포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SPO) 나용훈 경장이 현장을 덮쳤다. “경찰입니다. 신분증 검사 좀 하겠습니다.”새 학기가 시작되며 하굣길 등 길거리 곳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청소년이 늘고 있다. 청소년보호법상 미성년자는 담배를 소지하거나 피워도 처벌받지 않는다. 법의 사각지대에서 청소년은 흡연 중이다. 3년차 학교전담경찰관인 나 경장은 이날 1시간 동안 흡연 청소년 13명을 붙잡았다. 그중 7명이 중학생이었다. 나 경장은 “하굣길에 고등학생들이 모이는 골목에는 십중팔구 흡연 청소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를 빼면 미성년자의 흡연을 단속하는 곳은 거의 없다. 112에 신고해도 이미 아이들이 도망가 큰 효과가 없다. 주기적으로 학교를 방문하는 학교전담경찰관이 청소년을 만나 얘기를 듣지 않는 한 업소 적발은 어려운 상황이다.나 경장은 지난 방학에는 관내 PC방 주변을 살폈다. 지난달 8일 동행한 단속에서 영등포구의 한 PC방 앞에서 잠복을 시작했다. PC방 주변에 도착하자 나 경장은 후미진 곳부터 살폈다. “PC방 내부 흡연실은 성인들 눈치가 보여 아이들은 대부분 나와 피운다”고 나 경장은 설명했다. 땀을 뻘뻘 흘리며 기다리길 1시간. PC방에서 앳된 얼굴의 남자아이 두명이 나왔다. 주변을 살피더니 건물 옆 으슥한 골목으로 들어가 담배에 불을 붙였다. 골목 앞에서 기다리던 나 경장이 경찰 신분증을 보여주자 흠칫 놀랐다. “너희 몇살이야” “아...” 한 아이가 담뱃불을 끄며 짜증섞인 탄식을 내뱉었다. 나 경장이 담배와 라이터를 빼앗으며 “어디서 샀냐”고 묻자 한 아이가 주웠다고 답한다. 그런데 얼굴이 낯이 익다. 지난 단속때 걸렸던 아이다. “나 본적 있지” 나 경장이 묻자 아이가 멋쩍게 웃는다. 전에 봤던 고2 학생이다. 단속을 하다보면 전에 걸린 아이가 또 걸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흡연단속은 청소년이 아닌 판매업소 적발이 주 목적이다. 아이들이 편의점이나 슈퍼마켓 이름을 말하면 판매 업소에 찾아가 주인에게 사실을 추궁한 뒤 판매 시간의 CCTV를 돌려보는 등 수사를 진행한다. 지난해엔 업소 40곳을 적발했다. 업소가 아니라 부모님이 담배를 준 경우도 있었다. 나 경장은 “엄마한테 담배를 받았다고 하길래 직접 통화를 했는데 진짜인 적도 있었다”면서 “아이가 집에라도 붙어있었으면 해서 줬다더라”고 전했다.처벌받지 않는 것을 아는 아이들은 경찰차 옆에서도 담배를 끄지 않을만큼 대담해 지고 있다. 수법도 지능화되고 있다. 요즘은 휴대전화로 성인 신분증을 찍어서 보여준다. 편의점 알바생들이 실물 신분증만 가능하다는 것을 잘 몰라 담배를 판다는 게 나경장의 설명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09년 1452건이던 미성년자의 공ㆍ사문서 위조 범죄는 지난해 2068건으로 42% 가량 늘었다. 나 경장은 “청소년 흡연 문제는 담배를 쉽게 살 수 있는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청소년이 왜 흡연을 많이 할까를 묻는 게 아니라 청소년한테 담배 파는 곳이 왜 많을까를 질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교황청 공인 국제 순례지 ‘천주교 서울 순례길’ 선포식 앞두고 와글와글

    교황청 공인 국제 순례지 ‘천주교 서울 순례길’ 선포식 앞두고 와글와글

    오는 14일 오전 9시30분 서울 서소문 역사공원에서는 독특한 행사가 열린다. ‘천주교 서울 순례길’이 교황청의 승인을 받아 국제 순례지로 태어났음을 만방에 알리는 선포식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최의 선포식에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 의장 리노 피시켈라 대주교 뿐만 아니라 아시아 가톨릭 종교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단순한 국내 천주교 행사를 넘는 대규모 국제 기념식이 될 전망이다.‘천주교 서울 순례길’이라면 오래 전부터 한국 천주교계가 숙원 사업으로 진행해 일군 도보 순례길이다. 명동성당과 서소문·절두산 순교 성지, 새남터, 당고개, 삼성산, 광희문, 좌우 포도청과 의금부 터, 가회동 성당 구간을 27.3㎞에 걸쳐 잇고 있다.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자발적인 신앙 태동지며 모진 박해와 순교의 현장 등 한국 천주교의 속 깊은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성지. 교황청의 인정을 받아, 그것도 아시아에선 처음으로 국제 순례지라는 명소로 거듭 났으니 한국천주교에선 환영하고 반기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런데 선포식을 앞두고 한국천주교계의 표정이 밝지 만은 않다. 응당 화려하고 요란한 천주교 행사로 치러야 하겠지만 사정이 그렇게 녹록치가 않은 것이다. 왜 그럴까. 바로 선포식이 열리는 서소문 역사공원 때문이다. ‘천주교 서울 순례길’ 중 핵심구간이다. 서소문 역사공원 일대인 서소문 밖 처형지는 한국천주교에선 빼놓을 수 없는 최대 순교성지이다. 1801년 신유박해부터 1866년 병인박해에 걸쳐 100명이 넘는 천주교 신자가 처형된 곳. 성인 반열에 오른 103위중 44명, 복자 품을 받은 124위중 27명이 천주교 신앙을 지키려다 이곳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런 아픈 역사 때문에 지난 2014년 방한, 광화문광장에서 124위의 시복식을 주례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시복식 직전 전격 참배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서울 중구청은 2014년부터 이곳을 중심으로 ‘서소문 밖 역사유적지 관광자원화 사업’을 진행해왔다. 서울시,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올해 말 완공 예정으로 진행중인 이 사업은 서소문 근린공원을 2만1363㎡ 넓이의 역사공원으로 재조성하는 데 이어 공영주차장을 전시관과 기념공간 부설주차장으로 바꿔 역사문화 체험장으로 만드는 것으로 돼있다. 천주교의 고민은 바로 이 서소문 밖 처형장을 둘러싼 논란 때문이다. 천도교와 불교 등 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예사롭지 않은 것이다. 조선시대 서소문 밖 처형장은 알려진 대로 천주교 신자의 희생 터에 그치지 않는다. 천도교는 얼마 전 문헌 조사를 통해 “이곳에서 처형된 사회변혁 관련자며 일반사범의 숫자가 천주교 순교자를 훨씬 웃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에 발맞춰 조정에 맞선 반란 주동자를 비롯해 일반 범법자까지 다양한 인물이 처형된 곳인 만큼 천주교 성지에 국한시켜선 안된다는 주장이 줄곧 있어왔다. 최근 서울대교구가 서울 순례길 국제 순례지 선포식을 예고하자마자 반발 움직임이 한층 거세지고 있다. 실제로 천도교를 주축으로 구성된 ‘서소문역사공원바로세우기 범국민대책위원회’(대책위)는 성명을 발표, “순례길에 포함된 서소문 역사공원이 천주교만의 성지일 수 없다”며 “서소문 공원을 천주교 성역화한 것은 종교 편향”이라고 거듭 천명했다. 대책위는 특히 올해 말 완공 예정인 역사공원 순교성지를 14일 선포식 때 미리 공개한다는 서울대교구측의 발표에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책위는 10일 서울 중구청을 항의방문하는 등 반대운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우리도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같은 교황청 승인 국제 순례지를 갖게 됐다네요” “천주교만 생색내는 역사공원이 무슨 의미를 갖나”…. 요즘 국제 순례지 선포식을 앞두고 주변에서 흔히 듣게 되는 엇갈림의 말들이다. 조화로운 공존 대신 종교의 갈등이 또 한번 응집되는 서소문 역사공원. 모든 이가 공감하고 축하하는 역사공원속 선포식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지성 “딸과 함께 하는 시간 기다려져” 딸바보 아빠의 일기

    지성 “딸과 함께 하는 시간 기다려져” 딸바보 아빠의 일기

    배우 지성이 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7일 지성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지성이 딸 지유 양을 품에 안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지성은 사진과 함께 “요즘 저는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답니다. 항상 새벽에 일이 끝나는 아빠. 다시 새벽에 일하러 나가는 아빠. 항상 아이의 잠들어 있는 모습만 바라볼 뿐. 조금만 있으면, 며칠만 기다리면, 이런 날이 오겠죠?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글을 남기며 딸 지유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지성은 tvN 수목드라마 ‘아는 와이프’에서 한지민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온라인> 도봉구, 창동 신경제중심지 조성의 마중물 사업 첫 삽

    도봉구가 ‘동북권 세대융합형 복합시설(가칭)’ 착공식을 갖고 서울 동북권 창업과 일자리 거점 조성에 본격 착수한다. 복합시설은 총 사업비 486억원(서울시 376억원, 국토교통부 110억원)을 투입해 지하철 1·4호선이 지나는 창동역 일대 부지에 지하2층, 지상 5층 연면적 1만 7744㎡규모로 건립된다. 건물은 지열, 태양광 등을 설치해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하는 친환경 건축물이자, 무장애 디자인을 기본으로 해 장애인은 물론 노인·아동 등 다양한 이용자를 배려하도록 했다. 복합시설에는 △중장년층의 제2의 인생설계를 지원하는 ‘50+북부캠퍼스(중장년층 창업 및 재취업 지원시설)’ △젊은 청년들의 다양한 창업의 꿈을 담는 ‘동북권창업센터(청년창업지원시설)’ △청년 인재유입을 위한 ‘청년주거 지원시설’ △‘NPO(민간비영리단체)지원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2020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하며, 이후 10년간 420여개의 창업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2100여명에 이르는 고용유발효과를 통해 지역의 자족기능을 높이고 동북권 지역경제활성화를 이끌어 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착공식에서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고용절벽시대라는 말이 나오는 요즘 일자리가 없는 동북4구에 ‘동북권 세대융합형 복합시설(가칭)’은 새로운 일자리를 얻고 만드는 플랫폼으로서 의미가 크다”면서 “창동을 넘어 동북4구 지역에 활력있는 변화를 일이키는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불온(不·on)한 회의] 송도 불법주차·병역특혜 논란, 비상식·불공정에 대한 분노인가

    [불온(不·on)한 회의] 송도 불법주차·병역특혜 논란, 비상식·불공정에 대한 분노인가

    처음엔 이 주의 키워드를 ‘분노’로 봤습니다. ‘송도 불법주차’ 사건이나 ‘병역특례’ 논란이 불공정, 비상식에 대한 분노로 읽혔기 때문입니다. 회의가 이어지니 분노 표출의 현상과 원인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인식의 흐름과 변화도 함께 보였습니다. ‘그래서 어찌해야 하지’라는 질문에는 명확한 답을 내놓기 어렵습니다. 이번 ‘불온(不on)한 회의’에서는 우리가 왜 이렇게 와글거렸는지는 가늠해 보실 수 있을 겁니다.부장: 50대 여성이 자신의 차에 불법주차 스티커를 붙인 데 화가 나서 지하주차장 진입로를 고의로 막은 사건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는데. 달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일어난 일이죠. 아파트 입주민들의 얘기를 들어봤는데, 그분들은 오히려 차분했어요. 문제의 차주가 누구인지는 입주자 대표단 몇 명만 알고 있었고, 대부분 “그 사람 신원은 지켜주자”, “불편을 겪긴 했지만 경찰 조사가 들어갔으니 거기서 해결할 문제다”, “차주가 차를 빼기만 하면 된다”고 말하더라고요. 물론 차주에게 사과도 요구했죠. 비상식적인 사건을 눈으로 지켜본 사람들은 상식선에서 움직였고요. 그런데 오히려 네티즌들이 더 분노해서 찾아가고, 차주의 신상을 털고…. 인터넷에서 논란이 너무 증폭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진호: 그게 굉장히 위험한 거예요. 자신이 만난 사람에 대한 인상은 그 사람의 단면이잖아요. 어떤 사건이 터지면 연루된 사람들에 대해 알고 있던 이들이 자신이 갖고 있는 단면을 털어놔요. “내가 아는 이 사람은 이렇더라”는 식으로. 그런 단면이 인터넷의 어느 공간에 모여 하나의 형태를 만드는 거죠. 사건 가해자에 대해서는 대부분 그 형태가 부정적이기 때문에, 비난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집단지성의 덫에 걸리는 거죠. 우리가 집단지성을 발휘해서 정의를 바로 세웠다는 믿음. 사건 당자사들의 당시 사정 따위는 관심이 없어요. 달란: 그렇기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해요.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볼 수 있는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는 사안은 기사화할 가치가 있죠. 정보 차원에서요. 하지만 가끔 논란이 커질 때가 있어요. 진호: ‘굳이 사람들이 알아야 할 일인가’라는 고민, 기자들은 결국 ‘알면 재밌을 만한 일’에 많이 흔들리죠. 부장: 그러면 송도 불법주차 사건은 알려야 했던 일이었을까. 달란: 분명 화제성은 컸지만, 논쟁의 흐름이 ‘김 여사’(운전을 못하는 여성)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면서 기사화에 대한 고민은 여전합니다. 지금 여성 회원이 많은 인터넷 카페에서는 ‘만일 차주가 남자였다면 이렇게까지 분노했겠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거든요. 진호: 확실히 맞는 지적이에요. 물론 차주가 남자였어도 이 사건은 화제가 됐겠지만 남자였다면 이렇게까지 신상이 노출되지는 않았을 거예요. 최근에 인천 자유공원에서 차량 난동을 부린 남자가 있었는데, 그 남자 보고 ‘미쳤다’고 생각해도 ‘저 놈 누구야? 한 번 파헤쳐 볼까’라는 생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죠. 세진: 이 사건을 사람들이 어떻게 소비하는지보다, ‘저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행동할 수 있나’에 초점을 맞춰 봤어요. 자신이 이해하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고 해도, 아파트단지 지하주차장 진입로를 막아서 다른 사람들에게 더 큰 피해를 입혔다는 건, 분명 잘못이죠. 사건이 며칠 동안 계속된 뒤에야 사과문을 내놨고요. 저렇게 행동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뭘까. 부장: 보통은 ‘분노조절장애’로 판단하지만, 상식 밖의 행동을 한 사람을 다 그렇게 보면 진단과 해결의 여지가 없어지겠지. 진호: ‘사적 응징’으로 보기도 합니다. ‘자신이 당한 것을 고스란히 되돌려준다’, 법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이죠.부장: 또 다른 분노는 ‘병역특례’에서도 드러났는데. 진호: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우리 대표팀이 4강까지만 진출했는데도 선수들이 모두 병역면제 혜택을 받았습니다. 그때도 불공정하다는 지적은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들끓지는 않았죠. 그때와 지금의 차이는, 이젠 많은 사람들이 랭킹의 수준을 나름 가늠하고 있는 것이죠. 평소 40~50위를 하던 팀이 당시 월드컵 4강에 진출했으니까, 이건 기적 같은 일이라고 판단한 것이고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은 야구든 축구든 상대팀 전적에 비해서는 우리가 월등한 편인데도 아슬아슬하게 금메달을 딴 터라 논란이 크죠. 게다가 이번에는 스포츠냐 대중문화냐의 문제로 번졌잖아요.달란: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은 ‘손흥민은 왜 면제돼요’가 아니라 ‘방탄소년단(BTS)는 왜 면제가 안 돼요’라는 문제였습니다. 사실 대중문화 안에서도 병역특례 적용이 옳은지 여부에 대해 갈릴 거라고 봐요. 미국 음악차트인 빌보드가 얼마나 중요한지, ‘차트 1위’라는 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도 사람마다 다를 수 있죠. 여론이 병역특례 제도에 불만이 많아서 개선해야 한다고 하면, 여론이 바뀔 때마다 이걸 손볼 것이냐라는 문제도 생기죠. 진호: BTS의 병역 면제를 반대하는 쪽은 “과연 BTS 성과가 국가를 대표하는 일이냐”, “상업적인 성공에 더 가깝지 않느냐”는 의견을 보입니다. 이 의문에 손흥민 선수를 대입하면 “그렇다면 손 선수는 국가를 위해 활약했나”, “프로 무대에서의 성공을 위해 뛴 것 아니냐”는 반론이 가능한 겁니다. 경근: 가끔 우리가 스포츠를 대하는 자세를 보면 북한과 비슷한 부분이 보입니다. 우린 분단국가이지만 실제 전투는 거의 하지 않죠. 그래서 스포츠에 등치시킵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일본, 미국한테는 져도 남한은 꼭 잡아야 해요. 이런 점을 정신교육시키기도 하죠. 하도 한국과 대항전을 지상최대의 과제로 보니까, “지는 선수들은 아오지 탄광에 보낸다”는 소문도 있지 않습니까. 실제로 안 보내거든요.(웃음) 특정국가의 경기를 대하는 자세는, 남북이 다르지 않은 거죠. 진호: 스포츠에 대한 개념이 ‘국가 위상’에서 ‘개인의 자아실현’으로 옮겨갔기 때문에 병역특례의 논의 대상도 더 확대된 것이 아닐까요. 세계 강국을 꺾었다는 자부심도 뿌듯한 일이지만, 한창 잘나갈 때 활동을 접고 군대에 가야 하는 현실적인 안타까움. 달란: 요즘 그런 얘기 나오고 있잖아요. 마일리지를 쌓아서 일정 수준이 되면 병역을 면제해 주는 제도로 바꾸자고. 그런데 그것도 문제가 되는 게, 정말 국위선양을 할 만큼 특출하지 않은데 선수 생활을 오래해서 마일리지를 쌓고 군대를 안 가는 것이 과연 맞을까요? 지금 우리나라는 ‘예술과 체육 분야에서 국위선양에 현저한 공이 있는 사람에게 병역을 면제해 주니까. 그리고 또 생각해 봐야 할 게, 올림픽 양궁 1등과 월드컵 8강 진출을 어떻게 비교할 수 있을까요. 마일리지 가중치를 부여할 때 종목별 특성도 고려해야 하고. 병역문제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합니다. 진호: 젊은이들의 재능을 보호하는 측면에서 병역특례 제도가 일정 부분 필요하죠. 시대가 변하면서 중요한 요소들도 바뀌게 마련이죠. 그에 따른 새로운 특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요즘은 대중문화의 파급력도 국위 선양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건데, 그 영향력을 너무 제로로 보는 건 아닌가 싶어요. 세진: 사실 병역특례 논란이 기본적으로 징병제여서 발생하잖아요. 지원병제로 바꾸면 논란이 안 생기지 않을까요. 분단 현실을 감안하면 이해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국방의 의무를 병역으로만 수행할 필요는 없잖아요. 병역 외에 국방의 의무를 다할 수 있는, 이를테면 대체복무도 그중 하나인 거죠. 예술인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살리면서 병역 이외의 다른 방법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달란: 지원병제는 궁극적으로 나갈 방향인 건 확실해 보여요. 진호: 하지만 분단 현실이 바뀌어야 되는 것이니까. 종전선언 후에 남북이 서로 군축을 하기로 약속하고, 그것이 실제로 심도 있게 진행되면 지원병제로 바뀔 수 있겠죠. 병역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우리 안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게 우리의 현실인 거죠. 달란: 만약 연말에 종전선언이 되면…. 마침 남북 정상회담이 18~20일로 잡혔어요. 종전선언 논의를 기대해 봐도 되지 않을까요.(웃음) 정리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정책도 요리처럼 순서가 있다/전경하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정책도 요리처럼 순서가 있다/전경하 경제부장

    김치볶음밥. 휴일에 출근하면 출근 시간에도 자고 있을 애들을 위해 해 두는 요리다. 대파를 잘게 썰어 기름에 볶아 파기름을 만들고 잘게 썬 묵은지에 햄이나 새우를 넣고 볶다가 밥을 넣고 볶는다. 이걸 거꾸로 하면? 기름이 코팅처럼 밥을 에워싸 모든 재료가 입안에서 따로 놀 거다. 햄 대신 오뎅은? 이렇게 요리하면 잔반 처리반이 돼 혼자 먹거나 음식이 음식물 쓰레기 봉투로 직행한다. 김치볶음밥이지만 ‘김치볶음밥’은 아니다.요리에 선후가 있듯 정책도 그렇다. 넣어야 할 재료가 있듯 정책도 그렇다. 지금 우리 사회를 양분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제, 부동산 대책 등이 그렇다. 정책의 목표는 절대적으로 옳다. 가는 과정이 문제일 뿐이다. 최저임금은 노동자가 일한 값을 최소한으로 보장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지역별로 생활물가가 다르다. 고용주 입장에서 날일 하는 사람과 몇 달 이상 같이 일한 사람을 같이 대우하기는 어렵다. 일의 노동 강도도 다르다. ‘최소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최저임금이 2007년 아파트 경비 등 감시단속 근로자에게 적용되면서 최저임금의 70%만 적용됐다. 이후 적용 비율이 순차적으로 올라 2015년에 100%가 적용됐다. 이 기간 동안 자동경비 시스템을 갖춘 아파트들이 늘어났다. 나름 준비를 한 것이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3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적용되는 최저임금이 시간당 1060원(16.4%) 오른 것에 대해 솔직히 깜짝 놀랐다고 했지만 그 발언에 더 놀랐다. 정책 당국자로서 ‘유체이탈’이었고 그렇게 놀랐다면 최저임금 인상이 결정되고 실행되기까지 6개월간 무엇을 했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일자리안정자금이라는 당시 낯선 사업의 홍보 외에 딱히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최저임금을 줘야 하는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을 얼마나 만나 봤을까 하는 의문만 들었다. 올해 최저임금 적용이 시작되고 6개월 뒤 내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결정되기까지 어떤 보완책이 만들어졌는지 선뜻 생각이 나지 않았다. 지난 7월부터 주 52시간제가 적용되면서 근무시간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 종종 업무 시간 외에도 이런저런 기획에 매이는데 그건 업무시간이 아닐까 싶다. 생산 현장에서는 마감 시한이 임박해 오면 주 52시간제가 불가능하다며 탄력적 근무제나 선택적 근로제, 재량근무의 적용 확대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마이동풍이다. 시행을 열흘 정도 앞두고 6개월 계도 기간을 준 게 전부다. 현재 주 52시간은 그나마 여력이 있는 300인 이상 사업장이 대상이다. 내년 7월 1일부터 특례업종에서 제외된 21개 업종, 2020년 1월 1일부터 50인 이상 사업장에도 적용되면 사업장은 물론 월급이 몇십% 깎이는 노동자들 사이에서 지금보다 더 큰 혼란이 일 거다. 근무시간을 줄여도 경직된 고용시장으로 당장 신규 직원을 뽑기가 두려운 고용주들을 위해 정부가 고용시장의 유연화를 위한 정책을 고민하고 있는가 묻고 싶다. 지금 나타나고 있는 부작용들을 모니터링은 하고 있는지, 그 부작용을 최소한 하소연할 기관이라도 마련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요즘은 만나면 부동산 이야기만 한다. 투자 실패와 성공의 과거사가 쏟아진다. 부동산시장만큼 이해관계자가 얽힌 곳도 없을 거다. 장 실장 말처럼 시장이 정부를 이길 수 없다면, 왜 그렇게 부동산시장을 들쑤셨을까. 정부가 잘하면 시장은 그냥 굴러가는데 말이다. 부동산 정책의 옷을 입힐 때 옷 입을 당사자의 상태를 파악하지 않은 모양이다. 시장이 실패하듯 정부도 실패할 수 있다. 정부의 실패는 악영향이 더 크다. 그래서 정부가 시장을 훨씬 더 자세히 많이 봐야 한다. 그다음이 정책이다. lark3@seoul.co.kr
  • [열린세상] 그리우면서 그립지 않은 점심 풍경/김세정 런던 그린우즈 GRM LLP 변호사

    [열린세상] 그리우면서 그립지 않은 점심 풍경/김세정 런던 그린우즈 GRM LLP 변호사

    영국인 직장 동료가 집 근처에 새로 생긴 한국 음식점에서 처음으로 한국 음식을 먹었다고 자랑했다. 아주 맛있더라고 했다. 그러게 맛있었겠다. 외국 생활이 길어질수록 한식이 맛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한국에서 살 때는 오히려 서양 음식을 더 좋아했지만 말이다. 요즘 런던에서 한식은 썩 인기가 좋은데, 드라마나 케이팝 등 한류의 영향일 수도 있고, 더해서 건강식이라는 인상도 있다. 동료도 그런다. 이건 더 건강한 음식이잖아, 야채도 많고.그런데 과연 한식이 ‘늘’ 더 건강한 음식인가. 사실 그건 경우에 따라 다르다. 일단 한식은 매운 경우가 많다. 한식은 요새 점점 매워지고 자극적이 되는 듯한데, 어쩐지 음식이 사회 분위기를 따라가는가 싶다. 또한 한식은 대개 짜다. 더구나 달다. 처음 영국에 와서 음식을 먹을 때는 영국 음식이 매우 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건 짠맛을 그대로 강조하기 때문이다. 반면 한식은 달기 때문에 짠 것을 잘 모르게 된다. 즉 짠맛을 단맛으로 덮는다고 할 수 있겠다. 게다가 맵기까지 하면 짠맛 단맛 매운맛이 어우러져 맛있다. 한국인의 입맛에는 이 ‘단짠매’ 맛은 매우 맛있는 맛인 것이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화상마저 입을 수 있는 온도로 식탁에 떡하니 올라오는 김치찌개나 된장찌개라니. 배가 고프지 않아도 입맛 돌지 않는가. 그러나 어쩌다가 한식을 점심으로 먹고 들어온 날은 물을 참 많이 먹게 된다. 심지어는 마구 졸리다. 집밥이 아닌 경우 맛을 내기 위해 필수적이라는 MSG 때문인지 아니면 맵고 달고 짠맛을 중화시키기 위해 한 공기 수북이 먹는 탄수화물을 소화시키려는 노력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예전에 서울에서 일할 때, 점심을 먹고 들어오면 대개들 낮잠을 자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내가 기억하는 서울의 점심시간 풍경은 대략 다음과 같다. 거의 모든 직장의 점심시간이 12시이니 12시 땡 치면 대개의 직장인이 부랴부랴 신데렐라처럼 뛰쳐나와 식당으로 모여 든다. 이때 누구도 끼워 주지 않아 혼자 식사를 하러 가야만 한다면 심각한 상황이고, 반대로 사유가 있어 점심을 고사하고 싶어도 말을 꺼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여간 무리를 지어 식사하고, 대개 일행 중 가장 위력이 센 자의 뜻에 따라 메뉴가 결정된다. 윗분이 국물 있는 한식만을 선호하시면 늘 국물 있는 음식을 먹어야 하는데, 국물은 식탁에서도 펄펄 끓어야 하고, 심지어는 같은 그릇에 숟가락을 담가야 하기도 한다. 국물이 끓기 때문에 소독이 된다는 논리도 동원된다. 하지만 제 아무리 위력을 자랑하는 윗분인들 접대를 해야 하는 상대와 식사를 한다면, 그러니까 을의 위치로 떨어지게 된다면 전날 저녁 과음과 숙취로 쓰린 속을 부여잡고 크림 스파게티를 먹어야 하는 일도 있는 것이니, 위력이란 덧없고 상대적인 것임에도 참 열심히들 휘두른다 싶지만. 아니면 그래서 기회가 있을 땐 맘껏 휘두르는 것인가. 말하자면 맵고 짜고 달고 뜨거운 것을 다 같이 급하게 먹었다는 이야기다. 영국에서는 이런 식의 점심 풍경은 보기 힘들다. 우선 점심은 별일이 없는 한 간단하게 먹는다. 펄펄 끓는 국물 요리를 점심으로, 그것도 한 시간 내에 후다닥 먹고 게다가 커피까지 마시고 들어와서 이를 닦고 낮잠을 잔다는 것은 영국의 직장인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 싶다. 게다가 12시가 되면 일제히 점심시간 이렇지 않고, 각자 편할 때 점심 식사에 할당된 시간만큼 자기가 알아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바쁘면 점심을 거르거나 자기 자리에 앉아서 일하며 간단히 때우는데, 이는 야근을 하지 않으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정시에 퇴근을 하기 위해서는 느긋한 점심시간을 포기하더라도 업무를 마칠 수밖에 없다. 무척이나 더웠다는 이번 여름에야 연일 펄펄 끓는 찌개 찾고 그럴 겨를이 있었겠냐마는. 더위는 한풀 꺾였고, 52시간 근무제는 시작됐다. 한국의 야근 및 회식 풍경이 벌써 바뀌었다던데 점심시간 풍경은 또 어떠려나. 물론 나는 점심으로 먹는 한식과 그걸 같이 먹을 수 있는 동료들이 그립다. 하지만 늘 다 같이 같은 것을 먹으러 다녀야 하는 것과 심지어 저녁도 같이 먹고 들어와 당연히 야근하자고 하던 것은 안 그립다.
  • 李총리 “집값처럼 예민한 사안 더 신중을”

    李총리 “집값처럼 예민한 사안 더 신중을”

    시장 혼란 가중 상황 경계 한목소리 주문이낙연 국무총리가 최근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당·정·청 핵심 인사들이 엇갈린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이 총리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집값처럼 예민한 사안에 대해선 정부와 여당이 조금 더 신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요즘 서울 일부 지역의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당·정·청에서 몇 가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집값 안정이라는 같은 목표를 위한 방안일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그것을 의견 차이로 받아들이는 시선도 있다. 당·정·청이 모두 같은 얘기를 하면 앵무새라고, 다른 얘기를 하면 엇박자라고 비판하는 일부 세태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초기 구상 단계의 의견은 토론을 통해 조정하되 그 이후에는 통일된 의견을 말하도록 모두 유념해 주시면 좋겠다”고 회의에 모인 정부 관계자들에게 당부했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가운데 정부와 여당 핵심 관계자들이 시장에 일관된 정책 시그널을 주지 못해 오히려 혼란만 가중되는 상황을 이 총리가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내에서 의견을 조정하되, 이를 받아들이는 국민에겐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5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급격하게 세금을 올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달 30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주택 이상이거나 초고가 주택에 대해선 종부세 강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과 대비된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국정 현안을 담당하는 총리로서 할 얘기를 한 것”이라면서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차원에서 부동산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폭염에 지쳤던 남편이 웃었다

    폭염에 지쳤던 남편이 웃었다

    찬바람이 불면 구수하고 얼큰한 국물이 입맛을 당긴다. 그런데 누가 뭐라고 해도 그중 제일은 예부터 서민들이 즐겨 먹던 추어탕이다. 주재료인 미꾸라지는 대한민국 강과 도랑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다. 벼가 노랗게 익고 논에 물을 빼는 9~10월쯤이면 농촌 마을 조무래기들이 함지박을 들고 논으로 나간다. 도랑의 진흙을 손으로 파내면 여름 내내 먹이 활동으로 살이 통통하게 오른 미꾸라지들이 줄줄이 모습을 드러낸다. 마을 어른들은 추수를 끝내고 나면 아예 논 가장자리의 작은 둠벙물을 퍼낸 뒤 미꾸라지를 잡기도 한다. 마을 어귀에 양은솥을 옮겨 놓고 미꾸라지를 푹 삶으면 골목마다 구수한 냄새가 진동하기 마련이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든다. 금세 한바탕 마을 잔칫날로 바뀐다.전라도 지방에선 ‘가을철 추어탕 한 동이를 먹으면 속병이 낫는다’는 말이 대대로 전해진다. 여름철 더위와 일에 지친 사람들에겐 요긴한 동물성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실제로 미꾸라지에는 필수아미노산과 라이신 등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나 노인들에겐 더없이 좋은 식품이다. 불포화지방산을 비롯 칼슘·비타민·타우린 등 무기질도 풍부하다. 중국 명나라 때 본초학자 이시진(1518∼1593)이 엮은 본초강목에는 ‘양기에 좋고 백발을 흑발로 변하게 한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그런 만큼 보양 또는 강정식으로 널리 애용된다. 추어탕은 지역별로 조리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요즘은 양식 미꾸라지가 주를 이루지만 예전엔 달랐다. 갓 잡아 온 미꾸라지를 호박잎과 함께 그릇이나 소쿠리에 넣고 소금을 뿌린다. 짠 기운에 놀란 미꾸라지들이 퍼덕거리며 몸 표면의 미끄러운 물질과 흙 등을 뱉어 낸다. 이를 다시 소금 묻힌 호박잎으로 몇 차례 문지르고 물로 헹구면 해감이 끝난다. 비린내 등 잡내를 없애는 과정이다. 미꾸라지를 통째로 가마솥에 넣은 뒤 갖은 양념을 더해 삶는다. 여기까지는 어느 지역이나 비슷하다.●남원 시래기에 생부추 곁들인 걸쭉한 국물 전북 남원 추어탕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지리산과 섬진강, 이 강으로 흘러드는 크고 작은 샛강이 많아 미꾸라지가 풍부하다. 토속 음식으로 자리잡을 만한 여건을 갖춘 고장이다. 지금도 남원 광한루원 주변에는 추어탕 거리가 형성돼, 성업 중이다. 집집마다 각기 다른 조리법과 맛으로 고객들을 불러 모은다. 남원 추어탕은 미꾸라지와 시래기만으로도 구수하고 시원한 맛을 낸다. 삶은 미꾸라지를 듬뿍 갈아 넣고 된장, 들깨, 다진 양념과 함께 걸쭉하게 끓여낸 추어탕은 얼큰하면서도 뒷맛이 개운하기로 이름났다. 생부추를 넉넉하게 넣은 뜨거운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것도 일품이다. 이곳 추어탕 요릿집들은 미꾸라지의 몸통이 짧고 동글동글한 ‘동글이’를 고집한다. 비린내가 적고 달착지근한 맛과 풍미가 으뜸이다. 지리산 고랭지에서 생산되는 추어탕 전용 무청도 추어탕에 깊은 맛을 더해 준다. 추어튀김, 추어숙회도 놓쳐서는 안 될 요리다.●서울 통미꾸라지와 두부 넣어 차별화 서울 추어탕도 전통을 뽐낸다. 통미꾸라지와 두부를 넣는 게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점이다. 조선 23대 순조 때 실학자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에 ‘두부추탕’이란 기록이 있다. 날두부와 산 미꾸라지를 함께 끓이면 미꾸라지가 뜨거워서 찬 두부 속으로 기어들어가 약이 오른 채 죽어 버린다고 하였다. 서울의 추어탕 조리법은 이런 문헌에 나오듯이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듯싶다. 사골국물에 고추장, 고춧가루, 후춧가루 등을 첨가해 얼큰함과 씹는 맛을 더하는 요리집도 많다.●청도 잡어와 함께… 맑은 탕 선호 경북 지역 추어탕은 시래기와 잡어를 갈아 넣은 ‘청도식 추어탕’이 유명하다. 청도식은 대개 미꾸라지와 잡어를 섞어서 끓이는 방식이다. 미꾸라지와 잡어의 비율은 보통 절반 정도로 집집마다 차이가 있으나 100% 잡어를 고집하는 곳도 있다.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는 운문댐 하류에서 잡은 잡어와 미꾸라지가 사용된다. 청도 추어탕의 조리 순서는 간단하다. 일단 준비된 물고기를 가마솥에 푹 삶은 다음 건져 낸다. 이를 체에 받쳐 손으로 눌러 살점과 국물을 걸러 낸다. 이후 하얀색으로 변한 맑은 국물에다 배추 등을 넣고 끓이면 완성된다. 청도추어탕은 뭐니 뭐니 해도 맑고 시원한 국물이 최고로 꼽힌다. 국물이 걸쭉하고 얼큰한 맛을 내는 남원식 추어탕과는 다르다. 미식가들의 입맛도 상이하다. 대구와 청도의 경우 맑은 탕을 좋아하는 반면, 창원과 부산 등은 경북 남부권보다 텁텁한 맛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기호에 따라 풋고추와 마늘을 넣어 풍미를 더하기도 한다. 추어탕이 싱겁다면 간은 조선간장으로 해야 한다. 양조간장은 달아 청도 추어탕의 깊은 맛을 해친다. 청도군 청도읍 청도역 앞에는 5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청도 추어탕 거리’가 들어서 있다. 이곳에만 9개의 추어탕 음식점이 몰려 있다. 사시사철 인적이 끊이지 않는다. ●광주·전남 비린내 잡는 된장과 시래기 광주와 전남의 추어탕은 된장과 시래기를 주로 쓴다. 된장은 본래의 구수한 맛을 내고 비린내를 잡아 준다. 광주 주변과 전남 북부 지역에선 들깻가루를 더해 매콤하고 얼큰한 방식으로 끓여 낸다. 이에 비해 섬 지역 등 남쪽은 된장과 얼갈이 배추, 어린 호박순 등만을 넣어 담백한 맛이 뚜렷하다. 이 지역 추어탕은 해감한 미꾸라지를 삶은 뒤 통째로 확독(돌확)에 갈거나 일일이 손으로 뼈를 발라내고 살만 쓰기도 한다. 된장국이 끓기 시작하면 어린 배추 등 부드러운 푸성귀와 풋고추, 파, 마늘 등 갖은 양념을 첨가한다. 일부 섬 지방에서는 다시마와 멸치를 삶은 육수를 내 국물로 활용한다. 천연 조미료를 대신하면서 담백한 맛을 더한다. 다 끓여진 추어탕에는 잘게 썬 쪽파와 마늘, 통깨, 소금, 고춧가루, 방앗잎 등을 섞어 고명으로 얹는다. 허브류 식물인 방앗잎은 특유한 향으로 비린 맛을 없애고 풍미를 더한다. 전북 남원, 전남 구례·곡성, 경남 산청 등 지리산권에서는 주로 조핏가루(잼피가루·산초)를 넣는 반면 평야 지대인 전남 서남부권에서는 방앗잎이 추어의 비린 맛을 잡는 ‘화룡점정’으로 사용된다.●충남 깻잎·부추 만나 매콤하면서도 시원 충남은 금산군 추부면에 10여개 추어탕 요릿집으로 이뤄진 ‘추어탕 마을’이 있다. 정확한 유래를 알 수 없으나 5일장이 서 수십년부터 이곳에 추어탕집이 들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추어탕에 들어가는 깻잎의 국내 최대 생산지이기도 하다. 이곳은 들깻가루를 탕에 넣어 끓이지 않고 따로 내놓는다. 대신 깻잎과 부추를 넣어 끓인다. 구수하고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나는 게 특징이다.●원주 고추장과 갖은 채소 넣어 칼칼한 맛 강원도 원주 추어탕은 전국 4대 추어탕으로 꼽힌다. 고추장과 갖은 채소를 넣어 칼칼한 맛이 일품이다. 추어탕에 감자, 표고, 파, 부추, 미나리, 고사리, 토란 등 각종 채소류가 듬뿍 들어간다. 이 때문에 서울 추어탕과 달리 거칠고 씹을 것이 많다. 식당에서는 통미꾸라지로 먹든지, 갈아서 만든 것을 주문하든지 손님의 취향에 달려 있다.●부산 고등어·붕장어·매가리 보글보글 부산은 바다를 낀 특성을 살려 일부 해안가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값이 싸면서도 맛과 효능이 비슷한 고등어, 붕장어, 매가리(어린 전갱이) 등으로 추어탕을 끓여 먹었다. 부산 영도를 중심으로 한 ‘고등어 추어탕’과 기장 일대에서 발달한 ‘매가리 추어탕’, ‘붕장어 추어탕’ 등이 부산을 대표하는 추어탕이다. 이들 바다 어류나 미꾸라지를 푹 삶아 걸러 낸 육수에 얼갈이배추, 토란 줄기, 숙주나물 등 각종 채소를 듬뿍 넣어 맑게 끓여 낸다. 취향에 따라 다진 청양고추와 마늘, 방앗잎, 잼피가루 등을 넣어 먹는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경북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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