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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식목일이 질병·사망률 낮추는 이유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식목일이 질병·사망률 낮추는 이유

    임업선진국, 기후변화 대응 숲과 나무 보존 정책과 연구시행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작은 화분이라도 집에 마련 필요 “산에 산에 산에는/산에 사는 메아리/언제나 찾아가서 외쳐 부르면/반가이 대답하는 산에 사는 메아리/벌거벗은 붉은 산엔 살 수 없어 갔다오.” 현재 중장년층이 어린 시절 이맘때면 학교에서 불렀던 동요 ‘메아리’의 한 구절입니다. 요즘은 ‘메아리가 반갑게 대답하지 않는’ 벌거숭이 민둥산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사흘 뒤면 나무를 심는 날 ‘식목일’입니다. 올해로 75회를 맞는 식목일은 1949년 공휴일로 지정됐다가 2006년 휴일에서 제외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가는 기념일이 되고 있습니다. 숲과 나무는 인류가 등장한 이후 다양한 형태로 관계를 맺어 오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식량이나 연료 같은 직접적 효용은 물론 신앙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과학기술이 발달한 현대에 들어서는 예전처럼 삼림의 직접적 활용도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대신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뿜는 환경개선 및 대기질 개선 효과, 토양침식과 산사태 방지, 가뭄 방지, 열섬 완화, 산림경관 및 산림휴양, 홍수조절, 저장량을 늘려 수자원을 확보하는 수원 함량 같은 간접적이며 공익적 효용은 점점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 네덜란드, 영국, 스웨덴, 독일, 중국, 캐나다 등 7개국 31개 연구기관이 참여한 공동연구팀은 도시 개발을 할 때도 자연 그대로 환경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사람들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에 발표했습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대와 미국 카네기멜론대 공동연구팀은 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대기오염 때문에 발생하는 질병과 그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대기오염 물질 발생원을 억제하는 것은 물론 도심이나 도심지 주변에 숲을 조성하거나 자연보호를 통해 삼림 면적이 줄어드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플로스 메디슨’에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기후변화와 급격히 줄어드는 생물다양성, 에너지 위기 등에 대응하기 위해 임업 선진국들은 산림 보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관련 연구도 가속화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 2010~2011년 국내 산림면적 가장 큰 폭으로 줄어 그렇지만 한국의 상황을 보면 조금은 안타깝습니다. 지난해 산림청에서 발표한 ‘2019년 임업통계연보’에 따르면 2018년 한반도 산림면적은 630만 6000㏊(헥타르)입니다만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산림면적은 꾸준히 줄고 있습니다. 특히 2010년 636만 9000㏊에서 2011년 634만 8000㏊로 무려 2만 1000㏊가 사라져 가장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식목일은 전국에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에 낮 기온도 9~18도 분포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날씨는 좋지만 연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장기화됨에 따라 예전처럼 멀리까지 나가 나무를 심는 것은 쉽지 않을 듯싶습니다.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코로나 여파로 식목일 기념 나무심기 행사를 취소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렇다면 마트나 가까운 화원에서 작은 나무나 식물을 사서 집 안으로 초록색을 들여놓는 것은 어떨까요. 식물을 집 안에 키우는 것은 기분전환에도 좋다고 하니 요즘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나타나는 고립감, 소외감, 우울감 같은 ‘코로나 블루’를 날리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dmondy@seoul.co.kr
  • 팔도 주민 사로잡은 저녁 6시… 걸어온 길이 곧 ‘방송 역사’

    팔도 주민 사로잡은 저녁 6시… 걸어온 길이 곧 ‘방송 역사’

    판로 막힌 농어촌 돕는 등 ‘상생’ 먹방·쿡방 등 인기 예능 집약체 현장 목소리 담아 29년간 장수 PD “아이유·공효진 섭외하고파”지난달 30일 7000회를 맞은 KBS 1TV ‘6시 내고향’이 폐사 직전이던 전남 완도 전복 1억 5000만원어치, 강원 횡성에 쌓여 있던 감자 5000만원어치를 순식간에 판매하면서 장수 프로그램의 역량과 역할을 제대로 보여 줬다. ‘6시 내고향’은 요즘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농어촌과 지역 시민들을 직접 찾는다. 특히 지난달 16일 시작한 ‘내고향 상생장터’는 판로가 막히고 축제가 취소돼 폐기의 기로에 놓인 특산물을 소개해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그동안 찾아간 시금치, 배추, 문어 등 전국 농수산물 생산지는 소비자와의 직거래 연결을 통해 판매 급증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런 기획은 지역과 밀접한 프로그램 특성 덕분에 가능했다. 현장성은 1991년 첫 방송 이후 29년간 장수한 비결이기도 하다. 지역 10개 총국과의 공동 제작으로 제작진 80여명이 주 5일 생방송에 참여한다. 심하원 PD는 “태풍·산불 등 자연 재해나 태안 기름 유출 사고 등 재난때마다 피해 지역의 목소리를 가장 먼저 듣다 보니 ‘상생 장터’ 같은 아이디어도 나왔다”면서 “생산자가 모든 과정을 처리하고 있어 배송이 늦을 수도 있는데, 취지에 공감한 시청자들의 양해 덕분에 많이 팔린 것 같다”고 말했다.꾸준한 변화도 시청자를 붙든 요인이다. 먹방, 쿡방, 여행, 토크쇼 등 여러 형식의 코너들은 볼거리와 사람 이야기를 모두 전달한다. 가수 김정연은 10년째 버스를 타고, 코미디언 이정용은 5만보를 걸어다니며 평범한 이웃들의 목소리와 전국의 풍경을 담았다. 방송 6개월 만에 지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는 신헌수의 ‘청년회장이 간다’, 지역 식자재로 음식을 대접하는 ‘셰프의 선물’, 전영록의 ‘섬마을 하숙생’ 등은 꾸밈없는 ‘착한 맛’을 뽐낸다. ‘삼시세끼’, ‘한끼줍쇼’, ‘맛남의 광장’ 등 다양한 인기 예능의 원형이 숨어 있다. 요즘 농어촌의 모습도 자연스레 담긴다. 고향에 대한 향수나 정형화된 이미지 대신 최근에는 젊은 농어민, 귀농·귀어인들의 생활과 경제활동을 통해 대안적 삶의 형태를 소개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이 끝나면 코미디언 이홍렬이 이끄는 ‘장터쇼’에서 전국 전통시장 상인들도 만날 예정이다. 게스트 다양화도 노리고 있다. 심 PD는 “상생장터처럼 지역에 직접적 도움이 되는 기획을 이어 갈 계획”이라며 “앞서 아이돌 그룹 데이식스가 출연했듯이 프로그램 팬으로 알려진 가수 아이유, 배우 공효진을 꼭 섭외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떨림’ 그리움에 사무치다…‘울림’ 속세에서 피안으로

    ‘떨림’ 그리움에 사무치다…‘울림’ 속세에서 피안으로

    피안앵(彼岸櫻). 절집에서 자라는 벚나무를 이르는 말이다. 고단한 현실의 강 너머 피안의 세계로 이끄는 나무란 뜻이다. 벚꽃 흩날리는 이맘때라면 대개는 벚나무 무리지은 명소를 찾기 마련이다. 코로나19가 창궐하는 올해는 방향을 달리해 보자. 벚꽃 몇 그루 핀 적요한 절집을 찾아 한나절 어슬렁대는 건 어떨까. 그렇게 피안앵이 아름다운 절집을 찾아 나선 길이다. 하필 벚꽃이 절정일 때 사회적 거리두기도 절정의 순간을 맞았다. 대한민국의 ‘벚꽃 성지’인 경남 창원 여좌천, 경화역 등이 폐쇄됐고, 서울 여의도 윤중로 등 내로라하는 전국의 벚꽃 명소들도 줄줄이 문을 닫아걸고 있다. 유명 벚꽃 관광지는 피하고 덜 이름났으면서도 나름의 빼어난 풍경을 가진 숨은 여행지를 찾아 전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맞은 셈이다.●배배 꼬인 둥치 위에 연분홍 꽃잎의 봄마중 봄이 오면 꼭 찾아보리라 별렀던 곳이 있다. 경남 양산의 극락암이다. 대가람 통도사에 딸린 열아홉개 산내 암자 중 하나다. 코로나19의 기세가 여전히 등등한 상황에서 산문을 닫지나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아직 문은 열려 있다. 극락암은 통도사에서 4㎞ 정도 떨어져 있다. 걷자면 한참이지만 자동차로는 금방이다. 예전 같으면 걸어 보시라 권했겠지만 요즘 같은 때엔 ‘드라이브 스루’가 당연해 보인다. 암자 초입엔 솔숲이 펼쳐져 있다. 늙은 소나무들이 춤을 추듯 늘어서 있다. 통도사 초입의 ‘무풍한송로’에 견줄 만큼 인상적인 모습이다. 솔숲을 나서면 곧 극락암이다. 어서 오라는 듯 늙은 벚나무 몇 그루가 활짝 가지 벌려 객을 맞고 있다. 산중 암자라 덜 여물었을 거란 예상과 달리 벚꽃은 거의 만개한 상태다. 이 늙은 고목에서 꽃잎이 분분히 날릴 때면 또 얼마나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질까.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가장 인상적인 건 작은 연못 옆에 있는 벚나무다. 실타래처럼 배배 꼬인 굵은 둥치가 살아낸 세월을 웅변하는 듯하다. 거무튀튀한 수피 위로 연분홍의 가녀린 꽃잎들이 겹겹이 매달려 있다.●무지개 다리 ‘홍교’ 건너 욕심도 노여움도 버리고 연못의 이름은 극락영지(極樂影池)다. 이름 그대로 연못엔 극락암을 둘러싼 영축산 풍경이 그대로 잠겨 있다. 연못 위로는 어여쁜 무지개다리, 홍교(虹橋)가 가로놓여 있다. 홍교는 당대 최고의 선지식으로 꼽히는 경봉(1892~1982) 스님이 1962년 조성했다. 다리의 크기는 작아도 담긴 뜻은 크다. 세속의 세 가지 독, 이른바 탐진치(貪瞋癡, 욕심·노여움·어리석음)를 버리고 극락에 이른다는 다리다. 연못, 벚꽃 등과 어우러진 자태가 속된 곳을 넘어 성스러운 세상으로 오르는 다리처럼 보인다. 홍교 너머로는 극락암 중심 전각인 무량수각(극락전), 설법전인 영월루 등이 주르륵 이어져 있다. 부속 암자라고는 해도 어지간한 사찰보다 큰 규모다. 경내 가장 오른쪽에 삼소굴(三笑窟)이 있다. 경봉 스님이 통도사 방장으로 30여년간 주석하며 기거했던 곳이다. 대가람의 방장이 머물던 집치고는 여염의 사랑채처럼 작고 아늑하다.무량수각 뒤는 단하각이다. 나반존자를 모신 독성각이다. 나반존자는 홀로 이치를 깨닫고 도를 이뤘다는 성자다. 단하각 가는 소로 주변엔 겹동백이 무시로 피었고, 늙은 산수유도 한껏 흐드러졌다. 찾는 이 드문 절집 뒤란에도 이처럼 봄이 무르익고 있다. 통도사 경내에도 벚나무가 몇 그루 있다. 절집의 오래된 당우들과 어우러져 독특한 경관을 선사하고 있다. 일주문 옆 벚나무의 자태가 멋지다. 저물녘 범종 소리 울릴 때 꽃잎이 비처럼 흩날린다면 그야말로 선경이겠다.●말로만 들었던 쌍계사 십리벚꽃길 직관 하동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말로만 들었던 십리벚꽃길을 ‘직관’하러 가는 길이다. 쌍계사가 목적지다. 사실 쌍계사는 피안앵이라 할 만한 벚나무가 없다. 대신 절집까지 가는 길이 빼어나다. 그 길이 바로 ‘십리벚꽃길’이다. 섬진강을 따라 하동과 전남 구례를 잇는 섬진강대로(19번 국도). 총연장이 얼추 60㎞ 가까이 되는 이 도로의 가로수 대부분은 벚나무다. 봄의 이 길을 백리벚꽃길이라 부르는 이유다. 이 길은 아주 당연히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도 이름을 올렸다. 십리벚꽃길은 이 백리벚꽃길에서 떨어져 나온 1023번 지방도를 따로 부르는 이름이다. 일반적으로는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5㎞ 구간을 이르지만, 벚꽃길은 위로 칠불사 갈림길까지 한참을 더 이어진다. ●환장할 이 풍경 올해는 ‘드라이브 스루’로 화개천 양쪽으로 벚꽃이 흐드러졌다. 수령 40~50년을 헤아리는 늙은 벚나무들이 도로 양쪽으로 빼곡하다. 화개(花開)라는 지명처럼 길가의 크고작은 벚꽃들이 일제히 꽃술을 열었다. 객들에게 꽃을 뿌려 산화공덕이라도 하려는 건지. 이 풍경 보고 환장하지 않는다면 정말 사람도 아니다. 이제 꽃 피어 꽃 터널이 됐으니 조만간 꽃이 지면 꽃길이 될 터다. 이런 환장할 풍경이 십리나 이어진다. 그러니 벚꽃 필 무렵에 이 도로를 찾았다면 차량 정체는 각오해야 한다. 아쉽지만 이곳 역시 ‘드라이브 스루’로 즐기는 게 좋겠다. 워낙 풍경이 빼어나다 보니 운전을 하며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찍는 이들도 종종 본다. 촬영일랑 부디 블랙박스에 맡기고 운전에만 집중하시길.십리벚꽃길 끝자락에는 벚꽃만큼이나 아름다운 절집이 들어앉아 있다. 두 계곡의 물길이 만나는 곳에 세워진 절집, 쌍계사다. ‘벚꽃길 엔딩’에 딱 어울릴 단아한 자태가 일품이다. ●쌍계사 문 하나씩 넘다보면 깨달음의 세계로 쌍계사는 개창 연대가 신라 성덕왕 21년(722)까지 거슬러 오르는 고찰이다. 나라 안 대부분의 절집이 그렇듯, 쌍계사 역시 임진왜란 등의 여러 전란을 거치며 무너지고 중건돼 오늘에 이른다. 쌍계사는 명성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이다. 하지만 바로 그 덕에 가람 배치가 조밀하고 단아하다는 느낌도 받게 된다. 절집 초입에 서면 비쩍 마른 벚나무 너머로 일주문과 금강문, 천왕문이 나란히 서 있다. 문 사이를 돌아 흐르는 작은 계곡 위엔 아담한 구름다리를 놓고 대숲도 조성했다. 문을 하나씩 넘다 보면 현실 세계에서 피안의 세계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다. 쌍계사엔 신라시대 명필로 꼽히는 고운 최치원(857~?)의 흔적이 여럿 남아 있다. 매표소 근처의 두 바위에 각각 새겨진 ‘쌍계’, ‘석문’ 글씨, 대웅전(보물 500호) 앞 계단의 진감선사대공탑비(국보 47호)의 비문 등이 그의 작품이다. 1200년을 헤아린다는 화개 차의 역사도 이 탑비가 근거가 됐다. 신라 흥덕왕 때인 828년에 당나라에서 가져온 차 씨앗을 쌍계사 근처에 심었다는 기록이 이 탑비에 새겨져 있다고 한다.●섬진강 ‘백리벚꽃길’ 화양연화 속으로 이들 외에도 하동 일대에 최치원의 고사가 전하는 곳이 많다. 범왕리 푸조나무는 최치원이 땅에 꽂은 지팡이에서 움이 터 자랐다는 노거수다. 둥치가 어른 여럿이 팔을 뻗어야 닿을 수 있을 만큼 크다. 푸조나무 건너편에는 세이암이 있다. 최치원이 벼슬아치들의 비루한 말을 듣고 귀(耳)를 씻었다(洗)는 너럭바위다. 하동의 봄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화개천변의 야생차밭이다. 이제 겨우 신록이 돋는 나무들 사이에서 야생차밭은 유난히 짙푸른 봄의 색을 펼쳐낸다. 벚꽃처럼 화사하지는 않아도 가지런한 조형미만큼은 일품이다. 쌍계사에서 칠불사에 이르는 구간에 야생차밭이 많다. 이제 섬진강의 화양연화를 즐길 차례다. 하동에서 구례까지 이어지는 길은 흔히 백리벚꽃길이라 불린다. 이 길 위에 소설 ‘토지’의 무대가 된 평사리 악양 들판, 최참판댁, 하동송림(천연기념물 445호), 운조루 등의 명소가 매달려 있다. 요즘 하동 들녘의 주인은 배꽃이다. 매화가 진 자리마다 희디흰 배꽃들이 빼곡하다. 하동 쪽엔 섬진강을 따라 걷기길이 조성돼 있다. 이른바 ‘섬진강 100리 테마로드’다. 하동송림부터 섬진교까지 50㎞ 정도 이어져 있다. 허리춤에 섬진강을 매달고 벚꽃, 배꽃 만개한 길을 걷는 맛이 아주 각별하다. ●수양벚꽃 흐드러진 ‘화훼사찰’ 순천 선암사 순천 쪽에서는 선암사를 빼놓을 수 없다. 봄이면 ‘화훼사찰’이라 불릴 만큼 다양한 꽃들이 피고 진다. 선암사가 사람들로 북적일 때는 선암매(천연기념물 488호) 등 늙은 매화들이 꽃을 피울 때다. 요즘은 굳이 사회적 거리를 신경 쓰지 않아도 좋을 만큼 찾는 이가 많지 않다. 이맘때 선암사 무량수각 앞에는 수양벚꽃이 흐드러지게 핀다. 수양버들처럼 가지를 축축 늘어뜨린 벚나무들이 가지 끝에 연분홍 꽃등불을 매달았다. 볕 받아 반짝이는 꽃술들이 꼭 별을 닮았다. 조계산을 사이에 두고 선암사와 마주한 송광사도 ‘꽃절집’이다. 진입로의 벚꽃터널이 볼만하다. 늙은 벚나무마다 거무튀튀한 가지 끝에 싱싱한 연분홍 꽃술을 매달았다. 송광사에서 주암호를 건너면 보성 땅이다. 호수를 따라 펼쳐진 해토머리 풍경이 그윽하다. 호수 중간쯤에 대원사로 드는 진입로가 있다. 이 길 역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이름을 올렸다. 진입로 초입에서 대원사까지 5㎞ 남짓한 구간에 왕벚나무가 빼곡하다. 절정이라 하기엔 이르고 이제 막 꽃술을 여는 참이다. 벚꽃길 끝자락에 대원사가 있다. 송광사의 말사로, 머리로 치는 왕목탁 등 해학 넘치는 볼거리들이 많다. 절집 초입의 티베트 박물관은 티베트 불교의 진수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다양한 티베트 미술품이 전시돼 있다.●내년에도 경북 사찰에 꽃은 피리니 피안앵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절집들은 사실 경북 지역에도 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곳이라 차마 찾아가시라 권하지 못하는 게 아쉬울 뿐이다. 경주 쪽에선 기림사가 꼽힌다. 오래전엔 불국사를 말사로 뒀을 만큼 규모가 컸던 절집이다. 뜨락의 키 낮은 벚나무와 대적광전 등의 소박한 가람이 보기 좋게 어우러진다. 기림사 벚나무들은 꽃을 늦게 틔우는 편이다. 경주 시내 벚꽃들은 거의 절정을 향해 가고 있는데도 기림사의 벚나무들은 이제 겨우 꽃잎 몇 장 내민 정도다.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 초반께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바이러스 창궐의 진원지 중 한 곳이었던 청도의 운문사도 절집 주변의 벚꽃 풍경이 빼어나다.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도량다운 정갈한 경내 풍경과 벚꽃이 어우러져 특별한 봄을 선사한다. 김천 직지사는 대항면사무소에서 직지사 공영주차장까지 사찰 진입로에 줄지어 흩날리는 벚꽃이 절경이다. 직지사 인근의 연화지는 밤 벚꽃놀이로 이름이 높다. 충청권에서는 서산 개심사 왕벚꽃이 많이 알려졌다. 대부분 지역의 벚꽃이 한풀 꺾인 뒤에야 꽃을 피우기 때문에 4월 중하순 무렵이 절정이다. 공주 신원사도 대웅전과 석탑 앞을 외호하는 듯 선 늙은 벚나무 세 그루가 특별한 정취를 전한다. 글 사진 양산·하동·순천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십리벚꽃길 주변에 독특한 음식점들이 많이 생겼다. ‘찻잎마술’은 녹차를 활용한 한정식을 내는 집이다. 녹차 소스로 쪄낸 삼겹살찜 등이 별미다. 찻집도 많이 생겼다. ‘비주제다’, ‘윤슬당’, ‘쌍계명차’, 쌍계사 앞 ‘단야찻집’ 등이 알려졌다. 통도사 쪽에선 메밀국수를 맛봐야 한다. ‘삼정메밀소바’, ‘금호정’ 등이 유명하다. 선암사 정문 아래 ‘초원식당’은 보리밥이 맛있다. 2시간 정도 산행을 해야 맛볼 수 있는 저 유명한 굴목이재 ‘보리밥집’에 견줄 만큼 맛깔스런 보리밥을 낸다. -아자방(亞字房)으로 유명한 칠불사는 코로나19로 산문을 폐쇄했다. 이 일대의 봄 풍경은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아자방은 한번 불을 때면 온기가 49일이나 갔다는 신비의 온돌방이다.
  • 코로나 검사 허탕 항의한 시민에게 강임준 군산시장 “××야” 욕설 파문

    코로나 검사 허탕 항의한 시민에게 강임준 군산시장 “××야” 욕설 파문

    보건소 안내 잘못해 1시간 대기 물거품 해명하던 직원 ‘시장님 가신다’ 자리 떠 재차 항의하자 “어린 놈의 ××” 막말 “고생하는 직원에 고함 질러 실수, 사과”강임준 전북 군산시장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보건소를 찾은 시민에게 욕설 등 폭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1일 군산시 등에 따르면 군산시민이 주로 이용하는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최근 “강 시장에게 심한 욕설을 들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왔다. 고교생 자녀를 둔 40대 전주시민이라고 밝힌 A씨가 올린 글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7일 군산에 있는 한 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갔다가 “해외여행 이력이 있으니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해 군산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A씨는 보건소 직원에게 “주소지가 전주인데 군산에서 검사를 받아도 되느냐”고 두 차례 물었고 “괜찮다”는 말을 들었다. 1시간가량 기다렸을 무렵 해당 직원은 “주소지에서 검사를 받아야 비용을 면제받을 수 있다”며 전주로 갈 것을 권했다. A씨는 “처음부터 그렇게 알려줬어야지 왜 1시간씩이나 기다리게 하느냐”고 항의했다. 해당 직원은 “시장님이 와 계시니까 목소리를 낮추라”고 요구했다. A씨는 이후 보건소 직원이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자 전주로 가기 위해 주차장으로 이동해 차에 올랐다. 순간 해당 직원이 “오해를 풀자”며 뒤따라와 A씨 차를 막았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간 강 시장이 보건소를 떠나려 하자 해당 공무원은 대화를 중단하고 시장 차량으로 향했다. A씨는 “시장이 간다고 사람을 세워 두느냐. 난 시장 낯짝도 모른다”고 소리쳤다. 이를 들은 강 시장은 차에서 내려 A씨에게 “내가 시장이다 XX야. 어린 놈의 XX, 뚫린 입이라고 싸가지 없게. 저런 것은 집어넣어 버려야 해” 등 욕설을 퍼부었다. A씨는 글에서 “요즘이 어느 시대인데 시민에게 면전에서 욕을 하느냐. 언론이든 법적으로든 절차대로 대응하겠다. 내 차 앞에서 손가락질하고 소리지르고 욕한 것 블랙박스에 있다. 나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많이 이 장면을 보았다. 군산시장의 성품·인성 1%도 안 보인다. 어떻게 저런 사람을 시장으로 뽑아 줬는지 군산시 발전 안 봐도 눈에 훤하다”고 썼다. 이 글이 순식간에 인터넷을 타고 퍼져 나가자 군산시 관계자는 여러 차례 A씨에게 전화해 사과했다. A씨는 글을 올린 다음날 강 시장에게 사과를 받은 뒤 SNS에서 해당 글을 삭제했다. 강 시장은 “코로나19 때문에 밤낮 고생하는 직원들에게 고함을 지르는 모습을 보고 순간적으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해 실수했다”며 “A씨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고 해명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화상회의·재택근무·나홀로 브리핑… 코로나가 바꾼 관가 풍경

    화상회의·재택근무·나홀로 브리핑… 코로나가 바꾼 관가 풍경

    “집에서 편한 복장 업무 집중” 반응 좋아 국·과장 “소통에 불편… 대면 설득이 나아” 감염 막으려 취재진 없이 온라인 브리핑 간담회 대신 휴대전화 활용 영상회의도코로나19가 우리나라 중앙행정까지 옥죄고 있다.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에서 29명의 확진환자(서울 1명 포함)가 발생했고 교육부·보건복지부·인사혁신처·국가보훈처·대통령기록관 그리고 정부청사관리본부까지 확진환자가 나왔다. 초유의 행정 마비를 막고자 정부는 청사 내 방역과 출입 통제를 철저하게 시행하는 한편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재택근무, 영상회의, 나 홀로 브리핑 등 과거 관가에선 보기 힘들었던 카드를 내놓고 있다. 1일 행정안전부 산하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 따르면 공무원 재택근무를 위해 필요한 정부원격근무서비스(GVPN) 가입자는 지난달 26일 기준 8만 1799명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가입자(1만 9425명)의 4배가 넘는다. 지난달에만 전체 가입자의 절반이 훌쩍 넘는 5만 4311명이 신규로 가입했다. 코로나19로 전체 정부부처 인력의 3분의1이 교대로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데 따른 변화다. ●사용 적던 시스템 전염병 사태로 빛나 역설적 GVPN은 외부에서도 정부부처 내부망을 접속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이메일 등을 확인해 업무를 처리하거나 웹오피스로 문서를 작성할 수 있다. 사무실 PC에 저장된 파일도 G드라이브를 통해 저장해 놓고 자택에서 내려받아 업무를 이어볼 수 있다. 다만 보안상 문제로 업무가 끝나면 PC에 저장된 자료는 모두 삭제해야 한다. 이전부터 정부는 GVPN을 통한 재택근무나 전국 곳곳에 있는 스마트워크센터(간이공무 사무실) 이용을 권장했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가입이 저조했다. 그러다 코로나19 사태로 그간 구축해놓은 GVPN이 빛을 발하고 있다. 경제부처 간부는 “전염병 사태를 거쳐서야 새 시스템이 활성화된다는 점이 역설적으로 느껴진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실제 재택근무를 하는 공무원들은 어색하면서도 효율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경제부처 A사무관은 “사무실에 출근하면 온종일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해야 하고 특히 주변에서 확진환자가 발생한다는 얘기를 들으니 불안한 것도 사실”이라며 “요즘은 일부 재택근무를 하다 보니 집에서 편한 복장으로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B사무관은 “직접 대면하지 않고도 업무가 돌아갈 수 있다는 선례가 생긴 것 같다”며 “코로나19가 끝난 뒤에도 유연한 근무 환경이 도입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무언가 설명하며 설득해야 하는 경우엔 전화나 영상을 통해 말하는 것보단 직접 눈을 마주치며 말하는 것이 역시 효과적이란 생각도 함께 든다”고 덧붙였다. 각 부처 국·과장 등은 필수인력으로 지정돼 재택근무 인력에 포함되지 않는다. 지시를 내리는 데 불편한 점은 있지만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다. 경제부처 C국장은 “카카오톡 메신저로 일일이 소통하다 보니 하루종일 더 정신이 없어진 것 같다”면서 “그렇다고 단톡방(단체대화방)을 만들면 직원들이 싫어하니 자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D과장은 “솔직한 심정으론 직접 얼굴을 보고 지시하지 못하다 보니 의사전달이 제대로 안 되는 것 같다”면서 “일의 집중도도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털어놨다. ●한은 대면 브리핑 없애… 질문엔 서면으로 답변 하지만 모든 근무가 재택으로 전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민원인과 마주치는 대면 업무나 각종 외부 회의가 많은 업무엔 한계가 있다. 이에 외부 회의조차 재택에서 영상 통화로 대체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경제부처 E국장은 “외부 전문가들과의 간담회 일정이 연초부터 계속 밀리고 있는데, 도저히 미룰 수 없겠다 싶어 휴대전화를 통한 영상통화 회의를 진행했다”면서 “조그만 화면으로 얘기를 나누다 보니 어색하긴 했지만 그럭저럭 간담회가 성사됐다”고 소개했다. 취재진이 참여하지 않는 정부 브리핑도 늘어나는 추세다. 정부 관계자와 기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집단 감염이 벌어지는 사태를 미연에 막기 위해서다. 대표적으로 한국은행은 대면 브리핑을 없애고 취재진의 질문을 사전에 취합한 뒤 서면으로 답변하는 방식을 시행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의 사령탑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시 지난달 23일부터 한시적으로 정례 브리핑을 온라인 브리핑으로 대체하고 질문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받고 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면역력 강화에 좋다는 강황의 정체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면역력 강화에 좋다는 강황의 정체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는 요즘, 자극적인 제목의 영상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내용인즉, 13억 인구의 인도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지 않는 이유를 인도 사람들이 주식으로 먹는 카레로 들면서, 그중에서도 강황의 특별한 효능 덕분이라고 했다. 상식적으로도 의아하다 못해 헛웃음이 나오는 이야기지만 의사 가운을 걸친 영상의 화자는 제법 진지했다. 이 영상이 올라온 후 며칠 뒤 인도에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당연히 가짜 정보였던 셈이다. 사람들의 기대와 달리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음식은 치료제가 될 수 없다. 여기서 방점은 오늘을 사는 우리다. 영양 섭취가 극히 제한적이고 불안정했던 과거에는 음식이 약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덜 먹거나 줄이라는 처방을 뒤집어 생각하면 답은 쉽게 나온다. 현대인의 병은 안 먹어서 생기는 게 아니라 너무 먹어서 생기는 거다. 어쨌거나 그 영상의 여파일까,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는 판매자들의 노력 때문일까.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을 강화시켜 준다는 온갖 음식 리스트에 강황이 포함됐다. 대체 강황은 어떤 식재료길래 건강식으로 주목받게 된 걸까. 터메릭, 쿠르쿠마 등으로 불리는 강황은 중국과 인도, 동남아시아에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향신료 중 하나다. 향신료는 음식에 맛과 향을 불어넣어 주는 조미료이기도 하지만 약재로도 쓴다. 중세까지 유럽에서 약제사와 향신료 상인은 거의 동일인이었다. 현대 의학이 나타나기 전까지 서양에서는 향신료를 이용한 처방이 흔했다. 말려서 빻거나 가루를 물에 개어 약효성분을 다량 추출해 복용하면 즉효가 나타나는가 하면, 음식에 넣어 일상적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민간요법으로도 향신료를 사용했다. 다만 음식에 넣는 경우 약효를 바로 얻긴 힘들다. 중세 유럽 상류층이 그랬듯, 향신료를 음식에 퍼붓는 것이 아닌 이상 조미료 수준으로 향신료를 섭취하면 약효가 더디고 적기 때문이다. 아무튼 강황이 갖고 있는 여러 효능에 대한 언급은 약재로서의 가치 덕분에 생긴 후광효과다.강황은 생강과에 속하지만 생강과는 달리 씁쓸하고 진한 흙냄새를 갖고 있다. 특유의 흙 내음은 다른 향신료들의 맛에 바탕을 깔아 주는 역할을 한다. 독특한 향이 나긴 하지만 자극적이진 않아 유럽에서 값비싼 사프란 대용으로 활용했다. 풍미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음식을 먹음직스럽게 황금빛으로 물들게 해주는 염료로 더 쓸모가 있었던 셈이다. 향신료 산지인 남인도와 동남아시아에서는 강황을 비롯한 다양한 향신료들을 음식에 활용해 왔다. 향신료의 살균작용으로 더운 기후 탓에 생길 수 있는 식중독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특유의 강렬한 풍미로 더위에 지친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하는 기특한 식재료였기 때문이다. 지역마다 수백 가지가 넘는 향신료 소스가 발달해 왔는데 17세기 이곳을 찾은 영국인들은 카레라는 이름으로 통칭해 버렸다. 가짜 정보를 이야기한 영상의 주인공이 모르는 게 하나 있었다. 인도의 카레는 우리가 아는 카레와는 전혀 다르다는 사실이다. 인도인들이 주식으로 먹는 카레 중에는 강황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것도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카레는 인도에 거주하던 영국인이 자신들이 먹던 스튜에 현지 향신료를 곁들여 만든 퓨전 음식이다. 인도인들의 주식인 카레는 콩으로 만든 죽에 여러 향신료를 더해 만든 모양이다. 알록달록하고 푸짐한 건더기가 있는 카레를 상상하고 현지 카레라고 하는 건 곤란하다.강황은 동남아시아의 카레에 더 많이 들어간다. 옐로, 레드 카레 등의 이름처럼 인도 카레보다는 색이 비교적 선명하다. 코코넛 밀크를 넣어 맛을 달큼하게 중화시키거나 라임 등으로 새콤달콤한 맛을 낸 것도 인도 카레와는 다른 점이다. 강황을 매일 섭취하는 이들은 인도인들이 아니라 인도네시아인들이다. 안타깝지만 인도네시아도 코로나19 감염자가 늘고 있는 걸 보면 강황은 아무래도 바이러스를 막는 데는 효과가 없는 듯하다. 최근 서구에선 슈퍼푸드 마케팅으로 강황이 알려지면서 옐로 카레 파우더를 손수 만들거나 비스킷이나 디저트 등에 활용하는 등 붐이 일었다. 지금도 강황을 갈아 만든 터메릭 주스가 ‘디톡스 주스’라는 이름으로 인기다. 대부분 디톡스 마케팅이 그렇듯 실제로 해독작용을 하는지에 대해선 회의적이지만, 흙 맛이 나는 쓰디쓴 노란 강황 주스는 단언컨대 마셔본 음료 중 가장 끔찍한 맛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몸에 좋을 수도 있다는 희망이 없다면 도저히 먹을 이유를 찾기 힘든 맛이라고 할까. 강황을 다른 음식에 섞어 쓰는 데엔 다 이유가 있다.
  • 마스크 착용 비웃던 서구… 뒤늦게 “써라”

    마스크 착용 비웃던 서구… 뒤늦게 “써라”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국민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아시아 국가들을 비웃던 서구 세계가 뒤늦게 생각을 바꾸고 있다. 자국 내 감염자와 사망자가 폭증하자 무증상 감염·전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선제적 대응 조치의 필요성을 깨달은 것이다. 로버트 레드필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31일(현지시간) 미 공영라디오 NPR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환자 4명 가운데 1명이 무증상 감염자일 수 있다”면서 “마스크 착용 권고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드필드 국장은 “무증상 감염자가 병세를 보이기 전 최대 48시간이나 밖으로 바이러스를 내뿜고 다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코로나19가 왜 이렇게 빨리 퍼지는지를 설명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그간 CDC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공식 지침에 따라 ‘일반인의 마스크 착용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되레 일각에서는 “(오염된) 마스크 착용이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높인다”는 주장도 내놨다. 여기에는 대인 관계에서 얼굴 표정을 중요시해 손이나 천으로 입을 가리는 행동을 꺼리는 문화 특성도 반영됐다. 하지만 무증상 전파자가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CDC는 입장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에서 마스크 착용을 원하는 이들에게 “꼭 마스크일 필요는 없다. 원하면 스카프를 써도 된다”면서 “요즘 같은 시기에는 나쁘지 않은 아이디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이날 전했다. 유럽에서는 체코와 슬로바키아, 보스니아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도 식료품점과 약국 등에서 마스크를 무료로 나눠 준다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체코에서는 마스크 공급이 원활하지 않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면마스크 만들기 운동이 퍼지고 있다.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는 트위터에서 “(미국도) 체코처럼 바이러스에 대응해 보라. (필터 마스크가 아닌) 면마스크만 사용해도 바이러스 확산을 줄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이근형 “열린민주, 싫다는데 ‘스토킹’…살림집 차릴 태세”

    이근형 “열린민주, 싫다는데 ‘스토킹’…살림집 차릴 태세”

    “열린민주 스토킹 때문에 우리 후보 피해”정청래 “더불어씨, 열린씨 성이 다르다”손혜원 “임재범·손지창도 성이 다르다”이근형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1일 열린민주당의 ‘적통 마케팅’에 대해 “상대는 싫다고, 괴롭다고 하는데 일방적으로 따라다니며 사랑이라고 우기는 스토킹”이라며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효자론’, ‘유전자 검사’에 이어 ‘이복동생론’까지…”라며 “이건 완전히 스토킹이다. 유전자 검사를 하면 ‘스토커 DNA’가 검출될 듯!”이라고 적었다. 또 “민주당은 20명의 비례대표 후보를 더불어시민당에 보내 선거를 치르는 중”이라며 “스토킹 때문에 우리 후보들이 큰 피해를 입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그는 “주변에서도 일부 오해를 한다. 진짜 둘이 사귀는 줄 알고…. 이러다 옆에 살림집까지 차릴 태세”라며 “사인 간의 스토킹은 범죄 행위인데 스토킹 정치 금지법안이라도 만들어야 하는 것인지…”라고 비판했다.이 위원장은 “거의 5년여만에 재개하는 페북(페이스북)”이라며 “요즘 정치적 스토킹을 하도 당하다 보니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은 연일 ‘적통’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손혜원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이 주도하는 열린민주당은 자체 비례대표 후보를 내고, ‘민주당의 효자가 될 것’, ‘DNA 검사를 통해 한번 확인해 보라’ 등의 발언으로 ‘적통 마케팅’을 벌이며 여권 지지층을 공략하고 있다. 그러나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 참여하는 더불어민주당은 표 분산을 우려하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서울 마포구을 후보는 전날 열린민주당을 향해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은 ‘더불어씨’와 ‘열린씨’로 성이 다르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자 손 의원은 열린민주당 페이스북에서 “임재범과 손지창도 성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지구인극장] 중국 두둔하고 일본 봐주고…WHO 사무총장 논란

    [지구인극장] 중국 두둔하고 일본 봐주고…WHO 사무총장 논란

    “전 세계가 중국에 빚졌다” “시진핑의 리더십과 지도자적 역량이 감탄스럽다” “우한폐렴 용어 쓰지 말아라” "BTS, 빌 게이츠, 케이티 페리, 아놀드 슈워제네거....모두 손 씻기 챌린지에 참여해달라” 오늘 지구인극장이 소개할 인물은 에티오피아 국적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입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흉흉한 요즘 시기에 작정한 듯 어그로를 끄는 이 남자는 역대 가장 무능하고 자질이 없는 WHO 사무총장으로 꼽히는데요. 무엇보다도 국적을 의심케 하는 행보로 더욱 공분을 사고 있는 이 지구인! 지금부터 뭐가 문제인지 같이 한 번 알아볼게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될 무렵,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이 황급하게 찾은 인물이 있었는데요. 바로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었습니다. 거브러여수스 “중국이 우한 폐렴을 잘 통제할 것으로 믿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고 있다는 점과 그 대응책에 개인적으로 적극 관여하고 있다는 점이 아주 인상적이고 고무적이었다” 라며 하나마나한 소리만 내뱉었는데요. 당시 중국은 전역에서 확진환자가 6000명을 넘어서고, 132명이 사망. 우한 주위에 5000만 명이 고립된 비상 중에 비상 상황이었는데, 이 상황에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중국의 조치 덕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다른 나라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됐으므로 중국을 거듭 칭찬해야겠다” 고 합니다. 여기에 3월 초에는 “중국이 아니라 이탈리아·이란·한국이 심각히 우려된다”, 중순에는 “유럽이 코로나 진앙지가 됐다”면서 중국 정부의 ‘코로나 발원지 흔적 지우기’에 힘을 실어줬었는데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의 국적 논란에 방점을 찍은 일은 이 것 같은데요. 지난 17일 중국은 마윈 전 알리바바 회장을 앞세워서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의 모국인 에티오피아에 무려 600만 장의 마스크와 코로나 진단키트 110만개, 방역복 6만벌 등을 기부했어요. 물론 이 물품들이 에티오피아에서만 쓰이는건 아니고, 에티오피아를 통해 아프리카 전역으로 전달되는 거긴 하지만, 약간 느낌이 일을 해도 우리 식구끼리 하겠다는 느낌적 느낌? 수상한 냄새가 나긴 합니다. 그럼 이 남자는 도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중국인인 것처럼 행동했던 걸까요? 때는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경선에 나왔던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중국은 개발도상국들을 막대한 돈으로 매수해 당선을 도왔고, 이후 중국은 이후 10년간 매년 1조원 씩 기부하겠다고 WHO에 손가락을 걸었다죠. 안타까운 사실은 당시 경선에 나왔던 경쟁자가 에볼라 바이러스, 조류독감 등 전염병의 전문가인 영국의 데이비드 나발로였다는 사실입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과 중국과의 유착관계만 없었더라면 우리는 지금 전 세계에 닥친 코로나19 사태에서 조금 더 빨리, 현명하게 벗어날 수 있었을까요? 조금 안타까운 대목입니다. 오늘은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퍼지는 동안 중국에 '딸랑딸랑' 하느라 밥값을 못한다는 자질논란이 일고 있는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전해드릴 소식은, 우리 BTS는 정치적이고 무능한 WHO 사무총장의 손 씻기 챌린지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스페인 독감도 이긴 英 112세 할아버지 ‘세계 최고령 남성’ 기네스 올라

    스페인 독감도 이긴 英 112세 할아버지 ‘세계 최고령 남성’ 기네스 올라

    영국 햄프셔 알턴에 사는 112세 남성이 공식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남성’ 이 됐다. 가디언 등 현지 언론의 지난달 31일 보도에 따르면 밥 웨이튼(112)은 2020년 3월 29일, 대망의 112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1908년 3월 29일 태어난 이 남성은 1918년에 시작된 스페인 독감 팬데믹 당시 바이러스에 감염돼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했지만, 무사히 전염병을 이겨내고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이후 아내를 만나 결혼한 웨이튼 할아버지는 3명의 자녀를 두었고, 현재는 10명의 손자와 25명의 증손자까지 보았다. 웨이튼 할아버지는 아내와 전 세계를 여행하는 것을 좋아했으며, 은퇴하기 전까지 런던의 한 대학에서 해양공학 강사로 일했다. 아내는 23년 전인 1997년 세상을 떠난 이후 웨이튼 할아버지는 지금까지 홀로 생활하고 있다. 현재 영국을 강타한 코로나19 사태 탓에 떠들썩한 생일파티를 포기해야 한 웨이튼 할아버지는 “스페인 독감 당시 수술을 받는 등 큰 위기를 겪었지만, 자가격리를 시행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자가격리까지 해야 하는 요즘 같은 바이러스(코로나19)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자가격리가) 조금 불편하지만, 어디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듯 그 상황을 또다시 받아들이면 그만”이라면서 “자가격리 중에는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기네스세계기록 협회 측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웨이튼 할아버지의 공식 기록증을 직접 전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네스 협회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웨이튼 씨를 직접 만나지 못했다. 다만 그가 사는 지역으로 공식 기록증을 보냈고 안전한 경로로 전달된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한편 웨이튼 할아버지 이전 ‘세계 최고령 남성’으로 알려진 일본의 와타나베 지테쓰는 향년 112세로 지난 1월 23일 세상을 떠났다. 웨이튼 할아버지는 “내가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남성이 됐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곧바로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이전 기록 보유자가 세상을 떠났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오래 살아있어서, 그리고 사는 동안 많은 친구를 만들 수 있었다는 사실이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책 속 한줄] 나이 듦에 관한 역발상/김성호 선임기자

    [책 속 한줄] 나이 듦에 관한 역발상/김성호 선임기자

    “노년기에도 깊은 사색을 필요로 하는 그 시기만의 수수께끼가 있다. 그 시기에만 맛볼 수 있는 기쁨, 즐거움, 고통이 있다. 그것은 끝에 관한 게 아니라 생의 지속에 관한 질문들이다.”나이 든다는 것은 흔히 ‘죽음에 가까워진다’는 생명 단축을 뜻한다. 하지만 ‘100세 시대’, ‘120세 시대’라는 말이 흔한 요즘 섣부른 노년 행세는 핀잔과 눈총만 부르기 일쑤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점점 더 우아하고 멋지게 늙는 법을 배우려 든다. ‘앞으로 남은 삶에서 무엇을 찾아야 할지를 미리 생각해야 한다’고 했던 키케로도 같은 생각 아니었을까. 마사 누스바움 미국 시카고대 석좌교수와 솔 레브모어 전 시카고대 로스쿨 학장이 나눈 에세이 묶음 ‘지혜롭게 나이 든다는 것’(어크로스)은 나이 듦에 관한 역발상의 역작이다. 나이 들어 더 사람다워지고 멋져지려면 뭘 해야 할까. 이미 나이 든 사람보다 나이 들어가는 젊은 사람들에게 더 의미 있는 화두가 아닐까. kimus@seoul.co.kr
  • 사막 한가운데 꽃씨 되어… 현대인 향한 위로의 운율

    사막 한가운데 꽃씨 되어… 현대인 향한 위로의 운율

    “나의 시들이 언젠가 꽃을 피워 사막을 꽃밭으로 만들었으면….” 소문난 ‘목사 시인’ 소강석이 열 번째 시집 ‘꽃으로 만나 갈대로 헤어지다’(시선사)를 통해 밝힌 소회다. 그 말마따나 이번 시집에서 소 목사, 아니 소 시인은 불안과 두려움에 싸여 있는 현대인들의 상처를 서정시의 운율로 위로한다. 대표 서정시인을 선정해 내고 있는 시리즈 ‘한국대표시 100인선’의 일환으로 출간한 시집. 목사 아니랄까. 그의 이번 시 묶음이 관통하는 큰 화두는 역시 구원이다. 표제시 ‘꽃으로 만나 갈대로 헤어지나니’에선 구원을 향한 목회자의 고뇌와 번민이 절절하다. ‘풀잎으로 만나 낙엽 되어 이별하나니/(중략)바람이 스쳐가는 갈대 사이로/내가 서 있어요/갈대로 헤어진 우리/다시 꽃으로 만날 순 없을까.’ ‘코로나’며 ‘마스크’처럼 힘겨운 요즘 세태를 반영한 시도 다수 눈에 띈다. 그 현실의 시어들에도 고뇌하는 목회자상은 또렷하다. 코로나19를 왕관에 빗댄 ‘코로나’를 보자. ‘…네가 준 왕관을 쓰지 못해서 미안하다/어디서든 사랑을 행하라고 외치던 내가/(중략)/내게 사랑이 부족했던 거야/미안하다 부디 겨울까지만 머물다가/다시 세상에 없었던 것처럼 사라져다오.’ 소 목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이웃 간에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야 하는 사막화된 세상에 꽃씨를 심는 심정으로 시를 썼다”며 “이럴 때일수록 인간의 마음을 아름답고 향기롭게 만져 줄 한 송이 꽃 같은 서정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북 남원 출생인 소 목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의 부총회장이자 새에덴교회 담임목사다. 1995년 월간 문예사조를 통해 등단했으며 천상병귀천문학대상, 윤동주문학상, 목양문학상 등을 받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집도 차도 손품 팔아 ‘집콕 쇼핑’

    집도 차도 손품 팔아 ‘집콕 쇼핑’

    ‘언택트’(비대면). 코로나19 시대 현대인들의 새로운 생활방식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집콕’이 늘어 거리는 한산해졌고 소비는 위축됐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감염될지 모르는 바이러스의 공포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고민한 결과다. 일시적인 현상일까 아니면 새 시대의 서막일까. 어찌 됐든 기업들에 놓칠 수 없는 기회임은 분명하다. 자동차업계의 변화가 인상적이다. 자동차를 사려면 매장에 방문하는 게 필수였다. 중고차를 살 땐 더욱 그렇다. 눈으로 직접 보지도 않은 차를 어떻게 타고 다닐 수 있을까. 이런 의구심에 사람들은 언제나 직접 자동차를 눈으로 보고 만지면서 꼼꼼히 살핀 뒤에야 안심하고 거래했다. 그랬던 공식이 차츰 깨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자들이 방문 구매를 부담스러워하면서다. 기업들도 새로운 판로를 고민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국내 최초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중고차 경매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름은 ‘오토벨 스마트옥션’. 중고차 매매업체들이 자동차 경매장에 직접 찾아가지 않고도 모바일이나 컴퓨터로 경매에 참여한다. 현대글로비스에 등록된 1900여개의 중고차 매매업체가 시스템에 원격으로 접속해 입찰에 참여한다. 차량의 연식이나 배기량, 성능점검 등급, 부위별 사고 이력 등 차량의 정보는 3차원(3D) 증강현실(AR) 형태로 확인한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언택트가 유행할 것을 예측하고 시스템을 개발한 것은 아니다”라며 “그간 준비했던 신기술이 공교롭게 요즘 추세와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신차를 발표할 때도 온라인으로 생중계한다. 기아자동차는 지난 17일 4세대 쏘렌토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온라인 토크쇼 형태로 공개했다. 현대자동차도 지난 1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7세대 아반떼 최초 공개 행사를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했다. 무관중 라이브 스트리밍 형식이었다. 르노삼성자동차 역시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인 XM3를 판매하면서 국내 완성차업계 최초로 온라인 청약채널을 구축해 운영하기도 했다. 사전계약 12일간 계약된 차량 중 20% 넘는 인원이 온라인으로 계약을 했다.“좋은 집을 구하려면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 부동산 시장에서 깨지지 않는 법칙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이런 법칙도 흔들고 있다. 마우스로 몇 번만 클릭하면 집 내부를 훤히 볼 수 있는 사이버 모델하우스가 새삼 인기다. 유튜브 동영상이나 블로그를 통해 집을 구경하는 ‘랜선 집들이’도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지난달 부동산 전문가가 모델하우스를 둘러본 뒤 실시간으로 질문에 답하는 형식의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질의응답으로 궁금증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전문가의 시선으로 꼭 짚고 넘어갈 부분을 보기 때문에 일석이조다. 집을 보는 것뿐만이 아니다. 계약도 비대면으로 처리하고 있다. 공인중개소에 직접 가지 않고도 계약할 수 있는 부동산전자계약 건수가 지난 2월 1만 7057건으로 1월에 비해 3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기업일수록 언택트 마케팅은 더욱 절실해진다. 유통업계가 그렇다. 특히 투숙객이 급감하면서 대형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호텔업계는 언택트 서비스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호텔들은 룸서비스를 차별화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룸콕’만으로도 호텔의 각종 서비스를 맘껏 누릴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다. 워커힐호텔앤리조트의 비스타 워커힐과 더글라스 하우스는 최근 ‘인 룸 다이닝 패키지’를 선보였다. 뷔페나 레스토랑에서 제공하는 조식 서비스를 객실에서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체크인할 때 원하는 식사 시간만 알려 주면 된다. 서울신라호텔도 지난달만 운영하려던 룸서비스 패키지 판매 기한을 이달까지 연장했다. 오는 30일까지 조식이나 석식을 룸서비스로 제공하는 ‘모닝 딜라이츠’와 ‘인 룸 딜라이츠’를 이용할 수 있다. 반얀트리클럽앤스파서울은 스위트객실에서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스위트 포 키즈 패키지’를 최근 내놨다. 호텔을 벗어나지 않고 어린이와 온종일 시간을 보낼 수 있다.새로운 시도도 눈에 띈다. 여가플랫폼회사 ‘야놀자’가 지난해 개발한 호텔객실관리시스템인 ‘와이플럭스’도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와이플럭스는 앱으로 호텔 예약은 물론 체크인, 룸에 장착된 시설까지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와이플럭스를 적용하면 사람과 마주치지 않고도 체크인이나 체크아웃 등 호텔을 이용하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 객실 열쇠도 모바일에 QR코드 형태로 전송돼 감염의 우려가 없다. 객실에는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가구들도 배치된다. 한국의 코로나19 ‘드라이브스루 검진’ 시스템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유통업체들도 이를 적극적으로 응용한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롯데백화점 부산, 울산, 광주점은 최근 ‘드라이브픽’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백화점 앱으로 물건을 산 뒤 상품 수령 시간을 설정하면 발레파킹 라운지에서 상품을 찾아갈 수 있다. 언택트가 코로나19 시대의 일시적인 사회현상을 넘어 ‘뉴노멀’(시대 변화에 따른 새 표준)로 자리잡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현대의 개인주의 문화와 맞물려 편리함을 무기로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전염병이 유행한 뒤 온라인 쇼핑몰의 규모가 커진 사례는 여러 번 있었다”며 “기업들의 언택트 마케팅은 여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에게 더욱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심심할 틈 없어, ‘모동숲’에 빠졌거든~

    심심할 틈 없어, ‘모동숲’에 빠졌거든~

    직장인 강승묵(30)씨는 요즘 하루 종일 잡초를 뽑는다. 그뿐만 아니다. 나무를 심고 열매를 따 먹으며 낚시도 종종 한다. 물론 현실에선 그럴 시간이 없다. 닌텐도가 자사 콘솔게임기인 ‘닌텐도 스위치’용으로 지난 20일 출시한 ‘모여봐요 동물의 숲’(모동숲)에서 이뤄지는 일들이다. 무인도로 이주해 섬을 가꾸는 게임이다. 강씨는 “현실에서 눈을 뜨고 감을 때까지 누군가와 경쟁을 하는 것에 지쳤다”며 “게임 속에서 동물 주민들과 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누고 있으면 이상할 정도로 마음이 평온해진다”고 말했다. 모동숲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3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모동숲 게임을 테마로 디자인한 ‘닌텐도 스위치 동물의 숲 에디션’(36만원)은 출시 당일 마트에서 모두 팔렸다. 게임 소프트웨어만 판매하는 패키지 게임도 지난 27일 매진되면서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동물의 숲은 기존에도 두꺼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던 게임이다. 2001년 4월 닌텐도64를 기반으로 한 ‘동물의 숲’을 시작으로 ‘놀러오세요 동물의 숲’ 등 10가지 시리즈가 출시됐다. 최근 돌풍까지 일으키고 있는 데는 코로나19 사태로 ‘집콕’이 장기화하는 것이 하나의 요인으로 거론된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집 안에서만 활동하는 시간이 늘면서 나타나는 우울증인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사람도 많은 가운데 동물의 숲에서 소일거리를 하며 소소한 ‘힐링’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직장인 나모(30)씨는 “최근 일주일이나 휴가를 냈지만 코로나19 걱정에 여행을 떠날 수 없었다. 그래도 동물의 숲이라는 나름의 대체재를 찾아 힐링하게 돼 좋았다”고 전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인생도 건강 관리도 스텝 바이 스텝”

    “인생도 건강 관리도 스텝 바이 스텝”

    “인생은 스텝 바이 스텝이에요. 건강 관리도 마찬가지죠.” 1970년대 사자머리를 휘날리며 당시로서는 보기 드문 파워 플레이로 농구 코트를 주름잡을 때 별명이 ‘탱크 가드’. 모두 합쳐 12시즌(278승 257패·역대 승률 7위)을 소화한 프로농구 감독 시절과 해설자 시절에는 카리스마 넘치면서도 기품 있는 언행으로 농구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얼마 전부터는 20대 리즈 시절 사진이 온라인상에 퍼지며 추억을 되살리고 있다. 한 농구 유튜브 채널이 ‘한국 농구 사상 가장 멋진 남자’로 표현했다고 전하니 중저음 목소리로 “그거 마음에 든다”며 미소 짓는다. 김동광 한국농구연맹(KBL) 경기본부장이다. 내년이면 일흔. 그렇지만 몸과 체력은 청년 못지않다. 31일 서울 강남구 KBL 사무실에서 그를 만나 60년에 가까운 농구 인생과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선수로, 지도자로, 해설가로, 그리고 행정가로 60년 가까이 농구 외길을 걸어오고 있는데. “송도중 입학식 때 운동장에서 농구부 연습을 구경하다가 돌아가신 전규삼 선생님의 권유로 농구에 입문하게 됐다. 혼혈에 대한 편견이 매우 많을 때라 인생을 걸다시피 하며 굉장히 열심히 했다. 사실 고려대(70학번) 입학 때만 해도 고교 랭킹에 들었던 송도고 동기(김인진)에게 업혀 들어갔다. 그때부터 목표를 세우고 개인 연습에 매진했다. 첫 목표는 고려대 베스트5였는데 2학년 때 달성했다. 그다음은 국가대표로 목표를 업그레이드했다. 대학 4학년 때 태릉선수촌에 들어가서는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을 만들기 시작하며 대한민국 베스트5를 목표로 삼았다. 그렇게 대한민국 톱, 아시아 톱까지 해봤다. 스텝 바이 스텝으로 목표를 세우고 연습을 거듭하며 덤벼들었다. 장기인 비하인드 백드리블도 부단한 연습으로 갖추게 된 거다. 은퇴하기 반년 전까지 연습을 거르지 않았다.” -농구 인생에서 가장 아쉬운 순간이 있다면. “중국, 당시 중공이 1977년부터 국제 무대에 나오기 시작했는데 키 240㎝에 체중 180㎏의 무톄주라는 선수가 있었다. 높이에서 안 되니까 도무지 이길 방법이 없었다. 그 선수 때문에 중국에 한 번도 이겨 보지 못하고 국가대표에서 은퇴하게 된 게 아쉽다. 내가 은퇴하니 얼마 안 있어 무톄주도 은퇴하더라. 그래서 한국 농구가 1982년 뉴델리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 그런데 무톄주가 이듬해 다시 복귀했다(웃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197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북한과 경기했을 때다. 경기 시작 직전 센터서클에서 북한 선수가 내뱉던 험한 말이 아직도 기억 난다. 분단 이후 첫 남북 농구 대결이라 서로 긴장했다가 우리가 먼저 경기가 풀렸다. 후반 7분을 남기고 13점 정도 이기고 있었는데, 북한이 판정에 시비를 걸며 보이콧해 경기를 끝까지 마무리하지는 못했다.” -‘하프 코리안’으로 성장했는데. “내가 한창 현역으로 뛸 때는 함중아, 정동권, 윤수일, 인순이 정도가 어려운 조건을 딛고 성공한 경우였다. 지금도 어렵긴 어렵지만 편견은 많이 없어진 것 같다. 내가 (기업)은행에 들어갈 때만 해도 혼혈이라는 점 때문에 입사가 늦어지기도 했다. 술도 먹고 남 몰래 울기도 했는데 나중에 자연스럽게 풀렸다. 운동을 열심히 한 것도 편견과 차별을 극복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나 싶다. 어린 시절을 견뎌낸 것은 나를 홀로 키우신 어머니의 힘이 크다. 나를 강하게 키우려고 애를 많이 쓰셨다. 초등학교 때는 밖에서 맞고 집에 들어오면 오히려 벌을 설 정도였다. 놀리는 걸 참지 못해 싸움도 많이 했다. 초등학교 때 싸움으로 1등이었다. 중학교에서 운동을 하게 되며 자연스럽게 놀림의 대상에서 벗어났다. 송도중·고 농구부 선배들 덕을 많이 본 것이다.-농구계에서는 오빠부대 1세대라고 들었다. “장발에다가 운동도 폭발적인 파워 농구를 해서 조금은 인기가 있지 않았나 싶다. 경기 뒤 숙소에 돌아오면 ‘오빠, 수고했어요’라며 봉봉 주스를 건네며 유니폼이라도 한 번 잡아 보려는 여학생들이 많았다(웃음). 기업은행에 들어갔을 때는 신입직원 오리엔테이션 자리가 있었는데 은행에서 여직원들에게 제일 원하는 게 무엇이냐고 물으니 ‘김동광 보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와서 앞에 나가 인사를 하기도 했다. 결혼식 때도 팬들이 많이 찾아와 식장이 가득 찼다.” -웨이트트레이닝의 원조로도 유명한데. “지금이야 선수들이 웨이트의 필요성을 다 알고 있지만, 내가 처음 감독할 때만 해도 선수들에게 하라고 하면 잘 안 했다. 내가 현역이었을 때는 농구 선수 대부분 비쩍 말랐다. 슛 감각 떨어진다고 팔 근육도 만들지 않던 선배도 있었다. 나도 고교 졸업 당시만 해도 체격이 왜소한 편이었다. 힘을 기르고 싶어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체육관 구석에 있는 역도 기구로 조금씩 운동을 시작했다. 태릉선수촌에 들어가서 10㎏짜리 모래 재킷을 입고 불암산 산행을 하고 최경덕 선배를 따라서 웨이트를 본격적으로 하게 되며 당시로서는 보기 드문 파워 농구를 할 수 있게 됐다.” -요즘도 꾸준히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고 들었다. “2, 3일 안 하면 근육이 풀리니까 지금도 일주일에 닷새는 아침 일찍 출근해 1시간 정도 웨이트를 한다. 보통 윗몸일으키기 50회 3세트, 옆구리 운동 60회 2세트 등 가장 하기 싫은 것을 먼저 하고 어깨 풀고 아령으로 팔 풀고. 암컬도 조금 하고 숄더프레스, 벤치프레스로 이어 간다. 사실 2년 전 KBL 경기본부장을 맡기 전에는 아파트 헬스장에서 하루 2시간 상하체 운동을 꾸준히 했다. 현역 때는 벤치프레스를 120㎏까지 들었다. 선수촌에서도 역도 선수를 제외하면 일반 선수로는 꽤 드는 축이었다. 지금은 무리하지 않고 50, 60, 70㎏까지 가고 더이상 올리지 않는다.” -운동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조언한다면. “운동 시작 전 셀프 사진을 찍은 뒤 운동을 하면서 2주 정도에 한 번씩 다시 사진을 찍어 전후 몸의 변화를 비교하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쾌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감정은 운동을 꾸준히 이어 가는 힘이 된다. 요즘 코로나19로 실내 생활이 많이 늘어났는데 실내에서 적당한 운동으로는 윗몸일으키기가 좋을 것 같다. 다리를 세우면 혼자서도 할 수 있다. 꾸준히 하면 몸에 힘이 생기는 것을 느끼게 된다. 한 10년 전에 허리가 아파 꾸부정한 자세로 다녔는데, 하루 윗몸일으키기 50회 4세트를 꾸준히 해서 나았다.” -KBL 선수들이 과거에 견줘 하드웨어는 좋아졌지만 경기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백보드 자유투를 하는 선수들에 대한 지적도 있는데 림 앞쪽과 백보드 사이가 60㎝ 정도라 백보드는 정확하지 않으면 안 들어간다. 사실 림을 겨냥한 일반적인 자유투(통슛)가 기본인데 대표 형들이 백보드 자유투하는 걸 보면 유소년 후배들이 따라한다. 유소년 지도자들이 성적 압박 때문에 5대5 위주의 기술을 많이 가르치는데 수비 자세 등 기본기를 디테일하게 숙지시켜야 한다. 기본기가 잘 닦여 있지 않으면 선수들이 프로에서 크지 못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기고] 코로나 단상(斷想)

    [기고] 코로나 단상(斷想)

    코로나19 확산으로 온 세상이 얼어붙었다. 지난 겨울 날씨가 겨울답지 않게 온화하더니 난데없는 바이러스 공포가 모든 이들을 떨게 한다. 금방 호전되기를 바랐는데 벌써 수개월이 훌쩍 지났다. 그동안 사람들의 일상이 완전히 멈추었다. 가족 간에도 서먹하고 이웃과는 괴리감이 느껴질 정도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우울증에 걸린 환자가 늘어나고 도산 위기에 있는 기업들이 아우성이다. 이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사실이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한다. 암울한 환경에도 봄은 여지없이 찾아왔다. 하늘은 푸르고 뭉게구름은 둥실 떴다. 차라리 이럴 때는 먹구름 낀 회색빛 하늘이 제격이다. 광양 매화마을에는 매화가 영롱한 빛을 품은 지 오래고, 진해 벚꽃은 몽우리를 마음껏 터트렸다. 대자연은 이미 소생의 계절에 들었는데 사람들은 남의 일처럼 동그마니 바라만 보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각종 모임이 취소되어 일정표를 수정하는 게 일상처럼 되었다. 사람이란 서로 만나고 부딪혀야 정이 드는 법인데 이러다 마음마저 멀어질까 두렵다. 정보화와 제4차 산업의 물결 속에서 사회는 끊임없이 변화해 왔다. 잠시만 한눈팔면 세상인심을 따라갈 수 없어 낙오자가 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때로는 느림의 미학을 즐기고 아날로그식 사고를 하면서, 대중교통보다 걸어 다니는 습관을 가져 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바쁘고 복잡하던 일상이 제자리로 돌아온 느낌이다. 단순한 것이 좋은 것이고, 꼭 필요한 일만 하고 필요한 이동과 접촉만 해도 살만한 세상이라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는다. 이제 곧 부활절이 다가온다. 예수 부활의 기쁨이 생활의 회복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봄기운과 함께 온 세상이 다시 태어나고 있다. 들판에 어린 쑥이 올라오고 뽕잎도 새순을 움텄다. 어쩌면 부활의 징조가 땅속에서 오래전부터 꿈틀거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겨우내 춥다는 핑계로 집 베란다의 난초에 물을 제대로 주지 못했는데, 오늘은 꽃대에 꽃을 세 송이나 피웠다. 구상 시인은 ‘말씀의 실상(實相)’에서 ‘창밖 울타리 한구석/ 새로 피는 개나리꽃도/부활의 시범을 보듯/ 사뭇 황홀합니다…’라고 읊고 있다. 온 누리에 부활의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대해 봄 직하다. 예전의 일상을 회복하는 건 전적으로 사람들의 의지에 달렸다. 90세가 넘은 할머니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행복했던 시절로 돌아가고픈 ‘삶의 의지’로 완치의 기적을 이루었다. 인간애적 당위성과 우리의 의학 수준으로 보아 머지않아 바이러스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될 것이다. 요즘 정부는 감염 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권장하고 있다. 우리는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함께 살아간다는 공동체 의식을 가져야 한다. 목숨 걸고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인들의 희생이 빛바랜 수고가 되지 않게 해야 한다. 코로나19가 우리들에게 주는 교훈은 너무나 크다.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흘러버린 일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 것인지 새삼 느끼게 한다. 빌 게이츠의 말대로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다는 것, 어느 누구도 혼자가 아니라 서로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가정의 소중함과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필요한 것인지, 진정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 준다. 비온 뒤에 땅이 굳듯 이 사태가 끝나면 이전보다 더 좋은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중세 유럽에 창궐했던 흑사병이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간 계기가 되었듯 코로나19가 또 다른 시대의 원동력이 될 줄 누가 알겠는가. 수필가 김국현 (전 한국지방재정공제회 이사장)
  • 옷감 속 세균·유해 물질 제거… 외출 뒤엔 ‘에어드레서’ 하세요

    옷감 속 세균·유해 물질 제거… 외출 뒤엔 ‘에어드레서’ 하세요

    최근 미세먼지 등 환경 변화로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 머무는 사람들이 많다. 또 집을 단순히 쉬는 공간이 아닌 내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하고 즐기는 공간으로 인식하면서 ‘보다 더 쾌적한 실내 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기존에는 소비자들이 미세먼지나 황사 관련 공기 질에 주로 관심을 가졌다면 최근에는 외부환경에 노출되기 쉽고 내 몸에 직접 닿는 의류 케어에 대한 관심까지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종일 자신도 모르게 밖에서 오염된 옷을 간편하게 관리하고 온 가족의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에어드레서’가 하나의 해결책으로 부각되고 있다. 겉옷에 묻어온 유해 물질을 제대로 제거해주지 않으면 그대로 실내로 유입되어 집 안의 공기 질을 떨어뜨리고, 질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 집에 돌아오면 깨끗이 손을 씻어 위생 관리를 하듯 외부 환경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미세먼지나 유해 세균이 묻어 있을 수 있는 옷은 에어드레서를 하는 것이다.“개인위생 지키려면 외출 뒤 의류 관리 필수” -호흡기 질환 전문가 최천웅 교수 호흡기 질환 분야의 전문가인 최천웅 경희대 의과대학 교수는 “각종 세균은 길거리나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의 손잡이, 의자 바닥에도 있을 수 있다. 좌석에 앉을 때나 행인과 부딪히는 순간까지 외부에서는 다양한 유해 물질의 위협에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개인위생과 건강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의류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 또한 최 교수는 “외부 공기는 더럽고 집은 안전하다는 소비자들의 인식 때문에 환기를 잘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한 번 들어온 미세먼지는 집 안에 머물기 쉽다. 더욱이 집 안으로 들어온 미세먼지는 걸어둔 겉옷이나 카펫, 이불 등 섬유에 흡착돼 호흡기가 약한 아이들을 위협할 수 있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미세먼지를 바로바로 제거해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겉옷을 매일 세탁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 의류청정기가 주목받는 이유다. 외출 후 돌아와서 옷장에 걸듯 넣기만 하면 황색포도상구균, 대장균 등 유해 세균과 인플루엔자(A virus), 아데노(ICHV) 등을 99.9%, 집먼지진드기를 100% 박멸하고 곰팡이와 알레르기 유발 박테리아까지 제거 가능하다. 또한 다양한 꽃가루도 90% 이상 없애 준다. “소음·진동 걱정 없이 안심케어 합니다 ” -깐깐한 싱글족 김상윤 씨 최근 의류관리기를 에어드레서로 교체한 김상윤 씨는 “외출 후 에어드레서가 습관이 됐다”고 말한다. 그는 에어드레서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로 “늦은 시간 귀가 후에도 마음껏 작동할 수 있는 것”을 꼽는다. 김상윤 씨는 “각종 모임과 취미 생활로 귀가 시간이 대체로 늦어서 의류관리기를 사놓고도 층간소음으로 이웃들에게 피해를 줄까 매일 작동하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다”며 “에어드레서를 만난 뒤로는 매일 집에 들어서자마자 시간에 상관 없이 바로 옷을 깔끔하게 케어할 수 있는 점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삼성 에어드레서는 흔들지 않는 최신 에어워시 방식으로 미세먼지를 99%까지 털어낸다. 덕분에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에도 진동과 소음 걱정 없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깔끔한 성격의 김상윤 씨에게는 미세먼지 필터도 중요하다. 털어낸 먼지가 바닥에 쌓이지 않도록 해 제품까지 청결하게 관리할 수 있다. 김상윤 씨는 “외식이 잦은 편인데 옷에 밴 삼겹살 구이 냄새도 제대로 제거해준다”며 “냄새 분해 필터로 다른 옷에 냄새가 배지 않도록 도와주는 에어드레서는 넓지 않은 오피스텔에 꼭 필요한 효자템이다”라고 에어드레서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귀가 후 제일 먼저 하는 일, 에어드레서” -맞벌이 직장인 전민지 씨 5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직장인 전민지 씨는 작년 미세먼지 시즌에 에어드레서를 샀다. 겉옷에서 먼지 냄새가 느껴질 정도로 미세먼지가 심각했는데 그 옷을 그대로 옷장에 걸어두기가 꺼림칙했기 때문이다. 전민지 씨는 “미세먼지가 묻어있는 겉옷을 매번 빨 수도 없고 다시 입기는 찝찝했는데 에어드레서로 깨끗이 청정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고 전한다. 전 씨네 가족은 최근에는 에어드레서 위치를 아예 현관으로 옮겼다. 집에 들어오는 즉시 겉옷을 벗어 집 안으로 들어오는 미세먼지나 유해 물질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그는 “옷에 붙어있는 많은 먼지나 세균이 아이가 있는 집 안으로 들어온다고 생각하니 아찔했다”며 “현관에 에어드레서를 두고 집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옷부터 벗어 에어드레서 안에 넣고 나서 손을 씻으러 간다. 요즘 우리 집에서 가장 열일하는 가전제품이다”라고 말한다. 전 씨는 “에어드레서를 구매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필터다. 필터가 없으면 옷에서 털어낸 먼지가 제품 속에 계속 떠다니고 문을 열 때마다 집 안에 날리게 될 텐데, 그러면 제품을 사용하는 의미가 없다. 그런데 에어드레서는 미세먼지 필터로 털어낸 먼지까지 잡아줘서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국내 최다 인증으로 품질 증명” -에어드레서 개발팀 박용필 연구원 에어드레서 개발에 참여한 박용필 연구원은 “살균력에 대한 공신력이 있으려면 인증을 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박 연구원은 “에어드레서는 의류 청정을 제1 목표로 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살균 성능 인증에도 많은 신경을 썼으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에어드레서는 국내 최다 바이러스 살균 및 유해 물질 제거 인증으로 독보적인 청정 능력을 자랑한다. 영국 알레르기 협회(BAF)를 통해 집먼지진드기, 곰팡이, 알레르기 유발 박테리아 제거 성능을 검증받았으며 고려대학교 약학대학 전임상 실험 결과를 통해 인플루엔자(A virus), 아데노(ICHV), 헤르페스(IBRV) 등 바이러스 제거력을 증명했다. 아울러 봄철 알레르기 증상의 원인이 되는 꽃가루와 드라이클리닝 유해 물질인 퍼클로로에틸렌 등의 화학물질 제거 기능은 국제인증기관인 인터텍(Intertek)의 검증을 완료했다. 박 연구원은 “모든 의류관리기가 스팀을 기본으로 하는 살균력을 강조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말뿐이 아닌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의 인증 데이터”라며 “외출 후 옷감 속에 남아있는 세균과 유해 물질은 믿을 수 있는 에어드레서로 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 [요즘 과학 따라잡기] 사람의 지문도 빛으로 표시한다/이정익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실감소자원천연구본부장

    맥박처럼 미세한 움직임도 쉽게 인식하는 센서가 나왔다. 기존 센서보다 민감도가 20배 높으면서 지문의 높낮이까지도 구분해 낼 수 있는 놀라운 기술이다. 나노 소재로 센서를 만들고 양자점 발광소자를 올려 압력 분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전기가 잘 통하는 고분자로 만들어 두께도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얇다. 압력을 받으면 접촉된 부분에 전류가 흐르고 전류량도 증가한다. 이 센서에 전류를 흘려 주고 바늘처럼 뾰족한 물질로 살짝 누르면 크기에 따라 빨강, 녹색, 청색으로 빛을 낸다. 투명하고 얇아서 사람 피부나 곡면 유리같이 다양한 기판 위에 올려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센서가 가진 초감도, 고해상도 특성 덕분에 물체의 무게, 표면의 모습도 쉽게 인식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개발한 센서 위에 손가락 끝을 올리면 바로 입체적으로 지문 모양을 본떠 지문의 굴곡 모양을 표시할 수 있다. 물체 표면 질감까지 표현이 가능해 새로운 정보보안 시장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로봇 피부에 이 센서를 부착하게 되면 로봇이 물체를 만질 때 느끼는 거칠기, 매끄러운 정도, 냉온 여부까지 알 수 있다. 보안 시스템, 웨어러블 헬스케어, 촉감까지 느끼는 로봇, 투명 디스플레이용 발광 터치패널, 의족, 의수, 전자제품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미세한 표면 정보를 읽어 보여 주는 디스플레이 개발로 터치감, 촉감, 압력을 실시간으로 보는 세상이 올 것으로 기대된다.
  • ‘내륙의 바다’ 장성호, 금빛 출렁다리에 일렁이는 호반의 봄빛

    ‘내륙의 바다’ 장성호, 금빛 출렁다리에 일렁이는 호반의 봄빛

    옐로시티로 유명한 전남 장성군에는 군의 노력으로 재발견된 관광명소가 있다. 1976년 영산강유역 종합개발 사업의 하나로 만든 장성호다. 농업용수 공급을 목적으로 장성읍에 조성됐다. 유역면적이 1만 2000여㏊에 이르러 ‘내륙의 바다’라 불린다. 준공 이듬해 국민 관광지에 지정됐을 정도로 풍광의 아름다움을 인정받았으나, 차츰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졌다. 방치됐던 장성호는 2017년부터 다시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군이 장성호 선착장부터 북이면 수성마을까지 수변길을 내고 데크를 설치한 데 이어 2018년에 ‘옐로출렁다리’를 개통하면서부터다. 호수 위로 연결된 옐로출렁다리는 방문객들 사이에서 장성호 트레킹의 백미로 꼽힌다. 최근 코로나19로 일상생활에 답답함을 느낀 사람들이 탁 트인 호수 풍광을 바라보며 마음의 안정을 찾는 인기장소로 자리잡았다. 장성군은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올 것에 대비해 편의시설 등을 확충하고 있다. 군은 남도 최고의 휴양지가 되도록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교통약자 배려한 대나무숲길 장성댐 앞 주차장은 주말 오전에도 차량으로 빼곡하다. 댐 왼편에는 곧게 뻗은 계단들이 가지런하다. 장성호 수변길에 가려면 먼저 댐 정상까지 올라가야 한다. 지난 28일 주차장에서 만난 주민 박모(40·장성읍)씨는 “전부 세어 보면 206개로 운동 삼아 오르기 좋다”며 “요즘같이 코로나로 생긴 스트레스를 떨쳐버리는 데 최고의 장소다”고 웃었다. 주위를 둘러보면 계단 왼편에 조성된 대나무숲길이 눈에 들어온다. 장성댐 좌측으로 크게 우회하며 설치돼 경사가 완만하다. 군이 교통약자나 노약자, 어린이도 장성호 수변길을 즐겨 찾을 수 있도록 지난 1월 1일 조성했다. 길이가 290m로 계단이 없고, 미끄럼 사고를 방지하는 논슬립 데크로 조성했다. 대나무숲길 종착점에서 만난 이모(33·광주 북구)씨는 “거동이 불편하신 어머니를 모시고도 댐 정상까지 안전하고 편안하게 오를 수 있었다”며 만족해했다. 장성군은 앞으로 대나무숲길 주위에 ‘황금숲’을 조림할 계획이다. 황금대나무를 비롯해 황금편백, 에메랄드골드 등 황금빛 나무들을 심어 수변길과 출렁다리에 이은 또 하나의 관광명소로 육성할 방침이다. 식재할 나무들은 미세먼지 저감 효과도 있어 수변길에서 마음껏 맑은 공기를 느낄 수 있다. ●주말마다 5000명 찾는 ‘핫플레이스’ 장성호는 수변길과 옐로출렁다리를 설치한 이후 주말 평균 5000명이 방문하는 ‘핫플레이스’로 거듭났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에는 방문자 수가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청정 장성’이라는 입소문이 한몫한다고 한다. 수변길 진입로는 장성호를 찾은 가족단위 관광객들로 활기차다. 군이 수변길 입구에 마련한 초소에서는 방문객들에게 손 소독제를 제공하고 있다. 수변길을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은 봄 햇살처럼 밝다. 답답한 실내에서 벗어나 한없이 펼쳐진 장성호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방역’은 충분해 보인다. 진입로를 지나면 파랗게 펼쳐진 하늘을 닮은 장성호가 시야에 가득 찬다. 굽이진 데크길을 따라 걸음을 옮길수록 꼭꼭 숨겨 뒀던 병풍이 펼쳐지듯 산과 호수가 눈앞에서 어우러진다. 눈을 감으면 가깝고도 먼 산에서 들리는 각종 새소리가 첩첩산중에 들어선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대한민국 대표 걷기길’ 선정 호수 저편과 산 어귀에서 불어온 바람도 손님맞이에 나선다. 시리도록 청량한 산 바람이 분다. 여기에 청결한 주변 환경도 트레킹의 즐거움을 더한다. 군은 군부대와 함께 정기적으로 환경정화를 한다. 주말마다 장성호 수변길을 찾는다는 심모(60·광주 북구)씨는 “수변길이 깨끗하게 잘 관리돼 있고 주변 경치가 수려해 산책하기 좋다”고 했다. 장성호 수변길은 2018년 ‘대한민국 대표 걷기길’(한국관광공사)과 ‘전남도 대표 관광지’로 선정된 바 있다. ●스릴 만점 출렁다리… 장성호 감상 포인트 수변 데크길을 따라 1㎞ 정도 30여분을 걸으면 황룡이 승천하는 모습을 표현한 21m 높이의 주탑들이 나온다. 장성에는 황룡 ‘가온’이 강 아래 숨어 살며 마을 사람들을 몰래 도왔다는 얘기가 전해 내려온다. 장성호가 있는 장성읍 용강리 일대는 과거 황룡강 상류지역이다. 주탑은 지역 고유의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조형물이다. 군이 2015년부터 추진 중인 ‘옐로우시티 장성’ 색채 마케팅도 황룡강 전설로부터 비롯됐다. 주탑 아래에는 옐로출렁다리가 드리워져 있다. 154m 길이에 폭 1.5m로 건너는 이들에게 ‘스릴’을 만끽하게 해 준다. 1000명이 동시에 건너도 끄떡없을 정도로 튼튼하다. 중반부쯤에 도달하면 왼편으로 산등성이를, 오른편으로는 탁 트인 장성호 모습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장성호 최고의 감상 포인트’로 손꼽는 이유다. ●5월엔 ‘황금빛출렁다리’ 개통도 오는 5월에는 장성호의 ‘즐길거리’가 두 배로 늘어난다. ‘황금빛출렁다리’를 완공한다. 장성읍 용곡리 협곡에 조성하는 황금빛출렁다리는 옐로출렁다리를 지나 수변길을 따라 30분 정도 더 걸으면 만난다. 길이는 옐로출렁다리와 같은 154m다. 편의시설도 확충된다. 군은 옐로출렁다리 인근에 ‘넘실정’과 ‘출렁정’을 연다. 출렁다리 시작점에 있는 출렁정은 단층짜리 가설점포로 편의점이 입점한다. 출렁다리 건너편 넘실정에는 카페와 분식점이 들어선다. 유두석 장성군수는 “호수 맞은편에 3㎞ 길이의 데크길과 수변길을 개통했다”며 “장기적으로 수변 백리길사업을 통해 장성호 전체를 한 바퀴 도는 34㎞ 구간을 완성해 국내 최고의 산책 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장성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원조 친노’ 초선 vs ‘전략 차출’ 재선… 오차 범위 초접전

    ‘원조 친노’ 초선 vs ‘전략 차출’ 재선… 오차 범위 초접전

    부산 남을은 미래통합당 김무성 의원이 15~18대 총선에서 내리 4선을 했을 정도로 보수색이 강하다. 더불어민주당 박재호(61) 의원이 3전 4기 끝에 20대 총선에서 당선되면서 보수의 땅에 균열을 냈다. 박 의원이 굳히기에 들어간 가운데 통합당은 이 지역을 탈환하기 위해 이언주(48) 의원을 차출했다. ‘원조 친노(친노무현)’ 박 의원과 ‘보수 여전사’ 이 의원의 팽팽한 경쟁이 벌어지는 곳이 바로 부산 남을이다.박 의원은 현역 프리미엄을 최대한 살리고 있다. 박 의원은 30일 통화에서 “하루에 100회 이상 지역민들로부터 전화가 오는데, 요즘은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를 어떻게 구입해야 하는지 문의 전화가 많다”며 “전화를 바로 받지 못해도 3시간 안으로 꼭 답신을 한다.”고 강조했다. 도전자 이 의원은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겠다며 지역구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다. 이 의원은 통화에서 “코로나19에다 공천도 늦게 확정돼 단시간에 모든 유권자를 만날 수 없는 상황이라 최대한 유튜브 이언주TV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과 이 의원은 부산 출신이라는 것 말고는 공통점이 거의 없다. 박 의원은 대학 시절 부마민주항쟁에 참여했고 1986년 고 서석재 전 의원 비서관으로 정치에 입문한 뒤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 내내 근무했다.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나 정치적 노선이 달라졌다.이 의원은 법조인 출신으로 에쓰오일에서 30대에 상무에 오르며 최연소 여성 임원이라는 기록을 썼고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여성 인재 발탁으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이 의원은 경기 광명을에서 19대에 민주통합당, 20대에 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됐으나, 임기 중 탈당해 보수로 돌아섰다. 부산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25~2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 의원은 45.4%를, 이 의원은 44% 지지율을 기록했다. 둘 사이 격차는 1.4% 포인트에 불과하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난 총선 남을 동별 표심은 8개 동이 민주당 5 대 새누리당 3으로 갈렸다. 특히 이번에는 선거구 획정으로 조정된 지역이 변수다. 지난 선거에서 새누리당에 표를 더 줬던 지역(감만동·우암동)은 다른 선거구로 넘어갔고, 젊은층이 몰려 있는 대연 1·3동이 새로 들어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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