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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 써도 다 살아요… 신박한 비움은 곧 나눔이거든요”

    “안 써도 다 살아요… 신박한 비움은 곧 나눔이거든요”

    “제게 비움은 곧 나눔과 연결되어 있어요. ‘나누는 정리’에 욕심이 있다고 할까요. 다른 사람에게 더 가치가 큰 것들을 나눠서 시설 퇴소 아동이나 미혼모 가정에 기부하려고 해요.” 최근 서울 강남구 소속사 사무실에서 만난 배우 신애라는 tvN 예능 ‘신박한 정리’를 통해 보여준 정리 철학을 설명하는 데 공을 들였다. “생활이 분주하게 느껴질 때, 물건에 빼앗기는 에너지가 너무 크다고 생각할 때 정리를 한다”는 그는 정리가 단순히 버리는 것이나 인테리어 수단이 아니라는 점을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그 진정성 때문인지 직접 기획 아이디어를 낸 ‘신박한 정리’는 ‘정리 붐’을 다시 일으키며 순항 중이다. 원래 다른 예능 프로그램을 제안했던 방송사와 제작진을 설득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이왕이면 보는 분들이 삶의 질을 올릴 수 있는 예능을 하고 싶어서 저와 생각이 맞는 전문가도 열심히 찾아 추천했다”는 그는 나중엔 일반인 집에도 찾아가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채널A ‘요즘 육아 금쪽 같은 내 새끼’에서는 육아전문가 오은영 박사와 함께 육아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도 하고 있다. 미국에서 상담심리학과 가정사역 공부를 마치고 간만에 복귀해 예능을 통해 새 전성기를 맞은 셈이다. “아주 넓은 울타리에 아이들을 방목하는 게 교육관”이라고 밝힌 그는 싱어송 라이터를 꿈꾸는 아들의 일에도 절대 나서지 않는다. 무엇을 할지 직접 찾지 않으면 아이의 경험이 되지 않기 때문에, 부모 눈에 실패가 보인다고 먼저 말해선 안 된다는 생각에서다. 그의 교육관에 대한 이야기 역시 ‘정리관’ 만큼 귀에 쏙쏙 박혔다.최근에는 7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 ‘청춘기록’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예능에서 드러난 가치관과 180도 다른, 아들 일에 물불 안 가리는 ‘헬리콥터맘’ 김이영으로 변신했다. 원래 하희라가 연기한 사혜준(박보검 분)의 엄마 역을 제안받았지만, 김이영 역을 해보겠다고 역제안해 맡은 캐릭터다. MBC ‘사랑을 그대 품 안에’(1994)에서 진주 역할을 하겠다고 먼저 의견을 밝혔던 것과 똑같은 상황이다. 그는 “주인공이 아닌 역할도 처음이고, 나와 다른 점도 많지만 그래서 더 재밌었다”며 “헛똑똑이, 푼수의 모습도 있지만 밖에선 아주 작은 여지도 안 주는 다층적인 역할이라 이후 연기생활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MBC ‘사랑이 뭐길래’(1991) 이후 29년 만에 같은 작품에서 재회한 하희라와 티격태격 호흡도 돋보였다. “신인 시절 연기가 너무 어려워서 화장실에서 울다 친해졌다”는 두 사람은 아들을 곧 군대에 보낼 나이에 다시 만나 주인공들을 빛나게 했다. “이제 세월이 흘러 허리도 아프고 아들이 입영통지 받을 나이가 됐다는 게 신기하다고 서로 공감하면서 즐겁게 연기했어요. ‘그때는 우리가 청춘이었다’는 회상도 하고요. 그래도 그때보다 지금이 훨씬 좋아요.” 오랜만의 드라마 현장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는 신애라는 쉰을 넘긴 지금, 연기 인생의 두 번째 막을 열 예정이다. “주연이 아니어도 좋고, 뽀글파마하는 역할도 좋아요. 대본만 보내주세요. 단, 차인표씨랑 같이 작품 하는 것만 빼고요. 가족이 일로 너무 연결되는 건 싫거든요. 하하”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EU·中 “800조원 수소 경제 잡아라”

    덴마크의 전해조(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만드는 장치) 업체 ‘그린 하이드로젠 시스템’의 최고경영자(CEO) 닐스 안 바덴은 요즘 고민이 크다. 나라에서 가장 큰 생산 공장을 운영하는데도 주문이 폭증해 공급을 맞출 수 없어서다. 그는 “5~6년 전만 해도 덴마크에는 수소에너지 시장 자체가 없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정부가 보조금을 쏟아부어 수요가 폭발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기후변화를 등한시하고 전통 화석연료 산업을 고수하는 사이 유럽연합(EU)과 중국이 경제적 잠재가치가 무한한 수소 시장을 선점하고자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전 세계 수소 에너지 시장은 2050년까지 7000억 달러(약 80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리서치 업체 리스테드 에너지는 “현재 각국 정부가 수소 경제 주도권을 쥐고자 자국 업체에 보조금을 대폭 늘리고 있다. 국가의 명운이 걸린 사안이기에 업계에서는 이를 ‘수소 전쟁’으로 부른다”고 전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EU다. 올해 7월 수소전략을 발표하고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고자 수소 에너지를 집중 육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수소 인프라에 4700억 유로(약 600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수소경제를 앞당기고자 늦어도 2040년까지 내연기관 자동차를 퇴출시킨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간 EU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온실가스 배출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 왔다. 기후변화 대응을 명분 삼아 자신들이 비교 우위에 있는 자동차 산업 경쟁력을 지키려는 속내도 담겨 있었다. 그러나 테슬라로 대표되는 전기차가 ‘게임 체인저’로 떠올라 상황이 돌변했다. 내연기관 지키기에 몰두하다가 전기차가 너무 빠르게 퍼져 대응할 시간을 놓친 탓이다. EU의 수소 ‘올인’ 전략은 테슬라발 위기를 반면교사 삼아 수소차 등 차세대 친환경 산업에 먼저 뛰어들겠다는 취지다. 중국에서도 지난 9월 시진핑 국가주석이 “2060년까지 탄소 중립국이 되겠다”고 밝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중국은 내몽골 사막 지대에 대규모 풍력·태양광 발전단지를 짓고 있다. 여기서 만든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얻기 위해서다. 중국도 숨은 의도가 있다. 미국의 압박이 극단으로 치달아 서구세계와 완전히 단절되는 상황이 와도 독자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다. 수소는 석유·천연가스와 달리 ‘국내에서 직접 만들어 쓰는 에너지’다. 중국 입장에서 수소는 자신들의 발전 전략을 뒷받침하는 데 안성맞춤이라고 볼 수 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코로나19로 줄어든 헌혈 늘려라… 강서구 송순효 의원 대표발의 헌혈활성화 조례 통과

    코로나19로 줄어든 헌혈 늘려라… 강서구 송순효 의원 대표발의 헌혈활성화 조례 통과

    서울 강서구의회가 코로나19로 줄어든 헌혈 참여를 활성화 하기 위해 팔을 걷었다. 강서구의회는 송순효 구의원이 대표 발의한 ‘서울특별시 강서구 헌혈 권장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지난 10월 29일 제275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원안가결했다고 2일 밝혔다. 개정안은 구민들에게 헌혈의 필요성을 알리고 헌혈에 대한 구민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헌혈 참여 실적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기관의 우선참여 항목을 신설했다. 또 헌혈에 참여한 직원에 대한 충분한 휴식과 인센티브를 부여할 수 있도록 그 근거를 마련했다. 주요 개정 내용은 ▲헌혈활동 증진을 위한 구청장의 책무 규정 ▲헌혈 권장사업계획의 내용에 공공기관 우선참여 사항 추가 ▲헌혈 참여 공공기관 직원에 대한 공가 활용 등 인센티브 부여 등이다. 송 의원은 “헌혈은 환자들의 생명을 구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최고의 방법”이라면서 “특히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하여 혈액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요즘 한 사람의 헌혈이 절실한 시기로 본 개정안을 통해 헌혈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을 환기하고 한 사람이라도 헌혈에 더 참여할 수 있게 된다면 어려운 시기에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한다” 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비움은 나눔, 연기는 즐거움” 제2의 전성기 연 신애라

    “비움은 나눔, 연기는 즐거움” 제2의 전성기 연 신애라

    ‘신박한 정리’ 아이디어 내... “보는 분들 삶의 질 올라가길” “제게 비움은 곧 나눔과 연결되어 있어요. ‘나누는 정리’에 욕심이 있다고 할까요. 다른 사람에게 더 가치가 큰 것들을 나눠서 시설 퇴소 아동이나 미혼모 가정에 기부하려고 해요.” 최근 서울 강남구 소속사 사무실에서 만난 배우 신애라는 tvN 예능 ‘신박한 정리’를 통해 보여준 정리 철학을 설명하는 데 공을 들였다. “생활이 분주하게 느껴질 때, 물건에 빼앗기는 에너지가 너무 크다고 생각할 때 정리를 한다”는 그는 정리가 단순히 버리는 것이나 인테리어 수단이 아니라는 점을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 진정성 때문인지 직접 기획 아이디어를 낸 ‘신박한 정리’는 ‘정리 붐’을 다시 일으키며 순항 중이다. 원래 다른 예능 프로그램을 제안했던 방송사와 제작진을 집요하게 설득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이왕이면 보는 분들이 삶의 질을 올릴 수 있는 예능을 하고 싶어서 저와 생각이 맞는 전문가도 열심히 찾아 추천했다”는 그는 나중엔 일반인 집에도 찾아가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채널A ‘요즘 육아 금쪽 같은 내 새끼’에서는 육아전문가 오은영 박사와 함께 육아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도 하고 있다. 미국에서 상담심리와 가정사역 공부를 마치고 간만에 복귀해 예능을 통해 새 전성기를 맞은 셈이다. “아주 넓은 울타리에 아이들을 방목하는 게 교육관”이라고 밝힌 그는 싱어송 라이터를 꿈꾸는 아들의 일에도 절대 나서지 않는다. 아이가 무엇을 할지 직접 찾지 않으면 아이의 경험이 되지 않기 때문에, 부모 눈에 실패가 보인다고 먼저 말해선 안 된다는 생각에서다. 그의 교육관에 대한 이야기 역시 ‘정리관’ 만큼 귀에 쏙쏙 박혔다. 특히 소신대로 실천하며 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여기, 지금’(Here and Now)라는 자신의 인생 모토를 꼽은 그는 “미래 세대에 대한 고민은 하지만, 제 미래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는다”며 “현재에 집중하는게 나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7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 ‘청춘기록’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예능에서 드러난 가치관과 180도 다른, 아들 일에 물불 안가리는 ‘헬리콥터맘’ 김이영으로 변신했다. 원래 하희라가 연기한 사혜준(박보검 분)의 엄마 역을 제안받았지만, 김이영 역을 해보겠다고 역제안해 맡은 캐릭터다. MBC ‘사랑을 그대 품 안에’(1994)에서 진주 역할을 하겠다고 먼저 의견을 밝혔던 것과 똑같은 상황이다. 그는 “주인공이 아닌 역할도 처음이고, 나와 다른 점도 많지만 그래서 더 재밌었다”며 “집에선 헛똑똑이, 푼수의 모습도 있지만 밖에선 아주 작은 여지도 안 주는 다층적인 역할이라 이후 연기생활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청춘기록 김이영, 새로운 도전... 하희라와도 ‘엄마 케미’MBC ‘사랑이 뭐길래’(1991) 이후 29년 만에 같은 작품에서 재회한 하희라와 티격태격 호흡도 돋보였다. “신인 시절 연기가 너무 어려워서 화장실에서 울다 친해졌다”는 두 사람은 아들을 곧 군대에 보낼 나이에 다시 만나 주인공들을 빛나게 했다. “이제 세월이 흘러 허리도 아프고 아들이 입영통지 받을 나이가 됐다는 게 신기하다고 서로 공감하면서 즐겁게 연기했어요. ‘그때는 우리가 청춘이었다’는 회상도 하고요. 그래도 그때보다 지금이 훨씬 좋아요.” 오랜만의 드라마 현장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는 신애라는 쉰을 넘긴 지금, 연기 인생의 두 번째 막을 열 예정이다. “주연이 아니어도 좋고, 뽀글파마하는 역할도 좋아요. 무서운 역할도 해보고 싶고요. 대본만 보내주세요. 단, 차인표씨랑 같이 작품 하는 것만 빼고요. 가족이 일로 너무 연결되는 건 싫거든요. 하하”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권수정 서울시의원, ‘서울시 아동의 놀이권 보장을 위한 토론회’ 개최

    권수정 서울시의원, ‘서울시 아동의 놀이권 보장을 위한 토론회’ 개최

    놀 수 있는 권리와 시간을 잃어버린 아이들에게 제대로 놀고 쉴 수 있는 권리를 되찾아주기 위한 소통과 공론의 장이 마련됐다.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권수정 의원(정의당·비례대표)은 환경수자원위원회 봉양순 의원(더불어민주당·노원3)과 함께 서울시 아동 놀이권 조례 제정을 위한 시민연대와 공동주관으로 지난 10월 30일 「서울시 아동의 놀이권 보장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무청중 온라인 방식으로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으며, 특히 놀권리 주체자인 아이들이 직접 사례발표자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권수정 의원은 “요즘 우리 아이들은 과도한 학습부담과 놀이 여건 부족으로 당연히 누려야 할 놀이권과 행복추구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고,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또래들과 어울리지 못하면서 놀이권을 더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면서, “놀권리 당사자로서 아동이 말하는 놀이란 무엇이며, 왜 중요하고 놀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직접 들어보고, 놀이권 보장을 위한 실질적인 제도 및 정책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말했다. 이날 첫 순서로는, 3명의 아동이 사례발표자로서 각각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지쳐 있는 청소년의 상황과 실제 쉼을 통해 자신의 존재의의와 하고 싶은 것을 스스로 찾게 된 경험, △놀이가 필요한 이유, △실제로 원하는 놀이공간에 대해 아동의 입장에서 솔직하고 다양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발표했다. 이어진 주제발표에서 양신영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선임연구원과 이수정 놀이하는 사람들 대표는 ‘아동 놀이권 보장을 위한 조례가 필요한 이유’라는 주제로, 놀이 시간 및 물리적 공간 부족 문제와 놀이 관련 법령 및 정책 대부분이 놀이시설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실제 놀이권 보장 및 증진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에 대한 개선 방안으로 놀이 시간 및 공간의 확보와 질적 개선, 놀이 지원 전담 기구 및 인력 구성, 놀이권에 대한 인식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실질적인 정책을 입안·실행하기 위해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후 진행된 토론에서는 노하나 아동권리보장원 아동권리기획부 팀장, 이미경 서울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장학관, 김성호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 아동친화도시팀 팀장이 토론자로 참여하여 각각 놀이권 보장을 위한 다양하고 체계적인 정책 수립 및 시행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토론회를 주관한 권수정 의원은 “놀이는 서로 어울리며 관계를 형성하고 교감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체득하는 사회화의 한 과정으로 아동의 성장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시간이자 중요한 권리라고 생각한다”며, “오늘 토론회는 이러한 놀이권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올바른 정책 방향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우리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면서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 마련과 지원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8월 권수정 의원과 봉양순 의원은 「서울특별시 아동의 놀이권 보장을 위한 조례안」을 공동발의하였으며, 서울시의회 제298회 정례회에 상정하여 처리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임정욱의 혁신경제] 트럼프가 재선되면 안 되는 이유

    [임정욱의 혁신경제] 트럼프가 재선되면 안 되는 이유

    남의 나라 선거에 이처럼 관심을 갖고 열을 내보기는 처음이다. 매일 현지 선거상황을 전하는 뉴스를 보고, 듣고, 읽는다. 유튜브 덕분에 현지와 시차 없이 생생하게 현지 TV보도 뉴스를 볼 수 있는 세상이 된 덕분이기도 하다. 내일 투표가 시작되는 미국 대선 얘기다. 예전에 미국에 약 7년간 살아 봤지만 현지에 거주할 때도 이렇게까지 선거에 관심을 갖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번 미국 대선의 결과는 세계 정세는 물론 미국과 한국에 있는 내 가족과 친구들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인치고 미국에 친척이나 친구가 없는 사람이 없다. 자녀를 유학 보낸 사람도 많다. 이들이 최근 “과연 미국이 살 만한 나라인가”에 대해 회의했다. 이번 대선은 그런 물음에 해답을 줄 것이다. 2008년 말 오바마가 당선될 당시 “역시 미국은 위대한 나라”라고 생각했다. 백인이 주류인 나라에서 흑인 대통령을 낼 정도로 다양성을 인정하고 포용할 줄 아는 나라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2016년 트럼프 당선 이후에는 혼란에 빠졌다. 미국이 내가 예전에 알던 나라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황당한 사람이지만 대통령이 되면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했다. 이후 그의 임기 동안 인종 갈등, 반이민정책, 멕시코 국경장벽 등 수많은 논란을 불러 왔다. 그래도 사상 최고의 경제호황 덕분에 트럼프가 재선해도 괜찮지 않냐고 하는 사람들이 한국에도 많았다. 호전된 북미 관계도 작용했다. 하지만 나는 예전부터 쭉 절대로 트럼프가 재선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다음은 그 이유다. 우선 그는 최악의 리더십을 가진 리더다. 리더들에게는 공통적인 덕목이 있다. 정직성, 청렴성, 경청의 자세, 비전, 적절한 권한 이양, 겸손, 다른 사람을 위한 배려, 공감능력 등이다. 트럼프의 리더십은 여기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오히려 정반대다. 입만 열면 거짓말이고, 남의 이야기는 듣지도 않는다. 겸손은 쓰레기통에 던져 버렸고 언제나 자기만큼 뛰어난 사람은 세상에 없다고 자랑한다. 공감능력은커녕 전쟁에서 희생된 용사들이나 코로나로 희생된 가족들이나 의료진을 의심하며 조롱한다. 희망적인 미래비전 대신 공포와 혐오를 조장하는 음모론 발언으로 지지자들을 선동하고 대립·분열을 만들어 낸다. 굳이 긍정적인 면을 평가하자면 활발한 소통 능력 정도인데, 그것마저도 대중의 관심을 끌려는 그의 은밀한 욕망에서 나온 것이다. 이런 사람이 당신의 직장 상사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인성, 리더십에서는 최악인데 부하들을 괴롭혀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무엇보다 우리의 자녀들에게 “저런 리더를 본받아 너도 저렇게 훌륭한 사람이 되거라”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두 번째 이유로는 지나친 미국 우선 정책과 우방에 대한 홀대다. 아메리카 퍼스트를 내세워 표심을 얻은 것은 이해하지만 유럽의 나토와 한국 등 전통의 우방국들을 “미국을 등쳐 먹는” 나라들로 묘사하며 말도 안 되는 청구서를 내밀 때마다 당혹스럽다. 세 번째는 반이민 정책이다. 위대한 나라 미국을 만들 수 있었던 바탕은 다양성을 포용하는 힘이었다. 실리콘밸리만 가 봐라. 그 수많은 혁신회사들을 만들고 지탱하는 힘은 러시아, 인도, 중국, 한국 등 전 세계 수많은 국가에서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넘어온 이민자들이다. 그것을 전면 부정하고 빗장을 닫아 건다면 미국의 힘은 빠르게 약화될 것이다. 지난 몇 달간 코로나를 피해 한국으로 피난(?) 온 미국의 한인 교포들을 많이 만나 봤다. 모두 대단한 실력을 지닌 최고의 인재들이다. 그런데 이들 상당수가 미국에 사는 것에 대한 회의감을 느낀다고 했다. 아시안에 대한 혐오와 질시를 요즘에 직접 경험했다는 사람도 많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코로나19의 빠른 극복을 위해서도 트럼프가 물러나야 한다. “코로나 걸려 보니 아무것도 아니더라”며 큰소리치며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협을 부정하는 그의 존재 자체가 미국에는 재앙이다. 물론 트럼프가 패배하더라도 쉽게 승복하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더라도 매일 트위터를 통해 증오, 혐오, 공포, 선동의 메시지를 쏟아 놓을 것이다. 아니 직접 트럼프TV 유튜브 채널을 시작해서 자신의 메시지를 증폭시킬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그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난다면 적어도 그를 매일 뉴스에서 만날 일은 없어질 것이다. 어서 빨리 트럼프 이후의 미국을 만나고 싶다.
  •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왜 그렇게 빨라야 할까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왜 그렇게 빨라야 할까

    늘 그렇지는 않지만 약속 시간보다 20~30분 일찍 도착하는 경우가 잦다. 조급증 탓이다. 그러다 보면 만나기로 한 사람이 10분쯤 늦어도 나로서는 30분 이상 기다린 셈이 된다. “오래 기다렸다”는 말을 기어코 하고야 만다. 시간은 돈인데 말이야, 억지를 부리면서. 이따금 문득 궁금해진다. 시간은 언제부터 돈이 됐을까. 시대에 따라 시간의 개념은 변화했다. 농경 사회였던 조선 시대에는 촌각을 다툴 일이 별로 없었을 것이다. 시간보다는 날이나 달, 계절이 중요하다. 해시계나 물시계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개인용은 아니었다. 약속 시간은 어떻게 정했을까. 저녁밥 먹고 나서 물방앗간으로 오라든가, 아침 나절에 은행나무 아래에서 기다리겠노라 했을까. 늦게 왔다고 한 소리 들을 일은 없었을 것이다. 중세 유럽에서 시계는 성당의 미사 시간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기계식 시계가 발명된 15세기 이후에는 도시마다 시민들이 시계탑을 세워 달라는 청원을 하곤 했다. 생활의 질서를 위해서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시계가 알려주는 시간은 단지 객관의 지표였을 것이다. 요즘 읽고 있는 영국의 역사학자 시어도어 젤딘의 책에서는, 시간을 분 단위까지 정확하게 지키도록 강요하기 시작한 건 산업혁명 초기의 기업가들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당시 노동자들은 정해진 시간에 공장에 나와야 하고, 마음대로 들락날락하지 못하며, 쉬고 싶을 때 쉬지 못한다는 사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단다. 본격적인 산업사회로 들어서면서 시간 엄수가 생활의 미덕이 됐고, 시간이 돈이라는 은유가 널리 사람들을 설득하는 힘을 지니게 됐을 것이다. 시간이 무엇보다도 절박하게 돈이 되는 지점은 노동을 단지 시간 단위로 계산하는 게 아니라 효율로 계산할 때다. 번역이 생계가 된 뒤 나는 시간당 얼마의 급여를 받는지 계산해 보곤 했다. 한 시간 동안 원고지 몇 장을 번역하는지 헤아려 보는 것이다. 그러고 나면 ‘빨라야 먹고살 만큼 번다’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한눈을 팔지언정 모니터 앞을 떠날 수 없다. 친교 모임을 위한 외출 같은 건 당연히 마감 뒤로 계속 미뤄지고. 같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속한다고 해서 내가 택배 노동자와 같은 노동 강도를 체험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건당 얼마로 계산하는 수수료 체계나 노동시간에 포함되지 않는 배송 이전의 분류 작업, 몸을 쓰는 일임에도 산업재해보상법의 적용 대상이 되지 않는 부당함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구조의 톱니바퀴 속에서는 밥 먹는 시간도, 잠자는 시간도, 아플 시간도 허락되지 않는다. 이쯤 되면 시간이 돈이 아니라 주인님이다. 이윤의 가속도가 붙은 톱니바퀴는 어느 정도까지 옥죄어야 사람이 버틸 수 있는지 한계를 측정해 보는 실험 장치 같다. 예상치 못했던 바이러스로 인해 벌어진 비대면 사태가 그 한계를 살짝 넘어서게 했으나 장치 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슬픈 예측을 버리기 힘들다. 시계가 필요 없던 시대로 돌아갈 수 없는 것처럼, 임금노동도 자본주의도 돌이킬 수 없다. 하지만 지금은 산업혁명 초기도 아니고 노예제도도 존재하지 않는다(정말일까?). 사람은 밥 먹고 잠자고 일하는 시간 외에도 빈둥거릴 시간이 필요한 존재라고 알고 있다. 자신에게 맞는 생활수준을 선택하고 (혹은 받아들이고) 그렇게 사는 데 필요한 만큼만 일하는 것이 아마도 자유일 것이다. 이 세상 누군가는 자유롭게 살고 있을까. 사람들은 정말 자유를 원하는 걸까. 모르겠다. 다만 지울 수 없는 질문이 머릿속에서 맴돌 뿐이다. 왜 그렇게 빨라야 할까.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 “초등학생 때부터 한화에 오고 싶었습니다” 1차 지명 정민규의 추억

    “초등학생 때부터 한화에 오고 싶었습니다” 1차 지명 정민규의 추억

    “10년 뒤 한화를 생각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한화 신인 선수들이 3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찾아 홈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선수들은 합동 시구로 프로 무대 신고식을 치렀다. 한화의 1차 지명 선수인 정민규가 신인 선수들을 대표해 인터뷰에 나섰다. 지난해 9위에 그치며 전력보강이 절실했던 한화는 올해 1차 지명 선수로 정민규를 뽑았다. 지역에 세광고 등 유망주를 보유한 고교가 있었지만 한화는 지역 선수 대신 멀리 부산까지 범위를 넓혔다. 정민규는 “한화가 좋은 성적 내는데 중심이 되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당찬 다짐부터 남겼다. 주 포지션은 3루다. 정민규는 “어릴 때부터 3루수를 해서 3루에 자신 있다”면서도 “프로에 가면 팀에 도움될 만한 자리에서 다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닮고 싶은 선수는 같은 포지션의 노시환이다. 정민규는 “중학교 때부터 시환이 형이 야구하는 걸 보면서 저렇게 야구하고 싶다는 생각을 어릴 때부터 했다”고 했다. 정민규는 자신의 장점에 대해 “손목힘이 좋아서 손목힘을 바탕으로 좌우 모두 강한 타구를 보낼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프로 데뷔를 앞둔 만큼 운동도 열심이다. 정민규는 “요즘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고 있고 필라테스로 몸도 유연하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부산고 출신이지만 정민규는 롯데보단 한화와 인연이 깊다. 정민규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박찬호배 결승전을 대전구장에서 했는데 그때 홈런 쳐서 팀이 우승했다”며 “그때부터 한화에 오고 싶었다”고 웃어보였다. 운명처럼 한화에 오고 보니 마침 노시환 등 친한 지인들도 꽤 있었다. 한화가 미래의 중심타자를 기대하고 뽑은 만큼 정민규의 각오도 남달랐다. 10년 뒤 팀을 대표하고 싶은 선수가 되고 싶다는 정민규는 ‘상대해보고 싶은 투수가 있느냐’는 질문에도 “내년에 한화개막전에 나서는 상대 선발 투수와 상대해보고 싶다”고 대답해 주전 자신감을 내보였다. 대전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우상호 “‘보스 기질’ 윤석열 정치할 듯…성공 가능성은 없어”

    우상호 “‘보스 기질’ 윤석열 정치할 듯…성공 가능성은 없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정치할 것 같다”고 판단했다. 우 의원은 3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근 정치권 관심사로 등장한 ‘과연 윤석열 총장이 정치를 할 것인지’에 대해 “과거 검찰총장 등은 대개 ‘퇴임 후 일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라는 답변을 했지만 이분은 ‘국민에게 봉사하겠다’며 여지를 열어놓았다. 그런 표현을 쓰신 분들은 대부분 정치권으로 오셨다”면서 “저분 성격으로 보면 하실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윤 총장에 대해 “약간 보스 기질이 있는데 그 얘기할 때 눈빛을 보니까 그냥 겁 주려고 한 얘기는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 의원은 “윤 총장이 정치권에 와서 성공할 것 같지는 않다”고 단언했다. 윤 총장을 “울툭불툭한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여기는 인내심도 있어야 되고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살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또 “윤 총장이 임기를 채운다면 내년 7~8월”이라며 “시점 자체가 다음 대선에 도전하기에는 불가능한 시점”이라고 전망했다.우 의원은 “저분 이미지가 상승하는 것은 지금 저 자리에서 누리는 것인데 그걸 그만두고 나서 정치행보를 한다고 할 때 좀 다른 문제다”라며 “그런 면에서 정치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적도 생기고 나라를 이끌어갈 준비 부족도 드러나게 된다”면서 “냉정하게 볼 때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우 의원은 ‘내년 4월 재보궐 선거 때 서울시장에 도전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요즘 고민 중”이라며 “당 방침이 결정되면 적극적으로 검토를 할 생각”이라고 출마를 시사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2020 베스트브랜드 대상] 저온 동결건조한 콜라겐 함유… 보습 관리 도와

    [2020 베스트브랜드 대상] 저온 동결건조한 콜라겐 함유… 보습 관리 도와

    ‘탑클래스’는 참존이 1996년 출시한 안티에이징 브랜드로 올해 ‘참존 탑클래스 더 콜라겐 리프팅’을 선보였다. 참존 탑클래스 더 콜라겐 리프팅은 콜라겐 효과를 극대화한 기술인 ‘저온 동결건조 큐브 콜라겐’이란 차별화를 내세운 안티에이징 제품이다. 참존 관계자는 “콜라겐이 함유된 이번 탑클래스는 이전 제품보다 보습성·사용감이 향상돼 가을철 쉽게 건조해지는 피부의 보습 관리를 도와준다”며 “바다의 블랙 다이아몬드로 불리는 오시에트라캐비어 성분을 비롯해 골드 프로폴리스, 오메가3 콤플렉스 등을 함유해 미백, 주름 개선, 리프팅 케어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탑클래스 더 콜라겐 리프팅은 지난 1월 NS홈쇼핑을 통해 정식 출시됐다. 이후 약 10개월 만에 총 21회 방송 완판과 전체 이·미용 분야 상품 판매 1위(2020년 1월~10월 NS홈쇼핑 매출액 기준)를 기록하기도 했다는 게 참존 측의 설명이다. 참존 마케팅팀 관계자는 “올해 첫 출시한 탑클래스 더 콜라겐 리프팅 라인은 외출을 자제하고 있는 요즘, 화장품만으로도 에스테틱에서 관리받듯이 피부 탄력을 집중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참존은 좋은 품질로 소비자 사랑에 보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탑클래스 더 콜라겐 리프팅 제품은 NS홈쇼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의류 관리도 취향 맞춤 시대… 가장 ‘나’다운 세탁·건조기

    의류 관리도 취향 맞춤 시대… 가장 ‘나’다운 세탁·건조기

    세탁기와 건조기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가전이지만, 각자에게 만족도를 안겨주는 형태와 사양 등은 서로 다르기 마련이다. 무조건 기능이 많거나 가격이 저렴한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가심비’와 ‘나심비’를 넘어 디자인의 중요성이 커진 ‘디심비’까지, 다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담아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의 취향·욕구를 더욱 정교하게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 그랑데 AI’는 사용자별 라이프스타일에 맞게끔 다양한 라인업을 갖췄다. 사용자의 취향이나 생활 습관에 따라 최적의 성능을 보여주기에 ‘가장 나다운 가전’이라 불린다. 용량, 공간, 기능 등 사용자 생활 환경·패턴에 따라 적합한 모델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자.●양이 많거나 부피가 큰 빨래가 있다면 ‘그랑데 AI 대용량’ 함께 사는 가족이 많을수록 빨랫감은 쌓이기 마련이다. 특히 두꺼운 옷이나 극세사 이불 등 부피가 큰 빨랫감을 자주 세탁해야 하는 겨울철은 이런 고민이 더욱 늘어나는 시기다. 다량의 빨랫감도 부담 없이 한 번에 세탁·건조하고 싶다면 ‘그랑데 AI 대용량’ 패키지를 추천한다. 그랑데 AI는 일찌감치 24㎏ 세탁기와 17㎏ 건조기 콤비를 선보였다. 그랑데 AI 건조기 17㎏의 경우 16㎏ 제품보다 외관 사이즈는 그대로지만, 한 번에 수건 10장 혹은 티셔츠 20장을 더 많이 건조할 수 있다. ‘AI 맞춤세탁’과 ‘AI 초고속 건조’는 많은 양의 빨랫감도 신속하게 세탁·건조한다. 세탁기의 인공지능이 빨랫감의 무게와 오염도를 계산해 세제량과 헹굼 횟수를 알아서 조절하고, 건조기는 기존 습도만 측정했던 방식과 달리 내부 온도까지 추가로 계산해 가장 최적의 건조를 한다. 이에 더해 많은 양의 세탁물을 건조할 때 놓치기 쉬운 옷감 손상 걱정까지 줄였다. 건조통 전면의 360도 에어홀에서 나오는 바람이 자연 바람으로 건조한 것처럼 고르게 건조하고, 제품 내부 온도가 60도를 넘지 않도록 설계해 옷감 손상을 최소화했다. ●설치 공간에 제약이 있거나 1인 가구가 사용한다면 ‘그랑데 AI 컴팩트 용량’ 혼자 살아도 잘 살고 싶은 요즘, 1인 가구는 나를 위한 소비에 망설이지 않는 ‘나심비’ 소비 트렌드를 따른다. ‘나’에게 더 행복한 라이프스타일을 가져다주는 생활가전을 사는데 망설임이 없다. 삶의 질을 높이는 세탁기·건조기 세트는 필수 가전이 됐지만 좁은 주거 공간이나 적은 양의 빨래를 자주 세탁하는 생활 습관 때문에 대용량 제품은 부담스럽다. 이들에게는 스마트 기능과 세련된 외관은 대용량과 동일하되, 크기와 용량만 컴팩트해진 ‘그랑데 AI 컴팩트 용량’ 패키지가 좋다. 그랑데 AI 10㎏ 세탁기와 9㎏ 건조기는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과 컴팩트한 크기로 1인 가구, 소가족, 실버세대 등을 위한 추천 조합이다. 기존 대용량 제품보다 약 22.3㎝ 낮아진 높이와 8.6㎝ 좁아진 넓이로 세탁실 공간이 충분히 크지 않거나 제약이 있어도 여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 특히 세탁기와 건조기를 함께 설치 시 제품을 위아래, 옆으로 나란히 또는 따로따로 유연하게 배치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의 주거 공간에 맞는 자유로운 연출이 가능하다. 이직이나 결혼 등 생활의 변화로 이사를 하거나 인테리어를 바꿀 가능성이 높은 이들도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세탁·건조기를 프리미엄급으로 갖고 싶다면 ‘그랑데 AI 올인원 컨트롤’ 최근 가전 업계에서는 가성비, 가심비에 이어 ‘가시(時)비’ 열풍이 불고 있다. 비용을 조금 더 지불하더라도 나의 시간을 아껴주는 제품을 선택해 소중한 여가 시간을 확보하려는 소비 심리로, 편리함이 곧 프리미엄이라는 ‘편리미엄’ 트렌드와도 일맥상통한다. 이런 ‘편리미엄족’에게는 사용자의 입장에서 생각한 설계로 더 쉽고 간편한 세탁 경험을 제공하는 ‘그랑데 AI 올인원 컨트롤’ 모델이 준비돼 있다. ‘올인원 컨트롤’은 세탁기와 건조기를 직렬로 설치한 경우 상단 건조기의 컨트롤 패널에 손이 닿지 않아 불편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기능이다. 세탁기의 컨트롤 패널로 건조기까지 조작할 수 있어 소비자가 더욱 편하고 효율적으로 제품을 작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AI 코스연동’과 ‘AI 습관기억’ 기능 또한 사용자의 불필요한 고민과 선택의 과정을 줄여준다. 세탁 코스에 맞는 건조 코스를 알아서 추천해주고, 사용자의 세탁·건조 습관을 기억해 가장 자주 사용하는 코스·옵션을 우선순위로 노출해준다. ●합리적인 가격대를 선호한다면 ‘그랑데 AI 심플컨트롤’ 가전제품을 살 때 예산도 중요한 고려 요인이다. 누구나 다양한 사용자 맞춤형 기능을 갖춘 프리미엄 세탁기·건조기를 구매하고 싶지만,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심플컨트롤이 적용된 그랑데 AI의 24㎏ 세탁기와 17㎏ 건조기는 가격 고민이 있는 이들에게 반가운 제품이다. 자신에게 맞춰주는 AI 기능을 부담 없이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랑데 AI를 병렬로 설치하거나 세탁기와 건조기를 각각 다른 장소에 배치하는 경우 ‘심플컨트롤’이 적용된 제품을 사는 것이 합리적이다. 특히 용량과 성능, 위생적인 관리 방법, 핵심 AI 기능까지 동일하게 갖춰 가성비는 물론 가심비를 중시하는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선택지다. 짧은 건조 시간도 특징이다. 9개의 섬세한 센서 덕분에 39분만에 건조를 마친다. 또한 세탁기와 건조기를 옆으로 나란히 설치할 때 도어 열림 방향이 같으면 세탁물을 넣고 뺄 때 불편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심플컨트롤이 적용된 그랑데 AI의 24㎏ 세탁기와 17㎏ 건조기는 양방향 도어로 좌·우 도어 열림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배달노동자를 라이더라 부르지 말라/유영규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배달노동자를 라이더라 부르지 말라/유영규 사회부장

    “평양부 내 여러 냉면집에 있는 자전거 배달부 십여 명이 임금을 올려 달라고 동맹파업을 하였던 것은 지난 10일 양편의 양보로 무사히 해결되어 모두 복업(復業)하였다.(중략)” 1926년 1월 14일 한 일간지에 오른 ‘면옥 배달 복업’이라는 제목의 기사다. 요즘 식으로 고치면 ‘평양 냉면집 배달 노동자 파업 철회’ 정도다. 10여년 뒤인 1938년 12월 1일 기사엔 보다 조직화된 동반 파업 이야기도 나온다. “평양면업노동조합’의 피고용인 240명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90전이던 임금을 1원으로 올려 달라고 요구했지만, 주인들이 차일피일 미루기만 해 파업을 강행했다고 적혀 있다. 일제강점기 배달노동자들의 파업을 다룬 짧은 기사들로 몇 가지 유추가 가능하다. 암울한 시대였지만 당시 냉면 배달노동자는 연대파업이 가능할 정도로 단단한 지역 조직이 있었고, 근로자성도 인정받아 고정급을 받았다는 점이다. 당시로서는 지금의 자동차만큼이나 귀했을 자전거가 배달에 이용됐다는 점도 흥미롭다. 그럼 100년이 지난 지금 배달노동자의 삶은 나아졌을까. 100년 전 냉면 배달부는 요즘 ‘라이더’라는 그럴싸한 이름으로 불린다. 통상 취미로 고가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타는 동호인들이 스스로를 라이더라고 부르는데 그 이름이 배달노동자에게 차용됐다. 배달할 음식도 냉면 하나에서 수백 가지로 늘었다. 배달 품목이 늘었다는 건 돈벌이 기회도 늘었다는 이야기다. 주소를 적은 쪽지는 스마트폰으로, 자전거는 오토바이로 업그레이드됐다. 그럼 그들의 삶 역시 업그레이드됐을까. 답부터 이야기하면 ‘아니요’다. 2020년 대한민국의 아스팔트 위에는 배달용 소형 이륜차가 넘쳐난다. 대표적인 ‘플랫폼 노동자’로 꼽히는 라이더는 지난해 말 기준 약 13만명에 달한다. 정보기술(IT)을 통해 사람을 분초 단위로 고용하는 배달앱이 만들어 낸 디지털 인력시장에 일을 원하는 배달 인력들이 몰렸고, 코로나19는 그 수를 다시 배양 중이다. 라이더가 늘고 경쟁도 심해지면서 다치는 사람도 많다. 올 상반기에만 이륜차 사고로 253명이 사망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사망자 226명보다 11.9% 증가했다. 현행법상 배달노동자는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한다. 계약서에는 사장님이지만 일할 때는 직원으로 변하는 특수고용직노동자다. 때론 본사 지휘에 따라, 때론 배달앱 속 AI 알고리즘의 명령에 따라 지시를 받으며 개인의 노동력을 제공하지만 노동법은 물론 사회보험 역시 적용받을 수 없다. 어느덧 플랫폼 노동은 극단적인 비정규직 노동의 한 형태로 고착화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플랫폼 노동자 수는 54만명에 달한다. 전체 취업자의 2%에 해당하는데 비중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다음달 13일 전태일 50주기에 맞춰 노동계가 ‘전태일 3법’의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적용 범위를 5인 이상에서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하고 플랫폼 노동자 등 특수고용직 노동자를 노동자로 인정하며 중대 재해 발생 시 원청에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하는 것이 골자다. 외침은 높지만 현실적인 장벽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옥스퍼드대 교수 제레미아스 아담스 프라슬은 그의 저서 ‘플랫폼 노동은 상품이 아니다’를 통해 ‘배달노동자를 라이더라 부르지 말라’고 말한다. 라이더란 이름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려 만들어 낸 가짜 이름표라는 것이다. “배달노동자를 라이더라고 부르는 것은 노동자를 독립 계약자(특수고용직노동자)로 분류해 노동법을 따돌리기 위한 술책”이라고 말한다. 오늘도 13만 배달노동자는 노동자라는 이름표를 달지 못한 채 도로 위에 고단한 바퀴자국을 남긴다. whoami@seoul.co.kr
  • “신안저축은행대표는 윤석열 사촌형” 임은정 발언…알고보니 가짜뉴스

    “신안저축은행대표는 윤석열 사촌형” 임은정 발언…알고보니 가짜뉴스

    “윤석열 관련 폭로? 가짜뉴스다”“절대 공유하지 말고 신고해 달라” 임은정 대검찰청 검찰정책연구관(부장검사)은 29일 온라인에서 자신과 관련된 가짜뉴스가 퍼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내용에 따르면 임 부장검사가 윤석열 검찰총장 가족 관련 수사에 대해 폭로성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임 부장검사는 이는 자신이 한 발언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임 부장검사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요즘 제가 폭탄 발언을 했다는 가짜뉴스가 유튜브에 떠돈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있다”며 “제 담벼락(자신의 페이스북)에 없는 말이면 가짜뉴스니 절대 공유하지 마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고하기와 비추천을 눌러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제가 바빠 (가짜뉴스 게시물을) 찾아다니며 신고할 수가 없어 벗님들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임 부장검사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임 부장검사가 신안저축은행대표는 윤석열 사촌형이라고 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는 게 임 부장검사의 설명이다. 한편 신안저축은행은 윤 총장의 처가와 석연찮은 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좋아하는 유명인 아바타와 소통하는 미래 올 것”

    “좋아하는 유명인 아바타와 소통하는 미래 올 것”

    “4차 산업시대는 셀러브리티와 로봇의 시대가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만나보지 못한 새로운 콘텐츠가 탄생할 겁니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는 28일 ‘2020 제1회 세계문화산업포럼’(WCIF)에서 미래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한국문화산업포럼이 주관하고 대구시와 수성구가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에서 이 프로듀서는 ‘코로나19 이후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미래와 컬처 유니버스’를 주제로 화상 기조 연설을 했다. 이 프로듀서는 엔터테인먼트 산업 변화에 대해 “코로나19로 각자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요즘 셀러브리티, 엔터테인먼트를 향한 관심은 더 높아지고 있다. 콘텐츠 향유 방식도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인공지능(AI), 바이오, 나노 테크놀러지 등 기술 발달이 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관측했다. 이 프로듀서는 “기술 발달로 개인에게 특화된 아바타가 탄생하고, 내가 좋아하는 셀러브리티의 아바타와 친구처럼 삶을 함께하고 소통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러한 미래 엔터테인먼트의 시작을 여는 프로젝트로 SM의 신인 걸그룹 에스파(aespa)도 직접 소개하며 “현실과 가상세계의 경계를 초월하는 혁신적인 개념의 그룹”이라고 설명했다. “현실세계 멤버들은 오프라인에서 활동하고, 가상세계 멤버들도 동시에 콘텐츠와 프로모션을 선보인다”면서 궁금증을 높였다. 이 프로듀서는 “앞으로의 콘텐츠는 어떻게 스토리를 만들고 전달하며, 어떻게 세계관 속에 들어갈 수 있는지가 승부”라며 “상징으로 해석되는 세계관이 아니라 새로운 캐릭터와 스토리텔링 콘텐츠로, 새 엔터테인먼트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역사를 감추지 말라”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의 울림

    “역사를 감추지 말라”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의 울림

    “여기에 그들이 살았다” 슈톨퍼슈타인의참회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로 완화된 한국과 달리 유럽은 10월 들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다. 아일랜드는 다시 록다운이 시작됐고 프랑스는 신규 확진자 수가 4만명을 넘으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독일도 하루 확진자 수 1만 4000명을 찍으며 가장 심각했던 지난 4월을 뛰어넘었다. 역대 최고 수치다. 이러다 진짜 2차 팬데믹이 오는 건 아닌지 걱정스런 요즘이다. 상황은 지난 4월보다 심각하지만, 사람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그때만큼 크지 않다. 일단 겪어 본 일이 됐고, 무조건 죽는 병이 아니며, 무증상으로 넘기는 사람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거기에 말도 안 되는 온갖 음모론, 예를 들면 5G 네트워크가 코로나바이러스의 원인이라든지, 혹은 전혀 위험하지 않은 병이라는 루머까지 더해져, 더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과 극우들이 베를린 거리로 쏟아져 나온 후로(인파가 어마어마했다), 크고 작은 집회들이 다시 생겼다. 얼마 전엔 도심 재정비를 이유로 오랜 기간 버려지거나 빈 건물을 점거해 살아온 스콰터(무단 점유자)들을 정부가 내보내려 하자 이에 반대하는 시위가 크게 열렸다. 이번 집회엔 스콰트를 옹호하는 좌파 중심 세력과 시위자들이 경찰과 충돌했다. 길에 세워져 있던 몇몇 차량이 전소되고 부상자도 많이 나왔다. 요새는 밤에 도통 나다니질 않으니 시내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알 길이 없다. 다음날 아침 트위터에 올라온 여러 영상들을 보며 시위가 상당히 거셌음을 뒤늦게 알았다.●소녀상 지키기 위한 집회는 계속 그런가 하면 한국과 관련된 집회도 있었다. 베를린 모아빗 지역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반대하는 집회였다. 소녀상은 설치된 지 일주일 만에 철거 위기에 놓였다. 비문의 내용이 문제였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위안부로 끌려간 아시아태평양 전역의 여성들과 생존자들의 용기를 기리는 내용이 독일과 일본의 외교 관계에 부담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미테구청장은 베를린에 사는 일본 시민들로부터 소녀상에 반대하는 서한을 많이 받았으며, 일본 정부의 압력으로 철거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독일 언론은 소녀상이 설치된 첫날부터 일본 외교부의 압박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일 역사를 잘 모르는 독일 사람들도 일본이 진짜 잘못한 게 있으니 저렇게 첫날부터 막으려 드는 게 아니겠냐는 쓴소리를 했다. 소녀상을 설치한 독일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는 바로 철거 명령 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거리 집회를 했다. 다행히 철거 명령은 중지됐다. 베를린 시민과 교민들의 집회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고, 교민들의 작은 음악회도 열리는 중이다. 법원은 아직 중재 중에 있다. 소녀상 설치 기간은 원래 1년이었는데 법원 결정에 따라 그 기간이 달라질 수 있다. 집회에는 나가지 않았지만 소녀상을 보러 간 적이 있다. 길을 지나던 사람들이 잠시 서서 동상을 둘러보고 있었고, 어떤 터키계 아저씨는 무슨 동상이냐고 물었다. 남자친구가 자기가 아는 선에서 열심히 독일어로 설명을 해 주었다. 직접 본 소녀상은 왠지 마음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대단한 애국심을 가지고 들른 게 아닌데, 소녀상을 보는 순간 계속 이 자리에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겼다. 소녀상 뒤편에 그려진 할머니가 된 소녀의 그림자와 나비에 더욱 마음이 아렸다. “일본이 왜 아직까지 감추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 돼. 독일도 일본과 똑같은 전범국가이지만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했잖아. 만약 일본이 한국인들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빌고 그에 대한 보상을 해 왔다면 한국도 일본을 용서하지 않았을까?” 독일인 친구가 물었다. 그는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에 일어난 일에 대해선 유감스럽지만 우리 세대의 잘못이 아니니 죄책감을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일본이 한국에 저질렀던 일들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를 했다면 우리도 용서하지 않았을까. 진심으로 우러난 사과를 100년이 돼 가도록 못 받고 있으니, 그 상처와 아픔이 트라우마와 적대와 보이지 않는 반감 등의 형태로 우리에게도 대물림되고 있는 게 아닐까.●베를린 한복판에 유대인 추모 공간 물론 독일에도 여전히 히틀러를 숭배하고 나치를 추종하는 네오나치 세력과 극우들이 존재한다. 과거 청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부채감도 남아 있다. 하지만 독일 정부와 국민들은 그릇된 역사를 인정하고 학살된 유대인들을 위한 참회와 보상을 분명히 해 왔다. 일본과는 비교도 안 되게 말이다. 12년 전 처음 베를린에 왔을 때, 도시 곳곳에 새겨진 그 노력들을 보며 놀라워했던 기억이 난다. 특히 관광명소인 브란덴부르크 문으로 가는 길에 맞닥뜨렸던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은 언제 가도 인상 깊다. 주변 건물에 둘러싸여 낮고 넓게 유대인 추모의 공간을 이루고 있는 곳. 우리나라로 치면 시청 광장 같은 위치라 눈에 띄지 않을 수가 없다. 이곳을 한국과 일본의 상황에 빗대어 설명하자면, 도쿄 요요기공원 같은 곳에 학살한 한국인을 기리는 추모 공간을 엄청 크게 만들어 놓았다고 상상하면 된다.●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떠난 유대인들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은 멀리서 보면 검은 사각의 돌들이 광장에 박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가까이 가면 각기 다른 높이의 직사각형 기둥들이 낮은 땅 밑에서부터 세워져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런 검은 기둥들이 2711개나 있다. 가장 긴 사각기둥은 사람 키의 3배가 될 만큼 높다. 사방이 보이지 않는 검은 기둥 사이를 걷다 보면 갑자기 길을 잃을 것 같은 불안감과 갇힌 것 같은 두려움이 든다. 처음 갔던 날은 어둡고 추운 날씨여서 더 음울하게 느꼈다.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에서 느낀 불안감은 전쟁 당시 유대인들의 심정이 어땠을지 상상하게 해 준다. 그래서 비석처럼 차갑고 검은 사각기둥 사이에서 숨을 멈추게 된다. 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학살당한 유대인 희생자들의 침묵이 모여 있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숙연해진다.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을 처음 간 이후, 여러 번 다시 갔다. 날씨와 주변 사람들의 움직임에 따라 공간은 매번 다르게 느껴진다. 날씨가 쨍쨍할 땐 아이들이 뛰노는 밝은 공원으로, 날씨가 흐리고 사람이 없을 땐 거대한 공동묘지처럼 다가온다. 하지만 한결같이 느껴지는 게 있다. 잘못된 과거를 기억하고 반성하려는 독일 정부와 사람들의 의지다. 그 의지가 베를린 한복판에 드러나 있다. 그래서 나는 이곳이 베를린에서 그 어떤 명소보다도 가장 상징적이고 의미 있는 공간이라 생각한다.●베를린이 과거를 기억하는 법 눈에는 잘 띄지 않지만 거리 곳곳에 새겨진 유대인 추모의 흔적은 또 있다. 돌바닥 사이에 새겨둔 ‘슈톨퍼슈타인’(Stolperstein)이다. ‘걸림돌’이라는 뜻의 이 작은 황동도금판에는 나치에 의해 희생된 유대인들의 이름과 출생일, 사망일이 적혀 있다. 그리고 이 도금판은 그들이 살던 마지막 주거지 혹은 마지막 일터 건물 앞에 박혀 있다. 그 오래된 건물들이 지금도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미테 거리를 걷다 보면 이 작은 도금판을 종종 보게 된다. 도금판은 하나나 두 개씩 박혀 있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건 여덟 개가 한꺼번에 박혀 있다. 독일군이 들이닥쳐 한꺼번에 잡혀간, 그래서 사라진 가족의 이름이리라. 슈톨퍼슈타인은 독일의 한 예술가에 의해 시작됐다. 베를린에서 나고 자란 군터 넴니히 작가가 1992년 쾰른에서 선보였고 4년 뒤에 베를린에 왔다. 현재 이 금판은 유럽 1200개 도시로 퍼져 나갔다. 각 도시의 건물 앞에 사라진 유대인들의 이름이 새겨지고, 총 7만 5000개(2019년 말 기준)가 넘는 슬픈 명패가 만들어졌다.‘여기에 ○○○가 살았다.’ 세계 20개국의 언어로 도시마다 다르게 새겨진 기념판은 모두 이런 문장으로 시작된다. 대부분은 아우슈비츠 같은 강제 수용소로 사라진 유대인들의 이름이지만 집시, 성 소수자, 흑인, 공산주의자 등의 이름도 포함돼 있다. ‘사람은 이름을 잊었을 때만 잊혀진다.’ 평소 탈무드의 글을 자주 언급한 군터 작가가 28년 동안 이 작업을 지속해오는 이유다. 베를린이 과거를 기억하는 방법은 이처럼 개방돼 있다. 과거를 숨기기에 급급한 일본과 과거를 지우려고 모든 걸 새로 짓기에 바빴던 한국을 보고 자란 터라 그 개방된 방식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전쟁으로 파괴된 많은 부분을 복원하지 않고 그대로 놔둔 카이저 빌헬름 교회나 무너진 장벽의 일부를 야외 갤러리로 만든 이스트사이드 갤러리, 이제는 너무 유명한 관광지가 된 국경 검문소 체크포인트 찰리, 장벽박물관까지, 도시 곳곳에 열어 둔 반성과 성찰의 공간에서 독일인들의 용기를 본다.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용기 말이다. ●일상으로 접하는 부끄러운 역사의 기록 하루는 남자친구와 아이들을 데리고 기술박물관에 다녀왔다. 미술 갤러리나 박물관 가는 걸 좋아하는 내가 스스로 찾아갈 일은 거의 없는 박물관이지만(기술이라니 이름만 들어도 건조하다), 아이들을 핑계 삼아 동행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무척 즐거웠다. 점심 먹은 것까지 포함해서 서너 시간은 있었지만 반도 못 볼 정도로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20세기 중반까지 베를린에서 가장 중요한 기차역이었던 ‘안할터 반 호프’의 화물 창고 부지가 박물관 땅으로 쓰였다. 전체 7800평이나 된다. 원래의 건물과 새로 지은 건물이 이어져 있고 내부에는 수십 척의 실제 항공기와 배, 기차, 선로 등이 전시돼 있다. 그 밖에 자동차와 카메라, 인쇄기 등 기계로 만들어진 모든 구조물의 내부와 원리도 볼 수 있다. 가장 재미있게 보았던 곳은 오래된 선로와 기차의 변천사를 전시해 둔 공간이었다. 빌헬름 황제의 고습스러운 증기기관차부터 베를린 S반(지금도 다니는 지상철)의 초창기 모습과 역까지 실물로 남아 있다. 당장 기차를 타고 여행을 가고픈 마음이 드는 순간,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로 유대인을 실어 나르던 기차가 동시에 보인다. ‘쉰들러 리스트’ 같은 영화에서나 보던 그 기차 칸, 아니 화물차 한 칸이 실제로 있었다.저 안에 사람들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벌벌 떨면서 갇혀 있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웠다. 안내판엔 1941년부터 3년 동안 184대 기차가 유대인을 실어 날랐고, 그 수는 총 300만명에 달한다고 쓰여 있다. 기차칸 앞에는 히틀러의 사진과 이 화물칸에 탔다가 죽은 12명의 유대인 이야기도 전시돼 있다. 아이들도 그 기차칸을 보았다. 여덟 살짜리 사내아이는 자연스럽게 나치와 히틀러에 대해 궁금해했고, 사람들이 다들 싫어하는데 왜 히틀러를 빨리 못 죽였냐고도 물었다. 유대인 박물관과 같은 특별한 곳이 아닌, 일반 박물관에서도 어두운 역사의 한 부분으로 솔직하게 언급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인상적이다. 그러니 이곳의 아이들은 어디서나 자연스럽게 그들의 잘못된 과거를 마주하고 제대로 배울 기회를 가질 것이다. 부끄러운 역사도 기억하고 기록하는 것. 누군가에게는 그토록 어려운 일이 베를린에선 일상의 경험으로 공유되고 있다. 그 점이 자주 부럽고, 가끔은 여전히 놀랍다. 이동미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한강변 입지에 역세권 갖춘 신규아파트 ‘한강광장’

    한강변 입지에 역세권 갖춘 신규아파트 ‘한강광장’

    세입자 보호와 주택가격 안정화를 위해 정부는 부동산 규제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지만, 서울권의 아파트 가격과 전셋값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또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서 새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면서 주거 불안에 시달리는 무주택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강광장’과 같은 지역주택조합 아파트가 내 집 마련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청약통장이 없어도 조합원에 가입하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공급가에 새 아파트를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강변 입지에 잠실과 강남이 인접해 주거선호도가 높은 지역 중 하나 인 광진구 광장동 일원에 들어서는 ‘한강광장’은 전용 면적 59㎡, 84㎡로 중소형 평형대 위주로 최근 실수요자들에게 선호되는 평형 위주로 구성돼 있다. 게다가 도보 5분 거리에 5호선 광나루역이 위치하고, 2호선과 5호선, 7호선이 동시에 지나는 곳이며 올림픽대교, 천호대교 등과 인접해 있어 도심지는 물론 외곽으로의 이동이 용이해 출퇴근에도 무리가 없어 직장인에게도 선호도가 높다. 요즘 아파트의 필수조건인 숲세권 역시 갖추었다. 단지 인근에 아차산생태공원, 뚝섬한강공원, 광나루한강공원, 구의공원, 워커힐산책도 등이 인접해 가벼운 산책을 즐기기 좋다. 또한 현재 광진구에는 동서울 터미널 현대화 사업, 아차산지구단위계획구역 등 다양한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라 역세권 중심 정비 여건이 마련되어 교통, 문화를 비롯해 전반적인 생활 환경의 개선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한강광장’은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인 만큼 3.3㎡당 2100만원대의 공급가로 제공된다. 이는 인근 신동아파밀리에가 3.3㎡당 4100만원대(2020년 7월), 광장동 힐스테이트가 구25평 5900만원대(2020년 8월)에 거래 된 점과 비교해 보아도 합리적인 공급가이다.‘한강광장’의 주택 홍보관은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에 있으며 홍보관 방문 시 코로나 예방을 위해 마스크 미착용에 대해 입장이 제한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재형 서울시의원 “광진구 자양4동에 이어 화양동까지…골목길 재생사업지 선정”

    김재형 서울시의원 “광진구 자양4동에 이어 화양동까지…골목길 재생사업지 선정”

    서울 광진구가 ‘서울형 골목길 재생사업’ 대상지로 선정됨에 따라 1980년대 노후 건축물과 불법주차 등으로 겪었던 시민들의 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형 골목길 재생사업’은 도시재생활성화지역 등 일정 지역을 정해 ‘면’단위로 재생하는 기존 도시재생사업과는 달리 ‘선’단위를 대상으로 하는 현장밀착형 소규모 재생 사업이다. 지난 23일 서울시는 2020 하반기 자치구 공모로 ‘서울형 골목길 재생사업’ 대상지 15곳을 추가 대상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선정된 사업지에는 각 대상 골목길마다 3년간 마중물 사업비 총 10억 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골목길 재생사업을 통해 주민들의 주거환경과 보행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골목길을 중심으로 한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 주민공동체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며, 다양한 재생프로그램을 도입해 낙후된 골목길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김재형 의원(더불어민주당, 광진4)은 “지난해 자양4동 선정에 이어 이번에는 화양동 일대가 골목길 재생사업지에 선정되는 등 광진구에서 도시재생의 움직임이 활발해 지고 있어서 매우 기쁘다”며 “광진구 화양동의 700년 된 ‘화양동 느티나무’를 명소화하고 기존 지역 축제 및 캠퍼스 타운(건국대, 세종대)과 골목길을 연계하여 지역 상권을 활성화시킬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지역 상권이 침체된 요즘 좋은 소식을 전해 드릴 수 있어서 기쁘며 자양4동에 이은 화양동 골목길 재생사업을 통해 지역 상권이 활성화 되고 지역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임창용 칼럼] 테스형, 서민정책이 왜 이래

    [임창용 칼럼] 테스형, 서민정책이 왜 이래

    경기 성남시 분당에 사는 지인의 얘기다. 함께 사는 미혼의 딸이 2년 전 전세를 끼고 작은 아파트를 하나 장만했는데, 최근 눈물을 머금고 임차인을 내보냈다고 한다. 결혼할 때 입주할 계획이었지만, 임대차법 개정에 따른 걱정 때문에 아예 입주했다고 했다. 혼자 살던 70대 임차인은 전셋값이 1억원 넘게 오른 데다 그마저도 매물이 없으니 계속 살겠다고 사정했지만 뿌리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실입주 조건을 채우지 않으면 향후 세금이 중과되고, 임차인을 제때 내보내기 힘들게 법규가 개정돼서다. 임차인들을 위해 정부가 강행한 임대차법 개정이 70대 노인을 거리로 내모는 역설로 이어진 것이다. 두 달 전 칼럼을 통해 규제 일변도 정책에서 벗어나야 부동산 난제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었다. 한데 두 달 사이 초강력 규제인 임대차3법이 시행됐고, 그 후폭풍으로 전·월세난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 온 서민 정책을 보면 딱한 느낌이 든다. 어렵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내놓은 정책이 외려 그들에게 고통을 안겨 주고 있어서다. 가장 대표적인 게 부동산 정책이다. 집권 초기부터 문 대통령과 국무총리, 주무 장관은 강한 의지와 자신감을 보이며 집값을 잡겠다고 했다. 한데 역대 정부 중 가장 부동산 정책에 실패한 정부가 될 게 확실시된다. 대출을 조이고 세금을 왕창 때려서라도 집값을 안정시켜 서민들이 편안하게 살게만 한다면 더이상 바랄 게 없겠다. 정부의 선의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데 정책은 선의만으로 의도한 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두 달 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정책이 다 작동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 서민들은 전세 실종에 따른 전·월세 폭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임대차3법으로 아예 임대인과 임차인이 꼼짝도 하지 못하게 대못질을 해버린 결과다. 건강보험 적용률을 63%에서 70%로 높이겠다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이른바 ‘문케어’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혜택이 절실한 사람들은 더 어려움을 겪는 반면 의료쇼핑 만연, 건보료 급등 부작용만 커지고 있다. 암 관련 학회 등 의료계는 난치성 중증질환자, 특히 암환자들의 신약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선 급여ㆍ후 평가’ 방안을 오래전부터 제시하고 있다. 최근 효능이 뛰어나고 부작용을 최소화한 신약이 많이 나오고 있다. 한데 정부는 건보 재정 문제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항암제의 건보 확대율은 2016년 90%에서 작년부터 올 8월 기준 47%로 외려 악화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일반 환자들의 외래 이용 현황은 건강보험이 얼마나 낭비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한 21세 남성은 지난해 3062회 외래치료를 받았다. 공단이 이 남성 치료에 부담한 돈은 3200여만원에 달한다. 그중 3000회는 한의원 진료였다. 이 남성뿐만 아니라 외래 진료일수 상위 10명 모두 1000회 이상 외래진료를 받았는데 대부분 한의원에 집중됐다. 외래 이용자는 물론 의료기관이 건강보험을 악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한데 이는 근본적으로 건보 보장 정책이 적용률 즉 양적 수치에 집착해 경증 환자 혜택을 늘리고, 정작 도움이 필요한 중증환자에겐 인색한 데서 기인한다고 본다. 최저임금도 비슷한 과정을 밟았다. 지금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속도조절에 들어갔지만, 작년과 재작년 최저임금 급등은 소상공인과 노동 취약층에 엄청난 고통을 안겼다. 너무 급격하게 추진하다 보니 외려 혜택을 받아야 할 알바와 저임 계약직이 많은 20·30대 노동자의 대량 실직을 초래했다. 정책은 의도가 아무리 선해도 결과가 선하지 않다면 의미가 없다. 전ㆍ월세 폭등의 원인은 임대차3법 강화에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하루빨리 다시 손질해 임대인의 숨통을 터 주면 매물이 쏟아지고 가격도 잡힐 것이다. 건보 보장성 개선도 양보다는 질적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의료 취약층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가벼운 감기나 근육통 같은 질환은 본인 부담금을 과감히 높여야 한다. 난치성 중증질환에 대해선 부담을 최소한으로 줄여 줘야 한다. 지금의 건보는 감기환자에겐 선할지 모르지만 신약의 건보 적용을 기다리는 중증질환자에겐 결코 선하지 않다. 의도보다는 결과가 선한 서민정책을 갈망하며 요즘 장안의 화제인 나훈아의 신곡 ‘테스형’을 소환해 본다. 테스형, 서민정책이 왜 이래? 심의실장 sdragon@seoul.co.kr
  • [열린세상] 거인의 퇴장/김세연 전 국회의원

    [열린세상] 거인의 퇴장/김세연 전 국회의원

    나는 애플빠다. 2009년 12월 KT가 애플 아이폰 3GS를 출시한 이후 한 번도 아이폰이 아닌 휴대전화를 쓰지 않았다. 1991년 애플의 일체형 PC ‘매킨토시 클래식’을 쓰게 됐다. 당시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서 쫓겨나 있었지만, 오리지널 ‘매킨토시’의 3세대 보급형인 ‘클래식’을 쓰는 것은 잡스의 혁신 에너지를 받는 느낌을 들게 했다. 한국 PC시장의 절대 소수자인 맥 사용자로서 겪는 호환성 문제는 늘 감수하면서도 IBM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절대 강자 콤비에 대한 무언의 저항을 하면서 뿌듯한 기분도 들었다. 그로부터 30년이 흐른 지난달 어느 세미나에서 발표자가 자신의 ‘맥북’ 노트북과 빔 프로젝터의 연결이 원활치 않자 ‘역시 우리나라에서는 애플 쓰면 안 돼’라는 자조 섞인 얘기를 내뱉는 것을 들었다. 환경이 다변화된 지금도 이런 상황인데 하물며 1990년대에는 출판과 그래픽의 전문 디자이너 말고는 애플 기종은 쓰면 안 되는 것으로 여기는 분위기였다. 그래도 절대 강자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세상이 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또 혁신의 아이콘이자 나의 우상이었던 잡스를 응원하기 위해 계속 애플 컴퓨터를 써 왔다. 요즘엔 쓰지 않는 단어가 된 ‘장거리 전화’나 ‘PC통신 서비스’도 한국통신(현 KT)의 독점적 시장 지배에 대한 반항심리가 작동해 줄곧 데이콤과 천리안만 고집했다. 미국 렌터카 업계의 절대 강자인 ‘허츠’를 뒤쫓는 2위 ‘에이비스’의 “우리는 2등입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일합니다”라는 광고문구를 보고 마음으로 격하게 박수를 쳤다. 인간의 마음속에는 잘난 사람, 잘나가는 사람에 대한 시기와 질투는 늘 깃들어 있기 마련이라 삼성에 대해서 왠지 호의적인 생각이 잘 들지는 않았다. 삼성이 과거에도 잘나가긴 했어도 지금과 같이 이렇게 압도적인 것은 아니었다. 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며 많은 재벌이 몰락하고 결과적으로 삼성은 국내에서는 비교 불가의 입지를 굳히게 됐다. 한편 가전시장에서의 삼성ㆍLG의 선의의 경쟁, 자동차시장에서의 현대ㆍ기아차의 선전으로 세계 곳곳에 한국 기업의 광고판이 걸리기 시작했다. 아이폰 쇼크와 노키아의 몰락에 자극받은 삼성이 갤럭시 시리즈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면서 외국인들이 자신의 핸드폰이 삼성 갤럭시라고 덕담과 자랑을 건네면서 내 핸드폰이 아이폰인 걸 보고는 의아해하며 왜 삼성 폰을 쓰지 않느냐고 물을 때에도 ‘한국 사람은 다 삼성 써야 하나?’ 하는 생각이 늘 맴돌았다. 요즘엔 무상급식 가지고 논쟁을 안 하지만, 2011년에는 무상급식 논쟁이 뜨거웠다. 대한민국이 고도성장국가에서 성숙복지국가로 나아가는 과정에서의 진통이 아니었을까. 그런데 이건희 회장뿐만 아니라 애꿎은 손자까지 이 논쟁에 예외없이 소환돼 수시로 남의 입에 오르내리는데도 이들에 대해 ‘안됐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 2012년 19대 국회에서 남경필 전 의원을 비롯해 뜻 맞는 동료 의원들과 함께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을 구성했다. 당시만 해도 대한민국의 발전을 막는 제1의 문제가 재벌들의 시장지배력 남용이라 볼 수 있었고, 보수정당에서도 근본 해법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우리 경제의 절대강자인 삼성의 지배구조에 대해서도 진보의 과격한 처방보다는 많이 완화시켰지만 이전에 보수정당에서는 내놓지 않던 안을 내놓았다. 절대강자인 삼성에 대해 우리가 동정심을 발휘하진 않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나 보다. 그래서인지 별세 소식을 접하고도 첨엔 그냥 그런가 보다 했다. 그런데 그다음 날, 한 전직 삼성 임원의 추도사를 읽게 됐다. 읽는 내내 계속 울컥하며 속에서 무언가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그와 동시대를 살았던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나도 그에게 졌던 빚이 있다는 걸 몸의 반응이 알려준 것일까. 후발주자로서 ‘산업의 쌀’인 반도체 산업을 평정한 것 자체로도 대단하지만, ‘대한민국도 압도적인 세계 1위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우리 국민 뇌리 속에 깊이 심어 국가공동체의 DNA를 바꾸어 냈다고 할 수 있다. 한 거인의 집념과 결단이 나라 전체 운명의 경로를 바꾼 것이다. 그가 떠났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
  • [한 컷 세상] 비눗방울처럼

    [한 컷 세상] 비눗방울처럼

    한 어린이가 아빠가 만들어준 비눗방울 놀이에 푹 빠져 있습니다. 맑고 투명하면서도 알록달록한 빛깔이 오랜만에 외출한 듯한 아이의 마음을 빼앗아 간 것 같습니다. 코로나19에 황사 그리고 미세먼지까지 겹쳐 더욱 흐린 기분이 드는 요즘이지만 이 아이의 미래는 비눗방울처럼 투명하고 오색찬란하길 바라봅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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