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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내딸, 좌절하지 마” 수능 망친 딸에 용돈 500만원 준 아빠

    “막내딸, 좌절하지 마” 수능 망친 딸에 용돈 500만원 준 아빠

    지난 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불수능’이었던 것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수능을 망친 수험생 딸에게 “아빠만 믿으라”며 용돈 500만원을 건넨 아버지의 사연이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수능 다음 날인 지난 1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나 수능 망쳤는데 우리 아빠 카톡 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번 수능을 치른 수험생이라는 작성자는 “아빠 같은 사람이랑 결혼하고 싶다”라며 불수능에 좌절한 자신에게 아버지가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캡쳐해 올렸다. 아버지는 메시지에서 “소중한 막내딸, 성적 잘 안 나왔다고 좌절하고 그러지 마”라며 “아빠가 돈 버는 이유가 너랑 언니 때문인데 아빠 능력이 아직도 짱짱해”라고 딸을 다독였다. 이어 “두 공주님 평생 비싸진 않더라도 좋은 것만 먹여 살릴 정도는 되니 든든히 아빠만 믿고 살아”라며 “수능 한 번 더 보고 싶으면 더 보면 되고, 여행을 갔다 오든, 대학 안 가고 하고 싶은 거 다 도전해도 좋고”라며 딸을 위로했다. 아버지는 “그렇게 축 멍텅구리처럼 처져 있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아빠가 살아보지 못했던 재미있는 환경들이 요즘 시대에는 많이 갖춰져 있으니 딸내미들이 경험하고 아빠한테 알려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아버지는 딸에게 500만원을 건네며 “너희 언니는 물어보니까 주식에 넣었다가 반토막 났대. 그렇게만 쓰지 않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이 글을 본 네티즌들은 “수능 만점 받는 것보다 저런 아빠가 계신 게 더 행운이다”, “저런 아버지 밑에서 어느 누가 잘 안될 수 있을까”, “좋은 아버지 덕에 딸들이 잘 컸을 것”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번 수능은 국어와 수학, 영어에서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고난도 문항이 출제되면서 전년도보다 다소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국어영역에서는 ‘독서’의 난도가 높아지는 등, 표준점수 최고점이 2024학년도 수능(150점)만큼은 아니지만 2025학년도 수능(화법과 작문 136점·언어와 매체 139점)보다는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 “욕먹으려고 방송하는 느낌”…악플 고통 호소한 ‘88만 유튜버’

    “욕먹으려고 방송하는 느낌”…악플 고통 호소한 ‘88만 유튜버’

    개인 채널 구독자 88만여명을 보유한 인기 유튜버 풍자(37·본명 윤보미)가 자신을 향한 비난 댓글로 인해 심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풍자는 지난 1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풍자테레비’ 영상에서 “제가 방송 활동을 하면서 느낀 게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팬들이 저를 되게 좋아해 주시는 걸 알고 있다”면서도 “‘선플’(좋은 댓글)이 100개, 1000개여도 ‘악플’(악성 댓글) 하나에 꽂힐 때가 있다. 그래서 요즘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털어놨다. 풍자는 이어 “방송하면서 ‘나는 미움받으려고 방송을 하는 사람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며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나를 욕할) 빌미를 계속 주는 느낌이었다. 그들에게 더 욕먹기 위해 방송하는 것 같았다. 요즘 머리가 좀 아팠다”고 하소연했다. 풍자는 그러면서도 자신을 좋아해주는 팬 덕분에 위로를 얻는다고 했다. 그는 “오늘 한 어머님을 만나 10분 정도 대화했다. 날 보더니 수줍어하며 ‘풍자 씨, 응원해요. 감사해요’라고 말씀하시는 모습에 감사한 마음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분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치유를 얻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성전환자 방송인인 풍자는 뛰어난 입담으로 온라인상에서 인기를 얻었다. 그가 진행자를 맡은 스튜디오 수제 웹 예능 시리즈 ‘또간집’은 조회수 100만회를 꾸준히 넘기며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 과한 식탐, 뇌의 ‘이 부위’와 관련 있다 [달콤한 사이언스]

    과한 식탐, 뇌의 ‘이 부위’와 관련 있다 [달콤한 사이언스]

    요즘 영상 콘텐츠의 대세는 아무래도 ‘먹방’(먹는 방송)과 ‘쿡방’(요리 방송)이다. 인간의 가장 원초적 본능이라고 하는 식욕을 자극하기 위한 것들이다. 식욕은 즐거움 때문이든, 에너지 섭취를 위함이든 뇌의 여러 영역 간 복잡한 상호 작용의 결과다. 문제는 이런 식욕이 과해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다. 식욕 억제를 통해 체중 감량을 촉진하는 약물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뇌 네트워크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신경외과, 정신건강과, 신경과학과, 공학 및 응용과학대 생명공학과, 유타대 의대, 듀크대 의대 신경외과, 공대 의생명공학과,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UCLA) 신경과학 및 인간 행동 연구소, 필라델피아 재향군인 병원 공동 연구팀은 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인 약물 ‘마운자로’가 통제 불능의 섭식 행동을 보이는 사람의 뇌 활동을 억제하고 음식에 대한 갈망도 몇 달 동안 줄여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에는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연구하고 있는 최원경 박사, 노영훈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의학’ 11월 18일 자에 실렸다. 마운자로는 제2형 당뇨 관리를 위해 승인된 주사제 형태의 전문의약품으로 체중 감량 효과도 뛰어나 비만 치료제로도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타르제파타이드 같은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체중 감량을 촉진하지만, 불규칙한 섭식 행동을 어떻게 조절하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중증 비만과 섭식 행동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참가자 세 명에게 전극을 부착해 뇌 활동을 기록하고 분석했다. 조사 결과, 음식에 대한 강한 강박과 갈망은 측좌핵에서 강한 저주파 뇌 신호(델타-세타 활동)와 연관돼 있음이 확인됐다. 실험 참가자 2명에게 해당 뇌 영역에 치료용 심부 뇌 자극을 가하면 뇌 신호와 음식 강박이 감소한다는 점을 확인함으로써 델타-세타 활동이 음식 강박과 갈망의 생체 지표가 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비만 대사 수술받은 참가자는 당뇨 관리를 위해 타르제파타이드를 투여받았는데, 이것 역시 음식 갈망과 체중을 줄여줬다. 약물 투여나 심부 뇌 자극이 중단되고 몇 달이 지나면 다시 뇌 신호가 원상 복구되고 음식 강박이 다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케이시 할펀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로 식욕억제제와 같은 약물이 어떻게 뇌 활동을 변화할 수 있는지 아는 것은 섭식 습관과 음식에 대한 강박, 섭식 장애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 “난각번호 4번이었다”…이경실, ‘달걀 사업’ 가격 논란

    “난각번호 4번이었다”…이경실, ‘달걀 사업’ 가격 논란

    개그맨 이경실이 달걀 사업을 시작한 가운데 가격 논란이 불거졌다. 16일 동료 개그맨 조혜련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이경실의 우아란. 진짜 달걀 중에 여왕이다. 너무 맛있다! 꼭 한번 드셔보세요”라며 이경실이 판매 중인 달걀 ‘우아란’을 홍보했다. 그러나 이러한 홍보가 오히려 독이 됐다. 조혜련이 공개한 사진 속 달걀에는 난각번호 4번이 찍혀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해당 브랜드에선 난각번호 4번 달걀을 판매하고 있다. 달걀 난각번호는 사육 환경을 알려주는 번호를 뜻한다. 1번은 방사(자유 방목), 2번은 평사(실내 평사 사육), 3번은 개선된 케이지(현행 기준 마리당 0.075㎡로 단계적 확대 중), 4번은 기존 케이지(마리당 0.05㎡)에서 생산된 계란을 뜻한다. 이경실의 브랜드 달걀은 인터넷에서 30구에 1만 5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여기에 배송비가 추가된다. 이에 난각번호 4번 달걀을 난각번호 1번 수준의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네티즌들은 “난각 4번인데 1만 5000원은 너무 비싸다”, “마트 가면 난각 4번 30구에 7000~8000원쯤이던데 2배 가격이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우아란 측은 난각번호 4번 달걀에 대해 “달걀을 생산하는 사람들이라면 난각 번호와 관계없이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임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면서 “요즘 농장은 상향 평준화가 돼있다. 자극적인 마케팅으로 소비되는 살충제 검출 달걀 등은 과거의 이야기다”라고 상세페이지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이어 “동물복지란의 비싼 가격은 좋은 환경과 동물에 대한 존중에 매겨지는 것이지 더 좋은 품질 때문은 아니다”라며 “모든 농장이 동물복지가 된다면 달걀은 한 알에 3000원이 될지도 모를 일이고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사먹는 빵은 이제 비싼 값에 고민을 해야할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쁜 달걀은 없다. 이것이 시장에 4번 달걀이 필요한 이유며, 4번 농장의 사정을 개선하고자 하는 이유고, 달걀의 구매 기준이 난각번호가 아닌 품질이 돼야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경실은 지난 8월 유튜브 채널 ‘롤링썬더’에서 “어린 시절 엄마가 공부를 잘했던 언니에게만 달걀 프라이를 밥에 올려줘 한이 맺혔다”면서 “현재 달걀 브랜드 모델이 됐고, 인터넷 판매 사업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기고] AI와 ESG 공존을 위한 새로운 과제

    [기고] AI와 ESG 공존을 위한 새로운 과제

    요즘 산업계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인공지능(AI)이라고 할 수 있다. AI는 업무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이라는 기대 속에 여러 산업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도입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이 AI를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전에 지금의 AI 못지않게 뜨거운 주목을 받았던 주제가 있었다. 바로 ‘ESG’ 경영이다. ESG는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고려해야 하는 세 가지 핵심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의미한다. 환경 보호와 사회적 책임, 투명한 경영을 균형 있게 실천함으로써 장기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경영 방식이다. 그동안 ESG는 환경 보호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 공동체의 삶의 질을 높이고, 동시에 기업의 장기적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주목받아 왔다. 실제로 ESG 지수가 높은 기업들이 장기 재무성과에서도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는 연구 역시 꾸준히 제시되고 있다. 다시 AI로 돌아가 보면 AI는 긍정적인 기대만큼이나 다양한 걱정거리도 내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규모 AI 모델을 운영하는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과 냉각수를 소모한다. 여기에 AI 자동화로 인해 수많은 일자리가 대체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 역시 나온다. 이런 점에서 결국 AI는 ESG 경영이 지향하는 지속가능성과 상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AI를 활용한 수많은 혁신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ESG 경영의 가치 또한 여전히 중요하다. 따라서 두 영역이 상호 보완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AI 혁신과 ESG를 함께 실현할 방안을 모색하는 일이야말로 앞으로 AI와 함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따라서 데이터센터 운영 과정에서 ESG 경영을 AI와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는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본질적으로 많은 열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효율적인 냉각시스템과 공조시스템의 구축 및 운영은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공조시스템의 체계적인 유지보수와 관리를 통해 에너지를 절감한다면 이는 곧 AI 활용과 ESG 경영을 병행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해법이 될 것이다. 다만 이러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많은 기업의 역량은 아직 완결 단계라고 하기보다는 현재진행형에 가깝다. 데이터센터는 지적 재산을 통합 관리하는 특성상 다양한 설비를 여러 업체가 분산 관리하기보다 설계와 시공, 운영과 유지보수 등을 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전문 HVAC(냉난방공조) 솔루션 기업에 의한 통합적인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문적인 공조설비 통합 유지보수 서비스는 서로 연결된 다양한 설비의 성능과 효율을 최적화해 에너지 절감과 설비 수명 연장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비용 절감은 물론 환경과 자원 보존에도 기여한다. 즉, 체계적인 관리 방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공조설비 통합 유지보수를 활성화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가진 HVAC 전문 통합 솔루션 기업을 육성하는 일은 AI 시대 데이터센터의 지속가능한 ESG 경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유광열 하이엠솔루텍 대표
  • [세종로의 아침] 흥행이 남긴 과제

    [세종로의 아침] 흥행이 남긴 과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슈퍼위크’는 여러모로 흥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지지율 반등이 보여 주듯 외교안보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에게 여러 자리에서, 다양한 지점의 질문과 평가가 쏟아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한을 중심으로 각국 정상들을 주연으로 한 연속극이 경주를 무대로 펼쳐졌다. 우선 도무지 타결 기미가 안 보이던 한미 관세 협상이 지난달 29일 정상회담을 통해 전격 합의를 이루며 숨통을 틔웠다. 자동차 대미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고 반도체는 경쟁 상대인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적용하기로 하는 등 불확실성을 다소 줄였다는 안도의 분위기가 이어졌다. 하이라이트는 정부의 숙원이었던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미국이 승인한 것이다. 회담 준비 과정에선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인데 버젓이 생중계되는 모두발언에서 “핵추진잠수함의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 주면 좋겠다”는 이 대통령의 승부수가 놀라웠다.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으로 무역 전쟁이 잠시 숨을 고르게 된 가운데 이뤄진 지난 1일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깨알 재미가 더해졌다. 시 주석이 선물한 샤오미 최신형 스마트폰을 가리켜 이 대통령이 “통신 보안은 잘 됩니까”라고 묻자 시 주석이 “백도어(뒷문)가 있는지 한번 살펴보라”며 받아쳤다. 중국산 디지털 기기에 데이터 탈취, 원격 조작 등 사이버 공격용 ‘백도어’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는 것을 두고 두 정상이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은 것이다. 내내 굳은 표정을 짓던 시 주석이 파안대소하는 모습이 반전처럼 다가왔다. 11년 만의 시 주석 방한을 계기로 경색됐던 한중 관계 복원 의지를 다진 양국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상견례였던 한일 정상회담은 이후 이 대통령의 발언으로 더 관심을 모았다.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총리를 실제로 만나 보니 어땠냐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가 개별 정치인일 때와 국가 경영을 총책임지는 입장에 섰을 때의 생각과 행동이 다를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일본이 요즘은 저에 대해 별로 크게 걱정 안 하지 않느냐”는 여유도 덧붙이며 한일 간 간극을 잘 풀어 가겠다는 뜻을 내보였다. 주연들은 각자의 무대로 돌아갔고, 드라마는 이제 본격적인 전개를 풀어 갈 차례다. 흥미롭던 장면마다 과제가 산적해 있다. 한미 정상회담 이후 2주 만에 공개된 공동 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에는 여전히 모호한 구석이 많다. 어렵게 얻어낸 핵잠 건조나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등 원자력 협력 방안 모두 사실상 백지 상태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다듬어 가야 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3.5%의 국방비 인상, 총 330억 달러(약 48조원) 규모 주한미군 지원, 미국산 장비 250억 달러(37조원) 구매 등 우리가 부담해야 할 ‘안보 청구서’는 천마총 금관만큼 무겁다. 한미동맹 현대화를 둘러싼 중국의 경계도 관리해야 한다. 지난 13일 기자들과 만난 다이빙 주한 중국대사는 시 주석 방한으로 양국 관계가 새로운 동력을 얻었다면서도 핵잠 도입과 관련, “신중히 처리하길 바란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고 “한미동맹이 결코 대만 문제에 불을 지르지 않기를 바란다”는 경고도 보탰다. ‘극우 본색’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무력 개입’ 발언으로 중일 갈등이 격화하며 중국 외교부는 자국민들에게 일본 여행 자제령을 내리기도 했다. 한일 간 과거사 충돌도 언제 다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이다. 이번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은 다자는 물론 양자 무대를 잘 이끌며 협력 공간을 넓혔다고 평가된다. 며칠간의 드라마가 ‘반짝’ 흥행에 그치지 않도록 과감한 승부수와 반전의 여유를 복잡하게 얽힌 청구서와 과제를 풀어 가는 세밀함과 인내로 이어 가야 한다. 허백윤 정치부 기자(차장급)
  • “초고령사회 공공·지역의료 해법은 디지털 헬스·비대면 진료”[최광숙의 Inside]

    “초고령사회 공공·지역의료 해법은 디지털 헬스·비대면 진료”[최광숙의 Inside]

    의료정책, 긴 호흡 가지고 펼쳐야절차적 정당성·숙의 과정이 중요의료정책에 현장 목소리 반영을필수 의료, 적절한 보상 이뤄져야평생 이력 관리 방법까지 고민을‘연구 보장’ 의사과학자 양성 필요비대면 원격진료, 선택 아닌 필수서울서 수술, 지방서 원격 협진을해외 진출 ‘한국 대표 상품’ 가능의사인가, 교수인가. 오히려 변화를 추구하고 실행력이 있는 의료 행정가의 면모가 보인다. 최근 아시아원격의료학회 초대 회장을 맡은 강대희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그는 지난 1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비대면 진료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정보기술(IT)을 활용한 디지털 헬스 기술로 공공·지역의료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응급실 뺑뺑이와 소아과 오픈런 등으로 촉발돼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문제로 이어진 의정갈등이 봉합 수순을 밟고 있지만 의료개혁은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태다. -의정갈등 이후 의료계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 “지난해보다 안정됐지만 의정갈등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 정부의 의료정책 방향과 해법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직역 간 갈등 중재·조정이 관건 -새 정부 의료정책의 골자는 뭔가. “아직까지 의료개혁특위 구성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등 뚜렷한 개혁 청사진은 보이지 않는다. 한미 관세 협상 등으로 정부가 신경 쓸 일이 많은 탓에 보건의료에 우선순위를 두기 어려운 상황이 아닌가 싶다. 의사와 간호사, 개원의 등의 이해관계가 첨예한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 듯하다.” -난제가 많아 손 대기 어렵다는 건가. “보건의료 정책은 워낙 다루는 분야가 많다. 역대 보건복지부 장관 중 복지부 관료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은 이들은 중진급 정치인 출신들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직역 간 갈등 중재와 조정, 소통을 잘했기 때문이다.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의료정책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긴 호흡을 가지고 정책을 펼쳐나가야 하는데, 새 정부의 뚜렷한 의지가 보이지 않아 우려된다.” -당초 의정갈등도 소통 부족에서 기인하지 않았나. “보건의료 정책 추진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절차적 정당성을 준수하고 숙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지난 정부에서 의과대학 2000명 증원을 밀어붙인 정책이 실패로 돌아간 것은 이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소통, 신뢰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최근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이 발의됐는데,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응급실이 있는 병원은 응급환자를 볼 수 있는 의사와 병상이 없어도 환자를 받아야 한다고 강제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환자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 다른 환자를 수용할 수 없는 곤란한 상황인데도 이를 강제하면 더 큰 의료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의료정책 입안 전 의료 현장을 파악하고 의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 -응급실 뺑뺑이 문제는 결국 필수의료 인력 부족 때문 아닌가. “맞다. 필수의료 기피는 의료행위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근본 원인이다. 의료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행위별 수가제도다. 의사의 진료 행위에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뇌·심장·암 수술 등 필수 분야 수가는 제대로 매겨지지 않았다. 신경외과·흉부외과·산부인과 등의 수술비는 미국의 10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의료사고 등 리스크는 크다. 돈은 안 되는데 리스크만 크면 누가 하고 싶겠나.” ●남들이 안 하는 것을 하는 게 공공의료 -소아과 뺑뺑이 문제도 심각하다. “기본적으로 의대생들이 소아과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서울대병원 소아과 레지던트 및 전공의는 미달이다. 요즘 소아암이 급증하는데 소아암 전공 의사가 전국에 20~30명에 불과하다. 앞으로 소아암 치료를 받으려면 외국으로 나가야 할 판이다. 보건소만 공공의료가 아니다. 남들이 안 하는 것을 하는 것이 공공의료다.” -최근 국가교육위원회에서 필수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부인과·소아과에 병역 면제를 하고 대학 입시에선 공공의료 분야와 일반 의사, 의사과학자 등 3개 분야를 별도로 뽑자는 제안을 했다. “좋은 방안으로 보일지 몰라도 이들의 평생 이력 관리를 어떻게 할지 등 출구전략까지 고민해야 한다. 일본은 과거 산재 환자가 많아 산업의학 의사를 키우는 대학을 신설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이후 갈 수 있는 자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에서는 의사들에게 병역 특례를 주었다. 군대를 가지 않는 대신 4년간 연구하도록 하고 박사학위를 수여했다. 성공적인 모델이었지만 이들은 다시 안과·내과 등으로 복귀해 환자를 진료한다. 계속 연구할 수 있는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대책 없이 봉합식 미봉책으로는 성공하지 못한다.” -의사과학자 양성도 중요한 과제인데. “앞으로 우리나라에 가장 중요한 의료인력은 바로 의사과학자다. 미국의 의사과학자양성프로그램(PSTP)은 노벨상 수상자 10여명 등을 비롯, 면역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능한 연구자를 다수 배출했다. 미 국립보건연구원에서 매년 의사를 200명씩 뽑아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국립보건연구원에서 의사를 선발해 평생 연구할 수 있게 해 주면 노벨상 수상의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정부가 국립대병원 소속을 교육부에서 복지부로 이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국립대병원에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 예를 들어 경북대는 교육부 소관인데 경북대병원이 복지부 산하로 간다면 행정 이원화로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임상 교수는 복지부 소속인 반면 기초의학 교수는 교육부 소속이 된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복지부가 의사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지역 거점 국립대병원이 복지부로 이관되면 연구보다는 진료에 치중하게 된다. 또 국립대병원이 지역의료원들을 관리하는 공공의료 중심 역할을 맡으면 의료 역량이 분산돼 병원 수준이 떨어질 수도 있다.” ●지역의료 붕괴, 지방 소멸 차원 접근해야 -연봉 수억원을 줘도 지방병원에선 의사를 구하지 못한다. 무너지는 지역의료 문제 해법은. “경남 거창군의 경우 지난해 250명의 신생아 대부분이 다른 도시에서 출산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상주하지만 인구 감소로 환자수가 줄어드는 게 현실이다. 지역의료 붕괴는 지방소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보건소 역할 재정립 등 지역의료 혁신이 필요하다.” -서울대 의대 지역의료혁신센터가 지역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각 지역과 협진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고 들었다. “원격·재택 진료에서 지역의료 해법을 찾아야 한다. 방학 때 한 달씩 전남 화순, 경북 포항, 경남 통영, 강원 평창 등에 거주하면서 지역의료의 문제점을 발굴했다. 붕괴된 지역의료를 살리려면 디지털 헬스를 바탕으로 원격 협진과 비대면 진료를 활성화해야 한다.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지방 환자가 서울의 ‘빅5’ 병원에서 심장 수술을 받더라도 환자 진단·케어는 지방병원과의 원격 협진을 통해 할 수 있다. 현재 센터에서 평창·남원·제주 등과 이런 협진 인프라 구축 작업에 들어갔다.” -초고령사회 의료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하지 않나. “의료 패러다임이 질병 치료에서 예방과 돌봄으로 바뀌고 있다. 질병 패턴도 바뀌고 있다. 만성병·고혈압·당뇨·고지혈증·암 등이 증가 추세다. 이들 질병 예방에 의료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 초고령사회의 의료 대안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 환자가 병원에 오지 않아도 스마트폰 영상 통화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의사 진단 및 처방이 이루어지는 비대면 진료다. 우리보다 먼저 초고령사회를 맞이한 일본도 비대면 진료를 확대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일부 의사는 안전성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만 30년 하고 있다. 일부 시범사업을 해도 약 배송도 못 해 반쪽짜리란 지적이 제기된다. 비대면 원격진료는 더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코로나 팬데믹 때 이뤄진 3200만건 비대면 진료 중 중증 부작용은 10건도 되지 않아 안정성을 확보했다. 미국은 전체 의료의 30% 이상이 비대면으로 이루어진다. 비대면 진료는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이나 이동이 어려운 고령층 등에게 의료권을 보장해 의료공공성을 확보하는 길이기도 하다.” ●아시아 원격의료 공동 연구 논의 -원격의료는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한데. “혈압과 혈당 등을 실시간 측정해 스마트폰 앱으로 보여 주는 반지와 심전도를 측정하고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위험성을 알려 주는 패치가 개발됐다. 이런 디지털 헬스케어는 IT 강국인 우리나라의 강점을 잘 살릴 수 있다. 신약 개발에는 돈이 많이 든다. 하지만 원격의료는 자금을 적게 투입해도 아시아·유럽 등으로 진출하는 한국의 대표 상품이 될 수 있다. 우리의 미래 먹거리다. 이런 취지로 최근 아시아 각국의 원격의료 및 디지털 헬스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아시아원격의료학회’를 설립해 공동 연구와 의료데이터 표준화 등을 논의하고 있다.” -의료개혁과 관련해 정부에 바라는 게 있다면. “미래의료에 대비해야 한다. 예방·예측·맞춤·참여가 중요하다. 새로운 것을 하는 것보다 기존에 나와 있는 정책 중 꼭 해야 할 디지털 헬스·원격의료, 의사과학자 양성, 지역의료 혁신 등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강대희 서울대 의대 교수는 서울대 의대 출신으로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환경보건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6년부터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예방의학 분야, 특히 암 예방 분야 세계적인 전문가다. 한국인 최초 미국질병예방통제센터 역학조사 요원으로 2년간 근무하고 미국 암연구학회 공식전문지 ‘암예방연구’ 편집장을 지냈다. 아시아원격의료학회장, 한국미래의료혁신연구회·한국원격의료학회장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서울대 의대 지역의료혁신센터를 설립해 부산·경북·전남·전북에서 정책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 “양말 잘라 만들었냐” 조롱하더니 ‘품절템’…한정판 폰케이스, 뭐길래

    “양말 잘라 만들었냐” 조롱하더니 ‘품절템’…한정판 폰케이스, 뭐길래

    애플이 일본 브랜드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와 협업해 선보인 한정판 액세서리 ‘아이폰 포켓’(iPhone Pocket)이 전 세계적으로 품절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웃돈을 얹어 중고 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정판 중고 거래 플랫폼 크림(KREAM)에는 아이폰 포켓 긴 스트랩 검은색이 47만원에 올라와 있다. 정상 판매가가 33만 9000원인 것을 고려하면 약 39% 비싸게 판매되는 셈이다. 45만원에 올라온 같은 제품은 이미 판매가 완료됐다. 현재 애플코리아 사이트에서는 긴 스트랩(시나몬·블랙·사파이어)은 모두 품절이다. 짧은 스트랩(블랙·레몬·만다린·퍼플·핑크·피콕·사파이어·시나몬)만 재고가 있다. 아이폰 포켓은 3D 니팅 기술을 적용한 천 소재의 파우치로, 아이폰과 간단한 소지품을 함께 넣을 수 있는 슬링 형태의 웨어러블 액세서리다. 이세이 미야케 특유의 플리츠 소재를 살렸다. 숄더·크로스백처럼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짧은 스트랩(23만 9000원), 긴 스트랩(33만 9000원) 두 가지 모델로 나왔다. 애플 측은 “이세이 미야케가 추구하는 ‘한 조각의 천’ 개념에서 영감을 받아 ‘옷이나 몸에 더해지는 또 하나의 포켓’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아이폰 포켓은 애플이 2015년 이후 10년 만에 다른 브랜드와 협업한 제품이기도 하다. 애플은 프랑스, 중화권, 이탈리아, 일본, 싱가포르, 한국, 영국, 미국 일부 등 전 세계 10개 매장에서만 한정 판매했다. 해당 제품은 공개 당시만 해도 “양말을 잘라 만든 것 같다” “요즘 아이폰 도난 사건이 얼마나 많은데 지퍼가 없어서 되겠냐” “애플이 팬들의 충성도를 시험하는 것 같다”는 등의 혹평을 받았다. 하지만 막상 판매를 시작하자 전 세계적으로 품절 사태가 빚어졌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다른 브랜드와 협업을 쉽게 하지 않는다는 점이 혹평 속에서도 제품이 잘 팔리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포브스는 “패션 브랜드 이름, ‘포켓’의 독창성, 그리고 이 제품이 한정판임을 알려주는 ‘스페셜 에디션’이라는 문구가 결합돼 이 액세서리를 매력적으로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 북한군 요즘 뭐하나 했더니…푸틴땅서 ‘나토 탄약’ 만지작 (영상) [배틀라인]

    북한군 요즘 뭐하나 했더니…푸틴땅서 ‘나토 탄약’ 만지작 (영상) [배틀라인]

    “친근한 어버이, 위대하신 령도자~”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공병들이 ‘김정은 찬양가’를 목청 높여 부르며 쿠르스크 최전선으로 향했다. 14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 기관지 크라스나야즈베즈다와 현지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북한 공병들이 러시아 공병들과 함께 쿠르스크 최전선에서 지뢰 제거를 위해 협력하는 현장을 공개했다. 북한 공병들은 이른 아침 작업지로 향하는 군용차 안에서 지난해 초 새로 공개된 김정은 찬양가 ‘친근한 어버이’를 불렀다. 지뢰 제거 현장에서는 무릎을 꿇고 인공기에 뺨을 갖다대는 의식을 치른 뒤 작업을 시작했다. 최신 정찰 및 탐지 장비를 갖춘 이들은 러시아의 최신 로봇 시스템인 우란, 스탈케르도 적극 활용했다.지뢰와 폭발물을 발견하면 붉은 깃발로 능숙하게 표시했다. 호출부호가 ‘벨레스’인 러시아 공병대 지휘관은 모든 북한 공병이 임무 투입 전에 러시아군 공병대 훈련소에서 훈련받았다고 밝혔다. 북한 공병들이 사격 훈련을 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그는 “쿠르스크 지뢰 제거를 포함해 ‘특별군사작전’에서 실전 경험을 쌓은 교관들이 훈련을 진행했다”며 “우리는 단체·개인별 이론·실전 훈련을 통해 귀중한 지식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 공병들의 지뢰제거 작업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한 니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대전차·대인지뢰, 집속탄 등 다양한 탄약과 폭발물을 접했다고 벨레스는 설명했다. 그는 북한 공병이 부상자에게 접근해 안전한 장소로 옮기고 응급 처치하는 방법도 배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북한 공병은 엄청난 양의 폭발 위험물을 발견하고 무력화했다. 그들은 이 과정에서 책임감 있게 일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매체들은 쿠르스크의 여러 곳에서 북한 공병들의 도움으로 지뢰가 제거돼 내년 봄에는 농사를 시작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 친구들의 이타적이고 영웅적인 도움에 대단히 감사하다”며 “그들의 도움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위험하고 복잡한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우리의 북한 친구들이 우리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고 이를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쿠르스크는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군이 침공해 점령한 러시아의 접경 지역이다. 러시아는 북한 파병군의 도움을 받아 이 지역을 완전히 탈환했다고 지난 4월 발표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이 지역에 많은 폭발물을 남겨두고 떠났고, 아직도 드론으로 지뢰 매설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6월 평양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 쿠르스크 지뢰 제거와 복구를 위한 북한 병력·인력 추가 파견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북한은 지난해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에 따라 군사적으로 밀착을 강화하고 있다. 북한은 파병을 통해 현대전 실전 경험을 쌓고 러시아에 파병에 대한 대가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정원 “北건설부대 5천명 러 순차 이동…공병 1천명 지뢰제거” 앞서 국가정보원은 4일 “북한군 건설부대 5000여명이 9월부터 러시아로 순차 이동 중이며, 인프라 복구에 동원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정원은 “북한 파병군 1만여명이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 부근에 전진 배치돼 경비 임무를 수행 중”이라며 “추가 파병된 공병 1000여명은 지뢰 제거에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북한 내부에서는 추가 파병에 대비한 훈련과 차출 동향이 지속적으로 감지되고 있어 주시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 “북한의 핵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단거리 미사일 개발, 무인기 사업이 진전됐다”고 평가했다. 국정원은 “열병식에 등장한 고체 ICBM 화성-20형은 19형과 대비해 동체를 경량화한 것으로 추진체가 성능 개량된 특징이 있다”며 “탄두부 공간이 확대돼 다탄두 탑재나 탄두 무게 증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보고했다. 이어 “미사일의 경우 러시아 도움을 받아 유도 성능과 정밀도를 개선하고 있다”며 “특히 무인기 개발 진척 속도가 빨라 안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극초음속 미사일, 정찰위성, 구축함은 실제 성능 구현까지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핵잠수함, 장거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수중 무기체계 개발도 진척이 더딘 상태”라고 평가했다. 국정원은 “북한 군수책임자들의 러시아 방문이 활발해지고 있어 러시아의 민감 기술 이전 여부 등을 면밀하게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 “미국인들이 제일 좋아해”…요즘 한국 오면 ‘이것’ 꼭 산다는데

    “미국인들이 제일 좋아해”…요즘 한국 오면 ‘이것’ 꼭 산다는데

    의료·미용·건강관리 분야 전반에서 한국을 찾는 방문객이 늘어나며 K의료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는 가운데, 틈새시장으로 ‘K안경 투어’가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빠른 제작 속도와 합리적 가격, 트렌드를 반영한 디자인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17일 인바운드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에 따르면 올해 6월부터 10월까지 안경원 상품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608% 급증했다. 크리에이트립을 통해 안경원 상품을 예약하는 외국인의 국적은 미국(49%)이 가장 많았고, 대만(26%)과 독일(9%)이 뒤를 이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안경원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속도와 가격이다. 자국에서는 수일이 걸리는 제작이 한국에서는 검안부터 수령까지 30분~1시간이면 가능해 여행 중에도 안경 수령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격 역시 본국보다 저렴해 고품질 제품을 합리적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패션 트렌드를 반영한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외국인들이 K안경을 단순한 시력 교정용이 아닌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하며 자국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스타일을 찾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 임혜민 크리에이트립 대표는 “안경원 방문이 외국인에게 독특한 한국 여행 경험이 되고 있다”며 “한국만의 강점을 살려 안경원이 뷰티·의료에 이은 필수 관광 코스로 자리 잡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의료관광은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은 117만명으로, 팬데믹 이전 최고치였던 2019년(49만 7000명)의 두 배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 “기왕 마실 거면 강하게”…가성비 갖춘 ‘이 맥주’가 요즘 인기라는데

    “기왕 마실 거면 강하게”…가성비 갖춘 ‘이 맥주’가 요즘 인기라는데

    국내 맥주 소비량은 줄고 있는 반면, ‘고(高)도수 맥주’ 구매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논알코올 주류와 하이볼 등으로 주류 소비가 분산되면서 맥주 시장 소비는 감소하고 있으나, 한 잔만으로 충분한 만족감을 주는 높은 도수의 맥주는 ‘가성비 주류’로 자리 잡으며 되레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시장조사기업 엠브레인 딥데이터의 구매 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최근 1년간(MAT) 전체 맥주 시장 구매 추정액은 2조 16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 3292억원)보다 7.0%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 소비자들의 수요가 논알코올 주류, 하이볼 등으로 분산되고 있는 동시에 주요 맥주 제품 가격 인상에 대한 부담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같은 기간 고도수 맥주는 판매량이 성장했다. 올해 9월 기준 고도수 맥주의 구매 추정액은 3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경기 침체로 주류 소비 자체가 위축된 상황에서 고도수 맥주가 가성비 있는 선택지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고급 주류보다 가격 부담이 적고, 일반 맥주보다 높은 도수로 빠른 만족감을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고도수 맥주는 일반적으로 알코올 도수 7도(%) 이상의 맥주를 뜻한다. 국내에서는 맥주에 대한 명확한 법적 분류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장 관행에 따라 알코올 도수 6~7% 구간은 세션 IPA보다 강한 스트롱(Strong)으로 분류하고, 8~12%대는 임페리얼(Imperial), 더블 IPA, 임페리얼 스타우트(Imperial Stout) 등 고도수 프리미엄 세그먼트로 취급한다. 20대 젊은 세대의 변화도 두드러졌다. 연령별 구매 데이터를 보면 고도수 맥주 시장은 50·60 남성 세대의 구매 추정 신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1%, 43.2%로 시장 성장을 주도했으나, 여성의 수요도 35.5% 늘어 20대 남성(-21.9%)보다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규모 자체가 크진 않지만, 높은 도수를 즐기는 문화가 젊은 층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이종수의 산책]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

    [이종수의 산책]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

    고백하건대, 나는 그림에 문외한이다. 문외한이었다. 변명을 하자면 접할 기회가 없었다. 초등학교는 온통 소나무로 둘러싸인 산골에 있었고, 그림 한 점 걸린 게 없었다. 숲과 자연이 선사했던 아침 풍경과 저녁 정취에서 아이들은 감성을 얻을 수 있었지만 학교의 교육으로 배우지는 못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그림뿐 아니라 음악도 비슷하긴 하다. 담임 선생님이 풍금을 치지 못해 칠판에 가사를 써 놓고 선생님이 선창하면 우리가 따라 부르는 식으로 노래를 배웠다. 6년 내내. 그래서 지금도 친구들은 콩나물 악보를 읽지 못한다. 유학을 가서는 돈과 시간이 없어 한눈을 팔지 못했다. 학위를 마치고 런던과 파리, 로마의 미술관을 돌아보며 눈을 떴다. 미술관을 한 바퀴 돌면 중세에서 현대에 이르는 회화의 변천이 눈에 들어온다. 인상주의가 근대와 현대를 어떻게 잇는지, 추상미술은 왜 관람객을 상상력으로 그림에 끌어들여 참여시키는지, 현대 미술에서 작가는 자신의 관념을 어떻게 그림에 결합시키는지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 그러다 그림의 힘과 미술관 효과를 체험하게 됐다. 한번은 세브란스병원이 환자들의 왕래가 잦은 복도에 복잡한 그림을 걸어 놓은 적이 있다. 그랬더니 그 그림을 보던 환자가 발작을 일으키는 일이 일어났다. 예기치 못한 사건이었다. 성급히 그 그림은 교체됐다. 역으로, 박대성 화백이 전시를 할 때 어떤 중년 여성이 허리를 굽혀 작가에게 인사하는 걸 봤다. 그 여인은 자신이 우울증을 앓았는데, 화가의 그림을 보고 치료돼 감사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그림이 사람에게 주는 영향을 눈으로 봤던 셈이다. 좋은 그림이 걸린 전시장을 걷는 건 숲을 걷는 것과 같은 기분을 선사한다. 정부의 정책에 참여하며 지역발전을 성공시킨 세계적 사례들을 살펴보았다. 그중 눈에 띄는 건 미술관을 활용해 문화적 품격을 높이고, 막대한 수입을 올리며, 주민들의 자긍심을 하늘까지 끌어올린 지역들이었다. 일본의 나오시마, 스페인의 빌바오, 영국의 테이트 모던이 대표적인 경우다. 실제 그 사례들을 찾아가 보기도 했다. 일본의 나오시마를 잊을 수 없다. 구리 제련으로 온통 오염돼 있던 섬을 소이치로와 안도 다다오 두 사람이 바꾸어 놓았다. 거룩하기까지 했다. 아무리 봐도 한국의 어떤 바닷가보다 좋을 것도 없는 섬을 보물로 만들었다. 나지막한 건물로 미술관을 조성하고, 작은 디테일에 감탄을 발하게 하는 숙소를 지어 놓았다. 매년 백만 명 이상의 순례객이 찾아온다. 이른 아침 바닷가를 걷다 만난 사람들은 관광객이 아니라 순례객 같았다. 덴마크 루이지애나 미술관도 빛나는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이라 부른다. 건물의 크기나 투자된 돈으로 보자면 이곳은 루브르나 런던갤러리, 바티칸에 어림도 없는 수준이다. 그러나 바다와 자연을 미술관의 일부로 삼아 방문객을 작품으로 끌어들이는 미술관의 자태는 그 자체가 예술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이라고 사람들이 부르는데 나는 이의를 제기할 수가 없다. 요즘도 우리 주변에 지역개발의 전략으로 랜드마크를 만들고자 하는 단체장들을 보게 된다. 그런데 하나 묻고 싶은 게 있다. 왜 랜드마크 하면 고층 건물만을 떠올리는가. 루이지애나 미술관 같은 걸 만들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높은 시멘트 덩어리 만드는 걸 벗어나, 감동을 주는 그 무엇을 만들어 보자고 말하고 싶다. 혹시나 주변의 단체장이 덴마크 루이지애나 미술관으로 출장을 가겠다고 하거든 절대 이유를 묻지 말기를 바란다. 나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을 만들고 싶다. 루이지애나 미술관 같은, 바다를 품지 못하고 건물이 하나뿐이면 어떠한가. 작품 수가 적은 것도 상관이 없다. 빨치산에게 팔을 잘리고도 고난을 이겨 대가의 경지에 오른 화백이 작품을 학교에 기증했고, 다른 화가들의 작품도 더 기증을 받으려 노력하는 중이다. 지역의 주민들이 캠퍼스에 와서 치유를 받고, 청년들이 감동을 느끼며 공부해 아름다운 사람으로 성장해 간다면 멋진 미술관이 되지 않을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이종수 연세대 국제캠퍼스 부총장
  • 유튜브+AI 알고리즘에 빠진 언론, 어떻게 봐야 할까

    유튜브+AI 알고리즘에 빠진 언론, 어떻게 봐야 할까

    유튜브에는 ‘○○TV’ 등의 이름을 붙이고 온갖 음모론과 극단적 생각,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동영상들이 넘쳐난다. 이들도 ‘전가의 보도’처럼 쓰는 말이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 ‘진실 추구’다. 과연 언론의 자유와 진실은 무엇이고,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 것일까.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중심을 잡으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들이 잇달아 나와 눈길을 끈다. 교유서가 ‘첫 단추’ 시리즈 62번째 책인 ‘언론의 자유’(교유서가)에서 영국의 공공 철학자이자 대중 철학자인 나이절 워버턴 개방대(OU) 교수는 언론의 자유란 무엇이며, 왜 민주주의 사회에서 그토록 중요하게 여기느냐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언론의 자유’는 나의 말뿐만 아니라 듣기 싫은 타인의 발언 역시 보호해야 하는 것이며, 언론의 자유를 광범위하게 보호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 모든 국가의 전제 조건이다. 하지만 타인을 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명예훼손, 폭력과 테러를 유발하는 글도 표현의 자유를 누려야 하는 것일까. 워버턴 교수는 폭력을 선동하기 시작하는 지점에 한계를 설정한 존 스튜어트 밀과 ‘명백히 현존하는 위험을 초래할 만한 환경에서 사용되는가 그리고 그럴 만한 성질인가’를 기준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올리버 웬들 홈스 주니어 미국 연방대법관의 의견을 인용한다. 언론의 자유는 무제한이 아니며, 다른 고려 사항이 언론 자유의 원칙에 우선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렇지만 워버턴 교수는“민주사회의 유권자로서 현명한 판단을 내리고 싶다면 무엇보다도 다양한 견해를 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은령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교수는 ‘진실은 여전히 저널리즘의 원칙인가’(컬처룩)에서 ‘기후 위기는 중국이 만든 거짓말’이고 ‘지구는 사실 평평하다’는 등 각자가 믿는 대안 진실이 넘쳐나는 탈진실 시대에서 언론이 추구하는 진실이 무엇인지 질문한다. 정 교수는 “지지와 비판, 열광과 혐오가 들끓는 와중에 사실이 부차적 요소가 돼 버리는 현상은 모든 분야에서 나타나고, 사회적 약자들을 공격 목표로 삼는다”며 “언론이 애써 사실을 밝혀내도 정파적으로 윤색된 의견들이 더 득세하는 요즘 언론의 진실 추구는 낡은 원칙이 됐느냐”고 묻는다. 정 교수는 “사실 보도만큼 제대로 된 사실 확인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시민에게 파편적 정보가 아니라 사실과 사실이 아닌 것을 판단할 수 있는 맥락 있는 설명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변호사의 상흔 깨운 ‘이성조 교수 코인 사기’…후배 경찰에 사건 실체 듣고 정의감 타올라 [파멸의 기획자들 #40]

    변호사의 상흔 깨운 ‘이성조 교수 코인 사기’…후배 경찰에 사건 실체 듣고 정의감 타올라 [파멸의 기획자들 #40]

    ‘인류 평화에 기여하려고 미스코리아에 지원했다’는 식의 뻔한 답이 돌아올 줄 알았던 태성에게 그녀의 대답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유진에게서 작게나마 진정성이 느껴졌다. 그녀에게 뭔가 숨은 아픈 사연도 있을 것 같았다. 이때부터 태성과 유진은 한몸처럼 붙어 다녔다. 유진은 쉬는 날 태성의 누나와 만나 쇼핑도 다닐 만큼 친해졌다. 아들에게 전화 한 통 하지 않던 태성의 아버지조차 종종 유진에게 전화해 안부를 묻곤 했다. 태성이 로스쿨을 가겠다고 경찰을 그만뒀을 때도, 가족들은 그가 유진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없게 됐다는 현실을 더 슬퍼했다. 그렇게 두 사람의 관계는 ‘사랑과 우정 사이’ 어디쯤에 자리하고 있었다. “정유진 경위! 최근 들어서 가상화폐 관련 사기 사건들 접수된 것들 내용을 자세히 알려줄 수 있어?” 유진이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려다가 갑자기 들어온 질문에 당황하며 말했다. “선배, 잘 알면서 왜 그래. 그런 건 외부인에게 공개할 수 없잖아요.” 태성은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아, 미안. 내가 마음이 급해서 잠시 표현이 서툴렀어. 다시 질문할게. 요즘 가상화폐 관련 사기 사건 신고 접수가 많아졌어?”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청바지에 손을 찔러 넣고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녀의 얼굴에 피로감과 짙은 회의감이 함께 서려 있었다. “솔직히 요즘 장난이 아니에요. 신고 건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개인 정보가 털려서 자기 명의로 대포 통장이 만들어졌다는 피해자들과 가상화폐 사기 사건으로 돈을 날렸다는 피해자들이 폭증하고 있어요. 문제는 경찰이 이런 사건들에 매달리기가 쉽지 않다는 거예요. 당장 처리해야할 사건도 산더미 같으니까요. 코인 사기 사건 역시 피해 금액이 상당한 강력 범죄인데도 지금 경찰 인력 구조로는 어쩔 수가 없어요.” 태성은 유진의 말에 가슴이 답답해졌다. 과거 경찰로 일할 때와 크게 다를 바 없는 현실이 그를 안타깝게 만들었다. 스마트폰 검색창에 ‘가상화폐 사기 사건’을 검색했다. 김대유 사무장이 만든 ‘이성조 교수 사칭 불법 사기 거래 피해자를 구제해 드립니다’라는 광고 화면을 내밀었다. “유진아, 이거 한 번 봐줄래? 혹시 네가 말한 그 사건과 같은 거야?” 유진이 태성의 전화기 화면을 들여다보더니 크게 웃었다. “오~ 선배, 사진 진짜 잘 나왔네요. 편집자가 뽀샵질을 엄청 했구만. 이거 보여 주고 싶어서 온 거야?” 태성은 민망함에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지금은 농담을 받아칠 여유가 없었다. “으… 미치겠네. 일단은 아랫쪽에 있는 내용부터 봐줘.” 검지 손가락으로 태성의 스마트폰 화면 스크롤을 내리는 유진의 얼굴이 점점 굳어졌다. 장난기 가득했던 표정은 사라지고 진지함이 감돌았다. 조금 뒤에 그녀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맞아요. 요즘 접수되는 사기 사건과 같은 유형이예요. 선배 혹시 이 사건 수임한 거예요?” 태성은 고개를 저었다. “아냐, 사실은 사무장이 나 몰래 이런 광고를 만들어서 올려놨는데, 이 광고를 보고 누군가가 사건을 맡기려고 찾아왔었대.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그 분한테 전화를 해봤는데 몇 번을 해도 받지를 않아. 혹시라도 나쁜 생각을 한 건 아닐까 싶어서 문자도 보냈는데, 다행히 문자는 읽고 씹었더라고. 찾아온 분의 이야기와 사무장이 올린 광고 블로그의 내용을 종합해보니 옛날 그 사건이 자꾸 떠올랐어. 그래서 여기까지 온 거야.” 유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태성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녀의 눈빛 속에서 과거 태성의 아픈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이 사건 말이야. 사무장이 광고를 만들어서 게재할 정도면 이미 관련 사기가 엄청나게 일어나고 있다는 의미 아닐까? 네가 말한 대로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 사건이 접수된다면 그냥 넘어가선 안 되는 거잖아.” 유진이 침묵을 깨고 태성을 정면으로 응시했다. 그녀의 목소리에 단호함과 걱정이 배어 있었다. “선배는 이제 경찰이 아니예요. 혹시 그때 그 사건 때문에 이러는 거예요?” 유진은 태성이 경찰을 그만두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된 사건을 언급하며 그를 다그쳤다. 그의 가슴에 깊은 상흔을 남긴 그 사건의 그림자에서 태성이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직감했다. “아직은 잘 모르겠어. 어쨌든 지금 상황을 자세히 알아보고 싶어.” 태성의 눈빛이 흐려졌지만, 결심만큼은 확고해 보였다. 유진은 심각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복도 쪽 창문의 블라인드를 내렸다. 회의실 안이 일순간에 어두워졌다. “원래 외부인에 이런 내용까지 전해선 안 되지만… 선배를 진심으로 믿기에 말씀드릴게요. 지금부터 긴 이야기가 될 텐데, 마음 단단히 먹어요.” 유진은 태성에게 최근 몰려들고 있는 가상화폐 사기 사건 피해 사례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이야기가 길어질수록 태성의 주먹에 힘이 들어가고 있음을 느꼈다. 그의 눈빛이 어느새 경찰 시절의 날카로운 눈빛으로 변해 있었다. (3부 끝·41회로 이어집니다. 사기 피해 예방과 범인 검거를 위해 많은 이들과 기사를 공유해 주세요.)
  • “얼굴 손대서 다 망쳐”…후배들 성형수술에 ‘일침’ 가한 원로 女배우

    “얼굴 손대서 다 망쳐”…후배들 성형수술에 ‘일침’ 가한 원로 女배우

    배우 윤미라(74)가 후배들의 성형수술에 관한 소신을 밝혔다. 윤미라는 지난 13일 공개된 개인 유튜브 영상에서 후배 박형준(55)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선생님은 늘 변함이 없다. 미모가 역주행 중”이라는 박형준의 말에 윤미라는 “얼굴에 손을 대지 않아서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박형준을 향해 “(너도 얼굴에) 손댄 것 없지 않냐. 보기에 정말 자연스럽다”고 말하자, 박형준은 “저는 손을 좀 대야 할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자 윤미라는 “절대 손을 대면 안 된다. 지금이 딱 좋다. 나와 (성형수술 하지 않기로) 약속하자”며 박형준의 새끼손가락을 자신의 손가락에 걸었다. 윤미라는 “요즘은 남자 배우들도 얼굴에 손을 많이 대는 것 같다”며 “얼굴에 손을 대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얼굴에 손대면 다 망친다. 오는 세월은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 그 연륜에 따른 주름도 아름다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윤미라는 배우들의 성형수술과 관련해 비판적인 견해를 한 차례 내비친 바 있다. 그는 지난 5월 배우 선우용여의 유튜브 영상에 출연해 “후배들이 성형(수술)해서 예쁜 얼굴을 버려놓는 걸 보면 안타깝다”며 “(안면)근육이 안 움직이니까 눈알만 움직이는데, 그래서야 자연스러운 연기가 되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자랑할 수 있는 건 그간 얼굴에 손대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보톡스 한 번 맞아본 적 없이 생긴 그대로 살고 있다”고 밝혔다. 1970년대부터 충무로 청춘스타로 활약한 윤미라는 반세기 이상 연기 경력을 쌓은 원로 배우다. TV 드라마 작품에서도 활발한 연기 활동으로 대중에게 익히 알려져 있다.
  • “하루 2~4시간 잔다” 日 총리, 또?…새벽 3시 회의 이어 ‘과로 미화’ 논란

    “하루 2~4시간 잔다” 日 총리, 또?…새벽 3시 회의 이어 ‘과로 미화’ 논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하루에 2~4시간밖에 자지 않는다고 밝혀 화제다.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인 그는 “일하고, 일하고, 일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과로를 부추긴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16일 마이니치신문, 재팬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13일 국회에서 “요즘 2시간 정도 자고, 길어야 4시간이다. 피부에 안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일본의 악명 높은 장시간 노동을 줄이는 방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있었다. 다카이치 총리는 경제 성장을 위해 초과근무 상한선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지에 대해서도 답변해야 했다. 그는 노동자와 고용주의 필요가 다르다며 이 논의를 옹호했다. 어떤 사람들은 생계를 위해 두 가지 일을 하기도 하고, 기업은 초과근무에 엄격한 제한을 두기도 한다는 것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어떤 변화가 있더라도 노동자의 건강은 보호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육아와 돌봄 책임을 각자의 희망에 따라 적절히 균형 있게 조정하면서 일도 하고, 여가도 즐기고, 휴식도 취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면 이상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로 취임했다.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후 그는 “나 자신에게는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말을 버리겠다.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또 일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는 실제로 최근 새벽 3시에 직원들과 국회 준비 회의를 소집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일본은 오랫동안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 “수사 받을 준비하라”…조국, 한동훈 ‘공개 토론’ 제안 거부

    “수사 받을 준비하라”…조국, 한동훈 ‘공개 토론’ 제안 거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공개 토론을 제안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게 “한동훈씨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과하고, 나에게 토론하자고 징징거리는 글 쓰는 시간에 수사받을 준비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조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요즘 유행하는 표현을 쓰자면, 한동훈씨가 국민의힘 내에서도 전망이 없는 상태라 ‘긁’힌 상태인가 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한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장동 일당편 전직 교수 조국씨, 불법 항소 포기 사태 ‘대장동 일당편 vs 국민편’으로 누구 말이 맞는지 MBC·김어준 방송 포함 시간·장소 다 맞춰줄 테니 ‘야수답게’ 국민 앞에서 공개 토론하자”고 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2일에도 정성호 법무부 장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 전 비대위원장에게 대장동 항소 포기 관련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이에 조 전 위원장은 “사실을 왜곡해 대상자를 공격하는 정치 검사의 전형적 수법이다. 그리고 나를 공격하면 언론과 대중의 관심을 받으니까 재미를 붙인 것 같다”며 “한씨의 칭얼거림에 응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그는 “법무부 장관으로 국회에 출석해 이재명 (당시 민주당)대표 체포동의안 설명을 하면서 이 대표를 대장동 사건의 ‘최대 수혜자’이자 ‘대규모 비리의 정점’이라고 비난했다. 1심 판결에서 이는 부정됐다”며 “한동훈은 자기 동지였던 강백신, 엄희준 등 ‘친윤 정치 검사’들이 이 대표를 표적으로 수사하는 것을 보고받고 독려했을 것”이라고 했다.
  • 손담비 아기가 쓴 헬멧 뭐길래…‘두상 교정’ 찾는 부모들 늘었다

    손담비 아기가 쓴 헬멧 뭐길래…‘두상 교정’ 찾는 부모들 늘었다

    가수 겸 배우 손담비가 9일 자신의 SNS에 “요즘 헬멧 써서 기분이 별로인 우리 해이”라며 생후 7개월 딸의 두상 교정 헬멧 착용 모습을 공개했다. 실제로 맘카페와 육아 커뮤니티에는 약 270만원에 달하는 두상 교정 헬멧에 대한 문의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병원 진료 없이 직접 헬멧 업체를 알아보는 일부 부모들도 있다. 두상 교정 환자 4년 새 2배 증가 신생아들은 두개골이 부드럽고 유연해 모양이 쉽게 변하는데, 자세성 두상 이상은 생후 첫 6개월 동안 흔하며 20~46%까지 보고된다. 머리의 좌우가 비대칭한 경우를 사두증, 뒷통수가 납작하게 눌린 경우를 단두증이라고 한다. 사두증은 머리의 양쪽 대각선 길이 차이가 6~10mm인 경우 치료가 권장되고, 단두증은 머리 좌우 길이를 앞뒤 길이로 나눠 100을 곱한 수치가 85~90%인 경우 교정 치료가 권고된다. 사두증으로 진료받는 환자는 2016년 3968명에서 2020년 6538명으로 4년 만에 약 2배가량 늘어났다. 두상 교정 헬멧은 하루 20~23시간 착용하는 방식으로, 생후 3~18개월 사이에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최적의 치료 시기는 생후 3~8개월로, 이후에는 두개골이 단단해져 효과가 떨어진다. 치료는 대략 5~6개월 정도 걸리며, 2~3주마다 병원을 방문해 아이의 머리 모양을 관찰하고 헬멧을 수정해야 한다. 문제는 이 짧은 치료 기간과 번거로운 병원 방문 때문에 일부 부모들이 전문의 진단 없이 헬멧 업체를 직접 찾는다는 점이다. 맘카페에는 “사두 권장 수치가 아니지만 미용 목적으로 교정했다”는 경험담과 “자녀의 두상을 예쁘게 만들기 위해 헬멧 착용을 고민한다”는 글이 넘쳐난다. 전문가들은 “두상 교정은 반드시 전문의로부터 두상 변형의 다른 원인이 있는지, 동반 질환은 없는지 확인 후 치료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두상 교정 치료가 가능한 경우는 특별한 이유 없이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해 생긴 사두증과 단두증이 대부분인데, 일부 두상 비대칭은 다른 질환이 원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두증 예방을 위한 가장 중요하고 간단한 방법은 아이의 머리 방향을 자주 바꿔주는 것이다. 아기를 재울 때 왼쪽으로 고개를 하고 잔다면, 시간이 조금 지난 후에는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주면 된다. 수유할 때나 아기가 잘 때 고개 방향을 잘 바꿔주거나, 아이가 깨어 있는 동안 좋아하는 장난감의 위치를 수시로 바꿔주는 것도 방법이다. 아기의 목 근육이 발달하면 아기 배가 바닥에 닿도록 엎드려 눕는 연습을 하고, 100일 후에는 엎드린 자세로 최소 30분씩 하루 3회 정도로 천천히 늘려주면 좋다. 사두증은 대부분 아이가 성장하면서 자연적으로 좋아진다. 하지만 치료가 필요한 경우라면 반드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고, 아이에게 맞춤 제작한 헬멧을 사용해야 한다.
  • [최성훈의 세세보] 집에 가는 길

    [최성훈의 세세보] 집에 가는 길

    “해는 저물어 가고 / 밤이 찾아오면 / 저 멀리 작은 불빛 / 하나 둘 피어나고 / 철없던 어린시절 / 떠나온 따뜻한 집에 / 이제 나는 다시 돌아가네” 요즘 TV 광고에 흘러나와 역주행을 하고 있는 김창완씨의 ‘집에 가는 길’의 가사다. 지난달 15일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국무조정실, 국세청의 수장들이 모인 ‘부동산 관계장관회의에서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 발표됐다. 국세청장은 “국세청은 가수요와 투기수요를 진정시키겠다”며 “집은 국민의 안정된 삶을 위한 보금자리여야 하며 불법·편법적인 자산 증식이나 이전 수단으로 악용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집은 보금자리’라는 국세청장의 마무리 발언은 인상적이다. ‘합법적이고 정당’하다면 집도 자산 증식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전제도 깔려 있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는 모든 것이 ‘상품’ 아닌가. 각자의 소중한 추억이 깃든 보금자리조차 상품이 될 수 있는 것은, 그 역시 상품 교환에서 작동되는 ‘추상화’ 과정을 겪기 때문일 것이다. 독일의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알프레드 존 레텔은 마르크스가 지적한 상품 교환에서의 추상화가 인간 인식의 형식에도 영향을 준다고 주장하면서 칸트의 초월적 인식론을 전복시킨 바 있다. 마르크스는 ‘자본론’에서 사용가치로서의 상품은 ‘질적’으로 구별되지만 교환가치로서의 상품은 오직 ‘양적’ 차이를 가질 뿐이라고 주장했다. 노동생산물에 체현된 노동의 ‘구체적’ 형태는, 교환을 통해 동일한 종류의 ‘추상적’ 노동으로 환원된다. 칸트의 초월적 인식론에서 선험적 인식 형식(a priori), 즉 시간과 공간의 직관과 오성 범주(인과관계 등)는 초월적(traszendental)인 것이다. 초월적이란 경험에 앞선다는 것뿐만 아니라 경험(적 인식)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도 포함하는 개념이다. 존 레텔이 보기에 인식 형식은 오히려 사회적 실천, 특히 상품 교환의 추상화 과정에 근원을 두고 있다. 그의 말을 인용하면 “칸트에게서 의식 속에서 이루어지는 추상화는, 실제로는 상품 교환이라는 사회적 실천 속에 실재”한다. 다만 상품 교환에 참여하는 주체들은 교환 과정을 통한 추상화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혹은 알지만 모르는 것처럼 행동한다(행동해야 한다). 그들이 추상화에 주목하는 순간, 교환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마치 사회적 현실의 작동방식에 대해 너무 많이 알거나, 혹은 알지만 모르는 척하지 못하면 그 현실이 와해돼 버리는 것과 같다. 김창완씨의 ‘집에 가는 길’은 정확히 30년 전인 1995년에 발표된 곡이다. 1995년은 김영삼 정부가 부동산실명제를 도입한 해다. 그리고 2년 뒤인 1997년에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터졌다. 물론 모르거나 알아도 모르는 체하는 것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위 노래가 흐르는 어느 ‘건설사’의 ‘아파트 브랜드’ TV 광고도 그러한 마음으로 보면 더욱 넉넉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최성훈 법무법인 은율 변호사
  • 인문·과학 품은 문화 공간… 인증샷 부르는 ‘핫플’ 강동 도서관 [민선 8기 이 사업]

    인문·과학 품은 문화 공간… 인증샷 부르는 ‘핫플’ 강동 도서관 [민선 8기 이 사업]

    강동중앙도서관시그니처 독서 공간 카르페디엠 외예술 프로그램까지 콘텐츠 차별화강동숲속도서관과학 콘텐츠와 미래 세대에 초점탁 트인 6m 높이 ‘최재천의 서가’서울 강동구는 올해 두 개의 구립도서관을 연이어 주민들에게 선보이며 민선 8기 지역도서관 확충 사업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각각 지난 5월과 8월 개관한 상일동 강동숲속도서관과 둔촌동 강동중앙도서관으로,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이들 ‘신상 도서관’에 다녀왔다는 인증글이 적지 않을 만큼 인기가 높다. 이들 도서관은 낡은 책 냄새와 숨소리 내기도 어려울 만큼 적막함이 가득했던 과거 도서관 풍경과는 180도 다른 최근의 트렌드를 담고 있다. 올림픽파크포레온(옛 둔촌주공) 재건축 기부채납 부지에 지어진 강동중앙도서관은 연면적 1만 2000여㎡로 서울에서는 정독도서관 다음으로 크고 자치구 도서관 중에서는 규모가 가장 크다. 개관 장서는 12만권으로 시작했고, 최대 37만권 수용이 가능하다. 인문예술 특화 도서관으로 운영되는 강동중앙도서관에는 ▲음악을 감상하는 ‘소리곳’ ▲문학작품을 필사하는 ‘생각곳’ ▲문화공간 ‘상상곳’ ▲야외 쉼터 ‘바람곳’ 등 색다른 공간들이 곳곳에 갖춰져 있다. 도서관 시설을 둘러보면 드비알레 팬텀 스피커, 바르셀로나 체어, 데이비드 호크니 ‘한정판’ 아트북과 같은 세련미 넘치는 오브제가 눈에 들어온다. 리이슈 LP레코드들이 진열된 ‘소리곳’은 시내 음반 매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집 거실이나 서재에 가져다 놓고 싶은 북유럽 스타일의 가구들은 도서관 이미지를 한층 더 화사하게 만든다. 이들 가구는 지난 4월 고덕비즈밸리에 문을 연 이케아 강동점이 기부 서약을 통해 지원했다. ‘그냥 인테리어만 신경 쓴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면 2층 깊숙한 곳에 자리한 ‘카르페디엠’에 가 볼 필요가 있다. 강동중앙도서관을 상징하는 시그니처 공간인 ‘카르페디엠’에는 36명이 동시에 앉을 수 있는 18m의 대형 독서 테이블과 고전부터 현대에 이르는 명저 5000여권이 함께 갖춰져 있다. 안으로 들어가 보면 기도실에 들어온 듯하다. 인생에서 반드시 읽어야 할 책들을 이곳에서 만날 수 있게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이수희 강동구청장이 광화문 교보문고 등을 둘러보며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후문이다. 외부기관과의 협업으로 콘텐츠를 차별화한 것도 강동중앙도서관의 특징이다. 미국 앤아버공공도서관과의 협약으로 영문도서 등을 기증받았고 도서문화재단 씨앗의 자문을 얻어 1층에 어린이작업실 ‘모아’를 조성했다. 저스피스 재단과는 지역문화예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예술치유 프로그램을 공동 운영한다. 한쪽에 그랜드피아노가 있는 1층 카페 서재에는 미국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대법관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가 쓴 ‘진보의 품격’이 꽂혀 있다. 이 책은 기증도서인데, 기증자는 법조인 출신인 이 구청장이다. 강동중앙도서관이 우리나라 최대 아파트 단지를 품었다면, 강동숲속도서관은 ‘숲을 품은 도서관’으로 만들어졌다. 명일근린공원에 위치한 이 도서관은 소음 민원으로 사용하지 않던 테니스장 부지와 공원 주차장을 활용해 조성됐다. 연면적 5000㎡로 6만권의 개관 장서로 시작했다. 특히 열람실에서 통유리를 통해 울창한 나무가 보여 ‘숲속도서관’이라는 이름처럼 마치 깊은 숲속에 들어와 독서하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독서와 자연을 함께 즐길 수 있어 오전 도서관 개장 시간마다 이 자리에 앉으려는 이들이 많다는 후문이다. 도서관 이름에는 자연을 담았지만, 실제 콘텐츠는 과학과 미래 세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행성 조형물 등으로 공간을 연출했고 LG디스커버리랩과 연계한 ‘큐블렛’ 프로그램 등 과학 콘텐츠도 수시로 운영한다. 2층 종합자료실에는 과학책들이 집중 배치됐고 12~19세의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자료실도 별도로 운영해 학생들이 어릴 때부터 도서관을 친근하게 이용하도록 했다. 강동중앙도서관에 ‘카르페디엠’이 있다면, 강동숲속도서관에는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의 기증 도서로 꾸며진 ‘최재천의 서가’라는 시그니처 공간이 있다. 2층 한쪽 전면을 차지하는 6m 높이의 ‘최재천의 서가’는 높은 층고에서 오는 개방감을 느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구는 도서관을 계획하며 전국 곳곳의 유명 도서관을 방문하던 중에 찾은 경기 수원 스타필드 별마당도서관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도서관을 지역 랜드마크와 같은 수준으로 만든 것은 주민들의 눈높이가 그만큼 높아졌고 도서관의 역할 또한 복합문화시설로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게 강동구의 설명이다. 구 관계자는 “요즘은 스터디카페나 아파트 커뮤니티 도서관이 과거 도서관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며 “이제는 공공도서관이 지역 인문·예술·문화 수준을 높이는 역할을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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