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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은 왜 요란한“개방몸짓”보이나/잇단 평화공세ㆍ대일수교 추진안팎

    ◎통일열기 조성으로 주민불만 무마/경제난 타개ㆍ세습체제 굳히기 겨냥 북한이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다. 조선노동당 창건 45주년 기념일 이튿날인 11일 평양 능라도의 5ㆍ1경기장에서 역사적인 남북통일 축구대회의 첫 경기가 치러졌는가 하면 김일성 주석은 10일 상오 평양의 금수산 의사당에서 일본 자민당의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랑) 간사장을 비롯한 자민당 대표단과 회담을 갖고 일본과의 수교에 강한 의욕을 표시했다. 김주석은 이에 앞서 9일에도 일본 사회당의 도이 다카코(토정다하자) 위원장과 만나 남북 통일문제 등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북한은 또 분단 이후 처음 열린 제1회 남북영화제(뉴욕)에도 대표단을 파견했으며 오는 18일에는 남쪽의 음악인들을 불러들여 평양에서 「범민족통일 음악회」를 펼친다. 또 오는 16일부터는 평양에서 제2차 남북 총리회담이 열리게 돼 있어 노동당 창건 45돌을 맞은 평양은 요즈음 전에 볼 수 없던 적극적인 개방무드와 함께 통일열기로 달아 오르고 있다. 스포츠ㆍ문화 등 비정치분야의 남북 민간교류를 적극 추진하고 총리회담이라는 남북 공식대화를 진행시킬 뿐 아니라 후지산호 선원을 석방하는 등 일본과의 수교협상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북한의 진의는 과연 무엇일까. 김일성의 이같은 발빠른 행보가 과연 북한의 한반도정책 및 대외 정책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대부분의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겉으로는 적극적인 유화제스처를 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그들의 기존 입장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 일괄된 논지를 펴고 있다는 것이다. 가령 김일성은 도이 다카코 및 오자와 이치로와의 회담에서 앞으로 5년내에 남북통일이 이뤄져야 한다고 하면서도 그 통일은 그들이 지금까지 주장해왔던 고려연방제 통일방안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못박았다. 김일성은 이어 총리회담과 관련,▲팀스피리트훈련 중지 ▲문익환목사ㆍ임수경양의 석방 ▲유엔 단독가입중지 등 3개사항이 대화추진의 전제조건임을 분명히 밝혀 그들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 했을 뿐이다. 북한의 박성철 부주석도지난 8일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 제시 10돌기념 평양시 보고회」의 「기념보고」를 통해 ▲주한미군 철수 ▲휴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교체 ▲남북한간 불가침선언 채택 및 무력감축 등을 주장하면서 「고려연방제」 통일방안만이 「공명정대하고 현실적인 통일방안」이라고 천명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남북한이 단일의석으로 유엔에 가입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이같은 접근 방법을 절대적인 것으로 간주하지 않겠다』는 박길연 주 유엔대사의 표명에도 불구하고 지난 5일 판문점에서 열린 「유엔가입문제」에 관한 제2차 남북 실무접촉에서 『유엔 동시가입은 분단을 고착화할 뿐』이라는 주장을 되풀이 하는 이중성을 보였다. 그렇다면 북한이 최근 보여주고 있는 다각적인 대남 평화공세와 대일 수교 추진의 참뜻은 어디에 있는가. 이에 대해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두개의 문제를 분리해 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경제적 위기와 함께 주요 동맹국인 소련을 잃게됨에 따라 이를 보상할 수 있는 제3의 대안을 찾게 됐고 그 대상으로 한국의북방외교추진에 대응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던 일본이 선택됐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은 경제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서방의 자본과 기술도입이 절실하다는 점,또 동독이 서독에 흡수통합된 주요요인의 하나가 경제력의 열세에 있었다는 점을 뼈저리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의 경제적 배상을 얻어낼 수 있는 일본과의 수교 교섭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소련의 유력 정치주간지 「노보에 브레미아」가 최신호에서 지적했듯 김일성은 극동지역에서의 「자기자리」를 상실하지 않는 동시에 김정일 후계체제의 공고화를 위해서도 대일 수교를 가속화할 필요를 강하게 느끼고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김일성은 또 최근의 활동이 보여주듯 대남ㆍ대외정책에 있어 자신이 직접 나서지 않고는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그 기반이 약한 김정일로 하여금 자신의 사후에도 계속될 수 밖에 없는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도 이번 기회에 외교적인 돌파구를 스스로 마련하고자 했을 것이다. 아울러 김일성은 동서독의 통일 이후 고조되고 있는 남북한 국민들의 통일열기를 외면하기 보다는 이에 부응하는 제스처를 취함으로써 북한정권의 통일의지를 대내외적으로 강하게 심어주자는 계산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내적으로는 김정일이 최근 이례적으로 자신의 이름으로 논문을 게재,『당을 변질시키는 이색적 사상조류와 브르주아사상,수정주의 사상에 대한 비타협적투쟁』(근로자지 10월호)을 강력히 촉구한데서 알 수 있듯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싹트고 있는 체제불만의 요인들을 통일열기의 조성으로 잠재우려는 속셈이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 경협으로 분단 극복을(사설)

    남북 총리회담에서 남북한 경제협력문제는 북한측의 미온적 자세로 인하여 회담의 주요 의제에서 밀려나 있는 듯하다. 강영훈국무총리는 기조연설에서 남북한 물자교류와 대외 공동진출등 6개항의 협력방안을 제시했으나 북한측은 정치ㆍ군사부분의 긴장완화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의제의 중요성에 대한 시각차로 인하여 경제협력문제는 우리측의 일방적 제안으로 끝난 상태나 다름이 없다. 그러나 정치나 군사적 관계가 불안정한 국가간에도 경제협력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온 것이 사실이고 그것의 진전이 정치적 사상이나 군사적 대결을 무너뜨리는 촉매제가 된 것도 또한 사실이다. 최근 들어서는 소련과 동구권이 자국민의 삶을 질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하여 정치적 이데올로기나 군비경쟁을 과감히 청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교우위에 입각한 국제간의 경제교류 또는 현재의 세계적인 조류의 관점에서 볼때 남북간의 경제협상이 정치나 군사협상보다 뒤로 밀릴 이유가 없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오히려 우리는민족공동체로 개체인 남북한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키고 풍요로운 생활을 앞당기는 데 누구보다도 더 많은 노력과 지혜를 짜내야 하는 시대사적 소명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를위해서는 남북한이 경제공동체를 형성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 정부측의 그동안 제시한 통신ㆍ통상ㆍ통행 등 이른바 삼통협정을 비롯하여 이번 총리회담에서 제시한 6개항도 경제공동체 형성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의 제시로 여겨진다. 이번 총리회담에서 제시된 남북한의 직접교역문제는 북한측의 자세여하에 따라서는 내일부터라도 가능한 의제이다. 현재 제3국을 통한 무역거래를 직접거래로 바꾸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간접거래를 통하여 남북한 양측이 물자를 교류하고 있다는 것은 상호교류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북한측이 경협의 첫단계인 직접교역의 문호를 개방하기를 촉구하고 싶다. 개방선언과 함께 경협의 원활한 증진을 위하여 지난 84년 11월부터 그 이듬해까지 열렸던 남북한 경제교류를 위한 남북한 경제회담이 하루빨리 재개되어야 한다. 이 회담을 통하여 경제협력의 선결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선결되어야 할 과제는 통상ㆍ통신ㆍ통행 등 3통협정의 체결이다. 이 협정이 체결된다면 남북한 경제협력은 가속도원리가 붙을 것이 틀림없다. 통상협상은 무역거래를 대폭 확대시킬 것이다. 남북한간의 무역거래는 관세장벽등이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대외거래에서 얻어지는 부가가치 창출이상의 효과가 있다. 또한 통행협정은 남북한간 합작투자 또는 제3국에의 공동진출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남북한간의 투자 역시 외국과의 합작투자와 다르다. 언어적 장벽과 문화적 충격이 없는 반면에 동일한 성취욕구(근로의욕)를 갖고 있다. 합작투자의 성패를 가름하는 주요요소가 모두 호순환적이다. 때문에 남북한 경협은 빠른 시일내에 성숙단계로 접어들 것이고 이것은 정치ㆍ군사적 구도를 바꿔놓을 것으로 확신한다. 그래서 우리는 경제회담의 재개를 거듭 촉구하는 것이다.
  • 「통일 독일」의 나토가입(사설)

    소련이 마침내 통일독일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에 동의했다.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콜 서독수상과의 정상회담을 끝내고 16일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통일독일의 나토가입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것은 서독과 서방세계의 통일독일 나토가입 주장에 완강히 거부해온 소련의 중요한 태도변화 내지는 양보를 의미한다. 그것은 또 독일 조기통일작업의 마지막 걸림돌이 제거되었음을 알리는 신호이며 이로써 이미 통화ㆍ경제ㆍ사회통합을 달성한 동ㆍ서독이 오는 12월2일의 동시자유총선을 통해 정치통합의 완전통일을 이루는 길이 순조롭게 되었다. 동ㆍ서독의 통일은 유럽대륙에 거대한 게르만민족국가가 탄생하는 것을 의미하며 그것은 2차대전의 악몽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은 물론 소련에도 불안한 걱정거리를 안겨주는 현상의 변화를 뜻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과 서유럽은 통일독일을 나토의 테두리속에 묶어둠으로써 거대독일의 탄생이 제기하는 위험을 최소화하려 하고 있으며 소련은 거대독일의 나토가입이 소련에제기하는 안보상의 위험을 들어 그것을 반대해 왔다. 이같은 안보상의 위험 외에도 소련은 통일독일의 나토가입을 반대해야 할 이유들이 많았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은 5년간의 개방ㆍ개혁에도 불구하고 경제를 개선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의 신사고외교는 동유럽의 상실만 초래했다는 보수파의 비판이 이번 공산당대회에서도 제기되었을 정도다. 소련은 2차대전당시 나치스 독일과의 싸움에서 2천7백만명의 인명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독을 포함하는 동서유럽의 국경선은 그러한 소련의 희생에 대한 보답이란 것이다. 그것을 이렇다할 대가도 없이 상실한다는 것은 어떤 이유로든 설명이 안되는 것이다. 고르바초프는 통일독일의 나토 가입반대로 서독과 미국등 서방으로부터 경제지원등의 양보를 최대한으로 받아내려했던 것이다. 콜 서독수상은 이미 30억달러의 차관제공을 결정했으며 미테랑 프랑스대통령과 함께 1백50억달러의 대소지원을 서방세계에 촉구하고 있다. 서방선진국 정상회담에서도 대소 경제지원 원칙이 확인되었으며 그에 앞선나토정상회담에선 소련을 적이 아닌 잠재적인 우방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콜총리는 이같은 경제지원 약속과 나토등 서방세계의 대소 인식변화를 기초로 고르바초프대통령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르바초프는 회견에서 나토등 서방의 대소 인식변화에 고무되어 반대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이번 독소 정상회담에서 급부상된 통일독일과 소련간 새 조약 내지는 협정구상도 고르바초프의 결심에 큰 도움을 주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공산당대회에서 고르바초프의 권력기반이 강화되어 대외문제에 관한 입지가 보다 자유로워진 것도 중요요인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이같은 유럽정세의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전개에 안도하면서 그것이 한소수교등 아시아와 한반도 정세의 올바른 전개에도 기여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고르바초프 신사고외교에 있어 독일다음에 해결해야 할 중요문제는 세계유일의 냉전유산이 되어버린 한반도 분단문제라 생각한다.
  • 위기 처방전과 「생색」/김영만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집권당의 대부분의 정책에서 정부에 비해 개혁지향적이다. 정부보다 마음도 좋다. 좋은 소리를 이것저것 발표해서 안되는 일은 정부 탓으로 돌린다. 물론 잘된 것은 어김없이 당몫이다. 이런 불평등한 당ㆍ정문화는 정치가 늘 행정보다 우위에 있었던 탓도 있지만 당이 선거로 죽고 사는 집단이란 점을 고려,어느 정도는 양해사항으로 치부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불평등의 정도가 양해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시기에 대한 고려가 없는 경우에는 사안자체를 그르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7일 「부동산ㆍ물가에 관한 당면종합대책」을 둘러싸고 보여준 당정의 움직임이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민자당은 이날 상오 11시쯤 「종합대책」과 관련한 당의 입장을 정리해 발표했다. 그리고 당의 정책관계자들은 이날 하오 5시 부총리가 참석하는 당정회의에서 당의 공식입장을 전달,종합대책에 포함토록 촉구했다. 문제는 정부측이 이날 하오 3시에 다음날 발표예정인 「종합대책」의 모든 내용을 보도진에게 사전브리핑을 했다는 점이다. 항용 정부는 중요한 발표가 있을 경우 보도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실제 발표시각보다 앞서 「비보도」를 전제로 확정된 내용을 브리핑하곤 한다. 사전브리핑을 할 때는 발표내용이 확정되었음을 의미한다. 상오 11시 당입장 공식발표,하오 3시 정부대책 사전브리핑,하오 5시 당정회의의 수준은 당이 이번 종합대책과 관련해 적어도 두가지 이상의 부적절한 조치를 생색차원에서 취하고 있음을 읽게 해준다. 첫째는 지난주 중반부터 예고돼온 정부의 종합대책을 두고 발표시간이 임박해서야 당안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두번째는 정책에 관한 신뢰상실이 「총체적 난국」의 주요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협의를 거치지 않은 「초안」을 무리하게 발표,불신을 가중시킬 수 있게 한 점이다. 정부의 사전브리핑 직전에 당안을 마련하고 이를 발표한 것은 종합대책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로 좋게 해석하기는 어렵다. 그보다는 종합대책은 종합대책이고 당은 당대로 생색을 내야 한다는 발상의 결과로 보기가 더 쉽다. 지금은 여야는 물론 국민대다수가 위기로진단하고 있는 국면이다. 위기처방전을 둘러싸고까지 벌이는 생색내기는 보기에도 안좋고 처방전의 약효마저 떨어뜨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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