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입소문 알면 경영이 보인다
근대적 마케팅기법 확립이후 시장 담당자들 뇌리에서 잊혀져간 ‘입소문’,계량적 관리기법이 대거 등장했음에도불구하고 여전히 경영자의 통제밖 영역으로 치부돼 온 ‘날씨’.‘입소문으로 팔아라’(엠마뉴엘 로젠 지음,형선호 옮김,해냄)와 ‘날씨장사’(김동식·류성 지음,지식공작소)는 근대 경영학이 버린 자식 취급하는 틈에,시장에서무섭게 자생해 버린 마케팅 신조류 두가지에 렌즈를 들이댔다.경영정보시스템,각종 통계기법 등 갈수록 분석틀이고도화하는 첨단 소비사회에서도 ‘소비심’을 휘어잡는핵심은 측량불가능한 자연요소들이라 주장하는 셈이다.
‘입소문으로…’는 제목 그대로 예나제나 장사에 입소문이 얼마나 결정변수인지 살펴본다.현대로 올수록 인터넷선을 타고 입소문은 더욱 세상 곳곳으로 퍼져나가게 됐다.네트워크 허브,정보다발,목마넘기,지름길,씨뿌리기,전염 등요령있는 개념어를 붙여가며 입소문 파급과정의 이론적 다이어그램을 그렸다.
네트워크 허브란 제품을 먼저 사용해보곤 좋다고 떠벌이고 다니는 이들.일종의 오피니언 리더다.정보다발은 이런허브들이 몸담고 구매에 자장(磁場)을 행사할만한 특정집단을 말한다.기업이 ‘목마넘기’를 통해 특히 영향력 있는 허브와 접촉,제품을 사용해 보게끔 ‘씨뿌리기’를 하면 효과는 다발들을 가로질러 피라미드식으로 번져간단다.
책을 읽는 또다른 묘미는 현장에서 갓 길어올린 풍부한사례들.핫메일,영화 타이타닉,애플 컴퓨터,요요,코닥 카메라 등 희대의 히트상품이 모두 입소문의 산물임을 보여준다.품질은 히트의 필요조건일뿐.소비자에서 소비자로 전염을 ‘가속화’시킬 집중 마케팅 전략에 방점을 찍는 게 PR시대다운 결론이다.
‘날씨장사’는 이보다 훨씬 사례 중심이다.요즘 주총에서 날씨가 나빠 장사 죽쒔다는 경영자는 당장 해고감이다.
속수무책의 변수이던 날씨가 그만큼 관리대상으로 편입된것.
날씨연관지수만 해도 자외선지수,불쾌지수 등을 넘어 머릿결지수,모기지수까지 출현했다.날씨변덕으로 인한 피해를 보상해주는 날씨보험,날씨가 나빠 이윤이 떨어질 때 변제가 되는 날씨채권 등 날씨파생상품도 봇물이다.
월가에서도 예상날씨 변화에 따라 업종별 투자의견이 출렁댄다.따뜻한 겨울이 예측되면 모피회사 주가가 곤두박질치고,여름 불볕더위 주의보에 에어컨 업종이 폭등하는 건 극히 단순 범례일 뿐이다.
아직 날씨마케팅 초기단계인 한국사례도 3분의1가까이 집어넣었다.우리나라 날씨보험 현주소,유통업체·원양업체등의 날씨마케팅,지방자치제 재해예방,살림계획 수립 등에도 스며든 날씨관리기법 등을 촘촘히 취재했다.
손정숙기자 jsso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