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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매 독거노인 비참한 10만명

    치매 독거노인 비참한 10만명

    경기 부천에 사는 독거노인 김모(84) 할머니는 2015년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았다. 주민센터 독거노인 관리팀에서 김 할머니를 만난 결과 1시간 전에 일어난 일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을 정도로 증세는 점점 심각해졌다. 대소변도 가리지 못하지만 돌봐 줄 가족이 없어 방치하는 비참한 생활이 계속됐다. 보다 못한 주민센터는 일상생활에서 김씨를 돌봐 줄 후견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민간기관인 한국치매협회에 후견문의를 했다. 협회는 김씨에게 주민 2명을 후견인으로 지정하고 법원에 임의후견을 신청했다.전남의 요양원 대표 이모(52·여)씨는 2012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무연고 노인의 통장을 관리하면서 노령연금 등 3200만원을 빼돌리다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제3자는 본인 동의 없이 통장에서 돈을 꺼낼 수 없지만 노인들이 치매 등을 앓으면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최근 독거노인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치매까지 겹친 독거노인을 법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연계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독거노인은 최근 10년 새 두 배 가까이 늘면서 2015년 1인 가구의 27.3%인 137만명으로 급증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추정한 치매 유병률 7.5%를 단순 적용할 경우 치매 독거노인은 약 1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재 치매 독거노인 등과 같이 질병이나 장애, 노령을 이유로 생활이 어려워질 경우에 대비해 후견인을 미리 지정하고 후견계약을 체결한 뒤 변호사 공증을 거쳐 법원에 등기하는 임의후견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법원은 노인의 재산 등을 보호하기 위해 따로 후견감독인을 지정해 이중으로 관리한다. 하지만 치매 독거노인 발굴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현재 치매협회에 후견 지정을 신청하고 대기하는 노인은 전국적으로 9명에 불과하다. 이주영 치매협회 연구원은 “치매 독거노인이 무수히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방자치단체에서 직접 발굴해 주지 않는 이상 노인이 후견제도를 이용할 방법이 없다”며 “가장 큰 문제는 치매를 앓는 독거노인을 연계해 줄 컨트롤타워나 시스템이 없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요양원에 나타난 말(馬), 치매노인과 교감·치유하다

    요양원에 나타난 말(馬), 치매노인과 교감·치유하다

    지난주 뉴스공유사이트인 레딧닷컴에 올라온 사진 한 장이 화제였다. 커다란 말 한 마리가 요양원 복도에서 휠체어에 앉은 할머니에게 얼굴을 가까이 대고 있는 장면이었다. 마차를 끄는 이 말은 마치 위로하고 다독여주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할머니 역시 편안한 얼굴로 말을 쳐다보고 있었다. 미국 미시간주 이스트하버 요양원에서 찍힌 사진이었다. 뒤늦게 확인해본 결과, 이 말의 이름은 레니였다. '레이레이'라는 애칭까지 갖고 있는 이 말은 요양원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사랑받고, 이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해주는 역할을 했다. 이스트하버 요양원의 관리자 캐롤린 마틴은 지난 25일(현지시간) 투데이닷컴과 인터뷰에서 "일종의 애완동물 치료법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 요양원 직원들은 말을 요양원 실내복도까지 데리고 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반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틴은 꼭 말을 데리고와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것은 바로 그 곳에 있는 대부분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이동권에 심각한 제약이 있기 때문에 거리를, 초원을 내달리는 말을 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또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즐겁게 운동하는 데도 큰 자극이 될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틴은 미시간주의 '매기 프로벤자노'라는 목장 측과 접촉해서 말을 섭외했다. 프로벤자노 측 역시 난색을 표했음은 물론이지만 설득해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치매와 알츠하이머를 앓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포함해서 많은 요양원 환자들은 말과 두 시간 넘도록 교감을 나눴고, 쓰다듬고, 말을 걸고, 따라서 움직였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물론, 가족들, 직원들도 알 수 없는 뭉클함에 눈시울을 적셨다. 마틴은 "말을 데리고 와서 함께한 것은 지금까지 요양원에서 했던 '최고의 운동의 날'이었다"면서 "모든 사람들이 이날의 경험에서 감동 받았다"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요양원 어르신에게 위로와 감동 전한 말(馬)

    요양원 어르신에게 위로와 감동 전한 말(馬)

    지난주 뉴스공유사이트인 레딧닷컴에 올라온 사진 한 장이 화제였다. 커다란 말 한 마리가 요양원 복도에서 휠체어에 앉은 할머니에게 얼굴을 가까이 대고 있는 장면이었다. 마차를 끄는 이 말은 마치 위로하고 다독여주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할머니 역시 편안한 얼굴로 말을 쳐다보고 있었다. 미국 미시간주 이스트하버 요양원에서 찍힌 사진이었다. 뒤늦게 확인해본 결과, 이 말의 이름은 레니였다. '레이레이'라는 애칭까지 갖고 있는 이 말은 요양원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사랑받고, 이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해주는 역할을 했다. 이스트하버 요양원의 관리자 캐롤린 마틴은 지난 25일(현지시간) 투데이닷컴과 인터뷰에서 "일종의 애완동물 치료법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 요양원 직원들은 말을 요양원 실내복도까지 데리고 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반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틴은 꼭 말을 데리고와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것은 바로 그 곳에 있는 대부분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이동권에 심각한 제약이 있기 때문에 거리를, 초원을 내달리는 말을 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또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즐겁게 운동하는 데도 큰 자극이 될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틴은 미시간주의 '매기 프로벤자노'라는 목장 측과 접촉해서 말을 섭외했다. 프로벤자노 측 역시 난색을 표했음은 물론이지만 설득해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치매와 알츠하이머를 앓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포함해서 많은 요양원 환자들은 말과 두 시간 넘도록 교감을 나눴고, 쓰다듬고, 말을 걸고, 따라서 움직였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물론, 가족들, 직원들도 알 수 없는 뭉클함에 눈시울을 적셨다. 마틴은 "말을 데리고 와서 함께한 것은 지금까지 요양원에서 했던 '최고의 운동의 날'이었다"면서 "모든 사람들이 이날의 경험에서 감동 받았다"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인생 고민에 해답 준 ‘손안의 참고서’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인생 고민에 해답 준 ‘손안의 참고서’

    장정일은 시인이다. 지금 장정일은 시를 쓰지 않지만 그의 시를 좋아했던 내게 장정일은 언제나 시인이다. 내가 써 놓고 처음으로 흡족한 기분이 들었던 첫 습작은 어느 정도 장정일의 시를 모방한 것이었다. 그리고 언제나 시보다는 소설 쪽이 더 근사한 문학 세계라고 믿고 있던 내게 무엇보다 큰 충격을 안겨 준 작품을 쓴 것도 장정일이었다. 그 시는 ‘삼중당문고’다.장정일이 쓴 시를 발견할 무렵 나는 이미 삼중당문고를 읽고 있었다. 아니, 내가 아는 한 책 읽기를 즐기는 모든 사람이 삼중당문고를 읽었다. 1970~80년대 젊은 시절을 보낸 사람치고 삼중당문고를 한 권이라도 읽어 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장정일의 시 ‘삼중당문고’는 이렇게 시작한다. “열다섯 살,/ 하면 금세 떠오르는 삼중당문고/ 150원 했던 삼중당문고” 내가 삼중당문고라는 걸 처음으로 읽었던 때는 이미 새 책 가격이 700원 정도였기 때문에 150원짜리 삼중당문고에 대한 기억은 없다. 하지만 1980년대도 저물어 가고 있던 그때 삼중당문고는 헌책방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책이었다. 마땅한 벌이가 없는 학생 신분이라 용돈을 아껴 가며 그 책을 한 권씩 샀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다. 그게 중학교 1학년 때였다. 그리고 그때 처음으로 샀던 삼중당문고가 무엇이었는지도 정확히 알고 있다. 당시 학교에서는 춘원 이광수에 대해 배웠는데 선생님은 ‘흙’이라는 소설 내용이 매우 길어서 수업 시간에 다 읽을 수는 없지만 대단히 중요한 작품이기 때문에 나중에 어느 곳에서든지 꼭 구해서 읽어 보라고 했다. 수업이 끝난 다음 나는 선생님께 그 책을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 물었고 우리 반 담임이기도 했던 그분은 친절하게 “유명한 책이라서 헌책방에 가면 여러 종류가 있을 거다”라고 알려주셨다. 그날 당장 학교 근처 시장에 있는 헌책방으로 달려갔고 선생님 말씀은 틀림이 없었다. 거기엔 ‘흙’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책이 여러 권 있었는데 내 호주머니 사정으로 선택할 수 있었던 건 300원짜리 삼중당문고를 벗어날 수 없었다. 거기엔 분명히 상, 하 두 권으로 나뉜 삼중당문고 ‘흙’이 있었다. 그러나 내 눈에 먼저 들어온 것은 토마스 만이라는 독일 작가의 소설 ‘마의 산’이었다. 그 책은 ‘흙’보다 더 길어서 세 권짜리였다. ‘흙’과 ‘마의 산’을 모두 산다면 300원짜리 다섯 권이니까 총 1500원이다. 이 돈이면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전 재산이고 책을 사면 앞으로 일주일 정도는 다른 곳에 쓸 돈이 없다. 어째야 할까. 이런 속마음을 헌책방 주인아저씨는 꿰뚫고 있었던 걸까? 내게 다섯 권을 모두 사면 권당 100원씩 빼준다는 제안을 하셨다. 두말 할 것 없이 나는 제안을 받아들였다. 작지만 두툼한 삼중당문고 다섯 권을 1000원에 사들고 날아갈 듯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와 밥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물론 ‘흙’은 조금 미뤄 뒀고 궁금했던 ‘마의 산’이 먼저였다. 그렇게 며칠 동안 교과서 대신 삼중당문고를 붙잡고 지냈다.그날 이후로 헌책방을 돌며 삼중당문고 찾는 게 일이 됐다. 우선 값이 싸서 부담 없었고, 책 크기 또한 가격만큼이나 작았기 때문에 가방에 넣어 다니기 좋았을 뿐만 아니라 손에 들고 다닌다고 해도 그리 불편하지 않았다.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아무 일 없이 공원에 앉아 있을 때, 종로서적 앞에서 친구를 기다릴 때, 그 존재를 잊고 있던 때도 많았지만 언제나 손에는 삼중당문고가 있었다. 책 보는 눈이 조금 더 넓어졌을 즈음엔 삼중당 말고도 여러 출판사에서 문고본을 펴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해방 이후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문고본을 펴내기 시작한 것은 한국전쟁이 끝난 후 1950년대부터다. ‘정음문고’가 첫 시작이었고 그 뒤를 이어 ‘을유문고’, ‘민중문고’ 등이 선보였다. 그러다 고도 성장 시기인 1970년대 이후 문고본 시장도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범우사, 동서문화사, 삼성출판사, 전파과학사, 박영사, 탐구당, 서문당 등 당장 기억나는 것만 열거해도 이렇게 다양한 출판사에서 저마다 개성을 가지고 문고본을 펴냈다. 정보를 얻기 위한 수단이 활자 매체 외에는 딱히 없던 그때 책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열린 지식의 보물 창고였다.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사람은 책에서 꿈과 희망을 찾았고 반대로 어디론가 숨고 싶은 때도 책은 좋은 도피처를 마련해주었다.학생 시절 내가 만난 ‘마의 산’으로 말하자면 아주 훌륭한 ‘인생 참고서’였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던 때, 날마다 하고 있던 이상한 고민들에 대한 해답을 그 책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어울리지 않게 ‘죽음’에 대한 생각을 자주했다. 그런 얘기를 친구들이나 부모님과 거의 하지 못했다.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의 산’의 주인공 한스 카스토르프 역시 나와 비슷한 처지였다. 젊고 평범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죽음에 대한 생각은 거의 없었지만 몸이 약한 사촌 요하임을 만나러 스위스의 한 요양원을 방문하면서 그의 세계는 완전히 뒤바뀐다. 그곳에선 죽음이 생활의 한 부분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급기야 삼주 정도만 휴가 삼아 머무를 계획으로 이곳을 찾은 카스토르프 자신이 병에 걸리면서 자그마치 7년 동안 요양소 신세를 지게 된다. 그 역시 다른 환자들과 마찬가지로 이제 죽음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입장이 된 것이다. 주인공은 그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요양소에서 다양한 부류의 사람을 만나 대화하면서 삶의 중요한 문제가 무엇인지 조금씩 알아 간다. ‘마의 산’은 워낙 유명한 작품이기 때문에 지금도 몇 가지 판본을 새로운 번역으로 읽어 볼 수 있다. 나는 그동안 이 책을 여러 번 읽었는데 본문이 세로쓰기로 된 삼중당문고로 서너 번은 읽은 것 같다. 전자책으로도 한 번 읽었고 고동색 하드커버 장정이 멋진 을유문화사판으로도 읽었다. 그러나 여전히 가장 아끼는 책은 삼중당문고에서 펴낸 세 권짜리 책이다. 그 책만큼은 아직까지도 갖고 있다. ‘마의 산’을 좋아해서 시간이 날 때마다 다시 읽고 있는데, 편하기로는 전자책이 제일이겠지만 내게는 역시 삼중당문고가 가장 좋다. 손바닥만 한 삼중당문고를 펴서 읽을 때면 책이란 내용만 보고 끝내는 게 아니라 몸의 모든 부분이 함께 느끼며 감동한다는 걸 깨닫는다.독일 타우흐니츠문고의 발간 목록은 5000권이 넘는다. 현재까지 6800종 이상을 펴낸 크세주문고는 프랑스의 자랑이다. 영국에는 개성 넘치는 표지 디자인으로 예술성까지 인정받은 펭귄북스가 있다. 1927년부터 문고본을 펴내기 시작해 올해까지 9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 이와나미문고도 여전히 일본출판시장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이들과 비교하자면 가장 규모가 컸던 삼중당문고가 1975년부터 시작해 1990년까지 총 500권을 펴내긴 했어도 우리 문고본 시장은 작은 편에 속한다. 우리나라가 세계저작권협약(UCC)에 가입한 1987년 이후에는 발간되는 문고본 종수가 줄어들거나 출판사 자체가 아예 없어지는 추세를 이어 왔다. 최근 들어 몇몇 출판사들이 ‘쏜살문고’, ‘땅콩문고’ 등 새로운 기획으로 다시 문고본을 출판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지만 아직까지 삼중당문고가 그리운 건 어쩔 수 없다. 내가 가진 삼중당문고 ‘마의 산’ 책등에는 473번이라는 숫자가 박혀 있다. 책 뒤에는 발간 목록이 있어서 읽은 책에 하나씩 동그라미를 그려 넣는 재미도 컸다. 독자들에게 다시 한번 그런 재미와 성취감을 줄 수 있는 우리나라 문고본의 화려한 부활을 기대해 본다. 윤성근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대표
  • 영화처럼…70년 해로한 부부 하루 차이로 세상떠나다

    영화처럼…70년 해로한 부부 하루 차이로 세상떠나다

    70년을 해로한 부부가 하루 차이로 세상을 떠난 가슴 아프면서도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전해졌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 지역일간지 올랜도 센티널은 세인트클라우드 솔라이스 요양원에 살던 엘머(93)와 루스 빌(89) 부부가 23시간 차이로 나란히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영화 '노트북'의 주인공들은 사고사가 아닌, 해로한 뒤 자연스러운 죽음으로 한날한시 세상을 떠났다. 영화와 같은 러브스토리를 연상시키는 이 아름다운 부부의 사연은 7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린시절부터 이웃 마을에 살며 서로를 지켜 본 두 사람은 지난 1948년 9월 백년가약을 맺었다. 슬하에 5명의 자식을 낳으며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어오던 부부에게 위기가 찾아온 것은 20년 전이었다. 당시 부인 루스가 치매 판정을 받으며 지역 요양원에 입원하게 된 것. 이후 남편은 매일 요양원을 찾으며 기억을 잃어가는 부인의 곁을 지켰다. 그러나 이렇게 20년을 부인에게 헌신한 남편도 세월은 비껴갈 수 없었다. 지난해 암 판정을 받으면서 더이상 부인을 간호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손녀 딸인 크리스틴은 "생전 할아버지는 할머니와 함께 세상을 떠나고 싶어했지만 조금이라도 먼저 죽고 싶다고 하셨다"면서 "그 이유는 할머니를 위해 저승가는 문을 잡아주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고개를 떨궜다. 그같은 바람 덕인지 남편 엘머는 지난 1일 오전 6시 10분 세상을 떠났으며 정확히 23시간 후에 부인 루스마저 편안한 얼굴로 뒤를 따랐다. 크리스틴은 "할아버지는 암이 악화돼 꼼짝 못하시기 전까지 할머니에게 헌신하셨다"면서 "진짜 영화같은 러브스토리"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40여년간 한센인들과 동고동락…푸른 눈의 ‘전라도 할매’ 이야기

    40여년간 한센인들과 동고동락…푸른 눈의 ‘전라도 할매’ 이야기

    전남 고흥 소록도에서 40여년간 한센인을 보살핀 ‘한센인의 어머니’ 마리안느 스퇴거(83)와 마가렛 피사렉(82)의 삶이 영화와 책으로 나란히 만들어졌다. 다큐멘터리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 그리고 책 ‘소록도의 마리안느와 마가렛’(예담)이 그것. 한센인들에게 존댓말을 쓰고, 함께 동고동락하며 성자적 삶을 살았던 두 수녀의 삶이 오롯이 담겼다.두 수녀는 오스트리아 가톨릭수도회의 파견으로 1960년대 소록도에 입도해 각각 43년과 39년을 봉사하다 2005년 마리안느 수녀가 대장암에 걸리자 고국으로 떠났다. ‘현지인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써가며 자신들을 ‘전라도 할매’라 칭했던 두 수녀는 한센인들에게 반말과 구타가 일상화된 곳에서 한센인들의 곁을 늘 지켰다. 윤세영 감독이 연출, 이해인 수녀가 내레이션을 맡은 영화는 상영시간 78분 동안 두 수녀가 소록도에서 겪었던 43년간의 삶을 기록 영상과 실제 촬영 등을 통해 보여준다. 한센인과 의료인의 생생한 육성이 실감나게 전해진다. 특히 고향에 돌아간 뒤 치매로 요양원 생활을 하면서도, 소록도 생활을 “행복했다”고 회고하는 마가렛의 모습은 진한 감동을 전한다. 소록도 성당의 김연준 주임신부는 “마리안느, 마가렛 간호사님은 마음과 믿음이 각박해진 현대인들에게 ‘사람에게서 다시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전 세계인의 귀감”이라면서 “우여곡절 끝에 성당 신도들의 헌금과 고흥군의 도움을 모아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영화는 다음달 개봉될 예정이다. 지난 6일 서울 송파구 잠실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영화 시사회에 참석한, 책 ‘소록도의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저자 성기영 작가는 “정말 드물게 순수하고 품위 있고 동시에 겸손하고 인간적으로 선한 분들을 목격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고흥군은 이들의 숭고한 봉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15건의 선양사업을 추진 중이며 정치권 일각에서는 유네스코 유산 등재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미니멀한 삶과 장식 과잉의 아르누보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미니멀한 삶과 장식 과잉의 아르누보

    연전에 아버님을 여의고 어머님을 요양원으로 모셨다. 단출한 삶을 사셨다고 생각했던 어른들의 세간을 정리하면서 사람이 살면서 필요한 것들이 이렇게 많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낡은 앨범과 서랍 속 잡동사니 하나까지 소중한 기억이고 추억의 실마리가 됐다. 세간을 정리하는 시간보다 그것을 두고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더 길었다.영화 ‘여름의 조각들’(L’Heure D’t, 2008)도 오지 않을 것 같았던 어머니의 죽음 후에 유품을 정리하고 살림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겪는 삼형제의 갈등과 그 화해의 방법을 그리고 있는데 사람들의 삶이란 동서양이, 잘살고 못살건 간에 너무도 닮아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영화는 오르세미술관 개관 20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어머니의 유산을 정리하며 각자의 처지와 입장 때문에 갈등하던 자식들이 상속세 등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많은 그림과 아르누보풍의 세간을 오르세에 기증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세금을 돈으로 내는 것이 아니라 미술품으로 내는 것이다. 사실 외국 주요 미술관의 소장품 대부분이 세금을 대신해 기증된 작품들이다. 루브르가 소장한 페르메이르의 ‘레이스 짜는 여인’도 로실드가문이 상속세를 대신해 기증한 것이다.어머니 엘렌은 75세 생일을 맞아 한집에 모인 파리와 중국, 미국에 따로 사는 자식들에게 자신의 삶을, 삶의 찌꺼기를 정리하고자 한다. 하지만 자식들은 의례적으로 듣는 둥 마는 둥 하다 서둘러 자신의 집으로 향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의 부음을 듣고 다시 고향집에 모이고, 구석구석에서 어머니의 삶의 흔적과 화가였던 삼촌의 기억들을 찾아낸다. 19세기 중반 동양의 산수화처럼 풍경을 주제로 삼았던 바르비종파의 대표적인 화가로 신고전주의에서 근대 풍경화로 넘어가는 다리 역할을 한 코로의 풍경화를 비롯해서 독특하고 신비로운 환상의 세계를 그린 상징주의 선구자 르동의 마거릿꽃 그리고 아름답고 품위 있는 아르누보풍의 생활용품들이 영화의 또 다른 축을 이룬다. 이 물건들은 어머니에게는 귀한 삶이었고, 자식들에게는 애틋한 추억이지만 손자들에겐 별 의미 없는 물건일 뿐이다. 생일날 자식들을 보내고 어머니는 혼자 말한다. “내가 떠날 땐 많은 것들이 함께 떠날 거야”라고. 그리고 “이젠 아무도 재미있어 하지 않는 일들만 남을 것”이라고.어머니는 코로의 그림이 걸려 있는 거실에서 루이 마조렐의 식물문양이 돋보이는 아르누보의 상징인 마호가니 책상을 쓰며, 오스트리아 빈 공방에서 분리파 양식의 가구를 만든 건축가 요제프 호프만의 수납장에 어린 시절 아들이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보관해 놓았다. 이름 없는 야생화라 할지라도 유리공예로 유명한 펠릭스 브라크몽이나 수잔 랄리크, 앙토넹 돔의 화병에 꽂아 식탁에 올려놓아야 하는 것으로 알았다. 차 한잔을 마셔도 단순한 선이 되려 장식적인 절제된 은공예가 게오르그 옌센이 만든 차세트를 사용했다. 어머니는 장신구 디자인을 하는 딸 아드리엔(쥘리에트 비노슈)에게 이를 주고 싶어 했다. 이런 어머니 앞에서 딸은 1830년 설립된 크리스토플사의 연꽃 문양 은쟁반을 들고 어린 시절 비 오는 날 연잎이 쟁반에서 피어나던 추억을 어리광 부리듯 이야기한다. 어느 구석에선 깨어진 드가의 조각상이 비닐봉지에 담겨 나오고. 어머니의 소박하지만 품위 있는 삶을 지켜준 것들은 다름 아닌 이런 아르누보 스타일의 세간, 도구들이었다. 이런 작은 사치는 이혼하고, 화가인 삼촌을 뒷바라지하며 사는 한 여성의 무거운 삶을 이겨내는 힘이 되어 주었을 것이다. 지금 우리의 삶이 예전보다 풍요해졌지만 늘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도 아마 넓은 집과 큰 자동차에 대한 집착 때문일 것이다. 작지만 의미 있는 문화가 있는 삶, 예술이 있는 저녁을 살며 아름다운 것들에 눈을 돌리는 미니멀한 삶을 산다면 얼마든지 누구보다 행복해질 수 있을 텐데 말이다.어머니가 사용하던 세간들은 거개가 ‘새로운 예술’이란 의미의 아르누보풍 공예품들이다. 아르누보운동은 역사적인 전통을 버리고 새로운 아름다움을 창조하고자 했다. 이들은 예술이란 높고 이상적인 것이 아니라 생활 속의 예술이며 삶의 일부라야 한다고 믿었다. 이런 아르누보운동은 벨기에에서 시작해 전 유럽으로 퍼져 나갔는데 프랑스에서는 이를 발전시켜 ‘900년 양식’을 완성해 최전성기를 이루었고 이를 ‘기마르 양식’이라고도 불렀다. 독일의 ‘유겐트스틸’이나 이탈리아의 ‘스틸 리버티’,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한 스페인에서는 ‘아르테 호벤’, 오스트리아의 ‘제세션’, 영국과 미국에서는 ‘모던스타일’이 모두 같은 범주의 예술 활동이었다. 이는 짧게는 1890년쯤부터 1910년쯤까지 또는 20세기 전반까지 유럽은 물론 미국까지 유행한 ‘범세계적인’ 양식이다. 아르누보는 그림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과 직접 관련이 있는 공예와 건축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졌다. 그래서 그림은 물론 가구, 유리공예, 보석, 스테인드글라스, 장식용 포스터 등등의 장식미술을 통해 예술을 일상으로 끌어들였다. ‘청춘’, ‘근대’, ‘자유’, ‘새로움’ 이라는 뜻을 지닌 아르누보는 주로 식물에서 모티브를 따와 곡선을 사용한 것이 특징인데 그래서 ‘꽃의 양식’, ‘물결양식’ 또는 ‘당초양식’이라고 불린다. 그리고 아르누보는 새로운 세기를 향하면서도 옛것에 기반을 두었기 때문에 영혼의 자각 시대라고도 한다. 이런 아르누보를 대표하는 작가로는 ‘장식미술’을 처음으로 강의한 윌리엄 모리스를 비롯한 수공예운동가 그룹과 찰스 레니 매킨토시, 헨리 반 데 벨더, 설리번, 안토니 가우디, 엑토르 기마르 등이 있다. 순수회화에는 영국의 라파엘전파, 블레이크, 상징주의와 나비파 화가들과 클림트와 알퐁소 무하, 뭉크, 로트레크가 있다. 공예가로는 낭시를 아르누보의 중심으로 만든 에밀 갈레, 르네 랄리크, 루이스 컴포트 티파니 그리고 영화 속에서 소품으로 등장하는 가구와 화병, 쟁반을 만든 이들이 그들이다. 아무튼 기록과 보존이라는 미술관의 사명과 이를 통해 문화라는 공공재의 의미 그리고 개인의 삶의 깊이를 아르누보와 병치시킨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의 선택은 탁월했다. 그리고 그 틈에서 가족의 의미, 추억의 자리, 삶에서 남는 것, 또 남기는 것들을 잔잔하면서도 진지하게 다룬다. 누군가는 떠나고 그 자리에 남은 물건들 그리고 남은 것들을 두고 일어나는 현실적인 문제와 새로운 세대에게는 단지 아무 의미 없는 물건이라는 현실이 무겁게 다가온다. 내가 떠난 자리, 나의 삶의 찌꺼기로 인해 다음 세대들이 불편해한다면 글쎄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조바심이 인다. 하지만 그들에게 내가 ‘아르누보처럼 아름답게’ 남고 싶어 하는 욕심 또한 어쩔 수 없는 것은 인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볕이 그리운 땅, 눈물로 빚은 진주섬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볕이 그리운 땅, 눈물로 빚은 진주섬

    전남 고흥으로 봄마중 나선 길이었습니다. 나로도 끝자락의 봉래산에 올라 먼발치로나마 바다 건너 오는 봄을 맞으려 했지요. 한데 정작 눈과 가슴을 휘어잡은 건 소록도였습니다. 고백하자면 고통과 절망의 섬이라고만 알았던 소록도에 두 외국인 간호사의 고귀한 헌신과 희생이 깃들어 있었다는 걸 이제야 체감했던 것이지요. 그 감동 덕에 고흥 여정은 한결 깊어졌고 따뜻해졌습니다.●소록도 소록도는 고흥반도 끝자락의 녹동에 딸린 섬이다. 섬의 생김새가 어린 사슴을 닮았다 해서 소록도다. 2009년 소록대교가 놓이면서 배를 타지 않고도 섬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지금은 한센병을 이겨 낸 500여명이 세상과 담을 쌓은 채 살아가고 있다. 현지에선 이들을 ‘환우’라 부른다. 한센병에서 완전히 치유됐으나 후유증으로 몸의 일부가 온전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데 이제 ‘소록도 주민’이라 바꿔 불러야 옳지 않을까 싶다. 환우라는 표현에서조차 어두웠던 기억의 편린이 가시질 않으니 말이다. 소록도는 중앙공원 등 극히 일부 지역만 제외하고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 오래전엔 ‘외부인’이 ‘소록도 주민’들을 가둬 두기 위해 출입금지 구역을 설정했다. 지금은 반대다. ‘소록도 주민’들이 ‘외부인’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이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섬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건 바다와 나란히 놓인 소나무 길이다. ‘수탄장’(愁嘆場)이라 불리는 곳. 예전 한센병 환자와 가족들이 손 한번 잡아 보지 못한 채 그저 눈길로만 상봉하던 장소다. 소록도 성당의 김연준 주임신부는 “소나무 하나하나에 자살의 기억이 담겨 있다”고 했다. 희망을 잃은 데다 끔찍한 노역에 시달리던 많은 한센인들에게 소나무가 유일한 탈출구였던 셈이다. 김 신부는 소록도를 두고 진주라고도 했다. 진주가 조개의 눈물이 응집된 것에 빗댄 표현이다. 이 애절한 사연 담긴 소록도 갯벌 위로 초록빛 감태가 지천이다. 봄은 시나브로 섬 여기저기서 넘실대고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소록도의 명소는 중앙공원이다. 2만㎡(6000평) 규모로, 예상을 뛰어넘는 아름다운 정원이다. 중앙공원 초입의 소록도갱생원 검시실(등록문화재 66호)과 감금실(등록문화재 67호)은 일제강점기에 인권 유린이 자행됐던 곳이다. 환자들은 거주 이전의 자유와 이동권을 박탈당했고, 걸핏하면 감금과 체벌을 당했다. 지금도 당시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한센병에 대한 오해와 편견은 1962년 오스트리아 출신의 간호사 마리안느 스퇴거(83)와 1966년 마가렛 피사렉(82)이 소록도에 정착하면서부터 조금씩 깨지기 시작했다. 두 간호사는 당시 동포 의사들조차 꺼렸던 환우들의 상처를 맨손으로 만지며 치료했다. 전염에 대한 오해를 단박에 깨는 행동이었다. 이후 이들은 ‘큰할매’(마리안느), ‘작은할매’(마가렛)란 애칭으로 불리며 소록도 주민들과 40여년을 함께 지냈다. 김연준 신부는 “두 분은 수녀가 아닌 간호사”라고 했다. 당연히 수녀였을 거라 여겼던 그간의 인식이 오해였던 셈이다. 두 할매가 2005년 오스트리아로 돌아간 뒤에도 우리는 이들이 수녀원에서 편히 여생을 보낼 것이라 여겼다. 이 또한 오해였다. 김 신부는 “두 할매가 최저 수준의 국가연금으로 민가와 요양원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극히 평범한 노인으로 살아가는 셈이다. 김 신부가 이들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 위해 성금을 모은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두 할매에게 빚진 것들을 어떤 방식으로든 갚아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다큐멘터리는 지난 6일 시사회를 마쳤고, 4월 중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두 할매가 머물렀던 사택은 지난해 ‘고흥군 소록도 병사성당’과 함께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병사성당’은 소록도 내 한센인들의 생활 공간인 병사(病舍) 지역에 1961년 건립됐다. 중앙공원 맞은편의 소록도 성당(1번지 성당)과 구별하기 위해 흔히 ‘2번지 성당’이라 불린다. ‘마리안느·마가렛 사택’이나 소록도 1, 2번지 성당 모두 일반인 출입 금지다. 한데 돌아볼 수 있는 방법은 있다. 고흥군이 운영하는 시티투어 버스를 타면 된다. 중앙공원 등 소록도의 일반적인 명소 이외의 곳들까지 돌아볼 수 있다. 물론 이때도 성당이나 사택 밖을 오가는 건 금지된다. ●봉래산 고흥반도 왼쪽에 소록도가 있다면 오른쪽엔 봉래산이 있다. 아름다운 다도해 전경과 2만여 그루의 삼나무, 편백나무 숲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들머리는 봉래면사무소에서 나로우주센터로 넘어가는 고갯마루의 무선국 주차장이다. 정상(410m)을 찍고 편백나무숲을 지나 원점 회귀하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거리는 약 6㎞ 정도. 천천히 걸어도 3시간이면 족하다.주차장 바로 아래서 길이 갈라진다. 왼쪽은 편백숲(1.9㎞), 오른쪽은 정상(2.2㎞)으로 가는 길이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초반부에 약간의 오르막이 있지만 그리 힘들 정도는 아니다. 등산로 양쪽으로는 노란 복수초가 지천이다. 동토(凍土)를 뚫고 핀 꽃의 자태가 가냘프면서도 단단하다. 소사나무들이 시립한 산길을 30분 정도 오르면 머리 위로 느닷없이 하늘이 열린다. 바로 여기부터 다도해의 진경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능선길을 걷는 내내 양옆으로 빼어난 풍경들이 매달린다. 가장 큰 볼거리는 삼나무와 편백나무 숲이다. 수령 100년을 헤아리는 삼나무 9000여 그루와 편백나무 1만 2000여 그루가 산등성이에 그림처럼 들어앉아 있다. 아침 햇살이 퍼질 때면 뾰족한 우듬지들이 화살촉 모양으로 빛난다. 그 모양새가 멀리 나로우주센터에 세워진 로켓을 닮았다. 고흥 앞바다엔 밤하늘의 별처럼 섬이 많다. 다도해의 풍경를 제대로 만끽하려면 팔영산이나 천등산, 거금도 적대봉 등에 올라야 한다. 하지만 시간과 품이 많이 들어 빠듯한 일정의 여행자로선 선택하기 어려운 코스다. 방법은 있다. 마복산을 찾으면 된다. 정상 아래 마복사를 겨냥해 차를 몰아 가다 마복사 못미처 사거리에서 해재 방면으로 우회전하면 빼어난 풍경 전망대가 나온다.영남면 쪽에도 바닷가 풍경이 많다. 남열해돋이해수욕장 옆은 고흥우주발사전망대다.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다. 전망대에 오르면 주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우미산 아래 용암마을은 고흥 8경 중 6경인 용바위를 품었다. 먼 옛날 용이 승천할 때 타고 올랐다는 바위산이다. 높이 약 120m에 이르는 바위산의 자태가 웅장하다. 용바위와 남열해변 사이엔 다랭이논이 펼쳐져 있다. 고흥 여정을 마칠 무렵 중산일몰전망대는 꼭 들르길 권한다. 너른 갯벌 너머 섬들 사이로 해가 지는 장관과 만날 수 있다.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호남고속도로 익산 갈림목에서 익산~포항 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완주에서 다시 완주~순천 고속도로로 갈아탄다. 순천 초입의 해룡교차로에서 남해고속도로 영암·순천 구간을 타고 고흥나들목으로 나가면 된다. 고흥 시티투어는 순천역에서 출발한다. 고흥에선 남해고속도로 고흥나들목 앞 만남의 광장에서 타면 된다. 탑승 신청은 고흥군 관광과(830-5244)에서 받는다. 요금은 1만원이다. 65세 이상 어르신은 5000원. →맛집:이맘때 고흥에서 맛봐야 할 것이 토속 음식인 피굴이다. 굴을 껍데기째 살짝 끓여 속과 국물을 따로 보관한 뒤 냉장고에 서너 시간 넣어 둔 국물에 속을 넣고 김 등을 뿌려 먹는다. 토속 음식 전문 식당에 미리 부탁해야 맛볼 수 있다. 해주식당(834-7242)이 알려졌다. 4인 이상 주문하면 피굴, 낙지팥죽 등 다양한 토속 음식을 한정식으로 내놓는다. 1인 3만원. 일반 백반(7000원)도 정갈하고 맛있다. 과역면에 있다. 도화면 중앙식당(832-7757)도 한정식으로 이름났다. 참빛횟집(843-8890)은 붕장어탕을 잘한다. 녹동항에 있다. 해송식당(835-2288) 역시 정갈한 백반으로 이름난 집이다. 고흥읍에 있다. →잘 곳:가고파그집(www.gagopahome.co.kr)이 널리 알려졌다. 내나로도에 있다. 하얀노을모텔펜션(833-8311~3)도 정갈하고 조용하다. 펜션 옆 나로2대교에 서면 빼어난 해돋이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녹동항 쪽에도 썬비치호텔(844-7661) 등 일반 숙박업소들이 몰려 있다.
  • “현장 목소리 외면한 복지는 사상누각… 종교계가 실효성 있는 정책 제시해야”

    “현장 목소리 외면한 복지는 사상누각… 종교계가 실효성 있는 정책 제시해야”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복지는 사상누각일 뿐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 됩니다. 종교계가 실효성 있는 정책을 적극 마련해 정부의 복지정책에 반영시켜야 합니다.”창립 22주년 기념 법회에 앞서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전법회관에서 기자를 만난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상임이사 함결(58) 스님. 스님은 “그동안 수동적이고 일방적이었던 불교계의 사회복지 사업을 적극적으로 바꿔 어려운 이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은 종교계 복지법인 중 개신교 장로교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흩어져 있는 시설이 194개에 달하며 시설 종업원 6000명을 포함해 전국에서 활동 중인 관계자가 10만명이나 된다. 그 큰 규모를 갖췄으면서도 제 구실을 못했던 복지재단을 확 바꿔 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불교에서 복지의 큰 원칙은 차별 없는 평등의 자비나눔입니다. 바로 내가 부처임을 알고 더불어 연기해 사는 것이지요. 내 탓 남의 탓 가릴 것 없이 공동의 잘못이라 생각하고 차별 없이 모두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합니다.” ●“종교계 인사 정부 복지기구에 참여해야” 함결 스님은 광주 덕림사, 제주 보현사 주지와 호계원 사무처장, 중앙승가대 산학협력단장을 지내고 현재 천축사 주지 소임을 맡고 있는 중앙종회 3선 의원. 사회복지학 석·박사 과정을 마쳤을 뿐만 아니라 지난 8년간 제주·서울의 양로원과 요양원, 장애인센터에서 실무능력을 쌓아 종교계에선 이름난 사회복지 활동가이다. 그 이력과 실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연말 재단 상임이사로 임명됐으며 취임 이래 의욕적인 활동을 벌여와 주목받고 있다. “현장에서 활동하면서 우리 복지정책의 많은 문제점을 발견했어요. 무엇보다 종교계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현장 활동가와 수용자들의 아픔이며 어려움을 듣지 않는 탁상행정 탓에 모순된 어려움이 많아요.” 그래서 전국 사회복지시설의 대부분을 운영하는 종교계 인사들이 정부 복지기구나 위원회 등에 적극 참여해 실질적인 복지정책을 전달해야 한단다. “지금처럼 국가의 복지정책을 그대로 받아서 운용하는 게 아니라 종교계, 특히 불교계가 국가에 복지정책을 먼저 제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지요.” ●재단 산하 복지센터 설립·선진 시스템 도입 그 노력을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앞장서서 하겠다는 것이다. 재단 산하에 복지센터를 세우는 한편 이미 운영하고 있는 복지 포럼을 그 작업의 터전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재단 직할단체인 시설협의회와 협력해 각종 사회복지시설 구석구석까지 세밀하게 파고들겠단다. 이달 초 16명의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발전위원회를 구성한 것도 그 작업의 일환이다. “노인과 장애인, 어린이, 다문화 가정 등 우선적으로 분야별 6개 직영기관을 선정해 선진 복지 시스템을 도입하고 적용할 방침입니다. 불교에 맞는 복지 표준 모델 개발에 치중할 생각입니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은 미얀마와 라오스 등 동남아 각국의 난치병 돕기 운동에 앞장서 온 복지재단으로 유명하다. 스님은 이제부터 그 활동을 국내로 확대할 계획이다. 제약회사며 병원들과도 적극 협력하겠다는 스님은 인터뷰 말미에 “오는 4월 말 서울 근교에서 산하기관 종사자와 자원봉사자 5000여명이 참여하는 난치병 돕기 대규모 철야 정진대회를 열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글·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나눔 문화 정착에 앞장서는 자치구] 봉사하면 취업 기회 오는 중랑

    [나눔 문화 정착에 앞장서는 자치구] 봉사하면 취업 기회 오는 중랑

    ‘교육과 자원봉사, 취업을 한번에 해결한다.’서울 중랑구 자원봉사센터는 이러한 목표를 내걸고 ‘전문 자원봉사 트라이앵글 시스템’을 운영한다고 13일 밝혔다. 평생교육을 받은 주민들이 배운 내용을 토대로 직장을 구하거나 자원봉사를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구 관계자는 “구 평생학습센터 등에서 교육을 받았는데 전문성을 살리지 못해 답답해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이들 인력을 활용하면 지역사회에서 도움이 될 것 같아 트라이앵글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원봉사센터는 우선 중랑구 평생학습센터에서 발 마사지와 네일아트, 종이접기 등을 배운 구민이 지역 복지관과 요양원, 치매지원센터 등에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또 아동 영어지도사나 스토리텔링 수학지도사 등의 과정을 수료한 구민은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도록 한다.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수업을 듣고 실버건강 체육지도사나 웃음·레크리에이션 건강지도사 자격증을 딴 이들은 노인 대상 프로그램인 ‘실버 놀이터’의 강사로 이미 활동하고 있다. 자원봉사센터는 분야별 교육 수료자들을 ‘중랑구 직영봉사단’에 등록시켜 전문 봉사자로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구민들이 꾸준한 봉사 활동을 통해 전문성이 갖춰지면 취업도 돕는다. 구직 희망자가 취업정보센터에 구직 등록을 하면 ▲전문 분야 취업 활동 지원 ▲구인·구직자 만남의 날 행사 때 관련 업체 면접 기회 알선 ▲자치회관·복지관 강사로 취업 기회 제공 등을 받는다. 박종진 자치행정과장은 “평생 교육을 받았는데 이를 활용하지 못하면 사회적 낭비”라면서 “수요처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봉사활동은 물론 구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주말 영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EBS1 일요일 오후 2시 15분) 스웨덴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 원작은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탁월하게 묶어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스웨덴의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100년을 살며 현대사의 주요 사건마다 본의 아니게 끼어들어 역사의 흐름을 바꿔 놓았던 알란은 요양원에서 말년을 보내는 처지다. 100세 생일을 맞아 요양원을 뛰쳐나온 알란은 갱단의 돈 가방을 우연히 떠맡게 되며 한바탕 소동에 휩쓸린다. 알란이 자신의 인생을 되짚어가는 과정에서 스탈린, 아인슈타인, 오펜하이머, 트루먼, 레이건 등 역사적 인물을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극중에선 다양한 연령대의 알란이 등장하는 데 스웨덴의 유명 배우 로베르토 구스타프손을 비롯한 여러 명이 연기했다. 지난해 말 후속편이 나왔다. 2013년작. ■폴리스 스토리 2(OBS 토요일 밤 10시 10분) ‘폴리스 스토리’는 청룽(成龍)이 출연한 수많은 작품 중에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시리즈다. 1985년부터 2013년까지 모두 6편이 만들어졌다. 홍콩 영화가 1960~70년대 무협물에서 현대물로 옮겨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 대표적인 작품이다. 매 작품 대역 없이 펼치는 청룽의 스턴트 액션이 혀를 내두르게 한다. 빼어난 무술 실력을 지닌 경찰관 진가구가 악전고투 끝에 악당을 물리친다는 게 기본 줄거리다. 3편까지는 장만위(張曼玉)가 여자 친구로 나와 코믹 연기를 선보였다. 5, 6편은 웃음기를 덜어낸 정극이다.
  • “의사가 있어야 할곳은 병원 아닌 세상”

    “의사가 있어야 할곳은 병원 아닌 세상”

    “12년째 복지관 찾아 봉사… 노인질환 예방체계 아쉬워” “의사가 있어야 할 곳은 병원이 아닌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해마다 최북단 비무장지대(DMZ) 안에 있는 경기 파주 대성동 마을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있는 이재훈(54)씨는 7일 의사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서울 송파구 정형외과 올림픽병원을 운영 중인 이씨는 “병원에서만 시간을 쏟는 의사는 환자를 진료할 때 질병이 발병하게 된 요인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며 “질병을 유발하는 삶의 패턴, 생활환경을 잘 이해하려면 사회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병원에 오지 못하는 환자들까지도 찾아다니며 진료하는 것이 오늘날 필요한 의료”라고 강조했다. 이씨는 행정자치부와 경기 파주시가 공동으로 추진중인 ‘통일맞이 첫마을 대성동 프로젝트’ 일환으로 의료봉사를 펼치고 있다. 2년 전 이씨는 의료서비스의 손길이 닿기 어려운 대성동 마을을 처음 찾았다. 이곳에는 현재 49가구, 207명이 거주하고 있다. DMZ 특성상 이곳 주민들은 바깥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다. 마을에서 20㎞ 떨어진 병원에 가려면 하루 2번 오가는 버스를 타거나 자가용을 타고 1시간 이상 군 검문을 거쳐야 한다. 의료 봉사팀도 유엔의 허가를 받아 연 1회만 방문한다. 이씨는 “2015년에는 마을 주민 90명, 지난해엔 70명을 진료했다”며 “대부분 주민이 농사일을 하기 때문에 척추·관절 등의 만성 통증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지난 1일 대성동 주민 남모(81·여)씨는 이씨에게서 척추협착증 수술을 받았다. 통증이 심각한 데도 비용 탓에 수술을 망설이던 남씨에게 이씨는 무료 수술을 제안했다. 이씨가 의료 봉사를 시작한 시기는 2006년이다. 당시 그가 일하던 마포구 병원 옆 건물에는 노인복지관이 자리잡고 있었다. “척추·관절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아오는 노인을 자주 진료하다가, 한 번은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TV, 인터넷 등 매체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잘못된 건강 정보에 둘러싸인 노인들을 보며, 진료도 진료지만 제대로 된 건강 강좌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이씨가 매달 둘째, 넷째 주 화요일 이 복지관을 찾은 지 벌써 12년째다. 같은 주 목요일에는 송파 노인요양원, 첫째, 셋째 주 화요일에는 또 다른 송파 노인복지관에서 의료 봉사를 하고 있다. 그는 “주말엔 복지관을 문을 닫기 때문에 주로 평일에 간다”며 “병원이 복지관이나 요양원 근처에 아무리 많아도 부자가 아닌 이상 대부분 노인은 척추·관절 통증으로 병원을 찾길 꺼린다”고 말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수술 후 후유증을 걱정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씨는 노인 질환은 운동을 통한 예방이 중요한 데도 사회 전반에 그런 인식이 부족해 아쉽다고 털어놨다. “나이가 들수록 지자체가 운영하는 각종 운동시설을 적극 이용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하는데 다른 나라에 비해 국내엔 노인 의료 교육이나 질병 예방 시스템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연상연하 커플의 정석’ …106살 신부, 66살 신랑

    ‘연상연하 커플의 정석’ …106살 신부, 66살 신랑

    100살 넘은 신부와 '고작' 66살의 신랑이 그야말로 '세기의 결혼식'을 열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신부 발데미라 로드리게스 데 올리베이라와 신랑 디아스 야코브. 두 사람은 최근 브라질 상파울로에 있는 한 요양원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정식 부부가 됐다. 결혼을 흔히 백년가약이라고 하지만 신부의 나이를 보면 이 결혼은 특별한 '백년가약' 같다. 신부 올리베이라는 올해 만 106살로 살아온 시간은 1세기를 훌쩍 넘겼다. 신랑 야코브도 만 66살로 이젠 할아버지 소리를 들을 나이지만 신부에 비하면 40년 어린 '청춘'이다. 두 사람은 2013년 상파울로의 요양원에서 처음 만났다. 급성회백수염으로 왼팔이 마비되면서 직장을 잃고 요양원에 들어간 야코브는 아내가 된 올리베이라를 보고 첫 눈에 반했다. 야코브는 "그녀를 처음 본 순간 반해버렸다"면서 "나보다 약간 연상이지만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인 만큼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평생 독신으로 살다 늦깎이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드디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단을 내렸다. 요양원 친구들과 의사들은 두 사람의 결혼을 반대했다. 신부가 워낙 고령인 데다 두 사람 모두 건강도 좋지 않아 결혼생활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걱정에서다. 하지만 두 사람은 "순수하고 진실한 사랑"이라며 결혼을 고집했다. 사연이 알려지면서 브라질의 한 자원봉사단체가 결혼을 돕겠다고 나서며 두 사람을 거들었다. 결혼식은 두 사람이 생활하고 있는 요양원에서 열렸다. 고령인 데다 건강상 외부로 나가기 힘든 신랑신부의 사정 때문이었지만 결혼식엔 요양원 친구 등 하객 100여 명이 참석해 두 사람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했다. 자원봉사자 파비안 사팔론은 "(결혼 전) 두 분에게 따로 꿈을 물어보니 나란히 결혼식을 올리는 것이라고 했었다"며 두 사람이 늦게나마 진실된 반려자를 만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신혼인 부부의 마지막 소원은 조촐하게라도 따로 살림을 차리는 것. 하지만 요양원 의사들이 "살림을 내는 건 무리"라고 만류하고 있어 두 사람의 소원은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자치단체장 25시] “한예종 유치·문화유적지 개발해 ‘구리 브랜드’ 높일 것”

    [자치단체장 25시] “한예종 유치·문화유적지 개발해 ‘구리 브랜드’ 높일 것”

    경기 구리시는 여의도 면적의 4배 규모로, 도내 31개 시·군 중 면적이 가장 비좁은 기초자치단체이다. 반면 인구는 지난해 현재 20만 5513명으로 도내에서 20번째로 많다. 결코 작지 않은 ‘옹골찬 도시’로 꼽힌다. 노원·중랑·광진구와 접해 있어 사실상 서울이나 다름없다. 지난해 4월 재선거에서 당선된 백경현(59) 시장은 토박이 공무원 출신으로, 행정지원국장·주민생활국장 등을 역임해 구리시 구석구석 모르는 게 없는 ‘빠꼼이’이다. 백 시장은 “구리의 브랜드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며 우수한 자연환경과 역사문화유적지를 연계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와 경기북부테크노밸리를 유치해 도시브랜드를 높일 계획이다. 백 시장은 2015년 12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아 불명예 퇴진한 박영순 전 시장이 2006년 7월부터 10년 가까이 시장직을 맡으면서 분열된 민심도 하나로 모으는 데 힘을 쏟고 있다.지난 19일 이른 아침 시청사에서 우측 직선 400m여 떨어진 도로변에 두꺼운 코트를 한 중년 남성이 모습을 나타냈다. 평소 같으면 먼동이 트기 전 지역 한 바퀴를 돌고 시청사에 도착했겠지만, 설 명절을 앞두고 둘러볼 곳이 너무 많아 곧장 집무실로 향했다. 오전 9시 첫 업무는 시정현안전략회의. 주요 실·국장들이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둘러앉았다. 백 시장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7월까지 경기 북부에 테크노밸리 사업지를 한 곳 더 선정한다고 한다. 다른 경쟁지역에는 미분양된 산업단지가 많은 만큼 그동안 각종 중첩 규제로 기업유치가 어려웠던 구리·남양주 접경지역이 가장 경쟁력이 높다. 시민들과의 약속이기도 하니 부시장을 중심으로 해서 유치에 차질 없도록 준비를 철저히 하자.” 서울 성북구 석관동 의릉 능역에 위치한 한예종의 갈매역세권 개발부지로의 유치도 언급했다. 구리시에는 현재 대학이 없다. 백 시장은 “총장님이 귀국하시는 날이 오늘인가?” 물은 뒤 “석관동 캠퍼스만 이전할 것인지, 아니면 여러 지역에 산재한 한예종 전체를 옮길 것인지 용역결과를 알아야 하고, 이전지 결정 절차를 정확히 파악해야만 한다”면서 전략·전술적 준비를 당부했다. 그러면서 “한예종이 갈매역세권으로 이전하면 인접한 서울여대·육사·삼육대·한국과학기술대 등과 함께 새로운 대학타운과 대학로 상권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2024년 개통 예정인 서울(용산)~속초 동서고속철도 환승역이 갈매동에 생기면 40여년간 개발제한구역에 묶여 침체된 갈매동 일대 지역경제가 크게 활성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리시는 지난해 10월 한예종 유치 신청서를 학교 측에 제출했다. 회의가 끝날 무렵, 지난해 7월 민원상담관으로 위촉된 이재흥 전 교문2동장이 시장실 옆 민원상담실로 출근했다. 5급 사무관 이상 퇴직 공무원 중 5명이 시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해 문제해결을 돕고, 필요하다면 제도개선도 제안하는 등 20만 시민과 백 시장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민원상담관제는 시민과의 소통을 위해 백 시장 취임 후 가장 먼저 도입했다. 오전 10시 30분 곽경국 새마을운동 구리시 지회장 등이 민원상담실로 백 시장을 방문했다. 새해 인사차 방문했으나, 백 시장이 이례적으로 뼈 있는 한마디를 한다. “항간에 말이 많다. 지방자치를 하라고 한 건데 자꾸 정치를 하려 하니까…. 저는 그런 상황으로 가지 않겠다. 파벌 만들고 이간질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꾸 색깔을 드러내며 정치를 하려고 하면 시민이 힘들어진다.” 일부 지방의원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지만, 과거 일부 새마을운동 관계자들이 특정 정파와 어울리며 본분을 잊은 점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곽 회장은 “회관 건립에 우리는 전문성이 없다. 구리시에서 많은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며 다소 무거워진 분위기를 반전시켜 보고자 했다. 그러면서 “지회에서 방역사업을 더 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 달라”고 요청했다. 곧이어 오전 11시에는 시청사 1층 상황실에서 열린 설날 이웃돕기 기부물품 전달식에 서둘러 참석했다. 고맙게도 지역 새마을금고와 윤서병원 등에서 쌀과 라면 등을 기탁했다. 물품을 받자마자, 곧바로 서민들이 많이 사는 은동 및 갈매동 일대 경로당을 방문해 윤서병원 정수복 원장 등과 함께 기부물품을 전달하고 어르신들의 안녕을 살폈다. 상황실에서 기탁받을 땐 물품이 꽤 많아 보였는데, 경로당마다 나눠 배부하다 보니 손이 미안할 정도로 양이 적어 보였다. 죄송한 생각이 든 백 시장은 허리를 더 깊이 숙이며 “설 명절을 잘 쇠시라”고 인사하며, 이해를 요청했다. 어르신들은 그건 중요하지 않다는 듯 “주민총회 한 번 없이 갑자기 재개발을 한다며 뜬금없이 책자가 날아왔다. 시에서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백 시장은 “주민동의서를 받을 때 과장된 약속을 많이 하고도 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어르신들을 안심시켰다. 경로당을 나오던 백 시장은 인접한 건물 2층으로 올랐다. 무료급식이 이뤄지는 경로식당에서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힘겹게 발걸음을 옮기고 계단을 오르는 어르신을 보고 마음이 짠해졌다. 구리시에서는 5곳의 무료경로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60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저소득 홀로 어르신이 이용한다. 곧이어 인창동 스칼라티움에서 열린 실버탁구회 정기총회에 내빈으로 참석했다. 이곳의 어르신들도 연세가 많지만 앞서 방문했던 경로당 어르신들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밝고 건강해 보였다. 운동하는 어르신들의 건강 등을 위해서도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백 시장은 축사에서 “어르신들의 탁구 종목 활성화를 위해 노력은 하고 있으나 부족해 항상 죄스럽다. 재정적인 여건은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오찬 후 지나던 길에 별내선(8호선) 지하철공사 3공구 현장을 예고 없이 방문했다. 굴착공사 현장이 아파트 단지와 너무 인접해 아쉽다. ‘진작 시장이 됐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잠시 집무실에 들어가 밀린 결재를 한 후 다중이용시설업주 대상 소방안전교육에 들렀다. 오후에도 경로당 방문이 계속됐다. 갈매1단지 경로당에서는 “40여년 전 이 지역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이기 전에는 가장 잘사는 마을이었다”고 전제한 뒤 “역사는 수레바퀴이다. 한예종이 유치돼 대학타운 및 대학로가 형성되고 동서고속철도가 개통하면 갈매동이 구리시의 중심 도시가 돼 다시 잘사는 마을이 될 것”이라며 “건강하게 오래 사시라”고 인사했다. 갈매시립요양원도 방문했다. 80여 어르신들이 돌봄을 받고 있다. 인접한 기획재정부 토지를 매입해 확장했어야 했는데 과거 잘못된 행정으로 어렵게 됐다는 게 백 시장 설명이다. 백 시장은 경로당 등을 순회하면서 “지나가는 곳마다 전임시장 때 사사로이 행정이 남용된 현장을 보게 돼 한편으로는 기가 차고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박 전 시장과 친밀했다가 거리를 두게 된 과정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일부 행정은 ‘전임 시장 흔적 지우기’가 아니라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설명했다. 한양대 구리병원에서 열린 구리시 간호사협회 창립총회를 거쳐, 구리전통시장에서 ‘KB국민은행과 함께하는 설맞이 전통시장 사랑나눔 행사 및 현장물가 체험’차 시장을 한 바퀴 돌자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했다. 날씨도 더 쌀쌀해졌다. 백 시장의 이날 일정은 오후 7시 인창동 주민자치위원장 이·취임식 참석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서울시의회 김광수의원, 안철수 전 대표와 복지원서 떡국봉사

    서울시의회 김광수의원, 안철수 전 대표와 복지원서 떡국봉사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김광수 의원(국민의당, 노원5)은 민족 최대의 명절인 28일 설날에 국민의당 안철수 전대표와 함께 상계동에 위치한 홍파복지원을 찾았다. 김 의원은 홍파복지원에 도착하여 안 전 대표와 바로 어르신에게 떡국을 나르며 봉사를 했다. 식사봉사를 마친 후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특별히 안 전 대표는 어르신들의 손을 잡고 “어르신들과 함께 건강하고 행복한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어르신들은 “바쁜데 이렇게 찾아와 주어서 고맙다. 제발 나라가 조용했으면 좋겠다. 좋은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말씀을 전했다. 이 자리에는 송인기 구의원과 유 청 시의원이 함께 했다. 사회복지법인 홍파복지원은 대린원, 홍파양로원, 대린직업훈련원, 영기노인요양원, 쉼터요양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951년에 출발하여 현대사회에서 소외당하며 고통 받는 노인과 장애인의 재활 및 교육을 통해 떳떳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제 몫을 다 할 수 있도록 노인과 장애인의 복지증진을 위해 앞장서는 목표를 가지고 활동을 하고 있다. 영기노인요양원은 노인의료복지시설로 치매, 중풍 등 노인성질환 등으로 장애가 있는 83명의 노인을 입소시켜 급식, 요양을 하고 있으며, 쉼터요양원은 사회로부터 소외 받은 중증장애인의 거주시설로써 평안하게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보호하고 있으며 69명이 거주하고 있다. 김 의원은 “가족과 함께 설을 맞이해야 하나 외롭게 설을 맞는 어르신을 보니 안타까움이 더합니다. 특히 앞 못 보는 어르신을 뵈니 더욱 그렇습니다. 다행히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성으로 떡국 봉사를 하고 작은 대화를 해서 좋았습니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潘, 고향 업고 대망론 출정식

    潘, 고향 업고 대망론 출정식

    맹추위에도 곳곳서 ‘귀국 환영’ 野 소속 이시종 지사 극찬 눈길 지난 14일 오전 10시 충북 음성군 원남면의 ‘반기문 평화랜드’(반기문 기념공원)가 ‘쿵짝쿵짝’ 노랫소리로 들썩였다. 반기문(얼굴) 전 유엔 사무총장의 ‘금의환향’을 환영하는 행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영하 8도의 맹추위에 짧은 원피스를 입은 여성 초대가수가 무대 위에서 노래를 서너 곡 부르자 참석자들은 “아유 추워서 어떡해”라며 안쓰러워했다. 얇은 한복 차림에 장구를 메고 축하 풍물 공연을 준비하는 여성들도 오들오들 떨기는 마찬가지였다. 비닐하우스는 추위를 피하기에 안성맞춤인 공간이 됐다. 오전 11시쯤 반 전 총장이 탄 그랜저 승용차가 행사장에서 100m 떨어진 ‘반기문 생가’ 앞으로 진입했다. 이시종 충북지사, 새누리당 경대수 의원, 이필용 음성군수, 이언구 충북도의원 등이 마중을 나왔다. 반 전 총장은 짧게 인사한 뒤 차량을 타고 선친 묘소로 이동했다. 기자들은 뒤쫓아 달렸다. 한 남성이 반 전 총장의 부인 유순택씨에게 달려가 ‘유순택 팬클럽’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내보이며 “팬클럽 회장입니다”라고 소개하자 유씨는 웃으며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성묘를 마친 반 전 총장은 ‘군민 인사회’에 참석했다. 음성군민, 광주 반씨 종친회 등 주민 700여명이 운집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이 지사가 인사말에서 “반 전 총장은 지구 100여 바퀴, 달나라 6번, 하루평균 10개 일정을 소화한 초인적 행보를 보였다. 국민과 도민의 꿈과 희망”이라고 ‘극찬’해 눈길을 끌었다. ‘음성꽃동네’로 이동한 반 전 총장은 입구에서 분향한 뒤 차를 타고 10여분 거리의 ‘부활의 집’으로 이동했다. 반 전 총장과 기자들의 ‘자동차 추격전’이 벌어졌다. 길을 잘못 들어 유턴하는 차량도 속출했다. 차가 없는 기자들은 산을 타느라 추운 날씨에도 땀을 뻘뻘 흘렸다. 반 전 총장은 요양원 직원들과 점심 식사를 했다. 직접 밥솥에서 밥을 퍼와 두부, 호박전, 김치, 콩나물, 생선조림, 된장국 등과 함께 먹었다. 반 전 총장이 충주로 가기 위해 차량에 탑승하려 할 때 잠시 내부를 살펴보니, 좌석 앞에 수첩과 볼펜, 서류들이 꽂혀 있었다. 귀국 후 급히 차량을 공수했는지 차량에는 하이패스가 장착돼 있지 않았다. 반 전 총장은 어머니 신현순(97)씨를 찾아 부인 유씨와 함께 큰절을 한 뒤 “10년 동안 떨어져 있어 자식 도리를 다하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계속 옆에 있으면서 효도하겠다”고 했다. 73세 아들의 절을 받은 노모는 “아들 오기 전엔 죽으면 안 된다고 해서 잘 먹고 잘 있었다”며 울먹였다. 충주시내 곳곳에는 반 전 총장의 귀국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내걸려 있었다. 충주체육관에서 열린 ‘시민인사회’에는 20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어른들의 손에 이끌려 온 몇몇 어린이를 제외하면 대부분 50대 이상 고령층이었다. 모두들 한 손에는 태극기를 들고 있었다. 반 전 총장은 15일 경기 평택 2함대의 천안함과 기념관을 방문했다. 그는 “폭침이 분명하다”면서 “안보에는 ‘두 번 다시’가 없다”고 강조하며 ‘안보 이미지’ 구축을 시도했다. 이에 앞서 반 전 총장은 천안함 전사자인 문규석 원사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며 유족을 위로했다. 음성·충주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아내 살해 자백한 ‘비정한 남편’…“동기는 말할 수 없어”

    아내 살해 자백한 ‘비정한 남편’…“동기는 말할 수 없어”

    아내를 살해한 뒤 차량 화재로 위장한 혐의를 받는 50대가 살해 사실을 자백했지만, 범행 방법과 범행 동기에 대해선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15일 전북 군산경찰서에 따르면 피의자 최모(55·무직)씨는 체포 사흘 만에 “내가 아내를 죽인 게 맞다”고 일부 혐의를 인정했으나 범행 동기와 살해 방법 등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다. 경찰도 범행 동기와 살해 방법을 찾지 못했다.  경찰은 이날 살인 혐의로 최씨를 구속했다. 전주지법 군산지원은 “피의자가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면서 영장을 발부했다. 최씨는 지난 4일 새벽 군산시 개정면 한 교차로 인근에서 아내 고모(53)씨를 알 수 없는 방법으로 살해한 뒤, 아내의 시신이 실린 차를 농수로 쪽으로 밀어 사고로 위장한 뒤 불태운 혐의를 받고 있다. 고씨는 운전석에서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됐다. 사고 직후 경찰은 사고사와 살인 가능성을 병행해 수사를 벌여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과정에서 타살 혐의가 드러나면서 사건은 급반전됐다. 연구원은 차량 엔진 등 차체가 아닌 차량 내부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감식 결과를 경찰에 보내왔다. 경찰은 차량이 농수로에 빠졌는데도 앞범퍼가 전혀 훼손되지 않았고 불이 차량 내부에서 발생한 점,고씨의 기도에서 그을음이 발견되지 않아 화재 전 숨졌을 것이라는 1차 감식 결과를 토대로 살인 사건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최씨가 사건 전 현장 부근에 자신의 차량을 가져다 두는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CC)TV 화면 등을 근거로 그를 유력 용의자로 봤다. 최씨는 사건 당일 아내의 사망 소식을 듣고 부검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새벽 예배를 마친 아내가 나를 집에 데려다주고 냉이를 캐러 갔다. 사망 사실은 경찰의 통보를 받고 알았다”면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경찰은 최씨가 알 수 없는 방법으로 아내를 살해한 뒤 차량 내부에서 불을 붙여 사고사로 위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범행 시점은 아내와 함께 새벽 예배를 다녀온 뒤인 4일 오전 5시 53분부터 차량 화재 발생 시간인 6시 50분 사이로 추정된다. 체포 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지난 12일 오후 6시 20분쯤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성인 PC방에서 도박게임을 하던 최씨를 붙잡았다. 대장암을 앓는 최씨는 1년 6개월가량 전부터 남양주시의 한 요양원에서 생활해 왔다. 입원 후 한 달에 한 번가량 자택에 있는 군산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 앞으로는 보험 6개가 들어있고 수령액은 2억 4000만원에 달했다. 특별한 직업이 없는 최씨 부부는 친척 등의 도움을 받아 생활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사건 발생 며칠 뒤 스마트폰으로 ‘군산 차량 화재’를 검색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가 체포된 후 혐의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어렵게 살인 사실을 실토했다”며 “계획 살인인 만큼 집중적으로 동기 등을 캐물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설치·폐업 반복 장기요양기관 ‘퇴출’

    노인에게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장기요양기관의 신설·퇴출 기준이 강화된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노인장기 요양보험법 개정안이 1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지방자치단체가 장기요양기관을 설치할 때 운영자의 과거 급여제공 이력이나 행정처분 내용, 기관 운영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행정제재 처분이나 기관 평가를 피하려고 의도적으로 설치와 폐업을 반복한 이력이 있거나 급여비용 부당청구, 수급자 폭행 등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것이 확인되면 장기요양기관 지정을 허용하지 않게 된다. 현재는 기관이 시설과 인력 기준을 갖춰 신청하면 지자체장이 반드시 지정하게 돼 있다. 2015년 요양원 등 시설 기관 5000여곳 가운데 365곳이 시설평가를 받지 않았고 23.4%에 해당하는 847곳은 최하 등급인 E등급을 받았다. 또 방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재가기관 1만 3000여곳 가운데 폐업 이력이 있는 기관도 20.7%인 2700여곳에 달한다. 개정안은 부당청구 등에 한정됐던 지정 취소 사유도 확대했다. 1년 이상 급여를 제공하지 않거나 사업자등록이 말소되는 등 실제로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되거나 평가를 거부하는 기관은 지정을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현대글로비스 ‘나눔 바자회’

    현대글로비스 ‘나눔 바자회’

    글로벌 종합물류유통기업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23일 대학생 홍보대사 영글로비스와 서울 강남구 현대글로비스 본사에서 소외계층을 위한 사랑의 나눔 바자회를 개최했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 바자회에서 영글로비스는 현대글로비스 임직원들이 기부한 화장품, 의류, 도서, 전자기기 등 600여개의 물품들을 임직원과 외부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판매했다. 판매 수익금은 445만원이다. 현대글로비스는 바자회 수익금과 동일한 금액을 추가로 기부하는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총 890만 원을 강남종합사회복지관, 청운요양원 등 복지시설 10여 곳에 전달할 예정이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개그맨 이하원 간암 투병 중 별세...향년 59세

    개그맨 이하원 간암 투병 중 별세...향년 59세

    개그맨 이하원이 간암 투병 중 별세했다. 향년 59세. 지난 1월 간암 말기 판정을 받았던 개그맨 이하원은 요양원에서 투병 생활을 해오다 25일 오전 9시 별세했다. 이하원은 이경규, 이홍렬, 주병진 등과 함께 1980년대를 풍미했던 개그맨 1세대다. JTBC의 전신인 TBC 개그콘서트를 통해 1980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이후에는 MBC로 적을 옮겨 ‘청춘행진곡’(청춘만만세)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 등에서 활약했다. 1998년에는 탤런트 권재희(52)와 결혼, 슬하에 아들 태우 씨를 두고 있다. 고인의 빈소는 분당 서울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7일 오전 8시 30분이다. 장지는 경기도 안성 지구촌교회 추모관 유토피아로 정해졌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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