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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로 온 ‘배달의 민족’, 민주당 을지로위 ‘배민M&A’ 문제제기

    국회로 온 ‘배달의 민족’, 민주당 을지로위 ‘배민M&A’ 문제제기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국내 배달 앱 시장 1위 배달의민족과 2위 요기요의 기업 결합과 관련해 “구성원들에 대한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을지로위는 6일 국회 정론관에서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라이더유니온,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 등 단체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DH라는 하나의 회사에 종속되면 전체 시장의 90% 독점이 현실화한다”며 “공정거래위는 모바일 배달 앱 시장을 기존 음식 서비스 시장이나 온라인 쇼핑 시장과 구분해 독립적인 산업영역으로 인식하고 독점이나 경쟁 제한적 요소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민주당 박홍근 을지로위원장은 “합병 이후 별개 법인으로 운영해 경쟁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배달의 민족 측 주장은 독과점 논란을 부식시키기에는 많이 부족하다”며 “1998년 기아차를 인수한 현대 기아차 역시 합병 후 국내시장 독과점 체제가 형성되어 자동차 가격이 연이어 오르는 등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달됐다”고 했다. 이어 일부 언론에서 ‘여당이 배달의민족 매각까지 간섭한다’는 비판 어조의 기사를 내보낸 것을 두고 “특정 기업에 매우 편향됐을 뿐만 아니라 과도한 정치적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을지로위에서 해당 사안에 대한 책임위원을 맡은 제윤경 의원은 “시장의 혁신을 위해서는 독점기업이 탄생하는 것을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경무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대표위원은 “현재 배달앱 시장에서 상인들이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매출의 약 5%정도인데, 합병을 했을때 매출의 10% 이상 부담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되면 결국 소비자들이 자장면, 피자 모든 것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근 위원장은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우리는 ‘공정위가 기업 결합을 거부해야 한다’ 이렇게 요구한 바가 없다”면서 “원칙적으로 해라, 우려되는 목소리를 충분히 고려하고 반영하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재범 막는 보호관찰소… 혐오시설 아닌 안전시설”

    “재범 막는 보호관찰소… 혐오시설 아닌 안전시설”

    “보호관찰은 경찰·복지 업무 모두 수행 대상자와 인간적 교류… 경조사 꼭 참석 관찰관 실망시키지 않으려는 모습 대견 사회의 건전한 구성원으로 복귀 도움”“사회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보호관찰소가 지역사회에서 혐오시설로 인식돼 안타깝다. 보호관찰 업무에 대한 사회의 이해와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10여년째 전자감독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안산보호관찰소 김형철(37) 계장은 5일 서울신문과 만나 보호관찰 업무에 대한 사회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전자감독 유공으로 장관 표창을 받은 그는 “전국 57개 보호관찰소 1522명의 보호관찰관 모두 사회안전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자감독 등 보호관찰 업무는 재범 방지를 위해 철저한 지도감독이 필요하지만 사회에 방치된 대상자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그들이 필요한 도움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계장은 “성폭행을 비롯해 미성년자 유괴, 살인, 강도 등 4대 특정범죄자를 관리하는 전자감독은 경찰과 사회복지 두 분야의 업무 특성을 모두 갖췄다”면서 “경찰처럼 도주한 대상자를 추적하기도 하지만 숙소를 알선하고 직업훈련을 소개하는 등 사회복지 요소도 강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 계장은 업무를 수행하며 대상자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위로하며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고 있다. 현장 출동해 새벽까지 귀가하지 않고 ‘사는 게 힘들다’며 울고 있는 대상자를 감싸 안고 위로하기도 했다고 한다. 나중에 방황하는 대상자를 돕고자 동거하고 있던 여성과 결혼을 주선하기도 했다. 그는 “축의금을 들고 결혼식장을 방문했더니 몇 안 되는 하객 중 한 명이었다”며 고아인 그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겼다. 김 계장은 업무외적으로 인간적 교류를 할 수 있는 경조사는 될 수 있으면 모두 참석하고 있다. 그는“얼마 전 한 대상자 결혼식에 참석했는데 나중에 앨범사진에서 우연히 찍힌 제 모습을 발견하곤 함께 웃었다”고 말했다. 또 “최근에 다른 대상자 조부 장례식에 참석했다”며 “어렸을 적 아버지를 여의고 할아버지 밑에서 자라 매우 친밀한 관계였기에 상실감이 클 것 같아 찾아가 위로했다”고 설명했다. 김 계장이 이렇듯 대상자들에게 공을 들이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그는 “경조사에 참석하면 담당 보호관찰관을 좀 더 특별히 생각하고,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대상자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며 “이런 것들이 모여 결국 재범을 방지하고 대상자들이 사회의 건전한 구성원이 되길 희망해 본다”고 말했다. 글 사진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테두리 없고 두께도 15㎜ ‘삼성 8K TV’…천장서 돌돌 내려오는 ‘LG 롤러블 TV’

    테두리 없고 두께도 15㎜ ‘삼성 8K TV’…천장서 돌돌 내려오는 ‘LG 롤러블 TV’

    세계 최대 전자쇼… 4500여개 기업 참가 현대차 미래 모빌리티 비전 최초 공개 SK는 작년보다 8배 큰 공동부스 마련155개국 4500여개 기업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0)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나흘간의 일정으로 막을 올린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LG 등 국내 4대 대기업도 총출동해 첨단 제품을 선보이고 미래 비전을 제시한다. 새해 벽두에 열리는 첫 ‘전자 쇼’인 만큼 올 한 해 가전·정보기술(IT)·모빌리티의 화두와 방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CES 개막을 이틀 앞둔 5일 삼성전자는 ‘CES의 꽃’이라 불리는 TV 부문에서 ‘테두리 없는’(베젤리스) 제품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삼성이 이번에 첫선을 보이는 2020년형 QLED 8K(초고화질) TV는 전면의 99%가 디스플레이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 경쟁사들도 ‘베젤리스 TV’를 표방하며 제품을 내놨지만 1㎜ 정도의 테두리는 있었다. 하지만 이번 삼성의 TV는 눈으로 테두리를 찾아보기 쉽지 않을 정도다. 극도로 얇은 베젤이 디스플레이를 잡아 주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더 시원시원한 화면을 통해 영상을 몰입감 있게 즐길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테두리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TV의 두께도 15㎜에 불과해 타사 제품보다 디자인이 더 돋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화질이 나쁜 영상도 인공지능(AI)이 스스로 최적의 알고리즘을 찾아 8K 수준으로 변화시키는 기능이 탑재됐다. 스마트폰을 TV 디스플레이에 갖다 대기만 해도 스마트폰 화면이 TV에 그대로 나타나는 ‘탭뷰’ 기능도 최초로 적용됐다. 이에 맞서 LG전자도 새로운 야심작으로 맞불을 놓는다. LG전자는 LG시그니처 올레드(OLED) 8K TV 77인치, LG 나노셀 8K TV는 65인치를 이번 전시회에서 추가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는 “8K TV 시장 규모가 점차 확대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보다 크기가 작은 제품을 라인업에 추가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공개했던 돌돌 말리는 ‘롤러블 올레드 TV’를 새롭게 단장한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새로운 롤러블 TV는 천장 쪽에 말려 있던 TV가 바닥을 향해 내려오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현대차는 이번 CES에서 인간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최초로 공개한다.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은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모빌리티 환승 거점(Hub) 등과 같은 구성 요소를 긴밀하게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도심 항공 모빌리티’는 하늘을 새로운 이동 통로로 활용해 도로 혼잡을 줄여 줄 미래 핵심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C 등 SK그룹은 지난해보다 약 8배 넓은 713㎡ 규모의 공동부스를 마련하고 전기차 배터리, 자율주행차 기술, 자동차 소재 등 SK그룹이 보유한 모빌리티 산업 역량을 총결집해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와 친환경 소재를 총망라한 자동차 이미지인 ‘SK 인사이드’를 공개한다. 라스베이거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라스베이거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기획]안산보호관찰소 김형철 계장, “전자발찌 채우지 않았으면 또다시 범행 저질렀을 것”

    [기획]안산보호관찰소 김형철 계장, “전자발찌 채우지 않았으면 또다시 범행 저질렀을 것”

    “만약 전자발찌를 채우지 않았으면 또다시 범행을 저질렀을 것 같은 보호관찰 대상자가 한둘이 아닙니다.” 2000년대 연이어 발생한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는 사회를 큰 충격에 빠뜨렸다. 심각성을 인식한 정부는 대응책으로 아동이나 상습적인 성폭행 사범을 대상으로 전자감독제도를 본격 도입했다. ‘전자발찌’로 널리 알려진 강력대책으로 성폭력 범죄자의 동종 재범률이 8분의 1로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 하지만 재범을 완벽하게 막진 못했다. 시행 첫해 0.49%던 재범률은 2018년 2.53%로 10여년간 무려 5배나 증가했다. 전자발찌 부착자는 3126명(2018년말 기준), 담당 보호관찰관은 237명으로 1인당 평균 13명꼴이다. 실효적인 관리를 위해 인력 충원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제도 도입 당시 151명이던 전자발찌 부착자가 20배정도 늘었지만 현 담당인력으로 이를 감당하기에 벅차다. 전국 57개 관찰소에 현재 1522명의 보호관찰관이 근무한다. 전자감독 담당자는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이는 성폭력범의 협박과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 시스템 오작동으로 인한 잦은 현장출동과 부착자의 반발 등 많은 문제에 노출돼 있다. 사회안전 확보를 위해 꼭 필요한 보호관찰에 대한 사회의 관심과 역할이 필요한 때다. 지난 5일 10여년간 전자감독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안산 보호관찰소 김형철(37) 계장으로부터 보호관찰 업무에 대해 들었다. →전자감독 업무와 특성은 “전자감독은 보호관찰소 업무의 작은 한 부분이지만 사회안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전자발찌를 부착한 성폭력 사범 등 특정범죄자를 24시간 밀착 지도, 감독한다. 교도관이 교도소 등 시설에서 수용자 처우를 맡는다면 보호관찰관은 사회로 나온 범죄자의 재범을 방지하고, 사회 구성원으로 원만히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직업 특성상 경찰과 사회복지공무원 중간단계와 유사하다. 경찰처럼 도주한 대상자를 추적하고 법규 위반 사실을 조사한다. 준수사항을 위반한 전자감독 대상자에 대해 진술조서를 작성하는 것도 주요 업무다. 이후 경고장을 발부하거나 경찰에 수사의뢰, 법원에 처분취소를 신청 한다. 이와 달리 법무부보호복지공단,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하거나 지역사회 후원을 통해 집이 없는 대상자에게 숙소를 알선하고 직업훈련을 소개하는 등 사회복지적 요소도 강하다. 울음을 터뜨리며 ‘사는 게 어렵다’고 하소연하는 대상자를 위로하기도 하고 동거하고 있던 여성과 결혼을 주선하기도 했다.” →하루 일과와 주요업무는 “출근하면 제일 먼저 전일 야근자로부터 전달받은 대상자 특이사항을 확인, 점검한다. 만약 새로 개발된 범죄예측시스템의 재범위험성 평가가 전국 상위 5%에 해당하면 신속히 출동해야 한다. 이후 대상자 면담을 통해 문제가 있는지를 살피고 상황에 따른 조치를 하는 등 주업무에 집중한다. 보통 주 1회 면담을 하지만 죄질이나 재범 가능성, 보호관찰 이행상태 등을 고려해 횟수를 늘리거나 줄이기도 한다. 면담을 위해 대상자는 찾아가기도 쉽지 않다. 담당 구역이 3개 시로 넓고, 대상자가 다른 지역에 가 있는 경우도 있어 서너 시간씩 소요된다. 주 1회 신속대응팀으로 야근도 한다. 간혹 자정이 넘도록 귀가하지 않는 대상자 때문에 현장 출동하면 새벽 서너 시쯤 되어야 귀소한다. 때에 따라서 아침까지 현장에 있는 경우도 있다.” →담당 구역과 대상자 특성은 “안산을 비롯 시흥, 광명 3개 시 대상자를 담당하고 있다. 다행히 주변에 공단이 있어 대부분 취업했다. 타지역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안정적인 생활을 한다. 현재 맡고있는 전자감독 대상자는 총 14명이다. 모두 남성이며 50대가 7명으로 절반을 차지한다. 성폭행범이 대부분이지만 강력범도 한 명 있다. 겉보기에 일상생활은 평범한 일반인과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내재적으로 상당한 문제를 안고 있다. 때론 반사회적 성향과 공격성을 표출하기도 한다. 이들은 전자발찌 부착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 주로 경미한 사범에 부착하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 전자발찌 낙인효과는 매우 크기 때문이다.” →전자감독의 어려운 점은 “성인 보호관찰은 대부분 집행유예를 대상으로 하지만 전자감독은 비교적 죄질이 무거운 형기 종료 후의 성폭력범 등 특정범죄자가 대상이다. 무엇보다 24시간 긴장 상태를 늦출 수 없다. 퇴근 후 또는 주말에도 수시로 대상자의 전화를 받아야 한다. 한번은 늦은 밤 잠을 자다 전화를 받고 인천항서 배를 타고 대상자가 있는 섬으로 급하게 출동했던 적도 있다. 특히 반사회적 성향이 강한 대상자들과 밀접하게 관계를 형성하기는 쉽지 않다. 협박과 물리적 폭력 등으로 심리적 소진을 겪는다. 간혹 몇몇은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법무부에 조사에 의하면 조현병 등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가 전체 대상자의 23%인 700여명이나 된다.”→전자발찌 운영체계는 “전자발찌 위치를 위성으로 확인, 이동통신사를 통해 관제센터로 전송해 대상자의 이동경로를 파악한다. 서울과 대전에 있는 위치추적 관제센터에서 전국에 있는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를 24시간 실시간 관제한다. 이상 징후가 있으면 경보를 발령하고 해당 보호관찰관에 통보해 현장에 출동하는 운영체계다. 각 관찰소에서도 전자발찌 위치추적 프로그램인 ‘유가드’(U-Guard)로 대상자의 위치와 이동동선을 파악할 수 있다. 전자발찌를 차는 것 만으로도 성범죄 전과자에게 강력한 심리적 억제효과를 발휘해 재범을 예방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도입 초기 실리콘 재질이었던 스트랩(발목을 감싸는 부분)은 절단을 방지하기 위해 공업용 절단기로도 자르기 어려운 재질로 강화했다. 음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음주측정 전자발찌를 개발, 조만간 현장에 시범적용할 예정이다.” →대상자와 업무외적 교류가 있다면 “업무외적으로 인간적인 교류를 할 수 있는 대상자 경조사는 될 수 있으면 참석하고 있다. 얼마 전 한 대상자 결혼식에 참석했는데 나중에 앨범사진에서 우연히 찍힌 제 모습을 발견하곤 함께 웃었다. 또 최근에 다른 대상자 조부 장례식장에 참석했다. 어렸을 적 아버지를 여의고 할아버지 밑에서 자라 매우 친밀한 관계였기에 상실감이 클 것 같아 찾아가 위로했다. 경조사에 참석하면 담당 관찰보호관을 좀 더 특별히 생각하고,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대상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것들이 모여 결국 재범을 방지하고 대상자들이 사회의 건전한 구성원이 되길 희망해 본다.” 김 계장은 2007년 보호직 공무원으로 9급 공채 시험에 합격, 서울 남부보호관찰소에서 보호관찰관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10여년간 전자감독 업무를 담당해 온 그는 2018년 보호관찰 유공으로 법무부장관상을 받았다 글·사진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보호관찰이란 보안처분의 하나인 ‘보호관찰’은 범죄인의 재범을 막기 위해 형벌 대신 교육이나 보호를 하는 제도다. 범죄인을 교도소, 소년원 등 수용시설에 가두지 않고 가정과 학교 직장 등 사회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도록 한다. 대신 일정한 감독과 지도를 받고 준수사항을 지켜야 한다. 1988년 소년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범죄·비행소년에 대한 보호관찰제도와 더불어 사회봉사명령, 수강명령이 도입됐다. 이를 시행하기 위해 보호관찰법이 제정되면서 전체적인 체계가 확립됐다. 1989년 7월 1일부터 소년범에 국한해 보호관찰이 최초로 실시됐다. 이어 1994년부터는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성인에 대해서도 보호관찰을 확대했다. 2006년 2월 서울 용산에서 초등학생 성폭행 살인사건이 발생해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이 사건을 계기로 성폭력범을 대상으로 일명 ‘전자발찌’로 널리 알려진 전자감독제도가 도입돼 2008년 9월부터 시행됐다. 4차례에 법 개정을 거쳐 미성년자 유괴, 살인, 강도 등 특정 강력범죄까지 적용을 확대했다. 제도 시행 이후 총 8430명(2018년기준)이 전자발찌를 부착했다. 매년 새로 부착하는 특정범죄자는 1000여명 정도다. 성도착증 성폭력범에 대해 성충동 억제 약물을 투여해 치료하는 제도도 도입됐다. 2011년 7월부터 시행한 이 제도로 지난해 11월말 기준 32명이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 법무부가 연간 관리하는 보호관찰 대상자는 총 27만여명으로 제도 시행 초기보다 33배 정도 늘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와우! 과학] 로봇, 사람의 촉각을 얻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서다

    [와우! 과학] 로봇, 사람의 촉각을 얻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서다

    로봇이 기술의 발전으로 사람의 촉각을 얻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지금까지 로봇은 이런 능력을 얻을 수 없다고 여겨졌지만, 점차 사람과 친밀한 관계가 되고 있어 앞으로 여러 분야에서 이 기술을 필요로 할 것으로 보인다. CNN에 따르면, 독일 뮌헨공과대(TUM) 연구진은 최근 로봇이 물리적(신체적) 접촉을 사람처럼 느끼고 반응할 수 있게 해주는 인공 피부를 개발했다. 이들 연구자는 인공 피부 개발에 앞서 사람 피부를 연구했다. 사람은 각자 피부에 약 500만 개의 피부 수용기를 갖고 있다. 이런 수용기는 피부 표면에서 일어나는 일을 감지해 뇌로 신호를 보내지만, 뇌는 각 수용기에서 전달되는 정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없어 신경계가 새로운 감각을 우선 인식하게 한다. 연구진은 바로 이런 구조적 원리를 모방해 사람 크기의 자율로봇(H-1)의 어깨부터 발끝까지에 온도와 가속도, 대상의 근접 그리고 압력 등을 감지하는 센서 1만3000여개를 장착했다.인공 피부 연구 개발을 주도한 고든 쳉 TUM 교수는 “현재 로봇은 촉각 능력이 없다”면서 “이런 요소는 사람에게 기본적 감각이지만,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매우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로봇협회(IFR)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세계 산업현장에서 직원 1만명당 산업용 로봇은 약 85대가 사용되고 있으며 이런 보급 수준은 오는 2021년까지 매년 14%씩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이렇듯 사람은 점차 로봇과 마주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이와 관련한 안전 문제가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왜냐하면 로봇은 사람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을 만큼 힘이 강해서 운용 측면에서 로봇이 주변 환경을 인식해 부딪히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탈리아 기술원(IIT)의 로봇 전문가 키아라 바르톨로치 박사는 “촉각 능력은 보이지 않는 장애물과의 접촉을 감지해 사물과 사람 그리고 로봇 자체에 해를 가하지 않고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정확한 힘을 가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로봇을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TUM 연구진은 인공 피부의 센서 크기를 지금보다 소형화하고 대량으로 생산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는 대량 생산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인다. 영국 임피리얼칼리지런던(ICL)의 에티엔 버뎃 교수는 센서 한 개에 들어가는 높은 비용과 파손되기 쉬운 취약성 때문에 대량 생산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학자들은 지난 몇 년간 로봇과 사람 모두를 위해 로봇이 촉각 능력을 갖도록 기술 개발을 위해 힘써 왔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진이 무선 방식으로 배터리를 장착할 필요가 없는 ‘스마트 피부’를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쳉 교수도 이번 연구를 통해 로봇이 촉각을 갖는 것을 방해해온 여러 과제 중 한 가지를 극복했다. 지금까지 대다수 연구에서는 컴퓨터의 방대한 계산 능력에 의지해 모든 인공 피부 센서에서 나오는 신호를 처리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개별 센서가 활성화할 때만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이는 시스템이 대량의 데이터에 의해 과부하가 걸리지 않고 사람의 신경계처럼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봇은 이런 특징을 갖춤으로써 주위 상황을 더욱더 민감하게 파악해 사람과의 상호작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측하고 피하는 능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 로봇산업협회(RIA)의 밥 도일 부협회장은 "이런 기술 덕분에 로봇은 사람과 훨씬 더 가까운 거리에서 일할 수 있다. 노약자나 환자의 거동을 돕거나 집안일을 도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TUM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검사내전’ 안방극장 월요병 물리친 비결 셋 [SSEN리뷰]

    ‘검사내전’ 안방극장 월요병 물리친 비결 셋 [SSEN리뷰]

    ‘검사내전’이 직장인들의 새로운 월요병 치료제로 등극했다. JTBC 월화드라마 ‘검사내전’(연출 이태곤, 크리에이터 박연선, 극본 이현, 서자연, 제작 에스피스, 총 16부작)이 검사들이 등장했던 기존의 법정 드라마들과는 다른 신선한 재미로 방송 4회 만에 ‘월요병 치료제’로 떠올랐다. “‘검사내전’ 때문에 월요일이 기다려질 정도다”, “일주일 치의 스트레스를 이 드라마로 푼다”라는 반응이 줄을 이은 것. 이에 시청자들이 열심히 출근 도장을 찍게 만드는 ‘검사내전’만의 비결이 무엇인지 짚어봤다. #1. 공감+정감 가는 캐릭터 ‘검사내전’이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캐릭터들의 차별화된 매력. ‘검사’하면 떠오르는 권력의 시녀 혹은 정의감으로 악에 맞서는 슈퍼히어로가 아닌, 인간미로 똘똘 뭉친 진영지청 형사2부의 직장인 검사들이 그 주인공이다. 취미는 낚시에 특기는 ‘구걸 수사’이며, 찌질함과 예리함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생활밀착형 검사 이선웅(이선균)부터 열심히 젊음을 수혈 중인 ‘츤데레’ 부장 검사 조민호(이성재), 독한 구석 따위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수석 검사 홍종학(김광규), 일과 육아 양쪽으로 치이고 있는 오윤진(이상희), 실적 쌓기보다 인증샷 건지기와 소개팅에 더 목숨을 거는 신임 검사 김정우(전성우), 마지막으로 서울 중앙지검의 스타 검사였지만 진영지청까지 오게 된 선웅의 앙숙 차명주(정려원)까지. 모든 캐릭터가 각각 뚜렷한 개성과 공감 가고 정감 가는 사연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연기파 배우들의 놀라운 캐릭터 소화력이 더해졌다. 캐릭터 맛집 ‘검사내전’에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지는 이유다. #2. MSG 없는 검사 이야기, 본 적 없는 신선한 에피소드 ‘검사내전’에는 거대 음모나 피의 복수 대신 일상에서 충분히 접할 수 있는 사건들이 등장한다. ‘치정에 의한 소똥 투척 사건’, ‘굿 값 사기 사건’, ‘상습 임금 체불 사건’ 등 지난 4회 동안 등장한 사건들은 모두 평범한 사람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상의 사건이지만, 한편으론 그간의 법정 드라마에서는 많이 다루지 않았기에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자극적인 사건을 열혈 수사하는 검사가 주로 등장했던 기존드라마에서 탈피해, MSG를 걷어내고 남은 자리에 공감을 자극하는 에피소드로 정직하게 채운 것. 소소하지만 늘 예상을 빗나가 더욱 흥미로운 ‘검사내전’만의 에피소드들이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더욱 궁금해진다. #3. 깨알 CG와 눈으로 보는 ASMR (ft. 먹방) 매회 깨알같이 등장하는 볼거리들 역시 ‘검사내전’에서 시선을 뗄 수 없는 이유다.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는 귀여운 자막과 CG, 그리고 형사2부 식구들의 실감 나는 ‘먹방’이 그것이다. 먼저 자막과 CG는 이야기의 배경을 설명하는 선웅의 내레이션과 함께 깜짝 등장할 때마다 시청자들의 웃음을 유발하고 있다. 장어탕, 파스타, 굴 정식, 짬짜면 등 매일 다양한 맛집을 섭렵하는 형사2부 식구들의 식사 장면은 많은 시청자의 야식 욕구를 자극했고, ‘눈으로 보는 ASMR’이라는 수식까지 얻었다. 또한 “이번에는 또 어떤 음식을 먹을지 기대된다”라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생성했다. A부터 Z까지 시청자들의 지친 월요일을 달래주는 힐링 요소들로 가득한 ‘검사내전’, 매주 월, 화 밤 9시 30분 JTBC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빗장 건 도시…윤리를 묻다

    빗장 건 도시…윤리를 묻다

    ‘도시 계획의 어머니’로 불리는 저자 사회적 인간탐구 3연작의 마지막편 물리적·의식적 공간 분리된 도시 조명 지역적 특권에 빠진 폐쇄 공동체 진단 흔히 도시라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삶을 함께 영위하는 공간으로 인식한다. 그 도시는 그저 삶의 공간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의 집합만큼이나 복잡한 생활양식과 의식을 함께 품기 마련이다. 인류 역사를 돌아보면 적지 않은 도시가 번창하거나 쇠락을 거듭해 왔다. 인간에게 도시는 과연 무엇이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짓기와 거주하기’는 아주 친숙하지만, 대개의 사회 구성원들이 별로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도시의 윤리적 측면을 꿰뚫었다. 노동과 도시화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로 인정받는 미국 뉴욕대·영국 런던정경대 교수인 리처드 세넷이 지난 10여년간 지속해 온 사회적 인간 탐구 연작(1부 ‘장인’, 2부 ‘협업’)의 마지막 편으로 책을 냈다. 책은 다소 생경한 도시의 윤리를 키워드로 삼았다. 도시의 윤리가 뭘까. 그 궁금증은 ‘도시계획의 어머니’로 불리는 미국 도시계획가 제인 제이컵스의 말을 통해 쉽게 풀린다. 제이컵스는 인간의 척도를 무시한 도시 변화에 맞서 “전문가들의 보고서에 등장하는 숫자로는 사람이 살고 있는 도시를 파악할 수 없다”고 주장했던 사회학자 겸 언론인이다. 특히 주거, 상업, 공업, 녹지로 공간을 구획하는 기능주의 도시보다는 사람들의 눈이 서로를 바라보는 ‘길의 활력’을 역설해 도시계획 분야에선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 회자된다. 일단 저자의 지론은 제이컵스의 주장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책은 그 지론대로 ‘열린 도시’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은 어떻게 하면 ‘열린 관계’에 있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제시해 나가는 흐름이다. 도시는 대개 큰 전체 도시나 그 물리적 공간인 ‘빌’과 작은 지역사회와 그와 관련된 감정과 의식을 가리키는 ‘시테’로 구성된다. 빌이 사람이 들어사는 공간의 측면에 기운 물리적 개념이라면 시테는 그 속의 양식과 철학까지를 포함하는 정신적 측면으로 볼 수 있다. 저자는 “빌과 시테 사이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며 지난 19세기의 도시 제작자들이 ‘사는 것’과 ‘지어진 것’을 연결시키려 노력했지만 실패했다고 단정 짓는다. 20세기에는 빌과 시테가 서로 등을 돌리는 방식으로 도시 만들기가 진행됐고 그 결과 도시는 이제 내적으로 ‘빗장 공동체’가 돼버렸다고 꼬집는다.책의 특장은 유명 도시들의 번창과 쇠퇴 흐름을 소개하면서 절대 악이나 선 등 어느 한쪽 편을 들지 않고 독자들의 판단을 유도하는 점이다.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에익삼플레의 격자식 도시 블록,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인도 델리의 네루 플레이스 시장…. 그 안의 공간과 삶의 양식을 다양한 문헌과 자료들로 풀어내는 장단점 묘사가 도드라진다. 스마트 시티로 계획된 우리나라 인천 송도 신도시가 사용자 친화성이 지나쳐서 오히려 거주민을 바보 취급해 폐쇄 도시가 된 사례도 들어 있다. 그런가 하면 작업에 방해되는 요소를 최소화하고 직장 생활에만 집중할 수 있게 설계된 미국 구글플렉스는 구직자들에게 꿈의 직장으로 불리지만 사실은 개인주의적 특권의 아이콘으로 일 외에 다른 모든 관계를 차단한 지역사회로 묘사된다. “인간이라는 비틀린 재목으로는 곧은 물건을 절대 만들어낼 수 없다”(이마누엘 칸트), “도시는 상이한 종류의 인간들로 구성된다. 비슷한 인간들만 있으면 도시가 존재할 수 없다”(아리스토텔레스)는 말을 콕 짚어 소개한 저자는 결국 미래의 바람직한 공간으로 ‘열린 도시’에 방점을 찍는다. 특히 전쟁이 벌어지면 시골에서 피신해 온 다양한 종류의 부족들은 물론 타 도시 사람들의 망명도 받아 주었던 고대 도시 아테네를 소개하면서 “사람들은 따로 있을 때보다 함께 있을 때 더 강하다”고 결론짓는다. 그리고 독자들에게 묻는다. “당신은 어떻게 할 겁니까?”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서울광장] “쌀도 안치지 않았거늘, 밥 타령을”/이지운 논설위원

    [서울광장] “쌀도 안치지 않았거늘, 밥 타령을”/이지운 논설위원

    ‘43일 만에 활동 재개…서울서 멀리 그리고 조용히’ 2016년 3월 상순 어느 날 한 조간 기사의 제목이다. “대표직 사퇴 후 경남 양산 자택에 머물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0일 강원지역 총선 지원을 시작으로 활동을 재개했다. 1월 27일 대표직 사퇴 후 43일 만”이라고 전하고 있다. 이 기간 문 전 대표는 “국회 일정을 빼고는 대부분 시간을 양산 자택에서 칩거해 왔다.” 한 측근 인사는 “문 전 대표가 중앙정치 현안에 대해 입장 표명을 하지 않는 게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의 당 운영에도 도움이 된다”고 해석했다. 김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표가) 움직이는 것이야 자유지만 가급적 공식적으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크게 되려면 참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집권 후반기로 접어든 정권을 상대로 총선을 치르는 제1야당 대표의 처지가 이토록 어려워진 건 오래전이었다. 2015년 12월 초 더민주당의 전신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최고위원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어제 문재인 대표와 만났지만, 대표에게는 당을 살리고 화합하기 위한 진정한 의지가 없는 것 같다. 대표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동지들을 척결해야 할 적으로 생각하지 마시고, 당의 단합과 총선 승리를 위해 결단해주시기 바란다”면서 사퇴를 요구했다. 이후로 한 달 반 이상 사퇴요구에 시달린다. 12월 말에는 야당 최고위에서 최고위원들이 시를 낭송하고 트로트를 개사해 읊조리는 등 ‘개그쇼’를 했다고 비판하는 기사가 올라왔다. 이러고도 더민주당은 1당이 됐다. 나아가 여소야대를 만들었다. 서울신문은 ‘새누리 참패, 국민은 여소야대 택했다’는 제목을 1면 머리에 달았다. ‘여 참패, 국민은 무서웠다’거나 ‘새누리당을 심판했다’고 한 곳도 있다. 4년 앞선 2012년. 4·11 19대 총선 두 달여 전 이런 제목이 눈에 띈다. ‘민주, 출입기자 급증에 싱글벙글…900명 돌파’ 내용인즉슨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새누리당을 앞서고 총선에서도 다수당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출입기자 수에서도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무렵 기사에는 민주당 이름에 ‘낙관론’이 뒤따랐다. “공천 후보자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고, 적지에 뛰어든 후보가 선전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도 날아들고 있다”고 했다. 그러자 비판이 제기됐다.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의 압승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지나친 낙관론과 취약한 리더십이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며 경고에 나섰다.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기댄 반사이익을 누리려는 ‘무(無)정책의 오만함’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선거에서 오만함은 늘 악수(惡手)를 낳는데 민주당이 요즘 ‘오버’하고 있다”고 준엄하게 꾸짖기도 했다. 그러면서 내다보길,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과반은 될 것 같지만 3분의2 개헌선까진 힘들 것”이라고 심각한 ‘비관론’을 제기했다. 뚜껑을 열어 보니 참담한 패배였다. 4월 12일자 서울신문 1면은 ‘박근혜 파워, 새누리 과반 지켰다’고 적고 있다. ‘새누리 과반, 민주 패배’, ‘새누리 대역전, 단독 과반…야권 패배’ 등의 제목을 단 곳도 있다. 19대, 20대 총선 모두 현장에 있었는데 이렇게 아득하게 느껴질 수 있을까 싶었다. 기사를 되짚어보며 문득, 이 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의원들도 역시 아득하기는 마찬가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지 않고서야 도저히 저럴 수는 없을 것이다. 여든 야든. 어떤 기억들을 떠올리고 있을까. 20대 총선을 회상하며, “야당이 아무리 못해도 결국 총선은 정권 심판”이라고 생각할까. 19대를 돌아보며, “누구라도 오버하면 망한다”고 할지 모르겠다. 19대, 20대 상반된 선거였다. 상대였던 정부 여당의 정치행위를 빼고나니 막상 야당의 시각에서는 결정적인 승인도, 패인도 골라내기 쉽지 않다. 선거가 어떻게 될 것 같으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아직 봐야 할 ‘쇼’들이 한참 남았다고 하면 고개를 끄덕이곤 한다. 쇼에 쇼가 이어질 것이다. “쌀도 안치지 않았는데 밥 타령이냐”고 답한 적도 있다. 우선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어떤 변화로 이어질지 모른다. 만 18세 고교생들도 가세한다. 이런 공학적 측면에서의 선거 요소 말고도 볼거리는 한가득이다. 사실 경제는 그 자체로 선거의 기본판이다. 서울신문 신년 여론조사로는 부동산과 일자리 정책이 현 정권이 가장 잘못한 일로 꼽혔다. 여기에 공수처법, 검찰개혁 논란에 뒤이을 각종 수사까지…. 총선, 아직 볼 게 정말 많다. jj@seoul.co.kr
  • ‘홀몸 취약계층’ 수돗물 사용량 확인 안전망 강화

    2018년 8월 경북 고령에 거주하는 80대 홀몸 노인 가구의 물 사용량이 없자 위기 경보가 복지기관으로 통보됐다. 현장을 방문한 담당자는 골절상으로 거동이 불가능한 대상자를 발견해 구호조치가 이뤄졌다. 환경부 산하 한국수자원공사는 2일 실시간 수돗물 원격 검침을 통한 ‘위기 알림’ 서비스를 홀몸 노인 등 취약계층 복지 사각지대 해소 및 사회안전망 확충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2년까지 전국 161개 지자체 읍·면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위기 알림’ 서비스는 사물인터넷기술(IoT)을 적용한 ‘지능형 수도 계량기’(스마트 미터기)와 통신 설비를 설치해 실시간 수돗물 사용을 확인해 이상 유무를 체크하는 방식이다. 사용량이 급감하거나 장시간 사용이 없으면 위기 상황으로 판단해 사회복지기관이나 보호자 등에게 문자로 통보한다. 매일 오전 5~9시와 오후 5~9시 등 물 사용량이 많은 시간대가 체크 포인트다. 사용량이 현저히 떨어지면 등록된 사회복지사나 가족 등에게 문자로 통보되고 전화나 현장 방문해 확인하도록 했다. 물을 사용하지 않는 밤이나 새벽 시간대 사용량이 늘어나는 실내 누수도 감지해 즉시 대처가 가능하다. 연구기관 분석에 따르면 수돗물은 전기 등 다른 검침 항목과 비교해 실제 사용 여부를 가장 명확하게 판별할 수 있다. 일상생활의 기본 요소인 물 사용 여부에 따라 생활의 변화를 판단할 수 있고 특히 사고와 질병에 취약한 홀몸노인·독거·장애인 가구의 위기 상황을 감지하는 데 유용하다. 수자원공사는 2017년 경북 고령의 30가구를 대상으로 스마트 미터기를 통한 위기 알림 서비스를 시범 실시한 후 지난해까지 충남 금산, 경남 고성, 전남 함평 등 18개 지자체로 확대했다. 올해 41개 지자체를 선정해 지원할 계획이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관가 블로그] 진영 행안부 장관 연일 국회 찾은 이유는

    [관가 블로그] 진영 행안부 장관 연일 국회 찾은 이유는

    지난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의 모습을 세종시에서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장관이 아닌 ‘국회의원’ 자격으로 여의도 국회를 오간 건데요. 공직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통과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였죠. 단 한 표가 소중하니 ‘의원 겸직 장관’까지 표결을 위해 국회로 총출동한 겁니다. 진 장관은 선거법이 본회의에 상정된 지난달 23일 밤부터 공수처법이 통과된 30일까지 자 의반 타의 반 국회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죠. 자연스레 세종에서 장관 업무에 몰두 할 수 있는 시간도 줄어들었습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장관이) 보통 한 주에 3일 정도는 세종에 있는데 지난 주는 국회에 대기해야 할 일이 많았다. 평소에는 행안부 장관의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본회의 표결로 잠시 자리를 비우는 게 불가피했다는 취지의 답변인데요. 한편으로는 국회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국회에 ‘호출’ 당할 수 있다는 말로 읽히기도 합니다. 더 큰 문제는 입법기관 의원이 피감기관인 정부부처 수장을 맡는다는 점입니다. 헌법상 삼권분립은 입법·사법·행정이 서로 견제하고 권력 남용을 막기 위한 것인데요. 현 구조에서는 행정부 수장이 입법부의 권한인 표결까지 수행할 수 있는거죠. 대한민국의 정치 체제가 대통령제적 요소와 내각제적 요소가 섞여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의원 겸직 장관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정치권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의원이 장관을 겸직할 경우 ‘직무정지’를 통해 의원활동을 일시적으로 제한한다고 하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법무부 장관에 임명됐습니다. 이로써 의원 겸직 장관은 모두 5명이 됐는데요. 추 장관을 비롯해 진 장관,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입니다. 여기에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을 역임한 정세균 의원도 행정부 수장인 국무총리 후보자로서 인사청문회를 준비 중입니다. 이미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국회법 개정안’이 있습니다. 이 법안에는 의원 겸직 장관의 ‘본회의 표결 참여 불가‘, ‘상임위원회 위원 및 특별위원회 사임’ 등의 내용이 담겼는데요. 그러나 2016년 국회 운영위원회에 상정된 뒤 전혀 논의가 없습니다. 새해입니다. 법안대로라면 의원 겸직 장관들도 국회에 시간을 빼앗기는 일 없이 삼권분립을 명확히 세우고 정치인의 장점을 살려 행정부를 이끄는 본연의 일에 보다 몰두할 수 있지 않을까요. 개각 때마다 불거지는 의원의 장관 겸직 논란을 마무리하는 2020년이 되길 바랍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2020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악몽을 거쳐야 태어나는 것들 -강성은의 시

    1. 별일, 없습니까? 강성은을 줄곧 예의주시하던 독자라면, 그녀가 ‘별일 없습니다 이따금 눈이 내리고요’(현대문학, 2018)에서 보여 준 세계가 결코 낯설게 다가오지 않았을 것이다. 안개가 도시를 뒤덮어 이윽고 모든 것을 삼켜버리는 이야기(‘눈 속에 안개가 가득해서’). 여기에는 비록 논리적 인과가 생략되어 있지만, 그동안의 그녀의 작품 세계를 떠올려 보자면 이러한 결말은 거의 필연으로 다가온다. 그러니 일단 그 결말에 대한 이야기는 접어 두도록 하자. 타인의 죽음을 노래하던 세헤라자데의 이야기보다 무서운 것은, 그녀의 ‘별일 없습니다’라는 말에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강성은의 세계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녀는 현실의 비틀림을 시적 언어로 치환하여 구조적 폭력과 그 속에 놓인 주체를 치밀하게 조망한다. 그 세계는 희생자의 관점에서 추상된 세계이기에, 폭력을 경험해 보지 못한 자의 눈에는 이해할 수 없는 타자의 영역으로 남는다. 세계는 악몽이며, 깰 수 없는 꿈이라는 인식 속에서 강성은은 극복이나 초월을 말하지 않으며 단지 악몽을 더듬어갈 뿐이다. 그간 강성은이라는 시인이 평단과 독자 양쪽 모두의 주목을 받았음에도 그녀의 세계 전체를 관통하는 해석이 부재했던 것은 타자의 세계와 응전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에는 기묘한 매력이 있음을 동시에 암시해 준다. 이 낯선 세계와 마주하기 위해 이런 질문을 던져 보자. 별일 없다고 말하는 당신은 누구입니까? 우리에게는 보다 대담한 시도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가령 악몽을 이해하기 위해 또 다른 ‘악몽’을 나란히 세워 보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그 자리에 스즈키 고지 원작의 영화 ‘링’1)을 놓아보자. 악몽에 일상을 겹쳐 놓음으로써 ‘이것은 악몽이다’라고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악몽에 또 다른 악몽을 겹쳐 놓음으로써 강성은 시의 깊이에 초점을 맞춰 보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그 세계가 가진 디테일과 그로부터 펼쳐지는 어떤 파국의 매혹에 대해, 그리고 그 파국이 가질 수 있는 어떤 심층적 의미에 대해 깊게 응시할 수 있을 것이다. 2. 죽음을 상연하는 세헤라자데의 서커스 -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 (창비, 2009)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에서 시인은 ‘세헤라자데’의 입을 통해 이야기를 시작한다. ‘옛날 이야기 들려줄까 악몽처럼 가볍고 공기처럼 무겁고 움켜잡으면 모래처럼 빠져나가버리는 이야기’. 그러나 여기에서 이야기는 아직 비어 있다. 드러나는 것은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뿐이다. 마치 본 사람 중에 살아남은 이가 없어 아무도 그 내용을 모르는 ‘링’2)의 비디오처럼. 옛날 이야기 들려줄까 악몽처럼 가볍고 공기처럼 무겁고 움켜잡으면 모래처럼 빠져나가버리는 이야기 조용한 비명 같은 이야기 천년 동안 짠 레이스처럼 거미줄처럼 툭 끊어져 바람에 날아가 버릴 것 같은 이야기 지난밤에 본 영화 같고 어제 꿈에서 본 장면 같고 어제 낮에 걸었던 바람 부는 길 같은 흔해빠진 낯선 이야기 (…) 당신이 마지막으로 했던 이야기 매일 당신이 하는 이야기 내가 죽을 때까지 죽은 당신이 매일 하는 그 이야기 끝이 없는 이야기 흔들리는 구름처럼 불안하고 물고기의 피처럼 뜨겁고 애인의 수염처럼 아름답고 귀를 막아도 들리는 이야기 (…) 어젯밤에 내가 들려준 이야기인 줄도 모르고 내일 밤 내가 당신 귀에 속삭일 이야기인 줄도 모르고 - ‘세헤라자데’ 중에서 천일야화 속 등장인물인 그녀는 죽음을 피하기 위해 이야기를 이어 가는 인물이다. 예컨대 그녀는 왕이 계속해서 이야기를 듣도록 매혹해야 하는 숙명에 빠져 있다. 그러나 위의 시에서 소재가 되는 ‘이야기’는 일반적인 성격에서의 매혹과는 다른 결로 표현되어 있다. 그 이야기는 ‘무겁고’, ‘툭 끊어’질 것 같고, ‘비릿하고’ ‘개 같’다. 심지어 화자는 그것을 ‘흔해빠진 낯선 이야기’라고 말한다. 혼란에 빠진 듯 두서없이 말하는 시에서 내용이 아닌 목적에 맞춰 질문을 던져 보자. 그녀는 이런 설명으로 어떻게, 어떤 청자를 매혹하려는 걸까? 보편적 매혹과 구별되는 설명이 매혹으로 작용하는 경우에 대해 떠올려 보자. ‘링’의 첫 대목은 여고생의 통화 장면에서 시작한다. 그녀는 저주받은 비디오에 대해 상대에게 집요하게 묻는다. ‘보면 죽게 되는 비디오’라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이야기에 빠져든다. 이 기묘하고 혼란스러운 장면이 영화의 시작을 장식하는 것처럼, ‘세헤라자데’가 시집의 첫 작품으로 배치될 때 환기시키는 것은 위험하면서도 그로테스크한 매혹이다. 그렇다면 ‘세헤라자데’는 누구로부터 죽음을 연기하려는 것일까?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시집에서 ‘죽음’이 특정한 사건이 아닌, 세계에 만연해 있는 일상으로 묘사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나’는 남편에 의해 살해당하기도 하며(‘서커스 천막 안에서’), 자줏빛 스카프와 같은 사물에 의해 살해당하기도 하며(‘누가 그레텔 부인을 죽였나’), 때로는 바람이 몰아쳐 내장을 쏟아내며 죽기도(‘새벽 두시의 변기’) 한다. 그 외에도 무수하게 변주되는 죽음의 양상 속에서, 죽음은 특별한 인과가 아니라 세계의 이상성을 보여 주는 한 표지(標識)가 된다. 여기에 덧붙여 화자가 죽음을 ‘신의 집에서 벌어지는 서커스’(‘잠의 형제’)라고 말한다는 점에 주목해 보자. 죽음은 슬픔, 그리움, 안타까움과 같은 감정을 동반하는 사건이 아니라 신의 유희를 위해 상연되는 그 무엇이다. 이 시적 세계에서 인물은 신의 유희를 위한 희생양의 위치에 놓여 있는 셈이다. 이러한 희생양의 위치는 공포영화 속 인물의 위치와 같다. 공포영화에서 인물이 죽는 것은 살인마에 의해서인 것처럼 보이지만, 여기에는 관객의 긴장과 응시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다시 말해, 영화에서 인물의 삶과 죽음은 오직 내적 서사에만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관객을 염두에 둔 상태로 전개된다. 영화 ‘링’의 결말 부분에서 인물의 죽음은 직접적인 묘사를 통해 스크린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눈을 통해 우회적으로 전달된다. 눈은 1차적으로 내적 맥락인 사다코의 저주를 표상하지만 이는 동시에 외적 맥락인 관객의 응시 또한 형상화한다. 이어지는 엔딩에서 여주인공 아사가와는 다른 이에게 저주의 비디오를 전달하러 떠난다. 자신의 죽음을 연기(延期)하기 위해 다른 이를 희생양으로 만드는 것이다.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에서 ‘세헤라자데’ 또한 마찬가지로 이해될 수 있다. 예컨대 자신의 죽음을 연기하기 위해 타인의 죽음을 계속해서 상연하는 서커스라고 말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시집에서의 수많은 죽음은 화자의 죽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상연을 위해 화자가 뒤집어쓴 인물들의 죽음이다. 다시 말해 화자는 죽음을 연기(延期)하기 위해 신 앞에서 계속 죽음을 연기(演技)해야 하는 저주받은 자이고, 그것이 시집에서 표상되는 세헤라자데의 본질이다. 그렇기에 화자는 ‘구두 위에 구두를 또 신’고, 종국에는 ‘구두 속에서 나오지도 않’게 된다.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는 세헤라자데의 저주받은 삶을 표상하는 문장인 셈이다. 동일한 맥락에서 신체 절단과 같은 그로테스크한 이미지와 서커스에 연관될 수 있는 이미지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작품 외적으로는 시인의 개성적인 상상력이면서, 작품 내적으로는 신의 눈을 홀리는, 화자가 계속 존재하기 위한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시의 그로테스크함은 통각의 언어이면서, 화자의 세계를 지탱하고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정신분석학적 의미에서의 증상3)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가 그로테스크한 발화를 다룰 때, 그것을 단순히 희생자의 광기 어린 토로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가끔 그녀의 감은 눈꺼풀 속 검고 깊은 구멍 속에서 하얀 꽃잎들이 흩어져내렸네’(‘나무가 되는 법’)라거나 ‘나는 나를 벗겨내기 시작했다 점들은, 살점들은, 몸에서 떨어져나가는 순간 선명하게 붉은 점이 되었다’(‘태양의 반대편’)라고 말할 때, 이는 화자의 광기를 증언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지탱하고 유지하려는 절박한 시도로 이해되어야 한다. 이때에 나타나는 난해성은 해석에 저항하는 관성적 구성물로서 증상의 필연적 산물이다. 결국 증상들로부터 예증되는 이 그로테스크한 절박함이야말로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를 통해 강성은이 펼쳐 보인 시적 세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3. 오라, 달콤한 죽음이여(Komm, s廓r Tod) - ‘단지 조금 이상한’ (문학과지성사, 2013)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를 통해 강성은은 저주받은 세헤라자데의 몸을 빌려 독자적인 시적 세계와 그 속에서의 증상적인 발화를 보여 주었다. 그녀의 첫 시집은 이렇듯 죽음을 연기(延期)하기 위해 죽음을 연기(演技)하는 분투였다. 이는 두 번째 시집 ‘단지 조금 이상한’ 에도 이어지는 것으로서, 여기에도 강성은은 자신의 시가 본질적으로 하나의 연기(演技)이자 제스처라는 방식을 줄곧 유지한다. 가령 ‘외계로부터의 답신’에서 화자는, 어떤 날은 내가 읽은 페이지마다 독이 묻어 있고 내 머리털 사이로 예쁜 독버섯이 자라기도 한다 그런데 이상하지 나는 죽지 않고 어떤 날은 미치도록 사랑에 빠져든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여자가 되어 그런데 이상하지 나는 병들어가고 - ‘외계로부터의 답신’ 중에서 라고 말하며 삶과 연기의 간극을 드러낸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두 가지 효과가 발생하면서 이 시집이 전작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음을 드러낸다. 첫째로 자신의 삶이 하나의 연기임을 완전히 선언했다는 점이다. 전작에서 화자는 ‘구두’라는 표현을 통해 자신의 삶이 수많은 배역의 연기임을 드러냈지만, 이 같은 대비를 전경화하지는 않았다(전작에서 화자는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는 점에 유의하자). 두 번째는 연기와 삶 사이의 틈을 무대화한다는 점이다. 그 틈은 ‘단지 조금 이상한’ 것으로, ‘아직 이름이 없고 증상도 없는/어떤 생각에 빠져 있을 땐 멈춰 있다가/정신을 차리고 보면 다시 생동’한다. ‘단지 조금 이상한 병/잠처럼’(‘단지 조금 이상한’) 좀처럼 알아차릴 수 없으며 드러나지 않지만, 해소될 수도 없는 틈. 화자는 그 틈을 어렴풋이 감지하며 그것의 윤곽을 그려 나간다. 이처럼 연기와 화자 사이의 틈이 무대화되는 지점에서 화자는 존재론적 물음에 직면한다. 예를 들어 ‘올란도’에서 화자는 과거를 돌아보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아는 사람들 모두가 죽었다 몇 세기에 걸쳐 꿈을 꾸었다 수많은 계절들의 반복과 변주 수많은 사람들의 반복과 변주 어제와 내일의 경계가 사라져도 이 꿈은 사라지지 않아 죽기 위해 절벽에서 몸을 던지면 다음 생이 시작된다 너는 누구지? 너는 누구야? 밤이 저 오랜 질문을 던지고 슬그머니 얼굴을 바꾸면 다음 날이 시작된다 너는 누구지? 너는 누구야? 몇 세기에 걸쳐 떨어져 내리는 낙엽들 나의 노래들이 켜켜이 쌓여간다 나의 얼굴들이 켜켜이 쌓여간다 이 오랜 꿈이 끝나고 나 자신이 희고 빛나는 밤이 될 때 이것이 어떤 잠이었는지 알게 되리 - ‘올란도’ 전문 타자의 몸을 빌려 그로테스크한 죽음을 상연하던 것에 대해 이제 화자는 그것을 하나의 ‘꿈’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꿈은 깨지 않는 꿈이고 사라지지 않는 꿈이다. 그 꿈속에서, 화자는 자신의 실체에 대한 존재론적 질문에 직면한다. ‘너는 누구지? 너는 누구야?’ 그러나 화자는 대답할 수 없다. 무수히 반복되는 삶 속에서 ‘나’란 ‘켜켜이 쌓여’가는 반복과 변주라는 사후적 형식으로만 파악될 뿐이다. 그렇기에 질문은 존재론적 해답을 향해 나아가지만 결국에는 빗나가며 실패한다. 화자는 그 빗나감과 실패를 통해 자신의 존재에 대한 희미한 윤곽선만을 그려본다. 그 대답을 ‘나 자신이 희고 빛나는 밤이 될 때/이것이 어떤 잠이었는지 알게 되리’라며 사후의 순간에 은유할 뿐이다. 이때 ‘죽음’이라는 기표는 이전과 다른 의미로 조직된다. 이전 시집에서 그것이 신의 유희를 위해 상연되는 것이었다면, 이제 죽음은 필연적으로 찾아오게 될 시간, 화자가 ‘밤’이 되는 순간으로 재전유된다. 그렇다면 이것은 어떤 변화를 의미할까? ‘링’의 마지막 장면에서 보이는 아사가와의 표정을 상기해 보자. 이 장면에서 아사가와는 우연히 저주받은 비디오를 봐 버린 아들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매개물이 되어 자신의 부모에게 저주를 전염시키러 떠나고 있다. 여기에서 아사가와는 슬픔에 찬 눈과는 대조적으로 약간의 웃음을 입가에 머금고 있다. 먼저 확실한 것은 그 표정이 저주에 사로잡혀 공포에 떨던 표정도, 저주에서 벗어나기 위해 초조해하던 표정도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이 표정은 한결 평온해 보인다. 이 지점에서 ‘링’을 구성하는 두 개의 쇼트 형식4)은 완전히 겹쳐지고 영화는 끝이 나는데, 이는 아사가와가 저주로 인한 삶의 비틀림을 자기 삶의 기반으로 받아들였음을 의미한다. ‘단지 조금 이상한’의 화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여기서 그녀는 죽음을 피하기 위해 더이상 시달리지 않는다. 앞서 ‘올란도’를 통해 보았듯이 화자는 죽음을 필연적인 것으로 받아들인다. 이전 시집에 비해 연과 행의 나눔이 정갈해지는 변화 또한 이 같은 요소로부터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예컨대 아사가와가 저주를 자신의 삶의 일부로 받아들임으로써 공포와 불안으로부터 벗어났듯이, ‘단지 조금 이상한’의 화자 또한 죽음을 언젠가 찾아올 필연적 사건으로 받아들임으로써 말하기 방식의 변화를 불러왔다고 말이다. 이 같은 태도는 ‘기일(忌日)’과 ‘불 꺼진 방’, 그리고 ‘구빈원’의 세 편의 구도를 통해 다른 형태로 구체화되는 것이기도 하다. 앞선 두 편의 시는 동일한 장면에 대한 서로 다른 위치에서의 관점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기일(忌日)’에서는 화자가 집 밖의 쓰레기장을 바라보며 거기에 버려지는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반면 ‘불 꺼진 방’에서 화자는 내다 버려진 ‘죽음’의 입장에서 주변을 바라본다. 서로 다른 위치에서의 두 관점은 그 내용에서 두 입장의 차이를 드러내는데, 이러한 차이는 ‘구빈원’이라는 작품을 통해 변증법적 종합에 이른다. 그러나 이러한 종합은 통상적 정·반·합의 구도와는 다르다. 이 시에서 화자는 ‘실은 모두가 버려지고 있다/너무 먼 곳에 버려져 잊었을 뿐이다/이 행성이 우주의 거대한 쓰레기장이라는 걸/우리는 모른다/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하며 화자의 가장 비참한 형상(죽어 버려진 모습)을 자신의 인식론적 밑바탕으로 삼는 모습을 보여 준다. 마치 ‘링’의 아사가와가 저주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고자 발버둥치는 것이 아니라 저주를 자기 삶의 변화된 기반으로 인정하고 그로부터 나아가듯이 말이다. 4. 커져가는 소음 속에서 자라나는 것 - ‘Lo-fi’ (문학과지성사, 2018) 그러나 세계는 여전하고, 화자는 여전히 ‘살아 있는 듯 잠자는 듯했지만/엄마 오늘밤 우리의 악몽은/태어나지도 깨어나지도 않는 영원한 불길함입니다’(‘양수 속에서’, 시집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 중)라고 표현했던 세계에 있다. 단지 자신의 죽음을 필연적인 것으로, 그것을 인식의 기반으로 삼음으로써 화자의 관점만이 변화했을 뿐이다. 이러한 변화는 화자의 시각장을 재조직한다.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것이 그의 눈에 포착되면서, 시는 새로운 국면으로 흘러간다. 이 지점에서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요소가 생활감 있는 유령들의 출몰일 것이다. k는 죽은 후에도 가끔 산책을 한다 p는 죽은 후에도 가끔 시를 쓰고 담배를 핀다 r은 술을 마시고 꿈도 꾼다 어제는 오래전 죽은 친구를 만나 강에서 수영을 했는데 죽었다는 사실을 잊었다 b는 살아 있는 사람인 척 온종일 카페에 앉아 있었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옆 테이블에서 떠드는 사람들도 살아 있는 척하느라 그런 것 같았다 도시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누가 죽은 사람인지 산 사람인지 구별하기 어려웠다 - ‘계면’ 중에서 인용된 작품 전반부에서 죽은 이들은 생전과 다를 바 없이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종종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정도로 자신의 삶을 충실하게 이어 간다. 이 가운데 화자는 도시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 ‘누가 죽은 사람인지 산 사람인지 구별하기 어려웠다’고 말한다. 이러한 독백 이후로 화자는 산 사람들의 삶을 나열한다. 그들(z, w, n)은 늘 죽음을 염두에 두고 죽음에 사로잡힌 채 살아가고 있다. 물론 강성은의 시에서 죽은 이의 출몰은 늘 있어 왔다. 그러나 이전 시집에서 죽은 자들은 악령이었거나 자신이 죽은 줄 모르는 모습이었던 반면 여기서 포착되는 죽은 자들은 보다 생활감 있는 이미지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그리고 스스로가 죽었음을 알면서도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아래는 시의 후반부다. 삶과 죽음이 다르지 않다면 죽음이 무슨 소용인가요 가수는 노래하고 입을 다물지 못하고 죽고 죽고 죽어도 다시 살아나 노래하고 s는 어제 쓴 일기를 반복해 써 내려가고 c는 읽을 수 없는 글자들을 매일 베껴 적는다 불행한 일들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고 불운한 날들이 빛처럼 쏟아져 내려도 도시가 잠기도록 비가 내려도 - ‘계면’ 중에서 죽음을 ‘두려워하지도 도망가지도 않’는다면, 죽음과 살아 있음의 차이는 경미해진다. 시에서 죽은 인물들과 산 인물들의 이미지가 대비가 아닌 나열의 방식으로 나타나듯이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삶과 죽음이 다르지 않다면/죽음이 무슨 소용인가요’라고 화자가 독백할 때, 여기의 행간에는 앞선 산 자와 죽은 자의 비교로 인해 ‘삶이 죽음보다 더 죽은 것 같다면’이라는 문구가 새겨지고, 죽음과 삶의 의미는 변화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산 자는 알 수 없는, 죽음을 온전히 받아들인 자만이 가질 수 있는 문구이다. 물론 이것은 불온한 인식이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이 세계는 죽음에 대한 공포를 축으로 구조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Lo-fi’는 이런 불온한 인식이 거듭 쌓여가는 모양을 취하고 있다. ‘그 여자는/살아 있을 땐 죽은 여자 같더니/죽고 나선 산 여자처럼’(‘Ghost’), ‘공동묘지와 아파트가 구분되지 않고/살아 있다는 것과 죽어 있다는 것이 구분되지 않는’(‘0℃’)과 같은 독백들, 혹은 ‘오늘 죽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않고/오늘 산 자는 영원히 살지 않고//결코 다시 죽지 않으리’(‘안티고네’)와 같은 발화에서, 그 불온한 인식은 임계점을 향해 가는 힘처럼 시집에 거듭 축적되어 간다. 여기에 더불어 ‘이상하게도 그가 삶을 포기하고 나면/죽음을 기다리고 있으면/모든 것이 달라지는 것이다’(‘카프카의 잠’)라는 독백은 그러한 힘이 어떤 예기치 못한 결과를 발생시킬 것을 암시하는 것처럼 다가온다. 여기서 잠시 ‘링’으로 돌아가 보자. ‘링0’5)에서는 기괴한 일들이 벌어질 때마다 저음질의 소음이 영화를 메운다. 이는 공포영화 특유의 클리셰적인 것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주인공인 사다코의 스트레스와 사건의 상관관계를 알려주는 표지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저음질의 소음은 일종의 시그널로, 현재의 장면 속 어딘가에서 포착할 수 없는 일이 준비되고 있으며 그것이 곧 현실로 분출될 것임을 암시한다. 이 소리는 영화의 시작 부분에서는 가장 작은 크기로 들리다가, 사다코가 비극적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 영화의 절정 부분에서 최대치에 이르게 되며, 이는 저주를 통한 살해의 시발점이 된다. 어쩌면 ‘Lo-fi’ 또한 이러한 공포물의 구조와 유사한 방식으로 이해될 수 있지 않을까. 예컨대, 시집이 계속될수록 쌓여가는 불온한 힘이 저음질(Lo-fi)의 소음과 같은 형태로 점차 커져가고 있다고 말이다. 그렇다면 시집에서 이처럼 커져가는 소음은 무엇을 암시하는 것일까? 현실의 밑에 차곡차곡 쌓인 어떤 것이 이윽고 분출되리라는, 절정이 곧 다가오리라는 암시인 것일까? 그것은 화자의 파멸인가, 아니면 세계의 파열인가? 이러한 맥락에서 화자가 ‘섣달 그믐’에서 말하고 있는 한 점에 유의해볼 필요가 있다. ‘밖에선 종말처럼 어두운 눈이 내리고 있고/나는 이제 잠에서 깨버릴 것 같’다고. 이때의 ‘잠’은 이전 시집의 ‘올란도’에서와 유사한 의미로 들린다. 그때에 화자가 ‘나 자신이 희고 빛나는 밤이 될 때/이것이 어떤 잠이었는지 알게 되리’라고 했던 점을 상기하자면, 이는 곧 화자가 ‘밤’이 될 시간이 도래하고 있음을 예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때까지의 시집들을 경유하여 살펴보자면 그 ‘밤’이 이성의 빛이 도래하기 이전의 암흑의 시간으로서의 ‘밤’이 아닌 것은 분명할 것이다. 오히려 그것은 헤겔적 의미에서의 ‘세계의 밤’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를 탈구시키는 근원적 혼돈이자 세계를 가능하게 하는 잉여인 동시에 그것의 결핍을 드러내는 틈으로서의 ‘밤’. 그것은 주체의 출현을 암시하는 강력한 은유이다. 그러므로 ‘섣달 그믐’의 시점에서 ‘올란도’를 돌이켜본다면, 이는 다음과 같이 재의미화된다. 그녀가 온다. 모든 것을 멈추게 하는 그녀가. 그때 이 모든 잠의 의미를 우리는 알게 되리라. 5. 악몽을 거쳐야 태어나는 것 다시 처음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안개가 도시를 뒤덮어 이윽고 모든 것을 삼켜버리는 이야기(‘눈 속에 안개가 가득해서’)로. 처음에는 국소 범위였던 안개가 점차 도시를 가득 메워가고, 그 속에서 사람들은 사라지기 시작한다. B시에서 일어나는 공포스러운 상황을 TV를 통해 지켜보던 M시의 사람들은 이윽고 그것을 촬영하던 리포터가 사라지는 것을 목격하며 공포에 휩싸인다. 이제 안개는 B시를 넘어 확산되기 시작한다. 이러한 확산의 이미지는 ‘별일 없습니다 이따금 눈이 내리고요’ 에서 다양한 이미지를 통해 반복된다. ‘꿈에서 배를 가르자/흰 솜뭉치가 끝없이 나왔다’(‘소설(小雪)’), ‘불행의 구렁텅이에 차오르는 빛 하나로/서로의 손과 발을 묶고’(‘첫아이’), ‘그가 가방을 열고 모래를 꺼낸다 가방에서 모래가 끝도 없이 나온다’(‘손님’), ‘그의 주위로 쇄기풀이 무성하게 돋아나고 있었다 풀은 무섭게 자라 기관실을 뒤덮고 곧 모든 객차를 넘실거리며 물결칠 것’(‘객차’) 등등. 이 같은 이미지들 가운데 ‘객차’의 ‘풀’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보자. 기차 안에서 벌어지는 공황을 소재로 하고 있는 이 작품에서, 풀은 모든 것을 잠식하는 공포의 이미지로 나타난다. 그럼에도 기차는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채 계속해서 달린다. 이러한 상황에 이어 재난상황은 확산과 그로 인해 퍼져가는 공포감을 보다 직접적인 형태로 제시한다. 재난이 벌어졌다고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런 재난은 처음이라고 우리들의 육체와 영혼에 심각한 손상을 가져다줄 것이며 이후로는 결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방송을 하던 남자가 갑자기 울먹이기 시작했다 (중략)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며 재앙을 계속될 것이라고 1분 후 다음 재난 방송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제껏 본 적 없는 더욱 경악할 만한 재난이라고 덧붙였다 나는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나 커피를 끓였다 일요일 오후였다 - ‘재난 방송’ 중에서 화자는 재난 방송을 본다. 냉정한 태도를 유지해야 하는 리포터마저도 그것을 잊게 만들 정도로 사태는 심각해져간다. ‘이후로는 결코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표현은 재난 규모가 미증유의 것임을 짐작게 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그것을 바라보는 화자의 태도이다. 화자는 방송을 바라보다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나 커피를’ 끓이며 일요일 오후의 일상을 준비한다. 마치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인 것처럼. 왜 화자는 재난 앞에서 평온한 것일까?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자면, 왜 화자는 ‘별일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일까? 여기서 잠시 ‘링’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려보자. 사다코의 원한을 해결했으니 이제 저주를 피할 수 있다고 확신한 류지는 자신의 방에서 밀린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의 방에 놓여 있던 TV가 갑작스레 켜지며, 예의 저주받은 비디오가 재생된다. 경악한 표정으로 그것을 바라보던 류지를 향해 사다코는 우물에서 기어 나와 점차 다가오기 시작한다. 마침내 사다코가 TV에서 빠져나와 현실에 나타났을 때, 류지는 경악에 찬 표정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통상적 해석을 따르자면,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죽음이 현실화되는 재앙의 순간이다. 그러나 관점을 달리해서 보자면, 이것은 류지에게는 재난이지만 사다코에게는 출생의 순간이 아닐까.6) 마찬가지의 구도를 이 시집에 적용해보자. 세계에 몰아친 재난은 화자가 출생하기 위한 조건인 것은 아닐까? 계속해서 축적되어온 불온한 힘이 마침내 이야기의 틀을 넘어 현실로 넘쳐흐르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이와 더불어 ‘링’에서 거듭해서 나타나는 자라나는 머리칼의 이미지를 생각해보자. 점차 자라나며 외부를 향해 확산되는 머리카락은 섬뜩한 무엇이면서, 사다코가 점차 비디오를 넘어 현실로 틈입해 들어오고 있음을 예시하는 이미지이다. 마찬가지로 강성은이 이 시집을 통해 반복해서 제시하고 있는 확산의 이미지들 역시 서서히 증식되는 불길함의 이미지이면서 주체의 출현을 알리는 내러티브인 것은 아닐까? 그것은 세계의 입장에서는 악몽이지만 화자에게는 출생의 사건이다. 그리고 그 출생은 모든 의미가 혼란에 빠지는 시간이며 주체가 세계를 잠식하는 사건이다. 이 시집에서 안개의 확산을 거대한 재앙으로 표현한 것은 이 미증유의 사태에 대한 서사화이며, 지젝의 표현을 빌리자면 구체적 보편성으로서의 주체가 추상적 보편성으로서의 세계를 잠식하는 과정이다. 강성은의 시세계는 이 지점을 통해 재의미화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악몽이었으되, 주체가 출현하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악몽이었다고 말이다. 오직 그 악몽으로부터, 그것을 자기 삶의 기반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주체가 출현하기 위한 조건이다. 서서히 고조되는 불온한 분위기에서 스스로의 출생을 예감하고 마침내 세계를 잠식한다는 점에서, 강성은의 시적 주체의 탄생은 세계를 정지시키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로부터 다음의 질문을 던져볼 수 있을 것이다. 모두 네 권의 시집을 거쳐 비로소 태어난 이 시적 주체는 과연 누구이며 무엇인가? 조심스럽게 추측해보자면, 여기에는 그간 강성은이 여성 화자를 강조해왔다는 사실이 덧붙여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구체적인 여성과 거리가 멀다. 강성은의 여성 주체는 구조적 폭력의 희생자에서, 궁극적으로는 세계 전체에 대한 부정항으로 출현한다. 억압된 것의 귀환 혹은 여성 주체의 직립. 그녀는 더 이상 악몽에 시달리는 희생자가 아니다. 그녀는 이제 자신을 위협하던 세계를 위협하는 공포다. 아사가와에서 사다코로의 기묘한 이행, 이것이 강성은의 궤적이며, 악몽을 거쳐야 태어나는 어떤 것이다. 1) 여기에서는 ‘링’의 시리즈 가운데 ‘링’(나카타 히데호, 1998)과 ‘링0-버스데이’(쓰루타 노리오, 2000)를 주요 텍스트로 삼고 있다. 이하 글에서는 ‘링’과 ‘링0’로 표기하도록 하겠다. 2) ‘링’의 주된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방송국 기자 아사가와 레이코는 보면 일주일 후 죽게 된다는 어떤 비디오에 대한 학생들 사이의 소문을 취재하던 중 조카 도모코의 사망 소식을 듣는다. 도모코와 같은 날 죽은 세 명의 학생들이 같은 비디오를 봤다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은 아사가와는 그 비디오를 찾아나선다. 결국 아사가와도 그 비디오를 보게 되는데 그는 죽음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고자 노력한다. 그 방법은 다른 사람에게 비디오를 보여주는 것이다. 3) 지젝은 라캉이 말하는 증상을 이렇게 정의한다. “그것은 특수하고 병리적인 기표적 형성물로 해석과 소통에 저항하는 관성적인 오점이면서 사회적 유대의 네트워크 속에 포함될 수 없는 얼룩이다. 하지만 그것은 동시에 그러한 네트워크를 가능하게 만드는 실정적 조건이라는 점에서 이중적인 의미를 가진다.” 슬라보예 지젝, 이수련 역, ‘이데올로기의 숭고한 대상’, 새물결, 2013, 132쪽 참조. 4) 영화 ‘링’은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전개된다. 둘은 숏의 형식을 통해 구별된다. 현재는 시간과 날짜가 표기되며, 컬러 화면으로 구성된다. 반면 과거는 인물의 회상적 발언이 표지의 역할을 하며 흑백 화면으로 구성된다. 이 둘이 뒤섞이는 것은 영화에서 딱 두 번 나타난다. 하나는 저주의 장본인인 사다코가 TV화면으로부터 빠져나오는 장면이고, 두 번째는 위에 예시된 아사가와의 장면이다. 사다코의 경우 흑백의 화면에서 컬러의 세계로 빠져나와 클로즈업되는 반면, 아사가와는 컬러의 세계로부터 흑백의 화면으로 넘어가며 롱숏으로 처리된다는 점에서 대조적이다. 5) ‘링0-버스데이’는 저주의 비디오가 태어나게 된 계기인 사다코의 삶과 죽음을 다루고 있다. 사다코는 어머니의 자살 이후 극단에 소속되어 연기자로 살아간다. 그러나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영적인 능력이 의지와 상관없이 발현되면서 극단은 공포에 휩싸인다. 계속되는 불길한 현상과 단원들의 죽음에 패닉에 빠진 단원들은 사다코에게 집단 린치를 가해 살해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사다코가 귀신이 되어 저주가 구체적인 형태로, 그리고 지울 수 없는 얼룩으로 세상에 남게 되는 계기가 된다. 6) 이 장면에서 사다코가 좁디좁은 TV 브라운관으로부터 고통스레 기어 나와 천천히 두 다리로 선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머리부터 빠져나와 두 팔을 뻗는 사다코의 모습은 자궁으로부터 빠져나오는 태아의 모습과 유사성을 지니고 있으며, 고통스레 두 다리로 직립을 시도하는 모습은 인간의 성장 과정을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으로 빚어낸 것처럼 느껴진다.
  • [사설] 정부 여당, 국민 목소리 더욱 세밀하게 들어야

    우리 국민 10명 중 7명은 과거보다 갈등이 심해졌다고 느끼고 있다. 새해를 맞아 서울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10년 전과 비교해 우리 사회 갈등 정도가 심해졌다’고 응답한 비율은 67.5%였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여러 논란으로 사회적 갈등이 더욱 커졌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67.8%가 그렇다고 답했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에서도 53.4%가 ‘조국 사태’로 갈등이 커졌다는 데 동의했다. 갈등 요소는 이외에도 많았다. 빈부 갈등이 심각하다는 의견이 77.3%였고, 성별 갈등’에서는 19~29세에서 심각하다는 응답 비율이 74.9%였다. 국민적 갈등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정부·여당은 우선 민심에 맞서려 하지 말아야 한다. 조 전 장관 문제는 여러 논란을 증폭시키며 사회적 갈등을 폭발시켰다. 대표적인 것이 사회 지도층 자녀들의 대학입시 비리 의혹에 따른 ‘대입 공정성’ 논쟁 같은 것들이다. 현 정부가 기조로 내건 소득주도성장의 핵심 정책 가운데 하나인 최저임금에 대해서도 응답자 10명 중 7명은 더이상 올리지 않기를 희망했다. 갑작스러운 인상에 대한 부작용을 국민들이 체감하고 있다는 얘기다. 국민들은 문재인 정부의 가장 잘못한 정책으로 부동산 정책(27.6%)과 일자리 정책(25.1%)을 꼽았다. 정부의 ‘타다 규제’에 대해 이념과 상관없이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잘못된 정책”이라고 답했다. 보수층 54.2%, 진보층 49.6%로 ‘잘했다’는 응답을 모두 압도했다. 정부와 여당이 고집을 부려온 대표적인 정책으로 꼽힌 것이다. 정부가 새해 달성해야 할 정책 과제로 국민들은 일자리 창출(23.7%)과 부동산 시장 안정(20.2%), 경제성장 동력 확보(17.4%) 등을 원했다. 정부와 여당은 이 목표들을 반드시 성취해내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우선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단계마다 민심을 세밀하게 관찰해야 할 것이다.
  • [재테크 단신]

    [재테크 단신]

    ●신한은행, 개인 맞춤형 신용관리 서비스 출시 신한은행은 모바일 앱인 쏠(SOL)을 통해 개인 맞춤형 신용 상태를 한눈에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는 ‘MY 신용관리’ 서비스를 출시했다. 쏠에 가입한 고객이라면 누구나 간단한 신청만으로 신용정보, 맞춤 신용 관리 팁, 추천 대출 상품과 가능 한도를 확인할 수 있다. ‘매우 우수’에서 ‘위험’까지 7등급으로 세분화된 신용 상태를 매월 15일과 말일 기준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은행 자체 평가 시스템의 산출 결과를 토대로 제공되기 때문에 긍정·부정 평가 요소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KB손보, ‘KB건강보험과 건강하게…’ 출시 KB손해보험은 새해 첫 신상품으로 새로운 형태의 연만기 종합건강보험인 ‘KB건강보험과 건강하게 사는 이야기’를 2일 출시한다. 이 상품의 주요 특징은 5대 납입면제 사유인 암(유사암 제외), 뇌졸중, 급성심근경색증, 질병 80% 이상 후유장해, 상해 80% 이상 후유장해 발생 때 손보업계 최초로 이미 납입된 보험료까지 환급해 주는 ‘페이백’ 기능을 탑재했다는 점이다. 업계 최대인 101가지 질병으로 인한 수술 시 회당 수술비를 보장받는다. 15세부터 70세까지 가입이 가능하며, 보험 기간은 ‘연만기 갱신형’으로 10, 15, 20, 30년 만기 중 원하는 기간 선택이 가능하다.●현대해상, 항공권 취소 위약금 보상보험 출시 현대해상이 업계 최초로 ‘항공권 취소 위약금 보상보험’을 내놨다. 온라인으로 제주항공 항공권을 산 고객이 가입할 수 있다. 본인이나 여행 동반자가 상해나 질병으로 입원 또는 통원 치료를 받거나 실업, 재판 소환 등의 이유로 항공권을 취소할 경우 1인당 국제선은 10만원, 국내선은 2만 5000원까지 위약금을 보상해 준다. 함께 여행을 가지 않는 가족이 입원해 항공권을 취소하더라도 보상받을 수 있다. 보험료는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1인당 국제선은 4000원, 국내선은 1000원이며 최대 5명까지 가입할 수 있다. ●NH농협은행, 31일까지 ‘새해맞이 이벤트’ NH농협은행이 오는 31일까지 ‘새해맞이 고객 이벤트’를 한다. 추첨을 통해 7명의 고객에게 황금쥐(순금 10돈), 20명에게 5만원짜리 주유권, 983명에게 배스킨라빈스 모바일 쿠폰을 준다. 행사 기간에 예금과 적금, 주택청약종합저축, 대출, 펀드, 카드, 외화환전·송금 등 7개 상품 중 1개 이상에 가입하거나 거래하고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퀴즈에 응모하면 된다. 20대 이하 고객이 같은 기간 NH오픈뱅킹에 가입하면 총 1010명을 추첨해 최고 100만원의 세뱃돈을 주는 ‘세뱃돈 봉투를 연(Open) 흰쥐 이벤트’도 함께 진행한다.
  • 최첨단 품은 웅장함… 베일 벗은 제네시스 첫 SUV

    최첨단 품은 웅장함… 베일 벗은 제네시스 첫 SUV

    국산 최대 22인치 휠·깔끔한 조작 버튼 자동 차로변경보조·차량 내 간편결제도현대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1일 첫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V80’ 내외부 디자인을 최초로 공개했다. GV80은 이달 안에 국내에서 가장 먼저 출시된다. ‘G’는 제네시스(Genesis), ‘V’는 다재다능한(Versatile), ‘80’은 대형 차급을 뜻한다. 제네시스는 “GV80은 디자인에서부터 안전성, 편의성, 주행 성능에 이르기까지 최첨단 기술력이 집약된 SUV”라면서 “독창적이고 고급스러운 감성을 담아낸 ‘역동적인 우아함’이라는 디자인 콘셉트는 특유의 웅장함과 강한 카리스마를 느낄 수 있도록 진화했다”고 소개했다. 전면부는 제네시스 패밀리룩인 방패 모양의 크레스트 그릴과 좌우 대각선이 교차한 지매트릭스(G-Matrix) 문양으로 디자인됐다. 헤드램프는 4개의 얇은 쿼드램프가 적용됐다. 또 국산차 역대 최대 직경인 22인치 휠이 탑재됐다. 후면부에는 상하 2단으로 분리된 쿼드램프를 적용해 통일성을 높였다. GV80 내부 디자인은 한국 특유의 미적 요소인 ‘여백의 미’를 강조했다. 첨단 기술이 대거 탑재됐음에도 조작 버튼은 단순하고 깔끔하게 정리됐다. 또 시트와 팔걸이를 높여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듯 배치해 운전자가 시야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게 했다. 변속기는 다이얼 방식의 전자식 변속기(SBW)가 장착됐다. 첨단 안전 기술로는 측면 충돌 시 탑승자 간 2차 충돌을 방지할 수 있는 ‘앞좌석 센터 사이드 에어백’이 최초로 적용됐다. 첨단 자율주행 기술로는 방향 지시등을 작동해 차로를 변경할 수 있는 ‘고속도로 자동 차로변경보조’, 운전자의 주행 패턴을 분석해 반영한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근거리 차로변경 차량을 인식할 수 있는 ‘차세대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II) 등이 최초로 탑재됐다. 이 밖에 노면소음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반대 음파를 발생시켜 노면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여 주는 ‘능동형 노면소음 저감’(RANC) 기술과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제네시스 카페이(차량 내 간편 결제) 등도 처음으로 적용됐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단순하지만 웅장한 최첨단… 베일 벗은 제네시스 첫 SUV

    단순하지만 웅장한 최첨단… 베일 벗은 제네시스 첫 SUV

    국산 최대 22인치 휠· 깔끔한 조작 버튼 자동 차로변경보조· 차량 내 간편결제도현대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1일 첫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V80’ 내외부 디자인을 최초로 공개했다. GV80은 이달 안에 국내에서 가장 먼저 출시된다. ‘G’는 제네시스(Genesis), ‘V’는 다재다능한(Versatile), ‘80’은 준대형 차급을 뜻한다. 제네시스는 “GV80은 디자인에서부터 안전성, 편의성, 주행 성능에 이르기까지 최첨단 기술력이 집약된 SUV”라면서 “독창적이고 고급스러운 감성을 담아낸 ‘역동적인 우아함’이라는 디자인 콘셉트는 특유의 웅장함과 강한 카리스마를 느낄 수 있도록 진화했다”고 소개했다. 전면부는 제네시스 패밀리룩인 방패 모양의 크레스트 그릴과 좌우 대각선이 교차한 지매트릭스(G-Matrix) 문양으로 디자인됐다. 헤드램프는 4개의 얇은 쿼드램프가 적용됐다. 또 국산차 역대 최대 직경인 22인치 휠이 탑재됐다. 후면부에는 상하 2단으로 분리된 쿼드램프를 적용해 통일성을 높였다. GV80 내부 디자인은 한국 특유의 미적 요소인 ‘여백의 미’를 강조했다. 첨단 기술이 대거 탑재됐음에도 조작 버튼은 단순하고 깔끔하게 정리됐다. 또 시트와 팔걸이를 높여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듯 배치해 운전자가 시야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게 했다. 변속기는 다이얼 방식의 전자식 변속기(SBW)가 장착됐다. 첨단 안전 기술로는 측면 충돌 시 탑승자 간 2차 충돌을 방지할 수 있는 ‘앞좌석 센터 사이드 에어백’이 최초로 적용됐다. 첨단 자율주행 기술로는 방향 지시등을 작동해 차로를 변경할 수 있는 ‘고속도로 자동 차로변경보조’, 운전자의 주행 패턴을 분석해 반영한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근거리 차로변경 차량을 인식할 수 있는 ‘차세대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II) 등이 최초로 탑재됐다. 이 밖에 노면소음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반대 음파를 발생시켜 노면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여 주는 ‘능동형 노면소음 저감’(RANC) 기술과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제네시스 카페이(차량 내 간편 결제) 등도 처음으로 적용됐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국민 68% “조국 이후 분열 심화”… 가장 큰 갈등 ‘빈부 차’ 꼽아

    국민 68% “조국 이후 분열 심화”… 가장 큰 갈등 ‘빈부 차’ 꼽아

    “스펙사회 비판했지만 자녀 진학엔 앞장서 변화 기대한 국민들, 진보 이중성에 분노 탓” 월 700만원 소득자 83.9%도 “빈부갈등 심각” 취업 앞둔 20대 74.9% 성별갈등 민감한 편“‘문재인이 간첩이냐, 아니냐’ 대놓고 묻는 사람도 있어요. ‘당신은 좌파냐, 우파냐’고 묻질 않나….” 서울 종로구 효자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정모(51)씨는 근처에서 보수 단체 집회가 열릴 때마다 몸살을 앓았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는 지난해 10월부터 청와대 사랑채 앞 도로를 점거하고 농성 중이다. “2016년 국정농단 때는 촛불 집회에 나온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대통령 탄핵을 외쳤잖아요. 한때 같은 곳을 봤던 국민들이 지금은 갈가리 찢어진 것 같아요. ‘가짜뉴스’도 많아져서 무엇이 진실인지도 잘 모르겠어요.” 정씨는 미간을 찌푸렸다.우리 국민 10명 중 7명은 과거보다 갈등이 심해졌다고 느낀다. 빈자와 부자, 진보와 보수, 노동자와 사용자, 청년과 중장년층 사이의 대립과 몰이해가 한층 깊어졌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 특히 자녀 입시 비리, 사모펀드 투기 의혹 등 조국 전 법무장관의 임명을 둘러싼 혼란으로 사회 갈등이 더 커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70%에 육박했다. 1일 새해를 맞아 서울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6~29일 만 19세 이상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 ‘10년 전과 비교해 우리 사회 갈등 정도가 심해졌다’고 응답한 비율은 67.5%로 집계됐다. 60대 이상(76.0%)과 50대(72.4%), 보수층(81.3%)에서 갈등이 심해졌다는 응답이 두드러졌다. 이선우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에 실망한 일부 보수층과 중장년층은 변화를 기대하며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진보 성향 인물을 선택했다. 하지만 이들 역시 다주택 투자로 불로소득을 노리고, 자녀의 입시를 위해 위장전입 등 꼼수를 쓴다는 논란이 터지자 진보 진영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여러 가지 갈등 요소 가운데 빈부 갈등이 가장 심각하다고 본 의견 비중이 77.3%로 가장 컸다. 월 200만원 이하 소득자(83.1%)뿐만 아니라 자영업자(81.5%), 월 501만~700만원 고액 소득자(83.9%)도 빈부 갈등이 첨예하다고 봤다.박태순 사회갈등연구소장은 “고소득자 가운데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며 “이들은 부동산 가격 상승,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득 증가 혜택은 자신을 제외한 다른 계층이 독식한다고 여긴다. 그로 인한 불만이 빈부 갈등이 심각하다는 인식에 영향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응답자의 67.8%는 이른바 ‘조국 사태’가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심화시켰다고 여겼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의 절반(53.4%)조차 이런 인식에 동의했다. 이 교수는 “스펙 경쟁 사회를 줄곧 비판하면서도 자녀의 명문대 진학을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 조 전 장관의 이중성에 많은 사람이 분노했다. 반면 지지자들은 입학 제도를 충실히 따랐을 뿐이라고 조 전 장관을 두둔한다”며 “양쪽의 생각이 전혀 달라 갈등이 봉합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성별 갈등’은 19~29세가 다른 연령대보다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 연령대의 74.9%가 성별 갈등을 사회 주요 문제로 꼽았다. 젠더 이슈가 20대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뜻이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20대는 30·40대보다 성별 격차가 상대적으로 줄어든 세대이자, 학교 성적과 취업 등을 놓고 남성과 여성이 경쟁하는 세대다. 성별 권력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남성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부추겼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그의 표정만 보면 뉴욕 주가 알 수 있다, 35년 한길 피터 터크먼

    그의 표정만 보면 뉴욕 주가 알 수 있다, 35년 한길 피터 터크먼

    2019년의 마지막 거래일 뉴욕증권거래소(NYSE) 스케치 사진에도 그는 어김없이 얼굴을 내밀었다. 올해는 2020 파란색 안경을 쓰고서였다. ‘월가의 아인슈타인’으로 통하는 피터 터크만(63) 플로어 트레이더다. 월가의 동향이나 글로벌 증시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낯이 익은 얼굴이다. 플로어 트레이더란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자기매매(증권사의 판단에 따라 매매하는 것) 업무를 담당하는 딜러를 가리킨다. 다른 회원들의 위탁 주문을 받아 거래하는 플로어 브로커와 구분된다. 푸른 재킷, 헤드셋, 아이패드와 비슷하게 생겼고 한 손에 쥘 수 있는 소형 태블릿, 재킷에 붙은 좌석번호 배지가 이들의 트레이드 마크다. 터크먼 역시 그의 이름보다 좌석 번호로 더 자주 불리기도 하는데 사진에 늘 노출되는 번호는 588번이다. 미국으로 이민 온 유대인 부모 아래 태어난 그는 매사추세츠 대학에서 경영학과 농업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음반 상점을 운영한 경험도 있고 서아프리카 석유회사에서 일한 경력도 있다. NYSE와 연을 맺은 것은 의사였던 아버지의 환자를 통해 거래소 타이피스트 일을 소개받으면서였다. 그 뒤 1985년부터 전문 트레이너로 일해 이제 35년 경력이 가까워진다.그가 유명세를 탄 것은 2007년 2월의 어느날, 뉴욕의 3대 지수가 모두 3% 넘게 떨어져 두 팔을 벌리고 분노를 담은 표정을 짓는 사진이 일간 ‘뉴욕 데일리 뉴스’의 전면을 장식하면서였다. 그 뒤 그는 증시가 급등하거나 급락할 때마다 NYSE 트레이더 룸을 찾는 사진기자들의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헝클어진 백발에다 풍부한 표정, 아인슈타인을 닮은 외모가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일간 워싱턴 포스트(WP)는 “머니셋의 로르샤흐 테스트(잉크 반점을 보여준 뒤 피험자의 반응을 통해 심리 상태를 진단하는 검사)”라며 “그의 표정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분노, 기대, 실망, 환희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터크먼 자신도 버즈피드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 표정은 진짜”라며 “날 보면 그날 400포인트가 올랐는지, 떨어지는지 금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NYSE에 수천 명의 플로어 트레이더들이 있었지만 이제 남은 인원은 수백 명이다. 자동화 때문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플로어 트레이더들이 소속된 회사는 1990년대 수백 개에서 현재 35개로 줄었다. 터크먼은 WP 인터뷰를 통해 “내가 하는 일을 강력하고 의미있으며 중요하게 만드는 것은 거래소의 인적 요소”라며 “사람들은 우리가 여기 있어 그들의 돈과 시장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안다”고 자신의 일에 의미를 부여했다. 터크먼은 이어 “NYSE의 플로어는 지구에서 가장 훌륭한 사무실”이라며 “여기는 에너지와 사람들이 있는 신성한 곳이자 여기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세계 금융에 영향을 끼친다”고 말해 자부심을 드러냈다. 최근에는 아들 벤저민도 대를 이어 같은 일을 시작했다. 그런데 터크먼은 “평생 주식을 한 주도 소유해 본 적이 없다”며 “만일 내 자산의 이익과 손실을 걱정해야 했다면 고객 관리에 집중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투자자들에게 “당황하지 말고 참고 버티라”며 “합리적 이득을 취하고 불합리한 손실을 기다리지 말라”고 조언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北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 보고서 전문 공개-주체혁명 불멸의 대강 1

    주체혁명위업승리의 활로를 밝힌 불멸의 대강 우리의 전진을 저애하는 모든 난관을 정면돌파전으로 뚫고나가자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전원회의에 관한 보도 전체 당원들과 인민들, 인민군장병들의 커다란 기대와 관심속에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전원회의가 주체108(2019)년 12월 28일부터 31일까지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되였다. 위대한 조선로동당의 령도따라 사회주의강국건설의 새로운 승리를 앞당겨가는 력사적전환기에 소집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전원회의는 전대미문의 준엄한 난국을 정면돌파하고 나라의 자주권과 최고리익을 끝까지 수호하며 자력부강의 기치높이 주체혁명위업승리의 활로를 열어나가기 위한 불멸의 대강을 제시한것으로 하여 우리 당력사와 자주강국건설사에 특기할 사변으로 된다. 조선로동당 위원장 김정은동지께서 전원회의를 지도하시였다. 전원회의에는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위원, 후보위원들과 당중앙검사위원회 위원들이 참가하였다. 또한 당중앙위원회 일군들과 성, 중앙기관 일군들, 도인민위원장들, 도농촌경리위원장들, 시, 군당위원장들, 중요부문과 단위, 무력기관 일군들이 방청으로 참가하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 김정은동지께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의 위임에 따라 전원회의를 운영집행하시였다. 전원회의에는 다음과 같은 의정들이 상정되였다. 1.조성된 대내외형세하에서 우리의 당면한 투쟁방향에 대하여 2.조직문제에 대하여 3.당중앙위원회 구호집을 수정보충할데 대하여 4.조선로동당창건 75돐을 성대히 기념할데 대하여 전원회의에서는 첫째 의정이 토의되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 김정은동지께서 첫째 의정에 대한 력사적인 보고를 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전원회의가 있은 때로부터 지난 8개월간은 대단히 강도높은 투쟁과 과감한 전진의 련속이였다고 하시면서 우리 당이 그 기간 항상 우리 인민의 절실한 요구와 권익, 국가의 자주권과 안전보장을 중심에 두고 정확한 대내외정치로선을 수립하고 견지하며 그를 관철하기 위하여 부단히 투쟁한데 대하여 언급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자력부강, 자력번영의 기치높이 용진하여온 우리의 전투적로정을 새로운 승리에로 계속해 이어가자면 혁명적진군의 보폭을 더 크게 내짚어야 하며 현정세의 추이와 우리앞에 나선 방대한 과제들은 현실에 대한 랭철한 판단에 기초한 적실하고 과감한 대책을 요한다고 지적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당중앙은 우리 혁명의 거창하고도 줄기찬 전진도상에 직면한 주객관적인 장애와 난관들을 전면적으로 심도있게 분석평가하고 사회주의건설을 더욱 촉진시키기 위한 결정적대책을 강구할 취지에서 이번 전원회의를 소집하였다고 말씀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현정세와 혁명발전의 요구에 맞게 정면돌파전을 벌릴데 대한 혁명적로선을 천명하시였다.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전원회의 결정관철을 위한 긴장된 투쟁속에서 자립, 자력을 원동력으로 하는 우리의 주체적힘이 일층 강화되였다고 평가하시면서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자력갱생의 기치를 더 높이 들고 사회주의건설의 일대 앙양기를 열어나갈데 대한 당의 호소따라 우리 국가와 인민이 난국을 맞받아 도도히 전진비약해나가는 강인한 기상과 막강한 잠재력을 크게 과시한데 대하여 지적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지난 몇개월동안 우리앞에 봉착한 도전은 남들같으면 하루도 지탱하지 못하고 물러앉을 혹독하고 위험천만한 격난이였으나 그 어떤 곤난도 공고한 전일체를 이루고 굴함없이 나아가는 우리 인민의 돌진을 멈춰세울수도 지체시킬수도 없었으며 국가의 힘, 국방력강화에서 거대한 성과들을 끊임없이 비축한데 대하여 언급하시면서 다음과 같이 계속하시였다. 국방과학기술의 선진국들에서만 보유한 첨단무기체계들을 개발하는 방대하고도 복잡한 이 사업은 과학기술적측면에서 혁신적인 해결책을 누구의 도움도 없이 우리스스로 찾을것을 전제로 하였으며 이 모든 연구과제들은 주체적력량 즉 우리의 믿음직한 과학자, 설계가, 군수로동계급에 의해 완벽하게 수행되였습니다. 이는 위대한 승리로 되며 당에서 구상하던 전망적인 전략무기체계들이 우리의 수중에 하나씩 쥐여지게 된것은 공화국의 무력발전과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보위하고 담보하는데서 커다란 사변으로 됩니다. 첨단국방과학의 이같은 비약은 우리의 군사기술적강세를 불가역적인것으로 만들고 우리 국력의 상승을 더없이 촉진시킬것이며 주변정치정세의 통제력을 제고하고 적들에게는 심대하고도 혹심한 불안과 공포의 타격을 안겨줄것입니다. 앞으로 미국이 시간을 끌면 끌수록, 조미관계의 결산을 주저하면 할수록 예측할수없이 강대해지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위력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할수밖에 없게 되여있으며 더욱더 막다른 처지에 빠져들게 되여있습니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경제건설분야에서도 일련의 성과들이 이룩된데 대하여 언급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적대세력들의 악착한 제재로 말미암아 많은 제약을 받고 불리한 기상기후가 계속된 조건에서도 올해 농사에서 최고수확년도를 돌파하는 전례없는 대풍이 마련된데 대하여서와 삼지연시꾸리기 2단계 공사가 결속되고 혁명전통교양의 중심지에 산간문화도시의 훌륭한 표준, 리상적인 본보기지방도시가 자랑스럽게 건설되였으며 중평남새온실농장과 양묘장, 양덕온천문화휴양지건설이 우리 당의 구상대로 완공됨으로써 우리 인민들에게 선진문명의 창조물을 선물할수 있게 된데 대하여 말씀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순천린비료공장건설, 어랑천발전소와 단천발전소건설을 비롯하여 전국의 여러곳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대상건설들도 면밀히 추진되고 금속, 석탄, 건재공업과 경공업을 비롯한 인민경제 거의 모든 부문이 현저한 장성추세를 보인데 대하여 언급하시였다. 전국에 자력갱생경쟁을 호소한 강원도에서 당정책관철의 본보기적인 경험들을 계속 창조하고 평안북도를 비롯한 다른 도들도 경쟁적으로 농산과 축산, 교육과 보건, 지방공업발전에서 뚜렷한 실적을 올리고있는데 대하여 평가하시면서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이것은 전체 인민이 당의 부름따라 한사람같이 궐기해 견인불발의 증산운동, 창조운동을 과감하게 벌려온 위대한 투쟁의 필연적결과이라고 강조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조성된 현정세의 추이를 분석하시면서 미국의 본심은 대화와 협상의 간판을 걸어놓고 흡진갑진하면서 저들의 정치외교적리속을 차리는 동시에 제재를 계속 유지하여 우리의 힘을 점차 소모약화시키자는것이라고 락인하시였다. 그러시면서 우리는 우리 국가의 안전과 존엄 그리고 미래의 안전을 그 무엇과 절대로 바꾸지 않을것임을 더 굳게 결심하였다고 강조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미국이 우리 국가의 근본리익과 배치되는 요구를 내대고 강도적인 태도를 취하고있는것으로 하여 조미간의 교착상태는 불가피하게 장기성을 띠게 되여있다고 하시면서 근간에 미국이 또다시 대화재개문제를 여기저기 들고다니면서 지속적인 대화타령을 횡설수설하고있는데 이것은 애당초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철회하고 관계를 개선하며 문제를 풀 용의가 있어서가 아니라 사면초가의 처지에서 우리가 정한 년말시한부를 무난히 넘겨 치명적인 타격을 피할수 있는 시간벌이를 해보자는것일뿐이라고, 대화타령을 하면서도 우리 공화국을 완전히 질식시키고 압살하기 위한 도발적인 정치군사적, 경제적흉계를 더욱 로골화하고있는것이 날강도 미국의 이중적행태라고 못박으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우리는 결코 파렴치한 미국이 조미대화를 불순한 목적실현에 악용하는것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을것이며 이제껏 우리 인민이 당한 고통과 억제된 발전의 대가를 깨끗이 다 받아내기 위한 충격적인 실제행동에로 넘어갈것이라고 하시면서 다음과 같이 계속하시였다. 우리에게 있어서 경제건설에 유리한 대외적환경이 절실히 필요한것은 사실이지만 결코 화려한 변신을 바라며 지금껏 목숨처럼 지켜온 존엄을 팔수는 없습니다. 세기를 이어온 조미대결은 오늘에 와서 자력갱생과 제재와의 대결로 압축되여 명백한 대결그림을 그리고있습니다. 핵문제가 아니고라도 미국은 우리에게 또 다른 그 무엇을 표적으로 정하고 접어들것이고 미국의 군사정치적위협은 끝이 나지 않을것입니다. 미국과의 장기적대립을 예고하는 조성된 현정세는 우리가 앞으로도 적대세력들의 제재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것을 기정사실화하고 각 방면에서 내부적힘을 보다 강화할것을 절박하게 요구하고있습니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적과의 치렬한 대결은 항상 자체의 력량강화를 위한 사업을 동반하며 자기를 강하게 만드는 사업이 선행되여야 주동에 서서 승리를 쟁취할수 있다고 하시면서 자력강화의 견지에서 볼 때 국가관리와 경제사업을 비롯한 이여의 분야에서 바로잡아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는데 대하여 언급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자력갱생, 자급자족하자고 계속 말하고있지만 이를 실행하는 우리의 사업은 지난날의 타성에서 탈피하지 못하고있다고 하시면서 자립, 자강의 거창한 위업을 견인하고 추동하기에는 불충분하며 대담하게 혁신하지 못하고 침체되여있는 국가관리사업과 경제사업 등 현 실태에 대하여 분석하시였다. 오직 혁명임무를 스스로 걸머지고 수행하려는 높은 책임감, 오늘과 래일을 다같이 안고 정확히 개척해나가는 지혜와 용기만이 우리 위업을 성공적으로 떠밀어나갈수 있다고 하시면서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당의 령도체계가 확고히 서있고 전당이 사상정신적으로 통일되여있으며 인민들이 절실히 요구하고있기때문에 문제될것이 없다고 강조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당중앙지도기관 성원들과 모든 일군들이 이번 전원회의를 계기로 자기 부문, 자기 단위에 존재하는 난관을 자기 사업에 내재하고있는 부족점들과 결부하여 심각히 분석해보아야 한다고 하시면서 현정세하에서 사회주의강국건설에 기여하고있는 자기 부문, 자기 단위의 몫을 엄밀히 따져보고 락심하거나 동요함이 없이 무거운 과제를 억척같이 떠메고 완강히 돌진해나갈 각오를 가져야 한다고 말씀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고생과 투쟁이 없이는 위대한 승리를 가질수 없으며 혁명의 승리는 필연적이지만 그 어떤 장애도 곤난도 없이 성취되는것은 아니라고 하시면서 다음과 같이 계속하시였다. 적대세력들의 제재압박을 무력화시키고 사회주의건설의 새로운 활로를 열기 위한 정면돌파전을 강행해야 합니다.정면돌파전은 우리 혁명의 당면임무로 보나 전망적인 요구로 보나 반드시 수행해야 할 시대적과제입니다. 만일 우리가 제재해제를 기다리며 자강력을 키우기 위한 투쟁에 박차를 가하지 않는다면 적들의 반동공세는 더욱 거세여질것이며 우리의 전진을 가로막자고 덤벼들것입니다. 우리가 자체의 위력을 강화하고 자력갱생, 자급자족의 값진 재부들을 더 많이 창조할수록 적들은 더욱더 커다란 고민에 빠지게 될것이며 사회주의승리의 날은 그만큼 앞당겨질것입니다. 모든 당조직들과 일군들은 시대가 부여한 중대한 임무를 기꺼이 떠메고 자력갱생의 위력으로 적들의 제재봉쇄책동을 총파탄시키기 위한 정면돌파전에 매진하여야 합니다. 《우리의 전진을 저애하는 모든 난관을 정면돌파전으로 뚫고나가자!》, 이것이 오늘 전당과 전체 인민이 들고나가야 할 투쟁구호입니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오늘의 정면돌파전에서 기본전선은 경제전선이라고 하시면서 나라의 경제토대를 재정비하고 가능한 생산잠재력을 총발동하여 경제발전과 인민생활에 필요한 수요를 충분히 보장하는것을 현시기 경제부문앞에 나서는 당면과업으로 제시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현시기 나라의 경제실태에 대하여 언급하시면서 국가경제의 발전동력이 회복되지 못하여 나라의 형편이 눈에 띄우게 좋아지지 못하고있으며 중요한 경제과업들을 해결하기 위한 국가의 집행력, 통제력이 미약한데 대하여 지적하시였다. 준엄한 난국에 부닥친 중대하고도 관건적인 시기에 경제부문의 대응이 기민하고 원만하지 못하고 자력갱생한다고 구호만 웨치면서 실지에 있어서는 인민경제의 자립적토대를 정비보강하는데 힘을 넣지 않고있는 페단들에 대하여 구체적인 자료들을 들어 세세히 지적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경제사업에 대한 통일적지도와 전략적관리를 실현하고 기업체들의 경영관리방법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에서 뚜렷한 전진이 없다보니 국가의 경제조직자적역할이 강화되지 못하였으며 경제전반을 정비보강하고 활성화하여 장성단계로 이행하기 위한 사업에서 심중한 문제들이 발생하고있는데 대하여 지적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경제사업체계와 질서를 정돈할데 대한 강령적인 과업을 제시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우리가 선차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는 경제사업체계와 질서를 합리적으로 정돈하는것이라고 하시면서 우리 공화국이 막강한 힘을 비축하고 모든 면에서 정상적인 발전을 지향하고있는 오늘에 와서까지 지난 시기의 과도적이며 림시적인 사업방식을 계속 답습할 필요는 없다는데 대하여 언급하시였다. 나라의 경제를 재정비하자면 결정적으로 경제사업에 대한 국가의 통일적지도와 전략적관리를 실현하기 위한 강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하시면서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경제사령부로서의 내각이 자기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있는 심각한 현 실태를 엄책하시고 국가경제사업체계의 중핵인 내각책임제, 내각중심제를 강화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도들에 대하여 밝혀주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내각은 현존경제토대를 효과적으로 리용하여 국가재정을 강화하고 생산단위들도 활성화할수 있게 경제작전을 바로하고 조직사업을 치밀하게 짜고들어야 하며 당면하여 국가경제의 명맥과 전일성을 고수하기 위한 사업에서부터 내각의 통일적지도와 지휘를 보장하여야 한다는데 대하여 언급하시였다. 혁명적인 사상과 정신은 시대를 앞서나가야 하지만 경제사업은 현실에 발을 든든히 붙이고 진행하여야 한다고 하시면서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현실적요구에 맞게 계획사업을 개선하기 위한 명확한 방안을 찾고 전반적인 생산과 공급의 균형을 맞추며 인민경제계획의 신뢰도를 결정적으로 높이기 위한 관건적문제들을 제시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내각사업이자 당중앙위원회사업이고 당중앙위원회의 결정집행이자 내각사업이라는데 대하여 강조하시고 전원회의이후부터 경제사업에 대한 국가의 통일적지도와 관리를 강화하는데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심중한 문제들을 해부학적으로 분석하시였다. 경제발전을 추동하고 일군들의 역할을 높일수 있게 전반적인 기구체계를 정비하기 위한 혁신적인 대책과 구체적인 방안들을 제시하신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그에 토대하여 경제관리를 개선하기 위한 사업을 강하게 밀고나갈수 있는 현실적인 방도들을 밝혀주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국가상업체계, 사회주의상업을 시급히 복원하여 사회주의상업의 본태를 고수하면서도 국가의 리익과 인민들의 편리를 다같이 보장할수 있게 상업봉사사업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론을 연구대책하기 위한 문제, 세계가 분초를 다투며 새 기술, 새 제품개발경쟁을 벌리고있는 시대의 요구에 맞게 경제관리를 개선하는데서 불필요한 절차와 제도를 정리할데 대한 문제, 국가관리와 경제사업에서 생산활동에 제동을 걸고 사업능률을 저하시키는 요소들을 빠짐없이 찾아 바로잡기 위한 문제, 국가적으로 전문건설력량을 확대강화하고 건설장비를 현대화하여 중요대상건설을 맡아 수행하게 하는 방향에로 나갈데 대한 문제,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를 현실성있게 실시하는 사업을 잘해나갈데 대한 문제를 비롯하여 전당적, 전국가적으로 강력히 추진하여야 할 경제장성의 관건적문제들에 대한 해결방향을 명시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인민경제 주요공업부문들의 과업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시였다. 자립경제를 떠받드는 주요공업부문들에서부터 겹쌓인 난관을 정면돌파하고 실제적인 생산적앙양을 일으켜야 한다고 하시면서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금속공업, 화학공업, 전력공업, 석탄공업, 기계공업, 건재공업, 철도운수, 경공업부문들에 산적되여있는 페단들과 부진상태를 전면적으로 분석하시고 경제사업에서 진일보를 가져오기 위한 과학적이며 실질적인 대책들을 일일이 제시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자기 힘을 믿지 못하는 땜때기식투자, 자체의 잠재력에 의거하지 않는 하루살이식투자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이며 경제사업에서 그 어떤 진일보도 가져올수 없다고 하시면서 미래를 내다보면서 전망성있게 사업하는것이 혁명을 책임지는 마땅한 태도라는데 대하여 강조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나라의 경제를 안정적으로, 전망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10대전망목표의 지표별계획들을 과학적으로 정확히 타산하여 세우고 그것을 수행하기 위한 투쟁을 벌려 나라의 경제토대를 차곡차곡 공고히 다져나가야 한다고 하시면서 전망목표가 확정되면 국가적으로 경제조직사업과 지휘를 짜고들고 전인민적인 생산투쟁과 창조투쟁을 맹렬히 벌려 그것을 반드시 점령하여야 한다고 말씀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농업생산을 결정적으로 늘일데 대하여 강조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농업전선은 정면돌파전의 주타격전방이라고 하시면서 농업부문에서 과학농법을 틀어쥐고 다수확열풍을 더욱 세차게 일으킬데 대하여 지적하시고 농업부문의 과학기술력량과 농업과학연구기관들을 튼튼히 꾸릴데 대한 문제, 농업과학기술인재육성사업에 힘을 넣을데 대한 문제, 농촌경리의 수리화를 더욱 완성하여 흉풍을 모르는 농업생산토대를 마련할데 대한 문제, 농산작업의 기계화비중을 높이고 나라의 농업토지를 한선에서 통일적으로 관리할데 대한 문제를 비롯하여 축산업과 과수업 등 농업의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전환을 안아오기 위한 중요한 문제들을 제기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과학, 교육, 보건사업을 개선할데 대하여 언급하시였다. 오늘 우리가 의거할 무진장한 전략자산은 과학기술이라고 하시면서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지금과 같이 경제사업에서 애로가 많을 때에는 과학기술이 등불이 되여 앞을 밝히고 발전을 선도해나가야 할것이라고 지적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당조직들은 과학자, 기술자들에게 과학전선에서 돌파구를 열어제껴야 사회주의건설의 전 전선이 승리하게 되며 강국의 리상과 목표도 오직 과학의 첨단요새를 점령하기 위한 고심어린 탐구와 투신에 의해서만 실현될수 있다는 자각을 심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하시였다.
  • 레바논 도주 카를로스 곤 변호인도 “뉴스 보고 알았다“

    레바논 도주 카를로스 곤 변호인도 “뉴스 보고 알았다“

     “나도 뉴스를 보고 말문이 막혔다” 일본 검찰에 기소됐다가 보석으로 석방돼 재판을 기다리다 레바논으로 도주한 카를로스 곤(65) 전(前) 르노·닛산 회장을 일본 법정에서 변호하던 변호사 히로나카 주니치로가 지난 31일 취재진에게 털어놓았다. 변호인단을 이끄는 그는 “우리는 완전히 놀라움에 얼어붙었다”며 곤으로부터 어떤 얘기도 듣지 못했다고 얘기했다. 곤 전 회장은 전날 오후 갑자기 레바논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보도가 나온 지 몇 시간 안돼 미국의 친구를 통해 짤막한 성명을 발표해 “난 지금 레바논에 있다. 유죄가 전제되고 차별이 만연하고 기본적 인권이 무시되는 잘못된 일본 사법제도의 인질이 되지 않겠다”면서 “난 정의롭지 못함과 정치적 박해에서 빠져나왔다. 마침내 미디어와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게 됐다”며 일본에서 벗어났음을 확인했다. 앞서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아침 6시 30분 곤 전 회장이 베이루트 공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 4월 유가증권 보고서 허위 기재와 특별배임 등의 혐의로 두 번째 구속됐다가 108일 만에 5억엔(약 53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내년 4월 재판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에게 제기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장 징역 15년형에 처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보석 중인 그는 도쿄의 거주지를 벗어날 수는 있지만, 일본 국내에 머물러야 했는데 그가 어떻게 일본 당국의 감시를 피해 출국할 수 있었는지는 당장 확인되지 않고 있다. 곤 전 회장의 재판을 관할하는 도쿄지방법원은 “해외로 나가는 것을 금지한 보석 조건을 변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법은 곤 전 회장이 도피성으로 출국한 사실이 확인되면 보석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의 한 관리는 AFP 통신에 곤 전 회장이 “베이루트에 도착한 것은 맞다. 하지만 그가 어떻게 일본을 떠났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말했다. 레바논 당국은 곤 전 회장의 도착에는 불법적인 요소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일간 Les Echos는 프랑스와 레바논 여권을 갖고 있는 곤 전 회장이 개인 제트기를 타고 터키에서 레바논으로 날아왔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곤 전 회장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완전히 다른 여권을 사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곤 전 회장은 르노와 닛산, 미쓰비시의 3사 얼라이언스가 경영통합과 합병을 추진하는 것에 반대하는 내부세력의 모략에 당했다면서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정부와 검찰이 정치적 동기에서 자신에게 올가미를 씌우고 있다는 것이었다.  브라질에서 태어났지만 레바논에서 자라난 곤은 레바논에 아직도 친지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처와 현 부인 모두 레바논 출신이기도 하다. 그는 며칠 안에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출국 등과 관련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스즈키 케이스케 일본 외무성 부대신이 지난 20일 베이루트를 방문한 점이 특이한 점이라고 방송은 지적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이승훈의 과학을 품은 한의학] 만성질환에 한의학이 효과적인 과학적 이유

    [이승훈의 과학을 품은 한의학] 만성질환에 한의학이 효과적인 과학적 이유

    한의학은 만성질환에 효과가 있을 거라는 속설이 있다. 아마도 두통과 불면으로 오랫동안 고생했거나, 감기 뒤에 항상 마른기침에 시달렸던 환자들이 한의원 치료를 받은 뒤 호전된 경우가 많아 그런 이야기가 생겼을 것이다. 과연 한의학이 만성질환에 정말 효과가 있는 것일까? 이 질문에 답을 하려면 우선 급성질환과 만성질환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 통증은 온도나 물리적 자극 등이 인체 조직의 수용체(발전소)에서 전기신호로 변환돼 신경(전선)을 통해 척추(변전소)를 거쳐 뇌(최종 목적지)에서 느끼는 특정한 감각이라고 할 수 있다. 급성통증은 갑작스런 외부의 유해한 자극에 대한 인체의 반응으로 경고신호로서 긍정적인 의미도 있다. 그러나 이런 통증이 약 3개월 이상 지속되면 경고신호로서 의미는 사라지고 질병의 한 종류인 만성통증이 된다. 통증이 오래되면 그 통증 부위 이외의 감각도 민감해지고, 통증 자체뿐 아니라 불면, 우울, 불안, 피로, 근육 강직, 소화장애 등 다른 증상들과 병리 기전이 서로 영향을 주며 얽히면서 그 원인이 복잡해진다. 통증이 오래되면 주위 관절이 점점 굳으면서 그 부위 통증이 더 심해지게 된다. 급성질환은 염증을 줄이거나 통증 신호를 차단하는 치료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만성질환은 단순히 한 가지 병리 기전을 치료하는 약만으로는 충분한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 만성질환에 한의학이 효과적인 이유는 한의학에서 질병을 인식하는 방법을 이해하면 알 수 있다. 두통으로 한의원에 가면 수면, 소화, 대소변, 땀, 추위나 더위 타는 정도, 심리 상태 등 두통과는 상관없을 것 같은 많은 것들을 물을 것이다. 머리가 아픈 증상을 다른 동반 증상과의 관계 속에서 ‘유형화’해서 파악하고 진단을 내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평소 소화불량이 심하고 메스꺼울 때마다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는 ‘담음’(痰飮)이라는 변증 진단을 내리고 소화기계 증상과 동반되는 두통을 치료한다. 최근 들어 복잡하고 역동적인 요소들 간 연결성과 상호의존성에 주목하는 시스템과학이 각광받으면서 한의학에서 오랫동안 사용해 왔던 진단 방식이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의학계에서는 단일지표로 단일질환을 진단하고 단일표적만을 대상으로 하는 기존 약물치료의 한계를 깨닫고, 시스템과학을 통해 여러 개의 단일지표들이 나타내는 유형을 파악해 질병에 접근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들을 한의학적 진단에 따라 ‘한증’(寒症)과 ‘열증’(熱症)으로 구분한 뒤 시스템 생물학적 연구를 통해 세포자멸사와 관련된 유전자 발현이나 대사체 프로파일이 두 그룹 간 유의하게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질병분류11(ICD-11) 역시 한의병증을 하나의 질병분류로 설정하고 있다. 한의학 접근법을 시스템 과학을 통해 좀더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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