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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고수들의 전략, 교토삼굴/이건호 에이빅파트너스 대표

    [열린세상] 고수들의 전략, 교토삼굴/이건호 에이빅파트너스 대표

    새해 들어 ‘교토삼굴’(狡兎三窟)이라는 사자성어를 자주 듣게 된다. 토끼의 해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경제·정치·사회적 위기가 상시적으로 발생하는 퍼머크라이시스(permanent+crisis)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입길에 많이 오르내리는 것 같다. 교토삼굴이 ‘영리한 토끼는 위험한 상황에 대비해 숨을 수 있는 굴을 3개 파 놓는다’는 뜻인 줄은 알겠는데, 그걸 현실에서는 어떻게 적용해야 할까. 교토삼굴을 현대적 관점에서 보자면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해 적어도 3개 이상의 대응 방안을 마련해 둔다’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이것은 미래에 대한 몇 가지 시나리오를 만들고 각각의 시나리오에 맞는 대응 전략을 구상하는 ‘시나리오 전략’ 방식이다. 대개의 경우에는 단 하나의 가장 가능성 높은 미래를 설정한 뒤 거기에 맞추어 최적의 전략을 수립하게 된다. 그러나 지금처럼 주변 환경이 불안정할 때라면 그런 전략은 ‘모 아니면 도’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래서 유능한 전략가들은 미래를 단정적으로 예측하기보다는 유연하게 상상함으로써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굴을 여러 개 준비해 놓는다. 그러고 보면 ‘교토삼굴’은 매우 수준 높은 고수의 전략인 셈이다. 오래된 얘기이긴 하지만 교토삼굴 전략의 성공적 사례로는 다국적 에너지 기업인 로열더치셸을 빼놓을 수 없다. 1973년 중동전쟁 발발 당시 다른 석유회사들이 갑작스런 유가 급등에 우왕좌왕할 때 로열더치셸은 미리 파 놓은 여러 개의 굴 중 하나인 ‘유가 상승 시나리오’ 덕분에 설비투자를 축소하고 정유제품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신속히 대응할 수 있었다. 이로써 7대 글로벌 석유회사 중에서 규모와 수익률이 모두 최하위였던 로열더치셸은 수익률 1위와 규모 2위의 성적을 내며 세계 최대의 석유회사로 부상했다. 이렇듯 교토삼굴 전략이 유용한 이유는 급작스런 위기에 직면해도 당황하지 않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복싱에서도 강력한 펀치보다 보이지 않는 펀치에 쓰러지는 경우가 더 많다. 이는 강도가 약한 충격이라도 심리적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맞닥뜨리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는 방증이다. 교토삼굴은 불확실한 위험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해 주는 대비책인 셈이다. 그러므로 기업뿐만 아니라 일반 개인에게도 유용한 삶의 지혜가 될 수 있다. 훌륭한 교토삼굴 전략을 만들기 위해서는 세 가지 역량이 반드시 필요하다. 브라질에서 나비가 날갯짓을 하면 텍사스에 토네이도가 온다는, 소위 ‘나비이론’은 이미 영화로도 소개돼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이 이론에 따르면 닥쳐올 미래의 위험(또는 기회)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위해서는 봄날에 태어난 수많은 나비 중 어떤 것이 토네이도를 불러올 ‘그 나비’(불확실 요소)인지를 찾아내 그 나비가 불러올 토네이도(시나리오)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논리적 분석력과 직관적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실제 상황에 실시간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기민함과 민첩함이 전제돼야 교토삼굴 전략의 성공적 실행이 가능하다. 3년간 맹위를 떨치던 코로나 터널의 끝이 보이는 듯하지만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전쟁은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고, 미국과 중국의 해묵은 갈등은 올해 또 어떤 변곡점을 만들지 아무도 모른다. 이런 변수들 덕분에 세계는 불확실성에 휩싸여 여전히 위태위태하기만 하다. 희망찬 새해가 시작됐지만, 우리의 삶 여기저기에는 여전히 지뢰가 깔린 듯한 그야말로 퍼머크라이시스한 세상이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우리 모두 분석력과 상상력 그리고 민첩성을 갖춘 영리한 토끼가 돼 안개가 잔뜩 낀 이 세상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 할 것이다.
  • 나델라의 체질개선… ‘챗GPT’ 무기로 클라우드 강자 된 MS

    나델라의 체질개선… ‘챗GPT’ 무기로 클라우드 강자 된 MS

    2014년 사티아 나델라가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할 때까지만 해도 세상은 마이크로소프트(MS)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윈도우즈와 인터넷 익스플로러로 PC 시대 정보기술(IT) 업계 제왕으로 군림했던 MS에 2010년대는 우울했다. 스마트폰용 윈도우즈는 처참하게 실패했고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마저 크롬(구글)과 사파리(애플)에 내줬다. 나델라는 MS가 다른 초창기 IT 공룡들처럼 ‘화석’이 되는 걸 보고 있지 않았다. 그의 재임 9년간 MS는 완전히 다른 회사가 됐고 인공지능(AI) 챗봇 ‘챗GPT’를 무기로 드디어 구글을 맹추격할 수 있게 됐다. 모바일 분석업체 데이터AI에 따르면 지난 11일까지 7일간 MS의 검색엔진 ‘빙’의 다운로드 순위는 192계단 상승해 구글의 지메일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앱토피아에 따르면 하루 평균 1만 2000회 수준이던 빙의 스마트폰 앱 다운로드 건수는 지난 9일 10만 2592회를 기록했다.오픈AI의 챗GPT를 통합한 빙의 형태가 드러난 지 하루 만에 8.5배가 늘어난 것이다. 이는 구글(31만 9000건)의 3분의1 수준이다. MS는 챗GPT의 등장으로 가장 큰 혜택을 입었다. 오픈AI에 대한 MS의 빠른 투자는 2014년부터 나델라가 해 온 일련의 ‘선택과 집중’ 경영의 하나다. 빙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와 ‘M365’ 등 오피스 프로그램 등 자사 대형 서비스에 오픈AI의 기술을 빠르게 도입, 개발 비용이 비싼 AI의 최대 난제인 ‘수익성’을 해결했다. 나델라는 취임 직후 MS의 핵심 제품에서 윈도우즈를 제외했다. 그는 윈도우즈와 오피스 등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과감히 탈피했다. 윈도우즈와 ‘묶어팔기’를 하던 자사 소프트웨어를 오픈 소스인 리눅스나 애플의 운영체제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2016년 노키아와의 스마트폰 브랜드 계약을 종료하고 윈도폰으로 iOS와 안드로이드를 추격하는 일도 그만뒀다. 최근엔 메타버스 사업도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 대신 2010년부터 벌여 온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애저’를 포트폴리오 중심에 가져왔다. 이 역시 시장 개척자인 아마존웹서비스(AWS)에 뒤처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나델라는 윈도우즈와 오피스, 게이밍 등 자사 서비스를 모두 애저 기반으로 개편했다. 디지털전환 사업 진출에 앞서 자사 서비스부터 디지털 전환을 한 것이다. 2014년 MS의 매출 중 약 25%를 담당하던 클라우드 분야는 지난해 37.95%로 비중이 늘어났다. 반면 윈도우즈로 대표되는 퍼스널 컴퓨팅 분야 매출은 9년간 44%에서 30.8%로 축소됐다. 그 결과 MS의 매출액은 2014년 868억 3300만 달러(약 110조 8857억원)에서 지난해 1982억 7000만 달러로 약 2.3배 상승했다. 특히 클라우드 사업 부문 매출은 237억 1500만 달러에서 752억 5000만 달러로 3배 이상 늘어났다. 나델라가 앞서 MS를 클라우드 회사로 변신시키지 않았다면 오픈AI의 기술 도입은 불가능했을 일이다. AI 서비스에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는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 12조원 규모의 통 큰 투자를 감행할 수 있었던 것도 꾸준히 매출을 올려 왔던 덕분이다. 최근에 나타난 빙 다운로드 건수는 구글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검색 시장에 최소한의 균열은 일으켰음을 의미한다. 챗GPT 등장에 비상이 걸린 구글은 서둘러 AI 챗봇 ‘바드’ 공식 출시 일정을 공개했지만, 이 ‘시인’의 실력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소식이 잇달아 들려왔고,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주가는 곤두박질했다.
  • 모바일 패배자였던 MS, 챗GPT 안고 승자로… 나델라 9년 체질 개선 덕분

    모바일 패배자였던 MS, 챗GPT 안고 승자로… 나델라 9년 체질 개선 덕분

    2014년 사티아 나델라가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할 때까지만 해도 세상은 마이크로소프트(MS)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윈도우즈와 인터넷 익스플로러로 PC 시대 정보기술(IT) 업계 제왕으로 군림했던 MS는 2010년대에 스마트폰용 윈도우즈는 처참하게 실패했고,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마저 크롬(구글)과 사파리(애플)에게 내줬다. 하지만 나델라는 MS가 다른 초창기 IT 공룡들처럼 ‘화석’이 되는 걸 보고 있지 않았다. 그의 재임 9년 간 MS는 완전히 다른 회사가 됐고, 인공지능(AI) 챗봇 ‘챗GPT’를 무기로 드디어 구글을 맹추격할 수 있게 됐다. 모바일 분석업체 분석업체 데이터AI에 따르면 지난 11일까지 7일간 빙 다운로드 순위는 192계단 상승, 구글의 지메일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앱토피아에 따르면 하루 평균 1만 2000회 수준이던 MS의 검색엔진 ‘빙’의 스마트폰 앱 다운로드 건수는 지난 9일 10만 2592회를 기록했다. 오픈AI의 챗GPT를 통합한 빙의 형태가 드러난 지 하루 만에 8.5배가 늘어난 것이다. 이는 구글(31만 9000건)의 3분의 1 수준이다. MS는 챗GPT의 등장으로 가장 큰 혜택을 입었다. 오픈AI에 대한 MS의 빠른 투자는 2014년부터 나델라가 해 온 일련의 ‘선택과 집중’ 경영의 하나다. 빙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와 ‘M365’ 등 오피스 프로그램 등 자사 대형 서비스에 오픈AI의 기술을 빠르게 도입, 개발 비용이 비싼 AI의 최대 난제인 ‘수익성’을 해결했다. 나델라는 취임 직후 MS의 핵심 제품에서 윈도우즈를 제외했다. 그는 윈도우즈와 오피스 등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과감히 탈피했다. 윈도우즈와 ‘묶어팔기’를 하던 자사 소프트웨어를 오픈 소스인 리눅스나 애플의 운영체제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나델라가 취임하기 직전까지 MS는 노키아 무선 사업부를 인수한 뒤 윈도우폰 개발에 매달렸지만, 2016년 노키아와의 스마트폰 브랜드 계약을 종료하고 윈도우폰으로 iOS와 안드로이드를 추격하는 일도 그만뒀다. 대신 2010년부터 벌여 온 ‘애저’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포트폴리오 중심에 가져왔다. 이 역시 시장 개척자인 아마존웹서비스(AWS)에 뒤처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나델라는 윈도우즈와 오피스, 게이밍 등 자사 서비스를 모두 애저 기반으로 개편했다. 디지털전환 사업 진출에 앞서 자사 서비스부터 디지털전환을 한 것이다. 2014년 MS의 매출 중 약 25%를 담당하던 클라우드 분야는 지난해 37.95%로 비중이 늘어났다. 반면 윈도우즈로 대표되는 퍼스널 컴퓨팅 분야 매출은 9년 간 44%에서 30.8%로 축소됐다. 그 결과 MS의 매출액은 2014년 868억 3300만 달러(약 110조 8857억원)에서 지난해 1982억 7000만 달러로 약 2.3배 상승했다. 특히 서버 제품과 애저를 포함해 2015년 출범한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사업부문 매출은 237억 1500달러에서 752억 5000만 달러로 3배 이상 늘어났다. MS가 앞서 클라우드 회사로 변신하지 않았다면 오픈AI의 기술 도입은 불가능했을 일이다. AI 서비스에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는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 12조원 규모의 통 큰 투자를 감행할 수 있었던 것도 클라우드 바탕으로 꾸준히 매출을 올려 왔던 덕분이다. 최근에 나타난 빙 다운로드 건수는 구글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검색 시장에 최소한 균열은 일으켰음을 의미한다. 챗GPT 등장에 비상이 걸린 구글은 서둘러 AI 챗봇 ‘바드’ 공식 출시 일정을 공개했지만, 이 ‘시인’의 실력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소식이 잇달아 들려왔고,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주가는 곤두박질했다.
  • 中, 한국인 중국행 비자발급 주중 재개 유력

    中, 한국인 중국행 비자발급 주중 재개 유력

    한국 정부가 이달 11일부터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단기비자 발급을 재개함에 따라 중국 측도 한국 국민의 중국행 단기비자 제한을 해제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측은 지난달 10일부터 중단했던 한국 국민의 방중 단기비자 발급을 재개하기 위한 기술적 준비를 하고 있다. 기술적 준비만 남은 상황인 만큼 이번 주중에는 발급 재개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 정부는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지나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보고 지난 11일부터 단기비자 발급을 재개했다. 정부는 당초 1월 말까지로 예정했던 중국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 제한 조치를 이번 달까지로 연장했는데 조기 해제를 결정한 것이다. 이처럼 한국이 먼저 제한을 푼 이상 중국도 상응하는 조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애초에 중국이 한국 국민에 대해 단기비자 발급을 중단했던 것도 한국 조치에 대한 상호주의적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의 대중국 비자 제한 조치 해제는 양국 간 인적 왕래에 대한 장애를 줄이기 위한 올바른 한 걸음”이라며 “중국 측은 한국 국민의 중국행 단기 비자 심사·발급을 대등하게 재개하는 것을 적극 고려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연초 한중 간 불편한 요소로 떠올랐던 상호 비자 제한이 해소 국면으로 접어든다면 고위급 소통 추진 등을 통해 양국관계도 활성화 계기를 맞을지 주목된다. 특히 중국 외교 최고 사령탑인 왕이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이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독일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외신 등에 보도되고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도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왕 주임과 조우 가능성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 ‘물의 정원’ 중심으로 동선 순환… 변화무쌍 사진 전시 공간 디자인 [건축 오디세이]

    ‘물의 정원’ 중심으로 동선 순환… 변화무쌍 사진 전시 공간 디자인 [건축 오디세이]

    ‘사진은 예술인가.’ 사진이 처음 탄생한 순간부터 줄기차게 제기돼 온 질문이 무의미해진 지 오래다. 기록 매체였던 사진은 1950년대에 자기만의 시각으로 풍경과 시대의 삶을 기록하는 걸출한 작가들의 등장과 함께 사진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갤러리들이 생겨나면서 명실상부한 예술의 한 장르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카메라뿐 아니라 휴대폰을 가진 누구나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디지털 이미지가 우리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요즘 ‘사진은 예술인가’라는 질문이 다시 유의미하게 다가온다.지난해 12월 21일 개관식을 갖고 모습을 드러낸 ‘뮤지엄한미 삼청(Museum of Photograph Seoul)’에서 어느 정도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003년 우리나라 최초의 사진 전문미술관인 한미사진미술관을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미약품 사옥 19·20층에 개관한 송영숙(한미약품 회장) 관장이 2023년 미술관 개관 20주년을 맞아 새로 건립한 미술관으로, 건축가 민현식(건축사사무소 기오헌 대표)이 설계했다.●동선 다양화… 작품 관람 선택 폭 넓혀 밝은 초록색의 자그마한 마을버스 11번 종점에서 왼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어중간한 크기의 공용 주차장 뒤편에 반듯한 직사각형 입면의 2층 건물이 보인다. 산을 배경 삼아 서 있는 건물 외관은 무덤덤하다. 그러나 입구를 지나자 풍경이 바뀐다. 그다지 넓지 않은 로비 공간 맞은편의 통창으로 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비친다. 중정의 역할을 하는 사각 인공 연못 수면에 떨어지는 햇빛의 입자들이 맑은 공기 속으로 아우성치듯 반사되면서 눈이 부시다. 통창 너머로 ‘ㄱ’ 자로 이어진 건물 덩어리들이 겹을 이룬다. 2층에는 다리도 보인다. 로비 왼쪽으로는 계단과 다리가 교차하고 2층까지 오픈된 전시 공간에선 대한뉴스가 연상되는 영상물이 상영되고 있다. “중정의 역할을 하는 ‘물의 정원’을 중심으로 크기와 형상 그리고 형식이 다른 공간들이 안팎에서 3차원으로 교직하는 디자인을 만들었습니다. 공간의 흐름에 따라 순환하는 동선을 만들었기 때문에 어느 지점에서 관람을 시작하더라도 공간들을 하나의 서사로 엮을 수 있고, 관람자마다 자신만의 공간 드라마를 도출할 수 있게 됩니다.” 미술관의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관람 동선을 어떻게 만드느냐다. 민 대표는 “순환 동선에 따라 한 바퀴 돌면서 관람해도 되지만 안과 밖에 만들어 놓은 2개의 다리를 통해 가로질러 갈 수도 있다”면서 “단면이 아닌 매트릭스 구축으로 동선을 다양화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고 덧붙였다. 신도리코 사옥과 공장에 갤러리 공간을 두어 ‘미술관 같은 공장’을 설계한 바 있는 그는 “뮤지엄이란 전시를 목적으로 하는 공간이지만 디자인에 앞서 늘 몇 갈래 길에서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이나 프랭크 게리의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자하 하디드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같이 형태가 우선하는 미술관이 있고, 미스 반데어로에가 설계한 독일 베를린의 신국립미술관처럼 작품이 두드러지는 공간이 있다. 15~16세기 이탈리아 회화를 전시할 목적으로 로버트 벤추리가 설계한 영국 런던 내셔널갤러리의 세인즈버리윙처럼 전시될 작품에 맞춰 디자인하는 경우도 있다. 그는 “뮤지엄한미의 경우 ‘중성적 공간’을 추구했다”고 말했다.그의 건축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우리 전통 건축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마당’이다. ‘비움’으로 드러나는 마당은 공간을 점유하는 방법에 따라 한시적으로 기능을 발휘하고 다시 비어 있는 상태로 돌아온다. 이처럼 기능이 미리 정해지지 않은 불확정성의 공간으로 쓰임새에서 자유로운 곳이 바로 중성적 공간이다. “이곳에서 전시 공간은 전시될 작품의 배경이 됩니다. 어떤 종류의 사진이 들어오든 전시할 수 있도록 공간이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있습니다. 공간의 쓰임을 미리 규정하지 않고 전시 작품에 따라 언제든지 다양하게 모양을 바꿀 수 있는 중성적 공간이 되도록 했습니다. 양각으로 돌출시키기보다 음각으로 덜어 낸 공간이어서 전시실의 분위기는 전시된 작품이 주도하게 될 것입니다. ” 민 대표는 “전시 작품에 따라 변화가 가능하도록 별다른 장식을 하지 않았고 다만 전시실의 가변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중바닥과 벽, 시스템 천장에 전시를 위한 레일 등 인프라를 장착했다”면서 “메인 전시 공간인 1, 2 전시실 층고를 휴먼스케일을 넘어서게 만들어 공간의 시간성을 확장했기 때문에 다양한 전시 기법이 가능하고 작가들의 창의력도 자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순환형의 동선으로 만들어진 중성적인 공간에 관람객들은 흐트러짐 없이 전시된 작품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신축 개관전으로 마련한 ‘한국 사진사 인사이드 아웃, 1929~1982’ 전시의 경우 연대기 순으로 구성된 까닭에 관람객은 로비에서 오른쪽으로 들어가 1전시실부터 관람을 시작한다. 한국 사진이 어떤 제도적 조건과 역사적 문맥 속에서 역사를 일궈 갔는지를 보여 주는 기념비적인 작품들을 만나게 된다. 현란한 기교도 없는 흑백 스트레이트 사진 속에 담긴 옛 풍광을 들여다보고 먼지처럼 사라졌을 사진 속 인물들을 만나며 감상에 젖게 되곤 한다. ●높이 7m 벽에 콘서트홀 같은 음향 설비 뮤지엄한미 삼청은 21세기 디지털 이미지의 등장으로 드라마틱한 변화를 맞은 사진 매체를 폭넓게 수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디자인했다. 민 대표는 “100년밖에 안 된 예술이지만 가장 넓은 가능성을 지닌 예술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면서 “애초엔 오로지 사진에 집중하도록 설계를 시작했지만 논의를 거듭하면서 영상과 사운드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공간 설계를 바꿔 나갔다”고 설명했다. 원래 지하 1층의 멀티홀은 행사나 세미나를 위한 공간으로 디자인했지만 지금은 대형 화면으로 사용할 수 있는 7m 높이의 전시 벽과 함께 콘서트홀에 뒤지지 않는 음향 설비를 갖춘 공간으로 바뀌었다. 미디어월이나 영상물 상영이 가능한 외벽과 파빌리온 등 외부 전시 공간도 다양하게 갖췄다. 사진을 동반한 랜드아트, 장소 특정적 미술, 개념미술부터 사진을 기원으로 발전한 뉴미디어 영상까지 전시 대상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수장고 소장 사진 수명 500년까지 보장 뮤지엄한미 삼청에서 각별하게 공을 들인 곳은 사진 보관에 완벽한 조건을 갖춘 수장고와 개방 수장고다. 지난 20년간 수집한 2만여점에 달하는 사진 소장품의 보존을 위해 임본부컴퍼니의 설계로 세계 최고 수준의 저온 수장고와 냉장 수장고를 구축했다. 15도에 상대습도 35%의 저온 수장고와 5도에 상대습도 35%의 냉장 수장고의 항온항습 시스템은 ‘역사적’ 사진 소장품의 수명을 500년까지 보장한다. 작품과 접촉하는 모든 재료는 중성 아카이벌 재료를 사용했고, 수장고 외장재도 보존성이 높은 스테인리스 스틸을 사용했다. 좁은 공간에 최대한의 작품을 보관하기 위해 한미약품 창고에서 사용하는 자동화된 창고 시스템을 적용했다. 보존에 취약한 역사적 작품들을 전시할 수 있도록 저온 수장고와 연결된 개방 수장고를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개관 전시와 연계해 1929년 이전의 우리나라 초기 사진들을 선보이고 있다.계단을 내려가 지하 1층의 멀티홀을 지나면 카페와 뮤지엄숍이 있다. 바닥 마감을 물로 한 ‘물의 정원’도 만난다. 한겨울에도 물이 얼지 않도록 정원 바닥에 난방 공사를 해 놓았다. 사시사철 변화무쌍한 자연을 수면에 적극 수용하기 위해서다. “물은 자연 그 자체입니다. 잔잔한 수면 위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빛과 바람, 하늘이 올곧이 반사되면서 독특한 공간감을 갖게 됩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늘 접하는 만큼 이 미술관도 언젠가는 자연의 일부로 작동하게 되기를 바랍니다.”2층에는 학예실과 사진작가 주명덕, 강운구가 기증한 LP 음반과 오디오시스템을 갖춘 라운지가 있다. 아직 공개되지 않아 침묵이 흐르는 공간에 천장 목제 루버와 복합볼트 구조체를 통과한 빛이 카펫처럼 내려앉는다. 통창으로 부드러운 말바위 능선이 보인다. 현역 건축가 중 최고참급에 속하는 민 대표는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말했다. “좋은 땅입니다. 백악산(북악산)을 등지고 앞으로 삼청동 계곡을 건너 편안하게 흐르는 말바위 능선을 바라보는 형국이 빼어난 길지(吉地)입니다. 눈이 내렸을 때 꼭 와 보세요. 정말 아름답습니다. 이 땅의 아름다움과 미술관이 융합해 새로운 풍경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함혜리 건축 칼럼니스트
  • 네이버 ‘10년 3無’ 이뤄낸 데이터 요새…비상시 70시간 도는 디젤엔진 있었네

    네이버 ‘10년 3無’ 이뤄낸 데이터 요새…비상시 70시간 도는 디젤엔진 있었네

    팔만대장경 품은 장경각서 영감서버 10만대·900PB 보관 가능경유 발전 UPS 독자 개발·운영구봉산 자연바람 활용 냉각도춘천 6배 ‘각 세종’ 하반기 가동 강원 춘천시 구봉산에 있는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각 춘천’ 본관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2층 무정전전원장치(UPS)실 앞에 도착하니 기차에나 들어갈 법한 거대한 디젤 엔진이 눈에 들어왔다. 최첨단 기술의 집합체인 데이터센터에 경유 엔진이라니. 하지만 배터리 대신 경유 엔진 발전기를 사용하는 네이버의 ‘다이내믹 UPS’는 각 춘천이 10년간 ‘무중단·무사고·무재해’ 운영을 할 수 있었던 핵심 요소다.한국전력의 전기 공급에 이상이 생기면 다이내믹 UPS 시스템의 발전 회전체인 ‘인덕션 커플링’의 운동에너지가 전기에너지로 즉각 전환되며 최대 10초간 서버룸에 전기를 공급한다. 그사이 건물 밖 비상 경유 탱크에서 기름을 공급받은 엔진이 2.5초 내로 돌며 전력을 공급한다. 약 60만ℓ에 달하는 경유 비축량 덕에 외부 전력 공급이 끊겨도 70시간 이상 데이터센터 가동이 가능하다.네이버는 올 2분기 두 번째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의 준공을 앞두고 지난 9일 각 춘천을 공개했다. 2013년 6월 국내 인터넷 포털 기업 최초로 세운 데이터센터다. 네이버는 800년 동안 팔만대장경을 보존해 온 해인사 장경각에서 이름을 따 데이터센터를 ‘각’이라고 명명했다. 각 춘천은 축구장 7개 크기(연면적 4만 6850㎡)로 관리동 본관 1곳과 서버동 3곳 등 4개 동으로 이뤄졌다. 약 10만 유닛의 서버를 보관 중이며 서버에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는 900PB(페타바이트)에 달한다. 구봉산 자락은 수도권과 떨어져 있으면서도 접근성이 뛰어나고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가능하며 지진 등의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도 거의 없는 최적의 입지다. 연평균 기온이 전국 평균보다 2도가량 낮아 서버 냉각에 자연풍을 활용할 수 있다. 각 춘천은 설계·구축·운영을 모두 네이버 자체 기술과 인력, 노하우로 내재화했다. 그린에너지통제센터에선 각 춘천의 모든 설비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관찰한다. 벽면 모니터 하나에 24시간 뉴스 채널이 틀어져 있었던 것이 흥미로웠는데, 인솔 직원은 “큰 사건이 뉴스를 통해 전해지면 트래픽이 증가하며 서버 온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뉴스 모니터링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IT서비스통제센터는 네이버의 600여개 서비스 상태를 감시한다. 자동 프로그램이 각 모바일 서비스를 사용 시나리오대로 계속 구동시키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즉각 담당 직원에게 알려 준다.장경각을 닮은 남관 서버룸은 차가운 자연 바람을 위쪽에서부터 공급해 냉각 효율성을 높였다. ‘나무2’(NAMU2)라고 이름 붙인 3세대 공조 설비는 자연 바람이 종이 필터를 거쳐 찬물이 흐르는 코일 벽을 통과하도록 고안됐다. 네이버는 각 춘천 운영 10년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반기 각 세종을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미래형 로봇 데이터센터로 탄생할 각 세종은 각 춘천 연면적의 6배 규모에 달하는 대지에 세워진다. 정수환 네이버클라우드 IT서비스본부장은 “각 세종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네이버의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가 성장하고 세계로 뻗어 나가는 근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마포 환경·안전 지켜요”… 어르신 환경보안관 떴다 [현장 행정]

    “마포 환경·안전 지켜요”… 어르신 환경보안관 떴다 [현장 행정]

    우범지역 순찰·환경 정화 활동매달 60시간 근무 땐 71만원 지급박강수 구청장 “건강한 노후 보장” 서울 마포구 어르신들이 도시의 청결과 안전을 책임지는 ‘환경지킴이’로 나선다. 마포구는 일하길 원하는 어르신들에게 실질적인 임금을 보장하면서 지역 사회 환경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우리 동네 환경보안관’ 사업을 올해부터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만 65세 이상 어르신이 참여하는 ‘우리 동네 환경보안관’은 박강수 마포구청장의 민선 8기 공약이기도 하다. 박 구청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인들의 취업 사유를 보면 대부분이 생활비를 벌기 위한 것임에도 정부가 추진하는 공익형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면 월 27만원의 적은 임금을 받는다”며 “어르신들이 적정 임금을 보장하는 일자리에 참여함으로써 건강한 노후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환경보안관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면접을 통해 선발한 환경보안관 100명은 2인 1조로 활동하며 1조당 동별로 환경취약지구 3~4곳에서 담배꽁초나 불법 전단지, 쓰레기 등을 치우는 등 환경 정화 활동을 한다. 원룸·주택가 밀집 지역을 비롯해 카페·음식점 등 상권 밀집 지역, 쓰레기 상습 무단 투기 지역 등이 대상이다. 환경보안관은 오는 11월까지 주 15시간씩 매달 60시간 근무하며 71만 2800원을 받는다. 구는 올해 환경보안관을 처음 선보이면서 지금까지 부서별로 따로 운영해 온 안전·환경 관련 인력을 환경보안관으로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 환경보안관과 업무가 유사한 청소지킴이, 자율방범대, 청결지킴이 등의 명칭을 환경보안관으로 통일하고 조끼와 모자 등의 활동복도 똑같이 맞췄다. 환경보안관이라는 이름 아래 어르신 300여명이 우범·범죄 지역을 정기적으로 순찰하고, 골목길을 청소하는 환경 정비 업무를 하게 된다. 지난달 31일 열린 환경보안관 통합 발대식에서 박 구청장은 환경보안관에 참여한 어르신들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도시를 조성하는 데 적극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박 구청장은 “홍제천, 불광천, 난지도, 당인리발전소, 수소 스테이션 등 마포구에는 각종 위험 요소를 안고 있는 공간이 많다. 우리 손으로 우리 동네를 지키지 않으면 마포구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며 “환경과 안전의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고 있는 지금 여러분과 더불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민선 8기 마포구는 환경보안관 사업을 비롯해 깨끗한 거리 환경 조성, 재활용 활성화, 환경학교 운영 등으로 모두가 살고 싶은 쾌적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 비상시 디젤 엔진이 70시간 전력공급… 네이버 데이터센터 10년 무중단 비결

    비상시 디젤 엔진이 70시간 전력공급… 네이버 데이터센터 10년 무중단 비결

    지난 9일 강원 춘천시에 있는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각 춘천’ 본관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2층 무정전전원장치(UPS)실 앞에 도착하니, 기차에나 들어갈 법한 거대한 디젤 엔진이 눈에 들어왔다. 최첨단 기술의 집합체로 네이버의 정보기술(IT) 서비스를 지탱하고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 미래 산업의 토대가 될 데이터센터에 경유 엔진이라니. 보통사람 눈엔 영 어울리지 않지만, 배터리 대신 경유 엔진을 사용하는 네이버의 ‘다이내믹 UPS’는 각 춘천이 지난 10년 간 ‘무중단·무사고·무재해’ 운영을 할 수 있었던 핵심 요소 중 하나다. 만약 한국전력의 전기 공급에 이상이 생기면 우선 다이내믹 UPS에서 고속회전하던 ‘인덕션 커플링’의 운동에너지가 즉각 전기에너지로 전환되며 최대 10초간 서버룸에 전기를 공급한다. 그 사이 건물 밖 땅 속에 묻혀 있는 비상 경유 탱크에서 기름을 공급받은 엔진이 2.5초 안에 돌기 시작한다. 각 춘천의 기름탱크는 비상 경유를 약 60만ℓ 보관하고 있으며, 이는 외부 전력 공급 없이 약 70시간을 버틸 수 있는 양이다. 엔진은 지난 10년 간 매년 5~7번 가동돼, 전력 공급 이상 상황이 서비스 장애로 이어지는 걸 막았다. 각 춘천은 다이내믹 UPS 자체에 이상이 생길 경우, 예비 다이내믹 UPS 장비로 회선을 자동 연결하는 STS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안정성 위해 배터리 없는 UPS한전 공급 이상 땐 ‘인덕션 커플링’디젤 엔진 돌기 전 10초간 전력 공급1년 5~7회 작동하며 서비스 장애 막아 네이버는 이날 각 춘천에서 테크포럼을 개최, 2013년 6월 국내 인터넷 포털 기업 최초로 구축한 자체 데이터센터 각 춘천을 공개하고 올 2분기 세종시에 준공되는 ‘각 세종’을 소개했다. 데이터센터는 클라우드 산업의 중추로,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데이터와 사용자들의 기록 등 모든 자료를 저장하는 거대한 서버실이라고 보면 쉽다. 데이터센터를 ‘후대에 전해야 할 문화유산의 저장소’로 정의한 네이버는 수천년 동안 불교와 유교 경전을 보관해 온 장경각에서 이름을 따 ‘각’이라고 명명했다. 춘천시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구봉산 자락에 위치한 각 춘천은 입지부터 ‘안정성’을 고려해 선정됐다. 노상민 네이버클라우드 각 춘천 센터장은 “설립 당시 통신사업자들의 데이터센터가 수도권에 계속 증가하는 상황이었다”며 “우리는 서비스 안정성을 고려해 춘천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수도권과 떨어져 있으면서도 접근성이 뛰어나고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가능하며, 지진 등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도 거의 없는 곳이다. 연평균 기온이 전국 평균보다 2℃ 가량 낮아 서버 냉각을 위해 자연풍을 활용할 수 있다. 각 춘천은 설계, 구축, 운영을 모두 네이버 자체 기술과 인력, 노하우로 내재화했다. 이를 위해 전기·기계·제어·통신 등 다양한 직군에서 데이터센터 전문 인력을 육성하고, 설비와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시스템을 독자 개발하고 있다. 10년 동안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고 없이, 각 춘천 만의 친환경 냉각 시스템과 에너지 효율화를 이뤄낼 수 있었던 이유도 내재화에 있었다.그린에너지통제센터에선 각 춘천의 모든 설비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모니터링한다. 직원 3명이 벽면과 각자의 자리 앞에 설치된 수십개의 모니터에 둘러싸인 채 전력 수급 현황, 서버룸 온도, 전압 등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었다. 설비 이상으로 인한 모든 알람은 5초 이내에 각 담당자들에게 전달된다. 벽면 모니터 하나에 24시간 뉴스 채널이 틀어져 있었던 것이 흥미로웠는데, 인솔 직원은 “네이버 트래픽은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큰 사건이 뉴스를 통해 전해지면 서버 온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뉴스 모니터링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IT서비스통제센터는 네이버의 600여개 웹, 모바일 서비스 상태를 감시한다. 이 방 벽에 붙은 한 모니터 화면은 8개의 모바일 화면으로 분할돼 끊임없이 스크롤이 오르내리는 등 움직이고 있었다. 자동 프로그램이 각 모바일 서비스를 사용 시나리오대로 계속 구동시키는 장면으로, 문제가 발생하면 즉각 담당 직원에게 알려준다. 자체 개발한 서비스 장애 감지 도구는 기존 상용 도구가 감지하지 못하는 영역까지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역시 자체 개발 도구인 종합 장애 분석 툴은 서비스와 인프라 장애 감지를 한 화면에서 할 수 있는 게 특징이라고 직원은 설명했다. 서버 다중화 시스템과 재난 대응 체계가 아무리 잘 갖춰져 있어도 구성원들의 대응 능력이 부족하면 서비스 중단 없이 10년을 끌어갈 수 없다. 노 센터장은 “우리도 언젠가는 큰 장애를 겪을 수 있겠지만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예방할 수 있도록 훈련하고 있다”며 “상황 대응을 머리가 아닌 몸에 익히기 위해 지금껏 200회 이상 훈련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매년 소방당국과 민관합동훈련도 진행한다. 노 센터장은 “소방관 진입 경로 등도 매우 중요하다”며 “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서버에 2차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설계·구축·운영 모두 자체 기술·인력으로설비 이상 땐 5초 내 담당자에 알람 보내훈련 200회 이상 “머리 아닌 몸에 익혀야”민관합동 훈련으로 소방관 진입 경로 설정 남관 서버룸으로 이동하는 아스팔트 도로 위는 유달리 보송보송했는데, 이번 겨울에 온 눈이 아직 남아 있는 화단과 대조적이었다. 이는 서버룸의 폐열을 흡수한 부동액이 도로 밑 특수 배관으로 흐르고 있어서다. 폐열은 도로 뿐 아니라 각 춘천에서 깽깽이풀, 양지꽃, 벌개미취, 바람꽃 등 화초를 기르는 내부 온실 난방도 사용된다. 남관 서버룸에 들어서자, 유리 벽으로 된 서버실 곳곳에 켜진 조명이 해인사 장경각에 자연광이 비추는 모습을 재현했다. 네이버는 서버룸 끝 벽에도 은은한 조명을 배치해, 세로로 나무 살을 댄 창호지 문과 같은 효과를 냈다. 서버가 설치된 틀인 랙에도 갈색 칠을 해, 나무 느낌이 나도록 했다. 남관 서버룸은 각 춘천에서도 가장 최신의 기술이 적용됐다. 네트워크 대역폭을 기존 서버룸에 비해 랙 당 8배 이상 확장, 서버 인터페이스 속도도 10배 이상 향상시켰다. 네트워크 기술보다 인상적인 건 공조 기술이었다. 남관 서버룸은 차가운 자연 바람을 위에서 공급해 효율성을 높였다. 뜨거운 서버열이 나오는 뒷면은 서로 마주보게 배치해, 폐열이 찬공기와 섞이지 않게 했다. 남관 서버룸, 해인사 8만 대장경각 본따 만들어자연바람으로 서버 냉각… 폐열로 도로 눈 녹여종이 필터로 먼지 걸러… 찬물 코일로 온도 조절각 세종은 춘천 6배 규모 “세계 최고로 2분기 준공” 자연 바람을 서버 냉각에 이용하기 위해 공기 중 먼지를 거르고 온도를 조절하는 기술도 네이버는 자체 개발했다. ‘나무2(NAMU2)’라고 이름붙인 3세대 공조 설비는 자연 바람이 종이필터를 거쳐 찬 물이 흐르는 코일 벽을 통과하도록 고안됐다. 안내 직원이 ‘나무실’ 문을 열자 골판지 같은 종이가 빽빽하게 꽂힌 벽이 눈에 들어왔다. 종이를 사용하는 건 재활용과 수분 조절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왼쪽 편에 새로 교체한 종이 필터는 흰색이었고 교체 시기가 가까워진 오른쪽 편은 종이가 누렇게 돼 있었다. 네이버는 올해 2분기 안에 각 세종을 준공한다. 미래형 로봇 데이터센터로 탄생할 각 세종은 춘천의 6배 규모 대지에 세워진다. 각 춘천의 10년 경험과 노하우를 세종에 담아 세계 최고 수준의 시설로 만들 계획이다. 정수환 네이버클라우드 IT서비스본부장은 “향후 클라우드 산업의 근간인 미래형 데이터센터를 통해 세계에서도 경쟁력 있는 클라우드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며 “각 세종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네이버의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가 성장하고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근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KBS교향악단, 명품 공연 ‘마스터즈 시리즈’ 라인업 공개

    KBS교향악단, 명품 공연 ‘마스터즈 시리즈’ 라인업 공개

    지난해 첫선을 보인 KBS교향악단의 명품 클래식 기획공연 ‘마스터즈 시리즈’가 올해도 알찬 무대를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KBS는 올해 마렉 야노프스키, 니콜라이 루간스키 두 마스터와 함께 총 세 번의 공연을 선보인다고 9일 전했다. 첫 번째 마스터 야노프스키는 1939년생의 노장으로 베토벤, 브람스, 바그너 등 독일 레퍼토리에 대한 전통적인 해석과 특유의 카리스마로 클래식 애호가들과 평단으로부터 극찬받아왔다.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등 독일 명문 오케스트라를 이끌었고 현재 드레스덴 필하모닉 예술감독 겸 수석지휘자로 재직 중이다. KBS교향악단과 호흡은 이번이 처음이다. 4월 22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공연은 서곡이나 협주곡 없이 오직 두 개의 교향곡으로만 구성한 점이 관전 요소다. 1부 베토벤 교향곡 제2번과 2부 브람스 교향곡 제2번은 모두 D장조의 조성을 공유하며 정통 독일 음악의 형식미를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시리즈의 두 번째 마스터 루간스키는 1994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우승(1위 없는 2위)에 빛나는 러시아 레퍼토리의 최강자로 평가받아왔다. 베를린 필하모닉,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현재는 모교인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국립 음악원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올해 라흐마니노프 탄생 150주년을 맞아 12월 13·15일 라흐마니노프가 남긴 네 개의 피아노 협주곡과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연주한다. 이틀간의 공연 모두 협주곡으로만 구성되며 지휘는 스타니슬라프 코차놉스키가 맡는다. 2023년 최대의 라흐마니노프 기념공연이 될 이번 무대를 통해 루간스키는 ‘라흐마니노프 스페셜리스트’의 타이틀을 굳건히 할 예정이다. KBS교향악단 관계자는 “음악적으로 정점에 오른 두 명의 마스터와 함께하는 2023년 기획연주회는 서곡-협주곡-교향곡으로 이루어진 기존의 틀을 파괴하고 전곡 교향곡, 전곡 협주곡으로 구성하여 좀처럼 보기 힘든 무대”라며 “클래식의 다양한 면면을 보여줄 수 있는 KBS교향악단이 되겠다”고 전했다. ‘마스터즈 시리즈’ 전 공연을 30% 할인된 가격에 예매할 수 있는 패키지 티켓은 오는 24일 오후 2시 오픈한다. 개별 공연 일반 예매는 3월 3일 오후 2시부터 가능하다.
  • ‘맛’으로 승부한다…전북 순창군, 음식관광 추진

    ‘맛’으로 승부한다…전북 순창군, 음식관광 추진

    전북 순창군이 관광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나선다. 순창군은 올해 3개 분야 10개 산업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음식관광산업을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군은 최근 강천산, 용궐산 등 자연경관과 발효 테마파크 체험 요소들이 집적화되면서 관광객들이 급증한 만큼 이러한 수요에 맞춘 새로운 먹거리 정책을 내세울 예정이다. 군은 ▲음식문화 생태계 조성 ▲음식산업 성장 ▲신뢰와 홍보 등 3개 분야를 중심으로 향토 음식 브랜드화, 유명셰프 연계 읍권역 음식문화확충 등 소비 기반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홍보 채널 구축, 미식 여행상품개발 등 총 10개 사업을 집중 추진해 음식관광산업의 기틀을 다져 나갈 방침이다. 최영일 순창군수는 “민선 8기 지역경제 활성화의 핵심은 융합 관광산업을 선점하는 것으로 체험, 역사, 레저, 자연관광, 쇼핑을 융합하는 매개체인 음식관광산업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기다”며 “중장기적으로 순창형 음식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고 새로움과 함께 기존 음식점과 조화로움을 통해 순창음식의 인지도를 향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조코비치 ‘텃밭’ 1000 시리즈 왜 포기했나

    조코비치 ‘텃밭’ 1000 시리즈 왜 포기했나

    지난달 호주오픈 남자 단식에서 10번째, 메이저 대회 통산 22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가 자신의 ‘텃밭’인 마스터스1000 시리즈 시즌 첫 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9일(한국시간) “호주오픈에서 햄스트링 부상이 확인된 조코비치가 오는 3월 9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에서 열리는 BNP 파리바오픈에 불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BNP 파리바오픈은 한 해 9개뿐인 남자프로테니스(ATP) 마스터스1000 시리즈의 시즌 첫 대회로, 개최 지역의 이름을 따 인디언웰스 마스터스로도 불린다. 조코비치는 2008년 처음 우승한 뒤 2016년까지 인디언웰스에서 모두 5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려 은퇴한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함께 대회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조코비치는 마스터스1000 시리즈의 ‘제왕’이다. 메이저 대회 다음으로 등급이 높은 1000 시리즈에서 조코비치는 56차례 결승에 올라 38회나 정상에 섰다. 2021년 전반기만 해도 라파엘 나달(스페인·36회)에게 뒤졌지만 그해 마지막 1000 시리즈 9번째 대회인 파리 마스터스에서 나달의 승수를 넘어섰다. 조코비치가 자신의 ‘승수밭’을 포기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호주오픈 당시 확인된 햄스트링 부상 때문이다. 조코비치는 시작 전부터 햄스트링 부상을 안고 호주오픈을 뛰었다. 가짜 부상 의혹이 일기도 했지만 대회 종료 후 크레이그 타일리 호주오픈 토너먼트 디렉터(T/D)는 “조코비치의 햄스트링이 3㎝ 찢어져 있었다”며 부상을 공식화했다. 코로나19 백신 ‘트라우마’도 인디언웰스행을 가로막는 요소다. 호주와 달리 미국은 아직 백신 접종이 필수다. 오는 5월 미국이 코로나19 비상 선언을 종료할 예정이지만 이 대회는 그 전에 열린다. 이 때문에 설령 햄스트링 부상이 없었다고 해도 조코비치의 대회 출전은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ESPN의 설명이다.
  • 獨자동차 3개사 ‘배출가스 저감성능 담합’ 과징금 423억

    메르세데스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 자동차 회사들이 배출가스 저감기술(SCR) 개발 과정에서 기술 담합 행위가 적발돼 400억원대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9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이들 4개사에 과징금 총 423억원과 시정명령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회사별 과징금은 벤츠 207억원, BMW 156억원, 아우디 59억원이다. 폭스바겐은 담합 관련 차량을 국내에 판매한 적이 없어 시정명령만 부과됐다. 조사 결과 4개사는 2006년 자동차 엔진의 연료 연소 과정에서 나오는 독성 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을 항상 최대로 저감할 필요가 없다는 데 뜻을 모았고, 질소산화물을 정화하는 요소수 분사량을 이중 분사 방식을 통해 줄이기로 합의했다. 요소수 분사량이 적어지면 보충 없이 차량이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늘어난다. 4개사는 이를 도입한 소프트웨어를 경유차에 탑재해 판매했다. 공정위는 “4개사의 행위는 더 뛰어난 질소산화물 저감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경유 승용차의 개발·출시를 막은 경쟁 제한적 합의”라며 “이 사건 결과로 일명 ‘디젤게이트’가 발생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 [이토록 멋진 농업] 약 없이도 되찾은 활력… 자연 속에서 다시 피었어요

    [이토록 멋진 농업] 약 없이도 되찾은 활력… 자연 속에서 다시 피었어요

    강원 1004 치유농장 ‘원예치료’잼·고추장 만들고 작물 등 수확“할 수 있는 일 많아” 자신감 회복올해 치유농업 예산 134억…50% 껑충 의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되고 있는 치유농업은 어떤 과정을 통해 몸과 마음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는 걸까. 17년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는 강원 춘천 ‘1004치유농장’의 최미순 대표는 “자연 속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참 많다”는 대답을 내줬다. 최 대표는 지난해 발달 장애인들과 ‘초록으로의 산책’이라는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씨앗을 심어 물을 주고 재배해 수확하는 전 과정을 1년 내내 함께했다. 수확한 사과로 잼을 만든 뒤 고춧가루를 섞는 과일 고추장 담그기나 상추국화 꽃다발 만들기, 팬지 모종 심기, 고구마 수확, 허브 족욕 같은 행사도 있었다. 회당 1시간씩 10회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을 연간 8차례 운영했다. 최 대표는 이 과정이 위로를 받고 자신감을 회복하는 과정이 됐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9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학교 장애인들은 자신들이 아무것도 못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꽃꽂이를 완성한 뒤 ‘나도 할 수 있는게 많다’며 자신감을 많이 회복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쉼터에서 이곳을 찾는 아이들은 몸과 마음에 상처가 많다”면서 “이들은 특히 내부 공간보다 야외 활동을 좋아한다. 농작물이 자라는 공간을 산책하고 스킨십하며 대화를 나누다 보면 시설에서 봤던 슬픈 표정들이 안 보이고 정서적으로 바뀌는게 보인다”고 말했다. 사람과 교감하기 힘든 이들은 농장에 있는 토끼를 품에 안고 따듯한 체온을 나누기도 한다고 전했다. “(장애인) 시설로 직접 가서 실내에서 교육을 받을 때는 사람들을 공간에 가둬 두다 보니 이동도 어렵고 하지 말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되잖아요. 그런데 자연 속에서는 할 수 있는 일도, 해야 할 일도 참 많아요.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이 공간에 와서 있게만 해달라고도 하죠. 사계절 동안 변하는 들판을 보는 일 자체도 위로가 됩니다.”오감 자극하는 농장 녹색환경 핵심책임감 길러주는 식물기르기·동물 교감따듯한 인적 상호작용…재통합 공간으로 최 대표의 말처럼 의학적 약물이나 수술이 아닌 몸속에 내재한 힐링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과정이 치유농업이다. 농장의 녹색 환경, 다양한 실내외 활동, 동물 및 자연과의 교감, 농장주의 따뜻한 태도로 사회 재통합의 공간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97회에 걸쳐 노인과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사회서비스 연계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참가 집단의 평균 스트레스 지수가 최대 45% 감소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과학적으로 검증되기도 했다.<서울신문 2월 9일자 2면> 치유농업은 오감을 자극하는 녹색 환경이 핵심이다. 식물로 조성된 환경에 관심과 집중을 기울일 수 있도록 회복 공간을 제공한다. 단순 명료하고 반복적이면서 책임감을 자극하는 식물을 기르고, 자신의 보살핌으로 열매가 맺히고 수확해 삶에 활용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자신의 능력과 자신감을 회복해가는 것이다. 참여자와 진행자 간의 친밀한 인적 상호 작용도 치유 요소로 작용한다. 치유농업의 선두주자인 네덜란드는 2002년 급증한 학생들의 자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소년 치유농장을 도입해 참여 학생과 부모, 농가들에 모두 만족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거뒀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치유농장은 사회에서 인정 받지 못하고 소외감을 경험한 참여자들이 소중한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고 따뜻한 환영을 받으며 자존감과 존엄성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반려동물·곤충 등 치유자원 15종 발굴세로토닌 등 의과학적 효과 검증도 확대전문인력 600명 육성…일자리 300개우수 치유농업시설 인증제 도입 박차 이에 힘입어 올해 치유농업 예산은 13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9.8% 대폭 늘었다. 농진청 치유농업추진단은 올해 사회서비스를 연계한 치유농업 사업 모델을 현장에 확산하고 국민들의 참여 기회를 늘리기 위해 참여자 수를 12만명으로 늘렸다. 2021년(2만 7000명)보다 4배 이상 늘린 수치다. 또 반려동물·애완곤충, 식물자원, 들깨 등 치유자원 15종을 발굴하고 아동·청소년·장애인·노인·스트레스 고위험군 등을 위한 맞춤형 우울 개선 프로그램, 스트레스 완화 치유관광 서비스 등 콘텐츠 8종도 개발한다. 세로토닌(우울감), 코티졸·HRV(스트레스) 등 의학·과학적 효과 검증도 20건으로 늘릴 예정이다. 교육·정보형 3D 가상 치유농장과 같은 신산업 기술도 개발한다. 치유농업 확산을 위해 600명의 전문 인력을 육성하고 300개의 일자리도 창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장 실무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을 지원하고, 치유농업사 시험의 체계적 관리와 일자리 연계를 위한 치유농업 종합정보망도 구축한다. 지방농촌진흥기관에는 치유농업사 55명을 의무배치해 교육·서비스를 진행한다. 조재호 농진청장은 “치유농업시설 기준에 대한 신규 창업자들의 문의가 많은데 현재 기준이 없어 서비스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우수 치유농업시설 인증제를 도입해 고품질 치유농업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 조코비치, 코로나19 망령 아직도?

    조코비치, 코로나19 망령 아직도?

    지난달 호주오픈 남자 단식에서 10번째, 메이저 대회 통산 22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가 자신의 ‘텃밭 ’인 마스터스1000 시리즈 시즌 첫 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9일(한국시간) “호주오픈에서 햄스트링 부상이 확인된 조코비치가 3월 9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안웰스에서 열리는 BNP 파리바오픈에 불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BNP 파리바오픈은 한 해 9개 뿐인 남자프로테니스(ATP) 마스터스1000 시리즈의 시즌 첫 대회로, 개최 지역의 이름을 따 인디언웰스 마스터스로도 불린다. 조코비치는 2008년 처음 우승한 뒤 2016년까지 인디언웰스에서 모두 5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려 은퇴한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대회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조코비치는 마스터스1000 시리즈의 ‘제왕’이다. 메이저 대회 다음으로 등급이 높은 1000 시리즈에서 조코비치는 56차례 결승에 올라 38회나 정상에 섰다. 2021년 전반기만 해도 라파엘 나달(스페인·36회)에 뒤졌지만 그해 마지막 1000 시리즈 9번째 대회인 파리마스터스에서 나달의 승수를 넘어섰다.조코비치가 자신의 ‘승수밭’을 포기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호주오픈 당시 확인된 햄스트링 부상 때문이다. 조코비치는 시작 전부터 햄스트링 부상을 안고 호주오픈을 뛰었다. 가짜 부상 의혹이 일기도 했지만 대회 종료 후 크레이그 타일리 호주오픈 토너먼트 디렉터(T/D)는 “조코비치의 햄스트링이 3㎝ 찢어져 있었다”며 부상을 공식화했다. 코로나19 백신 ‘트라우마’도 인디언웰스행을 가로막는 요소다. 호주와 달리 미국은 아직 백신 접종이 필수다. 오는 5월 미국이 코로나19 비상 선언을 종료할 예정이지만 이 대회는 그 전에 열린다. 이 때문에 설령 조코비치가 햄스트링 부상이 없더라도 대회 출전이 어려웠을 것이라는게 ESPN의 설명이다.
  • 전남도, 레이저 전문인력 양성 나서

    전남도, 레이저 전문인력 양성 나서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 유치 의지를 밝힌 전남도가 국내 레이저계의 숙원인 전문인력 확보에 나섰다. 전남도는 9일 도청에서 김기선 광주과학기술원 총장과 이장호 군산대 총장, 송하철 목포대 총장, 정성택 전남대 총장, 민영돈 조선대 총장, 윤의준 한국에너지공대 총장, 김종록 한동대 부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7개 대학교와 중장기 레이저 전문인력 확보를 위한 ‘레이저 전문인력 양성’ 업무협약을 했다. 이번 협약은 ▲레이저 교육과정 개설 및 전문인력 교류 ▲인력양성 협의체 구성 및 국가사업 공동 건의 ▲장비 및 연구정보 공동 활용 등 상호 협력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레이저는 반도체와 우주항공, 에너지 등 첨단산업의 필수 요소기술임에도 불구하고 레이저 관련 석사와 박사급 전문가를 양성하는 대학원은 전국 15개, 배출 인력도 연간 70여 명에 불과하다. 국내 광학·레이저 산업계는 고급 숙련 인력 부족과 대외 경쟁력 저하로 레이저 인력 양성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국내 광학·레이저 관련 기업은 2천여 개에 이르고 있으나, 대부분 영세한 중소기업이며 기술력도 선진국 대비 50% 이하에 그치고 있고 특히 핵심 부품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전남도와 7개 대학의 오늘 협약은 이러한 문제점 극복과 고급 숙련 인력 적기 확보 등의 다각적인 해결책 마련을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이번 협약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 전국 공모를 앞두고 전남도의 선제적 준비 노력과 유치 의지를 대외적으로 밝힌 것으로 공모 심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록 지사는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이 차질 없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4월 부지 조기 공모가 시급하다”며 “세계적 수준의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을 반드시 유치해 레이저 기초연구와 첨단기술의 사관학교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과기부의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 부지 공모를 앞두고 관계 부처와 전문가 그룹을 대상으로 마지막까지 전폭적 지지를 얻어내는 한편 초당적 협력과 범국민적 붐 조성 등을 차질 없이 준비해 ‘초강력 레이저 연구시설’을 반드시 전남에 유치할 계획이다.
  • 성남시, 2027년까지 41개 정보화 사업에 500억 투입

    성남시, 2027년까지 41개 정보화 사업에 500억 투입

    경기 성남시는 2027년까지 ‘메타시티 성남 디지털 트윈 구축’ 등 41개 정보화 사업에 500억원을 투입한다고 9일 밝혔다. 시가 이날 발표한 정보화 사업 5개년 계획에는 41개 이행과제가 담겼다. 시는 이 가운데 ‘메타시티 성남 디지털 트윈’으로 이름 붙인 공간분석·모의실험 시스템을 2025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48억원을 투입해 구축 예정인 이 시스템은 컴퓨터 가상공간에 시 전역을 똑같이 만들어놓고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재개발, 교통 혼잡, 재난 등의 상황을 모의 실험해 결과를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문제가 발생하기 전 해결 방법을 찾아낼 수 있고,각종 상황에서 위험 요소와 비용, 노동력, 시간을 줄인다. 또 시는 가상 세계에서 문화·관광·소통·교육 분야를 체험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정보통신기술을 교통체계에 접목해 도로 상황에 신속 대응하는 지능형교통체계 서비스, 성남의 도시 역사와 시민 생활문화를 디지털 자료로 기록 및 관리하는 아카이브 구축 사업도 추진한다. 이밖에 가구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반 오피스 시스템 구축 등도 추진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사물지능융합기술(AIoT), 인공지능(AI), 확장현실(XR), 빅데이터 등 4차산업의 첨단 기술을 행정에 접목해 상상이 현실이 되는 대시민 서비스를 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땀, 그리고 한껏 부푼 근육…
언어의 벽 넘어 시청자 홀릭

    땀, 그리고 한껏 부푼 근육… 언어의 벽 넘어 시청자 홀릭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콘텐츠 ‘피지컬: 100’에 정신없이 빠져든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종격투기 추성훈, 스켈레톤 국가대표 윤성빈, 체조 양학선, 헬스 유튜버 심으뜸 등 체력에 자신 있는 참가자 100명이 최고의 피지컬을 가려내기 위해 경쟁을 펼친다. 경기 규칙은 단순하다. 철봉 매달리기, 일대일 공 빼앗기, 팀 대항 모래주머니 나르기 등 몸으로만 승부를 겨룬다. 남녀 구분을 두지 않는 점도 색다른 포인트다. 9부작으로 매주 화요일 두 편씩 공개해 지난 7일 6회까지 공개됐다. 넷플릭스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본 TV쇼 4위, 화제성 조사회사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TV·OTT 통합 비드라마 1위를 차지했다. 외국인 참가자를 늘려 해외판이나 시즌2를 제작해 달라는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 직관적인 경기 규칙은 언어의 장벽을 넘어 해외 시청자까지 끌어들인다. 문화권과 상관없이 인간 공통의 관심사인 신체에 초점을 맞춘 것도 주효했다. 연출자 장호기 PD는 7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전 세계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며 배경설명이 필요한 요소나 예능적인 자막을 최대한 줄였다”면서 “대신 턱을 타고 흘러내리는 땀이나 한껏 부푼 근육 등 핵심이 되는 몸을 보여 주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종격투기 선후배인 추성훈과 신동국이 일대일 공 빼앗기 시합을 하다 종합격투기(MMA) 룰을 적용해 승부를 겨루고, 누가 보더라도 최약체인 장은실 팀이 모래 나르기 대결에서 자신만만해하던 남경진 팀을 꺾는 등 예상 밖의 승부가 잇따른다. 장 PD는 “예상을 뒤엎은 승부들이 몸에 대한 편견을 깨부순다. 이를 왜곡 없이 전하는 것이 제작진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장 PD는 2021년 10월 기획안이 담긴 이메일을 넷플릭스 예능팀에 보낸 지 2주 만에 프로그램 제작 결정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PD수첩’, ‘먹거리 X파일’ 등을 연출해 온 MBC 다큐멘터리팀 소속이었다. 장 PD는 “지상파 방송국 조직원으로서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콘텐츠를 잘 만들어 놓고, ‘와서 보세요’라고 말하는 건 이제 말이 안 되는 것 같다. 시청자들이 이미 많이 모여 있는 곳으로 직접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 카뱅 쑥·카페 뚝… 고금리에 실적 희비

    카뱅 쑥·카페 뚝… 고금리에 실적 희비

    카카오의 금융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실적 희비가 갈렸다. 별도로 자회사를 두고 있지 않은 카카오뱅크가 금리 상승기 호재로 역대급 실적을 올린 것과 달리 카카오페이는 자회사 관련 비용 증가 등으로 적자 확대를 면치 못했다. 쪼개기 상장 논란과 함께 ‘문어발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발목이 잡혔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영업이익·영업수익·당기순이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8일 밝혔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21년보다 37.5% 증가한 3532억원, 영업비용까지 포함한 영업수익은 같은 기간 50.8% 성장한 1조 605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년 사이 28.9% 늘어난 2631억원이다. 주택담보대출 등 신상품과 금리 상승기 이자이익 확대가 이 같은 역대급 실적을 이끌어 내는 데 주효했다. 카카오뱅크의 순이자마진(NIM)은 2021년 말 1.98%에서 지난해 말 2.48%로 0.5% 포인트나 뛰었다. 이자수익은 같은 기간 7860억원에서 1조 2939억원으로 64.6% 증가했다. 2021년 4분기 0.22%에서 지난해 4분기 0.49%로 뛴 연체율은 리스크다. 반면 카카오페이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455억원으로 1년 사이 적자 규모가 67.2% 증가했다. 카카오페이증권, 카카오페이손해보험 등 자회사 투자 비용이 늘어나면서 영업손실폭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증권과 손해보험 자회사가 모두 업계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 않은 가운데, 문어발식 확장이 독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영업이익은 해당 분야에서 얼마나 돈을 잘 벌 수 있는지 보여 주는 지표로 성장 가치를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다만 유보 현금 운용을 통한 금융수익 증가로 연간 당기순이익은 275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지난해 실적과 관련해 “침체된 경제 여건에 더해서 기업공개(IPO) 직후 일련의 일들로 인한 비판적 시선이나 여러 차례의 외부 감사, 4분기 데이터센터 화재의 영향도 없지 않았다”고 밝혔다.
  • 경선판 흔드는 천하람… 허리케인? 찻잔 속 태풍?

    경선판 흔드는 천하람… 허리케인? 찻잔 속 태풍?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도전장을 던진 천하람 변호사가 여론조사상 호조를 보이면서 향후 선거 구도에 이목이 쏠린다. 정치권에선 천 변호사의 약진이 향후 전당대회 국면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김기현·안철수 의원의 셈법도 복잡해질 전망이다. 8일 공개된 각종 차기 당대표 여론조사 결과에서 천 변호사는 3~5위권에 포진했다. 10일 발표될 ‘4인 컷오프’ 통과 가능성도 높아진 셈이다. 천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당분간 ‘천허리케인’으로 불러 달라, 곧 천 대표로 바뀔 테니”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3일 깜짝 출마를 선언한 천 변호사가 여론조사 초반부터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로는 대구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전남 순천에서 정치에 입문해 기반을 쌓아 온 독특한 이력에 대한 관심과, 전당대회를 둘러싼 각종 잡음 속 결집된 비윤(비윤석열) 표심이 천 변호사를 향하고 있기 때문으로 읽힌다. 김성회 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은 “천 변호사가 대중들에게 아주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어도 정치 고관여층에는 알려져 있다”며 “안 의원이 윤석열 정부를 비판할 수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이라고 옹호할 수도 없는 애매한 상황에서 천 변호사는 상대적으로 넓은 보폭을 가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향후 예정된 TV토론과 합동연설회 등에서 선명한 메시지와 토론 역량 등을 발휘해 표심을 끌어들일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제기된다. 천 변호사의 출마로 선거 구도 자체에도 상당한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선두권인 김 의원과 안 의원 모두 유불리를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김 의원 입장에서는 당장 비윤 표심 상당수가 안 의원으로부터 천 변호사에게 옮겨 가는 그림이 나쁘지 않다. 천 변호사가 조사 대상에 포함되자 일부 여론조사에서 김 의원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여 1위를 탈환한 것이 이런 맥락이다. 하지만 김 의원과 안 의원이 결선투표에 가는 상황을 고려할 경우 천 변호사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결집한 ‘반윤’(반윤석열) 표심이 대거 안 의원으로 향해 궁극적으로 득을 보는 건 안 의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김 의원과 안 의원 모두 천 변호사의 상승세로 인한 표심 변화를 염두에 두고 행보를 이어 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천 변호사의 상승세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우선 상대 후보들과 언론으로부터 이준석 전 대표와 패키지로 묶이고 있는 점이 득표 요소도 반감 요소도 돼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천 변호사의 개인적 ‘인물론’이 부각되기보다 누군가의 ‘아류’로만 인식된다면 득표력 확장에 한계가 명확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또 지난 지도체제 전환 과정에서 이 전 대표를 향한 당원들의 부정적 시선이 높아진 만큼 ‘당심 100%’ 선거에서 한계가 있다는 예측도 제기된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에서 “흥미 요소는 되겠지만 지금 나온 정도가 한계”라고 바라봤다.
  • 국민의힘 전당대회 흔드는 천하람…허리케인일까 미풍일까

    국민의힘 전당대회 흔드는 천하람…허리케인일까 미풍일까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도전장을 던진 천하람 변호사가 여론조사상 호조를 보이면서 향후 선거 구도에 이목이 쏠린다. 정치권에선 천 변호사의 약진이 향후 전당대회 국면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김기현·안철수 의원의 셈법도 복잡해질 전망이다. 8일 공개된 각종 차기 당대표 여론조사 결과에서 천 변호사는 3~5위권에 포진했다. 10일 발표될 ‘4인 컷오프’ 통과 가능성도 높아진 셈이다. 천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당분간 ‘천허리케인’으로 불러 달라, 곧 천 대표로 바뀔 테니”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3일 깜짝 출마를 선언한 천 변호사가 여론조사 초반부터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로는 대구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전남 순천에서 정치에 입문해 기반을 쌓아온 독특한 이력에 대한 관심과, 전당대회를 둘러싼 각종 잡음 속 결집된 비윤(비윤석열) 표심이 천 변호사를 향하고 있기 때문으로 읽힌다. 김성회 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은 “천 변호사가 대중들에게 아주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어도 정치 고관여층에는 알려져 있다”며 “안 의원이 윤석열 정부를 비판할 수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이라고 옹호할 수도 없는 애매한 상황에서 천 변호사는 상대적으로 넓은 보폭을 가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향후 예정된 TV토론과 합동연설회 등에서 선명한 메시지와 토론 역량 등을 발휘해 표심을 끌어들일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제기된다. 천 변호사의 출마로 선거 구도 자체에도 상당한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선두권인 김 의원과 안 의원 모두 유불리를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김 의원 입장에서는 당장 비윤 표심 상당수가 안 의원으로부터 천 변호사에게 옮겨가는 그림이 나쁘지 않다. 천 변호사가 조사 대상에 포함되자 일부 여론조사에서 김 의원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여 1위를 탈환한 것이 이런 맥락이다. 하지만 김 의원과 안 의원이 결선투표에 가는 상황을 고려할 경우 천 변호사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결집한 ‘반윤(반윤석열)’ 표심이 대거 안 의원으로 향해 궁극적으로 득을 보는 건 안 의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김 의원과 안 의원 모두 천 변호사의 상승세로 인한 표심 변화를 염두에 두고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천 변호사의 상승세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우선 상대 후보들과 언론으로부터 이준석 전 대표와 패키지로 묶이고 있는 점이 득표 요소도 반감 요소도 돼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천 변호사의 개인적 ‘인물론’이 부각되기보다 누군가의 ‘아류’로만 인식된다면 득표력 확장에 한계가 명확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또 지난 지도체제 전환 과정에서 이 전 대표를 향한 당원들의 부정적 시선이 높아진 만큼 ‘당심 100%’ 선거에서 한계가 있다는 예측도 제기된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에서 “흥미 요소는 되겠지만 지금 나온 정도가 한계”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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