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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매일, 짧게, 혼자/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매일, 짧게, 혼자/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얼마 전 통영에 갔다. 부산에서 출발해 오후 두 시가 돼서 도착했는데 추천받은 식당은 대기를 해야 했다. 봄내음 물씬한 도다리쑥국을 먹고 나오니 항구 길가에 ○○산악회라고 쓰인 대형버스가 즐비했다. 등산 좋아하는 사람 많구나 생각하며 봉수로를 찾아갔다. 미술관과 서점, 작은 카페가 있는 작은 길목은 내가 참 좋아하는 동네인데, 아직 벚꽃이 피지 않아 조용하고 고즈넉했다. 길목 끝 주차장에 여러 대의 버스와 왁자지껄한 소리에 돌아보니 술자리가 펼쳐져 있었다. 간이의자와 테이블, 술과 음식까지 별의별 것을 다 꺼내 놓고 수십 명이 한창 신나게 먹고 마시고 있었다. 남성 한 명이 20리터 쓰레기봉투를 꽉 채워 들고 나오는데 한눈에 지쳐 보였다. 안쪽에서 음식을 퍼서 접시에 담는 여성들도 비슷한 표정이었다. 이들은 쉬는 것일까, 일을 하는 것일까. 아마 집에는 놀러 간다고 하고 나왔을 텐데. 우리는 바쁘게 살다 지쳤다고 하소연한다. 그리고 쉴 시간이 없다고 한다. 막상 시간이 나면 잘 놀지 못한다. 뭘 하고 놀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기도 한다. 그나마 산악회와 같은 모임에 참여하는 사람은 쉬기 위한 실천을 하는 경우다. 그런데 내 눈에는 이게 정말 쉬는 효과가 있을까 싶어 보였다. 노는 것도 애를 써서 열심히 하다 지치는 것 같다. 이럴 때 기분 좋은 리프레시가 과연 느껴질까. 골프도 비슷하다. 주말에 친구들 단톡방에 필드에 나간 사진이 올라온다. 넓은 골프장에서 하는 라운딩은 시원해 보인다. 그러나 오후의 소감은 “기대보다 못 쳐서 속상하다”는 말들이다. 시간 들이고 돈을 썼는데 기분이 나쁘다니. 거래처와 간 친구는 술을 마시고, 성실한 친구는 반성하러 연습장을 간다. 역시 잘 쉬는 것 같지 않다. ‘쉬는 것’에 대해 진지한 성찰을 할 때다. 잘 쉬기 위해선 세 가지 요소가 만족돼야 한다. 그건 ‘매일, 짧게, 혼자’다. 그 반대는 ‘어쩌다, 길게, 여럿’이라고 보면 된다. 제주도 한달살이나 긴 외국 여행을 바라지만 이건 자주 하기 어려운 일이다. 산악회 모임이나 골프도 여럿이 함께해야 하는 데다 시간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매일하기는 힘들다. 일상의 피곤함은 차곡차곡 쌓아 놨다가 긴 휴식으로 단번에 털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20리터 음식쓰레기봉투를 다 차면 버리려다 음식이 썩을 수 있는 것과 같다. 조금씩 자주 쉬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하루이틀에 한 번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게 수고롭지만 위생적이듯. 또 여럿이 모여야 쉴 수 있는 것은 관계 유지에 들 수밖에 없는 에너지로 휴식의 효과가 반감된다. 혼자 있기는 고립이 아니라 관계의 디톡스다. 관계의 피로도 휴식의 대상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30분 정도의 산책, 음악 듣기, 목욕하기, TV 보기, 멍때리기, 스트레칭 등을 권한다. 이런 건 매일 혼자 짧게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것이니까. 얼핏 봐도 대단하지 않고, 누구에게 자랑할 만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차곡차곡 쌓여 올라오는 피로를 야금야금 줄여 나가는 데에는 이만한 것이 없다. 따로 배울 필요도 없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돈도 안 든다는 것이 장점이다.
  • 똑똑한 꿀벌… “관찰만으로 학습 가능하다”

    똑똑한 꿀벌… “관찰만으로 학습 가능하다”

    지난해 이맘때쯤 전국 양봉 농가들은 봄철 꿀 수확기를 앞두고 꿀벌의 겨울잠을 깨우려 벌통을 열었다가 혼비백산했다. 꿀벌이 집단으로 사라져 버린 이른바 ‘꿀벌 실종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꿀벌 실종 원인은 기후변화, 살충제 사용, 그로 인한 면역력 저하와 방향감각 상실 등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이미 2000년대 후반부터 꿀벌 집단 실종 현상, 대량 폐사 사건 등이 발생해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꿀벌이 줄어들면 식물의 수분(受粉)이 어려워져 수많은 과일과 채소, 견과류 등을 더 이상 먹을 수 없게 된다. 이 때문에 최근 생물학계에서는 꿀벌의 행태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다. 벌 개체수의 감소를 막기 위해서는 벌의 행동과 생태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영국 런던 퀸 메리대 생명·행동과학부, 셰필드대 컴퓨터과학과, 뉴캐슬대 생명과학연구소, 중국 광저우 남방의대 심리학과 공동 연구팀은 꿀벌들도 사람처럼 다른 벌을 관찰함으로써 행동의 새로운 경향을 학습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연구팀은 이런 행동의 경향성이 인터넷 ‘밈’처럼 꿀벌 군집 전체에 빠르게 확산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생물학’ 3월 8일자에 발표했다.연구팀은 우선 퍼즐을 풀면 설탕물이 있는 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장치를 만들었다. 그다음 벌집에서 꿀벌 여섯 마리를 골라낸 뒤 퍼즐을 풀도록 훈련했다. 동시에 이 꿀벌들이 퍼즐을 푸는 모습을 다른 꿀벌 스물여덟 마리가 관찰하도록 했다. 약 2주 후 관찰자 꿀벌에게 퍼즐을 풀도록 한 결과 한 마리를 제외한 스물일곱 마리가 앞서 여섯 마리와 똑같은 방식으로 퍼즐을 푸는 것이 확인됐다. 꿀벌들도 영장류처럼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학습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첫 사례이다. 연구를 총괄한 라르스 치트카 런던 퀸 메리대 교수(벌 행동학)는 “이번 연구를 포함해 꿀벌이나 개미 같은 곤충들이 생각보다 똑똑한 생물이라는 증거는 계속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독일 마그데부르크 오토 폰 괴리케대, 베를린 자유대 공동 연구팀은 꿀벌도 길을 찾을 때 사람처럼 주요 경관 요소를 기준으로 삼는다고 8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최신 행동 신경과학’ 3월 6일자에 실렸다.꿀벌은 후각과 태양, 편광 패턴, 지구 자기장 등을 이용해 길을 찾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런 요소 외에 다른 방법을 이용해 길을 찾는지 확인하기 위해 50마리의 꿀벌을 잡아 등에 10.5㎎ 무게의 무선 송수신기를 달았다. 꿀벌을 두 집단으로 나눠 한 집단은 큰 수로나 눈에 띄는 건물이 있는 지역에 풀어놓고 다른 집단은 특색이 없는 평야 지역에 풀어놓은 뒤 집을 찾아오는 경로와 속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눈에 띄는 지형지물이 많은 곳에 풀어놓은 꿀벌들이 더 빨리 집을 찾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GPS나 무선 비콘, 전파신호 등이 발명되기 이전 초창기 비행사들처럼 시각 정보를 이용해 길을 찾는다는 것이다. 에릭 불린저 마그데부르크 오토 폰 괴리케대 교수(시스템생물학)는 “기후변화나 살충제 과다 사용 등이 꿀벌의 시각 정보 활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추가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 부동산 전문기업 컬리어스, 2023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트랜드 보고서 발표

    부동산 전문기업 컬리어스, 2023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트랜드 보고서 발표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컬리어스(CIGI)는 2023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트랜드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8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상업용 부동산 투자 총액은 약 49조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2021년 최고치를 달성했던 57조원 대비 약 15% 감소한 규모다. 국내 상업용 부동산 투자 규모가 감소한 것과 달리 2022년 프라임 오피스 투자 규모는 약 13조 6000억원을 기록하며, 2021년 약 13조 2000억원 대비 큰 차이가 없었다. 지난해 4분기 급격한 투자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오피스 투자에서 선매입 개발 건들과 대기업의 리츠 설립으로 인한 투자 건들이 성사됐고, 거래 시점 반영 등에 의해 오피스 투자 규모는 급격히 하락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향후 금리 안정화 시점이 올해 하반기로 예측되기에 보수적인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올해 투자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몇 년간 국내 상업용 부동산의 90% 이상을 국내 기관 투자자들이 주도했지만, 최근 금리가 상승하면서 채권투자로 선회했다. 또 기관 회원들의 대출 증가로 투자 가능 자금이 축소된 상황이다. 따라서 국내 기관 투자자들은 올해 상반기까지는 보수적으로 투자 결정을 하기로 선회하면서 상반기까지 투자 기회를 기다린다는 투자전략을 취하고 있다. 반면, 외국계 기관들은 달러 강세에 높아진 자본력으로 국내에서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다. 아시아를 타겟으로 하는 펀드들의 자금이 늘었고, 중국이나 신흥시장에 비해 한국이 안정적인 투자지로 평가받고 있다. 향후 외국계 기관 투자자들이 국내 기관 투자자들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적극적으로 국내 부동산 자산 매입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한국 임대차 시장은 스타트업 투자 규모 감소로 테크 기업의 확장 속도에 제동이 걸렸지만, 한국 임대차 시장에서는 테크 산업의 영향력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불확실성 속에서도 테크 임차인의 사옥 이전 대기수요와 한정된 공급으로 올해도 임대인 위주의 시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장기적으로 CBD와 GBD 권역에 재개발을 통한 기존권역의 확장이 기대된다. 강남역 부근을 중심으로 장기적인 개발 계획이 실행된다면 강남권역에 새로운 오피스 공급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강남역 및 서초역에 인접한 부지가 대규모 업무단지로 개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기존 도심권역의 경우 대부분의 프라임 빌딩들은 광화문역 부근에 집중돼 있다. 앞으로 서소문 지구와 서울역을 중심으로 신규 공급과 재개발이 예정돼 있어, 기존 도심 권역의 선호도나 위상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더 넓고 합리적인 임대가를 찾아 사옥을 건립하려는 임차인의 이동 및 분산 오피스 확대로 인해 성수동을 포함한 신흥 업무지구의 지속적인 확장이 전망된다. 특히 성수권역은 강남권역에서 사옥 면적 확보에 어려움을 느끼는 임차임들의 대체지로 떠오를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향후, 부동산 직접 투자는 물론 리츠 상품 구성에도 ESG는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친환경 부동산일수록 기관투자자로부터 펀딩이 용이해질 뿐만 아니라, 건물의 가치 또한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연기금이나 자산운용사들이 ESG 점수에 따라 부동산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국내 많은 부동산 회사들도 국내 투자자산에 대한 그린빌딩 인증을 받기 위한 활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윌킨슨 컬리어스 코리아 대표는 “금리상승기조에도 불구하고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투자와 임대차 시장 모두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펜데믹 이후 사무실 복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글로벌 도시들과 달리 서울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강하며 오피스 수요는 안정적이고 공실률은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 신카이 마코토 “‘스즈메의 문’은 일상을 의미, ‘도깨비’에서 착안”

    신카이 마코토 “‘스즈메의 문’은 일상을 의미, ‘도깨비’에서 착안”

    “한국 드라마 ‘도깨비’를 보고 문을 포인트로 삼았다. 우리는 문을 열고 ‘다녀오겠습니다’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선다. 돌아와선 문을 닫고 ‘다녀왔습니다’ 인사한다. 이런 일상을 재해가 단절시킨다. 집에 돌아오지 않는 것이 재해라 생각한다. 그래서 문을 모티브로 삼는 것이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판타지 요소가 가득한 일본 애니메이션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을 연출해 자신이 만든 영화 세 편이 잇따라 1000만 관객을 일본에서 동원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국내 개봉 첫날인 8일 서울 메가박스 성수를 찾아 이렇게 털어놓았다. 전날 주인공 스즈메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 하라 나노카와 함께 내한한 그가 취재진과 주고받은 문답을 정리한다. 판타지 요소가 많아 감독에게 질문이 쏟아질 수 밖에 없었는데 신카이 감독은 정말 세세한 대목까지 정성껏 답했다. -일종의 흑막 캐릭터인 고양이 ‘다이진’의 의미는. “일본 신사를 가면 동물 석상 둘이 입구에 있는데 그 중 하나에 영감을 얻었다. 개인적으로 고양이를 좋아하기도 한다. 변덕스러운 자연을 상징한다. 아름답기도 하지만 잔인하게 할퀴기도 한다. 귀여운 다이진이 요석으로 돌아가는 것은 너무 불쌍하다는 얘기를 일본에서도 들었는데 미안하지만 그렇게 영화에서 그렇게 마무리할 수 밖에 없었다.”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작품이 모두 비슷하다. 자신만의 세계에 머무른다는 느낌인데. “다음 작품은 완전 다른 방향의 작품을 하고 싶은데 현재는 백지 상태다. 한국에서 힌트를 얻었으면 좋겠다.” -또 물이다. “물은 애니메이션에서 성가신 표현 방법인데 파문이나 물방울이 튀겨 작업하는 이들은 힘들지만 표현해 놓으면 아름답고 굉장한 느낌을 준다. 애니메이터들은 ‘또 물이냐?’고 반문하는데 내 역할은 애니메이터들을 어렵게 만들더라도 관객을 즐겁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출 의도로 얘기한 ‘장소를 애도’하는 의미가 음악에 담겨 있는지. “일본인이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있는 노래를 선곡하려 했다. 영화와 현실이 이어진다는 느낌이 중요했다. 쇼와 시대의 유행가를 선곡했다. 유명한 곡이면 어느 것이라도 상관 없겠지만 싸우는 장면이 나오면 ‘싸움을 멈춰요’란 가사가 들어 있는 노래를 골랐다. ‘세일러 복을 벗기지 말라’는 노래는 프로듀서가 쓰지 말라고 말려 쓰지 않았다.” -손그림 애니메이션의 미래에 대한 생각은. “3D CG(컴퓨터그래픽)로 그만큼 많은 이들을 감동시킨 애니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처음 아닌가 싶다. 나는 애니메이터 수가 줄어 인공지능(AI)으로 메우는 일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생성형 AI 발전 덕에 각본 쓰고 애니 영상 만드는 데 활용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나도 적극적으로 쓸 생각이다.”-일본 애니가 이토록 한국에서 사랑받는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는지. “사실 나도 한국 관객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문화와 풍경 닮은점 이 이유가 아닐까. 나는 서울의 거리가 그립고 도쿄의 미래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풍경은 사람의 마음이 반영된 것이다. 일본인들이 한국 드라마를 그토록 열심히 보는 이유와 연결돼 있다고 생각한다. 두 나라의 정치적 상황은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고 파도를 타지만 문화는 서로 강력하게 연결돼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너의 이름은.’의 대흥행 이후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관객에 대한 책임을 더 강하게 느끼게 됐다. 히트한 감독 작품이니 보러 가자 하기 마련인데 뭔가 하나라도 더 넣자 생각했다. 일본인 전체의 트라우마, 재해를 엔터테이너로 다뤄보자는 것이었다. 특히 재해를 겪지 않은 젊은 세대들에게 이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책임의식이 컸다고 생각한다.” -소타를 다리 하나 없는 의자로 변모시킨 이유는. “동일본 대지진 현장에까지 여행하는 설정인데 너무 힘겨운 여정이라 스즈메와 함께 다니는 것이 귀엽고 앙증맞은 요소가 있는 존재였으면 했다. (하라의 답) 의자와 함께 연기한 느낌은 처음이라 색달랐다. 표정 을 볼 수 없지만 더 인간적이고 귀엽고 하다 보니 나중에는 의자인 소타의 표정이 보이더라. (감독의 답) 다리가 세 개 밖에 없는 것은 쓰나미로 잃었다는 설정이었다. 의자의 움직임이 코믹해서 드라마 전개의 온도를 올려줄 것이라고 봤다, 스즈메의 상실감을 채워주면서 (다리가 하나 없어도) 잘 달리고 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 -한국 관객들이 어떻게 이 작품을 봤으면 하는지. “일본처럼 지진은 아니지만 한국에서도 이곳저곳에서 재해가 많이 일어난다. 전쟁이나 사고가 갑작스럽게 일상을 단절시킬 수 있다. 일상이 단절됐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다시 이어갈 수 있는지 생각하며 우리 세상을 그린 것이라고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하라 나노카의 답. 성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연기하느라 힘들었다. 스즈메는 굉장히 잘 달리는 사람이며 액션뿐만 아니라 곧장 달려드는 성격이어서 좋았고, 본받았으면 했다. 아! 하는 목소리가 가장 힘들었다. 달리면서 스퍼트하면서 목소리를 내며 즐겁게 잘 끝냈다. 음향감독이 백지 상태에서 연기하는 게 훨씬 낫다며 보이스트레이닝을 받지 말라고 했는데 너무 불안해서 갔다. 음향감독이 비밀로 해주겠다고 했다. (신카이 감독은 몰랐던지 어이없어 하며 웃었다.)
  • ‘갓’한민국으로 놀러오세요…2023~24 한국방문의 해 로고 공개

    ‘갓’한민국으로 놀러오세요…2023~24 한국방문의 해 로고 공개

    한국관광공사가 ‘2023~2024 한국방문의해’ 로고를 8일 공개했다. ‘한국방문의해’의 영자인 ‘Visit Korea Year’에 한복의 문양을 입힌 폰트 디자인과 한국 전통 아이템인 갓이 어우러지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관광공사 측은 “한국 전통의 오브제와 절제되고 현대적인 디자인의 만남은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한국 전통의 독창성과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각광받고 있는 ‘힙함’의 성지, 현대의 한국을 관통한다”고 설명했다. 로고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요소는 갓이다. 외국 패션쇼 뿐만 아니라, 케이 팝 스타들의 뮤직비디오 등에 흔히 등장하며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 아이템이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갓은 시대를 초월하는 한국 전통의 멋을 상징하는 아이템”이라며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번 한국방문의해 로고는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한국으로의 초대를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한국방문의해는 ‘2016~2018 한국방문의해’에 이어 5년 만에 재개되는 이벤트다. 관광공사와 한국방문의해위원회는 로고 공개를 시작으로, 방한 홍보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한국방문의해 특집 홈페이지와 공식 홍보영상 등도 차례차례 선보인다. K 팝, K 드라마 등의 한류 콘텐츠부터 미술, 패션, 건축 공간 등의 로컬 라이프 스타일 정보까지 제공해 방한 수요가 높은 아시아 관광객뿐만 아니라, 트렌드에 빠르게 반응하는 구미주 젊은 수요층까지 아우를 계획이다. 공식 로고와 슬로건, 마스코트 등의 BI(Brand Identity)는 공사 누리집(kto.visitkorea.or.kr)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
  •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울노인복지센터 및 서울역 쪽방촌’ 방문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울노인복지센터 및 서울역 쪽방촌’ 방문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강석주 위원장, 국민의힘·강서2)는 제316회 임시회 기간인 지난 6일 소속기관인 서울노인복지센터와 서울역쪽방상담소 및 인근 쪽방촌을 방문했다. 보건복지위원회 강 위원장과 위원들은 오전 종로구 경운동에 위치한 서울노인복지센터를 방문해 현장의 점검과 애로사항 등을 청취하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현장방문은 탑골미술관, 서울노인복지센터 전관 라운딩, 관장 희유스님의 업무보고와 질의응답 순으로 이어졌다. 위원들은 당일 현장방문을 통해 ▲서울노인복지센터 시설명칭(센터vs복지관)의 명확화 필요 ▲직원들의 감정노동에 대한 개선방안 ▲어르신들의 안전을 위해 심장충격기 작동방법 안내 ▲어르신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집단프로그램 개설 ▲사례관리 특화사업 필요성 등을 언급하며 복지환경 변화에 따른 노인복지관의 기능 및 프로그램 변화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오후엔 서울역 쪽방촌 인근의 동행식당에서 직접 식사를 한 후 쪽방촌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을 방문 후서울역쪽방상담소를 찾았다. 이날 위원들은 “작년 행정사무감사때 일부 동행식당이 불친절 하다”는 민원이 있었는데 “동행식당을 직접 이용해 보니 식사의 질도 좋고 주인도 친절하다”며 식당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이어 위원들은 쪽방촌에서 홀로 거주하는 주민의 가정을 직접 방문해 쪽방촌의 주거환경 등 안부확인을 가지는 시간을 가졌다. 보건복지위원들은 “쪽방촌은 안전취약시설로 안전관리가 매우 중요해 대형화재 등이 일어나지 않게 선제적으로 위험요소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특히 수세식 화장실의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지적하고 건물주의 양해를 구하는 방법을 강구하라”고 주문했다. 이후 위원들은 서울역쪽방상담소장으로부터 상담소 운영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시청각실, 목욕실, 세탁실 등 상담소 내부 시설을 점검했다. 이날 강 위원장은 현장 방문을 마무리하며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속적으로 현장을 중심으로 활발한 소통을 이어가 주민 복지 향상을 위해 더욱 매진하겠다”고 뜻을 밝혔다.
  • [마감 후] 3년 전 인공지능 대책 논의해 놓고…/김기중 문화체육부 차장

    [마감 후] 3년 전 인공지능 대책 논의해 놓고…/김기중 문화체육부 차장

    ‘언어 생성 인공지능(AI)인 챗GPT를 활용해 블로그 글을 쉽고 빠르게 쓸 수 있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읽었다. ‘서울 종로구 맛집 5곳을 추천해 달라’고 물어본 뒤 답변을 받아서 올리면 된다는 식이었다. 챗GPT 답변이 시원찮으면 ‘네이버나 다음에서 가장 많이 검색한’이라는 단서를 붙여 다시 질문하거나 ‘연인이 가기에 좋은’ 식으로 범위를 좁혀 가면 좋다는 현실적인 조언도 곁들인다. 작성자는 머리만 잘 굴리면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글을 하루에 10개씩 쓰는 것은 일도 아니라며 가급적 ‘낚시질’을 잘하라는 ‘꿀팁’도 잊지 않는다. 최근 만난 한 작가는 챗GPT 때문에 소설 시장이 조만간 ‘폭파될 것’이라고 했다. 소설의 3요소인 주제, 구성, 문체 중 주제만 생각하면 챗GPT 같은 AI가 다 써 주는 세상이 올 거라고 했다. 구성이나 문체가 기존 소설에 비해 덜 중요한 웹소설 시장부터 혼란이 시작될 것으로 점쳤다. 챗GPT와 2개월 동안 대화한 내용을 책으로 낸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도 비슷한 전망을 했다. 챗GPT에게 ‘출생의 비밀’, ‘불치병’, ‘삼각관계’라는 3가지 요소를 넣은 ‘막장 K드라마’를 써 달라고 했더니 ‘미국에 사는 여주인공이 한국에 계신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지셨다는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갔더니 아버지는 암에 걸린 상태였고, 병원에서 의사를 만나 사귀었는데 알고 보니 이복동생’이라는 내용의 이야기를 몇 분도 안 돼서 줄줄 뱉어 냈다 한다. 관련 규정이 제대로 정비됐는지 돌아보면 우려는 더 커진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0년 하반기부터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저작권법 전부 개정안 마련에 나섰고, 몇 차례 공청회를 거쳐 2021년 1월 저작권법 전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안에는 AI 산업 발전을 위해 저작물 사용을 폭넓게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제43조에 “저작물에 표현된 사상이나 감정을 향유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필요한 한도 안에서 저작물을 복제·전송할 수 있다”고 밝혔다. AI를 훈련시키는 ‘데이터 세트’ 대부분은 저작권이 있는 것들이다. 제43조는 이들에 대해 일일이 저작권자 허락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문체부가 추진한 전부 개정안이 불발되면서 사실상 관련 법규가 없는 상태다. 향후 저작권협회 등에서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AI가 쓴 글에 대한 책임 소재를 일일이 따지는 문제는 더 복잡하다. 예컨대 누군가가 가짜뉴스를 마구잡이로 만들어 여기저기 올렸을 때 그 책임을 어떻게 물어야 할까. 뉴스가 맞는지 틀리는지조차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인데, 가짜뉴스가 무수히 쏟아진다면 어떻게 할지도 난감하다. 이를 두고 AI 전문가인 아라이 노리코 일본 국립정보학연구소 사회공유지식센터장은 최근 한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매우 매력적이고 또 한편으로는 미숙한 과학기술이 단기적으로 우리 사회에 가져올 비용과 위험을 우리는 짊어질 각오가 돼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면서 “이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고 규정했다. 알파고의 충격으로 AI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던 때를 떠올려 보면 사실상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남은 게 없다.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서두르지 않으면 ‘3년 동안 무얼 했느냐’는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 것이다.
  • 재난의 문을 닫으며 마음의 문을 연다

    재난의 문을 닫으며 마음의 문을 연다

    그의 작품에는 늘 올라가는 남성과 내려오는 여성이 교차한다. 여성은 하늘과 우주에 머무르며, 남성은 지상에 있기 때문이다. 아이맥스 스크린을 가득 채운 시원한 풍광에 선들이 아래로, 위로 뻗어 나간다. 선이 인연을 의미함은 물론이다. 12년 전인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트라우마가 여전히 일본인들의 뇌리에 깊이 박혀 있음을 확인하게 되는 애니메이션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이 8일 우리 관객을 만난다. ‘초속 5센티미터’(2007)와 ‘별을 쫓는 아이’(2011), ‘언어의 정원’(2013)으로 우리의 감성을 깨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일본에서 ‘너의 이름은.’(2016)과 ‘날씨의 아이’(2019)에 이어 ‘트리플 천만 관객’을 동원했다. 380만 2000여명을 모은 ‘너의 이름은.’은 지난 5일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 역대 국내 흥행 일본 애니 1위 기록을 양보했는데 이번 작품으로 되갚을지 주목된다. 주인공 스즈메는 규슈의 바닷가 마을에 사는데 우연히 마주친 청년 소타를 찾고자 뒷산 폐허로 향했다가 우두커니 서 있는 수수께끼의 문을 발견한다. 스즈메가 호기심에 손잡이를 돌리자 마을에 지진이 닥쳐온다. 소타가 문을 닫기 위해 분투하고 스즈메가 가세해 가까스로 문을 닫는다. 소타는 재난을 부르는 문을 닫기 위해 전국을 떠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사건 때문에 발이 하나 없는 작은 의자로 변해 버린다. 스즈메는 의자가 돼 버린 소타와 함께 재난의 문을 닫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여행을 통해 스즈메는 어린 시절 재난으로 잃은 엄마를 마주하고, 깊은 상흔처럼 들러붙은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극복해 낸다. 신카이 감독이 그동안 작품들에서 선보였던 세계관을 집대성한 느낌이 강렬하다. 수채화처럼 투명한 이미지가 눈길을 붙들고 섬세한 언어가 영롱하다. 의자로 변해 버린 사람이 신비한 고양이 다이진을 쫓아 재난을 부르는 문을 닫으러 모험에 나선다는 설정도 색다르다. 판타지 요소가 강한 작품에는 모든 것을 빼앗아 가 버릴지 모를 재난에 맞서 싸우며 그래도 희망을 찾아 일상을 열심히 살아 내야 한다는 메시지가 오롯하다. 선전 포스터에 등장하는 “다녀오겠습니다”라는 인사말에 응축돼 있다.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이 특히 좋다. 어린 나이에도 뛰어난 가창력으로 주목받아 온 도아카는 주제곡 ‘스즈메’를 통해 관객에게 묘한 감성을 일깨운다. 슬프기도 하고 따뜻하기도 한 그의 노래는 122분을 지켜본 관객들이 엔딩 크레디트가 끝날 때까지 일어서지 못하게 붙든다.
  • ‘브·대·수’ 청약 3요건은 기본…실소유자 선택은 결국 ‘가격’

    ‘브·대·수’ 청약 3요건은 기본…실소유자 선택은 결국 ‘가격’

    전국 미분양 주택수가 10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일부 단지들은 완판에 성공하며 분양 성적표에 양극화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 불패’로 꼽혀 왔던 3요소 ‘수도권 주요 도시’, ‘대단지’, ‘1군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 이외에도 ‘가격경쟁력’이 수분양자의 선택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7일 국토교통부 1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미분양 주택수는 전국 7만 5359가구로 전달(6만 8148가구) 대비 10.6% 증가했다. 이는 2012년 11월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이며 1년 사이 5배 급증한 수치다. 이런 미분양 무덤 속에서도 수도권 일부 단지가 분양 물건 ‘완판’을 기록해 눈길을 끈다. 1순위 청약 당시 경쟁률이 0.97대1을 기록했던 경기 광명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의 경우 무순위 청약을 진행하고도 미계약분을 해소하지 못했지만, 선착순 계약에서 (가계약 기준) 남은 물량을 모두 판매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분양했던 서울 성북구 ‘장위자이 레디언트’의 경우 초기 계약률이 59%에 그쳤지만 선착순 분양을 시작한 지 3주 만에 미분양 물건을 모두 판매했다. 두 곳 모두 GS건설 ‘자이’ 브랜드를 사용한 데다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각각 1631가구, 2840가구를 공급하는 대단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은 단지라는 공통점이 있다.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의 3.3㎡(1평)당 분양가는 2896만원이었으며 ‘장위자이 레디언트’의 3.3㎡당 분양가는 2834만원으로 주변 단지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었다. 반면 후분양단지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았던 안양 호계동 ‘평촌 센텀퍼스트’의 경우 2886가구 규모의 대단지, 1군 건설사인 DL이앤씨 등이 시공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1순위 모집 경쟁률이 0.22대1이라는 처참한 청약 성적표를 받아야만 했다. 3.3㎡ 분양가가 3211만원에 달해 고분양가 논란이 있던 이 단지는 결국 분양가를 10% 할인, 선착순 분양을 통해 미분양 물건을 털어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몇몇 흥행 단지를 두고 분양시장이 살아났다고 판단하기 어려우며 분양가 변수가 앞으로 시장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순위 청약경쟁률 상위 10개 단지 중 7개(공공분양 2개 포함) 단지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은 곳이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고금리에 주택 구매력이 현저하게 떨어진 상황에서 가격이 높으면 높을수록 수요자에게 부담스럽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과거 분양시장에서는 입지가 최고였다면 최근 분양시장에서는 안전 마진 확보에 유리한 저렴한 분양가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수도권의 경우 미분양 자체가 1만 2000여 가구로 그렇게 심각한 수준이 아닌 반면 지방에 미분양이 쏠려 있는 상태”라며 “일부 수도권 단지 흥행으로 분양시장이 살아났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단지들은 수도권에 있는 데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은 단지였기 때문에 실수요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며 분양가 상한제 폐지 수순인 현 상황에서는 다른 요소가 훌륭하더라도 흥행을 보증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인구가 모든 것이다 [서울신문 2023 특별기획]

    인구가 모든 것이다 [서울신문 2023 특별기획]

    인구는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절벽’ 시계는 빨라지고 초고령 사회 진입이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서울신문은 2023 특별기획을 통해 오늘 대한민국이 직면한 인구 문제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이를 해결할 해법을 다각도로 모색해봅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지 말아 달라.” 인구학자인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를 가장 난감하게 하는 것은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이다. “강연을 마치고 나면 늘 이 질문으로 귀결되곤 해요.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하는데 말이지요.” 그러니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지 말아 달라”는 조 교수의 말에는 모든 것을 다 해야, 아니 모든 것을 다 해도 부족하다는 절실함이 담겨 있다. 인구를 놓치면 ‘모든 것’에서 갈등·파국인구는 사회구조에 변화를 일으켜 새로운 현상을 야기한다. 그렇게 생긴 새 현상은 다시 인구구조에 투영된다. 그래서 인구라는 변수를 놓치면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다방면의 측면에서 갈등과 파국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갈등과 파국의 끝은 인구 절멸, 즉 세대와 진영을 아우르는 공멸이다. 그래서 인구가 모든 것의 모든 것임을 알아채는 ‘유레카’의 순간에 모든 것의 변화가 시작된다. 인구가 모든 것의 모든 것임을 알게 된 다음엔 ‘아차’ 싶은 순간이 온다. 만약 인구가 개인의 삶부터 경제까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임을 진즉 알았다면 우리는 경제위기 때마다 청년들을 조금은 더 배려했을까. 여러 출생 코호트 분석을 보면 외환위기 당시 취업난을 겪은 1974년생에 이르러 40세 미혼율이 12.07%이 달한다. 1964년생의 40세 미혼율 4.23%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여성의 경우 1976년생이 ‘IMF 졸업생’이 됐는데 이 연령을 기점으로 이전까지 23세였던 경제활동 최고점 도달 연령이 26~27세 이상으로 유예된다. 개인 삶부터 경제까지 전방위 영향 미쳐IMF 졸업생인 74~76년생을 기점으로 ‘졸업→취업→재산 형성 뒤 결혼→출산’의 기존 생애경로가 깨졌다. 홍재희 영화감독은 이 70년대생들을 ‘비혼 1세대’라고 칭했다. 이 세대만 해도 나이 들어 결혼한 사례가 많아 ‘만혼 1세대’라고 바꿔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보다 명백한 ‘비혼세대’는 글로벌 금융위기 무렵 대졸자들인 1983년생을 전후해 관찰된다. 나이가 들어서도 혼인율이 회복되지 않는 세대의 탄생이다. 법적 부부를 이룬 뒤 출생한다는 관념이 강한 한국에서 비혼은 곧 비출산과 연결된다. 금융위기 때마다 청년 고용을 우선 희생시켰던 정책을 펴지 않았다면 지난해 합계출산율 0.78명의 초저출산 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까. 아쉽게도 인구 문제는 이런 식의 이분법적 사고로 풀리지 않는다. 베이비붐 1·2세대가 태어난 1955~1974년에 몇 해 빼고 매년 90만~100만명이 태어났다. 이후 매년 70만~80만명씩 태어난 세대를 거쳐 밀레니얼세대 출생아 수는 한 해 50만~60만명이다. 외환위기 이전처럼 20대 적령기에 결혼해 부부가 자녀 1~2명을 두는 삶이 이어졌더라도 베이비붐세대 출산이 끝난 다음의 인구 감소는 막기 어려운 ‘정해진 미래’였던 것이다. 그저 출산 기피를 부를 정도로 한 세대 전체를 숨막히게 했던 무한 경쟁이 우리의 미래 인구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알았다면 사회가 조금은 ‘전략적 배려’를 했을지 모를 일이다. 당장 바꾸지 않으면 지속가능성 위협당면한 더 큰 문제는 고령화다. 생산연령인구 감소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 학령인구에서 병역자원으로 이어지는 순차적 감소, 연금 고갈의 위기처럼 쉽게 떠오르는 인구 감소의 결과 외에도 모든 것이 인구로 인해 바뀐다. 50세에서 55세로, 다시 60세, 65세로의 은퇴 시점 연기는 불가피해 보인다. 수십년 동안 주택을 공급하느라 애를 먹었던 중앙·지방정부는 앞으로 늘어나는 빈집을 어떻게 관리할지를 고심해야 한다. 노동이 불가능한 고령 범죄자들이 늘면 징역형 중심의 신체형 형벌체계가 바뀔 수 있고, 생산 현장의 인구 감소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다. 청년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추었던 1인가구 주택 설계가 중년 거주자의 편의를 따지는 방식으로 바뀌고, 아파트 평면도도 고령인구에 맞추는 등 산업적 변화도 예상된다. 모든 것을 당장 바꾸지 않으면 지속가능성이 위협받는 상황, 인구 감소 3년차인 2023년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 인구는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절벽’ 시계는 빨라지고 초고령 사회 진입이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서울신문은 2023 특별기획을 통해 오늘 대한민국이 직면한 인구 문제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이를 해결할 해법을 다각도로 모색해 봅니다.
  • 이희원 서울시의원, 재개발 지역 인근 학교 통학로 안전 문제 개선 촉구

    이희원 서울시의원, 재개발 지역 인근 학교 통학로 안전 문제 개선 촉구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이희원 의원(동작4·국민의힘)은 지난 3일 제316회 임시회 서울시교육청 교육지원청 업무보고에서 흑석동 재개발 지역 인근에 위치한 학교 통학로 안전 문제를 지적하며 사전 예방을 위한 실질적 개선 방안을 촉구했다. 동작구 흑석 9구역 재개발 지역 주변은 은로초등학교와 중앙대부속중학교가 위치해 있어 흑석동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 학교로 등교를 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짧은 거리의 통학로가 흑석 3구역과 9구역 사이에 위치하고 있지만 안전한 임시통행로가 조성되어 있지 않아 학생들은 통학버스를 타고 이 구간을 우회해서 통학하고 있다. 현재 등교 시간의 통학버스는 총 3회 운영되고 있지만 마지막 3회차 버스를 이용하는 학생들은 등교 시간에 임박한 배차간격으로 인해 지각을 할 수도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 학생들은 지각을 피하기 위해 아직 정비되지 않은 위험한 길을 가로질러 통학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이 의원은 “건축자재 폐기물과 쓰레기가 산재해 있는 재개발 지역 인접 통로는 안전사고 위험에 늘 노출될 수밖에 없는데 아직도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라며 통학로 문제에 대한 즉각적인 해결책을 요구했다. 또한“재개발을 앞둔 사당동, 상도동 등의 지역도 같은 위험 요소를 안고 있다. 지역에 관계없이 안전사고 발생 후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사전 예방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주민 간담회를 개최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함으로써 안전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사전 예방 절차를 진행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오정훈 동작관악교육지원청 교육장은 “흑석동과 유사한 내용의 통학로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점을 인지하고, 동작구 재개발 지역 일대의 통행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라며 “교육청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를 통해 안전사고를 예방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후속 질의에서 이 의원은 “최근 마포구 등 학교 주변에 신종 유흥업소 ‘셔츠룸’ 불법 전단지가 살포되고 있다”며 학생들이 유해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교육청의 발 빠른 대응을 요청하는 한편, “단속의 사각지대에 있는 신종 유해업종과 꼼수영업 근절을 위해 적극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끝으로 이 의원은 노후 학교 개선 사업인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의 철회 비율이 신청 학교 대비 평균 26%로 높은 편에 속해 실행이 잘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개선 사업을 반대할 수밖에 없는 학부모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 철회된 학교의 노후화에 대한 다른 해결점은 없는지 교육청의 적극 추진 방안이 필요하다”고 당부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 청약도 양극화?…수도권+대단지+브랜드 3박자 기본, ‘가격경쟁력’에 흥행 달려

    청약도 양극화?…수도권+대단지+브랜드 3박자 기본, ‘가격경쟁력’에 흥행 달려

    전국 미분양 주택수가 10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일부 단지들은 완판에 성공하며 분양 성적표에 양극화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 불패’로 꼽혀 왔던 3요소 ‘수도권 주요 도시’, ‘대단지’, ‘1군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 이외에도 ‘가격경쟁력’이 수분양자의 선택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7일 국토교통부 1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미분양 주택수는 전국 7만 5359가구로 전달(6만 8148가구) 대비 10.6% 증가했다. 이는 2012년 11월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이며 1년 사이 5배 급증한 수치다. 이런 미분양 무덤 속에서도 수도권 일부 단지가 분양 물건 ‘완판’을 기록해 눈길을 끈다. 1순위 청약 당시 경쟁률이 0.97대1을 기록했던 경기 광명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의 경우 무순위 청약을 진행하고도 미계약분을 해소하지 못했지만, 선착순 계약에서 (가계약 기준) 남은 물량을 모두 판매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분양했던 서울 성북구 ‘장위자이 레디언트’의 경우 초기 계약률이 59%에 그쳤지만 선착순 분양을 시작한 지 3주 만에 미분양 물건을 모두 판매했다. 두 곳 모두 GS건설 ‘자이’ 브랜드를 사용한 데다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각각 1631가구, 2840가구를 공급하는 대단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은 단지라는 공통점이 있다.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의 3.3㎡(1평)당 분양가는 2896만원이었으며 ‘장위자이 레디언트’의 3.3㎡당 분양가는 2834만원으로 주변 단지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었다. 반면 후분양단지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았던 안양 호계동 ‘평촌 센텀퍼스트’의 경우 2886가구 규모의 대단지, 1군 건설사인 DL이앤씨 등이 시공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1순위 모집 경쟁률이 0.22대1이라는 처참한 청약 성적표를 받아야만 했다. 3.3㎡ 분양가가 3211만원에 달해 고분양가 논란이 있던 이 단지는 결국 분양가를 10% 할인, 선착순 분양을 통해 미분양 물건을 털어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몇몇 흥행 단지를 두고 분양시장이 살아났다고 판단하기 어려우며 분양가 변수가 앞으로 시장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순위 청약경쟁률 상위 10개 단지 중 7개(공공분양 2개 포함) 단지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은 곳이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고금리에 주택 구매력이 현저하게 떨어진 상황에서 가격이 높으면 높을수록 수요자에게 부담스럽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과거 분양시장에서는 입지가 최고였다면 최근 분양시장에서는 안전 마진 확보에 유리한 저렴한 분양가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수도권의 경우 미분양 자체가 1만 2000여 가구로 그렇게 심각한 수준이 아닌 반면 지방에 미분양이 쏠려 있는 상태”라며 “일부 수도권 단지 흥행으로 분양시장이 살아났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단지들은 수도권에 있는 데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은 단지였기 때문에 실수요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며 분양가 상한제 폐지 수순인 현 상황에서는 다른 요소가 훌륭하더라도 흥행을 보증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 韓국민소득, 20년 만에 대만에 추월 당했다

    韓국민소득, 20년 만에 대만에 추월 당했다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대만에 역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 이후 20년 만이다. 한국은행은 7일 발표한 “2022년 4/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의하면 지난해 한국의 1인당 GNI는 4220만 3000원으로 전년대비 4.3% 늘었으나 미 달러화 기준으로는 환율 상승 영향에 3만 2661달러로 전년대비 7.7% 감소했다. 한국의 1인당 GNI는 2021년 3만 5373달러로 대만의 3만 3756달러보다 높았다. 하지만 2022년 3만 2661달러를 기록, 대만통계청 발표치 3만 3565달러보다 낮아졌다. 한국의 1인당 GNI는 2003년부터 2021년까지는 대만보다 더 높았다. 20년 만에 추월 당한 것이다.최정태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1인당 국민소득이 원화 기준으로 4.3%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원화 가치가 큰 폭하락하면서 달러 기준 1인당 국민소득이 하락 전환했다”며 “경제성장, 물가 상승이 각각 896달러, 437달러 증가하는 데 기여한 반면 환율 상승은 4207달러 감소하는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최 부장은 “지난해 대만은 미 달러화 기준으로 환율이 연평균 6.8% 상승한데 반해 우리나라는 12.9% 오른 영향”이라며 “2002년까지 대만의 미달러화 기준 1인당 GNI가 우리나라보다 높았으며 2003년부터 2021년까지는 우리나라의 1인당 GNI가 대만보다 높았다”고 부연했다. 국외순수취요소소득, 인구 감소도 각각 88달러, 74달러 증가하는데 기여했다.1인당 국민소득은 한 나라 국민의 평균적 생활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명목 물가를 반영한 성장률인 명목 GDP에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을 더한 명목 GNI를 통계청 추계 인구로 나눠 원·달러 환율을 반영해 산출한다. 달러화로 환산되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하면 1인당 GNI는 감소하게 된다. 다만 한은은 가까운 미래에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최 부장은 “향후 우리나라가 2% 내외의 성장률을 나타내고 물가 성장률도 2% 내외 수준이 지속되고 환율도 과거 10년 평균인 1145원 수준을 유지한다면 멀지 않은 시기에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이 가능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한다”고 말했다.
  • 日 기업 기금 참여할까…尹대통령 “지지율 10%로 떨어져도 한일 관계 개선”

    日 기업 기금 참여할까…尹대통령 “지지율 10%로 떨어져도 한일 관계 개선”

    정부가 6일 발표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해결책과 관련해 가해 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이 배상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지만 ‘간접적’ 참여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7일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최대 재계 단체인 게이단렌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이 게이단렌 회원 기업인 만큼 배상과 연관이 없는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은 있다”라고 말했다. 일본의 게이단렌과 한국의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별도로 ‘미래청년기금’(가칭)을 공동 조성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 기금에는 두 가해 기업이 반대하는 ‘강제동원’의 명칭이 붙지 않아 배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명분을 세우면서 최소한의 성의를 표시할 수 있다는 게 일본측 분석이다. 한편 일본 정부가 강제동원 해결책과 관련해 회의적인 시각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때처럼 한국의 정권이 바뀌면 뒤집힐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당시 합의 때 일본 외무상은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였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강제동원 관련 한국과의 협의를 보고받을 때마다 “다시 돌아갈 수 없도록 애매한 요소를 남기지 마라. 끈질기게 협상하라”라는 지시를 반복했다고 한다. 반면 예상보다 빠른 해결책 발표가 이뤄진 데는 윤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한국을 방문한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와 면담 자리에서 “10%로 지지율이 떨어져도 한일 관계를 개선시킨다”며 “문제의 조기 해결이 중장기적으로 미래의 한국을 위한 것도 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 김인제 서울시의원, 서울시립대 모집전형 학폭 평가시스템 미흡…‘더 글로리’ 방지하는 학폭 반영 모집전형 개선

    김인제 서울시의원, 서울시립대 모집전형 학폭 평가시스템 미흡…‘더 글로리’ 방지하는 학폭 반영 모집전형 개선

    서울시립대 모집전형에서 학교폭력 전력을 확인할 수 있는 학교생활기록부 반영 및 평가시스템이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김인제 의원(더불어민주당·구로2)이 지난 6일 서울시의회 제316회 임시회 서울시립대 업무보고에서 서울시립대 모집전형에 학교폭력 전력을 평가·반영할 수 있는 모집전형 개선을 요구했다. 2023년 서울시립대 모집요강에 따르면 정시모집은 대학수학능력시험 100% 반영하고 학교생활기록부는 반영하지 않고 있으며, 수시모집에서도 학생부종합전형을 제외한 논술, 학생부(교과), 학생부(교과) 실기·실적 전형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교과영역 100%로 비교과영역은 반영하지 않고 있어 학교폭력 전력이 있어도 모집에 반영되지 않고 있었다. 김 의원이 서울시립대 업무보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시립대 모집정원의 66%에 달하는 인원은 학교생활기록부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수능과 교과점수만 반영되는 성적 위주 모집이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했고, 이러한 모집전형으로 인해 2023년 1,217명에 달하는 인원 중 학교폭력 등 교내외 징계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 학생이 있더라도 아무런 제한이나 감점없이 서울시립대에 입학이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서울시립대 업무보고를 보면 2023년 모집정원 1,845명의 66%인 1,217명을 성적위주로 선발하고 있으며, 학교폭력 등 전력을 확인할 수 있는 학생부종합전형은 34%에 불과했다. 김 의원이 서울시립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시립대는 지난 2012년 정부의 학교폭력 종합대책에 평가요소로 수시 모집요강에 반영했다. 같은 자료의 최근 3년간(2021~2023학년도) 신입생 모집 시 학교폭력 처분 내용 및 학교 내외 징계내역 확인 및 조치현황‘은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총 8명이 학교폭력 등으로 불합격된 것이 확인됐다. 이런 학생부종합전형은 전체 모집정원의 1/3에 불과해 학교폭력 등 징계 처분의 내용을 확인하고 그에 상응하는 감점 등 조치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 김 의원은 지난 6일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서울시립대 업무보고에서 서울시립대학교 총장에게 “총장님의 서울시립대 학교운영 철학처럼 서울시립대의 방향은 국가와 인류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문학적 소양을 가질 수 있는 학생들을 배출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런 대학이 ‘성적만’ 잘 받은 학생 위주로 선발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서울시립대는 일반 민간대학이 아니라 서울시민의 세금인 서울시의 재정인 투입되는 공공대학으로 시립대가 배출하는 학생들이 앞으로 사회와 인류에 기여할 수 있는 학문 공동체”임을 강조하며, “앞으로 학교폭력 예방할 수 있는 학칙 개정 등 대책을 보고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서울시립대학교 원용걸 총장은 “학폭 가해자를 입학과정에서 어떻게 선별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으며 관련 대책을 김 의원에게 보고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끝으로 김 의원은 “향후 서울시립대 학칙 및 모집요강을 개정해 학교폭력 전력이 있는 경우에는 그 잘못에 합당한 지원자격의 제한이나 감점 등 평가시스템을 마련해 ‘더 글로리’와 같은 끔찍한 일이 현실에서 반복되지 않도록 서울시립대부터 적극적인 조치를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스즈메는 문을 닫으려 하고, 다리 하나 없는 의자와의 여행

    스즈메는 문을 닫으려 하고, 다리 하나 없는 의자와의 여행

    그의 작품에는 늘 올라가는 남성과 내려오는 여성이 교차한다. 여성은 하늘과 우주에 머무르며, 남성은 지구에 있기 때문이다. 아이맥스 스크린을 가득 채운 시원한 풍광에 선들이 아래로, 위로 뻗어나간다. 선이 인연을 의미함은 물론이다. 12년 전 동일본 대지진의 트라우마가 여전히 일본인들의 가슴에 남아있음을 떠올리게 하는 애니메이션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이 8일 우리 관객을 만난다. ‘초속 5센티미터’(2007)과 ‘별을 쫓는 아이들’(2011)과 ‘언어의 정원’(2013)으로 우리의 감성을 깨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너의 이름은.’(2016)과 ‘날씨의 아이’(2019)에 이어 ‘트리플 천만 관객’을 일본에서 동원한 작품이다. ‘너의 이름은.’은 380만 2000여명을 모아 지난 5일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 역대 국내 흥행 일본 애니 1위의 영예를 물려줬는데 이번 작품으로 되갚을지 주목된다. 주인공은 일본 규슈의 한적한 마을에 사는 소녀인데 거리에서 마주친 청년 소타를 찾고자 인근 폐허로 향했다가 그곳에 우두커니 서 있는 수수께끼의 문을 발견한다. 스즈메가 호기심에 손잡이를 돌리는 순간, 마을에 지진과 함께 재난이 닥쳐온다. 보이지 않던 소타가 문을 닫기 위해 분투하고 스즈메가 가세하며 가까스로 열린 문을 닫는다. 소타는 재난을 부르는 문을 닫기 위해 전국을 떠돌고 있었다. 하지만 소타는 이 사건을 계기로 발이 하나 없는, 작은 의자로 변해버린다. 스즈메는 의자가 돼 버린 소타와 함께 재난의 문을 닫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그 여정이 한신고베 지진과 동일본 대지진 현장으로 연결됨은 물론이다. 미국의 한 연예매체는 일본의 전통 설화를 장황하게 소개하기도 했다. 여행을 하며 스즈메는 어린 시절 재난으로 잃은 엄마를 마주하고, 깊은 상흔처럼 들러붙은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극복해낸다.신카이 감독이 그동안 작품들에서 선보였던 세계관을 집대성한 느낌이 강렬하다. 수채화처럼 투명한 이미지가 눈길을 붙들고 섬세한 언어가 영롱하다. 의자로 변해버린 사람이 신비한 고양이 ‘다이진’을 쫓아 재난을 부르는 문을 닫으러 모험에 나선다는 설정이 색다르다. 판타지 요소가 강한 작품에는 모든 것을 빼앗아 가버릴지 모를 재난에 맞서 싸우며 그래도 희망을 찾아 일상을 열심히 살아내야 한다는 메시지가 오롯하다. 선전 포스터에 등장하는 “다녀오겠습니다” 인삿말에 응축돼 있다. 아름다운 색감에 감성을 더하는 건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이다. 어린 나이에도 뛰어난 가창력으로 주목받아 온 도아카는 주제곡 ‘스즈메’를 통해 관객에게 묘한 감성을 일깨운다. 슬프기도, 따뜻하기도, 그립기도 한 그의 OST는 엔딩 크레디트가 끝날 때까지 관객을 붙잡을 정도로 매혹적이다. 음악은 신카이 감독과 ‘너의 이름은.’과 ‘날씨의 아이’에서 호흡을 맞춘 일본 밴드 래드윔프스가 맡았다. 미국과 일본에서 영화음악 작곡가로 활동해온 진노우치 가즈마도 참여했다. 그는 ‘명탐정 피카츄’와 ‘쥬만지:넥스트 레벨’ 등에 참여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일본에서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2)이 황금곰상을 수상한 뒤 21년 만의 쾌거라고 떠들썩했지만 수상하지 못했다. 대신 199개국에 선판매됐다.17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됐다고 해서 화제를 모은 스즈메 역의 성우 하라 나노카가 신카이 감독과 함께 7일 한국을 찾아 9일까지 머무르며 무대 인사 등에 나선다. 신카이 감독은 “애니메이션의 쾌감을 총동원해 여행의 고양감을 그리고, 이야기가 완수해야 할 공감이나 격리의 기능을 플롯 밑바탕에 내던지며 그것들이 잘 구동하길 바라면서 만들었다”면서 그런 작업이 가능한 것은 지금의 나이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날씨의 아이’가 개봉했던 2019년의 여름날에 두 가지 생각이 떠오르는 것이 이번 작품의 계기 됐다고 돌아봤다. 장소를 애도하는 이야기와 기묘한 모양을 한 자와 소녀가 여행하는 이야기라고 했다. 허망함과 폐쇄감이 떠오르는 곳에서 시대에 포박당한 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우리 모두를 그리고 싶었다는 얘기다. 122분 러닝타임이 지루하지 않다.
  • 승강기 안전사고 예방하는 ‘시니어승강기안전단’ 확대 운영

    승강기 안전사고 예방하는 ‘시니어승강기안전단’ 확대 운영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승강기 안전사고 예방과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시니어승강기안전단’을 전국으로 확대 운영한다고 7일 밝혔다. 승강기안전공단은 올해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함께 한국철도공사 등 7개 철도 운영 기관과 협업해 전국 95개 철도·지하철 역사에 시니어승강기안전단 622명을 배치하기로 했다. 시니어승강기안전단은 지난해 공단과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업무협약을 통해 시범사업으로 서울·경기지역 8개 지하철 역사에 노인 인력 62명을 배치해 승강기 위험 요소를 발굴·개선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이에 따라 올해 한국철도공사, 서울교통공사, 서울시메트로 9호선, 인천교통공사, 부산김해경전철, 부산교통공사, 공항철도 등 7개 철도 운영기관의 95개 역사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시니어승강기안전단은 승강기 안전 활동에 필요한 안전과 직무교육을 거친 뒤 철도 역사에 배치돼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의 기본적인 안전 점검, 고령자 및 거동 불편자 승강기 탑승 도움, 안전 수칙 준수 안내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이용표 승강기안전공단 이사장은 “시니어승강기안전단 확대 운영으로 철도 역사 승강기 안전사고 예방과 함께 노인 일자리 창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여러 기관과 협업해 승강기 안전 확보는 물론 사회적 공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장태용 서울시의원, ‘한국형 ChatGPT 산업현황과 전망 모색을 위한 정책 토론회’ 성료

    장태용 서울시의원, ‘한국형 ChatGPT 산업현황과 전망 모색을 위한 정책 토론회’ 성료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장태용 의원(국민의힘·강동4)과 시의원들의 연구 단체인 서울미래정책연구회 주관으로 지난 6일 서울시립미술관 세마홀(서소문본관 지하1층)에서 진행된 ‘한국형 ChatGPT 산업현황과 전망’ 토론회가 업계·학계·담당 공무원 등 6명의 패널들이 참석한 가운데 AI와 관련된 발제와 자유토론까지 2시간 넘게 이어져 성황리에 마쳤다. 금번 토론회는 산업과 공공분야를 넘어 일상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오픈AI가 개발한 대화형 챗봇 ‘ChatGPT’ 를 통해 AI 서비스 기술의 현황을 살펴보고, 한국형 AI 기술 관련 산업의 활성화 및 정책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개최됐다. 토론회에서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가 발제와 좌장을 맡아 ChatGPT 산업현황과 문제점, 대응방안을 주제로 발제했고, 이어진 토론에서 유승재 페르소나AI 대표, 김진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 정강은 중소벤처기업부 디지털혁신과장, 김기현 서울특별시 신산업정책관, 이태훈 서울산업진흥원 미래혁신단 본부장이 각각 토론을 진행했다. 발제자인 김 교수는 ▲ChatGPT 시장 현황과 가능성 ▲ChatGPT의 약점과 문제점 ▲표절과 저작권 등 윤리적 문제를 지적하고, AI 챗본 산업대응전략을 제시했다. 뒤이어 유 대표는 ▲국내와 해외의 AI 시장상황 ▲공공과 기업의 한국형 챗GPT 활용 현황 및 방안 등을 토론하고, 페르소나AI가 개발한 챗봇, 메타휴먼 등의 시연을 선보였다. 김 변호사는 ChatGPT 산업의 개인정보와 지식재산권 침해 가능성 등 법적인 분야를 짚어줬고, 김기현 서울특별시 정책산업관은 ▲양재AI 융·복합 타운건립 ▲서울시의 AI특화기업 육성 현황 ▲OPEN-AI 플랫폼 등 향후 서울시의 AI 산업 지원 계획을 소개했다. 정 디지털혁신과장은 AI 기술의 발달로 사람과 기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공공 영역의 역할에 대한 토론을 이어갔고, 이 본부장은 국내 AI 사업모델과 정책지원은 가장 먼저 교육과 헬스케어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낼 것이며, 다음으로는 업무에 많은 인력이 필요하고 일관적인 대응을 반복하는 상담 업무에 먼저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관한 장 의원은 “ChatGPT로 상징되는 AI 서비스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서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동시에 결과에 대한 신뢰성, 저작권, 윤리적 문제 등 불완전 요소가 산재한 양날의 검과 같다”라며 “오늘 두 시간이 넘는 열띤 토론회를 통해 AI 기술혁신을 둘러싼 한계와 가능성 등 다양한 논점과 방향성을 제시해 준 패널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장 의원은 토론회를 마무리하면서 “향후 ChatGPT는 더욱 발전하며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고 새로운 기술발전을 이끌어 갈 것”이라며 “기술의 한계는 보완하고 가능성은 확대하기 위해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입법 성과로 만들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서울광장] 저출산 예산, GDP 4%로 올려야 하는 이유/오일만 세종취재본부장

    [서울광장] 저출산 예산, GDP 4%로 올려야 하는 이유/오일만 세종취재본부장

    저출산 문제는 한국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위기 가운데도 가장 치명적이고 근원적인 문제다. 단순한 인구 감소를 넘어 사회공동체 붕괴와 국가 소멸로 이어지는 까닭이다. 지난해 합계출산율(가임여성 1명의 평균 출생아 수)은 0.78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에 해당된다. 저출산은 사회·경제·문화적인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구조적 문제다. 취업, 주거, 복지 등의 문제가 혼재된 상황에서 젊은 세대들에게 억지로 결혼과 육아를 강제할 수 없는 사안이다. 20·30 미혼 여성 중 ‘결혼과 출산이 필수’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4%에 불과하다는 최근 여론조사(사회복지연구)는 사태의 심각성을 방증한다. 저출산 원인이 다층 복합적임에도 지금까지 주로 재정 투입식 접근법을 선호했다는 점은 뼈아프다. 현금 지원인 양육수당 지급과 세금공제 확대 등의 지원 정책은 현실의 엄혹함에 비춰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 더욱이 관련 부처들의 중구난방식 정책은 불필요한 행정비용을 높이면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형국으로 귀결된 측면이 크다. 보수·진보 정권을 막론하고 우리는 지난 16년간 저출산 예산으로 280조원을 쏟아부었다고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숨어 있다. 지난해 OECD 국가의 평균 저출산 예산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2.5%였다. 인구 대책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 프랑스와 독일의 경우 GDP 4% 수준에 달한다. 우리의 경우 지난해 저출산 예산은 GDP 대비 1.5%에 불과했다. 그것도 임팩트 없는 나열식 정책을 반복하면서 스스로 화를 부른 측면이 크다. 한 번 떨어진 출산율은 반등 자체가 힘겨운 관성의 법칙이 작동하는 영역이다. 출산율 하락의 흐름을 끊고 거슬러 올라가기 위해선 정책 수요자인 젊은 세대에 대한 강력한 유인책이 필요하다. 저출산 극복에 성공한 나라들은 대부분 과감한 재정 투입과 함께 사회구조 변화의 투트랙 정책을 폈다는 공통점이 있다. 유럽 최고 수준의 합계출산율을 자랑하는 프랑스(1.83명)는 파격적인 재정 지원과 함께 중간 과정인 결혼의 문턱을 없애는 사회 분위기에 주력했다. 비혼 등 다양한 형태의 가정을 인정하고 혼외출산의 경우도 결혼과 동등한 혜택을 부여했다. 그 결과 지난 20년간 690만명의 인구가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스웨덴은 1974년부터 남녀 모두 6개월간의 유급 육아휴직제도를 시행했고 현재는 480일까지 기간을 늘렸다. 일과 육아가 가능한 가족 중심 정책이다. 독일 역시 가족지원정책 예산만 GDP 대비 2.42%에 이른다. 지난해 세계 인구가 80억명을 돌파한 상황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유독 유교 문화권 국가들이 저출산 늪에 빠진 점도 살펴볼 대목이다. 같은 아시아권이지만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의 합계출산율은 2.75명이고, 불교 국가인 베트남은 1.94명이다.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1.80명), 인도네시아(2.18명)는 말할 것도 없다. 유교 문화권인 우리는 성에 대한 엄숙한 도덕주의와 엄격한 성역할(육아 독박), 과거제 전통으로 인한 학력주의가 뿌리 깊게 남아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젊은 세대들이 극심한 생존경쟁에 내몰리다 보니 결혼과 출산 자체를 기피할 수밖에 없다. 사회적 구조 변화가 절실한 대목이다. 정책의 성패는 타이밍에 달려 있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실기하면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 인구 감소세가 뚜렷해진 1996년에야 허둥지둥 산아제한 정책을 폐지했던 우를 다시 범해선 안 된다. 신발 끈을 동여매고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저출산 극복은 국가의 존망이 걸린 중대사인 만큼 비상한 시국엔 비상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 ‘그 나물에 그 밥’ 같은 정책으론 실패를 되풀이할 뿐이다.
  • ‘역대급 흥행’ 與 전대… 막판 대통령실 선거 개입 논란에 시끌

    ‘역대급 흥행’ 與 전대… 막판 대통령실 선거 개입 논란에 시끌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투표 절차가 사실상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한 대통령실 소속 행정관이 일부 당원들에게 김기현 당대표 후보를 지지하는 성격의 홍보물을 전파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가 6일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안철수 후보가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을 예고하는 등 막판까지 혼탁한 선거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산하 국민통합비서관실에서 근무하는 행정관 A씨가 김 후보 지지 홍보물 전파를 부탁하는 내용의 녹취록이 확보됐다. 녹취록에는 A씨가 B씨에게 “그때 인사드린 A행정관입니다”라고 소개한 뒤 “전당대회도 별로 안 남고, 그래서 저희 김기현 대표 이런 방이 하나 있는데 거기 콘텐츠 올라가 있으면 뭐 그런 것도 좀 봐주시고, 좀 전파하실 방 있으시면 전파도 좀 해주시고 그러십사”라고 말한 내용이 담겼다. A씨는 또 “방에 이제 초청을 드려도 될까요? 아마 방 이름이 ‘김이 이김’ 이런 방인 것 같은데”라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 제7조에 명시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며 법적 조치를 경고했다. 그는 “어떻게 책임을 물을 것인지와 관련해 대통령실이 대답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교안·천하람 후보도 김 후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황 후보는 “김 후보가 ‘대통령 팔이’를 할 때 수차례 경고했던 것”이라며 “나라와 당과 대통령을 위한다면 지금 당장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천 후보는 “철저한 감사를 통해 책임자들을 즉각 징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김 후보는 불법적 요소가 아니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실관계가 밝혀져야 된다”면서도 “공무원이라 하더라도 단체 채팅방에 들어가서 활동하는 것 자체가 금지는 아니기 때문에 위법이라고 할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논란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정 후보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고 국정 홍보와 관련된 언급을 했던 것 같다”며 “전당대회에 더이상 대통령실을 개입시키려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4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된 모바일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이날부터 이틀간 자동응답(ARS) 투표가 시작됐다. 이날까지 합산 투표율은 총당원 83만 7236명 중 44만 4833명이 투표해 53.13%를 기록했다. 2021년 전당대회 최종 투표율 45.36%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높은 투표율에 대해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에게 유리하다며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며 승리를 자신했다. 김 후보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투표율이 높을수록 제게 유리하다. 목표는 1차 투표 과반”이라고 확신했다. 천 후보는 “심판 투표의 성격”이라고 해석했고, 황 후보는 “결선 투표를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 또한 “개혁에 대한 열망”이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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