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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태안의 미식여행] 소박한 미식가들의 소금 이야기

    [강태안의 미식여행] 소박한 미식가들의 소금 이야기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미식행위’와 일반 생활 속에서도 미식을 추구하는 ‘작은 사치’(small luxury)가 유행이다. 세계적인 레스토랑 가이드북도 서울에 진출해 서울의 미식을 세계와 견주며 평가하고 있고 먹고 마시고 요리하고 얘기하는 다양한 음식 프로그램이 넘쳐난다. 방송을 보다 보면 유명 요리사의 과장된 소금 뿌리기 행위를 따라 하는 모습을 자주 접한다. 너무 과장되니 다소 우습지만 그만큼 요리할 때 소금을 넣는다는 의미는 크다.그렇다. 소금이야말로 맛의 근원이며 음식 재료만큼 중요한 음식의 알파며 오메가다. ‘소금간을 한다’는 의미는 요리사에게도, 먹는 사람들에게도 더 깊고 다양한 맛을 위한 가장 중요한 ‘미식행위’일 것이다. 5년 전 세계적인 미식 도시 포틀랜드를 방문했었다. 포틀랜드는 미국 전역에서 다양한 경험을 했던 젊은 요리사들이 몰려와 자신의 첫 번째 레스토랑을 여는 도시이며 자연주의 라이프스타일 ‘킨포크’ 운동이 시작된 곳이다. 유명 식재료 마트마다 다양한 소금들이 구비돼 있는 ‘소금별도 코너’가 흥미로웠다. 특히 히말라야 암염(분홍색)이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었고 두껍고 큰 판 형태의 암염 그대로 판매되고 있었다. 또한 아이스크림, 초콜릿 전문 매장에서는 유명 소금을 넣은 제품들이 인기였다. 소금 전문서적, 전 세계의 유명 소금을 전시, 판매하는 곳도 인상적이었다. 이곳에 한국의 ‘죽염’이 진열돼 있었지만 사람 눈높이 2배 이상 높은 곳에 있어 다른 국가들의 소금들이 사람 눈높이 근처 적당하게 진열된 것에 비해 안타까운 대조를 보였던 기억이 있다. 소금은 이렇듯 대중에게 미식의 근원으로 인식되고 있어 한가지 소금의 원천 그 자체로 다른 천연 식재료를 첨가하고 혼합해 아주 다양한 소금을 일상생활에서 즐기고 있었다. 생각해 보니 내 외국인 친구들은 한국에 오며 내게 소금을 선물한 적이 많았다. 소금 내용물이 보이는 작은 병 혹은 투명 봉투 등으로 포장돼 예쁘고 작고 고급스럽고 휴대하기 간편했다.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소금을 가지고 다니며 음식을 즐길 때마다 나의 맛을 추구하는 부러운 미식문화를 갖고 있었다. 우리나라도 소금의 질 좋기로 유명한데 광물에서 음식으로 신분 상승한 지 얼마 안 됐다. 지금 4월 말이니 이제 송홧가루를 날리며 1년 중 가장 좋은 천일염 수확 시기가 다가온다. 그곳에는 한국의 전통 소금 ‘자염’도 있다. 사라져 가는 세계 음식문화 유산이자 슬로푸드 ‘맛의 방주’에도 이름을 올린 귀한 갯벌 소금이다. 나의 지인 중 한 명은 두유를 데워 자염을 살짝 뿌려 마신다. 비리지 않고 맛이 화사해진다고 좋단다. 또 다른 이는 튀김을 자신이 주문해 먹는 토판 염에 찍어 먹고, 또 어떤 이는 점심시간 국물 음식 즐길 때 식당 소금 대신 자신의 소금을 넣어 즐기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지 자신의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일상생활 속에서 미식을 실천한다. 이들 대부분은 200g 혹은 500g짜리 원천 포장 그대로 들고 다닌다. 프리미엄 소금의 다양한 개별 포장 디자인이 아쉽다. 더 좋은 재료를 찾아 잘 익혀 어떤 소금과 즐기느냐가 생활 속의 미식이 될 것이다. 원재료 맛과 소금 맛의 조화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의 여느 미식의 도시처럼 나만의 소금, 나만의 소스 등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다. 좋은 식재료를 찾아 미식여행을 떠나 보자. 나만의 소금을 가지고.
  • 이명희, 호텔 설렁탕에 “어떤 개XX가 물 탔냐” 욕설

    이명희, 호텔 설렁탕에 “어떤 개XX가 물 탔냐” 욕설

    대한항공 총수일가의 갑질 행태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는 가운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이자 조현민 전무의 어머니인 이명희씨가 호텔 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욕설을 퍼부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20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조 회장 일가는 2014년 1월 서울 종로구 평창동으로 이사한 뒤 호텔 요리사와 직원들을 불러 집들이 음식을 준비했다. 당시 이씨는 갈빗살이 뼈와 붙어있지 않고 떨어졌다는 이유로 욕설을 했다고 한 직원은 주장했다. 그는 “개XX, 소XX는 기본공식이라고 생각해야 된다. 갑질 중 최고 갑질”이라고 말했다. 세차례 걸쳐 욕설을 하던 이씨는 조 회장이 그만하라고 말리자 그제야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가 호텔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음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직원들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설렁탕을 먹다가 싱거우니까 이씨가 “어떤 개XX가 물 탔냐”고 욕을 했다는 것이다. 호텔 식당이 300평인데 쩌렁쩌렁 울릴 정도였다는 게 당시 목격자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회사 바깥일이라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고 JTBC는 보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佛 샤퀴테리, 伊 살루미…돼지의 화려한 변신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佛 샤퀴테리, 伊 살루미…돼지의 화려한 변신

    하루 10시간 넘게 빡빡하게 진행된 요리학교 수업. 마치는 순간만을 온종일 목이 빠져라 기다렸던 건 지루하거나 힘들어서가 아니었다. 오직 한 가지 이유, ‘그곳’에 가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누리던 모든 걸 뒤로하고 이역만리 타국에서 홀로 지낸다는 건 기대보다 그리 낭만적인 일만은 아니었다. 이탈리아 생활 동안 가끔 위안을 얻을 수 있었던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익숙하지 않은 풍경이 펼쳐지는 곳, 갖가지 돼지 가공품을 파는 ‘살루메리아’였다.천장에 주렁주렁 매달린 돼지 가공품에서 나는 비릿한 고기 냄새와 짠내, 퀴퀴한 곰팡이 내음으로 가득한 공간. 진열장에 놓인 살루미를 넋 놓고 구경하는 동안에는 걱정과 불안이 느껴지지 않았던 탓일까. 수업이 끝난 후 발걸음은 언제나 근처 살루메리아로 향했다. 여러 가지 살루미를 조금씩 사서 기숙사로 돌아와 와인 한 병을 딴 채로 앉아 그날 수업을 정리하는 건 하루를 마감하는 나만의 조촐한 의식이었다.이탈리아에서 돼지고기로 만든 육가공품을 통틀어 살루미라고 한다. 여기에는 돼지 뒷다리로 만든 생햄인 프로슈토부터 말린 소시지인 살라미, 삼겹살을 염장해 만든 판체타나, 볼살로 만든 관찰레, 목살로 만든 코파 등이 포함된다. 살루미를 파는 가게를 살루메리아라 부른다. 살루미는 소금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 돼지의 살코기뿐 아니라 각종 부속물을 소금에 절여 보존기한을 늘리고 맛과 풍미를 더한 육가공품은 고대부터 유럽인에게 사랑받는 식재료였다.당시 살루미를 만드는 기술은 문명국 로마제국보다 그들이 야만족이라고 무시했던 게르만족이 한 수 위였다. 농경보다 수렵채집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게르만족인지라 고기를 염장한 후 가공하는 기술은 따라올 자가 없었다. 로마인은 지금의 프랑스와 독일 지역에 살던 게르만족에게 와인을 수출하고 육가공품을 수입했다. 특히 지금의 프랑스 지역에 거주하던 게르만 일파인 골족의 육가공품을 선호했다. 부유한 로마인들에게 골족이 만든 육가공품은 연회에 필수적인 음식으로 통했다. 그 때문일까. 이탈리아 사람들은 절대로 인정하지 않겠지만 유럽에서 가장 창의적인 방식으로 다양한 육가공품을 만들어내는 곳이 바로 프랑스다. 프랑스에서는 육가공품을 일컬어 샤퀴테리라고 한다. 이탈리아 살루미 협회에 등록된 살루미 종류는 2백여 가지지만 프랑스에 알려진 샤퀴테리 종류는 두 배가 넘는다. 살라미와 비슷하게 생긴 소시송이나 프로슈토의 친척뻘인 잠봉, 곱게 간 돼지고기에 닭이나 오리의 간을 섞어 만드는 파테와 테린 등이 대표적이다. 소금에 절이는 것뿐 아니라 익히고 찌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만들어낸 샤퀴테리는 살루미와 마찬가지로 주로 차가운 상태에서 제공된다. 메인 메뉴를 먹기 전 입맛을 돋우는 전채요리로 나오거나 간단한 와인 안주로 가볍게 먹는 용도로 쓴다. 이탈리아와 프랑스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선 나라마다 특색 있는 육가공품을 찾아볼 수 있다. 살라미에 훈제한 고춧가루를 넣어 만든 스페인의 초리조, 독일의 익힌 소시지 부르스트도 대표적인 육가공품이다. 부르스트는 고기를 곱게 갈아 각종 향신료를 넣고 유화시킨 후 케이스에 넣어 익혀서 만든다. 익히지 않고 말려서 발효시킨 살라미나 초리조와 비교하면 덜 짜고 한 끼 식사로 그냥 먹기에도 큰 부담이 없다. 프랑크소시지, 비엔나소시지 등으로 알려진 소시지가 그런 것들이다. 부르스트가 우리에게 익숙한 소시지의 맛이라면 살라미와 초리조는 폭발적인 감칠맛을 자랑한다. 얇게 썰어낸 살라미 한 조각을 씹으면 입안에서 짠맛과 감칠맛이 짜릿하게 느껴진다. 왠지 죄를 짓는 것만 같은 기분도 드는데 이럴 땐 성스러운 보혈, 붉은 와인 한 모금이 필요하다. 살루미나 샤퀴테리는 일반적으로 돼지고기 육가공품을 의미한다. 그러나 소나 염소, 오리, 닭 등 다양한 고기를 이용한 제품도 흔하다. 재미있는 건 어디서 만드는지, 어떤 재료로 만드는지, 어떤 레시피로 만드냐에 따라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공장에서 천편일률적으로 대량 생산되는 육가공품의 반대편에는 장인들이 만드는 개성 넘치는 육가공품들이 있다. 살루미나 샤퀴테리를 만드는 일은 손이 많이 가고 오랜 시간이 걸린다. 레시피만 안다고 해서 단번에 성공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온전히 경험과 노력에서 나오는 산물이라는 점에서 보면 하나의 잘 만든 공예품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과거 국내에서 살루미나 샤퀴테리 같은 육가공품을 만드는 건 어렵다고 했다. 풍토와 재료가 유럽과 다르다는 이유에서였다. 제대로 된 육가공품을 맛보려면 유럽에 가거나 수입된 제품을 선택해야만 했다. 그러나 요즘엔 사정이 나아졌다. 도전적이고 열정 넘치는 요리사들이 주축이 되어 국내에서도 유럽식 육가공품을 만드는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국내 사정에 맞게 유럽과는 차별화되는 맛으로 국내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 동네마다 차고 넘치는 카페 대신 개성 있는 육가공품 가게가 하나둘 들어서는 날이 오길 바라본다.
  • 코미디언 홍윤화, SBS 드라마 ‘기름진 멜로’ 캐스팅...요리사 역할

    코미디언 홍윤화, SBS 드라마 ‘기름진 멜로’ 캐스팅...요리사 역할

    코미디언 홍윤화가 SBS 새 드라마 ‘기름진 멜로’에 캐스팅됐다.6일 SBS 새 드라마 ‘기름진 멜로’에 코미디언 홍윤화가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오는 5월 첫 방송을 앞둔 ‘기름진 멜로’는 대한민국 최고 중식당의 스타 셰프에서 다 망해가는 동네 중국집의 주방으로 추락한 남자의 사랑과 생존, 음식 이야기를 담아낸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극 중 홍윤화는 미슐렝가이드 투스타를 받은 호텔 중식 레스토랑 ‘화룡점정’의 요리사이자 주방의 유일한 홍일점 ‘간보라’ 역을 맡게됐다. ‘간보라’는 귀여운 얼굴과 달리 북경오리의 배도 주저 없이 가르고 중식 칼로 오리발도 단 번에 자르는 대담한 성격의 소유자로, 남자들로 가득한 주방에 톡톡 튀는 존재감으로 극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홍윤화는 “예능이나 개그프로그램이 아닌 드라마로 오랜만에 인사드리게 돼 많이 설렌다”면서 “이번 작품을 위해 중식 요리, 도구들과 친해지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니 보시는 분들도 귀엽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소감을 전했다. 앞서 홍윤화는 개그 프로그램 및 예능뿐만 아니라 드라마 ‘장난스런 키스’, ‘레알스쿨’, ‘더 미라클’ 등을 통해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편 홍윤화가 출연하는 SBS 새 드라마 ‘기름진 멜로’는 현재 방영 중인 ‘키스 먼저 할까요’ 후속으로 오는 5월 첫 방송된다. 사진=JDB엔터테인먼트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파스타를 산뜻하게 즐기는 방법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파스타를 산뜻하게 즐기는 방법

    호된 겨울을 겪었기 때문일까. 사계절 중 유독 봄이 반갑다. 비록 미세먼지와 황사란 불청객이 수시로 찾아오긴 하지만 지난겨울이 유난히 춥고 길었던 만큼 작은 날씨 변화도 드라마틱하게 다가오는 요즘이다. 봄을 느끼는 방법은 많다. 한껏 얇아진 봄옷을 입고 개나리꽃과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길을 걷거나 쉬는 시간에 잠깐 테라스에 앉아 포근한 햇살을 만끽하며 망중한을 느끼는 것도 봄에 할 수 있는 일이다.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 지방에서 보낸 그해 4월은 그동안 겪어 왔던 어떤 봄보다 극적이었다. 자고 일어나니 어느새 칙칙한 들판이 초록빛으로 가득 찼다. 운동을 지독히도 싫어하는 나 같은 사람도 절로, 밖에 나가 뛰게 만드는 풍경이랄까. 주말 오전마다 읍내 주변 포도밭을 하염없이 달렸다. 하루는 한 할머니가 언덕에서 무언가 캐고 있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도 쑥이 자라나 싶어 호기심에 다가갔다. 언덕에 흐드러지게 핀 것은 바질이었다. 이미 한 봉지 가득 바질 잎을 담은 할머니는 봄이라 집에서 바질 페스토를 만들 거라고 했다. 싱그러운 바질 향 가득한 페스토를 듬뿍 넣은 파스타는 아마도 이탈리아에서 봄을 느끼는 방법 중 가장 풍요로운 방법이리라.페스토란 일종의 양념장이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식물과 견과류 그리고 오일을 으깨서 뒤섞어 놓은 이탈리아식 퓌레다. 퓌레는 또 무엇이란 말인가. 과일이나 채소를 으깨서 걸쭉하게 만든 액체로 토마토 과육이 느껴지는 토마토소스를 생각하면 쉽다. 그대로 먹기도 하고 다른 요리에 첨가되거나 바탕이 되는 역할을 한다. 페스토는 주로 빵에 펴 발라 먹거나 파스타 소스로 쓰인다. 페스토의 대표주자는 바질 페스토다. 이탈리아 리구리아 지방의 제노바가 자랑하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이탈리아에서는 페스토 알 바질리코, 페스토 제노베제로 통한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바질과 잣, 마늘, 치즈, 소금 그리고 올리브 오일을 절구에 한데 넣고 으깨서 만든다. 싱그럽고 달콤한 바질과 치즈의 감칠맛, 그리고 올리브 오일의 풍미가 한데 어우러져 한 입 베어 먹으면 봄이 입안에서 춤추다 못해 폭발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왠지 봄과 폭발은 어울리지 않지만, 입안에서만큼은 가능한 일이다. 바질 페스토를 한 입 먹어 보면 리구리아 사람들은 어째서 이런 천재적인 생각을 해낸 것일까 절로 감탄이 나온다. 음식의 출발은 재료다. 산지가 많은 리구리아가 자랑하는 식재료는 잣과 품질 좋은 올리브다. 여기에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허브인 바질과 마늘, 그리고 치즈가 더해져 페스토가 탄생했다. 재미있는 건 리구리아와 접해 있는 프랑스 남동부 프로방스 지방에 비슷한 음식이 있다는 점이다. 이름도 비슷한 피스투다. 페스토와 다른 점은 잣과 같은 견과류를 넣지 않고 묽게 만들어 수프로 먹는다는 정도다.제노바와 멀리 떨어진 남쪽 섬 시칠리아에도 페스토의 사촌이 존재한다. 시칠리아 서쪽 끝 트라파니 지역의 페스토 트라파네제가 그 주인공이다. 트라파니식 페스토는 제노바식과 몇몇 재료에서 차이가 난다. 바질과 올리브 오일은 동일하지만 트라파네제에는 잣 대신 아몬드가, 그리고 약간의 토마토가 들어간다. 제노베제가 싱그러운 녹색 빛깔을 자랑한다면 트라파네제는 토마토 때문에 붉은빛을 띤다. 이 때문에 붉은 페스토, 페스토 로소라고도 불린다. 트라파네제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도 있다. 시칠리아의 지중해 무역거점이었던 트라파니 항구에는 제노바 출신 항해사들이 자주 드나들었다. 이들은 고향 음식이 그리웠고 바질 페스토도 그중 하나였다. 한 요리사가 제노바 선원에게 팔 요량으로 잣 대신 시칠리아에 풍부한 아몬드, 그리고 때깔 좋은 토마토 등을 넣고 페스토를 만들었는데 그렇게 트라파네제 페스토가 탄생했다고 전해진다. 여느 음식에 대한 전설이 대부분 그렇듯 믿거나 말거나에 가까운 이야기이지만 개연성은 충분히 있어 보인다. 트라파니식 페스토가 시사하는 건 되도록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페스토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바질과 잣을 쓰지 않고도 얼마든지 입맛 당기는 페스토를 만들 수 있다. 페스토라는 음식이 가지는 본질적 특성, 식물과 견과류 그리고 오일의 조합이라는 것만 잊지 않으면 된다. 한동안 고수 맛에 빠져 고수 페스토를 만들어 먹었다. 언뜻 생각하기에 고수 향이 독할 것 같지만 풍미를 부드럽게 만드는 방법이 있다. 따뜻한 파스타를 만들 때 한번 프라이팬 위에서 살짝 볶아주면 향이 반감된다. 열을 가하면 향이 쉽게 휘발되는 걸 역이용한 셈이다. 고수뿐 아니라 시금치, 미나리 등 특유의 향미를 가진 채소라면 무엇이든 페스토로 만들 수 있다. 견과류는 잣 대신 호두나 아몬드, 캐슈너트, 땅콩 등을 이용해도 좋다. 각 재료의 특성과 조리에 따른 성질 변화만 알면 얼마든지 응용이 가능하다. 여러 가지 재료를 조합해 자기만의 시그니처 페스토를 만들어 보는 것도 재미있다. 봄나물을 이용해 페스토를 만드는 일은 봄에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 중 하나다.
  • 유럽 이어 캐나다 간 이재용

    유럽 이어 캐나다 간 이재용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아키라 백 레스토랑에서 아키라 백 셰프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아키라 백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패리스 힐턴 등이 단골일 정도로 유명한 요리사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2일 유럽 출장길에 올랐지만,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선 유럽 일정을 마친 이 부회장이 북미 출장 일정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아키라 백 인스타그램
  • [공무원 대나무숲] 사람의 가치 정책의 가치

    대학을 갓 졸업 후 취직한 나에게 회사는 노동을 넣어주면 월급이 나오는 자판기처럼 느껴졌다. 1년쯤 지나 특별한 의미 없이 허우적대고 있을 즈음, 술자리에서 얼큰해진 선배가 한마디를 던져줬다. “난 내 일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지 생각하면, 가끔 일이 즐겁고 설렐 때가 있어.” 그 말의 각별함을 모른 채 시간은 흘렀고 회사를 그만 둔 후 공무원이 되었다. # 공무원도 ‘사회적’ 직업 어릴 적 교과서에서 배우 듯 직업이란 대단히 ‘사회적’인 것이다. ‘사회적’이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는 말이다. 나는 요리사와 건축가라는 직업을 좋아한다. 이들의 손끝은 곧장 실제적인 편의와 행복을 불러온다. 다른 사람들의 피와 살이 되며, 안식처가 된다. 누구나 공무원이 ‘사회적’인 직업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영향을 미치는 ‘관계의 직접성’뿐 아니라 ‘관계의 규모’ 면에서도 독보적이다. 좋은 정책 결정 하나가 많은 사람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생각을 전환시키며, 미래의 방향을 결정하기도 한다. 남는 학교 교실을 국공립어린이집으로 재활용하는 것은 참 좋은 정책 결정이다. 최소한의 예산으로 어린이집을 늘려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혜택을 주고, 교육부와 복지부로 이원화된 국가적 교육자원을 연계해 사용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을 보여준다. 향후 많은 초등학교에서 어린이집·유치원이 함께 운영된다면 미래의 교육적 내용과 학업제도의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사람’을 먼저 생각했기에 가능한 정책 결정이다. 그렇지 않았으면 많았을 유혹과 어려움을 극복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 사람이 중심인 정책 만들기 고민 그러나 같은 이유로 정책 결정에 ‘사람’이 아니라 다른 무엇이 더 중요한 가치로 개입되면 결과는 비극적이다. 굳이 사례를 거론하지 않아도 머릿속에는 주마등처럼 많은 일들이 스쳐간다. 나를 비롯한 많은 공무원들이 하루 종일 컴퓨터를 마주하고 보고서와 씨름하며 열심히 일한다. 사람들이 다 알아줄까 싶을 만큼 정말 ‘열심히’ 일한다. 그러나 그동안 나의 보고서에 ‘사람’의 가치가 있었는가 자문해 보면 자신할 수 없다. 그들은 멀리 있어 보이지 않고, 그 수도 너무 많아서 특정한 개념으로만 인식된다. 직업에서 ‘사람’의 가치를 찾으려는 건 어쩌면 매우 당연한 마음가짐이다. 매년 약 20만명의 사람들이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나도 그들의 마음과 같았다. 내가 그들의 기회를 나눠 이 자리에서 일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탬이 될 수 있을지 조금 더 노력해 볼 일이다. 따뜻한 봄이 가기 전에 15년 전 선배에게 대포 한잔 청해야겠다. 중앙부처 주무관
  • 전두환, 400만원짜리 호텔 뷔페…강유미 “전재산 29만원 맞냐”

    전두환, 400만원짜리 호텔 뷔페…강유미 “전재산 29만원 맞냐”

    강유미가 29일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를 통해 전두환의 집을 찾아갔다.강유미는 촬영 날짜인 3월 23일 전두환의 집 앞에서 요리사 복장의 남성과 호텔 지배인을 마주했다. 전두환씨의 부인 이순자씨의 생일이 3월 24일임을 감안할 때 생일파티를 위해 호텔 케이터링 서비스를 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했다. 제작진은 이후 호텔 관계자에 전화를 걸어 케이터링(출장뷔페) 관련 문의를 했다. 관계자는 “최소 40명은 되어야 한다. 일단 탑차가 나가는 거라서 출장 뷔페 비용이 필요하다. 대략적인 비용은 400만원이다”라고 답했다. 제작진은 “이 근처에 전 전 대통령도”라고 말하자, 관계자는 “많이 오신다 그분도. 작년에도 작은 행사가 조금 있었다. 그 근처로 출장뷔페 많이 나간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얼마 전에도 사실 봤다”고 물었고, 관계자는 “맞다”고 인정했다. 강유미는 “29만 원 밖에 없는 분계서, 돈이 꽤 들 텐데”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가하면 전두환은 지난해 3권의 회고록을 냈고, 그 중 1권이 5.18 민주화 운동 왜곡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강유미는 전두환 회고록 관련 보도를 한 기자를 찾아가 “전두환 회고록 속 가려진 부분이 뭐냐”고 물었다. 해당 기자는 “처음에 나온 책은 당연히 이렇지 않았다. 5.18에 민주화 운동에 대한 부분이 일부 사실과 다르다고 법원에서 결정한 부분을 블랙 처리하고 책을 또 다시 낸 거다”고 설명했다. 기자는 5.18 민주화 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언급하며 “전두환 씨가 그 사람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로 표현했다. 유족이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전두환이 검찰 소환에 불응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지병이 있다고 했다. 본인이 기억을 깜빡깜빡한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강유미는 연희동에 위치한 전두환의 집을 찾아 갔지만 경호원에 의해 “사전에 따로 약속이 없으면 만날 수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이에 강유미는 확성기를 이용해 “왜 검찰에 출두 안하시냐” “아직도 5.18 운동이 폭동이라고 생각하시냐” “아직도 전재산이 29만원이시냐”고 물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랜드, 이색 프로그램 5종으로 아이들에게 교육과 재미 선물

    서울랜드, 이색 프로그램 5종으로 아이들에게 교육과 재미 선물

    서울랜드가 오는 4월부터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이색 프로그램 5종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랜드에서 운영하는 ‘진로콘서트’는 청소년지키미 홍보대사, 청소년활동진흥원 홍보대사로 활발히 활동 중인 랩퍼 ‘아웃사이더’가 강연과 공연을 함께 진행하는 일종의 토크쇼이다. 지금은 성공한 힙합 뮤지션 중 한 명이지만 누구보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그가 청소년들과 진로와 미래에 대해 뜻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하는 프로그램으로,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출연한 ‘장문복’과 MBC 위대한탄생 시즌2 우승자인 ‘구자명’ 등이 함께 출연해 분위기를 띄운다. 단순히 자리에 앉아 일방적으로 강연을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힙합 공연과 아이돌의 축하무대가 곁들여진 이른바 콘서트 형식을 빌린 토크쇼로 매년 조기 마감될 만큼 인기가 높다. 이에 서울랜드 측은 “2018년은 자유학년제가 보다 더 확장되고 중·고교 진로테마 체험학습의 니즈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힙합 공연에 진로 강연을 결합시킨 진로콘서트에 학교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또한 서울랜드는 학생들의 현장체험학습 프로그램으로 요리사 직업체험인 ‘셰프 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다. 최근 먹방과 쿡방이 트렌드여서 요리와 셰프에 대한 관심이 어느 날보다 높기 때문이다. 서울랜드 내 위치한 레스토랑 ‘장미의 언덕’에서 메인 셰프로부터 요리를 배우고 만들어볼 수있다. 직접 만든 음식으로 점심까지 먹을 수 있어 소풍날 점심메뉴 고민을 덜 수 있는 이색 프로그램이다. 서울랜드 측은 “셰프 아카데미는 요리사 직업체험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모둠활동으로도 최적화된 만큼 협동심을 기를 수 있고, 직접 만든 요리를 친구들과 나눠먹으며 추억을 만들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특히 ‘진로콘서트’와 ‘셰프 아카데미’는 지난해 경기관광공사에서 경기관광 우수 인증프로그램으로 선정된 바 있다. 더불어 서울랜드는 딸기체험농장인 ‘베리 굿(Berry Good) 프랭키 딸기농장’을 새롭게 오픈하여 딸기따기 체험과 딸기잼&샤베트 만들기 체험을 오는 2018년 4월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본 체험장은 서울랜드가 직접 운영 및 관리하는 딸기 전문 수경재배시설로 딸기를 직접 따보면서 생육과정을 배울 수 있다. 기존의 딸기체험장과 달리 도심에서 딸기체험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서울, 경기권에서 가까운 지리적 이점으로 딸기체험을 즐기고 놀이기구를 이용할 수 있는 패키지 상품도 있어 유치원, 어린이집 등 유아계층을 위한 맞춤형 농촌체험 프로그램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간 지진의 안전지대로만 알고 있었던 대한민국에서 포항 지진을 비롯해 2016년 경주 지진과 최근에 빈번히 발생하는 작은 규모의 여진으로 우리 사회에 만연해있던 안전불감증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와 관련하여 교육부는 지난 2015년 개정교육과정에 안전교육의 비중을 늘리고 특히 초등 1~2학년 대상으로는 ‘안전한 생활’ 교육을 의무화시켜 예방 교육을 진행 중이다. 서울랜드는 이러한 교육과정에 발맞춰 안전을 주제로 하는 현장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안전을 주제로 하는 프로그램인 ‘꾸러기 소방대’는 꼬마 소방관이 되기 위한 5명의 꼬마 대원들의 좌충우돌 훈련기를 그린 어린이 뮤지컬로, 소화기 사용법과 심폐소생술을 신나는 음악과 율동으로 배울 수 있는 교육형 어린이 뮤지컬이다. 아울러 AR(증강현실)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CG, 특수효과 등을 활용하여 안전교육 콘텐츠를 보다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는 디지털 기반의 이색 체험공간 ‘AR 안전체험관’도 운영한다. 이 체험관은 총 4개의 테마(교통, 생활, 지진, 화재)로 구성된 체험존을 안전지도자의 교육을 통해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랜드의 위 5가지 프로그램은 모두 사전예약제로 접수 중이며 오는 2018년 4월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더욱 자세한 문의는 서울랜드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유선문의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과도 휘두르며 요리사에 저항하는 게

    과도 휘두르며 요리사에 저항하는 게

    요리사에 맞서 싸우는 게의 기괴한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2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말레이시아의 한 식당에서 과도를 들고 요리사에 대항하는 게의 영상을 소개했다. 용감한 갑각류는 요리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 집게발로 칼을 휘두르며 식칼 든 요리사와 대결을 펼친다. 게는 양손으로 칼을 바꿔 들며 요리사를 위협한다. 결국 개는 칼을 내던지고 요리사에게 항복한다. 해당 영상은 지난주 말레이시아에서 촬영됐으며 여러 동영상 플랫폼에서 20만여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사진·영상= WorldWide2025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살고싶다”…요리사 상대로 칼 휘두른 게 (영상)

    “살고싶다”…요리사 상대로 칼 휘두른 게 (영상)

    주방 싱크대에서 요리사와 게가 사력을 다해 칼싸움을 펼치고 있는 기괴한 순간이 포착됐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선,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싱크대로부터 탈출을 꿈꾸며 칼로 자신을 방어하는 게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에서 게는 거대한 식칼로 무장한 요리사를 향해 칼을 휘둘렀다. 상대의 무기에 전혀 겁을 먹지 않았고 심지어 좌우 집게 발 사이에 칼을 번갈아 잡으며 삶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표현했다. 그러다 부엌 싱크대 구석에 몰린 게는 결국 칼을 떨어뜨렸지만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집게발로 요리사가 더 이상 다가오지 않도록 할퀴기 시작했다. 결국 불리한 싸움에서 지친 게는 집게 발 양쪽 모두 항복 의사를 표현했다. 하지만 게의 운명이 어떻게 됐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주 말레이시아에서 찍힌 해당 영상은 소셜미디어 상에서 이미 2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게도 살 자격이 있다. 불쌍한 게, 그가 자유를 찾길 바란다”거나 “슬프지만 맛있는 건 어쩔 수 없다. 명복을 빈다”는 반응을 보였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유럽식 쌀 요리, 파에야와 리소토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유럽식 쌀 요리, 파에야와 리소토

    “이탈리아 요리라는 건 없다.”이탈리아 요리학교에서 식문화를 가르치던 엔리코 교수가 말했다. 이탈리아 요리를 배우겠다고 유학 온 학생들에게 이 무슨 청천벽력 같은 소리인가. 그의 뜻은 각 지역마다 고유한 요리와 식문화가 있기에 ‘어느 지역 스타일의 요리’라는 건 있어도 전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요리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따지고 보면 이탈리아의 상징과도 같은 파스타와 피자는 남부, 리소토는 북부의 음식이다. 이탈리아 전통요리라는 책을 펼쳐 놓고 세심하게 살펴보면 재료부터 조리법까지 워낙 다른 것이 많아 하나로 묶는 것이 오히려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이런 느낌을 스페인에서도 받았다. 워낙 땅도 넓고 역사적으로 부침이 많았던 곳이라 지역마다 요리 스타일이 제각각이다. 스페인도 언어와 문화가 달랐던 지역을 한데 묶어 탄생한 나라다. 오늘날 스페인 내에서 카탈루냐나 바스크인들의 독립 요구가 끊이지 않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스페인 식문화를 가르치는 교수에게 “스페인 요리란 무엇인가요”라고 묻는다면 아마도 “스페인 요리는 없다”고 답하리라.그래도 ‘스페인 요리’ 하면 자동적으로 연상되는 건 파에야다. 여러 종류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파에야라고 하면 널따란 팬에 담긴 쌀, 그 위에 고기나 해산물과 같은 각종 고명이 먹음직스럽게 담긴 요리를 떠올린다. 스페인을 대표하는 요리가 파에야라면 이탈리아엔 리소토가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두 요리 모두 쌀 요리라는 것이다. 밀 문화권에 속하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어째서 이들은 빵이 아닌 쌀을 요리해 먹게 된 걸까.중앙아시아와 인도, 중국 등이 원산지인 쌀이 유럽에 건너오게 된 건 8세기 무렵이다. 이미 쌀을 주식으로 먹어 왔던 아랍인들이 지금의 스페인 지역을 점령하면서부터 유럽의 쌀 역사가 시작됐다. 이탈리아 북부에 쌀이 재배되기 시작한 건 그보다 한참 뒤인 15세기 즈음이었다. 스페인 남동부와 이탈리아 북부는 몇 안 되는 유럽의 대표적인 쌀 생산지다. 강수량도 풍부하고 비옥한 습지가 많은 이 지역에서는 밀농사보다 쌀농사가 더 적합했다.쌀은 밀보다 단위 면적당 칼로리 생산량이 3배나 높다. 대신 많은 물과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 다시 말해 물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고, 모를 심고 수확할 노동력이 풍부하다면 밀보다 쌀을 재배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뜻이다. 스페인은 넓은 호수와 습지를 이용해 대규모로 쌀을 경작했다. 그렇다고 밀을 완전히 대체할 만큼은 아니었다. 쌀은 단지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식재료 중 하나로 취급받았다. 스페인처럼 경작지가 넓지 않은 이탈리아 북부에서 쌀은 밀보다 비싼 고급 식재료였다. 제노바와 베네치아 상인들이 해로로 이탈리아산 쌀을 수출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이들 지역에서 원래부터 파에야와 리소토를 먹어 온 건 아니었다.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파에야와 리소토가 등장하게 된 건 비교적 근래의 일이다. 19세기경 고급 요리를 하는 요리사가 발간한 요리책에서 리소토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다. 가장 유명한 건 밀라노식 리소토다. 사프란으로 노란 빛깔을 내고 소고기 육수와 버터, 치즈 등으로 맛을 낸 음식이다. 들어가는 재료만 봐도 꽤 호화스러운 음식임을 알 수 있다. 파에야도 비슷한 시기의 요리책에 언급된다. 스페인 남동쪽에 위치한 발렌시아는 파에야의 본고장이다. 넓은 팬에 각종 재료를 넣어 볶는데 닭이나 오리, 토끼뿐 아니라 개구리나 달팽이를 넣기도 했다. 고급스러운 리소토에 비하면 파에야는 꽤나 소박한 음식이다. 스페인 세비야에 머물면서 파에야를 만드는 과정을 가까이서 볼 기회가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 나니 문득 이탈리아 요리학교에서 리소토를 만들던 경험이 떠올랐다. 동시에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다른 요리처럼 보이지만 사실 두 요리는 같은 뿌리가 아닐까. 리소토는 재료와 쌀을 기름에 한 번 볶은 후 육수를 천천히 붓고 저어 크림 같은 질감을 내는 요리다. 반면 파에야는 볶은 재료에 육수를 붓고 쌀을 맨 마지막에 넣고 한 번만 저어 눌어붙은 볶음밥 같은 형태로 낸다. 조리 과정과 결과물만 얼핏 보면 다른 요리지만 쌀을 대하는 방식은 같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한국에서 쌀을 먹는 법을 생각해 보자. 쌀에 물을 붓고 끓여 밥을 짓는다. 다른 곡식을 넣거나 특별한 향기를 입히기 위해 향채를 넣는 경우를 빼고는 물 이외에 다른 것을 첨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쌀로 만든 밥 그 자체의 맛을 중요시하고 필요한 다른 맛은 반찬으로 대체한다. 밥과 찬이 있는 동아시아의 식문화다. 반면 파에야나 리소토의 경우는 다르다. 쌀에 맛을 적극적으로 입힌다. 쌀을 파스타면 정도로 인식한다고 할까. 고기나 해산물, 채소 육수를 부어 쌀에 재료의 맛을 배게 한다는 점에서 보면 두 요리는 닮아 있다. 물로 지은 밥과 각종 맛있는 요소들을 넣어 지은 밥. 아시아인과 유럽인이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쌀도 다른 방식으로 소비되고 있는 셈이다.
  • 모유 집착 아기를 위한 ‘아빠’의 기발한 아이디어

    모유 집착 아기를 위한 ‘아빠’의 기발한 아이디어

    주말에 아내가 출근했다. 어린 여자 아이는 엄마가 늘 해주던 모유 먹는 것만 고집한다. 집에는 아내 대신해 아빠가 아이를 돌보고 있다. 때가 되서 아이가 배고프다고 졸라댄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이러한 상황에서 기발한 아이디어 하나로 인터넷에 광풍을 몰고 온 한 멋진 아빠의 사연을 지난 14일(현지시각) 외신 케이터스 클립스가 소개했다. 미국 뉴욕 버팔로(Buffalo)에 살고 있는 아빠 안소니 훼이버(Anthony Favors·31)는 아내 샤라나다(Shalanda·25)가 일하러 간 사이 10개월 된 딸 릴리안나(Lily‘ahna)의 ’모유 수유‘를 해주기 위한 멋진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안소니는 입고 있는 옷 가슴 부근에 작은 구멍을 내고 물에 탄 분유가 담겨져 있는 젖병 꼭지만 구멍 밖으로 나올 수 있게 했다. 아이는 젖병 꼭지가 엄마의 진짜 젖꼭지로 착각하고 열심히 빨게 됐다. 누구도 감히 생각할 수 없는 천재적인 아이디어다. 상품화해도 빅히트 할 수 있을 거 같다. 아이를 위한 아빠의 사랑까지 묻어난다. 요리사기도 한 아빠는 “아이가 모유만 고집했기 때문에 아내도 많이 힘들어 했다. 이런 아이디어 하나로 아이를 잘 먹일 수 있게 되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사진 영상=Caters Clips/유튜브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
  •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하와이안 피자의 혁신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하와이안 피자의 혁신

    주말 저녁에 피자를 먹기로 했다. 피자 취향을 통일하기 어려워 ‘해프앤해프’를 주문했는데, 한쪽이 하와이안 피자였다. 파인애플이 토핑된 피자를 먹으면서 유래가 궁금해졌다. 나는 김치만 얹으면 뭐든지 한국풍이 되듯이 발 빠른 일본일 것이라 말했다. 그러자 아들이 캐나다에서 처음 시작했다고 말했다. 웬 캐나다? 피자를 먹다 말고 폭풍 검색에 돌입했다. 헉, 아들이 맞다. 하와이안 피자의 창시자는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식당을 경영하던 샘 파노폴로스라는 사람이었다. 파노폴로스는 1934년 그리스에서 태어나 18세에 캐나다로 이민 가던 중 나폴리에서 처음 피자를 먹어 봤다. 형제들과 토론토에서 식당을 운영했는데, 중국인 요리사를 고용해 탕수육 비슷한 요리를 내기도 했다. 1962년 당시 10대들이 열광하는 피자를 메뉴에 추가했고, 우연히 파인애플을 올려 봤는데 의외로 인기가 있었다. 그 후 하와이안 피자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로 퍼졌다. 이런 무근본 피자에 대해 호불호가 명확해서 아이슬란드 대통령은 할 수만 있다면 파인애플 토핑을 법으로 금지하고 싶다고 말해 논란이 일어났다. 이에 맞서 캐나다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에서 시작한 이 음식을 지지한다고 트위터에 올려 자유로운 사고의 일환으로 옹호하는 반박을 했다. 피자 하나를 두고 국제적 설전이 일어날 정도였다니, 나 말고도 많은 사람이 먹으면서도 해괴하다 여기는 것만은 사실인 듯하다. 만일 파노폴로스가 이탈리아 사람이었다면 감히 파인애플을 피자 위에 올릴 시도를 할 수 있었을까? 다시 피자를 한입 베어 물면서 든 생각이었다. 이탈리아 사람이라면 쉽사리 할 수 없었을 것 같았다. 바로 가족이나 이웃의 비판을 받을 테니까. 이를 과학저술가 마크 뷰캐넌은 집단지성의 압력 문제라고 말한다. 주변 집단의 사회적 영향이 개인의 판단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모두의 판단을 따르는 것은 안전한 선택이 되지만 예측과 판단의 다양성은 현저하게 떨어뜨린다. 여럿이 모이면 자신의 의견을 다른 사람과 비슷하게 바꾸면서 결국 집단의 의견은 한두 사람의 의견인 것처럼 좁아진다. 그 결과 선택의 범위가 전체적으로 감소해 버리고, 가끔은 매우 부정확한 결론으로 끝이 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집단의 영향에 의한 판단은 ‘옳다’는 확신으로 이어진다. 집단 내에서 어떤 사안에 대해서 서로 예측을 하고 그 의견을 주고받게 하자, 정답의 정확도는 올라가지 않았지만 결론에 대한 확신만은 강해졌다는 것이다. 파노폴로스는 그리스 이민자로 피자란 이래야 한다는 믿음이 없었고 주변 집단의 압력도 없었다. 중국인 요리사가 일을 하면서 시고 단 중국 음식을 올렸던 기억이 피자 위 토핑으로 파인애플을 올릴 시도를 해보도록 했다. 연고도 없는 이탈리아 음식에 중국식의 경험을 얹어 가보지 못한 하와이의 이미지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처럼 자유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과감히 시도해 보는 것은 과거, 전통과의 연결이 없어서 가능했다. 이에 반해 우리 사회는 어떤가? 사람들 사이가 매우 촘촘히 엮여 서로 영향을 주고, 이미 자리를 잡은 사람들의 기득권은 새로운 혁신이 비집고 들어온 틈을 주지 않는다. 이미 외국에서는 일반화된 우버와 같은 공유자동차 서비스는 택시사업자의 강한 반발에 법적으로 막혀 있다. 혁신적 통화 체계가 될지도 모를 블록체인 기술의 비트코인은 투기의 온상으로 여겨질 뿐이다. 1865년 영국에서는 자동차 최고속도를 시속 6㎞ 이내로 제한하는 ‘적기 조례’라는 법이 제정됐고 30년 동안이나 지속됐다. 자동차로 인해 일자리를 잃을 마부들의 반발로 만들어진 법이었다. 아마 당시에는 서민을 보호하는 법이라 찬사를 받았을 것이다. 지금 우리는 사회적 법으로 단단히 울타리를 쳐 놓은 것뿐 아니라 개인의 판단과 선택도 주변 시선의 영향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런 삶은 안전할지 모르나, 혁신적 발상에서 멀어질 뿐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변혁이 일어날 거라면서 공무원을 최고의 직장으로 믿으며 살아간다. 여기서 벗어나려면 이제부터라도 나를 연결해 놓은 여러 끈을 과감히 끊을 용기에서 시작해야 한다. 하와이안 피자가 입맛에 맞지 않았는지 피자 한 조각 먹으면서 너무 생각이 많았다.
  • [태극전사 스토리] “메달 목에 걸고 미뤘던 신혼여행 가고 싶어”

    [태극전사 스토리] “메달 목에 걸고 미뤘던 신혼여행 가고 싶어”

    이, 장갑차 사고로 두 다리 절단 얼음판 지치며 우울증 이겨내 황씨에게 조정 배우면서 반해 작년 10월 주변 편견 딛고 결혼 “믿지 않을지 몰라도 첫눈에 반했어요.”장애인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이지훈(29)의 부인 황선혜(31)씨는 또렷한 목소리로 이렇게 운을 뗐다. 둘은 2016년 10월 처음 만났다. 장애인 선수들은 두 가지 운동을 병행하곤 하는데 아이스하키 선수로 뛰던 이지훈이 동료들과 함께 상체 근력을 키우는 데 좋은 조정을 배우려고 코치로 일하는 황씨를 찾아온 것이다. 일주일 합숙 훈련을 하면서 둘은 묘한 연애감정에 휩싸였다고 한다. 황씨는 “처음엔 웃고 있어도 얼굴에 슬픔을 간직한 게 보였다. 회식 때 술을 한 잔 마시니 솔직하고 당당한 모습에 끌렸다”고 말했다. 또 “먹고살려고 억지로 운동하기도 하는 비장애인 선수들에 견줘, 장애인 선수들은 ‘이것 아니면 안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훈련하는 게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애틋한 사랑을 키우던 이지훈은 훈련 막바지에 고백했다. “나 같은 입장에 어떻게 코치님과 좋다고 만나자고 할 수 있겠어요. 하지만 한번 생각해 준다면 얼마든지 기다릴 것입니다.” 좋은 감정을 가졌던 게 사실이지만 막상 닥치자 황씨는 덜컥 겁부터 났다고 한다. 만약 사귀다가 헤어지면 비장애인인 자신보다 이지훈에게 더 깊은 상처를 더 안길 수도 있어서다. 황씨는 “일단 하루쯤 생각해 보자고 했다. 싫어서가 아니라 널 위해서라고 했다. 그러다 좋은데 고민할 게 있나 싶었다. 그래서 합숙훈련을 마친 다음날 먼저 연락해 데이트를 하게 됐다”며 웃었다. 2010년 11월 16일 이지훈에겐 지울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군대 장갑차 조종수로 복무하던 이지훈은 제대를 두 달여 남기고 동료의 운전 미숙으로 장갑차에 깔리는 사고를 당했다. 급히 병원으로 옮겼지만 두 다리 절단을 피할 수 없었다. 요리사를 꿈꾼 스물한 살 청년에게 너무 가혹한 일이었다. 이지훈은 방황하기 시작했다. 우울증 치료를 꾸준히 받았지만 심할 땐 이따금 자살 충동마저 느꼈다. 장애인에겐 너무 많은 제약에 요리사도 포기했다. 꽃꽂이, DJ에도 덤볐지만 삶을 재설계하는 덴 모두 시원찮았다. 그러던 터에 지인의 추천으로 2014년 장애인 아이스하키에 발을 들여놓았다. 물론 처음은 쉽지 않았다. 썰매 위에서 중심을 잡기가 엄청 어려웠다. 한쪽에는 퍽을 때리는 블레이드(blade)가 달렸고 반대쪽엔 빙판을 지칠 때 사용하는 픽(pick)이 있는 스틱에 익숙해지는 데 오래 걸렸다. 황씨는 이번에도 포기하면 앞으론 아무것도 못할 듯해서 오기를 부렸다고 한다. 힘들었지만 살펴보니 자기와 비슷한 처지에도 빙판 위에선 굉장히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동료들의 모습을 보면서 인생을 대하는 태도를 확 바꿨다고 귀띔했다. 두 사람은 세상의 편견을 딛고 지난해 10월 결혼에 골인했다. “다른 남자처럼 업어 줄 순 없지만 하는 일마다 뒤에서 밀어 주겠다”는 말에 황씨는 결혼을 결심했다. 한 음악 콘텐츠 업체 이벤트에 사연이 당첨돼 결혼식 축가엔 가수 포맨을 초대하는 기쁨을 누렸다. 완벽한 웨딩마치였지만 평창동계패럴림픽을 앞두고 한창 훈련이라 신혼여행을 걸렀다. 황씨는 “오죽 힘들면 잘 때 땀을 뻘뻘 흘리는 남편을 보면 티를 안 내려는 게 너무 가슴 아팠다. 땀을 흘린 만큼 이왕이면 메달을 목에 걸고 다음달 초 하와이로 떠나고 싶다”며 또 활짝 웃었다. 강릉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공연리뷰] 평생 기억되는 누군가와의 ‘한 끼’

    [공연리뷰] 평생 기억되는 누군가와의 ‘한 끼’

    인간은 죽어가면서도, 죽기 직전까지도 먹는다. 무언가 먹는다는 건 의무이자 즐거움이지만 때론 그저 먹고 살기 위한 섭식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음식은 특별하다. 먹는 행위이지만 동시에 기억하(되)는 행위이기도 하다. 누구에게나 별안간 눈가가 촉촉해지며 상실이나 아픔, 상처를 떠올리게 만드는 ‘한 끼’가 있다.한국계 미국인 작가 줄리아 조의 연극 ‘가지’는 그 한 끼에 대한 얘기다. 작품은 등장인물들이 소환하는 음식에 얽힌 기억들이 한데 버무려지며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에만 머물지 않고, 가볍고 경쾌한 일상과도 균형을 맞춘다. 시한부 삶을 살다 미국 땅에서 죽어 가는 ‘아버지’(김재건)와 아들인 재미교포 2세 요리사 ‘레이’(김종태) 간의 화해 과정은 푹 우려낸 사골 육수에 청양 고추를 송송 베어 넣은 된장찌개처럼 칼칼하고 맵고 깊다. 그들이 밥상 한가운데 놓인 국이라면 주변 인물들은 제각각 음식의 추억이 담긴 맛깔난 반찬 역할을 한다. 응봉 박씨 23대 장손인 형님과의 마지막 작별 인사를 위해 미국에 온 한국인 ‘삼촌’(김정호), 고향 집에서 먹던 가지 스튜를 그리워하는 난민 출신의 호스피스 간호사 ‘루시앙’(신안진), 고등어구이만 보면 아버지가 떠오른다는 ‘코넬리아’(우정원)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했던, 맛있고 향기로운 순간들이 되살아난다.제54회 동아연극상에서 작품상과 연기상을 수상한 ‘가지’는 2016년 미국 버클리 레퍼토리 시어터에서 초연됐다. 지난해 한인 작가 5인의 작품전으로 개막된 ‘한민족 디아스포라전’에서 국내 비평가들로부터 ‘한민족의 뿌리를 재발견한 수작’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진 작가는 두 나라의 ‘중간인’으로 사는 교포들의 현실 세계를 세밀히 그려낸다. 미국이라는 사회 속에서 영어와 한국어, 제3의 언어로 대변되는 서로 다른 문화 간의 소통과 충돌을 언어가 아닌 ‘음식’을 통해 풀어나간다. 함께 음식을 먹는다는 건 허기를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상대와 ‘소통’하려는 시도이자 기억하는 노력이고, 때로는 서로에게 품어 온 ‘상처’를 치유하는 의식이기도 하다. 오랜 기간 소식이 끊긴 삼촌이 쇠고기와 달달한 무의 향이 어우러진 ‘뭇국’을 통해 아버지의 숨겨진 아픔을 환기하는 대목에서 유독 눈가가 뜨거워진 이유이기도 하다. 수많은 요리 재료 중 하나일 뿐인 ‘가지’에 담긴 마법의 레시피는 이런 게 아닐까. ‘사랑하는 당신은 지금 내 곁에 없지만 난 당신이 만들어 준, 당신과 함께한 음식을 통해, 당신을 사랑했던 기억을 평생 잊지 않을 거예요.’ 49년간 연극 무대를 지켜 온 김재건, 동아연극상 연기상에 빛나는 김정호, 김종태, 우정원, 신안진, 김광덕, 이현주 등 지난해 초연 무대의 호흡을 더욱 숙성시킨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열연이 빛난다. 연극 ‘가지’를 통해 특별하고 풍성한 ‘한 끼’를 맛볼 수 있지 않을까. 오는 18일까지. 서울 백성희장민호극장, 전석 3만원. 1644-2003.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월드피플+] 조실부모하고도 요리사 꿈 이어가는 11세 소년

    [월드피플+] 조실부모하고도 요리사 꿈 이어가는 11세 소년

    부모를 잃고 요리에서 위안을 찾은 한 소년의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시카고트리뷴은 조실부모하고도 요리 경연 쇼프로그램 ‘마스터쉐프 주니어’(MasterChef Junior)에 출연해 지난 2일 무사히 데뷔전을 치른 벤 왓킨스(11)의 사연을 공개했다. 사연에 따르면, 지난해 9월 16일 벤은 한순간에 부모님을 잃었다. 벤의 아버지 마이클 왓킨스(46)는 집에서 아내 레일라(43)를 총을 쏴 죽인 후, 자신도 목숨을 끊었다. 벤의 삼촌에 따르면 부부는 이혼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이었다. 이처럼 비극적인 사건을 겪고 큰 충격을 받았지만 벤은 의연했다. 이는 생전 부모가 자신의 이름을 딴 아버지의 레스토랑 ‘빅 벤의 보데이셔스 바비큐 &델리’(Big Ben‘s Bodacious Barbecue & Deli)에서 일을 도우며 요리에 일찍 눈을 뜬 덕분이기도 했다. 어려서부터 요리에 대한 벤의 열정을 지켜봐온 이웃이자 변호사인 트렌트 맥케인은 요리사를 향한 벤의 꿈만큼은 지켜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벤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기위해 마을 주민들과 온라인 모금 사이트를 개설해 2만 1000달러(약 2300만원) 이상을 모았다. 거기다 겹경사로 벤은 미국 FOX TV 인기 프로그램인 마스터쉐프 주니어에서 3살 때부터 발휘해온 요리 열정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벤은 유명 셰프 고든 램지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8세~13세 참가자 39명과 상금 10만 달러(약 1억 760만원)을 두고 겨루게 된다. 맥케인은 “벤은 부모님을 여의고 나서도 요리를 놓지 않았고, 앞으로 요리사가 되서 자신의 식당을 열고 싶어한다. 재능 있는 후보들이 많지만 벤은 또래들보다 더 똑똑하고 비범한 아이이기 때문에 큰 행운이 따를 것”이라며 응원했다. 사진=트위터(트렌트 맥케인)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서우 “쉬는 동안 주방 막내로 일했다” 왜?

    서우 “쉬는 동안 주방 막내로 일했다” 왜?

    배우 서우가 주방에서 일한 경력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지난 1일 방송된 KBS2 ‘해피투게더3’에서는 배우 서우, 이채영, 이다인, 구하라가 게스트로 출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MC 유재석은 서우에게 “작품 활동을 안 하는 동안 식당에서 막내로 일을 한 적이 있냐”고 물었다. 이에 서우는 “친한 언니가 셰프다. 제가 요리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언니가 자신이 일하는 곳의 오너 셰프님에게 요리를 배우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그래서 면접도 보고 아르바이트처럼 정식으로 3개월 정도 배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알아보지 않았냐”는 질문에 서우는 “조리복을 입은 제 모습을 보고 손님들이 ‘요리사 역할을 맡았나보다’라고 말하더라. 촬영하는 줄 아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답했다. 또한 서우는 “요리를 배우면서 정말 많이 다쳤다. 그 식당이 하루에 3000명 정도를 수용하는 곳이었는데, 9시간 일하면 3일 만에 아킬레스건이 나갔다. 그리고 몸 어딘가에서 피가 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사진=KBS2 ‘해피투게더3’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라디오스타’ 노희지, 방송 중단했던 이유 “연예인 같지도 않다는 말...상처”

    ‘라디오스타’ 노희지, 방송 중단했던 이유 “연예인 같지도 않다는 말...상처”

    ‘라디오스타’ 노희지가 방송 활동을 중단했던 이유를 털어놨다.2월 28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는 아역출신 방송인 노희지(31)가 출연해 시청자의 반가움을 샀다. 이날 ‘꼬마요리사’로 큰 인기를 얻었던 노희지는 오랜만에 얼굴을 보이며 그간 방송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이유를 밝혔다. 노희지는 이날 중학교 입학 당시 충격을 받아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조금만 나서는 행동을 하면 뒷말이 들린다. 남들이 욕하는 게 들리면서 자신감을 잃기 시작했다”며 “중학교 입학식 날 선배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창문에서 쳐다보더라. ‘연예인 같지도 않고, 예쁘지도 않다’는 소리가 들리고 눈빛도 곱지 않았다. 그게 큰 상처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창 예민할 때였다. 당시에는 그게 싫어서 모든 활동을 그만뒀다. 또래 친구들이 TV에 나와서 연기하는 걸 보면 ‘내가 저기 있어야 하는데 왜 여기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다 19세가 되던 해 MBC 드라마 ‘주몽’으로 연기자로 다시 모습을 보였던 그는 또 한번의 상처를 받았다. 노희지는 “아빠 ‘빽’으로 ‘주몽’찍고 대학까지 들어갔다며 욕을 먹었다. 반은 사실이고, 반은 오해다”며 당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아빠 덕분에 ‘주몽’에 합류하게 된 건 맞다. 아버지가 촬영감독이었기 때문에 오디션 기회도 얻을 수 있었고, 감독님을 더 만날 수 있었다”면서 “근데 ‘주몽’덕에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던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노희지는 ‘주몽’ 출연 이후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에 특혜 입학했다는 루머에 휩싸인 바 있다. 노희지는 이날 “‘주몽’ 촬영 도중 대학 합격 소식을 듣게 됐다. ‘주몽’이 끝날 때쯤 대학 합격 기사가 나서 사람들은 (그 덕에 합격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한편 노희지는 1993년 6살 나이에 MBC ‘뽀뽀뽀’로 데뷔, 이듬해 EBS ‘꼬마요리사’를 통해 큰 인기를 얻었다. 1997년 SBS 드라마 ‘OK목장’에 이어 ‘남자 셋 여자 셋’, ‘주몽’, ‘내 마음이 들리니’, ‘아랑사또전’ 등을 통해 연기자로서 입지를 다졌다. 사진=MBC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안경선배 김은정, 고교시절 장래희망도 ‘반전 매력’

    안경선배 김은정, 고교시절 장래희망도 ‘반전 매력’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컬링 열풍을 일으킨 ‘팀 킴’ 선수들의 고교시절 장래희망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안경선배’ 김은정은 지난해 7월 세계컬링연맹(WCF) 인터뷰에서 “어린 아이일 때부터 요리를 좋아했다. 고등학생 때는 요리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은정은 시간이 날 때 집에서도 할 수 있는 요리, 인테리어, 건담 조립 등 취미 생활을 즐긴다. 대표팀의 바이스 스킵(부주장)인 김경애는 “운동을 워낙 좋아해서 쉴 때도 스쿼시를 배운다”며 활동적인 취미 생활을 한다고 밝혔다. 김경애는 컬링을 하지 않았더라면 어떤 직업을 가졌겠느냐는 WCF 질문에는 “직업 군인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김경애는 23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준결승전에서 일본과 7-7로 맞서던 연장 11엔드, 마지막 샷을 남기고 망설이던 김은정에게 결단력을 심어주는 한마디를 했다. 스톤을 버튼 안에 집어넣는 드로(Draw) 샷을 해야 일본을 이길 수 있는 상황.김은정이 드로 샷을 하기 싫어하자 김경애는 “드로를 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고 김은정은 승리의 드로 샷에 성공했다. 김경애의 언니이자 김은정의 친구인 김영미는 컬링 선수가 되지 않았더라면 유치원 선생님이나 유치원 체육 교사가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선영은 분위기 메이커다.김민정 감독은 “훈련이 길어지면 김선영이 팀을 웃게 한다”고 말했다. 김은정도 “김선영은 재밌는 행동으로 분위기를 만든다”고 칭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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