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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서 단 하나인 회칼을 만든다”

    “세계서 단 하나인 회칼을 만든다”

    |사카이시(일본 오사카부) 이춘규특파원|“세계에서 가장 좋은 회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오직 하나인’ 칼을 만들려고 애쓴다.” 일본 오사카부 사카이시의 명품 칼 제작 비결이다. 감각과 경험을 중첩, 수많은 실패를 통해 섭씨 1100도의 좁아터진 대장간에서 빚어낸 것이 ‘사카이 칼’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일본 요리사들의 90%가 사카이칼을 쓴다고 한다. 5세기때 100여기의 고분군을 축조하기 위한 철제 도구를 제작하는 기술자들이 사카이에 집단을 형성, 대장간촌의 원형을 이루게 됐다. 여기에 ‘동양의 베니스’라 할 정도의 해상 교통요지여서 전국시대에는 일본서 가장 빨리 조총을 만들었다. 임진왜란 때 사용된 조총도 대부분 이 지역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16세기에는 포르투갈에서 담배가 전래돼 일본에서 가장 먼저 심기 시작하면서 담뱃잎을 잘게 써는 전매품 ‘담뱃잎 칼’이 대량으로 생산됐다. 이 담뱃잎칼은 품질이 수입품보다 우수, 에도 바쿠후는 ‘사카이기와메(堺極)’라는 최고의 상표를 허락한다. 일본도를 만들던 전통이 조총, 담뱃잎칼, 식칼, 회칼로 이어진 셈이다.1982년에는 통상산업성으로부터 ‘전통공예품’으로 지정받아 더 유명해졌다. 현재 이곳에는 101개 업체가 ‘사카이칼 협동조합’을 결성,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칼과 함께 가위와 손톱깎이 등도 만들어낸다. 칼 제작은 무쇠를 단련, 칼날 부분을 만드는 대장간과 이를 갈아서 완성품으로 만드는 갈이부문으로 나뉘어 있다. 지난해 전체 조합의 매출액은 250억엔(약 2147억원)이다. 일본 전체칼 시장의 6∼8%, 요리사용 칼의 90%를 점유한다. 일식 붐이 일고 있는 데 힘입어 회칼 수출도 늘어 세계 시장 점유도 늘고 있다. 사카이의 식칼이 발달하게 된 것은 맛만이 아니라 모양새도 중시하는 일본의 전통 음식문화와도 관계가 있다. 예리한 칼로 생선 등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썰어 모양까지 감상하며 먹는 전통이 칼을 발달시켰다는 것이 아지오카 도모유키 사카이칼 조합 전무이사의 설명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칼을 요리사들은 분신처럼 다룬다. 일식집을 운영하는 모치즈키 히데키는 “횟집 요리사들은 점포를 옮겨갈 때도 칼은 반드시 가져간다.”면서 “칼날에 따라 미묘한 맛 차이가 있기 때문에 주인이 종업원의 칼을 쓰려 할 때도 허락을 받고 쓸 정도로 엄격하다.”고 소개했다. 어려움도 적지 않다. 대장간 이케다 단련소의 이케다 요시카즈는 형은 대장장이, 할아버지는 칼을 갈았던 집안 출신이다. 단골 중에는 텔레비전에 출연하는 프로 요리사들이 다수 있지만 “스테인리스 제품의 등장으로 주문이 줄고 있다.”고 시대의 흐름을 전했다. 40년 이상 칼 단면을 갈아 완성품을 만들어 온 모리모토 고이치는 “계승자 문제에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taein@seoul.co.kr
  • 英학교 ‘정크푸드’ 추방

    올 9월 새 학기부터 영국의 학교 급식에서 정크푸드가 사라진다. 앨런 존슨 교육부 장관은 학교급식에서 초콜릿, 칩, 탄산음료, 싸구려 고기 등 어린이 비만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정크푸드를 추방한다고 밝혔다고 BBC가 19일 전했다. 또 소금과 지방 함량이 많아 건강에 나쁜 식품들도 금지된다. 심하게 튀긴 음식은 일주일에 2회 이내로 제한되고 식사 때마다 최소한 과일과 채소 두 종류의 음식이 제공된다. 학교급식검토위원회의 자문을 받아 이 같은 급식 표준식단을 만든 교육부 대변인은 “이번 표준식단은 학교 급식의 질을 개선하고 수십년간 방치된 급식 부실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내 정크푸드 금지 조치는 스타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가 주도한 ‘급식 개선 운동’의 완결판으로 영국 청소년 식습관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올리버는 TV 요리 프로그램에서 영국 공립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부실 급식의 현장을 고발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해 정부는 학교 급식에 2억 8000만파운드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영국에서는 2∼15세 어린이 중 30%가 비만 혹은 과체중으로 나타나고 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커리어 우먼] 박연신 마르쉐 제과제빵 기능장

    [커리어 우먼] 박연신 마르쉐 제과제빵 기능장

    ‘과자와 빵의 장인’임을 공식 인증받는 제과제빵 기능장은 국내에 200명이 있다. 지난 1992년부터 시험이 생겼는데 실무경험이 11년 이상이거나 기능사 자격 취득 이후 실무경험 8년 이상이어야 응시할 수 있다. 재료과학·식품위생학 등 필기시험 5개 과목과 실기시험 8시간 등의 고난도 시험이다. 여성 제과제빵기능장은 9명. 박연신(51) 마르쉐 서울 역삼점 기능장이 지난 2003년 첫 테이프를 끊었다. 박 기능장은 “2000년에 먼저 기능장이 된 남편(김영광 한국관광대학 제과제빵과 교수)이 여성 기능장이 안 나온다며 지원해 보라고 격려한 것이 가장 큰 힘이 됐다.”고 회고했다. 제과제빵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상 최고로 인정받고 싶다는 욕심도 컸다. 시험을 준비하는 1년 6개월 동안 하루 2∼3시간만 잤다. 이론과 실기공부는 물론 실기시험에 필요한 체력을 다지기 위해 운동도 거르지 않았다. 남들은 수차례씩 떨어진다는 시험에 한번만에 붙었다. ●첫 시험때 합격한 여성 기능장 1호 고등학교 졸업 이전인 지난 1971년 조선호텔에 입사한 박 기능장의 업무는 점심·저녁시간에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직원들의 숫자를 세는 일이었다. 휴식시간에 빵 굽는 냄새에 이끌려 베이커리에 들어섰고 이후 시간 나는 틈틈이 베이커리에 들러 일손을 도왔다.1년 뒤 베이커리로 옮기지 않겠느냐는 뜻밖의 제의를 받고 빵의 길에 들어섰다. 박 기능장은 “사람을 만날 때마다 늘 환하게 웃으며 인사하는 버릇이 좋은 인상을 심어준 모양”이라며 “사심없이 바쁜 동료들을 돕다보면 자신에게 득이 된다.”며 두가지 성공비결을 소개했다. 또다른 성공비결은 끊임없는 공부다. 조선호텔에서는 1∼2년마다 베이커리 담당 요리사를 교체했다. 박 기능장은 그 덕분에 여러 명의 서양 요리사들이 갖고 있는 기법이나 기술들을 곁에서 배울 수 있었다. 이어 신라호텔로 옮겨 일본 빵과 과자기술을 익혔다. 신라호텔은 일본 오쿠라호텔과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직급에는 연연하지 않았다.“빵과 과자는 학벌이나 직급이 아니라 실력으로 굽는 것”이라는 믿음으로 관련 기술이나 이론 공부에만 전념했다. 남녀차별이 거의 없는 호텔에 근무한 것도 도움이 많이 됐다고 덧붙였다. 실력을 인정받아 조선호텔 근무 당시에는 월급이 1년에 두번 올라 1년새 월급이 두배가 되는 특전도 받았다. ●“빵·디저트 분야도 창의력 중요” 신라명과 창립멤버로 참여했던 박 기능장은 1995년 빵집을 만든다며 회사를 그만뒀다. 하지만 석달만에 실패했고 주한 미군 용산기지에 패스추리담당 과장으로 입사했다. 이 곳에서도 열정을 인정받아 1997년 주한미국대사관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나이가 들기 전에 더 배우고 싶어 1998년 직장을 나와 국내에 막 소개되기 시작한 설탕공예(슈거아트) 학원에 다녔다. 그러던 중 마르쉐에 근무하던 후배 소개로 현 직장에 자리를 잡았다. 기능장 정도면 여유도 있을 법한데 그녀는 요즘도 신참처럼 출근과 동시에 그날 할일을 꼼꼼히 챙긴다. 모든 요리가 그렇듯 빵과 디저트 분야도 창의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시대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애쓴다.“어떤 디저트에 어떤 토핑을 얹을까.”라는 고민을 늘 하지만, 그 고민 자체를 즐긴다. 요즘 박 기능장의 관심은 망고와 딸기 등 과일을 이용한 새로운 디저트 개발에 온통 쏠려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디저트가 맛도 있어야 하지만 먹는 사람의 심리에도 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 기능장은 “디저트가 달고 열량이 높다고 걱정하면서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맛있게 먹고 대신 많이 걸으면 된다.”고 충고했다. 몇년 뒤 “내가 배운 기술이 다 녹아난, 작지만 아담한 빵집”을 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그녀는 빵의 세계에서 시간을 잊고 산다. 글 전경하 사진 도준석기자 lark3@seoul.co.kr ■ 박연신 기능장은 ▲1955년 서울 출생▲1971년 조선호텔▲1978년 신라호텔▲1984년 신라명과▲1995년 주한미군 베이커리 담당 과장▲1999년 마르쉐 입사▲2003년 제과제빵 기능장
  • 드라마도 ‘우먼 파워’

    드라마도 ‘우먼 파워’

    ‘한민족 최초 여왕에서 소프트볼 선수까지.’드라마속 여성들이 강해지고 있다. 사랑 때문에 눈물 흘리는 청순가련형 캐릭터는 찾아 보기 힘들다. 오히려 사랑을 주도하고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여성들이 브라운관을 누비고 있다.15일 시작한 MBC 특별기획드라마 ‘주몽’에서는 한민족 최초의 여왕 소서노역을 맡은 한혜진을 만날 수 있다. 주몽(송일국 분)을 도와 고구려를 세우면서 ‘철의 여왕’다운 용기와 지혜를 발휘한다. 오랜 시간 말을 타고 진흙에도 빠지는 등 힘든 장면들 속에서 평소 ‘쌍절곤 다루기’가 취미라는 한혜진의 카리스마를 볼 수 있다. 17일 첫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스마일 어게인’의 여주인공 오단희(김희선 분)는 씩씩한 소프트볼 선수다.“터프한 역할은 처음”이라는 김희선은 드라마에서 친구와 주먹을 휘두르며 싸움질도 하는 톰보이로 나온다. 평소 운동과는 거리가 멀다는 김희선이 당찬 운동선수 역할을 통해 삼각관계를 얼마나 잘 표현해낼 지 관심사다.22일 첫 전파를 타는 KBS 월화드라마 ‘미스터 굿바이’의 여주인공을 맡은 이보영은 평소 여성스러운 이미지에서 벗어나 180도 변신한다. 소녀가장 격으로 마라톤 등에 나가 억척스럽게 경품을 타고, 피부관리사에서 호텔리어로 변신한 뒤 일과 사랑을 동시에 잡으려는 현실주의자로 나온다. 마라톤 장면을 위해 이틀을 꼬박 뛰었다는 이보영은 “화장기 없는 얼굴에 편안한 복장, 행동 등이 평상시와 비슷하다.”며 이미지 변신에 애정을 보였다. 역시 22일 시작하는 KBS 일일드라마 ‘열아홉 순정’의 여주인공 양국화(구혜선 분)도 꿋꿋하고 밝은 성격의 옌볜처녀다. 한국 재벌가로 시집온 뒤 좌충우돌하며 역경을 딛고 일어선다.MBC 주말드라마 ‘불꽃놀이’의 여주인공 신나라(한채영 분)는 고학력의 백수이지만 사랑을 지키기 위해 고졸 화장품 뷰티플래너로 위장취업까지 감행한다.‘하면 된다.’를 몸으로 실천하는 꿋꿋녀로, 변심한 애인에게 복수도 한다.KBS 수목드라마 ‘위대한 유산’의 유치원 교사 유미래(한지민 분)도 화가 나면 물불 안 가리고 설치는 당찬 캐릭터다.MBC 주말드라마 ‘진짜진짜 좋아해’의 청와대 요리사 여봉순(유진 분)은 강원도 사투리와 촌스러운 복장 속에 감춰진 끼와 재능을 발휘한다.MBC 수목드라마 ‘Dr. 깽’의 의사 김유나(한가인 분),SBS 월화드라마 ‘연예시대’의 이혼한 트레이너 유은호(손예진 분)와 그의 동생 유지호(이하나 분) 등도 일과 사랑에 모두 적극적인 주인공들이다. 방송계 관계자는 “내숭 떨지 않고 현실적인 여성 캐릭터들이 계속 등장할 것”이라면서 “당찬 여주인공들이 일과 사랑을 동시에 추구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주말탐구] 아이스크림

    [주말탐구] 아이스크림

    “비 비 꼬였네 들쑥날쑥해∼”(롯데제과 스크류바 광고음악 중) 1980년대 이후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이 음악이 귓가에 맴돌면 ‘이제 여름이구나’ 하는 생각을 갖는다. 뜨거운 태양아래 아이스크림을 한 입 물었을 때의 짜릿한 시림도 함께 떠오른다. 업계는 여름시장 아이스크림의 하루 판매량이 평소의 두 배 이상 는다고 본다.‘여름 승부’를 준비 중인 아이스크림 업체의 생산 현장을 둘러봤다. ■ 아이스크림의 역사를 아시나요 “수은주야 올라라. 월드컵 열풍은 뜨겁게 불어라.” 수은주가 수직 상승하면서 전통의 여름철 주력 군것질인 아이스크림과 빙과제품을 찾는 이가 많이 늘었다. 아이스크림 업계에는 여름성수기 장사를 빗댄 ‘4·19’와 ‘8·15’란 말이 있다. 장덕현 해태제과 부라보콘 SPU장은 “4월19일부터 8월15일까지가 한 해 아이스크림 시장을 주도한다.”며 업체마다 본격적인 아이스크림 냉전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실제로 아이스크림 생산라인은 지난달부터 풀가동에 들어갔다. 월드컵 특수에다가 예년보다 무더운 여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롯데제과 김유택 부장은 “예년의 경우 6월부터 풀가동이지만 올해에는 두 달가량 일찍 공장을 완전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제품은 현재 창고에 차곡차곡 쌓인다. 날씨에 따라 주요 제품의 매출은 달라진다. 업계에는 “날씨가 영업 상무”라거나 “빙과는 하늘과 손잡고 하는 장사”라는 말이 전해 온다. 기온이 25∼30도일 경우 콘 아이스크림이 잘 팔린다. 하지만 30도를 웃돌 경우 빙과 제품인 펜슬(튜브) 형태의 제품이 잘 팔린다. 더울 땐 청량감을 얻기 위해 빙과를 사고, 덜 더울땐 맛 위주로 제품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독일월드컵으로 인한 아이스크림 특수도 기대되고 있다. 월드컵 개최국이 유럽이라는 사실에 착안, 유럽풍의 제품도 나오고 있다.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층이 메인 타깃으로 삼았다. 월드콘은 지난 3월부터 ‘월드콘 먹고 독일가자’는 이벤트를 열고 있다. 이벤트 당첨자에게 독일월드컵 응원 여행권 등의 경품을 내놓았다.‘돼지바’는 월드컵 경기를 패러디한 광고로 화제를 모은다. 하겐다즈는 와인과 홍차 등 유럽풍의 식재료가 들어간 아이스크림을 내놓고 있다. 건강을 겨냥한 웰빙제품도 지속적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초콜릿·석류·녹차 등이 들어간 빙과류도 나오고 있다. 석류미인바·초코마·설렘 녹차 등의 제품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아이스크림 업계는 벌써 한여름이다. 달콤하면서도 부드럽고 시원한 아이스크림의 기원설은 여러가지다. 고대 중국인들은 기원전 3000년쯤부터 눈이나 얼음에 꿀과 과일즙을 섞어 먹었고, 춘추전국시대에는 설빙고를 이용해 얼음을 보관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아이스크림의 원조격이다. 우리나라 아이스크림 역사는 신라시대로 거슬러간다. 신라 노례왕(24∼57)때 이미 경북 청도에 최초의 얼음 창고를 지었으며, 겨울 강가에 얼어붙었던 얼음을 보관했다가 더운 여름에 사용했다는 기록이 삼국유사와 삼국사기 등에 전한다. 서양의 경우 기원전 4세기쯤 눈을 이용한 기록이 보인다. 그리스 알렉산더 대왕이 이집트로 원정을 갔을 때 알프스의 겨울 눈을 보관했다가 과실이나 과즙을 차게 해서 병사들에게 먹였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로마의 네로 황제는 알프스의 눈을 운반하는 군인에게 “로마에 도착하기 전에 눈이 녹으면 사형에 처한다.”는 명령을 내렸다는 설도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아아스크림 기원설 가운데 중국에서 시작됐다는 것이 가장 유력하다. 마르코폴로가 1292년 중국을 다녀와 쓴 ‘동방견문록’에는 당시 베이징에서 즐겨먹고 있던 얼린 우유 만드는 법을 베니스로 가져가 북부 이탈리아에 전했다는 기록이 이를 뒤받침한다. 즉, 동양에서 전통적으로 먹고있던 아이스 제품이 마르코폴로에 의해 서양으로 전해진 것이다. 마르코폴로 이후 아이스크림 제조기술은 이탈리아에서 꽃피웠다.16세기 플로렌스의 공주 카트린 드 메디치가 프랑스 왕가로 시집가면서 이이스크림 제조기법이 프랑스에도 전해졌다. 당시의 아이스크림 제조기법은 당시 왕실 요리사들에게만 전수된 특급 비밀이었다. 평민은 맛보기 어려웠던 아이스크림은 1686년 이탈리아인 프로코피오가 프랑스 파리에서 아이스크림을 팔면서 상업화되기 시작했다. 오렌지나 레몬 등에 단맛을 첨가한 주스를 만들어 얼린 아이스캔디 형태였다. 요즘과 같은 아이스크림이 나온 것은 1774년 프랑스 루이왕가의 요리장이 처음으로 만들었다고 전한다. 이 때는 ‘크림아이스’라 불렀으나 이후 ‘아이스크림’이라 이름이 바뀌었다. 국내에는 빙과 제품을 돈을 주고 사먹기 시작한 것으로 1950년대로 알려져 있다.62년 삼강산업이 바 라인을 도입, 최초로 하드를 생산하면서 대량 양산 체제에 들어갔다. 이전에는 팥 앙금 등으로 집에서 만든 빙과류가 고작이었다.70년 해태제과가 국내 처음으로 덴마크에서 최신 설비와 기술을 도입, 현대적인 아이스크림인 ‘부라보콘’ 등을 개발했다. 서구식 아이스크림은 90년 하겐다즈가 상륙하면서부터. 아이스크림은 차를 마시듯 먹는 것이라는 이미지를 심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롯데제과 개발실 찾아가 보니 #1. 뚝 딱,‘15m 15분’ 집에서 아이스크림 만들어 본 적 있나요? 설탕에 우유 등을 적당히 섞은 다음 냉동실에 넣고 살살 녹는 아이스크림이 되길 기대했겠죠. 결과는 물론 실패였을 것입니다. 제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그리 간단하지는 않거든요.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공장에서 나오는 저의 탄생 비결을 공개하죠. 제 이름은 ‘스크류바’ 입니다. 첫 출발은 탱크에서 합니다. 처음에는 원료를 섞은 뜨거운 용액에 불과해요. 살균처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온도가 무려 90도가 넘어요. 탱크에서 열은 5도까지 떨어집니다. 사실 ‘부드러운 맛’의 비결은 여기 있어요. 탱크 안 프로펠러 모양의 ‘손’이 계속해 저를 저어요. 이 때 점도를 높여주는 ‘증점제’라는 성분이 몸 속으로 들어오죠. 아무리 꽁꽁 얼어도 입안에서 살살 녹는 이유는 이 ‘끈적함’ 때문입니다. 본격적인 ‘몸 만들기’는 15m정도 되는 벨트 위에서 이뤄집니다. 빨대같은 튜브가 물총을 쏘듯 ‘사과맛’ 용액 상태인 저를 틀에 담습니다. 주변에는 영하 35도 정도의 냉각수가 흘러요. 겉이 살짝 얼면 빨대처럼 생긴 튜브가 제 안 부분을 쏙 뽑아낸 다음 그 자리에 ‘딸기맛’을 채워요. 몸통은 다 만들어진 셈이죠. 가장 어려운 과정은 ‘다리 붙이기’에요. 속이 채워지면 제 다리인 ‘막대’를 꽂습니다. 몸이 단단하게 얼면 기계는 막대를 잡고 제 몸을 틀에서 분리합니다. 이 때 다리가 몸통에서 떨어져 나가면 불량품 신세가 됩니다. 15m 벨트를 통과해 포장지로 들어가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15분. 이걸로 끝은 아니죠. 포장후 무려 영하 40도인 시베리아 같은 냉동고로 옮겨집니다. 여기서 최소 이틀은 기다려야 해요. 오염된 건 아닌지 미생물 검사를 하는데 최소 48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죠. 이 과정에서 사람이 하는 일은 별로 없어요. 포장된 저를 상자에 담는 정도죠. 그렇지만 제가 탄생한 것은 기계가 아닌 손으로 저를 개발한 ‘어머니’들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지금도 끝없이 제 후배들을 만들고 있죠. #2. 설사는 곧 ‘산고’? “세상에 나온 아이스크림은 거의 다 먹어봤을 걸요.”20년간 아이스크림 개발에 매달린 조경수 롯데제과 마케팅 실장은 “지금까지 몇 개의 아이스크림을 먹어봤냐.”는 질문에 “온 종일 아이스크림 먹기 때문에 이루 셀 수 없다.”며 고개를 가로 저었습니다. 아이스크림 개발실 사람들에게 저는 밥보다 더 중요한 주식이지요. 그들은 오전 9시에 모여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어보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온 세계의 아이스크림이 그들의 식탁에 오르죠. 맛을 보고 ‘영감’을 떠올린 이들은 각자 자리로 돌아가 본격적으로 맛 개발에 들어갑니다. 향료와 각종 식재료를 배합해 즉석에서 얼리죠. 실패작의 경우 한 입 물어본 뒤 뱉어내지만 ‘이거다’ 싶을 때는 몇 개라도 먹어본대요.“너무 많이 먹는 바람에 설사한 적도 한 두 번이 아니죠. 그래도 비만인 연구원이 별로 없는 것을 보면 신기하죠.” 유기돈 연구원은 “특히 과음한 다음날 아이스크림을 먹어야 할 때는 괴로울 때도 있다.”면서 “점심은 주로 찌개나 얼큰한 국을 먹는다.”며 웃음 짓습니다. 최근 들어 아이스크림의 맛 개발에 있어 그들의 입맛 못지않게 중요한 요인으로 떠오른 것은 소비자들의 아이디어래요. 조 실장은 “‘꼬치처럼 빼먹게 해달라.’,‘최신 유행하는 석류맛을 만들어 달라.’는 등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점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아이스크림에 얽힌 진기록들 ●진기록의 연속, 부라보콘 1970년 4월 출시 이후 36년 된 국내 최장수 아이스크림이다. 지난 해까지 33억개,8000억원어치가 팔렸다. 길이로 환산하면 55만 2000㎞로 지구를 14바퀴 돌 수 있다. 한국능률협회가 실시한 ‘한국산업의 브랜드 파워’조사에서 지난 2000년 이후 6년 연속 1위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출시 당시 인기가 폭발했다. 전국에서 상경한 도매상들 때문에 공장 출입문을 봉쇄했을 정도다.“12시에 만나요∼부라보콘”이란 CM송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1972년 남북적십자회담이 열리던 판문점에서 우리측이 북측의 대표단에 부라보콘을 제공하자 북측은 “미제 아이스크림이냐.”고 물었고, 남측 관계자들은 “해태에서 만든 제품”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북한이 이에 의구심을 품자 상표와 회사 주소까지 확인시켰다는 일화도 전한다. ●‘커플 아이스크림’의 원조, 쌍쌍바 1979년 둘이 나눠 먹을 수 있는 아이스바로 국내 최초로 출시됐다가 곧 사라졌다. 그러나 지난 99년 ‘커플 마케팅’ 바람을 타고 다시 출시된 커플 아이스크림의 효시이다. ●추억의 바밤바 “첫번째 그맛∼”으로 시작하는 CM송으로 여전히 인기다.76년 출시된 바밤바에는 밤맛의 크림속에 달콤한 시럽이 들어있다. 월 평균 35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최고 매출의 월드콘 1986년 3월 출시, 만 스무살이 된 월드콘은 그동안 17억개가 팔렸다. 국민 한 사람당 35개 이상 먹을 수 있는 분량. 길이로는 38만 3000㎞로 지구를 약 10바퀴 돌 수 있다. 지난해 연 460억원의 경이적인 매출 기록을 달성했다.98년 빙과시장 최초로 단일 품목 연매출 300억원을 돌파했다.88년 부라보콘의 아성을 무너뜨린 이후 아이스크림 시장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블루오션, 설레임 2003년 출시된 ‘설레임’은 월드콘과 함께 연매출 460억원대 오른 제품이다.3년의 단기간에 쌓은 매출 치고는 놀라운 기록이다. 지난해 7월 월 매출 100억원을 달성했다. ●‘아이스케이크’의 후예 스크류 바 꽈배기 ‘아이스케이크’로 잘 알려져 있다.85년 6월 출시 이후 3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30억개가 팔렸다.60만㎞로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의 1.5배에 해당하는 길이다. ●정통 아이스크림 투게더 1974년 탄생한 투게더는 국내 최초의 정통 아이스크림이다. 우유의 신선함과 맛이 살아있는 제품이다. 지난해 24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여름엔 역시 더위사냥 1989년 출시 이후 지난해 연 매출 340억원을 기록한 빙그레 아이스크림 부문 매출 1위, 펜슬바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브랜드. 더위 사냥은 이름과 포장 그리고 맛에서 확실한 차별점을 보이며 지난 20년간 빙과 지존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알뜰결혼 공공시설 활용

    알뜰결혼 공공시설 활용

    예비 신랑·신부들이 예식장을 찾느라 눈이 빠질 지경이다. 예식장이 초만원이라 웃돈을 주지 않으면 올해 결혼하기란 불가능할 정도다.‘쌍춘년 특수’ 덕분이다. 올해 병술년(丙戌年 양력 1월 29일∼내년 2월 17일)은 입춘이 두 번(올해 2월 4일과 내년 2월 4일)들어있어 쌍춘년(雙春年)이라 불린다. 쌍춘년은 200년에 한번 찾아와 예로부터 그해 결혼하면 백년해로(百年偕老)를 할 수 있다고 전해진다. 이런 속설 덕분에 대부분의 예식장이 겨울까지 예약이 꽉 차있다. 그러나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예식장에는 발길이 뜸하다. 홍보가 부족한데다 품위가 없을 것이라는 편견 때문이다. 저렴한 가격에 고급 서비스를 갖춘 예식장을 탐방했다. ●숨은 진주를 발견하다. 중구 구민회관은 겉모습만으로 판단해선 안된다. 지난해 12월 리모델링을 끝내 내부는 깔끔하고 세련미가 있다. 인조대리석으로 마감한 80평 규모의 로비를 지나 예식장에 들어서면 150명이 앉을 수 있는 좌석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흰색으로 꾸며진 단상과 1500만원짜리 검은색 그랜드 피아노가 조화를 이룬다.3층 신부대기실과 1층 폐백실도 전문 예식장만큼이나 용품과 인테리어가 잘 갖춰져 있다. 거주지역에 상관없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피로연장은 지하에 있다.150평 규모로 300명이 한꺼번에 식사를 할 수 있다. 좌식 공간도 있어 어르신들이 좋아한다고. 가격은 1만 5000∼2만원. 음료 값은 따로 받는다. 주차장(100대)은 건물 옆쪽에 있다. 시간당 3000원이지만, 지하식당을 이용하면 무료다. 차경호씨는 “예식장과 폐백실이 수준급인데다 여유롭게 결혼식을 진행할 수 있어 신랑, 신부가 만족해 한다.”고 자랑했다. 가는길 동대문운동장역 8번출구 ●합리적인 호텔급 예식 합리적인 가격에 호텔급 결혼식을 원한다면 서울여성플라자를 이용해 보자.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웨딩홀 중에선 비싼 편이지만 그 만큼 고급스럽다. 예식장은 168평 규모로 400명이 앉을 수 있다. 국제회의가 열릴 만큼 넓고 깔끔한 공간이다. 신부대기실과 폐백실도 고급스럽기는 마찬가지. 특히 올 하반기에 보라빛 벨벳으로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예식간격은 1시간 30분이며 예식홀장식과 폐백의상, 예식진행 도우미 2명, 조명 등을 포함해 34만원을 받는다. 축포(2만원)나 케이크(5만원)를 주문하면 추가로 비용을 내야한다. 주차는 2시간 무료. 피로연은 3층 그린테라스에서 열린다. 신라호텔 출신 요리사가 준비한 뷔페음식을 탁트인 전망을 보며 즐길 수 있다. 가격은 2만 5000원. 칠레산 와인도 주문할 수 있다. 자리는 320석이며 혼주를 위해서 VIP룸을 마련했다. 하객이 많으면 2층 연회장을 오픈한다. 호텔급 객실도 마련돼 있다. 지방에서 올라온 하객들이 이용하면 편리하다.38개의 한실·양실 객실이 있으며,1∼16명이 투숙한다. 가격은 4만∼19만원. 휴식공간도 넉넉하다. 건물 주변에 나무로 둘러싸인 정원이 있고,5층에도 하늘공원이 마련돼 있다. 최정은씨는 “예식장을 이용한 신랑, 신부들이 돌잔치를 하러 다시 방문할 정도로 반응이좋다.”면서 “일년에 한번씩 여성플라자에서 결혼한 부부를 모아 파티를 연다.”고 말했다. 가는길 1호선 대방역 3번 출구 ●도봉산이 내 품안에 도봉구청 16층에 자리한 ‘도봉스카이웨딩홀’은 아름다운 전경을 뽐낸다.4면을 통유리로 만들어 도봉산과 수락산이 품안에 안길 듯 선명하다. 탁 트인 시내를 내려다 보면 답답한 마음까지 시원해진다. 결혼식이 진행되면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하기위해 흰색 커튼을 내린다. 피로연이 시작돼 커튼을 올리면 하객들은 멋진 전경에 탄성을 지른다. 천장이 다른 곳보다 두배나 높아 더 시원하다. 호텔처럼 한 자리에서 결혼식과 피로연이 이뤄진다. 좌석수는 300석. 뷔페 전문 음식점이라 결혼식장 대여료는 따로 없다. 폐백의상이나 꽃길, 드라이아이스 등도 몽땅 무료다. 15가지 음식이 나오는 갈비탕 정식(1인당 1만 9000원)만 주문하면 된다. 손님이 200명 이상이면 술을 포함한 음료수가 무료다. 결혼식은 2시간 간격으로 예약을 받는다. 일반 웨딩홀처럼 30분,1시간 단위가 아니라 넉넉하다. 주차도 400대까지 가능하다. 웨딩드레스나 사진촬영 등은 신랑 신부가 마음대로 정하면 된다. 거주지역과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다. 최재희 사장은 “출장뷔페 전문점이라 음식이 다양하고, 주변 전경이 일품”이라면서 “주말 저녁에는 돌잔치, 회갑연이 많이 열린다.”고 말했다. 가는길 1호선 방화역 2번출구 ●영어마을에서 공부하자 삼각산 문화예술회관(옛 강북구민회관) 행복실은 예식장으로 설계됐다. 작은 소품까지 예식장의 분위기를 풍긴다. 원목나무로 마무리한 벽에 촛불 모양의 조명이 붙어 아늑하다. 통유리로 만든 입구쪽 벽면에는 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새겨져 있다. 좌석은 200석. 거주지역에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지만 꽃길, 혼인서약서, 폐백의상 등을 포함해 사용료 10만원을 내야한다. 결혼식 간격은 1시간이며 주차는 170대까지 가능하다. 피로연은 행복실 맞은편에 자리한 리더스클럽 강북점에서 할 수 있다. 다른 음식점을 이용해도 괜찮지만 주변에 대형 음식점이 없다. 피로연장은 500석 규모이며 한식은 1만 7000∼2만 1000원, 양식은 2만∼3만원, 뷔페는 1만 9000∼3만원이다. 음료수와 부가세는 따로 받는다. 문화예술회관의 최대 장점은 걸어서 5분 거리에 강북 영어마을이 있다는 점이다. 결혼식에 참석하고, 아이들과 영어마을을 방문, 생활영어를 체험하면 휴일을 알차게 보낼 수 있다. 예술회관 앞마당 나무그늘에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 친척들과 모여 얘기 꽃을 피울 수 있다. 가는길 4호선 수유역 1번출구, 마을버스 01번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공공기관 예식장 이래서 좋다 ●옵션이 없다 전문 예식장을 가면 웨딩드레스·턱시도, 사진촬영 등을 반드시 옵션으로 이용해야 한다. 대여료는 무료지만 다른 곳에서 바가지를 쓰기 십상이다. 그러나 공공기관 예식장은 음식점까지 대부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시간이 넉넉하다 예식 간격이 1∼2시간 30분이라 넉넉하다. 다른 예식이 없으면 하루종일 이용해도 괜찮다. ●교통이 편리하다 주차공간이 넉넉하고 지하철과 인접해 있다. 찾기도 쉽다. ●저렴하다 예식장 대여료는 없거나 10만원 안팎이다. 주차료도 대부분 무료다.
  • 아시아판 리골레토

    아시아판 리골레토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 빅토르 위고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비록 오페라를 직접 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얼마간 그 내용을 알고 있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꼽추 광대 리골레토와 그의 사랑하는 딸 질다, 리골레토가 모시는 호색꾼 두카(만토바 공작) 사이에 벌어지는 비극이 작품의 기본 줄기다. 이 서양 이야기에 싫증이 났다면 우리식으로 바꾼 ‘아시아판’ 리골레토를 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오페라앙상블(예술감독 장수동)이 27일부터 6월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올리는 ‘리골레토’는 주인공과 무대를 확 바꾼 새로운 감각의 ‘토종’ 오페라다. 자신을 경멸하는 귀족들 앞에서 광대놀음을 해야 하는 비운의 주인공 리골레토. 이번 작품에서 그는 궁정 광대가 아니라 파티장에서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로 변신한다. 두카 또한 무기 밀거래에 관여하는 다국적 기업 대표로 나온다. 베르디 음악만 그대로일 뿐, 작품의 배경도 원작과 전혀 다르다. 무대는 중세 이탈리아 북부 만토바가 아니라 20세기의 끝자락 베트남 ‘보트피플’ 등 난민들이 모여 사는 아시아의 가상 항구도시 K다. 원작에 등장하는 1막의 만토바 궁정은 다국적 기업이 운영하는 멤버십 파티장으로,2막 두카의 방은 두카가 운영하는 다국적 기업의 지하 밀실로,3막 자객의 술집은 항구의 폐선착장으로 바뀐다. 1994년 연출가 장수동을 주축으로 창단된 서울오페라앙상블은 거대한 스케일과 화려한 무대장치 등을 내세운 대형 오페라 혹은 외국 프로덕션 수입 오페라에 맞서 소극장 오페라, 창작 오페라, 우리식으로 번안한 새로운 연출의 오페라 등 ‘토종 오페라’를 꾸준히 선보여온 단체. 연출을 맡은 장수동(49) 감독은 “우리가 50년 넘게 서양 오페라를 받아들여온 만큼 이제는 우리 얼굴을 한 우리 시각의 ‘현지화된’ 작품을 만들 때가 됐다.”며 “‘아시아판’이란 말도 그런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붙인 것”이라고 말했다. 지휘자 김홍식, 무대 디자이너 이학순, 안무가 박호빈 등이 참여하는 이번 공연은 중견과 신예들이 골고루 섞인 세 팀으로 출연진이 짜여졌다. 리골레토 역에 바리톤 전기홍 장철 강기우, 질다 역에 소프라노 김수정 김정아 강혜정, 두카 역에 테너 이현 김경여 김정현 등이 출연한다. 평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3시(6월3일)·7시30분, 일요일 오후 4시(월요일 공연없음). 입장권 3만∼10만원. 서울오페라앙상블의 ‘리골레토’는 서울 공연 후 11월 상하이 페스티벌과 내년 2월 홍콩 국제아트페스티벌에도 참가, 신한류 붐을 일으킨다는 계획이다.(02)741-7389.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여주 세종대왕 진달래길 거닐어볼까

    여주 세종대왕 진달래길 거닐어볼까

    4월의 여주는 참 특별하다. 이제껏 한번도 속살을 드러내지 않았던 세종대왕릉(영릉)의 서편 진달래 꽃길이 일반에 개방됐다. 소나무와 어우러진 진달래 꽃밭이 무려 3000평. 솔향기 가득한 꽃밭길을 걷는 맛이 각별하다. 여주 도자기 박람회도 개막됐다. 벌써 열여덟해째 이어져 오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행사로 박람회를 가득 채웠다니, 모처럼 아이들과 함께 나서볼 만하다. 글 사진 여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1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넓은 공간이 주는 고요함과 여유로움. 소풍나온 아이들의 재잘대는 소리조차 꿈결에서 들리는 듯 나즈막하다. 여느때라면 시끄럽게 들려졌을 법도 한데 그마저도 여유롭게 느껴진다. 한껏 게으름을 피워가며 영릉(英陵)으로 향했다. 이번에 개방된 진달래 숲길은 8.5㏊, 약 3000평쯤 된다. 관람기간은 이번달 30일까지. 진달래꽃이 피는 기간에만 일반 관람객들에게 개방한다. 기존의 관람동선에서 살짝 비켜나, 서편 산자락에 위치해 있다. 사람의 얼굴을 닮은 잉어가 노닐던 연못을 지나 진달래 숲길로 향하는 언덕을 올랐다. 곧이어 나타난 길은 두갈래. 어느 쪽으로 갈까 잠시 망설이다 오른쪽길로 접어들었다. 솔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소나무 가지에 앉아 있던 산새는 한껏 봄을 노래하고 있다. 참 곱기도 하다. 크기는 참새 절반만한 것이 여간 크고 낭창하게 우짖는 것이 아니다. 새로 만든 길이라서인지 잘라낸 나무 그루터기에 발이 걸리기 일쑤다.‘길을 만들어 가며’ 걷기를 5분여. 진달래 군락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여수의 영취산이나 강화의 고려산 진달래처럼 온산을 집어 삼킬 듯 붉게 물들여 가는 모습은 아니었다. 대신 영릉의 진달래가 선택한 것은 소나무와의 조화와 교감인 듯했다. 울창한 소나무 아래를 연분홍으로 물들이며 안개처럼 넓게 스며가는 듯한 모습. 강렬함보다는 잔잔함이 느껴졌다. ‘사랑의 기쁨’이라는 꽃말을 가진 진달래는 전국의 야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토종꽃. 잎이 채 돋기도 전에 속절없이 피었다가 지고마는 가냘픈 꽃이다. 그래서 우리 민족의 정한(情恨)을 상징하기도 한다. 호사가들의 말을 빌리면, 진달래의 향기는 방금 머리를 감은 여인의 머리카락에서 나는 냄새처럼 상큼하단다. 흔히 알려져 있듯, 진달래는 비슷한 모양의 철쭉과는 달리 먹을 수가 있다. 화전을 부쳐 먹기도 하고, 술을 담가 마시기도 한다. 특히 진달래로 담은 술, 두견주는 이름과는 달리 독하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봄날 진달래 화전 안주로 진달래 술 한잔 마시면, 기골이 장대한 청년도 쉽게 쓰러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기도 한다. ‘가는 걸음마다 놓인 진달래꽃을 사뿐이 즈려밟으며’ 걷기를 한시간 남짓. 아직도 그윽한 솔향기가 코안을 맴도는 듯하다. 어느새 눈앞에 펼쳐진 것은 탐방로. 영릉의 자랑거리다. 탐방로가 왕릉의 봉분 바로 앞까지 이어져 있는 것은 영릉이 유일하다.‘천하명당’에서 바라보는 전망을 만끽할 수 있는 것. 각종 석물 등 왕조시대 건축물의 진수를 눈앞에서 보는 혜택도 누릴 수 있다. 또하나의 자랑거리는 가족들과 함께 돗자리깔고 쉴 만한 장소가 많다는 것. 영릉초입의 어정수(御井水)를 비롯, 인접한 효종대왕릉 산책로 주변에 잔디밭이 넓게 펼쳐져 있다. 따스한 봄햇살을 받으며 누워 쉬기엔 그만이다. #2 알고 가면 재미있는 왕릉답사 ●천릉(遷陵)1호인 영릉 영릉은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릉옆에 있던 것을 예종때 이곳으로 옮긴 것이다. 주산(主山)인 칭성산을 감싼 주변 산세가 마치 꽃봉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듯하다해서 모란반개형(牧丹半開形)의 명당이라고 한다. 원래 이곳은 세조때 우의정을 지낸 이인손 등의 묘가 있었던 곳. 천릉터로 최적의 길지라는 지관들의 보고를 접한 예종은 평안도 관찰사를 지내던 이인손의 맏아들 이익배에게 선부의 묘를 옮겨줄 것을 요청했다. 이익배가 이장을 하기 위해 산소를 파보니 “이곳에서 연을 날려 줄을 끊은 다음, 연이 떨어지는 곳에 묘를 옮겨라.”는 글이 적힌 두루마리가 나왔다. 연이 떨어진 곳에 이장을 한 후 자손은 더욱 번창하였고, 연주리라는 마을이름은 오늘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한다. ●참도는 오른쪽이 높다 참도는 홍살문에서 정자각까지 이어진 길. 두개의 통행로로 되어 있다. 앞쪽을 보고 좌우를 구분하는 전통적인 시각으로 보면 오른쪽 높은 곳이 신도(神道), 왼쪽의 낮은 곳은 어도(御道)다. 어도는 능제를 지내러 온 왕이 걷는 길, 신도는 선왕의 혼령이 다니는 길이다. 그래서 아버지가 다니는 신도를 아들이 다니는 어도보다 한단 높게 조성했던 것. ●정자각에는 계단 하나가 없다 봉분앞에서 제사를 지냈던 곳이 정자각. 유심히 보면 정자각 오른쪽에는 계단이 두개인데 반해 왼쪽은 하나밖에 없다. 참도를 따라 걸어온 왕은 동입서출(東入西出)에 따라 정자각 동쪽으로 들어와 제사를 지내고 서쪽으로 나간다. 반면 홍살문에서 아들을 따라 정자각까지 온 선왕의 혼령은 제사를 마치면 다시 왕릉 봉분으로 들어가야 한다. 능제가 끝났는데도 선왕의 혼령이 따라오면 왕궁은 물론 온 나라가 시끄러워진다. 그래서 정자각을 나서는 왼쪽에는 왕이 내려갈 계단 하나밖에 없는 것. ●왕릉에는 강(岡)과 잉(孕)이 있다 신라나 고려와는 달리 조선의 왕릉에는 강과 잉이 있다. 강은 봉분이 자리잡고 있는 언덕을, 잉은 왕릉 뒤쪽에 봉긋하게 솟아오른 지형을 말한다. 강은 땅의 기운 중에 가장 좋다는 생기(生氣)를 저장하는 탱크역할을 한다. 잉은 강에 생기를 주입시켜 주는 역할을 맡는다. ●가는길 영동고속도로 여주IC→여주읍내→42번국도 이천방향→영릉삼거리 우회전→영릉. 중부고속도로 서이천IC→이천방향→수광리 도예촌→3번국도→이천온천삼거리→복하교에서 우회전→여주방향 산업도로→OB맥주공장→ 양평/이포방향삼거리→좌회전→영릉. ●휴관일 매주 월요일 ●관람료 성인 500원, 청소년 300원. ●문의 (031)885-3123∼4. #3 볼것·놀것 천지 ‘여주 도자기 박람회´ ‘천년 도자의 맥’. 제18회 여주 도자기 박람회(ceramicexpo.org)가 지난 20일 개막됐다. 이번 도자기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어린이를 위한 행사가 많다는 것. 전시, 체험행사의 대부분이 어린이 위주로 꾸며져 있다. 어린이들이 세라믹과 친해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가족나들이 코스로는 안성맞춤.5월14일까지 계속된다. 올해 20회를 맞는 이천 도자기 축제(ceramic.or.kr)도 21일 개막돼 볼거리를 더해주고 있다. 역시 다음달 14일까지 행사가 이어진다. 경기도 양평에서 봄나들이 온 하지원(9)양 가족과 함께 박람회 행사장을 둘러보았다. 지원이네 가족이 맨처음 들른 곳은 세계생활도자관 1층의 ‘세라믹 판타지’코너. 세라믹 정원에 전시된 세라믹 꽃과 곰인형 등이 반갑게 인사하는 듯하다. 정원을 지나 왼쪽으로 돌면 ‘토야네 집 101호’다. 토야는 박람회의 마스코트 이름. 세라믹으로 만들어진 빌라에는 청자아버지와 분청엄마 등 모두 12명의 토야네 가족이 살고 있다. 방은 모두 네 개. 맛있는 식당과 행복한 거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방마다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세라믹의 세계를 정교하게 꾸며 놓았다. 토야네 집 구경을 마치면 옆집인 ‘상상갤러리 201호’로 연결된다. 작가들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세라믹 작품들을 재미있는 방법으로 만날 수 있는 곳이다.“세라믹 작품에 대한 어린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보고, 듣고, 느끼는 등 오감을 자극하는 전시기법이 동원됐다.”는 것이 교육체험 큐레이터 전양건(35)씨의 설명이다. ‘상상극장’에서 ‘할머니와 요리사’라는 5분짜리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나면 ‘상상스튜디오’에 닿는다. 도자작품을 실제로 만들어 볼 수 있는 곳이다. 지원이가 만들기로 한 것은 ‘알리바바의 집’이라고 이름붙인 항아리형 도자기. 삐뚤빼뚤하지만 여간 귀여운 모습이 아니다. 한 달 뒤에 택배를 통해 잘 구워진 ‘알리바바의 집’을 다시 만나기로 하고 2층의 ‘세라믹 하우스Ⅱ’전시장을 찾았다. 이곳은 엄마와 아빠를 위한 곳. 침실과 주방, 욕실 등 집안 곳곳에 사용되는 세라믹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오디오룸에 전시된 도자기 스피커는 오디오 제작업체들 사이에 관심의 초점이란다. 하지만 지원이 엄마의 관심은 침실에 전시된 세라믹 구두. 누구든 발에 맞으면 무료로 준다기에 지원이 엄마도 도전해 봤다. 애는 썼지만 잘 들어가지 않아서 포기. 세계생활도자관을 나와 오른쪽 토야관으로 들어섰다.‘미니룸 꾸미기’행사장이 있는 곳이다. 자석을 덧대놓은 벽에 세라믹 장식용품들을 가져다 자기 마음대로 꾸며볼 수 있다. 토야관 오른쪽은 토야도자공방. 어린이 특별전의 하이라이트다. 흙으로 할 수 있는 온갖 종류의 놀이가 준비되어 있다.“어린이들이 흙과 노는 공간이자, 도자기를 완전정복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이 전씨의 설명이다. 흙밟기장에서는 맨발로 흙속에서 뒹굴수 있다. 무료로 대여해준 앞치마를 입은 지원이가 처음 본 친구들과 진흙을 밟아가며 정신없이 논다. 저절로 머드팩이 될 듯하다. 이밖에 흙물로 그림을 그리는 ‘슥삭슥삭’, 과녁에 흙을 던져 맞히는 ‘휙휙팍팍’ 등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놀이들. 이번에는 흙체험실에서 도자기 굽기 체험을 해보기로 했다. 흙체험실은 도예전문가의 지도를 받으며 400명이 동시에 도자기 제작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공간. 컵을 만드는 데 20분, 화분 등의 생활자기를 만드는데는 1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자신만의 도자기를 만들어 제출하면 주최측에서 불에 구워 제작한 다음 택배로 부쳐 준다. 기간은 한달 정도 소요된다. 예약은 (031)884-8552.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여주IC→37번국도 여주방향→여주 버스터미널 사거리 우회전→여주교→331지방도 신륵사 방향→행사장. ●관람료 흙놀이방+전시관:성인 3000원, 어린이 4000원. 가족은 4인 이상 1만원,3인 이상은 8000원. ●체험료 흙체험실:만들어 가져갈 경우 5000원, 구워서 택배로 보낼 경우 일반 2만원, 학생은 1만원. 택배비 본인부담. 월요일은 휴관. ●문의 (031)645-0570∼1,(031)884­8644. <가볼만한 곳> ●해여림 식물원 21일 문을 연 해여림식물원은 형형색색의 튤립축제가 자랑.5만여평에 달하는 관람면적에 각종 꽃과 약용식물, 희귀종 보호수 등이 가득 들어차 있다. 입장료는 어른 6000원, 청소년 5000원, 어린이 4000원. 월요일은 휴무. 문의(031)882-1700. ●황포돛배 신륵사 맞은편 나루터에서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한 시간 간격으로 운항한다. 신륵사에서 여주대교, 영월루 등을 돌아본다. 소요시간은 30분. 월요일은 쉰다. 요금은 어른 5000원, 어린이 3000원. 문의 (031)887-2867. ●신륵사 여주의 대명사라 할 만큼 많이 알려진 천년고찰. 화려한 다포지붕이 압권인 극락보전은 경기 유형문화재 제128호, 조선 성종때 세워진 다층석탑은 보물 제225호로 지정돼 있다. 문의(031)885-2505.
  • 복어조리기능사 딴 ‘꼬마 대장금’

    11세 초등학생이 조리자격증의 ‘최고봉’인 복어조리 기능사 자격증 시험에 한번에 합격해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주인공은 경남 진주시 망경초등학교 5학년 노유정(11)양. 노양은 지난달 10일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실시한 복어조리 기능사 시험에 처음으로 응시해 지난 17일 당당히 합격통보를 받았다. 도내에서 모두 166명이 실기시험에 응시해 불과 16.3%인 27명만 합격했다. 노양은 요리사인 어머니와 함께 합격하는 영광을 안았다. ‘꼬마 대장금’이라 불리는 노양은 이미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딴 데 이어 양식 조리기능사 자격증, 일식 조리자격증을 취득해 조리기능사 5종류 중 중식(中食)만 따면 그랜드슬램을 이루게 된다. 진주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노도섭(43)씨와 천영임(39)씨 외동딸인 노양은 이번 복어조리 기능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동네 요리학원에서 하루 10시간이나 서서 복어를 자르고 포를 뜨는 등 맹연습을 해왔다. 노양은 지난 1월 복요리로 유명한 일본에서 열리는 복어축제기간을 이용해 4박5일간 연수까지 다녀오는 등 철저한 노력파. 요리솜씨도 널리 알려져 있다. 맛으로 소문난 진주지역 유명식당 주방장들은 노양이 만드는 요리를 먹기 위해 회식 때마다 횟집을 찾는 등 단골들이 줄을 잇고 있다. 노양은 학교 공부도 늘 최고 상위권이다. 노양은 “복어는 독을 갖고 있지만 거꾸로 독에 중독된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음식에는 다양한 맛처럼 다양한 효능과 가치를 갖고 있는 만큼 앞으로 세계 모든 음식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다.진주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중국집 주인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중국집 주인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지난 14일 쌍문동 도봉노인복지센터. 창동에서 중국집 ‘상하이’를 운영하는 김정태(47)씨가 요리 재료를 싸들고 ‘출동’한다. 아침 잠이 많지만, 이날만큼은 오전 7시에 일어났다. 치매·중풍 어르신들에게 선보일 요리는 옛날 자장면과 마파 두부. 어르신들의 소화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일부러 두부 요리를 골랐다. 또 자장면은 양파와 감자를 큼지막하게 썰어 넣어 추억이 되살아나는 ‘옛날 자장면’을 만들기로 했다. 이날 김씨는 600명이 먹을 수 있는 요리를 선물했다. 김씨가 이렇게 봉사활동을 펼친 것은 햇수로 꼬박 8년. 매달 2번씩 동네 노인복지관, 지체장애인 시설, 종합복지관 등에 직원 4명을 이끌고 가서 중국 요리를 만들어준다. 음식 재료도 직접 준비하는 등 모든 비용은 김씨가 준비한다. “우리 중국집 음식을 사먹는 동네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보답하려고 하는 것이지요. 제가 만든 자장면을 그 분들이 먹어줬기 때문에 가게도 차릴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이쯤되면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에 대한 개념이 달라진다. 주로 높으신 분들이 번만큼 사회에 환원한다는 뜻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테이블 4개만 덜렁 놓고 중국집을 운영하는 김씨도 노블레스 오블리주 계열에 제대로 동참하고 있는 셈이다. 김씨가 ‘사랑의 자장면’을 만들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1989년. 둘째아이가 미숙아로 태어나면서부터다. 의료 보험도 적용되지 않아 1000만원의 빚더미에 올라앉게 됐다. 당시 식당 요리사로 일하던 김씨의 월급이 30만원이었으니 눈 앞이 깜깜할 수밖에. “둘째가 태어난 뒤 급한 마음에 친구 소개로 독일로 건너갔어요. 당시만 하더라도 환율 차이가 많이 나서 한달에 130만원은 벌어들일 수 있었거든요. 그러면서 막연하게나마 나중에 자리잡히면 좋은 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려움을 겪어본 사람들이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하잖아요.” 한국에 돌아온 김씨는 빚도 털어내고 창동에 가게도 차렸다. 처음에는 사정이 여의치 않아 가게를 임대했으나 김씨의 손맛이 입소문나면서 손님들은 많아졌고 1998년 건물을 사들여 지금의 가게를 내게 된 것이다. 이 때부터 사랑의 자장면 봉사가 시작됐다. 김씨는 동료 요리사들과 다른 지역으로 ‘봉사 출장’을 나가기도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로 충북 음성 꽃동네에 가서 3500명분의 자장면을 만든 일을 꼽는다. “20㎏짜리 밀가루 30포를 반죽해야 합니다. 상상해 보세요. 밀가루를 쌓아 놓으니까 ‘조그만 산’이 되더라고요. 어찌나 즐겁던지요. 밤새 준비하고 이튿날 힘든 줄도 모르고 꽃동네 사람들고 공차기까지 했다니까요.” 김씨는 올초 도봉구청 자원봉사센터에 가서 중국집 상하이를 ‘사랑주식회사 사랑 19호점’으로 등록했다. 사랑주식회사는 도봉구가 기업들과 연계해서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프로그램. 대기업, 은행, 대형 마트 등 마을의 쟁쟁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 업체에 비해 김씨가 주인인 상하이는 그야말로 구멍가게 수준이다. 그래도 사랑주식회사는 ‘회사’의 규모(?)와 상관없이 이웃들에게 주는 사랑은 컸으면 컸지, 작지 않다. “나이가 들더라도 자장면 만드는 기술은 썩지 않으니까 계속해서 봉사활동을 할겁니다. 아이들이 대학에 진학하면 한 달에 딱 한번씩 온 가족이 모여 사랑의 자장면을 만드는 게 제 꿈이에요. 작은 일이지만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사랑의 자장면’으로 채워 나가고 싶습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다시 찾은 청계천의 봄

    다시 찾은 청계천의 봄

    청계천에 성(性)이 있다면 아마도 ‘여성’일 것이다. 청계천에는 어머니의 품속과 같은 포근함과 넉넉함이 살아 있다. 또 크고 웅장하지는 않지만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여성미도 느낄 수 있다. 청계천 복원 이후 처음 맞는 봄. 청계천에 화사한 봄 옷을 입혀 놓고 보니 영락없는 ‘봄 처녀’의 자태를 닮았다. 수줍은 듯 하얀 꽃향기를 뿜어내는 조팝나무와 연분홍 진달래, 노란 개나리, 조만간 꽃망울을 터뜨릴 노랑꽃창포 등에서도 ‘여심’(女心)이 느껴진다. 그녀는 품속에서 수많은 꽃과 나무와 풀과 곤충과 새들이 어우러져 넉넉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한다. 어려웠던 지난 시절 서민들과 희로애락도 함께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그녀의 넉넉함을 잊지 못한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그 곳에는 역사가 있고, 추억이 있고, 생명이 있고, 문화가 있고, 삶이 있다. 주변의 ‘맛과 멋과 쉼’에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30년만에 찾아 온 청계천의 봄. 가족들에게는 봄나들이 명소로, 주머니가 가벼운 연인들에게는 데이트 코스로 이보다 좋은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길이 5.84㎞. 나이 7개월 20일. 새롭게 태어난 청계천, 그녀의 봄 속으로 들어가 봤다. 글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걸어서 한바퀴 30년 만에 찾아온 청계천의 봄 풍경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컷던 것일까. 아니면 콘크리트로 뒤덮인 청계고가를 넘어다니던 학창시절 읽었던 박태준의 ‘천변풍경’의 잔영들이 갑자기 되살아난 것일까. 청계천을 찾기도 전에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청계천변에 모여 살았던 서민들의 모습들도 머릿속을 맴돌았다. ‘판자촌이 늘어섰던 개천변의 모습과 아낙네들이 수다를 떨던 빨래터, 개천변에 모여살던 민 주사와 한약국집 가족, 이쁜이, 점룡이, 여급 하나코’. 이런 상상에 빠져 지난 14일 봄의 새싹이 움트고 있는 청계천을 찾았다. 봄을 만끽하기에는 이른 느낌이었지만 그 곳에는 봄이 있었다. 조팝나무에 하얀 눈송이가 달려 있고, 진달래는 제철을 만났다. 개나리 꽃은 잎사귀에 둘러싸여 내년 봄을 기약한다. 창포와 버들가지에도 봄이 가득하다. 물고기가 헤엄치는 모습과 오리가 자맥질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경이롭다.30년 만에 되찾은 청계천의 봄 풍경이다. #10:00-청계광장 출발 청계천 시작지점인 ‘청계광장’(청계1경)을 내려와 모전교를 출발했다. 천변은 번잡하던 도로 위와는 전혀 딴 세상이 펼쳐졌다. 개천은 지상에서 불과 2∼3m 아래지만 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의 시끄러운 소음 대신 물 흐르는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상쾌하게 파고드는 공기도 지상의 그것과는 다른 느낌이다. 모전교는 청계천 22개 다리 중 첫 다리로 근처에 과일을 팔던 모전(毛廛·과일가게)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가장 먼저 만난 곳은 다리 아래 ‘팔석담’. 팔도의 화합과 정기를 담은 이 곳에서 동전을 던지고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뤄진다고 한다. 수거된 동전은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한다고 하니 소원도 빌고, 좋은 일도 할 겸 과감하게 500원짜리 동전을 꺼내 물속에 던졌다.‘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동전을 줍는 행위는 절도죄에 해당한다. 던질 수는 있지만 줍지는 말아야 한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청계천의 석교인 ‘광통교’(청계 2경) 아래를 지나자 완연한 봄 세상이다. 버들가지에서는 파릇파릇한 새싹들이 돋아나고, 천변에 줄지어 늘어선 창포가 푸르름을 자랑한다. 인공미가 물씬 풍기던 지난해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청계천의 돌과 나무, 꽃 모두는 사람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것들로 자연적인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청계천의 새역사를 써 갈 꽃과 나무는 따사로운 봄볕에 새싹을 틔우고 있었다. 광통교는 청계천 다리중 가장 큰 다리로 원래는 광교 사거리에 있었지만 1958년 복개공사로 땅속에 묻혔다가 지금의 위치로 옮겨졌다. #10시20분-광교∼관수교 물의 흐름이 걷는 속도보다 빠르다. 봄을 즐기며 느긋하게 산책을 즐기는 탓도 있지만 유속이 어른의 빠른걸음 정도다. 그러나 강바닥에 군데군데 떨어져 있는 오물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광교 다리를 지나 ‘정조반차도’(청계 3경)에 이르렀다. 정조가 모친의 회갑을 기념해 아버지 사도세자 무덤이 있던 화성(현재 수원)에 행차하는 모습으로 김홍도 등 당대 최고의 화원들이 합작해 그린 작품이다. 규모는 폭 2.4m, 길이 192m에 이르는 거대한 도자벽화로 세계에서 가장 큰 도자벽화라고 한다. 자원봉사자가 반차도의 내용을 설명해 준다. 장통교를 지나자 ‘삼각동 워터 스크린’이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이어 삼일교를 지나 수표교터에 도착했다. 수표교는 청계천을 복개할 때 장춘단 공원으로 옮겨졌고 이 곳에는 터만 남아 있다. 청계천의 수심을 측정하는 곳이라는 뜻에서 수표(水標)라는 이름이 붙었다. #10:40-관수교∼나래교 관수교에 이르자 개천 바닥에 녹색 그물들이 눈에 들어온다.‘뭘까?’라는 궁금증을 품기도 전에 자원봉사자들이 먼저와 다가와 “물고기들의 쉼터”라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꽃이며 나무들의 이름을 물어봤다. “하얀 꽃을 예쁘게 피운 것이 장미과 조팝나무고, 붉은 것은 진달래, 개천변의 파란 풀들은 창포”라며 자세하게 설명해 줬다. 관수교를 지나자 시원한 ‘고사분수’의 물줄기가 개천에서 하늘로 솟구친다. 새벽다리에 이르자 물흐름이 느려진다. 곳곳에 물고기 산란장이 많다. 개천 위의 돌다리를 건너 다니며 개천 속을 들여보기로 했다. 바닥에는 푸른 이끼들이 끼어 있고, 한무리의 송사리떼가 노닌다. 개천 바닥의 흙색과 닮아 한참을 들여다봐야 송사리떼를 찾을 수 있다. 엄마와 봄 나들이를 나온 아이는 “엄마, 송사리가 어디 있어, 안 보여.”라며 칭얼댄다. 엄마의 손끝을 한참 들여다본 뒤에야 “야, 물고기가 많다.”며 즐거워했다. #11:00-나래교∼오간수교 출발한 지 벌써 한 시간이 흘렀다. 청계광장에서 나래교까지는 2.5㎞ 남짓. 산책이 즐거운 탓인지 전혀 지루하지 않다. 버들다리를 지나자 천변 담장을 타고 담쟁이덩굴이 올라간다. 시골에서나 볼 법한 풍경이다. 개나리도 반갑게 반긴다. 오리 한 마리가 물위를 거닐며 먹이를 찾느라 여념없다. 먹이를 발견한 오리는 자맥질을 한다.“아이고 몇 마리 없는 물고기 다 잡아먹네…”라며 지나가던 한 할머니의 한숨 섞인 탄성도 들린다. 청계천 산책에 동행한 동료가 복원 전과 복원 직후의 청계천은 전혀 다른 느낌이라고 거든다. 버들다리를 지나자 ‘패턴천변’(청계 4경)에 이르자 인간과 자연의 상생을 주제로 제작됐다는 ‘문화의 벽’과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 올리는 패턴 분수, 그리고 그 주위로 조성된 수변 무대가 발길을 사로잡았다. 엄마 손을 잡고 돌다리를 건너는 아이의 천진난만한 웃음 소리가 정겹게 들려와 산책길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 준다. #11:20-오간수교∼비우당교 오간수교 아래에는 오간수문터의 옛모습이 걸려 있다. 도성안의 물줄기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지점에 있었던 다섯개의 수문이다. 다리 아래에 청계천에서 빨래하는 아낙네와 그 앞에서 멱을 감는 아이들의 흑백 사진은 어린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다산교를 지나자 흑백사진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빨래터’(청계 5경)에 도착했다. 시멘트로 만든 대여섯개의 빨래판은 추억을 되살리기에 충분하다. 빨래터는 소설 천변풍경이 시작되는 곳. ‘…간간이 부는 천변 바람이 제법 쌀쌀하기는 하다. 그래도 이곳 빨래터에는 대낮에 볕도 잘 들어, 물 속에 잠근 빨래꾼들의 손도 과히들 시립지는 않은 모양이다’ 인근에 즐비하게 늘어선 판자촌 사이로 빨간 함지박을 머리에 이고 빨래 방망이를 겨드랑이에 끼고 아이들을 데리고 청계천을 찾던 사람들의 모습들이 오버랩된다. 인근 다리 아래에 당시 천변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몇 점의 사진이 걸려 있다. #11:50분-비우당교∼두물다리 점점 다리가 아파 온다. 쉬지 않고 걸은 탓이다. 밤이면 물줄기와 형형색색의 조명이 아름답다는 ‘리듬 벽천’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맞은편에는 소망의 벽(청계 6경)이 눈에 들어온다.2만여개의 예쁜 타일에 시민들의 소망이 적혀 있다. 선생님을 따라 봄 나들이를 온 유치원생들의 재잘거림이 정겹다. 길게 줄지어 가는 산책을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 아이들이 자연을 즐길 수 있다는 게 다행스럽다. 벽에서 시원스레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는 ‘하늘물터’(청계 7경)의 터널분수. 마치 커다란 물줄기 사이를 지나는 듯하다. 바람에 물이 날려 옷을 젖을 수 있어 안경을 썼거나 카메라를 지닌 사람은 돌다리를 건너 반대편으로 피해 가는 것이 좋다. 밤에는 화려한 조명과 어우러져 매혹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개천 가운데 우뚝 솟은 3개의 거대한 기둥이 눈길을 끈다. 근대화의 상징이었던 청계고가도로의 교각으로 후대에 청계천 복원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일부러 남겨둔 것이라고 한다. #12:20-두물다리 도착 ‘구경 한번 잘했다∼.’무학교와 두물다리를 지나 청계천이 끝나는 청계문화관에 이르렀다.2시간 남짓을 걸어서야 5.8㎞의 산책로 끝에 이르렀다. 너무 빨리 걸은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하류로 내려갈수록 볼거리와 화려함은 덜 하지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더욱 정겹다. 체력과 시간이 허락한다면 이곳에서 다시 청계광장까지 거슬러 산책을 즐기는 것도 좋다. 고산자교를 지나면 청계천에서 가장 자연적이고 생태적인 ‘버들습지’(청계 8경)을 만난다. 어류, 양서류, 조류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주변에 갯버들과 매자기, 꽃창포 등 수생식물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힘에 부치는 사람은 두물다리 위로 올라와 ‘청계천문화관’에 들러 청계천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본 뒤 버스를 타고 돌아가면 된다. 두물다리 위에 있는 성북상수도사업소(청계주차장) 앞에 가면 노란색 1번 버스를 타면 청계광장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 노선은 이곳에서 청계8가∼평화시장∼세운상가∼청계 3가∼종로3가∼무교동까지다. 버스는 30∼35분 간격이며, 요금은 현금 550원, 카드 500원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숨은 맛집 완연한 봄이다. 청계천에도 이곳 저곳을 거니는 시민들이 부쩍 늘었다. 연인끼리, 가족끼리, 친구끼리…. 청계천엔 수경시설과 금붕어, 청둥오리, 꽃, 전태일 동상까지 많은 볼 거리가 있다.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다. 청계천 주변을 둘러보면 먹을거리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그렇지만 성큼 발길이 옮겨지지 않는다. 눈여겨 보면 청계천 주변의 뒷 골목엔 숨은 맛집들이 적지 않다. 한 장소에서 고집스럽게 단일 메뉴만을 수십년 동안 만든 요리사도 많다. 빠르게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청계천의 맛집을 소개한다. ●북한토속음식 청계천 광장 인근에 북한 토속음식을 맛있게 하는 집이 있다. ‘리북손만두’(776-7350)사장 박혜숙(65)씨는 평양 태생으로 한국전쟁 때 남하해 그동안 줄곧 북한 음식을 했다. 청계천 인근 지금의 장소에서 시작한 지는 17년. 이 가게의 주요 메뉴는 리북손만두와 김치마리밥, 빈대떡, 제육보쌈 등이다. 특히 리북손만두가 맛있다. 김치마리밥은 김치국물에 찬 밥을 말아먹는 북한에선 한겨울 음식. 하지만 손님들은 주로 여름에 이 음식을 찾는다. 빈대떡은 평양식 빈대떡이다. 제육보쌈은 일반적인 보쌈과 달리 삽겹살로 한다. 보통 목살로 하는 경우가 많다. 돼지고기는 북한 사람들이 즐겨먹는 음식. 맛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가격은 만둣국과 접시만두는 7000원, 김치마리밥은 6000원, 빈대떡은 1만 2000원. ●70년 이상 추어탕만 파는집 1972년 남북조절위 제3차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온 북한의 박성철 대표는 “지금도 무교동 그 자리에 용금옥이 있는거요?”라고 물어 용금옥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용금옥(777-1689)은 전통을 사랑한다. 용금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찾는 사람들도 전통을 사랑한다. 아무리 장사가 잘 돼도 사장은 함부로 객장을 넓히려 들지 않고 젊은 시절에 친구들과 추어탕 한 그릇에 소주를 기울이던 손님들은 아무리 세월이 흘렀어도 옛모습 그대로인 이곳을 ‘마음의 고향’인양 찾는다. 위치도 무교동 골목길을 헤매야만 찾을 수 있는 그 자리 그대로이다. 용금옥은 1932년 홍기녀(작고)씨가 열었다. 현재 3대째인 신동민(45)씨가 9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다. 전라북도 부안에서 정기적으로 올라오는 미꾸라지들은 살아있는 것으로 소금에 씻어 얼른 뚝배기 육수 속으로 집어넣기 때문에 연하고 신선하다. 미꾸라지를 넣기 전에 느타리와 목이, 표고버섯, 두부, 양파, 유부 등 갖은 양념이 먼저 육수에 들어간다. 고춧가루를 듬뿍 쳐 내놓는다. 가격은 8000원. ●피아노로 프러포즈를 미리 피아노를 배우지 못 한 걸 후회하는 남성들이 더러 있다. 피아노 프러포즈만큼 낭만적인 게 있을까. 하지만 피아노 프로포즈를 할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해 고민이라면 청계천 장통교에서 종로쪽에 자리잡고 있는 티포투(735-5437)를 추천한다. 홍차와 우롱차, 커피 등을 파는 차 전문점 티포투의 2∼3층엔 피아노가 있다. 간혹 실력을 뽐내는 손님이 더러 있다고 한다. 또한 매주 두 차례 오후 9시 하프 공연도 잡혀 있다. 일정은 매주 월요일 저녁 때 나온다. 티포투는 메뉴를 선택하기 전 찻잎이 담긴 작은 샘플병에서 향을 먼저 맡아보고 원하는 차를 고를 수 있다. 4층은 공연장으로 쓰인다. 극단들이 종종 대관해 공연을 한다. 티포투는 인테리어가 전반적으로 부드러워 여성들이 선호한다. 차 가격은 6000∼8000원 ●주문진산 골뱅이 수표교에서 나와 중부경찰서 앞에 오면 골뱅이 집이 10여개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래된 집은 풍남원조골뱅이(2265-2336).1971년 이원희(81)씨가 시작,1981년 방종숙(50)씨가 시집을 온 뒤 요리를 맡고 남편 송병희(54)씨가 운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좋은 재료를 쓴다. 골뱅이는 주문진산으로 육질이 두툼하면서도 부드러운 게 비결이다. 송씨는 “일반적으로 골뱅이는 북한산을 써 딱딱한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주문진산을 써 많은 손님들이 온다.”고 말했다. 이 집은 모든 게 푸짐하다. 대접에 골뱅이 무침이 산처럼 쌓여 나온다. 반찬으로 나오는 계란말이도 풍성하다. 또한 주인 아저씨와 아주머니의 인심도 좋다. 골뱅이는 산지에서 잡아 냉동 전 바로 가공된다. 따라서 산 채로 운반되는 것보다 위생적이고 영양 상태도 오래 간다. 젓가락에 돌돌 말아 먹는 맛도 별미. 가격 1만 9000원. ●굴보쌈집 골목 청계천의 관수교에서 나와 서울극장 뒷골목에 가면 굴보쌈집이 6∼7개 있다. 이곳에서 10년 이상 굴보쌈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가게들이있다. 또한 대부분 맛이 좋기로 언론에도 소개된 만큼 믿을만하다. 손님이 많이 찾는 가게 가운데 한 곳이 전주집. 돼지고기와 김치를 말아 김치보쌈을 만들고 여기에 굴을 올리면 굴보쌈이 된다. 맛은 달콤해 입에 짝짝 달라붙는다. 함께 나오는 국도 맛이 일품이다. 가격은 굴보쌈 큰 게 2만 5000원. 중간 크기는 2만원. 정식은 1만원이다. ●대한민국 원조 함흥냉면 동네마다 함흥냉면 가게가 있다. 함흥냉면을 안 먹어본 사람은 드물다. 함흥냉면 가게는 많지만 원조는 오로지 하나. 바로 ‘함흥곰보냉면’(2267-6922). 한국전쟁 때 함흥에서 온 곰보부부가 여기서 냉면집을 시작했다. 당시엔 가게는 없었고 길 구석에 탁자를 놓고 장사를 했다고 한다. 부부는 둘 다 얼굴에 천연두 흉터가 많았고 사람들은 “곰보네 냉면 먹으러 가자.”면서 찾았다고 한다. 그 뒤 이들 부부는 수십년 동안 8명의 주방장에게 요리법을 전수했다고 한다. 현재 모든 함흥냉면 집은 모두 이들 주방장한테 전수받은 것. 부부는 장사가 잘 돼 1968년 가게를 열었고 1987년 배정지(63)씨가 인수,3층 건물에 260석을 갖춘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함흥냉면 특유의 새콤달콤한 양념장 맛이 난다. 육수는 누린내가 완전히 제거됐다. 회냉면은 가장 인기다. 물·회·비빔냉면 모두 6000원. ●4계절 문전성시인 닭집 동대문 종합시장 뒷골목엔 1년 동안 손님이 끊이지 않는 가게가 있다. 바로 진할매원조닭집(2275-9666). 진옥화 할머니는 25년 동안 여기서 오로지 한 메뉴 닭한마리만을 고집했다. 닭이 통째로 대야에 담겨 나온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손님들은 집게와 가위로 닭을 자른다. 대야 안엔 대파와 큰 감자도 있다. 아무리 가위질이 서툴러도 종업원들은 절대 돕지 않는다. 종업원들과 눈 한 번 마주치기 힘들다. 닭은 자란지 35일쯤 된 것으로 냉동하지 않은 걸 쓴다. 영계이기 때문에 부드럽고 맛이 담백하다. 김치도 고랭지 배추만을 쓰며 3일 이상 된 것은 없다. 닭을 모두 건져먹으면 국수를 넣고 국수 대신 흰떡을 넣어 먹어도 된다. 닭한마리 가격은 1만 2000원. ●원할머니 보쌈집 본가 김보배(84)씨가 1965년 청계천 8가에 허름한 판잣집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사위인 박천희(49)씨가 1991년 맡아 운영한 뒤 현재 프랜차이즈점으로 커졌는데 원래 본가는 바로 이곳이다. 많은 프랜차이즈점마다 맛이 조금씩 다른데 이종구 홍보과장은 “본가 맛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개성식 보쌈으로 보쌈김치의 매콤한 맛을 줄이고 담백한 맛을 높였다. 해산물을 많이 넣는다. 현재 유명한 보쌈 프랜차이즈점이 이곳에서 배웠다는 설이 있다. 한 손님은 “36년 동안 왔다.”면서 “맛에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손긍익씨도 “서울에서 맛을 본 뒤 잊을 수 없어 대구에서 다시 와 먹는다.”고 말했다. ●황학동 곱창골목 연탄불로 곱창을 구우면 기름이 쭉 빠지고 잘 익는다고 한다. 철판에 곱창을 굽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연탄불로 곱창을 굽는 음식점이 모인 골목이 있다. 청계천 황학교에서 황학동 사거리로 가면 곱창 골목이 모여 있다. 대부분 음식점은 10년을 훌쩍 넘는 기간 동안 곱창을 팔았다. 1991년까진 이곳은 곱창을 파는 포장마차가 많았다. 당시엔 심야단속이 있었는데 몰래 장사를 했다고 한다. 당시 정부가 포장마차 규제 정책을 펴면서 하나 둘씩 구멍가게로 전환을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업소 주인들은 손님들이 요즘도 곱창을 밖에서 먹는 걸 좋아한다고 전했다. 날이 더워지면 손님들이 밖에서 먹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가격은 가게마다 좀 다르지만 연탄불 곱창은 9000원. 야채곱창은 8000원이다. 원조왕곱창은 유일하게 4년 전부터 메뉴에 껍데기를 추가했다고 한다. 껍데기는 다이어트와 피부미용에 좋다고 한다. 글 사진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어떻게 변했나 ‘청계천은 어떻게 변해 왔을까?’청계천 하류 끝지점인 성동구 마장동에 위치한 ‘청계천문화관’에 가면 이런 궁금증을 한꺼번에 풀어준다. 청계천 물길을 상징하는 긴 유리 튜브 형태의 건물에는 한국전쟁 전후 혼돈과 가난을 담아냈던 청계천의 삶에서부터 도심을 관통했던 청계고가의 모습 등 복원공사로 현재의 모습을 갖출 때까지의 역사를 볼 수 있다. 청계천문화관은 오전 9시부터 밤 10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상설전시장은 무료로 개방된다. 건물 외벽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4층 전시장에 올라가자 상설 전시관이 나타난다. 관람은 4층에서부터 시작되는데 관람 동선을 따라 관람하면 자연스럽게 1층으로 내려올 수 있다. ●“엄마, 정말로 저렇게 끔찍한 집에서 살았어?” 가장 먼저 만난 곳은 6·25 한국전쟁 전후인 1950년대 청계천의 모습. 청계천 복개관에 들어서자 개천변으로 늘어선 판잣집의 모형과 영상물이 반겼다. 마치 성냥곽을 붙여 놓은 듯 다닥다닥 붙은 판잣집과 난간에 내걸린 빨래, 천변을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당시 서민들의 어려웠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모형물 뒤로 대형 스크린에서는 청계천의 실제 모습이 담긴 영상물이 연신 돌아간다. 관람하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어떻게 저런 집에서 살았을까’하는 안타까움이 짙게 배어 있다. 김인숙(42·동작구 사당동)씨는 함께 온 딸아이가 “엄마, 어떻게 저런 집에 사람이 살아?”라고 묻자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다 저렇게 어렵게 사셨단다.”라고 얼버무린다. ●주변 찍은 대형 항공사진 바닥 ‘장식´ 코너를 돌자 어두컴컴한 터널이 눈에 들어왔다. 한치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깜깜하다.‘이게 뭘까.’라는 생각에 주위를 둘러보니 청계천 복원 전 복개도로 아래 지하를 체험하는 곳이란다.1967년 복개 공사로 인해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졌던 청계천 아래의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5∼6m 정도의 길이에 불과하지만 마치 어두컴컴한 복개도로 아래 지하로 들어온 듯했다. 이어 10㎞에 이르는 복원공사를 어떻게 진행했는지를 그래픽 패널과 영상, 모형을 통해 볼 수 있다. 또 돌아온 청계천 코너에 들어서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청계천의 모습을 애니메이션 동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다. 3층에는 청계천 주변을 촬영한 대형 항공사진이 바닥에 깔려 있어 하늘에서 청계천을 내려다 보는 느낌을 준다. 2층에서는 조선시대의 청계천 모습도 가늠할 수 있다. 조선시대 청계천의 본류와 지천, 청계천에 얽힌 역대 왕들의 이야기,17·18·19세기 청계천 고지도 등 다양한 역사를 체험할 수 있다. 또 청계천 복개 논의가 시작됐던 일제시대의 관련자료도 볼 수 있다. 태조과 태종, 영조, 정조로 분장한 배우들이 영상을 통해 청계천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전달한다. ‘청계천 투어’코너에서는 청계광장∼신답철교까지 복원된 청계천의 모든 구간을 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다. ●잠시 쉬며 합성사진 찍어 볼까 인공 연못과 인터넷 시설을 갖춘 휴식코너인 ‘에코 청계천’의 ‘포토존’은 인기 코너. 청계천 다리를 배경으로 자신의 모습을 합성해 찍을 수 있다. 사진은 곧바로 프린트를 해주며 1장당 1000원이다.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23일까지 1970년대 청계천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노무라 할아버지의 청계천 이야기’ 사진전이 열린다. 사진전에서는 1968년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청계천 하류 판자촌에서 구호활동을 했던 일본인 사회운동가 노무라 모토유키(野村基之·75)가 기증한 사진과 스크랩북, 한국지도 등 826점의 자료가 전시된다. 사진에 등장하는 지역은 현재 성동구 마장동과 사근동, 용답동, 송정동 일대로 청계천 하류의 모습과 판자촌 거주민들의 삶이 생생하게 담겨져 있다. ●“옛날엔 저 구정물에서 수영도 했다네” 사진전은 세 가지 테마로 나뉘어지는데,‘청계천의 하류 스케치’에서는 1970년대 청계천 하류에 늘어서 있는 판자촌의 모습을,‘판자촌의 하루’에서는 군복 염색과 벽에 폐휴지를 붙이는 모습 등 판자촌 거주민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마지막 테마인 ‘어린 회상과 증언’에서는 당시 노무라의 어린 자녀들이 판자촌에서 느낀 감회를 적은 글을 사진과 함께 정리한 스크랩북이 전시된다. 관람료는 무료. 사진전을 꼼꼼하게 관람하는 사람의 상당수는 50∼70대가 대부분이다. 옛날 청계천 인근에 살았다는 한 70대 관람객은 한 사진을 가리킨 뒤 “옛날에는 저기에서 수영도 하고 그랬어. 우리 집은 저기 저쪽이야.”라며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문의는 569-0696.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쇼핑·풍물시장 제일평화시장(2252-3633)은 ‘오전에 밀라노 컬렉션에서 소개된 옷이 저녁에 제일평화에 걸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명품을 본뜬 옷들이 시시각각 선보인다.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의 직장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 평화시장(2265-3531)은 중년 여성복, 스포츠 용품, 아동복, 운동복, 양말, 모자 등이 두루 있는 가장 큰 도매 시장 중 하나다. 신평화시장(2253-0714) 1층에는 속옷 가게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2000∼3000원대부터 유명브랜드까지 다양하다. 동평화시장(2238-1833)은 국내 유명 브랜드 위주의 덤핑 매장이 많다. 동대문의 다른 의류 상가에서도 이곳에서 물건을 떼어 갈 정도로 소매 시장이 잘 형성돼 있다. 남평화시장(2237-0622) 지하 1층·1층은 가방을,2·3층은 청바지를 전문으로 취급한다. 청평화시장(2252-8036)은 가격이 싼 재고 상품들이 많다. 동대문종합시장(2262-0114)은 연면적 2만평으로 1970년 개장 당시 동양 최대 규모의 단일 시장으로 기록됐다. 원단류, 의류 부자재, 침구·커튼, 생활용품, 액세서리 등을 취급하는 우리나라 대표 원자재 시장. 인테리어 소품을 직접 만드는 등 아기자기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동대문신발상가에는 1000개가 넘는 신발 도매상이 모여있다.A동은 운동화,B·C동은 숙녀화를 주로 취급한다. 물론 신사화도 있다.광희시장(2238-4352)은 가죽·모피 전문 상가로 일본인 관광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성수기에는 시중가보다 40∼50% 싸고, 비수기에는 여기서 10% 더 싸다. 광장시장(2267-0291)은 한복, 주단, 직물, 폐백용품, 나전칠기, 제수용품을 판다. 덕운상가(2252-5835) 지하1층에는 벨트·가방·지갑 등 피혁 제품 도매 상가가 모여 있다. 아동복이 품질도 괜찮다.우노꼬레(2250-7829)에는 남성복 매장이 많다. 청대문(옛 프레야타운·2048-2000)은 30대 이상 여성복들이 많다. 광장시장(275-3674)은 1905년 7월 5일 대한제국 한성부 개설허가를 받아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근대적 시장.2층은 일본·홍콩 등에서 들여온 구제 의류가 많다.‘빈티지 룩’을 연출할 수 있는 구제의류가 잘 갖춰져 있다. 독특한 디자인과 1만∼2만원의 저렴한 가격. 한복, 침구, 의류, 나전칠기 등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지만 최근에는 빈티지 패션을 이끌고있다. 밀리오레(3393-0001)는 두산타워와 함께 동대문 패션몰 전성시대를 이끈 곳. 두산타워에 비해 의류 디자인이 평범하지만 가격이 저렴하다. 꼭대기층 식당가에서는 동대문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식당 아주머니들의 ‘호객행위’만 아니라면 분위기도 괜찮은 편이다. 두산타워(3398-3333)는 상인의 30%가 공장·하청 공장을 소유한 디자이너 출신일 정도로 감각적인 디자인의 의류가 많다. 대신 값도 다소 비싸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교환·환불도 가능하지만 현금아니면 잘 안깎아줘 동대문에서도 원칙적으로 교환·환불까지 할 수 있다. 상인들이 환불을 거부하면 상가측 상담센터나 상인연합회 등에 문의하면 도와준다. 가능한 한 현금을 가져가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가게들은 원칙적으로 신용카드는 받지만 신용카드로 결제를 하면 가격을 깎아주지 않는다. 설사 가격을 흥정한 뒤라도 신용카드를 내밀면 원래 가격을 받으려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평화시장 등은 소매시장 위주로 운영되기 때문에 낮에 문을 닫는다. 시장별로 운영시간을 확인해보고 가야 한다. ■ 만원이면 즐기는 ‘보물찾기’ 동대문 풍물시장 ‘추억여행’ “탱크 말고는 다 있어요.” 낡은 구두, 곰방대, 화폐, 중고 바이올린골동품, 헌옷,LP판, 중고 가전, 성인용비디오까지.동대문 풍물시장(2238-4709)은 그야말로 있어야 할 건 다 있고, 없어야 할 건 없는 벼룩시장이다. 가로 2m, 세로 1.2m의 좌판 1000개가 모여 있다.2003년 청계천 복원 공사가 시작되자 청계천·황학동 일대 노점상이 동대문야구장 자리에 터를 잡았다. 입소문이 나서인지 평일에도 손님들이 제법 많다. 물건 가격은 대부분 1만원 이하.‘보물찾기’하는 기분으로 물건을 골라보자. 물건값을 흥정하는 재미도 있다. 물론 시장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신나는 시장 체험이, 어른들에게는 추억으로 떠나는 여행이 될 것이다. 시장 한쪽에 마련된 먹자골목에서는 튀김·어묵·잔치국수 등으로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다. 상인들이 저마다 문 열고 닫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지만, 대개 오전 8∼9에 장사를 시작해 오후 6∼7시면 문을 닫는다. ■ 서점·극장가 반디앤루니스(종로타워점·2198-3000)는 가장 최근 지어진 서점. 교보·영풍문고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실내에 의자가 많아서 서점에 있는 책들을 몇시간이고 볼 수 있다. 특히 바닥에는 카페트가 깔려 있다. 서가 사이에서 카페트에 앉아 ‘독서 삼매경’에 빠진 손님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재즈 등 조용하면서도 감미로운 음악이 적당한 크기로 흘러나온다. 서점 입구에는 계단이 있어서 쉬어가기 좋으며, 간이무대에서는 간간이 문화공연이 열린다. 교보문고(광화문점·1544-1900)는 명실공히 업계 1위 서점인만큼 책이 가장 많다. 저자와의 팬사인회도 수시로 열린다. 음반판매점(핫트랙)은 웬만한 음반 전문점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다양하고 많은 음반들을 구비해놓고 있다. 문구점 역시 문구백화점으로 불러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규모가 크다.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문구·소품들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유명한 만큼 붐비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영풍문고(종로점·399-5600)는 청계천을 걷다가 광교에서 빠져나오면 바로 보인다. 지하 매장에는 커피 전문점, 아이스크림점, 샌드위치점이 있어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다. 미국의 대형 서점인 반즈 앤 노블 한편에서 스타벅스가 성장한 것을 떠오르게 한다. 북스리브로(을지점·757-8100)는 영풍문고에서 명동 방향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다. 다른 대형 서점에 비해 아담하지만 서점 곳곳에 4인용 테이블을 마련,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100평)의 만화책 전문매장이 있다. 대형 서점으로서는 유일하게 와인가게도 갖췄다.OK캐시백과 연계돼 있어 적립금 할인혜택이 15%나 되는 점도 장점이다. 청계천을 떠올리면 헌책방 거리를 빠뜨릴 수 없다. 청계천6가 평화시장 대로변(버들다리∼오간수교)에 있다. 한참 잘 나가던 1970년대에는 200여곳이나 됐지만 지금은 40여곳 정도 남아 있다.3평 안팎 되는 가게에 책들이 빼곡하게 쌓여 있다. 책 고르기는 힘들지만, 괜찮은 책을 발견할 때면 ‘보물’이라도 발견한 것마냥 신난다. 가격은 정가의 절반 정도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영화관·공연장 옹기종기 마니아들 발길 북적북적 관수교 북쪽 방향으로 ‘원조 개봉관 삼총사’인 서울극장·단성사·피카디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1907년 개장해 국내 최고(最古) 영화관으로 기록된 단성사(764-3745),1958년 개관한 피카디리(3676-7942)는 지난해 리모델링을 했다. 시설은 깔끔하지만 예전 극장의 낭만은 사라졌다. 영화 ‘접속’에서 주인공이 서로를 기다리던 피카디리 극장 앞 커피숍도 사라졌다. 삼일교 북쪽(인사동) 방향으로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극장전’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시네코아(2285-2090)가 있다. 여기서 더 걸어가면 예술영화 전용관인 서울아트시네마(741-9782)가 연인들을 기다린다. 옛 허리우드 극장 자리의 아트선재센터에 있던 시네마 테크 전용관을 옮겨왔다. 삼일교 남쪽(명동) 방향에는 개봉작과 단편영화를 두루 볼 수 있는 중앙시네마(776-8866)가 있다. 직진하면 우리나라 소극장 공연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삼일로 창고극장(319-8020)도 보인다.1975년 개관해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멘트를 펴바른 담벼락 아래로 연극인들의 추억들이 느껴진다. 작가들을 위한 전시공간도 있다. 광교를 기준으로 명동을 바라보면 애비뉴엘 건물에 롯데시네마(1644-8855)와 아바타 건물에 명동 CGV(1544-1122)가 있다. 마전교를 건너 종로쪽으로는 연강홀(708-5001)이, 지하철 2호선 동대문운동장역과 신당역 사이에는 충무아트홀(2230-6600)이 있다. 모두 뮤지컬·연극·클래식 등이 펼쳐지는 종합 공연장이다. 동대문 시장의 청대문(옛 프레야타운) 건물에는 MMC(2268-01111)가 있다. 씨네큐브 광화문(2002-7770)은 청계광장에서 충정로 방향 쪽의 흥국생명 지하에 있다. 예술영화 전용관. 건물 외관에서 ‘망치를 들고 있는 사람’이 반긴다. 로비에도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지하에 푸드코트가 갖춰져 있다. 로비에서 팝콘을 팔지 않아 영화 관람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다. ■ 버들치·조팝나무 “날 보러 와요” ‘반갑다. 봄!’ 30년만에 찾아온 청계천의 봄을 가장 반기는 이들은 아마도 청계천의 나무와 꽃들과 물고기, 철새 등일 것이다. 콘크리트 더미에 떠밀려 도시를 등졌던 이들은 화사한 청계천의 봄을 만끽하고 있다. 청계천이 복원되면서 심은 100여종의 나무와 꽃 이외에 바람을 타고 천변에 날아든 156종의 식물들이 청계천을 형형색색으로 물들인다. 맑은 물 아래에는 각종 물고기가, 수면 위에는 긴 겨울을 지낸 새들이 날아와 따스한 봄볕을 즐긴다. ●봄꽃들의 현란한 꽃잔치 요즘 청계천에 가면 조팝나무에 하얀 꽃들이 시야를 어지럽힌다. 여기에 활짝 핀 빨간 진달래와 영산홍, 노란 개나리가 관람객을 맞는다. 키 1∼2m의 조팝나무는 꽃 핀 모양이 튀긴 좁쌀을 붙인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조팝나무라 불린다. 어린 순을 나물로 먹기도 한다. 조만간 청계천 가로변 5.5㎞구간에서는 900여그루의 이팝나무와 물가에 심은 노랑 꽃창포가 만개해 장관을 이룰 전망이다. 지난 연말 루미나리에 축제 때 화려한 전등이 내걸렸던 이팝나무들은 파란 잎과 하얀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물가에 심어진 백합목 붓꽃과 식물인 노랑 꽃창포의 꽃망울이 개천을 화려하게 장식할 전망이다. 담쟁이덩굴들은 가로변 담장을 타고 오른다. 덩굴손에 흡착근이 있어 담벽이나 암벽에 붙으면 잘 떨어지지 않아 회색빛 담장을 푸르게 바꾸어 놓는다. 마장2교에서 용답육교에는 매화거리가 330m 조성돼 있으며, 시점부에서 새벽다리 사이에서는 산수유와 산철쭉, 자산홍, 개나리를 볼 수 있다. 고산자교에서 신답철교 사이의 사과나무와 감나무도 이달 말부터 꽃망울을 터뜨린다. 하류인 고산자교 일대에는 바람을 타고 온 이름 모를 풀들의 현란한 잔치가 벌어졌다. 마디풀과 고들빼기 등 종수는 156종에 이르지만 일반인들이 이름을 알기란 쉽지 않다. 식물 중에는 다른 식물들에 해를 끼치는 위해식물들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돼지풀과 서양등록나무 등은 사람들에게 알레르기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청둥오리등 동물 160여종 관찰 청계천은 정수된 한강물과 지하수가 흐르는 2급수 자연하천으로 1급수 어종인 버들치와 2급수 어종인 붕어, 참붕어, 메기 등 다양한 어종들이 살고 있다. 모전교에서 다산교까지 3.26㎞구간에 물고기 인공산란장 5개소와 물고기 쉼터인 거석 16개소, 거석수제 16개소, 목재방틀 20개소가 설치돼 있다. 이것들은 물고기들이 하류에서 상류로 올라올 때 쉴 수 있는 공간이 되고 홍수 때에는 물고기들의 피난처로 쓰이게 된다. 버들치는 몸길이 8∼15㎝로 몸 한가운데 황갈색 세로띠가 있다. 몸은 길고 옆으로 납작하며, 주둥이가 길고 위턱 끝에서 앞쪽으로 튀어나온 육질돌기가 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송사리는 몸길이가 5㎝정도로 몸은 가늘고 길며 옆으로 납작하다. 몸빛깔은 담회갈색을 띤다. 이 밖에 하류에 가면 메기와 잉어, 피라미, 미꾸라지, 갈견이, 버들치, 돌고기 등도 볼 수 있다. 찾아드는 철새들도 다양하다. 지난해 청계천에서는 황조롱이와 고방오리, 중대백로, 왜가리 등 34종의 조류를 포함해 족제비등 동물 160여종이 관찰됐다.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청둥오리. 몸길이는 50∼60㎝로 수컷은 머리와 목이 광택 있는 짙은 녹색이고 암컷은 갈색 얼룩이 있다. 집오리의 원종이기도 하다. 청계천관리센터 윤소원과장은 “청계천에는 다양한 동·식물들 서식처로 많은 생태가 점차 복원되고 있다.”면서 “이달 말부터 복원 뒤 처음 찾아온 봄 식물 등에 대한 모니터링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지역 명물’ 多 있네! ‘지방 명물들이 다모였네’ 청계천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기증받은 나무와 꽃들이 심어져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경북 상주시와 충북 충주시 등 12개 자치단체에서는 각 지역을 상징하는 나무와 꽃을 청계천에 기증했다. ‘곶감’으로 널리 알려진 상주시는 감나무 90그루를 기증, 신답펌프장∼마장 2교 제방에 심었고,‘사과’의 고장 충주시는 사과나무 120그루를 고산자교∼신답철교 제방에 심었다. ‘천안 삼거리 능수버들’의 명소 충남 천안시는 능수버들 16그루를 다산교 하류 빨래터 양측 둔치에 심었으며, 창녕군은 청계천·중랑천 합류지점 호안습지에 갈대 3만포기를 기증했다. 경북 영주시는 산철쭉 5400그루를 오간수교간 둔치에, 경기 포천시는 구절초 2만포기를 살곶이공원 둔치에,‘대나무의 고장’ 전남 담양군은 대나무 260그루를,‘매화의 본고장’경남 하동군은 매화나무 250그루를 신답철교∼용답육교에 각각 심었다. 경북 성주군은 노랑꽃창포 39종 8430그루포기를 지난 15일 기증, 신답철교 하류 생태교육장 부근에 심었으며, 충남 부여군은 이달 말 차집관거∼세월교에 연꽃 300평을 기증할 예정이다. 이밖에 황학교 하류 소망의 벽 주변에 있는 돌하르방은 제주도에서 기증한 것이며, 두물다리 아래에 있는 경관석은 남해군에서 기증한 것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주차장·화장실 못찾아 불편하셨죠? 청계천을 찾을 땐 미리 주변 편의시설을 확인해두면 편리하다. 특히 화장실과 주차시설은 출발하기 전에 반드시 알아놓자.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라 청계천과 인접한 무료 주차시설은 거의 없다. 멀리 떨어진 공영 주차장이나 주변 건물의 부설 주차장, 사설 주차장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도심이다 보니 가격이 만만치 않다. 한국관광공사 옆 노상주차장은 무료인데 자리가 9개 뿐이라 서둘러야 한다. 서울신문사 등 부설주차장은 24시간 운영하며 최초 30분은 2000원, 초과 10분당 1000원을 받는다. 오히려 성동구 마장동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주변에 주차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시설관리공단, 성북수도사업소, 동대문우체국 등이 모두 무료이기 때문이다. 청계천 주차장도 10분당 350원에 불과하다. ●무인 자동화화장실을 찾아라 청계천을 거닐다 보면 화장실 찾기가 녹록지 않다. 청계천변에서 올라와 표지판을 살펴보면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이 지정한 화장실이 눈에 띈다. 공단과 협약을 맺은 곳이라 화장실 이용을 거부하면 신고할 수 있다. 건물에 들어가기 껄끄러우면 무인 자동화화장실을 이용하자. 삼일빌딩, 한국전력변전소, 구 홍보관, 황학교, 고산자교, 성북천 등 7곳에 설치돼 있다. 이용료는 10분당 100원. 남녀공용이란 점이 불편하다. ●청계천 순환버스를 타자 청계광장에서 의욕적으로 출발해도 동대문운동장을 지날 때면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청계천 순환 2층버스를 이용하면 관광이 한결 편안하다. 다음달 4일부터 하루 5차례씩 왕복 14.6㎞를 오간다. 원하는 곳에 내려 구경하고, 다음 버스를 이용해 이동할 수 있다.2층에 앉으면 청계천 물길도 보인다. 관광 안내원이 청계천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고 차내에서 관광영상을 보여줄 계획이다. 요금은 3000∼5000원선이 될 전망이다. 장애인을 위해 휠체어를 비치하고 있다. 청계광장 안내소와 청계천 2가 안내센터, 오간수교 등 3곳이다. 청계천 편의시설은 청계천 종합안내도(cheonggye.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20일 TV 하이라이트]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25분) 중고차 수입을 전면 개방한 베트남에 한국 중고차의 진출은 한류의 영향으로 비교적 유리한 편. 그러나 한국차도 외국브랜드와 똑같은 세금이 매겨져 상대적으로 불리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딜러들은 저렴한 가격, 뛰어난 성능, 디자인 등 한국차에 대한 높은 인지도로 인해 승산이 있다는 분석인데….   ●책 읽어주는 여자, 밑줄 긋는 남자(EBS 오후 11시55분) 마냥 쉽고 행복하기만 한 인생은 없다. 어려울 때엔 누군가의 따뜻한 한마디를 필요로 한다. 당신의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는 무엇이었나? 고건 전 총리, 배우 최주봉, 하모니스트 전제덕. 지금의 위치에 서기까지, 삶이 흔들릴 때마다 그들을 굳게 잡아준 말 한마디를 들어본다.   ●청년 성공시대(SBS 오후 7시5분) 섬세한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한국음식. 음식의 손맛을 내기 위한 요리사의 섬세함을 시험한다. 살코기부터 내장까지 총 120여가지로 분류되는 한우의 분류 작업을 보고 최고 1등급 한우 분류 작업을 시도한다. 등심, 목심, 양지, 사태 등 쇠고기의 10가지 부위의 질감을 본 후에 부위를 구별한다.   ●가족愛 발견(MBC 오후 7시20분) 일란성 쌍둥이 슬우와 슬찬이는 자폐성 발달장애 2급. 쌍둥이의 장애를 인정한 그 순간부터 아이들에게 씩씩한 엄마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한 인순씨. 하지만 작은 체구로 쑥쑥 커가는 슬우, 슬찬이를 통제하기란 점점 힘이 든다. 가족들은 쌍둥이 형제의 장애를 극복하고 진정한 가족애를 찾을 수 있을까?   ●641가족(KBS2 오후 6시10분) 인터넷을 많이 하던 요한은 학교 홈페이지에 장난삼아 자신이 불우한 친구인양 컵라면이라는 이름으로 새엄마가 자신을 구박하고, 아버지는 아프고, 누나는 먹을 것을 빼앗아 먹는다고 쓴다. 글이 학교 전체로 퍼지면서 달래, 유미, 성민과 아이들이 컵라면 돕기운동을 펴는 등 일이 확산되자 요한은 당황한다.   ●별난여자 별난남자(KBS1 오후 8시25분) 석현은 자신의 병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나라를 찾아가지만, 나라는 모진 소리로 석현을 내쫓는다. 유정은 기웅이 억울하게 지방 발령 받은 걸 알고 나라를 찾아가 따지고, 기웅은 창업 준비와 도시락 상품 개발로 바쁜 나날을 보낸다. 종남은 석현이 사표를 냈다는 재만의 전화에 놀라는데….
  • 뜨는 드라마 ‘감초 조연’ 꼭 있다

    뜨는 드라마 ‘감초 조연’ 꼭 있다

    요즘 드라마들이 볼 만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KBS ‘봄의 왈츠’·‘서울 1945’,SBS ‘연애시대’ 등 영화 못지 않은 멋진 화면도 한몫한다. 그러나 멋진 주인공 이상으로 톡톡 튀는 조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더욱 사로잡는다.청와대 요리사 등 청와대 생활을 다뤄 눈길을 끌고 있는 MBC 주말드라마 ‘진짜 진짜 좋아해’는 유진·이민기·류진 등 주연들뿐 아니라 빛나는 조연급들이 대거 모여 재미를 선사한다. 대통령 역의 최불암과 요리사 김창완, 사진기사 김국진 등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감초 조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극의 사실감을 더한다. ‘이혼후 다시 시작하는 연애’라는 참신한 소재로 호평을 받고 있는 SBS 월화드라마 ‘연애시대’는 주연급 배우 공형진 덕분에 주인공 감우성과 손예진의 관계가 흥미롭게 이어진다. 이들 이혼한 커플의 친구인 공형진은 산부인과 의사이지만, 본업보다는 친구 커플의 애정전선에 양념 역할을 한다. MBC 수목 미니시리즈 ‘Dr. 깽’에는 연극배우 출신이자 다양한 영화에서 개성 있는 연기를 선보였던 중견배우 오광록이 열연 중이다. 그는 아내를 잃고 알코올 중독자가 된 병원장이지만 주인공 양동근과 한가인과 함께 몰락한 병원을 다시 일으키게 된다. 이와 함께 KBS 주말드라마 ‘소문난 칠공주’에는 군인 출신의 아버지 박인환과 장모 나문희 등의 감초 연기가 눈길을 끈다.SBS 주말드라마 ‘사랑과 야망’에는 김나운·이경실 등이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며 열연 중이며,KBS ‘봄의 왈츠’에는 차분한 이미지로 변신한 금보라가,‘굿바이 솔로’에서는 윤유선이 터프하면서도 고독한 이미지로 변신, 나문희와 대립한다. 다음달 말 방영 예정인 MBC 수목드라마 ‘어느 멋진 날’에는 개성파 배우 강성진이 주인공 공유의 친구로 캐스팅돼 감초연기의 진수를 보여준다는 각오다.‘어느 멋진 날’의 제작사인 사과나무 픽쳐스 관계자는 “스크린과 안방극장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영화와 드라마를 누비는 감초 조연들이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월드컵 인사이드] (8) 방송사 해설위원 경쟁

    ‘마이크 전쟁, 그들만의 월드컵이 시작된다.’ 독일월드컵 개막을 50일 남짓 남겨놓고 축구해설가들의 치열한 ‘마이크 전쟁’도 서서히 시작되고 있다. 세계인의 축구축제가 열리는 독일의 각 경기장에서 선수들의 땀과 눈물, 희비와 명암은 물론 숨결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증폭시켜 대한민국을 응원의 열기로 뒤덮게 할 ‘전령사들의 전쟁’이다. 4년 전 이들은 부산과 인천, 대전, 그리고 광주에서 때로는 웃으며 때로는 감격에 북받쳐 눈물을 흘리며 거짓말같던 대한민국의 월드컵 4강 행보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봤다.5개월 뒤 독일에서 펼쳐질 또 하나의 환희와 감격을 준비하고 있다. ●‘일류요리사’가 되라 캐스터와 함께 축구장의 열기를 전하는 해설가들의 뒷모습은 화면에서처럼 그리 화려하지만은 않다. 단 90분 동안의 경기를 치러내기 위해 그들은 그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그라운드로, 라커룸으로 뛰어다닌다. 선수들과 감독의 표정을 읽어야만 그날의 경기를 예측하고 일관된 방향으로 각 선수의 플레이를 짚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신문선(48) SBS 해설위원은 경기 전 선수와 감독을 괴롭히기로 유명하다. 공식 사전 인터뷰는 물론 라커룸까지 불쑥 찾아가 말 한마디는 물론, 표정까지 읽어낸다. 물론 전 경기의 기록만으로 각 선수의 최근 컨디션을 파악할 수도 있지만 “그래가지고는 내 방송에 철학이 담길 수 없다.”는 게 그의 지론. 지난 90년 이탈리아월드컵 이후 다섯번째 월드컵을 치르게 될 신 위원은 또 축구해설은 ‘멋진 요리를 만드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축구장이라는 냄비에 선수라는 재료까지 갖춰졌으니 경기 해설에 얼마 만큼의 양념을 넣고 간을 치느냐가 중계의 성패를 결정하는 잣대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독일월드컵을 위해 그는 최근 4년간의 선수 자료를 이미 차곡차곡 쌓아놨다. 기록은 물론, 선수들의 잡다한 일까지 포함돼 있다. 그의 방 한쪽에 축구 관련 서적은 물론, 신문 잡지에 기고한 칼럼 내용까지 일일이 정리해 놓았다. ●히딩크는 폴란드전 때 떨고 있었다? KBS의 해설을 맡고 있는 이용수(47) 위원 역시 경기 전 ‘마당발’로 통한다. 지난 2002년 6월4일 대한민국의 첫 한·일월드컵 첫 경기인 폴란드전이 벌어지기 직전 그는 부산월드컵경기장의 라커룸을 찾았다. 선수들이 코치들과 함께 몸을 추스리고 있는 동안 거스 히딩크 감독은 방 한구석에서 잔뜩 긴장된 표정으로 굳어있었다. 벤치에선 번뜩이는 카리스마와 호쾌한 세리머니로 정평이 나 있는 그였지만 그는 분명 떨고 있었다.“전반 15분만 넘기면 기회는 온다고 말하면서도 명장답지 않은 고독과 외로움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었다.”고 그는 4년 전 월드컵 첫 경기 때의 히딩크를 기억하고 있다. 독일행을 준비하고 있는 이 위원은 요즘 ‘산오르기’에 한창이다.90분 내내 수만 관중의 함성을 뚫고 목청을 돋우기 위해선 체력이 관건.“조별리그 3경기는 물론, 어쩌면 그 이상의 경기까지 소화해 내기 위해선 선수 못지 않은 체력이 필수”라는 게 그의 말이다.“단련된 신체에서 건강한 방송이 나온다.”고 강조한다. ●마이크도 신선해야 산다 축구해설의 간판격인 이들 둘 외에도 목을 가다듬는 ‘새내기’들이 있다.‘황새’ 황선홍(38)과 ‘유비’ 유상철(35)이 그들. 대한민국의 월드컵 첫 골을 작성했던 황선홍은 SBS와 계약을 마쳤고, 유상철도 조만간 KBS의 해설위원으로 변신할 예정.“입담은 다소 달릴지 모르겠지만 신선함으로 승부하겠다.”는 게 이들의 각오다. 여기에 차범근(53·수원) 감독까지 MBC에서 영입을 추진하고 있어 중계 마이크는 그야말로 왕년의 ‘스타들의 경연장’으로 변할 전망. 특히 유상철은 황선홍과 건국대 동문이고, 차 감독과는 경신고 선-후배 사이. 각 방송사가 시청률을 놓고 사활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 독일월드컵의 중계석은 벌써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 co.kr
  • [커리어 우먼] 김지희 보잉코리아 상무

    [커리어 우먼] 김지희 보잉코리아 상무

    세계 최대 항공·군수업체인 보잉은 지난 2003년 10월 한국에서 홍보와 마케팅을 책임질 임원(상무)으로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에서 일하던 한 여성을 뽑았다. 주인공은 11살에 미국으로 건너간 교포로 당시 나이는 26살에 불과했다. ‘다국적 군수업체의 20대 여성 상무’라는 타이틀은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김지희(29) 상무는 “제발 그런 호기심은 버려 달라.”며 손사래를 쳤다. “실례지만 몇 살이에요?내 딸이랑 비슷하네. 보잉은 여자한테 관대하네. 젊은 여성이 빨리 출세했네….”김 상무는 줄곧 이런 호기심에 시달려(?) 왔다. 더욱이 군수업체 특성상 나이 지긋한 전·현직 군인들과 공무원, 군사 담당 기자 등 대부분 남자들을 접촉해야 했다. 그러나 그녀는 “지난 3년간 함께 근무하는 보잉의 동료들로부터는 이런 질문을 받아본 적이 없다.”면서 “유독 한국 남자들만 내 나이와 직급, 성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경험이 자산입니다.” 김 상무는 나이에 비해 경험이 다양하다.1998년 미 매사추세츠주의 여자대학인 스미스칼리지를 졸업한 뒤 지금까지 직장을 네 차례나 바꿨다. 직장이 싫거나 적응하기 힘들어서가 아니라 직장에서의 ‘동기 부여’가 약해졌다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옮겼다. ‘이직 예찬론’자인 김 상무는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직장에 헌신한 뒤 자신의 요구조건을 내세웠을 때 조직이 이를 수용하지 못하면 떠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뜨기 전에 자신의 능력과 경험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관심있는 분야에 대한 주도면밀한 시장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상무는 고등학교 때 나중에 성인이 돼서 자신의 직업이 되지 않을 법한 일은 학창시절에 다 해보기로 결심했다. 방학을 이용해 기술학교에 이중 취학(?)을 하기도 했다. 호텔 주방에서 하루종일 계란을 깼으며, 대학 시절에는 미 하원 의원실에서 허드렛일을 했다.LA타임스 학생 기자로 활약하며 언론의 시스템도 배웠다. 그녀는 “호텔 요리사는 물론 의원실에 있을 때 알게 된 보좌관들과 지금도 연락하고 있다.”면서 “호텔에서의 경험은 고위층을 의전할 때, 보좌관들과의 친분은 미국 정계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소중한 자산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에 미쳐 봅시다.” 김 상무는 한국 대학생들에게 다국적 기업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인턴십 기회를 열어 놓았다. 또 보잉의 특성상 본사 고위층에는 미항공우주국(NASA) 출신들이 많은데, 이들을 초청해 과학고등학교 학생들과의 만남을 주선할 예정이다. 김 상무는 “한국 대학생들의 자기소개서는 대부분 ‘언제 어디서 태어났고, 부모님은 무슨 일을 하고….’로 시작된다.”면서 “자신을 둘러싼 환경보다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경험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잉에 한국의 정서를 이해시키는 것도 김 상무의 몫이다. 그녀는 보잉에 입사한 뒤 가장 먼저 국회도서관을 찾아 한국 언론에 비친 보잉의 모습을 낱낱이 분석했다. 본사에 ‘한국의 반미 정서를 더 이해해야 한다.’는 요지의 보고서도 제출했다. 한국 사회를 균형잡힌 시각에서 보기 위해 진보에서 보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저널을 탐독한다. 인터뷰 중에 세계 각국의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과 휴대전화로 회의를 할 정도로 바쁜 모습이었다.10년 후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묻자 김 상무는 “10년 뒤에도 지금처럼 진솔하고, 당당하게 일하는 모습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답했다. 글 이창구 사진 도준석기자 window2@seoul.co.kr ■ 김지희 상무는 ▲1977년 서울 출생 ▲88년 미국으로 이민 ▲98년 미 매사추세츠주 스미스칼리지 졸업(경제학) ▲99년 인터넷 벤처인큐베이터 아이디어랩 입사 ▲2000년 한솔텔레콤 IDC 사업부장 ▲02년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정 책연구부장 ▲03∼05년 인천시경제특구 투자자문 위원 ▲03∼현재 보잉코리아 상무(커뮤니케이션스 디렉터), 암참 미디어 엔터테 인먼트위원회 공동위원장
  • [요리조리 명사와 함께] 국순당 배중호사장

    [요리조리 명사와 함께] 국순당 배중호사장

    냉면, 고추장찌개 등 자신이 좋아하는음식을 직접 요리해내는 국순당 배중호 사장. 퇴근 길 살며시 부인에게 전화를 걸어 요리를 같이 하잔다. 웬만한 주부들도 감히 엄두 못 내는 두부와 청국장 만들기에 도전한 지는 이미 오래. 서울 강남구 삼성동 회사 본사 1층에 자리잡은 주점 ‘백세주 마을’에는 그의 요리 열정과 정성이 녹아 있다. 술을 빚는 정성으로 요리도 한다는 그에게 술과 요리는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화두’로 자리잡았다. 술 빚는 것과 요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전통주 백세주를 생산하는 국순당 배중호(53) 사장은 이같은 질문에 주저하지 않고 ‘정성’을 꼽는다. 배 사장의 요리에 대한 열정은 누구도 못말릴 정도로 철철 넘쳐난다.‘요리’ 말만 나오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이야기들…. 배 사장의 서울 도곡동 자택을 찾았다. 아들과 딸은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어 부인 석용호(50)씨와 함께부부가 알콩달콩 살고 있다. 배 사장 부부가 환한 웃음으로 손님을 맞이했다. 청바지에 연둣빛 티셔츠를 걸쳐 입고 앞치마를 두른 배 사장한테 봄 냄새가 물씬 풍긴다. 글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맛있는 음식의 비결은 정성 그가 즐겨 하는 요리는 냉면. 주부들이 들으면 으악할지도 모르겠지만 그의 냉면은 이틀에 걸쳐 작업한 대작. 회사 경영으로 바쁘다 보니 냉면 만들기 하루 전날 퇴근해 우선 육수와 고명으로 쓸 오이지와 배를 절여 놓는다. 이어 다음날 냉면을 삶아낸다. “냉면 맛의 생명은 육수예요. 닭고기, 멸치·다시마, 양지머리, 동치미 국물, 열무김치 등 다섯가지로 냉면 국물을 만들어 냅니다. 이들을 오묘하게 잘 배합해야 맛이 제대로 나오죠.” 가끔 보는 TV의 요리 프로그램은 그의 요리 열정을 부추기는 촉매제. 요리사 빅마마 이정혜씨가 닭가슴살을 이용, 김밥을 맛있게 만드는 것을 보면 직접 실습을 해봐야 직성이 풀린다. 지난 주말 친구 부부와의 청계산 등산에서는 자신이 만든 닭가슴살 김밥으로 박수갈채를 받았다.“제 친구가 저보고 오래 살라고 해요. 맛있는 것 계속 얻어 먹으려고요.” 멸치·다시마로 국물을 내고 감자·호박·파 등을 넣고 고추장을 푼, 깔끔한 맛의 고추장찌개와 샐러드도 잘하는 메뉴. # 요리하면 부엌살림이 훤해져요 “하고 싶은 것은 너무 많은데 시간이 없어 못한다.”는 그에게 그 중 가장 하고 싶은 요리가 뭔지 물어봤다. 깔끔한 이북식 한식과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는 사찰음식을 배워보고 싶단다. 또 부인이 좋아하는 탕수육도 만들어 볼 계획이다. 그동안 자신이 좋아하는 요리를 주로 만들었는데 앞으로 부인을 위한 요리를 만들겠다는 애처가다. 이미 인터넷을 뒤져 레시피 등을 다 챙겨 놓았으니 반은 시작한 셈. 탕수육 얘기가 나오자 부인 석씨의 표정이 환해졌다. 석씨도 “나중에 단독주택으로 이사 가면 남편에게 멋진 주방을 만들어줄 생각”이라고 화답한다. 요리사 남편의 보조로 음식 재료를 챙겨주며 수발을 드는 것은 부인 석씨의 몫.“보통 주부들은 양념 간장 만들 때 쪽파가 없으면 대파를 쓰잖아요. 남편은 절대 그런 법 없어요. 고등어 구이를 할 때도 프라이팬에 굽지 않고 꼭 그릴에 구워요. 기름이 빠져야 맛있다면서요.” 퇴근길 부인에게 살짝 전화해 “검은 콩 담가놔.”라고 말한 뒤 맛있는 콩국수를 삶아주는 남편. 냉장고 안에 어떤 채소·과일이 들어 있는지, 조리 기구는 어디 있는지 부엌 살림에도 훤하다.“그래도 집사람한테 가끔 혼나요. 요리를 잘 하는 것도 좋지만 깨끗하게 정리하면서 해야 한다고요.” 회사에서 늘 ‘도전정신’을 강조하는 배 사장은 요리에도 그대로 적용시킨다. 전복스테이크, 청국장 만들기 등 해보고 싶은 요리는 어렵더라도 끝까지 다 시도해 본다. 취미가 요리이다 보니 그는 해외여행을 할 때도 온도계, 게 먹는 기구 등 다양한 주방기구를 사 모으는 것을 좋아한다. 아들도 가게에서 바비큐 양념 그릇 같은 것을 보면 “아빠한테 꼭 필요한 것”이라며 사들고 온다. # 백세주 마을 더 키워야죠 요리에 대한 열정은 3년 전 서울 삼성동 본사 1층에 있는 주점 ‘백세주 마을’의 탄생으로 이어졌음은 당연한 듯했다. 몸에 좋은 건강술을 빚어내고, 그에 어울리는 음식을 개발하는 일에 열정을 가졌음은 물론이다. “구기자 등 백세주에 들어가는 12가지 한약재가 어떤 순서로 들어가는지, 또 양을 얼마나 넣는지, 시간을 얼마나 하는지에 따라 술맛이 완전히 달라져요. 음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야 제 맛이 나옵니다.” 미각, 후각이 뛰어나다 보니 그는 국순당 강원도 횡성 공장에 들어서면 냄새만 맡아도 ‘술 발효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를 척척 알아낸다. 백세주 마을에 가면 보쌈 돼지고기가 잘 삶아졌는지 등도 꼼꼼하게 챙긴다. 지난 2월 출시된 신제품 전통주 ‘별’도 그런 그의 미각과 정성으로 만들어졌다. 알코올 도수 14도인 기존의 백세주 제품을 16.5도로 높였는데 현재 당초 예상 월 매출 10억원의 2배 매출을 보이며 순항하고 있다. 현재 서울 시내 5개 점인 ‘백세주 마을’을 올해 안에 신촌, 구로점까지 7개점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최근 서울 전통 양반 음식의 과학화 등 전통 식문화를 복원, 계승하는 데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제품을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성이 들어가면 소비자들이 먼저 알아 봅니다.” ■ 배사장의 맛 자랑 국순당 배중호 사장은 타고난 미각, 후각에 열정까지 두루 갖췄으니 요리사의 자질은 다 갖춘 셈. 술을 즐겨하지는 않지만 가끔 비 오는 날 부인과 함께 백세주 한 잔 기울이는 낭만도 있다. 담백한 맛이 일품인 그의 음식은 술 안주로도 적격. 보쌈 고기를 묵은지에 싸서 한번 더 쪄낸 묵은지말이보쌈 재료:돼지고기(삼겹살), 된장, 주박, 양파, 대파, 마늘, 묵은지, 깻잎지 만드는 법:(1)된장, 주박, 양파, 대파, 마늘을 잘 풀어 한번 끓여준다.(2)돼지고기는 보쌈용으로 두껍게 준비해,(1)에 넣어 다시 끓인다.(3)묵은지는 삶으면서 묵은지의 간을 조절한다.(4)삶은 돼지고기를 묵은지와 깻잎지를 이용해 먹기 좋은 크기로 말아준다.(5)찜기에서 한번 쪄낸다. 해물 계란탕 재료:육수(대파, 양파, 멸치, 다시마, 마늘), 바지락살, 홍합살, 소라살, 새우살, 양파, 당근, 양송이버섯, 쑥갓, 계란, 전분 만드는 법:(1)대파, 양파, 멸치, 다시마를 넣고 끓여 육수를 만든 후 건더기를 건져내고 소금, 마늘로 밑간을 한다.(2)바지락살, 홍합살, 소라살, 새우살, 양파, 당근, 양송이버섯을 준비,(1)의 육수를 넣어 끓인다.(3)(2)가 끓어 오르면 저으면서 계란을 잘 풀어준다.(4)(3)에 전분물(전분:물=1:1)을 천천히 풀어주면서 걸쭉한 농도로 만들어준다.(5)양송이버섯을 넣고 참기름을 두른 후 쑥갓으로 마무리한다. 주꾸미와 홍합, 버섯이 들어간 해물떡볶음 재료:가래떡, 조랑떡, 쫄면, 느타리버섯, 깻잎, 대파, 주꾸미, 홍합, 고추장, 고춧가루, 설탕 만드는 법:(1)느타리버섯은 찢어서 준비하고, 깻잎은 4등분하고, 대파는 어슷썰기로 준비한다.(2)물 100㏄가 끓으면 가래떡, 조랑떡, 쫄면을 넣고 살짝 익힌 후 주꾸미, 홍합을 넣고 끓인다.(3)양념(고추장:고춧가루= 2:1)을 풀고 설탕과 소금으로 밑간을 한다.(4)재료가 익으면 느타리버섯, 깻잎, 대파를 넣고 30초 정도 익혀 그릇에 담아낸다. 게살 샐러드 재료:게살, 양상추, 하얀 양배추, 보라색 양배추, 무순, 방울토마토, 샐러리, 참깨소스 만드는 법:(1)양배추, 보라색 양배추는 잘게 채썬다.(2)양상추는 찢어서 찬물에 담가 보관한다.(3)게살은 잘게 찢어서 준비한다.(4)샐러리는 껍질을 벗긴 후 얇게 어슷 썰어 둔다.(5)양상추, 양배추로 모양을 만든 후 맛살을 위에 뿌려준 후 소스를 뿌린다.(6)참깨소스 위에 빨간 양배추, 무순, 방울토마토로 모양을 만든다. 배중호씨는 ▲1953년 대구 출생 ▲78년 연세대학교 생화학과 졸업 ▲78년 롯데상사 무역부 입사 ▲80년 10월 ㈜배한산업(국순당 전신) 부설연구소장 ▲93년∼현재 ㈜국순당 대표이사 ▲2001년∼현재 한국 전통식품 best5 선발대회 대통령상 수상(농림부 주관) 등 다수 수상
  • MBC 주말 새 드라마 ‘진짜 진짜 좋아해’ 주연 유진

    MBC 주말 새 드라마 ‘진짜 진짜 좋아해’ 주연 유진

    “이번엔 산골 처녀 출신 청와대 요리사랍니다.” 인기 여성 그룹 SES 출신 탤런트 유진. 가수 겸업 연기자가 흔한 요즘이지만 그보다 조금 앞서 변신을 선언하고,‘러빙유’,‘원더풀 라이프’ 등을 통해 야무진 연기를 선보였다. 그런데 한 뼘은 더 자란 연기력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하던 MBC 새 주말연속극 ‘진짜 진짜 좋아해’(연출 김진만, 극본 배유미)엔 하마터면 나오지 못할 뻔했다.2월23일 스키장에서 드라마를 촬영하던 도중 팔이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던 것. 스케줄 차질로 배우 교체까지 거론되기도 했으나 김진만 PD가 보여준 기다림의 미덕과 본인의 굳은 의지로 결국 인연을 맺게 됐다. 아직도 반 깁스 상태인 유진은 최근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제 불찰로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쳐 너무 죄송스러웠다.”면서 “출연하지 못하게 될 줄 알고 상심했는데 감독님 등의 배려로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고 그동안 알게 모르게 겪었을 가슴앓이를 내비쳤다. 예정대로라면 촬영에 상당히 진척이 있어야 했기에 더욱 마음고생을 했을 것이다. 그녀는 또 “팔을 하나 못 쓴다는 게 이렇게 불편한 일인지 몰랐어요. 건강한 게 정말 고마운 일이라는 걸 배우라고 이런 일이 있었나봐요.”라며 소중한 깨달음을 얻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번 드라마에서 ‘산소 같은’ 여봉순 역을 맡았다. 봉순은 문명 세례를 전혀 받지 못한 강원도 산골 마을 출신으로 청와대 주방 보조로 뽑혔다가 나중에 대통령 사저의 요리사가 되는 인물이다. 김진만 PD가 ‘부시맨’과 비교해 ‘부시 우먼’이라 부를 정도로 순박한 캐릭터. 그녀도 명랑하고 쾌활한 부분이 자신과 잘 맞고 편하다며 즐거워했다. 그녀의 욕심은 사투리 연기에서 드러난다. 강원도 출신 친구와 대본 연습을 함께 하고, 강원도 사투리로 녹음한 테이프를 끊임없이 들으며 갈고 닦은 덕에 이제 주변에선 칭찬이 자자할 정도가 됐다. 하지만 스스로는 아직 멀었다는 반응이다. 유진은 “성대모사도 못하는 편이라 막막했는데 여러 번 읽고 연습하다 보니 익숙해지더라고요.”라면서 “아직은 잘하는지 모르겠고요. 기대치가 높으면 실망할 확률도 높은데…. 조금은 부담스럽네요.”라고 쑥스러워했다. 이번 드라마에서 그녀가 바라는 것은 한 가지. 유진은 “제목처럼 이번 드라마를 진짜 진짜 좋아해 주세요.”라며 활짝 웃었다. 청와대를 주무대로 봉순 등 청와대 요리사들과 집사들, 경호원들의 삶을 그려나갈 ‘진짜 진짜 좋아해’는 오는 8일 첫 전파를 탄다. 봉순의 상대역으로, 진정한 대통령 경호원이 되는 남봉기 역은 이민기가 맡았다. 대통령 아들 장준원 역은 류진이 맡아 삼각 관계를 이룬다. 신호균 책임PD는 “연출자와 작가가 오랜 기간 전·현직 청와대 근무자들을 만나 취재해 왔다.”면서 “실감나는 청와대 속 이야기를 그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Leisure+α] 제비집 요리 먹어볼까… 싱가포르 ‘세계미식가회의’

    싱가포르에서는 오는 10일부터 28일까지 ‘세계미식가회의’가 열린다. 요리사들이 싱가포르 주요 레스토랑과 호텔에서 최고의 요리실력을 겨루는 화려한 식도락 축제로 세계 최상의 맛을 선보이는 경연장이다. 국제적인 미각에 걸맞은 음식은 물론 다양한 테마 이벤트와 요리 시연회, 다양한 요리 워크숍 등이 열리며 푸아그라, 제비집 요리 등 최고급 요리를 저렴한 가격에 고루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visitsingapore.com
  • [Leisure+α] 프랑스 최고요리사 초청

    밀레니엄 서울힐튼의 프랑스 식당 시즌즈에서는 11∼15일까지 호주 시드니의 마르크 레스토랑의 조리장 마크 베스트씨를 초청, 현대적 감각의 프랑스 요리를 선보인다. 프랑스 요리 최고의 셰프로 인정받는 마크 베스트가 7년 전 문을 연 마르크 레스토랑은 지난 3년간 시드니 모닝 헤럴드에서 가장 점수가 높은 레스토랑으로 선정됐다. 특히 지난해 올해의 셰프로 뽑힌 그가 이번에 야심작으로 내놓는 요리로는 철갑상어알을 가미한 계란 요리, 훈제 고등어 요리, 거위 간 구이, 오징어와 새우 리조토, 최상의 호주산 쇠고기 구이 등의 일품요리와 코스요리 등 이다. 가격은 4만 9000∼12만원.(02)317-3060.
  • [책꽂이]

    |실용| ●요리사가 말하는 요리사(한영용 등 지음, 부키 펴냄) 디저트의 종류로는 달콤한 것과 치즈 및 치즈 요리가 주가 된 세보리, 바바루아·블랑망제·샤를로트·무스 등 찬 후식, 베니에·크레페·푸딩 등 더운 후식이 있다. 이밖에 과일이나 건과, 건포도를 내놓기도 한다. 요리사의 세계는 디저트만큼이나 다양하다. 책에 나오는 14명의 현직 요리사들은 “눈은 선배의 요리를 훔쳐 배우고, 귀는 선배의 이야기를 듣고, 코는 냄새를 맡고, 입은 모르는 것을 물어보라.”는 요리계의 격언을 새내기 요리사들에게 들려준다.9500원. ●이솝경영학(데이비드 누난 지음, 김광수 옮김, 세종서적 펴냄) 기원전 620년경 노예의 아들로 태어난 이솝은 곱사등이에 말더듬이였지만 타고난 지성과 재치있는 말솜씨로 그리스 시민들 사이에서 현자로 추앙받았다. 그는 동서양 무역으로 국민들에게 황금을 뿌려줄 만큼 부유했던 도시국가 리디아의 ‘CEO’ 크로이소스 왕의 보좌관으로 활약하면서 인도와 중국까지 아우르는 동서양의 지혜를 집대성, 이솝우화로 알려진 ‘인간학의 바이블’을 썼다. 책은 이솝의 이야기에서 비즈니스 교훈을 하나씩 들춰낸다.1만원. ●만달라스 그리기(요하네스 로젠가르텐 지음, 최외선 감수, 이지북 펴냄) 불교 수행자가 깨달음의 경지를 표현한 그림인 ‘만달라스’. 그러나 만달라스를 유심히 살펴보면 이 그림에는 특별히 종교적인 색채랄 게 없다. 우리 주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원과 선, 사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단순한 만달라스가 인간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최초로 탐구한 사람이 바로 심리학자 융이다. 우리가 그리는 원 그림이 무의식의 표현이며 무의식에 갇힌 창조적 에너지를 끌어내는 치유의 힘이 있다는 게 그의 주장. 누구나 쉽게 따라 그릴 수 있는 만달라스 도안집. 전2권. 각권 6000원. ●연인끼리 함께 보는 별자리 비밀(겐 에니시 지음, 김현남 옮김, 아카데미북 펴냄) 그리스신화의 농업의 여신 데메테르는 왼손에 보리의 이삭을 들고 있다. 그 이삭 앞에서 빛나는 별이 스피카다. 보리 이삭이 물들기 시작할 무렵 하늘 높이 빛을 발한다. 푸른 기운을 띠고 하얗게 빛나기 때문에 ‘진주성’으로도 불린다. 신비로운 별들의 세계.50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서양의 점성술은 고대 바빌로니아의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시작됐다. 책은 흔히 아는 12별자리가 아닌 24개 별자리를 다룬다.8000원. ●깨진 유리창 법칙(마이클 레빈 지음, 김민주ㆍ이영숙 옮김, 흐름출판 펴냄) 전설적인 야구선수 조 디마지오는 항상 최선을 다해 경기를 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늘 관중석에 자신의 플레이를 처음으로 직접 보는 팬이 앉아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 디마지오는 56게임 연속 안타의 신화를 세울 수 있었다.‘깨진 유리창 법칙’이란 기업의 실수로 고객이 겪은 불쾌한 경험이 결국 기업의 앞날을 뒤흔든다는 것. 디마지오는 작은 것에도 강박적으로 최선을 다했다. 범죄학에 도입해 큰 성과를 거둔 ‘깨진 유리창 이론’을 비즈니스세계에 접목한 책.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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