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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관민합동 원전수출 ‘강드라이브’

    日 관민합동 원전수출 ‘강드라이브’

    일본이 한국에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자력 발전소 수주전에서 패한 뒤로 무서운 기세로 원전 수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민간업체에만 맡기던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해 정부와 민간업체가 함께 수주전에 참여하는 ‘민·관(民·官) 일체’로 수주에 나선 이후 연전 연승을 거두고 있다. 일본의 원전 수출은 신흥국을 주요 공략목표로 삼고 있다. 지난해 9월 요르단에 이어 지난달에는 베트남 원전 수주에 성공했다. 한국이 따낼 것으로 기대됐던 터키 원전 역시 지난해 12월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함으로써 한걸음 앞서가게 됐다. 한국은 이보다 앞서 지난해 6월 터키와 MOU를 교환했으나 전력판매값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최근 일본과 터키의 원전 협상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본은 브라질과의 원자력 협정 체결 협상도 발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성공한다면 남미시장의 교두보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일본은 기대하고 있다. 브라질은 2016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어 에너지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남미 지역 전체의 2025년 원자력 발전 능력은 2010년의 3배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협상 타이밍이 늦는 것으로 알려진 일본이 원전 수주전에서 연거푸 승리를 거두는 이유는 한국을 벤치마킹해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한국이 이명박 대통령의 정상 세일즈를 앞세워 민·관 합동으로 UAE의 원자력발전소를 수주한 방식을 그대로 베껴 요르단과 베트남 원전 수주에 적용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공기업인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민간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정부와 기업이 조직적으로 협력하는 한국 방식을 채용해 ‘국제원자력개발’을 설립했다. 이전에는 히타치제작소와 도시바, 미쓰비시중공업 등 민간기업 3사 중심으로 원자력발전소 수주를 추진해 왔으나 서로 경쟁관계에 있는 데다 원자력 발전 방식도 달라 응집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또 총리실 산하에 인프라 해외수출관계 장관회의를 설치했으며, 외무성 등 각 부처에도 인프라 수출지원팀을 만들었다. 인프라 수출 펀드 조성 등 파격적인 금융지원책도 잇따라 내놨다. 절치부심한 일본은 이후 진행된 베트남 수주전에서 즉시 성과를 거뒀다. 원전 수주를 위해 간 나오토 총리가 직접 베트남을 방문, 790억엔(9848억원)의 차관을 제공하고 공항·철도 건설 등의 파격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이스라엘 연결 이집트 가스 터미널 폭발

    이집트 시나이 반도에 있는 천연가스 수송터미널에서 5일 오전 대형 폭발 사고가 발생해 이스라엘과 요르단에 대한 가스공급이 차질을 빚게 됐다. 이집트 국영방송은 이날 긴급 뉴스를 통해 “괴한들이 시위 사태로 인한 이집트의 치안불안 상황을 이용해 가스관을 폭파했다”면서 “이는 테러범의 소행”이라고 보도했다. 폭발이 일어난 곳은 이스라엘 남부 국경에 인접한 도시 엘-아리쉬 인근이며, 이번 사고는 터미널에서 70㎞ 떨어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도 화염과 검은 연기가 목격될 정도로 거대했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이집트 당국은 밝혔다. 시나이 반도의 압델 왈하브 마부크 주지사는 현지 나일TV와의 인터뷰에서 사고 직후 이스라엘과 요르단으로 통하는 가스 수송관의 밸브를 잠그고 진화작업을 벌여 이날 정오가 되기 전에 불길을 잡았다고 밝혔다. 정확한 폭발 사고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가스 터미널에서 파견 근무하는 이스라엘인 직원들은 소형 폭발장치가 설치돼 폭발이 일어났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세계에서 18번째로 많은 천연가스를 보유한 이집트에는 62조㎥ 규모의 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2005년 자국 내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이스라엘에 15년간 매년 17억㎥의 천연가스를 판매하기로 합의하고 2008년 초부터 엘-아리쉬와 이스라엘의 아쉬켈론을 연결하는 100㎞ 길이의 파이프 라인을 통해 천연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이집트는 1979년 아랍 국가 중 최초로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했지만, 이스라엘에 대한 이집트 국민의 대체적인 정서는 아직도 적대적이어서 그간 정부의 가스 공급 정책을 비난해 왔다. 이집트 야권과 언론도 정부가 이스라엘에 제공하는 천연가스의 가격이 현 시세보다 40% 이상 낮게 책정됐다면서 계약을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으며 일부에서는 양국 간 가스공급 계약의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연합뉴스
  • “무바라크 무조건 퇴진”… 카이로 도심 수십만 함성

    “무바라크 무조건 퇴진”… 카이로 도심 수십만 함성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이집트 국민들의 시위가 1일 최고조에 달했다. 시위 8일째인 이날은 시위대가 수도 카이로에서 ‘100만명 거리 행진’을 예고한 날이어서 아침부터 수많은 시민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이집트 군부가 “시위대에 발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1일 오후 4시(현지시간) 현재까지 대규모 유혈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무바라크 정부는 이날 카이로로 향하는 교통을 차단하고 인터넷과 전화 통신을 막는 등 국민들의 집결을 최대한 방해했다. 이에 따라 시위대 숫자는 이날 시위 시작 이래 최고치인 수십만명에 달했으나 100만명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하지만 이날도 시내 곳곳에서는 흥분한 시위대와 경찰 간에 충돌이 빚어졌다. AP통신은 시민들이 남녀노소는 물론 종교와 사회적 계층을 떠나 한 가지 목표인 ‘독재자 퇴진’을 외치며 하나로 통합됐다고 보도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추가 개각과 함께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을 내세워 야당과의 대화를 시도하고 나섰지만 시위대는 ‘무조건 퇴진’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날 카이로 시내에는 온 종일 군용 헬기가 소음을 내며 시위대 머리 위를 맴돌았다. 하지만 시위대는 무바라크 퇴진을 요구하는 뜻으로 ‘GO’라고 쓴 인간 사슬을 만들거나 ‘떠나라, 겁쟁이. 우리는 광장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라는 문구를 큰 글씨로 보도블록에 새겨 넣으며 꿈쩍도 하지 않았다. 시민들은 “무바라크, 오늘이 당신의 마지막 날이다. 게임은 끝났다.”고 격렬하게 외쳤다. 일부 시위자들은 무바라크 대통령의 사진에 수염을 그려 ‘히틀러 스타일’로 바꾼 사진 팻말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군인들과 탱크가 장벽을 친 카이로 중심부의 타히리르 광장은 새벽부터 며칠째 노숙한 1500여명의 시위대 무리로 인해 거대한 텐트장을 방불케 했다. 일주일 넘게 이어진 시위로 인한 사망자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다는 주장도 나왔다. 나바네템 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확인 보고에 따르면 3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지금까지 사망했고, 3000명 이상이 부상했으며, 수백명이 체포됐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집트 보안군과 의료기관이 지난달 31일까지 시위로 102명이 사망했다고 밝힌 것보다 3배 가까이 많은 규모다. 무바라크의 입지가 벼랑 끝으로 몰리면서 이란과 시리아, 요르단 등 주변국들도 ‘민주화’ 바람이 불어닥칠까 공포에 떨고 있다. 이란 정부는 BBC 방송, 페이스북, 트위터를 차단한 데 이어 이날 야후뉴스와 로이터통신 사이트까지 추가로 봉쇄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사설] 요동치는 중동질서에 철저히 대비하라

    이집트 소요사태가 어제로 1주일째 이어지면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30년 장기 철권통치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시위 성격도 반독재에서 반미로 변화될 조짐이다. 전문가들은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아랍권 국가에서 영향력이 큰 이집트에서 민주적 정권교체가 이뤄진다면 전체적인 중동질서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한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이집트의 정치적 여명이 밝아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외교도 요동치는 중동질서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인류문명의 발상지 이집트는 무정부 상태다. 대통령과 부유층의 국외 피신설이 나돈다. 외국인들도 이집트 탈출 러시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무바라크 하야시 과도정부 수반이 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진다. 미국 주도 중동질서가 변할 수 있다는 성급한 진단도 나온다. 하지만 중동지역 미래는 이집트 소요 사태의 향방에 따라 좌우될 것이 확실하다. 영국 인디펜던트 지는 “중동의 미래는 (이집트 수도)카이로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튀니지 ‘재스민 혁명’의 여파에 이집트 사태까지 겹치면서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구질서가 민주화·반정부 시위에 크게 위협받고 있다. 1980년대 말 동유럽 연쇄붕괴와 비교되기도 한다. 옛 소련 영향권에 있던 동유럽 권위주의 정권들은 시민들이 폭압정치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면서 거짓말처럼 종말을 고하고 말았다. 지금 아랍권도 예측불허다. 도화선을 당긴 튀니지에서는 민주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예멘·요르단 등에서도 시위가 번지고, 인터넷·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의 위력을 따라 인접국에도 빠르게 영향이 스며들고 있다.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그동안 이 지역 이슬람 극단주의 확산을 막는 보루 역할을 해 그의 운명이 주목된다. 이집트가 독재체제로 재편성될 것인지, 민주화를 이룰 것인지, 강경 이슬람 국가로 변신할 것인지에 따라 파장은 달라질 것이다. 새로운 21세기 중동질서를 예측하기엔 아직 이를 수도 있지만 이집트는 북핵 문제 등에서 한국 입장을 지지해온 중동외교의 교두보다. 외교적·경제적 비중을 고려해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할 때다.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국제유가도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는 등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지 않은가.
  • [월드이슈] 독재·부패·高물가… 북아프리카는 ‘피의 혁명’

    바싹 말라 있던 북아프리카의 민심이 불똥 하나에 거칠게 타들어 가기 시작했다.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을 계기로 시작된 민주화 도미노가 이집트와 알제리, 예멘 등 북아프리카와 중동권 전역을 휩쓸고 있다. 독재와 부패 등 ‘상수’에 지쳤던 시민들은 물가 폭등이라는 ‘변수’가 발생하자 기다린 듯 분노를 표출한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가 촉매작용을 하면서 북아프리카의 민주화 혁명은 되돌릴 수 없는 상황으로 내닫고 있다. ●이집트·예멘 등 반정부시위 열기 튀니지발(發) 시민혁명이 국경을 넘고 있다. 지역 맹주인 이집트에서는 나흘째 이어진 정권 퇴진 시위로 최소 7명이 숨졌고 예멘에서도 지난 24일 시민 1만 6000여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정권 퇴진을 요구했다. 요르단과 알제리, 오만, 모리타니 등 북아프리카·중동지역에서 반정부 시위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아랍권 내 민주화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질 수 있었던 것은 국경을 뛰어넘어 지역민 간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공감대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우선 장기 집권 중인 권력자의 존재가 눈에 띈다. 축출당한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 전 튀니지 대통령은 23년간 권좌를 지켰고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은 30년간 통치하고 있다. 권력은 부패하고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이 지역 국가의 대통령과 관료는 일상적으로 뇌물을 챙겼다. 특히 인터넷 확산으로 정부의 정보통제가 무력화되면서 독재정권의 치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시작했고, 국민적 분노가 폭발했다. 튀니지 혁명은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국 외교전문에서 벤 알리 대통령의 부패상이 폭로돼 불붙었다. 독재·부패에 대한 정치적 불만이 턱밑까지 차 있는 상황에서 북아프리카 전역에 떨어진 ‘물가폭탄’은 정권 퇴진 요구라는 거센 후폭풍을 낳고 있다. ●중위연령 20代 불과… 트위터 참여 높아 이집트는 2006~2008년 평균 7%의 고성장을 기록했으나 서민들은 10%에 이르는 실업난에 울었고 최근 곡물 및 에너지 등 생필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분노가 폭발했다. 알제리 역시 곡물 가격 급등이 정권 퇴진 운동의 단초가 됐다. 북아프리카의 주요 특징으로 꼽히는 ‘젊은 국민’도 민주화 운동의 토양이 되고 있다. 이집트의 중위연령(총 인구를 연령별로 나열할 때 정중앙에 있는 사람의 나이)은 24세, 알제리 27.1세다. 우리나라의 중위연령(37.9세)보다 10세 이상 젊다. 튀니지의 중위연령은 29.7세로 우리나라가 민주화를 이뤄낸 직후인 1990년 중위연령(27세)과 비슷하다. 트위터 등 SNS가 시위 동력으로 활용되고 있는 점도 북아프리카 민주화 운동의 공통점이다. 이집트는 국민 4명 중 1명이 인터넷을 사용한다. 정부가 아무리 언로를 틀어막아도 사이버 공간에서 움트는 민주화의 싹을 꺾지 못하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권력층이 결자해지의 의지를 보이지 않는 한 시위대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카네기 중동센터의 정치 분석가 아므르 함자위는 “이제 질문은 어느 나라가 다음이냐가 아니라 어느 정권이 살아남느냐.”라면서 “중동의 일부 군주제 산유국을 제외한 대부분 아랍국가가 영향권에 들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엉키는 중동… 꼬이는 美

    연초부터 중동 정세가 요동치면서 미국의 중동정책도 꼬이고 있다. 2주 전 서방이 지지하던 연립정부가 붕괴된 레바논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 등 서방 6개국이 테러단체로 규정한 헤즈볼라의 지지를 받는 나지브 미카티가 25일 총리로 임명됐다. 가뜩이나 진척이 없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평화협상은 알자지라 방송이 비밀 협상문건을 폭로하면서 후폭풍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레바논의 유력 야당 헤즈볼라가 미는 미카티 의원이 차기 총리로 임명됐다고 보도했다. 미셸 술레이만 대통령이 주재한 차기 정부 구성 회의에서 미카티 의원은 전체 국회의원 128명 가운데 과반인 68명의 지지를 얻었다.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가 암살된 이후 2005년 4월부터 7월까지 총리를 지낸 미카티 의원은 미국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통신재벌로 재산이 수십억 달러에 이른다. 미카티 신임 총리는 오는 27일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대화를 시작할 것이며 레바논의 모든 정파가 이견을 극복할 것을 강조했다. 헤즈볼라는 1982년 이스라엘 침략에 저항하는 시아파 민병대에서 출발한 무장조직이자 의회에 소속 의원이 57명이나 포진해 있는 유력 정당이다. 2006년부터 친서방 레바논 정부에 7억 달러가 넘는 군사지원을 쏟아부으며 공을 들였던 미국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대변인은 헤즈볼라가 집권하면 미국의 지원을 계속 받기 힘들 것이라고 밝혀왔다. 미국이 중재하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평화협상은 문건 폭로라는 암초를 만났다. 지난 23일 카타르에 본부를 둔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동(東)예루살렘 지역 대부분을 이스라엘에 넘기려 했다는 비밀문건을 폭로했다. 동예루살렘 귀속 문제는 평화협상의 최대 난제로 꼽힌다. 문건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동예루살렘의 유대인 거주 지역을 이스라엘에 주는 대신 요르단강 서안과 이스라엘 경계 지역을 넘기라고 이스라엘에 요구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마저도 거부했다. 문건 공개 뒤 거센 반발에 직면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파문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부심하고 있지만 아랍권과 팔레스타인 주민 사이에선 ‘굴욕협상’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 주민을 몰아내고 정착촌을 계속 건설하는 바람에 평화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이번 폭로로 미국 정부는 더 큰 어려움에 빠지게 됐다. 크롤리 대변인은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명확한 관점을 갖고 있다. 어려운 문제이긴 하지만 문건 폭로로 달라지는 건 없다.”고 애써 강조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아시안컵] 25일밤 日 꺾고 결승열차 타라

    [아시안컵] 25일밤 日 꺾고 결승열차 타라

    ‘왕의 귀환’까지 이제 두 경기 남았다. 다음 상대는 ‘숙적’ 일본. 한국은 이란을, 일본은 카타르를 꺾고 4강에 올랐다. ‘영원한 라이벌’ 한국과 일본은 25일 오후 10시 25분 카타르 도하의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벼랑 끝 대결을 치른다. 한국의 기세는 좋다. 역대 전적에서 40승 21무 12패로 한국이 절대 우세다. 지난해 세 차례의 대결에서도 2승 1무로 우위. 그러나 가장 최근 대결이었던 지난해 10월 평가전 때는 끌려다닌 끝에 간신히 무승부(0-0)를 기록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시안컵에서는 세번 만났다. 1승 1무 1패다. 1967년 타이완 대회 예선에서 한국이 1-2로 졌다. 1988년 카타르 대회 조별리그에서는 황선홍·김주성의 연속골로 2-0으로 설욕했다. 2007년 대회 3위 결정전에서는 연장까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승부차기에서 이운재의 선방을 앞세워 6-5 승, 3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다소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대결했던 것과 달리 이번은 그야말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A대표팀끼리 메이저대회 준결승에서 만나는 것 역시 최초다. 한국은 51년 만의, 일본은 2004년 이후 7년 만의 우승을 노린다. 한국은 조 감독이 추구하는 ‘만화 축구’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세밀한 원터치 패스에 이은 다양한 패턴 플레이로 공격력이 배가됐다. 기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청용(볼턴)·기성용(셀틱) 등에 이번 대회에서 황태자로 떠오른 구자철(제주)·지동원(전남)·이용래(수원)·윤빛가람(경남) 등이 조화롭다. 골 결정력은 답답하지만, 미드필더의 강한 압박과 만들어 가는 플레이가 훌륭하다.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8강전에서 홈팀 카타르에 역전승(3-2)하며 분위기가 살아 났다. 특히 분데스리가의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가 두골을 뽑으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혼다 게이스케(CSKA모스크바)·하세베 마코토(볼프스부르크)·우치다 아스토(샬케04) 등 독일파의 경기력도 기복 없이 쟁쟁하다. 이번 대회 경기당 2.75골(4경기 11골)로 득점 1위, 매서운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다. 어쨌든 한팀은 울어야 한다. 그동안 한·일전을 관통했던 ‘자존심’이라는 화두에 ‘결승 티켓’이라는 실질적인 목표까지 걸렸다. 이전보다 더 특별한 이유다. 한편, 호주와 우즈베키스탄도 결승행을 다툰다. 반면 중동은 철저히 몰락했다. 이란·카타르·요르단·이라크가 모두 8강에서 떨어졌다. 아시안컵에 중동 국가가 출전하기 시작한 1968년 이후 4강에 들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아시안컵] “이란 무서워?… 우린 만만해!”

    [아시안컵] “이란 무서워?… 우린 만만해!”

    원조 태극전사들은 이란을 껄끄러워한다. “이왕이면 피하고 싶다.”는 말을 스스럼없이 뱉는다. 고전했던 기억이 많은 탓이다. 그러나 비장해하는 건 형들 몫이다. ‘젊은 피’ 구자철(제주), 지동원(전남)은 이란을 떠올리면 절로 기분 좋은 미소를 짓는다. 채 두달도 안 됐다. 지난해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 3·4위전. 내심 금메달을 기대했던 홍명보호는 준결승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패했다. ●‘홍명보의 아이들’ 윤빛가람 가세 24년 만의 우승이 물거품이 되자 선수들은 표정을 잃었다. 그렇게 동메달 결정전에 나섰다. 상대는 이란. 전반부터 0-2로 뒤졌다. 무기력했다. 구자철이 시원한 왼발 중거리슛으로 한골을 쫓아갔지만 바로 한골을 헌납했다. 결국 후반 40분까지 2-3으로 끌려갔다.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홍명보의 아이들’은 휘슬시간이 다가오자 매섭게 몰아쳤다. 결국 후반 43분과 44분 지동원이 잇달아 헤딩골을 터뜨렸다. 4-3 승리. 너무 극적이라 어안이 벙벙할 정도였다. 어린 선수들은 정신적으로 부쩍 성장했다. 둘은 국가대표로 다시 아시아 정벌에 나섰다. 그리고 이번 아시안컵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뽐내고 있다. 구자철은 4골2어시스트, 지동원은 2골2어시스트로 대표팀의 대들보가 됐다. 당시 이란을 울렸던 기세를 몰아 아시안컵 4강 진출에도 선봉에 설 예정이다. 교체로 간간이 얼굴을 내미는 윤빛가람(경남) 역시 당시 대역전극의 멤버다. 하프타임 김정우(상무)와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아 서정진(전북)-박주영(AS모나코)으로 이어지는 골을 만들어냈다. ‘이란 울렁증’이 없어 발걸음이 가볍다. ●북한 이번대회 한골도 못 넣고 짐싸 한걸음 부족해 무릎 꿇었던 아시안게임은 끝났다. 설욕은 아시안컵에서 이어진다. 젊은 피들은 또 한번의 짜릿한 기억을 만들 수 있을까. 겁 없고 당당한 ‘유쾌한 도전’은 시작됐다. 한편 8강 티켓의 마지막 주인공은 이라크가 됐다. 이라크는 20일 북한을 1-0으로 누르고 토너먼트에 합류했다. 북한은 이번 대회에서 단 한골도 뽑지 못한 채 D조 3위(1무2패)로 짐을 쌌다. 출전국 중 처음 8강을 ‘찜’한 이란은 1.5군을 내는 여유를 부리면서도 UAE에 3-0 완승을 거뒀다. 3연승. 직접 관전한 조광래 감독은 “경기 내용은 좋지 않았다. (이란이 잘했다기보다) UAE 페이스가 떨어졌다. 8강에서 재밌는 승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란 압신 고트비 감독은 “한국은 의심의 여지없이 아시아 최고다. 하지만 내가 이란 감독으로 있는 한 우리가 이겨야 한다. 대회 마지막날 우리가 우승컵을 들어올릴 것”이라고 의욕을 불태웠다. 이로써 8강 대진은 중동 대 비(非)중동의 대결로 압축됐다. ‘미리보는 결승’으로 꼽히는 한국-이란전을 비롯, 일본-카타르, 우즈베키스탄-요르단, 호주-이라크가 준결승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모래바람이 거세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피플파워는 ‘23년 철권’보다 강했다

    성난 민초들의 두려움을 이겨낸 투쟁이 23년간 장기집권해 온 제인 엘아비디네 벤 알리(74) 대통령을 튀니지의 권좌에서 끌어내렸다. 튀니지를 한달 가까이 달군 ‘재스민 혁명’이 1차 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그러나 전국에서 방화와 약탈이 발생하는 등 한동안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총리 여·야 통합정부 구성 논의 모하메드 간누시 튀니지 총리는 14일 국영방송을 통해 “벤 알리 대통령이 튀니지를 떠났다.”고 밝혔다. 벤 알리 대통령은 이날 가족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했다. 국회의장이 임시 대통령직을 맡도록 한 헌법에 따라 푸아드 메바자(77) 국회의장이 대통령 직무대행으로 취임했다. 메바자 의장은 45~60일 내 새 대선을 실시해야 한다. 정국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간누시 총리는 16일 여야 통합정부 구성을 논의하려고 주요 야당인 민주진보당의 마야 즈리비 대표 등을 만나 향후 정치 일정 등을 논의했다. 튀니지 전역에는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비상사태가 해제되기 전까지는 3명 이상 모이는 집회가 금지되고 군은 질서를 어지럽히는 이에 대해 발포할 수 있다. CNN은 수도 튀니스 곳곳에 탱크와 무장 군인 등 군병력이 배치되기 시작했으며 사복 경찰들이 거리에 나온 청년들을 곤봉으로 때리고 발로 짓밟는 등 아비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튀니스 중앙역 청사가 불타고 튀니지 동부 모나스티르의 한 교도소에서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 재소자 50여명이 불에 타 숨지거나 탈옥을 시도하던 중 교도관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며칠 전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고 치료받던 벤 알리 대통령의 부인 레일라 여사의 조카 이메드 트라벨시는 이날 숨졌다. 또 벤 알리 대통령의 경호실장 알리 세리아티는 사회 불안을 일으키려는 음모를 꾸민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중동 독재정권 연쇄붕괴에는 회의적 아랍 각국은 튀니지 국민 편을 들고 나섰다. 벤 알리를 받아들인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조차 성명을 통해 “우리는 전적으로 튀니지 국민의 편에 서 있다.”고 했다. 이집트는 “튀니지 국민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했다. 튀니지 사태가 중동의 다른 독재국가에 ‘민주화 도미노’ 현상으로 번져 나갈지에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튀니지 사태에 고무된 이집트 카이로의 시위자들은 장기집권 중인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소련 붕괴 이후의 동유럽처럼 독재정권들이 연쇄 붕괴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드물다. 이집트·이란·시리아·요르단 등에 정치적 불화가 있지만 집권세력이 군대를 장악, 무력으로 반대파를 진압할 수 있는 상황인 데다 군인들이 시위에 동조할 태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 주된 근거다. 쿠웨이트와 바레인, 요르단 등은 제대로 조직된 야당이 있지만 집권층이 국부를 활용, 자국민들에게 광범위한 복지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불만이 폭발하지 않는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하버드 종신교수에 남미 첫 시장에…세계 속 자랑스러운 한국인들

     낯선 이국땅에서 값진 성과를 거둔 한인 동포들의 쾌거가 신년 벽두 이역만리에서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 미국 하버드 법대 사상 처음으로 동양계 여성 종신교수가 된 석지영(37·미국명 지니석) 교수와 중남미 이민사 106년 만에 처음으로 한인 시장이 된 정흥원(64)씨가 그 주인공이다.  ● 동양계 첫 하버드 법대 여성 종신교수 석지영, ‘자랑스러운 한인상’ 수상  석 교수는 13일(현지시간) 미주한인의 날을 맞아 한미경제연구소(KEI)가 선정한 ‘자랑스러운 한인상’을 받았다. 서남표(74)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박윤식(71) 조지워싱턴대 교수와 함께 수상자 명단에 오른 석 교수는 “갑자기 바뀐 나라, 문화와 언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무척 고통스러웠지만 오히려 나를 강하게 만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1979년 부모를 따라 뉴욕 퀸즈로 이민 온 석 교수는 새롭고 낯선 환경에 적응했던 경험이 삶을 발전시켜온 큰 원동력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원래 쉬지않고 혼자서 재잘거리는 아이였지만,미국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전혀 영어를 못해 한마디 말도 할 수 없게됐고,또 완전히 새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방황하고 소외감을 느꼈던 경험은 나의 기억속에 아이로서 고통스러운 것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일매일 겪고 또 극복해가는 이러한 경험은 나에게 삶을 헤쳐가고 사물을 관찰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했고,단지 어울리는 것만이 아니라 상황을 더 낫게 만들어가는 힘도 주었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퀸즈의 첫 초등학교 친구들은 요르단,이스라엘,멕시코,일본,체코,인도,중국 등 전세계로부터 온 이민자들이 대부분이었다며 “이들 이민자들의 공통점은 전쟁,망명,추방,재건,생존 등에서 비롯되거나 미국에서의 새로운 미래를 찾기 위한 것이었다”고 유년기의 환경이 주요한 성장 배경이었다고 기억했다.  특히 석 교수는 오늘의 자신이 있기까지에는 어머니가 절대적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어릴 적 어머니가 매일같이 자신과 여동생을 동네 도서관으로 데리고 갔다는 석 교수는 “엄마로부터 책을 찾는 방법을 배우고 스스로 보고싶은 책을 찾아다니며 혼자서 은밀한 발견을 하는 즐거움을 누렸고,자유를 추구하는 힘을 키웠던 것 같다”며 법학자로서의 길을 걷게 된 성장과정을 전적으로 어머니의 영향으로 돌렸다.  어머니로부터 “책을 읽어라”는 얘기를 수도 없이 들으며 자랐고 한 번에 10권의 책을 읽기도 했다는 그는 “책을 읽는 게 즐겁다는 것을 어릴 적에 깨달았고,나에게 독서는 비밀스러운 세계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며 말했다.  그는 범죄,가족법에 관한 저서와 논문으로 평가를 받아 하버드 법대 종신교수로 발탁됐다.향후 목표에 대해서는 “최고의 학자,최고의 선생이 되고 싶다”며 “미래에 영향력을 미칠 학생들을 책임감 있게 가르치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예일대를 졸업하고 옥스퍼드대에서 불문학 박사학위를 딴 후 하버드 법대를 졸업한 석 교수는 젊은이들에게 “자신보다 앞서 살아간 사람들 중에서 멘토를 만드는 것이 그보다 더 중요한 사람이 될 수 있는 열쇠”라고 조언했다.  이날 자랑스러운 한인상 시상식에는 한덕수 주미대사를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나와 축하했고,한나라당 전재희 이성헌 차명진 윤상현 조해진 현기환 유일호,창조한국당 이용경,미래희망연대 윤상일 의원도 KEI의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  ●페루서 중남미 첫 한인시장 탄생  한국의 지구 반대편에 있는 중남미에서 이민역사 106년 만에 처음으로 한인 시장이 탄생했다.  13일(현지시각) 주 페루 한국대사관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한인동포 정흥원(64)씨가 지난 2일 수도 리마에서 동쪽으로 300㎞가량 떨어진 중부 도시 찬차마요(Chanchamayo)에서 임기 4년의 시장에 취임했다.  현지 원주민들에게 ‘마리오 정’으로 알려져 있는 정 시장은 작년 10월 3일 치러진 선거에서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푸레르사(Fuerza) 2011’의 후보로 출마해 유권자 9만6천명 중 34.8%의 득표율로 현직 시장을 큰 차이로 제치고 당선됐다.  페루에서 이민 생활을 한 지 15년째인 정 시장은 현지에서 음식점 운영과 생수사업을 하며 생활고에 시달리는 원주민들을 적극적으로 도와 ‘빈민의 대부(el padrino de los pobres)’로 불리며 유권자의 신망을 얻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페루 이민 전 아르헨티나에서 생활한 기간까지 합쳐 모두 35년을 남미지역에서 보냈지만 아직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모국에 대한 애정도 크다.  페루에서는 영주권을 가진 외국인의 경우 2년 이상 출마지역에 거주한 사실이 인정되면 대통령과 국회의원,장관직을 제외한 공직 선거 입후보에는 문제가 없어 한국 국적을 갖고도 출마에 별 어려움이 없었다고 한다.  정 시장은 주민 1천600명이 운집한 가운데 열린 취임식에서 “나는 회사 운영을 통해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면서 “임기 4년동안 여러분들과 힘을 합쳐 지역발전을 꼭 이루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 시장이 이끌어갈 찬차마요시는 인구 17만6천명에 커피농업이 주요 산업이며,은과 구리,아연 등 광물 자원의 보고여서 한국과 교류가 확대될 경우 국내 광물 산업에도 큰 도움을 주게 될 전망이다.  주 페루 대사관의 김완중 공사는 “이민을 와 성공한 한국 동포가 현지에 도움을 주고,시장에 앞도적인 표차이로 당선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정 시장이 빈민의 대부로 사랑받고,존경받아 같은 한국인으로서 무척이나 뿌듯하다”고 말했다.   맹수열기자·연합뉴스 guns@seoul.co.kr
  • [아시안컵] 요시다 ‘원맨쇼’ 日 열도 울고 웃다

    [아시안컵] 요시다 ‘원맨쇼’ 日 열도 울고 웃다

    네덜란드 프로축구 VVV-펜로에서 뛰는 수비수 요시다 마야(22)의 ‘무차별 해트트릭’에 일본이 울다 웃었다. 일본은 10일 새벽 카타르 도하 스포츠 클럽 스타디움에서 끝난 아시안컵 B조 조별리그 요르단과의 1차전에서 전반 45분 하산 압델 파타흐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요시다의 동점골로 1-1로 비겼다. 주인공은 단연 요시다였다. 나카자와 유지(요코하마), 다나카 마르쿠스 툴리오(나고야) 등 수비 주축 선배들의 부상 공백을 메우는 중책을 맡아 중앙수비수로 선발 출장한 요시다는 3번이나 골망을 흔들었다. 물론 공식 기록상으로는 헤딩 동점골만 요시다의 골로 기록됐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 축구공이 골라인을 세번 통과했는데, 모두 요시다의 볼터치를 거친 뒤였다. 기막힌 희극은 전반 27분 시작됐다.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했던 요시다는 주장 하세베 마코토(VfL볼프스부르크)의 왼발 중거리슛이 요르단 골키퍼의 손에 맞고 나오자 재빨리 왼발로 받아 차 골문을 갈랐다. 그러나 오프사이드였다. 전반 추가 시간 요르단의 첫 골도 요시다의 자책골이나 다름없었다. 공식 기록으로는 하산의 왼발 중거리슛이다. 하지만 이는 요시다의 왼발에 맞고 방향이 바뀐 것. 여기까지는 비극이었다. 절망에 빠질 만도 했다. 하지만 요시다는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끝까지 열심히 공격에 가담했고, 결국 기적 같은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후반 추가 시간 요시다는 요르단 진영에서 왼쪽 코너킥을 받은 하세베가 오른발로 크로스를 올려주자 쏜살같이 달려들어 솟구쳐 오른 뒤 이마로 정확하게 받아 골문을 갈랐다. 이 그림 같은 골로 요시다는 일순간 역적에서 영웅으로 거듭났고, 일본은 조별리그 탈락의 위기에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한편 사우디아라비는 첫 경기가 끝난 뒤 조제 페제이루(포르투갈) 감독을 해임했다. 조별리그 B조 1차전 시리아전에서 1-2로 진 뒤 축구협회는 “페제이루 감독을 물러나게 하고 남은 경기는 나세르 알조하르 감독 체제로 치른다.”고 발표했다. 2009년 2월 사령탑에 오른 페제이루 감독은 지난해 남아공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뒤 경질설에 시달려왔다. 알조하르 감독은 5번째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을 맡은 ‘단골 감독’이다. 지난 8일 중국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0-2로 졌던 쿠웨이트는 “판정에 대해 공식 이의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호주의 벤 윌리엄스 주심이 전반 12분에 중국의 두웨이가 쿠웨이트의 바데르 알 무트와에게 페널티 지역 안에서 심한 반칙을 했는데도 그냥 넘어갔고 후반 초반에는 알 무트와의 프리킥을 중국 골키퍼 양즈가 골라인을 넘어간 지점에서 잡았지만 역시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亞 축구무대 중동중심 재편

    亞 축구무대 중동중심 재편

    16년간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을 맡았던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6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에서 연임에 실패하며, 이제 아시아 축구는 ‘오일머니’를 앞세운 중동판이 됐다. FIFA 부회장직과 집행위원직을 동시에 잃은 정 회장은 올 6월 치러지는 FIFA 회장직에 도전할 의사를 내비쳤다. 지난해 12월 한국과 일본이 야심 차게 뛰어들었던 2022년 월드컵 유치가 카타르에 돌아간 것은 예고편이었다. 이제 동아시아에 FIFA 집행위원은 단 한명도 없다. AFC 회장직은 무함마드 빈 함맘(카타르)이 연임에 성공했고, 아시아 대륙에 한 장 배정된 FIFA 부회장도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 차지가 됐다. FIFA 집행위원은 베르논 마닐랄 페르난도(스리랑카)와 우라위 마쿠디(태국)가 됐다. AFC 집행부가 중동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된 것. 정 명예회장은 한국의 아시안컵 1차전(11일·바레인전)을 보이콧하고 귀국할 만큼 충격에 휩싸였다. 1993년 대한축구협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대한민국은 물론 아시아 축구계를 주름잡았던 그였기에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였다. 그동안 정 회장이 쌓아온 노하우와 인적 네트워크는 여전하지만, 직책을 잃은 이상 예전의 강력한 파워는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 정 회장은 FIFA 회장에 욕심을 보이며 위기에 정면으로 맞섰다. 정 회장은 7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하면서 오는 6월 치러지는 차기 FIFA 회장 선거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FIFA 회장 선거는 경쟁체제로 치러지는 게 옳다고 본다. 내가 벌써 불출마를 선언하면 블라터 회장이 너무 좋아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AFC 총회 전에 국제축구계 지인들에게 출마를 권유받았다는 뒷얘기도 전했다. 6월 선거에는 현 수장인 제프 블라터 회장이 재선에 도전한다. 블라터 회장은 연임을 위해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에게 힘을 실었다고 할 만큼 정 회장을 견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정 회장은 이제 ‘야인’이 됐다. 2022년 월드컵 유치가 수포로 돌아간 데다 FIFA 부회장직까지 잃으면서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개혁 목소리도 높아졌다. 정 회장이 한국 축구사에 한 획을 그은 것은 인정하되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정몽준 1인 체제’에서 벗어나 경쟁력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만큼 축구계의 대변신이 예고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모래바람에 날아간 16년의 역사

    모래바람에 날아간 16년의 역사

    정몽준(60)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16년간 지켜왔던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요르단 왕자에 5표차로 고배 정 회장은 6일 카타르 도하 쉐라톤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 FIFA부회장 선거에서 알리 빈 알 후세인(36) 요르단 왕자에게 져 낙선했다. 총 투표수 45표 중 20표를 얻어 알 후세인 왕자(25표)에 패했다. 1994년 처음 FIFA 부회장에 올랐던 정몽준 명예회장은 이로써 FIFA부회장과 집행위원 자격을 모두 잃었다. 2022년 월드컵 유치전에서 카타르에 패하면서 쓴맛을 본 것에 이어 또 중동세를 뚫지 못했다. 이로써 FIFA와 AFC에서 차지하는 한국축구의 위상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 사실 이번 결과는 다소 의외다. 정 명예회장은 아시아축구를 한 단계 격상시킨 인물. 경력이나 공헌도 면에서 알 후세인 왕자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역시나 정치적인 판도가 선거결과를 좌우한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을 누른 알리 왕자는 요르단 축구협회장과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회장을 맡고 있다. WAFF는 이라크·요르단·레바논·사우디아라비아 등 13개 나라가 가입돼 있다. 정 회장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웠던 모하메드 빈 함맘 AFC회장도 알리 왕자 편이었다. 오는 6월1일 선거에서 FIFA회장 연임을 노리는 제프 블래터 회장도 대항마가 될 수 있는 정 회장이 눈엣가시였다. 알리 왕자가 되는 게 여러모로 이득이었다. ●동아시아 축구 세력 몰락 ‘뚜렷’ 정 회장은 “처음부터 쉽지 않은 선거라고 생각했다. 최선을 다했지만 목표했던 결과를 얻지 못해 아쉽다. 이슬람권 국가들이 단결한 반면 우리를 지지하는 나라는 별로 없었다.”고 씁쓸해 했다. 이로써 ‘정몽준 1인 외교시대’는 종말을 고했다. AFC와 FIFA에서 한국을 대표할 창구도 사라졌다. 월드컵, 올림픽 등의 지역예선은 물론 아시안컵 일정 등 민감한 사안에서 한국의 이익을 대변할 영향력은 사라졌다. 그야말로 ‘축구외교 암흑기’에 접어든 것. 앞서 열린 AFC회장선거에서는 단독출마한 빈 함맘(카타르)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FIFA집행위원으로는 베르논 마닐랄 페르난도(스리랑카)와 우라위 마쿠디(태국)가 고조 다시마(일본), 장지룽(중국)을 제치고 당선됐다. 동아시아 축구세력의 몰락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원자력계 낭보 올해도 부탁해!

    원자력 분야에서 올해에도 낭보가 들려올까. 지난해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JCNR)를 수주하는 성과를 거둔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새해에는 중소형 일체형 원자로(SMART)의 표준 설계 인가를 획득, 새로운 수출상품을 완성하겠다고 3일 밝혔다. SMART가 표준설계 인가를 받으면, 세계 최초로 일체형 원자로 설계가 완성되는 셈이다. SMART 사업에는 2009~2011년, 3년 동안 1700억원이 투입된다. SMART 원자로는 하루 9만㎾의 전기를 생산하고, 바닷물 4만t을 담수로 바꿀 수 있다. 국내 원자력계가 당면한 또 하나의 현안으로 사용후 핵연료 건식처리기술(파이로프로세싱) 개발을 마무리짓는 연구가 꼽힌다.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한 핵연료를 전기분해해서 부피를 줄이는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이 완성되면, 2014년까지 진행되는 한·미원자력재협정에서 우리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플루토늄 추출 없이 사용후 핵연료를 재활용하는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을 개발하면, 이 기술을 활용한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가 가능해지도록 미국과의 재협정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현재 우리나라는 사용후핵연료 처리관을 갖지 못한 상태인데 비해, 이미 2016년에는 원전 내 사용후 핵연료가 포화 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원자력연 관계자는 “세계 최초로 파이로프로세싱의 모든 공정을 일관공정으로 모의할 수 있는 시험시설인 PRIDE의 구축을 완료하고, 올해 한·미 공동연구를 재개해 파이로 기술의 타당성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RIDE는 실제로 사용한 핵연료 대신 천연 우라늄으로 만든 모의 핵연료를 사용, 파이로프로세싱의 단위공정을 시험할 수 있는 시설이다. 원자력연은 또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를 국내외 산·학·연 연구자들에게 전면 개방할 계획이다. 오는 4월 냉중성자 3축분광장치 설치가 완료되면 하나로 원자로를 활용한 중성자 이용 연구시설 구축과 이용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고 원자력연은 밝혔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빛바랜 ‘원자력의 날’

    ‘일부 유럽 국가도 의사 타진…원전 추가수주 봄바람’ 지난해 12월 27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자력발전을 처음 수주한 뒤 한 언론 기사의 제목이다. 사상 처음으로 이뤄진 원전 수출로 원전이 우리나라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올랐다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정부는 원전 수주를 기념해 12월 27일을 ‘원자력의 날’로 정하고 올해 첫 기념식을 개최했다. 그러나 27일 기념식은 차분하게 진행됐다. 1년 전 전망과 달리 우리나라는 UAE 이후 추가 수주를 한 곳도 하지 못했다. 이날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대강당에서 열린 기념식에서는 UAE 원전 수주의 주역 5명이 금탑산업훈장을 받았고, UAE 원전에 참여하는 한국전력·두산중공업·현대건설 등 3개사가 대통령 표창을 받는 등 총 207개의 훈포장 및 표창이 수여됐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치사를 통해 “UAE 원전 수주 이후 경쟁국의 견제로 수주경쟁이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는 만큼 우리도 긴장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된다.”면서 “수출 추진체계를 재정비해달라.”라고 당부했다. 당초 정부는 UAE 원전 수주 이후 뒤이어 요르단, 터키 등에서 수주가 잇따를 것으로 장밋빛 전망을 했다. 그러나 올 6월 요르단 원전 사업은 일본과 프랑스에 빼앗겼고, 베트남 원전도 일본에 넘겨줬다. 12월 인도 원전 6기 건설사업은 프랑스에, 수주를 코앞에 두었던 터키는 다시 일본에 넘겨줄 상황에 놓였다. UAE 원전 사업은 100% UAE 정부가 공사비를 부담했지만 터키의 경우는 한국이 공사비의 70%에 해당하는 14조원의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원전 건설 후 전기요금으로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으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하지 못한 우리나라가 다 된 밥을 일본에 빼앗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전사업은 정치, 경제, 문화 등 여러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중동지역에서 오랫동안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 왔던 프랑스나 자본력이 탄탄한 일본의 벽을 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지경부 관계자는 “금융당국 등 범정부적 공조가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정책적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씨줄날줄] 빗나간 성전(聖戰) /김성호 논설위원

    알카에다는 적어도 서방세계에선 ‘공공의 적’이다. 9·11사태 이후 자살폭탄 테러가 날 때마다 첫 번째 용의자로 지목되는 단체. 이 알카에다는 이슬람권에선 큰 지지를 받는다고 하지만 사실은 영 딴판이다. 올해 초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조사만 보더라도 그 경향은 극명하다. 2005년에 비해 알카에다 지지율이 요르단의 경우 57%에서 12%로 낮아졌고, 파키스탄도 반대가 43%에서 90%로 급증했다. 지지가 아닌 배척의 대상이 된 셈이다. 많은 이슬람 국가와 무슬림(이슬람신도)들이 알카에다에 등을 돌려 가는 결정적인 이유는 이 조직이 표방하는 성전(지하드)의 모순이다. 지하드라면 무슬림들이 목숨같이 여기는 근본교리인 6신(알라·천사·코란·예언자·내세·천명)과 5행(고백·예배·단식·희사·순례)의 지킴. 아랍어로 ‘고투’ ‘분투’란 뜻 그대로 원 개념은 신앙을 이루기 위한 근신과 개선의 고단한 노력일 터이다. 박해로 점철된 종교에서 종교와 교리를 지켜 내겠다는 평화와 기본적 방위의 개념인 것이다. 무슬림들의 알카에다 배척의 중심엔 가치의 괘씸한 전도에 대한 배신감이 있다. 평화와 순결의 순수한 종교적 가치를 전쟁과 정치의 이데올로기로 바꿔 놓은 데 대한 증오 수준의 이탈. ‘침략자에 대해 너희에게 침략한 범위까지 응징하라.’ ‘하나님이 주신 고귀한 생명과 무고한 민간인을 죽이지 말라.’ 법 위에 있는 절대적 신앙지침인 코란을 무참히 짓밟은 무고한 살상과 폭력에 눈감고 있을 무슬림은 지구상에 단 한명도 없을 것이다. 북한 인민무력부장이 엊그제 성전을 입에 올렸다. ‘핵 억지력에 기초한 우리 식의 성전을 개시할 만단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지난 7월 국방위원회 대변인, 8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성전 발언에 이어진 살상과 폭력의 다짐이 섬뜩하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만행에 희생된 무고한 생명은 오간 데가 없다. 야만적 테러의 다짐을 이슬람식 지하드로 교묘하게 포장하는 전도망상이 한심하다. 지하드의 본뜻이나 알고 있는지. “증오의 감정을 부추겨 이익을 보는 그룹에 의해 증오의 공급이 이뤄진다.” 얼마 전 에드워드 글래서 하버드대 교수가 지하드 테러를 꼬집은 말이다. 증오의 확산을 통해 정치적 입지를 강화해 경제적 입지를 얻는다는 일갈. 지금 지하드를 외쳐대는 북한의 입장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테러 지하드에 맞선 무슬림들의 반발은 이미 북한 동포들에게도 비슷한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는데….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북미 2인자 加 “美 그늘 벗어나자”

    북미 대륙의 ‘만년 2인자’인 캐나다가 ‘탈미’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세계 각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경제 영역을 한층 넓히는 한편 국제 현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밝히는 등 예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은 30일 ‘그림자로부터의 부상’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올 들어 유독 주목받는 캐나다의 실상을 전했다. 캐나다의 자신감은 무엇보다 빠른 경제 회복에서 찾을 수 있다. 은행이 전통적으로 보수적 운영 전략을 지켜온 덕분에 주요 8개국(G8)의 다른 회원국과 달리 지난 2008년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또 지난 2월 밴쿠버 동계올림픽, 6월 G8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잇달아 개최, 국제 사회에서 보란 듯이 존재감을 과시했다. 게다가 캐나다가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북극권이 석유와 천연가스 등의 보고로 떠오르면서 자원 대국으로서의 입지도 더욱 탄탄해졌다. 캐나다는 우선 미국 의존 일변도의 경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쓰는 눈치다. 캐나다의 지난해 수출액 가운데 무려 75%가량은 미국이 점유했으며, 미국 수출품의 20%는 캐나다가 수입했을 만큼 양국의 경제관계는 끈끈했다. 특히 캐나다가 미국에 판 품목 중 25% 정도는 석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이었다. 그러나 캐나다는 최근 미국과 한 발짝 거리를 벌리는 대신 중국에 조금씩 다가서는 등 미·중 사이에서 교묘한 줄타기를 시도하고 있다. 공격적인 해외 개척에 나선 중국이 올해 캐나다와 60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 투자 협정을 맺은 것이다. 지난 2005년 투자액이 12억 2000만 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양국 관계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다.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2006년 취임 이후 경제적 외연을 확대하기 위해 파나마, 콜롬비아, 요르단 등과 FTA협정을 맺었다. 캐나다는 심지어 건전한 금융 시스템과 낮은 법인세 등을 앞세워 미국에 자리를 잡은 많은 기업을 토론토 등의 자국 도시로 끌어내오고 있다. 캐나다의 브라이언 크롤리 맥도널드 라리어 협회 상무는 “우리는 더 이상 조연을 하고 싶지 않다.”면서 “캐나다는 장기적으로 활약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나라”라고 평가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원자력硏 ‘요르단 원자력 연구센터’ 기공

    원자력硏 ‘요르단 원자력 연구센터’ 기공

    한국과 요르단 정부가 23일 요르단 현지에서 ‘요르단 원자력 연구센터’(JCNR) 기공식을 가졌다. 이로써 요르단 최초의 원자로 건설이자 우리나라 원자력 연구개발 50년 역사의 첫 원자력 시스템 일괄 수출·건설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올랐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대우건설 컨소시엄(이하 원자력연 컨소시엄)은 요르단 람사 요르단과학기술대학교에서 요르단 압둘라 2세 국왕과 교육과학기술부 김영식 과학기술정책실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요르단원자력연구센터 기공식을 열었다. 연구센터는 5㎿의 연구·교육용 원자로(JRTR)와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시설, 교육훈련 센터 등이 포함됐으며, 원자력연 컨소시엄은 설계와 건설, 제작, 시험 운전 등 일체를 주도해 2015년 3월 완공할 예정이다. 이번 요르단 원전 수주로 우리가 얻은 직접적인 경제효과는 건설비용 2000억원과 700여명의 고용 창출이다. 한국은 이번 건설사업 수주로 인정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프랑스와 함께 향후 세계 연구용 원자로 시장의 주요 공급자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기공식에 참석한 토칸 요르단원자력위원장은 “연구용 원자로 건설에 참여한 4개국 중 한국의 디자인과 안전성 그리고 파이낸싱 조건에서 최고의 점수를 얻어 발주를 하게 됐다.”면서 “이번 연구센터는 향후 요르단의 역내 원자력 기능을 보급하는 센터로서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13년 이후 착공 예정인 요르단 아카바 상용 원전의 발주 계획과 관련해서는 “아직 프랑스 아레바사가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 것은 아니다.”라면서 “내년 여름까지 원전의 기능 및 재정 등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앞으로 협상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글 사진 람사(요르단)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 허락받고 AG 출전한 까닭은?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 허락받고 AG 출전한 까닭은?

     ‘수백년을 사막에 터를 잡고 살았다. 그런데 2차 세계대전 뒤 서구 열강들이 회의를 하더니 다른 민족에 땅을 양보하란다. 이 민족이 수천년전 사막의 주인이었다며 한쪽 구석으로 쫓아냈다’  약소국 팔레스타인과 강대국 이스라엘의 얘기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스라엘이 내준 한쪽 땅에서 옴짝달싹 할 수 없게 됐다. 다른 국가로 가려고 할 때에도 이스라엘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팔레스타인 선수 41명도 이스라엘의 허가를 받고서야 겨우 출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이스라엘은 아시안 게임에 참가하지 못한다. 유럽에 편성돼 있기 때문이다. 월드컵축구 지역예선도 유럽 국가들과 치른다. 이스라엘과 관계가 좋지 않은 또다른 국가들의 ‘입김’에 의해 아시안 게임 출전이 오래전에 막혔다.  이스라엘은 지리적으로 아시아에 속한다. 레바논·요르단·사우디아라비아 등과 인접해 있다. 예전에는 아시안 게임은 물론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도 참가했다.  하지만 1948~1973년까지 4차례 중동전쟁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이집트·시리아 등 중동 국가가 전쟁에서 이스라엘에 패하면서 이들간의 관계는 최악에 이르렀다. 이 여파가 스포츠까지 번졌다. 중동 국가들은 이스라엘의 아시안 게임 참가를 반대했다. 대회에 출전해 맞붙을 경우 기권을 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결국 이스라엘은 1974년 테헤란 아시안 게임을 끝으로 더이상 출전할 수 없었다.  이스라엘이 아시아 지역내 스포츠 경기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는 이유다. 42억 아시아인의 화려한 축제의 한편에서는 어느 한쪽만을 탓할 수 없는 그림자가 남아 있다. 서울신문 김진아 수습기자 jin@seoul.co.kr
  • ‘쾌속 순항’ 유재학號 어게인 2002!

    ‘쾌속 순항’ 유재학號 어게인 2002!

    코트엔 ‘마지막 승부’ 시그널음악이 울려 퍼지고, 경기장엔 오빠부대의 함성이 들끓었다. ‘오빠들’은 매번 드라마 같은 명승부를 연출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 금메달을 따며 정점을 찍었지만, 이후 국제 경쟁력은 하락했다. 인기도 식었다. 농구대잔치 세대는 하나둘씩 퇴장했다. ‘겨울 스포츠의 꽃’이었던 농구는 어느새 ‘마니아 스포츠’가 됐다. 잃어버린 8년. 그러나 한국 농구는 광저우에서 2연승으로 힘차게 기지개를 켰다. 16일 우즈베키스탄을 103-54로 크게 이겼고, 17일 요르단에도 95-49로 승리했다. 요르단은 한국이 7위에 그쳤던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중동의 강호. 전력이 많이 약화된 것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손쉬운 승리였다. 한국은 두 경기 연속 엔트리 12명 전원이 득점을 올렸다. 5개월 이상 손발을 맞춰 온 유재학호는 기대 이상이었다. 주전-비주전이 따로 없었다. 누가 코트에 나서더라도 구멍은 안 보였다. 그만큼 끈끈한 조직력을 갖췄다. 두 경기 실점을 103점으로 틀어막을 정도로 강력한 수비도 일품. “전력 노출을 막기 위해 패턴을 별로 사용하지 않았다. 체력 안배까지 고려해 멤버를 기용했다.”는 유재학 감독의 말은 듬직했다. 금메달을 향한 기대가 슬며시 부풀고 있다. 한국이 아시안게임에 올인한 것과 달리 다른 나라의 짜임새는 최상이 아니라서 더욱 그렇다. ‘중동 빅3’ 이란-카타르-요르단은 핵심 선수가 대거 불참,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란은 미 프로농구(NBA)에서 뛰는 하메드 하다디(멤피스), 미 대학농구(NCAA) 아르살란 카제미(라이스대)가 빠졌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 득점왕 모하마드 사마드 니카도 없다. 사실상 1.5군이다. 카타르와 요르단은 더 심각하다. 결국 걸림돌은 중국이다. 그러나 중국도 100% 전력은 아니다. 야오밍(휴스턴)과 이젠롄(워싱턴) 등 NBA 선수들이 빠졌다. 센터 왕즈즈(212㎝)가 건재하지만 스피드와 체력이 예전만 못 하다. 한국은 하루를 쉬고 19일 열리는 북한과 E조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5위) 이후 8년 만의 재회. 북한은 평균 신장 188㎝로 단신 팀인 만큼 외곽슛에 의존하는 스타일이다. 예선 라운드까지 합친 세 경기에서 평균 12.3개의 3점슛을 성공시킬 만큼 만만찮은 기량을 자랑한다. 17일 중국전에선 평균 신장 203㎝의 중국을 맞아 리바운드에서 30-25로 우위를 보일 만큼 투지로 뭉쳤다. 한국의 ‘명예 회복 프로젝트’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출발했다. ‘어게인 2002’도 꿈은 아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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