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요람
    2026-01-2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329
  • 구로구 ‘전자정부 요람’

    전자정부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과 행정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구로구는 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프랑스 이시레물리노시 상티니 시장을 비롯해 37개국 300여명의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2007 국제전자 시민참여 포럼’을 열었다. 양대웅 구로구청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빠르게 발전하는 IT산업을 직접 체험하고, 도시간 정보화 격차를 줄이기 위해 벤치마킹에 나서자.”고 말했다. 이번 포럼에는 전자정부와 관련된 세계적인 이론가와 행정가들이 총출동해 눈길을 끌었다. 윌리엄 더튼 옥스퍼드대 연구소장은 “인터넷과 휴대전화 등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이 정부와 정치로부터 시민을 분리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면서 “시민들이 네트워크 사회의 리더로서 효과적으로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공공정보 접근을 위한 새로운 미디어를 창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안티로이코 핀란드 팜페레대 교수도 “정보통신기술과 민주정부 기관의 혁신과정을 조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IT 홍보전시관은 대성황 “지문인식을 통한 전자투표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구로구 디지털단지의 IT업체들이 전자정부와 관련해 세계적 전문가들의 관심을 끌었다. 7일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국제전자 시민참여 포럼’ 개막식과 함께 진행된 IT 홍보전시관이 국내외 관람객들로 대성황을 이뤘다. 참여한 기업들은 해외시장 개척에 호기를 만난 셈이다. 전시에 참여한 8개 업체의 제품은 그야말로 최첨단을 자랑한다.㈜코리아퍼스텍은 동영상과 TV 화면에 나타난 배우, 가수, 운동선수의 옷, 액세서리 등에 접속하면 제품정보가 나타난다. 케이코하이텍은 지문인지 칩을 탑재한 첨단 출입통제 시스템을,㈜한국공간정보통신은 3차원으로 모델링한 모바일 위치 정보 시스템을,㈜카이맥스는 교육용 로봇을, 유닉스전자는 무인 주정차 시스템 등을 선보였다. ●구로구 전자정부관 인기 구정에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도입한 구로구도 ‘전자정부관’을 꾸몄다. 전자결재 시스템과 무인민원 발급기, 휴대전화 여론조사, 맞춤형 입찰정보 시스템, 사이버 문화센터, 기업체 사이버 전시장, 모바일 행정관리 시스템 등을 주요 도시의 시장들 앞에서 시연했다. 포럼에 참가한 한 외국인은 “한국의 전자정부 우수성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각종 기업의 기술이 이렇게 뛰어난 줄을 몰랐다.”면서 “돌아가서 고국 기업들에 한국 기술에 대해 전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빅브러더 정부” 英사회 발칵

    “빅브러더 정부” 英사회 발칵

    영국 정부가 15일 ‘요람에서 무덤까지’ 전 국민의 일상 생활을 감시·추적할 수 있는 ‘개인정보의 데이터베이스(DB) 방안’을 발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은 토니 블레어 총리가 새 DB 통합안인 ‘시민 대장(citizens panels)’에 서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야당과 인권단체 등 시민 사회는 “영국이 본격적인 감시 사회로 전환하고 있다.”면서 ‘빅 브러더(Big Brother)’를 향한 정부 행보를 강력 비난하고 나섰다. 일부 단체는 본격적인 ‘시민 저항’을 촉구하는 등 새해부터 영국 사회가 요동치고 있다. ●정부 왜 ‘빅브러더 안’ 추진하나 블레어 총리 내각은 ‘공공서비스’ 향상을 명분으로 내세운다. 그동안 각 ‘부처(whitehall)’에 방만하게 흩어진 개인 정보들을 모두 통합·공유하겠다는 것이다. 정보 공유의 장벽이 됐던 개인정보 보호 규정도 대폭 완화할 계획이다. 개인정보 활용이 지나치게 규제되면서 행정 낭비가 심각하다는 설명이다. 또 DB 공유가 ‘대(對) 테러전’에도 효과적인 대응책이 될 것이라는 논리도 있다. 존 허튼 노동연금부 장관이 국민 설득을 위해 언론에 제시한 사례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자동차 사고로 숨진 한 사망자의 유족들이 6개월 동안 정부 각 기관으로부터 모두 44차례나 ‘사망 여부’에 대한 확인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허튼 장관은 “정부는 막대한 정보를 축적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개선을 촉구했다. ●“‘블레어 영국’ 역사상 가장 시민 감시권력” 정치권과 시민 사회는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안티 ID그룹 필 부스는 “정부 감시가 본격화하고 있다.”면서 “전 시민이 정부에 저항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제1야당인 보수당 예비내각 사법부 장관 올리버 힐드는 “영국이 드디어 ‘빅 브러더’ 국가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고 경고했다. 제2야당인 자유민주당 멘지스 캠벨 당수는 “블레어의 영국은 역사상 가장 시민을 간섭하고 지도하는 정부”라면서 “드디어 중단시킬 때가 왔다.”고 비난했다. 전문가들도 통합된 데이터베이스가 해킹되거나 정보가 누출된다면 ‘대재앙’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예비내각 내무부장관인 데이비드 데이비스는 “새 신분증 도입에만 200억파운드(약 36조원)의 세금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생체정보 등 52개 개인정보가 담긴 새 신분증은 외국인 2008년, 영국인 2009년부터 발급된다. 영국 정부는 1984년 DNA 지문 측정을 시작한 후 1985년 본머스 지역에 첫 감시카메라를 설치,1995년 세계 최초로 국가 ‘DNA 데이터베이스’ 사업을 출범시키는 등 개인정보 등록과 감시체제를 단계적으로 구축해 왔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평창의 올림픽 꿈 이루어진다] 김진선 위원장에게 듣는 유치전 출사표

    [평창의 올림픽 꿈 이루어진다] 김진선 위원장에게 듣는 유치전 출사표

    “강원도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는 88서울올림픽의 완성판입니다.” 김진선(60·강원도지사)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유치가 결정되는 7월5일까지 모든 역량을 쏟아부겠다고 2007년 새해의 각오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2개 경쟁도시에 견줘 평창은 각종 인프라에서 뒤질 게 없다.”면서 “우리가 갖고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반드시 대한민국의 올림픽 역사를 완성시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4년 전 2010년대회 유치 실패 뒤 지금까지의 소회를 밝혀 주십시오. -2003년 프라하에서 분루를 삼킨 뒤 모두가 망연자실했지만 그냥 머물러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재도전의 의지를 다지며 절치부심했습니다. 또 올림픽 유치는 의지와 정서만 가지고는 부족하다는 점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재수를 시작하면서 모든 걸 정비했습니다. 경기장 컨셉트 변경은 물론 고속철도 등 새 인프라 구축도 과감하게 추진했습니다. 무엇보다 유치 신청 과정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의 약속을 철저하게 이행해 왔습니다. 평창과 IOC의 신뢰는 대회 유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기 때문입니다. ▶유치 가능성에 대해 전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2010년대회 경합 당시 강원도의 조그만 마을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4년 뒤 지금은 (유치)가능성을 훨씬 뛰어넘는 강력한 후보지입니다. 전 국민도 대회 유치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도한 기대치에 대한 우려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지지는 환영하되 냉철한 자세를 견지하겠습니다. 다만 가능성이 우리에게 활짝 열려 있다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남은 기간 가장 시급한 일은 무엇입니까. -유치 경쟁은 지금부터 시작입니다.IOC 위원들의 본격적인 움직임도 시작될 것입니다. 초반 대세를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당장 2월14∼17일로 다가온, 단 한번뿐인 실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내겠습니다. 이후 우리가 갖고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이들의 표심을 굳히겠습니다. ▶2개 경쟁 도시에 견줘 평창의 장·단점은 무엇입니까. -잘츠부르크는 자연적 여건과 경험, 지명도 등에서 우리보다 앞서는 게 사실입니다. 소치는 또 정치적 배경과 막대한 물량공세를 앞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평창은 유럽이 주도하는 동계스포츠의 아시아 진입과 성장의 요람이 될 수 있는 곳입니다. 분단국가로서 IOC의 정신에 부합되는 ‘평화의 장’이라는 명분도 있습니다. 소외된 곳에서 이뤄지는, 스포츠를 통한 평화의 실천이야말로 IOC가 강조하고 있는 ‘올림픽 무브먼트’의 골자입니다.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는 강원도민을 넘어서 이제 전 국민들의 염원과 과제입니다. 그 열기가 국가에너지를 생산하고 국제무대에 전달될 때 평창은 재수생 딱지를 뗄 수 있습니다. 범국가적인 열기와 의지는 최종 후보도시를 결정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평가항목입니다. 이제까지 보여주신 것 이상의 관심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나머지는 저희가 만들겠습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2006 희망 키우는 아이들] (3) 서울맹학교·한빛맹학교 학생들

    [2006 희망 키우는 아이들] (3) 서울맹학교·한빛맹학교 학생들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아이들이 있다. 눈이 아닌 귀와 손으로 세상을 듣고, 느끼지만 아이들에게 세상은 희망이다.15일 오후 시각장애 아동들의 배움의 요람인 서울맹학교와 한빛맹학교를 방문, 세계적인 음악가를 꿈꾸며, 밝고 맑게 살아가는 시각장애 아이들을 만나봤다. ●“베토벤 같은 훌륭한 음악가가 될 거예요” “집도 보고, 자동차도 보고 싶어요. 그 중에서도 엄마 얼굴이 가장 궁금해요. 답답할 때마다 피아노 건반을 두드려요.” 서울 종로구 신교동 서울맹학교 교실에는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울려 퍼졌다. 이 학교 3학년생인 서인호(11)군이 빠르고 힘찬 손놀림으로 베토벤 소나타 15번 ‘전원’을 연주하고 있었다. “장애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음악가가 된 베토벤을 존경해요. 엄마 아빠를 위해서라도 꼭 훌륭한 음악가가 되고 싶어요.” 인호는 선천성 녹내장을 앓아 유치원 다닐 무렵부터 눈앞이 흐릿해졌다.8살 때 각막수술을 받았지만, 양쪽 시력을 잃고 말았다. 지금은 간신히 빛만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인호는 손으로 어머니 얼굴을 더듬어 만진다고 한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어머니 모습이 떠오를 거라 믿기 때문이다. 특히 인호는 빠듯한 살림에 늘 바쁘지만 인호의 등·하교만큼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챙기는 엄마·아빠에게 늘 고마움을 느낀다. 실력도 예사롭지 않다. 올해 한 언론사가 주최한 ‘피아노 콩쿠르’에서 베토벤 소나타 15번을 연주해 당당히 3위에 입상했다. 같은 또래의 비장애 아이들과 겨뤄 거둔 성과이기에 더욱 뜻깊다. 인호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오는 27일 열리는 학교 음악제에 나가 또 한번 실력을 뽐내볼 생각이다. 인호의 취미는 축구. 방과후 친구들과 어울려 축구를 즐긴다. 축구공에 딸랑 거리는 방울이 들어 있다는 것을 빼고는 비장애 아이들과 다른 점이 없다. 승부욕에 넘치는 모습도 여느 아이들 못지않게 힘차다. 각막수술만 10여차례를 받았고, 모서리에 부딪혀 이마를 8바늘씩이나 꿰맨 적도 있지만 인호는 울지 않았다. 정작 인호를 힘들게 하는 것은 사람들의 이유없는 편견이다. 얼마 전엔 거리에서 “눈이 이상하게 생겼다.”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었을 땐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이인희(51) 선생님은 “아이들의 순수하고 해맑은 모습에 교사인 내가 더 많이 배운다.”면서 “아직도 우리 사회는 장애아를 동정심과 거부감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같아요. 장애아에 대한 편견은 분명 버려야 합니다.”라고 당부를 잊지 않았다. ●“소리로 세상을 보고 느껴요” “트럼펫은 저랑 성격이 비슷해요. 소리가 밝고 맑거든요.” 서울 강북구 수유1동 한빛맹학교 교실에는 안제영(11·5학년)군이 연주하는 은은한 트럼펫 소리로 가득했다. 제영이는 소안구증으로 선천적 시각장애 1급. 세상 풍경을 한번도 본 적은 없지만, 제영이가 연주하는 팝송 ‘마이웨이’ 선율은 그 어느 연주보다도 아름다웠다. 제영이는 ‘한빛브라스 앙상블’의 트럼펫 주자로 경력만 4년째인 베테랑이다. 한빛브라스는 2003년 만든 한빛예술단 소속 4개 단체 중 하나다. 성악과장 이기성(46) 선생님은 “제영이가 똑같이 배운 다른 아이들보다 실력이 좋다.”면서 “계속 전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영이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흔든다. “고생하시는 아빠가 뒷바라지하시는 게 부담스러워요.” 애써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짓는 모습이 11살답지 않게 조숙하다. 제영이는 부산에서 태어나자마자 6개월 만에 창원에 있는 조부모에게 보내져 할머니 손에 자랐다. 같은 시각장애인인 아버지는 부산에서 안마사를 하다가 지금은 시각장애인연합회에서 행정사무일을 보며 생계를 꾸린다. 제영이는 ‘빛소리중창단’의 일원이기도 하다. 조승우의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를 감명 깊게 봤다는 제영이는 OST(오리지널 사운드 트랙)를 귀에 꽂고 지낼 만큼 노래를 좋아한다. 트럼펫 연습이 끝나면 중창단 연습실로 가 친구들과 손을 잡고 연습에 열중한다. 눈은 허공을 응시하고 있지만 얼굴빛은 진지하기만 하다. 서로의 눈빛을 볼 순 없지만, 잡은 손과 곁에서 느껴지는 숨결로 맞추는 화음은 그 어느 어린이 합창단보다도 아름답다. 중창단 지도교사 이명신(37) 선생님은 “아무래도 아이들이 귀가 예민하다 보니 음감이 대단하다.”면서 “제영이와 같이 음악에 재능이 있는 아이들이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꿈을 키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생명의 요람’ 여성 너의 해방을 외친다

    “아홉 개의 구멍이 모자랐어요/부패한 내장의 밍크고래가 폭발하듯/나를 폭파시킬 수 있었다면 그리했을 거예요//콧방울, 혓바닥, 유두, 배꼽, 은밀한 그곳까지/바벨의 뇌관을 박는 거지요/하늘에, 땅에, 당신의 심장에 총구를 겨누는 대신…”(‘피어싱’ 중에서) 올해 제25회 김수영문학상을 받은 강기원(49) 시인의 시는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의 섬뜩한 자화상을 연상케 한다.기존의 어떤 상식도 고정관념도 거부하는, 강렬하다 못해 처절하기까지 한 시. 고루한 것은 죄다 하이에나처럼 물어뜯어 버리는 도발적인 야생의 시, 그것이 바로 강기원의 시다. 그의 시집 ‘바다로 가득 찬 책’(민음사 펴냄)에는 이처럼 육체를 잔인하게 부수는 ‘몸시’들이 수두룩하게 들어 있다.‘달거리가 끝난 봄에는’이라는 작품의 한 대목.“머리부터 발끝까지/두근거리는 자궁이 되는 거야/중년의 처녀막/기꺼이 찢어내고/아지랑이의 젖물/보얗게 채우는 거야/부푼 아기집 속에/내가 들어가/다시 태어나는 거야/무럭무럭 자라는 거야 비늘로, 날개로, 메아리로, 그림자로, 천둥으로…” 시인은 신체를 해체함으로써 해방을 꿈꾼다. 그리고 마침내 영혼의 구원과 신생(新生)의 축제에 이른다. 강기원의 시는 여성성에 대한 새로운 탐구를 보여준다. 그의 시의 시적 화자는 하나의 개체로서의 여성라기보다는 생명의 요람으로서의 어머니 대지, 혹은 모신(母神)이라고 해도 좋다.‘위대한 암컷’이란 시 한 구절만 읽어봐도 이를 금세 알 수 있다.“요람이며 무덤/영혼의 불구를 치유하는 성소/꺼지지 않는 지옥 불이었으므로/만물을 삼키고 뱉어 내는 소용돌이의 블랙홀/곡신(谷神), 위대한 암컷이여” 강 시인은 “에스키모인들이 얼음에 구멍을 뚫어놓듯, 내면에 구멍을 뚫고 내 영혼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의 자리”라고 말한다. 요컨대 그의 시는 ‘육체의 시’이기 이전에 ‘영혼의 시’인 것이다.1997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요셉 보이스의 모자’ 등이 당선되며 문단에 나온 시인은 지난해엔 ‘고양이 힘줄로 만든 하프’라는 시집을 내기도 했다.7000원.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평생교육 요람으로 우뚝 설 기반 마련”

    “평생교육 요람으로 우뚝 설 기반 마련”

    “내년이면 35회 졸업생이 배출되면서 졸업생 동문이 40만명을 넘을 예정입니다. 대학 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입니다.”전국에서 캠퍼스가 가장 많은 대학, 평생교육의 요람인 한국방송통신대학 장시원(54·경제학) 총장의 말이다. 지난 24년간 방송대 경제학 교수로 재직해 왔으며, 지난 9월28일 조규향 전 총장 후임으로 총장 자리에 올랐다. “내년이면 35회 졸업생이 배출되면서 졸업생 동문이 40만명을 넘을 예정입니다. 대학 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입니다.”전국에서 캠퍼스가 가장 많은 대학, 평생교육의 요람인 한국방송통신대학 장시원(54·경제학) 총장의 말이다. 지난 24년간 방송대 경제학 교수로 재직해 왔으며, 지난 9월28일 조규향 전 총장 후임으로 총장 자리에 올랐다. 장 총장은 22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방송통신대 본관 3층 총장실에서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선진사회로 도약하려면 평생학습사회가 돼야 한다.”면서 “방송대가 평생교육의 요람으로 우뚝 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졸업률 50%선으로 높일 계획” 1972년 개교한 방송대는 80년대까지는 가정형편상 진학하지 못한 직장인들이 학사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지원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2000년부터는 신입생보다 편입생이 더 많다. 신입생 4만명에 편입생이 6만명 정도 된다. 이 가운데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방통대에 편입하는 경우가 2만명이나 된다. 평생교육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자기계발 욕구가 그만큼 뜨겁다는 것이다. 장 총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0년 전부터 평생학습사회 실현 방안을 연구 중이나 우리나라는 평생교육 참여율이 21%에 불과하다.”면서 “국가적으로 평생 학습에 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대는 유일한 국립 원격대학으로서 평생교육 실천의 터전이다. 장 총장은 “중국어나 일어를 배우겠다며 다시 책을 잡으려는 직장인에서부터 대학시절 문학 소녀의 꿈을 실현해 보겠다며 편입하는 주부 등 성인들의 자기계발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열린 대학”이라고 소개했다. 입학은 쉬우나 엄격한 학사 관리에다 질 높은 교육으로 졸업하기는 까다롭다. 정규 연한인 4년 안에 졸업하는 비율이 15%에 불과할 정도다. 재학연한에는 제한을 두지 않고 있으나 평균 졸업률이 30∼35%선이다. 중도 포기자가 65%가량 된다는 것이다. 장 총장은 “학습환경과 연구환경을 개선, 졸업률을 50%선으로 높일 계획”이라면서 “탈락자들에겐 낮은 졸업률이 불만인지 모르나 방송대 졸업장의 사회적 공신력, 신뢰도가 높은데 낮추려 한다며 반발하는 동문들도 있다.”고 소개했다. ●졸업생 38만여명… 국회의원도 21명 지난 34년 동안 방송대가 이룬 성과는 눈부시다. 지금까지 38만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현직 국회의원 동문도 21명이 있다.5·31지방선거를 통해 의원이 된 동문도 153명이나 된다. 고위 공직자도 많아 올해 정부 부처 고위공무원단 가운데 방송대 출신이 7위를 차지했다. 이런 발전에도 불구하고 정부 지원은 빈약한 실정이다. 대학본부 주변 사무실을 3곳이나 임대해 사용할 정도로 공간이 협소하다. 증축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나 예산지원이 여의치 않아 고민이다. 장 총장은 “교수 정원이 현재보다 2배인 260명 정도는 돼야 한다.”며 국고지원 확대를 강조한다.1000억원에서 200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는 일반 국립대는 국고지원 대 기성회비 구성이 7대3인 반면 방송대는 오히려 그 반대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방송대 1년 예산 1250억원 가운데 국고지원은 350억원에 불과하다. 장 총장은 “방송대는 배우려는 의지가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열린 대학”이라면서 “공부하려는 의지만 있으면 누구든 지원할 수 있다.”며 지원을 당부했다. 방송대는 올해 1학년 신입생 5만명과 2·3학년 편입생 9만여명을 다음달 21일까지 인터넷으로 접수한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대중을 진심으로 섬겨야”

    “불교에서는 공개된 합의절차와 합의된 의견을 최고의 법으로 존중하며 섬겨온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사회가 FTA와 남북문제 등 난관에 부닥쳐 기로에 서있는 지금 이 민주적인 대중공의의 전통을 온전히 되살려 사회화하는 것이 우리 불교가 할 수 있는 큰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관(74) 조계종 총무원장이 취임 1주년(14일)을 앞두고 9일 서울 조계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1년간의 소회를 밝혔다. 스님은 “출가승 전통과 선(禪)풍이 강한 조계종단에서 수행은 빼놓을 수 없는 일이지만 안거(安居)에 치우친 수행보다는 출가승·재가신도 모두가 더 좋은 세상을 위해 늘상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민주적 공동체의 전통을 거듭 강조했다. “대중을 진심으로 섬기고 애호하는 사람만이 대중들의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지관 스님은 특히 “출가승이나 일반 신자 등 사부대중은 누구나 요람에서 무덤까지 배우며 살아가야 하는 현실에서 대중을 지혜롭게 사랑하는 지도자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도 크며 지도자들이 제 역할을 할 때 종풍 또한 진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조계종단에서 주지 인사며 금전 문제와 관련해 연이어 불거진 마찰과 비리에 대해선 “일부 스님과 사찰들이 사익을 챙기고 편한 것만 좇아 종단에 해악을 끼치고 있지만 종단 전체의 일로 걱정할 만한 사안은 아니다.”면서도 스님들에게 자기반성과 회심을 다지는 법회를 상시화할 것을 주문했다. 스님은 “일체중생을 이익하게 한다는 부처님 법의 범주에서 볼 때 전투적이면서 강한 느낌의 ‘포교’라는 명칭보다는 ‘전법’의 용어로 수정했으면 한다.”고 개인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25일 TV 하이라이트]

    ●클로즈 업(YTN 오후 1시20분) 국립중앙박물관은 우리 민족문화의 요람이다. 이곳에 시대를 망라한 우리선조들의 문화유산이 전시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에 새 터전을 마련한 지 1년이 지났다. 첫 여성 관장인 김홍남 관장은 취임사에서 모든 면에서 세계가 인정하는 박물관으로, 문화의 중심이 되는 박물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다큐 여자(EBS 오후 9시30분) 정일순이라는 본명보다는 인기가수 하춘화의 닮은꼴 ‘하춘하’로 알려진 그녀. 어려서부터 노래를 잘해서 동네 가수로 이름을 날렸지만 사십이 다 되어서야 모창 가수의 길에 뛰어든 건 앞을 못 보게 된 어머니와 정신지체인 남동생을 부양하기 위해서였다. 모창 가수 하춘하의 감동적인 인생 이야기를 들어본다.   ●뉴스추적(SBS 오후 11시15분) 지난해 해외 이민자 수는 2만 4391명으로 2002년보다 21% 증가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30,40대의 동남아 이주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필리핀과 베트남으로 이주한 한인가정을 직접 만나보고, 그들이 한국을 떠난 이유를 추적한다. 또 현지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를 통해 이주시 문제점도 짚는다.   ●여우야 뭐하니(MBC 오후 9시55분) 철수는 순남에게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말하고, 병희는 넋이 나간채로 가만히 있는다. 승혜가 쫓아나오자 철수는 병희의 손을 잡고 달리기 시작한다. 철수는 병희를 스쿠터에 태우고는 속도를 높여 달리고, 오이도 방향 표지판을 본 병희는 놀란다. 병희를 바라보던 철수는 병희에게 3년만 기다려달라 한다.   ●황진이(KBS2 오후 9시55분) 진이와 은호의 일을 알게 된 차씨는 교방에 들이닥친다. 진이는 차씨로부터 모욕을 당하고 백무는 진이를 지키려다 화상을 입는다. 차씨에게서 은호의 일을 전해들은 김판서는 유수에게 혼서를 보냈다며 걱정 말라고 한다. 하지만 교방에서 벌어진 일을 알고 있는 안씨는 은호와의 혼인은 가당치 않다며 펄쩍 뛴다.   ●열아홉 순정(KBS1 오후 8시25분) 국화는 한 달이나 남은 윤후의 생일을 미리 챙기며 마음의 준비를 한다. 그런 줄도 모르고 윤후는 마냥 좋기만 하다. 팔자는 풍구를 찾아와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 대책을 세우자며 부담을 준다. 한편, 윤지는 우경을 위해 특별한 저녁을 준비하라고 광만을 재촉하는 명혜가 서운하다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단학·뇌호흡 창시자 이승헌 국제평화대학원대학교 총장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단학·뇌호흡 창시자 이승헌 국제평화대학원대학교 총장

    천부경(天符經)이라고 한다. 출현 시기는 BC 3800년 경 천제환웅 시대에 고대상형 문자인 사슴발자국 녹도문(鹿圖文)으로 기록됐다. 삼국시대까지만 해도 많은 백성들에 의해 암송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신라시대 대학자 최치원은 비석에 새겨진 천부경을 발견해 묘향산 석벽에 한자(漢字)로 옮겨 새겨 놓았다. 아울러 생전에 “우리나라에는 중국에서 유래된 유교와 불교·도교 이전에 현묘한 도가 있다.”고 설파했다. 이 경전은 오늘날 전 세계인이 유일하게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는 ‘숫자의 기원’을 깨우쳐 줄 고대경전으로 전해진다. 모든 철학사상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우주만물의 탄생과 소멸의 과정인 조화와 순환의 법칙, 즉 우주를 비롯해 천(天), 지(地), 인(人)을 근본으로 한 ‘숫자의 생성원리’를 자세히 밝히고 있다. 하지만 천부경은 우리 인간 세상에서 많은 세월만큼 멀어졌다. 그러던 20년전 ‘천부경’은 ‘단학’으로, 민족의 ‘국학’으로 다시 태어났다. 우리 민족의 전통사상이자 중심철학으로 새삼 세상에 빛을 보게 된 것. 이후 ‘단학’은 뇌호흡, 뇌교육 등으로 일상과 깊이 접목되면서 널리 퍼졌다. 단학을 수련하는 인구만 하더라도 미국, 일본, 캐나다, 영국, 러시아, 브라질 등 세계 각국에서 500만이 넘었다. 특히 뇌호흡은 오늘날 뜨거운 관심과 열풍을 일으켜 미국 MIT대학, 하버드대학, 노스웨스턴 대학의 초청으로 많은 강연회가 열릴 정도로 현대 과학에 근접했다. 일지(一指) 이승헌(56) 국제평화대학원대학교 총장. 오늘날의 단학과 뇌호흡을 창시했다. 또 평화철학, 뇌철학, 지구인 철학을 주창·정립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세계 명상의 요람인 미국 애리조나 주 세도나에 진출, 일지명상센터를 설립하고 한국 선도(仙道)를 전파하는 등 평화운동가로 명성이 자자하다. 특히 2004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 시에서는 매년 9월19일을 ‘일지 이승헌 박사의 날’로 선포할 정도로 이 총장의 업적을 각별하게 예우한다. 국내에서는 사단법인 국학원을 설립하고 홍익정신을 세계에 알린 공로로 대한민국 국민훈장과 서울언론문화상 등을 받았다. ●수련인구 전세계 500만명 넘어 그는 또 ‘한국인에 고함’‘힐링 소사이어티’‘휴먼 태크놀로지’ 등의 책을 저술, 지난 2000년 한국인 최초로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려놓아 한국인의 긍지를 세계 만방에 알렸다. 이런 그가 24일 저녁 ‘국학의 길 20년’ 행사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갖는다. 지난 1987년 ‘민족정신 광복운동본부’를 발족한 이래 국내외에서 국학운동을 전개해온 지난 20년을 돌아보는 감회어린 자리를 마련했다. 이 행사에는 정·재계는 물론, 학·법조·문화예술계 인사 500명이 참석한다. 행사에 앞선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단월드’ 빌딩 사무실에서 이 총장을 만났다. 소탈한 모습이 퍽 인상깊게 다가왔다. 먼저 단학과 국학은 어떻게 연관되며 그 뿌리는 어디에서 나왔는지 물었다. “핵심은 한민족의 경전인 천부경에서 비롯됩니다. 즉 한민족의 선도이지요. 선도는 우리 민족의 전통사상이자 중심철학입니다. 최치원 선생은 선도의 대가였지만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단학과 국학을 굳이 구분하자면 ‘단학수련’이라고 하고,‘국학운동’으로 보면 됩니다.” 국학은 지난 2002년 설립된 국학원과 국학운동시민연합을 통해 학술·문화·교육 분야에서 한 운동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한민족의 정신적 중심이자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다고 했다. 이 총장은 20년 전에 단학을,10년 전에 뇌호흡을 창시했다. 이에 대해 “지금부터 26년 전 고행을 통해 깨달았다.”고 전제한 뒤,“깨달음은 생명의 실체와 삶의 목적이었다. 생명의 실체가 ‘천지기운 천지마음’이었다.”면서 천부경에 담겨진 진리를 만나면서 큰 깨달음을 접했다고 회고했다. 이후 천부경을 알리고 홍익인간과 이화세계를 실현하는 것을 삶의 목표로 정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이를 위해 초창기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 공원에 나가 중풍환자를 대상으로 건강을 위한 수련법을 꾸준히 지도했다. 그러기를 5년여. 우리 민족의 선도인 ‘단’을 학문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단학’이라 이름짓고 수련장을 ‘단학선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와 민족, 인류를 위한 일’임을 세상에 천명했다. 뇌호흡과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고행하는 동안 뇌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체험을 했다. 머리가 터질 듯한 고통을 통해 생각과 분별, 감정과 기억이라는 선을 넘어선 순간 기적처럼 무한한 사랑과 평화를 깨달았다. “뇌호흡은 5단계로 정리돼 있습니다. 먼저 뇌의 감각을 깨우고, 뇌를 유연화하고, 정화하는 것입니다. 마지막 단계에는 뇌를 통합해 주인이 되는 것이지요. 이런 단계를 정해놓으면 많은 사람들이 시도할 수 있습니다.” 문득 역사 드라마 ‘연개소문’의 제작지원이 단월드라는 생각이 떠올랐다.“현재 전 세계에 600개의 단월드 센터가 있다.”면서 93년 이후 단계적으로 제자들에게 물려주었으며 여전히 대스승이자 선임자로 있다고 했다. 아울러 단학의 대중화를 위해 제자들 스스로 경영할 수 있도록 분위기 조성을 해주고 있단다. 뇌교육 등 과학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해 제자들에게 던져주는 일 또한 그의 몫이다. 단학이 미국과 유럽의 중산층을 대상으로 급속히 확산될 수 있었던 것도 과학적인 프로그램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21세기 인류에 뇌교육 가장 필요 이 총장은 뇌과학연구원을 운영하면서 국내 굴지의 연구기관과 공동협약을 맺고 있다.“현재 미국 등 저명한 뇌과학자와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뇌의 인지기능 가운데 고등감각 인지기능(HSP,Heightened Sensory Perception) 연구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상당히 의미있는 연구결과 또한 곧 발표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21세기 인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뇌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생산성과 창조성, 평화성이 결정됩니다. 하지만 요즘 우리는 인간성 상실, 전쟁의 위협과 공포, 지구환경의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건강, 행복, 평화는 선택하는 순간 창조됩니다. 이것을 HSP법칙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뇌교육을 통해 간단한 진리를 알려주는 것이지요. 거듭 말하지만 답은 뇌에 있습니다.” 이 총장은 초등학교 시절을 잠시 떠올린다. 집중력에 문제가 있어 학습장애자였다. 공책에 필기가 제대로 안될 정도였다. 당연히 성적이 나빴다. 그럴수록 ‘나는 누구인가’라고 뇌한테 자주 물었다. ●21일간 극한체험뒤 ‘천지기운´ 깨달아 1950년 충남 천안에서 태어난 그는 몸이 약한 소심한 아이였다. 열네살때 저수지에 수영갔다가 친구가 물에 빠져 죽은 후 한동안 죽음의 공포에 빠졌다. 그러던 20대말. 고서점에서 ‘태극권’이란 책을 만지는 순간, 전기에 감전된 듯 강렬한 기운을 느꼈다. 이때부터 새벽 4시에 일어나 명상도 하고 몸수련도 했다. 당시 임상병리실을 운영하며 모은 돈을 부인에게 주고 모악산으로 훌쩍 떠났다. 여기서 21일동안 먹지도, 자지도 않고 죽음의 경계까지 가는 극한 체험을 했다. 그러면서 계속된 질문 ‘나는 누구인가’를 던졌다. 마침내 ‘나는 천지기운이다’라는 답을 얻고 산에서 내려왔다. “뇌를 속여보십시오. 예를 들어 나이 60에 관속에 들어간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인생은 60부터야,20세라고 생각 하자’라고 하면 90까지 팔팔하게 살 수 있습니다. 뇌는 입력하는 정보에 따라 반응합니다.” 이 총장은 오는 2007년 코스닥과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뇌교육 시장이 미래의 가장 유망분야로 1조달러의 가치를 가진다고 자신했다. 미국의 빌 게이츠는 컴퓨터 운영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됐지만 이 총장은 HT(Human Technology)산업으로 미래비전을 활짝 펼치겠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희망은 인재이고, 또 두뇌강국을 위해 뇌교육 산업과 시장을 선도하는 국가, 즉 세계에서 가장 뇌를 잘 쓰는 나라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km@seoul.co.kr
  • 옻칠은 예술이다…외길 55년

    옻칠은 예술이다…외길 55년

    글 · 사진 김부기시인 통영옻칠미술관 무더위가 마지막 기승을 부리던 8월 중순 어느 날 오전, 칠예가 김성수 선생님을 뵈러 <통영옻칠미술관>을 찾았다. 시내를 조금 벗어난 화삼리 언덕에 자리잡은 미술관은 정갈하고 평화로와 보인다. 미술관을 들어서니 선생님은 기다리신 듯 반갑게 맞아 주신다. 칠순을 벌써 넘기신 분 같지 않게 건강하고 활기 넘쳐 보인다. 온화한 얼굴에 좀 수줍게 웃는 모습이 다정하고 마음씨가 고울 것 같아 마음이 편하다. 휴게실로 안내하여 바다가 바라보이는 쪽으로 자리를 권하시더니 앞 바다 풍광을 자랑하신다. 전혁림 원로 화백께서 풍경화를 그릴 때, 맨 먼저 이 바다를 그렸다며 구도가 아주 완벽하지 않느냐고 하신다. 특히 달밤에 보는 이 앞 바다의 은파와 섬 그림자는 가히 환상적이라며 당신의 정원이라도 되는 양 으쓱해 하신다. 그래 그런지 선생님이 풍기는 인상과 체취가 앞 바다의 정취와 닮은 것 같기도 하다. 선생님의 안내로 전시실을 돌며 작품들을 보기로 한다. 회화성과 장식성이 돋보이는 제1전시실은 주제가 ‘칠예’로, 여기에는 선생님의 작품만이 아니라 제자들과 다른 칠공예가들의 작품이 함께 전시되고 있다. 작품의 제작기법과 과정 등 설명을 들으면서 천천히 둘러본다. 탈태기법으로 조형된 작품 앞에 섰다. 부드러운 곡선과 매끈한 피부가 머금은 농염한 광택, 그것은 은근히 내비치는 절제된 관능이었다. 작품이 나를 보는 것 같았다. 선생님이 서울올림픽을 주제로 제작하신 두 폭 가리개 양식의 <비상>에 이르러서는 한쌍의 봉황이 연출하는 역동감과 자개와 옻칠만이 표현할 수 있는 찬란한 색채미의 앙상블에 나는 압도되고 만다. 이 방에는 선생님이 처음으로 국전(제12회, 1963)에 출품하여 공예부 최고상인 문교부장관상을 수상한 <문갑>도 전시되어 있는데, 놀랍게도 이 작품으로 연 3회 특상을 수상했다 한다. 음양을 좌우대칭으로 대비시킨,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해서 큰 반향을 일으켰을 이 옻칠 목가구도 40년 세월의 무게는 어쩔 수 없는 듯, 요즘 작품들과 견주어 보면 좀 고졸한 느낌도 든다. 제2전시실은 ‘장신구와 테이블 웨어’를 주제로 하고 있다. 주로 여성들을 위한 액세서리와 수수한 탁상용 소품들로 꾸며져 있어 서민들도 옻칠 제품에 손쉽게 다가갈 수 있게 통로 구실을 하는 것 같다. 특히 여기에는 숙명여대 출신 제자들의 재기발랄한 깜찍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국옻칠화(Ott Painting)’의 제3전시실은 나전칠기의 전통기법을 현대미술에 접목시킨 ’옻칠로 표현한 회화’로 회화성과 장식성이 돋보이는 새로운 영역이다. 옻칠은 옻칠만이 갖고 있는 3가지 독특한 미학적인 특징이 있다. 그것은 광채와 장식성과 조각미로 다른 도료와는 스스로 차별성을 갖는다. <칠예의 문> 앞에서 격자문 저 안쪽의 옻칠화 <달을 향하여>를 이윽히 바라보다가 오늘 관람한 작품들의 느낌을 나름대로 간추려 본다. 화려해도 사치스럽지 않고(칠예), 투박한 듯 세련되며(장신구), 밝고 흥겹다(옻칠화). 새로 개척하는 장르인지라 낯설어야 할텐데 늘 보아온 듯 친숙하다. 이 시대의 대표적인 칠예가 김성수 선생님은 1935년 통영에서 태어났다. 기술을 배워야 한다는 ‘한 친척 아저씨의 권유’로 1951년 통영에 설립된 ’도립 경상남도 나전칠기기술원양성소’ 제1기생으로 들어갔다. 6·25 전쟁 중이라 피란 온 이 방면의 고명한 분들로 강사진이 짜였다. 줄음질은 김봉룡, 끊음질은 심부길, 칠예지도에 안용호, 데생은 장윤성, 디자인 설계제도는 유강렬 선생에게서 배웠다. 이밖에 피란 와 통영에 머물던 칠예의 거장 강창원, 화가 이중섭 씨의 특강에 통영출신 화가 김용주 전혁림 김상옥 김종식 제씨도 자주 들러 지도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김봉룡 선생의 부름을 받아 1953년 2년 과정을 수료하고 학업을 계속하기 위해 부산으로 가서 고등학교에 편입했다. 그러나 어렵사리 익힌 기능을 중도에서 손 놓아서는 안 되겠다 싶어 야간부로 옮기고 통영칠기사에 입사하여 낮에는 나전칠기 기술을 익히며 장인정신을 키웠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통영의 ‘나전칠기기술원양성소’의 부소장(소장은 도지사였다)을 맡고 계시던 김봉룡 선생의 부름을 받았다. 다시 통영으로 와서(1956) 모교인 양성소의 강사로서 나전기법·옻칠기법·디자인(도안) 제도·정밀묘사·공예사 등 거의 전 과목을 후배들에게 가르치는 한편 스스로 이론 정립과 실기 연마에 여념이 없었다. 이러기를 6년, 통영은 바닥이 좁아 스스로 한계를 느꼈다. 보다 체계적으로 배우고 연구해야겠다는 열정과 포부를 지니고 1962년 3월에 상경하여 본격적인 창작활동에 들어갔다. 이듬해인 1963년 제12회 국전에 <문갑>을 출품하여 최고상인 문교부장관상을 수상하고, 내처 연 4회 특선하여 국전추천작가가 되었다. 1969년에는 홍익대학교 공예학부 전임교수가 되어 후학교육과 작품활동을 병행하였다. 그 사이 두 차례에 걸쳐(1973~1975) 정부파견으로 아프리카 북단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튀니지에 가서 칠공예를 지도하기도 했다. 이것이 빌미가 되어 유럽 여러 나라의 작가들과 교류하게 되었고, 파리에 가서는 그곳 작가들과 함께 창작활동도 하였다. 옻칠화에 전념… LA에서 전시회 이러는 과정에서 우리 전통예술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고 전통나전칠기와 채화칠기에 바탕을 둔 새 장르의 형상화 작업을 시도하였으니 이것이 칠예조형물과 한국옻칠화이다. 그러나 바쁜 일정에 매여 정작 자신이 개척한 새로운 미술 장르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창작과 연구활동에 전념할 수가 없었다. 이런 형편과 선생님의 속내를 알아차린 미국에 사는 큰 따님의 배려로 미국에 건너가 1998년 7월부터 그곳에 머물면서 한국옻칠화 연구에 전념하게 된다. 2002년 미주 중앙일보 창간 28주년과 이민 100주년을 기념하여 미주 중앙일보가 초청하고 LA와 뉴욕 한국문화원이 후원하여 LA한국문화원에서 〈한국현대옻칠화전〉을 개최했다. 이때 새로운 이 미술 장르에 〈한국옻칠화(Ott Painting)〉라는 이름을 지어 붙이고 이를 전 세계에 선포하였다. 그 이듬해인 2003년 뉴욕 한국문화원 갤러리 코리아에서 다시 개최하여 뉴욕 화단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며 호평을 받았다. 이어 2004년 5월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옻칠로 표현한 회화’라는 주제의 개인전을 가지면서 세계미술계에 새로운 장을 연 옻칠미술가로 우뚝 서게 된다. 고희의 나이로 고국에 돌아와 전통문화의 현대화라는 어려운 작업의 큰 마디를 넘기고, 많은 제자와 친지들의 축하를 받으면서 선생님의 감회는 어떠하였을까? 맨 먼저 무슨 생각이 났을까? 고향과 어머니, 옛 은사들과 제자들, 나전칠기와 옻칠미술, 예향과 옻칠 르네상스를 위한 마지막 봉사…. 이런 것 아니었을까? 그럴 때 진의장 통영시장의 은근한 귀향 권유가 때를 맞춘 것 아닐까? 사재를 몽땅 털어 고향 언덕에 결국 선생님은 2004년 8월 미국 영주권을 포기하고 귀국하여 고향으로 돌아오셨다. 용남면 화삼리 고향 ‘미늘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산언덕에 1천 2백여 평의 땅을 사서 150평의 아담한 집을 짓고 2006년 6월 15일 ’통영옻칠미술관’을 개관하였다. 이는 국가가 인정하는 유일한 옻칠미술관으로 현대옻칠 중견작가들의 작품 8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옻칠이라는 화두 하나를 붙들고 55년 외길을 걸어오신 선생님에게 이 정감어린 미술관은 꿈의 완성일까, 새로운 꿈의 시작일까? 400년 나전칠기의 고장 통영을 21세기 세계옻칠문화의 요람으로 새롭게 꽃 피우려면 옻칠전문기능공의 양성이 선결문제라며 이에 대한 복안과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고 하지만, 힘든 일 싫어하는 세태인지라 걱정부터 앞선다. 이 미술관에 선생님의 사재를 몽땅 쏟아 붓고도 모자라 연금까지 일시불로 받아 보태었다는데, 미술관에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데 지극히 인색한 풍토에서 운영이 어려울 것은 뻔한 일이다. 세계미술시장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한국옻칠미술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지원이 절실하다. 고향에 돌아와서 “행복하다”며 환하게 웃으시는 선생님의 얼굴을 오래오래 보고싶다.         월간 <삶과꿈> 2006.10 구독문의:02-319-3791
  • 요람서 무덤까지 복지 ‘업그레이드’ 성북구의외 이감종 의장

    요람서 무덤까지 복지 ‘업그레이드’ 성북구의외 이감종 의장

    성북구의회 이감종 의장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그 방안으로 도심 재개발 추진과 복지행정 강화를 제시했다. “성북구 70여곳에서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도시기반시설을 확충하는 데 전력을 쏟고 있습니다.” 이 의장은 길음·장위 뉴타운 사업을 중심으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도록 구청과 유기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행정 절차를 간소화해 사업이 신속히 진행되도록 도울 방침이다. 복지 행정은 성북구의 자랑이다. 전국 최초로 금연 조례를 제정했고 ‘담배연기 없는 성북’운동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의장도 효과를 몸으로 체험한 터라 금연 정책을 적극 후원하고 있다. “하루에 세갑씩 담배를 피우다가 92년에 끊었습니다.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서요. 건강에 적신호가 들어온거죠. 이제는 피부가 좋아지고 입맛이 돌아와 날아갈 듯 몸이 가볍습니다.” 보건소를 중심으로 금연 등 선진 의료서비스가 확산되도록 의회가 지원할 방침이다. 실버건강대학, 당뇨정복, 건강한 음주문화 등 건강도시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건강한 몸이 삶의 질을 높이는 밑바탕”이라고 설명했다. 어르신을 모시고 사는 이 의장은 치매병원·실버타운 건설에도 관심이 많다. “아버지가 7∼8년 전 중풍으로 쓰러지셨습니다. 치매까지 얻은 아버지를 어머니가 돌보셨는데 4년 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아내가 아버지 수발을 맡고 있지만, 가족이 감당하기 힘든 부분도 있습니다.” 핵가족이 늘고 노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저렴한 실버타운이 많아져야 한다고 이 의장은 강조했다. 어르신이 자녀들과 자주 만나며 전문가의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몇 년 전에 영국을 방문했을 때 도심 실버타운을 방문했습니다. 사회복지사가 어르신의 휠체어를 밀며 다정히 걸어가는데 참 부럽더군요. 그런 노인복지시설을 갖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성북구는 그 첫걸음으로 소규모 노인복지관을 건립하고 있다. 장위·석관권역, 월곡권역에 복지관을 건립해 어르신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길음·동선·정릉·성북권역에 지속적으로 복지관을 세울 계획이다. 동료의원들도 적극 협력하고 있단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성북구민의 생활이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서울 청량종합고 졸업, 경희 사이버대학 행정학과 재학, 한나라당 성북갑 부위원장, 길음1동 마을금고 이사, 성북구의회 예산결산 특별위원장, 성북구건축심의 위원, 성북구의회 2선 의원
  • [김형효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41)운명과 자유

    [김형효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41)운명과 자유

    인간은 자기선택으로 이 세상에 온 것이 아니다. 또 그렇게 이 세상을 떠나가는 것도 아니다. 이처럼 인생의 양 끝은 다 자유선택과 무관하게 처리된다. 이래서 사람들은 운명을 생각하게 된다. 인생의 모든 것이 자기 뜻대로만 되지 않는다. 이런 일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운명이 나의 인생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추정하게 한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하루하루를 운명의 장난으로 살지 않고, 삶을 자유스럽게 영위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인생이 자유와 운명의 사이에서 흔들의자처럼 오가는 것으로 짐작한다. 동서고금의 철학사에서 운명을 부정하는 극단적 자유행동론자는 기원전 중국 전국시대의 묵자(墨子)와 20세기 프랑스의 실존철학자 사르트르가 대표격이겠다. 사르트르는 사람들이 흔히 운명이라 부르는 것은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행동에 다름 아니라고 그의 저서 ‘시인 보들레르론’에서 밝혔다. 이런 초기의 자유행동론은 후기의 사회역사철학에서도 적용된다. 그의 행동철학은 철저히 인간주의적인데, 그 말은 자연적 필연의 요소를 완전히 지우려는 사유와 통한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자신을 만들어 가는 초기의 실존철학에서 역사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계급투쟁의 의식철학으로서의 마르크시즘을 후기에 강조했다. 동양에서는 묵자가 철저한 비명론(非命論)을 펼쳤다. 비명은 운명이나 숙명을 부정하는 의미로서, 운명은 실천적인 노동분업의 가치를 말살시키고,‘팔다리의 힘을 다하고 생각하는 지혜를 다하게 하는데(非樂篇)’ 큰 방해가 된다고 묵자는 생각했다. 묵자는 인간 근육의 힘과 생산의지와 그 의식의 생각을 아주 강조했다. 묵자는 의식과 의지의 사상가로서 운명을 인간의 삶에서 온전히 배제시켰다. 묵자는 사르트르처럼 철저한 실천의식의 사상가였다. 과거 마오(毛)의 중공이 노자와 공자를 비판하면서 묵자를 은근히 좋아했던 것은 까닭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그러나 묵자와 사르트르는 인생을 너무 실천적 행동위주로 보는 단순성으로 넘쳐난다. 그래서 사유의 깊이에서 그들에게 아쉬운 점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자의식의 의지를 너무 강조했다. 그러나 운명은 자유행동의 적이 아니라, 그 행동과 함께 동반하기에 우리에게 문제가 된다. 자유와 운명의 이중성을 잘 읽은 철학자 가운데 나는 20세기 프랑스 철학자로 해석학의 대가 리쾨르를 들고 싶다. 그는 그의 저서인 ‘의지의 철학’에서 자유의사(the voluntary)와 운명의 무의식(the involuntary)을 이원론적으로 나누지도 않고, 일원론적으로 통합하지도 않았다. 그가 말한 의지(will)는 저 두 가지 요소를 다 지닌 현상이지, 사르트르처럼 운명을 배제한 인간의 자유의지가 아니다. 리쾨르는 생각한다. 인간의식은 스스로의 생각을 자유자재로 그리지 않고, 그 의식이 뿌리박고 있는 무의식을 받아들이고 그것과 대화하는 조건에서 생활한다. 나라는 자의식은 무수히 많은 요인들(역사적, 사회적, 심리적, 생리적)이 나에게 주어져 생긴 현상이지, 내가 자의식을 만든 장본인이 아니다. 나는 전적으로 내 것인 것만은 아니다. 내가 자유의사로 원하는 것은 내가 스스로 만든 것만이 아니다. 그는 사르트르의 철학에 정공법을 가한다. 내가 자유의사로 원하는 것은 내 몸과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주는 무의식과의 혼융에서 생긴 것이다. 나의 자유의사는 내 몸에 쌓여 있는 마음의 습관과 내가 살고 있는 생활세계의 역사적 숙업(宿業)을 무시하고 설명되지 않는다. 이것은 피아니스트나 체조선수가 받은 몸의 조건과 생활환경을 무시하고 그의 자유활동을 설명할 수 없는 것과 비슷하다. 이 말은 자유는 필연의 운명을 떠나서 실존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필연의 운명은 자유의 의식적 행위가 늘 안고 있는 업(業)의 무의식적 성격과 같다. 즉 내 의식의 자유행위의 밑바탕에 늘 특수한 운명의 색조가 동시에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한국의 인문학과 사회과학은 이 점을 간과하기에 아무리 유식해도 한국학으로 등록될 수 없다. 왜냐하면 그 학문들은 한국인의 공동업장과 무관한 지식들을 화려하게 남발하기 때문이다. 리쾨르가 그의 ‘의지의 철학’에서 말했다.“나는 선택하는 나 자신의 방식과 또 내가 선택하지 않는 나를 선택하는 나 자신의 방식을 다 갖고 있다.” 이 말의 뜻은 자유로운 선택 행위에서도 남의 것과 다른 나의 특수한 방식이 있고, 또 심지어 나라는 존재는 내가 선택한 결과가 아니고 태어나면서 주어진 것인데, 그런 나를 동시에 후천적으로 선택하는 나의 특수한 방식이 있음을 말한다. 리쾨르의 저 언명은 나의 모든 자유행동의 이면에 특수한 성격이 나의 자유행동을 제약하고 있고, 또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닌 나 자신을 또한 후천적으로 자유롭게 만들어 가는 와중에도 나의 특수한 운명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말한다. 리쾨르의 철학은 운명의 성격이 나의 자유로운 사유와 행위를 특수하게 제한시키는 틀과 같아서 나의 실존적 자유가 그 틀의 구조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비록 무의식이 자유의사의 밑바탕에 은닉되어 있지만, 그의 철학은 무의식의 제약 속에서도 ‘코기토(cogito=나는 생각한다)’라는 자의식의 ‘재정복’과 ‘확장’을 도모하는 작업이다. 따라서 그의 철학은 데카르트의 ‘코기토’ 철학을 무의식의 영역과 접목시킨 사유다. 무의식을 배제한 데카르트의 ‘코기토’ 철학의 힘을 가능한 한에서 무의식의 영역까지 확장시켜 무의식을 의미로서 재정복하려는 사유다. 그러나 나는 이 리쾨르의 길을 더 이상 따르지 않으련다. 왜냐하면 리쾨르의 길은 무의식이란 제약을 극복하고자 하는 자아의 지성적 소유의지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의식이란 제약과 성격의 업은 자아의 이성적 합리성의 읽기로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예컨대 조급한 성격은 그것을 인식했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나는 이 점에서 인도의 불교 고승들인 세친(世親=바수반두)의 유식사상과 마명(馬鳴=아슈바고샤)의 기신론사상에 더 의존하고자 한다. 이들의 주장은 자유가 리쾨르의 소론처럼 자의식의 확장으로 운명의 장애를 극복하는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의식의 힘을 소멸시킴으로써 운명의 힘을 동시에 무력화(無力化)시키는 것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비유컨대 로댕의 ‘생각하는 사나이’와 신라의 미륵반가사유상의 비유를 내가 들었던 것(7회 글 참조)과 유사하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나이’는 침통한 얼굴에 근육질의 몸을 갖고 있다. 그것은 자아의 세력을 확장하고자 하는 의지의 반영이다. 그러나 미륵반가사유상에는 그런 근육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또한 고요히 미소짓는 표정을 얼굴에 나타내고 있다. 세상을 정신적으로 지배하고자 하는 소유의식과 그 의지를 포기한 자의 화평이 거기에 깃들어 있다. 그 화평이 곧 자유다. 세친의 유식사상에 의하면 인간의 지각과 생각은 이미 오랜 세월 동안 쌓인 운명이나 숙업의 영향 아래서 작용하고 있기에 지각과 생각이 ‘내가 생각한다(cogito)’는 형식으로 표현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기실 그것은 숙업과 운명인 ‘그것이 생각한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그것’은 개인적 숙업일 수 있고, 역사적 사회적 공동업(공동운명)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개인적 업은 사회적 역사적 공동업의 힘을 능가할 수 없으므로 자유의 철학은 역사적 사회적 공동업의 장애를 무력화시키는 일과 무관하지 않다. 공동업의 장애를 극복하기 위하여 리쾨르처럼 이성적 사유를 더 확장시키거나 정복의 길을 가게 하는 근육질의 소유철학으로서 성공하지 못한다. 그동안 줄곧 ‘철학산책’을 통하여 주장해 왔던 사유는 선의 진군나팔을 불면 선은 반드시 악을 낳고, 사랑에 집착하면 증오를 등뒤에 감추고 있고, 평화를 광적으로 외치면 전쟁을 낳게 된다는 것이다. 의식은 선과 사랑과 평화를 자각하고 확장하려 하지만, 무의식은 이미 그 반대의 것을 분비하고 있다. 이것을 의식은 모른다. 이 무의식의 활동을 마명은 삼세육추(三細六)라고 불렀다. 삼세는 가장 깊은 무의식인 제8식 아뢰야식에서 일어나는 소유욕의 세 가지 미세한 현상들이고, 육추는 아뢰야식의 영향 아래서 제7식인 말나식에서 생기는 거친 여섯 가지 소유욕을 말한다. 이 말나식에서 아(我)중심의 사고가 무의식으로 일어나 모든 인간의 의식활동과 지각활동을 지배하게 된다. 지금 여기서 삼세육추의 무의식적 업을 자세히 말할 입장이 아니므로 생략하지만, 마명의 기신론 사상은 말나식에서 아중심의 분별심이 상속되고 소유로 개념화되어 의식의 모든 활동에 장애를 일으키고 고통스럽게 한다는 것이다. 모든 업의 운명과 그 성격은 다 궁극적으로 소유욕의 발동에 기인한다. 아중심의 소유욕의 발동을 무력화시키지 않으면 인간은 화평한 자유를 맛보지 못한다. 나는 한국인들이 역사적인 어떤 공동업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여긴다.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 정치적으로 국가가 백성과 국민으로 하여금 나라를 믿지 못하게 했다. 국가의 존립 이유는 병화의 예방과 치안유지, 국민을 물질적으로 부유하게 하는 경제정책, 국민의 눈과 마음을 드높게 열게 하는 교육의 배려 등 삼원체제의 구축으로 국가가 모든 국민을 편가르지 않고 요람에서 무덤까지 성심으로 아끼고 보호하는 데 있다 하겠다. 저 삼원체제는 정권교체와 상관없이 지속적인 국가의 불변가치로 유지되어야 하는데, 한국의 현실정치는 정권교체 때마다 앞 정권을 송두리째 부정하면서 한국의 정당처럼 무상하게 부침하고 새로 시작하므로 국민은 국가를 신뢰하지 않는다. 국민이 국가를 믿지 못하므로 국민 각자는 알아서 자기의 살 길을 찾으려고 온갖 아중심의 이기적인 사고를 전개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각자가 자기의 살 길을 눈치껏 찾는 아중심적 사고가 한국인을 일체감으로 결집시키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우리를 모래알처럼 산산이 분산시키는 공동의 업장이 우리의 마음속에 있다. 공동업장의 제약과 고통을 덜 받고 자유스럽게 날개를 활짝 펴서 날기 위하여 한국인은 아중심으로 뿔뿔이 살길을 찾는 데 부심하는 유아심(唯我心)을 진정시켜야 한다. 그것은 당위적 도덕주의의 설교로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각자가 국가를 못 믿고 제 살 길 찾기를 맹목적으로 추구하다 보니 우리 사회에는 더욱 상충하는 불행의 먼지바람이 강하게 일어난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음주에 이 문제를 이야기해보자.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공직초대석] 이성열 중앙공무원교육원장

    [공직초대석] 이성열 중앙공무원교육원장

    “요즘 공무원이요? 사고에 거침이 없고 발표를 아주 잘하죠. 약점으로 지적되던 팀 플레이도 뛰어납니다. 예나 지금이나 승부욕은 강한 편입디다.” 이성열 중앙공무원교육원 원장은 요즘 5급 행정고시에 합격해 교육받는 새내기 공무원들을 이렇게 평했다. 1976년 행정고시 17회로 공직에 들어온 대(大)선배인 이 원장의 눈에 비친 후배들의 모습은 발랄하고 당차다.30년 전의 자신과 비교해 보면 정말 많은 차이를 느낀다고 했다. 가을 분위기가 물씬한 경기도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의 원장실과 구내식당, 교육원 강의실, 산책로를 돌며 3시간 동안 이뤄진 인터뷰에서 이 원장은 자신의 교육관을 자세히 털어놨다. ●“새내기들 당차고 거침없어” 중앙공무원교육원은 국가직 공무원으로 처음 공직에 발을 내딛는 ‘초보’부터 수십년 동안 공직생활로 잔뼈가 굵은 ‘왕고참’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무원을 교육하는 곳이다. 신임 공무원들에겐 공직에서의 기본 소양을 일러준다. 기존 공무원들은 ‘승진리더 과정’,‘핵심인재 과정’,‘고위공무원단 후보자 과정’,‘고위정책 과정’ 등 맞춤형 교육을 한다. 국가직 공무원이라면 거의 대부분 이곳을 거쳐갔다고 보아도 좋다. 우리나라 공무원 교육기관의 ‘맏형’인 셈이다. 이런 탓에 이 원장은 공직사회의 흐름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그는 요즘 여성의 공직 진출 추세가 놀랍다고 했다. 자신이 공직에 들어올 때 행정고시 동기에 여성은 한 사람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여성이 40%를 육박한다. 시대변화를 실감한다. 외형적인 면에서 가장 큰 변화이다. 내용적인 면에서는 새내기 공무원들이 예전보다 훨씬 다양성이 커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현상이기도 하지만, 과거의 공직사회는 획일성이 무척 강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은 것은 강한 승부욕이라고 했다. 흔히 ‘요즘 젊은이들이 승부욕이 약하다.’고 하는데 공직에 들어오는 젊은이들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자율성과 책임감도 뛰어나다. 팀 단위로 과제를 주면 과거보다 훨씬 잘 뭉치고 조화롭게 사고하여 해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단다. 교육원은 최근 행정고시 합격자들을 팀 단위로 나누어 전 세계 50개 남짓한 나라들을 찾아가는 연수를 실시했다. 방문기관을 자유롭게 정해 접촉을 하고 보고서를 내도록 했는데, 어학연수를 다녀온 사람이 많고 인터넷으로 정보습득을 많이 해서 그런지 정말 잘들 해내더라고 이 원장은 감탄했다. 새내기들의 어학실력은 뛰어난 사람이 많지만, 조금 떨어지는 층도 적지 않다. 시험위주의 공부만 했으면 모자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몇개월 동안 집중적인 어학교육을 받으면 전체적으로 어학능력이 크게 향상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교육원의 교과과정은 이론은 되도록 줄이고, 올바른 공직관과 세계관을 키우는데 집중한다. 국제적으로 대한민국의 좌표를 설정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어학이 중요해지는데, 시험용 영어를 ‘살아있는 어학’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육기관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5급 고시 출신자는 8개월 동안 교육을 받는다. 정책부서에 곧바로 투입되어야 하는 만큼 주로 리더십과 정책실습, 현장 실무 등에 집중한다.7급과 9급 새내기 공무원들은 실무능력과 보고서 작성요령 등에 비중을 둔다. ●공직은 일반 직장과 다르다? “고시를 준비하고 합격한 사람들은 독특한 국가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반인의 취업관과는 다르다고 봅니다.” 이 원장의 공직관이다. 물론 공무원도 하나의 직업이지만, 반드시 국가관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그는 신입 공무원들의 입교식 때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도록 제도화했다. 교육도 국가관과 공직관을 세우는데 집중한다.“당신들은 미래의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하는 인재”라는 점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한다. “시장에서 실패는 다른 기회가 주어지지만 공직은 그렇지 않죠.” 이 원장이 국가관과 공직관을 강조하는 가장 큰 이유다. 정책 실패는 곧바로 국민과 국가에 피해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국가와 민족의 미래에 대해 깊이 생각하다보면 훗날 커다란 난관에 봉착해도 힘을 갖고 극복할 수 있는 정신력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틈만 나면 직접 강의실에 들어가 그동안의 근무경험, 공직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 지녀야 할 정신자세 등을 후배들에게 들려준단다. ●“고위공무원단의 성패는 재교육에 달려” 교육원에는 올해 ‘고위공무원단 후보자 과정’이 생겼다. 이 원장은 “고위공무원단이란 고위직으로서의 역량이 되는 사람만 편입시켜 평가를 하고 성과관리를 하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그는 중앙인사위원회 사무처장 시절 이 제도 도입에 깊이 관여했다. 따라서 성공적인 안착에도 관심이 많다. 고위공무원단 후보자 과정은 역량강화에 역점을 둔다. 정책능력 개발방법도 중요하다. 개인별로 진단하고, 처방과 함께 맞춤형 교육을 한다. “세계적인 기업인 GE는 직원들의 재교육에 연간 1조원이 넘는 돈을 씁니다. 우리나라 공무원의 교육훈련비는 그 10분의 1밖에 안되죠.” 경영학 교수들은 GE의 발전동력을 ‘사람에 대한 투자로 본다.’고 했다. 재교육에 대한 투자가 GE를 오늘날의 기업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사람에 대한 투자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인재 육성이 세계적인 추세인데, 우리 정부도 효율을 높이려면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하고, 언론과 국회에서 사람에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중앙공무원교육원 직원들의 재직기간을 보면 교육을 바라보는 전반적인 수준이 아직 떨어진다고 답답해한다. 직원들의 평균 재직기간은 1년밖에 안된다. 잠시 거쳐가는 것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많다. 제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비전을 갖고 인품이 있는 분들이 각 기관의 교육원을 맡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일정기간 안정적으로 근무하면서 교육생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친한파 양성의 요람”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는 외국인 교육생도 눈에 띈다. 한국의 발전상을 배우기 위해 찾은 외국 공무원들이다. 해마다 말레이시아, 우즈베키스탄, 이라크, 중국, 시리아,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에서부터 태평양의 섬나라까지 다양한 국가의 공무원을 대상으로 11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1984년 이후 올해까지 103개 국에서 2759명이 이 과정을 거쳐 갔다. 우리나라의 정부혁신, 경제발전, 행정정보화 등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고 산업현장을 방문하는 등 또 다른 ‘외교의 현장’이다. “외국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정은 이들은 친한파로 만드는 과정입니다. 이곳을 거친 외국 관료들은 모두 우리나라에 큰 힘이 됩니다.” 이 원장이 외국 공무원들에게 ‘특별한 배려’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종종 외국 공무원 교육생들과 교육원 뒤 관악산을 오른다. 그는 등산이 익숙지않은 외국 공무원들의 배낭을 대신 들어주며 동고동락한다. 이런 노력으로 처음 인천공항에 내렸을 때는 ‘낯 설고 물 설었던 나라’ 한국이 돌아갈 무렵에는 ‘친근한 나라’로 변신하게 된다. 당연히 이들이 자기 나라로 돌아간 뒤에는 적극적인 ‘친한파’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바둑·탁구·당구등 공무원 대표급 ●이성열교육원장 이성열(55)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을 두고 주변에서는 “평상심과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사람”이라고들 한다. 중앙과 지방행정업무를 두루 거쳤다. 총무처와 행정자치부, 중앙인사위원회에서 공직생활을 하면서 특히 인사·조직·의전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했다. 앞장서 소리를 내며 일하기보다는 뒤에서 묵묵히 할 일을 하는 스타일이다. 총무처 공보관과 행정자치부 공보관을 거치면서 언론 쪽에도 발이 넓은 편이다. 경남 마산 출신이면서도 전라북도 행정부지사를 지내기도 했다. 소청심사위원장 시절에는 청구를 기각당한 이유를 따지는 공무원에게 자세히 설명해 주어 오히려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갔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이런 방식으로 일처리를 하다보니 그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한번 인연을 맺으면 오래가는 편이다. 서울고와 서울대를 나왔다. 행정고시 17회. 운동을 즐긴다. 스스로 “‘둥근 것’은 모두 자신있다.”고 큰소리친다. 탁구는 옛 총무처 대표선수였고, 당구로는 공무원당구대회에서 준우승했다. 바둑도 아마 4단 정도의 고수이다.
  • “지역특산물 명성 되찾는다”

    “지역특산물 명성 되찾는다”

    ‘양주 밤과 파주 인삼에서 포천 구절초’까지….’ 경기북부 지자체들이 잊혀져 가던 지역특산물의 명맥 잇기와 명성 되찾기에 발벗고 나섰다. 명품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한 상품개발은 물론, 관외반출 금지까지도 추진 중이다. 27일 양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960년대 이후 병충해와 인력난 등으로 명맥이 단절된 양주밤 품종 되살리기에 착수했다. 전래 수목도감(樹木圖鑑) 등은 견고하고 단맛이 강한 양주밤은 임금 진상품이었으나 지금은 양주시 전체에서 자가소비용으로 50㏊ 정도만 재배되고 있다. 시는 대단위 조림지를 조성, 양주밤을 브랜드화하기로 하고 율정·마전·매곡·신암리 등 밤나무 자생지역을 대상으로 내년도 파종을 위한 종자목 선정작업을 펴고 있다. 내년 봄 5000립(粒) 정도를 심고, 매년 2㏊씩 조림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풀베기, 병충해 방제 등을 통해 ㏊당 1t 미만의 현재 생산량을 2t 이상으로 늘리고 병충해에 강한 품종도 육성할 예정이다. 파주시는 민통선 북방 장단반도 등 청정지역에서 생산되는 6년근 인삼을 ‘파주개성인삼’으로 브랜드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시는 조선조 말 문헌 ‘삼정요람(蔘政要籃)’에 남한지역에선 장단면 일대가 유일하게 고려 개성인삼의 본원지임을 밝히고 있다며 파주개성인삼축제와 마케팅전문법인 설립, 직거래판매장 운영 등을 추진 중이다. 파주시는 지난해 포천시와 개성인삼 원조논쟁을 벌였다. 포천은 6·25 전쟁 직후 개성인삼조합의 구성원들이 월남해 재배 노하우를 포천에 들여왔고, 장단면 못지않은 토양에서 6년근 인삼을 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파주시는 장단면 지역의 모래참흙 토양과 일교차가 큰 기온 등이 고품질 인삼재배 최적지라고 주장한다. 포천시는 ‘포천 구절초’ 브랜드화에 집중하고 있다. 다른 지역 구절초와 달리 한탄강 지역에서 자생하는 구절초는 향이 진하고, 연하고 독특한 잎 모양을 갖춘 신종으로 입증됐다며 다양한 브랜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2004년 구절초를 시화(市花)로 정하고 지난해엔 한탄강변과 운악산 기슭에 각각 200평, 농업기술센터에 400평의 구절초 포장을 만들어 삽목을 통해 품종 보급에 나섰다. 부인병·위장병 등에 효과가 있다는 구절초의 약리작용을 식품연구기관 등에서 증명받고, 구절초 차(茶)와 술·비누와 함께 염료의 원료도 추출해내 의류의 천연 염색 원료로 상품화하는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 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포천 구절초는 생육 환경이 바뀌면 고유의 특성을 상실한다.”며 “포천 특산의 명맥과 고유의 특징을 간직하도록 관외반출을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의정부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광주국립과학원 유치 ‘빨간불’

    광주시가 국립과학관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나 ‘낮은 경제성’으로 인해 어려움이 예상된다. 25일 시에 따르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4월 국립과학관 건립의 사전단계인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 상대적으로 적은 인구와 주민들의 인식부족 등으로 영남권보다 낮게 나타났다.경제성 분석은 유치 의지를 주민들의 관람의사와 지불의사가격 등을 통해 계량화한 것으로 낮게 평가될 경우 건립 여부, 시설축소 등에 영향을 미친다. 시는 이에 따라 호남권과 제주까지를 조사권역으로 포함시켜 줄 것과 평가시 과학관 방문의사를 가중치로 반영해줄 것을 요구했다.KDI는 이를 수용해 다음달 9일부터 21일 광주와 전남ㆍ북, 제주도민 400∼600명을 대상으로 최종 설문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 내용은 과학관 연면적, 전시영역, 참여 학습정도, 접근용이성 등 예비타당성을 평가하게 된다. 광주시 북구 오룡동 5만여평에 들어설 계획인 과학관은 사업비 1910억원이 투입돼 과학관련 각종 전시관 및 체험관 등이 들어서는 과학인재 양성의 요람이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순창군, 전국 첫 어린이 육성 특수시책

    순창군, 전국 첫 어린이 육성 특수시책

    “어린이를 지역을 이끌어갈 보물로 키웁시다.” 전북 순창군이 ‘어린이 보물고장 육성’ 특수시책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순창군(군수 강인형)은 21일 어린이를 보물로 여기는 차별화된 단계별 어린이 보호육성책을 발표했다. 대부분의 자치단체가 노인이나 소외계층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어린이들을 위한 특수시책을 마련한 것은 순창군이 전국에서 처음이다. 이 육성책은 요람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청소년기까지 자치단체가 행정적·재정적으로 전폭적인 지원을 해줌으로써 지역사회를 빛내고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동량으로 키우자는 것이다. 나아가 출산을 장려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고, 교육을 위해 대도시로 빠져나가는 인구유출을 막자는 복안이다. 앞으로 순창군에서 태어나는 어린이들은 태아에서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시기까지 각종 지원을 받게 된다. 부모가 농업인이고 셋째로 태어난 어린이는 태아에서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때까지 무려 최고 4395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임신∼영유아까지는 임산부·영유아검진, 농가도우미, 영양제보급, 임산부·신생아 구급약품세트를 지원해준다. 불임부부에게는 300만원을 들여 현대적인 진료를 받도록 해주고 있다. 출생시에는 50만∼300만원의 축하금, 출생장려금, 양육비 등을 지원하고 유아에게는 예방접종비, 도우미 비용을 부담해 준다. 부모가 농업인일 경우 부족한 농촌일손을 보전해주는 뜻에서 양육비로 연 123만 5000원을 지원해 준다. 유년기에는 각종 건강검진과 보육비, 간식비를 지원하고 청소년기까지 의료비, 해외연수비, 방과후 교육, 급식비 등 폭넓은 지원을 해줄 계획이다. 농업인 자녀가 해외 어학연수를 떠날 경우 432만원을 지원받는다. 어린이가 암에 걸렸거나 선천성 이상아일 경우에도 300만∼491만원을 지원해 부모의 부담을 덜어준다. 특히 내년말까지 읍·면별로 방과후 어린이 보호소를 건립해 모든 어린이들이 학교가 끝난 후에도 보충학습, 특기교육 등을 받도록 할 방침이다. 방과후 학습활동은 사교육비를 감안할 때 1인당 매월 10만원 정도의 혜택을 주는 것이다. 또 성장기 어린이를 주민들이 공동으로 돌봐주고 노인과 어린이를 연계해주는 어린이 보물만들기, 건강한 장수음식을 섭취토록 하는 건강한 음식공급하기 사업도 추진한다. 어린이들의 성장과 지능발달에 좋은 음식 개발, 순창의 특산물인 고추장·된장 등 발효식품과 어린이의 건강 등 가정에서 하기 힘든 연구사업도 추진해 주민들에게 권장키로 했다. 우수한 청소년은 옥천인재숙에 모아 특별교육을 시킴으로써 향토인재로 육성하는 사업도 확대한다. 옥천인재숙은 순창군이 전국 최초로 관내 우수한 중·고생을 선발, 유명 학원강사를 초빙해 무료교육을 시켜주는 교육시설이다. 인재숙에 있는 학생들에게는 강사비 등으로 1인당 연간 550만원의 투자가 이뤄진다. 중3부터 고3까지 4년간 인재숙에 머물 경우 모두 2200만원의 지원을 받는 셈이다. 올해에 책정된 예산은 44억원. 임영호 부군수는 “어린이를 보물로 키울 수 있는 다각적인 시책을 펴 장기적으로 훌륭한 인재를 배출하는 고장으로 가꿔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아이들의 학습력 엿보기

    아기를 키우려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는 책은 많다. 그러나 정말 아기들이 어떤 상태로 태어나고, 무엇을 느끼며, 어떻게 배우는지, 아기들을 인간 자체로 바라보고 이해하려는 책은 별로 없었다.‘요람 속의 과학자’(엘리슨 고프닉 등 지음, 곽금주 옮김, 도서출판 소소 펴냄)는 심리학과 교수들이 발달인지과학의 30년간 연구결과에 자신의 실험결과들을 더하여 아기들의 마음과 뇌의 본성을 그려낸다. 육아지침서들이 필요하기는 하다. 별다른 조력자도 없이 젊은 부부가 갑자기 부모노릇을 하게 되는 요즘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 책들의 문제점은 엉터리 정보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또한 모든 아이들을 하나로 뭉뚱그려버린다. 아기들은 모두가 다를뿐더러 자기 자신도 시시각각 새로운 것을 학습하고 인식한다. 한시도 일정한 존재라 할 수 없는 것이다. 저자들은 심리학, 철학, 언어학, 컴퓨터과학, 신경과학 등의 과학적 통찰을 통해 아기들을 ‘바꾸는’것이 아니라 ‘이해’하기 위한 정보들을 제시한다. 책은 흥미롭고 새로운 사실들로 가득하다. 가령 아기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존재로 태어나는 것 같지만 실험결과는 아주 달랐다. 갓 태어났을 때부터 사람을 구별할 수 있고 사람의 얼굴을 아주 좋아한다. 또한 사물의 경계를 구분하는 방법으로 물체를 인식하기 시작한다. 눈으로 움직임을 쫓으며 심지어 방향을 예측하기도 한다. 아기들은 또한 모방의 본능을 갖는다. 주위를 따라하며 새로운 지식을 학습한다. 아기들은 생각하고, 결론을 이끌어내고, 예측하고, 설명을 찾고, 실험을 수행하기도 한다. 이렇게 뛰어난 학습자라는 점에서 저자들은 아기를 과학자에 비유했다. 아기에 대한 판단을 독자에게 맡겨버린다 해서 이 책이 실용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학습에는 결정적 시기가 있다는 학설이 있다. 그러나 이책은 결정적 시기를 놓쳐도 새로운 뇌 훈련 과정을 통해 결손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힌다. 교육에 유용한 지식이다. 아기들의 학습 메커니즘에 있어 부모의 역할을 밝히고 있는 것 또한 시사점이 크다. 아기는 스스로 학습하지만, 이 연산시스템은 부모의 언어와 사랑에 의해 유지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결정적 유용성은 부모가 아닌 일반 어른에 있지 않을까 한다. 아기는 어른의 과거인 만큼 아기의 이해는 곧 어른에 대한 이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1만 8000원. 신연숙 문화담당 대기자 yshin@seoul.co.kr
  • 용산고 개교 60주년 ‘자축’

    용산고가 지난 9일 교내 운동장에서 개교 60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행사는 교내 본관 앞의 기념조형물 용상(龍像) 제막식을 비롯해 타임캡슐 봉안식, 심장병 후배들을 위한 선배들의 수술비 기증식, 농구대회 등으로 진행됐다.300여명의 동문이 참석해 1500여명의 재학생과 선후배 간 정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1946년 개교한 용산고는 ‘매사에 정성을 다하라.’는 지성(至誠)을 교훈 삼아 지금까지 3만 25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유명한 동문으로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이종석 통일부 장관, 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 조대현 헌법재판소 재판관, 이택순 경찰청장 등이 있다. 정상영 KCC 명예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그룹 회장, 김기서 연합뉴스 사장, 고 신동우 화백, 소설가 윤후명, 극작가 정하연, 영화배우 박중훈씨 등도 용산고를 나왔다.LG세이커스 신선우 감독,KCC이지스 허재 감독 등 농구계에도 많은 스타가 있다. 김걸 교장은 “한국전쟁과 4·19 등 역사의 중요한 때에 사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냈던 선배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사회의 주춧돌이 되는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의 요람으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 “우린 이렇게 자랐는데 아빠는…”

    “우린 이렇게 자랐는데 아빠는…”

    엄마나 새 아빠 품에서 웃으며 손을 흔드는 이 아이들은 2001년 9·11 테러에 아빠를 잃었습니다. 끔찍한 테러로 아빠를 잃기 전 이미 세상에 나와 아빠와 눈을 마주친 아이들도 있지만, 엄마 뱃속에 있어서 한번도 눈을 맞춰보지 못한 애들도 있습니다. 심지어 임신 사실을 모른 채 아빠가 눈을 감은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지난 2002년 2월 아기 바구니에 담겨진 채 한자리에 모여 사진을 찍은 적이 있습니다. 위 작은 사진은 그때 배냇저고리에 감싸인 채 엄마 품에 안겨 있던 아이들입니다. 이들이 4년 만인 지난 6일 다시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4년의 세월은 아이들 얼굴에 더 또렷해진 아빠의 흔적을 새기고 있습니다. 미국 ABC-TV 홈페이지에 남겨진 재회 장면 동영상을 보면 아이들이 얼마나 아빠를 빼닮았는지 소름이 돋을 지경입니다. 아빠 없이 자라난 아이들인데 참 훌륭하게 자랐습니다만, 어쩔 수 없이 날카롭고 아린 궁금증이 고개를 듭니다. 꼬치꼬치 캐물을 나이의 이 아이들이 ‘아빠에게 일어난 일을 알고 싶어할까?’ 하는 것입니다. 홀리 오닐은 아빠 얼굴을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딸이 그날 일을 물어오면 이렇게 답합니다.“너를 가졌을 때 아빠랑 정말 너무 좋아했단다. 근데 나쁜 사람들이 아빠가 일하는 건물에 불을 질렀어. 그는 많은 다른 아빠, 엄마들과 함께 하늘에서 잘 지내고 계셔.” 폴 아쿠아비바란 아이는 엄마 코트니가 비슷하게 얘기하면 “아빤 항상 내 곁에 있으셔. 날 외롭지 않게 하려고 말이야.”라고 말한답니다. 머리칼이 곤두서는 느낌이 든 엄마는 “알잖아, 아빠는 돌아가셨어. 여기 안 계셔.”라고 말하지만, 그애는 “아니야. 요람에서 잠들었을 때도 아빠는 날 지켜보고 있었는 걸.”이라고 대꾸한답니다. 미망인 가운데는 메리 다나히처럼 재혼한 이들도 있습니다. 그녀의 새 남편 앤디는 세계무역센터 90층에서 일하다 참변을 당한 전 남편 패트릭을 위해 “제가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고 기도합니다. 하나같이 가슴아픈 사연들이지만, 지난 5년간 지속된 미국의 보복 전쟁으로 만들어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수많은 전쟁 고아들이 떠올려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면 가슴이 답답해지지요. 안 그런가요? 여러분.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성인 오락실은 ‘조폭 요람’

    성인 오락실은 ‘조폭 요람’

    “유통 중인 상품권과 성인게임장은 전국을 무대로 한 조직폭력 조직을 키우는 자양분이 되고 있습니다.” 10년 이상 성인게임업계에 종사한 A(40)씨의 진단이다. 그는 “도박 게이트의 한쪽에는 분명 조직폭력배가 존재하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조폭개입은 ‘점조직’ 수준이지만 현재처럼 성인오락실이 계속 운영된다면 1∼2년 뒤에는 충분히 전국적인 조직으로 부활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조직 폭력배들은 크게 3가지 형태로 게임장에 관여하고 있다.▲바다이야기 등으로 대표되는 아케이드 게임 등 게임기를 유통시키는 조직 ▲상품권을 유통시키는 조직 ▲실제로 게임장을 운영하는 경우다. 각 지역에서 게임장 운영을 도와주는 이른바 ‘진상처리반’(게임장내 손님과의 시비 등을 정리해 주는 이들)’도 있으나 경찰은 물론 업계에서도 이들을 ‘조폭’ 수준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경찰은 도박에 개입하고 있는 조직폭력배의 규모 파악에 나섰다. 하지만 파악이 쉽지 않다. 지난달 4일 이후 성인오락실과 관련해 경찰의 집중단속에 검거된 조직폭력 관련 사범은 17건에 총 24명이다. 경찰이 올 한 해 게임장과 관련해 모두 8296건을 적발해 2만 6830명을 입건한 것을 고려하면 결코 많은 숫자는 아니다. 그나마 몇몇이 게임방을 운영하다 적발된 수준이다. 지난 7월20일 충북지역의 A파 행동대원 김모(30)씨는 사장 이모(25)씨를 내세워 성인PC게임방을 운영하며 9억원을 벌어들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같은 달 26일에는 부산에서 강모(28)씨가 조직원 8명과 함께 불법게임방 3곳을 운영하다 검거됐다. 경찰 관계자는 “대규모의 조폭조직이나 자금이 게임에 개입된 것을 포착하지는 못했다.”고 말한다. 경찰 내부에서는 서버를 관리하는 성인오락실 본사를 단속하거나 조직폭력배와의 연계성을 잡아내는 경우에 대해 높은 인사고과를 주는 등 단속을 독려하고 있으나 실제 잡히는 일은 드물다. 한 경찰서장은 “수차례 지시를 했지만 쉽게 꼬리가 잡히지 않는다. 내부자의 자체 고발이 없는데다 단속해도 업소들이 이른바 명의만 사장인 ‘바지 사장’을 내세우기 때문”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