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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년 특별 대담] 남재희 “촛불은 민주주의·정의 철저히 실천하자는 시대정신”

    [신년 특별 대담] 남재희 “촛불은 민주주의·정의 철저히 실천하자는 시대정신”

    사회: 이경형 주필 새해에는 탄핵 정국이 개헌·대선 정국과 맞물려 돌아가게 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한 시민들의 촛불 함성은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기에 이르렀다. 국회의 탄핵안 의결로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고 황교안 국무총리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권력 공백의 과도기를 관장하고 있다. 정치권은 여당의 분열로 4당 체제로 운영되는 가운데 정파별로 조기 대선에 대비한 전선 구축에 여념이 없다. 지금 한반도 주변 정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등장과 시진핑, 블라디미르 푸틴, 아베 신조 등 강성 지도자의 포진으로 대단히 유동적이고, 북한 김정은은 핵 무장에 집착하고 있다. 이 같은 나라 안팎의 위중한 시기를 맞아 경제 석학으로 국무총리를 역임한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과 국회의원 4선에 노동부 장관을 지낸 진보적인 정치비평가 남재희 언론인의 대담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과제들을 진단해 본다. 사회 지난 2개월의 촛불 정신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이나 탄핵을 넘어서 앞으로 국가가 추구해야 할 비전과 가치에 관해 문제를 제기했다고 봅니다. 국가 운영의 틀이나 사회 작동의 시스템을 개조해야 한다는 관점도 있습니다. 촛불이 요구하는 시대정신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1960년대 후반 미국 내 베트남전 반대 시위가 있던 격동의 시기를 미국의 신문과 잡지는 ‘양적인 혁명’과 ‘질적인 혁명’이라는 용어로 해석했습니다. 기존의 가치나 사상 체계를 그대로 실천하고 이행하는 것이 양적인 혁명이라면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차원의 모색을 하는 것이 질적인 혁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개념을 빌리면 이번 촛불의 시대정신은 질적인 혁명보다는 양적인 혁명 쪽 비중이 더 높습니다. 거창하게 새로운 사회를 추구한다기보다 기존에 갖고 있던 민주주의와 정의를 철저히 우리 사회에도 적용하고 실천하자는 시대정신이 압도적입니다. 질적인 혁명 측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추구의 열망도 보입니다. 실업난과 양극화 등의 심화 속에 새로운 사회에 대한 희망, 열망 같은 것이 겹쳐진 이중적 구조로 현 상황을 분석해야 한다고 저는 봅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 저도 촛불시위에 세 번 나갔습니다. 정말로 남녀노소,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다 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이번 촛불의 시대정신을 ‘정의’와 ‘함께 잘 살자’라고 규정합니다. 정의라는 것은 간단하게 ‘보편적 상식이 사회작동 원리로 기능하는 것’을 말합니다. 보편적 상식이란 열심히 일하면 응분의 대가를 받는 것, 부모의 재산과 사회적 지위 없이도 본인의 능력으로 성공할 수 있는 것, 법 앞의 평등을 의미합니다. 또 대통령은 헌법을 수호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공익 증진을 위하는 것이 보편적 상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최순실 일가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직을 이용했습니다. 사익 추구를 위해 정경유착과 인사전횡을 한 것입니다. 그래서 박근혜 정부에서는 우리가 갖고 있는 보편적 상식이 사회작동 원리로 기능하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시민이 광장에 나와 ‘보편적 상식이 사회작동 원리로 기능하는 정의사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함께 잘 살자’라는 가치 구현이 요구된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모든 사회 변혁의 밑바탕에는 경제적 불평등이 깔려 있었습니다. 경제적 불평등은 모든 역사에 존재했지만 최근의 경제적 불평등은 신자유주의 논리에 의해 더욱 확대되고 제도화됐다고 생각합니다. 신자유주의 논리는 ‘개인의 자유’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의 활동은 ‘자본’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개인의 자유를 확대한 것은 결과적으로 ‘자본의 자유’ 확대로 나타납니다.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인간이나 공동체는 등한시하고 개인과 자본의 자유만 강조하게 된 결과가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적 불평등 사회입니다. 저는 경제적 불평등을 제도화하는 신자유주의적 가치에서 공동체 사회가 건강해야 개인도 행복할 수 있다는 ‘함께 잘 살자’라는 동반자 가치가 시대정신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헌법재판소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이고, 국정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정권 교체를 앞둔 과도기적인 행태를 띠고 있는 것이지요. 권한대행 체제의 국정운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남재희 영어로 ‘인터레그넘’(interregnum)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직역하면 ‘왕위 공백기’란 뜻인데, 현재가 민주주의시대의 통치권 공백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 대통령이 이를 알아차리고 자진해서 하야를 했으면 그만큼 통치권 공백기가 단축됐을 텐데, 김종필 전 총리가 한 언론 인터뷰에 이야기한 것처럼 박 대통령은 5000만명이 하야하라고 해도 안 할 사람입니다. 정치 생명은 이미 끝났는데 법률과 헌법적 명운이 남아 헌법재판소에서 몇 달을 끌지도 모릅니다. 헌재가 시간을 끌면 끌수록 통치권 공백기간은 더 길어져 국가에 어마어마한 손실을 초래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통령 리더십이 없는 공백기에 황교안 권한대행이 뭘 할 수가 있겠습니까. 또 뭘 해서도 안 됩니다. 황 권한대행은 과거 고건 전 총리의 역할을 모델로 해서 ‘선의의 관리자’로 역할을 끝내야 합니다. 자기가 능동적으로 새로운 시책을 한다고 나서면 안 됩니다. 일본의 한 방송에서 발표한 올해 10대 국제 뉴스를 보니 1위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었습니다. 트럼프라는 새로운 형태의 정치인이 당선되니까 각국은 비상사태에 돌입했습니다. 근데 국제 뉴스 2위가 ‘박근혜·최순실 사태’였습니다. 그만큼 국제적으로 우리나라가 웃음거리가 되고 조롱거리가 된 상황입니다. 국제 무대가 어떻게 요동칠지 모르는데 권한대행이 나서서 협상이 될 리 만무합니다. 우리나라의 통치권 공백기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운찬 황교안 권한대행은 선출된 권력이 아닙니다. 그래서 주권자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영향을 주는 정책과 법을 새롭게 만들거나 집행하는 것은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황 총리는 국정농단 사태에 책임을 공동으로 지는 사람입니다. 총리로서 최순실이 국정을 농단하는 것을 예방하지도 못했고 결과적으로 최순실의 국정농단 정책을 집행한 사람입니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정윤회 문건 사건 때 관련자들을 법대로 처벌했다면 최순실의 국정농단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황 총리가 당시 법무부 장관으로 재임하며 정윤회 문건 사건을 법대로 처리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황 총리는 현상유지 차원의 관리 이상의 활동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기존 정당들의 각종 개혁이나 혁신 작업을 어떻게 보십니까. 특히 시대적 화두로 떠오른 개헌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계십니까. 남재희 저는 현재 활동하는 정치인들과 생각이 좀 다릅니다. 탄핵 정국에서 개헌 문제를 논의하는 것을 ‘불 났는데 밤 구워 먹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일각에서는 개헌 논의가 악의적으로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희석시키는 것이라고 보기도 합니다. 헌법이 만약 살아 있는 생명체라면 지금 억울해서 엉엉 울 판입니다. 왜 헌법의 잘못으로 돌리느냐고 말이죠. 어떠한 개헌이냐에 대한 합의점은 하나도 없습니다. 내각책임제에서 이원집정제, 대통령 중임제까지 개헌의 종류는 많습니다. 그러나 내각책임제는 분단국가인 우리나라 상태에서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장면 내각의 실패도 있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정당의 전통과 안정성, 정체성 등이 아직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다가 남북분단의 현실 등은 정권이 지리멸렬하게 바뀌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대통령 4년 중임제는 초기 산업시대의 제도라 생각합니다. 지금 어마어마한 속도로 변화하는 시대에 8년은 너무 길다고 생각합니다. 급속도로 발전하는 사회에 5년이면 충분합니다. 또한 4년 중임제를 하면 어떤 무리를 해서라도 8년을 하려 들 겁니다. 대통령 임기와 국회의원 선거를 같이하자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도 대통령 선거 중간에 의원 선거가 있습니다. 이는 하나의 정치적 축제인 동시에 엄청난 정화 기능을 합니다. 예산이 낭비된다고 하는데 어차피 인건비는 다 국민에게 돌아가는 것이고, 종이값 외에는 특별히 낭비되는 예산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개헌이 전혀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에 개헌을 한다면 대통령 결선 선거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프랑스처럼 50% 국민의 지지를 얻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과반수가 안 되면 정책 연대를 하거나 연정, 협치를 하면 됩니다. 그 과정에서 소외된 세력이 그만큼 정치에 반영되고 우리 정치도 발전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헌을 한다면 제1차적 명제가 ‘결선투표제의 도입’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정운찬 촛불시위는 주권자인 국민이 자신의 주장을 광장에서 직접 표현하는 것인데, 1987년 민주화 이후 30년이 지났지만 광장의 촛불은 반복적으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국민들의 요구를 제도권 정치에서 수용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비정규직을 대변하는 정당, 환경 문제에 천착하는 정당 등 다양한 사회적 필요를 대표하는 정당들이 만들어져 이들의 주장이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내각제에 대해서는 한번 생각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하나는 사람의 문제이지만, 다른 하나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자질도 풍부하고 공적인 마인드를 가졌다면 이런 일이 안 벌어졌을 것이고 사람이 좀 모자란다 할지라도 제왕적 대통령 제도가 없었다면 이런 일도 안 일어났을 것이라고 봅니다. 제도의 변화가 중요한데 저는 내각제로 권력 구조가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960년대 장면 내각제는 오늘날보다는 덜 성숙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촛불시위에 나선 시민들을 보면 ‘우리도 내각제를 한번 해봐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또 하나는 권력이 분산돼야 한다는 점입니다. 내각제에서도 강력한 총리가 있을 수 있고, 대통령을 세울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정치인들입니다. 지금의 사태를 가져온 제왕적 대통령 문제를 놓고 순수한 논의를 하면 좋은데 다들 차기 대통령 선거에 대비해 자기 정파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것 같아 우려스럽습니다. 남재희 정 전 총리께서 우리나라의 문제점이 언론권력, 재벌권력, 검찰권력에 의한 ‘특권 카르텔’이라고 지적한 칼럼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저는 특권 카르텔로 재벌, 언론, 관료를 꼽는데 그중 관료의 구성원은 시대마다 달라졌습니다. 해방 직후에는 경찰이 그 관료였고, 박정희 쿠데타 이후에는 중앙정보부가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이후 은행 융자를 관할하고 세무 사찰을 하면서 재무부와 국세청이 쥐고 흔들었습니다. 요새 와서는 검찰이 권력을 쥐고 흔들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국회, 대법원장 등이 추천하는 검찰위원회 구성을 헌법 조항에 넣으면 더이상 검찰이 ‘권력의 시녀’가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권 카르텔을 무너뜨리는 데 있어 핵심은 경제력입니다. 경제력을 무너뜨리려면 정치력이 강해야 합니다. 그러나 내각책임제에서는 강한 정치력을 기대하기 힘듭니다. 역시 특권 카르텔을 혁파할 수 있는 힘은 개혁 의지를 가진 대통령이라야 가능합니다. 내각책임제는 우리가 남북 통일이 되고 개혁 과제가 별로 없는 상황이 되면 모르겠는데, 특권 카르텔과 빈부 격차가 심화되고 고통받는 청년층들이 늘어가는 지금 상황에서는 불행의 늪에 빠질 수 있습니다. 정운찬 제가 내각책임제를 한번 해봄직하지 않냐는 말씀을 드린 데는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내각책임제를 위해서는 재벌의 힘을 효율적으로 제한하는 장치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권력이 한 군데에 집중해서 나온 현상에 놀라서 드린 말씀입니다. 세계에서 제대로 된 대통령제 국가는 미국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과연 대통령제가 잘되고 있는가에 대한 반성이 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가능하면 개헌을 해서라도 권력 분산을 했으면 좋겠다는 뜻입니다.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 1934년 충북 충주 출생 ▲ 청주고, 서울대 법학과 ▲ 조선일보 정치부장, 논설위원 ▲ 서울신문 편집국장, 주필 ▲ 제10, 11, 12, 13대 국회의원 ▲ 노동부 장관
  • [서울광장] 반기문 ‘3년’ 문재인 ‘5년’의 관전법/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반기문 ‘3년’ 문재인 ‘5년’의 관전법/최광숙 논설위원

    “1987년 체제는 수명을 다했기 때문에 대통령이 된다면 임기 초 개헌에 나서겠다. 개헌을 위한 임기 단축도 고려하겠다.”(반기문) “촛불 민심이 요구하는 대청산과 개혁을 해내려면 임기 5년도 짧다. 지금 대통령 임기 단축을 내세우는 것은 정치공학적 이야기다.”(문재인) 차기 대선 후보의 지지율 1, 2위를 달리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말이다. 보수와 진보 대표 주자인 이들 모두 최순실 국정 농단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로 이어지는 정국 혼란을 뛰어넘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새 나라를 이끌 권력 구조에 대한 생각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반 총장의 생각을 짐작해 보면 이렇다. 1. 대선 전 개헌이 어렵기에 현행대로 대선을 치른다. 2. 대선 공약으로 재임 중 개헌을 내건다. 3. 공약에는 차기 대통령의 임기를 현행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해 20대 국회의원의 임기(2020년 5월 29일)와 맞춘다는 내용을 포함한다. 4. 의원내각제 이원집정부제 등 개헌의 방향은 재임 중 국민적 합의를 통해 추진한다. 반 총장의 이런 구상은 구(舊)체제 청산이라는 명분도 있지만 혈혈단신 정치인에서 대통령이 되기 위한 실리의 선택이기도 하다. 문 전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세력들과의 연결 고리가 필요한데 그게 바로 개헌이고, 개헌을 하자면 대통령 임기도 줄여야 한다. 이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의 주장이기도 하다. 개헌을 고리로 반 총장은 김 전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비문(非文) 세력 및 국민의당, 개혁보수신당 등과 연대를 추진할 수 있다. 보수를 넘어 중도층까지 끌어안는 ‘보수·중도 대연합’으로 외연을 최대폭으로 키우겠다는 방안이다. 이들도 반 총장과의 연대를 통해 과거 DJP 연합 같은 공동집권을 꿈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차기를 꿈꾸는 잠룡들에게도 호재다. 반 총장이 대통령에 당선돼 2020년 임기 3년을 마치면 76세로 다시 출마하기는 어려운 나이다. 개혁보수신당 김무성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나 유승민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남경필 경기지사 등은 3년만 참으면 훗날을 도모할 기회가 생긴다. 야권 주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김부겸 의원 등에게도 기회가 빨리 온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미 대통령의 임기 단축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 총장을 ‘징검다리’로 삼아 그를 중심으로 뭉친 다음 각자 차기를 노리는 것이다. 반 총장 자신도 과도기 정부의 대통령으로 대통령의 임기를 단축하는 희생을 받아들인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될 수 있다. 반면 문 전 대표는 취약한 지지 기반의 반 총장과 달리 확고한 지지층이 있다. 내년 1월 중순 귀국하는 반 총장의 지지율은 검증 과정에서 얼마든지 요동칠 수 있다. 개헌 카드보다는 대세론 굳히기 행보가 지금으로선 더 유리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문 전 대표의 이런 행보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벌써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헌법을 바꾸지 않겠다는 것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끌고 가겠는 것으로, 호헌제는 수구판의 논리”라고 비판했다. ‘이게 나라냐’라며 나라의 틀을 바꾸자는 광장의 민심에 역행한다는 얘기다. “문 전 대표가 이미 대통령이 된 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라는 말도 나온다. 새해 들어 치러지는 대선 과정에서 개헌 문제는 ‘반기문 대 문재인’으로 갈리면서 결국 ‘개헌 대 호헌’ ‘임기 3년 대 임기 5년’의 대결 구도가 되는 모양새다. 이 구도가 굳어질 경우 개헌이 새로운 나라 건설에 도움이 되는가에 상관없이 각 대선 후보들은 정치적 셈법을 하며 치열한 공방을 펼칠 것이다. 하지만 국민이 중요시하는 것은 사회 대개혁이다. 이 대명제 아래 개헌이나 대통령 임기 단축 여부 등은 부차적인 종속변수일 수밖에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개헌을 제안했을 때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했다. 하지만 얼마 전 박 대통령이 개헌 카드를 꺼내자 이번에는 노 전 대통령의 후계자인 문 전 대표가 거부했다. 한국 정치에서 개헌은 국가 발전 차원이 아닌 정치 공학적 논리에 따라 불쑥 나왔다가 사라지기 일쑤였다. 결국 새해 대선과 개헌 등으로 요동칠 정치판의 승부를 가르는 것은 촛불집회에서 보여 준 성숙한 국민의 몫이 될 것이다. bori@seoul.co.kr
  • [요동치는 정치권] 文 ‘재조산하’… 安 ‘마부위침’… 李 ‘사불범정’

    내년 조기 대선이 사실상 확정된 만큼 여야 유력 대선주자들은 연말연시에도 숨 가쁜 일정을 보낼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에서 연말연시를 보낸다. 31일 전주를 방문해 촛불집회에 참석한다. 새해 첫날은 광주에서 무등산을 산행할 예정이다. 호남의 ‘반문재인’ 정서를 되돌리기 위해 적극적인 구애 공세를 펼치는 모양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31일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한 뒤 1일에는 성남에서 시민과 해맞이를 한다. 민주당 단배식에도 참석한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31일 광화문 촛불집회와 보신각에서 열리는 타종식에 참여한 뒤 1일에는 현충원과 민주당 단배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1일 충남 보훈공원 현충탑에서 참배할 예정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연말연초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최근 지지율 하락 등과 관련,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특히 전날 원대대표 선거 결과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 측과 가까운 한 의원은 안철수계로 꼽히는 김성식 의원의 패배에 대해 “안 전 대표가 ‘져도 이렇게 큰 표 차로 질 줄 몰랐다. 실망스럽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손학규 전 대표는 새해 첫날 새벽에 지지자들과 함께 북한산에 올라 새해 해맞이 행사를 한다. 야권 주자들은 새해 사자성어를 선정하면서 ‘개혁’과 ‘정의’, ‘희망’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문 전 대표는 ‘재조산하’(再造山河·나라를 다시 만들다), 안 전 대표는 ‘마부위침’(磨斧爲針·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든다), 이 시장은 ‘사불범정’(邪不犯正·바르지 못한 것이 바른 것을 범하지 못한다) 등을 꼽았다.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미국 뉴욕의 새해맞이 행사인 ‘크리스털 볼드롭’에 참석한다. 매년 100만여명의 인파가 몰린 가운데 세계 각국 톱스타들의 식전 공연 뒤 이어지는 초대형 행사다. 개혁보수신당 유승민 의원은 연말연시를 지역구에서 보내며 신당 창당과 관련해 주민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요동치는 정치권] 심각

    [요동치는 정치권] 심각

    국민의당 김동철(왼쪽) 비상대책위원장과 주승용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요동치는 정치권] 인명진 “응급실 왔다” 자진탈당 압박… 친박 “당 수장 인정 못해”

    [요동치는 정치권] 인명진 “응급실 왔다” 자진탈당 압박… 친박 “당 수장 인정 못해”

    당 존립 위기에 ‘극약처방’ 배수진 대선주자 영입 사전 정지작업 포석도 인적청산 대상 친박계 강력 반발 서청원·최경환 등 거취표명 주목 일각 “화합이 더 중요한 시기에 당혹” “애도 아니고 스스로 결정하라.”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친박(친박근혜)계 자진 탈당’이라는 극약 처방을 꺼내들면서 당내 갈등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시계 제로(0)’ 상황으로 다시 빠져들고 있다. 인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인적 청산 문제를 “(새누리당과 개혁보수신당) 분당 사태의 근본 원인”, “비대위 성공의 요체”, “국민 신뢰 회복의 첫 단추”로 꼽았다. 여기에는 “새누리당이 죽어야 보수가 산다”는 인 위원장의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실제 인 위원장은 “새누리당은 응급실에 들어왔다. 제가 응급실 의사인데 진단해 보니 자생력이 없었다. (청와대에서) 시키는 대로 한 것이다”면서 “새누리당은 어머니의 과보호를 받던 대학생이 수강 신청할 때 ‘엄마, 무슨 과목 들을까요’ 하는 것 같다”며 신랄한 비판을 연이어 쏟아냈다. 개혁보수신당 출범을 계기로 새누리당의 계파색이 더욱 짙어진 상황에서 이를 뛰어넘지 못하면 당의 존립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내에 유력 대선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외부 대선주자를 영입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도 볼 수 있다. 또 당 개혁에 앞서 친박계의 입김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인 위원장은 “마녀사냥식, 인민재판식은 안 된다”고 전제하면서도 “인적 청산이 없으면 누가 뭐라고 해도 비대위를 구성하지 않겠다”고 배수진도 쳤다. 인 위원장이 인적 청산 대상자들의 ‘1월 6일까지 자진 탈당’을 방법론으로 제시한 만큼 공은 이제 친박계로 넘겨졌다. 인 위원장이 인적 청산 기준으로 친박 핵심과 4·13 총선 참패 책임자, 막말 인사 등을 총망라했다는 점에서 대상이 대폭 확대될 여지도 있다. 앞서 ‘2선 후퇴’와 ‘백의종군’의 뜻을 직간접적으로 나타냈던 친박계 주요 인사들 입장에서는 그동안 선택지에 넣지 않았던 탈당 카드를 놓고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당장은 비박(비박근혜)계가 ‘친박 8적’으로 지목한 서청원·최경환·홍문종·이정현·조원진·윤상현·이장우·김진태 의원 등 친박계 핵심 인사들의 거취 표명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인적 청산 대상자들의 거센 저항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친박계 일각에서는 인 위원장을 당의 수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한 친박계 중진 의원은 “화합이 더 중요한 시기인데 당혹스럽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또 다른 핵심 의원은 “다 나가라는 게 비박계 주장이었는데 차라리 그쪽(개혁보수신당)에 가지 왜 여기(새누리당)로 왔느냐”고 비판했다. 다만 중도 성향의 한 중진 의원은 “당이 환골탈태를 다짐한 마당에 일정 부분 인적 쇄신은 불가피하다”면서 “중진 중심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요동치는 정치권] 신중

    [요동치는 정치권] 신중

    개혁보수신당(가칭) 정병국(왼쪽) 공동창당추진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해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 [요동치는 정치권] 활짝

    [요동치는 정치권] 활짝

    더불어민주당 추미애(왼쪽)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가 30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서로를 바라보며 웃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요동치는 정치권] 반기문 “정치 대통합, 경제·사회 대타협 필요”

    대권 도전 의지를 피력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우리나라의 현 상황을 위기로 규정한 뒤 ‘정치적 대통합’과 ‘경제·사회적 대타협’을 이뤄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반 총장은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새누리당 정진석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정 의원이 30일 전했다. 반 총장은 1시간가량 이뤄진 접견에서 “나라가 위기 상황”이라면서 “이런 위기 상황에선 청년, 여성, 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이 가장 어려움에 처한다”며 국내 상황을 우려했다. 반 총장은 이어 “정치적으로 대통합을 모색해야 한다. 경제·사회적으로 대타협이 필요하다”면서 “정치권에서 위기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이 언급한 정치적 대통합은 중도·보수 진영과 ‘제3지대’의 통합을 의미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반 총장은 그러나 신당 창당이나 특정 정치 세력과의 연대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개혁보수신당(가칭) 합류를 전격 유보한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도 “보수와 중도 세력을 규합할 수 있는 대선 후보는 반 총장뿐”이라면서 “반 총장이 대선 행보를 한다면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또 “반 총장이 개혁보수신당으로 가긴 어려울 것”이라고도 했다. 정 의원과 나 의원은 지난 5월 반 총장이 제주를 방문했을 때 외교부 출신 원로들과 만찬 회동에 참석했던 정치인이었다는 점에서 이들의 행보 역시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K’는 죄가 없다/손원천 문화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K’는 죄가 없다/손원천 문화부 전문기자

    ‘최순실 국정 농단’이 세상에 실체를 드러낸 지 두 달여가 지났다. 하지만 최순실 일당으로 인해 빚어진 파장은 도무지 수그러들 기미가 없다. 외려 거대한 블랙홀이 돼 대한민국 전체를 빨아들이고 있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국민들의 관심이 필요한 사업들이 가려지거나 빛을 못 보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여기까지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지속성 여부를 걱정하는 것을 넘어 당장 존폐의 기로에 선 것들도 있다. ‘K스마일 캠페인’이 그 예다. ‘K스마일 캠페인’은 우리 국민의 환대 문화 제고를 위해 민관이 함께 벌이고 있는 사업이다. 직접적으로는 ‘2016~2018 한국 방문의 해’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을 겨냥하고 있지만 좀더 길게 보면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환대 문화를 이 기회에 정착시켜 보자는 뜻도 담겨 있다. 한데 ‘K스마일 캠페인’이 좌초 위기에 처했다. 이유야 물을 것도 없다. 최순실 일당의 ‘K스포츠재단’ 때문이다. 정확히는 이 재단의 이름에 쓰인 ‘K’와 캠페인의 첫 글자가 겹쳐서다. 여기저기서 ‘K스마일 캠페인’도 최순실의 손을 탄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됐고, 의혹 제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관광 당국에서 이를 당혹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적절한 선에서 ‘손절매’하려는 뜻도 읽힌다. 환대 캠페인은 지속하되, 명칭은 사용하지 말자는 기류도 조금씩 형성돼 가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이는 좀더 깊게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는 생각이다. ‘K’는 우리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글자다. K팝, K드라마, K컬처, K푸드 등 이른바 ‘한류’를 대표하는 코리아(Korea)의 이니셜 ‘K’에서 비롯됐다. 일부 무리들이 선점하거나 소유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되는 글자다. 그런데 심각한 상처 하나 입었다고 내팽개쳐야 할까. 실질적으로 이 캠페인을 이끌어 갈 관광 당국은 ‘K스마일 캠페인’을 지속하는 것이 매우 부담스러울 것이다. ‘최순실 국정 농단’에 대한 특검 수사 결과에 따라 언제든 국민들에게 조롱과 야유의 대상으로 전락할 위험성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K팝처럼 가시적으로 확 드러나는 결과물이 없는 사업인 탓에 더욱 ‘손절매의 유혹’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아주 고전적인 수사이긴 해도 위기는 예나 지금이나 기회의 다른 이름이다. 요동치는 시국 탓에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면 좀더 파도가 수그러들기를 기다려 보는 것은 어떨까. 좀더 많은 이들에게 지혜를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설령 최순실과 그 부역자들이 ‘K’를 사적으로 소유하려 했다 해도, 외려 바로 그 이유 때문에 환대 캠페인의 이름은 ‘K스마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국민들에게 이를 납득시키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여태 들어간 예산보다 훨씬 더 많은 예산이 투입돼야 할 수도 있고, 관광 당국 내부에서 거센 회의론에 직면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환대 문화가 굳건하게 이 땅에 뿌리를 내린다면 그게 성공 아닐까. 실패에서 배우지 못하면 실패는 실패로 끝나고 만다. angler@seoul.co.kr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시대가 변하고 있다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시대가 변하고 있다

    시대가 변하고 있다 (The Times They Are A-Changin) -밥 딜런 사람들아 모여라 여러분이 어디를 돌아다니든 당신을 둘러싼 물결이 높아지고 있음을 인정하고 곧 뼛속까지 흠뻑 젖게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라 당신에게 시간이 소중하다면 이제 헤엄치기 시작하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돌처럼 가라앉을 거야시대가 변하고 있으니. 펜으로 예언을 말하는 작가와 논객들이여 눈을 크게 뜨고 있어라 기회는 다시 오지 않으니 너무 미리 말하지 마라 바퀴가 아직도 돌아가고 있으니 지금의 패자가 나중에 승자가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 시대가 변하고 있으니. 상원의원들, 하원의원들도 와서 대중의 요구를 잘 들어라 출입구를 막아서지 말라 집회장소를 봉쇄하지 말라 나중에 상처받을 이는 지금 문을 막아선 사람이 되리니 바깥에선 싸움이 벌어지고 점점 격렬해지고 있어. 곧 당신 집의 창문을 흔들고 벽을 두드릴 거야 시대가 변하고 있으니. 이 땅의 어머니와 아버지들이여 당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을 비난하지 말라 당신의 아들딸들은 이미 당신의 통제를 벗어났으며 그대들이 걸어온 옛길은 빠르게 낡아가고 있으니 도움의 손을 내밀 수 없다면 뒤로 물러나기를 시대가 변하고 있으니. 선이 그어지고 저주가 퍼부어지고 있다. 지금 느린 자는 나중에 빠르게 바뀌고 지금의 현재는 훗날 과거가 되리라 체제는 급속히 쇠약해지고 지금 첫째가 나중에 꼴찌가 되리라 시대가 변하고 있으니. * 요즘 문학강의를 마치고 질의응답 시간이 되면, 사람들이 내게 자주 묻는 질문이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이다. 기다렸다는 듯이 내 입에서 쏟아지는 말들. “노벨상 받을 자격이 충분하죠. 시는 원래 노래였어요. 노벨상 받았다고 서둘러 번역출판한 조잡한 시집을 사서 되지도 않는 난해한 시들을 읽는 고생을 안 하게 되었으니….” 호호 나도 웃고 사람들도 웃는다. 음유시인의 전통을 잇는 뛰어난 가수, 밥 딜런의 대표곡을 10개쯤 들었다. ‘바람만이 아는 대답’의 원제목은 ‘Blowin’ In The Wind’이다. 얼마나 많은 죽음이 있어야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는 것을 알 수 있나? 친구여 그 대답은 바람에 흩날리고 있네, 바람만이 알고 있네. 노래를 듣다가 가슴이 울컥해져서 끝까지 듣지 못했다.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러야 1980년대가 ‘강 건너 불’이 될 수 있을까. ‘Blowin’ In The Wind’와 더불어 미국시민운동과 반전(反戰) 집회에서 애창되던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묵직한 가사가 현재 한국의 시국에 어울린다.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당하고 몇 달 뒤인 1964년에 발매된 앨범의 타이틀곡인데, 요동치던 사회·정치 상황에 대한 발언이 강하다. “바퀴가 아직도 돌아가고 있으니”는 의역하면 “세상은 돌고 도는 법이니”가 되리라. “그대들이 걸어온 옛길”은 부모들의 삶의 방식 혹은 옛 노선을 뜻한다. 젊고 늙은 세대 간의 갈등이 60년대 미국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였는데, 2016년 한국에서는 촛불이 오히려 세대 간의 벽을 녹였다. 베트남 전쟁은 끝났지만 미국인들은 지금도 밥 딜런을 들으며 천국의 문을 두드린다. 80년대에 어깨 겯고 부르던 노래들, “저 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를 2016년 11월 광화문에서 듣는 기분은 각별했다. IT강국의 대형 스피커에서 울려 퍼진 ‘상록수’는 옛날처럼 푸르고 떫지는 않았지만, 세대를 이어 주는 저항의 에너지에 나는 고무되었다. 민주주의를 열망했던 DNA가 어린 학생들에게로 유전되어 함성으로, 노래로, 촛불로 타올랐다. 슬픔과 분노를 예술로 승화시켰던 광장. 시처럼 반짝였던 촛불들이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기를 빌며 새해를 맞으련다.
  • 돈 되는 과학만 찾는 트럼프·탄소 배출 조절하는 中… 세계 기후 정책 ‘안갯속’

    돈 되는 과학만 찾는 트럼프·탄소 배출 조절하는 中… 세계 기후 정책 ‘안갯속’

    2016년은 과학계에 풍성한 이야깃거리가 만들어진 한 해였다. 2월에는 ‘중력파’ 검출로 아인슈타인 100년의 수수께끼가 풀렸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곧이어 바둑 고수와의 대결에서 압승을 거둔 인공지능 부상의 현장을 놀라움과 두려움의 시선으로 지켜보게 됐다. 11월에는 괴짜 기업가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이변도 있었다. 전 세계 과학기술 분야의 정책 방향을 직간접적으로 좌지우지하는 미국 대통령이 된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과학분야에 대한 무관심과 무지로 일관했다. 그의 당선으로 전 세계 과학계는 ‘시계(視界) 제로(0)’ 상태에 빠졌다. 2017년 전 세계 과학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세계적 과학학술지 ‘네이처’는 최근 ‘2017년 우리가 주목해야 할 과학 이벤트’를 선정해 발표했다. 네이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후변화’와 관련한 이슈들을 가장 주목해야 할 사건으로 꼽았다. 미국의 차기 대통령 트럼프는 오바마 정부의 지구 온난화 방지 약속을 철회하고 지난해 합의돼 올해 114개국이 발효한 파리기후협정을 탈퇴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미국 기후변화 정책이 중대 기로에 섰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더군다나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으로 지목받고 있는 중국 정부가 내년 하반기부터 탄소배출권 거래제도를 전면 시행하기로 결정하면서 탄소배출량도 감소세로 돌아서게 되면 전 세계 기후변화 정책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네이처는 전망하기도 했다. 게다가 트럼프는 대선 운동기간 내내 과학에 대한 ‘무관심’ 아니면 ‘돈 되거나, 안 되거나’라는 이분법적 잣대를 강조하면서 전 세계 과학계의 우려를 증폭시켰다. 실제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기후 연구나 심우주 탐사처럼 과학적 호기심 차원에서 접근하는 연구 예산은 삭감하고 우주운송 같은 사업분야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인간배아줄기세포 연구 금지를 시사하기도 했다.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2017년이 되면 그의 한 마디, 트윗 한 줄에 전 세계 과학기술계가 요동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무인 달탐사선 ‘창어’ 5호 발사 내년은 우주과학 및 천문학계에서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네이처는 전망했다. 중국 국가항천국(CNSA)은 2017년 상반기 중에 무인 달탐사선 ‘창어’(嫦娥) 5호 발사를 예정하고 있다. 주요 임무는 달에서 2㎏가량의 암석과 토양을 채취해 지구로 귀환하는 것이다. 중국 달 탐사 계획 3단계에 해당하는 창어 5호의 임무 성공은 달의 형성과 진화 과정을 밝혀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또 1997년 10월 발사돼 2004년 토성 궤도에 진입한 토성 탐사선 ‘카시니호’는 이달 초 토성고리 근접 접근에 성공했고 내년 3, 4월에 토성 상층 대기의 정밀한 정보를 지구로 전송하는 ‘그랜드 파이널’ 임무를 완수한 다음 충돌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전 세계 9개의 대형 전파망원경을 하나로 묶어 지구 지름보다 약간 작은 지름 1만㎞의 단일망원경 시스템으로 구성한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EHT)이 내년 4월 세계 최초로 은하수 중심에 있는 거대질량 블랙홀을 직접 촬영하게 된다. ‘사건의 지평선’이라고 불리는 이벤트 호라이즌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예측한 존재로 블랙홀의 중력이 빛과 물질의 탈출을 막는 시공간의 경계선을 말한다. 블랙홀 촬영에 성공한다면 일반상대성이론을 실증하고 베일에 싸여 있는 블랙홀의 움직임을 영상으로 보면서 설명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플래닛 나인’ 연말쯤 정체 드러날 듯 ‘플래닛 나인’으로 불리는 태양계 9번째 행성의 정체도 내년 연말쯤에 드러날 것으로 전망됐다. 올 1월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 연구진은 지구 질량의 10배, 크기는 3.7배가 되며 태양을 2만년 주기로 공전하는 9번째 태양계 행성의 가능성을 발표했다. 이 플래닛 나인은 명왕성이 있는 카이퍼벨트 영역에 존재하며 내부는 얼음으로 꽉 찬 ‘얼음 행성’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직 지구에서 관측된 적은 없지만 내년 12월 NASA에서 발사할 예정인 외행성관측위성(TESS) 망원경으로는 관측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최첨단 유전자 교정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둘러싼 특허 소송, 양자컴퓨터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실험, 면역세포를 이용한 세계 최초의 암치료제 출시 등도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과학적 사건으로 꼽혔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사설] 치솟는 밥상 물가, 정부는 보고만 있을 텐가

    지갑은 얇아지는데 생활 물가는 갈수록 오르고 있다. 맥주, 과자, 라면, 탄산음료 등 뭣 하나 오르지 않는 것이 없다. 동네 상점에서도 만원짜리 한 장으로는 집어들 수 있는 게 몇 가지 없을 정도다. 서민들은 한숨만 쌓인다. 기호 식품들의 가격 인상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밥상 물가다. 배추, 당근, 마늘, 양파 등 밥상에 필수적으로 올라가야 하는 농축수산물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김장철이 끝났는데도 신선 식품들의 가격은 요지부동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조류인플루엔자(AI)의 여파로 달걀값마저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다. 계란 한 판 가격은 보통 때보다 20% 넘게 뛰었다. 대형마트에서 1인 1판으로 판매량을 제한했던 30개들이 판란은 아예 자취를 감춰 간다. 조만간 닭고기값도 오를 조짐이다. 소비자 물가가 그야말로 고삐 풀린 망아지 형국이다. 앞으로의 상황에도 빨간불이 켜져 있다. AI 사태가 장기화하면 당장 달걀을 재료로 쓰는 빵, 과자 등의 값도 또 덩달아 오를 일만 남았다. 지난 5~8월 0%에 머물렀던 소비자 물가는 지난달 전년 대비 1.3%로 크게 상승했다. 지금으로서는 이런 상승세가 꺾일 요인이 없다. 서민들이 요동치는 물가에 연일 아우성을 치고 있는 이유는 분명하다. 당분간만 견디면 물가가 안정될 것이란 기대가 없으니 두려움이 더 커지는 것이다. 지난달 정부는 민생대책 점검회의를 열어 서민 생활 안정 대책을 세우겠다고 했다. 하지만 과연 정부가 서민들의 생활 고충을 제대로 들여다보고나 있는지 의심스럽다. 최근의 물가 인상 도미노 현상은 정부의 단속 의지 부족 탓이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국 혼란 여파로 당국의 물가 관리가 느슨해지자 기업들이 어물쩍 경쟁적으로 가격을 높인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기업들에 직접 가격 인하를 강요할 수는 없지만, 가격 담합은 없는지 이럴 때일수록 감시를 더 철저히 해야 한다. 달걀값의 과도한 오름세가 중간상인들의 매점매석 탓이라는 의혹까지 불거진다. 어수선한 정국을 틈타 다른 것도 아닌 먹거리로 서민 생활을 농락하는 행태는 용납해선 안 된다. 새해에는 버스, 상하수도, 도시가스 요금 등도 줄줄이 오를 전망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민생 문제 해결에 에너지를 먼저 쏟아야 한다. 당장 밥상 물가부터 잡아 서민들이 안도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 [사설] 개혁 비전 없는 이합집산, 합종연횡을 경계한다

    탄핵 정국 와중에 새누리당 분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이 맞물리면서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새누리당 비박(박근혜)계의 탈당으로 4당 체제가 가시화되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잠재적 대선 주자들이 수면 위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비박계의 신당 창당에 발맞춰 반 총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것은 그동안 시중에 나돌았던 제3지대의 정치 세력화와 일맥상통하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정계 개편이 일어나고 새로운 정치 세력을 규합하는 것은 정치적 행위로 볼 수도 있지만 구태 정치임이 틀림없다. 반 총장의 경우 그동안 친박계의 ‘러브콜’에 대해 모호한 입장으로 일관하다가 최근 탄핵 정국에 와서야 박 대통령을 향해 ‘국가적 리더십에 대한 배신 행위’라고 비판했다. 국제 행사에서 직·간접으로 박 대통령의 리더십을 칭송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였다. 반 총장이 유력한 대선 주자 반열에 오른 이상 더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적폐를 청산하고 국가 비전을 제시하는 정책적 노선에 기반을 두지 않고 유력 대선 주자를 중심으로 이합집산하는 모양새는 분명히 불길한 징조다. 한국 정치의 고질병이 내년 조기 대선을 앞두고 다시 도지는 형국이라 걱정부터 앞선다. 새누리당 비박계가 친박계와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고 권세를 누리지 못했다고 항변해도 그동안 집권당 소속으로 여당의 프리미엄을 누린 것도 사실이다. 전국으로 퍼진 촛불 시위와 성난 민심에 직면하지 않았다면 박 대통령 탄핵 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졌을지도 의문스럽다. 가짜·진짜 보수 논쟁에 불을 지피기보다 국민 앞에 자성하는 것이 정치인의 도리다. 야권이 처한 입장도 비슷하다.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들의 행보 역시 촛불 민심을 아전인수격으로 왜곡하고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세력 확장에 골몰하는 모양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서 드러난 불공정과 기득 세력의 부정부패에 분노한 촛불 민심은 여야를 포함해 정치권 전체의 반성과 변화를 촉구하는 엄중한 항의였다. 야권이 촛불 민심의 반사 이익에 취해 수권 정당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국민은 언제든지 지지를 철회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작금에 진행되는 정치판의 흐름을 보건대 내년 대선은 명분과 원칙도 없는 이합집산과 합종연횡이 활개칠 가능성이 커졌다. 여야 정치권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서 드러난 대한민국의 적폐와 새로운 국가 개혁의 비전을 제시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선거 때마다 국민을 우롱하는 ‘정치쇼’ 대신 국가적 난제를 해결할 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심판을 받는 것이 우선이다.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새로운 리더십을 보이지 못하는 대선 주자들은 도도한 민심의 바다에 휩쓸려 떠내려갈 뿐이다.
  • [커버스토리] 지역·이념 ‘정치공식’ 30년 만에 무너지나

    대한민국 정치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비선 실세 국정농단 사태로 촉발된 정계 개편 움직임이다. ‘1987년 체제’ 출범 이후 ‘창당·탈당·분당·합당’을 반복하며 파란만장한 정당사를 써 내려오면서도 결코 흔들리지 않았던 ‘정치 공식’이 30년 만에 무너질지 주목된다. ●보수=영남, 진보=호남 균열 조짐 새누리당은 출범 4년 10개월 만에 분열 위기에 직면했다.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비주류 비박(비박근혜)계 의원 30여명이 탈당을 선언한 까닭이다. 영남권을 기반으로 하는 보수 정당사의 첫 분열이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정치권 통설이 깨지는 순간이다. ‘보수=여당=영남’이라는 등식도 그 의미가 상당히 퇴색할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탈당파는 ‘개혁보수신당’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다. 중도·보수를 표방하며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의도다. 야당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 사이 기존 새정치민주연합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분열했다. 2012년 대선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로 진통을 겪었던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여전히 두 구심점이다. 야당에는 숱하게 겪어 온 ‘분열’보다 지역주의·이념 구도의 지각변동이 더 의미심장하다. 국민의당은 ‘제3지대’에서 새누리당 비주류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도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또 공교롭게도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 모두 영남권 출신이다. ‘진보=야당=호남’이라는 등식 역시 성립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비박 탈당·반기문 귀국 등 이합집산 따라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역대 최대 규모의 합종연횡과 이합집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당 주류 잔류파와 비주류 탈당파는 내년 조기 대선에 임하며 보수의 ‘적통’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적 지지도가 높은 반 총장 ‘영입 쟁탈전’이 가장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른바 ‘보수대통합신당’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야당에선 지난 대선 출마 경험을 바탕으로 ‘조기 대선’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문 전 대표를 뛰어넘는 일이 최대 관건으로 떠올랐다. 안 전 대표는 “이번에는 양보할 수 없다”며 칼을 갈고 있다. 여기에 국정농단 사태를 동력 삼아 이재명 성남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도 대권을 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경제살리기 총력전 펼쳐라] 위기 오면 일주일새 1000억弗 빠져… ‘거시건전성 3종세트’ 역부족

    [경제살리기 총력전 펼쳐라] 위기 오면 일주일새 1000억弗 빠져… ‘거시건전성 3종세트’ 역부족

    주요국 중앙銀 대세전환기 신호탄 불확실성 해소해야 헤지펀드 막아1300조 부채,금융기관 흔들수도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상으로 세계 금융시장은 들썩였다.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 등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 인덱스가 전날보다 1% 오른 103.18을 기록했다. 이는 2002년 12월 이후 14년 만의 최고점이었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중국이었다. 중국은 지난 15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38% 올린 달러당 6.9289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가치가 2008년 6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중국의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3조 515억 달러로 전달에 비해 691억 달러(-2.2%) 감소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올 초부터 예고됐던 이벤트였지만, 이런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친 것이다. 한국도 이미 예고된 내년 미국의 추가적 금리 인상과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질 것에 대비해 외환보유액을 더 늘리는 등의 충분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1월 현재 외환보유액은 3720억 달러로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2012억 달러)보다 185% 증가했다. 정부는 외환보유액과 함께 대외 지급 능력을 보여주는 단기외채 비중과 경상수지 역시 양호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103억 달러 적자였던 경상수지는 지난 10월 현재 819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1997년 36%, 2008년 47%였던 단기외채 비중(외채 가운데 만기 1년 미만인 외채)도 지난 9월 27.9%로 높지 않은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모니터링’과 ‘필요한 경우 시장안정 조치’를 시그널 삼아 시장심리의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대응이 충분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을 단기적 변화가 아니라 미국을 시작으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태도가 차츰 바뀌는 ‘대세 전환기’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제로 금리와 양적 완화라는 비(非)전통적 통화정책을 구사하던 중앙은행이 전통적 통화정책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내부적으로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고, 외부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 또다시 외환위기가 올 수 있다는 불안감도 감돌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내년 상반기까지 불확실성이 관리되지 않는다면 헤지펀드의 약탈적 행태에 우리 경제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면서 “1~2주 정도 외화자금이 연속적으로 빠져나가면 속수무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은 최근 “위기가 닥치면 현재 외환보유액으로는 안심하기 어렵다. 1000억 달러 정도는 일주일이면 빠져나간다”고 말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미국 국채금리가 0.25% 포인트 상승하면 한국의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은 3개월 후 3조원이 유출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한국 경제 성장률은 2~3분기에 걸쳐 0.15∼0.25% 포인트 하락했다가 1년 6개월 이후 안정을 되찾는 것으로 추정했다. 외국인 자금 유출로 실물경제가 얼어붙고, 결국 성장률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교수는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국내 금리가 상승할 경우 한계기업이 증가하고, 13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 부실에 따른 금융기관의 위기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가 현재 외국인 자금유출에 대비할 수 있는 카드는 통화 스와프와 ‘거시건전성 3종세트’(선물환 포지션 규제, 외환 건전성 부담금,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가 사실상 전부다. 하지만 이들만으로는 신흥국의 급격한 자본 유출로 금융위기의 도미노가 발생할 경우 대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당국은 국내 단기외채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감독에 주력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본 유출에 대비해 충분한 외환보유고를 유지하고 통화 스와프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열린세상] 탄핵과 국가안보/김숙 전 유엔대사

    [열린세상] 탄핵과 국가안보/김숙 전 유엔대사

    2016년을 이제 2주일밖에 안 남긴 시점에서 지난 1년을 되돌아보노라면 다사다난이라는 표현이, 진부하면서도 그토록 가슴에 와 닿을 수가 없다. 당장 생각나는 것들만 보더라도 새해 벽두부터 핵실험으로 시작된 북한의 도발이 그랬고,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으로 막을 내린 미국의 대선 레이스가 그랬으며, 최순실 국정 농단으로 비롯된 촛불시위와 대통령 탄핵 정국이 그렇다. 탄핵으로 말미암아 우리 국민들의 시야의 폭이 더욱 좁아진 사이에 미국은 트럼프 당선자의 심상치 않은 정권 인수 행보에 논란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예사롭지 않은 국제관계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가장 진동이 요란한 부분은 미·중 관계일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 2일 대만의 차이잉원 총통과 전화 대화를 주고받았다. 트럼프를 혐오하는 이들은 즉각 통화 자체가 외교 문외한이 저지른 외교적 실수라고 공격했으며, 트럼프 진영 내부에서조차 의례적이고 일회성의 축하 전화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하려는 움직임도 일부 있었다. 그러나 나중에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는 지난 6개월간 대만이 조용히 추진해 온 로비 결과이며, 트럼프 측으로서는 말 안 듣는 중국의 버릇을 고칠 지렛대를 만들기 위해 내디딘 첫 발걸음이었음이 드러났다. 트럼프는 내친김에 이어서 환율, 남중국해 문제, 북핵 문제 비협조 등을 거론하며 중국이 이럴진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해야 할 이유가 뭔지 반문하기까지 했다. ‘하나의 중국’은 중국의 가장 중요한 핵심 이익에 속하는 사안이므로 미국도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이를 전면 백지화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형태로든 국제사회에서 가장 덩치가 큰 백두급 두 선수의 한판 승부가 예견되는 부분이다. 중국 측이 이에 대응해 대만의 무력합병 가능성을 비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음에 비춰 이제 그 낙진은 국제사회의 공중으로 날아가 흩날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중 많은 부분이 한반도에 떨어져 내릴 것임에 틀림없다. 미·중 간에는 한반도(정확히는 북한)의 비핵화라는 데에는 전략적 목표가 합치하지만 절박성과 우선순위가 다름에 따라 이를 보는 시각도 다르고 이루는 방법에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는 기존의 판세를 뒤흔들어 놓는 발언을 한 것이다. 북한은 일상화되다시피 한 수사적 도발을 빼고는 최근 조용한 편이다. 그 이유와 배경에 관해 전문가들의 견해도 다양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가늠하기 위한 숨고르기라는 분석도 있고, 미·중 간 힘겨루기가 전개되는 양상을 기다려 보자는 속셈도 있을 수 있다고 보며, 남한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탄핵 정국에 방해 주는 짓을 안 하겠다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이유는 모두 일시적인 성격이므로 이러한 이유가 사라질 경우, 또는 다른 기술적·전략적 목적이 있을 경우 언제든지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 김정은의 과거 행태를 보면 내년 1월 20일 미국 대통령 취임은 북한 도발의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맞고 있는 상황은 분명 위기이다. 그러나 그 성격상 전쟁 발발과 같은 국가적 규모의 위기는 아니다. 무능 리더십이 빚어낸 정치적 위기일 뿐이다. 정치권이 우왕좌왕하며 제대로 수습책을 내놓지 못하고 표류하며 일을 본질보다 크게 만들다가 결국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맡기게 된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우리의 민주주의는 또 한번 절차적 성숙을 이루어 내리라 기대해 본다. 그러나 나라 밖 상황을 보건대 국제정세의 요동이 예견되고 한반도 안보 지형에 중대한 변화가 야기될 가능성을 생각하면 국내에서 이런 혼란한 상황이 끝 모를 듯 이어지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내치와 외교의 불가분성이 요즘처럼 절실히 느껴지는 때도 드물다. 중국에 가 유학하는 딸로부터 중국 학생들이 요즘의 한국 상황을 놀림감으로 삼는다는 하소연을 들은 어느 지인이 딸에게 중국 학생들은 자유민주주의가 뭔지 알기나 하느냐고 되받아치라는 말을 해 주었노라는 얘기를 들었다. 지난주 말 광화문에 나가 탄핵 주장과 반대의 엇갈린 함성을 들으며 이념과 정파적 주장을 떠나, 국익의 입장에서 취약해진 안보를 밝히는 순도 높은 촛불을 찾아보고 싶은 충동을 경험했다.
  • [길섶에서] 남양호 대장 기러기/박홍환 논설위원

    이즈음 습지 주변의 누렇게 변색된 갈대 군락은 시린 찬바람에 이리저리 휩쓸리며 사각사각 소리를 내기 마련이다. 갈대 줄기는 언제 그렇게 억셌느냐는 듯 바짝 메말라 소슬한 바람에도 이내 산산이 부서질 것처럼 요동친다. 겨울 습지를 찾아가 보면 갈대들의 합창과 이에 호응하는 겨울 철새들의 코러스를 감상하는 맛이 쏠쏠하다. 경기도 화성 남양호는 1973년 2㎞에 이르는 방조제를 막아 조성한 인공 호수다. 수로와 습지가 잘 발달돼 있고, 나락이 지천에 깔린 평야가 드넓다. 철철이 수많은 새가 찾아오는 이유다. 시베리아에서 날아오는 겨울 철새 ‘기러기 가족’을 얼마 전 남양호에서 만났다. 50여 마리의 대가족이 V자 대형으로 날아와 주변 갈대밭에 내려앉았다. 기러기들의 착륙을 직접 목격한 것은 처음이다. 대장 기러기가 사뿐히 내려앉자 뒤를 이어 나머지 기러기들이 가볍게 날개를 접었다. 수천㎞의 여행을 무사히 이끈 대장 기러기에게 박수를 보냈지만 마음 한쪽은 무겁다. 조류독감(AI) 때문에 환영받지 못하는 그들이다. 어느 곳에서는 갈대밭을 모두 불태운다고 한다. 대장 기러기는 착륙하자마자 이륙을 준비해야 한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지지율 16.2% 이재명…“박원순·안희정·김부겸과 연대할 것”

    지지율 16.2% 이재명…“박원순·안희정·김부겸과 연대할 것”

    문재인 23.1% 반기문 18.8% 탄핵 정국을 거치며 차기 대선 주자들의 지지율도 요동치고 있다. 특히 탄핵 국면에서 눈에 띄게 존재감을 부각시킨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지율이 4주째 최고치를 경신했다. 리얼미터가 지난 5~9일 성인 25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2일 발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0% 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차기 주자 지지율에서 1위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23.1%로 6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어 반 총장이 18.8%로 2위를 유지했지만 문 전 대표와의 격차가 4주 만에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졌다. 이 시장은 지난주보다 1.5% 포인트 오른 16.2%로 3위를 기록했다. 4주 연속 상승해 최고치 지지율을 보인 데다 반 총장과의 격차도 2.6% 포인트까지 좁혔다. 리얼미터 측은 특히 국회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진실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서 재벌 총수들에 대한 청문회가 열렸던 지난 6일 이 시장의 지지율이 일간 최고치인 17.6%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이 시장에 이어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8.0%로 4위에 머물렀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4.5%,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3.8%를 기록했다. 안희정 충남지사(3.6%), 오세훈 전 서울시장(3.3%),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2.2%), 남경필 경기지사(1.4%) 순으로 나타났다.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10.9%로 지난주보다 0.4% 포인트 올랐고, 부정 평가는 85.3%로 나타났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한편 이 시장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의원 등을 다 합쳐서 하나의 공동체 팀을 만들겠다. 국민을 위해서 일하는 머슴들의 팀”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 시장이 ‘비문재인 연대’ 결성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안 지사도 페이스북에 “이재명 시장님 유감입니다. 대의도 명분도 없는 합종연횡은 작은 정치이고 구태정치”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 시장은 “안 지사께서 잘못 이해한 것”이라며 “‘반(反)’자 붙는 정치 안 한다”고 서둘러 해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주말·찬성여론이 완충… 탄핵 때와 다른 금융시장

    주말·찬성여론이 완충… 탄핵 때와 다른 금융시장

    정치 이슈 =악재가 일반론이지만 “불확실성 줄어 큰 요동 없을 것”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 후 처음 열리는 12일 주식시장은 별 동요가 없을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미국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와는 많이 다를 것이라는 얘기다. 탄핵과 같은 극단적인 정치 이슈는 금융시장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게 일반론이지만 박 대통령은 예외가 될지 주목된다. 탄핵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에서도 찾을 수 있는 선례가 많지 않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국내 첫 탄핵 사례는 2004년 3월 12일의 노 대통령 때다. 당시 노 대통령 탄핵은 오전 11시 55분쯤 가결돼 증시에 곧바로 큰 충격을 줬다. 코스피가 장중 47.88포인트(5.5%)나 폭락했다. 장 후반 들어 낙폭을 다소 만회했지만 그래도 큰 폭(-2.43%)의 하락장을 피하진 못했다. 지수선물도 한때 5% 이상 급락해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가 발동됐다. 코스닥은 3.44%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8원이나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번에는 2004년과 같은 혼란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말이라는 시간이 완충 역할을 하는 데다 국민의 찬성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은 탄핵이기 때문이다. 갤럽이 지난 6~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찬성은 81%, 반대는 14%로 나타났다. 반면 노 전 대통령 탄핵 때는 반대가 65%, 찬성이 31%로 양상이 달랐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됐단 측면에서 금융시장은 물론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며 “정치권이 하루빨리 화합하고 신뢰할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 경제 회복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워터게이트 파문으로 탄핵 직전 하야한 닉슨 전 대통령 사례가 있다. 닉슨 전 대통령이 사임을 발표한 1974년 8월 9일 다우지수는 0.97%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 분석을 보면 워터게이트가 터진 1973년 3월부터 1년간 다우지수는 19.1%나 하락했다. 하지만 워터게이트보다는 당시 세계경제를 덮친 1차 석유 파동의 영향이 더 컸다. 탄핵이 대외 신용도를 떨어뜨리고 외국인 자본 유출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2000년 필리핀(조지프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 탄핵 직전 사임)과 2001년 인도네시아(압두라만 와힛 전 대통령 탄핵) 탄핵 정국 당시 정치적 혼란을 이유로 이들 국가의 신용등급을 조정하지 않았다. 브라질은 지난 8월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신용등급 추가 강등을 경고받고 있지만, 정치 이슈가 아닌 재정수지 악화가 주된 원인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최근 지속된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이 탄핵 가결로 멈출 것으로 보인다”며 “헌법재판소가 가급적 빨리 탄핵 심판을 끝내 시장에 남아 있는 불확실성을 완전히 제거해야 경제 회복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文 “시민사회 함께하는 사회개혁기구 구성” 安 “국회가 많은 책임감 갖고 국정운영 참여”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에도 여전히 광장에 ‘100만 촛불’이 모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11일 앞다퉈 부패·기득권 청산을 앞세워 ‘민심 잡기’에 나섰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이 문 전 대표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바짝 추격하는 등 대권 구도가 요동치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특히 야권 대선 주자들은 ‘여·야·정 협의체’ 구성 문제에 입장 차를 드러내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성명서에서 ‘사회개혁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여·야·정 국정협의체 구성을 서둘러야 한다”면서 “시민사회도 참여하게 해 광장 의견을 함께 수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한편 “촛불 혁명의 끝은 불평등, 불공정, 부정부패의 ‘3불’이 청산된 대한민국”이라며 “구악을 청산하고 낡은 관행을 버리는 국가대청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야권에 유리한 탄핵 국면임에도 지지율이 거의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 턱밑까지 추격한 이 시장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안 전 대표는 탄핵 국면에서 야권 유력 주자 중 눈에 띄는 강성 발언을 쏟아냈지만, 외려 지지율은 소폭 하락했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국가를 좀먹는 암 덩어리들을 송두리째 도려내지 않으면 제2, 제3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막을 수 없다”면서 “검찰, 재벌, 관료 등에서 국민의 재산과 희망을 짓밟아 온 세력들을 모두 찾아내 응징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경제부총리부터 정해야 하고, 큰 문제가 없다면 민주당의 뜻을 따르겠다”며 백지위임 입장도 내놨다. 안 전 대표는 경제·외교·안보 등을 다룰 여·야·정 비상협의체를 주장했지만 문 전 대표의 시민사회 참여 요구에는 “국회가 보다 많은 책임감을 갖고 국정 운영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며 반대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안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시의적절한 지적”이라고 공감을 표했다. 손 전 대표는 또 “안 전 대표가 제안한 여·야·정 비상협의체는 좋은 방안”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언급은 친박(친박근혜)과 친문(친문재인)을 배제한 제3지대 개편과 맞물려 주목된다. 지난 10월에 비해 10% 포인트 이상(갤럽조사 5%→18%) 지지율이 뛰며 탄핵 정국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이 시장은 이날도 선명성 경쟁을 주도했다. 이 시장은 전북 익산 원광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탄핵 대상인 새누리당이 사태 수습에 참여하는 것은 국민이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국민들은 여전히 촛불을 들고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 상황이 성숙됐으니 여·야·정 협의를 통해 국정 안정화를 꾀하자’는 것은 국민들의 생각과 다른 것”이라며 여·야·정 협의체 구성 자체를 반대했다. 그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해서도 “양심이 있으면 사퇴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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