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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미국과 동맹하려면 파병을

    ‘노사모’ 등이 이라크전을 명분 없는 전쟁이라며 여론압박을 가하자 국회의 파병 결의안 표결이 연기된 데 이어 국가인권위원회까지도 파병을 반대하고 나섰다. 이라크전은 유엔의 합법적 승인을 거치지 않은 불법적 전쟁인데다 수십만 명의 생명을 유린할 수 있는 반인도적 전쟁으로 이라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다는 게 반대 이유다. 언뜻 들어보면 한국이 대단히 고매한 명분국가로 격상된 것 같고 그 사활의 동맹인 미국과의 관계를 깨트려도 될 만큼 안보에 자신을 갖게 된 것 같다.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못한 데 문제가 있다. 도대체 역사상 어느 전쟁이 명분 있는 전쟁이었고 합법적 전쟁이었는가. 미국의 희생으로 우리가 살아남은 6·25전쟁에 대한 유엔안보리 결의도 완전히 합법적이지는 못했다. 당시 소련의 안보리 불참으로 안보리 결의가 가능했으나 그 자체 법적 문제가 전혀 없지 않았고 소련이 안보리에 복귀한 후에는 소련이 망할 때까지 한반도에 관한 어떤 안보리 결의도 통과될 수 없었다. 유엔 헌장에 규정된 대로 유엔이 직접적으로 무력을 사용했던 적(direct UN action)은 유엔 창설 이래 단 한 번도 없었다.유엔의 승인을 받는 것(UN-authorized action)은 일종의 편법이다. 유엔을 거치지 않고 무력이 사용된 경우는 허다하다.우선 인권과 인도주의를 위해 당연히 유엔이 개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안보리의 거부권 때문에 그러지 못하여 유엔을 비켜가게 된다.최근의 실례로는 1999년 코소보 위기에 즈음,나토(NATO)가 단행했던 베오그라드 공습으로 인종청소 등에 의해 수십만 명의 인명을 희생시킨 세르비아 대통령 밀로셰비치의 축출이다. 또 유엔을 통하지 않고 무력을 쓰는 가장 빈번한 케이스는 자위권 발동이다.미국도 이번에 대 이라크 공격의 근거로 세 개의 안보리 결의 이외에 자위권을 꼽았다.후세인에 대한 3월17일자의 최후통첩에서 부시 대통령이 “대량살상무기에 의한 공격을 받은 후라야만 적에 대응한다고 하는 것은 자위가 아니라 자살”이라고 선언한 것은 바로 선제공격론에 바탕을 둔 전쟁 이유다.미국 본토가 역사상 처음으로 당한 2001년 9월11일의 테러 피격은바로 전쟁 원인이다. 한국이 미국과 동맹을 계속하자면 파병에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미국의 전쟁이유와 전쟁원인에 시비가 따르고 나라마다 동정의 강도가 다를 수 있지만 그 안보를 미국에 의지하고 있는 한국만은 달라야 한다. 전쟁은 국가간의 가장 극악한 패싸움이다.그런 싸움에서 동맹은 중간을 허용하지 않는다.보험료를 납입하지 않으면 보험이 끊기는 것과 마찬가지다.동맹이 전쟁에서 이기도록 도와야만 위급할 때 동맹의 도움을 기대할 수 있고 국제적 발언권이 생긴다. 9·11테러로 바뀌기 시작한 세상이 이번 이라크전으로 엄청난 변화의 요동을 칠 것은 뻔하다.국제석유가격을 포함한 중동정세에 굴곡이 일고 강대국관계의 갈등이 노골적으로 빚어지는 가운데 대량살상무기 문제로 야기될 분란으로 점철될 탈 이라크전의 추이는 한국이 당면할 도전임에 틀림없다.한국 외교에 과연 얼마만큼의 마진이 붙게 될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노무현 외교는 ‘햇볕’으로 고장난 한·미동맹을 치유하는 호기로 이라크전을 잘활용할 만하다.“한국 역사상 가장 반미적(反美的) 대통령”을 바로 이은 노 대통령은 멍든 한·미동맹을 화끈하게 수리해야 할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북한의 핵문제까지 걸린 외교는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무엇이 진정한 국익인지를 헤아리는 데 그 오차범위가 좁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장춘 명지대 초빙교수 외교평론가 ●편집자 주 대한매일 오피니언난은 다양한 의견을 담는 열린 마당입니다.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이라크전 지원 문제와 관련,찬성쪽 견해를 싣는데 이어 다음번 시론은 반대쪽 견해를 실을 예정입니다
  • 韓銀 환율전쟁 판정승

    ‘환율 급등 더 이상 없다.’ 북핵 사태와 SK 파문 등으로 연일 격렬한 공방전이 이어져왔던 국내 외환시장이 차츰 안정을 되찾으면서 한국은행이 이렇게 단언하고 있다.미국·이라크전이 혼미 양상으로 빨려들고 있는 것과 달리 원화의 환율 전선에는 이상이 없다는 것이다.외환딜러들은 일단 한은이 외국 환투기꾼들의 공격에 맞서 승기를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한은의 ‘예비화력(외환보유고)’이 풍분한데다 심리적인 전략전술에서도 우위를 점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26일 원·달러 환율은 1244.3원으로 마감,하루전보다 5.5원이 내려갔다.지난주 이후의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한때 20원 이상에 달했던 하루 변동폭(최고치와 최저치의 차이)도 크게 줄었다. 한은은 지난주 꽤나 시달렸다.실수요적인 달러매매도 많았지만 환차익을 위한 투기세력들의 농간도 만만찮았다.시중은행 관계자는 “1997년 외환위기때 같은 대규모 환공격(Attack)까지는 아니어도 환차익을 노린 공격적(Aggressive) 움직임이 홍콩 등에서 감지됐다.”고 말했다.미사일까지는 아니어도 대포 정도는 동원됐다는 얘기다. 이번에 우리측이 비교적 쉽게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1240억달러에 이르는 높은 외환보유고다.우리쪽의 화력이 워낙 강해 국제 투기꾼들이 섣불리 덤벼들지 못했다.전략전술면에서도 심리전(구두개입)과 실제사격(직접개입)이 적절하게 조화되면서 큰 효과를 거뒀다.외환당국은 ‘입’으로는 시장개입 가능성을 계속 흘리고,‘손’으로는 필요시 수억대의 달러화를 시장에 공급해 환율 급등을 막았다. 2001년 4월 한국시장에서 환공격을 했다가 엄청난 손실을 입고 패퇴했던 ‘아픈 경험’도 이번에 투기꾼들이 좀더 몸을 사리게 하는 요인이 됐다.이번에도 한은이 수시로 달러 매물을 내놓으면서 일부 투기꾼들이 상당한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져 이후 공격적인 매매를 자제하게 만들었다. 상하한선 없이 움직이는 ‘자유변동환율제’(97년 12월 도입) 역시 한몫을 단단히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시장에서 적들에게 뚜렷한 공격목표물(목표환율 수준)을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우리쪽의 약점과 전략을노출시키지 않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터무니없이 뛰거나 북핵문제가 급속도로 악화하지 않는 한 경제 전체를 위협할 정도의 환율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설령 1300원 수준이 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우리경제가 충분히 견뎌낼 수 있는 수준”라고 말했다.싸움이 끝난 것도 아니고 환시장의 요동은 언제건 가능성을 안고 있지만 우리의 전력이 강해져 향후 갑작스런 충격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사설] 이라크戰 장기화에 대비하라

    일주일째를 맞은 미국·이라크 전쟁이 이라크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혀 장기전 조짐을 보이면서 세계경제가 출렁거리고 있다.당초 단기전 기대로 국제유가 하락,주가상승,달러강세를 보이던 ‘전쟁랠리’ 현상도 반대 양상을 띠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전쟁이 중·장기화되면 국군파병결의안 처리가 어제 국회에서 연기된 것처럼 차질을 빚고,세계적으로도 반전데모가 거세지는 등 국내에 미치는 파장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는 이라크전 변수 외에도 북한 핵문제,분식회계 사태,가계부실 심화 등의 불안요인이 겹쳐 있다.금융시장은 어제 미국과 유럽시장의 주가가 전날보다 3∼5%이상 폭락해 국내 증시도 급락세를 보였다.국제유가가 다시 급등세를 기록해 부담을 늘리고 있다.실물시장에서 국제금값은 하루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고,국내 수출차질액도 6000만달러로 집계돼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처럼 이라크전 불똥이 국내경제로 번지고 있어 만반의 대비가 시급하다.국내외 경제연구기관들은 이라크전이 단기에 끝나더라도 국내 경기전망을 낙관하지 못하고 있다.국제원유의 수급불균형으로 유가의 상승압력이 계속되는 데다 미국의 군비부담과 경기불투명,북핵 사태 등으로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안으로는 기업의 투자위축과 수출의 차질은 물론 내수마저 최악의 가계대출 부실로 기대난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정부는 국내외 경제위기 요인을 시나리오별로 면밀하게 검토,구체적이고 확실한 경제운용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무엇보다 펀더멘털 강화를 위해 기업투자 활성화와 수출증대를 위한 규제완화 및 지원을 늘리는 게 급선무이다.경제 연착륙을 위한 가계부실 최소화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 압력에도 대처해야 한다.기업들도 이럴 때일수록 구조조정과 성장동력 확충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한·미간 긴밀한 협의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은 정치·경제적 안정을 위한 선결과제다.
  • 부시의 전쟁/ 장기전 우려 세계경제 ‘출렁’

    이라크 전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25일 각국의 주요 주가지수가 급락하고 국제유가와 금값이 급등하는 등 세계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막대한 전쟁비용에 따른 미국의 재정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전망으로 달러화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개전 직후 상황과는 정반대다.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공습이 시작된 지난 20일만 해도 이라크 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제거된 데다 별다른 피해없이 연합군의 승리로 단기간에 끝날 것이라는 기대까지 가세,불황을 탈피할 조짐을 보이는 듯했다.그러나 이같은 기대는 순식간에 좌절감으로 돌변했다. ●“美 재정부담” 달러화 약세 이라크전에서 미·영 연합군이 예상외로 강력한 이라크군의 저항에 직면하면서 24일(현지시간) 약세로 출발한 뉴욕증시는 이라크 TV에 연합군 포로들의 모습이 방영되고 사담 후세인의 건재 과시 등이 악재로 작용,급락세로 돌아섰다.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07.29포인트(3.61%) 하락한 8214.68로 폭락했다.이는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여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나스닥 종합지수는 52.06포인트(3.66%) 내린 1369.78로 장을 마쳤다. 미 증시와 이라크전 여파로 25일 한국 거래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4.87포인트(2.60%) 떨어진 554.98을 기록했다.코스닥종합지수도 1.57포인트(3.97%) 떨어진 37.97로 장을 마감했다.유럽 증시도 급락세를 나타냈다.이날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FTSE 100 지수는 지난 주말에 비해 117.80포인트(3.05%) 하락한 3743.30,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의 CAC40 주가지수는 163.83포인트(5.67%) 내린 2726.85에 마감됐다. 아시아 증시도 대부분 하락했다.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 225 평균주가는 전날보다 196.31포인트(2.33%) 하락한 8238.76으로,타이완에서는 자취안(加權)지수가 72.79포인트(1.6%) 떨어진 4497.89로 마감됐다. 전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는 ‘안전자산’에 대한 도피심리를 부추겨 뉴욕상품거래소의 국제 금값이 지난 주말에 비해 온스당 3.4달러(1%)오른 329.50달러에 거래됐다.시장 관계자들은 이라크군의 저항이 당초 예상보다 격렬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부상설이 나돌던 사담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TV 연설을 통해 건재를 과시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전쟁 장기화 우려가 급속도로 확산된 것을 이유로 꼽았다. 글로벌 파트너스 증권의 리서치 책임자 피터 카딜로는 “최근의 반등장세는 전쟁의 확실성과 인명피해가 거의 없는 신속한 종전이라는 믿음에 바탕을 둔 것이었으나 이는 근거없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면서 “지난 주말의 사건들은 시장 심리를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내전 유가 변수 유가는 남부 이라크 유전장악에 대한 불신감이 높아지고,이라크군의 강력한 저항으로 이라크산 석유의 공급 차질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로 24일 15개월만에 최대폭으로 오른 데 이어 25일에도 속등세를 보이고 있다.북해산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이 배럴당 1.74달러 오른 26.09달러에 거래됐다.서부텍사스 중질유도 1.75달러 오른 28.66달러에 거래됐다.지난주 미국이 이라크전 초기 작전에서 이라크의 최대 유전인 루마일라를 확보했다고 밝힌 이후에는 19.3%나 하락했었다.그러나 이라크 전쟁 외에도 베네수엘라 총파업의 후유증,나이지리아 내전 확산 등 다른 부정적인 변수들도 돌출되는 상황이어서 국제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이라크 전쟁의 전쟁 양상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증명된 만큼 앞으로도 전황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함혜리기자 lotus@
  • [오늘의 눈] 전쟁에 무감각해진 자본시장

    9·11 테러가 터진 것이 2001년.금방이라도 이라크를 덮칠 듯 분노했던 부시 미 대통령은 그로부터 1년반동안 개전시기를 고르고 또 골랐다. 전쟁이 미뤄지는 동안 결딴난 것은 시장이었다.주가는 동반폭락하고 경기는 불황의 나락으로 떨어져내렸다. 북핵리스크,SK글로벌 분식회계 등의 특수 요인까지 겹친 우리 시장의 골은 더욱 깊어갔다. 지난 주 초반까지 주가는 연일 최저치를 경신했고 금리며 환율은 고삐 풀린 듯 요동쳤다.자본시장에서는 서넛만 모이면 이런 말들이 흘러나왔다.“(이라크를) 칠 테면 빨리 칠 것이지….” 지난주 목요일 마침내 미국이 바그다드 공습을 감행했다는 소식이 흘러들자 거짓말처럼 주가는 반등했고 금리와 환율은 안정을 되찾았다.폭격 한방으로 시장이 한순간에 정리가 돼버린 것이다. 지난 주말 여의도에서 만난 이들 가운데 ‘선전포고에 사고, 총성에 팔라’는 증시격언을 실천 못한 이들은 이렇게도 안타까워했다.“시장이 이렇게 흘러갈 줄 뻔히 알면서도 베팅을 못하다니….” 자본시장에서는 이유야 어떻든 전쟁은이미 선악의 문제가 아닌,하나의 ‘돌파구’가 돼버렸다.물론 시장안정은 그만큼 절박한 문제였다.어찌보면 참으로 절묘한 시기에 부시가 시장 동맥경화를 뻥 뚫어준 셈이 됐다. 시장에서 전쟁이란 총성이 오가고 무고한 양민들이 죽고사는 문제가 아닌,금리·환율·주가를 작동케 하는 그 많은 변수중의 하나일 뿐이다.그래서 시장에서 세상을 보면 자꾸만 전쟁의 피비린내에 무뎌지게 된다. 이라크전의 불확실성 해소로 시장이 진정국면을 맞는 것을 지켜보며 기자도 가슴을 쓸어내렸다.시장의 안정을 바라는 그 마음은 선의일지 모르나 무고한 사람들의 희생에 무뎌져 간다.무감각에 브레이크가 필요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손 정 숙 경제부 기자jssohn@
  • ‘총’ 맞은 환율 널뛰기

    환율이 연일 ‘널뛰기’를 하고 있다.급격한 등락이 반복되면서 하루 변동폭이 10원을 넘기가 다반사다.올 1월에만 해도 하루 변동폭은 5원을 넘지 않았다.동전의 양면처럼 원화가치의 급락은 환율의 상승기조로 이어질 수 밖에 없으며,환율상승은 다시 원화가치의 급락을 부채질하게 된다.최근의 원화가치 하락은 달러화 강세 영향과 함께 원화 가치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에서 비롯된다.그만큼 우리나라의 정치·경제 상황에 대해 국내외에서 짙은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달러 보유 줄이기' 심리 확산 20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0.8원 하락한 1246원에 마감됐다.결과적으로는 ‘해피 엔딩’이었지만 하룻동안의 환율추이는 급등락의 절정을 나타냈다.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5개월만에 최고인 1264원으로 시작했다.그러나 당국의 개입 가능성이 커지면서 1260원대 초반으로 밀렸고 오전 11시쯤 미국-이라크전쟁이 시작되면서부터는 과도한 달러 보유를 줄이려는 심리가 확산돼 1250원대 후반으로 추가 하락했다.이런 추세는 오후에도 이어져하락폭은 커졌다.결국 이날 환율은 1243.5원(오후 2시45분)부터 1264원(오전 9시30분)까지 20.5원의 진폭을 기록했다. ●출렁이는 환율 이달들어 20일까지 원·달러 환율의 전일대비 변동폭과 하루 변동폭은 각각 평균 7.32원,11.49원이었다.지난달에는 각각 5.0원과 6.1원에 불과했다.당국이 연일 환율과 밀고 당기는 전쟁을 하고 있는 이유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미국-이라크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원유가가 어떻게 변할지에 대해 시장참여자들이 갈피를 못잡으면서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고 말했다.외환은행 임희진 딜러는 “환율이 뛰면서 달러 수급이 불안한 가운데 당국의 잇따른 구두 및 직접개입으로 환율 급등락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NDF(역외 차액결제 선물환) 등을 이용한 해외 환투기 세력의 개입도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당분간 활발한 등락 예상 앞으로도 ▲이라크전쟁▲북핵문제▲전쟁 이후 국제경제 전개상황 등 불확실한 요소들이 산적해 있어 큰 폭의 환율 등락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전쟁 추이와 유가 움직임에 따라 환율이 오르내리는 불안한 양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사설] 시장불안 덜어준 韓美 북핵합의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미국 대통령이 그제밤 전화통화를 통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합의했다.대북 폭격론 같은 군사적 대응 보도가 잇달아 경제가 요동치는 시점이어서 여간 다행스럽지 않다.부시 대통령이 노 대통령의 ‘전쟁 불가’ 원칙을 수용한 것은 한국측을 북핵 문제의 당사자로서,능동적 역할을 인정해 준 것이다.두 정상의 북핵 합의는 해외의 한국시장 불신감을 누그러뜨릴 것으로 기대되며,증시 등에서도 조짐이 보이고 있다. 북핵 합의는 노 대통령이 한·미동맹 정신을 재확인하며,이라크 문제에 대한 미측의 입장을 지지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하지만 이는 한반도에서는 ‘평화적’,이라크에선 ‘군사적’이라는 이중 기준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국익 차원에서 국민들의 이해를 구할 필요가 있다.두 정상의 북핵 합의는 각종 위기를 극복하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데서 더 큰 뜻을 찾아야 할 것 같다. 북핵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군사적 측면에 앞서 경제적 측면에서 엄청난 부작용이 빚어졌다.한국의 시장뿐 아니라 세계경제에도 이미 악영향을 가져다주고 있다.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국제적 펀드매니저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북핵 긴장은 이라크 위기와 국제경기 침체 등과 더불어 세계시장에 미치는 위험성이 상당하다고 어제 보도했다.한국의 주가 급락의 절반 이상이 북·미간의 긴장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주한미군 문제 등 현안에 있어서의 한·미간 불협화음도 시장의 불안정성을 부채질해 온 것이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두 정상의 합의가 앞으로 어떤 상황에서든 변치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이를 위해서는 합의를 어떻게 실행에 옮길 것인가에 대한 전략이 뒤따라야 한다.북핵 협상 방식이 다자간 틀 속의 대화로 변경된 만큼 하루빨리 그 실체를 마련해 공개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말로만 평화적 해결 운운하는 것은 북핵 위협을 방치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북한측의 자제 또한 필요한 시점이다.
  • [공직자 에세이] 한 그루 나무를 심는 마음

    국민의 희망을 안은 새 정부가 힘차게 출범했다.나라 안팎이 많은 어려움에 싸여 있는 이때 참여정부가 안고 있는 과제는 그 어느 때보다 중차대하다. 국내적으로는 대구 지하철 참사,민족적으로는 북핵문제,세계적으로는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 여부로 불안해진 우리 미래를 과연 어떠한 희망으로 바꾸어 내야 할까.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평화로운 나라를 이루는 것,희망적인 경제발전을 지속하는 것 모두 쉽지 않지만 우리 스스로 뼈를 깎는 자성과 노력으로 반드시 이루어내야 할 과제들이다. 걱정과 희망이 중첩되는 이때 “내일 세상의 종말이 온다 해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한 네덜란드 철인(哲人)의 경구가 이 시대에 매우 적합한 메시지가 아닌가 한다. 스피노자의 범신론적(汎神論的) 사고가 함축된 이 말은 세상의 종말이라는 우주적 사건보다 사과나무 한 그루에 구현되어 있는 자연적 생명을 더 가치 있게 여김으로써 자연의 모든 생명을 신적 존재로까지 격상시키는 지극한 생명존중의 마음가짐을 엿보게 한다. 우리가한 포기의 풀도,한 그루의 나무도 이렇게 아끼는 마음이었다면 지하철에 탄 200여명의 고귀한 생명을 사지(死地)에 방치하거나 얼마간의 예산을 아끼기 위해 안전하지 못한 자재를 사용하는 어리석음은 범치 말았어야 하지 않았는가 깊이 반성하게 된다. 둘째,이 말은 주위 여건이 어떻게 심각히 변한다 하더라도 자신의 행동철학을 끝까지 견지하겠다는 의미로 스피노자의 강한 사상적 일관성을 알 수 있게 한다.실제 스피노자는 그의 범신론적 철학 때문에 생존 당시 종교권력자와 타 철학자들로부터 심한 비판과 파문을 당했음에도 굽히지 않았다. 국가정책과 대외관계에서의 일관성은 개인의 일관성보다 훨씬 중요하다.그것은 궁극적으로 국가적 신뢰를 불러일으켜 우리가 원하는 평화를 정착시키는 가장 중요한 지렛대가 될 것이다.‘세상의 종말’을 두려워하는 가벼운 행동은 결코 우리를 이롭게 하지 않는다. 셋째,그가 일생을 통해 ‘미래에 대한 불변의 희망’을 깨달았다는 뜻이기도 하다.개방된 경제체제에서 우리 경제가 외부의 불확실한 여건으로 요동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모든 국민이 우리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신뢰를 가지고 내실을 기한다면 어떠한 불확실성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얼마 있으면 식목일이다.이미 남부 지역에서는 나무심기가 시작되었다.올 봄에도 ‘내 나무 심기’ 캠페인을 벌여 국민과 함께 총 5400만 그루의 나무를 전국에 심을 계획이다.국민 1인당 1그루가 좀 넘는다. 바라건대 올해 나무심기에서는 우리 모두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과 변하지 않는 자세와 미래의 희망을 믿는 마음으로 한 그루의 나무를 정성껏 심었으면 한다.분명 올해 우리가 심은 나무는 훗날 지금의 많은 어려움을 훌륭히 극복하여 안전하고 평화로우며 아름답고 풍요로운 나라를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었다는 산 증인이 되어 줄 것이다. 최 종 수 산림청장
  • [폴리시 메이커]차흥봉 건보통합단장

    ‘돌아온 건맨’ 건강보험 통합의 주역인 차흥봉(61·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지난달 18일 건강보험 재정통합의 특명을 받고 다시 돌아왔다.오는 7월로 예정된 건보 재정통합을 마무리짓는 작업을 맡는 복지부 산하 ‘건강보험통합 추진기획단’의 민간 공동단장직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그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정부측 단장이 강윤구 복지부 차관인 점을 감안하면 그의 단장직 수락은 의전을 중시하는 공직사회에서 이례적이다.지난 2000년 8월 의약분업 파동으로 ‘야인’으로 물러난 지 15개월 만에,공직은 아니지만 건보통합의 ‘마무리 투수’로 복귀한 셈이다. ●공무원→교수→장관→교수… ‘골수 (의보)통합론자’인 차 전 장관의 인생역정은 ‘의보통합론’의 부침과 맞물려 요동쳤다.지난 83년 보건사회부 보험제도과장 시절에는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직장·지역의보 통합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결국 담당국장 등 6명과 함께 옷을 벗었다. 당시 국가안전기획부로부터 공금 80만원을 유용한 혐의를 덮어쓰고강제퇴직 당했지만 훗날 무혐의 처분을 받고 명예를 회복했다.공직을 떠난 뒤 한림대 부총장,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을 거쳐 99년 5월 복지부 장관으로 화려하게 컴백했다.공직을 떠난 지 16년 만이다. 취임 이후 건보통합을 강력하게 밀어붙였지만 의료대란의 책임을 지고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건보통합은 내가 마무리한다’ 2001년 봄학기부터 다시 한림대 교수로 돌아갔던 그는 이번에 건보 재정통합의 최종 절차를 마무리짓기 위해 복귀했다.그는 “지금까지 계속 통합을 주장해왔기 때문에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측면에서도 (단장직을 맡는 게)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하지만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핵심은 재정 부실이다.의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데다,빠른 속도로 고령화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점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그는 “건강보험이 시작된 77년 당시 국민 한명당 1년에 0.7회 병원을 찾았지만 지난해에는 13회로 무려 20배 가까이 늘었다.”면서 “병원 문턱이 낮아진 만큼 재정의 어려움은 가중됐다.”고 설명했다.재정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행위별 의료수가 기준을 포괄수가제로 개선해 의료비를 낮추고,건강보험 이용 비중의 20%에 육박하는 노인에 대해서는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차 전 장관은 “일본에서 지난 97년 만 40세 이상 국민을 의무적으로 가입토록 한 ‘노인요양보험’ 제도를 우리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면서 “건강보험 재정과 별도로 또 하나의 금고를 만들어 재정악화를 막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직장간,노노간 갈등 해소가 관건 건보통합 추진 기획단에서는 지역·직장간 공평한 보험료 부과체계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동일기준,동일소득이라면 전국 어디서나 똑같은 보험료 부과기준을 만드는 게 기본목표다.그는 “장기적으로는 자영업자의 소득파악률을 높여 소득기준으로 단일부과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했다.하지만 그는 당장 7월 재정통합 때는 지역·직장간 똑같은 기준을 만들기는 어렵다고 털어놨다. ●‘통합으로 한쪽만 손해보지는 않는다’ 재정통합으로 샐러리맨들의 보험료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예상은 기우라는 설명이다.현재 직장·지역의 평균보험료는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 통합한다고 직장인이 손해를 보지 않으리라는 얘기다.직장에서 지역으로 옮긴 사람들의 58%가 보험료가 인상된 반면,지역에서 직장으로 옮긴 사람들의 40%는 보험료가 내려갔다는 통계를 근거로 제시했다.그러나 상당수 직장가입자들이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데 문제가 있다. ●‘의약분업은 성공적’ 진통은 겪었지만 의약분업 실시 자체는 성공적이라는 자신감도 숨기지 않았다.효과는 30년뒤쯤 국민건강의 향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장담했다.차 전 장관은 “이해집단의 반발이 컸지만 국민들을 약물 오·남용에서 벗어나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면서 “다만 당시 장관으로서 환자 이동 등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1조 6000억원의 추가부담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국민연금도 고갈되나? 현재 적게 내고 많이 받게 돼 있는 구조로는 재정난이 불가피하지만 2044년 재정이 바닥난다는 것은 섣부른 추측이라고 지적했다.현재 요율대로 계산하면 고갈이 예상될 뿐이라는 설명이다.차 전 장관은 “현재 30년 가입자 기준으로 직전 보수의 45%를 받게 돼 있는데 5년마다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조정하게 돼 있다.”면서 “앞으로 보험료는 높이고 소득대체율(소득에 비교해 연금을 받는 비율)은 낮춰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2000년 10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에 언급,“수급자 규모가 인구의 3% 정도에 불과하고 생계가 어려워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선정기준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사회보험인 건강보험과 달리 국가가 전부 지원하는 공공부조인 만큼 ‘일은 안하고 혜택만 보겠다.’는 사람이 느는 것을 막을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 김성수·사진 강성남기자 sskim@
  • [사설] 경제위기 대처 시나리오 만들라

    외환·주식·금융 등 3대 시장이 요동치면서 위기 신호음을 보내고 있다.환율이 폭등하면서 달러와 금 사재기가 기승을 부리고,암달러상들이 다시 활개를 친다.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고 시장을 떠나는 외자이탈 현상을 보이며 폭락장세가 멈추지 않는다.주요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은 한국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릴 조짐을 보이고,국내 대기업들은 이미 초긴축 경영에 들어갔다.우리 경제의 구석구석마다 위기의 신호음이 뚜렷하다. 우리 경제를 어렵게 만드는 위기적 요인은 북핵과 미·이라크 전쟁,그리고 SK의 대규모 분식회계 사건 등 세가지다.이 가운데 미·이라크 전쟁은 그 위험도가 이미 경제에 상당부분 반영됐다고 보는 견해들이 많다.문제는 북핵이다.국내 주요 은행장들은 한 모임에서 북핵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우리 경제가 회복 불능의 상황으로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크게 우려한 것으로 전해진다.이들은 북핵문제가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가중시켜 경제에는 사활적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고 인식한다.여기에다 SK 분식회계 사건까지 겹쳐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이 문제는 한국의 국가브랜드 이미지에 손상을 입혀 앞으로 상당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는 1200억달러를 넘어선 외환보유고가 든든한 방어벽 역할을 하고 있는 이상 위기가 조만간 현실화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다만 실제 상황의 위급성에 비해 새 정부나 국민들의 상황인식과 대응이 너무 안이하다는 점을 지적코자 한다.경제전문가들은 정부가 현재의 경제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고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위기라고 떠들어댈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위기가 아닌 것처럼 숨기고,그 결과 위기 대응을 소홀히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당국은 국내외 경제의 위기 시나리오를 만들어 단계적인 비상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금융충격 막기 긴급대응,파문확산땐 국가신용 위험 은행권 증시안정협조 유도

    ★정부·채권단, SK대책 부심 정부가 새 정권 출범 이후 첫 금융정책협의회를 개최한 데 이어 은행장 간담회를 잇따라 가진 것은 이라크전·북핵·SK분식회계 등 대내외 악재로 요동치고 있는 금융시장을 긴급 진화하기 위해서다.분식회계 장본인인 SK글로벌에 대해 ‘채권단 공동관리 방안’까지 대두되는 등 파문이 확산됨에 따라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움직임도 긴박해졌다. ●SK쇼크 진화 부심 주요 채권은행장들이 지난 10일 긴급 심야회동을 가졌을 정도로 상황이 심상치 않다.SK글로벌의 금융권 차입금이 8조원을 넘는데다,종합상사의 특성상 그룹 계열사들과 얽히고 설켜 있어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북핵 문제에서 출발한 ‘코리안 리스크(국가 위험도)’도 증폭되는 양상이다.실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가산금리는 1.75%까지 급등했다.국제신용평가기관들의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정부와 채권단은 ‘한국판 엔론 사태’로 비화되지 않도록 SK글로벌의 고강도 자구노력을 요구하는 한편 수출입금융 지원을 계속해 일단 조기 정상화를 모색하기로 했다. ●부총리·은행장들,무슨 얘기 나눴나 SK쇼크와 ‘증시안정을 위한 은행권의 협조방안’이 주된 화두였다.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은행장들에게 SK글로벌의 분식회계 쇼크가 금융시장에 미칠 여파를 최소화하는데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아울러 가계대출과 채권투자에 치중된 자산운용 행태를 자율적으로 개선해 달라고 주문했다.표면적으로는 권고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직·간접 주식투자를 확대해 달라는 요청이었다.이에 대해 김정태(金正泰) 국민은행장은 주가연계채권(ELN)상품을 은행창구에서도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카드사 대주주 증자 왜 요구하나 ‘가계대출 대란’의 핵심은 카드빚이기 때문이다.실제 280만명에 육박하는 신용불량자의 58%가 카드빚 관련이다.카드사의 대출채권은 총 84조원에 이른다.이 가운데 한달 이상 연체돼 카드사가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부실채권은 지난 1월말 현재 8조원이다.연체율로 따지면 11.1%로,6%대인 선진국과 비교하면 갑절에 가까운 수준이다. 재경부 신제윤(申齊潤) 금융정책과장은 “카드사의 현금흐름을 점검한 결과 아직은 큰 문제가 없지만,떼이는 채권이 자꾸 늘어나면 현금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그렇게 되면 카드사는 무리한 채권회수에 나서게 돼 ‘연체율 상승·신용불량자 급증’의 악순환을 초래하게 된다.”고 경고했다.대주주가 미리 증자를 통해 ‘예비실탄’을 확보해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연체율이 높은 현대·외환·롯데카드가 1차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환율급등 땐 당국 시장개입 정부의 시장개입 경고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은 불안한 모양새를 이어갔다.외환당국은 최악의 경우 국책은행을 통한 물량개입이나 외환보유액을 동원한 직접개입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장기 간접주식투자상품에 대한 배당소득세 면제 등 증시 활성화를 위한 세제혜택 방안도 곧 내놓을 예정이다. 안미현 김태균기자 hyun@ ★남겨진 수사 쟁점 SK그룹 부당내부거래와 분식회계 등에 대한 수사는 마무리됐지만 SK글로벌의 SK㈜ 지분 해외 파킹 등에 대한 사법적 판단과 수사과정의 외압 시비는 여전히 남아있다. ●남겨진 것들 이번 수사에서 SK글로벌이 SK㈜ 지분 1000만주를 해외에 ‘파킹(임시보관)’한 사실이 드러났다.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고발이 필요한 사건이기 때문에 검찰은 공정위에 고발의뢰했다.또 SK글로벌에 대한 형식적인 감사에 그친 Y회계법인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도 남아 있다.검찰은 해당 회계법인을 금융감독원에 통보,추후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SK글로벌이 20여년 전부터 분식이 누적된 상황을 포착됐으나 시간과 인력의 제약으로 이번 수사에선 ‘2001 회계연도’에 대한 부분만 마무리됐다.검찰은 나머지 기간에 대한 조사를 금감원에 의뢰,전체적인 조사가 완료되면 분식회계와 관련,대출사기 적용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수사외압 논란 SK수사 말미에 가장 논란이 됐던 것은 외압에 대한 여부였다.지난 9일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 평검사들의 토론회에서 SK그룹 수사에 참여한 이석환 검사가 “여당 중진인사와 정부 고위인사가 외압을 행사했다.”고 폭로했고 다음날 민주당 이상수 사무총장과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이 기자회견 등을 통해 “검찰에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외압은 아니었다.”고 진화를 시도했다. 홍지민기자 icarus@
  • ‘미사일 환율’ 1240원 육박

    원·달러 환율이 하룻새 20원 가까이 뛰는 등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다.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등 악재로 원·달러 환율은 5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주가하락세도 멈출 줄을 몰라 코스닥지수는 5일째 사상 최저치 행진을 하는 등 금융·외환시장의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19.80원 오른 1238.50원에 마감됐다.지난해 10월22일(1243.50원) 이후 최고치다.환율급등이 시작된 지난 5일 이후 무려 45.40원 올랐다.이날 상승폭은 2001년 4월4일(21.50원 상승) 이후 가장 컸다. 원·엔 환율도 20.34원이 오른 1060.62원을 기록했다.2001년 11월13일(1063.53원) 이후 16개월만에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은 안정적으로 출발했으나 오후들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소식이 전해지면서 큰 폭의 오름세로 돌아섰다.특히 미국-이라크 전쟁이 임박한 가운데 북핵 위기감이 증폭되면서 외국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고,환위험을 피하거나 투기를 위한 역외 매수세가 이어져 환율이 가파르게 올랐다.거래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지난주말보다 1.78포인트(0.32%) 내린 544.24로 마감했다.미국-이라크 전쟁 임박설,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 등이 투자심리를 냉각시켰으나 국민은행의 2000억원 추가 투입 결의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소각에 대한 기대가 낙폭을 줄였다. 코스닥지수는 0.2포인트 낮은 36.49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워 0.49포인트(1.34%) 떨어진 36.20으로 장을 마감했다.장중 한때 36.14까지 떨어져 35선 진입을 코 앞에 두기도 했다. 김태균 김미경기자 windsea@
  • [대한포럼]‘파격’앞에 작아지는 검찰

    “검찰을 그만둬서 다행입니다.” 지난 27일 오후 노무현 정부 첫 내각 명단이 발표된 직후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가 전화통화에서 내뱉은 일성이다.검사장 출신 원로 변호사는 “몇번 자문했다.”면서 “검찰이 그렇게 사악한 집단이냐.”고 되물었다. 검찰이 사상 유례없는 ‘3각 파도’에 휩싸여 요동치고 있다.기수 파괴,최초의 여성 장관,판사 출신이라는 강금실 법무장관 시대를 맞아 기존 질서 해체와 변혁을 강요받고 있다. 검찰은 노 대통령이 강 장관 기용 배경을 설명하면서 검찰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한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노 대통령은 검찰이 법무부를 식민지화하고 국민보다는 권력에 봉사했다고 일침을 가했다.특히 새 정부 출범에 앞서 전격적으로 단행한 SK그룹 수사마저도 권력층의 비위를 맞추려는 ‘해바라기성’ 수사로 평가절하했다.강 장관은 취임사에서 한 술 더 떠서 “지난날 검찰이 외부의 영향 때문에 사건을 은폐·축소해온 것이 사실”이라는 말로 자존심의 근간까지 흔들었다. 이 때문에 검찰은 과거 위기 때와는 달리 외부의희생양에도 의지하지 못할 처지가 됐다.한 일선 지검장은 검찰이 칼 자루 대신 칼날을 쥐게 됐다는 말로 표현했다.과거 정권처럼 학연·지연에 따른 강제적인 인적 청산 대신 스스로 시대 흐름에 맞게 뜯어고치라는 주문을 받았다는 것이다.그는 검찰의 독립보다는 행간에 담긴 뜻을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외형적으로 수사는 검찰,법무행정은 법무부라는 이원화 구조를 지향하지만 검찰 인사권과 예산권,검찰총장에 대한 일반 지휘권을 법무장관에게 그대로 존치시킨 점에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는 강 장관 기용에 걸맞은 검찰 변혁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기수 파괴식 후속인사가 되풀이될 것으로 예상했다.한마디로 변혁을 거부하면 ‘떠나라’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충격파에 수긍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판사 출신 변호사는 기수 중심인 상명하복형 검찰문화야말로 군사문화 또는 식민문화의 잔재라고 꼬집었다.지금의 검찰문화는 5,6공 시절 ‘하나회’처럼 국가나 국민보다는 소속 집단에 대한 폐쇄적인 충성심만 강요한다는 것이다.노 대통령이 강조한 ‘국민을 위한 검찰’이나 강 장관이 새 검찰상으로 제시한 ‘공익을 우선하는 검찰’의 밑바탕에는 이같은 인식이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강 장관 기용 이후 검찰 내부에서는 허탈과 체념,오기 등 만감이 교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노 대통령의 총장 임기 보장 약속에 기대어 총장 중심으로 똘똘 뭉치면 난국을 타개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고 한다.하지만 이러한 검찰 중심적인 접근방식은 더 큰 역풍만 불러올 뿐이다.한 소장 검사의 표현대로 검찰 스스로 ‘익숙한 것들과 결별’을 해야 한다.익숙한 것에는 과거 정권에서 효용성이 한껏 검증된 권력층 의중 헤아리기,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엘리트 의식 등 검찰이 지금까지 누려온 모든 특권이 포함된다.검찰이 전가의 보도처럼 내세우는 ‘자존심’도 특권 의식의 발로라 할 수 있다. 노 대통령은 검찰의 적폐를 열거하면서 “검찰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집권자로서는 상상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기득권을 포기한 것이다.근원적인 개혁과 변화를 주문받은 검찰보다 앞으로 5년동안 검찰을 활용하고픈 유혹을 참아내야 하는 노 대통령이 더 고통스러울 수 있다. 노 대통령이 고통을 감수하는 한 검찰의 개혁은 불가피하다.다만 타율이냐 자율이냐는 검찰의 몫이다. 우 득 정 djwootk@
  • ‘이라크 2차결의안’ 유엔 안보리 제출 여파 증시 급락·유가 급등… 세계경제 ‘요동’

    이라크 문제 처리를 위한 2차 결의안이 24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되자 세계 증시가 급락하고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등 전쟁 가능성에 대한 시장 불안감이 현실화돼 나타났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25일 전날보다 2.39%(204.46포인트) 떨어진 8360.49에 거래가 종료됐다.홍콩 항셍지수도 0.98%(91포인트) 하락한 9148.50을 기록했고 타이완 자취안지수 역시 3.36%(154.90포인트) 떨어져 4454.30으로 마감하는 등 아시아 대부분의 증시가 이날 급락했다.유럽증시 역시 24일 주요지수가 급락한 데 이어 25일에도 장 초반 하락세를 나타냈다. 뉴욕증시의 주요지수들은 24일 모두 2% 가까이 급락한 가운데 장을 마감했다.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99%(159.87포인트) 하락한 7858.24를 기록,7900선까지 무너졌다.나스닥종합지수 역시 1.98%(26.64포인트) 떨어진 1322.38로,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1.84%(15.59) 밀린 832.58로 마감했다.줄리어스 베어의 미국지역 주식거래 담당 수석 브레트 갈레거는 “중동지역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이같은 침체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유가도 불안감이 가중돼 25일 2년 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급등세를 보였다.이날 4월물 인도분 북해산 원유는 오전 한때 배럴당 33.72달러까지 치솟으며 지난 2000년 11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앞서 24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는 4월물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 지난 주말에 비해 배럴당 90센트(2.5%) 오른 36.48달러에 장을 마쳤으며 시간외 전자거래에서는 한때 배럴당 36.84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이는 1년 전에 비해 80%나 상승한 가격이다. 미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의 상품선물거래업체 E 스트리트 트레이딩의 크리스토퍼 버튼 선임 파트너는 “유가가 계속 오르고 있으며 폭탄이 날아다니기 전이라도 40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세계경제에 대한 미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의 전망도 밝지 않다.모건스탠리 스티븐 로치 수석연구원은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점을 감안해 2003년과 2004년 세계경제 성장 전망을 하향조정했다.”면서 “올해는 당초 예상했던 2.9%에서 2.5%로,내년은 4.0%에서 3.8%로 각각 낮췄다.”고 밝혔다.그는 “이라크의 원유 생산량 감소,베네수엘라 총파업 여파,재고 감소 등으로 현재 북해산 브렌트유 기준으로 배럴당 32.50달러 수준인 국제유가가 다음달 40달러 선까지 치솟을 수 있다.”며 4월이 돼도 소폭 하락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제임스 울펀슨 세계은행 총재도 24일 이라크 전쟁은 투자를 위축시켜 경제성장을 저해할 것이라며 전쟁 여파를 우려했다.또 “전쟁이 발발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기는 불가능하다.”면서 세계은행은 전쟁의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를 갖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자 아시아의 석유 의존 국가들은 유가 급등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월스트리트저널은 25일 세계 4위의 원유 수입국인 우리나라가 원유 수입 관세 인하를 계획하고 있으며 중국과 일본도 원유 비축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우리 정부는 다음 달부터 석유수입관세를 ℓ당 4원으로 50% 인하할 계획이며 중동산 두바이 원유 가격이 배럴당 33달러를 넘어서면 전략비축분을 방출할 예정이다.중국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8%나 늘어난 840만t의 원유를 지난달에 수입,비축 작업에 들어갔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무디스 ‘2단계 하향’ 안팎 ‘北核 뒤통수’ 맞은 신용등급

    11일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한꺼번에 두 단계나 낮춤으로써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무디스의 발표 직후 주가와 환율이 요동치는 등 국내 금융시장에는 불안심리가 그대로 반영됐다.특히 이번 무디스의 조치는 출범 보름여를 앞두고 있는 노무현(盧武鉉) 정부에 상당한 부담을 안기게 됐다. ●“뒤통수 맞은 기분” 재정경제부 당국자는 무디스의 발표 직후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고 말했다.지난달 말 방한했던 무디스 실사단이 한국 신용등급을 조정할 뜻이 없다고 밝혀온 상황에서 한꺼번에 두 단계나 하락했기 때문이다.재경부는 실사단의 의견이 미국 본사에서 제대로 수용되지 않은 결과로 보고 있다.하지만 토머스 번 국가신용등급 담당 부사장이 이달초 “북한과 미국의 갈등으로 한국은 앞으로 5년간 연간 1000억달러의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던 것을 감안하면 정부가 사태를 너무 안이하게 보았다는 지적도 있다. ●‘긍정적’→‘부정적’ 이번 무디스의 조치가 Aaa,A1,Baa3 등 21개로 세분화돼 있는신용등급 자체를 떨어뜨린 것은 아니다.통상 실제 등급조정 전후에 하는 ‘신용등급전망’(outlook)만 바꿨다.지난해 11월15일 등급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한 단계 올렸다가 불과 3개월만에 ‘안정적’을 건너뛰고 ‘부정적’(negative)으로 두 단계나 강등시켰다.등급전망이 의미를 갖는 것은 등급을 올리고 내리는 신호등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무디스는 지난해 3월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A3로 올리기 4개월 앞서 ‘긍정적’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이번에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북핵이 가장 큰 이유 무디스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 관련)행동 및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등급 하향조정의 이유로 들었다.최근 제기했던 여중생사망 관련 반미감정과 차기정부 경제정책의 불확실성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재경부 관계자는 “새 정부가 안보환경 악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면 외환위기 이후 보여왔던 성공적인 경제성과를 지속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대목은 다행스럽다.”고 말했다.그러나북핵 문제가 우리나라가 어떻게 해볼 여지가 별로 없는 ‘경제외적인 요인’이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 크다는 주장도 있다. ●경제부담 가중될 듯 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정으로 외국으로부터의 차입금리 상승 등 우리경제가 안아야 할 부담은 한층 높아지게 됐다.외국인 투자유치가 어려워지고 금융기관과 기업들의 해외자금 조달 금리가 높아져 기업활동이 위축될 가능성이 우려된다.무디스의 발표가 있은 뒤 홍콩과 싱가포르 시장에서 2008년 만기 10년물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가산금리(스프레드)는 7bp(0.07%) 올랐다.스프레드가 7bp 오르면 연간 1억달러 정도 금융비용이 더 든다.특히 기업들은 한반도 주변의 불안한 상황이 지속돼 신용등급 전망 하향이 이어질 경우 외화유출과 주가하락 등 금융시장 경색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기업들로서는 ‘현금 보유’에 나설 수밖에 없어 투자가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신용평가기관도 낮출까 무디스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피치 등 다른 신용평가기관은 한국 신용등급에 손댈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S&P는 이날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이며 북한 핵문제를 감안해도 적절하다.”고 밝혔다.피치도 한국의 신용등급을 당분간 현행 A로 유지하고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그러나 북핵 문제가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다면 이런 언급은 언제든 번복될 수 있는 상황이다.피치 관계자는 “북핵과 관련된 긴장이 심각한 수준까지 높아지면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에 대한 견해의 수정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유가 1달러 오르면 성장률 0.1%P 하락

    설상가상(雪上加霜).우리 경제의 현실이다.국제유가 30달러 시대에 접어들면서 거시지표가 위협받고 있다.여기다 무디스의 신용등급전망 하향조정의 여파로 11일 하루동안 환율은 급등하고 주가가 떨어지면서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경상수지 적자우려 1월에 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면서 간신히 적자를 면했던 무역수지는 고유가 시대를 맞아 적자로 반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LG경제연구원 오문석(吳文碩) 상무는 “무역수지는 적자로 돌아설 것이 확실시된다.”고 전망했다. 재정경제부가 예상한 소비자 물가는 3%,경상수지는 20억∼30억달러 흑자.배럴당 국제유가(두바이산) 22∼24달러를 근거로 한 전망이었기 때문에 30달러시대를 맞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유가는 연평균 27∼28달러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유가 시대의 경제흐름은 경상수지 악화→물가상승→수요급감→경기침체→경제성장률 둔화다.금융연구원 정한영(鄭漢永) 연구위원은 “유가가 1달러 오르면 성장률은 0.1%포인트 하락하게 된다.”며 성장률 둔화를 우려했다. 한국은행이 올 성장률을 5.7%에서 5.5%로 0.2%포인트 낮춰잡았지만 실제로는 0.4%포인트 이상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한은 관계자는 “유가 30달러 시대가 지속되면 우리 경제는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며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고에너지 산업의 재편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물가상승으로 인한 인플레도 우려된다.정부는 앞으로 성장과 물가라는 두마리 토끼를 좇을 게 아니라 선택과 집중을 해야하는 기로에 서 있다.오문석 상무는 “정부는 물가와 성장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면서 동시에 적절한 정책조합을 해나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안한 금융시장 “좋은 뉴스가 하나도 없다.” 금융시장의 반응이다.유가 상승이 환율에 영향을 미치기는 했지만 무디스의 신용등급전망 하향조정이 환율상승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무디스의 신용등급전망 하향조정 여파로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이 16.9원이나 급등했다. 이날 환율 1209.2원은 지난해 12월13일 1200원이후 2개월만에 최고치다.환율은 지난 5일 이후 잇따라 35원이나 올랐다. 그러나 무디스사 전망 변경의 핵심인 북한 핵문제가 해결될 경우 전망이 호전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이런 금융여건이 얼마나 오래갈지 관심사다.그때까지 금융여건이 살얼음판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박정현기자 hpark@
  • [씨줄날줄] 早出 短命

    세대교체와 파격인사가 온통 세간의 화두다.설왕설래를 모아 극단적으로 그림을 그려보면 우리는 57세 대통령에 40대 장관,30대 청와대 비서관을 갖게 될 모양이다.파워엘리트의 중심이동으로 386세대,40대 초반이 주류세력이 되는 바람에 60대이상은 물론이거니와 40대 중반 이후 50대까지 ‘낀세대’들의 푸념이 말이 아니다.이건 숫제 ‘세대교체’가 아니라 ‘세대 점프’가 아니냐는 것이다. 사실상 ‘낀세대’들은 국민의 기본권까지 반납하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해 국가발전을 추동해 왔다.이제 권한을 갖고 경륜을 펼쳐볼 시기에 추월선을 달려오는 복병을 만나게 된 것이다.이런 현상은 한참 요동치고 있는 정계나 관계뿐만 아니라 기업도 마찬가지다.부장 보직을 앞두고 있는 한 후배는 “회사에서 내 앞으로 5년 정도의 입사 기수가 뭉텅이째로 사라졌다.”고 말했다.인사적체에 밀려 순번만 기다리더니 부장 한 번도 못해보고 한두명씩 사라져 어느날 문득 보니 한 세대가 비더라는 것이다. 이런 ‘세대교체’,혹은 ‘세대 점프’는 인터넷 세대를중심으로 한 정치 개혁의 열망과 정보기술 발달 등 경제의 패러다임 전환이 원인이라고 하지만 가용 인력의 사장 등 문제점을 지적하는 소리도 높다.유권자의 12.9%에 이르렀던 50대 인구를 비롯해 40대 중·후반 등 이른바 ‘낀세대’ 들은 종래의 기성세대와는 다른 ‘똑똑한 중년’을 자처한다.교육도 받았고 6월항쟁 등 사회와 경제참여 경험도 많다고 생각한다.그러나 이것은 스스로의 생각일 뿐 사회 흐름은 이들을 우회해 갈 기세다.더구나 기대수명의 증가로 은퇴 후 20년을 더 살아야 하는 인구학적 상황하에서 조기 소외의 문제는 더 심각한 우려를 낳는다. 캐나다의 한 대학교수가 “젊은 나이에 일찍 출세하면 일찍 죽는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고 한다.비교적 젊은 나이에 성공한 사람들의 경우 조기성취 과정에서 받는 스트레스 때문에 오래 살지 못하는 것 같다는 설명이다.사회심리학적 연구결과이긴 하지만 역시 자연스럽고 조화로운 경력추구가 평화로운 인생을 만든다는 뜻으로 읽힌다.인생뿐만 아니라 사회도 자연스럽고 조화로운 변화가 건강한 국가를 만드는 것은 아닐까. 신연숙 논설위원 yshin@
  • [이경형 칼럼]선거구제와 ‘헤쳐 모여’

    권역별 비례대표제 효과적 정치개혁 기운 새롭게 분출 올해도 작년 대통령선거 과정에 못지않게 정치가 넘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내년 4월 제17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정당 개혁,선거제도 개혁 등으로 정치권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등장과 때를 같이하여 한국 정치의 큰 흐름이 대변혁의 궤도로 진입하고 있다.사회 전체의 움직임이 세대 교체의 물결을 타고 있는 가운데 ‘3김 정치’로 대변되는 지역할거주의 정치구도도 급격히 붕괴되고 있다.새로운 정치 구도는 영남·호남·충청권 등 지역 기반에 의해서가 아니라,민주노동당의 세력 확장 등 이념적 스펙트럼에 의해 형성될 수 있는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참여 민주주의 바람은 서서히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변화를 희구하는 바람은 필경 국회의원 충원 방식도 변경하도록 만들 것이다. 노 당선자는 ‘국민과의 TV 토론’에서 내년 총선후 대통령과 총리가 권력을 분담하는 프랑스식 분권형 대통령제(이원집정제) 운영 의사를 밝혔다.그러면서 정치의 지역구도를 극복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먼저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언급은 국회의원 선출 방식의 변경을 강력히 희망한 것으로 봐야 한다. 지역주의를 극복하려면 현행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바꾸거나,전국구 대신에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다.그러나 소선거구를 중·대선거구로 바꾸는 것은 현역 의원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어 매우 어렵다.또 중·대선거구제는 소선거구제에 비해 정치 신인들의 진출을 막는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도 않다. 이에 반해 현행 시·도의회 비례대표 의원 선출에 적용하고 있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는 상대적으로 반발이 적을 것이다.지역주의도 극복하면서 이념적으로 차별화된 정당의 원내 진출도 촉진하는 효과를 꾀할 수 있다. 대한매일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가 지난 15∼17일 선거구제 등에 관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1지역구 1인 선출의 소선거구제는 51.5%의 지지를 얻은 반면,2인 이상을 뽑는 중·대선거구제는 40.3%에 그쳤다.또현행 전국구 비례대표제(35.2%)보다는 ‘특정 정당의 특정 지역 의석 독식을 막는’ 권역별 비례대표제(62.4%)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처럼 현역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정치 생명을 좌우하는 선거구제를 기꺼이 바꾸기는 어렵다.그렇다고 온 세상이 새로운 물결로 넘실거리는데 현행 제도를 철밥통처럼 껴안고 있을 수는 없다. 이미 헌법재판소도 현행 ‘1인1표식’ 투표제로 전국구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결했다.그런 만큼 ‘1인2표제’로 각기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을 뽑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결국 소선구제와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채택하는 방향으로 갈 공산이 크다. 지역주의 구도를 깨기 위해서는 전국을 서울,인천·경기,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호남,충청,강원,제주 등으로 나눠 권역별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실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이 경우 현행 광역의회 비례대표제 의석 배분처럼 제1당이 아무리 득표를 많이 해도 3분의2이상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도록 하면제2,3당도 특정 지역에서 의석을 차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역주의를 효율적으로 극복하려면 권역별 비례대표제로 선출되는 의석수가 지금의 전국구 의석(46석)보다는 크게 늘어나야 의미가 있다.지방분권적 역사가 깊은 독일은 지역구와 권역별 비례대표 의석이 균등하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현재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한나라당도 기존 선거 제도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새롭게 분출되는 정치 개혁의 기운을 잘 읽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논설위원실장 khlee@
  • [길섶에서] 雪 原

    해발 1458미터 발왕산은 소문난 겨울산이다.11월 중순부터 눈이 내려 어느 산보다 일찍 설경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스키어들에게 발왕산은 또 다른 매력이 있다.환경파괴를 생각하면 마음 한 구석이 찔리지만 악천후와 깎아지른 예각의 슬로프는 도전 욕구를 자극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겨울의 발왕산 행은 차라리 고난이었다.기록적인 한파에 강풍까지 몰아쳤다.곤돌라는 혼신의 힘으로 매달려 있는 마지막 잎새인 듯 요동치더니 승객들을 부려놓고 돌아갔다.무거운 스키를 들고 서있는데도 몸이 날아간다.금세 고글이 얼어붙고 체온이 떨어진다. 자연의 심술 앞에 던져진 사람들.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문득 설원에 꿋꿋이 버티고 서 있는 주목(朱木) 한 그루가 시야에 들어온다.수백년 바람을 견뎌내선지 나무 밑둥이 유난히 굳건해 보였다.선택은 하나다.험로를 뚫고 미끄러져 내려가는 것.자연의 도전 앞에서 인간은 자연과 맞서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존재와 맞서게 되는 것임을 쭈뼛하게 느낀다. 신연숙 논설위원
  • 증권업계 헤쳐모이나/한화증권 상반기 합병 물밑협상

    증권업계의 지각변동이 드디어 시작되나.한화증권이 9일 상반기안에 모 전환증권사와 합병하겠다고 선언했다.금융당국도 칼자루(적기시정조치) 날을 세우며 증권사 옥죄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이대로’를 외치며 인수합병을 거부해오던 증권사들은 움찔하는 기색이다.하지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대형화만이 능사는 아니라며 금융당국과 묘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한화증권,“합병협상 진행중” 한화증권 안창희 신임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상반기중에 금융상품이 강한 회사와 합병할 계획이며 전환증권사 한 곳과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투신사에서 증권사로 간판을 바꾼 전환증권사는 대한투신·한국투신·현대투신·제일투신·동양오리온투신증권 등 5곳이다.이 가운데 대투·한투는 자본금이 수조원대여서 합병여유자금 1500억원대의 한화가 인수하기엔 너무 버겁다.현투는 미국계 금융그룹 푸르덴셜과 매각협상이 진행중이다.제투는 현투와의 합병이 유력하다.결국 동양투신증권이 협상 상대로 좁혀지고 있는 가운데 M증권사이름도 거론된다. ●대투·한투·현대,매물 줄이어 현대 금융3사도 매각협상이 한창 진행중이다.푸르덴셜은 현투와 현투운용을 인수한 뒤,제일투자증권과의 합병을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새 정부가 들어서면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투·한투도 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불가피하다.현대증권도 매물 출하가 예고돼 있다.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시장이 물밑에서 요동치고 있다.”면서 한화의 합병이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반겼다. ●금융당국,적기시정조치 강화로 증권사 압박 금감원은 증권사에 대한 적기시정조치 기준을 강화할 방침이다.이를 위해 모든 증권사를 상대로 현행 감독기준을 적용했을 때 고객예탁금을 100% 지불할 수 있는 지 시뮬레이션(모의실험) 작업을 시행중이다.관계자는 “큰 퇴출잣대(영업용 순자본비율 100∼150%)는 국제기준인 만큼 변경이 어렵지만 세부기준은 강화할 방침”이라면서 “개별 증권사의 성적표도 적극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수위는 그러나 “대형화가 꼭 경쟁력 제고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말해대형화를 외쳐온 금융당국을 머쓱하게 만들고 있다.금감원측은 “인수위의 공식견해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증권산업 구조조정의 방향이 바뀔 것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안미현기자 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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