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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저지, 막차로 PO합류

    뉴저지, 막차로 PO합류

    뉴저지 네츠가 21일 열린 미국프로농구(NBA)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막차로 플레이오프에 합류했다. 이로써 04∼05시즌 NBA는 플레이오프 16개팀을 확정짓고,24일부터 ‘지존’을 가리기 위한 열전에 돌입한다. 서부콘퍼런스에서는 NBA 전체 1위로 시즌을 마친 피닉스 선스(62승19패 승률 .765)의 돌풍이 이어질 지가 관심거리. 특급가드 스티브 내시(평균 15.5점 11.5어시스트)를 영입해 공격농구로 팀 컬러를 일신한 피닉스는 틴 리처드슨(14.9점)-숀 매리언(19.6점)-아마레 스타더마이어(25.9점) ‘삼각편대’를 앞세워 68년 창단 후 첫 우승을 노린다. 강력한 센터 중심의 포스트플레이가 강점인 샌안토니오 스퍼스(서부 2위)도 우승권 전력. 팀 던컨(20.6점 11.2리바운드)이 건재한 데다 마누 지노블리와 토니 파커도 빼어난 득점력을 갖췄다. ‘공룡’ 샤킬 오닐(마이애미 히트)의 트레이드로 올시즌 동부콘퍼런스는 요동을 쳤다. 마이애미는 ‘최강 원투펀치’ 오닐(22.9점 10.4리바운드)-드웨인 웨이드(24.1점)의 콤비플레이에 힘입어 선두를 질주했고, 강력한 챔프 후보로 부상했다. 초반 부진을 딛고 급피치를 올려 2위까지 오른 ‘디펜딩 챔프’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도 만만치 않다.‘명장’ 래리 브라운의 지휘 아래 천시 빌럽스-리차드 해밀턴 등 베스트5가 끈끈한 조직력을 뽐내고 있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 관문을 통과한 8개팀은 세미파이널과 파이널을 거쳐, 양대 콘퍼런스 챔피언끼리 챔피언결정전(이상 7판4선승제)에서 ‘지존’의 자리를 놓고 다투게 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차기교황 獨라칭거 유력”

    |파리 함혜리특파원|요한 바오로 2세의 뒤를 이을 인물이 누가 될지에 전세계가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 언론들은 독일의 요제프 라칭거(77) 추기경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았다. 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단 비밀회의(콘클라베)를 닷새 앞둔 13일 이탈리아 언론들은 보수파인 라칭거 추기경이 투표권을 가진 80세 이하의 추기경 115명 가운데 40∼50명의 지지를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비밀 투표에서 교황에 선출되기 위해서는 3분의 2 이상, 즉 77명 이상의 표를 얻어야 한다. ‘르 코리에르 델라 세라’는 “상당수 추기경들이 기본적인 가톨릭 교리를 엄격하게 수호하려는 라칭거 추기경의 강경 보수적 노선에 동조하고 있으며 40여명의 지지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좌파 성향의 ‘라 레퓌블리카’도 라칭거 추기경이 비밀투표에서 40∼50표를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신문은 일부 이탈리아 추기경들이 밀라노 대교구의 디오니지 테타만치(71) 대주교가 교황이 되는 것을 거부하며 라칭거를 지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한편 성인들의 생일로 복권당첨 번호를 예상해 온 유명 칼럼니스트 겸 수비(數) 역술인 파브리조 샤미르는 차기 교황이 남미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보도했다. 샤미르는 “지도 위에 황금 진자를 올려놓고 30분을 있었더니 진자가 남쪽으로 밀렸다.”며 “전문가로서 숫자와 직관은 남미라고 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샤미르의 ‘진자’는 지난 1978년 요한 바오로 2세가 로마 가톨릭교회의 제 264대 교황으로 선출되기 며칠 전 동유럽으로 요동을 치고, 팔레르모 복권 원판도 30에서 멈췄는데 그 숫자 역시 바르샤바 혹은 그 인근을 암시하는 숫자였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저명한 도박 전문업체 윌리엄 힐사(社)에 따르면 프란시스 아린제 추기경(나이지리아)이 9대 4로 가장 확률이 높았고, 테타만치 추기경이 7대 2, 오스카르 로드리게스 마라디아가 추기경(온두라스)은 6대 1, 라칭거 추기경 9대 1, 클라우디우 우메스 추기경(브라질) 10대 1 순으로 나타났다. 바티칸의 언론들은 오는 20∼21일쯤 성베드로 성당 굴뚝으로 새 교황 선출을 알리는 흰 연기가 피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lotus@seoul.co.kr
  • ‘모세의 기적’ 무창포에서 드라이브

    ‘모세의 기적’ 무창포에서 드라이브

    봄내음이 물씬 풍기는 충남 보령은 연인들을 위한 준비된 데이트 코스. 차를 타고 해변을 따라 달리면 봄꽃 사이로 펼쳐지는 푸른 바다와 섬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갈매기떼가 날아오르는 한적한 백사장과 봄철 별미인 주꾸미 요리는 드라이브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특히 무창포 해수욕장은 매월 보름과 그믐사리를 전후해 3∼4일씩 바닷물이 갈라지는 ‘모세의 기적’이 연출돼 황홀경에 빠지게 만든다. 바닷물이 갈라지는 순간 그속에 뛰어들어 사랑을 고백하면 기적처럼 사랑이 완성된다는 비밀을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사랑의 기적’이 숨어 있는 무창포, 그곳으로 드라이브를 떠나보자. ●연인을 위해 몸을 여는 신비한 바닷길 지난 8일 오전 8시 무창포해수욕장. 출렁거리는 파도소리와 함께 평온하던 바다가 좌우로 요동치며 서서히 몸을 열기 시작했다. 해변과 1.3㎞ 남짓 떨어진 석대도 사이의 바닷물 수심이 시간이 흐를수록 눈에 띄게 낮아지면서 폭 10∼20m의 ‘S’자형의 물길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4월들어 처음 열린 바닷길을 보기 위해 새벽같이 이 곳을 찾은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앞다퉈 바닷길로 뛰어들었다. 바닥은 부서진 조개껍질과 모래라 운동화를 신고도 건널 수 있다. 바닷길 사이로 조개와 소라, 낙지를 맨손으로 건져올리는 사람과 석대도로 오르는 사람들 사이에는 즐거움이 가득했다. 신비함을 간직한 이 곳은 연인들의 프로포즈 명소. 연인들 사이에 사랑을 이뤄준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20∼30대 연인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여자친구와 새벽같이 서울에서 이 곳에 온 김광일(31)씨는 “기억에 남을 만한 프로포즈를 하기 위해 이 곳을 찾았다.”면서 “우리 사랑도 모세의 기적처럼 완성되길 바란다.”고 활짝 웃었다. 무창포의 기적은 신비함만큼이나 짧다. 다른 곳과 달리 순식간에 열렸다 닫힌다. 이날도 물은 8시 22분에 열리기 시작해 2시간 20여분 지난 10시 47분에 닫혔다. 소나무가 아름다운 석대도까지 다녀올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지만 보름여를 기다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아쉬움은 적지 않다. 한국판 ‘모세의 기적’은 달의 인력이 만든 조석차 때문에 생긴 ‘해할 현상’으로 봄과 가을에 그 차는 가장 크다. 그러나 바닷물은 밤시간이나 새벽에 약간씩 열리는 현상을 제외하고 매달 보름(음력 15일)과 그믐(음력 1일)을 전후해 겨우 3∼4일 열리고, 열리는 시간도 고작 2∼3시간에 불과해 미리 바닷물이 열리는 시간을 맞춰야 한다. 시간은 무창포해수욕장 번영회 홈페이지(www.muchangpo.or.kr)나 전화(041-936-3561)로 확인하면 된다. ●꽃길 따라 멋진 드라이브 보령의 매력은 무엇보다 울창한 해송이 펼쳐진 해변 드라이브. 따스한 봄볕을 맞으며 멋진 해수욕장 주변을 달리면 데이트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우선 무창포해수욕장에서 대천해수욕장까지 607번 지방도로를 타고 달리면 바다를 품을 수 있다. 가는 길에 용두해수욕장 동백관과 남포방조제를 거치는 데 송림사이로 멀리 내다보이는 바다 풍광이 감탄을 자아내게한다. 특히 남포방조제 초입이나 죽도 관광지 입구 주차장에 잠시 차를 세우면 탁트인 바다를 볼 수 있다. 남포방조제로 연결된 죽도는 차로 들어갈 수 있는데 기암괴석과 울창한 해송이 볼 만하다. 저녁이라면 서해의 낙조를 보며 낭만을 느낄 수 있다. 대천해수욕장(933-7051)은 서해안 최대 해수욕장으로 동양에서 유일하게 패각분(조개껍질)으로 형성된 길이 3,5㎞, 폭 100m의 백사장이 일품이다. 조금만 올라가면 삶의 향기가 넘쳐나는 대천항에서 싱싱한 해산물과 각종 건어물을 구입할 수도 있다. 또 다른 드라이브 코스는 한적한 시골길인 보령호 주변. 보령팔경의 한 곳인 보령호는 지난 98년 성주산과 아미산 계곡 물이 흘러들어 서해로 가는 것을 막아 세운 호수다. 보령댐(939-1212)이 있는 보령호휴게소에 가면 푸릇푸릇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다. 보령호에서 40번 국도를 따라 보령시청 방향으로 달리면 석탄박물관이 나타난다. 국내 최초로 개관한 석탄박물관(934-1902)은 2500여점의 광물 표본류와 함께 실제와 같이 정교한 모의갱도를 체험할 수 있다. 어른 1000원. 이어 보령의 명산 성주산 휴양림(930-3529)과 성주사지(사적 307호)로 달리는 길은 상쾌하고 아름답다. 성주사지에는 국보 8호인 낭혜화상백월보광탑비와 보물 19호인 오층석탑 등 국보급 문화재가 있다. 이 밖에 청천저수지에서 오서산을 넘는 길은 차량이 거의 없어 한적한 드라이브를 만끽할 수 있다. ●입맛 돋우는 주꾸미 별미 일품 보령에는 값싸고 풍부한 먹을거리가 많다. 싱싱한 회를 비롯해 천북 굴구이, 꽃게탕, 간재미 회무침, 키조개 요리, 까나리 액젓 등 다양하다. 무엇보다 무창포에는 싱싱하고 구수한 주꾸미가 한창이다. 매년 이맘때 열리는 무창포 주꾸미 축제가 17일까지 열린다. 무창포 가요제와 품바공연도 볼거리다. 주꾸미는 낙지보다 몸집이 작고 다리가 짧은 팔완목 문어과. 주꾸미는 산란기를 앞둔 4월이 가장 맛있다. 모양은 볼품 없지만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날 것으로 먹거나 데쳐먹는 것이 고작이던 요리법도 전골·숯불구이·샤부샤부 등으로 개발돼 봄철 별미로 자리잡았다. 산지의 주꾸미는 머리라고 부르는 몸통에 알이 들어 있는데 통째로 입에 넣어 씹으면 마치 쌀밥을 넣어 먹는 듯한 느낌이다. 제철인 요즘 주꾸미 값은 1㎏(10∼15마리)에 위판장 낙찰값만도 1만 5000∼1만 8000원. 주꾸미축제 기간 중 행사장들을 찾으면 싱싱한 주꾸미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무창포어촌계(936-3510), 보령시청 관광과(930-3541), 보령시 관광안내소(932-2023). 글 사진 무창포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열린세상] 독도가 북핵을 만났을 때/김근식 경남대 정치학 교수

    한반도 정세가 심상치 않다.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북핵문제는 북한의 회담불참 선언과 미국의 회담복귀 요구가 평행선을 그은 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과는 독도 영유권 문제를 계기로 외교전쟁이 진행되면서 급속도로 관계가 악화하고 있다. 한국이 방위비분담금 축소 의사를 밝히자 주한미군은 한국인 근로자의 대량해고 방침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 발언은 한·미동맹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미국으로부터 불편한 의심을 받기도 했다. 이래저래 한반도 주변의 국제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한·일간 독도를 둘러싼 갈등은 최근 몇주 동안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이슈로 자리잡았다. 연일 수많은 시위 군중이 일본대사관 앞에 모여 일본대사 추방과 독도 사수를 외치며 데모하는 모습은 이제 익숙하기까지 하다. 일본총리 화형식과 함께 시위대가 손가락을 자르는 모습에서는 독도가 우리땅임을 확인하는 확고한 결의를 느낄 수 있다. 그런데 독도 관련 시위현장을 보면서 하나 흥미로운 것은 우리 사회의 좌우, 진보와 보수가 모두 동일한 목소리를 내면서 하나가 되어 결의를 다진다는 점이다. 대북정책을 포함하여 한·미관계와 주한미군, 이라크 파병 등 거의 대부분의 외교안보 이슈에서 진보와 보수는 이른바 남남갈등이라는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다. 똑같은 사안을 놓고도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의 접근법과 해법은 놀라울 정도로 상이했고 양극단을 달리곤 했다. 그런데 독도문제가 터져 나오자 우리나라의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 심지어 기성 세대와 젊은 세대 모두 똑같은 분노와 결의를 표출하는 것이다. 일본대사관 앞에 반핵반김 단체 회원과 한총련 및 통일연대 회원들이 같은 목소리로 일본 규탄을 하는 모습은 분명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나 독도문제에 관한 한 남남갈등이 무색할 정도로 한목소리를 냈지만 여전히 북핵문제에서는 진보와 보수가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진보진영은 미국의 대북 무시 정책과 협상의지 결여를 비판하면서 미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북한 요구에 귀 기울일 것을 요구하는 반면 보수진영은 북한의 핵카드가 협상용이 아니라 핵보유 자체를 목적으로 한다는 인식하에 북한의 강경노선이 사태를 악화시키므로 북한의 태도변화가 선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반적으로 독도 문제에서는 보수 진보의 구분 없이 일본을 비판하는 똑같은 입장을 보이지만 북핵문제에 대해서는 반미와 반북이 강조되면서 서로 다른 인식과 해법을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독도 문제만을 따로 떼어 이야기할 때는 소리 높여 반일을 외치던 보수진영이, 독도와 북핵문제가 섞여서 다뤄지면 일부이긴 하지만 딜레마에 빠져 내심 반일의 정도가 약해지곤 한다. 독도와 북핵 중 어느 것이 더 시급한 것이고 따라서 일본과 북한 중 어느 편이 더 적대적인가를 놓고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얼마 전 필자가 토론자로 참석한 북핵관련 세미나에서는 독도문제보다 북핵문제가 보다 사활적인 안보 이슈라면서 독도 문제를 이유로 북핵을 해결하기 위한 한·일공조가 약화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즉 보수진영의 입장에선 독도로 인해 북한을 압박하는 한·일공조가 흔들리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고민이 존재하는 것이다. 독도문제를 따로 고민하면 일본의 책임을 묻고 비판할 수 있지만 독도와 북핵문제가 같이 고민되면 일부 보수진영은 생각이 복잡해지는 것 같다. 북한에 대한 적개심과 분노가 더 큰 나머지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이 밉긴 하지만 그것이 자칫 북핵전선에서 한·일간 공조를 해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앞서기 때문이다. 특히나 독도문제를 놓고 남북공조의 필요성이 거론되는 상황은 더더욱 보수진영에 용납하기 힘든 것이 된다. 북한 때리기를 위해 한·일공조가 더 필요한 마당에 독도 때문에 남북공조로 일본규탄을 한다면 이는 우리 보수진영에 매우 난처한 지경이 될 것이다. 민족보다 반공이 더 중요했고 반공을 위해서라면 친일파 등용도 용인할 수밖에 없었던 광복 후 역사가 오버랩되면서 씁쓸한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김근식 경남대 정치학 교수
  • “만주 고대사는 쥬신족의 역사”

    지난해 한국을 들끓게 했던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해 ‘쥬신사’가 해법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 주장의 주인공은 동양대 김운회 교수. 그는 책으로도 출간돼 관심을 끌었던 ‘삼국지 바로 읽기’에 이어 ‘대쥬신을 찾아서’를 인터넷 매체 ‘프레시안’에 연재하기 시작했다. 동북공정은 만주에 대한 기억을 둘러싼 싸움이다. 이 싸움에 대한 기존 접근법은 크게 3가지가 있다. 고구려사지키기와 요동사적 관점, 변경사적 관점이 그것이다. 그러나 3가지 관점 모두 약점을 안고 있다. 고구려사 지키기는 우리 역사를 지킨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지만 과거를 현재의 정치적 필요성에 따라 재단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요동사 개념은 만주를 중국·한국과는 별개의 지역으로 상정, 차분하게 연구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열었지만 고구려·발해라는 역사적 실체마저 외면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변경사는 근대의 국가·국경·민족 개념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시각을 제공하긴 했지만 아직은 아이디어 차원일 뿐 전체적인 얼개는 없다. 김 교수의 ‘쥬신사’는 이런 시각을 모두 뛰어넘어 ‘쥬신족’의 역사를 내세우고 있다. 그가 제시하는 틀은 기존의 상식과 전혀 다르다. 중국이 제시하는 ‘중국VS주변국’이라는 중화주의 사관이 암묵적으로 통용되는 데 반해 김 교수는 이 틀 자체를 ‘몽골-만주-한반도-일본의 쥬신족VS중국의 한족’으로 바꾼다. 즉 만주의 역사는 바로 ‘몽골-만주-한반도-일본’에 걸쳐 있던 쥬신족의 역사라는 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지금 현재의 중국 땅에 있었다고 해서 모두 중국사가 될 수 없다는 논리다. 요나라, 금나라, 원나라, 청나라 모두는 중국사가 아니라 쥬신족의 역사다. 지금 현대의 중국은 용케도 청나라를 물려받는 바람에 그 영역이 커진 것일 뿐이다. 이런 김 교수의 접근법은 현재의 국가·국경·민족 개념을 절대화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동시에 역사적 실체를 모두 끌어안는다는 점에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김 교수 역시 지나친 민족주의적 편향성은 거부하고 있다. 단순히 한민족의 영광이 아니라 쥬신족의 분화를 차분하게 짚어보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몽골비사’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문헌, 풍속·민담·설화 등에 대한 문화인류학적인 접근, 인종 등에 대한 DNA분석 등을 끌어다 쓴다. 이를 통해 중국이 ‘서융(西戎)’,‘북적(北狄)’,‘동이(東夷)’라 불렀던 흉노·선비·말갈·예맥·숙신·여진·만주족의 뿌리는 결국 쥬신족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이들 명칭은 모두 해가 뜨는 나라라는 뜻으로 쥬신은 조선의 옛 발음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송선미의 필라테스] 스파인 스트레치 포워드 & 쏘

    [송선미의 필라테스] 스파인 스트레치 포워드 & 쏘

    필라테스 교육용 DVD타이틀을 선보이고 필라테스 전도사로 나선 배우 송선미씨가 주말매거진 We를 통해 다양한 필라테스 동작을 가르쳐드립니다. 1900년대초 독일의 조셉 필라테스가 개발한 정신수련법이자 근육운동인 필라테스는 요가와 기예, 스트레칭 등 다양한 기법이 접목돼 자세와 몸매 교정에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마돈나, 카메론 디아즈, 리브 타일러의 몸매 관리 비법으로 알려져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송선미씨와 함께 손쉽게 할 수 있는 필라테스 주요동작을 익혀보세요. 이번 동작은 ‘스파인 스트레치 포워드 & 쏘’ 로서 등 근육과 척추를 곧게 펴주는 동작입니다.5∼8회 반복하세요. ■ 협찬 FnC코오롱 헤드 □상체를 숙일 때 과도하게 가슴을 허벅지나 바닥에 붙이려고 애쓰면 엉덩이가 들릴 수 있다. 스트레칭 효과를 보려면 다리와 엉덩이가 매트에서 떨어지지 않게 고정시켜야 한다.
  • 서울공항 부근 땅 투기광풍

    서울공항 부근 땅 투기광풍

    서울공항에 바람이 거세다. 횅한 활주로에 간간이 보이는 군용 비행기들이 예상치못한 기상여건(?)때문에 이착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적정고도를 유지하지 못한 채 무리한 착륙을 시도하고 있는 조종사들의 고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인근 주민들의 소음공해 주장에 높은 고도에서 급히 활주로로 내려앉는 곡예비행을 계속하고 있다. 비행매뉴얼대로 낮은 고도를 유지했다간 곧바로 민원이 제기된다. 그러나 이마저 사치다. 아예 비행장 존폐문제가 도마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군은 악조건속에서도 줄곧 비행장의 존치필요성을 주장하고 있고, 관할자치단체를 포함한 주변세력은 공항을 애물단지로 취급하며 호시탐탐 밀어낼 궁리만 하고 있다. 특히 열린우리당 김한길 수도권발전대책특위 위원장이 당정협의를 거친 뒤 “수도권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면 서울공항이전을 검토해야 한다.”고 한 발언은 인근 부동산시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있다. ●전투기없는 최전방 군용비행장 서울시계 성남시 수정구 심곡동 일대에 자리잡고 있는 서울공항은 면적이 135만평에 이르는 국내 최전방 공항.1972년 조성돼 2년뒤인 1974년 여의도비행장이 옮겨왔다. 당시는 전투비행대대가 상주했지만 지난 90년대 수서비리 이후 인근지역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민원이 제기돼 전투기들이 모습을 감추었다. 서울공항의 수난은 이때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유사시 휴전선 최전방 비행장으로 전략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각종 군사물자 수송업무도 맡고 있다. 대통령 전용기를 포함해 외국 귀빈들이 심심치않게 서울공항을 이용하고 있고 이라크 파병 가족들의 애절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수난 시대 서울공항의 수난은 인근 지역에 수십년간 지속된 고도제한과 소음공해에 시달린 주민들의 저항으로 시작됐다. 주로 성남시 구시가지(수정·중원구) 주민들로 구성된 반대시위대는 서울공항을 위한 철저한 고도제한으로 30여년간 재산권행사에 제약을 받았다며 군의 입지에 타격을 주기 시작했다. 당시 군용항공기지법에 따르면 해발 73.04m 높이의 지역에서는 ‘지표면으로부터 12m’까지만 건축이 허용됐다. 이 때문에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포함한 성남구도심 건축물 대부분이 4∼5층을 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 99년 ‘성남지역 고도제한 해제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가 결성되면서 기존의 개별적 항의에서 벗어나 비로소 조직적인 모습을 갖추게 됐다. 범대위는 국방부에 질의서 발송, 거리 서명운동 및 범시민결의대회 개최 등을 통해 성남시 등 유관기관을 상대로 지속적인 활동을 벌여 왔다. 이러한 지속적인 시민운동의 결과로 개정안이 지난 2002년 2월 국회 국방위에 상정된 뒤 같은해 8월26일 국회를 통과했다. 덕분에 고도제한을 받던 도시계획구역의 경우 높이 12m에서 45m까지 건축이 가능해졌다. 당시 군은 고도제한 완화조치로 비행기 이착륙시 건축물들이 만일의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며 부당성을 주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소음공해에 따른 피해를 주장하기 시작했고, 현재까지 30여건에 달하는 소송이 제기돼 계류중에 있는 등 군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공항 떠나라.” 서울공항 이전논의는 고도제한 완화조치 이후부터 있었다. 지난 2000년 인천공항 개항을 1년 앞두고 서울공항 기능을 김포공항으로 이전한다는 방안이 추진됐으나 국방부가 펄쩍 뛰는 바람에 무산됐다. 이어 2003년 10월 29일 부동산 종합대책이 발표되자 당시 열린우리당 정세균 정책위의장이 서울공항을 택지로 개발하자고 고건 총리에게 제안했다. 골자는 서울공항을 강남 대체주거지로 개발해 주택공급을 늘리자는 것이었다. 이전이란 말이 나오자 관할자치단체인 성남시도 발빠르게 움직였다.2002년말 시(이대엽 현 시장)는 2억 1080여만원을 들여 공항이전을 염두에 둔 용역을 발주했다. 이듬해인 2003년 2월 ‘성남시 지역발전을 위한 서울공항활용에 관한 연구’란 제목의 용역최종보고서(460쪽 분량)가 제출됐고, 이를 토대로 시는 공항이전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용역보고서는 실제로는 공항 이전보다는 타목적으로의 활용에 무게를 뒀다. 어쨌든 시는 지난해 8월 ‘2020년 성남 도시기본계획안’을 마련하면서 공항이전을 전제로 성급히 서울공항 터를 업무·금융·유통 및 광역생활 중심단지로 바꾸어 버렸다. 땅값상승을 부채질한 셈이다. 이에 질세라 경기도도 지난해말 산하 경기개발연구원을 통해 서울공항을 신도시로 개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대도시권 성장관리방안’을 완성했다. 이들 말대로라면 서울공항은 이미 이전이 기정사실화된 셈이다. 여기다 지난 3월 11일 김한길의원의 ‘이전검토’ 발언은 충격으로까지 평가되고 있다. 성남시 수정구 심곡동, 신촌동, 고등동 등 공항주변 부동산중개업소들은 하루종일 문의전화로 북새통을 이뤘고 이후 김의원의 해명 뒤에도 투기세력의 요동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우리도 할 말 있다.” 군은 수년 동안 이전에 반대하며 나름대로의 존치필요성을 조목조목 정리해 나가고 있다. 첫째 유사시 최전방 비행장으로의 임무수행이다. 휴전선에서 가장 가깝다는 얘기다. 유사시 중부권과 중부이남에 배치된 전투기를 전진배치하고 지상화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항공지원은 물론, 공중통제임무도 맡게 된다. 서울이 불과 휴전선에서 40㎞밖에 떨어지지 않은 상황을 고려하면 서울공항의 존치가 절대적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둘째는 서울공항 이전에 따른 ‘도미노효과’에 대한 우려다. 서울공항이 이전하게 되면 똑같이 이전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수원기지도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된다는 의미다. 또 서울공항을 잃으면 수도권내에서는 비싼 땅값과 주민반대로 대체부지 마련이 불가능하다는 뜻도 담겨 있다. 여기다 군의 순수한 의도도 덧붙인다. 공군은 서울공항의 존치가 국토를 지켜낸다는 목적 외 아무것도 없다며, 막무가내식 이전요구가 군장병들의 사기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투기꾼들 세상… 그린벨트 한평 1000만원 이전논란속에 전국의 투기꾼들이 다 몰려들었다. 그린벨트 한평이 1000만원을 넘으니 쉽게 짐작이 간다. 이마저도 공항만 이전하면 ‘따따블’이라니 로또가 따로없다. 서울공항 인근 고등동과 심곡동 일대 그린벨트내 대지는 1년여전만 해도 부동산시장 침체속에서도 평당 400만∼500만원선을 유지해왔으나 최근 이전바람을 타고 평당가격이 최고 1500만원을 웃돌고 있다. 소위 비싸다는 분당 중심지역 상가용지와 맞먹을 정도다. 그나마 매물이 없다고 한다. 게다가 지금 사도 이전만 하면 대박이라는 소문이 퍼져 내로라하는 투기꾼들이 종일 기웃거린다. 잡초가 무성한 전답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평당 50만∼70만원을 유지했으나 이제는 100만원 이하로는 구경조차 힘들다. 특히 공항과 연결되는 23번 국도변 전답은 평당 400만원 이상 호가한다. 게다가 그린벨트 내 임야도 이제는 평당 40만∼50만원은 주어야 살 수 있다. 고등동 K중개업소 김모(44)씨는 “지난해 혹시하다 살 기회를 놓친 사람들이 예전가격으로 사겠다고 하지만 매물이 없다.”며 “당분간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서울공항 수난일지 ●1999년 8월:‘성남지역 고도제한 해제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결성 ●2000년 3월:인천공항 개항앞두고 서울공항 기능 김포공항 이전방안 대두 ●2002년 8월:고도제한 완화를 담은 ‘군용항공기지법의 개정안’ 국회통과 ●2003년 2월:성남시 서울공항 이전을 위한 ‘서울공항활용에 관한 연구’용역결과 토대로 이전요구 ●2003년 10월:열린우리당 정세균의원 서울공항 택지개발 제안 ●2004년 8월:공항이전을 전제로 한 ‘2020년 성남도시기본계획안’ 마련 ●2004년 12월:성남시 도시기본계획안 건교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제출 ●2004년 12월:경기도 서울공항 신도시 개발‘대도시권 성장관리안’ 확정 ●2005년 3월:열린우리당 김한길 수도권발전대책특위 위원장 서울공항 이전검토 발언 ■ 서울공항 활용 용역 결과는 “김포보다 여건 좋아 민항기 취항 바람직” 성남시가 의뢰한 ‘성남시 지역발전을 위한 서울공항활용에 관한 연구’는 민항기 취항이라는 서울공항의 새로운 활용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김두만 교수가 책임을 맡은 이 최종연구보고서는 서울공항이 주변도시에 경제적 사회적 기여도가 높은, 고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천혜의 자원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공항을 김포공항과 비교했을 때 지리적으로 수도권 동남부에 인접해 공항주변의 우세한 교통망을 이용, 공항접근이 용이하며 기상조건도 타 공항에 비해 유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서울공항에 민항기가 취항할 경우 영향을 줄 수 있는 인구수는 남한 총인구의 18%가량으로, 무역중심인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등을 포함한 수도권 위성 신도시의 경제수준이 타지역에 비해 매우 높아 항공교통의 이용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함께 역사적 도읍지로서 수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서울·경기지역의 경우 관광을 통한 항공수요를 유발할 수 있는 잠재요인이 충분하다. 게다가 서울외곽순환도로와 인근 전철 등 주변 교통망의 개통으로 공항접근이 용이한 것도 장점이다. 항공수요는 고속전철수요를 제외하더라도 오는 2010년에는 142만여명,2020년에는 251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입출항 절차와 항행안전시설, 활주로 등에 대해서도 민간항공기 운영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으며, 특히 민간항공기 취항시 소음영향분석 결과도 피해지역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향후 피해지역 확대를 우려해 시설물의 설치제한과 용도제한 등을 고려, 주변지역 토지이용의 효율적인 제한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서울공항에 활주로 길이 및 경제성 등 제반사항을 고려해 취항항공기는 50석급 터보프롭으로 제한했고 여객터미널의 규모도 상설화하고 있다. 민항기 취항으로 성남시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2010년 5611억원,2020년에는 1조원 가량으로 지역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하튼 연구보고서 어디에도 이전하라는 말이 없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씨줄날줄] 탄핵1주년/ 김경홍 논설위원

    역사에서 ‘만약 그때 그랬더라면’이라는 가정은 무의미한 것이다. 다만 뒷날 그때로부터 배움을 얻을 뿐이다. 1년 전 바로 이맘 때, 국민들은 나라가 뒤집힐 듯한 진동에 경악했다. 작년 3월11일 노무현 대통령은 불법대선자금 및 친인척 비리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했다. 회견에서 노 대통령은 한 기업인을 거론했고, 그 기업인은 그날 한강에 뛰어들고 말았다. 다음날 국회에서는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노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됐고 정치는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혼돈 속에서 요동쳤다. 탄핵안 가결을 선포하면서 박관용 국회의장은 두번씩이나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고 외쳤다. 최근 박 전 의장은 ‘다시 탄핵이 와도 나는 의사봉을 잡겠다.’라는 제목의 책을 내놓았다. 다시 탄핵이 올 리도 없고, 와서도 안될 가정이다. 역시 가정은 부질없지만 탄핵정국을 피할 수 있었을까를 따져봄으로써 교훈을 얻을 수는 있을 것이다. 당시는 총선을 앞두고 불법대선자금 수사와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 등으로 정치권은 온통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었고, 노 대통령은 “대통령 못해 먹겠다.”로부터 시작해 ‘불법대선자금 10분의1이 넘지 않는다.’ ‘재신임을 묻겠다.’는 발언으로 계속해서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었다. 누가 풀든 꼬인 매듭을 풀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었다. 탄핵정국의 와중에서 치러진 제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은 원내 과반을 획득했고, 야당의 탄핵 주역들은 쓸쓸히 정치의 전면에서 사라졌다. 국민들의 걱정처럼 나라는 망하지 않았고, 잠시 정지하기는 했지만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결국 대통령 탄핵은 가시적으로는 정치권의 판갈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 잊고 있었던 헌법질서와 법치주의,3권분립,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새로운 자각을 갖게 해주었다. 역설적으로 탄핵은 그동안의 혼돈과 논쟁들을 잠재우고 새로운 정치질서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또 일정부분 노 대통령이 실용주의로 방향을 트는 계기가 되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가 나쁘지 않다고 그 과정이 옳았다는 얘기는 아니다. 어떤 경우라도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지도자들이 나라를 걸고 승부를 하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된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월드 이슈] 태풍의 눈-中 반국가분열법

    중국의 타이완 독립에 대한 무력 저지를 정당화한 ‘반국가분열법’ 제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오는 14일 제 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 3차 전체회의 폐막일에 통과가 확실시된다. 중국 지도부는 반국가분열법 제정을 통해 타이완 독립에 대해선 무력 동원 등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관철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미국과 일본은 이 법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와 우려를 표시하며 법 제정의 재고를 촉구했다. 전후 60년을 맞아 새로운 냉전의 기운이 커가고 있는 동아시아에서 반국가분열법은 새로운 ‘뇌관’으로 등장했다. ■ 동아시아에 미칠 파장 중국의 반국가분열법은 채택도 되기 전부터 주변국가들의 반발과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타이완에 대한 무력 공격의 법적 기반을 제공하는 근거법이란 점에서 최악의 경우 전쟁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중국군이 타이완을 공격할 경우 미국, 일본의 개입 가능성도 있어 국제전으로 확대될 위험도 있다. 미국과 군사동맹을 맺고 있는 한국, 호주도 병참지원, 기지사용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전쟁에 끌려들어갈 수도 있다. 8일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경고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류 대변인은 “호주가 타이완을 둘러싼 분쟁에 휘말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 미국과의 동맹 내용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국제전’은 최악의 시나리오지만 관련국가들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만큼 개연성이 높다. 노무현 대통령이 8일 유사시 주한미군을 동북아지역에 투입하는 ‘전략적 유연성’에 거부 의사를 표시한 것도 이같은 우려를 반영한다. 미국과 일본은 전략적으로나 명분상 중국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타이완의 존속을 원한다. 타이완마저 중국 손에 들어갈 경우 아·태지역의 세력균형의 추가 중국쪽으로 기울 것으로 우려한다. 미국은 중국과 수교 직후인 지난 1979년 4월 타이완의 안보가 위협받을 경우 자위수단을 제공할 책임이 있다는 내용의 타이완 관계법을 제정, 타이완에 무기판매 등 사실상의 군사지원을 유지해오고 있다. 미·일 두 나라가 전쟁에 무력 개입을 않는다고 해도 경제제재 등 중국에 대한 강도높은 응징책을 채택할 가능성도 높다. 또 ‘세계의 공장’, 중국경제의 순항에 차질이 생기고 기우뚱댈 경우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파장은 불가피하다.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엔 경제적 태풍이 되어 밀어닥칠 수도 있다. 당사자 타이완의 반응은 격렬하다.8일 중국 전인대의 반국가분열법 심의가 시작되자 중국을 맹비난하며 강경대응책을 천명했다. 중국 의도와는 달리 독립의지를 꺾기는커녕 오히려 독립 열망에 불을 지피는 형국이다. 헌법조항에서 중국 대륙과의 연관성을 언급하는 내용을 삭제하자는 의견에서부터 반분열법에 대항하는 ‘반병탄법’ 제정 의견까지 다양하다. 타이완 정부는 화물전세기 운항 계획 연기 등 양안 개방정책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류즈젠(劉志堅) 타이완 국방부 대변인도 “중국의 비평화적인 수단이나 경솔한 조치에는 적절한 대응조치로 맞설 것”이라고 결연한 대응 의지를 표시했다. 타이완군은 중국의 공격이 시작될 경우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도시를 공격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당장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이 법이 미·중 및 중·일관계 악화 등 동북아지역의 긴장을 부추기고 중국 견제를 주장하는 중국위협론을 고조시키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요동치는 타이완 해협의 문제가 동북아평화를 집어삼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법안마련 경과와 中의 속셈 |베이징 오일만특파원|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4일 인민대회당에서 ‘타이완에 대한 4개항의 지침’을 제시했다. 이날 발표된 ▲‘하나의 중국’ 원칙 견지 ▲평화통일 노력 ▲독립·분열 활동 반대 등은 ‘반국가분열법안’의 예고탄이었다. 4일 후인 8일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 3차 전체회의에서 처음 공개된 이 법안은 타이완이 실질적으로 독립을 시도할 경우 즉각 전쟁에 돌입한다는 단호한 입장을 담고 있다. 수년 전부터 학자들 사이에서 시나리오로 논의돼 오다가 지난해 5월 천수이볜(陳水扁) 타이완 총통 취임 이후 법제화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완 독립 움직임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중국 지도부가 무력 저지라는 ‘마지노선’을 택한 것이다. ‘전쟁불사’의 배수진을 통해 천수이볜 총통의 개헌 움직임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일종의 선전포고다. 중·장기적으로 민진당 등 분리주의 세력의 고립과 친중국 세력으로의 정권교체를 겨냥했다. 초안은 입법 취지, 타이완 문제의 성격, 평화통일, 비평화적 방식 동원 등 4개 부분으로 구성됐다.▲타이완 독립세력에 의한 분열행위 ▲타이완 분열을 가져오는 중대사건 발생 ▲평화통일 조건의 완전한 소멸 시 국가주권과 영토 보전을 위해 비평화적 방식과 필요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그동안 중국이 제시해온 ‘평화통일, 일국양제’의 기본 방침과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의 ‘평화통일 8개항 원칙’이 망라돼 있어 향후 양안관계의 최종 나침반이 될 전망이다. 중국 언론들도 법안의 당위성에 초점을 맞춰 대대적인 선전을 시작했다.CCTV 등 방송들도 긴급 대담을 편성, 내부 공감대 형성에 노력하고 있다. 중국 군부의 지지선언도 잇따르고 있다. 인민해방군 전인대 대표들은 “타이완 독립 기도를 저지하고 외국의 중국내정 간섭을 방지하기 위한 방어용”이라고 주장했다. 총후근(군수)부 부부장 왕타이펑(王大風) 중장은 “타이완 분리주의자들의 독립기도와 외국세력의 간섭 때문에 군은 강군을 건설하고 전쟁 준비를 해야 한다.”며 반분열법 지지를 분명히했다. 미국과 일본 등 서방국가의 반대 목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중국 정법대학 법률연구센터 샤자쥔(夏家駿) 소장은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은 국제적 관례며 미국과 영국 등 모든 국가들도 분열을 반대하는 관련 법률이 있다.”고 일축했다. 법안에 ‘타이완 문제는 중국 내정으로 외국세력의 간섭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법안 통과가 중국 지도부의 주장처럼 ‘국가의 분열을 제지하기 위한 마지막 선택’인지 동아시아 냉전의 새로운 신호탄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oilman@seoul.co.kr ■ 美·日의 입장과 전략 |도쿄 이춘규특파원|미국과 일본은 ‘반국가분열법안’이 성립되어 타이완해협의 긴장이 높아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최선은 평화적 해결이다. 그러면서도 가상 적인 중국에 대한 포위망 구축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월 두나라 안전보장협의회에서 “타이완해협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아·태지역 안보의 공동목표로 설정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타이완 문제와 관련, 미·일의 정책은 ‘현상유지’다. 미국은 정부 고위관리나 의원 등이 반국가분열법안 처리 움직임을 “양안 관계의 긴장 완화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비판하면서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스콧 매클렐런 미 백악관 대변인은 중국 정부에 법안 통과의 ‘재고’를 촉구했을 정도다. 그러면서 타이완에 대해서도 중국을 더 이상 자극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독립을 겨냥한 주민투표나 신헌법 마련 움직임에도 냉정하게 반응하고 있다.‘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며 타이완 독립도 지지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미국은 중국에 의한 타이완 무력통일에 반대하고, 타이완에도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 ‘현상유지 정책’을 밝히고 있다. 이라크 부흥및 중동평화, 유럽과의 관계개선, 북한과 이란 핵문제 등 막중한 외교과제가 산적한 때 중·타이완 긴장은 피하겠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01년 4월엔 “타이완을 돕기 위해 필요한 어떤 일도 할 것”이라면서, 타이완해협에서의 군사개입도 “확실하게 하나의 선택수단”이라고 말해 중국을 ‘전략적 파트너’라고 불렀던 클린턴 전 대통령과 대비되는 친타이완 정책을 취했다. 부시 2기에 들어서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취임 직전 의회 증언에서 “중국은 상당히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다.”고 말하는 등 중국을 ‘전략적 경쟁상대’로 규정했던 부시정권의 본질이 다시 표면화되는 분위기다. 일본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노선을 따르고 있다. 아울러 중국의 군비증강 정책을 우려하면서 ‘중국위협론’을 부각시키겠다는 생각이다. 호소다 관방장관은 반분열법안에 대해 “양안관계에 영향이 있다고 염려는 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외무성 간부들도 “타이완해협의 긴장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긴장하고 있다. 일본은 타이완 독립 저지를 명분으로 한 중국의 무력행사를 법률적으로 용인하는 반분열법이 성립되면 “동아시아의 안정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강조하는 국제여론전을 펴고 있다. 즉, 타이완해협의 긴장 고조는 한반도 문제와 함께 일본과 미국은 물론 동남아시아 국가들에도 최대의 불안요인라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taein@seoul.co.kr
  • [매향리 투기 광풍] 중개업소 우정읍에만 300여곳 난립

    [매향리 투기 광풍] 중개업소 우정읍에만 300여곳 난립

    “누군데 여기서 두리번 거리우?땅 사려고 그러는 거면 딴 데 가서 알아보슈. 우리집은 안 팔아요.” 지난 4일 경기 화성시 우정읍 매향5리 쿠니 사격장과 이웃한 민가. 눈 앞에 펼쳐진 바다엔 50년 남짓 이어진 포격으로 3분의 1밖에 남지 않은 농섬이 보인다. 몇채 남지 않은 민가 옆으론 4층짜리 모텔과 새로운 건물을 지을 공사장이 어울리지 않는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마당에서 메주를 찧고 있던 홍귀남(72·여)씨는 “서울에서 왔느냐.”며 대뜸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홍씨는 “지난해부터 하루에도 서너명씩 찾아와 집 팔라고 졸라대는 통에 귀찮아 죽겠다.”면서 “벌써 우리집과 옆집 빼고는 다 외지 사람들 땅이 됐다.”고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 ●투기 붐에 땅값 4배까지 매향리에 땅을 사려는 외지인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은 2000년 5월 주민 6명이 다친 오폭사건 이후, 육상사격장에서 기총사격이 중지된 8월부터. 지난해 사격장 완전 폐쇄 및 이전, 평화공원 건립 계획 등이 간간이 언론을 타고 흘러 나오면서 부동산 투기는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홍씨네 집과 맞붙은 100여평의 공터는 지금 평당 100만원을 호가한다. 매향1리 주민이 밭을 일구던 이 땅은 5년 전 평당 30만원 정도에 팔렸다. 홍씨는 “원래 주인이 땅을 치고 후회한다더라.”면서 “지난해 밭을 갈아엎고 모텔을 지으려고 했는데 허가가 나지 않아 방치되고 있다.”고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매향2리 이장 이정원(45)씨는 “투기꾼들이 몰리면서 전망이 좋은 사격장 옆 바닷가는 2년 사이 3배 정도 땅값이 뛰었다.”면서 “3년 전 평당 10만∼20만원하던 것이 지금은 80만∼90만원까지 치솟은 곳도 있다.”고 전했다. 화옹방조제가 들어서는 매향3리와 매향·석천리에 걸쳐 있는 도로 주변의 땅값도 요동치고 있다. 투기꾼들은 우정읍에 있는 부동산을 통해 위탁거래를 하거나 직접 주민들을 만나 땅을 사들이고 있다. 마을 어귀에는 ‘공장부지·전원주택지 상담’ 등의 광고가 덕지덕지 붙어 있다. 우정읍 일대에만 300여개의 부동산 업소가 몰려들었다. ‘발리모텔’을 운영하는 신옥진(39)씨는 “지역사회이다 보니 실제 땅 소유자와 서울 손님들 사이에서 거래를 터주는 거간꾼이 많다.”면서 “대부분 바람잡이들이지만 이름만 대면 알 만큼 거래를 많이 주도하는 ‘큰손’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매물 나왔다 하면 보름도 못가” “저 폭격 소리만 끝나면 매향리는 대박날 겁니다.” 지난 3일 매향리에서는 여전히 ‘드르르르륵, 퍼버벅’하며 미군 폭격기가 기총(機銃)사격을 해댔다. 사격장의 철조망 안쪽에는 폭격기의 사격연습을 알리는 주황색 깃발이 펄럭이고 있었다. 지금도 월∼목요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하루 180여차례씩 사격이 계속된다. 그러나 ‘땅을 보러온 외지인’으로 행세한 기자에게 부동산업자들은 “땅좀 볼 줄 아는 사람들은 이미 수년전 사격장 폐쇄 소문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몰려 들었다.”면서 “개발할 만한 땅은 이미 다 팔려 나가 지금은 사실상 끝물”이라고 입을 모았다. 매물을 둘러 보는 동안에도 S부동산 주인 이모(54)씨의 휴대전화는 쉴새 없이 울렸다. 그는 “땅을 보러 오는 사람이 하루에도 서너명이 넘는다.”면서 “좋은 매물 하나 보여 주면 다음날 바로 돈다발 들고 찾아온다.”고 말했다. 그는 “4년 전 회사원인 아들의 월급을 모아 모두 땅에 투자했는데 평당 4만원에서 50만원까지 오른 곳도 있다.”면서 “사두면 돈이 되니 매물이 나왔다 하면 보름도 가지 않는다.”고 은근히 유혹했다. 이 지역은 2002년 토지거래허가지역으로 묶였다. 때문에 화성시민이 아닌 외지인이 대지 250㎡, 논·밭 등 농지 500㎡, 임야 1000㎡ 이상을 구입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씨는 “토지사용계획서를 내 근린생활시설 부지로 허가만 받으면 값이 배로 뛴다.”면서 “걱정할 것 하나도 없다.”고 안심시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갖가지 소문도 무성하다.“매향3리 바닷가에 호텔이 들어선다.”,“매립해 조선소를 짓는다.”,“해안선을 따라 새 도로가 착공된다.”는 등 진위를 알 수도 없는 소문들이 또 다른 투기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매향리 투기붐은 화성시뿐 아니라 이웃 도시의 부동산 경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을 정도다. 수원역 근처에서 D공인중개소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지난해부터 거래가 많아지면서 매향리까지 ‘원정 중개’를 한다.”면서 “곧 사격장이 없어지는 등 호재가 많은 곳이라 거리는 멀어도 중개료가 짭짤하다.”고 설명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주민들은 땅값이 오르는 것이 별로 반갑지 않은 눈치다. 전용농지를 빼고 개발할 만한 땅은 이미 대부분 외지인들에게 넘어갔기 때문이다. 자칫 난개발이 이어져 매향리가 갖는 상징성이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서려 있다. 매향1리 주민 김복련(64·여)씨는 “1967년에는 함께 굴을 따던 임신 8개월의 새댁이 잘못 떨어진 포탄에 맞아 바로 옆에서 죽는 것도 봤다.”면서 “그렇게 어렵게 지켜온 땅인데 개발이 된다고 한들 이미 원주민들은 그간의 고생에 지쳐 땅이고 뭐고 야금야금 다 빼앗겼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정원씨는 “날마다 계속되는 사격으로 어장도 망치고 당장 먹고 살 것이 없어 대부분의 주민은 땅 팔아 자식 공부시키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왔다.”면서 “17년 동안 힘들게 싸워왔는데 정작 사격장이 폐쇄되면 이득은 외지인들이 빼먹게 생겼으니 우리는 그들이 돈을 챙겨 가도록 재주부린 곰일 뿐”이라고 허탈해했다. 물론 치솟는 땅값에 대한 기대감도 교차한다. 매향2리에 사는 하헌향(68·여)씨는 “집 근처에 밭 600평이 있는데 2∼3년만 지나면 몇배로 오를 거라고 하더라.”면서 “그 고생을 하며 살았는데 비싸게만 준다면야 팔 생각도 있다.”고 털어놨다. ●8월 이후 구체적 계획 없어 그러나 정작 사격장 폐쇄 이후의 계획은 물론 폐쇄 자체도 아직은 불투명하다. 우정읍사무소 관계자는 “8월이 돼봐야 정말 폐쇄될지 알 수 있다.”면서 “북한 레이더에도 잡히지 않는 최고의 입지라는데 쉽게 이전하겠느냐며 지역 주민들도 속으론 반신반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격장이 이전한 이후 부지가 어떻게 사용될 것인지도 불투명하다. 매향리 미공군폭격장 철폐를 위한 주민대책위원회는 평화박물관과 생태공원 조성 등의 희망을 밝혔지만 화성시와 경기도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지난달 말에는 1968년 토지 강제수용으로 헐값에 땅을 넘긴 60여명이 땅을 돌려달라며 청와대와 국방부에 탄원서를 내고 환매청구권을 제기했다. 결과에 따라서는 개인들에게 땅이 매각될 가능성도 있다. 화성시청 지역개발사업단 엄태희씨는 “우선 미군에 공여된 관리권이 국방부로 넘겨져야 하고, 다음에 국방부가 국유지관리계획에 따라 부지 활용방안을 세우게 된다.”면서 “미군과의 협상도 끝나지 않은 상황이어서 남은 절차가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화성 유영규 이효용기자 whoami@seoul.co.kr
  • [매향리 투기 광풍] 매향리는

    [매향리 투기 광풍] 매향리는

    경기 화성시 우정읍의 매향리(梅香里)는 글자그대로 마을에 매화향기가 가득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이름과는 달리 반세기가 넘도록 화약 냄새만 요동을 쳐왔다. 마을 한복판의 땅 31만평과 바다 690만평 등 721만평 규모로 미군의 ‘쿠니(KOO-NI)사격장’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사격 연습이 시작된 것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1955년에는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미군 전용 폭격 연습장이 됐다. 이 때까지만 해도 매향리의 땅은 대부분 원주민들이 소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1968년 정부가 주민들에게 시가의 3분의 1에 필요한 땅을 강제수용해 미군에 사용권을 넘겼다. 매향리는 지형의 특성상 해상·육상 사격훈련이 동시에 가능하기 때문에 일본, 필리핀, 괌 등에 배치된 미군 전투기까지 몰려와 사격훈련을 해왔다. 주민 피해도 잇따랐다. 오폭과 불발탄 폭발 등으로 사망자가 12명, 중상·부상자는 15명이 넘는다. 또 하루 많게는 13시간씩 폭탄과 기총사격 훈련이 이루어져 인근 10개 마을 주민들이 소음피해에 시달려왔다. 1989년 이후 주민들이 탄원 등으로 피해를 호소했지만, 진상이 감춰져 오다 2000년 5월8일 실전용 MK-82폭탄 6발이 잘못 투하되는 바람에 주민 6명이 다치고 집들이 부서지면서 여론의 주목을 받게 됐다. 이후 주민들은 잇따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고, 지난 1월 서울중앙지법은 “주민 1863명에게 국가는 81억 5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해 4월 “쿠니사격장 관할권을 2005년 8월까지 미군으로부터 넘겨받아 완전 폐쇄키로 했다.”고 밝혔다. 화성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단테 처녀작 국내 번역 출판

    ‘신곡’의 저자 단테 알리기에리(1265∼1321)의 처녀작 ‘새로운 인생’(박우수 옮김, 민음사)이 국내에 번역돼 나왔다. 당초 원문을 번역했던 이는 영국의 화가이자 시인인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1828∼1882). 르네상스의 대표 시성(詩聖) 단테에 감화돼 자신의 이름마저 단테로 바꾼 주인공이다. 책은 단테 자신이 27세까지의 삶을 기록한 일종의 자서전이다. 단테의 영혼을 뒤흔들어 놓았던 운명의 여인 베아트리체가 주인공이라 할 만큼 청춘의 고뇌, 사랑에 대한 찬미로 충만해 있다. 기독교적 세계관에 바탕해 인간의 죄악과 구원 문제에 천착한 말년의 대작 ‘신곡’과는 판이한 향취의 ‘청년 단테’를 느낄 수 있는 초기작이다. 1부 ‘새로운 인생’은 책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제목처럼 단테는 사랑의 여인 베아트리체를 처음 만난 아홉살에 새로운 인생을 발견한다. 갓 아홉살이 된 베아트리체와 첫 대면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청년 단테는 온갖 가슴벅찬 수사로 전율한다.“심장의 은밀한 방 안에 기거하고 있던 생명의 기운이 너무나 심하게 요동치기 시작해서 가장 미세한 혈관까지도 더불어 떨리기 시작했다.” 철학의 깊이나 규모의 미(美)는 다소 떨어진다. 그러나 평생 작품의 동력이 됐던 여인에 대한 고민과 번뇌에는 전성기 대작들에 버금가는 감동과 의미가 담겼다. 베아트리체에게 띄운 소네트(14행 연가)들이 그의 회고와 함께 소개됐다.‘새로운 인생’에서 신성한 존재로 은유된 베아트리체는 ‘향연’에서는 세속적인 여인,‘신곡’에서는 단테를 천국으로 인도하는 안내자로 나오는 등 꾸준히 그의 작품에 등장한다. 단테를 더 깊이 보게 하는 덧글들이 알차다.2부에는 보카치오가 쓴 ‘단테의 생애’,‘새로운 인생’을 영역한 로세티의 생애가 실렸다.8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방위비 분담금 늘었다

    환율 변동에 따라 원화 기준의 방위비 분담금이 요동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방위비 분담금을 전액 원화 베이스로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환율 변동에 따라 지불금액의 차이가 크고 방위비 협상시 인상률을 정할 때 혼란이 생긴다는 판단에서다. 분담금을 달러와 원화를 섞어 지불하고 있지만 사용처가 대부분 원화 베이스라는 점을 논거로 내세운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한국측이 지불한 방위비 분담금은 환율 1달러당 1200원으로 계산해 원화 6601억원에 달러화 7230만달러였다. 이를 달러화로 적용해 환산하면 6억 2200만달러이고 원화로는 7469억원이다. 그러나 이를 현재 환율인 1달러당 1008원으로 적용하면 원화로는 7330억원인 반면 달러로는 7억 2700만달러를 지급한 셈이 된다. 달러당 1200원의 환율 때와 비교해 보면 1억달러 이상의 편차가 나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통계의 일관성을 위해 분담금을 달러화 기준으로 발표하지만 1억달러 이상 편차가 생기는 달러화를 기준으로 인상률을 정할 수 없다.”면서 “앞으로 원화 비율을 100% 올리는 방안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KSDC 참여정부2년 여론조사] 호남 지지자 44% 등 돌렸다

    2002년 대선에서 유권자의 48%의 지지를 받은 노무현 대통령은 현재 어느 정도의 지지를 받고 있을까.KSDC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29.2%다.‘지지하지 않는다.’는 37.7%, 중립적인 응답은 30.5%다. 2년 3개월 만에 노 대통령에 대한 지지계층이 20% 가까이 줄어든 이유는 새로운 지지층의 유입보다 이탈이 훤씬 많았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에게 투표했던 유권자 중 절반이 채 안되는 43.3%만이 여전히 노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어 지지자 2명 중 거의 1명꼴로 이탈했음을 보여 줬다. 노 대통령에 대한 ‘절대지지층’(21.0%)은 ‘절대반대층’(18.6%)보다 많은 것으로 파악됐지만, 노 대통령에 대해 지지를 철회하는 ‘이탈층’은 29.6%로 신규 ‘유입층’ 15.1%보다 두배 가까이 높았다. 이와 관련,KSDC측은 절대지지층과 절대반대층, 정치 무관심층(5%)을 제외한 중산층 55%의 민심이 정치현안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한국정치가 요동칠 수 있다고 풀이했다. 지역별로 볼 때 호남은 절대지지층이 37.0%로 절대반대층 8.0%를 5배 가까이 압도했다. 하지만 이탈층은 44.0%로 제주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로 높았다. 이는 ‘호남 소외론’이 대두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추론된다. 절대반대층 비율은 대구·경북(TK)이 28.1%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 충청권으로 25.0%에 이른다. 이념적 성향으로 볼 때 이탈층이 가장 많은 층은 중도층으로 35.5%이고 진보층 33.6%, 보수층 32.9%순으로 나타난다. 이에 따라 현재 정부·여당이 실용노선으로 전환해 중도성향의 이탈을 막는 효과를 창출할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리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달러 매각설’ 여파 환율 한때 1000원 붕괴

    ‘달러 매각설’ 여파 환율 한때 1000원 붕괴

    한국은행의 외환운용 다변화 소식이 전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하며 원·달러 환율이 장중 1000원대가 무너졌다. 그 여파로 주가도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이에 따라 정부는 22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김광림 재정경제부 차관 주재로 긴급 금융정책협의회를 열고 필요한 경우 즉각적으로 시장 개입에 나서기로 했다. 김 차관은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에 국내 외환시장이 앞질러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며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폭과 속도에서 합리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은은 ‘일부 언론에 보도된 미국 달러화 매각설은 사실과 다르다.’는 해명자료를 통해 원·달러 환율 급락 사태에 대한 진화에 나섰다. 이에 앞서 한은 주관으로 열린 경제동향 간담회에서 민간 및 국책연구기관들은 원·달러의 급격한 하락은 최근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경기회복 분위기를 저해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일 한은이 외환보유액 투자를 다변화해 미국 달러를 팔 것이라는 외신보도 등의 영향으로 장중 한때 999.00원으로 곤두박질쳐 1000원대가 맥없이 무너졌다. 이후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에 힘입어 전일보다 2.30원 하락한 1003.8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1000원대 붕괴는 1997년 11월17일 장중 985.00원을 기록한 이후 7년3개월만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달러의 매도세력이 우위에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하루였다.”며 “당국의 확실한 대책이 없다면 조만간 900원대 환율시대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래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환율 충격에서 벗어나진 못했으나, 전일보다 9.37포인트 떨어진 968.43으로 장을 끝내 폭락세를 막았다. 코스닥지수도 전일보다 4.55포인트 하락한 490.28로 마감했다. 채권시장에서 지표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는 연 4.21%로 전일보다 0.01%포인트 떨어졌다. 주병철 김경운기자 bcjoo@seoul.co.kr
  • [환율 900원대 시대 온다] 요동치는 국제 금융시장

    국제 금융시장의 요동을 부른 ‘외화자산 다변화 계획’과 관련, 한국은행이 즉각 해명에 나서 시장은 진정됐다. 그러나 각국 중앙은행들이 달러화를 팔려는 속셈이 아닌지에 대한 의구심은 완전히 떨구지 못했다.3년간 지속된 달러화 약세로 시장이 지나치게 민감해졌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한국은행 보고서가 전해진 22일 뉴욕과 도쿄 등의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가치는 유로화와 엔화에 비해 각각 1.4%,1.3%씩 떨어졌다. 올들어 조금씩 오르던 달러화의 상승 분위기가 하루 만에 꺾인 것이다. 그러나 23일 한국은행의 ‘한마디’로 시장 분위기는 반전됐다.“외화자산을 비(非)정부채로 다양화할 뿐 달러화를 팔 의도는 없다.”는 말에 달러화는 엔화 대비 0.7% 올라, 장중 달러당 104.75엔에 거래됐다. 도쿄 시장의 외환딜러 이바 다케시는 “어제는 모두 달러를 팔더니 오늘은 하나같이 사기만 한다.”고 시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아사카와 마사쓰구 일본 재무성 관리도 “일본은 외환보유고를 다양화하거나 유로화 비중을 늘릴 생각이 전혀 없다.”고 긴급 진화에 나섰다. 싱가포르의 외환거래 전략가 사브리나 제이콥스는 “한국은행의 해명이 달러화 가치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일부 거래자들은 달러화를 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번 파장이 ‘일과성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으나 일각에서는 미국의 재정·무역 ‘쌍둥이 적자’에 대한 우려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이다. 뉴욕의 통화전략가 로버트 린치는 “한국은행 보고서가 각국 중앙은행에 ‘자명종’ 역할을 했다.”며 “앞으로 몇년간 각국의 외화자산 보유고 문제는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한국은행의 외화자산 다변화 용의는 태국과 타이완·인도네시아의 발표에 이은 것으로 새로운 게 아니지만 달러화 약세로 외환보유고가 감소할 수 있다는 아시아 외환당국의 우려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전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儒林(290)-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儒林(290)-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이처럼 신분과 풍습을 초월하여 인간에 대한 휴머니즘으로 가득찬 이퇴계가 두향이가 한갓 미천한 기생의 신분이라 할지라도 그녀를 길가는 사람 보듯 하지 않았을 것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퇴계와 두향의 로맨스는 과장된 헛소문이 아니라 분명한 역사적 사실인 것이다. 그때였다. 짧은 상념에 잠겨 있는 동안 군청에 전화를 걸었던 선원이 내게 다가와 말하였다. “허가가 떨어졌습니다.” 그는 밝은 표정으로 웃으며 말하였다. “선생님을 모시고 두향의 무덤까지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선착장에는 비상용으로 작은 쾌속정 한 대가 구비되어 있었다. 배를 타기 전 나는 매점에서 간단하게 소주 한 병과 술을 따를 종이컵, 그리고 간단한 안줏감을 사 들었다. “제가 모시고 가겠습니다. 배에 올라타시지요.” 배에 올라타자 사내는 배가 요동치지 말라고 묶어둔 밧줄을 풀었다. 어느 정도 배가 선착장에서 벗어나기를 기다려 발동을 걸었다. 이내 투투타타― 하는 엔진소리가 터지기 시작하였다. 동시에 배가 출발하였다. 배는 빠른 속도로 사선을 따라서 호수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물의 수면을 떠올라 빠르게 전진하고 있었으므로 물보라가 일었다. 봄이었지만 호수 주위는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으므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었다. “두향의 무덤 앞에는 원래 커다란 바위가 있었습니다. 강선대라고 불리던 바위지요.” 강선대(降仙臺)라면 문자 그대로 선녀들이 내려와 노닐던 바위라는 뜻이 아닐 것인가. “수몰되기 전에는 어른이 수십명 앉아 놀 수 있을 만큼 넓고 큰 바위가 그대로 보였지요. 그러나 지금은 물에 잠겨 볼 수가 없습니다. 조금만 일찍 오셨더라면 겨울가뭄 때문에 수량이 많지 않아 바위가 드러나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잘은 모르지만 이퇴계 선생과 기생 두향이가 주로 이 강선대 위에서 거문고를 타고 노닐었다고 합니다.” 사내는 엔진소리를 이기기 위해서 소리를 높여 내게 말하였다. “따라서 두향의 무덤은 원래 강선대 바로 위에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충주댐으로 인공호수가 생기자 물에 잠길 것을 마을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 산 중턱으로 이장하였다고 하지요. 만약 이장하지 않았다면 수중무덤이 되었을 것입니다.” 나는 팔짱을 끼고 호수를 바라보았다. 한마디로 장관이었다. 어찌하여 나를 낳은 조국의 산야는 이처럼 금수강산인가. 누더기와 같은 역사와 넝마와 같은 혼란 속에서도 조국의 강산은 어찌하여 이토록 절세(絶世)인가. 순간 내 머릿속으로 이곳을 찾아 시를 짓고 그림을 그렸던 추사 김정희의 시가 한 수 떠올랐다. “명필의 붓처럼 천둥번개에 몰아치듯 뛰어난 운치, 그윽한 정, 먼 물가에 흩어졌구나. 천리 밖에 한 조각 돌 주워가지고 책상 위에 놓으면 이 봉우리는 언제고 푸르리.” 추사의 시는 정확하다. 이 절경의 모습은 천둥번개를 몰아치듯 뛰어난 운치로 창조주가 붓을 움직여 그린 신필(神筆)인 것이다.
  • [공직이 변해야 나라도 변한다] ⑧ 정통부 양청삼 사무관

    [공직이 변해야 나라도 변한다] ⑧ 정통부 양청삼 사무관

    지난해 10월1일, 정보통신부와 문화관광부간에는 몇해나 묵어있던 현안 하나가 시원스레 해결됐다. 두 부처가 게임정책과 관련, 모든 사안을 협의 아래 추진할 것을 합의한 것이다. 업무 영역이 겹치면서 양보없이 다퉈오던 ‘게임분야 밥그릇 싸움’이 해결된 것을 두고 언론은 부처간 첫 MOU(양해각서) 교환이라며 의미를 부여해 보도했다. 게임산업은 IT분야 중에서 부가가치가 상당히 높아 두 부처간의 주관 싸움은 해가 지날수록 더했었다. 사태 해결의 최일선에 섰던 정보통신부 양청삼(37·지식정보산업과 게임산업 담당) 사무관은 ‘실무진들의 도전과 신뢰 회복’ 결과물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지난해 8∼9월에만 해도 이를 놓고 10번 정도 만났지만 최종 문안을 놓고 ‘기’만 쓰다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곤 했다고 했다. 기술개발을 어느 부처 소관으로 할 것인가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두 부처 실무진에서 해결책을 도출해 보세요.” 이런 와중에 양 사무관 등 실무진에게 ‘전권 위임’이란 지시가 떨어졌다. 그는 “90년대 말부터 5년간 두 부처간에 한치의 양보가 없었고,MOU 교환 직전에는 갈등이 최고조였다.”면서 “시급한 것은 실무자간의 신뢰 회복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모든 현안을 ‘국민과 기업의 관점’에서 보자는 공감대를 갖고 수없는 만남을 가졌다. 긴 여정의 마침표를 찍은 결과물이 마침내 도출됐다. 문화관광부가 ‘문화 콘텐츠’ 관련 분야에서, 정보통신부는 ‘디지털 콘텐츠 기술’ 관련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국·과장과 실무자로 구성된 정책협의회를 정기적으로 운영하기로 한 것. 향후 인사 교류도 해보자는 제안도 나왔다. 또 불법 복제 등 또다른 협력이 필요한 현안에도 공동 대처하고 홍보와 교육도 같이 하기로 했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란 지적도 나왔지만 결과는 모두 녹록하지 않은 것들이었다. 그는 임무를 받고서 “괜찮은 그림을 만들어 보자는 욕심과 오기가 발동했다.”며 5년 묵은 난제를 푼 곡절들을 소개했다. 그동안 공직은 조직의 능력을 떠나 ‘대응’에만 치중한 측면이 많았다며, 일하고 싶었기 때문에 내일같이 했다고 밝혔다. 이런 와중에서 두 부처의 게임기술 개발분야 중복에 대한 감사원의 지적도 사태 해결에 큰 원군이 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합의 도출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았다.“너무 많이 양보했다.”는 불만과 함께 이에 따른 강·온파가 갈리면서 부담으로 작용했다. 어떤 이는 “외부기관의 압력에 시늉만 낸 게 아니냐. 구체적인 사안에 가서는 또다시 갈등이 재현될 것”이란 냉소도 보였다. 실무진의 값진 합의 결과는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다. 두 부처는 오는 11월 경기도 일산에서 개최되는 ‘글로벌게임엑스포-지스타(Game Show & Trade,All-Round)’ 준비를 위한 국제게임전시회 조직위원회를 함께 출범시켰다. 두 부처는 5억원씩을 투자하기로 결정하는 등 이 행사를 세계 3대 게임 행사를 만들겠다는 각오도 새롭게 다지고 있다. 혁신담당관실에서 일하기도 한 양 사무관은 “기업이 제품을 만들기 전에 수없은 기획을 하듯 정책도 사전 기획이 꼭 필요하다.”면서 “젊은 공직자들의 조직 변화 몸부림은 어느 때보다 큰 요동을 치고 있다.”고 공직자들의 일에 대한 열정을 전했다. 밥그릇 싸움은 어느 정도 마무리됐지만 그에겐 남은 일이 많다. 업계 일각에서 이번 합의가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모든 행정 영역이 컨버전스(융합)란 과정을 겪고 있기에 정책도 부처간, 사업간의 파트너십이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생활고’ 보험해약 봇물

    ‘생활고’ 보험해약 봇물

    생활고(苦) 때문에 불이익을 감수하고 생명보험에 가입한 지 2년안에 보험을 해약하는 사람이 가입자의 절반 가까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우체국 등의 보험업 진출로 경영 위기를 맞고 있는 보험업계에 엎친 데 덮친 격이 아닐 수 없다. ●IMF이후 제2의 해약사태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4회계연도 상반기(2004년 4∼9월) 국내 21개 생명보험사의 ‘25회차 보험계약유지율’은 평균 56.4%에 그쳤다.25회차 보험계약유지율은 2002년 4∼9월 체결된 전체 계약중 2년이 지났는데도 유지되고 있는 계약 비율을 말한다. 따라서 100명 가운데 44명은 보험 가입 2년 이내에 해약 등으로 보험의 효력을 잃었다는 의미다. 보험해약자는 신규가입자 63만 2408명의 43.6%인 27만 5730명에 이른다. 이 기간에 우연치 않게 보험금을 받아 계약 효력이 없어진 예도 있지만 이는 극히 드물다는 게 보험업계의 지적이다. 지난해 ‘효력 상실해약’ 건수도 전년(599만건)보다 36.8% 증가한 819만건으로 집계됐다. 외환위기 직후의 무더기 해약 사태를 연상케 한다. 효력상실 해약 건수는 1996년 499만건에서 외환위기 직후인 98년에 949만건까지 폭증했다.2000년 이후 3년동안은 평균 500만건을 유지하다 2003년부터 다시 늘고 있다. 생보업계는 무더기 해약의 원인을 경기침체로 매월 내는 보험료에 부담을 느끼는 가입자들이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2002년의 경우 고객의 재무상태에 대한 분석이나 상품에 대한 충분한 설명없이 부탁 등으로 체결된 보험계약(불완전판매)이 많았던 점도 이유로 꼽혔다. ●보험사 경영난의 원인 보험의 무더기 해약사태는 생보사의 경영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대한·교보 등 8개 주요 생보사의 지난해 매출(수입보험료)은 43조 3023억원으로 전년보다 2.1% 감소했다. 당장의 매출 감소도 문제지만 앞으로 발생될 보험료 수입이 끊어지는 점이 더 큰 부담이다. 2001년부터 생보사의 효자 노릇을 하던 종신보험도 더 이상 ‘캐시카우(주요 현금수입원)’가 아니다. 신규 가입자가 예전처럼 크게 늘지 않고 있는 데다 올해까지 2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책임준비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종신보험은 초기 사업비용 비중이 높아 판매후 2년동안에는 책임준비금 부담이 적지만 3년째부터는 적립 부담이 부쩍 커진다. 은행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와 우체국·농협·새마을금고 등의 보험상품 판매도 생보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는 내부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보험개발원 이기영 보험연구소 실장은 “보험업계가 구조조정의 회오리에 휘말리면 금융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면서 “새 상품개발과 판매채널 다원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금 회수는 거의 불가능 보험에 가입한 지 2년도 되기 전에 해약하면 가입자도 불이익이 많다. 상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연금보험이나 보장성 보험 등은 원금 회수를 거의 포기해야 한다고 보면 된다. 환금성 보험도 원금의 절반 이상을 되찾기 힘들다. 이는 보험사들이 신규계약 확장 등을 위한 초기 사업비용을 2년 이내에 대부분 집행하기 때문에 해약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돌려줄 돈이 없도록 해놓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입자는 불가피할 경우 3년이 지난 뒤 해약을 해야 불이익을 줄일 수 있다. 보험소비자연맹은 해약이 불가피하더라도 확정금리형 고금리 보험이나 생계보장형 보험 가입자가 해약하면 손해라고 지적했다. 젊을 때 가입했거나 건강 상태가 나빠진 뒤 해약을 해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연맹 관계자는 “종신보험 등 확정금리형은 해약보다 대출이 유리하고, 암보험 등 생계보장형은 위급할 때 생계마저 위협받기 때문에 그대로 두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시리아 배후설… 레바논 ‘요동’

    라피크 하리리 레바논 전 총리가 14일(현지시간) 베이루트에서 강력한 폭탄 공격으로 사망함에 따라 그동안 내정 간여 시비를 불러왔던 시리아가 배후로 지목되는 등 레바논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특히 이번 암살로 오랜 내전 끝에 이룩한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공존이 깨지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리리 전 총리는 이날 승용차로 베이루트 해안을 달리던 중, 세인트조지 호텔 앞에서 폭탄 공격을 받고 경호원 등 13명과 함께 즉사했다. 차량 20대가 불타고 120여명이 다쳤으며 호텔 발코니가 날아갈 정도로 엄청난 위력이었다. ●스러진 전후 재건의 ‘희망’ 억만장자 기업인 출신인 하리리 전 총리는 2000년에 취임, 전후 재건을 진두지휘해오다 지난해 10월 사임한 뒤 시리아군의 철수를 요구하는 야당에 가세하면서 친시리아 성향인 에밀 라후드 대통령의 정적으로 부각됐다. 시리아는 1975년 레바논 내전이 발발하자 이듬해부터 군대를 파견, 현재 1만 5000명이 주둔하고 있다. 중동의 경제 요충인 레바논은 각 국에서 박해받은 기독교도와 수니파·시아파 무슬림, 드루즈파(과격 시아파) 등이 모여들어 종파간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내전이 시작되자 이스라엘과 시리아,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는 자신들의 분쟁을 해소하기 위해 레바논을 전장으로 삼았다. 하리리 전 총리는 15년을 끈 내전의 상처를 복구하고 경제적 번영을 가져다 줄 상징으로 부각됐기에 그의 희생은 곧 종파 분쟁의 조정자이자 국제사회에 레바논의 재건을 호소할 중심축이 사라졌음을 뜻한다. ●내전 재연 우려 레바논 보안군은 이날 오후 팔레스타인인 아흐메드 아부 아다스의 베이루트 집을 급습, 컴퓨터와 서류 등을 압수했다. 아다스는 암살을 저질렀다고 주장한 ‘레반트의 지지와 성전을 위한 단체’가 알자지라 방송에 보낸 비디오에 등장한 인물이다. 이 단체는 하리리 전 총리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앞잡이라며 “이 공격은 사우디 보안군에 살해당한 순교자들에 대한 복수”라고 밝혔다.UPI는 이 단체가 알카에다와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은 이번 공격에 350㎏의 폭약이 사용된 데다 하리리가 탑승한 차량의 기폭 감지장비를 무력화시켰다는 점에서 시리아의 정보기관 등을 배후로 지목하고 있다. 야당 지도자들은 레바논과 시리아가 책임져야 한다며 5월 총선 전 시리아군 철수와 내각 사퇴, 국제사회 조사 및 중재를 요구했다. 술레이만 프란지에 내무장관은 15일 “하리리 전 총리가 자살 차량폭탄으로 숨진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밝혔다. 또 오는 5월 레바논 총선은 예정대로 실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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