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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회생 주도한다 미다스의 손]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

    [기업회생 주도한다 미다스의 손]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

    외환은행은 ‘뜨거운 감자’다. 이 은행이 어디로 팔리느냐에 따라 한국 금융권의 판도가 또 한차례 요동칠 게 분명하다. 더구나 대주주가 외국계 사모펀드(PEF)인 론스타여서 매각 과정에서 ‘국부 유출’ 등의 논란이 뜨겁게 전개될 전망이다.소용돌이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외환은행 최고경영자(CEO)의 심정은 어떨까. 더구나 그 CEO가 한국문화에 생소할 뿐만 아니라 은행을 경영해본 경험도 없는 외국인이라면? “누구에게 언제 팔릴지 관심도 없고, 신경쓸 겨를도 없습니다. 최고 은행으로 거듭나는 데 매진할 뿐입니다.” 1일 투명유리로 된 행장실에서 만난 리처드 웨커(43) 외환은행장의 표정은 예상과 달리 무척 여유로웠다. 영국에서 기업설명회(IR)를 마치고 막 돌아온 터라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투자가들이 외환은행의 성장세를 보고 깜짝 놀라더라.”며 IR 성과를 소개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최근 외환은행과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한 축구선수 이영표와 영국에서 근사한 저녁식사를 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조직의 벽을 허물다 외환은행은 올 3·4분기까지 1조 1695억원이라는 창사 이래 최대의 순이익을 올렸다.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 비율도 처음으로 두 자릿수(12.10%)로 올라 섰다. 연체율도 지난해 1.78%에서 1.41%로 낮아졌다. 실적이 좋아진 것은 하이닉스처럼 과거 돈을 빌려줬던 부실기업들이 속속 살아났고, 카드 사업이 정상화된 데 기인한 측면이 크다. 그러나 웨커 행장의 역할도 간과할 수 없다. 지난 1월 부임한 이래 침체됐던 외환은행에 ‘신바람’을 불러 일으켰고, 직원들과의 잦은 스킨십을 통해 외국 CEO에 대한 우려감을 말끔히 씻어냈다. 웨커 행장은 “외환은행이 빛나는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나를 따뜻하게 맞아준 직원들의 노고와 고객들의 믿음 때문이었다.”면서 “나는 오직 직원들의 열정을 한 방향으로 모으는데만 열중했다.”고 말했다. 웨커 행장은 세계 최대 기업인 제너럴 일렉트릭(GE)에서 잔뼈가 굵었다.1984년에 입사해 2004년 2월 외환은행 부행장으로 오기 전까지 잭 웰치 전 회장과 제프리 이멜트 현 회장의 총애를 받으며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는 ‘벽이 없는 조직’이라는 GE의 기업문화를 외환은행에 많이 접목시켰다. 우선 임원실의 벽을 모두 유리로 바꿨다. 은행권 최초로 학력이나 학과, 나이, 어학성적 등의 제한을 철폐한 ‘열린 채용’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직원 평가도 기존의 하향평가에서 탈피, 상향평가와 동일 직급간 평가 등을 도입한 ‘360도 다면평가’로 바꿨다. 웨커 행장의 인사혁신은 시중은행 가운데 최고의 엘리트라고 자부하던 외환은행 직원들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그는 “대학 졸업장은 벽에 거는 장식품일 뿐”이라면서 “엘리트만이 좋은 일꾼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외국자본 거부감, 이해한다” 경영진으로 온 뒤 가장 힘들었던 때가 언제였느냐는 질문에 그는 “수석부행장으로 취임한 첫 날인 2004년 2월18일이 가장 힘들었고, 그 다음부터는 서서히 쉬워졌다.”며 웃었다. 그가 한국땅을 밟기 2시간 전 로버트 팰런 전 행장(현 이사회 의장)이 한국을 떠났고, 외환카드 노동조합은 구조조정에 반발,45일간 파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취임 의전도 받지 못한 채 부임 첫날부터 노조 및 실무자들과 머리를 맞댄 웨커 행장은 “그날의 경험이 은행 업무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서 독립한 외환은행은 한국 외환업무의 중심 은행이었다. 이런 은행이 외국자본에 넘어간 것에 대해서는 지금도 논란이 많다. 웨커 행장은 “록펠러 센터나 페블비치 골프장이 일본인에게 팔렸을 때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반일감정’이 일었다.”면서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는 외국자본에 반감을 갖는 한국인의 정서는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정서가 시장을 왜곡시켜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가 동북아금융 허브 등 개방정책을 적극 추진하는 만큼 투기자본에 대해서는 경계하되, 전략적 투자자들과는 공정한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론스타가 언제쯤 외환은행을 팔 것으로 예상하느냐고 묻자 “아직 구체적인 매각 일정이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언제 누구에게 팔리든 경쟁력 있는 은행이 되는 게 우리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4명의 자녀를 둔 그는 2명을 미국과 중국에서 입양했다. 아이들은 벌써 한국을 고향처럼 여기고 있고, 아내도 최근 한국인 단짝 친구를 사귀었다고 했다. 그는 서울역 등에 나가 노숙자들에게 밥을 퍼주곤 한다.‘밥퍼행사’라는 봉사활동의 일환이다. 이런 그의 모습이 자칫 외국자본의 토착화 전략의 일환으로 비춰질지 모르겠지만 열정이 넘치는 한국인을 좋아하고, 외환은행을 경쟁력 있는 은행으로 키우겠다는 다짐은 진실돼 보였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KCC프로농구] LG, 고공비행

    ‘송골매 군단’ LG가 선두 모비스를 상대로 4연승 및 안방 6연승을 내달리며 고공비행을 이어갔다. LG는 30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현주엽(13점 7어시스트)의 원숙한 게임 리딩과 47리바운드 20득점을 합작한 ‘용병듀오’ 드미트리우스 알렉산더-헥터 로메로의 화끈한 지원을 앞세워 5연승을 노리던 선두 모비스를 75-68로 따돌렸다. 개막 뒤 1승5패의 부진에 빠졌던 LG는 이후 8승1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동부와 함께 공동 3위로 뛰어올랐다. 특히 지난달 창원에서 열린 6경기를 모두 잡아내며 ‘안방불패’를 뽐냈다. 최근 가장 뜨거운 두 팀답게 1쿼터는 신중한 탐색전. 승부는 1쿼터 2분여를 남기고 모비스의 ‘야전사령관’ 양동근이 발목을 접질려 실려 나가면서 조금씩 요동쳤다.조타수를 잃은 모비스는 좀처럼 공격 루트를 뚫지 못했고, 앞선 2경기 연속 트리플더블을 기록했던 크리스 윌리엄스(20점)의 슛도 번번이 림을 외면했다. 반면 LG는 현주엽의 송곳패스를 김영만과 두 용병이 차곡차곡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3쿼터 5분여를 남기고 49-35까지 달아났다. 그러나 한 달 넘도록 선두를 지켰던 모비스였다. 특유의 ‘그물 수비’가 되살아나면서 4쿼터 중반 3분여 동안 LG의 공격을 무득점으로 틀어막았고, 벤저민 핸드로그텐(25점 11리바운드)의 슛이 거푸 림을 가르면서 종료 5분여를 남기고 59-63까지 추격한 것. 하지만 체육관을 가득 메운 5000여 홈팬의 성원을 등에 업은 LG의 뒷심이 조금 더 강했다. 알렉산더와 현주엽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중거리포를 가동해 3분여를 남기고 67-59까지 달아났으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터진 알렉산더의 3점포는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편 삼성은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국보센터’ 서장훈(19점)을 포함, 선발 5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데 힘입어 KCC를 91-84로 따돌리고 단독 2위를 지켰다.창원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후진타오 ‘상하이 결투’ 승리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반대를 꺾고 상하이(上海)시 당서기와 시장직을 자신의 측근으로 교체했다고 타이완 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후 주석의 핵심 측근인 류옌둥(劉延東·60·여) 중앙통일전선부장이 상하이시 당서기에 임명됐으며, 자오러지(趙樂際) 칭하이(靑海)성 당서기도 조만간 상하이 시장에 임명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내용은 지난 23일 본인들에게 통보됐다고 덧붙였다. 류옌둥은 칭화대 화학부를 졸업, 지난 1982년부터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서기·주석 등을 역임, 학력·정치 경력상 후 주석의 직속 후배이자 최고 심복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상하이는 장 전 주석의 핵심 측근인 천량위(陳良宇) 당서기와 한정(韓正) 시장이 장악한 ‘상하이방(上海幇)’의 근거지다. 그러나 후 주석의 ‘상하이 접수’ 보도의 신빙성을 둘러싸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난 27일 당중앙이 장칭리(張慶黎·54)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당부서기를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당 서기로 임명하면서 상하이시 당서기의 교체를 숨겼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후진타오-상하이방이 분점한 중국 권력구도가 요동치면서 치열한 권력투쟁기에 접어들었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홍콩 시사월간지 광각경(廣角鏡) 최신호는 후 주석이 2002년 11월 당총서기 선출 이후 권력장악을 위해 150여명의 공청단 출신 인사를 차관·부성장급 이상 고위직에 진출시켰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장쩌민의 심복으로 불렸던 쩡칭훙(曾慶紅) 국가부주석이 후 주석과 손을 잡고 상하이방의 ‘고사전략’에 협력하고 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oilman@seoul.co.kr
  • [KCC프로농구] 이세범 “이젠 당당한 주전”

    삼성의 9년차 가드 이세범(31·180㎝)은 아마추어 시절 제법 재간있는 선수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주특기’가 없는 탓에 8시즌 동안 평균 출전시간이 7분29초에 그칠 만큼 언제나 ‘후보’였다. 동양(현 오리온스)-현대(현 KCC)-SK를 거친 ‘저니맨’으로 시즌을 앞두고 2년차 이정석의 백업으로 삼성에 영입됐다. 하지만 이날 이세범(10점·3점슛 2개 6어시스트)은 당당한 주연이었다. 무릎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이정석 대신 선발로 나선 이세범은 37분52초 동안 코트에서 ‘야전사령관’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고, 승부처인 4쿼터에서는 팀내 최다인 7점을 쏟아부으며 승리에 공헌했다. 삼성이 25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원정경기에서 이세범의 원숙한 경기조율과 서장훈(22점 7리바운드)-네이트 존슨(31점 8리바운드)의 활발한 득점을 앞세워 KT&G에 86-77로 승리를 거뒀다. 삼성은 7승(5패)째를 거두며 단독 3위를 고수했다. 삼성은 존슨(196㎝)-올루미데 오예데지(201㎝·8점 9리바운드)-서장훈(207㎝) ‘트리플타워’의 제공권을 앞세워 근소한 리드를 줄곧 지켜나갔다. 하지만 KT&G도 홍사붕(11점·3점슛 3개)의 3점포와 단테 존스(24점 11리바운드)의 득점에 힘입어 추격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3쿼터가 끝날때 64-57, 삼성의 근소한 리드. 경기는 4쿼터 중반 요동치기 시작했다.KT&G가 4분여 동안 삼성을 무득점으로 틀어막고 은희석의 골밑 돌파와 주희정의 3점포를 엮어 연속 10득점,5분 20초를 남기고 69-68로 첫 역전에 성공한 것. 하지만 삼성의 저력은 무서웠다. 존슨의 페니트레이션으로 곧바로 재역전한 뒤, 이세범과 존슨의 3점포가 거푸 림을 가르며 3분여를 남기고 76-69로 다시 달아났다. KT&G는 파울작전 승부수를 띄웠지만,‘저니맨’ 이세범의 손 끝에 막혔다. 이세범은 파울로 얻은 자유투 4개를 모두 림안에 꽂아넣어 종료 58초를 남기고 82-72까지 달아나며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안양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저희 결혼해요] 신랑 신홍석·신부 이경미

    [저희 결혼해요] 신랑 신홍석·신부 이경미

    20대의 마지막 겨울이던 2003년 초 찬바람을 뒤로한 채 낯선 도시로 향했다. 유한킴벌리 서울본사에서 대전공장으로 발령받았기 때문이다. 공장 인근 월세방은 보일로 소리만 요란할 뿐 군대 동계훈련처럼 추웠다. 외로움은 뼈에 사무쳤다. 여성인류학자 헬렌 피셔가 저서 ‘왜 우리는 사랑에 빠지는가’에서 낯선 타향에서 지극한 외로움을 느낄 때가 사랑의 타이밍이라고 예견했던 탓일까. 어머니께서 아들에게 이메일로 ‘고진감래(苦盡甘來)’라 말했기 때문일까. 대전시내 커피숍인 ‘이종환의 쉘부르’에서 얌전하고 선한 한 여성을 그렇게 만났다. 처음에 ‘모성본능을 자극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월셋방이 너무 추워 오피스텔로 이사가려는데 청소를 도와줄 사람은 ‘당신밖에 없다.’고 했다. 그녀는 알면서도 모르는 체 내 어리광을 받아주었다. 순풍에 돛을 단 듯 만남은 이어졌다. 주중에는 카이스트나 충남대 교정에서 멋진 데이트를 즐겼고, 주말에는 청남대 등지로 떠나 추억을 쌓아갔다. 1년6개월이란 시간이 흐르고, 다시 서울 본사로 자리를 옮겼다.‘몸이 떨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더니 우리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나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바빴고, 그녀는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느라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어느 날 헤어지자는 최후통첩이 날아들었다. 나는 깜깜한 새벽에 그녀에게 전화해 “결혼해달라.”고 청혼했다. 요동치는 심장이 그녀를 놓치면 평생 후회할 것이라 속삭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해가 뜨자마자 대전으로 달려가 “앞으로 같이 착하고, 멋지게 살자.”고 애교를 떨었다. 대답은 늦었지만, 결말은 해피엔딩이었다. 어느 날 울먹이며 그녀가 전화를 걸어왔다.“오빠∼ 내 이름이 (합격자 명단에)있어.” 합격하지 않으면 결혼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시험에 몰두한 그녀는 마침내 공무원시험에 합격해 오는 12월 수도권으로 발령을 받는다. 그리고 그녀와 나는 오는 27일 혼인서약을 맹세한다. 그날을 생각하면 그녀가 합격을 알려온 그때처럼 목이 멘다. 그녀에게 청혼했던 그때처럼 요동치는 심장을 품고 말하고 싶다.“경미야, 고생했어. 오빠는 경미가 너무 자랑스럽다. 우리 행복하게 살자.”
  • 美中日 전자업계 ‘한국 협공’

    美中日 전자업계 ‘한국 협공’

    미국과 중국, 일본 등 3국을 중심으로 전자업체간에 대규모 합종연횡이 이뤄지면서 세계 전자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는 한국에 대응하기 위한 ‘연합전선’이 형성돼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이 적잖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반도체업체인 미국의 인텔과 D램의 강자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손잡고 삼성전자가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낸드플래시 메모리시장에 뛰어들기로 했다. 양사는 각각 12억달러를 투자해 벤처기업 ‘IM플래시테크놀러지’를 설립하고, 향후 3년간 각각 14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인텔+마이크론’ 조합의 시장 파괴력이 상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향후 플래시메모리 시장이 ‘1강(삼성전자) 3중(도시바, 하이닉스, 인텔-마이크론)’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예상했다. 대우증권측은 “인텔의 공정기술과 마이크론의 메모리 기술이 결합되면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가 될 것”이라며 “이 회사의 생산규모가 2008년 낸드플래시 예상 수요의 25%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도 LCD 기술 따라잡기에 나서고 있다. 스카이워스와 TCL, 콘카, 창흥 등 중국의 가전 4개사는 공동으로 LCD패널 공장을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투자 규모는 100억∼200억위안(12억 500만∼25억달러) 수준. 이에 따라 이들이 향후 LCD패널을 자체 생산하게 되면 현재 70% 이상을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등 국내 패널업체들과 AU옵트로닉스,CMO,CPT 등 타이완 업체들의 타격이 예상된다. ‘전자 신화’가 갈수록 무너지는 일본도 칼을 빼들었다. 도시바와 히타치, 마쓰시타,NEC 등 반도체 5개사는 차세대 반도체 공장을 공동으로 설립해 65나노 이하의 대규모 집적회로(시스템 LSI)를 제조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와 LCD 부문에서 가격과 기술 경쟁력이 월등하기 때문에 3국의 공동 투자가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면서도 “향후 다른 부문에서도 상호 협력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 한국기업에 대한 견제가 심화되고 있어 추이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후야오방 ‘조용한 복권’

    후야오방(胡耀邦) 전 당총서기의 복권을 둘러싸고 중국의 권력 내부가 요동치고 있다.중국 공산당이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 별관에서 후야오방 탄생 9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고 신화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지난 1989년 4월15일 후야오방의 사망 이후 지금까지 중국 당국은 그와 관련된 어떠한 행사 개최도 불허해왔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사실상 후야오방의 복권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중국 현대사의 비극으로 남아있는 톈안먼(天安門) 사태가 후야오방의 명예회복을 외치는 시위에서 촉발됐다는 점에서 사안은 복잡하다. 자칫 그의 복권이 지난 1월 사망한 자오쯔양(趙紫陽) 전당총서기의 복권이나 톈안먼사태의 역사적 재평가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개혁세력들의 전면적인 정치 민주화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실적 권력구도 속에서 후야오방의 복권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장쩌민(江澤民)·상하이방(上海幇)과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 후야오방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정치적 후견인이자 은사’였다.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의 대부로 통했던 후야오방은 후 주석을 공청단 서기로 추천하면서 권력의 중심으로 이끈 주인공이다. 후 주석이 톈안먼 뇌관을 안고 있는 후야오방의 복권을 강행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장쩌민 전주석과 상하이방은 톈안먼사태를 ‘동란’으로 규정한 당시 권력의 중추였다. 후야오방의 복권으로 가장 타격을 받는 세력이다. 결국 후야오방 복권 기념식은 예상보다 ‘조용하고 조촐하게’ 치러졌다. 후진타오와 상하이방 간에 정치적 타협의 산물인 것이다. 때문에 당초 18일 2000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로 열릴 예정이었던 후야오방의 기념식은 350명 규모의 심포지엄 형식으로 격하됐다. 장쩌민·상하이방은 후야오방의 전면적 복권에 제동을 걸면서 건재를 과시했고 후 주석 역시 ‘조용한 복권’을 통해 당내 개혁·민주화 세력의 지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중국 권력 특유의 ‘타협과 균형’의 정치가 후야오방의 복권에서도 적용됐다.oilman@seoul.co.kr
  • [아침을먹자] “뱃속 든든하니 환자간호 더 힘나요”

    아침도시락을 선물받은 ‘나이팅게일’의 미소는 아름다웠다. 서울신문과 ㈜CJ가 펼치는 건강캠페인 ‘아침을 먹자’가 보낸 아침도시락이 10일 오전 7시40분 서울 충정로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에 도착했다. 백설 햄스빌로 만든 베이컨 배추덮밥과 베이컨 말이, 김치가 한가득 담겨있었다. A 인공신장실 간호사 16명중 막내인 이진아(26)씨가 지난달 28일 “신장병 환자의 혈액을 투석해 주느라 아침 6시 30분에 출근, 배고픔에 시달리는 간호사들에게 아침밥을 보내달라.”며 서울신문사의 문을 두드렸다. 운동본부는 각막 등 장기기증과 함께 경제적으로 어려운 만기신부전증 환자들에게 무료로 투석을 해주고 있다.A 인공신장실에는 하루 82명이 방문,4시간씩 투석을 받는다. 마음 급한 환자들은 아침 4∼5시부터 병원을 찾는다. 간호사들은 출근하자마자 환자를 침대에 눕히고, 팔 두 군데를 소독한다. 그리고 굵은 바늘을 찔러 투석을 시작한다. 침대에 누워 잠든 환자 10∼16명을 2명의 간호사가 돌본다. 혈압이 떨어지면 구토와 어지러움, 손발저림을 호소하기에 수시로 혈압을 잰다. 이씨는 “몸이 불편한 터라 환자들이 가끔 짜증을 낸다.”고 말했다. 게다가 뱃속이 꼬르륵 소리로 요동쳐 아침이 정말 힘겹단다. 이날 ‘막내’가 준비한 깜짝 파티에 간호사들은 “우와∼. 푸짐하다. 혼자 다 어떻게 먹지.”라며 싱글벙글했다. 이들은 주먹밥처럼 생긴 베이컨 말이를 한입 먹더니 “생각보다 느끼하지 않다.”고 평했다. 베이컨 배추덮밥을 먹고는 “베이컨이 밥, 김치와 이렇게 잘 어울리는지 처음 알았다.”고 입을 모았다.5분 남짓 아침도시락을 먹으면서도 간호사들은 환자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간호사들은 장기기증의 의미를 한번더 강조했다.“땅속에 묻혀 사라질 것들을 꼭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 생명을 불어넣는 일입니다. 모두 기쁜 마음으로 동참해 주세요.” 이곳 간호사들은 모두 사후각막기증 서약서를 작성했으며, 일부는 장기기증에도 참여하고 있다. 아침도시락 신청은 서울신문 홈페이지(www.seoul.co.kr)와 이메일(breakfast@seoul.co.kr)로 할 수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KCC프로농구] 모비스 ‘돌풍의 핵’

    05∼06시즌 프로농구 초반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시즌 전 전자랜드·KTF와 함께 ‘3약(弱)’으로 분리됐던 모비스가 파죽의 4연승을 달리며 순위표 맨 윗자리를 점령한 것. 모비스는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은 팀연봉(10억 5300만원)과 샐러리캡 소진율(70.2%)이 말해 주듯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는 팀. 그동안 자유계약선수(FA)에 대한 과감한 베팅이나 대형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보강과는 거리가 멀었다. 고액연봉 스타도, 화려한 경력의 외국선수도 없는 모비스가 돌풍을 일으키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통산 178승(3위)을 일군 ‘명장’ 유재학 감독의 용병술이야 이미 예상된 바지만, 포인트가드 양동근(사진 왼쪽·24)과 파워포워드 크리스 윌리엄스(오른쪽·25)가 ‘따로 또같이’ 펼치는 바스켓쇼가 팬들의 기대를 120% 충족시키고 있는 것이다. 지난 시즌 평균 11.5점에 6.1어시스트를 올리며 신인왕을 거머쥔 양동근은 평균 14점에 6.2어시스트(8위)를 기록,‘2년차 징크스’란 말을 무색케 하고 있다. 아직 세기는 부족하지만 과감한 골밑돌파와 3점포, 대담한 송곳패스는 한층 위력을 더하고 있다. 특히 탄력 넘치는 윌리엄스에게 찔러주는 앨리웁패스와 둘이 함께 펼치는 대담한 컷인플레이는 상대의 허를 찌르기에 충분하다. 윌리엄스는 말그대로 ‘복덩이’.193㎝,98㎏로 용병치고는 왜소한 체격 탓에 터프하기로 소문한 국내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많았지만, 득점과 수비는 물론 패스 능력까지 갖춘 만능선수로 판명됐다. 평균 25.4점(6위)에 3.2스틸(1위), 6.8어시스트(4위),10리바운드(공동 8위)의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쳐 모비스의 ‘신형엔진’으로 자리잡았다.27일 KT&G전에선 단테 존스를 꽁꽁 묶어 연승행진을 점화하더니 30일 전자랜드전에선 시즌 첫 트리플더블로 4연승을 자축했다. 전신인 기아 시절 프로출범 이후 3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지만, 최근 두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문턱에서 고배를 마신 모비스가 ‘쌍두마차’ 양동근-윌리엄스의 힘으로 ‘명가 재건’에 성공할지 궁금하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경북 청송 주산지의 여백만점 가을

    경북 청송 주산지의 여백만점 가을

    가을의 신비로움을 찾아 경북 청송 주산지로 떠났다. 몇해 전,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보면서 ‘정말 한번은 꼭 가보리라.’마음 먹었던 곳. 물안개 피어오르는 환상적인 주산지의 모습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머릿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주왕산, 달기약수, 송소고택 등 다양한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간직한 청송은 숨겨진, 그래서 더 매력적인 곳이다. 그 가을의 신비 속으로 떠나 보자. 글 사진 청송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주왕산〕 가을 나들이에 단풍을 빼면 『앙꼬없는 찐빵』이다 이곳 청송에는 산세가 아름답기로 소문난 주왕산이 자리잡고 있다 해발 720m로 야트막한 주왕산은 우리나라에서 1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정도로 거대하고 웅장한 바위가 멋진 산이다 등산로를 잘 만들어 놓아 누구나 쉽게 갈 수 있다 등반 목적이 아니라면 정상을 향한 꿈은 접고 상의매표소에서 제1폭포를 거쳐 23폭포를 돌아오는 코스를 잡는 것이 좋다 아이들 걸음으로도 3시간 30분이면 넉넉하다. ●파란 하늘과 고즈넉한 고찰 매표소를 지나면 대전사 경내에 들어선다.‘마하 바라’불경을 읽는 단아한 목소리가 경내에 울려퍼진다. 고개를 들어 절 지붕을 쳐다보았다. 지붕 위에는 거대한 바위가 날카로운 얼굴로 내려다보고 있다. 주왕산의 ‘수문장’바위다. 당나라때 주왕이 이곳까지 도망을 와 깃발을 세웠다는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바위다. 여기서 제1폭포까지는 1.8㎞.30분을 오르면 제1폭포와 주왕굴로 갈라지는 갈림길이 나온다. 주왕굴은 전쟁에 패한 주왕이 은거했다는 동굴로 바위 협곡 틈에 생긴 천연굴이다. 제1폭포 주변은 주왕산 최고의 절경이다. 커다란 바위 밑으로 난 등산로에서 간신히 몸이 빠져 나오자 이내 또 다른 바위가 앞을 막아선다 ‘콸콸콸’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제1폭포에 이른 것이다. 가까이 갈수록 굉음으로 변한다.‘거대한 폭포인가보다.’하는 생각에 발걸음이 빨라진다. 그런데 막상 폭포에 도착하니 상상과는 전혀 달랐다.3∼4m 정도 높이의 자그마한 폭포가 아닌가. 하지만 주위를 거대한 바위들이 감싸고 있어 폭포 소리가 더욱 크게 들린다.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맑은 물에 빨간 단풍잎이 한가로이 떠다닌다. ●우리나라 제일의 바위산 거대한 괴물같은 바위가 부딪칠 듯 서로 힘을 겨루고 있고 그 사이로 길이 나있다. 떡시루를 닮았다는 시루봉, 청학과 백학이 노닐었다는 학소대, 촛대봉 등 저마다 전설을 간직한 바위들이 반가운 얼굴로 이방인을 맞아준다. 다음 폭포까지 기분좋은 산책길이 이어진다. 파스텔톤의 고운 단풍이 길 옆으로 펼쳐진다. 희귀종이라는 망개나무 잎사귀는 노랗게 물들었고, 서어나무 고로쇠나무도 예쁜 옷으로 갈아입었다. 1.2㎞ 정도 가면 제2폭포와 제3폭포 갈림길이 나온다. 제3폭포는 주왕산 폭포 중 가장 크다.20여m 높이의 이단 폭포로 바위산답게 폭포 앞에도 자갈 대신 큼직한 바위들이 깔려 있다. 제3폭포를 지나면 전기가 아직 들어오지 않는다는 오지마을인 내원동이다. 400년 전부터 사람들이 살기 시작한 마을로 6·25전쟁 직후 사람들이 모두 떠나고 지금은 9가구만 모여서 살고 있다. 그런데 이런 내원마을도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국립공원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어 생활폐수와 오수 등이 계곡을 오염시켜 결국 관리공단에서 철거를 결정해 진행중이란다. 담쟁이 넝쿨이 감싸고 있는 정겨운 내원분교도 이제 추억의 장으로 사라질 것 같아 안타깝다. 제 3폭포에서 내원마을까지는 왕복 1시간이면 충분하다. 〔주산지〕 주왕산 국립공원 끝자락에 위치한 주산지는 수면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저수지에서 자라고 있는 왕버들로 유명하다. 주산지의 느낌을 제대로 가슴에 담으려면 해가 뜨기 전에 가야한다. 어둠이 채 가시기 전인 새벽 6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주산지로 향했다. 맑고 신선한 공기에 정신이 번쩍 든다. 걷는 길은 평지나 다름없다. 주변에는 쭉쭉 뻗은 소나무가 늘어서 있고 이름모를 새들의 지저귐이 길손을 반긴다. ●신비로운 연못 참 특이한 저수지에 도착했다. 첫인상은 충격적이었다. 기이한 모습으로 물 위에 마른 가지를 드러내고 있는 나무들. 물 밖의 몸뚱이는 하늘을 향해 공허한 몸짓을 하고 있다. 그 뿌리를 물 속 깊이 박은 채 서서히 썩어가는 고통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 주산지 주변 산책로를 걸었다. 왼쪽 끝에 만들어진 전망대에 섰다. 수 백년 된 왕버들 나무가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넘어진 채 다른 나무에 기대어있다. 그 모습을 한참이나 내려다봤다. 아니 저런 나무에도 파란 잎이 돋아있다니…. 놀랍고 신기했다. 물 속에 뿌리를 몇 백년씩이나 박고 있어도 그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니. 자연의 위대함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갑자기 스산했던 주산지가 생명의 힘으로 요동치는 듯하다. 바람이 잦아들며 산 아래 저수지에서 뿌연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나무는 이내 물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며 주산지라는 그림을 완성한다. 맑은 새소리를 들어가며 주산지를 감상하는데 사람들이 몰려든다. ●주산지는 주왕산 국립공원 남서쪽 끝자락 위치한 주산지는 계곡 끝에 있는 인공 연못이다.1720년 조선 경종 때 마을 주민들이 주산계곡에 제방을 쌓아 만든 저수지다.300년이 넘게 계곡 아래 부동면 주민들의 농업 용수이자 식수였다. 주산지의 물은 벼와 청송 사과의 생명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주산지의 왕버드나무는 현재는 물기근을 겪고 있다. 수 백년이 된 왕버드나무도 많았지만 지금은 거의가 말라 죽고 20여 그루만이 남아 명맥을 잇고 있다.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으로 아름다움이 알려지며 유명세를 탔지만 영화 촬영용 세트장이 철거돼 좀 아쉽다. 주산지민박(054-873-4093)은 3만원선. 주말에는 반드시 전화예약을 해야한다. 〔송소고택〕 청송에서 아흔아홉칸짜리 고택으로 유명한 송소고택은 원래 조선 영조 때 만석꾼이었던 심처대의 7대손 송소 심호택 선생이 조상의 본거지인 덕천동으로 들어와서 1880년에 지은 집이다. 심씨 집안 후손과 직장 동료였던 박경진씨가 가옥 전체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송소고택에서는 할 일이 없다. 방에는 TV는 물론 컴퓨터, 에어컨도 없다. 더우면 부채질을 하고 툇마루에 누워 옛날 양반들처럼 책이나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고작이다. 숙박료는 좀 비싼 편.2인 기준 5만∼9만원이며,2인이상은 1만원씩 추가요금을 내야한다.(054)873-0234,www.songso.co.kr 이밖에 청송읍내에 주왕산온천관광호텔(054-874-7000), 주왕산 입구에 꿈의 궁전모텔(054-874-1611), 주왕산가든여관(054-874-0088) 등 숙박시설이 여럿 있다. 청송의 또 다른 명물은 달기약수이다. 입안을 ‘탁’쏘는 맛이 일품인 달기약수물은 설탕 맛을 뺀 사이다 같다. 우리나라에는 오색약수를 비롯해 많은 탄산약수가 있지만 그 중에서 최고로 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달기약수는 한 곳에서만 나는 것이 아니다. 크게 상·중·하탕, 세곳에서 난다. 달기약수에 끓이는 닭백숙도 유명하다. 일단 백숙 국물부터 다르다. 꼭 미숫가루를 탄 물처럼 연한 갈색이다. 소금으로 간을 한 후 떠 먹었다. 맛이 아주 담백하고 고소하다. 찹쌀과 녹두를 넣고 같이 끊여 통통한 곡식의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역시 청송을 대표하는 먹거리다. 달기약수터 하탕주변에 많은 백숙집이 늘어서 있다. 그 중에서도 약수식당(054-873-2167)이 유명하다. 약수백수(8000원). 토종닭, 오골계(1마리·3인분 3만원), 닭불고기(1만4000원). 부산식당(054-873-2078), 예천식당(054-873-2169) 등 근처에 있는 집들은 맛이나 가격이 비슷하다. 〔찾아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서안동IC를 빠져나온다. 바로 우회전해 34번 국도 영덕방향으로 달린다. 진보에서 31번 국도로 갈아타고 청송 방향으로 간다. 청송 읍내를 지나 914번 지방도로를 타고 주왕산 방향으로 가면된다. 상의매표소는 주방천 계곡, 내원동과 연결된다. 국립공원 입장료 3200원, 승용차 주차요금 1일 4000원. 주산지로 가려면 914번 도로 주왕산 국립공원 입구를 지나 영덕방향으로 6㎞ 정도 달린다. 주차장에서 주산지까지 걸어서 15분 정도 걸린다. 주산지는 국립공원에 속해 있지만 별도 입장료·주차료는 받지 않는다. 주왕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054)873-0014.
  • [조류독감 예보 발령 첫날] “2년전 악몽 또 오나” 속타는 농가

    [조류독감 예보 발령 첫날] “2년전 악몽 또 오나” 속타는 농가

    “조류독감이 오지도 않았는데, 이거 해도 너무 하는 것 아닙니까.” 충북 음성군 삼성면 청룡리에서 산란계 3만마리를 사육중인 박덕규(56)씨는 분통부터 터뜨렸다. 조류독감 공포가 엄습하면서 계란과 육계값이 떨어지고, 소비가 줄어드는 등 피해가 이어지자 농민들의 한숨소리가 깊어지고 있다. 박씨는 2003년 12월10일 국내에서 처음 발병된 조류독감 첫 신고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신고가 늦었을 뿐 이미 천안 등에서도 발병이 됐었다.”면서 “그런 데도 첫 발병지라며 엄청 욕을 먹어 조류독감이라는 말만 나와도 치가 떨린다.”고 말했다. ●계란값 40% 폭락 박씨는 당시 산란계 2만 6000마리를 길렀으나 조류독감으로 대부분 죽으면서 7000마리분만 보상받았다. 박씨는 “그 충격으로 1년을 쉬다 친환경 계란을 생산, 회사에 납품하는 방식으로 바꿨다.”면서 “그 때 망해 빚 4억 5000만원을 졌는데 지금은 더 늘었다.”고 조류독감 얘기는 꺼내지도 말라며 전화를 끊었다. 충남 천안 풍세면 용정리에서 닭 3만마리를 키우고 있는 배종옥(42)씨는 “일부 학자들이 조류독감이 확산되면 수백만명이 죽느니 사느니하면서 계란값이 폭락하고 있다.”고 말했다.2주 전 개당 110∼120원하던 도매가가 지금은 70∼74원 정도로 크게 떨어져 있다는 게 배씨의 얘기다. 아산시 배방면 북수리에서 육계 7만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강용식(51)씨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육계값은 현재 1㎏에 900∼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의 1500∼1700원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강씨는 “이 가격은 1300원대인 생산비도 안되는 것”이라며 “이 상황이 계속되면 값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속만 끓이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23년째 육계를 생산해온 전남 나주시 반남면 청송리 정종식(52)씨는 “매스컴에서 조류독감이 위험하다고 호들갑을 떨어 양계농가는 다 죽게 생겼다.”며 “소비마저 줄어 출하날짜를 넘기게 되고 사료값이 더 들어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주시 안강읍 육통리에서 산란계 9만여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권영택(53)씨는 “조류독감 소식에 소비가 위축되면서 양계가격이 이미 폭락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닭 가공업체도 죽을 맛 닭고기 전문업체인 ㈜하림은 하루평균 출하량(주문량)이 30% 정도 줄어들었다. 종전 하루 34만∼35만마리의 닭고기가 소비됐으나 최근 조류독감 공포가 확산되면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산지가격도 급격히 하락, 성수기인 7∼8월에 비해 50% 떨어졌고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0% 정도 하락했다. 하루 2만마리의 오리를 가공하는 국내 최대 오리가공업체 화인코리아(나주시 금천면)는 이달들어 조류독감이야기가 나오면서 총매출액이 20%가량 떨어졌다.2003년 조류독감 직격탄으로 부도처리된 뒤 기사회생한 이 회사는 또 다시 그때의 악몽을 떠올리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하림 김대식 홍보팀장은 “닭고기는 배추·무와 같은 생필품인 만큼 가격, 소비변화에 대단히 민감하다.”면서 “조류독감 우려속에 매일 가격과 출하량이 요동을 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조용하게 대응해달라 조류독감이 휩쓸었던 천안과 음성은 물론 국내 양계농가에서는 자치단체 등의 협조를 얻어 사육장 주변을 소독하고 출입자와 출입차량을 통제하며 조류독감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조류독감의 매개체로 알려진 철새들이 찾는 천수만과 형산강 등 도래지 주변 농가에서는 그물을 치거나 총을 쏴 철새를 내쫓는 등 예방활동을 더 철저히 펴고 있다. 강용식씨는 “이러다 양계농장 기반이 모두 무너질 판”이라며 “오지도 않은 조류독감에 너무 법석을 떠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쏟아냈다. 천안 이천열·나주 남기창 경주 김상화기자 sky@seoul.co.kr
  • 조선의 지식인들과 함께 문명의 연행길을 가다/김태준·이승수·김일환 지음

    싫든 좋든, 한반도와 이웃해 있는 중국은 역사적으로 한국과 숙명적 관계였다. 반도의 특성상 중국으로부터 선진 문물을 받아들였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문화를 꽃피웠다. 수많은 사람들이 중국을 왕래했는데, 그중 외교의 일환으로 중국에 건너간 중국 사행을 통칭하는 말이 바로 ‘연행’(燕行)이다. 연행은 ‘연경행’의 줄임말로, 연경은 원·명·청의 수도였던 베이징의 옛 이름이다. 연행길은 한 해에도 두 번 이상, 한번에 500여명이 오간 길이다. 치욕스러운 사대외교였다는 평가, 현실적인 교류였다는 평가가 엇갈리기도 하지만, 연행길을 나섰던 조선의 선비들은 수많은 연행록을 남겼고, 그 안엔 수많은 애환과 고뇌, 그리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감상이 가득하다. ‘조선의 지식인들과 함께 문명의 연행길을 가다’(김태준·이승수·김일환 지음, 푸른역사 펴냄)는 이들이 남긴 연행록을 바탕으로, 현재의 사학자들이 수차례에 걸친 현장 답사를 거쳐 연행로를 인문지리학적으로 재구성한 책이다. 연행사들이 지나간 길을 직접 밟으면서 보고 느낀 감상과 직접 찍은 현장 사진들, 역사적 기록을 버무려 완성했다. 석달 이상이 걸리는 연행길은 피곤함과 무료함 속에서도 갖은 애환이 교차되는 여정이었다. 대부분의 연행사들은 명나라가 ‘오랑캐’ 청에 의해 허무하게 무너진 후 곳곳에서 중화사상이 흔들리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가 하면, 압록강을 건너며 고구려때의 전성기를 그리워하기도 한다. 첩첩산중에 익숙한 연행사들에게 일망무제한 요동벌은 그 자체로 경이였고, 일부는 그 크기에 압도당해 세계관, 나아가 우주관의 변화를 경험했다고 기록했다. 일부 대담한 연행사들은 노정에서 벗어나 천산, 봉황산 등에 올라 절경을 즐기기도 했다. 오랜 여정에서 비롯된 에피소드도 많다. 오랫동안 여인을 가까이 할 수 없었던 연행사들은 그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길을 가다가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면 말로만 첩을 삼아 무료함을 달랬는데, 거기서 ‘구첩’(口妾)이란 말이 생겼다. 연암 박지원은 연행중 한 전당포 주인의 부탁에 거리 어디선가 보았던 ‘기상새설’(欺霜賽雪) 넉 자를 크게 써주었다가 낭패를 보기도 했다.‘서리를 속이고 눈과 다툴 만큼 희다.’는 뜻의 이 말은 국수집에나 거는 깃발이었던 것이다. 연행사들의 애환을 풍부하면서도 간명하게 그려낸 이는 1803년 베이징에 다녀온 이만수다. 그는 풍광의 장대함에서 느끼는 통쾌함, 재물을 밝히는 청나라에 대한 부끄러움, 선진문물에 대한 부러움 등 연행의 풍정을 9가지로 간추려 시로 표현했다. 몹시 피곤하고 정신적 부담감이 컸지만, 연행을 기대한 이들도 있었다. 박지원, 박제가, 임창협 등 실학자들이다. 이들에게 연행은 미지의 세계로 통하는 유일한 길 이었고, 견문과 안목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2만 45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차이나 주식회사/테드 피시먼 지음

    차이나 주식회사/테드 피시먼 지음

    10년 전 미국으로 이민온 한 화교 여성. 그녀는 지방 의과대학의 연구원이다. 오랜 공부 끝에 이뤄낸 자리다. 그런데 그녀는 곧 중국으로 돌아간다.MRI 등 첨단 의료장비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개발 사업을 하기 위해서다. “지금 중국에선 놓치기 어려운 너무 중요한 기회가 있어요. 대학병원에서의 연구는 포기할 수 밖에 없지요. 나중에 후회하기 싫거든요.”라고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엔 주저함이란 없다. ●위안화 환율변동에 세계경제 요동 유나이티이트 항공의 한 중국인 스튜어디스가 자신의 아파트에서 ‘핸드백 파티’(자신이 구입한 물건들을 초청자들에게 판매하기 위한 칵테일 파티)를 열었다. 등롱(燈籠)과 비단 쿠션 등으로 장식된 거실엔 최신 루이뷔통과 프라다 핸드백, 노스 페이스 파카, 팀버랜드 가죽 재킷, 랠프 로렌 상의, 샤넬 핸드백이 쌓여 있다. 테이블에 롤렉스와 불가리, 카르티에 시계가 들어 있는 가방이 놓여 있다. 그녀가 초청자들에게 말한다.“둘러 보세요. 모두 ‘짝퉁’이라 싸요.”손님들은 20달러에 노스 페이스 제품을,35달러에 롤렉스 시계를 사서 아파트를 나선다. 성공한 화교의 귀국,‘짝퉁산업’의 인기는 오늘날 중국 경제의 빛과 그림자다. 중국이 자본주의 체제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이래, 그에 대한 갖가지 전망이 쏟아졌다. 행복감, 두려움, 감탄, 그리고 냉소가 뒤섞여 있다. 그러나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오늘날 거의 모든 국가들이 중국의 숨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 중국산 재화들이 시장에 넘쳐나면서 각국의 제조업체는 심한 두통을 앓고 있고, 위안화 환율 변동 뉴스에 세계 경제가 요동친다. 10여년간 연평균 9.5%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한 중국의 잠재력은 오늘날 세계에 어떤 의미가 있으며, 가까운 미래 우리 삶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 것인가? ‘차이나 주식회사’(테드 피시먼 지음, 정준희 옮김, 김영사 펴냄)는 한 사람의 소비자이자 근로자로서, 또한 한 국가의 시민이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자신의 삶과 세상이 중국으로 인해 어떻게 바뀔지 보여준다. ●자본향한 미래에만 집착하는 중국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상품거래소 트레이더로 활동해온 저자는 중국과 미국, 유럽의 공장, 시장, 거리, 상점, 마을 등을 직접 뛰어다니며 중국의 광적인 성장이 불러일으키는 메가톤급 파급효과를 폭넓게 취재했다. 저자가 우선 확인한 것은 중국의 어마어마한 실체. 지난 한해 동안 중국에서 2200억개의 문자메시지가 휴대전화를 통해 전송되었으며, 미국 기업들은 중국 지사들을 통해 평균 42%란 놀라운 투자수익을 올리고 있다. 중국 서부 및 중부 지방에는, 어떤 대우에도 감지덕지하며 달려올 인력이 2억 2000만명이나 된다. 반면 미국의 노동인력은 모두 합쳐도 1억 4000만명이다. 향후 15년 동안 3억명의 중국 농민들이 도시로 이주하게 될 것이며, 그로 인해 중국엔 ‘매달’ 미국 휴스턴에 맞먹는 도시 인프라가 구축될 것이다. 제너럴 모터스는 2025년 즈음이면 중국 자동차 시장의 규모가 미국 자동차 시장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지금 중국에서 모든 가치는 자본, 즉 돈이다. 아직 가장 영향력 있는 우상인 마오쩌둥 모형이 도심 상점 앞에서 손님들을 안내하고, 서태후 복장을 한 웨이트리스들이 음식을 나른다. 중국인들은 과거가 좋았든 나빴든, 혹은 이성이었든 광기였든, 실패를 던져버리고 ‘자본’을 향한 미래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무서운건 인력 인프라 두려운 것은 인력 인프라다. 중국은 미국, 유럽, 일본처럼 국민 전체에 평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이미 수천만 가구가 중산층에 도달한 만큼, 현재의 불평등한 교육제도로도 얼마든지 세계적인 수준의 관리자들, 기술자들, 그리고 과학자들을 대량 배출할 수 있다고 본다. 마오쩌둥이 부활한다든지, 북한이나 타이완으로 인해 전쟁에 휘말린다든지 등 희박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중국이 옛 체제로 되돌아갈 확률은 높지 않아 보인다. 저자가 보기에 중국은 이같은 최악의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지금으로선 시장이 그 답이다. 마오쩌둥 ‘사장’이 수프를 팔고, 서태후 ‘웨이트리스’가 음식을 서빙하는 것처럼 말이다.1만 99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백승종 정감록 산책] (39)민족적, 유교적 천문예언과 오윤부

    [백승종 정감록 산책] (39)민족적, 유교적 천문예언과 오윤부

    구한말 대표적인 애국계몽 운동가요, 항일운동가인 단재 신채호는 우리역사를 깊이 연구했다.‘조선 상고사’처럼 널리 알려진 연구서가 있는가 하면,‘꿈하늘(夢天)’ 같이 소설 형식을 취한 것도 있다.‘꿈하늘’은 일종의 팬터지 문학으로 항일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지은 것이다. 작가 신채호는 천상에 올라 ‘임’을 좌우에 모신 여러 영웅호걸을 만난다. 이순신과 세종대왕이 있고 철학자 화담 서경덕도 보인다. 도술의 달인 전우치도 함께 자리한다. 예상 밖인 것은 오윤부(伍允孚)라는 생소한 인물이다. 그는 성력(星曆)의 대가라 했다. 우선 성씨부터 낯선 오윤부. 좀 더 알고 보면 그는 ‘고려사’ 열전에 소개될 정도로 완전히 무명은 아니었다. 천문예언 전문가라고 했다. 섣부른 짐작과는 달리 고려시대에는 천문예언이 무척 중시됐다. 이름난 유학자 박상충의 전기에도 “성명(星命)에 밝아 사람들의 길흉을 점치면 많이 맞혔다.”는 대목이 나올 정도다. 중국에서는 13세기 이후 사주명리학이 예언이나 점의 핵심이었다. 고려는 경우가 달랐다. 풍수지리와 더불어 천문예언이 늘 예언의 중심축이었다. 인간 만사가 하늘의 해와 달과 별들, 그리고 산줄기를 타고 흐르는 땅의 기운과 직결된다는 믿음이 고려인들의 정서에 부합했기 때문일 것이다. 천문은 조선후기에 출현한 ‘정감록’에서도 큰 역할을 한다. 정조9년(1785) 정감록 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그랬다.“이른바 하늘이 낸 사람이라는 것은, 그 성씨가 김가이고, 이름은 자세히 모릅니다만, 금년에 군사를 일으킨다고 들었습니다. 유가는 정미년에 군사를 일으키고, 정가는 무신년에 군사를 일으켜, 세 집안사람들이 장차 백 년 동안 서로 싸웁니다. 그 증거로, 객성(客星)이 남방에서 이미 서울로 들어왔습니다.”(실록, 정조 9년3월1일 경술) 조선은 장차 3국으로 분할돼 오랜 세월 다투게 된다는 예언이다. 객성이 남쪽에서 출현해 서울 쪽으로 들어왔다는 천문현상이 증거로 제시됐다. 나라의 운명은 별이 결정한다는 민중의 믿음이 읽힌다. ●대대로 별점을 본 오윤부 고려 충렬왕 때 일관(日官)으로 활동한 오윤부야말로 별점의 대명사였다. 그의 본관은 황해도 배천(白川), 한 때 부흥(復興)으로 불리기도 한 곳이다. 일제시대의 성씨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엔 배천 오(伍)씨가 없다. 오윤부는 후손을 남기지 못했다는 이야기만 전해 내려온다. 그 조상은 대물림을 해가며 고려의 수도 개성에 살았다. 배천오씨들은 자자손손 별점을 보며 태사국(太史局)을 지켰다.(오윤부의 전기는 ‘고려사’, 권 122를 참조) 고려는 귀족사회였고, 모든 신분이 세습되었다. 심지어 군졸 노릇만 하는 집안, 아전과 서리를 배출하는 집안이 따로 정해져 있었다. 일관 오윤부 일가는 귀족은 아니었으나, 일반 농민이나 상인보다는 훨씬 지위가 높았다. 오윤부는 용모가 초라했고 말수가 적었다. 여간해서는 좀체 웃지도 않았다. 그는 첫눈에 호감을 살 만큼 붙임성 있고 구변 좋은 인물이 결코 아니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천문을 익혔다. 장성해서는 일관에 임용되어 여러 관직을 거친 뒤 판관후서사(判觀候署事)라는 고위직에 올랐다. 말년에는 천문도(天文圖)를 그려 왕에게 바쳤다. 후배 일관들이 그 천문도를 모범으로 삼았다니 그의 실력을 짐작할 만하다. 오윤부의 특기는 뭐니 뭐니 해도 별점이었다. 타고난 재주도 재주였지만 그는 무척 부지런했다. 밤을 새워가며 하늘을 수놓은 수 백 개의 별들을 샅샅이 살폈다. 날씨가 제아무리 춥거나 덥더라도 그는 늘 성실했다. 오윤부의 먼 후배 격인 조선시대 일관들은 5개 팀으로 나뉘어 하루 24시간 내내 하늘을 관측했다. 그들은 관측 대상을 23종으로 나눠 정상적인 현상과 비정상적인 것으로 구별했다. 해, 달, 흰무리, 지진, 혜성, 새별(新星) 그리고 28수로 요약되는 주요 별자리를 모두 점검했다. 일관들은 특히 새별과 흰무리 등의 모양, 정도, 자리, 바뀌는 모습을 낱낱이 기록해 ‘성변측후단자’라는 보고서를 작성했다.(‘서운관지’) 이 보고서에 천체 약도가 첨부돼 날마다 임금님에게 제출됐다. 조선시대 일관들이 남긴 일지는 당시로선 세계에서 가장 정밀한 천문 보고서였다. 그 일부가 아직도 남아 천문 강국의 역사를 입증한다. 고려시대의 일관들은 그와 비슷한 활동을 했고 그것이 ‘고려사’에 그대로 반영돼 있다. 특히 오윤부는 이상한 천문 현상을 해석하는 데 뛰어났다. 어떤 별이 천준(天樽)을 범하자 “이번에 올 중국사신은 술꾼이다.” 고 예언했다. 천(天)은 중국, 준(樽)은 술통을 뜻하기 때문이었다. 또 어떤 별이 여림(女林)을 범하자, 중국 사신이 와서 소녀들(童女)을 데려갈 것이라며 걱정했다.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 이런 식의 해석이 현대인의 눈엔 너무 단순해 보일 수 있다. 하늘이 꼭 중국이어야 될 이유가 없다.‘여림’을 두고 공녀(貢女)하라는 것으로 해석할 까닭도 없다. 그러나 그 때는 원나라의 횡포가 가장 큰 문제였다. 오윤부는 그런 현실을 감안해 모든 천문현상을 풀이했다. 그의 별점은 잘 들어맞았고 소문이 원나라 황제의 귀에까지 들렸다. ●원형 민족주의자 오윤부 고려 후기에는 원의 수시력과 같은 중국역법이 수입되기도 했다. 오윤부는 그 방면에도 상당한 전문가였다. 그는 달력을 고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고려의 제일(祭日)을 중국과 비교했다. 고려에서는 봄가을의 가운데 달인 음력 2월과 8월의 마지막 무일(遠戊日)에 제사를 지내고 있었으나, 중국에선 이미 오래 전부터 첫째 무일(近戊日)을 제삿날로 삼았음이 확인됐다. 오윤부는 조정에 건의해 중국의 예를 따르게 했다. 그러나 그가 항상 중국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여긴 것은 아니다. 근본적인 의미로 그는 고려인이었다. 충렬왕은 즉위 직후 선왕인 원종의 신위를 종묘에 모셨다. 새 위패를 선대왕들의 신위와 합설하기 위해 원종의 시책(諡冊 시호를 아뢸 때 쓴 글)을 올릴 차례가 되었다. 충렬왕후는 원나라 공주였는데, 왕비로서 그 행사에 참여하기로 돼 있었다. 마침 오윤부가 이 행사를 주관했다. 그는 난색을 표하며 공주의 참여를 가로막았다. 선대왕들의 신령이 계신 곳에 원나라 공주가 술잔을 올리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이었다. 사실 원나라는 과거 수십 년간 고려를 침략했기 때문에, 고려인들은 원을 미워했다. 오윤부는 이런 반원의식이 강했다. 원나라 공주는 종묘 제사에서 제외됐다. 많은 사람들은 그 소식을 듣고 통쾌해 했다. 알려진 대로 원종 이후로 고려에 대한 원나라의 간섭이 더욱 노골화됐다. 고려국왕은 대대로 원나라 황실의 사위가 되었다. 왕은 죽어서도 원나라 황제에 대한 충성심을 시호에 표기해 “충○왕”이 되었다. 고려왕실에 시집온 원나라 공주의 위세는 때로 왕권을 능가하는 경우가 있었고, 오윤부는 이 점을 못마땅해 했다. 그는 천문 현상을 빙자해 공주를 압박했다.“천문을 살펴 보니 괴이한 현상이 자주 나타납니다. 요즘은 심한 가뭄까지 닥쳤습니다. 청컨대 궁궐을 짓거나 고치는 공사를 중지하고 덕을 닦으십시오. 그래야 재변이 멈춥니다.” 원나라 공주는 오윤부의 제지를 받자 화가 나서 어쩔 줄 몰랐다. 원나라 공주에 대한 오윤부의 공격은 계속됐다. 공주는 고려에 시집온 뒤에도 여러 차례 본국을 오갔다. 그 때마다 막대한 비용이 국고에서 지출되었음은 물론이다. 그것도 감당하기 어려운 판인데 공주는 원나라로 여행을 떠날 때마다 자기가 없는 동안 궁궐을 대대적으로 수리하라고 지시했다. 언젠가 한 번은 재상들을 불러 모아 놓고 좋은 날을 택해 아예 새 궁궐을 지어 놓으라고 졸랐다. 다들 불평은 있었지만 드러내놓고 반대는 못했다. 이 때도 오윤부가 발 벗고 나섰다.“금년에 토목공사를 일으키면 임금님께 불리하므로, 신하인 저는 절대 택일을 못하겠습니다.” 원나라 공주는 분노에 치를 떨며 오윤부의 벼슬을 빼앗았다. 그래도 분이 안 풀려 매로 때리려 했으나 마침 그 장면을 목격한 어느 재상이 애써 말리는 바람에 매 맞는 것만은 간신히 피했다. 그 일로 분이 안 풀린 공주는 오윤부를 왕에게 고자질했다. 왕은 공주의 청을 어기지 못해 오윤부를 매질하게 했다. 그는 매를 맞으며 이렇게 변명하였다.“날을 가리는 것은 흉(凶)을 피하고 길(吉)을 맞으려는 것입니다. 신하를 협박하여 억지로 가리게 한다면 차라리 가리지 않는 것만 못합니다. 신은 설사 죽는 한이 있더라도 임금님의 뜻에 아첨할 수가 없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궁궐을 짓는 공사가 겨우 시작됐는데, 화성이 달을 삼키는 변이가 일어났다. 왕은 반승(飯僧 스님들에게 밥을 공양함)을 실시해 이 문제를 적당히 넘어가려고 했다. 반승은 사소한 재앙이 예측될 때마다 되풀이된 고식적인 해결책이었다. 오윤부는 동료인 문창유와 함께 왕에게 간언을 바쳤다. 화성이 달을 삼키는 일은 보통일이 아니다. 스님들에게 밥을 주고 부처님을 공양한다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이런 값싼 보시를 그만 둬야 한다. 진정한 길은 불필요한 토목공사를 중지하는 것이다. 사실 그 말이 맞는 말이었다. 왕은 반대여론을 의식해 궁궐 짓는 일을 그만뒀다. ‘고려사’에 실린 전기 기록을 검토해 보면 오윤부의 간언은 전문분야인 천문에 구애되지 않았다. 시사에도 깊숙이 개입했다. 한 번은 오윤부가 전법총랑(典法摠郞 법률의 집행을 담당) 박인주에게 전법사의 사무가 자꾸 지연되는 까닭을 물었다. 원나라 공주의 명령과 임금님의 명령이 한없이 쏟아져, 어찌할 방법이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왕과 공주는 각기 소송 사건에 비공식적으로 개입해 일처리를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었다. 오윤부는 이런 일이 자기 소관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왕에게 따졌다. 이런 식으로 일관 오윤부는 가끔씩 왕과 의견충돌을 보였다. 그러나 원나라 공주에 대해 대들거나 비판하는 경우는 더욱 많았다. 그는 공주 보기를 마치 원나라 침략군을 대하듯 했던 것 같다. 오윤부는 일종의 원형(proto) 민족주의자였다. ●백성을 대변한 오윤부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전혀 안 그럴 것 같지만 천문에는 변이가 많다. 그럴 때마다 오윤부는 이를 정밀하게 살펴 고려왕실의 미래 운명과 관련지었다. 그는 특히 고려백성의 편에서 국왕 내외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천문현상을 활용했다는 혐의가 있다. 천문에 이상이 있을 경우 과거의 일관들은 기도를 권하거나 굿을 하라는 권고를 주로 했다. 다분히 미신적인 구석이 있었다. 그러나 오윤부는 달랐다. 그가 제시한 해결방법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며 정치적이었다. 예컨대 이런 식이었다.“백성의 원망이 없다면 재앙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전라도와 경상도 두 곳에 파견한 왕지별감(王旨別監 왕의 특사)을 소환하고, 여러 곳에 설치된 공주식읍(公主食邑 원나라 공주에게 준 토지와 백성)을 폐지하면 되겠습니다.” 이런 권고를 듣자 왕은 한동안 망설였지만 마침내는 공주에게 줬던 식읍을 폐지하였다. 거기서 거둔 세금을 나라의 창고에 배속시켜 백관의 봉록에 충당하도록 하였다. 사실 원나라 공주는 왕을 졸라 각처에 농장을 마련해 호사가 극에 이르렀다. 그 뒷바라지를 하느라 수만 명의 백성들은 한숨을 짓고 있었다. 이를 잘 알고 있던 오윤부는 백성들의 의사를 대변해 식읍의 혁파를 주장했다. 하늘뿐만 아니라 자연계의 변동도 오윤부는 마찬가지로 이용했다. 언젠가 한번은 궁궐 연못에 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했다. 산소부족이었든지 아니면 약물에 의한 중독이었을 것이다. 허옇게 배를 드러낸 채 물위로 떠오른 고기떼를 두고 오윤부는 충렬왕을 몰아쳤다.“갑술년(충렬왕 즉위년 1274)에 대궐 동편 못에서 이런 괴변이 일어났고 선왕이신 원종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청컨대 임금님께서는 덕을 닦으시고 스스로를 반성하시기 바랍니다.” 사실 궁궐의 물고기가 죽든 살든 그것이 왕의 목숨과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그러나 일관 오윤부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자칫하면 국왕이나 원나라 공주의 진노를 사게 될 거였지만 개의하지 않았다. 예언가 오윤부의 성공비결은 고려사회에 만연했던 반원적인 정서를 잘 이용했다는 점이다. 조정 대신들 가운데도 원나라의 정치노선에 반대하는 이들이 없지 않았다. 어찌 보면 충렬왕 역시 친원과 반원의 두 노선 사이에서 힘겨운 줄타기를 했다. 그 틈을 비집고 오윤부는 한결 같이 자주노선을 지켰다. 그런 점에서 그는 묘청과 백수한의 후예였다. 그러나 오윤부는 묘청 등을 뛰어넘었다. 그는 일관으로서 하늘의 뜻을 왕에게 정확히 인식시켜야 될 임무가 있다고 확신했다. 만일에 왕이 자기의 ‘충언’을 듣지 않으면 눈물을 뚝뚝 흘리며 끝까지 졸라댈 정도였다. 오윤부의 해석은 유교의 재이론(災異論)에 가까웠다. 묘청 등이 불교적이고 무속적인 세계에 기울어 있었다면, 오윤부는 다가올 성리학 시대의 천문해석에 근접해 있었다는 말이다. 유교적인 천문예언가 오윤부의 고집불통에 충렬왕은 때로 두통을 일으켰다. ●충렬왕이 졌다! 왕은 오윤부를 골탕 먹일 생각까지도 했다. 원 나라 세조가 요동을 정벌하게 되었을 때다. 왕은 상국의 명령으로 마지못해 군사를 거느리고 평양까지 나가게 됐다. 우선 유청신을 황제가 있는 곳으로 보냈다. 그 때 오윤부가 별점을 쳤다.“아무 날 유청신이 반드시 돌아옵니다. 임금님께서는 요동까지 가실 필요 없이 말머리를 서울로 돌리게 되십니다.” 그러나 그 날이 됐는데도 유청신이 돌아오지 않았다. 왕은 오윤부를 체포했다. 점괘가 틀렸으니 벌을 받으라 했다. 하지만 오윤부는 해가 아직 저물지 않았다며, 좀더 기다리자고 했다. 과연 얼마 안 있어 먼데서 먼지를 휘날리면서 달려오는 말 한 필이 있었다. 유청신이 타고 있었다. 예언이며 점이 설마 그렇게까지 용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천문현상은 그저 자연계의 변화를 알릴 뿐이다. 그것이 인간 세상에 복을 불러들일 리 만무하고 화를 초래할 수도 없다. 오윤부의 사고방식은 이런 현대적 인식과는 동떨어진 것이었다. 그것은 시대적 한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윤부는 늘 나라와 백성을 위해 천문을 살폈고, 그 때문에 민중은 그를 사랑했다. 신채호가 그를 가장 뛰어난 천문예언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것은 그 때문이다. 다시 조선 정조 때 일어난 ‘정감록’ 사건으로 돌아간다. 이 사건의 공범인 평민 지식인 주형채도 오윤부처럼 별점을 보았다. 주형채는 말했다.“작년 섣달 초7일, 초8일, 초9일에 위성(危星), 실성(室星), 벽성(壁星) 앞에 20여 개의 별이 벽을 쌓고 늘어섰습니다. 그 속에 붉은 기운이 있었습니다. 장군성과 태백성이 서로 싸운 지 3일 만에 서로 1도(度) 거리로 떨어졌으며, 태백성이 어깨로 장군성을 떠밀어 여러 번 물러가고 나아가기도 하였습니다.” (정조,9년3월22일 신미) 주형채는 국가의 녹을 먹는 일관이 아니었다. 그러나 오윤부처럼 밤하늘의 별자리를 많이 알고 있었고 밤새워 별을 보았다. 별자리의 이동을 1도 2도로 따질 만큼 전문적인 지식을 갖췄다. 고려시대에는 오윤부 같은 특수 계층만 그런 지식을 독점했다. 그러나 조선후기에는 평민지식인들도 서적을 통해 공유하게 됐고, 그래서 주형채와 같은 평민도 직접 별을 바라보며 민중의 희망을 찾아 나섰다. 자유로운 지식은 곧 우리들의 희망이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수능 D-48…필승 마무리 전략] 지원대학 확정 ‘맞춤공략’ 하라

    [수능 D-48…필승 마무리 전략] 지원대학 확정 ‘맞춤공략’ 하라

    대학수학능력시험까지 꼭 48일이 남았다.50일도 채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는 ‘선택과 집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새로운 공부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지금까지 공부해온 것을 최대한 발휘하겠다는 생각으로 차분하게 정리하는 것이 좋다. 결전이 다가오는 만큼 컨디션 조절에 힘쓰는 것도 필수다. 남은 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능 마무리 전략’을 소개한다. 지난달 14일 수능시험 원서접수를 마감한 뒤, 이제 수험생들은 과목 선택까지 모두 마쳤다. 수시 2학기 응시 여부와 지원 대학·학과도 윤곽이 잡혔어야 하는 시기다. 지원 대학의 수능 점수 반영 방법과 가중치 여부까지 꼼꼼히 따져 집중 공략하는 것이 남은 시간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모의평가 100% 활용하기 수능시험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지난 9월 치러진 모의평가는 올해 수능 출제경향과 난이도를 가장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다.53만 4000여명이 응시, 실제 수능을 보는 수험생 대부분이 모의평가를 치렀기 때문에 자신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기에도 좋다. 단, 실제 수능 점수는 50일 정도 남은 기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므로 지나친 낙관도, 비관도 금물이다. 이번 모의평가에서 가장 큰 특징은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영역이 지난해 수능에 비해 상당히 어려웠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부터 유지돼온 경향인 만큼, 수험생들은 올해 탐구영역의 난이도가 다소 높아질 것에 주목, 대비할 필요가 있다. 특히 탐구영역은 난이도에 따라 점수가 극명히 갈리는 영역인 만큼 선택과목과 점수대에 따라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 수시·정시 등 목표 재정비에도 참고자료가 된다.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학과의 정시모집 지원 가능 점수에 비해 모의평가 성적이 높게 나왔다면 굳이 수시 2학기에 집착할 이유가 없다. 반대로 6월 모의평가보다 점수가 떨어졌다면 현재 진행 중인 수시 2학기 전형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 점수가 당초 목표로 한 대학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면 현실적으로 지원 대학을 수정하고 그 전형에 맞게 반영 영역과 과목을 점검해 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취약한 영역 보완에 집중 그동안의 모의수능 결과를 토대로 어떤 영역이 취약한지 파악해 대비해야 한다. 모의고사를 볼 때마다 백분위 성적이 크게 오르내리는 영역은 그만큼 실력이 불안정하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수리와 외국어는 일관되게 나오는데 언어영역 점수가 요동친다면, 남은 기간 동안 언어영역을 최대한 상향 안정화시키도록 집중해야 한다. 과목에 따라 불안정한 원인이 다를 수 있으므로 특정 단원이나 특정 유형에 취약한 것이 아닌지도 점검한다. 급한 마음에 마구잡이로 덤비는 것보다는 전략적 접근이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일단 선택한 영역은 한 영역도 포기해선 안된다. 특히 수리영역은 다른 영역에 비해 어렵고 단기간에 점수가 오르지 않기 때문에, 지금쯤 지레 포기하는 수험생들이 꽤 있다. 그러나 일정한 시간을 할애해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지금까지 유지해온 점수라도 까먹지 않는 방법이다. ●시간 배분·답안지 작성 훈련을 이제 정말 실전체제인 만큼 되도록 많은 문제를 접해보고 실전에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기출문제와 모의고사 문제는 꼭 한번 다시 면밀히 살펴야 한다. 또 그동안 풀었던 문제 가운데 애매했거나 이해하지 못한 문제들을 차근차근 메워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매일 일정 시간을 정해 이해되지 않았던 문제들을 교과서와 관련지어 이해하도록 한다. 새로운 경향의 어려운 문제를 찾아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 오히려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정해진 시간에 문제를 풀어내는 실전 훈련도 빼놓을 수 없다. 지문을 읽어내는 속도를 조절하고 시간 배분 연습이 필요하다. 오답 지우기, 모르는 문제 건너뛰기, 정답을 답안지에 옮기기 등 ‘기술’도 익혀야 한다. 때때로 사소한 실수 때문에 당황해 시험 전체를 망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오버 페이스 금물, 건강 유지 지금 시점에서 무리한 욕심으로 ‘오버 페이스’를 하는 것은 금물이다. 예를 들어 언어·외국어는 안정됐다고 해서 탐구영역에만 집중하다가는 감각을 잃어 평소 자신있던 영역까지 망칠 수 있다. 급한 마음에 서두르다가는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으므로, 자신감을 갖고 마인드 컨트롤에 힘쓴다. 알맞은 학습 계획으로 불안감을 줄이고 적절한 휴식으로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도록 한다. 잠자는 시간, 식사 시간 등도 수능시험 당일 시간표에 맞춰 적응하도록 한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도움말 고려학력평가연구소 유병화 평가실장,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 김영일 중앙학원 원장
  • 섹스토리-어느 여대생의 자위행위

    섹스토리-어느 여대생의 자위행위

    마음이 답답할 때는 그저 마스터베이션과 함께 환상에 빠져드는 것이 제일이었다. 마스터베이션은 내게 황홀한 나르시시즘을 선물해주기 때문에 더욱 좋았다. 마스터베이션을 하고 싶어질 때면 온몸에 미열이 느껴지면서 다리가 여럿 달린 유충이 내 몸뚱아리 위를 스멀스멀 기어다니며 몸안 구석구석의 작은 세포들까지 자극하는 것 같은 느낌이 왔다. 특히나 외로움을 더 타게 되는 토요일 오후 같은 때가 되면, 나는 벌거벗은 채로 침대 위에 드러누워 좀더 멋진 엑스터시를 만들어보려고 안간힘을 썼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이 발가벗은 내 몸을 검게, 붉게, 그리고 투명하게 비추어댄다. 얇은 솜이불이 주는 나른한 촉감을 더욱 배가시켜주는 눈부시도록 밝은 햇살은, 내 몸 구석구석의 작은 털 하나하나까지 바싹 달라붙게 만들면서 들춰진 이불 사이로 집요하게 파고든다. 하지만 내 은밀한 그곳은 햇빛에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 축축한 습기로 젖어 있다. 나는 눈을 감고서 어떤 풍경 하나를 상상해보려고 애를 쓴다. 상상속의 화면에서는 한 아름다운 중년부인이 두 다리를 활짝 벌린 채 독수리의 검은 깃털로 자신의 그곳을 부채질하듯 털어내듯 조심스럽고 부드럽게 자극하고 있다. 아아, 세뇨라…! 불행한 결혼을 한 여자가 그녀의 욕정을 못 이겨 자위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세뇨라’는 내가 얼마전에 본 외국영화의 여주인공 이름이었다.) 으으으음…. 나는 세포 하나하나에서 미치도록 스멀거리는 느낌에 점차 숨이 가빠온다. 아아, 나는 간지러움을 유난히도 많이 타는 여자. 누군가 사람을 간지르는 장면만 봐도 참을 수 없을 정도의 소름끼치는 흥분을 느끼게 되는…. 나의 몸은 그토록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온통 민감점(敏感點)들뿐이다. 누군가 내 손등이나 귓불을 만져줘도 어느새 나의 그곳이 축축히 젖어오면서 자지러질듯한 흥분이 온다. 만약에 기막힌 미남자의 손길이 내 가슴과 그곳을 거칠게 또 부드럽게 만져준다면…. 상상만 해도 나는 야릇한 쾌감에 저절로 눈이 감기고, 심장이 벌렁거려지고, 젖꼭지가 딴딴해져 오는 것이다. …나는 이제 오른손을 가만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솜털이 감지될 정도의 가벼운 접촉을 유지하면서 내 손은 매끄러운 아랫배를 지나 허벅지 사이의 검은 수풀을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있다. 약간의 두려운 망설임 끝에 나는 가운데 손가락을 곧게 펴서 그곳에 조금씩 조금씩 넣어본다. 어느새 내 다섯 손가락들이 내 의식과는 무관하게 가늘고 거칠게 움직이고 있다. 나는 잠시 멍한 상태로 있다가 엉덩이를 치켜올린 상태로 엎드린다. 여전히 내 오른손은 불두덩이 아래의 수풀속에서 푸들푸들 살아 움직이고 있고, 나의 왼손은 젖가슴을 어루만지고 있다. 그 상태로 하체를 들썩거리자 침대의 탄력은 하체의 요동을 더욱 세차게 가중시킨다. 순간, 나는 내 자신이 의심스럽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행위가 정녕 내 의식으로부터 나오는 것일까. 나는 눈을 뜨고 방안을 본다. 침대 위에 붙어 있는 대형 거울이 햇볕을 가득 담은 채 내 얼굴을 비춰주고 있다. 흐리도록 졸린 눈빛. 그러나 뭔가를 애타게 갈구하는 듯한…. 문득 나는 내 전신을 바라보고 싶어진다. 나는 침대 위에서 일어선다. 순간 창문이 의식된다. 누군가 나를 훔쳐보고 있다면 더욱 야릇한 쾌감이 생겨날지도 모르지만, 나는 결국 왠지 모를 두려움 때문에 커튼을 치고 만다. 그러자 건너편 아파트의 창문이 아쉽게 가려진다. 갑자기 방안이 은은하게 어두워졌다. 그 은은함에 투영되어 드러나는 내 육체. 핑크빛으로 솟아오른 가슴. 적당히 탄력있게 매끄러운 엉덩이. 그리고 그 갈라진 선을 따라 윤기있게 돋아난 털. 그 털이 무성하게 삼각형으로 모아진 그곳 위로 보이는 사슴의 목처럼 가늘고 애처로운 허리. 솜털이 촘촘하게 돋아난, 그리고 바닐라 향내가 풍겨나올 듯한 먹음직스러운 허벅지, 그리고 종아리. 가지런하고 좁은 발끝에서 광기어린 빛을 내뿜고 있는 발톱들. 나는 샐쭉이 웃어본다. 살짝 튀어나온 하얀 이빨이 가지런히 드러나자 그 순간 나는 아무 생각도 못 하는 바보가 된다. 나는 역시 아름답다…. 적당히 물이 오른 내 알몸뚱이. 잔주름이 하나도 없이 부드럽고 싱싱하여, 잘근잘근 씹어먹고 싶은 충동이 일어날 정도이다. 아, 나는 귀여운 털복숭이. 탐스럽게 숱많은 머리카락과 허벅지 사이의 촘촘하게 새까만 숲. 겨드랑이의 윤기 나는 털들, 그리고 귀엽게 돋아난 솜털들. 그 솜털들로 인해 내 몸은 내가 만질 때마다 마치 솜털 스웨터를 만지는 듯한 포근한 감촉을 느끼게 해준다. 가슴에 털이 가득한 서양남자의 품은 얼마나 부드러울까. 아니 또 흑인들 같이 매끈매끈한 피부는 또 어떨까. 침대 위에 꼿꼿이 선 채 이리저리 몸을 틀면서 내 몸 구석구석까지 살펴본 나는, 문득 내가 아직 제대로 보지 못한 내 몸안의 은밀한 구석까지 살펴보고 싶어진다. 그러나 다리 사이의 털숲으로 숨어 버린 채 귀여운 악마는 좀처럼 거울에 비춰지지 않는다. 다리를 높이 치켜들고 고개를 숙여 거꾸로 가울을 봐도, 허리만 아파올 뿐 그것을 속속들이 관찰하기란 좀처럼 쉽지가 않다. 그래서 나는 면경(面鏡)을 가지고 그것을 살펴보기 시작한다. 두꺼운 베개를 등에 깔고 두 다리를 팔처럼 벌려 든 채 나는 면경을 두 다리 사이 엉덩이 밑으로 가까이 들이대고, 고개를 빳빳이 들어 면경을 들여다본다. 아아아…, 이것이 바로 나의 귀여운 악마였군…. 내 몸뚱아리에 붙어있으면서도 마치 내 의식과는 동떨어져 있는 것 같은 별개의 살아있는 짐승…. 개미지옥과도 같이 쪼글쪼글한 주름이 진 항문 위로 가지런히 나있는 털을 따라서 가는 핏줄이 선연하게 부어오른 갈색의 두 입술이 가늘게, 그러나 힘차게 팽창하여 수축하고 있다. 그 부어오른 입술 사이로 주홍빛 속살이 가늘게 떨며 촉촉한 습기를 내뿜는다. 새까만 공간 속에서 떨리고 있는 빨간 불빛. 갑자기 나는 그것을 미치도록 핥고 싶어진다. 핥고 싶다, 핥고 싶다, 핥고 싶다…. 그러나 이무리 다리를 머리위로 치켜 올려 허리를 구부려봐도 내 혀가 닿는 곳은 겨우 젖가슴 언저리. 언젠가 텔레비전의 서커스 묘기시간에 본 중국 소녀의 체위가 생각난다. 두 다리 위로 머리를 빼서 물구나무서기를 하던 그 소녀. 그 소녀라면 스스로 아랫입술을 핥는 것이 가능할 텐데…. 나는 절망에 못 이겨 혀로 미친듯이 내 말캉한 젖가슴을 핥기 시작한다. 고개가 아플 정도로 숙인 후 한 손으로 가슴을 치켜올린 채 혀를 길게 내밀어보니까 겨우 젖꼭지에 닿는다. 이미 팽팽하게 솟아오른 젖꼭지. 아, 나는 그것을 한 입에 물고 싶다. 그리고 힘차게 빨고 싶다. 간지러운 느낌과 함께 찾아오는 피부의 알싸한 수축감을 맛보고 싶다. 그리고 또 그것을 잘근잘근 깨물어보고도 싶다. 이럴 때 누군가가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을 마치 충실한 하인인 양 도와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 입술이 닿지 않는 나의 귀여운 악마, 나의 항문, 그리고 나의 젖꼭지를 누군가가 세차게 빨아주고 핥아준다면…. 타인의 신비로운 촉각에 의해 내 몸이 부서져버릴 정도로 강하게 애무될 수 있다면…. 그가 남자든 여자든 그 누구라도 상관없다. 나이어린 미소년이라면 더욱 더 사랑스러울 텐데. 나는 베개를 다리 사이에 넣은 채 몸을 미친듯이 비비 꼬며 들썩거려 본다. 가는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그러나 해소되지 않는 흥분…. 갈증. 이러한 갈증을 어디에서 해소할까. 어떻게. 나는 벌떡 일어나 방문을 연다. 빈 집의 썰렁한 기운.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나의 육체는 무인도의 윈시소녀인 양 자유롭게 거실을 떠돈다. 가슴이 탈랑거린다. 가죽소파의 감촉이 벌거숭이 맨살에 서늘한 감촉으로 느껴진다. 나는 새로운 흥분이 호기심으로 증폭되어 미칠 것만 같다. 나는 소파에서 일어나 아버지의 서재로 갔다. 서재 가운데 위치한 탁자 위에 나는 엉덩이까지만 걸친 채 반듯이 눕는다. 머리 위로 작은 샹들리에가 가볍게 흔들린다. 손을 뻗쳐 전원을 올린다. 순간 불빛이 어지럽게 튀며 내 몸을 훤히 비추어댄다. 오랫동안 불빛을 올려다보니 눈을 감아도 분홍빛 불꽃이 튄다. 나는 왼쪽 손을 뻗어 아버지의 책상 서랍을 뒤져 가장 큰 붓을 꺼내 잡는다. 우둘우둘한 흙빛 손잡이가 묵직하게 잡혀지고 그 위로 바싹 말라 수북한 털이 보기만 해도 간지러움을 느끼게 한다. 나는 묘한 기대감을 가지고 그 붓으로 내 온몸을 가만히 문지르기 시작한다. 얼굴에서 목으로 다시 가슴으로, 다시 그곳으로…. 나는 다리를 활짝 벌린 채 그곳을 가만히 가만히 문지른다. 먹빛으로 바랜 털과 윤기나는 새까만 털이 서로 교차되며 뒤엉킨다. 맥박이 뛰고 다시 내 그곳의 모든 세포가 하나하나 경련하듯 떨기 시작한다. 나는 돌아누워 온몸을 탁자위에 올린 후 마치 암캐마냥 엉덩이를 치켜올리고서 엎드린다. 그리고 이제 붓끝을 항문으로 가져간다. 부드럽게, 더 부드럽게…. 내 귀여운 짐승이 헐떡거리며 촉촉하게 젖어온다. 나는 더이상 참지 못하고 붓의 방향을 돌려 묵직한 손잡이 부분을 서서히 내 항문 속으로 집어넣기 시작한다. 그러자 내 귀여운 악마가 마치 자기에게 해달라는 듯이 더욱 빠르게 수축을 한다. 오, 나의 귀엽고 탐스러운 짐승. 우툴두툴한 붓대를 나는 더욱 세차게 움직인다. 알싸한 아픔이 묵직한 붓끝으로부터 느껴진다. 아아, 내 귀여운 악마의 두 입술이 이젠 팽팽해지다 못해 붉은 피를 토해낼 것만 같다. 나는 붓대를 항문에서 빼낸다. 엉덩이 사이에서 마치 원래 처음부터 있었던 무엇인가가 빠져나간 듯한 허전한 공백감이 느껴진다. 처음엔 잔뜩 움츠려있던 엉덩이 사이가 이젠 활짝 벌려진 채 뭔가를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는 것만 같다. 나는 다시 붓대를 이번엔 내 작은 악마 앞으로 가져간다. 묘한 흥분 때문에 나의 악마는 진한 액체를 지르르 흘리고 만다. 후각을 자극하는 냄새. 더이상 참지 못하고 나는 붓대를 그 속에 조심스럽게 밀어넣는다. 머릿속이 정신없이 꿈나라를 헤매고 있다. 꿈나라에서 공주가 되어 있다. 그리고 건장한 흑인 노예의 남근을 기분좋게 받아들이고 있다. 또 다른 미소년 하나가 나의 그곳을 보드랍게 핥아주고 있다. 아, 그래, 나는 역시 혀로 보드랍게 핥아주는 것을 좋아해…. 붓대도 좋지만 붓털이 더 좋아. 두 가지를 한꺼번에 사용할 순 없는 것일까. 아아아, 으으으으음…. 누군가 내 작은 악마를 충성스럽게 핥아줬음 좋겠어…. 그 순간 내 머릿속으로 내가 어렸을 때 집에서 기르던 강아지 ‘코보’ 생각이 난다. 그래,‘코보’와 놀아봐야지. 코보는 무엇이든 핥는 것을 좋아하니까…. 어느새 내 입술이 열리며 나직이 소리를 지르고 있다. “코보…코보…어디 있니?” ■마광수는1951년 경기 수원 출생 연세대 국문과 졸업(문학박사) 현재 연세대 국문과 교수 ▲저서 ‘윤동주 연구´ ‘상징시학´ ‘카타르시스란 무엇인가´ ▲장편소설 ‘권태´ ‘즐거운 사라´ ‘불안´ ‘알라딘의 신기한 램프´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 ‘사랑의 슬픔´
  • [오늘의 눈] 요동치는 국제유가…한가한 정부/장세훈 경제부 기자

    지난 19일(현지시간) 거래된 미국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열대성 폭풍 ‘리타’가 멕시코만에 접근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또다시 요동쳤다. 국제유가가 ‘내릴 때는 황소걸음, 오를 때는 잰걸음’을 보이는 이유는 석유 수급에 여유가 충분치 않다는 데 있다. 조그마한 악재에도 공급 부족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을 지배하는 것이다. 시장의 반응은 민감하지만 우리 정부는 한가한 듯 보인다.‘석유시장 조기경보지수’가 ‘경계’ 단계에 진입했지만, 강제적 석유소비 억제책을 도입하겠다던 당초 방침은 온데간데 없다. 석유 수급에 문제가 없다는 게 이유지만, 수급 불균형은 예고한 뒤 찾아오는 게 아니다. 정부는 강제적 억제책 대신 자율적 에너지절약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강제 대책을 내놓더라도 어겼을 때의 제재를 비롯해 실효성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측면이 고려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자율’과 ‘강제’의 경계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표시하는 데는 아무래도 미흡하다. 또 정부는 에너지이용 효율화 등 중장기대책에 주력하고 있다고 거듭 밝혀왔다. 그러나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20일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에너지 효율이 낮고, 에너지 소비효율도 나빠지고 있는 예외적인 국가에 속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2년 기준 부가가치당 에너지소비량을 보면 우리나라는 0.30으로 독일(0.13), 일본(0.09)은 물론 OECD 회원국 평균(0.19)보다도 훨씬 높다. 같은 부가가치를 생산할 경우 에너지소비량이 OECD 평균의 약 2배라는 얘기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일본은 2100년까지 에너지원을 석유와 천연가스에서 원자력과 수소, 태양열, 풍력, 조력발전 등으로 대체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에너지 로드맵을 최근 내놓았다. 국민불편과 소비위축 등을 내세워 뾰족한 단기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정부가 중장기대책에서도 신뢰를 얻기는 힘들 것 같다. 안타까운 일이다. 장세훈 경제부 기자 shjang@seoul.co.kr
  • 또 허리케인…유가 요동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열대성 폭풍 리타가 허리케인으로 위력을 확장해 주말쯤 미국 멕시코만을 또다시 강타할 것으로 예상돼 원유 가격이 하루 상승폭으로는 최고인 4달러 이상 뛰는 등 요동을 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10월 인도분 가격이 배럴당 4.39달러 오른 67.39달러에 거래됐다. 천연가스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값도 장중 한때 17년 만에 최고인 온스당 471.30달러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2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장관회의를 열어 다음달 1일부터 3개월간 하루 200만배럴의 원유를 추가 공급키로 합의했다. 하지만 하루 원유 생산량 상한선인 2800만배럴은 유지하기로 했다. 또 이날 리타가 원유 시설이 집중돼 있는 멕시코만을 약간 비켜갈 것이라는 일부 예보가 나오면서 뉴욕상업거래소 시간외 거래에서 WTI 선물가가 전날보다 배럴당 1.8센트 하락,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올들어 17번째로 발생한 열대성 폭풍 리타는 19일 휴교령이 내려진 바하마에서 플로리다로 북상 중이다. 주말쯤 허리케인으로 세력이 확장돼 미국 석유생산 시설의 4분의1 이상이 집중된 멕시코만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됐다. 석유회사 셰브론과 쉘 등은 멕시코만의 석유시설을 폐쇄했으며, 플로리다 남부의 8만명에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8·31대책’ 보름] 전세시장 ‘요동’

    [‘8·31대책’ 보름] 전세시장 ‘요동’

    전세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하지만 전셋값이 오르면 집주인들이 집값을 올려 매매와 전셋값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던 예년과는 다른 양상이다. 매매는 하향, 전세는 상향으로 뻗고 있다. ‘8·31대책’여파로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전세로 눌러 앉는 경우가 많아진 데다 결혼, 이사 등 계절적 수요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특히 강남·분당·용인 등에서 전세가 강세다. 강남 대치동 은마는 매물은 나오는 가운데 전세가는 한 달 사이 2000만∼3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강남 개포동 개포주공고층5단지 34평형은 전세물이 없어 1000만원 정도 올라 2억 2000만∼2억 5000만원에 전세가격이 형성됐다. 주공2단지 25평형은 700만원 정도 올라 1억 6000만∼1억 7500만원,19평형은 500만원 올라 1억 1000만∼1억 2000만원에 계약이 이뤄진다. 경남1차 32평형과 45평형도 각각 1000만원씩 올랐다. 잠실 아파트 전세시장은 ‘대란’이란 표현이 나온다. 잠실 아파트 단지에 30평형대 전세물은 고갈됐다. 장미, 포스코, 갤러리아, 우성1·2·3차, 현대 등 모두 전세물이 없고 전세물이 나오면 바로 거래가 이뤄진다. 분당지역에서는 30평형대 전셋값이 지난 7월에 비해 3000만∼4000만원가량 올랐다. 용인지역도 30평형대 이하로는 전세를 찾기 어렵다. 신봉자이 39평형 전세의 경우 지난 8월 초에 비해 2000만원이 오른 1억 7000만원에 나온다. 한편 강북 강서 구로 등은 신혼부부 수요로 주로 20∼30평형대의 아파트 전셋값이 올랐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33평형 전세가 250만원 오른 1억 1500만∼1억 3000만원, 구로구 개봉동 현대 홈타운2단지 32평형은 500만원 올랐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정용 팀장은 “전세 비율이 높아진다고 해서 매매수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므로 최근 전셋값 상승은 걱정할 만한 일이 아니다.”면서 “내년 상반기에는 안정세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떠나보자 영암호 밤 갈치낚시

    떠나보자 영암호 밤 갈치낚시

    하얀 달빛 아래 꿈틀거리는 은빛 갈치를 본 적이 있나요. 시커먼 밤바다를 솟구쳐 오르는 그 힘차고 아름다운 모습…. 지금 전남 영암방조제 주변은 갈치낚시가 제철을 만났습니다. 밤마다 불을 밝힌 배들이 놀라운 신세계를 연출하고 있지요. 씨알 굵은 갈치 떼들이 전율을 느끼게 하는 손맛을 선사합니다. 갈치낚시의 또 다른 매력은 배에서 갓 건져올린 갈치새끼인 풀치를 뼈째 썰어먹는 세코시이지요. 부드럽게 씹히는 고소하고 담백한 맛, 다른 회와는 비교도 하지 마세요. 특히 갈치낚시는 특별한 기술이 없는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답니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레저’랍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추석, 이색적인 갈치낚시는 어때요? 글·사진 영암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9~10월이 제철이에요 “아∼따 먹갈치 한번 드셔보시랑께. 입에서 살살 녹는 것이 그만이여.” ‘10월 갈치는 돼지 삼겹살보다 낫고 은빛 비늘은 황소 값보다 높다.’는 속담은 갈치의 맛과 영양을 단적으로 표현해주는 말이다. 갈치 중에서 최고로 치는 먹갈치를 찾아 전남 영암방조제로 떠났다. 달빛 은은한 영암방조제 주변은 불을 잔뜩 밝힌 배들로 마치 수를 놓은 것 같았다. 9월 초부터 시작된 갈치낚시는 이맘때부터 10월 중순까지 절정이다. 씨알이 굵고 살이 통통하게 오른 갈치가 올라오기 때문이다. 영암방조제 일대가 갈치낚시의 메카로 떠오른 것은 영산강하구언이 만들어지고 1996년 영암호방조제와 금호방조제가 잇따라 선을 보이면서부터다. 이곳은 수심이 적당하고 파도가 없는데다 연안에 먹이가 풍부해 풀치(갈치새끼)들이 몸집을 키우고 바다로 나가는 안식처로 제격이다. 때문에 갈치떼가 몰려든다. 이렇게 이곳에서 몸집을 키운 갈치들은 10월 말부터 무리를 지어 먼바다로 여행을 떠난다. 그래서 11월초쯤 되면 갈치낚시철이 끝난다. 본격적인 손맛을 보기 위해 배를 타고 금호방조제 앞으로 나갔다. 방조제보다 배를 타는 것이 훨씬 갈치를 많이 낚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갈치는 이렇게 낚아요 오후 4시. 벌써 많은 사람들이 갈치를 낚고 있었다.“많이 하셨습니까.”하는 물음에 고창에서 온 조성식(48·자영업)씨가 아이스박스를 열어 보여준다. 아이스박스 안에 빼곡히 들어찬 은빛 갈치는 시장에서 얼음을 베고 누운 녀석들과는 색깔부터 다르다. 햇살에 비쳐 정말 은덩어리같다. “아침 10시부터 낚기 시작했는데 벌써 40마리 정도 잡았어요. 손맛이 끝내주는데. 어어∼ 입질이 또 오네.” 황급히 낚싯대를 잡는 조씨는 갈치낚시가 이번이 두번째인 초보란다. “왔어요!”라며 신환주(해남황산초 6년)군이 낚싯대를 잡아챈다. 검은 해수면에서 요동치며 올라오는 은빛 갈치는 아름답기까지 하다. 냉동빙어를 미끼로 끼우고 낚싯대를 드리웠다. 갈치낚시는 찌를 쓰지 않고 손의 감각만으로 고기를 낚는다. 정말 신기하게 낚싯대 끝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며 갈치들이 입질을 한다. 손에도 뭔가 기별이 느껴졌다. 낚싯대를 챘더니 갈치는 없고 미끼만 없어졌다. 갈치도 초보라고 무시하는지 이렇게 몇 번 ‘농락’을 당했다. 옆에 있는 조화진(50·회사원)씨가 안쓰러웠던지 한수 가르쳐준다.“갈치낚시는 민물낚시와 달라 챔질을 천천히 해야 합니다. 갈치들이 입질을 할 때 낚싯대 끝이 아래위로 흔들리며 신호를 줍니다. 보통 이때 채면 100% 허탕입니다. 조금 기다리면 갈치가 완전히 미끼를 물고 아래로 내려갈 때 낚싯대가 쑤∼욱 달려갑니다. 이때가 바로 챔질 포인트이지요.” 갈치는 매우 조심성이 많은 물고기로 한번에 미끼를 덥석 무는 경우가 없다. 새가 먹이를 쪼듯 조금씩 입으로 먹이를 탐색하다 안전하다 싶으면 무는 습성이 있다. 또한 갈치는 서서 먹이를 공격하므로 미끼를 세워서 바늘에 끼면 입질을 유도할 수 있다. 갈치가 서서 먹이를 공격할 공간을 만들어 주어야 하니까 낚시바늘은 보통 바닥에서 1∼2m정도 위에 두는 것이 좋다. 미끼를 다시 끼우고 바다에 드리웠다. 여기저기서 연방 ‘왔어’라는 외침이 터진다. ●손맛, 입맛 끝내줘요 “형부 한잔하세요.”,“정서방 이리와, 한잔 받아.”옆 배에서 들리는 행복한 목소리에 이끌려 건너가니 먹자판이 벌어졌다. 서울에서 왔다는 이태신(66)씨 가족이 벌초를 마치고 이씨의 동생 내외, 사위, 딸까지 모두 9명이 단체로 낚시를 왔다.“정말 입에서 살살 녹아.”라며 인심 좋게 갈치 세코시를 권한다. “낚시는 처음 하는데 정말 재미있어요. 그리고 너무 쉽고요. 벌써 3마리나 잡았어요. 물론 모두 뱃속에 있지만요.” 이혜경(29)씨가 “저 아름다운 은빛 물결 좀 봐.”라며 남편 정귀택(29)씨를 부른다. 갈치낚시는 낚시라기보다는 온가족이 함께 즐기는 레저다. 간단한 채비로 손맛도 보고 갈치회를 먹는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오순도순 배에 모여 앉아 잡기도 하고 먹기도 하는 이씨 일가는 정말 즐거워보였다. ●물반 갈치반 어둠이 슬슬 내려앉기 시작하자 배에 불이 켜지기 시작한다. 야행성인 갈치낚시는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다. 낚싯줄에 케미라이트를 몇 개 달아 내렸다. 바로 입질이 온다. 낚싯대를 잡았다. 조씨의 말처럼 갈치가 미끼를 물었다 놓았다 하는 것이 느껴진다. 녀석이 덥썩 물 때까지 기다렸다. 정말 낚싯대가 쑤욱 내려간다. 이때 바로 챘다. 그리고 릴을 감았다. 시커먼 물아래 조명을 받아 반짝이는 갈치가 요동을 친다. 이번엔 정말 제대로 물었다.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먹갈치. 마치 무협지에 나오는 명검처럼 날카롭고 아름답다.1시간 동안 무려 5마리를 낚았다. 정말 재미가 쏠쏠하다. 오광석(61·내형항운 대표)씨는 “저는 매주 주말마다 여기에 옵니다. 갈치를 잡아서 손질해 냉동실에 얼려 놓고 1년 내내 먹습니다. 갈치국, 조림, 튀김 정말 사서 먹는 갈치와 비교가 안 됩니다.”라며 갈치낚시 자랑을 늘어놓는다. ●갈치의 명품 목포먹갈치 지느러미부터 몸통 위쪽이 먹물 묻은 것처럼 검정물이 들어있어 먹갈치라는 이름이 붙었다. 제주은갈치가 최고 명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는 사람들은 목포먹갈치를 최고로 친다. 먹갈치는 기름이 많아 구울 때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를 필요가 없을 정도다. 또 살이 부드럽고 담백하다. 갈치는 우리나라 서해 남부부터 동해 남부까지 방파제나 갯바위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어종이다. 배낚시는 전남 영암호가 가장 유명하고 마산 원전과 부산 송정, 여수 돌산도 일대에서도 할 수 있다. ●갈치요리 맛보세요 목포에는 먹갈치요리를 잘 하는 집이 많다. 특히 갈치조림은 시래기나 고구마 줄기와 함께 조리면 더욱 맛이 난다. 서울식당(061-282-5227)은 먹갈치만을 고집하는 집으로 주로 토박이들이 찾는다. 하당고기잡이(061-282-2092), 한보식당(061-244-1267)도 손에 꼽히는 맛집이다. 서울에서 갈치요리를 잘하는 집으로는 남대문시장 갈치골목에 있는 왕성식당(02-752-9476), 여의도 제주나라(02-780-3210), 종로구 통의동 해구(02-738-6886), 서초동 교보타워 뒤 영광굴비식당(02-532-4826) 등이 있다. ●이렇게 준비하세요 선상의 갈치낚시를 위해서는 릴낚싯대(2만원선·대여비 5000원)가 필요하다. 미끼는 냉동빙어를 쓴다. 하루 쓸 분량은 1만원정도. 물론 바늘도 찌 없는 쌍바늘을 쓰는 것이 보통이다. 바늘 2000원, 뱃삯 2만원. 야간에 필요한 케미라이트는 1000원. 아이스박스에 얼음을 넣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얼음이 없으면 갈치가 금방 상한다. 밤이 되면 기온이 내려가므로 밤낚시에는 두꺼운 외투가 꼭 있어야 한다. 면장갑과 손전등도 준비해야 한다. 식사와 라면 등 간식은 배로 배달시켜 먹을 수 있다. 배는 영암방조제에 있는 낚시점에서 소개시켜주기도 하지만 인터넷으로 미리 알아보는 편이 좋다. 특히 금호방조제에서 갈치낚시배를 운영하고 있는 신충현(011-9475-6760)선장에게 연락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영암호 찾아가는 길 목포 IC→목포검문소→영암방면으로 좌회전→영산강 하구 둑을 지나 우회전(해남 방면)→대불국가도로(대불산업단지)→목포공항방향으로 15분→삼호조선소입구→영암호 방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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