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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옆 아파트 전기료 우리보다 왜 적지? 아껴 쓴 게 아니라 계약방식 때문이죠

    옆 아파트 전기료 우리보다 왜 적지? 아껴 쓴 게 아니라 계약방식 때문이죠

    서울 용산구 A단지 B아파트에 거주하는 김모(37)씨는 다달이 관리비 요금청구서에 나오는 전기요금에 대해 불만이 많다. 분명히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고자 콘센트를 뽑아 놓는 등 갖은 노력을 다해도 요금에 큰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친한 이웃 주민 고지서를 슬쩍 보니 같은 평수인데도 훨씬 적은 돈을 내고 있었다. 관리사무소에 물었지만 “복잡한 요금제를 적용해서 그렇다”는 답변만 돌아올 뿐이었다. 김씨는 “이웃 얘기를 들어보면 용량이 큰 냉장고와 전열기구를 훨씬 많이 쓰는데도 나보다 전기요금이 적게 나오는데, 전기요금을 계산하지 못하니 도무지 무슨 차이인지 알 길이 없다”고 억울해했다. ●공동주택 공용 부분 산정방식·변압 여부 따라 전기요금 달라져 공동주택(아파트)의 전기요금 체계가 복잡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있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제대로 분석하거나 지적하려는 시도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에 지난 3월 20일 전남 여수시청에서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 주최로 ‘아파트 입주민을 위한 전기요금체계 개선방안 세미나’가 열렸다. 전문가들은 입주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복잡한 요금체계를 단순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총조사주택 1669만 2000호(2016년 기준) 가운데 아파트·연립·다세대주택 등 여러 가구가 모여 사는 공동주택은 1252만 3000호로 75%다. 수도권에서는 총주택 760만 4000호 중 공동주택이 6106호로 80.3%를 차지한다. 이처럼 공동주택은 우리나라의 가장 보편적인 주거 형태가 된 지 오래다. 한국주택관리연구원에 따르면 총 주택 가운데 공동주택의 에너지 사용 비중은 약 57%인데 그 비중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공동주택이 단독주택에 비해 에너지 효율은 높다. 하지만 공동주택의 전기요금 체계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너무 복잡해 ‘깜깜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단독주택은 한국전력과 전기공급계약을 직접 체결해 특정 가구가 쓴 전기에 해당하는 요금을 직접 한전에 내는 방식이다. 이 경우 쓴 만큼 내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 반면 공동주택은 사용한 전기요금 외에 공용 부분이 있어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문제가 생긴다. 공동주택 가운데 한전에서 220V 또는 380V의 ‘주택용 저압’ 전력을 공급받는 아파트는 가구별 요금은 직접 한전에 내고, 공용 부분은 입주자대표회의 등 관리 주체가 한전과 직접 계약을 맺어 요금을 대신 내고 비용은 정해진 규약에 따라 가구별로 나눈다. 문제는 2만 2900V의 고압 전력을 공급받는 아파트다. 고압 아파트의 전기요금 계약방식은 크게 종합계약 방식과 단일계약 방식으로 나뉜다. 두 가지 방식 모두 관리사무소가 요금을 대납하고 가구별로 요금을 다시 청구하는 방식이다. 1975년 1월에 가장 먼저 도입된 종합계약 방식은 가구별 전기 사용량은 ‘주택용 저압’을, 엘리베이터 등 공용사용분은 ‘일반용 고압’을 적용받는다. 여기서 공용 사용분은 가구별 면적에 따라 배분한다. 그런데 고압 전력을 일반 가정에서 쓰기 위해서는 수전설비(변압기)를 통해 2만 2900V를 220V로 바꿔 줘야 한다. 한전에서 고압을 저압으로 바꿔 보내면 비용이 들기 때문에 주택용 저압이 주택용 고압보다 단가가 높다. 이에 1989년 4월 한전은 다양한 요금 선택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명목하에 단일계약 방식을 만들었다. 이 방식은 고압아파트를 한 단위로 보고 가구·공용 사용분에 관계없이 단가가 주택용 저압보다 싼 주택용 고압을 적용한 뒤 관리사무소가 전기요금을 한전에 대납하고, 요금을 전체 가구수로 나눠 부과하는 방식이다. 단일계약과 종합계약의 유불리는 공용 부분의 비중(25~30%)에 따라 다르지만, 그 판단과 결정은 관리사무소의 몫이다. ●전기요금 미납·계량기 손실분도 입주민들이 나눠서 부담해야 고압 아파트의 가장 큰 문제는 소비자가 요금을 한전에 직접 내는 것이 아니라 관리사무소가 대행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미납 가구의 요금을 다른 가구가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나길수 서일대 자산법률학과 교수는 “계량기가 고장 날 경우 그 손실을 아파트 입주민들이 나눠 부담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전기요금을 사용량보다 더 부담하는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 이를 관리사무소에서 알아도 문제 해결이 쉽지는 않다. 안아림 주택관리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미납 가구가 발생해도 관리사무소에서는 단전 권리가 없다”면서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체납 가구 정보에 대한 입주민의 동의를 얻어 한전에 보내야 하는데 그 가구에서 동의를 안 해주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단일계약 방식에서 발생한다. 아파트를 하나의 단위로 보고 단순히 전체 요금을 가구수로 쪼개다 보니 전기를 많이 쓰는데도 상대적으로 요금이 더 적게 나오는 경우가 생긴다. 오주식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전기태스크포스(TF) 팀장은 “주택용 저압을 쓰는 한 가구의 월 전기요금이 10만원이라면, 주택용 고압을 쓰면 8만원으로 내려간다”면서 “그런데 단일계약 방식에서는 공용 부분의 요금이 비싸져 9만원을 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전기를 덜 쓰는 가구가 요금을 더 내야 하는 형평성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고압아파트 전기료 형평성 문제 제기에 지능형 전력계량시스템 보급 이처럼 고압아파트 단일계약의 경우 공용 부분이 가구별 요금과 섞여 청구되지만 각 가구가 직접 전기요금을 계산하기는 쉽지 않다. 이는 가구별 요금과 공용 요금이 분리되는 종합계약 방식에서도 마찬가지다. 가구별 전기요금은 한전이 책정한 기본요금과 1~3단계로 나뉘는 누진제에 따라 달리 적용되는 전력량요금을 합한 뒤 부가가치세(10%)와 전력산업기반기금(3.7%)을 더한 금액이다. 공용 부분은 아파트 전체 가구의 전력 사용량과 공용 사용량을 모두 파악한 뒤 계산식에 적용해야 한다. 공용 부분에는 주택용이 아닌 ‘일반용 고압’의 전력요금이 적용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계산식이 복잡해진다. 최타관 한국주택관리연구원 기획조정실장은 “종합계약과 단일계약 등에 따라 요금 계산이 다르고 복잡해서 일반인들이 이해하기는 어렵다”면서 “전기 절약을 하고 싶어도 어떻게 하면 요금이 덜 나오는지 알 수가 없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고압아파트의 ‘깜깜이’ 전기요금과 배분의 형평성 문제 등으로 관리사무소와 입주민 간의 분쟁이 늘어나면서 한전은 지난해 1월 새로운 요금제도인 변압기 공동이용 계약방식을 도입했다. 이는 원격검침을 위한 지능형 전력계량시스템(AMI)을 보급해 실시간 사용량과 요금 정보 등을 제공하도록 한 것이다. 가구별 요금의 경우 한전이 직접 부과해 체납요금을 떠안을 가능성이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주택용 고압이 아닌 주택용 저압을 적용하기 때문에 단일 계약보다 요금이 올라간다는 단점이 있다. 변압기 유지관리 비용이 그대로 입주민에게 부과되는 것도 여전히 문제다. ●아파트 변압기 설치비·유지비 모두 부담 아파트 전기요금체계와 단독주택 등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 고압아파트는 보통 단지 내에 고압 전력을 저압으로 바꾸기 위한 변압기를 설치해야 하는데 설치비와 유지비용을 모두 주민이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단독 주택의 경우 한전에서 전주에 달린 변압 설비를 설치·유지하고 있다. 김기철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정책기획국 과장은 “아파트 내 변압기를 통한 변압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소비되는 전환비용이 5%인데 이것도 소비자가 부담하도록 돼 있다”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까지 소비자가 부담해야 되느냐”고 반문했다. ‘깜깜이’ 아파트 전기요금 문제를 해결하려면 누진제 구간 개편, 계절별 요금 단가 통일 등 요금체계를 단순화해 국민들의 알권리를 총족하고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대희 에너지연대 대표는 “복잡한 전기요금 때문에 요금 절감이 안 된다면 앞으로도 관리사무소와 입주민 간의 요금에 대한 불신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전기를 절약하는 만큼 요금을 줄일 수 있는 요금 체계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아파트 전기요금 관련 세미나를 개최했던 이 의원은 “아파트 전기요금 문제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와 논의를 통해 입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제도개선 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근로자의 날 골프장 요금은? 소비자원 “평일로 적용받아야”

    근로자의 날 골프장 요금은? 소비자원 “평일로 적용받아야”

    근로자의 날(5월1일)에 골프장을 이용할 경우 평일 요금을 적용받아야 한다는 결정이 나왔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근로자의 날에 공휴일 요금을 적용한 골프장에 대한 요금 차액 반환 요구’ 사건에 대해 평일 요금이 합당하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29일 밝혔다. 조정위는 근로자의 날은 대통령령인 ‘관광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서 정하는 공휴일이 아니라며,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유급휴일로 규정돼 있을 뿐이고 근로자가 아닌 사람에게는 휴일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4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5월1일 골프장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휴일 요금을 적용받고, 해당 골프장 홈페이지 등에 ‘근로자의 날 공휴일 적용 안내가 없었다’는 이유로 차액 반환을 요구했으나 골프장 측은 업계의 관행을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조정위는 “근로자의 날에도 평일 요금을 적용하는 골프장이 있으며 소비자 대부분이 공휴일 요금 납부 의사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도 없다”며 골프장 측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아파트 관리사무소 ‘수도료 누진제’ 없앤다

    아파트를 비롯해 공동주택 관리사무소의 세대별 수도요금 부과 방식이 수도사업소 부과 방식과 달라 실제 물 사용량보다 더 많은 요금을 냈던 입주민의 부담이 개선될 전망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공동주택 수도요금 부과·운영 투명성 제고 방안을 마련해 전국 17개 시도에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고 22일 밝혔다. 현재 수도사업소는 공동주택에 수도요금을 부과할 때 총사용량을 세대수로 나눈 평균 사용량을 기준으로 요금 단가를 결정하고 모든 세대에 동일하게 적용한다. 그러나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입주민에게 수도요금을 부과할 땐 세대별 물 사용량에 따라 요금 단가를 적용하고 있다. 이처럼 서로 수도요금 부과 방식이 다르다 보니 수도사업소에선 누진요금을 적용하지 않았는 데도 누진요금 적용 세대가 생겨 민원과 분쟁이 잇따라 발생했다. 권익위는 앞으로 공동주택 관리사무소가 세대별 수도요금을 산정할 때 수도사업소에서 적용한 요금 단가를 모든 세대에 동일하게 적용한 관련 규정을 개정하도록 권고했다. 또 요금 초과 납부로 인해 발생한 잉여금을 당사자에게 돌려주거나 해당 사용료에서 차감할 수 있도록 잉여금 처리 기준을 구체적으로 규정할 것을 권고했다. 안준호 권익위 권익개선정책국장은 “이번 제도 개선으로 공동주택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관리비 분쟁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내년부터 스마트폰 보증기간 1→2년 연장

    일반 열차 지연 때 보상기준 강화 내년부터 스마트폰의 품질 보증 기간이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난다. 일반 열차가 지연됐을 때 받는 보상도 KTX 수준으로 강화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내용이 담긴 ‘소비자분쟁 해결 기준’을 3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품질 보증 기간은 현행 1년에서 2년으로 연장된다. 그동안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는 해외 일부 국가에서 같은 기종인데도 2년간 보증해 역차별 논란을 불러왔다. 다만 보증 기간 연장은 준비 기간을 고려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하고, 제품 주기가 짧은 배터리의 보증 기간은 1년이 유지된다. 노트북 메인보드 품질 보증 기간도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난다. 데스크톱 메인보드는 이미 2년을 적용하고 있어 형평성을 맞춘 것이다. 그동안 기준이 없었던 태블릿 품질 보증 기간은 1년, 부품 보유 기간은 4년으로 새롭게 규정했다. 또 KTX보다 불리했던 일반 열차의 지연 보상 기준도 강화된다. 지금까지 보상하지 않았던 일반 열차의 20∼40분 지연에 대해 요금의 12.5%를 환급하도록 했다. 40∼60분은 25%, 60∼120분은 50%를 각각 환급받는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에어비앤비 등 ‘공유 숙박’ 내국인도 年180일 이내 허용

    IT 프리랜서 2021년부터 산재보험 적용 洪부총리 “신재민 고발 취하 깊이 검토” 정보기술(IT) 업종 프리랜서들도 2021년부터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외국인 대상으로만 허용됐던 에어비앤비 등 도시민박업이 내국인 손님도 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는 9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을 확정했다. 홍 부총리는 “사회 전반의 다양한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한 분야별 지원책과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방문·돌봄서비스, IT 프리랜서 등 플랫폼에 기반한 공유경제 분야 종사자는 2021년부터 산재보험의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산재보험 대상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서 다양한 종사 형태가 포함된 ‘피보험자’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공유경제로 얻는 500만원 이하 수입은 종합소득 신고 없이 간편하게 과세 절차를 끝낼 수 있게 할 방침이다. 도시민박업은 내국인 대상 영업이 허용된다. 다만 전문숙박업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상은 본인이 거주하는 주택으로 제한하고, 영업일수도 1년에 180일 이내에서 지방자치단체가 탄력적으로 운영하게 할 방침이다. 투숙객을 위한 안전 기준이 마련되고 범죄 전력자의 등록은 제한될 전망이다. 셰어하우스 등 주거공유에 대해선 표준계약서를 도입해 분쟁을 줄여 주는 방식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주차공간 공유를 위해 거주자가 우선주차장을 공유하는 경우 주차요금의 최대 50%까지 상품권 등으로 환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카셰어링 차량의 배차·반납 규제를 완화하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전세버스 탑승자 모집도 허용된다. 택시업계 반발이 큰 승차공유는 ▲국민편의 제고 ▲교통산업의 발전 ▲기존 산업 종사자에 대한 보호라는 기본원칙만 재확인했다. 한편 홍 부총리는 기재부의 신재민 전 사무관에 대한 고발 취하 여부에 대해 “방침이 정해진 것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깊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신년 인터뷰] 외교안보연구소장 3인 한반도 정세· 과제 전망

    [신년 인터뷰] 외교안보연구소장 3인 한반도 정세· 과제 전망

    지난해 3번의 남북 정상회담과 역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데 이어 올해에도 비핵화 로드맵의 구체적 내용을 결정할 2차 북·미 정상회담, 역사상 첫 북한 정상의 서울 답방 등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에 김연철(55) 통일연구원장, 이관세(67)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 이재영(55)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등 3명의 외교안보연구소 수장에게 ‘새해 한반도 정세 및 과제’를 물었다. 김 원장은 한·미가 각각 총선 및 대선 준비기간에 돌입하기 전인 상반기에 비핵화 협상의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소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분석하고 북·미 협상이 곧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원장은 북한 경제 상황은 새해에도 녹록지 않지만 비핵화 진전으로 대북제재가 완화된다면 한반도의 신성장동력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김연철 통일연구원장 “한미 선거 국면 앞둬… 상반기 북미협상 진전 이뤄야” 올해 펼쳐질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시간’인 것 같다. 하반기부터 미국은 대선국면에, 한국은 총선 준비기간에 들어간다. 상반기에 진전을 이루는 게 좋다. ●김정은·트럼프 새해부터 회담 기대감 밝혀 우선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밝힌 신년사에 미국과의 협상 의지를 밝혔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곧바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언급했다. 새해에는 북·미 고위급 회담을 통해 양국이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비핵화 프로세스에도 긍정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 같다. 남북 관계가 북·미 관계의 영향을 받지만 남북 관계의 진전도 북·미 협상을 위해 중요하다. 지난해 북·미 간 교착 상황에서도 남북은 9월 군사합의에 따른 이행 조치를 매우 순조롭고 속도감 있게 진행했다. 올해도 군사 신뢰 구축 조치를 진전시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북·미 비핵화 협상의 환경을 조성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이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관계를 유지해야 한·미 차원에서도 대북 정책을 둘러싸고 공동 협력이 가능하다. ●북미 교착상황 땐 한국 창의적 해법 제시해야 또 북·미 교착상황의 경우, 한국은 근본적으로 중재자보다 당사자로서 창의적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지난해에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6·12) 이후 안타깝게도 6개월 이상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했다. 결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임기 안에 북한의 비핵화를 마무리하려면 한정적이고 제한된 시간 안에서 비핵화를 압축적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상응 조치도 압축해서 진행해야 한다. 결국 북·미 관계 정상화 및 평화체제와 관련해 압축적 비핵화를 위한 창의적 해법이 필요하다.(통일연구원은 지난해 12월 12일 평화협정 초안을 제안하며 평화협정 체결 시점을 ‘비핵화 50% 달성’으로 잡았다) 비핵화 50%는 핵무기와 핵물질을 제거하는 시점이다. 나머지 핵시설 해체는 얼마든지 시간을 두고 해결할 수 있다. 1차 북·미 정상회담이 만남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면 2차 회담은 의제가 중요하다. 따라서 이제 톱다운 방식은 한계가 분명히 있다. 구체적인 합의를 위한 북·미 간 실무적 준비가 중요하다.■ 이관세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 “김정은 비핵화 협상 의지 확고… 2차 북미회담 곧 재개될 것”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밝힌 신년사에서 남북 관계, 북·미 관계, 비핵화 협상의 3두 마차를 선순환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남·북·미가 완전한 비핵화라는 큰 원칙에 합의했다면 올해는 이행 단계로 들어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북미 비핵화 협상 이행 단계 밟을 듯 또 김 위원장은 비핵화 협상에 대한 의지를 확고하게 밝혔다. 북·미 간 협상도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 관계 면에서 북한은 지난해 남북이 합의한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를 적극적으로 이행해 한반도 평화 정착, 체제 안전 보장, 남북관계 발전에 긍정적 여건을 조성하려 할 것이다. 다만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는 과정에서 정치적인 측면의 환경 조성을 위해 대남 평화 공세를 전개할 가능성이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완화되거나 해제되지 않을 때도 북한은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사업 등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교류·협력 확대를 추진하려 할 수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지속하는 가운데 대체 효과를 거두고 남북관계 진전으로 체제 안전 보장을 확고히 하려는 것이다. 북·미 간에 실무선에서 비핵화 로드맵이 잘 만들어져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다시 거론될 것이다. 김 위원장은 북·미 정상회담 전에 올 수도 있고 후에 올 수도 있다. ●미중 무역갈등 외부 변수로 작용할 수도 한국은 지난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했지만 북·미가 접점을 찾지 못했다. 올해 북·미가 접점을 찾더라도 한국의 촉진이 있어야 남북 및 북·미 관계가 선순환될 것이다. 한국은 당사자 역할을 해야 하고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북한의 경제집중 노선은 계속된다. 2020년이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이고 김정은 체제가 출범해서 만든 국가발전 5개년 계획도 2020년에 마무리된다. 2019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2020년 성과가 결정된다. 북핵 문제의 외부 변수는 미·중 무역마찰이 대표적이다. 미·중 간 경쟁·대립과 양자 간 공동이익 부문의 협력이 혼재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미·중 간 무역갈등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지만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수립에 대해서는 갈등보다 협력 쪽으로 수렴해 나가지 않을까 싶다.■ 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대북제재 완화 땐 신경제구상 탄력” 새해 북한을 포함한 북방지역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세계경제가 글로벌 통화긴축, 미중 통상분쟁, 신흥국 금융 불안 가능성 등 하방요인이 가시화되면서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선진국 대부분은 물론이고 신흥경제권도 일부를 제외하고는 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다. 특히 북방지역의 맹주인 러시아 경제도 1.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추가 대러 제재,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각종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민간 소비와 투자가 위축될 것이기 때문이다. 중앙아시아 국가의 경제성장률도 전년에 비해 소폭 둔화된 4.5%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들은 러시아와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바, 이와 관련된 대외여건이 불리하기 때문이다. 다만 세제개혁 및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날 우즈베키스탄은 5%대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대북제재로 北내부경제 악영향 게다가 북한경제는 대북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의 통계 기준, 2018년 1~9월 동안 북한의 대중 수출과 수입은 1억 5000만 달러(약 1조 7344억 원), 15억 6000만 달러(약 1조 7456억 원)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89.3%, 38.9%씩 감소했다. 새해 북한경제는 대북제재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휘발유 등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품 가격이 상승하고 달러화·위안화의 변동폭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제사회가 동의할 수 있는 수준의 비핵화를 이행하기 전까지 대북제재가 북한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러 동방정책 가속… 北지도부 경제협력 우선시 하지만 최근 러시아를 비롯한 북방경제권은 동방정책을 가속화하면서 동북아와 경제협력을 확대하고자 하며 북한 지도부도 경제협력 강화를 우선시한다는 점은 한국에 커다란 기회 요인이다. 2019년 북한 비핵화의 진전에 따라 남북관계가 더 개선되고 대북제재가 완화된다면 한반도 신경제구상의 실현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 또한 남·북·러 3각 협력 등의 내실화를 통해 신북방정책의 추동력을 확보하여 한반도와 유라시아 대륙 간의 연계성을 증진시킬 수 있다.
  • 기술지주회사, 자회사 설립 때 지분 비율 20%→10%로 완화

    기술지주회사가 자회사를 설립할 때 확보해야 하는 지분보유 비율이 완화된다. 스마트폰으로 택시의 이동거리를 산정해 요금을 부과하는 ‘스마트폰 앱 미터기’ 도입도 가능해진다.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는 21일 대전에서 열린 ‘제4차 규제 혁파를 위한 현장 대화’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신기술 사업화 촉진을 위한 규제 혁신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새로운 기술이 다양한 규제에 막혀 사업화되지 못하고 사장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우선 기술지주회사가 자회사를 설립할 때 확보해야 하는 자회사 지분을 현행 20%에서 10%로 완화한다. 현금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한 것이다. 또 택시 미터기 제도 개선을 적극 검토한다. 현행 규정은 택시 변속기에 기기를 부착해 바퀴 회전 수로 거리를 측정하는 전기작동 방식만 허용하고 있는데 스마트폰의 위성항법시스템(GPS)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기기 분해를 통한 기계 조작이 불가능해 부당 요금 부과 등 분쟁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도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한다. 지금은 금융기관으로 분류돼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없다. 대학이나 공공연구기관이 정부 지원을 받아 개발한 특허를 기업에 이전할 수 있도록 전용실시권 허용 기준을 마련하고, 피검사로 백혈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체외진단용 의료기기의 임상시험에 필요한 지침도 만들 계획이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자동차보험료 연내 3%가량 오를 듯

    자동차보험료 연내 3%가량 오를 듯

    올해 안에 자동차보험료가 3%가량 오를 전망이다. 11일 보험업계과 금융 당국 등에 따르면 최근 메리츠화재는 보험개발원에 자동차보험 기본보험료를 3% 올리는 방안에 대해 검증을 의뢰했다. 자동차보험 업계 6위인 메리츠화재는 약 100만건(시장 점유율 5%)의 자동차보험을 확보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를 시작으로 업계 1위인 삼성화재를 비롯해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손보사 ‘빅4’도 기본보험료율을 올리기 위한 검증을 준비하고 있다. 빅4가 계획하고 있는 인상률도 3% 안팎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메리츠화재의 검증에 이어 빅4가 보험료 인상 작업에 시동을 걸면 중소형 손보사들의 보험료 인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올리려는 이유는 지난 10월 들어 손해율(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중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이 마지노선이라 불리는 90%를 넘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빅4의 손해율은 삼성화재가 90.4% 등으로 모두 90%를 웃돌았다. 손익분기점인 적정손해율은 77~80%로 알려져 있다. 손보사들은 올해 자동차보험 부문의 연간 적자가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금융 당국도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무조건 막기는 어렵다고 본다. 적자 누적을 방치하면 보험금 지급 분쟁이나 불량물건 인수 거절이 늘어나는 등 부작용이 작지 않아서다. 문제는 인상률이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은 보험개발원으로부터 최소 1.8%의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분석 결과를 보고받았다. 금융 당국은 이를 근거로 보험료 인상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적자를 줄이기 위해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일리가 있다”면서도 “각종 특약 등 과당 경쟁으로 제 살 깎아먹기를 해놓고 기본보험료를 올려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손보업계는 보험개발원의 분석이 최저임금과 정비요금 상승 등으로 인한 비용 증가분을 포함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적자를 면하기 위해선 인상률이 더 커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초 5%대 인상을 요구하던 손보업계는 최근 금융 당국이 강경한 입장을 보이자 인상폭을 3% 안밖으로 조정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 당국도 1.8%보다는 인상폭이 커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경제가 좋지 않은 만큼 인상폭을 최대한 낮추려 할 것”이라면서 “결국 메리츠화재와 빅4가 추진하고 있는 3%대가 (금융 당국이) 수용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청주시, 상수도계량기 검침도 스마트시대

    청주시, 상수도계량기 검침도 스마트시대

    4차산업혁명이 상수도계량기 검침의 풍경도 바꾸고 있다. 공무원들이 힘들게 발품을 팔지않고 사무실에 앉아 계량기를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청주시 상수도사업본부는 관내 30곳에 상수도 원격자동검침시스템을 설치하고 시범운영에 들어갔다고 26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기존 계량기를 스마트계량기로 교체한 뒤 사물인터넷 망을 이용해 사무실에서 검침값을 확인하는 것이다. 총 투입된 예산은 1900만원 정도다. 시는 산 중턱이나 오지에 위치한 단독주택 등 계량기 하나를 확인하기위해 담당자들이 많은 시간을 써야하는 곳들을 시범운영 대상으로 했다. 계량기 검침을 할때마다 철제 등 무거운 것들을 옮겨야 하는 곳과 영업방해가 우려되는 가게들도 포함됐다. 원격검침이 초기단계인데다 사물인터넷망 구축이 아직 미흡해 당분간은 직원들이 계량기 현장 확인을 병행하기로 했다. 이범수 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4차산업 핵심기술인 사물인터넷을 활용해 앞서가는 상수도행정 서비스를 구현할 것”이라며 “누수 및 동파 여부 등도 원격 확인이 가능해 누수로 인한 요금분쟁도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격자동검침시스템은 6개월 시범운영기간을 거쳐 향후 확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10월 기준 청주시 상수도계량기 수는 9만 2097전이다. 계량기 검침 에 투입되는 인원은 36명이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404호인데요 혹시 관리비 내역 아시나요…저도 몰라요 소규모는 공개 의무 없대요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404호인데요 혹시 관리비 내역 아시나요…저도 몰라요 소규모는 공개 의무 없대요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준호(30·가명)씨는 매달 관리비 고지서를 받을 때마다 착잡하다. 8평 정도의 원룸형 아파트에서 혼자 사는데 월 10만원이나 되는 관리비가 청구돼서다. 처음 집을 계약할 때만 해도 부동산에선 “관리비는 월 7만~8만원 정도 나올 것”이라고 했는데, 매월 그보다 2만~3만원이나 많은 금액이 나온다.김씨는 “관리비 고지서를 들여다보면 가구 전기료(1만 4000원)나 TV 수신료(2500원)는 내가 쓴 만큼 나왔다는 느낌이 들지만, 일반 관리비(5만원 2000원)나 청소비(1만 1000원), 공동 전기료(8500원), 수선 유지비(6200원) 등은 어떻게 해서 이런 금액이 산정된 건지, 비슷한 평형대의 다른 집과는 얼마만큼의 가격 차가 나는 건지, 제대로 쓰이곤 있는 건지 알 도리가 없어 마음이 답답해진다”고 말했다. 적은 월급에 허투루 돈이 나가는 건 아닐까 걱정된 김씨는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국토교통부의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을 발견했다. 전국의 아파트 관리비가 40여개 내역으로 세분화돼 올라와 있었고, 유사 단지와 항목별로 관리비를 비교·검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사이트를 유심히 들여다보던 김씨는 이내 실망했다. 작은 단지의 아파트는 관리비를 공개할 의무가 없는 ‘비의무 관리 대상’이라 해당 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파트 공화국’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우리나라는 4가구 중 3가구(75.6%)가 아파트나 연립주택, 다가구주택과 같은 ‘공동주택’에 살고 있다.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체 주택은 1712만 가구로 이 중 아파트는 1038만 가구(60.6%), 연립·다가구 주택은 257만 6000가구(15%)였다. 공동주택이 단독주택과 다른 점은 집과 관련한 비용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차장 보수 공사에 얼마가 들었는지, 승강기나 복도에서 사용한 전기요금이 모두 얼마인지는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이상 입주민이 알 방도가 없다.자신이 사는 아파트의 관리비에 비리가 있다며 문제를 제기한 배우 김부선씨를 두고 ‘난방 열사’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만큼 공동주택 관리비의 맹점을 악용한 각종 사건·사고는 끊이질 않고 있다. 2015년 1월 정부는 공동주택 관리비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편의 하나로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을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한국감정원이 위탁 운영 중인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선 매달 47개에 달하는 관리비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공용 관리비에는 일반 관리비(인건비·제사무비·제세공과금)와 차량 유지비, 청소비, 경비비, 소독비, 승강기 유지비, 위탁관리수수료 등이 나뉘어 표기돼 있으며, 개별 사용료에는 난방비나 급탕비, 가스 사용료, 전기료, 수도료에서부터 입주자대표회의 운영비나 건물 보험료, 선거관리위원회 운영비도 포함돼 있다. 아울러 아파트 보수 공사 등을 위한 장기수선충당금도 월 사용액과 충당금 잔액, 적립요율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비슷한 아파트 단지와도 손쉽게 항목별 관리비를 비교할 수 있다. 예컨대 서울 은평구 ‘은평뉴타운우물골’(472가구) 7단지에 사는 박수남(47·가명)씨의 공용 관리비는 1㎡당 771원으로 비슷한 아파트단지(평균 1045원)보다 274원 저렴한데, 굳이 계산기를 두드리지 않아도 관리비 수준이 ‘다소 낮음’이라고 알기 쉽게 표시돼 있다. 로그인이나 본인 인증 없이 누구나 해당 사이트에 접속해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이용자 수도 해마다 늘고 있다. 그러나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 매달 관리비를 공개해야 하는 대상은 30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과 150가구 이상의 승강기 설치 또는 중앙(지역) 난방방식 공동주택, 150가구 이상의 주상복합아파트로 한정돼 있다. 해당 조건에 부합하는 의무 관리 대상 공동주택은 전체 1299만 370가구의 70.1%(1만 5463단지 910만 5390가구)밖에 되지 않는다. 김준호씨의 아파트를 포함한 나머지 29.9%(388만 4980가구)는 법적으로 관리비 내역을 공개할 의무가 없는 ‘비의무 관리 대상’이다. 지역별로 비의무 관리 대상 공동주택 비율은 적게는 7.5%(세종)에서 많게는 68.6%(제주)나 된다. 서울만 해도 의무 대상이 56.3%(2327단지 141만 1280가구), 비의무 대상이 43.7%(109만 5101가구)로 관리비를 공개하는 비율이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의무 관리 대상 기준이 이처럼 제한적인 까닭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비의무 관리 대상 공동주택은 관리사무소나 비상대책위원회와 같은 의사를 결정하고 집행하는 체제를 구성할 의무가 없어서 시스템에 관리비 내역을 모두 올리라고 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시스템이 고도화돼 있기 때문에 전담 인력이 확보되지 않은 곳까지 일괄적으로 의무 대상에 편입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어 “소규모 가구의 공동주택 중에도 자체 홈페이지나 게시판에 관리비 운용 내역을 공개하는 곳들이 더러 있다”면서 “비의무 관리 대상에서도 관리비와 관련한 각종 분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의무 관리 대상처럼 47개 항목을 모두 공개하는 대신 공개 항목 수를 줄인다거나, 내부게시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유도하는 방안 등이 가능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소규모 공동주택의 관리비에 대한 적절한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않는 동안 공동주택관리 전반에 대한 민원·상담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입주민 간 분쟁 해결과 공동주택 관리를 지원하고자 2016년 8월에 출범한 ‘중앙 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에 접수된 공동주택 관련 민원은 2014년 1만 1760건에서 2015년 2만 5190건, 2016년 3만 255건, 지난해 4만 5728건으로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달 기준으로 3만 6863건이 접수돼 한 해 동안으로 본다면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 첨예한 갈등을 주로 다루는 ‘공동주택관리분쟁조정위원회’에 지난 7월까지 접수된 민원 5086건 중 관리비와 장기수선충당금과 관련된 사안이 10%에 이르렀다.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공동주택의 관리비 문제는 결국 관리비를 운영하는 사람이 관리비를 내는 사람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으면서 이를 이용해 부당한 이득을 얻으면서 발생한다”면서 “관리비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것도 이를 막기 위함인데 경우에 따라선 소규모 가구에서 이러한 문제가 더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가구 수만을 기준으로 관리비 정보 공개를 제한하기보다 상당 가구의 동의가 있을 때는 관리비 공개를 예외로 두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산과 인력이 문제라면 관리비의 운영실태를 회계사가 감사하되 회계사 선임 권한을 시·도나 공공기관 등 제3기관이 가짐으로써 과도한 감사수임료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감사공영제’가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지난 4월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비의무 관리 대상인 공동주택에서 불투명한 관리비 운영 등으로 분쟁과 불만이 발생하는 것을 막고자 관리비의 항목별 산출 내역을 해당 공동주택단지 홈페이지나 관리사무소 게시판에 공개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공동주택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으나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안양시, 호별 계량기 설치로 이웃 간 수도요금 분쟁 해결.

    경기도 안양시는 호별 계량기 신청·설치등록을 시행한다고 6일 밝혔다. 공동수도요금 분쟁을 해소하고, 수도사용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시는 그동안 20세대 미만 건축물, 다가구주택과 상가 등에 설치된 주계량기 검침만으로 자체적으로 수도요금을 부과했다. 이로 인해 이웃 입주자 간에 수도요금 분쟁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요금 미납 시에는 전체 세대가 단수되는 피해가 발생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20세대 이상 공동주택, 대형건축물에 설치된 계량기를 제외한 시의 호별계량기 설치대상은 3만 6000개소다. 이 중 2만 3000개소의 호별계량기 설치등록을 마친 결과 수도요금 분쟁 민원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별계량기 설치 승인절차는 호별연명부를 첨부한 신청서를 시 수도행정과에 제출하면 된다. 이후 현장 확인을 거쳐 승인 및 공사를 시행한 후 즉시 개별고지하게 된다. 호별계량기 신청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안양시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수도행정과 계량기관리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호별계량기 등록 확대뿐만 아니라 이사정산서비스, 상·하수도 요금 스마트 문자고지 등을 통해 고객 중심 수도요금행정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텅빈 주차장, 발레파킹 꼭 해야 합니까”

    “텅빈 주차장, 발레파킹 꼭 해야 합니까”

    삼청동 등 유명 맛집 등으로 영업 확대 “식당 손님 강제 이용” “카드 결제도 거부” 불법주차·차량 손상 등 분쟁 증가에도 당국은 업체 현황 모른체 “대책 없다” “주차장이 텅텅 비었는데 왜 발레파킹(주차대행)을 해야 합니까.” 가족과 함께 서울 서초구의 유명 식당을 찾은 김모(27·여)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주차대행비 3000원을 내야 했다. 주차 공간이 넓어 굳이 발레파킹이 필요 없다고 생각한 것이 오판이었다. 그 식당에서는 차량이 많든 적든 간에 주차대행이 의무였다. 식당 주인은 “주차대행 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어서 반드시 이를 이용해야 한다”며 양해를 구했다. 현금이 없어 카드를 내밀자 “카드 결제는 안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결국 김씨는 3000원을 계좌이체했다. 성북구의 한 카페를 찾은 이모(49)씨는 남에게 자신의 차량을 맡기는 것이 불안해 주차대행을 거부하다가 승강이를 벌였다. 이씨는 “꼭 발레파킹을 해야 한다는 규정이라도 있는 것이냐”고 따지자 대행 요원은 “이 카페를 이용하려면 무조건 차를 맡겨야 한다. 원치 않으면 다른 카페로 가라”고 엄포를 놓았다. 주차대행 직원들의 부주의로 차량이 파손되거나 직원들이 다른 주택 앞에 차를 세워 말싸움이 벌어지는 일도 일어난다. 주차금지 구역에 주차했다가 단속 카메라에 찍혀 고객이 뒤늦게 과태료를 내는 일도 있다. 이처럼 식당·카페의 발레파킹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와 국회는 주차대행업 관련 규정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주차대행은 주차 공간이 협소한 도심의 식당과 카페, 영화관 등을 중심으로 주차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적으로 도입됐다. 주로 업주가 용역업체에 한 대당 1000~3000원의 비용을 지급한다는 계약을 맺고 주차 관리를 맡기는 방식이다. 하지만 관련법이 없다 보니 용역업체들의 업태와 계약·보험의 형태가 제각각이다. 업체 현황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 2016년 서울 강남구는 강남구에 주차대행업이 성행하자 이를 관리할 기준법 제정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 주차대행업 등록·신고제, 서비스 요금 기준, 과태료와 범칙금 등이 제정안에 담겼다. 하지만 국토부 측은 “주차대행 문제가 서울시, 특히 강남구에 국한된 내용이어서 입법까지 할 필요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입장을 강남구에 전달했다. 정부가 손 놓은 사이 주차대행은 최근 종로구 삼청동과 성북구 성북동의 카페·음식점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국토부는 지금도 “발레파킹을 주차 정책으로 볼 것인가 대리운전 같은 용역으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부터 정립해야 한다”면서 “현재로선 법안을 마련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50 넘으니 덤으로 사는 인생, 의미있는 일 고민”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50 넘으니 덤으로 사는 인생, 의미있는 일 고민”

    탈북민 1세대 강철환 대표가 말하는 ‘한국 생활’“이젠 한국에서 더 오래 살았습니다. 북한에서 24살 때까지 살았고, 한국에서 27년째 살고 있습니다. 북한 사람이 아니라 한국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이 더 가까워지기는 했는데···. 나이가 들면 고향이 그리워진다던데 그래서인지 북한에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 듭니다. 북한 인권에 관한 일을 하고 북한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보니깐, 그런 것인가 합니다.” 제21회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끝난 다음 날인 27일 서울시 중구에 있는 강철환(51) 북한전략센터 대표 사무실을 찾아갔다. 남북 문제나 통일 이슈에 관한 이야기는 그가 수도 없이 인터뷰했을 터이니 이보다는 한 명의 인간으로서 그와 인터뷰하고 싶어서 찾았다. 그는 “뭐, 인터뷰는 많이 해봤지만 이런 인터뷰는 처음 해봅니다.”라며 말문을 연다. 자연스럽게 이산가족 상봉이 화제에 올랐다. “부모님이나 친지들과 헤어진 실향민들이 금강산에서 이산가족들을 만나던데, 이젠 제가 이산가족이 된 지 25년이 넘었어요. 이분들의 절망 같은 그리움 이런 게 제게도 똑같이 밀려오는 거죠. 북한에 부모님과 동생들도, 많은 친구도 남아 있고···. 절절한 그리움이 어떤 것인지 나이 50이 넘으면서 조금씩 알겠더라고요.” 북송된 재일교포 3세인 그는 9살 때인 1977년 재일 조선총련 간부 출신인 할아버지가 정치범으로 몰리면서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 이혼한 어머니를 제외한 가족들 모두 함경남도 요덕 정치범수용소에서 10년간 참혹하게 지내다 풀려났다. 이후 요덕 근처에서 5년가량 지내다 1992년 탈북해 한국에 들어왔다. 그는 ‘귀순’이 아닌 탈북민 1세대인 셈이다. 한양대를 마치고, 한국전력에서 신입사원으로 들어가 3년 근무했다. 조선일보 기자로 활동하다 그만두고 2007년부터 북한에 인권과 자유 등을 확산시키는 북한전략센터 대표를 맡고 있다. ‘수용소의 노래, 평양의 어항’이란 책을 내기도 했다.- 죽을 고비를 많이 넘겼는데, 강 대표에게 인생이란.☞ 제가 가장 귀염을 받아야 할 9살부터 11살까지 요덕수용소에서 지냈습니다. 수용소에서 몇 번 죽을 고비를 넘기고, 항상 언제든지 죽는다는 생각에 가장 불행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20~40대를 한국에서 보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입니까. 제 인생의 황금기였죠. 친구들과 만나서 여행도 하고 연애도 하면서···. 저랑 같이 수용소에 끌려갔던 많은 아이 가운데 저만 인생을 이렇게 살고 있으니, 나이 50이 넘어가니깐 이제 덤으로 살아가는 느낌이 들어요. 이제는 덤으로 사는 인생, 이미 죽었어야 하는 인생인데···, 그래서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야 되지 않을까 이런 고민을 합니다. 처절한 생활을 했던 그에게 어떤 꿈을 꾸는지를 물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옛날에는 북한에 잡혀가는 악몽을 자주 꾸었지요. 소스라치게 놀라 깨기도 하고. 한 10년 지나니 꿈에 한국과 북한이 섞여 나오더라고요. 북한에 잡혀 가 고문을 받는데 유엔이 나와서 감시한다든지, 이런 신변안전에 관한 꿈이 섞여 나왔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꿈에도 잘 안 나와요. 꿈도 사회에 적응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 생활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일은.☞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전력에 다닐 때의 일이 생각납니다. 전기요금을 장기간 내지 못한 사람들에게 전기 공급을 끊는 일을 했습니다. 어느 날 서울 성북동 한 단란주점의 전기를 끊자 업소 주인이 식칼을 들고 ‘다 죽인다.’며 욕설을 난리를 쳤습니다. 다른 직원들은 모두 도망가는데 저는 같이 욕설을 하면서 맨주먹으로 싸우려 했지요. 그때 제 말투가 이상하고 도망을 안 가니 업소 주인이 칼을 내던지고 이야기를 하다 나중엔 친구가 됐습니다. 또 한 번은 금호동에 전기를 끊은 집이 몰래 전기를 훔쳐 쓰나 싶어서 찾아가보니 촛불을 켜고 지내더군요. 그때까지 한국의 좋은 모습만 봤는데 ‘가난하고 힘들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대학 다닐 때 남쪽의 학생들과 통일 문제를 이야기하고 싶어서 갔더니 “반역자”라며 욕설을 해서 상당히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의 사무실에 들어갈 때 자원봉사를 한다는 외국인 두 명과 한국인 여성 직원 한 명이 컴퓨터 작업에 한창이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자 외국인 여성 한 명이 더 나와 일하고 있었다. 그의 사무실 한쪽 벽면엔 북한에서 발행한 한반도 지도가 걸려 있었다. 맞은편 서가엔 북한 관련 책들이 꽂혀 있었다. 낡은 책들이 보이기에 ‘뭐냐.’고 물었더니 그는 “북한의 학교 교과서”라며 끄집어내 보여줬다. 바스러질 듯 누런 종이에 적힌 활자의 잉크마저 바래서 글씨를 읽기가 어려웠다. 교과서 위쪽에 성경책이 꽂혀 있기에 “교회에 다니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네, 15년 됐습니다.”고 답한다. 부인과 두 자녀와 함께 다닌다고 했다. - 한국 생활에서 적응하기 힘들었던 점은.☞ 와서 보니깐 지연과 학연 이런 것이 보기보다 강했습니다. 한국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고향과 출신 같은 지역주의, 학교와 학벌과 같은 학연, 가족주의 이런 데 탈북자 출신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 탈북자들은 더욱 소외되고···. 북한은 독재를 강화하면서 끼리끼리 모여 세력화하는 것을 철저히 방지했습니다. 북한에서 고향이고 나발이고 뭐 다 필요없이 흩어버렸습니다. 지역주의 이런 게 없지는 않지만 상당히 완화됐습니다.북한의 인권 운동을 빼고는 그가 어떻게 지낼까. “대학 졸업한지 20년이 넘었는데 갑자기 친구들이 옛날 찍었던 사진을 단톡방 이런데 올려요. 거칠고 투박했던 시절인데, 이때가 엊그제 같은데 참 빠르게 세월이 지나갑니다.” 학교 친구들 만나서 옛날 이야기하고, 몸무게가 늘어 걱정이라는 고민도 한단다. 해외에는 웬만큼 나가볼 만한 나라는 다 가봤다고 했다. 한국의 평범한 50대 남성의 모습이었다. - 예멘 난민이 최근 한국사회에서 이슈가 된 적이 있다.☞ 한국정부가 난민협약에 가입돼 있어서 난민쿼터를 받아들이고는 있지만 분단국가기에 한국은 엄청난 난민 발생 가능성을 예상해야 합니다. 따라서 한국만큼은 북한 난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유엔을 설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북한에 예멘 정도의 자유가 주어지면 북한주민 절반이 국경선을 넘을 것으로 봅니다. 지금도 중국엔 10만명 이상의 탈북자들이 떠돌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다 난민이지요. 우리 가족, 우리 동포도 지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외국 난민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일의 순서가 맞지 않다고 봅니다. - 탈북자를 바라보는 한국인의 시선이 곱지 않다.☞ 북한 사람은 기회가 없어 배우지 못했고, 문화생활을 못 했기에 수준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런 것으로 탈북자들을 이등국민 취급하고, 열등하게 취급하는 어떤 선입견 같은 것이 있어요. 지금이야 한국에 사는 탈북자가 3만명이니 눈에 띄는 분쟁이 없겠지만 나중에 통일이 되면 5000만명대 2500만명이 되면 큰 분쟁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를 깔보거나 무시하고 이등국민 취급하는 그런 선입견 빨리 고쳤으면 좋겠습니다. 경쟁이 없는 사회에서 살다가 자본주의 무한경쟁은 우리 탈북자들에게도 엄청난 스트레스입니다. 저는 후배들에게도 당부합니다. 후배들이 북한 출신이라는 자격지심 때문에 누군가의 사소한 한마디의 말에 상처를 입습니다. 그런데 ‘사소한 말에 신경 쓰지 말고, 그 말이 악의적이지 않으면 대범하게 넘겨라.’고 충고합니다. 예전에 제가 밥을 먹는데 “야, 너는 수용소에서 쥐도 잡아먹었다는데, 고기를 남기면 되겠냐.”는 말을 들었습니다. 기분은 되게 나빴지만 대수롭잖게 넘겼지요.그는 요즘의 젊은 탈북자들은 한국사회뿐만 아니라 국제사회 진출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똘똘하고,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후배들도 많아요. 지금은 탈북자를 위한 다양하고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도 많아졌어요. 우리야 한국에서 기자 한 것이 최고의 사회 진출이었지만, 국제무대에서 활동이 많이 늘어날 것입니다.” 그는 한국에서 정치도 하게 되는 후배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강 대표는 “한국사회가 그동안 통일을 준비한다고 말하면서도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정부의 통일준비위원회 자문회의에 참석한 적이 있어요. 그 회의의 주요 사업으로 ‘DMZ박물관’을 건립하자고 논의하더라고요. 민간 업체에 맡기면 되는 것을 이 위원회가 주요 안건의 논의하는 것을 보고 ‘참, 한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日 사업 실패·소송, 형제들 불화 얽힌 베델… 한국행 배에 오르다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日 사업 실패·소송, 형제들 불화 얽힌 베델… 한국행 배에 오르다

    일본에서 무역 일을 하던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은 한동안 성공 가도를 달리는 듯했으나 오래지 않아 악재가 겹쳐 어려움을 겪었다. 사업체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일본 업체들의 담합·소송에 휘말리고 형제들과도 관계가 나빠져 결국 일본 사업을 포기했다.●9개나 되는 공장 차렸다가 못 버티고 폐업 1888년 고베에 와 아버지와 이모부 밑에서 무역 일을 배운 베델은 1899년 ‘베델 브러더스’를 세워 독자 사업에 나섰다. 일본의 골동품을 영국에 내다파는 중개업에 자신감이 붙은 베델은 한발 더 나아가 일본에서 직접 물건을 만들어 영국에 수출하기로 마음먹었다. ‘베델 브러더스’가 생산하기로 한 첫 제품은 바로 러그였다. 러그는 바닥깔개나 무릎덮개 용도로 쓰는 직물제품을 말한다. 베델은 형제들과 1901년 7월 오사카 남부 사카이 지역에 소규모 러그 제조 공장 9개를 차렸다. 당시 사카이에는 일본인들이 조합 형태로 운영하는 러그 공장이 많았다. 한때 이곳은 지역 주민의 70%가 러그 생산에 매달릴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베델 브러더스’는 이런 사카이에 공장을 차린 첫 외국인 업체였다. 이들이 만든 러그는 품질도 꽤 좋았던 것 같다. 영자지 ‘재팬 크로니클’은 기자가 사카이 공장을 직접 방문하고 쓴 르포 기사에서 “베델의 러그는 터키에서 생산된 최고급 제품과 차이가 없다”고 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제조업을 처음 해 보는 베델이 한꺼번에 9개나 되는 공장을 무리하게 운영한 것이 화근이 됐다. 일본에서는 1899년 외국인에 대한 치외법권이 마무리돼 이들에 대한 소송이 급증했는데 ‘베델 브러더스’도 예외가 아니었다. 품질 좋은 러그를 만들기 위해 주변 공장에서 일하던 일꾼들을 대거 스카우트한 것이 일본업체들을 자극했다. 공장을 9개나 돌리다 보니 경쟁회사에서 데려 온 장인의 수도 상당했을 것이다. 이 지역 카르텔은 ‘베델 브러더스’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영업을 방해했다. 결국 베델 형제들은 이들의 보이콧을 버티지 못하고 얼마 안 가 러그 사업을 접었다.●3억원대 러그 납품 분쟁… 日반감도 커져 베델은 이 시기 최소 3건의 소송에 휘말렸다. 사업과 관련된 것으로는 ‘수세미 사건’과 ‘러그 사건’이 대표적이다. ‘수세미 사건’은 주방용품이나 목욕용품으로 쓰는 수세미의 납품을 둘러싼 분쟁이었다. 1902년 2월 고베 상인 나리타 세이사부로는 “‘베델 브러더스’가 수세미 3만 6942개를 주문했지만 대금을 지불하지 않았다”며 1567.31엔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1905년 7월까지 3년 반 동안 재판이 이어졌다는 기록이 남아 있지만 결론은 알려지지 않았다. ‘러그 사건’은 러그 납품 대금 관련 소송이었다. 베델이 조선에 온 뒤인 1904년 10월 러그 상인 도이 젠노스케는 베델을 상대로 대금 5026.73엔과 6%의 이자를 별도로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미국 뉴욕·샌프란시스코에서 거래된 엔화의 평균가를 고려하면 5026.73엔은 지금 가치로 27만 4870달러(약 3억 700만원)에 해당하는 거액이었다. 베델은 이 시기 조선에서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KDN)를 창간해 활동하고 있었다. 원고(도이)와 피고(베델)가 재판에 출석하지 않자 손해배상 청구가 자연스레 기각돼 사건이 마무리되는 듯 했지만, 도이가 이듬해 2월 베델을 상대로 또 한 번 소송을 제기했다. 손해배상 청구 금액도 처음보다 11% 늘어난 5795.73엔으로 책정했다. 고베 지역 영자지 ‘고베 크로니클’은 이 사건의 첫 공판이 있었던 1904년 10월부터 1905년 2월까지 네 차례의 공판을 기사로 다뤘다. 이 역시도 재판 결과는 기록이 없다. 사업과 관련한 두 가지 분쟁 사이에 작은 소송 하나가 더 있었다. 1903년 초 고베에 살던 히로시마 수마라는 여성이 “1902년 베델의 부인 메리 모드 게일(1873~1965)과 아들 허버트 오언 친키 베델(1901~1964)이 영국에 갔을 때 이들을 수행하고 96.91엔을 받기로 했지만 실제 대가는 40엔이 전부였다”며 재판을 걸었다. 비록 수세미나 러그 대금처럼 큰돈은 아니었지만 베델 입장에서는 단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이렇다할 합의 노력 없이 소송부터 하고 보는 일부 일본인들의 행태에 상당히 실망했던 것 같다. 영국 런던에서 만난 베델의 손자 토머스 오언 베델(59)은 “할아버지(베델)가 자신과 아무 이해관계도 없는 한국을 돕기 위해 나선 이유 가운데 하나로 일본인들의 줄소송으로 인한 반일 감정 때문이 아니었나 추측한다”고 전했다.●日사업하던 형제들 항일 신문 만든 베델 내쳐 베델은 매사 솔직하고 직설적이었다. 베델의 후손들은 그가 성질이 급한 사람이었다고 전한다. 1901년 8월 베델은 고베의 인력거꾼들과 요금을 놓고 시비를 벌이다가 싸움이 나서 심한 부상을 입었다. 이를 두고 당시 ‘고베 크로니클’은 “외국인을 집단 폭행한 인력거꾼들의 잘못이 크지만 인력거 면허번호를 떼어 내는 등 불필요한 행동으로 이들을 자극한 베델도 생각이 모자랐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화를 다스리지 못하는 성격 탓에 베델은 형제들과도 사이가 나빠져 결국 동업을 정리하게 된다. 아마도 이들은 일본인들과의 소송 과정에서 관계가 더욱 악화됐을 것으로 보인다. 베델이 한국에서 신보와 KDN을 발행하던 1905년 ‘고베유신일보’ 11월 27일자에는 ‘베델 브러더스’ 고베 지사에서 일하던 S E 길스가 신문사로 찾아왔다는 내용이 나온다. 그는 “베델은 한때 ‘베델 브러더스’의 일원이었다. 하지만 그는 술고래였고 결근도 잦았다. 급기야 회사를 내팽개치고 한국으로 건너갔다. 이제 이 회사는 베델과 아무 관계도 없다. 우리는 이 내용을 신문에 광고도 했다”고 밝혔다. 길스를 대리인으로 내세우긴 했지만 베델을 과음과 근무태만, 무책임 등의 단어로 묘사한 것을 볼 때 (사실 여부를 떠나) 그를 바라보는 남동생 허버트(1875~1939)와 아서 퍼시(1877~1947)의 감정이 부정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일본 영자신문에 베델이 해고됐다는 사실을 광고까지 한 것을 보면 한국에서 항일신문을 발간한 큰 형(베델)을 이렇게라도 내치치 않을 경우 ‘베델 브러더스’를 유지하기 어려웠을 형제들의 복잡한 속내가 읽혀지기는 한다.앞서 ‘고베유신일보’는 11월 26일자 기사에 “베델은 1899년 ‘베델 브러더스’를 설립해 지난해(1904년)까지 도자기업을 운영하다가 (사업) 실패로 야반도주하다시피 한국으로 건너간 러시아 스파이”라고 비난했다. 베델이 러시아 스파이라는 주장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그가 사업에 실패해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은 사실이었다. 러그 사업이 실패한 뒤 도자기 판매로 활로를 모색했지만 이마저도 성공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베델은 사업 실패와 잇따른 소송, 형제와의 불화 등으로 16년간 살던 고베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했다. 이후 1904년 러일전쟁이 시작되자 영국 일간지 ‘데일리 크로니클’의 조선 특파원에 지원해 언론인으로서 새 삶을 시작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그가 일본에서 사업에 실패한 것이 조선에는 되레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고베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런던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스포트라이트] “훈남 미소 뒤 레이저 눈빛… 安의 이중생활, 이 정도일 줄 몰랐다”

    [스포트라이트] “훈남 미소 뒤 레이저 눈빛… 安의 이중생활, 이 정도일 줄 몰랐다”

    “아줌마, 왜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그리 좋아해요?” “아저씨는 왜 (탤런트) 김태희를 좋아하죠?” “그건 어…, 예쁘잖아요.” “나도 그래요!”충남도 A 국장(3급)은 안희정 전 지사가 재임 시 참석한 행사장에 동행했다 청장년 여성들이 안 전 지사를 둘러싸고 환호하고 사인 받는 것을 보고 한 아주머니에게 물었더니 이같이 말했다고 1일 서울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전했다. 안 전 지사가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때 ‘대연정’ ‘선의’ 발언으로 호평과 악평을 들었던 것처럼 행정가로서 그를 보는 충남도 공무원들의 평가도 호불호가 엇갈린다. 정무비서 성폭행 의혹 사건이 터진 뒤 한결같이 “배신감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지만 재임 중 안 전 지사의 정책과 업무 스타일 등을 바라보는 시각은 직급별, 남녀별, 연령별, 잘나갔거나 소외됐거나 하는 입장에 따라 일정 부분 다른 것도 엿볼 수 있다. 유명 연예인 같은 안 전 지사의 인기는 도청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도지사를 만나기 쉽지 않아 주로 겉모습을 봐 온 젊은 공무원의 호감이 컸고, 특히 여직원 사이에서 배우 ‘송중기’가 부럽지 않았다. 초선이던 민선 5기 때는 신비로움까지 더해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했다. 한 여성 공무원(8급)은 “동료 여직원이 지사님과 악수를 하고 손도 씻지 않았다고 해 ‘미친×’이라고 놀리며 웃은 적도 있다”고 회고했다. 내놓는 정책은 참신했다. 그 핵심이 ‘3농 혁신’이다. 김태신 충남도공무원노조위원장은 “관심 없고 손대기 어려운 농어촌 문제를 의제로 내세운 것은 고무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도 직원의 인문학적 소양을 길러 주려는 ‘독서대학’ 등 내부 혁신 정책도 호응을 얻었다. 여성 보호 정책은 많았다. 성평등과 경력단절 여성보호 등 여성 인권을 유난히 강조했고, 여성정책 담당관을 국장급으로 대우했다. 도지사의 입 역할을 하는 공보관과 자신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도지사 비서실장에 여성 공무원을 도 역사상 최초로 앉혔다. ‘민주주의’를 입에 달고 산 안 전 지사의 인권의식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인권조례 제정’과 ‘도민 인권선언’으로 외연을 넓혔다. 하지만 한 6급 공무원은 “안 전 지사가 도청에서 청소하는 아주머니에게도 ‘안녕하세요’ 하고 살갑게 인사를 했지만 그게 다 이미지를 관리한 게 아니겠느냐”면서 “실상은 이중적이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안 전 지사가 ‘소통’을 강조했지만 직원들과 잘 만나지 않았고, 국장들도 안 전 지사가 자기 말만 해 지사실에 잘 가지 않으려 했다”면서 “국장 발언이 맘에 안 들면 ‘우병우 레이저 눈빛’이 무색할 정도로 차가웠다”고 덧붙였다. 김 노조위원장은 “평소 노조 가입을 권유하고 중시하는 말을 하면서도 노조와 단체교섭 때 점심 한끼 한 것이 다일 만큼 잘 만나 주지 않았다”고 기억했다. 남궁영(행정부지사) 충남도지사 권한대행은 “국장이 예약을 한 뒤 도지사실에 들어갔지만 그것은 안 전 지사가 도정과 현안에 대해 깊이 생각할 시간을 벌고자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위원장은 “거대 담론이 많고 신선했지만 결과물은 신통치 않았다. 형이상학적 행정가로 바닥 행정을 잘 몰랐다”며 “현안이 있으면 결정을 하지 않고 토론부터 하게 해 시간이 많이 걸렸다. 갈등·분쟁 사업장도 잘 가지 않으려 했다”고 꼬집었다. 5층 도지사실 옆 기자실을 지난해 말 1층으로 이전시킨 것도 견제를 피하려는 것으로 비쳤다. 도는 “2016년 11월 청양군 강정리 주민들이 기습 점거한 것처럼 기자회견을 하러 왔다 지사실로 쳐들어와 업무 방해가 돼서”라고 해명했지만 임기 만료를 앞 둔 지사의 행위로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또 지은 지 5년도 안 된 청사를 20억원이나 들여 리모델링한 것도 겉치레에 너무 신경 쓴다는 평을 받았다. 정무직의 힘은 커졌다. 후반기로 갈수록 비서실장 등을 자신이 데려온 정무직으로 채웠다. 도의 한 6급 주무관은 “충남에는 도지사가 3명이라는 설이 돌았다”고 귀띔했다. 이들 정무직 ‘어공’과 일반직 ‘늘공’은 어울리지 못하고 겉돌았다. 특별보좌관도 인권, 자치분권 등 17개 분야 22명에 달했다. 도의 한 계장(5급)은 “예전에는 도 정책을 생산하는 기획조정실장의 위세가 대단했는데 안 전 지사 때는 존재감이 별로 없었다. 외부(특별보좌관 등)에서 도 정책이 나와 기조실장 위력이 줄어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안 전 지사의 행보는 재선 때, 특히 대선 경선이 다가오면서 도정 범위를 벗어나기 일쑤였다. 역간척 사업, 차등 전기요금제, 석탄화력발전소 수명 30년으로 단축, 연방제 수준 자치분권 등 거대(?) 의제를 정부에 요구하며 대권 후보로서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관련 포럼도 굳이 국회에서 열었다. 서울 등 외부 특강이 많아졌고, 해외순방도 잦았다. 경선 고배 후인 지난해 7~9월 사이에만 해외를 세차례나 나갔고, 이때도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정무비서 김지은씨는 주장했다.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 사건이 터지자 도 공무원들은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 “겉과 속이 달랐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도 역사상 최대 치욕이다”라면서 강한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지만 이른바 ‘충청대망론’이 또 한번 꺾인 것을 크게 아쉬워했다. 충청도 대통령을 만들려는 주민들의 염원(?)을 충족시킬 인물은 충남지사 출신이 많았다. 정당을 창당한 심대평 전 지사 후임인 이완구 전 지사는 성완종 사건으로 총리에서 물러났지만 대권을 꿈꾼 인물이다. 그 후임인 안 전 지사는 대권에 가장 근접했다. 도의 한 7급 공무원은 “다음 충남지사 후보 중 안 전 지사 친구인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그나마 전국구 인물이라 도지사와 그 이상을 기대했는데 그마저 불륜 의혹으로 중도 하차했다. 충청대망론을 충족할 지사는 당분간 찾기 힘들 것 같다”고 혀를 찼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경기도, 아파트에 전기차 이동형 충전기 1만7000개 보급

    경기도, 아파트에 전기차 이동형 충전기 1만7000개 보급

    경기도는 전기차 활성화를 위해 올해 도내 아파트 1000곳에 이동형 충전기 사용을 위한 전자태그를 보급한다고 14일 밝혔다. 도는 지난 9일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경기도회, ㈜파워큐브코리아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연말까지 이동형 충전기 태그 1만1727개를 보급하기로 했다.㈜파워큐브코리아는 이동형 충전기 및 태그 보급 충전사업자로, 지난해까지 도내 아파트 564곳에 보급된 1만3273개를 합하면 모두 2만 5000개의 이동형충전기 태그 설치를 지원하게 된다. 이동형 충전기는 기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설치된 벽면형 콘센트에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 무선인식기) 태그를 붙여 충전하는 방식으로 별도의 공간 없이도 설치할 수 있다. 전기요금은 어느 곳의 콘센트를 사용하더라도 전기차를 충전하는 개인에게 부과되기 때문에 아파트관리사무소나 타 입주민에게는 불이익이나 불편사항이 없다. 요금부과 체계를 보면 충전사업자(회사)가 한전에 아파트 주차장 등의 콘센트에서 전기차 충전요금을 따로 낼 수 있도록 분리 신청을 하고, 전기차 사용자는 충전회사에 자신이 사용할 전자태그를 등록해 사용하면 요금이 자동적으로 한 달 단위로 부과된다. 태그를 보급하는 파워큐브코리아의 경우 기본요금 1만원(통신료 5000원, 서버 사용료 5000원)인데 아이오닉 차량의 경우 완전충전(27㎾) 시 요금은 270원(상온 25도 기준 250㎞ 주행 가능)이다. 이연희 경기도 환경국장은 “이동형 충전기는 별도의 전기차 전용주차면이 필요 없기 때문에 전기차 충전으로 인한 입주민 간 분쟁 발생 우려가 적어 전기차 확대 보급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단독]코레일 이번엔 ‘역사 광고업체에 갑질’

    [단독]코레일 이번엔 ‘역사 광고업체에 갑질’

    코레일과 계열사인 코레일유통㈜이 역사 내 옥외광고 업체에 대해 계약서에도 없는 ‘통신회선사용료’를 징수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업자들은 부당 청구로 인식했지만 사용료 미납부에 따른 계약해지를 우려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수천만원에서 1억원 이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5일 코레일 등에 따르면 옥외 광고업체인 A사 등은 지난해 10월 공정거래위원회에 분쟁조정과 함께 코레일유통에 통신회선사용료 기납부금 반환을 신청했다. A사는 코레일유통이 코레일에서 사업권을 승인받아 시행한 역사 내 영상광고(디지털사이니지) 사업을 수주해 2012년 1월부터 2016년 12월 31일까지 5년간 운영하면서 5200여만원의 통신회선사용료를 냈다. B사는 같은 명목으로 1억원 이상을 내고 있다. A사 관계자는 “2011년 4월 입찰을 통해 낙찰받은 뒤 10월 6일 계약 체결까지 통신회선사용료에 대한 설명이나 언급이 없었다”면서 “12월에 청구받았는데 당시는 수십억원을 들여 장비를 제작, 역사에 설치하고 광고를 수주한 상태였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유통은 “코레일에서 청구해 선납 후 업체에 부과했다”면서 “밖에서 보면 이상할 수 있지만 철도역사라는 특수한 프로세스”라고 해명했다. 이어 “계약 전 업체에 설명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해 진실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통신회선사용료는 역사 내 설치된 통신 단자에서 상업용 시설까지 선을 연결해 사용하는 것에 대한 비용이다. 코레일 내부 규정(청원통신시설 관리 요령)에 의해 부과되는데, 비슷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서울교통공사에서는 적용하지 않고 있다. 사업자들은 선로가 역사를 통과하는 것에 대한 일종의 ‘통행료’라고 반박한다. 이들은 “역사 내 부대사업에 필요한 기본 설비로 발주처가 통신선을 제공한 것도 아니고 연결선로 공사비와 통신비까지 사업자가 부담했는데 입찰공고 및 계약서에 없는 비용을 걷었다”며 “설치된 디지털사이니지 2대 중 1대는 역이용정보와 노선 안내 등 공익광고였지만 전기요금까지 업체에 전가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코레일 사업부서와 통신부서, 코레일유통의 설명은 제각각이다. 사업부서와 코레일유통은 ‘회선사용료’는 수익자가 부담하는 정당한 부과라는 설명이나, 통신부서는 ‘회선 유지보수비’라며 다른 해석을 내놨다. 2015년 사업자들이 국민권익위원회에 제기한 부당징수와 관련한 민원 결과에 대한 해석도 서로 달랐다. 귄익위는 당사자 간 계약관계이고, 부당 징수는 소관이 아닌 것으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유통 측은 “소송 없이 사용료를 냈기에 (부과를) 인정한 것으로 간주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업자들은 “사업기간 중이었기에 소송 진행 시 광고 중단에 따른 손실 등을 감당할 수 있겠냐”고 반문하면서 “‘을’의 약점을 철저하게 이용한 ‘울트라 갑질’”이라고 반박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장은석 기자의 호갱 탈출] 300만원어치 ‘별풍선’ 초딩 아들 계정 땐 취소… 엄마 계정은 환불 어려워

    [장은석 기자의 호갱 탈출] 300만원어치 ‘별풍선’ 초딩 아들 계정 땐 취소… 엄마 계정은 환불 어려워

    #1. 직장인 A씨는 최근 신용카드 명세서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본 적도 없는 인터넷 방송 요금으로 300만원이 결제돼 있었던 거죠. 초등학생 아들이 A씨 명의로 인터넷 방송 사이트에 가입해 A씨의 신용카드로 별풍선과 같은 유료 아이템을 샀고, 게임 방송을 하는 1인 방송자(BJ)에게 줬다네요. A씨는 바로 업체에 전화해 “미성년자 아들이 잘 모르고 결제했으니 환불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업체에서는 “이미 쓴 아이템은 환불이 안 된다”고 거부하네요.#2. 대학생 B씨는 한 인터넷 방송을 보고 700만원의 유료 아이템을 사서 BJ에게 선물했습니다. 이 BJ가 방송을 영구적으로 시청할 수 있다고 광고해 한꺼번에 아이템을 준 건데요. 얼마 뒤 BJ가 사이트에서 갑자기 탈퇴해 더이상 방송을 볼 수 없게 됐죠. B씨는 업체에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환불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A씨와 B씨는 인터넷 방송 BJ에게 준 유료 아이템을 환불받지 못할까요? 12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 방송이 대중화되면서 유료 아이템 환불 문제 등 소비자 피해도 늘고 있습니다. 2014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소비자원에 총 152건의 1인 인터넷 방송 관련 불만 상담이 접수됐는데요. 피해 유형을 보면 ‘유료 서비스 환불 분쟁’이 62.5%로 가장 많았죠. 이 중에서 A씨 사례처럼 미성년 자녀가 부모 동의 없이 아이템을 구입한 경우가 48.4%로 절반에 이르렀습니다. 일단 인터넷 방송에서 유료 아이템을 사서 BJ에게 선물하면 환불받기 어렵습니다. 방송 업체들이 약관에 ‘유료 아이템을 한 번 쓰면 환불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어서죠. 유료 아이템을 받은 BJ가 환불에 동의하면 되돌려 받을 수도 있지만 이런 경우는 드물다고 하네요. 문제는 미성년 자녀가 유료 아이템을 산 경우인데요. 민법에서는 미성년 자녀가 부모 등 법정대리인의 동의 없이 체결한 계약은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방송 유료 아이템은 미성년자라고 다 환불되지 않습니다. 황성근 소비자원 거래조사팀 과장은 “미성년 자녀가 본인 명의로 회원 가입을 해서 부모 동의 없이 유료 아이템을 샀다면 업체에서 환불해 줘야 한다”면서 “하지만 자녀가 부모 명의를 사용하는 등 업체를 속여서 회원 가입을 했다면 약관에 따라 환불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미성년 자녀들은 유료 아이템을 살 때 부모의 신용카드나 휴대전화 소액결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가 신용카드·휴대전화 결제에 필요한 비밀번호를 자녀가 모르도록 관리해야 하죠. B씨 사례처럼 BJ가 갑자기 방송을 폐지하거나 사이트에서 탈퇴해도 한 번 준 유료 아이템은 환불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황 과장은 “BJ가 방송을 영구적으로 한다고 광고한 뒤에 개인 사정이나 방송정지 등 징계로 방송을 갑자기 종료해 피해를 입는 소비자가 많다”면서 “BJ에게 한꺼번에 너무 많은 유료 아이템을 선물하지 말고, 선물을 강요하는 방송은 시청하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무료 체험’이라는 말로 소비자를 현혹하고 일정 기간 뒤에 유료로 자동 전환되는 방송도 있어서 주의해야 합니다. BJ와 방송 업체는 이런 사실을 무료 체험 서비스 가입 당시에 팝업창 등으로 안내하고 소비자에게 동의도 받는데요. 팝업창 등을 자세히 보지 않는 소비자들이 많죠. BJ 등이 소비자에게 미리 고지하고 동의를 받았다면 불법이 아니어서 유료 전환 뒤 결제된 요금을 환불받지 못합니다. 황 과장은 “가입 즉시 해지해도 무료 체험 기간까지 이용할 수 있는 방송이 많다”면서 “무료 체험 기간이 끝나기 전에 서비스를 해지해도 되지만 깜빡할 수도 있기 때문에 가입하자마자 해지 신청을 하는 것이 피해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당부했습니다. esjang@seoul.co.kr
  • 소비자 집단소송제 이르면 내년 도입

    이르면 내년부터 소비자 분야에도 집단소송제가 도입된다. 기업들의 담합으로 제품·서비스를 비싸게 산 소비자들이 해당 기업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0일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제4차 소비자정책 기본계획’(2018~2020년)과 올해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공정위는 ▲신속·공정한 소비자분쟁 해결 ▲소비자안전 확보 ▲소비자역량 강화 ▲신뢰할 수 있는 거래환경 조성 ▲소비자정책 협력 강화 등을 5대 정책목표로 제시했다. 공정위는 소비자분쟁을 보다 빠르고 공정하게 해결하기 위해 소비자 분야에도 집단소송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현재 집단소송제는 ‘증권 관련 집단소송법’에 따라 증권 분야에만 제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지난해 법무부와 공정위를 중심으로 여러 소비자 분야 중 어느 범위까지 확대할지 등을 논의했다. 올 상반기에 법무부가 최종 정부안을 확정해 발표하고, 하반기에 국회에서 관련 법을 통과시켜 내년부터 시행한다는 목표다. 공정위는 소비자에게 집단소송 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기금이나 재단 등의 형식으로 재원도 마련할 계획이다. 공정위 산하 한국소비자원에서는 소비자안전 확보를 위해 식품과 의약품, 화장품 등 실생활과 밀접한 품목에 대한 안전실태조사를 실시한다.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막겠다는 취지다. 국토교통부에서는 전국 교통안전공단 검사소에서 자동차를 검사할 때 리콜 내용을 소비자에게 안내해 리콜 정보에 대한 소비자 접근성을 높인다. 소비자역량 강화 방안으로는 농림축산식품부를 중심으로 농축산물 친환경 인증제도를 개편하기로 했다. 살충제 계란 파동의 재발을 막고 농축산물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다. 공정위는 소비자의 관심을 반영한 신뢰성 있는 상품 및 서비스 가격·품질 정보도 생산해 발표한다. 신뢰할 수 있는 거래환경 조성 부분에서는 통신비 인하가 핵심이다. 국민들이 통신비 인하를 체감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취약계층 요금 감면을 확대하고 보편요금제 도입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해외직접구입 등 국제거래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피해구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외국 정부나 해외 기관과의 소비자정책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장은석 기자의 호갱 탈출] 결혼박람회서 충동 계약, 14일 안에 환불받을 수 있어요

    [장은석 기자의 호갱 탈출] 결혼박람회서 충동 계약, 14일 안에 환불받을 수 있어요

    #1. 예비 신부 A씨는 최근 약혼자와 서울 강남의 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결혼박람회에 갔습니다. 스튜디오 촬영과 드레스, 메이크업 등 ‘스·드·메’는 물론 혼수와 예물 가격 등 결혼 준비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방문한 건데요. 입장하자마자 웨딩플래너의 손에 이끌려 결혼 준비 대행 서비스에 대한 설명을 한참 듣게 됐죠. A씨는 각종 무료 이벤트라는 웨딩플래너의 말에 혹해 즉석에서 250만원짜리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금으로 25만원도 냈죠. 하지만 집으로 돌아온 A씨는 ‘박람회 한 곳만 가보고 너무 빨리 계약한 것 아닐까’라는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약혼자와 상의 끝에 다음날 웨딩플래너에게 전화해 계약 해제를 요구했는데요. 웨딩플래너는 “한 번 사인하면 계약은 해제할 수 없다”면서 계약금을 못 돌려주겠다고 합니다. #2. 예비 신랑 B씨도 최근 약혼자와 한 결혼박람회를 방문했습니다. 결혼 자금이 부족해서 저렴한 서비스를 찾고 있었는데요. 마침 한 웨딩플래너가 “우리보다 가격이 싼 업체가 있으면 계약금을 바로 환불해 주겠다”고 장담해 179만원짜리 계약을 체결했죠. 그런데 며칠 뒤 지난해 결혼한 친구의 소개로 다른 웨딩플래너로부터 상담을 받았는데 가격이 더 싸네요. B씨는 이미 계약한 웨딩플래너에게 연락해 “다른 업체와 계약하려고 하니 계약금을 돌려 달라”고 요구했지만 거부합니다.A씨와 B씨는 결혼박람회에서 한 계약을 해제하지 못하고, 계약금도 돌려받지 못할까요? 5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결혼박람회를 찾았다가 계약 해제 거부 등 피해를 입는 예비 신랑·신부들이 여전히 많은데요. 결혼박람회에서 체결한 계약은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이하 방문판매법)에 따라 계약일로부터 14일 안에는 청약 철회가 가능합니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는데요. 방문판매법 적용을 받으려면 결혼대행 업체가 자신의 회사 건물이나 대리점 등 영업장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연 박람회여야 합니다. 최근에는 업체들이 회사 건물 로비나 대리점 등에서 소규모 박람회를 개최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런 박람회에서 한 계약은 방문판매법이 적용되지 않아 청약 철회가 어렵습니다. 김태훈 소비자원 서비스팀 조정관은 “박람회 방문 전에 반드시 결혼대행 업체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회사 주소와 박람회장 위치를 비교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계약 체결 후 14일이 지났거나, 방문판매법 적용을 못 받는 박람회에서 한 계약이더라도 소비자는 환불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 따르면 결혼 준비 대행 서비스는 단순 변심 등 소비자의 잘못으로 계약을 해제해도 서비스가 시작되기 전이라면 총요금의 10%를 위약금으로 떼고 나머지 금액을 되돌려 받을 수 있죠. 서비스가 이미 시작됐더라도 그동안 받은 서비스의 비용과 함께 남은 서비스 요금의 10%만 위약금으로 내면 됩니다. 소비자원에 피해 구제를 신청하면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 따라 권고·조정 과정을 거쳐 보상받을 수 있지만, 강행 법규가 아니어서 사업자가 무조건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고 합니다.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보다 당사자 간 계약서가 우선이기 때문에 소비자는 계약 전에 환불 조건 등 계약서 내용을 꼼꼼히 따져 봐야 안전하죠. B씨의 사례처럼 결혼박람회에서 웨딩플래너가 “다른 업체가 우리보다 싸면 계약금을 환불해 주겠다”는 말로 예비 신랑·신부를 꾀는 경우도 있는데요. 막상 비용이 더 저렴한 업체를 발견한 소비자가 계약 해제를 요구하면 업체에서 환불을 거부하는 피해가 많죠. 업체에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오리발을 내미는 건데요. 입증 책임이 소비자에게 있어서 반드시 증거를 남겨 둬야 합니다. 계약 전에 웨딩플래너와 이런 내용을 말로만 하지 말고 계약서에 특약 사항으로 정확하게 적어 놔야 하죠. 김 조정관은 “가장 좋은 피해 예방법은 결혼박람회에서 충동 계약을 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결혼박람회를 여러 곳 둘러보면서 서비스 대비 가격이 합리적이고 자신들에게 꼭 맞는 상품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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